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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3일 TV 하이라이트]

    ●클로즈업 〈벤처신화 안철수 꿈과 도전〉(YTN 낮 12시35분) 높은 물가에다 불안한 경기 등 최근 한국경제 상황은 ‘최악’이다. 한때나마 열풍이 불었던 벤처업계도 성장동력이 멈춘 지 오래인 듯한 느낌이다. 또 모험과 창의력으로 밀고 나간 벤처정신도 사라지고 없다. 벤처업계의 신화이자 교수로 변신한 안철수씨와 함께 이야기를 나눈다.   ●다큐10(EBS 오후 9시50분) 애니메이션의 새로운 시대를 열고 전례없는 흥행역사를 쓴 픽사. 그 뒤에 숨겨진 애니메이터들의 세계를 아카데미상 후보였던 레슬리 아이웍스 감독이 한 편의 다큐멘터리로 만들었다. 미공개 장면과 애니메이터, 감독, 로듀서, 목소리 연기를 펼친 배우들이 들려주는 픽사의 생생한 이야기가 공개된다.   ●일일드라마 애자언니 민자(SBS 오후 7시20분) 민자로부터 채린이 오빠의 딸이 아님을 확인한 기자는 충격을 받고 왜 핏줄이 아닌 채린을 데려다 키웠느냐고 따지듯 물어본다. 이에 민자는 대답을 못하다가 애자로부터 세아가 술에 취해서는 모든 걸 다 이야기했다는 걸 듣고는 화를 내고, 속이 상한 애자는 울음을 터트리고 만다.   ●일일시트콤 크크섬의 비밀(MBC 오후 7시45분) 담배가 얼마 남지 않은 김과장은 윤대리에게 담배를 걸고 삼치기를 하자고 하지만, 윤대리는 선탠하러 가는 민영을 따라가버린다. 김과장은 때마침 나온 신과장을 보고는 은근슬쩍 접근해 삼치기를 하자고 유혹한다. 한편 형탁은 나뭇가지에 늘어져 있는 오래된 올가미를 발견하는데….   ●산너머 남촌에는(KBS1 오후 7시30분) 모처럼의 동창회이건만, 명희는 집안일에 치여 제대로 치장도 못한 채 약속 장소로 간다. 친구들은 그런 명희를 보고 아직도 그러고 사냐며 한심한 표정을 짓는다. 친구들과 백화점에 가게 된 명희는 분위기에 휩쓸려 친구의 카드로 비싼 원피스를 사버린다. 환불을 고민하는 명희의 심기는 불편하기만 하다.   ●인간극장(KBS2 오후 8시20분) 한적하고 평온하기만 하던 절이 여섯 동자의 야단법석에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다. 이 절의 주지인 지광 스님과 지선 스님은 수행에 힘써야 할 시간에 여섯 동자의 뒤치다꺼리로 정신이 없다.4년 전, 각자 가슴 아픈 사연과 상처를 가지고 무심사에 들어온 아이들. 무심사 꼬마 동자승들의 미소에서 극락을 본다.
  • 모순

    모순

    아이는 밖을 내다보는 일을 좋아합니다. 나무도 새도, 자동차도 사람도 다 신기합니다. 맑은 눈에 담긴 세상은 온통 그림책입니다. 아이는 더 가까이 다가서려고 높다란 아파트 베란다 창문 틈새로 고개를 내밉니다. 보다 못한 아빠가 번쩍 안아 멀찌감치 떼어놓지만, 아이는 기어코 제가 있던 자리로 돌아갑니다. 같은 일을 몇 번 되풀이하다가 아이는 끝내 울음을 터뜨립니다. 위험에 빠지지 않도록 곁에서 보살펴주면 될 것을, 아빠는 왠지 불안하고 번거롭습니다. 야단치고 겁을 주어서 아예 창문 근처에 얼씬 못 하도록 버릇을 들입니다. 아이는 단지 궁금했을 뿐입니다. 시간이 흐르고 비슷한 일이 또 벌어집니다. 소년은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려 합니다. 하지만 이번에도 뜻을 이루기 어렵습니다. 어른들은 그의 양 어깨에 무거운 짐을 지웁니다. 남과 같아서도, 달라서도 안 됩니다. 경쟁자를 물리쳐야 하지만, 허락된 테두리를 벗어날 수 없습니다. 세상을 멀리 내다보고 자신을 깊이 들여다볼 기회를 주지 않으면서 창의력을 요구합니다. ‘훈육’과 ‘자율’이라는, 사람을 경작하는 두 가지의 논리에는 각기 일장일단이 있습니다. 그것은 개개인이 취사선택할 사안이므로 논외로 합니다. 다만 우리의 관심사는 언젠가 우리의 아이들이 남의 도움 없이 스스로 풀어야 할 문제에 직면한다는 것이고, 현실이 던지는 이 질문에는 참고서도, 과외교사도, 어쩌면 정답도 없다는 사실입니다. 앵무새처럼 외웠던 죽어버린 지식은 이때 아무 쓸모도 없습니다. 교육이란 궁극적으로 미지의 것들에 대해서 스스로 질문하고 대답하는 능력을 키우는 일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앞선 세대는 다음 세대에게 늘 기지의 잣대만을 들이댑니다. 이것은 참 오래된 모순입니다. 편집장 홍승범(kodni@isamtoh.com)
  • 유덕화의 성화, 경매서 2억 8000만원에 낙찰

    유덕화의 성화, 경매서 2억 8000만원에 낙찰

    2008 베이징 올림픽 성화 봉송자로 나섰던 류더화(劉德華·유덕화)가 자신의 성화를 자선 경매에 들고 나와 팬들의 눈길을 끌었다. 지난 3일 중국 하이난도(海南島) 싼야(三亞)시에서 열린 올림픽 성화 자선행사에서 류더화의 성화는 무려 190만 위안(약 2억 8000만원)에 거래됐다. 이날 경매에는 류더화의 성화 외에도 하이난뉴스센터 여성 앵커의 성화가 75만 위안(약 1억 1000만원)에 함께 거래돼 총 265억 위안(약 3억 9000만원)의 수익금을 거둬들였다. 모든 경매에 직접 참여한 류더화는 경매 수익금 전액을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아이들의 교육비로 쓰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진 후 아이들의 마음이 공포로 가득 차 있다. 쉽게 놀라거나 밤에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울음을 터뜨리는 아이들이 많다.”면서 “아이들의 마음을 치유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이는 장기적으로 노력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류더화는 “성화는 내 평생 단 한번 가질 수 있는 유일한 기념품이기 때문에 조금 서운하기도 하다.”면서 “하지만 보물과 다름없는 내 성화가 피해 지역의 아이들을 위해 쓰일 수 있다면 더 기쁠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류더화의 선행을 지켜본 네티즌들은 “소중한 물건일텐데 선뜻 경매에 내놓은 류더화가 자랑스럽다.”(222.214.*.*), “류더화는 중국 인민들의 모범이 될 자격이 있다.”(122.193.*.*) 등 500여개의 댓글을 달며 감동하고 있다. 사진=cnsphoto(성화 경매에 참석한 류더화)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5인가족 112만원으로 한달 살기

    5인가족 112만원으로 한달 살기

    최저생계비로 한 달을 사는 것! 어떤 이에게는 ‘생활’이고, 어떤 이에게는 ‘도전’이다. 만약 평범한 중산층 가정이 이 돈으로 한 달을 산다면 어떨까? 건강하면서도 문화적인 생활을 유지해 나갈 수 있을까? EBS ‘리얼실험 프로젝트X’는 이같은 이색체험을 담은 ‘최저생계비 한 달 살기’를 27일과 새달 3일 오후 7시55분 2회에 걸쳐 방송한다. 우리나라 법적 최저생계비는 1인 가구 기준 43만 5921원,4인 가족은 126만 5848원이다. 평소 돈에 특별한 아쉬움을 느끼지 못했던 민성이네 가족과 대학생 정석호씨는 돈의 소중함을 느껴 보고자 이 도전 프로그램에 지원했다. 초등학교 1학년인 민성이네는 30대 엄마 아빠와 위로 초등학생 형제 둘을 포함해 모두 5인 가족. 이들은 5인 가족 기준 주거비에서 가구 집기비를 제외한 112만 1520원을 받았다. 최저생계비 품목에 들어가지 않는 에어컨, 공기청정기, 비데, 게임기 등은 사용금지다. 연세대 사회복지학과 정석호(23)씨는 사회복지 공부를 하면서 느꼈던 고민들을 직접 경험해 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프로그램에 동참했다. 그가 받은 돈은 약 43만원. 당장 거주할 곳을 찾는 것부터가 쉽지 않다. 자취방 동거를 허락했던 친구는 갑자기 연락이 끊기고, 다른 친구들마저 슬슬 피한다. 민성이네 가족은 우선 절약을 위한 방법부터 모색한다. 자가용을 타고 다니던 사장님 아빠는 2시간 거리의 출퇴근 길을 지하철로 다니기 시작한다. 직원들과의 회식도 소주 3병만 사서 해결한다. 어버이날 친정에 간 엄마는 ‘어떻게 카네이션 꽃 하나 주지 않냐.’는 핀잔에 시달린다. 평소에 대중교통을 거의 이용하지 않던 아이들도 버스타기가 힘들다고 난리다. 식구들은 대형마트에서 각종 시식코너를 휩쓸고 다닌다. 정씨는 하룻밤을 찜질방에서 보내고, 이튿날 겨우겨우 고시원 방을 구한다. 그리고 우연히 소개팅을 하게 된 자리에서 상대방이 너무 마음에 든 나머지 스테이크와 장미꽃을 사고 만다. 얼떨결에 큰돈을 지출한 뒤 후회의 한숨만 내뱉는 정씨. 설상가상으로 상한 음식을 먹고 배탈이 나지만, 병원에 갈 엄두가 나지 않는다. 한편 민성이는 생일이지만 케이크도 먹을 수 없자 울음을 터뜨린다. 휴일 제부도로 놀러가서도 간식 하나 사먹을 수 없자 무뚝뚝한 아버지마저 “너무 안타깝고 현실이 피부에 와닿는다.”며 눈물을 보인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中 쓰촨성 대지진] “땅이 딸 삼켰다”…통곡 연이어

    [中 쓰촨성 대지진] “땅이 딸 삼켰다”…통곡 연이어

    |양·두장옌·베이촨(쓰촨성) 이지운특파원| 통곡 소리와 흐느낌, 이름 부르는 소리, 날카로운 절규가 뒤얽혀 굵은 빗줄기 속에서도 도시와 마을들을 에워싸고 공명처럼 울리고 있었다. 진앙지 원촨(汶川)과 함께 쓰촨(四川) 강진의 최대 피해 지역인 양(綿陽)과 두장옌(都江堰), 베이촨(北川)은 울음바다였다. 아들을 찾는 아버지, 남편을 찾는 아내, 혹시나 하는 기대를 안고 붕괴 현장에서 비를 맞으며 날밤을 지새운 아들과 딸들…. 강진 발생 사흘째인 14일 베이촨의 베이촨중학교. 대지진에 짓눌려버린 꿈나무들의 매몰 현장에 다가서니 안타까움에 눈시울이 붉어졌다.5층 학교 건물 가운데 3개 층은 땅 아래로 함몰돼 있었다. 지상에 남은 나머지 두 개 층도 무너져 내린 채였다. 그 틈 사이로 강직 현상이 한참 진행된 듯 보이는 시신들이 들여다보였다. 교사인 듯한 장년의 얼굴, 며칠 전까지만 해도 활짝 웃었을 10대 중반인 듯한 소녀의 앳된 모습, 핏기 사라진 팔과 다리…. “내 아이가 지하 2층에 깔려 있다. 분명히 살아있다. 어떻게 좀 해줘요.” 30대 초반 주부 양모씨는 충혈된 눈으로 통곡하며 애원했지만 구조는 더디게 진행되고 있었다. 기중기와 포클레인 여러 대가 현장을 둘러싸고 있었지만 수백명의 구조대원들은 한장 한장 벽돌을 나르고 있었다. 교정 주변에 널부러진 시체는 파란 비닐백에 담겨지고 있었다. 깨진 머리, 짓이겨진 얼굴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환하게 웃었을 아이들의 얼굴이 눈에 밟힌다. 군용 트럭에는 한 차 가득 이미 파란 비닐백들이 차 있었다. 주변의 약간 높은 언덕에 올라가 내려다 보니 두개의 거대한 산에서 밀려내려 온 흙더미가 도시 전체를 뒤덮고 있었다.“저기서 살아나올 수 있을까.” 마을이 도로까지 밀려나오고 아스팔트는 주름접힌 듯 갈라지고 솟아오르고…. 낙차가 5m 이상이나 난 곳도 있었다. 베이촨현에서 들어오는 길에는 수천대의 군용차량들이 지나쳤고 수만명의 군인들이 흩어져 끊어진 길을 잇고 무너져내린 돌과 흙을 치우는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었다. 그 많은 병력과 물자도 현장에 도착하니 바다에 뿌려진 모래와 같았다. 두장옌시 쥐위안전(聚源鎭)중학교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한 학부모는 “이틀 전 지진 발생 직후 학교로 달려와 잔해들을 뒤졌지만 딸아이를 찾을 수 없었다.”면서 울음을 터뜨렸다. 교사 천취안췬(陳權群)은 “수십개의 교실들이 통째로 무너져내렸다. 구조된 학생은 100여명뿐이다.800여명의 학생들이 잔해 속에서 죽어가고 있다.”며 발을 굴렀다. 양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무너진 집터와 빌딩 사이를 경찰과 군인들의 제지에 아랑곳하지 않고 가족의 생사를 확인하려고 몰려드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때로 시멘트 구조물들을 잘라내는 기계음들과 포클레인이 움직이는 소음들도 울음 속에 묻혀서 들린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그렇게 도시는 울음과 비탄 속에 있었다. 양은 시 전체가 거대한 텐트촌과 주차장으로 변했다. 비가 그치고 날이 좋아지면서 전염병 우려로 구호당국은 걱정이 태산같다고 한 현장 관계자는 우려했다. 물 배급을 위해 늘어선 사람들, 앰뷸런스 사이렌 소리…. 살아남은 사람들의 또 다른 전쟁터였다. jj@seoul.co.kr
  • [한국의 토종] (6) 칡소

    [한국의 토종] (6) 칡소

    “아! 우리 얼룩소 ‘칠성이’가 오늘은 실력 발휘를 못하네요. 안타깝습니다.” 지난 8일 전북 정읍에서 소싸움 대회가 열렸다. 까만 줄무늬를 하고 있는 생소한 모습의 소가 성난 황소에 밀려 무릎을 꿇자 장내 아나운서의 안타까운 탄식이 터져 나왔다.‘칠성이’ 역시 예선전에서 탈락한 게 못내 분한 듯 거친 숨을 몰아쉬며 바닥에 연방 뿔을 비벼댄다. 격전을 말해주듯 온몸에서는 하얀 김이 솟는다. 지난해 첫 출전을 해서 우승까지 거머쥔 칠성이에게 반해버린 꼬마손님들은 올해 또다시 소싸움 대회를 찾았다.“아이, 우리 ‘호랑이소’가 오늘은 못 이겼네.”라면서 발을 동동 굴러댄다. 이날 분패한 칠성이는 아직은 우리에게 낯선 토종 한우 ‘칡소’다. 칠성이가 대표하는 칡소는 온몸에 칡덩굴과 같은 까만 무늬가 있다. 마치 호랑이와 흡사한 모양을 하고 있다고 해서 호반우(虎班牛)라고도 불린다. 정지용 시인의 시 ‘향수’ 가운데 ‘얼룩빼기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이라는 구절에 등장하는 ‘얼룩빼기 황소’나 동요로 널리 알려진 박목월의 ‘얼룩송아지’의 주인공도 바로 ‘칡소’다. 칠성이를 훈련시키고 있는 청도공영사업공사 경영사업팀 변승영(59) 반장. “낯선 모습의 칠성이를 보고 외국소로 오인하고 물어보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럴 땐 얼룩송아지 동요를 불러주면 금방 이해를 한단다.“한우만 출전할 수 있는 소싸움대회라서 칠성이를 데리고 나오면 칡소가 토종 한우임을 알릴 수 있다.”며 뿌듯해했다. 칠성이는 독특한 외모 덕에 인기가 높다며 “아직 나이가 어려 좋은 성적을 내지는 못했지만, 꾸준한 훈련을 거듭해 곧 최고의 ‘토종 싸움소’로 거듭날 것”이라고 자신했다. 역사적으로 칡소가 이땅에 처음 등장한 때는 고구려시대다. 서기 357년에 만들어진 고분벽화인 안악3호분에는 검정소, 누렁소, 얼룩소가 마구간에서 먹이를 먹는 모습이 나온다. 이후 조선 초기인 1399년 발간된 우리나라 최초의 우마(牛馬) 수의학서 ‘우의방(牛醫方)’에도 칡소가 토종 한우로 등장한다.“이 소의 이마가 황색이면 기르는 주인이 기쁨과 경사가 많이 생긴다.”고 서술하고 있다. 일반 한우와 외형만 다를 뿐 임금님 수라상에 올랐을 정도로 육질이 좋다는 구전도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1920년대 일제가 일본 화우(和牛)를 개량하기 위해 일본으로 칡소를 대량 반출하면서 ‘얼룩소’는 사라지기 시작했다. 게다가 1960년대 황소로 한우를 통일화 하려는 ‘한우 개량사업’을 거치면서 급속도로 그 수가 줄어 현재는 전국에 400여마리밖에 남아 있지 않게 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광우병 논란이 일고 있는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 등으로 인한 축산농가의 위기를 이겨내기 위한 방법으로 칡소가 각광을 받고 있다. 희귀성 덕분에 일반 한우보다 20%가량 높은 가격대에 거래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칡소의 가치를 인정받은 데에는 일반 농가의 기여도 컸다. 강원도 홍천군에서 칡소를 기르고 있는 이계영(49)씨가 대표적인 예다.1994년쯤 일본을 방문했던 그는 우리나라에서 넘어간 ‘갈모화우(褐毛和牛)’를 일본토종이라고 우기는 모습을 본 뒤 우시장에 떠도는 우리 토종 칡소와 흑소를 사 모으기 시작했다. “일본인들은 남의 소도 자기네 소라고 우기는데, 우리는 우리소도 못 지킨다니 말이 됩니까?” 울컥하는 마음에 칡소를 키우기 시작했지만, 지금은 그 우수성에 더 감탄하고 있다는 것이 이씨의 솔직한 심정이다. 충북축산위생연구소의 조중식(56) 종축시험장장. 그는 칡소의 일반농가 분양에 관한 연구를 하고 있다.“일부 유통업체에서 칡소를 식용으로 공급해 달라는 제의가 들어올 정도로 칡소의 사업성을 인정받고 있다.”며 물량확보의 어려움을 토로한다. 현재 칡소에서 체내수정한 수정란을 대리모 역할을 하는 젖소에 착상시키는 방법을 연구 중이다. 체내수정법이 실용화되면 3,4년 안에 1000마리 이상의 칡소가 확보될 수 있단다.“그때 가서는 미국산 쇠고기에 맞설 만큼 경쟁력 있는 농가의 수입원이 될 것”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글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사망자 가족 안타까운 사연

    “잔잔했던 파도가 순식간에 큰 괴물처럼 덮쳤습니다.” 4일 충남 보령의 사고로 박종호(35)씨와 아들 박성우(5)군, 최성길(65)씨와 처남 이육재(46)씨, 추창렬(45)씨와 조카 추승빈(9)군 등 가족 나들이객들이 잇따라 변을 당했다. 충남 연기군 금남면에 사는 박씨는 휴일을 맞아 아들과 함께 죽도로 여행을 왔다가 화를 당했다. 박씨의 부인은 “갑작스러운 사고로 남편과 아들을 한꺼번에 잃었다.”면서 “남은 어린 딸과 어떻게 살아야 하느냐.”며 오열했다. 경기 안산시 고잔동의 추씨도 친척 5명과 바다낚시 여행을 왔다가 조카 승빈군과 함께 숨졌다. 연기군 조치원읍에 사는 최성길씨도 처남과 함께 바다낚시를 갔다가 변을 당했다. 최씨의 딸(28)은 “어버이날을 앞둔 연휴라 친정 부모님께 놀러 오시라고 했다.”면서 “맛있는 회를 먹을 수 있도록 월척해서 돌아올 테니 준비만 하라고 하시더니…”라며 울음을 터뜨렸다. 희생자들의 시신이 안치된 보령아산병원에서는 하루종일 유족들의 울음이 끊이지 않았다. 최씨의 부인 이모(58)씨는 남편과 동생을 동시에 잃은 슬픔에 넋이 나간 듯 안치실 앞에 주저앉아 “우리 남편 좀 불러 주세요.”라며 오열했다. 충북 청주에서 부부동반 모임으로 보령을 찾았다가 남편 김경환(44)씨를 잃은 부인 오모(41)씨는 안치실 입구에서 “안돼. 안돼”를 외치며 끊임없이 흐느꼈다. 오씨는 “아이들이 아빠를 얼마나 좋아했는데 나만 이렇게 두고 가면 어떡하냐.”고 했다. 박종호씨의 유족들은 고인의 시신을 대전성심병원 장례식장으로 운구했으나 운구 도중 부인 강모씨가 결국 실신해 대전의 한 병원으로 옮겨졌다. 보령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필리핀 보홀섬 보석처럼 빛나다

    필리핀 보홀섬 보석처럼 빛나다

    스페인의 탐험가 마젤란이 처음 발을 디뎠다는 필리핀 제2의 도시 세부를 출항한 배가 하늘빛을 훔쳐 풀어 놓은 듯한 잉크빛 바닷물을 가르며 달려간다. 필리핀을 구성하고 있는 7107개의 섬 가운데 ‘숨겨진 보석´이라는 보홀섬을 찾아가는 길이다. 필리핀에서 열 번째로 큰 섬. 원주민들이 싣고 가는 닭의 울음소리를 들으며 뱃전에서 꾸벅꾸벅 졸던 여행자 머리 위로 몽실몽실 꿈이 피어난다. 산호초 바다 위를 두둥실 떠다니며 한없는 자유를 만끽하는 그런 꿈이다. 느닷없이 솟아오른 돌고래가 튀긴 바닷물에 눈을 떠보니 닭 울음소리만 요란하다. # 돌고래의 고향 파밀라칸 타그빌라란 항구에 내려서자 열대지방 특유의 풍경이 여행자를 반긴다. 도시 곳곳에서 운동회라도 열리는 듯 삼각형 깃발들이 펄럭인다. 홈커밍 시즌을 알리는 깃발이다. 우리네 명절처럼 가족들이 모일 기회가 없는 필리핀 섬주민들은 5월1일∼6월 초 외지에 나갔던 사람들이 고향을 방문하는 시간을 갖는다고 한다. 돌고래가 살고 있다는 파밀라칸섬까지는 보홀섬에 내려 연륙교로 팡라오섬까지 간 다음, 원주민 배를 얻어 타고 40분가량 더 들어가야 한다. 참치, 오징어 등 좋아하는 먹이가 많아 스핀 돌고래 등 11종의 돌고래가 아예 이 부근 해역을 집 삼아 살아간다.3∼6월 사이엔 간혹 거대한 고래가 출몰하기도 한다. 돌고래는 취식 시간인 아침 6∼8시 사이에 가장 활발하게 움직인다. 멀리 파밀라칸섬의 야자수가 흐릿하게 보일 때쯤 돌고래 무리가 보이기 시작했다.30∼40마리는 족히 넘어 보인다. 녀석들은 물 위로 나오는 순간 “푸우∼” 하며 참았던 숨을 한꺼번에 내쉬었다. 배고픈 소가 허겁지겁 여물을 먹으며 내뿜는 가쁜 숨소리를 닮았다. 귀찮다는 듯 슬금슬금 배를 피하는 어른 돌고래와 달리, 어린 녀석들은 신이 났다. 경주하자는 듯 배 옆쪽으로 바짝 달라붙어 달리는데, 절대 배에 뒤지는 법이 없다. 수면 바로 아래를 빠른 속도로 유영하다, 어느 순간 꼬리지느러미를 힘차게 흔들며 대기중으로 솟구쳐 오른다. 자유를 만끽하는 듯도 하고, 자신이 속할 수 없는 다른 세계에 대한 동경의 몸짓으로도 보인다. 영화 속 ‘프리 윌리´처럼 환상적인 점프는 아니었지만, 손 뻗으면 닿을 거리에서 야생을 느낀다는 것은 이방인에겐 짜르르한 감동이었다. 파밀라칸 인근 어류보호지역에서 즐기는 스노클링도 각별한 재미다. 연한 연둣빛 바다에서 놀고 있는 강렬한 원색의 작은 물고기들과 만날 수 있다. 간간이 만화영화 ‘니모를 찾아서´의 주인공 흰동가리의 모습도 눈에 띈다. 잠수가 목적이라면 성에 차지 않겠지만, 처음 스노클링에 도전한 사람이라면 그 작고 앙증맞은 것들의 유희에 넋을 놓게 된다. # 작고 앙증맞은 맹수-타르시어 원숭이 보홀섬을 상징하는 또 하나의 야생 동물이 타르시어 원숭이다. 원주민들은 ‘마오막´이라고 부른다. 우리에겐 안경원숭이란 이름이 더 친숙하다. 몸길이가 13㎝에 불과한 데다 눈 하나가 머리 전체 크기보다 커 붙은 별명이다. 원주민들이 화전을 일구기 위해 서식지를 파괴한 데다, 사람들이 키우는 집고양이들에게 잡아먹히는 등 수난을 겪다 현재 1000여마리 정도가 보호를 받으며 살아가고 있다. 수명은 20년 정도.11∼3월 사이 짝짓기를 한 다음,6개월 임신기간을 거쳐 한 마리의 새끼만 낳는다. 인위적으로 서식지를 옮기면 스스로 목숨을 끊어 버리는 탓에 보홀섬 일부 지역에서만 볼 수 있다. ‘타르시어´란 이름은 뒷다리에 붙은 ‘타르살´이란 작은 뼈에서 비롯됐다. 메뚜기 뒷다리를 닮은 이 뼈 덕에 녀석은 자기 체구보다 몇 배 높이 뛰어올라 메뚜기, 나비 등 곤충들을 사냥할 수 있는 것. 사냥꾼으로서 갖춰야 할 요건들은 빠짐없이 갖췄다. 포식자와 피식자의 구분은 눈에서 분명하게 드러난다. 피식자의 경우 대부분 눈이 머리 양쪽에 붙어 있다. 사방에서 들이닥치는 천적들을 살피기 위해서다. 포식자의 눈은 이와 반대. 일렬로 나란하다. 피식자의 움직임에만 주목하기 위해서다. 선해 보이는 녀석의 눈 또한 마찬가지. 직선으로만 보는 단점은 유연한 목이 뒷받침해 준다. 좌우 180도, 모든 방향으로 목을 돌릴 수 있다. # 전설 품고 명소로 거듭난 초콜릿힐 보홀 지역을 소개하는 책자에는 거의 예외없이 맨 앞장에 등장하는 명소가 초콜릿힐이다. 우리나라 경주의 고분군 모양을 한 언덕들이 보홀섬 중앙 대평원을 에워싼 채 수없이 솟아나 있다. 그 수가 무려 1268개에 달한다는데 정확한 숫자는 알 수 없다. 건기(12∼5월)가 되면 녹색의 풀이 짙은 갈색으로 변한다. 그 모습이 ‘키세스 초콜릿´을 닮았다 해서 ‘초콜릿힐´이라고 부른다. 거인 ‘아로고´에 잡혀온 ‘알로야´라는 여인의 눈물이라는 전설도 전해져 온다. 현지 관계자는 고대 산호초 퇴적물이 융기와 부식, 풍화작용을 거쳐 생성됐다고 전했다. 가장 규모가 큰 해발 550m짜리 언덕 위에 전망대를 마련해 뒀다.214개의 계단을 따라 정상에 오르면 사방으로 초콜릿힐이 펼쳐진다. 정상 가운데 종을 울리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 그 밖의 관광명소 초콜릿힐에서 1시간 거리에 있는 로복강은 ‘보홀의 아마존´으로 불린다. 많은 주민들이 이 강에 기대어 살아간다. 총길이는 21㎞. 로복강 선상투어는 로아이대교 선착장부터 3㎞ 구간에서 이뤄진다. 배가 원시림을 지나는 동안 밴드 공연을 들으며 느긋하게 식사할 수 있다. 단, 맛은 기대하지 마시라. 이밖에 필리핀에서 가장 오래된 석조 교회건물 중 하나인 바클레욘 성당, 거대한 마호가니 숲인 맨메이드 포레스트, 스페인 총독과 보홀 족장이 피를 나눠 마셨다는 혈맹기념비 등이 있다. 글·사진 보홀(필리핀)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 ▶가는 길 : 필리핀항공이 인천공항에서 세부까지 수·목·토·일요일 주 4회 운항(4시간)한다. 세부에서 보홀까지는 페리(1시간40분 소요)를 이용한다.2등석 400페소. 시설이용료 20페소. ▶현지 교통 : 지프니와 오토바이를 개조한 트라이시클, 택시 등이 있다. 지프니는 기본 6페소, 거리에 따라 요금이 달라진다. 트라이시클도 기본 6페소,1㎞마다 1페소를 더 내야 한다. 대개 흥정을 통해 요금을 정한다. ▶비자 및 화폐 : 비자 없이 21일간 체류할 수 있다. 화폐는 페소. 원화에 20을 곱하면 계산이 편하다. 소액권을 많이 환전해 가야 여러모로 유용하다. 달러는 통용되지 않는 곳이 많다. ▶기후 : 평균 기온 27도로 후텁지근하다.6∼10월은 우기라 스콜이 내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여행하는 데 큰 문제는 없다. ▶쇼핑 : 보홀은 물가가 싸지만, 살 것이 많지 않다. 대부분 아시아에서 가장 크다는 세부의 SM몰을 이용한다. ▶숙소 : 알로나 팜 비치, 팡라오 아일랜드, 에스카야 풀 빌라(이상 5성급), 보홀 비치 클럽, 플로싱 메도(이상 4성급), 아마렐라 부티크(3성급) 등이 있다. ▶여행상품 : 온필(www.onfill.com)은 마닐라·보홀 패키지 투어(마닐라-보홀 항공 포함)를 89만원(4일),96만원(5일)에 판매하고 있다. 왕복항공권, 호텔(조식 포함), 초콜릿힐, 안경원숭이 등이 포함된 보홀 데이투어와 파밀라칸 돌고래 관람, 가이드 및 기사팁, 현지 공항세 등이 포함돼 있다. 세부를 경유해 보홀로 가는 패키지는 왕복 배편을 포함해 85만원부터. 보홀 지역에서만 운용하는 여행상품도 판매 중이다.1544-0008.
  • [강유정의 영화in] ‘너를 보내는 숲’

    [강유정의 영화in] ‘너를 보내는 숲’

    만해 한용운은 말했다.“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라고 말이다. 하지만 세속의 삶은 정반대다. 만날 때는 그 사람이 떠날 것을 생각지도 못했다가 갑작스러운 이별에 고통스러워한다. 떠날 때도 마찬가지이다. 그의 부재를 호소하며 가슴 아파할 뿐 다시 만날 기약조차 하지 못한다. 사람은 그렇게 바로 눈앞의 것만을 보고, 당장의 순간에 아파한다. 장삼이사의 삶이라는 게 그렇다. ‘너를 보내는 숲’. 여기 두 사람이 있다. 그들은 각각 붙잡아두었던 사람들을 떠나보내는 중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내 곁을 떠났을 때, 당신은 그를 어떻게 보낼 것인가. 일본의 여감독 가와세 나오미는 이 질문에 대해 따뜻하고도 사려 깊은 답을 들려준다. 여주인공 마치코는 아이를 잃었다. 남편은 꽃대로 아내의 목 언저리를 후려치며 왜 아이를 지키지 못했느냐며 다그친다. 사실, 그 질문은 그녀가 수없이 자기 자신에게 했던 것이다. 여자는 고통을 감내하며 그렇게 덩그러니 앉아 있다. 그리고 할아버지 한 사람이 있다. 그는 마치코의 이름 가운데 글자를 지워 ‘마코’라 불리는 고집쟁이 치매 환자다. 칠십이 넘었지만 시게키상은 삼십삼년 전 세상을 떠난 마코의 환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의 고통 역시 현재진행형이다. 일본에는 모가리라는 전통 의식이 있다고 한다. 그것은 바로 죽은 자를 잊고 보내주는 의식, 결국 사라져 버린 사람을 기다리는 상실에 빠진 자들의 의식이다. 영화 ‘너를 보내는 숲’은 이별의 고통에서 놓여나는 법을 가르쳐 준다. 이 놓여나는 법은 자신을 고통의 나락에서 건져내는 일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 떠난 그 사람을 자유롭게 놓아주는 일이기도 하다. 헤어짐을 인정하고, 떠남을 긍정하는 것, 그것이 바로 ‘너를 보내는 숲’이 관객에게 전하는 메시지이다. 하지만 말이 쉽지,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은 상상하기조차 힘들다. 나오미 감독은 죽은 아내의 무덤을 찾아가는 시게키의 어려움을 감각적으로 보여준다. ‘너를 보내는 숲’에는 대사가 거의 없다. 대사 대신 매미의 울음소리, 바람소리, 숲을 가로지르는 계곡 물소리가 가득 찬다. 이 가운데서 주인공들은 소리죽여 눈물을 흘린다. 그들은 고통스럽다거나 아프다고 말하지 않지만, 공기와 소리들은 감정을 잔뜩 안고 있다. 이 작품의 매력은 바로 이 부재와 비움에 있다.2007년 칸 영화제가 이 영화에 심사위원대상을 준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당신도, 나도, 신이 아닌 사람이기에 부재에 아파하고 결핍에 슬퍼한다. 아니 조금 더 솔직히 말하자면 아직은 누군가 소중한 이가 내 곁을 떠난다는 것이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 죽은 지 33년이 되면 죽은 이가 완전히 이승을 떠난다고 한다. 이 떠남은 죽은 이에게는 축복일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평안한 마음으로 받아들일 때, 죽음은 우리의 것이 되고 사랑은 완성될 것이다. 어렵지만, 보내는 것. 결국 그게 더 큰 삶의 윤리일 것이다. 영화평론가
  • 24시간 초긴장… 응급실 의사의 일상

    24시간 초긴장… 응급실 의사의 일상

    ‘24시간 3만보 걷고, 종일 서서 근무’ 생사의 갈림길을 지키고 선 응급실 의사들. 그들은 과연 무엇으로 사는가.23일 오후 10시40분에 방송되는 EBS ‘극한직업-응급실 의사’편에서는 24시간 사투의 현장을 지키는 응급의료센터 의사들의 일상을 소개한다.‘극한직업’은 극한의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삶을 통해 치열한 직업정신을 돌아보고자 EBS가 봄 개편으로 새로 선보인 리얼다큐멘터리 프로그램. 제작진은 응급실 의사들을 만나기 위해 인천 가천의대 길병원의 응급의료센터를 찾았다. 지하 3층, 지상 13층 규모의 위용을 뽐내는 건물 안에는 생사의 기로에서 사투하는 숱한 위기의 생명들이 있다. 응급실 의사들은 예고없이 들이닥치는 환자들을 상대하느라 24시간 초비상 대기 상태로 근무한다. 특히 인천·서해권역을 총괄하는 응급의료센터인 이곳에는 주중엔 200명, 주말에는 300여명의 환자들이 밀려들어 온다. 소아응급실은 응급센터 중에서도 가장 붐빈다. 여기저기서 들리는 아이들의 울음소리로 조용할 새가 없다. 의사표현이 힘든 아이들 치료는 더욱 힘들다. 또 하나 응급실 의사들을 힘들게 하는 것은 검사에 비협조적인 환자들. 술취한 한 환자는 한참 실랑이를 벌인 뒤에야 검사를 할 수가 있었다. 예측불허의 응급실 상황 탓에 의사들에겐 식사시간의 여유조차 ‘사치’이다. 자정을 훨씬 넘긴 시간. 여전히 대낮같이 환히 불을 밝힌 응급실로 생후 3개월된 아기가 이송됐다. 여러 의사들이 한꺼번에 달려들어 심폐소생술을 실시하지만, 아기는 생명의 줄을 놓아버리고 만다. 의사들은 고개를 떨군다. 하지만 비통함을 오래 붙들고 있을 수가 없다. 숨고를 새 없이 또 다른 위급 환자를 살려야 하는 것이 응급실 의사들의 사명이기 때문이다. 극도의 피로와 긴장. 그러나 응급실 의사들에게 육체적, 정신적 한계를 극복하는 일은 ‘기본’이다.1분 뒤의 일을 알 수 없는 긴장된 삶을 사는 이들은 자신의 직업에 회의를 품진 않을까. 그들은 “절대 후회는 없다.”고 했다. 병원 응급실의 24시간은 그런 열정으로 환히 불이 밝혀지고 있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03일 TV 하이라이트]

    ●글로벌 코리안(YTN 오전 10시30분) 호주 최대의 축제인 ‘시드니 로열 이스터 쇼’에 한국이 처음으로 참가해 세계 각지에서 온 관광객들을 맞았다. 로열 이스터 쇼는 부활절을 전후해 2주 동안 열리는 농촌문화 체험의 장으로 전세계 관광객들과 소, 돼지, 양 등 호주 각지의 가축들이 어우러져 수백가지의 이벤트를 펼친다.   ●경제비타민(KBS2 오후 8시55분) 연예계 소문난 잉꼬부부 손범수와 ‘경제비타민’ 안방마님 진양혜가 함께 출연, 결혼 생활 15년 만에 처음으로 집을 공개한다. 손범수, 진양혜 부부는 KBS 아나운서 선·후배 사이에서 1994년 결혼에 골인했으며, 현재 두 아들을 두고 있다. 가족사진을 공개하는 등 단란한 모습을 보여준다.   ●극한직업(EBS 오후 10시40분) 침설 날짜가 다가오자, 함체를 통영에서 가덕도로 인양할 준비가 시작된다. 그런데, 함체를 이동시키기 위해 특별 제작된 EPS에 문제가 생겼다. 발이 펼쳐지지 않아 함체를 옮길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진 것. 결국 잠수사들이 들어가 체인을 걸어 인위적으로 발을 벌리고, 지상에서도 체인을 끌어당기기 시작한다.   ●발굴! TV대사전(SBS 오후 6시30분) ‘얼짱’‘몸짱’ 스타의 시대는 가고, 이제는 ‘동안’ 연예인 시대가 왔다. 아름다운 외모, 매혹적인 자태를 유지해야만 하는 스타들. 그들에겐 자신들만의 젊음의 유지 노하우가 있다는데…. 연예계의 대표적인 동안 스타들처럼 어려 보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스타들의 비법을 공개한다.   ●그래도 좋아(MBC 오전 7시50분) 석빈을 따라간 명지는 별이를 안고 울음을 터뜨리고 그 모습을 보는 석빈도 가슴 아파한다. 효은은 석우에게 한강제화의 디자인 팀장으로 명지를 임명하자고 하지만 석우는 명지가 거절할 것 같다며 망설인다. 효은은 석빈에게 전화를 걸어 석우가 한강제화를 인수한 이후 많이 힘들다며 도움을 구한다.   ●사미인곡(KBS1 오후 7시30분) 과거 모두가 어렵던 시절, 우연히 길에서 아기를 낳는 여자를 발견한 서란희씨. 낙태시킬 돈 2000원이 없어 아이를 낳아 버리려 했다는 사연을 들은 그녀는 그때부터 처지가 어려운 산모들을 위해 지금의 조산원을 시작하게 되었다. 산모에겐 정성을, 아기에겐 축복을 전해주는 조산사 서란희씨를 만나본다.
  • [27일 TV 하이라이트]

    ●러브 인 아시아(KBS1 오후 7시30분) 집안일 하랴 아이 돌보랴 거기에 공부하기까지 하루 24시간이 부족하기만한 호티벤. 그녀는 현재 양원초등학교 5학년에 재학 중인 우등생이다. 공부뿐만 아니라 사근사근한 성격 탓에 교실 안에서도 인기만점이다. 든든한 후원자가 되어준 남편에게 오티벤가 특별한 선물을 준비했다.   ●세계 테마 기행(EBS 오후 8시50분) 한약 재료로 팔팔 끓인 육수에 얇게 썬 고기와 야채를 살짝 데쳐 먹는 중국식 샤브샤브 ‘훠궈’. 오래전 몽골과 신장 등 유목민족들이 양고기를 탕에 익혀 먹었던 것이 남쪽으로 내려와 훠궈가 되었다고 한다. 훠궈의 어떤 맛이 13억 중국인들을 매료시켰는지, 몸이 건강해지는 훠궈 기행을 떠나본다.   ●글로벌 코리안(YTN 오전 10시30분) 최근 워싱턴 지역 한국 식당들이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오랜 불경기 탓이라고 하지만 몇십년을 이어온 대형 유명 식당들이 문을 닫거나 휴업에 들어가 동포사회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인건비와 물가 상승, 불경기뿐 아니라 공급 과잉도 한 원인으로 꼽는다.   ●아현동 마님(MBC 오후 7시45분) 길라네 식구들은 시향이 맞벌이하는 것에 대해 투표를 한다. 식구들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투표를 하고, 시향과 길라는 결과에 승복하자고 한다. 한편 석기는 미녀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묻고, 석기의 마음 씀씀이가 마음에 든 미녀엄마는 미녀를 시켜 반찬을 건네주도록 하겠다고 말한다.   ●온에어(SBS 오후 9시55분) ‘티켓 투 더 문’ 제작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경민과 영은은 해외촬영 문제로 갈등을 빚게 된다. 여러 조건을 고려해 타이완을 해외촬영지로 선택하자 타이완 관광청 측에서 오승아가 타인완 홍보 대사가 되어줄 것을 요구한다. 해외헌팅과 홍보대사 일정이 겹치면서 네 사람은 함께 타이완으로 떠나게 된다.   ●낭독의 발견(KBS2 밤 12시45분) ‘낭독의 다양한 변주’라는 주제로 소설가 황석영, 배우 손숙, 시인 도종환, 가수 호란이 200회 특집 낭독의 무대를 꾸민다.200회 동안 녹화장을 찾고, 끝없는 사랑을 보내준 애청자의 특별무대도 이어진다. 산모원에서 신생아를 돌보는 이순옥씨가 신생아들의 울음을 그치게 하는 특별한 시를 소개한다.
  • 한국외대 테솔 수업 가보니

    한국외대 테솔 수업 가보니

    지난 14일 오후 6시30분 서울 이문동 한국외국어대학교 대학원 건물 302호. 글렌다 린 리틀 선생님(38·여)의 어린이 테솔(TESOL)강좌가 한창 진행중이었다. 과목은 ‘Listening & Speaking’. 어린 학생에게 영어 듣기와 말하기를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를 공부하는 수업이다.17명의 수강생은 대부분 초등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현직 교사들이다. 사전에 양해를 얻어 청강을 하고 있는 기자를 빼고는 글렌다 선생님을 포함해 수강생까지 전원이 여성이다. 테솔수강생에 여성이 많지만, 특히 어린이테솔 과정이라 여성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고 학교 관계자는 귀띔한다. 수업이 시작되자 학생들은 글렌다 선생님의 지시에 따라 3인 1조로 조를 나눠 세 가지 주제에 대해 자유토론을 한다. “학생때 영어를 어떻게 배웠나?” “당시 영어선생님은 어떤 학습법을 사용했나?” “그런 학습법이 영어를 배우는 데 도움이 됐나?” 등이다. 각자의 경험을 토대로 진지한 대화가 오간다. 이어지는 수업은 거의 대부분 강사와 학생간 1대1 대화식으로 진행된다. 먼저 영어를 배울 때 나이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간단한 O,X 문제가 스크린에 비쳐진다. “아이들이 어른보다 언어를 더 빨리 배우나요?False or True?” “True” 학생들이 자신있게 한 목소리로 대답한다. “아이들이 언어를 배우는 방법은 어른과 똑같나요?” “False” 이번에도 즉답이 나온다. 이번엔 캐나다에서 살았던 글렌다 선생님이 자신이 외국어를 배웠던 경험을 털어놓는다. “어려서 영어는 물론 불어도 배웠어요. 하지만 불어로는 대화를 나눌 사람이 없어서 문장을 그냥 외우는 방법밖에 없었어요. 글로벌 시대에 언어를 배울 때는 커뮤니케이션(대화)하는 게 어떤 방법보다 중요한 것 같아요.” 다시 교재로 돌아가 영어교습법에 대한 이론강의가 이어진다. “영어를 가르칠 때 아이들이 실수하는 걸 막기 위해 교사가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 아니면 그냥 놔둬야 할까요?” “영어를 가르칠때 적절한 보상과 칭찬을 하는 게 학습에 도움이 될까요?만약 그렇다면 이유를 말해 보세요.” 이번에도 앞줄의 한 학생이 주저하지 않고 답변한다. “칭찬하면 도움이 되죠. 경쟁심리를 이끌어내는데도 도움이 되고…. 학생들이 자신들이 잘 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는 점도 학습효과를 높인다고 생각해요.” 또 다른 질문이 이어진다. 이번에는 영어수업과 관련한 좀 더 구체적인 내용이다. “아이들의 지적능력이 모두 다르고 다양한 상황에서 수업시간에 이런 차이를 어떻게 조정해야 할까요?또 어떤 스몰그룹 activity(소규모 활동)를 통해 이런 다양성을 극복할 수 있을까요?예를 들어 문법에서 과거형을 가르친다고 합시다. 수업때 어떤 방법을 쓰면 좋을까요?” 질문이 예상외로 어려운지 이번에는 모두 조용하다. 그러다 한 학생이 조심스레 입을 연다.“문장을 만들거나 노래를 만들게 하는 거예요. 물론 그 안에 문법을 담아야 겠죠.” 또 다른 답변이 나온다.“단어를 퍼즐처럼 만들어서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되겠죠.” “substitution drill(괄호넣기 문제)을 하는 것도 좋은 훈련이 될 거예요. 문법도 자연스레 배울 수 있고….” 이번엔 다시 스위스의 저명한 발달 심리학자인 장 피아제의 아동인지 발달 이론에 관한 ‘딱딱한’이론 강의가 진행된다. 기자도 사범대학 출신이라 20여년전 수업시간때 피아제라는 이름을 들어보긴 한 것 같은데…. 영어로 해주는 설명이라 솔직히 알듯말듯했다. 더구나 이제 저녁식사가 슬슬 소화되기 시작할 시간이라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설핏 졸음이 오려고 했다. 그 순간 글렌다 선생님이 재미있는 일화 하나를 꺼냈다. “경기도 파주 영어마을에서 일할 때였어요. 이마트를 갔는데, 커피와 물을 너무 많이 마셔서 그런지 화장실이 너무 급한 거예요. 지금도 그렇지만 한국어를 전혀 못했는데 사람들이 영어를 못 알아들어 난감했어요.‘토일렛(toilet)’ ‘배스룸(bathroom)’ 심지어는 ‘W.C’라고까지 했지만 도무지 말이 안통했어요. 결국 한 직원 앞에 가서 양손을 비비며 닦는 시늉을 했죠. 그랬더니 엉뚱하게 ‘비누’파는 곳에 데려다 주더군요. 결국 거의 울먹이는 표정으로 앉아서 볼 일을 보는 듯한 자세까지 취하고 나서야 가까스로 화장실에 갈 수 있었어요.”글렌다 선생님의 부끄러운 고백에 학생들의 폭소가 터진다. 그는 “어린아이가 말은 못해도 울음으로 의사를 밝히듯이 언어가 아니더라도 의사소통은 가능하다는 것을 설명해주기 위해 꺼낸 얘기”라면서 “그때 경험으로 지금도 ‘화장실 어디에요?’라는 한국말만큼은 확실하게 한다.”고 계면쩍게 웃었다. 이런 얘기를 듣는 사이 어느새 훌쩍 시간이 지나 수업이 끝나는 오후 8시가 돼 있었다. 강의를 들은 학생들은 “글렌다 선생님의 정확한 발음으로 진행되는 강의를 듣고 나면 실제로 어린이들에게 영어 수업을 할 때 큰 도움이 된다.”고 입을 모았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김해동 한국외대 테솔 교육원 원장 “‘남이 하니까 나도 한다.’는 식으로 일시적인 붐을 타고 지원자가 몰리기보다는 테솔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이어졌으면 합니다.” 김해동(48) 한국외대 테솔(TESOL) 전문교육원 원장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바람을 강조했다. ▶영어교사 수요가 늘어나면서 테솔에 대한 관심이 어느때보다 높은데. -테솔을 가르치는 입장에서 바람직한 일이다. 하지만 이런 붐이 영어를 강조하는 사회적인 시류에 편승해 생겨났다기 보다는 영어교사가 되고 싶은 사람이 근본적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믿고 싶다. ▶최근 테솔 수료증을 남발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는데. -외국 테솔의 경우, 그런 우려가 나올 만 한 게 사실이다. 국내의 경우도 6개월 단기과정이 대부분이지만, 강의 수준은 외국에 비해 높다. 하지만 문제가 있는 것도 사실인 만큼 선발단계에서부터 보다 엄격한 검증도구가 필요하다. ▶테솔 자격증으로 영어교사가 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지원자가 급증하고 있는데. -한국외대만 해도 평소 140명 정도 선발했지만, 올해는 450명이 지원, 이 가운데 300명을 뽑았다. 하지만 일정 자격과 수준을 갖춰야만 강좌를 따라 갈 수 있다. ▶한국외대에서는 어떻게 선발하나. -우선 지원자가 대기할 때 영어교육법 관련 지문을 10분정도 미리 읽게 한 뒤 면접에서는 “뭐 타고 왔나?” “점심은 무엇을 먹었나?” 등 가벼운 질문부터 시작한다. 이어 본격적으로 사전에 읽게 했던 영어교육법에 관한 질문을 10∼15분 정도 한다. 수업을 따라갈 만한 실력이 충분하다고 판단되면 질문은 금방 끝난다. 하지만 반대라면 시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 토플 CBT기준으로 200점, 토익은 750점 이상이 지원자격이지만, 실제로 토익의 경우 900점 이상은 돼야 강의를 따라 갈 수 있다. ▶수업은 주로 누가 듣나 -현직 영어교사나 일반 대학원에 다니는 사람이 거의 대부분이다. 전업주부도 있지만 10명에 한명 정도다. 어학 수업의 특성상 90%이상이 여성이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한국외대 테솔의 특징 TESOL은 ‘Teaching English to Speakers of Other Languages’의 머리글자를 따서 만든 약자다. 영어를 외국어로 배우는 학생을 가르치는 영어전문교사를 양성하는 과정이다. 한국외대의 경우, 학교 특성상 외국어 교육에 앞선 경험을 갖고 있는 데다, 테솔의 경우 국내에서는 드물게 학부과정부터 박사과정까지 모두 두고 있다. 더구나 지금껏 교육대학원내에 있던 테솔전문과정이 최근 수요가 급증하면서 이번달부터 ‘테솔전문교육원’으로 별도 기구로 독립했다. 한국 외대의 경우 수강료는 6개월 기준으로 374만원이다. 숙명여대, 한양대, 단국대 등 테솔과정을 둔 다른 대학도 비슷한 수준이다. 한국외대 테솔은 ‘4+1’제도로 운영된다.5개월(수업시간 기준) 과정 가운데 4개월은 외대에서,1개월은 미국 미주리대에서 인턴십 훈련을 받는다. 미국에서는 각급 학교를 방문하고 실제 ESL학생을 가르쳐보는 기회를 갖는다. 과정을 이수한 학생에게는 한국외대와 미주리대 양교 총장 공동 명의의 테솔 수료증이 발급된다. 교육대학원 석사과정(영어교육과·어린이 영어교육과)에 지원할 때는 가산점이 주어진다. 한국외대 테솔과정은 내국인 교수가 2명이고, 나머지 17명이 모두 테솔 대학원 전공의 외국인 교수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안양유괴살해범 자백 이끌어 낸 심리수사 48시간

    안양유괴살해범 자백 이끌어 낸 심리수사 48시간

    안양 초등생 유괴·살해 피의자 정모(39)씨는 환각 상태에서 두 어린이를 성추행했고, 가족들에게 알릴까봐 살해했다고 자백했다.2004년 군포에서 실종된 40대 여성도 자신이 살해했다고 털어놨다. 검거 이후 진술이 오락가락하던 정씨가 범행의 전모를 털어놓게 된 데는 범죄심리분석 수사관(프로파일러)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국내 최고의 프로파일러인 경찰청 범죄행동분석팀 권일용 경위는 지난 19일 수사에 투입되면서 정씨의 마음속으로 들어가는 작업에 착수했다. 20일 오후. 권 경위는 경기경찰청의 프로파일러 한종수 경사와 함께 정씨를 만났다. 정씨는 권 경위를 똑바로 쳐다보며 자신만만해했다.“어깨를 만지자 소리를 질러서 담벼락으로 밀었는데 숨졌다.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실수였다.”고 했다. 하지만 겉모습과 달리 남에게 지탄받는 걸 극도로 두려워하는 듯 눈빛은 이미 흔들리고 있다는 사실을 프로파일러는 놓치지 않았다. 롤리타(미성숙 소녀에 대해 성적 집착) 동영상과 사진에 대해 묻자 “그건 그냥 내 자료다. 당신도 보다 보면 점점 더 자극적인 거 원하지 않느냐.”고 했다. 왜곡된 성의식을 다른 사람에게 일반화해 비난을 면해보려는 유아적 발상이었다. 첫날 5시간 동안의 탐색전을 바탕으로 프로파일러 5명은 밤샘 분석작업을 했다.“정씨의 인생 얘기를 이끌며 자기 범죄를 객관적으로 말하게 만들라.” 이튿날 전략이었다. 21일 오후 1시. 권 경위가 정씨를 독대했다. 정씨는 대뜸 “당신이 어제 한 얘기를 심각하게 고민해봤다.”고 했다. 이 때다 싶어, 정씨에게 자신의 인생을 얘기하도록 이끌었다.“여자들이 능력과 직업, 돈이 없다고 나를 무시하는 것 같다.”며 피해의식을 드러냈다.“나는 세상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것 같다.”며 세상과의 고립에서 나오는 스트레스를 털어놨다. 오후 5시쯤. 정씨를 다독이면서 “당신이 죄를 뉘우친다고 이해받기 위해선 했던 일을 객관적 사실로 털어놓는 게 도움이 된다.”고 슬쩍 떠봤다. 정씨는 고개를 숙이고 한참 몸을 떨며 고민했다. 그러다 “하필이면 내 인생에서 왜 그때 그 순간 아이들을 거기에서 만났나.”며 강한 자기부정을 내비쳤다. 이어 “아이들도 불쌍하지만 남아 있는 내 어머니는 어떡하냐.”며 울음보를 터뜨렸다. 권 경위는 이때 뒷자리로 물러섰고, 형사들이 들어와 수사 자료를 들고 정씨를 추궁했다. 정씨는 체념한 듯 “술 마시고 본드를 흡입한 상태에서 담배를 사러 가다 만난 두 어린이의 어깨를 만지자 반항해 집에 데려왔다.1시간쯤 성추행했고, 내 얼굴을 알릴까봐 살해했다.”고 했다. 증거가 없어 경찰의 애를 태우던 2004년 7월 군포 전화방 운영자 정모(당시 44세·여)씨 실종 사건에 대해서도 “군포 금정동 모텔에서 살해한 뒤 시흥 월곶쪽의 다리에서 시신을 바다로 던져 버렸다.”고 털어놨다. 잠 안 재우고 협박해서 자백받던 수사기법보다는, 고도의 심리전과 과학을 바탕으로 한 첨단 수사기법이 범죄를 밝히는 시대라고 권 경위는 설명했다. 한편 두 어린이 유괴·살해사건의 현장 검증이 22일 실시됐으며, 주민들은 정씨에게 계란을 던지기도 했다. 이혜진 양의 어머니는 “마스크만 벗겨서 얼굴만 보여달라.”면서 바닥에 주저앉아 오열해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안양 이재훈 황비웅기자 nomad@seoul.co.kr
  • [女談餘談] 이웃사촌과 새우깡/주현진 산업부 기자

    [女談餘談] 이웃사촌과 새우깡/주현진 산업부 기자

    며칠 전 유치원에 다니는 딸아이의 콧구멍 언저리에 미세한 손톱 자국을 발견했다. 이유를 물었더니 같은 유치원에 다니는 한 살 많은 일곱살짜리 이웃집 여자 아이가 집에 오는 버스 안에서 짓궂게 코를 잡는 과정에서 그렇게 됐다며 딸아이는 울음을 터뜨렸다. 기자는 한달음에 같은 아파트 아래층에 사는 아이의 어머니를 찾아갔다. 경위를 설명하고 앞으로 같은 일이 없도록 아이를 타일러 달라고 부탁했다. 그런데 그 어머니의 반응이 가관이다.“우리 아이는 그런 애가 아닌데요.”라는 대답이다. 사과나 사정 파악은커녕 사건 자체를 부정하고 나왔다. 그날은 새우깡에서 쥐머리로 추정되는 이물질이 발견됐다는 보도가 터진 날이었다. 농심측은 “지난 2월18일 사건을 알게 돼 조사를 벌여왔다.”면서도 아직까지 “공정상 그런 이물질이 나올 수 없는데 우리도 영문을 몰라 답답하다.”는 말만 되풀이한다. 문제가 된 쥐머리 추정 이물질은 분석 실험 등 조사 과정에서 다 써버렸고, 식품의약품안전청도 자체 조사 없이 농심의 자료와 샘플 사진만 보고 쥐머리라고 추정해 발표했다는 것이다. 사건은 아직도 오리무중이다. 지난 2006년 트랜스지방 색소 등 첨가물 문제로 과자 파동이 났을 때 업계는 원료를 바꾸겠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롯데 오리온 등 대표 과자 업체의 2006년 매출은 전년보다 줄었지만 그 이후 개선 제품이 쏟아지면서 2007년 실적은 호전됐다. 제품을 고급화하는 계기도 돼 장기적으로 가격 인상에 따른 수익성 개선도 기대된다. 사건 축소 시도와 모르쇠 일변도식 대응으로 가공식품 전반에 대한 불안만 가중시키는 ‘쥐머리 새우깡’과 대조된다. 사고가 나면 원인을 규명하고 문제를 개선하는 게 순리다. 책임자의 “그럴 리 없다.”는 대답은 적반하장(賊反荷杖)과 다름없다. 기자의 방문 이후 같은 문제는 일어나지 않았지만 이웃집 어머니는 오늘도 일언반구 사과나 설명이 없다. 기자는 딸아이에게 그 집 아이와 놀지 말 것을 당부하고 싶을 정도다. 새우깡에 더이상 손이 가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jhj@seoul.co.kr
  • 새봄 화랑가 줄잇는 중국 작가전

    새봄 화랑가 줄잇는 중국 작가전

    해외 무대에서 하루가 다르게 주가가 오르고 있는 중국 블루칩 작가들이 줄줄이 국내 화랑을 찾고 있다. 기다렸다는 듯 3월에 주요 갤러리들에서 간판을 거는 중국 작가전은 줄잡아도 10여개는 된다. 오는 8월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중국미술에 대한 관심이 부쩍 더 커지고 있는 분위기이다. 서울 사간동 갤러리 현대는 1세대 작가 탕즈강의 ‘네버 그로 업(Never Grow up)’전을 16일까지 열고 있다.1976년부터 군 생활을 하며 종군 사진기자로도 활동했던 그는 해방군 미술학교에서 정치성 짙은 그림을 그려온 작가. 당시 정치적으로 자유롭지 못한 군인 신분인 탓에 작가는 사회비판에 유머를 가미한 우회적 표현을 동원했다. 천진난만한 얼굴의 아이들을 내세워 사회비판적 메시지를 투영한 대표작 ‘중국동화’ 시리즈도 그렇게 탄생했다. 탕즈강은 몇년새 중국의 대표적 블루칩 작가군의 대표주자. 홍콩 크리스티 경매 등 국제시장에서 일년새 그림값이 두배로 치솟은 인기작가이기도 하다. 이번 개인전에서는 1977년부터 지난해까지 30년간의 작품세계를 보여주는 32점의 대표작들이 선보인다.100호 크기의 대작 ‘중국동화’ 시리즈도 만나볼 수 있다.(02)734-6111. 신사동 어반아트 갤러리에서도 중국의 인기 형제작가 ‘인쥔-인쿤’전을 6일부터 28일까지 연다. 눈물, 콧물을 흘리며 우는 아이의 얼굴을 담은 ‘울음’ 연작으로 국내에 팬층을 확장 중인 인쥔과 그의 작품세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형 인쿤의 근작들이 나란히 걸린다. 인쥔의 ‘울음’ 연작과 인쿤의 대표작 ‘중국영웅’ 연작을 비교감상하는 묘미를 누릴 수 있겠다.(02)511-2931. 이 밖에도 눈여겨봄직한 중국 작가전은 많다. 인사동 공화랑은 5일부터 16일까지 천롄칭의 개인전을 연다. 베이징 공화랑이 기획한 이번 전시 제목은 ‘유유자적’. 자금성, 상하이 빌딩, 제국 빌딩 등 중국 역사와 정치의 운명 속에서 권력, 항쟁과 투쟁의 증인이 돼 온 건축물들이 그림에 등장하는 색다른 전시이다.(02)735-9938. 공근혜 갤러리의 ‘천뤄빙’전도 주목할 만하다. 동양화의 간결한 선, 서양화의 화려한 색채를 접목한 추상화로 세계무대에서 영역을 넓혀가는 차세대 중국 작가 천뤄빙의 국내 첫 전시는 23일까지 이어진다. 흑백 드로잉을 포함한 최근 유화 20여점이 소개된다.(02)738-7776. 중국현대미술의 현주소를 두루 짚어보며 미술적 감식안을 넓혀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그러나 “투자의 측면에서 작품에 접근할 경우 중국 예술품 시장의 투기적 요소를 충분히 감안해야 한다.”는 게 미술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아기 울음소리’ 2년째 늘어

    ‘아기 울음소리’ 2년째 늘어

    아기 울음 소리가 2년째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출생아 수와 합계 출산율이 2년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제3차 베이비붐 효과’ ‘쌍춘년’,‘황금돼지해’ 영향으로 한국전쟁 이후 세대의 자녀가 혼인·출산 연령에 도달하는 ‘제3차 베이비붐 효과’에 따른 현상이다. 통계청이 26일 발표한 ‘2007년 출생통계 잠정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아 수는 49만 7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보다 4만 5000명이 늘어난 수치다. 이같은 증가폭은 ‘밀레니엄 베이비’ 출산 붐이 일었던 2000년(2만명)의 2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출생아 수는 2000년 63만 7000명에서 2003년 49만 3000명,2005년 43만 8000명으로 감소세를 보이다 2006년 45만 1514명으로 반전했으며, 지난해 더 큰 폭으로 증가했다. ●합계출산율도 1.26명으로 증가 여성 1명이 가임기간(15∼49세)에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합계출산율도 2005년 1.08명,2006년 1.13명에서 지난해 1.26명으로 2년 연속 증가했다.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를 뜻하는 조출생률도 지난해 10.1명으로 2003년 10.2명 이후 4년 만에 10명을 넘어섰다. 통계청은 “출생아 수 증가는 제2차 베이비붐 세대인 1979∼1981년생들이 본격적으로 결혼 정년기에 접어들어 제3차 베이비붐 시대가 열리고 있기 때문”이라면서도 “출생률에는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증가세 지속 여부는 미지수”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우리나라 출산율은 여전히 세계 최저 수준이다. 일본(1.32명), 미국(2.10명), 프랑스(1.96명) 등 선진국에 크게 못 미친다. ●산모 평균 출산연령은 30.6세 산모의 연령대를 기준으로 볼 때 30대 초반(30∼34세) 여성이 낳은 아기의 수가 20만 8000명으로 가장 많았다. 산모의 평균 출산연령은 30.6세로 1년 전보다 0.2세 높아졌다. 첫째 아이는 평균 29.4세, 둘째 아이는 31.5세에 낳아 출산연령이 1년 전보다 각각 0.2세 높아졌다. 여성의 초혼 연령도 같은 기간 0.1세 늘어난 27.8세로 나타났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씨줄날줄] 다크 투어리즘/함혜리 논설위원

    몇해 전 동유럽 출장 중에 폴란드의 크라쿠프시 인근에 있는 오시비엥침(Oswiecim)을 방문했다. 오시비엥침의 독일식 이름은 아우슈비츠. 나치가 400만명의 유대인을 학살한 아우슈비츠 수용소가 있는 곳이다.‘Arbeit Macht Frei(노동이 자유를 만든다)’라는 유명한 선전 문구가 쓰인 입구를 지나자 너무나 참혹하고 끔찍한 장면들이 펼쳐졌다. 고문실, 처형대, 가스실, 화장터, 생체 실험실, 희생된 어린 아이들의 옷가지와 신발들, 사람의 머리카락이 가득 쌓여있는 거대한 유리관 등 등골이 오싹할 만큼 생생한 고통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울음을 터뜨리는 방문객들도 여럿 눈에 띄었다. 인간이 인간에게 저지른 죄악은 정말 끔찍했다. 197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아우슈비츠는 피해자인 이스라엘인들은 물론 가해자인 독일인들에게도 반드시 방문해야 할 역사적인 장소다. 독일 초등학생들의 필수 방문코스가 되고 있으며 유럽의 많은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의 역사 체험 여행지로 권장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비극적이거나 잔학무도한 사건이 일어났던 곳이나 그런 사건과 관련한 곳들을 찾는 여행 패턴을 다크 투어리즘(Dark Tourism)이라고 한다.2000년 영국 글래스고의 칼레도니언 대학의 교수 두명이 펴낸 책의 제목으로 쓰이면서 널리 알려진 역사문화관광의 한 패턴이다. 역사의 참상을 돌아보며 자기 반성과 교훈을 얻는다는 점에서 블랙 투어리즘, 그리프 투어리즘이라고도 불린다. 폴란드의 아우슈비츠 외에도 2001년 9월11일 발생한 미국 월드트레이드센터 테러현장인 뉴욕의 그라운드 제로, 캄보디아의 킬링필드, 원자폭탄이 투하된 일본의 히로시마와 나가사키도 유명한 다크 투어리즘 코스다. 국보 1호 숭례문이 다크 투어리즘의 대상지가 되고 있다. 숭례문 화재가 발생한 지 1주일째인 지난 주말 불탄 숭례문을 보기 위한 행렬이 줄을 이었다. 현장을 찾은 사람들은 투명창을 통해 숭례문 잔해를 침통한 표정으로 바라본다. 눈물을 짓기도 하고, 묵념을 올리거나 절을 하기도 했다. 방식은 다르지만 마음은 모두 한가지였을 것이다.“지켜주지 못해 정말 미안하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23일 TV 하이라이트]

    ●클로즈업(YTN 낮 12시35분) 2008년 8월에 열리는 베이징 올림픽은 88서울올림픽이 열린 지 꼭 20년이 되는 해이다. 우리에게 스포츠는 무엇일까? 선진국에서는 이미 체육 활동이 삶의 질을 평가하는 잣대가 됐고, 복지 그 자체가 됐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의 박재호 이사장과 함께 한국의 스포츠의 오늘과 내일에 대해 이야기 해본다.   ●뉴하트(MBC 오후 9시55분) 강국은 잔뜩 긴장한 얼굴로 수술실로 달려간다. 끼어들지 말라는 민영규를 밀어내고 들어가지만 할머니의 상태는 이미 돌이킬 수 없다. 강국은 할머니 아들에게 어떻게든 살려나왔어야 했는데 미안하다며 참던 울음을 터뜨린다. 한편, 병실에 들어서던 혜석은 다정한 모습의 은성과 미미를 보고 순간 멈칫한다.   ●TV 책을 말하다(KBS1 밤 12시50분) 현재 미국 내에서 한국작가들이 소개되는 빈도는 턱없이 부족하다. 한국 문학이 세계 최대 출판시장인 미국에서 인정받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들이 필요할까?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 조경란과 미국 내 한국문학 번역을 대표하는 데이비드 매캔 교수와의 대담을 통해 한국 문학의 세계화 전략을 알아본다.   ●불한당(SBS 오후 9시55분) 태오의 위패가 있는 절을 찾은 순섬은 달래를 놓아주어야겠다는 생각을 굳힌다. 순섬은 호진을 찾아가 술을 마시며 넋두리를 한다. 한편 달래는 진구와의 약속을 잊고 오준과 데이트 약속을 한다. 달래를 기다리던 진구는 오준이 끼어들자 권오준이라는 펀드매니저는 없다며 사기치지 말라고 면박을 준다.   ●쾌도 홍길동(KBS2 오후 9시55분) 궁궐로 침입해 과장을 제압하려 했던 창휘 일행은 길동의 등장으로 폭약이 터져 별궁이 폭파되면서 역모가 수포로 돌아간다. 길동은 살인자의 누명을 쓰고 궁까지 폭파시킨 주범으로 몰리게 되자 결백을 주장하려 아버지 홍판서를 만나려 하지만, 아버지가 자신을 버렸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고 절망한다.   ●60분-부모(EBS 오전 10시) 만 7개월이 되던 무렵부터 걷기 시작한 지현이. 생각보다 너무 빨리 걷기 시작했던 지현이가 대견스럽기도 했지만 서툰 발걸음에 자꾸 넘어져서 혹시 척추나 머리에 이상이 생기지는 않을지 걱정이 든다는 엄마.11개월 지현이의 발달검사 내용을 바탕으로 빨리 걷는 아이들의 발달에 대해 알아본다.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가득하다/유승도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가득하다/유승도

    산도 지우며 눈이 내린다 개의 짖음도 흑염소의 울음소리도 지우며 눈이 내린다 돌담도 지우며 눈이 내린다 날아가는 까치도 까치가 앉았던 살구나무도 지우며 눈이 내린다 방 밖으로 나서는, 아이의 목소리도 지우며 눈이 내린다 하늘도 지우며 눈이 내린다 방금 내린 눈까지 지우며 눈이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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