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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도현의 꽃차례] 돌담을 쌓으며

    [안도현의 꽃차례] 돌담을 쌓으며

    고향으로 돌아와 집을 지은 뒤에 제일 먼저 예쁘장한 돌담을 쌓고 싶었다. 오래된 시골마을 동네 노인들이 쌓아 놓은 이끼 낀 돌담의 매혹을 일찍이 눈에 넣어둔 터였다. 하나 예쁜 것을 보는 것과 예쁜 것을 갖는 일은 천지 차이였다. 돌을 구하는 일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지역과 업자에 따라 돌의 가격은 그 모양만큼 제각각이었다. 강에서 나온 반질반질한 돌을 쓰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각이 진 산돌을 쓰라는 조언도 있었다. 돌을 구입하는 가격에다 운반비와 인건비를 포함하면 액수가 어마어마해서 내 계산기는 그걸 감당할 수가 없었다. 아침밥을 먹기 전에 차를 끌고 몇 차례 돌을 주우러 다니기도 했다. 내가 기대하는 돌은 땅속에 얼굴을 묻고 모습을 보여 주지 않았다. 결국은 적잖은 비용을 들여 백리 밖의 돌을 한 트럭 구입하고, 고종사촌 형님의 소개로 운반비만 내고 또 한 트럭 실어오고, 그리고 외삼촌댁 연못에 쓰던 돌을 한 트럭 공으로 얻었다. 일흔 살에 가까운 외삼촌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나는 똘똘이라 부르는 손수레를 끌고 돌을 날랐다. 그러니까 나는 돌담 작업장의 ‘데모도’였다. 손목이 가는 책상머리 한심한 서생으로서는 생전 처음 맛보는 중노동이었다. 20도가 넘는 봄볕은 이마의 땀을 쥐어짰고, 한나절 돌을 나르고 나면 붉은 장갑에 구멍이 숭숭 뚫렸다. 외삼촌은 내가 들지 못하는 돌을 번쩍번쩍 들어 올렸다. 평생 공직에서 일하다가 정년퇴임한 분인데 돌담을 많이 쌓아 본 기술자처럼 작업에 속도가 붙었다. 이른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노고를 쏟은 덕분에 닷새 만에 돌담은 바라는 대로 완성됐다. 어른 배꼽 높이까지 40미터가 넘게 긴 성을 쌓은 것이다.돌담을 쌓는 동안 실수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돌담에 비가 내려 이끼가 끼는 것을 상상하며 호스로 물을 뿌리는 중이었는데 그만 돌담의 첫머리 부분이 와르르 무너져 내리고 말았다. 예기치 못한 상황 앞에 나도 외삼촌도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수십 킬로그램 되는 돌덩이가 하찮은 물방울을 견디지 못한 것이다. 외삼촌이 벗어 놓았던 장갑을 다시 끼고 요리조리 아귀를 맞추며 무너진 돌을 다시 쌓아 올리더니 내게 말했다. 이제 벼락이 쳐도 안 무너질 거다. 물 다시 뿌려 봐라. 나는 물을 뿌리지 않았다. 돌담이든 흙담이든 모든 담장은 그것이 세워지는 순간 경계로서의 의미를 갖는다. 안쪽과 바깥쪽이 구분되고, 나의 공간과 타인의 공간이 확연하게 나뉘는 것이다. 돌담을 쌓으면서 외부의 침입으로부터 우리 집을 보호하는 담장이 아니라 마당의 안과 밖이 서로 갈라서지 않는 담장이 되기를 바랐다. 며칠 전에 경북 영덕의 한 바닷가 마을을 갔는데 그 마을에는 집에 대문을 단 집이 한 군데도 없었다. 이사 올 때 이장님이 맨 먼저 이야기하더군요. 우리 마을에는 대문을 달면 안 된다고. 아직 그런 전통이 왜 생겨났는지 자세히 알지 못하지만 대문이라는 자물쇠를 설치하지 않음으로써 이웃 간 소통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도록 배려한 것이 아닐까. 울퉁불퉁한 비정형의 돌덩어리를 정형에 가까워지게 만들면서 외삼촌이 자주 내게 말했다. 작은 돌을 많이 주워 와서 끼우고 채워 넣어라. 돌담을 쌓다 보면 돌과 돌 사이 틈새가 생기게 되는데 그 공간을 메우라는 것이었다. 납작하거나 둥글거나 삐죽한 삼각형이거나 크기에 상관없이 돌은 제 자신이 들어갈 자리를 미리 알고 있는 듯했다. 비어 있는 틈새에 딱 맞는 돌을 끼워 넣었을 때의 작은 기쁨을 뭐라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적재적소, 적재적처, 안성맞춤 같은 말들이 왜 생겨났는지 돌담을 쌓으면서 알았다. 이 세상에 쓸모없는 돌덩이는 하나도 없다는 것도. 돌담을 완성한 지 열흘이 지났지만 아직도 메워야 할 틈새가 많다. 바람이 드나들게 내버려둘까 생각하다가 또 작은 돌 하나를 주워 끼운다. 비가 꽤 세차게 내렸지만 무너지지도 않았다. 문제는 내 팔꿈치와 팔뚝이 커피잔을 제대로 들지 못할 정도로 쑤신다는 것이다. 연세 드신 외삼촌은 오죽하실까 싶다.
  • [엄상일의 수학자의 시선] 코로나19로 바뀐 수학자들의 일상

    [엄상일의 수학자의 시선] 코로나19로 바뀐 수학자들의 일상

    코로나19 최초 확진자가 나온 지 어느덧 네 달. 수학자들의 일상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가장 큰 변화는 학술행사가 대부분 취소되고 있다는 점이다. 대한수학회와 한국산업응용수학회의 봄 학술대회가 연기되거나 취소됐고 대학교 봄 학기 개강 직전인 2월에 많이 열리던 작은 워크숍들도 대부분 취소됐다. 전 세계적으로 감염자가 늘어난 이후에는 국제적인 학술 행사도 여럿 취소되며 웃지 못할 해프닝들도 생겨났다. 필자만 해도 올해 상반기 참석 예정이던 국제 워크숍이나 학회가 여럿 있었지만, 한국의 바이러스 상황 때문에 참석을 포기하며 아쉬워하고 있었다. 유럽과 미국의 감염 상황도 심각해지면서 참석을 포기했던 행사들이 모두 취소됐다. 지난 3월 2일 미국 덴버에서 열릴 예정이던 2020년 미국물리학회는 행사 직전 주말에 이메일로 행사 취소 결정을 공지하는 바람에 한국에서 출발하는 많은 연구자들이 인천공항까지 갔다가 돌아오거나 덴버에 도착했다가 허탕 치고 되돌아왔다.수학자를 비롯한 이론 연구자들은 별다른 실험 장치 없이 연구를 진행한다. 좋은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들끼리 만나 대화를 나누는 것이 이론 연구자들의 실험이다. 30~40명 정도의 소규모 인원이 모여 일주일 정도 연구 이야기만 나누는 소규모 워크숍을 가면 전 세계 전문가들의 연구동향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이 과정을 통해 학술적 난제를 해결할 수 있는 아이디어도 얻는다. 그러나 올해는 각국 수학자들과 얼굴을 보며 연습장을 들고 이야기를 나누는 계획은 포기해야 할 모양이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생긴 긍정적인 변화도 있다. 온라인 세미나와 학회, 워크숍이 많이 생기면서 출장을 가지 않고도 좋은 연구 강연을 들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동 시간과 비용을 아낄 수 있는 것은 물론 대부분의 온라인 세미나는 무료로 진행된다. 필자의 경우 올해 3월 온라인 워크숍에 처음으로 참가했다. 원래 캐나다 밴프에서 열리기로 한 워크숍이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취소되며 주관자들이 의기투합해 온라인 워크숍을 개최한 것이다. 일주일 내내 캐나다 시간으로 아침 9시부터 하루 2~3시간씩 강연이 펼쳐졌다. 각국 참가자들은 웹캠을 통해 서로의 얼굴을 보면서 강연을 듣고 질문도 했다. 나 역시 생전 처음 온라인 연구 발표를 했다. 온라인 워크숍의 유일한 단점이라면 시차다. 한국 시간으로 매일 밤 12시부터 시작되는 워크숍에 참석하기 위해 초저녁에 잠들고, 워크숍 직전에 일어나 새벽 3~4시까지 참석한 다음 다시 자고 다음날 아침 출근하는 생활을 일주일간 했다. 해외 출장에서 경험하는 시차 적응의 피로와 큰 차이가 없었다. 밤 12시에 웹캠을 켜고 연구 발표를 하는데 단잠에 빠진 식구들을 두고 혼자 방에서 떠드는 것이 미안하기도 했다. 최근 여러 수학자들이 온라인 세미나를 수집하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만들고 있다. 코로나 때문에 수학 연구 교류에 새로운 장이 열렸다는 평가도 있다. 기존에는 하버드대나 프린스턴대와 같은 명문 대학에서나 접할 수 있었던 대가들의 강연을 이제는 세계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온라인 강연으로는 채울 수 없는 것들이 많다. 연구자들끼리 편하게 나누는 수다에서 생각지도 못했던 아이디어가 나오는 경험을 자주 했기 때문이다. 하루빨리 지구에서 코로나가 종식돼 연구자들의 교류가 다시 활발해지기를 기원한다.
  • [길섶에서] 업보(業報)/손성진 논설고문

    참을 수 없을 정도로 화가 치밀어 오를 때가 없지 않아 있는데 그때마다 ‘업보’(業報)라는 단어를 떠올린다. 국어사전에는 ‘선악의 행업으로 말미암은 과보(果報)’라고 어렵게 풀이돼 있는데 쉽게 말하면 ‘내 탓’이라는 뜻이다. 나도 잘못한 것이 있었고 그 때문에 화를 불렀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누구나 전생이든 현생이든 지은 죄와 잘못이 없을 수 없다. 당장 지금은 잘못이 없다손 치더라도 눈을 감고 나의 과거 업보라고 생각해 보자. 내게는 한 번의 잘못도 없었다는 옹고집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사람은 그 때문에 세상살이가 더 힘들어질뿐더러 스트레스를 더 받는다. 한 살씩 더 먹어 가면서 나잇값을 하려면 용서하고 화해하고 인내하고 양보할 줄 알아야 한다. 나 또한 그 경지에 도달하지 못했지만,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나이를 헛먹고 헛공부를 한 것이다. 연륜을 쌓을수록 늙어갈수록 선하고 바르게 사는 모습을 보여 줘야 한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 멋대로 살고 마음대로 행동하고 싶어지나 보다. 내게도 곧 다가올 미래이지만 젊은이에게 모범을 보이지 못하는 어르신은 추해 보인다. 잔뜩 흐린 아침에 잠시 명상을 하며 푸른 바다의 수평선을 떠올려 본다. sonsj@seoul.co.kr
  • 목숨 걸고 광복군에 무기 공급… 항일투쟁 중 사료 모아 독립사 집필

    목숨 걸고 광복군에 무기 공급… 항일투쟁 중 사료 모아 독립사 집필

    “위협과 모욕을 수없이 퍼붓다가 필경에는 온갖 악독한 형벌을 행한다. 나를 꿇어 앉힌 후에 직경 삼촌(三寸)쯤 되는 통나무를 다리 사이에 끼우고 양단에 두 놈이 올라서서 통나무를 디디면 형문(刑問) 다리가 부러질 듯 기절하게 되는데, 나는 끝까지 아무 말도 않고 당하였다.” 1929년 2월 만주에서 일본 경찰에 붙잡힌 김승학 선생이 고문을 받던 상황을 기록한 ‘망명객행적록’ 부분이다. 희산(希山) 김승학 선생은 만주 대한독립단에서 활약하고 독립신문 사장과 참의부 참의장을 지낸 독립운동가다. 선생은 1881년 7월 12일 평북 의주군 비현면 마산동에서 찢어지게 가난한 소작농의 아들로 태어났다. 어머니가 이웃집 방아를 찧어 주고 삯으로 등겨를 받아와 먹었다고 한다. “등겨에 백태(白太·흰콩)를 약간 섞은 것은 상미(上味)라 하여 우리 형제를 먹이고 부모님은 순전한 등겨만을 자시었다. 아침은 겨밥, 저녁은 송피 범벅, 이런 생활을 매일 계속하였다.”배움에 대한 열의가 강했던 선생은 가난한 살림에도 7년 동안 서당에 다니며 한학을 익혔다. 1899년 선생은 명망 있던 유학자 조병준(건국훈장 독립장)의 문하생이 됐다. 조병준은 “우리는 섬 오랑캐 왜노(倭奴)와 400년 동안 원수인데 을미년에 우리 국모 명성황후를 참시(慘弑)하였으니, 우리 선비로서는 거의하여 왜노를 토벌하는 것이 당연한 의무다”라고 말했다. 선생은 스승의 우국충절에 크게 감동해 서간도 지역을 다섯 달 동안 답사하며 독립운동을 꿈꾸었다. 선생은 1904년 한문박사과 시험에 응시했는데 시험 부정으로 탈락하고 말았다. 이에 학무국장을 찾아가 항의했다가 타협책으로 한성사범학교 입학을 제의받아 1년 남짓 신학문을 공부했다. 1907년 일제가 고종을 강제 퇴위시키자 선생은 서울 종로에서 배일(排日) 강연을 하다 체포돼 석 달 동안 구금당했다. 그 후 고향으로 돌아와 극명학교 등에서 근무했는데 매일같이 일경이 찾아와 “김승학과 같은 불온분자에게 교육을 받으면 순량한 자제들까지 불량자가 된다”며 이간질을 했다. 더는 고국에서 있을 수 없었다. 1910년 경술국치 직후 선생은 만주로 건너가 봉천성 관립 강무당에 입학, 군사교육을 받고 의병단에 가담해 6년 동안 활동했다. 국내에서 3·1운동이 발발하자 만주에서 대한독립단이 결성됐는데 선생은 재무부장이 됐다. 선생의 첫 임무는 국내에 잠입해 독립운동 자금을 모으고 지단(支團)을 조직하는 것이었다. 선생은 평남북 일대를 다니며 친지, 동창들을 설득해 지단과 연통제 기관을 만들었다. 첩보를 접한 일경은 집요하게 추적했고 선생은 배추씨 장수와 좁쌀 장수로 가장해 그때마다 따돌리며 활동을 계속했다. 목숨을 건 활동 덕분에 1920년 1월까지 평안남북도 일대 52곳에 하부 조직을 만들고 독립운동 자금도 수만원을 모았다.선생은 이어 상하이임시정부에 대표로 가서 만주 독립운동 통합단체 명칭을 받고 무기를 구입해 오는 임무를 맡게 됐다. 마우저 총과 루저 권총 240정, 탄환을 상하이에서 비밀리에 구입하기는 했는데 운반이 문제였다. 철궤 4짝을 사서 포장한 뒤 누에고치 거래로 위장해 우여곡절 끝에 압록강변 안동현에 도착했다. 그러나 일경이 정보를 듣고 대기 중인 상황이었다. 독립군을 도와주던 이륭양행 주인 아일랜드인 조지 쇼의 도움으로 무기는 내렸지만 선생은 야음을 틈타 상륙하다 경찰견까지 동원한 일제의 추적을 받게 됐다. 옥수수밭에 사흘이나 숨고 맨발로 산골짜기를 헤매며 천신만고 끝에 귀환, 임무를 완수할 수 있었다. “이 무기는 국내 동포들이 주는 것이니 제군들은 무기를 생명과 같이 사랑하여 한 발의 탄환이라도 헛되게 쓰지 말고 1탄에 왜적 1명씩 잡기로 결심하여야 한다.” 1920년 광복군사령부 무기수여식에서 선생은 이렇게 말했다. 이 무기로 광복군사령부는 서너 달 동안 일본군과 78회 교전하면서 주재소 등을 습격해 일경 95명을 사살하는 막대한 전과를 거두었다. 일제가 한인들을 학살한 경신참변 후 선생은 임정에 상황도 알릴 겸 두 번째로 상하이로 갔다. 뜻밖에도 선생은 독립신문 사장을 맡게 됐다. 당시 독립신문 책임자였던 소설가 이광수는 변절해 국내로 돌아갔고 프랑스 조계에 있던 신문사는 일제의 방해로 인쇄 도구가 압수되고 신문 발행이 중단된 상태였다. 선생은 프랑스 영사관과 교섭한 끝에 신문을 복간, 1927년까지 6년 동안 발행을 책임졌다. 그동안 일제의 추적을 피하고자 28번이나 인쇄소를 옮겼는데 한번 옮길 때마다 마차 2량과 인력거 20여대가 필요했고 한밤중에 이사를 다니기도 했다.선생은 1924년 무렵 임정 학무부 총장 대리 등의 직도 맡았다. 그런데 당시 서간도 독립운동 단체인 통의부와 참의부의 알력이 깊어져 유혈극이 벌어졌다. 독립신문의 글 때문에 불똥이 선생에게까지 튀자 사장직을 사임했다. 그것도 잠시 선생은 임정의 임명으로 비어 있던 참의부 제4대 참의장이 됐다. 갈등을 겪으면서도 참의·정의·신민 3부는 통합을 추진했는데 통일 단체 이름은 ‘혁신의회’였다. 1929년 2월 5일 선생은 혁신의회 회의를 마치고 나오다 환인현 와니전자에서 일경에게 붙잡히고 말았다. 상하이에서 무기를 구입한 일, 독립신문을 발간한 일 등을 캐물으며 일경은 혹독한 고문을 했다. 특히 선생이 틈틈이 수집해서 보관하던 독립운동사 사료를 내놓으라고 추궁했다. “왜경에게 피포(被捕) 후 손발이 요절되는 수십 차 악형이 주로 이 사료 수색 때문이었다”고 선생은 밝힌 바 있다. 선생은 굴복하지 않았고 5년의 옥살이도 버텨냈다.출옥 후 선생은 다시 만주로 망명, 임정 베이징 조직을 맡고 만주 천금채에 맡겨 둔 독립운동 자료를 찾았다. 독립운동 자료는 선생에게 목숨과도 같은 것이었다. 베이징 조직이 탄로 나는 바람에 선생은 베이징을 탈출, 70여일 동안 무려 1000㎞를 뚫고 한구에 도착했고 만주로 돌아와 은둔하다 그리던 광복을 맞았다. 광복 후 선생은 정치 참여는 자제하고 독립신문 복간과 독립운동사 편찬에 심혈을 기울였다. 그러나 미군정과 이승만 정권의 방해로 복간은 중단됐고 ‘한국독립사’는 1964년 탈고했지만 출간 직전인 1964년 12월 17일 선생은 별세했다. 정부는 선생의 공훈을 기리어 1962년 건국훈장 독립장을 수여했다. 경기 고양에 있던 묘소는 2012년 국립대전현충원으로 이장했다. 광복회 학술연구원장으로 있는 장증손자 김병기 박사를 만났다. 선생은 3남 1녀를 두었는데 장남도 여러 번 감옥에 갇혔고 자손들도 독립운동에 참여했다. 선생과 가족들은 피란지 부산에서 10여년을 살았는데 부두 노동자 취업도 못하게 이승만 정권의 탄압과 감시를 받았다고 한다. 오리를 키우고 행상을 해서 생계를 잇는 형편이라 자손들이 포상 신청을 하자고 하자 선생은 “독립운동을 한 게 무슨 벼슬이라도 되느냐”고 화를 내며 만류했다고 한다.김 박사에 따르면 정부가 독립운동가 포상을 시작한 때가 1962년인데 처음에는 친일 역사학자들이 심사했다고 한다. 독립운동가들이 반발해서 이듬해 독립운동사 편찬자인 선생 등 독립운동가들도 심사위원으로 위촉됐다. 선생은 심사를 하면서 이병도 등 학자들에게 “자네들이 독립운동에 대해서 뭘 아는가”라고 일갈했다고 한다. 김 박사는 40대에 독립운동사 연구를 시작해 만주 참의부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선생의 유업을 이어받아 ‘한국독립사’를 7권으로 나눠 현대화하고 보완해 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논설고문 sonsj@seoul.co.kr
  • 하루 1잔으로 챙기는 건강 관리 습관

    하루 1잔으로 챙기는 건강 관리 습관

    보건복지부는 농림축산식품부,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공동으로, 건강하고 균형잡힌 식생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국민 공통 식생활 지침’을 제정 및 발표하면서 다양한 식품을 섭취해 식생활을 개선하자고 말했다.만성질환이 증가함에 따라 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식생활 개선을 위해 발표한 ‘국민 공통 식생활 지침’ 첫 번째는 ‘쌀∙잡곡, 채소, 과일, 우유∙유제품, 육류, 생선, 달걀, 콩류 등 다양한 식품을 섭취하자’이다. 꾸준하게 다양한 영양소를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정작 다양한 식품군을 섭취하기엔 현대인들에겐 어려움이 많다. 나트륨 섭취 과다 및 칼슘 섭취 부족이 문제로 떠오르고 있으며, 바쁜 일상으로 인한 아침식사 결식률 증가 등 국민의 식습관이 변화하고 있다. 균형 잡힌 영양 섭취는 필수지만, 아침 결식률이 점점 증가하고 있는 환경에선 일반식만으로 균형 있게 영양을 관리하기는 어렵다. 최근 유제품 기업 ㈜퓨어랜드는 현재인의 식습관 개선에 도움을 주는 ‘퓨어락 맘스밀’을 출시했다. ‘퓨어락 맘스밀’은 파우더 형식으로 물에 가볍게 타 먹을 수 있으며, 필수 비타민, 필수 무기질, 식이섬유를 함유하고 있어 다양한 영양소를 한 번에 보충할 수 있다. ‘퓨어락 맘스밀’은 식물성 DHA를 포함하고 있으며, 임신 계획 중인 여성에게 태아 신경관 결손 예방을 위해 강조되는 ‘엽산’도 함유하고 있다. 뼈의 형성과 유지에 필요한 ‘비타민D’, 신경과 근육 기능 유지에 필요한 ‘칼슘’ 등을 퓨어락 하루 한 잔으로 섭취할 수 있어 편리함을 강조하는 요즘 시대에 어울리는 제품이다. ㈜퓨어랜드 관계자는 “다양한 영양 섭취가 중요한 시기지만, 끼니를 통해 모든 영양소를 섭취하기엔 제약이 많다”라며 “‘퓨어락 맘스밀’로 꾸준한 건강 관리를 실천하여 식습관 개선에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퓨어랜드는 2017년 프리미엄 아기 분유 ‘퓨어락 로열플러스’를 시작으로 유아동 프리미엄 시장에 빠르게 자리 잡았다. 아기 분유에 이어 최근 ‘퓨어락 맘스밀’을 출시하며, 성인 유제품 시장의 리딩 브랜드를 꾀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임설 속 해리스 대사 정찰기 글로벌호크 도착 단독 공개

    사임설 속 해리스 대사 정찰기 글로벌호크 도착 단독 공개

    외신에 의해 한미 양국 간 갈등으로 사임설이 돌았던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트위터를 통해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의 한국 도착을 알렸다. 해리스 대사는 19일 자신의 트위터에 “이번 주 한국에 글로벌호크를 인도한 미·한 안보협력팀에 축하한다”며 “한국공군과 철통같은 미한동맹에 매우 좋은 날”이라고 밝혔다. 고고도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RQ-4) 2호기는 한국군이 미국으로부터 구매한 것으로 우리 군은 지난해 12월말 글로벌호크 1호기를 받았다. 미국 제작사인 노스럽 그루먼과 한국공군 인수팀은 이달 중 글로벌호크 3호기를 한국에 이송할 예정이며 4호기도 올 상반기에 도착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군은 작년 말 글로벌호크 1호기 도착 장면을 공개하지 않았다. 작년 F-35A 스텔스 전투기 전력화 행사도 비공개로 개최하는 등 전략무기 도입을 비공개적으로 하고 있다. 해리스 대사는 작년 11월 4일 F-35A 스텔스 전투기 2대의 한국 도착도 트윗을 통해 알린 바 있다. 글로벌호크는 20㎞ 상공에서 특수 고성능레이더와 적외선 탐지 장비 등을 통해 지상 0.3m 크기의 물체까지 식별할 수 있는 첩보 위성급 무인정찰기다. 한번 떠서 38∼42시간 작전 비행을 할 수 있으며 작전반경은 3000㎞에 달하고, 한반도 밖까지 감시할 수 있다. 날개 길이 35.4m, 전장 14.5m, 높이 4.6m로, 최대 순항속도 250㎞/h, 중량 1만 1600㎏ 등이다. 공군은 글로벌호크를 운용하는 정찰비행대대를 창설했다. 해리스 대사는 주말에 등산을 간 사실도 함께 공개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우울함을 이겨내고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북악산 둘레길을 걸었다며 성북구의 우리옛돌박물관, 정법사를 지나 호경암과 삼청각까지 토요일 아침을 좋은 친구들과 함께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16일에는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함께 기록적인 높은 투표율은 ‘한국이 민주적 이상을 위해 헌신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며 성공적인 총선을 축하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 1일부터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들이 미군측의 요구로 무급휴직에 들어간 가운데 한미 방위비 협상은 장기화할 조짐이다. 지난 1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 전화 통화를 했지만 방위비 협상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정부 역시 주한미군 한국 근로자 대책을 준비 중으로 한미 양국에서 주한미군을 감축하자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濠 애들레이드 도로를 겅중거린 “회색 털코트 용의자”

    濠 애들레이드 도로를 겅중거린 “회색 털코트 용의자”

    여하튼 동물들은 제세상을 만난 것처럼 보인다. 호주 사우스 오스트레일리아주 경찰이 애들레이드 도심에서 촬영한 캥거루 모습을 영국 BBC가 20일 홈페이지에 올렸다. 봉쇄령이 내려져 사람과 자동차 통행이 뜸해지자 전날 아침 텅 빈 거리에 나와 겅중거렸다. 경찰은 장난스럽게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회색 털코트를 걸친 용의자를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문제의 캥거루는 교차로에서 차량과 부딪칠 뻔하는 아찔한 순간을 넘긴 뒤 아무일 없었다는 듯 어딘가로 사라진다.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의 이날 낮 12시(한국시간) 집계에 따르면 전 세계 185개 나라와 지역의 코로나19 감염자는 240만 3963명, 사망자는 16만 5154명인 가운데 호주는 각각 6547명, 67명을 기록하고 있다. 뉴사우스웨일즈(NSW)주는 신규 확진자가 6명으로 줄자 시드니 주변 해변 세 군데의 개장을 허용했다. 물론 호주 연방정부는 확진자 감소 추세에도 여전히 엄격한 봉쇄령을 유지하고 있다. 앞서 멕시코 언론 우노TV는 지난 6일 남부 오악사카주 라벤타닐라 해변에서 여유롭게 일광욕을 즐기는 사진을 공개했다. 생태 투어로 관광객들이 찾아와 제대로 쉬지 못했는데 당국이 이 지역을 폐쇄하자 아름다운 해변을 차지한 것이다. 사진을 촬영한 하니치오 라모스(31)는 “백사장을 거니는데 한가롭게 일광욕 중인 다섯 마리 악어를 발견했다”면서 “인간이 없는 것이 이들에게 어떤 삶을 주는지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라모스는 이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며 ‘인간 없이 하루만 더’라고 제목을 달았다. 영국 BBC는 지난 16일 남아공에서도 사파리 관광 명소로 이름 난 크루거 국립공원에서 촬영된 사자들의 모습을 보도했다. 평소같으면 사파리를 위해 많은 관광객들이 오가는 길인데 봉쇄령 탓에 텅 비자 사자들이 아스팔트 도로 위에 널브러져 낮잠을 즐겼다. 공원 측은 “코로나19로 인한 봉쇄 조치의 혜택을 동물들이 누리고 있다”면서 “평상시라면 사자들은 많은 차량들 때문에 숲속에 있을 시간”이라고 설명했다. 잉글랜드 랭커셔주의 한 놀이터에는 어린이들의 발길이 뜸해지자 양떼가 점령하는 재미있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또 스페인에서는 멧돼지와 염소, 늑대가 잇따라 발견됐으며, 전국에 이동 제한령이 내려진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에는 야생 여우는 물론 평소 보기 드문 주머니쥐와 개미핥기까지 출몰했다.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서는 퓨마와 여우가 목격되기도 했다. 심지어 태국의 ‘원숭이 도시’ 롭부리에서는 관광객 감소로 먹이가 줄면서 예민해진 원숭이 수백 마리가 패싸움까지 벌인 일이 있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아버지의 생애 마지막 36시간을 전화로 함께 한 딸

    아버지의 생애 마지막 36시간을 전화로 함께 한 딸

    아버지가 삶의 마지막 끄트머리를 희미하게 붙잡고 있는 병원은 불과 8㎞ 거리였지만 애비 어데어 라인하드(41)는 면회조차 할 수 없었다. 미국 뉴욕주 로체스터에서 세 자녀를 키우는 애비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병원 병상에 누워 있는 부친 돈 어데어(76)의 숨소리를 들으며 기도를 열심히 드리는 일이었다. 아이폰을 귀에 바짝 대고 아버지의 날숨 들숨을 들으려 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희미하기만 했다. 돈은 지난 4일(이하 현지시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애비는 5일 저녁부터 7일 아침까지 36시간에 걸친 애달픈 통화 과정을 낱낱이 기록해 페이스북에 올려 많은 이들의 눈시울을 젖게 만들었다고 일간 USA 투데이가 19일 전했다. 모든 게 한마당의 악몽 같았다. 네 자녀의 아버지이자 다섯 손주의 할아버지인 그는 은퇴한 변호사로 누구보다 유복했다. 바위처럼 강해 생전 앓아본 적도 없었다. 지난 연말에는 온가족이 유럽 여행을 즐겼는데 넉달 만에 하이랜드 병원에서 홀로 쓸쓸히 눈을 감았다. 지난달 말 집에서 갑자기 쓰러졌다. 그런데 고열과 기침을 시작하더니 코로나19 감염 판정을 받았다. 그날 애비는 텍사스주 댈러스에 사는 오빠(또는 남동생) 톰에게 전화를 걸어 병원의 무증상 감염자가 옮겼을지 모르며 증상이 비교적 미약하다고 안심시켰다. 그런데 주일 온라인 예배를 마친 뒤 병원 간호사가 전화를 걸어와 “호흡기가 나빠져 힘겨워하시는데 그리 많은 시간 그런 것은 아니다”고 말한 뒤 전화기를 돈의 귀에 갖다대줬다. 아버지는 말하지 못하지만 들을 수는 있다고 했다. 그렇게 통화가 시작됐다. 자녀들이 눈치채지 못하게 침실에서 울음을 삼키며 아버지의 숨소리를 들으며 기도문을 암송했다. 그렇게 “사랑해요” “고마워요” “죄송해요” “용서할게요”라고 말했다. 아버지가 간간이 재채기를 하면 살아 계시다는 신호여서 마음이 놓였다. 호숫가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며 당신께서 모닥불 옆에서 기타를 연주하던 것이나 그때 불렀던 노랫말이 지금의 상황에 얼마나 똑떨어지는지 등등을 얘기했다. 그렇게 하니 자신의 몸이 아버지의 병상 옆에 가 있는 것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30분 뒤 화상회의 시스템으로 연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톰을 비롯해 노스캐롤라이나주 랠리의 캐리, 덴마크 코펜하겐의 에밀리를 모두 연결해 더 많은 모닥불 노래를 함께 불러드렸다. 대화는 끝없이 이어졌고, 6일 의사가 회진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버지의 폐가 완전히 손상돼 소생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애비는 생전 부친의 유언을 떠올렸다. 돈은 인공호흡기도, 투석도, 심폐소생술(CPR)도 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이 얘기를 전하며 연명 치료를 포기한다고 했더니 의사가 적이 안도하는 것 같았다. 뉴스에서는 연일 산소호흡기가 부족하다고 아우성을 치고 있었다. 간호사가 굉장히 힘겨워하신다며 전화를 끊자고 했다. 형제들은 “잘 주무시고 내일 아침 뵈요”라고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7일 0시가 막 지났을 때 전화가 걸려왔는데 직감할 수 있었다. “사랑해요 아빠”라고 마지막 작별 인사를 드렸다. 장례식도 예전에 결코 상상할 수 없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병원에서 16㎞ 떨어진 묘지에 안장했는데 9명이 참석한 것이 전부였다. 홀로 된 어머니와 2m 거리를 유지해야 해 껴안아드리지도 못했다. 애비는 일주일이 흐른 지금도 아버지와 전화 통화를 계속하는 것만 같다고 했다. 그녀의 마지막 메모다. ‘난 내 호흡 소리만큼이나 분명하게 듣고 있다. 그는 더이상 육신에 있지 않다. 그리고 나 역시, 육신에 그리 많지 않게 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두리랜드 재개장, 3년 만에 새롭게 변신 “꿈이자 사명”

    두리랜드 재개장, 3년 만에 새롭게 변신 “꿈이자 사명”

    배우 임채무가 사비로 투자한 ‘두리랜드’ 재개장을 앞두고 있다. 20일 임채무는 소속사 드림스톤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콘텐츠 복합문화공간으로 새롭게 변신한 두리랜드가 오는 24일 개장을 앞두고 있다”고 공식입장을 밝혔다. 두리랜드는 경기도 양주시에 위치한 놀이공원으로, 임채무가 사비를 털어서 만든 공간이다. 지난 1990년 첫 개장 이후 꾸준히 운영을 해왔으나 2017년 10월 미세먼지 등 환경적인 문제 때문에 실내놀이공원 공사를 이유로 휴장했다. 임채무는 3년 여의 준비 끝에 다시 문을 여는 두리랜드를 실내 테마파크와 교육연수원 등이 가능한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VR게임으로 가족들이 함께 쉴 수 있는 공간도 제공하겠다고. 특히 그는 두리랜드를 수도권 지역 학생들에게 미래 산업과 관련된 가상현실들에 대한 다양한 체험학습 공간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이 밖에도 온가족이 편안하게 즐길 수 있게 각종 부대시설과 편의시설도 갖추도록 했다는 것. 소속사에 따르면 지난 3년 공사기간 동안 난제가 많았다. 그러나 “가족 모두가 누릴 수 있는 놀이동산을 만드는 게 꿈이고 사명”이라는 임채무의 신념이 공사를 마무리하게 만들었다. 임채무는 두리랜드 개장 외에도 현재 방송 중인 SBS 아침드라마 ‘맛 좀 보실래요’에서 이진상(서하준 분)의 아버지 이백수 역으로 열연 중이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캐나다에서 경찰 차림 50대, 12시간 총기 난사 16명 사망

    캐나다에서 경찰 차림 50대, 12시간 총기 난사 16명 사망

    캐나다 남동부 노바스코샤에서 18일(이하 현지시간)과 19일 사이 12시간 총기 난사 난동이 벌어져 적어도 16명이 숨졌다고 AP 통신과 영국 BBC가 전했다. 용의자 개브리엘 워트먼(51)은 경찰차로 위장한 차량을 몰고 왕립캐나다 기마경찰 정복 차림을 한 채 전날 늦게부터 다음날 아침까지 총기를 난사했고, 경찰은 차량 추격전이 외딴 마을 포르타피크의 주유소에서 끝났다고 했다. 이 과정에 23년 동안 경찰로 봉직한 두 자녀의 엄마인 하이디 스티븐슨 경사가 희생됐다. 월트먼은 여러 곳을 돌며 총기를 난사했다. 16명으로도 이 나라에서 가장 많은 총기 범죄 희생자 숫자인데 경찰은 여전히 최종 희생자 숫자인지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앞서 크리스 웨더 경찰 대변인은 “10명 이상이 숨졌을 수도 있다. 아직 우리는 정확한 숫자를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용의자가 사살됐는지, 스스로 극단을 선택했는지 밝힐 수없다며 “현재로선 그가 숨졌다는 사실만 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AP는 워트먼이 노바스코샤주에 등록된 치과기공사로 확인됐다며, 경찰이 공개한 용의자 사진과 2014년 한 방송 인터뷰에서 틀니를 주제로 인터뷰한 인물과 동일하다고 보도했다. 용의자가 죽었으니 정확한 범행 동기를 규명하긴 쉽지 않은 일인데 경찰은 코로나19와 관련돼 있는지도 살펴볼 것이라고 했다. 한 경찰 관계자는 워트먼이 범행 초기에는 동기가 있어 보였으나 나중에는 “무작위로 희생자를 고른” 것으로 보인다고 CBC 뉴스에 털어놓았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끔찍한 상황”이라고 말했고, 스티븐 맥닐 노바스코샤주 총리는 취재진에게 “우리 주 역사에 가장 생각 없는 폭력 범죄 가운데 하나”라고 개탄했다. 그는 용의자가 기마경찰 소속이 아니라고 분명히 밝혔다. 경찰은 트위터에 용의자 차량 사진을 올려 “용의자 차량의 뒤쪽 창에 등록판 ‘28B11’이라고 붙여져 있는데 이게 차이점이다. 이 차량을 보면 911에 즉각 신고해달라”고 적었다. 그런데 나중에 용의자가 “소형 은색 셰보레 SUV”로 갈아 탔다고 전했다. 미국과 달리 캐나다는 총기 소지와 등록이 매우 엄격해 이런 총기 난사 참극은 드문 일이라고 방송은 전했다. 지난해 북부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서 두 10대가 검거를 피해 달아나다 호주-미국인 남녀를 포함해 3명을 살해한 사건이 총기를 동원해 벌인 가장 최근의 끔찍한 사건이었다. 1989년에는 퀘벡주의 한 대학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했는데 범인이 남성들은 모두 강의실에서 내보내고 여성들 14명을 희생시켰는데 그 뒤 총기 관리 규정이 엄격해졌다.<-- 광고 right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이 좋은 위기를 낭비하지 말라”/손원천 문화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이 좋은 위기를 낭비하지 말라”/손원천 문화부 선임기자

    다소 이른 감은 있으나 우리의 경우 코로나19가 진정세로 접어든 모양새다. 앞으로도 코로나19와의 싸움은 지루하게 이어지겠지만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바이러스와 숙주의 싸움은 지구에 생명체가 생긴 이후 늘 있어 왔던 과정이니 말이다. 중요한 건 코로나19 이후의 세상이다. “이전으로는 돌아갈 수 없다”는 한 방역 당국자의 말처럼 종전과는 사뭇 다른 양상들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비단 의료 부문뿐 아니라 사회 여러 갈래에서 표출될 것이다. 코로나19 이후의 변화상에 대한 각계 전문가들의 전망도 잇달아 나오고 있다. 여러 분석 가운데 개인적으로 가장 눈에 띄었던 건 ‘사대주의의 해체’다. 대략의 내용은 이렇다. 그동안 우리의 정신세계 한쪽에는 ‘현대판 사대주의’라 할까, 서양을 우월하게 보려는 경향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그런데 코로나19가 변곡점 노릇을 했다. 바이러스가 창궐하는 동안 미국과 유럽은 우리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글로벌 리더’ 미국이 맥을 못 췄고, ‘공공복지 선진국’ 유럽은 속수무책이라 할 만큼 애를 먹었다. 이는 체면에 먹칠한 수준을 넘어 공공의료 체계를 다시 설계해야 할 만큼 심각한 타격이 됐다. 의료 체계에서 발생한 문제이긴 해도 이를 의료 부문에 국한된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 모든 나라가 국력을 총동원해 바이러스와 싸운 결과이니 말이다. 이 과정에서 서양이 우리를 다시 봤고 우리 역시 그들을 대하는 자세를 교정할 수 있었다는 것이 ‘사대주의 해체’의 요지다. 이 같은 견해의 바닥에 깔린 정서는 사실 ‘전망’보다 ‘바람’에 가까워 보이지만 어쨌든 듣는 것만으로도 기분은 좋다. 사대주의의 해체를 달리 말하면 바로 지금이 우리가 헤게모니를 틀어쥘 수 있는 기회라는 것과 같다. 영국의 총리 윈스턴 처칠이 남긴 말도 있지 않은가. “좋은 위기를 절대 낭비하지 말라”(never waste a good crisis)고. 코로나19가 지난 뒤에는 한국인을 보는 세계인의 시각이 많이 달라져 있을 것이다. 동방의 작은 나라가 꽤 단단한 사회 시스템을 갖췄다는 인상을 세계인들에게 심어 줬고, 이는 그들로 하여금 고구마 줄기 캐듯 우리 사회의 다른 분야들까지 들춰 보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관광 분야도 그중 하나일 텐데, 그때도 택시 바가지, 불친절, 관광 인프라 부실 등 전근대적 패러다임의 이야기를 이어갈 수는 없지 않은가. 책상에 둘러앉아 거대 담론 운운하는 거 딱 질색이지만, 이런 담론들이 꼭 논의돼야 하는 때가 있다면 지금이 아닐까 싶다. 물론 당장은 내수 활성화가 발등의 불일 것이다. 한데 위기 상황에서 보다 중요한 건 분명하고도 큰 밑그림이다. 이번엔 정부가 앞장서 줬으면 좋겠다. 예산을 뭉텅 풀고, 가용 싱크탱크들을 모두 동원해 큰 그림을 그리고, 분명한 목표를 담은 구호 아래 관광업계가 뭉쳐 ‘직진’하는 선순환을 일궈 냈으면 좋겠다. 카지노, 출국세 등으로 조성하는 관광진흥개발기금이 올해 거의 반 토막이 날 지경이라는 이야기가 들린다. 그나마 관련 예산이 확보된 올해보다 내년이 더 힘들 수도 있다는 뜻이다.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곳은 관광업계다. 아시아개발은행에 따르면 한국의 관광산업 매출은 올해 최대 3조 7000억원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사태가 6개월 이상 지속된다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추정치이긴 해도 체감 경기는 이미 그보다 더하다. 정부에서도 이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해 역량을 결집하는 중이라고 들었다. 사실 이 정부 출범 때부터 관광산업은 찬밥이었지만, 이번엔 정책 우선순위를 앞쪽으로 당겼으면 좋겠다. 그렇지 않으면 관광산업에 관한 한 ‘이 좋은 위기’는 ‘이 또한 지나가리’로 끝나고 말 것이다. angler@seoul.co.kr
  • [길섶에서] 온라인 등교 연민(憐憫)/박록삼 논설위원

    이마에 여드름이 돋아나기 시작한 아들은 정체성 혼란의 시절을 살았다. 자신이 ‘중1’인지 ‘초7’인지 헷갈렸다. 중학교 입학식도 없이 겨우내 몇 달을 집에서만 지낸 탓이다. 지난주 ‘온라인 등교’를 시작하며 비록 실감은 안 나지만 ‘진짜 중학생’이 됐다. 그런데 요 며칠 아들의 표정이 어둡다. SNS 커뮤니티에 가입해 담임 선생님에게 출석했음을 밝히고, 접속자가 몰려서인지 자꾸 다운되기 일쑤인 사이트에 들어가 과목별 수업을 들어야 하고, 썩 익숙하지 않은 방법으로 많은 숙제를 제출해야 하니 몹시 힘겨워한다. 초등학교 4학년 딸까지 ‘온라인 등교’를 하니, 덩달아 아이 엄마까지 신경이 바짝 곤두서 있다. 선생님의 힘겨움도 충분히 짐작된다. 디지털 업무에 익숙하지 않은 선생님들로선 감당 불능이다. 여기에 “접속이 잘 안 돼요”, “숙제 자료를 찾을 수가 없어요” 등 각종 질문을 쏟아 내는 학생들, 학부모들에게 일일이 답변하는 것 또한 버겁기 짝이 없을 것이다. 한 후배의 아들은 온라인 등교 날 아침, 새 선생님, 새 친구들 만날 기대에 부풀어 세수하고 양치질한 뒤 컴퓨터 앞에 앉았다가 그냥 화상수업만 들어서 실망이 컸다고 한다. 적이 안쓰럽다. 분투하는 모든 이에게 위로와 응원을 보낸다.
  • 봄비 그치면 이번 주는 쌀쌀해요

    봄비 그치면 이번 주는 쌀쌀해요

    월요일인 20일은 전국이 대체로 흐리고 비가 내리겠다. 출근길에 우산을 꼭 챙겨야 한다. 19일 기상청은 20일 경기 동부와 강원도, 충북 북부, 경상도는 아침까지 비가 내리고 그 밖의 내륙에도 빗방울이 떨어지겠다고 예보했다. 예상 강수량은 제주·남해안에서 20~60㎜, 남부 지방(남해안 제외)과 강원 영동에서 5~30㎜다. 그 밖의 지역에서는 5㎜ 내외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 동부와 남부, 제주 산지 등에서는 이틀간 80㎜ 이상의 비가 오는 곳도 있겠다. 아침 최저기온은 6~11도, 낮 최고기온은 13~21도로 예보됐다. 대기 확산이 원활해 미세먼지 농도는 전국이 ‘좋음’~‘보통’으로 예상된다. 바다의 물결은 서해 앞바다에서 0.5~1.0m, 남해 앞바다에서 0.5~2.0m, 동해 앞바다에서 1.0~3.0m 높이로 일겠다. 비가 그친 뒤에는 북서쪽에서 밀려오는 찬 공기의 영향으로 기온이 내려가겠다. 지난주에는 오후에 20도를 웃도는 비교적 더운 날씨가 계속됐지만 이번 주에는 따뜻한 봄 날씨를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번 한 주는 보온에 신경쓰고 감기 예방 등 건강관리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7살 어린이 48% “마스크 쓰는 게 가장 불편”

    7살 어린이 48% “마스크 쓰는 게 가장 불편”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일상을 잃어버린 사람들은 코로나에 따른 우울감인 ‘코로나 블루’를 호소한다. 어린이들에게도 감염병 유행은 시련이다. 축축한 마스크를 써야 하고, 친구들도 만나지 못한 채 꼼짝 않고 집에 있어야 하니까…. 서울신문과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19일 7살 어린이 42명에게 코로나19가 바꾼 일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다. 어린이의 48%(20명)는 마스크 착용이 가장 불편하다고 말했다. “매일 아침 면 마스크가 축축해져서 너무 불편해요”, “수업시간에도 껴야 해서 너무 답답해요”라는 이유다. 야외나 놀이터에 나갈 수 없어서 힘들다고 대답한 어린이는 전체의 29%(12명)였다. 맞벌이 가정이거나 가정돌봄이 여의치 않아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의 긴급돌봄을 받는 어린이들은 “다른 친구들이 등원하지 않아 마음이 좋지 않다”(14%·6명)고 털어놨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김희정 어린이집 교사는 “귀신을 소재로 한 만화영화 ‘신비아파트’에 나오는 귀신들보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더 무섭다며 ‘감염되면 죽을 수 있다’고 이야기한 아이도 있었다”고 전했다. 어린이들이 가장 불편하다고 꼽은 마스크 착용의 경우 “좋아하는 캐릭터 마스크로 거부감을 줄이는 게 좋다”고 김민설 키즈하버드 어린이집 원감은 조언했다. 폐활량이 적은 아이들의 경우 KF94와 같은 높은 등급의 마스크를 실내에서 지속해서 사용할 경우 질식의 위험이 있어 선진국에서는 영유아가 착용하지 못하도록 당부하고 있다. 전문가들이 흡기저항이 적은 KF80을 권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어린이에게 적절한 마스크를 고를 필요가 있다. 이보람(가명) 어린이는 “바이러스에 걸리진 않았지만 밖에 나가지 못해 병이 날 것 같다”고 말했다. 박미향 칼라풀어린이집 원장은 “보통 아이들은 주말에 야외나 놀이터에 나가 마음껏 뛰어놀았지만 코로나19로 활동량이 크게 줄었다”며 “갑작스런 변화에 답답함을 호소하는 아이들이 많다. 집에서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는 놀이를 준비해 에너지를 발산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어린이들은 코로나 극복을 누구보다 바라고 있다. “코로나19가 없어진다면 무엇을 하고 싶냐”는 질문에 어린이의 절반이 “가족과 놀러 가고 싶다”고 답했다. 응답자 중에는 해외 가족여행이 무산돼 상심이 큰 아동도 있었다. 그는 “의사 선생님이 바이러스를 혼내 주면 좋겠어요”라며 바이러스를 원망하기도 했다. 어린이 5명 중 1명(21%)은 친구와 놀이터에 가고 싶다고 답했다. “옛날처럼 친구들과 창문 밖에 보이는 미끄럼틀을 타고 싶어요. 바이러스가 미워요.”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서울신문과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어린이 말에 귀기울이는 꼭지를 시작합니다. 전국공공형어린이집연합회 소속 어린이집에 다니는 만 7세 이하 아동의 눈높이로 본 사회 현상을 분석해 전합니다.
  • 코로나로 부친 잃고 ‘기적의 4억원’ 받은 하버드생

    코로나로 부친 잃고 ‘기적의 4억원’ 받은 하버드생

    방글라데시 이민자인 모하메드 자포르잡일 및 택시운전으로 아들 하버드 진학딸은 맨해튼 명문사립 트리니티스쿨 다녀희생 거듭하며 아메리칸 드림 일궜지만 4월 1일 코로나 19로 세자녀 두고 사망아들 친구들 모금운동 나서 4억원 모여코로나19로 방글라데시 이민자 아버지를 잃은 하버드생이 친구들의 도움으로 학비와 생활비로 사용할 33만 5000만 달러(약 4억원)를 받게 됐다. CNN은 지난 1일 미국 뉴욕 브롱크스에서 코로나19로 숨진 이민자 아버지 모하메드 자포르(56)의 이야기를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뉴욕의 택시(옐로우캡)운전사였던 그는 아이들을 최고의 학교에 진학시키는 소위 ‘아메리칸 드림’을 이뤘지만 결국 세 자식과 슬픈 이별을 했다는 내용이다. 그는 매일 아침 맨해튼의 유명 사립학교 트리니티 스쿨에 막내 딸을 데려다주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했고 딸을 귀가시킬 때 운전대를 놓았다. 아들 마탑은 이미 하버드대에 진학해 경제와 역사학을 이중전공하고 있었다. 맥도날드에서 일했고, 배달부였고, 택시운전사였던 아버지 모하메드 자포르는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희생을 다했다. 모하메드 자포르는 1991년 방글라데시에서 미국으로 건너왔다. 퀸스의 비좁은 이민자 아파트에서 살았고, 생활비를 본국의 부모에게 보냈으며, 잠시 귀국해 결혼한 뒤 뉴욕으로 돌아왔고, 2000년 부부는 마탑을 낳았다. 이후 모하메드 자포르는 뉴욕시가 저소득 유색인종의 아이들을 비싼 사립학교에 들어가게 해주는 비영리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소식을 들었고, 마탑을 트리니티 스쿨 7학년으로 넣었다. 새옹지마처럼 인생의 희·비극이 번갈아 펼쳐졌다. 2016년 부인이 암으로 사망했다. 반면 이듬해 마탑은 하버드에 입학했고 딸도 트리니티 유치원에 다니게 됐다. 그의 자부심은 커졌고, 미래는 밝았다. 하지만 지난 3월 코로나19로 대학들이 수업을 중단하면서 마탑이 집에 돌아왔다. 당시 모하메드 자포르는 이미 코로나19호 자가격리 중이었다. 단 한번 택시 일이 안전한지 확인하려고 아파트를 나갔을 뿐이었다. 미열은 심각한 호흡곤란으로 이어졌고 병원에 갔지만 1주일간 인공호흡기로 치료를 받다가 사망했다. 부모를 잃은 마탑과 동생이 망연자실할 때 또 다른 기적이 일어났다. 마탑의 친구들이 소식을 듣고 지난 2일 ‘고펀드미’(GoFundMe) 홈페이지를 통해 모금을 시작한 것이다. 해당 홈페이지에서 안타까운 사연을 접한 사람들이 십시일반 모금에 나섰고 이날 기준으로 33만 5586달러(약 4억 840만원)이 모였다. 마탑과 형, 그리고 여동생에게 새로운 길이 열린 셈이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해녀도 보기 힘든 희귀종 ‘백해삼’ 잡혀

    전북 부안 앞바다에서 희귀종인 ‘백해삼’(하얀색 해삼)이 잡혔다. 수산업에 종사하는 임기섭(55) 씨는 “18일 오전 8시쯤 부안군 위도면 임수도 앞 해상에서 백해삼을 잡았다”고 밝혔다. 임씨가 채취한 백해삼은 길이 12㎝ 크기다. 백해삼은 수산업에 종사하는 이들은 물론 해녀도 평생에 한 번 보기 힘든 희귀종이라고 한다. 임씨는 “이른 아침 함께 바다로 나갔던 해녀가 백해삼을 잡아 올렸다”며 “해삼 20만 마리 중 1마리꼴로 나오는 희귀종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백해삼은 과학적 근거는 없지만, 어촌에서는 장수, 득남, 불치병 치료에 특효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삼은 색깔에 따라 청해삼, 홍해삼, 흑해삼 등으로 나뉘는데 가장 흔한 것은 청해삼이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극과 극’ 성적 5당, 선대위 해단…포스트 총선 체제 돌입

    ‘극과 극’ 성적 5당, 선대위 해단…포스트 총선 체제 돌입

    與 ‘열린우리당 트라우마’ 소환통합당 “겸허히 반성, 당 안정 최우선”국민의당 “200만 유권자에 감사”다시 노회찬 앞에 선 정의당0석 존폐위기 민생당4·15 총선에서 극과 극의 성적표를 받아든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 등 주요 정당이 17일 일제히 선거대책위원회를 해단하고 ‘포스트 총선’ 체제로 전환했다. 180석의 거대 여당이 된 민주당은 겸손과 협치를 내세웠고, 궤멸 수준의 참담한 성적을 낸 통합당은 참회와 반성으로 또다시 고개를 숙였다.●與, 열린우리당 트라우마 소환 지역구 압승으로 180석의 ‘슈퍼 여당’이 된 민주당은 이날 서울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하는 것으로 아침을 열었다. 이해찬 대표,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 등 지도부가 총출동했고, 참배 후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선대위 해단식을 열었다. 민주당은 지난 15일 압승 직후와 마찬가지로 승리의 기쁨을 누르는 데 집중했다. 이해찬 대표는 “국민이 주신 의석에는 그만큼의 책임이 따른다”며 “이 사실을 결코 잊지 말고 항상 겸허한 자세로 국민의 뜻을 살피고 소기의 성과를 거둬야 한다”고 했다. 이날 해단식에서는 열린우리당의 트라우마가 여러 번 등장했다. 열린우리당은 2004년 총선에서 과반으로 압승했으나 국가보안법 폐지 등 4대 개혁입법을 밀어붙이다 당 안팎의 풍파를 겪은 바 있다. 이 대표는 “열린우리당의 아픔을 우리는 깊이 반성해야 한다”며 “그것을 반성해 우리에게 맡겨진 소임을 깊이 생각하며 국회와 정당을 잘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날 민주당의 비례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의 우희종 공동대표가 윤석열 검찰총장을 겨냥해 “촛불 시민은 당신의 거취를 묻고 있다”고, 또 “보안법을 철폐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밝힌 데 대해서도 경고의 메시지가 나왔다. 이 대표는 “민주당은 연합정당에 참여한 소수정당에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면서도 “다만 등원 전까지는 연합정당의 소속이므로 민주당과 다른 당선자의 입장을 고려해 말씀과 행동에 신중을 기해달라”고 했다.●또 고개 숙인 통합당 “재창당 버금가는 쇄신” 무거운 분위기 속에 국회에서 진행된 통합당 선대위 해단식에서 심재철(원내대표) 당대표 권한대행은 “국민께서 주신 회초리를 달게 받겠다”며 “표로 보여주신 국민 뜻을 겸허히 받들겠다”고 했다. 또 “선거를 앞두고 보수통합을 급히 이루면서 마무리하지 못한 체질 개선도 확실히 매듭짓겠다”며 “재창당에 버금가는 쇄신 작업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통합당은 선대위 해단식에 앞서 심 권한대행, 조경태 최고위원 등이 비공개 회의를 열어 무너진 지도부를 대신할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방안 등을 논의했다. 애초 통합당은 이날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을 비대위원장으로 추대하는 방안을 논의하려 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당을 비대위 체제로 전환할지, 조기 전당대회를 치를지도 결정하지 못한 상태다. 심 권한대행은 “어떤 방식으로 할지는 최고위원을 비롯해서 여러 의원, 당선자들 얘기를 들어서 수렴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다시 노회찬 앞에 선 정의당 전날 선대위 해단식을 끝낸 정의당은 이날 비례대표 당선자 5인이 경기 남양주 마석모란공원에 잠든 노회찬 전 원내대표 묘소를 찾았다. 총선 전인 지난 13일 노 전 원내대표의 묘소를 찾았던 심상정 대표는 이날 국립서울현충원 방문 일정에만 참석했다. 정의당은 이번 총선에서 지역구 1석, 비례대표 5석으로 20대 국회 의석수를 현상 유지하는 데 그쳤다. 심 대표는 전날 해단식에서 “무엇보다 모든 것을 바쳐 고단한 정의당의 길을 함께 개척해 온 우리 자랑스러운 후보들, 더 많이 당선시키지 못해 정말 미안하다”고 눈물을 쏟았다. ●국민의당 “지금부터 다시 시작” 국민의당도 이날 서울시당에서 중앙선대위 해단식을 진행했다. 안철수 대표는 “선거운동 과정 중에 지역구 후보가 없다보니, 현수막을 걸지도 못하고 대중연설도 할 수 없는 정말 극심한 제한 상황에서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며 “제가 참 많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유권자 분들의 6.8%, 거의 200만 명에 달하는 분들이 저희를 지지해주셨다”며 “양극단의 진영대결 때문에 할 수 없이 거대정당 중 하나를 찍을 수밖에 없었던 분들의 마음까지도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안 대표는 “이제 시작”이라며 “다른 거대정당들 선거가 끝나면 다 끝났다고 생각하겠지만, 저희는 선거가 끝난 지금이 바로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올드보이 손학규, 쓸쓸한 퇴장 0석이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낸 민생당도 이날 선대위 해단식을 열었다. 손학규 상임선대위원장은 “민생당이 누가 봐도 존립의 위기에 처해있다”면서도 “제3지대를 지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손 위원장은 “대한민국 미래 정치를 위해서 제3지대가 세를 펼쳐나가야 한다”며 “거대양당제를 끝내고, 다당제로 해서 합의를 이끌어내는 정치적 안정을 취할 때”라고 강조했다. 김정화 공동대표는 “조속히 당을 재정비하고 정상화해 다시 일어설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했고, 장정숙 원내대표는 “넋 놓고 있을 때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월드피플+] 코로나19 때문에…산골 학생들 위해 매일 23㎞ 걷는 59세 교사

    [월드피플+] 코로나19 때문에…산골 학생들 위해 매일 23㎞ 걷는 59세 교사

    매일 새벽 5시부터 총 23㎞를 걸어 35명의 학생을 지도해오고 있는 50대 교사가 화제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오프라인 수업이 전면 중단된 산골 마을에서 총 4개 향촌에 거주하는 학생들의 수업을 위해 이 같이 도보로 이동해오고 있는 것. 사연의 주인공은 중국 저장성(浙江省) 취저우(衢州) 창산(常山)현에 거주하는 올해 59세의 교사 왕진량 씨다. 취저우 창산현의 3층짜리 작은 농가에서 3대가 함께 거주해오고 있는 왕 씨는 이 일대에 소재한 창산현관할초등학교 6학년 국어전담교사다. 지난 38년 동안 교직 생활을 이어왔던 그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온라인으로 변경된 수업방식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해 일평균 23㎞에 달하는 이동 수업을 홀로 진행해오고 있다. 왕 씨는 매일 오전 5시 35명의 학생들이 전날 제출한 공책이 든 가방을 메고 집을 나서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그가 찾아가는 학생들은 온라인 수업을 위한 인터넷망이 설치되지 않은 산골 가정이다. 이미 이 일대에서는 왕 씨가 메고 다니는 붉은색 가방이 큰 화제가 되고 있다. 해당 가방에는 아이들의 학습을 위한 준비물과 숙제 등이 담긴 공책 35권이 담겨있다. 왕 씨가 재직 중인 초등학교는 지난 2월 10일부터 오프라인 수업이 전면 중단, 모든 강의가 온라인으로 진행해오고 있다. 하지만 왕 씨가 담당하는 이들 중 35명의 학생들이 온라인 수업에 참여하지 못하는 것을 발견, 그는 지난 2월 28일부터 매일 각 학생의 가정을 방문하는 수업을 진행해오고 있다.다만 코로나19 전염 우려 탓에 왕 씨는 매일 아침에 학생들의 집 앞에 숙제가 담긴 공책을 놓아둔 후, 같은 날 오후 해당 학생 집을 찾아가 공책을 수거하는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 중이다. 왕 씨는 매일 밤 귀가한 후 수거해온 공책 내용을 검토, 학습을 관리하는 ‘1대1’ 비대면 수업을 고수하고 있는 셈이다. 만일의 경우 방문한 가정에 학생이 없을 때에는 현관문 앞에 공책을 놓아둔 후 집으로 돌아온다고 왕 씨는 설명했다. 그는 이 같은 수업 방식을 위해 매일 오전과 오후 두 차례 각각 10㎞가 넘는 길을 걸어서 이동해오고 있다. 그가 도보로 이동하는 상산현 마을의 도로는 시멘트로 포장된 아스팔트 길이다. 때문에 학생 들의 집까지 이동하는데 전기 자전거 또는 자동차를 이용하는 것이 더 편리하지만 그는 도보로 이동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왕씨는 “약 10㎞ 정도의 거리는 약 2시간 정도면 충분히 이동할 수 있다”면서 “평범한 요즘 젊은이들도 따라가기 어렵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렇게 도보로 이동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학생들의 각 가정이 4개의 서로 다른 향촌에 분포돼 있는데, 간혹 산을 넘고 물을 건너야할 정도로 가파른 지형을 이동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기 자전거를 이용할 경우 비탈진 길을 이동하기 어렵다”면서 “교사 생활 수 십년 동안 이미 오래 걷는 것에 익숙해졌다. 또 걸어서 이동하는 중에 학생들을 만나면 인사를 나누거나 평소 궁금했던 질문도 받을 수 있어서 장점이 많다”고 덧붙였다. 한편, 왕 씨는 “이제 2년만 더 지나면 완전한 정년퇴직”이라면서 “몸이 조금 고단하다는 이유로 아이들의 학습 지도를 게으르게 만들고 싶지 않다. 향후 수업이 정상화 된 이후 오프라인 개학이 재개될 때까지 이 같은 공부 방식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장제원 “국민들, 민주당 좋아서 아닌 통합당 싫어 심판한 것”

    장제원 “국민들, 민주당 좋아서 아닌 통합당 싫어 심판한 것”

    제21대 총선에서 3선에 성공한 미래통합당 장제원 의원이 17일 “180석이라는 역대급 승리를 안겨준 국민들은 민주당이 좋아서가 아니라, 미래통합당이 싫어서 야당을 심판했다”고 언급했다. 이날 장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 아침, 당의 암울한 앞날에 침통한 마음이 든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어쩌다 이렇게까지 망가졌을까, 어쩌다 이렇게까지 국민들의 외면을 받았을까”라며 “‘공천파동에 대한 책임’, ‘민심과는 동떨어진 전략과 메시지’, ‘매력이라고는 1도 없는 권위의식 가득찬 무능한 우물쭈물’은 과거라고 치부하더라도 앞으로는 어떻게 할 것인가, 오싹함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20대 총선, 대통령 선거, 지방선거, 21대 총선까지 이어진 4연패의 의미는 몰락”이라며 “문재인 정권의 실정과 대충대충 얼버무린 통합이 우리에게 승리를 가져다 줄 것이라는 무식한 판단은 통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장 의원은 “‘소득 하위 70%에 100만원 주겠다’고 하면 ‘모든 국민에게 50만원 주자’, ‘대학생에게 장학금 100만원 주자’라는 식의 유치한 대응은 국민의 조롱거리가 될 수 밖에 없었다”고도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장 의원은 “‘중도층으로부터 미움받는 정당’, ‘우리 지지층에게는 걱정을 드리는 정당’이 돼버렸다”며 “이제 우리는 장례식장으로 갈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생명을 탄생시키는 분만실로 갈 것인가, 운명의 시험대로 향하고 있다. 죽음의 계곡에서 결연한 각오로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곡우’ 일요일 풍년 부르는 비 전국적으로 내리고 쌀쌀

    ‘곡우’ 일요일 풍년 부르는 비 전국적으로 내리고 쌀쌀

    이번 주말은 전국에 비가 내리면서 차가운 공기의 영향을 받아 다소 쌀쌀한 날씨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은 “토요일인 18일은 중부지방을 지나 동해상으로 동진하는 저기압의 영향을 받아 새벽까지 비가 내리겠고 일요일은 제주도 남쪽 해상을 지나는 저기압의 영향을 받아 전국 대부분이 흐리고 다소 쌀쌀한 날씨를 보이겠다”고 17일 예보했다. 17일 서울과 경기, 충청도, 전라도, 제주도에서 시작된 비는 전국으로 확대돼 저녁때 대부분 그치겠지만 강원영동과 경북동해안은 18일 낮까지 이어지겠다. 18일 새벽 한때 경기남부와 강원 영서남부, 충청도, 전북동부, 경북 북서내륙에 비가 오겠다. 19일 아침에는 제주도에서 비가 시작돼 낮에는 전남으로 확대되고 저녁에는 전국 대부분 지역에 비가 올 것으로 전망됐다. 18일까지 예상 강수량은 강원 영동, 남해안, 지리산 부근, 제주도는 20~60㎜, 제주 남부와 산지는 80㎜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이며 그 밖의 전국은 5~40㎜가 되겠다. 17일 낮 기온은 전날(13~25도)에 비해 5~7도 낮은 14~19도를 기록하겠으며 18일 토요일 낮 기온은 북서쪽에서 유입되는 차가운 공기의 영향으로 13~22도, 19일은 12~19도 분포를 보이겠다. 한편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전국 대부분 지역의 미세먼지 농도는 ‘보통’상태를 보이겠지만 고비사막과 중국 내몽골고원을 중심으로 발원한 황사의 영향으로 호남, 영남, 제주 등 남부지역은 오전까지 ‘나쁨’ 수준이 되겠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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