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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락의 재계인맥 대해부] (5) ‘삼성가 장손’ CJ그룹 이재현 회장

    [이종락의 재계인맥 대해부] (5) ‘삼성가 장손’ CJ그룹 이재현 회장

    삼성그룹에서 분리 뒤 22년만에 CJ 20배 괄목성장선진적 기업문화로 취준생 ‘입사하고 싶은 기업1위’ 삼성가 장손인 이재현(58) 회장은 설탕과 밀가루 제조기업에 불과한 제일제당을 1995년 삼성그룹으로부터 분리한 이후 적극적인 사업다각화에 나서 오늘날 CJ그룹으로 일군 ‘제2의 창업자’로 평가받는다. 분리 당시 1조 7300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이 지난해 약 35조원을 기록하는 등 22년만에 CJ그룹을 엔터테인먼트, 홈쇼핑, 물류 등을 아우르는 종합생활문화그룹으로 키웠다. 이 회장은 어릴 때 할아버지 이병철 회장으로부터 각별한 사랑과 엄격한 교육을 받았다. 체격 등 외모, 사고나 행동방식까지 조부와 비슷해 ‘리틀 이병철’이라고도 불린다. 이 회장은 김만조 전 연세대 교수의 딸 김희재(58)씨와 결혼한 후에도 독립하지 않고 할머니 박두을씨가 2001년 1월 별세할 때까지 서울 장충동 집에서 모셨다. 지금도 모친 손복남(85) 고문을 모시고 산다. 경복고, 고려대 법대 출신인 이 회장은 1983년 씨티은행에 취직, ‘탈 삼성행’을 시도했다. 하지만 이병철 회장이 “장손인 재현이에게 왜 남의 집살이를 시키냐”는 불호령을 내려 1985년 제일제당 경리부 평사원으로 입사했다. 이후 기획관리부장, 삼성전자 전략기획실 이사대우, 제일제당 부사장, 부회장을 거쳐 2002년 마침내 회장 자리에 올랐다. 이 회장은 남들이 제조업과 수출에만 매달려 있던 20여년 전에 이미 문화산업의 미래를 내다보고 투자에 나섰다. 단기 적자에 연연하지 않고 큰 그림의 사업방향을 제시하며 그룹의 도약을 이끌었다. 1995년 미국 신생 영화제작사 드림웍스에 3억 달러(약 3000억원) 투자를 결정하고, 1998년 외환위기 당시 국내 굴지의 기업들이 영화사업에서 철수할 때 문화사업을 뚝심있게 밀어부쳤다. 이 회장이 CJ그룹을 키운 데에는 시련도 함께 했다. 이 회장은 만성신부전증과 삼성가의 유전병으로 알려진 CMT(샤르코-마리-투스)를 앓고 있는 등 몸이 편치 않다. 2013년에는 배임·탈세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되면서 그룹이 총수 부재의 위기상황을 맞기도 했다. 2017년 5월 경영일선에 복귀한 이 회장은 ‘그레이트 CJ’와 ‘월드베스트 CJ’를 경영 비전으로 제시했다. 그레이트 CJ는 2020년까지 매출 100조원을 실현하겠다는 것이고, 월드베스트 CJ는 2030년까지 3개 이상 사업에서 세계 1등이 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지난해 그룹 지배구조를 CJ, CJ제일제당, CJ대한통운으로 단순화했다. 인수합병과 매각 등을 통해 주요 계열사들을 정비하고 있다. 2011년 대한통운을 인수한 이후로 해외시장에 눈을 돌렸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브라질 셀렉타, 러시아 라비올리, 베트남 민닷푸드 등을 인수했다. CJCGV는 러시아에 진출한 데 이어 호주, 말레이시아, 인도 등에 4D플렉스 상영관을 열었다. CJ대한통운도 2017년 아랍에미레이트 이브라콤, 인도 다슬로지스틱스를 사들인 데 이어 베트남 제마뎁과 지분 인수 계약을 맺었다. 올 들어 대대적인 내부 사업 재편에도 나서 지난 7월 CJ 오쇼핑과 CJ E&M의 합병 법인 ‘CJ ENM’을 출범시켜 국내 최초의 융복합 콘텐츠 커머스 사업을 시작했다. 이 회장은 기업문화도 선진적으로 바꿨다. 2000년부터 말단직원에서부터 CEO에 이르기까지 직급에 관계없이 이름 석자에 ‘님’자만 붙여 부르는 호칭파괴와 복장자율화, 플렉서블 출퇴근제 등을 단행했다. 자녀의 초등학교 입학을 전후로 한달 동안 ‘자녀입학 돌봄휴가’를 낼 수 있다. ‘긴급 자녀 돌봄 근로시간 단축’도 신설해 일시적으로 긴급하게 자녀를 돌봐야 할 상황이 생기면 하루에 2시간 단축 근무를 신청할 수 있다. 남성의 출산휴가(배우자 출산)를 2주 유급으로 늘리는 등 임신과 출산 지원 역시 법정기준을 초과하는 수준으로 이뤄진다. 이런 기업문화로 잡코리아에 따르면 CJ그룹은 2018년 취업준비생들이 상반기에 입사하고 싶은 기업 1위로 꼽혔다. 2016년부터 3년 내리 취업준비생들이 꼽은 ‘직원 복지문화’가 제일 좋은 기업이기도 하다.이 회장은 부인 김희재씨와 사이에 1남 1녀를 두고 있다. 장녀 이경후(33) 상무는 미 컬럼비아대 대학원에서 조직심리학 석사학위를 받고 2011년 7월 CJ주식회사 사업팀 대리로 입사했다. 지난해 11월 CJ 미국지역본부 상무로 승진한 뒤 지난 7월부터 CJ ENM의 브랜드전략담당으로 근무중이다. 남편 정종환(39) 상무는 CJ미국지역본부 공동본부장을 맡아 미국 사업을 관할하고 있다. 아들 이선호(28)씨는 미 컬럼비아대 금융경제학을 전공한뒤 2013년 CJ그룹 신입사원으로 입사했다. 그룹의 모태인 제일제당에서 대리점 영업, 마케팅 등 현장경험을 쌓은 뒤 제일제당 BIO사업관리팀에서 일하고 있다.이 회장의 외삼촌인 손경식(79) 회장은 1995년 제일제당 회장에 취임한 이후 20년 넘게 이재현 회장과 함께 CJ그룹의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 경기도지사와 농림부 양정국장을 지낸 손영기씨가 부친이다. 이 회장의 어머니 손복남 고문이 친누이다. 손 회장은 경기고 2학년 재학 중 서울대 법학과에 진학한 수재다. 안국화재 사장, 제일제당 부회장을 거치며 삼성그룹에서의 분리독립 등 위기때마다 이 회장을 도왔다. 손 회장은 대한상의회장을 거쳐 경영자총협회장을 맡고 있는등 경제계를 대표하는 원로 경영인이다.이 회장의 누이인 이미경(60) CJ그룹 부회장은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영향력 있는 인물로 손꼽힌다. 서울대 가정관리학과를 졸업하고 미 하버드대 대학원에서 동아시아 지역연구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중국 푸단(復旦)대 대학원에서 역사교육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오늘날 CJ 그룹이 글로벌 문화기업으로 성장하기까지 동생인 이재현 회장을 도와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진출할 수 있는 환경을 개척해왔다. 지난해에는 아카데미 시상식을 주관하는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의 신규회원으로 위촉됐다. 진보적인 영화를 제작·지원한다는 이유 등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이 경영일선 퇴진을 압박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수년간 미국에서 생활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의 둘째 남동생은 이재환(56) CJ파워캐스트 대표다. 이 대표는 최근 요트를 개인 용도로 구입해 수십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있는 중이다.  이종락 논설위원 jrlee@seoul.co.kr
  • 고고한 오스카, 마블도 품는다

    고고한 오스카, 마블도 품는다

    내년부터 ‘인기영화상’ 신설 시상식 시간도 최대 3시간 제한 일각 “한순간에 권위 추락” 비난예술성에 치중해 수상작을 선정해 온 미국 최대 영화상인 아카데미(오스카상)가 ‘아이언맨’, ‘스파이더맨’, ‘블랙팬서’ 등 마블 히어로물에 처음으로 빗장을 연다. 1929년 1회 시상식을 열며 오스카의 명성을 이끌어 온지 90년 만이다. 미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 이사회는 8일(현지시간) 이르면 내년부터 이른바 ‘인기 영화’를 위한 수상 부문을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존 베일리 회장은 전날 회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변화하는 세계에서 오스카상을 유지하려면 개선이 필요하다는 말을 많은 분들로부터 들어 왔다. 이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더 접근성 높은 시상식을 만들고자 한다”고 적었다. 지난 3월 방영된 아카데미상 시상식이 90년 역사상 최저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궁지에 몰린 것이 발단이 됐다. 미 영화계에서는 마블 등 블록버스터의 대중적 인기를 더이상 무시할 수 없는 상황에서 비롯된 고육지책으로 본다. 오스카상 공식 트위터에는 이날 ‘인기 영화’ 수상 부문을 새로 만들고 시상식 생방송 시간을 기존보다 1시간 이상 줄인 3시간 이내로 한다는 내용이 고지됐다. 주최 측은 24개 상 중 일부 시상을 광고 시간에 진행한다는 복안이다. 그동안 깐깐하고 완고한 오스카에 무시당해 온 마블을 포함해 블록버스터(액션 대작) 영화들이 본격적으로 오스카상 후보작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올 2월 국내 개봉한 ‘블랙팬서’와 같은 마블스튜디오의 슈퍼히어로물은 박스오피스(영화 흥행 수입)에서 큰 성공을 거뒀지만 아카데미에 발을 들이지 못했다. 블랙팬서는 개봉 후 단 3일 만에 북미 박스오피스에서만 2억 200만 달러(약 2261억원)를 돌파했다. 반면 올해 아카데미 작품상을 비롯해 다수 부문에서 상을 휩쓴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은 14주간 상영했지만 6000만 달러 흥행에 그쳤다. 대중적인 인기와 함께 아카데미상 수상의 영광을 누린 영화는 ‘타이타닉’, ‘반지의 제왕’, ‘포레스트 검프’ 등 손에 꼽을 정도다. 최고 권위를 자랑해 온 아카데미가 대중 영화에 문을 연 건 1998년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이후 줄곧 하락세를 보이는 시상식 시청률이 결정적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난 3월 ABC방송이 방영한 제90회 시상식은 2650만명이 시청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보다 약 20% 줄어든 수치다. 4300만명이 넘었던 4년 전 86회 시상식과 비교하면 반으로 쪼그라 들었다. 아카데미가 벌어들이는 연간 수익 1억 4800만 달러의 83%를 차지하는 시상식의 시청률에 타격을 입으면서 마블 등 블록버스터에 문호를 열게 된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급락한 시청률이 아카데미를 깨웠다”면서도 “전 세계적으로 흥행한 블랙팬서와 같은 영화에 최고 영화상에 못 미치는 ‘2류상’을 준다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영화비평가인 마놀라 다기스는 “(아카데미상의 이런 결정은) 어리석고 모욕적이며 절망적이기까지 하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도 “오스카상의 권위가 한순간에 땅으로 추락했다”는 반발이 커지고 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트럼프, 로버트 드 니로 향해 “IQ 매우 낮은 인간” 비난

    트럼프, 로버트 드 니로 향해 “IQ 매우 낮은 인간” 비난

    지난 12일 싱가포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 “대단히 IQ 낮은 인간”이라는 표현이 담긴 트윗을 날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비난한 인물은 다름아닌 영화배우 로버트 드 니로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한국시간) 오전 6시쯤 올린 트윗에서 “로버트 드 니로, 영화에서 진짜 권투선수들에게 머리를 너무 많이 맞아 아이큐가 너무 낮아진 인간”이라고 비난을 퍼부었다. 로버트 드 니로는 1980년 영화 ‘분노의 주먹’(Raging Bull)에 출연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는 지난 10일(현지시간) 로버트 드 니로가 뉴욕에서 열린 제72회 토니상 시상식에서 브루스 스프링스틴의 무대를 소개한 뒤 “할 말이 하나 있다. X 먹어라, 트럼프!(Fxxx, Trump!)”라고 말한 데 대한 반격이었다. 로버트 드 니로의 욕설에 객석에서 박수와 환호가 터져 나왔고, 로버트 드 니로는 “더 이상 ‘트럼프, 내려 와’가 아니라 ‘트럼프 꺼져라’다”라고 비난을 이어갔다. 연극계의 아카데미상으로 일컬어지는 토니상 시상식은 당시 생방송 중이었는데, 로버트 드 니로의 발언 중 욕설은 묵음 처리됐다.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에서 “어젯밤에 그(가 비난하는 것)를 봤는데 너무 두들겨 맞아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는 것 같다”면서 “내 생각에 그는 최고 수준의 고융률과 함께 많은 기업들이 미국으로 쏟아지듯 돌아오면서 경제 상황이 최상이라는 것을 모르고 있다. 깨어나라, 멍청이!”라고 덧붙였다. 로버트 드 니로는 2016년 대선 때부터 트럼프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해 온 유명인사다. 당시 선거운동 기간 중 트럼프 대통령을 “바보, 깡패, 개, 돼지, 빌어먹을 예술가”라면서 “자기가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르는 바보이고, 세금도 안 내는 머저리”라고 맹비난한 바 있다. 당선 후에는 인기 코미디 프로그램인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러시아 간 공모 의혹을 수사 중인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 역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섬세함이 달랐다”… 무용계 아카데미에 빛났다

    “섬세함이 달랐다”… 무용계 아카데미에 빛났다

    강수진·김주원·김기민 이어 4번째 세계 정상 ‘파리오페라발레’ 출신 준단원서 5년 만에 수석 승진 파리오페라발레(BOP) 제1무용수로 활약 중인 박세은(29)이 무용계 ‘아카데미상’으로 통하는 ‘브누아 드 라 당스’ 최고 여성무용수상을 받는 쾌거를 거뒀다.브누아 드 라 당스 조직위원회는 5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볼쇼이극장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박세은을 최고 여성무용수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박세은은 게오르게 발란친의 안무작 ‘보석’ 3부작 중 ‘다이아몬드’ 주역 연기로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인 박세은은 파리오페라발레의 준단원으로 2011년 입단해 5년 뒤인 2016년 제1무용수인 ‘프르미에르 당쇠즈’(수석무용수)로 승급했다. 아시아 무용수가 파리오페라발레의 수석무용수가 된 것은 그가 처음이었다. 2013년 ‘코리페’(파리오페라발레의 무용수를 나누는 다섯 등급 중 네 번째)로 승급한 데 이어 2014년 ‘쉬제’(세 번째 등급), 2016년 ‘프르미에르 당쇠즈’로 초고속 승급했다. 1669년 설립된 세계 최고(最古) 발레단인 파리오페라발레는 영국 로열발레단, 미국 아메리칸발레시어터와 더불어 세계 정상급의 발레단으로 꼽힌다.박세은은 2010년 불가리아 바르나 콩쿠르 금상을 비롯해 2006년 미국 잭슨 콩쿠르(IBC)에서 금상 없는 은상, 2007년 로잔 콩쿠르 1위 입상 등 세계 주요 발레 콩쿠르를 휩쓴 무용계의 젊은 스타로 꼽힌다. 박세은은 수상을 한 이유에 대해 “(심사 위원들이) 춤의 섬세함을 많이 얘기해 준다”면서 “그냥 돌고 뛰고 아름다운 라인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음악을 표현하는 섬세함이 남들보다 조금 다르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춤의 영예’라는 의미의 브누아 드 라 당스는 1991년 국제무용협회 러시아본부가 발레 개혁자 장 조르주 노베르(1727~1810)를 기리기 위해 제정해 이듬해부터 수여한 세계적 권위의 상이다. 한 해 동안 세계 각국의 정상급 단체들이 공연한 작품을 대상으로 매년 모스크바에서 열리고 있다. 한국인으로는 발레리나 강수진이 1999년, 김주원이 2006년에 최고 여성무용수상을, 발레리노 김기민이 2016년에 최고 남성무용수상을 받은 바 있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6일 박세은에게 축전을 보냈다. 한편 남성무용수상 부문에서는 러시아 볼쇼이극장 소속 블라디슬라프 란트라토프와 영국국립발레단 소속 이삭 에르난데스 등 2명이 수상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종교·인종·편견 넘어…영화, 여성을 말하다

    종교·인종·편견 넘어…영화, 여성을 말하다

    아랍·여성 영화제 등 특별 섹션 여혐·미투 등 다룬 작품 선보여 ‘허스토리’ ‘마녀’ ‘여중생A’ 등 여성의 서사 내세운 작품들 개봉 최근 세계를 휩쓴 ‘미투 운동’이 사회와 개인의 인식을 바꿔 가는 가운데 영화제, 스크린에서도 여성들의 목소리를 담은 기획과 작품들이 잇따르고 있다.올해 7회째를 맞은 아랍영화제(6월 1~6일)는 동시대 아랍 여성들의 목소리를 국내 관객들에게 전한다. 올해 마련한 특별섹션 ‘포커스 2018: 일어서다. 말하다, 외치다’를 통해서다. 특별 섹션에서는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은폐됐던 성폭력 문제와 일상이 된 여성혐오를 다룬 영화들을 앞세운다. 칸국제영화제에 두 차례 초청됐던 튀니지 여성 감독 카우테르 벤 하니아 감독이 내한해 자신의 영화 ‘튀니지의 샬라’(2014), ‘뷰티 앤 더 독스’(2017)를 선보이며 아랍 여성들의 변화와 변화를 위한 움직임을 들려준다. ‘뷰티 앤 더 독스’는 2012년 성폭력 피해 여성이 경찰에게 2차 가해를 당한 사건을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폭력적인 관료제와 여성을 억압하는 사회 구조를 예리하게 발가벗긴다. ‘튀니지의 샬라’는 여성들의 옷차림이 불경하다는 이유로 여성의 엉덩이를 면도날로 긋고 달아나는 여성 혐오 범죄자 ‘샬라’의 정체를 감독이 직접 좇는 모큐멘터리다. 박은진 아랍영화제 프로그래머는 “국내에서도 강남역 살인사건 이후 여성혐오에 대한 공포, 남성 중심 사회의 폐해 등이 되풀이되는 만큼 아랍 여성의 목소리를 담은 영화에서 국내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을 것”이라며 “한국뿐 아니라 우리와 멀다고 생각했던, 공고하게 여성에 대한 편견이 있는 사회라 생각했던 아랍까지, 전 세계에서 변화의 바람이 있다는 걸 영화를 통해 목도하며 우리의 현실을 포개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간 한국영화계에 역량 있는 여성 영화인들을 발굴하고 소외됐던 여성 영화들에 스포트라이트를 비춰 온 국제여성영화제도 올해 20돌을 맞았다. 오는 7일까지 서울 신촌 메가박스에서 열리는 여성영화제의 섹션 ‘쟁점들’에선 미투 운동, 디지털 성폭력, 낙태 등 최근 뜨거운 현안 3가지를 키워드로 정해 이를 성찰할 수 있는 작품들을 내놨다.1944년 소작농이자 한 아이의 엄마인 레시 테일러가 미국 앨라배마주에서 여섯 명의 흑인에게 강간을 당한 뒤 침묵을 요구하는 이들을 고발한 사건을 다룬 ‘레시 테일러의 #미투’, 미투 운동에 대한 즉각적인 응답의 의미로 감상할 수 있는 국내 여성 감독들의 단편 세 편(관찰과 기억, 혀, 모래놀이) 등이 소개된다. 이달 들어 스크린에서도 여성 주인공을 내세운 ‘여성들의 서사’가 유독 강세다. 강유정 영화평론가는 “전 세계적으로 벌어진 미투 운동과 맞물려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뿐 아니라 칸영화제에서도 여성 서사들의 힘을 실어주는 경향이 뚜렷했다”며 “이렇듯 여성 주인공들을 내세우거나 여성 감독들이 연출한 작품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면서 여성 영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던 과거 전향적인 시도들이 결실을 맺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최초로 배상 판결을 받아낸 관부재판(1992~1998년)을 다룬 ‘허스토리’, 여주인공을 내세운 영화로는 드물게 미스터리 액션을 펼치는 ‘마녀’, 여중생의 성장을 다룬 ‘여중생A’ 등이 관객들을 찾아간다. 지난해 호평을 얻은 ‘아이 캔 스피크’가 위안부 문제를 중반 이후부터 꺼내고 남성 조력자(이제훈)의 도움을 받았다면, ‘허스토리’는 일본 정부와 오롯이 맞선 위안부 할머니들의 목소리와 분투를 전면에 내세웠다.외화에서도 이런 경향은 두드러진다. 백설공주의 모델이 될 만큼 아름다운 외모로 이름을 떨쳤지만 ‘주파수 도약 기술’을 발명해 오늘날 와이파이, 블루투스, 첨단군사기술을 있게 한 헤디 라마의 생을 다룬 ‘밤쉘’이 7일 개봉한다. 자택에 따로 작업실을 둘 만큼 발명에 몰두하며 여성을 외모로만 판단하려는 세상의 편견을 돌파하려 했던 그의 삶 자체가 드라마틱해 다큐멘터리가 극영화처럼 느껴진다. 샌드라 불럭, 케이트 블란쳇, 앤 해서웨이 등 할리우드를 이끄는 여배우 8명을 포진시킨 케이퍼 무비 ‘오션스8’, 여성의 자존감 문제를 유쾌하게 그려낸 코미디 ‘아이 필 프리티’ 등도 여심 공략에 나선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임수정 “상업영화서 볼수 없는 캐릭터에 카타르시스”

    임수정 “상업영화서 볼수 없는 캐릭터에 카타르시스”

    순제작비 7억원 저예산영화 데뷔 18년 만에 첫 모성 연기 덜컥 떠안게 된 남편의 아들 “여성의 현실에 고민 깊어져”“제게 맞는 배역을 맡으면 역할을 통해 저 역시 인간적으로 성숙하고 성장해 가는 걸 느껴요. 이번 역할이 그랬죠. 여성으로서 직면해야 하는 현실들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으니까요.” 임수정(38)이라는 배우와 ‘엄마’라는 단어는 영원히 맞닿을 것 같지 않다. ‘내 아내의 모든 것’(2012)에서 포악한 ‘현실 아내’로 열연했던 그이지만 데뷔 18년째에도 맑은 이미지가 바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가 처음 제안받은 엄마 역할을 기꺼이 품었다. 오는 19일 개봉하는 이동은 감독의 영화 ‘당신의 부탁’에서다. 동네 공부방을 운영하는 서른둘의 효진(임수정)은 남편의 죽음 이후 어제와 오늘이 다르지 않은 일상을 이어 간다. 우울감을 애써 지우고 무표정하게 하루하루를 견뎌내는 게 그의 유일한 의무인 듯하다. 어느 날 그는 죽은 남편이 전 부인과의 사이에서 낳은 열여섯살 아들 종욱(윤찬영)을 떠밀리듯 맡게 된다. 스스로도 확신하지 못한 채 덜컥 낯선 소년을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효진을 통해 임수정은 연기의 우물을 더 깊고 넓게 파 들어간다. 이번 작품으로 그는 ‘성장’을 체감했다. “사실 저는 여전히 제가 어떻게 배우를 하는지 모를 때가 있어요. 사람 많은 자리에 서면 아무 말도 못하고 심장이 덜컹 내려앉는 아이였거든요. 그 정도로 내성적이라 모두가 저를 지켜보는 촬영 현장에선 여전히 힘들기도 해요. 표현이 안 따라줄 땐 한껏 긴장하고요. 이번 영화에선 힘을 확 빼고 연기했는데 그 안에서 나오는 유연함이 있더라고요. 그걸 경험해 보니 앞으로 만나는 작품에선 다른 연기를 보여줄 수 있겠다 싶었어요.”명필름이 제작한 ‘당신의 부탁’은 순제작비 7억원의 저예산영화다. ‘미안하다, 사랑한다’(2004)로 대중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지만 영화로 이력을 직조해 온 그는 지난해 ‘더 테이블’에 이어 저예산영화 행보를 이어 가고 있다. “‘효진’ 같은 캐릭터가 상업영화에서는 만들어지기 어려워요. 우리도 이런 역할을 하고 싶고 만들고 싶고 보고 싶은데 현실적으로는 투자도 제작도 힘들죠. 몇 년 전부터 크고 작은 영화제에 심사위원으로 참여하면서 독립영화, 단편영화, 저예산영화들을 많이 보다 보니 ‘한국 영화가 이렇게 다양할 수도 있구나’, ‘새로 등장하는 신인들의 역량이 훌륭하구나’ 놀랐어요. 한국 영화의 다양성이 곧 한국 영화의 힘이잖아요. 하지만 소비층이 있어야 이런 영화가 제작되지 않겠어요. 저처럼 상업영화에서 활동하는 배우, 감독, 제작사들이 협업을 한다면 한국 영화 전체의 균형이 맞지 않을까 싶었죠.” 그러면서 그는 지난해 개봉한 배우 문소리의 연출 데뷔작 ‘여배우는 오늘도’ 이야기를 꺼냈다. 일감이 끊긴 18년차 배우 문소리가 생활인으로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지질하면서도 유쾌하게 그린 작품이다. “‘여배우는 오늘도’만 해도 같은 여배우로 너무 공감하면서 웃었거든요. 저예산영화로도 그렇게 유쾌하고 발랄한 영화를 만들 수 있잖아요. 저도 그렇게 상업영화에서 쉽게 만나볼 수 없는 캐릭터로 카타르시스를 느껴요. 그런 영화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질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데 참여하고 싶고요.” ‘당신의 부탁’은 국내 영화계에서 부진한 여성 캐릭터에 풍성한 무늬를 더해 주는 영화이기도 하다. 작품마다 주연을 꿰차 온 그 역시 그런 현실을 체감하고 있다. “여배우들이 맡을 캐릭터가 너무 제한적이고 다양하지 못하죠. 남성 중심 사회다 보니 영화도 남성 중심의 캐릭터들이 많고 대중들도 그걸 더 즐기게 돼서 균형 맞추기가 필요하다고 봐요. 할리우드에서도 미투 운동과 함께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프랜시스 맥도먼드가 ‘모든 여성 영화인들이여, 다 일어나세요’ 하면서 여성 영화인들을 모두 일으켜 세웠잖아요. 그렇게 목소리를 낸다면 나아질 거라고 기대해요.”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주말 영화]

    ■골드(EBS1 일요일 낮 12시 10분) 데이비드 웰시라는 실존 인물의 실화를 바탕으로 각색한 영화로 ‘브렉스 스캔들’이라는 실제 사건을 다뤘다. 브렉스 스캔들은 데이비드 웰시의 회사인 브렉스가 연루된 금광 사기 사건. 이로 인해 미국과 캐나다의 투자사들이 수십조원의 손실을 봤다. 인도네시아 수하르토 대통령도 이 스캔들로 실각하고 인도네시아는 외환위기를 겪기도 했다.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실화를 각색해 ‘금’으로 상징되는 인간의 탐욕을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주인공 케니 웰스 역을 맡은 배우 매튜 매커너히는 캐릭터에 몰입하려고 실제 체중을 20㎏이나 불리고 삭발까지 감행했다. 그는 금광을 발견할 수 있다는 믿음 하나로 정글에서 고생하는 케니의 열정적인 모습과 금광 발견 이후 벼락부자가 된 모습까지 완벽하게 소화하며 관객들을 한껏 극에 몰입시킨다. 2016년 작. ■언터처블(OBS 일요일 밤 10시 10분) 선하고 정의로운 경찰이 동료들의 희생과 노력으로 거물 악당을 잡고 승리를 이룬다는 전형적인 서사의 영화다. 하지만 다른 갱스터 영화에 비해 어둡지 않고 긴장을 고조시키는 모범적인 수사물이기도 하다. 특히 영화에 나오는 영화 음악의 거장 엔니오 모리코네의 음악은 영화의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다. 로버트 드 니로는 알 카포네를 제대로 연기하려 앞머리를 밀고 살을 찌우기도 했다. 제60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조연상(숀 코네리)을 수상했다. 1987년 작.
  • [서울광장] 미투 운동에 여성 정치인이 안 보인다/최광숙 논설위원

    [서울광장] 미투 운동에 여성 정치인이 안 보인다/최광숙 논설위원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과 남우조연상을 거머쥔 영화 ‘쓰리 빌보드’는 강간살해 사건으로 딸을 잃은 엄마가 세상과 홀로 맞서는 사투를 그렸다. 사건 발생 이후 1년이 다 되도록 범인을 잡지 못한 채 딸의 사건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사그라지자 엄마는 마을 외곽의 대형 광고판 세 개를 임대해 “내 딸이 강간당해 죽었다. 아직도 범인을 못 잡았다. 어떻게 그럴 수 있지, 윌리버(경찰서장)?”라는 문구를 써 놓는다. 무능력한 공권력과 부조리한 현실에 기가 막혀 발버둥을 치는 엄마에게 마을 주민들은 “너만 참으면 되는데 왜 그렇게 분란을 일으키느냐”고 힐난하며 방관한다. 이 영화는 우리 사회를 통째로 뒤흔들고 있는 성폭력 고발 미투(Me Tooㆍ나도 피해자다) 운동의 한 측면을 고스란히 보여 준다. 오랫동안 상처받고 혼자 끙끙 앓고 있던 엄마는 범인을 잡기는커녕 동네 아이들이나 괴롭히는 무기력한 경찰을 정조준하지만 사람들의 관심 밖이다. 영화의 초점은 범인이 누구냐가 아니다. 범인을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엄마를 외면하는 주민들을 고발한다. 주인공인 엄마는 광고판을 내리라고 회유하는 신부님을 향해 “갱단 멤버인 친구가 총을 쏘고 칼을 휘둘렀을 때 비록 당신은 길모퉁이에 서 있기만 했어도, 그들과 같이 어울려 다닌 것만으로도 죄가 될 수 있다”는 갱단 관련법을 외치며 경찰 편에 선 신부님을 질타한다. 실제로 미국 양대 갱단이라 할 수 있는 ‘크립스’와 ‘블러드’ 간의 폭력이 난무할 때 캘리포니아주는 ‘거리 테러리즘 강화와 예방법’을 제정해 처음으로 거리 갱단 범죄를 중범죄로 다스렸다. 다만 이 법에서는 갱단 멤버가 아니면 갱단 연루 중범죄로 처벌받지 않았다. 하지만 갱단 범죄가 극성을 부리자 2001년 이후 관련 법을 개정해 갱단 멤버가 아니더라도 갱단 연루 중범죄로 기소할 수 있도록 했다. 미국은 이처럼 갱단의 폭력을 예방하고 관련자들의 처벌을 강화하기 위해 새롭게 법을 정비했다. 하지만 미투 운동이 한창 벌어지는 우리의 현실을 보면 우리가 갈 길은 멀기만 하다. 미투 외침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지만 적극적인 법 제정과 관련해서는 변죽만 올리고 있다. 자신이 성폭력을 저지르지 않았을지라도 주변의 성폭력 범죄를 알고도 이를 저지하지 않고 묵인하거나 방조했다면 이는 포괄적으로 ‘공범’, 나아가 ‘가해자’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이들에 대한 처벌까지야 어렵다 해도 아동학대처벌법에 ‘아동학대 신고 의무자’를 뒀듯이 누구든지 성범죄를 인지하게 되면 신고할 수 있는 풍토가 만들어져야 한다. 미투 운동을 계기로 우리 사회의 변화를 이끌기 위해서는 정치권의 역할이 막중하다. 법을 만드는 국회가, 특히 여성 의원들의 적극적인 행동이 필요한 시점이다. 하지만 여야를 막론하고 여성 의원들은 미투 운동에 앞장서기보다 용기 있는 여성들이 외치는 미투에 마지못해 편승하는 정치 행태를 보이고 있을 뿐이다. 현재 정당 4곳 중 3곳의 대표가 여성이라는 점이 부끄러울 지경이다. 선거 때마다 여성 권익 확대를 외쳤던 그들은 정작 자신들의 일터인 국회 내 성폭력 문제에도 꿀 먹은 벙어리처럼 입을 다물고 있다. 특히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대선 후보 시절 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설거지를 어떻게 하느냐. 남자가 하는 일이 있고 여자가 하는 일이 있다”며 여성 비하 발언을 하자 “대한민국의 딸들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해 관철시켰다. 또 1분 찬스 발언을 통해 소수자 인권을 대변하기도 했다. 여성들에게 자부심을 심어 주고 성소수자의 차별에 분개했던 심 의원마저 이번 미투 운동에는 이상할 정도로 조용한 행보를 보이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미투 운동이 일부 남성들의 성범죄를 까발리고 사회적으로 매장하는 일회성 행사로 끝나선 안 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이번 기회에 성 평등에 대한 국민적 의식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도록 이를 뒷받침하는 법과 제도가 만들어져야 한다. 이 땅의 딸들을 보호해야 할 여성 의원들이라면 영화 주인공처럼 분연히 일어서야 하는 것 아닌가. bori@seoul.co.kr
  • 앳된 섈러메이, 영화팬 사로잡다

    앳된 섈러메이, 영화팬 사로잡다

    풋풋하고 섬세한 감정연기 호평 예술영화로는 이례적 흥행 질주 굿즈·사운드트랙 앨범 판매 급증배우를 향한 팬덤이 비수기인 4월 극장가에 ‘아트버스터’(대중적으로 성공을 거둔 예술영화)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할리우드의 기대주, 티머시 섈러메이가 주연을 맡은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얘기다. 지난달 22일 개봉한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은 지난 2일까지 13만명의 관객을 모았다. ‘레디 플레이어 원’, ‘퍼시픽 림’ 등 대작들 사이에서 박스오피스 6위를 지키며 순항 중이다.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의 개봉 첫 주 누적 관객 수는 2016년 초 ‘캐롤러 신드롬’을 일으킨 ‘캐롤’의 첫 주 관객 수도 넘어섰다. 케이트 블란쳇과 루니 메라의 대담하면서도 섬세한 감정 연기가 돋보인 ‘캐롤’은 당시 32만명을 모으며 ‘아트버스터’에 오른 바 있다.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을 움직이는 건 주인공 섈러메이를 향한 ‘팬덤’이다. 올해 스물세살이지만 영화에서 열일곱 소년 엘리오로 분한 그는 여전히 앳된 얼굴로 청량함을 뿜어내며 첫사랑의 저릿하면서도 아름다운 순간들을 잉태해냈다. 영화의 홍보를 맡은 김지운 국외자들 대표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은 비수기인 3월 개봉, CGV 단독 개봉, 이탈리아 감독의 영화라는 점 등 흥행하기 힘든 요소들이 많았는데 아카데미 기획전을 통해 처음 소개됐을 때부터 여러 차례 매진되는 등 탄탄하게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며 “특히 첫사랑에 빠지며 성숙해가는 섈러메이의 풋풋하고 섬세한 연기에 감정이입된 관객들의 호평이 이어지며 입소문이 나고 있다”고 말했다. 열네살이던 2009년 TV드라마 ‘로앤드오더’에서 범죄 피해자로 데뷔한 섈러메이는 영화 ‘인터스텔라’(2014)에서 호기심 많은 10대 소년 톰 역을 맡아 대중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독립영화를 제외하고 처음 원톱으로 이끈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으로 지난해 뉴욕 비평가협회 남우주연상, 할리우드영화 시상식에서 ‘주목해야 할 배우상’ 등을 수상했다. 지난달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최연소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라 게리 올드먼, 대니얼 데이 루이스 등 대배우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할리우드의 러브콜을 한몸에 받는 ‘거대한 신예’로 떠오르며 출연작도 풍성하다. 5일 개봉하는 ‘레이디 버드’에서 여주인공의 남자친구로 나오는 데 이어, 이달 극장가에 내걸릴 ‘몬태나’에도 등장한다. 우디 앨런 감독의 신작 ‘어 레이니 데이 인 뉴욕’과 스티브 카렐의 아들이자 약물중독자로 출연하는 ‘뷰티플 보이’는 촬영을 마친 상태다. 최근에는 넷플릭스에서 제작하는 드라마 영화 ‘더 킹’의 주연으로 캐스팅됐다. 섈러메이에 빠진 팬심은 영화뿐 아니라 영화 홍보를 위해 만든 굿즈나 사운드트랙 앨범의 인기로도 이어지고 있다. 섈러메이가 등장하는 영화 장면으로 ‘포토 티켓’을 만들기 위해 여러 차례 재관람을 했다는 후기가 영화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라오는가 하면 유리컵, 메모지 등 영화 홍보용 굿즈의 초기 수량이 2시간 만에 매진되기도 했다.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은 속편도 제작될 예정이다. USA투데이 등 외신에 따르면 작품을 연출한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은 이번 영화의 5~6년 이후 이야기를 구상 중이며 주연인 섈러메이와 아미 해머를 그대로 등장시킬 예정이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Life&사회공헌] 삼성전자, 인재 키우고… 현안 해결하고… 기술로 전하는 희망 ‘쾌속 질주’

    [Life&사회공헌] 삼성전자, 인재 키우고… 현안 해결하고… 기술로 전하는 희망 ‘쾌속 질주’

    삼성전자는 사회공헌 조직으로 해외 9개 지역총괄 자원봉사단과 국내 8개 자원봉사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사회가 건강해야 기업도 발전할 수 있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밝고 희망적인 세상을 만들기 위해 국내·외에서 다양한 지원 활동을 하고 있다.삼성전자는 1995년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사회봉사단을 창단하고 기업이 가진 인적·물적 자원을 활용해 사회문제 해결에 나섰다. 2004년에는 ‘나눔경영’을 선포하고 사회공헌 활동의 전문·체계화를 추진했다. 2010년에는 범위와 대상을 전 세계로 넓히고 각 지법인의 활동을 장려했다. 2012년부터는 사회공헌 활동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 임직원의 전문성과 사업 역량이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의미 있게 사용될 수 있도록 임직원 봉사팀을 조직하고 과제를 선정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의 사회공헌은 재정적 기부와 노력 봉사에서 나아가 핵심 역량인 ‘인재’와 ‘기술’을 바탕으로 한다. 특히 임직원의 재능을 최대로 활용할 수 있는 ▲미래인재 육성과 ▲사회 현안 해결의 두 분야를 중점 추진 사업으로 정하고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미래인재 육성’ 위해 청소년에 교육 기부 삼성전자는 ‘미래인재 육성’을 위해 주니어 소프트웨어 아카데미, 주니어 소프트웨어 창작대회, 스마트 스쿨 등을 운영하고 있다. 먼저 주니어 소프트웨어 아카데미는 청소년 소프트웨어 교육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2013년부터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시작한 청소년 소프트웨어 교육이다. 초ㆍ중ㆍ고교생들이 소프트웨어 교육을 통해 창의 융합적 미래 인재가 될 수 있도록 이해하기 쉽고 재미있게 가르치는 게 특징. 2016년까지 학생 4만명, 교사 1400명이 주니어 소프트웨어 아카데미를 경험했다. 삼성전자는 프로그램 운영 5년째를 맞은 지난해부터 새로운 교육모델로 ‘융합’이란 키워드를 설정했다. 이를 위해 전국의 교사, 교수 등 교육 전문가들이 모인 미래교사단을 통해 학년, 수업시수, 수업형태 등 기존의 틀을 깬 다양한 교육혁신을 실험하고 있다. 또한 여러 과목의 지식을 융합한 소프트웨어로 문제를 해결하는 프로젝트형 수업 등 다양한 형태의 미래 교육 모델을 개발해 효과를 검증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 상반기부터 미래 교육 모델 개발·수업을 진행했으며 교사를 대상으로 미래 교육 컨퍼런스를 통해 교육모델 개발과 모델수업 운영 사례를 공유했다. 일반 학교에서도 미래 교육 모델을 활용할 수 있도록 온라인에 교육자료를 공개했다.삼성전자가 미래인재 육성을 위해 펼치는 두 번째 사업인 주니어 소프트웨어 창작대회는 미래 소프트웨어 인재를 발굴하고 양성하기 위해 청소년을 대상으로 여는 행사다. 교사 양성과 더불어 청소년들이 자신의 상상을 소프트웨어로 구현하고 겨루는 장이다. ‘미래를 위한 소프트웨어’를 주제로 3회째 열린 지난해 대회에는 총 2231개팀 5223명이 참여했으며 23개팀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당시 대상은 ‘가상 버스 정류장 생성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한 문창준·최소정 고등학생이 받았다. 이 애플리케이션은 버스 이용객이 기존 정류장 인근에서 스마트폰을 이용해 새로운 정류장을 설정하면 애플리케이션과 연동된 버스가 새로 생긴 정류장으로 가 승객을 탑승할 수 있도록 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삼성전자의 미래인재 육성을 위한 세 번째 사업인 스마트 스쿨은 교육 소외기관의 디지털 교육 기회 격차를 해소하고 IT에 능숙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2012년부터 시작했다. 단순 기부 중심에서 벗어나 삼성전자의 핵심 역량을 기반으로 정보기술의 혜택을 지역이나 소득과 상관없이 모두가 누릴 수 있도록 지원한다. 스마트 스쿨은 태블릿(갤럭시노트), 전자칠판, 삼성 스마트스쿨 솔루션, 무선네트워크 등으로 이뤄진 최첨단 교실 수업 운영을 위한 시스템을 갖췄다. 이 시스템을 바탕으로 풍부한 자료를 활용해 학생별 수준과 적성에 맞는 내용을 자기 주도적으로 흥미롭게 공부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연간 약 10억 원에 이르는 최첨단 기기를 무상으로 지원하고 교사의 스마트기기 활용 역량을 높이기 위한 30시간 연수를 운영한다. 특히 스마트 스쿨은 학생과 교사의 역량을 개발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함께 제공한다는 점에서 높은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스마트 스쿨은 초기 4년간 국내 도서산간지역 초·중교를 대상으로 했으나 2016년부터는 지역 구분 없이 학교, 병원학교, 지역아동센터, 보육원, 다문화센터, 특수학교 등 6~18세 대상의 교육시설을 갖춘 기관으로 지원 대상을 확대했다. 지금까지 국내에서만 50개 기관, 123개 학급을 지원했다.●‘사회 현안 해결’ 위해 전문성·사업역량 활용 삼성전자는 ‘사회 현안 해결’을 위한 사업으로 삼성 투모로우 솔루션, 나눔 볼런티어 멤버십 등을 운영하고 있다. 먼저 삼성 투모로우 솔루션은 우리 주변의 불편함과 사회 현안을 발견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참신한 아이디어를 제안·실천하는 공모전이다. 참가자가 아이디어를 실행하는 과정은 삼성전자 임직원과 전문가 멘토가 함께 지원하고, 우수한 솔루션은 실제 사회에 적용해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실행까지 돕는다. 지난해 4월 열린 2017년 공모전은 ‘지정주제’ 부문이 신설돼 ‘지구온난화’라는 주제가 주어졌다. 지정주제를 원하지 않는 참가자는 해결하고 싶은 문제를 자유롭게 제안하는 기존 ‘자유주제’ 부문을 택해서도 할 수 있게 했다. 5회째를 맞은 이 공모전에는 총 1865개팀 9325명이 지원했으며 시상식은 서울 우면동에 있는 삼성전자 ‘서울 R&D 캠퍼스’에서 열렸다. 시상은 아이디어 부문과 임팩트 부문으로 나눠 진행됐으며 대상 2팀을 포함해 총 12팀이 상을 받았다.2017 공모전에서 임팩트 부문 대상은 화재 현장에서 인명구조에 필수 장비인 소방관용 저가형 열화상 카메라를 개발한 ‘이그니스’팀이 받았다. 이그니스팀의 열화상 카메라는 기존 소방서에서 사용하던 것보다 값이 싸고 가벼운 동시에 조작이 쉽도록 설계됐다. 이날 아이디어 부문 대상은 IT 기술을 활용해 방목 가축 관리 시스템을 개발한 ‘코소로스’팀이 받았다. 어릴 때 몽골에서 자란 코소로스팀의 팀장은 현지인들이 드넓은 초원에서 방목하며 가축을 기르고 관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고 아이디어를 냈다고 한다. 삼성 투모로우 솔루션은 2013년 1094팀(3581명)을 시작으로 2014년 1502팀(4097명), 2015년 1235팀(5823명), 2016년 1486팀(7445명), 2017년 1865개팀(9325명)이 참여하는 등 매년 참가자 수가 증가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사회 현안 해결을 위해 펼치는 두 번째 사업인 나눔 볼런티어 멤버십은 나눔의 가치를 함께 공유하고 실천하는 대학생 봉사단이다. 2013년 1기를 시작으로 매년 전국에서 대학생 200여명을 선발해 1년 동안 삼성전자 임직원과 함께 한 달에 한 번씩 정기봉사를 직접 기획해 실행하며, 스스로 발견한 사회 현안을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해결하는 창의미션을 수행한다. 삼성전자는 대학생 봉사단이 사회문제 해결 프로젝트를 발굴·실행할 수 있도록 임직원 지도선배를 통해 지원하고, 진로·직업에 대한 멘토링을 한다. 우수 봉사단원은 해외 봉사에 참여하는 기회를 얻게끔 한다. 특히 대학생 봉사단이 직접 사회 현안을 발굴하고 해결방법을 고안·실행하는 창의봉사는 사회 문제 해결의 실질적인 해결책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받고 있다. 예를 들어 휠체어 사용자의 승강기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고안한 볼록거울 프로젝트는 전국 지하철 63개역, 121개 승강기에 실제로 부착됐고, 루게릭 환자의 의사 표현을 돕는 달력형 의사소통판은 현재 루게릭환자 가족 70가구 이상이 사용하고 있다. 이 달력형 의사소통판은 스마트 AAC로 발전돼 의사소통에 장애가 있는 사람들에게 보급되고 있다. 김태곤 객원기자 kim@seoul.co.kr
  •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이동진 평론가 “기가 막히게 감각적인 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이동진 평론가 “기가 막히게 감각적인 영화”

    오늘(22일) 개봉한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 티모시 샬라메, 아미 해머 주연의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이 오후 2시 30분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실시간 검색어 2위를 기록하며 뜨거운 관심을 입증했다. 여기에 ‘이동진의 라이브톡’을 관람한 관객들의 추천 입소문까지 더해져 예비 관객들의 관람욕구를 자극한다.‘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은 열 일곱 엘리오(Elio)의 처음이자 스물 넷 올리버(Oliver)의 전부가 된 그해, 여름보다 뜨거웠던 사랑을 담은 영화. 동시기 한국영화와 화제작들을 제치고 당당히 예매율 3위에 등극한 것은 물론 오늘 오후 2시 30분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실시간 검색어 2위를 기록하며 올 봄 최고 화제작임을 입증했다. 여기에 지난 21일 300석이 넘는 CGV압구정을 포함, 17개 CGV 극장에서 CGV아트하우스 ‘이동진의 라이브톡’이 동시 진행되어 뜨거운 반응을 불러 일으켰다. 이동진 평론가는 “내일 개봉인데 이례적으로 굉장한 열기가 있는 것 같다”라는 말로 예매 오픈 1분만에 매진되며 화제를 모았던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라이브톡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먼저 이동진 평론가는 영화의 원작 소설 ‘그해, 여름 손님’에 대해 “소설은 상대적으로 지문이 많다. 특히 엘리오의 입장에서 그가 마음속으로 얼마나 수많은 만리장성을 짓고 허무는가에 대해 지문을 통해 설명하는 굉장히 고백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런 면에서 소설이 영화보다 좀 더 자기도취적인 설명을 이어가고 있다”라고 소개했다. 이어 제90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색상을 수상한 사실을 언급하며 “각색이 빼어나다. 영화는 소설 속 지문이 갖고 있는 도취적인 느낌이 다 빠졌는데 이런 부분을 비롯 소설 속 내용을 영화적으로 잘 옮겨진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특히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각색을 한 제임스 아이보리 감독에 대한 설명을 이어가며 “각색을 보며 여러 가지면에서 놀랐는데 우선 제임스 아이보리가 88세임에도 불구하고 ‘첫사랑의 영화에 대해서 이렇게 감각적인 방식을 갖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고, 90세를 앞둔 노인이 ‘이 정도의 지적인 생산물을 내놓을 수 있구나’라는 사실이 놀라웠다”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또한 소설과 다른 영화의 엔딩 부분도 언급하며 “각색이 정말 기가 막히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이동진 평론가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속편 제작 소식을 알리며 “왜 이렇게 이 영화를 좋아할까 생각해보면 기가 막히게 감각적인 영화여서 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서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 자체가 영화를 굉장히 섹슈얼하게 만드는 것 같다. ‘아이 엠 러브’ ‘비거 스플래쉬’ 그리고 ‘콜 미 바이 유어 네임’까지 감독은 스스로 삼부작이라고 말하고 있는데 이 세 편의 영화들의 공통점은 바로 시각과 청각을 결합시켜서 굉장히 감각적이면서도 어떤 장르든 생을 찬양하는 영화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평했다. 여기에 “육체를 찬양하고 현재를 찬양하고 현세를 찬양하는, 감독은 삶에 대한 찬가가 되는 작품을 계속 만들고 있다”라며 개인적인 소견을 더했다. 뿐만 아니라 이동진 평론가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의 타이틀에 대한 아이디어도 호평하며 ‘사랑이라는 것’과 ‘사랑하는 사람을 나의 이름으로 호칭한다는 것’ 그리고 ‘동상의 의미’, ‘햇살과 러브씬들의 관계’ 등 영화의 분위기를 만든 극 중 다양한 키워드를 설명하며 흥미로운 시간을 이어갔다. 그는 “한 편의 영화를 만든다는 것은 수많은 생각과 아이디어들이 들어간다. 오늘 오신 분들 중에는 두 번 관람하신 관객분들도 적지 않을 텐데 제 이야기를 듣고 영화를 다시 보시면 영화가 또 다르게 보이지 않을까 생각해보며, 한번 보신 분들이라면 영화를 다시 보는 것을 권해드린다”라고 재관람을 추천하며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라이브톡을 마무리했다. 절찬 상영 중.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예술의 탈을 쓴 폭력”...가려졌던 여배우들의 ‘미투’

    “예술의 탈을 쓴 폭력”...가려졌던 여배우들의 ‘미투’

    ‘거장’,’명작’이라는 이름 아래 묵살된 여배우들의 고백이상아, 14살에 노출 강요받아...“돈 많으면 찍지 말고 가라”던 임권택 감독동의 없던 강간 장면 44년 만에 고백...“실제로 당한 것 같았다” 중견 여배우가 10대에 겪은 일이다. 유명 영화제에서 수상한 감독의 작품의 주인공을 맡았다. 마지막 촬영 날 감독이 다가와 “미리 말 안했는데 너 오늘 전라 노출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영화에서 ‘노출’, ‘성관계’ 또는 ‘강간’, ‘성폭력’을 다루는 장면이 불가피할 때, 고스란히 보여줄지 간접적으로 보여줄지를 정하는 건 감독의 몫이자 표현의 자유다. 그러나 직접 연기하는 배우와 노출 수위나 동선 등을 사전 협의하지 않고 촬영을 강요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미투’(나도 당했다) 운동이 전 사회적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영화계 종사 여성 3명 가운데 2명이 성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영화진흥위원회가 지난 12일 발표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여성(467명)의 61.5%가 성폭력 피해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직군별로는 작가(65.4%)에 이어 배우(61.0%)가 두 번째로 피해 경험이 많았다. 국내외 여배우들은 촬영 도중 입은 성적 피해를 용기 있게 고백하기도 했지만 번번이 ‘거장’, ‘명작’, ‘예술’이라는 이름 아래 용인되고 묻혔다. 배우 이상아는 과거 한 예능 프로에 출연해 임권택 감독의 1985년작 ‘길소뜸’ 출연 당시를 회고하며 “대본이 미완성이라며 주지 않다가 줬더니 괄호뿐이었고 알고 보니 노출 장면이 있어서 안하려고 했다. 그랬더니 감독님이 자신이 일찍 결혼했으면 나만한 딸이 있을 거라며 그런 걸 시키겠냐고 믿고 따라오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배우는 마지막 날 일절 상의 없었던 전라 노출 장면이 생겨 촬영을 거부했더니, 임 감독이 “너 돈 많니? 많으면 이때까지 찍은 필름 값 다 물어내고 가라”고 했다면서 14살 나이에 어쩔 수 없이 전라노출을 강요받았던 상황을 토로했다. 한국의 역사와 정서를 스크린에 가장 잘 담아낸다는 평을 받는 임권택 감독은 2002년 ‘취화선’으로 칸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하며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은바 있다. 외국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이탈리아·프랑스 영화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를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하면 ‘버터’가 연관검색어로 뜬다. ‘버터’를 사용한 강간 장면이 나오기 때문이다. 이 장면은 여배우 모르게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과 남자 주인공 말론 브란도의 상의 후 촬영됐다.그러나 주연 여배우 마리아 슈나이더는 “합의되지 않은 장면이었다. 당시 나는 19살이었고 에이전트와 변호사를 불렀어야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 그 장면에서 실제로 강간당하는 것 같았다”고 폭로했다. 영화는 아카데미 ‘감독상’과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으며 말론 브란도는 뉴욕·전미영화평론가협회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당시 이런 사실은 감춰졌다가 44년 만에 여배우의 고백으로 ‘인디와이어’, ‘피플’을 통해 보도됐고, 감독은 “여배우로서의 연기가 아닌 여자로서 실제로 수치심을 느끼는 장면을 담고 싶었다”고 논란에 대해 항변했다. 마리아 슈나이더는 “죽을 때까지 감독을 용서하지 않겠다”면서 이 영화 이후 노출하는 영화를 찍지 않고 약물중독·자살시도를 하며 살아가다 고인이 됐다. ●사전 동의가 있으면 된다?...감독마다 다른 촬영 방식으로 용인되나‘가장 따뜻한 색 블루’, 레아 세이두 “촬영은 심리적 고문에 가까워”레즈비언의 사랑을 다룬 프랑스 영화 ‘가장 따뜻한 색 블루’는 10여 분이 넘는 리얼한 섹스신을 위해 서너 대의 카메라로 열흘 정도 촬영됐다. 이 롱테이크신을 위해 감독은 미리 짜여진 것 없이 여배우들에게 자신의 섹슈얼리티를 발휘해보라고 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주연 레아 세이두는 2013년 ‘데일리비스트’와의 인터뷰에서 “감독의 요구사항은 상식을 넘어섰으며 섹스 신 촬영은 비참한 체험이었다. 심리적 고문에 가까웠고 끔찍했다”고 말했다. 이후 함께 연인을 연기한 아델 엑사르코풀로스가 “발언이 왜곡돼 기사화됐다”고 했지만 레아 세이두는 굳이 해명하지 않았으며 2년 뒤 다른 매체에서 자신의 발언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영화는 프랑스 칸 영화제 ‘황금 종려상’을 수상하면서 작품성을 인정받았으나 레아 세이두는 “프랑스는 출연 계약을 하면 미국과 달리 감독이 전권을 가지고 있어서 언제 끝날지도 알 수 없고 덫에 걸린 것과 마찬가지”라고 계약상의 허점을 꼬집었다. ◆배우가 연기할 장면에 대한 구체적인 합의 이뤄져야박찬욱 감독 “신체 노출·강도 높은 정사 장면은 반드시 배우와 공유”베드신 촬영 때 스태프 전원 철수...무인 카메라만 남아 배우들 배려 영국아카데미시상식(BAFTA·바프타)에서 한국 영화 최초로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영화 ‘아가씨’는 주인공 ‘숙희’역을 연기할 신인 여배우를 모집하면서 “노출 최고 수위·노출에 대한 협의는 불가능하다”고 썼다. 노출을 감내할 수 없다면 지원하지 말라는 뜻이었다. 영화계에서 노출에 대한 고지를 오디션 공고문에 포함하는 일은 드문 일이라고 한다.박찬욱 감독은 당시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영화에서 벌어지는 모든 것이 다 계획되고 공유돼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노출이나 강도 높은 정사 장면은 반드시 어떤 내용이고 왜 찍는 지 등이 배우와 공유돼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노동현장에서의 인권문제라고 생각되며 내 상식으론 이 절차가 없는 것은 예술이란 이름으로 합리화되긴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로 영화 ‘아가씨’의 베드신 촬영 당시 배우들에게 옷을 입고 리허설을 시켜 구도와 감정 연기를 살핀 뒤, 스태프를 철수하고 무인 카메라로 무선 촬영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극 중 히데코를 연기한 김민희는 “베드신 촬영 전에 감독님이 와인과 향초를 준비해주셨다. 배우로서 노출은 당연히 힘들지만 덕분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영화는 북미에서 흥행 수익 200만 달러를 돌파하고,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의 영화로는 이례적으로 국내 428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면서 평단과 관객 모두에게 인정받았다. ◆영화 밖에서도 ‘노출신’으로 고통 받는 여배우들고생해서 찍은 성폭력 고발 장면 성적으로 소비돼위안부 피해 사실을 고발하는 영화 ‘귀향’에서 당시 일본에 끌려간 상황을 연기한 배우 강하나는는 2016년 MBC ‘시사매거진 2580’에서 촬영 당시를 회고하며 “일본군에게 강간당하는 연기가 힘들고 실제로 무서웠다”고 고백했다. 개봉 당시 이 영화는 위안부가 겪은 참상을 성적으로 풀어낸 것 아니냐는 선정성 논란이 일었다.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을 고발한 영화 ‘한공주’의 여주인공 배우 천우희는 과거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집단 성폭행 당하는 신이 나의 첫 신이었다”면서 “마음을 단단히 먹고 촬영했다”고 밝혔다. 감독의 의도와 여배우들의 노력과는 상관없이 이런 장면들은 성적으로 소비되기도 한다. 영화 공유 사이트나 검색사이트에서는 ‘한공주’와 ‘귀향’의 성폭행 장면을 ‘엑기스’(진액의 잘못된 표현)라고 표현하는 게시물을 쉽게 검색할 수 있다. ‘귀향’의 조정래 감독은 “작품을 위한 최소한의 표현이었다. 실제 피해자 할머니가 보시고 자신이 당한것의 100분의 1도 표현되지 않았다고 하셨다”면서 “소녀의 ‘몸’이 아닌 ‘피해 사실’을 봐달라”고 밝힌 바 있다. ●VR로 한국 여성 노동자 살해사건 다룬 김진아 감독아동 성폭력을 고발하지만 성폭력 ‘장면’은 없다...영화 ‘스포트라이트’미군에게 살해당한 한국 여성 성 노동자 사건인 ‘윤금이 살해 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 ‘동두천’은 베니스 영화제 가상현실(VR) 베스트 스토리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국내 관객에게는 하정우가 출연한 영화 ‘두번째 사랑’으로 더 잘 알려진 김진아 감독은 지난해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피해자가 고통 받는 이야기를 다룰 때 이미지를 착취하거나 즐기는 대상으로 삼지 않고 이슈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한 바 있다. 김 감독은 “‘재현의 윤리’에 대해 생각했다”고 말하면서 “폭력을 재현해야 한다는 점에서 번번이 막혀 포기했으나 특정 사건이 벌어지거나 끔찍한 사체가 등장하지 않는 대신 VR을 통해 그 배경에 관객을 데려다 놓고 피해자가 느꼈을 고통을 체화하도록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가톨릭 보스턴 교구 사제들의 아동 성추행 사건을 고발한 영화 ‘스포트라이트’도 이와 같은 경우다. 보스턴 글로브 내 ‘스포트라이트’팀이 이 사건을 취재하는 과정을 담은 영화에는 ‘아동 성폭력’ 장면은 단 한 장면도 나오지 않는다. 기자들에게 피해자들이 당시 상황을 고통스럽게 떠올리면서 토로하는 것만으로도 성폭력 장면을 전달하는 장치가 될 수 있다는 취지였다. 이 작품은 2015년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유진모의 테마토크] ‘셰이프 오브 워터’, 아카데미의 따뜻한 시선

    [유진모의 테마토크] ‘셰이프 오브 워터’, 아카데미의 따뜻한 시선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은 지난달 22일 열린 제90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등 주요 부문을 포함해 4관왕을 차지했다. 작품마다 흥행과 철학 사이를 오가면서 상업성이냐, 예술성이냐의 혼돈을 줬던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정체성이 확고해지는 순간이었다. 할리우드는 극장 상영용 장편영화의 본진임에도 아카데미는 비교적 상업성과 거리를 유지한 채 작품성과 예술성, 그리고 메시지 등에 높은 점수를 줘 왔다. ‘셰이프 오브 워터’는 도대체 얼마나 예술적이고 심오하기에 이 50대의 작가에게 뒤늦게 감독상 등의 영광을 안긴 것일까.제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끈 미국이 세계 정치와 경제의 헤게모니를 잡고 소련(당시)과의 경쟁을 치열하게 전개하면서 무리하게 베트남 내전에 참전하던 1960년대 한 수상한 연구소의 언어장애 청소부 엘라이자와 아마존에서 잡혀 온 양서인간의 사랑이 기둥 줄거리다. 허름한 셋집에서 혼자 사는 가난뱅이인 엘라이자에게 관심을 가질 사람은 동료인 흑인 유부녀 젤다와 작품에 대한 평가를 제대로 못 받는 가난한 게이 화가 자일스뿐. 양서인간은 아마존 원주민들에겐 신적인 존재지만 미국 정부에겐 언제든지 죽여도 되는 ‘실험실의 청개구리’에 불과하다. 엘라이자는 항상 주눅 들어 있던 인내를 용기로 승화시켜 양서인간을 탈출시키는 행동에 나서고, 이 이종 개체와의 ‘사랑’을 주도한다. 원제인 ‘셰이프 오브 워터’는 반어법이다. 물은 고정된 모양이 있을 수 없다. 얼면 일정한 모양을 갖추지만 기화하면 아예 형체조차 찾아볼 수 없다. 사랑을 비롯한 인간들 사이의 관계나 감정이란 게 그렇다. 사랑이 어려운 건 도파민의 분비 기간이 짧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사랑의 조건과 ‘형체’가 저마다 각기 다른 이유가 가장 크다. 제국주의와 전체주의는 획일화를 강요하지만 쌍둥이도 다른 모양이 있는데 모든 사람을 일체화할 그 어떤 당위성은 존재할 수 없다. 엘라이자는 가난한 장애인, 젤다는 흑인, 자일스는 게이, 양서인간은 ‘외계인’이다. 아웃사이더나 주변인은 결국 편견이 만든다. 백호주의가 ‘사람’으로 취급하는 ‘순수 유럽 혈통’의 백인을 위해 다른 ‘종’들은 희생돼야 한다는 억지 논리에 대한 비판이다. 나치가 유대인을 집단 학살한 것과 다름없다는 조롱이다. 물에게 일정한 모양이 없다는 건 물 자체의 성질이 고체와 다르다는 의미와 연결된다. 고정관념에 대한 비아냥거림. 양서인간은 엘라이자의 집 욕조에서 수돗물에 잠겨 있을 땐 비늘이 벗겨지고 생명이 쇠락하지만 옥외로 나와 비를 맞자 거짓말처럼 되살아날 뿐만 아니라 자체 회복 능력을 발휘한다. 환경 보호, 자연적 치유, 물아일체다. 인공적으로 만든 수돗물 속에선 ‘자연’이 살 수 없다. 그러나 사람은 아마존 강물을 마시면 탈이 나지만 수돗물에는 안전하다는 아이러니! ‘물의 모양’은 외모가 아니라 본질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세상 모든 건 다르므로 그걸 인정하고 존중해야 한다는 것. 양서인간을 죽이려는 연구소의 군인 출신 보안책임자 리처드는 집에선 매우 가정적이다. 부인과 자식에겐 그렇게 다정다감한 그가 가진 ‘내 건 소중하고 남의 것도 내 것’이란 아전인수식 기준은 전체주의, 백호주의, 그리고 이기심에 대한 메타포다. 델 토로 감독의 걸작 ‘판의 미로: 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가 다룬 용기, 인내, 희생이란 주제가 이종 간의 ‘금지된 사랑’으로 승화된다. 멜로보다는 인권 영화에 가깝다.
  • [주말 영화]

    ■맨체스터 바이 더 씨(EBS1 토요일 밤 10시 55분) 보스턴에서 아파트 관리인으로 일하는 리(케이시 애플렉)는 음울한 삶을 살아간다. 어느 날 형의 부고를 듣고 고향인 맨체스터 바이 더 씨를 찾는다. 리는 형의 유일한 혈육인 조카 패트릭(루카스 헤지스)의 후견인으로 지정된다. 리는 패트릭을 데리고 보스턴으로 돌아가려 하지만 패트릭은 자신이 나고 자란 곳을 떠나고 싶지 않다. 리는 전 부인인 랜디(미셸 윌리엄스)로부터 전화를 받고 잊을 수 없는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며 괴로워한다. 자신의 의도치 않은 행동으로 사랑하는 아이를 잃고 아내와 결별하게 된 것. 이후 그는 고향과 소중한 존재들로부터 도망치듯 떨어져 나와 자신에게 벌을 주듯 살고 있다. 한순간의 잘못으로 누군가의 인생이 송두리째 달라지는 과정을 세심하게 보여 주는 영화는 상실 이후 남겨진 이들의 마음을 들춰 보게 한다. 각본가로도 유명한 케네스 로너건 감독의 2017년 작으로, 그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본상과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영웅본색(OBS 일요일 밤 10시 10분) 홍콩 누아르 장르의 시발점이 된 영화. 영화가 선보였을 당시 성냥개비를 입에 문 주윤발 흉내를 안 낸 남학생들이 드물 만큼 영화 속 낭만적인 갱스터 주윤발은 ‘80년대 아이콘’이기도 하다. 오우삼 감독이 연출하고 서극이 제작한 영화로 1997년 중국 반환을 앞둔 도시 홍콩의 불안과 혼돈을 누아르식 액션과 장철식의 전통 무협 영웅 서사로 표현했다.
  • 아카데미 수상작 개봉… 흥행 특수와 징크스 사이

    아카데미 수상작 개봉… 흥행 특수와 징크스 사이

    4관왕 ‘셰이프 오브 워터’ 입소문 상영관 늘어 36만명 관람 순항 ‘쓰리 빌보드’ 등 수혜 여부 관심‘아카데미 징크스’란 말이 있다. 세계 영화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아카데미 수상작들이 국내 극장가에선 흥행 부진을 겪는 사례가 잦아서 생긴 말이다. 지난 4일(현지시간) 제90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끝나면서 올해 극장가에도 ‘아카데미의 계절’이 찾아왔다. 화제의 수상작, 후보작들이 잇따라 개봉하는 3월 극장가가 ‘흥행 특수’를 누릴지, 징크스를 재연할지 관심이 쏠린다. 올해 아카데미에서 작품상, 감독상 등 주요 상을 한꺼번에 거머쥔 ‘셰이프 오브 워터’는 개봉 15일째인 8일 현재까지 36만명 이상의 관객을 모으며 순항 중이다. 2015년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인 ‘버드맨’이 20만 관객, 지난해 작품상 수상작인 ‘문라이트’가 17만 관객을 모은 것과 비교하면 ‘아카데미 효과’를 누린 셈이다. 이수진 올댓시네마 실장은 “‘셰이프 오브 워터’는 지난달 22일 개봉해 극장에서 상영된 지 3주차에 접어들었지만 입소문이 나며 2주차에 오히려 상영관이 늘었고, 시상식 다음날 관객이 전날보다 3000명 이상 늘며 꾸준히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고 했다.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셰이프 오브 워터’ 못지않게 관심을 끈 영화는 여우주연상, 남우조연상 수상으로 연기파 배우들이 빚은 드라마임을 입증한 ‘쓰리 빌보드’(14일 개봉)다. 영화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쓰리 빌보드’가 올해 아카데미 최고 수혜자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8일에는 미국의 피겨스케이트 선수 토냐 하딩의 실화를 스크린에 옮겨 여우조연상을 받은 ‘아이, 토냐’, 매혹적인 드레스의 향연을 펼치며 의상상을 받은 ‘팬텀 스레드’가 나란히 개봉했다. 찬연한 첫사랑의 순간을 그려 각색상을 수상한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은 22일 개봉 예정이다. 수상은 실패했지만 아카데미 90년 역사상 여성 감독으로 다섯 번째 감독상 후보에 오른 그레타 거위그의 ‘레이디 버드’는 다음달 5일 만나 볼 수 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스노보드 천재 소녀, 바비 인형 됐어요

    스노보드 천재 소녀, 바비 인형 됐어요

    평창동계올림픽을 지켜본 젊은 팬들 사이에 가장 폭발적인 인기를 차지한 재미 교포 스노보더 클로이 김(18)이 바비 인형으로 변신했다.바비 인형 제조사인 마텔은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16종의 새로운 바비 인형을 공개했는데 스노보드 차림에 모자를 살짝 눌러 쓴 클로이의 모습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경기 도중 ‘아이스크림을 먹고 싶다’고 말한 뒤 깔깔대는 자유분방함을 제대로 표현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클로이는 지난 5일 제90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화제가 됐다. ‘스리 빌보드’로 여우주연상을 받은 프랜시스 맥도먼드(61)가 영화 ‘파고’에 이어 21년 만에 수상하는 소감을 밝히며 “클로이 김이 올림픽 하프파이프에서 1080도 회전을 한 뒤의 기분이 이런 거겠구나”라고 언급한 것이었다. 바비 인형은 과거 금발에 파란 눈, 백인 중심에서 벗어나 근래에는 다양한 머리색과 피부, 얼굴 생김새, 직업 등을 추구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 클로이와 함께 스포츠 스타로는 영국 복서로 올림픽을 두 차례 제패한 니컬라 애덤스, 미국 여자체조 스타 개비 더글러스, 미국 펜싱 스타로 최초의 히잡 바비 인형으로 유명한 입티하지 무함마드가 포함됐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씨줄날줄] 영화 ‘더 포스트’/김균미 수석논설위원

    [씨줄날줄] 영화 ‘더 포스트’/김균미 수석논설위원

    매년 아카데미 시상식을 전후해 후보작들이 국내에서 개봉된다. 작품상과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던 ‘더 포스트’(The Post)는 비록 5일 열린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아무 상도 받지 못했지만 언론과 사회에 던지는 울림은 적지 않았다.영화 ‘더 포스트’는 1971년 뉴욕타임스가 베트남전쟁 관련 국방부의 비밀 보고서인 ‘펜타곤 페이퍼’(Pentagon Papers)를 특종 보도한 뒤 뒤늦게 취재에 뛰어든 워싱턴포스트가 보고서를 독자적으로 입수하는 과정과 보도를 막으려는 정부의 협박에 굴하지 않고 언론의 자유를 지켜 낸 과정을 다루고 있다. 영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주인공은 펜타곤 페이퍼로 1972년 퓰리처상을 받은 뉴욕타임스가 아니라 워싱턴포스트다. 법원은 신문 보도가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정부 주장을 받아들여 타임스에 후속 보도 중단을 명령한다. 대법원 판결 때까지 타임스가 보도를 중단한 사이 워싱턴포스트의 기자들은 보고서를 입수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보고서를 입수한 뒤 정부의 압박에 맞서 어떻게든 신문에 내려는 벤 브래들리(톰 행크스 분) 편집국장과 신문사 경영을 거론하며 만류하는 이사·주주들 사이에서 고민 끝에 결단을 내리는 캐서린 그레이엄(메릴 스트립 분) 사장 겸 발행인의 고뇌가 잘 나타난다. 보도를 강행할 경우 법원 모독죄 및 간첩죄로 발행인 등이 기소될 위기에 처한다. 남편의 사망으로 경영을 맡게 된 여성 최고경영자(CEO)를 탐탁지 않게 여기는 남성 이사들 틈에서 신문사 등 자신의 모든 것을 건 그레이엄의 힘들고 외로운 결정은 이후 워터게이트 특종 보도로 이어져 워싱턴포스트를 전국 유력지로 자리매김시키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그레이엄이 어렵게 지켜 온 워싱턴포스트는 2013년 아마존의 창립자 제프 베이조스에게 2억 5000만 달러(약 2690억원)에 매각됐다. 1933년부터 워싱턴포스트를 경영해 온 그레이엄 가문은 80년 만에 신문에서 손을 뗐다. 베이조스의 워싱턴포스트는 디지털 언론 환경에서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이후 자신에게 비판적인 언론에 ‘가짜뉴스’ 프레임을 씌워 공격하고 있다. 트럼프는 유세 과정에서 화려한 여성 편력과 여성 비하적 발언 등으로 80년대 이후 가장 ‘반(反)여성적’ 대통령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47년 전 국민을 속이는 정부는 용납할 수 없다며 미국 역사의 흐름을 바꿔 놓은 저널리즘 정신, 급변하는 디지털 언론 환경에서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는 미국만의 얘기가 아니다. kmkim@seoul.co.kr
  • [포토] 할시, 보이시함과 섹시의 공존

    [포토] 할시, 보이시함과 섹시의 공존

    가수 할시가 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베벌리 힐스에서 열린 제90회 아카데미 시상식 애프터 파티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EPA 연합뉴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포토] 제나 드완, 탄탄한 몸매…매끈한 각선미

    [포토] 제나 드완, 탄탄한 몸매…매끈한 각선미

    영화배우 제나 드완 테이텀이 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베벌리 힐스에서 열린 제90회 아카데미 시상식 애프터 파티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EPA 연합뉴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포토] 아카데미 시상식 파티 참석한 ‘마이클 잭슨 딸’ 패리스 잭슨

    [포토] 아카데미 시상식 파티 참석한 ‘마이클 잭슨 딸’ 패리스 잭슨

    마이클 잭슨의 딸이자 배우 겸 모델로 활동중인 패리스 잭슨이 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베벌리 힐스에서 열린 제90회 아카데미 시상식 애프터 파티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EPA 연합뉴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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