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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문학 배우며 희망 키워요”

    “사람은 희망으로 삽니다.” 21일 오후 4시30분 서울 구로구 항동 성공회대 성미가엘 성당. 노숙인에게 인문학을 가르치는 성 프란시스 대학 3기 신입생 21명의 입학식에서 임영인 다시서기센터 소장은 ‘희망’을 이야기했다. 그는 “지금까지 식사와 잠자리 걱정에 입학생들의 삶은 절망적이었지만, 이런 삶에도 희망이 필요합니다. 여러분은 희망을 찾기 위해 모였습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입학생들은 오는 26일부터 1년 동안 역사와 철학, 문학을 배울 예정이다. 강사는 서울대 미학과 교수 김문환씨와 도서평론가 최준영씨, 철학 아카데미 공동대표 박남희씨, 민족문제연구소 연구실장 박한용씨다. 어디서든 ‘특급 대우’를 받는 교수진이다. 강사료와 수업 지원을 맡는 삼성코닝 이석재 사장도 입학식에 참석했다.2005년 회사 창립기념식 때 화환 대신 쌀을 받아, 그 쌀로 만든 떡을 다시서기 센터에 기증하면서 만들어진 인연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10년차 마라토너인 이 사장은 “마라톤을 할 때 고통을 참고 뛰다 결승점이 보이면 어느덧 고통은 사라지고 완주의 기쁨만 남는다.”고 격려했다. 나이도 그동안의 경험도 모두 다른 입학생들의 표정에는 어색함과 머쓱함이 교차했다. 최고령자가 63세이고, 여성 노숙인도 1명 포함됐다. 입학생인 정천교(43)씨는 “앞으로 더불어 살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1년간 열심히 배우겠다.”며 웃었다.홍희경 김민희기자 saloo@seoul.co.kr
  • 학원강사 무더기 학력세탁

    # 1 D대를 중퇴한 학원강사 이모(40)씨는 2002년 학원을 옮기면서 심부름센터에 350만원을 주고 S대 외교학과 졸업증명서를 위조했다.이어 2004년 홍제동에 D학원을 설립·등록할 때도 가짜 졸업증명서를 교육청에 제출했다. 월 매출 8000만원에 달하는 D학원의 전단지에 실린 강사 대부분이 졸업증명서를 위조한 ‘가짜 명문대 출신’이었다.# 2 S전문대 2년 제적생인 손모(35)씨는 2003년 학원강사로 취업하기 위해 3개월간 단과학원에서 강의 노하우를 익힌 뒤,Y대 출신 처남의 졸업증명서를 컴퓨터를 이용해 자신이 Y대 화학과를 졸업한 것으로 위조했다. 손씨는 지난 1월까지 용산 J학원에서 과학을 가르쳤다. 위조된 졸업증명서로 수강생들을 속여 온 가짜 명문대 출신 학원 원장과 강사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경찰청은 20일 서울시교육청에 등록된 학원강사 가운데 출신대학을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라고 밝힌 4023명을 조사해 서울 D학원 원장 이모(40)씨에 대해 공·사문서 위·변조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강남구 도곡동 K수학아카데미 김모(50)씨와 강사 23명, 위조 관계자 2명 등 2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Y대를 중퇴한 K수학아카데미학원 원장 김씨와 부인 김모(47)씨는 2005년 대학 친구 명의의 졸업증명서를 뗀 뒤 이를 위조해 교육청에 제출하고 보습학원을 운영해 온 혐의를 받고 있다. 대치동 J학원 생물 강사 서모(60)씨는 고졸이지만 위조된 K대 생물학과 졸업증명서로 20여년간 4개 학원에서 생물을 강의해 왔다.관련법에 의해 학원강사로 일하려면 전문대 졸업 이상의 학력을 가져야 한다. 현직 이비인후과 전문의(34)도 개업 전인 2002년 대학때 진 빚을 갚기 위해 K대 영문과 졸업증명서를 변조해 5개월간 영어를 강의한 적도 있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학원가에서 ‘학벌 위·변조’가 계속되는 것은 원장의 입장에선 학원 이미지 제고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강사에게는 수입의 절반을 챙길 수 있는 단과반 시간이 많이 배정되는 효과가 있다. 김진경(18·동래여고)양은 “강사 선택의 기준은 선배나 학생들의 평판이지만 그 평판에는 출신 학교도 작용한다.”면서 “학원에서 검증 없이 광고하는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고2 딸을 둔 이규녀(52·여)씨도 “유명 학원에 보내는 이유는 강사까지 관리해 줄 거란 믿음 때문”이라면서 “다급한 수험생들과 학부모 마음을 우롱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분식회계 한국법원 온정적”

    제프리 존스(55) 전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장이 한국 사법부의 ‘온정적 판결’에 대해 “인간적”이라는 표현을 섞어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20일 법원에 따르면 존스는 지난 19일 서울고법에서 열린 ‘법원 아카데미’ 강사로 나서 한국에서 분식회계를 한 기업인들이 미국의 기업인들에 비해 약한 형을 받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는 “한국의 사법부는 매우 우수하다.”면서 “내가 재판을 받는다면, 미국보다는 한국에서 받고 싶을 정도”라고 칭찬했다. 하지만 미국 ‘엔론 분식회계’ 사건을 예로 들며, 한국의 재판이 “아주 인간적”이라고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분식회계가 드러나 파산한 에너지 대기업 엔론사의 전 최고경영자 제프리 스킬링에게 징역 24년4월이 선고됐다. 그는 기업인으로서 재기할 수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깔깔깔]

    ●멍청해서 온 게 아냐 덩달이가 정신병원 앞을 지날 때 자동차 타이어가 펑크 났다. 그 바람에 바퀴를 지탱해주던 볼트가 풀어져 하수도 속으로 빠졌다. 덩달이는 어찌할 바를 모르고 발만 굴렀다. 그때 정신병원 담장 너머로 이 광경을 지켜보던 환자 한명이 일러주었다. “여보세요, 그렇게 서있지만 말고 남은 세바퀴에서 볼트 하나씩 빼서 펑크난 바퀴에 끼우고 카센타로 가세요.”덩달이는 정말 ‘굿 아이디어’라고 생각하고 물었다. “정말 고맙습니다. 그런데 당신 같은 분이 왜 정신병원에 있죠?” 그러자 그 환자가 대답했다. “나는 미쳤기 때문에 여기 온 거지 당신처럼 멍청해서 온 게 아냐.”●아파트 이름이 긴 이유는 옛날 아파트 이름은 단순했다. 삼성아파트, 롯데아파트, 현대아파트. 그런데 요즘 아파트 이름은 왜 이리도 길고 복잡할까? 거기다 복잡한 영어까지 넣어서. 예를 들면 타워팰리스, 미켈란쉐르빌, 아카데미스위트, 롯데캐슬모닝 등. 알고 봤더니 그 이유는, 시어머니가 찾아오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
  • [책꽂이]

    ●근대 초기 매체의 역사(베르너 파울슈티히 지음, 황대현 옮김, 지식의 풍경 펴냄) 역사상 최초의 매체는 고대사회에서 신의 경고와 계시를 전해주던 신전의 제사장과 신녀였다. 독일 뤼네부르크대 응용매체학과 교수인 저자는 이를 ‘인간매체’라고 부른다. 근대 초기 300년 동안 ‘수기매체’로서의 서신은 그 어떤 매체보다 큰 영향을 미쳤다. 에라스무스, 토머스 모어, 교황 피우스 2세, 콜루치오 살루타티 등 인문주의자들이 의견과 경험을 교환하는 핵심매체로 서신이 이용됐다. 저자는 매체사의 관점에서 볼 때 르네상스는 근대의 시작점이자 고대의 종결점이었다고 주장한다.2만 5000원.●마르그리트 유르스나스, 영원한 방랑자(오정숙 지음, 중심 펴냄) 유르스나스는 국내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프랑스에서는 그의 대표작 ‘하드리아누스의 회상록’이 고등학교 교과서에 실릴 정도로 잘 알려져 있다.1981년 프랑스 아카데미 프랑세즈는 학문과 문화 발전에 기여한 40석의 종신회원 자리에 346년의 전통을 깨고 이 여성작가를 처음으로 받아들였다. 볼테르, 위고, 발레리, 베르그송, 레비­스트로스 등이 스쳐간 이 지성의 전당에 처음 여성이 이름을 올린 것이다. 유르스나스의 생애와 작품세계를 본격적으로 다룬 첫 연구서.1만 2000원.●나보코프 블루스(커트 존슨 등 지음, 홍연미 옮김, 해나무 펴냄) 러시아 출신 작가 나보코프는 1917년 볼셰비키 혁명으로 러시아에서 축출돼 독일과 프랑스 등지에서 젊은 시절을 보냈다.1945년 미국으로 귀화,‘창백한 불꽃’ ‘선물’ ‘말하라, 기억이여’ 등을 영어로 발표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나보코프는 유명한 나비 연구가이자 수집가이기도 했다. 이 책은 이처럼 인시류학에 열정을 품은 나보코프의 삶에 초점을 맞춘다.‘블루(blue)’란 나보코프가 주목한 나비 종류로, 남아메리카의 외진 지역에 서식하는 다양한 나비 무리를 뜻한다. 학계에서는 ‘부전나빗과’로 알려져 있다.2만 2000원.●마지막 토론(짐 레러 지음, 우정엽 옮김, 랜덤하우스 펴냄) 미디어와 이를 다루는 언론인이 그에 걸맞은 중립성과 객관성을 잃는다면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이 책은 미국 대선후보 TV토론회를 소재로 이같은 상황을 그린 정치소설이다. 저자는 미 공영방송 PBS의 기자이자 앵커로 1988년 미 대선후보 주자인 조지 부시와 마이클 듀카키스의 TV토론회 등의 사회를 맡았던 인물. 작가는 TV토론회에 참석한 언론인 출신 패널들의 공모로 공화당의 유력후보 메레디스가 선거에서 참패하고 당선 가능성이 없던 그린 후보가 대통령이 되는 사상 초유의 사건을 그렸다.1만 2000원.●지식의 통섭(최재천 등 엮음, 이음 펴냄) 통섭(統攝)은 2005년 미국의 사회생물학자 에드워드 윌슨의 저서 ‘통섭:지식의 대통합’에 나오는 ‘consilience’라는 말을 국내에 번역 소개하면서 만든 새로운 개념어. 윌슨은 인문학, 사회과학, 예술은 모두 인간에 대한 학문인 만큼 유전학, 진화학, 뇌과학을 기반으로 재해석하고 통합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 책은 철학, 사학, 사회교육학, 경제학, 환경공학, 물리학 등 국내 연구자들이 역사 속 학문의 통섭을 지향한 사례들을 소개한다.1만 4500원.
  • [이색&뜨는 新직업] (5) 컨벤션 기획사

    [이색&뜨는 新직업] (5) 컨벤션 기획사

    “국제회의를 A부터 Z까지 책임집니다.”15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유니원커뮤니케이션즈 사무실. 컨벤션기획사 김대환(36) 컨벤션 2팀장의 전화가 쉴새 없이 울려댔다. 그는 이틀전 계약을 따낸 ‘세계한인회장대회(6월19∼22일)’로 분주하다. 주최측인 재외동포재단과 세부 일정 조율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마지막 1박2일 일정이 지방에서 열리는데 확정이 안 됐습니다. 클라이언트(고객)와 업무 분담도 확실히 해야 하고요.”라면서 바삐 전화기 번호를 눌렀다. ●국내 290여명뿐인 ‘블루칩’ 자격증 그는 한양대 원자력공학과를 졸업한 뒤 1998년 대우건설에 입사해 건설자재 납품 업무를 맡아 주로 외국회사 관계자를 영접하고 숙소, 회의장을 섭외했다. 회의가 끝나면 이들을 위해 만찬을 열고 공연이나 관광을 시켜 주면서 보람을 느꼈고,‘이게 바로 내 일’이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 그는 2000년 남들이 부러워하는 대기업을 박차고 나갔다.MBC아카데미에서 컨벤션PD 과정을 수강하고 2001년 한 국제회의 전문기획사에 들어갔다.2003년에는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주관하는 자격증이 생긴 첫 해에 도전해 ‘컨벤션기획사 1기’의 영광을 안았다.2004년 현재 회사로 옮겼다. 컨벤션기획사는 국내에서 290여명에 불과하다. 직장을 그만둘 당시 친구들은 “한 1년 하다 말겠지.”란 반응이 대세였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인식도 조금씩 바뀌었다. ‘회의실에 책상과 의자를 갖다 놓고 마이크를 설치해 회의를 하면 되는 것 아니냐.’던 사람들도 TV에 국제회의 장면이 자주 비치면서 컨벤션기획사에 대해 어렴풋이 알게 된 덕분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고객은 2005년 부산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회의 때 만난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다. 당시 실무를 총괄한 김 본부장은 꼼꼼한 데다 끊임없이 외국 정상들을 만족시키기 위한 아이디어를 낼 것을 요구했다. 일요일 밤 12시에 불려 나가는 일도 숱하게 많았다. “그땐 정말 힘들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돌발 상황을 경험하면서 컨벤션기획사로서 능력이 업그레이드된 것 같아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요인 환송 뒤“다시 모시기 희망” 전달 국제회의장에서 무전기를 꼽고 뛰어 다니면서 현장을 조율하는 것은 컨벤션기획사의 한 단면에 불과하다. 대규모 국제회의는 유치 단계에서부터 컨벤션기획사들이 인맥과 정보를 총동원해 유치에 나선다. 그 다음엔 기획서와 제안서를 제출해 조직위나 주최 측으로부터 계약을 따낸다. 요인들을 어떤 차량으로 모실지, 어떤 방에 묶는지까지 그들의 취향을 고려해 세심하게 골라야 한다. 회의가 임박하면 진행 요원을 선발하고 회의장에 설치할 기자재와 만찬장 음식, 공연팀 선정, 무대 배치, 조명, 음향까지 일일이 결정한다. 회의 외에도 관광프로그램을 짜고 참석자의 동반자에 대한 서비스까지 신경써야 한다. 회의가 끝나면 공항에서 참석자들을 환송하고, 이들이 귀국한 뒤 ‘언젠가 다시 모시기를 희망한다.’는 메시지까지 전해야 비로소 한 건의 프로젝트가 끝난다.1000명 이상 규모의 대형 국제회의는 2∼3년 동안 준비하기도 한다. ●풍부한 경험과 끈기, 열정 필요 컨벤션기획사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의지와 열정’이다. 채용할 때 가장 눈여겨 보는 대목도 얼마나 풍부한 현장 경험을 갖췄느냐는 점이다. 자격증은 몸값을 높이는 데 중요한 옵션이다. 그는 “컨벤션기획사를 꿈꾼다면 대학생때라도 아르바이트나 계약직으로 진행 및 통역·의전요원으로 경력을 쌓는 게 중요하다.”고 충고했다. 그는 “그 정도의 의지와 경험에 자격증까지 있으면 금상첨화”라고 강조했다. 2003년부터 시행된 컨벤션기획사 2급에 응시하려면 대학 졸업자이거나 관련 분야에서 4년 이상 실무 경험이 있어야 한다.2급 자격증 취득 뒤 실무경력 4년 이상, 대졸자로 관련 분야 경력 4년 이상, 관련 경력 11년 이상을 응시 요건으로 하는 1급 취득자는 아직 국내에는 아무도 없다. 한림대 국제과학대학원과 경희대 등에 정규학과가 개설돼 있으며, 고려대와 이화여대 등에는 전문강좌가 있다. ●베테랑 연봉 7000만원 웃돌아 업계에서는 “1000명이 모이는 국제 회의를 유치하면 쏘나타 400대를 수출한 것과 같은 경제 파급효과가 있다.’고 회자될 정도로 컨벤션산업의 미래는 밝다. 신입사원의 급여는 중소기업 초봉과 비슷한 수준. 업무 강도에 비해 많은 수입은 아니다. 조그만 회사는 1500만∼1600만원 정도를, 업계 상위권 회사는 2200만원가량을 받는다. 하지만 업계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나면 그때부터는 부르는 게 값이다.10년 이상 베테랑의 경우 연봉 7000만∼8000만원은 쉽게 벌어들인다. 글 사진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프렌치 리포트] (20) 문화외교의 달인들

    [프렌치 리포트] (20) 문화외교의 달인들

    지난 6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수도 아부다비에서 프랑스의 르노 돈느듀 드 바브르 문화장관과 UAE의 벤 타눈 알니안 관광장관은 오는 2012년 문을 여는 새 국립박물관 이름에 ‘루브르’라는 명칭을 사용하도록 하는 국가간 합의문에 서명했다. 프랑스 역사상 최대의 박물관 거래가 성사되는 순간이었다. 프랑스 정부는 2037년까지 30년 동안 루브르라는 이름을 빌려주는 대가로 4억달러(약 4000억원)를 받는다. 박물관이 완공되면 10년 동안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에 소장된 예술품을 대여해줄 계획이다. 대여 기간은 작품당 2년을 넘지 않는다는 조건이 붙여졌다. 루브르 소장 예술품을 대여하는 데 UAE정부가 지불하는 비용은 7억 5000만달러(7500억원)로 알려졌다. 루브르 아부다비 박물관은 프랑스의 대외 문화정책이 21세기에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다. ●사막에 루브르를 수출한다 프랑스 대혁명 이후 혁명정부는 인류 역사의 학습장을 만든다는 계획 아래 루브르궁을 박물관으로 바꾸고 왕족 소유의 회화와 조각 등 예술품을 국민들에게 공개하기 시작했다.1793년의 일이다. 루브르의 소장품은 현재 44만 5000점으로 세계 최대 규모다. 세계가 부러워하는 문화의 보고(寶庫)를 찾은 방문객은 지난해 830만명이나 된다. 이런 상징적인 루브르 박물관의 분관을 아랍 산유국에 설립한다니 프랑스 사람들이 분개할 만하다. 지난 1월 초 ‘사막 루브르’ 계획이 발표되자 프랑스에서는 비난여론이 폭등했다. 미술사학자, 고고학자, 큐레이터 등 전문가들을 비롯해 시민들 사이에 벌어지는 반대 서명운동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하지만 자크 시라크 대통령은 “프랑스가 세계시장에서 효과적으로 경쟁할 수 있는 사업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프랑스의 영혼을 파는 행위’라는 비난여론에도 불구하고 프랑스 정부가 루브르 아부다비 프로젝트를 성사시킨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 경제적 이득보다는 중동 문화권에서 프랑스의 이미지를 심어주고 영향력을 강화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판단에서다. 아부다비시가 있는 걸프만에 조성되는 사다야트 문화지구에 들어설 예정인 루브르 아부다비 박물관은 프랑스의 대표 건축가 장 누벨이 설계를 맡았다. 수많은 방들로 구성된 거대한 돔 형식으로 연건평 2만 4000㎡에 전시공간만 8000㎡에 이른다. 사다야트 문화지구는 루브르 박물관 외에 프랑크 게리의 구겐하임미술관, 다다오 엔도의 해양박물관, 자하 하디드의 공연예술센터 등이 들어서 거장 건축가들의 미래적인 작품들을 한꺼번에 볼 수 있는 명소가 될 것이 분명하다. 사다야트 문화지구를 찾는 사람들은 ‘프랑스’의 문화적 파워에 자신도 모르게 압도당할 것은 당연하다. ●중국 상하이 ‘퐁피두센터´ 분관도 루브르 박물관 외에도 2010년에는 중국 상하이에 유럽 최대의 현대미술관인 퐁피두센터 분관을 오픈한다. 브라질에는 로댕미술관 분관 설립을 검토 중이다. 러시아·인도·아프리카·남미 등과 박물관 파트너협약을 추진하고 있다. 프랑스는 대내적으로는 문화 불평등을 해소하는 데 문화정책의 초점을 맞추는 한편 대외적으로는 문화시설의 세계화를 통해 문화적 영향력을 확대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문화의 세계화는 박물관에 국한되지 않는다. 소르본 대학 위성캠퍼스가 아부다비에 생겼고, 카타르에는 생시르육군사관학교의 훈련아카데미가 설립될 예정이다. 문인들을 외교사절로 발탁해 문화 외교를 담당하게 하는 것은 프랑스의 오랜 전통이지만 대외 문화정책이 체계화된 것은 2차대전 이후이다. 프랑스는 2차대전 이후 인도차이나·아프리카 등 해외 영토의 대부분을 상실하면서 프랑스 문화의 보호와 유지를 위해 대외 문화정책을 적극적으로 개발했다. 1945년 외무부 내에 문화관계 총괄사무국을 신설, 대외적인 문화업무를 총괄하도록 했다. 프랑스어권 국가에 대한 프랑스의 영향력을 지속시키고 국제적 문화예술 협력을 통해 프랑스의 문화를 새롭게 전파시키는 것이 임무였다. 프랑스 문화원, 외국의 프랑스 초·중등학교, 알리앙스 프랑세즈 등 프랑스어와 프랑스 문화를 알리는 조직들이 눈에 띄게 늘어난 것도 이때부터다. “문화는 프랑스가 세계로 뻗어나가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당시 외무부 장관 조르주 비도의 말은 무척 인상적이다. 드골 대통령 때 문화부 장관을 지낸 앙드레 말로는 전 세계를 여행하며 프랑스 문화의 세계성을 알리는 데 주력했다. 모나리자의 도쿄전시회 등 각종 전시회를 개최하면서 프랑스 문화의 우월성을 세계적으로 인정받도록 분위기를 조성했다. 프랑스의 대외 이미지에 문화적 색채가 강해진 것은 모두 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보면 된다. ●미국의 패권주의에 문화다양성으로 대항 프랑스의 대외 문화정책은 미테랑 대통령 시절 새로운 단계에 접어든다.1980년대 초반은 할리우드 영화를 중심으로 몰개성·무국적의 미국 문화가 급속도로 파급돼 각국의 문화정체성을 위협하기 시작한 시기였다. 사회당 정부에서 문화장관을 지낸 자크 랑은 프랑스의 문화를 보존·발전시키고 문화적 정체성을 확보하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미국문화의 독점적 확산을 견제하기 위해 각 문화의 다양성을 보존해야 한다는 기조 아래 아랍문화연구소, 국제문화의 집, 다문화연구소 등을 만들고 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UNESCO)를 중심으로 문화다양성 협약을 추진했다.1999년 유네스코 총회에서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이 미국 문화의 범람에 맞서 자국 문화를 지키자는 취지에서 처음 제안된 ‘문화적 표현의 다양성 보호와 증진을 위한 협약’(문화다양성협약)은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2005년 총회에서 압도적인 지지 속에 통과됐다.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北 “정상회담보다 北·美관계 우선”

    |워싱턴 이도운·베이징 이지운특파원·연합뉴스|북한의 김명길 주 유엔 대표부 공사가 13일(현지시간) “북·미간 정식 수교 이전에 외교적 일단계로 연락사무소 개설을 희망한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2·13 경제·에너지 협력 실무그룹 북측 대표인 김 공사는 베이징 출발에 앞서 이창주(러시아외교아카데미 석좌교수) 국제한민족재단 상임의장과의 통화에서 이같이 말하고,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만 해결된다면 6자회담(19일)뒤 크리스토퍼 힐 동아태담당 차관보와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의 방북이 연쇄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공사는 또 “미국이 보여주고 있는 외교적인 입장을 감안할 때 상반기 미 외교 당국자의 ‘공화국’ 방문이 일각에서 논의되고 있는 남북정상회담보다 더 우선”이라고 강조했다고 이 교수는 전했다. 이어 “BDA에 동결된 2400만달러 모두 해제만 된다면 단계적 해제도 수용가능하다.”고 김 공사는 밝혔다. 김 공사는 또 미국내 복잡한 절차 등으로 인해 외교관계 수립이 힘들다는 점을 알고 있기 때문에 우선은 외교적인 1단계 과정으로 연락사무소 개설을 희망한다고 말했으며 지난번 뉴욕회담에서 라이스 장관의 방북 문제도 논의됐다고 소개했다. 그는 북한이 라이스·힐 라인에 대해 완전하지는 않지만 신뢰감을 갖고 있으며 BDA 문제가 해결되면 이번 베이징 6자회담 이후 힐 차관보가 방북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후 1단계 이행조치에 대한 평가가 이뤄지고 2단계 합의가 나오면 라이스 장관이 6자회담 외무장관 회담 후 방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교수는 “김 공사는 라이스 방북시 연락사무소 개설 문제가 논의될 것이라고 말하고,‘북·미 이외 제3의 장소에서라도 북·미 정상회담이 추진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런 것도 가능하지 않겠느냐.’고 언급,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편 이틀간의 평양 방문을 마치고 돌아온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14일 “북한은 금융제재가 해제되는 즉시 영변 핵시설을 폐쇄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은 이날 저녁 베이징 캠핀스키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은 IAEA 사찰단 수용도 BDA 관련 금융제재 해제에 달렸다고 말했다.”면서 금융제재 해결을 전제로 IAEA 회원국 복귀에 긍정적 입장이며 2·13 합의를 전면 이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은 또 북한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의 면담이 불발된 것과 관련,“김 부상의 몸이 아파 못 만났다.”면서 “유익한 방북이었으며 (IAEA와 북한 간의) 관계 정상화의 길을 열었다.”고 말했다. dawn@seoul.co.kr
  • [씨줄날줄] 폴리페서/이목희 논설위원

    과거 군출신 집권자들은 대학교수를 좋아했다. 군사정권의 정당성 부재를 보완하고, 가방끈이 짧은 콤플렉스에서 벗어나려는 의도였다. 당시 영입된 교수들은 어용의 오명을 쓰고 학자로서 신망을 잃어갔다.1987년부터 대통령 직선제가 되자 대선주자 진영에서 이데올로그 발굴에 나섰다. 대선캠프 자문교수단이 등장한 것도 그 시점이었다. 폴리페서(polifessor)는 정치와 교수의 영문자를 따서 만든 조어다. 현실정치에 참여하려는 교수들을 제대로 망라한 조직은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가 처음 만들었다.1992년 대선 때 동숭동팀의 위력은 막강했다. 빵빵한 기획력을 가진 동숭동팀 출신들은 이후 정부 위원회를 장악하며 정치교수 양산시대의 모태가 되었다. 1997년,2002년 대선을 거치며 폴리페서의 숫자가 크게 늘어났다. 이번 대선을 앞두고는 학생들의 수업과 학사운영을 걱정할 정도로 정치교수 바람이 불고 있다. 참여정부 인사정책 때문이라고 본다.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는 당선 가능성이 낮았다. 비주류, 소장, 지방출신 학자들이 주로 노 후보를 도왔다. 노 후보의 당선은 그들에게 일종의 대박이었다. 후원 교수군은 정부 요직을 속속 차지했다. 원로 학자들에겐 박탈감을, 소장·중견 학자들에게는 “줄만 잘 서면 나도 무슨 자리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줬다. 수필가 피천득 선생은 영국 옥스퍼드대 베이리얼 칼리지에서 받은 감동을 잔잔하게 전했다. 카펫보다 푹신한 정원의 잔디를 밟을 특권은 오직 교수에게 주어진다. 왕에게도 대출을 허락하지 않는 책들을 향유하며, 천하의 영재를 가르치는 이들. 학생 지도와 독서 이외에는 아무 일에도 쫓기지 않는 여유를 누리는 이들. 피천득 선생이 부러워한 대학교수의 모습이었다. 아카데미즘과 리얼리즘의 대립은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때부터 있었던, 이천년 이상된 논쟁거리다. 그러나 대학의 담장안에서 아카데미즘의 품격을 지킨다고 리얼리즘이 비켜가지 않는다. 천하를 도모할 아이디어가 있으면 필요한 쪽에서 찾아오는 법이다. 불나방처럼 현실의 권력을 좇는 정치교수들은 베이리얼 칼리지의 교수들을 떠올려야 한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복지부 - 여성부 중증 장애아동 지원 사회복지서비스 중복 많다

    복지부 - 여성부 중증 장애아동 지원 사회복지서비스 중복 많다

    정부 부처들이 서로 엇비슷한 사회복지 서비스를 제공해 비효율과 혼선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박능후 경기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14일 ‘국가재정운용계획 사회복지 분야 토론회’에서 이같은 내용의 ‘복지서비스 공공효율성 제고와 민간역할 강화’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박 교수는 “교육인적자원부·보건복지부·노동부·여성가족부 등의 비슷한 서비스가 같은 사람에게 중첩 제공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부처는 서로 다른 서비스를 운영한다고 생각하지만, 일선 지방행정기관에서는 유사·중복으로 여기는 경우도 많다.”고 덧붙였다. 특히 박 교수는 중첩 가능성이 있는 서비스의 4가지 유형을 제시했다. 첫째, 서비스 관장 부처가 같고 서비스 대상도 동일한 경우다. 국가청소년운영위원회의 ‘청소년 방과 후 아카데미’와 ‘청소년 공부방’ 사업은 목적이 유사하지만, 주관부서만 활동문화팀과 복지지원팀으로 다르다는 것이다. 둘째, 관장 부처는 다르지만 대상은 동일한 경우다. 복지부의 ‘장애인 선택적 복지사업’과 여성가족부의 ‘장애가정 아동양육 지원사업’의 경우 장애아동이 중증이면 사업 대상이 같아져 통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지적이다. 셋째, 관장 부처는 같고 대상은 다른 경우다. 노동부의 ‘장기 실업자 자영업창업 점포지원 사업’과 ‘실직 여성가장 자영업 창업 점포지원 사업’의 경우 실직 여성 가장이 장기 실업자면 대상이 같아져 중복 허용 여부를 규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네번째, 관장 부처가 다르고 대상도 상이한 경우다. 노동부의 ‘사회 일자리 창출사업’과 복지부의 ‘노인 일자리 지원사업’은 내용과 수준이 비슷해 행정력 낭비라고 꼽았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현장 행정] 강동구청 ‘결혼 이민자’ 가족 만들기

    [현장 행정] 강동구청 ‘결혼 이민자’ 가족 만들기

    14일 강동구 천호동 이화·강동아카데미교육장. 해외에서 시집온 며느리들의 ‘수다 봇물’이 터졌다. 오랜만에 만나서 그런지 5개 국어가 한데 뒤섞여 마치 국제 시장통을 방불케 했다. 남편과 시댁 험담부터 객지 생활의 외로움, 자녀교육, 구직, 여행 등 한국 생활의 체험담을 2시간가량 풀어놓았다. 이들은 오는 28일 강동구청이 마련한 ‘제2기 결혼 이민자를 위한 행복한 가족 만들기’ 프로그램에 선배 도우미로 나선다. 모임에는 중국, 일본, 태국, 베트남 출신 결혼 이민자와 예비 교육생 등 12명이 ‘수다 대열’ 참석했다. 1기 교육은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3개월간 진행돼 베트남, 중국, 일본 출신 수료생 31명을 배출했다. ●‘요’만 들어가면 존댓말(?) “존댓말이 너무 어려워요. 처음엔 (시어머니께)밥 먹어….(30초 정도 지나서)앗, 요,‘요’자를 까먹은 거예요. 시어머니도 (하도 어이가 없어)그냥 웃었어요.” 한글교실을 다니면서 이제는 ‘진지드세요.’라고 말할 줄 안다는 중국 출신 한리(34)씨. 그는 2년 전 한국에 왔을 때 말을 못해 우울증을 경험했을 정도라고 했다. 베트남에서 온 원은지 느구엔티몽등(22)씨는 “말은 잘 못해도 이제 듣는 것은 많이 알아 들어요. 이런 모임 덕분에 가끔 베트남어로 스트레스를 풀 수 있어 다행”이라며 쉽지 않은 한국 생활을 토로했다. 중국 출신인 장혜연(40)씨는 “신랑과 대화를 하다가 오해로 인한 싸움이 많았어요. 나는 그렇게 생각한 것이 아닌데 왜 혼자 화를 내는지…. 신랑이 싫었어요.”라고 말했다. 중국에서 호텔 매니저로 일했던 마녕(25)씨는 “한국말이 아직은 어색해서 교사인 남편과 영어로 대화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자녀교육에 많은 관심을 드러냈다. 우리말이 익숙하지 않다 보니 자녀에 대한 남모를 고충이 크다고 말한다. 혜연씨는 “어린이집에 대한 정보를 알고 싶은데 어디 물어볼 곳이 없었다.”며 “구청에서 그나마 도움을 주니 다행”이라고 말했다. ●“신랑 교육도 필요해요” 남편 험담도 이어졌다.“한국 남자들은 술을 왜 이리 좋아하는지 모르겠어요. 너무 자주, 많이 먹어요.” 혜연씨는 ‘해외 며느리’들의 교육도 중요하지만 남편 교육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남자들이 좀 거칠어요. 좀더 부드러웠으면 좋겠어요.”라며 자신의 경험담을 살짝 소개했다. 한국생활 6년째인 사사코 유키에(39)씨는 “우리 남편은 성격이 너무 급해서 수시로 횡단보도도 아닌 곳을 건너 깜짝 놀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고 말했다. 성내동에 사는 중국인 양수회(45)씨는 “그래도 한국 남자가 멋있으니, 한국까지 와서 사는 것 아니겠어요.”라며 미소를 지었다. ●“시어머니가 며느리 손잡고 와요” 그동안 향수와 외로움으로 힘들었던 이들에게 ‘행복한 가족 만들기’ 프로그램은 그야말로 단비였다. 한리씨는 “친구들을 사귈 수 있어서 정말 좋아요.2년간 혼자 집에서 지냈더니 너무 외로웠어요. 지금은 친구들을 수시로 만나 중국요리도 먹고 놀아요.”라고 프로그램에 만족했다 예비 교육생으로 참석한 태국 출신의 창카오나파폰(29)씨는 “주변에 태국 사람들이 있는 줄 몰랐는데 이번에 알게 됐다.”고 말했다. 류딩홍디업(30)씨는 “2기 교육에서는 일자리 찾기, 병원, 재래시장에 대한 교육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건의했다. 가정복지과 이선영씨는 “며느리가 너무 우울해하는 것 같아 시어머니가 앞장서 데려오는 집도 많았다.”면서 “남편, 시부모 등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가족애를 느끼게 하고, 사회 적응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김형기의 영화, 99가지 모놀로그] 거울속, 자신을 발견하다

    30년 지기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가정주부가 어때서? 잼을 저으면서 셰익스피어도 읽을 수 있는데!” 유방암으로 한쪽 가슴을 절개한 은사님 왈,“남편이 다양한 가슴의 여자와 살 수 있다고 복 많은 남자라더라.” 칠순 잔치를 치른 아버지는 오늘도 새벽 산행을 나서고, 팝 칼럼리스트인 후배는 음악적 소통을 위해 해마다 인도와 아프리카를 오가며, 나이 마흔에 영화감독을 꿈꾸는 그녀는 영화아카데미에 입학을 했다. 연극 ‘버자이너 모놀로그’에서는 자신의 성기를 사랑하라 하고, 나는 거추장스러운 외모주의에서 벗어나고 동시에 온전한 내 얼굴을 기억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삭발을 단행한다. 삭발한 얼굴엔 주름도 상처도 늙은 피부도 여과란 없다. 죄책감만을 강요하는 그릇된 종교적 무게 그리고, 물질만능주의와 무사안일에서 벗어나 온전히 스스로 자아를 발견하는 기회를 가져보시길. `록키 발보아(Rocky Balboa//Rocky Ⅵ,2006년)´는 1976년 ‘록키’를 시작으로 이후 ‘록키5’까지 이어지는 시리즈의 완결판. 무명의 복서 록키가 뒷골목 건달에서 벗어나 일약 세계 헤비급 챔피언이 되고 은퇴하기까지의 이야기를 담은 ‘록키’는 처음 개봉된 이후 무명의 복서 록키뿐만 아니라 무명의 배우 실베스터 스텔론을 세계적인 액션 배우로 자리매김하게 했고,1977년 아카데미에서 작품상, 편집상, 감독상(존 G 아빌드센) 등 3개 부문을 석권하며 명실공히 최고의 영화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번에 개봉된 ‘록키 발보아’는 성공한 사업가로 사람들에게 자신의 영웅담을 이야기해주는 것을 낙으로 삼고 살던 록키가 현 헤비급 챔피언과의 대결을 위해 다시 링에 오르게 되는 이야기다. 하지만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는 외적인 요소에 있다. 퇴물취급을 받으며 악담 속에 잊혀져가던 배우와 시리즈의 부활은, 동시대를 살아온 ‘그’들의 모습과 닮아있다. 조기 퇴직과 불안한 미래에 짓눌려 온 삼팔육 세대들의 힘찬 부활을 응원한다. 물론 남성우월주의와 단백질 덩어리의 부담스러운 근육은 빼고! `눈에게 바라는 것(What the Snow Brings,2005년)´은 가족을 뒤로한 채 대도시에서 성공을 좇다 실패한 후 고향으로 돌아온 동생과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가장이 된 후 고향을 지키며 가족을 보살피는 형에 대한 이야기이다. 13년 만에 무일푼으로 돌아온 동생이 형은 반가울 리가 없지만 그들은 ‘운류’라는 경주용 말을 사이에 두고 점차 서로에 대해 마음을 열게 되고, 동생은 새로운 희망을 찾게 된다. 촬영지인 홋카이도의 화려한 설경과 힘찬 입김을 뿜으며 경주하는 경주마의 모습은 신비로움과 경이로움까지 더하고 있다. 우정과 가족애 그리고 자아를 찾아가는 설렘을 담은 소품. 매번 자아를 깨어있게 하거나 발견하는 일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긴 다리 공사에 있어 대개 여섯 가지의 시나리오를 놓고 설계를 하게 되는데 그것은 무너짐을 막기 위한 경우수를 최대한 줄이기 위함이란다. 설계상 다리가 흔들린다는 것을 가정하고 시작한다는 얘긴데, 우리 인생에 있어 무한한 행복과 평화만 있을 순 없다. 실패와 극복의 반복 속에서 자아는 발전하고 지혜를 얻는다. 흔들리고 아파하는 것에 두려워 하지 말자. 거울 속 당신을 사랑하면 가능하다.시나리오 작가
  • 지자체별 ‘삶의 질’ 지표 개발

    지자체별 ‘삶의 질’ 지표 개발

    오는 5월까지 전국 230개 기초자치단체별로 살기 좋은 정도를 비교·평가할 수 있는 ‘삶의 질 측정지표’가 개발된다. 오는 11월까지는 전국의 지역자원이 데이터베이스(DB)로 통합·구축돼 일반에 공개된다. 행정자치부는 13일 충남 금산군 금산다락원에서 지방자치단체 관련 공무원 300여명을 대상으로 이같은 내용의 ‘살기 좋은 지역만들기 업무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추진계획에 따르면 오는 5월까지 삶의 질 측정지표가 개발된다. 여기에는 각 시·군·구별 기초 인프라와 생활서비스 등 객관적 지표는 물론 해당 지역 주민들이 느끼는 만족도 등 주관적 지표도 포함된다. 지역별 측정 결과는 올 하반기 공개할 계획이다. 아름다운 자연경관 등 지역자원도 DB로 구축된다.DB는 오는 11월 문을 여는 ‘살기 좋은 지역만들기 종합포털 사이트’를 통해 공개된다. 이와 맞물려 ‘영덕 대게’와 ‘함평 나비’ 등과 각 시·군·구 고유의 브랜드 가치를 측정하고, 우수 브랜드는 집중 육성해 명품화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일부 지자체에서 살기 좋은 지역만들기 사업을 정부 예산을 지원받는 수단으로 오해하는 등 근본 취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만큼 교육 부문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상반기에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현장 교육을 실시하고, 하반기에는 ‘살기 좋은 지역만들기 아카데미’를 개설할 예정이다. 이밖에 올 연말에는 살기 좋은 지역만들기 공모 1차 평가에서 탈락한 79곳,2차 평가에서 제외된 17곳 등 모두 96곳을 대상으로 자체 추진 성과를 평가해 재정 인센티브를 부여할 방침이다. 문영훈 행자부 살기좋은지역기획팀장은 “살기 좋은 지역만들기에 대한 중장기 계획 등 종합적인 로드맵이 없고, 정부 부처간 총괄 조정·협력 체계도 미흡한 상황”이라면서 “올 상반기 중 로드맵을 마련하고, 법률 제정을 통해 법적 근거를 명확히 하는 방안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Metro] 경기도 농촌체험프로그램

    “농촌의 소중함 함께 배워요.” 경기도농업기술원은 13일 농업과 농촌의 소중함을 배우는 농촌체험 교육프로그램 ‘애그로-세르파(Agro-Sherpa) 아카데미 과정’을 신설 운영한다고 밝혔다. 애그로-세르파 아카데미는 농민들의 훌륭한 조력자이자 세르파의 역할을 담당하기 위한 교육 과정으로 도시농업과정(3월26∼28일), 농촌혁신 리더십과정(1기 5월29∼6월1일,2기 7월3∼6일), 국제결혼여성농업인과정(9월10∼14일)등 3개 과정으로 운영된다. 이에 따라 오는 26일부터 실시되는 도시농업과정은 도시농업에 관심 있는 아파트 주민 등 도시민과 생산적 여가 활동을 희망하는 은퇴 고령자 등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한다. 농업기술원은 도내 각 농업기술센터를 통해 교육참가희망자 30명을 선착순 모집한 뒤 채소재배기술, 분갈이요령, 우리 농산물 구별법, 실내정원 가꾸기 등 다양한 교육을 현장실습과 함께 진행한다.(031)229-5857.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재소자, 철학강의 30분만에 “저기요…”

    재소자, 철학강의 30분만에 “저기요…”

    위기를 맞고 있는 인문학이 새로운 꽃을 피우고 있다. 삶의 정체에서 헤매던 교도소 수용인과 노숙인, 성매매 피해여성들에게서다. 이들은 낯선 인문학에서 새로운 삶의 이정표를 찾고 있다. 소외계층에게 인문학 교육을 통해 자존감을 높이는 일명 ‘클레멘트 코스’의 한국판이 정착하고 있다.13일 의정부교도소 수용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첫 인문학 강의를 계기로 이들에게 삶의 활력소가 되고 있는 클레멘트 코스의 현주소를 두 차례에 걸쳐 집중 조명한다. “인문학을 배운다는 게 뭔지는 모르겠어요. 다만 나중에 어떻게 살지 알고 싶었는데, 무엇을 공부해야 하는지가 막막했죠. 다음 수업이 기대됩니다.” 13일 의정부 교도소에서 미국의 ‘클레멘트 코스’와 같은 인문학 수업을 처음으로 들은 수용자들의 한결같은 소감이다.1995년 미국 뉴욕에서 시작된 클레멘트 코스는 소외된 사람들을 위한 인문학 과정을 말한다. 노숙인과 수용자, 마약 중독자 등에게 금전적 혜택을 주기보다 인문학적인 교육을 통해 살아갈 힘을 주자는 취지에서 개발됐다. 노숙인과 성매매 피해여성 등 소외된 사람들을 위한 인문학 과정은 개발돼 왔지만, 우리나라에서 수용자들이 이 과정에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강동운 교도소장은 “수용자 재(再)사회화를 위한 직업훈련은 많았지만, 정작 인간의 내면과 자아를 성찰하게 하는 과정은 없었다.”면서 “인문학 강의가 수용자들이 성공적으로 사회 복귀를 하는 데 도움이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강사와 학생 모두 기대가 컸기 때문일까. 오후 1시30분부터 진행된 수업이 순조롭지만은 않았다. 학생은 잔뜩 긴장했고, 강사로 나선 조광제 철학아카데미 대표는 학생들의 분위기를 파악하느라 바빴다. 이렇다 할 반응이 없이 30분 정도 지났을까. 조 대표가 짐짓 자신이 영화 ‘강원도의 힘’ 출연자라고 너스레를 떨자, 한 수용자가 “촬영을 어디에서 했나요.”라고 질문을 던졌다. 강릉과 속초라고 지명이 나오자 수용자들이 활짝 웃는다.“우리 집이 거기예요. 참 좋지요.” 교감이 통한 듯했다. 수업내용과 관련된 질문도 간간이 나오며 수업은 서서히 제 궤도를 찾아갔다. 조 대표는 6주 동안 수용자들과 함께 정확한 자아의 모습을 찾아 나서기로 했다. 그는 “지식적인 측면보다는 서로를 이해하고 철학을 이용해 삶을 이겨내는 방법을 공부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면서 “수용자들과 교감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해야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홍희경 김민희기자 saloo@seoul.co.kr
  • [Seoul In] 새달 주민자치대학 개설

    구로구(구청장 양대웅) 학습 기회를 제공하고, 구 정책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연세대 사회교육원과 손잡고 제1기 주민자치대학을 연다. 다음달부터 5개월간 자치대학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로 했다.‘구로-연세 교양 아카데미 과정’은 관내에 1년 이상 거주한 주민 280명이 참가한다. 서류심사를 걸쳐 합격자를 뽑는다. 교과목은 공동체 의식, 자녀지도, 사회·문화교양, 경제, 자기개발 등이다. 가정복지과 860-2835.
  • “꿈은 이뤄진다는 사실 알리려 노력”

    전남도청에서 16년째 구두수선 일을 하고 있는 한대중(51)씨가 인기 강사로 데뷔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한씨는 지난해 8월 검정고시동우회에서 ‘나의 인생’이란 주제로 첫 강의를 했다.33년째 구두를 닦으면서 헌혈봉사 208회 등으로 지난해 대한적십자사로부터 ‘1000시간 봉사패’를 받기도 했다. 1992년부터 전남도청에서만 16년째 구두를 닦고 있는 그의 인생은 그 자체가 한편의 드라마다. 초등학교를 졸업한 그가 구두닦이의 길로 들어선 것은 15세 때인 1974년. 가난 때문에 상급학교 진학을 꿈꾸지 못했던 그는 ‘구두를 닦으면 공부를 계속할 수 있다.’는 친구의 권유로 이 일을 시작했다. 그는 전남대 대학생들로 구성된 ‘용봉야학’을 다니며 1981년에 마침내 고입 검정고시에,1987년에는 대입 검정고시에 합격했다. 이후 생계를 꾸리느라 한동안 공부를 떠나 있었던 한씨는 ‘인생 강사’의 꿈을 키우며 지난해부터 목포대 사회교육원 화술반에 입학,2년째 수업을 받고 있다. 그는 자신의 일터에 ‘나의 사명서’라는 제목으로 ‘존경받는 아빠’‘성공학 책을 쓰겠다’‘최고의 동기부여 강사가 되겠다’‘노벨평화상’ 등 10가지 꿈을 기록하고 매일 이를 되새기고 있다. 이 같은 꿈을 이루기 위해 매일 유명 강사의 테이프를 듣고 독서를 생활화하고 있다. 전남도는 지난 2월2일 화순금호리조트에서 열린 ‘도 및 시·군 규제담당 공무원 워크숍’에 그를 강사로 초청해 참석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이후 전국적으로 유명한 ‘장성아카데미’와 국무조정실에서 한씨를 강사로 초빙할 의사를 전해왔다. 한씨는 “매일 순간순간을 감사하며 살고 어떤 상황이 닥쳐도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꿈을 꾸면 반드시 이뤄진다는 사실을 체험하고 있어 강의 때 이같은 사실을 알리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인생 스토리는 13일 오후 1시50분 KBS2 TV를 통해 방영된다.무안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길섶에서] 타인의 삶/황성기 논설위원

    살면서 얼마나 많은 타인을 만날까. 수천? 수만? 스쳐 지나간 사람까지 친다면 수십만, 수백만에 이를까. 숫자를 헤아리기 힘든 게 타인과의 조우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타인이라고 한다면 가족은 가장 가까운 타인일 터. 그러나 자식이나 부모조차 제대로 안다고 자신할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2007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한 ‘타인의 삶’은 도청을 통해 타인을 엿보는 동독 비밀경찰을 다룬 작품이다. 미모의 여배우와 동거하는 극작가의 체포 단서를 잡기 위해 24시간 감시하는 주인공. 도청이 거듭될수록 냉혹함을 버리고 여배우한테 사랑의 감정을 느껴 인간애를 회복해 가는 과정을 담담하게 그렸다. 타인의 삶을 몰래 들여다보면서 자신을 바꿔가는 모습이 감동적이다. 극작가의 반체제 행위를 눈감아준 조직배신의 대가로 비밀경찰의 옷을 벗고 우편검열자로 전락하지만 말이다. 수많은 타인들과 얽혀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삶. 내 삶을 돌아보게 해주는 타인의 삶이 새삼 소중하게 느껴진다. 황성기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 [Seoul In]‘지식비타민강좌’ 운영

    강서구(구청장 김도현) 주민들의 다양한 학습욕구를 충족하고 새 지식을 습득해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강서 지식비타민 강좌’를 운영한다. 강서 비타민 강좌는 각계각층의 사회 저명인사를 초청해 경제. 사회, 문화관련 지식정보와 사회적 이슈 등을 함께 배워보는 일종의 구민 아카데미다. 매월 둘째주 목요일 오전 10시에 진행되며 사전 예약 없이 누구나 참여가능하다.8일 열리는 첫 강의에는 전 삼미그릅 부회장 출신 웨이터 서상록씨가 ‘21세기 이제 변해야 산다.’라는 주제로 강의할 예정이다. 평생교육팀 2600-6982.
  • 정부가 대학 너무 통제”

    김광웅 서울대 명예교수는 5일 “국·공립대 총장 가운데 고위 관료 출신이 10%를 넘는 등 정부가 대학을 지나치게 통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김 교수는 오는 9일 ‘한국교육의 미래와 교육의 지배구조’를 주제로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리는 대화문화 아카데미에서 이 같은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한다. 김 명예교수는 “서울대를 비롯한 전국 52개 국·공립대의 현 총장과 직전 총장 104명의 이력을 조사해 보니 약 14%인 15명이 고위 관료 출신인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원래 교수였다가 관료로 임용됐다가 총장으로 다시 대학에 돌아온 경우는 제외됐다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이들 관료 출신 총장은 대부분 교육부, 재정경제부, 건설교통부 장·차관 등 고위직을 지냈다.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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