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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쟁 속 비참했던 여인들…절망에서 희망 피워낸 몸짓

    전쟁 속 비참했던 여인들…절망에서 희망 피워낸 몸짓

    말을 할 수 없기에 더더욱 간절히 외치는 듯하다. 다양한 몸짓에는 하고 싶은 말이 가득해 보였고 간절한 움직임들이 이들의 사연을 더 들여다보게 했다. 전쟁이라는 거대한 역사 속 개개인의 내면에 맺힌 응어리는 그렇게 아름답고 처연하게 피어났다. 지난 4일 개막해 9일 서울 중구 국립정동극장 세실에서 공연을 마친 ‘그 날이 오기를 간절히 기다렸어요’는 2015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의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에 영감을 받아 창작된 무용극이다. 국립정동극장의 2024년 ‘창작ing’ 다섯 번째 작품이다. 책은 제2차 세계대전의 독소전쟁에 소녀병사로 참전했던 이들의 구술 녹취록을 그대로 글로 옮겼다. 전쟁이 개인의 삶을 비극으로 몰아넣기는 지금이나 당시나 마찬가지여서 소녀병사들의 삶은 한없이 비참하기만 하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쳤지만 전쟁 후 이들을 향한 세간의 시선은 차갑고 하고 싶은 말도 제대로 못 하고 억울한 일이 한가득이다. ‘그 날이 오기를 간절히 기다렸어요’는 1막 ‘감정들의 사원’, 2막 ‘웅장한 합창’, 3막 ‘그날이 오기를 간절히 기다렸어요’로 이어지는 3막 구조로 구성됐다. 무용수들은 책에 나오는 사연에 내재한 감정들을 몸짓으로 다양하게 풀어냈고 여성의 시선으로 바라본 전쟁 속 생생한 감정과 눈물을 따로 또 같이 표현해내며 언젠가 찾아올 희망을 그렸다. 전쟁이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시기에 ‘그 날이 오기를 간절히 기다렸어요’는 전쟁이 현재의 누군가의 모습일 수 있으며 가슴의 응어리를 밖으로 내뱉을 수 없어 침묵할 수밖에 없는 상황은 누구에게나 존재한다는 뭉클한 메시지도 전했다.박지혜 안무가가 “누구나 말할 수 없는 응어리를 안고 살아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의 그날을 간절히 기다리는 우리의 모습을 작품 안에 투영하고 싶었다”고 말한 대로 작품은 말미에 희망적인 분위기로 바뀌며 따뜻한 기운을 전했다. 춤과 별개로 음악도 공연을 풍성하게 하는 요소였다. ‘궁’, ‘아일랜드’, ‘구르미 그린 달빛’ 등의 드라마 OST 작곡가이자 크로스오버 퓨전밴드 ‘두번째달’의 리더로 잘 알려진 김현보가 작곡 및 음향디자인을 맡았다. 가야금, 바이올린, 장고의 라이브 연주가 양악과 국악의 경계를 넘나들며 작품의 신비로움을 더했다. 헨델의 ‘울게 하소서’와 같은 클래식부터 정열의 탱고까지 장르의 변용으로 전쟁이라는 비극 속 일어나는 감정의 파동이 세밀하게 표현됐다. 창작ing의 다음 작품 역시 무용 장르다. 오는 18~23일 ‘차 한 잔 하실래요?’가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 한국보다 AI 잘 나간다더니…‘탈원전’ 대만, 심각한 위기 온다

    한국보다 AI 잘 나간다더니…‘탈원전’ 대만, 심각한 위기 온다

    인공지능(AI) 산업에 대한 대대적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도 ‘탈원전’ 목표를 유지 중인 대만 정부가 전력난에 대한 고민을 드러냈다. 9일 대만 현지 언론에 따르면 궈즈후이 경제부장(경제장관)은 7일 대만 야후TV 인터뷰에서 “과거 대만의 전력 사용량 증가율은 연간 2%가량으로 높지 않았다. 그러나 AI 물결 속에 대기업들이 모두 대만에 데이터센터와 연구·개발센터를 만들기를 희망하고 있어 경제부는 2030년 전력 사용량이 12%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비교적 불확실한 것은 데이터센터인데 원래 3~4곳이 계획됐다가 갑자기 10곳의 센터가 온다면 전력 공급이 충분할지라도 혹여 한두 곳에 일이 벌어질 수 있다”면서 “새 발전소를 건설하지 않거나 심도 있는 절전이 없다면 갑작스러운 전력 공급 중단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했다. 궈 부장은 앞으로 심도 있는 절전을 홍보하는 한편 소모 전력량이 많은 구형 가전제품과 공장의 노후 모터 등을 교체하면 대만 전체적으로 약 5%의 전력 사용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제부 태도는 ‘우리는 여러 전력이 모두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회자가 ‘필요한 전력’에 원자력도 포함되냐고 질문하자 그는 “태양에너지, 지열 등을 막론하고 전력을 만들 수 있다면 모두 필요하다”고 했다. 다만 궈 부장은 “정부는 비핵(탈핵)이라는 영속적인 목표를 달성하기를 희망하고 경제부는 이 방향으로 계속 나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만은 주로 화력 발전에 의존해 전력망이 노후한 상태다. 이로 인해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인 TSMC를 포함한 첨단 반도체 기업들의 전력 수요가 커 정전 사태가 종종 발생했다. 지난 7년간 세 차례의 대규모 정전이 벌어졌고 지난해에도 여러 차례 소규모 정전이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대만은 전력 생산 구조에서 화력·원자력 비중을 줄이고 신재생에너지를 확대하는 정책을 추진 중이다. 차이잉원 전 총통이 지난 2016년 취임 당시 2025년까지 대만 내 모든 원자력발전소 원자로를 폐쇄하고 신재생에너지로 전력 생산을 대체하겠다고 발표한 계획은 아직 유효하다. 차이잉원에 이어 올해 취임한 라이칭더 총통은 자신의 임기 동안 대만을 ‘AI 스마트 아일랜드’로 만들겠다며 전력의 안정적 공급과 다양한 친환경 에너지 제공, 대만만의 데이터센터 건립 등을 공언했다. 대만 입법원(의회) 교육문화위원회는 이날 원전 해체 연기를 골자로 하는 ‘핵 반응기 설비 관리·통제법 개정안’을 심의하기로 했다.
  • 디오픈 ‘전초전’에 김주형·안병훈…매킬로이, 첫 제네시스 타이틀 방어 도전

    디오픈 ‘전초전’에 김주형·안병훈…매킬로이, 첫 제네시스 타이틀 방어 도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가 2주간 주 무대를 골프 발상지 스코틀랜드로 옮긴다. 제네시스 스코틀랜드오픈(총상금 900만 달러)이 11일부터 나흘간 영국 스코틀랜드 노스베릭의 르네상스 클럽(파70·7237야드)에서 열린다. 이 대회는 18일 개막하는 올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디오픈 챔피언십의 전초전 성격이 강하다. 디오픈 역시 스코틀랜드의 로열 트룬(파71·7385야드)에서 펼쳐진다. 로열 트룬은 2016년 대회보다 코스 길이를 늘였다. 파5의 6번 홀 길이는 623야드로 세상에서 가장 긴 홀이다. 지난해와 같은 코스에서 열리는 스코틀랜드오픈의 작년 우승자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를 비롯해 잰더 쇼플리(미국), 루드비그 오베리(스웨덴), 콜린 모리카와(미국) 등이 출전한다. 매킬로이가 타이틀 방어에 성공하면 제네시스 스코틀랜드오픈 사상 처음이다. 지난달 다잡았던 US오픈 우승을 놓친 매킬로이는 부인과 이혼 소송을 냈다가 철회하고 부부 동반 만찬장에 모습을 드러낸 사진을 8일(현지시간) 소셜 미디어를 통해 공개했다.국내 기업인 현대자동차의 브랜드 제네시스가 타이틀스폰서를 맡은 이 대회에 한국 선수로는 파리 올림픽 국가대표 김주형(22), 안병훈(32)을 비롯해 임성재(26), 김시우(28), 이경훈(32) 등이 출전한다. 김주형은 2022년 이 대회에서 3위를 차지, 자신의 PGA 투어 첫 ‘톱 10’을 기록했다. 김주형은 작년에 이 대회에서 공동 6위로 2년 연속 10걸에 들었다. 안병훈은 공동 3위를 차지해 한국 선수로는 성적이 가장 좋았다. 이들은 두 대회가 끝나고 바로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올림픽에 출전할 예정이다. 스코틀랜드에서 열리는 두 대회는 이들에겐 사실상 유럽 적응 훈련과 마찬가지다.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에서 뛰는 박상현(41)과 함정우(30), 이정환(31)도 모처럼 PGA 투어와 DP 월드 투어 공동 주관 대회에서 실력을 겨룬다. 박상현은 지난해 KPGA 투어 제네시스 챔피언십 우승자 자격으로 나오고, 함정우와 이정환은 지난해 KPGA 투어 제네시스 포인트 1, 2위에 올라 이번 대회 출전권을 확보했다.
  • 제일 비싼데도…빵에 김치 넣자 美부자들 난리 났다

    제일 비싼데도…빵에 김치 넣자 美부자들 난리 났다

    미국 뉴욕의 부유층이 가장 즐겨 찾는 휴가지인 뉴욕주 롱아일랜드 햄프턴에서 ‘김치 치즈 크루아상’이라는 이색 메뉴가 주목받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9일 기준 가게 홈페이지에서는 해당 메뉴가 품절일 정도로 인기가 남다르다. WSJ는 본격적인 휴가철에 접어들며 햄프턴의 식품 물가가 크게 오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례로 이스트 햄프턴의 한 시장에서는 바닷가재 샐러드를 1파운드당 120달러에 팔아 논란이 됐다. 햄프턴 인근 식료품 시장인 라운드 스웸프 팜의 물가는 2020년보다 30~50%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엄청난 물가에도 햄프턴의 부자 피서객들은 줄을 서서 음식을 산다. 이런 가운데 8.5달러(약 1만 1700원)라는 가격에 김치 치즈 크루아상을 파는 가게도 화제라고 WSJ는 소개했다.김치 치즈 크루아상을 파는 카리사 베이커리는 핸드백을 연상시킬 정도로 화려한 포장에 담아서 판매한다. 뉴욕에서 컨설턴트로 일하는 한 고객은 이곳에서 크루아상 여섯 개와 사탕 두 봉지를 사기 위해 56달러를 썼다고 밝혔다. 카리사 베이커리 홍보 담당자는 “김치 크루아상을 만들 때 손이 많이 가는 만큼 매장에서 가장 비싼 빵”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우리는 김치를 직접 담그는 등 음식을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만든다”면서 “이는 결코 일반적인 크루아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일반 크루아상은 루이 16세의 왕후가 된 마리 앙투아네트를 통해 오스트리아에서 프랑스로 전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를 넘어 세계적인 인기를 끌며 프랑스를 대표하는 빵 중의 하나로 꼽힌다.
  • ‘고등래퍼’ 출신 애쉬 아일랜드, 日래퍼와 결혼·임신 깜짝 발표

    ‘고등래퍼’ 출신 애쉬 아일랜드, 日래퍼와 결혼·임신 깜짝 발표

    가수 애쉬 아일랜드(25)와 일본 래퍼 챤미나(26)가 결혼과 임신 소식을 동시에 밝혔다. 지난 7일 애쉬 아일랜드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저와 챤미나가 평생을 함께하기로 약속했다”며 결혼사진을 올렸다. 그는 “고마운 존재이며 모든 방면에서 항상 가장 큰 힘이 되어준 미나와 가족이 될 수 있어서 너무 감사하고 행복하다”며 “더 기쁜 소식은 저희 사이에 새로운 생명이 찾아왔다”고 전했다. 이어 “오랜 기간 제게 항상 가족과도 같던 앰비션 뮤직과의 전속 계약이 종료됐다”며 “앞으로도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챤미나 또한 인스타그램에 같은 사진을 올리며 “애쉬 아일랜드와 결혼하게 됐다. 저의 인생에 둘도 없는 사람,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자 절친한 친구이기도 한 그와 가족이 될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희 사이에 새로운 생명이 찾아왔다. 이 사실에 너무 행복하며 큰 감사함을 느낀다. 앞으로 함께 힘을 모아 멋진 가정을 이루도록 해보겠다. 따뜻하게 지켜봐 달라”고 전했다. 애쉬 아일랜드는 윤진영이라는 이름으로 Mnet ‘고등래퍼2’에 출연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후 2018년 앰비션 뮤직에 합류해 ‘악몽’, ‘멜로디’ 등 앨범을 발매해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일본 랩 배틀 프로그램 ‘고교생 랩 선수권’을 통해 이름을 알린 챤미나는 지난 2020년 가수 태연의 일본 미니 2집 타이틀곡 ‘#걸스스피크아웃’, 2023년 가수 최예나 일본 데뷔 싱글 ‘스마일리’ 일본어 버전에 피처링 아티스트로 참여했다. 2022년부터는 한국에서도 활동하고 있다.
  • ‘흙수저’ 부총리·‘오바마 친구’ 외무… 스타머 내각 절반이 여성

    ‘흙수저’ 부총리·‘오바마 친구’ 외무… 스타머 내각 절반이 여성

    영국 조기총선에서 제1야당인 노동당이 집권 보수당에 압승해 14년 만에 정권 탈환에 성공했다. 노동당을 이끄는 키어 스타머(62) 신임 총리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후 망가진 영국 경제를 재건해야 하는 난제를 떠안게 됐다. 스타머 총리는 6일(현지시간) 오전 보수당 리시 수낵(44) 전 총리가 찰스3세 국왕을 만나 사의를 표명한 직후 버킹엄궁에서 새 총리로 공식 취임했다. 그는 영국 총리 관저 다우닝가 10번지에서 열린 취임식 연설에서 “우리는 영국을 재건한다”면서 “변화는 지금 바로 시작된다”고 밝혔다. 이번 선거에서 노동당은 412석을 얻어 제1·2 야당인 보수당(121석)과 자유민주당(72석)을 제치고 단독 과반을 차지하면서 정책 추진을 위한 동력도 갖췄다. 스타머 총리는 당선 직후인 지난 5일 부총리와 재무·외무장관 등 내각 명단도 발 빠르게 발표했다. 주요 장관 21명 중 11명이 여성으로 영국 최초 여성 재무장관도 배출했다. 자수성가한 ‘흙수저’ 장관도 다수로 당의 정체성을 내각에 녹여 냈다.부총리와 균형발전·주택 장관을 겸임하는 앤절라 레이너(44) 노동당 부대표는 맨체스터 공공주택에 살면서 집안의 난방을 끄고 생활해야 할 만큼 어려운 성장기를 보냈다. 16세에 출산하면서 학교를 그만뒀다. 이후 다시 공부를 시작해 지방정부 돌봄 서비스 업무를 하면서 노동조합에 참여했다. 37세에 손주를 본 그를 가리켜 더타임스는 “최근 정치사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첫 여성 재무장관이 된 레이철 리브스(45)는 영국중앙은행(BOE) 이코노미스트 출신으로 2010년 의회에 입성했다. 리브스 장관의 경제 철학은 경제 안보와 노동자들의 재정 안정성을 강조하는 이른바 ‘시큐로노믹스’(securonomics)라고 영국 언론은 분석했다.외무장관에 기용된 데이비드 래미(52)는 가이아나 이민 가정 출신이다. 미국 하버드 법대에 입학한 첫 흑인 영국인으로 동문인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과 친분이 깊다. 2018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의 영국 방문을 앞두고 “트럼프는 여성을 혐오하고 나치에 동조하는 소시오패스”라고 비판하는 글을 타임지에 실었다. 현재 영국 경제는 1997년 노동당 당수 토니 블레어가 총리에 취임했을 때보다 더 나쁜 상황이다. 영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정체돼 있고 국가 부채는 매년 치솟고 있다. 이민 싱크탱크인 브리티시 퓨쳐의 선더 카트왈라는 “스타머 총리가 변화에 대한 희망이 거의 없는 ‘불안하고 분열되고 약간 망가진 나라’를 물려받았다”고 분석했다.무엇보다 서민 생활이 최악이다. 고물가 상황이 이어져 생활비가 급등했지만 영국인들은 1950년 이래 가장 많은 세금을 내고 있다. 평균 주택 가격은 28만 1000파운드(약 5억원)로 10년 동안 30% 넘게 상승했다. 경제적 약자를 위한 식량 지원 제도인 푸드뱅크 이용률도 5년 동안 거의 두 배로 늘었다. 현재 영국의 교도소는 재소자들로 가득 찼고, 법원에서 경범죄 혐의자가 판결을 받는 데만 6개월이 걸린다. 전체 영국 대학의 40%가 재정 적자이거나 적자 전환 중이다. 영국에서 국민보건서비스(NHS)를 통해 병원 치료를 기다리는 환자만 760만명에 달한다. 10년 전보다 3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현 상황을 반전시킬 새 정책이 필요하다. 외교 상황도 녹록지 않다. 1997년만 해도 비교적 약체였던 러시아는 이제 유럽을 위협하고 있다. 중국은 여러 무역 정책으로 유럽을 압박한다. 차기 미국 대선에서 승리 가능성이 높아진 트럼프 전 대통령조차 “유럽 방위를 포기하겠다”고 대놓고 위협한다.해마다 늘어나는 불법이민 문제에도 해법을 내놔야 한다. 보수당 정부는 영국으로 들어오는 난민을 일단 모두 아프리카 르완다로 보낸 뒤 그곳에서 심사를 통과한 사람만 영국 이민을 허용하겠다는 정책을 추진했다. 이는 인권침해 논란과 함께 유럽인권재판소(ECHR) 등 국제사회의 비난을 초래했다. 이날 스타머 총리는 첫 기자회견에서 “르완다 계획은 시작하기도 전에 완전히 끝났다”고 천명했다. 대신 영국으로 오는 불법 이주민에 대한 국경 통제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올 상반기 소형 보트를 타고 영국으로 들어온 이주민 수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상황에서 스타머 총리가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지 불분명하다고 AP통신은 짚었다. 이날 첫 내각 회의를 주재한 스타머 총리는 7일 잉글랜드와 웨일스, 스코틀랜드, 북아일랜드 등 영국 4개 구성국을 각각 방문하고 8일에는 미국 워싱턴DC로 출국,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의에서 정상외교 무대에 데뷔한다.
  • 고양이가 가구를 긁는 이유, 알고 보니… [달콤한 사이언스]

    고양이가 가구를 긁는 이유, 알고 보니… [달콤한 사이언스]

    국내 반려동물의 인구가 약 150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려동물 중 가장 많은 것은 개와 고양이다. 특히 반려묘를 키우는 사람들은 고양이의 스크래칭이라는 고양이의 물건을 긁어대는 본능 때문에 쿠션이나 카펫, 소파 등 가구가 손상되는 것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다. 튀르키예 앙카라대 수의학부, 캐나다 프린스 에드워드 아일랜드대 생리학과, 포르투갈 에가스 모니즈 보건과학대학원, 프랑스의 수의약업체 세바 상테 아니말 공동 연구팀은 반려묘가 가구를 긁는 구체적인 이유를 발견하고 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고 6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수의학 분야 국제 학술지 ‘최신 수의과학’ 7월 3일 자에 실렸다. 스크래칭은 고양이의 본능이지만 종종 보호자에게는 행동 문제로 인식돼 고양이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방식으로 개입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에 연구팀은 프랑스 내 반려묘를 키우는 1200명의 보호자에게 고양이의 일상생활과 특성, 스크래칭 등과 관련해 설문조사를 했다. 분석 결과, 연구팀은 고양이의 스크래칭에 영향을 미치는 몇 가지 요인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스크래칭의 주요 원인은 스트레스인 것으로 확인됐다. 우선 주인에게 어린 자녀가 있으면 반려묘의 스트레스가 증폭돼 스크래칭이 심해진다. 또 하나의 요인은 고양이의 장난기로 밝혀졌다. 고양이는 놀이 시간이 길어질 경우 지나친 자극을 받아 오히려 스트레스 수준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반려묘의 성격이나 주인에게 자녀의 존재와 같이 스크래칭을 촉발하는 일부 요인은 변경할 수 없지만, 다른 요인은 변경할 수 있다. 고양이가 자주 지나다니는 곳이나 선호하는 휴식 공간 근처에 스크래칭 기둥을 설치하거나 페로몬을 사용하면 고양이가 가구를 긁는 행위를 현저히 줄일 수 있다고 연구팀은 조언했다. 또, 안전한 은신처와 충분하고 적정한 놀이 기회와 시간을 제공한다면 고양이의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보다 건설적인 활동에 참여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 같은 대책을 실천한 결과, 고양이의 스트레스가 줄어 가구의 과도한 스크래칭이 줄어드는 것이 관찰됐다. 연구를 이끈 야스민 사르길리 데미르바스 앙카라대 박사(수의생리학)는 “집에 자녀가 있는지 여부와 고양이의 성격적 특성, 활동 수준 등이 반려묘의 스크래칭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라며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효과적인 전략을 개발해 고양이와 보호자 간 유대감을 더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위험천만’ 美고속도로 옆 가로등에 묶인 강아지…남겨진 메모 보니

    ‘위험천만’ 美고속도로 옆 가로등에 묶인 강아지…남겨진 메모 보니

    미국에서 강아지가 한 장의 메모와 함께 고속도로 옆 가로등에 묶인 채 발견됐다. 3일(현지시간) 미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뉴욕주 경찰은 사우스 스테이트 파크웨이 21번 출구 근처의 가로등에 강아지가 묶여 있다는 신고가 여러 차례 들어왔다고 밝혔다. 신고자 중 한명인 레이 키노네스는 “강아지는 고속도로에서 3~6m가량 떨어져 있었다”며 “짧은 목줄로 묶여 있어서 누울 수 없는 여유가 없어 보였다. 얼마나 오래 묶여 있었는지도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가로등에 묶여 있는 강아지와 메모, 그리고 밥그릇을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메모에는 “록시라는 이름을 가진 이 강아지는 훈련된 아메리칸 불마스티프 종이다. 나이는 네살로 몸에 벼룩이 없도록 목욕시켰다. 록시를 발견한다면 잘 보살펴 달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뉴욕의 나소 카운티 지방 검사인 앤 도넬리는 “이 고속도로는 뉴욕 롱아일랜드에서 가장 많이 이용되고 위험한 고속도로 중 하나”라며 “강아지를 버릴 곳이 아니다”고 비난했다. 경찰에 의해 구조된 록시는 뉴욕의 한 동물 보호소로 옮겨졌다. 구조 당시 록시는 경찰이 다가가도 짖지 않고 얌전히 앉아있었다고 한다. 도넬리 검사는 “록시를 버린 주인은 동물을 유기한 혐의가 있어 경범죄로 기소될 수 있으며 록시에게서 학대 등의 흔적이 발견될 경우 경범죄에서 중범죄로 바뀔 수도 있다”고 말했다. 록시를 보호하고 있는 동물 보호소는 “록시의 몸에 전자칩이 없어 주인을 찾기 어렵다”고 전했다. 경찰은 록시의 주인이 누구인지 수사 중이다. 록시는 현재 저체중이긴 하지만 건강 상태는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미 수많은 사람이 록시를 입양하기를 희망해 동물 보호소에 등록을 마친 상황이라고 한다.
  • “법인세 낮추니 해외 투자 줄이어”… 싱가포르 ‘열공’하는 부산

    “법인세 낮추니 해외 투자 줄이어”… 싱가포르 ‘열공’하는 부산

    비즈니스 허브 싱가포르지정학적 장점 활용해 물류 육성1인당 GDP 세계 5위로 자리매김다국적기업 아시아 본부 4200곳법인세는 아일랜드 다음으로 낮아북항 재개발 추진하는 부산 물류 인프라에 획기적 지원 촉구“글로벌허브특별법 제정 서둘러야” 싱가포르는 여러모로 부산과 닮았다. 국토 면적이 740㎢인 도시국가로 부산의 771㎢와 비슷하다. 싱가포르는 유럽과 동아시아를 잇는 최단 항로의 요충지인 말라카해협 어귀에 있고, 부산은 미국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요충지에 있다는 점 또한 유사하다. 싱가포르와 부산 모두 세계에서 손에 꼽히는 환적항을 두고 있으며, 물류산업이 도시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다만 부산과 싱가포르의 위상은 차이가 크다. 싱가포르는 지정학적 장점을 활용해 물류와 금융, 관광, 마이스 산업 등 각종 고부가가치 산업을 육성하고, 외국인 투자 활성화에 나서면서 세계적인 비즈니스 허브로 성장했다. 올해 싱가포르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높은 8만 8447달러(약 1억 2270만원)를 기록했다. 도시를 인재와 자본, 기업이 몰려드는 ‘글로벌 허브’로 성장시키는 것을 목표로 잡은 부산이 싱가포르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부산시와 함께 글로벌 허브로 성장한 싱가포르에서 항만운영사인 PSA, 도시재개발청(URA), 마리나베이샌즈 복합리조트 등을 살펴보며 부산이 지향해야 할 미래상과 국회에 발의된 ‘부산 글로벌 허브도시 조성에 관한 특별법안’(글로벌허브특별법) 제정 필요성을 확인했다. ●‘비즈니스 허브’ 이끈 개방 경제 지난달 29일 마리나베이는 싱가포르가 지난해 1360만명,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900만명이 방문한 세계적인 관광국임을 증명하듯 각국에서 온 관광객들로 가득했다. 사자 머리에 인어 몸을 한 싱가포르의 상징물 머라이언상 주변은 사진을 찍으려는 관광객으로 붐볐고, 만 건너에서는 200m 높이의 건물 3개 동 위로 배 모양을 한 길이 343m 스카이파크를 얹은 싱가포르의 대표 랜드마크 마리나베이샌즈 리조트가 위용을 뽐냈다. 인근 싱가포르 금융 중심지인 래플스 플레이스에 즐비한 고층빌딩에는 스탠다드차타드, HSBC 등 금융기업들이 자리잡고 있었다. 세계 4위 금융시장으로 꼽히는 싱가포르에는 600여개 글로벌 금융기관이 진출해 있다. 이들을 포함해 싱가포르에 아시아 본부를 세운 다국적기업은 4200곳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적 비즈니스 허브로 손꼽히는 싱가포르의 현재 모습이다. 1965년 말레이시아에서 독립할 때는 사정이 달랐다. 당시 1인당 GDP는 400달러에 불과했고, 실업률이 12%일 정도로 빈곤했다. 경제를 일으킬 자본, 기반 시설이 없었고 심지어 마시는 물도 수입해야 할 정도로 가진 자원도 부족했다. 이런 싱가포르가 오늘날 성장을 이뤄 낸 배경으로는 적극적인 경제 개방과 해외 투자 유치가 꼽힌다. 싱가포르는 자유로운 기업 활동을 위해 각종 규제를 완화, 철폐하고 법인세를 낮췄다. 그 덕분에 해외 직접투자가 활발해지면서 컴퓨터, 전기·전자, 석유·화학 등 고부가가치 산업을 중심으로 수출 주도형 성장을 이뤄 냈다. 현재 싱가포르는 국내외 기업에 차별을 두지 않고 법인세를 17% 부과한다. 이는 아일랜드의 12.5% 다음으로 낮은 것이다. 고정자산에서 발생하는 자본소득은 법인세 과세 대상에서 제외하고, 산업군이나 투자금액, 고용창출, 사업지출 규모 등을 고려해 법인세를 면제하거나 5~10% 감면하기도 한다. 글로벌허브특별법에도 조세를 감면 또는 면제하거나 개발사업에 드는 자금을 지원하는 등 투자를 유치하는 내용이 담겼다. 특별법이 제정되면 시행령 또는 관련 법령 개정을 통해 자세한 사항을 규정하게 된다. 부산시 글로벌허브도시추진단 관계자는 “부산이 글로벌허브로 나아가려면 세제나 인센티브 등 유인책이 적어도 싱가포르 수준은 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메가포트로 물류 허브 수성 항만은 싱가포르가 글로벌 허브로 자리매김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했다. 세계 3대 운항로로 불리는 말라카해협을 끼고 있는 싱가포르는 영국 식민 지배 시대이던 1819년부터 무관세 자유무역항으로 개발됐다. 국제무역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무역금융을 비롯한 상업금융이 발전하는 등 다양한 경제활동의 중심지로 부상했다. 싱가포르항만은 지난해 3880만 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를 처리하면서 환적항만 세계 1위 자리를 수성했다. 하지만 이에 만족하지 않고 국토의 서쪽 끝에 도심 항만을 통합하는 ‘투아스 메가포트’ 건설을 추진 중이다. 투아스 메가포트는 2040년까지 4단계로 나눠 1337㏊를 매립해 건설한다. 2012년 건설을 시작해 2020년 1단계 공사가 마무리되면서 공식 개장했다. 4단계까지 완공되면 연간 6500만 TEU를 처리할 수 있는 세계 최대 항만이 된다. 국내 최대 무역항인 부산항이 지난해 처리한 2300만 TEU보다 2.8배 많다. 66개 선석이 조성되며 선석 길이만 26㎞에 이른다. 싱가포르는 중공업, 석유·화학 단지와 더 가까운 곳에 투아스 메가포트를 건설하면서 산업과의 연계를 더 강화하고, 기존 항만 시설들이 유발하는 차량 정체 등의 문제도 해소하려고 한다. 기존 도심 항만이 이전하고 남은 부지는 첨단산업 용지 등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이경덕 부산시 기획관은 “원도심에 있는 북항을 외곽에 있는 신항으로 이전하고 재개발을 추진하는 부산으로서는 참고할 점이 많다”며 “글로벌허브특별법에 정부가 물류 인프라 구축을 획기적으로 지원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부산이 물류 허브로서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특별법 제정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 세종시, 세계적 박물관·미술관과 ‘어깨 나란히’

    세종시, 세계적 박물관·미술관과 ‘어깨 나란히’

    얼스터박물관, 카탈루냐미술관 ‘양해각서’특별전 기획전시…박물관 교류 등 협력 세종에서 ‘왕좌의 게임’ 장면의 모직물, 르네상스 회화 등 영국 박물관과 스페인 미술관이 소유한 국제적 작품을 관람할 기회가 마련된다. 세종시는 영국 북아일랜드 벨파스트 얼스터 박물관, 스페인 카탈루냐 미술관과 국제 공동 전시 추진을 위한 양해각서를 각각 체결했다고 3일 밝혔다. 얼스터 박물관은 1979년 북아일랜드 수도 벨파스트에 건립된 대표적 국립박물관이다. 연면적 8000㎡에 아일랜드 역사·자연사·미술 분야 등의 작품 전시와 민속박물관 등 3개 분관을 운영 중이다. 카탈루냐 미술관은 1934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개관한 국립미술관이다. 연면적 2만㎡에 스페인 대표 예술가 가우디 작품을 비롯해 로마네스크 벽화, 르네상스 회화 등 예술적 가치가 높은 작품을 다수 소장하고 있다.이번 협약은 △국제 공동 전시 개최 △인력교류 △전시콘텐츠 상호 교류·협력 △디지털 자료 공동 구축·공유 △박물관 교육 협력 △협의체 구성 등을 담고 있다. 시는 2026년 하반기 개관에 맞춰 세종시립박물관 특별전으로 얼스터 박물관의 기획전시를 계획 중이다. 카탈루냐 미술관 소장품 소개 전시도 선보일 예정이다. 얼스터 박물관은 벨파스트가 ‘왕좌의 게임’ 촬영지인 점을 반영해 해당 장면을 담은 모직물과 아일랜드 직물 산업 역사에 관한 전시주제를 세종시립박물관 특별전으로 제안한 상태다. 최민호 시장은 “얼스터 박물관, 카탈루냐 미술관과 양해각서 체결은 세종이 국제박물관 도시로 나아가는 상징적 의미”라며 “세종이 대표박물관 도시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열린세상] 시민의회 만들어 정치 틀 새로 짜야

    [열린세상] 시민의회 만들어 정치 틀 새로 짜야

    최근 정치 상황은 22대 국회가 역대 최악이 될 것이라는 우려를 확인시키고 있다. 거대 양당의 거친 힘겨루기 끝에 22대 국회는 출발했다. 민주당이 남겨 준 7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국민의힘이 받아들이면서 개원 28일 만에 전반기 원(院) 구성을 완료했다. 민주당의 힘의 정치에 여당이 굴복한 결과다. 개원 한 달 동안 거대 야당은 지난 국회에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4개 법안을 다시 강행 처리했고, 8건의 탄핵 및 특검 법안을 발의했다. 역대 최악이었다는 21대 국회의 기록을 깨기에 충분한 실적이다. “권력은 부패한다. 절대권력은 절대적으로 부패한다.” 19세기 영국의 역사학자 존 E. 액턴이 남긴 명언이다. 권력이 지닌 위험 때문에 많은 민주주의 학자들이 ‘절제된 권력’의 규범을 강조했다. 현재 우리 정치에서는 행정부 절대권력과 입법부 절대권력이 정면충돌하고 있다. 국가와 국민의 안위와 행복 따위는 눈앞에 없다. 이미 부패할 대로 부패한 절대권력들이다. 액턴의 말처럼 절대권력은 절대적으로 부패할 뿐이고 선한 혹은 민주적인 절대권력은 없다. 국민이 원하는 민주적 정치를 하기 위해서는 절대권력을 제거하는 것이 유일한 방안이다. 절대권력을 없애기 위해서는 ‘구조’와 ‘행위자’ 두 차원에서의 노력이 필요하다. 행위자 차원에서의 실천적 개선안은 찾기가 쉽지 않다. 정권교체를 통해 권력의 단맛과 쓴맛을 뼛속 깊이 체험한 정치인들에게 절제된 권력 행사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권력자를 바꾸는 것도 답이 아니었다. 그간 정치개혁이라는 명분으로 선거 때마다 절반 가까이 현역 의원 물갈이를 해 왔다. 21대 국회는 50.3%가 초선 의원이었고, 22대 역시 초선 비율이 44%다. 현역 물갈이가 아무런 성과를 못 낸 이유는 보스 일인에게 권력이 집중된 인물정치 때문이다. 대통령은 행정부와 여당을 장악하고 있다. 야당의 권력은 당대표 일인에게 초집중돼 있다. 해방 후부터 지금까지 우리에게 정당정치는 없었다. 정당은 오직 그들의 대표를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한 수단일 뿐이었다. 최근의 팬덤 정치는 보스 일인에 대한 권력 집중 현상을 더 강화하고 있다. 결국 절대권력을 없애기 위해서는 권력 행사자가 아닌 절대권력이 만들어지는 정치구조를 바꿔야 한다. 본디 민주주의는 ‘권력 분산’의 원칙 위에서 작동한다. 견제받지 않는 권력은 반드시 부패한다. 그런데 절대권력은 견제받지 않는다. 현재 우리 정치는 행정부와 입법부 모두 절대권력이 장악하고 있다. 행정부의 절대권력을 없애기 위해서는 통치구조를 의원내각제로 바꿔야 한다. 대통령 권력을 견제하기에는 제왕적 대통령의 역사와 관습이 너무 길고 깊다. 국회의 절대권력을 견제하기 위해서는 양당제가 아닌 다당제를 확립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위성정당을 금지하고 비례대표 의석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 정당 내부의 절대권력을 없애기 위해서는 공천권력을 분산해야 한다. 일부 부작용이 있더라도 국민경선제(오픈프라이머리)를 도입해 유권자가 공천권을 갖게 해야 한다. 문제는 절대권력을 없애기 위한 제도 개선이 현실적으로 가능할 것인가다. 대통령과 여야 정치인 모두 상대를 죽이려는 증오의 정치에 매몰돼 있으나 권력 카르텔의 강화에는 한마음 한뜻이 된다. 대통령과 국회 모두 그들의 권력을 분산시키는 정치제도를 도입하지 않을 것이다. 권력 카르텔을 깨고 절대권력을 없애기 위해서는 일반 시민들이 모여 논의하고 결정을 내리는 시민의회를 구성해야 한다. 시민의회를 통한 제도 개혁은 파격적이지도, 비현실적이지도 않다. 21세기 들어 캐나다, 프랑스, 아일랜드가 시민의회를 통해 선거제도를 바꾸고, 기후협약을 만들고, 헌법을 고쳤다. 양극화와 증오의 정치를 깨트릴 수 있는 새 정치 틀을 만든다면 22대 국회는 최고의 국회로 평가받을 것이다. 윤성이 경희대 정외과 교수
  • [최나욱의 현대문화 아카이브] 행사를 확장하는 파티문화

    [최나욱의 현대문화 아카이브] 행사를 확장하는 파티문화

    화창해진 날씨를 따라 세계 곳곳에서 행사가 개최된다. 베네치아비엔날레부터 아트바젤, F1, 패션위크 방문을 위해 문화예술 관련인들의 이동이 잦다. 치러지는 도시는 방방곡곡이지만 동선은 비스름하다. 현대 문화가 물리적 거리보다 문화적 거리로 연결돼서다. 월요일에 뉴욕에서 만나고 수요일에 파리에서 만나는 이들에게 지리적 개념은 남다르다. 행사를 위해 주요 인사들이 한데 모이는 만큼 참여 주체들은 그들을 자신의 행사로 불러 모으고자 노력한다. 저녁마다 열리는 파티는 단순 뒤풀이라기보다는 준비한 행사를 확장하고, 다음 작업을 도모하며, 미처 선보이지 못한 부분을 추가로 제시하는 프로그램의 일종에 가깝다. 공식 행사가 아닌 만큼 더욱더 관계자 위주의 배타적이면서도 긴밀한 시간이 이뤄진다. 예를 들어 여러 국가가 마치 올림픽처럼 참여하는 베네치아비엔날레의 첫 주에는 하룻밤에만 수십 개의 각 국가관, 그리고 참여 기관들의 파티가 경쟁적으로 열린다. 비공식적으로 치러지는 만큼 어떤 파티가 치러졌는지가 많은 이들에게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이번에 아일랜드관과 아이슬란드관은 비요크가 디제잉을 하는 합동 파티를 열어 큰 인기를 끌었고, 나이지리아관은 새벽 4시까지 춤을 추면서 아프리카의 에너지를 물씬 풍겼다. 패션위크 때마다 열리는 릭 오언스의 레이브 파티는 패션쇼 이상으로 브랜드의 정체성을 드러낸다고 알려져 있다. 릭 오언스와 그의 파트너 미셸 라미는 웬만한 식사나 행사가 끝나는 느지막한 시간에 시작해 새벽까지 이뤄지는 이 파티야말로 자신들의 라이프스타일을 고스란히 담아내는 일이라고 말한다. 옷을 보여 주는 데 집중하는 캣워크와 달리 테크노 음악 속에서 벌어지는 자유분방한 몸동작과 그들의 컬렉션이 함께하는 것이다.일련의 파티를 경험한 이들은 누구보다 해당 기관과 브랜드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가지고 담론의 장을 형성한다. 오직 파티를 위한 파티도 존재한다. 상반기를 마무리하고 여름휴가를 가기 직전인 지금이 가장 적기다. 평소 미술관이 대중을 위해 각종 노력을 기울인다면 이때는 이를 가능하게 한 이들을 초대해 이른바 ‘서머파티’를 연다. 좋은 파티를 통해 네트워크는 물론 좋은 후원자를 모집하며 기관의 미래를 도모하는 것이다. 예술이 ‘모두가 즐기는 것’과 ‘엘리트 문화’라는 상반된 선상에 위치하는 것을 내보이는 지점인 한편 자본이나 인기에 잠식되지 않고 저만의 기준을 지킬 수 있도록 하는 요인이라 할 만하다. 그중에서도 런던 서펜타인 갤러리의 서머파티는 특히 유명하다. 많은 유명인들이 찾는지라 수백만원짜리 암표가 거래되기도 하는 이 파티는 연예인들뿐 아니라 왕실 인사, 총리, 금융인 등 다양한 사람들이 찾아 즐기는 행사로 알려져 있다. 서펜타인 파빌리온의 건축가는 자신이 설계한 파빌리온 안에서 이들과 네트워크를 맺게 되니 ‘세계적 건축가의 무대’라는 명성은 이런 행사들을 살필 때 비로소 와닿게 된다. 얼마 전 새로운 서펜타인 파빌리온을 설계한 조민석 건축가의 역량은 비단 건물뿐 아니라 이러한 행사를 아우르는 일에까지 뻗쳐 있다. 다만 한국에서 아직 ‘파티’는 ‘유흥’에 국한하는 사고가 팽배해 있다. 어느 방송에서 많은 공감을 산 “잔치는 괜찮은데 파티는 좀 그렇다”는 말이 대표적인 통념이다. 이 같은 문화적 관습 탓에 국제 행사에 참여하는 한국관은 대개 이를 도외시하고 ‘저희끼리 따로 노는’ 일이 부지기수다. 그리고 국제 행사를 목표로 개최하는 국내 행사들 또한 다양한 사람들을 아우르는 이러한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행사로서의 힘을 잃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행사의 이면과 그 맥락까지 고려하는 기획이 드물다. 한국에서 치러지는 대표적 국제 행사이자 두 달 뒤 세 번째로 열리는 ‘프리즈 서울’에 대해서도 문제가 지적된다. ‘프리즈’라는 국제적인 행사를 통해 말마따나 ‘동네잔치’에 그치던 국내 미술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왔지만, 지금껏 국내행사가 해 왔듯 연예인 파티문화로 점철되면서 다시금 ‘동네잔치’로 돌아간다는 비판이 잇따른다. 어차피 비용은 개인이 아닌 회사의 부담이고, 문화의 전통을 다져 나가려는 생각보다는 큰 행사를 즐기면 그만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마치 스타트업 경영자들이 투자자들의 돈으로 사업과 전혀 무관한 자신이 만나고 싶은 연예인을 애먼 행사에 초대하는 풍경과 닮아 있는 모습이다. 투자받은 돈이 내 돈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지하듯 일련의 행사를 기획하는 것이 그저 유흥이 아니라 문화와 관련 있다는 사실을 주지할 필요가 있다. 놀이와 일이 명확하게 구분되는 분야들이 있는 한편 문화예술에서는 이 경계가 모호하다. 겉으로는 노는 게 전부 같아 보여도 그것이 일회적인 유흥에 그치지 않게 하기 위한 치밀한 설계가 필요하다. 적어도 좋은 행사들은 그렇다. 이런 분야의 생리를 이해할 때 더욱 지속가능하고 발전적인 행사가 가능해질 것이다. 최나욱 작가 겸 건축가
  • 두산 대체 외국인은 누구

    두산 대체 외국인은 누구

    프로야구 SSG 랜더스가 6주간 활약했던 일본 독립리그 출신 시라카와 게이쇼(23)와의 계약을 끝내기로 하면서 단기 대체 외국인 선수를 찾고 있는 두산 베어스가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SSG는 2일 “부상 대체 외국인 선수 시라카와와의 계약을 종료하기로 했다”며 “두 차례 퓨처스(2군)리그 경기 등판을 통해 기존 외국인 투수 로에니스 엘리아스의 몸 상태와 기량을 점검한 결과 왼손 투수의 이점과 풍부한 선발 경험 등 그가 후반기 선발진 강화에 더 경쟁력을 갖췄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SSG는 “창원 원정길에 동행 중인 시라카와에게 계약 종료 의사를 전달했다”며 “선수단은 2일 감사의 의미로 시라카와에게 특별한 선물을 증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엘리아스는 지난 5월 18일 키움 히어로즈전에 선발로 나설 예정이었으나 왼쪽 옆구리 통증을 호소하며 선발 로테이션에서 빠졌다. 엘리아스가 ‘6주 진단’을 받자 SSG는 일본 독립리그 시코쿠 아일랜드리그 도쿠시마 인디고삭스에서 뛰던 시라카와와 6주 180만엔(약 1570만원)에 계약했다. 시라카와는 ‘KBO 첫 단기 대체 외국인 선수’로 6월 1일 처음 등판해 5경기에서 2승2패 평균자책점 5.09를 기록했다. KBO는 올해 처음 기존 외국인 선수가 6주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을 당하면 재활선수 명단에 등재하고 복귀전까지 대체 외국인 선수를 출장할 수 있도록 했다. SSG는 4일까지인 시라카와와의 계약 연장을 두고 고민했으나 엘리아스와 함께 가기로 했다. 부상에서 벗어난 엘리아스는 3일 창원NC파크에서 벌이는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한다.시라카와가 웨이버로 공시되면 프로야구 구단은 공시 시점 순위 역순으로 시라카와를 지명할 수 있다. 브랜든 와델의 부상으로 대체 외국인 선수를 찾고 있는 두산이 유력한 행선지로 꼽힌다. 두산의 또 다른 대체 후보인 에릭 요키시는 지난달 30일 이천베어스파크에서 입단 테스트를 치렀다. 요키시는 KBO리그에서 5시즌 동안 130경기에 등판해 56승36패 평균자책점 2.85를 남겼다.
  • 이현재 하남시장 “10년 내 강남 버금가는 도시기반 구축”

    이현재 하남시장 “10년 내 강남 버금가는 도시기반 구축”

    “10년 내 다가올 인구 50만명 시대에 대비해 서울 강남에 버금가는 도시 기반을 구축하겠습니다.” 이현재 경기 하남시장은 2일 시청에서 열린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이 보여준 도전정신으로 개발사업과 기업유치를 속도감 있게 추진해 나가겠다”며 이렇게 밝혔다. 이 시장은 이날 지난 2년간 시정 성과로 교통 편의 확충을 꼽았다. 그는 “하남시는 5호선 출퇴근 시간대 배차 간격을 7분대로 단축하고,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D·F 노선 연장 발표 성과를 만들어내는 한편, 버스노선 17개 확충과 마을버스 준공영제 도입 등 교통편의를 크게 개선했다”며 “수석대교 문제는 미사IC 연결로 신설, 강일IC 우회도로 입체화 등의 해법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시장은 “풍산멀티스포츠센터를 지난해 10월 운영하고, 감일공공복합청사와 종합복지타운을 올해 개관했고, 앞으로 덕풍스포츠문화센터와 제2노인복지관을 조성하겠다”며 “3호선 송파하남선에 포함될 덕풍역을 하남드림휴게소와 연계할 수 있도록 이전을 추진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으로 미사아일랜드(미사섬)에 K-팝 공연장과 세계적인 영화촬영장, 영상문화 복합단지 등을 건설하는 ‘K-스타월드 한류복합단지 조성’에 대한 성과와 과제도 소개했다. 지난해 7월 수질 환경평가등급 1·2등급이어도 개발사업으로 발생하는 수질오염원 관리를 위한 대책을 수립하면 개발제한구역 해제를 허용한다는 국토교통부 지침 개정을 이끌어냈다. 같은해 11월 경제부총리는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하남시 요청으로 외국자본 유치 행정절차를 42개월에서 21개월로 단축했다. 시는 서희건설과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1400여 회원사)·PXG(골프용품 제조업체) 연구개발 센터 등을 유치했다. 이 시장은 “주한미군 공여지인 ‘캠프 콜번(Camp Colbern)’을 원활히 개발하도록 국방부와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며 “미사 한강 모랫길을 비롯해 맨발로 걸을 수 있는 산책로 8곳을 조성했다”고 강조했다.
  • “가짜 노동” 한국 비판한 인류학자…“회사에서 바쁜 척 헛짓거리”

    “가짜 노동” 한국 비판한 인류학자…“회사에서 바쁜 척 헛짓거리”

    덴마크의 인류학자이자 베스트셀러 ‘가짜 노동’의 저자인 데니스 뇌르마르크가 한국도 가짜 노동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일 서울국제도서전 참석 및 최근 출간된 책 ‘진짜 노동’ 홍보차 내한한 뇌르마르크는 서울 광화문의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같이 말했다. ‘진짜 노동’은 2년 전 출간돼 주목받은 ‘가짜 노동’의 후속작으로, 조직 내에서 가짜 노동을 없애고 진짜로 일하는 문화를 만들어가자고 제안하는 책이다. 그는 “한국은 노동시간이 굉장히 길지만 생산성은 떨어지는데 그 자체가 가짜 노동을 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진단했다. 앞서 그는 바쁜 척하는 헛짓거리 노동, 노동과 비슷하게 생겼지만 노동은 아닌 업무, 아무 결과도 내지 못하는 작업, 계획·제시·착수·실행되기 위해 사전에 이뤄지는 노동 등을 ‘가짜 노동’이라고 규정했다. 뇌르마르크는 노동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가짜 노동을 당장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직원들은 관리자에게 쓸모없는 일들에 대해 비효율적이라고 얘기할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관리자와 직원 간 신뢰도가 낮아 무작정 사무실에 오래 있어야 한다는 강박이 큰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노동 시간이 길어질수록 생산성도 올라간다는 고정관념을 버려야 한다”며 “가짜 노동에 대한 비판적 감각을 재건하기 위해서는 상사에게 솔직히 말하는 태도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 노동생산성 OECD 하위권…“노동시간 너무 길어” 실제로 한국의 노동생산성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하위권이다. 지난 2022년 기준 OECD 국가별 시간당 노동생산성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시간당 49.4달러로 37개국 중 33위였으며, OECD 평균(64.7달러)의 4분의3 수준에 불과했다. 이는 노동생산성 1위인 아일랜드(155.5달러)와 비교하면 30% 수준으로, 독일(88.0달러)과 미국(87.6달러), 핀란드(80.3달러) 등은 물론 일본(53.2달러)에 비해서도 생산성이 떨어졌다. 우리나라보다 시간당 노동생산성이 떨어지는 국가는 그리스와 칠레, 멕시코, 콜롬비아 등 4개국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노동생산성이 낮은 이유 중 하나로 “긴 노동시간”을 꼽으며 ‘휴식제도’ 중심의 근본적인 개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OECD 통계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임금 근로자들의 근로 시간은 회원국 평균 연 1719시간이다. 이 통계에 들어간 우리나라의 근로 시간은 2022년 기준인 1904시간인데, 이보다 줄어든 지난해 근로 시간 1874시간과 비교해도 OECD 평균보다 155시간이나 많다.
  • “국립창원대 덕에 평생 찾던 조부 묘 껴안아” 독립운동가 후손의 눈물

    “국립창원대 덕에 평생 찾던 조부 묘 껴안아” 독립운동가 후손의 눈물

    국립창원대 박물관과 지속가능발전센터는 지난달 독립운동가 윤계상 선생 후손인 윤동균(81)씨와 미국 하와이를 찾아 하와이 독립운동가 묘소를 참배하고 독립운동 활동지 조사를 진행했다고 2일 밝혔다. 국립창원대 박물관과 지속가능발전센터는 2019년부터 하와이 한인 이민자 묘비 조사를 벌여 알려지지 않은 독립운동가들을 발굴해왔다. 이들은 일제강점기 조국 독립을 이루고자 헌신한 인물들이지만, 묘소는 방치되거나 잊히는 일이 잦았다.국립창원대 박물관·지속가능발전센터와 윤동균씨 인연은 2022년 이어졌다. 그해 박물관·지속가능발전센터는 하와이 독립운동가들을 기억하고자 ‘잊혀진 이야기 역사가 되다’라는 주제로 특별전시회를 열었다. 당시 언론으로 소식을 접한 윤동균씨는 조상 묘를 찾을 수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박물관에 방문했고, 이후 국립창원대는 본격적인 조사에 들어갔다. 박물관과 지속가능발전센터는 지난해 9월 윤동균씨가 보낸 족보를 근거로 윤계상 선생 본명이 윤원식, 자(이름에 준하는 것)는 계상인 것을 확인했다. 또 그가 1922년 사망했고 하와이 빅아일랜드 코나 커피농장에 ‘윤계상 비석’이 묻혀 있다는 것도 밝혀냈다. 조사 결과, 윤계상 선생은 1867년 안동 출생으로 1905년 하와이로 갔다. 이후 그는 미국 독립운동 중심 한인 단체인 ‘대한인국민회 하와이지방총회’ 총부회장을 역임하는 등 활발한 독립운동을 했다. 윤계상 선생은 하와이 한인여학원과 한인기독교회를 세우는 등 하와이 한인 사회 발전에도 이바지했다. 당시 호놀룰루 일본 영사관은 선생을 ‘불령선인(일본 제국주의자들이 말을 따르지 않는 한국 사람을 이르던 말)’이라며 조선총독부에 보고하기도 했다. 이번 하와이 방문에서 윤동균씨와 그 가족들은 윤계상 선생 묘소에 참배하고 활동지를 살폈다. 김주용 국립창원대 박물관 학예실장은 “80세가 넘는 고령임에도, 뿌리를 찾고자 오랜 세월 동안 노력해온 끝에 만남이 이뤄졌다”며 “앞으로 윤계상 선생 활동 기록을 심도 있게 조사해 독립유공자로 추서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윤동균 씨는 “평생을 할아버지 묘소를 찾아 헤맸다. 국립창원대 도움으로 이렇게 묘소를 찾아 인사드릴 수 있게 돼 평생소원을 이뤘다”고 밝혔다. 국립창원대 박물관과 지속가능발전센터는 하와이 한인 이민자 독립운동 역사와 그들 후손의 정신을 널리 지속해서 알릴 예정이다. 박민원 국립창원대 총장은 “이번 방문 행사를 통해 많은 사람이 잃어버린 역사와 그 속에 담긴 의미를 되새겼으면 한다”며 “독립운동가 희생과 헌신을 기억하며 알릴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 56세 美 골퍼, 2개 홀 연속 ‘홀인원’

    56세 美 골퍼, 2개 홀 연속 ‘홀인원’

    56세 티칭 프로가 US시니어 오픈 골프 대회에서 2개 홀 연속 홀인원이라는 진기록을 세워서 화제다. 프랭크 벤셀 주니어는 지난 29일(한국시간) 미국 로드아일랜드주 뉴포트 컨트리클럽(파70)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에서 4번 홀(파3)과 5번 홀(파3) 티샷이 빨려 들어가는 행운을 누렸다. 공식 대회에서 한 선수가 2개 홀 연속 홀인원을 기록한 건 처음으로 알려졌다.
  • 56세 티칭프로 US시니어오픈에서 2개홀 연속 홀인원 화제

    56세 티칭프로 US시니어오픈에서 2개홀 연속 홀인원 화제

    56세 티칭 프로가 US시니어 오픈 골프 대회에서 2개 홀 연속 홀인원이라는 진기록을 세워서 화제다. 프랭크 벤셀 주니어는 지난 29일(한국시간) 미국 로드아일랜드주 뉴포트 컨트리클럽(파70)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에서 4번 홀(파3)과 5번 홀(파3) 티샷이 거푸 홀에 빨려 들어가는 행운을 누렸다. 공식 대회에서 한 선수가 2개 홀 연속 홀인원을 기록한 건 처음으로 알려졌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는 한 선수가 하루에 홀인원 두 번을 한 사례가 3번 있었지만 2개 홀 연속은 아니었다. 대회 코스에 파 3홀이 연달아 이어지는 경우가 매우 드물어 2개 홀 연속 홀인원은 나오기 힘든 기록이다. 뉴포트 컨트리클럽은 4개의 파 3홀 가운데 2개를 4, 5번 홀에 배치했다. 벤셀 주니어는 이날 생애 13번째, 14번째 홀인원으로 잊을 수 없는 하루를 보냈으나 보기 8개를 곁들이며 4오버파 74타를 적어내 2라운드 합계 9오버파 149타로 컷 탈락했다. 벤셀 주니어는 “첫 홀인원 때는 언더파를 치겠다고 생각했는데 두 번째 홀인원을 하고는 믿기지 않았다.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고 말했다. 대회를 주관하는 미국골프협회(USGA)는 공식 소셜미디어를 통해 “역사적인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 “항상 맞고 살았는데…” 곽튜브, 학폭 가해자들에 ‘한마디’

    “항상 맞고 살았는데…” 곽튜브, 학폭 가해자들에 ‘한마디’

    “너네 얼마 벎?” 200만 구독자를 보유한 여행 유튜버 곽튜브(곽준빈)가 학창 시절 자신을 괴롭혔던 동창들에게 통쾌한 한 방을 날렸다. 곽튜브는 지난 26일 유튜브 ‘스튜디오 와플’의 ‘덜 지니어스2′ 코너에 출연했다. 이날 방송에서 진행자 장성규가 “학창시절 친구들이 지금의 곽튜브를 보면서 하는 이야기가 있냐”고 묻자 곽튜브는 “제가 학창 시절 친구가 없다”라고 답했다. 장성규는 “그때 괴롭혔던 친구들에 영상 메시지 한마디(하라)”라고 말했다. 곽튜브는 잠시 고민한 뒤 “너네 얼마 벎?”이라고 말했다. 함께 출연한 빠니보틀은 “가해자들한테 연락온 것도 말해라. 그런데 (가해자들도 돈을) 잘 버는 거 아니냐”고 너스레를 떨었고, 곽튜브는 “보통 그런 애들이 잘 번다”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곽튜브는 과거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학창시절 내내 학교 폭력을 당하다 결국 고등학교를 자퇴했다고 고백했다. 가해자들은 곽튜브에게 매점에서 빵을 사오라고 시키거나, 곽튜브의 체육복을 빌린 뒤 일부러 돌려주지 않는 방식으로 그를 괴롭혔다고 했다. 컴퍼스로 곽튜브의 등을 찌른 뒤 고통스러워하는 곽튜브를 보고 웃는 일도 있었다고 말했다.곽튜브는 지난해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자퇴하고 나서 방에서 1년에 한 두세 번 나가나? 집에 박혀서 축구만 봤다. 그렇게 해외 축구를 보다 보니 외국 나가서 ‘한국인 없는 데서 지내고 싶다’는 생각에 해외 여행을 시작하게 된 것 같다”고 고백하며 눈물을 흘렸다. 곽튜브는 곧바로 검정고시 준비해 합격했고, 이후 부산외대 러시아언어통상학과에 진학했다. 졸업 후 부산에 있는 러시아 중소기업에 취업해 영업사원으로 일했다. 그는 1년 만에 회사를 관두고 영어 실력을 키우기 위해 아일랜드로 유학을 떠났다. 이후 아제르바이잔의 대한민국 대사관에서 실무관으로 일하다 그곳으로 여행 온 유튜버 빠니보틀을 만나 같은 길로 들어섰다. 곽튜브는 “피해자들이 보통 원인을 자기 자신에게서 찾는다. ‘쟤는 안 맞는데 왜 나만 때릴까’라고 생각하면 ‘내가 너무 나대거나 내가 너무 못생겼거나’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자기 잘못이라 아니라고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말해 많은 응원을 받았다.
  • 역사의 주체는 천재일까 군중일까

    역사의 주체는 천재일까 군중일까

    베르나르 베르베르 ‘스파이 소설’‘집단’ ‘개인’ 각각의 힘 믿는 2인세계라는 체스판에서 전략 대결이순신 장군 생애 언급도 인상적600쪽 분량이지만 어느새 몰입 역사를 이끄는 주체는 위대한 천재인가, 아니면 개인의 총합인 군중인가. 둘 중 하나를 고르기도, 쉽게 ‘절충’하기도 어려운 문제다. 흑과 백으로 이뤄진 체스판이 결코 ‘회색’으로 종합되지 않듯이. 상대의 ‘왕’을 죽이고 오롯이 점령해야만 게임은 끝난다. 국내에도 두터운 팬층을 가지고 있는 프랑스의 세계적인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63)가 새 책 ‘퀸의 대각선’으로 돌아왔다. 대표작 ‘개미’를 비롯해 ‘타나토노트’, ‘신’ 등 과학적 혹은 신화적 상상력이 돋보였던 앞선 소설들과는 결이 다르다. 체스와 세계사를 소재로 앞세운 한 편의 ‘스파이 소설’이다. 두 권 합쳐서 정확히 600쪽으로 꽤 두툼한 분량이다. 하지만 빠르고 쉽게 읽힌다. 군더더기 없이 경쾌하면서도 결말을 향해 질주하듯 나아가는 문체 덕이다. 곧 다가올 여름휴가 때 피서지에서 가볍게 훌훌 넘겨 읽기 좋겠다.“체스 게임은 한 편의 셰익스피어 비극을 닮았어. 첫 장면들에서는 펼치고 드러내지. 주인공이 드러나고 갈등이 싹트는 거야. 이어지는 장면들에서는 서로 다른 관점이 부딪히고 충돌해 결투가 벌어지고 대혼란이 발생해. 후반부에 이르면 드디어 진실이 밝혀지고 극적인 반전이 일어나지.”(68쪽) 천재적인 두뇌를 지닌 두 여성, 니콜 오코너와 모니카 매킨타이어가 세계라는 체스판 위에서 한바탕 대결을 펼친다. 둘의 신념은 대척점에 서 있다. 니콜은 집단과 군중의 힘을 믿는다. 체스 선수 시절 니콜은 ‘폰’을 앞세운 전략으로 상대를 굴복시켰다. 폰은 장기로 치면 ‘졸’이나 ‘병’에 해당하는 가장 기본적인 기물이다. “전 세계 폰들의 혁명을 일으켜 킹들과 퀸들을 무너뜨릴 거예요.”(1권·123쪽) 니콜의 사상을 체스에 빗대어 한 문장으로 표현하면 이렇다. 니콜이라는 이름도 그리스어의 ‘인민의 승리’를 의미하는 말에서 유래했다. 반대로 모니카는 위대한 개인이 역사를 이끈다고 믿는다. 모니카는 단체의 힘을 믿지 않는 것을 넘어 혐오까지 한다. 수려한 미모의 소유자로 그려지는 모니카는 조직이나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 지하철 등 사람이 밀집된 좁은 공간에서 극심한 공포를 느끼는 ‘안트로포비아’ 증세를 호소하기도 한다. 체스에서는 ‘퀸’을 능수능란하게 활용한다. 모니카는 “한 개인이 역사의 흐름을 바꿔 놓을 수 있다는 사실”(1권·125쪽)을 분명하게 인식하며 거기서부터 자신의 사상을 펼친다. 모니카의 어원인 ‘모노’(mono)는 그리스어로 ‘하나’를 뜻한다. 유년 시절 체스 세계 선수권 대회에서 만난 후 ‘악연’을 싹틔운 두 사람은 이후 세계사의 이면에서 역사를 움직이는 전략가로서 맞붙는다. 아일랜드 무장 단체 ‘IRA’의 투쟁부터 아프가니스탄 전쟁, 이란 핵 위기, 9·11 테러 등 현대사의 주요 장면을 두 사람이 조종했다는 설정은 능청스러우면서도 흡인력 있다. 최후에는 누가 웃을 것인가. 소설 중간중간 에드몽 웰스라는 인물의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구절들이 인용된다. 웰스는 베르베르가 창조한 가상의 인물이고, 백과사전은 베르베르가 실제로 출간한 책이다. 베르베르의 다른 작품에도 자주 등장한다. 이순신 장군의 생애와 업적을 짤막하게 언급한 2권 147쪽은 한국 독자들이 반갑게 읽을 수 있는 지점이다. 니콜이 군중의 공포를 이용해 압사(壓死)를 계획하는 장면에서는 2022년 ‘이태원 참사’가 겹쳐 보이기도 한다. 작가의 말에 베르베르는 이렇게 썼다. “혼자면 더 빨리 가지만 함께면 더 멀리 간다. 물론 이 반대로 생각하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니콜 오코너와 모니카 매킨타이어의 생각 중 어느 것이 맞는지는 독자들이 책을 읽고 판단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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