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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재인 추도사 “청년시절 대통령님 처음 만나…” 노무현 전 대통령 향한 편지 전문

    문재인 추도사 “청년시절 대통령님 처음 만나…” 노무현 전 대통령 향한 편지 전문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실장이었던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은 23일 “세월호 참사의 엄청난 희생은 명백히 이 정부의 책임”이라며 정부책임론을 거듭 제기했다. 문재인 의원은 이날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 전 대통령 서거 5주기 추도식’에 참석, 추도사를 통해 세월호 사건을 “무능한 정부가 키운 재앙”, “무책임한 국가가 초래한 가슴 아픈 비극”이라고 비판하며 이같이 밝혔다. 문재인 의원은 지난 15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세월호참사를 ‘또 하나의 광주’라고 언급한 뒤 지난 20일 특별성명에 이어 이날 또다시 정부책임론을 제기했다. 문 의원은 “세월호 참사는 우리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건”이라면서 “이윤을 앞세우는 부도덕한 탐욕들이 안전을 헌신짝처럼 내팽겨쳤다. 선원은 선원대로, 해경은 해경대로 자신에게 주어진 기본적인 책임을 외면했다. ‘정부’도 없었고, ‘국가’도 없었다”고 비판했다. 특히 “대통령과 장관, 그리고 청와대 관계자들 모두가 사태를 수습하기는커녕 악화시킬 뿐이었다”면서 “박근혜 정부의 무능하고 무기력한 모습, 거기에 정부 관계자들의 안이한 행태들이 국민적 분노와 저항을 불러일으켰다”고 주장했다. 또 “국가는 ‘사람사는 세상’을 위해 존재해야 하나 대한민국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면서 “국민 위에 군림하는 통치자만 있다. 그 통치자의 말을 받아 적기만 하는 장관들이 있을 뿐”이라며 박 대통령과 현정부를 비판했다. 이어 “지금의 대한민국은 경쟁과 효율, 그리고 탐욕이 세상을 지배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박 대통령이 청산해야 할 적폐”라면서 “그 적폐의 맨 위에 박 대통령이 가장 크게 책임져야 할 ‘정치’가 있다. 박 대통령이 그 사실을 직시하고 성찰할 수 있어야만 적폐가 청산될 수 있을 것”이라며 박 대통령의 책임도 강조했다. 다음은 문재인 의원 추도사 전문 결국 민주주의가 안전이고 행복입니다. 시민들 삶 속에 들어가는 ‘생활민주주의’ 시대로 나아겠습니다 노무현 대통령님, 우리 곁을 떠나신 지 벌써 5년이 되었습니다. 오늘도 우리는 대통령님을 그리며 이곳에 모였습니다. 대통령님, 잘 지내고 계신지요? 우리는 여전히 대통령님의 따뜻한 미소가 그립습니다. 소탈하면서도 다정다감했던 인간미가 그립습니다. 대통령님이 떠나시던 그해 5월엔, 눈물과 한숨이 세상을 뒤덮었습니다. 거리는 온통 슬픔뿐이었습니다. 그로부터 다시 5년이 지난 지금, 2014년의 대한민국은 여전히 슬프고 우울합니다. 우리를 더욱 힘겹게 하는 것은, 절망을 이겨낼 희망이 보이지 않는 것입니다. 대통령님이 생전에 말씀하시던 ‘사람사는세상’, 그곳으로 가는 길이 보이지 않습니다. 한 달여 전에 세월호 참사가 있었습니다. 대한민국의 암담한 현실을 극명하게 보여준 사건입니다. 악한 사람들이 만든 참사였습니다. 무능한 정부가 키운 재앙이었습니다. 무책임한 국가가 초래한 가슴 아픈 비극이었습니다. 어린 학생들이 제대로 피어나지도 못한 채 차가운 바닷물 속에 꿈을 묻어야 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세월호 모든 희생자들의 명복을 빕니다. 유족들에게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그리고 아직도 팽목항에는, 마지막 한 사람까지 돌아와 주기를 간절하게 기다리는 실종자 가족들이 있습니다. 그 분들의 손을 끝까지 놓지 않겠습니다. 대통령님, 세월호 참사는 대한민국의 맨 얼굴입니다. 우리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건입니다. 사건이 발생하고 오늘에 이르기까지 그 과정을 낱낱이 들여다보면 알 수 있습니다. 반드시 있어야 할 많은 것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됩니다. 무엇보다 먼저 ‘안전’이 없었습니다. ‘안전’은 곧 ‘생명’입니다. 최우선적으로 지켜져야 할 가치입니다. 그러나 이윤을 앞세우는 부도덕한 탐욕들이 ‘안전’을 헌신짝처럼 내팽개쳤습니다.‘책임’도 없었습니다. 선원은 선원대로, 해경은 해경대로 자신에게 주어진 기본적인 책임을 외면했습니다. ‘정부’도 없었고, ‘국가’도 없었습니다. 사건이 발생하고 나서 지금까지 박근혜 정부의 대응이 말해줍니다. 대통령과 장관, 그리고 청와대 관계자들 모두가 사태를 수습하기는커녕 악화시킬 뿐이었습니다. 박근혜 정부의 무능하고 무기력한 모습, 거기에 정부 관계자들의 안이한 행태들이 국민적 분노와 저항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노무현 대통령님, 이렇듯 세월호 참사에 대한 정부의 대응에는 ‘사람’이라는 개념이 없었습니다. 사람을 먼저 생각했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사람을 중심에 놓고 대응했다면, 더 많은 생명을 구하고 보다 빠른 수습도 가능했을 것입니다. 정부의 무능이 유족들의 마음에 못을 박았습니다. 무기력한 정부 때문에 온 국민의 가슴에 큰 상처가 남았습니다. 그 과정을 지켜보면서, 참여정부 출범 초기의 사건을 떠올렸습니다. 취임 직전인 2003년 2월 대구지하철 참사가 발생했습니다. 참여정부의 책임이 아니었고, 대통령 취임도 하기 전의 일이었지만, 대통령님은 대통령 당선인으로서 책임을 깊이 통감하고 국민들에게 사과했습니다. 신속하게 현장을 방문해 피해자와 유족들을 만났습니다. 사태 수습을 위해 사람과 자원을 총동원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참여정부 출범 후 안전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도 수립했습니다. 대통령과 청와대가 최종 책임을 지는 위기관리 매뉴얼을 처음으로 만들었습니다. 재난관리 시스템도 제대로 구축했습니다. 규제 완화 요구의 압박이 거세질 때에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안전, 인권, 환경’을 위한 규제는 절대 완화할 수 없다고 쐐기를 박았습니다. 모든 규제가 악은 아니며 필요한 규제는 반드시 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그 결과 참여정부 5년 동안에는 대형 안전사고가 없었습니다. 사고가 미연에 방지된 것입니다. 그러나 그 후의 정부를 거치는 동안, 정부의 안전의식은 후퇴일로를 걸어왔습니다. 정부 스스로가 안전 불감증에 걸렸습니다. 이번 사태에서 명확하게 드러나듯이 안전사고에 대한 지휘체계도 불분명했고,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시스템도 없었습니다. 세월호 참사의 엄청난 희생은 명백히 이 정부의 책임입니다. 대통령님, 대통령님은 서거하시기 직전까지도 ‘국가란 무엇인가?’라는 명제를 깊이 연구하셨습니다. 유작인 ‘진보의 미래’를 보면 대통령님이 고심하셨던 주제를 알 수 있습니다. “국가의 역할이 달라지면 사람들의 삶이 달라진다.” “국가는 국민의 행복한 삶을 위해서 존재한다.” “시장이 모든 것을 해결하지 못한다.” 대통령님 말씀처럼, 국가는 ‘사람사는세상’을 위해 존재해야 합니다. 사람이 먼저인 세상을 위해 봉사해야 합니다. 그러나 대한민국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국민 위에 군림하는 통치자만 있습니다. 그 통치자의 말을 받아 적기만 하는 장관들이 있을 뿐입니다. 생전의 대통령님은 항상 스스로를 낮추었습니다. 국민과 국가에 대해서는 무한 책임을 지는 자세로 임했습니다. 그리고 군림하지 않았습니다. 스스로를, 대통령 직책을 가진 국민의 한 사람으로 생각했습니다. 다르게 표현하면, 국민이 대통령이었습니다. 생전의 대통령님은 또 따뜻한 공동체를 그렸습니다. 낙오한 사람을 기다려 함께 가는 사회를 꿈꾸었습니다. 지금 이 순간 대통령님이 더욱 그리운 이유입니다. ‘사람사는세상’의 의미가 더욱 절실하게 와 닿는 이유입니다. ‘사람사는세상’은 성장지상주의가 아니라, 함께 가는 복지를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인간의 존엄과 생명을 중시하는 것입니다. 안전과 환경, 생태에 눈을 돌리는 것입니다. 대통령님은 치열하게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대통령님이 떠나신 지금의 대한민국은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경쟁과 효율, 그리고 탐욕이 세상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박근혜 대통령이 청산해야 할 ‘적폐’입니다. 그 적폐의 맨 위에 박근혜 대통령이 가장 크게 책임져야 할 ‘정치’가 있습니다. 박 대통령이 그 사실을 직시하고 성찰할 수 있어야만 적폐가 청산될 수 있을 것입니다. 노무현 대통령님. 서른다섯 해 전 청년시절에 대통령님을 처음 만났습니다. 한 시대를 같이 보냈습니다. 대통령님은 처음 국회의원에 출마할 때 ‘사람사는세상’을 슬로건으로 내걸었습니다. 그리고 그 슬로건을 돌아가실 때까지 내려놓지 않았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미완의 과제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우리는 대통령님이 멈춘 그 지점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려고 합니다. 노무현을 넘어 새로운 시대로 나아가려고 합니다. 이제 국가와 정치와 민주주의의 중심에 시민의 안녕이 있고, 시민의 구체적인 삶 속에 국가와 정치와 민주주의가 살아 숨쉬는 ‘생활민주주의 시대’를 열고자 합니다. 나라의 제도와 가치가 생활 가까이 있을 때 국민들은 행복합니다. 나라의 제도와 가치가 생활로부터 멀수록 국민들은 불행합니다. 민주주의가 대의적 형식에 멈추어, 시민은 정치의 도구가 되고 시민의 생활은 정치의 장식이 되어버린 시대를 뛰어넘겠습니다. 그리하여 시민의 생활이 정치의 현장이자 목적이 되는 새로운 민주주의 시대를 열겠습니다. ‘생활민주주의’를 바탕으로 하는 ‘생활국가’로 나아가사람 사는 세상, 사람이 먼저인 정치를 실현하겠습니다. 이제 우리 모두가 한 사람의 노무현이라는 생각으로 뛸 것입니다. 우리는 깨어있는 시민입니다. 우리 모두가 노무현입니다. 돈보다 사람이 먼저인 세상을 만들겠습니다. 탐욕보다 안전이 먼저인 세상을 만들겠습니다. 대통령님이 못다 이룬 꿈을 기필코 실현하겠습니다. 우리 눈앞에 ‘사람사는세상’이 펼쳐지는 그날, 대통령님을 다시 모시러 가겠습니다. 손잡고 함께 덩실 춤을 추겠습니다. 그 자리엔 세월호 아이들도 환하게 웃는 얼굴로 함께 할 것입니다. 모두가 사람답게 사는 그날을 위해 다시 뛰겠습니다. 지켜봐주십시오. 그리고 늘 함께 해주십시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혀가 계속 자라는 희귀병 4살 소녀, 수술 끝에 ‘새 삶’

    혀가 계속 자라는 희귀병 4살 소녀, 수술 끝에 ‘새 삶’

    혀가 계속 자라는 희귀 유전질환으로 고통받던 한 어린 소녀가 수차례 수술 끝에 새 삶을 찾게 된 사연이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을 통해 공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에서야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해진 이 소녀의 이름은 올리비아 길리스(4). 그녀는 전 세계에서 태어나는 신생아 중에서 1만 2000분의 1이라는 아주 작은 확률로 발생하는 희귀 유전질환인 ‘벡위스-비데만증후군’(BWS)을 갖고 태어났다. 과다 발육증으로 분류되는 이 질환은 올리비아처럼 혀 외에도 팔다리나 내부 장기 등 신체 기관이 비정상적으로 커지는 현상으로 청력이 손실 되거나 일부 경우는 심장 질환을 일으킬 수도 있다고 한다. 올리비아가 이런 질환을 가진 것을 임신 7개월쯤 정기 검사를 통해 알게 됐다고 어머니 엠마는 밝혔다. 그녀는 “우리 애가 장기를 포함한 신체 일부가 과하게 자랄 수 있는 장애를 갖고 있다고 들었다”고 회상했다. 또한 그녀는 “이후 아이가 태어났을 때 혀가 입 밖으로 나와 있는 것을 봤지만 충격받지 않았다”면서 “곧바로 사랑에 빠졌었다”고 말했다. 올리비아의 부모는 초기 몇 개월간 그녀가 숨을 쉴 때나 모유를 먹을 때 매우 조심해야 했다. 생후 6개월쯤인 2010년 9월, 올리비아의 혀는 턱을 전부 가릴 정도로 거대해졌고 부모는 수술을 결정해야만 했다. 또한 호흡을 수월하게 하기 위해서도 기관 절개가 필요한 상황이었다고 한다. 올리비아의 부모와 의료진은 한 차례 수술로 상태가 호전되길 기대했다. 하지만 6개월 만에 2차 수술을 받아야 했으며 1년 뒤 3차 수술을 한 끝에 혀는 정상적인 상태가 될 수 있었다. 이제 올리비아는 스스로 음식을 먹고 호흡할 수 있으며 앞으로 학교에 가기 위해 말하는 법도 배우고 있다. 모친 엠마는 “올리비아는 현재도 매우 행복한 아이며 앞으로는 더 행복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데일리메일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무에타이 챔피언을 꿈꾸는 18세 소년의 집념

    무에타이 챔피언을 꿈꾸는 18세 소년의 집념

    오랜 역사, 격렬한 기술을 자랑하는 무에타이는 태국인들에게는 애국 무술로 통한다. 무에타이만으로 거대한 세력을 일망타진하는 영화가 전 세계에 개봉되면서 중국 쿵후에 버금가는 인기를 누리기도 했다. 외국인에게도 인기가 많아 태국 곳곳에 있는 경기장은 항상 관객들로 붐빈다. 온몸을 타격 도구로 사용하는 무예라 무에타이 선수들의 훈련은 혹독하기 그지없다. 21일 밤 10시 45분 EBS ‘극한직업’은 자부심과 열정으로 힘겨운 훈련을 버텨내고 있는 태국 무에타이 선수들을 조명한다. 서서 타격을 가하는 무예 가운데 최고의 기술을 가졌다는 무에타이의 명성을 지키기 위해 선수들은 하루 14~15시간을 연습에만 집중한다. 도처에 부상 위험이 도사리고 있고 날렵한 몸을 위해 체중 조절을 해야 하는 삶은 보기만 해도 고통스럽다. 그런 탓에 20대 중반이면 은퇴를 해야 할 정도로 선수 생명도 길지 않다. 무에타이 챔피언이 되겠다는 꿈으로 ‘태국 수윗 캠프’에 선수 20여명이 모였다. 여섯 살 아이부터 20년 경력을 가진 베테랑까지 함께 숙식하며 연습에만 집중한다. 이곳의 기대주는 무에타이를 한 지 8년 된 열여덟 살 소년 윗사노 뭉깃이다. 무릎 공격과 펀치가 주특기로, 승률이 90%에 달한다. 3일 후 방콕에서 열릴 대회를 앞두고 훈련의 강도를 높였다. 조깅과 줄넘기, 타이어 끌기, 타격 연습 등의 훈련을 14시간 동안 한 뒤 소년이 먹는 것은 우유와 달걀 두 개뿐이다. 훈련은 고되고 환경은 열악하지만 생계와 꿈을 위해 무에타이를 포기할 수는 없다. 피와 땀의 결실, 챔피언의 영광을 얻기 위한 무에타이 선수들의 치열한 삶 속으로 들어가 본다.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 혀가 계속 자라는 희귀병 4살 소녀, 수술 끝에 ‘새 삶’

    혀가 계속 자라는 희귀병 4살 소녀, 수술 끝에 ‘새 삶’

    혀가 계속 자라는 희귀 유전질환으로 고통받던 한 어린 소녀가 수차례 수술 끝에 새 삶을 찾게 된 사연이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을 통해 공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에서야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해진 이 소녀의 이름은 올리비아 길리스(4). 그녀는 전 세계에서 태어나는 신생아 중에서 1만 2000분의 1이라는 아주 작은 확률로 발생하는 희귀 유전질환인 ‘벡위스-비데만증후군’(BWS)을 갖고 태어났다. 과다 발육증으로 분류되는 이 질환은 올리비아처럼 혀 외에도 팔다리나 내부 장기 등 신체 기관이 비정상적으로 커지는 현상으로 청력이 손실 되거나 일부 경우는 심장 질환을 일으킬 수도 있다고 한다. 올리비아가 이런 질환을 가진 것을 임신 7개월쯤 정기 검사를 통해 알게 됐다고 어머니 엠마는 밝혔다. 그녀는 “우리 애가 장기를 포함한 신체 일부가 과하게 자랄 수 있는 장애를 갖고 있다고 들었다”고 회상했다. 또한 그녀는 “이후 아이가 태어났을 때 혀가 입 밖으로 나와 있는 것을 봤지만 충격받지 않았다”면서 “난 곧바로 사랑에 빠졌다”고 말했다. 올리비아의 부모는 초기 몇 개월간 그녀가 숨을 쉴 때나 모유를 먹을 때 매우 조심해야 했다. 생후 6개월쯤인 2010년 9월, 올리비아의 혀는 턱을 전부 가릴 정도로 거대해졌고 부모는 수술을 결정해야만 했다. 또한 호흡을 수월하게 하기 위해서도 기관 절개가 필요한 상황이었다고 한다. 올리비아의 부모와 의료진은 한 차례 수술로 상태가 호전되길 기대했다. 하지만 6개월 만에 2차 수술을 받아야 했으며 1년 뒤 3차 수술을 한 끝에 혀는 정상적인 상태가 될 수 있었다. 이제 올리비아는 스스로 음식을 먹고 호흡할 수 있으며 앞으로 학교에 가기 위해 말하는 법도 배우고 있다. 모친 엠마는 “올리비아는 현재도 매우 행복한 아이며 앞으로는 더 행복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데일리메일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사진 찍으며 아픈 마음 치유 팔 어린이들, 자기 관점 표현… 세상 견디는 힘 얻을 것”

    “사진 찍으며 아픈 마음 치유 팔 어린이들, 자기 관점 표현… 세상 견디는 힘 얻을 것”

    “사진은 아이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표현하는 수단일 뿐 아니라 혼란한 세상을 견뎌내는 힘이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국제구호단체 월드비전과 인연을 맺고 재능기부를 하는 사진작가 유별남(42)씨는 19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분쟁 지역인 팔레스타인에서 아이들을 직접 보면서 느낀 소감을 이렇게 전했다. 2008년부터 분쟁과 기아에 시달리는 세계 곳곳을 누벼온 유씨는 지난해 11월 월드비전이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 벌인 ‘평화나눔 사진교실’에 참여했던 아이들을 직접 만났다. 사진교실은 잦은 분쟁으로 불안해하고 폭력적인 성향을 보이는 아이들이 사진을 찍으면서 트라우마를 치료하고 심리적 안정을 되찾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다. 유씨가 지켜본 아이들은 티없이 순수했지만 분쟁으로 인한 폭력에 무방비로 노출되면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유씨는 “아이들이 직접 찍은 사진 중에는 집단으로 한 아이를 구타하는 장면을 연출한 것도 있었다”면서 “사진을 찍은 이유를 물어보니 ‘폭력이 싫지만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 그런 상황에 익숙해진 것 같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아이들이 사진을 찍으면서 자신이 처한 상황을 객관적으로 볼 줄 아는 눈이 생기고, 스스로 잘못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고 설명했다. 유씨는 “한 장의 사진이 어려움에 부닥친 아이들의 삶을 바꿀 수도 있기 때문에 더욱 열심히 찍게 된다”면서 “개인적으로 후원을 하는 해외 어린이도 생긴 만큼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꿋꿋하게 살아나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많이 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플랜코리아, 번역 어플리케이션 ‘플리토’와 MOU 체결

    플랜코리아, 번역 어플리케이션 ‘플리토’와 MOU 체결

    국제아동후원단체 플랜코리아(대표 이상주)가 19일, 번역 어플리케이션 ‘플리토(대표 이정수)’와 MOU를 체결하고 빈곤국가 아동의 교육지원 사업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번 MOU 체결은 플랜코리아와 플리토의 상호 협력을 위한 전략적 제휴로, 빈곤국가의 아동들을 위해 마련된 프로젝트다. 빈곤이나 부족한 교육시설로 인해 기본 교육 조차 받지 못한 전 세계 아이들을 대상으로 교육의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플랜코리아와 플리토는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플리토의 번역 어플리케이션 플랫폼을 이용한다. 170여 개국 약 300만 명의 사용자가 이용하고 있는 플리토 어플리케이션의 사용자가 적립한 포인트를 기부하는 모바일 모금 방식을 통해 후원금을 마련하기로 한 것. 이에 플리토는 19일 MOU체결과 동시에 기부 페이지를 오픈했다. 사용자 포인트 기부페이지를 통해 모인 후원금은 플랜코리아의 ‘태국 소수민족 모켄족 아동 교육 지원사업’을 지원한다. 이 사업은 소수민족인 모켄족을 대상으로 교육을 통해 아이들이 지역사회에 적응하고 더 나아가 자립심을 키우기 위한 것으로, 교육적인 지원뿐만 아니라 기반시설과 환경적 측면 등 복합적인 지원이 이뤄지게 된다. 플리토 이정수 대표는 “이는 외국어에 능통한 사람들이 재능 기부를 통해 어린 아이는 물론이고, 사회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기회”라며 “이번 MOU를 통해 많은 어린이들의 삶에 긍정적인 변화를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이어 플랜코리아 이상주 대표는 “교육은 빈곤의 굴레를 끊는 가장 궁극적이자 효과적인 방법”이라며 “플랜코리아는 아이들이 잠재적인 능력을 깨닫고 실현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다방면의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75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플랜(Plan)은 오랜 역사와 큰 규모를 자랑하는 국제아동후원단체이자 UN경제사회이사회의 협의기구로 전세계의 아동 권리를 보장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플랜코리아에 대한 보다 자세한 정보는 홈페이지(www.plankorea.or.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데스크 시각] 세월호 부모 적어도 18년은 보호해야/최용규 산업부장

    [데스크 시각] 세월호 부모 적어도 18년은 보호해야/최용규 산업부장

    그 심정 어찌 말로 옮길 수 있겠습니까. ‘화를 내고 싶으면 화를 내라, 할 말이 있으면 시원하게 다 쏟아내라, 시간이 약이다, 산 사람은 살아야지’. 주변에서 별의별 얘기를 해도 털끝만큼도 귀에 들어오지 않을 테지요. 많은 이들이 걱정스러운 눈길로 다독여보지만 어디 마음에 와 닿기야 하겠습니까. 팽목항에 있을 땐 안 먹어도 배고픈 줄 모르고, 밤을 새워도 졸린 줄 몰랐을 겁니다. 어디 제 정신이었겠습니까. 넋 나간 초인과 같다고나 할까요. 흔히들 ‘탈진’‘탈진’합니다만 그 게 진짜 뭔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겁니다. 좋은 것도 아닌데 적으면 적을수록 좋지요. 안 먹으면 죽는 줄 알지만 목구멍으로 절대 넘어가지 않는 게 탈진이라 합니다. 삼키려 하면 끌어내리지 않고 이내 쭉 밀어 올린다지요. 물 한 모금도 넘길 수 없다지요. 노인네들 죽기 전 “이거 안 드시면 큰일 납니다”고 하지만 죽는 줄 알면서도 못 넘기는 것은 탈진이 돼서 그런 것 아니겠습니까. 세월호 부모들도 지금 그런 상황일 겁니다. 무슨 재미가 있겠습니까. TV 코미디 프로그램을 보고 있어도 자기도 모르게 눈물이 볼을 타고 흐를지 모릅니다. 딴생각 나겠습니까. 온통 애 생각뿐이겠지요. 아이한테 너무 미안하고, 자기가 다 잘못한 것 같고, 그렇지만 정말 보고 싶고…. 그래서 본인도 모르게 볼을 타고 눈물이 또 흐를지 모릅니다. 그러니 무슨 소릴 해도 귀에 안 들어오겠지요. 사실 이 일이 터졌을 때 ‘앞으로 애 부모들이 큰일 나겠구나’ 생각했습니다. ‘자살(이미 자살을 시도한 희생자 부모 보도가 있었습니다만)하는 사람, 폐인되는 사람, 이혼하는 가정이 나올 텐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괜한 걱정이었으면 했는데 이미 시작된 듯합니다. 이제 정부가 꼭 해야 할 일이 생겼습니다. 죽은 아이들 대부분이 열여덟 살, 고2입니다. 그러니 최소 18년간은 정부에서 세월호 부모를 돌봐 주셔야 합니다. 특별법이든 다른 뭐로든 꼭 그렇게 해 주셔야겠습니다. 트라우마는 죽을 때까지 갖고 갈 형벌이지만 절망에 빠진 세월호 부모는 적어도 18년 동안 삶과 죽음의 문턱에 서 있을 것입니다. ‘시간이 약’이라고요. 그것은 죽은 아이를 대신할 그 무엇이 있어야 가능한 얘기일 겁니다. 빨리 애 하나 낳아서 잊는다는 건데 그게 쉬운 건가요. 서너 살 먹은 애가 그렇게 된 것도 아니고, 18년 아니 19년을 기다릴 엄두가 나지 않을 겁니다. 낳을 수 있다 해도 혹시 애가…. 덜컥 내려앉는 마음에 낳을 자신도 없을지 모릅니다. 그래서 절망하는 것입니다. 하나 더 해주셔야겠습니다. 그 집, 그 동네에서 살기 쉽지 않을 것입니다. 아이에 대한 기억과 추억 때문이겠지요. 이사하고 싶어도 형편상 그렇게 못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을 것입니다. 환경 변화를 원하면 이것저것 따지지 말고 그렇게 해 주세요. 정부가 뒤늦게나마 남은 자를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상처투성이 정부를 그나마 믿지 않겠습니까. 덧붙이겠습니다. 국가 개혁한다고요. 제도나 시스템 불비로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보십니까. ‘가치의 부재’ 때문이라고 생각해 보지는 않았나요. 우리는 선장이 되면 뭐가 좋은지만 가르쳤지 ‘좋은’ 선장이 되라고 가르치진 않았습니다. 이게 핵심 아닐까요. ykchoi@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그녀를 위한 그(He for She)/김주혁 정책뉴스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그녀를 위한 그(He for She)/김주혁 정책뉴스부 선임기자

    우리나라의 근로시간은 길다. 1인당 연간 2092시간(2012년 기준), 하루 평균 10시간 30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2위다. 그러니 최근 공개된 OECD의 ‘더 나은 삶 지수’ 가운데 ‘일과 생활의 균형’ 부문에서 한국이 36개국 중 34위인 것도 무리는 아니다. 특히 여성들은 직장에서 장시간 근로를 감당하더라도 집에서까지 여전히 집안일과 양육 책임을 많이 짊어진다. 1일 가사노동시간(2009년 기준)이 여성 취업자는 2시간 34분(비취업자 4시간 41분)으로 남성 취업자의 36분(비취업자 1시간 4분)에 비해 4.3배나 된다. 남성 분담이 서서히 늘어나고는 있지만 그 속도가 매우 더디다. 30대 여성의 경력단절 사유 중 임신·출산·육아가 52.5%다. G마켓의 2010년 부부의 날 설문에서 ‘가사 노동, 육아 공동 분담’(28%)은 ‘가장 부러운 부부관계’ 1위로 꼽혔다. 게다가 여성가족부의 실태조사 결과 부부폭력 발생률은 45.5%(2013년 기준)에 이른다. 그 결과는 어떻게 나타날까. 여성의 결혼만족도가 떨어진다. 지난해 인구보건복지협회의 제3차 저출산 인식 설문조사 결과 ‘다시 태어나도 현재 배우자와 꼭 다시 결혼하겠다’는 응답은 남성이 45%인 반면 여성은 19.4%에 그쳤다. 2000~2010년 한국가정법률상담소의 이혼상담 4만 7887건 중 여성은 86.2%로 남성의 6.2배다. 이혼 신청자도 여성이 훨씬 많다. 최근 현대경제연구원 조사에서 결혼을 필수가 아닌 선택으로 보는 여성이 40.4%로 남성(27.8%)보다 높다. 우리나라의 지난해 합계 출산율은 1.18명으로 계속 세계 꼴찌다. 여성의 결혼·출산 파업이 현실화하고 있는 것이다. 김종훈 한미글로벌 회장은 올해 가족친화포럼 총회 개회사를 통해 “저출산은 국가 발전뿐 아니라 기업 성장에도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더 이상 정부 문제만이 아니라 기업 문제이며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미래는 암울하다”고 말했다. 가족친화경영은 근로자의 사기 진작과 이직률 감소 등을 통해 기업의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다.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의 덫에서 벗어나 3만 달러 수준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도 여성의 경제 참가율을 더 높여야 한다. 이제는 하루빨리 바뀌어야 한다. 기업과 정부는 근로자와 국민의 ‘저녁이 있는 삶’과 일·가정 양립을 위해 여건 개선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 남성들은 집안일과 아이돌봄을 ‘내 일’로 알고 함께하고, 가정폭력과 성차별이 사라지도록 앞장서야 한다. 그래서 여성들이 결혼할지 말지, 결혼하면 출산할지와 출산 후 사직할지 여부 등을 놓고 더 이상 고민하지 않게 해야 한다. ‘남녀 모두가 함께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 가야 한다. 유엔여성(UN Women)은 양성평등을 향한 변화를 위해 남성들이 목소리를 높이도록 촉구하는 ‘그녀를 위한 그’(He for She)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홈페이지에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등이 여성차별 해소를 위해 남녀 공동 노력을 강조하는 동영상이 올라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그녀’를 위한 ‘그’들이 더 많아져 적극 나설 때다. 둘이 하나 되는 부부의 날(5월 21일)을 멋진 변신의 계기로 삼으면 어떨까. happyhome@seoul.co.kr
  • 전통 방식 그대로, 문명도 비켜 간 소수민족의 삶

    전통 방식 그대로, 문명도 비켜 간 소수민족의 삶

    1970년대 말 처음 세상에 알려진 코로와이족. 인도네시아 파푸아 밀림 속에 사는 이들은 아직도 돌도끼를 사용하고 나무를 마찰시켜 불을 피운다. 수렵과 채집을 하며 불과 40여년 전까지만 해도 식인 풍습을 이어 왔다. 19~21일 밤 11시 35분 방송되는 EBS 세계 견문록 아틀라스 ‘세계의 집’(1~3화)에서는 현대 문명에서 벗어나 오롯이 전통을 지켜가는 이들의 일상 속으로 들어가 본다. 이른 아침 밀림 한가운데서 들려오는 나무 쓰러지는 소리. 야곱의 가족들이 살 집을 짓기 위해 코로와이족 남자들이 모두 모였다. 집 지을 곳은 지상 35m 위. 코로와이족은 모기나 맹수, 적들의 침입으로부터 가족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높은 나무 위에 집을 지어 왔다. 집을 짓는 데 필요한 재료부터 도구까지 즉석에서 나무를 이용해 만들어내는데 이 모든 것이 맨손으로 이뤄진다. 20일 2화에서는 부평초처럼 바다 위를 떠도는 바다의 집시, 바자우족을 만난다. 바다에서 태어나 평생을 바다에서 보내고 죽어서야 육지로 돌아가는 이들은 소박하고 욕심 없는 종족으로 유명하다. 그래서 이들의 언어에 “원하다”라는 표현이 없다. 21일 3화에서는 하루 일과가 100% 순록에게 맞춰져 있는 차탄족(순록을 따라다니는 사람)을 따라 숲을 누빈다. 순록에게 헌신하면 돌아오는 대가는 순록의 젖과 뿔, 가죽 등이다. 차탄족 가족은 순록의 먹이를 찾아 끊임없이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나이가 많은 노인이나 학교에 가야 하는 아이들 등 가족들과도 종종 생이별을 해야 한다. 그래도 정착할 수 없는 것은 유목민의 숙명이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이 주일의 어린이 책] 어른들 선거 결과로 망가진 아이들의 삶

    [이 주일의 어린이 책] 어른들 선거 결과로 망가진 아이들의 삶

    이렇게 될 줄 몰랐어/앤 가엘 발프 외 6명 지음 이주영 옮김/책과콩나무 펴냄/136쪽/1만원 축구 경기도 아닌데 아빠는 TV 앞에서 안절부절한다. 동네 분위기도 수상하다. 붉은색과 갈색이 뒤섞인 자유당 포스터들이 뒤덮인 거리에는 폭풍 전야처럼 기묘한 침묵이 감돈다. 이때만 해도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이 밤이 나와 친구들의 삶을 찢고 갈라놓을 거라는 걸. 선거에서 자유당이 승리하자 아이들은 저마다 소중했던 것들을 하나씩 빼앗긴다. 엑토르는 서로 ‘토토’, ‘와와’라 부르며 어울리던 단짝 왈리드를 만날 수 없게 된다. 아랍 이민자라는 이유만으로 왈리드네는 집 안에 갇히는 꼴이 되고 만다. 거리 곳곳에는 피부색 등급표가 나붙는다. 흰색부터 검은색까지 모두 8등급으로 이뤄진 등급표에 맞는 피부색을 신고하지 않으면 ‘조국혈통부’에 불려간다. 씩씩하던 사미아네 엄마는 공포에 잠긴다. 사고로 한쪽 다리를 잃은 시몽의 가족은 국경을 넘는 위험을 감수한다. 장애가 있는 사람은 요양소에 가둔다는 방침이 이들을 국경 밖으로 내몬 것이다. 엄마, 아빠 대신 두 아빠와 살고 있는 캉탱은 끔찍한 토요일을 맞는다. 감시병들이 동성애자 부부인 아빠들을 폭행한 뒤 잡아갔기 때문이다. 어른들이 선택한 선거의 결과로 망가져 버린 아이들의 삶은 누가 보상해줄 수 있을까. 아이들은 부모의 선택에 머물러 주저앉고 말까. 프랑스 작가 7명은 각자 다른 배경에서 자라난 7명의 아이들을 내세운 단편을 통해 잘못 치러진 선거가 폭력과 비정상의 세상을 잉태하는 씨앗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나와는 상관없는 일’, ‘내 한 표로 어떻게 세상을 바꾸겠느냐’며 외면했던 선거의 가치와 의미를 어린이들에게 묵직하게 일깨운다. 초등 고학년.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어린이 책꽂이]

    [어린이 책꽂이]

    도롱뇽 꿈을 꿨다고?(김한민 지음·그림, 비룡소 펴냄) 우파루파와는 체스를 두고, 아기 도롱뇽에겐 촉촉한 이끼 이불을 덮어준다. 보라개구리, 머드퍼피 등 우스꽝스럽고 신비로운 15종의 양서류를 꿈에서 만난다. 동물에 각별한 애정을 쏟아온 작가가 가장 아끼는 양서류들을 잔뜩 풀어놓았다. 동물학자 제인 구달의 추천작. 1만 2000원. 물컹하고 쫀득한 두려움(정영선 지음, 낮은산 펴냄) 엄마의 동성애로 엄마, 아빠가 이혼하면서 할머니의 돼지국밥집으로 거처를 옮긴 은수. 느닷없는 변화와 타인의 시선, 자신에게도 동성애의 피가 흐를 것이라는 두려움 등으로 휘청인다. 스스로와 타인의 삶을 긍정하면서 일어나는 조용한 변화가 우리의 삶 역시 안녕한지 물어온다. 1만 500원. 아기 하마 후베르타의 여행(시슬리 반 스트라텐 지음, 이경아 그림, 유정화 옮김, 파랑새 펴냄) 1920년대 말 남아프리카 대륙 1600㎞를 홀로 여행한 암컷 하마 후베르타의 일생을 그린 팩션. 총에 맞은 시체로 발견된 후베르타는 인종 차별, 산업 개발로 몸살을 앓던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배경으로 인간이 스스로 내친 존엄성을 상기시킨다. 1만 1000원. 착한 엄마가 되어라, 얍!(허은미 지음, 오정택 그림, 웅진주니어 펴냄) 온 힘을 다해 착한 엄마를 상상하는 아이. 귀가 커서 내 이야기를 잘 들어줘야 하고 눈이 밝아 뭐든 척척 알아맞혀야 한다. 우리 엄마는 입만 열면 잔소리를 쏟아내는 나쁜 엄마지만 걱정 없다. 마술만 걸면 착한 엄마로 변신시킬 수 있으니까. 1만 1000원.
  • 대가뭄 휩쓸고 간 케냐, 희망 꿈꾸는 작은 학교

    대가뭄 휩쓸고 간 케냐, 희망 꿈꾸는 작은 학교

    아프리카 동쪽에 자리한 케냐. 2011년 동아프리카에 닥친 대가뭄으로 1100만명이 집을 떠났고, 여전히 200만명이 넘는 아이가 영양실조로 고통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몸이 온전한 아이들은 학교에 가는 것을 포기하고 집안일을 도맡았다. 소외된 세계의 아이들을 찾아가는 EBS ‘글로벌 프로젝트 나눔’은 16일 밤 8시 20분 ‘세상에서 가장 작은 학교 2부’에서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꿈과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선생님과 아이들을 만난다. 대가뭄은 수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 갔다. 비가 내려도 땅은 불과 2~3시간 만에 말라 버리고, 사람들의 삶도 점점 메마르고 있다. 가난하지만 행복했던 압디케일 가족의 삶도 가뭄으로 한순간에 바뀌었다. 2년 전, 병으로 아버지를 잃고 생활이 어려워진 가족. 세 아이와 살아야 하는 어머니는 막막하기만 하다. 압디케일은 교복은 입고 있으나 학교에 가지 않는다. 학교 대신 엄마와 물을 뜨러 가는 게 일상이다. 학교는 문을 연 지 2년이 다 돼 가지만 아직 제대로 된 교실조차 없다. 유일한 선생님인 후세인은 교무실을 겸한 숙소를 부임한 지 몇 달 만에 겨우 마련했다. 다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지만 자신마저 떠나 버리면 누가 이 아이들을 돌볼지 걱정이 됐다. 후세인은 가정방문을 하러 마을로 향했다. 한 아버지를 만나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라고 설득했지만, 기대하던 답변을 듣지 못한 채 돌아섰다. 1학기 종업식에서 만난 부모들에게 후세인은 최선을 다해 아이들을 가르치겠다고 약속한다. 아이들과 선생님의 꿈을 이룰 희망의 빛은 언제쯤 드리울까.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15세 소녀, 1.8㎏ 얼굴 종양 제거수술 받고 새 삶

    15세 소녀, 1.8㎏ 얼굴 종양 제거수술 받고 새 삶

    아이티의 15세 소녀가 4파운드(1.8㎏)에 달하는 얼굴 종양 제거수술을 받고 새 삶을 찾게 됐다고 영국의 인터넷 매체 미러가 14일 보도했다. 헨글리스 도비얼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 소녀는 최근 미국 버지니아의 한 병원에서 ‘오퍼레이션 스마일’이란 자선단체의 후원으로 12시간에 걸친 종양 제거수술을 받았다. 오퍼레이션 스마일은 가난한 나라에 사는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구순구개열 등 얼굴 기형을 바로잡아주는 수술을 후원해온 자선단체다. 이 단체의 대표이자 이번 수술을 집도한 의사들중 한 명인 윌리암 맥기 박사는 “지금까지 내가 제거한 종양중 가장 컸다”고 말했다. 소녀의 수술과 치료 비용은 대부분 래리 오렐리란 사업가가 댔으며, 그는 아이티를 여행하다가 소녀를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영상=유튜브: 1212NEWS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세월호 참사 한달-우린 뭘 잃고 얻었나] 유족 “진상규명 자료 수집중… 아이들 죽음 헛되지 않게 할 것”

    [세월호 참사 한달-우린 뭘 잃고 얻었나] 유족 “진상규명 자료 수집중… 아이들 죽음 헛되지 않게 할 것”

    세월호가 전남 진도 인근 해역에서 침몰한 지 어느새 한달이다. 어처구니없는 후진국형 ‘인재’(人災)는 국민 모두를 피해자인 동시에 가해자로 만들었다. 세월호 침몰을 무기력하게 TV로 보면서, 지리멸렬한 수색 작업 탓에 한달째 금쪽같은 자식들의 시신조차 못 찾은 실종자 가족들의 고통을 함께 아파하면서 미안해했다. 진도에서, 경기 안산에서 혹은 거리에서 희생자 가족들의 고통을 함께한 이들에게 지난 한달은 어떤 의미였을까. 세월호 사고로 희생된 안산 단원고 2학년 3반 김시연(17)양의 이모부이자 9반 박예지(17)양의 고모부인 김용태(43)씨는 어렵게 유가족들의 근황을 전했다. 김씨는 “시연이와 예지의 부모는 한달째 생업을 중단한 채 안산 화랑유원지 합동분향소에서 다른 유족들과 함께 대책 회의를 하고 있다”면서 “시신을 찾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에 지금은 침묵하면서 앞으로 진상 규명을 요구할 때 제시할 증거 자료를 수집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아이들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으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24일 발인을 치른 시연양은 사고 발생 5일 만에 차디찬 주검으로 발견됐을 당시 한 손에 휴대전화를 꽉 쥐고 있었다. 당시 진도 팽목항에서 딸을 기다리던 가족은 해경에게 휴대전화를 건네받은 뒤 복원했고, 한 방송을 통해 침몰 직전 촬영된 동영상을 공개했다. 김씨는 “아이들이 마지막까지 외부와 연락을 취했던 카카오톡 내역이나 동영상이 충분한 증거가 될 것으로 본다”면서 “유족들이 대한변호사협회 등에 자문해 당국에 법적 책임을 물을 준비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한달 전에 떠나버린 두 조카의 모습을 떠올렸다. 김씨는 “매주 교회도 같이 가고 여름철이면 함께 휴가를 보내는 친자식 같은 조카들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시연이는 사춘기에도 이모부인 나에게 ‘사랑합니다’라고 말하는 살가운 아이였고 예지는 맞벌이하는 부모를 대신해 항상 동생에게 밥을 해 먹일 정도로 듬직하고 순수한 아이였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혜진(30·여)씨는 투표도 하지 않고 정치에도 별다른 관심이 없던 평범한 회사원이었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가 그를 바꿔 놓았다. 지난달 16일 이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카카오스토리’를 통해 교류하게 된 다른 시민들과 화랑유원지 합동분향소 앞에서 세월호 사고에 대한 정부 책임을 묻는 피켓 시위를 시작했다. 이씨는 “안산에서 나고 자란 사람으로서 단원고 학생들이 어처구니없게 희생된 것을 보며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처음에는 안타까운 마음에 구조·수색 작업이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공유하는 정도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대전, 부산 등 지방에 사는 시민들까지 피켓을 들고 서울과 안산으로 온다”고 말했다. 유족들이 KBS 보도국장의 사과를 요구하며 청와대로 향하다가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에서 경찰과 대치했던 지난 9일 이씨도 그곳에 있었다. 이씨는 “부산에서 연차를 내고 비행기를 타고 와 유족들의 움직임에 동참한 아기 엄마도 있었다”면서 “24시간이 넘도록 자리에 한번 앉지 않고 유족들 곁을 지키는 시민들을 정치적 선동꾼으로 몰아가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이씨는 “희생자들의 휴대전화에 있던 동영상들이 복구, 공개될 때마다 당국의 구조가 얼마나 허술했는지 밝혀지고 있다”며 “한 사람, 한 사람의 작은 목소리가 모여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유족들에게 힘을 실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진도 주민 30여명으로 구성된 봉사단체 ‘빵 맹그는 아짐 봉사단’의 회장 김연단(53·여)씨는 세월호가 바닷속으로 가라앉던 지난달 16일 오전 회원들과 빵을 굽고 있었다. 그때 단원고 학생들이 ‘전원 구조’됐다는 뉴스 속보가 떴다. 김씨는 학생들에게 따뜻한 찐빵을 나눠 주려고 진도 실내체육관으로 향했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깨달은 건 도착한 뒤였다. 팽목항에 자원봉사 부스가 채 마련되기도 전에 김씨와 회원들은 실의에 빠진 실종자 가족들에게 김밥과 전복죽을 나눠 주기 시작했다. 20여명의 회원들과 함께 하루 1000명이 먹을 김밥을 싸는 일이 쉽지는 않았지만 실종자 가족들을 챙겨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팽목항에서 보낸 한달, 김씨의 일상도 달라졌다. 김씨는 “실종자 가족들 옆에서 오랜 시간 함께 있다 보니 그들의 슬픔이 고스란히 전해져 정신적으로 힘겨운 상황”이라고 털어놓았다. 매일 팽목항을 찾던 김씨는 5월 초부터 격일로 봉사를 하고 있는데 집에 있으면 하루 종일 멍한 채로 시간을 보낸다고 했다. 가족들이 차라리 매일 팽목항에 나가라고 권유했을 정도다. 김씨는 “사고가 발생한 진도 지역 주민 대부분은 실종자 가족들의 슬픔을 그대로 느끼고 있다”면서도 “정성을 다해 가족들을 챙겨 드린 덕분에 처음에 우리를 경계했던 가족들이 이제는 ‘고맙다’는 말을 해 줘서 힘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민간 잠수사 임민수(52·가명)씨는 오로지 한 가지 생각만 안고 진도에 달려왔다. 마땅히 할 일이고 딱 한명만이라도 구해서 돌아오자는 생각뿐이었다. 수학여행길에 영문도 모르고 변을 당한 아이들은 그의 자식이고 조카였다. 임씨는 “고철업을 하고 있지만 국가적인 재난을 그냥 두고 볼 수만은 없었다”면서 “생업도 중요하지만 누구라도 나서서 사고를 수습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 잠수사들의 피로도가 심해지자 민·관·군 합동구조팀이 민간 잠수사를 추가 모집한 이달 초 현장에 투입됐다. 10여년 전 탈북한 아내(46)도 실종자 가족들이 머무는 팽목항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임씨의 아내는 이번에야말로 자신을 받아준 대한민국에 보답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자신의 일상은 멈춘 것이나 다름없지만 사명감만큼은 더 강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나뿐만 아니라 현장에 있는 잠수사들의 마음은 한결같다. 아이들을 구해야 한다는 생각뿐”이라면서 “물살도 거세고 수중 시야도 탁해 위험한 상황이지만 심기일전해서 바다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혹시라도 잠수사들에게 사고가 나면 구조 작업이 지연되는 데다 실종자 가족들의 마음을 두번 아프게 한다는 생각에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이라는 생각으로 임한다고 했다. 진도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진도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안산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가무극으로 만나는 고구려 초기 신화 ‘바람의 나라’

    가무극으로 만나는 고구려 초기 신화 ‘바람의 나라’

    천제의 아들 해모수와 주몽을 중심으로 한 건국, 호동을 위해 자명고를 찢은 낙랑의 비극적인 사랑이 우리에게 알려진 고구려 초기 이야기다. 1992년 첫선을 보인 김진 작가의 만화 ‘바람의 나라’로 호동의 아버지이자 고구려 3대 국왕인 대무신왕(무휼)의 치열한 삶과 방대한 권력 투쟁은 빛을 보기 시작했다. 2001년 서울예술단이 뮤지컬로 만들어낸 뒤 게임, 소설, 드라마 등으로 변주되면서 대무신왕과 호동은 대중 속에 스며들었다. 서울예술단은 2006년 새로운 버전의 가무극을 내놓았다. 힘으로 ‘부도’(국가가 향할 이상향)를 찾아가는 무휼을 중심으로 펼친 이미지극 ‘바람의 나라 무휼’(이하 ‘무휼’)이다. 작품은 대사와 무대장치를 최소화했다. 과거와 현재, 이승과 저승, 전쟁과 평화 등의 개념은 조명으로 구분하고 청룡, 주작, 봉황 등의 신수를 영상으로 풀어냈다. 역사를 모른 채 처음 맞닥뜨리면 참 불친절한 작품이다. 한데 배경지식을 가지고 보면 이 작품은 매우 매력적이다. 대사와 움직임, 조명, 영상 하나하나가 압축된 상징이자 하나의 시(詩)로 와 닿는다. 여백 가득한 무대를 자신의 존재감으로 채워야 하니 배우들에게도 친절하지 않은 작품이다. 2006년부터 네 번째 무휼이 된 고영빈(41)과 처음 호동을 맡은 지오(27·엠블랙)는 이 무대를 어떻게 느낄까.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고영빈, 지오를 만나 한 무대에서 다르게 발산하는 에너지에 대한 얘기를 들었다.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 8년의 내공… 여백의 美 무휼 역 고영빈 “내가 할 수 있는 것만 보여드리겠다 생각 그저 나를 믿고 버틸 뿐” 이지나 연출은 고영빈(41)을 두고 ‘이미지 캐스팅’이라고 했다. 만화방을 할 만큼 만화를 좋아했던 이 연출은 “‘바람의 나라’와 무휼을 사랑했고 원작에 대한 존경심이 커 동떨어진 캐스팅을 할 수 없었다”고 했다. 줄곧 무휼을 해 온 고영빈에게 더한 극찬은 없을 것이다. 지난 8년 사이 그의 목소리는 더 중후해졌고 동작은 더 날렵해졌다. 그가 뿜어내는 에너지는 더 커졌다. 그가 홀로 걸어 나올 때조차 에너지가 무대에 그들먹했다. 정작 그는 “많은 것을 비우고 내가 할 수 있는 것만 보여드리겠다는 생각이었다”고 소탈하게 풀어냈다. “8년 동안 작품을 하면서 연기하려고 힘 쓰거나 멋있게 보이려고 애쓰지 않게 됐습니다. 이 작품을 통해 ‘버티는 법’을 배웠죠.” 그는 처음 무휼이 됐을 때 “아무것도 없는 무대를 혼자서 대사도, 노래도 없이 채워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다”고 돌이켰다. 무휼은 말이 아니라 몸으로, 그 자신의 입이 아닌 다른 이들의 입으로 인물의 조각을 맞춘다. 대사를 쏟아내고 노래하면서 인물을 표현해 온 뮤지컬 배우에게 “아무것도 하지 않고 무대 위에 서 있는 건 정말 어색한 경험”이었고 “이 무대를 어떻게 채울 수 있을까”라는 걱정을 안겼다. 그에게 필요한 건 “나를 믿고 버티는 것”이었다. “관객에게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려주려는 움직임이 오히려 극의 긴장감을 없앤다는 걸 느꼈어요. 나 자체로 충분히 에너지를 분출할 수 있다는 믿음 하나로 버텨 왔습니다.” ‘여백의 미’가 강조된 작품을 그는 미술관에 빗대 설명했다. “그림을 많이 아는 사람과 처음 본 사람이 각기 다른 느낌을 받고 다르게 해석하는 것과 같습니다. 이 작품은 많이 아는 사람이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다는 것, 그게 매력이죠.” 작품의 매력이 여백이라면 그의 매력은 변신이다. 무휼로서 무게감 있는 연기를 한 그는 뮤지컬 ‘프리실라’에서 트랜스젠더 역할을 하고 새로운 창작 뮤지컬의 주연으로 나서면서 색다른 변신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 겨우 세 번째… 꿈의 전환점 호동 역 ‘엠블랙’ 지오 “두려움·열정 동시에 느껴 부족한 내 실력 알게 돼 가사가 연기라는 걸 배워” 무휼(대무신왕)의 아들인 호동 역할을 두고 이지나 연출은 “남자 배우들은 꺼리는 배역”이라고 했다. 3세, 5세, 15세 소년을 연기해야 하니 멋있고 세련된 배우들에게 어디 쉬운 일일까. 깊은 고뇌를 품고 다소 어려운 대사도 내뱉는 아이라 아역을 쓰는 것도 어렵다. 그 역할을 이제 겨우 뮤지컬 2편을 해치운 지오(27·엠블랙)가 해냈다. 그것도 ‘꽤 잘’. 뮤지컬 무대에 오른 아이돌 가수에 대해 큰 기대를 안 한다면 더욱, ‘무휼’의 지오를 보면 눈이 번쩍 떠질 것이다. 그는 안정적인 소리와 깊이 있는 연기로 작품의 후반을 끌어간다. “호동은 어리고 순수하면서 생각이 묵직한 아이입니다. ‘부도’ 같은 단어의 개념은 어렵죠. 상대와 주고받는 대사가 별로 없어서 대사를 외우는 것도 쉽지 않고요. 혼자 연습하면 내용이 막 산으로 가더라고요.” 미소 띤 얼굴로 고충부터 털어놓더니 곧 “이 작업과 지금 이 순간이 내 인생에 큰 도움이 될 거라고 확신한다”며 진지한 표정을 얹어 말했다. 그는 ‘광화문 연가’ 일본 공연(2012년)에서 처음 뮤지컬을 맛봤고 최근 막을 내린 ‘서편제’에서 자신의 소리를 찾아가는 동호 역을 맡아 호평받았다. 첫 작품이 “뭣 모르고 무대에 올랐던 순간”이라면 두 번째는 “무대의 두려움과 열정을 동시에 느낀 시간”이었다. 동호를 거쳐 호동이 되면서는 “내 소리가 형편없었다는 걸 알게 됐다”고 고백했다. 가수로서 자신의 소리를 ‘변형’과 ‘모방’으로 표현했다. 노래 부르는 ‘4분’ 동안 극적인 모습을 보여 주려고만 했다. 그런데 뮤지컬 무대에 오르면서 그는 다른 세계를 깨달아 가고 있다. “예전에는 가사를 읊어댔는데 이제는 가사의 뜻을 새기고, 그 자체가 연기라는 것도 알았습니다. 하나의 역할로 긴 극 속에 녹아드는 일은 정말 즐겁고 무척 소중한 시간입니다.” “가수로서 고민이 많을 때 만난 뮤지컬로 또 다른 열정과 미래의 답을 찾아가고 있다”는 이 ‘배우’는 자신만의 ‘부도’를 향해 가고 있다.
  • [후보자 인터뷰] “건강 특구 조성… 65세 이상 맞춤형 플래너”

    [후보자 인터뷰] “건강 특구 조성… 65세 이상 맞춤형 플래너”

    “마을의 변화로 대한민국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민선 5기였습니다. 이러한 시대정신이 더욱 깊게 뿌리를 내리도록 해야죠.” 김영배 성북구청장에겐 민선 5기에 대한 자부심이 넘쳐났다. 거대 정치 담론의 시대에서 생활 정치 시대로 전환하며 우리 정치사에 의미 있는 획이 그어진 분기점이었다는 것이다. 복지와 교육에 대한 지방정부의 고민들이 사회 전체를 뒤흔드는 의제로 발전했다는 점에서 그렇다. 성북구는 친환경 무상급식을 먼저 실천하고 아동 인권, 사회적 경제, 마을 공동체 등의 실현에 앞장서왔다. 이러한 흐름을 이어가겠다는 게 그가 연임 도전에 나선 이유다. 성북구가 국내 최초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로 선정되던 순간이 가장 기뻤다고 돌이켰다. 온 마을이 아이를 키운다는 생각으로 전국 최초 공적 돌봄 체계를 도입했던 때도 마찬가지. 하지만 뉴타운 개발 후유증 수습에는 미흡한 게 있었다고 아쉬워했다. 이와 관련, 지속가능한 대안 모델을 만드는 등 새로운 도시 발전 비전을 제시하고 싶다고 말했다. 민선 6기를 겨냥한 핵심 공약은 건강 특구 조성이다. 2020년이면 성북구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3분의1가량 되기 때문에 장기 비전을 세워야 할 시점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보건소 역할을 확대하고 건강 플래너를 육성해 65세가 되면 일대일 맞춤형으로 향후 10년간 건강 계획을 세우고 실천할 수 있게 지원한다는 것이다. 건강 없이는 복지도 무의미하다고 힘주어 말하는 그는 “국민이 건강하지 않으면 국가적으로도 재앙”이라며 “구민들이 정신적, 신체적으로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시스템을 반드시 확립하겠다”고 말했다. 여기에 교육 문화, 안전 특구까지 한데 묶어 3대 약속·6대 프로젝트·50개 생활 공약을 제시할 계획이다. 이른바 ‘365 공약’이다. 종합생활안전센터도 세우겠다고 약속했다. 전국 최초로 도입한 민관 안전 거버넌스 체제로, 박근혜 정부의 우수 국정 과제로 채택되기도 한 안전협의회를 업그레이드시키겠다는 내용이다. 김 구청장은 특히, 이번 선거를 ‘3무(無) 2유(有)’로 꾸리겠다고 다짐하며 눈을 빛냈다. 로고송·조직(선거대책위원회)·네거티브가 없는, 하지만 참여와 봉사가 있는 선거 운동을 하겠다는 이야기다. 그는 “최근 우리 사회가 처한 상황을 보며 공공성을 지키는 파수꾼의 소명이 무엇인지 돌아보는 등 더욱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6·4 지방선거 공약 점검] 울산지역 기초단체장

    [6·4 지방선거 공약 점검] 울산지역 기초단체장

    6·4 지방선거 울산지역 기초자치단체장 선거는 지난 4일 새누리당 후보들이 확정되면서 여야 대진표가 완성됐다. 세월호 침몰 사고로 한동안 주춤했던 지방선거가 이제 서서히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각 후보는 세월호 사고를 기점으로 안전사고 예방 대책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울산은 전국 최고의 산업도시답게 석유화학공단을 비롯한 국가산업단지의 산업안전 문제가 선거 이슈로 급부상하고 있다. 후보들은 세월호 사고 이후 행사장이나 거리에서 유권자를 만나는 대신 공약 발표와 산업단지 위험 및 안전시설을 방문하는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다. 후보들은 저마다 안전 문제 해결사임을 자임하면서 관련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안전 공약은 각 후보 캠프의 1순위 전략으로 떠올랐다. 반면 예년 선거의 단골 메뉴였던 각종 개발사업 공약은 많이 줄었다. 하지만 민생과 직결된 서민경제 활성화와 전통시장 지원, 지역상권 회복 방안 등은 여전히 후보들의 공약집을 메우고 있다. 또 후보들은 유권자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근로자를 잡기 위해 노동 문제를 비롯한 비정규직 문제, 산업현장 근로환경 개선, 근로자 건강권 확보 등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 노동 문제는 동구와 북구청장 후보들을 중심으로 앞다퉈 제시되고 있다. 동구와 북구의 경우 노동계 표심에 따라 당락이 좌우되기 때문이다. 재선을 노리는 통합진보당 현역 구청장들이나 탈환을 노리는 새누리당 후보 모두 노동계를 향한 구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국가산업단지에서 안전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각 후보는 경쟁적으로 안전 문제를 다루고 있다. 산업안전 문제는 남구와 울주군, 동구, 북구 등 공단을 둔 모든 후보들의 공약으로 등장하고 있다. 남구청장 선거에 출마한 여야 후보들은 하나같이 오래된 석유화학공단의 시설 개·보수와 안전사고 예방 매뉴얼을 내놨다. 서동욱 새누리당 예비후보는 “석유화학공단의 안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글로벌 안전관리단을 구축하고, 재난 유형별로 해외 전문가들을 발굴해 안전관리 매뉴얼을 만들겠다”고 주장했다. 김진석 통합진보당 예비후보는 “석유화학공단 조성 이후 수십년을 넘긴 노후화된 국가산업단지의 안전과 환경 개선을 위해 국가 차원에서 안전 전문가와 시민단체, 노동단체 등의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설 현대화, 주차장 대리주차, 실버해피 도우미, 대형마트 정규 휴무 규제 강화 등 전통시장 활성화 방안도 쏟아지고 있다. 여성과 아이 등 사회적 약자들의 밤길 안심 통행을 위한 골목길 보안등 설치 공약도 눈길을 끌고 있다. 중구청장 후보들은 혁신도시의 성공 지원에 사활을 걸고 나섰다. 원도심 중구가 옛 명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혁신도시의 성공적인 안착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데 입을 모은다. 차 없는 거리와 전통시장 활성화를 통한 옛 상권 회복도 중구청장 후보들의 핵심 공약으로 등장했다. 중구는 건설사가 부도난 뒤 주인을 찾지 못해 20년 넘게 방치됐던 코아빌딩, 청구스포츠타운 등 5곳이 새 단장을 앞둬 재건축과 리모델링 공약도 속속 발표되고 있다. 여기에 시립미술관 유치와 문화의 전당 건립, 문화의 거리 조성 등 문화·예술 분야 공약도 유권자들의 마음을 파고들고 있다. 근로자가 많은 동구와 북구는 노동정책과 관련한 각종 약속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다. 뒤늦게 선거에 뛰어든 새정치민주연합은 통합진보당, 정의당 등 기존의 진보세력과 차별화를 외치며 서민과 근로자를 끌어안을 정책안을 잇달아 발표하고 있다. 새정치연합 예비후보들은 ‘노동자 도시 울산을 민생 1번지로 만들겠다’며 근로자들의 표를 훑고 있다. 이들은 “서민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 당면한 민생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복지·교육·주택·의료·일자리 등 5대 민생 중심 과제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며 “공공부문 상시적 업무의 정규직 전환을 핵심 공약으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윤종호(통합진보당) 현 북구청장과 박천동 새누리당 북구청장 예비후보는 국립산업기술박물관 유치를 통한 ‘산업관광 북구 건설’을 주창하고 있다. 윤 북구청장은 연속 사업의 차질 없는 추진계획안과 서민·근로자를 위한 정책을 내놨고, 박 예비후보는 침체된 강동권 해양관광개발사업 활성화 약속으로 유권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 동구는 대왕암 공원, 일산해수욕장 등을 이용한 관광 동구 건설을 비롯한 산업안전 대책과 근로자의 인권 보호, 교육 인프라 구축 등의 공약이 민심을 파고든다. 울주군수 예비후보들은 관광개발사업과 원전안전 문제를 놓고 엇갈린 견해를 보이고 있다. 새누리당 소속의 신장열 현 군수는 전국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뜨는 간절곶 일대의 해양관광과 영남알프스 산악관광 활성화를 통해 ‘관광 울주’ 육성계획을 제시했다. 온산국가산업단지를 비롯한 공단에 입주한 기업 지원정책도 마련했다. 신 군수는 “세계적인 문화유산인 반구대 암각화와 간절곶, 영남알프스를 갖춘 울주군을 전국 최고의 관광도시로 이끌겠다”며 “울주군은 산업과 관광이 공존하는 명품도시를 향한 날갯짓을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김태남 새정치연합 예비후보와 이선호 정의당 예비후보, 서진기 무소속 예비후보 등은 신 군수의 개발정책에 맞서 원전의 안전성 문제와 주민 복지대책을 내놓고 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현장 행정] 노원 생명사랑 콩나물 기르기

    [현장 행정] 노원 생명사랑 콩나물 기르기

    “콩나물 자라는 것을 보니 흐뭇해. 마치 옛날 우리 아이를 보는 듯해.” 7일 김미순(69·노원구 상계1동) 할머니는 콩나물 기르는 재미에 푹 빠졌다며 웃었다. 노원구는 올 연말까지 중계2·3동과 상계1동, 상계3·4동 65세 이상 노인 59명을 대상으로 소일거리와 삶의 활력소를 찾을 수 있도록 ‘생명사랑 콩나물 기르기’ 사업을 한다고 7일 밝혔다. 하루하루 성장하는 콩나물을 보면서 정서적 안정감과 생명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뿐 아니라 조금이나마 경제적 도움을 얻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서울시 주민참여예산 대상 사업으로 선정돼 5000만원을 지원받으면서 사업을 시작했다. 구는 사업 대상자로 선정된 노인들에게 콩나물 재배와 관련된 사전교육을 하고 콩나물시루와 시루받침, 시루받침목, 덮개 천, 콩나물 콩 등을 나눠줬다. 또 구 생명지킴이와 노인 간 1대1 연계를 통해 ‘콩나물 잘 기르기’라는 공통 관심사를 통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친교의 장’으로 만들 계획이다. 재배방법은 간단하다. 독거 노인 가정에 배분된 시루 2개에 콩을 담아 검은 천을 씌운 뒤 촉진제를 전혀 쓰지 않고 ‘사랑한다’는 말과 함께 정기적으로 물을 부어 주는 전통적 방식을 따른다. 7일 정도면 다 자란 콩나물을 개인당 2㎏씩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민경찬(73·상계2동) 할아버지는 “기르기도 어렵지 않고 매일매일 자라는 것을 보면서 생명의 소중함을 느끼게 된다”면서 “경로당 친구들에게 나눠 주는 기쁨은 덤”이라고 말했다. 구는 이렇게 생산된 콩나물을 직접 먹거나 기초생활수급권자와 같은 취약계층에 무료로 나눠 줄 계획이다. 또 사업이 확대되면 구청 구내식당에 납품하는 등 판로를 개척해 어려운 살림살이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생명사랑 콩나물 기르기’로 생명의 소중함을 느낌으로써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방지하고 이웃과의 나눔을 통해 삶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동시에 소액이나마 소득 창출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박화순 보건위생과장은 “독거 어르신들의 콩나물 기르기 사업은 판매하는 데 목적이 있는 게 아니다”라고 운을 뗐다. 박 과장은 “콩나물 재배 과정을 통해 작은 생명의 소중함을 느끼고 어르신들이 자존감을 형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끝을 맺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빌 게이츠-워런 버핏 성공하는 사람의 비결은 ‘이것’

    빌 게이츠-워런 버핏 성공하는 사람의 비결은 ‘이것’

    제프 베조스 아마존 닷컴 대표,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세계적 투자자 워런 버핏, 달라이 라마…소위 ‘성공했다’고 말하는 이들의 성공 비결은 뭘까? 미국 허핑턴포스트는 지난 28일 “성공한 사람들의 성공비결은 다름 아닌 ‘숙면’”이라며 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잠을 자는 동안에는 뉴론이 수축하고 그 공간에 특별한 액체가 통과되면서 낮에 바삐 움직이면서 발생했던 독소들이 빠져나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잠을 자는 동안에 뇌세포가 발달하고 이는 기억력과 학습능력을 향상시킨다. 이처럼 중요한 ‘잠의 역할’을 강조하는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 그녀는 허핑턴포스트라이브와 한 인터뷰에서 “아이가 충분히 자고 일어나면 모든 면에서 매우 좋아진 것을 알 수 있다”면서 “나 역시 아이를 출산한 뒤 하루 7~8시간을 자려고 노력한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숙면의 중요성을 출산 직후 더욱 느꼈으며 숙면을 하면 ‘모든 것이 좋아 진다’고 설명했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 닷컴 대표 누구보다도 바쁜 하루를 보내는 제프 베조스는 15년 동안 8시간의 수면시간을 반드시 지켜왔다. 그는 윌스트리트저널과 한 인터뷰에서 “하루 중 8시간을 잤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를 비교하면 전자가 훨씬 낫다는 걸 느낀다”면서 “8시간 숙면을 취하면 정신이 더 맑아지고 분명해 진다”고 전했다. ▲달라이 라마 달라이라마는 이미 여러 차례 “잠이 가장 좋은 명상”이라고 주장해 왔다. 2012년 아리아나허핑턴과 한 인터뷰에서는 “하루에 8시간 혹은 9시간 정도 잠을 잔다. 이것이 다음날 내게 최상의 컨디션을 느끼게 해준다”면서 “하루 동안 마음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서 잠은 필수”라고 상조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게이츠는 늦게까지 회사에서 일을 할 때면 삶을 충분히 즐기지 못한다는 느낌이 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잠이 부족한 날은 어쩔 수 없이 낮잠에 의지해야 한다며 “나는 하루에 7시간 자는 것을 좋아한다. 이러한 수면 습관은 날카로움과 창의력, 긍정 마인드 등을 유지하는데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워런 버핏 전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사업가이자 투자자의 귀재로 알려진 워런 버핏은 “잠을 자면 또 다른 수익(이윤)이 생긴다”고 말할 만큼 수면을 수익률 좋은 투자대상으로 인식했다. 또 그는 1990년대 초반 한 회사를 방문했을 때 직원들에게 “왜 집에 가서 편안함 휴식을 취하지 않느냐. 업무는 내일 다시 보도록 하자”며 수면을 독려한 사례도 있다. 사진=빌 게이츠 (게티이미지/멀티비츠 이미지)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숫자’로 본 우리 사회의 불공평한 삶

    ‘숫자’로 본 우리 사회의 불공평한 삶

    분노의 숫자/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지음/동녘/370쪽/1만 7000원 특정 현상을 설명할 때 숫자가 동반되면 내용이 훨씬 명료해진다. 아이를 낳아 대학까지 보내는 데 ‘3억 1000만원’(2012년 기준)이 든다면 ‘엄청나게 많다’는 말보다 부모의 부담 정도가 더 생생하게 와 닿는다. 삼성전자 등기임원의 평균 연봉(52억원)은 노동자 평균 연봉(3800만원)의 137배라고 하면 소득 격차가 확실하게 인지된다. 정확성을 전제로 한 숫자의 의미는 ‘우리는 얼마나 힘겹고 불공평한 삶을 살고 있는가’라는 의문으로 확장된다. ●통계청·기재부·OECD 등 다양한 자료 활용 사회현상을 드러내는 모든 숫자를 한데 모은 신간 ‘분노의 숫자’는 그래서 단순한 사회지표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책은 기획재정부, 통계청,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한국노동사회연구소, 대학알리미 등 다양한 자료를 활용해 불공평한 한국 사회의 실태를 고발한다. 숫자 나열에 그치지 않고 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의미도 갖는다.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거론할 때 자주 나오는 출산율부터 보자. 서울시 25~44세 기혼 남녀의 희망 자녀 수는 평균 2.01명이지만 실제 출산율은 1.3명(2012년)이다. 희망과 현실의 차이는 보육 환경 탓이다. 2013년 현재 한국 정부가 지출하는 아동가족복지 비율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0.8%로, 미국(0.7%)보다 높고 스웨덴(3.7%)보단 낮다. 하지만 사교육비 규모는 점점 커진다. 영아의 41.9%가 사교육을 받고 비용 규모는 총 1조 8380억원에 이른다. 영·유아 시기를 빼더라도 짧게는 12년, 길게는 16년 동안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하는 한국 어린이와 청소년의 행복지수가 72.54점(OECD 국가 평균 100점 기준)으로 나온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고시원·쪽방 등에 사는 청년 139만명 달해 대학을 나온 뒤에도 삶이 가혹하다. 최저 주거 기준(부엌이 딸린 3.6평짜리 공간)보다 못한 지하나 고시원·쪽방 등에서 사는 청년(20~34세)이 139만명이다. 홀로 사는 청년의 23.6%가 주거 빈곤 상태다. 서울 대학가에 있는 하숙·고시원의 평당 임차료는 15만 2685원인데, 타워팰리스는 11만 8566원(2012년 한 포털 부동산 시세)이다. 주거 선택의 여지가 거의 없는 청년들은 결과적으로 더 큰 비용을 치르고 있는 셈이다. 이런 삶은 나아질 수 있을까. 가계의 실질소득은 1996~2007년 3.7%, 2008~2012년 2.8% 성장했지만 기업은 8.1%, 11.2%가 각각 뛰었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경제성장의 열매는 대기업에만 집중됐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소득불평등을 측정하는 지니계수가 1990년대 초반 0.250 수준에서 1999년 0.288, 2009년 0.295로 상승하면서 1(완전불평등)에 가까워지는 것을 보면 한국에서 얼마나 부의 편중이 심해지는지 알 수 있다. 나열되는 숫자들은 순간적 분노를 일으켜 갈등을 유발하기 위한 장치가 아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의 현실을 객관적으로 이해하고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기 위한 기초 자료”로 삼으라는 뜻이다. 꼼꼼하고 알기 쉽게 펼쳐 놓은 ‘분노의 숫자’는 하루가 멀다 하고 마주하는 불평등의 참상을 “다시는 그런 일이 없어야 한다”는 속 빈 각오로 넘어가지 못하게 하는 ‘각성의 숫자’로 와 닿는다.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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