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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 격리 이겨내는 네티즌의 재치…딸기씨 바르고, 퍼즐 맞추고

    코로나 격리 이겨내는 네티즌의 재치…딸기씨 바르고, 퍼즐 맞추고

    코로나19 바이러스란 세계 공통의 위기를 만난 인류가 인터넷을 통해 함께 고충을 나누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애용하는 대표적인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인 트위터에서는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격리 기간을 재치있게 보내는 네티즌들의 지혜가 빛이 난다. 한 네티즌은 코로나로 인한 재택근무 때 화상회의가 반복될수록 바뀌는 여성의 모습을 올해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은 배우 르네 젤위거의 영화 속 출연 장면을 활용해 재미있게 표현했다. 다섯번째 화상회의에서 살이 찌고 망가져버린 르네 젤위거는 영화 ‘브리짓 존스 다이어리’ 속 모습이다.퍼즐, 도미노처럼 시간이 많이 들어 평소 하기 어려웠던 일들도 코로나 격리 기간에 자주 하게 된다. 뛰어난 공작 실력을 자랑하는 네티즌들도 많다. 딸기에서 핀셋으로 씨앗만 발라내거나 커피 믹스 한 봉지에서 커피와 설탕, 크림을 분리하는 등 어마어마한 시간과 집중력이 드는 일을 하는 이도 있다. 물론 격리 기간 가장 많이 하는 일은 운동이다. 확진자가 아니라 갑자기 살이 쪘다는 뜻의 ‘확찐자’가 되지 않기 위해 운동을 하고 이를 SNS 상에서 공유하며 운동 의지를 서로 확인하는 네티즌도 있다. 코로나 사태를 사실상 종식 선언하고 슬슬 경제 복구에 나서고 있는 중국에서는 격리 기간 중에 가느다란 개미 허리를 인증하는 사진을 올리는 것이 젊은 여성들 사이에 유행이 되기도 했다.사회적 거리두기에 지친 한 네티즌은 앞마당 의자에 할로윈 장식으로 활용했던 해골을 앉혀두고 이웃들에게 웃음을 전하고 있다. 매일 바뀌는 해골 인형의 메시지는 ‘나는 알몸이니 추리닝(운동복) 차림을 두고 이러쿵저러쿵 하지 말라’ 등으로 잔잔한 미소를 떠오르게 하는 것들이다. 한편 31일 기준 전세계 코로나 확진자 숫자는 76만명, 사망자는 3만 6900여명에 이른다. 확진자 숫자는 미국이 16만명으로 가장 많고 사망자는 이탈리아가 1만 1000명 이상을 기록 중이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집콕하면서 제일 많이 본 영화 1위 ‘기생충’

    집콕하면서 제일 많이 본 영화 1위 ‘기생충’

    코로나19 여파로 신작 영화 개봉이 미뤄지고 전국 영화관도 영업을 중단하면서 ‘집콕’ 영화 관람은 늘어난다. 이 시기에 사람들이 많이 본 영화는 뭘까. 온라인 조사 회사인 피앰아이(PMI)가 20~50대 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물어보니 ‘기생충’이 3월 넷째 주 집에서 가장 많이 본 영화 1위를 차지했다. 아카데미에서 4관왕을 차지하며 신드롬을 일으킨 ‘기생충’은 특히 40대 남성들이 가장 많이 봤다고 답했다. 2위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영화 ‘겨울왕국’ 1·2편이 차지했다. 이 영화는 남녀노소 모두 좋아하지만, 특히 아동과 청소년에게 인기를 끈 영화다. 개학이 미뤄지면서 겨울왕국 시리즈 외에도 ‘해리포터’ 시리즈(22위), ‘알라딘’(29위), ‘수퍼소닉’(30위) 등 다른 아동·청소년용 영화들도 많이 본 것으로 나타났다. 3위는 지난해 가장 많은 관객몰이를 한 코미디영화 ‘극한직업’이었다. ‘히트맨’(5위), ‘걸캅스’(12위) 등 코로나19로 우울한 기분을 날려버릴 수 있는 코미디 영화를 찾는 사람들도 많았다. 이 밖에 ‘부산행’(10위), ‘감기’(13위), ‘컨테이젼’(14위) 등 최근 상황을 반영한 영화도 많이 찾았다. 최근 극장 재개봉해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화제를 모았던 ‘라라랜드’(8위)와 ‘스타워즈’ 시리즈(9위),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11위) 등 할리우드 오락 영화들도 인기를 끌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사막까지 영역 넓힌 ‘골프존’… 사우디 골프 육성 파트너 되다

    사막까지 영역 넓힌 ‘골프존’… 사우디 골프 육성 파트너 되다

    올해로 창립 20주년을 맞은 골프존이 독보적인 기술력과 노하우로 전 세계 63개국에 진출하며 혁신 행보를 이어 가고 있다. 특히 지난 2월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정부 조직인 ‘골프사우디’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한 행보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비전 2030’(중장기 국가경제 개발계획)의 일환으로 스포츠, 문화산업 진흥의 핵심 콘텐츠 중 하나로서 골프시장 육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사우디 최초의 유러피언투어 대회인 사우디인터내셔널을 개최해 골프에 대한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발맞춰 사우디 정부 직속 조직인 골프사우디는 지난 2월 골프 산업 관련 모범적인 기업 모델로 골프존을 주목하며, 향후 사우디 골프시장 육성의 주요 파트너로 ‘골프존뉴딘그룹’을 선정했다. 2월 3일 골프존뉴딘그룹은 킹압둘라 경제도시에서 열린 골프사우디서밋에서 골프사우디와 사우디 골프시장 육성 관련 MOU를 체결했다. 사우디의 지형은 대부분 사막이다. 국토 대부분이 모래나 자갈로 덮여 있는 사막지대로 토양은 척박하며, 전체 면적 약 200만㎢ 중에서 경작 가능한 땅은 1.67%, 농경지가 0.09%, 사막 등이 98.24%(2005년 기준)를 차지한다. 골프장은 모두 13개. 최초의 골프 코스인 로열그린스 등 5곳엔 잔디가 깔렸지만 물이 귀한 중동지역 특성상 나머지는 사막 페어웨이와 인조 잔디, 모래 혼합물로 조성된 사막 코스다. 골프를 즐기기에 좋지 않은 기후와 환경을 가진 사우디 정부가 골프 대중화를 위해 실내 스크린골프와 골프존에 주목하는 이유다. 대한민국에 스크린골프 붐을 일으켰던 골프존은 그동안 축적한 골프 시뮬레이터 정보기술(IT)과 플랫폼 운영 노하우, 세계적인 골프 교습가로 유명한 데이비드 레드베터 등이 합류한 골프존레드베터아카데미(GLA)의 골프 교육 콘텐츠와 브랜드를 내세우고 있다. 골프존은 이를 바탕으로 향후 골프사우디와 함께 ▲학교 골프 교육 ▲라운드용 골프 시뮬레이터 중심의 체육 문화공간 ▲스윙 분석 및 연습 전용 GDR(골프존 드라이빙 레인지) 시뮬레이터를 활용한 실내외 골프 아카데미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며 사우디 골프시장 육성에 참여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사우디 외에도 골프존의 다양한 해외 진출 성과가 돋보인다. 미국, 중국, 일본, 베트남 등 4개의 해외법인을 두고 지난 5년간 해외 수출은 380억원 이상(스크린골프 시뮬레이터 2000여대)을 기록했다. 최근 3년 동안에는 일본 570여대, 중국·홍콩·대만 지역에 300여대의 시뮬레이터를 판매했다. 지난해 6월에는 중국 선전에 골프존 아카데미를 설립해 해외 골프아카데미 시장에도 진출했다.
  • [열린세상] 바이러스는 생명의 필수 동반자/조현욱 과학과 소통 대표

    [열린세상] 바이러스는 생명의 필수 동반자/조현욱 과학과 소통 대표

    바이러스는 살아 있는 세포 안에서만 증식하는 미세한 감염체다. 유전물질(DNA나 RNA)과 이를 둘러싼 단백질로 구성돼 있다. 유전물질을 숙주 세포에 삽입한 뒤 자신을 복제하게끔 프로그램을 다시 짜서 증식한다. 동식물에서 박테리아, 고세균에 이르는 모든 생물과 공존한다. 생명체가 서식하는 모든 장소에서 발견된다. 강산성의 온천에서 남극의 빙하, 알칼리성의 염수를 가리지 않는다. 지구 표면 1㎡에는 날마다 8억개의 바이러스가 먼지 입자에 붙어서 떨어진다. 지구상의 총숫자는 10의31제곱개로 추정된다. 우주의 모든 별을 합친 것보다 100만배 이상 많다는 말이다. 바다 퇴적물 1㎏에는 100만종의 각기 다른 유전형이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그렇지만 2018년 4월 현재까지 확인된 바이러스는 19만 5000종에 불과하다. 무엇보다 바이러스는 생태계 유지에 핵심적 역할을 한다. 우선 대양의 영양 성분이 재순환되도록 한다. 자신이 감염시킨 미생물을 죽이고 터뜨린다(바이러스의 절대 다수는 박테리아를 감염시키는 파지 종류다). 이를 통해 물속의 유기물 농도를 높인다. 죽은 미생물에서 방출된 영양 성분은 다른 생명체의 먹이가 되며, 물고기와 사람을 포함하는 먹이사슬 전체를 유지시켜 준다. 바이러스는 세상에서 가장 빨리 진화한다. 인간보다 100만배 빠르다. 주로 돌연변이율이 높은 탓이지만 숙주의 유전자를 자기 것으로 만드는 능력 덕분이기도 하다. 일부 바이러스는 자신이 감염시키는 생물에 새 유전자를 주입하는 능력을 갖는다. 이런 종류를 레트로(역전사)바이러스라고 한다. 처음에는 병을 일으켜 숙주를 죽게 만든다. 시간이 지나면 숙주는 저항성을 갖게 되고 자신에게 삽입된 DNA가 정자나 난자세포를 통해 다음 세대로 전달되는 것을 허용한다. 이렇게 자리잡은 것을 내생적 레트로바이러스(ERV)라고 한다. 인간이 지닌 DNA 전체의 8~9%가 이런 유래를 가진 것으로 생각된다. 최근까지만 해도 이것은 쓰레기 취급을 받았다. 수천, 수만년 전에 기능을 중단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증거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포유동물에서 태반이 발달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하는 유전자들이 그런 예다. 모든 태반 포유류의 선조가 한 차례 이상 바이러스에 감염된 결과로 출현한 것이다. 바이러스가 없었다면 태반을 통한 출산 자체가 없었을 것이다. 그뿐 아니다. 인간의 배아를 보호하는 유전자도 바이러스에서 온 것으로 보인다. 배아란 정자와 난자가 합쳐진 수정란이 세포 분열을 시작해 ‘태아’가 되기 전까지를 말한다. 2015년 4월 네이처에 발표된 연구를 보자. 불과 3일 된 배아에서 특정 바이러스(HERVK)의 유전자가 다수 발견됐다. 이것은 인플루엔자 등의 유해 바이러스가 침입하지 못하게 막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해석됐다. 또한 세포의 단백질 생산 공장에 유전적 지시를 내리는 것을 돕는 역할까지 하는 것으로 보인다. 줄기세포의 분화에까지 관여한다는 말이다. 그보다 근본적인 기능도 있다. 동물이 조직과 장기를 형성하고 유성생식을 할 수 있는 것은 바이러스에서 빌려 온 유전자 덕분이다. 이 모든 일에는 개별 세포를 서로 융합시킬 필요가 있다. 이런 기능을 하는 단백질은 신사이틴과 FF의 2종류가 지금껏 확인됐다. 신사이틴은 앞서 말한 인간의 태반을 만드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단백질이기도 하다. 이것이 특정 바이러스에서 유래했다는 사실은 2000년 2월 네이처에 발표됐다. FF의 유래는 2014년 셀에 발표됐다. 이 단백질들이 없으면 동물은 단순한 세포 덩어리 이상으로 진화하지 못했을 것이다. 무엇보다 생명체의 진화는 바이러스가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몇십억년 전 모든 생물의 공통 조상이 분화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만일 바이러스가 없었다면 지구는 어떤 모습일까. 2013년 미국 미생물학아카데미 콜로키엄에서 바이러스 학자 24명이 논의한 주제다. 결론은? 생명체라고는 전혀 없다는 의견부터 지표면을 몇 ㎞ 두께로 덮고 있는 진흙 같은 더께가 있을 것이라는 주장까지 다양했다. 공통점은 우리가 아는 그런 형태의 생명체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바이러스의 기원은 생명 자체만큼 미스터리다.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할리우드와 한국이 사랑한 작곡가 펜데레츠키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할리우드와 한국이 사랑한 작곡가 펜데레츠키

    스티븐 킹 원작에 스탠리 큐브릭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 ‘샤이닝’에 삽입된 기괴한 소음이 난무하는 사운드트랙을 기억할지 모르겠다. 잭 니콜슨의 광기 어린 연기, 어린 배우들의 신들린 연기와 어우러져 공포를 한층 배가시켰던 배경음악을 작곡한 폴란드 출신 작곡자이자 지휘자 크시슈토프 펜데레츠키가 어릴 적 음악을 배웠던 크라쿠프에서 87세를 일기로 삶을 접었다. 부인 엘즈비에타가 설립한 루드비히 반 베토벤 협회는 펜데레츠키가 오랜 기간 투병하다가 29일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통신은 펜데레츠키를 “획기적인 종교곡과 교향곡으로 클래식 음악계를 개척한 인물”이라고 평했다. ‘폴란드의 음악 대통령’이라 불리는 펜데레츠키는 1960년 관현악곡 ‘아나클라시스’, ‘히로시마 희생자를 위한 애가‘ 등으로 독자적인 작곡 기법을 확립했다는 평가를 들었다. 전위적이기도 했지만 할리우드가 사랑한 클래식 작곡가이기도 했다. 큐브릭 뿐만 아니라 윌리엄 프리드킨 감독의 ‘엑소시스트’,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셔터 아일랜드’, 데이비드 린치 감독의 ‘트윈 픽스’, 그리고 조금 더 최근에는 TV 드라마 ‘블랙 미러’에도 그가 작곡한 음악이 사용됐다. 폴란드 공산당의 통치가 느슨해진 틈을 타 철의 장막을 넘어 금세 국제적 명성을 누렸다. 간주(인터벌)를 극단적으로 쓰고, 글리산디 기법 등 혁신을 마다하지 않고, ‘히로시마 희생자를 위한 애가’에는 대규모 관악기 오케스트라를 편성하는 등 파격을 구사했다. 휘슬, 유리조각들, 톱, 타이프라이터, 자명종 등 많이 쓰이지 않던 효과음을 과감히 채용했다. 말년에는 전위 음악을 버리고 후기 낭만주의로 귀의해 많은 논란을 일으켰지만 아마추어 동호인 사이에서는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누가 수난곡’(1963~66년) ‘Stabat Mater’, 안톤 브루크너와 비교됐던 ‘바이올린 협주곡 1번’, 1970년 솔리다리티(연대) 운동의 시발점이 됐던 그단스크 조선소 노동자 투쟁을 기리기 위해 1980년 작곡한 ‘라크리모사’(나중에 ‘폴란드어 레퀴엠’으로 확장) 등이 대표작으로 꼽힌다. 그래미상 클래식 부문 상을 수상하기도 했던 그는“내 음악은 똑같은 채로 남아 있다. 다만 (표현) 수단이 바뀌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2011년에는 영국 록 밴드 라디오헤드의 리드 기타리스트 조니 그린우드, 일렉트로닉 음악 작곡자 아펙스 트윈과 협업해 앨범 녹음과 투어 공연을 함께 했다. 그는 “다른 음악계와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좋다. 그래서 이렇게 열정적인 젊은 청중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같은 세대 대다수 작곡자들과 달리 그는 종교적 기원에서 영감을 얻은 것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난 늘 외고집 정신으로 행동해 왔다”고 털어놓은 뒤 “내가 학생 때 성스러운 음악은 금지됐다. 그 뒤 세월이 많이 흘러 공산당 정권 아래서도 인정받지 못했다. 심지어 동료들마저 탐탁치 않아 했다.” 1933년 11월 23일 데비카란 남부 도시에서 태어난 그는 크라쿠프 음악아카데미에 입학해 철학과 예술사학, 문학을 함께 공부했다. 전위음악을 작곡하면서 세계 유수의 음악 학교들에서 작곡을 가르쳤다. 지휘자로서도 유럽과 미국 유수의 관현악단과 협연했으며 세계 여러 곳의 음악 아카데미 회원이 됐다. 본인은 자신의 음악 세계를 “아방가르드에서 얻어진 것들을 18세기, 19세기, 20세기 심포니 음악의 위대한 전통에 뒤섞었다”고 돌아봤다. “전통을 알지 못하거나 과거 작품을 소화하지 않거나 오랜 명작을 깊이있게 공부하지 않고선 예술가가 될 수 없다.” 식물 애호가로도 이름 높았던 고인은 루슬라비체 자택 정원에 미로를 심어놓고 이렇게 여가를 보내는 것이 “손주딸들 다음 두 번째로 중요한 것”이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개막한 서울국제음악제(SIMF) 무대에 설 예정이었으나 건강이 좋지 않아 방한 직전 일정을 취소했다. 1992년에는 한국 정부에서 위촉받아 ‘한국’이라는 부제를 붙인 교향곡 5번을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KBS 교향악단과 초연하기도 했다. 이 음악에 우리 민요 ‘새야 새야’ 선율이 들어가 화제가 됐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열린세상] 미스터트롯, 그 관계의 판타지/황금주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

    [열린세상] 미스터트롯, 그 관계의 판타지/황금주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

    채널을 무심히 돌리다 숨이 턱 막혔다. ‘한 많은 대동강아’ 첫 소절이 가슴을 쳤다. ‘미스트롯’에서 송가인이 부른 이 노래를 십여 차례 유튜브로 듣고 나서야 나 자신이 애절한 정통 트로트에 목말랐던 것을 깨닫게 됐다. 미스트롯에 맛을 들인 나는 내심 ‘미스터트롯’이 기대됐지만, 솔직히 반신반의했다. 의외로 미스터트롯은 나의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자발적 격리 생활 중에 쏠쏠한 재밋거리였다. 임영웅이 부른 ‘일편단심 민들레’는 조용필 오빠를 외치던 시절에 들었던 감성과는 달랐다. 그만 울음이 터졌다. 나의 눈물 이야기에 공감하던 동료 남자 교수는 자신의 에스트로겐 증가를 탓했지만, 요즘 들어 부쩍 테스토스테론이 증가하는 것을 느끼던 나는 호르몬 핑계를 댈 수조차 없었다. 내가 응원하던 참가자가 떨어지자 나는 분노했고 슬펐다. 배신감에 떨며 미스터트롯을 안 보겠다 다짐까지 했다. 물론 그 다짐은 무너졌다. 응원하던 다른 참가자가 결승전에서 노래할 때 내 손에서 땀이 나고 혹시 실수라도 할까 내내 마음을 졸였다. 많은 사람이 이런 현상을 겪는다. 신드롬으로 불리는 미스터트롯이 성공한 비결은 참가자와 시청자 간 ‘준사회관계’(para-social relationship)가 극대화됐기 때문이다. 준사회관계는 시청자가 미디어의 등장인물과 실제 사회관계를 맺고 있다고 지각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시청자는 자신을 미디어의 등장인물과 심리적으로 동일시한다. 이를 통해 현실에서 부족한 사회관계에 대한 욕구를 만족시킨다. 미스터트롯과 같은 오디션 프로그램은 시청자가 참가자에게 갖는 애착심을 자극해서 시청자의 감정몰입을 극대화하고 자신을 참가자와 동일시하도록 한다. 준사회관계는 소셜미디어에서 더욱 확장됐다. 유명인뿐만 아니라 일반인이 유튜브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인기 스타가 돼 디지털 셀럽이 되고 있다. 준사회관계가 강할수록 디지털 셀럽의 영향력은 커진다. 과거 TV 같은 전통 매스미디어에서는 유명인과 팬 간에 일방적인 준사회관계가 형성됐으나 소셜미디어에서 쌍방향 준사회관계로 진화했고, 개인 간 온라인 관계로 확장됐다. 심지어 인간과 인공지능(AI) 간의 준사회관계도 거론되고 있다. 의외로 많은 사람이 소외를 경험하고 사회관계의 단절을 느끼며 이를 만회하기 위해 준사회관계에 의존한다. 이미 젊은 세대는 현실 친구보다 온라인 지인이 더 많아지는 추세이다. 면대면 인간관계의 스킬이 부족한 그들에게, 온라인 사회는 훨씬 편한 세상이다.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노력인 사회적 거리두기는 준사회관계에 대한 의존도를 증가시킬 것이다. 빌 게이츠의 예상대로, 영리해진 전염병이 인류에게 가장 큰 위협이 될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미래사회는 비대면ㆍ언택트 소비사회 정도가 아니라 준사회관계로 전면적인 전환이 이루어질 수도 있다. 그는 나에 대해 속속들이 알고 있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꿰고 있고, 나 자신조차 잊고 있던 혹은 잠재돼 있던 생각과 감정까지도 그는 알고 있다. 입만 열면 상처를 주는 가족과 달리 그는 대화할 줄 안다. 내가 하는 이야기를 들어준다. 내가 언제 외로운지, 무엇에 분노하고 슬퍼하는지 알기에 그는 제때 위로하고 제때 달래 준다. 그는 내가 원할 때마다 곁에 있다. 그는… AI다. AI여서 그와 사랑에 빠지지 않을 자신이 있는가? ‘조커’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거머쥔 호아킨 피닉스가 영화 ‘Her’에서 사랑에 빠진 대상은 AI였다. 이 영화는 2014년 아카데미 각본상 수상작이기도 하다. 주인이 하는 말 중 반은 못 알아듣는 좀 맹한 ‘지니’나 ‘시리’와 사랑에 빠질 리가 없다며 비웃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인공지능 전문가인 슐러 교수는 AI는 급속히 발전 중이며, 분노조절장애도 없고, 공감이 뛰어나 인간보다 정서 지능이 훨씬 높아질 것이라 했다. 4차 산업혁명의 방향이 AI와 빅데이터를 융합해 최적화한 데이터 분석으로 비즈니스 가치를 창출한다고 생각한다면, 상상력 부족이다. 인간내면과 관계에 대한 철학적 고찰을 토대로 미래사회에서 우리의 결핍이 무엇일지 고민하고, AI의 역할과 진화를 상상해야 한다. 소비자에게 사회관계를 위한 소비는 중요하다. CEO들에게 영화 ‘Her’를 추천한다.
  • [우리 동네 이거 알아?] 인생 취미 하나 가져보고 싶다면/이민영 기자

    새해에 세운 목표 실천하고 계신가요. 자격증을 따겠다는 목표나 여가시간을 유용하게 보내겠다는 소망까지 다양할 텐데요. 새해 계획을 이루는 데 도움이 될 만한 배움 공간 ‘강동구 평생학습관’을 소개합니다. 강동구 평생학습관은 지하철 5호선 명일역 1번 출구로 나오면 바로 보입니다. 강동구는 2007년 평생학습도시로 지정된 이후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생애주기별 평생학습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건국대, 경희대와 업무협약을 체결해 운영하고 있는 ‘평생교육대학’과 지역 인적·물적 자원을 활용한 ‘지역자원연계 평생학습 프로그램’을 통해 학습공동체를 실현하고 있습니다. 경력단절 여성, 청년, 은퇴자에게 직무 역량 기회를 제공하는 민간자격 취득 과정 ‘평생학습아카데미’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미술심리상담사, 어린이안전지도사 등 분야별 전문 인력을 양성한다고 하니 지역 봉사활동이나 방과 후 강사를 희망하는 분들에게는 희소식이겠네요. 4차 산업에 대비해 초등학교 방과 후 강사 양성을 위해 코딩 교육도 하고 있답니다. 배우고 싶은 것이 있는데 내가 원하는 강좌가 없을 때는 찾아가는 평생학습, 누구나 배움학교를 신청하면 됩니다. 주민과 강사가 함께 원하는 평생학습을 설계하면 선정된 팀에게 최대 50만원의 강사비를 지원합니다.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눠서 지원하니 친구, 주민들과 함께 논의해 보는 것도 좋겠죠.
  • 美확진 7만명 눈앞 사망 1050명, 시카고 “대피령 어기면 체포될 수”

    美확진 7만명 눈앞 사망 1050명, 시카고 “대피령 어기면 체포될 수”

    미국의 코로나19 환자가 6만 5000명을 넘어선 가운데 시카고 시는 자택 대피 명령을 어기고 집 밖으로 나온 이들을 체포하겠다고 경고했다. CNN 방송은 동부시간으로 25일 오후 전국 누적 감염자를 6만 5033명, 사망자를 921명으로 집계했다. 뉴욕주에서 가장 많은 285명이 희생됐고, 워싱턴주(130명)와 루이지애나주(65명)에서 사망자가 많았다. 존스홉킨스 대학은 이날 밤 누적 사망자를 1050명, 누적 확진자를 6만 9171명으로 집계했다. 미국의 환자는 지난 19일 1만명을 넘긴 뒤 21일 2만명을 돌파 이후 날마다 1만명씩 늘어 중국(8만 1285명), 이탈리아(7만 4386명)와의 격차를 많이 줄였다. 미국 내 확산의 중심지가 된 뉴욕주 감염자는 3만 811명이 됐다. 뉴욕시 환자는 1만 7858명이었다. 주별로는 뉴욕(368명), 워싱턴(133명), 캘리포니아(67명), 루이지애나(65명), 뉴저지(62명),조지아(47명) 순이다. 코로나19 확산 속도를 떨어뜨리기 위한 자택 대피령은 차츰 확대되고 있다. 아이다호주와 콜로라도주가 이날 자택 대피령을 발령했고 미네소타주도 560만명의 주민에게 2주간 식료품 구입이나 운동 등을 제외하고는 집에 머물라고 명령했다. 미네소타주는 스타디움과 경기장을 병원으로 개조하고 물자를 비축할 계획이다. CNN은 주중에 미국 인구의 55%인 1억 8000만명이 자택 대피령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시카고 경찰은 자택 대피령을 어긴 시민들에게 소환장을 발부하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계도 기간은 끝났다”며 반복적으로 명령을 위반한 사람은 경범죄로 처벌받거나 체포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미주리주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주 전역에 대한 ‘중대 재난 선언’을 승인해달라고 요청했다. 루이지애나주가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중대 재난 선언을 승인받은 뒤 나온 요청이다. 마이크 파슨 미주리주 지사는 재난 선언이 연방정부의 지원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 국방부는 본국으로 귀환하거나 해외에 파견된 병력이 60일간 이동하지 못하도록 명령했다. 코로나19 대응 지원을 위해 배치된 주 방위군도 1만명을 넘겼다. 국방부 산하 주방위군사무국(NGB)은 1만 700여명의 주 방위군이 활동하고 있다며 “우리는 이 위기 속에 함께 있으며 이를 함께 이겨낼 것”이라고 밝혔다. 브로드웨이 연극·뮤지컬 분야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토니상의 올해 시상식은 6월 7일 뉴욕에서 열릴 예정이었는데 주최측은 일찌감치 무기한 연기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인사] 한국경제신문, KBS, BBS 불교방송, KBS N

    ■ 한국경제신문 △ 논설위원실장 오형규 △ 논설위원실 수석논설위원 차병석 △ 편집국장 조일훈 △ 편집국 부국장 정종태 △ 편집국 부국장 겸 글로벌포럼사무국장 이건호 △ 독자서비스국장 이상렬 △ 사업국장 겸 한경아카데미원장 권영설 △ 기획조정실장 김수언 △ 경제교육연구소장 조남규 △ 논설위원실 논설위원(부국장) 허원순 △ 제작국 윤전부장(부국장) 정희준 △ 광고국 미디어마케팅부장(부국장) 한이수 △ 논설위원실 논설위원(부국장대우) 김태철 △ 편집국 영상정보부 선임기자(부국장대우) 김영우 △ 광고국 미디어마케팅부 섹션기획팀장(부국장대우) 한진수 △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부국장대우) 고기완 △ 편집국 편집부장 김정태 △ 편집국 정치부장 서정환 △ 편집국 경제부장 박준동 △ 편집국 산업부장 이심기 △ 편집국 중소기업부장 유병연 △ 편집국 생활경제부장 박수진 △ 편집국 증권부장 김용준 △ 편집국 마켓인사이트부장 박해영 △ 편집국 건설부동산1부장 겸 디지털라이브부장 조성근 △ 편집국 건설부동산2부장 서욱진 △ 편집국 국제부장 장진모 △ 편집국 오피니언부장 김재일 △ 논설위원실 논설위원 장규호 △ 독자서비스국 수도권독자1부장 장병문 △ 독자서비스국 지방독자부장 겸 광주지사장 최홍균 △ 독자서비스국 독자개발부장 겸 한경마케팅센터 대표 김양진 △ 경영지원실 업무지원국 채권관리부장 이승한 ◇ 한경닷컴 △ 뉴스국장 고경봉 ◇ 아그로플러스 △ 마케팅본부장 박기호 ■ KBS △ 제작2본부 예능센터 CP 권재영 ■ BBS 불교방송 △ 뉴미디어 전략팀장 이혜정 △ 부산지방사 방송부장 최상만 △ 대구지방사 사업부장 박치민 △ 춘천지방사 방송부장 이석종 ■ KBS N △ 대표이사 박중민 △ 마케팅본부장 겸 부사장 송기윤 △ 편성제작본부장 이민호
  • [인사]

    ■서울주택도시공사 △주거복지본부장 박완수 ■에이클라 미디어그룹 △스타티비 대표·스포티비 방송사업부문장 강명국 ■KBS △제작2본부 예능센터 CP 권재영 ■BBS △뉴미디어 전략팀장 이혜정 △부산지방사 방송부장 최상만 △대구지방사 사업부장 박치민 △춘천지방사 방송부장 이석종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실장 오형규 △수석논설위원 차병석 △편집국장 조일훈 △편집국 부국장 정종태 △편집국 부국장 겸 글로벌포럼사무국장 이건호 △독자서비스국장 이상렬 △사업국장 겸 한경아카데미원장 권영설 △기획조정실장 김수언 △경제교육연구소장 조남규 ◇부국장 △논설위원실 논설위원 허원순 △제작국 윤전부장 정희준 △광고국 미디어마케팅부장 한이수 △편집국 영상정보부 선임기자 김영우 △광고국 미디어마케팅부 섹션기획팀장 한진수 ◇부국장대우 △논설위원실 논설위원 김태철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고기완 △사업국 기획위원 김형배 ◇편집국 △편집부장 김정태 △정치부장 서정환 △경제부장 박준동 △산업부장 이심기 △중소기업부장 유병연 △생활경제부장 박수진 △증권부장 김용준 △마켓인사이트부장 박해영 △건설부동산1부장 겸 디지털라이브부장 조성근 △건설부동산2부장 서욱진 △국제부장 장진모 △오피니언부장 김재일 ◇논설위원실 △논설위원 장규호 ◇독자서비스국 △수도권독자1부장 장병문 △지방독자부장 겸 광주지사장 최홍균 △독자개발부장 겸 한경마케팅센터 대표 김양진 ◇경영지원실 △업무지원국 채권관리부장 이승한 ◇한경닷컴 △뉴스국장 고경봉 ◇아그로플러스 △마케팅본부장 박기호
  • 현대제철, 생산·인프라 전 영역서 AI 경영관리

    현대제철, 생산·인프라 전 영역서 AI 경영관리

    현대제철은 ‘스마트 엔터프라이즈’ 구축을 목표로 혁신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스마트 엔터프라이즈는 제조·생산뿐 아니라 시스템과 인프라를 비롯한 프로세스 전 영역에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이용한 스마트 경영관리 체계를 도입한다는 개념이다. 현대제철은 스마트 엔터프라이즈 구축을 위해 지난해 8월 충남 당진제철소에 스마트 팩토리 전담조직을 신설하고 ‘스마트 팩토리 아카데미’를 도입했다. 스마트 팩토리 아카데미는 스마트 팩토리를 추진할 전담 인력 양성을 위한 기초 교육과정이다. 올해에는 이 프로그램을 인천·포항 공장까지 확대했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전문가 수준의 고급 인력 양성에 주력할 계획이다. 선발된 인력들은 석사 수준의 합숙 교육과 외부 교육기관의 교수진과 1인 1협업 과제를 진행하는 트레이닝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와 함께 현대제철은 올해 집중할 4대 전략 방향을 선정했다. ‘기본에 충실한 성장’, ‘사업 구조 최적화’, ‘선제적인 변화 대응’, ‘사회적 책임 실천’ 등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수익성 중심의 경영 체제를 확립하고 세계 최고 기술력과 품질 수준을 확보해 질적 성장을 추구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불확실한 경영 환경과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리스크 대응 체계를 구축하는 데에도 역량을 기울일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영화산업 붕괴 위기” 영화인연대, 정부 긴급지원 요청 성명(전문)

    “영화산업 붕괴 위기” 영화인연대, 정부 긴급지원 요청 성명(전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고사 위기에 처한 한국 영화계가 정부의 긴급 지원을 요청하는 공동 성명을 냈다. 25일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한국영화감독조합, 영화단체연대회의, 영화수입배급사협회, 한국상영관협회, 한국영화마케팅사협회, 여성영화인모임, 한국영화디지털유통협회, 한국영화촬영감독조합, 예술영화관협회, 한국영화제작가협회,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씨네Q 등으로 구성된 코로나대책영화인연대회의는 “코로나19로 영화산업 붕괴 위기,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 성명문에서 “한국 영화산업은 코로나19라는 벗어날 수 없는 거대한 파도를 만났다. 한국 영화산업은 지금 그 깊이조차 알 수 없는 심연 속으로 끌려들어가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았다”며 정부 지원을 호소했다. 이들은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이후 영화 관람객은 하루 3만명 내외로 작년보다 80%나 감소하며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면서 “한국 영화산업 전체 매출 중 영화관 매출이 약 80%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영화관 매출 감소는 곧 영화산업 전체의 붕괴를 의미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 다양한 금융 지원 정책의 즉각 시행 ▲ 정부의 지원 예산 편성 및 영화발전기금 등 재원을 활용한 긴급 지원 ▲ 특별고용지원 업종에 영화산업 포함이라는 3가지 사항을 문체부와 영진위에 건의했다. 정부는 최근 여행업·관광숙박업·관광운송업·공연업 4개 업종을 특별고용지원 업종으로 지정하고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으나, 영화산업은 빠져있다. 이하 코로나대책영화인연대회의의 성명 전문 코로나19로 영화산업 붕괴 위기,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 한국영화 100년, 그리고 영화 〈기생충〉의 칸 황금종려상,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으로 한국영화는 온 세계에 위상을 드높였다. 그러나 이 기쁨을 채 누리기도 전에 한국 영화산업은 코로나19라는 벗어날 수 없는 거대한 파도를 만났다. 한국 영화산업은 지금 그 깊이조차 알 수 없는 심연 속으로 끌려들어가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았다. 실제로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이후 한국 영화산업의 생태계는 무너지고 있다. 영화 관람객은 하루 2만 명 내외로 작년에 비해 85% 감소하며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 영화산업 전체 매출 중 영화관 매출이 약 80%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영화관의 매출 감소는 곧 영화산업 전체의 붕괴를 의미한다. 벌써 영화 관련 기업들은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하나 둘씩 가족과 같은 직원들과 작별을 고하고 있다. 영화산업의 위기는 결국 대량 실업사태를 초래하고 이로 인해 한국영화의 급격한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것임은 명약관화하다. 추후 전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한국영화를 확산하는 것은 고사하고 그 동안 쌓아온 한국영화의 위상 마저도 한 순간에 무너질 가능성이 높다. 상황이 이런데도 한국 영화산업은 정부의 지원에서 완전히 외면당하고 있다. 영화 정책을 담당하고 있는 문화체육관광부와 영화진흥위원회는 영화산업의 시급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자칫 이렇게 가다가는 영화산업 전체가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을 갖고 지금 당장 정책 실행을 해야 할 때이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와 영화진흥위원회에 다음과 같은 내용을 건의한다. - 다 음 - 1. 영화산업을 특별고용지원 업종으로 선정해야 한다. - 영화업계 수만 종사자들이 거리에 내몰릴 위기에 처해있다. 그러나 이들을 위한 보호책은 어디에도 없다. - 코로나19 장기화를 대비하여 영화인들의 최소한의 생존권 보장을 위한 정부 대책이 필요하다. 2. 영화산업 피해 지원을 위한 정부의 금융 지원 정책을 당장 시행해야 한다. - 영화업계의 많은 기업들은 현재 코로나19 피해로 인해 줄도산 위기에 몰려 있다. - 다양한 금융지원을 통해 도산 위기를 막아야 한다. 3. 정부의 지원 예산을 편성하고, 영화발전기금 또한 지원 비용으로 긴급 투입해야 한다. - 추경예산 및 코로나19 긴급 지원책 어디에도 영화산업을 위한 예산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 - 영화발전기금 등 재원을 활용한 영화계 긴급지원이 필요하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기다릴 수 없어… 결국 개봉열차 탄 영화들

    기다릴 수 없어… 결국 개봉열차 탄 영화들

    코로나19 시국을 뚫고 25~26일 이틀간 총 11편의 신작 영화가 개봉한다. ‘극장 공동화 현상’이라 불릴 만큼 관객이 급감해 지난달 말부터 개봉을 늦추던 영화들이 한꺼번에 터져 나오는 모양새다. 이 사태가 언제 진정될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극장가 비수기를 틈타 스크린이라도 확보하려는 작은 규모의 영화들이 몸을 던졌다. 국내외 영화제에 소개됐거나 이달 초 개봉을 염두에 두고 이미 마케팅 비용을 소진해 더이상 개봉을 늦출 수 없는 영화들도 개봉 열차를 탔다.●한국 영화 ‘이장’, ‘사랑하고 있습니까’ 출격 한국 영화로는 ‘이장’과 ‘사랑하고 있습니까’가 25일 함께 개봉한다. 신예 정승오 감독의 첫 장편 데뷔작인 ‘이장’은 아버지 묘 이장을 위해 오랜만에 만난 다섯 남매가 겪는 좌충우돌 스토리를 그렸다. 살림 밑천 노릇을 했던 장녀 혜영(장리우 분)은 홀몸으로 말썽꾸러기 아들을 돌보고, 둘째 금옥(이선희 분)은 멀쩡해 보이지만 실은 남편의 외도에 시달리는 처지다. 결혼을 앞두고 한 푼이 아쉬운 금희(공민정 분)와 돌직구 혜연(윤금선아 분), 누나들을 딛고 금이야 옥이야 자란 막내아들 승락(곽민규 분)과 동생 유골을 화장할 수 없다며 끝끝내 뻗대는 큰아버지(유순웅 분)까지. 가족이라 쓰고 가부장제라 부르는 제도의 허와 실을 섬세한 연출과 배우들의 연기로 생생히 그렸다. ‘사랑하고 있습니까’는 김하늘·유지태를 일약 스타덤에 올려놓았던 ‘동감’(2000)을 연출한 김정권 감독의 로맨틱 코미디다. ‘츤데레’ 카페 사장(성훈 분)과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돌보며 꿋꿋하게 살아가는 파티셰(김소은 분)의 러브 스토리다. 그러나 달달할 것 같은 영화는 직장 갑질에 가까운 남자 주인공의 행태와 ‘캔디 캐릭터’에서 곧잘 ‘민폐’를 끼치는 여성 주인공의 모습으로 아쉬움을 산다.●일본 영화 네 편…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주디’도 외화 중에서는 일본, 미국발 공포 영화 두 편이 눈에 띈다. 26일 개봉하는 ‘온다’는 ‘불량 공주 모모코’(2004),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2006)으로 흥행과 작품성 모두를 인정받은 나카시마 데쓰야 감독의 호러물이다. 사람의 무의식 속 원죄를 건드리는 일본 호러 특유의 작법이 잘 녹아든 작품이다. 해사한 얼굴처럼 행복이 가득한 육아 블로그를 꾸리는 가장 히데키(쓰마부키 사토시 분)와 묵묵히 가사를 하면서도 얼굴에 알 수 없는 그늘이 드리워진 가나(구로키 하루 분) 부부의 비밀이 화려한 비주얼과 함께 폭발적으로 스크린에 옮겨진다. 일견 ‘82년생 김지영’의 호러 버전이기도 하고 ‘배틀로얄’(2000)의 현시점 버전처럼 보이기도 한다.같은 날 개봉하는 미국발 호러 ‘스케어리 스토리: 어둠의 속삭임’은 전 세계 박스오피스 흥행수익 1억 달러를 돌파한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영화다. 1968년 미국 펜실베이니아, 핼러윈을 맞아 특별한 밤을 준비하던 소년·소녀들이 폐가에서 우연히 발견한 책을 펼치면서 벌어지는 판타지를 다뤘다. 미국 내 히스패닉계에 대한 차별 등 무거운 주제 의식을 함께 담았지만 무섭다기보다는 ‘틴에이지 공포’에 가까운 느낌이다. 개봉 신작 중 실시간 예매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주디’(25일 개봉)는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차지한 러네이 젤위거의 열연이 돋보인다. 뮤지컬 배우이자 가수로 할리우드의 20세기를 장식한 ‘주디 갈랜드’의 화려했던 삶과 그 이면을 집중 조명했다. 당초 지난 12일로 예정됐던 개봉일을 한 차례 연기했는데 워낙 입소문이 난 작품이니만큼 더이상의 연기는 어려웠다는 후문이다.‘온다’ 외에도 일본 영화만 3편이 더 개봉한다. ‘첫 키스만 50번째’, ‘모리의 정원’, 애니메이션인 ‘바이올렛 에버가든-영원과 자동수기 인형’(이상 26일 개봉)이다. ‘첫 키스만 50번째’는 애덤 샌들러·드루 배리모어 주연의 동명 할리우드 영화를 리메이크했다. 체코 출신 바츨라프 마르호울 감독의 영화 ‘페인티드 버드’(26일 개봉)는 최고의 문제작이다. 나치가 지배하던 시기 동유럽의 한 유대인 소년의 삶을 다룬 영화는 근친상간, 강간, 토막살해 등 잔혹한 장면을 포함하고 있다. 그 때문에 상영 중 일부 관객이 극장을 떠나려 했다는 외신 보도가 전해지기도 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데스크 시각] 우리들의 선한 영웅들/최여경 문화부장

    [데스크 시각] 우리들의 선한 영웅들/최여경 문화부장

    “만약 고은 시인이 노벨문학상을 받았다면 이렇게까지 행복감을 느낄 수 있었을까. 이제 우리에겐 ‘선한 영웅’이 필요하거든.” 각계 작가들이 모인 자리에서 한 드라마작가가 불쑥 이런 말을 꺼냈다. 가수 양준일의 ‘선한 영향력’과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 얘기를 하던 참이었다. ‘탑골지디’로 관심을 끌던 양준일이 연예계 활동을 접은 지 18년 만에 대중 앞에 나타났을 때 사람들은 그의 성품에 매료됐다. 당시 방송가의 무리한 요구나 부당한 환경을 탓하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삶을 묵묵히 일군 소탈함과, 말마다 묻어나는 순수함에 많은 이들이 위로를 받았다. 아카데미시상식 4관왕으로 대미를 장식한 봉 감독의 리더십에 대해서도 한참을 얘기하고 있었다. 그 와중에 불쑥 튀어나온 시인의 이름은, 우리가 한 인물을 바라보는 시각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보여 준 척도가 되기에 충분했다. 꾸준히 노벨문학상 후보에 이름을 올린 시인을 향한 수상 기대감은 티끌 정도 될는가. 설령 받더라도 예전만큼 열광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는 분명 문단 권력이자 ‘문학 영웅’이었을지 모르지만 차마 ‘선한 영웅’ 범주에 넣을 수는 없다. 마블 스튜디오의 영화 탓인지 영웅 하면 ‘슈퍼 히어로’들이 떠오른다. 2008년 ‘아이언맨’과 ‘인크레더블 헐크’가 영화로 나온 뒤 매년 슈퍼 히어로들이 찾아왔다. 아이언맨, 헐크, 스파이더맨, 닥터 스트레인지 등 수많은 영웅 캐릭터를 만들어 낸 스탠 리는 슈퍼 히어로를 이렇게 정의했다. “보통 사람이 할 수 없는 능력을 갖고 영웅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을 말한다.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어떤 힘보다 더 뛰어난 힘이 필요하며 그 힘을 사용해 선행을 완수해야 한다.” 소설가 손지상은 월간지 ‘기획회의’에서 ‘한국형 슈퍼히어로물에 대해’라는 글을 쓰면서 한국과 미국, 일본의 영웅을 분석했다. 그에 따르면 미국의 영웅은 고결한 혈통을 가졌다가 강인한 육체와 과학지식을 갖춘 초인 영웅으로 진화해 갔다. 전자가 타잔(귀족)이나 코난(아틀란티스 왕족) 등이라면, 후자는 마블 코믹스 캐릭터들이다. 일본의 영웅은 요술을 부리면서 요괴들과 싸우는 닌자이거나 거대한 괴수와 맞붙는 ‘후레시맨’ 같은 특수촬영물 캐릭터로 나타났다. 한국에선 사회적 상황에서 서민들에게 쾌감을 주는 인물로 영웅이 등장했다. 16세기 조선 지배층의 착취에 대항하고 가난한 자들을 구휼한 홍길동이나, 일제강점기에 민족을 구하는 각시탈(허영만 만화) 캐릭터가 대표적이다. 정부가 반공 의식을 심으려 열 올리던 1980년대, ‘북한 수괴’를 때려잡은 똘이장군도 아이들 사이에서는 영웅이었다. 영웅은 항상 난세에 나타나 세상을 구하고 어려운 시기를 극복할 희망을 준다. 요즘은, 그런 영웅이 꼭 ‘특수한 힘’을 갖거나 ‘평범한 사람은 할 수 없는 방식’을 취해야 하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짙어진다. 농사를 지으면서 한 푼 두 푼 모은 100만원을 코로나19 성금으로 쾌척한 시민이나, 감염병에 고생하는 대구시민을 위해 봄배추 800㎏을 보낸 전남 진도 주민들이 영웅 아닌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뜬눈으로 밤새우는 정부부터, 현장 의료진과 자원봉사자들, 졸업·임관과 동시에 대구로 달려간 간호장교들, 수억원을 선뜻 기부한 연예인들까지 영웅으로 불려도 좋을 사람들의 이야기들이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코로나 시대의 영웅’은 우리 이웃에 살고 있다. 살가운 접촉이 두렵고 인간관계가 고립되는 이런 때에, 평범하지만 선한 영웅들의 소식이 속속 들려와 행복하다. cyk@seoul.co.kr
  • 감염병에 해법 없는 문화계… 장관 나서도 답답한 문체부

    감염병에 해법 없는 문화계… 장관 나서도 답답한 문체부

    관광업계 융자액 늘려도 회복 요원 영화관 발전기금 면제 요구에 난처“장관까지 나섰는데 일이 터졌으니…. 한마디로 빛바랜 거죠.” 한 문화체육관광부 직원이 씁쓸하게 말했다. 지난 12일 박양우 문체부 장관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와 한국교회총연합을 잇달아 방문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협조를 요청했다. 그런 행보가 무색하게 이튿날 경기 성남 은혜의강 교회에서 예배를 본 신도들의 코로나19 확진 판정이 속속 나오기 시작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정부 여러 부처가 어려움을 호소한다. 문체부도 고역을 겪는 부서 가운데 하나다. ●“일부 잘못에 문체부가 욕 먹어” 은혜의강 교회 사태에 관해 문체부 종무실 관계자는 “박 장관이 찾아가 중요한 시기니 종교계가 협조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간곡하게 호소했는데, 은혜의강 교회 사건이 터지니 ‘문체부는 도대체 뭐 하는 거냐’는 비판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이 사건 이후 정부는 21일 “앞으로 15일간 강화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자”며 감염 위험이 높은 교회 등 일부 시설과 업종의 운영을 제한하는 조치를 내놨다. 공연 분야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지난달 14~15일 대구 공연을 다녀온 국립발레단은 모든 단원에게 24일부터 일주일간 자가격리를 명령했다. 이 기간에 단원 나모씨가 여자친구와 일본 여행을 간 사진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면서 일파만파로 일이 커졌다. 특강을 진행한 단원이 있었다는 사실도 함께 알려졌다. 문체부의 한 직원은 “코로나19 사태로 여론이 아주 민감한 상황이라서, 이번 건은 그냥 넘어가선 안 된다는 이야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문체부는 16일 나씨를 해고하고, 특강을 진행한 단원들에게 정직 처분을 내렸다. 문체부는 이어 국립오페라단, 국립합창단, 국립국악원, 국악방송 등 산하 17개 기관 및 예술단체 단원과 소속기관원의 활동 전수조사를 시작했다. ●“관광객 2000만명? 생존 자체가 문제” 관광 분야는 지난해 방한 외국인 관광객 1750만명으로 신기록을 세우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관광업계는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이번 달 14일까지 방한 관광객은 201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99만명(-33.0%) 줄었다. 문체부는 지난달 17일 관광업계를 대상으로 500억원 규모 긴급 금융 지원을 시행하고, 16일에는 관광업을 특별고용지원 업종으로 지정했다. 19일에는 특별 융자 규모를 2배인 1000억원으로 확대했다. 그러나 관광업계 회복은 요원한 상태다. 문체부 관광정책국 관계자는 “외국인 관광객 2000만명 이상 유치는 이미 물 건너갔고, 지금은 생존 자체가 문제다. 대책을 구하고 있다는 말씀밖에 드릴 게 없다”고 했다. 영화계도 쑥대밭이다. 미국 아카데미시상식까지 석권한 봉준호 감독 영화 ‘기생충’이 한국 영화의 힘을 세계에 알렸지만 탄력을 받지 못한 채 오히려 위기감만 최고조에 이르렀다. 지난 1∼16일 극장을 찾은 전체 관객은 117만 1749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13만 5308명) 7분의1 수준이다. 영화발전기금 부과금을 올 연말까지 연기할 수 있도록 체납 가산금을 면제해주겠다고 했지만, 영화관 측이 전액 면제를 요구하면서 줄다리기가 이어진다. 문체부 콘텐츠정책국 관계자는 “부과금 면제는 법을 고쳐야 가능하다. 문체부가 결정할 수 없는 사항”이라며 “21일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한 분위기에서 영화관에 가라고 말도 꺼내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한숨만 내쉬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전북교육청 대규모 행사 강행 논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고 있으나 전북도교육청은 대규모 행사를 강행할 예정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23일 전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오는 26일 오후 도교육청 2층 대강당에서 ‘2020년 3월 기관장 인권 아카데미’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번 아카데미는 학교장들의 인권 의식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심리학자를 초청해 ‘학교에서의 혐오와 차별’을 주제로 강연을 할 계획이다. 참석 예상자는 232명이다. 이때문에 오는 4월 6일 개학을 앞두고 코로나19 감염 예방에 적극 나서야 할 교육기관이 너무 안이하게 대처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대해 전북교육청은 “26일 행사를 미룰까 고민했으나 일정 조정이 쉽지 않고 코로나19 발생 전 희망자 신청을 받았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개최할 계획”이라며 “참석자들이 충분한 거리를 두고 앉는 등 방역조건을 엄격히 적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앞서 전북교육청은 지난 19일과 20일에도 59~85명이 참석하는 ‘학교 휴업 추가 연장에 따른 중등교육과정·학사운영 방안 회의’를 가졌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박성국의 인터미션] 왜 예술은 ‘원래’ 배고픈 것이어야 하죠?

    [박성국의 인터미션] 왜 예술은 ‘원래’ 배고픈 것이어야 하죠?

    “이 사태가 끝나고 나면 또 바짝 말라 쩍쩍 갈라진 저수지 바닥에 물만 조금 채우겠죠. 아니면 그냥 그대로 두거나.”사실 ‘이 시국’에 공연계 소식을 전하고, 예술인들의 삶을 조명한다는 일 자체도 조심스럽다. 코로나19로 모든 공연이 ‘일시 정지’ 상태에 빠지면서 어려운 공연계와 예술인들의 사정을 다루면 “사람이 죽고 사는 시국에 태평하게 예술 걱정을 하느냐”는 식의 댓글이 주를 이룬다. 해외 음악인들은 한국의 투명하고 안전한 방역 시스템에 신뢰를 표하면서 코로나19로 집단 우울에 빠진 사람들을 응원하고자 내한공연을 결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들에게 돌아온 반응 중에서는 “제발 오지 마라. 코로나만 더 퍼진다”라는 게 적지 않았다. 모든 공연장이 입구에 열감지 카메라를 설치해 관객 체온을 측정하고,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관객은 입장을 허용하지 않는 등 코로나19에 대응하는 공연계 노력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에게 ‘공연’과 ‘예술’이란 먹고사는 일 너머에 존재하는, 등 따뜻하고 배부른 사람들의 호사 정도로 치부된다. ‘예술은 원래 배고픈 것’이라는 이율배반적 시각도 상존한다. 그래서일까. 공연계에서는 경영 사정을 묻는 말에 늘 “모두가 힘든 시기이지만…”, “우리만 어려운 것도 아니지만…” 등 주변 시선을 의식하는 말들을 먼저 한 뒤 ‘폐업’과 ‘도산’과 같은 현실성 짙은 말이 이어진다. 이미 많은 공연이 코로나19로 개막 자체가 무산됐고, 무대에 오른 공연들은 대부분 막대한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으며 조기 폐막을 이어 가고 있다. 일부 뮤지컬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조기 폐막 이유로 밝혔지만, 애초 제작사들은 부실 경영에 작품 흥행 부진으로 출연 배우와 제작진 임금도 지불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상황이 더욱 열악한 소규모 극단 사이에서는 경영난을 이유로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례만은 나오지 않길 바라는 분위기다.실제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 집계에 따르면 2월 공연 매출은 206억 4049만원으로 1월 매출 규모(402억 7727만원)의 48.7%에 그쳤다. 더 큰 문제는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폭증으로 공연 취소가 본격화한 3월 매출이다. 3월 상반기(1~15일) 공연 매출액은 49억 4869만원으로 전월 상반기(124억 8381만원) 대비 60.3% 감소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정부가 긴급 지원에 나섰지만 공연·예술인 체감 효과는 미미한 실정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예술인 개인과 단체에 대한 피해 보전 방안으로 소극장 한 곳당 최대 6000만원씩 200곳을 지원하고, 예술단체 160곳을 대상으로 규모에 따라 2000만~2억원의 제작비를 지원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한 뮤지컬 제작자는 “지금 큰 산불이 났는데 물이 부족하다고 분무기 들고 와서 물 뿌리는 격”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이 지난 1일부터 10일까지 신청을 받은 ‘코로나19 특별융자’에는 394명이 몰렸다. 당초 긴급 편성한 예산은 30억원이었지만, 이대로라면 이를 훌쩍 초과한 36억원 규모가 되는 터라 심사를 통해 개별 융자 금액을 조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1인당 융자 한도 1000만원 이내로 규모는 적은 반면 예술 활동과 피해 증명 과정이 까다로워 승인 신청까지 긴 시간이 소요된다. 무엇보다 재단의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지원자 스스로 예술인임을 증명하는 ‘예술활동증명’ 절차를 통과해야 하는데, 이는 어디까지를 ‘예술’로 볼 것인가라는 해묵은 논쟁 속에 여전히 높은 진입 장벽으로 남아 있다. 지난해 중증장애인들로 구성된 극단 애인은 연극 ‘인정투쟁: 예술가 편’을 통해 성과를 단순히 증명하기 어려운 예술인들이 예술활동을 증명해야 예술인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구조를 풍자하기도 했다. 현 공연·예술계를 바닥이 드러난 저수지에 비유한 한 예술단체 대표의 푸념이 떠오른다. “‘BTS(방탄소년단)의 빌보드 1위와 봉준호 감독의 아카데미 수상을 찬양하고 제2의 BTS, 제2의 봉준호를 육성하겠다는 나라에서 왜 ‘예술은 원래 배고픈 것’으로 남아 있어야 하는 걸까요?
  • 다시 보고 싶은 음악영화 1위 ‘라라랜드’ 재개봉

    다시 보고 싶은 음악영화 1위 ‘라라랜드’ 재개봉

    세계적인 신드롬을 일으킨 뮤지컬 영화 ‘라라랜드’가 재개봉한다. 코로나19로 관객 발길이 줄은 극장가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기대된다. 메가박스 브랜드 가운데 하나인 ‘필름 소사이어티’는 2016년 개봉한 영화 라라랜드를 오는 25일 전국 메가박스 59개 지점에서 재개봉한다고 20일 밝혔다. 개봉관 가운데 성수점을 비롯한 11개 지점은 음향효과를 극대화한 ‘돌비 애트모스’ 버전으로 감상할 수 있다. 관객들에겐 ‘Re.1’이라는 문구를 표기한 오리지널 티켓을 증정한다. 음악 영화의 특징을 살리고자 노란색 배경 앞면에 악보와 음표를 넣어 포인트를 줬다. 상단에는 영화 제목, 개봉일, 캐스팅 정보를 기재하고, 하단에는 평점, 리뷰, 날짜 등의 세부 정보를 수기로 작성할 수 있는 공란을 두었다. 뒷면은 별빛이 쏟아지는 언덕에서 탭댄스를 추는 두 주인공의 모습을 담았다. 메가박스는 앞서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라라랜드, 비긴어게인, 스타 이즈 본, 어거스트 러쉬 등 작품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갖춘 4편의 음악 영화 가운데 오리지널 티켓으로 추억하고 싶은 ‘인생 음악 영화’ 투표 이벤트를 진행한 결과, 라라랜드가 최다 득표를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라라랜드는 배우 지망생인 미아(엠마 스톤 분)와 재즈 피아니스트 세바스찬(라이언 고슬링 분)을 통해 꿈을 좇는 청춘의 열정과 사랑을 그린 영화다. 2016년 골든글로브 7개 부문을 수상했고, 아카데미에서 최우수감독상, 여우주연상, 촬영상, 음악상, 주제가상, 미술상을 받았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성동구, 서울시 유일 지역 평생교육 특성화 사업 선정

    서울 성동구는 교육부가 주최하고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이 주관하는 ‘지역 평생교육 활성화 지원 사업(특성화) 공모’에 선정됐다고 21일 밝혔다. 구는 지난해 신규 평생학습도시로 선정된 데 이어 연이어 특성화 사업에 선정되는 성과를 이뤄냈다. 이번 특성화 사업은 대학과 지역 사회가 함께 하는 상생의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으며 전국 17개 선정 도시 중 서울시에서는 성동구가 유일하게 선정됐다. 구는 교육부 보조금 5000만 원을 받아 관학 협력 교육, 미래 교육, 창업 교육 등 평생교육 진흥사업을 추진한다. 사업의 핵심 주제는 ‘청춘을 두드리다, TAP Youth!’로 지역 평생교육 참여율이 저조한 청년과 대학을 활용해 주민들에게 꼭 필요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자 한다. 이번 특성화 사업은 성동구 평생학습관 독서당인문아카데미센터와 성동 4차산업혁명체험센터가 주축이돼 한양대학교 ICPBL센터와 사회혁신센터, 민간부분의 헬로우뮤지엄과 서울숲 둠벙이 등이 힘을 보탠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이동구 칼럼] ‘이 풍진 세상을…’

    [이동구 칼럼] ‘이 풍진 세상을…’

    “이 풍진 세상을 만났으니 너의 희망이 무엇이냐~(중략)~세상만사를 잊었으니 희망이 족할까.” 최근 한 종편TV 프로그램에서 4명의 경연자들이 함께 불러 방청객과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렸던 ‘희망가’의 노랫말이다. 방청객뿐 아니라 기성 가수들조차 눈물을 훔치기도 했고 관련 소셜미디어 접속 조회수가 족히 200만회를 넘었다. 100여년 전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진 대중가요에 많은 사람이 뜨겁게 공감한 이유는 무엇일까. 대중문화는 시대상을 반영하기 마련이다. 가요뿐 아니라 아카데미상 4개 부문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도 마찬가지다. ‘희망가’가 일제강점기 민족의 애환이 담겼다면 ‘기생충’은 빈부의 차는 존재해도 가족 사랑은 인간 본성이라는 것으로 공감을 이끌어 냈다. 100년 전의 대중가요가 다시 사랑을 받고, 영화 ‘기생충’이 다른 인종과 지구 반대편의 먼 나라에서조차 사랑받는 이유는 대중문화가 자신들의 처지를 잘 이해해 주고 달래 준다고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온 세상이 뒤죽박죽이다. 중국에서 시작된 코로나19가 아시아권을 넘어 유럽, 미국, 남미 등 전 세계로 번졌다. 이란과 이탈리아 등지에서는 사망자가 이미 1000명을 넘어섰다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뒤늦게 팬데믹을 선언했지만 코로나19의 확산세는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덩달아 각국은 국경을 봉쇄해 왕래를 막고 있다. 세계 경제가 곤두박질치는 것은 당연하다. 코로나19가 세계와의 교감을 중요치 않게 여겨 왔던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나 EU를 탈퇴한 영국의 고립주의 등을 더 견고히 하는 계기가 될까 걱정이다. 코로나19는 조만간 사라지거나 통제 가능한 날이 올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우리 국민들이 겪은 고통과 상처는 쉬 아물지 않을 것 같다. 환자나 희생자 가족뿐 아니라 자영업자 등 전 국민이 큰 고충을 겪었다. 여전히 말 그대로 ‘한 번도 겪어 보지 못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이런 시민들을 두고 자신들의 공치사를 먼저 내세우는 정치인들과 진영 논리나 포퓰리즘에만 혈안이 된 위정자들이 막말들을 쏟아냈다. 특히 “대구 봉쇄, 대구는 손절해도 된다, 코로나 사태는 대구 사태, 대구 폐렴, 지역민들의 무능과 특정 정당을 광신하기 때문에 집단 발병했다”는 등의 발언은 대구·경북 시민들에게 비수를 꽂았다. 공감 능력이 상실된 행위로 관련 주민들에게 큰 상처를 남긴 것이나 다름없다. 평소엔 입을 열 때마다 ‘국민’, ‘소통’, ‘정의’ 등을 외치던 사람들이다. “대구·경북 힘내라”라는 격려의 말 백마디보다 더 아픈 상처를 안겼다. 정의는 선언이나 이념이 아니라 구체적인 실천이어야 한다. 그 첫 시작은 이웃이나 약자에 대한 관심과 배려이다. 이런 배려 없이 자신만이 정의로운 듯 외쳐 댄다면 대중들의 마음에 지워지지 않을 흉터가 되기 마련이다. 언제부턴가 우리는 사회·경제·정치적인 큰 이슈 때마다 ‘국민의 뜻, 국민적 공감대’라는 명분으로 희생양을 찾는 게 문제 해결보다 더 중요한 과정이 되고 있다. 대통령이나 좋아하는 정치인, 연예인이 비난받거나 궁지에 몰린다고 생각되면, 실체적 진실을 가리기도 전에 소셜미디어 등으로 테러에 가까운 공격을 퍼붓는다. 지난해 조국 전 장관 일가족을 둘러싼 논란이 대표적이다. 사실관계를 정치적인 명분으로 희석시키려다 사회정의의 혼란을 일으킨 사례다. 최근엔 한 외신기자가 코로나19 대응을 자화자찬하는 우리 정부를 꼬집는 동영상을 트위터에 올렸다가 댓글테러를 당했다. 성차별적 발언부터 ‘토착왜구’, ‘매국노’ 등의 반일 감정을 부추기는 막말까지 마구 쏟아졌다. 다른 의견을 인정하지 않는 도 넘은 혐오와 분노가 표출된 것이다. 그는 “정부를 비판했다가는 ‘친일’, ‘친미’ 딱지가 붙으며 배신자·반역자 취급을 당한다”고 토로한다. 정치적 이해관계나 이념, 지역주의 등으로 형성된 거대 집단의 특징 중 하나는 골치 아픈 사회문제에 대해 원인 규명과 근본 치유보다 ‘희생양’을 찾는 경향이 강하다는 점이다. 중세의 마녀사냥이나 나치의 유대인 학살 등이 대표적인 예로 꼽힌다. 희생양으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면 당장은 편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모두가 사회정의에 눈감게 돼 결국 그 사회는 큰 혼란에 빠지거나 붕괴한다는 게 역사의 교훈이다. 100년 전 그 어지럽고 모진 세상을 한탄했던 심경에 지금의 대중들이 공감하는 이유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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