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화제작 ‘겨울대목’ 앞두고 내주 속속 개봉
날씨도,경기도 얼어붙었지만 할리우드 수작 4편이 한꺼번에 쏟아지는 다음주 극장가는 춥지 않다. 10일에는 ‘이스턴 프라미스’ ‘트와일라잇’ ‘트로픽 썬더’가,11일에는 ‘오스트레일리아’가 관객을 찾아온다.
●낯설고 독창적인 걸작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감독의 ‘이스턴 프라미스’는 범죄 스릴러다.런던의 한 병원 간호사 안나(나오미 와츠)는 14세 러시아 소녀가 아이를 낳다 죽는 것을 목격한다.아이의 연고를 찾으려 러시아 이민자 식당으로 간 안나는 마피아 조직의 운전수 니콜라이(비고 모텐슨)를 만나며,점점 충격적인 진실들을 알게 된다.
실험적이고 독특한 세계관으로 끊임없이 화제를 모았던 크로넨버그 감독은 전작 ‘폭력의 역사’에 이어 이번에도 인간 내면의 폭력성을 조명한다.두 작품에서 모두 주연을 맡아 감독의 페르소나로 떠오른 비고 모텐슨은 자아분열을 겪는 주인공 역을 맡아 명연기를 펼친다.
‘렛 미 인’처럼 인간과 뱀파이어의 사랑을 그린 ‘트와일라잇’은 판타지 로맨스 영화로 캐서린 하드윅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해리포터와 불의 잔’에서 세드릭 디고리로 출연한 로버트 패틴슨,‘패닉룸’에서 조디 포스터의 딸로 나온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남녀 주인공을 연기했다.
벨라(크리스틴 스튜어트)는 전학 간 학교에서 에드워드(로버트 패틴슨)를 만나 매료된다.얼마 지나지 않아 에드워드가 108년 동안 17세로 살아온 뱀파이어라는 사실을 알게 되지만,위험한 사랑을 멈추지 않는다.
스테프니 메이어의 베스트셀러 동명 소설을 스크린에 옮긴 ‘트와일라잇’은 4편까지 모두 영화화될 예정이다.
●초호화 캐스팅과 최강 제작진
블록버스터 코미디 ‘트로픽 썬더’는 코미디 스타 벤 스틸러가 감독·각본·원안·제작·주연 등 1인 5역을 담당했다.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잭 블랙,매튜 매커너히,톰 크루즈 등 할리우드 스타들이 대거 출연해 눈을 즐겁게 한다.전쟁 블록버스터 촬영 도중 뜻밖의 문제를 만나 실제로 전투 상황에 처하게 된 배우들의 이야기다.할리우드 영화 제작현장에 대한 유쾌한 풍자로 미국 현지에서는 크게 흥행했지만,우리나라 정서나 웃음코드와 맞아떨어질지는 두고보아야 할 듯하다.
‘오스트레일리아’는 ‘물랭루즈’에서 호흡을 맞췄던 바즈 루어만 감독과 니콜 키드먼이 다시 손을 맞잡은 작품이다.니콜과 휴 잭맨,데이비드 웬햄이 출연하고,1억 2000만 달러라는 천문학적 제작비를 들였으며,아카데미 수상 작가 로널드 하우드가 각본에 참여해서 화제가 됐다.
배경은 호주의 북부 오지.영국 상류층 귀부인인 세라(니콜 키드먼)는 남편을 만나러 호주에 가지만,그녀를 맞이하는 것은 남편의 죽음과 소떼를 도둑 맞았다는 소식이다.사사건건 부딪치던 카우보이 드로버(휴 잭맨)에게 도움을 받다 사랑에 빠지지만,제2차 세계대전이 터지면서 둘의 사랑은 위기로 치닫는다.
유려하게 펼쳐지는 대륙의 풍광,고비와 극복이 반복되는 서사는 매끈하게 흠잡을 데 없는 대서사극의 면모를 지닌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