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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 행정] 25명의 ‘초원이’ 홀로서기 부탁해

    [현장 행정] 25명의 ‘초원이’ 홀로서기 부탁해

    “초원이가 저보다 하루 더 빨리 죽는 것…그게 소원이에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 ‘말아톤’(2005년)에서 주인공 윤초원의 엄마 경숙이 한 말이다. 스무살 초원이는 자폐증 때문에 지능이 5살에 머물러 있다. 자극적 대사 같지만 현실은 되려 더 독하다.발달장애인의 돌봄을 사회가 제대로 도와주지 못하는 탓에 부모들은 “내가 세상을 떠난 이후 우리 아이의 삶은 어떻게 되는 건가”라는 고민을 하게 된다. 특히 학교를 졸업하고 성인이 된 발달장애인은 사회적응법을 배울 곳조차 없다. 서울 동작구가 부모들이 오롯이 짊어졌던 성인 발달장애인의 돌봄 책임을 나눠서 지기로 했다. 구는 15일 동작보건소 사당분소 1층에 ‘발달장애인평생교육센터’를 열었다. 동작에 처음 생긴 성인 발달장애인을 위한 교육시설이다. 약 550㎡(166평) 공간에 교육실과 체육실, 상담실, 조리실 등을 마련했다. 낮(오전 9시~오후 6시)에 성인장애인 25명이 머물며 세상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다양한 교육을 받게 된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공식 개소 전날인 14일 비공식 일정으로 센터를 찾아 둘러볼 만큼 관심이 많다. 개소식에 참석한 이창우 동작구청장은 “우리 구에는 모두 1064명의 발달장애인이 사는데 이 가운데 20세 이상 성인이 72%”라면서 “장애인을 단순히 보호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교육한다는 점에서 주간보호시설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구는 장애인과 가족 입장에서 센터 프로그램 등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함께 가는 서울장애인부모회’에 운영을 맡겼다. 또 사회복지사, 직업재활사, 특수교사 등 전문가 12명을 채용했다. 발달장애 학생들은 이곳에서 일상생활에 필요한 의사소통 연습부터 직업훈련까지 사회 적응에 필요한 교육을 받는다. 구 관계자는 “성인이 된 중증 장애인 중 대소변을 못 가리거나 토하고 싶어도 제대로 표현을 못 해 곤욕을 치르는 이들이 많다”면서 “간단하게는 이런 의사 표현을 말이나 행동으로 하는 법을 가르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경증 장애인에게는 조립이나 바리스타 등 특성에 맞는 직업교육을 진행한다. 돌봄에 지친 가족들을 위한 상담과 체험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장애인 자녀와 가족이 함께 떠나는 치유 캠프나 심리 상담서비스 등을 준비 중이다. 첫 입학생 25명은 앞으로 기본과정 2년, 심화과정 2년 등 총 4년 동안 교육을 받는다. 또 원하면 1년 연장신청을 해 최대 5년까지 교육받을 수 있다. 이 구청장은 “이번 센터 건립은 발달장애인 지원의 시작일 뿐”이라면서 “다음달 문 여는 사당종합체육관에서 장애인이 운동할 수 있는 전용시간을 만드는 등 다양한 정책들을 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신간 그림책 ‘상자 속 요술 고양이’ 출간… ‘독거노인∙길고양이’ 묘사

    신간 그림책 ‘상자 속 요술 고양이’ 출간… ‘독거노인∙길고양이’ 묘사

    도서출판 무늬북스가 교훈적인 메시지를 담은 그림책 ‘상자 속 요술 고양이’를 출간했다. ‘상자 속 요술 고양이’에 등장하는 해바라기 할머니(해밝 할멈)는 폐지를 가득 실은 무거운 손수레를 끌고 폐지를 찾아 거리를 뒤지며 어렵고 쓸쓸한 삶을 산다. 해밝 할멈은 어느 날 가로등 옆에 놓인 박스 하나를 주우려다 그 안에 버려진 고양이 세 마리를 발견한다. 해밝 할멈은 길고양이가 안쓰러워 박스만 가져가지 못하고, 고양이를 집으로 들여 아껴 마시던 우유도 나누어 주며 정성스레 돌본다. 이 세마리 길고양이는 요술나라에서 온 고깨비(고양이 도깨비)였다. 해밝 할멈이 폐지를 주우러 나갔다가 크게 다치자 무늬, 오디, 냥심의 세 고양이는 종이상자 로봇인 박스캣으로 변신해 해밝 할멈을 돕는다. 저자 신국현 작가는 독거노인 해밝 할멈과 길고양이에게서 따뜻한 사랑을 느끼면서, 소외된 이웃과 유기 동물에 대한 관심을 호소하고 있다. 신국현 작가는 길고양이와 폐지를 줍는 어르신들이 점점 늘어나는 것을 보고 사례를 모았다. 독립영화 제작 경험을 가지고 있으며, 시나리오와 소설 등 작가로 활동한 저자는 캣대디 봉사활동을 통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저자는 그림책 ‘상자 속 요술 고양이’를 통해 거리의 위험에 노출된 독거노인과 길고양이의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폐지 수거로 하루를 겨우 살아가는 독거노인과 거리에 버려진 작고 힘없는 길고양이의 처지가 비슷하다. 이런 안타까운 현실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신 작가는 “상자 속 요술 고양이를읽는 부모와 아이가 함께 소외된 이웃과 유기 동물에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상자 속 요술 고양이’를 구입하면 도서 판매 수익금 일부가 자동으로 유기묘, 독거노인에 기부되는데, 이는 부모와 아이가 함께 사랑과 나눔의 실천하면 좋겠다는 책의 취지와도 부합된다. 심후섭 아동문학가이자 교육학박사는 추천사에서 “'상자 속 요술고양이'는 사랑의 본질이 무엇인가를 가르쳐주는 아름다운 그림동화책”이라면서 “사랑은 사량(思量)에서 비롯된 말로, 상대방의 입장을 잘 생각하고 헤아려 주는 것이 바로 사랑의 본질이다. 이 책을 통해 진정한 사랑을 알고 소외된 이웃과 유기묘를 다시 바라보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수요 에세이] 직장 어린이집이 복리후생비용이라고요?/이복실 전 여성가족부 차관

    [수요 에세이] 직장 어린이집이 복리후생비용이라고요?/이복실 전 여성가족부 차관

    지난 2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조찬포럼에 초청되어 양성평등에 관한 특강을 했다. LH는 경상남도 진주 혁신도시에 있다. 강의가 끝나고 박상우 사장과 함께 청사 옆에 위치한 직장 어린이집을 둘러보았다. 보육 정원이 200명에 달하는 큰 규모였지만, 정원이 다 차 있는 것은 물론이고 대기자까지 있었다. 직원들의 만족도도 높았다. 또 실제 아이를 맡기는 직원들의 상당수는 남성직원이라고 했다. 보육실에서 밝고 활기차고 놀고 있는 아동들을 보니 직원 테니스장을 줄여서 어린이집을 만들었던 15년 전 일이 생각이 난다. 2000년대 초 만해도 중앙부처 어디에도 직장 어린이집이 없었다. 지금 생각해 보아도 정부조차 직장 어린이집을 운영하지 않으면서 민간기업에 설치하라고 독려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일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여성부가 팔을 걷고 나섰다. 당시 여성부는 서초구 반포동에 있는 서울지방조달청사에 세들어 있었다. 당시 장차관들이 “정책을 백 번 만드는 것보다 한 번 해보는 게 더 중요하다”며 “어린이집을 한번 지어 보자”고 앞장섰다. 그러나 반포청사는 사무실 사정도 빡빡했던 상황이라 본관에는 어린이집 공간이 도저히 나오지 않았다. 여러 논의 끝에 테니스장 일부가 대안으로 나왔다. 하지만 금세 테니스장을 이용하는 직원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성 직원들이 몇 명 되지도 않는데 뭐하러 어린이집을 짓느냐’, ‘아이들을 집에서 봐야지 직장까지 데리고 오는 것이 말이 되느냐’는 의견이었다. 하지만 2002년 4월에 완공이 되어 반포동 조달청사에 중앙정부 최초의 직장 어린이집이 문을 열게 되었다. 부지가 작다 보니 정원이 50여명 규모밖에 되질 않았지만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았고 금방 대기자가 생겼던 기억이 난다. 지금은 거의 모든 정부청사에 직장 어린이집이 운영되고 있으니 테니스장을 쪼개서 만든 작은 어린이집이 작지만 큰 정책변화의 계기가 된 셈이다. 그 이후 기업에 대한 설치 지원금이나 융자 확대는 물론이고 설치하지 않는 경우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는 법적인 근거도 만들었다. 2013년에는 건물을 신·증축하면서 어린이집을 설치하는 경우 용적률을 완화하는 개선안이 포함된 직장 어린이집 활성화 대책도 발표하였다. 2015년 보육실태조사에 의하면 직장 어린이집에 대한 만족도는 5점 만점에 4.36점으로 최고 점수를 기록했다. 하지만 작년 복지부에서 의무대상 사업장 1143곳을 대상으로 직장 어린이집 설치 현황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의무를 이행한 사업장은 605곳(52.9%)에 불과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직장 어린이집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도 부족한데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것 같아 걱정이 된다. 현재 공공기관 경영평가 시 1인당 복리후생비 수준의 적정성 평가항목에 보육시설 운영비용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보육시설 비용이 복리후생비에 포함되어 있으니 1인당 복리후생비의 적정성을 평가받는 기관의 입장에서는 직장 어린이집을 확대하는 것이 망설여질 것이다. 한쪽에서는 저출산 해소와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한 정책을 추진하면서 한쪽에서는 직장 어린이집에 대한 투자를 막고 있는 것은 아닐까. 직장 어린이집 비용은 복리후생비가 아니라 경영에 필요한 필수 경비로 변경되어야 한다. 미국의 경제 잡지 포브스에서 매년 일하기 좋은 직장을 선정하여 발표하는데 거의 매년 구글이 1위를 하고 있다. 선정 기준에는 여러 요소가 있겠지만 일과 가정의 양립을 통한 삶의 질 제고가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최근 LH나 한전을 비롯한 공기업들이 직장 어린이집을 설치하고 있고, 롯데그룹 등 대기업이 기업문화개선위원회를 설치해 일과 가정 양립에 앞장서고 있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앞으로 보다 많은 기업들이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한 기업문화 개선에 솔선하기를 기대해본다. 이런 노력은 여성의 경제 활동 참여뿐만 아니라 근로자와 가족 모두의 삶의 질을 높이고 나아가 대한민국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가능하게 하는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 강예원 “배우도 불안한 비정규직 100% 공감하며 찍었죠”

    강예원 “배우도 불안한 비정규직 100% 공감하며 찍었죠”

    “배우라는 직업도 비정규직이잖아요. 행복지수보다는 사회에 대한 불안감, 공포감이 높아요. 동생도 비정규직 경험이 있어서 100% 공감하며 찍었죠.”오는 16일 개봉하는 ‘비정규직 특수요원’(감독 김덕수)은 사회적 이슈에 코미디와 액션을 버무린 작품이다. 강예원(37)은 특수요원 장영실을 연기한다. 검은 슈트에 선글라스, 멋들어진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처음엔 만년 알바 인생이었다. 산전수전 공중전을 겪으며 따 놓은 자격증만 30여개. 서른다섯에 국가안보국으로부터 덜컥 합격 통지를 받았지만 하는 일은 댓글 알바 수준이다. 정리해고 1순위에 오른 영실에게 상사인 박 차장(조재윤)은 달콤한 제안을 한다. 보이스피싱으로 털린 국가 예산 5억원을 되찾아 오면 정규직으로 전환해 주겠다는 것이다. 이 악물고 보이스피싱 조직의 상담원으로 취업한 영실은 같은 곳에 위장 잠입한 열혈 여형사 나정안(한채아)을 만나 좌충우돌 공조수사를 벌이게 된다. 순제작비 18억원의 작은 영화다. 대작들과 비교하면 아쉬운 부분이 분명 있다. 하지만 남성 중심의 작품이 차고 넘치는 요즘 극장가에 여성 콤비는 신선, 그 자체다. 브로맨스 부럽지 않은 강예원과 한채아의 호흡도 돋보인다. 강예원은 못 알아볼 정도로 크게 다른 외양을 바탕으로 웃음보따리를 풀어놓는다. 얼굴을 반쯤 가린 금테 안경에 폭탄 맞은 듯한 곱슬머리, 소매가 늘어진 옷 등 거의 변장 수준이다. 망가짐의 정도로 따지면 역대 최고다.“이전에 연기했던 어눌한 캐릭터를 넘어서는 모습을 보여 주고 싶었어요. 처음에는 답을 좀처럼 찾지 못했는데 겉모습을 바꾸니까 연기가 나오더라고요.” 죽기 전까지 자신에게 만족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강예원은 배우가 마냥 즐거운 직업은 아니라고 했다. “영화 작업은 고통스러워요. 뭘 잘 모르고 룰루랄라 찍었던 ‘해운대’ 때를 제외하곤 그랬어요. 책임져야 할 게 많아지고 점점 예민하게 되죠. 시간순으로 촬영하는 게 아니라 앞으로 갔다가 뒤로 갔다가 하니까 감정은 물론 의상. 메이크업, 목소리 톤까지 제대로 연결시키려면 온갖 신경을 써야죠. 평소에도 여유를 즐기기보다는 그림을 그리고 가구를 만드는 등 좀처럼 손을 멈추지 않아요. 누가 억지로 시켜서 그러는 것은 아닌데 저는 스스로를 피곤하게 하는 스타일인 것 같아요. 주변에선 너 정도면 그렇게까지 불안해하지 않아도 되는데 왜 그러냐고 하지만 편하게 마음먹기가 쉽지 않네요.” 그럼에도 연기를 고집스럽게 이어 가는 까닭은 무엇일까. “질리다가도 바로 그리워지는 게 연기죠. 애증인 것 같아요. 한 편씩 끝낼 때마다 정신줄이 얇아지기도 하지만 중심을 잃지 않으려는 힘이 조금씩 붙어 가는 걸 느끼죠. 캐릭터에 대해 밑그림을 그리고 디테일을 채워 나가는 건 굉장히 재미있는 일이에요. 그렇게 내공을 쌓다 보면 자신감도 늘고요. 사실 제가 힘들다고는 이야기하는데 힘들지 않은 작업은 잘못된 작업이라고 생각해요. 고통이 없으면 얻는 것도 없겠죠.” 해마다 적어도 한두 편의 작품은 꾸준히 소화하고 있다. ‘해운대’, ‘퀵’ 등 큰 작품에도 등장했지만 최근에는 ‘내 연애의 기억’, ‘날 보러와요’, ‘트릭’ 등 개성 넘치는 작은 영화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여건이 썩 좋은 것은 아니더라도 결과가 나왔을 때 나름의 뿌듯함이 있어서다. “가끔은 선배들에게 업혀 가고 싶기도 해요. 이번 작품을 끝내고는 (박)중훈이 오빠, (설)경구 오빠, (차)태현이 오빠에게 전화를 걸어 작은 역이라도 좋으니 작품 좀 같이 하자고 푸념했어요. 하하하. 제 방식대로 걷고는 있는데 꾸준히 가다 보면 해가 뜨겠죠. 집요하게 욕심내며 살아서 그나마 버티고 있는 것 같아요. 가만히 있는데 다른 사람이 만들어 주지는 않거든요.” 예능 재미에도 푹 빠져 있다. 최근 KBS ‘언니들의 슬램덩크’ 시즌2에 합류했다. “예능의 좋은 점이 아이, 어르신 할 것 없이 저를 예뻐해 준다는 거예요. 제가 지나갈 때 바라보는 눈빛, 온도가 달라요. 따뜻하고 친숙하게 다가오는 기운들이 느껴지죠. 특히 ‘슬램덩크’는 소모되는 느낌을 주지 않고 제 삶을 윤택하게 만들어 주는 것 같아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요.”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월드피플+] 86세 할아버지가 폐지를 줍는 특별한 이유

    [월드피플+] 86세 할아버지가 폐지를 줍는 특별한 이유

    조니 제닝스(86) 할아버지는 지금으로부터 꼬박 78년 전인 18살 때 미국 조지아주에 있는 한 고아원을 방문했다. 그때 한 아이가 자신의 품에 안기며 자신을 입양해 달라고 졸랐다. 그의 삶의 구체적 목표가 생기고, 인생이 통째로 바뀌는 파천황(破天荒)적인 순간이었다. 제닝스 할아버지는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NBC 계열 투데이닷컴과 가진 인터뷰에서 "당시 여러 사람이 함께 고아원을 방문하고 떠날 때쯤 아이들 세 명이 내 무릎을 붙잡고 '제 아빠가 돼주세요?'라며 졸랐다"면서 "바로 그때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주마'라고 약속했다"고 오래 전 강렬했던 첫 기억을 떠올렸다. 그가 아이들을 입양하기에는 나이도 어렸고, 경제적 능력도 부족했다. 대신 그는 최선을 다해 재정적 후원을 하기로 결심했다. 그날부터 그는 폐지를 모으고, 재활용 쓰레기 수집에 나서며 돈을 모으기 시작했다. 큰 돈일 리 없었다. 그러나 그렇게 폐지를 팔아가며 모아 고아원에 후원한 돈은 지난 30년 동안 40만 달러(약 4억 6000만원)가 넘었다. 그의 선행이 알려지며 주변 사람들도 작은 뜻을 함께 모아가고 있다. 평소 틈틈이 신문, 박스 등 폐지들을 모아뒀다 제닝스 할아버지의 집 앞에 두고 가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또한 '작은 돈이나마 아낀 만큼 버는 것'(A penny saved is a penny earned)이라는 말처럼 1페니씩 모아가고 있다. 1페니는 요즘 잘 쓰이지도 않는 보잘 것 없는 동전이다. 100페니가 모여야 1달러(약 1150원)가 된다. 1페니 8만 4840개를 길게 늘여놓으면 1마일(약 1.6km)의 길이다. 액수로는 844달러 80센트(약 97만 1566원)다. 제닝스 할아버지는 "지금까지 '24마일의 페니'를 모았다"고 말했다. 2만375달러(약 2344만원)이라는 큰돈이다. 이 돈 또한 고스란히 기부했음은 물론이다. 케네스 톰슨 조지아주 고아원 원장은 "제닝스 할아버지는 정말 우아하고 품격 있는 사람"이라면서 "그의 겸손하면서도 고결한 성품과 다른 사람들을 대하는 친절한 태도, 아이들을 사랑하는 순수한 마음을 보면 존경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쇼미더머니6’ 장용준 지원 “음악에 대한 확신, 열정 확고하다”

    ‘쇼미더머니6’ 장용준 지원 “음악에 대한 확신, 열정 확고하다”

    ‘고등래퍼’ 출신 장용준이 Mnet ‘쇼미더머니6’에 지원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9일 장용준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전 제 음악에 대한 확신과 열정이 확고히 있고 썩히기 싫은 마음이 커서 두렵지만 대중 앞으로 다시 한 번 얼굴을 내비치게 됐다”며 ‘쇼미더머니6’ 지원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장용준은 지난달 Mnet ‘고등래퍼’에 출연한 바 있다. 뛰어난 랩 실력으로 심사위원단의 극찬을 받았지만 방송 직후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그가 과거 성매매를 시도하려 했던 정황이 드러나 논란에 휩싸였다. 또한 친구와 SNS로 대화를 하던 중 어머니를 향해 심한 욕설을 했다는 사실과 교내 따돌림을 주도했다는 정황도 포착되면서 그는 자필 사과문을 공개한 뒤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장용준은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이것저것 변명하기보단 앞으로 그런 실수들을 하지 않음으로써 커가는 걸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아버지인 장제원 바른정당 국회의원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아버지와 제 삶은 아예 무관합니다”라며 “따로 살게 된지 꽤 됐고 아버지에 대한 언급은 최대한 자제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언급했다. 다음은 장용준 인스타그램 전문. 쇼미더머니 지원으로 인해서 많은 말들이 오고 가는 것 같아요. 얘기를 좀 해보자면 전 완벽하지 않은 사람이고 많이 배워나가고 잇는 중이라고 생각해요. 일들이 터졌을 때 같이 있어주고 음악적으로 계속 끌어준 멋있는 형들이 프리마 형들이고 이 형들로 인해서 철도 많이 들고 있습니다. 미성년자의 나이에 하지 못 할 일들, 해선 안 될 일들 많이 했던 거 너무나도 부끄럽고 지울 수 없는 과거라 생각해요. 하지만 전 제 음악에 대한 확신과 열정이 확고히 있고 썩히기 싫은 마음이 커서 두렵지만 대중 앞으로 다시 한번 얼굴을 내비치게 됐습니다. 제가 정말 꼴보기 싫고 미우신 분들도 많을 거라고 생각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봐달라는 사치스러운 말보단 지켜봐 주셨으면 한다는 마음이 큽니다. 이것저것 변명하기보단 앞으로 그런 실수들을 하지 않음으로써 커가는 걸 보여드리고 싶네요. 저의 한마디 한마디가 기사화 되고 남들에 입에 오르내리는 이 삶이 제가 마냥 바랬던 것만은 아니라 많이 두렵기도, 무섭기도 한 그런 인생을 살고있는 한 18살 남자아이일 뿐입니다. 솔직한 제 심정은 10대에는 짧은 1~2년 사이에도 사람이 못 알아 볼 정도로 성장한다고 생각해요. 제가 그 시기를 겪고 있다고 감히 생각해봅니다. 다시 한 번 제 모습이 보기 싫고 화가 나시는 분들에겐 죄송하지만 소년에서 어른이 되어가는 10대인 제 모습 지켜봐달라고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더 멋진 예술가, 또 사람 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사랑하는 저희 식구 프리마 형들 너무 감사하고 제 음악을 사랑하고 기대해주시는 소수의 여러분들에게도 감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은 말씀은 아버지와 제 삶은 아예 무관 합니다. 서로의 삶을 존중하고 응원하기로 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의 직업때문에도 따돌림을 많이 당했고 심지어는 아버지의 얼굴을 합성해서 돌리고 다니는 친구들도 있었습니다. 그때도 전 아버지의 꿈을 지지 했고 아버지 또한 지금 그런 마음일 거라 생각합니다. 서로의 성격과 성향이 맞지않아 따로 살게 된지 꽤 되었고 아버지에 대한 언급은 최대한 자제해주셨으면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사진=Mnet ‘고등래퍼’ 방송 캡처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14년 전 총기 살해 범죄자, 출소 뒤 6일 만에 총기 사망

    14년 전 터키의 한 카페에서 어린아이를 죽인 남자가 자신의 결혼식 날 총에 맞아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8일(현지시간) 살인혐의로 교도소에 수감됐던 한 남자가 출소한지 6일 만에 죽었다고 보도했다. 그는 결혼식 시작 직전 담배를 피러 밖으러 나온 사이, 두건을 쓴 한 남성이 쏟 총에 맞아 숨졌다. 자동차 외판원이었던 다이미 파샤(49)는 2003년 터키의 포차(Foca)에서 알리스테어 그리마슨(2)을 살인한 죄로 종신형에 처해졌다. 그해 7월 알리스테어의 엄마는 아들의 할머니와 조용한 카페에서 식사중이었다. 근처 테이블에서 휴대폰을 두고 논쟁이 일어났고 이는 총 싸움으로 번졌다. 겁에 질린 엄마는 유모차에 있던 아들과 함께 달아났지만 빗나간 총알에 맞은 아들은 이미 숨을 거둔 상태였다. 다급히 이혼한 전 남편에게 전화를 걸었고 고향 스코틀랜드에서 돌아온 남편은 아들의 사망소식을 알게 됐다. 당시 3명에게 총을 겨눴던 파샤는 현장에서 달아났고 친척집에 숨어있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후에 "아이를 죽일 의도는 없었다"며 자신이 저지른 죄를 뉘우치며 눈물로 고백했다. 그는 58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평결 이후 알리스테어의 엄마는 "그를 증오한다"며 "가족의 삶을 영원히 망쳐버린 그를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심정을 토로했다. 그러나 파샤는 겨우 13년만에 감옥에서 풀려났고, 부부는 그가 출소했다는 사실조차 몰랐다. 터키에서는 10년 이상을 선고받은 피수용자의 수가 넘쳐나 어쩔 수 없이 일찍 석방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알리스테어의 아빠는 "처음엔 아들을 죽인 범인이 풀려났단 사실에 화가 났고 그만큼 위험한 사람을 왜 풀어줬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며 "그가 자신의 죄를 감옥에서 뉘우치길 바랐다"고 밝혔다. 하지만 파샤의 사망 소식을 접한 그는 "14년 전의 아픈 기억이 되살아났다. 일부 사람들은 그가 죽어서 내가 기뻐한다고 여길지도 모르겠지만, 전혀 위로가 되지 않는다. 특히 남겨진 그의 가족들을 생각하면 유감스럽고 딱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어 "나는 더이상 누군가가 생명을 잃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 특히 결혼식을 앞둔 그런 상황에서 그의 죽음은 아이러니하다. 그는 총기 사용을 두려워하지 않았고 결국 총 때문에 사망했다. 그가 살아서 교도소에 있었다며 더 좋았겠지만, 그는 이제 가버리고 없다"고 설명했다. 현재 그리마슨은 아들이 죽은 후 터키에서 무기 무역에 관한 세계적인 단속과 엄격한 총기 규제에 대한 캠페인을 벌이는 중이다. 한편 경찰은 살인 사건과 관련해 5명을 심문하고 있으며, 당시 살인자로 투옥됐던 용의자들의 흔적을 쫓고 있다.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베스트셀러 여성 작가의 ‘특별한 이혼’ 사유

    베스트셀러 여성 작가의 ‘특별한 이혼’ 사유

    최근 세 아이의 엄마이자 블로그 '불량한 엄마'를 운영하는 질 스모클러와 그녀의 남편 제프(41)가 17년의 결혼생활 끝에 이혼할 예정임을 밝혔다. 이혼 사유는 바로 남편 제프가 게이여서다. 질은 지난 4일(현지시간) 토요일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는 결혼 생활을 포함해 23년을 함께해왔고, 오랫동안 서로에 대한 깊은 사랑으로 더 어려운 순간도 견뎌냈지만 이것이 우리의 현실이다"라고 헤어지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그리고 "더이상 남편과 아내로서 서로를 사랑할 수 없게 됐지만 아이들이 우리의 차이를 기꺼이 받아들여 개방적이면서도 이해심 많은 사람으로 자라도록, 그들의 부모가 남들과 다르다는 사실을 올바르게 인식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전했다. 제프 역시 '나의 소울메이트와 이혼하다'라는 제목으로 아내의 블로그에 글을 올렸다. 그는 "4~5년 전 자신의 성정체성을 깨달았고, 항상 남들과 달랐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며 솔직하게 밝혔다. 이어 "사실 18살에 영혼이 통하는 소울메이트인 질을 만났을 때, 그 사람이 여성이었기에 내가 게이일 리 없다고 믿었다"고 적었다. 하지만 제프는 자신이 게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은 후, 몇 년 동안 자신의 건강과 행복을 고의적으로 등한시 했고 우울증에 빠졌다. 아내는 이렇게 삶과 존재의 정체성 사이에서 혼란을 겪으며 힘겨워하는 남편의 모습을 더이상 지켜볼 수 없어 큰 결심을 내린 셈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 커플이 각자의 글을 게재한 이후 많은 사람들로부터 응원을 받고 있다고 한다. 한편 질은 '왜 엄마는 나에게 아이를 낳으라고 했을까'를 쓴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육아전문가로, 2008년 초에 블로그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9년째에 접어들어 가장 인기있는 육아 웹사이트로 성장했고, 소셜 미디어 채널을 통틀어 350만명이 넘는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사진=news.com.au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어폴로지’ 충격 증언, 차오 할머니 “애 낳자마자 죽여야 했어”

    ‘어폴로지’ 충격 증언, 차오 할머니 “애 낳자마자 죽여야 했어”

     “애를 둘 낳았어, 딸 하나 아들 하나. 낳자마자 목 졸라서 죽여야 했어. 위안소에서 생긴 아이니까 어쩌겠어…” 다큐멘터리 영화 ‘어폴로지’가 공개한 특별영상 속 차오 할머니는 일본군에게 끌려갔을 때의 기억을 생생하고 담담하게 증언했다. 할머니는 “아이가 죽었을 때는 말도 못하게 충격이었어. 일본군 놈 아이를 가진 거잖아…”라며 아이를 버려야만 했던, 충격적이면서도 가슴 아픈 사연을 털어놨다. 영화 ‘어폴로지’는 과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였던 한국의 길원옥 할머니와 중국의 차오 할머니, 필리핀의 아델라 할머니의 삶을 6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담아낸 다큐멘터리다. 중국의 차오 할머니는 여섯 자매 중 한 명으로 태어나 일본군에게 끌려갔다. 그곳에서 몸이 만신창이가 된 후로 더는 임신을 할 수 없게 됐다. 그런 차오 할머니에게 입양한 딸이 하나 있다.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딸에게 조차 자신의 과거를 함구할 수밖에 없었던 사실은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차오 할머니는 “애를 낳을 때, 까딱하면 죽을 뻔했어. 상상이 돼?”라고 묻는다. 인고의 세월을 살아낸 그녀의 아픔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물음이다. 차오 할머니를 비롯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누군가의 딸이었을 이들의 파란만장한 인생을 담은 영화 ‘어폴로지’는 오는 3월 16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12세 관람가. 105분.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새 영화] ‘내 이름은 꾸제트’

    [새 영화] ‘내 이름은 꾸제트’

    정감 넘치는 佛 스톱모션 애니새로운 형태의 가족형성도 흥미퀭하니 다크서클이 낀 듯한 큰 눈을 지니고 있는 캐릭터들이 처음에는 우울하게 다가오지만 보면 볼수록 매력이 느껴진다. 어딘지 모르게 차가워 보이는 디지털 애니메이션이 넘쳐나는 요즘, 정감이 듬뿍 넘쳐나는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이 한 편 찾아온다. ‘내 이름은 꾸제트’다. 그래도 삶은 살아갈 희망이 있다는 이야기를 역설하는 작품이다. 프랑스의 한 보육원이 무대다. 죽은 아버지를 그리워하며 연을 날리는 꾸제트는 술주정뱅이 엄마가 뜻하지 않은 사고로 세상을 뜨는 바람에 보육원에 온다. 보육원에는 저마다 사연이 있는 아이들이 한가득이다. 대장 노릇을 하는 시몽은 부모의 무관심에 방치된 신세다. 까미유는 아빠의 가정폭력에 엄마가 집을 나가버렸다. 아랍계 꼬마 아메드는 아빠가 운동화를 사 주겠다며 주유소를 털었다가 감옥에 갔다. 알리스는 아빠에게 몹쓸 짓을 당해 세상을 두려워하고, 흑인 소녀 베아트리스는 학교 간 사이에 엄마가 아프리카로 추방당했다. 먹보인 주주베는 강박증을 앓고 있다. 이런 환경이면 비뚤어지기도 쉬우련만, 어느 하나 나쁜 마음의 아이들은 없다. 때로는 어른들의 편견과 맞닥뜨리지만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는 아이들의 모습이 뭉클함을 준다. 어떤 면에서는 아이들이 어른들보다 더 어른스럽고, 또 어른들은 이러한 아이들을 보며 자신들도 성장해 간다. 전통적인 개념의 가족이 무너져 가는 현대 사회에서 아이들과 보육원 선생님, 아이들을 돕는 경찰 아저씨 등이 새로운 형태의 가족을 형성해 나가는 모습도 흥미롭다. 전체 관람가도 충분하다고 보는데, 캔맥주 장면, 아이들 시각에서 본 성행위 묘사, 지원금을 노려 아이를 데려가려는 친척 등 일부 내용을 이유로 12세 관람가 등급이 매겨졌다. 질 파리의 소설 ‘꾸제트의 자서전’이 원작이다. 프랑스의 주목받는 여성 영화 감독 셀린 시아마가 각색에 참여한 점이 눈길을 끈다. 캐릭터들이 어딘지 모르게 팀 버튼 감독의 ‘프랑켄위니’(2012)와 닮은 구석이 있다. 양 쪽 작품에서 캐릭터 디자인을 맡았던 한국계 애니메이터인 킴 쿠클레르가 연결 고리다. 수준 있는 단편 애니메이션을 선보이던 끌로드 바라스 감독은 장편 데뷔작에서부터 대박을 터뜨렸다. 최근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주토피아’에 밀려 장편 애니메이션 수상이 불발됐지만 앞서 지난해 칸영화제 감독 주간에 초청됐고, 안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그랑프리와 관객상, 유러피안필름어워즈 최우수 애니메이션상, 새틀라이트 어워즈 애니메이션 및 복합 미디어 영화상 등을 휩쓸었다. 9일 개봉.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월드피플+] 두개골 없이 태어난 아기, 기적의 2년을 노래하다

    지난 2015년 8월 미국 플로리다주(州) 인근 한 도시에서 태어난 것 자체가 기적이라 불리는 아기가 세상에 나왔다. 이제는 정확히 2년 6개월을 살아온 아기의 이름은 잭슨 뷔엘. 한 소년의 탄생에 현지 언론이 주목한 이유는 잭슨이 선천성 무뇌증이라는 희귀질환을 갖고 태어났기 때문이다. 실제 태어날 당시 잭슨은 두개골 대부분이 없었으며 뇌도 단 20%만 남아있었다. 이같은 잭슨의 희귀 증상은 이미 초음파 검사를 통해 밝혀졌었다. 이에 담당 의사는 출산한다고 해도 수시간 혹은 수일 내에 사망할 것이라며 잭슨의 부모에게 중절 수술을 권유했을 정도. 그러나 부모인 브랜든과 브리티니는 크리스찬으로서의 믿음으로 그대로 아기를 출산했다. 아빠 브랜던은 “우리가 누구라고 아이 생명을 결정하겠느냐?”면서 “우리에게 주어진 그 아이는 신의 뜻인 것”이라고 밝혔었다. 이렇게 우여곡절 끝에 태어난 아기가 바로 잭슨이다. 그로부터 2년 6개월이 흐른 최근, 놀랍게도 잭슨이 여전히 건강하게 살아있는 것은 물론 말도 조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잭슨이 살아남는다 해도 걷거나, 듣거나, 보거나. 말하지도 못할 것이라는 의사의 진단을 무색케한 셈. 아빠 브랜든은 "지난 2년여 시간 동안 하루하루가 힘들고 고통스러운 순간들이 많았다"면서 "이제 힘들었던 과거가 기쁨의 대답으로 돌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잭슨이 보고 듣는 것은 물론 '엄마'와 '아빠', '사랑해'라는 말도 할 만큼 점점 상태가 좋아지고 있다"며 기뻐했다.   물론 잭슨의 상태가 이렇게 좋아진 이유는 부모의 헌신이 자리잡고 있다. 잭슨은 지금도 8명의 의사를 찾아다니며 정기적인 치료를 받고있으며 엄마 브리티니는 직장은 물론 개인생활도 사실상 포기했다. 그러나 엄마는 "잭슨은 우리 삶의 일부로 매일매일 완전히 지쳐버릴 정도로 사랑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아이를 사랑하는 그 자체가 커다란 기쁨을 준다"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기록한 위대함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기록한 위대함

    세상 끝 최악의 탐험, 그리고 최고의 기록/로버트 팔콘 스콧/박미경 옮김/나비의 활주로/540쪽/2만 5000원“당신과 아이의 초상이 내 가슴에서 발견될 거요.” 누가 이런 글을 생의 마지막 순간에 남길 수 있을까. 죽음이라는 원초적 두려움 앞에서 이런 용기를 낼 수 있다면 그는 필경 초인적인 인내력과 완벽한 통제력을 갖춘 사람일 것이다. 새 책 ‘세상 끝 최악의 탐험, 그리고 최고의 기록’의 저자가 그랬다. 영국의 탐험가였던 저자는 자신의 삶과 남극 원정을 맞바꿨다. 저자가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놓지 않았던 건 삶에 대한 미련이 아니라 도전에 대한 기록이었다. 책은 500여일에 달하는 저자의 탐험 일기와 뒤이은 수색팀의 이야기를 함께 담고 있다. 1901년, 한 차례 남극 원정을 성공적으로 마친 저자는 1910년 두 번째 원정을 벌인다. 이른바 ‘테라노바호 탐험’이다. 당시 영국 해군 대령이자 탐험대장이었던 저자는 원정대를 세 팀으로 나눠 운영했다. 자신이 속한 극점팀(남극점 공략팀)과 북부팀, 서부팀 등이었다. 결과적으로 극점팀은 남극점을 정복하는 것엔 성공했지만, 귀환엔 실패했다. 불과 800m 옆에 구조팀이 와 있었지만, 한 치 앞도 안 보이는 극심한 눈보라로 두 팀은 엇갈리고 말았다. 그 처절했던 하루하루를 저자는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기록했다. 그게 책의 핵심 가치다. 당시 5명으로 구성됐던 극점팀 대원들은 편히 최후를 맞을 수 있는 약을 각자 소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자연사를 택했다. 동료 한 명의 죽음은 곧 식량 배급의 증가로 이어졌다. 냉혹하지만 남극에선 그게 현실이고 최선이다. 최후의 순간이 왔다고 생각되면 스스로 발걸음을 늦추거나, 살아남아야 할 이들을 위해 짐짓 편한 말을 남기고 텐트를 떠나야 했다. 이 같은 이야기들이 담담한 필치로 적혀 있다. 일 년 뒤 수색팀이 다시 남극을 찾았다. 항공기로 물자를 수송하는 요즘과 달리 당시엔 여름철에만 남극 탐험이 가능했기 때문에 수색팀 투입도 늦어질 수밖에 없었다. 수색팀이 극점팀 일행을 찾았을 때 대원 셋은 최후의 순간 그대로였다. 저자가 가장 나중에 숨을 거뒀고 양 옆에 대원들이 잠자듯 누워 있었다. 저자는 필경 두 대원의 죽음을 지켜보며 최후의 글을 남겼을 것이다. “우리는 끝까지 싸울 것이지만 몸은 점점 더 쇠약해지고 있다. 끝이 멀지 않은 것 같다. 안타깝게도 더이상 글을 쓸 수가 없다. R 스콧.” 당시 그의 심정은 어땠을까. 저자는 죽기 전 왼손을 평생지기이자 탐험 동지였던 윌슨을 향해 뻗었다. 그리고 그대로 최후를 맞았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월드피플+] 아들 위해 전업한 뒤 3D 팔 개발한 아빠

    [월드피플+] 아들 위해 전업한 뒤 3D 팔 개발한 아빠

    아픈 아들에게 더 나은 삶을 제공해 주고 싶었던 한 아버지는 새로운 일에 과감히 뛰어들었다. 지난 2일(현지시간)영국 데일리메일은 자신의 아이에게 맞는 생체공학 팔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한 아버지의 부성애를 소개했다. 2015년 3월 벤 라이언과 케이트 스미스(38)부부는 아들 솔 라이언을 어렵게 낳았다. 아들은 왼팔이 머리 위로 올라간 채 태어났고, 이는 왼쪽 팔꿈치 위로 응혈을 발생시키는 합병증의 원인이 됐다. 의사는 혈액 덩어리가 정맥을 타고 뇌로 올라가면 생명에 위협을 초래 할 수 있다는 이유로 왼쪽 팔을 절단하는 수술을 권했다. 그리고 아이가 플라스틱 인공 팔을 사용하려면 1년 정도 필요하고, 전자 팔을 착용하기까지 3년의 시간이 더 걸릴지도 모른다는 말을 전했다. 라이언은 “우리의 첫 아이, 솔의 출생 후 10일째 되던 날 그의 팔을 절단해야한다는 말을 들었다. 마치 암흑에 갇힌 것처럼 끔찍했다”며 당시 상황을 기억했다. 그는 ‘아이가 권투나 기타 연주 등 자신이 어렸을 때 경험했던 일들을 결코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떨치지 못했고, 결국 아들에게 더 나은 환경을 제공해 줄 수 있는 사람은 자신 밖에 없다고 믿었다. 그 길로 심리학 강사 일을 그만두고 의수 설계에 뛰어들었다. 아들이 태어난 지 5주가 되었을 때 임시변통으로 스펀지와 탈지면, 작은 구리관, 배관용 부품을 이용해 인공 팔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디자인하는 법을 스스로 습득했고 뱅거대학 실험실 관계자들의 도움을 받아 게임 콘솔 스캐너와 3D프린터를 사용해 견본을 떴다. 상상 속에만 존재하던 모습이 시제품으로 탄생한 셈이다. 그는 거미 다리에서 영감을 받아 유체 압력 패드를 발명했다. 유동체가 파이프를 따라 아래로 보내지면 기계 레버가 작동하고 손가락과 엄지손가락이 열려 물체를 잡을 수 있게 된다. 이 기술은 배터리가 필요 없고, 사용하기 쉬우며 3D프린터를 통해 전부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질 수 있다. 라이언은 “유아들을 위한 의수 기술은 제대로 발달하지 못했다. 뼈대에 가까워 징그럽게 생기거나 의수처럼 보이지 않는다. 나는 아들에게 그런 경험을 주기보다 초반부터 착용할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고 싶었다. 그는 두뇌가 발달하는 기간 동안 아들이 양팔을 사용하도록 격려하면 나중에 의족을 더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가능성이 더 높다고 믿었다. 현재 라이언은 새로운 회사 '엠바이오닉스(Ambionics)'를 설립한 후 더 많은 시간을 의족개발에 할애하고 있다. 의수가 팔다리 없이 태어난 수백 만 명의 아이들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그는 더 많은 전문가를 채용하고, 임상실험을 수행해 한 차원 더 높은 기술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올 시간선택제 국가공무원 461명 최종 선발

    올 시간선택제 국가공무원 461명 최종 선발

    민간 기업에서 발군의 기량을 인정받던 김모(33)씨는 습관성 유산 때문에 직장을 포기해야 했다. 어렵사리 아이를 낳고 ‘경단녀’(경력단절여성)로 살던 김씨는 하루에 반나절만 일해도 되는 ‘시간선택제 공무원’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인사혁신처 행정 7급 시험에 도전해 합격했다. 그는 “일과 육아를 함께할 수 있는 일을 찾게 돼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자녀의 장애로 다니던 회사를 그만둔 정모(여·39)씨는 경찰청 행정 9급 시험을 무난히 통과해 올해 시간선택제 국가공무원이 됐다. 자신의 일과 자녀 재활치료를 병행할 수 있게 된 정씨는 “삶에 새로운 희망을 갖게 됐다”고 감격스러워했다. 인사혁신처는 이와 같은 ‘2016년도 시간선택제 국가공무원 경력경쟁채용시험’ 최종합격자 461명을 3일 사이버국가고시센터(gosi.go.kr)에 발표한다고 2일 밝혔다. 올해 합격자는 지난해(353명)보다 108명 늘었다. 이들은 12대1의 경쟁률을 뚫고 합격했다. 합격자 평균 연령은 36.1세로 2015년도(35.2세)보다 약간 높아졌다. 20대 합격자 비중은 전년보다 줄어든 반면, 30~40대는 늘었다. 출산과 육아 등으로 직장을 떠났던 여성들의 사회 재진출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시간선택제 국가공무원 제도는 공공분야 일자리를 늘리고 유연한 근무환경을 만들기 위해 도입됐다. 통상 주 40시간(하루 8시간)을 일하는 전일제 공무원의 절반 수준인 주 20시간 안팎만 근무한다. 관련 분야에서 근무경력과 자격증, 학위 등이 있다면 응시할 수 있다. 급여는 전일제 공무원의 50% 수준이지만 정년이 보장되고 복리후생과 수당 등도 전일제 공무원과 동등하게 지급된다. 한국개발연구원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시간선택제 공무원의 월평균 급여는 131만 3000원이다. 시간제 공무원으로 일하다 전일제 근무를 원할 경우 인사교류 등이 아닌 신규채용 절차를 거쳐야 해 전일제 전환이 까다로운 편이다. 또 “시간선택제 공무원 때문에 전일제 공무원 채용이 줄어든다”는 일선의 불만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한편 올해 시간선택제 국가공무원 경력경쟁채용시험 계획은 4~5월쯤 ‘사이버국가고시센터’를 통해 공고할 예정이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모바일 픽!] 선행과 나눔...세상은 아직 살 만하다

    [모바일 픽!] 선행과 나눔...세상은 아직 살 만하다

    작은 친절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수 있다. 심지어 어떤 경우에는 생명을 구하기도 한다. 한 예로, 지난 2005년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금문교에서 자살 미수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21세 청년 케빈 베르티아는 금문교 난간에서 뛰어내리려다가 고속도로 순찰대 소속 경찰관 케빈 브릭스 경사에게 발견됐다. 이때 브릭스 경사는 1시간에 걸쳐 청년을 설득했고 마침내 청년을 구하는데 성공했다. 현재 청년은 결혼해서 두 아이의 아버지가 됐고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1일(현지시간) 이와 같이 세상에서 감동적이었던 사연 중 일부를 모아 사진과 함께 공개했다. 실상은 구구한 어떤 설명도 필요 없다. 한 장의 사진이 주는 감동은 지구 만큼의 무게감과 함께 삶과 세상의 가치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씨줄날줄] 장미대선/최용규 논설위원

    [씨줄날줄] 장미대선/최용규 논설위원

    봄의 전령 하면 흔히 개나리를 꼽는다. 노랑물을 뒤집어쓴 개나리가 얼른 피고, 진달래와 벚꽃이 그 뒤를 따라오는 풍경이 3~4월이다. 복잡하고 티석티석한 심상(心狀)에 큰 숨 들어가도록 길을 터 주는 ‘봄의 3총사’. 우리는 누구한테 끌렸을까. 수년 전 에버랜드가 이런 설문조사 결과를 내놓은 적이 있다. 가장 좋아하는 봄꽃으로 벚꽃을 꼽은 응답자는 전체 응답자의 45%나 됐다. 우리의 한과 정서를 대변하는 개나리(27%)가 뒤를 이었고, 진달래(7%)는 튤립(8%)에 이어 네 번째였다. 사랑이 차고 넘치니 온통 축제다. 제주왕벚꽃축제, 진해군항제를 타고 화개장터, 팔공산, 청풍호, 김제, 에버랜드, 여의도로 올라온다.봄만 되면 왜색(倭色) 짙은 벚꽃에 그토록 꽂힐까. 각자의 삶이 다르듯 꽃말 아닌 꽃의 의미 또한 다중적이지 않나 싶다. 아름답고 화려한 꽃도 어떤 이에게는 솟구치는 슬픔이듯이…. ‘누가 꽃의 의미가 무엇이냐’고 물으면 “그것은 나도 알 수 없다”고 했다는 꽃의 시인 김춘수의 세계를 시가 뭔지도, 그 시인이 누구인지도 모르지만 아주 쪼금은 알 것 같다고 한다면 안 될까. 바람이 불면 눈 날리듯 흩날리는 벚꽃잎처럼 3~4월도 흰 듯, 볼그스레한 왕벚나무, 산벚나무, 올벚나무, 겹벚나무, 양벚나무, 수양벚나무 사이를 거닐 것이다. 언제쯤? 기상정보 업체 웨더아이에 따르면 올해 벚꽃은 3월 21일 제주 서귀포를 시작으로 서울은 4월 6일쯤 꽃망울을 터트린다. 활짝 피는 시기는 제주도 3월 28일, 남부지방 4월 2~7일, 중부지방 4월 9~16일이다. 장미. 3년 전 한국갤럽이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꽃을 물었다. 전국 만 13세 이상 남녀 17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1위는 화려한 자태와 향기를 자랑하는 장미(30%)였다. 가을을 상징하는 국화(11%)가 뒤를 이었고 벚꽃이 베스트 10에도 끼지 못했다니 아이러니하다. 벚꽃이 한순간에 만개했다가 비·바람 맞고 속절없이 무너지는 쪽이라면 장미는 초여름부터 초가을까지 도도하고 요염한 자태를 버리지 않는다. 익히 아는 것처럼 노란 장미, 백장미도 있지만 장미 하면 붉은 장미가 으뜸이다. 열렬한 사랑, 욕망, 절정의 꽃말이 내포하듯 장미의 속성은 극단이다. 유혹하는 장미는 치명적인 대가를 요구한다고나 할까. 이정미 헌법재판관 퇴임(13일) 이전에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대한 선고가 내려질 것이 확실시된다. 한때 가능할 것처럼 보였던 ‘벚꽃대선’은 물 건너갔다. 대신 ‘장미대선’(薔薇大選) 가능성은 열려 있다. 탄핵안이 기각 또는 각하된다면 몰라도 인용된다면 늦어도 5월 중순에는 대선을 치러야 한다. 5월의 장미. 화려하지만 독한 가시가 숨어 있다. 최용규 논설위원 ykchoi@seoul.co.kr
  • 끝까지 감추려는 그들…진실을 말하려는 우리

    끝까지 감추려는 그들…진실을 말하려는 우리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 교과서 왜곡 등 한·일 양국 간 얽힌 역사 문제가 스크린을 달구고 있다. 개봉도 하기 전에 일본 측이 국내 영화의 왜곡 주장을 펴는 등 양국 간 역사 인식을 둘러싼 갈등이 고조될 전망이다.# ‘눈길’ 위안부 피해자의 참혹했던 현실 조명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아픈 역사를 조명한 ‘눈길’(감독 이나정)이 1일 물꼬를 튼다. 2015년 광복 70주년을 기념해 KBS 3·1절 2부작 특집극으로 방송된 작품이다. 당시 특집극으로는 높은 5% 안팎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극장 상영을 목표로 제작된 만큼 영상미가 돋보인다. 크고 작은 국제영화제들에 공식 초청됐다. 극장판은 방송분에 견줘 오프닝과 엔딩을 새롭게 편집했고, 러닝타임을 늘렸다. 1944년 일제강점기 말을 배경으로 한 마을에 사는 가난한 집 딸 종분과 부잣집 막내 영애가 일본군에 끌려가 겪게 되는 참혹한 현실을 그렸다. 아역 배우 출신의 김향기, 김새론의 연기가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노년의 종분은 김영옥이 연기해 무게감을 더했다. 이야기는 지난해 관객 358만명을 동원한 ‘귀향’과 닮았다. ‘귀향’이 소녀들이 겪었던 폭력을 적나라하게 묘사한 반면, ‘눈길’은 소녀들의 얼굴에 나타나는 공포와 절망감을 밀도 있게 그려냈다.# ‘어폴로지’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사연들 한국, 중국, 필리핀의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오늘을 만날 수 있는 다큐멘터리 ‘어폴로지’(감독 티파니 슝)가 오는 16일 바통을 잇는다. 캐나다국립영화위원회가 제작한 이 작품에서 중국계 캐나다 여성 감독은 6년간 세계 곳곳을 돌며 할머니들을 만났다. 피해자에서 인권 운동가로 변신한 한국의 길원옥 할머니, 위안소에서 일본군 아이를 낳았지만 버려야 했던 중국의 차오 할머니, 해방 뒤 고향에 돌아와 백년가약을 맺은 남편에게 끝내 과거를 털어놓지 못했던 필리핀 아델라 할머니의 사연이 고통스럽다. 슝 감독은 “오래전 일이라고 침묵하면 다음 세대에서 그다음 세대로 답습하게 된다”면서 “이것은 단순히 아시아 문제도, 역사 속 문제도 아닌 범지구적 문제”라고 강조했다. 극장 수익 중 10%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위한 정의기억재단에 기부된다. 또 개봉 및 마케팅 비용 마련을 위한 ‘스토리펀딩’도 진행 중이다.# ‘대장 김창수’ 백범 김구선생의 청년기 다뤄 이르면 상반기 개봉을 목표로 후반 작업 중인 ‘대장 김창수’(감독 이원태)는 청년 백범 김구를 다룬 작품이다. 김창수는 김구가 젊은 시절 쓴 이름. 일제에 의해 목숨을 잃은 명성황후를 위한 복수라며 일본인을 살해했다가 사형 선고를 받은 김창수가 옥중에서 진정한 독립투사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린다. ‘암살’에서 독립군으로 열연했던 조진웅이 타이틀롤을 맡았다. 송승헌이 형무소장 역으로 첫 악역에 도전한다. 정진영과 정만식 등 연기파들도 함께했다.# ‘군함도’ 日 탄광에 끌려간 강제노역 조선인의 탈출기 주목받는 여름 대작이 ‘군함도’(감독 류승완)다. 7월 개봉 예정인 이 작품은 일본 하시마섬 탄광에 끌려간 강제 노역 조선인들의 탈출기를 그렸다. 황정민, 소지섭, 송중기, 이정현 등 초호화 캐스팅에다가 순제작비만 220억원을 쏟아부었다. 지난해 하반기 촬영한 ‘군함도’ 예고편이 공개되자 일본 우익 매체인 산케이가 날조된 이야기라며 맹공하고 나섰다. 제작사 외유내강은 “지금까지 생존해 있는 강제 징용 피해자들은 물론, 수많은 증언과 자료가 있는 역사적 사실로 왜곡 주장은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일축했다. # ‘박열’ 일왕 폭살 모의한 독립운동가의 삶 담아 올 영화계 대미는 일제 강점기에 천착하고 있는 이준익 감독의 ‘박열’이 장식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으로 건너가 무정부주의 단체 흑도회를 조직하고 일본 왕세자를 폭살하려 했던 독립운동가의 삶을 담은 작품이다. 일본 여인과 연인 사이였고, 해방 때까지 22년간 옥살이를 했으며, 6·25 전쟁 당시 납북된 박열의 삶은 파란만장 그 자체다. 최근 촬영을 마무리한 이 작품은 이제훈이 타이틀롤을 맡았다. 지난해 큰 울림을 준 이 감독의 전작 ‘동주’와는 달리 컬러 작품이다. 연내 개봉 목표. 전찬일 영화평론가는 “한·일 역사 문제는 한국 영화가 꾸준히 짚어줘야 할 이슈이자 소재”라면서 “일제 등 역사를 직시하고 정면 승부하는 작품들이 더 많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옹알이·자장가… 음악도 생존을 위한 수단이었다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옹알이·자장가… 음악도 생존을 위한 수단이었다

    “음악이 없는 삶은 잘못된 삶이며 피곤한 삶이자 유배당한 삶이기도 하다.”‘망치를 든 철학자’라는 별명 때문에 음악과는 전혀 거리가 멀어 보이는 독일의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1844~1900)가 남긴 말입니다. 음악은 인간의 희로애락과 떼려야 뗄 수 없다는 말로 들립니다. 지난 28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89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뮤지컬 영화 ‘라라랜드’가 6개 부문을 휩쓸었습니다. 관객의 호평을 받은 것은 다채로운 영상과 배우의 명연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영화와 밀착하면서 감정을 돋운 음악 덕분이기도 합니다. 그럼 대체 인간은 언제부터 음악을 듣기 시작했을까요. 그리고 음악이 만들어진 이유는 뭘까요. 음악은 진화학자들과 뇌신경과학자들에게 남아 있는 어려운 수수께끼 중 하나입니다. 인간의 뇌에서 음악과 관련한 부위가 언어 중추보다 훨씬 넓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지만 음악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들과 특징들이 뇌의 어떤 경로와 과정을 통해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는 아직도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음악과 그 기원을 이해하는 것은 우리가 누구인지 이해하는 것과 같은 일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실제로 많은 연구자들이 이 수수께끼를 풀기 위한 시도를 했지만 밝혀낸 것은 ‘인간이 유일한 음악적 동물’이라는 사실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 하버드대의 유명한 인지과학자이자 진화심리학자인 스티븐 핑커 교수는 ‘음악은 청각의 치즈케이크’라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식사 후 디저트로 나오는 치즈케이크처럼 진화에서 나타난 부수적 요소라는 것입니다. 하버드대 진화심리학과 맥스 크라스노 교수와 새뮤얼 메어 박사는 기존의 문헌들과 유아들의 옹알이를 분석해 아이들의 노래가 부모나 어른들에게서 자신이 필요로 하는 것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 만들어졌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연구팀은 이런 음악 본능은 원시시대부터 이어져 내려온 것이며 고대인들에게 음악은 ‘생존’을 위한 중요한 수단이었을 것이라고 추정했습니다. 인간이 다른 동물들과 함께 생존경쟁을 벌였던 수만년 전, 엄마의 자장가는 위치를 감추기 위한 방식이었을 겁니다. 자장가를 들은 아기는 애착과 안정감을 느끼면서 울음을 그칩니다. 아기의 울음소리를 듣고 육식동물이 찾아올 위험을 막는 것이죠. 또 말문이 트이기 전 아이들의 옹알이 같은 음악은 자원분배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방식이라는 설명도 있습니다. 어른들의 시선이 자신에게 집중되도록 하는 방법인 거죠. 엄마의 자장가든, 아이의 옹알이든, 음악은 인간의 유대감과 결속력을 높여 생존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수단이었다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생물학 및 심리학 분야 국제학술지 ‘진화와 행동’ 최신호에 실렸습니다. 현대인에게 음악은 먼 옛날 우리 조상들처럼 야생에서 살아남기 위한 수단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살면서 부딪히는 각종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또 즐거움을 배가시키기 위해 음악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고대인들의 생존 현장만큼 치열해진 현대의 정글에서 ‘생존’하기 위해 오늘 당신이 듣고 싶은 음악은 어떤 것인가요. edmondy@seoul.co.kr
  • 예약 4분 늦었다고 진료 거부… 英 5세 사망

    ‘복지 선진국’ 英사회 비난 일자 “다른 환자 봤다” 거짓 해명까지 영국에서 예약 시간보다 4분 늦었다는 이유로 진료를 거부당한 5살 여자아이가 숨진 사건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영국 사회가 충격에 빠졌다. 국가 주도의 전국민보건서비스(NHS)가 가져온 행정만능주의와 의료서비스 질 하락의 결과라고 현지 언론은 지적했다. 26일(현지시간) 텔레그래프 등 언론에 따르면 영국 뉴포트의 싱글맘 샤니(25)는 2015년 1월 26일 딸 엘리 메이(5)의 천식 증상이 심해져 병원을 찾았다. 샤니가 예약한 병원은 건강보험인 NHS 1차 의료기관 격인 ‘공중보건의원’(GP)이었다. 그러나 병원은 예약 시간보다 샤니가 4분 늦게 도착하자 “예약 시간에 늦어 진료를 받을 수 없으니 내일 오전에 다시 와야 한다”며 샤니와 딸을 돌려보냈다. 결국 엘리 메이는 그날 저녁 발작 증세를 보였고 호흡을 멈춰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목숨을 잃었다. 담당 의사는 “다른 환자를 보고 있었기 때문에 엘리를 진료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당시 GP의 의료기록을 확인한 결과, 그의 설명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또 NHS 보고서에 따르면 담당 의사는 샤니에게 엘리 메이의 증상에 대해 한마디도 묻지 않은 채 돌려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의사는 6개월 감봉과 정직을 받은 후 다른 병원에서 일하고 있다. 영국은 전국민사회보장이 시행되고 있는 선진국이지만 국가 주도의 NHS는 행정만능주의에 빠져 의료서비스 질을 하락시켰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엘리 메이 사망으로 인해 NHS의 관료주의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심한 천식을 앓고 있던 엘리 메이는 이전에도 다섯 차례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은 적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져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숨진 엘리 메이의 할머니 클락은 “몇 분밖에 늦지 않았는데도 의사는 딸과 손녀를 돌려보냈다. 그의 잘못된 결정으로 우리 예쁜 아이가 생명을 잃었다”면서 “우리 삶은 파탄 났는데 그 의사는 마치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 새로운 일자리를 얻고 조용히 잘 지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예약시간 4분 늦었다고...英 5세 여아 진료 못받아 사망

    예약시간 4분 늦었다고...英 5세 여아 진료 못받아 사망

    예약시간에 4분 늦었다는 이유로 진료를 받지 못한 채 집으로 돌려보내진 5세 여아가 목숨을 잃는 사건이 뒤늦게 밝혀져 영국 사회가 충격에 빠졌다.  26일(현지시간) 텔레그래프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2015년 1월 26일 뉴포트에 사는 싱글맘 샤니(25)는 5살 난 딸 엘리-메이의 천식 증상이 심하다면서 집으로 데려가라는 학교의 연락을 받고 아이를 집으로 데려고 왔다. 심한 천식을 앓고 있던 엘리-메이는 이전에도 다섯 차례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은 적이 있다. 샤니는 영국 의료보험인 국민보건서비스(NHS) 1차 의료기관 격인 ‘공중보건의원’(GP)에 전화해 응급진료를 예약했고 오후 5시에 오라는 얘기를 들었다. 약속 시각과는 불과 25분 전이었다. 샤니는 2살 난 둘째를 잠시 맡길 곳을 서둘러 찾은 뒤 친구에게 1.6㎞ 떨어진 GP까지 차로 태워달라고 부탁했다.  엘리-메이의 할머니 클락은 “딸의 휴대전화를 보면 병원에 도착한 시각이 5시 4분이었다. 병원에 도착해서는 접수데스크에서 줄을 서야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GP 의사는 접수데스크와 전화에서 예약시각에 늦게 도착했다며 다음 날 다시 오라는 말을 남기고 엘리-메이를 진료하지 않았다. 집으로 돌아온 엘리-메이는 그 날 밤 발작 증세와 함께 갑자기 호흡을 멈춰 10시 35분쯤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지고 말았다.  클락은 “몇 분밖에 늦지 않았는데도 GP 의사는 그들을 돌려보냈다. 그의 결정이 우리 예쁜 아이의 생명을 앗아갔다”며 “우리 삶은 파탄났는데 그 의사는 마치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 새로운 일자리를 얻고 조용히 잘 지내고 있다”고 분노했다. 클락은 해당 의사로부터 사과 한마디 듣지 못했다.  GP 측은 당시 이 의사가 ‘다른 환자를 보고 있었다’고 주장했지만, GP 진료 기록상 사실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또 NHS 보고서에는 이 의사가 엘리-메이의 상태와 관련해 한마디도 묻지 않은 채 돌려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의사는 6개월 감봉과 정직 징계를 받은 후 다른 병원에서 일하고 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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