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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동엽 딸 대학생 됐다…“합격해서 여유” 가족사진 공개

    신동엽 딸 대학생 됐다…“합격해서 여유” 가족사진 공개

    방송인 신동엽의 아내인 선혜윤 PD가 딸의 대학 합격 소식을 알렸다. 선혜윤 PD는 15일 반려견 크림이의 계정에 “활기찬 월요일 아침입니다”라며 크림이의 다양한 모습이 담긴 사진을 공개했다. 이어 “그동안 엄마가 참 많이 바빴죠, 언니의 대학 합격으로 이제 좀 여유가 생겼으니 크림이 소식 좀 더 자주 올려볼게요”라고 딸의 대학 합격 소식을 전했다. 다만 선혜윤 PD는 중학교 3학년생인 아들을 언급하며 “그러나 우리집엔 중삼이가”라며 “다음달엔 중삼이 고입으로 다시 바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선혜윤 PD는 2004년 MBC ‘일밤-신동엽의 러브 하우스’를 통해 신동엽과 인연을 맺었으며, 2006년 결혼 후 슬하에 2007년생 딸, 2010년생 아들을 두고 있다.
  • [공직자의 창] 산업재해 근절은 노사 모두의 이익

    [공직자의 창] 산업재해 근절은 노사 모두의 이익

    “매일 아침 나갔던 현관문으로 남편이 사지 멀쩡히 돌아오길 매일 밤 간절히 기도합니다.” 지난 4일 ‘안전한 일터 타운홀미팅’에서 마주했던 현장의 민낯이었다. 노동자가 안전하게 일할 권리는 헌법적 가치로, 단 한 명의 국민도 살려고 나간 일터에서 다치거나 죽지 않도록 국가가 화답해야 한다. 정부가 사고 없는 일터, 안전한 대한민국을 위한 노동안전 종합대책을 15일 발표했다. 노사단체·전문가 간담회, 타운홀미팅, 관계 장관 간담회에서 수렴한 현장 의견을 토대로 사고의 구조적 원인을 해결하기 위해 범부처 및 국민이 함께하는 협업 과제들을 담았다. 먼저 영세사업장 등 안전 사각지대에서 발생하는 사고를 예방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정부 예산을 올해보다 4733억원 증액한 2조 723억원으로 편성해 소규모 사업장에 재정·인력·기술을 지원한다. 산업재해에 취약한 노동자도 집중적으로 지원한다. 역량 있는 외국인 근로자를 안전 리더로 지정, 안전교육과 노하우를 전수한다.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대한 산업안전보건법 적용을 확대하고 작업환경을 고령자 친화적으로 개선하는 데 힘을 쏟는다. 산재 사고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충분한 공사 비용과 기간을 보장하는 등 원청의 책임도 강화한다. 건설 현장 불법 하도급 합동단속을 정례화하고 산재 예방 능력을 갖춘 수급인을 선정해 계약하도록 산업안전보건법을 개정한다. 위험 요인이 많은 대규모 사업을 수행하는 공공부터 안전 관련 선도적 임무를 수행한다. 중대 재해 발생에 책임이 있는 기관장은 해임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공공기관 경영평가 때 산재 예방 배점도 대폭 상향한다. 산재 예방을 위한 일터 민주주의를 확대한다. 지난 4일 타운홀미팅에서 한 국민이 대화의 장 확대, 작업중지권 요건 완화 등을 제안했다. 알 권리 차원에서 재해조사보고서를 공개하고 원하청 노사가 함께 산업안전보건위원회에 참여해 안전 규범을 수립·이행토록 한다. 노동자가 사고를 피할 수 있도록 사업주에게 작업 중지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신설하고 작업중지권 행사 요건도 완화한다. 안전을 위한 투자가 더 이익이 되는 구조를 만든다. 다수 사망 사고가 발생한 법인에 과징금을 도입하고 부과한 과징금은 산재 예방을 위해 재투자하며, 건설사 영업정지 요청 요건도 확대한다. 중대재해 반복 발생 사업장은 공공 입찰을 제한하고 여신심사 등 자본시장에도 중대 재해 리스크가 반영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산재 예방을 위해 지방자치단체, 민간과 적극 협력할 계획이다. 지방자치단체에 3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감독 권한을 위임하고 민관 합동으로 2028년까지 61만개 사업장을 감독한다. 생명 안전 인지도를 높일 수 있도록 공공부터 안전교육 과정을 개설하며 지난달 29일부터 운영 중인 온라인 안전 일터 신고센터는 내년부터 포상금도 지급할 계획이다. 안전한 일터를 만드는 것은 노사 모두의 이익이자 상생하는 길이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즉시 이행할 수 있는 과제는 신속히 추진하고 입법·예산 과제도 당국 및 국회와 협의해 차질 없이 진행한다. 또 노사정 대표자 회의를 열어 노사정이 함께 노동안전 종합대책의 실천적 방안을 논의할 것이다. 반드시 올해를 ‘산재 왕국’이란 오명에서 벗어나는 원년으로 만들어 국민이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 [자치광장] 우문현답! 경로당 순회의 추억

    [자치광장] 우문현답! 경로당 순회의 추억

    아침저녁으로 시원한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무더위가 이어진 올여름, 구청장으로서 한 일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 딱 하나만 꼽으라면 ‘경로당 순회 방문’을 들고 싶다. 7월과 8월 두 달 동안 관악구 경로당 115곳을 빠짐없이 찾아 어르신들과 마주하고 이야기꽃을 피웠다. 짧게는 생활 속 불편함부터 길게는 인생살이의 지혜까지, 현장에서 받은 소중한 건의가 무려 353건에 달했다. 에어컨과 선풍기 지원 요청은 무더위 속 어르신들의 절실한 호소였다. 48대를 신속히 지원했을 때 어르신들이 보여 준 환한 웃음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보람이었다. 예상치 못한 냉장고 요청도 있었다. 기존의 냉장고가 고장 나서가 아니라 중식 지원이 주 5일로 늘어나면서 식재료를 보관할 공간이 부족해졌다는 이야기였다. 행정이 미처 헤아리지 못한 수요를 현장에서 비로소 알게 된 순간이었다. 한여름인데 난방 민원도 있었다. 경로당의 보일러와 배관이 낡아 겨울이면 방이 춥다는 사연이었다. 오랜 공사에서 오는 불편함을 감수할지, 임시 대안을 찾을지 의견이 두 갈래로 갈렸지만 진지한 대화를 거쳐 결국 ‘겨울이 오기 전 전면 보수 공사’로 의견이 모였다. 어르신들과 함께한 자리에서 경로당은 단순히 쉼터가 아니라 문제 해결을 위해 행정이 어르신들과 함께 고민하고 결정하는 ‘풀뿌리 민주주의의 장’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확인했다. 순회 방문 중 특별한 선물도 받았다. 어르신들이 불러주신 ‘관악의 큰아들, 효도 구청장’이라는 애칭, 그리고 MZ 세대 공무원들이 붙여 준 ‘관악 아이돌’이라는 별명이다. 아직 방문 순서가 아니었던 경로당에서 “우리도 먼저 모시고 싶다!”며 작은 소동이 벌어졌을 때는 구 행정에 대한 믿음과 지지가 느껴져 뭉클했다. 한 어르신의 이색 제안이 생각난다. 매일 관악구 모든 경로당에서 회원들이 스트레칭이나 실내 걷기를 의무적으로 하도록 하는 구 조례를 제발 좀 만들어 달라는 요청이었다. 조례로 실내 운동을 의무화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겠지만 모두가 함께 즐겁고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다는 진심이 느껴져 정말 감동이었다. 순회 방문을 마친 후 구청장과 동고동락한 직원들을 치하하는 조촐한 식사 자리를 가졌다. 그때 어르신복지과의 의욕적인 공무원에게 들은 말이 귓가에 생생하다. “경로당 시설 개선 요청이 들어오는 경로가 대개는 동 주민센터나 경로당 회장님 또는 총무님인데요. 구청장님과 함께 현장에 가보니까 미처 알지 못한 수요를 알게 됐습니다. 어르신들이 둥글게 모여 앉아 문제를 해결해 보려고 오순도순 이야기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고, 숙의 민주주의와 직접민주주의가 이런 거구나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도시 브랜드가 ‘대한민국 청년수도’이고 청년 인구 비중이 전국 1위인 관악구도 곧 초고령사회에 들어간다. 이번 순회 방문을 통해 다시 확인했다. 우문현답! ‘우리 문제는 늘 현장에 답이 있다’는 사실. 자식의 마음으로 어르신들의 목소리에 늘 귀 기울이고 생활 속 불편함을 세심히 살피는 태도가 무엇보다 중요함을 깨달았다. ‘아이돌 효도 구청장’이라는 별명에 담긴 사랑과 책임을 마음 깊이 새기며 앞으로도 섬김의 감동행정을 통해 어르신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노년을 누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어르신들이 웰빙을 넘어 웰니스를 실천할 수 있도록 건강고령친화도시 시책을 힘껏 추진할 것이다. 박준희 서울 관악구청장
  • 과로·스트레스 달고 사는 부장님… 예고 없는 ‘심장의 침묵’

    과로·스트레스 달고 사는 부장님… 예고 없는 ‘심장의 침묵’

    심장 질환 사망 40대 4위·50대 3위급성 심근경색 환자 절반 증상 없어혈압 높을수록 사망률 두 배씩 증가스트레스 심뇌혈관 질환 촉발 요인오후·저녁 스트레칭·유산소운동을 아침저녁 기온차가 큰 환절기에는 심근경색 등 심뇌혈관 질환 위험이 커진다. 특히 고혈압·고지혈증이 있는 40~50대가 과로와 스트레스까지 겪으면 돌연사 위험은 더 높아진다. 찬 공기에 혈관이 수축해 혈압이 더 오르는 환절기에는 평소보다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15일 통계청의 ‘2023년 사망 원인 통계’에 따르면 40대 사망 원인 4위는 심장 질환, 5위는 뇌혈관 질환이다. 50대 역시 심장 질환이 3위, 뇌혈관 질환이 5위였다. 젊다고 예외일 수는 없다는 의미다. 심뇌혈관 질환은 심장이나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져 생기는 병을 통틀어 이른다. 뇌혈관이 막히면 뇌경색, 터지면 뇌출혈, 관상동맥이 막히면 심근경색으로 이어진다. 이 중 심근경색은 돌연사의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다. 오규철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가슴을 쥐어짜는 통증이 5~10분 이상 이어지고, 팔·등으로 통증이 퍼지거나 호흡곤란, 식은땀이 동반되면 심근경색을 의심해야 한다”며 “당뇨병 환자나 고령자는 전형적인 증상이 없을 수도 있어 더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혈관 질환은 예고 없이 찾아온다. 안정민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급성 심근경색 환자의 절반은 이전에 특별한 증상이 없던 사람들”이라며 “수일 전 건강검진에서 이상이 없다는 판정을 받았는데도 돌연 응급실에 실려 오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비극을 막으려면 평소 위험인자를 관리해야 한다.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이 대표적인 요인이며 스트레스와 과로가 증상을 악화시킨다. 특히 혈압이 높을수록 위험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 김우현 한양대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수축기 혈압이 20㎜Hg, 이완기 혈압이 10㎜Hg씩 오를 때마다 심혈관 질환 사망률이 두 배씩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며 “젊은층은 고혈압 인지율, 치료율, 조절률이 현저히 낮아 관심과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콜레스테롤 관리도 중요하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연구 결과 심근경색 환자들이 ‘나쁜 콜레스테롤’로 불리는 저밀도 콜레스테롤(LDL-C)을 기존 수치보다 절반 이상 낮추자 심뇌혈관 질환 위험이 24% 줄었다. 그러나 국내 환자 10명 중 6명은 이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어 정기적인 검사와 적극적인 약물 치료가 필요하다. 스트레스는 심뇌혈관 질환의 주된 촉발 요인이다. 심한 스트레스는 교감신경을 과도하게 활성화해 혈압을 높이고 심장을 빨리 뛰게 한다. 이에 따라 심뇌혈관 질환 위험이 커질 뿐 아니라 당뇨, 과민대장증후군, 위궤양, 심지어 일부 암 등 다양한 만성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최준호 한양대구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스트레스가 심한 사람들의 심장질환 발병률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두 배 정도 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며 “완벽주의 성향이 강하거나 부정적 사고가 많은 사람은 스트레스를 더 받아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방의 핵심은 생활 습관 관리다. 꾸준히 유산소운동을 하면 관상동맥 질환 사망률이 최대 65% 낮아진다. 안 교수는  “오후나 저녁에 가벼운 스트레칭과 유산소운동을 하는 것이 심장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 [천태만컷] 깨끗함을 지키는 손길

    [천태만컷] 깨끗함을 지키는 손길

    이른 아침 출근길 국회 경내에 청소 도구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습니다. 청소 노동자의 수고가 느껴지는 장면입니다. 할 일을 마친 빗자루와 쓰레받기가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이 묵묵히 일하는 우리 일상을 보는 것 같습니다.
  • [세종로의 아침] 과학기술과 붉은 여왕 가설

    [세종로의 아침] 과학기술과 붉은 여왕 가설

    이제 20일 정도만 지나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민족의 대명절 추석이다. 현대인은 공감하기 어렵겠지만, 먹을 것이 풍족하지 않던 옛사람들에게는 오곡백과가 무르익는 수확의 계절에 맞는 명절인 추석은 아마 1년 중 최고의 시기였을 것이다. 일정표를 살피다 보니 눈이 번쩍 뜨였다. 25년 기자 생활 중 과학 기자로 22년을 넘게 활동하면서 처음 맞는 가장 복된, 진짜 ‘이보다 좋을 수 없는’ 추석을 맞을 것 같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매년 10월이 되면 찾아오는 ‘노벨과학상’ 수상자 발표 일정 때문이었다. 올해 노벨상 수상자 발표는 10월 6일 생리의학상으로 시작해 13일 노벨경제학상으로 끝을 맺는다. 노벨과학상인 생리의학, 물리학, 화학 분야 올해 수상자 발표는 추석 연휴와 정확하게 겹친다. 올해는 진정 과학 애호가의 입장에서 노벨과학상 수상자 발표를 볼 수 있다니 과학 기자에게는 그야말로 최고의 한가위가 아닐 수 없다. 노벨과학상 수상자가 공개되면 언론, 정부, 정치권 할 것 없이 기초과학의 중요성에 대해 목청을 높인다. 더군다나 중국이나 일본 과학자가 수상자로 선정되면 세상 난리 난 것처럼 호들갑을 떤다. 20년 넘게 과학계 주변부에서 지켜봤던 경험으로 미뤄 보면 그때뿐이다. 성적표가 나온 직후 부모님께 혼날까 봐 ‘열심히 공부해서 상위권이 되겠다’고 호들갑만 떨고 정작 실천은 하지 않아 성적은 항상 제자리인 게으른 학생같이 진정성이 없다고나 할까. 지난주 금요일,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취임 50일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배 장관은 인공지능(AI)에만 관심 갖고 과학기술은 외면한다는 세평을 의식해서였는지 간담회 서두에 “AI에만 관심을 갖는다는 것은 ‘오해’다. 다른 분야 현장 간담회도 많이 했다”고 입을 열었다. 그렇지만 간담회의 대부분 시간은 AI,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이야기로 채워졌다. 과학에 대한 언급도 있었지만, 이전 정부들에서도 얘기됐던 것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일반론에 그쳤다. AI 전문가로 기업에 오래 몸담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해 못 할 바도 아니다. 정부 조직 개편안이 이달 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이르면 다음달 초부터 과기정통부는 부총리급 조직으로 격상된다. 이명박 정부 때 교육인적자원부와 과학기술부를 통합한 교육과학기술부가 출범하면서 부총리급 부처라는 명함을 뗀 지 17년 만이다. 그러나 이전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과거에는 과학기술 독임 부처 부총리였지만 이번에는 정보통신, 특히 AI 중심부처로서 부총리급 조직이라는 점이다. 방점이 과학기술이 아닌 AI에 찍혀 있다. 사실 교과부 때나 박근혜 정부의 미래창조과학부, 문재인 정부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도 과학기술은 말과 달리 항상 뒷전이었다. 루이스 캐럴의 소설 ‘거울 나라의 앨리스’에서 붉은 여왕은 주인공 앨리스에게 “네가 할 수 있는 한 힘껏 달려야만 이곳에 겨우 머무를 수 있을 뿐”이라고 말한다. 여기서 비롯된 것이 진화생물학의 ‘붉은 여왕 가설’이다. 주변 환경이나 경쟁 대상이 빠른 속도로 변화하려 하기 때문에 어떤 생물이 진화하더라도 상대적으로 적자생존에 뒤처지게 된다는 말이다. 이번 정부가 초토화된 연구개발 현장의 복원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음을 잘 안다. 그렇지만 겨우 제자리를 찾은 수준이다. 얼마 전 KBS에서 방영된 ‘인재전쟁: 공대에 미친 중국, 의대에 미친 한국’이란 다큐멘터리를 봤다. 중국이 미국을 위협할 정도의 과학기술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지 놀랄 수밖에 없었다. 우리도 말보다는 실천이 필요한 때다. 정부나 장관의 생각처럼 AI 고도화 정책을 통해 AI 3대 강국이 된다면 이를 활용한 과학기술 분야도 빠른 속도로 발전할지 모른다. 그렇지만 한국을 둘러싼 주변 국가와 국제 정세를 보면 AI에 올인하고 과학기술은 부차적 문제라고 생각해도 될 정도로 여유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것은 분명하다. 유용하 문화체육부 과학전문기자
  • “스트레스 잡는다”며 美서 난리 난 ‘이 칵테일’…의학계 물어보니 정작

    “스트레스 잡는다”며 美서 난리 난 ‘이 칵테일’…의학계 물어보니 정작

    소셜미디어(SNS)를 중심으로 스트레스 해소와 다이어트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코르티솔 칵테일’이 미국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그러나 의학 전문가들은 이런 효과를 뒷받침하는 과학적 증거가 부족하다고 반박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폭스뉴스 보도에 따르면, 무알코올 음료인 ‘코르티솔 칵테일’은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를 낮추고 에너지를 높여 체중 감소에 도움이 된다는 SNS 인플루언서들의 주장을 토대로 인기를 얻고 있다.이 음료는 코코넛워터, 소금, 탄산수, 오렌지 주스를 기본 재료로 하며, 마그네슘 분말 등이 추가되는 경우도 있다. 코르티솔은 콩팥 위 부신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이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 분비량이 늘어나 포도당 대사와 염증 완화에 관여한다. 혈압과 혈당 조절, 수면 각성 주기 조절은 물론 면역 체계 강화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호르몬은 생존에 필요하지만, 과다 분비되거나 부족하면 문제가 된다. 코르티솔 수치가 계속 높으면 염증과 면역력 저하가 나타나고 수면 장애, 불안감, 고혈압, 체중 증가, 피로감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텍사스 주 달라스의 영양사 캐롤라인 수지는 “코르티솔이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다”라며 “건강에 필수적인 호르몬이므로 만성적으로 과다하거나 부족하지만 않다면 해롭지 않다”고 설명했다. 코르티솔 칵테일에는 비타민C, 칼륨, 마그네슘, 나트륨이 들어있어 스트레스로 부족해진 영양소를 보충할 수 있다. 뉴욕 롱아일랜드 유대인 의료센터 응급의학과 프레드릭 데이비스 부과장은 “코코넛워터에는 근육과 신경 기능, 면역과 심혈관 건강에 관여하는 마그네슘 같은 전해질이 포함돼 있다”며 이 음료의 잠재적 효능을 인정했다. 하지만 코르티솔 수치를 낮추는 효과에 대해서는 의문을 표했다. 그는 “칵테일 성분이 스트레스 완화에 간접적인 효과는 있지만, 코르티솔 감소 효과를 직접 입증한 연구는 없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호르몬 맞춤형 해결책’을 찾기보다는 건강한 식단, 카페인 섭취 조절, 운동, 수면 관리 같은 기본적인 생활 습관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수지 영양사는 “코르티솔은 생체 리듬에 따라 아침에 최고치를 보이고 밤에 감소하는데, 수면 장애가 생기면 이런 패턴이 깨진다”고 말했다. 그는 또 명상, 요가, 산책, 취미 활동 등이 몸을 긴장에서 휴식 상태로 바꾸는 데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피로감, 수면 문제, 기분 변화, 체중 변화가 지속되면 반드시 의료진과 상담하라고 전문가들은 당부했다.
  • 제재권·분쟁조정 기능도 넘기나… 반발 커지는 금감원

    지난 7일 정부 조직 개편 방안 발표 이후 금융당국 혼란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14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 직원들은 공공기관 지정에 더해 새로 신설될 금융감독위원회로 제재권과 분쟁조정 기능 등 주요 권한이 넘어갈 가능성이 논의되면서 반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 지난주 아침마다 로비에 수백명이 모인 가운데 공공기관 지정·금융소비자원 분리 등 조직개편안에 반대하는 집회를 벌인 데 이어 다음 주엔 국회 앞 집회와 국회 토론회를 계획하고 있으며, 최후의 카드로 ‘총파업’까지 검토 중이다. 이는 공공기관 지정 이외에도 금융위원회가 금감원의 제재 권한을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기 때문이다. 현재 금감원장은 임원 문책 경고, 직원 면직을 전결 처리할 수 있는데, 이를 신설되는 금감위 의결사항으로 가져가는 것이다. 사실상 중징계를 금감위가 맡아서 하고, 금감원은 경징계만 하게 된다. 금감원 직원들은 “금융위가 제재심과 분조위까지 가져가려 한다면 힘든 검사·조사는 회피하고 권한만 챙기겠다는 것”이라며 “금감원은 사실상 콜센터로 전락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금융위 역시 조직 해체와 세종 이전을 앞두고 내부 동요가 거세다. 금융정책 기능이 재정경제부로 이관되면서 핵심 업무가 빠져나가는 데 대한 반발로 젊은 사무관들의 이탈 가능성이 계속 나온다. 앞서 지난 8일과 12일 권대영 부위원장이 전 직원 간담회를 열었지만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해 혼란 수습에는 역부족이란 평가다. 인사 청문 보고서 채택 불발에도 금융위원장으로 임명된 이억원 위원장이 15일 취임 후 리더십을 발휘해 조직개편을 완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금융권은 입법 과정의 혼선으로 현안이 뒤로 밀리고 사업 불확실성이 커질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금감위설치법의 25일 본회의 처리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야당과의 협상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해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방송인 김어준씨가 조직개편에 반발하는 금감원 직원들을 향해 “불만이면 퇴사하면 된다”고 말하고,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당국 우려를 개인의 불만으로 치부하는 김어준씨 인식이 몹시 천박하다”고 비판하는 등 장외 논쟁도 뜨거워지고 있다.
  • “케이블타이로 묶고, 70인실에 변기 4개… 침대 없어 바닥서 쪽잠” [美구금 한국인 단독 인터뷰]

    “케이블타이로 묶고, 70인실에 변기 4개… 침대 없어 바닥서 쪽잠” [美구금 한국인 단독 인터뷰]

    B1 합법 비자 소지… 체포 생각 못 해ICE, 총 무장한 채 갑자기 들이닥쳐공장 밖에서 갑자기 손목 수갑 채워호송차에 올라탔더니 지린내 진동황토색 죄수복 입고 대형 강당 생활이불 없어 수건 몸 두르고 추위 견뎌미국 조지아주 현대자동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엔지니어로 일했던 30대 A씨는 지난 12일 고국 땅을 밟았다. A씨는 B1 비자(출장 등에 활용되는 단기 상용 비자)로 미국에 입국했지만 지난 4일(현지시간) 손목에 수갑을 차고 쇠사슬에 묶인 채 구금시설로 이송됐다. ‘지옥 같았던 일주일간의 구금 생활’을 겪은 A씨는 비교적 덤덤했지만 “당시 상황만 떠올리면 여전히 괴롭다”고 했다. A씨는 14일 서울신문과의 심층 인터뷰를 통해 갑작스러운 단속, 열악했던 구금, 불안한 석방까지 ‘인권’이 땅에 떨어진 당시 상황을 상세하게 털어놨다. 혹시 회사에 피해를 줄까 봐 익명으로 인터뷰에 응했다. 다음은 A씨와의 일문일답. -지난 4일 단속 당시 상황은 어땠나. “공장 일대는 평소 아침마다 출근하는 노동자들로 북적인다. 그런데 단속 당일엔 오가는 차가 별로 없고 한산한 편이었다. 구금시설에서 들어 보니 사전에 단속 사실을 알았던 일부 외국인 노동자는 아예 출근하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저는 합법적인 업무 비자(B1 비자)로 들어온 만큼 단속 대상이 될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단속은 어떻게 진행됐나.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 직원뿐 아니라 연방수사국(FBI) 로고가 찍힌 옷을 입은 사람도 있었다. 그날(지난 4일) 오전 10시 좀 넘어서 500명 정도 되는 사람들이 갑자기 공장에 들이닥쳤다. 헬기와 장갑차를 끌고 총으로 무장한 채 왔다. 무작정 “밖으로 나가라”고 소리쳐서 나갔는데 ‘불법체류자 대상 단속이나 체포 작전을 대대적으로 하나 보다’ 정도로만 여겼다. 한참 동안 조사했고 오후 3~4시쯤 호송차에 탔다.” -체포될 것이란 생각은 못 했나. “전혀 하지 못했다. B1 비자를 소지하고 있는 만큼 체포하거나 잡아 가둘 것이란 생각은 하지 못했다. 구금시설에 갈 것이라고는 전혀 상상하지 못했다. 공장 밖으로 나온 뒤 ICE 요원들이 간단한 조사를 했는데 이때 서명하라고 내민 서류(외국인 체포영장)만 작성하면 풀려나는 줄 알았다.” -결박당한 채 이송됐는데. “공장 밖으로 사람들을 모은 이후 갑자기 손목에 수갑을 채우기 시작했다. (ICE 요원들이) 수갑과 쇠사슬을 꺼낼 때만 해도 ‘왜 저걸 꺼내지’라고 생각했다. 손목에 수갑이 채워지고 허리에 쇠사슬이 감기고 나서야 상황이 심각하다는 걸 깨달았다. 수갑이 모자라 케이블타이로 손을 결박당한 분들도 있었다. 이후 호송차에 올라탔더니 내부에 변기가 있어서인지 지린내가 진동했다. 호송차 창문 너머로 철조망이 있는 시설이 보였을 땐 ‘설마 이대로 감옥으로 끌려가는 건가’라고 생각했다.” -약 70명이 한 공간을 썼다고 하는데. “구금시설로 이송된 이후엔 이민국 관련 죄수를 분류하는 ‘A 넘버’ 수용번호를 받고 황토색 죄수복을 입었다. 이후 3일 정도는 정원이 70명 정도인 대형 강당 같은 공간에 있었다. 이 공간에는 2층 침대가 70개 정도 있었는데 수용된 사람에 비해 침대가 모자랐고, 매트리스가 없는 침대도 있었다. 그래서 시멘트 바닥에서 자야 했던 분들도 있었다.” -언론에 공개된 ‘구금일지’를 보면 대형 수용 공간에 변기 4개, 소변기 2개가 있었고 침대 매트에는 곰팡이가 피어 있었다고 하는데. “맞다. 시계도 없었고 바깥을 볼 수도 없었다. (대형 수용 공간에는) 창문도 없어서 너무 갑갑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도 알 수 없었고, 답답함이 커져서 ‘햇빛을 좀 보게 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지만 번번이 무시당했다. 또 그 공간은 너무 추웠는데 덮을 이불도 주지 않았다. 수건 등을 몸에 두르고 있는 분이 많았다. 이후 치약, 칫솔, 데오드란트 등이 제공됐지만, 그렇다고 해서 시설의 열악함이 나아지지는 않았다.” “햇빛 보여 달라고 했지만 묵살당해… ‘로켓맨’ 언급 조롱하기도”-2인 1실에서의 생활은 어땠나. “구금된 지 사흘 만에 1.5평짜리 2인 1실이 배정됐지만 열악하긴 마찬가지였다. 오히려 ‘감옥에 갇혔다’는 생각이 더 강해졌다. 공간이 더 좁아져 그런 것 아닌가 싶다. 방에는 성인 남성 주먹 하나 크기의 창문이 있었지만 햇빛은 전혀 들어오지 않았다. 층고가 낮아 침대에서는 제대로 앉아 있을 수도 없었다. 방화용 모포를 이불로 줬는데 먼지가 가득 쌓인 상태였다. 변기와 세면대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는데 면도도 교도관이 보는 앞에서 해야 해서 수치스러워 아예 수염을 깎지 않는 분들도 있었다.” -식사도 열악했다고 하는데. “매 끼니 콩 통조림이 나왔다. 염소도 못 먹을 거친 풀때기, 작은 빵이 전부였다. 특히 방마다 물통이 있었는데 바깥에서 받아 물통을 채워 놓는 방식이었다. 물이 나오지 않아 물통을 열어 보니 거미, 장구벌레 같은 것들이 둥둥 떠다녔다. 교도관에게 물통에 벌레가 있다고 이야기했지만, 마지막 날까지 개선되지는 않았다. 배탈이 나지 않는 게 신기할 정도였다. 그런 물을 마셨다고 생각하니 끔찍했다. 지금도 온몸에 소름이 끼친다.” -제대로 된 조사는 이뤄졌나. “구금 사흘째부터 ICE의 인터뷰가 있었다. 20명씩 나오라고 한 뒤 자진출국을 안내했다. 그리고 자발적 출국 서류에 서명하라고도 했다. 불법을 인정하라는 내용도 있었다. 서류에는 자유의지로 서명하라고 돼 있긴 했지만, 실제로는 서명하지 않으면 그 지옥 같은 곳에서 나갈 수가 없다고 들었다.” -인터뷰에선 어떤 내용을 물어봤나 “공장에서 어떤 일을 했는지, 결혼은 했는지 등을 질문했다. 인터뷰를 왜 하는지에 대한 사전 설명은 전혀 없었다. 저는 인터뷰에선 북한 등에 관한 질문을 받은 적은 없다. 하지만 한국인들을 향해 ‘로켓맨’(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에게 붙인 별명) 등을 언급하며 웃는 교도관은 있었다. 조롱이라고 느껴져 불쾌했다.” -정신적 고통도 크지 않았나. “구금된 일주일 동안은 정신적으로 갉아먹히는 느낌이었다. 동물원에 가면 갇혀 있는 동물들이 ‘정형행동’(사람이나 동물이 목적 없이 지속하는 행동으로, 스트레스나 심리적 불안 등이 원인)을 하지 않나. 하릴없이 구금시설 안에 있는 창문 앞을 서성대고 방 안을 빙빙 돌면서 걸어 다니기도 했다. 그곳에선 잠자는 것 외엔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그나마도 제대로 잔 날은 손에 꼽을 정도다. ‘언제쯤 나갈 수 있을까’라는 생각만 했던 것 같다.” -석방이 예상보다 하루 늦어졌다. “‘풀려난다’는 소식을 전해 들은 게 현지시간으로 지난 10일이었다. 체포 당시 입었던 옷으로 갈아입고 처음 모였던 강당에서 대기하고 있었는데 ‘하루 더 대기해야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미 한 번 미뤄져서 그 말을 믿을 수가 없었다. 수갑을 차고서라도 하루라도 빨리 한국으로 가고 싶다는 분들이 대부분이었다. 정신적으로 너무 고통스러워 일단은 하루만 기다리자고 담담하게 생각했다.” -귀국 비행기를 탔을 때 심정은. “현지시간으로 11일 새벽 1시쯤 애틀랜타 공항으로 향하는 버스를 탔다. 구금시설을 나온 이후 호송버스가 아니라 일반 버스를 타고 공항으로 이동할 때에야 ‘이제 풀려나는구나’라고 생각했다. 버스 안에 음료수와 간식이 있었고 고압적인 분위기도 없었다. 그제야 ‘이제 집에 간다’고 안심이 됐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무엇보다 가족들 얼굴을 마주하고 ‘무사히 돌아왔다’는 말을 전할 수 있어 다행이다. 구금될 때 휴대전화와 지갑을 모두 압수당해 구금시설 안에서 ‘무사하다’는 소식을 가족들에게 전할 수 없었다. 주변에 ‘한국 와서 자고 일어나 눈을 떠 보니 다시 그곳이었다’라는 꿈을 꾸는 분이 많다. 그만큼 여전히 고통스럽다. 언젠가 그런 꿈을 꾸게 될까 두렵다. 앞으로는 저 같은 사람들이 현장에서 걱정 없이 일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으면 한다. 이런 일이 다시는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 “은행에 2억원 있어도 월 이자 50만원 안 돼”…가족 위해 급등주 찾는 은퇴자 [파멸의 기획자들 #09]

    “은행에 2억원 있어도 월 이자 50만원 안 돼”…가족 위해 급등주 찾는 은퇴자 [파멸의 기획자들 #09]

    서울신문 나우뉴스는 ‘사기공화국’ 대한민국에 경종을 울리고자 르포 소설 ‘파멸의 기획자들’을 연재합니다. 우리 사회를 강타한 실제 가상화폐 사기 사건을 나한류 작가가 6개월 가까이 취재·분석해 소개합니다. 독자 여러분께 ‘사기를 피하는 바이블’이자 정부가 범죄에 더 엄하게 대응하도록 촉구하는 ‘여론 환기’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제보자 및 피해자 보호를 위해 사건 속 인물과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 등은 모두 가명 처리했습니다. 부산 해운대에 사는 60대 박성갑은 35년의 직장 생활을 마치고 ‘은퇴’라는 거대한 파도를 맞이했다. 그에게 은퇴는 단순히 직장에서의 해방만이 아니었다. 매일 아침 7시까지 일어나 작업복을 챙겨 입지 않아도 되는 자유, 하루 종일 바다가 보이는 카페에 앉아 밀린 독서를 할 수 있는 여유, 종종 아내와 전국 곳곳으로 여행다닐 수 있는 작은 사치 등…그간 고군분투하며 살아온 자신에게 주는 ‘종합선물세트’ 같은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해왔다. 그런데 막상 회사를 떠나고 보니, 그의 장밋빛 꿈은 그저 꿈에 불과했음을 오래지 않아 깨달았다. 정부가 기금 고갈을 이유로 국민연금 수급 연령을 최대 65세까지 높이면서 성갑은 수 년의 공백을 수입 없이 견뎌야 했다. 몇 년 전 아내 신정숙이 집 근처에 사 둔 꼬마 상가에서 쥐꼬리만한 월세가 들어오지만 수년째 취업하지 못해 의기소침한 아들 정민, 이제 곧 대학을 졸업하는 딸 정아를 뒷바라지하기에는 턱없이 모자랐다. 퇴직금으로 받은 2억원은 자녀들 결혼 자금으로 쓸 계획이어서 가급적 손대고 싶지 않았다. 이것저것 따져보니 ‘아들이 직장을 구해서 독립할 때까지 좀 더 벌어야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는 가장으로서의 책임감을 버리지 못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찾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력서를 넣는 곳마다 돌아오는 대답은 한결같았다. 그 한마디가 35년간 사회생활을 하며 쌓아온 자존심을 한순간에 짓밟았다. “미안합니다. 더 젊은 사람을 구하겠습니다.” 대한민국은 참으로 냉혹했다. 겉으로는 ‘경로효친’과 ‘장유유서’를 외치지만, 실제로는 나이든 사람들에게 차갑게 등을 돌렸다. 성갑은 매일 아침 일어나 거울을 보며 ‘아직 할 수 있다’고 스스로를 다독였지만, 세상의 냉정한 시선 앞에서 그의 의지는 모래성처럼 허물어졌다. 회사에 다닐 때 당연하게 여겼던 ‘우리’, ‘함께’라는 가치는 온데간데없었다. 직장을 떠나보니 이 세상은 오직 ‘적자생존’과 ‘각자도생’이라는 냉혹한 규칙만 지배하는 것처럼 보였다. 고질병인 이명으로 밤이 깊도록 잠 못 이루던 어느 날, 그는 유튜브에서 유명 은퇴 전문가의 강연을 보게 됐다. “은행 이자로 노후 생활을 책임지던 시대는 진작에 끝났습니다. 소액이라도 주식 등 고위험 자산에 투자해야 인플레이션을 이겨낼 수 있어요.” 그가 성갑의 마음을 꿰뚫어 본 듯했다. 자녀들을 위해 들고 있는 퇴직금 2억원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지금 은행 예금에서 나오는 이자로는 월 50만원도 안 되는데… 재취업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매달 최저임금 수준인 200만원이라도 벌려면 투자 말고는 답이 없네. 기왕 이렇게 된 거 퇴직금 일부라도 주식으로 돌려서 돈을 불려보자.’ 문득 10여년 전 기억이 스쳐 지나갔다. 당시 유행하던 ‘작전주’에 멋모르고 뛰어들었다가 운 좋게 큰돈을 벌었던 짜릿한 순간. 그는 종목 분석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그저 ‘느낌’이 좋아서 바이오 기업 주식 하나를 샀고, 그 주식이 한동안 상한가를 이어가자 황급히 팔고 나왔다. 신기하게도 그 주식은 며칠 뒤부터 하한가로 직행했고, 얼마 뒤 상장폐지됐다. 행운의 열차에 우연히 올라탔고 타이밍 좋게 내렸다. 지금 살고 있는 집도 그때 번 돈이 디딤돌 역할을 했다. 당시의 짜릿한 기회가 다시 오지 않으리라는 것을 잘 알면서도, 내심 과거의 영광을 또 한 번 누리고 싶은 욕심은 어쩔 수 없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종목을 선별해 보기로 했다. 평소 투자에 대해 잘 안다고 떠들고 다니는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야, 오랜만이야. 늘그막에 퇴직금으로 주식 투자를 해보려는데, 배울 만한 곳이 있을까?” 친구의 목소리가 퉁명스러웠다. “이놈아, 우리 나이에 투자하다가 망하면 부산 앞바다밖에 갈 곳이 없어. 쓸데없는 생각 하지 말고 퇴직금이나 잘 챙겨. 그 돈이야말로 많고 적음에 관계없이 너를 지켜줄 인생의 마지막 동아줄이야.” 친구의 말이 틀린 건 아니었다. 하지만 그 녀석은 몇 년 전 여윳돈으로 골드바를 샀다가 금값이 폭등해 큰 돈을 벌었다. 요즘은 외제차를 타고 다니며 자랑질을 일삼는다. 자기는 투자로 큰돈을 벌어놓고, 나보고는 퇴직금이나 지키라니. 그의 이중적인 모습에 화가 났다. ‘투자하지 말라’는 친구의 경고가 역설적으로 성갑의 투자 결심에 기름을 부었다. ‘네가 성공한 것처럼 나라고 못할 것 있나. 학교 다닐 땐 내가 너보다 공부도 잘했는데.’ 늘 그랬듯 잠들기 전 이명을 견디고자 스마트폰을 켰다. 간만에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는 딸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열었다. 이성 친구가 생겼을까 싶어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살폈지만, 아직까지 남자 사진은 올라오지 않고 있었다. 그때였다. 딸의 해맑은 미소의 사진들 위로, 그의 눈길을 잡아끄는 광고가 섬광처럼 번쩍였다. ‘상한가 급등주 추천’ 아래에는 친절하게도 연락처를 입력하는 칸이 마련돼 있었다. 그를 위해 나타난 구원의 메시지처럼 보였지만 고개를 드는 의구심 또한 피할 수 없었다. 대한민국은 일본보다 속임수 범죄 건수가 10배나 많은 ‘사기 공화국’ 아니던가. (10회로 이어집니다. 사기 피해 예방과 범인 검거를 위해 많은 이들과 기사를 공유해 주세요.)
  • “결혼하자, 韓 갈래” 미군 유혹에 2700만원 준비한 70대女 알고 보니

    “결혼하자, 韓 갈래” 미군 유혹에 2700만원 준비한 70대女 알고 보니

    은행 직원과 경찰이 ‘로맨스 스캠’ 사기를 당할 뻔한 70대 여성의 피해를 막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3일 서울경찰청 기동순찰대에 따르면 지난 8일 아침 9시쯤 서울 금천구의 한 은행에서 해외 송금을 시도하려는 여성이 사기 피해자로 의심된다는 은행 직원의 신고가 접수됐다. 70대 여성 A씨는 최근 소셜미디어(SNS)에서 자신을 퇴역을 앞둔 미군이라고 주장한 사칭범으로부터 메시지를 받았다. 사칭범은 A씨에게 “결혼하기 위해 한국에 가고 싶어”, “택배 비용과 귀국 경비가 필요하다” 등의 메시지를 보내며 지속해서 금전을 요구했다. 홀로 살고 있던 A씨는 사칭범의 말에 속아 넘어갈 수밖에 없었다. 이에 서울 금천구의 한 은행으로 향한 A씨는 약 2700만원을 해외로 송금하려고 했다. 그러나 A씨의 이 같은 행동을 수상하게 여긴 은행 직원은 범죄와 관련됐을 수 있다고 생각해 곧바로 경찰에 이를 제보했다. 서울경찰청 기동순찰대는 즉시 현장으로 출동했고, A씨가 전형적인 로맨스스캠 피해자라는 것을 알아챘다. 로맨스 스캠은 사랑을 뜻하는 ‘로맨스’와 신용 사기를 뜻하는 ‘스캠’의 합성어로, 피해자에게 장기간 메시지 등을 통해 감정적으로 교류하며 신뢰를 쌓은 뒤 돈을 요구해 가로채는 신종 범죄를 뜻한다. 그러나 A씨는 자신이 속았다는 사실을 쉽게 믿지 않았다. 그는 “내 남자 친구에게 내 돈을 보내겠다는데 왜 그러느냐”며 피해 사실을 인정하지 못했다. 이에 경찰은 약 3시간에 걸쳐 A씨를 상대로 로맨스스캠이라는 사실을 설득했고, 다행히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고 한다. 서울청 관계자는 “적극적인 도보 순찰을 통해 평소 금융기관과 긴밀한 공조 체계를 유지한 결과, 피해를 조기에 차단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국인 등을 사칭해 친분 및 신뢰를 형성한 후 투자를 유도하거나 배송비 등 대납을 요구하는 사례가 있다”고 당부했다. 서울청은 지난 7월부터 다중피해 사기 대응 태스크포스(TF)를 수립했고, 9월부터 내년 1월까지 ‘피싱범죄 특별단속기간’을 운영 중이다.
  • “개밥 같은 식사, 중범죄자 취급”…충격적인 일주일간의 구금 생활

    “개밥 같은 식사, 중범죄자 취급”…충격적인 일주일간의 구금 생활

    “언제 어디로 끌려갈지 몰라 일주일간 한숨도 제대로 못 잤습니다. 머릿속엔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뿐이었어요.” 미국 조지아주 현대자동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자동화 설비 파트를 담당하던 A(45)씨는 12일 고국 땅을 밟았다. 미 이민세관단속국(ICE) 단속으로 7일간 구금된 A씨는 체중이 5㎏ 넘게 빠져 있었고, 면도를 하지 못해 수염이 덥수룩했다. 머리카락도 군데군데 빠져 있어서 인천국제공항으로 마중을 나온 가족들도 A씨를 한눈에 알아보지 못했다고 한다. A씨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단속, 구금, 석방까지 상황을 상세하게 털어놨다. 미국 이민세관단속국 직원과 연방수사국(FBI) 등 500여명이 갑자기 공장에 들이닥쳤던 지난 4일(현지시간)은 아침 출근길부터 평소와 달랐다고 한다. 일대는 평소 아침마다 출근하는 노동자들로 북적였지만, 지난 4일에는 오가는 차가 별로 없고 유독 한산했다. A씨는 “알고 보니 사전에 단속 사실을 알았던 일부 외국인 노동자들은 아예 출근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이민 당국이 들이닥친 건 점심시간 직전이었다고 한다. 헬기와 장갑차를 끌고 총을 무장한 채 급습한 이민 당국은 A씨를 포함한 노동자들에게 무작정 “밖으로 나오라”고 소리쳤다. A씨는 “처음엔 ‘불법 체류자 대상 단속이나 체포 작전을 대대적으로 하나 보다’라고 생각했다”면서 “합법적인 업무 비자(B1 비자)를 소지하고 있는 만큼 저희를 체포하거나 잡아 가둘 것이란 생각은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더군다나 공장 내 책임자 누구도 나서서 상황을 설명하는 사람이 없어 노동자들은 영문도 모른 채 공장 밖으로 나가야 했다. 공장 밖을 나선 이후에는 지옥이 펼쳐졌다. A씨는손에는 수갑을 차고, 허리는 쇠사슬에 묶인 채로 한참을 대기해야 했다. 수갑이 모자라 발에 채우는 족쇄가 등장했고, 쇠사슬로 허리를 묶거나 케이블타이로 손을 결박당한 노동자들도 있었다고 한다. 그렇게 A씨를 포함한 한국인 노동자 316명은 그대로 구금시설로 끌려가게 됐다. 이날 인천국제공항에서 만난 LG에너지솔루션 협력업체 직원도 당시 상황에 대해 “쇠사슬에 묶여 끌려갈 때 도저히 그런 상황이 믿기지 않았다”고 전했다. 포크스턴 구금시설로 끌려간 A씨와 동료들은 이민국 관련 죄수를 분류하는 ‘A 넘버’ 수용번호를 받고 황토색 죄수복을 입어야 했다. A씨는 “해당 시설엔 비록 다른 동이긴 하지만 살인죄 등 중범죄자도 수용돼 있었다”며 “사실상 우리도 그런 취급을 당한 것”이라고 토로했다. 구금시설은 열악했다. A씨와 동료들은 구금시설 내 공용 장소 같은 넓은 강당에서 분류 작업을 기다렸다고 한다. 한 번에 300명 넘게 구금됐지만 분류작업은 속도를 내지 못했고, 강당에서 2층 침대 70여개에서 잠들어야 했다. A씨는 “침대가 모자라 시멘트 바닥에 매트리스를 깔고 잔 이들도 있었다”며 “구금된 지 사흘 만에 1.5평짜리 2인 1실방이 배정됐지만, 열악하긴 마찬가지였다”고 전했다. 2인 1실방은 성인 남성 주먹 하나 크기의 아크릴 창문이 있었지만, 햇빛이 전혀 들어오지 않았다. 층고가 낮아 침대에서는 제대로 앉아 있을 수도 없었다고 한다. A씨는 “방화용 모포를 이불로 줬지만, 먼지가 가득 쌓인 상태였다”고 했다. 숨쉬기도 어려울 정도로 비좁고 사생활도 없던 구금 생활은 이씨의 심신을 더욱 쇠약하게 했다. A씨는 “10대 후반~20대 초반 정도로 보이는 교도관들은 손가락으로 ‘까딱’ 지시만 했다”며 “공동 화장실과 샤워실은 쓸 때마다 불편했고, 수염도 교도관이 보는 앞에서 깎아야 해서 너무 스트레스 받았다”고 설명했다. 구금시설에서 제공된 식사에 대해선 다른 노동자들도 ‘개밥’, ‘쓰레기’ 등의 표현을 쓰면서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아니었다”고 입을 모았다. A씨도 “향신료 섞인 콩, 염소도 못 먹을 거친 풀떼기, 작은 빵이 나왔는데 ‘개밥’이나 다름없었다”고 했다. 당초 석방 교섭이 속도를 내면서 ‘풀려난다’는 소식을 전해 들은 지난 10일(현지시간)은 가장 괴로운 순간이기도 했다. 죄수복을 벗고 체포 당시 입었던 옷으로 갈아입고 처음 모였던 강당에 대기하던 중이었지만, “하루 더 대기해야 한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어서다. A씨는 “그땐 ‘여기서 정말 풀려날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다들 무서워하기 시작했다”며 “수갑을 차고서라도 하루라도 빨리 한국으로 가고싶었다”고 전했다. A씨와 동료들은 이날 무사히 귀국했지만 일주일간의 구금 생활이 남긴 고통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살면서 큰 잘못을 한 적이 없는데, 왜 죄수 취급을 받아야 하는지 끊임없이 되물었던 일주일”이라며 “미국, 트럼프라는 단어만 나와도 움찔하게 된다. 이제 미국엔 가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귀국 전 ‘한국에 가더라도 절대 뉴스 댓글 같은 거 보지 말자’고 동료들과 다짐했다던 그는 “합법적으로 열심히 일한 우리만 ‘불법 체류자’라는 악플이 가득할 것 같다”며 말끝을 흐렸다.
  • 美구금 한국인 중 임신부 있었다…“음식은 쓰레기, 쇠사슬 묶여 이동”

    美구금 한국인 중 임신부 있었다…“음식은 쓰레기, 쇠사슬 묶여 이동”

    미국 조지아주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일하다 이민 당국에 체포됐던 한국인 316명이 12일 오후 고국 땅을 밟은 가운데 참혹했던 구금 당시의 상황들이 전해졌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미 이민 당국에 구금됐던 한국인들이 도착한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귀국한 분들 중 임산부 한 분이 계셨다”며 “이분을 퍼스트클래스로 모셔 심리적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도 이날 임산부 구금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그는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구금된 임산부에 대해 “충분한 배려가 있었는지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위 실장은 미국에 구금됐던 우리나라 국민 316명 중 임산부가 포함된 것과 관련해 ‘인권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미국 측과 협의할 때 그분이 특별한 협의 대상이었던 것은 맞다”고 전했다. 그는 “임산부뿐만 아니라 여성도 구금 중인 것을 초기부터 알고 있었다”면서 “임산부, 여성처럼 체력적으로 약한 분들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었고 협의도 있었다”고 강조했다. 죄수복 입고 2인 1실…“너무 열악했다”이날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 이민 당국에 체포됐다 이날 귀국해 인터뷰에 응한 근로자들은 입을 모아 열악했던 구금시설의 상황을 증언했다. 지모(41)씨는 구금 시설에서 제공된 식사에 대해 “먹을 수가 없었다. 음식이 쓰레기 같았다”고 토로했다. LG에너지솔루션 엔지니어인 조모(44)씨는 “인권 보장이 안 됐다”며 “2인 1실을 쓰는데 숙식하는 곳에 변기가 같이 있어 생리 현상 해결이 힘들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구금된 뒤에는 7일간 일반 수감자와 같은 대우를 받았다고 한다. 호송 버스에 내린 뒤로는 수갑은 풀어줬고 ‘죄수복’을 입고 생활했다. 다만 초반에 강압적이던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의 태도는 점차 변했다고 한다. 조씨는 “처음에는 되게 강압적이고 저희를 범죄자 취급하는 태도였는데 시간이 갈수록 태도가 달라졌다”고 전했다. 현대차 계열사 직원인 이모(49)씨도 “침대, 샤워시설 등이 너무 열악해 생활이 힘들었다”며 “매끼 식사를 다 하지 못할 정도로 음식이 엉망이었다”고 털어놨다. LG CNS 협력업체 직원인 김모(33)씨는 “추웠다. 온도를 올려달라고 했는데도 일부러 떨어뜨리는 건지 싶은 정도였다”며 “이제 미국에 못 갈 것 같다”고 했다. “체포 과정서 총구 들이밀고 수갑·쇠사슬 채워 호송”김씨는 “저는 나중에 나와서 몰랐는데 체포 과정에서 사람들이 공포스러웠다고 하더라. 막 총구를 들이밀고 그랬다더라”고 전하기도 했다. 한 협력사 소속 안전관리자는 “쇠사슬에 묶여 끌려갈 때 기분이 너무 안 좋았다”며 “가족들이랑 맛있는 저녁을 먹고 싶다. 뭐든 좋다”고 말했다. 또 석방이 갑자기 미뤄졌을 땐 “아침까지 정보가 없어서 저희도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조씨는 “호송차를 타고 갈 줄 알았는데, 수갑이랑 족쇄, 몸에 쇠사슬을 감는 것을 보고 ‘이게 단순히 이동하는 게 아니구나’라고 깨달았다”고 회상했다. 그는 “점검 나오는 것은 전혀 인지 못 했다”고 덧붙였다. 예기치 못한 미 당국의 조처가 논란이 됐던 가운데, 또 다른 직원도 회사로부터 단속에 대비하라는 안내를 따로 받지는 못했다고 전했다. 정부는 이번 구금 사태에 대한 재발 방지를 위해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새로운 비자를 만드는 방안을 포함해서 미국 비자 발급과 체류 자격 시스템 개선을 향후 적극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 “아들 병원비 모자라” 가상화폐 빠져든 워킹맘, 거짓말로 코인 투자 종잣돈 마련 [파멸의 기획자들 #08]

    “아들 병원비 모자라” 가상화폐 빠져든 워킹맘, 거짓말로 코인 투자 종잣돈 마련 [파멸의 기획자들 #08]

    서울신문 나우뉴스는 ‘사기공화국’ 대한민국에 경종을 울리고자 르포 소설 ‘파멸의 기획자들’을 연재합니다. 우리 사회를 강타한 실제 가상화폐 사기 사건을 나한류 작가가 6개월 가까이 취재·분석해 소개합니다. 독자 여러분께 ‘사기를 피하는 바이블’이자 정부가 범죄에 더 엄하게 대응하도록 촉구하는 ‘여론 환기’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제보자 및 피해자 보호를 위해 사건 속 인물과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 등은 모두 가명 처리했습니다. “좋은 아침이예요. 어제 이성조 교수님이 발표하신 새 전략 보셨죠? 지금 팀을 나누고 있는 중인데, 현재 학우님이 가지고 계신 투자금은 어느 정도 되나요?” “비서님, 안녕하세요. 저는 지금 투자금이 1만 달러(약 1400만원)밖에 안 돼요. 어느 클럽에도 참여할 수 없어요.” “교수님께서는 모든 학우님이 경제적 자유를 이루기를 원하세요. 하지만 투자금이 너무 적으면 더는 교수님의 가상화폐 선물 거래에 동참하기 어렵습니다. 학우님께서도 서둘러 투자금을 마련하시길 권해 드려요.” 김가영 비서의 메시지를 받으니 진영은 마음이 더 급해졌다. 서둘러 친정 식구들과 친구들에게 연락을 돌렸다. 가상화폐 투자에 필요하니 긴급 자금을 빌려달라고. 모두가 그녀의 부탁을 일언지하 거절했다. 그게 얼마나 무서운지 모르냐며 화를 내는 이도 있었다. 그러나 단 한 번의 손실도 없이 날마다 꾸준히 수익을 내는 이 교수의 ‘기적’을 눈으로 본 진영은 친구들의 반응이 이해되지 않았다. 결국 그녀는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었다. 며칠 전 텔레그램 채팅방에서 한 회원이 ‘자녀 수술비가 필요하다고 울며 이야기하면 대부분은 돈을 빌려준다’고 말한 것이 떠올랐다. 가상화폐라는 말은 쏙 빼고 ‘아들의 병원비가 모자란다’고 거짓말을 시작했다. 그 작전은 효과가 있었다. 친구들이 100만원, 200만원씩 십시일반 도와줬고 예상보다 많은 액수가 모였다. 곧바로 가상화폐 거래소 IEKAF 고객센터에 연락해 원화를 USDT로 환전했다. 그래도 ‘예비클럽’에 들어갈 수 있는 최소금액 5만 달러(7000만원)까지는 1만 5000달러(2100만원)가량 부족했다. 다음 날 오후였다. 현장을 돌고 있는데 이 교수가 직접 텔레그램으로 개인 메시지를 보냈다.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이성조입니다. 김 비서를 통해 상황을 파악하니 학우님께서 아직까지 어느 클럽에도 가입하지 않으셨더군요. 금액이 모자라서 그러시는 듯해서 연락드렸습니다. 현재 투자금 규모는 얼마나 되시죠?” “교수님, 저는 지금 예비클럽에 들어가려고 열심히 투자금을 준비하고 있는데요. 아직도 1만 5000달러가 부족해요.” “잘 알겠습니다. 투자금을 더 모아 보시고 준비가 되시면 저에게 개인적으로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진영은 다음 날에도 돈을 구하지 못한 상태였다. 그러자 이 교수가 먼저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냈다. “학우님처럼 투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계신 분들이 있다는 이야기를 김 비서에게서 들었습니다. 젊은 시절 제 모습이 떠올라서 마음이 아팠어요. 그래서 고민 끝에 그 분들에게 특별한 도움을 드리기로 했습니다. 예비클럽에 가입할 수 있는 투자금을 만들 수 있도록. 당분간 학우님께 1대1 선물 거래 리딩을 해 드릴게요. 대신 약속해 주실 것이 있습니다. 회원방 내에서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으니 제가 학우님을 돕고 있다는 이야기를 누구에게도 해선 안 됩니다.” 그날부터 이 교수는 진영을 위해 별도의 선물 거래 매수·매도 메시지를 보내주었다. 진영은 이틀간 네 번의 거래로 1만 USDT의 수익을 냈다. 우리 돈 1400만원. 그녀는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었다. 단 한 번의 실수도 없는 ‘가상화폐의 신(神)’ 이 교수가 너무도 고마웠다. 방 세개까리 아파트를 사게 되면 반드시 보답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이튿날에도 이 교수가 먼저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냈다. “학우님, 좋은 아침입니다. 제 특별 리딩 거래를 통해 상당한 수익을 내셨을 것으로 생각해요. 현재 회원님의 투자 현황을 스마트폰으로 캡처해서 보내 주세요.” 진영은 IEKAF 앱을 열고 자산 현황 화면을 확인해 전달했다. 이 교수가 말을 이었다. “학우님, 큰 성과를 내셨습니디만 아직도 예비클럽에 들어가려면 5000달러(700만원)가 부족하군요. 마음 같아서는 계속 개인 거래를 도와드리고 싶은데요. 학우님 말고도 챙겨드려야 하는 분들이 많고요. 개별 클럽들 거래도 이끌어야 하기에 더 이상은 힘들 듯 합니다. 대신 이렇게 하면 어떨까요? 제가 회원님께 1만 달러를 빌려 드리죠. 회원님의 전자지갑 주소를 보내주시거나 IEKAF 거래소 아이디를 알려주시면 바로 송금해 드릴게요.”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사람에게 1400만원이나 되는 거금을 선뜻 빌려주겠다니. 이 교수의 말이 진영에게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 “아! 교수님, 말씀은 고맙지만 사양하겠습니다. 굳이 그렇게까지 하실 필요 없어요. 저 스스로 투자금을 모으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아니예요. 이미 여러 번 말씀드렸지만, 학우님이 느끼는 고민과 고충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어요. 저 역시 젊은 시절 투자금을 모으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크게 입었으니까요. 회원님들과 손 잡고 ‘부의 길’로 함께 나아가는 것을 제 인생의 사명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부담 갖지 마시고 이 돈을 예비클럽 가입에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그렇다고 이 돈을 공짜로 드리는 건 아니예요. 충분한 수익을 내신 뒤 원금은 반드시 돌려주셔야 해요.” 진영은 자신이 예비클럽에 들어갈 수 있도록 물심양면 도와주는 이 교수에게 깊은 감동을 느꼈다. 잠시 뒤 IEKAF 현물 계좌로 1만 달러가 들어왔다. 드디어 예비클럽에 들어갈 수 있게 된 것이다. 나도 부자가 될 수 있다는 기쁨과 그간 친구들에게 돈을 빌리면서 느낀 서러움이 겹치면서 하염없이 눈물이 흘러 내렸다. 그때까지도 진영은 알지 못했다. 그가 이 교수에게 송금받은 게 ‘진짜 돈’이 아니었다는 걸. (9회로 이어집니다. 사기 피해 예방과 범인 검거를 위해 많은 이들과 기사를 공유해 주세요.)
  • [세종로의 아침] 소비쿠폰 D-10

    [세종로의 아침] 소비쿠폰 D-10

    “불가능한데 하라고 하니까 의원들이 지금 막 머리를 싸매고 있어요. 그 전에 법안이 통과가 안 되면 서울시의회는 불법을 할 수밖에 없는 겁니다. 지자체가 힘이 없으니까 이렇게 막 해도 되는 건가 싶고….” 최호정 서울시의회 의장은 최근 만난 자리에서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 재원을 포함해 시의회에 제출된 서울시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서울시 추경안에는 소비쿠폰 지급에 따른 시비 부담액 3500억원을 마련하기 위한 지방채 발행에 관한 내용이 담겼다. 최 의장이 ‘불법’이라고 언급한 대목은 현행 지방재정법상 소비쿠폰을 명목으로 한 지방채 발행은 불가능하다는 점을 가리킨 것이다. 지방재정법은 재해 예방·복구 사업이나 천재지변으로 발생한 세입결함의 보전 등으로 지방채 발생 대상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이 같은 지방채 발행 요건에 ‘긴급한 재정 수요가 필요한 경우’라는 조항을 추가하도록 하는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 중으로, 이달 말에나 본회의에 오를 전망이다. 2차 소비쿠폰 시즌은 그에 앞선 22일부터 시작하니 개정안이 통과될 것을 전제로 지방채부터 발행한다면 법을 위반하게 되는 셈이 된다. 이번 추경은 재난관리기금에서 지방채를 발행하고, 이를 통합재정안정화기금으로 예탁한 뒤 다시 이를 일반회계로 예탁하는 방식으로 소비쿠폰 사업 예산을 편성해 시의회에 제출됐다. 소비쿠폰을 명목으로 지방채를 발행할 수 없으니 ‘우회의 우회’ 방식을 쓴 것인데, 다소의 논리적 비약도 느껴진다. 강릉처럼 가뭄이 난 것도 아니고 코로나19 같은 100년에 한 번 있을 법한 전염병이 퍼진 것도 아닌 지금 상황을 ‘재난’이라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지방채 발행 요건을 확대하는 지방재정법 개정안은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발의된 법안이다. 아이러니한 것은 직전인 21대 국회에서는 같은 당 주도로 지방채 발행을 제약하려는 지방재정법 개정안이 발의된 적이 있다는 점이다. 한도 초과 지방채 발행에 대해 행정안전부 장관이 승인 전에 기획재정부 장관과 금융위원회의 의견을 듣도록 하는 내용이 개정안의 골자였는데, 당시 행정안전위원회는 ‘지자체의 지방채 발행 자율성이 축소될 수 있다’고 지적했고 해당 법안은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지자체의 지방채 발행을 못미더워하며 재정당국까지 끌어들이려 했던 법안에 공동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던 당시 민주당 의원들은 반대로 지자체가 지방채로 더 많은 빚을 낼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의 법안이 조만간 본회의에 올라갔을 때 어떤 선택을 할지도 궁금하다. 야당일 때 지방채와 여당일 때 지방채가 다를 리는 없을 텐데 말이다. 중앙정부가 소비쿠폰으로 경제에 ‘활기’가 돌기를 기대하는 사이 지자체들은 최 의장의 말처럼 머리를 싸매고 있다. 서울의 한 구청장은 ‘결국 미래세대가 갚아야 할 빚이 아니냐’며 ‘무언의 항의’로 아예 소비쿠폰을 신청하지 않았다고 한다. 소비쿠폰 지급에 100억원이 넘는 돈을 써야 하는 이 구청은 내년 사업 중에 무엇부터 포기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이제 열흘 뒤면 다시 헬리콥터가 하늘을 날며 소비쿠폰을 뿌리기 시작한다. 2차 소비쿠폰 지급이 시작도 안 한 상태에서 그 끝이 어떤 모습일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코로나19 때와 같은 수순을 밟는다면 서민의 삶은 오히려 더 팍팍해질 게 분명하다. 재정을 풀면 일단 먼저 인플레이션이 뒤따르고 그 고통은 서민이 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소비쿠폰이 효과를 보고 있다고 자화자찬하는 것도 좋지만, 머리를 싸매고 있는 지방정부의 입장도 이제는 좀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드러나지 않을 뿐 그렇게 하나둘 포기하는 지자체의 사업은 시민 일상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다 언젠가는 나라 전체가 골치를 앓는 날이 오지 않을까 걱정이다. 나라 곳간과 지방 곳간이 따로 있는 게 아니니 말이다. 안석 사회2부 기자(차장급)
  • 아침밥은 사치, 호프집은 일회용품… 제습기에 모인 물도 재활용

    아침밥은 사치, 호프집은 일회용품… 제습기에 모인 물도 재활용

    하루 샤워 2번 무리… 오전엔 세수만틈나면 컵라면·즉석밥 한가득 비축색 구분 없이 빨래하고 운동도 중단 장사 땐 식기 건식 세척하며 물 절약 임시 휴업·영업 단축으로 버티기도강원 강릉이 극심한 가뭄에 신음하고 있다. 넉 달 넘게 이어진 메마른 날씨에 식수원인 오봉저수지는 바닥을 드러낸 지 오래다. 시는 저수지의 완전 고갈을 막기 위해 육·해·공을 동원해 물을 실어 나르고, 수돗물 공급도 단계별로 줄여왔다. 지난달 20일 가정마다 수도 계량기를 절반 잠그더니, 28일부터는 75%까지 조였다. 이달 6일부터는 아파트 단지마다 제한 급수가 시작됐다. 시의 조치와 별개로 시민들은 ‘단 한 방울이라도 아끼자’며 생활 속 절수운동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사태는 악화일로다. 오봉저수지 저수율은 연일 역대 최저치를 갈아치우고, 비다운 비는 소식조차 없다. 지쳐가는 시민들의 삶은 이미 물과의 전쟁이다. 강릉 교동의 한 아파트에 사는 강태근(45·가명)씨의 하루를 따라가 봤다. 낮에는 렌터카 업주, 밤에는 호프집 사장으로 분주히 살아가는 소시민이다. ●“아침 식사는 끊어… 이참에 다이어트” 10일 오전 7시, 눈을 뜬 강씨는 곧장 욕실로 향했다. 예전 같으면 아침밥을 챙기고 샤워까지 마친 뒤 출근했지만, 요즘은 다르다. 음식 조리와 설거지에 드는 물을 아끼려 아침 식사를 아예 끊었다. “혼자 살면서 아침까지 거르면 건강을 해칠까 걱정되기도 하지만, 다르게 보면 다이어트 아니겠습니까. 평생 굶는 것도 아닌데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합니다.” 그는 쓴웃음을 지었다. 양치 후 입안은 수돗물이 아닌 생수로 헹궜다. 얼굴과 목만 씻고 욕실을 나왔다. 며칠 전 샤워 도중 갑자기 물이 끊겨 친척 집까지 가서 몸을 씻어야 했던 경험 탓이다. “제한 급수 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 가장 두려운 게 갑자기 물이 안 나오는 거였는데, 그게 현실이 됐지요. 아직 더위가 가시질 않아 아침마다 온몸이 땀에 젖지만, 친척 집까지 찾아가 민폐 끼치느니 세수만 하는 게 낫습니다.” ●“제습기 물도 귀하다” 외출복을 차려입은 그는 제습기 물통을 꺼내 화장실로 갔다. 제습기가 빨아들인 물을 변기통에 붓는 게 일상이 됐다. 그는 “얼마 전 제습기 물을 무심코 버리던 순간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제습기가 빨아들이는 물이 의외로 많아 꽤 유용하다”고 설명했다. 오전 8시 집을 나서 렌터카 사무실에 출근했지만, 오전 내내 마음은 집에 가 있었다. 단수가 예고 없이 이뤄질까 걱정해서다. 강씨는 “집을 비운 동안에는 관리사무소의 단수 예고 방송을 들을 수 없어 미리 물을 받아놓지 못한다”며 “직장인을 위해 문자메시지나 재난 문자로 안내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털어놨다. ●“주식이 된 컵라면과 즉석밥” 낮 12시 반, 점심을 마친 그는 생활용품점을 찾았지만 바가지와 물통은 이미 동이 나 있었다. 가뭄 전에는 흔하디흔한 플라스틱 물통이 이제는 귀한 몸이 됐다. 헛걸음 끝에 마트로 향한 그는 컵라면과 즉석밥을 한가득 장바구니에 담았다. 강씨는 “물 사용을 줄이려고 컵라면과 즉석밥을 틈틈이 비축하고 있다”면서 “바가지와 물통은 남양주와 강릉을 오가며 생활하는 후배에게 부탁하려한다”고 말했다. 오후 5시 반 퇴근해 돌아온 집에선 옷만 갈아입었다. 수북이 쌓인 빨랫감을 보며 잠시 고민했지만 고개를 저었다. 계량기를 절반으로 잠근 뒤부터는 세탁 횟수를 크게 줄였다. 검은 옷과 흰 옷을 구분하지 않고 함께 돌리고, 수건 빨래 주기는 1주일에 한 번에서 2주일에 한 번으로 늘렸다. 그는 “공공체육시설 임시 폐쇄되면서 조기축구 모임이 잠정 중단됐다. 아쉽지만 빨랫감은 줄어들었다”고 했다. ●“호프집 설거지는 몰아서 하기” 오후 6시, 호프집 문을 연 그는 재활용품 봉투에 한가득 담긴 플라스틱 생수병과 숟가락을 치우며 저녁 장사를 시작했다. 가뭄 이후 손님상에 올린 일회용품들이 하루 장사만 끝나면 봉투 가득 쌓여 버려지는 게 일상이 됐다. 강릉시는 지난달 21일부터 가뭄 단계를 ‘심각’으로 격상하며 카페·식당·급식소의 일회용품 사용을 한시적으로 허용했다. 강씨는 “취지에 동감해 손님상에 일회용품을 올리는데 매일 같이 플라스틱이 워낙 많이 나와 버리는 것이 일이고, 구입비용도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일회용품 사용 외에도 설거지 몰아서 하기, 기름기 묻은 식기 건식세척 등을 통해 물을 최대한 아끼고 있다. ●“오늘도 욕조 물 받아 샤워” 매장 뒷정리를 마친 뒤 자정에 귀가한 그는 욕조에 받아둔 물을 바가지로 퍼 담아 샤워를 했다. 이번 주부터 호프집 영업시간을 1시간 단축했고, 이달 초에는 사흘간 문을 닫기도 했다. 물 부족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어 내린 결단이다. “강릉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가뭄 극복에 힘을 보탠다는 보람은 있지만, 불편함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그는 주말 강릉에 예보된 단비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이젠 비가 와야 삽니다. 제발 비 한 번 시원하게 내려줬으면 좋겠습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비의 예상 강수량은 경기 남부와 강원 내륙·산지, 충남에 120㎜, 서울·인천·경기 북부와 충북 북부·전북에 100㎜에 달한다. 그러나 심각한 가뭄에 시달리는 강릉과 강원 동해안에는 고작 20~60㎜가 예보됐다. 전국 곳곳에선 폭우가 쏟아지는데 정작 강릉엔 ‘찔끔비’ 예보뿐이다. 시민들은 그마저도 간절하다.
  • ‘제2케데헌’ 꿈틀… 서랍 속 이야기, K콘텐츠 IP가 된다

    ‘제2케데헌’ 꿈틀… 서랍 속 이야기, K콘텐츠 IP가 된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흥행 돌풍을 일으킨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를 계기로 콘텐츠 지식재산권(IP) 주권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K팝과 한국 문화를 소재로 했지만 모든 IP가 투자사인 넷플릭스에 귀속되는 뼈아픈 현실이 반복되지 않으려면 다양한 원천 IP 확보가 시급하기 때문이다. ●창작자·제작자 연결해 주는 플랫폼 특히 K콘텐츠의 근간인 스토리 IP가 가진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콘텐츠 매칭 유통 플랫폼 ‘스토리움’이 ‘제2의 케데헌’을 꿈꾸는 신인 작가들의 등용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어 주목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운영하는 스토리움은 경쟁력 있는 아이디어를 가진 창작자와 새로운 소재를 찾는 콘텐츠 제작자를 연결해 주는 창구다. 스토리움은 창작자가 자신이 개발 중인 작품의 기획안이나 시놉시스 등을 플랫폼에 등록하면 관심 있는 제작자나 투자자가 사업화에 나서는 개방형 유통 구조다. 인맥이나 업계 네트워크가 없는 신인 작가들도 참신한 아이디어만 있다면 투자받을 수 있고 공신력 있는 기관의 검증을 거친 제작사들이 투자자로 나서 신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난 7월 말 기준 창작자와 제작자 등을 합친 스토리움의 이용자 수는 1만 2101명이다. ●‘백두산’ ‘화사한 그녀’ 등 영화 성과 2016년 출범한 스토리움을 통해 모두 137편의 원천 IP가 발굴됐다. 사업화된 작품 수는 연평균 13.7편에 달하는데 2023년 28편, 2024년 31편, 올해에는 지난달까지 13편이 제작되는 등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장르별로 보면 소설(웹소설)이 52.3%로 가장 많고 웹툰(19.7%), 공연(16.8%)에 이어 영화와 드라마가 각각 4.5%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는 이병헌, 하정우, 마동석 주연으로 825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재난 첩보 영화 ‘백두산’, 엄정화 주연의 범죄 코미디 영화 ‘화사한 그녀’, 넷플릭스 영화로 제작된 ‘제8일의 밤’ 등이 포함됐다. 상업 영화뿐만 아니라 투자가 쉽지 않은 독립 예술 영화에 대한 매칭도 활발하다. 대종상과 청룡영화상을 수상한 ‘불도저에 탄 소녀’,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3관왕을 차지한 ‘아침바다 갈매기는’도 스토리움을 통해 빛을 본 경우다. 하나의 콘텐츠가 다양한 IP로 동시 개발되는 사례도 있다. 2019년 대한민국 스토리 공모 대전에서 청년작가상을 수상한 김고은 작가의 ‘잠시, 후’는 스토리움을 통해 동화책으로 출간된 데 이어 동명의 가족 뮤지컬로 무대에 올려졌다. 스토리움의 100번째 작품인 ‘내 친구의 졸업식’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드라마로 제작돼 지난해 5월 티빙, 웨이브, 왓챠 등을 통해 공개됐고 뮤지컬, 연극 제작도 준비 중이다. ‘내 친구의 졸업식’은 폐암 말기 진단을 받고 자신의 버킷 리스트를 실현하기 위해 대학 새내기로 입학한 75세 노인과 아르바이트에 학업까지 소화하느라 삶에 지친 스무살 청년의 세대를 초월한 우정을 그렸다. 이 작품으로 꿈꾸던 드라마계에 입성한 이태연 작가는 “빨리 데뷔하고 싶어서 초조한 마음이 컸지만 막상 첫 방송이 되니 시원섭섭했다”면서 “작품이 만들어지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는데 결국 완성됐다는 성취감이 컸다”고 돌이켜 봤다. 특히 이 작가는 “스토리움을 통해 다양한 제작사들을 만나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았다”면서 “기획안을 스토리움에 올리면 작품을 창작한 작가는 물론 날짜와 시간이 정확히 표기되기 때문에 저작권 확보에도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웹툰·웹소설 작가 참여도 활발해져 최근 영화와 드라마 원작으로 주목받는 웹툰, 웹소설 작가들의 참여도 활발하다. 웹툰 ‘서울시 퇴마과’의 정명섭 작가는 백화점 직원, 카페 바리스타 등 다양한 일을 하면서 꿈을 키웠다. ‘서울시 퇴마과’는 서울에서 발생하는 초자연적인 사건을 해결하는 전담 공무원들이 사이비 종교 집단에 맞서 싸우는 판타지물이다. 이 작품은 스토리움의 우수 스토리 제작 지원에 선정돼 2023년 4월부터 2024년 3월까지 카카오페이지에 연재됐다. 정 작가는 “대형 웹툰 플랫폼은 작가 개인과 직접 계약하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스토리움을 통해 연결된 제작사를 통해 납품이 가능했다”면서 “‘암행’의 경우 본래 웹툰 제작을 염두에 두고 쓴 작품이었으나 출판사에서 먼저 관심을 보여 소설로 출간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주변에 생계를 위해 일하면서 글을 쓰는 겸업 작가들이 많은데, 이들이 창작에만 몰두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으면 좋겠다”면서 “케데헌 같은 작품이 한국에서 탄생하려면 창의력 있는 작품에 과감하게 도전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창작자 지원… 콘텐츠 IP 가치 확장” 지난달 25일 기준 스토리움에 등록된 작품 수는 총 6912편이다. 회원들이 사업화를 희망하는 분야로는 영화(33%)가 가장 많았고 드라마 24.6%, 만화(웹툰) 15.1%, 출판(웹소설) 12.7%, 웹드라마 5.8%, 공연 4.2%, 애니메이션 2.9% 순이었다. 이현주 콘텐츠진흥원 콘텐츠IP진흥본부장은 “개인의 서랍 속에 머물던 모든 이야기가 사회와 시장에서 실질적인 콘텐츠 IP의 가치를 갖출 수 있도록 창작자 중심의 지원 생태계를 조성하고, 지속 가능한 성과를 창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관람객 앞에서 사자에 잡아먹힌 사파리 사육사…“사자 기분 별로였던 듯”

    관람객 앞에서 사자에 잡아먹힌 사파리 사육사…“사자 기분 별로였던 듯”

    태국 방콕의 한 동물원 사파리에서 사육사가 사자 떼에 물어 뜯겨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했다. 방콕포스트 등 현지 언론은 10일(현지시간) “이날 아침 방콕 사파리 월드에서 관람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사육사가 사자의 공격을 받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사고는 관람객을 태운 사파리 차량이 사자 무리가 있는 구역에 정차했을 때 발생했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베테랑 사육사인 지안 랑카라사미(58)가 사파리 차량에서 내렸을 때 그의 뒤로 사자 한 마리가 몸을 일으켜 세우더니 사육사를 덮친다. 이 사자는 사육사를 땅으로 끌어 내려 눕힌 뒤 본격적으로 공격하기 시작했다. 이후 다른 사자들까지 다가와 어슬렁거리다 사육사 공격에 합류했다. 당시 사파리 차량에 탑승해 있던 관람객들은 끔찍한 사고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이내 동물원 관리자들이 총을 들고 현장에 도착해 사자들을 몰아냈으나, 공격받은 사육사는 사자들에게 물어 뜯겨 뼈가 보일 정도로 심한 상처를 입은 상태였다. 해당 사육사 급히 병원으로 보냈으나 결국 사망했다. 당시 현장에 있던 한 관람객은 “사자 3~4마리가 동물원 관리인(사육사)을 물기 시작했다. 많은 사람이 현장에서 이를 목격했으나 어떻게 도와야 하는지 몰랐다”며 “관람객들은 각자 사파리 차량의 경적을 울리며 도움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어 “동물원 직원이 사자의 공격을 받은 사육사를 돕기 위해 현장에 올 때까지 약 15분 정도 공격이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아타폴 차로엔찬사 태국 국립공원야생동식물보호국(DNP) 국장은 “사자들이 먹이를 먹는 동안 사고가 발생했다”면서 “사자 무리 중 한 마리가 기분이 좋지 않아 공격을 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태국 야생동물 보호단체인 에드윈 위크 측은 페이스북에 “이 사건은 사자가 태어나는 순간부터 인간에 의해 키워지더라도 아무런 경고 없이 촉발될 수 있는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엄중히 일깨워준다”면서 “사망한 사육사에게 진심으로 애도를 표하고 싶다”고 전했다. 사고가 발생한 사파리 월드 측은 “지난 40년 동안 이런 사고는 단 한 번도 없었다”면서 “우리는 모든 방문객과 직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특히 포식동물이 돌아다니는 구역에서는 사파리 차량에서 내리지 않도록 강력히 주의를 주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는 사고가 난 사파리를 운영하는 동물원이 기념사진을 찍는 여성 관람객에게 오랑우탄이 다가가 껴안거나 신체를 더듬게 하는 ‘이벤트’를 펼치는 곳으로 유명한만큼 야생동물로 인해 추가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동물권 단체인 PETA 측은 “해당 동물원에서는 오랑우탄이 굴욕적으로 착취당하며 열악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사고를 통해 사파리 월드는 아무런 잘못도 없는 사자들을 (사파리 밖의) 보호소로 이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포착] “사자 기분이 안 좋아서”…사파리 사육사, 관람객 앞에서 잡아먹혔다

    [포착] “사자 기분이 안 좋아서”…사파리 사육사, 관람객 앞에서 잡아먹혔다

    태국 방콕의 한 동물원 사파리에서 사육사가 사자 떼에 물어 뜯겨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했다. 방콕포스트 등 현지 언론은 10일(현지시간) “이날 아침 방콕 사파리 월드에서 관람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사육사가 사자의 공격을 받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사고는 관람객을 태운 사파리 차량이 사자 무리가 있는 구역에 정차했을 때 발생했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베테랑 사육사인 지안 랑카라사미(58)가 사파리 차량에서 내렸을 때 그의 뒤로 사자 한 마리가 몸을 일으켜 세우더니 사육사를 덮친다. 이 사자는 사육사를 땅으로 끌어 내려 눕힌 뒤 본격적으로 공격하기 시작했다. 이후 다른 사자들까지 다가와 어슬렁거리다 사육사 공격에 합류했다. 당시 사파리 차량에 탑승해 있던 관람객들은 끔찍한 사고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이내 동물원 관리자들이 총을 들고 현장에 도착해 사자들을 몰아냈으나, 공격받은 사육사는 사자들에게 물어 뜯겨 뼈가 보일 정도로 심한 상처를 입은 상태였다. 해당 사육사 급히 병원으로 보냈으나 결국 사망했다. 당시 현장에 있던 한 관람객은 “사자 3~4마리가 동물원 관리인(사육사)을 물기 시작했다. 많은 사람이 현장에서 이를 목격했으나 어떻게 도와야 하는지 몰랐다”며 “관람객들은 각자 사파리 차량의 경적을 울리며 도움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어 “동물원 직원이 사자의 공격을 받은 사육사를 돕기 위해 현장에 올 때까지 약 15분 정도 공격이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아타폴 차로엔찬사 태국 국립공원야생동식물보호국(DNP) 국장은 “사자들이 먹이를 먹는 동안 사고가 발생했다”면서 “사자 무리 중 한 마리가 기분이 좋지 않아 공격을 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태국 야생동물 보호단체인 에드윈 위크 측은 페이스북에 “이 사건은 사자가 태어나는 순간부터 인간에 의해 키워지더라도 아무런 경고 없이 촉발될 수 있는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엄중히 일깨워준다”면서 “사망한 사육사에게 진심으로 애도를 표하고 싶다”고 전했다. 사고가 발생한 사파리 월드 측은 “지난 40년 동안 이런 사고는 단 한 번도 없었다”면서 “우리는 모든 방문객과 직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특히 포식동물이 돌아다니는 구역에서는 사파리 차량에서 내리지 않도록 강력히 주의를 주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는 사고가 난 사파리를 운영하는 동물원이 기념사진을 찍는 여성 관람객에게 오랑우탄이 다가가 껴안거나 신체를 더듬게 하는 ‘이벤트’를 펼치는 곳으로 유명한만큼 야생동물로 인해 추가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동물권 단체인 PETA 측은 “해당 동물원에서는 오랑우탄이 굴욕적으로 착취당하며 열악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사고를 통해 사파리 월드는 아무런 잘못도 없는 사자들을 (사파리 밖의) 보호소로 이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가을과 여름 사이

    가을과 여름 사이

    절기 백로(白露)가 지나면서 아침저녁으로 선선해진 날씨를 보이는 가운데 11일 서울 종로구 열린송현 녹지광장에 황화코스모스 등 가을을 재촉하는 꽃들이 만개해 있다. 다만 한낮에는 무더위가 이어졌다. 오늘 서울의 낮 최고 기온 32도, 광주 31도, 부산 30도 등 대부분 지역 30도 안팎까지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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