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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버스토리] “용산 쪽방촌 20명 숨졌는데 단 2명만 가족이 시신수습”

    [커버스토리] “용산 쪽방촌 20명 숨졌는데 단 2명만 가족이 시신수습”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연고 없이 사망한 사람은 3000명에 가깝다. 하지만 발견되지 않은 경우 등을 포함하면 전체 사망자 수는 훨씬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30일 서울신문이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전국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발생한 무연고 사망자 현황을 분석한 결과 5년간 2939명의 무연고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연고 사망자는 2007년 603명, 2008년 563명으로 감소세를 보이다 2009년 521명을 기점으로 2010년 578명, 2011년 675명이 발생하며 다시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 전국 단위의 무연고 사망 현황을 분석한 것은 처음이다. 지자체 중에서는 대도시와 수도권의 사망자 수가 많았다. 서울이 5년간 1202명이 발생해 압도적으로 많았고 부산(244명), 인천(220명), 경기(200명) 등이 뒤를 이었다. 3명이 발생한 세종시를 제외하면 광주가 23명으로 가장 적었다. 한국과 일본의 무연고 사망과 빈곤 문제 등을 연구해 온 전영수 한양대 국제학대학원 교수는 “이웃과의 공동체 의식이 상대적으로 끈끈한 지방도시에 비해 개인화·파편화·고립화가 심한 대도시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무연고 사망이 많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 교수는 “다만 전체 규모와 지역별 추이를 따질 때는 통계상의 한계 등을 감안할 필요도 있다.”고 부연했다. 무연고 사망은 사망자의 주민등록상 거주지가 아니라 사망 지역을 발생지로 집계하는 까닭에 일정 부분 허수가 끼어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인구 53만명(2010년 기준)의 제주에서는 100명의 무연고 사망자가 발생해 206만명이 거주하는 경북(101명), 202만명이 거주하는 충남(103명) 등과 비슷한 규모를 보였다. 제주시 관계자는 “자살이나 사고로 바닷물에 떠내려오는 사람이 많아 사망자가 상대적으로 많다.”고 밝혔다. ●단절된 사회가 낳은 비극 무연고 사망의 원인은 복합적이다. 전문가들도 “사회·경제적 문제가 복잡하게 얽힌 가운데 발생하는 현상이라 축적된 연구가 많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다만 가족 형태와 가족관의 변화, 경제적 어려움, 사회 안전망의 부족 등은 공통적 요인으로 꼽힌다. 정경희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양극화 등으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에 기존의 사회적 연계가 약해져 발생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5월 서울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에서 쓸쓸히 세상을 떠난 양정수(56·가명)씨의 사연은 이런 설명을 뒷받침했다. 쪽방촌에서 만난 이모(56)씨는 “지난해와 올해 여기서 죽은 사람만 20명은 족히 될 텐데 가족이 찾아온 것은 단 2명뿐”이라면서 “노숙 생활을 시작하고 쪽방촌에 들어올 정도면 이미 가족 관계도, 경제 능력도 없어졌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죽은 양씨를 처음 발견한 박모(75)씨도 “기초생활수급자가 되기 위해 있던 가족도 호적에서 파려는 게 이곳의 생리”라면서 “죽으면 그만일 뿐 찾는 사람은 없다.”고 했다. 가족을 위해 유품을 남겨뒀지만 찾는 이가 없어 결국 양씨의 소지품은 일주일 뒤 고물상이 가져갔다. 기초생활수급자였던 양씨의 죽음은 부족한 사회안전망의 허점도 고스란히 보여준다. 쪽방촌에서 만난 그의 지인들은 “7개월쯤 머물며 술과 담배로만 세월을 보내다 갔다.”고 전했다. 부양능력이 있는 자녀가 있거나 일정 수준 이상의 소득이 있으면 수급 자격이 박탈되기 때문에 아무런 일을 하지 않고 술로만 소일했다는 것이다. 이씨는 “정신 차리고 재기를 꿈꾸는 사람도 있지만 수급비에 기대 희망 없이 사는 사람도 많다.”면서 “일을 하면 수급을 못 받고, 일을 하지 않으면 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한다.”고 털어놨다. 또 “월세가 15만원인데 같은 쪽방촌이라도 옆 건물은 16만~18만원 선”이라면서 “30만~40만원 남짓한 수급비로는 1만원 차이도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야쿠르트 아줌마’가 이 같은 복지 사각 계층을 돌보는 현실도 사회안전망의 부족을 드러낸다. 박씨는 “지자체에서 일주일에 한 번씩 야쿠르트 아줌마를 보내 나같은 노인에게는 무료로 요구르트를 넣어준다.”면서 “일주일 뒤에도 요구르트가 문 앞에 남아 있으면 그 사람이 죽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어려운 경제 사정이 사회적 관계를 단절시키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가운데 복지 확충이 시급하다는 의미다. ●끝내 가족 못 찾은 머리 없는 시신 지난 9월 26일 발생한 무연고 사망은 우리 사회의 심각한 단면을 보여준다. 당시 경주 서면의 야산에서는 잃어버린 사냥개를 찾던 사냥꾼에 의해 사람의 몸통 뼈가 발견됐다. 열흘 뒤에는 약초꾼이 400m 떨어진 곳에서 두개골을 발견했다. 사체에는 붉은색 체크무늬 점퍼와 카키색 바지, 내의, 260㎜ 크기의 흰색 운동화, ‘개교 100주년’이라고 적힌 기념 모자만 남아 있었다. 지갑 속의 만원권 1장과 전화카드를 제외하면 사망자의 신원을 밝힐 수 있는 단서는 없었다. 시신을 수습한 경찰이 대퇴부에 남아 있던 살점으로 유전자(DNA)를 채취해 감정을 의뢰했지만 일치되는 정보는 나오지 않았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도 ‘50대에서 70대 사이의 남성’으로 추정할 뿐 정확한 신원은 밝혀내지 못했다. 내의를 입고 있던 점으로 미루어 봄을 전후한 2~3월쯤 사망한 것으로 추정됐다. 유서는 없었지만 시신이 발견된 곳에서 1m 떨어진 나뭇가지에 걸려 있던 검은 봉투 속에 제초제가 남아 있었던 점으로 미뤄 자살한 것으로 잠정 결론을 냈다. 경찰은 사망자가 쓰고 있던 기념 모자의 학교 로고를 통해 전국의 학교를 수소문한 뒤 대구의 한 고등학교를 찾아냈다. 총동창회에 연락해 “최근 1년 동안 연락이 되지 않는 사람을 알려 달라.”고 했지만 대상자가 너무 많아 별다른 성과는 얻지 못했다. 경주를 포함해 경북 영천 등 인근 지자체에 전단지를 돌리고 실종자 명단을 샅샅이 뒤졌으나 일치하는 사람은 없었다. 결국 완전히 혼자인 채로 산 속으로 들어간 이 남성은 죽고 나서도 완전히 혼자로 남아 시청에 인도됐다. 공고 뒤에도 찾아가는 이가 없어 지난 9일 시가 대신 장례를 치렀다. ●사회적 문제로 대두 무연고 사망은 중장년층에만 찾아오지 않는다. 지난해 12월에는 부산 해운대역 광장에서 33세 박모씨가 쓰러져 크리스마스인 25일 숨졌지만 찾는 이가 없어 무연고 사망으로 처리됐다. 2010년 10월 충남 보령에서는 남자 영아가 발견돼 무연고로 장례를 치렀다. 이에 대해 전 교수는 “비정규직이 늘어나면서 젊은 층의 경제적 안정성이 떨어지고 자녀 양육에 대한 부담도 커져 만혼과 비혼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자연스럽게 무연고화가 심화되는데 젊은 층에 대한 복지 제도는 장년층보다 취약해 더욱 큰 사회적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순둘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와 임효연 세종사이버대 노인복지학과 교수는 ‘노인 고독사의 현황과 과제’라는 글에서 “핵가족화, 고령화, 미혼 현상이 심화되면서 고독사 가능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무연고 사망이 늘어나면서 새로운 현상도 나타났다. 주인이 혼자 살다 사망한 집에서 유품을 정리하고 부패 악취 등을 제거하는 특수청소업체가 생겨났다. 지난 8월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장례인협회 등은 다문화가정 등 복지소외계층을 위해 무료 장례 지원 사업을 하고 있다. 무연고 사망은 이웃나라 일본에서 먼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됐다. 일본에서는 연간 3만 2000여명의 무연고 사망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최근 저서 ‘살아야 하는 이유’를 펴낸 강상중 도쿄대 교수는 이 같은 현상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한국이 일본 사회를 닮아간다. 양국 국민 모두 만성적 불안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배경헌기자 baenim@seoul.co.kr 명희진기자 mhj46@seoul.co.kr 이범수기자 bulse46@seoul.co.kr
  • [영화프리뷰] 음치클리닉

    [영화프리뷰] 음치클리닉

    좋아하는 이성 앞에서 노래로 은근슬쩍 마음을 표린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런데 차마 못 들어줄 정도의 음치라면 상황은 달라진다. ‘음치클리닉’은 사상 최악의 음치녀 나동주(박하선)와 그녀를 치료하기 위해 나선 스타 강사 신홍(윤상현)의 좌충우돌 음치 치료기를 그린 코미디 영화다. 사실 음치와 관련된 에피소드는 개그나 시트콤에 자주 등장한다. 영화 ‘음치클리닉’은 여기에 캐릭터와 스토리를 확장해 영화로 만들었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기발함은 보이지 않는다. 음치에 박치인 여주인공 동주의 코미디에 지나치게 기대, 극을 끌고 가기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인다. 동주가 갑자기 노래 실력을 쌓으려고 하는 이유는 고등학교 때부터 짝사랑했던 민수 때문이다. 동주는 10년 만에 민수가 일본에서 귀국했다는 소식을 듣고 친구 보라(임정은)가 운영하는 바를 빌려 동창회를 연다. 오랜만에 민수를 만난 동주의 마음은 한껏 들뜨지만, 민수는 ‘꽃밭에서’로 숨은 노래 실력을 발휘한 보라에게 관심을 보인다. 이에 위기감을 느낀 동주는 민수에게 잘 보이려고 다른 친구 결혼식에서 축가로 ‘꽃밭에서’를 부르겠다고 공언한다. ‘모태 음치’인 동주는 며칠 남지 않은 결혼식까지 노래 실력을 키우기 위해 동네 음치클리닉에 등록해 강사 신홍에게 노래를 배우기 시작한다. 반값 할인 이벤트에 눈이 멀어 여고생으로 변장해 속성반에 등록한 동주. 아줌마 파마 머리에 트레이닝 바지를 입고 슬리퍼를 끌고 다니지만 노래 실력만큼은 뛰어나다는 강사 신홍이 미덥지는 않지만 음치 탈출을 위해 안간힘을 쓴다. 동주와 신홍의 로맨틱 코미디가 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음치클리닉’은 거의 동주의 원맨쇼에 가깝다. 사극에서의 단아한 이미지를 벗고 전작인 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에서 다소 맹한 코미디 연기로 인기를 모았던 박하선은 이번 영화에서도 시트콤의 이미지를 연장해 나간다. 노래를 못하는 음치 연기부터 몸을 사리지 않고 망가지는 액션 연기까지 노력은 평가해 줄 만하나 안타깝게도 그다지 큰 웃음을 유발하지는 않는다. 거기에다 동주와 민수, 보라의 삼각관계에 너무 많은 시간을 할애해 정작 남자 주인공 신홍과의 로맨스는 제대로 보여지지 않는다. 클라이맥스에 해당하는 록밴드 백두산의 콘서트장에서 신홍이 동주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장면이 갑작스럽고 어색해 보이는 이유다. ‘내조의 여왕’과 ‘시크릿 가든’을 거치며 코믹 연기 내공과 노래 실력까지 갖춘 윤상현을 그의 영화 데뷔작에서 십분 활용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 점을 소재로 한 ‘청담보살’과 지역 감정을 접목시킨 코미디 영화 ‘위험한 상견례’를 만들었던 김진영 감독의 신작이다. 연말연시 모임과 각종 회식 때만 되면 스트레스를 받고 음치클리닉을 찾는다는 사람들 이야기를 소재로 선택한 점은 좋았지만 로맨틱 코미디와 휴먼 드라마 사이에서 길을 잃고 확실한 색깔을 보여주지 못한 것은 아쉽다. 29일 개봉.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깔깔깔]

    ●무슨 책인데요? 책을 냈다고 뽐내던 아줌마가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보니 기분이 몹시 상해 있었다. “무슨 안 좋은 일이 있어요?” “내가 이번에 낸 책을 보는 사람마다 밥맛이 떨어진다고 난리라서 그러죠.” “무슨 내용의 책인데요?” “요리책요.” ●난센스 퀴즈 ▶세상에서 가장 장사를 잘하는 동물은? 판다 ▶호랑이에게 덤벼드는 용감한 개의 이름은? 하룻강아지 ▶박사와 학사는 밥을 많이 먹는다는 사자성어는? 박학다식 ▶아편전쟁이란 무엇인가? 아내와 남편의 부부싸움 ▶씨와 파랑색이 만나면? 씨엔블루 ▶동문서답이란 무엇인가? 동쪽 문을 닫으니까 서쪽 문이 답답하다 ▶날아다니는 불은? 반딧불
  • [어린이 책꽂이]

    ●어린이를 위한 에너지버스(존 고든 글, 코리 스콧 그림, 공경희 옮김, 찰리북 펴냄) 70만 독자의 사랑을 받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에너지 버스’의 어린이판. ‘에너지 전도사’로 불리는 존 고든이 직접 썼다. 늘 우울하고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조지가 버스기사 아줌마가 가르쳐준 규칙들을 실천하며 달라지는 일상을 그려냈다. 1만 1000원. ●어린이 성경(베르너 라우비 글, 안네게르트 푹스후버 그림, 손성현 옮김, 북극곰 펴냄) ‘오스트리아 아동청소년 도서상’을 수상한 베르너 라우비와 독일 최고의 일러스트레이터인 안네게르트 푹스후버가 함께 만들었다. 예수님을 흑갈색 머리카락에 까무잡잡한 피부를 가진 셈족으로 묘사했다. 2만 8000원.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교실(유진 옐친 글·그림, 김영선 옮김, 푸른숲주니어 펴냄) 2012년 뉴베리 아너상 수상작. 소설가 이문열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과 비슷하다. 코카콜라 광고에 등장하는 북극곰을 디자인한 유진 옐친의 첫 번째 소설. 스탈린 시대를 배경으로 학교에서 영웅의 아들로 추앙받던 열 살 소년 사샤가, 아버지가 비밀경찰에 끌려가며 겪게 되는 이틀간의 사건을 서술했다. 9000원. ●강 너머 저쪽에는(마르타 카라스코 글·그림, 김정하 옮김, 시공주니어 펴냄) 밤낮으로 흐르는 강을 사이에 두고 두 마을이 자리한다. 소녀가 사는 강 이쪽 마을과 소년이 사는 강 건너 마을. 소녀의 부모는 강 건너 사람들은 이상하고 소란스러운 사람들이니, 소녀에게 절대 강을 건너거나 쳐다보지 말라고 한다. 편견에 저항한다. 9000원.
  • 6만여포기 사랑의 김장

    6만여포기 사랑의 김장

    한국야쿠르트는 15일 오후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사랑의 김장나누기 행사를 가졌다. 회사 임직원 275명과 ‘야쿠르트아줌마’ 1610명, 시민봉사단 365명이 참가해 6만 1500포기의 김장김치를 만들었다. 이 김장김치는 2만 5000여 소외계층 가정에 전달된다. 박지환기자 popocar@seoul.co.kr
  • 애들 학원비라도… 생계형 ‘파트타임 맘’의 비애

    애들 학원비라도… 생계형 ‘파트타임 맘’의 비애

    20년 전만 해도 중견 무역회사 총무파트에서 일했다. 하지만 이어지는 결혼·출산·육아로 잠시 직장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5년 뒤 다시 일하고 싶었지만 돌아갈 일터가 없었다. 7년이라는 경력도 소용없었다. ‘서른 살 넘은 아줌마’를 쓰겠다는 곳은 없었다. 임시직을 전전하다 2년 전 간신히 찾은 일자리가 ‘파트타임 약국 경리’다.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엉덩이 뗄 시간도 없이 꼬박 10시간을 일해도 손에 들어오는 돈은 100만원 남짓이다. 그래도 고등학생인 아들 학원비라도 보태자는 생각에 군말 없이 하고 있다는 정모(48·여·서울 도봉구 창동)씨는 6일 “대선 후보들이 여성을 우대하고 (취업에서의) 나이 제한도 없앤다고 하는데 딴 나라 얘기 같다.”고 털어놓았다. “애 키우는 엄마들은 파트타임 일자리도 구하기 힘들다.”는 고백이다. 생계형 ‘파트타임 맘’이 급증하고 있다. 한국노동연구원과 통계청에 따르면 파트타임 기혼 여성 근로자 수는 2002년 8월 42만 4000명에서 올 3월 94만 3000명으로 2.2배 늘었다. 40대 이상 중·고령 기혼 여성들은 더 빠른 속도로 불어났다. 같은 기간 23만 5000명에서 75만 8000명으로 10년 사이 3.2배나 늘었다. 일자리의 질은 더 악화됐다. 이 기간 기혼 여성들의 저임금 근로 비중은 40.2%에서 58.1%로 늘었다. 연령이 높아질수록 저임금 비중은 더 커졌다. 올 3월 기준으로 20대 여성(25~29세)의 저임금 파트타임 비중은 37.2%인 반면 60세 이상은 81.4%다. 정성미 노동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배우자의 소득이 불안정해져 2차 소득자 역할을 해야 하는 여성이 많이 늘어났지만 이미 육아·출산 등으로 경력이 단절돼 (이들 여성의) 노동 가치가 시장에서 매우 낮게 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노동연구원이 지난 3월 파트타임 기혼 여성을 대상으로 취업 사유를 조사한 결과 ‘당장 수입이 필요해서’(39.5%)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대부분 생계형이라는 얘기다. ‘근무시간 조절 가능’ 등 시간제 근로의 취지에 충실한 응답은 6.9%에 불과했다. 푼돈 벌이라도 아쉽다는 응답은 나이가 많을수록 더 강하게 나타났다. 25~29세는 19%에 그쳤고, 40~44세는 23.8%, 50~54세 45.3%, 60세 이상 57.6%였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선택 2012 민심탐방-내게 대선은 [ ]다] (6)새내기 유권자에게 듣다

    [선택 2012 민심탐방-내게 대선은 [ ]다] (6)새내기 유권자에게 듣다

    첫 투표는 설렘입니다. 올해 만 19세가 돼 당당히 투표권을 행사하게 된 새내기 유권자들은 대통령을 내 손으로 선택할 수 있다는 생각에 가슴 한편이 뿌듯해집니다. 정말 제대로 뽑고 싶습니다. 하지만 어느 후보가 나와 나라에 보탬이 될지 막연하기만 합니다. 공약들을 살펴봐도 정작 내 고민을 해결해 줄 만한 후보는 눈에 쉽게 띄지 않는 것 같습니다. 고교 학창시절의 긴 터널을 지나 이제 막 캠퍼스 생활에 적응하기 시작한 만 19세 유권자 3명에게 그들만의 생생한 고민과 대선 후보들에게 바라는 점들을 들어봤습니다. 새내기 유권자들은 이번 대선을 ‘희망고문’으로 정의했다. ‘희망고문’이란 애매한 태도를 보여 상대방이 희망을 갖도록 해 포기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을 뜻한다. 이들에게 정치와 선거는 그런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고려대학교 정경학부 김도유(여),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임동민, 숙명여자대학교 아동복지학과 강윤서(여)씨는 대선을 40여일 남긴 6일 “후보들의 공약을 보면 전부 ‘장밋빛’인데, 내 한 표로 세상이 달라질 수 있을까라는 막연한 기대가 물거품이 될까 두렵다.”며 기대 섞인 우려를 내비쳤다. ●새내기들은 정치에 무관심하다? 20대 젊은 층은 정치에 무관심하다고 얘기하는 일부 기성 세대들이 있다. 실제로 새내기들에게 정치는 먼나라 얘기인 경우가 많은 듯하다. 김씨는 “어떤 친구들은 ‘문재인이 누구야’라고 묻기도 한다.”면서 “정치적 의사를 표현하거나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투표하는 날만 ‘주인’ 대접을 받는 게 아니냐는 반문도 따랐다. 강씨도 “일상생활에서 정치가 화두는 안 된다.”고 전했다. 하지만 정치 무관심에 대해 결이 다른 해석도 있었다. 이념적 양극화로 인해 탈정치화가 심화됐다는 것이다. 임씨는 “새내기들 간에 이념 양극화가 아주 심하다.”면서 “이념 성향이 다르다 보니, 친구들 간에 정치를 주제로는 대화가 안 통해 정치 얘기를 안 하게 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좌우 양극단에 있는 인터넷사이트들이 노무현·김대중 전 대통령은 ‘빨갱이’로, 박정희는 ‘히틀러’로 희화화시키는 경우가 많은데, 거기에 영향을 받는 친구들이 많다.”고 귀띔했다. 최근 정치권의 화두인 투표시간 연장이 논란이 되는 것에는 대부분 고개를 갸우뚱했다. 휴일에 쉴 수 없는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투표를 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반응들이었다. 임씨는 “학교에 일용직이나 식당 아줌마들이 주말과 쉬는 날에도 아침 6시에 출근해서 저녁 6시까지 일을 한다.”면서 “헌법에 보장된 권리인데 왜 투표를 못한다는 건가.”라고 비판했다. 김씨도 “투표참여율이 저조하면 정당성이 결여된다고 생각한다.”고 동조했다. 강씨도 비슷한 생각이었다. ●그들만의 고민은… 강요받는 진로 새내기들만의 고민은 뭘까. 이들은 캠퍼스에만 들어오면 자유를 만끽할 수 있다는 생각에 부푼 마음으로 대학 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김씨는 “대학은 선진적인 학문을 공부할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했는데, 학교에서 필수로 들으라고 하는 과목은 시시하다.”면서 “대학생다운 공부를 하기가 힘들다. 학점을 위해, 과제가 적고 출석체크도 잘 안 하는 ‘꿀교양’만 찾아듣는다.”고 말했다. 임씨는 “새내기들 간에도 보이지 않는 경쟁이 치열하고, 취업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있다.”고 말했다. 강씨 역시 “대학 가면 자유롭기만 할 줄 알았는데, 책임감 있게 행동하지 않으면 낙오자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들의 현실적인 고민은 진로 문제였다. 어른들에 의해 강요받는 진로 문제 때문에 꿈을 갖기도 힘들고, 오직 입시와 취업 준비만 해야 하는 처지라고 이들은 하소연했다. 임씨는 “선배들이나 어른들이 항상 앞으로 뭐할 거냐고 물어서, 관심이 별로 없는데도 변호사 할 거라는 말을 달고 산다.”고 했다. 김씨는 “학교 공부가 진로를 위해 어떤 도움이 되는지 잘 모르겠다. 비싼 등록금을 내고 졸업장을 사는 것 같아 회의가 든다.”며 한숨을 쉬었다. 강씨는 전공에 대한 회의감이 친구들 사이에 만연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입시 위주 교육으로 점수 맞춰서 온 학생들이 대부분이고, 전과 신청을 심각하게 고민하지만 취업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냥 다니는 친구들이 많다.”고 토로했다. 이들은 대선 후보들이 이런 문제에 대해 진정으로 공감해주길 바라고 있었다. 임씨는 “정치인들이 ‘요즘 애들 문제의식이 없다’든가 ‘열심히 노력을 안 한다’면서 혼내는 느낌이 많다.”면서 “안철수 후보가 청소년들에게 인기를 얻은 이유는 나를 괴롭히는 게 아니라 내 얘기를 듣고 토닥거려주는 느낌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고무줄 잣대’ 입시제도는 불만 고무줄 같은 입시제도에 대한 불만은 공통적이었다. 입학사정관제의 혜택을 받은 임씨는 강남에서 입학사정관제 토론강사 생활을 하고 있다. 그는 “토론대회에서 대상을 받은 경험 때문에 입학사정관제로 입학했다.”면서 “수능이 아닌 학교생활을 바탕으로 평가하는 입학사정관제가 또 다른 사교육을 조장한다.”고 털어놨다. 입학사정관제에도 빈부격차의 문제점이 투영되는 현실을 바로잡을 수 있는 공약들을 후보들이 제시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전했다. 김씨 역시 “입학사정관제는 주관적으로 점수 매기는 것”이라면서 “스펙을 쌓을 수 있는 여건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특목고 학생들에게 유리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강씨는 “입학사정관제보다는 논술의 객관적인 기준이 좀더 명확했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안교육을 통해 입시 위주의 교육을 점진적으로 바꿀 수 있는 공약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몰래 숨어 주먹밥 먹는 서울대 청소 노동자

    몰래 숨어 주먹밥 먹는 서울대 청소 노동자

    “새벽에 나와 아침도 못 먹고 청소를 하다 보면 점심 때 배가 고파서 견딜 수가 없어요. 근데 우리 같은 청소아줌마는 밥 먹을 곳도, 쉴 곳도 없어요. 빈 강의실에 숨어 앞치마 깔아 놓고 주먹밥이라도 먹다가 학생들이 들어오면 마치 도둑질하다 들킨 것 같고….”(서울대 용역 청소원 A씨) ●서울대 청소·경비원 200명 조사 최근 서울대 대학원생들이 교수 등에게 당하는 성희롱과 인권침해가 도마에 오른 가운데 서울대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청소원과 경비원들도 심각한 저임금과 열악한 노동환경에 시달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관악노동인권네트워크와 서울대 총학생회는 6일 토론회를 열고 청소원 115명과 경비원 85명을 대상으로 벌인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대 청소원의 평균 임금은 115만원이었고 경비원은 136만원이었다. 한 달 식비로 대개 1만 7000원을 받고 있으며 계약기간은 1년 이내였다. 근로계약서 작성 비율도 청소원은 33.0%, 경비원은 34.1%에 불과했다. 5인 이상 사업장에서 서면으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으면 근로기준법 위반이다. 경비원 B씨는 “학교나 용역업체와 1년 계약을 하는데 회사 측의 눈에 잘 들면 6개월, 잘못 들면 3개월 단위로 계약하게 된다.”면서 “실제로 불만스러운 사람에게는 대놓고 연말에 ‘조치’(계약해지)를 하겠다며 겁을 준다.”고 말했다. ●3명 중 2명은 “근로계약서 없다” 설문에 응한 청소원 중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답한 비율은 19.1%(22명)였다. “상사나 동료에게 폭언·폭행을 당한 적이 있다.”는 8.7%(10명), “부당한 징계를 받은 적이 있다.”는 7.0%(8명)였다. 3명은 학생이나 교수 등으로부터 멸시나 조롱을 받았다고 했다. 청소원 C씨는 “아무런 이유 없이 해고를 통보해 업체 사장에게 항의했더니 욕설을 퍼부으며 뜨거운 커피를 끼얹었다.”고 밝혔다. ●음담패설 등 성폭력 피해도 16% 성폭력 피해를 당했다는 응답도 16.5%(19명)나 됐다. 성적으로 모독하는 별명·호칭의 사용(3건), 신체나 외모에 대한 모욕이나 음담패설(3건), 성적인 접촉(2건), 강제로 신체접촉을 요구하는 행동(2건) 등도 있었다. 남우근 관악주민연대 공동대표는 “다른 대학은 많아야 3~4개 용역업체에서 간접고용을 하고 있는데 서울대는 22개 업체로 유독 많다.”면서 “간접고용은 필연적으로 중간착취, 인권차별 등의 문제를 수반할 수밖에 없어 서울대는 직접고용 등 대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이에 대해 “교내 청소원·경비원은 한정된 국가예산을 바탕으로 정부 조달청 용역계약을 통해 고용된 사람들”이라면서 “그들의 노동환경에 학교가 개입할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명희진기자 mhj46@seoul.co.kr
  • [깔깔깔]

    ●걱정 마러~ 날마다 부부 싸움을 하며 사는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있었다. 어느 날 할아버지가 “마누라! 내가 죽으면 관 뚜껑을 열고 흙을 파고 나와 당신을 괴롭힐 거야. 단단히 각오하고 있으라고.”라고 말한 뒤 며칠이 지나 할아버지는 돌아가셨다. 그렇게 장사를 지내고 돌아온 할머니는 동네 사람들을 불러 잔치를 베풀고 신나게 놀았다. 그것을 지켜보던 옆집 아줌마가 할머니에게 걱정이 되는 듯 물었다. “할머니 걱정이 안 되세요? 할아버지가 관 뚜껑을 열고 흙을 파고 와서 괴롭힌다고 하셨잖아요?” 그러자 할머니가 웃으며 하는 말. “걱정 마러~ 그럴 줄 알고 내가 관을 뒤집어서 묻었어. 아마 지금쯤 땅 밑으로 계속 파고 있을 거야~호호호!”
  • 용산, 7900여 가구 독거노인 안부 확인 야쿠르트 아줌마 33명 표창

    용산구는 ‘독거어르신 안부 확인사업’을 통해 홀몸 어르신들의 눈과 귀로 활동해온 ‘야쿠르트 아줌마’ 33명에게 24일 표창장을 수여했다. 구는 한국야쿠르트와 손잡고 지역 내 65세 이상 홀몸 어르신 7900여 가구 중 기초생활수급자로 등록된 1100여 가구에 야쿠르트를 제공하고 있다. 배달원들은 매일 야쿠르트를 배달하며 어르신들의 건강 상태를 체크하고 문제가 있을 때는 동 주민센터 등에 알려 즉시 조치가 이뤄지도록 하고 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깔깔깔]

    ●착각과 진실 2 ▶그녀의 얘기 그가 날 따라온다. 오늘도 역시 같은 버스를 타겠지? 후후~ 버스가 왔다. 내가 먼저 탔다. 그가 곧 뒤따라 탔다. 마침 빈자리가 두 개가 있었다. 오늘 그는 내 옆에 앉게 될지도 모른다. 가슴이 두근거린다. ▶그의 얘기 그 여자가 자꾸 뒤를 힐끔거린다. 안 그래도 머리 아파 죽겠는데 자꾸 화나게 한다. 여자만 아니면 하긴 여자라고 보기도 그렇다. 버스가 왔다. 그런데 여자가 새치기를 해 먼저 타려고 발광을 한다. 역시 생긴 거답게 아줌마 근성을 보인다. 정말이지 정떨어진다. 앗! 자리가 한개 남았다. 근데 그 여자 옆이다. 죽기보다 싫었지만 피곤해서 어쩔 수 없었다.
  • 檢, 프로포폴 판매·투약 혐의 간호조무사 등 3명 구속영장

    검찰이 속칭 ‘우유주사’로 불리는 수면유도제 프로포폴을 불법 유통한 판매자와 투약자에 대해 대대적인 수사에 나섰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박성진)는 10일 의료기관에서 프로포폴을 불법으로 빼돌려 유통·투약한 혐의로 일명 ‘주사아줌마’로 불려온 간호조무사 출신 A씨와 피부과 의원 사무장, 여성 투약자 등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의 이번 조사 대상은 이들을 포함해 프로포폴 앰풀을 판매한 전직 의사, 병원 관계자, 이를 상습투약한 유흥업소 종사자 등 10여명이다. 이들은 주로 강남 일대 모텔이나 오피스텔 등지에서 은밀히 만나 프로포폴을 판매·투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프로포폴을 찾는 사람들이 주로 유흥업소에 종사하는 20~30대 여성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프로포폴을 투약하면 머리카락과 소변 등을 통해 체내 잔류 성분 검출이 가능하지만, 아직 시약을 통한 검증법은 없다.”고 설명했다. 최지숙기자 truth173@seoul.co.kr
  • “기회 주는 꿈의 언어” “한글 몰라도 한류파”

    “기회 주는 꿈의 언어” “한글 몰라도 한류파”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외국인 수가 140만명을 넘어섰다. 세계 속으로 퍼지는 한류의 속도와 기세가 어느 때보다 빠르고 거세다. 한글을 공식 표기문자로 도입한 인도네시아 소수민족 찌아찌아족의 예를 굳이 꺼내 들지 않더라도 외국인이 한글을 접할 기회는 자연스레 많아졌다. 566돌 한글날을 맞아 한국에 사는 외국인의 눈에 비친 한글의 의미를 되짚어 봤다. ●세바라 24시간 한국어공부 “한국말을 배우면 제 꿈을 이룰 수 있어요.” 우즈베키스탄인 세바라(24·여)는 늘 한글 교재를 끼고 산다. 그에게 한글은 꿈을 이루는 데 반드시 갖춰야 할 준비물이다. 24시간 영어회화나 토익 책을 끼고 사는 우리 대학생들의 모습이 묘하게 오버랩된다. 세바라의 일과는 한국어 공부로 촘촘하게 짜여 있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서울온드림다문화가족교육센터에서 일주일에 두 번, 세 시간씩 한국어를 배운다. 비슷한 또래의 다문화가정 주부들과 한국어로 육아·타향살이·드라마 등 다양한 얘기를 나누는 모습은 영락없는 ‘한국 아줌마’다. 고급반에서 체계적으로 배우고 쉼 없이 대화하다 보니 한국어가 쑥쑥 늘었다. 대화에 불편함이 없고 경제위기·입사추천·배려·존경 등 외국인에겐 어려운 단어들도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틈 나는 대로 TV를 보며 대사를 따라하는 것도 공부다. 아직도 어려운 건 반말이다. 세바라는 “학교에서는 선생님들께서 항상 ‘어른말’을 쓰신다.”면서 “그러다 보니 우리는 친구들끼리도 서로 할머니 대하듯 말한다.”고 웃었다. 세바라는 “지금보다 한국어를 더 유창하게 해서 꼭 한국사람과 같이 일하고 싶다.”고 수줍게 말했다. 그는 드라마 ‘가을동화’를 보며 동경하던 한국을 좀 더 알고 싶어 현지 대학 한국경제학과에 진학했다. 경제가 전공이지만 한글 공부에 더 매진했다. 대학교 2학년이던 2008년엔 한국국제협력단(KOICA) 프로그램을 통해 아주대에서 3개월간 유학했다. 1년 전부터 그의 주소는 서울 관악구 봉천동 ○○번지다. 과 동기인 산자르(24)와 결혼하고서 GS건설에 입사한 산자르를 따라 한국에 왔다. 세바라는 “한류 열풍이 불어닥친 우즈베키스탄에서는 한국어 능력이 엄청난 경쟁력”이라고 귀띔했다. 교류도 활발해 우즈베키스탄에 지사를 파견하는 기업도 늘고 있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어를 잘하면 취업 기회도 많고 연봉도 잘 받는다.”면서 “한국 기업에 취직해 한국에 사는 게 꿈인데 혹시 안 되더라도 우즈베키스탄의 한국지사에서 근무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금 세바라에게 한국어는 희망이고, 기회다. ●마이클 “언어공부는 선택일 뿐” “한국어를 잘 못하지만, 한국을 사랑해요. 언어공부는 필수가 아닌 ‘선택’이잖아요.” 마익흘은 올해로 한국생활 5년차인 미국인이다. 본명인 마이클 아론손(29)을 한국식으로 부른 ‘마익흘’로 자신을 소개할 만큼 한국사랑이 남다르다. 그는 서울 지하철송·김밥송·김연아송 등 한국을 주제로 한 뮤직비디오 280여편을 유튜브에 올린 ‘UCC스타’로도 유명하다. 미국뉴욕대(NYU)에서 동아시아 지역학을 전공하던 그는 2005년 연세대학교 교환학생으로 한 학기를 서울에서 보내면서 한국에 푹 빠졌다. 묘한 매력에 2008년 한국으로 다시 돌아와 강남 대형 영어학원에서 연구원으로 근무 중이다. 인디밴드 ‘델리스파이스’와 ‘브로콜리너마저’를 좋아해 인디뮤지션 뮤직비디오 감독을 꿈꾸지만 그는 한국말을 못한다. 대화는 대충 알아듣지만 한국어를 쓰는 일은 거의 없다. 어순이 다르고 발음도 어려운 한국말을 배울 필요성을 못 느꼈단다. 직장에서도, 일상생활에서도 자발적으로 영어를 쓰려 하는 한국인들을 상대하기 때문에 한국어를 쓸 일도 별로 없다. 2년 전 마익흘은 자신의 홈페이지(www.timetorocktheworld.com)에 ‘Hangul Rap’(한글랩)’이란 제목의 뮤직비디오를 올렸다. 4분간 속사포처럼 이어지는 영어랩 가사를 보면 외국인에게 한글이 어떻게 다가오는지 엿볼 수 있다. ‘알파벳이 겨우 24개? 와우! 서점에서 책보고 혼자 배울 만큼 쉬워. 세종대왕이 만든 한글은 쉽고 논리적인 표음문자야. 하지만 정확하게 발음하는 건 참 어려워. 카메라(CAMERA), 아트(ART)처럼 ‘A’는 ‘ㅏ’인데 핫(HOT)은 ‘O’인데도 ‘ㅏ’로 읽혀. 서울(SEOUL), 버스(BUS), 컴퓨터(COMPUTER)는 다 ‘ㅓ’ 발음인데 스펠링은 다 달라. ‘ㅂ’은 ‘B’도 되고 ‘P’도 되고, ‘ㄲ·ㄸ·ㅃ’ 같은 건 어떻게 읽어야 할지 헷갈려.’ 사실 마익흘은 한국어 관련 질문에는 예민했다. 한국어를 배우지 않는 자신에 대해 한국사람들이 색안경을 끼고 보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그는 “한국어를 안 써도 생활하는 데 전혀 불편함이 없다.”면서 “말을 배우는 것도, 배우지 않는 것도 모두 개인의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글 사진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8일 TV 하이라이트]

    ●우리말 겨루기(KBS1 밤 7시 30분) 올해로 566돌 한글날을 맞이하여 우리글, 우리말에 대한 참 의미를 되새기고 바른 말을 살펴볼 기회를 가져본다. 비속어 사용 등 언어파괴의 한 가운데서 바른 말길을 찾고 이를 실천하는데 앞장서온 ‘우리말 동아리’ 학생들이 함께한다.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에 있는 내용으로 우리말과 맞춤법, 사자성어 등을 다양하게 조명해 본다. ●울랄라 부부(KBS2 밤 9시 55분) 정신이 돌아온 여옥과 수남은 본인들의 처지에 기가 막힌다. 원래대로 돌아가기 위해 스님을 찾아가고 별의별 쇼를 다 해 보지만 쉽지 않다. 어쩔 수 없이 서로의 역할을 바꾸어 생활하게 되는 두 사람. 집에서 살림만 하던 여옥은 호텔로, 호텔리어 수남은 그렇게 한심해 마지않던 대한민국 아줌마가 되어 버리고 만다. ●마의(MBC 밤 10시 25분) 광현과 영달은 왈패들과 명환의 수하 강정두로부터 도망친다. 그러던 중 광현은 영달이 계집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한편 효종은 소현세자의 죽음에 관한 내용을 보고받은 뒤 도준의 무고함을 널리 밝히고, 그 가문의 모든 것을 신원하여 회복할 것을 명한다. 이 소식을 들은 석구는 12년 전 자신이 본 살인사건의 진실을 증언하려 한다. ●월화드라마 신의(SBS 밤 9시 55분) 필사의 함정에 빠지게 된 최영을 살리기 위해 다급해진 은수는 덕흥군(박윤재)과 계약을 한다. 그 소식을 들은 최영은 분노하며 달려와 은수에게 자기 옆에 있어주면 안 되는지 묻는다. 공민왕은 최영에게 궁을 탈취할 작전을 명하고, 덕흥은 기철과 손을 잡고 현고촌을 기습할 계획을 세운다. ●세계테마기행(EBS 밤 8시 50분) 11월의 세렝게티 초원에 우기가 시작되면 중부 지역에는 끝없는 초원이 펼쳐진다. 그리고 누, 얼룩말, 가젤처럼 무리 지어 사는 초식동물들이 신선한 풀을 찾아 이곳으로 몰려온다. 지상에서 가장 큰 대형 무리들이 몰려드는 이때가 사자나 치타, 표범, 검은등자칼 같은 포식자들에게는 천국이나 다름없는데…. ●경찰 25시(OBS 밤 11시 5분) 늦은 밤, 부천 경찰서 지능팀에 한 여자의 신고가 접수됐다. 피해자는 다름 아닌 성매매를 하는 성노동자. 빌린 돈을 다 갚았음에도 불구하고, 돈이 다 변제되지 않았다며 계속되는 성매매 독촉에 지쳐 신고했다고 털어놓았다. 불법 대부업을 하는 것도 모자라, 성매매 알선까지 하고 있는 업자들. 과연 돈과 성매매의 악의 고리를 끊을 수 있을까.
  • 美아줌마 호통에 혼비백산 달아난 거대 흑곰

    美아줌마 호통에 혼비백산 달아난 거대 흑곰

    커다란 흑곰을 쫓아버린 미국 아줌마의 모습을 담은 동영상이 인터넷상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달 28일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는 ‘곰이 니산토를 만났다.’(The Bear Meets Nishanto)라는 제목의 동영상이 올라와 현재 180만 명이 넘는 네티즌이 감상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3일(현지시각) 영국 일간지 메트로에도 소개된 이 영상은 한 아마추어 카메라맨이 자신의 정원에 나타난 흑곰 한 마리를 촬영한 것이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촬영자가 집 앞 정원에 나타난 커다란 곰을 촬영하고 있는데 곰이 집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더니 천천히 계단을 오르기 시작한다. 그러자 촬영자가 “니산토, 곰이 여기 있어!”라고 소리친다. 곰은 소리가 난 곳을 쳐다보더니 잠시 주춤하지만 이내 계단을 오르려 한다. 만약 집 안에 사람이 있다면 사고가 일어날 수 있는 위기의 순간이다. 그런데 집에서 니산토로 보이는 한 중년 여성이 나오더니 곰을 향해 “지금 당장 내려가! 안돼! 안돼! 안돼! 내려가!”라고 호통을 치며 내쫓는다. 그러자 곰은 놀랍게도 뒷걸음질을 치며 계단을 다시 내려가더니 재빨리 달아나는 모습을 보였다. 이 영상은 불과 1분 5초라는 짧은 시간을 촬영한 것이지만 네티즌들은 곰을 쫓아낸 여성에 대해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네티즌은 “그녀는 참을(bear의 동사적 의미) 수 없었을 것”이라며 언어 유희적으로 말하며 즐거워 했고, 또 다른 이는 “나 역시 그녀의 목소리에 겁먹었을 것이다. 화난 엄마의 목소리였다.”면서도 “니산토가 그 곰에 맞서는 용기를 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사진=유튜브 캡처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사랑의 김장 나누기’ 봉사단 모집

    한국야쿠르트가 ‘2012 사랑의 김장 나누기’ 행사에 참여할 시민 봉사단을 모집한다. 한국야쿠르트와 서울시가 공동 주최하는 이번 행사에는 365명의 시민 봉사단과 야쿠르트 아줌마 등 2300명이 11월 15일 서울광장에 모여 오후 1시부터 4시까지 140t의 김치를 담가 소외 이웃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김장 나누기 행사 참여는 다음 달 31일까지 행사 공식 사이트(www.gimjang.kr)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별도의 참가비는 없으며 모든 봉사자와 학생들에게는 봉사 확인서가 발급된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길을 품은 우리 동네] 민주로 옆 주먹밥카페 ‘오월’

    [길을 품은 우리 동네] 민주로 옆 주먹밥카페 ‘오월’

    1980년 5월의 광주 정신은 ‘주먹밥’으로 상징된다. 계엄군의 총에 맞서는 시민군들을 보다 못한 몸뻬 아줌마들이 나와서 거리에 큰 솥단지를 내걸고 주먹밥을 지어 시민군들을 먹였다. 길거리에서 몽짜 부리기 일쑤던 왈패들도, 배운 것 없는 불학무식의 무지렁이들도 총을 들었고, 황금동에서 몸 파는 여인네들은 피를 뽑아 시민군들에게 급히 수혈했다. 당시 신문과 방송은 광주를 ‘폭도들의 무법천지’로 연일 보도했다. 하지만 시민군이 도심을 장악했던 일주일 동안 은행이 털리지도 않았고, 살인사건도, 도난 사건도 없었다. 훗날 역사학자들은 광주를 혁명 공동체인 ‘코뮌’으로 표현하기도 했고, ‘대동세상’으로 칭하기도 했다. 지난 7월 민주로 곁에 만들어진 찻집 ‘오월’(민주로 110)이 더욱 각별한 이유다. ‘주먹밥 카페’를 표방한 이곳은 마을기업이다. 말 그대로 주먹밥을 팔고 커피, 음료 등을 판다. 찻집 내부를 보니 탁자 예닐곱개가 놓여 있고, 32년 전 당시의 사진 두어장이 걸려 있다. 겨우 한 달 남짓 됐음을 감안해도 약간 휑하다. 이현옥 대표는 “사실 1980년 광주에 대해서는 잘 몰라요. 그래도 우리 마을에 망월동묘지가 있고, 거기를 찾아오는 사람들이 있으니 이런 카페를 만드는 것도 좋겠다 싶어 일단 마을 사람들 6명이서 뜻을 모아 만들었어요.”라며 수줍어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현재 우리 마을은 농사일 등에 치여 자원봉사자 구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인데, 이 주먹밥 카페가 마을 사람들이 자주 모여서 얼굴을 맞댈 수 있는 사랑방이 됐으면 좋겠고, 잘돼서 수익이라도 나면 경로당과 마을 아이들을 위해 쓸 수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엄숙하게 혹은 핏대 세우며 광주를 부르짖지 않은 채 이처럼 광주의 공동체 정신을 고스란히 구현해 내기도 쉽지 않을 성싶다. 송광운 북구청장은 “사회적 기업으로서 ‘오월’의 취지에 공감하고 있는 만큼 북구 차원의 가능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생각”이라면서 “5·18민주묘지를 찾는 분들이 편안하게 쉬면서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기억과 또 다른 차원에서 광주 정신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고 보니 민주로로 들어서는 초입에 있는 식당인 축협한우프라자(민주로 64)도 근처 한우 축산농가들이 모여서 만든 곳이다. 경쟁보다는 존중과 배려를, 개인의 생존보다는 민주의 가치를 먼저 여겼던 광주 정신의 맹아가 이렇듯 밥 한 덩이, 고기 한 점에도 고스란히 담겨 있다. 글 사진 광주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차가운 잠/이근화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차가운 잠/이근화

    차가운 잠/이근화 꿈속에서 세차게 따귀를 얻어맞았다 새벽이 통째로 흔들렸고 흔들린 새벽의 공기를 되돌려놓기 위해 전화벨이 울렸다 나의 눈은 동그란 벽시계에 나의 눈의 병상의 엄마에게 긴 복도를 따라 걷지만 복도와 두 눈을 맞출 수는 없다. 일주일 사이 꽃이 졌다 여기저기 팡팡 사진이 터지고 맘껏 담배 연기를 품었는데 나는 왜 빠져나가지 않나 고장 난 시계를 어떻게 할까 혈관을 따라 울리는 피의 음악을 또 어떻게 할까 오래전에 떨어진 머리카락이나 살비듬 같은 것을 내가 옷처럼 편안하게 입고 있는데 거울 속에는 키 큰 사람과 키 작은 사람이 있고 할머니도 아줌마도 아이도 아닌 엄마가 희마하게 손을 뻗는다
  • [6일 TV 하이라이트]

    ●현장르포 동행(KBS1 밤 11시 40분) 어려운 가정 환경에 높기만 한 현실의 벽에 가려 아득하게 느껴지는 아이들의 꿈. 그 꿈을 응원하기 위해 청소년 캠프 ‘아름다운 동행’을 마련했다. 자연이 살아 숨 쉬는 캠핑장에서의 2박 3일 동고동락, 그리고 꿈과 용기를 심어 줄 멘토와의 만남. 아이들의 웃음과 눈물이 함께하는 순도 100% 10대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의뢰인 K(KBS2 밤 8시 50분) 평소 살림꾼으로 소문난 전계주씨는 동네 주부들과 친목계를 만들었다. 처음에는 불과 몇천 원짜리 소규모 계였지만 시간이 갈수록 규모와 액수는 더 커졌다. 게다가 계원들은 전씨의 남편이 제2금융권 이사장으로 있다는 말에 그녀를 더욱 믿고 따랐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전씨는 계원들에게 곗돈 지급을 차일피일 미루게 된다. ●고향을 부탁해(MBC 오후 6시 50분) 살아 있는 전통 가옥 박물관 전남 함평군 모평 마을. 길게는 수백 년 세월을 살아온 전통 가옥이 즐비한 파평 윤씨 집성촌이다. 이곳에 현대를 살아가지만 전통과 유교 사상을 그대로 간직한 채 조선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옛 가옥을 대대손손 보존하고, 예의를 중요시하며 여전히 남녀가 유별한 남녀칠세 부동석의 마을인데….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SBS 밤 8시 50분) 밤마다 으스스한 소리가 울려 퍼진다는 강원도 춘천의 한 농가. 의문의 소리와 함께 도깨비불 같은 빛이 보인다는 제보에 찾아간 제작진 앞에 나타난 검은 그림자의 정체는 다름 아닌 이희월 할머니였다. 그런데 새벽 3시 30분까지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우며 쉴 새 없이 징을 치는 할머니에게는 나름의 사연이 있었다. ●다문화 휴먼다큐 가족(EBS 밤 12시 5분) 베트남에서 온 투짱은 윤화씨와 7년 전 결혼했다. 이들은 전남 장성의 한 마을에서 금쪽같은 딸, 아들과 시어머니, 둘째 동서네, 그리고 같은 베트남 사람인 막내 동서네와 이웃해 살고 있다. 그는 한국 아줌마 못지않은 생활력으로 가정을 꾸려 가며, 동네에서 소문 난 짠순이로 최씨 집안 살림을 휘어잡는 어엿한 맏며느리다. ●올리브(OBS 밤 11시 5분) 한때 돼지 사료를 먹었을 만큼 살찌기 위해 안 해 본 것이 없다는 개그맨 한민관. 하루에 초코바 한 박스 먹기, 버터에 밥 비벼 먹기 등 온갖 노력을 다해 봤다는 그는 여전히 살이 안 찐다. 그래서 그는 상상도 못할 음식까지 먹어 봤다고 밝혔다. 과연 출연진 모두가 발칵 뒤집힐 만한 음식은 무엇일까. 이 프로그램은 방송사 사정에 따라 바뀔 수도 있습니다. KBS 02-781-1800 MBC 02-780-0015 SBS 02-2113-3190 OBS 032-670-5000 EBS 02-526-2000 서울신문STV 02-777-6466
  • [누드 브리핑] ‘춘희의 봄·바람 소통’ 펴낸 박춘희 송파구청장

    [누드 브리핑] ‘춘희의 봄·바람 소통’ 펴낸 박춘희 송파구청장

    한때는 분식집 아줌마였다. 그러다 38살의 나이에 사법시험에 도전했다가 10년간 고시촌에 갇혔다. 49살. 대한민국 사법 역사상 여성 최고령 합격자라는 타이틀과 함께 변호사가 됐고, 이어 송파구청장에 당선, 2년간 구정을 이끌어 왔다. 이런 소설 같은 역전의 인생을 살아온 박춘희 송파구청장은 30일 “이 모든 변화의 원천은 소통”이라며 “소통이 없으면 개인도 조직도 아무런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없다.”고 말했다. 박 구청장이 최근 펴낸 책 ‘춘희의 봄·바람 소통’(북퀘스트 펴냄)은 그의 이런 철학을 담은 소통 개론서다. 여기에는 외로운 자신 스스로와 소통해야 했던 고시생 시절부터 70만 구민들과 소통해야 하는 구청장 생활까지를 지나 오며 몸으로 배우고 느낀 소통의 힘과 조건, 방법에 대한 얘기들이 담겨 있다. 직접 경험하고 느낀 것으로 옮겼기에 자료 수집은 어렵지 않았지만 업무 틈틈이 시간을 내느라 집필은 반 년 정도가 걸렸다. 박 구청장은 “취임 직후 직원들은 제가 화를 내지 않으니까 무슨 꿍꿍이가 있는 게 아닐까 하며 오히려 어색해하고 불안해했다.”며 “직원들과 소통하려면 이런 ‘마음의 계급’부터 없애야겠다고 생각했다.”고 2년 전을 회고했다. 이후 박 구청장은 주민들은 물론 직원들과 ‘오후의 수다’, ‘석촌호수 데이트’, ‘릴레이 독서’ 같은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격의 없는 소통의 창을 열어 두고 있다. 책 제목에 쓰인 ‘봄·바람’이란 구절은 봄에 부는 따듯한 바람과 ‘보다, 바라다’의 의미를 함께 가진 중의적 표현이다. ‘참된 소통이란 상대방이 무엇을 바라는가를 제대로 보는 것에서 시작한다.’는 의미에서 그렇게 지었다고 한다. 책에는 2년 구정 경험에서 나온 다양한 사례들이 인용돼 있어 읽는 흥미를 더한다. 또 각 장마다 유명 학자, CEO, 컨설턴트 등의 소통에 대한 명언들을 담았다. 나풀거리는 가을 단풍잎을 생각나게 하는 발랄한 표지 사진도 인상 깊다. 추천사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썼다. 박 시장은 “이 책은 소통의 중요성은 물론이고 실질적인 소통의 방법을 알려 준다는 점에서 저에게도 많은 도움을 줬다.”며 “봄, 바람, 소통의 성공 법칙을 이보다 짧고 명쾌하게 표현하기는 힘들지 않을까.”라고 했다. 한편 출판기념회은 이날 오후 송파구 올림픽파크텔 올리피아홀에서 열렸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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