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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얼간이 포레스트」/정박아 꿋꿋한 삶 묘사/미서 개봉

    ◎장애인 시각서 내면세계 다뤄 화제 정신박약 청년이 다양한 변신과정을 거쳐 꿋꿋하게 삶을 개척해나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가 최근 미국에서 개봉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주 수요일 개봉된 「포레스트 검프」(얼간이 포레스트)는 이전의 영화들이 정신장애인을 정상인의 시각에서 다뤘던 것과는 달리 정신지체자인 주인공 청년이 자신의 삶을 직접 서술하는 방법을 택해 관객으로 하여금 장애인의 내면 세계에 직접 다가가도록 하고 있다. 올해 아카데미 남우상을 받은 톰 행크스가 정신박약 청년 포레스트 역을 맡은 이 작품은 88년 더스틴 호프만과 톰 크루즈가 주연했던 「레인 맨」을 연상케하는 휴먼스토리. 이 영화는 초콜릿을 손에 든 스포츠형 머리의 톰 행크스가 맨위 단추까지 채운 셔츠를 입고 멍청히 공원 벤치에 앉아 있는 모습으로 시작된다.낯선이에게 말을 더듬거리며 초콜릿을 권하는 포레스트는 IQ 75의 정신박약청년. 관객들은 곧 그를 동정하게 되지만 그런 생각은 영화가 끝날 쯤에는 말끔히 사라진다. 영화 속에서 포레스트는 각고의노력으로 전아메리카 풋볼 선수,베트남전쟁영웅이 되는데 이어 세계탁구챔피언 자리에까지 오르며 인생에서 성공을 거두기 때문이다.그는 백악관에 초대받아 케네디,존슨,닉슨 대통령들과 악수하는 영광까지 맛본다. 미국 잡지 롤링스톤은 이 영화를 평하며 『잊혀지지 않는 연기를 한 톰 행크스에게 또 한번의 오스카상을 주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했고 『이 작품은 유머와 휴머니티를 보여 주었으며 미국인의 미덕인 정직·용기·성실을 지녔다』고도 했다. 미국 영화계에서는 최근 정신박약아나 정신이상자와 그들을 돌봐야하는 가족의 얘기를 다룬 영화들이 늘면서 새로운 장르로 자리잡고 있다.상업성에 민감할 수 밖에 없는 할리우드가 이런 주제를 다루는 것은 이에 대한 미국인들의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이제 미국 텔레비전에서는 토크쇼에서 법정극에 이르기까지 정신이상자 문제가 간접흡연 피해 문제만큼 중요한 주제가 되고 있다. 이전에도 정신장애자의 얘기를 다룬 작품이 있었지만 이는 정상인의 시각에서 장애인을 분석한 것들이었다.68년 작품 「찰리」,잭 니콜슨에게 오스카상을 안겨주었던 「뻐꾸기 둥지위로 날아간 새」(75년작),존 스타인벡의 소설을 영화로 만든 「생쥐와 인간」을 비롯,「길버트 그레이프」,「베니와 준」등이 이런 작품들이다. 「포레스트 검프」의 감독 로버트 제메키스는 관객들이 이 작품을 보고 정신장애인과 동일시하기를 바란다고 말한다.그는 『어떤 사물을 편견없이 받아들이는 것이 바람직하며 장애인을 냉소적으로 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정상인도 누구나 정신장애인과 같은 단순함과 비합리성을 갖고 있지만 사회적 억압 때문에 드러내지 못할 뿐이라는 것이다.장애자의 얘기를 다룬 영화가 정상인의 관심을 끄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 「공학·기술 아카데미」 내년 설립/「기반조성 법률안」 입법예고

    ◎상공부/3백명으로 구성… 연구·자문 등 담당 내년에 공학·기술계에도 학·예술원 수준의 「아카데미」가 설립된다. 상공자원부는 2일 「대한민국 공학기술아카데미」의 설립근거를 명문화한 「공업 및 에너지기술 기반조성에 관한 법률안」을 입법 예고했다.따라서 올 정기국회 상정 등 입법절차를 거쳐 내년 하반기 쯤 공학·기술원로의 단체인 이 아카데미가 선보이게 된다.상공자원부 주덕영 산업기술국장은 『공학·기술계를 대표하는 원로들의 연구와 정책자문이 어느 때보다 절실해진 점이 공학기술 아카데미의 설립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이 아카데미는 공학기술과 관련분야에서 풍부한 경험과 연구실적이 있는 지도적 인사 3백여명으로 구성,▲산업기술 및 공학진흥에 관한 연구 ▲정부 및 관련단체에 대한 공학기술 자문 ▲공학 및 기술분야의 국제교류 업무 등을 하게 된다.회원에겐 정부 보조금이나 출연금을 재원으로 한 연구비가 지원되며,연구성과의 실용화에 기여하거나 새로운 기술개발에서 성과를 올린 회원은 명예회원으로 우대받는다. 선진국인 미국 스웨덴 덴마크 노르웨이 등은 70년대 이전부터,일본 스위스 등은 80년대 들어 「기술 아카데미」「엔지니어링 아카데미」형태의 공학기술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 예술의 전당 실내악 축제/국내외 11개 악단 우리곡 연주

    ◎내일부터 14일까지 리사이틀홀서 예술의전당이 마련한 「94 실내악 축제」가 3일부터 14일까지 리사이틀홀에서 열린다. 올해 축제에는 김민이 이끄는 서울바로크합주단과 재일동포인 다케하루 노부하라(한국이름 강무춘)가 이끄는 일본의 텔레만챔버오케스트라 등 국내·외 11개 실내악단이 참가할 예정.특히 이번에는 참가단체 마다 우리 창작곡을 반드시 연주하도록 하고 연주가의 중복 출연을 금지시켜 이전보다 훨씬 다채롭고 수준높은 무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한국의 대표적 여름 음악페스티벌로 자리잡은 이 축제는 예술의전당이 실내악 보급을 위해 의욕적으로 기획해 올해로 6번째가 되는 무대.공연비수기인 여름철에 열려 더위에 지친 애호가들로부터 폭넓은 호응을 받아왔으며 실내악단들에 선의의 경쟁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국내 실내악 발전에 견인차 역할을 해왔다. 올해 축제는 예술의전당 「돌의 광장」이 무료개방된 가운데 아카데미윈드오케스트라가 3일 하오 7시30분 펼치는 야외연주를 전야제로 시작된다.「94 실내악축제」의 일정은 별표와같다.
  • 스탈린,인구발표 조작/조사문서 발견… 3백여만명 누락

    ◎공포정치로 인한 희생자로 추정 구소련의 독재자 이오시프 스탈린이 지난 39년 실시한 인구조사 자료가 최근 단행본으로 출판됐다고 러시아 일간지인 로시스키예 베스티가 25일 보도했다. 이 자료는 엄청난 인명피해 등을 감춘 소련 초기역사의 공백을 밝혀주고 스탈린이 행한 숱한 거짓말을 폭로해줄 것으로 보여 관심을 모으고 있다. 소련은 지난 26년 총인구가 1천4백70만명이라는 통계를 발표한 것을 마지막으로 59년까지 완전한 인구통계를 발표치 않아 학자들은 스탈린의 공포정치와 제2차 세계대전이 인구에 끼친 영향을 파악하는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20여권에 이르는 39년도의 인구 조사 통계 보고서는 정부 문서 보관소에 있었으며 겉표지에는 「극비,공개불허」라는 스탬프가 찍혀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로시스키에 베스티는 러시아의 나우카 프레스가 문제의 보고서에서 통계수치를 발췌,러시아 과학아카데미 산하 역사연구소 전문가들의 주석을 붙여 책으로 펴냈다고 밝혔다. 26년도 인구조사 이후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39년 사이에 많은주민들이 피의 숙청과 폭압적인 집단화·산업화 정책으로 희생됐다.희생자 추정치는 최저 6백만명에서 최대는 6천만명으로 들쭉날쭉하다. 스탈린의 공포정치가 극에 달했던 37년에 인구조사가 있었지만 발표를 금지시키다 39년도에 2차 인구조사를 실시했다.그러나 그는 이것도 마음에 안들었는지 극히 단편적인 자료만을 발표토록 했다. 스탈린은 39년 총인구가 1억7천50만명이라고 공언했으나 이번 자료에는 당시의 실제 총인구가 1억6천7백60만명인 것으로 돼 있다. 기사를 쓴 알렉산드르 구바노프는 『3백만명 가까운 사망자가 살아있는 것으로 발표된 셈』이라고 말했다. 또한가지 밝혀진 사실은 스탈린이 30년대 소련국민들의 문자해독률을 과장했다는 것.당시 관리들마저 교육수준이 형편없었음이 드러났다.판검사들 41%가 중학교 수준의 학력에도 마치지 못했다는 것이다.
  • 경제팀 컬러 일신… 경기회복 “견인”/정부총리 취임 6개월 성적표

    ◎특유의 리더십… 실세각료로 부상/“정책 조정역할 미흡” 비판론 대두… 물가 복병 「돌아온 장고」­정재석 경제부총리가 문민정부 2기 경제팀장으로 취임한 지 21일로 꼭 6개월을 맞는다.취임 초 파격적인 언행으로 과천청사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 일으킨 정부총리는 반년이 지난 지금 경제팀의 컬러와 분위기를 일신하는데 일단 성공한 것으로 평가된다.또 실물경제 관리에도 비교적 좋은 성적을 남겼다.올 상반기 성장이 8%를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생산·투자·소비활동 등 경제 전반이 활황세를 보이고 있다. 경제 팀의 장악력이 미흡했던 전임자들과는 달리 정부총리는 특유의 가부장적 리더십을 발휘한다.이제는 어느 각료도 그의 관록과 권위에 도전하지 못한다.특징적인 현상은 과천청사의 아카데미즘 도입이다.재입각 전까지 외대교수를 지낸 경험을 바탕으로 최근 경제부처 토론회를 열어 경제부처의 일체감 강화를 시도했다. 이른바 「소신파 차관」들의 백화재방식 토론을 유도하는 등 이기주의가 심한 경제부처에 전에 없이 학구적인 분위기를 북돋웠다. 차관 토론회를 보고 난 뒤 정부총리는 과거 「박정희 경제스쿨」에서 기획원 차관이던 자신과 김용환재무·최각규농림차관 등 잘 나가던 경제관료들의 행진을 연상하는 듯했다.지난 번 토론회도 과천청사를 흡사 「정재석 경제스쿨」로 가꿔 경제중흥의 새 전기를 마련하겠다는 의도로 엿보인다.한 걸음 더 나가 대표적인 엘리트 부처인 기획원과 재무부 관료들의 인사교류까지 생각한다.부처간 장벽을 훨씬 좁히겠다는 생각이다. 정부총리의 미세하지만,중요한 변화 중 하나는 실세각료로서의 부상이다.경제대통령을 천명한 김영삼대통령과 취임 후 줄곧 주례 독대를 통해 남다른 교감을 유지하고 있다.더욱이 이회창 전총리의 퇴임 후 정부내 「스타플레이어」의 상대적인 빈곤으로 그는 대통령에게 몇명 안되는 참모의 역할까지 하고 있다. 대통령의 과천방문을 월례화한 것도 그의 조언이며 경제외적인 문제에도 가끔 의견을 내놓는다.또 삼성자동차 허용문제로 민심이 흉흉한 부산을 방문,지역 발전대책이라는 누구도 예상 못한 카드를 던져 김대통령의 「가려운 곳」을 긁어줬다. 청와대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았음은 물론이다. 약점이라면 정책조정 능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지난 봄 우루과이 라운드(UR)이행서 수정문제를 비롯해 농안법 파동,금융기업 전업군 도입을 둘러싼 부처간 이견에 이르기까지 부총리의 조정역할이 없었다는 것이 비판론의 골자이다.공기업 민영화나 사회간접자본(SOC)확충을 위한 민자유치 촉진법 제정에 따른 경제력 집중문제,그리고 최근 고개를 든 물가오름세도 안심할 수 없는 복병이다. 이에 정부총리는 『과거 장기영,김학렬부총리 같이 호령하는 경제총수의 시대는 지났다』며 자신은 목소리를 낮추되,부처별 역할분담을 통해 공을 해당 부처에 돌리겠다고 밝힌다.일을 무작정 벌이며 앞에 나서기보다는,자율성을 최대한 살리며 뒷전에서 궂은 일을 챙기는 팀장에 만족하겠다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정부총리 취임 초에는 「말의 성찬」에 비해 성과가 적다는 의견도 있었으나,전임자들과는 달리 이상이 높고 정치감각이 탁월해 이를 현실과 조화시키는데 성공한다면적어도 경제팀장으로는 장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여성위한 무예/「몸살림 판」 배워 가뿐한 하루를

    ◎연극인 이영란씨 동호인모임 조직… 보급운동 나서/전통무예 태껸·수벽치기·기체조 접목 여성 신체의 자연 흐름을 찾아내고 본연의 기능과 기본 체력을 강화시키는 여성무예 「몸살림 판」이 연극인이자 무용가인 이영란씨(40)에 의해 보급되고 있어 화제다.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여성의 무예」를 내세운 「몸살림 판」은 여성의 몸을 살려낸다는 데서 붙인 이름.우리 전통무예 태껸과 수벽치기,기천 삼법운동 등의 동작을 기본으로 여성 고유의 감각과 신체 조건에 맞도록 새롭게 춤사위를 엮어낸 것이다. 지난해 10월 여성운동 동인 모임「또 하나의 문화」소모임 활동의 하나로 시작,현재 20대의 학생·직장인에서 부터 30·40대의 주부·대학교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층의 수강생 2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또 이씨가 출강하고 있는 중앙대학교의 가정대 교수 12명도 따로 「몸살림판」에 동참하고 있다. 『대개의 운동이 팔힘과 다리 근육힘을 요구하는 남성 위주로 짜인 운동이지요.여성이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면 「엉덩이가 무거워서 안돼…」라는 소리를 듣게 마련입니다』 여성신체는 상대적으로 남성에 비해 열등하다는 잘못된 인식을 벗어내고 여성몸 내부의 신비로운 결(흐름)을 찾아내야 한다는 이씨는 「몸살림 판」이 신체의 힘을 바깥으로 내 쏟는 운동이 아니라 온화한 힘을 내적으로 축적하는 춤과 같은 운동이라고 설명한다.자궁이 건강해지는등 생리적으로 건강한 상태를 찾게되고 운동을 끝내면 온몸이 뻐근해 지는 것이 아니라 샤워를 한 듯 개운한 느낌을 갖는다는 것이다. 면벽하는 자세로 앉아 나쁜 기를 털어내는 하체 두드리기에서 시작,일어나 연결동작 취하기,다시 와법·좌법운동으로 이어지는데 풀고 감아주는 신체의 이완·긴장 동작을 되풀이 한다. 무용이나 다른 운동을 전혀 해본 경험이 없는 초보자라도 쉽게 따라 배울수있는 반면 「정지된듯 흐르는」동작 을 1시간 정도 하다보면 땀이 흐를 정도로 그 운동량이 은근히 많다. 1주일에 한번 2시간 정도 모여 운동하지만 몸이 느끼는 효과는 크고 빠르다고 수강생들은 입을 모은다. 수강한지 4개월째 접어든다는 직장인 장정은씨(26)은 『길을 가다 길바닥에 주저앉을 정도로 몸이 약했지만 다른 운동은 힘이 들어 시작할 엄두를 못냈다』며 지금은 부모님도 놀랄 정도로 건강해 졌다고 말한다. 연극지망생으로 신체 단련을 위해 이곳을 찾았다는 소 영씨(24·공연 예술아카데미 회원)는『호흡조절이 자유로워지고 몸과 의식이 하나로 되는 것같은 느낌을 갖게 됐다』고 말한다. 지난달 이화여대의 축제기간중 열린 「여성의 거리」행사에서 정문 앞 시연회를 가진바 있는 「몸살림 판」 사범 이영란씨는『앞으로 3년 정도 수련을 거친뒤에 동양철학과 기철학,여성학을 바탕으로한 체계적인 몸살림판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힌다. 『남녀노소 불문,모든 이에게「몸살림판」의 문은 열려있습니다.단,남성의 경우 페미니스트이면 더욱 좋죠』 수강료는 매달 학생 2만원,월수 1백만원 이상이면 6만원,그 이하면 4만원.문의 324­7486.
  • 원로지휘자 임원식씨/데뷔 50년 기념 연주회 연다

    ◎1946년 국내 첫 교향악단 창설한 “영원한 현역”/베토벤교향곡 전곡 6회 공연으로 완주 서울아카데미심포니로부터 얼마전 전단 한장이 날아들었다.원로지휘자 임원식씨가 지휘자로 데뷔한지 50년이 되는 것을 기념해 베토벤의 교향곡 전곡을 올 한해 6번의 공연을 통해 모두 연주한다는 것이었다.전단은 교향곡 4번과 7번을 연주할 두번째 연주회가 4일 하오 7시 예술의전당 음악당에서 열린다는 것을 알리고 있었다. 서울아카데미심포니는 이에앞서 지난 4월 13일에 베토벤의 교향곡 1번과 5번「운명」을 연주했다.그러나 당시 연주회가 임씨의 지휘자데뷔 50년을 기념하는 베토벤 교향곡 전국 연주회의 서막이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무슨 무슨 전곡 연주회라도 할라치면 연습에 앞서 보도자료부터 만드는 세태에서 이같은 모습은 물론 오케스트라의 홍보담당자를 탓해야 할 일인지도 모른다.그러나 이번처럼 떠들썩하게 소문을 낼 수도 있는 일을 조용하게 해치우는 것은 바로 임원식씨 본래의 모습이기도 하다. 그에 관한 기사를 쓰기 위해 자료실을 찾았을 때 더욱 놀란 것은 50년 동안 지휘를 한 그의 이야기를 모은 스크랩이 13살짜리 꼬마 바이올리니스트보다 훨씬 적었기 때문이다.그는 음악계에 대한 공헌과 음악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에 비해 너무도 스포트라이트를 스스로 비켜 서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임씨는 1919년 생으로 75세다.중년층 사이에 그가 화제에 오르면 『언제적 임원식인데 아직도 지휘를 하느냐』는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온다.그도 그럴 것이 임씨는 1946년 국내 최초의 교향악단인 고려교향악단을 창설했고 1956년에는 현재 KBS교향악단의 전신인 국립교향악단을 만들어 초대상임지휘자로 15년 동안 활약했다.명실공히 우리나라 교향악 운동의 산 역사이다. 또 1953년에는 서울예고를 만들어 1975년까지 교장으로 있었다.이후 이화여대와 서울대 경희대에 교수로 재직했다.음악교육의 역사이기도 한 셈이다. 그런데 어린 학생들에게 그를 물으면 『임선생님이 그렇게 오래 지휘를 했어요』하고 되묻는다.그들에게 임씨는 「원로」가 아닌 한사람의 「현역」지휘자일 뿐이다.그는 현재 서울아카데미심포니의 명예상임지휘자로 예우받고 있으나 불과 2년전까지만 해도 인천시향의 상임지휘자로 활동했다.최근에는 레닌그라드필과 모스크바 알마타 등지의 러시아국립교향악단을 지휘하는등 활동범위가 오히려 더욱 넓어졌다. 통상 50주년이라면 만 50년이 되는 해를 가리킨다.임씨는 1945년 중국 하얼빈교향악단을 통해 지휘자로 데뷔했으므로 50주년은 1995년이 된다.그럼에도 이번 연주회를 「데뷔 50주년 기념」이라고 이름 붙였다.이를 확인하기 위해 교향악단 사무실에 전화를 거니 직원으로부터 『아 그거요.임선생님은 내년이 아니라 올해가 50주년이 되는 해라고 생각하시거든요』라는 대답이 돌아왔다.이처럼 음악 외적인 면에는 엉성하기 그지없지만 음악에는 누구보다 철저한 지휘자 임원식의 베토벤 교향곡 전곡 연주회는 12월 26일 송년음악회를 겸해 9번「합창」으로 끝을 맺는다.
  • 바이올리니스트 3인/비올라 연주자로 변신

    ◎김원모·김의명·배은환씨 “신선한 시도”/취약한 비올라 분야 애호인 확산 기대 김원모와 김의명,그리고 배은환.뛰어난 세사람의 바이올리니스트가 잇따라 비올리스트로 데뷔한다.이들의 변신은 숫자와 질 양쪽에서 모두 취약한 국내 비올라 분야에 대한 음악애호가들의 인식을 새롭게 한다는 점에서 신선한 화제가 되고 있다.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원모씨는 세계적인 지휘자이자 바이올리니스트 조셉 실버스타인과 함께 서울시향 정기연주회에 초대되어 7일 세종문화회관대강당 무대에 선다.이번 연주회에서는 실버스타인이 지휘와 바이올린,김씨가 비올라를 맡아 모차르트의 「바이올린과 비올라를 위한 신포니아 콘체르탄테 내림 마장조」를 연주한다. 김의명씨는 서울아카데미앙상블의 정기연주회의 협연자로 5일 하오 7시 예술의전당 음악당에서 연주할 예정.최승한씨의 지휘로 바이올리니스트 현해은씨와 실버스타인·김원모와 같은 곡을 연주한다.불과 이틀 사이에 앞서거나 뒷서거니 비올라를 잡는 두 김씨의 레퍼토리가 경쟁하듯 똑같다는 것도이야기 거리다. 두 김씨의 변신은 그러나 일시적인 것.이에 비해 배은환씨는 금호 현악4중주단의 새로운 비올라주자로 이미 지난달 25일 대덕연구단지 연주회에서 부터 나서고 있다.명실상부한 「프로 비올리스트」로 탈바꿈한 셈이다. 김원모씨는 보스턴심포니와 아스펜페스티벌 이스트만필하모닉 로체스터필하모닉등 미국내 유수한 교향악단과 협연해 성가를 얻은 중진 바이올리니스트.현재는 지휘를 겸해 롱베이심포니와 플로렌스심포니 로스앤젤레스유스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다.실버스타인은 지난 19 83년이래 미국을 대표하는 교향악단의 하나인 유타심포니의 음악감독을 맡고 있는 명지휘자.바이올리니스트로서도 엘리자베스콩쿠르에서 2등을 차지하고 19 55년부터 20여년 동안 보스턴심포니의 악장을 역임했다.활동범위는 달랐지만 실버스타인과 김원모씨는 엇비슷한 길을 거쳐온 셈.그런만큼 김씨가 비올라를 잡은 것은 다분히 선배에 대한 예우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김의명씨가 협연하는 서울아카데미앙상블은 지난 19 66년 「서울여성 스트링 오케스트라」로 창단되어 84년 지금의 이름으로 재창단한 여성실내악 단체.그런만큼 특히 교육 분야에 공이 큰 여류 바이올리니스트 현해은씨(서울대교수)에게 바이올린 파트를 양보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이 김씨의 생각이었는지도 모른다. 두 김씨에서 보듯 비올라는 겸손한 악기다.그 겸손함은 배은환씨에 이르러 절정을 이루는 느낌.배씨는 바이올리니스트로서 눈부신 활동으로 비올리스트로서는 활약할 기회가 없었던 케이스.사실 그는 지난 87년 줄리어드음대에서 바이올린과 비올라의 복수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딴 명실상부한 「비올라 박사」다.그런 그가 금호 현악4중주단에 참여한 것은 이 4중주단의 리더이기도 한 김의명씨가 『세계적인 4중주단이 되기 위해서는 당신이 필요하다』며 집요하게 설득한 결과라는 후문.배씨 자신으로 보면 화려한 바이올리니스트로 남고 싶은 욕심이 더 컸을 지도 모르는 일.그럼에도 비올라를 선택해 「자신」보다 「한국음악계」를 앞세움으로써 음악인들의 찬사를 받고 있다.
  • 푸슈킨시 낭송에 모스크바대생 환호(김 대통령 방북여로)

    ◎“한·러 개혁 동반… 21세기 아태 이끌자”/“해국풍습 간직 감명” 위민지원 다짐 김영삼대통령은 모스크바 출발을 하루 앞둔 3일(이하 현지시간) 모스크바주재 한국특파원들과 조찬간담회를 가진뒤 모스크바대학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고 러시아 각계 인사들과 잇따라 만나는등 바쁜 일정을 보냈다. ▷모스크바 교민리셉션◁ ○…김대통령과 부인 손명순여사는 이날 하오 모스크바에서의 사실상 마지막 일정으로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열린 현지 교민들을 위한 리셉션에 참석. 약1백80명의 교민들이 참석한 리셉션장에 도착한 김대통령은 행사장을 돌며 참석인사들과 인사를 나눈뒤 헤드테이블에 앉아 동석자들과 잠시 환담. 이어 정흥식연방하원의원(43)이 교민들을 대표해 김대통령의 러시아방문을 환영한다고 인사.정의원은 러시아이름이 「정 유리 미하일로비치」로 사할린 출신이며 현재 지역구는 시베리아의 이르쿠츠크. 연설에서 김대통령은 지난 89년과 90년 소련방문 때는 외교관계가 없어 어려움이 많았고 교민들도 마음대로 만날 수 없었다고 소개하고 『오늘 민주국가로 다시 태어난 러시아의 국빈으로 이곳에 오게되어 참으로 감회가 깊다』고 소감을 피력. 김대통령은 또 『교포사회가 여러가지 역경에도 불구하고 100년이 넘는 동안 한국의 문화와 풍습을 간직하고 있는 것에 감명을 받았다』고 말하고 『대한민국이 여러분의 든든한 후원자가 될 것』이라고 교포사회에 대한 지원을 다짐. ▷공식환송식◁ ○…김대통령 내외는 이날 하오4시30분 크렘린궁을 방문,옐친대통령내외의 공식환송을 받고 모스크바에서의 공식일정을 마무리. 김대통령내외는 승용차편으로 팡파르가 울리는 가운데 크렘린궁에 도착해 현관에서 쉐브첸코 러시아의전장의 영접을 받고 환송식이 열린 게오르기예프스키홀에 입장. 홀 중앙에서 미리 대기하고 있던 옐친대통령내외는 김대통령내외가 들어오자 반갑게 악수를 나누었으며 양국정상들은 나란히 서서 기념촬영. 이어 양국국가가 연주됐고 김대통령내외는 쉐브첸코의전장의 소개로 러시아측환영인사들과,옐친대령내외는 신두병의전장의 소개로 우리측 수행원들과 작별인사.15분동안의 공식환송식이 끝나자 양국정상내외는 홀 입구에서 악수로 아쉬운 작별인사를 교환. ○…김대통령은 이날 공식환송식 참석직후 다닐로프수도원을 방문,러시아정교의 알렉세이대주교와 20여분동안 환담. 김대통령은 이어 수행원 숙소인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옛소련의 대표적 반체제인사인 사하로프박사의 미망인 일레나 보네르여사를 접견. ▷한·러경제인오찬◁ ○…김대통령은 이날 낮 러시아의회와 정부및 경제계지도자와 양국 기업인등 80여명을 메트로폴호텔로 초치,오찬을 나누며 미래지향적 경제협력관계를 강조. 김대통령은 이날 「한·러 경제협력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라는 제목의 오찬사에서 『양국이 정치·사회뿐 아니라 경제분야에서 추구하고 있는 변화와 개혁은 냉전종식과 UR타결이후 새로이 형성되고 있는 국제질서속에서 공동번영할 수 있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역설. 김대통령은 『양국은 90년 수교이후 교역과 투자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경제협력형태도 과학기술협력,자원협력,건설협력 등으로 다양화되고 있다』면서 『그러나우리는 결코 이 정도 결과에 만족해서는 안되며 한차원 높은 협력을 위해 노력하자』고 강조. 김대통령은 두나라 경협에 대해 『바로 눈앞에 있는 조그만 이익보다는 장기적이고 미래지향적 협력관계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보다 큰 이익을 중시해야 한다』면서 『21세기를 내다보면서 인내를 갖고 당면과제를 하나 하나 풀어갈때 비로소 경제협력이 결실을 볼수 있다』고 상호보완적인 협력관계를 강조. ▷모스크바대 학위수여식◁ ○…모스크바대학에서 이날 낮 명예정치학박사학위를 수여받은 김대통령은 학위수여를 기념하는 「새로운 문명을 향하여 자신과 용기를」이란 제목의 연설을 통해 『양국 청년들이 우정과 협력을 통해 유러시아협력의 아름다운 가교를 건설해달라』고 소망. 사도브치총장으로부터 소개를 받고 단상에 오른 김대통령은 『한국국민들은 톨스토이의 인도주의에 감명받고 있고 차이코프스키의 음악을 통해 러시아 국민과 예술적 영감을 함께 나누고 있다』고 러시아 문화 칭송으로 연설을 시작. 김대통령은 『본인이 어려울때마다 러시아의 위대한 국민시인 푸시킨의 시를 낭송했다』면서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지 마라.성내지 마라.설움의 날을 참고 견디면 기쁨의 날이 옴을 믿어라』라는 싯구를 인용하면서 이날 연설을 마쳐 학생들로부터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연설을 마친 김대통령은 대학측이 마련한 리셉션장에서 대학관계자들과 잠시 환담. 사도브니치총장은 『김대통령의 방문은 모스크바대학사에 새로운 페이지를 장식하는 것』이라고 환영의사를 표현. ▷모스크바시장접견◁ ○…김대통령은 이날 상오 숙소인 영빈관에서 유리 루시코프 모스크바시장을 접견. 김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방문동안 모스크바 시민들이 보여준 환대에 감사의 뜻을 표시. 김대통령은 『역사와 문화의 도시인 모스크바를 방문할 때마다 매번 새로운 느낌을 받지만 세번째 방문인 이번에는 특히 모스크바 거리 곳곳에 넘쳐있는 생동감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면서 『새롭게 태어나고 있는 러시아와 신한국은 앞으로 좋은 동반자가 될 것』이라고 인사. 루시코프시장은 『모스크바에 대한 김대통령의 각별한 애정에 감사한다』면서 『김대통령의 이번 방문이 두나라의 우의와 신뢰를 깊게 하는 전기를 마련했다』고 답례. 루시코프시장은 모스크바시는 물론 연방정치에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친옐친계 실력자로 매년 모스크바강에서 펼쳐지는 겨울수영에도 빠짐없이 참가한다고. 김대통령은 이어 노벨물리학 수상자로서 러시아 과학아카데미산하 일반물리연구소장인 알렉산드르 프로코예프박사를 접견하고 양국의 과학기술발전과 협력문제에 관해 환담. 알렉산드르 프로코예프박사는 올해 78세로 60년대말 레이저 분야 연구로 노벨상을 수상했으며 한국과의 과학기술협력문제에 적극적인 세계물리학계의 거물. ◎한국어학습 둘러보며 격려 ▷손여사 한국학교방문◁ ○…대통령부인 손명순여사는 이날 상오 모스크바시내에 있는 한국학교를 방문,모스크바 주재원 자녀들의 유치원 및 국민학교수업을 살펴보고 학생들을 격려. 손여사는 김석규주러시아대사 부인과 함께 한국학교에 도착,이문직교장 등 교사들의 환영인사를 받고 방명록에 「밝고 맑고 아름답게」라고 서명한 뒤 요리실습과 글짓기학습을 받고 있는 1,3,4학년 수업을 참관. 한편 손여사는 이날 낮 숙소인 영빈관에서 우리 대사관 직원부인들과 점심을 함께 한데 이어 하오에는 옐친대통령의 부인 라이나여사의 안내로 모스크바의 한 아파트단지에 있는 탁아소를 방문.
  • 러,6·25남침 첫 인정/다큐멘터리 SBS 방영

    ◎스탈린 비밀전문 공개 러시아가 북한의 남침을 최초로 인정한 러시아 렌TV 프로덕션 제작 다큐멘터리 「한국전 내막」이 2일밤 11시부터 90분간 SBS­TV를 통해 방송됐다. 특히 이날 방송에서는 한국전쟁발발을 전후해 스탈린과 모택동·김일성 사이에 오간 비밀전문 등 극비문서들이 처음으로 공개됐으며 그밖에도 새로운 기록필름들을 토대로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북한·소련·중공간의 긴밀한 협력관계와 남침자료들을 생생히 증명,관심을 모았다. 유자효해설위원이 진행한 이날 방송에서는 러시아TV 「오스탄키노」가 지난 21일 방송한 「한국전쟁」 1부이외에 28일 방송예정이었다가 북한측의 강력한 항의로 불방된 2부 내용까지 전체를 방영했다. 이 다큐멘터리는 옐친대통령의 군사보좌관이며 한국전쟁 권위자인 드미트리 볼코고노프 퇴역장군(현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준회원)이 해설자로 등장,당시의 정황을 설명해 신빙도를 더했다. 지난 49년 3월5일 스탈린의 응접실에서 있었던 김일성과 스탈린의 비밀회동,이듬해 10월6일 스탈린이 「필리포프」라는 가명으로 모택동에게 보낸 극비 전문에서 중공군의 참전을 요청한 일 등이 1부에서 소개됐다. 2부에서는 6·25전쟁에 참전한 소련군 조종사들이 참전사실을 숨기기 위해 조선어를 배웠지만 실제 전투시에는 거의 사용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 “핵 해결뒤 남북평화협정 체결”/민주 「한반도통일」 국제토론 중계

    ◎북 설득위해 미·북 연락사무소 설치 필요 민주당은 31일 당정책토론회 1백회 개최기념 국제학술토론회를 서울 여의도 63빌딩 국제회의장에서 열었다.「남북통일과 21세기 한국」을 주제로 열린 이날 토론회에는 셀리그 해리슨 미국 카네기재단 선임연구원과 심취영 중국 현대국제관계연구소장,미하일 티타렌코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극동연구소장,와다 하루키(화전춘수)일본 동경대교수등이 참석,미국과 중국·일본·러시아등 한반도 주변 4개국의 전략을 중심으로 한반도의 통일문제를 논의했다. 다음은 주제발표 요지이다. ▲「연방제인가 흡수통일인가」(셀리그 해리슨)=북한은 미국이 한국방위를 위한 핵저지 개념을 수정하지 않는다면 절대 핵카드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북한에 대한 핵사찰을 위해서는 북·미외교관계 수립의 전단계로 연락사무소를 교환해야 하고 남북한은 평화협정을 체결해야 한다.또 한국에 핵무기를 배치하거나 먼저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남북한과 중국·러시아·일본의 다자간 협정을 통해 공약해야 한다.아울러 북한에 대한 한국의 무역및 투자확대를 미국은 지원해야 한다.이밖에 미국의 기업들이 광물자원개발·통신·교통및 관광업등에서 북한과 협력할 수 있도록 미국정부가 지원해야 한다. ▲「통일과 한민족의 미래」(심취영)=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해서는 먼저 경제·과학기술 측면의 국제경쟁이 가속화될 21세기를 맞아 통일한국과 분단한국이 얼마만한 위상차이를 보일 것인지를 양측이 먼저 고찰해야 한다.특히 정치적 적대감,군사적 대치,경제적 격리,상호 외교적 고립,상호불신감등 남북한 사이에 남아 있는 부정적 유산을 하루빨리 청산해야 한다.상호신뢰를 바탕으로 긴밀한 협력이 절실하다.서로의 이익을 위한 경제협력이 중요하며 상호 군사대치중인 휴전상태에서 화해와 통일을 위한 영속적인 평화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베트남방식이나 독일방식의 통일은 한민족 통일방식과는 거리가 있는 비현실적인 방식이다. ▲「한국의 통일과 러시아의 시각」(미하일 티타렌코)=동아시아에 있어서 번영된 통일한국의 존재는 러시아의 국가이익과도 부합된다.러시아는 한반도의 평화와민주적 통일에 기꺼이 기여할 것이다.그러나 남북한은 서로 신뢰와 이해를 쌓으려고 하는 대신에 통일에 대한 경쟁과 이념논쟁에서 점수나 얻으려 하고 있다.특히 북한은 50여년동안 엄연한 현실을 부정하며 민족통일을 이루려 해왔다.이제 북한은 남한의 정부,의회,대통령제도등 정치구조에 대한 이해와 신뢰를 형성해야 한다.러시아는 시베리아와 극동개발을 목적으로 한국과의 대규모 합작경제,선진기술도입,시장접근을 통한 경제적 이익을 중시하고 있다.현재 한·러 관계가 정체되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이번 김영삼대통령의 러시아방문을 통해 양국간 우호선린관계와 진정한 경제협력의 바탕이 이뤄지길 기대한다. ▲「동아시아의 한국,공동의 집」(와다 하루키)=북한은 결국 경제·외교적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부분적인 개혁과 부분적인 개방을 취하는 중국방식을 선택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북한핵문제가 해결되면 다음 단계에서는 남북한과 미국,중국간 평화협정체결 문제가 의제로 돼야 한다.이를 바탕으로 남북한은 외교관계를 수립,진지한교섭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동아시아는 미국·러시아,그리고 중국이라는 세계 초강대국이 공존하는 특별한 지역이다.만일 한국이 통일된다면 이들 열강의 동아시아 공동의 집을 위한 중심점으로 작용할 것이다.통일한국이 동아시아와 세계를 통일하는 것이다.
  • 노명순 첫 시집 「살아있는 것은 모두 따뜻하다」

    ◎일상적 삶 따뜻한 시선으로 노래/「불문을 열면」등 서정시 60여편 담아 자유로운 시어 변용을 통해 밝음의 세계를 추구하는 노명순시인(48)이 처녀시집 「살아있는 것은 모두 따뜻하다」를 문학 아카데미에서 펴냈다. 방송국 성우를 지냈고 지난 89년 월간문학 신인상을 통해 등단한 노시인은 주변의 평범한 대상을 어린시절의 추억과 밝은 미래에 연결해 서정성 강한 시를 만들어내고 있는 중견작가. 이번 시집 「살아있는 …」는 따뜻한 시선으로 들여다 본 일상적 삶을 특유의 언어와 자유로운 이미지 변화를 통해 그려낸 표제시등 서정시 60여편을 싣고 있다. 「겨울 아궁이에 왕겨를 솔솔 뿌려 풀무질해 불문을 열면…컴컴했던 아궁이속은 환해지고 차가운 구들장이 뎁혀지며 등짝에 짊어졌던 슬픔 아랫목에 슬그머니 벗어 발목으로 누른다…나는 언제까지 어머니의 따습고 말랑말랑한 젖가슴을 만지며 사발 수북이 고봉밥을 푸고 또 푸며 산을 만든다 흰눈이 녹고 얼음이 풀려 온 산에 진달래꽃이 빨갛게 핀 불이 훨훨 타는 산을 만든다」. 풀무를 이용해 불을 때던 어린 시절의 추억에서 어머니의 사랑을 끄집어내고 현실적인 삶의 풍요로움으로 연결하는 이미지 활용이 눈에 뜨이는 「불문을 열면」중 일부다. 이 시집에는 일상 속에서 밝은 철학을 이끄는 「불문을 열면」류의 시와 함께 더불어 사는 삶의 의미를 지적하는 작품도 눈에 띄는데 「공터」는 그 대표작이라고 할 수있다. 「…폭풍우로부터 철거하라는 독촉장이 빗발친다 해도 버텨내야 한다…부서진 것들과 벌레,벌레와 흙,흙과 나,우리 서로 등을 맞대고 봄이 올때까지 공터를 바람막이로 이 추운 겨울을 견뎌내기로 한다」(「공터」중에서).
  • 편부가정(외언내언)

    「크레이머 대 크레이머」란 미국영화가 크게 화제가 된 적이 있다.지난 80년 아카데미상 5개부문을 휩쓴 이 영화는 이혼한 부부의 자녀 양육권을 둘러 싼 분쟁을 다룬 것.영화의 줄거리는 부성과 모성의 대결이었지만 당시 화제가 된 것은 아내없이 아들을 키우는 아버지의 비애와 뜨거운 부성애였다. 이 영화의 아버지로 출연한 더스틴 호프만은 부성이 모성에 못지 않음을 감동적으로 그려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았다.그도 처음엔 대부분의 아버지들이 그렇듯 가정보다는 직장과 사회활동에 더 많은 관심과 시간을 쏟았던 아버지.그러나 아내가 집을 떠난후 홀로 아들을 키우며 어머니 노릇까지 해내느라 온갖 소동을 겪고 결국 직장에서 쫓겨나는 위기에 처한다.그럼에도 그는 아들의 양육권을 빼앗기지 않기위해 눈물겨운 법정투쟁을 벌인다. 아버지를 뜻하는 한자의 「부」는 오른 손에 돌도끼를 든 것을 형상화한 것이라고 중국의 문학자였던 곽말약이 풀이한 바 있다.아버지는 돌도끼를 들고 사냥하는 사람,즉 힘의 상징이라는 것이다.「엄부자모」라는말도 있듯이 가정에서 아버지와 어머니의 역할은 다르고 그 두 역할이 공존해야만 바람직한 자녀교육이 이루어진다 한다. 그러나 우리사회는 지금 가정해체가 급속히 이루어지고 있다.통계청의 「가정현황」보고서에 의하면 92년 현재 부부 7쌍중 1쌍이 이혼하고 있다.이혼 사별 미혼등의 이유로 배우자가 없는 가구도 80년 17.5%에서 90년 21.3%로 늘었다. 이혼한후 홀로 아들을 키우던 아버지가 10살 난 아들이 『심부름 시킨 돈으로 전자오락실을 가는등 말을 안 듣는다』고 마구 때리고 감금한 혐의로 구속됐다. 잘못된 가부장적 사고방식에 의한 가정폭력도 문제지만 근본적으로는 가정의 해체에서 비롯된 비극이다.영화속의 호프만과 달리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편부·편모와 그 아래서 고통받는 아이들이 안타깝다.올해는 가정의 해이고 5월은 가정의 달인데….
  • 5·16민족상 과학기술상 수상/전과기처장관 최장수박사(인터뷰)

    ◎“일 과학기술 따라잡는게 급선무”/정부의 과감한 투자 등 실질조치 있어야 최장수 과기처장관,「불이 꺼지지 않는 연구소」KIST 신화의 주역,학술원회원,러시아 아카데미 정회원,포항제철 산업과학기술연구소 상임고문.이미 고희를 훨씬 넘겨버린 「할아버지」에게 붙는 말치고는 너무 거창하게 들릴지도 모른다. 올해 개편된 5·16민족상에서 과학기술부문상을 첫 수상한 최형섭박사(74)가 그사람이다.여느 사람같으면 손자들과 어울리며 조용히 지낼 나이에도 그의 목소리는 쩌렁쩌렁하기만 했다. 『우리나라가 살아남으려면 먼저 일본을 따라잡아야 합니다.우리가 지금처럼 살 수 있게 된 것도 지난 60∼70년대 과학기술발전에 총력을 기울였기 때문이지요.그런데 지금은 우리의 과학기술이 진보하지 못하고 있어요.이렇게 가다가는 우리의 손자대에는 제대로 먹지도 못할겁니다.과학기술에 정부의 과감한 투자와 세금감면혜택등 실질적인 조치가 있어야해요.돈을 아끼지 말라는 거죠.능력이 있는 사람,창의력이 있는 사람들은 관료주의의 잣대를 대서는 안됩니다』 최박사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설립당시 박대통령의 반대를 무릅쓰고 연구원 학생들의 병역면제를 고집해 관철시킨 사람이기도 하다.고집이 너무 세고 보수적이라고 해서 교수시절 「19세기」라는 별명이 붙은 적도 있다는 그는 『학문을 하는 사람의 자세는 5세기나 25세기나 다를 것이 없다』고 후학들에게 힘주어 말한다.실제로 대학에서 실험을 지도하고 있을 때 피곤을 못이겨 의자에 앉아 실험을 하던 학생들이 「19세기 교수」한테 발로 걷어차인 적도 많다고 했다.『그때 밤잠 못자고 꼬박 서서 실험하던 학생들이 이젠 벌써 한국 과학계의 중견』이라며 자랑스러워하기도 했다. 장관직에서 물러난 뒤 지난 81년부터 미 국제개발처의 초청으로 거의 10년간을 태국,스리랑카,미얀마,방글라데시 등 저개발국을 돌아다니며 과학정책,과학기술지원법등을 전수하기도한 그는 『한 나라가 잘되려면 최고 지도자가 과학기술진흥의 선두에 나서야한다』고 말한다. 그는 또 순수 민간자본으로 설립된 「계면공학연구소(소장 문광순박사)」의 이사장을 맡고있기도 하다.『미국최대의 연구소인 바텔연구소,스탠퍼드연구소등이 모두 순수 민간연구소입니다.우리나라에서는 아직까지 대규모연구가 정부출연연구소에 의해서만 이뤄지고 있어요.따라서 정부의 입김을 벗어난 자유로운 연구활동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봐야죠.영리를 추구하는 기업연구소와 정부기관으로서의 연구소를 중간에서 자연스럽게 연결해줄 순수 민간연구소가 필요합니다』 한국 과학계를 넉넉하게 받치고 있는 「큰나무」 최형섭박사.요즘 그는 해방이후부터 지금까지의 산경험을 토대로 회고록을 집필하고 있다.『아무도 모르는 이야기를 쓸 작정입니다.교수로서 정부관료로서 일해오면서 겪었던 일과 열심히 하는 후배들을 소개할 겁니다』 어투에서 느껴지는 지적 엄격함뒤에서도 후배들에 대한 따사로움이 내비치는 그는 이번 5·16민족상 상금 2천만원을 KIST에 전액 기증하기로 했다고 말하며 슬쩍 웃는다.
  • 농개조 개혁안에 반발/조합원 반대 결의대회

    농지개량조합을 농어촌진흥공사와 통폐합하거나 지방 공기업으로 바꾸려는 민자당의 계획에 농지개량조합이 반기를 들었다. 조합장과 임직원 등 3백60여명은 12일 서울 역삼동 반도 아카데미에서 「농지개량조합 개혁 결의대회」를 갖고 조합을 폐지하려는 민자당의 방침에 반대하는 결의문을 택했다. 농지개량조합은 경지정리,수리 및 배수시설의 개보수,저수지 관리 등의 업무를 맡고 있다.
  • 한국의 대표적 추상화가 이준­김환기화백 회고전

    ◎내일부터 현대­환기미술관서 각각 열려/쉼없이 화풍변화 추구… 독자영역 이뤄/1백점씩 모아 연대별 변천모습 한눈에 끊임없는 해체작업을 통해 국내 추상화단에 큰 획을 남긴 작가 2인의 회고전이 잇따라 열린다.국립현대미술관이 5일부터 24일까지 제2전시실에서 마련하는 이준회고전과 환기미술관이 10일부터 7월10일까지 2개월간 여는 수화 김환기선생 20주기 회고전­. 이준화백(75)과 고 김환기선생은 같은 추상화에 몰두했으면서도 작품세계가 크게 다른 면모를 보였고 두 사람 모두 작업에 있어서 쉴틈없이 변화를 추구한 대표적 작가들이다. 이번 전시회는 한국 추상화의 가능성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되는 두 화백의 전 생애에 걸친 작품세계를 집약해놓은 자리란 점에서 서양화단의 관심거리가 되고있다. 사실적인 구상회화로 시작,53년 제2회 국전에서 「만추」로 대통령상을 수상한 이준화백의 경우 시기별로 현격한 작품변화를 보여왔다.60년대초 비구상회화로 전환해 빛의 변화에 따라 달라지는 표현대상의 이미지를 다양한 색채로 표현해내다가70년대엔 직선과 곡선을 대비시키면서 피라미드형태의 삼각형이 조화된 기하학적 형상작업에 몰두했다.80년대 중반까지 이같은 작품경향을 보였으나 80년대 후반 문양이 곧 색면자체로 흡수돼 형태와 색채의 구성이 동등한 비중을 차지하는 화풍으로 옮겼고 이후 직선적 형태의 색띠에 의한 대칭구조를 주조로 한 작업에 치중하고 있다. 이번 국립현대미술관 전시는 반세기에 걸친 이화백의 작품중 각 시기별 대표작 1백여점을 연대별로 구성해 보여준다.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란 표제로 열리는 환기미술관의 김환기선생 20주기 회고전도 고 김화백의 작품과 인생을 연결하는 대규모 전시회. 「한국현대미술의 기초를 다진 역량있는 작가」,혹은 「한국의 추상미술 태동자」로 불리는 김화백은 초기 자연주의에 입각한 아카데미즘에서부터 출발,프랑스 유학과 뉴욕체재등을 거치며 가장 한국적인 추상미를 화폭에 담기위해 노력했던 대표적인 작가다. 지난 70년 당시 57세의 나이로 한국미술대상전에 출품해 대상을 수상한 작품이름을 딴 이번 전시회에는 김화백의 데뷔시절부터 74년 작고때까지의 시기별 주요작품들이 공개된다.30년대 후반부터 45년까지의 초기추상,45년부터 63년까지의 자연주의적 내용과 양식,63년부터 작고때까지의 점·선에 의한 순수추상등 3개 경향으로 나눠 미공개 대표작 1백여점을 선보인다.
  • 잃어버린 고대문명/알렉산데르고르보프스키 지음(화제의 책)

    ◎“BC 1만년전 문명 단절설” 주장 우리는 인류의 문명이 일직선상으로 발전했다고 알고 있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하고 의문을 제기한 것이 이 책이다. 그동안 현세 인류가 알아채지 못한 고대문명이 존재했었다는 주장은 계속 제기돼 왔지만 이 책처럼 과학적 근거를 갖고 조목조목 따졌던 글은 과거에 소개된 적이 없었다. 모스크바 과학아카데미 연구원인 지은이는 신화·전설을 통해 서기전 1만년전쯤 문명의 단절이 있었음을 가설로 내세운다. 또 그같은 가설을 인정하지 않는 한 어떻게도 설명할 수 없는 역사의 흔적들을 보여줌으로써 이를 차근차근 입증하고 있다. 인간의 지적 능력의 한계를 깨닫게 해주는 책이다. 김현철 옮김 자작나무 5천원.
  • 러 외교아카데미/바자노프 부원장 특별기고

    ◎러시아 한반도정책 달라지고 있다/옐친 개혁 실패로 보수입김 거세져/영향력 확대 노려 남북에 균형 접근/한·러 경협 기대 퇴색 등 변화의 조짐 곳곳에 러시아 외교의 기본노선이 최근들어 눈에 띄게 변모하고 있다.물론 이런 변화는 외교분야뿐 아니라 정치·경제·사회 전분야에서 나타나는 현상이기도 하다.이 변화의 실체를 보다 분명히 하기 위해 3년전인 1991년 러시아의 대외정책 기조를 한번 되새겨보자.당시 공산주의를 물리치고 소련방을 해체시킨 러시아의 민주 지도자들은 그들의 「몸과 마음」을 몽땅 서방쪽으로 돌렸다.서방은 이데올로기의 주요 동맹세력이 됐을뿐 아니라 러시아 현대화의 모델이요 구세주로 인식됐다.국제사회에서 떳떳한 문명국의 일원으로 대접받고 싶은 나머지 러시아는 국제무대에서 미국과 그의 동맹세력들을 기꺼이 뒤따를 태세가 돼있었다. 이와함께 이들 민주 지도자들은 소위 패배한 공산정권의 유산을 미련없이 벗어던지려고 애썼다.이념,정치,군사,경제적으로 과거 소련과 동맹관계를 맺었던 나라들과의 유대를 하나하나 청산해나갔다.반면 소련의 적이었던 나라들에 대해서는 과거 소련의 행적에 대해 기꺼이 양보와 사과를 하며 우호적인 제스처를 보였다.특히 이들은 한국과도 긴밀한 유대를 갖기 위해 애썼다.남북한관계에서 한국의 입장을 지지했고 한국전쟁에서 스탈린이 한 역할을 비난했다.1983년 사할린상공에서 대한항공기를 격추시킨 행위에 대해서도 용서를 구했다. ○대국화외교 지향 그러나 위에 언급한 이런 외교적 자세는 이제 점차 과거사가 돼가고 있다.여기에는 국내외적으로 여러가지 요인이 영향을 끼쳤다.우선 국내적 요인으로 옐친대통령이 추구해온 「쇼크 요법식」경제개혁의 실패를 들 수 있다.이로인해 민주 인사들은 국가권력의 중심부에서 밀려났고 대신 민족주의자·공산주의자들이 러시아의 외교정책 결정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게 됐다.이 보수세력들에게 서방은 우방이 아니라 적의 개념으로 남아 있다.이들이 생각하기에 서방은 러시아의 위대성을 실현하려는데 장애세력일 뿐이다.외부적 요인으로는 러시아 주변 나라들이 겪는 사태 및 전반적인국제정세가 이런 변화에 영향을 끼쳤다.구소련 연방내에 거주하는 러시아인들은 「박해」를 받고 있고 서방은 당초 약속과 달리 러시아에 대규모 원조도 보내주지 않았다. 3년전만해도 러시아 민주 지도자들은 유엔의 깃발아래 전세계가 한나라가 되는 소위 「세계 정부」의 탄생이 가능하다고 믿었다.무력은 구시대의 쓸모없는 유산으로 치부됐다.그러나 이제 사정은 달라졌다.러시아의 외교정책은 점차 더 전통적이고 더 강대국 지향적이며 덜 민주적으로 변하고 있다.그리고 이 변화의 징조가 한반도 정책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북 내정간섭 불원 한반도정책과 관련,러시아의 첫째 관심은 뭐니뭐니해도 안보와 관련된 문제이다.한반도는 지금도 냉전이 그대로 지속되는 지구상에서 가장 위험한 곳이라는게 러시아 지도자들의 인식이다.만약 한반도에서 다시 전쟁이 일어난다면 러시아를 비롯,동아시아 전역으로 그 불똥이 번진다고 믿는다.이런 인식하에 북한의 핵개발 움직임은 위험한 행위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지만 북한을 코너로 모는 것은 이보다 더 위험하다는 인식을 이들은 갖고 있다.옐친대통령의 한 보좌관도 내게 「러시아와 세계의 안정을 위해 북한을 핵문제로 너무 몰지 않는게 유익하다』고 말했다.이와함께 많은 러시아 지도자들은 김일성 정권의 급격한 붕괴는 한반도뿐 아니라 주변안보에 엄청난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이같은 이유를 들어 이들은 핵문제를 포함,북한의 내부사정에 국제사회가 너무 개입하지 말 것과 북한에서 단계적으로 하나하나 변화가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같은 안보관의 변화는 한반도에 있어 남북한 대화를 지지하는 것을 포함,균형있는 접근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난다.경제적인 요인도 정책결정의 중요한 요인이다.극동지역 개발을 위해 러시아는 아태지역국들과의 긴밀한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한국의 차관,투자,교역에 러시아는 큰 관심을 갖고 있다.그러나 한국과의 경제협력에 대해 가졌던 초기의 기대는 이제 사라져가고 있다.러시아국민들은 옐친대통령의 방한때 체결됐던 24개의 경제관련 협정들이 아직 이행되지않고 있다고 불평한다.차관상환 기간의 유예요청도 거절당했을 뿐 아니라 한국기업들은 러시아진출에 너무 소극적이고 이미 약속한 투자계획도 실행에 옮기지 않는다고 불평한다. 이에 비해 북한에 대한 경제적 평가는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특히 북한과 인접한 극동지역에서는 바터무역과 값싼 노동력을 구하는 데 북한이 유리한 파트너가 된다고 믿고 있다.무기를 팔기에도 북한은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투자인색에 불만 러시아의 대국지향 욕심도 한반도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요인중 하나이다. 러시아는 한반도에 대해 다시 영향력을 되찾으려고 하고 있다.물론 여기에는 과거 국제무대에서 철저히 소련을 지지했던 「잃어버린 동맹국」북한에 대한 향수도 작용하고 있다.러시아의회의 한 대의원은 얼마 전 내게 『우리가 과거 북한을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과 시간,돈을 들였나.왜 이 모든 것을 한꺼번에 물거품으로 만들려고 하는가』라고 말했다.이 대의원은 북한은 한때 극동지역에서 소련의 유일한 군사 교두보였는데이 교두보가 필요한 시기가 다시 도래하지 않는다고 누가 보장할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자성시기 지났다” 대부분의 민족주의자,공산주의자들은 반미,독자외교를 추구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북한은 높은 평가를 받아 마땅하다고 주장한다.이들이 믿기에 북한은 세계무대에서 미국에 반기를 드는 것만으로도 효용가치가 매우 높은 우방이다.러시아내에 점증하는 민족주의 감정도 한반도정책에 변화를 몰고 오는 주요인이다.이 민족주의 감정으로 인해 러시아외교에서 이제 양보와 자성의 시기는 지나가고 있다.러시아가 대한항공격추사건에 대해 더 이상의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옐친대통령의 보좌관들중에는 한국전쟁에 대해 러시아가 더이상 사과와 책임을 느낄 이유가 없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이와함께 김일성 독재체제에 대해 갖고 있던 이데올로기적 「혐오감」도 점차 가벼워져가고 있다.보수성향의 많은 지도자들은 러시아가 겪고 있는 혼란·무질서와 비교,북한의 법과 질서」를 높게 평가하기도 한다. 결론은 자명하다.러시아의 한반도정책은 점점 더 남북한 균형정책쪽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높다.물론 지리노프스키나 보수파,민족주의자들이 권력을 잡을 경우에는 북한쪽으로 더 편향될 것이다.그러면 3년전이 아니라 그 이전의 상황으로 되돌아가는 것이 된다.물론 이같은 시나리오가 쉽게 현실화될수는 없을 것이다.하지만 분명 3년전과는 다른 변화의 조짐이 도처에서 감지되고 있다. □예브게니 바자노프 약력 ▲49세 ▲역사학과박사 ▲모스크바 국제관계대 졸업 ▲주북경대사관 정치참사관(81년) ▲주샌프란시스코 부총영사(73년) ▲외교아카데미 부원장(91년부터 현재)
  • 그림자인형극 자료 전시관 “북적”/독일 전용공간에

    ◎이집트·중국등 소도구 수백점/“매혹적 신비감”… 유럽에 큰 반향 전세계에 있는 초기 인상파 화가들의 그림들이 파리에 모였다. 파리의 그랑 팔레 미술관은 세계 각국에 퍼져있는 19세기 후반의 인상파 화가들의 그림을 모두 모아 「인상파와 그 기원」이라는 대대적인 기획 전시전을 지난달 23일부터 열고 있다. 세계 화단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인상파의 마네·모네·피사로·세잔·르누아르·드가등 화가들 작품 1백80여점이 한자리에 모이게 된 것이다. 전시되는 그림들은 사물을 구조에 따라 묘사하는 기존의 아카데믹한 방법을 과감히 탈피하고 눈에 띈 순간의 모습을 그리려 시도했던 1859년부터 1869년까지 10년간의 인상파 초기화가들의 작품들.당시 아카데미와 살롱에서 배척됐던 「혁명적」작품들이다.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과 모스크바,스톡홀름등에 소장돼 있는 이 미술품들이 1백40여년만에 집결된 셈이다. 그랑 팔레의 이번 전시회 기획 취지는 인상파 화가들에 대한 대대적인 조명을 하는 것이지만 파리가 예술의 중심임을 다시한번보여주려는 의도도 있는 듯하다. 15세기에는 피렌체,17세기에는 로마가 유럽 미술의 중심지였으나 19세기에 들어서 비로소 파리가 미술뿐 아니라 문화의 중심지로 자리잡았다.몽마르트의 테르테르 광장에서 무명의 화가들이 관광객들을 상대로 초상화를 그려주는 것도 화실을 박차고 나온 인상파 화가들이 정착시킨 새 풍속이다. 전시되는 작품들 중에는 초상·풍경·바다경치·생활정경·정물·나체등을 그린 에두아르 마네의 「젊은 부인의 초상」「풀밭위의 식사」「스페인의 가수」등이 있다.마네는 매일 하오 2시부터 2시간동안 비평가인 보들레르와 튈르리 공원을 산책하면서 자신의 미술세계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보들레르로부터 「현대적인 생활을 하는 화가」라는 평가를 받게 된다. 또 「인상파」라는 이름을 낳게 한 클로드 모네의 그림 「인상,해돋이」등이 전시돼 인상파의 역사를 알수 있게 해준다. 부드러운 터치와 밝고 감미로운 색깔로 주로 인물을 그렸던 오귀스트 르누아르의 「한길」「목욕장 풍경」등과 드가의 판화작품들도 볼 수 있다.이 전시회는 당시 파리를 중심으로 활동했던 화가들이 마치 다시 모인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한 것이다. 새로운 소재와 화법으로 기존 화단에서 배척받아 살롱에 등장하지 못하고 「낙선자 전시회」라는 특별전시회에 전시됐던 작품들이 살롱에 다함께 등단하는 것이다.
  • 초기인상파 그림 파리에 모였다/팔레미술관

    ◎마네·드가등 명화 1백80점 특별전 전세계에 있는 초기 인상파 화가들의 그림들이 파리에 모인다. 파리의 그랑 팔레 미술관은 세계 각국에 퍼져있는 19세기 후반의 인상파 화가들의 그림을 모두 모아 「인상파와 그 기원」이라는 대대적인 기획 전시전을 23일부터 열고 있다. 세계 화단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인상파의 마네·모네·피사로·세잔·르누아르·드가등 화가들 작품 1백80여점이 한자리에 모이게 된다. 전시되는 그림들은 사물을 구조에 따라 묘사하는 기존의 아카데믹한 방법을 과감히 탈피하고 눈에 띈 순간의 모습을 그리려 시도했던 1859년부터 1869년까지 10년간의 인상파 초기화가들의 작품들.당시 아카데미와 살롱에서 배척됐던 「혁명적」작품들이다.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과 모스크바,스톡홀름등에 소장돼 있는 이 미술품들이 1백40여년만에 집결되는 셈이다. 그랑 팔레의 이번 전시회 기획 취지는 인상파 화가들에 대한 대대적인 조명을 하는 것이지만 파리가 예술의 중심임을 다시한번 보여주려는 의도도 있는 듯하다. 15세기에는 피렌체,17세기에는 로마가 유럽 미술의 중심지였으나 19세기에 들어서 비로소 파리가 미술뿐 아니라 문화의 중심지로 자리잡았다.몽마르트의 테르테르 광장에서 무명의 화가들이 관광객들을 상대로 초상화를 그려주는 것도 화실을 박차고 나온 인상파 화가들이 정착시킨 새 풍속이다. 전시되는 작품들 중에는 초상·풍경·바다경치·생활정경·정물·나체등을 그린 에두아르 마네의 「젊은 부인의 초상」「풀밭위의 식사」「스페인의 가수」등이 있다.마네는 매일 하오 2시부터 2시간동안 비평가인 보들레르와 튈르리 공원을 산책하면서 자신의 미술세계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보들레르로부터 「현대적인 생활을 하는 화가」라는 평가를 받게 된다. 또 「인상파」라는 이름을 낳게 한 클로드 모네의 그림 「인상,해돋이」등이 전시돼 인상파의 역사를 알수 있게 해준다. 부드러운 터치와 밝고 감미로운 색깔로 주로 인물을 그렸던 오귀스트 르누아르의 「한길」「목욕장 풍경」등과 드가의 판화작품들도 볼 수 있다. 이 전시회는 당시 파리를 중심으로 활동했던화가들이 마치 다시 모인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할 것이다. 새로운 소재와 화법으로 기존 화단에서 배척받아 살롱에 등장하지 못하고 「낙선자 전시회」라는 특별전시회에 전시됐던 작품들이 살롱에 다함께 등단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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