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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침묵의 살인자’ 고혈압, 새벽 운동 김노인을 노린다

    ‘침묵의 살인자’ 고혈압, 새벽 운동 김노인을 노린다

    3개월마다 병원에서 고혈압 약을 처방받는 50대 A씨는 병원에 갈 때마다 항상 담당의사에게서 “너무 무리하지 마세요”라는 말을 듣는다. 고혈압 증상을 관리하고 후유증을 겪지 않기 위해서는 투약에만 의존할 게 아니라 근본적으로 환자 본인이 스스로 생활 습관을 개선시켜 나가야 한다는 의미다. 고혈압은 ‘침묵의 살인자’라고 불린다. 뚜렷한 사전 증상 없이 갑작스레 사망에 이를 수 있다. 혈압이 높다고 해서 몸이 느끼는 증상이 심해지는 것도 아니다. 개인차가 많아 혈압이 높아도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혈압이 조금만 올라가도 심한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도 있다. 심장내과 전문의들은 15일 “합병증이 발생하거나 혈압이 급격히 높아져 의식저하 등의 증상이 생기는 악성 고혈압이 생기지 않는 한, 본인이 느끼는 증상이 없어 조기발견이 늦어지기 쉽다”고 지적한다. 고혈압이 발견되더라도 뚜렷한 증상이 없어 고혈압 약 복용을 소홀히 할 수도 있다. 하지만 특별한 증상을 느끼지 못한다고 해서, 또 일상 생활에 뚜렷한 불편함이 생기지 않는다고 해서 그냥 넘겨버려서는 안 된다. 특히 장기간 고혈압 상태에 노출되면서 동시에 흡연이나 당뇨, 비만, 고지혈증 등을 동반하면 동맥 경화나 죽상경화 현상 등 다양한 심뇌혈관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박덕우 교수는 “고혈압은 발견되더라도 눈에 띄는 증상이 없기 때문에 매일 챙겨 먹어야 하는 고혈압 약도 건너뛰기 쉽고 전체적으로 치료가 소홀하기 쉬운 질병”이라면서 “고혈압의 심각성을 충분히 이해한다면 의료진의 지시에 따라 투약과 식이요법을 병행하는 것은 물론 혈압 조절을 위한 꾸준한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혈압이란 우리 몸의 심장이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면서 짜낸 혈액이 동맥벽에 미치는 압력의 크기를 말한다. 심장이 수축할 때, 즉 심장이 피를 짜낼 때를 높은 수축기 혈압이라고 하고, 심장이 다음 수축을 준비하기 위해 심장에 혈액을 채울 때를 낮은 이완기 혈압이라고 한다. 특히 요즘처럼 기온이 떨어지고 찬 공기에 몸이 노출되기 쉬운 겨울철에는 일반적으로 혈압이 상승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혈압관리에 유의해야 한다. 날씨가 추워지면 우리 몸속의 스트레스 호르몬 농도가 올라가고 열을 외부에 빼앗기지 않기 위해 혈관은 수축한다. 적정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움츠러든 혈관이 결과적으로 혈압을 높이는 것이다. 건강한 성인에게는 외부에 적응하기 위한 정상적인 반응으로 넘어갈 수 있지만 고혈압 환자와 노인에게는 높아진 혈압이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박성하 교수는 “혈압은 특히 아침에 눈을 뜰 때 올라가는 경우가 많고 추운 겨울철에 새벽 운동을 나가게 되면 혈압이 많이 상승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기온이 낮은 겨울철 아침에 심장혈관 질환이나 뇌졸중 발생과 그로 인한 사망 위험이 증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고혈압 환자들은 기온이 많이 떨어진 겨울철에는 외출할 때 보온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하고 특히 새벽이나 아침 운동을 삼가는 것이 좋다고 지적한다. 서울대 의대(예방의학교실 홍윤철 교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평균 기온이 10도 떨어지면 수축기 혈압은 평균적으로 1.8㎜Hg, 이완기 혈압은 1.2㎜Hg 상승한다. 지난해 여름과 겨울의 평균 기온이 각각 25.4도, 1.3도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겨울철에는 수축기 혈압 기준으로 4~5㎜Hg 정도 올랐다고 유추할 수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강시혁 교수는 “이러한 계절별 혈압의 변화를 두고 ‘겨우 그 정도’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수축기 혈압이 20㎜Hg만 상승해도 심혈관질환은 2배나 증가한다”면서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수치”라고 지적했다.의료계에 따르면 실제로 뇌졸중이나 심근경색, 급사 등 주요 심혈관질환은 겨울철에 더 많이 발생하고 있으며, 미국의 통계를 보면 심근경색 발생건수가 6~7월에 가장 낮고 1~2월에 가장 많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강 교수는 “미국에서도 주마다 차이는 있지만 전체적으로 겨울철 발생 건수가 여름철보다 50% 정도 많다”면서 “가장 큰 원인으로는 겨울철 혈압 상승이 꼽힌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겨울철 고혈압은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경희대학교병원 심장혈관센터 김원 교수는 겨울철 혈압관리에서 ‘이것만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며 4가지 행동 수칙을 제시했다. 첫째, 복용 중인 혈압약을 중단하지 않아야 한다. 혈압약을 갑자기 중단하면 혈압이 반동현상으로 원래 자기 혈압보다 더 높아질 수 있고 이때 차가운 공기를 갑자기 접하면 심근경색증이나 뇌졸중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둘째, 혈압을 자주 확인한다. 전 세계 고혈압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 중 하나는 가정에서 혈압을 측정하도록 권장하는 것이다. 가정용 전자 혈압계로 아침, 저녁 두 차례 측정한다. 아침은 기상 후 1시간 이내, 소변을 본 뒤, 아침식사 전, 혈압약 복용 전, 앉은 자세에서 최소 1~2분 안정 후에 실시한다. 저녁에는 잠자리에 들기 전, 측정 빈도는 1~3회 정도로 한다. 혈압이 다소 높게 나오면 반복해서 측정하고 계속 혈압이 떨어지지 않으면 의료진을 찾는 것이 좋다. 셋째, 적절한 체중을 유지한다. 겨울철에는 운동량이 줄어들고 음식 섭취가 증가하기 때문에 유난히 비만 현상을 주의해야 한다. 2018년 미국의 고혈압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체중을 1㎏ 줄이면 수축기 혈압을 1㎜Hg 이상 낮출 수 있고, 체중 감량만으로도 최고 5㎜Hg 정도 혈압을 낮출 수 있다고 보고했다. 또 우리나라 사람들처럼 겨울철에 뜨겁고 얼큰한 국물요리를 자주 찾다 보면 나트륨 섭취가 늘어날 수 있다. 과도한 나트륨 섭취는 혈압을 5㎜Hg 이상 높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넷째, 새벽 운동은 피한다. 혈압은 통상 잠에서 깨어나는 새벽에 가장 높다. 찬 공기에 몸이 노출되면 혈압이 순간적으로 상승할 수 있고 심할 경우 심근경색 등 치명적인 응급상태를 맞을 수도 있다. 추운 날에는 운동을 아예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새벽 시간보다는 해가 뜬 오전이나 오후에 운동하고, 보온이 잘되는 편한 옷 차림으로 스트레칭 등 준비운동을 10분 정도 충분히 하되 평소 운동 능력을 넘는 무리한 운동을 피하면 된다. 전문가들은 최소 30분 이상, 주 5회 이상의 유산소 운동이 혈압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고 보고 있다. 다만 겨울철에 운동을 하다가 가슴 중앙부 또는 왼쪽 가슴에 답답하거나 쥐어짜는 듯한 통증을 느끼거나 평소 경험하지 못했던 호흡곤란 등 이상 증상이 발생하면 심장질환 발병의 신호일 수 있기 때문에 바로 심장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가슴 통증이 20분 이상 지속되고 식은땀이 날 정도로 심하면 심근경색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최근 들어 심근경색증의 발병 연령이 계속 낮아지고 있으며, 2017년까지 최근 5년간 40대 남성 환자는 29% 정도 증가했다. 심혈관 질환이 더이상 노인성 질환이 아니라는 의미다. 모든 병이 그렇지만 고혈압도 막연히 두려워하거나 치료를 멀리하면 낭패를 당할 수 있다. 고혈압을 정확히 알고 꾸준하게 관리해야 건강한 삶을 이어나갈 수 있다. 역설적으로 고혈압과 친해져야 고혈압을 이겨 나갈 수 있다는 얘기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 할매는 손자를 거뒀지만… 가난의 굴레는 더 조여 왔다

    할매는 손자를 거뒀지만… 가난의 굴레는 더 조여 왔다

    광주에 사는 최금옥(59)씨의 하루는 열아홉 살 손녀 수영이의 기저귀를 갈아 주는 것부터 시작한다. 뇌병변 중증 장애인인 수영이는 내년이면 성인이 되지만, 식사나 목욕 같은 일상생활조차 스스로 할 수 없다. 생후 일주일이 갓 지났을 무렵 수영이를 안고 있던 아빠가 차 뒷좌석에 수영이를 떨어뜨리면서 뇌에 영영 손상이 갔다. 수영이 엄마는 그 뒤로 집을 나가 연락이 끊겼고, 아빠는 돈을 벌겠다며 해외로 나가 새살림을 꾸렸다. 그렇게 돌도 되기 전 수영이는 할머니와 둘만 남았다. 수영이네처럼 조부모와 손자녀로 이뤄진 조손가정은 국내 15만 가구를 넘어섰다(2015년 기준). 외환위기를 거치며 ‘가족 해체’라는 모습으로 처음 등장한 조손가정은 2000년대만 해도 5만 가구도 안 됐다. 하지만 지난 20년간 인구 고령화, 가정불화, 이혼 증가 등 한국 사회의 다양한 변화를 정면으로 맞으며 그 규모는 빠르게 늘고 있다. 통계청의 장래 가구 추계에 의하면 이들은 2030년이면 30만 가구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조손가정은 노인 빈곤과 아동 빈곤, 세대 갈등 등 여러 문제를 복합적으로 안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10년째 실태조사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조손가정 관련 정부 공식 조사는 2010년 여성가족부에서 실시한 게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서울신문은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함께 국내 조손가정의 이야기를 직접 듣고 이들이 어떤 어려움에 처해 있는지 살펴봤다. 주위 시선에 부담을 느끼는 사례자들의 요청으로 이름은 모두 가명으로 썼다. ●손자 키우다 빈곤 절벽에 내몰린 노인들 최씨네 비극이 시작된 건 수영이가 태어난 직후다. 한순간의 실수로 일어난 사고였지만, 수영이가 뇌병변 장애라는 진단을 받으며 가족은 뿔뿔이 흩어졌다. 홀로 남은 수영이를 돌볼 사람은 친조모 최씨뿐이었다. 최씨 역시 교통사고와 수술, 남편의 학대까지 겪으며 왼쪽 무릎뼈가 없어질 정도로 건강이 나쁘지만, 아픈 몸에 복대를 맨 채 168㎝, 73㎏의 수영이를 매일 먹이고 씻긴다. 월 소득은 기초생활수급비와 장애 수당을 포함한 120만원 남짓. 그나마도 물리치료비와 병원비, 교통비, 월세가 빠져나가면 관리비조차 낼 수 없어 숨이 턱턱 막힌다. 최씨는 “평생 얼마나 울었던지 이제는 눈물도 안 나온다”면서도 “나도 너무 가난하고 서럽게 살았는데, 한 번 부모한테 버려진 손녀를 다른 데 또 맡길 수가 없다”고 말했다. 조손가정은 원래 경제적으로 취약한 노인이 아동까지 양육하게 되면서 도저히 헤어날 수 없는 가난의 굴레에 갇힌다는 특성을 띤다. 가정에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 수급비나 정부지원금에만 기대지만, 생활을 꾸리기엔 역부족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조손가정 15만 3000가구의 연간 평균 소득은 2175만원에 불과하다(2016년 기준). 전체 가구(4883만원)의 절반이 안 되고, 다문화가족(4328만원)이나 장애인 가구(3513만원)보다도 낮다. 현재 조손가정은 한부모가족지원법이나 아동복지법에 따라 각각 한부모·조손가족 또는 가정위탁 세대로 분류되면 별도로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양육자가 대부분 노인이라 정보 접근성이 떨어지고, 해당 지방자치단체에 직접 신청해야 하는 등 한계가 크다. 안태정(76)씨는 남편과 아들이 하던 사업이 망하면서 친손자인 민지(16)·민국(14) 남매를 키우게 됐다. 채무자들에게 쫓기던 아들은 두 아이를 안씨에게 맡긴 뒤 연락이 끊겼고, 며느리는 우울증과 조현병 등으로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됐다. 거주지에도 ‘빨간 딱지’가 덕지덕지 붙으면서 갈 곳 잃은 안씨가 찾은 곳은 어느 교회 건물 구석이었다. 이들 가족을 안쓰럽게 여긴 목사가 동사무소에 직접 도움을 요청하기 전까지 그는 정부에서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도 몰랐다. 실제 전국 조손 가구 중 수급 비율은 겨우 5%다.●핏줄이라 떠맡긴 했지만… 공황장애까지 조부모 대부분이 손자녀를 떠맡는 건 핏줄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2010년 여가부 조사에서 조부모는 손자녀를 양육할 수밖에 없는 이유로 부모의 이혼·재혼(53.2%), 가출이나 실종(14.7%), 질병·사망(11.4%), 실직·파산(7.6%) 등을 꼽았다. 이렇듯 많은 나이에 억지로 손자녀를 양육하는 데서 오는 버거움은 경제적 어려움은 물론 몸과 마음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2017년 제주국제대 연구진이 연구한 논문을 보면 조부모는 손자녀 양육에 따른 심리적 스트레스와 양육자의 역할에 대한 압박감이 컸는데, 이는 자살 충동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여가부 조사에서도 70% 이상의 조부모가 건강 문제를 겪고 있으며, 이로 인한 긴급 의료비나 생계비를 걱정하고 있다고 답했다. 안씨 역시 우울증과 공황장애를 앓으며 4년째 약을 먹고 있다. 최근에는 호흡곤란으로 응급실에 실려 가기도 했다. 그는 “주위에서 본인 하나 건사하지도 못하면서 왜 애들을 키우느냐는 손가락질을 많이 받았다”면서 “젊을 때는 그래도 애들 덕분에 살았는데, 나이가 들면서 온몸이 쑤시고 아파 아이들에게 자꾸 화를 내게 된다”고 말했다. 자신의 자녀가 손자를 버리고 간 친부모라는 데서 오는 괴로움도 크다. 자녀의 실종이나 가출, 이혼 등은 이들에게도 큰 충격이지만, 부모에게 버림받은 손자녀가 입을 상처 때문에 누구에게도 속 시원히 얘기하지 못한다. 고등학생 태혁(18)이를 홀로 키우는 박순영(72)씨는 20년째 전화번호를 바꾸지 않고 있다. 태혁이가 태어난 지 100일 정도 됐을 무렵 “동창회에 간다”며 집을 나선 뒤 돌아오지 않는 며느리와 덩달아 떠나버린 아들이 언젠가 연락을 해 올 거라는 기대 때문이다. 박씨는 “며느리와 팔짱을 끼고 시장에 가면 사람들이 ‘딸이냐’고 물을 정도로 각별한 사이였는데, 어느 날 갑자기 나간 뒤 십수년째 감감무소식이라는 게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면서 “태혁이한테 미안해서 애 앞에서는 이런 얘기도 못한다”고 말했다. 이숙자(72)씨 역시 외손자 동우(16)를 낳자마자 돈을 벌겠다고 떠나간 딸을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진다. 이씨는 “자기도 힘드니까 나한테 애를 맡기고 간간이 연락만 했는데, 평생 고생하다 지난해 자궁암으로 세상을 떠났다”면서 “아직도 길을 가다 나이대가 비슷한 사람을 보면 딸 생각이 난다. 나는 딸이 너무 보고 싶은데, 동우는 엄마 얘기만 나오면 듣기 싫다고 한다”며 눈물을 흘렸다. ●‘보호자’ 있지만 ‘보호’ 못 받는 아이들 어릴 때부터 가족 해체를 경험하고 극심한 빈곤에 노출된 아동 역시 성장하면서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다. 가장 큰 문제는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가족과의 애착 관계가 또래와 학교 생활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할머니, 누나와 함께 사는 우석(12)이는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도벽 증세를 보였다. 주위 친구의 영향으로 문방구에서 물건을 하나둘 훔치기 시작하던 우석이는 돈에도 손을 댔고, 결국 지난해 7개월간 치료시설까지 갔다 왔다. 학교에서는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계속 산만하게 돌아다니는 등 ADHD(주의력 결핍 및 과잉 행동 장애) 증세를 보여 심리 치료도 받고 있다. 외조모 김길녀(62)씨는 “처음 우석이가 물건을 훔쳤다는 소리를 듣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면서 “학교와 아동센터 등에서 아이가 마음이 허전하고 그리울 때 그런 증상을 보인다더라”고 했다. 김씨는 “아이들이 더 어릴 때 엄마와 잠깐 살았는데, 밥도 안 주고 용돈 500원만 줘서 자판기 율무차 두 잔으로 하루를 버텼다는 얘기를 최근에야 했다”면서 “아이들이 받은 상처가 너무 커서인지 할머니가 아무리 잘해 줘도 친모가 아니라고 눈치만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집에 제대로 돌봐 줄 양육자가 없는 조손가정 아동은 편부모 가정, 저소득층 가정과 함께 게임중독 위험 집단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아직 신체적, 정신적으로 성숙하기 전인 아동은 가정에서 보호받아야 하는 대상인데도 오히려 자신이 조부모를 대신해 성인의 역할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고등학생인 민지는 “중학생 때 할머니가 쓰러져 119에 신고했는데, 너무 당황해 주소를 잘못 불러서 구급대원들에게 혼났다. 이후로 신고하는 게 무섭다”면서 “할머니가 최근 영정사진이나 장례 절차도 알아 보시는데 앞으로 동생과 둘만 남으면 어떡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태혁이는 “할머니는 당신 이름조차 읽고 쓸 줄 몰라서 어릴 때부터 대신 편지를 읽어드리거나 동사무소에 같이 가서 업무를 처리했다”고 말했다. 많게는 60살까지 벌어지는 나이 탓에 자연스레 생기는 세대 차이나 양육의 빈틈도 크다. 고령의 양육자가 제대로 키우지 못하면서 아동의 사회성이 떨어지고, 또래 집단에서 계속 소외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고등학생 대현(18)이는 최근까지 면도하는 법을 몰랐다. 집에는 치매에 걸려 거동을 하지 못하는 할머니와 누나뿐이었다. 지역아동센터 담당자가 면도기를 사 주며 손수 시범을 보일 때까지 대현이는 거뭇거뭇하게 난 수염을 깎지도 못하고 있었다. 아침에 학교에 가라고 깨우는 사람도 없어 지각하거나 결석하기 일쑤고, 학업 성적 역시 낮다. 그나마 대현이네는 양호한 사례다. 어린이재단에 따르면 조부모가 아동에게 “누구를 닮아 이 모양이냐”고 폭언하거나 빨리 돈을 벌어 오라고 재촉하는 경우도 많았다. 이렇게 방치와 학대가 반복되면 아동 대부분이 학업을 중단하는 등 방황하고, 심한 경우 자해 시도를 하기도 한다. 관련 사례를 상담한 어린이재단 서울가정위탁지원센터 박하나 대리는 “아동을 책임지고 키우는 주 양육자가 없으면 의식주 해결이 안 되는 건 물론이고, 교통카드 환승제도 같은 기본적인 것도 모르는 일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어 “조손가정에서도 고모, 삼촌, 이모 등 보조 양육자가 있으면 조부모가 모르는 부분까지 해결해 주는 등 양육 환경이 훨씬 낫다”면서 “어쩔 수 없이 조부모와 아동만 생활해야 하는 경우에는 세대 간 간극을 메울 수 있는 사회서비스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공무원 유튜버’ 돈 얼마나 벌길래…정부 첫 실태조사 나서

    ‘공무원 유튜버’ 돈 얼마나 벌길래…정부 첫 실태조사 나서

    “아침에 눈 치울 때 공무원 초과근무 수당 못 찍어요.” “공무원 같은 직렬 동기와의 사내 연에는 워낙 좁은 동네니 각오해야 합니다.” 유튜브에서 개인 방송을 진행하는 현직 공무원들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처음으로 만들어진다. 현재 유튜브에는 현직 공무원뿐 아니라 전직 공무원들이 진행하는 방송이 성황이다. 행정안전부와 인사혁신처는 15일 전국 공무원을 대상으로 인터넷 개인방송 활동 실태조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달 초부터 설문지를 배포해 활동 중인 개인방송 플랫폼 종류와 채널 개설 시기, 콘텐츠 수·내용, 구독자 수, 업로드 주기, 현재직무, 수익규모 등을 파악 중이다. 정부는 활동 현황을 파악한 뒤 새로운 겸직 허가 기준을 만들 계획이다. 현재 지방공무원법과 국가공무원법의 복무 규정상 공무원은 정치적으로 편향된 행위나 품위를 훼손하는 행위, 영리 추구행위 등을 할 수 없다. 다만 영리 목적이 아닐 때는 담당 업무 수행에 지장을 주지 않는 조건에서 소속기관장 허가를 받아 겸직을 할 수 있다. 유튜브는 조회수 1마다 1원이 발생하는 수익 구조로 구독자 1000명, 연간 4000시간 이상 영상 재생의 조건을 동시에 충족하면 수익이 생긴다.앞서 교사들의 유튜브 활동 기준을 마련한 교육부 복무지침도 참고 사항이다. 교육부는 교사들의 유튜브 활동을 장려하는 대신에 수익이 발생하면 겸직 허가 신청을 의무화하고 수업교재로 활용하는 영상에는 광고를 붙이지 못하도록 했다. 지난 7월 발표된 교육부의 교원 유튜브 활동 복무지침은 자기 주도적 학습지원 등 공익적 성격의 유튜브 활동은 장려하며 사생활 영역의 유튜브 활동은 규제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교육부 전수 조사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유튜브 활동을 하는 교사 숫자는 934명이다. 이가운데 동영상 숫자가 1000개 이상인 교사 채널은 6개였으며, 구독자가 20만명 이상인 채널도 있었다. 인사처와 행안부는 공무원의 온라인 개인방송 활동 실태를 파악해 늦어도 다음 달까지 겸직 허가 기준을 확정할 계획이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마라톤 생중계 리포터 엉덩이 툭 친 엉큼男 결국 성추행 기소돼

    마라톤 생중계 리포터 엉덩이 툭 친 엉큼男 결국 성추행 기소돼

    마라톤 대회 출발 직후의 모습을 리포트 하던 여성의 엉덩이를 툭 치고 내뺀 참가자가 성추행 혐의로 기소됐다. 교회의 청소년부 사역자인 토머스 캘러웨이가 장본인이다. 그는 지난 7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서배너에서 열린 엔마켓 서배너 브리지런에 참가했다가 출발선 근처에서 리포트하던 NBC 계열의 WSAV 방송 리포터인 알렉스 보자지안의 뒤에서 달려가 손으로 엉덩이를 툭 치고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당황한 보자지안은 한동안 캘러웨이를 노려보다 곧바로 정신을 되찾고 무사히 리포트를 마쳤다. 그녀는 대회가 끝난 뒤 트위터에 동영상을 올리고 “어떤 여성이라도 이런 취급을 받아선 안된다”면서 “더 낫게 굴라”고 점잖게 타일렀다. 그리고 서배너 경찰서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서배너 스포츠 위원회는 이 남자의 신원을 파악해 다음 대회부터 영구히 출전 금지한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그녀는 트위터에 “오늘 아침 TV 생방송 도중 내 엉덩이를 만진 남성에게, 당신은 날 물건 취급했고 당황하게 만들었다. 어떤 여성이라도 일하는 도중이나 어떤 곳에서든 이런 취급을 당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수천 개의 좋아요!가 달린 것은 물론이다. 사실 이런 일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9월에도 켄터키주의 음악축제를 취재하던 리포터가 한 남성의 기습 키스를 받았다. 지난해 러시아월드컵 도중 낯선 이들의 키스 세례를 받은 여성 리포터가 여러 명 있었다. 조지아주에서는 성추행은 경범죄에 해당해 징역 1년형과 첫 범행을 저지른 이에게는 5000 달러의 벌금이 매겨진다. 캘러웨이는 WSAV와의 인터뷰를 통해 “알렉스, 미안해요. 의도했던 것은 아니었어요. 난 당신이 우리 공동체와 지역 미디어, 전국 미디어에 대단한, 대단한 자산이라고 생각해요. 재능도 대단해요. 내가 만난 여성을 다 모아봐도 당신은 대단한 여성이에요. 사과드립니다”라고 머리를 조아렸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편스토랑’ 이정현 남편+신혼집 공개 “꿀 떨어지는 결혼 8개월차”

    ‘편스토랑’ 이정현 남편+신혼집 공개 “꿀 떨어지는 결혼 8개월차”

    ‘신상출시 편스토랑’ 이정현이 신혼생활부터 요리실력까지, 베일에 싸여 있던 일상을 모조리 공개했다. 13일 방송된 KBS 2TV ‘신상출시 편스토랑’에서는 배우 겸 가수 이정현이 새로운 편셰프로 합류, 첫 등장했다. 이에 이정현은 남편을 향한 애교 넘치는 모습, 깔끔하게 정리된 집 등 꿀 떨어지는 신혼생활부터 모두가 깜짝 놀랄 만한 요리실력까지 모두 공개했다. 무대 위 화려한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가수도, 스크린 속 미친 존재감의 배우도 아닌 있는 그대로의 이정현이었다. 이날 아침, 잠에서 깬 이정현은 민낯에 수면바지 차림으로 거실에 나왔다. 소녀처럼 맑은 민낯 미모를 자랑한 이정현은 남편과 전화통화를 시작했다. 특히 듣는 사람까지 모두 사르르 녹아버릴 것 같은 이정현의 애교가 눈길을 끌었다. 결혼 8개월차답게 달달한 신혼 일상이 부러움을 자아냈다. 이어 이정현이 전날 남편을 위해 집밥 밥상을 준비하는 과정이 공개됐다. 이정현은 집에서 흔히 먹지 않는 보리굴비, 육전 등을 뚝딱 뚝딱 요리하기 시작했다. 뿐만 아니라 남편이 좋아하는 명란구이, 된장찌개도 만들었으며 보리굴비의 비린내를 잡아줄 녹차물까지 준비했다. 동시에 가스레인지 4구에 접속하면서도 멀티로 요리를 해내는 이정현의 모습에 ‘신상출시 편스토랑’ 출연진 모두 혀를 내둘렀다. 또 평소 모든 반찬과 양념 등을 직접 만들어 먹는 이정현인 만큼, 그녀만의 특급 ‘만능간장’ 레시피도 함께 공개됐다. 이 과정에서 불맛을 내기 위해 토치에 불을 붙이는 이정현의 모습은 놀라움 그 자체였다. 뿐만 아니라 이정현이 스튜디오에 직접 가져온 그녀의 만능간장은 맛 역시 일품이었다. 요리 전문가인 메뉴 평가단은 물론 메뉴대결 경쟁을 펼치는 편셰프들조차 맛에 감탄했을 정도. 이 만능간장이 메뉴 개발에 활용된다는 말을 듣자, 이경규는 “졌다”며 고개를 떨구기도.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생활, 깜짝 놀랄 만한 요리실력 외에도 눈길을 끈 것은 또 있다. 바로 이정현의 엉뚱하면서도 소탈한 매력이다. 마트로 향하던 중 이정현은 길에서 마주한 붕어빵 앞에 멈춰섰다. 맛있게 붕어빵을 먹은 뒤 이정현이 편의점에 붙어 있는 ‘신상출시 편스토랑’ 포스터를 보며 메뉴 개발 의지를 불태우거나, 갑자기 마주한 중학생 팬들과 망설임 없이 사진을 찍어주는 모습은 한없이 친근했다. 소녀 같은 외모와 달리 한없이 소탈한 이정현의 모습이 반전매력으로 다가왔다. 이렇게 이정현은 첫 등장부터 ‘신상출시 편스토랑’을 발칵 뒤집었다. 요리실력은 “신흥강자”라는 말을 들을 정도였고, 신혼 생활 등 일상 모습은 반전 그 자체였다. 이렇게 막강하게 편셰프로서 첫 시작을 알린 이정현이 ‘우리 돼지’를 주제로 어떤 메뉴를 개발해낼지 기대되고 궁금하다. 한편 이날 방송에서는 ‘우리 돼지’를 주제로 메뉴 개발에 돌입한 이경규, 이영자의 이야기도 공개됐다. 이와 함께 대세 아이돌 강다니엘이 스페셜 MC로 출격, 유쾌함을 더했다. 매주 금요일 오후 9시 45분 방송.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나 혼자 산다’ 박정민, 펭수 굿즈에 숨멎 “힘내라는 말 대신 ♥”

    ‘나 혼자 산다’ 박정민, 펭수 굿즈에 숨멎 “힘내라는 말 대신 ♥”

    ‘나 혼자 산다’ 박정민이 인기 캐릭터 펭수를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13일 방송된 MBC ‘나 혼자 산다’에서는 ‘충무로 대세’ 박정민의 일상이 공개됐다. 이날 박정민은 이른 아침부터 다소 무기력한 모습으로 휴일을 보냈다. 그랬던 그를 함박웃음짓게 한 건 다름 아닌 ‘펭수 굿즈’였다. 개그우먼 박지선이 ‘펭수 덕후’ 박정민을 위해 펭수 특집 화보가 실린 잡지와 다양한 펭수 굿즈를 가져온 것. 박정민은 하루 중 가장 빛나는 눈으로 펭수 화보 잡지를 살펴봤다. 그러나 박지선은 “자랑하려고 갖고 온 거다. 하나밖에 없어서 못 준다”며 화보집을 다시 챙겼다. 대신 그는 펭수 사진이 실린 대학잡지와 펭수에게 직접 받은 명함, 굿즈 등을 선물했다. 그것만으로도 박정민은 감격에 겨워하며 굿즈들을 탁자에 소중하게 진열했다. 박정민이 펭수의 열혈팬이 된 이유에 대해 “요즘엔 엄마보다도 펭수다. 내가 누구한테 빠져서 모으고 이런 게 처음이다”라며 “내게 필요한 말을 하더라. 힘내라는 말 대신 사랑한다고 해주고 싶다고. 울컥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평소 힐링을 해본 적이 별로 없는 것 같은데 펭수를 접하면서 ‘아 이런 게 힐링인가?’라고 느꼈다. 요즘 시대에 맞는 애티튜드를 갖고 있다”며 펭수를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파키스탄 변호사 병원 난동에 칸 총리의 조카도, 경찰 슬그머니 풀어줘

    파키스탄 변호사 병원 난동에 칸 총리의 조카도, 경찰 슬그머니 풀어줘

    세 명의 환자를 숨지게 만든 파키스탄 변호사들의 병원 습격에 임란 칸 총리의 조카가 가담했는데 경찰이 슬그머니 풀어준 사실이 들통났다. 칸 총리의 조카이며 변호사인 하산 니아지는 지난 11일(이하 현지시간) 라호르의 펀잡심장연구소(PIC)를 습격한 수백명의 변호사들 가운데 한 명이었던 것으로 경찰이 확보한 동영상을 통해 확인됐다. 변호사들은 병원과 동료들이 시비를 벌인 데 앙심을 품고 병원에 몰려가 중환자실 등에 난입하고 완력을 휘두르는 바람에 의사들이 회진을 못해 세 명의 환자가 목숨을 잃었다. 정장에 넥타이를 맨 변호사들이 우르르 몰려가 병원 직원들을 닥치는 대로 폭행하고 기물을 파손하며 진압을 위해 출동한 경찰을 향해 뭔가를 던지고 경찰차에 방화하는 등 난동에 가까운 행패를 부려 큰 충격을 안겼다. 니아지도 기물 파손과 경찰차에 불을 지르는 데 가담한 것으로 동영상을 통해 확인된다. 그런데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인권운동가이기도 한 그가 경찰에 체포된 80명 가운데 들어 있었는데 슬그머니 풀려났고 경찰이 기소한 명단에도 쏙 빠졌던 것이다. 지금도 46명의 변호사들이 구금돼 있다. 소셜미디어에 그의 사진과 동영상이 널리 유포돼 엄청난 비난이 쏟아졌다. 무책임한 그의 행동도 문제였지만 경찰이 현직 총리의 조카란 점 때문에 봐준 것 아니냐는 지청구가 빗발쳤다. 뒤늦게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라호르 경찰은 12일 밤과 다음날 아침 니아지의 자택을 급습했으나 그가 숨는 바람에 검거하지 못했다고 영국 BBC가 13일 전했다. 앞서 샨자 파이크란 변호사는 지난 11일 트위터에 “오늘 나를 변호사라고 부르기가 창피하다. 법치를 우습게 여기는 완전 역겨운 짓이다. 이 나라 변호사들은 법 위에 있지 않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적었다. 니아지도 같은 날 트위터에 “동영상을 본 뒤 나도 부끄러움을 느꼈다. 이건 살인이다!!! 내가 지지하고 항의한 것은 문제가 된 의사들에 대한 초기 법적 행동에만 국한된다. 난 평화적 시위만 지지한다. 슬픈 날이다. 난 지금 이 시위를 지지했던 일을 자책하고 있다”고 적었다. 하지만 종종 트위터에 의사 표시를 곧잘 했던 칸 총리는 아무런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다. 어이없게도 변호사들은 라호르 경찰이 동료들을 형편없이 대우했다며 13일 전국적인 파업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한편 변호사들은 표면적으로 이 병원이 자신의 동료를 잘못 치료했다는 이유를 들어 항의 방문하려고 했는데 경찰이 막는 바람에 충돌이 빚어졌다고 해명했는데 사실은 지난 10일 밤 이 병원 의사 한 명이 소셜미디어에 동영상을 올려 변호사들을 조롱한 것이 직접적인 도화선이 됐다고 방송은 전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면접날 11시간 대기, 남은 사람 채용…나이지리아 사장의 갑질

    면접날 11시간 대기, 남은 사람 채용…나이지리아 사장의 갑질

    이른 아침 면접장에 도착했더니 면접은 시작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기약 없이 마냥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면, 구직자들은 어떤 선택을 할까. 지난달 나이지리아의 한 회사가 구직자들을 상대로 다소 미련해 보이는 ‘인내심 테스트’를 진행했다. 나이지리아 청년 제리 더블스는 지난달 24일 트위터를 통해 구직자들을 11시간이나 기다리게 한 기업의 면접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한 회사가 6명의 구직자를 아침 7시에 불러들였다. 면접 복장을 차려입고 긴장된 상태로 나타난 우리에게 고용주는 기다리라는 말만 남기고 사라졌다”라고 밝혔다. 한참의 대기가 이어졌지만 면접은 시작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구직자들은 하나둘 자리를 뜨기 시작했다. 더블스는 “오후 3시가 되자 절반이 면접을 포기했고 오후 6시가 되었을 때는 단 두 사람만 남아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결국 11시간의 긴 대기를 견디고 남은 두 명의 구직자가 그 회사에 채용됐다. 더블스는 “그건 면접의 일환이었다. 인내심 테스트였던 것”이라고 덧붙였다.다소 미련해 보이는 회사의 인내심 테스트가 전해지자 나이지리아 청년들은 갑론을박을 이어갔다. 한 청년은 “구직자의 시간을 낭비하게 했다. 이건 모욕”이라고 분개했다. 또 다른 청년은 “적합한 구직자가 아니라 절박한 구직자를 채용했다”라면서 “회사는 시간의 가치를 모르는 사람을 원했고 최악의 구직자를 채용했다. 일 잘하는 사람은 쓸데없는 짓에 하루를 허비하지 않는다”라고 꼬집었다. 한편에서는 “아이가 있어 오랜 시간 일할 수 없는 지원자를 걸러낼 수 있는 영리한 방법이기도 하다”라거나 “생계를 위해 노예 이상의 책임 있게 일해줄 수 있는 사람을 뽑으려던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한 여성은 자신이 과거 비슷한 과정을 거쳐 취업에 성공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더블스가 해당 기업에 합격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며칠 후 다른 회사 면접에 응한 것을 보면 그가 면접장을 박차고 나왔을 가능성도 있겠다. 더블스는 지난 2일 또 다른 기업 면접을 본 사연을 공유했다. “고용주가 쉬지 않고 자사의 노동 조건에 대해 떠들어댔다”라고 말문을 연 그는 이번에도 취업에 실패했음을 인정했다. 더블스는 “주 7일 근무해야 한다더라. 스트레스 때문에 과로사할 수 있다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내 표정은 점점 일그러졌지만 고용주는 아랑곳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그에게 운영국장 직함을 주겠다던 고용주는 동시에 여러 직무를 맡는 멀티 플레이어가 되어야 하며 노련한 협상력과 대인관계 기술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의학과 회계학, 경제학 등 다양한 배경지식도 요구했다. 그러나 더블스가 급여와 휴가 등 근무 조건에 관해 물었을 때 더욱 황당한 답변이 돌아왔다. 휴가는 물론이고 당분간 급여도 없다는 것이었다. 이 말을 들은 더블스가 자리를 뜨려 하자 고용주는 “지금 전 세계적으로 수십억 명이 구직난에 시달리고 있는 것을 아느냐”라며 오히려 더블스를 한심하다는 듯 쳐다봤다. 1억 9천만 인구 대국인 나이지리아는 매년 청년 인구가 2% 이상 증가하고 있지만, 질 좋은 일자리가 부족해 청년실업률이 20%에 달하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취업 과정에서 다양한 갑질이 벌어지고 있다. 더블스의 트위터에는 “IT 전문가를 뽑으면서 누드사진을 보내라는 곳도 있었다”라는 한탄 섞인 댓글도 있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뉴질랜드 화산 참변 물 위에서 시신 한 구 발견, 잠수부 이틀째 수색

    뉴질랜드 화산 참변 물 위에서 시신 한 구 발견, 잠수부 이틀째 수색

    지난 9일 뉴질랜드 화산 참변의 실종자 가운데 잠수부들이 이틀째 두 구의 시신을 찾기 위해 투입됐다. 뉴질랜드 경찰과 군이 13일 북섬 앞바다 화이트섬에 헬리콥터 두 대와 군인과 경찰을 투입해 사망자 6명의 시신을 수습했다. 하지만 애초 섬에 숨진 채 남아있을 것으로 추정된 8명 가운데 둘의 시신을 찾아내지 못했다. 이에 따라 이날부터 잠수부들이 배치돼 시신이나 생존자 수색에 나섰다. 14일 일찍 물 위에서 시신이 눈에 띄어 잠수부들이 아침부터 수색 작업을 재개했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경찰은 성명을 통해 화산활동 예보를 수시로 점검하며 여건이 허락하는 한 화이트섬의 지상 수색을 하는 한편, 전날 시신 수습 때 찾아낸 유품 등을 통해 신원 분석 등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경찰은 4시간 수색 작업 끝에 여섯 구의 시신을 수습해 뭍으로 후송했다. 경찰 책임자인 마이크 부시는 사고수습 본부가 차려진 와카타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아직 끝나지 않았다”면서 “화산 주변 바닷속의 시신을 찾기 위해 잠수부 팀이 배치될 것이며 항공 정찰도 다시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새벽 경찰과 군으로 구성된 긴급 구조대가 섬 안에 방치돼 있던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화이트섬에서 48㎞ 떨어진 와카타네를 떠났다. 앞서 화이트섬에서 24시간 내 화산이 또 분출할 가능성이 50~60%로 관측되며 투입이 계속 미뤄졌지만, 곧 비가 와 수습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이날 강행했다. 와카타네에선 희생자 가족 수십명이 현지 주민들과 모여 구조 헬기가 떠나는 모습을 지켜봤다. 경찰은 구조대가 보호장비를 많이 착용하고 있어 수습 작업이 예상보다 오래 걸렸다고 전했다. 화이트섬에 남아 있던 희생자들은 화산 분출 직후만 해도 실종자로 분류됐으나 공중 정찰 후 모두 사망자로 처리됐다. 앞서 사망이 확인됐던 8명에 더해 16명 모두 숨진 것으로 보이며, 심한 화상으로 20명 정도가 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지난 11일 뉴질랜드 의료 당국은 부상자들을 치료하기 위해 이식용 피부 120만㎠를 미국에 추가로 주문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고 후 화산 활동이 활발한 화이트섬이 관광객에게 개방된 점 자체에 대해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화산활동에 대한 정보를 과거보다 더 갖게 됐지만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너무도 어렵고 소규모 분화라도 분화구 근처에 있는 이들에게 치명적이란 점이 다시 확인됐기 때문이다.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이런 사안을 포함해 폭넓은 문제들을 조사하겠다고 약속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이석준 추상미, 뮤지컬 같은 러브스토리 공개

    이석준 추상미, 뮤지컬 같은 러브스토리 공개

    이석준 추상미의 러브스토리가 공개됐다. 배우 이석준은 지난 12일 방송된 KBS2 예능 ‘해피투게더4’에 출연했다. 이 자리에서 이석준은 추상미와 연애하게 된 일화를 소개했다. 이석준은 “상미가 뮤지컬을 시작했을 때 노래를 너무 못했다. 그러다 뮤지컬 선배인 저에게 노래를 잘하는 법을 물었다. 그래서 ‘매일 부르면 된다’라고 조언해줬다. 그 이후 상미가 아침 10시부터 새벽 3시까지 노래 연습을 하더라. 당시 배우 중에는 뮤지컬을 잠깐이라 생각하는 분도 많았는데, 상미는 이들과 달랐다. 노력에 노력을 거듭했고 다음 테스트 땐 일취월장한 실력을 선보였다. 그때부터 상미가 다르게 보였다”고 밝혔다. 이날 이석준은 추상미와의 비밀연애를 동료 배우 조승우에게 들킨 사연도 공개했다. 이석준은 “연애 초반엔 상미와 비밀연애를 했다. 당시 상미는 워낙 유명한 배우였고 저는 아니었다. 제가 자존심이 세서 비교당하는 걸 싫어했는데 아마 상미가 이를 배려해 준 것 같다. 그런데 이걸 당시 같이 작품을 하던 조승우에게 걸렸다. 그래도 끝까지 비밀을 지켜줬다”고 말했다. 한편 이석준과 추상미는 2003년 뮤지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서 만나 2007년 결혼했다. 현재 슬하에 아들 한 명을 두고 있다. 사진 = 서울신문DB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정애리 교통사고 “화물차와 부딪혀 갈비뼈 골절”[공식입장]

    정애리 교통사고 “화물차와 부딪혀 갈비뼈 골절”[공식입장]

    배우 정애리(59)가 교통사고로 갈비뼈 골절 부상을 당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정애리 측 관계자는 13일 “정애리가 12일 오전 6시쯤 충북 괴산에서 서울로 올라오던 중 화물차와 차량이 부딪히는 사고가 났다”며 “정애리는 갈비뼈 골절 부상을 입어 병원에 입원 치료를 진행했고, 검사 결과 경미한 부상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한 “정애리는 다음 주 월요일 16일부터 스케줄 소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정애리는 SBS 월화드라마 ‘VIP’의 모든 촬영을 마쳤으며 TV조선 토일드라마 ‘간택 - 여인들의 전쟁’은 14부까지 촬영을 진행했다. MBC 아침드라마 ‘나쁜 사랑’ 촬영에 한창이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이용식 딸, 80kg에서 39kg 감량한 이유 “우리 DNA도 뺄 수 있어”

    이용식 딸, 80kg에서 39kg 감량한 이유 “우리 DNA도 뺄 수 있어”

    코미디언 이용식이 딸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13일 방송된 채널A 교양프로그램 ‘행복한 아침’에는 이용식이 게스트로 출연해 ‘행복한 가정을 위한 소통 비법’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날 이용식은 “8년 반 동안 아이가 없었다. 5년까지는 참았다. 6년째가 되니까 불안하고 7년이 되니까 ‘왜 이러지?’ 싶었다. 검진을 해도 임신이 안 되는 이유를 모르겠더라”고 털어놨다. 이용식은 “전국에 있는 내로라하는 한약방에서 한약을 보내줬다. 어머니와 장모님은 모든 종교를 총동원해서 기도를 하셨다. 두 달 반 만에 제 아내가 아이를 가졌다. 그래서 태어난 아이가 딸 이수민이다. 나에겐 기적의 딸이다”라고 말했다. 또 이용식은 “아버지가 심근경색으로 돌아가시고 보름 뒤에 제가 쓰러졌다. 병원 관계자들이 딸에게 ‘여기 들어오면 안 돼’라고 했다. 그러자 딸이 ‘수술 끝날 때까지 여기서 기도하면 안 될까요?’라고 하더라. 딸의 눈을 보니 ‘난 살았구나’라고 느꼈다. 이게 가족의 힘이다”고 감동적인 일화를 전했다. 이날 이용식은 다이어트에 성공한 딸의 사진도 공개했다. 이용식은 “딸이 39kg을 감량했다. 예전엔 80kg까지 갔다. 딸이 ‘내가 왜 살 뺀 줄 알아?’라고 묻더라. 그래서 ‘예뻐지려고’라고 대답했더니 ‘그런 거 아니야. 우리 DNA도 살 뺄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 그러니까 아빠도 빼’라고 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래서 난 새해부터 꼭 살을 빼려고 한다”고 다짐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포토] 국회 농성 사흘째… 김밥 한 줄로 아침식사하는 황교안 대표

    [포토] 국회 농성 사흘째… 김밥 한 줄로 아침식사하는 황교안 대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염동열,권성동 의원 등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 농성장에서 김밥 한줄과 생수 한통으로 아침식사를 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1’(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는 이날 본회의 개의에 앞서 선거법 최종안을 최종 합의안을 도출하고, 검찰개혁 법안과의 일괄타결을 시도할 방침이다. 2019.12.13 연합뉴스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눈/구르몽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눈/구르몽

    눈/구르몽 시몬 눈은 네 맨발처럼 희다 시몬 눈은 네 무릎처럼 희다 시몬 네 손은 눈처럼 차다 시몬 네 마음은 눈처럼 차다 눈발을 녹이던 뜨거운 키스 언 마음 녹이던 작별의 키스 눈은 소나무 가지 위에 쌓이고 네 이마와 머리카락 위에 쌓이네 시몬 눈은 고요히 뜰에 잠들었다 시몬 너는 나의 눈, 나의 자장가 *** 이발소에서 처음 이 시를 읽던 초등학교 시절, 이 시가 좋았다. 낡은 바리캉이 머리를 뜯어나갈 때 눈을 찡그리며 계속 이 시를 읽었다. 시몬이란 이름이 달콤하게 느껴졌다. 영희, 숙자, 정님이 등 동네 아이들 이름과 느낌이 달랐다. 나중에 더 자라 뽀뽀를 하게 되면 영희나 숙자보다 시몬과 하는 게 가슴이 설렐 것 같았다. 그 시절 내 마음 안에 이국정서라는 개념이 싹텄는지 모르겠다. 이발소에는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노여워하거나 슬퍼하지 말라’는 푸시킨의 시도 걸려 있었다. 내가 별이 되었을 때 내 시의 하나가 어느 궁핍한 나라의 후미진 이발소에 붙어 있을 수 있다면 참 좋겠다. 곽재구 시인
  • [포토 다큐] 엄마가 된 6개월 아빠… 넷째 보며 철들다

    [포토 다큐] 엄마가 된 6개월 아빠… 넷째 보며 철들다

    세월은 쏜살같아서 벌써 ‘그때’가 아득해진다. 아들 둘에 딸 하나 다둥이 아빠로 정신없이 지내고 있던 2015년 5월, 아내가 넷째를 가졌다. 넷째 아이의 아빠가 된다는 설렘과 부담으로 하루하루를 보내다 출산일을 석 달쯤 앞두고 결단의 순간이 내게 찾아왔다. 조산 가능성이 있으니 아내는 앉는 것조차 삼가고 누워만 있어야 한다는 의사의 처방에 그해 12월 나는 어쩔 수 없이 육아휴직이라는 카드를 뽑아야 했다. 청소나 빨래야 어찌어찌 남의 손을 빌릴 수 있다고 하더라도 날마다 챙겨 줘야 하는 초등학생, 유치원생 아이들의 수업 준비와 숙제는 도무지 답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육아휴직을 한 뒤 한동안은 정말 하루하루가 꿀맛이었다. 아침마다 집에서 느긋하게 커피 한잔의 여유를 누릴 수 있으니 단꿈을 꾸는 것만 같았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아내가 병원에 입원한 뒤로 모든 것이 달라졌다. 혼자서 감당해야 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씻기고 아침밥을 먹여 아이들을 학교, 유치원에 보내고 청소, 빨래를 끝내면 어느새 하원 시간이 닥쳤다. 설거지는 해도 해도 끝이 없었다. 넷째를 출산한 아내가 산후조리를 마치고 집에 돌아왔을 때는 더 바빠졌다. 출산 후 100일까지는 무거운 걸 들면 안 되는 산모를 대신해 아이에게 분유를 먹이고 잠도 재워야 했다. 결국 등과 허리 상태가 나빠져 양·한방 병원을 번갈아 다녔고, 팔꿈치 통증으로 장기간 치료도 받았다.아이들이 잠들기 전까지는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시간의 연속이었다. 장난감 하나를 만들어도 아이마다 요구하는 것이 다 달랐고, 누구 하나 감기라도 걸리면 돌아가면서 줄줄이 앓으니 약봉지는 여기저기 수북했다. 열이 나서 한밤중 응급실로 달려가 온갖 검사를 받고 동틀 무렵 집에 돌아온 날도 하루 이틀이 아니었다. 나들이는 언감생심, 바깥바람 한번 못 쐬니 우울한 감정이 밀려왔다. 어쩌다 외출이라도 하는 날이면 깔끔하게 멋을 부리고 싶어졌다. 온갖 멋을 내고 외출하는 전업주부들의 심정을 그제야 알 것 같았다. 6개월의 육아휴직은 아이들과 여행 한번 못 가고 그렇게 정신없이 지나갔다. 아들 삼형제로 자란 나는 여성들이 이렇게 많은 일을 하는지 몰랐다. 끝도 없는 집안일은 당연히 여성의 몫이 아니었다. 육아휴직을 끝내는 날, 나는 그 당연한 사실을 절절히 깨달았다.그리고 3년이 지난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는 엄마의 이름을 얻느라 ‘경단녀’(경력단절여성)가 되고 있을 것이다. 또 누군가는 승진을 포기하고 있을 것이다. 올해 3분기까지 합계출산율 0.93명, 역대 최저. 더 내려갈 데 없이 바닥을 찍는 출산율 통계에 오늘도 내 가슴 한편은 철렁 내려앉는다. 글 사진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 ‘남산의 부장들’ 이희준 “당시 대통령 경호실장 재현 위해 25kg 증량”

    ‘남산의 부장들’ 이희준 “당시 대통령 경호실장 재현 위해 25kg 증량”

    배우 이희준이 역할을 위해 25㎏을 증량했다고 밝혔다. 이희준은 12일 오전 서울 강남구 CGV 압구정에서 진행된 영화 ‘남산의 부장들’(감독 우민호)의 제작보고회에서 “실존 인물이 몸이 있는 인물이다. 체중 증량이 필요할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민호 감독이 ‘강요는 안 한다. 찌우면 좋겠지’라고 하더라”라며 “그래서 찌울 수밖에 없었다. 식단은 자는 것 이외에 계속 먹기였다”고 전했다. ‘남산의 부장들’은 1979년 10월 26일 대한민국 대통령의 암살 사건 40일 전 청와대와 중앙정보부, 육군 본부에 몸 담았던 이들의 관계와 심리를 면밀히 따라가는 영화다. 기자 출신 김충식 작가의 동명의 논픽션 베스트셀러를 영화화했다. 원작은 1990년부터 동아일보에 2년 2개월간 연재된 취재기를 엮었다. 이병헌은 헌법보다 위에 있는 권력의 2인자로 언제나 박통의 곁을 지키던 중앙정보부장 김규평 역을 맡았다. 이성민이 1961년 5.16 군사정변부터 1979년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을 독재정치로 장악한 박통을 연기했다. 또 곽도원이 권력의 정점에서 하루아침에 밀려난 전 중앙정보부장 박용각 역을, 이희준이 대통령의 경호실장 곽상천 역을 맡았다. 오는 1월 개봉.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남산의 부장들’ 이병헌 “곽도원-이성민..어떻게 이런 배우들이?”

    ‘남산의 부장들’ 이병헌 “곽도원-이성민..어떻게 이런 배우들이?”

    연기파 배우들이 ‘남산의 부장들’로 뭉쳤다. 이병헌, 곽도원, 이희준, 우민호 감독은 12일 오전 서울 강남구 CGV 압구정에서 진행된 영화 ‘남산의 부장들’(감독 우민호)의 제작보고회에 참석했다. ‘남산의 부장들’은 1979년 10월 26일 대한민국 대통령의 암살 사건 40일 전 청와대와 중앙정보부, 육군 본부에 몸 담았던 이들의 관계와 심리를 면밀히 따라가는 영화다. 기자 출신 김충식 작가의 동명의 논픽션 베스트셀러를 영화화했다. 원작은 1990년부터 동아일보에 2년 2개월간 연재된 취재기를 엮었다. 이병헌은 헌법보다 위에 있는 권력의 2인자로 언제나 박통의 곁을 지키던 중앙정보부장 김규평 역을 맡았다. 이성민이 1961년 5.16 군사정변부터 1979년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을 독재정치로 장악한 박통을 연기했다. 또 곽도원이 권력의 정점에서 하루아침에 밀려난 전 중앙정보부장 박용각 역을, 이희준이 대통령의 경호실장 곽상천 역을 맡았다. 우민호 감독은 캐스팅에 대해 “시나리오 작업할 때부터 같이 했으면 하는 배우들에게 시나리오를 드렸는데 운이 좋게 이 훌륭한 배우들을 다 한 영화에서 작업할 수 있었다. 큰 영광이다”라고 밝혔다. 이병헌은 “적지 않은 시간 연기를 했던 것 같은데 곽도원, 이희준, 이성민, 김소진씨 다 처음 호흡을 맞춰보는 배우들이더라”면서 “더욱 놀란 것은 어떻게 이런 배우들이 있을까? 나도 사실은 영화를 통해 늘 봐오던 팬이었지만 막상 앞에서 호흡을 맞추니 섬뜩할 정도로 연기를 잘하더라”고 칭찬했다. 특히 곽도원에 대해서는 “리허설을 하면 상대가 어떻게 준비했는지가 느껴지고, 기본적으로 이 신에서 두 인물이 어떻게 흘러가겠구나 하는 게 예상된다. 곽도원의 경우에는 정말 빠른 스피드로 서브가 들어올지 깎아서 칠지를 전혀 예상할 수 없는 그런 변수들을 많이 보여주더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어떤 느낌을 받았냐면 자기를 저 상황 속에, 감정 속에 던져놓는구나 생각이 들었다. 곽도원과 연기를 처음 해보지만, 인상 깊은 시간이었다”고 칭찬했다. 곽도원 또한 “선배님을 뵙고 놀란 것은 많은 감정을 쏟아내는데 그 감정이 이성적으로 절제돼 잘 깎인 다이아몬드 같았다”고 화답했다. 이어 “앞에 서면 그 사람이 보이게 마련이다. 배우의 일상이 보이게 마련인데 안 보이더라. 그 역할, 인물로 앞에 나타나시니까 미치겠더라. 그 시대 사람을 만난 것 같은 느낌이 생소하고 신기하기도 하면서 감탄도 했다”면서 “나는 늘 잘 정제되고 깔끔한 연기를 하고 싶었다. 많이 배웠다”고 존경심을 드러냈다. ‘남산의 부장들’은 오는 1월 개봉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포토] 국회 본회의장 앞 농성 이틀째 맞은 황교안-김성태

    [포토] 국회 본회의장 앞 농성 이틀째 맞은 황교안-김성태

    로텐더홀 무기한 농성 이틀째를 맞은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오른쪽)가 12일 아침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에서 김성태 의원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19.12.12 연합뉴스
  • [세종로의 아침] 얼굴 없는 천사/김성호 문화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얼굴 없는 천사/김성호 문화부 선임기자

    내년도 예산안이 우여곡절 끝에 지난 10일 밤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법정시한을 8일이나 넘겨 처리된 역대급 졸속 예산이 될 것이라 한다. 밤늦게 파행적인 표결로 마무리된 예산안을 보면서 많은 국민들이 씁쓸함을 넘어 비애감마저 느꼈을 법하다. 막힐 대로 막힌 한일 관계, 살얼음을 타는 듯한 북미 간 공방, 그리고 선거제개혁안인 패스트트랙 법안이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을 둘러싼 여야 정치권의 끝 모를 험악한 대치. 뭐 하나 신통하게 풀릴 낌새가 보이지 않는 나라 안팎의 사정이 안타깝기만 하다. 그 갑갑하고 답답한 형국에서 전해진 ‘얼굴 없는 천사’의 은밀한 기부 소식이 반갑고 고맙다. 구세군 확인 결과 서울 청량리역에 마련된 구세군 자선냄비에 60대 남성이 넣고 간 것으로 보이는 봉투 속에 1억 1400만 1004원이 들어 있었다는 것이다. ‘천사’(1004)라는 액수가 예사롭지 않아 더 눈에 띈다. 그에 앞서 같은 장소에 둔 냄비에 역시 60대 남성이 넣은 것으로 추정되는 봉투에선 5만원짜리 40장, 200만원이 확인됐다고 한다. 언론 기사들을 들춰 보면 익명의 기부 천사들이 곳곳에 등장한다. 충북 영동군의 한 복지센터에는 익명의 기부자가 독거노인이며 한부모 가정에 전해 달라며 전자레인지 30대를 기탁했다. 강원 평창에선 역시 이름을 밝히지 않은 기탁자가 군청을 찾아와 저소득층을 위해 써 달라며 4000만원어치의 농협상품권을 전했다고 한다. 그것 말고도 ‘사랑의 쌀’이며 연탄, 라면, 옷가지들을 소리 없이 전해주는 얼굴 없는 천사들이 여간 많은 게 아니다. 하긴 이런 ‘숨은 선행’의 행렬은 연말이면 어김없이 줄을 잇곤 한다. 그 ‘숨은 선행’의 아름다움과 훈훈함은 비단 성경 구절의 교훈에 그치지 않을 것이다. ‘너는 구제할 때 오른손이 하는 것을 왼손이 모르게 하여 네 구제함을 은밀하게 하라’(마태복음 6장 1~4절). 그리고 지금 그 은밀한 선행이 어느 때보다 더욱 반갑고 고맙다. 해마다 이때쯤이면 곳곳에서 들려오게 마련인 공식적이고 집단적인 나눔과 기부의 소식들이 웬일인지 뜸하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자선과 나눔의 실천에서 항상 가장 앞장섰던 종교계에서도 그 실천의 소식이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며칠 전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조사해 발표한 지난해 기업들의 기부금을 보면 전년보다 5%나 줄었다. 특히 상위 기업들은 무려 15%나 줄였다고 한다. 기부의 위축은 올해 더 심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김영란법’이라고 알려진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시행으로 지출·집행에 대한 기준이 까다로워졌다는 분석이 주를 이루지만, 아무래도 너나없이 모두가 살기 힘들어졌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드러나지 않게 실천하는 선행. 이어지는 얼굴 없는 천사들의 은밀한 나눔에 국민을 위해 봉사, 희생해야 할 공직자며 정치권의 행태가 겹쳐짐은 기자만의 소견일까. ‘더이상 우리 아이의 희생 같은 죽음이 없어야 한다’며 국회의원들 앞에 무릎 꿇고 호소하는 민식이 부모의 뜨거운 눈물은 너무 슬프다. ‘얼굴 없는 천사’가 더이상 연말의 단골 미담이 되지 않는 세상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kimus@seoul.co.kr
  • 저소득 주민 자활 돕는 광진 ‘본래순대’ 개업

    저소득 주민 자활 돕는 광진 ‘본래순대’ 개업

    서울 광진구가 지난달 26일 자양동에 기업연계형 자활사업으로 운영되는 ‘본래순대 자양점’을 개업했다고 11일 밝혔다. 기업연계형 자활사업은 저소득 주민들이 모여 매장을 운영하며 민간 기업으로부터 체계적인 기술 훈련과 경영 노하우를 교육받는 사업으로, 저소득층의 일자리 창출과 경제적 자립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본래순대 자양점은 매일 아침 9시부터 밤 11시까지 운영되고 자활근로자 12명이 2팀으로 나눠 근무한다. 수익금 일부는 자활참여자들의 자립을 위한 창업자금과 자립 성과금으로 지급될 예정이다. 이번 사업으로 기업은 초기 도산 위험을 낮추고 장기적으로 가맹점을 확보하고, 지역자활센터는 참여자들의 요구를 수용하고 향후 참여자들의 창업 기회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구는 본래순대 자양점을 자활창업 인큐베이터로 육성해 저소득 주민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기업의 경영 노하우를 전수할 계획이다. 구는 2017년 서울시 최초로 열린 기업 연계형 자활기업인 본래순대 군자점을 포함해 지난해 GS25편의점 구의강변점, 올해 초 GS25편의점 광장오솔길점을 개업했다. 김선갑 광진구청장은 “성공적인 자활 사례가 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고 앞으로도 다양한 자활사업을 발굴해 저소득 주민 일자리 창출을 이끌어 내겠다”고 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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