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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인슈타인 직접 메모한 문서 네덜란드 대학원생이 발견해

    |헤이그 AFP 연합|천재 물리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지난 1925년 1월 발표한 응축이론 논문에 대해 자신이 육필로 설명을 달아놓은 문서가 한 대학원생에 의해 발견됐다고 네덜란드의 라이덴대학이 20일 밝혔다. 박사과정 중인 로우디 보에잉크는 자신의 논문을 위한 자료를 뒤지던 중 이 대학 로렌츠 이론물리학 연구소 문서보관소에서 ‘단원자 이상기체의 양자이론’이라는 제목이 붙여진 이 문서를 발견했다.1924년 12월 작성된 이 문서는 16쪽이며 이 연구소 웹사이트에는 문서를 찍은 고해상도 사진이 올려져 있다. 초저온에서 원자의 활동을 설명하는 이른바 ‘보스-아인슈타인 응축(Bose-Einstein condensation)’이론은 아인슈타인과 인도의 물리학자 사티엔드라 나트 보스가 함께 발표한 것으로 가스의 미립자들은 절대온도인 섭씨 273도에서 저에너지 상태에 도달해 하나의 ‘단일 원자’로 뭉친다고 주장하는 내용이다. 아인슈타인은 1914년부터 1933년까지 베를린에서 학생들을 가르쳤으며 라이덴대학에서도 초빙교수로 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 [17일 TV 하이라이트]

    ●생방송 60분-부모(EBS 오전 10시) 뇌기반 학습법에 관해 알아본다.‘뇌의 우열은 태어날 때 이미 가려진다?’,‘아인슈타인은 평생 자기 뇌의 5%만을 사용했다?’와 같은 뇌에 관한 사람들의 오해를 풀어 보고, 아이에게 ‘바보’라고 낙인찍는 것은 결국 그 아이를 바보로 만들 수도 있다는 이른바 ‘낙인효과’에 대해서도 알아 본다.   ●박주현의 시사 업 클로스-국가권력 범죄, 시효배제 논란(YTN 오후 3시5분) 남북 공동 개최로 그 어느 때보다 뜻 깊었던 8·15행사가 끝나기 무섭게 노무현 대통령의 경축사 발언이 정치권에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대통령은 왜 갑자기 ‘시효배제’발언을 했을까? 노무현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의 의미와 쟁점을 여야의원과 함께 짚어 본다.   ●요리보고 세계보고(MBC 오후 5시20분) 소금에 절인 호박씨와 해바라기씨, 아몬드, 피스타치오, 호두 등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씨앗 종류가 많은 이란은 가히 씨앗의 천국이라고 할 만하다. 하루라도 씨앗을 먹지 않으면 입에 가시가 돋는다는 이란 사람들을 만나본다. 더불어 요리의 핵심인 씨앗의 변신을 체험한다.   ●루루공주(SBS 오후 10시45분) 찬호의 말을 떠올리며 고민하던 우진은 희수에게 전화를 한다. 들뜬 마음으로 약속 장소로 향하던 희수는 찬호가 가지 말라고 하자 멈칫 거린다. 약속 장소에서 먼저 기다리던 우진은 희수가 오는 것을 보고 몸을 숨긴다. 희수를 혼자 있게 내버려둔 우진은 희수를 데려가라고 찬호에게 연락을 하고….   ●어여쁜 당신(KBS1 오후 8시25분) 기준은 결혼식 예약을 위해 들른 재민과 우연히 마주치고, 희주는 사사건건 기준 엄마와 부딪쳐 기준을 피곤하게 한다. 한편, 힘찬은 유치원에서 놀다가 팔이 부러지고 인영은 그런 힘찬을 위해 일을 하루 쉬고, 엄마처럼 힘찬이를 돌봐준다. 재민은 그런 인영에게 감동한다.   ●마법전사 미르가온(KBS2 오후 6시40분) 아라가 다시 암흑전사가 될 때까지 마법전사와 마법사들을 자극하지 말라는 지배자의 명령에 호구네 가족은 미르와 아라네 집 앞 복도를 청소해 준다. 아라를 옥상으로 불러낸 지배자는 아라의 몸에 남아 있는 암흑전사 에너지를 이용해 아라가 암흑전사로 돌아오도록 최면을 건다.
  • [1일 TV 하이라이트]

    ●생방송60분-부모(EBS 오전 10시) 여름엔 자녀들이 땀을 많이 흘리거나 지치는 등 더위로 인해 건강에 문제가 생기기 쉽다. ‘아이의 몸을 만드는 우리 음식 이야기‘를 주제로 해 한의사 김종덕씨와 함께 우리 음식의 재료가 되는 곡물, 채소, 과일과 기운을 회복할 수 있는 보양식 등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본다. ●사이언스+(YTN 오후 1시25분) 국립서울과학관에서 열린 ‘2005 아인슈타인 특별전’에서는 놀이, 공연, 게임 등을 통해 어렵게만 느껴지던 아인슈타인의 과학적 이론과 누구나 친근하게 만날 수 있는 기회다. 아인슈타인 추모 및 기념이벤트로 세계 곳곳에서 열리고 있는 이 전시회는 2006년 2월까지 계속된다. ●변호사들(MBC 오후 9시55분) 송현에 온 이령은 주희에게 전화해 서재에서 자료를 찾아 팩스로 보내달라고 한다. 팩스로 자료를 보내던 주희는 이령의 책상 위에서 서류봉투를 발견, 그 내용을 읽게 된다. 부모님 사고 관련 사실을 알게 된 주희는 자기를 위해 혼자 애쓰는 정호가 위험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눈물을 흘린다. ●야심만만 만명에게 물었습니다(SBS 오후 11시5분) 남녀 1만 7000명이 이런 장난은 이제 그만했으면 좋다고 생각한 것은 무엇인지 알아본다. 사랑을 확인하려고 애인에게 헤어지자고 할 때, 친구들과 여행 가서 자는 사람 얼굴에 낙서했을 때, 군대 간다고 친구들에게 거짓말을 해서 술을 얻어 먹었을 때 등 다양한 의견이 모아졌다. ●TV문화지대(KBS1 오후 11시35분) 서울 상계동 뇌성마비복지회관. 뇌성마비 장애인들의 재활과 자립을 돕기 위해 설립된 이곳에서 장애인들을 위한 가야금연주자 이동희의 작은 음악회가 열린다. 가야금을 통해 사람들과 가슴 따뜻한 공감을 나누는 등 음악 연주자로서 음악을 매개로 해 사람들과 소통하는 그를 만난다. ●위험한 사랑(KBS2 오전 9시) 정현은 한강변에 가 사색에 잠겨 있다가 문제의 열쇠고리를 강에 던져버린다. 그리고는 뷰티숍에 가서 반갑게 수완을 만난다. 강제는 자신의 서재에서 수완과 헤어질 때 미처 주지 못한 편지를 꺼내본 뒤 봉투에 다시 집어넣어 책꽂이 사이에 살짝 끼워 놓는다. 세진이 볼 수 있도록….
  • ‘아인슈타인 뇌’ 한국 온다

    물리학자 아인슈타인의 뇌 표본이 서울에 온다. ‘대한민국 2005 아인슈타인 특별전’ 전시위원회는 스키모토 겐지 일본 오사카 긴키대학 교수가 보관중인 아인슈타인 뇌 표본을 2일부터 3개월간 국립서울과학관 전시장에서 전시할 계획이라고 31일 밝혔다. 아인슈타인의 뇌는 그가 1955년 미국 프린스턴 대학병원에서 사망한 뒤 적출돼 240조각으로 나눠져 보관돼 왔다. 전시위원회 관계자는 “아인슈타인 박사가 생전에는 한국에 오진 못했지만 이번 기회에 아인슈타인의 뇌 표본을 전시, 미래 과학 꿈나무들에게 그의 과학정신과 창의적 사고방식 등을 일깨워 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특별전에는 아인슈타인의 업적과 일생을 다룬 다큐멘터리 등 각종 영상 자료와 ‘아인슈타인 엘리베이터’ 등 그의 물리학 이론을 재미있게 소개하는 과학체험물도 소개되고 있다. 한국물리학회와 과학문화진흥회가 주관하는 아인슈타인 특별전은 ‘2005 세계 물리의 해’와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 발표 100주년’을 기념하는 취지로 지난달 1일 개막돼 오는 2006년 2월까지 계속된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논술이 술술] 게으름에 대한 찬양/글쓴이 : 버트런드 러셀

    ‘시간은 돈’임을 강조하며, 무조건적인 부지런함과 성실함을 미덕으로 강요하는 현대 사회에서 ‘게으름에 대한 찬양’이라는 제목은 무척 도발적이다. 현대 사회의 지배적인 가치에 전면으로 맞서는 불온함마저 느끼게 한다. 하지만 그 도발과 불온함은 기존의 사회적 통념과 가치를 되짚어보면서,‘독단에 언제든 의문을 제기하는 마음가짐과 모든 다양한 관점들에 공정할 수 있는 자유로운 정신’을 맛볼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 버트런드 러셀은 다양한 분야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한 20세기의 대표적인 지식인 가운데 한 명이다. 그는 현대 수학의 중요한 경향 중의 하나인 논리주의의 구상을 체계화한 수학자이자 논리학자이며, 현대철학에 큰 영향을 끼치기도 했다. 동시에 노벨문학상(1950년)을 수상한 문학가이기도 하며, 평생 반전·평화운동을 일관되게 펼친 사회사상가이자 운동가이기도 하다. 그는 몇 차례의 투옥을 감수하면서 교육과 여성 문제 등 다양한 사회 문제에 참여해 왔다. 특히 1955년에 아인슈타인과 함께 발표한 ‘러셀·아인슈타인 성명’은 핵전쟁의 위험을 감시하고 경고하며, 과학기술의 평화적 이용을 모색하는 ‘퍼그워시회의’가 창립하는 데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이 책은 이처럼 다방면에서 활동한 러셀이 다양한 문제들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쓴 철학적 수필집이다. 모든 형태의 전체주의적 독단에 반대하는 그의 정치 사상을 엿볼 수 있는 글도 있고, 문화에 대한 비판적 단상을 서술하고 있는 글도 있다. 하지만 가장 눈길을 끌고 깊은 공감을 이끌어내는 것은 현대 서구 문명을 비판하는 글들이다. 그는 이 글들을 통해 실용적 지식과 가치만을 강조하며, 인간을 어떤 다른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전락시키고 있는 현대 문명의 본질을 날카롭게 비판한다. 모든 도덕적 자질 가운데 세상이 필요로 하는 것은 선한 본성이다. 그러나 이것은 힘들게 살아가는 데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편안함과 안전에서 나온다. 하루 네 시간 정도 필요한 일을 하면서 남는 시간은 스스로 알아서 적절한 곳에 사용할 때 문명은 발전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현대 기술 문명이 노동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지만,‘근로가 미덕’이라는 고정 관념 때문에 과잉 생산을 거듭하며, 노동자들을 일자리에서 쫓아내고 있다. 여기에서 그는 게으름에 대해 느끼는 원초적인 가책을 용감하게 떨쳐버려야 사회와 개인이 행복해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유용함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사색하면서 ‘무용한’ 지식에 관심을 가지고 그것을 창출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역설한다.‘무용한’ 지식이야말로 인생을 진지하게 만들고, 자신에 대한 성찰을 가능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결국 그는 사람은 게으를 수 있을 때 비로소 마음이 가벼워지고 스스로가 선택한 창조적인 활동에 몰두할 수 있으므로, 인간의 진정한 자유와 주체성을 위해서는 누구든지 게으를 권리가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러셀의 이러한 지적은 60여년이 지난 오늘날에 와서 더욱 설득력을 지닌다. 눈부신 기술의 발달로 오늘날 인류는 그 어느 시대보다도 눈부신 생산력의 발달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그 기술의 발달이 오히려 ‘노동의 종말’이라고 할 만큼의 심각한 실업 문제를 불러일으키고 있고,‘과로사’라는 말이 낯설지 않도록 노동 강도를 더욱 강화시키고 있다. 러셀의 말처럼 과연 우리는 제 정신을 갖고 살고 있는 것일까. 혹시 집단적 광기에 휩쓸려 파멸을 향해 경쟁적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 책의 가치는 이처럼 우리의 현실을 진지하게 되돌아 보도록 이끌고 있다는 데 있다. 유니드림 대학입시연구소(www.unidream.co.kr) ■ 독서 지도시 참고사항 -대상 학년:중1∼고3 -관련 교과:고등 사회, 윤리와 사상, 사회문화 -함께 읽어 볼 책:모모(미카엘 엔데), 느림(밀란 쿤데라), 월든(소로), 맥도날드 그리고 맥도날드화(조지 리처), 조화로운 삶(헬렌 니어링·스코트 니어링), 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피에르 상소), 무소유(법정) -기출논제:연세대 2003학년도 자연계 정시 논술, 고려대 2002학년도 정시 논술, 인하대 2002학년도 수시1·2학기 논술 ■ 생각해보기-실용적 지식만을 강조하는 요즘 세태가 지니는 문제점은 무엇일까. -인문학이 지니는 의의와 가치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써보자. -기술의 발달이 사회에 미치는 긍정적·부정적 영향을 써보자. -기술 발달의 혜택이 사회에 골고루 분배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 [논술이 술술]시사 키워드 / 줄기세포와 생명윤리

    [논술이 술술]시사 키워드 / 줄기세포와 생명윤리

    2004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줄기세포연구가 논쟁거리가 됐다. 알츠하이머로 숨진 레이건 전 대통령의 부인 낸시 레이건 여사가 줄기세포 연구에 반대하는 부시를 공격한 것이다. 멀지 않은 장래에 난치병을 고쳐줄 것으로 기대되는 줄기세포 연구는 반면에 배아 파괴와 인간복제를 둘러싸고 인간의 존엄성 훼손 논란을 부른다. 종교계에서는 배아를 폐기하는 것은 생명을 앗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난치병 환자들의 인권도 중요하기 때문에 인간배아 복제는 허용돼야 한다고 맞선다. 수정 14일 이전의 배아는 인간이 아니기 때문에 연구 대상으로 삼아도 문제가 없다는 논리를 내세운다. ●논의의 시발 배아줄기세포 연구는 질병 치료를 위한 것이다. 심장병·알츠하이머병·암·파킨슨씨병 등 난치병이 발생한 조직을 재생하거나 대체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를 얻으려면 배아 또는 난자를 희생시키지 않을 수 없다. 살아 있는 생명을 살리기 위해 태어날 생명을 죽이는 것이 옳은 일일까. 이런 점을 놓고 과학자들과 종교계, 윤리학자들이 치열한 논쟁을 벌이고 있다.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법의 개발은 천문학적인 상업적 이익을 수반한다.‘사이언스’에 따르면 전세계 줄기세포 치료 규모는 연간 3000억달러를 웃돈다고 한다. 생명을 파괴하는 대가로 거금을 버는 상업주의가 윤리적으로 정당할까. ●생명공학과 윤리 생명공학의 발전으로 시험관 아기와 복제 동물을 거쳐 마침내 인간도 복제할 수 있는 단계까지 이르렀다. 이런 성과들은 의학적 가치를 갖고 있겠지만 윤리적 문제를 제기한다. 나아가 생태계를 파괴하는 심각한 해악을 부를 수도 있다. 인간배아를 마음대로 파괴하고 조작하는 행위는 인간의 존엄성을 해치는 일이다. 유전자 조작은 지구의 생태계 질서를 뒤흔들 수도 있다. 인간이 복제된다면 전통적인 가족관계는 파괴되고 정체성 혼란을 초래할 것이다. 의료적 가치가 아무리 크더라도 인간생명이나 인류 사회에 해악을 끼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인간이 만들어낸 과학이 인간의 존엄성을 부정하거나 위협해서도 안되고 소수 특정인들을 위해 힘없는 다수가 희생되어서는 곤란하다. 줄기세포 치료를 받는 데 엄청난 돈이 든다면 일부 부유층만 수혜자가 될 것은 뻔한 일이다. 그러나 모든 생명실험을 비윤리적으로 몰아세울 수도 없다. 유전자를 조작해 유전자 이상의 불치병 환자를 살리는 일, 배아줄기세포를 이식해 죽어가는 생명을 살리는 일은 악이 아니라 선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때문에 일부 과학자들은 손실(costs)과 이득(benifits)을 견주어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배아복제 반대론 줄기세포 연구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주장은 다음과 같다. 배아줄기세포 연구는 수정란을 파괴하는, 즉 생명을 파괴하는 비윤리적인 행위다. 수정후 14일 이전의, 착상이 안된 미성숙 수정란은 생명이 없다는 것은 잘못이다. 수정 직후부터 생명체로 보아야 한다. 배아복제 연구는 인간 복제로 연결될 수 있다. 복제인간을 만드는 과정에서 무수한 배아 파괴행위가 있게 된다. 인간의 존엄성은 무시되고 생명에 대한 경외심이 사라진다. 배아줄기세포 연구는 인간의 생명으로 돈을 버는 상업적 목적으로 이용될 가능성이 크다. 체세포 복제나 배아 복제는, 인간의 생명은 성관계를 통해 창조되어야 한다는 자연의 법칙을 어기는 것이다. 인위적인 생명창조는 가족관계를 붕괴시키는 반인륜적인 행위다. 생명복제 과정에서 예측하지 못한 돌연변이나 유전학적인 손상이 일어날 수 있다. ●종교적 관점 가톨릭적 관점에서는 생명복제를 하느님에 대한 도전으로 본다. 인간을 만들어 낸다는 것은 하나님의 영역을 인간이 침범하는 것이다. 생명은 하나님이 준 것이고 임의로 만들거나 거두어들일 수 없다. 인간 복제는 인간은 평등하다는 기본 인권을 위배하고 인간을 도구화하는 것이다. 생명 복제 실험은 창조주 하나님의 뜻에 어긋나는 생명 파괴의 행위다. 인간은 진정한 부모를 가질 권리가 있다. 실험으로 만들어질 수 있는 게 아니다. 과학적 유용성도 치료 목적이 아닌 한 정당화될 수 없다. ●배아복제 찬성론 찬성론은 다음과 같다. 생명발생의 과정을 연구함으로써 인간의 복지를 향상시킨다. 인간복제 기술은 인간을 영원히 젊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이다. 성형, 재생의 길을 열어 난치병자나 사고의 희생자들을 회생시킬 수 있다. 다운증후군, 시력을 잃게 되는 데이섹스병을 치료하고 간과 신장을 교체할 수 있다. 백혈병이나 암을 정복하고 폐에 치명적인 낭포성 섬유증도 고칠 수 있다. 모자르트, 아인슈타인과 같은 인류사에서 특출한 사람들을 복제해 인류사회를 발전시키는데 도움을 얻을 수 있다. 윤리적 문제를 회피할 수 있는 대안이 성체줄기세포다. 장기이식을 거부반응 없이 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당뇨병, 화상, 대머리 등도 치료할 수 있다. ●생명윤리법의 내용, 각국의 입법례 생명윤리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자 각국은 법률로 규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배아 복제를 금지해야 한다는 미국 등 60여개국과, 연구치료 목적으로는 허용하자는 한국과 영국 등이 맞서 있다. 영국은 2000년 8월 의료 연구 목적에 한정된 인간배아 복제를 처음으로 허용했다. 미국 부시 행정부는 연방정부의 기금으로 치료용 배아복제연구를 지원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을 올 1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우선 인간복제를 목적으로 체세포 복제 배아를 자궁에 착상하는 행위를 금하고 있다. 임신 외의 목적으로 배아를 생성하는 행위, 매매 목적으로 정자 또는 난자를 제공하는 행위도 금지한다. 하지만 보존 기간이 경과된 잔여 배아를, 불임 치료법 개발을 위한 연구나 희귀·난치병의 치료를 위한 연구에 이용할 수 있도록 해 사실상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허용하고 있다. ●어떻게 볼 것인가 생명공학의 미래는 감히 예상하기 힘들다. 인간복제 다음에는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언젠가는 모든 난치병과 노화를 정복해서 인간의 수명은 몇백년 이상으로 늘어나는 것은 아닐까. 생명공학의 발전 속도로만 본다면 불가능한 것도 아닐 것이다. 장기를 생산하는 공장이 만들어지고 수명을 연장해 주는 전문의들이 나타날지도 모른다. 이미 생명공학의 가치 창출 규모는 2010년 900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예상이 있다. 늙지도 죽지도 않는 인간들이 즐비한 세상. 그것은 인간이 지구상에 출현한 이래 최대의 축복, 곧 유토피아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인간중심적인, 완벽한 인간을 만들기 위한 과학자들의 시도는 자연의 섭리를 거슬러 예측하지 못한 재앙들이 닥쳐 인류를 위협할지 알 수 없다. 병들지 않고 장수하는 인간을 위해 다른 인간의 존엄성을 해치면서 끊임없이 앞으로만 전진해 가는 과학의 오만이 인류의 파멸을 초래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다. 생명연구의 가치는 부정할 수 없다. 고통받는 난치병 환자들을 치유하고 인간의 수명을 늘리는 것은 국가적 이익과도 연관이 있다. 그러나 윤리적 규범과 자연의 원리를 벗어난 과학탐구는 제어되어야 한다. 인간은 자연의 한 부분이며 자연을 떠나서는 존재하지 못한다. 생명공학의 발전과 동시에 윤리적 규제도 강조돼야 할 것이다. 손성진 기자 sonsj@seoul.co.kr
  • [일본을 다시본다] (7) 노벨상의 산실 교토대

    [일본을 다시본다] (7) 노벨상의 산실 교토대

    |교토 특별취재팀|2003년 10월 스웨덴 한림원이 각 부문별 노벨상 수상자를 발표하자 일본인들은 한숨을 내쉬었다.2000년부터 2002년까지 3년 연속 노벨화학상 수상자를 냈고 2002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까지 배출한 기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기대가 무너졌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4년 연속 노벨상 수상’이라는 기록 달성 여부와 관계없이 ‘잃어버린 10년’의 경기 침체가 노벨상 수상을 가로막지 못했다는 사실은 이미 3년 동안 입증된 다음이었다. 지금까지 일본인 노벨상 수상자는 모두 12명. 문학상과 평화상을 받은 3명을 제외한 자연과학계열 수상자 9명을 배출한 일본 학계의 저력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궁금증을 풀기 위해 자연과학계열 9명의 수상자 가운데 1949년 일본인 최초로 노벨상을 수상한 유카와 히데키 교수를 비롯,5명을 배출한 교토대를 찾았다. ●방치에 가까운 연구풍토… 사회공헌 의식도 한몫 일본 최고 명문대 교토대와 도쿄대는 곧잘 비교되지만 규모 면에선 상당한 차이가 있다. 지난해 5월 현재 교토대의 학생 수는 학부와 석·박사 과정 통틀어 2만 2103명이지만, 도쿄대는 2만 8350명이다. 석·박사 과정만 놓고 보면 교토대 학생 수는 8828명으로 1만 2676명인 도쿄대보다 3326명이 적다. 졸업생 숫자로 보면 비교하기 어려울 만큼 격차는 더 벌어진다. 하지만 자연과학계열 노벨상 수상자에 관한 한 교토대는 도쿄대를 5대 2로 한참 앞질러 가고 있다. “수도인 도쿄에서 떨어져 있어 국가 분위기와 상관없이 학문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이 제공됐다는 점과, 자유를 중시하는 학풍이 노벨상의 비결이라면 비결인 것 같다.”는 것이 교토대 기초물리학연구소 사사키 미사오(우주물리학) 교수의 말이다. 오이케 가즈오 교토대 총장과 석·박사 과정 학생들도 같은 생각이었다. 오이케 총장은 “자유로운 학풍과 산책하기 좋은 지형, 학문의 사회적 공헌을 중시하는 전통”을 ‘노벨상의 비결’로 꼽았다. 박사과정(우주물리학)의 히키다 와타루는 “어찌 보면 방치라는 느낌이 들 만큼 학생 개인의 자유에 맡겨두지만 책임은 철저하게 묻는다.”고 말했다. 대학원생들의 경우에도 지도교수가 논문 방향을 제시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한다. 자유와 학문의 사회 공헌을 강조하는 이같은 정신은 유카와 교수의 일본인 최초 노벨상 수상을 기념,1952년 교토대에 설립된 기초물리학연구소(유카와연구소)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초대 연구소장을 지낸 유카와 교수는 연구자들이 경제 문제를 걱정하지 않고 연구에 매진할 수 있게 지원하는 기관으로 만들 것을 강조했다고 한다. ●일본 물리학의 중심, 유카와연구소 유카와연구소의 특징은 교토대 외부의 연구자들에게 열린 공간이라는 점이다. 현재 연구소의 박사후과정(PostDoc) 23명의 과반수가 교토대 졸업생이 아니며 그 중 6명은 외국대학 출신 이방인이다.3∼4개월가량 머무는 방문연구원은 현재 16명으로 그 중 2명만이 일본 학자들이다. 이렇게 일본 각지와 외국에서 모인 물리학자들은 분야별로 우주, 소립자, 물성(物性), 원자핵 등 4개로 나뉘어 연구한다. 연구소측은 서로 다른 분야의 학자들을 같은 연구실에 배정, 분야간 교류가 쉽도록 배려하고 있다. ●서로 다른 분야 한 연구실 배정 교류 유도 오사카대에서 핵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박사후과정으로 유카와연구소에서 공부하고 있는 다카하시 도루는 “서로 다른 전공의 학자 4명과 같은 연구실에서 공부하기 때문에 사고의 폭을 넓힐 수 있다.”면서 “유카와연구소는 교토대 내에서도 특별한 자유가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유카와연구소에는 일본의 물리학자들이 수시로 모여든다. 물리학계의 사랑방인 셈이다. 기자가 찾은 날에도 인근 나고야대와 오사카대 등에서 온 학자들이 연구소에서 동료 학자들과 전공 관련 논의를 하고 있었다. 오사카대 박사후과정(우주물리학)에 있는 사고 노리치카는 “세미나와 같은 특별한 행사가 없어도 전국에서 관련 분야 학자들이 찾아와 1주일씩 머물며 논의하다 가기도 한다.”며 연구소를 찾은 이유를 설명했다. 일본의 유력한 차기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로 손꼽히는 물리학자 2명도 외부에서 유카와연구소를 찾아왔던 학자들이다. 교토산업대 이학부 마스카와 도시에 교수와 쓰쿠바 고에너지가속기연구기구 소립자원자핵연구소 고바야시 마코토 교수는 1960년대 유카와연구소에서 만나 공동 연구를 시작했다. 두 학자는 이어 73년 2월 연구소에서 ‘고바야시·마스카와 이론’이라는 소립자물리학 이론을 학계에 발표했고 노벨상감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노벨상 발표일에도 두 사람의 연구실과 집 앞에는 기자들이 몰려들었다고 한다. ●국비지원 중단… ‘기초학문 중시´ 풍토 흔들 하지만 현재 교토대와 유카와연구소는 법인화 후폭풍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해 4월 정부가 국립대 법인화를 선언하고 국비지원을 중단하자 학문의 사회 공헌을 강조하며 기초학문을 중시하는 전통을 이어가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오이케 총장은 “노벨상을 받은 유카와 교수는 ‘대학마저 기초학문을 등한시하면 결코 안된다.’고 강조했다.”면서 “이런 교토대의 전통을 이어가기 위해 어떻게든 경제적 지원을 하려고 한다.”며 짧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사키 교수는 “생산성을 중시하는 것은 세계적인 경향”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이 없었다면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이용하는 자동차 네비게이션(자동항법장치)은 존재할 수 없었다.”며 기초학문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촉구했다. surono@seoul.co.kr ■ 오이케 총장이 말하는 ‘유연한 학풍’ |교토 특별취재팀| “자네 아직도 교토대에 있나? 그러니까 노벨상을 못 받는 것 아닌가. 하고 싶은 연구는 찾아다니면서 해야지.” 허연 수염에 백발이 인상적인 오이케 가즈오 교토대 총장. 올해 예순다섯인 그는 교토대가 노벨상의 산실이 된 비결을 묻자 1987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대학 친구이자 현재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인 도네가와 스스무 박사의 일화를 소개했다. 지난 59년 교토대에 입학한 오이케 총장과 도네가와 교수는 1학년 때 같은 학부 같은 반이었다. “(1학년을 마친 뒤) 저는 지구물리학으로 전공을 결정했고 그 사람은 화학과로 갔습니다. 그런데 화학과로 간 사람이 생물학 연구에 푹 빠져 4학년이 됐는데도 졸업 논문도 안 쓰고 이학부에 가서 바이러스 연구를 했지 뭡니까. 논문을 제출하지 않으면 졸업을 할 수 없었지만 학교에서는 그의 학구열을 높이 평가해 졸업을 시켜줬습니다. 학교를 마치고 그 친구가 미국과 스위스로 가서 연구를 할 수 있었던 건 교토대의 자유롭고 유연한 학풍 덕분이기도 했지요.”지난해 벳푸에서 열린 동창회에서 만난 도네가와 교수는 그에게 “자넨 교토대에만 있으니까 노벨상을 못 받는 거야.”라며 농담을 건넸다고 한다. 오이케 총장은 교토대 출신으로 지난 81년 노벨화학상을 받은 후쿠이 겐이치 교수가 밝힌 ‘노벨상을 받게 해준 두가지 습관’도 소개했다. 후쿠이 교수가 소개한 습관은 ‘아침에 눈을 떴을 때나 산책하면서 드는 생각들을 메모하라.’는 것과 ‘사색하기 좋은, 경사가 약간 있는 곳을 걸어라.’는 것이었다고 한다. 오이케 총장은 후쿠이 교수가 걸었다는 ‘철학의 길’이란 이름의 교토대 산책로를 언급하면서 “교토가 지형적으로 동쪽이 조금 높아 산책하기에 좋은 환경이라는 점도 노벨상 수상에 기여했다.”며 지구물리학자다운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그는 지난 72년 교토대에서 지구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교수와 부총장 등을 거쳐 2년 전 총장에 취임했다. 그는 역대 노벨상 수상자들의 업적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기초학문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노벨상 수상은 사람들에게 기초학문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준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교토대가 올해부터 중학생과 고등학생 대상 특별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것도 기초학문에 대한 중·고교생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서다. 오는 9월부터 실시할 계획인 ‘주니어캠퍼스프로그램’은 일요일마다 교토대 교수들이 중학생들에게 기초학문을 강의하는 프로그램이다. 또 오사카대와 도쿄공대 등 5개 대학과 함께 공동으로 올해 내에 시작할 계획인 ‘오픈코스웨어(OCW·강의정보공개)’는 고등학생 대상 웹사이트 무료 공개강의다. 이 역시 기초학문 중심이다. 오이케 총장은 “노벨상의 비결이라고 한다면 자유와 여유를 강조하는 교토대의 연구 풍토와 사회에 대한 공헌을 강조하는 학풍이 아닐까 싶다.”는 말로 인터뷰를 끝맺었다. surono@seoul.co.kr ●특별취재팀 한종태 국제부장(팀장), 황성기 사회부장, 이춘규 도쿄특파원, 주병철(경제부)·손원천·이언탁(사진부)차장, 안미현(산업부)·김상연(정치부)·황장석(국제부)·유지혜(사회부)·정연호(사진부)기자
  • [과학플러스] 상대성이론 몸으로 경험

    ●아인슈타인 특별전 개최 한국물리학회와 과학문화진흥회는 다음달 1일부터 내년 2월까지 8개월간 서울 종로구 와룡동 국립서울과학관 특별전시관에서 ‘대한민국 2005 아인슈타인 특별전’을 개최한다.세계 물리의 해와 아인슈타인 상대성이론 발표 100주년을 기념해 열리는 이번 전시회는 아인슈타인의 생애와 과학을 종합적으로 조명해 상대성 이론을 체험하며 배울 수 있다. 이에 따라 전시회에서는 상대성이론, 광전효과, 브라운운동 등 3대 과학적 성과를 ‘시시각각 상대성나라’,‘수리수리 분자나라’ 등을 통해 쉽고 재미있게 소개할 예정이다.또 특수상대성이론을 개념화한 ‘광속체험여행’, 일반상대성이론을 설명하는 ‘아인슈타인 엘리베이터’, 우주공간의 휘어짐을 느껴 보는 ‘중력장 체험’ 등 다양한 체험행사도 마련된다. 아울러 대학원 석사과정 이상의 연구조교들이 1일 5차례 이상 과학실험교실을 열어 과학 원리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 준다. 입장료는 성인 1만원, 중·고교생 7000원, 초등·유치원생 6000원이며 단체관람객은 할인받을 수 있다.관람문의는 인터넷 홈페이지(www.einstein2005.co.kr) 또는 전화(02-3676-3366)를 이용하면 된다.
  • “꼭꼭 숨어라 과학 보인다”

    ‘극과 극은 통한다.’미술에 혁명적 변화를 불러온 계기로는 16세기 원근법 도입,19세기 카메라 발명,20세기 초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 등 과학이론의 발달,20세기 후반 컴퓨터의 등장을 꼽을 수 있다. 즉 인간 감성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는 미술작품이 이성의 산물인 과학기술과 맞물려 진보를 거듭한 셈이다. 세계적인 명작 속에 녹아있는 과학을 들여다본다. ●기하학을 모르면 화가도 아니다 15∼16세기 르네상스시대 초기에 활동한 화가 지오토의 ‘죄없는 학살’은 3차원적 깊이감, 즉 원근법을 살린 최초의 작품이다. 기존의 미술작품은 대다수 문맹자들에게 성서의 내용을 알리기 위한 수단으로 간주돼 오로지 신에 대한 신앙심을 표현했을 뿐, 사실적인 묘사와는 거리가 멀었다. 지오토의 원근법은 초보적인 수준이었으며 자로 잰 듯한 수학적 원근법은 마사초에 의해 제시됐다. 이후 르네상스시대에는 원근법이나 비례법 등 기하학의 원리를 모르고는 화가가 될 수 없을 정도로 영향을 크게 미쳤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은 이같은 기하학적 원리를 절묘하게 활용, 예수와 12명의 제자를 효과적으로 배치해 구성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었다. 또 ‘모나리자’에서는 기존의 정밀한 선을 활용한 원근법 대신 사물의 경계를 흐릿하게 처리해 원근감을 표현하는 공기원근법이 처음으로 사용됐다. 이 때문에 모나리자의 신비감이 더해질 수 있었다. 그러나 이같은 원리가 미술작품 전체를 지배한 것은 아니다. 수학적 원근법을 본격적으로 도입한 프란체스카의 ‘성스러운 대화’의 경우 그림 중간에 위치한 달걀이 원근법에 맞지 않게 크게 그려졌다. 이는 성모 마리아가 원죄 없이 잉태됐다는 성스러운 의미를 강조하기 위한 뜻으로 풀이된다. 즉 예술적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때론 과학을 희생시키기도 한 것이다. ●미술가의 눈은 곧 과학자의 눈 17세기 바로크시대에 접어들면서 화가들은 선과 색채 대신 빛과 어둠이 주는 광학적 효과를 작품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한다. 바로크의 거장 카라바조는 ‘의심하는 도마’ 등에서 빛을 극적으로 활용해 인간의 심리상태까지 묘사했다. 이어 램브란트의 ‘야간순찰’도 작품에 역동감을 불러오는 매개체로 빛을 효과적으로 활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금은 이 작품이 명작으로 손꼽히지만 당시에는 작품 외적인 요소 때문에 램브란트가 곤란을 겪기도 했다. 그림 속에 등장하는 순찰대원들의 얼굴은 그림을 그리는데 필요한 비용을 지불한 후원자들이었으나 그림이 완성된 후 얼굴이 어둠에 가려 제대로 드러나지 않자 후원금을 돌려달라는 소동이 빚어졌기 때문이다. ‘북유럽의 모나리자’라는 평가를 받는 베르메르의 ‘진주귀걸이 소녀’도 빛이 들어오면서 뺨과 콧날의 선을 투명하게 처리해 해체함으로써 특별한 아름다움을 연출했다. 이처럼 빛을 포함한 외부세계에 대한 세심한 관찰은 18세기말 영국 풍경화에서 꽃을 피운다. 자연의 현장감을 살리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재현하기 위해 과학자의 눈을 빌려 대기의 흐름까지 그림에 표현했다. 영국 풍경화의 대부 컨스터블과 영국 최고의 국민화가로 추앙받는 터너 등이 이에 해당한다. ●과학이 어려워지면 미술도 어려워진다 그러나 19세기 카메라의 발명은 이같은 화풍을 위기로 몰아넣었으며 동시에 인상주의를 비롯한 근·현대미술을 낳는 씨앗이 됐다. 마네의 ‘오페라 홀에서의 가면무도회’에서는 16세기 이후 ‘전가의 보도’처럼 활용되던 원근법이 파괴됐다. 이는 2차원적인 평면에 3차원의 공간을 표현할 수 없다는 회의에서 출발, 미술의 본질을 추구하겠다는 의도였다. 모네는 ‘노적가리 연작’ 등의 작품을 통해 빛에 의해 순간적으로 포착되는 모습을 그려냈다. 모네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형태와 색채가 시시각각 변하는 모습을 화폭에 담아내기 위해 한 장소에 14개의 캔버스를 놓고 동시에 그림을 그리기도 했다. 또 세잔의 ‘생 박토아르 산’에서는 한쪽에서만 들어오는 빛, 한 지점에서만 바라보는 시점 등의 고정관념을 깨뜨렸다. 미술에서 고정관념에 대한 의문과 파괴 현상은 20세기 초반 각종 과학이론이 발표되면서 더욱 증가했다. 초현실주의 화가인 달리의 ‘기억의 고집’에서 등장하는 늘어진 모양의 시계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이 영향을 미쳤다. 즉 시간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시간의 속성을 보다 유연하게 바라보자는 것이다. 또 입체주의 화가인 파카소의 ‘아비뇽의 처녀들’은 X-레이의 등장으로 안과 밖의 구분이 모호해지자 사물을 기하학적으로 해체, 표현한 것이다. 특히 이처럼 과학의 영향을 받는 미술은 20세기 후반 컴퓨터 등 이미지를 시각화할 수 있는 기술이 보급되면서 과학과 미술의 경계가 사라지기도 했다. 광학적인 착시효과를 이용한 옵티컬아트의 경우 과학이 곧 미술이라는 사조도 만들어냈다. 이같은 관점에서 보면 아인슈타인처럼 새로운 과학적 비전을 제시하는 과학자나 컴퓨터 프로그래머 등이 앞으로 예술가로 성장한다는 것이 전혀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라는 얘기다. ■ 도움말 이명옥 사비나미술관장(국민대 미술학부 겸임교수)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암스트롱 “내 머리카락 몰래 팔다니”

    “감히 달에 인류 최초의 발자국을 남긴 사람의 머리를 훔치다니….” 미국의 우주비행사 닐 암스트롱(75)은 본인의 머리카락을 몰래 3000달러에 판 이발소 주인을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머리카락을 산 사람은 1일(현지시간) 머리카락을 돌려주지 않는 대신 구입 금액인 3000달러를 기부할 뜻을 밝혔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암스트롱은 오하이오주의 작은 마을 레바논에 있는 막스 이발소를 한 달에 한 번씩 이용했는데, 주인인 막스 시즈모어(오른쪽 큰사진·36)가 머리를 깎은 뒤 바닥에 떨어진 머리카락을 모아 2004년 5월 3000달러에 판 사실을 알아내고 이발소 출입을 중단했다. 그의 머리카락을 산 존 레즈니코프는 유명 인물의 머리카락을 가장 많이 모은 사람으로 기네스북에 올라 있다. 레즈니코프는 자신이 소장한 에이브러햄 링컨, 마릴린 먼로, 아인슈타인, 나폴레옹 등 유명인의 머리카락에 100만달러의 보험을 들어놓았다. 그는 “내가 9살 때 암스트롱이 1969년 아폴로 11호를 타고 달에 첫 발자국을 내디뎠던 감동을 기억한다. 암스트롱은 항상 나의 영웅 중 한 명이었다.”고 말했다. 이발소 주인 시즈모어는 머리카락을 판 사실을 인정했으며 암스트롱이 돌려달라고 요구했으나, 머리카락을 산 레지니코프는 반환을 거부했다. 이후 시즈모어는 암스트롱의 변호사로부터 머리카락을 판 것이 유명인의 권리를 보호하는 오하이오주 법률을 어겼다고 주장하는 편지를 받았다. 암스트롱측은 이 편지에서 시즈모어가 머리카락을 돌려주거나 머리카락을 판 대가로 받은 금액을 기부하지 않으면 법적 행동을 취하겠다고 위협했으나, 이발소 주인은 이미 3000달러를 다 써버렸다고 밝혔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쪽지 통신]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다음달 1일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 첫 모의평가를 치른다. 응시인원은 재학생과 재수생 등 60만 7400여명이며, 시험장소는 재학고교, 출신고교와 원서접수 학원, 교육청이 지정한 학교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윤종건 회장과 김명곤 국립극장 극장장은 지난 25일 ‘예술·교육 협력협정’조인식을 갖고 전국 초·중등 교원이 국립극장 자체 제작 공연을 관람할 경우 동반 1명까지 관람료의 50%를 할인해주기로 했다. 할인혜택은 전화예매로만 가능하다. 국·공·사립의 구분 없이 교원이면 된다. 두 단체는 앞으로 남산문화탐방 등 유치원과 초·중·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예술교육 프로그램과 교직원 대상 교육 프로그램도 함께 개발하기로 했다. ●메가스터디 엠베스트(www.mbest.co.kr) 학생복업체 ㈜아이비클럽과 함께 6월4일까지 ‘아이비클럽 입고 엠베스트로 공부하자’ 이벤트를 연다. 아이비클럽 교복을 사는 모든 학생에게 메가스터디 엠베스트 4만원 강좌 수강권을 무료로 준다. 이 수강권은 회원가입 후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으며, 강좌를 처음 구매하면 온라인 암기노트도 무료로 받을 수 있다. ●중계평생학습관 6월3일 오후 1시30분 본관 2층 제2강의실에서 ‘자녀의 학업스트레스와 부모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연다. 인제대 상계백병원 전성일 신경정신과 의사가 나와 자녀의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와 고민에 대해 강연한다. 초·중·고 학부모가 대상이며 전화로 예약하거나 방문해 신청하면 된다.(02)949-7887. ●인체의 신비전 한국 고별전이 6월4일부터 10월3일까지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본관 3층 장보고홀에서 열린다. 플라스틱 모형이 아닌 실제 인체가 전시된다. 인체는 모두 사후에 기증받은 것으로 전신 표본 22종과 장기 표본 180종 등 200여점이 선보인다. 표본들은 신경계, 소화계, 생식계 등 계통별로 구분되며 손끝의 모세혈관에서 뇌조직과 신경세포, 주름진 피부조직까지 생전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흡연자의 폐와 유방암 말기의 가슴 등은 건강한 장기와 비교 전시되며, 뇌와 간 표본을 만져 볼 수 있는 체험코너도 마련됐다. 과학자 아인슈타인의 뇌세포 조직도 공개된다. ●인천시교육청 저소득층 유아를 맡아주는 미술학원에 대해서도 일반 유치원(만 3∼5세) 및 두 자녀 이상 교육비 지원사업과 동일하게 교육비를 지원키로 했다. 이를 위해 최근 유아교육위원회를 열어 유아대상 미술학원중 무상교육 위탁기관 지정을 위한 심의를 벌였다. 무상교육 위탁기관은 유치원으로 전환을 희망하는 유아대상 미술학원 중 유치원에 준하는 시설, 교육과정, 강사 등을 갖춘 곳을 대상으로 한다. ●인천교직원수련원 지난 26일 인천시 중구 영종도에 문을 열었다.50억원을 들여 건립된 교직원수련원은 지상 5층, 객실 36실 규모로 교직원의 복지 증진과 휴식 제공, 각종 연수 및 회의장소, 자생 동호회 수련활동 등의 시설로 활용된다.
  • [부고]

    ●조기봉(국정홍보처 과장 겸 바른역사기획단 홍보팀장)기준(울산지방경찰청 총경)씨 부친상 한호숙(효자한의원 대표)안진두(우진상사 〃)김문호(쌍용양회 소장)김원대(보훈복지의료공단 부장)씨 빙부상 28일 전북대병원, 발인 31일 오전 9시 (063)251-3241 ●한현근(남양유업 상무)현규(경기개발연구원장)씨 부친상 박우진(재미 사업)씨 빙부상 29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31일 오전 8시 (02)3410-6917 ●정병열(선일공업 회장)씨 별세 우섭(선일공업 부사장)씨 부친상 유재익(경동보일러 상무이사)서정호(대전대 교수)안형우(AIT 대표)씨 빙부상 29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6월 1일 오전 8시 (02)3410-6914 ●배윤기(LG화학 자문역)윤성(모바일 어플라이언스 대표)씨 부친상 28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31일 오전 11시 (02)3410-6915 ●황성연(유원교역 대표)수연(왓토스코리아 감사)문연(재정경제부 국제경제과장)애연(세무사)씨 부친상 최창일(전 농협중앙회)임병구(사업)씨 빙부상 29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31일 오전 7시 (02)3010-2253 ●윤중식(한국건재 대표)홍식(한국철강 〃)정원(영동수로 부장)씨 모친상 김득수(영동수로)씨 빙모상 28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31일 오전 9시 (02)3010-2238 ●이원재(알버트아인슈타인 의대 명예교수)영재(재미 사업)경재(감리교신학대 교수)성재(재미 사업)씨 모친상 이석호(전 울산상공회의소 회장)씨 빙모상 29일 신촌세브란스병원, 발인 30일 오전 8시 (02)392-1899 ●김용호(인하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겸 한국정치학회 차기회장)용태(대우일렉트로닉스 마이애미지사장)씨 부친상 장효건·정태연(사업)배만길(배방사선과 원장)씨 빙부상 김봉옥(전 김봉옥치과원장)씨 시부상 28일 강남성모병원, 발인 31일 오전 4시 (02)590-2697∼8 ●전민희(전 Economic Report 발행인)씨 별세 이정준(LG CNS 직원)씨 모친상 28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31일 오전 6시 (02)3010-2291 ●이경석(경기도 농업기술원 작물기술과장)씨 부친상 29일 경기도 안산시장례식장, 발인 31일 오전 9시 (031)409-7993 ●문광민(자영업)성민(전 권노갑 고문 비서)씨 부친상 29일 인제대 서울백병원, 발인 31일 오전 9시 (02)2273-1699 ●이기성(성웅상사 대표)용성(전 동아일보 제작경영지원국장)씨 모친상 김길송(삼성화재 금송대리점)씨 빙모상 28일 강남성모병원, 발인 30일 오전 6시30분 (02)590-2540
  • 유대인의 역사1, 2, 3/폴 존슨 지음

    역사상 가장 많은 위인을 배출했으면서도 가장 많은 적대자들을 만났던 사람들은 누구일까? 장구한 세월 세계 각지를 떠돌며 박해를 받았으면서도 가장 강력한 고유의 정체성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이 정도 질문만으로도 보통 상식의 소유자라면 ‘유대인’이란 답을 찾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예수, 마르크스, 프로이트, 스피노자, 하이네, 샤갈, 아인슈타인, 벤야민, 나치, 홀로코스트, 록펠러, 모건,GE, 이스라엘, 중동분쟁…. 사람이든, 사건이든, 기업이든, 과거든, 현재든 모든 분야에서 유대인의 역사는 세계사의 가장 큰 줄기를 이루고 있다는 것도 새삼스럽지 않은 상식이다. 하지만 여기까지다. 도대체 무엇이 유대인들로 하여금 2000년이 넘는 세월동안 고통과 핍박을 견디며 위대한 성취를 거둘 수 있게 했는지에 대해서는 대부분 너무 무지하거나 피상적인 이해에 머물고 있지 않나 싶다. 영국의 지성 폴 존슨의 ‘유대인의 역사1,2,3’(김한성 옮김, 살림 펴냄)은 그에 대한 비교적 충실한 답을 찾을 수 있는 저작이다. 폴 존슨에 따르면 유대인의 역사는 아주 특별한 세계사다. 역사 속에서 끊임없이 무시무시한 적대자들을 만났으면서도 자신들만의 고유한 동질성을 잃지 않고 살아남았기 때문이다. 아브라함으로부터 시작하여 20세기 이스라엘 건국에 이르기까지 4000년에 걸친 이들의 역사를 따라가다 보면 ‘피해자의 입장에서 조망되는’ 새로운 시각의 세계사를 만나게 된다. ●피해자 입장서 조망된 새로운 세계사 폴 존슨은 옥스퍼드 대학을 나와 ‘뉴 스테이츠먼’ 편집장 등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며 인문·종교·역사 분야에서 왕성한 저술활동을 해왔다. 그가 유대인의 역사에 특별히 관심을 가지게 된 시초는 앞서 나온 그의 저서 ‘기독교의 역사’를 저술하면서부터다. 기독교가 유대교에 커다란 빚을 지고 있다는 사실이 강한 호기심을 자극했기 때문이다. 유대인들은 인류 최초로 인격적 유일신 개념을 창조했다. 그리고 신의 뜻을 헤아리기 위한 ‘지적 통찰’에 몰두하게 된다. 훨씬 뒤에 시작된 기독교가 오랜 역사를 가진 유대교라는 유일신교에 새로운 해석을 첨가한 종교라는 것뿐만 아니라 동시에 유대교의 교훈과 교의신학, 각종 의식, 성물, 그리고 근본적인 개념들을 공유하고 있는 것도 유대인들의 지적 통찰 덕분이라는 것이 지은이의 생각이다. ●인류 최초로 인격적 유일신 개념 창조 중요한 것은 이같은 지적 통찰이 신에 대한 사상에만 머무르지 않고 학자(랍비)에 의해 다스려졌던 유대인 공동체사회를 통해 다양한 지성인 배출의 장이 됐다는 점이다. 유대인들은 중세에 자신들을 강제 격리시키기 위해 만든 게토 안에 거주할 때도 오히려 자신들의 신앙과 전통을 지켜가며 지성의 탑을 쌓아올렸다. 19세기 게토에서 해방되자 이들은 끊임없이 지성의 거인들을 쏟아냈다. 마르크스, 프로이트, 아인슈타인이 대표적 인물들. 인간을 바라보는 인류의 시각을 전복시켰던 마르크스와 프로이트 이론들도 사실은 천재들의 독창적 사유라기보다는 유대적 전통에 기인한 바 크다고 폴 존슨은 말한다. 이를테면 마르크스의 경우 진보개념에 관해 헤겔의 영향을 받았지만, 그의 역사관은 기본적으로 유대적인 것이었고, 그의 공산주의 천년왕국론도 유대인의 종말론과 메시아주의의 변주였다는 것이다. 유대인들이 끊임없는 박해 속에서도 정체성을 잃지 않고 경제적 번영이 가능했던 것에 대해 지은이는 ‘장소의 이동’이 주는 혜택이라고 설명한다. 유대인들은 역사적으로 언제 공동체로부터 추방당하거나 재산을 몰수당할지 모르는 위험을 안고 살았다. 때문에 이주에 있어서 전문가들이었고, 그 와중에서 특히 부에 집중하는 기술 습득이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유가증권, 무기명채권 등 새로운 방식의 유동재산 제도를 만들어냄으로써 그런 불리한 상황을 극복하고 현대 자본주의에 가장 쉽게 적응해갈 수 있었다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유대인들을 끊임없이 괴롭혔던 반유대주의의 실체는 무엇인가? 지은이는 유대인들이 단순히 세상을 떠도는 이주자들이 아니라 선택받은 민족으로서 이방인들과 스스로를 구별하게 되면서 거꾸로 그들로부터 격리되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분석한다. 복합적인 인종과 민족들로 구성된 사회를 중시했던 그리스인들에게 자신들만의 공동체를 고집하는 유대인들은 ‘사람을 싫어하는’ 민족으로 보였으며, 중세에도 음식과 도살, 할례 등 독특한 율법으로 인해 비정상적인 사람들로 간주되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유대인들은 ‘꼬리를 감춘채 살아간다, 하혈로 고생한다, 악마를 섬긴다, 중세시대 흑사병은 유대인들이 마실 물에 독을 탔기 때문이다.’ 는 등의 루머와 음모에 시달려야 했다. 이같은 음모는 20세기에 이르러 유대인들이 세계정복을 꾀하고 있다는 내용의 ‘시온의정서’에서 그 절정에 달했다. 지은이는 ‘역사가 하나의 목적을 지니고 있고, 인류는 하나의 운명을 지니고 있다.’는 생각을 유대인들만큼 강력하게 주장한 민족이 없다고 말한다. 처음부터 자신들이 신의 계획을 추구하고 있다는 것과 인류에게 그 계획에 대한 안내자가 되어야 한다는 사명 아래 갖은 고난을 뚫고 살아왔다는 것이다. 사실 이같은 사명감 때문에 어느 시대, 어느 영역에서나 유대인들의 통찰력은 그 빛을 발했다. 지은이는 전 인류적 관점에서 이들의 노력이 추구할 가치가 있는 것인지, 아니면 무익한지에 대한 답을 내지는 않는다. 이는 결국 유대인들의 역사를 추적한 이 책을 읽고 독자가 스스로 찾아야 할 몫이다. 각권 1만 5000∼1만 80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2일 TV 하이라이트]

    ●바람꽃(KBS1 오전 8시5분) 형주는 인표에게서 영실과 얽힌 정님이에 대한 믿을 수 없는 이야기를 듣고 충격에 휩싸인다. 다음날 아침, 아무것도 모르고 출근을 하던 정님은 은경에게 불길한 이야기를 듣게 되고, 형주가 아직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았다는 경리의 말에 불길한 예감 속으로 빠져드는데…. ●건강 스페셜(SBS 오전 11시35분) 웰빙 열풍과 함께 최고의 건강식으로 각광받고 있는 현미. 특히 현미는 다이어트 효과는 물론 각종 성인병까지 예방해 준다고 알려져 있다. 이렇게 좋은 현미를 좀 더 맛있고 건강하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현미의 효능과 다양한 활용법을 농진청 전혜경 박사와 함께 알아본다. ●사이언스+(YTN 오후 1시25분) 세계 빛의 축제 현장을 찾아간다. 아인슈타인 서거 50주년, 그리고 특수상대성이론 발표 100주년을 기념한 세계 빛의 축제가 전국 8개 도시에서 펼쳐졌다. 각 지역마다 아인슈타인의 평화의 빛이 전달되면서 기초과학 육성을 통한 과학기술의 발전의 공감대를 넓히는 계기가 됐다. ●생방송60분-부모(EBS 오전 10시) 행복한 부부생활을 위해 필요한 사전 조율의 내용은 무엇인지, 또 행복한 부부가 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 알아본다. 평소 결혼은 함께 가꾸어가는 꽃밭과 같아서 대화를 많이 하고 서로를 이해해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한국가정법률상담소 곽배희 소장이 조언자로 나선다. ●김약국의 딸들(MBC 오전 9시) 용숙이 최선주네 사람을 빌려 대구를 사들였다는 말을 듣고 김약국은 당장 용숙을 불러들인다. 용숙의 행실이 걱정스러웠던 김약국은 용숙에게 대구를 사들였냐며 다그친다. 밤늦게 용빈을 불러낸 홍섭은 부모님을 찾아가서 애원할 필요 없다며 모든 일은 자신이 알아서 하겠다고 말한다. ●인간극장(KBS2 오후 8시55분) 태국 파타야에서 멀지 않은 도시 라이용(Rayong). 한 골프장에서 어른들 틈에 끼어 시합을 벌이는 소녀가 있어 눈길을 끈다. 바로 작년 세계 주니어선수권대회를 석권하며 일약 골프신동으로 떠오른 양자령(10)이다. 그동안 골프대회에 29번 참가해 28번이나 우승컵을 거머쥔 괴물이다.
  • 세계에 태극문양 새겼다

    세계를 한바퀴 순회하는 아인슈타인의 빛이 19일 오후 8시7분 독도를 찾았다. 아인슈타인의 빛이 미국 프린스턴에서 부산과 포항을 거쳐 독도에 도착하는 순간 동해의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오징어잡이 어선에 의해 독도가 대낮처럼 훤히 밝혀지면서 3분동안 세계 만방에 ‘대한민국 땅’임을 다시 한번 알리는 기회가 됐다. 독도의 모습은 TV로 전국에 생중계됐고, 세계 각국에도 아인슈타인의 빛이 대한민국 영토인 독도를 방문하게 된 사실을 알렸다. 이와 함께 독도 정상의 헬기장에는 태극문양의 장치 연하연출과 ‘세계 빛의 축제, 독도는 우리땅’이란 글이 새겨진 불이 밝혀지기도 했다. 행사후 독도 정상에서 쏘아 올려진 한 줄기 빛을 신호로 독도를 떠난 빛의 영상은 다시 포항의 70m 높이의 포스코 타워로 전달됐다. 포항 형산강 시민체육공원에서는 시민 3만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세계를 여행한 빛의 독도 방문을 축하하는 대규모 레이저 불꽃 쇼가 펼쳐졌다. 이어 포스코 타워를 떠난 빛은 포항공대와 포항가속기연구소, 포항 면봉산 등 포항지역 13개 중개소와 대구 팔공산 중계소를 거쳐 서울에 전달됐으며 이날 오후 9시쯤 중국 베이징을 향해 질주했다.‘세계 빛의 축제’ 포항행사준비위원장인 김승환(포항공대 물리학과) 교수는 “아인슈타인의 빛이 독도를 방문, 독도가 한국 땅임을 세계에 알림으로써 독도 영유권 문제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의 의지를 국제사회에 천명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독도 안동환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死後 돈방석’ 이론

    |베벌리힐스 옥스퍼드 연합|지난 18일 서거 50주년을 맞은 천재 과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사후에도 거액을 벌어들이고 있다. 아인슈타인의 재산을 관리하는 미국 캘리포니아 출신 변호사 로저 리치먼은 아인슈타인이 광고업계에서 매우 잘 나가는 모델이라며 그의 재산이 계속 불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수년 동안 아인슈타인의 이름과 얼굴은 애플컴퓨터, 후지필름, 다임러크라이슬러 자동차 등 많은 상품 광고에 등장했다. 이 회사들이 모두 아인슈타인의 이름과 얼굴을 사용하는 라이선스 비용을 지불했음은 물론이다. 이 돈은 예루살렘 헤브루대학을 지원하는 데 쓰이며, 지난 10년간 이 대학은 아인슈타인의 유족으로부터 1000만달러를 전달받았다. 포브스 잡지에 따르면, 죽은 뒤에도 가장 많은 소득을 올리는 명사는 가수 엘비스 프레슬리로 지난 한해에만 4000만달러를 벌어들였다. 아인슈타인은 말년을 보낸 미국 프린스턴에서 1955년 4월18일 74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한편 영국 옥스퍼드대학은 전통있는 학교의 명성을 이용, 학교 이름이 들어간 티셔츠와 샴페인, 다른 기념상품들을 판매하기로 했다. 옥스퍼드대는 93년 이미 학교 이름을 상표 등록했으며, 라이선스 계약으로 연간 100만달러를 벌어들이고 있으며 앞으로 5년 동안 연간 1000만달러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 아인슈타인, 사망50주기 평전 잇따라 발간

    올해는 아인슈타인이 특수상대성이론을 발표한 지 100주년, 세상을 떠난 지 50년이 되는 해. 국내 출판계에서는 이에 맞춰 아인슈타인의 삶과 업적을 조명하는 평전 혹은 전기물들을 잇따라 내놓았다. 이 가운데 특히 주목할 만한 책으로는 미국의 다큐멘터리 제작자 토머스 레벤슨이 쓴 ‘알베르트 아인슈타인’(김혜원 옮김, 해냄)과 영국 ‘타임스 리터러리 서플리먼트’의 필자인 피터 스미스의 ‘인간 아인슈타인’(최진성 옮김, 시아출판사) 두 권을 꼽을 수 있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아인슈타인이 35세 되던 1914년부터 히틀러 집권을 앞두고 미국의 프린스턴 고등연구소로 자리를 옮기기 직전인 1932년까지 18년 동안 베를린에서 보낸 시기를 집중적으로 다룬다. 이 기간은 아인슈타인에게는 영욕이 교차한 ‘황금시절’이었다. 세상이 다 아는 이름이지만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을 진정으로 이해하는 사람은 몇명 되지 않았다. 아인슈타인이 1921년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것도 뉴턴의 역학을 뒤흔든 상대성이론 때문이 아니라 광전효과 연구에 대한 공을 인정받아서였다. 영국 배우 찰리 채플린이 어느날 아인슈타인과 함께 할리우드에서 차를 타고 가다 열광하는 군중을 가리키며 했다는 말은 이같은 아이러니를 잘 말해준다.“사람들이 당신에게 환호하는 건 아무도 당신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고, 나에게 환호하는 건 모두가 나를 이해하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천재로서만 각인된 아인슈타인을 좀더 인간적으로 이해하게 만든다. 영광 뒤에 감춰진 아인슈타인의 사생활은 한마디로 실망스럽고 부도덕한 것이었다. 아인슈타인은 결혼과 연애를 별개로 생각한 ‘쾌락주의자’였다. 두번 결혼했지만 한번도 부인과 화목하게 지낸 적이 없는 그는 아내를 “내가 해고할 수 없는 가정부”라고 묘사한 방탕한 연애유희자였다. 또한 자신의 아들에게 “아이는 낳지 마라. 그러면 이혼할 때 복잡한 일이 생긴다.”고 충고아닌 충고를 한 아버지이기도 했다.‘유대인의 성자’ 아인슈타인이 국제주의자를 자처하면서도 결국 유대인 국가 건립을 지지한 시온주의자였다는 점도 종종 지적되는 대목이다.2만 8000원. ‘인간 아인슈타인’은 아인슈타인의 저서와 편지, 전기작가들의 기록들을 인용하며 퍼즐조각처럼 난해한 그의 삶과 사상을 복원한다. 늘 꿈을 꾸듯 ‘병적으로 조용한’ 아이였던 평범한 어린 시절부터 야망과 희망이 뒤섞인 청년기, 현대 과학의 이단아이자 혁명가로 인식되던 장년시절, 그리고 당대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한 노년기까지 전 생애를 아우른다. 아인슈타인은 “아이디어를 이끌어낸 것은 유전이나 내가 자라온 환경이 아니라 호기심과 집념 그리고 인내력”이라며 자신의 어린 시절이나 사생활에 대해 말하기를 꺼렸다. 과학적 지식의 객관성은 아인슈타인이 사적인 감정에 사로잡히지 않게 해주었지만 ‘개인적인 하찮은 것들’로부터의 도피는 평생 아인슈타인의 마음 속에 주홍글자처럼 남아 있었다. 마침내 아인슈타인은 “나는 나의 조국, 나의 집, 나의 친구들 심지어 가장 가까운 나의 가족들에게조차 진심으로 속해본 적이 없다.”고 고백하기에 이른다. 그는 자신의 연구를 위해 결코 ‘고독의 필요성’을 잊지 않았다. 자기 이름이 곧 천재라는 뜻의 보통명사가 돼버린 아인슈타인. 이 지적 거인의 삶이란 얼마나 벅차고 고단한 것이었을까. 이 책은 상대성이론을 완성한 뒤, 아인슈타인이 정신적 피로가 극도에 달해 2주 동안 계속 잠만 잤다는 짤막한 일화를 들려준다.“미래는 걱정할 새도 없이 금방 다가온다.”는 아인슈타인의 말은 우리의 정신적 나태를 경계하는 참다운 격언으로 가슴에 새길 만하다.1만 3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논술이 술술] 부분과 전체/하이젠베르크

    [논술이 술술] 부분과 전체/하이젠베르크

    이 책은 ‘불확정성의 원리’로 널리 알려진 하이젠베르크의 학문적 자서전과 같은 책이다. 독일에서 태어난 하이젠베르크는 현대 물리학을 대표하는 인물 가운데 하나이다. 그는 23살의 나이로 1925년 ‘불확정성의 원리’를 발표하여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원리와 더불어 뉴턴 물리학의 기초를 뒤흔들었고, 양자 물리학 출현의 기초를 닦았다. 그리고 1932년 노벨물리학상을 받았다. 하지만 이 책은 물리학의 어려운 이론을 다루고 있지 않다. 하이젠베르크는 열아홉 살 때 친구들과 나눈 ‘원자론과의 만남’이라는 대화부터 60세가 넘어서 막스 플랑크 연구소에서 이루어진 칼 폰 바이츠제커, 한스 페터 뒤르와 나눈 대화까지 20편의 대화록 형식으로 과학에 대한 자신의 삶과 생각을 전달하고 있다. 그리고 그러한 집필의 의도를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토론과 대화에 있어서 물리학이 항상 주역을 맡고 있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인간적이고 철학적이며 정치적인 문제들이 빈번하게 등장하는데, 이는 자연 과학이 이와 같은 일반적 문제들과 분리되어서는 성립되기가 매우 어렵다는 사실을 분명히 밝히는 데 큰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중략)현대 물리학은 철학적이며 윤리적이고 정치적인 문제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문제점을 던지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할 수 없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가능한 한 넓은 범위의 사람들이 이 토론에 참여해 주었으면 합니다.” 이처럼 ‘부분과 전체’는 양자역학의 완성에 중요한 역할을 했던 하이젠베르크의 인식론, 철학·과학에 대한 입장, 정치와 과학의 관계, 과학자의 책임 등에 대한 생각을 자유롭게 소개하고 있다. 보어나 플랑크와 같은 교과서에서나 들어보았던 세기의 석학들과 관련된 일화들도 부담 없이 접할 수 있다. 1920년대에서 1960년대까지는 ‘현대 과학의 폭발기’라고 불릴 정도로 중요한 과학적 발견과 사건들이 많이 나타난 시기이다. 또한 하이젠베르크는 그러한 과학적 대발견의 중심에서 활동했던 핵심 인물 가운데 하나이다. 따라서 우리는 하이젠베르크가 생생하게 묘사한 여러 물리학자들과 나눈 대화나 그들과의 일화를 통해서 자연스럽게 20세기 중엽의 과학 발달 역사를 내밀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과학이 이전과는 전혀 다른 단계로 전환될 때, 과학자 개인이나 과학자 사회가 어떤 문제를 고민하고 그것의 해결을 위해 어떻게 행동하는지, 그리고 문제 해결을 위해 수학적 방법으로 아이디어를 전개시키는 동안 발생하는 문제, 거기에 내포되어 있는 인식론과 철학적 함의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는 과정에서 어떻게 자신의 의견을 관찰하려 하고 어떻게 비판을 수용해 수정하는지 과학자들의 활동과 고민의 과정들을 생생하게 접하게 된다. 그리고 그러한 서술을 통해서 이 책은 과학 활동이 어느 고립된 밀실에서 괴팍한 은둔자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라는 통념을 여지없이 깨버린다. 그리고 원자탄 개발로 빚어진 과학자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그의 고민도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이젠베르크 자신이 밝히듯이 이 책은 우리 시대 논쟁의 중심에 서 있는 ‘과학’과 관련된 다양한 성찰과 토론의 계기들을 만들어 준다. 그리고 과학자 자신의 구체적인 경험에 근거해서 이루어지고 있기에 더욱 값지다. 유니드림 대학입시연구소(www.unidream.co.kr) ■ 독서 지도시 참고사항 -대상 학년:고1∼3 -관련 교과:고등 사회, 윤리와 사상, 사회문화 -함께 읽어 볼 책:과학 철학이란 무엇인가(박이문·민음사), 과학과 근대 세계(화이트 헤드·서광사), 파인만의 여섯가지 물리 이야기(리처드 파인만·승산),21세기 과학의 포커스(서울 자연과학대 교수들·사계절),20세기 과학의 쟁점(임경순·민음사), 카오스(제임스 클리크·동문사) -기출논제:이화여대 1999학년도 자연계 정시 논술 ■ 생각해보기 -과학자의 사회적 책임은 무엇일까. -현대물리학과 고전물리학의 인식론의 차이를 코펜하겐 그룹과 아인슈타인을 대비하여 써보자. -과학과 철학의 관계에 대해서 자신의 생각을 써보자.
  • [씨줄날줄] 배아의 헌법소원/육철수 논설위원

    종교가 인간에게 정신적 위안을 줄 수 있다면, 과학은 육체적 고통을 덜어 줄 수 있다. 종교와 과학은 독립적인 동시에 그 중심에는 모두 인간이 자리잡아 서로 겹치는 건 필연이다.19세기 영국의 작가 오스카 와일드는 “신과 부처는 증명할 수 없다. 증명하면 과학이 된다.”는 말로 종교와 과학이 다른 세계임을 역설했다. 그런가 하면, 물리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종교 없는 과학은 절름발이이고, 과학 없는 종교는 장님”이라며 상호보완적 관계를 강조했다. 종교와 과학이란 이렇듯 대문호와 대과학자도 시각에 따라 달리 정의할 정도로 알쏭달쏭한 관계이던가. 종교적 관점과 과학적 시각이 충돌해 헌법재판소의 법정으로 비화되는 안타까운 사태가 벌어졌다. 법학교수·윤리학자·의사·대학생 등 11명이 올해부터 시행된 ‘생명윤리및안전에관한법(생명윤리법)’의 일부 조항(잔여 배아의 연구범위 인정)이 “인간의 존엄성과 양심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최근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제기한 것이다. 특이한 점은 원고인단에 배아(胚芽) ‘2명’이 포함됐다는 사실이다. 원고인단은 “인간은 수정됐을 때부터 생명이 시작되기 때문에 배아는 헌법의 보호를 받는 인간으로서 존엄과 가치를 지닌다.”고 주장했다. 그런데도 생명공학계가 배아를 단순한 세포군(群)으로 정의해서 연구의 도구로 전락시켰다는 것이다. 물론 생명공학계의 반박도 만만치 않다. 배아연구는 알츠하이머·파킨슨병 등 불치·난치병 치료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며, 그런 연구는 국제적 추세라고 맞선다. 일반적으로 정자와 난자의 수정 후 14일 이전에는 ‘전배아’,14일부터 장기(臟器)가 형성되는 8주까지의 상태를 ‘배아’라 하며,8주 후부터는 ‘태아’라고 부른다. 말하자면 배아는 기관분화 마무리 단계의 세포이며, 인간배아복제 논의에서 배아라 함은 대부분 ‘전배아’를 일컫는다. 전배아는 인간이 아니라고 해서 실험을 가능토록 하고, 그 이상은 안 된다는 일부 국가의 배아연구 제한적 허용 때문에 ‘14일 논쟁’이라는 말도 생겼다. 한마디로 배아를 단순 세포조직으로 보느냐, 아니면 생명체로 보느냐가 논란의 핵심이다. 의학적 발전과 인간의 존엄성은 그 가치의 경중(輕重)을 가리기가 여간 힘들지 않을 텐데, 법은 과연 종교와 과학 중 어느 손을 들어줄까.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우리땅” 세계에 알린다

    “우리땅” 세계에 알린다

    오는 4월19일 오후 8시 한 줄기 빛이 동해의 칠흑 같은 어둠을 뚫고 독도로 전달돼, 불을 밝히며 전세계에 ‘우리 땅’임을 알리게 된다. 한국물리학회는 유엔이 지정한 ‘세계 물리의 해’를 맞아 지구촌을 빛으로 연결하는 ‘세계 빛의 축제’ 행사에서 한반도에 도달한 ‘아인슈타인의 빛’이 통과하는 경로에 독도를 포함시켰다고 24일 밝혔다. 이날(미국 현지시간 18일)은 상대성이론을 발표한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사망한 지 50주기가 되는 날이다. 이에 따라 아인슈타인이 거주했던 미국 동부 뉴저지주 프린스턴에서 출발한 빛은 부산을 거쳐 포항 호미곶 해맞이공원에서 전자기파 신호로 변환된 뒤 무선통신으로 독도에 전달된다. 독도에 도착한 전자기파는 다시 빛으로 복원되며 이 순간 미리 독도를 둘러싼 오징어잡이 어선들이 일제히 불을 밝힌다. 이 장면은 전국에 생중계되고, 세계 각국에도 알리게 된다. 독도를 떠난 빛은 다시 포항으로 전달돼 형산강 시민체육공원에서는 빛의 독도 방문을 축하하는 대규모 레이저쇼와 축하공연도 펼쳐진다. 포항공대 김승환 교수는 “세계 빛 축제에 참여함으로써 독도 분쟁에 대한 우리의 의지를 국제사회에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19일 오후 8시 미국 서부지역에서 광케이블을 통해 부산에 도착한 빛은 포항∼독도∼포항∼대구, 마산∼진주∼광주∼전주 등 두 갈래로 나뉘어 전달되다 대전에서 합쳐진 뒤 청주∼춘천∼서울∼인천을 통과해 오후 9시 중국으로 전달된다. 빛은 물리학회 회원 등이 20㎞ 거리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 할로겐등을 활용, 각 지점을 연결하는 방식으로 전달된다. 한편 빛이 출발점인 프린스턴으로 다시 돌아가는 데는 24시간이 걸리지만, 세계 각국을 통과하는 시간은 현지시간 기준 모두 오후 8∼9시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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