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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솔비, 300평 카페 공개 “일매출 3만원”

    솔비, 300평 카페 공개 “일매출 3만원”

    Mnet ‘니가 알던 내가 아냐 V2’에 출연한 솔비가 예측불가 엉뚱美로 가득 찬 일상을 공개했다. 4일 방송에서는 아트테이너와 예능인을 넘나들며 활약하고 있는 솔비가 게스트로 출연, 그의 최측근 관계자 장동민, 슬리피, 줄리안, 안젤리나가 그의 일상 행동 맞추기에 도전했다. 솔비는 일상 VCR을 통해 300평 규모의 넓은 공간, 분위기 있는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작업실 겸 카페를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솔비는 간장게장 집을 개조해 만들었다면서 “카페, 작업실, 테라스가 다 있다”고 소개했다. 솔비는 카페를 담당하는 대표와 매출에 대해 이야기 나누기도 했다. 솔비는 “카페 매출 현황은 어떤가?”라고 물었고 카페 대표는 “사실 아직도 적자다”고 토로했다. “최저 일매출은 어느 정도인가?”라고 묻자 카페 대표는 “3만원이었다. 겨울에는 아예 손님이 없는 날도 있었다”고 답해 안쓰러움을 자아냈다. 이날 테라스에 설치된 텐트에서 기상한 솔비는 아침부터 대표, 실장에게 영상 통화를 걸어 사회문제에 대한 진지한 질문을 던지는 엉뚱한 모습으로 웃음을 유발했다. 첫 번째 문제는 영상 통화 도중 화면이 나오지 않자 솔비가 보인 행동을 맞추는 것이었다. 관계자 팀, 비관계자 팀은 각각 예술가인 솔비가 가벼운 행동을 했을 리 없다며 비교적 무난한 답변을 선택했으나, 솔비는 돌고래 소리를 내는 4차원 행동으로 모두의 예상을 뒤엎어버렸다. 두 번째로, 솔비가 카페의 번창을 기원하며 그린 작품을 가지고 어떤 행동을 했을지 문제가 제시됐다. 관계자 팀은 기쁨의 댄스를 췄을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비관계자 팀 이상민은 “(솔비의 사고 회로를 따라가보면) 패턴이 있다”며 정답인 ‘산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며 “기운아 담겨라”라고 외친다’를 선택해 넘사벽의 촉을 드러냈다. 이어서 국제학교 어린이들과 미술 활동을 하던 솔비가 그림을 보고 “하늘 같지 않다”는 돌직구를 날린 어린이에게 어떤 반응을 보였을지 맞추는 문제가 등장했다. 추리력에 불이 붙은 이상민은 앞선 솔비의 행동을 토대로 솔비가 아이들의 말에 긍정적인 답을 제시하는 경향이 있다며 ‘“나는 하늘처럼 느껴져”라고 주장한다’는 선택지를 골랐고 이 것 역시 정답이었다. 아이들이 신발을 벗고 캔버스 중앙에서도 그림을 그리자는 솔비의 말을 듣지 않는 상황에서 그의 다음 행동을 예측하는 문제가 나오자 관계자 팀의 장동민은 “‘솔선수범하여 직접 신발을 벗고 안으로 들어간다’가 답이 아닐 경우 제작진, 출연진 전체에게 커피를 사겠다”고 호언장담했다. 장동민의 추리는 보란 듯이 적중했고 관계자 팀도 역전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이 날의 하이라이트는 솔비의 소개팅이었다. 훈훈한 외모의 연하남과 소개팅 중 타로 카드 점을 봐주며 “여자친구가 곧 생길 것”이라고 말하거나 “닭볶음 탕처럼 내 볼도 빨갛다”며 즉석에서 시를 읊는 등 예측 불가한 사차원 매력을 발산했다. 솔비의 남사친 관계자 장동민은 소개팅을 보며 유독 발끈하고 폭풍 질투하는 모습으로 묘한 삼각관계를 만들어 폭소를 자아냈다. 퀴즈 대결 최종 결과는 비관계자 팀 100만원, 관계자 팀 90만원으로 비관계자 팀의 승리였다. 한편 다음 주 방송에서는 AB6IX 이대휘가 게스트로 등장, 헤이즈, 아이즈원 이채연, 박소현, 유선호 등 초특급 관계자들이 예측 게임을 벌일 것으로 예고돼 기대감을 높였다. ‘니가 알던 내가 아냐 V2’는 주인공의 일상 영상을 관찰하고 그의 최측근 관계자(관계자 팀)들과 그와 일면식이 없는 패널단(비관계자 팀)이 팀을 나눠 주인공의 행동과 관련된 퀴즈를 맞히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매주 목요일 저녁 8시 Mnet에서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윤창호법이 바꾼 출근길…아침 대리운전 2배 증가

    윤창호법이 바꾼 출근길…아침 대리운전 2배 증가

    음주운전 단속기준을 강화한 윤창호법이 시행된 이후 아침 출근길 대리운전 호출이 2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술이 덜 깬 상태에서 운전하는 이른바 ‘숙취운전’을 피하려는 운전자가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 5일 카카오모빌리티에 따르면 지난 1일 오전 6시~10시 기준 카카오 대리운전 호출 건수는 지난달 3일 같은 시간대보다 106% 늘어났다. 7월 2일에도 아침 시간대 대리운전 호출이 6월 4일 대비 85% 증가를 기록했다. 지난달 25일 윤창호법 시행 이후 음주운전 단속기준 강화로 술을 마신 다음 날 아침에 단속되는 숙취운전 사례가 널리 알려지자 출근길에도 대리운전을 부르는 사례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윤창호법 시행 일주일 동안 오전 6∼8시 음주운전 적발 사례가 약 2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대리운전 호출 증가에 대해 “음주운전 단속기준이 강화된 데 따른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면서도 “숙취운전 염려로 아침에도 대리운전을 이용하려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단오절/蒼氓人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단오절/蒼氓人

    단오절 / 蒼氓人 쟁피 저린 향근 물에기름머리 공단스리 빗고자지댕기 궁둥이로 단장한安東땅이 본인 감나무집 처녀사야 달이 없어도 강둑에 나서면무지개다리 밟던 노래 못 잊대면서거네 뛰는 얘기를 곧잘 했다 갈밭같이 헝클어진 머리가쟁피도 궁둥이도 소용이 없어米軍이 간대는 소문만 노심이 되어괴니 서글퍼진 빰빵 가스내사야 요즘은 찦도 퍽 적어졌드라 얘 아이참그것이 무슨 대단한 이야기처럼 종알대곤느티나무 그늘에 앉아들 하폄만 뿜는다 ****************** 단기 4282년(1949년) 10월 육성사에서 출간된 시집 ‘잠자리’에 수록된 시다. 지은이 창맹인은 누구인지 알 수 없다. 시에서는 단오날 창포 대신 쟁피(젠피) 잎에 머리를 감는다. 지리산 자락에 사는 사람들은 추어탕이나 장어탕 먹을 때, 김치를 담글 때 젠피를 넣는다. 해방된 후 우리나라에서 미군의 인기가 크게 좋았다. 시골 아가씨들은 미군이 돌아간다고 노심초사한다. 나라를 해방시켜 주었으니 감사한 마음 크지 않겠는가. 자지댕기는 자줏빛 댕기, 거네는 그네, 빰빵 가스내는 뺨이 통통하고 복슬복슬한 가스내로 읽으면 될 것이다. 2차 대전 직후 미국과 미군은 착하고 순정했던 것 같다. 그 시절의 미국이 그립다. 곽재구 시인
  • 아동·청소년 ‘건강증진학교’ 시범 운영

    서울 금천구가 아동·청소년의 건강한 성장을 위한 토대 마련에 앞장선다. 금천구는 지난달부터 오는 10월까지 서울형 건강증진학교 시범 운영에 나섰다고 4일 밝혔다. 가산초등학교와 정심초등학교 2곳의 전교생 약 600명이 대상이다. 서울형 건강증진학교는 전국 최초로 학교와 가정, 지역사회가 협력하는 청소년 비만 예방 통합 시스템이다. 금천구의 서울형 건강증진학교에서는 아침 건강식을 제공하고 간단한 신체활동을 지도하는 아침건강교실을 비롯해 개인별 비만도 및 건강체력평가와 상담, 학생 통합건강증진 활동 등 청소년 비만을 예방하고 건강한 성장을 유도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학부모 및 교직원이 참여하는 건강관리 프로그램과 여름방학 기간 건강집중관리 등도 지원한다. 금천구는 원활한 사업 진행을 위해 학교별로 전담 코디 1명과 지역 주민들로 구성된 신체활동리더 6명을 배치했다. 향후 비만, 체력, 영양 등 건강 관련 지표와 설문조사 결과를 분석해 청소년 건강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하고, 체계적이고 확산 가능한 표준화 모형을 만들어 나갈 방침이다. 유성훈 금천구청장은 “보건복지부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청소년 비만율이 2007년 5.6%에서 지난해 10.1%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면서 “청소년 비만은 성장과 건강에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이를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의붓아들 의문사 조사에 입여는 고유정

    의붓아들 의문사 조사에 입여는 고유정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고유정(36)의 의붓아들 의문사 사건을 수사 중인 청주 상당경찰서가 4일 제주를 방문해 고씨를 조사했다. 지난 1일에 이어 두번째다. 이번 조사를 통해 의문 투성이인 의붓아들의 사망원인이 밝혀질지 주목된다. 상당서는 이날 오전 수사관 8명을 제주교도소로 보내 고씨 조사를 벌였다. 상당서 수사관들은 5일에도 제주에서 고씨 조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고씨는 진술을 거부하지 않고 수사에 임하고 있다”며 “조사내용 등은 수사가 진행중이라 밝힐수 없다”고 말했다.경찰은 고씨 조사가 마무리되면 그의 현 남편 A(37)씨가 주장한 내용 등을 면밀히 분석할 방침이다. 앞서 경찰은 제주경찰에서 넘겨받은 고씨 휴대전화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분석했다. 분석결과에 대해서는 입을 닫고 있다. A씨는 “고씨가 아들을 살해한 것 같다”며 지난달 13일 제주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한 상태다. 이 고소장에 수사에 크게 도움이 될만한 내용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아들과 같은 방에서 잠을 잔 A씨의 거짓말탐지기 반응이 ‘거짓’이 나온 점 등을 근거로 고씨와 A씨를 모두 용의선상에 올려놓고 있다. A씨의 친아들이자 고씨 의붓아들인 B(4)군은 지난 3월 2일 오전 10시 10분쯤 청주시 상당구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집에는 고씨 부부뿐이었다. A씨는 당시 경찰 조사에서 “아침에 일어나 보니 함께 잠을 잔 아들이 숨져 있었다. 아내는 다른 방에서 잤다”고 진술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결과 B군 사인은 질식사로 추정됐다. 외상이나 장기 손상 등은 발견되지 않았다. 제주도 할머니 집에서 지내던 B군은 부모와 살기위해 지난 2월28일 청주로 올라왔다가 이틀만에 숨졌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고주원♥김보미, 제주도 동침→침대 데이트 ‘거침없는 연애’

    고주원♥김보미, 제주도 동침→침대 데이트 ‘거침없는 연애’

    고주원, 김보미가 제주도에 이은 두 번째 침실 데이트로, 여름밤을 후끈 달굴 ‘17금 으른데이트’를 선보인다. TV조선 연애 리얼리티 ‘연애의 맛2’는 사랑을 잊고 지내던 대한민국 대표 싱글들이 그들이 꼽은 이상형과 가상이 아닌, 현실 연애를 경험하며 설렘을 전하는 신개념 연애 리얼리티. 이필모-서수연의 결혼 이후 고주원-김보미, 오창석-이채은, 이형철-신주리, 숙행-이종현 등 각양각색 커플들이 진정성 있는 연애를 선보이며 ‘연애 맛집’의 명성을 증명하고 있다. 지난 27일 방송된 6회분에서는 제주도 동침 이후 첫 아침을 맞이한 ‘보고 커플’ 고주원-김보미가 이전과는 달리 연애 속도에 불을 붙이는 모습이 담겼다. 고주원은 김보미에게 서프라이즈로 목걸이를 선물해 김보미를 감동케 했고, 한강 데이트를 즐기던 중 김보미의 어깨를 감싸 안고 손을 꼭 잡는 등 거침없는 직진 행보를 보여 보는 이들을 심쿵하게 했다. 4일 방송되는 ‘연애의 맛’에서도 김보미를 향한 고주원의 돌직구 애정 공세가 이어져 안방극장을 핑크빛 설렘으로 물들인다. 고주원이 신입사원으로 쉴 새 없이 일하는 김보미의 피로를 풀어주기 위해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수제 맞춤 구두 제작에 나선 상황. 고주원은 구두를 만들기 전 발 사이즈를 재기 위해 자연스럽게 김보미의 발을 감쌌고, 김보미는 전혀 예상치 못한 ‘발킨십’에 심장이 터질 듯 빨개진 얼굴로 잔뜩 긴장된 모습을 보였다. 고주원이 성공적으로 수제 맞춤 구두를 완성시켜 김보미를 ‘한여름의 봄데렐라’로 탄생시켜줄 수 있을지,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날 방송에서는 제주도 동침 이후 자꾸만 아슬아슬해지는 ‘보고 커플’의 야릇한 침대 데이트도 펼쳐진다. 고주원이 평소 면역력이 약해 감기에 자주 걸리는 김보미를 데리고 한의원으로 향했던 터. 하지만 김보미의 피로를 위해 찾은 한의원에서 도리어 고주원이 “몸이 너무 말라 양기가 부족해질 수 있다”는 청천벽력 같은 진단을 받게 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이어 진료 후 고주원과 김보미가 약침을 맞기 위해 치료실 침대에 나란히 눕게 된 것. 숨소리마저 닿을 듯 커튼 하나를 사이에 두고 가깝게 밀착된 둘 사이에 맴도는 아찔한 기운이 보는 사람의 심장마저 쿵쿵대게 할 예정이다. 제작진은 “고주원 김보미 커플이 제주도 동침 이후 서로에게 성큼 가까워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상남자로 변모한 고주원의 돌직구 연애 행보에 김보미의 심쿵 반응이 이어지면서 보는 제작진마저 심장을 두근거리게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TV조선 ‘연애의 맛2’는 4일 오후 11시에 방송된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윤소하, ‘흉기 택배’에 “저열한 정치현실…내가 미안했다”

    윤소하, ‘흉기 택배’에 “저열한 정치현실…내가 미안했다”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가 4일 ‘흉기 택배’ 배달 사건과 관련해 “(택배를 보낸) 그분을 미워하기에 앞서 결국 대한민국의 저열한 정치 현실이 이런 것들을 낳고 있다고 본다”며 “제가 오히려 미안했다”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BBS 라디오 ‘이상휘의 아침 저널’에 출연해 “개인 일탈로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며 “결국 비정상적인 정치세력들의 막말 퍼레이드, 박근혜 사면론까지 펼치는 과거로 회기 책동의 과정에서 벌어지고 있는 저열한 정치 행태에서 이런 일까지도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의당은 경찰에 신속한 수사를 촉구했다. 정호진 정의당 대변인은 전날 논평을 통해 “윤 원내대표를 겨냥한 명백한 백색테러로 묵과할 수 없는 범죄”라며 “더는 백색테러가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강력한 수사를 거듭 당부한다”고 밝혔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이번 사건에 대해 한민수 대변인을 통해 “한국사회와 의회주의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라고 비판했다. 문 의장은 “매우 충격적이고 참담함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 특히 국민이 선출한 국회의원을 협박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전 행위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당국의 철저하고 신속한 수사를 촉구했다. 윤 원내대표를 겨냥한 택배는 전날 오후 6시쯤 윤 의원실에서 발견됐다. 택배 상자 안에는 흉기와 부패한 새 사체, 협박편지가 담겨 있었다. 발신인은 편지에서 자신을 ‘태극기 자결단’이라고 밝혔다. 그는 ‘너는 우리 사정권에 있다’는 협박성 메시지를 함께 넣었다. 경찰은 택배를 수거해 발신인 추적에 나서는 등 수사에 착수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황규관의 고동소리] 아기 흰뺨검둥오리가 태어났어요

    [황규관의 고동소리] 아기 흰뺨검둥오리가 태어났어요

    출근길에 다리를 건너면서 어떤 습관이 생겼다. 먼저 냇물의 상류 쪽을 바라보며 간밤에 물길이 얼마나 더 휘어졌는지 어쨌는지 확인하는데 비가 내린 다음날은 더 그런다. 그다음에는 오래전에 생긴 건너편 쪽의 섬을 본다. 그 섬은 냇물의 수량이 줄어든 틈을 타서 퇴적된 모래에 이끼 같은 것들이 푸르스름하게 번식하다 어느새 풀이 나고, 언제인가부터는 갈대까지 자라서 이제는 제법 큰 ‘하중도’가 됐다. 그 때문에 냇물의 허리는 한 번 더 잘록하게 휘고 말았다. 이렇게 해서 안양천은 금천교를 중심으로 해서 위아래로 S자로 흐르는 구간을 가지게 됐다. 백로과 새들이 천천히 노닐다가 때로는 붕어 같은 것들을 사냥하기도 한다. 나는 아직 보지 못했지만 민물게를 본 사람도 있다. 금천교 아래는 나름 여울목이어서 수초가 풍성하다. 그 때문인지 예전에는 철새였으나 이제는 동네 식구가 돼 버린 흰뺨검둥오리가 물질을 하다가 그 수초 더미에 머리뿐만 아니라 몸도 반나마 처박기도 한다. 4월 즈음 되면 적지 않은 잉어들이 나타나 한동안 다리를 건너던 사람들의 눈길을 붙들고 발길도 종종 멈추게 한다. 덩치 때문인지 백로과 새들은 잉어들을 어쩌지 못하고, 흰뺨검둥오리들은 아예 친구 사이처럼 보인다. 물론 겨울철에는 쇠오리들도 찾아오고 교각에는 비둘기들이 사는지 가끔 비둘기들이 떼를 지어 날아오른다. 언젠가 한번은 비둘기 새끼를 사냥한 까마귀를 본 적이 있다. 억새와 풀이 우거진 섬 바로 옆의 천변에 금천구청은 몇 년 전에 물놀이 시설을 만들었다. 그것은 한여름 며칠 빼고는 그냥 우두커니 서 있는데, 그럴 때 보면 참 맹추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마음이 별로 좋지 않았으나 인근의 어린이들이 마땅히 물놀이할 데가 없대서 조금 누그러뜨렸다. 그런데 문제는 작년 여름에 벌어졌다. 출근길에 보니 아침부터 중장비가 그 섬에 들어가 갈대들과 풀밭을 마구 파헤치는 것이었다. 금천구청에 항의하니 아이들을 데리고 물놀이하는 시민들이 그 섬에서 냄새가 난다고 해서 물놀이 시설 개장 전에 부득이하게 그랬다는 것이다. 그 섬에 우거진 갈대가 안양천에 무슨 역할을 하는지 모르느냐고, 또 우거진 풀밭에 사람이 모르는 무엇이 있을지 생각은 해봤느냐고 화를 냈더니 어차피 여름이 지나면 복원이 될 테니 괜찮다는 답이 돌아왔다. 어쨌든 작년에는 그렇게 내가 졌다. 그 덕(?)에 한참을 파헤쳐진 섬을 바라보면서 속이 상했었다. 올해 봄이 되자 그 섬은 다시 예전의 모습을 되찾았고, 내 눈으로는 갈대들이 한 발 한 발 냇물 쪽으로 걸어 들어오고 있는 게 보였다. 이것은 안양천 수량이 해가 갈수록 줄어든다는 이야기도 돼서 우울한 모습이기도 했다. 7~8년 전까지만 해도 안양천은 장마나 태풍 또는 폭우로 물이 불다 줄다를 반복하면서 섬들이 사라졌다 나타났다 하는 야생 상태였다. 불었던 물이 수그러들면서 오도 가도 못 하게 된 모래와 이런저런 것들이 모여서 이끼를 키우고 풀씨에게 자리를 내주곤 했던 것이다. 그러다가 다시 물이 불면 어쩔 수 없이 자라난 풀들의 허리가 꺾이고 상류에서 물에 끌려 내려온 것들에 파묻히고 마는 쟁투가 되풀이됐다. 이제 안양천은 그 역동성을 상실하고 조용한 냇물이 됐다. 어쩌면 물길의 시작인 관악산도 분명히 조금씩 말라 가고 있을 것이다. 나는 출퇴근길에 안양천을 보면서 우리가 사는 지구가 빠르게 안 좋아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엊그제 출근하다가 처음으로 마주한 광경이 있었는데, 그것은 흰뺨검둥오리네 가족을 본 것이다. 축구장 크기만 한 섬과 물놀이 시설이 있는 천변 사이로 약간의 물이 흐르는데, 그것은 조금 위쪽에서 갈라진 냇물 중 소수파들이 흐르는 물길이다. 거기에서 어미 오리 한 마리와 새끼 오리 다섯 마리가 오종종하니 놀고 있는 것이었다. 나는 발길을 멈추고 그 녀석들을 한참이나 바라봤다. 새끼는 어미보다 조금 더 짙은 갈색인데, 약간 어두운 빛깔도 가진 것 같았다. 그 모습을 보자 요즈음 내 가슴속에 가득 차 있던 먹구름이 사라지고 가슴이 두근댔다. 나는 급히 금천구청 환경과에 전화를 했다. 아기 흰뺨검둥오리들이 태어났으니 올여름에는 그 섬에 포클레인 삽날을 대지 말라고.
  • [세종로의 아침] “서울대 경제학과, 반성해!”/최광숙 정책뉴스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서울대 경제학과, 반성해!”/최광숙 정책뉴스부 선임기자

    “당신 서울대 경제학과 나왔지? 그럼 반성해!” 한 민간 연구기관 연구원이 몇 달 전 지인에게 들은 얘기라며 전해 준 얘기다. 우리 경제가 처한 엄중함을 초래한 이들이 바로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 인사들이라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주창자인 홍장표 전 경제수석을 필두로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이 유난히 많은 것이 사실이다. 최근 임명된 김상조 정책실장과 이호승 경제수석도 서울대 경제학과 동문이다.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특정 학맥 운운하느냐고 힐난할지 모르겠지만, 그만큼 정부 경제정책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냉정하다. 오죽하면 그 주역들의 출신 학교 및 학과까지 들먹이면서 비판하겠는가. 겉으로는 특정 학맥의 약진으로 보일지 모르겠지만 그 이면은 결국 ‘코드 인사’, ‘회전문 인사’다. 대통령이 자신의 국정 철학을 공유한 이들을 기용하는 것을 나무랄 수는 없다. 보수·진보 가릴 것 없이 어느 정권에서나 볼 수 있는 현상이다. 미국 등 선진국도 예외가 아니다. 미국의 경우 아들 부시 대통령은 아버지 부시 대통령 밑에서 일했던 딕 체니 부통령, 콜린 파월 국방장관,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 등을 중용하기도 했다. 다른 나라도 그랬으니 문제가 없다는 게 아니다. ‘내 사람’이라도 ‘능력 있는 사람’을 기용하라는 것이다. 능력이 출중하면 국가를 위해 어느 자리든 돌려 써도 뭐라 하지 않는다. 하지만 성과를 내지 못한 이들이라면 충성심과 오랜 인연을 뒤로 물리고 정책 실패에 대해 응분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것이 ‘책임 정치’다. 한국 경제는 그동안 경험해 보지 못한 극심한 침체 위기를 맞고 있다.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을 비롯, 외국 유명 신용평가사들의 한국 경제에 대한 부정적 전망은 단지 ‘대통령 사람’이라는 이유로 주요 포스트를 지키고 있을 상황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 준다. 20여년 전 IMF 사태나 2008년 금융위기 때나 들어 보았을 마이너스 성장 지표가 국민의 뒷골을 서늘하게 한다. 더구나 미중 간 사활을 건 무역전쟁이나 한국 대법원의 징용 피해 판결에 반발한 일본의 반도체 수출 제한 보복 사태에 직면하면서 한국 경제는 생사의 갈림길을 넘나들고 있다. 한가하게 ‘회전문 인사’, ‘코드 인사’ 논란으로 정치적 논쟁을 벌일 여유가 없는 것이다. 그런데도 느닷없이 다음달 개각에서 조국 민정수석의 법무부 장관 기용설이 나왔다. 역대급 인사 참사 등으로 이미 실력이 바닥을 드러냈는데도 장관으로 영전을 시킨다는 것은 ‘벌 대신 상을 주는 격’이다. 여권 내에서도 “조 수석이 인사청문회에 서면 그 과정에서 또 다른 논란거리로 정부와 여당에 상처를 입힐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사실상 경질된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후임으로 거론되는 것도 이해할 수 없다. 왜 업무 수행에서 치명적 약점이 드러난 이들이 주요 자리에 다시 거론되나. ‘재벌 저격수’인 김상조 정책실장에게 공정거래위원장도 모자라 정부 정책의 총괄역을 맡긴 것에 대해서도 우려가 많다. 집권 실세들이 끼리끼리 자리를 나눠 먹는 ‘권력의 연대’를 깨야 위기에 처한 경제를 살릴 수 있다. bori@seoul.co.kr
  • [흥미진진 견문기] 서울광장 터 만들며 고종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흥미진진 견문기] 서울광장 터 만들며 고종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금방이라도 비가 내릴 것 같은 토요일 아침 서대문역에 도착했다. 미리 보내준 영화 ‘서울의 휴일’을 봤는데 좀 어색하고 어설펐다. 그런데 출발할 때 김은선 해설사가 영화의 처음 부분을 시연해 줬는데, 그때 갑자기 영화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 그리고 영화 속에 나온 거리와 건물을 보며 걸으니 시공간을 오가는 묘한 재미가 있었다. ‘서울의 휴일’에서 덕수궁길은 살인사건의 용의자가 탄 검은색 세단이 달려간 길이었다. 6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로 달라지지 않은 덕수궁 돌담길이 신기하기만 했다. 일행은 명성황후 시해사건 이후 고종이 러시아공사관으로 거처를 옮길 때 사용한 ‘고종의 길’ 반대편으로 걸었다. 이 길은 2년 전까지만 해도 영국대사관에 의해 막혀 있던 길이었다. 덕수궁길이 59년 만에 온전히 이어졌다. 미래유산인 세실극장이 우리를 반겼다. 지금은 서울시가 인수해 장기 임대를 주는 형식으로 운영된다고 한다. 시의 ‘문화재생’ 정책 덕분에 건축가 김중업의 작품으로 공연과 민주화의 역사를 간직한 세실극장을 계속 볼 수 있다고 생각하니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서울광장에 들어섰더니 비는 오지 않았지만 광장 안의 잔디는 촉촉했다. 잘 다듬어진 잔디밭을 걸으니 발에 닿는 감촉이 발걸음을 흥겹게 했다. 그동안 수많은 일이 있었던 서울광장의 터를 조성한 사람은 고종 황제라고 한다. 비운의 황제는 이 터를 조성하면서 어떤 생각을 했을까. 그분의 혜안 덕분에 민주화의 상징이 된 이곳에서 지금 흥겹게 걸을 수 있다고 생각하자 황제의 사랑을 받는 기분이 들었다. 서울미래유산인 서울광장을 지나 황궁우를 만났다. 환구단 자리엔 조선호텔이 들어서 있었다. 영화 속에서 남편인 송 기자를 기다리는 아내 남희원이 맥주를 마시는데 그 장면에서 황궁우가 살짝 보인다. 조선호텔을 지나 상동교회에서 길을 건너 남대문시장을 통과하니 숭례문이 우리를 반겼다. 숭례문이 보이는 곳에서 해설사는 영화의 마지막 스토리를 들려줬다. 흥미롭고 귀중한 시간이었다. 박정아 교육학 박사·숭실대 초빙교수
  • 운동복 입고 출근길 소통… 골목길 돌며 쓰레기 촬영

    운동복 입고 출근길 소통… 골목길 돌며 쓰레기 촬영

    지난달 24일 오전 5시 50분 서울 중구 황학동 중앙시장 입구 새마을금고 앞. 트레이닝복에 운동화 차림을 하고 배낭을 둘러맨 중년 남성이 바쁜 걸음을 재촉하며 다가왔다. 그 주인공은 바로 서양호 중구청장. 그는 기자에게 반갑게 인사하며 “이렇게 아침마다 주민들을 만나기 위해 지역 곳곳을 둘러본 뒤 출근하는 생활을 4개월째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 구청장이 중앙시장에서 “주말 잘 쉬셨어요?”하고 상인들에게 반갑게 인사를 건네자, 상인들은 “음료수라도 드시고 가세요”라며 서 구청장을 잡아끌었다. 이처럼 매일 아침마다 지역 주민들을 만나 현장에서만 들을 수 있는 민원들을 듣고 해결책을 강구한다고 한다. 중앙시장에서 26년째 유통업을 하는 이정화(50)씨는 “선거 때만 얼굴을 내미는 다른 구청장들과 달리 매일 아침마다 주민들과 소통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고 말했다. 서 구청장은 이날 동네 골목골목을 훑으면서 무단투기한 쓰레기봉투들과 불법 적치물들을 연신 카메라에 담았다. 그는 “매일 아침 현장을 사진으로 찍어서 구청 담당자들과 동장들에게 보낸다”면서 “꾸준히 지적한 결과 쓰레기와 불법 적치물들이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이런 식으로 지역을 돌고 구청에 도착하니 꼬박 한 시간 반이 걸렸다. 서 구청장은 “아침마다 지역 주민들과 소통하는 일은 임기 내내 계속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아이가 미래다… ‘교육 직영 3종 세트’로 살고 싶은 중구 만들 것”

    “아이가 미래다… ‘교육 직영 3종 세트’로 살고 싶은 중구 만들 것”

    “아이 키우기 힘들어서 구를 떠나는 주민이 없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서양호 서울 중구청장은 지난달 24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취임 후 구청장이 책임지고 추진해야 하는 전략과제의 청사진을 구체화하는 시간들로 바쁘게 보냈다”면서 “‘미래를 위한 투자’를 통해 돌봄과 교육 문제를 획기적으로 해결해 아이 키우기 좋은 중구를 만들어가는 데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서 구청장은 지난 2월부터 매일 아침 동네 골목을 걸으면서 주민들과 소통한 뒤 출근하는 생활을 꾸준히 반복하고 있다. 서 구청장은 “현장에서 주민들을 만나면서 선거 때의 초심이 흐트러지지는 않았는지 마음을 다잡고 있다”면서 “지방자치단체에서 노인빈곤 문제에 대한 새로운 논쟁을 촉발한 게 가장 큰 성과”라고 자평했다. 다음은 일문일답.-2018년 임기를 시작한 지 1주년이 됐다. “구청장은 전략과제를 위한 비전이 있어야 하고 일상적인 주민 불편사항도 해결해야 한다. 쓰레기 무단투기, 청소, 주차, 공원관리 등 눈에 보이는 사소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큰 전략과제 해결을 위한 힘이 생긴다고 생각한다. 주민들의 동의와 신뢰를 바탕으로 전략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1년간 가장 큰 성과를 꼽는다면. “중구 인구는 12만 5000여명으로 서울 25개 자치구 중에서 가장 적다. 하지만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율은 서울 자치구 평균(13.8%)보다 높은 17.4%다. 85세 이상 초고령층과 독거노인의 빈곤율도 서울에서 가장 높다. 이에 어르신 공로수당을 만들었는데 어르신들이 피부로 느끼는 만족도가 높고 반응도 좋다. 공로수당은 지역 내에서만 사용 가능한 카드 형식의 지역화폐로, 지난 2월 25일부터 65세 이상 기초연금 대상자와 기초생활수급자 1만 1000여명에게 매달 10만원씩 지급하고 있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를 제외한 전통시장이나 일반상점에서만 사용이 가능해 골목상권 활성화와 자영업자 매출 증대에도 도움이 된다.”-올해 들어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은. “중구는 젊은층 인구 유입이 점차 줄어들 뿐 아니라 지역 내 사는 사람들도 떠나고 있다. 낡은 주택 문제와 열악한 교육 환경 때문이다. 이에 학교 안 돌봄교실의 구 직영화, 국공립어린이집 구 직영화, 중고생을 위한 구 직영 진학상담 센터 등 이른바 ‘교육 3종 세트’를 실천할 계획이다. 우선 오후 5시까지인 초등학교 돌봄교실을 구 직영으로 바꿔 밤 8시까지 늘리고자 한다. 두 번째로 국공립어린이집도 순차적으로 구 직영으로 바꿀 것이다. 재임 기간 24곳 중 18곳을 구 직영으로 전환하려고 한다. 특히 현장활동비 등 학부모들의 추가 분담금이 많은데 올해 현장활동비의 50%를 구가 부담하기로 했다. 2021년까지 현장활동비의 100%를 구가 부담하는 게 목표다. 마지막으로 지난 3월에 중고생들의 진학과 진로탐색을 돕기 위해 구 직영 진학상담센터를 열었다. 내년에는 보육부터 진학상담까지 총괄하는 교육혁신센터를 설립할 예정이다.” -문화를 중구의 핵심 정책으로 내세운 이유는. “5대 전략과제 중 하나로 ‘문화도시 중구 사업’을 추진하는데 도심 내 빈집이나 점포를 청년 문화예술인들에게 저렴하게 임대해 창작·전시·주거공간으로 활용하도록 하는 사업이다. 을지로는 최근 ‘힙지로’라고 불리며 각광을 받고 있어서 문화예술인들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면 중구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공공과 민간부지를 활용해 문화예술인들을 지원하는 사업을 적극적으로 펴고 있다.” -소상공인들을 위한 지원계획은. “인쇄·공구·조명·타일·도기 등 을지로 일대에 밀집해 있는 도심산업과 신당권역에 자리잡은 섬유·패션·봉제 산업은 중구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강력한 경제적 기반이다. 남대문시장 등 36개의 크고 작은 전통시장도 마찬가지다. 우선 중구에 밀집한 6500여개 인쇄업들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서울 메이커스 파크’(SMP)라는 도심산업 집적지를 을지로 일대에 구축하고자 한다. 또 지난 5월에는 동화동에 영세한 패션 봉제인들을 위한 공용재단실을 마련해 자동 재단에 필요한 최신 설비를 무상으로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이와 더불어 전통시장이 대형할인매장이나 온라인쇼핑몰과 경쟁해 이길 수 있도록 시설 현대화 등에 집중하고 있다.” -‘동(洞)정부’의 기능과 역할이 커지고 있다. 어떤 구상을 하고 있나. “동정부 추진 사업은 구청에 집중된 권한과 예산을 동으로 내리는 것이다. 구청이 갖고 있던 예산편성권을 서울시 자치구 최초로 15개 동에 부여했고, 내년 예산으로 150억원 정도를 편성해 각 동에 내려보냈다. 청소·공원관리·건강 등 주민생활과 밀접한 70여개 업무도 동으로 이관했다. 또 구민이 집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서 각종 공공서비스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 과거에는 ‘1구 1관’ 체제로 흩어져 있던 복지·문화·체육시설·도서관 등 생활형 사회간접자본(SOC)을 주민 생활권으로 재배치하겠다.” -마지막으로 주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은. “취임 전 중구를 100바퀴 이상 돌았다. 초심을 잃지 않고 퇴임할 때까지 걸어서 출근하면서 주민들과 희로애락을 함께 나누는 구청장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생각도 좀더 자유로워지길 꿈꾼다” 수요일엔 반바지 입고 출근합니다

    “생각도 좀더 자유로워지길 꿈꾼다” 수요일엔 반바지 입고 출근합니다

    당초 매일 반바지 차림 출근 제안 “시범 시행한 뒤에…” 직원들 만류 “예의 어긋나 어쩌지” “제모해야 하나” 공무원 참여율 절반… 반응도 제각각“반바지 차림으로 출근하니 시원하고 편해서 좋습니다.” 허성무(56) 경남 창원시장이 3일 푸른색 반바지와 체크무늬 남방 차림에 운동화를 신고 시청으로 출근했다. 혹서기인 7~8월 두 달 동안 매주 수요일을 ‘프리패션데이’로 지정한 데 따른 것이다. 다른 반바지 차림의 직원들도 함께 출근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허 시장은 집에서 시청까지 매일 아침 20여분을 걸어서 출근한다. 허 시장은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아직은 반바지 문화가 어색하지만 여름철 시원하게 다닐 수 있다. 자유로운 복장은 유연하고 창의적인 생각으로도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좋은 정책이 많이 나오길 기대한다”고 반바지 출근 소감을 밝혔다. 앞서 그는 간부회의에서 “수요일 반바지 차림 출근을 제가 솔선수범하겠다. 직원들도 자유롭고 편하게 입으면 된다”며 간부 공무원들에게 프리패션 동참을 당부한 바 있다. 허 시장은 당초 반바지 차림으로 매일 출근하자고 제안했으나 직원들이 일단 시범적으로 시행한 뒤 결정하자고 만류해 이달은 수요일만 실시하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행사 등으로 정장이 필요한 경우는 사무실에 양복을 준비했다가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반바지 차림으로 출근한 공무원은 전체 직원의 절반에 가까울 정도로 참여율이 높았다. 다만 공무원들의 반응은 다양하다. “앞으로 어떤 식으로 자유복장을 입어야 예의에 어긋나지 않으면서도 보기 좋을지 고민이 많다”는 반응이 가장 많았고, “공무원에게 반바지 차림이 어울리느냐”는 반대 의견도 있었다. “제모를 해야 하느냐”, “반바지 기장은 어느 정도까지 가능하냐” 등의 문의도 나왔다. 여름철 공무원 반바지 근무는 2012년 서울시가 처음으로 시작했다. 지난해 수원시에 이어 올해 경기도와 창원시가 7~8월 반바지 복장 근무를 시행하기로 했다. 다만 공직사회 분위기가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만큼 서울시 등에서는 반바지 차림의 공무원이 지금까지 눈에 띈 적이 없다. 창원시 한 공무원은 “앞서 시행한 지자체에서도 폭염기 반바지 문화가 정착하지 못한 만큼 향후 확산될 수 있을지는 예단하기 어렵다”면서 “다만 기업들도 양복 대신 캐주얼을 평상복으로 입고 있는 만큼 공직사회에도 복장을 편하게 입을 수 있는 문화가 정착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밥 대신 빵, 도시락, 단축수업… 겨우 피한 ‘급식 대란’

    밥 대신 빵, 도시락, 단축수업… 겨우 피한 ‘급식 대란’

    학부모 “활동량 많은 아이들 건강 걱정” “파업 전날에야 대체식 안내 공지” 불만 오늘도 2056개 학교서 급식 미제공기본급 인상 등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3일부터 사흘간 파업에 돌입하면서 전국 2802개 초·중·고교에서 급식이 중단됐다. 각 학교에서는 미리 빵과 주스 등을 준비해 ‘급식 대란’을 피했다. 3일 교육부에 따르면 급식이 중단된 전국 학교 중 2572개교는 빵과 우유 등 대체식을 준비하거나 학생들에게 도시락을 가져오도록 했다. 230개 학교는 단축수업을 해 점심시간 전 하교시켰다. 이날 서울 중구의 한 초등학교 학생들은 급식실에서 밥 대신 간편식을 받았다. 곰보빵과 100㎖ 포도 주스, 사과 푸딩, 브라우니가 제공됐다. 이 학교에서는 조리사, 조리원 등 급식 종사자 4명이 파업에 참여해 급식 운영이 어려워지자 대체식을 제공했다. 학교는 전날 비정규직 노동자 파업으로 대체식을 제공하겠다는 가정통신문을 보냈다. 학생들은 밥 대신 빵을 먹는 게 싫지 않은 기색이었다. 남모(9)양은 “초콜릿 브라우니가 제일 좋았다. 친구가 안 먹는 것까지 다 먹었다”며 웃었다. 반면 부모들의 걱정은 컸다. 이 학교 학부모 김모(42·여)씨는 “어른도 빵 하나만 먹으면 금방 출출해지는데, 아이들은 성인보다 활동량이 많고 소화도 잘되지 않느냐”면서 “내일부터는 다시 급식이 나온다는 게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 이모(44·여)씨는 “초교 2학년 아들이 입이 짧아 음식을 가리는데 오늘 빵과 주스만 나와 아무것도 못 먹었다고 해서 속상하다”며 “대체식 안내 공지도 전날에야 전달받아 도시락을 준비할 시간이 없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울산 북구 매산초에서는 학생들이 직접 싸온 도시락을 먹었다. 이 학교 2학년 이모(8)군은 “엄마가 유부초밥과 과일을 싸주셔서 맛있게 먹었다”며 “엄마가 아침에 도시락을 준비하느라 바쁘셨다”고 말했다. 이 학교는 전교생 1173명 중 1168명이 집에서 도시락을 싸왔고, 나머지 5명은 학교에서 준 빵과 우유 등으로 점심을 해결했다. 교육부는 파업 여파로 4일에도 2056곳에서 급식이 제공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전날보다 700여곳 줄어든 수치다. 서울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계급 나뉜 학교가 정상입니까”… 조리복 대신 ‘투쟁복’ 입었다

    “계급 나뉜 학교가 정상입니까”… 조리복 대신 ‘투쟁복’ 입었다

    무기직 전환에도 열악한 처우·차별 여전 “방과후 수업 수당 달라 했더니 해고 압박” “공무원 해달라는 것 아냐… 서로 존중을”“오십 평생 이렇게 큰 집회에는 처음 나왔어요.” 서울의 한 중학교에서 일하는 8년차 급식 조리사 박윤숙(50·여)씨는 3일 급식실 주방 대신 서울 광화문광장에 섰다. 조리복 대신 분홍색 ‘투쟁복’도 챙겨 입었다. 이날부터 열린 전국 학교 비정규직 총파업 집회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그는 “올해 특성화고를 졸업한 아들이 비정규직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는데, ‘내가 잘못 살아서 집안에 비정규직이 둘이나 되나’ 싶었다”며 “정규직, 비정규직으로 계급이 나뉜 사회는 잘못된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박씨는 근무 일수에 따라 매월 150만~160만원 정도 번다고 했다.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때 월 70만원 벌던 것과 비교하면 나아졌지만 여전히 박봉이다. 2013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되면서 갑작스러운 해고 우려는 덜었지만 처우는 여전히 열악하다. 잔업을 해도 시간외수당은 받지 못한다. 그는 “우리 학교는 샤워실이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조리사들은 찜통 같은 급식실에서 일하지만 씻을 공간조차 갖추지 못한 학교가 많다. 박씨처럼 학교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 2만 2000여명과 다른 공공분야에서 일하는 4000여명 등 총 2만 6000여명(정부 집계 기준, 노조 집계는 5만 3000명)은 이날부터 사흘간 총파업에 돌입했다. 파업 노동자들은 서울 광화문광장에 모여 ‘공공부문 비정규노동자 총파업·비정규직 철폐 전국노동자대회’를 열었다. 올해 열린 집회 가운데 가장 큰 규모로 업종 특성상 여성 노동자가 많았다. 이들은 ▲기본급 인상 ▲각종 수당 지급 시 정규직과의 차별 해소 ▲퇴직금 확정급여형 전환 등을 요구했다. 집회 현장에서 만난 노동자들은 파업에 나설 수밖에 없는 열악한 현실을 토로했다. 특수교육 실무사 이지순(53·여)씨는 “매달 164만 7100원을 임금으로 받는다. 많게는 일주일에 35시수까지 일하는 등 격무에 시달린다”고 말했다. 특수아동을 가르치는 일이라 아이가 화장실에 갈 때도 따라다녀야 해 휴식시간은 거의 없고, 방학 급여가 나오지 않아 실질적으로 한 달에 136만원을 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씨는 “최근 학교 비정규직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되고 있지만 현장에서 느끼는 차별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그는 “방과후 수업을 진행하라고 해 일반 교사들처럼 지원 수당을 달라고 하니 징계위원회를 열어 해고하겠다는 말까지 했다”면서 “정규직 교사와 비정규직 실무사들 사이에 카스트제도(인도의 계급제)처럼 차별이 만연해 있다”고 밝혔다. 파업 노동자들은 “일각에서 ‘비정규직이 공무원으로 신분 전환해 달라는 무리한 요구를 한다’고 비판하는데,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씨는 “기본적 의식주가 해결될 정도의 급여, 교사와 실무사가 상하 관계가 아닌 업무상 동반자로 서로 존중해 주길 바라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집회에는 한국도로공사의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농성 중인 톨게이트 요금 수납원도 참여했다. 수납원으로 9년간 일하다 지난 1일 해고된 이민아씨는 “공사 정규직처럼 높은 연봉과 복지 혜택을 받으려는 게 아니라 딱 하나 고용 안정을 원할 뿐”이라며 “도로공사 수납원은 불법 파견을 인정받아 직접고용 판결을 받은 상태임에도 직접고용을 주장하다 해고됐다”고 말했다. 그는 “10년 가까이 성실히 일했는데 하루아침에 길거리에 내몰려 정부로부터 버림받은 기분”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학교 비정규직 총파업, 울산 학교들 도시락 대체 급식

    학교 비정규직 총파업, 울산 학교들 도시락 대체 급식

    3일 오전 11시 30분 울산 북구 매산초등학교 2학년 교실. 20여명의 학생들이 급식 대신 집에서 가져온 도시락으로 교실에서 점심을 먹고 있다. 이 학교는 조리사와 조리실무사 9명이 모두 학교 비정규직 총파업에 동참, 급식을 중단했다. 이날 교실 한쪽에는 학생들의 식사를 지켜보는 선생님들이 배치됐다. 담임을 비롯한 교사 2명은 학생들이 점심을 다 먹고 도시락을 치울 때까지 자리를 지켰다. 담임선생은 “우리 반은 모두 도시락을 가지고 와 급식 중단으로 불편은 없었다”면서 “저학년이라 먹은 도시락을 치우고, 김 포장지 등을 분리수거하는 불편은 있지만 문제 없다”고 말했다. 학생 이모(8)군은 “엄마가 유부초밥과 과일을 싸주셔서 맛있게 먹었다”며 “엄마가 아침에 도시락을 준비한다고 바쁘셨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11시쯤 자녀의 도시락을 학교에 가져온 학부모 최모(38·여)씨는 “아침에 일 때문에 아이 도시락을 싸주지 못해 점심시간 전에 가져왔다”면서 “아이가 빵과 우유로 점심을 때우는 게 싫어서 전문점에서 파는 도시락을 사왔다”고 말했다. 최씨는 “비정규직 분들의 처우개선 요구는 이해하지만, 아이들의 밥을 볼모로 파업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날 매산초 전교생 1173명 중 1168명이 집에서 도시락을 싸왔고, 나머지 5명은 학교에서 지급한 빵과 우유 등으로 점심을 해결했다. 학교 관계자는 “학부모들이 도시락을 챙겨 보내 급식 중단으로 인한 혼란은 없었다”면서 “파업이 끝날 때까지 빵과 우유를 준비해 도시락을 가져오지 못한 학생들에게 지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비슷한 시간 인근 매곡중학교에서도 대부분 학생들이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했다. 전교생 349명 중 330명이 가지고 온 도시락을 먹었고, 나머지 12명은 빵과 우유, 바나나로 급식을 대체했다. 학교 관계자는 “지난해 비정규직 파업을 한번 겪어봐서 올해는 미리 학부모들에게 안내를 했고 이에 따라 급식 대란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반면 교사와 학교 측은 불만이 많다. 대체 급식에 불필요한 예산이 들어갈 뿐 아니라 돌봄전담사 파업으로 일반 교사 업무가 늘어났다. 울산 한 초등학교 교장은 “한 끼 급식비가 2500원인데 반해 빵이나 도시락을 제공하면 한 끼에 4000원정도 들어간다”며 “짧은 기간은 괜찮지만, 파업이 오래되면 예산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일반 교사가 돌봄전담사 업무까지 떠안으면서 부담이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비정규직 총파업 첫날 울산지역 251개 학교 중에서 37개(도시락 지참 29개교, 간편식 1개교, 시험 미급식 7개교) 학교가 급식을 중단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바람이 분다’ 감우성 ‘♥김하늘’ 잊었다 “충격 엔딩”

    ‘바람이 분다’ 감우성 ‘♥김하늘’ 잊었다 “충격 엔딩”

    ‘바람이 분다’ 감우성♥김하늘에게 다시 위기가 찾아왔다. 지난 2일 방송된 JTBC 월화드라마 ‘바람이 분다’(연출 정정화·김보경, 극본 황주하, 제작 드라마하우스·소금빛미디어) 12회에서 딸 아람(홍제이 분)과 함께 평범한 행복을 그려가던 도훈(감우성 분)과 수진(김하늘 분)에게 위기가 찾아왔다. 수진마저 잊어가는 도훈의 현실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도훈의 증세는 점점 심각해졌다. 가족 릴레이에서 바통을 이어받은 도훈이 방향을 잊어버려 아람이를 실망시킨 일은 사소한 실수가 아니었다. 수진은 속상해하는 도훈을 달랬지만, 점차 도훈 자신까지 잊게 될 거라는 의사의 말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었다. 사라지는 도훈의 기억을 붙잡기란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모래를 붙잡는 일 같았다. 하지만 잔인한 현실에도 도훈과 수진은 꿋꿋이 버텼다. 도훈의 걱정은 아람이었다. 잘해보려는 마음과 반대로 자꾸 실수를 하며 결국 아람을 울렸다. 아빠에 대한 좋은 기억은커녕 상처만 줄까 견딜 수 없이 괴로웠다. 도훈은 수진과 아람의 영상을 다시 찾아보며 그날의 설렘과 기쁨을 상기한 뒤 마음을 다잡았다. 수진의 동생 수철(최희도 분)이 운영하는 체육관 미니 운동회에 인형 탈을 쓰고 찾아간 도훈. 신나게 분위기를 띄우고 난 뒤 아람에게 꽃을 건네고 탈을 벗었다. 멋지게 나타난 아빠 도훈의 등장에 아람이도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 도훈은 잊어가는 기억을 가족의 사랑으로 붙잡고 있었다. 매일 아침 아람은 도훈의 기억을 상기시키며 ‘아빠’를 깨웠다. 매일 새롭게 느끼는 ‘아빠’로서의 자각은 도훈을 행복하게 했다. 가족과 추억을 남기기 위해 브라이언(김성철 분)의 영상 촬영을 수락하며 여전히 수진과 아람이 삶의 우선인 도훈이었지만, 현실은 잔혹했다. 도훈의 ‘루미 초콜릿’이 다른 이름으로 출시된 것. 서 대리(한이진 분)는 이미 도훈의 기획안으로 특허출원 후 거액을 받고 다른 회사에 팔아넘긴 후였다. 기획 과정을 가까이에서 지켜본 항서(이준혁 분)가 있음에도 서 대리는 뻔뻔하게 발뺌을 했다. 진실을 밝히기 위해 수진은 소송에 돌입했다. 더 큰 문제는 도훈의 상태였다. 항서, 수아(윤지혜 분)와 함께 간 낚시터에서 급기야 도훈은 수진을 알아보지 못했다. 가장 가까운 사람이자 유일한 사랑인 수진마저 잃어가는 도훈의 충격적인 엔딩은 감정을 흔들며 가슴을 저릿하게 만들었다. 알츠하이머라는 현실에도 행복을 찾아가려는 도훈과 수진, 아람이의 모습은 애틋하고 따뜻했다. 도훈이 설계하며 그렸던 행복은 수진과 아람의 존재만으로 완성됐다. 기억을 잃어가는 도훈을 “잠자는 숲속의 공주처럼 특별하다”고 매일 아침 의식처럼 아빠를 깨워주는 아람. 기억은 사라지고 있지만 매일 아침 사랑하는 가족과 딸이 있음을 상기하며 하루를 시작하는 도훈의 행복은 울림을 안겼다. 매 순간을 소중하게 기억하며 알츠하이머와 싸우는 세 가족의 모습이 슬프지만은 아닌 이유다. 가장 행복한 순간에 수진을 잊은 도훈의 모습은 그 어떤 엔딩보다 강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기억을 잃어가면서도 잊을 수 없었던 수진이었고, 섬망 증상이 찾아왔을 때도 수진과의 연애 시절을 떠올릴 정도로 수진만은 늘 선명하게 남아있었다. 도훈의 기억은 시간 앞에 무력했다. 무엇보다 도훈이 수진과 아람을 생각하며 만든 ‘루미 초콜릿’도 서 대리에게 빼앗긴 상황. 도훈에게 루미 초콜릿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기에 수진은 소송을 결정했지만, 이 또한 쉽지 않다. 도훈과 수진이 위기를 이겨낼 수 있을지 남은 4회의 이야기가 더 궁금해진다. ‘바람이 분다’는 매주 월, 화요일 밤 9시 30분 JTBC에서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돌아서면 또 쓰레기 더미…뜯어보면 또 음식 찌꺼기 범벅

    돌아서면 또 쓰레기 더미…뜯어보면 또 음식 찌꺼기 범벅

    배출 시간 아닌데도 골목길마다 수북 일반 종량제 봉투에 각종 오물 등 뒤섞여 “과태료 10만원” 단속하자 “몰랐다” 버럭 “쓰레기 치워라” 민원에 전담팀까지 구성“집 앞 길가에 잔뜩 쌓인 쓰레기 냄새가 방 안까지 들어와요. 빨리 좀 치워 주세요.” 기온과 습도가 올라가는 여름철만 되면 각 구청의 청소행정과 직원들은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진다. 길가에 내놓은 쓰레기가 쉽게 부패해 악취가 퍼지는 까닭에 이를 해결해 달라는 민원이 빗발치기 때문이다. 서울신문은 지난달 27일 서울 관악구청 소속 ‘무단투기 보안관’(몰래 버린 쓰레기 단속 업무를 하는 기간제 노동자)들과 함께 관악구 낙성대동 등의 골목을 돌며 쓰레기 불법 배출 실태를 살펴봤다. “이제 오후 3시인데 벌써 이렇게 쌓여 있네요.” 무단 투기 보안관들을 이끌고 단속에 나선 이선규 관악구 무단투기 대응팀장은 낙성대동 골목 전봇대를 중심으로 널브러져 있는 쓰레기봉투를 가리키며 인상을 찌푸렸다. 악취는 봉투 밖으로 퍼져 코를 찔렀다. 서울시 전역에서 쓰레기는 일반·음식물·재활용으로 나눠 오후 6시 이후 배출해야 한다. 시간 등을 어기면 과태료 10만원 처분을 받는다. 보안관들이 무단 투기된 일반용 쓰레기 종량제 봉투를 들어 올리자 빨간 음식물 국물이 줄줄 흘러내렸다. 봉투를 열었더니 볶음밥 잔반, 반쯤 썩은 바나나 껍질 등 각종 음식물과 스티로폼 배달 용기 등이 뒤엉켜 있었다. 이 팀장은 “평소 나오는 내용물에 비하면 양호한 수준”이라면서 “배설물 냄새가 진동하는 정체 모를 오물이 나오면 제일 곤혹스럽다”고 했다. 보안관은 쓰레기 더미를 한참 뒤져 찾아낸 ‘전기료 고지서’를 통해 무단 투기한 주민을 밝혀냈다. 낮에 쓰레기를 버리면 단속 대상이라는 사실조차 모르는 주민이 많았다. 쓰레기 점검을 지켜보던 한 주민은 “봉투에 넣어 버렸는데 뭐가 문제냐”며 의아해했다. 단속 보안관이 “배출 시간을 어겼고, 봉투에 알맞은 내용물을 담지 않았다”고 설명하자 “나도 매일 아침에 내다 버리는데 안 되는 줄 몰랐다”고 말했다. 점검에 나선 공무원은 “무단 투기 현장을 적발해도 몰랐다고 우기거나 화를 내며 불만을 터뜨리는 시민이 있어 난감하다”고 토로했다. 이날 하루 동안 관악구의 보안관 18명은 무단 투기된 쓰레기봉투 270개를 뒤졌고 몰래 버린 69명의 신원을 확인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2017년 전국에서 발생한 일평균 5만 3490t의 생활 쓰레기 가운데 인구 밀집 지역인 경기·서울·부산 등 3곳에서 45.2%(2만 4166t)가 나왔다. 또 무단 투기 적발 건수는 매년 늘고 있다. 전국에서 발생한 무단 투기 신고·단속 건수는 2017년 53만 786건으로 한 해 전(32만 706건)보다 약 65% 늘었다. 악취 등 고통을 호소하는 민원이 늘어나면서 지자체들은 무단 투기에 강경하게 대응하는 추세다. 자취생 등 주거 인구가 많은 관악구에서는 2017년부터 기초 지방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무단 투기 문제만 전담하는 대응팀을 만들어 불법 배출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관악구 관계자는 “무단 투기가 적발돼도 잘못을 인정하고 과태료를 내는 시민은 40% 수준”이라고 전했다. 구청에서 적발 통보서를 보내면 변명하며 처분에 이의를 제기해 업무를 마비시키는 일도 잦다. 현장에선 시민들의 자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욱재 관악구 청소행정과장은 “자기만 편하려고 쓰레기를 무분별하게 내다 버리고 있다”면서 “시민들의 의식 변화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글 사진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고유정 의붓아들도 사망 전날 카레…현 남편 “똑같은 수법”

    고유정 의붓아들도 사망 전날 카레…현 남편 “똑같은 수법”

    전 남편 강모(36)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를 받는 고유정(36·구속기소)이 범행 전 수면제를 섞은 카레를 강씨에게 먹였다는 검찰 발표가 나왔다. 고유정의 현 남편 A(37)씨는 지난 3월 숨진 아들 B(4)군 역시 고유정이 만든 카레를 먹었다고 주장했다. 현 남편 A씨는 2일 국민일보에 ‘2019년 3월 1일 오후 6시 34분’에 촬영된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에는 카레라이스를 앞에 두고 웃고 있는 B군의 모습이 담겼다. 사진이 찍힌 다음날 오전 10시 10분 B군은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B군이 사망할 당시 집에는 고씨 부부뿐이었고 A씨는 당시 경찰 조사에서 “아침에 일어나 보니 함께 잠을 잔 아들이 숨져 있었다”며 “아내는 다른 방에서 잤다”고 진술했다. 고유정은 아이와 다른 방에서 잤기 때문에 자신은 B군 사망과 무관하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A씨는 최근 “경찰 초동 수사가 나에게만 집중돼 이해가 안 됐다”며 ‘고유정이 아들을 죽인 정황이 있다’는 취지로 제주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제주지검은 고씨를 살인과 사체손괴·은닉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 A씨는 “아이가 사망 전날 카레를 먹었고, 나도 먹었다. 고유정이 카레 안에 약물을 섞었다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우연의 일치치고는 너무 이상하다. 수법이 똑같지 않나”라고 되물었다. 그는 “아이는 카레를 먹은 뒤 2시간이 안 돼 잠들었다. 그 사이 고유정은 아이에게 병에 캐릭터가 그려진 음료를 주기도 했다. 나는 아이가 잠든 후 차 한 잔을 더 마신 뒤 바로 잠들었는데 평소보다 더 깊이 잠들었다”고 말했다. 검찰과 경찰은 고유정이 전 남편 강씨의 음식이나 음료에 수면 효과가 강한 ‘졸피뎀’을 넣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키 182㎝, 몸무게 80㎏의 건장한 체격인 강씨가 160㎝ 내외의 고유정에게 제압된 것도 졸피뎀 성분 때문으로 추정된다. 해당 졸피뎀은 고유정이 5월 17일 충북 청원군의 한 병원에서 처방받은 후 인근 약국에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고유정의 의붓아들 의문사 사건을 수사 중인 충북 경찰은 오는 4일 고씨를 상대로 추가 조사를 벌인다. 경찰은 프로파일러를 포함한 수사관 7명을 제주교도소로 보내 고씨를 대면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충북경찰 오는 4일 제주서 고유정 2차조사

    충북경찰 오는 4일 제주서 고유정 2차조사

    전 남편 살해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고유정(36)의 의붓아들 의문사 사건을 수사중인 청주 상당경찰서가 오는 4일 제주도에서 고유정 2차 대면조사를 벌인다. 상당서 관계자는 2일 “추가조사 필요성이 있어 4일 고씨를 만나기위해 제주교도소를 방문할 계획”이라며 “이번 조사에는 수사관 5명이 투입될 예정이며 프로파일러는 동행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상당서는 지난 1일 제주에서 고씨를 상대로 10시간가량 1차조사를 벌였다.이때 고씨가 묵비권을 행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면서 경찰이 1차조사에서 사건해결에 도움이 될만한 뭔가를 얻어낸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당시 프로파일러 등 수사관 7명이 투입됐다. 현재 고씨와 그의 현 남편 A(37)씨는 모두 참고인 신분이다. 일각에서 고씨와 A씨의 대질조사가 이뤄진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지만 경찰은 현재 이를 검토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고씨 진술 내용과 A씨가 주장한 내용 등을 면밀히 분석할 방침이다. 앞서 경찰은 제주경찰에서 넘겨받은 고씨 휴대전화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분석했다. 분석결과에 대해서는 입을 닫고 있다. A씨는 “고씨가 아들을 살해한 것 같다”며 지난달 13일 제주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한 상태다. 고소장 내용 가운데 수사에 크게 도움이 될만한 것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아들과 같은 방에서 잠을 잔 A씨의 거짓말탐지기 반응이 ‘거짓’이 나온 점 등을 근거로 고씨와 A씨를 모두 용의선상에 올려놓고 있다. A씨의 친아들이자 고씨 의붓아들인 B(4)군은 지난 3월 2일 오전 10시 10분쯤 청주시 상당구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집에는 고씨 부부뿐이었다. A씨는 당시 경찰 조사에서 “아침에 일어나 보니 함께 잠을 잔 아들이 숨져 있었다. 아내는 다른 방에서 잤다”고 진술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결과 B군 사인은 질식사로 추정됐다. 외상이나 장기 손상 등은 발견되지 않았다. 제주도 할머니 집에서 지내던 B군은 부모와 살기위해 지난 2월28일 청주로 올라왔다가 이틀만에 숨졌다. A씨는 여전히 고씨의 살해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A씨는 고씨가 수면제를 넣은 카레를 먹이고 전 남편을 살해한 것 같다는 검찰 발표가 나오자 2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도 아들 사망 전날 카레를 먹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아들 부검과 A씨 약물반응 검사에서 특이점은 발견되지 않았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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