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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 행정] 강북구 ‘목욕봉사’

    [현장 행정] 강북구 ‘목욕봉사’

    강북구 직원들 사이에 퇴근후 ‘목욕 봉사’에 나서는 일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몸이 불편한 이웃을 깨끗하게 목욕시키면서 미처 느끼지 못했던 뿌듯함을 체험함은 물론 승진 평가의 중요한 항목을 채우는 ‘일석이조’의 기쁨이 숨어 있다. ●장애아들이 반기는 목욕 봉사 8일 강북구에 따르면 문화공보과 송용선 주임 등 남녀 직원 7명은 지난 2일 오후 7시쯤 수유1동 한빛맹아원을 찾았다. 퇴근 후에 목욕 봉사를 하러 가는 직원들이 많아 아예 조를 짰다. 원생들은 매주 공무원 아저씨, 언니들이 찾아와 몸을 씻겨 주니까 앞이 안 보여도 잘 아는 사이처럼 반갑게 맞는다. 남자 직원 4명은 목욕탕 욕조에 뜨거운 물을 받아놓고 목욕탕 주변을 청소했다. 그 사이 여직원 3명은 아이들과 대화를 나누며 한 명씩 옷을 벗겼다. 정신지체를 지닌 맹아라면 옷을 벗기는 일도 쉬운 일이 아니다. 몸에 비누칠을 하면 아이들은 미끌미끌한 감촉이 좋은지 까르르 웃는다. 자치행정과 정유진씨는 “원생 중에는 몸이 성숙한 청소년들도 있어 얼떨떨했는데, 아이들이 목욕을 좋아해 씻기면서 신이 났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이날 오후에는 지역보건과 간호사 1명과 자원봉사자 3명이 ‘이동목욕 자동차’를 타고 몸을 일으키기조차 힘든 중증 ‘와상 노인’의 집을 방문했다. 이동목욕차에는 이동식 욕조와 온수기, 목욕용품 등이 실렸다. 욕조를 방안으로 옮기고 노인을 목욕시켰다. ●목욕 봉사는 이기심 씻는 일 목욕 봉사는 지난 5월 간부들이 먼저 나서면서 확산됐다. 김현풍 구청장이 “공직이란 봉사라는 것을 몸으로 깨닫는 게 중요하다.”며 강북장애복지관에서 솔선수범을 했다. 이에 뒤질세라 6급 이상 간부들이 매주 목요일에 조를 짜서 목욕 봉사를 하자 8월부터는 7급 이하 직원들도 따랐다. 봉사활동을 다녀온 간부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보람이 있다는 말을 전하면서 직원들도 나섰다. 지금은 17개 동사무소를 포함한 전 직원 1100여명이 조별로 목욕 봉사를 한다. 강북구에서는 승진을 하려면 ‘근무평정 80점+다면평가 20점’의 평가를 받는다. 다면평가 20점 중 5점이 봉사활동 점수다. 봉사는 하루 4시간씩 5회를 해야 한다. 수해나 농촌일손돕기가 아니면 제 시간을 꼬박 채우기 쉽지 않다. 목욕 봉사는 재미있고 보람있게 4시간을 채울 수 있다.20점을 다 채우고도 목욕 봉사를 계속 하는 직원들도 적지 않다고 한다. 이동목욕사업은 주민 자원봉사자 54명이 매주 화·목요일에 돌아가며 봉사하는 활동이다. 올들어 1080회나 봉사활동을 했다. 지역보건과 홍미자 팀장은 “목욕 봉사는 불우 이웃의 몸을 닦아주면서 자신의 이기적인 마음을 깨끗이 씻을 수 있는 보람된 일”이라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깔깔깔]

    ●토끼와 당근 한 문방구에 토끼 한마리가 찾아왔다. “아저씨 당근 있어요?” “아니 우리는 문방구라서 당근은 안 팔아.” 다음날 그 토끼는 또 왔다. “아저씨 당근 있어요?” “우리는 문방구라서 당근은 안 판다니까!” 그런데 토끼는 또 다음날에 다시 와서 물었다. “아저씨 당근 있어요?” “너 한번만더 오면 가위로 귀 잘라버린다!” 다음날 또다시 토끼가 찾아왔다 “아저씨 가위 있어요?” “(음?웬일로)아... 아니... 오늘은 다팔렸는데...?” “그럼 당근주세요.”
  • [한가위 영화 IN] 이래서 강추! 저래서 비추!

    추석 대목이다. 연휴를 앞두고 9월초부터 한국영화가 쏟아지고 있다.20일 ‘사랑’과 ‘상사부일체’가 개봉하면서 추석 연휴 경합을 벌이는 한국영화만 7편이다. 대작 외화로는 유일한 ‘본 얼티메이텀’이 지난주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만만찮은 기세를 보이고 있다.5일간의 연휴, 볼 만한 영화 8편을 골랐다. 관람을 돕기 위해 ‘이래서 강추, 저래서 비추’를 달았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즐거운 인생 대 학 시절 록밴드 멤버였던 상우의 장례식에 모인 세 친구, 기영·성욱·혁수.“애들이 다야? 하고 싶은 거 하고 살아!” 더 늦기 전에 접어뒀던 록밴드의 꿈을 펼치기로 작정한 ‘늙다리’ 아저씨들. 상우의 아들 꽃미남 현준까지 끌어들인 ‘활화산’은 다시 부글부글 끓어오르고, 홍대 앞 클럽을 손쉽게 접수하고 자신들만의 무대까지 세우는 데 성공! 이준익/정진영·김윤석·김상호·장근석/드라마/전체관람가 강추 중년 남성을 위한 찬가.2040세대를 묶는 이야기와 음악. 비추 너무 쉬운 결말. 게다가 부인들은 왜 그리 못됐나. ■ 어머니는 죽지 않는다 작가 최인호의 자전적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명중 감독이 오랜만에 메가폰을 잡았다. 중견 연기자 한혜숙이 17년 만에 스크린 나들이에 나서 더욱 화제를 모은 작품. 주인공인 작가 최호와 함께 떠올리는 어머니에 관한 가슴 따뜻해지는 추억. 자식 하나 잘되는 것 보고 한 평생 헌신적으로 살아온 그 옛날 어머니들의 삶이 오롯이 담겨 있다. 하명중/한혜숙·하상원·하명중/드라마/전체 강추 나이 지긋한 중년층이라면 “저건 내 이야기야.”할 듯. 비추 단순한 플롯, 평이한 연기와 편집은 지루하다. ■ 데쓰 프루프 자동차를 살인무기로 사용하는 전직 스턴트맨 마이크. 능글맞은 미소를 흘리며 약한 여성만을 골라 일을 벌이던 그가 ‘무서운 언니들´을 만나 된통 당하는 이야기. 여성의 입장에서 보면 이보다 더 통쾌할 수 없다! 70년대 B급 영화의 정서를 제대로 살린 타란티노의 엉뚱함과 재기에 키득키득 웃음이 난다. 쿠엔틴 타란티노/커트 러셀/액션/18세 강추 길고 긴 수다를 참으면 화끈한 발차기가 기다리고 있다. 비추 언니들 무서워서 질질 짜는 마초, 남자들 기분 나쁘려나. ■ 본 얼티메이텀 1편 ‘본 아이덴티티’가 처음 나왔을 때 3편까지 나올 정도로 인기를 끌 줄 누가 짐작이나 했을까. 제임스 본드, 이단 헌트류의 매끈한 바람둥이 첩보원의 대척점에 서있는 제이슨 본. 단 한번도 웃지 않고 “나는 왜 살인기계가 되었나?”라는 정체성 고민의 시초를 찾아가는 본에게 어찌 연민과 사랑을 느끼지 않을 수 있을까. 액션 장면의 촬영과 편집에서 신기원을 이룬 영화. 폴 그린그래스/맷 데이먼/액션/ 강추 ‘트랜스포머’가 CG의 진수? ‘본 얼티메이텀’은 아날로그의 진수! 비추 2편에서 다 나온 이야기. 오직 액션으로 모든 것을 말한다. ■ 사 랑 “맹세했다. 내 니 지키주기로…” 가까스로 만난 첫사랑 미주. 그러나 이번엔 가질 수 없는 인연이 되어 나타났다. 한 여자를 목숨을 다해 사랑하는 부산 사나이 인호의 순정.‘친구’에서 장동건의 변신을 이끌어 냈던 곽경택 감독, 이번엔 주진모를 택했다. 그의 사투리 연기와 거친 변신이 관전 포인트. 곽경택/주진모·박시연/멜로/18세 강추 “여자는 순간이다.”“저는 아임니더.” 이런 대사에 꽂힌다면. 비추 친구+달콤한 인생+로미오와 줄리엣=사랑. 구시대적 여성관도 흠. ■ 상사부일체 조직도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야 한다는 큰 형님의 엄명에 따라 회사에 가게 된 계두식. 그가 간 이유는 유일하게 가방 끈이 길어서다. 두식은 뜻하지 않게 능력을 발휘해 회사에서 승승장구하고 회장의 특별 지시로 기획실에 입성한다. 그러던 중 친하게 지내던 동료들이 부당하게 해고되자 성질을 못 참고 회사의 횡포에 분연히 일어선다. 심승보/이성재·손창민·박상면·김성민/코미디/15세 강추 전작의 인기와 기대를 한몸에 받는 ‘추석 단골 손님’. 비추 폭력과 욕설로 웃기는 코미디, 이제 좀 그만하면 안되겠니? ■ 마이파더 22년 만에 친부모를 찾기 위해 주한미군으로 한국에 온 입양아 제임스 파커. 우여곡절 끝에 만난 아버지는 2명을 살해한 사형수. 실제 주인공 애런 베이츠의 TV 다큐멘터리를 토대로 만든 영화. 낯익어서 어쩌면 뻔할 수 있는 이야기가 배우들의 진지한 연기에 힘입어 감동 지수를 더욱 끌어올린다. 다니엘 헤니의 슬픈 눈빛과 어눌한 한국말 대사는 가슴을 저릿저릿하게 만든다. 황동혁/다니엘 헤니·김영철/드라마/15세 강추 눈요기에 그쳤던 다니엘 헤니가 ‘진짜, 제대로’ 연기한다! 비추 에필로그까지 울린다. 충혈된 눈으로 극장문을 나서기 싫다면. ■ 권순분여사 납치사건 “당신 어머니를 우리가 납치했는데.” “뭐라고? 아이, 어머니 또 장난치시네. 지금 바쁘니까 나중에 다시 전화해.” 금지옥엽 키워 한몫씩 일찍감치 챙겨줬는데 납치범의 전화를 받은 자식들 하나같이 무관심이다. 열받은 ‘국밥 재벌’ 권순분 여사의 통 큰 제안.“500억 받아주겠다.” 인질에서 납치 주모자로 변신, 경찰과 납치범들 머리꼭대기에 앉아 모든 사건을 지휘한다. 김상진/나문희·유해진·강성진·박상면/코미디/15세 강추 드디어 주연으로 등극한 ‘국민 어머니’ 나문희가 갖는 프리미엄. 비추 감독, 배우, 설정까지 똑 떨어지는데 웃음도 연기도 2%부족한 맛.
  • 외상에 울고 수금에우는 지배인들

    외상에 울고 수금에우는 지배인들

    지배를 받기만 하던 지배인들이 지배권을 찾기 위해 한데 뭉쳐서 「지배인 연합회」를 만들었다. 「호텔」지배인에서부터 「카바레」「나이트·클럽」「바」「살롱」음식점 지배인에 이르기 까지 지배인이 모여 털어놓는 손님훈…. A= 먼저 우리 회의 목적과 취지부터 설명하지. B= 정관에도 있지만 각종 접객업소 지배인들의 상호 친목을 도모하자는 것이 첫째 목적이고 C= 기업 능력의 개발을 위해서 지배인의 자질 향상, 「서비스」업의 개선책, 경영주와의 유대관계 개선에 따른 경영합리화등이 또한 목적이지. D= 거기다가 우리 민족 고유의 미풍양속을 살리고 명랑복지 사회를 건설하면서 정부시책에 따르자는 것이 목적이라고 할 수 있겠지. E= 그러기 위해서 우리 회가 계획한 몇가지 사업이 있는데, 첫째 지배인 경영연구원을 설치하자는 거야. 지배인에 대한 교육을 시키고 그 교육을 수료한 사람에게 일정한 자격증을 주는 거지. F= 정말 지배인다운 지배인이 너무나 아쉬운 요즈음이야. 관광개발을 내세우고 있으면서도 제대로 지배인의 자격을 가진 사람이 드문 형편이니…. B= 아무나 나비「타이」만 목에 매면 지배인되는게 아닌데 말야…. D= 이런 「에피소드」가 있더군. 손님이 들어와서 자리에 와 앉았것다. 「웨이터」가 쫓아와서 『뭘 드실갑쇼?』주문을 했더니 우선 『호스테스들!』 했대나. 그랬더니 그 「웨이터」씨가 「바텐더」에게 가서 『「호스테스」두잔만 빨리 만들어 주십쇼』하더라는 거야. 「호스테스」가 뭔지 용어도 제대로 모르면서 손님접대에 나선다는것, 우습지도 않은 우리나라에만 있을 수 있는 일이지. A= 그런 친구들일 수록 손님하고 시비붙는 데는 앞장이지. C= 옛날 우리가 처음 이 계통에 발을 들여놓을 때 선배들이 가르쳐준 교훈 제 1조가 있었지. 『너희는 이 순간부터 오장육부를 빼놓아라. 그리고 너희가 이 세계에서 떠날 때 찾아가도록 해라』 F= 참 서러운 꼴 많이 당했지. 욕먹는 것은 차라리 고마운 정도고. E= 따귀 맞으면서도 『헤헤…』 B= 새파란 아들같은 녀석에게도 『예,예, 선생님』 A= 오장육부가 제대로 기능을 발휘했다간 하룻만에 결단날 판이지. C= 한 15년 전 쯤 얘긴데, 그때 어느 양식집에 있을 때야. 미국 유학가신다는 여대생들이 양식 먹는법 특강을 해달라더군. 일주일을 다니면서 친절히 가르쳐 줬더니 다 듣고나서 한다는 말씀이 『아저씨 남자요? 간이 있고 그것도 분명히 달렸소?』 돈 대줄테니까 지배인 때려 치우고 공부하래요. D= 좋은 기회 놓쳤군.(웃음) E= 그런데 말이야, 따귀 맞는 것 까지는 능청을 부리면서 헤헤 할 수 있지만 술을 퍼먹이는데는 죽을 지경이야. F= 자주 오는 손님이니 마다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주는 대로 받아 마실 수는 더욱 없고…. D= 요즘 약 먹는 중이라서 못 마십니다하고 거절하면 『이거 왜이래? 성의 무시하는거야?』 A= 그렇게 억지로 술을 권하는 손님일수록 뒤가 구리지.(웃음) B= 아가씨를 붙여 달라든지 아니면 술값은 찍!(외상 긋는 소리) C= 아가씨 문제야 아가씨들이 잘 알아서 따돌릴 수 있겠지만 이 외상만은 참 죽을 지경이지. F= 사장님은 외상 절대 불가 방침이고 손님은 외상절대주의니 가운데서 오징어되는 건 우리 뿐. E= 먹기 싫은 술 한잔 억지로 받아 마시고 몇천, 몇만원짜리 외상 뒤집어쓰니, 그 술 한잔이 만원짜리 술이었던가, 후회할 땐 이미 늦었고. A= 「테이블」에 앉자마자 유난히 상냥하게 구는 손님 쳐놓고 외상 아닌 손님 못보았어. B= 특히 전번에 욕하고 간 손님이 싱글거리며 찾아왔을땐, 백이면 백 다 외상이야. D= 외상 먹어도 좋지. 갚아 주기만 한다면 말이야. 외상 값 한번 받으려면 아휴 그 끈질긴 뱃심들! C= 술은 저희들이 먹고, 기분도 저희들이 내고는 그 돈이 아까와서 질질 끄니 환장 안할 수 있어? E= 한 달 이내에 주면 예수님같이 정직한 분이지. F= 반년을 끄는 건 보통으로 알고들 있어. B= 마시고 기분 풀 때 좋았지만, 맨 정신에 돈 주려니 아깝겠지, 뭐.(웃음) C= 그래서 비록 맥주는 아니지만 「콜라」사들고 가서 사정하잖나. A= 미인계를 써서 아가씨를 보내기도 하지만, 그것도 한두번 써먹으면 효력이 없어. D= 명절 땐 선물공세를 펴기도 하지. F= 새해부턴 외상 수금 비법을 개발해야겠어. E= 제아무리 비법이라도 줘야 받지? C= 손님들도 처음에 들어올땐 무슨 계획이 있어서 들어오지, 주머니에 얼마가 들어 있으니까 몇병만 마시고 가자, 하고 말이야. 그런데 마시다 보니 기분이 좋아지고 그러다 보니 기고만장. 가지고 간 돈은 몽땅 「팁」으로 뿌리고 마신 술값은 외상! B= 2차로 오는 손님일수록 저의가 딴데 있어. 1차에선 소주로 진창이 되어서는 「입가심」으로 들르는 건 그래도 애교가 이어서 좋아. 그런데 사실은 술에 마음이 없고 아가씨 가슴에만 마음이 있는거지. A= 소주 먹고 와서는 한다는 큰소리가 『어이 아가씨. 나 지금 XX「나이트·클럽」에서 오는 길인데, 아가씬 거기 알아? 』 E= 그래도 요즈음엔 많이 좋아진 편이야. 그리고 「나이트·클럽」이나 「레스토랑」에 가족 동반이 많아졌고. F= 반가운 현상이지. C= 단 한가지, 여자 주정뱅이가 전보다 늘어난 것은 좀 우울해. B= 그렇지. 특히 젊은 여자들, 술취해 추태부리는 꼴은 남자보다 더 지독하고 애먹는 일이야. D= 우리나라도 앞으로는 외국처럼 돼갈거야. 「서비스」업의 발달이 시급히 요망되고 있지. B= 그래서 우리가 회를 만든게 아닌가. 우리 지배인들부터 자질을 높이고, 「서비스」정신을 계발시켜야지. <영(英)> [선데이서울 71년 1월31일호 제4권 4호 통권 제 121호]
  • 베테랑 경찰, 학교에 가다

    베테랑 경찰, 학교에 가다

    취재, 글_ 이만근 기자 “처음에는 친한 척하다 돌변하여 은근히 따돌리는 게 ‘은따’고, 전교생들에게 완전 따돌림을 당하는 것을 ‘전따’라고 하죠. 어른들은 잘 몰라도 아이들 입에 자주 오르내리는 말이에요.” 이십 년 가까운 경력의 베테랑 경찰 김이문 경사(49세)는 청소년들을 누구보다 잘 안다. 가까이하기엔 너무 멀게만 느껴질 법한 그를 동네 아이들도 ‘매직캅 아저씨’라 부르며 졸졸 따른다. 관할인 군포 지역 학생들을 대상으로 ‘마술’을 통한 학교 폭력 예방 강의를 활발하게 하면서 생긴 별명이다. 지난 2005년 지역 교육청의 부탁으로 시작한 강의가 벌써 50여 차례. 노인 범죄 예방 강의도 40회가 넘는 등 강행군을 해왔다. 관할 지구대 업무를 하고도 비번 날엔 여지없이 ‘학교 가는 경찰’이니 쉬는 날이 없는 셈이다. 하지만 그는 ‘때리기’‘뺏기’‘훔치기’부터 ‘왕따’에 이르기까지 학교 폭력의 심각성이 더해가는데 경찰이 업인 자신이 쉴 틈을 봐서야 되겠냐며 목소리를 높인다. “가장 큰 문제는 개그 유행어처럼 정말 ‘아무 이유 없이’ 서로 괴롭힌다는 거예요. 그러니 무작정 ‘하지마’를 외쳐도 소용없지요.” 내일모레면 쉰이 되는 그는 학생들을 만날 때면 철저하게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려 애쓴다. 처음 강의할 때 교안 그대로 ‘하지마’를 웅변조로 앵무새처럼 반복하는 바람에 아이들이 지루해서 딴청 피우는 것을 보고는 마술을 배웠다. 화려한 손가락 놀림으로 학생들과 수시로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는 것도 바로 그런 생각 때문이다. 27년 동안 하루 두 갑씩 피웠던 담배도 강의를 시작하면서 뚝 끊었다. 집에서 하는 잔소리를 학교까지 와서 한다며 아빠를 불편해하던 맏딸도 이제는 아빠의 마음을 살필 줄 알게 되었다. 김 경사는 노인 범죄 예방 강의도 해오고 있다. 학생들 앞에서는 익살 많은 삼촌 같지만 강의를 위해 어르신들 앞에 서면 철없는 막둥이가 된다. 어르신들에게는 마술은 물론이고 왕년의 코미디언 레퍼토리도 서슴지 않는다. “인천 앞바다에 사이다 병이 떴어요… 뿜빠라빠빠~” 너스레를 곁들인 재롱을 피우는 그를 보면 어느새 어르신들 눈에도 ‘순사 나리’는 없어진다. 김 경사도 강의를 통해 뒤늦게 발견한 자신의 숨겨진 ‘끼’가 신기하고 놀라울 따름이다. “판단력이 흐려진 탓에 상품 사기를 당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한번은 만병통치약으로 속아 시중 가격보다 열 배 이상 비싼 값에 장뇌삼을 구입한 할머니의 사정을 알고 환불을 도와드렸더니 고맙다며 ‘대기만성’이라는 휘호를 선물하시더라구요.” 마침 불혹을 넘긴 나이에 대학원에 진학하여 학교 폭력에 관한 논문으로 학위를 받은 만학도인 그에게 할머니의 선물은 큰 힘이 되었다. 세상의 온갖 사건, 사고 속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그는 ‘사람’을 어떤 시선으로 볼까? “강의 때 자주 하는 ‘매듭 마술’이란 게 있어요. 얽히고설킨 줄을 눈 깜짝할 사이 풀어놓는 것인데 사람 사는 것도 마찬가지예요. 본래 악한 사람은 없으니 서로에 대한 ‘관심’과 ‘대화’라는 마술로 악연을 풀어나가면 돼요.” ‘매직캅’ 김이문 경사의 유일한 낙은 좋아하는 사람들과 운동하고 소주 한잔 하는 것이란다. 대개 자녀를 둔 부모들과 만나니 술자리에서도 그의 강의가 이어지기는 마찬가지지만 노래방에서만큼은 ‘사랑 앞에 나는, 나는 바보야~’하며 그의 십팔번 설운도의 ‘원점’을 목청껏 부르는 순정파 사나이기도 하다. 그는 요즘 이주일 춤 연습에 빠져있다. ‘끼’ 많은 그가 경찰이 아니었으면 무엇이 되었을까?
  • [변양균·신정아 파문 확산] 홍 前총장 이상한 말바꾸기

    [변양균·신정아 파문 확산] 홍 前총장 이상한 말바꾸기

    신정아 전 동국대 교수를 위해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화끈하게 힘을 썼던 정황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특히 홍기삼 전 동국대 총장도 올초 신씨와 같은 오피스텔에 입주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3명의 관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신씨가 지난 7월 프랑스 파리에서 돌아와 미국 뉴욕으로 도피하기까지 신씨가 국내에서 머문 4일간의 행적과 미국 도피의 배후에 변 전 실장 등이 적극 개입했는지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광화문 주변에 핵심 3인 모여 살아 홍 전 총장은 2005년 신씨를 교수로 임용할 당시 “서울대에서도 탐냈을 만큼 유능한 인재”라며 학내 교수들의 반발을 앞장서서 잠재웠다. 이번 사건이 불거지기 전까지만 해도 홍 전 총장은 신씨와 비교적 돈독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퇴임을 한 달 앞둔 지난 1월 말 홍 전 총장과 신씨가 같은 오피스텔에 입주한 데 대해 갖가지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홍 전 총장은 파문이 불거지기 시작하자 “당시 임용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결재만 했다.”며 신씨와의 거리 두기에 나섰다. 홍 전 총장은 변 전 실장과도 2004년 조계종 중앙신도회 논강모임 준비위원회 공동대표를 맡는 등 각별한 관계로 알려져 있다. 현 정권내 불교계 창구 역할을 했던 변 전 실장인 만큼 동국대 총장과의 만남은 자연스러운 셈이다. 그러나 홍 전 총장은 지난 10일 검찰 조사에서 변 전 실장으로부터 추천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등 종전 입장을 뒤집었다. ●‘비행기표 카드 결제´ 누가 도왔나 학력위조 파문이 불거지기 직전인 지난 7월5일 프랑스로 출국했던 신씨는 8일부터 학력위조 보도가 쏟아지자 같은 달 12일 오전 7시30분 극비 귀국했다가 나흘 뒤인 16일 오전 11시 뉴욕으로 출국했다. 신씨는 국내에 머무는 동안 이메일을 삭제하는 등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애썼다. 공개된 행적은 성곡미술관 관계자를 만난 것뿐이지만, 변 전 실장과 만났을 가능성도 높다는 게 검찰 안팎의 분석이다. 언론이 눈에 불을 켜고 신씨를 쫓던 상황에서 공항을 빠져나갈 수 있었던 것과 신용불량자임에도 100만원이 넘는 비행기표를 신용카드로 결제한 점도 의혹의 대상이다. 신씨는 뉴욕행 티켓을 1년짜리 오픈티켓으로 끊었던 것으로 밝혀져 출국 전부터 이번 사건이 장기화될 것에 대비했던 것으로 보인다. 도피 생활도 의혹을 더욱 키우고 있다. 그의 행방과 관련해 뉴욕 교민들이 이용하는 인터넷 사이트에는 ‘맨해튼 고급 식당에서 신씨를 봤다.’는 등의 글이 올라와 있다.50일이 넘도록 미국에서 버티면서 생활에 필요한 돈을 어떻게 조달하는지도 의문이다. ●50여일 뉴욕 잠행… 생활비 어디서 신씨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10만달러를 들여서 변호사 2명과 사립탐정 3명을 고용해 예일대 박사학위 논문을 도와준 가정교사를 찾고 있다.”고 주장하는 등 돈 걱정이 없음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 서부지검은 “신씨 도피 과정에 누군가가 돈을 대준 것은 확인하기 쉽지 않다.”면서 “국내 금융기관에 개설된 계좌추적에서는 변 전 실장이나 신씨의 어머니 등이 보낸 것은 특별히 없었다. 그러나 미국 계좌는 추적할 수 없다.”고 밝혔다. 변 전 실장 외에 제2, 제3의 ‘키다리아저씨’가 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동국대와 광주비엔날레 측의 늑장 대응에도 변 전 실장의 입김이 작용했을 개연성은 있다. 사건 발생 초 비엔날레측과 동국대는 검찰 고발을 차일피일 미뤘다. 광주비엔날레재단은 7월12일 기자회견에서 “신씨의 가짜 학위를 확인했고 예술감독 선임을 철회한다.”고 밝히고도 신씨가 출국한 이틀 뒤인 같은 달 18일에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광주지검에 고발하고 수사를 의뢰했다.7월11일 신씨의 학위가 가짜라는 사실을 확인하고도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던 동국대는 광주비엔날레재단보다 이틀을 더 버티다가 20일 서울 서부지검에 신씨를 고소했다. 변 전 실장이나 또 다른 실력자가 신씨의 미국 도피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고소·고발을 늦춰 출국금지를 막았다는 분석이 신빙성 있게 제기되는 부분이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창조적 상상력 키우자”

    “만화적 상상력으로 농업의 미래를 창조하자.” ‘스타 농업인’과 젊은 만화가가 만나 미래 한국 농업의 창조적 상상력을 키우는 자리가 마련된다.14∼15일 경기 화성 미래상상연구소교육센터에서는 ‘만화가들과 함께하는 농업 CEO들의 만화책 읽기’ 아카데미가 개최된다. 미래상상연구소(대표 홍사종 숙명여대 교수)가 주최하고 한국농업CEO연합회 후원으로 열리는 이번 행사는 ‘참다래 아저씨’로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소개된 정운천씨 등 11명의 농업 CEO와 고장환씨 등 만화가 5명이 참가한다. 참가자들은 ‘서유기’에 모태를 두고 창작된 국산 만화 ‘크로니클스 1·2편’을 읽은 뒤 다음편 이야기를 상상해 만화로 구성하는 시간을 갖는다. 아울러 홍사종 대표와 김상국 경희대 산업공학과 교수의 농업경제와 미래학 강의 등의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참가비는 무료.(02)734-1233.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검은 유혹’ ALL-Black 코디

    ‘검은 유혹’ ALL-Black 코디

    올 블랙, 올 가을·겨울 여성들의 패션 코드다. 미니멀리즘의 영향이 유효한 이번 시즌 블랙은 유난히 강세를 띨 전망이다. 블랙의 인기가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이번 시즌은 머리에서 발끝까지 온통 블랙으로 치장하는 ‘올 블랙 코디네이션’이 유행할 전망이다. 이에 반해 남성은 한층 부드러워진 그레이(회색)가 눈에 띈다. ●여성은 강인한 ‘올 블랙´ 최근 드라마에서 강한 여성 캐릭터가 많이 등장한 탓일까. 여성들의 옷입기도 ‘세진다’.LG패션의 여성복 컬러리스트인 한승희씨는 “이번 시즌은 무엇보다 블랙과 블랙에 가까운 어두운 색상이 주를 이루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짙은 감색, 회색이나 어두운 펄 컬러, 차콜 그레이 등 블랙에서 파생된, 주로 어두운 색상이 사랑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디자인은 단순, 간결을 선호하고 여기에 블랙까지라면 자칫 밋밋하고 고루해 보이지 않을까. 이질적인 소재를 믹스매치하거나 ‘톤온톤 코디(색감의 차이를 이용한 옷입기)’를 통해 블랙을 변주해야 한다. 이를 위해 디자이너들은 다양한 소재 개발에 열을 올렸다. 실루엣과 디테일이 단순해짐에 따라 어느 시즌보다 소재가 중요하게 대두됐기 때문이다. 반짝이는 플라스틱 소재를 이용해 만든 장식인 시퀸이나 페이턴트 가죽(가죽에 에나멜 코팅 처리), 울, 실크 오간자 등을 가공하여 광택을 준 소재들이 사랑받고 있다. 모스키노는 재킷과 코트의 소매와 칼라에 시퀸을 달아 인조 모피 같은 효과를 주었다. 최근 전면에 시퀸이 수놓아진 블랙 미니드레스를 입은 여자 연예인들의 발빠른 감각에서 유행을 인지할 수 있다. 서로 다른 소재를 믹스매치해 한 벌로 만들어 ‘이중효과’를 준 의상들도 많다. 울 소재 코트에 실크 스카프를 붙이거나 블랙 페이턴트 가죽과 울을 짝짓고, 새틴과 벨벳으로 된 블루마린의 ‘올 블랙 수트’도 눈길을 끈다. ●남성은 ‘젠틀한 그레이´ 지난봄 영화배우 유해진은 과도하게 번쩍거리는 회색 양복을 입고 시사회장에 나타났다.“갈치 같죠?” 그의 한마디에 다들 배꼽을 잡았다. 이번 시즌 남성 양복은 한결 자제된 느낌이다. 진주처럼 은은한 빛을 띠는 소재에 색상은 블랙의 영향을 받아 진회색(차콜 그레이)이 강세를 띤다. 전체적인 디테일이 축소되는 경향도 강하다. 재킷의 라펠(재킷의 접은 옷깃)과 셔츠 칼라 모두 폭이 좁아진 것이 대표적이다. 여성복의 영향을 받아 갈수록 날렵해지고 있는 실루엣은 더욱 슬림해진다. 허리뿐 아니라 어깨의 여유도 사라져 더욱 밀착돼 몸매를 강조했다. 상의는 좀더 짧아져 다리가 길어 보인다. 바지는 허리에 주름을 없애 하체가 날씨해 보이는 ‘노턱(No Tuck)’ 팬츠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 밑위 길이 또한 1∼1.5㎝ 줄어 들었다. 아저씨들의 전유물인 ‘배바지’를 탈피해 감각을 높였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깔깔깔]

    ●너무 튀는 간판 매번 사업에 실패하는 어떤 아저씨가 이번에는 식당을 개업하기로 마음먹었다.‘교통사고의 네거리’라는 별명까지 붙은 공포의 사거리. 그곳에는 음식점이 몇 개 있었는데, 간판 이름이 다 시시했다.‘맛나식당’‘사거리식당’ 등등. 아저씨는 일단 가게 이름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용하다는 점쟁이한테 가서 조언을 부탁했다. “점쟁이님, 우리 음식점 간판이름 좀 지어주십시오. 식당을 차릴 곳의 특징은 ‘교통사고의 네거리’라는 별명이 있는 사거리입니다. 어찌나 교통사고가 많이 나는지….” 점쟁이가 뭔가 이름을 지어줬다. 간판 이름은. ‘교통사고 장면이 제일 잘 보이는 식당’●LCD 모니터가 좋은 점 인터넷 폐인들에게 두꺼운 브라운관 모니터보다 얇은 LCD 모니터가 좋은 점을 물었다. “모니터 앞에 밥그릇을 가져다 놔도 자리가 여유롭다.”
  • [20&30] 결혼 빠르거나 늦거나

    [20&30] 결혼 빠르거나 늦거나

    최근 절정의 인기를 누리던 20대 초반 여성 연예인들이 잇따라 결혼해 화제가 되고 있다. 한가인, 이요원, 홍은희는 물론이고 최근에는 장신영·한채영까지 ‘어린 아줌마’ 대열에 합세했다.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이던 현 결혼적령기를 거스르는 이들을 20&30세대들은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을까. 일반적인 결혼 적령기보다 앞당겨 결혼하는 ‘조혼’과 이와 반대되는 개념인 ‘만혼’에 대한 20&30의 다양한 생각을 들어 봤다. 강국진 류지영기자 betulo@seoul.co.kr ■ ‘조혼’ 이래서 좋다 ●“일찍 결혼하면 노후가 편안해” 다음달이면 결혼 10주년을 맞는 경찰관 권모(37)씨는 지금도 결혼에 대해 후회하는 부분이 하나 있다. 좀 더 일찍 결혼하지 못한 아쉬움이 그것이다. 대학교 3학년 때부터 지금의 아내와 ‘캠퍼스 커플’이 된 권씨는 군복무와 시험준비 끝에 경찰이 돼 1997년 결혼할 때까지 3년이나 자신을 기다려준 아내가 고맙기만 하다. “남자 나이 25살 정도에 결혼하는 게 제일 좋은 것 같아요. 고시나 박사 학위 등을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면 대부분 대학생들은 졸업 뒤 ‘월급쟁이’로 살게 되잖아요. 어차피 요즘 세태로 보면 50세 이전에 생업에서 손을 놓아야 하는데 50세 전후로 자식들 결혼시키고 사랑하는 아내와 마음 편히 여생을 즐기며 사는 것이 경제적·정서적으로 훨씬 행복하지 않을까요?일찍 결혼한다는 것은 아내와 단 둘이 있을 시간이 더 많아진다는 의미도 있으니까요.” ●“안정된 기반이 사회적 성공 앞당겨” 결혼 7년차인 회사원 이모(34)씨는 “결혼을 일찍 하는 것이 7대3 정도의 비율로 장점이 많다.”고 말한다. 두 아이의 아버지인 이씨는 “외환위기 직후 결혼해 국가경제가 어려웠지만 맞벌이를 해서 그런지 우리 부부는 오히려 풍요로웠다.”고 회상한다. 대학 1학년 때부터 사귀었던 지금의 아내와 결혼한 이씨는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결혼한 덕분에 많은 친구들이 총각 시절 겪는 여러 가지 방황들을 겪지 않았다.”면서 “결혼은 나에게 안정된 기반 위에서 오직 일에만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줬다.”고 만족해했다. “일찍 결혼한 덕분인지 전 이미 외모부터 말투까지 명실상부한 ‘아저씨’가 됐지만요. 그래도 세월의 연륜으로 여기며 만족하고 있어요. 아직도 총각인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아직도 그들이 현실 감각이 떨어진다고 느낄 때가 많아요. 나는 자식들 밥 굶기지 않으려는 일념으로 한푼이라도 아껴가며 살아가는데 결혼 안 한 친구들이 문화 생활이나 데이트, 해외 여행 얘기만 들먹이는 걸 듣다 보면 솔직히 괴리감이 들죠.” ●“조건 구애없는 순수한 사랑 가능해” 방송국 PD 김모(31)씨는 조혼 예찬론자다.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취직 뒤 곧바로 결혼하는 것이 가장 좋다는 입장이다. 평생 순수한 사랑을 간직할 수 있어서라고. 그 역시 취직하자마자 대학 때부터 만났던 여자친구와 결혼해 5살배기 아들 하나를 키우고 있다. “결혼하고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남녀 모두 어느 정도 ‘때’가 묻게 마련이잖아요. 결혼 상대방이 집을 마련해 올 수는 있는지, 월급은 충분한지, 학벌은 좋은지 등등을 따지다 보면 정말 자신에게 필요한 사람을 놓치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아직 ‘세상물정’ 모를 때 결혼하면 자신의 감정에만 충실히 상대방을 고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늘 아내와 친구처럼 지낼 수 있고 싸워도 곧바로 화해할 수 있어요. 살다 보면 반드시 인생의 어려움이 닥치기 마련인데 조건을 보고 결혼했다면 힘든 시기에 그런 조건이 없어졌을 경우 결혼생활이 어떨까요? 이런 의미에서 조건에 구애받지 않는 순수한 사랑은 결혼생활의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인생의 ‘축복’이라고 봅니다.” ■ ‘만혼’ 이래서 좋다 ●준비 안 된 결혼은 오히려 버거워 회사원 장모(36)씨는 큰 아들이 11살인 ‘조혼남’이지만 다시 태어난다면 늦게 결혼하고 싶다고 한다.20대 초반부터 책임과 희생을 짊어지며 살아온 게 힘에 부쳤기 때문이다.‘준비된 대통령’이 필요하듯 남편과 아빠 또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게 장씨의 지론이다. “결혼을 언제 했는지도 가물 가물하네요.24살에 했으니까 남자치곤 상당히 빨리 했죠. 어머니가 일찍 돌아가셔서 집안을 돌볼 여자가 필요했거든요. 결혼을 후회하지는 않지만 너무 일찍 한 것은 아닌가 아쉬울 때는 있어요. 당장 아이 교육비만 해도 30대 중반인 제 월급으로는 버거운 게 사실이거든요. 최근 결혼해 아직도 신혼생활의 달콤함에 젖어 살고 있는 친구들을 보면 교육비·집값 등 경제적 부담으로 고민하고 있는 제 처지가 딱하다고 느껴지기도 해요. 아이를 일찍 키워 놓으면 노후가 편하다고들 하지만 남들 40대에 고민해야 할 문제를 10년이나 앞서 매달리다 보니 ‘조로(早老)’한다는 느낌도 들어요.” ●결혼 뒤 후회 말고 많이 만나 보시길 아직 미혼인 회사원 송모(36)씨는 “남자라면 군대를 갔다 온 뒤 직장생활을 3∼4년 정도 한 30대 초반이 결혼 적령기”라면서 “결혼이란 서로 다른 경험을 해 온 두 사람이 새로운 삶을 창조하는 것인 만큼 행복한 결혼을 위해서는 수많은 준비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몇 년 전 결혼까지 생각하던 여성이 있었지만 당시 완벽한 가정을 꾸릴 자신이 없어 헤어졌다는 송씨는 “좀 더 노력해 1∼2년 안에 준비된 결혼을 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방탕한 생활을 부추기는 것은 아니고요. 결혼 전 가급적 많은 상대방을 만나 보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결혼을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보거든요. 수능시험을 보는데도 모의고사를 많이 보면 그만큼 자신있게 대처할 수 있잖아요. 하물며 인생의 가장 중요한 결혼은 두말할 나위가 없죠. 그렇다고 결혼 전 만나는 사람을 ‘연습용’으로 생각하라는 이야기는 절대 아니고요. 만날 때마다 늘 ‘나’와 상대방에 대한 이해에 최선을 다하되 시행착오를 줄여 나가라는 뜻입니다. 그렇게 열심히 만나다 보면 진짜 내 ‘짝’이라 느끼는 사람을 만나게 돼도 실수없이 잘 해 나갈 수 있겠죠.” ●결혼은 인생의 무덤…가급적 천천히 동시통역사를 준비중인 최모(27·여)씨는 결혼이 인생의 무덤이라고 생각한다. 전세계를 무대로 마음껏 꿈을 펼치고 싶은 그에게 결혼은 꿈을 구속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현재 최씨는 30대 중반은 돼야 결혼을 생각해 보겠다는 입장이다. “남자들은 ‘결혼하면 물에 손 한번 안 담그게 다 해주겠다.’고 말하지만 그것이 거짓말이라는 걸 잘 알아요. 여자에게 필요한 것은 손에 물이 묻냐 안 묻냐가 아니라 남편이 자신의 꿈을 소중히 여기고 존중해 주느냐 하는 것이죠. 주위에 결혼을 위해 자신의 꿈을 버리는 여성분들을 볼 때마다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어요. 남편들도 아내가 애 낳고 키우다 제 풀에 꺾여 꿈을 포기하길 은근히 기대하는 것 같아요. 결혼을 안 할 수 없는 것이라면 차라리 전 하고 싶은 일들을 어느 정도 이룬 뒤 생각해 볼래요.”
  • [20&30] 결혼 빠르거나 늦거나

    [20&30] 결혼 빠르거나 늦거나

    최근 절정의 인기를 누리던 20대 초반 여성 연예인들의 잇따라 결혼해 화제가 되고 있다. 한가인, 이요원, 홍은희는 물론이고 최근에는 장신영·한채영까지 ‘어린 아줌마’ 대열에 합세했다.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이던 현 결혼적령기를 거스르는 이들을 20&30세대들은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을까. 일반적인 결혼 적령기보다 앞당겨 결혼하는 ‘조혼’과 이와 반대되는 개념인 ‘만혼’에 대한 20&30의 다양한 생각을 들어 봤다. 강국진 류지영기자 betulo@seoul.co.kr ■ ‘조혼’ 이래서 좋다 ●일찍 결혼하면 노후가 편안해 다음달이면 결혼 10주년을 맞는 경찰관 권모(37)씨는 지금도 결혼에 대해 후회하는 부분이 하나 있다. 좀 더 일찍 결혼하지 못한 아쉬움이 그것이다. 대학교 3학년 때부터 지금의 아내와 ‘캠퍼스 커플’이 된 권씨는 제대하고 3년간 시험준비 끝에 경찰이 돼 1997년 결혼했다. “남자 나이 25살 정도에 결혼하는 게 제일 좋은 것 같아요. 고시나 박사 학위 등을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면 대부분 대학생들은 졸업 뒤 ‘월급쟁이’로 살게 되잖아요. 어차피 요즘 세태로 보면 50세 이전에 생업에서 손을 놓아야 하는데 50세 전후로 자식들 결혼시키고 사랑하는 아내와 마음 편히 여생을 즐기며 사는 것이 경제적·정서적으로 훨씬 행복하지 않을까요? 일찍 결혼한다는 것은 아내와 단 둘이 있을 시간이 더 많아진다는 의미도 있으니까요.” ●안정된 기반이 사회적 성공 앞당겨 결혼 7년차인 회사원 이모(34)씨는 “결혼을 일찍 하는 것이 7대 3 정도의 비율로 장점이 많다.”고 말한다. 두 아이의 아버지인 이씨는 “외환위기 직후 결혼해 국가경제가 어려웠지만 맞벌이를 해서 그런지 우리 부부는 오히려 풍요로웠다.”고 회상한다. 대학 1학년 때부터 사귀었던 지금의 아내와 결혼한 이씨는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결혼한 덕분에 많은 친구들이 총각 시절 겪는 여러가지 방황들을 겪지 않았다.”면서 “결혼은 나에게 안정된 기반 위에서 오직 일에만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줬다.”고 만족해했다. “일찍 결혼한 덕분인지 전 이미 외모부터 말투까지 명실상부한 ‘아저씨’가 됐지만요. 그래도 세월의 연륜으로 여기며 만족하고 있어요. 아직도 총각인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아직도 그들이 현실감각이 떨어진다고 느낄 때가 많아요. 나는 자식들 밥 굶기지 않으려는 일념으로 한푼이라도 아껴가며 살아가는데 결혼 안 한 친구들이 ‘유럽식 자본주의’니 뭐니를 들먹이며 지금보다 세금을 더 내 복지를 확충해야 한다는 등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솔직히 괴리감이 들죠.” ●조건 구애없는 순수한 사랑 가능해 방송국 PD 김모(31)씨는 조혼 예찬론자다.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취직뒤 곧바로 결혼하는 것이 가장 좋다는 입장이다. 평생 순수한 사랑을 간직할 수 있어서라고. 그 역시 취직하자마자 대학 때부터 만났던 여자친구와 결혼해 5살배기 아들 하나를 키우고 있다. “결혼하고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남녀 모두 어느 정도 ‘때’가 묻게 마련이잖아요. 결혼 상대방이 집을 마련해 올 수는 있는지, 월급은 충분한지, 학벌은 좋은지 등등을 따지다 보면 정말 자신에게 필요한 사람을 놓치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아직 ‘세상물정’ 모를 때 결혼하면 자신의 감정에만 충실히 상대방을 고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늘 아내와 친구처럼 지낼 수 있고 싸워도 곧바로 화해할 수 있어요. 살다 보면 반드시 인생의 어려움이 닥치기 마련인데 조건을 보고 결혼했다면 힘든 시기에 그런 조건이 없어졌을 경우 결혼생활이 어떨까요?이런 의미에서 조건에 구애받지 않는 순수한 사랑은 결혼생활의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인생이 ‘축복’이라고 봅니다.” ■ ‘만혼’ 이래서 좋다 ●준비 안 된 결혼은 오히려 버거워 회사원 장모(36)씨는 큰 아들이 11살인 ‘조혼남’이지만 다시 태어난다면 늦게 결혼하고 싶다고 한다.20대 초반부터 책임과 희생을 짊어지며 살아온 게 힘에 부쳤기 때문이다.‘준비된 대통령’이 필요하듯 남편과 아빠 또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게 장씨의 지론이다. “결혼을 언제 했는지도 가물 가물하네요.24살에 했으니까 남자치곤 상당히 빨리 했죠. 어머니가 일찍 돌아가셔서 집안을 돌볼 여자가 필요했거든요. 결혼을 후회하지는 않지만 너무 일찍 한 것은 아닌가 아쉬울 때는 있어요. 당장 아이 교육비만 해도 30대 중반인 제 월급으로는 버거운 게 사실이거든요. 최근 결혼해 아직도 신혼생활의 달콤함에 젖어 살고 있는 친구들을 보면 교육비·집값 등 경제적 부담으로 고민하고 있는 제 처지가 딱하다고 느껴지기도 해요. 아이를 일찍 키워 놓으면 노후가 편하다고들 하지만 남들 40대에 고민해야 할 문제를 10년이나 앞서 매달리다 보니 ‘조로(早老)’한다는 느낌도 들어요.” ●결혼 뒤 후회 말고 많이 만나 보시길 아직 미혼인 회사원 송모(36)씨는 “남자라면 군대를 갔다 온 뒤 직장생활을 3∼4년 정도 한 30대 초반이 결혼 적령기”라면서 “결혼이란 서로 다른 경험을 해 온 두 사람이 새로운 삶을 창조하는 것인 만큼 행복한 결혼을 위해서는 수많은 준비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몇 년 전 결혼까지 생각하던 여성이 있었지만 당시 완벽한 가정을 꾸릴 자신이 없어 헤어졌다는 송씨는 “좀 더 노력해 1∼2년 안에 준비된 결혼을 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방탕한 생활을 부추기는 것은 아니고요. 결혼 전 가급적 많은 상대방을 만나 보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결혼을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보거든요. 수능시험을 보는데도 모의고사를 많이 보면 그만큼 자신있게 대처할 수 있잖아요. 하물며 인생의 가장 중요한 결혼은 두말할 나위가 없죠. 그렇다고 결혼 전 만나는 사람을 ‘연습용’으로 생각하라는 이야기는 절대 아니고요. 만날 때마다 늘 ‘나’와 상대방에 대한 이해에 최선을 다하되 시행착오를 줄여 나가라는 뜻입니다. 그렇게 열심히 만나다 보면 진짜 내 ‘짝’이라 느끼는 사람을 만나게 돼도 실수없이 잘 해 나갈 수 있겠죠.” ●결혼은 인생의 무덤…가급적 천천히 동시통역사를 준비중인 최모(27·여)씨는 결혼이 인생의 무덤이라고 생각한다. 전세계를 무대로 마음껏 꿈을 펼치고 싶은 그에게 결혼은 꿈을 구속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현재 최씨는 30대 중반은 돼야 결혼을 생각해 보겠다는 입장이다. “남자들은 ‘결혼하면 물에 손 한번 안 담그게 다 해주겠다.’고 말하지만 그것이 거짓말이라는 걸 잘 알아요. 여자에게 필요한 것은 손에 물이 묻냐 안 묻냐가 아니라 남편이 자신의 꿈을 소중히 여기고 존중해 주느냐 하는 것이죠. 주위에 결혼을 위해 자신의 꿈을 버리는 여성분들을 볼 때마다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어요. 남편들도 아내가 애 낳고 키우다 제 풀에 꺾여 꿈을 포기하길 은근히 기대하는 것 같아요. 결혼을 안 할 수 없는 것이라면 차라리 전 하고 싶은 일들을 어느 정도 이룬 뒤 생각해 볼래요.”
  • [길섶에서] 추억/최태환 수석논설위원

    대중가요에 꽤 조예가 깊은 선배가 있었다. 특히 1940∼50년대 흘러간 노래의 탄생 내력이나, 노랫말에 숨은 뒷얘기 등을 그럴싸하게 풀어나가곤 했다. 때론 ‘구라’가 섞인 것 같았지만 즐겁게 맞장구를 쳤다. ‘사십계단 층층대에/앉아 우는 나그네/울지 말고 속 시원히/말 좀 하세요/…피란살이 처량스레/동정하는 판잣집에/경상도 아가씨가/애처로워 묻는구나.´ 한국전쟁 피란민의 애환을 그린 ‘경상도 아가씨’다. 전란 중에도 레코드가 엄청 팔렸다고 한다. 선배는 피란살이 아저씨를 짝사랑한 부산 처녀의 애달픈 심정이 녹아 있다고 했다. 행여 북의 가족 곁으로 돌아가는 날이 올까 애타는 심경이 담겼다고 했다. 사십계단 층층대는 영도 부근에 있었단다. 부산 중구청장이 한국전쟁 당시 대중가요와 자료를 모아 책으로 냈다.‘그때 그 가요’다.10년간 자료를 모았단다. 한 초등학교 배지는 일본에서 구했다고 했다.‘경상도 아가씨가 애처로워 묻는구나.’ 걸쭉했던 선배 목소리가 새삼 그립다. 선배는 몇년 전 작고했다. 살아 있다면 책을 펼치며 ‘구라’를 풍성하게 보탤 텐데. 최태환 수석논설위원 yunjae@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15년만에 앨범 낸 이은하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15년만에 앨범 낸 이은하

    많은 경우 큰 감동은 보이는 것보다 들리는 것에서 생성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사운드’가 그것이다. 영화의 명장면에도 음악이 잔잔히 깔려야 가슴 찡하고 오랜 세월이 지나도 아련하게 기억에 남는다. 노래도 마찬가지다. 얼굴이 못생겨도 흉내낼 수 없을 만큼 고운 목소리로 심금을 울리면 사람들은 그냥 소리에 취해 ‘뿅’간다. 그래서 가수는 가도 그 소리는 영원히 남는다. 고 김정구 선생의 ‘눈물 젖은 두만강’이나 1965년에 작고한 이난영 선생의 ‘목포의 눈물’이 여전히 애창되는 이유의 한 가닥은 여기에 있지 않을까. ‘멀리 기적이 우네 나를 두고 멀리 간다네, 언젠가는 또 만나겠지 헤어졌다 또 만난다네∼’로 시작되는 ‘밤차’의 가수 이은하(46)씨.1970년대 동료 가수 혜은이씨와 함께 방송무대를 주름잡았던 스타 가수였다. 당시 ‘디스코의 여왕’으로 군림했던 이씨는 ‘아직도 그대는 내사랑’,‘봄비’,‘아리송해’,‘돌이키지마’ 등 연이어 히트곡을 내놓으면서 10대 가수상을 10년 가까이 휩쓸 정도였다. 목소리는 흐느끼듯 허스키했고, 특유의 율동은 답답했던 대중들의 가슴을 뻥 뚫어주는 청량제 역할을 했다. ●트로트 아닌 ‘트랜스´ 음악으로 승부 그랬던 그가 1992년 어느날, 그 추억의 목소리만 남긴 채 훌쩍 사라졌다.‘언젠가는 또 만나겠지∼’라는 그의 노랫말처럼. 그로부터 꼭 15년 세월이 지난 최근 ‘아직도 그대는 내사랑’이라며 올드팬들 앞에 반갑게 모습을 드러냈다.‘컴백’이라는 새 앨범을 내고 다시 가요무대에 컴백한 것. 그 중 신곡 ‘사랑도 추억만큼 기억될 수 있다면 우린 아마도’라는 긴 제목의 노래가 눈길을 끈다.‘등 뒤로 찬바람이 불면/지난 세월을 되새겨보죠∼/사랑하고 이별연습 하면서/내 인생의 많은 걸 생각해요∼’ 팬들은 ‘왕년의 이은하’와 함께했던 지난날들을 되새길 기회를 갖게 됐다며 벌써부터 잔뜩 기대에 부풀어 있다. 타이틀곡 ‘컴백’을 비롯해 ‘드라마’,‘기억상실’,‘돈 스탑(Don’t Stop)’ 등 12곡의 노래에 재즈 하우스, 트랜스(전자음악의 한 종류), 발라드, 댄스 등 다양한 장르를 버무렸다. 중견가수 이은하의 ‘컴백’은 나름대로 각별한 의미가 있다.50을 바라보는 나이에 새로운 장르에 도전했다는 점도 그렇고 이번 앨범에서 ‘재즈 하우스’를 시도했다는 점도 눈길을 끌 만큼 신선하다. 중견가수들이 ‘안전하게’ 선택하는 트로트 대신 새로운 음악을 꺼낸 것도 새삼 그가 주목을 받는 이유다. 그는 “나이 들어도 새로운 가수, 뭔가 열심히 하는 가수가 되고 싶다.”고 컴백 일성을 내놓았다. 이번 앨범을 위해 3년 동안 비지땀을 흘렸다. 작사·작곡에도 직접 참여했다.3년 전 유럽여행을 갔는데, 그곳에서는 중견가수들이 트랜스·일렉트로닉 음악을 하는 것을 보고 충격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그는 “신나는 리듬에 희로애락이 녹아 있는 게 트랜스의 매력”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이씨를 만났다. 자리에 앉자마자 코를 매만지며 “보형물 뺐더니 약간 내려앉은 것 같다.”며 소녀처럼 말갛게 웃는다. 잘나가던 시절 성형수술로 콧대를 높였는데 최근 가요계에 컴백하면서 그걸 쏙 빼냈더니 오히려 홀가분하다는 것. 또 세살 높여 살았던 자신의 과거를 커밍아웃한 것도 비슷한 심정이라고 덧붙였다. 컴백한 소감에 대해 “개그우먼 이영자가 그러더군요.‘늦둥이 하나 낳은 기분이 어떠냐.’라고요.”라고 전했다. 그동안 가요계 뒷전에서 조용히 살다가 ‘컴백’이라는 앨범(늦둥이)으로 불쑥 나타난 그를 격려하는 말이다. 팬들이 그동안 뭐하면서 지냈는지 궁금해한다는 질문에 “사실 방송무대와는 멀리 있었지만 매년 연말 디너쇼 등으로 틈틈이 가요활동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또 ‘IMF’ 외환위기 때 일본 진출을 시도했으나 준비가 매끄럽지 못해 실패했으며,‘ZZ엔터테인먼트’회사를 차려 제작자의 길을 가려고도 했지만 몇억 빚만 짊어지고는 중도하차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언젠가는 다시 제작자가 되겠다는 생각은 버리지 않고 있으며, 열아홉살 남자를 소프트록 가수로 키우고 있다고도 귀띔했다. ●싱글 아닌 싱글… “노래와 결혼했어요” 이씨는 아직 싱글이다. 여의도의 한 아파트에서 혼자 산다. 아무리 싱글이라지만 그 흔한 사랑 얘기 한 토막 얻어들을 게 없을까 싶었다. 슬쩍 ‘러브스토리’도 좀 소개해 달라고 눙을 쳤다.“좋다고 생각한 남자 친구가 있어 자주 만났다.”는 그는 “그렇지만 같이 살기엔 성격이 서로 잘 맞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그와 지금은 편한 친구 관계로 가끔 통화를 하면서 지낸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남녀 관계라는 게 원래 감당할 수 없이 뜨겁다가도 식어지면 덤덤해지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굳이 결혼을 안 할 생각은 없지만 지금은 노래와 결혼했다고 생각하니 훨씬 마음이 편하다고 부연했다. 그가 문득 원래의 나이를 되찾기 위해 법원에 소를 제기한 얘기를 꺼냈다. “제가 1961년 3월29일 생입니다.1973년 데뷔하면서 17세 미만은 방송에 출연하지 못할 뿐 아니라 가수증도 내주지 않았어요. 그래서 음반회사나 주위 선배들이 그렇게(3살 나이 올리는 호적) 해야 된다고 나서 본의 아니게 나이를 속이게 된 셈이지요.” 고민하던 중 그는 3년 전부터 가족들의 조언을 받아들여 자연스럽게 나이 정정에 대한 법원 소송을 제기하게 됐다. 어릴 때 다니던 서울 홍릉초등학교의 생활기록부, 그리고 77년 졸업했던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의 경남여상 학적부 등을 어렵게 찾아내 법원에 ‘내 나이 돌려주세요.’라고 요청했다. 그는 워낙 어린 나이에 음악을 시작했기에 시키는 대로 노래를 부를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혼나지 않기 위해 우울한 블루스를 불렀고,20대 중반쯤에야 록음악을 접하고는 무척 좋아하게 됐다고 했다. 평소부터 ‘밝은 음악’을 하고 싶다는 욕망이 많았다. ●다섯살 데뷔 때부터 ‘허스키 보이스´ 눈길 그는 서울 왕십리 토박이. 아버지는 아코디언 등 악기연주에 탁월해 지방연주 때마다 자주 초청을 받았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어린 딸 은하를 항상 데리고 다녔다. 가수 하춘화처럼 다섯살 때 무대에 처음 서게 된 계기도 아버지 덕분이다. 그러던 중 주위에서 “딴따라 하면 배고프다.”며 딸 이은하를 공부시켜야 한다고 걱정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버지는 계속 딸의 음악적 재능에 관심을 가졌다.‘황포돛대’,‘섬마을 선생’ 등을 기타반주와 함께 부르게 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어버지 손에 이끌려 작곡가 김준규씨를 찾아갔더니 “어쩌면 그렇게 허스키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느냐.”고 반색하면서 선뜻 곡을 만들어주면서 음반 취입을 주선했다. 그렇게 해서 나온 것이 ‘임마중’(1973년)이었다. “당시 아버지는 왕십리 출신으로 돌아가신 서영춘, 이기동 아저씨 등 코미디언분들과 무척 친했어요. 판이 나오면서 십시일반으로 그분들한테 도움도 받았지요. 방송에 노래가 나오면 그분들이 우리 집에 와서 훌륭한 가수라고 저한테 격려를 많이 해주시기도 했고요.” 그는 남동생을 밑으로 둔 맏이로 태어났다. 아버지(69)와 어머니(73)도 여전히 건강하다. 서울 약수동에 사는 아버지는 자전거로 온동네를 돌아다니며 소일하신다. 생활비는 딸 은하가 매달 거르지 않고 드려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효녀라는 칭송도 자자하단다. “저는 노래와 결혼했어요. 정말이지 늦둥이 ‘컴백’이라는 아이도 순산했고요. 보란 듯이 아름답고 새로운 인생을 살 겁니다.” 인물전문기자 km@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tpgod@seoul.co.kr
  • [깔깔깔]

    ●언제 다 마셔 성질이 급한 한 여인이 수련원에 다니며 마음을 안정시키는 방법을 배웠다. 급한 일이 생겼을 때 냉수를 한 모금씩 마시면 마음이 안정된다는 것이었다. 어느날 남편과 함께 뱃놀이를 하다 남편이 실수로 물에 빠져버렸다. 남편은 급한 마음에 허우적거리기 시작했다. 여인이 다급히 소리쳤다. “얼른 한 모금씩 마셔요.”●전봇대의 반항 늦은 밤 한 중년 신사가 술에 취한 채 길가에서 볼 일을 보려고 전봇대 앞에 서 있었다. 신사의 몸이 자꾸 흔들려 오줌을 누지 못하고 있자 그 옆을 지나던 청년이 그 신사에게 말했다. “아저씨, 좀 도와드려요?” 신사는 기특하다는 얼굴로 청년을 보더니 말했다. “난 괜찮으니 흔들리는 전봇대나 좀 잡아줘.”
  • 정한아 장편소설 ‘달의 바다’

    플로베르와 최윤, 폴 오스터를 좋아한다는 스물다섯의 작가 정한아씨가 장편 ‘달의 바다’(문학동네 펴냄)로 문단에 뛰어들었다. 2005년 제4회 대산대학문학상을 수상한 작가는 올해 ‘달의 바다’로 문학동네작가상을 탔다. 그가 미래에 대한 고민으로 방바닥을 긁던 시절 써낸 ‘달의 바다’는 우리의 밑그림을 넘어선 세상마저도 긍정하라고 빈 잔등을 쓸어준다. 이제 막 첫발을 뗀 작가는 지난달 31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시종일관 웃음을 머금었다.“대전 시골에서 보름만에 한 호흡으로 썼어요. 쓰다가 너무 재미있어서 밖에 나와 춤추고 다시 들어가곤 했어요. 경운기를 몰고 가던 아저씨들이 가만 쳐다보고 가더라구요.” ‘달의 바다’에서 고모가 보낸 편지와 주인공 은미의 서사는 당당한 꿈과 너절한 현실의 대비를 이루며 맞물린다. 미항공우주국(NASA)의 우주비행사가 된 고모는 달 표면을 처음 밟았을 때의 감미로운 충격을 전한다. 우주공간과 우주비행사의 현장에 대한 정교한 묘사는 전문서적을 탐독한 덕이다.‘달의 바다’를 걷고 있는 고모와 반대로 언론사 시험에 번번이 떨어지는 주인공 은미와 단짝친구 민이는 평생 원하는 삶에 다가갈 수 없다는 걸 절감한다. 그러나 소설은 작은 반전을 통해 진실이라고 믿었던 것이 거짓말임을 폭로한다. 그 거짓말이 사실보다 더 위안이 된다는 확신은 작가의 믿음이기도 하다. “거짓말이 있어서 다행이에요. 거짓말은 모든 의사소통에서 가장 인간적인 소통의 수단라고 생각하거든요.”‘세상에서 가장 낭만적인 아버지’에게 어릴 적부터 거짓말을 듣고 자랐다는 작가는 거짓말 덕분에 자신이 옹졸한 사람이 되지 않았단다. 소설도 거짓말인데 소설이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게 훨씬 아름답지 않으냐고 동그란 눈을 크게 뜬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Local] 숲속공연 예술축제 3일 개막

    보성공연예술촌 ‘연바람’은 3∼10일 오후 6시부터 전남 보성군 노동면 학동리의 옛 학동분교에서 ‘숲속공연예술축제’를 마련한다. 연극 공연, 한여름밤의 콘서트, 샘아저씨와 함께하는 한여름밤의 난장 등이 펼쳐진다.‘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 연극과 전통타악 그룹 ‘얼쑤’의 공연, 퓨전국악그룹 ‘악명’의 마임과 댄스가 마련됐다. 시인 정영주씨와 함께하는 ‘포엠콘서트’, 오영묵·한보리와 함께하는 7080 통기타와 막대춤, 음악그룹 꼬두메의 힙합, 이색 악기 연주가 장승일의 알프스이야기도 준비됐다. 먹거리 장터도 열린다. 문의 (061)853-3170.
  • [깔깔깔]

    ●황당한 부부 어떤 가족이 승용차를 몰고 고속도로를 달리는데 경찰이 차를 세웠다. “제가 무슨 잘못이라도 했나요?” 경찰이 웃음을 띠며 말했다. “아닙니다. 선생님께서 안전하게 운전을 하셔서 ‘이 달의 안전 운전자’로 선택되셨습니다. 축하합니다. 상금이 500만원인데 어디에 쓰실 생각이십니까?” “그래요? 감사합니다. 우선 운전면허를 따는 데 쓰겠습니다.” 아내가 말을 잘랐다. “아, 신경쓰지 마세요. 저희 남편이 술 마시면 농담을 잘해서요.”●술 취하지 않은 취객 파출소 앞 게시판에 국회의원 입후보자의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이를 본 술취한 사람이 경찰에게 물었다. “경찰아저씨, 여기 붙어있는 이 놈들은 도대체 무슨 나쁜 짓을 한 놈들입니까?” “보세요, 이건 현상수배 사진이 아니라 선거용 포스터예요.” 술취한 사람이 말했다. “아하, 앞으로 나쁜 짓을 골라서 할 놈들이군.”
  • [깔깔깔]

    ●충격 한 남자가 군에 입대해 훈련소 생활을 마치고 자대배치를 받았다. 그런데 훈련소와 자대의 구호가 달랐다. 훈련소에서는 ‘돌격’이었고 자대에서는 ‘충성’으로 인사를 해야 했다. 자대배치를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은 탓에 그 남자는 가끔 ‘돌격’이라는 구호를 외쳐대 선임병들에게 여러번 혼나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날 별을 달고 있는 장군이 자기 쪽으로 걸어오고 있는 것을 보았다. “실수하지 말아야지. 충성, 충성.” 그 남자는 속으로 ‘충성’을 되뇌며 걸어갔다. 드디어 장군이 옆을 지나칠 때 그는 외쳤다. “충격!”●약국에서 초췌한 모습의 한 여자가 약국으로 들어왔다. “아저씨 쥐약 있어요?” 그러자 약사는 심각한 표정으로 여자에게 말했다. “쥐가 어디가 아프죠?”
  • 법정(法廷)끌려온 카사노바 이장(里長)

    법정(法廷)끌려온 카사노바 이장(里長)

    자기가 무슨 「카사노바」라고 만나는 여자마다 울린 이장(里長)이 있다. 전남 광주지방법원에서 법의 심판을 기다리고 있는 오찬종(吳贊終)씨(가명·32·전남 곡성군)이란 사나이가 주인공. 한마을에 사는 남의 마누라는 물론 형수 제수 조카까지 가리지 않고 울린 이 별난 취미의 「아더메치」한 행각기-. 남편이 집비운 틈에 설마하는 방심 노려 오(吳)의 여인 행각 제1장은 지난 67년 6월20일 밤 11시, 같은 마을에 사는 정(鄭)모씨(47)의 처 이(李)모여인(37)과 마을 앞 숲속에서부터 시작된다. 정씨는 지방을 떠돌아 다니며 조리를 파는 행상인이기 때문에 집을 떠나있는 날이 많았다. 이것이 탈. 그날도 남편이 장사를 나가 외롭게 집에 있는 이여인을 마을 앞 숲속으로 끌고 가서 몹쓸짓을 하고 말았다. 여자란 처음이 어려울 뿐 한번 일이 되고 나면 둑 터진 봇물처럼 걷잡을 수 없는 법인가. 처음에는 그렇게 완강하게 버티던 이여인이 그날 밤을 지내고 난 다음부터는 오씨의 요구를 거절한 일이 없었다는 것. 남자보다 여자의 나이가 다섯 살이나 위인 이들 불의의 관계는 그 후 죽 계속되었다. 오의 여인 행각 제2장은 69년 8월 23일 밤 10시. 가까운 친척 동생의 부인 신(申)모여인(23)이 상대자. 마침 동생이 집을 비운 틈을 타서 신여인을 강제로 범하고 만 것이다. 설마 제수인 자기에게 그런 짓을 할 줄을 꿈에도 몰랐던 신여인이지만 그렇다고 이런 사실을 남편에게 말 할 수도 없는 처지. 그야말로 벙어리 냉가슴 앓기로 가슴만 치고 있을 수 밖에. 오의 여인 행각 제3장은 올 2월2일 밤 10시. 이번에는 자기의 형수 뻘 되는 이(李)모여인(24)을 범했다. 역시 남편이 출타한 틈을 타서 시동생인 자기앞에서 안심하고 있는 형수를 누이고 만것. 설마 형수인 자기를 보고 그런 흑심을 발동할 줄은 꿈에도 몰랐던 이여인은 고스란히 당했을 밖에. 소리를 지르자니 동네가 부끄럽고 그렇다고 흥분해서 달려드는 억센 남자의 힘을 당할 도리가 없었다. 별수없이 굴복, 일을 치르고 난 오씨는 반 위협조로 소문을 내지 말라는 명령을 잊지 않았다. 당하고도 소문겁내…처녀조카 노린게 탈 『소문을 내면 누가 망신인가 생각해보소! 아무 소리 말고 우리 둘이만 알고 있읍시다』 이여인이 그말을 듣고 보니 백번 옳은 말씀. 당하지 않았다면 몰라도 물은 이미 엎질러진 다음이라 『아이구 원통해!』소리 질러봤자 자기만 망신. 이여인 역시 입을 봉한 채 지낼 수 밖에 없었다. 재미보고 비밀이 철저하게 보장되는 데 자신을 얻은 그는 이번에는 처녀 조카인 강(姜)모양(18)을 노리기 시작.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던 중 드디어 올 8월2일 낮 2시. 순진해서 소리질러…두여인 뒤따라 고소 혼자 있는 조카 강양의 방에 침입, 아저씨인 오씨를 보고 반가와 하는 조카딸에게 달려 들었다. 멀쩡하던 삼촌이 감자기 달려들며 옷을 벗기니 기겁. 그러나 이번만은 사정이 달랐다. 순진한 처녀라 졸지에 변을 당하게 되니 앞뒤 가림없이 엉겁결에 소리를 지를 밖에 없었다. 이렇게 해서 오의 변태적 엽색행각은 백일하에 드러나게 되었는데 전에 일을 당했던 2명의 여인들도 추행으로 오를 경찰에 고발하고 조리장수 정씨는 처와 오를 간통혐의로 고발했다. 이 하늘 아래 보기 드문 치사한 사건을 수사한 광주지검은 정씨의 처 이여인의 간통혐의만은 취하하도록 타일렀다. 소행을 생각하면 절통한 일이지만 자식들(아들5·딸3)을 생각해서 정씨는 아내를 받아들였다. 한편 법의 심판을 기다리고 있는 오의 집에는 아버지(64), 어머니(60)와 부인(28) 그리고 아들 둘 딸 셋이 있다. <광주에서 G기자> [선데이서울 70년 12월 6일호 제3권 49호 통권 제 114호]
  • 비바람 재해걱정 “끝” …풍수해보험 내년 전국 확대

    비바람 재해걱정 “끝” …풍수해보험 내년 전국 확대

    집중호우와 태풍 등 풍수해가 많은 시기다. 올해는 아직 큰 피해는 없다. 하지만 지난해 태풍 에위니아로 큰 피해를 입은 것을 기억한다면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정부는 풍수해 피해의 재정지출을 줄이기 위해 지난해 풍수해보험제도를 시범 도입했다. 내년부터는 이를 전국적으로 확대한다. 이에 풍수해 보험제도의 시범 사업이 어떻게 시행되고 있는지 들여다봤다. “지금 생각하면 보험 가입을 권한 앞집 아저씨가 고맙죠. 얼마 내지 않고 많은 보상을 받았으니까요.”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에 사는 홍모(36)씨는 지난 2월14일 강풍으로 집 벽면이 떨어져 나갔을 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하다. 갑자기 강풍이 불면서 벽이 떨어져 주차돼 있던 차량 3대를 덮쳤다. 하지만 홍씨는 우연히 가입한 풍수해보험으로 피해액을 거의 보상받을 수 있었다. 홍씨의 부인이 지난해 10월 남편이 보험회사에 다니는 앞집 아주머니의 권유로 풍수해보험에 가입해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홍씨는 연 2만 6100원만 내면 최고 2700만원까지 보상받을 수 있는 풍수해보험에 가입했다. 보험 가입 4개월만에 재해를 당해 그는 설계된 대로 675만원을 보상 받았다. ●국가보상 기대로 가입률 저조 홍씨가 보험에 가입하지 않았으면 보상은 한푼도 받지 못한다. 정부의 자연재해 보상규정에는 이처럼 소규모 피해는 보상은 해주지 않는다고 돼 있다. 실제로 홍씨가 피해를 입었을 때 인근 비닐하우스도 많은 피해를 입었지만 정부로부터 보상을 받지 못했다. 풍수해보험에 가입해 보상받는 농민들이 점차 늘고 있다. 또 적은 보험료를 내고 정부에서 보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보상금을 받고 있다. 지난해 7월 태풍 에위니아가 덮쳤을 때 주택이 전파됐던 경북 예천의 신모(52)씨는 연간 9800원의 보험료를 내는 풍수해보험에 가입해 1500만원의 보험금을 받았다. 풍수해보험제도는 지난해 5월 강원도 화천, 경기도 이천, 경북 예천, 충북 영동, 충남 부여, 전북 완주, 전남 곡성, 경남 창녕, 제주 서귀포시 등 9곳을 대상으로 시범 실시했다. 하지만 재해 피해에 대해 국가에서 보상해 줄 것이라는 의식이 여전해 가입률이 높지 않다. 지난 12일까지 가입자는 2만 5010건이다. 시범사업을 1년 이상 한 9곳은 그래도 사정이 좋은 편이지만 전반적으로 가입자가 많지 않은 편이다. 전북 완주군이 2923건으로 가장 많다. 반면 지난 3월부터 시범사업을 하고 있는 전북 장수군 등 14곳은 모두 합쳐 1776건에 불과할 정도로 가입률이 저조하다. ●보상대상 확대·홍보등 개선해야 올해 31개 자치단체에서 시범실시되는 풍수해보험은 내년부터 전국으로 확대 시행된다. 전국 어디서나 가입할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전국으로 확대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가장 큰 걸림돌은 농민들의 인식부족이다. 때문에 시범 실시되는 지역이지만 전체적으로 가입률이 저조한 실정이다. 정부는 3단계에 걸쳐 시범 사업을 해오고 있는데,1차 지역 9곳은 그래도 평균적으로 2000여건씩 가입했다. 하지만 2차 지역 8곳 가운데 경남 남해 1552건, 전남 여수 1490건을 제외하고는 나머지는 몇백건에 불과하다. 이는 보험료 부담을 느끼는 농가가 많은데다, 재해가 나면 정부에서 보상받으면 된다는 고정 관념이 바뀌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보상 대상이 넓지 않은 것도 개선해야 할 사안이다. 현재 주택이나 시설물만을 보상대상으로 하는 것을 가전제품이나 시설물 내 기계설비로 확대할 계획이지만 아직 법개정이 이뤄지지 않았다. 상품홍보와 가입방법에 대한 홍보가 필요한 시점이다. 자연재해와 관련된 정책보험들이 각 부처에 분산 운용되고 있어 비효율성과 중복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개선해야 할 과제다. ●풍수해보험 가입대상과 절차 풍수해보험은 재해가 발생했을 때 보험회사에서 보상을 받는 제도다. 보험에 가입하면 정부의 직접 보상 대상에서 제외된다. 주택, 비닐하우스, 축사 등이 태풍, 호우, 홍수, 해일, 강풍, 풍랑, 대설 등의 풍수해를 당했을 때 보험회사에서 보상을 받게 된다. 과수원 등은 풍수해보험 대상이 아니다. 소방방재청이 만든 재해관련 보험상품이고, 동부화재가 판매와 보상을 대행한다. 때문에 재해가 나면 보험에 가입한 농민은 보험회사에서 보상을 하고, 가입하지 않은 농민은 현행대로 정부에서 보상하는 이원적인 형태가 된다. 이에 따라 보험에 가입하면 가입비의 상당부분을 정부가 대신 내 준다. 정부가 사전에 보상을 해주는 셈이다. 일반 농민은 보험료의 58∼65%를 정부와 자치단체가 부담한다. 특히 기초생활수급권자 가정은 최대 90%까지 정부가 보험금을 내준다. 실질적으로 가입 농민이 부담하는 보험료는 얼마되지 않는 것이다. 기초생활수급권자는 90%인 2만 7000원을 정부와 자치단체가 부담하고 3000원만 개인이 부담한다. 때문에 개인 부담이 훨씬 적다. 전반적으로 주택은 보험료가 저렴한 편이지만 보상 규모가 큰 비닐하우스와 축사는 주택보다 보험료가 많다. 상품은 보험회사에서 팔지만 보험 가입은 소방방재청과 자치단체가 적극 알선한다. 경남 남해군은 지역내 기초생활수급자 694가구를 풍수해보험에 단체로 가입시켰다. 이에 따라 이 지역 기초생활수급자는 자연재해로 주택이 파손되면 최고 1500만원까지 보상을 받는다.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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