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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걷기 좋은 영중로·퓨처밸리 육성… 미래도 ‘탁 트인 영등포’

    걷기 좋은 영중로·퓨처밸리 육성… 미래도 ‘탁 트인 영등포’

    서울 영등포구의 얼굴인 영등포역 앞 영중로가 천지개벽했다. 지난 50여년간 인근 건물의 1층 간판까지 모두 가릴 만큼 빽빽이 들어선 불법 노점이 보행도로를 대거 점유하면서 지저분하고 꽉 막힌 이미지였지만 모두 철거하고 환경을 정비해 지난 9월 25일 산뜻한 모습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1970년대 강남 개발 여파로 낡은 공장, 주택, 그리고 상가가 밀집된 낙후 지역으로 발전이 정체된 영등포구가 영중로 정비를 시작으로 현대적이고 깨끗한 도시로 변신하고 있는 것이다. 그 중심에는 지난해 취임한 채현일 영등포구청장이 있다. ‘탁 트인 영등포’를 슬로건으로 내세운 그는 보행로, 청소, 주차 등 환경 정비를 시작으로 영등포 로터리 고가차도 철거, 대선제분 부지 복합문화공간 개장, 경인로 ‘퓨처밸리’ 조성 등 사업을 완성해 ‘한강의 기적’을 이끈 정치·경제·산업·교통의 중심인 영등포 본래의 위상을 되찾는다는 목표다. 지난 1일 반세기 만에 불법 노점들을 물리적 충돌 없이 정비해 화제가 된 영중로에서 그를 만났다.-‘탁 트인 영등포’라는 슬로건대로 영중로의 변신은 다른 지자체에서도 회자될 정도인데. “영중로는 영등포역 앞의 중앙거리라는 뜻으로 영등포의 상징성을 지닌 곳이다. 그 중앙에 노점 75개가 50여년간 있었다. 영세한 노점의 생존권도 중요하지만, 노점 때문에 보행권이 방해받고 버스 환승도 힘들다는 민원이 많았다. 미관 저해와 위생 문제도 있었다. 민선 7기 취임 후 영등포 신문고의 첫 번째 청원이 ‘영중로 보행환경 개선’이었고, 8일 만에 1297명이 공감했을 정도로 구민들의 바람이자 지역 숙원사업이었다. 이에 주변 상인들, 노점 대표들, 주민들이 함께 모여 상생협의체를 만들어 지난 8개월 동안 현장조사, 주민설명회, 공청회 등을 100여 차례 개최했다. 이를 바탕으로 모두 공감할 상생방안을 만들었고, 지난 3월 25일 단 두 시간 만에 충돌 없이 정비했다. 이후 서울시 예산 24억원을 포함해 총 27억원을 투입해 보도와 버스정류장을 넓히고 녹지공간을 만들어 주민에게 깨끗하고 탁 트인 거리를 돌려줬다. 새롭게 디자인한 거리가게 26개도 설치해 노점상인이 정당하게 일할 수 있게 했다.”-추진 과정에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 “처음에는 반대가 많았다. 하지만 노점을 쾌적하게 변화시켜야 한다는 대의명분이 중요했다. 노점은 엄밀히 말해 불법인데 관습적으로 허용했던 것이다. 일부 주민들은 아예 거리가게도 허가하지 말라고 했지만, 노점상분들의 양보가 없었으면 영중로 정비가 안 됐을 것이라고 주민들을 설득했다. 이처럼 상인의 생존권과 주민의 보행권 사이에서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타협점을 찾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다. 재산 3억 5000만원(부부 합산은 4억원)을 기준으로 가이드라인을 정해 거리가게 허가제를 추진했다. 철거 당일에 수십년에 걸쳐 노점을 하셨던 노인분들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떡볶이 장사를 하시는 할머니 한 분에게는 꼭 거리가게를 허가해 줄 테니 걱정 말라고 손을 잡으면서 말씀드렸다. 그분은 지금 거리가게에서 장사를 하고 계신다.”-보행 환경 정비 이외에 청소 분야 개선도 눈길을 끄는데. “살기 좋은 동네의 기본은 쾌적함이다. 그 핵심이 청소, 주차, 보행환경이다. 이 세 가지는 민생의 기본이기 때문에 철저히 하고 있다. 청소 시스템을 완전히 바꿨다. 평일에만 운영하던 청소시스템을 주말에도 운영할 수 있도록 청소기동대를 만들었다. 구청장이 아침에 직접 청소를 하니까 주민들 인식도 바뀌었다. 두 번째로 기존의 클린하우스 시스템을 정비하고, 의류수거함과 재활용수거함도 깨끗하고 보기 좋게 새로 만들었다. 올해 초부터는 당산동, 문래동 상가번영회에서 담배꽁초수거함도 설치했다. 서울시 최초로 여의도 증권가 흡연골목 사유지를 금연구역으로 지정했다. 이곳에는 민간기업과 협약을 맺어 별도의 흡연부스를 짓는다.” -불법 주차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고 있나. “주차 문제도 현실에 맞게 바꾸고 있다. 영등포구의 주차장 확보율이 101.9%지만, 실제로는 80%다. 대형 교회나 기업체 주차공간이 텅 비어 있고, 나머지는 불법 주차 때문에 몸살을 앓는다. 그래서 대형 교회, 성당, 기업체들과 주차장 공유 협약을 맺고 있다. 또 하나는 사유지 자투리 공간 활용이다. 땅 주인들을 설득해 사유지 자투리 공간을 개방하면 재산세 면제 등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으로 공간을 확보하고 있다.” -영등포는 마포와 함께 ‘쌍포’로 불릴 만큼 입지와 교통이 좋아 부동산 기대감도 크다. 예정된 개발 계획은. “영등포는 2014년 서울시가 발표한 ‘2030도시기본계획’에 따르면 광화문, 강남과 함께 3대 도심축이다. 지역 사업도 많다. 영등포역 앞 경인로와 문래동을 중심으로 ‘퓨처밸리’를 조성해 지역 일대를 4차 산업의 전진기지로 육성한다. 또 밀가루 공장이 있던 대선제분 부지는 서울시 최초 민간주도형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내년 하반기에 문화, 전시, 공연, 카페 등이 어우러진 복합문화공간으로 거듭난다. 타임스퀘어 인근 GS주차장 부지에는 지상 20층 규모의 청년희망복합타운이 2022년까지 조성된다. 서울에서 교통사고가 가장 많은 영등포로터리는 서울시와 협의해 고가차도를 철거하고 평면교차로로 전환해 영등포 진입로 일대 교통혼잡을 해소하고 영등포와 여의도 지역의 연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문래동 공공용지에는 제2 세종문화회관을 건립한다. 영등포에 척추, 화상 등 전문 병원이 많아 2017년 영등포구가 ‘영등포 스마트메디컬 특구’로 지정된 만큼 향후 의료관광산업의 메카로도 발전시킬 계획이다.” 진행 주현진 부장 jhj@seoul.co.kr 정리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그가 걸어온 길 국회·서울시·靑 거치며 차근차근 쌓은 내공 ‘사람’ 생각하는 정책 펼치는 최연소 구청장 서울시 25개 자치구에서 가장 젊은 구청장이다. 최연소 타이틀로 인해 굴곡 없이 단숨에 현재 자리에 올랐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차근차근 준비하고 단단하게 내공을 쌓으며 뚝심 있게 정치인으로서의 발판을 다져 왔다. 1970년 광주에서 태어나 군부정권에서 유년시절을 보냈다. 어린 나이에 5·18 광주민주화운동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희생되는 것을 보며 커다란 충격을 받았다. 이로 인해 자연스레 정치·사회 이슈에 관심을 갖게 됐다. 법대 진학을 바라는 아버지의 뜻에도 불구하고, 더 나은 세상을 바라며 꿈꾸던 정치인의 길을 가고자 서울대 정치학과에 진학했다. 대학 졸업 후 국회 비서관으로 입문하면서 정치인으로서 기본기를 다졌다. 이후 박원순 서울시장과의 인연으로 서울시 정무보좌관으로 일하며 ‘반 발자국 앞선’ 행정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비서실 행정관으로 발탁되면서 국정의 큰 틀을 보며 정치인으로서의 시야를 넓혔다. 민선 7기 지방선거에서 딸아이를 키워 온 삶의 터전이자 가족의 보금자리인 영등포에 출마하는 것은 예정된 수순이었다. 의정, 행정, 국정을 두루 거친 경험이 정치적 자산이었다. 그의 행보에는 항상 ‘사람’이 보인다. 지방선거 출마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써 준 ‘사람이 먼저다’는 문구는 정책결정의 근간이다. 국회, 서울시, 청와대의 소중한 인연은 구정에 대한 지원과 협조로 이어지고 있다. ‘초심이 끝까지 한결같은 구청장, 진심이 있는 구청장으로 항상 겸손하게 묵묵히 최선을 다하겠다’는 게 지론이다. ▲광주 출생(1970) ▲서울대 정치학과 졸업 ▲국회보좌관(2007~2015) ▲박원순 서울시장 정무보좌관(2016~2017) ▲문재인정부 청와대 행정관(2017~2018) ▲민선7기 영등포구청장(2018~) ▲부인 이희경씨와의 사이에 1녀.
  • “한국전 전후 무차별적 민간인 학살… 진상규명 8부 능선 넘어”

    “한국전 전후 무차별적 민간인 학살… 진상규명 8부 능선 넘어”

    1948년 한반도 남쪽에 이승만 정권이 들어선 뒤 한국전쟁 발발 전후로 정치적 반대 세력, 소위 ‘빨갱이’를 소탕한다며 무차별 민간인 학살이 자행됐다. 우익 청년단체 등 지방 토착세력도 군경의 협조 또는 묵인 아래 수많은 민간인을 학살했다. 이유도 모른 채 끌려가 잔혹하게 총살당하는 경우도 부지기수였다. 민간인 학살 피해자가 100만명이 넘는다는 자료도 있다. 하지만 분단 체제에서 피해자 유족들은 빨갱이 가족으로 매도당하며, 연좌제의 사슬에 묶인 채 침묵을 강요당했다. 70여년이 지난 지금도 진상 규명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비극적인 현대사를 바로잡고 피해자와 유족들의 명예회복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기본법’(과거사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 그러나 진상규명위원회의 중립성 유지 등에 의구심을 갖고 있는 자유한국당의 반대에 가로막혀 아직도 계류 중이다. 그나마 반가운 소식이라면 얼마 전 특별법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를 극적으로 통과했다는 것이다. 20대 국회 회기가 반년도 남지 않은 게 변수지만 지난달 30일 서울신문과 만난 김하종(86) 한국전쟁유족회 특별법추진위원장(경주유족회장)은 “8부 능선은 넘었다”며 가장 어려운 관문을 통과했다고 말했다. -상임위 통과에도 상당한 진통을 겪었다. 야당 의원들의 반대가 극심했는데. “국회 행안위 회의가 열리는 날이면 아침 일찍 열차를 타고 서울로 와 회의실 앞을 지켰다. 한국당 의원을 만나면 ‘지난번에 협조해 준다고 해 놓고 자꾸 반대하면 어떡하느냐’고 따져 묻기도 했다. 우는 아이 젖 준다는 말이 있듯이 우리가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 -지난 5월 행안위 회의장에도 들어갔는데. “당시 회의장이 난장판이었다. 밖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발언권을 준다고 하더라. 80세를 전후한 우리 유족들이 또 얼마나 세월을 기다려야 할지, 그때까지 목숨을 부지할 수 있을지 막막하다고 했다. 유족들의 통한의 눈물을 닦아 줄 과거사법을 통과시켜 달라고 호소했다.” 과거사법 개정안은 노무현 정부 때 설립된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를 다시 가동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한국전쟁 전후 시기에 불법적으로 이뤄진 민간인 집단 사망·상해·실종 사건도 다루게 된다. 20대 국회 들어 관련 법안만 7개나 발의됐지만 여야 대치 속에 논의가 진척되지 못하자 김 위원장은 지난 5월 유족회 회원들과 함께 학살 피해자 유해 40여구를 들고 국회 앞에서 농성을 벌였다. 6월 들어 속도가 나는 듯했지만 한국당이 상임위 의결 직전 이 법안을 안건조정위에 회부하겠다고 하면서 넉 달이 더 지체됐다. 그래도 김 위원장은 지난달 22일 행안위 전체회의에서 법안이 통과되자 “얼마나 기쁜지 눈물이 다 났다”고 말했다. -그 오랜 세월 체력이 부치지는 않았는지. “1960년 10월 전국유족회가 결성될 당시 총회가 열렸는데 그때 참석한 33명 중 유일한 생존자다. 끝을 내겠다는 심정이다.” 김 위원장은 경북 경주시 내남면 출신으로 경주유족회장도 맡고 있다. 한국전쟁 전후 시기에 내남면에서만 140명이 넘게 희생됐다고 한다. 그의 일가친척 22명도 빨갱이에 협조하는 ‘용공분자’(공산주의에 동조하는 사람)로 몰려 1949년 8월 1일 우익 청년단체인 민보단 단원들과 순경 등에 의해 총살됐다. 김 위원장의 증언에 따르면 당시 내남면 민보단장은 이후 3선 의원을 지낸 이모씨였다. 김 위원장 부친도 몰살당한 친척들을 매장하기 위해 현장에 갔다가 민보단원에게 두들겨 맞고 9일 만에 세상을 떠났다. -그 시절을 어떻게 견뎠나. “당시 국민학교 담임 선생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다. ‘신사적 복수’를 하라고. 이씨보다 더 높은 지위에 오르라는 얘기였다. 등록금을 낼 형편도 안 됐지만 모친을 설득해 뒤늦게 공부를 했다. 경주에서 고등학교까지 다닌 뒤 서울대 법대에 진학했다. 졸업 후에는 시험을 쳐서 법무부 형정국(현 교정본부)에 들어갔다.”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었을 텐데 형정국을 그만둔 까닭은. “1960년 4·19혁명으로 이승만 정권이 무너졌다. 부친과 집안 사람이 억울하게 돌아가셨는데 명예를 회복시켜 드려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나중에 복직시켜 주겠다는 약속을 받고 사표를 냈다. 경주로 내려와 이씨를 살인, 방화, 약탈 혐의로 고발했다. 이씨가 구속되자 상황이 달라지더라. 학살 피해자 유족 860여명이 모여들었다. 그렇게 경주유족회가 만들어졌고 젊은 나이에 회장직을 맡게 됐다. 그해 11월 4000여명(경찰 추산 2500명)이 참석한 가운데 경주 지역 양민피학살자 합동위령제를 지냈다.” -그런데 1년 만에 상황이 바뀌었다. “1961년 5·16쿠데타로 박정희 정권이 들어선 뒤 유족회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혁명재판소에서 재판을 받았다. 당시 검사는 소급 입법인 특수범죄처벌에 관한 특별법을 적용해 “사형에 해당하는 중죄이나 청춘이 아까워 무기징역을 구형한다”고 했다. 재판부는 7년을 선고했고, 중간에 사면을 받아 실제 복역한 기간은 2년이 좀 넘는다. 유족회 총무를 했던 쌍둥이 동생도 6개월을 복역했다. 반면 사형선고를 받았던 이씨는 증거불충분으로 나중에 무죄로 풀려났다.” -사면이 됐어도 요주의 인물로 분류돼 제약이 많았을 것 같다. “전담 경찰이 매일 집으로 왔다. 앞으로 취직은 못 하니까 장사를 하든지, 농사를 짓든지 양자택일하라고 하더라. ‘개천에서 용이 났다고 했는데 네가 어찌 이렇게 됐느냐’며 모친이 대성통곡했다.” -나라가 원망스러웠을 것 같다. “걱정하는 모친을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고 위로했다. 당시 개간 붐이 일었는데 약 6600㎡(약 2000평)를 직접 개간했다. 젊은 사람이 개간을 했다는 소문이 퍼졌는지 경주시장이 찾아왔다. 시장한테 유족회 회장이라고 소개하고 “직장 생활을 할 수 있게 해 달라”고 부탁을 했다. 얼마 안 돼 취업을 해도 좋다는 통보를 받았고, 지인이 운영하던 동방고등공민학교를 인수했다. 이후 불국사실업중학교, 경주여상 교장 등을 지냈다. 하지만 1989년 사회안전법이 폐지될 때까지 정보경찰도 교장실을 안방 드나들듯 찾아와 감시했다.” 경찰의 감시 속에 유족회와 멀어지는 듯했지만 김 위원장은 유족들의 부탁을 뿌리칠 수 없었다. 2010년 재심을 청구해 무죄를 확정받고 국가를 상대로 민사소송까지 끝낸 뒤 2015년 다시 경주유족회장을 맡았다. 55년 만이다.-어려운 길을 또 택했다. “해마다 위령제를 지내는데 장소가 여의치 않아 경주역, 예식장, 식당 등을 전전했다. 유족회장을 맡고 나서는 위령탑 건립을 추진했다. 경주시가 조례를 제정하고 1억 5000만원을 지원해 줬다. 2016년 경주 황성공원에 위령탑을 세우고 740여명의 희생자 이름을 새겼다. 당시 두려워서 신청을 못 한 희생자 가족들도 연락이 오고 있다. 추가로 이름을 새겨 나갈 예정이다.” -가족들은 걱정이 클 것 같다. “자녀들을 위해 다시는 유족회 활동을 하지 말라는 게 어머니와 아내의 유언이었다. 딸만 다섯인데 걱정하는 건 마찬가지다. 지난 추석 때도 가족들이 모였을 때 많이 설득을 했다. 아직 명예회복을 못 한 피해자 유족을 위해서라도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 글 사진 대구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두번은 없다’ 첫방 만에 안방 사로잡은 매력 “막장 아닌 힐링”

    ‘두번은 없다’ 첫방 만에 안방 사로잡은 매력 “막장 아닌 힐링”

    ‘두 번은 없다’가 첫 방송부터 시간 순삭 드라마로 등극하며 안방극장을 열광하게 만들었다. MBC 새 주말특별기획 ‘두 번은 없다’(극본 구현숙, 연출 최원석, 제작 팬엔터테인먼트)를 향한 시청자 반응이 심상치 않다. 지난 2일 첫 방송된 ‘두 번은 없다’는 닐슨코리아 수도권 기준으로 1부 6.2%, 2부 9.5%, 3부 8.3%, 4부 8.5%의 시청률을 기록했으며, 순간 최고 시청률은 방은지의 포장마차 소개팅과 박하의 남편 진구가 오열의 전화 통화를 하는 장면에서 10%를 돌파하며 첫 방송부터 대박을 터뜨렸다. 또한 광고주들의 주요 지표이자 채널 경쟁력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인 2049 시청률(수도권 기준) 역시 2.1%로 전작 대비 두 배 가까운 수치를 보이며 산뜻한 출발을 보였다. 이와 같이 방송 첫 주 만에 쏟아진 폭발적인 반응은 왜 그 동안 ‘두 번은 없다’가 올겨울을 따뜻하게 만들어줄 최고의 기대작으로 손꼽힐 수밖에 없었는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이에 ‘두 번은 없다’가 첫 방송 만에 시청자들을 열광하게 만든 3가지 매력 포인트를 공개한다. #윤여정부터 박세완까지! 두 번은 없을 신구배우 앙상블! ‘두 번은 없다’가 첫 방송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세대를 불문하고 온 가족이 함께 모여 즐길 수 있는 드라마라는 것이다. 그 중심에는 윤여정을 비롯해 박세완, 곽동연, 오지호, 예지원, 박아인, 송원석, 주현, 한진희, 박준금, 황영희, 정석용, 고수희 등 빈틈없는 연기력을 보여준 배우들의 앙상블이 있다. 지난 2일(토) 첫 방송에서는 각자의 사연을 가지고 운명처럼 낙원여인숙에 모이게 된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그 중에서도 낙원여인숙을 이끄는 CEO 복막례(윤여정)와 최장기 투숙객인 감풍기(오지호)가 짝퉁 골프채를 판 이유로 경찰서에 끌려간 방은지(예지원)를 빼내기 위해 한 걸음에 달려간 장면에서는 이들의 완벽한 하모니 연기가 빛을 발했다. 짝퉁 골프채인지 정말 몰랐다며 억울함을 토로하던 방은지는 도주 위험이 있다며 변호사를 부르라는 경찰에게 “변호사가 어딨어 내가?”라며 되려 큰소리를 쳤다. 그 순간 막례는 “방은지 변호사, 여기 있습니다!”라고 카리스마 넘치는 한 마디와 함께 등장했고, 이를 보자마자 방은지는 “엄마!”라고 외치며 어린아이처럼 막례의 품에 안겼다. 이에 막례도 포근히 감싸 안아주며 “사고 칠 때는 언제고 찔찔 짜기는 왜 짜?”라고 그녀만의 스타일대로 은지를 위로했다. 풍기 역시 챙겨온 드링크제를 형사들에게 권하고 특유의 넉살을 부리며 은지를 빼내기 위해 애썼다. 이 장면에서 남남이지만 서로를 가족 이상으로 생각하는 애틋한 마음이 오롯이 전달될 수 있었던 것은 윤여정과 오지호 그리고 예지원의 찰진 케미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운명처럼 낙원여인숙에서 출산을 하게 된 금박하(박세완)를 비롯해 구성호텔의 손녀 나해리(박아인)와 비밀 사랑을 키워가고 있는 골프선수 김우재(송원석), 50년 만에 첫사랑 막례를 만나기 위해 찾아온 거복(주현), 말 못 할 비밀을 숨기고 장기투숙을 시작한 사랑꾼 만호(정석용)와 금희(고수희) 부부까지 낙원여인숙 안에서 이들이 어떤 연기 앙상블로 시청자들을 웃기고 울리게 될지 기대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처럼 이제 막 첫걸음을 시작한 ‘두 번은 없다’에서 신구 세대 배우들의 다채로운 꿀 케미는 드라마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 매력 포인트로 손꼽힌다. # 막장은 가라! 토요일의 힐링 타임! 주말 드라마라 하면 대부분의 시청자는 불륜, 출생의 비밀 등 개연성은 부족하지만 자극적인 소재와 줄거리의 드라마를 떠올린다. 하지만 ‘두 번은 없다’는 첫 출발부터 달랐다. 극 중 주 배경이 되는 낙원여인숙이라는 장소를 외롭고 힘없는 사람들에게 유일한 안식처가 되어줄 수 있는 공간으로 설정했다. 낙원여인숙에서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 서로에게 의지하고 위로 받으며 찐한 정을 느끼게 되는, 피를 나눈 혈연관계로서의 가족이 아닌 새로운 가족의 의미를 선사할 예정이다. 때문에 ‘두 번은 없다’는 막장 스토리와는 거리가 멀다. 이는 첫 방송에서부터 시청자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되었다. 급작스레 남편을 잃은 박하는 낙원여인숙 식구들 덕분에 무사히 순산을 할 수 있었고, 경찰서에 잡혀간 방은지는 엄마와 같은 존재인 막례 덕분에 힘을 얻고 유치장을 나올 수 있었으며, 50년 만에 나타난 철천지원수 같은 첫사랑도 투숙객이라는 명목 하에 모른 척 받아주기도 하는 등 이들의 관계에는 말로 다 할 수 없는 뜨거운 정과 의리가 있었다. 그 결과 ‘두 번은 없다’가 첫 방송된 이후 시청자들은 “간만에 부담 없이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드라마 본 듯”, “낙원식구들 벌써부터 좋아!! 어쩜 좋아!!”, “저런 여인숙 있으면 나도 들어가 살고 싶다~~” 등과 같은 폭발적인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여기에 적재적소에 배치된 코믹, 공감 요소들은 시청자들이 작품에 더욱 몰입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 버라이어티 캐릭터 열전 ‘두 번은 없다’는 주인공 한 두 명의 서사로만 작품을 이끌어가는 드라마가 아니다. 등장하는 캐릭터 하나하나 모두 서사를 가지고 있고, 각각의 캐릭터가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드라마의 스토리는 풍성하고 캐릭터의 매력은 더욱 짙어졌다. 낙원여인숙을 운영하는 CEO 복막례는 예사롭지 않은 포스를 풍기며 투숙객들에게 돌직구 촌철살인 멘트도 서슴지 않는 원조 걸크러쉬 매력을 내뿜는다. 나란히 5, 6호실에 묵고 있는 최장기 투숙객 감풍기와 방은지에게 “으이그 화상들! 도대체 니들은 언제까지 여기서 뭉갤 건데? 낼 모레 오십인데 전세금이라도 모아서 달방 신센 면해야 될 거 아냐!!”라고 말하는가 하면, 50년 만에 첫사랑 막례를 찾아와 죽기 전에 한 번만이라도 만나보고 싶어서 왔다는 거복의 로맨틱한 멘트에는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하고 자빠졌네. 첫사랑은 무슨 얼어 죽을 첫사랑?!”이라며 팩폭을 날리기도 한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울 것 같지만 투숙객들에게 일이 생기면 제일 먼저 나서서 챙기기도 하고 따뜻하게 감싸주는 모습도 가지고 있어 따뜻한 인간미가 가득한 복막례의 활약이 더욱 기대를 모은다. 여기에 하루아침에 남편을 갑자기 잃게 된 금박하, 완벽한 비주얼과 여심을 단번에 훔치는 작업 스킬로 인생 한 방을 노리는 감풍기, 인생 역전을 위해 골드 미스를 꿈꾸는 방은지, 그리고 막례를 향한 일편단심으로 갖은 구박까지도 행복하게 느끼는 로맨티시스트 최거복까지 낙원여인숙 식구들은 캐릭터 열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다채로운 매력을 선보였다. 낙원 식구들뿐만 아니라 구성 호텔의 회장 나왕삼(한진희)과 후계자 후보인 손자 나해준(곽동연)과 손녀 나해리(박아인), 그리고 두 며느리 도도희(박준금)와 오인숙(황영희)의 케미 또한 흥미진진했다. 구성호텔 후계자 자리를 서로 노리고 있는 이들의 기 싸움은 극에 더욱 찰진 긴장감을 선사했기 때문. 특히 나해준과 나해리는 각각 낙원여인숙의 식구들과 연결고리가 있어 앞으로 이들에게 어떤 일들이 벌어지게 될지 시청자들의 관심과 호기심이 높아지고 있다. 서울 한복판의 오래된 ‘낙원여인숙’에 모여든 투숙객들이 ‘인생에 두 번은 없다’를 외치며 실패와 상처를 딛고 재기를 꿈꾸는 유쾌, 상쾌, 통쾌한 사이다 도전기를 그린 MBC 주말특별기획 ‘두 번은 없다’는 매주 토요일 밤 9시 5분에 4회가 연속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권상우X김성균X허성태X김희원, 강렬 비주얼-친근 입담 “아는형님 초토화”

    권상우X김성균X허성태X김희원, 강렬 비주얼-친근 입담 “아는형님 초토화”

    영화 ‘신의 한 수: 귀수편’에 출연한 배우들이 ‘아는 형님’에 등장해 입담을 뽐냈다. 2일 오후 방송된 JTBC 예능 프로그램 ‘아는 형님’에는 권상우, 김성균, 허성태, 김희원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게스트로 나선 배우들은 첫 등장부터 강렬한 모습으로 ‘아형’ 멤버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허성태는 입학신청서 장래희망란에 권상우를 적어 넣어 궁금증을 불러모았다. 허성태는 “외모, 몸, 액션 등 내가 갖지 못한 부분을 많이 가졌다”며 권상우에 대한 부러운 마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최근에 두 작품 연달아 같이 했는데, 성실함을 배우고 싶다”며 “성실한 배우들 많이 봤지만, 본받고 싶은 배우는 권상우가 처음이었다”며 극찬했다. 권상우는 교생 실습 당시 인기를 짐작할 수 있는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그는 “데뷔 후에 교생 실습을 했다”며 “영화 ‘동갑내기 과외하기’가 개봉한 이후였다”고 말했다 이어 “여중 여고 여상이 다 있던 동네였다”며 “아침에 등교할 때 인근 학교 학생들이 다 모였다. 학생들이 선생님들 차를 다 막고 내가 있는지 들여다볼 정도였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면서 “선생님들 차 트렁크에 숨어서 등교해서 담 넘어서 퇴근할 때도 있었다”고 덧붙여 당시 인기를 실감케 했다. 김희원은 김성균에 대해 “영화 ‘범죄와의 전쟁’을 보고 진짜 깡패인 줄 알았다”며 “섭외하기 힘들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와 함께 허성태에 관해서는 “영화 ‘범죄도시’에서 뒤집어지려는 눈빛”이라고 말해 폭소케 했다. 이를 들은 권상우는 “그런데 되게 착하다. 생긴 거랑 다르다”고 말해 웃음을 더했다. 한편 권상우, 김성균, 김성태, 김희원 등이 출연하는 영화 ‘신의 한 수: 귀수편’은 오는 7일 개봉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여기는 인도] 손녀 산 채로 묻으려 한 노인…생매장 직전 아기 구조

    [여기는 인도] 손녀 산 채로 묻으려 한 노인…생매장 직전 아기 구조

    산 채로 묻힐뻔한 아기가 간발의 차로 목숨을 건졌다. NDTV 등은 1일(현지시간) 인도 남부 하이데라바드시에서 생매장 직전 구조된 아기가 병원으로 옮겨졌다고 보도했다. 아기를 묻으려 했던 할아버지와 삼촌은 현장에서 체포돼 조사를 받고 풀려난 상태다. 이날 아침 하이데라바드시의 한 버스정류장 근처에서 수상한 남자 두 명이 구덩이를 파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노인이 담요에 싸인 아기를 안고 있는 사이, 젊은 남성은 무덤을 만들고 있었다고 밝혔다. 아기를 산 채로 묻으려 한 것 아니냐는 경찰의 추궁에 노인은 수술이 잘못돼 손녀가 목숨을 잃었으며, 시신을 안고 버스를 탈 수 없을 것 같아서 묻어주려 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또 가족들 역시 시신을 집으로 가져오지 말라고 했다는 주장을 펼쳤다.일단 아기를 병원으로 옮긴 경찰은 그러나 아기가 살아있다는 통보를 받았다. 체포된 아기의 할아버지와 삼촌은 아기가 죽은 줄로만 알았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경찰은 이들이 아기가 여자라는 이유로 생매장 하려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남아선호사상이 만연한 인도에서는 여아 낙태나 생매장, 인신매매가 비일비재하다. 매년 50만 명의 여자아기가 낙태되고 있다는 최근 연구 발표도 있었다. 특히 1990년대 태아의 성별을 감별할 수 있는 초음파 기술이 도입되면서 여아 낙태가 급증했다. 2006년 유니세프 보고서에 따르면 1986년 이후 인도에서 낙태되거나 태어나자마자 살해된 여자 아기는 1000만 명에 이른다. 이로 인한 성비 불균형도 심각하다. 2017년 기준 인도의 성비는 남성 1000명당 여성 896명으로 남초 현상이 두드러진다. 인도 사람들이 여자 아기를 꺼리는 데는 지참금 문화 탓이 크다. 신부의 가족이 신랑과 그 가족에게 거액의 지참금을 지불해야 하는 관행이 심각한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지난달 초에도 죽은 딸을 묻으려던 남성이 산 채로 묻힌 다른 갓난아기를 발견한 일이 있었다. 항아리에 담겨 지하 90cm 깊이에 묻혀 있었던 아기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아기를 발견한 남성은 죽은 딸 대신 키우고 싶다며 입양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두 번은 없다’ 윤여정X장기투숙객들의 첫 만남 “낙원여인숙 영업 시작”

    ‘두 번은 없다’ 윤여정X장기투숙객들의 첫 만남 “낙원여인숙 영업 시작”

    ‘두 번은 없다’가 낙원여인숙의 CEO 윤여정부터 장기투숙객들이 한 자리에 모두 모인 현장을 담은 스틸을 공개해 시선을 집중시킨다. MBC 새 주말특별기획 ‘두 번은 없다’(극본 구현숙, 연출 최원석, 제작 팬엔터테인먼트)가 오늘 밤 9시 5분 첫 방송을 앞두고 예비 시청자들의 기대감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단 하루도 바람 잘 날 없는 낙원여인숙 생활을 예고하는 스틸을 공개했다. ‘두 번은 없다’가 방송 전부터 화제의 선상에 올랐던 이유는 낙원여인숙이라는 극의 주 배경이 되는 장소가 지닌 특별함이 한몫했다. 레트로 감성을 자극하는 여인숙이라는 설정부터 그 공간에서 처음 만나게 된 사람들이 함께 부대끼며 살아가는 장소라는 것만으로도 흥미를 자아냈던 것. 극 중 낙원여인숙은 해방 전 개업해 지금까지 세월의 흐름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특별한 장소다. 6개의 객실을 운영 중인 낙원여인숙에는 CEO 복막례(윤여정)가 자부심과 철학을 가지고 지켜온 나름대로의 원칙 세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오로지 달방으로만 운영되는 시스템, 두 번째는 복막례의 심층 면접을 통과해야 투숙객이 될 수 있다는 것, 마지막은 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아침식사는 모두 다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세 가지 원칙을 모두 지켜야만 비로소 낙원여인숙의 식구로 인정받을 수 있다. 때문에 이 특별한 공간에서 함께 살아가는 복막례와 장기투숙객들의 인연, 그리고 이들이 지닌 사연은 ‘두 번은 없다’에서 절대 놓쳐서는 안 될 꿀잼 시청 포인트로 손꼽힌다. 이 가운데 공개된 스틸에는 낙원여인숙 CEO 윤여정과 1호실부터 6호실까지 꽉 채운 장기투숙객 박세완, 오지호, 예지원, 송원석, 주현, 정석용, 그리고 고수희가 앞 마당에 총출동한 모습이 포착되어 있어 시선을 사로잡는다. 해방 이후 개업해 지금까지 같은 자리에서 세월의 흐름이 느껴지는 옛 모습 그대로를 간직하고 있는 낙원여인숙은 그 이미지 만으로도 따뜻하고 정겨운 느낌을 전달한다. 그리고 그 공간을 변함없이 지켜온 윤여정은 낙원여인숙의 대모답게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위풍당당한 포스를 내뿜고 있어 눈길을 끈다. 표정과 눈빛 하나만으로도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다 겪은 원조 걸크러쉬가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 반면 장기투숙객인 오지호, 예지원, 송원석, 주현, 정석용, 고수희는 약속이라도 한 듯 일렬로 나란히 서서 일제히 윤여정을 바라보고 있다. 서로 멀찍이 떨어져 데면데면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것도 모자라 왠지 모르게 잔뜩 얼어있는 듯 보이는 표정은 앞으로 이들에게 펼쳐질 낙원여인숙 생활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을 짐작하게 하며 호기심을 자아낸다. 스펙터클한 낙원여인숙의 하루를 예고하듯 또 다른 스틸에서는 만삭인 채로 상복을 입고 송원석에 품에 안겨있는 박세완의 모습이 담겨있다. 식은땀을 흘리며 정신을 잃은 것처럼 보이는 박세완, 그리고 깜짝 놀라고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송원석의 표정만으로도 긴박한 상황이 벌어졌음을 암시한다. 때문에 낙원여인숙 식구들의 완전체가 다 모이게 된 첫 만남부터 이들에게 과연 어떤 사건이 벌어진 것인지, 그리고 낙원여인숙 지붕 아래에서 함께 살아갈 이들의 앞날에 어떤 일들이 펼쳐지게 될지 시청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처럼 낙원여인숙 식구들의 범상치 않은 첫 만남을 예고한 MBC 새 주말특별기획 ‘두 번은 없다’는 ‘백년의 유산’, ‘전설의 마녀’,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 등 매 작품마다 3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했던 주말드라마 흥행불패 신화 구현숙 작가와 ‘소원을 말해봐’, ‘오자룡이 간다’ 등 밝고 따뜻한 인간 군상의 모습을 세련된 감각으로 연출한 최원석 PD가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겨울연가’, ‘해를 품은 달’, ‘닥터스’, ‘쌈, 마이웨이’, ‘사랑의 온도’ 등 수많은 히트작을 선보인 ‘드라마 명가’ 팬엔터테인먼트가 제작을 맡았다. ‘두 번은 없다’는 오늘 밤 9시 5분에 첫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동상이몽2’ 최수종♥하희라, 장흥 한달살기 “첫날밤 설렘→위기”

    ‘동상이몽2’ 최수종♥하희라, 장흥 한달살기 “첫날밤 설렘→위기”

    4일 방송되는 SBS ‘동상이몽 시즌2 - 너는 내 운명’(이하 ‘너는 내 운명’)에서는 한 달 살기를 위해 장흥으로 떠난 최수종♥하희라 부부의 첫날밤이 공개된다. 최수종, 하희라 부부는 집 앞 텃밭에서 딴 채소와 집에서 챙겨온 재료들로 장흥에서의 첫 식사를 준비했다. 사랑꾼 부부가 직접 차린 시골 밥상은 어떤 모습일지 기대감이 모아지는 가운데, 최수종의 수준급 요리 실력이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특히, 최수종의 화려한 칼 솜씨에 “한두 번 해 본 솜씨가 아니다”라며 MC들의 칭찬이 이어지기도 했다. 이에 최수종은 칼질을 잘 할 수밖에 없게 만든 하희라의 충격적인 비화를 털어놓았다. 그런가 하면 최수종은 데뷔 후 33년 동안 명품 몸매를 유지할 수 있었던 특별한 비법을 공개하기도 했다. ‘자기관리 왕’다운 그의 모습에 스튜디오에서는 연신 감탄했다. 한편, 식사를 마친 후 최수종은 기대에 가득 찬 눈빛으로 하희라에게 “화려하게 수놓읍시다”라고 말했다. 26년 차 사랑꾼 부부에게 다시 찾아온 첫날밤, 밤새 하희라를 부르는 최수종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는 후문이 전해져 궁금증이 더해진다. 그러나 첫날밤에 대한 설렘도 잠시 수라부부에게도 위기가 찾아왔다. 아침 식사를 마을 정자에서 하고 싶다는 ‘로망’ 수종과 굳이 저 먼 곳까지 가야 하냐는 ‘현실’ 희라 사이에 의견 차이가 발생한 것. 항상 알콩달콩한 모습만 보여주던 두 사람은 ‘아침이몽’을 극복할 수 있을지, 한 달 살기 시작과 함께 애정전선에 첫 위기를 맞은 최수종♥하희라 부부의 모습은 4일 월요일 밤 11시 10분 방송되는 ‘동상이몽 시즌2-너는 내 운명’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나혼자산다’ 경수진, 반전 일상 “공허함 때문에 인테리어 시작”

    ‘나혼자산다’ 경수진, 반전 일상 “공허함 때문에 인테리어 시작”

    배우 경수진이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해 소탈한 미니멀 라이프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경수진은 지난 1일 오후 방송한 MBC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해 자취 8년차 미니멀 라이프 일상을 공개했다. 이날 방송에서 경수진은 물로만 세수을 하고, 사과 반쪽과 아몬드, 커피 한잔으로 아침을 열었다. 우아한 아침시간을 보낸 그는 머리를 질끈 묶고 톱과 공구 가방을 꺼내드는 반전 매력으로 모두의 놀라움을 자아냈다. 특히 목재소를 찾아가 가벽을 셀프 시공 하는 등 경수진이 만든 테라스는 특별한 공간이었다. 그는 무거운 인조잔디를 혼자 힘으로 마당에 깔았다. 이어 실외기 가림판을 만들며 행복한 미소를 지어 색다른 매력을 선사했다. 또 신발 밑창이 닿지 않게 지갑을 가지러 가는 경수진의 모습은 VCR을 지켜보던 모두를 웃게 만들었다. 박나래는 “저런 사람들 꼭 있어”라며 경수진의 털털함에 웃음을 참지 못했다. 경수진은 친구의 스튜디오에 커튼을 달아주고 오는 길에 퇴근 시간 교통체증 탓에 위기를 맞이했다. 가까스로 화장실을 다녀온 경수진은 “여기서 방송을 접을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며 인생의 진리를 깨우친 비장한 모습으로 인터뷰를 진행해 엉뚱함과 사랑스러운 면모를 보였다. 아울러 경수진은 “작품을 끝내고 나면 공허함이 있다. 다른 집중할 수 있는 게 필요해서 인테리어를 직접 하게 됐다”고 하루를 마친 소감을 전하며 일도 쉼도 즐길 줄 아는 건강한 라이프 스타일에 대한 자신만의 생각을 밝혔다. 이날 경수진은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다. 시청자들 또한 소탈하고 색다른 매력을 가진 경수진에 대한 호응을 이어갔다. 한편 ‘나 혼자 산다’는 매주 금요일 오후 11시 10분에 방송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새끼 지키려다 다친 아빠 원숭이, 결국 하늘로…

    새끼 지키려다 다친 아빠 원숭이, 결국 하늘로…

    부성애 역시 모성애 못지 않은 것일까. 새끼를 지키려다 다친 수컷 원숭이가 결국 숨을 거뒀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다. 미국 캔자스주 도지시티에 있는 라이트 동물원은 29일(현지시간) 수컷 꼬리감는원숭이(카푸친 원숭이) 한 마리가 세상을 떠났다며 이같은 사연을 공개했다. 31년 전인 1988년 생후 1살이었던 수컷 원숭이 ‘번’은 암컷 한 마리와 함께 처음 이 동물원에 왔다. 이후 두 원숭이는 지금까지 네 마리의 새끼를 낳아 길렀다. 그러던 지난 9월 3일 번이 의문의 상처와 함께 발견된 것이었다.동물원 측은 당시 번의 새끼 ‘피켓’이 우리에서 사라진 뒤 엉뚱하게도 도시 변두리의 도롯가에서 구조된 직후. 아빠인 번은 우리 안에서 다친 상태로 발견됐다고 전했다. 경찰은 “새끼 원숭이가 스스로 울타리를 빠져나갔을 가능성은 없다”며 누군가가 원숭이를 동물원 밖으로 데리고 나간 것으로 보고 수사를 이어왔다. 또 아빠 원숭이의 부상이 둔기에 의한 외상이라는 수의사 소견을 근거로, 상처는 새끼를 구하려다 생긴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생각보다 심한 다리 부상에 수술을 받은 아빠 원숭이는 무리와 격리된 채 보살핌을 받았다. 동물원 측은 6~8주 정도의 회복 기간 아빠 원숭이가 새끼와 떨어져 지내야 한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아빠 원숭이는 빠르게 회복했고, 보름 전 건강검진에서도 별문제는 발견되지 않았다.그러나 29일 아침 아빠 원숭이가 돌연 폐사한 것이다. 동물원 측은 “원숭이 ‘번’이 미동도 없이 누워 있었다”면서 “수의사들이 원숭이를 살리기 위해 모든 방법을 동원했지만 결국 숨졌다”고 설명했다. 새끼를 정성껏 보살피던 아빠 원숭이가 갑자기 죽자 관계자들도 슬퍼하며 애도를 표했다. 지난달 구조된 번의 새끼는 현재 무리와 함께 지내며 동물원의 보호를 받고 있으며, 구조 당시와 마찬가지로 그 어떤 부상이나 건강상의 문제 없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고 동물원 측은 전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황인구 서울시의원, ‘2019 거버넌스 지방정치대상’ 미래개척분야 최우수상 수상

    황인구 서울시의원, ‘2019 거버넌스 지방정치대상’ 미래개척분야 최우수상 수상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 황인구 부위원장(더불어민주당, 강동4)이 1일 일산호수공원 고양국제꽃박람회장에서 진행된 ‘2019 거버넌스 지방정치대상’ 시상식에서 미래개척분야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올해 처음으로 진행된 ‘거버넌스 지방정치대상’은 주민생활 등 5개 분야에서 지방정치발전에 큰 기여를 한 자치단체장 및 지방의회의원을 선정해 수여한다. 황 부위원장은 서울특별시의회 교육위원회 부위원장이자 정책위원회 부위원장, 의원연구단체 남북평화교류연구회 공동대표 등을 맡아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의 남북교류협력, 평화·통일교육 발전에 노력한 공을 인정받았다. 황 부위원장은 ‘서울특별시교육청 남북교육교류협력 활성화에 관한 조례’를 대표발의하고, ‘서울특별시교육청 평화·통일교육 활성화 조례’ 제정을 주도했다. 또 ‘서울특별시의회 남북교류협력지원 특별위원회 구성결의안’, ‘4.27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 동의 촉구 건의안’을 추진하는 등 서울시와 교육청, 시의회 차원의 남북교류협력 활성화를 위하여 많은 노력을 전개한 바 있다. 더불어 서울시의회 의원연구단체 남북평화교류연구회 창립을 주도해 평화·통일정책 추진을 위한 분위기 조성 등에 노력하고 있다. 상을 수상한 황 부위원장은 “반세기가 넘는 기간 동안의 반목과 갈등을 하루아침에 해결할 수 없기에 남북교류협력은 꾸준한 노력과 평화를 향한 확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남북교류협력 활성화를 위해 더욱 노력해나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버티던 도쿄都 끝내 양보, 올림픽 마라톤·경보 삿포로에서 치른다

    버티던 도쿄都 끝내 양보, 올림픽 마라톤·경보 삿포로에서 치른다

    내년 도쿄올림픽 마라톤과 경보 종목이 결국 도쿄 대신 삿포로에서 열리게 됐다.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 지사는 1일 일본 도쿄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도쿄도 관계자, 일본 정부 관계자가 참가한 4자 회담에서 마라톤과 보 종목의 개최지 이전에 대해 “IOC의 결정에 동의할 수는 없지만 대회 성공 개최를 위해 훼방 놓지는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고이케 지사는 “도쿄에서 열리는 게 가장 이상적이라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 합의가 안 된 결정”이라고 아쉬운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앞서 IOC는 올림픽 기간 도쿄의 무더위 때문에 선수들의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도쿄보다 평균 기온이 5∼6도 낮은 홋카이도 삿포로에서 마라톤과 경보 종목을 치르는 방안을 제안했다. 도쿄도는 일제히 반발하며 마라톤과 경보 출발 시각을 당초 아침 6시에서 새벽 시간으로 앞당기겠다고 맞섰다. 하지만 IOC가 마라톤과 경보 개최지 변경에 대한 4자 회담을 제안한 데 따라 개최지의 삿포로 이전에 따른 추가 경비를 도쿄도가 부담하지 않고, 마라톤과 경보 이외의 종목에 대해 더 이상 개최지 변경 요구를 하지 않겠다는 IOC의 약속을 받아내는 등 네 가지 합의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개최지나 경기 시간을 바꿔야 한다는 요구가 빗발쳤던 골프, 트라이애슬론, 승마 종목의 개최지 변경은 하지 않기로 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마쓰자와 시게후미 참의원 의원은 이날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에게 골프 개최 장소를 더 시원한 곳으로 옮겨 달라고 요청했다. 도쿄 중심부에서 북서쪽으로 50㎞ 떨어진 가스미가세키 골프클럽이 원래 장소인데 마쓰자와 의원은 “이 기간 골프대회를 한다면 선수뿐만 아니라 경기 진행 자원봉사자, 갤러리도 고온 때문에 위험해질 수 있다”고 주장하며 여름 평균 기온이 상대적으로 낮은 도쿄만 근처 와카수 골프장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또 모리 요시로 대회 조직위원장은 트라이애슬론과 승마 경기 시간을 1시간 이상 앞당기는 방안을 IOC와 합의했다고 밝혔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청일전자 미쓰리’ 속 혜리가 읽고 울 뻔한 그 책

    ‘청일전자 미쓰리’ 속 혜리가 읽고 울 뻔한 그 책

    지난달 31일 tvN 수목드라마 ‘청일전자 미쓰리’ 방송에 등장한 하완 작가의 공감 에세이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가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극 중 이선심(혜리 분)은 하루아침에 말단 경리에서 회사 대표직을 맡게 된 후, 부도 직전인 청일전자를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막막한 현실에 지쳐가는 선심은 벌러덩 누운 채로 책 한 권을 꺼내 든다.‘가끔은 인생에 묻고 싶어진다. 왜 이렇게 끝도 없이 문제들을 던져 주냐고. 풀어도 풀어도 끝도 없고 답도 없다’ ‘지금의 내 삶이 매우 불안해 보일지라도 너무 걱정 할 것 없다. 이건 흔들리는 것이 아니라 파도를 타는 것이니까…어떻게 파도가 끝이 없냐’ 꽂혀있는 책갈피를 펼치면 해당 구절에 밑줄이 그어져 있다. 선심은 무한긍정이 특징인 캐릭터로 무슨 일이든 멋지게 해결해 나가고 싶어한다. 하지만 청일전자가 처한 냉정한 현실은 쉽게 답을 주지 않는다. 이때 에세이는 선심의 숨은 마음을 대변하는 듯 위로를 전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은 노력이 결실을 보지 못할 때가 더 많다. 인간은 태어난 순간부터 열심히 살지만 어디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건지 알 수 없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작가는 열정이 미덕인 시대, 불굴의 의지가 존경의 대상이 되는 시대일수록 가장 필요한 덕목은 용기라고 말한다. 하완 스타일의 공감 방식은 많은 청년들에게 진한 위로를 선사한다. 한편, 하완의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는 출간 당시 2030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25만 부 이상이 판매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광식의 천문학+] 시골 청년의 꿈을 이뤄준 명왕성 - 왜 행성서 왜 퇴출됐을까?

    [이광식의 천문학+] 시골 청년의 꿈을 이뤄준 명왕성 - 왜 행성서 왜 퇴출됐을까?

    현재 대부분의 성인들이 중학교에 다닐 때 우리 태양계 행성 이름을 이렇게 외었다. '수금지화목토천해명' 하지만 태양계 9개 행성 중 막내였던 명왕성은 더이상 행성이 아니다. 2006년 세계천문연맹(IAU) 총회에서 명왕성을 행성 반열에서 퇴출하기로 결졍했기 때문이다. 직접적인 이유는 미국의 천문학자 마이크 브라운이 2003년, 명왕성 뒤쪽에서 지름 2300㎞인 명왕성보다 25%나 더 큰 소행성 에리스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그후로도 비슷한 크기의 소행성들이 잇달아 발견됨으로써 IAU는 2006년 행성의 정의를 다음과 같이 정하기에 이르렀다. 1) 태양을 중심으로 공전할 것. 2) 자체 중력으로 유체역학적 평형을 이룰 것. 3) 구에 가까운 형태를 유지할 것. 4) 주변 궤도상의 천체들을 쓸어버리는(충돌, 포획, 기타 섭동에 의한 궤도 변화 등) 물리적 과정이 완료됐을 것. 이 정의에 의거해 2006년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IAU 총회에서 표결에 부친 결과, 명왕성은 행성 반열에서 퇴출되고 왜소행성으로 분류되었다. 궤도를 어지럽히는 얼음 부스러기들을 청소하기에 명왕성은 덩치가 너무 작았던 것이다. 이리하여 명왕성은 ‘134340 플루토’라는 왜행성으로 분류됐다. 명왕성은 1930년 고졸 출신으로 로웰 천문대의 비정규 직원이었던 23살의 클라이드 톰보에 의해 발견되었다. 로웰 천문대는 미국의 수학자이자 천문학자인 퍼시벌 로웰(1855~1916)이 1894년에 세웠다. 출중한 호기심과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였던 로웰은 우리와도 인연이 닿아 있는 인물로, 하버드 대학을 졸업한 후, 1883년 조선을 방문하고 '고요한 아침의 나라 조선'(Choson, the Land of the Morning Calm)이라는 제목의 책을 펴내기도 했다. 로웰은 30대에 천문학에 헌신하기로 결심하고 해왕성 바깥에 있는 제9의 행성을 찾는 것을 필생의 목표로 삼았다. 천왕성의 이상 운동을 근거로 해왕성을 발견하게 된 것이 60년 전의 일이었다. 해왕성 발견 후, 이 행성의 궤도에도 오차가 있는 것으로 밝혀져 해왕성 바깥쪽에 다른 행성이 존재할 거라는 믿음이 널리 퍼져 있었다. 로웰은 해왕성 너머로 궤도에 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행성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이를 행성 X라 불렀다. 로웰은 애리조나주에 있는 해발 2210m의 플래그스탭산에 로웰 천문대를 세우고 행성 X를 찾기 위한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그러나 로웰은 불행하게도 그의 꿈을 끝내 이루지 못한 채 1916년 61살의 나이로 우주로 떠났다. 고졸출신 별지기의 꿈이 로웰의 꿈이 14년 후 고졸 출신 아마추어 천문가 클라이드 톰보에 의해 마침내 이루어졌던 것이다. 일리노이 주의 두메산골 출신이었던 톰보가 로웰 천문대에서 근무하게 된 것은 몇 장의 천체 스케치 덕분이었다. 가난한 농가 출신으로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아마추어 별지기로 천체관측을 즐기던 톰보는 자작 망원경으로 관측한 화성과 목성의 관측 스케치를 충동적으로 로웰 천문대에 보냈다. 천문대 대장은 이 스케치를 보고는 ‘고되지만 보수가 짠’ 천문대 일을 해볼 생각이 없느냐는 편지를 보냈고, 편지를 받자마자 시골 청년은 한 점 망설임 없이 즉시 저축한 돈을 긁어모아 몇날 며칠을 가야 하는 플래그스탭행 편도 기차표를 끊었던 것이다. 이 고졸 출신 별지기 클라이드 톰보가 마침내 천문대 입성 1년 만에 고인이 된 로웰의 꿈을 이루었던 것이다. 24살의 열정적인 톰보는 당시 최신 기술이었던 천체사진을 이용하여 동일한 지역의 밤하늘 사진을 2주 간격으로 두 장을 촬영한 후, 그 이미지 사이에서 위치가 바뀐 천체를 분석하는 방법으로 끈질기게 탐색을 진행한 끝에 1930년 2월 마침내 명왕성을 발견하는 쾌거를 올려 천문학사에 불멸의 이름을 남겼다. 명왕성 발견 소식은 곧 AP통신의 전파를 타고 전 세계로 퍼져났으며, 태양계 제9의 행성 발견으로 세계는 발칵 뒤집어졌다. 과연 태양계가 앞으로도 얼마나 더 확장될 것이며, 그 바깥으로는 무엇이 더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사람들은 망연한 시선으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어쨌든 명왕성 발견 하나로 톰보는 일약 유명인사가 되었다. 영국 왕립천문학회 등으로부터 공로 메달을 받았으며, 캔자스 대학에서 장학금을 받아 정식으로 천문학을 전공하여 학위를 받았다. 1955년부터 1973년 퇴임할 때까지 뉴멕시코 주립대학에서 교수로 재직했고, 1997년 뉴멕시코의 라스크루서스에서 평생을 꿈꾸었던 새로운 우주로 갔다. 그러나 명왕성과 톰보의 인연은 이것으로 끝난 것이 아니었다. 명왕성이 행성에서 퇴출된 2006년 미항공우주국(NASA)은 최초의 명왕성 탐사선 뉴허라이즌스(New Horizons)를 발사했고, 탐사선은 목성의 중력도움을 받아 가속한 후 출발 10년 만인 2015년 7월 명왕성에 도착, 명왕성 표면으로부터 약 12,550㎞ 거리까지 접근하는 역사적인 근접비행에 성공했다. 그런데 이 탐사선에는 이색적인 화물 하나가 실려 있었다. 바로 명왕성 발견자 클라드 톰보의 뼛가루가 캡슐에 담긴 채 선체 데크 밑에 부착되어 있었던 것이다. 의리 깊은 후배 NASA 과학자들의 배려로, 톰보는 비록 살아서는 가지 못했지만 자신의 뼛가루는 명왕성 옆을 스쳐지나면서 꿈을 이루어주었던 명왕성의 모습을 볼 수 있었던 것이다. 톰보의 뼛가루를 담은 캡슐에는 그의 묘석에 새겨진 다음과 같은 글귀가 적혀 있다. '미국인 클라이드 톰보 여기에 눕다. 그는 명왕성과 태양계의 세 번째 영역을 발견했다. 아델라와 무론의 자식이었으며, 패트리셔의 남편이었고, 안네트와 앨든의 아버지였다. 천문학자이자 선생님이자 익살꾼이자 우리의 친구 클라이드 W. 톰보'(1906~1997). 발견된 지 한 세기도 채 채우기도 전에 행성 지위에서 퇴출된 명왕성이지만, 역설적이게도 대중에게는 그 전보다 더욱 유명하게 되었다. 아직도 미국에서는 명왕성의 행성 지위 회복을 줄기차게 주장하고 있다. 2015년 7월 명왕성 근접비행에 성공한 뉴허라이즌스의 명왕성 탐사를 계기로 미국인들의 명왕성 지위 회복 요구가 더욱 드세어지고 있다. 그만큼 미국인들은 명왕성을 사랑하고 있다. 여담이지만, 톰보는 류현진이 뛰고 있는 메이저리그 LA다저스팀의 에이스 투수 클레이턴 커쇼의 큰외할아버지다. 그래서 커쇼는 ‘명왕성은 내 마음의 행성이다’라고 적힌 티셔츠를 입고 TV에 출연한 적도 있다. 톰보가 그런 손자의 모습을 보았다면 무척 대견해했을 것 같다. 명왕성은 지금은 행성 반열에서 탈락하여 왜행성으로 분류되고 있다. 정식명칭은 134340 명왕성(134340 Pluto)으로 불리며, 카이퍼 띠에 있는 왜행성으로서는 현재 가장 큰 천체다. 암석과 얼음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지름 2400㎞로 지구의 달의 70%에 지나지 않는다. 태양으로부터 평균 약 60억㎞(40AU) 떨어진 타원형 궤도를 돌고 있으며, 공전주기는 약 248년, 자전주기는 6.4일이다. 길쭉한 타원형 궤도 때문에 해왕성의 궤도보다 안쪽으로 들어올 때도 있다. 위성은 5개 있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에베레스트에서 스러진 英중년, 마을잔치 다음날 주검으로

    에베레스트에서 스러진 英중년, 마을잔치 다음날 주검으로

    에베레스트(해발 고도 8848m)에서 영국의 50대 남성이 소중한 목숨을 잃었다. 산악인도 아니다. 그저 베이스캠프(EBC, 5364m)까지만 다녀오는 캐러밴만 하려던 달림이였다. 카디프의 렉위드 출신 엔지니어 켈리누 포텔리(54)가 지난 28일(이하 현지시간) 저녁 EBC 아래 로부체 마을(4930m) 주민들과 잔치를 벌인 뒤 잠자리에 들었으나 다음날 아침 가이드에 의해 주검으로 발견됐다고 BBC가 1일 전했다. 26세와 20세 두 자녀의 아버지인 그는 캐러밴 도중에도 고소증으로 어려움을 겪어 가이드가 특별히 모니터링했다고 했다. 하산 길에 마을잔치에 참여한 것이 화근이 됐을 것으로 추측된다. 그는 장모와 가까운 친구를 잇따라 암으로 잃자 자선모금을 위해 이번 여행을 계획했다. 왓츠앱을 통해 의료 처치를 받은 뒤 몸상태가 나아졌다고 친구와 가족들에게 메시지를 전했던 터라 더욱 안타까움을 샀다. 30년 결혼 생활을 이어온 부인 도나(51)는 “그저 조심하라고만 말했더니 그는 ‘조심하겠다고 약속할게’라고 답했는데”라면서 “그는 정말 가족적인 남편이었다. 손자 루카도 끔찍히 예뻐했다”고 황망해 했다. 화상 통화를 하며 눈물을 비칠 정도로 가족들을 매우 그리워했으며 딸에게는 일생을 바꿀 경험을 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고 했다. 그녀는 두 자녀와 함께 부검 결과를 기다리겠다고 했다. 나이 마흔 무렵 과체중 때문에 달리기에 빠져 마라톤 클럽을 만들 정도였다. 마라톤 풀코스만 일곱 차례 완주했고 10㎞나 다른 대회, 공원을 뛰는 달리기 등에도 열심이었다. 친구 데이비드 맥도널드는 “우리가 위안을 삼을 수 있는 유일한 일은 그가 늘 하고 싶어했던 일을 하고 있었으며 그 모든 순간을 사랑했을 것이란 사실”이라고 말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독도 헬기 추락 실종자 가족 10여명 1차로 울릉도행

    독도 헬기 추락 실종자 가족 10여명 1차로 울릉도행

    지난 31일 밤 독도 인근 해상에서 추락한 헬기 실종자 가족 10여명이 1일 1차로 울릉도로 향했다. 사고대책본부가 마련된 경북 포항남부소방서에는 이른 아침부터 실종자 가족 20여명이 찾아와 발을 동동구르며 구조 소식을 기다렸다. 이들 가운데 부모 등 19명은 오전 9시 50분 출발한 울릉도행 여객선에 몸을 실었고 나머지 4명은 사고대책본부에 마련된 가족 대기실에 머물러 있다. 대기실에서는 간간이 흐느끼는 소리와 함께 큰 한숨 소리가 새어 나왔다, 앞서 사고대책본부로 달려온 A씨는 침이 바짝 마른 듯 거친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는 “조카가 중앙119구조단에 갔다고 되게 좋아했어요. 빨리 좀 구해 주세요.”라며 “한 번에 할 수 있으면 구조대원들은 모두 투입해 주세요. 가능한 인력과 장비를 동원해 주세요”라며 애타게 호소했다. 그는 “조카가 소방관이라는 자부심으로 열심히 일했어요. 이제 1년 됐습니다. 중앙119구조단에 갔다며 되게 좋아했어요”라고 눈시울을 붉혔다. 사고대책본부에는 실종자 가족 3명 가량이 더 도착할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당국은 사고대책본부에 머물러 있는 가족이 원하면 해경 등에 협조를 얻어 울릉도로 가는 배편을 마련해 줄 계획이다. 사고대책본부 관계자는 “실종자 가족들이 워낙 갑자기 당한 충격적인 일이라서 그런지, 아직 사고 소식을 실감하지 못하는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포항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나혼자산다’ 한혜연, 손만 댔다 하면 컬렉션 ‘슈스스 매직’

    ‘나혼자산다’ 한혜연, 손만 댔다 하면 컬렉션 ‘슈스스 매직’

    ‘나혼자산다’ 한혜연이 남다른 쇼핑 센스로 파리에서의 특별한 하루를 만든다. 1일 방송되는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서는 파리를 누비는 한혜연의 득템 원정기가 공개된다. 한혜연은 이른 아침부터 바쁜 발걸음으로 파리의 플리마켓들을 방문한다. 가게를 둘러보던 그녀는 취향 저격하는 잇템의 홍수와 지름신의 유혹 앞에 결국 멘붕에 빠진다. 고심 끝에 물건을 선택한 한혜연은 프랑스 상인 앞에서 흥정을 위한 애교(?)도 선보였다고 해 시청자들의 관심을 자극하고 있다. 쇼핑에 심취해있던 그녀가 갑자기 무지개 멤버들을 소환하기 시작해 어떤 사연일지 궁금증이 증폭된다. 플리마켓을 뒤로하고 방문한 빈티지 숍에서도 그녀의 멈출 수 없는 쇼핑 욕구가 폭발한다. 집에 둘 데가 없다고 하소연하면서도 분주히 아이템을 찾는 반전 모습으로 색다른 웃음를 예감케 하고 있다. 또한 손만 댔다하면 컬렉션으로 재탄생하는 ‘슈스스 매직’으로 시청자들의 눈을 즐겁게 할 예정이다. 빈티지 숍의 아이템들을 이용해 미니 패션쇼를 펼치는 등 프로페셔널한 코디 감각을 유감없이 발휘한 그녀의 매력이 금요일 밤을 가득 채울 전망이다. 한편, MBC ‘나혼자산다’는 1일 오후 11시 10분에 방송된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주말날씨]11월 첫 날 뿌연하늘…주말엔 깨끗한 가을날씨 “외출하기 좋아요”

    [주말날씨]11월 첫 날 뿌연하늘…주말엔 깨끗한 가을날씨 “외출하기 좋아요”

    11월 첫 날인 1일 금요일은 전국이 대체로 맑은 날씨를 보이고 있지만 미세먼지 농도는 ‘나쁨’ 수준을 보이고 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전날인 31일에 황사와 중국과 북한에서 넘어오는 미세먼지 때문에 남부지방은 하루 종일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가 나쁨 수준을 유지하겠으며 수도권과 강원, 충남지역도 오전에 나쁨 수준을 보이겠다”라고 1일 밝혔다. 그러나 중국 북부지역에 위치한 고기압의 영향으로 청정한 북풍기류가 불어오면서 원활한 대기 확산으로 11월 첫 주말은 맑고 쾌청한 날씨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기상청은 11월 첫 번째 주말인 2일은 중국 산둥반도 부근에 위치한 고기압의 영향으로 전국이 맑은 날씨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낮에는 맑은 날씨를 보이면서 일사로 인해 기온이 오르고 밤 사이에 복사냉각으로 기온이 떨어지면서 내륙 지역을 중심으로 낮과 밤의 일교차가 15도 이상 나는 곳도 많을 것으로 기상청은 예상했다. 2일 전국의 아침 최저기온은 4~15도, 낮 최고기온은 17~22도로 예보되면서 내륙을 중심으로 일교차가 15도 안팎으로 크게 벌어지는 곳도 있겠다. 2일 지역별 아침 기온은 서울 9도, 세종 5도, 춘천 7도, 대전 8도, 대구 10도, 제주 14도, 부산 15도 등이다. 일요일인 3일에는 강원 영동과 경상 동해안 지역에 아침부터 가끔 비가 오겠으며 강원 영서와 경북 내륙지역도 오후부터 곳에 따라 비가 조금 내릴 것으로 전망됐다. 기상청 관계자는 “2일 새벽과 아침 사이에 지표면 부근의 기온이 떨어지면서 내륙에는 서리가 내리는 곳이 있겠으니 농작물 관리에 각별히 유의해달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그 책방에서의 하룻밤… 나만의 아침을 깨운다

    그 책방에서의 하룻밤… 나만의 아침을 깨운다

    책방은 책을 사는 곳이었다. 예전엔 그랬다. 요즘은 다르다. 책방에서 맥주를 마시거나-물론 특별한 날에 한해서지만-인문 강의를 들을 수도 있다. 심지어 밤새 책을 읽으며 잠을 잘 수도 있다. 그게 바로 북스테이(bookstay)다. 하룻밤에 몇 권이나 책을 읽을 수 있을까만 최소한 몰입과 내려놓기의 즐거움만은 마음껏 누릴 수 있을 듯하다. 이 가을에 가 볼 만한 북스테이 명소 몇 곳을 소개한다.국내 최초의 가정식 서점… 충북 괴산 ‘숲속작은책방’ 충북의 오지 괴산, 거기서도 한참 더 들어가야 하는 두메산골이 칠성면이다. 이 시골 마을에 저탄소 녹색마을이 조성돼 있다. 이름도 정겨운 미루마을이다. 고만고만한 집들이 산자락 아래 옹기종기 몰려 있다. 그 예쁜 시골집 가운데 하나가 국내 최초의 가정식 서점 ‘숲속작은책방’이다. 정확히는 책을 파는 서점과 북스테이가 결합된 집이다. 겉모습은 그저 ‘예쁜 전원주택’ 정도다. 한데 대문을 열고 들어서면 단박에 생각이 바뀐다. 텃밭을 사이로 피노키오 오두막 책방 등 책 읽는 공간만 두 곳이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면 집 전체가 책이다. 1층은 새 책을 파는 서점이다. 여성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 소설가 김영하, 김탁환 등의 최근 책부터 작은 출판사의 책까지 다양하게 구비됐다. 주인장 부부가 외국의 책마을과 서점을 돌아보며 수집한 책, 어린이를 위한 그림책도 전시돼 있다. 도심의 대형 서점에 비하면 작은 규모지만 외려 그 때문에 더 따스하고 평안한 분위기가 흐른다. 운영자는 김병록(56)·백창화(54) 부부다. 서울에서 작은 도서관을 운영하던 이들이 귀촌을 결심한 건 영국, 프랑스 등 유럽 여행을 다녀온 뒤다. 책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유럽의 몇몇 마을을 접한 이들은 귀국해 새로운 삶을 설계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물이 바로 ‘숲속작은책방’이다. 주인장은 “조심스럽고 불편한, 그리고 책을 반드시 사야 하는 민박집”이라고 소개했다. 일반 펜션과 달리 고기를 구워 먹으며 웃고 떠드는, ‘스트레스 해소 행위’를 할 수 없다. 예약도 하루 한 팀만 받는다. 그래서 더 조심스럽고 불편하다. 게다가 숙박료와 별도로 새 책을 최소 1권 이상 사야 한다. 물론 장점도 있다. 최근에 출간된 책, 특히 주인장이 엄선한 책들과 만날 수 있다. 오랜 기간 도서관을 운영해 왔던 주인장이 전해 주는 책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 객실은 2층에 있는 1실이 전부다. 침실 옆에 다락방 형태의 책방이 딸려 있다. 숙박료는 인원수에 따라 달라지는데, 10만원을 넘지 않는다. 장서는 판매용이 1500권 정도, 오두막 등에서 무료로 볼 수 있는 책이 500권 정도다. 매달 둘째 주 토요일엔 ‘밥 먹는 북클럽’ 등 다양한 이벤트도 연다. 인근에 괴산의 명소 ‘산막이옛길’이 있다. (043)834-7626.작품 같은 건물 속 인생학교… 경기 파주 헤이리 ‘모티프원’ 경기 파주 헤이리는 독특한 건물이 많이 몰려 있는 곳이다. 특히 피크닉 장소로 적합한 갈대광장 일대는 가족 나들이객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모티프원은 바로 이곳에 터를 잡았다. 무엇보다 모던한 느낌의 외관이 인상적이다. 조민석 건축가가 설계했다는데, 어쩐지 ‘부티’가 자르르 흐르는 듯하다. 이런 느낌은 집 안쪽에서도 줄곧 이어진다. 모티프원의 주인장은 이안수(62)씨다. 잡지사 기자, 작가, 사진작가, 크리에이터 등 다양한 이력을 가진 이다. 모티프원은 나를 살아 있게 만드는 최고의 이유, ‘삶의 제1 동기’를 뜻한다. 이 대표는 “이 공간에 유숙하는 모든 분이 자신의 가장 중요한 화두에 대한 답을 얻고 가라는 바람에서 이름 지었다”고 설명했다. 장서는 1만 4000권 정도다. 전 세계 90여개 나라, 3만여명의 여행자가 이 집에 묵었다고 한다. 그래서 별칭도 ‘글로벌 인생학교’다. 객실은 2인실 4개, 가족실 1개 등 5개다. 숙박료는 방 크기에 따라 12만원부터 26만원까지 다양하다. (031)949-0901.아날로그 감성과 빈티지… 강원 영월 ‘이후북스테이’ 모티프원이 모던한 느낌이라면 강원 영월의 이후북스테이는 수더분한 모양새의 시골집이다. 문을 열면 팥쥐보다는 콩쥐가, 두 언니보다는 신데렐라가 버선발로 맞아 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펜션 현관문에는 고양이가 그려져 있다. 책 ‘고양이의 크기’ 등을 쓴 서귤 작가가 스케치한 그림이란다. 숙소 곳곳에 이와 비슷한 고양이 그림이 그려져 있다. 이후북스테이 운영자는 김점숙(65)씨와 딸 천혜영(38)씨다. 천씨의 친구가 운영하는 서울의 독립출판 전문서점 이후북스의 하위 브랜드 격이다. 원래 두 모녀는 서울 신촌에 살았다. 영월로 내려온 이유는 뚜렷하지 않다. 아무런 연고도 지인도 없는 곳인데 그저 자연이 좋았단다. 그러니 굳이 순서를 따지자면 불문곡직 영월로 내려왔고, 그 뒤에 영월의 ‘그 스위스적인 풍경’에 매혹됐다고 보는 게 맞을 듯하다. 이후북스테이에서 만날 수 있는 책들은 대부분 독립출판물이다. 천씨는 “젊고 능력 있는 작가들이 대형 서점에서 조명받지 못해 알려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그런 책들을 알리고 작가들을 응원하고 싶은 마음에 독립서적을 주로 구비한다”고 설명했다. 이후북스테이의 또 다른 특징은 아날로그식 아이템이 많다는 것이다. 귀에 특유의 잡음을 ‘선사’해 줄 턴테이블과 오래된 LP판이 즐비하다. 말끔한 음질을 좋아할 법한 천씨가 선택한 뜻밖의 큐레이션이다. 최근에는 이후북스테이 바로 옆에 ‘점숙씨네’라는 두 번째 펜션도 열었다. 빈티지풍의 가구들로 꾸며졌다. 객실은 이후북스테이에 3실(다락방 1실 포함), 점숙씨네 2실이 있다. 숙박료는 주중 10만원, 주말 15만원. 010-8978-8142, 010-5434-4440. 글 사진 파주·괴산 손원천 선임기자 angler@seoul.co.kr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기차가 들어오는 걸 물끄러미 지켜보던 11월/허수경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기차가 들어오는 걸 물끄러미 지켜보던 11월/허수경

    기차가 들어오는 걸 물끄러미 지켜보던 11월 / 허수경 집시들은 아직 떠나지 않았고텐트 바깥에 걸어 놓은 빨래가 안개에 젖는데기차는 들어오고 다리를 다친 새는 날아가지 못한다두 손 안에 다친 새를 넣고기차가 들어오던 걸 물끄러미 지켜보던 11월 이 철길에 며칠 전에 아주 젊은 청년이 몸을 던졌다아내와 딸이 있는 청년이었다기차를 몰고 가던 사람은 마치 커다란 검은 새가 창에 부딪힌 것 같았다고 울었다기차가 길게 지나가는 길에는 우울증에 걸린 고양이와 개, 산돼지와 청년 실업자와창녀와 단 한 번도 해외여행을 해보지 못한 가장이 있었지 그들의 영혼이 이렇게 안개의 옷을 입고 조용히 조용히한 번도 추어 보지 못한 춤을 추는 것 같은 11월의 오후마지막 순간에 텅 빈 항아리를 보는 것 같은 깊고도 깊은검은 겨울을 바라보는 것 같은 11월의 오후 집시들은 아직 머물러 있고새는 손안에서 따뜻한데빨래는 흐느끼며 11월의 안개, 젖은 머리칼을 쓰다듬는다 안개의 공기 속에서는 땅에서 썩고 있는 사과 냄새가 나고새가 파닥이는데 기차는 떠나는데어서 집으로 가야 한다새를 치료하러작은 종소리가 나오는 은은한 심장을 치료하러 *** 11월이다. 손바닥 둘을 가만히 포개고 세상을 보자. 따스하지 아니한가. 손금에 고인 세월의 강물이 고요히 흐른다. 사느라 거칠어진 손바닥에 호, 입김을 불어 보자. 짝짝짝 두 손바닥을 부딪쳐 소리를 내 보자. 아메리카 인디언은 11월을 모든 것이 다 사라지지만은 않는 달로 부른다. 당신과 나는 살아 있다. 할 일이 무엇이지? 생각해 좋은 것이다. 허수경은 지난해 독일에서 생을 마쳤다.
  • 7년째 일일동장 맡는 구로구청장 “보이지 않던 답이 현장에선 보인다”

    7년째 일일동장 맡는 구로구청장 “보이지 않던 답이 현장에선 보인다”

    지난 25일 오전 8시 서울 구로구 개봉3동 개웅소공원 일대는 이성 구로구청장과 주민 100여명으로 아침부터 북적였다. 이 구청장과 주민들은 저마다 손에 빗자루와 쓰레기봉투를 들고 약 한 시간에 걸쳐 골목을 돌며 청소를 했다. 이어서 자치회관으로 자리를 옮긴 이 구청장은 구민 16명과 둘러앉아 소통간담회를 가졌다. “목감천 일대가 깨끗이 관리되고 갈대숲도 우거져 경치가 좋습니다. 계절별로 꽃이나 나무를 볼 수 있도록 화단이 조성되면 더 보기 좋을 것 같아요.” 한 구민의 건의에 수첩에 메모하며 경청하던 이 구청장은 “목감천 일대는 상습 범람구역이라 화단 식재가 어렵지만, 대신 인근의 고지대 곳곳에 화단을 조성하겠다”고 화답했다. 이날 이 구청장은 일일동장 프로그램에 따라 개봉3동 동장으로 활동했다. 일일동장은 구청장이 하루 동안 동주민센터의 동장이 돼 현장을 챙기고 주민들을 만나는 행사다. 이 구청장이 직접 기획해 2013년부터 매년 진행하고 있다. 이 구청장은 지난 10일부터 오는 6일까지 15개 전 동 동장으로 활동한다. 일일동장을 통해 나오는 주민 의견은 검토를 거쳐 구정에 반영된다. 실제로 일일동장이 시작된 2013년부터 2017년까지 민원 760건을 접수해 이 중 약 82%인 625건을 처리·완료하거나 추진하고 있다. 이 구청장은 숨 돌릴 틈도 없이 지역 현안 현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첫 행선지는 개봉3동 노후주거지역 환경개선사업 예정지였다. 동네 주민들과 만난 이 구청장이 “주민협의체 모임을 자주 하느냐”고 묻자 주민들은 “한 달에 한 번 하는데 모일 장소가 마땅치 않아 인근 교회에서 평일 낮에 공간을 빌려주고 있다”면서 “환경개선사업의 하나로 주민 공동이용시설을 마련하기 위해 동네에 비어 있는 교회 건물 매입을 검토 중”이라고 대답했다. 구에 따르면 이 일대는 지난해 서울시의 서울형도시재생 관리형 주거환경개선사업 후보지로 선정됐다. 구로구는 시비 2억원을 투입해 2023년 완공을 목표로 도로 정비 등 환경을 구축하고 지역공동체 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는 인프라를 조성한다는 복안이다. 이 구청장은 개웅산 유아숲체험관과 개웅산 자락길 조성사업 예정지도 방문했다. 개웅산 유아숲체험관은 2015년 4월 개장해 재조성 공사 중이다. 평소 자연을 접하기 힘든 어린이들과 가족들이 자연 속에서 마음껏 뛰놀 수 있게 꾸며 놓은 시설이다. 인근에 내년 조성 예정인 개웅산 자락길은 약 1㎞ 길이의 무장애숲길로 꾸며진다. 구는 이 같은 인프라를 구축해 개웅산을 개봉3동 ‘녹색복지’의 기반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 구청장은 “많이 다녀본 현장들이지만 일일동장이 돼 자세히 들여다보면 또 다른 개선점을 찾게 된다”면서 “올해도 동네 구석구석 샅샅이 살펴보고 문제점들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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