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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도회장으로 간 첼로

    무도회장으로 간 첼로

    차세대 첼리스트로 주목받는 서울시향 부수석 이정란(29)은 평범한 개인 독주회는 싫었던 모양이다. 지난해부터 총 5회에 걸쳐 진행하는 ‘이정란의 첼로미학’ 연작 공연이 그 방증이다. 이 공연에서 이정란은 첼로라는 악기가 미술, 문학, 영화, 무용의 영역을 어우르며 다른 장르의 예술과 어떤 연관성을 지니는지 보여 주려 한다. 단순히 첼로 레퍼토리만 들려주는 일회성 독주회 형식을 깨고 문화적 이벤트를 곁들여 자칫 지루하고 어려울 수 있는 클래식 음악에 대한 편견을 바꿔 놓으려 한 것. 2000년 독일 파블로 카잘스 콩쿠르 최고유망연주가상을 시작으로 2003년 폴란드 로투슬라브스키 콩쿠르 특별상, 이듬해 프랑스의 모리스 장드롱 콩쿠르 2위 입상, 2006년 윤이상 국제음악콩쿠르 1위와 현대음악 특별상을 거머쥔 실력파 연주가다운 도전이다. 오는 27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체임버홀에서 열리는 첼로미학 프로젝트의 두 번째 주제는 ‘첼로 인 볼룸(무도회장)’이다. 1부에서는 바로크 춤곡을 시작으로 발레, 헝가리 춤곡, 스페인 춤곡, 이탈리아 춤곡 등 유럽의 나라별·시대별 춤곡을 다양하게 들려준다. 2부에서는 반도네온 연주자, 탱고 무용수들과 함께 매혹적인 탱고 음악의 진수를 보여 줄 계획이다. 서울시향 부악장으로 활동 중인 바이올리니스트 웨인 린과 피아니스트 이효주, 아코디언 연주자 정태호, 무용가 한걸음, 페닌슐라가 함께 무대를 꾸민다. 2만원. (02)541-2513.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로맨틱 음악회… 밸런타인데이 분위기 솔솔

    로맨틱 음악회… 밸런타인데이 분위기 솔솔

    2월에 들어서면 세상은 로맨틱 모드로 전환한다. 혼자든, 둘이든 밸런타인데이 분위기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클래식 공연계도 밸런타인데이를 준비하고 있으니, 입맛 따라 고르는 재미가 있다. 피아니스트 권순훤과 친구들이 꾸미는 ‘아주 오래된 사랑 이야기’가 14일 경기 일산동구 마두동 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에서 열린다. 가수 보아의 오빠로 먼저 알려져 연주자와 음반프로듀서로 역량을 키운 권순훤이 ‘사랑’을 키워드로, 김현지(바이올린), 강서영(첼로), 조미영(아코디언)과 함께 다양한 실내악과 이야기를 풀어낸다. 이날은 에릭 사티의 ‘Je Te Veux’(난 널 원해)를 비롯해 마스네의 ‘타이스 명상곡’, 비토리오 몬티의 ‘차르다시’, 크라이슬러의 ‘사랑의 슬픔’, 하차투리안의 ‘가면무도회’, 파가니니 ‘카프리스 24번’ 등 귀에 익은 곡들로 꾸몄다. 070-8742-4918. 영화배우 김태우가 사회자로 나서는 ‘발렌타인N클래식’은 9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관객을 맞는다. 피아니스트 박종훈과 바이올리니스트 민유경, 비올리스트 김가영, 첼리스트 주연선 등 연주자들이 베토벤의 ‘엘리제를 위하여’, 피아졸라의 ‘미켈란젤로 70’ 등 익숙한 음악과 본 윌리암스의 ‘비올라와 피아노를 위한 로맨스’, 모차르트의 피아노 4중주 1번 1악장, 쇼스타코비치의 피아노 삼중주 2번 2악장 등 아름다운 선율을 들려준다. (02)720-3933. 세기를 빛낸 음악가와 화가, 불멸의 연인이 엮어내는 다채로운 음악의 향연, ‘아르츠 콘서트’는 밸런타인데이를 앞둔 12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러브 액추얼리’를 올린다. 미술해설가 윤운종의 해설과 최상급 연주자의 만남으로 지난해 큰 호응을 얻은 공연. 이번엔 피아니스트 윤홍천, 팝피아니스트 윤한, 테너 하만택, 소프라노 김순영, 이원국발레단이 무대에 선다. 베토벤의 ‘월광’과 클림트의 ‘전 세계를 위한 키스’를 엮어내고, 사티의 ‘짐노페디’를 통해 사티와 툴루즈 로트렉, 쉬잔 발라동의 애잔한 사랑 이야기를 소개한다. 베르디 오페라 ‘리골레토’ 중 ‘잘 가요, 당신만이 나의 희망’과 바그너 오페라 ‘트리스탄과 이졸데’ 속 ‘사랑의 죽음’을 들으며 라파엘 전파(前派) 화가들이 즐기는 소재였던 랜슬럿과 샬럿, 트리스탄과 이졸데, 파올로와 프란체스카를 살핀다. 아르츠 콘서트는 앞서 10일에는 경기도 안산 단원구 고잔동 안산문화예술의전당, 11일에는 인천 부평구 십전동 부평아트센터에서도 열린다. (02)2658-3546. 서울팝스오케스트라는 103회 정기연주회로 10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발렌타인데이 팝스 콘서트’를 갖는다. 지휘자 하성호가 이끄는 서울팝스오케스트라는 이날 무대에서 엘가의 ‘사랑의 인사’, 영화 ‘접속‘ 중 ‘러버스 콘체르토’, 피아졸라의 ‘리베르탱고’ 등 장르를 넘나든 다양한 음악을 들려준다. (02)593-8760.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코란도C 수리비 316만원… 올란도의 두배[동영상]

    코란도C 수리비 316만원… 올란도의 두배[동영상]

    시내에서 국산 신형차를 운행하다 다른 차와 충돌했을 때 동급 차량이라도 수리비가 2배까지 차이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소형 승용차는 중형차보다 수리비가 더 나오는 경우도 있었다. 높은 수리비는 보험료 상승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신차를 구입할 때 주의가 요구된다. 보험개발원은 25일 2010년 하반기 이후 출시된 신차 11개 차종(경차 1·소형 6·중형 2·SUV 2종)을 대상으로 저속충돌실험을 한 결과 국산 소형차 중 현대 아반떼MD(1600㏄)의 수리비가 217만 5000원으로 가장 많았다고 밝혔다. 아반테MD의 수리비는 2000㏄급인 한국GM 말리부의 수리비(175만 6000원)보다도 40만원가량 많았다. 한국GM 아베오의 수리비가 143만 9000원으로 가장 낮았고, 기아 올뉴프라이드(146만원), 현대 i30(159만 4000원), 현대 벨로스터(169만 2000원), 현대 엑센트RB(186만 4000원) 등의 순이었다. 전체 11개 차종 중에는 코란도C(쌍용)의 수리비가 316만 6000원으로 가장 비쌌다. 이는 한국GM 올란도의 수리비인 161만 9000원의 2배가량에 달했다. 두 차량은 모두 SUV(스포츠형 다목적 차량)으로 2000㏄ 동급이고, 차량가격도 각각 2455만원, 2463만원으로 비슷하다. 이번 실험은 시속 15㎞의 속도로 벽과 차량이 40% 엇갈린 상태에서 차량의 전면과 후면을 충돌하게 한 후 파손된 부분을 원상태로 만드는 데 드는 비용을 측정했다. 실험 조건은 운전자가 시내에서 시속 60㎞나 그 이상의 속도로 달리다가도 사고로 충돌할 때는 급브레이크를 밟고 핸들을 꺾는 상황을 재연한 것이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11개 차종 모두 국토해양부의 자동차성능시험 정면안전성 부문에서 최우수 등급을 받았지만 수리비는 천차만별이었다.”면서 “수리비가 서로 다른 이유는 크래시 박스(Crash Box)와 범퍼 부품의 재질 차이에 있다.”고 말했다. 크래시 박스는 범퍼와 차체 사이에 두는 충격 흡수 장치로 길수록, 아코디언처럼 잘 구부러질수록 충격 흡수 능력이 크다. 실제 실험을 실시한 중형 승용차의 경우 크러시 박스가 15㎝였던 현대 i40의 수리비는 226만원으로 크래시 박스가 22.5㎝로 긴 한국GM 말리부(175만 6000원)에 비해 50만원 이상 비쌌다. 이들 차량의 범퍼 부품인 레인포스먼트를 비교하면 i40는 단가가 4만 4000원으로 저렴한 대신 충격 흡수력이 낮은 강철을 사용했고, 말리부는 단가는 7만 3000원으로 고가지만 충격 흡수력이 높은 알루미늄을 이용했다. 수리비가 높을수록 자동차보험료가 높아지게 된다. 현재 국내 차량의 보험료 책정 기준인 차량기준가액은 수리비 및 사고 빈도 등을 감안해 21등급으로 나뉘어 정해진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서울신문 2012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 홍루/김가경(본명 김숙희)

    [서울신문 2012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 홍루/김가경(본명 김숙희)

    소설 당선작 - 홍루/김가경(본명 김숙희) 녀석이 톱밥 속으로 숨어들었다. 녀석은 밀크셰이크처럼 어감이 달콤한 밀크스네이크 종이다. 먹이 줄 것과 따뜻하게 해 줄 것, 간단한 러시아 단어로 적어 놓은 메모지를 들여다보았다. 이반이 출항하기 전 남긴 글이다. 이반은 녀석의 등을 쓰다듬고 마지막 선물처럼 케이지를 앞에 내려놓았다. 한국 사람과 러시아 사람은 닮은 구석이 많아, 이반은 러시아 사람들도 개나 고양이, 새 같은 애완동물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뱀이라니, 나는 검정 바탕에 노랑, 빨강 줄무늬가 있는 이국의 낯선 뱀에게서 멀찍이 떨어졌다. 러시아에서 뱀은 집을 지키는 수호신과 같다고 생각해. 녀석을 보고 놀란 나에게 위로라도 하려는지 이반은 한국에도 그런 얘기가 있다는 걸 어디선가 들었다고 했다. 명자, 이반은 내 이름을 부르고 입으로 휘이휘이 휘파람 부는 흉내를 냈다. 그러면 집안이 텅 비게 돼, 녀석이 사라질지도 모른다고. 종종 휘파람을 불던 내게 이반은 러시아 속담을 빗대 말했다. 나는 멀찍이 녀석을 내려다보며 이반의 익살에 웃음을 내보였었다. 이반을 만난 것은 클럽 로즈에서였다. 로즈는 P시에서 속칭 텍사스촌으로 불리는 외국인 거리에 있었다. 예전에는 주로 미군들이 드나들었는데 미군이 철수하고 러시아 선원과 상인들이 주를 이루었다. 그날도 나는 로즈에서 맥주를 마시며 립스틱이 번지지 않았는지 거울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때 젊은 러시아 청년 하나가 보드카를 들고 내 앞으로 다가왔다. 마담 장 앞에서 한국 얘기를 듣던 선원 중 하나였다. 술을 마실 때 거울을 보면 안 돼요, 아름다움까지 먹어버리거든요, 귓불에 입술을 갖다 대며 그가 속삭였다. 흔한 작업멘트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나는 그의 나긋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이반이라고 했다. 그는 시베리아 횡단열차가 처음 출발하는 곳이 고향이라고 말했다. 나는 시베리아 열차가 끝없이 달리는 드넓은 숲과 초원을 떠올렸다. 그에게 러브 오브 시베리아란 영화를 본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그는 양손을 허공에 올려 내 얼굴을 길게 그려보였다. 그의 손이 움직일 때마다 왼쪽 손목에 새겨진 푸른색 돛이 펄럭였다. 그는 눈을 반짝이며 내가 여주인공과 닮았다고 했다. 나는 그가 그린 얼굴이 허공에 그대로 떠 있는 것처럼 시선을 옮기지 않았다. 이곳에서는 러시아 사람과 첫 대면을 할 때 영화 이야기를 꺼낸다. 그러면 사람들은 영화 속 여주인공을 만난 것처럼 이국의 여자들에게 마음을 열었다. 하지만 이야기는 대개 영화 속 지명이나 주인공의 이름을 들먹이는 선에서 끝이 났다. 러시아말로도, 한국말로도 더 이상 대화를 나눌 수 없는 순간에 이르면 서로의 손을 잡았다. 그가 턱을 괴고 조용히 내 눈을 들여다보았다. 그의 눈은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낯선 여행지처럼 나를 설레게 했다. 음악이 흘렀고, 클럽 로즈는 마치 떠나는 사람과 돌아오는 사람을 품고 있는 대합실 같았다. 그의 손목에 새겨진 푸른 돛 때문이었을까, 나는 문득 그라면 함께 여행을 떠나도 좋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에게 같이 여행을 떠나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월요일만 아니라면 언제라도 좋아요, 월요일 여행은 불행하거든요, 러시아 속담이에요. 느닷없는 제안이었지만 그는 망설임 없이 답했다. 나는 벽면에 붙은 러시아 달력을 바라보았다. 그날은 금요일이었고 우리는 약속이라도 한 듯 자리에서 일어섰다. 우리는 마치 오래 전에 만난 사람처럼 손을 잡고 아무 손님도 잡지 못한 나타샤를 지나쳐 거리로 나왔다. 밤하늘에는 만국기가 꽃잎처럼 나풀거렸고 만국기의 행렬이 끝나는 곳에서 우리는 입을 맞추었다. 두 블록 떨어진 내 숙소로 걸어올 때까지 손을 놓지 않았다. 지금도 이반이 러시아 속담을 말하며 내 입술에 입을 맞출 것만 같다. 시계가 밤 아홉시를 넘겼다. 녀석은 원색의 몸을 감춘 채 아직 기척이 없다. 나는 열선을 펴서 케이지 크기만큼 접었다. 그 위에 타월을 깔고 케이지를 얹었다. 사람 옷 입히는 것과 같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판매원이 열선 까는 방법을 일러주었다. 겨울철, 스스로 온도 조절을 하지 못하는 녀석에게 열선은 생명줄과 다름없다고 했다. 녀석에게 25도의 체온으로 이국의 땅에서 살아간다는 것이 어쩌면 불행일 수 있었다. 나는 콘센트에 코드를 꽂고 케이지에서 멀찍이 물러섰다. 거실의 불을 낮추고 이반이 남긴 메모지를 냉장고에 붙였다. 주방 창가로 가서 거리를 내려다보았다. 북향으로 나 있는 주방에서 밖을 보면 아래층에 있는 중국집 ‘홍루’의 뒤꼍이 훤히 보였다. 홍루 뒤꼍에 가로등 빛이 희미하게 새들었다. 쥐라도 쫓는지 고양이 한 마리가 쏜살같이 담자락을 타고 지나간다. 지난봄, 가게의 주인이 바뀌면서 홍루(紅樓)라는 간판이 내걸렸다. 홍루는 붉은 다락방이라는 뜻이지만 이곳에 사는 화교들은 늙은 기생의 방이라는 별칭으로 이해하고 있었다. 나는 변두리 사거리의 허름한 중국집 이름 홍루를 몇 번이고 되뇌었다. 거리는 스산할 정도로 빛이 꺼져 가고 휑하니 바람만 몰아 불었다. 멀리 텍사스 거리의 불빛이 눈에 들어왔다. 나는 등 뒤로 손을 넘겨 자주색 민소매 드레스의 지퍼를 올렸다. 목선이 등 뒤로 깊게 파인 드레스였다. 이반을 만났을 때 이 드레스를 입었다. 이반이 긴 허리를 굽히고 마른 등에 입술을 댈 때면 나는 수줍은 소녀처럼 간지러움을 참아내곤 했다. 나는 거울을 보며 빨강 립스틱을 덧바르고 귓불 뒤에 향수를 뿌렸다. 구제를 구입해 수선한 밍크를 꺼내 걸치고 자투리로 만든 밍크 모자를 머리에 비스듬히 얹었다. 진주 귀걸이를 하고 장갑을 꼈다. 은색 스팽글이 촘촘하게 박힌 카우치를 들고 밖으로 나왔다. 바람이 몹시 차가웠다. 텍사스촌에 접어들자 겨울 내내 공중에 걸려 있던 해진 만국기가 바람에 나풀댔다. 그 아래, 술에 취한 러시아 선원 두 명이 러시아 혁명가 스텐카 라진을 부르며 지나갔다. 나는 시애틀 노래주점을 지나고 캄차카 노래방을 지나 클럽 로즈로 걸음을 옮겼다. 로즈에는 러시아 민요인 백만 송이 장미가 흐르고 있었다. 낮고 고혹적인 중년 여가수의 목소리가 담배 연기와 흐린 불빛에 섞여 들었다. 손님이라고는 한국 선원 두 명과 러시아 선원 두 명이 전부였다. 마담 장이 표정 없이 내 쪽을 바라보았다. 나는 이반을 만났던 자리에 앉아 장갑을 벗어 테이블 위에 얹었다. 한국 선원과 함께 있던 나타샤가 다가와 서툰 한국어로 언니, 마셔? 라고 물었다. 나는 보드카와 러시아 닭 꼬치인 샤실릭을 시켰다. 담배를 피워 물고 천천히 로즈 안을 둘러보았다. 마담 장이 무료하게 하품을 해댔다. 필리핀에서 온 구잘은 러시아 선원과 섞여 백만 송이 장미 노래를 따라 부르고 있었다. 음악이 끝날 무렵 나타샤가 보드카와 샤실릭을 내왔다. 나는 담배를 끄고 보드카를 한 잔 따랐다. 보드카를 한 모금 마시자 뜨거운 열기가 순식간에 목까지 치닿았다. 이반은 보드카를 마시는 순간이면 고향을 떠났다는 것도, 추운 바다 위를 떠돈다는 것도 모두 잊는다고 했다. 나는 열기가 되뿜어져 나오는 목을 진정시키기 위해 샤실릭 꼬치에서 닭 가슴살 한 점을 빼 마요네즈에 찍어 입에 넣었다. 내가 보드카를 마시기 시작한 것은 미군이 철수하고 나서였다. 러시아 선원들이 골목을 차지하고 거리의 젊은 여자들은 아메리칸 드림을 좇아 짐을 꾸려서 떠났다. 고작 러시아 선원의 비위나 맞추며 살지는 않을 거라고 했다. 마담 장도 미군을 따라 미국으로 갔던 여자였다. 나는 미군 대신 러시아 선원을, 맥주 대신 보드카를, 영어 대신 러시아어를 몸에 익혔다. 이 거리에 나타샤와 구잘이 찾아들었다. 나타샤는 러시아에서 발레리나였고 구잘은 필리핀에서 가수였다고 했다. 그렇게 누군가는 꿈을 찾아 이곳을 떠났고 또 누군가는 또 다른 꿈을 좇아 이곳으로 왔다. 하지만 텍사스촌으로 되돌아 온 사람들은 좀체 이 거리를 다시 벗어나지 못했다. 마담 장이 러시아 민요 대신 빠른 행진곡으로 음악을 바꾸었다. 선원들이 경쾌한 해군의 노래에 맞춰 무릎과 팔을 흔들며 춤을 추기 시작했다. 보드카 병이 순식간에 비어 갔다. 시계는 벌써 열한 시를 넘겼다. 한국 선원이 나타샤의 뺨을 비비며 등줄기를 훑었다. 선원 하나가 그녀의 치마 속으로 손을 넣는 순간 그녀가 마담 장에게 눈짓을 보냈다. 마담 장이 전화를 건다. 얼마 지나지 않아 러시아 아가씨가 클럽 안으로 들어왔다. 나이트클럽에서 춤을 추는 여자였다. 계산을 마친 그들이 클럽 안을 빠져 나갔다. 손님은 이제 러시아 선원만 남았다. 유난히 손님이 없는 밤이었다. 살집이 많은 러시아 선원 하나가 보드카를 마시며 계속 나를 주시했다. 눈이 마주치자 선원은 보드카 병을 쥐고 일행을 벗어나 내 쪽으로 걸어왔다. 구잘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비틀거리는 선원보다 구잘이 먼저 내 테이블 앞에 와 선다. 러시아 선원이 들으라는 듯 러시아말로 이번에도 손님을 채 가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말한다. 나는 담배를 피워 물었다. 선원이 멈칫거리는 사이 구잘이 밖으로 나갔다. 선원이 내 앞에 앉는다. 그는 잔에 보드카를 따르며 자신의 고향 이야기로 말을 건넸다. 나는 그에게 이반을 아느냐고 물었다. 그는 어깨를 추켜올리며 자신이 이반이라고 했다. 그리고 자주색 드레스가 마음에 든다며 슬쩍 어깨를 감싸 쥐었다. 해군의 노래가 끝나고 러시아 혁명가가 시작되었다. 구잘이 필리핀 친구와 함께 나타났다. 구잘의 친구가 러시아 선원의 팔을 꿰찼다. 멍청이! 저 언니 나이 많아, 주름 많아, 구잘이 선원에게 하는 말이 들려왔다. 구잘의 말에 선원이 내 앞에 앉은 선원에게 손짓을 보냈다. 동료가 만류하는 손짓을 무시하듯 선원이 지갑을 꺼내 보드카와 샤실릭 값의 두 배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지켜보고 있던 구잘이 거칠게 다가왔다. 언니 년 나빠! 그녀가 내 머리채를 휘어잡았다. 놀란 선원이 성급히 일어났다. 그리고 테이블의 돈을 챙겨 일행 쪽으로 가버렸다. 망할 년! 어린 년이! 마담 장이 구잘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 언니 년, 나빠! 구잘이 악다구니 끝에 손을 풀었다. 그들이 모두 빠져나갔다. 샤실릭 꼬치가 꾸들꾸들 말라갔다. 러시아 혁명가가 끝나고 경쾌한 아코디언 연주와 함께 새로운 음악이 흘러나왔다. 유난히 손님이 없는 밤이었다. “이 짓도 이제 지긋지긋해, 러시아 년들을 한국 놈들에게 붙이고 필리핀 년들은 러시아 놈에게 붙이고, 이렇게 갈보 년들 불러대는 것도 신물이 난다구!” 그녀가 보드카를 마시며 넋두리를 해댔다. 쿨럭쿨럭, 천식 때문인지 잔기침이 뒤따랐다. “그래도 옛날에 이 바닥에서 명자, 하면 알아줬는데, 사내들을 홀리는 묘한 매력이 있었지, 그 시절에는 먹물 튄 년이 드문 때였으니…….” 그녀가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담배를 피워 물었다. 흐릿한 불빛을 타고 담배 연기가 피어올랐다. “그거에 혹해서 사내놈들이 많이 찝쩍댔지…… 그때 한 놈 잡아 떠나지, 무슨 미련이 있다구…….” 그녀의 목소리는 무대 위에 홀로 앉은 재즈가수의 독백처럼 한없이 낮았다. “너나 나나, 진즉에 이 바닥을 떴어야 하는데……, 사나운 팔자는 이래도 저래도 막히니…….” 그녀는 마치 거울을 보듯 나를 보고 있었다. 손님은 더 이상 들지 않을 것이다. 나는 코트를 걸쳤다. 카우치 백을 열어 계산을 마치고 조용히 로즈를 나왔다. 홍루의 간판이 바람에 흔들거렸다. 나는 홍루 앞에서 머리를 손으로 빗어 넘기고 모자를 반듯하게 썼다. 보드카 때문인지 속에서 열이 올랐다. 어두운 계단을 지나 2층 현관문을 열었다. 녀석은 아직도 톱밥 속에 파묻혀 있다. 녀석에게 다가가 케이지 밑에 조심스럽게 손을 갖다 댔다. 따뜻했다. 월요일에 길을 떠나면 여행이 불행하게 된다고 했던 이반은 정작 월요일에 떠났다. 이반이 돌아오지 않는다면 그건 단순히 그가 월요일에 떠났기 때문이리라. 나는 욕실로 들어가 화장을 지우고 드레스를 벗었다. 거울에 깡마른 몸이 드러났다. 이반이 명자, 라고 이름을 부른 뒤 커다란 손가락으로 무언가를 그려 보이면 나는 러시아 회화 책을 뒤지듯 그가 허공에 그려낸 그림을 꼼꼼히 살폈다. 이반은 종종 그렇게 자신이 탈 배가 지나갈 곳을 손으로 그려 보여주었다. 그럴 때마다 이반의 손목에 새긴 푸른 돛이 허공에서 움직였다. 이반은 지금 어느 바다를 지나고 있을까, 나는 깡마른 몸에 샤워기의 물을 뿌렸다. 이른 아침, 잠에서 깬 것은 녀석 때문이었다. 문득 녀석에게 아무 것도 주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반이 떠나고 녀석을 제대로 본 적도 없다. 나는 가운을 걸치고 거실로 나갔다. 케이지에서 멀찍이 떨어져 톱밥 위를 보았다. 녀석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이반이 떠나고 녀석은 줄곧 톱밥 속에 파묻혀 있는 것일까, 나는 케이지 안을 살폈다. 톱밥의 곡선이 흐트러짐 없이 처음 그대로였다. 나는 냉동실 문을 열고 이반이 사 놓은 먹이를 하나 꺼냈다. 먹이는 알루미늄 포장지에 싸여 있었다. 개수대에 따뜻한 물을 받아 포장된 먹이를 그대로 담갔다. 재스민 차를 우려내 창가로 간다. 눈이 흩날렸다. 홍루 지붕에는 엘피 가스통 4개와 물탱크, 남자의 것으로 보이는 작업복과 면장갑, 깨진 그릇이 나뒹굴었다. 그 낡은 지붕 아래 자장면과 짬뽕 옆으로 적힌, 익숙하나 한 번도 맛을 본 적 없는 횡서 끝자락의 낯선 메뉴를 떠올린다, 어쩌면 남자가 만들어 본 지 너무 오래되어 이제는 감조차 잃어버렸을지도 모를 그 메뉴 밑으로 삐뚤삐뚤하게 적힌 러시아 음식들. 흑빵과 함께 홍루의 남자는 육개장과 비슷한 쌀단까나 빈대떡과 비슷한 블린 같은 러시아 음식도 만들었다. 종종 러시아 사람들이 중국 음식 중에 끼어 있는 러시아 음식을 주문하였다. 눈이 내려앉는 홍루 뒤꼍에 남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남자가 등을 보이고 양파 껍질을 벗기기 시작한다. 내가 보는 것은 언제나 남자의 등이다. 남자는 마치 그림 속에 들어 있는 사람처럼 묵묵히 앉아 양파를 깠다. 넓은 고무 대야를 가랑이 사이에 끼우고 물에 붇고 있는 양파 껍질을 벗겨 낸다. 인조털이 달린 두툼한 점퍼에 가려진 남자의 양 옆 어깨가 끊임없이 움직인다. 나는 껍질과 뒤섞인 혼탁한 물에 한 쪽 손을 깊숙이 집어넣고 남은 양파 알을 찾는 남자의 기울어진 어깨를 본다. 언뜻언뜻 삐져나오는 남자의 붉고 물에 불은 손. 남자는 허리를 펴고 위를 올려다보는 법이 좀체 없다. 남자의 등 뒤로 살금살금 나타샤가 다가간다. 그녀는 고양이처럼 허리를 익살스럽게 굽히고 남자의 등 뒤에 몰래 다가섰다. 나타샤가 두 손으로 남자의 눈을 가린다. 남자가 양파 껍질이 묻은 젖은 손을 차마 나타샤 손에 포개지 못하고 주춤거렸다. 나타샤가 손을 풀었다. 나는 뒤돌아보고 멋쩍어하는 남자의 표정을 바라보며 식어가는 찻잔을 볼에 대고 눌렀다. 나타샤가 남자 앞에 턱을 괴고 앉는다. 분홍색 털 스웨터에 청바지를 입은 그녀의 모습이 클럽에서와는 달리 앳돼 보였다. 남자가 양파 껍질을 벗기는 일을 멈추었다. 나타샤가 일어서더니 뒤꿈치를 모으고 양발을 벌려 발레의 폴리에 자세를 취한다. 두 팔을 뻗어 머리 위로 올리고 천천히 발 앞굽을 세워 잔걸음으로 뒤꼍을 옮겨 다녔다. 한눈에 봐도 그녀가 백조의 동작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나타샤가 허리를 꼿꼿하게 세우고 총총걸음으로 뒤꼍을 돌아 남자 앞에 섰다. 그녀가 숨을 쉴 때마다 동그랗게 입김이 뿜어져 나왔다. 나는 남자를 향해 웃고 있는 나타샤를 보며 식은 찻잔을 내려놓았다. 개수대에 던져놓은 녀석의 먹이가 녹았다. 먹이를 건져서 접시에 담고 알루미늄 포장지를 벗겨냈다. 손가락 한 마디를 좀 넘긴 연한 핑크색 먹이가 모습을 드러냈다. 순간 나는 숨을 멈추고 뒤로 물러섰다.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새끼 쥐가 녀석의 먹이라니. 처음 기지촌에 왔을 때처럼, 처음 러시아 선원을 만났을 때처럼 무섭고 낯설었다. 나는 숨을 가다듬었다. 집게로 새끼 쥐를 집어 올려 녀석에게로 갔다. 톱밥 위는 아직도 텅 비어 있었다. 케이지 뚜껑을 조심스럽게 열고 먹이를 내려놓았다. 휘파람을 분다. 녀석이 나타나기를 바라며 휘파람을 분다. 어릴 적 나는 늘 혼자였다. 혼자 있는 시간이면 아무도 없는 집 마루에 앉아 허공을 향해 휘파람을 불어대곤 했다. 설령 어른들의 말처럼 뱀이 나온다 해도 괜찮을 것 같았다. 휘파람을 불면 곁에 누가 있는 것처럼 무서움이 가셨다. 이반의 말대로 휘파람을 불어서 집이 비었는지 집이 비어서 휘파람을 불었는지 지금도 알 수는 없었다. 나는 케이지에서 시선을 거두고 소파에 앉아 여행자를 위한 러시아 회화 책을 폈다. 90쪽 ‘거리’에서부터 120쪽 ‘모자 가게’까지는 이반이 떠나기 전 러시아어로 읽어주었다. 151쪽 기차여행 편을 한글로 따라 읽는다. ‘그제야 마구 쎄스츠 나 보예즈제?’ 어느 기차에 타야 합니까? 홍루 뒤꼍으로 함박눈이 쌓였다. 나는 눈을 밟으며 홍루로 갔다. 홍루에는 나타샤와 한국인 두 명만이 앉아 있었다. 주방 안으로 남자의 뒷모습이 보였다. 종업원에게 이반이 즐겨 먹었던 쌀단까와 흑빵을 주문했다. 종업원 대신 나타샤가 내 쪽을 힐금거리며 주방 입구로 갔다. 그리고 주방 안으로 고개를 들이밀고 주문을 받아 전해준다. 나는 낮은 선반 위에 펼쳐진 러시아 회화 책을 잠시 쳐다보았다. 남자도 틈틈이 회화 책을 뒤지며 러시아 말을 익히고 있는 모양이었다. 나는 습관처럼 폴리에 자세로 발을 벌리고 서 있는 나타샤의 뒷모습이 왠지 서글퍼서 고개를 돌렸다. 쌀단까와 흑빵이 나왔다. 이반은 홍루의 쌀단까 맛이 고향의 맛과 같다고 했지만 홍루의 쌀단까 맛은 육개장과 별반 다름없는 맛이었다. 천천히 흑빵을 뜯어 입에 넣었다. 흑빵이 입안에서 거칠게 씹혔다. 나는 반쯤 뜯어 먹은 흑빵을 남기고 홍루를 나왔다. 케이지 안에 먹이가 그대로 있었다. 녀석이 처음부터 이곳에 있었나 하는 의심마저 들었다. 나는 조심스럽게 케이지의 뚜껑을 열고 먼지떨이를 거꾸로 찔러 넣어 천천히 톱밥을 휘저었다. 녀석은 나타나지 않았다. 막대기로 커다랗게 원을 그은 뒤 안으로 조금씩 좁혀가며 톱밥을 감아 올렸다. 녀석은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반이 곁에 있었다면 아마도 내가 휘파람을 불어 모든 게 텅 비어버린 거라고 말했을 것이다. 녀석은 어디로 간 것일까. 눈이 녹고 있었다. 녀석이 사라진 지 일주일째, 부두에 배가 들어왔다. 텍사스 거리는 러시아 선원들과 보따리 상인들로 붐볐다. 나는 클럽 문을 열었다. 로즈도 러시아 선원들로 북적였다. 여전히 러시아 음악 백학이 흘러나왔고 조명은 더 흐려 있었다. 나는 이반을 만났던, 거울이 걸린 자리에 앉았다. 장갑을 벗어 테이블 위에 올리고 카우치 백에서 담배를 꺼냈다. 언니 머? 구잘이 퉁명스럽게 물었다. 나는 보드카와 샤실릭을 주문했다. 마담 장이 새로운 선원들을 앞에 두고 예전 텍사스 거리에 몰려들었던 미군들의 이야기를 늘어놓고 있었다. 선원들이 이야기를 채근하듯 마담 장을 향한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 그 시절 마담 장의 사랑을 구하려는 한 미국 병사가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털어 백만 송이 장미를 사다가 거리에 뿌렸노라고 말하자 선원들이 속았다는 듯 몸을 털며 허탈한 웃음을 웃었다. 러시아에 전해 내려오는 백만 송이 장미에 얽힌, 가난한 화가의 슬픈 사랑이야기란 것을 이내 알아챈 모양이었다. 마담 장은 배가 들어올 때마다 선원들을 앞에 두고 그렇게 이야기를 만들어 내곤 했다. 선원들은 이국의 낯선 이야기에 자신들 나라의 이야기가 섞여 든 것을 알아채자 긴장이 풀렸는지 보드카를 연거푸 마셨다. 마담 장이 의자를 돌려 몸을 반쯤 틀고 있는 러시아 선원들을 달래듯 두 손을 들어 허공을 다독였다. 선원들이 다시 마담 장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나타샤는 한국인 선원들 사이에 섞여 있었고 이미 취해 보였다. 한국인 선원이 길고 곧은 나타샤의 등줄기를 더듬어 내려가다 허리를 감싸 안고 일어섰다. 마담 장이 재빠르게 나타샤와 눈길을 주고받았다. 나타샤와 한국인 선원이 계산을 마치고 클럽 밖으로 나갔다. 홍루의 남자가 클럽에 들어선 것은 내가 두 번째 담배에 막 불을 붙일 때였다. 남자는 이곳이 처음인 듯 두리번거리며 자리를 찾아 앉았다. 다소 들뜬 표정으로 구잘에게 주문을 했다. 그의 테이블에 맥주와 마른안주가 올려졌다. 나는 보드카를 한 모금 마셨다. 마담 장이 음악을 바꿨다. 빠르고 경쾌한 음악이었다. 러시아 선원들이 일어나 춤을 추기 시작한다. 러시아인들의 춤은 마치 목각 인형이 줄에 매달려 움직이는 것처럼 무릎과 팔이 절도 있게 꺾어졌다. 격렬하면서도 율동 사이사이에 강한 매듭이 있는 러시아 춤을 보고 있으면 이상하게도 정신이 맑아졌다. 춤이 격렬하면 할수록 더 그랬다. 나는 선원들이 원무를 이뤄 추는 가팍을 보며 이반을 떠올렸다. 이반도 어디선가 함성을 지르며 저들처럼 가팍을 추고 있을까, 나는 보드카를 마시고 샤실릭을 한입 베어 물었다. 바에 앉아서 계속 몸을 흔들고 있던 마담 장이 그들 사이에 끼어들었다. 육중한 그녀의 몸이 빠른 리듬에 맞춰 민첩하게 움직였다. 선원들의 함성이 추임새처럼 일정한 간격으로 이어졌다. 음악을 바꾸지 않는다면 그들의 춤은 자정까지 계속될 것이다. 구잘이 나타샤가 없는 빈자리를 대신하여 분주히 움직였다. 마담 장은 점점 술에 취하고 흥에 취해갔다. 가끔 이렇게 마담 장이 흥에 취해 선원들과 춤을 추면 그녀가 어김없이 해 오던 일, 러시아 아가씨를 한국 선원에게 붙이고 필리핀 아가씨를 러시아 선원에게 붙이는 일을 잊었다. 더불어 나의 존재도 잊었다. 그녀가 잊는 것은 단지 그것만은 아닐 것이다. 그녀의 천식처럼 오래된 이 거리의 모든 것들, 그녀를 되돌아오게 만들었던 익숙한 모든 것들, 그녀의 생 모두를 잊을 것이었다. 이반의 말대로 휘파람을 불면 무언가 텅 비게 되는 것처럼 그녀도 텅 비어가는 것이리라. 원무에 끼어 점점 격렬하게 몸을 흔들 때마다 그녀가 한줌씩 사라지는 것 같았다. 나는 그녀의 손을 잡기라도 할 듯 깡마른 손을 허공에 내밀었다. 홍루의 남자가 술을 마시기 시작한다. 남자는 무릎 사이에 손을 찔러 넣고 눈은 줄곧 나타샤를 찾았다. 나는 마지막 보드카를 입에 털어 넣었다. 남자가 취했는지 점점 고개를 떨궜다. 녀석은 어디로 갔을까, 나는 문득 잊고 있던 녀석을 떠올리며 휘파람을 불었다. 남자가 고개를 든다. 거짓말처럼 녀석을 찾은 것은 소파 밑에서였다. 환전소에 가기 위해 러시아 동전을 지갑에 넣는 중이었다. 소파 밑으로 굴러들어간 동전을 줍기 위해 허리를 굽혔다. 누렇게 바랜 벽지에 노랑 빨강 검정 색이 선명하게 눈에 들어왔다. 녀석은 소파 안쪽 벽 틈에 일자로 붙어 있었다. 나는 잠시 숨을 멈추고 가만히 녀석을 지켜보았다. 녀석도 움직이지 않았다. 조심스럽게 몸을 일으켜 주방으로 갔다. 냉장고에서 먹이를 꺼내 따뜻한 물에 담근 다음 물기를 닦아 소파 입구에 놓았다. 집게를 들고 소파 위에 웅크리고 앉아서 바닥을 내려다보았다. 얼마나 지났을까 녀석이 기어 나오기 시작했다. 나는 움직이지 않고 숨을 삼켰다. 먹이 앞까지 조심스럽게 다가간 녀석이 고개를 들며 혀를 날름거렸다. 녀석의 여린 혀가 재빠르게 입속을 반복해서 드나들었다. 녀석이 먹이 앞으로 다가가 먹이를 덥석 무는 순간 집게로 녀석을 집어 케이지에 넣었다. 녀석의 입에는 삼키다 만 새끼 쥐의 여린 몸이 반쯤 물려 있었다. 로즈 앞에는 며칠째 클로즈라는 안내판만 달려 있었다. 겨울이면 도지는 마담 장의 천식 때문에 잠시 문을 닫았다고 했다. 나타샤도 가끔씩 목욕탕이나 환전소에서 마주치곤 했는데 언제부턴가 보이지 않았다. 들리는 소문에 한국 선원을 따라 이곳을 떠났다는 말도 있었고 임신을 해서 로즈에서 쫓겨났다는 소문도 있었다. 텍사스 거리는 다 해진 만국기를 걷어내는 상인들로 분주했다. 나는 만국기가 끝나는 곳에서 발길을 멈추었다. 이반을 처음 만났던 날, 이반의 달콤한 입술이 나의 입술에 닿던 순간, 나는 내 여행이 이대로 끝이 나길 간절히 바랐었다. 이반은 지금 어느 바다를 지나고 있을까? 나는 만국기가 걷히는 하늘을 바라보며 블라디보스토크 행 비행기표 판매소를 지나 환전소로 갔다. 마지막 남은 먹이를 녀석에게 넣어주었다. 녀석이 조심스럽게 먹이에 다가간다. 잠시 목을 추켜세우더니 슬그머니 방향을 틀었다. 또 먹이를 먹지 않을 모양이었다. 온수에 목욕을 시키면 좀 도움이 될 겁니다. 수의사는 전화로 간단하게 처방을 내렸다. 소화불량이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그럴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럴 경우 정상적으로 탈피를 하기 힘들어진다고도 했다. 대야에 온수를 받아 케이지 옆에 놓았다. 케이지 뚜껑을 열고 널브러지듯 몸을 길게 풀고 있는 녀석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나는 집게를 들다가 내려놓았다. 녀석의 외피에 손을 조심스럽게 갖다 댔다. 녀석의 차가운 체온이 손끝으로 전해졌다. 천천히 선을 그으며 머리 쪽으로 손가락을 옮겼다. 녀석의 입을 지나 턱쯤에 손가락이 닿았을 때 녀석이 감미로운 몸동작으로 손에 감겨든다. 소름인지 전율인지 무언가 몸속으로 울려들었다. 나는 녀석을 안듯 들어올려 온수에 담갔다. 녀석이 천천히 물속으로 스며든다. 나는 물끄러미 녀석을 보다가 물속에 손을 집어넣었다. 미끄러지듯 내 손을 비켜나가는 녀석의 꽁무니를 따라가며 손을 저어 작은 물보라를 일으켰다. 녀석이 점점 생기를 찾은 듯 작은 원을 그리며 빠르게 움직였다. 잠시 뒤 작은 수건으로 민첩하게 손아귀를 벗어나는 녀석을 떠내 마른 수건을 깔아놓은 그릇에 옮겨 담았다. 녀석을 재빨리 수건 위에 굴린 뒤 케이지 안으로 털어 넣었다. 명자, 아주 잘했어, 이반이 보았더라면 그렇게 말했을 것이다. 나는 홍루를 지나고 로즈를 지나 도로 건너편에 있는 수족관으로 갔다. 파충류 먹이 있음. 간판 옆에 적힌 글씨를 확인하고 안으로 들어갔다. 점원이 햄스터 케이지를 열다가 내 쪽을 본다. “뭘 드릴까요? 손님.” 점원이 케이지 안에서 햄스터를 꺼내며 물었다. “밀크스네이크 종인데……먹이 좀 사려고요.” 나는 나무토막을 기어오르는 비단뱀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말한다. “뱀을 키운 지 오래되셨나 봐요. 처음 키우는 사람은 그렇게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거든요.” 점원이 손에 쥔 햄스터를 비단뱀에게 던져주며 말했다. “이렇게 한창 클 때는 녀석도 산 먹이를 찾아요, 그래야 탈피를 제대로 할 수 있거든요.” 나무막대를 기어오르던 녀석이 슬그머니 방향을 틀며 혀를 날름거렸다. 케이지에 던져진 햄스터가 꾸물꾸물했다. 움직임을 감지한 녀석도 먹이를 견준 채 꼼짝 하지 않다가 입을 벌리고 먹이를 물어 삼켰다. 나는 고개를 돌리며 점원에게 휘파람을 불면 뱀이 나온다는 말을 아느냐고 물었다. “그런 속담이 있었나요?” 점원은 손에 묻은 햄스터 털을 털어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손님, 냉동 쥐로 드릴까요?” 점원이 물었다. 나는 햄스터의 하얀 몸이 비단뱀의 입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을 보다가 고개를 저었다. 점원은 케이지에서 꿈틀거리는 분홍색 새끼 햄스터 한 마리를 꺼냈다. “녀석들이 종종 냉동 먹이를 먹지 않는데…… 그건 아마도 탈피를 하려고 그럴 겁니다. 제대로 크고 있다는 증거죠.” 나는 점원에게서 새끼 햄스터를 받아 골목으로 돌아왔다. 날이 풀리고 있었다. 곧 부두에 배가 들어온다고 했다. 나는 문이 닫힌 로즈를 지나 홍루에 들러 쌀단까와 흑빵을 시켰다. 남자는 여전히 등을 보이고 주방에서 음식을 만들고 있다. 탁자 위에는 너덜너덜해진 러시아 회화 책과 비닐도 뜯지 않은 발레 슈즈가 올려져 있었다. 나는 흑빵을 뜯어 쌀단까에 적셔 먹었다. 맞은편 거울에 흑빵을 씹고 있는 내 모습이 보였다. 밥을 먹을 때 거울을 보면 안돼요, 아름다움까지 먹어버리거든요, 이반이 내 귓불 뒤에 입술을 갖다 대며 속삭일 것 같았다. 홍루의 간판이 바람에 흔들거렸다.
  • 세계에서 가장 큰 ‘원두커피 모자이크’ 제작

    세계에서 가장 큰 ‘원두커피 모자이크’ 제작

    세계에서 가장 큰 원두커피 모자이크가 제작돼 기네스에 등재됐다. 알바니아의 아티스트 사이미르 스트라티가 25.1㎡ 규모의 커피 모자이크를 완성, 개인통산 6번째로 기네스에 이름을 올렸다고 외신이 13일 보도했다. ’한 세계, 한 가족, 한 커피’라는 제목이 붙은 작품에는 원두커피 100만 개, 170kg이 사용됐다. 기네스 당국은 “크기 25㎡의 플랫폼에 커피원두의 크기가 일정 규격을 넘으면 안 된다는 규정을 준수했다.”며 기록을 공인했다. 스트라티는 원두커피로 5대륙을 상징하는 5사람을 그려냈다. 모자이크 중앙에는 삼바를 추는 브라질의 카니발 여왕(남미), 북을 치는 아프리카 남자(아프리카), 기타를 치는 카우보이(북미), 아코디언을 연주하는 노인(유럽), 기모노를 입은 여자(아시아) 등이 등장한다. 열정적으로 삼바를 추는 카니발 여왕은 모자이크의 중앙에 자리하고 있다. 스트라티는 “커피생산의 왕이라면 역시 브라질”이라며 “커피로 만든 모자이크라 남미를 대표하는 브라질의 삼바여왕을 중앙에 그렸다.”고 말했다. 그는 브라질, 베트남, 베네수엘라, 인도 등에서 구한 원두커피를 익혀 다양한 색을 표현, 모자이크 재료로 사용했다. 사진=에페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통신원 손영식 voni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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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중음악 ●델리스파이스 - 슬픔이여 안녕 2011 17일 오후 7시 서울 광장동 악스코리아. 2006년 6집 앨범 이후 5년 7개월 만에 새 앨범 ‘슬픔이여 안녕’으로 가요계에 복귀한 록밴드 델리스파이스가 5년 만에 단독 콘서트를 한다. 7만 7000원. (02)3445-9650. ●옐로우 몬스터즈 ‘라이엇! 2011 파이널’ 17일 오후 7시 서울 서교동 상상마당 라이브홀. 2집 ‘라이엇’(RIOT) 발매 이후 국내 5개 도시 공연 등을 펼친 3인조 록밴드 옐로우 몬스터즈의 서울 앙코르 공연. 4만 4000원. 1544-1555. 클래식 ●파리나무십자가소년합창단 크리스마스 특별초청공연 105년 전통의 프랑스 파리나무십자가 소년합창단이 로시니의 ‘고양이 이중창’ 등 클래식 명곡, ‘험한 세상의 다리가 되어’ 등 팝 명곡을 들려준다. 9일부터 23일까지 전국을 돈다. 2만 5000~10만원. (02)523-5391. ●나윤선 프렌치 크리스마스 콘서트 15~16일 오후 8시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재즈 보컬리스트 나윤선이 울프 바케니우스(기타), 시몽 타이유(콘트라베이스), 뱅상 파라니(아코디언)와 함께 무대에 선다. 6만 6000~8만 8000원. (02)548-4480. 전시 ●조은필 ‘블루토피아’전 13일까지 서울 관훈동 미술공간현. 제목 그대로 파란색의 향연이다. 설치, 사진 등 다양한 작업방식임에도 파란색이 갖고 있는 본질에 집중하는 작품들을 선보인다. (02)732-5556. ●김병일&이채일 2인전 17일까지 서울 청담동 표갤러리. 회화적인 조각을 추구하는 김병일과 자동차 프라모델을 리얼하게 묘사하는 이채일 작가의 작품으로 전시장을 채웠다. (02)511-5295. 연극 ●‘겨울’ 9~11일 서울 예장동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 벤치에서 우연히 만난 남자와 여자의 삶이 자신들도 모르게 다른 곳으로 향한다. 대화가 이어지는 동안 무대 다른 쪽에서 마임 공연과 드로잉 퍼포먼스가 펼쳐진다. 2만원. (02)6711-1400. ●‘타이투스 앤드로니커스’ 25일까지 서울 신수동 서강대 메리홀. 로마시대 작가 오비디우스의 ‘변신이야기’를 토대로 만든 셰익스피어의 초기작. 극장 안에는 1m 30㎝ 높이의 작은 무대 2개뿐이다. 관객들은 배우를 올려다봐야 하고, 때로는 관객과 배우가 섞이기도 한다. 2만~2만 5000원. (02)6406-8324.
  • 사연따라 연예 반세기(演藝 半世紀)…그시절 그노래(5)

    사연따라 연예 반세기(演藝 半世紀)…그시절 그노래(5)

     ①황성(荒城)옛터에 밤이 되니 월색(月色)만 고요해. 폐허에 쓰린 회포를 말하여 주노라. 아, 가엾다. 이 내몸은 그 무엇 찾으려고, 끝없는 꿈의 거리를 헤매어 왔노라.  ②성(城)은 허물어져 빈터인데 방초(芳草)만 푸르러. 세상이 허무한 것을 말하여 주노라. 아, 외로운 저 나그네 홀로 잠못 이루고, 구슬픈 벌레 소리에 말없이 눈물져요.  1925년 초가을, 황해도 연안(延安)의 한 여인숙에는 비에 갇힌 순회 가극단이 묵고 있었다.  이른바 을축(乙丑)년 장마 때. 계속 내린 비 때문에 이들은 한달동안 공연을 못한채 하늘을 원망하고 있었다.  취성좌(聚星座) 가요부의 20여명 단원들이었다. 그 속에는 작곡가 전수린(全壽麟), 가수 겸 배우 이애리수(愛利秀)가 있었다.  전수린(全壽麟)은 창밖에 내리는 궂은 비를 바라 보다가 문득 얼마 전 개성(開城)에서 본 황량한 성터를 생각했다, 만월대(滿月臺)에 한길 넘게 우거진 잡초, 발 끝에 부딪치던 기왓장 조각, 주춧돌만 남아 있는 궁터-. 그는「바이얼린」을 꺼내어 떠오르는 악상을 정리했다. 순회극단, 또는 유랑극단이라면 오늘은 이곳, 내일은 저곳으로 옮기면서「집시」같은 생활을 누리는 사람들. 더구나 한달씩 돈벌이를 못하고 갇혀 있는 처지에서 처량한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심경은 그 가극단의 책임자 왕평(王平)도 마찬가지 였다. 전(全)씨가「바이얼린」으로 악상을 정리하여 5선지에 옮겨놓자 왕(王)씨는 흥얼거리면서 가사를 만들었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노래가『황성(荒城)옛터』다. 가사,「멜러디」가 처량해지지 않을 수 없다.  이 노래는 취성좌(聚星座)에서 공연을 할 때 청순한 미인 가수 이(李)애리수의 목소리로 불려졌다. 너무 슬프게 불렀던지 공연장인 단성사(團成社)는 눈물바다가 됐다. 너무 슬픈 노래라 하여 작곡·작사자는 고등계 형사한데 붙들려가 취조를 받아야 했다.  한 때는 이 노래를 부르지 못하게 했지만 전수린(全壽麟)은 이 한곡으로 충분히 유명해 졌다. 그 때 전(全)씨 나이 18살.  개성(開城) 태생인 전(全)씨는 송도(松都)고등보통학교에 다니다가 서울에 와서 홍난파(洪蘭坡)씨가 조직한 연락회(硏樂會)에 들어갔다. 그것이 연예계 입문이지만 음악 공부는 이전부터 했다. 당시 개성에는 중앙회관과 고려여자회관이 있었는데 여기에「예뱃소년합창단」이 있어서 전(全)씨는 어려서부터 음악에 접할 수 있었다. 호수돈(好壽敦) 여학교 초대 교장이던「루즈」부인에게「바이얼린」을 사사, 15살 때는 이미 습작곡을 내놓을만큼 천재적인 재질을 보였다.  이(李)애리수는 13살 때 취성좌(聚星座)의 아역 배우로 취성좌(聚星座) 대표 김소랑(金小浪)씨에 의해 발탁되었다.  전수린(全壽麟)씨와 같은 개성 태생으로 전(全)씨보다 3살 아래. 지금 66살인 전(全)씨는 48년 전의 일을 다음과 같이 회상했다.  『이(李) 애리수의 목소리는 지금 이미자(李美子)와 흡사했다. 곱고 호흡이 퍽 좋았다. 그 위에 굉장한 미인이고 똑똑했다. 노래도 타고 난 예능인이었다.』  『황성(荒城)옛터』의「히트」가 이(李)애리수의 명성을 더욱 떨치게 한 것은 더 말할 필요가 없다. 일본「빅타·레코드」사는 전(全)씨를 초청해서 전속 계약을 맺고 이(李) 애리수에게 전(全)씨의 노래를 부르게 했다.  그 때 전(全)씨가 만든 일본말 노래가『와다나쓰께(仇情=미운 정)』. 이(李)애리수가 부른 이 노래는 일본 안에서도「센세이션」을 일으켰다.  그 영향으로 한국조의 유행가가 등장하기도 했다.「사사기슝이찌」의『시마노 무스메』(섬처녀)는 바로 전(全)씨의『와다나쓰께』를 모방해서 만든 것이고『나미다노 와다리도리』(눈물 젖은 새)는 신(申) 카나리아가 부른『삼천리(三千里) 강산』을 본딴 것이라는 얘기다.  어쨌든 전(全)씨는 그 후 7년간 일본「빅타」의 정사원으로 일했고 이(李)애리수는 한국 일본 양국에서 똑같이 인기있는 가수가 됐다. 그럴 즈음 이 대망의 여가수를 은퇴하게 만든 사건이 일어났다.  그것은 윤심덕(尹心悳)의 경우처럼 연예·정사사건이다.  일본서 돌아온 이(李)애리수에게 사랑의 불길을 지른 사람은 그때 연희(延禧)전문을 다니던 배동필(裵東弼)이란 청년. 돈도 가문도 당당한 부호의 아들이었다.  두 사람은 결혼할 것을 맹세했고 이(李)애리수는 아예 노래도 연극도 집어치우고 배(裵)와의 사랑에 빠져 있었다.  그런데 배(裵)씨 집에서『광대와는 결혼시킬 수 없다』고 완고하게 이를 거부하자 단성사 뒤의 한 여관방에서 정사(情死)를 기도, 팔 동맥을 끊었으나 여관 주인의 발견으로 이들은 다행히 생명을 건지게 되었다.  그 때 연예계의 지도층 인사였던 이기세(李基世)씨가 이 사실을 알고 배(裵)씨의 부모한데 달려가 담판을 지어 결국 고집 센 노인들의 결혼 허가를 받아냈다. 결혼 허가를 받은 이(李)애리수는 곧바로 은퇴해 버렸다.  20살 안팎에 최고의 인기 작곡가가 된 전수린(全壽麟)씨는 멋장이(멋쟁이)로도 소문났었다.그는 국내에 처음으로「아코디언」을 들여와 방송국에 출연했다. 서울에「라디오」방송국(京城방송국) 이 개국된 게 1926년. 국내서 처음인 신기한 악기「아코디언」을 방송국 직원들이 보고 하도 독촉하는 바람에 전(全)씨는 채 연습도 하지 못한채「아코디언」을 메고 출연했다가 진땀을 뺐다는 것이다. <조관희(趙觀熙) 기자> [선데이서울 73년 2월4일 제6권 5호 통권 제225호] ●이 기사는 ‘공전의 히트’를 친 연예주간지 ‘선데이서울’에 38년전 실렸던 기사 내용입니다. 기사 내용과 광고 카피 등 당시의 사회상을 지금과 비교하면서 보시면 더욱 재미있습니다. 한권에 얼마냐고요? 50원이었습니다.  
  • 국내 첫 ‘대중음악 전문 공연장’ 22일 개관

    국내 첫 ‘대중음악 전문 공연장’ 22일 개관

    국내 첫 ‘대중음악 전문 공연장’이 문을 연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은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내의 올림픽홀 리모델링 공사를 끝내고 오는 22일 대중음악 전문 공연장으로 개관한다고 16일 밝혔다. 정병국 문화부 장관은 이날 가칭 ‘한국 대중문화예술의 진흥 및 글로벌 확산 방안‘도 발표한다. 올림픽홀은 지하 1층, 지상 2층에 연면적 1만 1826㎡(약 3600평) 규모다. 대공연장(고정 2452석, 스탠딩 700석)과 인디밴드 양성의 장으로 활용될 소공연장(240석), 대중음악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상설·기획전시관, 노래강습 등 대중음악을 체험할 수 있는 뮤직 아카데미 등 다양한 공간을 갖췄다. 또 공연장 로비 등에 한국 대중음악의 시대별 흐름을 엿볼 수 있는 유물 쇼케이스가 상설 전시된다. 개관 축하공연과 기념공연도 줄을 잇는다. 개관일 오후 7시~9시 30분엔 반야월, 패티김, 남진, 송대관, 인순이, 김건모, 백지영, 슈퍼주니어, 2PM, 포미닛 등 원로가수부터 아이돌 그룹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가수들이 무대에 올라 세대와 장르를 아우르는 음악을 선사할 예정이다. 연말까지는 아코디언의 거장 심성락(74) 헌정 공연, R-16 Korea 2011 비보이 세계대회, 세시봉 친구들 콘서트, 투애니원 1st 콘서트, 십센티(10㎝) 콘서트 등 기념공연이 진행된다. 남진, 정엽, 그랜드민트페스티벌, YB(윤도현 밴드) 등의 기획공연과 에어서플라이 내한공연, 김범수 콘서트, 씨엔블루 콘서트 등 국내외 스타들의 공연도 예정됐다. 아울러 소공연장에서는 이달 말부터 내달 초까지 한상원밴드, 김종진, 이정선, 엄인호, 말로밴드와 박주원, 옥상달빛, 몽구스, 이승렬, 안녕바다, 장필순, 오소영, 김두수, 레프트이펙트 등의 콘서트가 이어진다. 또 7~10월 매달 첫째 주 금요일엔 인디 뮤지션(헬로 루키) 공개 오디션이 진행될 예정이다.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해외뮤지션 내한일정 日대지진에 흔들린다

    동일본 대지진이 국내 공연계에 또 다른 ‘여진’을 낳고 있다. 이름난 외국 음악가들의 내한 공연은 대개 일본, 타이완, 홍콩, 중국 공연과 묶어 패키지식으로 추진되는데 일본행이 어려워지자 아시아 일정 전체를 취소하는 일이 늘어난 것. 그런데 ‘취소 사유’도 제각각이어서 눈길을 끈다. 다큐멘터리 영화 ‘기적의 오케스트라-엘 시스테마’의 실제 모델인 베네수엘라 카라카스 유스 오케스트라 측은 최근 국내 공연 주최 측인 크레디아에 사과 편지를 보냈다. 오는 27~28일로 예정된 내한 공연을 미룰 수밖에 없다는 내용이었다. 카라카스 유스 오케스트라는 한국에서 먼저 공연한 뒤 일본, 중국으로 이동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일본 공연이 불가능해지면서 단원과 스태프 등 250여명이나 되는 대식구의 항공·숙박 문제를 조정하는 데 문제가 생겼다. 고통 받는 일본을 빼놓고 한국과 중국에서 공연을 하는 데 따른 부담도 컸다. 지난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음원 다운로드 수를 기록한 ‘틱톡’(Tik Tok)의 주인공 케샤는 대지진 피해가 진행형인 가운데 파격적인 퍼포먼스를 내세우는 공연을 강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이유를 들었다. 주최 측인 현대카드는 “케샤 측에서 일본 대지진으로 전 세계가 슬픔에 빠져 있는 상황에서 ‘파티’를 주제로 한 투어를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연기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한국에 영향을 미칠 것을 걱정해 공연을 포기하는 ‘건강 염려증’ 음악가도 있었다. 23일 재즈 보컬리스트 나윤선의 한국 공연에서 협연하기로 했던 베이스 연주자 랄스 다니엘손은 “일본 원전의 방사능 유출로 신변의 위협을 느낀다.”며 한국행 비행기에 오르지 않았다. 주최 측이 일본 원전 사고는 한국에 전혀 영향이 없다고 설득했지만 고집을 꺾지 않았다. 결국 나윤선과 울프 바케니우스(기타), 뱅상 페라니(아코디언)의 트리오 앙상블로 공연을 진행했다. 앞서 18일과 19일에 각각 내한 공연이 예정됐던 프랜 힐리와 라울 미동 역시 아시아 투어 전체를 취소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화이트데이 그녀와 뭘 보러갈까

    화이트데이 그녀와 뭘 보러갈까

    ‘×××데이’마다 이벤트를 마련하는 것도 예삿일은 아니다. ‘출혈’을 감수하더라도 괜찮은 공연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면 다행일 터. 캐나다의 뉴에이지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인 스티브 바라캇(왼쪽·38)은 13~14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스티브 바라캇 화이트 콘서트’를 갖는다. 오케스트라나 밴드, 현악 앙상블 등과 함께했던 바라캇의 이전 공연과 달리 어쿠스틱 피아노로 솔로 무대를 꾸민다. 13살 때 퀘벡 심포니오케스트라와 협연할 만큼 천재성을 인정받았던 바라캇은 정통 클래식 수업을 받다가 재즈로 전향했다. 2005년 첫 내한 이후 해마다 빠짐없이 한국을 찾을 만큼 ‘흥행 브랜드’로 명성을 굳혔다. ‘슈퍼스타K’로 이름을 알린 존 박과 김그림이 초대손님으로 나선다. 3만~10만원. 1577-5266. 가수 보아의 친오빠로도 유명한 피아니스트 권순훤(가운데·31)은 14일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김현지(바이올린), 김영민(첼로), 조미영(아코디언)과 함께 ‘아주 오래된 사랑 이야기’라는 제목의 화이트데이 공연을 연다. 달달한 클래식 명곡과 곡에 얽힌 사랑 이야기를 권순훤의 맛깔스러운 해설과 함께 들을 수 있다. 2만 2000~4만 4000원. (02)6372-3242. 방영 중인 SBS 드라마 ‘마이더스’를 비롯해 각종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의 단골손님인 발라드 가수 나윤권(오른쪽·27)도 12~13일 서울 능동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화이트데이 콘서트를 연다. ‘나였으면’ 등 팬들에게 사랑받았던 노래들을 스토리텔링 형식의 공연으로 기획했다. 5만 5000~7만 7000원(연인석은 15만 4000원). (02)518-8586.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여행가방]

    ●에버랜드 스노 사파리 운영 에버랜드가 이달 말까지 맹수들의 겨울나기를 생생하게 관람할 수 있는 ‘스노 스페셜 사파리’를 선보인다. 특수 제작된 지프차를 타고 눈 덮인 사파리로 들어가 1m도 안 되는 가까운 거리에서 맹수를 관찰하고, 직접 먹이도 주는 체험 프로그램이다. 전문 사육사가 전하는 맹수들의 주도권 쟁탈전 등 생생한 사파리 이야기는 또 다른 묘미다. 30분간 진행된다. 역대 가장 많은 25마리의 곰도 한꺼번에 방사한다. 가족 단위로 최대 6명까지 신청할 수 있다. 온라인 예약 시 주중 10만원, 주말은 12만원이다. ●유럽 희귀 악기 보러 갈까 경기 가평의 쁘띠프랑스는 ‘유럽 희귀 악기 연주회’를 주요 테마로 새달 15일까지 스프링 뮤직 페스티벌을 연다. 한 개의 줄을 바이올린 활로 켜면서 왼손으로 건반을 눌러 음정을 잡는 모노코르드(건반 바이올린), 스코틀랜드의 전통 악기인 백파이프와 비슷한 음색의 비엘 아 루(풍금 첼로) 등 이색 악기들과 만날 수 있다. 연주회는 하루 네 차례 ‘베토벤 바이러스’의 촬영지로 유명한 ‘강마에 카페’에서 열린다. 축제 기간 월, 화요일에는 프랑스 아코디언 연주회와 클래식 기타 연주회도 열린다. ●축제로 여는 스위스의 봄 따뜻한 봄을 맞는 스위스에서 화려한 축제들이 잇따라 열린다. 시계와 보석 전시회의 대명사인 바젤 월드가 3월 24일~31일 개최되고, 아로자 라인 기차를 타고 즐기는 아로자 뮤직 페스티벌이 4월 2일~10일 뒤를 잇는다. 스위스 클래식 음악제의 선두 주자인 루체른 부활절 음악제는 4월 9일~17일 열린다. 빙하특급열차를 타고 즐기는 갈라 음악제, 스노 앤드 심포니는 4월 23일까지 계속된다. ●서호주 퍼스 왕복이 45만원 말레이시아항공은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를 경유, 서호주 퍼스로 가는 왕복 항공권을 45만원(세금 및 유류할증료 별도)에 판매한다. 4월 30까지. 여행은 3월 1일~6월 30일 사이에 출발해야 한다. 코타키나발루에서 두 번의 스톱오버가 무료로 허용된다. 서울로 돌아올 때 코타키나발루에서 무료 숙박(1박)도 제공된다. 말레이시아 항공 예약 발권부 (02)777-7761. 호주의 콴타스 항공도 ‘프렌드 11’ 상품을 내놨다. 홍콩이나 도쿄를 경유, 퍼스로 간다. 3월 31일까지. 55만원~60만원. 3월 1일~7월 15일 사이 출발해야 한다. www.qantas.com.
  • 관기초 성공 뒤엔 ‘섭외달인’ 있었다

    관기초 성공 뒤엔 ‘섭외달인’ 있었다

    지난 10일 전남 여수 관기초교에서는 ‘교육과학기술부 요청 전라남도교육청 지정 학부모 학교 참여 연구학교 참관’이라는 긴 이름의 행사가 열렸다. 관기초교는 교과부가 올해 처음으로 정책화한 ‘학부모 학교 참여 연구학교’이면서, 전남도교육청이 지정한 ‘무지개 학교’이기도 하다. 학교 안에 설치된 도서관은 네이버에서 지원받아 설립했다. 아코디언과 멜로디언, 실로폰 등으로 구성된 합주단의 공연을 보며 기자가 최근 교과부의 악기지원 프로젝트에 대해 말하자 여기에도 관심을 보였다. 학생들은 옆 초등학교에서 악기를 빌려 쓰고 있다. 관기초교가 이처럼 중앙 정부와 지자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프로젝트에 뛰어들게 된 것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통폐합 논의가 이뤄진 탓에 시설투자나 재원 조달책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허정 교장은 “교사들이 밤 12시가 넘도록 퇴근하지 못한 채 연구를 거듭하고, 학부모들이 모든 학생들을 자식처럼 생각하고 봉사해 준 덕분에 학교가 살아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독지가들의 도움도 빼놓으면 안 된다.”고 했다. 학교 뒤뜰 황무지에 일꾼을 보내 배추밭을 만들어 준 주민부터 식당에서 사용하고 남은 대나무 밥통을 챙겨서 보내 준 식당주인까지 지역사회가 지속적으로 도움과 관심을 쏟았다고 설명했다. 학부모나 지역사회의 도움을 받은 데에는 허 교장의 열린 자세가 큰 역할을 했다. 그는 “교육당국의 평가는 위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겉으로 드러나는 성과만 보게 된다.”면서 “학부모들은 학교의 속까지 보고 선택하기 때문에 학부모들의 학교 선택권을 보장하면 학교가 좋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번도 ‘CEO’라는 말을 쓰지 않고 교육자로서의 입장만 강조했지만, 경쟁과 혁신을 두려워하지 않는 모습이 인상에 남았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봉주르~ 구로’ 佛 문화축제 흥행대박

    ‘봉주르~ 구로’ 佛 문화축제 흥행대박

    “봉주르~ 구로!” 구로구에서 올해로 세 번째 열린 ‘프랑스 문화 축제’가 다양한 공연과 퍼포먼스 덕에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5만여명이 다녀가는 ‘흥행 대박’을 터뜨렸다. 특히 주민들의 호응이 높았던 공연은 프랑스의 대표적인 꼭두각시 인형극인 도미니크 우다르 연출의 ‘파독스’(프랑스어로 ‘괴물’이라는 뜻)다. 이들은 관객들과 어울려 함께 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14일 가족과 함께 구로구민회관을 찾은 이지숙(32)씨는 “유명한 공연을 집 근처에서 볼 수 있다는 게 신기하다.”며 “괴물들과 함께 사진촬영도 할 수 있는 참 재미난 공연”이라고 말했다. 나와 다른 사람에 대한 편견을 상징하며 따뜻한 마음을 가진 가면을 쓴 30여명의 파독스들은 거리를 돌아다니며 다양한 오브제들과 호흡했다. 때때로 익살스러운 장난과 코믹한 행동으로 행인들의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파독스들은 시민들의 사진촬영 요구에도 흔쾌히 응했다. 한 파독스는 사진을 찍어 준 시민에게 감사의 의미로 렌즈를 닦아주기도 했다. 파독스는 ‘두 번째 밤’, ‘세 번째 밤’, ‘파독스의 사계절’, ‘향수 속의 파독스’ 등 작품을 통해 세계에 널리 알려졌다. 발길을 돌려 지하철 1호선 구로역 광장으로 옮기면 신나는 음악 속에 사람들의 박수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프랑스 최고 권위의 서커스팀 ‘레자포스트로프’ 소속의 4명의 배우는 거리에서 간단한 도구를 활용해 연기하는 코믹 연극 ‘파사주 데정부아테’(프랑스어로 ‘소란스러운 행인’이라는 뜻)를 공연했다. 아코디언 연주에 맞춘 다양한 퍼포먼스와 댄스로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프랑스어를 몰라도 공연을 이해하는 데 아무런 어려움이 없었다. 배우들은 빵, 상자, 양파, 콜라 등 우리에게 친근한 소재를 이용해 언어와 문화의 장벽을 넘어섰다. 최초의 내한 공연이어서 주민들의 관심도 높았다. 구는 프랑스 문화 축제를 개최하며 관내 곳곳에서 다양한 퍼포먼스, 공연, 콘서트, 전시회를 열었다. 2006년 사작한 이 축제는 구와 프랑스 이시레물리노시와 협약을 맺고 해마다 번갈아 가며 상대국가의 문화축제를 열고 있다. 구 관계자는 “이시레물리노시도 구로와 마찬가지로 정보화·IT 도시로 유명한 곳”이라면서 “두 도시의 교류로 주민들은 물론이고 서울시민들의 프랑스 문화에 대한 이해가 한층 깊어졌다.”고 말했다. 올해 축제에서는 프랑스 최고의 미디어아트 작품으로 평가받는 ‘르 큐브’ 공연과 프랑스 록그룹 ‘요단’, ‘23H17’의 록 페스티벌도 펼쳐졌다. 이번 축제에서는 이시레물리노시의 이름을 본뜬 이시레물리노공원에서 ‘이시레물리노시의 날’ 선포식도 열렸다. 선포식 후에는 영림중학교에서 한국과 프랑스 어린이들의 친선 축구경기가 열리는 등 행사기간 구로 곳곳에서 다양한 볼거리로 주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서울플러스] 구립 실버악단 정기연주회

    강북구(구청장 박겸수) 12일 오후 7시 삼각산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강북구립실버악단 정기연주회’를 개최한다. 트럼펫과 색소폰, 하모니카, 아코디언, 오르간 등을 연주하는 11명의 단원으로 구성된 실버악단이 ‘아리랑 목동’과 ‘마포종점’, ‘희망의 나라로’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 19곡을 선사한다. 문화체육과 901-6206.
  • 발리,女숄더백 ‘라니아(LANNIA)’ 출시‥가을 분위기 물씬~

    발리,女숄더백 ‘라니아(LANNIA)’ 출시‥가을 분위기 물씬~

    스위스 브랜드 발리(Bally)에서 최근 2010년 AW 신제품 여성 숄더백 ‘라니아(LANNIA)’를 선보였다.혁신적이고 패셔너블한 아이템인 ‘라니아’는 살무사 가죽(Adder), 뱀 가죽(Python), 사슴 가죽(Deer) 등의 소재를 발리 장인이 섬세한 손길로 작업해 보통의 양, 소 가죽보다 화려함을 부각시킨 제품으로 제작의 모든 과정에 많은 시간과 정성을 들인 스페셜 아이템이다. 가방의 내부는 아코디언 형태로 3곳으로 나뉘어져 수납이 용이한 장점을 지니고 있다. 가죽과 체인이 혼합된 새로운 숄더 스트랩은 여성스럽고 모던한 스타일을 연출하게 해준다.로도이드(Rhodoid) 소재의 여닫기 쉬운 잠금 장식은 화려함과 실용성을 함께 만족시켜 준다.사진 = 발리서울신문NTN 채현주 기자 chj@seoulntn.com
  • 예술과 기술, 서로를 탐하다

    예술과 기술, 서로를 탐하다

    예술은 기술과 만나 한층 풍부해지고, 기술은 예술의 옷을 통해 인간과 보다 가까워진다. 현대미술은 그렇게 기존의 울타리를 넘어 끊임없이 미지의 신세계를 개척해 왔다. 여기, 원자력과 모바일 기술을 현대미술의 새로운 영역으로 초대한 두 개의 전시 프로젝트가 있다. 예술과 기술이 어떻게 서로를 탐하는 지를 엿볼 수 있는 흥미로운 기회다. ▶ 원자력과 현대미술의 만남 3일 저녁 7시 전남 영광 원자력발전소 안 방류제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 6개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설치작가 김수자의 영상작품 ‘지·수·화·풍’시리즈 6점이 상영된다. 일반인 출입이 통제되는 원자력발전소를 전시 공간으로 끌어들인 건 국립현대미술관이다.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 일본의 나오시마 프로젝트 같은 새로운 형식의 미술 전시에 대한 시도로 ‘영광 원자력발전소 아트프로젝트’를 기획했다. 바늘, 보따리, 거울 등 일상 도구들이 지닌 경계와 이중성의 의미에 천착해온 김수자 작가는 “치유와 상처의 양면성을 지닌 바늘처럼 원자력도 잘 쓰면 인류평화를 위한 것이지만, 파괴적인 에너지로 드러났을 때는 엄청난 재해를 불러올 수 있다.”면서 “첨예한 칼날을 다루는 느낌으로 작업했다.”고 설명했다. 1㎞ 길이의 방류제에 설치된 6~9분 분량의 영상은 폭발하는 화산재, 낙하하는 폭포, 넘실대는 파도 등 흙과 물, 불과 바람 등 자연 물질의 생성과 소멸, 순환을 담고 있다. 지난달 두 차례 헬리콥터를 타고 그린란드의 빙하를 촬영한 신작 ‘워터 오브 에어’도 처음 소개된다. 김 작가는 “해외 미술계 인사들에게 이번 프로젝트를 얘기했더니 다들 깜짝 놀라더라.”면서 “모든 도구는 위험하지만 인간을 위해서 쓰이는 만큼 어떻게 긍정적으로 사용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국립현대미술관 측은 이번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조선소, 자동차 공장 등 여러 산업체가 가지고 있는 특성에 맞춘 예술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있다. 17일까지 매일 저녁 7~9시에 열리는 전시를 보려면 홈페이지( www.nppap.or.kr)에서 예약을 해야 한다. ▶모바일시대의 예술 지난 1일 인천 송도 투모로시티에서 개막한 ‘인천국제디지털아트페스티벌’은 모바일 시대에 등장할 미래 예술을 보여준다. 행사를 총감독한 노소영 아트센터나비 관장은 “디지털 미디어의 등장과 함께 더는 예술이 고고한 영역이 아니라 사회 속으로 어떻게 들어오고 있는지를 살펴보고자 했다.”고 전시 취지를 설명했다. ‘당신의 모바일이 당신의 미술관이다’를 슬로건으로 내건 ‘모바일 아트’전시장은 스마트폰의 출현으로 가능해진 관객 참여형 인터랙티브아트의 다양한 경험을 선사한다. 세계적인 디지털아트 작가 로이 애스콧의 신작 ‘LPDT2’ 등을 만날 수 있다. ‘웨이브’전은 시각과 후각, 청각 등 여러 감각을 동원해 온몸으로 체험하는 전시다. 전시장 밖의 바람을 실시간으로 전시장 안으로 끌어와 아코디언을 연주하거나 인간의 몸에 흐르는 정전기로 빛이 나고 소리가 나는 작품 등이 선보인다. 장르간 경계가 모호한 ‘블러’전에선 예술과 산업, 가상과 실제를 넘나드는 새로운 예술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이 밖에 공공미술 프로젝트인 ‘송도 9경’과 어린이를 위한 프로그램 ‘투모로 스쿨’, 한국·중국·일본의 젊은 미디어아트 작가를 소개하는 ‘센스 센시스’전이 함께 열린다. 전시는 30일까지.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김동률-이상순, 폭염·비 날려버린 공연 ‘긴 여운’

    김동률-이상순, 폭염·비 날려버린 공연 ‘긴 여운’

    폭염과 쏟아지는 빗줄기도 김동률·이상순이 선보이는 열정적인 공연 앞에선 속수무책이었다. 김동률과 이상순은 지난 21, 22일 양일간 연세대학교 노천극장에서 ‘김동률 이상순 2010 verandah PROJECT CONCERT ‘Day off’’ 2회 공연을 갖고 1만 2천여 관객을 한여름 밤의 감동 속으로 몰아넣었다. 이날 두 사람은 베란다프로젝트 앨범 수록곡 ‘바이크라이딩’, ‘벌써 해가 지네’로 오프닝 무대를 장식한 뒤 "비가 오지 않기를 바랐는데 대신에 폭염이 찾아왔다. 멋진 공연으로 이 밤을 불사르자"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이어 베란다프로젝트 앨범에 연주와 피처링에 참여한 하림, 조원선이 무대에 올랐다. 하림은 ‘출발’, ‘꽃 파는 처녀’에서 특유의 감성적인 아코디언 연주로 관객들을 사로잡았고 조원선은 이상순의 기타 연주로 ‘어느 하루’, ‘습관’을 열창해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압권은 김동률과 이상순이 선보인 브라질 음악. 두 사람은 ‘Tristeza’로 관객들의 흥을 돋군 데 이어 ‘기필코’를 열창하면서 2층 좌우에서 이동 무대로 관객들에게 가까이 다가가 관객들을 열광케 했다. 여기에 김동률과 이상순은 특유의 입담으로 즐거움을 더했다. 이후 빗줄기가 거세졌지만 김동률과 이상순의 열정적인 무대에 관객들의 열기가 더해져 공연은 더욱 뜨겁게 달아올랐다. 1만 2천여 관객은 비를 맞는 와중에도 앵콜을 외쳤고 두 사람은 베란다프로젝트 앨범 수록곡 ‘산행’, 굿바이’로 공연의 대미를 장식했다. 이날 콘서트는 김동률과 이상순이 베란다프로젝트 활동을 마무리 하는 자리라 의미를 더했다. 김동률은 콘서트 막바지에 이르러 베란다프로젝트 활동에 대해 “음악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였다”며 이상순에게 고마운 마음을 내비쳤다. 김동률의 말에 이상순은 “난 음반을 준비하면서 계속 놀고 싶었는데 그때마다 김동률이 나를 잘 이끌어줬다”고 화답했다. 두 사람은 듀엣으로 활동하면서 서로에게 둘도 없는 친구이자 음악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이날 공연을 끝으로 베란다프로젝트는 공식적인 활동을 마무리하고 이상순은 네덜란드로 돌아갈 예정이다. 김동률과 이상순이 베란다프로젝트로 활동한 기간은 짧았지만 두 사람의 음악은 팬들의 마음속에 긴 여운을 남겼다. 사진 = 뮤직팜 서울신문NTN 정병근 기자 oodless@seoulntn.com ▶ ‘아바타 소개팅’ 이하늘, 가발쇼 무한폭소▶ ’타블로 학력논란’ 스탠포드 동창 등장…대학사진 추가공개▶ 크리스탈, 화이트 초미니 스커트 ‘각선미 노출’…"여신강림"▶ 이민정, 예쁜 얼굴에 가렸던 ‘눈부신 몸매’ 과시▶ ’임신 4개월’ 미란다 커, 변함없는 명품몸매 과시▶ ’후덕봄’서 ‘여신봄’으로..박봄 다이어트 인증샷
  • [길섶에서] 아버지의 손목시계/최광숙 논설위원

    외삼촌으로부터 전해들은 아버지 얘기다. 정미소만 해도 부잣집 소릴 듣던 무렵, 시골에서 아버지 집안은 정미소에 양조장과 인쇄사업까지 했다. 형편이 여유로웠던 아버지는 장가갈 즈음 뽐내고 싶었던 모양이다. 아버지가 외갓집에 처음 나타나던 날 외갓집 식구들은 물론 동네 사람들까지 눈이 휘둥그레졌단다. 아버지가 인사차 처음 찾은 외갓집에 당시로는 고가 귀중품이던 손목시계를 하나도 아닌 두 개씩이나 차고 나타났기 때문이다. 외갓집이 있던 시골 동네에는 시계라곤 마을 전체를 통틀어 괘종시계 하나밖에 없었다고 한다. 자연 아버지의 양팔에 매달린 두 개의 손목시계는 그야말로 천지개벽할 노릇이었다고 한다. 당시 아버지는 드물게 아코디언을 연주하고, 독학으로 깽깽이라고 불렸던 바이올린도 좀 다루셨다. 참으로 멋쟁이 신사였다. 그런 아버지의 ‘젊은날의 초상’을 돌아가시기 직전에야 전해듣고선 마음 한구석이 짠해졌다. 아버지에게도 화려했던 황금시절이 있었다곤 생각 못해봤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홍대앞 인디밴드 강남 나들이 간다

    홍대앞 인디밴드 강남 나들이 간다

    서울 홍대 앞 인디 밴드가 강남 테헤란로에 나들이 간다. 뜨거운 감자, 라벤타나, 불나방스타쏘세지클럽,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가 새달 7일부터 나흘 동안 매일 오후 8시 서울 역삼동 LIG아트홀 무대에서 릴레이 공연을 펼친다.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봄, 가을 6주씩 LIG아트홀 야외무대에서 열린 점심 콘서트 ‘특별한 수요일’을 통해 테헤란로 시민들을 만났던 36팀 가운데 가장 호응이 높았던 네 팀이다. 첫날 무대는 방송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김C(보컬·기타)와 고범준(베이스)으로 축소 개편된 2인조 밴드 뜨거운 감자가 나선다. 뜨거운 감자는 공연에 앞서 새 앨범을 발매할 예정이다. 탱고를 재즈로 재해석하는 5인조 밴드 라벤타나가 뒤를 잇는다. 정태호(아코디언)를 주축으로 결성됐다. 라틴 느낌이 묻어나는 신파조 멜로디에 키치적인 노랫말을 듬뿍 발라 마니아 팬층을 거느리고 있는 5인조 밴드 불나방스타쏘세지클럽은 9일 무대에 선다. 2008년 한국대중음악상 신인상을 받으며 이름을 알린 2인조 밴드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가 마지막 무대를 장식한다. 20년 지기인 조브라웅(기타)과 임꼭병학(베이스)이 몽환적인 모던록 사운드를 선사한다. 이번 인디 콘서트는 LIG아트홀이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도시민들에게 감성적인 휴양지를 제공하고자 여는 ‘어번(도심) 파티’ 시리즈 가운데 하나다. 오는 10월에는 재즈뮤지션 정중화(베이스·트롬본), 손성제(색소폰), 서영도(베이스), 강산에 밴드, 어어부 프로젝트가 나서는 두 번째 인디 콘서트가 열린다. 3만원. 1544-3922.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비내리는 호남선’ 가요계 거목 박춘석 하늘로

    ‘비내리는 호남선’ 가요계 거목 박춘석 하늘로

    ‘섬마을 선생님’이 떠났다. ‘비 내리는 호남선’을 뒤로하고. 검은 뿔테 안경을 만지작거리며 40여년간 숱한 히트곡을 만들어낸 작곡가 박춘석(본명 박의병)씨가 14일 오전 6시 자택에서 별세했다. 향년 80세. “음악과 결혼했다.”며 평생 독신으로 살았지만 이미자, 패티김, 남진, 하춘화 등 내로라하는 국민가수들이 “지금의 우리를 만들어주신 분”이라며 곁을 지키고 있기에 마지막 가는 길은 외롭지 않았다. 서울 풍납동 서울아산병원에 차려진 빈소를 찾은 이미자는 “선생님은 늘 밤에 피아노로 작곡하셨는데 담배를 무척 많이 피우셨다.”며 “건반 여러 개가 담뱃불에 타 ‘선생님, 담배 좀 끊으시라’고 말했던 기억이 난다.”고 고인을 회고했다. ●4살때 풍금 자유자재로 다룬 ‘신동’ 고인의 평전을 준비 중인 대중음악평론가 박성서씨는 “16년 투병 중에도 ‘가요무대’나 ‘열린 음악회’ 등 TV 가요 프로그램을 즐겨 보셨다.”며 “(자신이 작곡한 노래를 많이 부른) 패티김, 이미자, 남진 등이 나올 때면 종종 눈물을 흘리셨다.”고 전했다. 1930년 서울에서 태어난 고인은 사업(조선고무공업주식회사)을 한 아버지 덕분에 유복한 환경에서 자랐다. 4살 때부터 풍금을 자유자재로 다뤄 ‘신동’ 소리를 들었고, 봉래소학교·경기중학교를 거치면서 피아노와 아코디언을 스스로 독파했다. 박씨의 동생인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금석(75)씨는 “어릴 때부터 형은 유성기에서 한 번 들은 노래를 곧바로 화음을 붙여 다시 풍금으로 연주해내는 천재였다.”고 회고했다. 1948년 경기중 4학년(고교 1년) 때 당시 길옥윤·베니김 등의 제의로 서울 명동 ‘황금클럽’에서 연주를 한 것이 피아니스트로서의 첫 데뷔였다. 이듬해 서울대 음대(기악과)에 진학해 피아노를 전공했지만 1년 만에 그만두고 1950년 신흥대학(현 경희대) 영문과에 편입, 졸업했다. 충무로2가 은성살롱 전속밴드와 미군 대상 클럽 금천대회관 무대 등에서 활동하던 그는 1954년 첫 작품 ‘황혼의 엘레지’(노래 백일희)를 만들면서 작곡가로 변신했다. 이어 박단마의 ‘아리랑 목동’과 손인호의 ‘비 내리는 호남선’을 잇따라 히트시키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의 나이 겨우 스물여섯 살 때였다. ●패티김·남진·하춘화 등 ‘박춘석 사단’ 이미자가 기억하는 고인과의 첫 만남은 1964년 ‘동백아가씨’가 히트한 뒤인 1965년 KBS 라디오 드라마 주제가 ‘진도 아리랑’을 불렀을 때다. 당시 오아시스레코드 전속이던 고인이 지구레코드 전속이던 이미자와 작업하기 위해 지구레코드로 옮겼다는 게 이미자의 설명이다. 이미자와 만나면서 고인의 음악세계는 큰 변화를 맞이한다. 번안가요, 영화음악 등에 주력하던 데서 트로트로 급선회한 것이다. ‘기러기아빠’, ‘흑산도 아가씨’, ‘삼백리 한려수도’, ‘노래는 나의 인생’ 등 이미자와 콤비를 이뤄 발표한 곡만 무려 500곡이 넘는다. 박성서씨는 “이미자에게 엘레지의 여왕이란 왕관을 씌워준 이가 바로 고인이었다.”고 말했다. 이미자는 “음악의 질과 무대 매너까지 모든 걸 가르쳐주신 특별한 분”이라며 “노래를 천박하게 부르지 않도록 ‘이런 꺾음은 하지 마라’ 등의 조언을 해준 덕택에 전통가요를 고급스럽게 부를 수 있었다.”고 고인에게 머리 숙였다. 패티김을 세상에 알린 이도 고인이었다. 당시 미8군 무대에서 활동하던 패티김은 고인이 만든 번안곡 ‘틸’(사랑의 맹세)과 ‘파드레’가 수록된 첫 독집음반을 내며 유명해졌고, 역시 고인의 곡 ‘초우’, ‘가을을 남기고 간 사랑’ 등을 잇따라 히트시키며 또 하나의 황금콤비로 부상했다. 남진(‘가슴 아프게’, ‘마음이 고와야지’, ‘빈잔’ 등), 곽순옥(‘누가 이사람을 모르시나요’), 문주란(‘타인들’), 최양숙(‘호반에서 만난 사람’), 쟈니브라더스(‘방앗간집 둘째딸’), 은방울자매(‘마포종점’), 하춘화(‘하동포구 아가씨’), 정훈희(‘별은 멀어도’) 등도 빼놓을 수 없는 ‘박춘석 사단’이다. 남진은 “겉으로는 부드러워 보였지만 녹음실에서는 엄하게 혼낼 정도로 강한 분이셨다.”며 “박시춘 선생님에 이어 우리 가요계의 양대 거목이 쓰러지셨다.”며 안타까워했다. 패티김도 “얼마 전 자택에 찾아갔을 때 병세가 호전된 듯해 안도했는데….”라며 애석해했다. ●日 미소라 히바리에 곡 준 첫 외국인 고인은 1978년 당대 일본 최고 여가수 미소라 히바리에게 곡(‘가제사카바’·風酒場)을 써준 최초의 외국인 작곡가라는 기록도 갖고 있다. 1994년 8월 뇌졸중으로 쓰러지기 전까지 남긴 곡은 총 2700여곡. 국내 최다 기록이다. 이 가운데 1152곡이 한국음악저작권협회에 등록돼 있다. 역시 개인 최다 기록이다. 제1회 대한민국 연예예술상(1994), 옥관문화훈장(1995) 등을 받았으며 2001년에는 영국 그로브음악대사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그의 음악 업적을 기리는 박춘석기념사업회 추진위원회가 발족했다. 장례는 한국가요작가협회장으로 5일장으로 치러지며 남진, 김병환 한국가요작가협회장, 신상호 한국음악저작권협회장 등이 공동 장례위원장을 맡는다. 발인은 18일 오전 8시이며, 장지는 경기 성남 모란공원 묘원이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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