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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13일 TV 하이라이트]

    ●명불허전(OBS 화요일 밤 10시) 원로 희극인 구봉서(85)가 추석을 맞아 팬들을 만난다. 지난해 명콤비였던 배삼룡을 떠나보내고 뇌졸중으로 건강까지 악화돼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런 그가 ‘명불허전’에 건강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드라마에서 현빈의 대사로 유행했던 ‘김수한무 거북이와 두루미’의 원조라는 사실도 말했다. 아울러 인기로 인해 납치까지 됐던 비화를 공개한다. ●종부의 손맛(KBS2 월요일 오전 8시 25분) 된장깻잎장아찌, 홍어애 보리애탕. 흔히 생각하듯 상다리 부러지는 화려하고 거창한 종갓집 밥상이 아니다. ‘종부의 손맛’에서는 주변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제철 재료로 입맛을 사로잡는 우리 시대 종갓집 종부들의 손맛을 소개한다. ●아침드라마 당신 참 예쁘다(MBC 월요일 오전 7시 50분) 치영은 우주를 만나러 병원에 가다 강수와 마주친다. 그렇게 치영은 강수, 유랑과 맞닥뜨리고 결국 우주를 만나지 못한 채 돌아온다. 한편 명자는 안나와 치영이 이혼했다는 말에 절규한다. 치영은 강수를 떠올리며 착잡해진다. 그러던 중 치영은 심한 통증에 고통스러워하고, 응급실로 실려간다. ●출발! 모닝와이드 3부(SBS 월요일 오전 7시 20분) 변우민이 ‘출발 모닝와이드’에 출연한다. 1991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20년이 된 지금까지 시각장애가 있는 세 아이를 남몰래 도운 사연을 공개했다. 그는 외국인 친구의 질문에 충격을 받은 이후 지인의 소개로 ‘한빛 맹아원’에 있던 세 아이를 후원하기 시작했다는데…. 과연 외국인 친구의 질문은 무엇이었을까. ●추석특집-휴 콘서트(OBS 월요일 밤 9시 50분) 1980년대 디바 윤시내가 대한민국 최고의 록 그룹 중 하나로 꼽히는 ‘부활’에 여성 객원 보컬로 참여한다. 협업 프로젝트 ‘플러스’ 공연을 통해 감성을 자극하는 부활의 멜로디와 윤시내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를 전달한다. ●그곳에 고향이 있었네(KBS1 화요일 밤 10시) 가수 김도향이 잊혀 가는 고향에 대한 아련한 향수를 불러 일으킨다. 사라져 가는 고향에 대한 아쉬움 속에 옛것 그대로를 지켜 나가고자 하는 사람들의 삶과 풍경을 담았다. 전국 각지의 길 끝에서 만난 고향의 모습은 우리가 잃어버리지 않고 계속 가꿔 가야 할 참모습이며 소중한 추억들이다. ●한가위 특집 스타 경매쇼(MBC 화요일 오전 11시) 패셔니스타 서인영과 남다른 패션 센스를 가진 정형돈이 한자리에 모였다. 정형돈과 한팀이 된 서인영은 자신이 아끼는 패션 아이템으로 둘만의 완벽한 쇼를 연출한다. ‘스타 경매쇼’에서는 스타들의 애장품을 경매한다. 수익금 전부는 어린이재단의 도서관 사업에 기부한다. 선행을 위한 톱스타들의 훈훈한 경매 전쟁을 함께한다.
  • [10 ~11일 TV 하이라이트]

    ●위대한 선물(SBS 일요일 밤 11시 10분) 하연(한지혜·오른쪽)은 시각장애인이지만 평생 착한 모범생 딸로 정해진 대로만 사는 선생님이다. 그러던 어느 날 임용고시를 못 볼 뻔하게 만들었던 우람(김동욱·왼쪽)과 교사와 학부모 관계로 다시 만나게 된다. 교통 순경인 우람이 매번 하연의 앞을 가로막자 하연은 그 행동이 피곤하고 부담스럽기만 하다. ●추석특집 드라마 노리코 서울에 가다(KBS2 토요일 밤 11시 20분) 결혼 17년차 주부 노리코는 한류가수 김현재에게 빠져 있는 평범한 아줌마다. 하지만 무뚝뚝한 남편 히로시와 사춘기가 시작된 딸 미유키는 그런 노리코를 이해할 수 없다. 그러던 어느 날 노리코는 병원에서 갑작스러운 폐암 선고를 받는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딸 미유키는 좋아하던 육상을 그만두겠다고 선언하는데…. ●애정만만세(MBC 토요일 밤 9시 50분) 써니는 희수가 자신이 찾고 있던 아이임을 알게 된다. 그리고 써니는 희수의 집을 찾아가 예전에 막 대했던 것에 용서를 구하며, 희수가 임신한 아이가 정수의 아이가 맞는지 묻는다. 한편 동우는 감기에 걸린 재미를 마사지방에 데려가 푹 쉬게 한다. 그리고 그녀가 해야 할 일들을 다른 친구한테 부탁해서 해결한다. ●전격공개 보스를 지켜라 X파일(SBS 토요일 밤 11시 10분) 로맨틱 코미디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부상한 수목 드라마 ‘보스를 지켜라’가 추석 특집 스페셜로 편성됐다. 지금까지의 드라마와는 차원이 다르다는 게 제작진의 얘기다. 신선함과 망가짐도 두려워하지 않는 배우들의 톡톡 튀는 명연기, 드라마 애호가들의 극찬을 받고 있는 드라마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모두 공개한다. ●추석특집다큐 -‘서해 5도’(OBS 토요일 밤 10시 20분) 지난해 11월 북한의 포격 도발 이후 서해 5도민들은 그 어느 때보다 공포와 긴장감 속에서 삶의 터전을 지키고 있다. 추석 연휴를 맞아 특집 다큐 2부작 1부 ‘서해 5도’에서는 일상과 섬을 지키고자 하는 그들의 꿈과 희망을 만난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드라마 生(KBS1 일요일 밤 10시 30분) 죽음 앞에서 찾은 생의 가장 아름다운 드라마를 만나 보자. 20년의 기다림 끝에 결혼이란 결실을 맺은 부부가 있다. 그러나 결혼 3일 만에 대장암 선고를 받은 아내 현숙씨. 그리고 한결같이 그녀의 곁을 지키고 있는 그녀의 남편 권오수씨의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은 실제 이야기를 함께 만나 본다. ●박철순의 열혈구단(KBS1 토요일 밤 11시 10분) 한국 야구사에서 전설의 불사조로 기록된 박철순. 그가 지금 경북 경산시 외곽의 공단 지역 마을 축구장에서 오합지졸 리틀 야구단을 지도하고 있다. 프로그램은 박철순이 ‘경산 동부 리틀 야구단’을 지도하게 된 사연을 담았다. 가난 때문에 야구를 포기했던 그가 아이들을 동네 축구장으로 몰고 가서 야구를 가르치기 시작하는데….
  • ‘뱀 껍질’ 희귀 피부병女, 20년간 투병 ‘감동’

    피부가 뱀이나 물고기 비늘처럼 변해 매일같이 관리해줘야 살 수 있는 희귀병과 지난 20년간을 싸워 온 여성이 소개돼 진한 감동을 주고 있다. 싱가포르 일간 아시아원 등 보도를 따르면 응포펭이란 이름의 여성은 생후 8개월째 병원 의사들로부터 선천 비늘증 혹은 선천성 어린선이라는 희귀병 진단을 받았다. 이 질환은 몸에 땀구멍이 없어 열을 배출하지 못하기 때문에 피부가 건조해 갈라지고 벗겨져 물고기 비늘처럼 변하는 유전성 질환이다. 당시 의사를은 아이가 두 달 안에 죽을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녀는 죽음의 문턱에서 한 달 만에 살아남았고, 지난 20년간 이 질병과 싸우며 버텨냈다. 지금까지도 별다른 치료 방법이 없는 이 희귀병을 그녀는 “사랑”의 힘으로 버텨냈다고 말했다. 가족의 변함없는 사랑에서, 그녀는 용기를 얻었고, 놀라운 회복력을 보였다. 심지어 그녀는 자신의 악조건 속에서도 학업을 포기하지 않았다. 지난 3월 경영학 고급 국가 ITE 자격 과정(Higher NITEC)을 취득하기도 했으며 관련업에 종사하길 원하고 있다. 한편 응포펭이 걸린 이 희귀병은 현재 의학 기술로 완치가 어렵지만 많은 노력으로 이를 극복하고 있는 사례가 종종 소개됐다. 지난 2월에는 미국에서 이 같은 희귀 질환에 걸렸지만 긍정적인 삶의 자세로 이를 극복하고 있는 5살 소녀 에나벨이 소개돼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5일 TV 하이라이트]

    ●과학카페(KBS1 밤 11시 40분) 10대부터 진행된 탈모 때문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 30살의 임청씨. 그는 최근 인삼 성분을 원료로 한 발모제를 사용하면서 탈모가 줄어들었다고 말한다. 제품은 국내 한 연구소가 인삼의 성분을 연구, 개발해 만든 것이다. 임상 실험 결과 일반 발모제품보다 탈모를 방지하는 효과가 좋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스파이 명월(KBS2 밤 9시 55분) 명월과 류 일행은 북으로 가는 일이 실패로 돌아가고 류는 명월에게 그 책임을 묻는다. 그때 강우는 명월의 오피스텔로 찾아와 명월에게 청혼한다. 그러나 명월은 거절한다. 강우는 그런 명월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남한 사람들이 사는 행복한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명월에게 여기서 다시 새롭게 시작하자고 말한다. ●아침드라마 당신 참 예쁘다(MBC 오전 7시 50분) 강수는 떨리는 마음으로 수술대에 오른다. 그리고 대풍은 강수의 미국 출장이 거짓임을 알아낸다. 치영은 안나(박탐희)에게 이제 그만 자신을 떠나달라고 말한다. 안나는 치영의 속뜻을 알아채고 안타까워한다. 한편 우주의 간 이식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나고, 강수와 유랑은 병원에서 스쳐 지나친다. ●직업의 세계-일인자(EBS 밤 11시 20분) 2010년 수입보험료 130억원, 총 매출액 820억원을 기록하고 연봉 13억원을 받는 이가 있다. 바로 정미경 설계사다. 일반사원의 한달 평균 계약이 4~5건인데 반해 그녀의 계약건수는 15~20건이다. 얼마 전 자신이 몸담고 있는 D생명회사에서 설계사 출신 최연소 명예전무로 임명되기도 했다. 정미경의 삶을 따라가 본다. ●동물일기(EBS 밤 8시) ‘퍼피 워킹’은 7주 이상 된 어린 강아지가 안내견이 되기에 앞서 일반 가정에서 1년 동안 사회화 훈련을 받는 과정이다. ‘퍼피 워킹’은 동물을 사랑하는 아이도, 사람을 좋아하는 동물도 시각장애인의 더 행복한 삶을 위해 희생하고 포기해야한다. ‘동물일기’에서는 4개월차 안내견 해리와 13살 희 어린이의 도전기를 함께한다. ●경찰 25시(OBS 밤 11시) 비 오던 날 새벽, 한 여자가 피를 흘리며 쓰러져있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형사들이 현장에 도착했을 땐 싸늘한 주검만이 있었다. 여자가 쓰러진 곳은 그녀의 집 앞이었다. 왜, 그녀는 자신의 집 앞에서 죽음을 맞게 된 것일까. 탐문 결과 동네 골목에 설치된 폐쇄회로(CC) TV에서 피해자를 발견한 형사들은 한 가지 이상한 점을 발견하게 된다.
  • 동심으로 본 이태석 신부의 삶

    영화 ‘울지마 톤즈’로 전국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던 고(故) 이태석 신부의 삶을 청소년들이 이해하기 쉽게 그린 ‘톤즈의 약속’(이병승 글, 한수임 그림, 실천문학사 펴냄)이 출간됐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실천문학의 담쟁이 문고 시리즈 가운데 하나다. 내전으로 신음하는 남수단 톤즈 마을에서 봉사활동을 펼치다 지난해 1월 대장암으로 선종한 이태석 신부에 관한 책은 여러 권 나왔지만 영화를 통해 알려진 사실과 별다를 바가 없었다. ‘톤즈의 약속’은 고인의 삶을 토대로 그 위에 허구를 가미했다. ‘마뉴’란 톤즈 마을의 아이를 주인공으로 삼아 수단 어린이의 시선으로 이태석 신부의 삶을 조명했다. 전쟁으로 엄마를 잃고 몸에 총상까지 입은 열세 살 소년병 마뉴는 이태석 신부의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복장도 낯설고 말투도 이상했지만 무엇보다 항상 지어 보이는 신부의 미소가 불만이었다. 마뉴는 또래 아이들과 싸움을 일으키기도 하고 몰래 진료실에 있는 약병을 다 깨트리기도 하며 자신에게 찾아온 평화를 인정하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마뉴의 마음에 새로운 것들이 자리하기 시작한다. 인자하고 관대한 이태석 신부가 전해준 음악을 듣고 나서부터다. 교황 방문을 준비하고자 신부가 결성한 브라스밴드에 속한 아이들은 빠르게 악기와 음악에 적응했고, 마뉴도 예외는 아니었다. 아이들은 곧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리의 한 부분이 된다. 저자 이병승씨는 ‘빛보다 빠른 꼬부기’ 등의 동화와 동시를 썼다. 그는 “물질적 풍요 속에서 오히려 기쁨을 잃어버린 우리의 영혼에 이태석 신부님은 큰 충격과 울림을 주셨다.”며 “이 책이 작은 계기가 되어 우리의 마음이 아프리카나 제3세계 등 더 낮은 곳으로 향했으면 한다.”고 바랐다. 1만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교육특강·미술제·역사포럼… 區마다 ‘문화 바람’] 안철수·박경철이 말하는 ‘우리 아이 교육’

    [교육특강·미술제·역사포럼… 區마다 ‘문화 바람’] 안철수·박경철이 말하는 ‘우리 아이 교육’

    ‘우리 시대의 멘토’이자 ‘대한민국 대표 롤모델’로 손꼽히는 안철수(왼쪽·49)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칼럼니스트인 ‘시골의사’ 박경철(오른쪽·47) 안동신세계연합클리닉 원장의 ‘듀엣 강연’을 동네에서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 서대문구는 2일 구청 6층 대강당에서 안 교수와 박 원장이 강사로 나서는 교육특강을 개최한다고 31일 밝혔다. ‘내 아이 건강하게 키우는 교육’이란 주제로 2시간 동안 이어지는 이번 강연은 안 교수와 박 원장의 대담 형식으로 이뤄진다. 둘은 올바른 아이 교육법을 위한 각자의 해법을 제시하며, 강의 뒤에는 참가자들과 자녀 교육 및 부모의 고민에 대한 자유로운 질의응답 시간도 가질 예정이다. 안 교수와 박 원장은 지난 1월 ‘MBC스페셜 신년특집 안철수, 박경철’에 출연해 좋은 반응을 얻은 바 있다. 이후 평화재단과 함께 ‘청춘 콘서트’라는 제목으로 전국 순회 강연을 하고 있다. 이번 행사도 청춘 콘서트의 일환으로 열린다. 구 관계자는 “다시 한 번 현장에서 생생한 자녀교육 해법을 구민들과 나누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문석진 구청장은 “우리 사회의 훌륭한 멘토인 두 분의 강의가 자녀교육에 도움이 됨은 물론 현대인에게 삶의 지표를 되돌아보는 소중한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참가비는 받지 않는다. 학부모는 누구나 선착순으로 참여 가능하다. 문의는 평화재단 청춘콘서트 담당자(010-3119-9814), 구 문화과(330-1003)로 전화하거나 다음 카페(cafe.daum.net/chungcon)에서 하면 된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북촌방향’ 주연 유준상 “홍상수는 마법사”

    ‘북촌방향’ 주연 유준상 “홍상수는 마법사”

    홍상수 감독의 새로운 페르소나가 탄생했다. 영화배우 유준상(42)이다. 그는 홍 감독의 ‘하하하’에 이어 신작 영화 ‘북촌방향’의 주연으로 발탁됐다. ‘북촌방향’에서 그의 직업은 아예 전직 영화감독이다. 지난 24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에게 홍 감독과의 인연을 먼저 묻지 않을 수 없었다. “홍상수의 페르소나요? 하하. 요즘 그런 말을 종종 듣는데, 몸둘 바를 모르겠어요. 지난해 ‘하하하’가 칸 영화제에 초청되면서 함께 여행을 하게 됐는데, 그 과정 속에서 가까워졌어요. 사람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아름답고 따뜻한 분이예요. 겉치레나 허황된 점도 없으시고요.” 홍 감독의 영화는 많은 유명 배우들이 앞다투어 출연을 희망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고현정은 자신의 스크린 데뷔작으로 홍 감독의 ‘해변의 여인’을 선택했고 이후 ‘잘 알지도 못하면서’에도 출연했다. 이어 ‘북촌방향’에도 카메오로 출연하는 열의를 보였다. “감독님과 함께 작업을 하면 느끼는 것들이 많이 생깁니다. 영화를 찍다 보면 이전의 저에게 발견할 수 없었던 것들이 화면을 통해서 나오게 되거든요. 일단 사전에 무슨 장면을 찍는지 모르기 때문에 매 순간 엄청나게 집중을 할 수밖에 없어요. 그러다보면 나 자신이 누군지조차 모르는 상태가 되곤 하죠.” 그는 이번 ‘북촌방향’의 경우에도 영화 제목조차 알지 못하고 촬영장에 갔다. 그가 미리 알고 간 것은 오직 전직 영화감독이라는 직업뿐이었다. 열흘 남짓한 기간 동안 아침마다 현장에서 감독이 나눠주는 대본을 외우고 연기에 정신없이 몰두하다 보면 어느새 촬영이 끝나 있었다. “배역 이름도 촬영 당일 가서 받았어요. 때문에 사전에 설정을 하는 것이 불가능하죠. 미리 잴 틈이 없기 때문에 작품에 임하는 자세가 아이처럼 변합니다. 영화의 어떤 부분을 찍고 있는지 모르고, 불안하기 때문에 감독님께 많이 물어보게 됩니다. 끝나면 안도의 한숨을 쉬게 되죠. 하지만, 제 안에 무언가가 깨어나는 느낌이 들고 또 찍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가 소개한 재밌는 일화 하나. ‘하하하’에 출연하게 된 계기다. 어느날 밖을 돌아다니던 그는 홍 감독에게 잠깐 만나자는 전화를 받았다. 그런데, 그가 간 곳은 김상경, 문소리 등 영화의 출연진이 첫 만남을 갖는 자리였다. 그렇게 그는 영화의 한 배역으로 자연스럽게 합류하게 됐다. ‘북촌방향’의 출연 제의도 “겨울에 시간 되느냐?”는 감독의 한마디가 다였다. ‘북촌방향’도 이처럼 일상적이면서 묘한 구석이 있는 영화다. 한때 영화감독이었지만, 지금은 지방 대학 교수인 성준(유준상)의 서울 체류기와 그 속에서 반복되는 만남을 그렸다. 성준은 술자리에서 욕한 학생들을 다시 마주치고, 거리에서 우연히 만나 얘기를 나눴던 연극배우도 세 번이나 다시 만난다. “인생은 엄청난 우연과 반복적인 만남의 연속이라고 생각합니다. 살다 보면 말도 안 되는 우연이 모여서 하나의 이유를 형성하기도 하죠. 아마 누구나 소설 한 권씩은 나올 겁니다. 제가 제 아내(탤런트 홍은희)를 만난 것도 엄청난 우연이니까요. ‘북촌방향’은 우리가 살면서 겪게 되는 신기한 우연을 영화적으로 표현한 작품입니다.” 그는 영화 속에서 똑같은 만남과 실수를 반복하게 되는 성준을 일상적이면서도 재미있게 표현했다. ‘얌전하고 조용하게, 깨끗하게 서울을 통과할 거다.’라는 결심과는 달리 성준은 옛 애인 경진(김보경)의 주위를 기웃거리고, 경진과 비슷한 외모를 지닌 술집 주인 예전(김보경·1인 2역)을 보고 마음이 흔들린다. “진짜 연기하는 동안은 아무 생각이 나지 않았어요. 성준은 나쁜 남자인 것 같기도 하고 따뜻한 사람 같기도 했고요. 하지만, 성준이 예전에게 ‘너에 대해서 알 것 같아.’라고 말하는 장면에서 좀 오싹했어요. 우리도 종종 살면서 이 사람을 그 사람으로 착각하고 만나기도 하잖아요. 그동안 잘 보여드리지 못했던 섬세한 감성을 표현한 것으로 만족해요.” 그는 영화를 찍으면서 신기한 경험이 많았고, 감독이 마법사처럼 느껴졌다고 했다. 영화 속에서 반복되는 장면도 인물의 정서에 따라 카메라나 인물의 위치가 조금씩 교묘하게 달라졌다. “매일 아침 시나리오를 쓰고 있는 감독님을 보면 오늘은 또 무슨 내용이 나올지 궁금해집니다. 내용이 사전에 정해진 것이 아니라서 배우들의 상태가 바뀌면 내용도 그에 따라 풀리거든요. 이번 영화를 찍으면서 시나리오에 눈이 온다고 돼 있었는데, 거의 기대를 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때마침 마법처럼 하늘에서 눈이 내렸어요. 정말 신기한 일이었죠.” 항상 지금부터 시작이라는 생각으로 연기에 임한다는 유준상. 마흔이 넘은 지금이야말로 나태해지지 않고, 오래 버티기 위해 시작한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한 것 같다고 털어놨다. 그런 그의 든든한 버팀목은 아내 홍은희다. 현재 라디오 DJ를 하고 있는 아내는 수많은 사연을 통해 배운 다른 사람들의 삶과 감정을 그에게 이야기해준다. “배우로서 다양한 삶을 대신 겪는 것이니까 캐릭터를 연기할 때 도움이 많이 됩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제게는 아내를 만난 것이 인생의 가장 큰 우연이자 신기한 경험인 것 같아요. 우연히 길을 걷다가 항공사 CF에 출연한 아내의 모습을 보고 첫눈에 반했어요. 그 후 같은 드라마에 출연하게 됐는데, 해외 일정과 겹쳤던 아내는 출연을 포기했죠. 그래서 다른 여배우와 찍게 됐는데, 감독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2명이나 여배우를 교체했어요. 결국 일정을 마치고 들어온 아내와 함께 촬영을 하게 됐죠. 전 그때까지 항공사 CF의 주인공이 아내인 줄 전혀 몰랐어요. 나중에 알고 깜짝 놀랐죠. 이런 우연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웃음)”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Mr. 애플’ 몽상·배짱·도전으로 썩어가는 사과 명품으로 바꿨다

    ‘Mr. 애플’ 몽상·배짱·도전으로 썩어가는 사과 명품으로 바꿨다

    “늘 갈구하고 겸손하라(Stay Hungry, Stay Foolish).” 2005년 검은 예복 차림의 중년 신사가 미국 명문 스탠퍼드대 졸업식 연단에 섰다. 세상 밖으로 나갈 청년들에게 그가 던진 화두는 ‘결핍’과 ‘창의력’이었다. 스티브 잡스(56). 미혼모의 아들로 태어난 대학 중퇴자. 심지어 자신이 만든 회사에서 해고당했고 암 투병 중인 이 사내는 늘 배고팠다. 빈 곳을 채우려 완벽함을 좇았다. ‘지구상 최고의 최고경영자(CEO)’로 칭송받을 수 있었던 것은 이 덕분이다. ●결핍과 몽상의 결합… 혁신적 제품으로 “잡스가 위대한 건 천재여서가 아니다. 어떤 위험도 감수하는 배짱 덕이다.”(잡스 전기 작가 앨런 더치만) 잡스의 삶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몽상’과 ‘배짱’이다. 늘 꿈꿨고 상상을 실현하기 위해 쉼없이 도전했다. 스물한 살 되던 1976년 선배이자 엔지니어인 스티브 워즈니악과 함께 ‘애플’을 창립하면서 도전이 시작됐다. 잡스의 학력은 리즈대 한 학기를 마치고 중퇴한 것이 전부였지만 선불교 등 종교에 심취했고 인문학에 몰두하면서 얻은 직관과 몽상가적 기질은 누구도 따라올 수 없었다. 잡스의 상상력과 워즈니악의 기술력으로 탄생시킨 개인용 컴퓨터(PC) ‘애플 Ⅱ’는 대히트였다. 4년 만에 100만대가 팔리며 ‘애플 제국’의 탄생을 알렸고, 순식간에 정보기술(IT) 업계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영광은 오래가지 않았다. 직관을 앞세운 독단적인 경영 스타일이 문제가 됐다. 잡스는 자신이 영입한 또 다른 경영진과의 마찰이 깊어졌고 결국 권력 다툼 끝에 ‘사표’를 냈다. 첫 시련이었다. ●어떤 위기도 짊어지는 ‘배짱’… 애플 제국을 만들다 “애플에서 해고당한 일은 최고의 사건이었다. 성공에 대한 부담 없이 창의적 시기로 들어갔기 때문이다.”( 스탠퍼드대 졸업연설 중) 잡스는 시련을 행운으로 바꾸는 탁월한 재능이 있었다. 중압감에서 벗어나 창의적인 사업에 도전했다. 컴퓨터그래픽 업체(CG)인 픽사가 디즈니와 손잡고 만든 애니메이션 ‘토이스토리’의 성공을 시작으로 흥행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그 사이 잡스를 잃은 ‘사과’(애플)는 걷잡을 수 없이 썩어갔다. 결국 애플은 잡스 소유의 PC업체 ‘넥스트’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경영의 신’을 다시 불러들인다. 13년 만의 복귀. 명예회복을 벼르던 잡스는 “연봉 1달러만 받겠다.”고 선언한다. 검정색 터틀넥과 청바지를 고집한 잡스지만 ‘창의적 DNA’에서 나오는 제품은 너무나 혁신적이었다. ‘승부사’ 잡스는 개발자가 만든 제품 중 ‘소비자가 사고 싶어 하는 것’을 직관으로 선택했다. 그리고 디자인이라는 감성의 옷을 입혀 시장에 내놓았다. ‘디지털 음악의 혁명을 이뤘다.’는 음악재생기 ‘아이팟’(2001년)과 터치폰 방식으로 스마트폰 시대를 연 ‘아이폰’(2007년), PC의 몰락을 이끈 태블릿PC ‘아이패드’(2010년) 등 잡스가 심혈을 기울인 작품은 여지없이 히트했다. 부도 위기에 몰렸던 애플은 잡스 취임 뒤 10여년 만에 세계 시가총액 1위(3372억 달러·약 364조원) 기업이 됐다. ●재발 암 이식 간에 전이?… 건강 악화된 듯 하지만 잡스에게 또 다른 시련이 닥쳤다. 2003년 췌장암이 발병한 것. 치료를 위해 사임 전까지 세 차례 병가를 내면서도 ‘아이패드 2’ 등 신제품 발표회에는 꼭 자신이 직접 나섰다. 하지만 ‘오뚝이’ 잡스에게도 병마는 의지만으로 쉽게 떨쳐버리기 어려웠던 듯하다. 그는 24일(현지시간) 결국 사임을 결정했다. 의료 전문가들은 잡스에게 건강 문제가 생겼다면 ‘아일렛 세포 신경내분비계 종양’이 재발하고, 2009년 이식한 간으로 전이됐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특히 잡스가 앓고 있는 종양은 재발할 경우 장기 이식의 거부반응을 예방하기 위한 면역억제제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치료가 상당히 까다로운 편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지난 1월 병가 이후 주주총회 등에서 꾸준히 CEO 승계안이 논의된 데다 CEO에서 물러난 뒤에도 이사회 의장직을 유지키로 한 점 등을 감안할 때 CEO직 승계에 따른 혼란을 줄이려고 적절한 승계 시점을 찾았을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강국진·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엄마’ 될 수 있어요

    “나도 엄마라는 이름의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 관악구 난곡동 최모(34)씨는 지난 9년 동안 힘든 시간을 보내며 이렇게 마음속으로 되뇌었다고 22일 밝혔다. 최씨는 “최근 관악구 보건소의 ‘난임 부부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경제적인 여유가 없어 엄두도 내지 못했던 시험관 시술을 시도, 행복한 쌍둥이 엄마가 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관악구는 출산을 희망하지만, 수년째 어려움을 겪는 가정에서 자녀를 가질 수 있도록 다음 달 20일부터 27일까지 ‘난임 부부 교실-두근두근 행복한 기다림’을 무료로 운영한다. 제일병원 산부인과 교수가 직접 난임을 진단하고 치료과정에서 생기는 궁금증을 없애는 등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또한 필라테스 전문가가 심신의 건강을 증진시켜 아기가 오고 싶은 몸을 만들기 위한 ‘아이 소망 스트레칭’도 가르쳐 준다. ‘난임 부부교실’은 임신을 준비 중인 난임 여성 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다. 참여를 희망하는 주민은 관악구 홈페이지(www.gwanak.go.kr) 복지관악→교육/강좌→종합강좌안내, 또는 전화로 신청하면 된다. 보건소 지역보건과 881-5553.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코리아 갓 탤런트 최종 우승 주민정·준우승 최성봉

    코리아 갓 탤런트 최종 우승 주민정·준우승 최성봉

    ‘팝핀 여제’ 주민정(17)이 ‘한국의 폴 포츠’ 최성봉(22)을 제치고 tvN의 오디션 프로그램 ‘코리아 갓 탤런트’에서 최종 우승을 거머쥐었다. 지난 20일 서울 동대문구 회기동 경희대학교 평화의전당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주민정은 황금색 의상을 입고 나와 파워풀하면서도 절도 있는 댄스를 선보여 심사위원들로부터 극찬을 받았고, 최성봉은 지역 예선을 통과했던 ‘넬라 판타지아’를 멋드러지게 불러 감동을 선사했다. 100% 시청자 문자투표로 진행된 결승전에서 가장 많은 표를 얻은 주민정은 우승 직후 “하고 싶은 것을 하러 나왔는데 이렇게 우승해서 기쁘다. 부모님과 춤을 가르쳐 주신 선생님께 감사 드린다.”면서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눈앞에서 우승을 놓친 최성봉은 “지금까지 이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면서 “앞으로 열심히 살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춤과 노래로 한국 최고의 재주꾼에 오른 두 사람의 경연 소감을 들어 봤다. ■주민정 “기억에 남을 무대 보여주고 싶어, 댄스학교 설립이 꿈” 큰 키에 작은 얼굴, 가녀린 여고생의 몸에서 아무도 이처럼 절도 있는 팝핀 댄스가 나올 것이라고 예상치 못했다. 하지만 주민정은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당당함과 카리스마로 좌중을 압도하며 ‘코리아 갓 탤런트’의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이 결정된 뒤 기자들과 만난 주민정은 “이번 계기를 발판 삼아 여러분들께 평생 기억이 될 수 있는 무대를 보여드리고 싶고, 댄스학교를 세우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여성으로서 팝핀 댄스에 도전한 것도 특이하지만 국내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여성이 우승을 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녀는 “항상 춤을 추면서 내가 여자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남자들보다 잘하기 위해 배로 열심히 해야 했기 때문에 부단히 노력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시청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기는 했지만 주민정의 최종 우승은 방송가의 이변으로 받아들여졌다. ‘한국의 폴 포츠’로 불리며 줄곧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혀 온 최성봉을 제쳤기 때문이다. “저도 (최)성봉 오빠가 우승을 할 줄 알았어요. 며칠 전 기자간담회에서도 많은 분들이 오빠를 우승 후보로 지목했거든요. 그 전에 TV에서 본 모습도 있고, 동네 오빠같이 친근해서 많이 친해졌어요. 앞으로 각자의 분야에서 최고가 되어서 언젠가 같이 무대에서 만나고 싶어요.” 주민정이 ‘코리아 갓 탤런트’의 결승전 무대를 위해 준비한 시간은 2주. 그녀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제작진이 무대를 멋지게 만들어 줘 굉장히 만족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결승전에서 감각적인 팝핀 댄스와 침착한 카리스마가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았다. 심사위원 박칼린은 “혼자 그런 독무대에서 그 정도의 당당함을 갖고 있는 것이 너무 예쁘다.”면서 우승 후보로 지목했다. 화려하고 절도 있는 팝핀 퍼포먼스로 ‘춤의 황제’라 불리는 가수 장우혁도 극찬과 함께 댄스 지도를 하는 등 지원 사격을 아끼지 않았다. “‘코갓탤’은 제가 처음으로 출연한 방송이자 평생에 있어 단 한번밖에 없는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경연을 준비하면서 매일 새벽 5시까지 연습을 했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장우혁씨가 응원을 해줘서 제가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질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항상 팬으로서 응원하고 고맙게 생각합니다.” 주민정은 우승 상금 3억원은 어떻게 사용할 것이냐는 질문에 “우승할 것이라고 미처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에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면서 “앞으로 내 재능을 계속 보여드릴 수 있게끔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광주여고 2학년에 재학 중인 주민정이 지금 가장 하고 싶은 일은 뭘까. “휴가를 못 갔는데, 방학도 다 보내버렸어요. 어디든 휴가도 가고 싶고, 잠도 많이 자고 싶어요. 일단 집에 가고 싶어요.” 지금 사귀는 남자 친구는 없다고 수줍게 밝힌 주민정. 댄스 가수로 데뷔할 생각은 없는지 물었다. “노래는 별로 잘한다고 생각을 안 해봐서 댄스 가수는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다양한 장르의 댄스를 배워보고 싶어요. 앞으로 제 꿈은 거창하지만 댄스학교를 세우는 것입니다. 앞으로도 많은 분들께 감동을 드릴 수 있는 무대, 기억에 남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최성봉 “응원하는 사람들 있어 행복 이젠, 밝은 세상서 살고싶어요” 최성봉은 파이널 무대에 오르기 전 “태어나 한번도 1등을 해본 적이 없다. 누군가와 경쟁해 본 경험마저 없었기에 도전해 보는 것만으로도 좋았지만 우승도 하고 싶다.”고 고백했다. 단순히 오디션 프로에서의 1등보다 삶에 있어 처음으로 정상에 서 보고 싶었던 최성봉. 비록 1등은 놓쳤지만 처음으로 세상에서 자신을 응원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알게 돼 행복하단다. 제아무리 1등만 기억하는 세상이지만, 2등 최성봉을 주목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최성봉은 예선 때부터 한국의 폴 포츠로 불렸다. 고난의 연속이었던 인생 이력 때문이다. 세 살 때 부모에게 버림받아 대전 고아원에 맡겨졌다가 다섯 살 때 구타를 피해 탈출했다. 또래들이 초·중학교에 다닐 때 나이트클럽에서 껌과 음료를 팔았고 10년 동안 건물 계단, 공용 화장실 등에서 지냈다. 학교 문턱에도 가보지 못했으나 검정고시를 거쳐 예술고등학교 성악과를 다녔다. 주변 사람들은 그를 ‘야’, ‘너’로 불렀고, 본인도 자신의 이름을 몰랐다. 그러다 시장통에서 유난히 그를 예뻐했던 포장마차 아주머니가 지성이라는 이름을 지어줬고, “학교는 마쳐야 한다.”며 검정고시 공부를 하도록 끊임없이 독려해 줬다. 최성봉이란 본명은 검정고시 응시를 위해 주민등록 정보와 고아원 기록 등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찾게 됐다. 힘든 유년시절을 보내서인지 얼굴에 표정이 별로 없다. 하지만 일단 노래를 시작하면 소리의 울림이 크고, 여느 성악가 못지않은 노래 솜씨를 뽐낸다. 노래에 절로 감동이 묻어난다. 그의 공연 장면과 인생사를 담은 동영상은 지난달 21일 미국 CNN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랐고, CNN과 ABC 뉴스에서도 ‘수전 보일의 인기를 넘어섰다.’며 최성봉 이야기를 다뤘다. 유튜브 동영상은 조회수만 1000만건이 넘는다. “집에 TV가 없어서 제가 나왔던 첫 방송을 보지 못했어요. 나중에 인터넷 등에서 제가 화제가 되고 있고, 기사도 많이 나왔다는 걸 알게 됐죠. 처음 받아보는 관심에 혼란을 느꼈던 게 사실이에요. 너무 어두운 곳에 있다가 갑자기 너무 밝은 곳으로 나온 듯한 기분을 혹시 아세요? ” “어릴 때 친구가 없었어요. 껌 같은 걸 팔며 그냥 혼자 살아가던 아이였죠. 유일하게 외로움을 달래준 게 노래예요. 그런 노래가 나 같은 아이도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존재라는 걸 알게 해줬습니다.” 예심에서 밝힌 고단한 삶의 이야기가 감동을 이끌어냈고, ‘희망의 아이콘’으로 부상하기에 충분했다는 말에 그는 처음으로 활짝 웃었다. “나쁜 짓을 상상 이상으로 많이 해봤어요. 그런 제가 누군가에게 희망이 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기뻐요. 사람들이 인정해 준다면 더 바랄 게 없거든요. 많은 사람들에게 제 노래를 들려주고 싶어요. 그리고 이젠 밝은 세상에서 살고 싶어요.”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18일 TV 하이라이트]

    ●한국인의 밥상(KBS1 밤 7시 30분) 어죽은 전북 무주 지방의 향토음식 중 하나다. 금강 상류에서 잡히는 민물고기를 푹 삶아 가시를 바른 다음, 쌀과 수제비, 국수를 넣어 죽을 쑨다. 배고팠던 시절, 자주 먹었던 어죽. 내도리에서 유일하게 어업 허가권을 가지고 있는 한기원씨. 그가 잡은 민물고기가 아내 이순자씨 손에서 어죽으로 탄생하기까지의 과정을 만나 본다. ●TV 특강(KBS2 밤 12시 35분) 지구 온난화 방지를 위한 국제협약 ‘교토의정서’가 2012년이면 시한이 끝난다. 그러나 새로운 협약 체결은 난항이다. 이처럼 지구온난화는 핵확산이나 테러 등과 비슷하게 위협적이다. ‘TV 특강’에서는 인도네시아 망그로브 숲과 쓰나미의 관계, 지구에서 가장 반환경적인 식품인 커피 이야기 등을 통해 위기의 지구를 되살릴 대안을 찾아본다. ●몽땅 내 사랑(MBC 밤 7시 45분) 김 원장과 옥엽은 냉동 창고에 갇히게 된다. 김 원장은 냉동 창고 안에서 추위를 이겨내는 옥엽의 모습에 감탄한다. 그리고 김 원장은 창고에서 나가면 순덕과의 연애를 지원해주겠다고 약속한다. 한편 태풍의 차를 발로 차서 흠집을 낸 샛별. 범인을 찾으려는 태풍과 김 집사에게 두준은 자신이 차를 발로 찼다고 선언하는데…. ●좋은 아침(SBS 오전 9시 20분) 첼로 사랑 지극하기로 유명한 장한나. 사실은 첼로를 싫어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녀를 지금 이 자리에 있게 만든 건 첼로에 흥미를 만들어준 대학생 과외 선생님이라는데…. 그녀가 음악을 배우면서 만난 최고의 거장 미샤 마에스키, 로스트로포비치, 로린 마젤 등 최고의 선생님들과의 특별한 인연을 ‘좋은 아침’에서 공개한다. ●동물일기(EBS 밤 8시) 아이의 닫힌 마음도 동물의 사랑으로 치유하는 ‘동물일기’. 제작진이 야심차게 준비한 동물매개치료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바로 아스퍼거증후군을 앓고 있는 10살 세진이와 세진이를 돕기 위해 입양 된 유기견의 이야기다. 우리와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보는 아이, 그리고 다른 모습으로 세상에 나온 동물들의 이야기를 함께한다. ●한 여름밤의 꿈-박종호의 오페라 글라스(OBS 밤 12시) 여름방학을 맞아 ‘꿈’을 주제로 청소년들을 위한 특집 ‘박종호의 오페라 글라스’를 선보인다. 1부는 부녀 사이에서 벌어지는 비극의 진수 ‘리골레토’를 국내 정상급 성악가인 소프라노 사활란이 부른다. 또 바리톤 김동원 등이 각 오페라의 하이라이트를 실연하고, 박종호가 해설하는 방식으로 꾸며진다.
  • [저자와 차 한 잔] 첫 수필집 ‘유소유’ 펴낸 고세진 교수

    [저자와 차 한 잔] 첫 수필집 ‘유소유’ 펴낸 고세진 교수

    ‘그저 내려놓으라’는 불교의 방하착(放下着). 집착을 부르는 일체의 인연을 놓아 버리라는 이 일갈은 세상에선 무소유의 가치로 빛을 뿜는다 .‘텅 빈 충만’이요, ‘비움 속의 행복’. 그런데 그 내려놓고 비워내는 과정이 어찌 쉬울까. 언제부터인가 좀더 현실적인 차원의 무소유를 꿈꾸고 실천하려는 ‘유소유’의 움직임이 일고 있다. 최근 책 ‘유소유’(순정아이북스 펴냄)를 낸 아세아연합신학대 고세진(58) 교수는 그 생활 속의 유소유를 가꿔 가는 대표적인 인물 중 한사람으로 꼽힌다. “사람은 누구나 남보다 더 갖고 유명해지기 위해 노력합니다. 욕망에서 잉태되는 갈등과 충돌을 막는 절제의 미덕으로, 무소유는 충분히 아름답지요. 하지만 버리고 떠나는 소극적인 생활 선(善)을 넘어 실질적으로 가진 것을 나누고 유익하게 더불어 사는 적극적인 삶 또한 가치 있는 것이 아닐까요.” 그는 서울신학대, 대학원과 미국 신학대에서 신학공부를 하고도 미국 근동고고학의 메카라는 시카고대학교에서 동양인으로는 처음으로 근동고고학 박사학위를 받아 고고학자로 발굴현장을 누빈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 그 흔치 않은 변신의 이유는 “남이 잘 하지 않으려는 부분의 천착”이라고 한다. “한국의 젊은 고고학자들이 근동 고고유적의 현장 발굴을 기피하는 경향이 심했어요. 힘든 환경의 고된 작업을 피하려는 입장은 이해할 수 있지만 학자의 자세로는 잘못이란 생각이 많았지요.” 신학자에서 고고학자로의 유전을 겪고 한국에 돌아와 아세아연합신학대 총장을 지낸 뒤 지금은 교수로 재직 중인 그가 수필집을 내기는 처음이라고 한다. 어찌 보면 골수 신학자로 부르기에 손색이 없는 이력임에도 그의 책에선 종교적 색채가 별로 드러나지 않는다. 남에 대한 배려와 존중, 자기자신의 믿음과 용기, 사회에 대한 애정…. 책 곳곳에 종교적 사유와 고민의 흔적이 역력하지만 절제되고 진솔한 짧은 글들이 거부감 없이 다가온다. 특히 미국인 부인과 결혼해 입양한 아들(20), 딸(16)에 얽힌 글들은 예사롭지 않다. 생후 10개월 만에 입양한 아들이 10살을 넘기기 어렵다는 불치성 신장병 환자였고, 딸 또한 일상생활이 힘들 만큼 청각장애에 시달렸단다. 많은 날들을 눈물과 고통 속에 버텨야 했던 그가 일관되게 지켜 왔던 건 고통받는 아들과 딸의 입장에 서서 기다리고 기다리는 인내였다고 한다. 그 인내의 복덕 때문인지 아들은 정상인으로 자라나 지난해 미국 유명 대학에 입학했고 딸은 청각장애를 딛고 바이올리니스트로 성장해 올봄 미국 줄리아드 음대에 들어갔다. “신앙인이 가장 조심해야 할 부분은 신분의 강조와 신앙의 강요라고 생각합니다. 드러내지 않고도 신앙을 다지고 풀어 갈 수 있는데 굳이 왜 신분과 신앙을 앞세울까요.”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종교는 보편적인 희망이 돼야 한다.”는 그는 그래서 스님과 신부 등 이웃종교의 성직자들과 스스럼없이 만나고 대화하기를 좋아한단다. “세상이 종교를 걱정해야 하는 지금, 목회자와 신앙인들이 하루빨리 성공이란 단어를 버리고 영혼의 상태를 점검해야 합니다.” ‘시간은 가장 귀중한 유소유의 대상’이라는 고 교수, 그는 테레사 수녀의 이 말을 아주 좋아한다고 한다. “신은 우리에게 성공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신은 단지 우리가 노력하기를 바라고 있을 뿐입니다.”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 [씨줄날줄] 슈스케3 vs 위탄2 /이도운 논설위원

    올해 대중음악 최고의 공연으로 임재범의 ‘여러분’, 김범수의 ‘제발’, 박정현의 ‘나 가거든’을 꼽는 음악팬들이 많다. 임재범이 굴곡 많은 삶의 역정을 호랑이가 포효하듯 쏟아낸 ‘여러분’은 가요계를 넘어 사회적으로도 큰 화제가 됐다. ‘얼굴 없던’ 가수 김범수가 진정성을 담아 뽑아낸 ‘제발’은 노래 잘하는 가수에 대한 음악팬들의 감춰졌던 열망을 이끌어내며 상반기에 가장 많이 팔린 음원으로 등록됐다. ‘R&B의 요정’ 박정현이 드라마 명성황후의 주제곡을 기-승-전-결 형식으로 수놓듯 엮어낸 ‘나 가거든’은 “4분짜리 노래에 대하드라마를 담았다.”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세 가수의 공연은 모두 음악과 예능을 결합한 ‘나는 가수다’(나가수)라는 프로그램에서 나온 것이다. 프로 가수들의 명예와 자존심을 건 경연장이 나가수라면, 아마추어 가수들이 인생과 청춘을 걸고 뛰어든 대결장은 ‘슈퍼스타K’(슈스케)와 ‘위대한 탄생’(위탄)을 꼽을 수 있다. 케이블 채널을 통해 방송되는 슈스케는 지난해 시즌 2가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며 방송계에 오디션 열풍을 몰고 왔다. 특히 돈도, 배경도 없는 참가자들이 오직 실력과 열정만 갖고 스타로 성장하는 과정이 ‘친서민 공정사회’에 목마른 시청자와 국민 전체의 박수를 받았다. 슈스케2는 허각과 존박이라는 새로운 스타를 탄생시켰다. 장재인과 김지수가 최종예선에서 함께 편곡하고 기타 치며 노래한 ‘신데렐라’는 지난해 최고의 공연 가운데 하나로 꼽을 수 있다. 슈스케에 자극받아 기획됐다는 위탄은 가수 지망생에게 멘토를 붙여주는 새로운 형식을 취했다. 올해 초 끝난 시즌 1에서 연변 총각 백청강, 캘리포니아 청년 데이비드 오, 도쿄 처녀 권리세, 캐나다 소년 셰인 등 글로벌 예비스타들이 등장했다. 오디션과 경쟁 과정에서 부른 황지환과 노지훈의 ‘배드 걸, 굿 걸’, 조형우와 데이비드 오의 ‘아이 돈 케어’(I don’t Care), 정희주의 ‘봄날은 간다’ 등이 화제가 됐다. 최연소로 본선 무대에 오른 열 한 살 김정인이 부른 ‘나 가거든’은 박정현의 노래와는 다른, 풋풋한 슬픔을 담았다. 슈스케 시즌 3가 12일 밤 시작됐다. 다음 달 2일에는 위탄 시즌 2도 시작해 아마추어 가수 오디션 프로그램 2개가 주말 밤에 정면대결을 벌인다. 일부에서는 오디션 홍수에 피로감을 호소하기도 한다. 그러나 한국인의 DNA에 녹아 있는 음주가무 사랑이 어딜 가겠는가. 새로운 가수들이 들고올 새로운 노래와 사연, 그리고 새로운 감동을 기대해 본다. 이도운 논설위원 dawn@seoul.co.kr
  • 집나온 고양이들에게 인간이 감사해야 하는 이유

    집나온 고양이들에게 인간이 감사해야 하는 이유

     호랑이, 사자, 표범은 물론이고 평범한 집고양이들조차 고양이과들은 깊은 눈빛과 누구에게도 얽매이기 싫어하는 당당함을 지녔다. 애묘가(愛猫家)들은 그 매력에 이끌려 고양이를 좋아한다. 하지만 그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같은 이유로 고양이를 싫어한다.  이렇게 고양이는 인간에게 사랑과 미움이 교차돼 왔다. 그 중에서 길고양이는 쥐를 잡는 본연의 임무가 콘크리트 속으로 사라지면서 일자리를 잃고 천덕꾸러기로 내몰리게 됐다. 개들 같으면 그런 상황에서 죽이든 살리든 끝까지 주인에게 매달렸겠지만, 자존심 강한 고양이들은 마음대로 하라는 식이다.  주인의 애정이 식으면 제가 걸어서 집을 나가면 그만일 뿐이다. 고양이들은 그런 가출에 이미 태생적으로 길들여져 있기에 아무 두려움이 없다. 버림받은 고양이들이 점점 도심 주변에 늘어가고 있다. 그들은 특유의 적응력으로 인간사회와 자연의 변두리에서 나름대로 확고한 위치를 잡아가고 있다. 아파트 주차장이나 공원의 한 귀퉁이에서 길고양이를 만나는 일은 일상사가 되었다. 아이들도 야생동물하면 아마도 길고양이들을 먼저 떠올리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우린 주변에는 초라한 길고양이마저 못 보겠단 이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전염병을 옮긴다느니, 기생충을 배출한다느니 갖은 핑계거리를 동원하여 기어이 그들을 없애야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달면 삼키고 쓰면 뱉곤 하는 인간들의 행태에 대해 사실은 고양이 측에서 더 불만이 많을 법하다. 개들은 버림받아 야생화가 되면 사람을 공격하기도 한다. 하지만 고양이가 사람을 공격했다는 소린 거의 들어보지 못했다. 또 개의 몸속에 있던 회충이 사람 눈에 들어가 아주 드물지만 실명을 일으킬 수는 있어도, 고양이 해충이 그랬다는 소리 또한 들어보지 못했다.  인간의 회충이 개에게 질병을 일으키기 힘든 것처럼 개나 고양이의 회충도 그 만큼 숙주가 다른 인간에게 질병을 일으킬 확률이 적은데도, 놀이터에서 개 회충 알이 발견되면 온갖 호들갑을 떨어댄다. 스스로가 만든 공포심, 고고한 것에 대한 질투심 등을 빼면 지금의 길고양이들은 인간에게 그리 큰 피해를 주지 않는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다만 함부로 내다 버린 음식물 쓰레기를 뒤지는 것, 밤중에 애 우는 소리를 내는 생리적인 행동들이 약간 생활의 불편함을 초래할 수는 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육상의 포식자들은 자취를 감추고 있다. 우리나라도 겨우 너구리나 족제비, 작은 뱀 정도가 명맥을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이들마저 자취를 감춘다면 정말 생태계의 교란은 걷잡을 수 없게 된다. 만일 설치류나 조류들만 설쳐대는 세상이 온다면, 히치콕의 영화 ‘새’처럼 새들이 사람을 공격하는, 상상만 해도 끔찍한 일들이 현실이 될 수 있다.  “생태계가 유지되려면 계층구조가 잘 갖추어져 있어야 하는데, 그런 상황에 억지로 내몰린 길고양이들이 혹시 그런 역할을 알게 모르게 충실히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최종욱 광주우치동물원 수의사 lovnat@hanmail.net............................................................................................................. 서울신문은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를 독자 여러분의 열띤 호응 속에 연재하고 있습니다. 광주광역시 우치동물원의 최종욱 수의사와 서울신문 유영규 기자가 함께 꾸미는 지면입니다. 사람들은 잘 알지 못하는 동물들의 기쁨과 슬픔, 사랑과 미움, 은밀한 비밀 등 다채롭고 흥미있는 이야기들이 매주 1차례씩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지금까지 연재됐던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의 목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어른들의 동물원] (1) ‘크누트’의 돌연사 왜 어미곰은 새끼를 포기했을까? [어른들의 동물원] (2) 외로운 ‘블랙스완’ 대량학살의 슬픈 역사 간직한 그들. [어른들의 동물원] (3) 동물들의 사랑 몸짓(상) 고슴도치들은 어떻게 교미를 할까? [어른들의 동물원] (4) 동물들의 사랑 몸짓(하) 수컷뱀 성기 2개로 5시간 짝짓기 [어른들의 동물원] (5) 동물의 심리학 개장수 나타나면 동네 개들 조용해지는 이유 [어른들의 동물원] (6) ‘고리롱’ 박제논란(상) 숨진 로랜드고릴라를 어떻게 해야 하나 [어른들의 동물원] (7) 우리나라 최초 코끼리 600년전 일본에서 실려와 비운의 삶 [어른들의 동물원] (8) ‘고리롱’ 박제논란(하) 서울동물원, 독자의견 따라 박제 않기로 [어른들의 동물원] (9) 잘못 알려진 진실들 백조는 물속에서도 발짓을 하지 않는다 [어른들의 동물원] (10) 동물들도 자살을 하나? 1주일 만에 새끼 잃은 어미원숭이의 선택 [어른들의 동물원] (11) 술 취한 원숭이들 먹던 과일 씹다 두면 발효돼 자연의 밀주로 [어른들의 동물원] (12) 더위 절대강자 낙타의 비밀 무릎 같은 발목이 하이힐 역할 [어른들의 동물원] (13) 원숭이와 눈 마주치지 마라 동물원 사팔뜨기 안경의 비밀 [어른들의 동물원] (14) 불법포획 돌고래의 고백 사자도 공작도 과거를 숨기는지 몰라요 [어른들의 동물원] (15) 살모사는 무서운 뱀? 절대 먼저 공격하지 않고 사람을 두려워해
  •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41)서산 해미읍성 회화나무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41)서산 해미읍성 회화나무

    몸을 가진 생명이 모두 그렇다. 태어나 늙고 병들고 죽는다. 또 생명이 거쳐야 할 세월에는 어김없이 기쁨과 슬픔, 사랑과 증오가 담긴다. 나무도 그렇다. “내게 큰 아픔이 있는 이유는 내가 몸을 가지고 있기 때문”(도덕경 제13장)이라는 노자의 이야기는 사람에게만이 아니라 살아 있는 모든 생명체에 해당하는 이야기다. 오히려 살아야 할 세월이 장구한 까닭에 나무의 몸 깊이 새겨지는 생로병사의 자취는 사람보다 깊을 수밖에 없다. 살아 있는 세월 동안 나무의 몸에 새겨진 고통의 자취를 바라보면 나무에게도 그만의 운명이 있으리라 생각할 수밖에 없다. 나무가 짊어진 운명도 사람의 운명처럼 고통의 깊이는 천차만별이다. ●병인박해 때 가톨릭 교인의 순교대로 우리나라의 나무 가운데에는 형장의 교수대가 되어 수천의 목숨을 앗아간 얄궂은 운명의 나무가 있다. 몸 가진 생명들이 모두 고통을 겪어야 한다지만, 하필이면 죽음을 눈앞에서 바라보아야 할 운명을 가진 나무라니…. 감옥 앞에 높지거니 서 있는 충남 서산시 해미읍성 회화나무의 운명은 말로 되지 않는 고통의 연속이었다. 살아 있는 생명으로서 겪기 힘든 극심한 통증이 수피 곳곳에 날카로운 가시가 되어 박힌 건 145년 전인 1866년이다. 당시 해미읍성에는 가톨릭 교인들을 가두는 감옥이 있었다. 외래 종교를 받아들이지 않았던 조정에서는 교인들에게 배교를 강요했다. 그러나 종교 안에서 삶의 위안을 얻으려 했던 신도들은 선선히 응하지 않았다. 가톨릭 신도는 곧 죄인이어야 했다. 감옥에 갇힌 그들은 아침마다 한 사람씩 감옥 바깥으로 끌려 나왔다. 재갈을 물리고, 오랏줄에 묶인 그들 앞에 커다란 나무 한 그루가 서 있었다. 회화나무다. 죄인이 된 교인들은 나무 앞에 꿇어 앉은 채, 얼이 빠질 만큼 두들겨 맞았다. 그래도 신앙은 버리지 않았다. 선뜻 이해되지 않을 만큼 강한 믿음이었다. 큰 나무 꼭대기에 미리 달아 둔 철사 줄에 매달려야 했던 건 종교적 믿음과 바꾼 대가였다. 머리채를 묶여 매달린 지친 몸뚱어리로서는 이겨낼 수 없는 고통이 이어졌다. 뼛속 깊이 박힌 고통을 못 이겨 온몸을 축 늘어뜨리기까지는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몸 가진 사람이 허공에 매달린 채로는 어쩔 수 없이 맞이해야 할 한 많은 죽음이었다. 나무는 자신의 몸에 매달려 참혹하게 생명의 끈을 놓아야 했던 사람들을 말 없이 바라보기만 했다. 무려 1000명이 나무의 몸에 매달렸고, 천천히 죽어갔다. 잔혹의 역사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그때의 처참한 고통을 병인박해라고 부른다. ●삶과 죽음의 아우성이 깊이 배어나 시인 나희덕은 절창 ‘해미읍성에 가시거든’에서 “아직 서 있으나 시커멓게 말라버린 그 나무에는/밧줄과 사슬의 흔적 깊이 남아 있고/수천의 비명이 크고 작은 옹이로 박혀 있을 것”이라고 썼다. 회화나무는 전체적인 생김새가 아름다운 나무다. 자유분방하면서도 기개 있는 가지펼침이 학문의 길을 닮아 ‘학자수’라고도 부른다. 그러나 해미읍성 회화나무는 결코 아름답지 않다. 오히려 기괴하다. 삶과 죽음의 아우성이 깊이 배어든 나뭇결과 울퉁불퉁 튀어나온 옹이는 여느 회화나무와 다르다. 나무가 사람의 마을에 베푼 것이 삶을 앗아가는 일이었던 까닭이다. 서산 지역의 지방말로 ‘호야나무’라고 부르는 해미읍성 회화나무는 300살 쯤 됐다. 평범하게 자랐다면 넉넉하게 펼쳤어야 할 나뭇가지들은 대부분 부러져 빈약하다. 매질을 견디지 못하고 죽음에 들던 사람들의 애달픈 한을 차마 바라보지 못하고 스스로 가지를 덜어냈을지 모른다. 오로지 사람보다 높이 솟아오른 몸을 가졌다는 이유로 짊어져야 했던 고통을 붙들어 안고 나무는 한 많은 세월을 보냈다. 세월이 흘러 가톨릭 순교의 피가 흐르던 해미읍성의 고통은 사라졌다. 볼 만한 문화재로, 혹은 수도권에서 가까운 관광지로 거듭나기 위해 스러진 옛 건물들을 다시 고쳐 짓고 사람들을 불러 모았다. 흔적도 없이 무너졌던 감옥도 새로 지었다. 주말이면 여느 마을 공원처럼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해미읍성 공터에 모여들어 뛰논다. 생명의 숨결을 가진 어느 몸에서도 고통의 흔적은 드러나지 않는다. 자연스레 나무의 옹이마다 새겨진 고통의 흔적을 탐색하는 눈길도 많지 않다. 그냥 스쳐 지나며 바라보는 ‘이상한 나무’일 뿐이다. ●나무가 보여주는 고통과 환희의 두 얼굴 회화나무 건너편으로 내다보이는 동헌 건물은 옛 영화를 간직한 채 울긋불긋 화려하다. 그 앞에는 가지를 넓게 펼친 느티나무가 한 그루 있다. 시인 나희덕이 해미읍성에 가시거든 “고요히 걸어 들어가” 찾아보라고 했던 두 그루의 나무 중 하나다. 당대의 권세가들과 함께 부귀영화를 누렸던 것처럼 동헌 앞 느티나무는 회화나무와 달리 풍요롭고 온화한 자태를 지녔다. 속내야 어찌됐든 여유롭고 행복했던 권세가들에게 그늘을 드리우던 느티나무는 예나 지금이나 아름답다. 회화나무와의 거리는 고작 몇 걸음 안 되지만, 시인의 말대로 천천히 걸으면 두 나무 사이에 배어 있는 삶의 아득한 거리가 고스란히 느껴진다. 필경 나무 스스로가 원한 건 아니었을 텐데, 형틀의 운명을 띤 나무와 풍요로운 정자의 운명을 띤 나무가 이토록 다른 모습으로 살아 남았다는 게 얄궂기만 하다. 몸 가진 것들이 어쩔 수 없이 겪어야 하는 고통의 운명이 어찌 이리 극단적으로 갈라질 수 있을까. 나무가 보여주는 고통과 환희의 두 얼굴이다. 글 사진 서산 고규홍 나무칼럼니스트 gohkh@solsup.com
  • 용산, 올 일자리창출 조기 달성

    용산구 청파동에 사는 조은정(43·가명)씨는 아이 둘을 키우는 엄마다. 양육만도 정신이 없지만 남편 직업이 일정치 않아 올해 1월 취업의 문을 두드릴 수밖에 없었다. 갑작스러운 구직활동에 막막하던 차에 구립 취업정보센터에 도움을 요청했다. 다섯 차례 잇따라 좌절한 끝에 조씨는 드디어 얼마 전 한 중소기업 전산원으로 채용됐다. 용산구가 구민들의 일자리를 찾아주기 위해 올해 1월부터 시작한 일자리 사업이 상당한 성과를 올리고 있다. 용산구는 한달에 100명씩, 연간 1200명 구민 채용을 목표로 시작한 사업이 7월 기준 1223명에게 일자리를 찾아줘 7개월 만에 목표를 달성했다고 8일 밝혔다. 이는 용산구 관할 내 기업체 수나 종사자 수가 서울에서 최하위인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성과다. 용산구 내 기업체는 1만 8651개로 중구(5만 9104개) 등 기업체 수가 많은 곳과 비교하면 3분의1 수준이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 일자리 창출을 위해 용산구는 기업체를 직접 찾아다녔다. 관내 5인 이상 종사자가 있는 기업체 3667곳 중 구인실적이 있는 곳을 중심으로 200여곳을 방문한 결과 24개 업체에서 190명을 선발하겠다고 나섰다. 기업들의 자발적 참여를 위해서 각종 혜택도 제시했다. 일자리 창출 우수기업은 중소기업 기금융자 대상 선정 때 가점을 부여하고 지방세 세무조사를 3년간 면제해주며 기업 참여를 독려했다. 특히 이렇게 일자리를 찾은 구민들 중에는 60대 이상이 419명이나 포함돼 노인 일자리 문제 해결에도 큰 성과를 거두게 됐다. 용산구는 앞으로도 구인 개척활동은 물론 직업훈련기관과 연계해 구직자 능력 계발사업을 지속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다. 또 11일에는 용산역에 ‘찾아가는 일자리 플러스센터’를 열고, 10월엔 숙명여대에서 취업박람회도 개최한다. 성장현 구청장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며 “좀 더 열심히 뛰어서 더 많은 구민들이 취업으로 삶의 희망과 용기를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개처럼 묶여 지낸 中노예소년 ‘충격’

    중국의 10세 소년이 무려 2년간 개와 다를 바 없는 비참한 삶을 산 것으로 드러나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중국 언론매체들에 따르면 헤이룽장 성 하얼빈의 한 작은 마을에 사는 카이 창칭이란 소년이 허리춤에 두꺼운 쇠사슬이 묶인 채 개집 근처에서 먹고 자며 노예처럼 살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마을주민의 신고로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소년의 보호자인 삼촌은 “조카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기 때문에 묶어둘 수밖에 없었다.”고 변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발견 당시 소년은 옷이 벗겨진 채 온몸에 먼지가 가득했고, 차가운 바닥에 앉아 있었다. 창칭은 어머니가 병으로 일찍 사망하고 아버지마저 교통사고로 전신마비가 되자 2년 전 삼촌에게 보내졌다. 한참 부모의 사랑을 받아야 할 나이였지만 삼촌 카이 콴은 조카에 고된 일을 시키면서 일하는 시간 이외에는 소년을 개집 옆에 묶어뒀다. 삼촌이 경찰에 체포되면서 소년은 드디어 쇠사슬에 묶인 신세를 면하게 됐다. 경찰에서 삼촌은 “아이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고 도망칠까봐 쇠사슬로 묶었다.”고 말했지만 아동학대에 따른 처벌을 피하진 못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에 앞선 지난해 11월에는 중국 윈난성에 사는 한 남성이 12세 쌍둥이 딸들을 거리에 쇠사슬로 묶은 채 구걸을 다닌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바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 (15) 살모사는 무서운 뱀?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 (15) 살모사는 무서운 뱀?

    대표적인 독사류 ‘살모사’는 한자로 ‘殺母蛇’라고 쓴다. 그래서인지 어미를 죽이는 뱀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근거 없는 얘기다.살모사로서는 억울할 법한 이런 루머가 생긴 것은 아래와 같은 이유 때문인지 모른다. 살모사는 ‘난태생’(卵胎生)이다. 배 안에서 알을 낳고 부화시켜 대여섯 마리의 새끼 뱀으로 키운 후 세상에 내보내는 독특한 출산법이다. 작고 차가운 몸으로 알을 품을 수도 없고, 땅을 파거나 흙을 덮을 능력도 없으니 이런 방법을 택했을 것이다. 몸속에서 새끼를 키우다 보니 자식들이 태어날 때가 되면 어미는 상당히 수척해진다. 하지만 그것 때문에 어미가 죽지는 않는다. ●이름 때문에 어미 죽이는 뱀 오해 동물원에 있다 보면 해외토픽에 실릴 법한 희한한 사고나 해프닝을 접할 때가 있다. 산에서 일어난 살모사에 관한 일이다. 어떤 가족이 자동차로 산에 올랐다. 정상에 최대한 가까이 가려다가 차 바퀴가 살모사들의 터전을 침범했던 모양이다. 아이들이 뒷좌석에서 놀고 있는 사이 살모사가 차 바닥의 뚫린 곳을 통해 실내로 들어왔다. 기겁을 한 아이들이 밖에 있던 부모에게 달려갔고, 아버지는 작대기로 살모사를 차 안에서 몰아내려 했다. 하지만 살모사는 운전대 사이에 뚫린 빈틈으로 쏙 들어가 버렸다. 아무리 아래를 쳐다보고 기다려 봐도 살모사는 나오지 않았다. 그 후 어찌어찌 하여 차를 몰고 집으로 돌아왔다. 아마도 모든 빈틈을 막고서 공포 속에 운전을 했던 모양이다. 아버지는 아직 차 안에 있을 게 분명한 살모사를 몰아내기 위해 하루 종일 자동차 히터를 틀어 놓기도 하고 바닥에 밀가루를 뿌려 보기도 했다. 카센터에 가서 차를 거의 분해하다시피 뜯어 보기도 했다. 그러나 살모사의 흔적은 전혀 발견할 수 없었다. 일은 싱겁게 해결됐다. 어느 날 집 앞에 살모사 한 마리가 능글맞게 똬리를 틀고 있는 게 아닌가. 분명 산에서 들어온 그 뱀이었을 것이다. ●독의 강도는 작은 쥐 겨우 죽일 정도 그런데 살모사가 정말 그렇게 공포에 떨 만큼 위험한가. 전문가들은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고 말한다. 사실 뱀에 물려 죽는 사람은 거의 없다. 개인적으로는 한명도 못 봤다. 우리 동물원 파충류 사육사도 살모사에 물린 적이 있었지만 그 부위가 약간 짜릿하다 말았다. 전신 증상은 전혀 없었다. 살모사는 쥐를 잡아먹는 60㎝ 미만의 작은 뱀이다. 건드리지 않으면 절대로 먼저 공격하지 않는다. 사람을 매우 두려워한다. 독의 강도도 작은 쥐를 겨우 죽일 정도다. 맹독성 코브라도 사람을 무는 순간에 독을 분비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뱀같이 극에너지 보존 시스템을 갖춘 동물들은 생존에 필요한 수준 이상의 것을 생산하거나 소비하지 않는다고 한다. 안분지족을 아는 군자의 풍모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글 사진 최종욱(광주 우치동물원 수의사) lovenet@hanmail.net ............................................................................................................. 서울신문은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를 독자 여러분의 열띤 호응 속에 연재하고 있습니다. 광주광역시 우치동물원의 최종욱 수의사와 서울신문 유영규 기자가 함께 꾸미는 지면입니다. 사람들은 잘 알지 못하는 동물들의 기쁨과 슬픔, 사랑과 미움, 은밀한 비밀 등 다채롭고 흥미있는 이야기들이 매주 1차례씩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지금까지 연재됐던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의 목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어른들의 동물원] (1) ‘크누트’의 돌연사 왜 어미곰은 새끼를 포기했을까? [어른들의 동물원] (2) 외로운 ‘블랙스완’ 대량학살의 슬픈 역사 간직한 그들. [어른들의 동물원] (3) 동물들의 사랑 몸짓(상) 고슴도치들은 어떻게 교미를 할까? [어른들의 동물원] (4) 동물들의 사랑 몸짓(하) 수컷뱀 성기 2개로 5시간 짝짓기 [어른들의 동물원] (5) 동물의 심리학 개장수 나타나면 동네 개들 조용해지는 이유 [어른들의 동물원] (6) ‘고리롱’ 박제논란(상) 숨진 로랜드고릴라를 어떻게 해야 하나 [어른들의 동물원] (7) 우리나라 최초 코끼리 600년전 일본에서 실려와 비운의 삶 [어른들의 동물원] (8) ‘고리롱’ 박제논란(하) 서울동물원, 독자의견 따라 박제 않기로 [어른들의 동물원] (9) 잘못 알려진 진실들 백조는 물속에서도 발짓을 하지 않는다 [어른들의 동물원] (10) 동물들도 자살을 하나? 1주일 만에 새끼 잃은 어미원숭이의 선택 [어른들의 동물원] (11) 술 취한 원숭이들 먹던 과일 씹다 두면 발효돼 자연의 밀주로 [어른들의 동물원] (12) 더위 절대강자 낙타의 비밀 무릎 같은 발목이 하이힐 역할 [어른들의 동물원] (13) 원숭이와 눈 마주치지 마라 동물원 사팔뜨기 안경의 비밀 [어른들의 동물원] (14) 불법포획 돌고래의 고백 사자도 공작도 과거를 숨기는지 몰라요
  • “애들 생각하면 골치 아파”…위대한 학자 다윈의 편지를 엿보다

    “애들 생각하면 골치 아파”…위대한 학자 다윈의 편지를 엿보다

    “형 아이가 열 명이 되었다는 것을 축하도 하지만 삼가 애도를 보내. 우리는 아이가 일곱이야. 아들이 다섯인데, 우리 아버지께서 늘 하시던 말씀이 아들 하나가 딸 셋 키우는 것만큼 어렵다는 거였어. 그러니 우리는 아이들 열일곱을 키우는 셈이야. 아이들이 뭐 해먹고 살지를 생각하면 골치가 아파. 세상에 희망이라곤 없어 보이는데 말이야.” 이상은 찰스 다윈(1809~1882)이 1852년 성직자였던 육촌 폭스 윌리엄 다윈에게 보낸 편지다. 요즘 아버지와 하등 다를 바 없는 고민을 했던 다윈은 자연 선택에 기반을 둔 진화론을 확립, 인류가 자신을 이해하는 방법을 변화시킨 지성사의 몇 안 되는 거인으로 평가받는다. ‘찰스 다윈 서간집: 기원, 진화’(전 2권, 김학영 옮김, 살림 펴냄)는 평생 2000명이 넘는 사람과 수만 통의 편지를 주고받은 다윈의 편지 가운데 그의 내면의 삶을 알 수 있는 것을 엄선했다. 다윈은 학창 시절과 비글호를 타고 떠난 항해를 제외하면 거의 고향을 떠나지 않았던 조용한 은둔자로 알려졌다. 하지만 실제론 하루에 열 통이나 되는 편지를 항해 동료, 친척, 동료 학자, 정원사, 사육사 등과 주고받았던 ‘소통의 달인’이었다. 당시 한 통에 1페니로 잘 확립되어 있었던 우편 제도를 다윈은 적절하게 활용했던 셈. 요즘 세상으로 오면 다윈은 소설 네트워크 서비스(SNS)의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다. 다윈의 삶에 대해서는 공통으로 떠오르는 질문들이 몇 가지 있다. 신학생 출신으로 유물론적 진화론의 주창자가 된 다윈은 자신의 종교적 전환에 대해 고뇌하는 인물이었을까, 아니면 단호한 개종자였을까. 자연 선택의 아이디어를 발견한 후 ‘종의 기원’ 출간까지 20년이 걸린 것은 그가 우유부단한 탓이었을까. 아니면 누군가의 평처럼 다윈은 친구와 동료를 이용해 자신의 입지를 지키고 주장을 방어했던 교묘한 책략가에 더 가까운 인물이었을까. 우선 종교적 문제부터 편지에서 실마리를 찾아보면, 다윈은 “선생께서 제게 ‘인간’에 대해서도 논할 것인지 묻습니다만, 수많은 편견에 둘러싸인 그 문제는 피하고 싶습니다. 다만, 자연 학자에게 인간은 가장 흥미로운 주제라는 점은 온전히 인정합니다.”라고 자연선택 이론을 독자적으로 정립했던 알프레드 러셀 윌리스에게 1857년 답장을 한다. 다윈은 ‘종의 기원’ 출간 이후에 “‘내 책이 다소 이단적이라기보다 불가피한 주제를 다루고 있으며, 인간의 기원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도 거론하지 않았고 ‘창세기’ 따위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단지 사실들만을 제시했고 그 사실에서 매우 정당한 결론을 이끌어 낸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 좋을까요? 아니면 차라리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게 낫겠습니까?”라고 친구와 상의하기도 한다. 다윈은 평생 병마에 시달렸다. 이유를 알 수 없는 각종 통증이었는데 면역 체계 이상으로 다양한 알레르기 증상에 시달렸다는 가설이 있다. 8살에 어머니를 잃은 탓에 다윈의 심리가 불안했다는 가설도 있고, 최근에는 그가 자폐증의 일종인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아 놀라운 집중력을 보였다는 언론 보도도 있었다. 하지만 다윈은 식물의 수정에 관한 연구에 37년, 난초에 관한 연구에 32년, 범생설에 관한 유전학 연구에 27년을 보낼 정도로 오직 연구에 완벽을 기했을 뿐, ‘종의 기원’ 출간에 우유부단했던 것은 아니라고 ‘찰스 다윈 서간집’의 감수를 맡은 최재천 이화여대 교수는 설명했다. 게다가 다윈은 부유한 의사 집안에서 태어났고, 부인 에마는 유명한 도자기 제조업체인 웨지우드 집안 출신이어서 요즘 학자들처럼 정규직을 갖고자 논문 찍어내는 기계가 될 필요도 없었다. ‘종의 기원’이 완성되기 전에 다윈이 알프레드 러셀 윌리스로부터 자기의 학설과 똑같은 취지의 논문을 받은 것은 유명한 사실이다. 다윈은 친구의 도움으로 리네 학회에서 윌리스와 함께 논문을 발표할 수 있었다. 이 때문에 다윈은 경쟁자에게 선점의 명예를 빼앗길까 신경 곤두선 모습을 드러내곤 곧 후회하기도 한다. 다윈은 1859년 윌리스에게 “선생의 생각도 저와 크게 다르지 않을 텐데, 제가 선생의 이론을 읽고 나서 바꾼 글자는 하나도 없다는 것을 믿으셔도 좋습니다.”란 편지를 보낸다. 연대 순으로 정리된 다윈의 편지들은 흥미롭기 짝이 없다. 그리고 그 편지는 위대한 학자의 지적 여정의 기록이자 한 편의 생생한 드라마다. 각 권 2만 50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열린세상] 사람의 도리와 일본인의 의식구조/박광철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

    [열린세상] 사람의 도리와 일본인의 의식구조/박광철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

    사람의 도리란 육신의 원초적인 욕구에 매달려 가지 말고 마땅히 해야 할 것과 해서는 아니될 것을 가려서 행동하며 살아가야 한다는 말이다. 이치에 맞게 살라는 의미다. 도리의 도(道)는 육신의 명이 다하는 날까지 가야 하는 삶의 길을 말하며, 리(理)는 육신 속에 깃들어 있는 사람의 주관자, 즉 마음이다. 서양에서는 초자아(超自我) 또는 양심이라고 한다. 사람의 행동은 사전에 마음 또는 양심에 의해 통제됨으로써 절제된 형태로 나타난다. 이때 비로소 사람으로서 진면목이 나온다. 사람이 사람다워야 하고 사람답게 살려고 한다면 마음의 분별에 따라 선택된 행동으로 길을 걸어가야 도리를 지킨다고 할 수 있다. 왜 사람은 도리가 필요할까? 얼마 전 어느 아파트의 엘리베이터에서 있었던 일이다. 누군가 만나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타는데 뒤에 초등학교 2학년쯤으로 보이는 학생이 뒤따라 들어왔다. 나는 무심코 안쪽으로 들어서게 되었다. 그런데 내려야 할 층에서 엘리베이터 문이 열려 내리려고 하는데 앞에 서 있는 어린아이가 문 가운데 서서 내 얼굴을 빤히 쳐다보면서 비켜주지 않았다. 황당하고 어처구니가 없었다. 치밀어 오르는 화를 삭이면서 꼬마에게 조금만 옆으로 비켜줄 것을 주문했지만, 아이는 무관심으로 일관하면서 양보해줄 기색이 전혀 보이질 않았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엘리베이터 문은 닫혔고 필자는 어린아이에게 “만약 네가 내리려고 할 때 앞에 서 있던 내가 비켜주지 않으면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묻자 대뜸, “아저씨가 알아서 내려야지 그게 내 책임인가요?”라고 오히려 나를 나무란다. 옳고 그름을 떠나 어울려 사는 것이 무엇인지 도무지 인식이 없다. 아이에게서 사람의 체온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사람들이 살고 있는 세상에 있는 것인지 갑자기 정신이 아득해졌다. 우리들은 이런 행태들을 여러 곳에서 무수히 목격했지만 누구 하나 제대로 잡아준 이 없이 지금까지 지나쳐 왔다. 사람의 도리가 무엇인지 잊어 버리고 살았던 것이다. ‘이기적 유전자’라는 책으로 유명한 리처드 도킨스는 지구상의 어떤 생물도 DNA 속에 스스로 자살하도록 명령하는 체계적 유전인자는 없어 이기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럼에도 사람이 자기 목숨을 스스로 버리거나, 때로는 타인을 위하여 기꺼이 몸을 던져 희생하는 행태는 동물과 구별되는 부분이라고 이야기한다. 동양적 관점에서 볼 때, 이타심이 스스로 육신을 포기토록 하는 것은 분별력을 가진 마음이 삶의 가치 이상의 무엇을 선택한 경우 일어난다. 사람이 도리를 다해야 하는 이유는 동물과 달리 본능적 욕구를 제어하여 사람으로서 인격을 갖추고자 함이기 때문이다. 일본의 국회의원들이 독도가 자기네 땅이라고 그곳에 가겠다고 입국하면서 나라가 온통 시끄러웠다. 우리 국민들은 저들이 성인이고 배운 자임에도 양심의 가책이 없는 막가파식 떼거지에 다시 한번 아연실색하고 있다. 우리가 분개하는 이유는 그들이 어린 학생처럼, 어울려 사는 이치를 모를 뿐만 아니라 도리를 벗어나 벌이는 한심하고 유치한 작태 때문이다. 인품은 사람이 도리를 다했을 때 다가온다. 애당초 그들의 기운은 우리와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그들에게서 사람다움이나 국가다움의 도리를 기대할 필요는 없었다. 우리는 오랫동안 말과 행동이 반드시 일치해야 도리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여겨왔기 때문에 항상 직설적이고 솔직하게 속마음을 보여주었고, 그들은 이 점을 악용하여 왔다. 그러나 저들은 생각과 말 그리고 행동까지 모두가 이중적 기질과 잣대를 갖고 있어 언제든지 우리의 뒤통수를 칠 수 있다는 사실을 과거 36년의 역사에서 이미 경험한 바 있다. 명분을 중요시하는 우리와는 달리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어떻게 해서든지 흔적을 남기고 흠집을 만들어 후일을 도모하겠다는 행태를 잊지 말아야 한다. 더 이상 그들의 얕은 꾀에 속거나 끌려가서는 안 된다. 아직도 늦지 않았다. 우리가 사람의 도리를 다하고 나라를 바른 길로 이끈다면 이 땅에 다툼과 반목은 잦아들고 나라는 더욱 강대해져 다시는 저들이 우리를 무시하고 우습게 보는 일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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