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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걸을 때 발가락 아프면 지간신경종 의심해야

    걸을 때 발가락 아프면 지간신경종 의심해야

    본격적인 여름철에 접어들면서 휴일 나들이나 휴가 여행이 늘고 있다. 걷기에 좋은 계절이지만 갑작스러운 발 통증으로 여행을 엄두도 내지 못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1일 서동현 부평힘찬병원 원장에게 발 통증 위치와 질병의 관계에 대해 물었다. Q. 발 앞쪽의 통증 원인은. A. 발 앞쪽에 생기는 통증은 볼이 좁고 굽이 높은 신발이나 잘 맞지 않는 신발을 신었을 때 많이 나타난다. 신발 문제로 발의 변형과 통증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질환은 ‘무지외반증’이다. 엄지발가락이 바깥쪽으로 휜 상태로, 주로 하이힐을 오래 신을 때 생긴다. 유전적인 영향도 있고 평발, 선천적으로 관절이 유연한 사람에게도 종종 나타난다. 심한 변형은 한눈에 봐도 알 수 있는데 주로 뼈가 튀어나온 부분이 신발과 닿아 통증이 생긴다. 엄지발가락이 휘면 미관상 보기 좋지 않을 뿐 아니라 다른 발가락에 더 큰 힘이 가해지는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검진을 받고 빨리 치료해야 한다. Q. 걸을 때 발 앞쪽이 아프다면. A. 걸을 때 발 앞쪽에 타는 듯한 통증이 있다면 다소 생소한 ‘지간신경종’을 의심해 봐야 한다. 발가락에 분포하는 족저신경이 단단해져 생기는 것으로 주로 3~4번째 발가락 사이에서 생긴다. 발바닥에 불이 난 것처럼 뜨거운 이상 감각이 나타나고 심하면 발가락이 저리고 무감각해지는 신경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신발을 벗으면 통증이 사라지고 증상을 눈으로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에 방치하는 환자가 많다. 지간신경종 위험은 볼이 좁은 신발을 착용하는 기간과 비례하기 때문에 주로 30대 이후 발생하고 평소 힐을 착용하는 여성에게 많이 나타난다. 발가락뼈를 지지하거나 발가락 사이를 벌려 신경이 압박을 받지 않도록 하는 특수 깔창, 패드로 통증을 덜 수 있다. Q. 발 앞쪽 통증은 어떻게 예방하나. A. 무엇보다 볼이 넉넉하고 부드러우면서 굽이 낮은 신발을 신는 것이 좋다. 증상이 심해져 병원을 찾을 때는 자주 신는 신발을 갖고 가 전문의의 조언을 얻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Q. 발등이 아프다면. A. 발등 중간 부분이 신발과 마찰되기 때문이다. 발등에 ‘결절종’이라는 혹이 생겨도 신발과 닿아 심한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발등 결절종은 발등의 작은 뼈와 뼈의 관절 부위에 물혹이 생긴 것이다. 평소 발등을 꽉 죄거나 딱딱한 신발을 장시간 신으면 생기기 때문에 발에 편안한 신발을 신는 게 중요하다. 반복적인 충격 때문에 ‘피로 골절’이 생길 수도 있다. 달리기와 같은 격한 운동을 하면 뼈를 둘러싼 근육이 한계에 도달하는데 이때 발을 디딜 때마다 체중이 실리면서 충격을 흡수하지 못해 골절이 일어난다. 휴식하면 통증이 사라질 수 있어 불편한 증상이 계속되면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Q. 발바닥 통증의 원인은. A. 발바닥 통증의 원인은 ‘족저근막염’이 대표적이다. 족저근막이라는 근육에 이상이 생겨 발바닥에 통증이 나타나는 병이다. 주로 발바닥 뒤쪽에서 통증을 느끼고 아침에 일어날 때, 앉았다가 일어날 때 가장 심하다. 처음 걸음을 옮길 때 발바닥 근막이 긴장돼 통증이 심하다가 계속 움직이면 통증이 줄어드는 특징이 있다. 운동량이 늘면 통증이 심해지고 체중도 영향을 준다. 발바닥 뒤쪽 통증을 줄이려면 충격을 흡수하는 신발을 신는 게 좋다. 쿠션이 좋고 발 뒤꿈치를 감싸는 부위가 단단해 비틀림이 적어야 한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세계문화유산 한국 산사] 수행·생활·신앙의 천년 고찰… 인정받은 ‘종합 문화 산실’

    [세계문화유산 한국 산사] 수행·생활·신앙의 천년 고찰… 인정받은 ‘종합 문화 산실’

    “韓 불교 전통 계승, 세계가 공감…자연과 동화·합일되는 구조물” 관광객 수요 증가 대응 방안 수립 7곳 통합관리단 등 기구 마련을이번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이하 ‘한국의 산사’)은 1000년 넘게 한국 불교의 전통을 이어 온 종합 승원이라는 점에서 가치를 인정받았다. 종교적 전통을 계승한 유형문화재로서의 가치뿐만 아니라 수행 공간으로서의 무형적 가치를 함께 지닌 문화유산으로 인정받은 데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려면 OUV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탁월한 보편적 가치’(Outstanding Universal Value)의 머리글자를 딴 용어로 문화유산 6개, 자연유산 4개로 나뉜다. 이 가운데 하나만 충족해도 세계유산이 될 수 있다. 한국의 산사들은 이 가운데 세 번째 기준인 ‘현존하거나 이미 사라진 문화적 전통이나 문명의 독보적 또는 적어도 특출한 증거일 것’을 충족한다고 유네스코는 판단했다. 정병삼 숙명여대 역사문화학과 교수는 “한국의 산사는 일반인들에게는 신앙의 전당이자 승려에겐 수행의 장소이며 특히 수행, 생활, 신앙 기능이 모두 이루어진 종합 승원으로서 가치가 크다”면서 “한국 불교의 전통을 1000년 넘게 변함없이 잘 가꾸어 온 점을 세계가 인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한국의 산사는 산을 함부로 변형시켜서 터전을 만들지 않고 지형을 따라 자연과 동화되는 구조물로, 자연과 합일되는 장소로서의 의미도 있다”면서 “건축, 공예, 조각 등 국가지정문화재만 수백점 넘게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종합 문화의 산실”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산사는 2013년 세계유산 잠정 목록에 등재된 뒤 5년 만에 세계유산 등재라는 목표를 이뤘지만 앞으로 신경 써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세계유산위원회는 한국의 산사를 세계유산 목록에 등재하면서 네 가지 사항을 권고했다. 문화재로 지정되지 않은 산사 내 건물 등에 대한 관리 방안과 산사의 종합 정비계획을 마련하라는 것이다. 또 등재 이후 증가하는 관광객에 대한 대응 방안을 수립하고 산사 안에 새로 건물을 지을 때 세계유산센터와 사전에 협의할 것을 주문했다. 문화재청은 “세계유산위원회의 요구는 비지정 문화재까지 포함해 산사 내 모든 구성요소들에 대한 보다 강력한 보존과 보호 관리를 주문한 것으로 해석된다”며 “세계유산위원회의 권고 사항을 충실히 수행해 세계문화유산적 가치가 잘 유지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앞으로 늘어날 관광객 수요에 대비해 종합적인 관리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정 교수는 “문화재청, 지자체, 대한불교조계종 등이 협력해서 현재 사찰의 모습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수 있도록 보존하는 큰 원칙을 세우되 각 사찰이 지닌 개별적인 특성도 살릴 수 있도록 종합적인 관리를 할 필요가 있다”면서 “사찰 7곳을 묶어서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세계유산관리단 등의 기구를 마련해 모니터링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화재위원회 세계유산분과 위원인 명법 스님은 “건축물의 원형을 보존하는 것 역시 중요하지만 사찰은 지금도 아침저녁으로 예불을 올리고 수행을 하는 등 다양한 불교적 활동이 일어나는 공동체 공간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면서 “증가하는 관광객 수요와 사찰의 보존을 조화롭게 이룰 수 있는 실질적인 관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의 산사가 세계유산에 등재되면서 한국은 2015년 ‘백제역사유적지구’ 등재 이후 3년 만에 13번째 세계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1995년 석굴암·불국사, 해인사 장경판전, 종묘 등이 한번에 등재된 이래 창덕궁, 수원 화성(이상 1997년), 경주역사유적지구, 고창·화순·강화 고인돌 유적(이상 2000년),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2007년), 조선왕릉(2009년), 한국의 역사 마을:하회와 양동(2010년), 남한산성(2014년), 백제역사유적지구(2015년) 등이 등재 목록에 올랐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포스터 200장에 5만원… ‘쩐의 굴레’ 속 붙였다 떼는 일용직

    포스터 200장에 5만원… ‘쩐의 굴레’ 속 붙였다 떼는 일용직

    지난달 28일 오후 2시 40분 서울 동작구 노량진 학원가. 60대 중반으로 보이는 한 여성이 도로와 인도 사이 펜스에 학원 광고 포스터를 빠르게 붙였다. 철제 손수레에는 돌돌 말린 포스터가 수백장 보였다. 기존 포스터 위에 자기가 가져온 포스터를 붙이고 재빨리 자리를 떠났다.두 시간쯤 흐르자 그 여성이 다시 나타났다. 이번에는 다른 학원의 포스터를 가져왔다. 새로 붙일 마땅한 장소를 찾지 못했는지 두 시간 전에 자신이 붙인 포스터 위에 새로 가져온 포스터를 덧댔다. 그의 행동이 이해가 안 돼 물었더니 “무조건 많이 붙여야 먹고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출금 갚느라 허덕이는 아들에게 손을 벌리기 싫어서 이 일을 하고 있다”면서 “종일 붙이면 월 60만~70만원은 건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른쪽 손목 위의 불룩한 혹을 보여 줬다. 온종일 꾹꾹 눌러 포스터를 붙이느라 생긴 일종의 ‘직업병’이었다. 다시 30분 뒤 또 다른 여성이 손수레를 끌고 나타나더니 다른 학원의 포스터를 겹겹이 붙였다. 포스터의 생명은 길면 한 시간이었다.지극히 소모적인 ‘노동’이지만, 일용직 ‘전단 노동자’들 사이에선 포스터 붙이는 이들이 ‘팀장’으로 불렸다. 단순히 전단을 나눠주는 이들과 달리 자리 쟁탈전, 단속 공무원과의 숨바꼭질 등에서 살아남으려면 배포와 순발력이 필요했다. ‘팀장’들은 5명 안팎의 전단 배포 노동자를 거느리고 있었다. 10년 넘게 이 일을 했다는 한 팀장은 “200장을 다 붙이면 학원에서 5만원을 준다”면서 “전단지 돌리기보다 수당이 더 세다”고 말했다. 그는 “거리 펜스, 인도 위 가판대 옆면, 공중전화 부스, 교통 단속용 무인장비 등 가리지 않는다”고 소개했다. 무분별한 포스터 붙이기는 ‘옥외광고물 등 관리와 옥외광고산업 진흥법’ 위반이다. 버스정류장, 노선버스 안내 표지판 등에 붙이면 최대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팀장들은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다. 60대의 한 팀장은 “단속 공무원들이 사무실로 복귀해 퇴근 준비를 하는 오후 4시 이후가 포스터 붙이기 ‘골든타임’”이라고 귀띔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린 지난달 29일 새벽 5시. 노량진 거리는 비에 찢긴 포스터로 온통 어지럽혀졌다. 한 환경미화원은 “학원은 밤마다 붙이고 나는 아침마다 출근해서 떼는 게 일”이라면서 “대체 누굴 위한 일인지 모르겠다”며 한숨을 쉬었다. 다른 환경미화원은 “포스터 없는 거리에서 일하고 싶다”고 하소연했다.엄밀히 따지면 포스터 제거는 환경미화원의 업무가 아니다. 벽에 붙은 게시물은 구청의 ‘광고물팀’이 관리해야 한다. 하지만 미화원들은 길바닥을 아무리 깨끗하게 쓸어도 벽에 붙은 포스터를 놔두면 비난의 화살을 받기 일쑤다. 미화원들 사이에서 학원가 기피 현상이 생기자 동작구는 ‘순환 배치 근무제’를 운용하고 있다. 붙인 자가 떼기도 하는 기이한 현상도 벌어진다. 전날 붙인 포스터가 다음날 오전까지도 살아남았다가 구청에 적발되면 과태료를 물기 때문에 학원에서 미리 손을 쓰는 것이다. ‘팀장’들은 전날 자신이 부착한 포스터를 오전에 떼면 일당 2만원을 추가로 받는다.포스터를 둘러싼 소모적인 노동의 정점에는 학원이 자리 잡고 있다. ‘팀장’에게 일당을 주고 과태료를 내도 아직은 포스터 홍보 효과가 쏠쏠하기 때문에 학원들은 불법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요즘에 누가 포스터를 보겠느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학원 특강을 오프라인에서 홍보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포스터다. 길을 가다가 자신이 다니는 학원에서 들을 수 없는 특강 광고를 발견하고 찾아오는 수험들이 의외로 많다. 대형 공무원 학원 관계자는 “공부에 매진하기 위해 스마트폰을 이용하지 않는 공시생들에겐 포스터가 가장 좋은 정보 창구”라고 말했다. 동작구는 ‘동작구 옥외광고물 관리 조례’에 따라 채증을 바탕으로 10장 이하는 장당 2만 5000원, 11~20장은 3만 5000원, 21장 이상부터는 4만 5000원을 과태료를 부과한다. 지난해에는 217건에 대해 약 3억 347만원의 과태료를 물렸다. 과태료는 ‘소모적인 노동’으로 살아가는 일용직 노동자와 학원을 이어 주는 질긴 끈이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내일도 전국 많은 비…시간당 최대 50㎜ 집중호우

    내일도 전국 많은 비…시간당 최대 50㎜ 집중호우

    월요일인 2일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전국에 강한 비가 내리겠다. 경기 북부와 강원 영서 북부는 시간당 50mm 내외의 매우 강한 비가 오는 곳이 있겠다. 1일 저녁부터 3일까지 예상강수량은 전국이 100∼200㎜다. 경기 북부, 강원 영서 북부, 남해안, 지리산 부근, 제주도 산지에는 300㎜ 이상 비가 오는 곳이 있겠다. 경상도는 새벽에, 남부지방은 밤에 비가 잠시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이미 전국 대부분 지역에 많은 비가 내려 지반이 약해진 가운데, 앞으로 비가 더 내려 산사태와 축대붕괴 등 시설물 피해가 우려된다”며 “하천이나 계곡 물이 갑자기 불어날 수 있으니, 시설물 피해와 야영객 안전사고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침 최저 기온은 20∼24도, 낮 최고 기온은 25∼30도로 예보됐다. 제주도는 북상하는 제7호 태풍 ‘쁘라삐룬’(PRAPIROON)의 영향을 받아 바람이 매우 강하게 불겠다. 제주도 해상, 남해 상, 서해 남부 해상에는 바람이 매우 강하게 불고 물결이 매우 높겠다. 당분간 대부분 해상에 안개가 끼면서 조업이나 항해를 하는 선박은 조심해야 한다. 해안지역에는 매우 높은 파도가 방파제나 해안도로를 넘는 곳이 있겠고, 바닷물이 높은 기간이어서 남해안 저지대는 밀물 때 침수 피해를 보지 않도록 대비해야 한다. 바다의 물결은 서해 앞바다 0.5∼3.0m, 남해 앞바다 1.0∼4.0m, 동해 앞바다 0.5∼2.0m로 일겠다. 먼바다 파고는 서해 1.5∼5.0m, 남해 1.5∼6.0m, 동해 1.0∼3.0m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포스터 붙였다 뗐다” 노량진의 무한반복…“먹고 살려니”

    “포스터 붙였다 뗐다” 노량진의 무한반복…“먹고 살려니”

    “거리가 지저분해진다고 욕먹어도 먹고살려면 이 짓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달 28일 오후 2시 40분 서울 동작구 노량진 학원가에서 50~60대쯤으로 보이는 한 여성이 도로와 인도 사이 펜스에 무엇인가를 빠른 속도로 붙이고 있었다. 바로 학원 광고 포스터였다. 그는 햇빛차단용 모자를 쓰고 얼굴을 가리고 있었다. 휴대한 철제 손수레에는 돌돌 말린 포스터가 수백여장 보였다. 그는 기존 포스터 위에 청테이프를 이용해 포스터를 붙이고서는 홀연히 자리를 떠났다.그로부터 2시간쯤 흐른 뒤 그 여성이 같은 장소에 다시 나타났다. 이번에는 다른 학원의 광고 포스터를 가지고 와 붙였다. 2시간 전 자신이 붙인 포스터는 싹 가려졌다. 자신이 붙인 포스터를 2시간 뒤 스스로 다른 학원 포스터로 덮어버린 것이다. 다시 30분이 지난 뒤 같은 나이대로 보이는 또 다른 여성이 포스터가 가득 실린 손수레를 끌고 나타나더니 또 다른 학원의 포스터를 겹겹이 붙였다. 마치 포스터 붙이기 쟁탈전을 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포스터 광고는 길면 하루, 짧으면 30분 만에 ‘업데이트’가 됐다. 학원 홍보 포스터를 붙이는 이런 소모적인 일용직 노동도 이들 사이에서는 비교적 쏠쏠한 일거리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팀장’이라는 호칭으로 불린다고 했다. 10년 넘게 이 일을 했다고 밝힌 한 팀장은 “200장을 다 붙이면 학원에서 5만원을 준다”면서 “전단을 돌리는 일보다는 (수당이) 더 세다”고 말했다. 포스터를 붙이는 장소에 대해서는 “거리 펜스, 인도 위 가판대 옆면, 공중전화 부스, 교통 단속용 무인장비 등 가리지 않는다”면서 “내가 붙인 것을 직접 뗀 다음 다른 포스터를 붙이기도 하고, 그 위에 겹쳐 붙이기도 한다”고 했다. 자기가 붙인 포스터를 싹 덮어버렸다고 ‘팀장’끼리 다투는 일도 잦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나도 먹고살려면 어쩔 수 없지 않느냐”면서 “포스터를 붙이는 데에 규칙은 없지만 서로 싸움이 나지 않는 선에서 5장이 나란히 붙어 있는 곳에 2~3장만 덧대 붙여 기존 포스터를 일부는 그냥 두는 방식을 쓴다”며 싸움을 피해가는 비법을 귀띔했다. 그러나 이렇게 거리에 무단으로 포스터를 붙여 경관을 해치고 쾌적한 생활환경을 훼손하는 행위는 ‘옥외광고물 등 관리와 옥외광고산업 진흥법’ 위반에 해당한다. 특히 버스정류장, 노선버스 안내 표지판 등 공공시설물에 붙이며 최대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이런 사실을 ‘팀장’들도 잘 알고 있었다. 한 60대 팀장은 “구청 공무원들이 사무실로 복귀해 퇴근 준비를 하는 오후 4시 이후에 포스터를 주로 붙인다”면서 “금요일 밤에 붙이면 주말에 공무원들이 단속을 안 하기 때문에 월요일 아침까지 붙어 있다”고 ‘포스터 장수 비결’을 알려줬다. 그러면서 “혹시나 포스터를 부착하다 적발될까 봐 구청에서 손을 쓰기 전에 스스로 포스터를 떼는 일도 있다”고 말했다. 환경미화원이 포스터를 제거하지 않은 날 오전 8시쯤 포스터를 제거하면 팀장들은 학원으로부터 2만원을 더 얹어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불법의 증거’인 포스터가 그대로 남아 있으면 구청의 단속에 적발될 수 있기 때문에 사전에 ‘증거 인멸’을 시도하는 셈이다. 이처럼 포스터를 한 장이라도 더 붙였다가 떼는 일이 이들에겐 ‘돈’으로 인식되고 있었다. 일용직이다 보니 여러 학원과 ‘동시계약’도 가능하다고 한다. 수당은 일당으로 받지 않고, 15일이나 한 달 간 계약을 통해 일괄 지급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일을 시작한 한 60대 팀장은 “2년 전 장가간 아들도 대출 갚느라 힘든데, 용돈까지 달라고 손 벌려선 안 되겠다 싶어서 일하고 있다”면서 “이 일 해봐야 한 달에 60만~70만원 정도 받는데, 이 돈으로 집 전기료·수도료 내고 식비로 쓴다”고 말했다.비가 추적추적 내린 지난달 29일 새벽 5시, 노량진 거리는 비에 찢긴 포스터로 온통 어지럽혀져 있었다. 한 환경미화원은 수백장의 포스터를 제거하며 연신 깊은 한숨을 내뱉었다. 그는 “학원은 밤마다 붙이고 나는 아침마다 출근해서 떼는 게 일이다”라면서 “벌금을 부과해도 끊임없이 붙여대니까 사실상 대책이 없다”고 고개를 내저었다. 그는 “포스터 떼는 시간만 해도 하루에 1~2시간 정도가 걸린다”면서 “그래서 많이 훼손되지 않고 깔끔하게 붙어 있으면 떼지 않는 날도 있다”고 했다. 어차피 제거해봤자 또 붙일 것이란 걸 알고 있기 때문에 날마다 힘들여 제거할 순 없는 노릇이었다. 다른 환경미화원은 “포스터가 너무 덕지덕지 붙어 있어서 잘 뜯기지도 않는다”면서 “포스터만 없어도 청소하기가 훨씬 수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아주머니들이 뗀 포스터를 종량제 봉투에 넣어서 버려야 하는데 그냥 구석에 한 데 모아 놓는 것도 문제”라면서 “바람에 포스터 더미가 풀어져 흩날리는 경우도 부지기수”라고 지적했다. 실제 환경미화원들이 새벽에 포스터를 제거하지 않은 지난달 28일 오전 8시쯤, ‘2만원’의 수당을 노린 ‘팀장’들이 자기가 붙인 포스터를 일부 제거했다. 오후 9시 이후에는 구청의 계약직 직원들이 나와 포스터가 붙어 있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증거수집을 한 뒤 제거했다. 구청 계약직 김모(63)씨는 “하루에 5시간씩 동작구를 돌면서 포스터를 떼고 다닌다”면서 “날마다 포스터를 떼러 다니느라 힘들다”고 말했다. 학원 광고 포스터를 제거하는 일은 엄밀히 따지면 환경미화원의 담당 업무는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벽에 붙은 게시물에 대해서는 구청의 ‘광고물팀’이 관리하게 돼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화원들은 청소하지 않으면 자신들에게 비난의 화살이 날아올까 봐 두려워 청소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상황을 잘 아는 동작구청 측도 될 수 있으면 미화원들에게 업무 부담이 가중되지 않도록 ‘순환 배치 근무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동작구청 관계자는 “1년 365일 포스터가 붙고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면서 “공공근로자, 기간제 근로자, 민간 광고물을 제거하는 사람 중에 20명을 투입해 수시로 벽보를 제거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학원 측의 입장은 어떠할까. 학원 관계자들은 포스터 홍보 효과를 무시하지 못한다고 입을 모았다. 과태료나 벌금까지 감수해 가면서까지 ‘팀장’들에게 일을 시키는 이유다. 한 경찰 학원 관계자는 “신규 학생을 모집하고 다른 학원에 다니는 수강생을 끌어오기 위해 포스터를 붙인다”면서 “과태료로 인한 손해보다 홍보 효과가 크니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누가 포스터를 보겠느냐는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특강을 오프라인상에서 홍보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포스터다. 예를 들어 특정 강사가 어떤 파트를 강의한다고 했을 때 학생들이 다니던 학원에 없는 수업이면 비교해보고 찾아오는 식이다. 포스터가 주로 특강이나 개강일을 알려주는 내용인 이유다. 한 대형 공무원 학원의 관계자는 “학생들이 노량진 거리를 지나다니다 실제로 포스터를 보고 온다”면서 “공부한다고 스마트폰을 이용하지 않는 학생들이 있어 포스터의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태료도 많이 나오지만 월요일마다 정산하면서도 계속 포스터를 붙인다”고 귀띔했다. 실제 ‘동작구 벽보 과태료 부과 현황’에 따르면 2016년 461건의 고지서와 과태료 약 3억 1904만원이 부과됐고, 2017년 217건(약 3억 347만원), 2018년(1~5월) 64건(약 1억 1335만원)이 발급됐다. ‘동작구 옥외광고물 관리 조례’에 따라 채증을 바탕으로 10장 이하는 장당 2만 5000원, 11-20장은 3만 5000원, 21장 이상부터는 4만 5000원을 과태료를 책정해 부과된다. 이날 포스터를 채증하고 있던 구청 직원들은 “포스터를 떼기 전에 촬영하고 떼고 난 후 똑같은 구도로 다시 촬영해 과태료를 물린다”면서 “과태료를 그렇게 부과하고 자기들 때문에 거리가 더러워지는데도 학원은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포토] 태풍 ‘쁘라삐룬’이 온다…도로변으로 올라온 어선들

    [포토] 태풍 ‘쁘라삐룬’이 온다…도로변으로 올라온 어선들

    태풍 ‘쁘라삐룬’은 2일 오후부터 제주도를 강타할 것으로 기상청이 예보한 가운데 부산 해운대구 송정해수욕장 인근 도로변에 어선이 늘어서 있다. 태풍 ‘쁘라삐룬’은 2일 아침 서귀포 남쪽 약 500㎞ 해상에 위치하면서 우리나라는 제주도 남쪽 먼 바다를 시작으로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태풍은 2일 밤부터 3일 새벽 사이 제주도를 지나 부산은 3일 영향권에 들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남자처럼 수염과 가슴털이…희소병 가진 여성의 사연

    남자처럼 수염과 가슴털이…희소병 가진 여성의 사연

    수염과 가슴 털을 기른 한 여성이 영국의 유명 아침 방송에 출연해 화제가 되고 있다. 미국 버지니아주(州) 리치먼드에 사는 26세 여성 노바 갤럭시아는 26일(현지시간) 영국 ITV 아침 프로그램 ‘디스 모닝’에 출연해 자신이 걸린 희소병 다낭성난소증후군에 관해 설명했다. 다낭성난소증후군은 난소에 이상이 생겨 남성 호르몬이 과잉 분비돼 다모증과 여드름, 생리불순 그리고 무월경 등의 증상을 일으킨다. 노바에게 이런 증상이 처음 나타난 시기는 만 12세 때였다. 하지만 당시 그녀는 자기 몸에 생긴 이상 증상을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다. 학교에서 여학생들은 그녀에게 털이 많다고 놀렸고 심지어 한 남학생은 그녀를 보고 “내 수염보다 훌륭한 것 같다”는 말로 그녀에게 상처를 줬다. 감수성이 풍부한 시기에 그녀는 따돌림을 당하며 자기 자신을 싫어하게 됐다. 지난 13년간 얼굴과 몸에 난 털을 밀어온 그녀가 자신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들여야겠다고 생각한 계기는 ‘노 셰이브 노벰버’라는 암 인식 캠페인에 참여하면서부터다. 또한 지난 2012년 만난 파트너 애시 버드의 영향도 컸다. 성별을 갖지 않은 채 살고 있는 애시는 노바를 완벽하게 이해했다. 이뿐만 아니라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그녀의 모습을 받아들이는 주위 사람이 늘어난 것 역시 그녀에게 격려가 됐다. 이리하여 그녀는 지난해부터 12세 때부터 이어왔던 면도를 중단했다. 그녀는 수염을 깎지 않고 처음 외출했을 때 얼굴을 숨기기도 했지만 파트너 애쉬의 응원 덕분에 힘을 낼 수 있었다. 외출할 때 신경 쓰지 않게 될 때까지 몇 주가 걸렸지만 나갈 때마다 익숙해져 점차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그런 그녀에게 주위 반응은 생각했던 것보다 긍정적이었다고 그녀는 말한다. 또한 그녀는 현재 SNS를 통해 자신이 지닌 다낭성난소증후군에 관한 정보를 공유하고 유튜브 계정을 만들어 같은 증상을 지니고 있어 털을 밀어야 한다는 사회적 압력에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메이크업 등을 소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나도 이 병을 앓고 있는데 용기를 얻었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알려줘 고맙다”, “당신의 용기는 같은 병을 지닌 사람들에게 큰 격려가 된다” 등 호평을 보이고 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문성해/밤비 오는 소리를 두고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문성해/밤비 오는 소리를 두고

    문성해/밤비 오는 소리를 두고 바람에 나뭇잎들이 비벼대는 소리라 굳이 믿는 것이다 한창 재미나는 저녁 연속극을 끌 수가 없는 것이다 빨래가 널린 옥상을 괜히 한번 염두에 둬보는 것이다 뭔가에 환호할 나이는 지났다고 뭉그적거려보는 것이다 속는 셈치고 커튼을 열고 베란다 문을 여는 수고가 하기 싫은 것이다 누가 이기나 최대한 견딜 때까지 견뎌보는 것이다 손익 계산부터 해보는 것이다 =============================== 바깥에 나뭇잎들이 수런거리더니 밤비가 쏟아지는가 보다. 그러나 어쩐 일인지 몸을 일으켜 커튼을 열고 베란다 문을 열어 밤비를 확인하고 싶지는 않다. 저녁 연속극을 끌 수도 없고, 몸이 말 안 듣는 사춘기 아들 같으니 뭉그적거리며 일어서지 않는 것이다. 괜히 양심의 명령 따위도 뭉개버리고 움직이지 않는다. ‘뭔가에 환호할 나이’는 벌써 지나고, 손가락조차 까딱하기 싫은 이 나태, 이 하염없는 자기 방기라니! 청승살이 두툼해지며 나이를 쌓아 간다는 징조다. 아무튼 인생의 시간은 그렇게 흘러간다. 장석주 시인
  • [이주의 어린이 책] 아이가 배 아플 땐 이유가 있다

    [이주의 어린이 책] 아이가 배 아플 땐 이유가 있다

    수영장 가는날/염혜원 지음/창비/48쪽/1만 3000원참 이상한 일이다. 아이는 토요일 아침만 되면 배가 아프다. 엄마는 다정한 얼굴로 배를 쓸어 주면서 괜찮을 거란다. 속도 모르는 엄마가 괜스레 야속하다. 생각만 해도 즐거워야 할 토요일에 배가 아픈 건 다 수영 수업 때문이다. 엄마에 이끌려 억지로 온 수영장은 어찌나 시끄럽고 차가운지. 수영 모자는 꽉 끼고 배는 여전히 아프다. 수영장 가장자리에 앉아 다른 아이들이 수영하는 모습만 바라보다 첫 번째 수업이 끝나 버렸다. 신기한 건 수업이 끝나자마자 배가 멀쩡해졌다는 거다. 두 번째 수업 때도 여전히 배가 아팠지만 선생님의 도움으로 조심스레 물에 들어가 본다. 생각보다 물이 따뜻해서인지 배도 덜 아픈 기분이다. 덕분에 팔을 젓고 발차기를 해 본다. 선생님이랑 수영장을 끝까지 건너고 나니 왠지 신나는 걸. 그다음 토요일엔 물 위에 둥둥 뜬 채 천장을 바라보니 미지의 세계가 나를 떠받치는 것만 같다. 이 짜릿한 기분이란. 처음은 늘 떨리는 법이다. 때론 출발선에서 한 걸음 떼는 것조차 쉽지 않다. 이럴 때 필요한 건 조바심보다 인내심이다. 내 안에 웅크리고 있는 두려움을 떨쳐내면 천천히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긴장이 설렘으로 바뀌는 건 한순간이다. 처음으로 수영을 배운 아이가 다음 수업을 기다리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2009년 ‘어젯밤에 뭐 했니?’로 볼로냐 라가치상을 수상하며 국내외에서 주목받은 염혜원 작가의 신작이다. 페이지를 가득 채우는 수영장의 푸른 물과 아이들이 입은 수영복의 다양한 색감이 생생하다. 수영장에 간 첫날 느낀 괴로움과 절망부터 물에서 발장구를 치면서 느낀 기쁨까지 아이가 느낀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전력 갉아먹은 전지훈련, 컨디션도 VAR도 무방비…판엎어야 4년 뒤 ‘엄지척’

    전력 갉아먹은 전지훈련, 컨디션도 VAR도 무방비…판엎어야 4년 뒤 ‘엄지척’

    ‘한국 월드컵 축구는 왜 조별리그 3차전에 가서야 몸이 풀리는 현상이 반복되는 걸까.’선수들의 긴장도 문제, 위기의식의 발로 등 심리적 요인 등이 거론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의 분석은 “경기력은 일체의 준비 과정, 평가전 기획 등의 총체적 설계에 따라 좌우되는 것으로 이 설계에 허점이 있었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스웨덴전서 컨디션 100% 끌어올리지 못해 김태륭(올리브크리에티브 스포츠 단장) SPOTV해설위원은 29일 “선수들의 컨디션 사이클을 잘못 맞춘 탓이 크다”고 단언했다. “스웨덴전에 역량을 집중해 준비했어야 했는데, 오스트리아 전지훈련과 세네갈 평가전 등 준비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봐야 한다”고 짚었다. 김대길(풋살연맹 회장) KBSN 해설위원의 지적도 비슷했다. 김 위원은 “오스트리아에 트레이닝 캠프를 꾸리는 과정이 가장 아쉬웠다”면서 “스페인 코치진이 투입되면서 의견 충돌이 있었고 이 때문에 스웨덴전에 전력을 100%로 끌어올리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선수들이 국제 메이저대회 경험이 부족하다. 그래서 월드컵 무대에서 1, 2차전 하면서 뭔가 감을 잡고 알 만하면 조별리그가 끝나 버린다”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준비 과정이 미흡했던 것이 가장 큰 패착”이라고 말했다. ●최약체와 하나마나 한 평가전 그는 “예컨대 평가전을 할 때 우리 같은 아시아 약체가 경쟁력 있는 상대팀을 구하기 쉽지 않다 하더라도, 이번에는 심했다. 가상 멕시코 온두라스는 전력이 형편없었고 스웨덴 대비용인 볼리비아는 2진급 선수를 데려왔다”고 혀를 찼다. 신문선 명지대 교수는 “브라질대회에서의 잘못을 그대로 반복한 것이 문제”라고 쓴소리를 냈다. 신 교수는 “브라질월드컵도 멘탈 코칭, 캠프 환경, 이동거리에 따른 피로 누적 등 문제가 수두룩했는데 속을 들여다보면 이번에도 유사한 것들”이라면서 “독일전 승리가 이번 대회 실패의 본질을 가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신 교수는 준비 부족의 대표적 사례로 ‘비디오 판독’(VAR) 문제도 짚었는데, 이런 얘기였다. “이번 대회는 국제축구연맹(FIFA)이 축구 인기 부흥을 위해 상업적인 가치 를 도모하는 새로운 시도를 하는 대회였다. 이 때문에 골 수가 늘어났고, 앞으로 16강부터 더 많은 골이 나올 것이다. 또 한편으로는 실시간 경기분석을 해서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했다. 관중을 위해 상업주의와 더불어 축구 경기 퀄리티를 향상시키려고 한 시도였다. 이는 곧 준비를 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했다. 우린 이것을 간과했다. 우리는 이번에 PK로 두 골을 내줬다. 그간 월드컵 무대에서 거의 없던 일이다. 이 VAR 대비를 얼마나 했는지 점검해야 한다.” ●2002년처럼 준비 기간 길었어야 4년 뒤 대비책은 체계적인 유소년 축구 육성부터 총체적인 축구협회 개혁까지 망라됐다. 이 가운데 일치된 주문은 감독 교체에 신중해 달라는 것이었다. 신 교수는 “우리는 16강 목표 달성을 위해 슈틸리케가 최장 기간 동안 감독으로 준비를 해 왔는데, 최종예선 도중 경질하고 신태용으로 교체했다”면서 “브라질 때도 조광래, 최강희, 홍명보로 이어지는 감독 교체 때문에 손실이 있었고 결과가 나빴는데 이번에도 되풀이됐다”고 꼬집었다. 김대길 위원도 “이제 감독이 결정되면 카타르월드컵 본선까지 팀을 이끌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면서 “대표팀 조직력은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문제가 아니다. 2002년 월드컵을 돌아보면 준비한 시간이 상당히 길었다”고 짚었다. ●축구만으론 안 돼… 교육부터 바꿔라 일부 지적은 ‘국가 대항 축구는 그 사회의 총체적 역량’이라는 주장을 떠올리게 했다. 김태륭 위원은 “월드컵대회에서의 성적은 축구만으로 되는 게 아니다”라면서 “교육부의 제도부터 축구협회의 업무 영역을 넘어서는 행정에 이르기까지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 K리그는 구단의 경제·정치적 상황에 따라 팀이 부침이 심하다”고도 꼬집었다. 이상윤(아프리카TV BJ)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사실 엄밀히 말해 이번 대회에서 세계 수준의 선수들과 대등한 경기력을 보여 준 아시아 팀은 일본뿐”이라면서 “‘세련되고 창의성 있는’ 플레이를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한국 축구 고맙다더니…‘눈 찢기’ 인종차별 행동한 멕시코 유명 셰프

    한국 축구 고맙다더니…‘눈 찢기’ 인종차별 행동한 멕시코 유명 셰프

    멕시코 유명 요리사가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독일을 상대로 대승을 거둔 한국을 향해 인종차별 동작을 취해 비난을 받았다. 28일(현지시간) 메트로 등 외신에 따르면 멕시코TV 텔레문도 전속 셰프 제임스 타한(James Tahhan)은 이날 한 아침 프로그램에 출연해, 한국의 독일전 승리로 멕시코가 16강 진출을 확정 짓는 것을 축하했다. 그런데 패널들과 환호를 하던 제임스 타한은 손가락으로 두 눈을 옆으로 길게 찢는 동작을 했다. 일명 ‘찢어진 눈’이라고 불리는 이 행동은 아시아인을 비하하는 명백한 인종차별 뜻을 담고 있다. 논란이 일자, 제임스 타한은 공식 성명을 내고 사과했다. 그는 “멕시코의 예선 통과를 축하하는 자리에서 실수를 했다”면서 “내 행동은 분명 부적절했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잘못을 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인정 한다”면서 “나로 인해 기분이 상한 이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거듭 사과했다. 사진·영상=Youtube Channel 김민지 기자 mingk@seoul.co.kr
  • 전원주 “며느리가 목소리 깔고 혼내..시대 너무 변했다”

    전원주 “며느리가 목소리 깔고 혼내..시대 너무 변했다”

    ‘아침마당’ 전원주가 며느리에게 서운함을 드러냈다. 29일 오전 방송된 KBS 1TV ‘아침마당’에서는 ‘요즘엔 며느리 살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전원주는 “시대가 변해도 너무 변했다. 옛날에 시집살이할 때 우리는 시어머니가 아무리 못마땅한 말씀을 해도 ‘어머니 알겠습니다. 조심하겠습니다’라고 했는데 요즘은 따박따박 대든다”고 토로했다. 이어 “내가 야단치려고 하면 벌써 며느리가 목소리 깔고 ‘그런 게 아니다. 어머니가 모르셔서 그런다’고 한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게 어디 시집살이냐. 며느리 살이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전원주는 아들 집을 찾았을 때 “냉장고는 한 번 열어보게 된다. 며느리가 멀리 있을 때 한 번 열어본다. 손주랑 아들을 어떻게 먹이나 그런 것 때문에 열어보게 된다”면서 “아파트를 찾아갔는데 입구 비밀번호를 바꾸니까 시어머니는 오지 못하게 하는 거 같다”고 서운함을 드러냈다. 이에 임수민 아나운서는 “보안 때문에 주기적으로 바꾸는 거다”고 설명했고, 팽현숙도 “관리실에서 하라고 시키는 거다”고 덧붙였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아침마당’ 전원주, “며느리 또박또박 대든다...아들 집도 마음대로 못가”

    ‘아침마당’ 전원주, “며느리 또박또박 대든다...아들 집도 마음대로 못가”

    ‘아침마당’ 배우 전원주가 엄한 시어머니 면모를 보였다. 29일 오전 방송된 KBS1 ‘아침마당’에는 배우 사미자와 며느리 유지연 씨, 전원주, 팽현숙 등이 출연했다. 이날 출연자들은 ‘요즘엔 며느리 살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과거 시어머니 눈치를 보며 시집살이를 하던 며느리들이 요즘을 달라졌다는 것이 주 내용이었다. 사미자는 이날 “한집에 살면서 가슴앓이를 한다. 내가 귀가 너무 뚫려서 며느리 눈치를 보고 산다”고 말했다. 그러자 며느리 유지연 씨는 “누가 들으면 진짜인 줄 알겠다”라며 “어머니는 눈치 본다고 하시지만 그게 아니다. 설거지하다 그릇 미끄러지면 ‘나이 있으니 손목이 약하다’고 생각해줬으면 한다”고 며느리들 처지를 대변했다. 이에 전원주는 “시대가 변해도 너무 변했다. 우리 때는 시어머니가 못 마땅해도 ‘네’ 하면서 조심했다. 요즘은 또박또박 대든다”고 말했다. 이어 “야단 치려고 하면 며느리는 목소리 깔고 ‘어머니, 그게 아니고요. 모르셔서 그러는데요’라고 하는데 그걸 있을 수 없다. 며느리 살이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아들 집도 이제 옛날처럼 마음대로 못 간다. 모처럼 가면 비밀번호 바꿔서 못 들어간다”고 서운함을 토로했다. 전원주는 또 “며느리와 가깝게 지내고 싶어서 전화를 자주 하라고 한다. 옛날에는 나도 권위의식이 강해서 먼저 전화 안 했는데, 이제는 내가 먼저 한다”며 “그런데 전화를 걸면 안 받고 시간 지나서 아들이 다시 전화한다. 굉장히 서운하다. 거리감이 느껴져 버리더라”고 말했다. 사진=KBS1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이광식의 천문학+] 별자리로 보는 별점, 정말 맞을까?​

    [이광식의 천문학+] 별자리로 보는 별점, 정말 맞을까?​

    요즘도 잡지나 일간지에 '오늘의 운세'라든가 '별점 코너' 같은 게 실려 있는 것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과연 별자리 점이 맞을까? 일단 이 꼭지를 다 읽고 스스로 판단해볼 문제다. 달에 갈 수 있는 지금 세상에 아직도 그런 점 같은 거 믿는 사람이 있나, 생각하기 쉽지만, 독일의 한 여론조사 전문기관이 여론조사를 해본 결과, 여전히 3분의 1의 사람이 믿는 경향을 보였고, 반 가까운 사람들이 다소 믿는 쪽이라는 조사결과를 내놓았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예상 외로 많은 사람들이 미신과 점을 믿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별점은 물론 서양의 점성술(astrology)에서 나온 것이다. 인간세계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은 천문학상의 현상과 깊은 관계가 있다고 믿는 신앙체계에서 나온 것이 바로 점성술이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시리우스가 지평선 위로 떠오르면 곧 우기가 시작되고 나일강이 범람한다는 것을 알았다. 이는 농사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이처럼 별의 운행을 보고 미래에 일어날 자연현상을 예측하는 패턴 읽기는 어느덧 역전되어, 시리우스가 뜸으로써 나일강이 범람하는 것으로 인식하기에 이르렀다. 이것이 천체의 운행을 사람의 운명과 결부시키게 된 동기다. 점성술의 탄생은 여기서 비롯되었다. 점성술의 시조는 최초로 황도 12궁 별자리를 만든 바빌로니아의 칼데아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기원전 1700년부터 1500년 사이에 이 지역에서 만들어진 비석을 살펴보면, 7개 행성의 위치와 전쟁, 기근, 왕위 교체 등과 관련된 예언이 발견되고 있다. 이것이 점성술에 관해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오래된 문헌이다. 이후 이들은 기원전 625년 신바빌로니아 제국을 건설했고, 점성술은 서서히 체계를 갖추어갔다. 황도 12궁과 일곱 행성(태양, 달, 수성, 금성, 화성, 목성, 토성)과의 관계에서 성립된 고대 바빌로니아의 점성술에서 태양과 달을 포함하는 7개의 행성은 신이며, 의지를 갖고 움직이는 존재들이었다. 그들이 모두 같은 궤도 위에서 움직이기 때문에, 각 궁에 나름대로의 의미가 생성되어, 행성과 행성의 관계뿐만 아니라, 각각의 행성과 그 행성이 머물고 있는 궁과의 관계도 예언 속에서 연관 맺게 되었다. 그 결과, 구체적이고 다방면에 걸친 예언이 가능해지게 되었다. 이 바빌로니아 점성술은 유럽뿐만 아니라 널리 이집트, 인도까지 퍼져나갔다. 기원 2세기 천동설의 결정판인 '알마게스트'(Almagest)를 쓴 프톨레마이오스도 생업은 점성술사였다. 이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책인 '테트라비블로스'(Tetrabiblos)를 쓴 사람이 바로 그였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저서에는 "천문학은 제1의 과학이며 독립적인 것이다. 점성술은 제2의 과학이며, 제1의 과학의 응용에 지나지 않는다. 그 자체는 2류의 과학이다"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하긴 천문학을 하면서 점성술로 밥을 먹은 사람은 그뿐이 아니다. 17세기에 행성운동의 3대 법칙을 발견한 불세출의 천문학자 요하네스 케플러도 궁해지면 점성술로 돌아오곤 했다. 슬픈 자기 합리화를 하면서. “점성술은 어머니인 천문학을 먹여살리는 창녀일 뿐이다.” 그 시절에는 천문학과 점성술의 경계가 모호하기는 했다.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이 갈릴레오와 케플러에 의해 굳건히 자리잡음에 따라 천문학과 점성술은 비로소 확연히 나뉘게 되었고, 점성술은 크게 힘을 잃기에 이르렀다. 1755년 11월 1일 토요일 기독교 성인들을 기리는 만성절 날 아침, 포르투갈의 리스본에 진도 9의 대지진이 일어났다. 포르투갈 왕국을 덮친 역대급 재앙인 리스본 대지진은 화재와 해일까지 불러와 리스본의 건물 중 85%가 파괴되고 10만 가까운 사람들이 희생되었다. 역사상 최악의 지진이었다. 당시 충격받은 유럽 지식층 일각에서는 이런 말이 나왔다고 한다. “만약 점성술이 맞다면 각기 다른 별자리에 태어난 10만 명의 사람이 어찌 한날한시에 다 같이 죽을 수 있단 말인가?” 현대 서양점성술에서 사용되고 있는 것은 주로 황도 12궁이다. 12궁의 각각은 탄생 시기를 나타내며, 사람의 성격을 분석하고 점성학적 자료를 통해 미래를 예측한다. 동양에서 12간지로 하는 띠별 운세와 비슷하다. 점성술사는 새로 바뀐 별자리에는 관심을 두지 않으며, 천체의 실제 위치보다는 2000년 넘게 내려온 오래된 별자리를 이용하여 관습적으로 점을 본다. 별점을 믿고 안 믿고는 개인이 선택할 문제임을 알 수 있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고향 친구 강기주·김우종·김덕용이 위령제 전사자 명단에 있었다”

    “고향 친구 강기주·김우종·김덕용이 위령제 전사자 명단에 있었다”

    6·25 한국전쟁 당시 6년제 인천상업중학교 3학년생이었던 이경종(85) 씨는 6·25 전쟁에 자원입대하기 위해 1950년 12월 18일 인천에서 출발해 부산까지 500㎞를 매일 25㎞씩 20일간 걸어갔다. 1951년 1월 10일 부산육군 제2 훈련소(부산진국민학교)에 도착했으나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입대가 불허됐다. 결국 실종 군인의 군번을 부여받아 편법으로 입대했고 4년 동안 참전한 후 1954년 12월 5일 만기 제대했다. 1996년 7월 15일 이경종 씨는 큰아들 이규원 치과 원장과 함께 ‘인천학생·스승 6·25 참전사 편찬위원회’(이하 6·25 편찬위)를 창립해 198명의 참전 학생과 참전 스승(신봉순 대위)의 육성을 녹음하고, 흑백 참전 사진과 참전 관련 공문 등을 수집해 인천 중구 용동에 ‘인천학생 6·25 참전관’(오른쪽 사진)을 세웠다. 6·25 편찬위(위원장 이규원 치과 원장)는 부산까지 걸어가서 자원입대한 인천 학생 약 2500명과 참전 스승의 애국심을 기억하고, 전사한 인천 학생 208명과 스승 1명(심선택·1926년 10월 25일 인천에서 태어나 서울대를 졸업하고 해병 소위로 참전하여 1950년 11월 12일 24세 때 전사)을 추모하기 위해 ‘인천학생·스승 6·25 참전기’를 시리즈로 본지에 기고한다. 편집자 주■ 인천학생·스승 6·25 참전기 12회●장순산 인터뷰 일시 1997년 12월 3일 장소 인천학생·스승 6·25 참전사 편찬위원회 (이규원 치과 1층) 대담 장순산 이경종(6·25 참전사 편찬위원) 이규원 치과 원장(이경종 큰아들)중학교 2학년 때 일어난 6·25 사변 6·25 사변은 내(장순산)가 영종중학교 2학년 재학 중일 때 일어났다. 전쟁이 터지면서 내가 사는 인천 중구 영종도에도 북한 괴뢰군(傀儡軍)이 들어와 많은 고통을 당하게 되었다. 당시 제일 고통스러웠던 일은 어린 학생들까지도 북한 인민의용군(義勇軍)으로 잡아가는 일이었다. 인민의용군으로 끌려간 많은 학생은 결국 실종되었다. 나도 인민 의용군으로 잡혀가지 않으려고 숨어 지내다 9·15 인천상륙작전의 성공으로 우리 영종도도 밝은 세상을 맞게 되었다. 인천학도의용대 영종지대 창설 9·15 인천상륙작전의 성공으로 수복이 되면서 인천에서 학도의용대가 창설되면서 각 지대가 생기게 되어, 영종지대도 조직되었다. 영종지대장은 건국대학생인 장치복이었다. 적화(赤化) 후에 영종도 지역도 공산 괴뢰군들의 탄압으로 많은 섬 주민들이 고통을 당해 수복되었을 때는 많은 학생이 학도의용대에 가입해 빨갱이와 부역자들을 색출하는데 많은 활동을 하였다. 그리고 우리 영종지대에는 여학생 대원들도 많았다. 그들은 주로 인천학도의용대가(仁川學徒義勇隊歌)를 보급시켜 주기도 하고 홍보도 하면서, 잔일을 도맡아 하기도 하였다. 중공군의 참전으로 전세가 불리해진 1950년 12월 초 전황은 중공군의 참전으로 우리 국군과 UN군이 매일 후퇴 중이었다.1950년 12월 18일 인천학도의용대 따라 남하 드디어 1950년 12월 18일 새벽에 영종나루터에 나가 우리 영종지대 대원들은 배를 타고 인천으로 건너갔다. 그때 내 마음은 우리들이 일단 후퇴했다가 인천이 다시 수복되면 고향에 돌아오게 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고향을 떠났다. 그날 인천 병사구 사령부(현 병무청)에서 나온 국민방위군 소위를 따라서 인천축현국민학교를 출발하여, 국민방위군 제3수용소(통영충렬국교)를 향하여 걸어서 내려가기 시작했다. 안양에서 1박을 하고, 수원까지 걸어서 갔다. 수원에서는 기차 화물차를 타고 대구까지 갔으며 대구에서 모여 있다가 대구를 출발하여 청도, 밀양을 지나 마산으로 해서 통영까지 갔다. 1951년 1월 4일 경상남도 통영에 도착 인천에서 출발한 지 18일 만에 경상남도 통영에 도착한 우리들은 곧바로 국민방위군 제3 수용소로 입소하였다. 국민방위군 제3 수용소에서 수용소 생활을 한 지 며칠 지나서 어느 날 이른 아침이었다. 우리들이 무슨 잘못을 했는지 수용소에서는 우리들 전원을 학교 운동장에 집합하라 하더니 단체 기합을 주는 것이었다. 이렇게 우리들이 한참 단체 기합을 받고 있을 때 어디를 갔다 왔는지 인천학도의용대 이계송 대장이 갑자기 나타나서 통영 국민방위군 수용소 책임자한테 “지금 여기 있는 인천학도의용대 대원들은 인천에서부터 이곳 통영까지 걸어와서, 국가와 민족을 위하여 군에 입대할 예정인데, 기합이 웬 말이냐 오늘 통영을 떠나 부산으로 갈 것이니 빨리 아침 식사를 시키시오”라고 말하여 기합을 중지시켰다. 우리들은 그날 아침을 먹고, 통영에서 배를 타고 마산을 들러서 부산에 도착하였다. 1950년 1월 10일 부산에서 자원입대 인천학도의용대의 많은 중학생이 부산 동대신동에 있었던 육군통신학교에 입교하게 되었다. 당시 부산육군통신학교의 유선교육대장은 인천상업중학교 교사 출신 신봉순 대위님으로 아마도 지휘관 옆에서 군 복무하게 되는 통신병이 어린 중학생들에게는 좀 더 나은 군 복무가 될 거로 예상하시고 우리들을 통신병으로 이끌었다고 나중에 얘기를 전해 들었다. 인천상업중학교 교사 출신 신봉순 유선교육대장님의 엄한 명령으로 그 당시 우리들이 통신교육 받을 때는 기합이라는 것이 없었다. 나는 1951년 4월 말 강원도 5사단 27연대 3대대 대대본부 무전병으로 배치받았다. 참혹한 전쟁터를 보다 내가 처음 5사단에 갔을 때 5사단은 가칠봉 전투에서 많은 피해를 입었고, 서하리에서 경북 풍기까지 후퇴하게 되었다. 그때는 전투 상황이라 야전식량을 자주 주었으며 어떤 때는 며칠 분을 한꺼번에 줘서 그럴 때는 “아… 또 후퇴로구나” 하고 미리 준비를 하곤 하였다. 그때 많은 전사자 시신과 그리고 팔다리가 잘린 중상의 부상병이 발생하는 끔찍한 전투 현장을 모두 봤다. 평소 잘 작동됐던 무전기가 전투만 벌어지면 이상하게 탈이 나서 난처했던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렇게 무전기가 불통되면 대대장으로부터 “야! 너 고치지 못하면, 넌 총살이야” 하는 고함 소리를 수도 없이 들었다. 그렇다 하더라도 그 당시 지휘관들은 무전기를 다루는 통신병들을 많이 아껴주었다.신흥동 해광사에서 거행된 위령제 참석 우리 5사단은 지리산 공비토벌작전 후 다시 최전방으로 배치되어 전투 지역에서 휴전을 맞았으며, 이후 2년을 더한 군 생활 4년 3개월 만에 파란의 군 생활을 마치고 만기제대하였다. 제대한 1955년 12월 17일날 신흥동 해광사에서 거행된 위령제(慰靈祭)에 참석했는데, 나하고 인천학도의용대 영종지대에서 함께 활동하다가, 같이 남하하여 자원입대한 강기주·김우종·김덕용 3명의 이름이 전사자 명단에 있는 것을 봤다. 남기고 싶은 말 전사한 내 고향 친구들의 이름(강기주·김우종·김덕용)과 인천학도의용대의 호국(護國)활동이 인천학생·스승 6·25 참전사에 기록으로 남겨지는, 이 큰일을 이경종, 그리고 큰아들 이규원 치과 원장 2부자(父子)께서 해준다고 하니 그저 고마울 뿐이다. 글 사진 인천학생·스승 6·25 참전사 편찬위원회 ▶다음호에 13회 계속참전기 12회를 마치며 중학교 2학년 어린 나이에 부산까지 20일간 걸어가서 자원입대하여 조국을 지켰지만, 누구에게도 자랑하지 않았고,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으나 섭섭해하지 않았던 장순산은 인천이 고향입니다. 이규원 치과 원장(인천학생·스승 6·25 참전사 편찬위원장) ■ 68년 전 인천에서 있었던 슬픈 일 1950년 12월 18일 인천을 출발하여 부산까지 20일간 걸어가서, 1951년 1월 10일 자원입대한 인천 출신 중학생들은 약 2000명이었고, 그중 전사자는 정확히 208명이었다. ①중학교 1~3학년생 700여명은 통신병으로 참전하여, 약 35명이 전사하였다. ②중학교 4~6학년생 약 600명은 해병으로 참전하여, 100여명이 전사하였다. ③중학교 1~6학년생 약 700명이 육군으로 참전하여, 70여명이 전사하였다. ※인천학생 6·25 참전사 제1~제4권에 있는 ‘6·25전사 인천학생’편 참고.
  • [기고] 세상유정(稅上有情)/오태환 남대문세무서장

    [기고] 세상유정(稅上有情)/오태환 남대문세무서장

    1980년대 초반 세무공무원으로 공직에 들어와 초짜를 좀 벗어난 즈음의 일이다. 자잘한 세금이 여러 건 밀려 있던 소규모 자영업자의 사업장에 체납 세금을 징수하기 위해 방문했다. ‘오늘은 빨간(압류) 딱지도 붙이고 좀 모질게 해야지’ 다짐을 해 보지만 노련한 사장님이 곧 죽는 소리를 한다. “요즘 장사가 너무 안돼요. 팔리는 게 있어야 세금을 내지. 나도 일단 먹고살아야는 되는데….” 모질게 먹었던 마음이 금세 약해진다. “사장님, 내가 이거 하나 팔아 드릴 테니 그걸로 세금 먼저 냅시다.” 이렇게 해서 엉뚱한 양복이 한 벌 생기고, 좁아 터진 집안 거실에는 어울리지도 않는 열대어 수족관도 생겨났다. 맞벌이하는 집사람에게는 차마 염치가 없어서 공짜 양복표가 하나 생겼다거나 아는 사람이 선물한 거라 둘러댔다. 세월이 흘러서 운 좋게 세무서장이 되어 지역 소상공인들과의 현장 소통 모임에 가 보면 자주 하는 말씀이 요즘 세무서 직원들은 납세자 사정은 잘 살피지 않고 너무 법대로만 한다는 불만이 많다. 예를 들어 거래처 채권 압류나 대출은행에 대한 예금 추심은 사업하는 사람에게는 정말 존폐의 문제인데 너무 규정대로만 한다는 불만이다. 백번 공감이 가는 말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관련 규정과 절차를 지켜 가며 열심히 자기 업무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부하 직원들에게 딱히 잘못을 지적하기도 어려운 일이다. 참 난감하다. 그런데 난감한 일이 또 있다. 요즘 납세자들 사이에는 피하고 싶은 세무서 직원으로 이른바 ‘구신녀’가 있다고 한다. ‘9급 신규 여직원’을 지칭하는 말인데, 구신녀에게 걸리면(?) 철저하게 법대로 원칙대로 일을 처리하는 통에 대충 어물쩍 넘어가려다가는 큰코다치게 되고, 때문에 그들 사이에는 언제부턴가 공포의 대명사가 되었단다. 선배 세무공무원도 예외 없다. “나 여기 과장이었는데”라며 은근히 자기를 내세워 봐야 돌아오는 답은 “그래서요?”다. 선배 대접은커녕 거의 봉변 수준이다. 학연, 지연 등 이런저런 연줄을 내세워 편의를 기대하는 사람들에게는 당차고 어떻게 보면 당돌하기까지 한 구신녀가 사실 난감하기 이를 데 없을 것이다. 이런 구신녀에게 흔히 말하는 전관예우는 언감생심 말도 못 붙일 일이다. 밝고 신선한 새바람, ‘구신녀 파이팅!’ 그럼에도 마음 한켠에는 여전히 뭔가 아쉬움이 있다. ‘법대로, 원칙대로 공정한 세금’과 ‘인정 있는 따뜻한 세금’은 양립하기 어려운 것일까. ‘따뜻한 가슴에도 녹지 않는 냉철한 머리와 냉철한 머리에도 차가워지지 않는 따뜻한 가슴.’ 이것이 가능하다면 정말 신뢰받고 사랑받는 국세청이 될 수 있을 텐데. 나는 그 해법을 찾지 못했다. 똑똑하고 야무진 후배님들이 꼭 찾아내길 바란다. 열심히 응원하고 성원할 테니. 오늘 아침도 여느 날과 같이 버스에 몸을 싣고 남산 1호터널을 지나 사무실에 출근했다. 오전 7시 40분 컴퓨터를 켠다. 어제 퇴근 이후 올라온 결재 문서들을 처리하고, 잠시 오늘 할 일을 머릿속에 챙겨 보고는 늘 가까이 두고 있는 FM 라디오를 켠다. 곧 정년이다. 새삼 이 익숙하고도 평범한 하루의 시작이 이제 며칠 남지 않았음을 떠올린다. 평범한 이 일상의 아침을 나는 얼마나 그리워하게 될까.
  • 박승원 광명시장 당선자, 취임식 전 아침에 민생현장 간다

    박승원 광명시장 당선자, 취임식 전 아침에 민생현장 간다

    박승원 민선 제7기 경기 광명시장 당선자는 취임식날 아침 첫 행보로 민생현장을 점검한다. 시는 광명시장으로서 박승원 당선자가 첫 공식 업무가 시작되는 7월 2일 오전 6시 환경미화원과 함께 생활쓰레기 수거장 등 민생현장을 방문한다고 28일 밝혔다. 광명4동에서 활동하는 21명의 미화원들과 아침식사도 함께한다. 이는 ‘더 낮은 곳에서부터 시민을 섬기겠다’는 박 당선자의 굳은 의지로 풀이된다. 이어 박 당선자는 현충탑을 찾아 나라와 지역을 위해 숭고한 희생을 한 호국영령들에게 참배할 예정이다. 박 당선자의 시장 취임식은 이날 오전 10시 기관장과 시민 등이 참여한 가운데 시민체육관에서 개최된다. 이번 취임식은 취임선서에 이어 취임사·시민권리 선언 등 순으로 진행된다. 취임식은 검소하게 개최하되 여러 계층 인사 외에 불우이웃 등 소외계층도 초청해 주민화합의 장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박승원 당선자는 “‘광명시민이 시장이라는 생각으로, 시민들 삶의 현장에서 더 낮은 자세로 임하고 더 많이 듣겠다’는 의미로 취임식을 검소하게 치르겠다”고 말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박은지 화장전후 모습 공개, 리얼 100% 민낯에서 ‘화려하게 변신’

    박은지 화장전후 모습 공개, 리얼 100% 민낯에서 ‘화려하게 변신’

    박은지의 화장전후 모습이 화제다. 27일 박은지는 “오늘 많이 부었뜨여. 저도 별 수 없습니다ㅎㅎ 그래서 오늘은 탱탱 부은 얼굴 커버 메이크업 해봤어요”라는 글과 함께 동영상 한 개를 공개했다. 영상에는 박은지가 민낯에 화장을 하는 모습이 담겼다. 핑크와 브라운의 색 조합으로 진한 눈화장을 한 박은지의 모습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화장전후로 달라진 박은지의 모습에 네티즌들은 “대박 다른 분이다”, “가식 없는 그녀ㅋㅋ 진짜 매력 덩어리!”, “마술이네 놀랍다” 등 반응을 보였다. 박은지는 “아침 출근할 때 부은 눈 커버하기 매우 좋을 것 같아요! 피치톤과 브릭 레드 음영으로 최대한 커버해봤어요. 심지어 파레트 하나로 눈썹까지 마무리~ 시간 절약& 파우치 다이어트에 아주 좋은 색조합이었어요”라며 자신의 메이크업에 대해 설명했다. 한편, 방송인 박은지는 최근 뷰티 크리에이터로 활약 중이다. 사진=인스타그램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여기는 인도] 연금 노리고 ‘경찰 남편’ 살해한 부인과 네 딸

    [여기는 인도] 연금 노리고 ‘경찰 남편’ 살해한 부인과 네 딸

    연금과 수당에 눈이 먼 여성이 살인청부업자를 고용해 경찰관인 남편을 살해했다. 평소 청바지를 못입게 한 아빠의 엄격한 규제가 못마땅했던 딸들도 범죄에 가담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26일(이하 현지시간) 인도 민영 방송사 NDTV, 일간 인디언 익스프레스, 타임스 오브 인디아 등 외신은 지난 24일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 샤자한푸르시의 한 하수도에서 메하르반 알리(59)의 시신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알리의 시신을 발견한 후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사건 현장 근처에 설치된 폐쇄회로 카메라를 모두 확인해 중요한 단서를 확보했고, 살인 사건을 해결할 수 있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지난 23일 아침 10시 경찰서에서 근무를 마치고 퇴근한 알리는 45분 후 자신의 집에 도착했다. 살인청부업자 두 명이 그를 따라 집으로 들어갔고, 오후 1시쯤 알리는 암살됐다. 같은 날 저녁, 해가 진 후 집으로 다시 돌아온 살입청부업자들은 알리의 시신을 오토바이에 태워 근처 하천에 버렸다. 경찰은 알리의 시신이 집에서 단 250m 떨어진곳에서 발견됐다는 사실에 근거해 가족들이 연루됐을 것이라 의심했다. 가족의 전화기록을 조사했고, 아내인 자히다 베굼(52)이 살인청부업자와 주기적으로 연락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리고 알리의 집에서 아내와 네 명의 딸 사바(26), 지나트(22), 이람(19),알리아(18)를 체포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한화로 약 162만원을 주고 살인청부업자들을 고용했으며, 금액의 절반은 사망한 알리의 월급으로 지불했고 나머지는 임무를 완수후 주기로 약속한 것으로 밝혀졌다.  현지 경찰서장은 “알리의 죽음 후 가족이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세 가지나 있었다. 딸들 중 한 명이 사망한 아버지의 자리에 대신 취직할 것이었고, 아내가 미망인이 되면 급료 절반에 해당하는 연금을 수령했을 것이다. 거기다 796만 6000루피(한화 약 1억 3000만원)에 해당하는 사망 보험금도 탈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지 언론은 알리를 죽인 살인청부업자들이 주변 지역에서 일어난 여러 범죄에도 연루돼 도주중이었고, 결국 27일 경찰에 체포됐다고 전했다. 사진=타임스오브인디아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정성호 집 공개, 은행 힘 빌린 럭셔리하우스 “웨인스코팅 비용 엄청 나”

    정성호 집 공개, 은행 힘 빌린 럭셔리하우스 “웨인스코팅 비용 엄청 나”

    개그맨 정성호의 집이 공개됐다. 28일 방송된 SBS ‘좋은 아침’에서는 정성호 경맑음 부부가 결혼 9년 만에 마련한 새 집을 공개했다. 정성호는 “원래 신혼집이 있었는데, 사업을 하다 무너졌다. 신혼집을 팔고 새로 들어왔다가 2년마다 이사를 다니니까 힘들어서 ‘은행의 힘을 빌리자’고 생각했다. 예전에도 빌렸지만 이번에는 더 크게 빌렸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정성호 경맑음은 4남매를 둔 연예계 대표 다둥이 부부다. 이에 두 사람은 이사할 때부터 층간소음 해결을 가장 신경 썼다. 고심 끝에 정성호는 집 전체에 매트를 깔았다. 입구부터 복도는 물론 거실까지 바닥 전체에 세련된 상아빛 회색의 매트가 깔려 있던 것. 특히 정성호는 “저희가 전 집에서는 야구장 매트까지 안 써본 게 없다. 그런데 인터넷에서 유일하게 지금 쓰는 이 매트가 두 겹으로 됐다는 걸 알았다. 또 매트 사이에 스폰지가 있어서 소리도 흡수하고 충격도 완화시켜 주더라”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전에는 아이들이 집에서 까치발을 들고 다녔다. 그런데 지금은 아니다”라고 했다. 또한 “색깔도 알록달록하지 않고 세련돼서 깐 듯 안 깐 듯 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집 내부에서 가장 시선을 사로잡은 건 웨인스코팅 인테리어였다. 경맑음은 “드라마 ‘미스티’를 보고 웨인스코팅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인테리어의 가장 큰 중점이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비용이 엄청나더라. 페인트도 해야 되고”라며 “눈높이를 낮춰 벽지를 선택했다. 그런데 다들 페인트칠을 했다고 생각하더라”고 설명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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