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아일랜드
    2025-12-23
    검색기록 지우기
  • 출입통제
    2025-12-23
    검색기록 지우기
  • 레슬링
    2025-12-23
    검색기록 지우기
  • 선거관리위원회
    2025-12-23
    검색기록 지우기
  • 희귀종
    2025-12-23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9,471
  • [심현희 기자의 맛있는 술 이야기] ‘시드르’에 빠진 프랑스 농부, 한국과 사랑에 빠지다

    [심현희 기자의 맛있는 술 이야기] ‘시드르’에 빠진 프랑스 농부, 한국과 사랑에 빠지다

    포도 대신 사과 발효 제조한 와인 종류 佛 연수 온 신이현 작가와 결혼 후 이주 충북 충주서 직접 부사·홍옥 길러 양조 비 잦은 한국 기후 안 맞아 수확 포기도더운 여름이나 운동을 마친 직후 타는 목마름을 느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술은 무엇인가요? 맥주를 좋아한다면 시원한 라거 맥주를, 와인 애호가라면 얼음 바구니에 담긴 차가운 화이트와인을 벌컥벌컥 들이키는 상상을 할 겁니다. 하지만 세상은 넓고 맛있는 술들은 많죠. 영어권에서 ‘사이다’, 불어권에선 ‘시드르’로 불리는 사과 와인도 아주 매력적인 선택지랍니다. 산미가 있고 가벼워 라거 맥주나 샴페인 못지 않은 음용성을 자랑하죠.시드르(사이다)는 사과를 발효해 만든 술을 뜻합니다. 과일 발효주이기 때문에 장르를 분류한다면 ‘와인’에 속합니다. 시드르는 포도를 발효한 와인이 발달한 유럽 지역에서 특히 포도가 잘 나지 않는 지역에 해당하는 프랑스 북부나 영국 사람들이 즐겨 마시면서 발달해 오늘날 전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는 대중적인 술이 되었습니다. 시드르의 기원은 기원전 55년 영국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사실 인류 역사 속에서 사과는 오랫동안 사람들이 즐겨 먹는 과일이 아니었습니다. 농업과학이 발달하면서 당도가 높은 사과가 과수원에 주렁주렁 열리게 된 건 비교적 최근의 일이지요. 미국 사과박물관에 따르면 과거 사과는 너무 시고 써서 즙을 짜내 발효 과정을 거쳐 마셔야 하는 과일이었습니다. 로마인들은 영국 섬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이 사과 발효주를 즐겨마시는 것을 보고 전 유럽에 ‘사과 와인’을 퍼트렸죠. 맥주가 발달한 영국·아일랜드 지역에선 오늘날 사이다를 맥주를 담는 ‘파인트잔’에 주로 담아 마십니다. 반면 프랑스에선 시드르를 와인처럼 아페리테프(식전주)로 마시거나 음식과 함께하는 경향이 있고요. 최근 한국에서도 ‘취향 시장’이 형성돼 다양한 종류의 술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국내 사과로 만든 시드르가 생산되고 있는데요. 충북 충주시 엄정면에 있는 사과농장에서 나오는 ‘레돔’ 시드르가 대표적입니다. 레돔 시드르는 한국에서 흔한 품종인 부사와 홍옥으로 만들어지는데, 유럽 시드르보다 당도가 더 짙어 사과주스같이 편안한 맛이 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런데 이 레돔 시드르를 만드는 생산자가 독특합니다. 바로 프랑스인 도미니크 에어케(50)인데요. 그는 에세이 ‘알자스의 맛’으로 잘 알려진 부인 신이현(54) 작가와 함께 현재 엄정면의 농장 2000평을 임대해 내추럴 방식(유기농 사과, 자연발효)으로 1년에 5000병의 시드르를 양조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알자스 출신인 도미니크가 어떻게 한국까지 와서 시드르를 만들게 된 걸까요? 고향의 화이트와인과 시드르를 사랑했던 그는 1990년대 후반 프랑스 파리에서 컴퓨터프로그래머로 일하던 중 작가 데뷔 후 파리로 연수를 온 신씨를 지인의 집들이 파티에서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둘의 파리 생활은 행복했지만, 도미니크는 어릴 때부터 이루고 싶었던 ‘농부의 꿈’을 항상 간직하며 살았죠. 부인의 독려에 도미니크는 뒤늦게 농업학교에 입학해 정식으로 농사 일을 배웠습니다. 지난 15일 서울 성동구에서 열린 내추럴 와인 축제 ‘살롱 오’에서 만난 그는 “학교를 졸업하고 남프랑스에서 포도 농사를 지으려 했지만, 부인이 극구 반대하는 바람에 한국에 오게 됐다”고 웃었습니다. 옆에서 신 작가는 “남프랑스에 끝도 없이 펼쳐진 포도밭을 보며 죽을 때까지 이곳에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니 고향으로 돌아오고 싶었다”고 하더군요. 평소 ‘술은 농업의 꽃’이라고 생각해온 도미니크는 사과 품질이 뛰어난 한국에서 시드르를 만들어보기로 결심합니다. 2013년 서울로 이주한 두 사람은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시드르를 생산하기 시작했습니다. 초반엔 도미니크의 유기농 농법이 한국의 땅과 잘 맞지 않아 시행착오를 겪었다고 하네요. 건조한 프랑스와 달리 비가 많이 오는 한국의 날씨를 미처 생각하지 못해 초반엔 제대로 된 사과 수확을 하지 못했습니다. 또 인공효모를 쓰지 않고 자연발효를 해야 했기에 시드르가 식초가 돼 모두 버린 적도 있었지만 ‘내추럴 방식’으로 시드르를 만들겠다는 고집을 꺾지는 않았습니다. 도미니크는 “인간이 먹는 농산품은 생존을 위한 것이지만, 그 농산품으로 만드는 술은 순전히 즐거움을 느끼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술을 만드는 일 속에서 가장 인간다운 가치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와이너리가) 지역 주민들이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와이너리, 관광객들이 꼭 들르는 명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글 사진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아마존, 뉴욕 이어 버지니아 제2본사도 무산되나

    아마존, 뉴욕 이어 버지니아 제2본사도 무산되나

    아마존이 미국 뉴욕에 지으려던 제2본사 설립 계획이 지역 정치인들의 반대로 무산된 데 이어 버지니아주 알링턴 내셔널랜딩의 제2본사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폭스뉴스가 26일(현지시간) 전했다. 폭스뉴스는 ‘버지니아 HQ2(제2본사)가 뉴욕 스타일의 반발에 직면했다’는 기사에서 집값 급등과 지역 노동계급 소외 등 문제점을 부각하고 아마존의 오만함을 질타하는 시민단체 대표들의 의견을 전했다. 아마존이 제2본사 부지로 점찍은 내셔널랜딩 지역은 워싱턴DC 포토맥강 건너편으로 알링턴 크리스털시티와 펜타곤시티, 알렉산드리아 포토맥야드를 포괄한다. 버지니아 주민은 68%가 아마존 제2본사 유치에 찬성하고 30%만 반대해 여전히 유치 여론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최근 ‘아마존이 아닌 우리를 위해’라는 시민단체연대가 생겨나면서 유치 반대 캠페인을 주도하고 있다. 이들의 아마존 제2본사 유치를 반대하는 첫 번째 근거로 집값 등 물가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시민단체 대표 로샨 에이브러햄은 폭스뉴스에 “유치 계획이 발표되고 나서 버지니아주나 알링턴 카운티 차원에서 근로자 커뮤니티와 접촉한 사례가 없다. 히스패닉 커뮤니티, 흑인 공동체는 철저히 의사결정에서 배제됐다”고 말했다. 아마존은 크리스털시티 등지에 향후 12년간 평균 연봉 15만 달러(약 1억 6700만원)의 양질의 일자리 2만 5000개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버지니아주 입장에서 막대한 세수도 기대하고 있지만, 반대로 각종 세제 혜택 등으로 아마존에 제공하는 인센티브도 상당하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세계 최대 부를 축적한 오만한 아마존에 왜 수백만 달러의 세금이 들어가야 하는 가” 라고 지적했다. 앞서 뉴욕 롱아일랜드시티의 아마존 제2본사 설립 계획은 민주당 샛별로 떠오른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스 뉴욕 하원의원 등의 강력한 반대로 지난 14일 백지화했다. 이에 대해 아마존 홀리 셜리반 글로벌 경제개발 책임자는 비즈나우닷컴과의 인터뷰에서 “버지니아는 신뢰가 오래갈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는데, 뉴욕은 시간이 갈수록 그러한 신뢰가 줄어들어 계획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고 여전히 버지니아를 신뢰한다고 밝혔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원전 축소 세계적 추세… 우주·해양 등 융복합 ‘원자력 산업’ 필요

    원전 축소 세계적 추세… 우주·해양 등 융복합 ‘원자력 산업’ 필요

    현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에 대한 소모적 논쟁이 지속되고 있다. 신규 원전 건설은 중지되고, 노후 원전의 수명 연장도 금지되면서 원전은 향후 60~80여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줄어들 예정이다. 반세기 동안 축적된 원자력 기술과 인력의 활용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지만 이들은 원전 건설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쓰일 수 있다. 이제 원자력산업의 축소지향적 구조조정이 아닌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과 산업구조 전환을 통해 원자력의 미래를 고민하고 제시할 때다. 3회에 걸쳐 원자력의 현재를 살펴보고 미래 가능성을 조망해 본다.국내 원자력산업은 발전 분야와 비발전 분야로 나뉜다. 발전 분야는 원자력발전소의 설계와 주기기·보조기기 등 신규 원전을 건설하고 운영하는 산업이다. 다만 노후 원전 해체, 사용후 핵연료 처리 기술 등 후행주기 산업 기반은 미약한 상황이라 앞으로 관련 기술 개발이 절실하다. 선진국에 비해 뒤처진 해양·우주 등 다른 분야 활용에도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비발전 분야는 의료·환경·소재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의 활용을 말한다. 발전 분야보다 기술 수준은 낮지만 원자력산업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매출은 발전 분야가 27조 4000억원, 비발전 분야가 16조 4000억원이다. 인력은 발전 분야 인력(3만 7000명)의 2.5배인 10만 8000명 수준이다. 다만 해외에서는 비발전 분야의 융복합이 확대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다른 산업과의 융복합이 상당히 미흡하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2017년 10월 24일 국무회의에서 ‘에너지 전환 로드맵’을 심의·의결했다. 로드맵에 따라 신규 원전 6기의 건설이 백지화되고, 노후 원전 14기의 수명 연장은 금지됐다. 지난해 6월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이사회가 월성 1호기 조기 폐로와 신규 원전 건설계획 취소를 의결함에 따라 60년 이상 장기간에 걸쳐 원전이 줄어들 예정이다. 박종운 동국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다른 나라들도 여러 사정으로 원전 추가 건설이 어려운 환경이 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의 원전 수출이 만만한 상황이 아니라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원전 건설 축소 추세는 해외에서 더욱 적극적이다. 세계원자력협회(WNA)에 따르면 독일, 이탈리아, 스위스, 오스트리아 등은 원전 제로화를 선언했다. 미국은 1979년 스리마일아일랜드 원전 사고 이후 34년 동안 신규 원전 건설을 중지했다. 2012년 4기 건설을 재개했지만 이 중 2기 사업비가 98억 달러에서 250억 달러로 늘어나면서 건설이 중단됐다. 영국도 원전 사고 이후 20년 넘게 원전 건설을 중단했다가 재개했지만 경제성 하락, 자금 조달 문제가 불거졌다. 결국 일본 도시바가 영국 무어사이드 원전사업에서 철수했고, 히타치사는 윌파 원전사업을 중단했다.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원전 제로’를 선언했다가 아베 정권이 들어서면서 ‘원전 가동 재개’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럼에도 전력회사들이 속속 원전 폐로를 선언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현재 전체 원전의 40%인 24기가 폐로 결정됐거나 폐로를 검토 중이다. 대형 상용 원전 건설이 축소되면서 세계 원전업계는 원전 건설·운영 중심에서 안전, 제염(원자력 오염 제거)·해체, 중소형 원자로 등으로 산업구조를 다변화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독일의 경우 원전을 운영하는 E.ON 등 4개 에너지기업은 재생에너지 등으로 사업 구조를 전환하고 있으며, 해체 관련 산업 생태계가 성장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러시아는 중소형 원자로의 기술 개발과 수출을 추진 중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중소형 원자로는 상용 원전에 비해 대규모 투자와 송전설비 부담이 적어 일부 국가에서 대안 중 하나로 모색되고 있다”고 밝혔다.우리나라의 원자력 업계도 신규 원전 건설 일변도에서 벗어나 새로운 분야의 성장동력 창출을 모색하고 있다. 원자력의 미래가 원자력기술과 다른 분야의 융복합에 있다는 인식도 퍼지고 있다. 우주·해양·극지 등 미래형 원자력 발전 분야로 눈을 돌려야 한다는 것이다. 우주 분야에서는 장기간 우주 탐사, 다른 행성에서의 작업 등을 위해 연료 부피가 작고, 장기간 지속가능한 원자력 발전 활용이 필수적이다. 북극항로 개척, 해양플랜트 등 극한 환경에서의 동력원으로 원자력 발전 시스템을 활용하고자 하는 수요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정부는 핵융합 발전도 2050년대까지 상용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방사선을 활용한 의료·바이오 시장이 커질 전망이다. 방사선을 난치성 질환의 진단과 치료에 활용할 수 있고, 기후변화와 각종 재해에 대응하는 육종기술을 개발할 수 있다. 방사선을 활용한 미세먼지 오염원 추적 또는 미세먼지 저감기술 개발도 가능하다. 정보기술(IT) 분야와의 융합, 중성자·방사선을 이용한 신소재 개발에도 활용할 수 있다. 임채영 원자력연구원 정책연구센터장은 “원자력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중요한 에너지원의 역할을 할 것이므로 관련 산업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새로운 것에 끝없이 호기심 갖죠”...‘도전적 카리스마’의 지휘자 유로프스키

    “새로운 것에 끝없이 호기심 갖죠”...‘도전적 카리스마’의 지휘자 유로프스키

    “오케스트라와의 관계는 긴 여행과도 같습니다. 여행처럼 재미있을 뿐만 아니라 도전적이죠.” 러시아 출신의 지휘자 블라디미르 유롭스키(46)는 구스타보 두다멜, 야닉 네제 세갱 등과 함께 2000년대초 세계 지휘계의 세대교체를 상징하는 젊은 거장으로 꼽힌다. 오는 3월 7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런던필하모닉과의 내한공연을 앞두고 가진 서면인터뷰에서 유롭스키는 “런던필하모닉은 새로운 것에 대해 끝없이 호기심을 갖는 저의 스타일과 맞는 악단”이라고 자평했다. 유롭스키는 34세였던 2007년부터 런던필하모닉의 수석지휘자를 맡았다. 젊은 나이에 87년 역사의 악단을 10년 넘게 이끌어온 그의 답변에는 ‘탐험’, ‘도전’ 등의 단어가 주를 이뤘다. 유롭스키의 이력 역시 도전적이고 카리스마 넘치는 그의 성격을 잘 말해준다. 지휘자 미하일 유롭스키의 아들인 그는 구소련이 붕괴되던 1990년 고국을 떠나 독일에서 음악공부를 시작해 아일랜드 웩스포드 페스티벌 오페라에서 데뷔했다. 유럽 여러 도시를 오가며 성장한 그는 고국 ‘러시아’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커리어를 쌓아왔다. 가족과 거주하는 베를린을 “가장 개방적인 도시”라고 소개하는 유롭스키는 “다양한 문화에서 다양한 음악을 보고 듣고 지휘해왔다”며 “이러한 경험이 새로운 프로젝트나 현대음악을 접했을 때 거침없이 도전할 수 있는 영양소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언어를 배우고 그 나라 사람들의 문화적 전통을 공부하는 것을 즐긴다”며 “이제 거의 모든 문화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 같다”고도 했다. 그는 아침마다 동양에서 유래한 요가를 즐기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러시아를 대표하는 또다른 지휘자 발레리 게르기예프가 친(親) 푸틴 성향으로 강한 정치색을 드러내는 것과 달리 유롭스키는 러시아 정치와 거리를 두고 온전히 음악에만 매달려온 인물이라는 평가받는다. 그는 “악보는 제 음악의 모든 것이고, 모든 아이디어의 법칙과 기초이자 영감의 원천”이라며 “악보를 탐구하고 이해는 과정에서 저만의 방식대로 작곡가의 의지와 메시지를 증명해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는 이번 내한에서 독일의 스타 바이올리니스트 율리아 피셔와의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 협연에 이어 브람스 교향곡 2번을 선보인다. 한편 유롭스키는 베를린필하모닉 음악감독으로 자리를 옮긴 키릴 페트렌코의 뒤를 이어 2021년 시즌부터 바이에른 슈타츠오퍼의 음악감독으로 부임할 예정이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낙태는 범죄가 아닌 보건서비스” 가톨릭의 나라가 전한 여성인권

    “낙태는 범죄가 아닌 보건서비스” 가톨릭의 나라가 전한 여성인권

    사회적 논란 부담 갖던 아일랜드 정치권 남성·종교인 등 다양한 사회집단 나서 ‘낙태죄 폐지’ 국민투표 66% 찬성 견인 낙태죄의 유무는 여성인권 수준 지표“과거 아일랜드에 낙태금지법이 있었던 건 여성에 대한 탄압과 통제가 있어 가능했던 것이죠. 낙태는 범죄가 아닌 보건서비스 관점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의 초청으로 한국을 찾은 그레이스 월렌츠 국제앰네스티 아일랜드지부 낙태죄 비범죄화 캠페인·조사 담당관은 지난 21일 대면, 23일 서면으로 이뤄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한 사회에서 낙태죄의 유무는 사회 내 여성의 인권 수준과 직결한다는 의미다. 그는 한국 방문 기간 동안 ‘시민사회 낙태죄 위헌을 논하다’ 포럼 등에서 한국 내 낙태죄 폐지 논의 상황을 살펴보고, 아일랜드에서의 경험을 공유했다. 가톨릭 국가인 아일랜드는 지난해 5월 국민투표에서 66.4%의 찬성으로 낙태를 금지하는 수정헌법 8조를 개정하기로 사회적 합의를 이루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이로써 올해 1월부터 임신 12주까지는 여성의 요청이 있으면 합법적으로 낙태 의료 시술을 할 수 있다. 이와 관련, 월렌츠 담당관은 “아일랜드 내 변화는 아주 오래전부터 진행돼 온 일”이라고 강조했다. 사회적으로 낙태죄가 첨예한 문제인 만큼 아일랜드도 여느 정부와 마찬가지로 정치권의 의지가 강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종교계, 법조계, 노동계 등 다양한 사회 집단이 힘을 모아 장기적으로 벌인 낙태 합법화 캠페인이 변화의 원동력이 됐다는 것이다. 그는 “이전까지는 전통적인 관념 속에서 부정되고 방해받아 왔던 합의가 결국 압도적인 득표 결과로 확인됐다”면서 “정치인들이 (시민들이 낙태죄를 반대하지 않는다는) 증거를 손에 쥐었을 때 어떻게 그들의 입장을 바꾸는지도 볼 수 있었다”고 전했다. 아일랜드 내 80%가 넘는 가톨릭 신자들의 동의와 남성의 참여도 변화에 큰 몫을 했다. 2015년 앰네스티 아일랜드지부에서는 개인의 종교적 신념과 낙태에 대한 입장 간의 상관 관계를 알아보기 위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 조사에서 종교인의 82%는 자신의 신념을 다른 사람에게 강요할 수 없다고 답했다. 56%는 낙태를 인권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응답했다. 지난해 국민투표에서는 남성도 과반 이상이 찬성 의견을 냈다. 월렌츠 담당관은 “아일랜드의 국민투표 결과는 낙태에 대한 접근권 확대 이상의 의미”라고 힘주어 말했다. 과거 아일랜드도 국가와 종교기관에서 낙태죄 처벌과 함께 ‘사회적인 낙인찍기’가 횡행하던 사회였다. 그러나 그는 “많은 국민이 낙태 금지 조항 폐지를 찬성하며 어떤 사회에서 살고 싶은지 분명하게 목소리를 낸 것”이라면서 “그 사회는 존엄과 존중, 연민, 평등에 기반해 대우받는 사회”라고 말했다. 그는 낙태 비범죄화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낙태 서비스에 접근할 여성의 권리는 유엔 인권전문기구들에 의해 명확하게 서술되고 있다”면서 “다만 국가는 양질의 성교육과 피임약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등 낙태의 근본적인 원인인 원치 않는 임신을 줄여 가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김정은 트럼프 버거·티셔츠 불티…분위기 띄우는 하노이

    김정은 트럼프 버거·티셔츠 불티…분위기 띄우는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베트남 하노이를 향해 출발한 가운데 하노이도 회담 분위기로 달아오르는 모습이다. 하노이 시민들은 정상회담을 기념하는 각종 먹거리와 입을 거리 등을 내놓으며 역사적 이벤트를 즐길 준비를 하고 있다. 하노이 레스토랑 ‘더티 버드’는 24일 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름을 딴 ‘김정염(Kim Jong Yum) 버거’(왼쪽)와 ‘더티 도널드 버거’(오른쪽) 출시를 하루 앞두고 준비에 분주했다. 아일랜드 출신의 더티 버드 대표 콜린 켈리(40)는 “하노이의 흥분되는 순간을 기념하고 싶었다”며 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이름(Kim Jong Un)과 맛있는(Yummy)의 합성어인 김정염 버거는 돼지고기 패티에 볶은 김치를 넣어 만든 것이 특징이다. 레스토랑 이름(더티 버드)에 트럼프 대통령의 퍼스트 네임을 붙인 더티 도널드 버거는 트럼프 대통령이 좋아한다는 맥도날드의 빅맥을 기반으로 러시아 스캔들을 풍자하며 ‘러시아 드레싱’으로 맛을 냈다고 소개했다. 내외신을 통틀어 여섯 번째 인터뷰를 할 만큼 뜨거운 관심을 받은 그는 아직 출시되기 전인데도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 고객도 소식을 듣고 이들 버거를 찾는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하노이의 한 크래프트비어 전문점도 김 위원장의 이름에 에일맥주 명칭을 합성한 ‘김정에일’을 출시했다. 백두산 천지 물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이 맥주는 김치의 신맛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다른 칵테일바도 ‘평화 협상’,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로켓맨’이라고 불렀던 데서 아이디어를 얻은 ‘록 잇, 맨’ 등 기념 칵테일을 선보였다. 이 밖에도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얼굴이 새겨진 티셔츠는 이미 불티나게 판매돼 하노이 시민뿐만 아니라 외신 기자도 티셔츠를 입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인증’하는 것이 유행이 됐다. 켈리 대표는 “수십 년간 반목했던 사람들이 하노이에서 만난다는 사실에 하노이 시민이 열광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하노이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김정염·도널드 버거 드세요” 하노이 후끈한 손님맞이

    “김정염·도널드 버거 드세요” 하노이 후끈한 손님맞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베트남 하노이를 향해 출발한 가운데 하노이도 회담 분위기로 달아오르는 모습이다. 하노이 시민들은 정상회담을 기념하는 각종 먹거리와 입을 거리 등을 내놓으며 역사적 이벤트를 즐길 준비를 하고 있다. 하노이 레스토랑 ‘더티 버드’는 24일 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름을 딴 ‘김정염(Kim Jong Yum) 버거’와 ‘더티 도널드 버거’ 출시를 하루 앞두고 준비에 분주했다. 아일랜드 출신의 더티 버드 대표 콜린 켈리(40)는 “하노이의 흥분되는 순간을 기념하고 싶었다”며 “전 세계가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만나는 하노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이름(Kim Jong Un)과 맛있는(Yummy)의 합성어인 김정염 버거는 돼지고기 패티에 볶은 김치를 넣어 만든 것이 특징이다. 레스토랑 이름(더티 버드)에 트럼프 대통령의 퍼스트 네임을 붙인 더티 도널드 버거는 트럼프 대통령이 좋아한다는 맥도날드의 빅맥을 기반으로 러시아 스캔들을 풍자하며 ‘러시아 드레싱’으로 맛을 냈다고 소개했다. 내외신을 통틀어 여섯 번째 인터뷰를 할 만큼 뜨거운 관심을 받은 그는 아직 출시되기 전인데도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 고객도 소식을 듣고 이들 버거를 찾는다고 너스레를 떨었다.하노이의 한 크래프트비어 전문점도 김 위원장의 이름에 에일맥주 명칭을 합성한 ‘김정에일’을 출시했다. 백두산 천지의 맑은 물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이 맥주는 김치의 신맛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다른 칵테일바도 ‘평화 협상’,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로켓맨’이라고 불렀던 데서 아이디어를 얻은 ‘록 잇, 맨’ 등 정상회담 기념 칵테일을 선보였다. 이 밖에도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얼굴이 새겨진 티셔츠는 이미 불티나게 판매돼 하노이 시민뿐만 아니라 외신 기자도 티셔츠를 입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인증’하는 것이 유행이 됐다. 켈리 대표는 “식민지배와 전쟁을 겪은 하노이 시민은 그 누구보다 평화를 사랑한다”며 “수십 년간 반목했던 사람들이 하노이에서 만난다는 사실에 하노이 시민이 열광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하노이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낙태는 범죄가 아닌 의료서비스” 국제엠네스티 아일랜드 조사관

    “낙태는 범죄가 아닌 의료서비스” 국제엠네스티 아일랜드 조사관

    그레이스 월렌츠 국제엠네스티 아일랜드지부 조사담당관 인터뷰가톨릭 국가인 아일랜드, 지난해 5월 낙태 금지법 개정하기로“존엄, 존중, 연민, 평등에 기반해 대우 받을 수 있는 사회 희망”“과거 아일랜드에 ‘낙태금지’라는 법이 있었던 건 여성에 대한 탄압과 통제가 있어 가능했던 것이죠. 낙태는 범죄가 아닌 보건서비스 관점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의 초청으로 방한한 그레이스 월렌츠 국제앰네스티 아일랜드지부 낙태죄 비범죄화 캠페인·조사 담당관은 지난 21일 ‘시민사회 낙태죄 위헌을 논하다’ 포럼에서 이렇게 말했다. 한 사회에서의 낙태죄의 유무는 사회 내 여성의 인권 수준과 직결한다는 의미다. 월렌츠 담당관은 한국 내 낙태죄 논의를 살펴보고, 아일랜드에서의 경험을 공유하고자 지난 21~22일 한국을 찾았다. 월렌츠 담당관은 최영애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황희석 법무부 인권국장 등을 면담해 국제적으로 낙태죄를 바라보는 비범죄적 시선에 대해 논했다. 또 국내 낙태죄 폐지를 주장하는 시민단체의 포럼과 집회 등에도 참여했다. 가톨릭 국가인 아일랜드에서는 지난해 5월 국민투표를 통해 낙태를 금지하는 수정헌법 8조를 개정하기로 사회적 합의를 이뤘다. 올해 1월부터 임신 12주까지는 여성의 요청이 있으면 합법적으로 낙태 의료 시술을 할 수 있다. 서울신문은 지난 21일과 23일 현장과 서면 인터뷰를 통해 월렌츠 담당관에게 아일랜드에서 낙태죄를 폐지한 배경과 시사점 등을 물었다. 그는 “낙태죄와 무관하지 않은 세계 각국이 아일랜드의 변화를 목격한 것이 의미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아일랜드 내 변화는 아주 오래전부터 진행돼 온 일”이라고 강조했다. 사회적으로 낙태죄가 첨예한 문제인 만큼 아일랜드도 정치권의 의지가 강하지는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종교계, 법조계, 노동계 등 다양한 사회집단이 힘을 모아 장기적으로 벌인 낙태 합법화 캠페인이 원동력이 됐다. 그는 “이전까지는 전통적인 관념 속에서 부정되고 방해받아 왔던 합의가 결국 압도적인 득표 결과로 확인됐다”면서 “아일랜드 정치인들이 (시민들이 낙태죄를 반대하지 않는다는) 증거를 손에 쥐었을 때 어떻게 그들의 입장을 바꾸는지도 봤다”고 전했다. 특히 이런 변화에는 아일랜드 내 80%가 넘는 가톨릭 신자들의 동의와 남성의 참여도 큰 몫을 했다. 그는 “흥미롭게도 시민 조사 결과 종교가 낙태에 대한 입장을 결정하는 데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2015년 아일랜드지부에서는 개인의 종교적 신념과 낙태에 대한 입장 간의 상관관계를 알아보기 위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 조사에서 종교인의 82%는 “자신의 신념을 다른 사람에게 강요할 수 없다”고 답했다. 또한 56%는 “낙태를 인권의 관점으로 바라봐야 한다”고도 응답했다. 지난해 국민의 66.4%가 찬성한 낙태죄 폐지 투표에서는 남성도 과반 이상이 찬성 의견을 냈다. 그는 방한 일정 중 포럼에서 “아일랜드에서 낙태죄에 대한 국민투표는 낙태에 대한 접근권 확대 이상의 의미”라고 강조했다. 과거 아일랜드도 국가와 종교기관에서 여성에 대해선 처벌을 동반한 ‘낙인찍기’가 있던 사회였다. 그러나 그는 “많은 국민이 낙태 금지 조항 폐지를 찬성하며 어두운 역사를 단절하고, 어떤 사회에서 살고 싶은지 분명하게 목소리를 낸 것”이라면서 “그런 사회는 존엄과 존중, 연민, 평등에 기반해 대우 받는 사회”라고 말했다. 낙태 비범죄화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낙태 서비스에 접근할 여성과 소녀들의 권리는 유엔 인권전문기구들에 의해 명확하게 서술되고 있다”면서 “반면 태아의 권리에 대해서는 국제 인권 규정에서 명시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만, 국가는 낙태의 근본적인 원인인 원치 않는 임신을 줄여가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양질의 성교육과 피임약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것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식물 10종 중 6종은 이미 멸종..위협받는 ‘인류의 식탁’

    식물 10종 중 6종은 이미 멸종..위협받는 ‘인류의 식탁’

    인류가 ‘생물다양성’을 보호하는 데 실패하면서 세계 식량 생산 능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유엔의 연구 결과가 나왔다. 유엔으로서는 처음으로 우리의 식탁에 오르는 음식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 식물과 동물, 미생물에 관한 연구를 진행한 것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2일(현지시간) 식량농업기구(FAO)가 과학자들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이러한 내용의 엄중한 경고를 내놓았다고 보도했다. 과학자들은 농장과 도시, 공장들이 땅을 파헤치고 화학물질을 대량으로 생산함에 따라 인간의 식단을 지탱하는 자연의 지원 체계가 약화하고 있다는 증거를 발견, 보고서를 작성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20년간 지구에서 식물을 생산해내던 토양의 생산성이 20%나 떨어졌다. 보고서는 또 토양의 생물다양성과 숲, 초원, 산호초, 맹그로브, 해조류는 물론 농작물과 가축의 유전적 다양성의 ‘파괴적인’ 손실을 지적했다. 일례로 이미 대양의 3분의1에선 과도한 어업이 진행되고 있다. 많은 생물종이 간접적으로 식품 생산 체계와 연결돼 있다. 가령 해충을 먹는 새나 물을 정화하는 맹그로브 나무가 좋은 예다. 그러나 보고서는 91개의 국가로부터 얻은 많은 양의 자료와 연구 결과 등을 종합한 결과 식물의 63%, 새의 11%, 생선과 균류의 5%가 감소했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또 식물의 수분(受粉·꽃가루가 식물이 전이돼 수정을 거쳐 유성 생식에 이를 수 있게 하는 과정)을 담당하는 벌의 개체 수가 줄어드는 것은 물론, 새나 박쥐처럼 척추동물 가운데 꽃가루 매개체 역할을 하는 동물의 17%가 멸종 위기에 처해있다고 전했다. 실제 아일랜드와 노르웨이, 폴란드, 스위스에서는 꿀벌의 개체 수가 감소했다. 그라지아노 다 실바 FAO 사무총장은 보고서 서문에서 “우리 식량 체계의 근간이 훼손되고 있다”고 강조하며 “과도한 경작과 살충제나 제초제에 대한 의존 등 지속 가능하지 않은 방식의 경작이 이러한 문제를 야기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부분의 나라에서 생물다양성이 훼손된 주된 이유는 무엇보다 숲이나 습지 등을 개간해 도시를 만들거나 농지로 바꾸는 ‘토지 전환’이지만 그 외에 물 공급 과잉이나 오염, 과도한 경작, 외래종의 확산, 기후 변화 등도 원인이 된다. 이집트는 바닷물 온도 상승으로 물고기들이 북쪽으로 이동함에 따라 자국의 어업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농작물 생산에서의 획일성도 문제다. 인류가 생산하는 농작물의 3분의2는 사탕수수와 옥수수, 쌀, 밀, 감자, 콩, 기름야자 열매, 사탕무, 카사바 등 9종에 한정돼 있다. 나머지 6000종의 재배 식물 중 상당수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며, 야생 식자원을 찾는 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줄리 베랑거 연구위원은 “슈퍼마켓엔 식재료가 넘쳐나지만 대부분 수입해 온 것들이며, 품목이 그리 다양하진 않다. 적은 수의 생물종에 의존한다는 것은 그들이 질병 발생과 기후 변화에 더 취약하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식량 생산의 회복력을 떨어뜨린다”고 경고했다. 실제 단일 품종에 의존하다 대기근 사태에 직면한 사례들은 역사적으로도 찾아볼 수 있다. 1840년대 아일랜드에서는 감자가 20세기 미국에서는 곡물이, 1990년대 사모아에서는 토란이 그 예다. 베랑거 연구위원은 “식량 생산 방식을 바꿔 생물다양성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대체 불가능한 자원이자 경영 전략의 핵심 부분으로 다뤄지도록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변화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미진하다. 지속 가능한 식량 생산의 대표적인 예인 유기농법을 실현하는 농지는 전 세계 농지의 1%에 불과한 실정이다. 생물다양성의 위기는 오는 4월 G7 회의에 이어 6월 세계자연보존총회(WCC)와 내년도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되는 유엔총회에서 주요하게 다뤄지며 글로벌 아젠다로 떠오를 전망이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공부의 신’ 강성태와 함께하는 중·고생 공부비법 소개

    ‘공부의 신’ 강성태와 함께하는 중·고생 공부비법 소개

    지역 케이블TV를 운영하는 현대HCN은 ‘공부의 신’으로 잘 알려진 강성태씨와 서울대 재학생들이 함께하는 ‘강성태의 스튜디오 S’를 제작한다고 현대HCN이 22일 밝혔다. 중·고생의 공부법, 학교 생활, 컨디션 관리 등 고입과 대입을 준비하는 학생들을 위한 특화 프로그램이다. 모두 12회로 분량으로 구성, 강성태를 비롯한 서울대 학생 각각의 캐릭터를 철저히 분석하고 드라마 SKY캐슬 속 인물들을 현실에서 집중 조명한다. 또 서울대 학생들의 녹슬지 않은(?) 수능 실력, 강성태와 학생들의 녹화 전 미묘한 신경전 등이 소개된다. 또 서울대 학생들의 학교 생활 탐구와 함께 이들의 고교 생활기록부를 공개해 입시를 준비하는 전국 학부모와 학생들의 향학열을 끌어 올릴 계획이다. 또 개강을 맞은 서울대의 모습을 담아 대학 생활의 낭만 그리고 예상치 못한 서울대생들의 인간적인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김성일 현대HCN 대표이사는 “‘강성태의 스튜디오 S’는 입시에 대비하는 학부모와 학생들을 위한 멘토링 프로그램이면서도, 국민 누구나 관심을 가질 만한 정보를 제공하고, 감동과 웃음까지 전하는 프로그램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첫 방송은 3월 9일 오후 2시와 10일 밤 9시에, 제2회는 16일과 17일 오후 2시와 밤 9시에 송출된다. 방송 이후 유튜브 ‘HCN 지역방송’, 네이버TV ‘현대HCN 아일랜드’를 통해서도 방송을 확인할 수 있다. 현대HCN은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로서 서울 서초·동작·관악구를 비롯해 부산과 대구·경북, 충북 등에서 각 지역사회의 이슈와 정보를 전달하고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지역 케이블 방송국이다. 이기철 기자 chuli@seoul.co.kr
  • ‘주목받고 싶어요’ 브릿 어워즈 참석한 몬타나 브라운

    ‘주목받고 싶어요’ 브릿 어워즈 참석한 몬타나 브라운

    지난 20일 영국 런던 O2 아레나에서 열린 대중음악상 ‘브릿 어워즈’ 에 방송인 몬타나 브라운(Montana Brown)이 과감한 시스루 의상을 입고 나타나 주목을 받았다. 영국 리얼리티쇼 ‘러브 아일랜드’에 출연해 인기를 끌고 있는 몬타나는 이날 분홍색 바디슈트 스타일의 시스루 의상을 입고 나와 취재진들의 눈길을 끌었다. 사진=TOPIC / SPLASH NEWS(www.topicimages.com)  영상부 seoultv@seoul.co.kr
  • 국제 기구도 종교계도 ‘낙태죄 위헌’을 외치다

    앰네스티 “가톨릭 국가인 아일랜드 시민사회 노력으로 낙태 처벌 폐지” 자캐오 신부 “여성은 통제 대상 아니다” 낙태죄 찬성 종교계서도 반대 목소리 “불법 낙태 수술과 낙태에 대한 ‘낙인찍기’는 여성에게 큰 피해를 준다.”(그레이스 윌렌츠 국제앰네스티 조사담당관) 시민사회와 국제앰네스티가 낙태 비범죄화를 촉구했다. 헌법재판소가 이르면 오는 4월 낙태죄 위헌 여부를 가릴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찬반 논쟁에 불이 붙고 있다. 국제사회도 폐지 찬성 의견을 내면서 ‘낙태죄 위헌’에 힘이 실릴지 주목된다.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시민단체들은 21일 광화문 변호사회관에서 ‘시민사회, 낙태죄 위헌을 논하다’ 포럼을 열었다. 전문가들은 이 자리에서 법적·종교적·여성적 관점에서 낙태의 비범죄화를 주장했다. 1박 2일 일정으로 방한한 그레이스 윌렌츠 국제앰네스티 아일랜드지부 낙태죄 조사담당관도 함께했다. 아일랜드는 가톨릭 국가임에도 시민사회의 노력으로 지난해 낙태죄 조항을 폐지했다. 이들은 낙태죄 때문에 여성이 보호받지 못하는 현실을 꼬집었다. 윌렌츠 담당관은 “낙태를 범죄로 취급하면 여성들이 수술 이후 합병증을 겪어도 처벌을 두려워해 치료받지 못한다”면서 “낙태죄 폐지에서 나아가 누구나 낙태 서비스에 접근할 권리를 법률로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적으로도 낙태죄는 옳지 않다는 의견도 나왔다. 2012년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4대4 의견으로 낙태죄 합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당시 헌재는 “태아의 생명권이라는 공익이 임산부의 자기결정권이라는 사익보다 우선한다”는 의견을 냈다. 이에 대해 이한본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변호사는 “태아의 생명도 존중받아야겠지만 법리적 측면에서 헌법상 태아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기본권의 주체라 할 수 없다”며 “낙태죄로 침해되는 여성의 기본권이 생명권을 포함하고 있는 만큼 태아의 생명권만을 공익으로 보는 것은 불합리한 차별”이라고 주장했다. 한상희 건국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역시 “헌재가 태아의 생명권이 절대적이기 때문에 침해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자기 모순적인 측면이 있다”면서 “모자보건법에서는 이미 우생학적 또는 유전학적 장애나 질환 등을 가진 태아는 낙태할 수 있다고 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간 낙태죄를 찬성해왔던 종교계에서도 처벌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자캐오 대한성공회 정의평화사제단 총무 신부는 “낙태죄는 여성의 몸을 통제의 대상으로 보고 있다는 점에서 옳지 않다”면서 “그런데도 일부 종교계는 여성의 임신 중단권이 비윤리적이고 비종교적이라고 꾸짖고 몰아붙였다”고 말했다. 이어 “종교는 사회를 통제하는 기구가 아닌 사회와 동행하는 존재임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비닐 봉투 버리면 징역4년…불법 폐기물 규제 해외 사례는?

    비닐 봉투 버리면 징역4년…불법 폐기물 규제 해외 사례는?

    정부가 2022년까지 모든 불법폐기물 처리를 완료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21일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를 주재한 이낙연 총리는 “불법폐기물은 환경을 파괴하고, 주민의 건강을 해치며, 국내를 넘어 국제적으로까지 문제를 야기한다”며 “그것을 이제는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정부의 발표에는 불법폐기물을 ‘처리’하는 방안은 비교적 상세히 담겼다. 반면, ‘불법폐기물 예방’에 대한 해법은 명쾌하게 제시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렇다면 해외에서는 폐기물 저감을 위해 어떤 해법들을 내놨을까. ●케냐 비닐봉투 생산·판매·사용·수입을 전면 금지법 시행…어기면 징역일회용 비닐봉투의 생산과 사용을 가장 강력하게 규제하고 있는 나라는 케냐다. 케냐는 2017년 2월 일회용 비닐봉투의 생산·판매·사용·수입을 전면 금지하는 법을 제정해 같은 해 8월 시행했다. 이 연간 약 1억장의 비닐봉투를 사용하고, 버려진 비닐봉투를 먹은 소들이 대거 폐사하는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 시행한 극단의 조치였다. 한편, 일회용 비닐봉투 규제와 관련하여 경제적 유인수단을 사용하여 가장 큰 성공을 거둔 국가는 아일랜드다. 아일랜드는 1990년대 가정에서 배출되는 쓰레기의 5%가 일회용 비닐봉투일 정도로 사용량이 많았지만, 2002년부터 비닐봉투 1장당 15센트(약 210원)을 부과하는 강력한 소비자부담금제도를 도입해 1인당 일회용 비닐봉투 연간 사용량이 328개에서 21개로 떨어지는 성과를 거뒀다. ●EU는 플라스틱 빨대 유통 금지…영국은 바이오 기반 플라스틱 개발최근 선진국에서는 사용금지와 같은 직접적인 규제를 급속히 도입하고 있다. 최근 EU에서 일회용 빨대, 면봉, 풍선막대 등 10가지 일회용플라스틱에 대해 금지하겠다고 선언한 게 대표적이다. 유럽연합(EU) 의회는 지난해 10월 집행위의 플라스틱 제품사용 규제안에 대해 찬성 571표, 거부 53표, 기권 34표 등 압도적인 표결로 채택했다. 규제안에는 플라스틱 빨대, 식기 등 일부 품목의 유통을 금지하고, 생산자 책임강화(EPR) 등 플라스틱 사용을 규제하는 내용이 담겼다. 특히, 규제안은 2022년 이후 면봉과 식기류, 풍선막대는 사용을 금지하고, 식품용기, 컵, 풍선, 포장재, 담배필터, 비닐봉투, 물티슈, 낚시도구에 대해서는 EPR 대상품목으로 확대했다. 또, 2021년부터 플라스틱 제품 중 면봉, 접시, 식기류(포크·숟가락·나이프 등), 빨대, 음료수막대, 풍선막대처럼 대체가능 물질이 존재하거나 쉽게 구할 수 있는 제품은 EU내 유통을 금지했다. 영국은 지난해 1월 25개년 환경 계획을 발표하면서 강력한 플라스틱 규제 정책을 내놓았다. 테레사 메이 총리는 2042년 말까지 불필요한 플라스틱 폐기물 완전 제거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기업들이 바이오 기반의 친환경적인 플라스틱 개발도 장려한다는 방침이다. 또, 잉글랜드 지역 내 플라스틱, 유리, 금속으로 제조된 일회용 음료용기에 대한 보증금 반환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인 해법을 강조한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은 “당면한 현재 과제에서 쓰레기 줄이는 것만으로는 해결이 되지 않는다”며 “장기적인 정책방향으로 감량정책을 꾸준히 펼쳐 나가되, 지금 문제 해결하려면 실질적인 대책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낙태죄 탓에 합병증 치료도 못받아” 헌재 결정 앞두고 불붙은 논쟁

    “낙태죄 탓에 합병증 치료도 못받아” 헌재 결정 앞두고 불붙은 논쟁

    시민단체, ‘낙태죄 위헌 논하다’ 포럼 개최국제앰네스티 담당관도 “낙태 폐지” 주장“태아 생명권만 공익으로 보는 건 차별”“불법 낙태 수술과 낙태에 대한 ‘낙인찍기’는 여성에게 큰 피해를 준다”(그레이스 윌렌츠 국제앰네스티 조사담당관) 시민사회와 국제앰네스티가 낙태 비범죄화를 촉구했다. 헌법재판소가 이르면 오는 4월 낙태죄 위헌 여부를 가릴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찬반 논쟁에 불붙고 있다. 국제사회도 폐지 찬성 의견을 내면서 ‘낙태죄 위헌’에 힘이 실릴지 주목된다.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시민단체들은 21일 광화문 변호사회관에서 ‘시민사회, 낙태죄 위헌을 논하다’ 포럼을 열었다. 전문가들은 이 자리에서 법적·종교적·여성계적 관점에서 낙태의 비범죄화를 주장했다. 1박2일 일정으로 방한한 그레이스 윌렌츠 국제앰네스티 아일랜드지부 낙태죄 조사담당관도 함께했다. 아일랜드는 가톨릭 국가임에도 시민사회의 노력으로 지난해 낙태죄 조항을 폐지했다. 이들은 낙태가 불법으로 규정돼 여성이 보호받지 못하게 된 현실을 꼬집었다. 윌렌츠 담당관은 “낙태를 범죄로 취급하면 여성들이 수술 이후 합병증을 겪어도 처벌을 두려워해 치료 받지 못한다”면서 “낙태죄 폐지에서 나아가 누구나 낙태 서비스에 접근할 권리를 법률로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적으로도 낙태죄는 옳지 않다는 의견도 나왔다. 2012년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4대 4 의견으로 낙태죄 합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당시 헌재는 “태아의 생명권이라는 공익이 임산부의 자기결정권이라는 사익보다 우선한다”는 의견을 냈다. 이에 대해 이한본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변호사는 “태아의 생명도 존중받아야 겠지만 법리적 측면에서 헌법상 태아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기본권의 주체라 할 수 없다”며 “낙태죄로 침해되는 여성의 기본권이 생명권을 포함하고 있는만큼 태아의 생명권만을 공익으로 보는 것은 불합리한 차별”이라고 주장했다. 한상희 건국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역시 “헌재가 태아의 생명권이 절대적이기 때문에 침해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자기 모순적인 측면이 있다”면서 “모자보건법에서는 이미 우생학적 또는 유전학적 장애나 질환 등을 가진 태아는 낙태할 수 있다고 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간 낙태죄를 찬성해왔던 종교계에서도 처벌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자캐오 대한성공회 정의평화사제단 총무 신부는 “낙태죄는 여성의 몸을 통제의 대상으로 보고 있다는 점에서 옳지 않다”면서 “그런데도 일부 종교계는 여성의 임신 중단권이 비윤리적이고 비종교적이라고 꾸짖고 몰아붙였다”고 말했다. 이어 “종교는 사회를 통제하는 기구가 아닌 사회와 동행하는 존재임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ESPN “생피에르 곧 은퇴 회견“, 하빕은 열심히 말리는 중

    ESPN “생피에르 곧 은퇴 회견“, 하빕은 열심히 말리는 중

    종합격투기(MMA) 사상 가장 위대한 파이터로 손꼽히는 조르주 생피에르(GSP·37 캐나다)가 은퇴를 결심했다고 미국 ESPN이 소식통을 인용해 20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하빕 누르마고메도프(러시아)는 은퇴 결심을 되돌리도록 마지막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 방송에 따르면 GSP는 21일 아침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은퇴를 선언할 예정이다. 퀘벡의 프랑스어 스포츠 방송인 RDS가 맨처음 그의 은퇴 결심 소식을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오랜 기간 웰터급 왕좌를 지켰던 GSP는 올해 안에 라이트급 챔피언인 누르마고메도프와 싸우길 바랐으나 계약이 성사되지 않자 물러설 때가 됐다고 결심했다는 것이다. UFC도 그의 결심을 알고 있으며 기자회견 준비를 돕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누르마고메도프는 인스타그램에 오는 11월 맞붙고 싶다며 “이 대결 뒤에 은퇴해도 된다”고 지적했다. GSP도 ESPN에 “하빕이 쓴 글을 봤다. 매우 고맙다”면서도 “불행히도 우리들만 내린 결정은 아니다. 내일 기자회견에서 모든 것을 얘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퀘벡주 생이시도르에서 태어난 GSP는 26승2패 전적에 2017년 11월 미국 뉴욕 매디슨스퀘어가든에서 UFC217 미들급(한계 체중 185파운드) 타이틀 매치에 나서 마이클 비스핑을 꺾은 것이 마지막이었다. UFC 사상 네 번째로 두 체급 챔피언 벨트를 동시에 보유했다. 프로 27승무패를 자랑하는 누르마고메도프는 지난해 12월 UFC229에서 코너 맥그리거(아일랜드)를 4라운드 서브미션 승리로 누른 것이 마지막이었다. 그의 라이트급 타이틀에 도전하려면 GSP는 체중을 155파운드로 감량해야 한다. 누르마고메도프를 꺾으면 역대 최초의 세 체급 챔피언이 된다. 누르마고메도프는 GSP와의 대결을 위해 캐치급(160파운드)으로 싸울 수도 있다고 여지를 만들어줬다. 2002년 1월 MMA에 데뷔한 GSP는 이듬해 UFC와 계약하기 전에 5전 전승으로 완벽한 커리어를 뽐냈다. 2006년 UFC 65에서 매트 휴즈를 물리치고 웰터급 챔피언에 올라 바로 다음 경기인 이듬해 UFC 69에서 매트 세라에게 져 타이틀을 내줬는데 이 대결은 MMA 역사상 가장 커다란 이변으로 여겨지고 있다. GSP는 이듬해 사상 처음으로 고향인 몬트리올에서 열린 UFC 83에서 타이틀을 되찾은 뒤 2013년 11월 조니 헨드릭스를 판정승으로 꺾으며 9연속 방어에 성공한 뒤 스스로 타이틀을 내놓았다. 그리고 공식 은퇴 선언 없이 4년을 지내다 비스핑을 꺾고 두 체급 타이틀을 차지했다. 방송은 대중이 인지하는 것보다 훨씬 오래 옥타곤에 머물러왔는데 이제 비스핑과의 대결이 그의 마지막 경기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아쉬워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수병과 간호사 키스’ 남자 주인공 별세

    ‘수병과 간호사 키스’ 남자 주인공 별세

    제국주의 일본의 항복과 2차 세계대전 종전을 상징하는 사진으로 유명한 ‘수병과 간호사 키스’의 남자 주인공인 조지 멘돈사가 95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CNN방송은 18일(현지시간) 멘돈사가 미국 로드아일랜드주 뉴포트에서 이날 눈을 감았다고 그의 딸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더 키스’로도 불린 이 사진은 1945년 8월 14일 2차 대전 종전을 축하하며 뉴욕 타임스스퀘어에 쏟아져 나온 수만명의 인파 속에서 검은색 해군 수병 복장의 병사가 흰색 가운을 입은 간호사 복장의 여성을 끌어안고 허리를 젖힌 뒤 키스 세례를 퍼붓는 장면이다. 당시 라이프 매거진 사진기자 앨프릿 에이전스타트가 촬영한 이 사진은 2차 대전 종전을 상징하는 한 장면으로 세계 사진사에 남았다. 이 사진에 나온 여성은 당시 치과병원 위생조무사로 일하던 이디스 셰인으로 2016년 세상을 떠났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반바지 입고서 필드에 가도…깔끔하면 괜찮아

    반바지 입고서 필드에 가도…깔끔하면 괜찮아

    비록 연습라운드와 프로암에 한정하지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선수들도 이제 반바지를 입고 뛰게 된다. 공식적으로 PGA 투어 출범 89년 만이다. PGA 투어는 19일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이번 주 개막하는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멕시코 챔피언십과 푸에르토리코오픈부터 이 바뀐 규정을 바로 적용한다”면서 “투어 선수분과위원 공동 위원장인 제임스 한이 투어 소속 선수들에게 이 같은 내용을 공지했다”고 밝혔다. 단 정규 라운드에서는 반바지를 입을 수가 없고, 종전대로 맨살이 드러나지 않는 긴 바지를 착용해야 한다. 또 반바지는 무릎 길이의 단정한 차림이어야 하고, 반바지 아래에 스타킹이나 레깅스를 받쳐 입을 경우 단색이어야 한다. PGA 투어 선수들의 반바지 차림은 사실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미국프로골프협회와 PGA가 공동 주관하는 메이저대회인 PGA 챔피언십은 최근 2년간 연습라운드에서 선수들의 반바지 착용을 허용했고, 유러피안프로골프(EPGA) 투어에서도 2016년부터 연습라운드에 반바지를 도입했다. PGA 투어에서는 1999년부터 캐디들에 한해 정규 라운드에서도 반바지를 입을 수 있도록 했다. 타이거 우즈(미국)는 지난해 소셜미디어를 통한 라이브 인터뷰에서 이에 관한 질문을 받고 “주로 대회가 여름에 열리고, 더운 지역에서도 경기해야 하므로 (반바지 착용 허용은)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역시 “선수들이 더 편안해할 것”이라며 “선수들이 다리를 내놓는다고 해서 문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찬성 의사를 밝혔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중구, 짝퉁 고강도 단속… 300억대 물품 6만여점 압수

    도용 상표 1위 샤넬… 루이비통 뒤이어 서울 중구는 지난해 동대문패션타운, 남대문시장, 명동 일대에서 이른바 ‘짝퉁’과 ‘라벨 갈이’로 통용되는 위조상품 및 원산지 표시위반 제품 유통행위 398건을 적발하고 정품시가 302억원에 해당하는 불법 공산품 6만 4000여점을 압수했다고 19일 밝혔다. 도용상표는 완제품과 부자재로 나눠 집계했는데 완제품의 경우 샤넬이 3309점(12%)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루이비통 3236점(12%), 발렌시아가 3153점(11%), 구찌 2763점(10%) 등으로 나타났다. 샤넬은 2012년 위조상품 단속을 시작한 이래 줄곧 가장 많이 도용된 상표로 분석됐다. 부자재는 톰브라운(7270점, 19%), 몽클레어(6229점, 16%), 스톤아일랜드(5657점, 15%) 등 순이었다. 구는 또 동대문 일대 의류상가에서 은밀히 행해지는 수입의류 원산지 표시 위반(라벨 갈이) 단속으로 정품시가 184억원에 달하는 3만 8105점을 압수했다. 특히 지난해 4월엔 종로구 창신동에서 저가 수입의류를 국산으로 둔갑시키던 공장을 적발했다. 이렇게 상표 위조된 의류는 기존 가격에서 3~4배가량 부풀려 판매된다. 중구는 전국 기초지자체 가운데 최초로 전담 팀을 꾸려 불법 공산품 근절에 나섰다. 특히 지난해에는 라벨 갈이를 적발할 수 있는 특별사법경찰권을 추가로 부여받아 이틀에 한 번 꼴인 195회의 고강도 단속을 벌였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전쟁 끝났다” 기쁨에 겨워 아무나 끌어안고 키스, 주인공 세상 뜨다

    “전쟁 끝났다” 기쁨에 겨워 아무나 끌어안고 키스, 주인공 세상 뜨다

    ‘아, 이 사진’ 하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일본과의 태평양 전쟁이 끝난 1945년 8월 14일(이하 현지시간), 기쁨에 겨워 미국 뉴욕 타임 스퀘어에서 낯선 여인에게 열정적인 키스를 퍼붓던 미국 해군 수병 사진이다. 사진의 주인공 조지 멘도사가 95세를 일기로 세상을 떴다. 그의 딸 샤론 몰레우어는 부친이 지난 17일 로드아일랜드의 미들턴에 있는 요양원에서 쓰러져 심장마비로 숨을 거뒀다고 18일 밝혔다. 당시 사진은 작가 알프레드 아이젠슈타트가 라이프 잡지에 실은 4장의 사진 가운데 하나로 유명하다. 아이젠슈타트는 사진 속의 남녀 이름을 보도하지 않았는데 한참의 세월이 흐른 뒤 두 남녀는 사진의 주인공이 자신들이라고 확인해줬다. 당시 21세였던 상대 여인 그레타 지머 프리드먼은 3년 전 92세를 일기로 먼저 세상을 떠났다. 아이젠슈타트는 자서전 격인 ‘Eisenstadt on Eisenstadt’를 통해 그날 이름 모를 선원이 낯선 사람을 붙잡으려고 달리기 시작하자 “그의 앞에서 뛰며 뒤를 돌아보며 라이카 카메라의 셔터를 눌러댔다. 하지만 누구도 날 기쁘게 만들어줄 장면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그러다 섬광처럼 뭔가 하얀 것에 사로잡혔다. 돌아서서 그 선원이 그 간호사에게 입맞춤을 날리는 모습을 잡을 수 있었다. 만약 그녀가 검정 옷을 입고 있었다면 그 사진을 찍지 않았을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치과 조무사였던 프리드먼은 1960년대까지 자신이 사진으로 찍힌지조차 몰랐다고 털어놓았다. 그녀는 “그다지 키스 같은 것이 아니었다. 그저 누군가와 축하를 나눈 것이었다. 그렇게 로맨틱한 순간은 아니었다”고 돌아봤다. 멘도사는 당시 태평양에서 복무 중이었지만 휴가를 보내러 고국에 와 있었다. 그러나 모두가 이 사진을 축하하는 의미로만 보지는 않는다. 당시 미국 전역에 일본을 물리치고 전쟁을 끝냈다는 기쁨이 넘쳐났던 일을 가장 극적으로 대변한 것으로 여겨지지만 최근에는 타임 지가 지적했듯 “공공장소에서 성폭력을 기록한 것일 뿐”이라고 마뜩찮아 하는 시선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씨줄날줄] 아마존의 뉴욕 본사 철회/임창용 논설위원

    [씨줄날줄] 아마존의 뉴욕 본사 철회/임창용 논설위원

    “아마존이란 새 도시를 만들겠다.”(조지아주 스톤크레스트시) “70억 달러의 세금 감면 혜택을 주겠다.”(뉴저지주 뉴어크시) “초고속 열차를 놓겠다.”(텍사스주 댈러스시) 미국 시애틀에 본사를 둔 아마존이 2017년 제2본사(HQ2) 설립 계획을 밝히자 수많은 도시가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시하면서 러브콜을 보냈다. 캐나다와 멕시코까지 나서 모두 238개 도시가 뛰어들었고, 경쟁률은 119대1까지 치솟았다. 그럴 만도 한 것이 아마존은 HQ2 설립 계획을 밝히면서 50억 달러(약 5조 6000억원)를 투자해 6만여명을 고용할 계획이라고 공언했기 때문이다. 유치전에 뛰어든 대도시들은 이미 아마존이 시애틀에서 400억 달러에 가까운 직간접 투자와 4만여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면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걸 확인한 터였다. 아마존은 1년여간 제안서를 면밀히 검토한 끝에 지난해 11월 버지니아주 북부 내셔널랜딩과 함께 뉴욕주 퀸스의 롱아일랜드시티를 제2본사 부지로 확정했다. 뉴욕주와 뉴욕시는 30억 달러 상당의 세금 혜택과 지원을 약속했다. 유치 도시들의 기대감은 컸다. 각각 2만 5000여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2025년까지 275억 달러의 세수를 얻게 될 것이란 예측이 나왔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역대 어떤 프로그램보다 수익률이 높은 보상 프로그램이 될 것”이라고까지 기대했을 정도다. 아마존이 지난 14일 뉴욕의 제2본사 설립 계획을 전격 철회했다. “뉴욕 시민 70%가 찬성하지만, 많은 지역 정치인들이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혀 왔다”고 이유를 밝혔다. HQ2 건립 반대에 가장 앞장선 인물은 올해 29세로 미국 하원 역사상 최연소 의원인 오카시오 코르테스다. 그는 아마존의 철회 발표 후 “아마존의 탐욕과 노동자 착취,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제프 베이조스)을 물리친 날”이란 트윗을 날렸다. 앞서 민주당의 엘리자베스 워런 하원의원도 30억 달러의 세제 혜택에 대해 “뇌물”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쿠오모 주지사는 “뉴욕의 경제적 미래를 위험에 빠뜨렸다”며 이들을 비난했고, 로이드 블랭크페인 골드만삭스 선임회장은 코르테스 하원의원 등을 겨냥해 “반민주, 반진보”라고 꼬집었다. 뉴욕타임스는 아마존의 철회 과정에 대해 “진보 세력이 부자 우대 조세 정책은 안 된다는 판단 기준을 보여 줬다”면서도 “일자리 창출과 경제성장을 위한 대안 부재를 노출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경제 번영 전략에 대한 진보 세력의 한계를 지적한 것이다. 코르테스는 “아마존을 물리쳤다”고 승리를 선언했다. 하지만 뉴욕 시민에게 진정한 승리가 될지는 지켜봐야 알 것 같다. sdragon@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