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아이 삶
    2026-01-29
    검색기록 지우기
  • 우병우
    2026-01-29
    검색기록 지우기
  • 제철소
    2026-01-29
    검색기록 지우기
  • 아바타
    2026-01-29
    검색기록 지우기
  • 24시간
    2026-01-29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7,339
  • ‘가족이었잖아요…’ 아프다고 생매장된 7살 푸들[김유민의 노견일기] 

    ‘가족이었잖아요…’ 아프다고 생매장된 7살 푸들[김유민의 노견일기] 

    지난 19일 제주 공터에서 산 채로 땅에 묻힌 푸들이 발견됐다. 사건이 언론에 알려지며 공분을 일으키고, 경찰이 수사를 벌여오자 견주와 견주 지인은 자수했고,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견주는 학대하고 방치한 푸들이 살아있자 소유권을 포기했다. 견주 A씨는 ‘반려견을 며칠 전에 잃어버렸다’고 허위로 진술했다가 ‘강아지가 몸이 아파서 묻어주려 했다’고 진술 내용을 바꿨다. 7살로 추정되는 푸들은 등록 칩이 있었지만 너무 야위고 겁먹은 상태였고, 앞다리 발목은 고무줄에 묶여 있었다. 학대 정황이 다분했다. 정상적인 반려인은 반려동물이 아프면 병원에 간다. 살아있는 생명을 파묻고 죽게 방치하는 학대를 저지르지 않는다. 산책 중 강아지를 발견한 시민은 “반려견이 입, 코만 내민 채 몸은 땅에 묻혀 있었다”며 “바로 구조했지만 먹지 못했는지 몸이 말라있는 상태였고 벌벌 떨고 있었다”고 전했다. 강아지는 너무 말라 있었고, 영양상태가 안 좋아 영양제를 투입했으며 앞다리 상처를 치료하고 난 뒤인 다음날 동물보호센터로 보내졌다. 푸들은 현재 제주도 동물위생시험소 산하 동물보호센터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제주시 동물보호센터 관계자는 “2~3주 정도 치료기간을 가진 뒤 경찰과 협의를 통해 입양여부를 판단할 것”이라며 “처음엔 많이 떨고 사람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었으나 지금은 사람에게 안기는 등 정신적으로 많이 안정됐다”고 밝혔다.제주에서 입·발 묶인 채 버려져“움직일 수도 없게”…구조 후기 지난 13일에는 유기견 보호센터인 한림쉼터 인근에서 주둥이와 앞발이 노끈과 테이프에 묶인 ‘주홍이’가 발견됐다. 발견 당시 입과 앞발이 노끈과 테이프에 꽁꽁 묶여 움직일 수도 없는 상태였고, 입 주변에는 상처와 진물이 나 있고 앞발은 등 뒤로 꺾여 있었다. 주홍이를 구조한 자원봉사자는 “사람도 하고 있기 힘든 자세로 이 착한 아이를 던져놨다”고 분노했다. 제주서부경찰서는 국민신문고를 통해 사건을 접수하고 즉각 수사에 착수했지만 폐쇄회로(CC)TV와 목격자 진술 등 단서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봉사자는 “발견되지 않았다면 외롭고 고통스럽게 죽어갔을 아이”라며 “한쪽에서는 누구라도 도우려고 살리려고 아등바등 노력하는데 한쪽에서는 어떻게든 죽이려고 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버려지는 것도 모자라 학대까지 당한 주홍이는 보호소 강아지로 확인됐다. 보호소 관계자는 “견사 밖으로 나가게 된 주홍이를 발견한 누군가가 이렇게 해놓고 안 보이는 곳에 던져놓고 간 것 같다”며 “보호소 앞에 이렇게 해놓고 간 것은 이 아이가 보호소 아이라는 걸 아는 누군가의 소행인 것 같다”고 추정했다. 주홍이는 보호소가 구한 임시보호처에 머물며 건강을 회복하고 있다. 사람을 경계했지만 현재는 산책이 가능할 정도로 상태가 호전됐고, 두 번째 임시보호처로 이동해 몸과 마음의 상처를 감싸 안아줄 가족을 기다리고 있다. 여자아이로 3살로 추정되며 17.8kg, 중성화 완료. 심장사상충 음성. 한림쉼터@hanlim_animal_shelter 인스타그램으로 입양 신청을 받고 있다.평생의 상처 안고 살아가는데솜방망이 처벌, 동물학대 방치 동물보호법 개정 시행에 따라 동물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학대행위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 동물에 상해를 입히거나 질병 유발 학대행위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 동물을 유기한 자는 3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2010년부터 11년간 전국적으로 동물보호법 위반 사범 약 4400명이 검거됐지만, 이 중 구속 인원은 5명으로 실형 선고 비율은 1%도 안 된다. 동물학대 뉴스가 계속되고 있만 불기소 처분과 벌금 몇십만원, 집행유예 등 솜방망이 처벌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유기동물 없는 제주네트워크는 “동물학대범이 아무렇지도 않게 일상을 살아가는 동안 피해 동물은 잔인하게 죽임을 당했거나 신체적·정신적 고통 속에서 살아간다. 또 피해 동물 가족은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고 살아가야 한다”라며 “제주도는 더는 학대 받는 동물이 발생하지 않도록 강력한 동물 학대 예방책을 강구하고, 경찰은 이번 사건 범인을 반드시 찾아내 처벌할 수 있도록 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한국에서는 해마다 10만 마리의 유기동물이 생겨납니다. “한 국가의 위대함과 도덕적 진보는 그 나라의 동물들이 받는 대우로 짐작할 수 있다”는 간디의 말이 틀리지 않다고 믿습니다. 그것은 법과 제도, 시민의식과 양심 어느 하나 빠짐없이 절실하게 필요한 일이기 때문입니다.어떠한 생명이, 그것이 비록 나약하고 말 못하는 동물이라 할지라도 주어진 삶을 온전히 살다 갈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노견일기를 씁니다. 반려동물의 죽음은 슬픔을 표현하는 것조차 어렵고, 그래서 외로울 때가 많습니다. 세상의 모든 슬픔을 유난이라고는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 [이연실의 Book 받치는 삶] 우크라이나 전쟁 일기가 한국에서 처음 나온 이유/출판사 이야기장수 대표

    [이연실의 Book 받치는 삶] 우크라이나 전쟁 일기가 한국에서 처음 나온 이유/출판사 이야기장수 대표

    2022년 3월 4일 우크라이나 하르키우. 한 엄마가 도시를 탈출하기로 결심했다. 전쟁 이후 폭격이 시작되면 지하실에 숨어 있다가 잠잠해지면 음식을 챙기러 집으로 돌아가기를 반복했으나 더는 머물 수 없었다. 바로 옆집에 미사일이 떨어진 것이다. 마당, 거리, 광장은 러시아군들의 사격장이 됐다. “두려움은 아랫배를 쥐어짠다.” 그러나 탈출하기에도 이미 늦은 걸까? 택시도 운행을 멈췄다. 엄마는 간절한 마음으로 택시업체에 전화를 돌린다. 포기하려던 그때 극적으로 인근에 있던 택시기사에게 연락이 왔다. “내가 가겠다.” 10분 후 도착하니 곧장 짐을 싸서 나와야 했다. 한데 아이들의 손목을 붙들고 떠나려는데 정작 한 사람이 같이 갈 수가 없다. 엄마의 엄마, 아이들의 할머니는 떠나지 않기로 한다. 아이들의 증조할머니, 거동이 어려운 노모가 집에 있었기 때문이다. 젊은 엄마는 고향을, 어머니를, 할머니를 포탄 속에 남겨 두고 떠난다. 두 아이를 살리기 위해. 그리고 나이든 엄마는 딸과 손주들을 보내고 남는다. 자신보다 더 늙은 엄마를 돌보기 위해. 엄마들은 그렇게 10분 만에 생이별했다. 젊은 엄마는 눈물이 가득한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던 어머니의 표정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고 썼다. 우크라이나의 올가 그레벤니크 작가와 처음 연락을 취한 것은 3월 18일이다. 그의 SNS를 지켜보던 한국인 팔로어가 그가 전쟁 중 남긴 그림과 글을 내게 보여 주었다. 작가와 연락이 닿은 그 순간부터 우크라이나 작가와 한국의 편집자, 번역가는 밤낮없이 소통하며 작업했다. 흔히 피 말리는 편집 일정을 ‘전쟁 같은 일정’이라고 말하는데, 이번엔 그 표현조차 사치스러웠다. 저기 한 나라에서 실제로 전쟁이 일어나고 수없이 사람들이 죽어 가고 있었다. 통상 계약 후 최소 두 달 정도는 걸리는 완고 입수, 편집과 디자인을 15일 만에 모두 마쳤다. 내 마음속의 목표 일정은 ‘단 하루라도 빨리’였다. 우크라이나에 남편과 어머니를 남겨 두고서 두 아이와 강아지 한 마리를 데리고 국경을 넘은 엄마 작가는 그 고통을 ‘두 손목이 잘린 것 같다’고 표현했다. 손이 절단됐는데, 그 절단된 손의 통증이 고스란히 느껴진다고 말했다. 매일 아침 일어나면 두고 온 어머니와 남편 생각에 가슴이 찢어진다고도 했다. 수많은 메시지를 나누며 숨 가쁘게 책을 출간하고 나서야 비로소 작가와 영상으로 만났다. 나는 이 참혹한 상황에서도 아이들을 지켜내고 기록하길 멈추지 않은 그의 용기에 찬사를 보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은 용감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너무도 두려웠기 때문에 도망친 것이라고 나지막이 말했다. 전쟁의 공포가 너무 압도적이었기 때문에 모든 것을 삼켜 버리고 무너뜨리고 죽여 버리는 전쟁, 그 절망과 어둠으로부터 온 힘을 다해 도망쳤을 뿐이라고. 여전히 그 어둠 속에 남아 있는 남편과 어머니에 대해 말할 때마다 그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화면 너머 슬픈 표정을 짓고 있는 엄마의 등에 네 살 딸아이가 달려와 볼을 비비고, 기나긴 피난길의 여정에서도 그가 포기하지 않고 품은 강아지 한 마리가 왕왕 짖으며 뛰어다녔다. 언제야 이 가족이 다시 평온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딸아이는 요즘 꽃잎을 뜯으며 ‘전쟁아 끝나라, 전쟁아 끝나라’ 말한다고 한다. 지금은 불가리아의 소도시에서 임시 난민으로 머물고 있는 작가에게 그의 모국에서 출간할 수 없어 한국에서 가장 먼저 출간된 책을 발송했다. 책과 함께 한국 전통 자개소반 모양의 작은 선물도 담았다. 언젠가 이 가족이 다시 한 밥상에 모여 앉아 울지 않고 이 책을 넘겨 볼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라면서.
  • 억압에 저항, 파괴적 창조… 행동하는 예술정신[이지윤 큐레이터의 은밀한 미술인생]

    억압에 저항, 파괴적 창조… 행동하는 예술정신[이지윤 큐레이터의 은밀한 미술인생]

    중국을 대표하는 현존 글로벌 작가를 묻는다면 아이웨이웨이라고 답할 것이다. 그는 중국인 아티스트이자 인권 운동가로 불리며 2015년부터 유럽을 무대로 활동하는 작가다. 2015년 이전까지 중국에 살며 활동하던 작가는, 적극적인 정부 비판으로 인해 중국 정부로부터 해외여행 금지령을 받는 등 억압된 삶을 살았다. 2015년 독일로 이주한 뒤로 유럽에서 난민의 신분으로 작업을 하며 세계 시민의 일원으로서 자유롭고 존엄한 인간으로서의 삶의 가치를 강조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1999년부터 중국 정부의 표적 그는 1957년 베이징에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1930년대 프랑스 파리 미술 유학생 출신인 중국의 유명 근현대 시인이자 동양화가인 아이칭이고 어머니 또한 시인인 가오잉이다. 그러나 이 엘리트 부부는 마오쩌둥의 문화혁명 당시 반우파 지식인으로 추방당했다. 문화대혁명 시기는 예술의 자율적 표현이라는 측면에서 중국 미술이 몰락하는 시기였다. 아이웨이웨이와 중국 정부의 문제는 아마 이때부터 시작됐다고 할 수 있다. 그는 부모와 함께 중국 서부 지역으로 추방된 뒤 성인이 될 때까지 대부분 만주와 신장에서 자랐다. 아이웨이웨이의 작업 전반에서 나타나는 사회 비판적 성격은 문화대혁명 시기를 겪어 온 아이웨이웨이의 이런 개인적 성장 배경에서 찾을 수 있다. 작가는 1978년 베이징영화아카데미에 입학했고 당시 그곳에서 중국 최초의 전위예술단체 중 하나인 ‘성성화회’(Stars Art Group)에 본격적으로 참여하며 표현의 자유로서의 예술을 전파하는 데 앞장섰지만 결국 중국 사회의 규율에서 벗어나고자 1981년 미국 뉴욕으로 건너갔다. 그곳에서 작가는 마르셀 뒤샹, 앤디 워홀, 재스퍼 존스 등의 작품을 만나 현대미술에 대한 자신만의 시각을 확립했다. 1993년 베이징으로 돌아온 뒤 그는 베이징 동부에 차오창디 예술촌을 형성하고, 이곳을 거점으로 몇몇 작가들과 실험 예술 그룹 ‘베이징 이스트 빌리지’를 결성했다. 1999년 아이웨이웨이는 베니스비엔날레에서 중국 대표 자격을 얻었지만, 상하이에서 정부를 비판하는 전시를 열며 중국 정부의 표적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작가의 반체제적 예술은 이 시기 이후 두드러졌고 이는 오늘날까지 예술가이자 인권운동가라는 이름으로 계속되고 있다. 작가와 중국 정부 사이에 본격적으로 다시 문제가 일어나게 된 사건은 2008년 쓰촨 대지진이다. 그는 블로그와 트위터에 쓰촨성 대지진과 관련해 중국 정부의 허술한 대처를 비판했고, 지진으로 목숨을 잃은 5000여명의 초등학생 부모들과 연대 활동을 벌이며 그들의 명단을 공개했다. 이에 중국 정부는 그의 블로그를 폐쇄했다. 그러나 작가는 이에 굴하지 않고 이런 인권 문제가 선진화 앞에 서 있는 중국의 수치라며, 독일에서 쓰촨 대지진으로 사망한 초등학생들의 가방을 연결한 긴 설치 미술작품을 전시했다. 멀리서 바라보면 빨강, 파랑, 노랑, 초록의 원색으로 만든 매우 이국적인 중국 서체로 쓰인 한자 디자인의 대형 글로서, 뜻은 몰라도 뮌헨 미술관 입구의 파사드는 근사하기만 했다. 하지만 가까이서 보면 그 글자는 초등학생의 작은 가방들을 연결해 만든 설치 미술임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 읽을 수 없는 글은 ‘그녀는 이 세상에서 7년 동안 아름답게 살았다’라는 뜻이다. 뭉클한 순간이다. 사회적 문제를 예술로 승화시킨다는 게 이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할 수 있게 하는 지점이다. ●난민과 인권에 대한 메시지 난민 인권에 대한 그의 관심은 유럽 이주 이후 더욱 활발히 나타난다. 최근엔 한국에선 처음으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이 이 문제를 다룬 작가의 대표작 ‘빨래방’(2016)을 선보였는데, 이 작품은 그리스와 마케도니아 국경에 위치했던 이도메니 난민캠프에 있던 난민들이 그리스 정부에 의해 강제로 캠프를 떠나면서 남긴 옷들이다. 작가는 이 옷들을 수거해 세탁, 수선하고 다림질한 뒤 목록을 만들어 전시했다. 이 작품엔 신생아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옷이 담겨 있다. 지금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그들이 떠난 자리를 상기시켜 주면서 난민 문제를 다시금 생각하게 만든다. 게다가 최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에 대해 지금이야말로 우리가 인류, 인권에 대해 다시 생각해야 하는 시간이라는 메시지를 던져 주고 있다. 작가는 인권 외에 중국 전통 예술의 정체성과 현대사회와의 관계도 주요 주제로 다룬다. 중국의 동시대 미술과 서구 자본주의 사이의 문화적 차이와 유사성을 담은 작업들이 대표적이다. 2007년 아이웨이웨이는 독일의 소도시 카셀의 도큐멘타 12에서 개최한 ‘동화’(fairy tale) 프로젝트에 참여시키기 위해 직접 비용을 들여 중국의 일반인 1001명을 데려왔다. 이 작품의 콘셉트는 간단했다. 블로그를 매개로 한 작가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1001명의 중국인을 모아, 그들에게 옷과 짐을 주고 그들을 카셀의 오래된 섬유 공장 안에 있는 임시 숙소에 머물게 한 다음 카셀 도큐멘타가 열리는 석 달 동안 도시를 떠돌아다니게 하는 것이었다. 이 프로젝트의 주된 대상은 옷이나 여행 가방이 아니라 참가자들의 경험, 그리고 그들의 정신이었다. 이 프로젝트는 여행의 기회가 거의 없고 표현의 자유가 제한된 중국인들에게 여행의 기회를 주는 것이었다. 그리고 전시장 곳곳에 1001개의 의자를 늘어놓고 전시장 밖엔 1001개의 명·청 시대 가옥의 나무문과 창문으로 만들어진 거대한 조형물 ‘템플릿’을 설치했다. ●中 사회 개인교류 필요 제기한 ‘동화’ ‘템플릿’은 중국 북부의 산시 지역에서 철거된 집과 사원에서 1001개의 목재 문과 창문을 재배치해서 만든 작품이다. 이 작품은 전시 첫날에 조형물이 바람에 무너져 당초 의도한 바와 다르게 모양이 바뀌었지만, 작가는 작품을 고치지 않고 그대로 전시했다. 그는 무너진 작품을 통해 자연의 힘을 느낄 수 있다면서 ‘파괴된 모습은 새로운 창조가 아닐까?’, ‘예술이란 영속적인 것이어야만 하나’ 등의 질문을 관객에게 던졌다. 버려진 문짝들이 정처 없이 흘러가는 시간의 결에 만져지는 것처럼 작가는 그 작품을 자연의 흐름에 맡겨 있는 그대로 보여 주었다. 엉뚱하게 놓여 있는 청 시대의 의자들과 마찬가지로 독일로 온 중국인들은 마치 이곳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작가는 동화는 결국 현실에서는 전혀 작동되지 않는다는 것을 얘기했다. 어쩌면 그러한 가짜의 모습이 현실에서 우리가 깨달아야 할 진리일 수도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동화’라는 제목을 단 이 작품을 통해 작가는 전체주의 체제와 거대한 사회 변화를 바탕으로, 중국은 제도가 아닌 개인에 기반한 교류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의 역사적인 작품이라고 여겨지는 작품은 2010년 영국 런던의 테이트 모던 터빈홀에서 개최한 전시회에 출품한 ‘해바라기씨’다. 유니레버 후원으로 열린 이 전시회는 중국 최고의 도자기 장인들을 다시 살려낸, 최고의 공공미술이 아닌가 싶다. 이 작품은 중국 인민을 상징하는 1억개의 도자기로 만든 해바라기씨를 사용한 대규모 설치 미술 작품이다. 1억개의 도자기 해바라기씨는 베이징에서 1000㎞ 떨어진 징더전(景德鎭)이라는 곳에서 장인들에 의해 만들어졌다. 기록에 따르면 이 지역은 한나라 때부터 오늘날까지 거의 20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도자기를 생산한 지역이다. 이 마을은 현재까지 대부분의 주민들이 옛 방식 그대로 도자기를 만들고 있다. 오늘날까지 중국은 도자기의 나라로 불리는데, 아이웨이웨이는 이 오래된 중국 전통의 미술 형태를 빌려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또 중국 사회의 이면을 풍자했다. 하지만 이 중요한 장소의 장인은 이제 거의 사라지고, 특히 문화혁명을 지나면서 중국의 도자기 장인들은 거의 그 명맥을 찾기 힘들어졌다. 그런 장인들 중 무려 150명에게 1년 반 동안 월급을 주면서, 해바라기씨앗으로 만든 도자기를 제작하도록 한 것이다.●‘해바라기씨’는 14억 중국인 의미 해바라기씨의 상징은 1960년대와 1970년대 중국의 문화혁명 기간 동안 도처에서 사용됐다. 특히 국가의 공산당 지도자 마오쩌둥, 그리고 더 나아가 전체 인민에 대한 시각적 은유로 자주 사용됐다. 어쩌면 수많은 양의 압도적인 해바라기씨 작품은 14억 중국인을 의미할 수 있다. 문화혁명 당시 굶주림을 경험해 본 인민들은 입에 넣고 우물거리며 배고픔을 달랬던 해바라기씨에 대한 추억을 함께하고 있기 때문이다. 테이트 모던 터바인 홀 입구를 가득 채웠던 그 해바라기씨로 만든 도자기 카펫 설치 미술작품 위를 거닐던 그 어느 오후를 다시 기억하는 오늘이다. 창조적인 통찰과 전통의 재해석이 이러한 새로운 스펙터클과 예술적 승화를 만들 수 있는 것이라는 것을 기억하며. 숨 프로젝트 대표
  • “낙태죄 헌법불합치 3년… 대체입법 공백, 임신부 처치 늦어져 혼란”[우리 삶을 바꾼 변론]

    “낙태죄 헌법불합치 3년… 대체입법 공백, 임신부 처치 늦어져 혼란”[우리 삶을 바꾼 변론]

    “헌법재판소 결정은 여성의 임신중지가 자신의 신체적·심리적·사회경제적 상황에 대한 고민 끝에 내린 전인적(全人的) 결정이며 그 결정을 신뢰해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그리고 그런 결정을 할 때 온전하게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국가가 충분한 정보 제공 기반과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죠.” 2019년 4월 헌재는 임신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이 존중돼야 한다며 형법상 낙태죄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7대2(헌법불합치 4, 단순위헌 3, 합헌 2)의 결정. 1953년 형법 제정 이후 66년 만의 변화였다. 헌재의 결정은 단순히 ‘생명은 소중하다’는 명제를 넘어 여성의 삶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진일보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결정이 나오기까지는 헌법소원 공동대리인단을 맡은 7인의 변호사(김수정·류민희·박수진·유원정·차혜령·천지선·최현정)의 노력이 컸다. 하지만 헌법불합치 3년이 지난 지금 국회는 여전히 대체입법을 논의조차 하지 않고 있다. 대리인단 중 한 명이자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여성인권위원장을 맡은 박수진(40·법무법인 덕수) 변호사를 지난 20일 서울 강남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10년 전에는 4:4 ‘합헌’…“여성 자기결정권 사회적 인식 높아져” 헌재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은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이 아니다. 그전에도 헌법소원이 있었지만 헌재는 2012년에는 합헌 결정을 내렸다. 다만 그때도 헌법재판관들의 판단은 위헌과 합헌 의견이 각각 4대4로 팽팽하게 맞붙었다. 박 변호사는 “앞선 헌재의 합헌 결정 때도 여성의 자기결정권에 대해서는 인정하는 소수의견이 함께 나온 상태였다”며 “시간이 지나 사회적 인식도 더 바뀐 만큼 ‘이번에는 왠지 이길 수 있을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회고했다. 이번 낙태죄 위헌 헌법소원은 대리인단이 산부인과 의사 정모씨의 대리를 맡으며 본격적으로 진행됐다. 그는 낙태시술을 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던 중인 2017년 의사의 낙태수술을 불법으로 규정한 형법 제269조 제1항과 제270조 제1항에 대해 헌재에 위헌 확인을 구하는 헌법소원을 냈다. 박 변호사를 비롯한 민변 여성인권위 소속 변호사들이 변론을 자청하면서 곧 공동대리인단이 꾸려졌다.변론서만 171쪽, 여성 처한 임신중지 현실 바라봐야 “담임이 불러내서 자퇴서를 쓰라고 하더라고요. 싫다고 했어요. 임신한 게 죄냐고 낙태했다고 학교 다닐 권리도 없냐고 따졌어요. 그랬더니 학생이 임신한 건 죄래요. 제가 다른 학생에게 안 좋은 영향을 줄 거라며 자퇴를 하래요. (중략) 임신은 보통 축하받는 일이잖아요. 그런데 학생이 임신하면 죄인가요? 낳아 키울 여건이 안 되면 낙태할 수밖에 없는 거잖아요. 낙태가 죄인가요? 나는 죄인이 아니에요.”(공동대리인단 변론요지서 중/한국여성민우회 당사자 발언 인용) 대리인단이 헌재에 제출한 변론요지서는 법 조항의 위헌성 주장 대신 이례적으로 20쪽이 넘는 ‘여성의 임신·임신중단의 경험‘을 앞세웠다. 여성의 임신과 임신중단이 삶 전반에 미치는 현실적인 영향을 구체적 사례로 먼저 확인한 뒤 법리적 위헌성을 심리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였다. 변론서 분량은 총 171쪽에 달했다. 당초 다른 대리인이 냈던 헌법소원심판청구서는 14쪽 분량이었지만 공동대리인단이 변론을 맡고 촘촘하게 사례와 논증 과정을 채우면서 12배가량 늘어났다. 박 변호사는 “과거만 하더라도 임신중지 여성 당사자가 나와서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는 일은 정말 어려운 일이었지만 여러 여성·시민단체 등을 통해 실제로 있었던 구체적인 사례의 목소리를 변론에 담을 수 있었던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생명권vs자기결정권?…“어머니와 태아 이익, 대립하지 않아” 심판 청구 후 헌재의 결정을 받기까지 걸린 2년 2개월은 그야말로 집약적인 심리가 이뤄진 시간이었다. 이 과정에서 대리인단은 기존에 헌재가 내린 합헌 결정을 뒤집으려면 태아의 생명권과 여성의 자기결정권이 양자택일로 대립하는 구도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국내에는 자기결정권 외에는 낙태죄와 관련한 여성의 평등권이나 건강권, 모성보호권 등 다른 기본권 침해에 대한 연구가 거의 없었다. 처음 시도하는 논증을 입증하기 위해 세계보건기구(WHO)와 유엔 여성차별철폐협약을 포함한 각종 기구에서 해외 논문과 연구 사례, 판례 등을 찾아내는 작업이 이어졌다. 당시 공개 변론을 앞두고는 법무부가 임신중지를 선택한 여성에 대해 “성교는 하되 그에 따른 결과인 임신 및 출산은 원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지칭한 의견서를 헌재에 제출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기도 했다. 낙태죄 문제를 ‘생명권 vs 여성의 자기결정권’ 구도로 전제하고 이 같은 의견을 개진한 것이다. 결국 법무부는 비판 여론의 포화를 맞고 이례적으로 의견서를 철회했다. 박 변호사는 오히려 그 일로 헌재의 심리가 전환점을 맞았다고 설명했다. 그와 같은 논란 끝에 결국 헌재는 태아와 어머니가 ‘서로 독립적이면서도 의존적인 매우 독특한 관계’라는 점을 인정했다. 헌재는 “임신한 여성의 안위(安危)가 곧 태아의 안위이며 이들의 이해관계는 그 방향을 달리하지 않고 일치한다”고 봤다. 임부는 태아를 위한 최선의 선택을 하기 마련이고 출산 후 아이를 제대로 양육하기 어려운 환경이라면 끝내 임신중단을 선택하더라도 이는 결국 아이를 위한 선택일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다. 박 변호사는 “공동대리인단 모두가 다 같이 선고를 들었는데, 헌법불합치 결정이 난 후에 재판관이 떨리는 목소리로 단순위헌 의견까지 자세하게 선고하는 것을 들으며 울컥했다”면서 “정말 기쁘고 감격스러웠던 순간”이라고 말했다.비범죄를 넘어…권리로서의 재생산 보장해야 헌법불합치 결정은 역사적인 첫 발걸음이었지만 박 변호사는 “헌재 결정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말했다. 낙태죄는 지난해 1월부터 효력을 상실했지만 정작 그 이후 국회의 대체입법은 소식이 없기 때문이다.  그는 “여전히 장애 여성이나 미성년자, 성폭력 피해자 등 사회적으로 취약한 계층은 입법 공백 속에서 구조적으로 힘든 삶을 사는 경우가 많다”며 “국회가 하루빨리 나서 임신중단 전면 비범죄화를 위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실제 미프진과 같은 유산유도제는 여전히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승인을 받지 못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사용이 허가된 약물이지만 국내 도입은 허가되지 않은 상황인 것이다. 낙태시술에 대한 건강보험도 적용되지 않아 임신중지 당사자들은 비싼 수술비를 감당해야만 한다. 법령에 정해진 것이 없다 보니 헌법불합치 결정이 나오고 나서도 의사들이 수술을 망설이는 것이 현실이다. 박 변호사는 “미성년 미혼모에게 부모의 동의서를 요구하거나 성폭력 피해자에게 입증 서류를 요구하느라 시간이 소요돼 수술 적기를 놓치는 경우도 빈번하다”며 “임신중지는 초기에 시술받아야 산모의 건강도 안전하게 지킬 수 있다. 대체입법이 되지 않다 보니 여전히 빠른 처치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제 국가가 임신중지의 비범죄화를 넘어 여성의 재생산권 등을 포괄하는 기본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산발적으로 성과 재생산, 임신중단과 출산을 다루면 또다시 여성의 몸을 과거 인구정책의 도구로 인식한 시각으로 보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성애자든 동성애자든 기혼자든 미혼자든 본인의 재생산과 관련해 온전한 권리를 사회적으로 보장받아야 한다는 전제 속에서 기본법을 마련할 때 우리 모두의 삶도 비로소 바뀔 수 있지 않을까요.”  
  • “딸아, 너도 나름 생각이 다 있구나” [아빠도 쌍둥이는 처음이라]

    “딸아, 너도 나름 생각이 다 있구나” [아빠도 쌍둥이는 처음이라]

    <편집자 주> 43개월 쌍둥이 딸을 둔 ‘일하는 아빠’입니다. 육아를 하며 느꼈던 감정을 매달 하나씩 기사로 풀어냅니다. 육아고민을 나눌 ‘아빠동지’가 많아질수록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는 사회에 한 걸음 다가갈 것이라고 믿습니다.아이를 윽박지르고 났더니… 여느 출근날처럼 애들을 서둘러 차에 태우고 직장 어린이집으로 향했다. 어린이집 앞에 도착하니 첫째가 갑자기 “가기 싫어”라며 울고 떼를 쓰는 게 아닌가. 출근 시간이 10분도 채 남지 않은터라 짜증이 솟구쳤다. 자연스레 높아진 목소리에 협박이 더해졌다. ‘지금 안 들어가면 이따 사탕은 없을 줄 알아!’ 하지만 공포 분위기 조성은 상황만 악화시켰다. ‘빨리 들여보내고 출근하겠다’는 목표 달성 역시 실패했다. 결국 ‘육아 동지’인 엄마가 나선 뒤에야 아이는 울음을 그쳤다. 일을 하며 ‘왜 첫째는 그 난리를 피웠나’ 곰곰이 생각했다. 한 가지 짚이는 부분이 있었는데, 그날이 새학기 첫 등원 날이었다는 점이다. 방학 기간 내내 엄마, 아빠랑 붙어있던 ‘인생 5년차’ 아이에게는 새로운 선생님과 친구들을 만나야 한다는 사실이 부담으로 다가왔을 테다.(상대적으로 첫째는 둘째보다 까다롭고 예민한 기질이기도 하다.) 다행히 하원하는 첫째의 얼굴은 밝았다. 뒤늦었지만 아이에게 “오늘 새로운 선생님 만나는 게 걱정됐어?”하고 물으니 아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 아이들의 행동에는 자신들 나름(?)의 이유가 있다. 부모가 볼 때는 아무리 사소할지라도 말이다. 전문가들이 아이의 속마음을 제대로 헤아리고, 포용해 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또한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발달위원회에 따르면 아이들의 뇌는 감정을 조절할 수 있을만큼 발달된 상태는 아니라고 한다. 그 결과 자기중심적으로 행동하고, 갑자기 화를 내거나 우는 등 즉각적인 감정 반응을 보인다. 정리하면 ‘나름대로의 이유’와 ‘덜 발달한 뇌 상태’가 합쳐져 아이들이 난리(?)를 피운다는 것이다. (단호하게 훈육이 필요한 상황은 잘 구분해야 한다.)존 고트먼 박사의 감정코칭 5단계 그렇다면 부모는 ‘나름의 생각은 있지만 뇌 과학적 측면에서 감정 조절은 못하는 아이’를 어떻게 상대해야 할까. 세계적인 감정관계 연구가인 존 고트먼 박사가 제시한 ‘감정코칭 5단계’는 다음과 같다. ▲1단계: 아이의 감정 인식하기 감정코칭은 아무 때나 하는 것이 아니다. 아이가 감정을 보일 때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려면 아이의 감정을 잘 인지하고 포착해야 한다. 아이의 행동에 숨은 감정을 잘 포착해야 한다. ▲2단계: 감정적 순간을 좋은 기회로 삼기 ‘화가 났구나’ ‘짜증이 났구나’ ‘억울하구나’ 하고 아이의 감정을 알아차렸다면 감정코칭을 할 것인지 그냥 넘어갈 것인지 선택한다. 자녀가 강한 감정을 보일 때가 감정코칭을 하기 좋은 때이다. ▲3단계: 아이의 감정 공감하고 경청하기 아이가 감정을 보일 때 잘 들어주고 공감해주는 단계이다. 아이 스스로 자기 감정을 들여다보고 이야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만약 아이가 “오늘 나 학교 안 가고 싶어”라고 말하면 대부분의 부모는 “왜?”라고 묻는다. 감정코칭법에서는 이럴 때 “네가 학교에 가고 싶지 않구나”라고 아이의 마음을 받아줘야 한다고 말한다. ▲4단계: 아이의 감정을 표현하도록 도와주기 감정은 여러가지 색깔이 있다. 만약 아이 본인이 어떤 감정을 느끼는데 어떤 감정인지 잘 모른다면 현명하게 대처할 수 없다. 가능한 한 아이가 스스로 자기 감정을 표현할 단어를 찾도록 부모가 돕는 것이 좋다. ▲5단계: 아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하기 마지막 단계에서는 함께 문제를 해결하자. 마지막 단계는 한계 정하기, 목표 확인하기, 해결책 찾아보기, 해결책 검토하기, 아이가 스스로 해결책을 선택하도록 돕기로 구성돼 있다. 다만 감정을 받아줘야 하지만 행동까지 다 받아줘선 안 된다. 예를 들어 동생이 소중한 책을 찢어버려서 화가 났더라도 화난 감정은 수용하되 동생을 때리는 행동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삶의 속도를 한 템포 늦춰보는 건 어떨까 ‘유머’도 아이와 나의 긴장 상황을 풀어주는 좋은 윤활유 중 하나다. 특히 출근 준비를 할 때 보통의 아이들은 느긋한 태도를 보이기 마련인데, 날카로운 목소리로 ‘빨리!’를 외치기보다 역할극 놀이를 하면 생각보다 문제가 쉽게 풀린다. 일단 신발장 앞으로 간다. 그리고 친절한 말투를 장착하고 “전 신발 파는 아저씨입니다. 오늘은 어떤 신발을 사러 오셨나요”라고 말하면 아이들은 깔깔 웃으며 신발장 앞까지 기분좋게 온다. 아이를 윽박지르면 될 일도 안 된다. 순간적으로 아이들이 강제로 부모의 권위에 굴복당해 요구를 따르더라도, 그러한 아이는 제대로 성숙하지 못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실제 프랑스 육아법을 다룬 책 ‘쿨한 부모 행복한 아이’의 저자 샤를로트 뒤샤므르는 ‘육아 성공의 비결은 인내하고 타이밍을 노리며 유머를 갖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물론 필자는 아직도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하는 날이 훨씬 많다.)  사실 중요한 건 존 고트먼 박사의 5단계도, 유머도 아니다. 이론을 장착하기 전, 부모의 마음을 돌보는 게 먼저다. 만일 현재 자신의 삶이 짜증으로 점철돼 있다? 그러면 아이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쳇바퀴 같은 삶 속에서 쉽지는 않겠지만 내 삶의 속도를 한 템포 늦춰보는 건 어떨까. 내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아이와의 관계도 끈끈해질테니 말이다.
  • “문재인, 비참한 말로”, “文, 목숨을 구걸하나”...벌거벗은 日언론 [김태균의 J로그]

    “문재인, 비참한 말로”, “文, 목숨을 구걸하나”...벌거벗은 日언론 [김태균의 J로그]

    ‘암살, 징역, 자살…한국의 역대 대통령들이 밟은 비참한 말로...퇴임하는 문씨의 앞날에 주목... 윤 당선인, 문 정권에 대해 철저한 수사에 착수한다...전문가’ 지난달 11일 일본 산케이신문 계열의 우익 성향 타블로이드지 ‘유칸(夕刊)후지’에는 이런 제목의 글이 실렸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자의 제20대 대통령 당선이 확정되고 불과 하루 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에 나온 글이었다. 타국의 정상에 대해 ‘암살’, ‘자살’, ‘비참한 말로’ 등 자극적인 단어들을 총동원해 갖다 붙였다.‘기사’인지 ‘지라시’(사설 정보지)인지 분간이 안되는 이 글은 아래와 같이 시작한다. “한국 대선에서 보수 진영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당선이 확정되면서 일본과 미국의 정상들이 축하인사를 보냈다. ‘종북·친중, 반일·탈미(脫美)’의 문재인 정권 아래 일본·미국과의 관계가 악화됐기 때문에 (미일이) 윤씨에게 기대를 거는 듯하다. 한편으로는 한국의 역대 대통령들이 대부분 비참한 말로를 걸은 만큼 문씨의 앞날이 주목된다.” 글의  마지막은 이렇게 끝났다. “차기 국회의원 선거(2024년 4월)에서 보수파 의원이 증가하면 문재인 정권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시작될 수 있다.”  文대통령 퇴임 앞두고 日 대중매체 선정적 저질보도 기승 문재인 대통령을 향한 일본 대중매체들의 선정적이고 무책임한 저질 보도 행태가 갈수록 도를 더하고 있다. 그동안에도 문 대통령을 한일 관계를 악화시킨 핵심 인물로 지목하며 비방해 온 우익 성향의 ‘황색 언론’(옐로 저널리즘) 매체들은 문 대통령의 퇴임에 즈음해 막판 총공세라도 펴려는 듯 거칠고 저열한 표현으로 사실상의 ‘혐한론’(嫌韓論)을 뿜어내고 있다. 국내 극단적 세력이 문 대통령과 정부·여당을 비난하기 위해 꾸며낸 주장까지 마치 한국에서 정설로 통하는 것처럼 왜곡해 일본의 독자들과 네티즌들에게 전달하고 있다.유칸후지는 같은달 17일에는 ‘문씨, 목숨을 구걸하나...현직·차기 대통령 회담 연기’라는 글을 실었다. 당시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대선 후 첫 회동이 연기된 이유에 대해 ‘문 대통령의 퇴임후 신변 안전을 둘러싼 갈등이 이유가 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근거로 제시한 것은 “한국의 역대 대통령은 퇴임 후에 체포·처벌되는 등 비참한 말로를 걷고 있다. 문씨가 윤씨에게 퇴임 후 자신의 평온한 삶을 보장하라고 하는 과정에서 의견이 맞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혐한 인사 무로타니 가쓰미의 주장이 전부였다. 혐한 인사의 ‘뇌피셜’을 文·尹 첫 회동 연기의 이유로 버젓이 주장 유칸후지는 이달 13일에는 ‘문 정권에 일제보복 개시인가’라는 글을 올렸다. “문재인 대통령의 집권여당 더불어민주당의 거물급 인사와 가족이 지마쓰리(血祭り)로 바쳐지고 있다”가 첫 문장이었다. 일본어 ‘지마쓰리’는 ‘전쟁에 나아갈 때, 적의 스파이 또는 포로 따위를 죽여 사기를 북돋우는 일. 제물로 사람을 죽임’ 등의 사전적 정의를 가진 말이다. 조국 전 법무장관 딸의 대학원 입학이 취소되고 이재명 전 민주당 대선 후보의 아내 김혜경씨 관련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것을 다루면서 입에 담기조차 힘든 극단적 비유를 한 것이다.주간지 ‘프라이데이’는 지난 20일 ‘야당 대통령 탄생으로 여당에 보복...문재인의 예상되는 비참한 말로’라는 자극적 제목의 글을 실었다. 현 정부 때 발생한 일련의 불상사들을 소개한 뒤 “곧 떠나는 문 대통령의 뒤에는 비참한 말로가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주간지 ‘슈칸(週刊)포스트’는 이달 1일자에서 ‘윤석열 차기 대통령, 문재인씨 체포에 총력 기울이나...야당 의원에 대한 본보기성 체포도’라는 제목의 글을 실었다. 이 글은 일본군 위안부 만행을 부정하는 ‘위안부 거짓보도의 진실’이라는 책을 펴낸 바 있는 아사히신문 전 서울 특파원 마에카와 게이지의 주장에 의존한 것이었다. 그는 “북한에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면서도 전혀 성과를 내놓지 못했던 문재인씨에 대해 국가내란죄로 즉각 체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보수파로부터 나오고 있다”며 국내 일부 과격파의 주장을 과장해서 전달했다. “조선의 시조 이성계는 전 왕조인 고려의 왕족을 여자아이까지 전부 처형했다”며 윤석열 당선인도 문재인 정권에 관련된 사람들을 뿌리채 뽑아낼 것인지 주목된다고도 했다.마에카와처럼 한국 근무 경력을 바탕으로 ‘믿을만한 한반도 전문가’를 자처하며 신문과 방송에서 혐한 언설을 늘어놓는 인사들이 일본에는 적지 않다. 무토 마사토시 전 주한 일본대사도 그 중 한 명이다. 그는 지난달 21일 ‘문재인은 영원히 추방...한국의 중심부에서 문재인 대논쟁이 달아오르는 이유’라는 제목의 글을 경제매체 ‘겐다이 비즈니스’에 실었다. ‘한국 근무’ 앞세워 “객관성” 가장...‘혐한론’ 퍼뜨리는 무토 마사토시 前대사 문재인 정부 5년을 ‘강권적 독재정권’이라고 규정하며 “문 대통령은 정부의 권력기구 장악에 총력을 기울였다”, “국가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좌익정당이 장기집권을 달성해 보수의 권력기반을 소멸시키려는 것” 등 주장을 폈다. 무토 전 대사는 이달 5일에도 겐다이 비즈니스에 ‘문재인 정권, 문서를 파기하지 말라! 한국에서 충격적인 통지가 나온 위험한 사정’, ‘문재인, 상습적 거짓말로 특별감사에...터져나오는 불편한 진실의 실체’ 등 기고를 연달아 실었다. 지난 8일에는 경제주간지 ‘다이아몬드’에 ‘한국 차기 정부가 파헤쳐야 할 문 대통령의 거짓과 비밀’이라는 글도 기고했다. 기존의 기고들과 크게 다를 바 없는 글을 이곳저곳에서 복제해 내는 식이다.비방을 위해 이른바 ‘뇌피셜’(검증된 사실이 아닌 자의적 생각)을 갖다붙이는 경우도 있다. 인터넷 매체 ‘뉴스포스트 세븐’은 ‘문재인 대통령의 마이너스 유산...반일 항공모함 계획의 폭주’라는 글에서 “문 정권의 경항모 건조 계획에 대해 한국 내에서 무용론이 분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국내 언론인의 분석이라며 ‘일본을 가상적국으로 보고 시행하는 문재인 정부의 노골적인 반일정책에 막대한 예산이 상정된 것을 두고 한국내 반대 의견이 많기 때문’이라고 했다. 국내 인사의 말을 자기들 입맛에 맞게 왜곡해 번역하는 수법도 쓰인다. 이를 테면 이재명 전 후보의 측근인 정성호 의원이 페이스북에서 “국민이 만들어서 잠시 맡긴 권력을 내 것인양 독점하고 내로남불 오만한 행태를 거듭하다 심판받았다는 사실을 벌써 잊어 버리고 나는 책임없다는 듯 자기 욕심만 탐하다가는 영구히 퇴출당할 것이다”라고 적은 것을 놓고 ‘문재인, 영원히 추방’이라고 터무니 없이 둔갑시켰다. “대중매체들, 상업적 목적으로 타국 정상 비방에 열 올려” 이런 매체들이 선정성과 상업성을 전면에 내세우는 옐로 저널리즘 이미지가 강해 일본 사회에서 높은 신뢰도를 갖는다고 할 수는 없지만, 최근 들어 나타나는 큰 문제는 노출의 빈도가 잦다는 것이다. 기사가 인터넷에 올라오는 족족 한국의 ‘네이버’, ‘카카오’에 해당하는 일본 최대 포털 ‘야후!재팬’의 첫 화면 등 주요 공간에 노출되고 있다.재일 한국인 경제학자는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대중매체의 공격이 과거라면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며 “여기에는 대법원 강제징용 판결 등으로 이번 정권에서 한일 관계가 나빠진 탓도 있겠지만, 자극적인 기사로 독자들을 많이 끌어들이려는 대중매체의 상업적 의도도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책꽂이]

    [책꽂이]

    틱낫한 지구별 모든 생명에게(틱낫한 지음, 정윤희 옮김, 센시오 펴냄) 존경받는 영적 스승이자 종교 지도자, 평화운동가였던 틱낫한 스님의 유고작. 80여년 동안 선불교의 승려로 진정한 마음의 평화와 의미 있는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줬던 그가 상처 입고 고통받고 있는 인류와 아름다운 행성 지구별에 건네는 사랑과 불안, 고통에서 벗어나는 마음 수련 메시지를 담았다. 352쪽. 1만 7800원.한국인들의 이상한 행복(안톤 숄츠 지음, 문학수첩 펴냄) 1994년 처음 한국을 방문한 뒤 20년이 넘도록 한국에서 사는 ‘독일 기자 아저씨’는 여전히 한국 사회와 사람들에게 궁금한 것이 많다. 많은 개발도상국이 꿈꾸는 롤 모델이자 세계의 최신 트렌드를 이끄는 나라가 됐지만 자살률은 늘어나고 자신이 행복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너무 많다. 한국인들의 행복을 응원하며 진심 어린 눈으로 날카롭게 한국 사회를 들여다본다. 272쪽. 1만 3000원.한없이 가까운 세계와의 포옹(수시마 수브라마니안 지음, 조은영 옮김, 동아시아 펴냄) ‘불필요한 신체 접촉’은 불쾌감을 준다며 경계하도록 교육되고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엔 절대적으로 피해야 하는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촉각은 실제로 많은 힘을 지닌 감각이다. 인도 출신으로 미국 이민자 가정에서 자란 저자가 스스로의 경험에 더해 오해받는 촉각에 대한 과학적 변론을 펼친다. 이어 안전한 신체 접촉 문화야말로 ‘포스트 코로나’에서 우리가 되찾아야 할 진짜 일상이라고 강조한다. 328쪽. 1만 7000원.성경 속 상징(허영엽 지음, 가톨릭출판사 펴냄) 천주교 서울대교구 대변인인 허영엽 신부가 성경 속 자연과 동물, 사물, 신체, 감정, 문화적 상징 등 110가지에 달하는 ‘상징’이 어떤 의미를 품고 있는지 자세히 설명한다. 오랜 시간 인간의 언어로 다듬어진 성경 안에서 다양한 시대의 역사와 사회, 문화, 관습, 풍속들도 폭넓게 이해할 수 있다.10~15세 미래 진로 로드맵(최연구 지음, 물주는아이 펴냄) 4차 산업혁명, 에듀테크, 뉴노멀 등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서 부모들은 자녀의 미래를 어떻게 설계할 수 있을까. 미래교육 전문가인 저자가 변화무쌍하고 불확실한 세상에서 아이의 진로가 걱정인 초중등 학부모를 위해 방향타를 제시한다. 248쪽. 1만 5000원.독도와 대마도가 한국 땅인 이유(이부균 지음, 한국독도연구원 펴냄) ‘한국 독도 어떻게 지킬 것인가’(2010)에 이어 ‘대마도 어떻게 찾을 것인가’(2013)를 냈던 한국독도연구원에서 각종 사료를 바탕으로 독도와 대마도를 둘러싼 일본의 역사 왜곡의 오류를 짚는다. 고구려, 신라, 백제, 가야국 시대는 물론 고려와 조선을 거쳐 일본 메이지유신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자료로 독도와 대마도가 ‘일본 땅이 아니었음’을 설명한다. 340쪽. 1만 2000원.
  • 운명으로 여긴 조선… 베델, 기꺼이 항일 불구덩이에 뛰어들었다[김별아의 도시 기행문-서울을 걷는 시간]

    운명으로 여긴 조선… 베델, 기꺼이 항일 불구덩이에 뛰어들었다[김별아의 도시 기행문-서울을 걷는 시간]

    ●15개국 417명 안장 양화진 묘원 봄의 묘지는 아름다워서 슬프다. 물오른 푸나무들을 스치고 윤택하게 부풀어 오르는 대기를 헤치며 묘지를 산책한다. 만개한 꽃과 묘비의 빛깔이 선명하게 대비된다. 제아무리 화려한 비석도 정교한 조화도 풀꽃 한 송이의 생기를 이기지 못한다. 죽음은 어떻게든 아름다울 수 없다. 살아 있는 자들이 기억하는 만큼만 죽은 자의 삶이 아름다워질 뿐이다. 운명이라는 말이 거창하다면 그저 인연이라고 하자. 어떤 필연적인 우연, 우연적인 필연이 인연이 돼 이방인들을 여기로 데려왔는지 모른다. 서울지하철 2·6호선 합정역 7번 출구를 나오면 절두산 성지와 양화진 묘원을 소개하는 입간판이 보인다. 당산철교를 사이에 두고 왼편이 신유박해로 순교한 가톨릭 성인들을 기념하는 절두산순교성지, 오른편이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이다. 1890년 양화진에 처음 묻힌 외국인은 J W 헤론이었는데, 그는 호러스 알렌을 이은 광혜원 원장으로 전염병 환자들을 돌보다가 자신도 이질에 걸려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삼복 중의 죽음이라 외국인 묘지가 있는 인천 제물포까지 시신을 옮길 수 없어 양화진에 매장한 것이 외인묘지의 유래가 됐다. 현재 15개 국적 417명이 안장돼 있는데 그중 선교사는 6개국 145명이다. 선교사들 외에는 한국에 살던 외국인과 가족들, 해방 후에는 주로 미군들이 묻혔다. ●베델 묘비엔 치열했던 항일과정 빼곡 여기 누운 이들은 시쳇말로 객사를 한 셈이다. 하나 어디에서 살든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 삶의 진폭은 달라질지니, 이곳의 주인들은 먼눈과 너른 보폭으로 낯선 세계에 다다른 모험가들인 게다. 쫄보인 나는 그저 묘비에 새겨진 이방인들의 이름들을 읊조리며 발소리를 눅여 걷는다. 봄의 묘지는 그들이 떠나간 세상의 평화를 모사한 듯 적막하다. 2019년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이해 서울신문에서 기획 시리즈를 준비하던 중 베델을 주인공으로 한 해외소설 두 편을 발굴했다. 미국의 저널리스트이자 시나리오 작가인 로버트 웰스 리치(1879~1942)가 쓴 ‘황제 납치 프로젝트’(1912년 출간·원제 ‘The cat and the king’)와 ‘황제의 옥새’(1914년 출간·원제 ‘The Great Cardinal Seal’)는 현재까지 대한제국을 배경으로 하는 단 두 편의 해외 소설이다.“그래도 지금 서울 어딘가에 있을 이 친구의 묘비에는 이런 말이 쓰여 있을 것 같다.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힘과 의지만으로 조선인을 위해 싸웠다’.”(‘황제 납치 프로젝트’ 중에서) 과연 묘비명은 작가의 상상대로일까? 베델의 묘소는 입구에서 가장 가까운 A구역 두 번째 자리에 있다. ‘대한매일신보사장대영국인배설지묘’가 새겨진 묘비와 함께 건국훈장 대통령장을 받은 독립유공자 표지가 있다. 묘비는 1910년 일제가 칼과 망치로 비문을 훼손하는 바람에 1964년에야 언론인들이 성금을 모아 새로 세웠다. 비문은 ‘시일야방성대곡’으로 유명한 황성신문 주필 장지연이 썼던 것을 복원했는데, 언론인의 붓은 작가의 펜과 달리 선명하고 건조하다. 베델이, 1904년부터 1909년까지, 영국에서 일본을 거쳐 조선에 와서, 신문을 만들어 일제 침략 정책에 저항하다가, 옥고를 치른 끝에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이 일목요연하다. 여전히 ‘왜’는 알 수가 없다. 1904년 러일전쟁을 취재하기 위해 종군기자들이 조선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체험과 모험과 커리어 확보 등 갖가지 목적을 가진 그들의 취재 포인트는 백인종과 황인종, 서양과 동양의 대결에서 누가 주도권을 잡느냐는 것이었다. 삶터를 전쟁터로 내어 준 한국인들은 주인공은커녕 조연조차 못 되는 엑스트라였다. ‘독일인 부부의 한국 신혼여행 1904’라는 여행기를 남긴 저널리스트 루돌프 차벨의 눈에 한국인들은 이렇게 보였다. “생활신조는 ‘되도록 돈은 많이, 일은 적게, 말은 많게, 담배도 많이, 잠은 오래오래’였다. 때로는 거기에 주벽과 바람기가 추가되었다.” 구제불능의 게으름뱅이! 무능한 나라의 가난한 백성들은 그토록 한심해 보였다. 이보다 더 날카롭고 사나운 시선도 있다. “백인 여행자가 처음으로 한국에 체류할 경우 처음 몇 주 동안은 기분 좋은 것과는 영 거리가 멀다. 만약 그가 예민한 사람이라면 두 가지 강력한 욕구 사이에서 씨름하며 대부분의 시간을 보낼 것이다. 하나는 한국인들을 죽이고 싶은 욕구이며, 또 하나는 자살하고 싶은 욕구다. 개인적으로 나라면 첫 번째 선택을 했을 것이다.” 28세에 종군기자로서 북상하는 일본군 대열에 합류했던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급진적인 사회주의자 잭 런던의 눈에 한국인은 살인 충동을 불러일으키는 존재였다. ‘소설 자본론’이라고 평가되는 ‘강철군화’를 읽은 독자에게 런던의 글은 놀라움을 넘어 당혹스럽다. 물론 작가라는 작자들이 모두 인류애의 화신일 리 없고 반드시 인간적으로 훌륭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런던은 노동계급을 주인공으로 한 소설로 큰돈을 벌어 자신이 증오하는 자본주의 체제에서 대성공을 거둔 모순에 빠져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작 4개월의 체험으로, 형편없는 도로와 불결한 환경이 아무리 지긋지긋했대도, 외국인을 상대로 하는 일부 한국인만을 만난 상태에서 한국인들의 유일한 장점이 ‘짐을 지는 것’이라고 단정 지은 부주의와 편견은 좀처럼 이해해 주고 싶지 않다. 한층 더 나쁜 것은 뛰어난 재능을 지닌 작가다운 수려한 문장과 생생한 묘사다. 나쁠 때도, 혹은 나쁠수록 더욱 강렬한 ‘잘 쓴’ 글의 해악이라니!●수송공원에 대한매일신보 사옥 터 당산철교 아래로 이어진 절두산순교성지에 이르러 다리쉼을 한다. 믿음을 위해 목이 잘린 사람들과 수백 년 후까지 그들을 기억하며 기도하는 사람들의 머리 위에도 ‘왜’라는 물음표가 떠 있다.전날 조계사 뒤편 수송공원에서 베델의 일터였던 대한매일신보 창간사옥 터 표석을 보고, 일민미술관 5층에 있는 신문박물관에서 대한매일신보 보관물을 관람했다. 무심한 돌로 기념하는 자리, 아무리 ‘역사의 그릇’이라지만 빛바랜 종잇장으로 남은 신문 조각을 위해 베델이 목숨을 바쳤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누군가에게 한심하다 못해 살인 충동까지 불러일으켰던 사람들을 다르게 보기 위해서는 마음눈이 필요하다. 베델은 그것을 가지고 있었다.“서울 용산에서 한 조선인이 어린아이를 업은 부인을 데리고 일본군 병영을 지나갔다. 이때 한 일본 군인이 장난삼아 이들에게 총을 쐈다. 탄환이 여인의 옆구리를 관통해 아이 엄마가 즉사했다. 아이의 한쪽 손도 산산조각이 났다. 아이 아빠가 일본군 병영에 뛰어들어가 장교에게 항의했지만 되레 길거리로 쫓겨났다.”(코리아데일리뉴스 1907년 9월 3일자 기사) 우리의 일상에도 눈에 보이지 않는 사람들, 보이지 않는 노동이 있다. 하대와 멸시를 넘어서 투명인간처럼 취급당하는 열외의 존재들이다. 그들은 연민과 동정을 기반으로 한 박애와 인류애, 그러니까 오직 ‘사랑’을 통해서만 ‘발견’된다. 그리고 그 사랑의 추썩임이 보상 없는 일에 기꺼이 뛰어드는 도화선이 된다. ‘왜’라는 질문에 대한 서양 작가의 대답은 이러하다.“우리(베델과 가상의 소설 주인공)는 러일전쟁이 끝난 뒤부터 ‘조선의 형제’를 자처한 일본이 대한제국에 지른 불에 심하게 데었다. 그럼에도 다시 한번 불속으로 뛰어들 생각이다. 또 한 번 크게 다칠 테지만 그래도 괜찮다. 우리는 우둔하지만 행복하고 유쾌한 개니까. 그 불이 너무 매혹적이어서 가만 보고만 있을 수 없으니까.”(소설 ‘황제의 옥새’ 중에서) 소설가
  • “12살 딸 있다” 유부남 고백 이재훈 근황

    “12살 딸 있다” 유부남 고백 이재훈 근황

    그룹 쿨의 이재훈이 제주에서 근황을 전했다. 이재훈은 20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새벽 6시 해가 뜨기 전에 눈이 떠진다. 그리고 고사리를 찾아 떠난다”라는 글과 함께 사진을 게재했다. 2020년 7월 이후 약 1년 7개월 만의 근황이다. 이재훈은 지난 2020년 2월 7세 연하 비연예인과 2009년 결혼해 2010년 첫 딸을 출산, 2013년 아들을 품에 안은 사실을 뒤늦게 고백해 화제를 모았다. 당시 이재훈은 “사실을 알릴 마땅한 자리나 기회가 없어 뒤늦게 이야기하게 됐다. 첫 아이가 태어난 후 아내와 결혼식을 열 예정이었으나 아내가 임신중독증, 부정맥 등으로 건강이 안 좋아져 한동안 병원을 다니며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며 “정상적인 과정이라면 그 사람과 함께 할 미래에 대해 많은 분들과 나누고 축복을 구해야 했으나 그러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물쭈물 하다보니 세상에 꺼내지 못하고 세월이 흘러 버렸다. 아무 의도가 없었음에도 무엇인가 숨기고 살아왔던 나날 동안 늘 여러분들에게 죄송스러웠다. 일반인 아내와 가족들을 보호한다는 이유로 상처를 주고 있는 건 아닌지 많은 생각이 들었고 하루라도 빨리 모든 사실을 고백하고 남편으로, 아빠로 당당한 삶을 살아야겠다고 결심했다”라며 11년 만에 진실을 털어놓은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처음부터 여러분들에게 솔직했더라면 우리 가족을 누구보다 아끼고 축복해주셨을 텐데 너무 죄송하다”라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이재훈의 오랜만의 근황에 가수 채리나, 신지, 개그맨 문세윤 등이 댓글을 남기며 반가움을 드러냈다.
  • 소이현, 27kg 감량 비법 “17시간 공복 유지…찬물 안 마셔”

    소이현, 27kg 감량 비법 “17시간 공복 유지…찬물 안 마셔”

    배우 소이현이 다이어트 비법을 공개했다. 지난 19일 유튜브 채널 ‘소이현 인교진 OFFICIAL’에는 ‘20년 차 여배우 소이현의 일상 다이어트 비법 대공개’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이날 인교진은 “어떻게 아이 두 명을 출산하고 다이어트를 할 수 있는지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다”고 운을 뗐다. 소이현은 “저는 특히 떡볶이 좋아하고 국수 좋아하고 면쟁이라서 안 먹을 수가 없다. 그거에 스트레스받는 것보다 오랫동안 꾸준히 가는 다이어트를 한다. 다이어트는 일상생활이다. 삶의 일부분”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부분 사람이 ‘너무 배고파 죽을 것 같아’라는 생각이 들기 전에 먹는다. 배가 불러도 분위기 때문에 먹는 경우도 많다”라며 “배고플 때만 먹고 아니면 먹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제작진이 “폭식을 하게 되지 않나”라고 묻자, 소이현은 “조금씩 자주 먹으면 위를 늘리는 느낌이다”라며 “위를 줄이려면 배고플 때 찰 만큼만 먹어야 한다. 17시간 정도 공복을 하면 많이 못 먹는다”고 했다. 이어 소이현은 “찬물을 절대 마시지 않고 따뜻한 물만 마신다. 아이스 음료를 단 한 번도 먹어본 적이 없다”라며 “특히 공복에 따뜻한 물은 정말 좋다”고 강조했다. 또 “반신욕을 좋아한다. 물을 배꼽까지만 받아놓고 땀이 송골송골 맺힐 정도까지만 한다. 그러고 나서 찬물 마시면 안 된다. 안 어렵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소이현은 “모든 음식에 소금 간을 안 한다”며 “소금을 넣어 먹거나 찍어 먹지도 않는다”고 전했다. 출산 후 다이어트에 돌입했다는 소이현은 “아기 가졌을 때 25~27kg이 쪘는데 양수랑 아기가 빠져도 7kg밖에 안 빠지고 나머지는 다 내 것이었다. 너무 당황했다”며 “그때 뜨거운 물 달고 살았고 미역국에 밥 대신 두부 말아먹고 단 게 너무 먹고 싶으면 고구마 쪄먹고 매일 체크했다”고 전했다.
  • [나와, 현장] 효도란 무엇인가/심현희 산업부 기자

    [나와, 현장] 효도란 무엇인가/심현희 산업부 기자

    벚꽃 잎이 떨어지고 ‘가정의 달’이 다가오고 있다. 이맘때쯤 꼰대들이 하는 뻔한 조언 가운데 “부모님께 효도해라”란 말이 탐탁지 않게 들린다. 건강하게 태어나 어릴 때 부모에게 방긋방긋 웃어 주고 재롱을 부린 것만으로 효도는 다했다고 생각한다. 국문학자 마광수는 부모와 자식의 인연을 표현한 시 ‘효도에’에서 어머니를 가리켜 “전 당신에게 빚은 없어요 은혜도 없어요. 우리는 서로가 어쩌다 얽혀 들어간 사이일 뿐”이라고 썼다. 그가 옳다. 자식을 세상에 나오게 한 부모라는 존재는 애초에 당사자에게 물어본 적이 없다. “이러이러한 세상이 있는데 너 태어날래?” 영문도 모른 채 세상에 나왔다. 스스로 사람으로 태어난지도 모르고 엉엉 울다 정신 차려 보니 인간의 도리와 사회적 의무를 다하고 살아야 하는 시민이 되기 위해 치열하게 교육을 받아야 했다. 경쟁을 뚫고 고작 두 발 선 곳은 쳇바퀴 굴러가는 잔인한 현실. 꼭 무엇이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먹고살기 위해 버티는 것 자체가 숭고할 수도 있다는 걸 느껴갈 때쯤, 꿈과 성공을 동일시했던 한때의 순수함은 사라지고 스스로 특별한 존재가 아니었음을 깨닫는다. 이를 인정하고 내려놓는 과정이 인생이라면 타고난 자아를 가진 인간에게 삶은 고통이다. 순간순간 좋아하는 걸 좇으며 행복을 찾는다지만 대체로 무의미한 삶의 의미 앞에서 초연해지기란 쉽지 않다. 효도는 ‘태어나게 해 준’ 부모를 공경하고 감사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애와 애틋함에서 우러나오는 깊고 넓은 차원의 의리다. 앞선 베이비붐·86세대의 부모에게도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는 지금의 MZ세대처럼 살 수 있는 선택권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생각할 틈을 주지 않는 시대의 압박과 다양한 삶의 방식을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 속에 결혼을 해 아이를 낳았고 그때부터 자신의 인생은 후순위로 밀렸을 것이다. 경제 성장의 과실을 맛볼 기회가 상대적으로 많았던 ‘오르막 사회’를 살아봤다곤 하나 정보가 유통되는 채널은 오히려 폐쇄적이어서 누구나 신분상승을 이룰 순 없었을 것이다. 평범한 이들은 “‘금쪽이’에게 물려줄 것은 고기를 잡는 법뿐”이라며 교육 투자에 올인했으나 정작 ‘영끌’로 아파트를 마련해 고금리 대출이자를 감내하는 자식에게 기댈 만한 노후는 끝내 허락받지 못할 것이다. 비록 AI가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고 안정된 직장은 사라졌으며 세상의 변화는 너무 빨라 숨을 헐떡이며 따라가기만 하다 벌어진 물가상승률 앞에 좌절하는 “내 코가 석 자”이지만 “동정으로, 연민으로, 이 세상 모든 살아가는 생명들에 대한 애정”으로 당신을 사랑한다.
  • 치료는 늦다, 예방이다… 유전체 기반의 BT에 우리 미래가 달렸다[문소영의 스타트업 탐방]

    치료는 늦다, 예방이다… 유전체 기반의 BT에 우리 미래가 달렸다[문소영의 스타트업 탐방]

    ‘테라젠바이오’는 유전체(게놈) 분석 서비스와 항암백신 개발, 유전체 분석을 기반으로 맞춤형 신약을 개발하는 회사이다. 상장제약사인 테라젠이텍스 산하 바이오연구소였다가 2020년 5월 분할해 별도 법인으로 출범했다. 테라젠이텍스 대표를 지낸 황태순(54) 대표가 새 법인의 경영을, 삼성암연구소 소장이던 백순명 연세대 의과대 겸임교수가 연구소장(CTO)을 맡았다. 2009년 한국인 유전체 분석을 완성한 이래 유전체 분석 기업으로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독보적인 존재로 평가받는 테라젠바이오 황 대표와 만나 한국 바이오테크놀로지(BT)의 미래를 살펴봤다. 유전체 기반의 맞춤 신약 현주소 환자 몸에서 면역세포 뽑아 키워부작용 없이 암세포 사살 연구 중 ●유전체 분야 세계적인 키 플레이어 -유전체 기반 맞춤 신약을 개발하는 테라젠바이오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면역 항암제의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임상 1상 전 단계로 동물실험 중이다. 면역항암 백신 치료제는 환자의 몸에서 추출한 면역세포를 키우고 증폭시켜서 제 몸에 재주입하면 면역력이 활성화돼 폭넓게 다양한 암세포를 죽일 수 있다. 자신의 면역세포를 활용하니 화학적 부작용도 없다. 백신 같은 효과를 내면서 암세포를 죽이니까 ‘개인 맞춤형 암 치료제’라 볼 수 있다. 유전자 분석 기술은 과학의 영역을 벗어나 국민의 삶 전반을 개선하는 맞춤형 예방의학으로 전환하는 중이다.” -게놈 분석이 예방의학에 영향을 주나. “2014년 미국 네이처지에 발표된 사례인데 유전체 검사를 받은 소비자들의 경우 약 42%가 평상시 개선하지 못했던 생활 습관을 고칠 수 있다. 42% 정도 변화를 준다는 통계가 나와 있다. 생활 습관이 잘못되면 당뇨나 고혈압에 걸려 평생 고생하지 않나. 예비환자의 생활 습관을 고쳐서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면 장기적으로 건강보험 재정 건전성에도 도움이 된다. 유전자 분석으로 질병의 이전 단계를 볼 수 있다. 당신의 유전자를 보니 당뇨에 고위험이 있다, 체중을 90㎏에서 50㎏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식이다. 이런 처방들은 병원이 아닌 헬스 관련 기업들이 할 수 있어야 삶 가운데 예방을 위한 선제적 액션이 가능하다.” -테라젠바이오의 경쟁력 수준은. “유전체 분석에 관한 한 세계적 키(Key) 플레이어다. 세계적 수준의 게놈 서비스 제공자이다. 한국인 인간게놈 지도를 2009년에 세계 최초로 발표했으며 이것은 세계에서 다섯 번째였다. 한국의 유전체 분석사업은 테라젠바이오가 걸어온 길과 같다. 이후 육·해·공 대표로 호랑이, 돌고래, 독수리 분석에 각각 참여해 세계 표준게놈으로 과학전문지 네이처지에 발표하기도 했다. 특히 인간 게놈 지도와 관련해서는 세계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는다.”세계시장 겨냥한 신약·치료제 BT·인포테크놀로지 결합 필수적 ‘예방 패러다임’으로 빨리 전환을 ●고령화 한국, 예방 패러다임 절실 -게놈 기반 맞춤 신약·치료제는 세계시장에서도 유효한가. “미국과 중국이 갈등하는 틈바구니에서 한국의 미래 먹거리가 BT이다. 현재는 반도체가 끌고 나가지만 4차 산업의 핵심은 유전체 분석에 기반한 BT가 될 것이다. 미래 시장에서 BT는 정보를 활용한 기술인 ‘인포테크놀로지’와 만나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반도체와 유전체는 통합될 수밖에 없다. 유전체 분석을 기반으로 진단하고 치료하는 혁신이 일어나면 예방의학이 부상할 것이다. 치료의 패러다임에서 예방의 패러다임으로 빨리 전환시켜야 한다. 2014년에 약 20조원의 노인 치료비가 나갔는데 40년 뒤에는 400조원 가까운 치료비가 들어갈 것이다. 저출산·고령화된 한국 사회가 감당할 수 없는 부담이다. 국가의 미래 보건과 의료 정책을 대통령 임기가 아닌 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설계해야 할 때이다. -병원 등 의학계와의 협력은 어떤가. “국내외 600여개 병원·제약사와 해외 40여개 국가와 협력 중이다.” -2020년 테라젠이텍스에서 분리해 나오면서 2년 안에 상장하겠다고 했는데. “상장은 언제라도 가능하다. 다만 유전체 분석 서비스 기업보다는 신약 개발 회사가 됐을 때 그 회사의 가치를 더 쳐 주기 때문에 신약이 구체화했을 때 상장하려고 한다. 내년 말쯤을 생각하고 있다.”●유전체 분석 신약 스타트업에 기회 -코로나 시대가 한국의 바이오산업에 미친 영향이 있나. “병원을 소유한 기업은 더 크게 성장했다. 대표적 기업이 씨젠이다. 유전자증폭(PCR)과 관련해 정부가 재정지원을 하고 있지 않은가. 현재 바이오 기업은 상장사 200여개, 비상장사 200여개인데 매출이 나오는 상위 10%는 이른바 기술이전하는 회사들이다. 여의도의 엔젤투자에 힘입어 매출이 없어도 연구개발(R&D)을 한다.” -최근 한국 바이오 생태계에 큰 변화가 있다고 하는데. “SK바이오사이언스 등이 라이선스를 해외로 수출하는 사례가 생기니까 한국 바이오 기업의 입지가 좋아지고 있다. 앞으로 유전체 분석과 신약 개발이 따로 놀 수는 없다. 효과적 신약개발을 도모하는 시대에 한국 유전체 분석 회사들이 높게 평가될 가능성은 있다. 최근 다국적제약사들이 신약개발단을 축소하고 사업개발부를 확대하고 있다. 유전체 분석을 통한 신약개발 아이디어가 있는 스타트업을 발굴·협력하는 게 자체적 신약개발보다 효율적이다. 게다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임상을 하는 도시가 서울이다.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삼성병원, 현대아산병원 등 빅4의 임상 능력은 세계적이다. 해외에서도 빅4에 임상을 맡기는 사례가 많다는 건 한국에 기회의 문이 자주 열린다는 의미다. 더 성장하려면 정부와 국회가 규제 완화로 BT생태계의 활성화를 도와야 한다.” 연구와 성장 가로막는 규제 정부 허가 없인 유전자 검사 못해 규제 풀어 BT생태계 활성화해야 ●신사업 문호 개방하고 육성해야 -새 정부가 지금 BT를 육성하려면 어떤 규제를 풀어야 하나. “‘황우석 교수 사태’ 이후 제정된 생명윤리법 개정을 검토해야 한다. 생명윤리법 제50조는 유전자 검사의 제한에 관한 법령이다. 3항은 ‘의료기관이 아닌 유전자 검사기관에서는 다음 각 호를 제외한 경우에는 질병의 예방, 진단 및 치료와 관련한 유전자 검사를 할 수 없다’고 돼 있다. 즉 병원의 의뢰와 보건복지부 장관이 인정한 유전자 검사만 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러면 활발한 연구가 불가능하다. 유전체 검사 서비스는 이제 막 시작되는 신산업이다. 병원 외 사업체에도 문호를 개방해 육성해야 한다. 규제 방식도 할 수 없는 것만 규정하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 국내 BT가 해외 BT와 비교해 받는 역차별을 막아야 한다.”  IT맨 황태순은 왜 BT맨이 됐나 황태순 테라젠바이오 대표는 대학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한 뒤 정보기술(IT)맨으로 20년 넘게 미국과 한국, 홍콩 등을 넘나들면서 일했다. 시스코시스템 아시아 컨설팅사업본부 수석이사를 마지막으로 2014년 제약사인 테라젠이텍스로 옮겨 왔다. 바이오테크놀로지(BT) 쪽에 아무런 인연이 없는데 왜 그럴까 하는 의문을 갖기 쉽다. 그는 “나이 40대 후반이 되니까 미국기업을 위해 계속 일하는 것보다는 한국의 기업에서 한국의 학생들을 위해 미래 토양을 만들어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기업 컨설팅 과정에서 유전체 분석 서비스를 통한 예방의학이나 헬스케어 서비스의 가능성을 본 뒤 IT와 BT의 연결점을 발견한 것이다. 2018년부터 IT맨들이 바이오 쪽으로 옮겨 오는 것을 보면 그의 선택이 옳았다. 생체정보를 인공지능 기반 머신러닝으로 가공해야 하기 때문에 IT 분야를 잘 아는 것이 장점이라고 했다. 날것 그대로의 정보를 가공하는 힘이 IT에 있다는 의미다. 그는 “생체 정보로 의미 있는 데이터를 만들어 해석하려면 혁신적인 진단과 혁신적인 치료, 혁신적 헬스케어가 필요하고 당연히 딥러닝식 통계가 들어가야 하는데, 제가 잘 알고 잘하는 분야”라고 했다. 황 대표는 “BT는 새로운 사업 영역인데 IT가 산업화하는 방식과 비슷하게 사이클이 전개될 것”이라고 했다. IT가 컴퓨터뿐만 아니라 법조, 금융, 건설까지 모든 산업에 파고들면서 생산성을 매우 높였다. 그는 BT도 IT의 산업화 경로를 밟으며 예방의학과 미용, 헬스와 피트니스, 음식과 영양제, 다이어트 등 거의 모든 분야에 영향을 미치면서 고령화 사회를 극복해 나갈 것으로 예측한다.
  • 꽁꽁 묶인 노끈 풀리자… 환하게 웃은 ‘주홍이’ [김유민의 노견일기]

    꽁꽁 묶인 노끈 풀리자… 환하게 웃은 ‘주홍이’ [김유민의 노견일기]

    유채꽃이 예쁘게 피어 있는, 눈에 잘 띄지 않는 제주 길에 버려졌던 주홍이. 발견 당시 입과 앞발이 노끈과 테이프에 꽁꽁 묶여 움직일 수도 없는 상태였고, 입 주변에는 상처와 진물이 나 있고 앞발은 등 뒤로 꺾여 있었다. 주홍이를 구조한 자원봉사자는 “사람도 하고 있기 힘든 자세로 이 착한 아이를 던져놨다”고 분노했다. 봉사자는 “발견되지 않았다면 외롭고 고통스럽게 죽어갔을 아이”라며 “한쪽에서는 누구라도 도우려고 살리려고 아등바등 노력하는데 한쪽에서는 어떻게든 죽이려고 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버려지는 것도 모자라 학대까지 당한 주홍이는 보호소 강아지로 확인됐다. 보호소 관계자는 “견사 밖으로 나가게 된 주홍이를 발견한 누군가가 이렇게 해놓고 안 보이는 곳에 던져놓고 간 것 같다”며 “보호소 앞에 이렇게 해놓고 간 것은 이 아이가 보호소 아이라는 걸 아는 누군가의 소행인 것 같다”고 추정했다. 주홍이는 보호소가 구한 임시보호처에 머물며 건강을 회복하고 있다. 사람을 경계했지만 현재는 산책이 가능할 정도로 상태가 호전됐다. 한림쉼터는 임시 보호자와 꽃밭에서 산책하는 주홍이의 근황을 공개했다. 이름처럼 주황색 옷을 입은 주홍이는 유채꽃밭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제주서부경찰서는 국민신문고를 통해 사건을 접수하고 즉각 수사에 착수했지만 폐쇄회로(CC)TV와 목격자 진술 등 단서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홍이가 발견된 장소와 인접한 구역의 CCTV가 없는 것은 물론, 쉼터 내부에 있던 CCTV 역시 작동하지 않는 상태였기 때문이다.  주홍이는 현재 두 번째 임시보호처로 이동해 몸과 마음의 상처를 감싸 안아줄 가족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여자아이로 3살로 추정되며 17.8kg입니다. 중성화 완료, 심장사상충 음성. 한림쉼터@hanlim_animal_shelter 인스타그램으로 입양 신청을 받고 있습니다.한국에서는 해마다 10만 마리의 유기동물이 생겨납니다. “한 국가의 위대함과 도덕적 진보는 그 나라의 동물들이 받는 대우로 짐작할 수 있다”는 간디의 말이 틀리지 않다고 믿습니다. 그것은 법과 제도, 시민의식과 양심 어느 하나 빠짐없이 절실하게 필요한 일이기 때문입니다.어떠한 생명이, 그것이 비록 나약하고 말 못하는 동물이라 할지라도 주어진 삶을 온전히 살다 갈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노견일기를 씁니다. 반려동물의 죽음은 슬픔을 표현하는 것조차 어렵고, 그래서 외로울 때가 많습니다. 세상의 모든 슬픔을 유난이라고는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여러분에게 반려동물과 함께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요? 반려인들의 사진과 사연, 그리고 도움이 필요한 동물의 이야기들은 y_mint@naver.com으로 보내주세요. 진심을 다해 쓰겠습니다.
  • [전문]“마리우폴은 생지옥” 최후항전 해병의 편지

    [전문]“마리우폴은 생지옥” 최후항전 해병의 편지

    우크라이나의 최대 항구도시 마리우폴에서 최후의 항전을 결의한 해병대 지휘관이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간절히 도움을 요청했다. 도시 외곽 아조우스탈 제철소에 있는 볼리나 소령은 도시 전체를 장악한 러시아군과 마지막 순간까지 싸우겠다고 다짐하면서도 함께 대피한 어린이와 여성들의 목숨을 구해달라고 호소했다.볼리나 소령이 전한 제철소 안의 상황은 참혹했다. 물과 식량, 의약품이 없어 부상자들이 매일 죽어나가고 민간인들은 배고픔과 추위에 시달리고 있다. 그는 러시아를 “모든 것을 불태우려고 작정한 사탄”에 비유하면서 교황에게 기도 대신 적극적인 중재를 간청했다. 흑해 항구도시 마리우폴은 지난달 초부터 8주 가까이 러시아군의 집중 포격을 받았다. 한때 45만명이 거주하는 활력 넘치던 도시는 인프라의 90% 이상이 망가져 폐허가 됐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군 2500명과 외국인 용병 400명이 아조우스탈에 은신한 것으로 추정한다. 러시아군은 전날 항복하면 목숨은 살려주겠다고 최후통첩을 보냈지만 우크라이나군은 결사항전을 택했다.러시아 국방부는 지난 13일 볼리나 소령이 지휘하는 36해병여단 소속 군인 1026명이 무기를 내려놓고 포로가 됐다고 주장했지만 볼리나 소령은 이를 반박하면서 절대 항복하지 않겠다는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다음은 우크라인스카 프라우다가 영문으로 번역한 볼리나 소령의 편지를 우리말로 옮긴 전문이다.프란치스코 교황 성하!저는 가톨릭 신자가 아닙니다. 저는 정교회 신자입니다. 저는 하느님을 믿으며 빛이 항상 어둠을 이긴다는 것을 압니다.저는 당신이 세계에 보낸 호소를 보지 못했고 최근 당신의 성명을 읽지도 못했습니다. 완전히 포위된 채 50일 이상 싸우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게 주어진 모든 시간을 적들로 둘러싸인 이 도시의 모든 곳을 지키는 치열한 전투를 위해 쓰고 있습니다.저는 전사입니다. 이 나라에 충성을 맹세한 장교입니다. 마지막 순간까지 싸울 준비가 돼 있습니다. 적의 압도적인 전력에도, 전쟁터의 비인간적인 상황에도, 끊임없는 포격과 미사일 공격에도, 물·식량·의약품이 부족하대도 저는 그렇게 할 것입니다.당신은 아마 삶에서 여러 장면을 보셨겠지요. 하지만 저는 확신합니다. 지금 마리우폴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본 적 없을 것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이곳이 바로 지옥의 모습이기 때문입니다.매일 여기서 겪는 모든 공포를 설명할 시간이 없습니다. 아이가 있는 여성과 아기들은 공장(아조우스탈 제철소)의 벙커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그들은 배고프고 추워합니다. 그들은 매일 적의 전투기가 보이는 곳에서 살고 있습니다. 부상자들은 매일 죽어갑니다. 약도 물도 먹을 것도 없기 때문입니다.당신의 도움이 간절합니다. 기도만으로는 부족한 시간이 왔습니다. 그들을 살려주세요. 극장 폭격(편집자주: 러시아군은 지난달 17일 어린이와 여성 1000여명이 대피한 마리우폴 극장을 공습했다. 극장 앞뒤 마당에는 러시아어로 ‘어린이’라고 쓴 커다란 표식이 있었다.) 이후, 아무도 러시아 점령군을 믿지 못합니다. 세상에 진리를 가져다주세요. 살아있는 모든 것을 불태우려 하는 사탄의 손아귀에서 사람들을 대피시켜 그들의 목숨을 구해주세요.당신에게 상기시켜 드려야 할 것이 있습니다.마리우폴은 3월 1일부터 포위 공격을 받았습니다. 러시아군은 도시를 완전히 장악하려고 끊임없이 포탄을 퍼붓고 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마리우폴을 지키는 우크라이나 수비군을 돕기 위한 회담이 진행 중이라고 합니다. 그는 마리우폴 수비군들이 살해되면 러시아와의 평화협상이 중단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4월 17일, 총참모부는 러시아군이 마리우폴에서 해군 상륙작전을 준비하고 있을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4월 16일, 마리우폴 시의회는 드론으로 촬영한 파괴된 도시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러시아군이 통제하는 일리치 제철소 주변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 “엄마의 장기기증…우리 곁에 다른 모습으로 함께 살아가고 있어”[세상훈훈]

    “엄마의 장기기증…우리 곁에 다른 모습으로 함께 살아가고 있어”[세상훈훈]

    두 자녀 둔 40대 엄마, 故이미선 씨장기기증으로 6명에게 새 삶 아름다울 미(美), 착할 선(善). 이름처럼 살다 떠난 한 여성이 있다. 경남 창원에서 간호사로 근무했던 고(故) 이미선씨. 고인은 6명에게 생명을 나누고 마흔 넷 나이에 하늘의 별이 됐다. 18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고인이 된 이씨가 지난 2일 폐, 간, 양측 신장, 좌우 각막을 기증했다고 밝혔다. 고인은 지난달 27일 갑자기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병원으로 이송돼 응급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뇌출혈로 인한 뇌사 상태에 빠졌고, 결국 깨어나지 못했다. 가족들은 “간호사로 근무하면서 책임감이 강했고, 밝고 친절했다. 두 자녀에게는 친구 같은 엄마였다”라고 고인을 기억했다. 남편 이승철씨는 “미선이는 생전 장기기증에 긍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며 “이름처럼 착하고 선한 성품을 고려해 처부모님과 처형들, 처남, 두 자녀와 기증에 대한 충분한 대화를 통해 결심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이런 결정이 엄마를 잃은 자녀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길 바란다는 소망도 전했다. 그는 “두 아이에게 엄마 빈자리를 채워주기는 힘들겠지만, 엄마의 장기기증을 통해 아픈 사람에게 새 삶을 주어 우리 곁에 다른 모습으로 함께 살아가고 있고, 세상에서 지윤이와 동윤이를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엄마라는 사실을 항상 기억했으면 좋겠다”라고 털어놨다. 문인성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가족을 잃은 슬픔 속에서도 생명나눔으로 온전히 자신을 내어준 기증자님께 감사함을 전한다”며 “힘든 결정이지만, 기증자 가족분께도 진심으로 감사와 위로를 전한다”라고 말했다.한국장기조기증원(KODA)은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국내 유일 장기·조직 구득 기관으로, 뇌사 추정자 또는 조직 기증 희망자 발생 시 병원으로부터 통보받고, 기증 업무를 수행하는 기관이다. 기증자가 의료기관에 기증 의사를 전하면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의 직원이 병원으로 가서 수술과정과 예우를 담당하고, 국립장기조직 혈액관리원에서 순위에 따라 기증자를 연결하는 방식이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유가족과 이식 수혜자가 직접 만날 수 없는 대신, 마음을 전할 수 있게 도와주는 ‘서신교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장기 기증자 442명…0~9세 기증자 5명 최근 10년간 국내에서 뇌사 장기를 기증한 사람의 수는 매년 400명에서 500명 안팎이다. 지난해 장기 기증자 수는 442명이었는데, 이 중에 0살에서 9살 사이 기증자는 5명이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10년 전과 비교하면, 전체 장기 기증자는 거의 2배 가까이 늘었다. ◆ 김채현의 ‘세상훈훈’ : 참 어렵고 힘든 세상입니다. 팍팍한 세상 감동을 줄 수 있는 감동사연을 전하겠습니다.
  • 한가인 “첫 유산 후 시험관 시술로 임신”

    한가인 “첫 유산 후 시험관 시술로 임신”

    배우 한가인이 유산의 아픔을 겪었다. 결국 시험관 시술로 첫 아이를 임신했던 한가인은 “혹시라도 잘못될까 40주 내내 집에만 있었다”면서 애끓는 마음을 전했다. 한가인은 14일 방송된 SBS ‘써클 하우스’에 출연해 “내 삶의 95%는 아이들 위주로 흘러간다. 모든 게 육아와 아이들 먼저다”라며 강한 모성을 전했다. 이어 “결혼 10년 만에 임신을 결심하자마자 바로 아이가 생겼다. 테스트기에 두 줄이 뜬 걸 보고 부모가 될 생각에 설렜는데 8, 9주쯤에 아기를 잃어버리게 됐다”면서 과거의 유산을 고백했다. 또 “결국 시험관 시술로 첫째를 임신했다. 그땐 걸음조차 조심스러워서 40주 내내 집에 있었다. 혹시 잘못될까봐. 그런 과정을 겪었기 때문에 정말 소중하고 보물 같다”고 털어놨다. 한가인은 “연정훈은 아이들과 정말 잘 놀아준다. 시간이 날 때면 대여섯시간도 같이 시간을 보내는 편”이라면서 연정훈의 가정적인 면면을 소개했다.
  • 1억 그루·ICT·바이오·탄소중립·미래산업… 살고 싶은 춘천의 유혹 [자치분권 2.0-함께 가요! 지방소멸 막기]

    1억 그루·ICT·바이오·탄소중립·미래산업… 살고 싶은 춘천의 유혹 [자치분권 2.0-함께 가요! 지방소멸 막기]

    데이터센터 전력 소양강댐서 마련후평단지를 미래산업 전초기지로주민자치 장려해 공동체 회복 나서 인구 감소에 따라 지방소멸 위기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지난해 10월 전국 시군구 229곳 가운데 39%에 달하는 89곳을 인구 감소로 소멸 위기에 놓인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했다. 정부는 지방소멸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행정·재정 지원 대책을 내놓는 등 지방 살리기에 나섰다. 강원도의 주요 도시인 춘천은 인구감소지역에 포함되지 않았으나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감사원이 지난해 8월 내놓은 보고서에서 춘천은 ‘소멸 주의’ 단계로 분류됐고, 25년 뒤인 2047년에는 ‘소멸 고위험’ 단계에 들어설 것으로 예측했다.춘천시는 ‘지속가능 도시’를 시정 비전이자 목표로 잡았다고 14일 밝혔다. 이를 구현하기 위한 전략은 ▲탄소 중립 ▲자연 친화 ▲공동체 회복 ▲미래산업 육성 등 크게 네 갈래로 나뉜다. ●민선7기 초부터 ‘지속 가능’ 4대 전략 시는 민선 7기 출범 초기부터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탄소 중립 정책을 역점을 두고 추진해 왔다. 수열에너지 융복합클러스터 조성, ‘2050 1억 그루 나무심기’, 에너지 전자화폐 ‘소양에너지페이’ 도입 등이 대표적이다. 수열에너지 융복합클러스터 조성사업은 강원도, 한국수자원공사와 함께 2027년까지 동면 일대 78만 5000㎡ 부지에 친환경데이터센터 집적단지와 스마트팜 첨단농업단지, 물에너지 기업단지, 친환경 주거단지 등을 만드는 것이다. 이 사업의 핵심은 데이터센터 냉각에 소요되는 막대한 전력을 소양강댐 물을 활용한 수열에너지로 대체하는 것으로 34만 8000t의 이산화탄소 감축이 기대된다. ‘2050 1억 그루 나무심기’는 2050년까지 나무 1억 그루를 하천변과 도로변, 공원 등에 심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연도별 누적 식재 목표는 2025년 2000만 그루, 2030년 4000만 그루, 2040년 7000만 그루, 2050년 1억 그루다. 소양에너지페이는 주택에 자가소비형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를 설치해 온실가스 감축과 에너지 절약에 기여한 시민에게 현금처럼 쓸 수 있는 전자화폐를 지급하는 인센티브 제도로 전국에서 처음 도입했다.●마장천 복원 등 도시재생 시는 자연 친화적인 도시환경 조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자연과 어우러진 일상 속에서 시민들 삶의 질이 높아진다는 판단에서다. 콘크리트 농수로로 전락한 신사우동 마장천은 내년 마무리되는 복원사업을 통해 생태저류지와 관찰광장, 탐방데크길, 체험장을 갖춘 생태하천으로 되살아난다. 도심 공원으로 거듭날 캠프페이지(옛 미군기지)를 끼고 소양2교부터 옛 근화동사무소까지 이어지는 2.3㎞ 길이의 도로는 인도 폭을 최소 5m 이상으로 넓히는 등 보행자친화도로로 탈바꿈하고 있다. 도시재생사업이 이뤄지는 구도심을 비롯한 거리 곳곳은 ‘탄소 저장소’로 불리는 목재로 꾸며진다. 요선동, 조운동, 약사명동에는 목재 특화거리와 체험장이 조성되고, 삼천동 의암공원에는 공연과 전망, 체험시설을 갖춘 목조문화공연장이 들어선다. 시의 산업 육성 전략에서 키워드는 ‘미래’다. 4차 산업 혁명시대를 선도할 정보통신기술(ICT)과 바이오산업의 거점으로 자리매김한다는 게 시가 그린 청사진이다. ICT 산업의 전초기지 역할을 할 ICT벤처센터는 지난해 11월 공사에 들어갔다. 시가 국비 160억원, 도비 35억원, 시비 125억원 등 총 320억원을 투입하는 ICT벤처센터는 후평산업단지에 지하 1층·지상 5층 연면적 1만 2940㎡ 규모로 내년 완공된다. 같은 해 후평산업단지에는 바이오산업 고도화를 위한 바이오융복합산업화지원센터도 지어진다. 바이오융복합산업화지원센터는 지하 1층·지상 6층 연면적 1만 1275㎡ 규모이고, 건립비용은 한강수계기금 186억원을 포함해 총 311억원이다. ●주민참여 조례 개정… 돌봄 강화 시가 지향하는 ‘지속가능 도시’에 담겨 있는 핵심가치 중 하나는 ‘공동체 회복’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시가 가장 먼저 추진한 건 마을공동체 활성화이다. 시는 2019년 주민자치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와 주민참여예산제 운영 조례를 개정해 주민들이 총회를 거쳐 마을계획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2020년에는 주민들의 자치활동을 돕는 마을자치지원센터를 설립했다. 시는 이웃이 이웃을 돌보는 ‘선한 이웃 마을돌봄 프로젝트’를 통해 신개념 복지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소외계층이 이웃의 도움으로 행정기관의 지원을 받는 복지체계를 만드는 것으로 지난해 보건복지부장관상을 받으며 성과를 인정받았다. 시는 프로젝트를 통한 돌봄 대상을 노인에서 아이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 [애니멀 픽!] ‘방방이’ 트램펄린 위 뛰노는 야생 여우들

    [애니멀 픽!] ‘방방이’ 트램펄린 위 뛰노는 야생 여우들

    호기심 많은 여우 한 쌍이 이른바 ‘방방이’로 불리는 트램펄린 위에서 아이처럼 노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13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최근 영국 웨스트서식스주의 한 주택 정원에서 새끼 여우 2마리가 트램펄린 위에서 뛰놀았다.여우들의 모습을 촬영한 야생동물 보호활동가인 도라 나이팅게일(58)은 “여우 2마리가 놀이 삼아 서로 쫓으며 사냥 연습을 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현지 도시여우 보호단체 ‘폭스 가디언스’의 운영자이기도 한 나이팅게일은 “정원을 망치는 새끼 여우들 탓에 짜증 난 여성이 어떻게 대처해야 하냐며 연락해 왔다”며 “이갈이를 하기에 대신 씹을 부드러운 장난감과 공을 선물했다”고 밝혔다.그러면서 “주인이 여우들에게 마음을 열길 바라는 마음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영상을 찍었다. 효과가 있었다”며 “주인은 여우들이 정원에서 놀도록 놔뒀다”고 말했다. 영상에서 여우들이 뛰노는 모습은 일종의 역할극이다. 트램펄린 위 여우는 높이 뛰어 먹이를 덮치는 법을 연습하고 있지만, 다른 여우는 사냥감 역할을 맡고 트램펄린 밑으로 숨은 것이라고 나이팅게일은 설명했다. 또 “여우의 삶은 매우 험난하고 짧다. 안타깝게도 여우 5마리 중 한 마리만이 첫 번째 생일을 맞이한다”며 “그러니 정원에서 놀거나 쉬게 하고 물과 간식, 장난감 정도는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사진=폭스 가디언스
  • ‘피후견인 신분’ 벗어난 브리트니 스피어스, 셋째 아이 임신

    ‘피후견인 신분’ 벗어난 브리트니 스피어스, 셋째 아이 임신

    피후견인 신분에서 벗어나 자유를 찾은 미국 팝스타 브리트니 스피어스(40)가 셋째 아이를 임신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스피어스는 11일(현지시간)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임신 사실을 공개했다. 그는 13년 동안 법정 후견인인 친부의 보호 아래 성인으로서의 권리 행사가 제약당하는 삶을 살았다. 이후 아버지의 후견인 자격을 끝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해 11월 법원 판결로 자유를 되찾았다. 그는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아버지가 자신의 삶을 통제했고 아이를 갖지 못하도록 강제 피임을 해야 했다고 폭로했다. 스피어스는 지난해 9월 12살 연하의 남자친구 샘 아스가리와 약혼하면서 아이를 갖고 싶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스피어스는 전 남편 케빈 페더라인과 사이에 둔 10대 두 아들이 있다.
  • [마감 후] 뜨겁게 태어난 그 아이를 보호하려면/조희선 사회2부 기자

    [마감 후] 뜨겁게 태어난 그 아이를 보호하려면/조희선 사회2부 기자

    “새해에 아기들이 해님처럼 둥글둥글 태어납니다. 가난하고 슬픈 우리 한국 나라에도. 그러나 아기들은 별처럼 자랍니다. 꽃처럼 키가 큽니다. 뜨겁게 뜨겁게 키가 큽니다.” 아동문학가 권정생(1937~2007)이 1974년 ‘여성동아’에 발표한 ‘새해 아기’의 마지막 문단이다. 아기 곰, 아기 옥토끼, 아기 다람쥐, 송아지, 망아지 등 작은 짐승들과 하느님이 지켜보는 가운데 아기가 탄생한다. 해님같이 뜨거운 기운을 품고 태어난 아이는 여러 아기 동물과 하느님의 축복 속에 넓고 환한 사람 세상으로 향한다. 온 누리에 향기를 퍼뜨리는 아름다운 꽃이 되리라는 기대를 한껏 받은 채. 짧은 동화에는 작고 귀한 존재가 이 땅에 다가오는 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아름답게 그려져 있다. 아무리 어려운 시절이라고 해도, 아무리 절망적이라고 해도 아기는 뜨거운 관심 속에 무럭무럭 자라야 마땅한 법이다. 안타깝게도 오래된 동화 속에 나온 이 당연한 사실은 현실 속에서 잊힐 때가 많다. 세상에는 어쩔 수 없는 이유로 사랑보다 아픔을 먼저 경험하는 아이들이 있다. 부모가 성인이 되기 전에 세상에 태어나서, 집이 가난해서, 부모로부터 정신적·신체적 괴롭힘을 당해서, 부모가 장애를 겪고 있어서, 부모가 징역살이를 하고 있어서 떨어져 사는 ‘보호대상아동’이 한 해 5000여명에 이른다. 보호아동은 주로 아동양육시설(보육원)에서 성장 시기별로 각각 다른 어려움을 마주하며 삶을 견딘다. 하루에 세 번씩 바뀌는 ‘보육사 엄마’의 보살핌 속에서 아이는 ‘엄마들’의 시선을 한 번이라도 더 받기 위해 갖은 애를 쓴다. 한창 공부를 해야 할 때, 여건이 녹록지 않아 배우고 싶은 것도 마음껏 배우기 어렵다. 나이가 차서 시설을 나와도 당장 세금을 어떻게 내는지, 청약 통장을 어떻게 만드는지 몰라 막막하다. 한 아이의 몸과 마음이 온전히 자랄 만큼 충분한 온기가 더해지지 않은 까닭이다. ‘보호대상아동’이라는 법적 용어는 국가가 이 아이들에게 특별한 관심을 쏟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현실은 어떤가. 원칙적으로 가정과 유사한 형태, 즉 입양이나 위탁 가정에서 보호받아야 하는 아이들은 대부분 시설에서 집단생활을 한다. 시설의 낯선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마음의 병’을 앓는 아이 중 다수는 제대로 된 심리 치료를 받지 못하고 방치돼 있다. 심지어 지자체의 재정 상태나 관심도에 따라 해당 지역 시설 아동이 받을 수 있는 복지의 양과 질도 달라진다. 어느 지역, 어느 시설에 사느냐에 따라 보호 아동의 삶도 달라진다는 뜻이다. 오죽하면 아이들에게 투표권이 있었으면 지자체의 관심이 지금과 같지는 않았을 거라는 이야기가 나올까. 정부는 2019년 ‘보호가 필요한 아동은 국가가 확실히 책임진다’는 내용의 ‘포용국가 아동정책’을 발표했다. 각 지자체를 컨트롤타워로 삼고 아동 보호 전 단계에 적극 개입하겠다는 선언이다. 다만 중요한 게 빠졌다. 인력과 예산이다. 정책을 지속적으로 시행할 수 있는 인적·물적 인프라가 여전히 부족한 상황에서는 결국 아이들의 삶만 메말라 간다. 자주 인용되는 이 문장만큼 지금 우리가 뼈아프게 받아들여야 할 말이 또 있을까.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 한 아이를 돌보는 일을 한 가정이나 개인에게만 떠밀 수 없다. 국가와 사회의 따사로운 보살핌이 보태질 때 아이는 뜨겁게 키가 큰다. 정부의 선언이 허언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새해마다 뜨겁게 태어난 한 아이를 보호하려면 우리의 온 힘이 필요하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