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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회갑음악회 마친 장일남교수(인터뷰)

    ◎“내 본령은 오페라… 「불타는 탑」 가장 아껴” 『제자들에게 등을 떠밀려 어쩔 수 없이 가진 연주회였어요.아무리 보아도 그저 못생긴 제 초상을 보인 것만 같아 부끄러울 뿐입니다』 작곡가 장일남씨(60·한양대교수)는 27일 저녁 세종문화회관에서 「외길 50년 회갑기념음악회」를 가진 뒤 『선거바람 때문에 주문이 밀려서인지 오래전에 인쇄소에 맡긴 팸플릿이 연주회 당일 아침까지 나오지 않아 애를 먹었지만 많은 분들이 도와주어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장교수는 자작교향시 2곡과 가곡 10곡,오페라 아리아 5곡을 자신이 창단한 서울아카데미심포니오케스트라를 지휘해 연주했다. 장교수는 가곡 「비목」과 「기다리는 마음」이 워낙 유명한 때문인지 가곡작곡가로 널리 알려져 있으나 그는 사실 모두 12곡의 가곡밖에는 작곡하지 않았다. 『가곡은 제 작곡인생에서 하나의 삽화에 지나지 않아요.마치 그것이 제 예술의 전부인 양 취급받아 행동에 제약을 받는 느낌이지요.그래서인지 가곡은 많이 만들지 못했어요』 장교수가 가장 아끼는 가곡은 예상과는 달리 박목월의 시에 곡을 붙인 「나그네」라고 한다. 『저의 본령은 오페라입니다.「춘향전」과 「왕자호동」「원효대사」「견우직녀」「심청전」「수양대군」등을 작곡했지만 가장 애착이 가는 것은 88올림픽때 공연됐던 「불타는 탑」이지요』 장교수는 황해도 해주 출신으로 해주음악학교와 평양음악학교에서 월북작곡가 김순남에게 작곡을 배운 뒤 「공산당이 싫어서」월남했다고 한다. 『올해는 오페라단을 창단해 가을에 첫 공연을 가질 겁니다.장소가 마련되면 음악연구소도 만들어 「아카데미 뮤직센터」로 발전시켜 나갈 겁니다』 개인적으로는 앞으로 3편쯤의 그랜드오페라를 더 쓸 계획이다.현재 구상하고 있는 것은 「삼국유사」에 나오는 불교이야기로 제목은 「박박달달」이라고 했다.
  • 한·독립국연합 과기교류 본격화

    ◎박원희 KIST원장등 3명,세부협력논의차 출국/올 한해 구소과학자 27명 방한 초청/자동차·중장비 컨소시엄협의 활발 그간 문서상의 교류에 머물러있던 한국과 독립국연합(CIS·구소련)간의 과학기술교류가 사람과 정보가 오고가는 실질 교류협력시대로 들어서고 있다. 현재 교류가 본격화 되고 있는 분야는 ▲과학자교류 ▲공동연구 ▲과학기술정보서비스사업 등.과학자교류는 구소련 즉 독립국연합(CIS)과학자들의 국내유치가 주를 이루고 있으며 올 한햇동안 모두 27명의 구소련 과학기술자의 초빙이 결정됐다.이중 1월중으로 입국할 교포과학자 게오르규 박씨(삼성종합기술원에서 연구활동을 벌일 예정)등을 비롯,3월말까지 기계금속분야를 중심으로한 10여명의 과학자들이 한국땅을 밟을 예정이다. 올해 내한하는 과학자들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등 정부출연연구소등에서 장기(1년)또는 단기(3개월·6개월 등)로 근무하게 되는데 월1천5백달러와 왕복여비 및 숙식을 우리측에서 제공하게 된다.권오관한국과학기술연구원 한·소과학기술협력센터소장은『금년에 입국하는 독립국가연합과학자들은 대개 초청형식으로 단기체류하게 된다』며 『오는 93년부터는 초청형식이 아닌 고용형식으로 이들과의 과학기술분야의 협력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과학자교류에 못지 않게 빠른 속도로 실질협력이 가시화되고 있는 영역은 협동연구분야.특히 자동차 및 중장비 컨소시엄사업은 컴퓨터를 이용한 절삭가공,자동차소음 및 진동,유압중장비기술,극저온극한지자동차엔진기술,소재경량화기술 6개사업분야를 놓고 세부과제조정에 들어섰다. 이 사업의 구체적인 추진을 위해 국내서는 현대·대우·기아·아시아자동차 및 대우기전·기아기공·한라중공업·삼성중공업등 9개사가 컨소시엄을 통해 나미(NAMI)사등 50여개사로 구성된 독립국가연합의 자동차 및 기계관련 컨소시엄들과 접촉을 벌이고 있다.우리측에선 독립국가연합의 연구소들이 갖고 있는 첨단기초연구들의 기술이전효과를,상대방은 자신들이 갖고 있는 각종 기술의 상업화를 통한 기술사용료 등 경제적 효과를 각각 기대하고 있다. 이외에도 양국간의 실질적인 과학기술교류를 실감나게 하는것은 벨로루시공화국의 민스크에 오는 2월1일 문을 여는 기술정보교류센터(INFOCO).한소과학기술협력센터와 벨로루시공화국 과학아카데미가 공동설립한 이 센터는 한국측에서 요구하는 각종 과학기술분야의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양국간의 과학기술교류가 구체화됨에 따라 그간 독립국가연합과의 과학기술교류협력의 국내창구역할을 맡아온 한·소과학기술교류센터의 권오관박사와 박원희KIST원장·김영식KIST홍보협력실장등은 지난 25일 러시아및 벨로루시·우크라이나공화국등 3개공화국 과학아카데미와 과학교육기술부등과의 세부협력논의를 위해 출국했다.
  • 미배우 호세 페레르

    【마이애미APAFP연합】영화 「무랑루즈」에서 명연기를 보여줬고 「시라노 드 베르주락」에서 주연을 맡아 지난 50년 아카데미상을 받은 연극 및 영화배우 호세 페레르가 26일 마이애미의 한 병원에서 숨졌다.향년 80세.
  • 외언내언

    민족분쟁지역들의 피란민과 체르노빌방사능 오염지대로부터의 이주희망자,동구로부터 철수한 군인과 경제개혁에 따른 실업자등을 모두 흡수해 극동으로 이주시키는것이 어떻겠는가.미국이 서부를 개척했듯이 러시아도 극동을 새로운 프론티어로 개척하자는 발상이다.구소련과학아카데미 연구원들의 제의였다.◆비참한 강제이주의 스탈린시대완 달리 자발적이고 꿈에 부푼 이주일 수 있다는 것.하바로브스크·블라디보스토크·아무르지방등을 거점으로 처음 5년간 4백만을,그리고 최종적으로 1천만을 이주시킨다는 것이다.한일등의 기술·자본·경험의 적극지원만 있으면 러시아전체 GNP의 20%를 생산할 수 있는 「극동판 러시아」의 탄생이 가능할 것이라는 주장.◆허황되게 들릴지도 모르나 21세기를 바라보면 그렇게만 생각할 수도 없을 것 같다.러시아의 극동은 이미 그런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조짐이다.극동의 수도라할 수 있는 블라디보스토크가 새해 1일부터 40년만의 개방을 했다.모스크바보다 한일등 아시아 중시를 강조하는가하면 극동의 샌프란시스코를꿈꾼다며 의욕 만만이다.◆러시아의 이런 움직임은 21세기의 동해가 극동의 지중해가 되고 중심경제권으로 부상할 것임을 예고하는 것인지 모른다.2월26일부터 두만강지역개발회의가 서울에서 열린다.남북한과 중국·러시아·몽골에 미일 등까지 참여하는 유엔중심의 지역개발회의다.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미리 생각하고 대응해 가야할 시점이다.◆러시아거주 한인들의 극동 한인자치주 움직임도 주목거리다.독립국가연합의 43만여 한인이 중심이 된 연해주 2만㎦의 고려인 자유경제특구설치 계획이 러시아의 호의적인 반응을 얻었다고 한다.통일이 되거나 북한이 민주화공존에 호응하면 극동 연해주와 중국 연변,그리고 한반도의 한인은 거대한 극동 한인경제권을 이룰 수 있을것이다.「21세기 동해시대」의 주역이 되지말라는 법도 없다.
  • 서울대의대 최길수교수(과학에 산다:42)

    ◎“뇌수술에 현미경 활용한데 자부심”/73년 미세수술 첫 시도… 성공률 99%로/후학들에 선진진단기법 소개도 열심/“화학·수술요법엔 한계… 유전자치료 눈돌릴터” 서울대의대 최길수교수(신경외과)는 뇌수술에 현미경을 도입,70년대초까지만해도 반타작이라 불렸던 국내의 뇌수술성공률을 1백%가까이 끌어올린 한사람이다. 『61년 대한신경외과 학회창립이래 10년이 넘게 뇌수술을 하면 죽는다는 것이 일반인의 인식이었고 의사들도 뇌수술의 성공률이 50%를 넘지 못해 살릴 수 있다는 꿈이 미약했습니다』 그가 현미경을 이용한 뇌수술에 눈을 뜨게 된 것은 70∼72년 미국 미네소타대학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할 때였다. 마침 이 기간중 열린 제1회 신경외과 국제심포지엄에서 현미경을 사용한 뇌수술이 성과가 매우 좋다는 여러 학자들의 발표를 접했기 때문이었다. 『학술발표대회에서 영사되는 화면을 보니 육안으로는 보일락 말락하는 모세혈관도 굵은 밧줄이 치밀하게 짜여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는 이 수술방법을 습득하겠다는 일념으로 동문의 뇌를 대상으로 현미경을 들여다보면서 미세수술기구를 들고 매달렸다. 연구원생활을 마치고 귀국하니 고물이긴 했지만 서울대병원에는 이비인후과에서 사용하는 고물 수술현미경이 1대 있어 이것을 갖고 동물실험을 꾸준히 하면서 임상에 적용할 수 있는 기반을 다져나갔다. 『73년1월 조마조마한 마음속에 척수종양환자를 대상으로 첫 현미경미세수술을 시도,성공을 거뒀습니다』 최근 뇌수술 성공률이 99%이상되는 것은 수술기법외에도 진단방법이 획기적으로 개선됐기 때문. 60년대나 70년대초까지는 뇌의 어느 부분에 병이 생겼는지를 진단하기가 무척 어려웠다. 당시 이용됐던 뇌혈관조영술이나 기뇌법은 촬영결과가 희미해 병소의 정확한 위치파악이 안됐다. 『그때는 환자뇌의 병이 난 부분을 찾아내는데 하루종일 걸렸습니다.실제 수술시간은 2∼3시간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요즘은 뇌의 병소를 찾아낼 때 뇌컴퓨터단층촬영 장치(Brain(CT)와 자기공명진단장치(MRI)를 이용한다.뇌컴퓨터단층촬영장치는 뇌촬영 3분뒤부터는 뇌의 영상이 입체적으로 나오기 시작,병소의 위치가 파악되고 병소의 모양·크기·부피·병소조직의 성질등이 상세하게 나타난다.MRI도 비슷한 기능을 하지만 더 정밀한 진단을 위해 추가로 실시된다. 정확도가 높은 뇌압기록장치가 80년대 중반부터 도입된 것도 뇌수술의 성공률을 크게 높이는 데 기여했다. 『뇌속에 질환이 있으면 뇌압이 높아집니다.뇌수술시 수시로 변동하는 뇌압을 정확히 알아야만 뇌압조절제로 압력을 일정하게 조정할 수 있습니다.』 1백%에 가까운 뇌수술 성공률은 현미경미세수술기법외에도 정확한 진단법및 뇌압조절법등이 발전했기에 가능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이제 현미경미세수술 기술이 보편화되면서 뇌수술대가라는 말은 사라졌습니다.현미경미세수술장면을 비디오로 보면서 끊임없이 연마하면 누구라도 대가가 될 수있게 된 것입니다.』 그는 아시아­태평양신경외과학회장으로 재임하던 지난해 국제학술대회를 서울로 유치했다. 많은 경비를 들여 유치한 이유는 후학들에게 세계 각국의 선구자들이 남달리 연구하는 모습을 직접 보여주도록하기위해서였다. 이 대회에는 67년 세계최초로 현미경미세수술을 성공시킨 레오나드 I맬리스박사(전 미국마운트 사이나이의대교수)도 왔다.맬리스박사는 그가 76년 다시 미국으로 연수깆을 때 현미경 뇌수술기법을 다듬어 준 사람이었다. 최교수는 요즘 9월 서울에서 열리는 제6차 유라시안 신경외과 아카데미모임 학술대회를 준비하느라 바쁘다. 뇌수술자체로 인한 사망은 거의 없어졌지만 뇌질환은 여전히 난치병으로 남아있다. 한국인에게 많은 고혈압성 뇌출혈은 일단 발생하면 사망률이 50%에 이른다.설사 살아남아도 뇌신경계통에 장애가 생겨 반실불수가 되기 일쑤이다. 『뇌수술은 이제 신경외과의사라면 누구나 할 수있게 됐습니다.50년전이나 지금이나 고칠 수 없는 대표적 질환이 악성뇌종양입니다.이 병에 걸린 사람은 50년전에 비해 수명이 1개월도 늘지않았습니다.』 의학자는 현재 고칠 수 없는 병을 미래에는 낫게할 수있도록 연구하는 것이 임무라는 그는 화학·수술요법은 한계가 있으므로 『뇌의 유전자 치료법등을 집중연구 해야할 것』이라고앞으로의 과제를 밝힌다.
  • 브로드웨이 뮤지컬 한국에 온다

    ◎「사운드 오브 뮤직」 25일부터 순회공연 「애니」「웨스트…」 히트시킨 케이트사 제작 뮤지컬의 본고장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의 정통 뮤지컬이 우리나라에 온다. 미국의 게이트 컴퍼니가 공연예술기획사 IMG의 초청으로 내한,25일부터 2월12일까지 서울과 부산·대구 등 전국 5개 도시를 순회공연한다. 연극제작자인 존 호지와 폴 알렌이 공동 프로덕션체제로 운영하는 게이트 컴퍼니는 지난 82년 이후 「애니」「오클라호마」「왕과 나」「웨스트사이드 스토리」「운드오브 뮤직」등의 인기작을 잇따라 무대에 올려 주목을 받아온 프로덕션. 이번 공연작품 「사운드 오브 뮤직」은 지난 60년 8월 뉴욕에서 초연되어 브로드웨이 뮤지컬사상 두번째 최장기 공연기록과 함께 토니상 6개 부문,아카데미 6개 부문을 석권하는 등 많은 기록을 남긴 화제작. 「도레미송」「에델바이스」「식스틴 고잉 온 세븐틴」등 친숙한 노래들로 사랑받아온 이 뮤지컬은 줄리 앤드루스주연으로 영화화되어 전세계에 널리 소개되기도 했다. 이 뮤지컬은 1938년 나치 독일에 의해 강제 합방 당하기 직전까지 오스트리아에 살았던 예비역 해군대령 폰 트라프 일가족의 실제 이야기를 담고 있다. 활달한 성격의 마리아수녀가 가정교사로 들어와 경직된 집안분위기와 규율에 얽매인 7남매들을 따뜻한 사랑으로 감싸며 아름다운 음악의 힘으로 화목을 꾀하고 파계의 아픈 시련을 넘어 대령과 결혼하게 되는 과정이 잔잔한 웃음과 함께 진한 감동을 선사해준다는 평. 이번 공연에서는 현재 오페라와 뮤지컬분야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이고 있는 로버트 아론슨과 루안 아론슨이 각각 주역으로 출연한다.연출은 로버트 에니스 터로프가 맡는다.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진수를 만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이번 공연은 ▲25일=부산문화회관▲27·28일=대구 시민회관▲30·31일=수원 경기도 문화예술회관▲2월4·5일=장소 미정▲7∼12일=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열린다.
  • 그루지야 「최후결전」 임박/정부·반군 탱크등 중화기 배치

    【트빌리시 AFP 연합】 구소련 그루지야 공화국의 수도 트빌리시에서 정부군과 반정부군간의 치열한 전투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31일 정부군과 반군 양측은 시중심부 전략요충지에 장갑차를 배치하고 있어 전차와 중화기가 동원된 대규모 충돌이 임박한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시중앙의 요새화된 반군세력 진지에는 적어도 7대의 장갑차 및 중포,1백22㎜포 1문 등이 배치돼 있으며 반군측의 한 전투요원은 『오늘중으로 의사당이 파괴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부군측도 최소한 1대의 소련제 T­54 탱크와 여러대의 장갑차를 의사당 건물 주변에 배치했으며 방탄장비와 자동화기,수류탄 및 대전차로켓포 등으로 무장한 병사들이 일대격전에 대비하고 있다. 한편 지난 22일 전투가 처음 시작된 이래 탠기즈 키토바니 반군사령관의 휘하에서 민병대 병력이 전투에 참가해 왔는데 이날 자바 이오셀리아니가 이끄는 또 다른 민병대 병력이 반군세력에 가담,트빌리시의 과학아카데미 건물 주변에 포진해 전투태세를 갖추고 있다.
  • 91년에 떨어진 「세계의 별」

    【뉴욕 AP 연합】 금년 한햇동안 세계는 문화 음악 영화 무용 미술 과학 정치 경제 등 각 분야에서 괄목할만한 업적을 남긴 많은 인물들을 잃었다. 「91년에 떨어진 별들」을 간추려 본다. 1월=▲올라프5세 노르웨이 국왕=즉위 34년만에 서거. 향년 87세. 2월=▲마고트 폰테인=세계무용계의 뛰어난 프리마 발레리나. 향년 71세. 3월=▲에드윈 랜드=즉석현상 카메라기술을 개발,폴라로이드사 창설. 향년 81. 4월=▲마사 그레이엄=현대무용의 선구자. 향년 96세. ▲그레이엄 그린=영국작가. 「권력과 영광」「문제의 핵심」 등이 대표작. 향년 86세. ▲데이비드 린경=아카데미상수상 영화감독. 대표작품은 「아라비아의 로렌스」「콰이강의 다리」 5월=▲라지브 간디=인도총리. 마드라스에서 선거유세중 암살됨. 향년 46세. ▲아베 신타로(안배진태랑)=일본 집권자민당의 킹메이커로 알려진 정치인. 향년 67세. 6월=▲클라우디오 아라우=칠레가 낳은 20세기 피아노의 거장. 향년 88세. 7월=▲아이삭 B 싱거=미국의 유태인이민들을 다룬 작품으로 1978년 노벨문학상을 주상한 작가. 향년 87 세. 8월=▲혼다 소이치로(본전종일랑)=일본 혼다자동차회사 창시자. 향년 84세. 9월=▲프랭크 카프리=미국 영화감독. 대표작품은 「멋진 인생」. 향년 94세. 11월=▲이브 몽탕=프랑스의 가수이자 영화배우. 향년 70세. ▲구스타프 후사크=체코 대통령. 향년 78세.
  • 쿠데타 보다 굶주림이 더 무섭다/소 겨울 공황

    ◎「정글의 법칙」 지배… 공화국간 내전 필연/「전략무기감축」등 국제조약도 물거품/“식량폭동”… 세계가 불안하다 지난 8월 실패로 끝난 소련의 쿠데타만 해도 전세계를 경악속에 몰아넣은 충격적 사건이었다. 그러나 쿠데타보다 훨씬 더 심각하고 무서운 일이 지금 소련에서 벌어지려 하고 있다. 그것은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한 국민들의 식량폭동 조짐이다. 소브차크 상트 페테르부르크시장이 최근 『또다시 쿠데타가 일어나면 국민들이 지지를 보낼 것』이라고 경고한 바도 있지만 만일 쿠데타가 지난 8월이 아니라 현시점에서 일어났다면 국민들의 절대적인 지지속에 성공했을지도 모른다. 미국과 함께 양대 초강대국의 위치를 오랫동안 지켜왔던 소련에서 식량폭동이 발생할 경우 실로 엄청난 파장을 몰고올 것이다. 식량폭동이 일어나면 쿠데타가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고 고르바초프와 옐친을 포함,현재의 소련을 이끌고 있는 고위지도부 대부분의 급속한 몰락을 가져올 가능성도 많다. 이렇게 되면 이미 약화될대로 약화된 중앙정부 뿐만 아니라 각공화국들에서도 힘의 공백상태가 발생해 폭발적으로 분출되고 있는 공화국간의 이해대립에 따른 마찰을 제어할 제도적 장치가 사라지게 될것이다. 이와함께 이미 와해의 길에 들어선 소련연방의 해체가 식량폭동의 발생으로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즉 이제까지 지구상에 존재했던 소련이란 나라가 완전한 공중분해를 거쳐 여러개의 나라로 뿔뿔히 흩어질 것이다. 또 쿠데타이후 드러나기 시작한 각공화국들의 이기적인 자국우선주의가 극대화해 생존을 위한 「정글의 법칙」이 지배하는 약육강식의 사회로 급속히 변모할 가능성도 크다. 이렇게 되면 각공화국들이 서로 자신들의 이익만을 내세워 공화국간에 대규모 분쟁이 빚어질것으로 우려된다. 이같은 분쟁은 현재 소련사회의 골치거리로 대두되고 있는 민족분규와는 또다른 차원에서 소련에 큰 재앙을 가져올 것이며 소련은 걷잡을 수 없는 혼돈속에 빠져들 것이다. 한편 국제적으로는 START(전략무기감축협상)를 포함하여 소련이 참여하고 있는 각종 국제조약이 어떻게 될것이냐는게 첫번째 관심사이다.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에서는 벌써부터 소련의 4개공화국에 분산돼 있는 핵무기에 대한 우려를 제기해 왔다. 그런터에 식량폭동의 발생으로 연방정부 뿐만 아니라 각공화국 정부의 통제력이 상실되면 소련이 체결한 국제조약의 이행 여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것은 당연하다. 그럴경우 핵무기에 대한 우려는 지금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증폭될 것이고 미소간에 형성돼온 신데탕트의 축에도 균열이 생길지 모른다. 소련의 해체로 예상되는 각공화국들간의 대규모 분쟁발생 가능성은 또 소련과 인접해 있는 동구국가에 소련에서의 분쟁에 휩싸일지 모른다는 우려와 함께 소련의 혼돈이 국내에 유입될 것이란 안보위협을 제기,이를 저지하기 위한 대비책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이제 뿌리를 내리려 하고 있는 탈냉전분위기에서 찬물을 끼얹는 부작용을 가져올 수도 있다. 소련에서의 식량폭동발생은 또 식량생산이 부족한 공화국들에서 대규모의 난민을 발생시킬 우려가 매우 크다. 소련의 공화국들로선 이같은 난민을 돌볼 여유가 없기 때문에 이에 대한 책임은 그대로 국제사회로 떠넘겨질 것이고 이는 국제사회의 큰 부담으로 남을 것이다. 소련에서의 식량폭동은 그밖에도 국제농산물 유통구조에 큰 혼란을 초래,세계경제에도 막대한 타격을 주게 될것으로 예상된다. 오늘의 소련이 처한 위기는 생존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욕구인 「빵문제」의 해결이 없이는 체제유지가 불가능함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폭동으로 부족한 식량문제는 해결될 수 없다. 신연방구성을 위한 진통과 함께 시장경제로 전환하는 과도기적 상황에서 소련국민들의 더 큰 인내와 서방국가들의 신속하고 적극적인 원조없이는 현재의 소련식량위기를 타개할 묘책은 찾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왜 이지경에 이르렀나/잇단 흉작에 유통체계마저 엉망/공화국간 지역이기주의도 한 몫 6일 모스크바에서 발생한 식량폭동조짐은 이미 지난 여름 쿠데타발생 이전부터 예견됐던 것이라는 점에서 그 충격을 더해주고 있다. 이같은 소련의 식량난은 잇단 흉작으로 인한 곡물생산량 감소가 직접적인 원인이 되겠지만 그보다는 잉여농산물 이전등 공화국간 배분체계 모순과 교통및 운송수단의 불비등 구조적인데 더큰 문제가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소련의 금년도 곡물생산량은 1억7천5백만t으로 지난해 2억3천6백만t에 비해 무려 26% 감소를 비롯,육류21% 유제품15% 설탕27%등 식품생산의 전반적인 감소를 전망했다. 이같은 식량의 절대적 부족에 최근 가속화되고 있는 연방해체 움직임이 또한 사태악화에 결정적 요인이 됐다.그동안 15개공화국의 연방체로 공화국간의 상호보완적 경제활동을 통해 유지돼온 소련경제는 발트3국의 독립과 최근 우크라이나의 독립선언,또 더욱 강화된 공화국간의 지역이기주의등으로 절름발이 상태를 면할수 없었다.특히 소련 전체곡물생산의 40%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는 우크라이나공화국의 공화국 농축산물 반출금지와 독립선언은 사태를 더욱 악화시켰다. 농산물의 유통체계 또한 식량문제를 악화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지난해의 경우 수확량의 4분의 1이상이 곡물시장에 도착하지 못한채 썩어버렸다.도로망의 불비,수송수단의 부족,그리고 저장시설의 미비는 곡물의 원활한 유통을 저해시켜 일부지역에서는 식량이 남아돌아가면서도 일부지역에서는 식량난을 겪게하는등 심각한 분배의 모순을 낳고 있는 것이다. 식량부족의 원인 가운데는 소련사회의 개혁과 개방의 부작용으로 초래된 국민들의 생산성저하와 사재기등 만연된 이기주의도 중요한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소련 식량사태 악화의 또하나의 원인은 서방국가들의 비협조에 있다.지난 여름 쿠데타 이전 고르바초프대통령은 1백20억달러 상당의 긴급식량원조를 서방측에 요청했으며 서방으로부터 2백억달러의 차관지원을 약속받고 있었다.그러나 쿠데타등 소련내 국내상황의 변화로 원조계획이 지연되거나 축소되고 있는 실정이다.미국은 국내경제 불황으로 일본은 북방도서와의 연계로 구체적 지원이 늦어지고 있으며 또 독일은 현재계획중인 6백50억마르크 외의 추가지원에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다행히 소련은 6억달러의 미보증차관이 금주초 방출됨으로써 6일 1억달러어치의 곡물을 구입하는등 급한불 끄기에 나섰지만 이번 겨울을 원만히 넘기기 위해서는 서방측의 인류애차원에서의 보다 적극적인 원조가 있어야 할것으로 보인다. ◎“보름뒤면 식량 바닥”… 가축 약탈·차량 습격 속출/어느정도 심각한 상황인가/페테르부르크시 육류 이미 고갈/핵 관리병도 배고픔 못이겨 근무지 이탈 소련의 식량난이 위기상황을 넘어 파탄직전 상태로 치닫고 있다. 「사흘 굶으면 담을 넘는다」는 속담이 있듯이 현재 소련에서는 핵무기를 관리하는 병사들이 근무지를 이탈,식량을 구하러 다니고 있고 모스크바주민들은 월동준비를 위해 쓰레기통을 뒤지는 일은 이젠 화제거리가 아니다. 날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소련의 식료품 품귀현상은 이미 예고된 코스로 진행되고 있지만 그 정도가 예상을 초월,국가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이달들어 소련 전역의 도시들에서는 육류와 기타 식료품이 크게 부족,카자흐공화국의 나린시의 경우 굶주린 주민들이 집단농장에서 1만6천마리의 양을 훔쳐갔으며 러시아공화국의 크라스노다르시에서도 농가의 소 25마리,말 44마리,송아지 15마리가 도난당했다는 신고가 들어왔다.또한 일부지역에서는 주민들이 인근 농장을 습격,우유와 버터를 운반하고 있던 차량을 저지시키기도 했다고 언론매체들은 전하고 있다. 콤소몰스카야 프라우다지는 우랄산맥의 우파시의 경우 배급되지 않는 유일한 식료품은 빵이라고 전하고 그러나 그루지야공화국의 수도 트빌리시시에선 「싸고도 별문제 없이」구입할수 있는 품목은 치즈와 콩 뿐이라고 보도했다.이 신문은 또 육류의 경우 국영상점에서는 구하기가 매우 어렵고 협동농민시장에서도 너무 비싸게 거래돼 극동지방의 일부도시에선 육류 대신 해초를 팔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그런가하면 상트 페테르부르크시 당국은 최근 육류재고가 완전히 바닥이 났다고 발표,충격을 주고 있다. 연방정부 당국자들은 모든 식량을 통틀어 열흘 내지 보름치밖에 남아있지 않다면서 「진정한 재앙」이 닥쳤다고 말하고 있다. 최근에 와선 이같은 소련의 심각한 식량부족에다 에너지·의약품등의 고갈로 소련인들이 인내의 한계점을 넘어 폭발직전에 놓여 있다. 하바로프스크에서는 연료부족으로 비행기가 뜨지 못하는 바람에 발이 묶인 승객들이 활주로에 뛰어들어 시위를 벌였다는 언론보도도 있었다. 또한 소련 의학아카데미의 한 보고서에 의하면 소련 청소년의 90%가 비타민 결핍증세를 보이고 있다. 물론 소련인들은 이미 만성적인 생필품부족에 시달려 왔다. 그만큼 물자부족에 단련된 사람들인 셈이다. 그러나 올 겨울만큼은 그들 인내의 한계를 훨씬 뛰어넘는 「사회적 폭발위기」에 직면해 있다. 더욱이 고르바초프대통령 등장이후 개혁정책에 힘입어 「말을 할수있는 자유」까지 만끽하고 있는 소련인들의 외침은 『못살겠다. 갈아보자』로 자연스레 모아지고 있다. 군사적인 면에서 세계를 파괴하고도 남을 초군사강대국인 소련의 식량난에 발목이 잡힌채 「쿠데타」보다 더 무서운 「민중폭동의 수렁」으로 서서히 빠져들고 있다.
  • 「닥터지바고」등 출연/클라우스 킨스키 사망

    【칼버시티(미캘리포니아주) UPI 연합】 영화 「배트맨」으로 지난 89년 예술감독부문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영화 제작디자이너 앤터니 프랜시스 퍼스트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콜롬비아영화사가 26일 밝혔다.
  • 소 과학자 1백명 유치/내년/군수산업 민수화협도 구성

    과학기술처는 12일 한소 과학기술추진협의회를 열고 92년 1백명의 소련과학기술자를 체제기간 6개월 이상의 중장기계획으로 유치하고 소련의 군수산업 민수화협의단을 구성,소련에 파견키로 하는등 소련과의 과학기술협력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과학기술처는 최근 소련의 연방해체로 과학아카데미등 연방과학기술행정조직이 러시아공화국으로 이관되고 정부자원연구소들이 군수산업등 정부납품산업 대신 민간사업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분석에 따라 이를 적극 활용키로 하고 이같이 결정했다. 과학기술처는 소련과학기술자 1백명중 80명은 한소첨단기술이전 기업화과제에 투입하고 20명은 KIST내 한소기술센터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 미 영화감독 앨런

    【산타모니카(미 캘리포니아주) UPI 연합 특약】 영화 「포세이돈 어드벤처」「타워링」등을 남긴 영화감독 어원 앨런이 3일 심장마비로 사망했다.향년 75세. 앨런감독은 60년대 「우주에서의 실종」「거인지대」,70년대 「포세이돈 어드벤처」「스웜」등 많은 작품을 제작했으며 52년 「우리들의 바다」로 아카데미 각본·제작상을 수상했다.
  • “한국은 세계서 가장 영어를 적게 쓰는 나라”

    ◎소 바자노프 박사(외교아카데미 부원장) 본지에 체한기 기고/적극적 경쟁이 가능한 민주주의에 깊은 인상/한국노동자들은 동구보다 더 나은 생활 즐겨 지난 8월7일 방한,열흘동안 한국에 머물며 국내 산업시설을 둘러보고 돌아간 소련 외무부산하 외교아카데미부원장 페트로비치 유진 바자노프박사(47·국제정치학)가 최근 서울신문사에 방한기를 보내왔다.바자노프박사는 이 글에서 한국의 놀라운 경제·사회발전에 대한 소감을 밝히고 앞으로 한국이 동북아에서 주요국가로 부상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러시아 속담에도 「백문이 불여일견」이란 말이 있다.나는 이말을 얼마전 내생애 첫 한국여행을 통해 몸소 실감했다.꽤 오랫동안 한국을 연구해온 나로서는 이번 한국체류를 통해 책에서는 얻을 수 없었던 수많은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지금부터 기술하는 나의 방한기는 그러나 내가 받은 인상과 느낌을 모두 피력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중요한 몇가지 사항을 중심으로 소감을 밝히려고 한다. 한국을 방문하기 하루전 나는 모스크바에서 소콜로프 주한대사와 만나 한국에 관해 이야기한 적이 있다.소콜로프대사는 그당시 한국인들의 친절에 대해 『한국인들은 세계에서 가장 우호적이며 친절한 국민』이라고 극찬했다.한국체류기간 9일동안 나는 이말이 절대적 사실임을 체험했다.내 친구 김영만씨(서울신문기자)는 방한기간중 매일 상오9시면 나를 찾아와 그날의 일정을 차질없이 준비해 주며 한국체류에 불편이 없도록 섬세하게 배려해줬다.서울신문사 초청으로 이루어진 방한이었기에 서울신문의 각별한 배려가 있었다는 점을 십분 감안한다 할지라도 그것은 대단한 친절이었다.때문에 이 자리를 빌려 무엇보다도 먼저 서울신문사측에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다. 얼마전 나는 구한말 소련인이 쓴 19세기 조선사를 읽은적이 있다.그 책에서 저자는 『조선인들은 그 어떤 물건도 만들지 못하며 또한 만들 능력도 없다』고 규정했으며 『때문에 그들은 필연적으로 보다 산업화된 나라에 종속될 수 밖에 없다』고 기술했다. 또 2차대전 직후 미국학자들은 한국의 즉각적인 독립에 대해 『한국인들은 외부의 도움이 필요하다』며 회의론을 제시했었다. 그러나 만일 내가 위에서 언급한 소련인 저자나 미국학자가 오늘의 한국을 보게된다면 그들은 엄청난 충격을 받을 것이다.국내에서 디자인되고 조립된 물건이 홍수를 이루고,세계시장에서도 결코 손색이 없는 상품들이 한국인들의 손에서 만들어진다는 사실자체가 믿기지 않을 것이다. 뉴욕에서 근무하는 한 소련인외교관은 최근 한국의 이같은 경제성장과 관련,『미국에서 사용되는 소비품 가운데 약80%정도가 한국산』이라고 말한바 있다.소련의 기업들은 요즘 경쟁적으로 한국상품과 기술을 얻기 위해 치열한 다툼을 벌이며 한국이 세계최고의 건설·조선·섬유기술을 보유한 나라라고 믿는다.모스크바에서 큰 플랜트사업을 벌이고 있는 나의 한 지우는 방한전 나에게 『서울에 가면 꼭 한국인 기업가를 알아보라』고 부탁하면서 『한국이야말로 가장 최선의 파트너』라고 극찬했다. 나는 한국사회 내부에 소득불균형으로 인한 갈등이 존재하고 있음을 잘 알고 있다.그러나 이문제와 관련해 한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대목이 있다.불균형문제는 세계 그 어느곳에서나 존재하는 것이며,심지어 공동분배를 강조하는 공산사회에서도 존재한다는 사실이다.소련·동독·북한등 사회주의국가는 불균형문제에 지나치게 비중을 두어 자본주의의 중요요소와 긍정적인 측면을 무시했기 때문에 실패했다. 결론부터 말해서 한국의 노동자들은 동유럽의 노동자들보다 더 나은 생활을 즐기고 있다.나는 광양제철소를 둘러보면서 소련의 여느 제철소와 비교하지 않을수 없었다.광양제철소에 근무하는 한국인 노동자들의 봉급은 소련의 철강노동자들보다 월등히 높았으며 그들이 향유하는 교육,의료시설등은 부끄러움을 사기에 충분했다.또 공해방지시설 때문인지 주변의 대기오염도 소련에 비해 10배정도는 적은 것 같았다. 한국에서 민주주의의 역사는 일천하지만 그 짧은 기간에 비해 많은 긍정적인 결과를 낳았다.한국의 정치는 매우 적극적인 경쟁이 가능하다.이러한 정치적 조건은 사회의 기본적 틀이 위협받지 않는한 건강하고 생산적인 요소가 된다.한국의 정치형태를 동유럽및 소련의 그것과 비교해보면 한국은 장기간의 정치적 혼란이나 큰 유혈참극등을 경험하지 않고 비교적 순탄하게 현체제를 구축했다.그리고 가장 중요한 사실은 아무도 독재로 회귀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는 것이다.한국인들은 민주주의의 활성화를 기회가 있을 때면 이야기하고 있다. 한국의 정치적 안정­물론 학생들의 데모는 존재하지만­이 경제성장의 원동력이 됐다는 것은 그 누구도 부인하기 어렵다. 한국을 다녀가기전 나는 한국은 과거에는 중국문화의 영향권 아래에,현재는 미국문화의 영향권 아래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알았다. 그러나 이같은 내판단이 전적으로 잘못이었음을 이번 방한을 통해 깨달았다. 한국은 과거 중국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지만 그것을 액면 그대로 수용한 것이 아니라 「한국적으로」변형시켜 소화했다. 한국의 건축·문화·예술등에서는 중국의 그것과는 다른 한국적 취향을 그대로 드러냈다.그리고 음식은 전적으로 한국의 독창성을 반영했다. 한국은 아마도 세계 그 어느나라보다도 영어를 적게 사용하는 나라중의 하나일 것이며 국내상품을외제보다 선호하는 국민들일 것이다.
  • 공해배출과 대학 실험실(사설)

    환경처가 발표한 공해배출업소 특별단속 결과는 우리의 환경오염 인식과 그 대응이 아직도 시작되어 있지도 않다는 사실을 확인해 준다는 점에서 매우 씁쓸하다.이런 느낌은 이번 적발된 업소가 너무 많다는 단순한 양적 개념에서 오는 것은 아니다.오염방지 시설까지 해놓은 업체들이 이를 가동조차 여전히 하고 있지 않고 이 때문에 정업령을 받게 된 곳만도 1백40여곳이 된다.대기업중에는 또 그간 조업정지명령을 몇차례씩이나 받은 곳도 있다.그럼에도 반복해 규정을 위반하고 있는 것은 규정위반이 오염방제 비용보다 덜 든다는 단견을 증거하고 이 경향이 현재에도 보편적 기업의 태도임을 보여준다. 뿐만 아니라 이번에는 대학실험실만도 12개 대학이나 적발되어 실험실 사용금지 명령을 받았다.우리는 이 점에 특히 적지않은 놀람을 갖는다.대학이 사회속에서 해주어야 할 일이 사고와 행동의 바른 지향을 선도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이는 인문·사회과학 영역에만 해당되는 일은 아니다.이 과학문명 시대에는 삶의 윤이까지도 오히려 자연과학이 도맡아가고있다고 할 수 있다.그럼에도 대학실험실이 위험폐수를 무책임하게 배출하는 보통상인들과 똑같은 행위를 하고 있다는 것은 각별한 실망을 줄만하다. 그러고 보면 누차 거론해 왔던 대학병원들과 연구소들의 방사성폐기물 방치도 같은 맥락에 있다.어떤 안전시설이나 전문인력도 없이 7백여곳이 넘는 거점에서 지금 방사선동위원소들은 자유롭게 쓰이고 있고,이 폐기물은 때로 강의실 복도에까지 무방비상태로 놓여 있다. 너무 태연한 현상이므로 이를 개별적으로 따지기도 어렵다.하지만 며칠전 알려진 ESCAP(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이사회)의 보고서가 수질오염이 가장 심각한 나라로 한국을 명기한 것도 잊어서는 안된다.이 보고서는 수질오염에서 발생하는 심각한 유기제 오염에 직면해 있음까지 지적하고 있다.그럭저럭 감시체제나 벗어나서 오늘 한줌의 이익이나 더 챙겨보자는 우리의 태도는 이제 세계적으로 노출이 되고 있는 시점이다. 문제는 이런 식으로 언제까지 환경오염을 묵살하고 지낼 수 있느냐에 있다.유엔에 가입했기 때문만이 아니라 그 이전에이미 정부는 몬트리올 의정서를 비롯,세계기후협약·바젤협약·생물학적다양성보존협약 등 4개 환경협약에는 곧 가입할 수 밖에 없음을 확인한 바 있다.때문에 내년 6월 브라질에서 열리는 「유엔환경개발회의」환경정상회담에도 직접 참여할 수 밖에 없음도 결정했다.이런 처지를 전제로 한다면 새 방제시설은 못한다 하더라도 해놓은 시설이나마 써야하고 기업은 비록 이윤만을 추구한다 하더라도 아카데미즘만은 좀 더 진지한 과학적 태도를 가져야만 최소한의 체면유지라도 국제무대에서 할 수 있는 것이라는 문제가 있다. 대학운영도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그러니 운영상 대학실험실의 폐수정화시설이 부실할 수는 있다.하지만 이것은 행정담당자들의 견해이지 과학자들의 행동이어서는 곤란하다.인류의 숙제가 되어 있는 환경오염 문제를 국민적으로나 사회적으로 계몽할 당사자는 과학자들이다.과학마저 시정의 무책임을 도습해선 안될 것이다.
  • 노벨상/물리/불 드 젠느교수/화학/스위스 에른스트

    【스톡홀름 AP 로이터 연합】 91년도 노벨물리학상과 화학상 수상자로 프랑스의 질르 드 젠느교수(58)와 스위스의 리하르트 에른스트교수(58)가 각각 뽑혔다. 스웨덴 왕립과학아카데미는 16일 『단순시스템의 질서현상을 연구하기 위해 개발된 방법이 액정이나 고분자와 같은 보다 복잡한 형태에도 일반적으로 적용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해낸 공로를 인정,프랑스 명문대학인 콜레주 드 프랑스의 드 젠느교수를 물리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히고 이어 『고해상도의 핵자기공명(NMR)분광학이라고 불리는 화학적 측정기술을 개발한 공로』로 취리히의 아이드 게뇌시쉐 기술대학의 에른스트교수를 화학자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 노벨화학상 에른스트교수의 업적/핵 자기공명 분광기술 개발

    ◎물질분자 구조·운동·상호작용 규명/DNA 단백질 구조연구에 큰 업적 91년도 노벨화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리하르트 에른스트교수는 물질의 분자구조 규명에 필수불가결한 실험장비인 핵자기공명(NMR)분광기를 혁신적으로 발전시킨 핵자기공명분광학의 대가이다. 스웨덴과학아카데미는 에른스트교수가 『고해상도를 갖는 핵자기공명분광기술을 이용한 분석방법을 개발했으며 지난 20년동안 화학부문에서 개발된 가장 중요한 기술이라 할 수 있는 이 기술은 화학에 있어 필수불가결한 기술로 자리잡게 됐다』고 설명했다. 핵자기공명분광학은 라디오 전자기파를 분자에 쬐어주었을때 분자를 구성하는 원자핵들의 공명흡수성이 파장에 따라 서로 다르게 나타나는 점을 이용,분자의 구조와 운동상태,상호작용을 규명하는 분야로 에른스트교수는 3단계에 걸쳐 이의 해상도와 민감도를 제고하는 연구성과를 이룩해 낸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에른스트교수는 먼저 60년대말 「푸리에 변환」(FT)이라는 수학적 기법을 이용,FT NMR를 실험적으로 맨 처음 구현,핵자기공명분광기술의 돌파구를 열었다.그때까지 핵자기공명분광기술은 40년대에 첫개발한 「연속파 NMR」이 있었으나 이는 감도가 낮아 수소와 같은 고감도가 요구되는 원자핵은 찍어낼수 없었다.그러나 에른스트의 FT NMR는 수소는 물론 이보다 감도가 훨씬 낮은 탄소핵이나 함량이 아주 작은 원자핵도 스펙트럼을 찍을수 있는 획기적인 성과로 환영을 받았다. 에른스트는 70년대 들어 가로 주파수 외에 세로에도 여러가지 변수를 넣어 2차원적인 파장을 바둑판처럼 그려내는 2차원 NMR를 개발했으며 이어 입체적인 3차원 공간의 스펙트럼을 보여주는 3차원 NMR를 연구해 냈다.이로써 NMR는 해석이 한결 용이해지는 한편 단백질과 같은 크고 복잡한 분자까지 분석이 가능해짐으로써 유전공학적으로 중요한 DNA단백질구조,폴리머 연구등 활성화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에른스트교수는 63년부터 6년간 미국의 유명한 NMR분광기 제조업체인 배리언사에서 연구하기도 했으며 76년이래 스위스 취리히대 물리화학교수로 재직해오고 있다. 서울대 자연과학대학 이조웅교수는 『핵자기공명학은 오늘날 의료용 단층촬영장치에 활용돼 더욱 알려졌지만 화학연구에서는 핵심적인 중요기술』이라면서 『에른스트교수의 수상은 충분히 예견됐던 것』이라고 말했다. 핵자기공명학은 지난 52년도 「연속파NMR」를 연구한 스위스의 펠릭스 블로흐와 미국의 에드워드 페셀이 노벨화학상을 받은바 있어 이 분야에서만 두번의 수상자를 탄생시켰다.
  • 옐친 취임 1백일/소련의 운명을 바꿨다

    ◎발트3국 독립·공산당활동 금지 업적/치솟는 인기… 지지율 고르비2배 79%/독재성향으로 측근과 불화… 식량난 해결 과제로 보리스 옐친 러시아공화국대통령이 17일로 취임 1백일을 맞았다.역대 지구상의 어떤 지도자도 취임 1백일 동안 옐친 만큼 자신의 위상은 물론 한 국가의 운명을 이렇게까지 바꾸어놓은 인물은 없을 것이다. 지난 7월10일 소련역사상 최초의 민선대통령으로 러시아공대통령에 취임할 때까지만해도 그는 거대한 소련방을 구성하는 한 공화국의 지도자일 뿐이었다.그러나 지금 그는 고르바초프대통령에 뒤지지 않는 실권을 행사하며 외교무대에서는 「국가원수」대접을 받고있다. 정치적 라이벌이었던 고르바초프대통령과의 관계도 크게 뒤바뀌었다.지난달 6일 미ABC­TV에 고르비와 함께 참석한 자리에서 옐친은 『고르비가 한때 나를 정치적 사망자로 취급한 적이 있다』고 실토했다.하지만 8월 쿠데타때는 그가 「정치적 사망자」가 될뻔한 고르비를 구해주었다. 7월말 크렘린궁에서 화려한 미소정상회담이 벌어질 때 옐친은 「구색갖추기」로 테이블 한귀퉁이에 자리를 얻어앉았었다.그러나 고르비 불재중인 쿠데타기간 동안 부시미대통령은 옐친과 거의 매일 통화하며 대책을 상의,그를 사실상 소련의 지도자로 대우해 주었다. 지금 소련에서 이루어진 많은 긍정적인 변화 대부분이 그의 주도와 구상으로 시작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고르바초프가 끝까지 독립을 허용하지 않겠다던 리투아니아와 독자적으로 국가조약을 맺은 것이 지난 7월29일이다.그로부터 1개월 반만에 소련정부는 리투아니아는 물론 발트3국과 모두 국교를 수립했다. 취임직후 포고령을 발표,러시아공내 공장,학교등 모든 공공조직에서 공산당세포의 활동을 금지시켰을 때 소련정부는 이를 위헌이라며 그를 헌법위원회에 제소했다.그런데 한 달여 뒤,그러니까 쿠데타실패후인 8월29일 소련전역에서 공산당활동이 공식중지됐다. 강화된 그의 위상에 대해 우려의 소리도 적지 않다.일부에서는 그가 러시아민족주의를등에 업고 너무 초법적인 권한을 휘두른다고 비난한다.이반 실라예프총리를 비롯 연방각료 대부분을 러시아정부출신들로 메웠고 핵무기사용권도 러시아가 갖겠다고 요구하기도 했다.쿠데타 직후 한때 프라우다를 비롯한 공산당 기관지들을 모조리 폐간,민주주의에 대한 그의 기본소양에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9월에는 그의 독재적인 통치스타일에 불만을 품고 러시아공에서 알렉산더 루츠코이,이고르 가브릴로프등 2명의 부총리가 사임하는등 내분이 발생했다.크렘린내 보수세력들과 싸우기 위해 그의 주위에 모여들었던 민주인사들이 소련이 정치적으로 확실하게 진보·개혁의 길로 들어선 지금 그의 개인적 성향에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는 설도 있다. 공산주의에 물들지 않은 진짜 「민주적인 지도자」의 출현을 고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런 분위기에 쐐기를 박으려는듯 15일 옐친은 조만간 대폭개각을 단행하고 가격자유화등 폴란드식「쇼크요법」경제개혁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많은 사람들이 그가 고르바초프를 대신해 명실상부한 소련 지도자로 등장할 것이냐에 관심을 갖고 있다.갖가지 추측들이 있으나 옐친은 내년 실시예정인 연방대통령 직선에 아직 출마할뜻이 없다고 말하고 있다.이완된 소련방체제에서 실질적인 주인노릇을 할 러시아공 대통령이 실속이 더 낮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9월말 소련과학아카데미의 한 여론조사는 지지도에서 옐친이 79.5%로 31.9%의 고르비를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취임 1백일이 됐는데도 경제적으로 소련국민들의 생활이 더 악화되고 있다는 사실이다.금년 겨울 월동용 연료와 식료품난이 현실화될 경우 그가 지금 소국민들로부터 누리는 인기는 언제 불만으로 바뀔지 모른다. 옐친의 대통령취임 1백일이 소련국민들에게 「공산독재의 청산」이라는 정치적 갈증을 풀어준 시기였다면 앞으로 그가 해결해야 할 경제적 문제들은 이보다 훨씬 더 힘든 과제라는 어두운 전망들이 많다.
  • 올 노벨경제학상/미 시카고대 코스박사

    【스톡홀름 로이터 연합】 미 시카고 대학의 로널드 코스 박사(81)가 올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되었다고 스웨덴 과학아카데미가 15일 발표했다. 코스 박사는 「경제의 제도적 구조를 이해하는데 돌파구를 마련한 공로」로 경제학상을 받게됐다고 스웨덴 과학아카데미는 말했다.
  • “재벌 경제력 집중 완화가 제1과제”

    ◎한국 자본주의 어떻게 운영할까/개방화 대비,산업경쟁력 강화 시급/집단 이기주의 극복하게 조합주의 해볼만/「21세기 정책연」 세미나 강연 찰머스 존슨 미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11일 21세기 정책연구원(원장 서상목민자당의원)이 주최한 제1회 정책토론회에서 「한국 자본주의,어떻게 운용해 갈것인가」라는 제목의 주제발표를 통해 『한국 정부가 시급히 추진해야 할 정책과제는 재벌에 의한 경제력 집중을 완화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존슨교수는 미국의 저명한 정치경제학자로 버클리대교수와 중국연구소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미국과학·예술아카데미회원이다. 존슨교수의 주제발표 내용을 요약한다. 한국에 가장 적합한 경제운용의 틀은 과연 어떠한 것인가? 이 문제는 한국경제발전에 가장 적합한 국가구조의 선택,그리고 이에 필요한 정책과제의 개발이라는 두 차원에서 접근될 수 있을 것이다. 먼저,어떠한 국가구조가 현 시점에서 한국에 가장 적합한 국가구조인가? 이에 대한 나의 대답은 유연한 권위주의적 사회조합주의(Soft authoritarian societal corporatism)로 요약된다. 20세기 세계국가들이 선택할 수 있는 국가구조는 매우 다양하다.근대정치학은 이를 단순화,두개의 상이한 차원에서 국가구조의 유형화를 시도하고 있다.하나는 국가권력 형성과정의 차원이며 다른 하나는 국가권력 행사과정의 차원이다.첫번째 차원에서 한 나라의 국가구조는 권위주의적 혹은 민주주의적으로 분류할 수 있으며 두번째 차원에서는 조합주의 혹은 다원주의로 분류할 수 있다. ○권위­조합주의 결합 전체주의적 공산국가를 뺀 세계 여러나라들은 이러한 분류에 따를 때 권위주의­조합주의의 결합,민주주의­조합주의의 결합 그리고 민주주의­다원주의의 결합등으로 분류될 수 있다.민주주의­다원주의 결합의 대표적 예는 미국이고,민주주의­조합주의의 전형은 오스트리아·노르웨이·스웨덴·스위스등의 유럽국가에서,끝으로 권위주의­조합주의 결합의 예는 일본·한국·대만등의 동아시아국가에서 찾아 볼 수 있다. 내가 아는 한,1987년 이전 한국은 강력한 권위주의­국가조합주의 결합의 한 전형을 보여주던나라이다.잘 알다시피 한국은 제3∼5공화국을 거치면서 국가에 의한 자본동원과 사기업에 대한 국가지원을 효과적으로 결합,성공적인 자본주의적 개발국가를 이뤄왔다. 그러나 최근 한국은 급격한 대내외적 변화를 맞고 있다.대내적으로 민주화가 진행되고 있으며,대외적으로는 탈냉전의 동서화합시대 그리고 자유무역을 위한 시장개방시대가 전개되고 있다.이러한 변화들은 현재 한국민들에게 경제운용의 틀에 대한 새로운 선택을 요구하고 있다. ○경제발전에 효율적 서구학자들은 흔히 조합주의를 일시적으로 권력분배의 불균형을 감추는 속임수라고 단죄한다.이들에 반해 나는 미국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다원주의 사회안에 존재하는 여러 산업연합간의 조직적 로비활동이 보여주는 비생산성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나아가 나는 조합주의가 국가에 의해 만들어졌으나 인정된 이익집단들이 국민을 포섭하는 폭을 넓힘으로써 국가생산성 혹은 국민총화를 해치는 속좁은 집단이기주의를 극복할 수 있게 하는 훌륭한 장점을 지닌 국가구조라는 점이 새롭게 인식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특히 나는 일본과 한국,대만등 동아시아 국가들의 발전경험에 비추어 볼때 권위주의­조합주의 혹은 민주주의­조합주의의 국가구조가 민주주의­다원주의 국가구조보다 경제발전에 훨씬 효율적이라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고 본다. 이러한 인식하에 나는 한국민들이 현재의 국가구조를 민주주의­다원주의로 변형시키기 위해 급격한 개혁을 시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지 않는다.오히려 나는 한국의 과거의 강력한 권위주의를 유연한 권위주의로 대체해가고 국가조합주의를 현재 북구에서 행해지고 있는 사회조합주의로 서서히 대체해 가는 것이 보다 현명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국가구조의 전진적 개혁과 아울러 한국민은 현 한국자본주의가 안고 있는 몇가지 주요 문제들을 극복할 정책을 서둘러 개발해가야할 것이다. 대내적으로는 재벌에 의한 경제력 집중의 완화가 한국민에게 가장 시급한 정책과제가 될 것이다.1970년대 한국정부의 중화학공업육성시책과 맞물려 본격적으로 형성되기 시작한 한국재벌은 이제 정부의 통제를 벗어나 자신의 이익을 위해 독자적 활동을 할 수 있는 여력을 갖출만큼 비대해졌다.이는 기업집중의 측면 뿐 아니라 권력집중의 측면에서도 폐해가 적지 않으리라고 판단된다. ○“대국적 현실인식을” 재벌에 대한 사회적 통제는 강화되지 않으면 안된다.이에 실패할 경우 한국경제의 활력은 멀잖아 소진되고 말 것이다.지난 1960년대와 1970년대 미국의 다국적기업들이 자활을 위해 해외로 진출,오늘날 미국내의 심각한 산업투자부족을 야기시키고 있는데 한국은 이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요컨대 한국정부는 재벌들의 경제력이 해외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통제,이를 한국영토내 산업투자가 촉진되는데 활용하여 신규인력을 지속적으로 소화해 나가도록 해야한다.또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개방화에 대비,산업노동력이 국제경쟁력을 갖도록 하고 재벌들이 보다 애국적이 되도록 하는데 정책역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대외적으로 한국은 지금보다 한층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다.구체적으로 현재 EC통합,북미자유무역권 형성 움직임에 자극되어 동북아경제권이 형성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이에 한국은 일본에 보조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데 만족하지 말고 주도적으로 관련된 협상을 추진할 수 있도록 모든 국가적 역량을 한데 모아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도 한국민은 현재 의욕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남북한 통일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가야 할 것이다.남북통일은 이 지역에서 한국이 일본과 힘의 균형을 이루는 데 있어서 없어서는 안될 요건이기 때문이다. ○새 경제운용틀 요구 또한 한국은 이 지역의 힘의 균형을 위해 중국과 소련 극동경제의 발전에 합당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본다.한국은 그들의 발전수준에 적합한 산업기술 뿐만 아니라 응용가능한 효율적인 정부조직과 경제정책모델을 제공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다만 이러한 경험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이의 필요성에 대한 보다 대국적인 현실인식이 요구되며 아울러 이를 뒷받침할 전문가 양성이 시급하다고 본다.
  • 밀려드는 이민에 “골머리”/프랑스(특파원코너)

    ◎“「실업이민」이 재정 축낸다” 불만 팽배/“이민은 사회당의 생명보험” 자조도/정부선 「불법이주규제법안」 마련등 대책 부심 자유 평등 박애의 나라임을 자부하는 프랑스는 이민 문제에 대해 다른 유럽국가들보다 훨씬 개방적이다.그러나 최근 사회 여론과 이에 힘입은 우파 정당의 정치적 공세에 밀려 사회당 정부가 이민 규제를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프랑스에 이주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과거 프랑스가 지배했던 아프리카 출신들이다.프랑스는 또 그 특유의 인도적 정신으로 수많은 정치적 망명자들을 포용하고 있다. 합법적이건 불법적이건 이민의 증가는 경제가 침체된 프랑스에 큰 짐으로 느껴지고 있다.프랑스의 실업률은 올해 9.5%를 넘어섰다.이런 판에 유입되는 이주자들로 파리 변두리 일부에 새로운 빈민가가 형성되고 있으며 범죄율도 높아지고 있다.일부 지역에서는 이들에 의한 폭동도 일어났었다. 실업자인 이주자들은 가뜩이나 어려운 국가 복지재정을 축내고 있다는 따가운 눈총을 받고있다.지난 6월 우파 정치인이며 다음 선거의 유력한 대통령 후보자인 자크 시라크 파리 시장이 한마디 던진 말이 큰 파문을 일으켰었다.그는 오를레앙시에서의 한 연설을 통해 『정부는 프랑스를 이민자의 천국으로 만들 셈이냐』고 공격하고 『3명의 아내와 20여명의 자녀를 거느린 한 아랍계의 가장은 집세와 자녀양육비로 매달 5만프랑(약6백만원)을 정부에서 받아 빈둥빈둥 놀면서 잘 살고 있다』고 말한 것이다. 지하철역 포스터 가운데는 「우리 주변에는 굶주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라는 글귀가 쓰인,우리식으로 말하면 불우이웃돕기를 위한 온정호소의 공익광고가 있다.이 포스터의 그림을 보면 한 나뭇가지에 대여섯마리의 새떼가 오순도순 모여 있고 저만치 떨어져 새 한마리가 외로이 떨고 있다.그런데 이 그림에 누군가가 낙서를 하면서 굶주리며 떨고 있는 새쪽에는 「프랑스인」,행복한 새들 쪽에는 「외국인 이주자」라고 써놓았다. 대중의 불만에 힘입어 이민 문제는 우파 정당에 집권당을 공격할 수 있는 좋은 이슈가 되고 있다.전대통령이며 프랑스 민주연합의 지도자인 발레리 지스카르데스탱은 수일전 르 피가로 신문 기고를 통해 이민의 증가를 「침공」으로 표현하면서 정부를 신랄하게 공격했다.자크 시라크도 이에 동조하여 다시 포문을 열고 있다. 프랑스 아카데미 회원인 알랭 페르피트도 우익보수 신문인 이 신문에 글을 쓰면서 「이민은 사회당 정부의 생명보험」이라고 비아냥댔다.그는 한해 1만명의 이민자 가운데 8천명이 좌파 지지자가 된다고 주장하고 사회당은 선거를 위해 이민을 받아들인다고 비난했다. 이런 공세에 밀린 사회당은 지난 달말 불법이민 규제법안을 마련하여 다듬고 있다.이 법안은 불법노동력의 유입을 근본적으로 막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으며 불법고용및 알선자에 대한 중벌을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살기 어려운 제3세계 국가에서 더 나은 삶의 기회를 바라고 온갖 방법으로 밀고 들어오는 이주자를 얼마나 막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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