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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기 울음소리 줄어든 G7

    아기 울음소리 줄어든 G7

    한동안 나아졌던 주요 선진국의 저출산 문제가 다시 악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오랜 경기침체와 긴축재정에 따른 양육지원 축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3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등 주요 7개국(G7)에서 태어난 신생아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800만명을 밑돌 것으로 추산됐다. 캐나다를 뺀 6개국에서 출생아 수가 전년보다 줄었다. 이달 1일 발표된 일본의 지난해 전체 출생아는 94만 6060명으로, 역대 최소 기록을 경신했다. 여성 한 명이 평생 낳는 아이의 수를 뜻하는 합계출산율도 1.43으로, 전년의 1.44보다 악화됐다. 미국도 지난해 신생아 수가 385만명에 그쳤다. 15~44세 여성 1000명당 신생아 60.2명꼴로 100년 이상 된 통계 산출 역사상 가장 낮은 수치다. 특히 초산 연령이 늦어지면서 30대 여성의 출산율은 낮아진 반면 40~44세에서는 오르는 기현상이 나타났다. 합계출산율이 1993년 1.66에서 2006년 2.0까지 회복되며 저출산 문제 극복에 성공한 몇 안 되는 선진국으로 분류됐던 프랑스도 긴축재정과 이에 따른 육아지원 축소로 사정이 다시 나빠지고 있다. 2014년에는 20대 여성의 출산율이 30대 여성에게 역전을 당했다. 특히 20대 여성 1000명당 출생아 수는 최근 5년간 10%나 감소했다. 긴축재정의 영향은 프랑스뿐 아니라 영국과 이탈리아에서도 출산율 저하로 이어졌다. 독일의 경우 정부 지원 강화와 이민자 수용 확대 정책 등에 힘입어 출생아가 2016년 약 20년 만에 최고 수준인 79만 2000명까지 늘었다. 지난해에는 7년 만에 감소했지만 그래도 큰 틀에서 현상 유지는 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니혼게이자이는 “출생아가 감소하는 나라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은 여성의 첫아이 출산 연령이 늦어지고 있다는 것”이라면서 “일본에서 1980년대부터 진행돼 온 이 현상이 다른 선진국에서도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상당수 선진국에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출산을 미루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국가의 출산·양육 지원이 축소되면 저축 등 일정 수준의 대비를 하고 아이를 낳으려는 사람들이 늘어나 초산 연령이 늦어지기 마련이다. 니혼게이자이는 “미국의 경우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은퇴 세대를 떠받쳐야 하는 경제활동인구의 부담이 해마다 가중되고 이것이 경제의 활력을 해칠 것으로 지적되기 시작했다”며 “생산성 향상이 선진국들의 공통의 과제가 되고 있다”고 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고속도로 공사 중 숨진 근로자 아내 “어떻게 살아야 하느냐” 오열

    고속도로 공사 중 숨진 근로자 아내 “어떻게 살아야 하느냐” 오열

    19일 충남 예산군 대전∼당진 고속도로 교량 난간에서 작업하다가 떨어져 숨진 근로자 4명의 임시 빈소가 마련된 예산종합병원 장례식장에서는 소식을 듣고 온 유족의 울음이 끊이지 않았다.고인의 아내 A(41·여)씨는 “그렇게 건강하던 사람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생긴 거냐. 우리는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하느냐”면서 “남들이 다 쉬는 토요일에 일하는 것도 서러웠는데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냐. 우리 아이들은 이제 누구를 바라보며 살아야 하느냐”며 울었다. 또 다른 고인의 가족 B(56)씨는 현장에 있던 경찰관에게 “안전조치를 제대로 하고 일을 했는지 확인해 달라”며 “도대체 어떻게 일을 하는데 이런 큰 사고가 발생했느냐”고 물었다. 숨진 근로자들의 시신은 예산종합병원 장례식장 영안실에 안치돼 있으나 대전으로 옮겨 빈소를 차릴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한국도로공사에서 하청을 준 대전의 한 건설업체 소속으로, 모두 대전에서 생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고인 확인 절차와 유족에 대한 간단한 조사가 마무리되면 검찰의 지휘를 받아 장례절차를 진행하게 될 것”이라며 “고인들은 모두 대전에서 생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8시 47분 예산군 신양면 대전∼당진 고속도로 당진 방향 40㎞ 지점(당진 기점) 차동 1교 난간에서 작업 중이던 근로자 4명이 30여m 아래로 떨어져 숨졌다. 경찰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현장 감식과 함께 업체·도로공사 관계자들을 상대로 교량 난간 불량 시공 및 안전 수칙 준수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갓 태어난 쌍둥이의 놀라운 ‘형제애’

    갓 태어난 쌍둥이의 놀라운 ‘형제애’

    떼어 놓으면 울고, 붙여 놓으면 잠잠한 갓 태어난 남자 쌍둥이. 아직도 떨어지기 싫은가 보다. 엄마 몸 속에서 10개월 동안 ‘동고동락’ 했던 쌍둥이가 태어난 후, 서로에게서 떨어지기 싫어 하는 놀라운 모습을 지난 16일 영국 동영상 공유사이트 라이브릭이 소개했다. 영상 속엔 갓 태어난 쌍둥이가 침대에 누워 있는 모습이다. 한 여성이 쌍둥이 중, 한 아이를 다른 아이로부터 잠시 떨어뜨려 놓자 극심한 ‘이별의 아픔’을 느낀듯 폭풍 울음으로 분노를 표시한다. 다시 서로의 얼굴을 닿게끔 눕히자 언제 그랬냐는 듯이 순식간에 잠잠해진다. 쌍둥이 아빠가 된 데인 리만(Dane Lyman)은 갓 태어난 아들 웨스톤(Weston)과 칼렙(Caleb), 둘 사이의 아름다운 ‘형제애’를 영상에 담았다. 놀랍게도 아기들은 서로 헤어질 때 울고 가까이 있을때 바로 진정되는 모습이다. 남편 말에 따르면, 아내인 리사 미만(Lisa Lyman)은 출산 후 남편이 찍은 이 감동적인 순간을 보자 쌍둥이처럼 폭풍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두 사내아이가 자라면서 서로 싸우거나 감정이 상하게 될 때마다 이 영상을 보여주면 어떨까. 사진 영상=Storyful Rights Management/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분노 유발한 그리스 정교회의 ‘격한 세례’ 논란 (영상)

    분노 유발한 그리스 정교회의 ‘격한 세례’ 논란 (영상)

    최근 한 그리스 정교회 주교가 아기에게 격렬한 세례식을 행해 소셜 미디어 사용자들을 분노하게 만들었다. 13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키프로스 아이아 나파의 한 그리스 정교회에서 열린 유아 세례식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서 대주교는 옷 하나 걸치지 않은 갓난 아기를 양손으로 잡고 세례용 물이 담긴 세례반에 여러 차례 빠뜨렸다. 아기의 울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격렬하게 세례를 마친 대주교는 부모에게 아이를 건넸다. 부모도 전혀 당황하지 않은 모습이었다. 이같은 격한 유아 세례식은 그리스 정교회에서 일종의 관례로 여겨진다. 해당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대주교의 거친 세례에 대해 “아기의 뇌가 손상을 입었을 것 같다”, “내가 본 것 중 가장 난폭한 세례”라는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편 그리스 정교회의 격한 세례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유럽 조지아 정교회 총대주교가 공현제를 맞이해 갓난 아기에게 지나친 물세례를 행했다가 네티즌의 비난을 받았다. 사진=유튜브 캡쳐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허백윤 기자의 남과 如] 안경 쓴 공주가 왕자를 구할 때까지

    [허백윤 기자의 남과 如] 안경 쓴 공주가 왕자를 구할 때까지

    올해 다섯 살인 딸의 엄마가 되고부터 아이가 어떤 종류든 ‘한계’에 부딪히는 경험을 최대한 늦출 수 있길 바라고 있다. 특히 자신의 능력과는 전혀 상관없는 성별이라는 벽에 잠재력을 잃지 않도록 애쓰고 싶다. 돌이켜 보면 내가 “넌 여자라서 안 돼”라는 말을 들으며 자란 것이 아닌데도, 기억할 수조차 없이 수많은 새김들이 내 안에 있기에 일부러라도 아이에게 유난을 부리고 있는 것이다. 가장 눈에 띄게 할 수 있는 건 성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주는 것이었다. 여전히 아이가 접하는 많은 시선에 아빠는 나가서 돈을 벌어 오는 사람이고 엄마는 집안일하며 기다리는 사람이라, 생각보다 내가 할 수 있는 노력도 많아 보였다. 한두 살 때, 우는 아이도 뚝 그치게 만드는 고마운 뽀로로에서부터 은근한 불쾌함을 느꼈지만 아이가 말귀를 못 알아들으니 그냥 두었다. 여성 캐릭터인 분홍색 루피는 요리를 즐겨 하며 친구들에게 상냥하게 간식을 만들어 준다. 그러면서도 자주 삐치는데, 특히 새로운 꽃 모양 머리핀을 친구들이 알아봐 주지 않자 하루 종일 잔뜩 골이 난 장면에선 아이의 울음을 각오하고도 TV를 꺼버리고 싶었다. 서너 살 때 즐겨 보던 만화에서는 엄마가 워킹맘으로 등장했지만, 프리랜서인지, 유연근무제 혜택을 받는지 주로 집에서 전화로 일을 했고 일을 하면서도 둘째를 보느라 종종거렸다. 주인공인 첫째 딸에겐 “엄마 일해야 하니까 저리 가 있어”라며 매몰찼다. 그 집 아빠는 가끔씩 큰맘 먹고 어렵게 시간을 내 놀아 주는데 그마저도 일이 생기면 다시 일터로 달려갔다. 가만히 누워 왕자님의 키스를 기다리는 수많은 공주님들의 이야기는 거의 범죄 수준이라 아직 한글을 모르는 아이에게 조금씩 각색을 해 준다. “마녀같이 낯선 사람이 주는 사과는 절대 먹으면 안 돼.” “모르는 남자가 뽀뽀를 하면 안 되는 거야.” 동화인데 뭘 그렇게까지 하냐 싶겠지만 백설공주와 신데렐라가 머릿속 한 공간을 평생 차지하고 있는 것을 떠올리면 더더욱 슬기로운 결말을 주고 싶다. 딸이 뽀로로와 에디처럼 호기심 가득하고 모험을 즐기며 창의적이길 바라고, 어려움을 씩씩하게 이겨 내고 오히려 쓰러져 도움을 청하는 왕자를 구해 주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본능인가 싶을 만큼 정작 딸은 공주 인형들의 아름다움이 자신의 것이길 꿈꾸며 분홍색과 레이스 치마에 사족을 못 쓰지만 그것이 꼭 누군가에게 잘 보이기 위한 게 아니면 된다. 최근 한 여성 아나운서가 안경을 쓰고 뉴스를 진행해 큰 화제를 모았다. 곧 한 항공사 승무원들도 안경을 쓰기로 했다. ‘그동안 안경을 안 썼나?’라는 새삼스러움이 많은 이들에게 일종의 충격을 준 것 같았다. 고정관념은 마주할수록 오히려 어색한 것이다. 이제서야 안경 한 짝을 허용한 뉴스도 아직 대부분은 정치, 사회 분야 톱뉴스는 중년의 남성 앵커가 먼저 보도한 뒤 후순위 뉴스들을 상대적으로 젊은 여성 앵커가 전달하고 있지 않나. 둘러보면 중요한 순서대로 남성들의 것인 게 여전히 많고, 여성들은 얼굴에서 아직도 자유롭지 못하다. 공주들이 안경을 쓰고 바지를 입고 용감하게 왕자를 구해 주는 날이 오기까지 할 일이 많다. baikyoon@seoul.co.kr
  • [아이 낳기 좋은 우리 마을] 임신·출산·육아 원스톱 해결 마포

    [아이 낳기 좋은 우리 마을] 임신·출산·육아 원스톱 해결 마포

    서울 마포구가 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도시를 만들기 위해 임신·출산·육아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8일 밝혔다.고령인 산모를 위한 건강 검진을 실시하고, 임산부 등록 시 칼슘과 인의 흡수를 돕는 영양제인 엽산과 철분을 무료로 지원한다. 구는 또 서울시와 함께 출산 후 가정에 전문 간호사를 파견해 신생아와 산모의 건강 상태를 살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른바 ‘서울아기 건강 첫걸음 사업’이다. 출산 후 4주 이내에 방문해 산모와 신생아에게 건강평가, 모유수유, 산후 우울평가, 아기울음·수면문제, 예방접종 및 건강검진 등을 교육한다. 지속적인 방문이 필요한 가정의 경우 출산 후 영유아가 만 2세가 될 때까지 25차례 방문해 월령별 발단 단계에 따른 건강 서비스를 지원한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35년 만에 생모 찾은 남성, 하프 마라톤에서 깜짝 만남

    35년 만에 생모 찾은 남성, 하프 마라톤에서 깜짝 만남

    수년 동안 자신의 뿌리를 찾아온 남성과 그를 입양보낼 수 밖에 없었던 생모가 미국의 한 마라톤 대회에서 극적으로 상봉했다. 6일(이하 현지시간)미 피츠버그 지역 방송사인 WTAE-TV는 오하이오 주 출신의 스티브 스트런(35)과 그의 친엄마 스테이시 페의 깜짝 만남을 소개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태어나자마자 입양된 스트런은 늘 자신의 친부모가 누군지 궁금해왔다. 홍수로 자신의 출생기록을 잃은 그는 몇년 간 생모를 찾아왔지만 매번 막다른 길에 봉착할 뿐이었다. 그러다 지난해 11월에 발효된 새 법을 통해 그는 자신의 출생 증명서를 재요청할 수 있게 됐고, 자신이 수집한 단서들을 끼어 맞춰 지난 달 16일 친모를 찾아냈다. 하지만 스트런은 만나지 못했던 오랜 시간만큼이나 친어머니에게 특별한 선물을 해주고 싶었다. 마침 그는 어머니가 은퇴군인 지원 단체인 ‘팀 레드, 화이트 앤 블루’(Team RWB) 피츠버그 지부의 일원으로 피츠버그 하프 마라톤에 참가한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놀랍게도 은퇴 군인이자 같은 단체의 오하이오 지부 일원이었던 스트런. 그는 다음날 피츠버그 지부장에게 연락해 도움을 요청했다. 피츠버그 지부 사람들은 스트런에게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스트런이 쓴 카드를 페에게 전달했는데, 장성한 아들은 어머니가 카드를 읽는 사이 눈 앞에 섰다. 이를 전혀 예상치 못한 페는 자신의 아들임을 깨닫고 두 팔로 얼싸안은 채 눈물을 흘렸다. 페는 “15살 때 아들을 가졌지만 주위의 만류로 입양보냈다. 이제서야 안아볼 수 있게 됐다”며 “어떤 이유에서든 자신의 아이를 포기한 부모들이 희망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북받치는 울음을 삼켰다. 스트런 역시 “모두들 도와주신 덕분에 1만 2075일만에 어머니를 만났다. 영화에서나 보았던 일이 내게 일어났다. 모든 것이 완벽했다”는 소감을 밝혔다. 사진=WTAE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KT ‘기가지니’ 키즈 콘텐츠 공세…연내 150만 도전장

    KT ‘기가지니’ 키즈 콘텐츠 공세…연내 150만 도전장

    소리동화·공룡메카드 AR 선봬 자동차·호텔로 AI 서비스 확대 목소리로 전자결제 인증 요청도아이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던 엄마가 ‘개구리가 개굴개굴 노래했어요’라는 문장을 읽자, 인공지능(AI) 스피커에서 개구리 울음 소리가 들린다. 아이가 TV 앞에서 몸을 움직이면 화면 속 공룡 캐릭터가 아이의 표정과 움직임을 따라한다. KT는 자사 AI 스피커 ‘기가지니’의 키즈·교육 콘텐츠를 대거 출시하고 적용범위를 자동차·호텔 등으로 넓혔다. 이를 바탕으로 현재 80만명 수준인 가입자를 연내 150만명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다. KT는 3일 서울 광화문 KT스퀘어에서 이런 청사진을 밝히며 대교와 함께 내놓은 ‘소리동화’ ‘오디오북’ 서비스를 선보였다. 소리동화는 부모가 자녀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면 AI 스피커가 음성을 인식해 알맞은 배경음악과 효과음을 맞춤형으로 들려주는 서비스다. 책 읽어주는 서비스인 오디오북은 창작·전래동화, 역사, 과학 분야 100여편으로 시작해 연말까지 600여편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달 안에 인기 애니메이션 ‘공룡메카드’를 주제로 한 증강현실(AR) 서비스도 선보인다. AI 기반 모션인식 기술을 이용, 아이의 동작을 화면 속 공룡이 따라하는 방식과 아이 움직임에 맞춰 공룡이 뛰거나 장애물을 없애는 게임 방식의 두가지 콘텐츠를 제공한다. 현대자동차와 제휴해 집이나 사무실의 기가지니로 자동차를 제어할 수 있는 ‘커넥티드카’ 서비스도 올해 안에 출시된다. 김채희 AI사업단장(상무)은 “앞으로는 반대로 자동차에서 가정의 전등을 켜고 끄는 등 홈 사물인터넷(IoT) 기기를 제어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KT는 특급호텔 고객용 서비스로 제공되는 ‘AI 컨시어지’도 상반기에 내놓는다. KT는 목소리로 전자상거래 결제 인증을 처리하는 원거리목소리생체인증(FIDO) 기술을 금융감독원에 인증 요청해놓은 상태다. 특정 인물의 목소리로 음성을 합성할 수 있는 기술(P-TTS)도 개발하고 있다. 한편 KT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397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 감소했다고 이날 공시했다. 새 회계기준과 요금 할인 여파 등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는 설명이다. 매출액은 5조 7102억원으로 같은 기간 1.8% 늘었고, 순이익은 2241억원으로 0.1% 줄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김응교 교수 작가의 탄생] 헌신과 희생의 삶… 행복한 ‘은하 철도’가 달린다

    [김응교 교수 작가의 탄생] 헌신과 희생의 삶… 행복한 ‘은하 철도’가 달린다

    씨앗 하나가 가장 연약한 잎새를 올리며 딱딱하게 굳은 언 땅을 허물곤 한다. 보잘것없어 보이지만 작가는 셀 수 없이 많은, 시들어버린 영혼의 잎새에 글이라는 생명의 물을 부어 주는 존재들이다. 세상이 점점 팍팍해져서일까. 유튜브를 보면 세계 각국 언어로 꾸준히 낭송되는 시 한 편이 있다. 이웃 섬나라 까마득한 시골에서 태어나 땅과 평화를 열렬히 사랑했던 시인이자 동화작가 미야자와 겐지(1896~1933)의 작품이다. 37년 불꽃같은 삶을 살다 간 미야자와는 동화작가 권정생, 소설가 김연수 등 문인들도 사랑하는 작가다. 그의 유고시 ‘비에도 지지 않고’는 투병 중이던 1931년 11월 3일 수첩에 쓴 것이다.비에도 지지 않고 바람에도 지지 않고 눈보라와 여름 땡볕에도 지지 않는 튼튼한 몸을 가지고 욕심도 없이 결코 화내지 아니하며 늘 조용히 웃으며 하루에 현미 네 홉과 된장과 나물을 먹고 모든 일에 제 잇속을 따지지 않고 잘 보고 듣고 깨달아 그래서 잊지 않고 들판 숲속 그늘 아래 초가지붕을 새로 이은 작은 초가집에서 살며 동쪽에 아픈 아이 있으면 가서 돌봐주고 서쪽에 고단한 어머니가 계시면 가서 볏단을 날라주고 남쪽에 다 죽어가는 사람이 있으면 가서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해주고 북쪽에 싸움이나 소송이 있으면 부질없는 짓이니 그만두라고 말리고 가뭄 들면 눈물을 흘리고 냉해 닥친 여름엔 허둥대고 모두에게 멍청이란 소리 들으며 칭찬도 듣지 않지만 걱정거리도 되지 않는 그런 사람이 나는 되고 싶다.드라마와 영화에 많이 나오고, 노래로도 많이 불렸다. “비에도 지지 않고/바람에도 지지 않고/눈보라와 여름 땡볕에도 지지 않겠다”는 당찬 다짐으로 시작한다. 비에도, 바람에도, 눈에도, 눈보라와 여름 땡볕에도, 모두 날씨와 관계 있다. 농민들과 함께 살았던 그는 매일 날씨를 걱정했다. 중학교 시절부터 단가(短歌)를 지을 정도로 감수성이 예민했던 미야자와는 농민들을 착취하는 아버지가 미워 가출을 하기도 했었다. 그의 고향 이와테현 하마나키는 휴전선처럼 북위 38도선 근방이지만, 여름날 땡볕 날씨에 오호츠크해의 냉습한 동북풍이 불어오면 갑자기 냉해가 닥쳐 “추위 닥친 여름엔 허둥대”야 했다. 모리오카 고등농림학교를 졸업한 그는 “튼튼한 몸을 가지고” 늘 조용히 웃으며 이겨 나가야 한다며 농촌 청년들과 악단과 극단을 만들기도 했다.가난한 농민들을 착취하는 돈 많은 부모를 떠나 초가집에서 살며 농사를 짓고 농업학교 교사로 일했다. “하루에 현미 네 홉과/된장과 나물을 먹으며”에는 채식주의자였던 미야자와의 식습관이 보인다. 세상의 고통을 없애기 위해 육식보다 채식을 해야 한다며 농민들에게 채식주의를 권했다. 일일현미사홉(一日玄米四合)에 만족하며 전쟁에 반대했던 미야자와와 달리, 태평양전쟁 때 일본 군부는 세계 정복을 꿈꾸며 하루에 이홉(二合)만 먹을 것을 국민에게 강요했다.1926년 그는 농촌 지역 향상을 위해 라스지인협회(羅須地人協會)를 설립하고 농작과 비료 연구로 밤을 지새우기도 했다. “동쪽에 병든 아이”, “서쪽에 고단한 어머니”, “남쪽에 다 죽어가는 사람”, “북쪽에 싸움이나 소송”으로 상황이 이어지는데 이것은 동서남북으로 어려운 농민들 곁으로 분주하게 다가갔던 미야자와의 일상 그 자체다. 일본어 원문을 보면 몇 개의 명사를 한자로 쓰고 나머지는 가타카나로만 썼다. 가타카나 표기는 곱씹으며 읽어야 한다. 마치 기억하며 읽으라는 시인의 기호 같다. “그런 사람이/나는 되고 싶다”라는 표현에 구도자로서 아직 경지에 오르지 못한 안타까움이 스며 있다. 시에 이어 “남무”(귀의합니다), “묘법연화경(법화경)”이 쓰여 있는데, 이는 “법화경으로 귀의합니다”라는 뜻이다. ‘법화경’을 탐독하고 1921년부터 대승불교를 포교했던 미야자와의 손길이 보인다.안타깝게도 농민들은 미야자와의 정성을 간섭으로 여기고 불편해했다. 장마와 냉해 때문에 모든 실험이 실패로 돌아가자, 농민들은 부잣집 도련님의 철없는 행동이라며 배척하기까지 했다. 농민들에게도 따돌림을 받았지만, 그는 어떡하면 농민들에게 즐거움을 줄까 생각했다. “농민들의 삶을 위로해 줄 글을 쓰자.” 그는 동화집 한 권과 시집 한 권을 자비로 출판했다. 야만의 군국주의 시대에 그의 책을 산 구매자는 다섯 명에 지나지 않았다. 그가 죽고 남아 있는 수많은 메모 중에서 친구들은 한 편의 동화를 찾아냈다. 그것이 바로 동화 ‘은하철도의 밤’이었다. “힘차게 달려라 은하철도 구구구”라는 후렴을 듣기만 해도 영상이 떠오르는 세대가 있을 것이다. 한국에는 1980년대에 방송된 일본 애니메이션 ‘은하철도 999’ 말이다. 원작 만화를 그린 만화가 마쓰모토 레이지가 미야자와의 동화 ‘은하철도의 밤’을 읽고 영감을 얻어 이 작품을 만들었다. ‘은하철도의 밤’에서는 몇 가지 신화적 요소를 볼 수 있다.이야기는 교실에서 선생님이 은하수란 무엇인지 설명하는 장면부터 시작한다. 수줍은 성격 탓에 아이들에게 왕따당하는 주인공 조반니에게는 곁을 지켜주는 친구 캄파넬라가 있었다. ‘은하 축제의 날’에 놀 일을 생각하는 친구들과 달리 가난한 조반니는 인쇄소에서 일해야 했다. 몇 푼 번 돈으로 빵과 설탕을 사서 집으로 돌아온다. 병든 엄마는 돌아오지 않는 아빠를 기다릴 뿐이다. 조반니가 엄마를 위해 우유를 사던 그날은 ‘은하 축제의 날’이었다. 이날엔 하눌타리 열매의 속을 파내고 그 안에 등불을 넣어 강에 띄우는 놀이를 한다. 왕따당한 조반니가 외로이 언덕에 올라 밤하늘을 바라보는 그때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언덕 풀밭에 쓰러져 잠시 쉬고 있는데, 뒤쪽에서 “은하정거장, 은하정거장” 소리가 들렸다. 갑자기 수억 마리의 반딧불이가 날아오듯 밝아졌다가, 정신을 차리니 조반니는 어느새 기차 안에 있다. 기차 안에서 물에 흠뻑 젖은 모습으로 새까만 윗도리를 입은 친구 캄파넬라를 발견한다. 캄파넬라의 모습은 이미 죽은 자의 모습이다. 캄파넬라의 얼굴은 어딘가 좋지 않은 듯 창백했습니다. 그러자 조반니도 어디서 무언가를 잃어버린 듯한 묘한 기분이 들어 입을 다물었습니다. (미야자와 겐지 전집 1/너머·2012·246쪽) “젖은 듯한 검은 옷”은 물에 빠져 죽은 캄파넬라의 모습이다. 죽은 자와 산 자의 대화는 ‘고사기’(고대 일본의 신화·전설 및 사적을 기술한 책)에 나오는 창세신화에서도 볼 수 있다. 이미 죽어 저세상에 있는 이자나미를 만나러 이 세상에 살고 있는 이자나기가 저세상에 가서 대화하는 장면이 나온다. 일본 신화에서 자주 나오는 장면이다. 캄파넬라는 은하철도 안에서 계속 엄마를 걱정한다. “엄마가 날 용서해 주실까?” 캄파넬라는 울음이 터지려는 것을 힘겹게 참고 있는 듯했습니다. “난 모르겠어. 하지만 누구라도 정말로 좋은 일을 하면 가장 행복한 거지. 그러니까 엄마는 나를 용서해 줄 것으로 생각해.”(위의 책, 249쪽) 이 대화 부분이 무슨 뜻인지, 왜 캄파넬라는 엄마에게 미안해하는지, 왜 좋은 일을 했다고 생각하는지, 작품을 처음 읽을 때는 무슨 뜻인지 알 수 없다. 그런데 끝까지 읽고 나면 캄파넬라가 강물에 빠진 친구를 구하고 죽은 뒤, 하는 이야기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 동화는 인간의 행복이 무엇인지 계속 몇 번이고 묻는다. 미야자와의 작품에서 보이는 신화는 허황한 것이 아니라 인간의 행복이 무엇인지 묻는다. 조반니가 눈을 떴을 때 모든 게 꿈이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조반니의 가슴은 이상하게 뜨거웠고 볼에는 차가운 눈물이 흘렀다. 마을에 내려왔을 때 친구 캄파넬라가 축제 때 강물에 빠진 친구를 구하려다 목숨을 잃었다는 말을 듣는다. 꿈속에서 만난 캄파넬라는 이미 죽은 존재였던 것이다. 캄파넬라는 죽어 지금 저 은하 끝 하늘나라로 사라졌고, 자신은 어디든지 갈 수 있는 차표 덕에 다시 돌아올 수 있었던 것을 깨닫는다. 캄파넬라가 친구 자네리를 구하고 죽은 희생정신은 바로 미야자와가 평생 지켜오던 헌신적인 삶이었다. 남을 위해 사는 삶 자체가 그에게는 행복이었다. 진정한 행복에 대한 답으로 미야자와는 타인의 행복을 위한 숭고한 자기희생을 제시했다. 결핵으로 37세에 요절한 그는 평가받지 못하다가 이후 국민작가의 반열에 올랐다. 열도는 식지 않는 ‘겐지 붐’에 휩싸여 있다고 할 만큼 일본엔 열광적인 독자군이 형성돼 있다. 2000년에 아사히신문에서 발표한 1000년간 일본인이 좋아하는 문인 순위를 보면 1위는 나쓰메 소세키, 2위는 무라사키 시키부, 3위는 시바 료타로, 4위는 멍청이라고 조롱받던 미야자와 겐지가 올라 있다. 필자가 일본에 유학 갔던 1996년은 미야자와 겐지 탄생 100주년의 해였기에 영화도 나오고, 텔레비전에서는 연일 특집과 드라마가 방영됐다. 대형 서점뿐만 아니라 동네 책방에도 입구까지 1년 내내 그의 책들이 쌓여 있었다. 마구 출판되던 한국어판 전집은 도서출판 너머에서 잘 정리돼 5권짜리 전집으로 출판되고 있다. 그의 작품은 일본 교과서에 오랫동안 수록됐고, 환멸감에 빠진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고 있다. 자연과 우주의 교감을 이루고 있는 그의 작품은 진정한 행복을 제시하는 바로 그 지점, 절망의 동토(凍土)를 뚫고 고개 드는 연둣빛 잎새처럼 부드럽다. 시인·숙명여대 교수
  • “한국군의 베트남 민간인 학살, 제가 그 증거입니다”…생존자들의 호소

    “한국군의 베트남 민간인 학살, 제가 그 증거입니다”…생존자들의 호소

    여기, 베트남에서 온 두 사람이 있습니다. 한 분의 이름은 응우옌티탄(58)입니다. 베트남 중부 꽝남성(‘성’은 한국의 ‘도’에 해당하는 행정구역)의 퐁니 마을이 그의 고향입니다. 다른 한 분의 이름도 응우옌티탄(61)입니다. 꽝남성의 하미 마을에서 왔습니다. 퐁니 마을과 멀지 않은 곳이기도 합니다. 이름이 같은 두 사람이 지난 19일 어렵게 한국 국회를 찾았습니다. 그리고 물었습니다. “왜 한국군은 여성과 어린아이뿐이었던 우리 가족에게 총을 쏘고 수류탄을 던졌나요. 어째서 집까지 모조리 불태우고 시신마저 불도저로 밀어버린 것인가요.”두 사람은 이름도 같지만 동시에 베트남 전쟁 시기에 벌어진,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 사건의 피해 생존자이기도 합니다. 한국 정부는 1964년 9월부터 1973년 3월 철군하기 전까지 32만 5000여명 규모의 한국군을 베트남 전쟁(1964년 8월~1975년 4월)에 파병했습니다. 장병 5000여명이 전사했고, 1만 2000여명이 지금까지도 고엽제로 인한 질병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한국군은 베트남에 주둔하는 동안 전투 행위에 가담하지 않은 수천명의 민간인을 학살했습니다. 학살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 그들의 가옥, 무덤, 마을을 불태웠습니다. 불도저로 시신을 훼손했습니다. 국가 공권력에 의해 일어난 국가범죄이자, 전쟁 중에도 민간인을 보호해야 한다는 국제규범을 위반한 전쟁범죄입니다. 퐁니 마을의 응우옌티탄은 1968년 2월 12일에 발생한 ‘퐁니·퐁넛 사건’의 피해 생존자입니다. 퐁넛 마을은 퐁니 마을 바로 옆에 있는 마을입니다. 당시 한국군의 해병 제2여단(이른바 ‘청룡부대’) 1대대 1중대 소속 군인들이 퐁니·퐁넛 마을로 진입해 주민들을 학살했습니다. 74명이 살해됐고 17명이 다쳤습니다. 당시 8살이었던 그는 이 사건으로 어머니, 언니, 남동생, 이모, 사촌 동생을 잃었습니다. 자신도 배에 총을 맞고 쓰러졌습니다. “저는 배에 총상을 입었고, 오빠는 엉덩이가 다 날아갈 정도의 중상을 입었습니다. 죽은 남동생은 한국군이 쏜 총에 입이 다 날아갔습니다. 남동생이 울컥울컥 핏물을 토해낼 때 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배 밖으로 튀어나온 창자를 부여안고 어머니를 찾아 헤매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이어 그는 “5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저는 그날의 잔인한 학살의 이유를 알지 못합니다”고 호소했습니다.하미 마을의 응우옌티탄도 1968년 2월 22일에 벌어진 ‘하미 사건’으로 어머니, 남동생, 작은 어머니, 사촌 동생 2명을 잃었습니다. 당시 그의 나이 11살이었습니다. 자신도 한국군의 수류탄 공격을 받고 왼쪽 귀와 왼쪽 다리, 허리를 심하게 다쳤습니다. 그 때 입은 상해로 현재까지 왼쪽 귀가 전혀 들리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 날 해병 청룡부대 예하 5대대 26중대 소속 군인들은 하미 마을에 진입해 마을 사람들을 네 곳으로 모았습니다. 이후 총을 쏘고 수류탄을 터트렸습니다. 총검을 휘둘렀습니다. 그것도 모자라 그 다음 날 불도저를 동원해 전날 학살에서 간신히 살아남은 사람들이 가매장한 시신을 형체조차 알아볼 수 없게 훼손했습니다. 이 학살로 135명이 사망했습니다. 하미 마을의 응우옌티탄은 “(하미 사건의 충격으로)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하늘에 안개가 끼거나 사람의 울음소리를 듣게 되면 학살 현장의 끔찍한 공포가 떠올랐습니다”고 토로했습니다. 그리고 “어머니와 남동생의 유해를 지금까지 찾지 못해 가슴이 아픕니다”라면서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한국 정부는 베트남 전쟁 당시 한국군의 민간인 학살 사건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베트남 전쟁과 관련한 역대 대통령들의 발언은 ‘과거에 양국 간에 불행한 시기가 있었다’, ‘베트남에 마음의 빚을 지고 있다’, ‘유감이다’ 수준에 그치고 있습니다. 한국군의 민간인 학살이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공식 사죄하고, 진상을 규명하고, 피해자들에게 배상할 책임이 있는 정부는 베트남 전쟁이 끝난지 43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그대로입니다. 두 응우옌티탄은 국회 정론관에서의 기자회견을 통해 울먹이며 말했습니다. “이 자리에 오지 못한 다른 학살 피해자와 유가족들, 그리고 억울하게 희생된 영령들을 대신하여 묻습니다. 어째서 한국군은, 한국 정부는 그러한 끔찍한 잘못을 저질러놓고 50년이 넘도록 그 어떤 인정도, 사과도 하지 않는 것인가요.”사실 퐁니 마을의 응우옌티탄은 이번 방한이 두 번째입니다. 민간인 학살 사건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 2015년 4월 생애 처음으로 한국 땅을 밟았습니다. 하지만 그는 민간인 학살 사건을 부정하는 베트남전 참전군인 단체들의 반발을 마주해야 했습니다. 당시 응우옌티탄은 또 다른 학살 피해 생존자 응우옌떤런(67)과 함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거주하는 경기 광주 나눔의집 역사관 방문을 시작으로 국회 기자회견, 일본대사관 앞 ‘수요집회’ 참석, 지역 순회 간담회 등을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참전군인 단체들이 반대 시위를 벌였습니다. 임재성 변호사는 “누군가는 민간인 학살 사건이 없었다고 하고, 누군가는 직접 겪어 평생을 고통스럽게 살아가고 있는데, 정작 진실을 밝힐 책임이 있는 정부는 침묵하고 있습니다”라면서 “한국에 온 두 분은 두려운 마음으로 ‘제가 증거입니다’라고 말하고 있는 상황입니다”라고 안타까워했습니다. 하미 마을의 응우옌티탄은 오빠와 주변 이웃들이 자신의 방한을 반대했다고 합니다. ‘그 무서운 곳에 어떻게 가느냐’, ‘가서 네가 죽을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거길 갈 수가 있느냐’는 반응들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는 조카의 말에 용기를 얻었습니다. “모두가 반대할 때 제게 한국에 가라고 이야기한 유일한 사람이 바로 제 조카입니다. 조카는 저의 방한이 ‘그 날 죽은 135명의 영령들을 위한 일이 아니냐’면서 다녀오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제가 한국에 와서 증언을 해야겠다고 결심한 이유는, 한국 사람들이 이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두 응우옌티탄은 “우리는 앞으로도 그날의 일들을 기억하고 증언하는 일을 계속할 것입니다. 학살의 기억을 떠올리는 것은 너무도 고통스럽지만 그것이 살아남은 우리의 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스스로가 전쟁의 참상을 알리는 증인이 될 것입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두 사람은 다음과 같이 말을 이어갔습니다. “사실 이 자리도 많이 떨립니다. 그런데도 이렇게 용기를 내는 이유는 50년 전 억울하게 희생된 우리의 가족 때문입니다. 가족을 잃고 고통 속에 살아가는 우리의 이웃 때문입니다. 그들을 대신하여 지난날 있었던 어둡고 고통스럽고 다시는 일어나선 안 될 일들을 세상에 말하기 위해서입니다. 그것이 살아있는 우리들의 몫이기 때문입니다.”그것은 비단 피해 생존자들만의 몫은 아닙니다. 오는 21~22일 ‘시민평화법정’(베트남 전쟁 시기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 진상규명을 위한 시민평화법정)이 열립니다. 오래 전부터 학살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 노력해온 시민사회가 어렵게 마련한 자리입니다. 민간인 학살에 대해 한국 정부를 상대로 국가의 책임을 묻는 소송이 진행됩니다. 학살의 진실이 망각되는 것을 더 이상 방관해서는 안 됩니다. 그것은 우리 공동체의 몫입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필리핀 아빠들, 나와 같아… 후원 결과 기대 이상 감동”

    “필리핀 아빠들, 나와 같아… 후원 결과 기대 이상 감동”

    5박 6일간의 한국컴패션 필리핀 비전트립을 다녀온 한국 아빠 4총사는 지난 5일 여행을 마무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들은 현지 양육지원가정과 어린이센터 방문 등을 통해 만난 아빠, 엄마, 아이들, 센터 선생님들을 한 명씩 떠올리며 짧지만 의미 있던 시간을 되돌아봤다. 다음은 일문일답.→‘아빠가 간다’ 콘셉트의 트립 제안을 받았을 때 든 생각은. -강 두 번째 트립인데 이전 트립에서는 아이들과 양육에 지친 엄마에게만 포커스가 맞춰지고 아빠들은 나쁜 사람으로 비춰진 경우가 많았어요. 이번에는 아빠들에게 포커스를 맞춘다고 하니 더 공감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심 제가 2년 전 가족과 함께 핀란드에 다녀오는 기획을 세웠는데 그때의 경험이 제 삶을 바꿔놨어요. 이번에는 제가 기획한 건 아니지만 많은 변화가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고 왔죠. -허 저는 아직은 아빠가 아니에요. 아이를 가졌다가 유산을 한 경험이 있어요. 나는 좋은 아빠가 되고 싶다는 바람, 이번 트립이 그런 연습을 하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우 아이들이 엄마, 아빠를 그대로 닮는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양육에 앞서 좋은 아빠가 되는 법을 배우려고 마음을 먹었죠.→트립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은. -강 이번에는 아빠들의 눈빛과 표정, 주름을 눈여겨봤어요. 큰 기대는 하지 않고 왔는데 반전의 연속이라고 해야 할까. 아빠 한 사람 한 사람이 다른 사람 같지 않고 다 나 같았어요. 아이들을 키우면서 느끼는 감정은 우리가 다 비슷하다고 느꼈죠. 아빠들이 우는 모습이 너무 와닿았어요. -심 트립 셋째 날 교회 밖 구석에서 쉬고 있던 분과 나눈 악수가 기억나요. 악수를 청하며 들이밀던 손이 너무 딱딱했는데 다른 아버지들의 손을 만질 때와는 다른 거예요. 이분도 누군가의 아버지일 텐데 우리가 도움을 주지 못하는 아이들이 커서 이런 모습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허 졸업한 아이들을 만났을 때 컴패션 후원의 결과를 보고 굉장히 감동했어요. 한국 후원자의 영상 메시지를 틀었을 때 아이가 그렇게 빨리 울음을 터뜨릴지 몰랐어요. 금전적인 후원 때문만이 아니라 그간에 쌓아 왔던 그 이상의 무언가가 있었기에 그랬던 것이 아닐까. 후원자들에게서 부모의 정을 느끼고 있지 않나 하는 느낌을 받았어요. →이번 트립은 나에게 ○○○다. -허 ‘컴패션에서의 첫 트립’. 아내랑 함께 또 올 것 같은 생각이 들어요. -심 ‘동기부여의 시간’이었다. -강 ‘아버지’였다. -우 ‘어려운 공감’이었다. 컴패션 홈페이지에서 영상을 보는 것만으로도 컴패션이 어떤 일을 하고 후원아이들이 어떤 환경에 처해 있는지 알 수 있어요. 그런데 트립에 직접 참여하고 공감의 폭이 달라졌어요. 시간을 내서 오기는 어렵지만 어렵게 얻은 공감이 삶을 바꾸는 힘이 된 것 같습니다. 마닐라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아시안게임, 故정재성 감독 기리는 무대”

    “아시안게임, 故정재성 감독 기리는 무대”

    “8월 아시안게임은 정재성을 기리는 무대가 될 것입니다.”강경진(45) 감독이 이끄는 한국 배드민턴 대표팀이 전영오픈 선수권대회를 마치고 지난달 20일 귀국했다. 선수단 분위기는 무거웠다. 그도 그럴 것이 대회를 야심 차게 준비했지만 남자단식 손완호만 4강에 오르는 최악의 성적을 내서다. 당초 한국은 지난 대회에서 우승한 여자복식의 2연패 등 호성적을 기대했다. 최고 권위와 전통의 전영오픈은 세계 강호들이 모두 출전한 터라 8월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판세를 미리 점칠 수 있는 ‘전초전’ 격이었다. 아시안게임 배드민턴은 최강 중국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일본 등 세계 강호들이 아시아에 몰려 올림픽이나 다름없다. 지난달 말 서울에서 만난 강 감독은 “전영오픈 부진은 정재성 삼성전기 감독이 갑자기 세상을 떠난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운을 뗐다. 이어 “우리 선수들이 정상에 설 수 있었지만 심적으로 크게 흔들렸다”고 설명했다. 정재성 감독은 지난달 9일 집에서 심장 이상으로 숨진 채 발견돼 세계 배드민턴계에 충격을 안겼다. 간판 이용대(30)와 오랜 세월 짝을 이뤄 한국 ‘셔틀콕’의 위상을 높인 주역이다. 정 감독과 동갑인 말레이시아 현역 국가대표 리총웨이(36)는 장례식을 치른 지난달 11일 “슬픈 소식이다. 부인과 두 아이에게 조의를 표한다. 그의 가족이 강하게 이겨내기를 기도하겠다”며 애도했다. 강 감독은 “전영오픈에 앞서 출전한 독일오픈 대회 도중 문자로 비보를 접했다. 선수들에게도 전해지면서 울음바다가 됐다”고 밝혔다. 선수촌에서 동고동락한 선수들과 삼성 선수들이 많아 슬픔은 더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대회 조직위원회에 이 사실을 알려 경기 전 관중과 묵념을 했고 가슴에 검은 리본을 달고 경기에 나섰다고 했다. 선수들은 전영오픈에서 더 좋은 성적을 내려고 했지만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돌아봤다. 강 감독은 1997년 하태권과 전영오픈 남자복식 정상에 오르는 등 한 시대를 호령한 월드스타 출신 사령탑이다. 현역 은퇴 뒤 국가대표 코치와 주니어 감독으로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특히 선수들과 격 없는 소통으로 지난해 성인 대표팀 감독으로 자리했고 ‘효자 종목’ 셔틀콕의 명예 회복이라는 중책을 짊어졌다. 강 감독은 도쿄올림픽에 앞서 1차 목표인 아시안게임에 대해 “대표팀 구상이 마무리 단계다. 정재성을 기리기 위해서라도 2개 이상 금메달을 따겠다”고 선언했다. 단체전과 여자복식, 혼합복식에서 금을 노린다. 글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사진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가수 이효리가 시로 전달한 제주4·3의 ‘아픔’

    가수 이효리가 시로 전달한 제주4·3의 ‘아픔’

    제주에 이주한 가수 이효리는 3일 70주년 4·3 희생자 추념식 행사에 참석했다. 행사 중간중간 작곡가 김형석의 피아노 연주와 함께 ‘바람의 집’(이종형), ‘생은 아물지 않는다’(이산하), ‘나무 한 그루 심고 싶다’(김수열) 등의 추모 시를 낭독했다.앞서 이효리가 제주 4.3 사건 희생자 추념식에 섭외됐다는 소식은 지난 2월 ‘김제동의 토크콘서트 노브레이크 시즌8’에서 알려졌다. 이에 일부 팬의 반대에도 이효리는 “제주에서 뭔가 할 수 있는게 있지 않을까 싶어서 하게 됐다”며 행사에 참석했다. 시인 이종형의 ‘바람의 집’ “당신은 물었다/ 봄이 주춤 뒷걸음치는 이 바람/ 어디서 오는 거냐고// 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섬, 4월의 바람은 /수의 없이 죽은 사내들과/ 관에 묻히지 못한 아내들과/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잃은 아이의 울음 같은 것// 밟고 선 땅 아래가 죽은 자의 무덤인 줄/ 봄맞이하러 온 당신은 몰랐겠으나/ 돌담 아래 제 몸의 피 다 쏟은 채/ 모가지 뚝뚝 부러진/ 동백꽃 주검을 당신은 보지 못했겠으나// 섬은 오래전부터/ 통풍을 앓아온 환자처럼/ 다만 살갗을 쓰다듬는 손길에도/ 화들짝 놀라 비명을 질러댔던 것// 섬, 4월의 바람은/ 당신의 뼛속으로 스며드는 게 아니라/ 당신의 뼛속에서 시작되는 것// 그러므로/ 당신이 서 있는 자리로부터 시작되는 당신의/ 바람의 집이었던 것” 시인 이산하의 ‘생은 아물지 않는다’  “평지의 꽃/ 느긋하게 피고/ 벼랑의 꽃/ 쫓기듯/ 늘 먼저 핀다// 어느 생이든/ 내 마음은/ 늘 먼저 베인다// 베인 자리/ 아물면, 내가 다시 벤다”   김수열의 시 ‘나무 한 그루 심고 싶다’ “일흔의 나무 한 그루 심고 싶다/ 천둥 번개에 놀라 이리 휘어지고/ 눈보라 비바람에 쓸려 저리 휘어진/ 나무 한 그루 심고 싶다/ 나이테마다 그날의 상처를 촘촘히 새긴/ 나무 한 그루 여기 심고 싶다/ 머리부터 어깨까지 불벼락을 뒤집어쓰고도/ 모질게 살아 여린 생명 키워내는 선흘리 불칸낭/ 한때 소와 말과 사람이 살았던,/ 지금은 대숲 사이로 스산한 바람만 지나는/ 동광리 무등이왓 초입에 서서/ 등에 지고 가슴에 안고 어깨에 올려/ 푸르른 것들을 어르고 달래는 팽나무 같은/ 나무 한 그루 심고 싶다/ 일흔의 나무 한 그루 심고 싶다/ 허리에 박혀 살점이 되어버린 총탄마저 보듬어 안고/ 대창에 찔려 옹이가 되어버린 상처마저 혀로 핥고/ 바람이 가라앉으면 바람을 부추기고/ 바람이 거칠면 바람의 어깨를 다독여주는/ 봄이면 어김없이 새순 틔워 뭇새들 부르고/ 여름이면 늙수그레한 어른들에게 서늘한 그늘이 되는/ 그런 나무 한 그루 심고 싶다/ 살아 천 년 죽어 천 년 푸르고 푸른/ 일흔의 나무 한 그루 심고 싶다/ 내일의 바람을 열려 맞는 항쟁의 마을 어귀에/ 아득한 별의 마음을 노래하는/ 나무 한 그루 심고 싶다” 이효리는 시를 낭독하면서 제주의 아픔을 진하게 전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 사람 도대체 누구야?’ 면도한 아빠 보고 놀란 아이

    ‘이 사람 도대체 누구야?’ 면도한 아빠 보고 놀란 아이

    턱수염을 깨끗이 면도한 후 나타난 아빠. 이 모습을 본 아이의 반응은? 지난 1일(현지시각) 영국 동영상 공유사이트 라이브릭은 생후 18개월 된 리틀 로즈(Little Rose)란 아이가 턱수염을 밀고 나타난 아빠의 낯선 모습에 뒷걸음친 귀여운 영상을 소개했다. 영상 속엔 아빠가 복도에 있다는 엄마의 말을 들은 아이가 복도 쪽으로 걸어간다. 하지만 복도에서 마주친 사람은 아빠가 아니라고 느낀 듯, 무시하고 방향을 돌린다. 아이 로즈는 수염을 깨끗이 밀고 나타난 아빠가 ‘진짜 아빠’가 아니라고 생각해 이런 행동을 한 것이다. 엄마가 계속 아빠에게 인사하라고 말해도 들은 채 만 채 한다. 아빠가 얼굴을 가까이 내밀자 수염없는 턱을 잠시 만진 후 어색한 표정을 짓다 이내 울음을 터뜨리고 만다.사랑하는 아이의 이러한 반응에 매우 ‘낙담한’ 아빠가 아이를 들어 안고 볼에 입을 맞추지만 이미 소용없어 보인다.결국 우는 아이를 달래는 유일한 방법은 당분간 아이 눈에 띠지 않는 것 밖에는 없다라는 걸 깨달은 아빠는 고개를 숙이고 만다.사진 영상=Sam Channel/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아이 돌보며 진땀·퇴근 후에도 업무…“긴 근무시간·적은 임금에 힘들어요”

    아이 돌보며 진땀·퇴근 후에도 업무…“긴 근무시간·적은 임금에 힘들어요”

    인력 부족·시간 외 근무 평균 급여 200만원 미만“집에 가고 싶어요. 엄마 보고 싶어요.” 지난달 28일 오전 9시 서울의 한 민간어린이집에 등원한 지 얼마 안 된 여자아이가 울며 말했다. 만 1세 아이들이 모인 반의 정원은 10명. 담당 보육교사는 보건복지부 기준(만 1세는 교사 1명당 5명)에 맞춰 2명이다. 해당 어린이집은 2015년 서울형 어린이집으로 인증받았고 4층 건물 전체가 어린이집이다. 일일 보조교사로 우는 아이를 안아 달래는 동안 다른 아이가 화장실로 달려갔다. 무슨 일인가 싶어 쫓아가니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물을 한참이나 만지고 있다. 우는 아이 돌보랴, 화장실에서 나오지 않으려는 아이를 달래다 보니 찰나의 순간에 다른 아이들끼리 투닥거리다 사고가 났다. “으앙!” 제지할 새도 없이 순식간에 한 아이 얼굴에 가느다란 생채기가 났다. 긁은 아이에게 단호하게 ‘안 돼’라고 말하니 아이는 금세 울음을 터뜨릴 것처럼 울먹였다. 학기 초 어린이집은 부모로부터 떨어져 불안감을 느끼는 아이들, 아직 행동교정이 안 된 아이들이 많아 몸이 10개라도 부족한 상황이었다. 정오 무렵 아이들이 식사를 시작했다. 점심 메뉴는 달래간장영양밥과 바지락순두붓국, 어묵조림, 샐러드다. 아이들 중엔 혼자 잘 먹는 아이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아이들이 더 많았다. 숟가락을 쥐여 줘도 손으로 순두부를 떠먹는 아이, 졸린 탓에 밥은커녕 울기만 하는 아이를 돌보다 보니 자연스레 온몸에 땀이 났다. 잠시 숨을 돌리는 사이 밥을 다 먹은 아이 하나가 앞치마를 끌더니 오전에 새로 찬 기저귀를 갈아 달라고 보챘다. 오후가 돼 일찍 집에 돌아가는 아이들이 채비를 하자 남아야 할 아이들도 자신의 옷과 가방을 들고 왔다. “집에, 나두!” 각기 다른 하원 시간 때마다 남아야 할 아이들 시선을 장난감으로 돌려보려 하지만 쉽지 않았다. 그렇게 아이들과 씨름하다 보니 어느새 저녁 6시가 됐다. 어린이집 보육교사들의 대표적인 고충은 긴 근무시간과 적은 임금이다. 겉으로 보기엔 하루 8~9시간 정도 일하지만 실제 집에 돌아가서도 일은 끝나지 않는다. 보육일지, 관찰일지를 써야 하고 다음날 수업에 차질이 없도록 계획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 2015년 육아정책연구소가 전국 어린이집 대상으로 조사한 ‘전국보육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어린이집 보육교사의 일평균 근무시간은 8시간 42분이다. 이 중 시간외 근무가 있는 기관은 전체의 70.8%이며, 이 중 시간외 수당을 주는 경우는 61.2%다. 임금 수준도 국공립과 직장 어린이집에 비해 민간과 가정은 크게 낮다. 국가에서 인건비를 지급받는 국공립의 경우 수당을 제외한 월평균 급여가 173만 6000원이지만 민간은 128만 4000원, 가정은 이보다도 적은 118만 4000원이다. 월평균 30만~40만원의 수당이 붙어도 민간과 가정은 월평균 200만원이 안 된다. 해당 어린이집 원장은 “민간은 국가로부터 지원받는 보육료 대부분이 인건비로 들어가지만, 그마저도 충분치 않은 상황”이라고 아쉬워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그날, 잊으려 할수록 붉게 피어난다

    그날, 잊으려 할수록 붉게 피어난다

    흰 눈 위로 피 한 방울이 뚝 떨어집니다. 피는 얼음 결정을 따라 빠르게 번져 갑니다. 그 모습이 모가지 꺾어 떨어진 동백꽃을 닮았습니다. 제주 사람들은 흰 눈 위에 떨어진 피에서 혹독했던 자신들의 과거를 길어 올렸습니다. 동백꽃은 그렇게 ‘제주 4·3 사건’을 상징하는 이미지가 됐지요. 한 설문조사에서 4·3 사건을 모르는 사람이 3분의1, 관심 없다는 이는 절반을 넘었다고 합니다. 알지도 못하고 알고 싶지도 않고, 그래서 더욱 기억에서 멀어진 것이 4·3 사건입니다. 하지만 외면한다고 과거가 지워지지는 않습니다. 사과할 건 사과하고 청산할 건 청산해야 합니다. 그래야 과거의 사악하고 검은 아가리에서 빠져나올 수 있습니다. 이번 여정은 4·3 사건을 따라가는 것으로 꾸렸습니다.모처럼 제주까지 갔는데 상처의 흔적만 보듬고 오라는 말이냐고 힐난할 수 있겠습니다. 한데 앞서 결론을 밝히자면 손해 볼 일은 전혀 없습니다. 단언컨대 처음 제주를 방문한 이라도 그렇습니다. 4·3의 무대는 아름다운 제주의 또 다른 면일 뿐입니다. 우리가 무심했을 뿐 명소라 알려진 곳에, 혹은 그 주변에 없는 듯 있었습니다. 제주의 4월을 두고 흔히 ‘침묵의 봄’이라고 합니다. 북촌리 ‘아이고 사건’에서 보듯 눈물마저 죄가 된 시절엔 누구나 말을 아껴야 했으니까요. 피 끓는 포한과 바닥 모를 체념의 끝은 침묵이었던가 봅니다. 그러니 입은 있으되 말하지 못했고, 기억은 선연하되 한사코 떨어내려고만 했겠지요. 제주엔 진작 제비가 왔습니다. 반팔 옷차림으로 훌훌 싸돌아다닐 만큼 기온도 포근해졌습니다. 하지만 제주 사람들의 마음은 아직 시립니다. 물론 스스로 삭이겠지요. 그래도 주변의 위로가 더해지면 생각보다 빠르게 녹을 수도 있을 겁니다. 가장 인상적인 건 ‘제주 4·3 평화기념관’에서 본 한 장의 지도였다. 제주 전체를 행정 구역에 따라 나눈 뒤 색을 입혔다. 공통적인 건 붉은빛 일색이라는 것. 구역에 따라 빨강과 분홍 등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전체가 붉었다. 이는 ‘제주 4·3 사건’ 당시의 피해 정도를 표시한 지도다. 붉은빛일수록 더 많은 주민이 희생됐다는 뜻이다. 쉽게 말해 4·3의 광풍에서 온전했던 곳은 단 한 군데도 없었다는 게 지도에 담긴 의미다.●섬뜩한 진실과 마주한 ‘4·3 평화기념관’ 4·3 여정의 첫걸음은 제주 4·3 평화기념관이다. 4·3 사건의 전모를 이해할 수 있는 공간이다. 사실 제주 사람들은 ‘4·3 사건’이란 이름 자체에 불만이다. 지나치게 ‘사실’(史實)에만 충실해서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처럼 의미와 가치가 담긴 이름으로 불려야 한다는 것이다. 기념관의 관람 동선 첫 코너에 ‘백비’(白碑)를 뉘어 놓은 건 그 때문이지 싶다. 백비는 아무것도 적지 않은 비석이다. 제주 사람들의 뜻은 간명하다. 언젠가 4·3 사건이 가치와 의미에 부합하는 이름을 얻게 될 때 이 비석에 새겨 다시 세우겠다는 것이다. 기념관 안엔 4·3 사건과 관련된 각종 기록과 유물 등이 전시돼 있다. ‘육지부’에서 ‘관광차’ 온 이들이라면 담기 버거울 정도의 섬뜩한 진실과 마주해야 한다. 기념관 밖은 평화공원이다. ‘비설’(飛雪)이란 이름의 모녀상과 제단, 1만 4000여 희생자의 이름을 새긴 각명비 등이 조성돼 있다. 공원 가장 위에 있는 행방불명인 표석은 꼭 찾길 권한다. 4·3 희생자 중 행방불명인 3800여명의 이름을 새겨 표석으로 세웠다. ‘육지부’의 형무소로 끌려가 못 돌아온 이도 있고, 바다에 수장됐거나 여태 제주 땅 어딘가에 묻혀 있는 이도 있다. 이를 어떻게 봐야 할까. 살아서 어머니의 품에 안기지는 못했지만, 이름이나마 한라산 아래 산담(무덤을 둘러친 돌담)에 안겼으니 다행이라 해야 할까.●이념으로 시작해 희생으로 끝난 섬의 눈물 이쯤에서 4·3 사건에 대해 개략적이나마 살피자. 도화선은 1947년 3월 1일 제주 시내 관덕정에서 열린 3·1절 집회였다. 경찰이 탄 말의 발굽에 어린아이가 차였다. 한데 기마경찰은 무심히 지나갔고, 이를 본 군중이 돌을 던지며 경찰을 쫓았다. 이를 경찰서 습격으로 오인한 경찰이 발포해 6명이 사망했다. 사태가 급박해지자 미 군정에서 사태파악에 나섰다. 미 군정의 조사 보고서는 “경찰 발포로 도민 반감이 고조된 것을 남로당 제주조직이 선동해 증폭시켰다”며 “제주도 인구의 70%가 좌익 동조자”라고 적었다. 제주가 ‘레드 아일랜드’(빨갱이의 섬)라 규정되는 순간이다. 이어 좌익 색출을 명분으로 서북청년회와 공권력의 탄압이 자행됐다. 이에 맞서 남로당 제주도당이 1948년 4월 3일 무장봉기에 나섰다. 이후 1954년 한라산 금족령이 해제될 때까지 제주는 아비규환의 공간이 됐다. 물론 4·3 사건의 성격을 두고 여태 논란은 있다. 중요한 건 당시 제주도민의 9분의1에 달하는 희생자다. 최대 3만명에 이르는 희생자 가운데 목숨을 걸 만큼 정치적 신념을 가졌던 이가 과연 얼마나 될까. 게다가 희생자 가운데 33%는 어린이와 여성, 노약자였다. 충돌의 배경은 이념이었지만,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의 몫이었던 셈이다. 제주 4·3 사건을 이념보다 인권과 인간의 문제로 접근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4·3 여정에서 가장 흔히 접하는 단어는 ‘예비검속’이다. 일종의 블랙리스트다. 사상이 의심스러운 이들의 목록을 작성한 뒤 전쟁 등 유사시에 잡아들이거나 상황에 따라 즉결처형했다. 모슬포 알뜨르 비행장 인근의 섯알오름이 대표적이다. 1950년 250여명의 예비검속자들이 총살당한 곳이다. 군이 출입을 통제한 탓에 1956년에야 유족들이 시신을 수습할 수 있었다. 이 중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132구의 시신은 인근의 백조일손 묘역에 안장됐다. 묘역의 이름은 누군지 알 수 없는 백여명의 조상에 대한 제사를 한날한시에 올려 한 자손이 된다는 뜻이다.●아이의 작은 묘탑에 놓인 애달픈 장난감 북촌리 너븐숭이를 찾으면 코끝이 찡해진다. 어린아이의 묘가 있기 때문이다. 봉분은 작다. 면적도 작고, 봉분을 둘러싼 산담도 작다. 봉분은 모두 20여기 정도 되는데, 그중 최소 8기는 4·3 때 목숨을 잃은 아이의 묘라고 한다. 묘지 앞엔 검은 돌로 만든 작은 탑이 세워져 있다. 돌과 돌 사이엔 동백꽃 등을 꽂아 뒀다. 미니어처 자동차도 눈에 띈다. 요즘 어린이들에게 인기 있는 ‘타요 버스’다. 4·3 당시 비운의 별이 된 아이가 타요 버스를 알 리 없다. 그래도 아이는 아이일 것이다. 늦은 밤이면 봉분 밖으로 우르르 몰려나와 꽂아 둔 사탕을 먹고 장난감도 갖고 놀 것 같다.●비행기 소리로 덮인 최대 학살터 ‘정뜨르’ 북촌은 이른바 ‘아이고 사건’이 벌어진 곳이다. 1954년 1월, 너븐숭이 주민 가운데 일부가 4·3 사건을 추모하며 설움에 북받쳐 울다가 경찰에 치도곤을 당했다. 이게 ‘아이고 사건’이다. 당시엔 이처럼 울음마저 죄가 됐다. 정뜨르는 어딜까. 4·3 당시 최대 학살터 중 하나로 꼽히는 곳이다. 4·3 지도에도 틀림없이 나와 있다. 한데 도두항 주변을 오가는 주민들을 붙잡고 물어봐도 고개를 외로 꼬기 일쑤다. 정뜨르는 지금의 제주공항이다. 바로 눈앞에 두고도, 너무 커서 보이지 않았던 거다. 손바닥 선인장 군락(천연기념물 429호)으로 이름난 월령리엔 고 진아영 할머니 집이 있다. 진 할머니는 ‘무명천 할머니’로 더 잘 알려져 있다. 4·3 당시 총탄에 턱을 다쳐 평생 무명천으로 턱 주변을 두르고 살았다. 작은 단칸방 한 켠에 진 할머니의 영정이 남아 있다. 글 사진 제주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64) →가는길:4·3 사건 70주기를 앞두고 제주 곳곳에서 동백 배지달기 등 다양한 추념 이벤트가 열리고 있다. 이번만은 올레길에서 벗어나 4·3길을 따라 걸어 보는 것도 좋겠다. 6~7㎞에 이르는 코스를 2시간 정도 걸으며 둘러볼 수 있도록 했다. 제주 4·3 70주년 기념사업위원회에서 추천한 코스는 모두 4개다. 제주를 동서남북으로 나눠 돌아볼 수 있게 했다. 미리 신청하면 ‘4·3해설사’의 해설을 들으면서 걸을 수 있다. 4·3 콘텐츠 관련 내용은 제주관광공사 홈페이지(www.visitjeju.net)에 자세하게 나와 있다. ‘4·3 길을 걷다’란 지도도 꼭 챙기는 게 좋다. 길잡이로 큰 도움이 된다.→맛집 : 도두 해녀의 집(743-1500)은 전복미역국 등을 잘한다. 주방의 손길보다 신선한 재료가 맛을 낸다고 보는 게 맞을 듯하다. 음식에 별 기교를 부리지 않아도 담백하고 깊은 맛이 난다. 정뜨르(제주공항) 인근에 있다. 커피 한 잔 마시겠다면 쉴만한 물가(796-3808)가 괜찮다. 월령리 무명천 할머니집 앞에 있다. 커피 맛은 옅은 편이어도 업소 앞 풍경은 매우 짙다. 명진전복(782-9944)은 전복돌솥밥 등으로 소문난 집이다. 식사 때가 아니더라도 15분 정도는 기다려야 한다. 명소 반열에 올랐지만 맛은 여전히 예전처럼 좋은 편이다. 다랑쉬 오름과 가깝다.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울음의 순서/유진목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울음의 순서/유진목

    울음의 순서/유진목 아침까지만 해도 나는 본 적 없는 여자의 몸속에 있었다 몇 차례 진통이 있은 뒤에 만삭의 여자는 산부인과로 갔다 참 바람을 쐬어도 이마에 맺힌 땀이 식지 않았다 불어난 몸을 지탱하느라 난간을 붙잡고 천천히 계단을 올라갔다 층계참에 서서 남은 계단의 숫자를 세어 보았다 다시 계단을 내려올 때는 아이와 함께라는 것을 생각했다 신기한 일이다 어느 날 몸속에 아이가 생기더니 이제는 몸 밖으로 나오려는 것이다 여자는 비명을 지르고 눈물을 흘리고 아랫도리가 찢어지도록 힘을 주었다 창밖에는 공중에 매달린 사내가 뒤엉킨 가로수의 가지를 베고 있다 일순 날카로운 빛이 쏟아진다 기억에 없지만 나는 울었을 것이다 나를 울게 하는 일을 생각한다 계단을 내려온 여자는 자신의 옷자락을 세게 움켜쥔 아이를 품에 안고 한참을 서 있었다 ===================== 만삭의 여자가 난간을 붙잡고 천천히 층계참을 오른다. 산부인과 병원으로 가는 중이다. 어제까지 모르던 여자의 몸속에서 꼬물거리던 아이는 여자의 생살을 찢고 나온다. 빛이 왈칵 쏟아지는 세상에 도착하자마자 터뜨린 아이의 첫 울음은 이 세계에 입성했다는 신고식이다. 이 첫 울음은 앞으로 그가 사람으로 겪어야 할 불행의 전조(前兆)를, 실존의 고투(苦鬪)와 고독의 전부를 대신한다. 어쩐 일인지 내 귀에는 이 첫 울음이 ‘내일부터는 불행한 사람이 되겠습니다’라고 말하는 소리로 들린다. 장석주 시인
  • ‘마더’ 이혜영, 세상과 이별...“너무 아름다워 그 진가를 몰랐던 세상이여, 안녕”

    ‘마더’ 이혜영, 세상과 이별...“너무 아름다워 그 진가를 몰랐던 세상이여, 안녕”

    ‘마더’ 이혜영이 세상과 작별 인사를 했다.14일 방송된 tvN 드라마 ‘마더’에서는 영신(이혜영 분)이 세상을 떠나기 전 주변을 하나씩 정리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둘째 딸 이진(전혜진 분)과 셋째 현진(고보결 분)은 이날 자신이 입양아였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에 빠졌다. 이날 현진은 우연히 화단에 숨겨진 이진의 입양서류와 과거 비디오테이프가 담긴 상자를 발견했다. 비디오 안에는 갓난 아이 때 영신에게 입양된 이진의 모습이 담겼다. 영신과 수진은 엄마에게 버려진 사실을 알고 힘들어할 이진을 위해 이 사실을 꽁꽁 숨겨왔던 것. 이진은 자신이 입양아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그간 자신이 해왔던 행동들을 깊이 반성하며 언니 수진에게 미안함과 엄마에 대한 감사를 다시 한번 느꼈다. 현진 역시 입양아였음을 어쩌면 예견하고 있었을지 모른다며 이를 덤덤히 받아들였다. 특히 이날 방송에선 영신의 매니저 재범(이정열 분)이 친아버지라는 사실까지 드러나 시청자들에게도 놀라움을 줬다. 암 투병으로 힘든 시간을 보낸 영신은 마지막을 준비하며 수진의 친모 홍희(남기애 분)을 집에 초대했다. 영신은 “나 죽으면 우리 수진이 엄마 돼주세요. 어차피 나 없으면 둘이 만날 거 아는데 그래도 내가 부탁해서 만나는 걸로 했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살면서 유일하게 원통한 거. 우리 수진이 낳지 못한 거. 세상에서 제일 부러운 사람. 수진이 낳은 사람”이라며 눈물을 보였다. 수진을 진슴으로 사랑하는 영신의 마음을 느낀 홍희는 수진의 배냇저고리와 아이 때 사진을 영신에게 전했고, 영신은 눈물을 쏟았다. 한편 이날 수진과 떨어져 임시보호소에 있던 윤복(허율 분)은 홀로 서울행 기차에 올랐다. 영신의 집에 무사히 도착해 수진과 재회한 윤복은 “엄마가 너무 보고싶었다”며 울음을 터뜨렸다. 수진과 윤복의 눈물겨운 재회는 시청자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이어 윤복은 영신의 방을 찾았고, 영신의 마지막을 옆에서 지켜보며 대화를 나눴다. 영신은 죽음을 눈앞에 두고 “아 너무나 아름다워 그 진가를 몰랐던 세상이여, 안녕”이라는 ‘우리 읍내’의 에밀리 대사를 읊었다. “엄마”를 부르며 그는 결국 세상과 작별을 고했다. 한편 진정한 엄마의 의미를 다시금 새기게 하는 드라마 ‘마더’는 종영까지 단 1회 만을 남겨두고 있다. 오늘(15일) 오후 9시 30분 마지막 회가 방송된다. 사진=tvN 김혜민 기자 khm@seoul.co.kr
  • ‘추리의 여왕 시즌2’ 최강희, 진정성 담긴 열연에 시청자도 ‘감정 이입’

    ‘추리의 여왕 시즌2’ 최강희, 진정성 담긴 열연에 시청자도 ‘감정 이입’

    배우 최강희의 진정성 담긴 열연과 눈물이 시청자들의 가슴을 울렸다.어제(8일) 방송된 KBS 2TV 수목드라마 ‘추리의 여왕 시즌2’(극본 이성민, 연출 최윤석, 유영은, 제작 추리의 여왕 시즌2 문전사, 에이스토리) 4회 방화 사건에서 유설옥(최강희 분)의 추리력이 또 한 번 빛을 발한 가운데 그녀의 따뜻한 성품 역시 돋보였다. 당신은 최선을 다했다는 하완승(권상우 분)을 향한 “범인만 알아내면 뭐해요? 막지도 못하고”라는 말에는 간발의 차이로 눈앞에서 화재를 막지 못한 괴로움과 자책의 감정이 잘 녹아들어 있었다. 최강희는 깊은 눈빛과 표정 속에 유설옥의 슬픔과 안타까움을 담아내며 시청자의 감정 이입을 도왔다. 무엇보다 설옥은 엄마의 아픔을 곁에서 지켜본 예나의 울음에 차마 준비한 우유를 손에 쥐어주지 못하고 안쓰러워할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심리는 디테일한 연기와 촘촘한 표현력으로 안방극장에 고스란히 전해지게 됐다. 특히 예나의 신발에 묻은 딸기물을 닦아내는 행동은 마치 아이의 괴로운 기억까지 지워주고 싶은 마음과 맞물리며 남다른 인상을 남겼다. 결국, 엄마의 끔찍한 사고에 힘겨워하는 예나의 모습이 잔상처럼 남은 그녀는 왈칵 눈물을 쏟아냈다. 이는 선명하게 떠오르는 피해자의 고통과 눈물을 함께 느끼며 아픔을 나누는 순간이었을 것이라고. 무엇보다 이 장면에선 점점 북받쳐 오르는 설옥의 감정을 세밀하게 짚어낸 최강희의 눈물 연기가 폭발, 몰입도가 최고치에 이르렀다는 반응. 이후 화재 사고가 일어났던 아파트 옥상에서 먼 아래를 내려다보며 씁쓸함과 공허함을 드러내는 모습은 누구보다 복잡한 그녀의 심경을 잘 말해주는 듯했다. 더불어 “억울한 사람들한테는 우리가 마지막”이라는 하완승의 위로 섞인 말에 유설옥은 과거 죽은 엄마, 아빠를 떠올려 보는 이들을 가슴 아프게 만들었다. 이는 억울한 누명을 쓴 그녀의 친부모 이야기로 시즌1에서 시작돼 끝나지 않은 이 사건이 시즌2에서 어떻게 다뤄질지 궁금증을 자극하고 있다. 이처럼 매회 완성도 있는 깊은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배우 최강희의 활약은 매주 수, 목 밤 10시에 방송되는 KBS 2TV ‘추리의 여왕 시즌2’를 통해 만날 수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기타 치며 노래하자 울음 그치는 보호소 견공들(영상)

    기타 치며 노래하자 울음 그치는 보호소 견공들(영상)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州)에 있는 밴스카운티 동물보호소는 언제나 새로운 가족을 기다리는 동물로 넘쳐난다. 특히 갈 곳이 정해지지 않은 개 중 일부는 두려움 때문인지 한두 마리가 짖기 시작하면 여기저기서 짖는다고 한다. 그런데 최근 한 직원이 언제나 개들 울음소리로 가득했던 보호소 안을 조용하게 만드는 그야말로 기적을 일으켰다. 채드 올즈라는 이름의 이 남성 직원은 기타를 치며 앨런 잭슨의 ‘레드 온 어 로즈’(Red on a Rose)를 부르기 시작했다. 그러자 개들은 점차 짖는 소리를 멈추는 것이었다. 조용히 이 남성을 바라보는 개들의 모습은 마치 넋을 잃고 음악에 빠진 듯이 보인다. 평소에 시끄러웠던 개뿐만 아니라 항상 두려움에 떨던 개들도 모두 차분히 그의 음악에 귀를 기울였다. 이 놀라운 모습은 지난달 14일 보호소의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 ‘밴스카운티 동물보호소의 친구들’을 통해 공개됐다. 지금까지 조회 수는 무려 106만 회, 공유된 횟수도 2만3000회를 넘어섰다. 그리고 ‘좋아요’, ‘최고예요‘, ‘슬퍼요’ 등의 반응도 1만2000개나 이어졌다. 이뿐만 아니라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음악은 마음을 치유하는 효과가 있다”, “그는 개들에게 영웅이다”, “아름답다. 모두가 사랑이 넘치는 가족을 찾길 바란다” 등 1400건이 넘는 호응을 보였다. 이에 대해 자신의 멋진 기타 연주와 목소리로 개들을 매료시켰던 이 직원도 “이 놀라운 동물들에게 많은 사랑과 응원을 줘서 감사하다. 많은 시설이 우리처럼 동물들을 위해 힘쓰고 있다는 점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의 기타 연주는 개들이 사람을 받아들여 새로운 가족을 찾기 쉽게 하기 위한 훈련 프로그램의 목적으로 시행됐다. 개들의 뜻밖의 반응에 보호소 측은 앞으로도 계속 개들에게 연주회를 하기로 했고 지난 6일에도 이 직원은 개들 앞에서 필 콜린스의 ‘어나더 데이 인 파라다이스’(Another Day In Paradise)를 기타 연주와 함께 들려줬다. 한편 이 시설에서는 기타 연주회 외에도 시설을 방문한 아이들이 동물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밴스카운티 동물보호소/페이스북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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