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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맨도롱 또똣 김희정, 이성재에 분노 “사람을 이런 식으로… 구경 잘하고 간다” 무슨 일?

    맨도롱 또똣 김희정, 이성재에 분노 “사람을 이런 식으로… 구경 잘하고 간다” 무슨 일?

    맨도롱 또똣 김희정, 이성재 정체 알았다 “구경 잘하고 간다” 배신감에 분노 ‘맨도롱 또똣 김희정’ ‘맨도롱 또똣’ 김희정이 이성재의 정체를 알게됐다. 지난 4일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맨도롱 또똣’(극본 홍정은 홍미란, 연출 박홍균 김희원)에서 김해실(김희정)은 송정근(이성재)이 리조트 사장임을 알게됐다. 이날 방송에서 김해실은 해녀 학교 수업에 나오지 않은 송정근에게 “물질 왜 안 배우러 왔냐”고 물었다. 이에 송정근은 “나는 아줌마 보러가는 건데 아줌마가 나 안보고 싶어 한다고 해서 안 간 거다”라며 “나 안 보고 싶었냐”고 되물었다. 이에 김해실은 “빠지지 말고 오라”며 송정근에 대한 마음을 표현했고, 송정근 역시 김해실을 향한 마음을 적극적으로 표현하기로 결심하며 리조트 파티 파트너로 김해실을 초대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러나 파티 포토월 행사로 리조트에 오게 된 김해실은 송정근이 리조트 사장임을 알게 됐다. 이어 김해실은 리조트 직원으로부터 해녀복과 장비를 들고 아이들이나 외국인과 함께 포토월에서 사진을 찍어달라는 황당한 요구를 받았다. 김해실은 송정근에게 “당신이 사장이었냐. 우리를 여기로 부른 것도 당신이냐. 사람을 이런 식으로 파티로 초대한다. 구경 잘하고 간다”며 자신이 느낀 배신감을 드러냈다. 한편, 드라마 ‘맨도롱 또똣’은 아름다운 섬 제주도에서 레스토랑 ‘맨도롱 또똣’을 꾸려 나가는 청춘 남녀의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다. 매주 수, 목요일 방송. 사진=MBC 맨도롱 또똣 방송캡처(맨도롱 또똣 김희정)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맨도롱 또똣 김희정, 이성재 오해…애정전선에 ‘빨간불’

    맨도롱 또똣 김희정, 이성재 오해…애정전선에 ‘빨간불’

    맨도롱 또똣 김희정, 이성재 오해…애정전선에 ‘빨간불’ ‘맨도롱 또똣 김희정’ 맨도롱 또똣의 김희정 이성재 커플이 화제다. 지난 4일 방송된 MBC ‘맨도롱 또똣’에서 김해실(김희정)은 송정근(이성재)이 리조트 사장임을 알게 됐다. 이날 방송에서 김해실은 해녀 학교 수업에 나오지 않는 송정근에게 “물질 왜 안 배우러 왔냐”고 물었다. 이에 송정근은 “나는 아줌마 보러 가는 건데 아줌마가 나 안 보고 싶어 한다고 해서 안 간 거다”라면서 “나 안 보고 싶었냐”고 되물었다. 이에 김해실은 “빠지지 말고 오라”며 마음을 드러냈고, 송정근 역시 김해실을 향한 마음을 적극적으로 표현하기로 결심, 리조트 파티 파트너로 김해실을 초대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러나 파티 포토월 행사로 리조트에 오게 된 김해실은 송정근이 리조트 사장임을 알게 됐다. 김해실은 해녀복과 장비를 들고 아이들이나 외국인과 함께 포토월에서 사진을 찍어달라는 리조트 직원의 황당한 요구를 받은 상태였다. 김해실은 송정근에게 “당신이 사장이었냐. 우리를 여기로 부른 것도 당신이냐. 사람을 이런 식으로 파티에 초대하냐. 구경 잘하고 간다”며 배신감을 전했다. 한편, 드라마 ‘맨도롱 또똣’은 아름다운 섬 제주도에서 레스토랑 ‘맨도롱 또똣’을 꾸려 나가는 청춘 남녀의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로 매주 수, 목요일 방송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맨도롱 또똣 김희정, 이성재 오해…애정전선 ‘휘청’

    맨도롱 또똣 김희정, 이성재 오해…애정전선 ‘휘청’

    맨도롱 또똣 김희정, 이성재 오해…애정전선 ‘휘청’ ‘맨도롱 또똣 김희정’ 맨도롱 또똣의 김희정 이성재 커플이 화제다. 지난 4일 방송된 MBC ‘맨도롱 또똣’에서 김해실(김희정)은 송정근(이성재)이 리조트 사장임을 알게 됐다. 이날 방송에서 김해실은 해녀 학교 수업에 나오지 않는 송정근에게 “물질 왜 안 배우러 왔냐”고 물었다. 이에 송정근은 “나는 아줌마 보러 가는 건데 아줌마가 나 안 보고 싶어 한다고 해서 안 간 거다”라면서 “나 안 보고 싶었냐”고 되물었다. 이에 김해실은 “빠지지 말고 오라”며 마음을 드러냈고, 송정근 역시 김해실을 향한 마음을 적극적으로 표현하기로 결심, 리조트 파티 파트너로 김해실을 초대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러나 파티 포토월 행사로 리조트에 오게 된 김해실은 송정근이 리조트 사장임을 알게 됐다. 김해실은 해녀복과 장비를 들고 아이들이나 외국인과 함께 포토월에서 사진을 찍어달라는 리조트 직원의 황당한 요구를 받은 상태였다. 김해실은 송정근에게 “당신이 사장이었냐. 우리를 여기로 부른 것도 당신이냐. 사람을 이런 식으로 파티에 초대하냐. 구경 잘하고 간다”며 배신감을 전했다. 한편, 드라마 ‘맨도롱 또똣’은 아름다운 섬 제주도에서 레스토랑 ‘맨도롱 또똣’을 꾸려 나가는 청춘 남녀의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로 매주 수, 목요일 방송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맨도롱 또똣 김희정, 이성재 오해…애정전선 ‘휘청’

    맨도롱 또똣 김희정, 이성재 오해…애정전선 ‘휘청’

    맨도롱 또똣 김희정, 이성재 오해…애정전선 ‘휘청’ ‘맨도롱 또똣 김희정’ 맨도롱 또똣의 김희정 이성재 커플이 화제다. 지난 4일 방송된 MBC ‘맨도롱 또똣’에서 김해실(김희정)은 송정근(이성재)이 리조트 사장임을 알게 됐다. 이날 방송에서 김해실은 해녀 학교 수업에 나오지 않는 송정근에게 “물질 왜 안 배우러 왔냐”고 물었다. 이에 송정근은 “나는 아줌마 보러 가는 건데 아줌마가 나 안 보고 싶어 한다고 해서 안 간 거다”라면서 “나 안 보고 싶었냐”고 되물었다. 이에 김해실은 “빠지지 말고 오라”며 마음을 드러냈고, 송정근 역시 김해실을 향한 마음을 적극적으로 표현하기로 결심, 리조트 파티 파트너로 김해실을 초대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러나 파티 포토월 행사로 리조트에 오게 된 김해실은 송정근이 리조트 사장임을 알게 됐다. 김해실은 해녀복과 장비를 들고 아이들이나 외국인과 함께 포토월에서 사진을 찍어달라는 리조트 직원의 황당한 요구를 받은 상태였다. 김해실은 송정근에게 “당신이 사장이었냐. 우리를 여기로 부른 것도 당신이냐. 사람을 이런 식으로 파티에 초대하냐. 구경 잘하고 간다”며 배신감을 전했다. 한편, 드라마 ‘맨도롱 또똣’은 아름다운 섬 제주도에서 레스토랑 ‘맨도롱 또똣’을 꾸려 나가는 청춘 남녀의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로 매주 수, 목요일 방송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독박(讀博) 육아일기] (10) 나는 아이를 키우고 아이는 나를 키운다

    [독박(讀博) 육아일기] (10) 나는 아이를 키우고 아이는 나를 키운다

    ‘독박 육아’라는 말은 친정이나 시댁 등 보조 양육자가 없이 대부분의 시간을 엄마 혼자서 아이를 키우는 것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엄마들 사이에서 흔히 쓰이는 은어로, 육아의 책임을 ‘혼자 뒤집어 썼다’는 뜻이지요. 아무런 도움 없이 나홀로 육아를 하다 보니 세상 보는 눈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그래서 초보엄마의 눈으로 세상을 더 넓게 읽게 됐다는 뜻에서 ‘독박(讀博) 육아’라고 제목을 지었습니다.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몰라주는 육아맘들의 세계를 저의 경험을 통해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허백윤 기자는 2008년 8월 서울신문사에 입사해 2009년 2월부터 정치부 국회 출입기자로 민주당과 새누리당을 취재했습니다. 2013년 5월부터 온라인뉴스부에서 일하던 중 2013년 12월부터 출산휴가·육아휴직으로 15개월을 보내고 3월 11일 복귀했습니다. 피곤에 찌든 얼굴, 앞머리가 숭숭 빠져 휑한 이마, 아무렇게나 질끈 묶은 헝클어진 머리. 목이 다 늘어난 면티셔츠와 무릎이 툭 튀어나온 파자마. 쳐진 가슴과 뱃살, 그 밖의 곳곳에 삐져나온 살들….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이 지금도 낯설다. 애초에 외모에 별 자신감이 없었지만 그래도 아가씨 땐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육아가 경험해 보지 않고는 상상할 수 없는 극한 상황이라는 걸 내 얼굴과 몸도 말해주는 듯 하다. 한숨을 쉬고 다시 거울을 본다. 초라한 몰골이지만 왠지 좋아보일 때가 있어 흠칫 놀란다. 육아는 정말 힘들다. 가끔씩 어디론가 혼자 숨어버리고만 싶었다. 그럴 거면 왜 애를 낳아서 키우느냐고? 나를 움직이는 힘이 분명히 있기 때문이다. 하루에도 몇 번씩 짜증과 우울, 부담감, 두려움, 불안, 피로 등 온갖 감정에 시달리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을 금방 추스르게 되는 ‘무언가’가 있다. 비록 내 몸은 1년 만에 폭삭 망가져 버렸지만, 아이를 키우는 지금이 내 인생 통틀어 가장 소중하고 값진 시간이라고 믿게 된다. 바로 아이가 나에게 주는 선물들 덕분이다. ●아기와 만난 순간, 사랑에 빠졌다 사랑에 빠져본 경험이 있다면 누구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가슴 아픈 짝사랑을 할 지라도 행복하다. 사랑하는 사람과 연애를 하게 된다면 세상은 더욱 아름다워진다. 또 사랑에 빠진 사람의 얼굴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아기가 찾아오면서부터 나는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사랑에 푹 빠져버렸다. 출산한 지 닷새쯤 됐을 때 처음 알게 됐다. 물론 아기를 뱃 속에 품고 있을 때에도 꿀렁꿀렁 움직이는 느낌에 엄청난 안정감과 행복감을 느끼기도 했지만 그것과는 조금 달랐다. 조리원 식사 시간에 흑미밥이 나왔다. 쌀밥 사이사이 까만 쌀이 박혀 있었는데 가운데에 있던 쌀알 두 개와 눈이 마주쳤다. 방금 전까지 안고 있었던 내 아기의 까만 눈동자 같았다. 권정생 선생의 동화 ‘강아지 똥’처럼 눈만 새까만 아기 얼굴 같았다. 밥그릇을 한참 동안 빤히 들여다 봤다. 내가 엄마가 됐음을, 아기를 사랑하게 됐음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아직 눈을 마주치지 못하는 신생아의 얼굴은 나를 초조하게 했다. 나를 언제 바라봐 줄까, 내가 엄마인 걸 알고는 있을까, 내 목소리를 기억하고 있을까, 나를 사랑하게 될까. 사춘기 시절 짝사랑은 비교도 안 되게 조급했다. 육아 카페에 ‘신생아 눈맞춤’을 수없이 검색했다. 아기에게 모유를 먹이려고 살이 갈라지고 피가 나는 고통을 참았다. ‘악’ 소리가 났지만 젖을 물고서 나를 바라보는 아기의 눈동자에 아픔이 사라져 버렸다. 오물오물하는 입을 보며 ‘내 새끼’라는 말이 나도 모르게, 저절로 입에 붙었다. 왜 남에게 욕을 할 때 ‘새끼’라는 단어를 쓰게 됐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이유식을 처음 먹이던 날, 고작 쌀을 갈아 물에 끓여주는 미음이었지만 그토록 땀을 흘리며 간절한 마음으로 요리를 한 적은 없었다. 첫 숟가락을 입에 넣어줄 때, 그 어떤 시험을 치를 때보다 긴장됐다. 내가 지은 밥을 먹으려고 새끼새처럼 입을 벌리는 모습을 보면 내 모든 걸 다 내어주고 싶도록 예쁘다. 단지 밥 한 숟가락인데 나의 전부를 받아주는 듯한 뿌듯함마저 든다. 아기가 웃기 시작하면서부터 구애는 더 활발해졌다. 어떻게 하면 한 번이라도 더 웃을까, 간지럽혀도 보고 노래하고 춤도 춰보고, 수시로 장난감도 쥐어줬다. 주말 나들이로 공원에 갔을 때 매점에서 바람개비가 달린 풍선을 샀다. 초등학생 때 소풍에 가서도 “쓸 데 없다”며 밥주걱 같은 기념품 하나 사지 않았던 나다. 바람개비 한번 보여주려고 4000원짜리 작은 풍선을 사서 아기에게 가는 길이 연인에게 이벤트를 해주러 가는 것 마냥 설렜다. 엄마들이 요괴워치나 터닝메카드 등 품절된 장난감을 구하기 위해 전국을 수소문하는 장면이 더 이상 극성스러워 보이지가 않는다. 내 아기가 더즐거워 한다면 뽀로로 장난감을 종류별로 사다 놓고 싶은 욕심이다. 아기가 처음 뒤집고, 기고 서고 걷는, 모든 발달과정에서 주는 신비로움은 인간이란 존재 자체를 경이롭게 보도록 만들었다. 누가 보여준 것도 가르쳐준 것도 아닌데 어쩜 시기에 맞춰 정확히 움직이는지. 대학 시절 책으로 배웠던 인간의 발달과정, 아기의 행동 특성들이 정확히 재현되고 있어 놀랍다. 모든 아이들이 사랑스러워 보이고 소중하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 우리를 키워낸 엄마들 모두가 존경스럽기만 하다. 요즘은 아기가 말을 하기 시작해 진짜 연애를 하는 기분이다. “엄마” “아빠”를 불러주고 “사랑해”라는 말에 목을 꽉 잡고 있는 힘껏 끌어안아준다. 검지 손가락으로 자기 볼을 꾸욱 누르며 “이쁜 짓”을 하기도 하고 “빠~” 소리를 내며 뽀뽀도 해준다. 함께하는 시간이 즐겁고 감격스럽다. 아기가 조금만 천천히 자라주면 좋겠다. 이 행복이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도록 말이다. ●”아기 웃음, 엄마에게는 ‘자연 마약’과 같아” 가끔은 ‘조울증에 걸린 건 아닌가’ 걱정이 되기도 했다. 행복함을 주체할 수 없을 것 같아서였다. 도대체 극도로 힘들다고 느끼면서 나는 왜 행복한 것인가 궁금했다. 다행히(?) 엄마(주 양육자)와 아이의 관계에서 나오는 행복감에 대한 연구 결과가 있다. 미국 베일러 의과대학 인간 신경영상 연구실은 지난 2008년 자신이 낳은 아기가 웃는 모습을 본 여성에게서 뇌의 도파민계 보상중추가 자극되는 현상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생후 5~10개월 된 첫 아기를 가진 여성 28명에게 아기의 웃는 얼굴 사진을 보여주고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로 뇌를 관찰한 결과, 쾌락과 행복에 관련된 감정을 느끼게 해주는 도파민과 연관이 있는 부위가 활성화됐다고 한다. 주로 마약 중독 관련 실험에서 활성화되는 부위들이란다. 그러나 ‘내 아기’가 아닌 다른 아기의 웃는 얼굴 사진은 그 보다 반응하는 정도가 적었다는 결과다. 비슷한 맥락으로 미국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의대 루시 브라운 교수 연구팀은 사랑하는 연인의 사진을 보여주는 방식의 실험을 했다. 그 결과 “강렬하고 정열적인 사랑은 마약을 복용했을 때와 동일한 뇌 영역에서 반응이 일어난다”고 밝혀낸 바 있다. 아이의 웃음을 ‘마약’이라는 단어와 빗대려니 적절하진 않아 보이지만 그만큼 엄마에게 깊은 행복과 큰 기쁨을 주는 건 분명한 것 같다. 정신과 전문의로 ‘엄마만 느끼는 육아감정’의 저자인 정우열 원장은 “아이와의 친밀감과 유대감으로 인해 엄마도 유아기적 의존 욕구가 충족되면서 서로 더 끈끈해지고 행복한 감정을 느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기가 온전히 엄마에게만 의지하는 것과 동시에 엄마도 아기에게 의지를 하며 서로의 의존 욕구를 충족해 나간다는 것이다. 또 아기를 통해 엄마의 인정욕구가 채워지는 측면도 있다고 한다. 엄마들이 아이의 웃음을 통해 얻는 행복함이 에너지를 유발하게 되고 계속해서 그것을 갈망하는 일종의 ‘중독’ 효과도 나온다는 설명이다. 그렇게 잠을 못 자고 밥도 제대로 못 먹었으면서도 요즘 신생아를 보면 왜 그렇게 예쁜지. 우울해서 견딜 수 없다고 난리를 치던 때도 있었는데 “그래도 육아는 정말 행복한 경험이야”라고 말하고 있는 나다. 출산을 할 때 몸이 두 동강 나는 듯한 아픔을 겪었으면서도 아기가 태어나는 그 순간 고통이 사라지는 것과 비슷한 걸까. 이래서 엄마들이 앓는 소리를 하면서도 둘째, 셋째를 계속 낳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이 사랑에 취해 사는 시간들이 조금 더 오래도록 지속되기만을 바란다. 또 한 편으로는, 이기적이고 철 없던 내가 아이를 키우며 한 단계씩 성숙해지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가끔 친구들에게 농담을 섞어 “새로운 자아를 발견하고 싶거나 인내심을 기르고 싶다면, 한 마디로 ‘도(道)’를 닦고 싶으면 아이를 낳아라”고 말한다. 육아를 하다 보면 거의 득도(得道)의 경지에 오르겠다는 생각이다. 우울함에 빠졌을 때 하루종일 앉아 지난 날 나의 모습을 반성했다. 심지어 “몇 년 전 그 사람에게 왜 그런 말을 했을까”, “왜 그렇게 바보 같은 행동을 해서 오해를 샀을까” 하는 생각이 마구 떠올랐다. 나는 어떤 사람이었는지, 어린시절 어떤 일들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는지, 아이를 통해 나를 발견하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정우열 원장은 이를 두고 “육아는 육아 당사자의 인격을 성장시키고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아이를 낳아보면 어른이 된다”는 말이 그냥 나온 말이 아니라고 실감했다. 엄마라는 존재 하나만 믿고 이 세상에 태어난 어린 생명을 먹이고 재우고 살지우는 일을 하다보니 진짜 책임감이 뭔지 알기 시작했다. 남들에게 뒤쳐질까봐 전전긍긍하며, 아홉을 가졌어도 부족한 하나를 아쉬워하며 열등감에 찌들었던 나였다. 그런데 엄마가 되고 나니 여유가 생겼다. 예쁜 아기가 있으니 웬만해선 남 부러울 게 없었다.(친정엄마가 옆에서 도와주는 사람 말고는 딱히 부러울 일이 없었다.) 아기가 잠든 사이 마시는 커피 한 잔에도 감사할 줄 알게 됐다. 아기띠에 안겨서 내 가슴팍 사이에 얼굴을 파묻고 잠든 아기의 따뜻한 체온에 ‘눈물나게 행복함’을 느낀다. 화려하게 남들에게 돋보이며 사는 게 행복이 아니라 내가 사랑하는 가족들과 웃고 있는 순간이 진짜 행복이라는 걸 생각하게 됐다. ●진짜 육아는 아이가 나를 키우는 것 일에도 더 활력을 느낀다. 나의 욕심 만을 일해서 일하던 때와 마음가짐부터 다르다. 내 아이가 자랑스러워 할 수 있는 엄마가 되고 싶다. 그러려면 내가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고 의미있는 성과를 내야 한다. 무엇보다 바르게 행동하는 사람이 돼야겠다 다짐한다. 용기도 얻었다.직업이 기자면서도 소심하고 쭈뼛거리던 성격이어서 취재할 때 어려움도 있었다. 지금은 아이 얼굴을 생각하니 어떤 어려운 일도 다 해낼 수 있을 것 같다. 아이를 지키는 일이라면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다. 괜히 아줌마들의 목소리가 커지는 게 아니었다. 그동안 육아에 대한 어려움만 토로했더니 “그럴 거면 애를 왜 낳았냐”거나 “그렇게 힘들다면 절대로 아이를 낳지 않겠다”는 등의 극단적인 반응도 있어 충격을 받았다. 여기에 대해 단호하게 반박을 할 겸, 그리고 되도록 아이를 낳아 키우는 경험을 해보는 게 좋겠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 나의 감정, 내가 아기에게 받은 선물들을 적어봤다. 살면서 누군가를 이렇게 사랑해보는 경험, 또 누군가 나만 바라보고 나에게만 의지하며 사랑해 주는 시기가 또 있을까 싶다. 아이의 손을 잡고 다니는 시간도 겨우 10년 안팎에 그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 나는 가장 빛나는 시기를 보내고 있다고 여겨진다. 무척이나 고되지만, 인생에 있어서 이렇게 큰 행복감을 느낄 기회는 흔치 않을 것 같다. 비록 머리털은 빠지고 뱃살은 쳐져버렸지만, 아이는 나를 더욱 멋진 사람으로 만들어주고 있다. 내가 아이를 키우는 동시에 아이도 나를 키우고 있다. 스스로가 한층 풍요로워짐을 매일 느낀다. 그리고 이 감정을, 이 경험을 나는 더 많은 사람들이 느꼈으면 좋겠다. 거창하게 국가를 위해서라거나 경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무작정 아이를 낳아야 하는 게 아니라, 이렇게 귀한 경험을 할 기회를 가져보는 측면에서 출산과 육아를 권장하고 싶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나와 같은 행복한 감정을 갖고 서로를 대한다면, 길에서 부딪히는 사람들이 각자 머릿 속에 아이 얼굴을 떠올리며 기쁨을 느끼고 있다면 얼마나 좋은 세상이 될까 상상해 본다. 그런데 내가 느꼈던 사랑의 감정, 성장하는 기회들이 단순히 아이를 낳았다고 해서, 부모라고 해서 생기는 건 아니라고 한다. 주 양육자이거나 아이와 오랜 시간 함께하거나 돈독한 애착 관계를 형성했을 때 비로소 이 ‘사랑의 묘약’을 맛볼 수 있다고 한다. 남편도 아직은 이 맛을 제대로 모르는 듯 하다. 아이와 오랜 시간 함께해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사회가 돼야 나만큼의 행복을 느낄 것 같다. ‘진짜 육아’에 취해 보는 경험의 기회를 더 많이 제공하는 사회, 아이의 행복 말고는 다른 것을 더 고민할 필요가 없는 사회를 간절히 꿈꿔본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이 기사의 관련기사 (1)나홀로 육아 1년…외로움을 말한다 (2)엄마들은 왜 ‘토토가’를 보고 울었나 (3)엄마가 될수록…엄마만 필요했다 (4)세월호 참사가 초보 엄마에게 가르쳐준 것들 (5)내 아기가 타고났기 바라는 한 가지 (6)CCTV 단다고 걱정 사라질까 (7)“아기 왜 없어?”묻지 못하는 이유 (8)모유, 엄마의 눈물을 아기는 먹고 자란다 (9)잘하는 것도 없이 모두에게 미안한 삶
  • 삼시세끼 이서진, “박신혜 음식점 아줌마로 보인다” 대체 왜? 알고보니 ‘폭소’

    삼시세끼 이서진, “박신혜 음식점 아줌마로 보인다” 대체 왜? 알고보니 ‘폭소’

    삼시세끼 이서진, “박신혜 음식점 아줌마로 보인다” 대체 왜? 알고보니 ‘폭소’ ‘삼시세끼 이서진’ ‘삼시세끼’ 이서진이 배우 박신혜의 야무진 모습에 반했다. 22일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삼시세끼 정선편2’에는 박신혜가 깜짝 게스트로 정선을 찾아 이서진·옥택연·김광규와 함께 유기농 라이프를 즐겼다. 이날 방송에서 박신혜는 “부모님이 양대창집을 운영한다”면서 출연진들과 스태프들이 모두 먹을 양대창을 직접 준비해왔다. 이어 박신혜는 ‘양대창집 딸’ 답게 능숙한 자세로 양대창을 직접 구워줬다. 박신혜가 석쇠 사이로 고기가 빠지지 않도록 각지게 자르자, 이서진은 “나 자꾸 신혜가 음식점 아줌마로 보여”라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이후 박신혜는 양손으로 주걱을 든 채 볶음밥까지 능숙하게 만들어 내 감탄을 자아냈다. 이에 이서진은 박신혜에게 “너 고정해라. 최지우랑 같이 방 하나 써라. 최지우는 지금 쉬고 있다더라”고 말해 훈훈함을 더했다. 사진=tvN 삼시세끼 방송캡처(삼시세끼 이서진)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삼시세끼 이서진, “박신혜 음식점 아줌마로 보여” 솔직한 입담

    삼시세끼 이서진, “박신혜 음식점 아줌마로 보여” 솔직한 입담

    22일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삼시세끼 정선편2’에는 박신혜가 깜짝 게스트로 정선을 찾아 이서진·옥택연·김광규와 함께 유기농 라이프를 즐겼다. 이날 방소에서 박신혜는 “부모님이 양대창집을 운영한다”면서 출연진들과 스태프들이 모두 먹을 양대창을 직접 준비해왔다. 박신혜가 석쇠 사이로 고기가 빠지지 않도록 각지게 자르자, 이서진은 “나 자꾸 신혜가 음식점 아줌마로 보여”라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뉴스팀 seoulen@seoul.co.kr
  • 삼시세끼 이서진, 박신혜 야무진 솜씨에 “음식점 아줌마로 보인다” 돌직구

    삼시세끼 이서진, 박신혜 야무진 솜씨에 “음식점 아줌마로 보인다” 돌직구

    22일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삼시세끼 정선편2’에는 박신혜가 깜짝 게스트로 정선을 찾아 이서진·옥택연·김광규와 함께 유기농 라이프를 즐겼다. 이날 방송에서 박신혜는 “부모님이 양대창집을 운영한다”면서 출연진들과 스태프들이 모두 먹을 양대창을 직접 준비해왔다. 이어 박신혜가 석쇠 사이로 고기가 빠지지 않도록 각지게 자르자, 이서진은 “나 자꾸 신혜가 음식점 아줌마로 보여”라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뉴스팀 seoulen@seoul.co.kr
  • 삼시세끼 이서진, “신혜 아줌마로 보여” 야무진 모습 봤더니

    삼시세끼 이서진, “신혜 아줌마로 보여” 야무진 모습 봤더니

    22일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삼시세끼 정선편2’에는 박신혜가 깜짝 게스트로 정선을 찾아 이서진·옥택연·김광규와 함께 유기농 라이프를 즐겼다. 이날 박신혜는 “부모님이 양대창집을 운영한다”면서 출연진들과 스태프들이 모두 먹을 양대창을 직접 준비해왔다. 박신혜가 석쇠 사이로 고기가 빠지지 않도록 각지게 자르자, 이서진은 “나 자꾸 신혜가 음식점 아줌마로 보여”라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뉴스팀 seoulen@seoul.co.kr
  • 삼시세끼 이서진, “박신혜 음식점 아줌마로 보인다” 깜짝발언

    삼시세끼 이서진, “박신혜 음식점 아줌마로 보인다” 깜짝발언

    22일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삼시세끼 정선편2’에는 박신혜가 깜짝 게스트로 정선을 찾아 이서진·옥택연·김광규와 함께 유기농 라이프를 즐겼다. 이날 방소에서 박신혜는 “부모님이 양대창집을 운영한다”면서 출연진들과 스태프들이 모두 먹을 양대창을 직접 준비해왔다. 이어 박신혜는 ‘양대창집 딸’ 답게 능숙한 자세로 양대창을 직접 구워줬다. 박신혜가 석쇠 사이로 고기가 빠지지 않도록 각지게 자르자, 이서진은 “나 자꾸 신혜가 음식점 아줌마로 보여”라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뉴스팀 seoulen@seoul.co.kr
  • [女 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가 산다] 임신은 생산성 하락이다, 눈칫밥이다… D의 공포

    [女 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가 산다] 임신은 생산성 하락이다, 눈칫밥이다… D의 공포

    기업과 여직원에게 임신·출산은 의미가 다르다. 기업은 ‘노동력 상실과 생산성 하락’이 먼저 떠오른다. 여직원은 ‘축복과 눈치 사이’에서 줄을 탄다. 온 나라가 출산을 권장하지만 직장 여성이 임신해서 아이를 낳고 기르는 과정에는 ‘보이지 않는 갈등’이 존재한다. 여성 직원의 임신이 부담스런 기업, 이런 사내 분위기가 불편한 여직원, 이를 넘어서기 위해 ‘임신 직원 대하기 지침서’를 만들어 전 직원을 교육하는 외국계 기업도 있다. ■기업이 여직원의 임신을 말합니다 “여직원이 애 낳고 키운 뒤 직장에 돌아와 보면 후배가 상사가 돼 있습니다. 호봉도 처집니다. 회사 입장에서도 (휴직 여직원을 대신해) 다른 동료들이 일을 떠맡으니 생산성이 떨어지고, 그렇다고 새로 뽑자니 비용이 들어 손해보는 장사입니다.” 국내 대기업 임원이 털어놓은 말이다. 현행법에 따르면 임신한 근로자에 대한 야간·휴일 근로 등 시간 외 근로가 금지돼 있다. 이를 지키지 않으면 부서장이 ‘날아갈’ 수도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당장 성과를 내야 하는 부서장은 마음대로 일을 시킬 수 없는 여직원을 ‘부상병’으로 취급하기 일쑤다. 한 대기업 부장은 “인원을 충원하면 육아휴직 등으로 자리를 비운 여직원이 복귀하기 힘들기 때문에 계약직을 뽑는 것도 무리”라고 털어놨다. 이런 상태로 출산휴가 3개월에 육아휴직 1년까지 총 15개월을 빈자리로 두면 부서나 조직 입장에서 인력 운용이 쉽지 않다. 그나마 은행권은 ‘출산 문화’가 나은 편이다. 육아휴직이 보편화돼 있어 은행들이 상시적으로 휴직 인력을 예상하고 이를 반영해 인력을 운용한다. 하지만 인력이 적은 중소업체는 그럴 여유가 없다. 직원 20여명의 의료기기 업체를 운영하는 김모 사장은 “한두 사람이 몇 달 이상 빠져나가면 ‘장사 접으란’ 얘기나 마찬가지”라며 “냉정하게 들리겠지만 출산 여직원은 복직해도 (실력이) 예전만 못한 경우가 있다”고 털어놓았다. 집안일과 육아를 신경 써야 하니 상대적으로 업무에 집중하지 못해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 탓에 직장을 떠나는 여성이 계속 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4월 말 기준 15~54세 기혼 여성 956만 1000명 중 20.7%인 197만 7000명이 ‘경단녀’(경력이 단절된 여성)다. 기혼 여성 5명 중 1명꼴이다. 2013년과 비교하면 기혼 여성(971만 3000명)은 15만 2000명 줄었지만 경단녀는 오히려 2만 2000명 늘었다. 여성의 연령별 경제활동참가율도 경단녀 실태를 여실히 보여 준다. 올 3월 기준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15~19세 8.8%에서 20대 64.1%로 껑충 뛰었다가 임신과 출산 시기인 30대에 58.5%로 줄어든다. 이후 40대에 66.5%로 올랐다가 60세 이상에서 28.9%로 다시 뚝 떨어진다. 이른바 ‘M자형’ 곡선이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회사 다니는 여직원이 임신을 말합니다 경력 13년차 베테랑 홍보 담당자는 요즘 육아휴직 때문에 고민이다. 휴직 4개월 때 직장 상사가 집으로 찾아와 거절하기 힘든 부탁을 해서다. 상사는 “사람이 없어 업무가 힘든데 충원도 안 되니 두 달만 빨리 복귀하라”고 부탁했다. 그는 “회사를 그만둬야 할지 심각하게 고민 중”이라고 털어놨다. 극단적인 사례도 있다. 경기도의 한 제조업 회사에서 회계 업무를 맡았던 여직원은 임신 사실을 알렸다가 날벼락을 맞았다. 축하 인사 대신 “회사를 계속 다닐 거면 관리를 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책을 받은 것이다. 임신 중인 것을 알면서도 업무를 몰아줘 퇴근은 오후 6시에서 자연스레 8시 반이 됐다. 한 달 뒤엔 한마디 말도 없이 “대타 구해 놨다”며 사직을 강권했다. 회사 대표는 선심 쓰듯 “한 달치 월급을 해고 예고 수당으로 줄 테니 나가 달라”고 했다. 퇴직금도 차일피일 미뤄 고용노동부에 신고했지만 같이 일했던 상사는 감독관 면담 뒤 “어떤 애가 나올지 뻔하다”며 폭언을 퍼붓고 사라졌다. 재취업에 성공한 경단녀의 삶도 만만찮다. 한 대기업 경단녀 지원 프로그램으로 재취업, 언론의 주목을 받았던 여직원 역시 퇴사를 고심 중이다. 그는 “3개월가량 멘토를 붙여 주지만 복귀 여성들에 대한 배려는커녕 ‘방해만 되지 말라’는 분위기가 팽배하고 업무 교육이나 지원 프로그램이 없어 너무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더욱이 예전 경력을 인정받지 못해 직급은 낮고, 월급은 적다. 다들 ‘나이 많은 아줌마 후배’를 꺼려 기존 조직원과의 융화도 쉽지 않다. 이 회사의 1기 경단녀 30명 가운데 6명이 2년 만에 스스로 그만뒀다. “아무리 여성 상위, 알파걸 시대라고 하지만 아이가 생긴 순간부터 사회도, 직장도 마이너스 점수를 줍니다. 집에서도 회사에서도 적극 도와주는 사람은 없습니다. 모든 것을 ‘엄마 직원’이 알아서 해야 합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엄마’로도, ‘직원’으로도 제대로 인정을 못 받네요.”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임신 직원 대하기’ 매뉴얼 만든 골드만삭스 투자은행(IB) 업계에서 ‘리스크(위험)를 어루만진다’는 평가를 받는 골드만삭스. 골드만삭스에서 여성의 임신과 출산, 육아는 ‘위대한 유산’이라는 매뉴얼로 다뤄진다. 우리 사회를 이어 나갈 새로운 세대의 탄생을 소중히 하자는 의미다. 60개국, 직원 3만여명이 모인 만큼 다양성을 존중하기 위해 사례 연구도 한다. 전성민 골드만삭스 한국지점 상무는 17일 “직원들을 일방적으로 교육시키는 것이 아니라 종교도, 나이도, 성별도, 국적도 다양한 직원들이 ‘엄마 직원’에게 어떻게 말하고 행동하는 것이 좋을지 같이 생각해 보고 해마다 논의 시간을 갖는다”고 전했다. 우선 여직원이 상사에게 임신 사실을 알리면 축하 인사를 건네되, 육아휴가 등 앞으로의 계획은 언급하지 않도록 교육한다. 다른 의도로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어 곧바로 인사 담당자와 임신 직원의 멘토에게 알려 업무 강도를 조정한다. 인사부와 해당 여직원이 출산 예정일에 맞춰 근무시간을 어떻게 할 것인지, 출산휴가를 언제 얼마나 갈 것인지 등을 협의해 정한다. 통상 출산휴가는 4개월, 육아휴직은 1년 정도 간다. 출산과 육아 등으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경단녀)이 제대로 업무를 파악할 수 있는 복귀 프로그램이 정례화된 지도 오래다. 보육 과정도 직간접적으로 지원한다. 직원들이 자리마다 몇 분간 시간을 정해 놓고 이동하면서 가능한 한 많은 다른 부서 동료들을 만나 각자의 자녀나 개인정보 등을 터놓는 ‘스피드 데이팅’을 갖는다. 이 과정에서 여직원들은 학원 정보, 교육 요령, 살림 비법 등 각자의 노하우를 교환한다. 전 상무는 “전문성이 있는 여성들이 다시 돌아올 수 있게 하는 것은 장기적인 안목에서 봤을 때 회사에 큰 이득”이라며 “엄마, 기혼 여성만이 가지고 있는 시각이 꼭 필요하고 그런 의견이 더해져야 고객을 위해 더 좋은 아이디어가 나온다”고 강조했다. ‘경단녀’(출산과 육아 등으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를 다시 채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애초 경단녀가 생기지 않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얘기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엄정화 송승헌 주연 ‘미쓰 와이프’ 티저 예고편

    엄정화 송승헌 주연 ‘미쓰 와이프’ 티저 예고편

    영화 ‘미쓰 와이프’(강효진 감독, 영화사 아이비젼 제작) 티저 예고편이 공개됐다. 엄정화 송승헌이 주연을 맡은 ‘미쓰 와이프’는 잘 나가는 싱글 변호사 ‘연우’(엄정화)가 우연한 사고로 인해, 하루아침에 남편과 애 둘 딸린 아줌마로 살게 되면서 겪는 인생반전 코미디다. 이번에 공개된 예고편은 이른 아침부터 밥을 요구하는 낯선 남자와 다짜고짜 만원을 갈취하는 여학생, 무작정 떼를 쓰는 아이의 등장에 “정말 다들 누구신데, 왜 다들 밥타령이야”라고 분노하는 연우의 모습이 이야기의 궁금증을 자극한다. 영화는 꿈에 그리던 뉴욕 본사 발령을 앞둔 어느 날, 주인공 ‘연우’가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를 당한다는 설정으로, 생사의 위기에 놓인 그녀 앞에 수상한 남자 ‘이소장’(김상호)이 나타난다. 이어 그는 연우에게 한 달간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면, 다시 원래의 삶으로 돌려 보내주겠다는 제안을 한다. 단, 어느 ‘누구도 그녀의 정체를 알아차리게 해서는 안 된다’는 조건이 있다. 예고편에는 연우가 이소장의 제안을 수락한 후 벌어지는 코믹한 상황들을 보여준다. 구청 공무원인 애처가 남편 ‘성환’(송승헌), 그저 ‘밥 줘’와 ‘만원’을 외치는 아이들, 폭풍수다 동네 아줌마들 그리고 장당 350원 봉투 접기 알바를 하고 있는 자신까지 마주하면서, 그녀는 청천벽력 같은 삶의 반전에 패닉에 빠지게 된다. 영화 ‘미쓰 와이프’는 하루아침에 새로운 삶을 대신 살게 된다는 신선한 설정에 엄정화, 송승헌의 색다른 조합이 눈길을 끈다. 또 김상호와 라미란, 서신애 등 연기파 배우들이 가세해 작품의 풍성함을 더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오는 7월 개봉 예정. 사진 영상=메가박스 플러스엠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호적 확인하니 남편의 20대 女비서가 본처에…

    호적 확인하니 남편의 20대 女비서가 본처에…

    예전에 신문이나 잡지를 통해 인생상담, 고민상담이 많이 이뤄졌던 것 기억나실 겁니다. 선데이서울도 전문가 상담코너들을 여럿 운용했습니다. 그 중 대표적인 게 1972년부터 연재했던 ‘人生극장: 법률상담’ 코너였습니다. 선데이서울에 전달됐던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는’ 인생 고민과 법률가의 해법을 소개합니다. 40여년 전에 제시됐던 전문가 조언들은 현재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 비교해 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 될 것입니다.   일곱번째 이야기는 익명의 편지 덕분에 남편의 외도를 알게 된 한 여성의 이야기입니다.   ▒▒▒▒▒▒▒▒▒▒▒▒▒▒▒▒▒▒▒▒▒▒▒   [선데이서울로 보는 그때 그 시절] 59. <人生극장 법률상담 (7)> 한 호적에 입적된 두 사람의 본처…밀회현장 들키자 마음대로 해보라는 남편 (선데이서울 1972년 9월 17일)   ●부정 알려준 익명의 편지   “아줌마. 편지 왔어요.” “무슨 편지야. 내게 편지할 사람이 다 있나?” “보낸 사람의 이름이 없어요.” 노란색 서류봉투에 수신인인 그녀의 이름만 쓰여있을 뿐 발신인의 주소와 이름이 일절 없었다. 약간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녀는 봉투를 부욱 찢었다. 봉투 안에선 느닷없는 사진 5장이 쏟아져 나왔다. 그녀는 “흐윽!”하며 눈을 감았다. “여기 커피 가져왔어요.” 그녀는 비로소 눈을 떴다. 손에 쥔 사진을 다시 들여다본다. 그것은 남편이 어떤 여자와 팔짱을 끼고 호텔 같은 곳에 들어서는 모습이었다. 바닥에 흩어진 사진들을 집어 들었다. 호텔방 앞에 서 있는 모습이며 방 안에서 두 사람이 껴안고 있는 광경. 그리고 마지막엔 키스광경도 있었다. 그것도 거의 벌거벗은 모습으로. “매우 실례되는 줄 아오나 김상무의 부정을 카메라로 잡아 부인에게 보여드립니다. 날짜는 7월 20일 오후 4시에서 8시 사이. 장소는 S호텔 409호실입니다. 호텔방 안 광경은 건너편 어느 사무실에서 망원렌즈로 잡아본 것입니다. 상대방 여자는 상무님 회사의 타이피스트 미스 윤입니다. 두 사람의 불륜은 1년째 되었습니다. 1주일에 3번 이상씩 두 사람이 만나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편지는 계속된다. “…두 사람은 점심시간에도 밖에 나가 관계를 맺습니다. 5장 가운데 한 장은 금년 봄, 신촌 근처 어느 여관에 들어가는 모습입니다. 때로는 독탕을 이용하여 부부행세를 하기도 하며, 중국집에도 들어가 두어 시간씩이나 있다가 나오기도 합니다. 주말에는 인천이나 춘천에 출장을 핑계 대고 가기도 했습니다. 주인께선 가끔 주말에 출장을 잘 가셨지요? 유흥비는 주인의 판공비에서 지출되곤 했습니다. 지금 그들은 너무 깊은 관계에 빠져 있기 때문에 부인께서 하루속히 손을 쓰지 않으면 심각한 파국을 초래할 것입니다. 속히 처리하십시오.”   ●잘못 빌어놓고 밀회 계속   눈물도 나오지 않았다. C산업주식회사 판매담당 상무이사 김명준(45·가명)의 부인 박영화(41·가명)는 남편의 배신에 대한 좌절감으로 몸 둘 곳을 몰랐다. 그녀의 동창인 우정연(39·가명)이 C회사 사장의 부인. 없는 일도 만들어 찾아가고 철따라 갖은 선물공세로 접근하기 10여년. 평사원에서 계장으로, 계장에서 과장으로, 과장에서 부장으로, 그리고 부장에서 중역으로 순풍에 돛 단 듯 김상무의 출세가 순조로운 데는 자기의 힘이 컸다. 아니 애초에 김상무가 C회사에 취직할 수 있었던 것도 아내의 주선이었던 것이었다. 그러나 철저한 계산과 냉철한 이해타산, 뛰어난 두뇌를 자랑하는 박영화는 감정으로 일을 처리할 만큼 어리석지는 않았다. 우선 사진촬영의 동기부터 의심해 보았다. 익명의 고자질꾼은 남편의 가까운 사람이며, 그리고 그는 남편의 자리를 노리고 있는 회사 내의 실력 있는 위인이라고 추리해 볼 수 있었다. 일을 함부로 확대하거나 문제 삼을 수는 없다고 판단하고 이날 저녁, 퇴근한 남편에게 사진을 보이며 자숙해 달라고 간청했다. “미안하오. 입이 백개라도 변명의 여지가 없게 됐소. 내 몸조심하리다.” 남편은 순순히 모든 사실을 시인하고 잘못을 빌었다. 박영화는 한때의 바람으로 인정하고 모든 사실을 불문에 붙이기로 했다. 그로부터 2개월 뒤, 추석을 앞두고 열심히 아이들의 추석빔을 마련하던 그녀는 또다시 익명의 편지와 사진을 받았다. 그것은 남편이 타이피스트와 계속해서 밀회를 하고 있다는 사연이었다. “인간의 탈을 쓴 짐승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만약 부인께서 방관하신다면 이 사실을 공표하여 문제 삼을 것입니다.” 이번엔 용서할 수 없다고 결심한 그녀는 저녁에 들어온 남편에게 따졌다. 그러나 남편의 답변은 너무도 엄청난 것이었다.   ●남편과 그 여자는 호텔로   “어떻게 할 계획이란 말야? 흥! 일단 과거를 용서하면 간통죄 고소가 안된다는 걸 모르나? 마음대로 하라구. 우리는 사랑하고 있단 말야.” 남편은 이렇게 내뱉고 집을 나가 버렸다. 그녀는 그날 밤 남편의 뒤를 밟았다. 창경원 앞을 지나 안국동으로 해서 시청 앞을 거쳐 R호텔 앞에서 내린 남편은 전화를 걸더니 호텔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705호실에 투숙한 것을 확인한 그녀는 20여분 지나자 뒤따라 타이피스트 미스 윤이 들어가는 것을 발견했다. 30분쯤 기다린 그녀는 705호실을 노크했다. “여기까지 미행했군. 미스 윤은 이미 호적에 아내로 올라 있어. 좋을 대로 하라구.” 남편은 소리치면서 재떨이를 집어던졌다. 사태는 이미 수습할 수 없게 비관적이었다. 이튿날 구청에 가서 자신의 호적을 열람한 그녀는 의외의 사실에 놀랐다. 남편의 말대로 미스윤은 호적의 끝 부분에 어엿하게 자신과 함께 아내로 입적이 돼 있었다.   ▒▒▒▒▒▒▒▒▒▒▒▒▒▒▒▒▒▒▒▒▒▒▒   [이런 경우는] 혼인취소 청구하면 호적말소 가능   이런 경우 우리나라 학자들의 통설은 일단 신고되었으니 유효한 혼인이라고 합니다만 이를 취소할 수 있습니다. (민법 810조 및 816조 참조) 즉 김씨의 호적에 분명히 처자 모두 기재되었다고는 하나 공무원이 실수로 김·윤의 혼인신고를 호적부와 대조하지 않고 접수했다면 벌써 법률적으로 유효한 것이어서 그 공무원은 호적원부의 끝 부분에 윤을 등재하지 않을 수 없어서 김은 한 호적에 2명의 처를 거느리게 되는 모순을 낳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본처 박여인은 김·윤 사이의 혼인취소를 청구하여 호적에 기재된 윤을 말소할 수 있습니다. 또한 박여인은 이러한 관계를 원인으로 하여 이혼의 조정 및 심판을 청구하고 위자료 소송을 제기하면 이혼이 되는 동시에 응분의 위자료를 받게 됩니다. 그것으로도 분이 안 풀리면 두 사람을 간통죄로 고소해 봄직합니다. <정범석 건국대 시민법률상담소장>   정리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신문은 1960~70년대 ‘선데이서울’에 실렸던 다양한 기사들을 새로운 형태로 묶고 가공해 연재합니다. 일부는 원문 그대로, 일부는 원문을 가공해 게재합니다. ‘베이비붐’ 세대들이 어린이·청소년기를 보내던 시절, 당시의 우리 사회 모습을 현재와 비교해 보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 될 것입니다. 원문의 표현과 문체를 살리는 것을 원칙으로 하지만 일부는 오늘날에 맞게 수정합니다. 서울신문이 발간했던 ‘선데이서울’은 1968년 창간돼 1991년 종간되기까지 23년 동안 시대를 대표했던 대중오락 주간지입니다. <편집자註>
  • 엄정화 송승헌 부부가 되다, ‘미쓰 와이프’ 티저 포스터 공개

    엄정화 송승헌 부부가 되다, ‘미쓰 와이프’ 티저 포스터 공개

    엄정화 송승헌 주연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영화 ‘미쓰 와이프’의 티저 포스터가 공개됐다. ‘미쓰 와이프’는 잘 나가는 싱글 변호사 ‘연우’가 우연한 사고로 인해, 하루아침에 남편과 애 둘 딸린 아줌마로 살게 되면서 겪는 인생반전 코미디다. 꿈에 그리던 뉴욕 본사 발령을 앞둔 어느 날, ‘연우’(엄정화)는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를 당한다. 생사의 위기에 놓인 연우 앞에 나타난 수상한 남자 ‘이소장’(김상호)은 한 달간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면, 다시 원래의 삶으로 돌려 보내주겠다는 제안을 한다. 단, 누구도 그녀의 정체를 알아차리게 해서는 안 된다는 조건이다. 제안을 수락한 후 눈을 뜬 그녀에게 찾아온 것은 애 둘 딸린 아줌마로의 전쟁 같은 일상이다. 구청 공무원인 애처가 남편 ‘성환’(송승헌)과 “밥 줘”와 “만원만”을 외치는 아이들, 동네 아줌마 부대와의 폭풍수다 그리고 장당 350원 봉투 접기 알바까지, 청천벽력 같은 삶의 반전에 연우는 패닉에 빠진다. 하지만 변호사의 속성을 지닌 일상을 버릴 수 없는 연우는 돌발 행동을 이어가고, 남편 성환과 아이들은 영문도 모른 채 아내와 엄마의 변화에 당황하기 시작한다. 이번에 공개된 포스터에는 극중 부부로 첫 호흡을 맞춘 엄정화와 송승헌의 개성 넘치는 캐릭터를 확인할 수 있다. 먼저 ‘모든 것을 다 갖춘 싱글 변호사’에서 하루아침에 남편과 ‘애 둘 딸린 아줌마’로 180도 뒤바뀐 인생을 살게 된 연우 역의 2종 포스터에는 청천벽력 같은 인생반전을 맞은 엄정화의 당혹스러움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이어 송승헌의 2종 포스터는 소탈하고 코믹한 그의 새로운 모습이 시선을 잡는다. 특히 “당신... 누구세요? 와이프가 낯설다! 인생패닉”이라는 카피와 어우러진 송승헌의 표정은 작품의 유쾌함을 예상케 한다. 영화 ‘미쓰 와이프’는 하루아침에 다른 사람의 삶을 대신 살게 되는 신선한 설정과 엄정화, 송승헌의 색다른 조합이 눈길을 끈다. 또 김상호와 라미란, 서신애 등 연기파 배우들이 가세해 작품의 풍성함을 더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오는 7월 개봉 예정. 사진=메가박스 플러스엠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스타뷰] 3년 만에 돌아온 뮤지컬 ‘영웅’ 주연 정성화

    [스타뷰] 3년 만에 돌아온 뮤지컬 ‘영웅’ 주연 정성화

    “나라를 위해 싸운 이들 벌할 자 누구인가 / 과연 누가 죄인인가 벌할 자 누구인가.” 피고인석에 선 안중근이 일본의 죄목을 조목조목 따졌다. 배우 정성화(40)의 또렷한 대사는 낮고 굵은 바리톤 음색에 실려 객석 구석구석을 파고들었다. ‘영웅’ ‘십자가 앞에서’ ‘장부가’ 등 그의 힘있는 넘버가 울려퍼질 때마다 숨죽이던 관객들은 후련하다는 듯 소리를 지르고 박수를 쏟아냈다. 뮤지컬 팬들 사이에서 정성화는 ‘영웅’의 심장이다. 2009년 초연 때 안중근 역을 맡아 각종 뮤지컬 남우주연상을 휩쓴 그는 이후 연이은 재공연에도 ‘영웅’ 무대를 지켰다. 광복 70주년을 맞은 2015년, ‘영웅’의 재공연과 함께 그는 잠시 벗어뒀던 의인의 하얀 수의를 다시 입었다. ‘영웅’이 공연되고 있는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에서 그를 만났다. ‘영웅=정성화’라는 관객들의 높은 기대, 광복 70주년이라는 역사적인 시기에 대한 그의 생각을 듣고 싶었다. 막상 마주한 그의 얼굴과 말투에서는 비장함보다 편안함이 엿보였다. “광복 70주년이니 합류해야지 하는 생각은 없었어요. 그냥 ‘영웅’ 무대에 다시 올랐을 때 제가 얼마나 행복할까 하는 생각뿐이었죠. 요즘 제 머릿속에 가득한 사상이 ‘지금’이에요. 지금 즐겁고 행복한 공연을 하고 싶을 뿐입니다.” ●“개그맨 경험, 무대 위 순발력·관객과 호흡·아이디어에 도움” 정성화는 ‘영웅’의 숨은 창작자이기도 하다. 안중근 캐릭터의 모든 디테일에 그의 손길이 안 닿은 곳이 없다. 3년 만의 ‘영웅’ 공연을 준비하면서 그는 안중근에 대한 공부를 처음부터 다시 했다. 박물관을 찾아가고 관련 책들을 섭렵하며 그가 발견한 건 ‘의인 안중근’의 뒤에 감춰진 ‘인간 안중근’의 맨 얼굴이었다. “지금까지는 안중근 의사를 근엄하게만 표현했죠. 절친한 벗이었던 중국인 ‘왕웨이’가 죽고 장례를 치르는 장면에서 ‘왜 더 울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었어요.” 이번 공연에서 그가 연기하는 안중근은 호탕하게 웃고 장난도 칠 줄 알며 슬플 때는 어깨를 들썩이며 울기도 한다. 또 “안중근은 무관(武官)답게 날렵한 사람이었는데, 그런 사람은 오히려 위기 상황에서 침착하다”면서 “걸을 때 자세는 꼿꼿하게, 속도는 천천히” 다듬었다. “같은 작품, 같은 역할을 오래 할수록 배우는 진화해야 합니다. 3년 만에 ‘영웅’을 다시 하는 만큼 흩어질 수 있는 마음을 다잡았어요.” 정성화가 지금처럼 ‘믿고 보는 배우’가 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10년이 훌쩍 넘는다. 뮤지컬계에 안착하기 전, 그는 개그맨으로 고군분투했다. 서울예대 연기과 1학년이던 1994년 SBS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한 뒤 성대모사를 곧잘 하는 개그맨으로 이름을 알렸다. SBS 드라마 ‘카이스트’에서의 열연, MBC 라디오 ‘배철수의 만화열전’에서의 배꼽 잡는 성대모사는 지금도 회자된다. 18대 ‘별밤지기’로 마이크도 잡았으니 꽤 성공한 개그맨 축에 든다. 하지만 그는 “다음 스텝을 잘못 밟아 더 뻗어나가지 못하던 시절”이었다고 돌이켰다. 2004년 개그맨 김경식과 함께 출연한 연극 ‘아일랜드’를 본 설도윤 설앤컴퍼니 대표의 제안으로 뮤지컬에 도전했다. ‘아이 러브 유’라는 소극장 로맨틱 코미디 뮤지컬이었다. 배우 네 명이서 60명의 배역을 정신없이 오갔던 첫 공연, 커튼콜에서 쏟아진 뜨거운 박수가 그의 인생을 결정했다. “정말 잘했어. 넌 정말 박수받을 만해. 박수 소리가 그렇게 들렸어요.” 이후 ‘컨페션’ ‘올슉업’을 거쳐 2007년 ‘맨 오브 라만차’에서 돈키호테 역할을 거머쥐었다. 난생처음 기립박수를 받으며 대극장 주연으로 우뚝 섰다. 개그맨 시절 갈고닦은 실력은 지금의 뮤지컬배우 정성화를 있게 한 근육이요 뼈대다. 무엇보다 그는 대본과 연출에 아이디어를 쏟아내는 배우로 유명하다. “개그맨 시절에는 1주일 내내 아이디어 회의를 했어요. 매일 아이디어를 고민하던 버릇이 지금도 남아 있죠.” 이번 ‘영웅’에서도 일본군을 피하기 위해 중국인 소녀 링링과 돌연 키스하는 장면을 안중근이 아닌 링링이 먼저 다가가도록 고칠 것을 제안했다. 소녀 링링의 심경 변화를 설득력 있게 전하고 싶었단다. “무대에서 배우가 살아나려면 많이 알아야 합니다. 대본이 주어지는 대로 연기할 게 아니라 의견을 개진하면서 작품을 제 것으로 만드는 것이죠.” 무대 위에서의 순발력, 관객과의 호흡도 개그맨 시절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렇게 하면 관객이 웃는다 하는 공식이 있으니 코믹한 작품에서는 장점이 돼요. 개그맨도, 뮤지컬배우도 관객의 피드백을 받는 배우인 건 똑같아요.” 뮤지컬 스타로 당당히 자리잡았건만 아직도 그를 개그맨으로 기억하는 이들이 많다고 한다. “서울 인구로 치자면 3분의2 정도”가 그렇단다. 그래서 그는 지금도 부단히 노력한다. 연습실에 한 시간 정도는 먼저 가서 지난 연습 내용을 점검하고 몸을 푼다. “공부 잘하는 학생의 비결은 예습과 복습이잖아요. 하하. 사실은 전 노력을 멈출 수가 없습니다.” ●“60대에도 무대 서는 게 꿈… 연기의 안정감·신뢰 만들고 싶어” ‘맨 오브 라만차’의 돈키호테, ‘라카지’의 게이 아줌마 앨빈, ‘레 미제라블’의 장 발장…. 그는 한 번의 답습도 용납하지 않으며 연기 변신을 거듭해왔다. 하지만 그의 연기를 관통하는 하나의 코드가 있다. 바로 진한 ‘인간미’다. 그가 날개를 단 인물들은 환상의 세계에서 홀로 빛나기보다 현실 어딘가에 있는 듯 친근하게 다가온다. “연기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공감이에요. 배우의 심리가 연극적으로 잘 드러나면서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을 골라요.” 피부 관리도 받지 않는다는 민낯의 자연스러움, 개그맨 출신다운 친화력은 그만이 구축한 독보적인 캐릭터다. 스스로도 “유독 내 공연에는 어머니, 아버지들이 많이 오신다”고 자부한다. 뮤지컬 시장이 20~30대 여성 관객 위주로 돌아가는 가운데 그의 위치가 특별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뮤지컬 배우로서 전성기에 접어든 그는 천천히 다음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그의 장기적인 목표는 “50, 60대가 돼서도 뮤지컬 무대에 서는 것”이다. “영국 웨스트엔드에는 콤 윌킨슨(70·‘레 미제라블’ 오리지널 프로덕션의 장 발장 역) 같은 배우가 있어요. 전 할아버지가 돼서도 젊은이들이 열광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레 미제라블’이나 ‘라카지’는 죽을 때까지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50, 60대가 돼서도 노래를 잘하려면 안정적인 창법이 필요하다. 그래서 개인 연습실을 차리고 보컬 코치에게서 체계적으로 배우고 있단다. “뮤지컬 관객의 저변을 넓히려면 배우들의 연령대도 넓어야 합니다. 할아버지 배역을 진짜 할아버지가 제대로 하는 것이죠. 그런 연기의 안정감, 관객들의 신뢰… 제가 만들어 가고 싶습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주말 하이라이트]

    ■SBS 스페셜(SBS 일요일 밤 11시 10분) 캐나다의 케시 베이츠는 망막 질환 스타가르트병으로 시력을 거의 잃었다. 그녀는 사물의 형태만 뿌옇게 분간할 수 있는 정도다. 이 때문에 지난 1월 출산을 했지만 시각 장애로 사랑하는 아이의 얼굴을 볼 수 없었다. 하지만 기적은 일어났다. 특수안경이라는 최첨단 시력 보조 장치가 있었기 때문이다. 척추 손상으로 하반신이 마비돼 휠체어에 의지한 채 살아가던 브로겐에게도 외골격 로봇인 엑소 스켈레톤을 만나면서 놀라운 경험을 하고 있다. 프로그램은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는 의료과학 기술혁명이 만들어 낸 기적을 만나 본다. ■사랑의 가족 제1편(KBS1 토요일 오전 11시) 장애인의 날을 맞아 다문화 부부 장대엽·이나영 가족을 소개한다. 이제는 결혼 9년차의 한국 아줌마가 다 된 나영씨는 살림, 육아, 배 운전까지 못 하는 게 없다. 그런 그녀에게 작은 바람이 있다. 오랫동안 찾아가지 못한 친정 베트남에 가는 것이다. 이에 제작진은 가족들과 함께하는 베트남 여행을 준비한다. ■여자를 울려(MBC 토요일 밤 8시 45분) 아들을 잃은 한 여자와 재벌가 집안 사이에서 벌어지는 사랑과 갈등을 그렸다.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덕인은 시장에서 장을 보던 중 생선가게 앞에서 소매치기를 추적해 잡는 데 성공한다. 한편 여배우인 홍란은 자신보다 남편 진명을 더 살뜰히 챙기는 은수가 내내 못마땅하기만 한데….
  • [식음료 특집] 한국야쿠르트, 키 성장 기능성 인정… 어른들도 탐내요

    [식음료 특집] 한국야쿠르트, 키 성장 기능성 인정… 어른들도 탐내요

    한국야쿠르트는 지난 7일 어린이 키 성장 건강기능식품 ‘키성장솔루션 업’ 제품을 출시했다. 국내 최초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어린이 키 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기능성 인정을 받은 이 제품은 천연 한방 소재인 황기 추출물 등 복합물(이하 HT042)을 주원료로 만든 건강기능식품이다. 한국야쿠르트에 따르면 12주간 신장 하위 25% 미만인 10~15세 어린이 100명을 대상으로 인체적용 시험을 한 결과 이 제품의 주원료인 HT042를 매일 섭취한 어린이들은 비섭취군의 어린이들에 비해 17%(3.3㎜) 더 성장했다. 이런 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HT042는 국내 최초 식약처로부터 어린이 키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건강기능식품 개별 인정형 원료로 인정받았다. 한국야쿠르트는 GS홈쇼핑을 통해 이 제품을 본격적으로 판매하고 있다. 또 온라인 브이푸드몰(www.vfoodmall.com)과 롯데백화점을 통해서도 제품을 구매할 수 있고 오는 20일부터는 야쿠르트 아줌마를 통해 만날 수 있다. 이 제품의 가격은 4주분에 15만 4000원이며 용량은 1병에 80㎖다. 꾸준히 섭취하면 더욱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홈쇼핑에서는 12주 단위로 판매하고 있다. 보다 자세한 제품 설명은 ‘키성장솔루션 업’ 홈페이지(www.keysolup.co.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 [오늘의 눈] 공무원의 입/김동현 사회2부 기자

    [오늘의 눈] 공무원의 입/김동현 사회2부 기자

    어린 시절 아버지는 밥상머리에서 항상 “말조심해라”라고 말씀하셨다. 1980년대라는 시대적 상황 때문인지 공무원이셨던 아버지는 정치에 대해 말하는 것을 항상 꺼리셨다. 초등학생이던 자녀에게조차 “말 잘못하면 삼청교육대에 끌려간다”며 겁을 줄 정도였다. TV에서 뉴스를 볼 때도 마음에 들지 않는 장면이 나오면 미간을 찌푸리는 것 이외에 특별한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나중에 머리가 굵어져서 물으니 “생존의 기술”이었다고 답을 했다. 권위주의 시대를 살았던 공무원들에게 ‘입조심’은 필수였다. 서울시 담당 기자로서 만난 공무원 중 한 명은 자신이 만난 전설적인 선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 양반, 대단했지. 시청 앞에 쓰레기 하나라도 있으면 그날은 청소하는 아줌마부터 담당 과장까지 아주 욕을 한 바가지로 얻어먹었지. 보고를 하러 들어갔다가 울면서 나오는 여직원도 한두 명이 아니었어. 입은 거칠었는데 그래도 일 하나는 끝내줬지.” 빨리빨리가 강조되던 시대 공무원의 말은 효율적이고 정확한 것이 미덕이었다. 시대가 바뀌면서 공무원의 말도 바뀌고 있다. 권위주의 시절 정확함과 효율, 구설을 피해 가는 요령이 미덕이던 공무원의 입에 소통과 배려라는 새로운 키워드가 찾아왔다. 한 서울시 공무원은 “대통령도, 시장도 소통과 배려를 강조하는데 공무원이 예전처럼 권위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렇게 ‘공무원 입’이 바뀌는구나 하고 감탄할 때쯤 머리를 때리는 사건이 있었다. 지난 10일 서울시청 로비에 발달장애인 십수명이 방치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한 발달장애인은 머리를 바닥에 박았고, 다른 이는 눈물을 글썽거렸다. 서울시청 로비에서 발달장애 평생교육센터의 조기 설치를 요구하며 농성을 벌이던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들이 서울시가 아이들을 맡아 보는 어려움을 겪어 보라며 아이들을 놔두고 청사 밖으로 나가 버린 것이다. 발달장애 부모들이 강수를 두면서 시청사엔 긴장감이 높아졌다. 하지만 시의 대응은 나쁘지 않았다. 청사 관리를 맡은 부서는 불법 점거 상태에서 대화할 수 없다는 원칙을 고수하면서도 안전사고에 대비해 구급대와 의료진 등을 배치했다. 복지 담당 부서도 해결책을 마련하느라 동분서주했다. 하지만 한 공무원의 말 한마디가 이런 노력을 날려 버렸다. 남겨진 발달장애인들의 안전이 걱정된 취재진이 한 고위 공직자에게 “아이들이 사고가 날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떻게 하느냐”고 묻자 그는 “아니, 부모가 놔두고 갔는데 우리가 어떻게 합니까? 자기들이 알아서 하겠죠”라고 잘라 말했다. 부모들이 발달장애 자녀를 놔두고 갔으니 사고 책임은 그들 몫이라는 이야기다. 소통과 배려는커녕 공무원의 생존 비법인 ‘입조심’도, 문제 해결을 위한 ‘효율성’도 보이지 않는다. 그나마 그가 이번 발달장애인 농성 해결에 직접 관여하지 않았다는 것이 다행으로 여겨질 정도다. 서울시 직제표 가장 위에는 시민이 있다. 소통과 배려로 시민들을 섬기겠다는 박원순 시장의 철학이 담긴 직제표다. 하지만 현장에선 공무원의 입에서 이 철학이 얼마나 잘 이행되고 있는지 한번 고민해 봐야 할 것 같다. moses@seoul.co.kr
  • [성완종 리스트 파문] 與 “4곳 전패할 수도” 불안감… 野 ‘경제정당론’ 유지 느긋

    [성완종 리스트 파문] 與 “4곳 전패할 수도” 불안감… 野 ‘경제정당론’ 유지 느긋

    ‘성완종 리스트’ 파문이 정치권을 강타하면서 4·29 재·보궐선거 판세가 출렁이고 있다. 당초 새정치민주연합이 4곳 전패 위기감에 휩싸이면서 새누리당의 우세가 예견됐다. 하지만 ‘성완종 파문’ 이후 여야 전세가 역전되는 분위기다. 새누리당은 재보선에 악영향을 미칠까 노심초사하고 있는 반면 새정치연합은 재보선과는 연계하지 않겠다며 상대적으로 느긋하다. 최근까지 최대 3곳의 승리를 바라보던 새누리당은 ‘성완종 파문’ 이후 4곳 모두 패배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실제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서치뷰가 지난 11~12일 실시해 13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여당의 우세 지역으로 분류됐던 인천 서·강화을에서는 새정치연합이 역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상수 새누리당 후보가 43.8%로 신동근 새정치연합 후보의 46.8%에 3.0% 포인트 차로 뒤졌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인천 서·강화을의 안 후보 선거사무실에서 ‘검단·강화 경제 살림꾼 새줌마(새누리당+아줌마)’ 발대식에 참석, “이번에 또 성완종 리스트로 국정 발목 잡혀선 안 되지 않겠나.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위기다”라며 힘을 북돋았다. 새누리당은 ‘성완종 파문’이 확산 일로에 있어 재보선 최대 격전지인 서울 관악을에서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전날 김 대표가 관악을 지역을 방문했지만 성완종 파문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 공세 때문에 오히려 마이너스 효과였다는 해석도 나왔다. 김 대표는 “(성완종 파문이) 재보선에는 악재”임을 분명히 하면서 선 긋기에 주력했다. 새정치연합은 기존 ‘경제정당론’의 기조를 유지하며 이번 사태를 재보선과 연계하지 않겠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야권도 검찰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이번 사태를 재보선과 연계시키는 데 아직은 부담이 따르는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표는 이날 부산 부경대 용당캠퍼스에 위치한 청년창업지원센터를 둘러보고 “실패가 두렵지 않은 청년 창업 환경을 만들어 나가겠다”며 청년 창업가들을 격려했다. 정당 사상 첫 정책연구원 분원인 오륙도연구소 개소식에도 참석했다. 취임 초부터 강조해 온 ‘경제정당의 길’ 행보의 일환이다. 하지만 새정치연합 일각에서는 이번 기회에 ‘정권심판론’을 정면으로 제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여권 지지층 결집 우려 때문에 아직은 경제정당론을 강조하고 있지만 수사가 진행되면서 정권심판론이 자연스레 수면 위로 부상할 것으로 관측된다. 당 관계자는 “결국은 정권심판론으로 가야 되지 않겠느냐”고 조심스레 전망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데스크 시각] ‘쪽파 할머니’조차 못 보듬는 사회라니…/박홍환 사회부장

    [데스크 시각] ‘쪽파 할머니’조차 못 보듬는 사회라니…/박홍환 사회부장

    늦은 퇴근길 아파트 단지 상가 앞 벤치에는 늘 쪽파를 파는 할머니가 앉아 있었다. “쪽파 사세요, 맛있는 쪽파 사세요.” 남루한 차림도 그렇지만 시력까지 안 좋은 듯 쪽파를 바싹 눈앞까지 당겨 다듬는 모습이 안쓰러웠다. 고단한 삶이 담긴 목소리는 들릴 듯 말 듯 갈라졌고, 고개 숙인 작은 얼굴에 매달린 두꺼운 뿔테 안경은 금방이라도 바닥으로 떨어질 듯 위태롭게 보였다. 길고양이조차 사라진 새벽 1~2시까지 그 자리를 지키고 앉아 있던 할머니다. 대야 속 쪽파는 줄어들지 않았다. 지난겨울에도 할머니는 매서운 칼바람을 맞으며 한자리에서 쪽파만 매만졌다. 그대로 시간이 정지해 버린 듯 꼼짝 않고 그렇게 앉아 일년여 쪽파만 다듬었다. 쪽파 한 단에 1000원. 대야 속 쪽파를 다 팔아도 겨우 2만~3만원 될까 싶었다. 그런데도 누구 하나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저녁 준비할 시간도 아니니 쪽파 살 생각을 아예 갖지 않았을 것이다. 오히려 실성한 할머니를 만난 양 비켜가기 바빴다. 할머니도 꼭 팔아야겠다는 생각은 아닌 듯 누구 하나 붙잡지 않았다. 그 ‘쪽파 할머니’가 사라졌다. 벌써 한 달 넘게 나타나지 않는다. 몹쓸 생각이 스친다. 사고무친(四顧無親)의 절망감 속에 혹시? 손 내밀지 못했던 무신경을 이제야 자책한다. 할머니는 분명 차상위계층, 아니면 기초생활수급자였을 게다. 5000가구에 이르는 아파트 단지 속 사람들과는 다른 세상에서 살았을 게다. 어찌어찌 서울의 대형 아파트단지 벤치에 자리를 잡았는지는 모르지만 할머니가 그 외로운 벤치에서 쪽파를 팔면서 느꼈을 박탈감, 소외감을 이제야 짐작할 수 있다. 들릴 듯 말 듯 갈라진 목소리는 절망감의 표현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어디 ‘쪽파 할머니’뿐일까. 막노동 김씨 할아버지며, 상추 파는 박씨 아줌마며 우리 주변에는 숱한 가난이 널려 있다. 세상 사람들은 오늘도 무신경하게 그들의 곁을 스쳐 지나칠 뿐이다. 그 지독한 가난을 오로지 그들의 수완부족 탓으로만 돌리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어느 누구의 손길도 받아 보지 못한 각박한 현실 앞에서 그들은 절망에 빠져 모진 세상을 원망할지도 모른다. 간접고용 노동자 153만명을 포함한 비정규직 노동자 850만명, 차상위계층 400만명, 기초생활수급자 130여만명, 장애인 250만명, 독거노인 125만명, 이주노동자 100만명, 탈북민 3만명…. 가난하거나 소외된 사회적·경제적 약자들이 이렇게 넘쳐나는데도 정부는 ‘복지예산 100조원 시대’가 열렸다고 자화자찬한다. 홍준표 경남지사는 “학교는 밥 먹는 곳이 아니다”라며 급식예산을 끊었다. 한 달 5만원 남짓 받으며 염전에서 노예생활을 하던 장애인들은 구출된 뒤 적절한 조치를 받지 못해 그 지긋지긋한 염전으로 되돌아갔다고 한다. 매주 받아 보는 다산 정약용 전문가 박석무 선생의 최근 글이 유난히 눈에 쏙 들어온다. 주역의 손상익하(損上益下), 다산의 손부익빈(損富益貧)을 소개한 글이다. 부자들의 재산을 덜어서 가난한 사람들에게 보태 줘야 한다는 뜻이다. 요즘 말로 ‘부자증세’쯤으로 해석된다. 다산은 또 ‘하일대주’(夏日對酒)라는 시를 통해 경제정책 실패로 빈부 격차가 커지는 불공정, 불평등한 세상에 대해 무서운 비판을 가했다고 한다. ‘쪽파 할머니’조차 보듬지 못해서야 어찌 제대로 된 사회, 온전한 정치라고 할 수 있을 것인가. ‘21세기 자본’의 저자 토마 피케티 방식으로 계산한 우리의 불평등지수는 7.5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재화가 일부 소수에게 집중되는 사이 수많은 빈곤층은 더욱더 빈곤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 이제부터라도 성장의 과실을 나눠야만 한다.stinge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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