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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국 교관, 수류탄 투척 중 실수한 훈련병 구하고 대신 숨져

    태국 교관, 수류탄 투척 중 실수한 훈련병 구하고 대신 숨져

    태국의 한 교관이 수류탄 투척훈련 도중 실수를 한 훈련병을 살리고 대신 목숨을 잃은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6일 태국 영자신문 방콕포스트 등 현지언론은 부사관인 솜차이 타나밧(32)이 훈련병의 목숨을 구하고 숨졌다고 보도했다. 사건은 지난 4일 아침 쁘라쭈압키리칸의 타나랏 훈련소에서 벌어졌다. 이날 카녹폴이라는 이름으로만 알려진 훈련병은 수류탄 투척 훈련 도중 안전핀을 제거한 후 앞으로 던지지 못하고 머뭇거리기 시작했다. 이같은 상황이 몇초 간 지속되자 당시 수류탄 교관이었던 타나밧이 훈련병의 수류탄을 낚아채 던지려 했으나 곧바로 폭발했다. 이 사고로 타나밧 교관은 현장에서 숨졌으며 훈련병은 오른팔 일부를 잃는 중상을 입었으나 다행히 목숨은 건졌다. 숨진 타나밧 교관은 고아 출신으로 양어머니(78) 밑에서 자랐으며 부인과 슬하에 11살 딸이 있다. 그의 절친한 친구인 나란 댕사콜(33)은 "타나밧은 올곧은 성품으로 생전 많은 친구들과 주위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다"면서 "그의 꿈은 장교가 되는 것이었는데 지금은 훈련병의 목숨을 구한 영웅으로 생을 달리했다"며 추모했다. 보도에 따르면 태국 국방부는 타나밧의 죽음을 애도하며 7계급 특진을 추서했다. 태국 국방부 측은 "목숨을 던져 훈련병을 구한 타나밧의 유가족에게 조의를 표한다"면서 "향후 이와같은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조치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박지원 “대통령이 빨갱이면 뽑아준 국민도 빨갱이냐” 맹비난

    박지원 “대통령이 빨갱이면 뽑아준 국민도 빨갱이냐” 맹비난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현충일 추념사에서 약산 김원봉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 ‘빨갱이’, ‘종북’라는 비난이 나오는 것과 관련해 “우리 대통령이 빨갱이면 투표하는 국민도 빨갱이냐”라고 강력 비판했다. 박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 ‘이상휘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설사 대통령의 기념사에 불만이 있더라도 일부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문재인은 빨갱이다’, 특히 종교지도자가 ‘대통령은 하야해야 한다’고 하는 것은 지나친 막말”이라고 밝혔다. 그는 “얼마 전에 있던 ‘문 대통령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낫다’는 발언을 진화시킨 것으로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만약 처음 발언이 나왔을 때 강한 징계 조치를 했다면 일어났을까”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대통령이 빨갱이면 투표하는 우리 국민도 빨갱이냐”라며 “어떻게 종교지도자로서 헌정 중단을 요구하는지 대단히 잘못된 막말”이라고 비난했다. 박 의원은 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보수나 진보나 다 애국이다는 원론적인 말씀을 하신 것”이라며 “약산 김원봉 선생에 대해서는 평소에 해 왔던 소신을 말씀하신 것으로 그런 말씀에 찬동한다”고 밝혔다. 그는 “김원봉 선생이 월북해서 한때는 우리의 적이기도 한 건 사실”이라면서도 “그가 해방에 기여한 공로는 우리가 인정하자는 것도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지나치게 진영논리로 나가는 것은 보수를 위해서나 진보를 위해서나 특히 대통령이 강조한 애국을 위해서도 불필요한 일들은 서로 자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본인의 페이스북에서도 “대통령의 하야는 헌정 중단을 요구하는 초헌법적 발상이다. 종교인 자세를 일탈한 반 성직자의 태도”라며 “황교안 대표의 단호한 징계 처벌과 종교계에서도 비난받는 분과의 절연으로 그 대처를 주시한다”고 밝혔다. 한편 ‘세월호 막말로’ 논란을 일으켜 당원권 3개월 정지 처분을 받은 차명진 전 한국당 의원은 문 대통령을 향해 ‘문재인은 빨갱이’라고 주장에 막말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5일에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인 전광훈 목사가 문재인 대통령을 ‘종북’으로 규정하며 하야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해 논란이 일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광고대행사 플래닛드림, 세계 최초 광고형 뮤직비디오 ‘귀차니스트’ 제작

    광고대행사 플래닛드림, 세계 최초 광고형 뮤직비디오 ‘귀차니스트’ 제작

    ‘아~알람 맞추기 귀찮아. OK 구글 아침 9시에 알람 맞춰줘’ 라고 시작하는 영상. 누구나 브랜드 CF라고 생각하기 마련이지만 이는 아이돌 그룹 블락비의 멤버 박경의 ‘귀차니스트’ 뮤직비디오다. 해당 뮤직비디오에는 CGV, LG, 카카오뱅크, BBQ 등 총 24개의 브랜드와 서비스가 등장한다. 박경은 자신의 뮤직비디오를 광고 플랫폼으로 활용해 제작비를 아끼고 광고주는 유명 뮤지션의 초상권과 음악에 본인들의 브랜드를 노출했다. 이러한 방법은 세계적으로도 전례 없던 방법으로, 화제를 모으기에 충분했다. 뮤직비디오를 접한 사람들은 ‘너무 참신한 발상이다’. ‘광고가 많이 나오는데도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아주 자연스럽고 유쾌한 방식으로 해당 광고형 뮤직비디오를 만든 제작사는 종합광고대행사 플래닛드림으로 알려졌다. 플래닛드림 김록 대표는 “전례가 없다라는 말은 곧 성공 가능성을 점칠 수 없다가 되며 세계 최초라는 말은 늘 설레고 멋지지만 한편으로는 두렵다. 크리에이터가 그 두려움에 맞서 성공시키겠다는 일념이 있다면, 그리고 거기서 행복을 느낀다면 분명 재미있는 프로젝트들은 계속될 것이다. 우리 같은 독립광고대행사가 살아남을 길 또한 그쪽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좋은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서는 경계에 국한되지 않는 폭넓은 시야와 각각의 장점을 융합할 수 있는 업무적 스킬이 필요하다. 자사는 이러한 사람들이 모인 조직으로 새로운 시도를 함에 있어 두려움이 없다”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양건 전 감사원장 “법률가들은 정답 있다는 믿음 지녀야”

    양건 전 감사원장 “법률가들은 정답 있다는 믿음 지녀야”

    7일 한국외대에서 헌법학자대회 “전환기 시대, 법률가 윤리 소중”국민국가 쇠락은 헌법 ‘힘’ 약화촛불항쟁은 새로운 시민주권 행사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감사원장을 지낸 양건(72·한국헌법학회 고문) 전 한양대 교수는 “모든 법률가들은 정답이 있다는 믿음을 지녀야 한다”고 말했다. 양 전 교수는 7일 서울 동대문구 한국외국어대에서 ‘현대 입헌주의의 발전과 한국 헌법학의 과제’라는 주제로 열린 한국헌법학자대회에서 “법의 불확정성의 의혹에도 불구하고 법의 지배 이념을 살려가자면 모든 법률가들이 가져야 할 기본적인 믿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양 전 교수는 ‘전환 시대의 헌법과 헌법학’이란 주제로 한 기조 발제에서 “갈등과 혼란의 전환 시대일수록 엄정한 이익형량이 더욱 어려울 것”이라면서 “법의 토대인 사회적 합의가 더 힘들어지기 때문에 법적 판단의 엄정성을 추구하는 법률가 윤리는 더욱 소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헌법의 이름으로’란 책을 낸 그는 “이제는 시민들이 헌법 1조를 합창하며 헌법의 이름으로 거리를 누비고, 헌법의 이름으로 하루 아침에 대통령이 쫓겨나는 별천지 세상이 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촛불항쟁은 시민들의 집회·시위 자유권의 행사, 대의기관인 국회의 탄핵소추, 사법기관인 헌법재판소의 탄핵결정이라는 헌법적 연속 과정으로 이뤄졌다”며 “그것은 새롭고도 복합적인 방식의 시민주권 행사였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국민국가의 쇠락과 함께 헌법이 무력화되고 있다고도 했다. 미세먼지 등 한 국가가 독자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이슈의 등장, 경제적 불평등의 심화로 인한 갈등, 디지털 혁명이 입헌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입헌민주주의의 성패가 헌법 제도보다는 ‘헌법 문화’로 불리는 헌법 이외의 요인들에 좌우된다는 결론은 헌법학자들에게 곤혹감을 안겨 줄 수 있다”면서 “그렇지만 이를 외면한다면 헌법학은 더욱 더 소외돼 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양 전 교수의 발표가 끝난 뒤에 김비환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와 민경국 강원대 경제학과 명예교수가 이어서 토론을 진행했다. 이날 대회에서는 권력구조 일반, 헌법과 정치개혁, 헌법과 사법개혁 등 10개 세션 44개의 발표도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됐다. ‘독립유공자 서훈 논란에 관한 헌법적 관견’, ‘양심에 따른 병역 거부와 헌법재판소의 월권’ 등 사회 전반의 이슈들도 다뤄졌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6월 첫 주말 쾌청한 초여름 날씨 “외출하기 좋아요”

    6월 첫 주말 쾌청한 초여름 날씨 “외출하기 좋아요”

    6월의 첫 주말이자 징검다리 휴일의 중간인 8일 토요일은 목~금요일 내린 비로 인해 전국이 미세먼지 없이 깨끗한 공기에 초여름 날씨를 보여 외출하기에 좋겠다. 기상청은 “8일은 서해상에서 남동진하는 고기압의 가장자리에 들어 전국에 가끔 구름이 많은 날씨를 보이겠으며 9일에도 기압골의 영향으로 구름 많은 날씨를보이겠다”고 7일 예보했다. 8일 전국의 아침 최저기온은 13~18도, 낮 최고기온은 20~29도 분포를 보이겠으며, 9일 아침 최저기온은 15~18도, 낮 최고기온은 19~28도 분포로 평년과 비슷한 수준을 보이겠다. 이맘 때 평년기온은 아침 14~18도, 낮 22~28도 수준이다. 8일 전국의 낮 예상 최고 기온은 울산 24도, 제주 25도, 서울, 광주 27도, 춘천, 대전, 대구 28도 등이다. 그러나 다음주 월요일부터는 낮 기온이 다시 30도 가까이 오르면서 평년보다 더운 날씨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한편 6일 오후 1시부터 7일 새벽 4시까지 경상도 거제(명사)에 157㎜를 비롯해 전남 장흥(관산) 142㎜, 전남 해남(북일) 121.5㎜, 제주 삼각봉 108㎜, 강릉 45.5㎜, 서울 27.7㎜ 등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한편 국립환경과학원은 주말 전국의 미세먼지 농도는 대기 확산이 원활해 대기 상태가 청정함을 유지하면서 ‘좋음’~‘보통’ 수준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강동원, 배정남과 현실형제 케미 “빨리 벗어, 내놔”

    강동원, 배정남과 현실형제 케미 “빨리 벗어, 내놔”

    배우 강동원이 8일 공개되는 브이로그 2편에서 배정남과 ‘현실 형제’ 케미스트리를 불붙이며 색다른 모습을 예고한다. 강동원의 브이로그 시리즈물 ‘강동원&친구들, Viva L.A Vida’ 두 번째 이야기가 6월 8일(토) 오후 8시 유튜브 채널 ‘모노튜브’에서 공개된다. 지난 1일 베일을 벗은 ‘강동원&친구들, Viva L.A Vida’ 1편은 공개 이틀 만에 100만 조회 수를 돌파하는가 하면, 티저와 프롤로그 영상까지 합친 누적 조회 수가 250만을 넘어서는 등 폭발적인 관심을 입증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8일 공개되는 브이로그 2편에서는 여행 둘째 날을 맞은 강동원과 친구들이 본격적인 LA 탐방에 나서는 장면이 담긴다. 이들은 아침 일찍부터 진행한 강동원의 화보 촬영이 끝난 후, 말리부 해변과 페어펙스로 향해 맛있는 점심 식사와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게 된다. 무엇보다 강동원은 영상 속에서 자신보다 두 살 아래 동생인 배정남과 끊임없이 티격태격하는 모습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강동원의 패션을 유심히 살펴보던 배정남이 “나도 한 번 입어볼래”라며 옷을 가져가자, 추워진 강동원은 “빨리 벗어, 내놔!”라고 받아치며 ‘현실 형제’의 케미를 드러내는 것. 뒤이어 운전 중 찾아온 위경련을 설명하며 ‘열변’을 토하는 배정남에게, 강동원은 “그거 가지고 죽고 싶기까지 하냐”라고 단호함을 표현해 주변을 웃게 만든다. 17년 지기 절친의 편안한 호흡이 보는 이들의 관심을 집중시킬 전망이다. 이 밖에도 해당 영상에서는 오랜만에 화보 촬영에 나서는 ‘화보 장인’ 강동원의 ‘개안 비주얼’과, 유창한 영어로 통화를 이어가는 장면까지 다양한 모습들이 담긴다. 강동원의 브이로그 시리즈를 제작한 모노튜브 측은 “지난 주 공개한 첫 본편에는 무려 5천 개 이상의 댓글이 달렸는가 하면, ‘얼굴이 대유잼’이라는 각종 탄식 및 무편집본 요청이 쏟아지며 ‘댓글 청정 지역’으로 등극해, 대중의 뜨거운 반응을 실감할 수 있었다”며 “2편에서는 카메라가 제법 익숙해진 강동원이 더욱 자연스러운 모습을 드러내며 시청자들을 사로잡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강동원과 배정남, 뮤지션 주형진, 패션디자이너 세이신, 투자 사업가 크리스가 함께하는 ‘강동원&친구들, Viva L.A Vida’ #2는 6월 8일 토요일 오후 8시 유튜브 스타일&라이프 미디어 ‘모노튜브’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커피의 천국, 천국의 커피

    커피의 천국, 천국의 커피

    120원짜리 에티오피아 커피 한 잔, 그 꿈의 향을 찾아서정말 맛있었다. 짙은 액체가 입 속으로 흘러 들어가는 순간, 어떻게 이렇게 깊을 수가 있을까, 어떻게 이렇게 신선할 수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검은 대륙’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의 노천카페에서 파는 120원짜리 커피 한 잔에 감탄이 나왔다. 에티오피아를 처음 찾은 건 몇 해 전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갈 때였다. 원래 홍콩과 요하네스버그를 거쳐 더반으로 가는 여정이었지만 비행기가 연착하면서 항공편이 꼬여 갑자기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아바바로 들어가게 됐다. 홍콩에서 아디스아바바까지 비행시간은 11시간이었다. 담요를 부탁했지만 승무원은 담요가 없다며 대신 따뜻한 차를 마셔 보는 게 어떻겠느냐고 웃으며 말했다. 나는 그녀가 진심으로 미안해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홍차를 마시고 겨우 잠들었던 것 같다. 스리랑카 콜롬보 상공을 지날 때쯤 눈을 떴는데 창밖으로 해가 떠오르고 있었다. 창문은 복숭아빛으로 물들어 있었고 인도양은 햇살을 받아 반짝였다. 이런 풍경을 볼 수 있다는 것도 ‘잘못 든 길’이 주는 행운이라는 생각에 기분이 슬며시 좋아졌다. 더 좋은 건 비행기 환승 시간이 넉넉했다는 것. 그래서 비록 공항에서지만 에티오피아 커피를 에티오피아에서 마실 수 있었다는 것. 커피는 기대보다 별로였지만 여기는 아디스아바바공항이니까 이 정도쯤이야 뭐. 그리고 다시 한 달 만에 에티오피아를 찾게 됐다. 첫 여행은 아디스아바바에서 시작해 랄리벨라와 곤다르를 돌아보는 일정이었고 두 번째 여행은 아디스아바바에서 시작해 진카, 아라브민치, 하와사, 콘소를 거쳐 짐마, 봉가, 바레 국립공원, 하라르에 이르는 다소 긴 여정이었다.그렇게 한 달에 걸쳐 에티오피아 구석구석을 훑어보며 에티오피아의 다양한 모습과 만났다. 고대 기독교의 원형을 고스란히 간직한 랄리벨라의 암굴교회에 들어서는 순간 온몸을 감싸던 숭고한 느낌을 아직 잊을 수 없다. 진카의 무르시족과 하마르족 마을에서는 티브이에서나 보던 아프리카 부족과 함께 어깨동무를 하고 사진을 찍고 술을 나눴다. 바레 국립공원에서 만났던 멧돼지 가족과 바분 원숭이들도 유쾌했다.●수도사들 ‘악마의 열매’라며 불에 태우자… 세상에 없던 향 뿜으며 ‘커피’ 탄생해 하지만 이 모든 풍경과 경험을 지나와 한국에 와 있는 지금 머릿속에 가장 강한 기억으로 남아 있는 것은 커피다. 매일 아침마다 거리의 노천 카페에서 에티오피아 사람들과 함께 마셨던 진한 커피향을 아직 잊을 수 없다. 아침에 눈을 뜰 때마다 코 끝에 커피향이 스치는 것만 같다. 커피 하면 많은 이들이 브라질 또는 콜롬비아를 떠올릴 테지만 커피의 발상지는 에티오피아다. 다양한 설이 있지만 커피를 최초로 발견한 사람은 6~7세기경 에티오피아에 살았던 목동 ‘칼디’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염소를 보살피던 칼디는 어느 날 이상하게 생긴 붉은 열매를 먹고 있는 염소들을 목격했다. 그 열매가 독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는 칼디는 염소들이 열매를 실컷 먹을 수 있도록 내버려 두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붉은 열매를 먹은 염소들이 술에 취해 흥분하여 춤을 추는 듯했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칼디는 그 열매를 따서 집으로 돌아와 물에 끓인 후 마셔 보았는데 정신이 맑아지고 기분이 상쾌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칼디는 이 신기한 사실을 이슬람 수도사들에게 알렸고, 이 열매가 악마의 것이라고 생각한 수도사들은 불 속에 던져버렸다. 그런데 열매가 불에 타면서 더 향기로운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커피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이 발견 덕분에 이른 아침을 여는 지루한 회의가 그럭저럭 참을 만하게 된 것이다. 커피라는 이름 역시 에티오피아의 지명 ‘카파’(Kaffa)에서 비롯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카파는 에티오피아의 커피나무 자생지이기도 하다. 카파가 터키로 전파되어 Kahweh, 유럽으로 건너가 프랑스에서 Cafe, 이탈리아에서 Caffe, 독일에서 Kaffee, 영국과 미국에서 Coffee로 불리게 되었다. 커피 콩은 크게 아라비카종과 로부스타종으로 나뉘는데 아라비카종은 로부스타종에 비해 산미가 있고 향이 뛰어나다. 하지만 사람의 손길이 많이 필요하고 냉해에 약한 편이라 가격이 비싸다. 아라비카종은 주로 해발고도 1500m에서 3000m에 이르는 고산지대에서 연평균 15~25℃의 기온과 2000~2500㎜ 정도의 강수량인 지역에서 자라는데 에티오피아는 그 조건에 딱 떨어지는 곳이다. ●귀한 손님에겐 ‘커피 세리머니’ 전통… 화로 ·토기 주전자·송진 이용한 특별한 의식 아디스아바바에서 국내선 비행기로 한 시간을 가면 짐마다. 여기가 바로 카파다. 그러니까 카파는 짐마의 옛 명칭이다. 짐마 공항에 내리자마자 커피를 그려 놓은 커다란 커피 간판이 여행자를 반겼다. 공항 한쪽에는 에티오피아식 커피를 파는 조그만 커피 좌판이 자리잡고 있었다. 십여 분을 달려 시내로 들어서자 에티오피아의 여느 도시와 다름없는 풍경이 펼쳐졌다. 삼륜 오토바이 택시와 말이 끄는 마차, 자동차가 뒤엉킨 도로는 복잡했다. 이 복잡한 도로 위를 양과 염소가 느린 걸음으로 걸어다녔다. 숙소에 들어서자 커피 세리머니가 펼쳐졌다. 에티오피아 사람들은 귀한 손님이 방문했을 때, 환영의 인사로 커피 세리머니를 한다. 에티오피아 말인 암하릭어로는 ‘분나 마프라트’라 부른다. ‘분나’는 ‘커피’를, ‘마프라트’는 ‘요리’를 뜻한다. “에티오피아식 커피는 한국에서 마시던 커피와는 전혀 다른 맛일 거예요. 처음엔 좀 낯설 테지만 이틀만 지나면 세 잔 이상 마시지 않고는 하루를 보내지 못할 거예요.” 짐마 지역을 안내할 가이드인 데스가 말했다.커피잔이 가득 올려진 자그마한 탁자 위에는 네렐라라는 에티오피아식 하얀색 옷을 입은 여인이 앉아 있었다. 주위 바닥에는 행운을 불러 온다는 풀이 깔려 있었다. 탁자 앞에 자리한 화로에는 숯불이 연기를 피워 올렸고 그 위에는 목이 긴 토기 주전자 ‘제베나’가 올려져 있었다.그 옆에는 향로가 있었는데, 노란색 송진 덩어리를 올려놓으니 흰 연기와 함께 진한 향내가 퍼져나와 실내를 가득 채웠다. “세리머니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예요.” 데스가 귓속말로 나지막이 말했다. “주변의 냄새를 없애 커피향이 더 도드라지도록 하는 거죠. 손님에게 예의를 표하는 방법이기도 하구요.” 여인은 곧 프라이팬에 하얗게 건조된 커피콩을 볶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커피가 진한 갈색으로 변하며 연기를 피워 올렸다. 이때 손님들은 연기를 함께 마시며 향기를 음미한다. 커피가 적당하게 볶아지자 곧 절구에 넣고 빻기 시작했다. 그 사이 제베나에 담긴 물이 끓기 시작하고 커피 가루를 넣고 다시 얼마간 끓인다. 에티오피아는 대부분의 지역이 해발 2000m 이상인데, 높은 고도 때문에 95℃ 정도면 물이 끓는다. 하지만 목이 긴 제베나는 기압 차이를 줄여줘 진한 커피를 우려낼 수 있다. 또한 커피 아로마의 손실을 최대한 막아 주는 역할도 한다.이제 커피를 마실 차례다. 제베나에서 나온 커피가 손잡이가 없는 작은 찻잔 ‘시니’에 넘치도록 담긴다. 기분 탓인지 훨씬 더 검고 진하게 보인다. 여기에 설탕을 두 스푼이나 넣는다. 조심스럽게 한 모금 마셔 본다. 진하고 신선한 맛이 입안에 가득 찬다. 초콜릿 향인지 캐러멜 향인지 뭔가 달콤한 맛과 쌉싸름한 맛이 어우러져 있다. 박하향이 스며 있고 에티오피아 커피 특유의 신맛도 깃들어 있다. “세 잔은 마시는 게 예의입니다. 첫 잔은 ‘우애’, 둘째 잔은 ‘평화’, 셋째 잔은 ‘축복’을 담아 마시죠. 커피 생산지 중 고유의 커피를 마시는 문화를 갖고 있는 나라는 에티오피아가 유일합니다.” 데스가 어깨를 으쓱 했다. 커피에 대한 자부심이 그대로 드러나는 어깻짓이었다. 첫째 잔은 ‘아볼’, 두 번째 잔은 ‘후에레타냐’, 마지막 잔은 ‘바라카’로 부른다.짐마에서 차를 타고 1시간을 가면 봉가라는 조그마한 도시가 나온다. 이곳이 칼디가 가장 먼저 커피를 발견한 곳이다. 봉가에는 야생 커피나무가 울창하게 자라고 있는 숲이 있다. 지금의 카파는 10개의 워레다(작은 행정구역)로 구성되어 있는데, 전체 인구는 100만명 정도다. 봉가는 카파의 행정수도. 인구는 약 3만명이다. 에티오피아의 모든 커피는 우리나라 농림축산식품부와 같은 역할을 하는 ‘ECX’(Ethiopia Commodity Exchange)를 통해 거래된다. 수확 후 가공을 마친 커피는 ECX의 커피 보관소로 모인다. 커피 보관소는 에티오피아 8개 주요 지역에 있는데 봉가도 그중 한 곳이다. 봉가 시내를 지나 비포장 도로를 삼십 여분 가자 짙은 황토색의 강이 나타났다. 드라이버는 이곳부터는 차가 들어갈 수 없다고 했다. 봉가 가이드를 맡은 베레케트는 물 한 병을 던져주며 여기서부터 40분 정도는 걸어야 한다고 했다. 그늘 하나 없는 황톳길이 눈 앞에 펼쳐졌다. 뜨거운 뙤약볕 아래를 걸어가자 이곳이 커피를 가장 먼저 재배한 곳이라는 입간판이 나왔다. 세계에서 가장 먼저 커피를 발견한 곳이라는 명성에 비해서는 다소 초라한 간판이었다. 베레케트는 팔을 이끌며 숲으로 들어가자고 했다. 그런데 몇 발자국 숲으로 들어갔을 뿐인데 전혀 예상치 못한 풍경이 펼쳐졌다. “에티오피아에 오는 여행자들은 사실 봉가에는 별 관심이 없어요. 그들은 랄리벨라의 암굴교회나 진카의 원시부족 마을을 방문하길 원하죠. 하지만 봉가는 아라비카 커피의 최초 발생지이기도 한 만큼 더 알려질 필요가 있는 곳이에요.” 베레케트가 말했다. “커피 나무가 어디 있죠?” 내가 묻자 베레케트가 두 팔을 벌리며 말했다. “이 숲의 모든 나무가 커피 나무입니다.”정말 놀라웠다. 아열대 기후 속에 자리한 이 울창한 레인 포레스트가 모두 커피나무라니! 나는 어느새 커피 숲 한가운데에 들어와 있었던 것이다. 나무 가까이 다가가 자세히 보니 커피 열매가 매달려 있었다. 어떤 커피나무는 키가 5m는 더 돼 보였다. “봉가의 산림 보존 지역은 넓이가 500㎢에 이르는데, 이와 비슷한 크기의 아열대 숲은 에티오피아에 몇 군데밖에 남아 있지 않아요.” 베레케트는 숲의 나무들이 만드는 짙은 그늘이 열매를 느린 속도로 자라게 하는데, 이 때문에 풍미 가득한 커피 열매가 열린다고 설명했다. “이걸 바로 따서 먹을 수도 있나요?” “물론이죠. 단 수확기가 돼야 하죠. 10월부터 빨갛게 익은 커피를 따기 시작해요.” 지금이 10월이 아닌 것이 아쉬울 뿐이었다. 글 사진 최갑수(여행작가) ■여행수첩 →에티오피아 항공은 인천~아디스아바바 직항을 주 4회 운항한다. 비행시간은 10시간 30분. 에티오피아 여행은 국내선 연결편이 잘 돼 있어 되도록이면 항공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육로로 이동하기에는 도로 사정이 그다지 좋지 않다. 통화는 비르. 1비르는 약 40원. 원두 250g이 3000원 정도 한다. →에티오피아의 전통 음식은다. 커다란 부침개처럼 생겼는데, 수건처럼 돌돌 말린 인제라를 펼쳐놓고 조금씩 뜯어 매콤한 고기인 ‘와트’와 소스를 곁들여 먹는다. 맛이 시큼하다. 전압은 220V로 우리와 같은 콘센트를 사용한다.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박각시 오는 저녁/백석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박각시 오는 저녁/백석

    박각시 오는 저녁 / 백석 당콩밥에 가지냉국의 저녁을 먹고 나서 바가지꽃 하이얀 지붕에 박각시 주락시 붕붕 날아오면 집은 안방 문을 횅하니 열젖기고 인간들은 모두 뒷등성으로 올라 멍석자리를 하고 바람을 쐬는데 풀밭에는 어느새 하이얀 대림질감들이 한불 널리고 돌우래며 팟중이 산옆이 들썩하니 울어댄다 이리하여 하늘에 별이 잔콩 마당 같고 강낭밭에 이슬이 비 오듯 하는 밤이 된다 **박각시는 저물 무렵 박꽃에 날아오는 나방이다. 주락시 또한 나방일 것이다. 박각시와 주락시를 본 적 없다. 백석 또한 보지 못했다. 그런데 이 시를 가만히 보고 있으면 내 영혼의 텃밭 어딘가에 박꽃이 하얗게 피고 박각시와 주락시들이 붕붕 날아오는 것 같다. 백석이 하얗게 웃는 모습도 보인다. 백석 시의 장함은 조선 사람 외에는 이 아름다운 시를 읽을 수 없게 만들었다는 데 있다. 북관 사투리들이 밤하늘의 별처럼 펼쳐지는 풍경을 바라보는 동안 우리 마음 안에 훼손될 수 없는 파라다이스가 펼쳐진다. 돌우래와 팟중은 땅강아지와 같은 곤충의 이름이다. 언젠가 백석의 손을 잡고 산등성에 올라 콩꽃처럼 피어나는 별밭을 볼 것이다. 곽재구 시인
  • [2030 세대] 로켓배송의 대가/한승혜 주부

    [2030 세대] 로켓배송의 대가/한승혜 주부

    며칠 전 매우 험하게 운전하는 트럭을 보았다. 골목에서 속도도 줄이지 않고, 앞에 차가 있건 없건, 뒤에 다른 차가 따라오건 말건 마구잡이로 달렸다. 하마터면 내 차와 거의 부딪힐 뻔했다. 골목 한쪽에 차를 붙여 세우며 ‘아 뭐야’ 하고 짜증을 내려는 찰나, 트럭이 방향을 틀어 짐칸에 붙은 무지개색 로고가 드러났다. 쿠팡의 로켓배송 차였던 것이다. 쿠팡에서 물건을 자주 시킨다. 기저귀, 간식거리, 기타 소소한 생활용품들. 다른 사이트도 자주 이용하지만 급할 때는 어김없이 쿠팡으로 간다. 빨리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전날 주문하고 다음날 아침 마법처럼 현관 앞에 놓여진 물품들을 볼 때면 ‘우와 역시 로켓배송 짱짱!’ 하는 감탄이 나온다. 가끔씩 생각하곤 했다. 추가 비용 없이 이토록 단시간 내 배송이 가능한 시스템에 대하여. 한편으로는 대한민국 물류계의 현실에 대하여. 물론 그때마다 저런 시스템을 운영하려면 여간 큰일이 아니겠네, 하고 곧 잊고 넘어갔지만. 며칠 전의 일은 막연하기만 하던 그 ‘큰일’의 실체를 눈으로 확인한 느낌이었다. 클릭만 하면 뚝딱 등장하던 것들이 어떻게 거기까지 올 수 있었는지 생생히, 보다 구체적으로 알게 된 것이다. 생각해 보면 당연하다. 짧은 시간 내에 그 많은 배달을 완료하려면 휴식은 언감생심, 제대로 식사할 시간도, 화장실 갈 시간도 없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신호와 규칙을 위반하며 급하게 움직이는 과정에서 최소한의 안전조차 보장받기 어려울 것이다. 물론 위험하게 운전하는 사람은 운전자 본인이지만, 정해진 시간 내에 무리한 할당량을 달성하려면 험하고 거칠게 달리는 것이 전적으로 그의 의사에 달린 것이라고만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쿠팡뿐 아니라 점차 많은 인터넷쇼핑몰이 당일배송 또는 하루배송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G마켓은 주문 다음날 받을 수 있는 스마일배송을 시작했고, 알라딘은 오후 2시까지 주문한 물건은 그날 안에 받아볼 수 있다. 더 편리한 제도와 시스템이 있으면 사람들은 자연히 그것에 의존하게 된다. 플라스틱이 나쁘다는 것을 알아도 플라스틱 빨대와 종이 빨대의 선택지를 주면 대부분 사람은 플라스틱을 고른다. 로켓배송이나 당일배송 시스템이 존재하는 이상 다급한 사정의 누군가는 계속 해당 시스템을 이용할 것이다. 그리고 적절한 제재와 제도적 뒷받침이 없는 한, 지금과 같은 무리한 출혈경쟁이 이어질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는 반드시 문제가 생길 것이다. 특히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들이. 며칠 전은 다행히 나를 포함하여 주변의 누구도 다치지 않았고, 운전자 본인도 무사했지만, 그건 순전히 운이 좋았을 뿐이다. 앞으로도 이런 운이 계속된다고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어느 식당에서 배달대행 기사들에게 20분 내에 완료하지 못할 거면 배달일을 하지 말라고 공지하는 글을 보았다. 5년 전 비극을 겪은 후에도 우리는 여전히 깨우치지 못한 것 같다. 안전에는 비용이 따른다는 사실을.
  • [여기는 남미] 바다에서 금이?…10년 전 도둑맞은 금관 발견

    [여기는 남미] 바다에서 금이?…10년 전 도둑맞은 금관 발견

    "바다에서 금을 캘 수 있을까?" 베네수엘라 어부들이 이런 질문을 받으면 주저함 없이 고개를 끄덕일 것 같다. 10년 전 도둑맞은 금관이 바다에서 발견됐다. 베네수엘라 언론은 "2009년 디오세사노 박물관에서 누군가가 훔쳐간 마르가리타 성녀의 금관을 어부들의 어망에 걸려 건져졌다"고 최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금관은 베네수엘라 수크레주의 차코파타에 사는 어부들이 조업을 나갔다가 발견했다. 어부들은 지난달 29일(이하 현지시간) 현지어로 페피토나라는 물고기를 잡기 위해 어장에 나가 그물을 던졌다. 던진 그물을 건져 올리던 어부들은 무언가 반짝이는 것을 발견하고 서둘러 정체를 확인했다. 그물에서 나온 건 작은 관. 귀금속에 대해 지식이 없는 어부들이었지만 한눈에 봐도 금관이 분명했다. 육지로 돌아온 어부들은 "바다에서 금관을 건졌다"고 자랑했다. 이웃들은 발견한 금관을 들고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그런 어부들을 베네수엘라 군인들이 찾아온 건 31일 아침. 이른 시간에 들이닥친 군인들은 "바다에서 발견한 금관을 내놓으라"라고 했다. 어부들이 금관을 내놓자 이번엔 스마트폰을 검열하며 찍은 사진을 모두 삭제했다. 군인들이 돌아간 후 공포에 떨던 어부들이 그나마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된 건 최근 현지 언론의 관련 보도가 나오면서다. 현지 언론은 "차코파타의 어부들이 10년 전 도난 당한 마르가리타 성녀의 금관을 바다에서 건졌다"고 보도했다. 순금으로 제작된 관은 무게 165g짜리로 2009년 도난사건 후 행방이 묘연했다. 베네수엘라 가톨릭교회는 9일 공식행사를 열고 금관을 마르가리타 성녀에게 다시 씌워줄 예정이다. 군인들이 가져갔던 금관이 무사히 성녀에게도 돌아가게 된 데는 어민들의 공이 컸다. 현지 언론은 "군인들이 사진을 삭제하도록 했지만 일부 이웃주민들이 삭제한 사진을 복원, 언론에 제보하면서 군인들이 금관을 가톨릭에 돌려주게 된 것"이라고 보도했다. 사진=엘피타소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문화마당] 프로는 울지 않는다/이진상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피아니스트

    [문화마당] 프로는 울지 않는다/이진상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피아니스트

    저녁 6시 30분. 언제 입을까 하며 쟁여 두었던 이브닝 슈트와 드레스를 곱게 차려입고, 반년 전 사두었던 티켓을 잊지 않았나 확인하며 출발할 채비를 차린다. 오늘 공연될 오페라의 내용도 공부를 해 두었으므로 만반의 준비가 다 된 느낌이다. 저녁 7시 30분. 도시의 명물 오페라하우스가 화려한 조명을 뽐내며 환영하는 가운데 다행히 늦지 않게 도착해 여유 있게 좌석을 미리 확인한다. 로비에서 샴페인 한 잔을 걸치며 영혼을 마사지한다. 저녁 7시 58분. “실례합니다, 실례합니다”(pardon, pardon)를 속삭이며 좁은 객석 사이를 지나 예매했던 자리에 안착한다. 프로그램을 뒤적이지만 마음은 이미 클라이맥스에 다다른다. 저녁 8시 정각. 객석의 불이 꺼지면 읽고 있던 프로그램을 덮고 숨죽인 채로 무대의 커튼을 바라본다. 10분여의 서곡을 시작으로 오페라의 막이 오른다. 드디어 막이 열리면서 가수가 양팔을 벌리고 포효하면 그의 빛나는 고음은 천장을 수놓고, 이윽고 떨어지는 음색의 샹들리에는 귓가를 스쳐 목덜미와 어깨를 타고 살갗에 닭살을 일으킨다. 저녁 7시 45분. 반바지를 입고 샌들을 신은 사람이 자전거를 타고 건물 뒤편 작은 문에 도착한다. 자물쇠를 걸고 동료에게 인사를 나누며 문을 들어가는 데는 10초도 걸리지 않는다. 누군가의 매일 아침 8시 55분 출근 장면처럼. 저녁 7시 50분. 화장을 하고 코스튬을 입는다. 오페라 ‘팔리아치’의 아리아 “의상을 입어라”의 장면이 연상된다. 자주 해본 솜씨인지 분장이 오래 걸리지는 않고 금세 오늘의 가수로 변신한다. 복장을 갈아입는 동안 발성도 하고 있으니 슬슬 목도 풀리고, 만반의 준비가 다 된 느낌이다. 저녁 8시 10분. 대기하라는 분장실 방송을 듣고 백스테이지에서 무대로 달려나갈 준비를 한다. 동료들의 “힘내!”(toitoitoi!) 응원과 함께 무대로 들어간다. 조명은 찬란하게 빛나고 포효하기 시작한다. 이 두 타임테이블의 온도 차이는 예술학교를 다니고 무대 연주가를 꿈꾸던 나로선 받아들이기 힘들었지만 사실이었다. 젖 먹던 힘까지, 죽을 힘을 다해, 오늘이 내 마지막 연주라 생각하고, 마지막 음을 끝낸 뒤 그대로 쓰러질 각오로…, 혼신의 힘을 다해 연주를 하는 것이 연주자가 가져야 할 당연한 자세라 믿었다. 하지만 실제 무대 생활에서 프로 연주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길게 내다보는 자기 관리다. 입시시험이나 콩쿠르같이 단 한 번의 연주로 인생을 거는 것이 아닌, 매일매일의 연주가 합쳐져 연주자의 드라마가 완성된다는 의미다. 마치 야구 경기가 우리에게 단순히 하룻밤의 게임이 아닌, 선수들의 희로애락이 담긴 연재 드라마로 여겨지듯이 말이다. 청중을 들었다 놨다 하는 아리아를 끝내고 숨을 헐떡이며 쓰러져 있는 장면에서 박수갈채는 끊이지 않는다. 환호의 함성 속에 그 명가수는 옆에 같이 쓰러져 있는 파트너와 농담을 주고받는다. “이따가 끝나고 맥주 한잔?” 파트너는 대답한다. “오늘 아기 옆집에 맡겨 놔서 끝나자마자 바로 데리러 가야 해.” 청중들은 여전히 환호 중이다. 프로들이란 이렇다. 청중 입장에서 이 사실을 알면 괘씸하거나 얄미울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말그대로 죽을 똥을 싸며 스트레스 가득찬 공연보다 아이가 혼자 있어서 오늘 좀 빨리 끝내고 싶어서 빠르게 연주를 하는 공연에서 청중들은 열광하기도 한다. 프로는 청중을 울게 하지 본인이 울지 않는다. 하지만 그 무대를 위해 평소에 홀로 흘린 눈물은 셀 수 없을 것이다. 혼신의 힘을 다해 ‘연주’를 하는 것이 아니라, 혼신의 힘을 다해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살고, 그 ‘삶’이 그대로 연주에 반영되는 것이 프로의 경지가 아닐까.
  • [세종로의 아침] 자녀 일자리가 더 절실하지 않을까/최광숙 정책뉴스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자녀 일자리가 더 절실하지 않을까/최광숙 정책뉴스부 선임기자

    현재 만 60세인 정년을 65세로 연장하는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우리나라 생산가능인구의 20% 정도를 차지하는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가 고령인구로 본격 진입하면서 정년 연장은 노동시장을 뒤흔들 ‘핵폭탄’이 될 수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최근 “노동시장에서 빠져나가는 사람이 연간 80만명, 진입하는 사람이 40만명”이라며 정년 연장 논의에 물꼬를 텄다. 생산가능인구 감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장년층을 더 일터에 머무르게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청년들의 일자리 쟁탈전이 어느 나라보다 치열한 우리나라에서 정년 연장은 청년들에게 마른 하늘의 날벼락이 될 수 있다. 역대 최악의 청년 취업이 더 어려워질 게 불 보듯 뻔해서다. 이미 곳곳에서 아버지와 자녀 세대가 정해진 파이를 놓고 싸우는 세대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고령화 시대에 베이비붐 세대들은 자녀 교육비와 국민연금 개시 시기 등을 감안하면 은퇴 후 생활이 막막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청년들 눈에는 ‘복 받은 세대’로 보인다. 산업화 시대 성장의 과실을 따먹은 세대가 바로 그들이었다. 힘들게 살았어도 그들은 열심히 일하면 결혼도 하고 자식 낳아 공부시키며 집 한 칸이라도 마련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들의 자식 세대인 청년들은 처음으로 부모보다 못사는 첫 세대다. 아무리 노력해도 물거품이 되는 현실에서 청년들은 주거·취업·결혼·출산 등을 포기하는 ‘N포 세대’로 전락했다. 그런 청년들에게 장년층의 정년 연장은 일방적 희생을 요구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일본도 ‘단카이 세대’(1947~1949년생)가 60세 정년을 맞은 2007년 63세로 고용 연장이 의무화된 이후 청년 취업난과 비정규직 급증 등으로 청년층을 희생시켰다는 책임론이 나왔다. 하지만 청년보다 노인 표가 더 많은 현실에서 정책은 노인 편으로 기울기 마련이다. 우리나라도 이번에 정년 연장이 실현된다면 본격적으로 ‘실버 민주주의’ 시대로 접어들었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 한창 일할 나이의 젊은이들이 한 평생 한 번도 직장을 가져 보지 못한다면 그것은 단순히 그들의 경제력 상실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젊은이들이 직장 생활을 하면서 가정에서 배우지 못한 신성한 노동의 가치와 보람을 일깨우면서 지식과 기술을 습득하고, 다양한 인간관계를 맺으며 보다 성숙하고 건강한 시민으로 거듭날 것이다. 물론 아르바이트 현장 등 다른 곳에서도 청년들은 훌륭한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지만 기성세대는 많은 젊은이들이 반듯한 직장에서 일하며 부모로부터 독립된 한 인간으로 바로 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할 책무가 있다. 사실 베이비붐 세대는 부모를 봉양하고 자식을 부양하면서도 자신들의 노후를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고달픈 처지다. 그렇지만 그들에게 자신들의 정년 연장과 자녀의 취업 중 어느 것이 절실할까. 자녀가 취업을 하지 못해 고민하는 장년층이라면 본인의 정년 연장보다 자녀의 일자리를 원하는 이들이 훨씬 많을 것 같다. 청년들에게 일자리를 주지 못하면서도 훗날 아버지 세대가 수령할 연금 부담까지 떠안기는 것은 너무 가혹한 일이다. bori@seoul.co.kr
  • [흥미진진 견문기] 거리 곳곳에서 마주친 추억 속 일상

    [흥미진진 견문기] 거리 곳곳에서 마주친 추억 속 일상

    투어는 광흥창역에서 시작했다. 서울의 과거부터 되짚어보는 코스였다. 광흥창은 이름만 들어봤지 가본 것은 처음이었다. 역에서 출발해 먼저 공민왕 사당을 둘러보았다. 사당 입구에 있던 커다란 회화나무는 오래된 만큼 그 자태가 수려했는데, 회화나무를 심으면 집안에서 큰 인물이 난다고 믿어 귀히 여기던 나무라고 한다. 한적한 공민왕 사당에서 역사 시간에 배웠던 업적을 다시 복습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그리고 와우산 둘레길을 따라 와우정에 올랐다. 산속 와우정에 앉아 있노라니, 매일 비슷한 시간대에 등교하면서 느꼈던 서울에서의 오전과는 사뭇 달랐다. 일행과 함께 홍대 거리를 걸으며 청춘마루, 땡땡거리 등을 지났는데 여러 번 와본 곳이었음에도 해설자의 설명을 들으며 보니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왔다. 특히 땡땡거리를 지나며 본 산울림 소극장에서 우리나라 최초로 사뮈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가 공연됐다는 걸 알게 됐다. 자주 지나쳤던 홍대 메인 거리 가운데에 작은 상점들이 길게 들어서 있는 게 과거에 있던 기찻길 때문이라는 점이 놀라웠다. 친구들과 지나갈 땐 생각해보지 않았던 일상적인 부분들에 내가 알지 못했던 서울의 역사가 스며들어 있던 것이다. 이런 투어가 아니었다면 같은 장소에서 계속 한 가지 시각만으로 주변을 바라봤을 것 같아 오늘의 경험이 더욱 소중하게 여겨졌다. 경의선 책거리를 걸으며 일정을 마무리했다.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이었는데도 북적북적했던 홍대와 달리 한적한 느낌이었다.책거리를 따라 걷다 보니 옛날의 낡은 기차역처럼 재현해 놓은 공간이 나타났다. 기차역 이름 팻말에 ‘책거리역’이라고 써져 있는 것을 보고 정말 재치 있고 주변의 풍경과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이호철 작가가 작품을 쓴 당시 서울의 인구는 약 379만명 정도였는데, 현재 서울의 인구는 약 976만명이란다. 서울은 여전히 만원이다. 그렇지만 주말 아침에 잠시 시간을 내어 평소 알던 서울에서 벗어나 과거의 서울, 그렇지만 동시에 너무나 새로운 서울을 만난 시간이었다. 박하민 이화여대 영어영문학부 3년
  • ‘인보사 사태’ 뒤늦게 사과한 식약처, 환자 안전대책도 미흡

    ‘인보사 사태’ 뒤늦게 사과한 식약처, 환자 안전대책도 미흡

    안전대책은 회견일 아침까지 수정 거듭 50% 넘는 미등록 환자 추적조사 못 해 코오롱생명과학 도산 땐 보상 대책 없어“허가와 사후 관리에 만전을 기하지 못해 심려를 끼쳐 드린 데 대해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이의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3000여명에 이르는 환자 피해를 낸 인보사케이주(인보사) 사태와 관련해 5일 기자회견을 열어 식약처의 책임을 인정하며 고개를 숙였다. 지난 3월 의약품의 주요 성분이 뒤바뀐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 문제가 세상에 알려진 지 3개월 만이다. 지난달 28일 인보사 사태 최종 조사 결과를 발표할 때만 해도 식약처는 인보사 생산업체인 코오롱생명과학의 책임만 지적했을 뿐 식약처의 졸속 허가와 관리 부실 문제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이후 식약처 책임론이 커지고 검찰의 식약처 수사가 본격화되자 이 처장이 뒤늦게 사과한 것이다. 강석연 바이오생약국장은 사과 배경에 대해 “인보사 사태가 가라앉지 않고 환자들의 괴로움도 있고 해서”라고 설명했다. ‘제2의 황우석 사태’로 불리는 초유의 가짜 의약품 사태에 대한 식약처의 안이한 인식이 읽힌다. 이 처장이 이날 발표한 인보사 투여환자 안전관리 대책은 기자회견 직전에 공개됐다. 전날 저녁 급하게 기자회견 일정을 잡고 회견 당일 아침에도 수정을 거듭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질적이고 상세한 내용을 담아야 할 3000여명 환자의 안전 대책을 회견 일정에 맞춰 부랴부랴 급조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안전 대책에는 환자에 대한 실질적 지원책이 담기지 않았다. 우선 15년간 장기 추적 조사를 해야 할 피해 환자 등록부터 매끄럽게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인보사 투여 건수는 438개 병의원 3707건으로, 실제 피해 환자는 3000여명으로 추산되지만 4일 기준 ‘약물역학 웹기반 조사시스템’에 등록된 환자는 297개 의료기관 1303명이다. 141개 의료기관은 아직 환자 등록에 협조하지 않고 있다. 이 중에는 폐업한 곳도 있다. 약물역학 웹기반 조사시스템에 등록되지 않으면 종양(암) 등의 부작용에 대비한 장기추적조사를 받을 수 없다. 게다가 인보사를 맞은 외국인 환자는 배제되다시피 한 상황이다. 추적조사는 식약처와 코오롱생명과학이 맡는다. 이 처장은 “비용 부담이나 실질적 추진은 코오롱생명과학이 하되 식약처는 장기 추적 조사를 제도적으로 이끌며 관리 감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외에도 식약처와 산하기관인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이 등록된 인보사 투여 환자를 대상으로 국내 부작용 현황을 조사하고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과 연계해 투여 환자의 병력과 부작용 등을 분석하기로 했다. 일부에선 인보사 사태에 책임이 있는 식약처와 코오롱생명과학 대신 보건복지부 산하 질병관리본부 등 제3의 기관이 장기 추적 조사를 맡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식약처는 “가장 많은 정보와 권한을 가진 의약품안전관리원에서 (이번 조사를) 담당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의약품과 부작용의 인과관계가 확인되면 코오롱생명과학이 보상한다. 다만 15년이란 긴 세월 동안 코오롱생명과학이 도산할 경우 어떻게 피해기금을 마련할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검토하지 않았다. 이 밖에 식약처는 이번 사태처럼 업체가 허가 신청 때 허위자료를 제출하거나 고의로 사실을 은폐하면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형을 내릴 수 있도록 약사법을 개정하기로 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단독] 물고 물린 고소戰… 아물지 않는 궁중족발 상처

    [단독] 물고 물린 고소戰… 아물지 않는 궁중족발 상처

    ‘망치 폭행’ 임차인 징역 2년형 복역 중건물주, 강제집행 등 막은 맘상모 고소 시민 활동가 7명 폭행 등 혐의 재판 중 맘상모는 건물주·용역업체 직원 고소 “보복성 고소” “잘못된 행위 처벌” 갈등건물주가 하루 아침에 임대료를 4배 올려달라고 하자 상가 세입자가 다투다 망치를 휘두른 이른바 ‘궁중족발’ 사건이 7일로 1년을 맞지만 상처는 봉합되지 않고 있다. 족발집 사장이었던 김모(55)씨는 상해 혐의로 징역 2년이 확정돼 형을 살고 있는 가운데 건물주 이모(62)씨가 지난해 갈등했던 시민단체 활동가 등을 잇달아 고소했기 때문이다. 활동가들은 “끝난 일을 두고 보복성으로 고소하고 있다”고 호소하지만, 이씨는 “잘못된 행위에 책임을 물리는 것”이라며 맞서고 있다. 5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건물주 이씨는 2017년 말부터 세입자였던 김씨와 그를 도운 ‘맘편히장사하고픈상인모임’(맘상모) 등 시민단체 활동가들을 고소했다. 서울중앙지검이 지난 4월 김씨와 활동가 등 7명을 특수공무집행방해·부동산강제집행효용침해·영업방해·폭행 등의 혐의로 기소해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공소장에 따르면 검찰은 김씨 등 7명이 2017~2018년 서울 종로구 서촌 궁중족발 가게에 대한 강제집행을 저지하기 위해 물리력을 쓰는 등 법집행을 방해했다고 봤다. 당시 건물을 인수한 이씨는 월 297만원이었던 족발집 임대료를 1200만원으로 올려달라고 요구했는데 김씨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명도 소송을 내 승소했다. 하지만 김씨가 가게를 비우지 않자 법원은 모두 12차례에 걸쳐 강제집행을 시도했다. 검찰은 1~4차 강제집행 때 김씨와 맘상모 회원들이 가게 출입문 앞에 화물차 등을 주차해 이씨의 건물 임대업과 유지·보수를 방해했고, “집행관 물러가라”며 집회한 것 등이 죄가 된다고 봤다. 집행관의 진입을 몸으로 막거나 이씨에게 소리치고 멱살과 목덜미를 잡아 당긴 것도 기소 내용에 포함됐다. 맘상모 측은 “보복성 고소”라고 주장한다. 이 단체 관계자는 “활동가 및 일반 시민 20여명을 한꺼번에 고소했지만 이 가운데 7명을 제외하면 대부분 혐의를 벗었다”고 말했다. 또 당시 강제집행과 집회 과정에서 김씨는 손가락 네 마디가 절단됐고 한 시민은 이가 완전히 뽑히는 등 피해가 컸다고 주장했다. 맘상모 측은 “용역업체직원, 집행관, 건물주 등을 고소했지만 피의자 특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검찰 단계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고 말했다. 시민단체 활동가들은 이 외에도 이씨로부터 여러 건 고소를 당했다. 한 활동가는 “주거침입 등으로 이씨에게 고소당해 지난주에도 종로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건물주 이씨는 “당시 현행범으로 체포돼야 했지만 제대로 안 돼 고소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당시 주거침입 등으로 경찰에 신고했지만 처리되지 않았고, (경찰이) 쌍방폭행으로 나까지 전과자를 만들었다”며 “경찰도 같이 고소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임대료를 두고 건물주와 세입 상인의 극명한 차이를 드러냈던 궁중족발 사건 이후 국회에서는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을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하는 내용의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이 이뤄졌다. 김씨는 지난 3월 폭행사건 항소심에서 징역 2년형이 선고됐다. 1심 2년 6개월형을 선고했던 1심보다 감형된 것으로 재판부는 “건물주와는 합의하지 않았지만 다른 피해자(이씨를 차로 들이받으려다가 친 행인)와는 합의가 이뤄졌다”며 감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비바람 몰아치는 징검다리 휴일 “돌풍 조심하세요”

    현충일이자 징검다리 휴일의 시작인 6일은 구름이 많다가 제주도를 시작으로 전국에 비가 내리겠다. 제주도와 남부지방은 소형 태풍에 버금가는 돌풍까지 예상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기상청은 “6일은 중국 중부 지방에서 우리나라 서해 남부 해상으로 이동하는 저기압의 영향을 받아 오후 제주부터 비가 시작되고 저기압이 동쪽으로 이동해 남부 지방을 지나면서 전국으로 확대돼 7일 오후까지 비가 계속될 것”이라고 5일 예보했다. 7일까지 강수량은 제주도, 남해안, 강원 영동지역, 경북 동해안이 50~100㎜로 예상되며 많은 곳은 150㎜까지 내리고 제주 산지는 250㎜ 이상의 폭우가 쏟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 밖의 전국은 20~70㎜의 강수량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6일 밤부터 7일 아침에는 저기압이 몰고 온 온난다습한 공기가 강한 남풍을 타고 유입되면서 제주도와 남해안 지역은 국지적으로 돌풍과 천둥, 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30㎜ 안팎의 강한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됐다. 또 남부 지방을 지나갈 것으로 예상되는 저기압의 경로가 좀더 북쪽으로 치우칠 경우 중부 지방 강수량이 다소 늘어날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이번 비는 저기압이 동해남부해상으로 이동하고 북쪽에서 건조한 공기가 유입되는 7일 밤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 관계자는 “6~7일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저기압은 중심기압이 990~985h㎩(헥토파스칼)로 낮아 제주와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소형 태풍과 비슷한 최대풍속 시속 36~58㎞, 최대순간풍속 시속 72㎞의 강풍이 불고 그 밖의 전국에도 최대풍속 시속 36㎞ 내외의 강한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안전사고에 각별히 유의해달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곗돈 2천만원으로 음반…40대에 가수 도전한 나, 칭찬하고 싶죠”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곗돈 2천만원으로 음반…40대에 가수 도전한 나, 칭찬하고 싶죠”

    ‘늦깎이 데뷔’ 김가인이 말하는 가수 도전기“40대 중후반이던 그때, 참 많이 울었습니다. 눈물이 마를 날이 없었죠. 남편이 하던 사업은 쫄딱 망해 거리에 내쫓겼고… 그 뒤 남편은 직장암 수술도 받아야 했습니다. 제 인생이 너무 허망하고, 남는 게 아무것도 없겠다 싶더군요. 정말 어려운 살림 속에서 차곡차곡 붓던 곗돈으로 CD 음반을 덜컥 냈지요. 지금 생각해봐도 무슨 정신이었는지 모를 정도입니다. 그러나 요즘엔 가수 활동을 하는 제 자신을 제가 칭찬해주고 싶습니다.” ‘도전하기에 늦은 나이가 없다’는 게 요즘 코드 ‘도전하기에 늦은 나이는 없다’는 게 요즘 확실한 대세다. 77세의 ‘할담비’ 지병수씨, 동갑내기의 모델 최순화씨가 이런 코드의 대표적인 인물이다. 10대 어린 나이에 혹독한 연습생 시절을 거쳐 가수로 데뷔하는 풍토인 요즘, 대중가요 가수로서는 은퇴를 고민할 40대 중후반에 가수를 시작했다는 그를 찾아갔다. 서울 지하철 5호선 군자역 근처의 한 카페에서 만나 인사하며 명함을 건네자 그는 두 개를 줬다. 하나는 ‘가수 김가인’이었고, 다른 하나의 명함에는 생계를 위한 직장과 본명이 적혀 있었다. 그는 또하나의 명함을 건네며 “생계를 유지해야 하니 ….”라며 말끝을 흐렸다. 사실, 대중가요에 별다른 흥미가 없는 기자도 봉사활동을 열심히 하는 늦깎이 가수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기 전에는 그를 몰랐다. - 언제 가수로 데뷔했나. “그때가 12년 전, 40대 중후반이었던 2007년이었어요. 제가 ‘배호 가요제’에 입상하고 난 다음 입상자들의 노래를 모은 옴니버스 CD가 나왔는데 너무 무성의한 거예요. 그때 제생활이 너무 힘들어 미칠 지경이었데…, 예전에 방송국에서 노래로 출연할 때 작곡가 홍성욱 선생님을 알게 됐습니다. 홍성욱 선생님께 전화해서 ‘제 노래를 하고 싶다’고 말씀 드렸더니 찾아오라고 하시더라고요. 찾아가니 마침 작사 선생님하고 같이 음악 이야기를 하고 계시기에 저한테 노래를 달라고 졸랐습니다. 그래서 2008년 11월쯤 제노래 CD가 처음 나왔습니다. CD를 내는 데 드는 돈은 동네 언니들과 같이 붓던 곗돈 2000만원을 타서 마련했습니다.” “매일 울던 40대 중후반… 제인생 너무 허망해월세 내기도 어렵던 시절…계돈 타서 CD 덜컥어디서 이런 용기 나왔는지 몰라… 절박한 듯”- 생활이 어려웠는데 곗돈으로 CD를 낸다? “남편이나 아들·딸에겐 음반이 나올 때까진 비밀로 했습니다. 말을 안했던 거죠. 지금 생각해도 무슨 용기였는지…. 그때 남편이 난리를 쳤지요. ‘먹고 살기도 힘든 데, 제정신이냐’고. 당시 전세는커녕 월세 내기도 어려웠거든요. 큰 애가 고등학생쯤 됐을까 그 애도 ‘우리 형편에 자비 음반이라니…’라고 큰소리칠 정도 였으니까요. 계라는 것이 곗돈을 타기 전에는 한 달에 80만원을 넣다가 타고나면 다달에 100만원을 붓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제게 어디에서 그런 용기가 났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절박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 CD를 내니 일이 잘 풀렸나. “CD를 내고 나면 다 알아주고, 가수가 되는 것인 줄 알았는데, 그때부터 일의 시작이었습니다. 산 넘어 산이었습니다. 제 노래를 알려야 하고, 소속사가 없으니 제가 일을 다 잡아야 했습니다. 고지식해서 어디 아쉬운 소리 할 줄 모르는 홍성욱 선생님이 정말 많이 도와주셨습니다. 물론 매니저를 둘 형편이 안 되니, 지방 공연이라도 있을라치면 제가 직접 차를 몰고 갑니다. 요즘엔 케이블 가요 전문 방송과 유튜브로 홍보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만 지상파 방송에도 좀 나가야 하는데 …. 노래교실 홍보 활동은 물론이고 버스가 3~4대 동시에 가는 산악회에도 따라가 홍보합니다. 방송보다는 나약하지만 많은 사람을 만나고, 오가는 길에 제 CD를 틀 수 있으니, 가만히 있다고 알려지는 것은 아니니깐요.” - 지금도 가족들이 반대하나. “지금은 많이 바뀌었습니다. 가족들이 다 응원합니다. 애들은 ‘우리 엄마, 정말 대단하다’고 말합니다. 연말 봉사로 작은 음악회라도 할라치면 아이들이 적극적으로 도와줍니다. 참석해서 축하도 해주고요. 엄마가 가수 활동을 하는 것은 아이들이 많이 좋아하기도 합니다.” “CD 내자 신랑 ‘살기도 어려운데 제정신이냐’지금은 가족 모두 응원…자녀들 적극 도와줘이미자 모창 활동도…방송 출연에 지방 공연도”-이미자 이미테이션 가수로 활동했다던데. “이미자 선생님의 이미테이션 가수로 KBS TV 아침마당에도 나왔습니다. 이미자·나훈아·남진·조용필·김건모 이미테이션 가수 특집프로에도 나가고. 20대 초반에 제가 이미자 선생님의 노래를 부르면 주변에선 모창을 한다고 했어요. 저는 모창을 한 것이 아니라 그냥 불렀는데, 그렇게 들렸나 봐요. 한번은 모 대학교 교수님 회갑연에 가서 이미자 선생님 노래를 몇 곡 불러드렸는데, 갑자기 다른 가수 노래를 불러 달라고 요청하는 거예요. 그래서 신곡 몇 곡을 불러줬어요. 나중엔 소속사를 통해 들으니 ‘노래 너무 잘했고, 공연 너무 좋았다’고 했다더군요. 소속사 관계자도 그런 칭찬 처음 들었다고 했습니다. 그땐 정말 기분이 뿌듯했습니다. 수년 전 제가 이미자 선생님 이미테이션 공연으로 울산에 갔다가 옛날에 같이 오디션에 갔던 친구를 만났습니다. 울면서 밤새도록 이야기했지요. 이젠 그래도 제이름으로 된 CD앨범을 3집까지 낸 걸요.” - 생활이 왜 갑자기 어려워졌나. “남편이랑 일찍 결혼했습니다. 남편과는 1988년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남편은 제가 결혼하기 전인 1983년 대전MBC 신인가요 경연대회에서 주말, 월말에 진출하자 친오빠랑 같이 응원도 왔어요. 성실했던 남편 덕분에 우유 대리점을 하면서 먹고 살만했습니다만 국제통화기금(IMF) 사태에 대기업의 농간에 의한 ‘고름 우유’ 파동이 생겼습니다. 2000년 쫄딱 망했습니다. 집도 절도 없이 가족들이 거리에 나앉았습니다. 1년 정도 흩어져 살았지요. 시댁과 친정, 친척 집으로. 남편이 직장암 수술도 받았습니다. 저는 지인의 도움으로 작은 방을 마련하고선 보험 일을 시작했지요.” - 생활이 어려운데 가수가 되나. “처음엔 보험일 적응에 무척이나 힘들었습니다. 보험을 7~8년 하다 보니 갑자기 내 인생이 너무 불쌍하고, 남는 게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2002년쯤부터 어릴 적의 꿈인 가수에 도전했습니다. KBS의 도전 주부가요 스타, SBS의 스타에 도전한다 등에 출연해 입상하면서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그러다 배호 가요제에 입상하면서 가수가 되고 싶어서 작곡가 홍성욱 선생을 찾아갔던 것입니다. 가수활동을 하는 요즘도 돈은 못 벌고 있습니다.” “어릴적 친구랑 기획사 찾아가 오디션도 봐노래 부르니 ‘시골에 땅 얼마나 있나’ 물어가슴에 상처 남아…꿈까지 포기한 것 아냐요즘 제 노래 특징은 향토에 역사성 물씬”- 꿈이라고 가수가 되는 것은 아니다. 소질이 있었나. “전남 장흥에서 태어나 어릴 적 대전으로 이사와 살았는데, 명절이면 열렸던 지역콩쿠르대회는 휩쓸었습니다. 제가 아마 어머니의 끼를 물려받은 것 같습니다. 중고교 시절에는 제 성격이 조용하고 수줍음이 많았습니다. 그런 성격도 노래하면서 많이 바뀐 것 같습니다. 학창 시절에 가수가 되려고 친구와 같이 기차 타고 서울에 와 오디션도 봤습니다. 서울역 앞에 있던 기획사를 찾아가니 노래를 이것저것 불러 보라고 하더군요. 노래 부르고나니 ‘어디서 왔느냐, 부모님 뭐 하시느냐, 시골에 땅이 얼마나 있느냐’를 꼬치꼬치 물어보더라고요. 노래만 잘해서 가수가 되는 게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꿈을 접었습니다. 40여년 전 이야깁니다. 상처를 입었지만 제가 꿈까지 포기한 것은 아니었던가봐요.” - 노래 제목이 추풍령, 양구 등 향토적이다. “네, 그렇지요. ‘양구에 오시면 십 년이 젊어집니다’라는 노래 덕분에 제가 2016년 양구군 홍보대사도 되었습니다. 양구군에 있는 ‘아! 파로호’를 녹음하기 전에 파로호에 가서 술도 뿌리고 절도 하는 등 제사도 지냈습니다. 사실 파로호에는 중국군뿐만 아니라 우리 어린 군인들도 많이 전사해 수장됐다고 하더라고요. 가슴이 많이 저렸습니다. 그리고 요즘엔 ‘추풍령을 아시나요’가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녹음은 했지만, 아직 발표를 하지 못한 게 ‘남한산성’ ‘아아 황산벌’이 있습니다. ‘퇴촌에 살리라’도 있고. 그리고 보니 지역에 역사성을 갖춰내요. 작사를 해 주시는 이재준 선생님이 언론인 출신이어서 그런 것인가요? 황토색 짙은 노래 몇 곡 더 준비하고 있습니다. 부모님의 한없는 사랑에 대한 노래를 한번 불러보고 싶습니다.” “꿈 있다면 나이와 관계없이 도전이 중요사람들 알아보지 못하지만 만족하고 행복해이런 것이 성공…돈 많이 벌어야 성공인가?”- 40대 후반에 나의 길을 찾아간다는 게 쉽지 않다. “자신이 잘할 수 있고, 좋아하는 꿈이 있다면 나이와 관계없이 도전해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살아 있을 때 하는 것이지, 나이가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말하고 싶어요. 저도 40대 후반, 정신적으로 경제적으로 정말 어려울 때 시작했지만 그런 저를 칭찬해주고 싶습니다. 사람들이 저를 알아보지 못하지만 그래도 지금 만족하고 행복합니다. 한 번씩 봉사활동으로 어려운 사람들에게 제 노래도 들려줄 수 있고 …. 이런 것이 성공이지, 많은 사람이 알아보고 돈을 많이 벌어야만 성공인가요. 체력이 다할 때까지 계속 할 겁니다.” 글·사진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다뉴브강서 한국인 추정 시신 1구 수습…사망자 12명 신원 확인

    다뉴브강서 한국인 추정 시신 1구 수습…사망자 12명 신원 확인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의 유람선 침몰사고 현장에서 5일 오전 9시 21분쯤(현지시간) 한국인으로 추정되는 시신 1구를 추가로 수습했다. 정부 합동신속대응팀은 이날 아침 헝가리 측 잠수사가 선체 인양을 준비하던 중 선미 유리창 부근에서 한국인으로 보이는 남성 시신 1구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지금은 병원에서 신원 확인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남성의 신원까지 확인되면 사망자 수는 13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현재 신원이 확인된 사망자는 12명이며 실종자는 14명이다. 지난 3~4일 이틀 연달아 수습된 시신 5구는 한국-헝가리 합동감식팀에 의해 모두 한국인으로 확인됐다. 침몰 당시 허블레아니호에는 한국인 33명과 헝가리인 2명, 총 35명이 타고 있었다. 한국과 헝가리 당국은 5일부터 인양 준비를 위한 잠수 작업에 들어갔다. 그러나 선체 주변에서 실종자 수색도 계속 병행할 방침이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1급 살인 용의자 실수로 석방한 美 당국…부랴부랴 수배

    1급 살인 용의자 실수로 석방한 美 당국…부랴부랴 수배

    1급 살인 혐의를 받고 있는 용의자가 실수로 풀려나는 어이없는 사건이 발생했다. CNN 등은 4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 법무부가 잘못 석방된 살인 용의자를 쫓고 있다고 보도했다. 에릭 알렉산더 베일 주니어(28)는 지난 1월 29일 살인 혐의로 구속 수감됐다. 베일은 지난해 10월 플로리다주 브라우어드 카운티에서 공범과 함께 트럭을 몰고 가다 다른 차에 타고 있던 20대 남성을 총으로 쏴 살해했다. 플로리다 검찰은 베일에게 2급 살인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으나 플로리다 대배심은 그의 잔인한 범행 수법을 들어 1급 살인 혐의를 적용하고 보석 없는 구금을 명령했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베일은 지난달 30일 석방돼 유유히 구치소를 빠져나갔다. 현지언론은 대배심 판결에 따라 애초 베일에게 적용됐던 2급 살인 혐의를 기각하고 다시 1급 살인 혐의를 적용해 기소하는 과정에서 법무부와 브라우어드 보안관 사무실 사이에 혼선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브라우어드 보안관 사무실 측은 “지난 30일 베일의 2급 살인 혐의가 기각됐다는 통보를 받고 곧바로 그를 석방했다”고 밝혔다. 케일라 콘세프시온 보안관 대변인은 “수감자 석방은 사법부의 지시에 따라 진행된다”면서 “재판과 관련된 필수 당사자와의 소통 등 모든 책임은 법원에 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보안관 사무실 측은 베일의 2급 살인 혐의가 기각됐다는 서류 외에 그 어떤 지시도 받지 못했기 때문에 절차에 따라 석방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검찰 측은 베일의 2급 살인 혐의는 기각되었으나 1급 살인 혐의를 적용해 구금한다는 내용의 서류를 전달했다며 발끈했다. 폴라 맥마흔 검찰 대변인은 “베일은 지난달 9일 1급 살인 혐의로 기소되었다. 보안관실에서 어떻게 그 사실을 몰랐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서 “보안관실에 1급 살인 혐의로 베일을 계속 구금한다는 통보서를 발송했다”고 주장했다. 사법당국이 서로 책임을 떠넘기기에 급급한 사이 끔찍한 살인을 저지르고도 풀려난 베일은 현재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플로리다 법무부와 브라우어드 카운티 보안관 사무소는 일단 베일을 다시 체포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베일의 변호를 맡았던 국선 변호인 역시 베일이 석방된 후 모든 연락이 두절됐다고 밝혀 그의 소재를 파악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베일의 할머니 주디 맥고완 역시 CNN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금요일 아침 식사 이후로 베일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다만 “유죄가 입증되기 전까지 손자는 무죄”라며 베일에게 쏟아지는 언론의 관심을 경계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아침마당’ 백승일, 40kg 감량 고백 “씨름→가수, 제2의 인생”

    ‘아침마당’ 백승일, 40kg 감량 고백 “씨름→가수, 제2의 인생”

    천하장사 출신 백승일이 가수를 준비하며 무려 40kg을 감량했다고 고백했다. 5일 오전 방송된 KBS1 교양프로그램 ‘아침마당’의 ‘도전! 꿈의 무대’ 코너에는 방송인 김혜영, 코미디언 황기순, 트로트 가수 현숙이 패널로 함께했다. 이날 방송에는 전 씨름선수에서 트로트 가수로 변신한 백승일이 출연해 나훈아의 ‘어매’를 열창했다. 이에 현숙은 “씨름판에서 포효했던 울림통이 가요계에서도 빛을 발할 것 같다”고 극찬했다. 또 백승일은 “가수를 준비하려고 40kg을 뺐다”며 “현재 120kg이다”라고 밝혀 놀라움을 자아냈다. 백승일은 K1 격투기 선수와 가수 제의가 동시에 들어왔을 때 격투기 선수 제의에 많이 흔들렸다며 “격투기 선수 계약금이 어마어마했다. 큰 돈을 보니 흔들리긴 하더라. 근데 아마 격투기 선수를 했으면 맞아 죽지 않았을까”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예전부터 가수가 꿈이었다. ‘샅바를 놓으면 마이크 한 번 잡아야지’라는 생각을 해왔다”며 격투기 선수 제의를 거절한 이유를 밝혔다. 1993년 씨름 프로선수로 데뷔한 백승일은 천하장사 4회, 백두장사 9회를 석권하며 씨름 역사의 한 획을 그었다. 이후 백승일은 2006년 세미 트로트곡 ‘나니까’를 발표하며 트로트 가수로 변신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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