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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치광장] 일과 생활의 균형은 직장 문화부터/강경희 서울시여성가족재단 대표이사

    [자치광장] 일과 생활의 균형은 직장 문화부터/강경희 서울시여성가족재단 대표이사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은 직원들의 육아휴직 사용률이 100%다. 여성근로자의 평균 육아휴직 사용률이 약 59%인 데 비해 이례적으로 높다. 육아휴직 후 직장에 복귀하는 비율도 100%다. 결혼하면 아이를 낳고, 3개월의 출산휴가와 1년의 육아휴직을 갖는다. 휴직기간이 끝나면 복직해 성실히 일하는 것이 직원들 사이에서 당연한 문화로 여겨지고 있다. 각자의 형편에 맞춰 생활할 수 있도록 출퇴근 시간을 조정하는 등 유연근무제도도 잘 정착돼 있다. ‘일 가족 양립 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성평등 희망도시 서울 실현’을 목표로 하고 있는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이기에 법 제도 실행에 선도적인 노력을 기울인 결과다. 그러나 현실을 들여다보면 아직도 먼 이야기다. 우리나라 근로자의 연간 근로시간은 OECD 국가 중 두 번째로 길다. OECD 국가 평균에 비추어 볼 때 1년에 약 43일 더 일한다. 한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근로자는 연평균 약 15.1일의 연차휴가를 부여받았으나 이 중 절반 정도밖에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길게 일하고 적게 쉬니, ‘일과 생활의 균형’이나 ‘삶의 만족도’가 OECD 국가 중 최저 수준인 것은 당연한 결과다.  우리 사회의 부부가구들은 약 절반이 맞벌이를 하고 있다. 맞벌이의 경우에도 여성의 일일 가사노동시간이 남성의 약 4배에 이르고 있고, 부부간에 집안일이나 자녀 돌보기 등을 적절히 나누어 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결국 많은 여성이 일과 가사, 양육 등을 병행할 수 없어 직장을 떠나고 있다. 만 25세에서 54세 사이의 기혼 여성 중 거의 절반이 결혼, 임신, 출산, 양육 등으로 퇴직하고 경력단절을 겪게 된다. 특히 결혼, 출산, 양육 등의 과정이 집중되는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 여성들의 원하지 않는 퇴직과 경력 단절은 심각하다. 경력단절을 겪은 여성이 다시 취업하기까지는 평균적으로 약 8년이 소요된다. 정규직이었던 일자리가 재취업 때 임시직이나 자영업자로 바뀌는 경우도 허다하다. 임금도 이전보다 낮아진다. 결과적으로 많은 여성이 결혼을 기피하고, 결혼했어도 출산을 꺼리는 경향마저 나타나고 있다. 지금 우리 사회는 능력 있는 여성들의 경력이 단절되고, 경제활동 기회가 줄어들며, 출산율과 생산가능인구가 동시에 감소하는 총체적인 위기에 직면해 있다.  해법은 결국 일과 생활이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삶을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데 있다. 이와 동시에 ‘눈치 보지 않고’ 이러한 제도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직장 문화를 정착시켜 나가야 한다. 일과 생활의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삶은 근로자에게는 삶의 만족도와 고용 안정을 높이게 되고, 기업에는 이직률 감소와 성과의 향상을 가져올 것이다.
  • [세계는 기본소득 실험 중] 1년간 月130만원 지원…엄마는 ‘상담치료사 꿈’을 꾸기 시작했다

    [세계는 기본소득 실험 중] 1년간 月130만원 지원…엄마는 ‘상담치료사 꿈’을 꾸기 시작했다

    “기본소득이 아니었다면 제 꿈을 찾을 생각도 하지 못했을 겁니다.” 지난달 17일 독일 베를린 시민단체 ´마인 그룬트아인콤멘(Mein Grundeinkommen·나의 기본소득)´ 사무실에서 만난 베를린 청소년청의 10년차 사회복지사 코린나 크루지우스(37·여)는 두 딸(6살·4살)을 둔 ‘워킹맘’이다. 남편과 맞벌이로 가정을 이끌지만 박봉인 데다 매달 내야 하는 임대료가 만만치 않고, 저축까지 해야 하니 살림이 빠듯하다. 워킹맘으로의 하루하루 생활도 ‘전쟁터’다. 매일 오전 6시에 일어나 두 아이를 유치원에 데려다 주고, 1시간 거리를 운전해 출근을 한다.직장에서 크루지우스는 주로 학대당하는 아동이나 문제 아동 관련 가족 상담을 하고 관련 행정 업무를 처리하는데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는다. 업무량에 비해 직원수가 부족해 업무 과중에 시달리고 있다. 재교육을 받아 심리치료 자격증을 획득해 ‘가족 분쟁 상담 치료사’가 되고 싶지만 숨가쁘게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 자격증 공부는 엄두도 내지 못했다. 크루지우스의 갑갑한 일상에 변화가 생긴 건 지난 5월 ‘마인 그룬트아인콤멘’의 기본소득 프로젝트에 실험대상자로 선정되고 나서부터다. 실험은 크라우드 펀딩으로 기금을 조성해 추첨을 통해 대상자를 선정, 이들에게 1년 동안 매월 1000유로(약 130만원)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잡지를 뒤적이다 우연히 마인 그룬트아인콤멘에 대한 광고글을 읽은 크루지우스는 혹시나 싶어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실험을 신청한 뒤 까맣게 잊고 있었다. “작은 지역 방송에서 이 추첨을 중계했는데 전 그 방송을 보지도 않았어요. 그런데 친구한테 전화가 왔더라고요. 제가 대상자로 선정되었다고요. 기분요? 아마 로또에 당첨된 심정이 이런 것 아닐까요?” 크루지우스는 쿵쾅쿵쾅 뛰는 가슴을 가라앉히고 1년간 매달 들어오는 1000유로를 어떻게 써야 할지 생각했다. 문득 ‘돈’ 때문에, ‘돈’을 기준으로 직업을 결정해야만 했던 지난날이 떠올랐다. 크루지우스의 첫 직업은 은행원이었다. 10대 후반, 대학 공부에 뜻이 없었던 그는 진학 대신 직업교육을 택했고, 딱히 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다른 직업군보다 연봉을 조금 더 받는다는 이유로 재무 관련 교육을 받고 은행에 취직했다. 하지만 적성에 맞지 않는 업무를 매일 해야 한다는 것은 고역이었다. 결국 첫 직장을 관두고 뒤늦게 대학에 진학해 사회복지사가 되었지만 감당하지 못할 스트레스를 주는 업무 때문에 또 행복하지가 않았다. 그날 밤 크루지우스는 1000유로를 자신의 꿈을 위해 쓰기로 결정했다. 오랫동안 꿈꿔 왔던 심리치료 자격증을 따기로 한 것이다. “1년간이지만 공짜 돈이 들어온다면 누구나 기뻐할 거예요. 하지만 동시에 무거운 책임감도 느껴졌습니다. 누군가가 기부한 돈인데 정말 유용하게 쓰고 싶었어요.” 현재 크루지우스는 기본소득 1000유로를 저축하고 있다. 자격증을 얻기 위해서는 학비 6000유로(약 780만원)를 내고 재교육기관에 등록해 2년 동안 코스를 이수해야 하는데 재교육이 오는 11월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기본소득을 등록금으로 쓸 계획이다. 자격증을 획득한 후 이직에 성공할 때까지 현 직장을 관둘 생각은 없다. 다만 자격증 공부를 시작하게 되면 파트타임으로 일을 줄여 일과 공부, 육아를 병행할 예정이다. 이전에는 스스로를 위해 돈을 쓰는 여유는 감히 상상도 하지 못했지만 기본소득으로 인해 삶의 질이 달라졌다. 가장 큰 변화는 심리적 안정감을 바탕으로 10년 뒤의 자신을 꿈꿔 보고, 미래를 계획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크루지우스를 포함해 현재 마인 그룬트아인콤멘에서 기본소득을 받고 있는 실험 대상자는 모두 90명. 2014년 9월 실험을 시작한 마인 그룬트아인콤멘은 매년 90명을 추첨해 기본소득을 지급하고 있다. 추첨을 통해 대상자를 선정하기 때문에 예술가부터 장기 실업자까지 성별, 나이, 직업과 관계없이 다양한 사람이 기본소득 혜택을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기본소득을 받으면 노동 의지를 상실하고 게을러질 것이라고 우려하지만 지금까지 실험에 참여한 270여명의 대상자 중 기본소득을 받고 난 뒤 일을 그만둔 사례는 없었다. 마인 그룬트아인콤멘의 크리스티앙 리히텐베르크 매니저는 “기본소득을 받은 사람들이 게을러지기보다는 오히려 크루지우스처럼 그동안 하지 못했던 자기 계발과 재교육에 투자하는 등 오히려 부지런해지고 자신감을 얻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실험 대상자들로부터 공통적으로 기본소득을 받은 이후 밤에 잠을 잘자게 됐고, 경제적 제약을 벗게 되었을 때 생겨난 가능성으로 인해 하고 싶은 일에 집중하면서 새로운 관점으로 인생을 살아가게 됐다는 피드백이 오고 있다”고 밝혔다.마인 그룬트아인콤멘이 실시한 기본소득 실험의 성공 사례가 알려지면서 프로젝트의 재원인 기부금도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지난 3년간 크라우드펀딩에 참여한 인원은 약 6만명에 달하며 모두 118만 8000유로(약 15억 6000만원)가 모였다. 한 명당 평균 4유로를 기부했다. 특히 지난해 말부터 기부자 수가 급증해 앞으로 실험 대상자들을 1년에 99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해당 실험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면서 실험 대상자로 선정되는 것도 ‘하늘의 별 따기’가 되고 있다. 3년 전 3만명이었던 지원자는 올해 40만명까지 늘어났다. 그러나 수급 기간이 1년으로 제한됐다는 점, 실험 대상자 수가 적다는 점에서 국가 정책으로서의 기본소득을 가늠할 수 있는 대표성을 갖지는 못한다는 점이 이 실험의 한계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기본소득을 지지하는 독일 좌파당 학술위원 로날트 블라슈케는 “누구나 1년만 기본소득을 받게 된다면 모두가 의미 있게 쓰려고 할 것”이라며 “기본소득이라는 개념을 일반 시민들에게 알리는 홍보 효과는 크지만, 이 실험에서 연구 결과를 이끌어 낼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아프리카 나마비아의 한 주에서 실시된 기본소득 실험도 기본소득을 받은 이가 돈을 다른 지역에 사는 가족에게 대부분 송금하는 사례가 수없이 나와 사실상 의미 있는 연구 결과를 얻는 데 실패했다”며 “정책으로서의 기본소득에 대한 보편적 이론을 얻기 위해서는 국가가 실험을 실시해 연방 차원에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베를린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이혼’ 하리수, “미키정, 아이 낳고 행복하게 살길” 눈물 펑펑

    ‘이혼’ 하리수, “미키정, 아이 낳고 행복하게 살길” 눈물 펑펑

    하리수가 미키정과의 이혼 심경을 밝혔다. 1일 오후 방송된 MBC에브리원 ‘비디오스타’는 ‘똘통령-별에서 온 스타’ 특집으로 꾸며졌다. 이날 방송에는 하리수를 비롯해 길건, 김기수, 낸시랭, 장문복이 출연했다. 지난 6월 미키정과 결혼 10년 만에 협의 이혼한 하리수는 “저희가 안 좋게 헤어진 줄 오해하시는 분들이 많다. 저희는 이혼할 줄 몰랐을 정도로 너무 사이가 좋았다. (미키정은) 나의 안식처가 되었던 유일한 사람”이라고 여전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그는 “미키정이 사업을 시작하면서 매일 옆에 있다가 일주일에 한번, 한 달에 한번 보게 됐다. 그렇게 서운함이 쌓였고, 남편은 미안함이 쌓였다”고 말했다. 하리수는 미키정에 대한 애잔하고 미안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미키정에 대해 “저를 사랑한다는 이유만으로 세상의 온갖 입에 담을 수 없는 악플을 받았던 사람”이라며 “그 사람에게 아이가 있으면 좋겠다. 이제부터라도 좋은 사람을 만나 아이도 낳고 행복한 삶을 살길 바란다”고 영상편지를 남겼다. 마지막으로 그는 “좋은 친구로 지내자”며 눈물을 비쳐 눈길을 끌었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노화 세포, 젊게 바꾸는 데 성공…조로증 치료 길 열려(연구)

    노화 세포, 젊게 바꾸는 데 성공…조로증 치료 길 열려(연구)

    인간 세포의 노화를 반전하는 방법을 과학자들이 발견했다. 미국 휴스턴 메소디스트 연구소의 존 쿡 박사가 주도한 국제 연구팀이 조로증 환자의 몸에서 채집한 노화한 세포를 다시 젊게 만드는 실험에 성공했다고 ‘미국 심장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 최신호(7월31일자)에 발표했다. 이에 대해 쿡 박사는 “노화됐던 세포는 밤낮이 뒤바뀌듯 다시 완전히 젊어졌다”고 설명했다. 또 쿡 박사는 “그동안 우리는 노화에 관한 많은 세포 지표를 살펴봤는데 이번처럼 극적인 효과를 기대하지는 않았었다”면서 “우리의 새로운 접근 방식은 세포 노화에 관한 모든 지표에 훨씬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조로증에 주목했다. 조기 노화로 20대가 되기 전 사망에 이르는 이 유전성 희귀 질환은 세포의 노화가 짧은 시간에 이뤄지기 때문에 세포 노화에 관한 과정을 살피기에 적합하다. 쿡 박사는 “조로증이 있는 아이들은 13~15세 때 심장마비나 뇌졸중으로 사망한다. 현재의 치료법도 효과가 있기는 하지만 평균적으로 1년 또는 2년 정도 더 살 수 있다”면서 “우리는 이런 아이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더 오래 살 수 있게 뭔가를 하길 원했기에 우리는 아이들의 세포를 연구하고 세포의 기능을 높일 수 있는지를 알아내려고 했었다”고 말했다. 또한 연구팀은 연구 과정 중에 텔로미어에 주목했다. 텔로미어는 세포의 염색체 말단부가 풀리지 않게 보호하는 일종의 뚜껑으로, 이 부분이 마모돼 짧아지면 수명이 줄어드는 것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잘 알려졌다. 연구팀은 1~14세 사이 조로증 아동 환자들의 텔로미어를 분석했고, 17명 중 12명의 텔로미어가 69세 노인 수준으로 짧아져 있는 것을 확인했다. 여기서 연구팀은 만일 이들 환자의 텔로미어 길이를 복원하면 세포의 기능과 스트레스에 따른 세포 분열과 반응 능력이 향상할 수 있는지 의문을 가졌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RNA 테라퓨틱스’(RNA therapeutics)로 불리는 기술을 사용했다. 이 기술은 RNA를 직접 세포로 전달해 세포에서 텔로미어를 복원하는 단백질인 텔로머레이스의 생성을 자극하는 것이다. 그 결과, 단 며칠 동안 이 기술을 적용해도 세포의 수명과 기능을 실질적이고 의미 있는 수준으로 개선할 수 있었다. 쿡 박사는 “우리 연구에 대해 가장 예상하지 못했던 점은 텔로미어 확장 기술이 세포에 미치는 극적인 효과였다”면서 “세포들은 더 정상적으로 기능하고 분화할 수 있었고 우리는 그 세포들에 더 나은 기능뿐만 아니라 수명 연장을 부여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의사로서 내가 본 대부분 질병은 노화 탓이다. 노화는 심장과 혈관 질환의 주된 위험 인자다”라면서 “미국인의 약 3분의 1이 뇌졸중과 심장마비에 굴복하고 있는데 만일 우리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우리는 많은 질병을 치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조로증에서 세포 노화를 역전하는 방법을 처음으로 조사한 것이다. 쿡 박사는 “조로증 아이들 역시 다른 모든 아이처럼 놀고 싶어 하고 꿈꾸고 싶어 한다. 이들 역시 자라서 훌륭한 사람이 되길 원하지만 기회조차 갖지 못한다”면서 “그것만으로도 이번 접근 방법은 추구할 충분한 이유가 된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는 적어도 빨라진 노화를 지연하거나 늦출 수 있으며 이는 바로 우리가 지향하며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다음 단계는 이 치료법을 임상시험으로 적용하는 것”이라면서 “우리는 기존 세포 치료법을 개선해서 그렇게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사진=ⓒ transurfer / Fotolia(위), 미국 휴스턴 메소디스트 연구소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월드피플+] ‘모유의 여신’ …2년 동안 수백 병 모유 기부한 여성

    [월드피플+] ‘모유의 여신’ …2년 동안 수백 병 모유 기부한 여성

    미국 오리건주 비버턴 지역에는 ‘모유 수축의 여왕’ 혹은 ‘모유 여신’이라고 불리는 여성이 있다. 그녀는 바로 2년 전부터 막대한 양의 모유를 기부하고 있는 두 아이의 엄마 엘리자베스 앤더슨 시에라(29)다. 앤더슨 시에라는 첫째 딸 이사벨라가 태어난 후, 2015년 2월부터 지금까지 7만8000온스(약 2211㎏), 609갤런(약 2305ℓ)이상의 모유를 기부해왔다. 이는 그녀가 ‘유즙 분비 과잉 증훈군’이라는 재능을 가지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녀는 보통 모유 수유를 하는 여성에 비해 두 배 가량의 모유를 만들어냈다. 하루에 만들어낸 가장 많은 양이 168온스(약 4.8㎏)였고, 6개월 전 둘째 딸 소피아를 낳고 나서는 현재 하루에 평균 225온스(약 6.4㎏)를 짜내고 있다. 혹시나 모유 과잉이 갑상선 또는 뇌하수체와 관련해 건강 문제와 직결되지 않는지 걱정돼 검사를 받았고, 다행히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또한 2주에 한 번씩 혈액 검사를 받았고, 모유에서 어떤 유해 성분도 검출되지 않아 지역 사회와 모유 은행에 반씩 기부하고 있다. 앤더슨은 “하루에 단 1온스(약 28g)의 여분이 생겨도 기부하려 했다. 모든 사람들이 지역 사회 활동에 적극적으로 관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유 기부는 내게 주어진 재능이자 내가 나눠줄 수 있는 선물”이라고 말했다. 소아과 의사이자 수유 전문가인 로리 펠드맨 윈터는 “6개월된 아기에게 모유수유를 하는 엄마는 하루에 일반적으로 약 25~30온스(약 0.7~0.85㎏), 1리터 이하의 양을 만들어낸다. 그러나 앤더슨이 만들어내는 양은 보통 33~40온스(0.9~1.13㎏)를 생산하는 유즙 분비 과잉을 가진 엄마들에게도 보기 힘든 경우”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숙아의 삶을 구하는데 모유만한 것이 없다”며 “앤더슨의 헌신은 지극히 관대한 행위다. 그녀의 모유가 집중 치료실에 있는 많은 아기들에게 큰 도움이 됐다”며 앤더슨을 칭찬했다. 사실 앤더슨은 오랜 혈액기증자이기도 했다. 임신을 하게 되어 어쩔 수 없이 헌혈을 멈춰야했던 그녀는 생명을 구할 수 있는 또다른 일이 없을까 조사한 끝에 모유 기부에 대해 알게 됐다. 기부자가 되는 것이 좋다는 앤더슨은 하루에 5번씩 총 4~5시간을 들여 모유수축을 한다. 여기에 모유를 살균하고 포장하는 과정을 포함하면 더 많은 시간이 걸린다. 앤더슨은 “자신의 모유로 인해 어려움에 처한 아기들, 특히 미숙아들이 건강해졌다는 소식을 들을 때가 가장 행복하다. 마치 다른 누군가에게 두번째 삶의 기회를 준 것 같은 기분이다. 그래서 힘들더라도 단 하루도 거를 수 없다”며 “지역 사회를 위해서라도 내가 좋아하는 기부를 계속하고 싶다”고 밝혔다. 사진=엔비씨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죽사남’ 이소연, 스태프 모두 숨을 죽였을 정도 ‘롤러코스터급 표정 변화’

    ‘죽사남’ 이소연, 스태프 모두 숨을 죽였을 정도 ‘롤러코스터급 표정 변화’

    MBC 수목 미니시리즈 ‘죽어야 사는 남자’ 이소연이 다이나믹한 표정 변화를 선보여 주목을 받고 있다. 극 중 이소연은 업계에서 인정받는 드라마 제작 PD ‘이지영B’로 분해 열연을 펼치며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특히 지난 주 방송 이후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는 ‘사이드 파드 알리’ 백작(최민수)과 ‘이지영B’의 부녀상봉의 순간만큼이나 많은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 바로 이소연의 변화무쌍한 표정변화. 이소연은 다양한 표정과 감정 연기로 드라마의 몰입을 한층 높였다. 죽은 줄만 알았던 아빠를 35년 만에 만나게 된 딸의 심리를 그대로 반영해낸 이소연은 백작을 만나기 전 묘한 긴장감과 설렘을 전달하다가도 백작과 이야기를 나누게 되자 금세 밝은 미소를 지어 보이며 극적인 감정 변화를 드러냈다. 뿐만 아니라 백작이 건넨 사진과 편지를 건네받는 장면에서 이소연의 표정 연기는 더욱 돋보였다. 사진 속에 있는 아이가 자신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 이소연은 당황스러움과 놀라움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모습을 보인 것. 여기에 억만장자의 딸이 될 수 있었던 기회를 코앞에서 놓친 상황에 대한 짙은 아쉬움과 자신이 친 딸이 아니라는 사실을 백작이 알게 될까 초조해 하는 표정에 이르기까지 롤러코스터급 표정 변화를 선보이며 입체적인 연기를 펼쳤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이에 ‘죽어야 사는 남자’ 제작진은 “백작과 ‘지영B’의 첫 만남 촬영 당시 시시각각 변하는 이소연의 표정 연기에 출연진과 현장 스태프들이 모두 숨을 죽였을 정도였다. 이소연은 자신이 맡은 캐릭터를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다. ‘지영B’의 작은 감정도 표정으로 바로 표현해낸다. 본격적으로 시작될 이소연의 활약에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며 배우 이소연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기대를 내비쳤다. 이처럼 이소연은 탄탄한 연기 내공을 바탕으로 폭넓은 감정 연기로 상황과 캐릭터에 부합하는 완벽한 표정 연기로 드라마의 긴장감을 더했다. 앞으로 ‘죽어야 사는 남자’에서 보여줄 이소연의 활약에 시청자들의 궁금증은 최고조에 이르고 있는 상황. 한편, 최민수, 강예원, 신성록, 이소연 주연의 MBC 수목 미니시리즈 ‘죽어야 사는 남자’는 초호화 삶을 누리던 작은 왕국의 백작이 딸을 찾기 위해 한국에 도착하면서 벌어지는 과정을 그린 코믹 가족 휴먼 드라마로 매주 수, 목 밤 10시 방송된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백신접종 하지 않은 아들 때문에 숨진 엄마

    백신접종 하지 않은 아들 때문에 숨진 엄마

    호주의 한 여성이 둘째 아이를 낳고 난 후 곧바로 숨을 거뒀다. 현지 언론들은 여성의 사망 원인이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은 첫째 아들에게 있다고 밝혔다. 30일(현지시간) 호주 데일리 텔레그래프는 퀸즐랜드주 골드 코스트에 거주했던 임산부 이모젠 페트락(36)이 지난 14일 병원으로 급히 후송됐지만 끝내 사망했다고 전했다. 사망 당일 임신한지 36주였던 이모젠은 뇌에 염증을 호소했었다. 뇌가 심각하게 부어올라서 결국 병원으로 실려왔고 배 속에 있던 아기를 먼저 살리기 위해 응급 제왕절개 수술을 받았다. 이모젠은 예정보다 4주 일찍 딸 엘리너를 낳았지만 그녀는 아기를 제대로 안아보지도 못하고 몇시간 후 세상을 영영 떠났다. 혈액 검사 결과 사인은 폐렴구균성수막염이었다. 이에 현지 언론은 이모젠이 백신을 맞지 않은 17개월된 아들 제이비에게 병이 옮아 숨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모젠이 죽음에 이른 날 아들도 몸상태가 좋지 않았다고 한다. 실제 호주 건강 관리국에서는 폐렴구균성수막염을 위한 백신을 영유아가 필수로 받아야하는 예방 접종으로 분류하고 2, 4, 6개월마다 맞도록 정해놓고 있다. 갑작스럽게 미망인이 된 남편은 “아내의 가장 큰 꿈이 딸아이를 보는 것이었는데 이를 이루지 못했다”며 힘겹게 말을 이었다. 한편 부부의 사연을 전해들은 친구 르네는 이모젠의 장례식 비용과 남편을 지원하고자 온라인 모금 사이트 고펀드미 페이지를 개설했다. 그리고 “엄마를 잃기에 아이들이 아직 너무 어리다. 아이들의 엄마이자 사랑하는 아내, 평생의 동반자를 잃은 남편을 도와달라”는 내용과 함께 “한 가족의 삶이 완전히 엉망이 됐다. 아이들에게 엄마가 이젠 집에 돌아오지 않는다고 어떻게 말하겠는가”라며 가족이 느낄 상실감, 고통과 비탄을 헤아릴 수 없다는 말을 덧붙였다. 사진=고펀드미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길섶에서] 앵두가 있던 자리/황수정 논설위원

    공원 초입의 귀퉁이가 자꾸 돌아 뵌다. 한 달 전쯤 젊은 엄마와 일곱 살 아들이 집 마당에서 따왔다는 앵두를 팔았다. 함지박 옆에 쪼그려 앉았던 아이는 심심해지면 엄마 어깨를 짚고 지남철처럼 맴을 돌았다. 느리게 지나는 시간, 세상 재촉할 것 없는 풍경. 아이의 궤도를 도는 여유로움이 그저 정다워 저쪽 나무 아래서 나는 앵두 한 봉지를 느리게 느리게 다 먹었다. 어릴 적 옆집 앵두나무는 가지를 주체하지 못해 우리 집 담벼락으로 쏟아 내렸다. 천지의 풋열매들은 다 푸른데, 어째서 앵두알은 말갛게 희던지. 밥숟갈만 놓으면 달려가서 더디 익는 앵두알에 발을 굴렀다. 빽빽한 가지 틈새로 아찔하게 쏟아지던 볕과 하늘. 그 아늑함을 뭉칫돈을 주면 살 수 있을까. 자연에 단련된 기억은 지치거나 낡지 않는다. 야무지게 익은 앵두를 보면 여름 이야기들이 주문이 걸려 봇물 터진다. 천근만근의 삶을 가뿐히 어깨에 짊어매주는, 그리움은 거인처럼. 그 자리에서 기다린다. 영어도 구구셈도 모르지만, 앵두 그늘에서 푸른 꿈을 배부르게 꾸고 있을 녀석. 다시 만나면 눈 한번 오래 맞춰 보고 싶어서.
  • [‘문명의 모자이크’ 터키 발굴 현장을 가다] 신석기인 8000명의 ‘평등 공동체’… 1000년 이은 ‘역사의 집’

    [‘문명의 모자이크’ 터키 발굴 현장을 가다] 신석기인 8000명의 ‘평등 공동체’… 1000년 이은 ‘역사의 집’

    “터키는 살아 있는 인류 문명의 야외 박물관이다.” 영국 역사학자 아널드 토인비의 말이다. 아시아와 유럽 두 대륙을 겯고 있는 터키는 지난 5000여년간 메소포타미아, 히타이트, 아시리아, 이집트, 그리스·로마 등을 아우르는 ‘문명의 모자이크’다. 인류사에 뚜렷한 인장을 남긴 문명의 유산과 이야기를 캐기 위해 터키 전역에서는 현재도 220여개의 발굴이 이뤄지고 있다. 지난 16~26일 한·터키 수교 60주년을 맞아 진행된 학술·문화 교류 행사 ‘아나톨리아 오디세이’의 여정을 따라 새길수록 더 새로운 고대인의 지혜가 깃든 터키의 유적 발굴 현장을 찾아가 봤다.“차탈회이위크의 신석기인들은 공존의 해법을 알았습니다. 오랜 세월 지속적으로 가능한 삶의 방식을 보여 주고 안정적이고 평화롭게 살아왔죠. 주어진 환경에 적응해 자연과 조화롭게 살아간 이 초기 인류의 생활상은 환경 파괴가 극심하고 힘겨운 삶을 영위하는 현대사회에 큰 시사점을 줍니다.” ●주거지 규모 동등… 평등한 사회 구현 ‘공존과 평화의 해법’을 알았던 신석기인들을 만나러 가는 길 위에선 노랑 물감을 흩뿌린 듯 만개한 해바라기들이 먼저 마중 나왔다. 이슬람 신비주의의 한 갈래인 메블라나 수피즘의 본향 터키 코니아에서 차로 1시간을 달려온 길. 약 5㎞의 외진 비포장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세계문화유산(2012년 등재) 마크가 찍힌 인류 최초의 계획도시, 차탈회이위크 표지판이 고개를 내민다. 두 개의 나지막한 언덕에 8000~9000년 전 인류가 살았던 300여기의 대규모 주거지가 자리한 현장이다.차탈회이위크가 처음 세계인에게 알려진 건 영국 고고학자 멜라트가 1961~1965년 발굴에 나서면서부터다. 이 후 30여년간 방치돼 있다가 1993년부터 발굴단을 이끈 세계적 고고학자 이언 호더(69) 스탠퍼드대 교수의 지휘 아래 다시 오랜 잠에서 깨어났다. 지난 21일 발굴 현장에서 만난 호더 교수는 “이곳은 인구가 최대 8000여명에 이르렀던 마을이자 무덤”이라며 “우두머리나 공공의 장소, 의사 결정 기관도 없었고 주거지 규모도 대부분 동등한, 나눔에 기초한 평등 사회였다”고 소개했다.멜라트가 처음 파내려 갔던 남쪽 주거지의 가장 높은 지대, 기원전 6100년 층에 섰다. 주거지가 드러난 맨 밑바닥은 기원전 7100년 층의 땅. 차탈회이위크의 공동체가 1000여년간 이어졌음을 보여 주는 증거다. 이곳의 초기 인류는 새로 집을 지을 때마다 기존 건물에서 흰 진흙으로 쌓아 올린 벽의 윗부분을 허물고 땅을 평평하게 다진 뒤 그 위에 다시 건물을 세우는 방식으로 세대를 이어 왔다. 최대 25개 층에 이르는 곳도 있다. 차탈회이위크의 전형적인 주거 형태를 보여 주는 남쪽 주거지의 한 집에서는 서로 껴안은 남녀와 어린이 3명의 유골이 있는 무덤, 붉은 안료로 그린 기하학적 무늬의 벽화, 화덕이 있던 흔적, 나무 기둥, 벤치, 황소 뿔 장식 등이 발견됐다. “근대에는 생산과 제의, 죽음의 구역이 다 나뉘나 차탈회이위크의 주거지에서는 생활과 제의, 죽음이 통합돼 있었습니다. 머리가 없는 시신 등 비슷한 풍습으로 옛 유골이 묻힌 자리에 다시 시신을 묻었고, 한 주거지에서 많게는 62구의 시신이 한꺼번에 발굴되기도 했죠. 과거의 전통이 계속 기억되면서 또 다른 전통을 만들어 가는 이런 방식으로 정체성을 형성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우린 여기를 ‘역사의 집’이라 부릅니다.”●공동체 전체가 아이 부모… 性차별 없어 거리가 따로 없이 주거지와 주거지 사이에 난 구멍이나 사다리를 통해 빽빽하게 밀집된 건물 지붕 위로 다니던 이 공동체들에선 혈연으로 맺어진 가족 개념이 없었다는 것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호더 교수는 “이들은 사유재산이 없었기 때문에 혈연만이 가족이 아니라 전체 공동체가 곧 가족이었다”며 “어머니와 아버지의 역할이 따로 나누어져 있지 않았던 것도 공동체 전체가 아이들의 부모 역할을 했기 때문”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남녀의 생활이나 죽음의 방식 모두 비슷하다는 점에서 남녀의 성 역할 구분이나 차별이 없었다는 것도 특징이다. 이들은 소, 염소, 양 등 가축을 길렀지만 유독 야생동물을 그린 벽화를 다수 남겼다. 곰이나 멧돼지 등 야생동물을 사냥하는 모습뿐 아니라 사슴의 혀나 꼬리를 당기는 등 괴롭히는 모습, 사냥을 기념하고 축제를 벌이는 모습을 세심하게 표현한 벽화에서는 해학마저 느껴졌다. 화산 봉우리 아래 밀집해 있는 집들을 상세히 그린 도시계획도도 한 주거지에서 나왔다. 현장을 함께 답사한 김종일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 교수는 “지금까지는 농경이 시작되면 생산력과 인구가 증가하고 잉여 생산을 착취하는 지배 계급이 발생하며 종교가 발달한다는 게 신석기 혁명의 논리였다”며 “하지만 차탈회이위크는 농경과 정착이 함께 이루어지면서도 종교가 생활과 분리되지 않고 위계 없는 평등사회가 이뤄졌다는 것을 보여 주며 문명의 발달 과정에 새로운 가설을 제시했다”고 했다. 글 사진 차탈회이위크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세계는 기본소득 실험 중] 5인 가족 年최대 1000만원… 배당 다음달 쇼핑몰 ‘북적’

    [세계는 기본소득 실험 중] 5인 가족 年최대 1000만원… 배당 다음달 쇼핑몰 ‘북적’

    미국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서 스시바(일식집)를 운영하는 한인 교포 한지혜(50)씨는 오는 10월 첫째 주가 기다려진다. 알래스카 주민이면 누구나 1인당 1000~2000달러(약 111만~222만원)의 배당금을 일시불로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씨는 지난달 27일(현지시간) “5인 가족의 경우 5000~1만 달러를 받는다는 점에서 불경기를 대비해야 하는 자영업자들에게 있어서는 일종의 보너스”라며 “배당금 액수가 발표되는 9월에는 축제를 방불케 하는 분위기가 펼쳐지며 매년 10월이면 앵커리지의 쇼핑몰이 붐비는 광경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미국의 대표적 석유 생산지 알래스카가 석유 수익금을 통해 1982년부터 매년 1차례 ‘영구기금 배당’(Permanent Fund Dividend)이라는 이름으로 주민들에게 사실상 기본 소득을 지급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보편적 복지’에 대해 부정적 기류가 강한 미국에선 드문 사례로 평가된다. 이는 ‘공유자원에 대한 권리가 그 땅에 사는 주민에게 있다’는 사상을 반영한 것이다. 1974년 알래스카 주지사에 당선된 제이 해먼드(2005년 사망)는 알래스카의 풍족한 석유 자원이 언젠가는 고갈될 것이지만 주민들에게는 그 수익금이 제대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을 지닌 인물이었다. 이에 따라 주 정부가 소유한 북부 지역의 유전 채굴권을 석유 회사에 임대해 주고 얻은 수입(로열티)으로 기금을 적립하고 이를 투자해 얻은 수익을 미성년자를 포함한 주민들에게 현금으로 주기로 했다. 이 계획은 주 의회를 통과했고 1976년 주민 투표로 승인을 받게 됐다.주 정부는 유전 채굴권 수입의 25%를 매년 영구기금으로 적립하고 이 기금을 주식, 채권, 부동산 등에 투자한다. 1982년 1인당 1000달러로 첫 지급을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매년 1000~2000달러 수준을 지급해 왔다. 매년 배당금 계산은 영구기금 운영실적의 5년치 평균을 근거로 주식시장 등을 반영한다. 2015년에는 1인당 2072달러가 은행 계좌 이체와 수표를 통해 지급됐다. 1980년 9억 달러였던 영구기금의 규모도 올해 7월 기준 604억 달러에 이르렀다. 두 아기의 엄마로 장차 아이들의 대학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매년 배당금을 저축한다는 새라 레이스(32) 알래스카주 영구기금과장은 “영구기금은 알래스카 미래 세대를 위한 투자이며 주민의 자격으로 받는 주주의 권리와 같은 것일 뿐 복지 차원의 시혜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보편적 복지’의 성격을 띤 영구기금은 일부 ‘선별적 복지’의 요소를 가미한 것이 특징이다. 이는 배당금 지급이 주 정부에서 일괄적으로 전수조사를 통해 무조건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매년 1월부터 3월까지 지원자의 신청을 받아 접수한 뒤 심사를 통해 지급하기 때문이다. 지난해의 경우 알래스카 주민 73만 9828명 가운데 67만 5599명이 배당금을 신청했고 이 가운데 63만 5997명이 심사 결과 적합 판정을 받아 배당금을 지급받았다. 실제 수급자는 지원자의 94.1%이며 알래스카 주민의 85.96%인 셈이다. 레이스 과장은 “배당금은 일종의 운전면허증 같아 개인이 원하지 않으면 받지 않아도 되며 전적으로 개인의 책임에 맡긴다”며 “배당금 자체가 복지 정책이 아니기 때문에 돈이 필요 없을 정도로 부유한 사람은 자신의 배당금을 알래스카주에 환원하는 선택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올해 10월에 배당금을 받으려면 지난해 1월 1일부터 1년간 알래스카에서 거주했어야 한다. 2015년 12월 태어난 아기도 어른과 마찬가지의 금액을 받게 된다. 다만 알래스카 주민이라도 지난해 180일 이상 알래스카 밖에서 거주했을 경우는 군 복무 중이거나 미국 국가 대표 선수 등의 예외 사유가 아니고서는 배당금을 받을 수 없다. 이 밖에 중범죄로 유죄 선고를 받거나 수감된 적이 있어서는 안 되며 벌금형을 선고받았으면 그만큼 금액이 차감된다. 레이스 과장은 “배당금 신청자의 81%는 인터넷으로 접수하고 19% 정도가 직접 증빙 서류를 제출한다”면서 “무자격자가 허위로 서류를 작성했을 경우는 사기죄로 고소하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구기금의 지급 효과는 알래스카의 가구당 평균 소득이 50개주 가운데 10위(6만 287달러)이며 소득 불평등도를 나타내는 지니계수도 유타주 다음으로 낮은 2위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두드러진다. 알래스카 원주민 건강 컨소시엄에서 근무하는 헤더 하낙 동고스키(47·여)는 “젊은 시절에는 워싱턴주 등 미국의 다른 지역에서 살기도 했지만 알래스카에서 경쟁이 덜 치열하고 삶이 좀더 여유로운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부인과 아이 3명 등 가족 5명을 합쳐 한때 1년에 1만 달러 가까운 배당금을 받았다는 거널 냅(63) 알래스카주립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알래스카 영구기금 취지가 유럽에서 말하는 기본 소득과는 다소 다르지만 실제로는 기본 소득과 같은 효과를 가져온다”면서 “알래스카가 미국 내에서도 경제적 평등이 가장 크게 구현되고 있는 지역임에는 틀림없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영구기금 배당금 제도는 설립 당시부터 꾸준히 논란의 대상이 됐다. 1969년 9억 달러 수준의 유전 채굴권 수익이 생기면서 이를 기금으로 적립하기보다 상하수도, 도로, 학교, 공항 등 인프라에 투자하는 것이 알래스카를 위해 더 바람직하지 않느냐는 주장이다. 하지만 당시 주 정부는 넓은 영토에 작은 규모의 마을이 곳곳에 산재해 있는 알래스카의 환경상 9억 달러의 예산이 인프라 구축에는 모자란다는 점에서 이를 토대로 주민에게 배분해 줄 기금 설립이 더 낫다는 결론을 내렸다. 더 큰 문제는 영구기금의 근원인 알래스카의 석유 산업이 언제까지 번창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전 세계적인 유가 하락과 셰일 에너지 붐에 따른 알래스카 석유의 가격 경쟁력 약화, 생산량 감소 등이 두드러지고 있다. 1988년 일일 201만 7000배럴에 달하던 석유 생산량이 2016년에는 4분의1 수준인 49만 배럴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영구기금의 미래가 불안정하고 불투명한 석유 및 투자 수익에 달려 있다는 점에서 지속 가능한 재원으로 배당금 지급을 유지할 수 있느냐가 문제다. 빌 워커 알래스카 주지사(무소속)는 낮은 석유 가격으로 인한 주 정부 재정 악화를 이유로 지난해 1인당 2052달러로 산출됐던 배당금을 절반 수준인 1022달러로 낮추도록 했다. 알래스카주 상원은 지난 3월 영구기금의 일부를 주 정부의 재정 적자를 줄이는 데 사용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하원의 승인을 얻게 되면 영구기금 배당금은 2019년까지 1인당 1000달러 수준에 머물게 되는 대신 27억 달러 규모의 재정 적자를 8억 1900만 달러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는 논리다. 주민들은 주 정부의 조치에 반발했다. 세탁업을 하던 한인 교포 조달규(66)씨는 “영구기금 배당금이 정보 보조금이나 복지 혜택이 아니고 주민의 당연한 권리임에도 주지사가 독단으로 손대는 것은 월권”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재정 적자를 메꾸기 위해 영구기금에 손을 대지 않으면 세금 인상 등 다른 방식으로 주민들의 경제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현재 알래스카는 주민들에게 주 소득세(연방 소득세 제외)를 걷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현지 전문가들은 대체로 영구기금 배당금의 존재에 대해 긍정적이나 건실한 재정을 위해 배당 액수를 줄이는 데 찬성했다. 냅 명예교수는 “현재로서는 영구기금의 투자 수익이 석유 수입 감소를 메꿀 수 있는 수준이지만 언제까지나 지속될 수는 없다. 미래의 석유 투자 수익이 불확실하다는 점을 감안해 신뢰할 수 있는 재정 계획을 세우고 수익원을 다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매튜 베르만(66) 알래스카주립대 경제학과 교수는 “일부 주민이 영구기금 배당금을 지급하기 이전 덜 부유하던 시절은 잊고 있다”고 지적했다. 알래스카 사람들은 영구기금의 취지가 잘못 알려져 외부에 알래스카가 자칫 복지 천국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는 점도 우려한다. 앤 웨스크 알래스카주 영구기금과 업무팀장은 “평소에도 미국 전역에서 알래스카에서 살고 싶다는 문의를 많이 받지만 몇 달 전 브라질에서 알래스카에 가기만 하면 생활비를 주고 주택을 주지 않느냐는 문의가 쇄도해서 놀란 적이 있다”면서 “알고 보니 영구기금의 취지를 잘못 이해한 이민 업체가 과장 광고를 해서 발생한 문제”라고 쓴웃음을 지었다. 앵커리지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리스크의 의미 강조해온 프랑스 철학자 아이 둘 구하려다 익사

    리스크의 의미 강조해온 프랑스 철학자 아이 둘 구하려다 익사

    평소 리스크를 감수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프랑스의 여성 철학자가 휴가를 즐기던 해변에서 아이 둘을 구조하려 했다가 익사로 목숨을 잃었다. 향년 53. 비운의 주인공은 안느 뒤푸르만텔르로 여러 편의 에세이와 2011년 발간된 저서 ‘리스크에 대한 칭송’ 등을 통해 여러 가능한 위협에 노출되는 것이 일상생활의 한 요소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주장해왔다. 그녀는 지난 21일(이하 현지시간) 프랑스 남부 지중해 연안 샹 트로페스 근처 팜펠로네 해변에서 강한 파도에 갇힌 두 어린이들을 구하려고 다가갔지만 강한 조류 때문에 떠밀려 나가 결국 의식을 잃었고 긴급 출동한 의료진이 심폐소생술을 시도했지만 끝내 의식을 되찾지 못했다고 영국 BBC가 24일 전했다.프랑수아즈 니센 프랑스 문화부 장관은 고인이 “위대한 철학자이며 심리분석가로서 우리가 오늘날 세계를 살아가고 생각하는 데 도움을 줬던 인물이었다“고 추모했다. 동료 철학자인 라파엘 엔토벤은 트위터에 “평소 그렇게나 꿈에 대해 잘 얘기하던 그녀의 죽음을 알게돼 슬프다”고 애도했다. 두 어린이와 아는 사이였는지는 드러나지 않았지만 그녀 장례식은 25일 프랑스 남부의 라마튤레에서 거행될 예정이라고 방송은 전했다. 고인은 2015년 일간 리베라시옹과의 인터뷰를 통해 “위험이 제로인 절대 안전한 상태란 관념은 일종의 환상”이라며 “예를 들어 런던 대공습 때처럼 살아남기 위해 직면해야 하는 위험이 있을 때 비로소 행동하고 헌신하고 스스로를 극복할 강력한 인센티브가 생긴다”고 역설했다. 또 목숨을 건다는 말은 살아있음이 일종의 리스크이기 때문에 성립된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삶은 변형되는데 이런 위험들과 함께 시작된다”고 설파했다. 뒤푸르만텔르는 두려움은 자유를 통제하려는 정치적 무기로 활용되고 활용될 수 있으며 대중을 조금 더 보호하고 안전하게 하려는 요청은 삶의 자유를 통제하고 감소시키려는 시도를 강화하는 경향이 있다고 주장했다. 고인은 1994년 파리 소르본느 대학에서 철학박사를 수여한 뒤 심리분석가로 변신해 1998년 레이몽 드 보이예르상의 생 수잰느 철학 분야 수상자로 선정됐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英왕자 ‘어머니 다이애나’ 추억…“마지막 전화 짧게 끊어서 후회”

    英왕자 ‘어머니 다이애나’ 추억…“마지막 전화 짧게 끊어서 후회”

    영국 윌리엄 왕세손과 해리 왕자가 24일 방송된 다큐멘터리에서 어머니 고(故) 다이애나 왕세자빈에 대한 추억을 털어놓았다.이날 ‘다이애나, 나의 어머니:그녀의 삶과 유산’이라는 제목으로 ITV에서 방송된 다큐멘터리는 다음달 31일 다이애나 왕세자빈의 별세 20주기를 앞두고 전파를 탔다. 방송에 앞서 윌리엄 왕세손과 해리 왕자는 가디언 등 언론과 만나 “사촌들과 노느라 어머니와의 마지막 전화를 짧게 끊어버린 것이 지금도 깊은 후회로 남아 있다”고 전했다. 형제는 어머니에 대해 “하나부터 열까지 아이 같았다”면서 인간적 모습을 공개하기도 했다. 윌리엄 왕세손은 12~13살 무렵 그가 당시 좋아하던 모델 신디 크로포드, 크리스티 털링턴, 나오미 캠벨을 어머니가 집에 깜짝 초대했던 일화를 소개했다. 다이애나빈은 1997년 8월 31일 프랑스 파리에서 연인과 함께 파파라치들을 피하다가 자동차 사고로 숨졌다. 당시 윌리엄 왕세손은 15세, 해리 왕자는 12세였다.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 김미경 서울시의원, 맞벌이 가정위한 독립적 아이 돌봄 서비스 요구

    김미경 서울시의원, 맞벌이 가정위한 독립적 아이 돌봄 서비스 요구

    서울특별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김미경 의원(더불어민주당, 은평구 제2선거구)은 21일 서울특별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진행된 제275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5분 자유 발언을 통해 서울 시민들의 문화향유 기회 증대를 위해 아이돌봄공간 확보와 서울특별시 보육 포털 서비스의 확장 및 활성화를 제안했다.시민들의 문화향유 기회의 증대를 위해 정부는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을 문화가 있는 날로 지정, 각종 문화행사들을 평소보다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 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3인 가구 이상의 맞벌이 가구 및 다자녀 가구의 경우 문화행사를 관람하는데 있어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울시에서는 이런 문제들의 대안으로 2012년 여성행복 아이돌봄센터라는 시범사업을 진행 하고 있는데, 주말 공연 시간대에 아이들을 잠시 맡길 수 있는 사업으로, 대표적으로 혜화동에 위치한 대학로 여성행복 아이돌봄센터가 있다. 그러나 이 서비스는 주말에만 이용 가능한 서비스이며, 어린이집 내 선생님 부족으로 적은 수의 정원만 받고 있는 등 운영에 한계가 있다. 김미경 의원은 “아이 돌봄 서비스를 평일을 비롯한 문화가 있는 날에 운영하기 위해서는 어린이집 내 독립 공간과 선생님 고용이 필요”하고 이를 진행시 “아이 돌봄 센터에서의 일자리 창출과 사회적으로는 경제적인 이윤의 증가”를 기대 할 수 있다 말했다. 현재 서울특별시 보육 포털 서비스의 활성화 필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김미경 의원은 “부모들이 블로그나 카페, 지인을 통해서가 아닌 서울특별시 보육 포털 서비스를 이용하여 아이를 안전하게 맡길 수 있도록 서비스의 홍보를 더욱 적극적으로 해야한다”며 문화가 있는 날과 보육 포털 서비스 홍보를 함께 진행해 시간제, 휴일, 24시간 보육 서비스의 존재를 확실하게 알릴 필요가 있다고 제안하였다. 김 의원은 서울시에서 새롭게 건립 계획 중인 시설에 대해 “필수적으로 다용도 공간을 배치하여 문화예술행사 등 수요가 있을 시 유동적으로 아이돌봄공간 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을 요구했다. 끝으로 김미경 의원은 “부모들이 마음 놓고 아이를 맡기고 문화행사를 관람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시민들의 삶의 질을 더욱 높일 필요가 있다”며 이 제안이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뉴스팀 seoulen@seoul.co.kr
  • [포토] 한혜진 “여배우 외모에 엄격한 잣대 들이대…미의 기준과 시선 바뀌어야”

    [포토] 한혜진 “여배우 외모에 엄격한 잣대 들이대…미의 기준과 시선 바뀌어야”

    배우 한혜진의 화보가 공개됐다. 뷰티&라이프스타일 매거진 <얼루어 코리아> 8월호에 공개된 이번 화보에서 한혜진은 ‘편견 없는 세상, 존중과 연대’라는 기획에 맞게 혼혈 가수 겸 뮤지컬 배우 소냐, 펜싱 패럴림픽 김선미 선수, 플러스 사이즈 모델 등과 함께 카메라 앞에 섰다. 한혜진은 이번 화보 기획에 깊은 공감을 드러내며 “의미 있는 화보라 생각해 참여하게 됐어요. 함께 한 네 분의 긍정적인 에너지와 당당함이 제게 많은 동기부여가 되었어요”라며 소감을 밝혔다. 아름다운 배우로 손꼽히는 한혜진은 연예인으로서 겪게 되는 고충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밝혔다. “배우는 사진에서 조금만 부하게 나와도 ‘관리 안 한다’, ‘살 쪘다’는 얘기를 들어요. 남자 배우들 보다 더 외모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 같아요. 저 역시 사람들이 말하는 미의 기준에 끌려 가는 것 같아요”라고 말하며 자신만의 기준을 세워야 하는 법을 배웠다고 말했다. 또한 그녀는 한국과 영국을 오가며 겪은 생활에 대해 말하기도 했다. “모국어가 아닌 언어에 대한 위축을 느꼈어요. 한번은 아이가 아파서 병원에 갔는데 타국에 있다는 압박감과 책임감, 두려움이 밀려오더군요”라며 “다른 문화에서의 삶은 두려움과 외로움, 긴장감이 항상 공존하는 것 같아요”라고 밝혔다. 이날 촬영에 함께한 소냐는 “혼혈에 대한 사람들의 편견이 아예 없어질 수 없겠지만, 제가 많이 활동하다 보면 저와 같은 후배들에게 용기를 줄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소감을 밝혔다. 또한 지난 2016년 광저우 장애인 아시안 게임 은메달, 전국 장애인 체육대회 4관왕을 차지한 스타플레이어 김선미 선수는 “운동하고 싶은데 체육관을 빌릴 수 없거나, 지도해줄 선생님이 없을 때 좌절하게 돼요”라며 장애인 선수들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부탁했다. 또한 플러스 사이즈 모델과 함께 하는 화보에는 사이즈에 상관없이 자신을 사랑하는 여성을 표현했다. 사진=얼루어 코리아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세계는 기본소득 실험 중] “AI시대 비정규직 등의 삶 위협받아… 빈곤·실업 방지 위해 기본소득 필요”

    [세계는 기본소득 실험 중] “AI시대 비정규직 등의 삶 위협받아… 빈곤·실업 방지 위해 기본소득 필요”

    얀 오토 안데르손(73) 핀란드 오보아카데미대 경제학과 부교수는 지난달 22일 “빈곤이나 실업 문제를 방지하는 체제 유지 차원에서 기본소득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핀란드 서부 투르쿠의 자택에서 만난 안데르손 교수는 “인공지능(AI)이 급격히 확산되고 자동화가 계속되면 중산층은 물론 비정규직, 파트타이머, 프리랜서 등의 삶이 위협받을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기본소득이 부분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중산층 소득보장 위해서도 필요 1986년 조건 없는 기본소득 지급을 주장한 기본소득 유럽네트워크(BIEN) 창립 멤버이기도 한 그는 “기본소득이 비정규직을 보호하는 역할뿐만 아니라 AI 시대에 중산층의 소득보장을 위해서도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안데르손 교수는 “실업자를 상대로 이뤄지는 이번 실험이 제한적이지만 흥미롭다”면서 “실험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를 떠나 기본소득 아이디어는 좀더 세상에 많이 알려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6개월여밖에 되지 않았지만 실험 대상자가 재정적인 안정감을 느꼈을 것”이라며 “정부는 이번 실험을 통해 실업자가 구직 노력을 하는지에 초점을 맞춰 실험을 설계해 제한적인 결과만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경제학적 측면에서 기존 사회보장제도에 따른 최저임금이 노동자에게만 해당하고 자영업자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이들을 보호하고자 기본소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탈상품화 측면에서 노동을 제공하지 않더라도 시민에게 소득을 보장해 물건을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로 기본소득이라는 것이다. 지난해 한국을 방문하기도 한 안데르손 교수는 “성남에서 실시하는 청년바우처 제도를 흥미롭게 살펴봤다”면서 “굉장히 제한적이고 디테일한 부분에서 차이가 있어 이를 기본소득이라고 보기엔 어렵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참여소득제도’ 등 바람직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 기본소득 도입을 공약으로 걸었다고 하자 그는 “한국의 사회복지제도 현실을 잘 모르지만 핀란드는 너무나도 복잡해서 논란이 많이 있었다”며 “우선 낮은 단계부터 시작해야 정치적 논란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예를 들어 동네 청소년 축구코치나 보살핌이 필요한 주민을 돕는 사람에게 정부가 보상 차원에서 돈을 지급하는 이른바 ‘참여소득제도’가 조금 더 논란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기본소득 도입 논의 당시 이를 반대한 사회민주당 등에서 낸 아이디어로 기본소득 개념에는 반하지만 원초적인 기본소득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투르쿠(핀란드)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4차 산업혁명] “주인님 쉬세요” 스스로 운전하고 스스로 날다

    [4차 산업혁명] “주인님 쉬세요” 스스로 운전하고 스스로 날다

    ●상상 그 이상… 우리의 삶 속으로 우리가 상상하기만 하던 ‘스스로 움직이는 자동차’나 ‘스스로 날아 다니는 비행체’를 앞으로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날이 멀지 않았다. 자율주행 자동차와 드론 이야기다.4차 산업혁명 시대가 되면서 자율주행 자동차는 점점 상용화 단계에 안착하고 있는 상태다. 관련 업계에서는 2020년을 상용화 단계로 보고 있다. 드론은 이미 상용화돼 전 세계 각지에서 활발하게 발달이 이루어지고 있다. 군사용 목적이던 드론이 이제는 민간인들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시대가 온 것이다. 자율주행 자동차는 운전자가 차량을 조작하지 않아도 도로 상황을 파악해 스스로 주행하는 자동차를 말한다. 테슬라, 닛산, BMW 등 글로벌 자동차 기업뿐만 아니라 국내 현대·기아자동차까지 자율주행 자동차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기존의 자동차 기업이 아닌 구글과 애플 같은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도 자율주행 자동차 기술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는 것이다. 자율주행 자동차로 운전에서의 해방, 교통사고 발생률 감소 등 긍정적인 요소를 많이 기대할 수 있다. ●현대차 ‘레벨4’… 운전에서의 해방 국내에서는 이미 자율주행 자동차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태다. 현대자동차뿐만 아니라 국내 IT 기업 네이버의 기술연구 개발 법인 ‘네이버랩스’에서도 자율주행 자동차를 개발하고 있다. 관련 법안에서도 2016년 2월 자동차관리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자율주행 자동차의 실제 도로 주행이 가능해졌다. 미국의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서는 자율주행 자동차 기술을 레벨 0~4까지의 다섯 가지 단계로 구분하고 있다. 레벨 0은 운전자가 100% 제어, 레벨1·2는 부분적인 제어, 레벨 3은 필요 시에만 운전자가 개입 가능한 절반 정도의 자율주행 단계, 레벨 4는 궁극적인 단계로 완전한 100% 자율주행 단계다.현대자동차는 2020년까지 레벨 3 수준의 자율주행 자동차 양산, 2030년에는 레벨 4의 완전 자율주행 자동차를 상용화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특히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7’에서 레벨 4 기술 수준의 아이오닉 자율주행 자동차를 선보이며 라스베이거스 시내를 달리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네이버랩스’는 국내 IT 기업 최초로 국토부의 도로주행 임시 허가를 받고 자율주행 자동차 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네이버는 ‘연결성’을 중요시하고 있으며 사물인터넷을 연결한 커넥티드카 개발에도 몰두하고 있다. ●산업·민간 분야까지 진출한 드론 원격으로 조종하는 무인 비행기 ‘드론’은 처음에 군사적 용도로 사용되다가 2010년대 들어서며 고공 촬영, 물품 배달, 농약 살포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고 있다. 국내 드론 산업 육성도 점차 활발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토는 지난해 7월 ‘드론 및 자율주행차 규제 혁신 방안’을 발표하며 대대적인 규제 완화를 시행했다. 드론 제작 산업 활성화를 위해 2020년까지 유망 활용 분야 상용화와 드론 교통체계 개발을 추진하기 로 했으며, 드론을 이용해 공연·광고·택배사업을 할 수 있도록 관련법도 개정했다. ●공연·광고·택배까지… 규제 완화 LG유플러스는 2014년 3월 세계 최초로 LTE를 기반으로 드론을 조종하는 데 성공했다. 이어 LTE 드론을 이용해 야외 결혼식 생중계를 선보였다. 2015년 9월에는 LTE 모듈을 탑재한 드론을 통해 풀HD 영상을 다양한 영상 플랫폼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광대역 실시간 영상 전송 서비스를 보이기도 했다. KT는 항공우주연구원과 함께 한국형 초정밀 GPS 보정 시스템을 2022년까지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국토부와 함께 드론 안전운행을 위한 드론 교통관리 체계 플랫폼도 2021년까지 개발할 예정이다. 연제성 대학발전연구소 인턴기자
  • 싸움소의 눈빛, 온몸으로 버텨내는 노동자 닮은…

    싸움소의 눈빛, 온몸으로 버텨내는 노동자 닮은…

    칠성이/황선미 지음/김용철 그림/사계절/68쪽/1만 6000원소의 눈을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함께 고요해진다. 어떤 허위도 가릴 수 없는 순정한 진심이 깃들어 있기 때문이다. 황선미(54) 작가가 ‘마당을 나온 암탉’에 이어 또 다른 동물 서사의 주인공으로 소를 들여보낸 건 그 눈 때문이다. ‘빈집에 온 손님’ 이후 15년 만에 펴내는 그림책 ‘칠성이’에서다. “싸움소에 관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보다 소의 표정을 봤어요. 도망갈 여지도 없이 온몸으로 한순간을 버티는 노동자의 눈빛이 소에게서 읽혔죠. 그 진지한 얼굴이 어쩌면 온몸으로 살고 있는 어떤 사람인 것만 같아 이끌렸어요.”작가가 독자들을 데려가는 곳은 ‘전장’이다. 옥뿔과 노고지리뿔이 위태롭게 얽혀들고, 콧김 섞인 고래빼기가 울려 퍼지고, 한껏 벼려진 근육과 근육들이 맞부딪는 곳. 소싸움판이다. 취재를 위해 2011년 진주 소싸움장을 찾아간 작가는 그저 막연했다. 소싸움장에서 찍은 사진 수백 장, 유튜브에서 길어올린 동영상, 인터넷 자료 등 수많은 자료를 파고들어도 그 자리를 맴돌았다. 이야기의 실타래는 우연히 얻은 사례 한 조각에서 풀려나갔다.“조사를 하다 우연히 도축장 앞에서 구조돼 싸움소로 길러진 소가 있다는 에피소드를 들었어요. 싸움소는 태생부터 정해진 게 아니라 몸의 조건이 좋은 소를 찾아서 기르는 거라고요. 원래부터 뛰어나게 태어나는 존재가 아니라 누군가와의 만남을 통해 특별한 존재가 되어 간다는 이야기. 거기서 출발했죠.” 도축장의 좁은 통로 앞. 기계톱 돌아가는 소리를 들으며 소들은 저 길을 통과하면 다시 돌아 나오지 못한다는 사실을 예감한다. 다른 소들과 함께 몸부림치고 땅을 헤집어대던 어린 칡소는 소들을 살피는 황 영감의 눈에 단박에 든다. 황 영감은 소에게 칠성이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죽음 직전에 살길을 터준다. 싸움소로 운명을 정해주면서. 칠성이는 도축장 앞에서의 두려움과 분노, 성숙한 삶의 태도를 몸으로 가르치는 황 노인의 애정과 질타를 동력 삼아 우직하게 성장해 나간다. 작가는 감상에 빠지는 걸 경계하듯 곁눈질하지 않고 진중한 문장으로 직선의 서사를 완성한다. “어른도 아이도 읽을 수 있는 단편을 그림책이라는 그릇에 담았다”는 편집자의 말처럼 원고지 65매짜리 단편은 영화처럼 장면 장면마다 극적으로 연출한 그림과 어우러져 리드미컬하게 읽힌다. 여기에는 지인에게 ‘내가 알던 김용철 맞느냐’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그림체를 완전히 바꾼 화가 김용철의 역할이 한몫했다. 그간 옛이야기를 주로 그리며 해학, 과장, 비유를 선묘 채색화로 주로 그려온 그는 원고를 받아들고 새로운 화풍을 시도했다. 2B에서 8B까지 연필을 거듭 바꿔가며 셈여림을 세심하게 조절한 연필 드로잉으로 이야기의 밀도를 생생하게 끌어올린 것. 칠성이의 눈에 깃든 맑은 슬픔, 황 노인의 고집스러운 주름에 심겨진 진심, 지면을 박차고 뛰어들 듯한 소의 활기 넘치는 움직임은 연필의 정직한 성정에서 만들어졌다. “시골 출신이고 어린 시절 집에서도 소를 길러 내가 소를 잘 안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싸움소의 내면과 근육의 액션, 힘의 방향 등을 그리려니 내가 소를 모르고 있더라구요. 그래서 국내엔 없는 소 해부학 책을 아마존에서 사들여 소의 골격, 꺾여진 부분을 거듭 그려보며 소의 진정성 있는 성장, 선택할 수 없는 갈림길에서 맺어지는 관계를 왜곡 없이 그리려 노력했습니다.”(김용철 화가) 가혹한 운명을 밀어낼 수도, 일방적인 조건 앞에서 뒷걸음질칠 수도 없는 칠성이를 통해 작가가 결국 하고 싶었던 얘기는 단순하지만 간단치 않다. “자신에게 주어진 삶의 무게를 피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밀고 나가는 사람의 이야기로 읽어줬으면 좋겠습니다.”(황선미 작가)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공포의 ‘햄버거병’… 햄버거만 유죄?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공포의 ‘햄버거병’… 햄버거만 유죄?

    글로벌 패스트푸드점에서 고기 패티가 덜 익은 햄버거를 먹은 한국의 4세 아이가 용혈성요독증후군 판정을 받았다. 심장 정지 상태까지 갈 정도로 위독했던 이 아이는 신장이 90% 가까이 손상돼 하루 10시간씩 복막 투석을 받고 있다. 평생 장애를 안고 살아가야 한다.일명 ‘햄버거병’으로 불리는 용혈성요독증후군은 한국인들에게 비교적 낯선 병이다. 실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국내에서 햄버거를 먹고 용혈성요독증후군에 걸렸다며 소송을 제기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한국보다 훨씬 이전부터 패스트푸드가 생활화된 서양에서는 이미 몇천 명의 피해자를 양산한 익숙하고도 위험한 병이다. 한국에서의 햄버거병 논란은 시기만 조금 늦었을 뿐 언젠가는 발생했을 예고된 사안이었는지 모른다. 햄버거를 즐겨 먹던 사람들은 이번 일을 두고 햄버거에 뒤통수를 맞았다거나 발등을 찍혔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위험한 햄버거를 그만 먹겠다고 선언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미 햄버거는 전 세계인의 주식과도 같은, 그래서 생활의 일부가 된 음식인 데다 일부는 햄버거로 급하게 한 끼를 때우지 않으면 안 되는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이다. ●우유·마요네즈 등에서도 O157 대장균 발견 용혈성요독증후군을 유발하는 주된 원인은 O157 대장균이다. 1993년 미국의 한 유명 햄버거 체인점에서 햄버거를 먹은 소비자 732명이 집단 대장균 식중독에 걸렸다. 이 중 일부는 용혈성요독증후군으로 발전했고, 결국 4명이 사망하고 178명이 영구적인 신장 장애를 입었다. 피해자 대부분은 10세 이하 어린이였다. 당시 이 사건은 피해자 및 사망자 가족과 해당 햄버거 체인점의 합의로 끝났다. 햄버거 체인점이 5000억원 이상의 합의금을 제공하면서 사건은 일단락됐지만, 회사가 책임을 인정한 것은 아니었다. 햄버거, 정확히는 햄버거 속 패티가 해당 질병을 유발했다는 것을 입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문제의 대장균은 패티의 주재료인 고기뿐만 아니라 살균되지 않은 우유나 주스, 마요네즈 등에서도 발견된다. 관리 소홀과 위생 불량으로 인해 신선도가 떨어지는 재료를 사용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것이 바로 O157 대장균과 용혈성요독증후군인 것이다. 고기 패티를 포함, 햄버거에 들어가는 마요네즈 등의 소스, 함께 판매되는 주스 등에도 ‘혐의’가 있다는 뜻이다. 위생 불량과 식재료 관리 소홀은 햄버거를 판매하는 패스트푸드점만의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간과할 수 없는 것은 햄버거를 포함한 패스트푸드가 사는 곳과 연령, 성별을 불문한 ‘국민음식’이 됐다는 현실이다. 더불어 경제적 지위가 낮은 사람들일수록 햄버거를 포함한 패스트푸드나 인스턴트식품을 더 많이 섭취한다는 사실도 문제로 지적된다. ●저소득층일수록 패스트푸드 더 많이 섭취 이스라엘 출신의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는 ‘호모 데우스’에서 “18세기 마리 앙투아네트는 굶주린 민중에게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라고 했다는데, 오늘날 가난한 사람들은 이 충고를 문자 그대로 따른다. 베벌리힐스에 사는 부자들은 양상추 샐러드와 퀴노아를 곁들인 찐 두부를 먹는 반면, 빈민가에 사는 가난한 사람들은 트윙키 케이크, 치토스, 햄버거, 피자를 배 터지게 먹는다”고 말했다. 시간에 쫓겨 대충 한 끼를 해결해야 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적은 돈으로 배를 채워야 하는 사람일수록 패스트푸드를 찾을 가능성이 크다. 반면 유기농 재료로 오랜 시간 공들여 음식을 만드는 식당이, 위생과 관리에 수입의 상당 부분을 투자하는 식당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착한 가격의 배부른 음식을 판매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햄버거만의 문제’ 아닌 ‘사회적 문제’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을수록 만병의 근원인 비만 비율이 높고, 이러한 비만은 잦은 패스트푸드와 인스턴트식품 섭취에서 온다는 사실은 이미 익숙하다. 햄버거병이 단순히 햄버거의 문제가 아닌 이유가 여기에 있다. 햄버거를 포함한 패스트푸드, 그리고 패스트푸드의 형제와도 같은 인스턴트식품은 각종 질병을 유발할 위험이 높은 동시에 누군가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소중한 한 끼다. 마냥 좋아할 수도, 마냥 미워할 수도 없는 것이 햄버거이자 햄버거를 필두로 하는 패스트푸드인 셈이다. 끼니 챙길 시간도 없이 일해야 하는 사람들과 가난한 사람들만 햄버거를 찾는 것은 아니다. 세상에는 햄버거보다 더 나쁜 음식도 많다. 햄버거가 나쁜 음식이라고 말하는 것 자체가 편견이라는 주장도 있다. 그러니 모든 햄버거와 패스트푸드점이 기피 대상이라고 단정 짓기보다는 햄버거를 둘러싼 각각의 의견을 면밀히 살피는 것이 옳다. 다만 건강에 좋지 않다 하니 먹지 않으면 그만인 것 아니냐는 핀잔 섞인 권유는 조심해야 한다. 몇천 명의 용혈성요독증후군 환자가 발생한 미국이나 논란이 들끓기 시작한 한국에서는 여전히 햄버거 먹는 사람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그들 모두가 어쩌다 한 번, 혹은 단순히 맛있어서 햄버거를 먹는 것이 아닐 수 있다. huimin0217@seoul.co.kr
  • [삼국지로 풀어 보는 法이야기] ‘형주 후계자’ 유기, 심약하다는 이유로 후견인 둘 수 있나

    [삼국지로 풀어 보는 法이야기] ‘형주 후계자’ 유기, 심약하다는 이유로 후견인 둘 수 있나

    유비가 유표에게 의탁한 지 7년. 병으로 쇠약해진 유표는 삶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직감하고, 배다른 아들인 유기와 유종 사이에서 후계를 고민한다. 유기는 심약하고, 유종은 너무 어리다. 유표는 고민 끝에 유기를 후계자로 정하면서 유비에게 유기의 후견인이 돼 줄 것을 부탁한다. 그리고 유언장을 작성한 뒤 생을 마감한다. 유표의 후처이자 유종의 어머니인 채씨는 유기가 후계자로 정해진 것이 불만이다. 결국 유표의 유언장이 공개되기 전 오빠인 채모와 함께 유언장을 위조한다. 그러곤 장수들 앞에서 위조된 유언장을 근거로 유종이 후계자라고 선포한다. ※ 원저 : 요코야마 미쓰테루(橫山光輝) ※ 참고 : 만화 삼국지 30, 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역자 이길진유기는 유표의 병이 깊어질수록 자신의 목숨도 위태로워질까 걱정이다. 계모인 채씨가 유종을 후계자로 앉히기 위해 자신을 죽이려고 했기 때문이다. 유기는 결국 채씨를 피해 형주를 떠나 강하 태수로 부임한다. 유표도 이런 상황을 알고 유비에게 유기의 후견인이 돼 달라고 부탁한 것이다. 사망 당시 유표의 나이는 67세. 유기는 유표가 본처에게서 얻은 아들이다. 따라서 유기는 이미 만 19세를 넘은 성년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처럼 성년에 달한 사람도 후견인을 선임할 수 있을까. 또 유기가 심약하긴 하지만 강하 태수로 부임할 정도이니 건강에 큰 문제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런데도 심약하다는 이유만으로 후견인을 지정할 수 있을까. 한편 채씨가 위조한 유언장은 어떤 효과를 낳을까. ●성년인 유기의 후견인이 된 유비 미성년자나 정신적인 능력이 부족한 사람은 스스로의 결정으로 사회생활을 하기 쉽지 않다. 잘못된 선택으로 재산을 한순간에 날릴 수도 있고, 엄청난 의무를 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민법은 이런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후견 제도를 두고 있다. 그런데 미성년자의 경우에는 부모와 같은 친권자가 있기 때문에 후견인을 둘 필요성이 적다. 유종이 대표적이다. 어머니인 채씨가 미성년자인 유종을 대신해 모든 결정을 해 준다.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종은 따로 후견인을 둘 필요가 없다. 문제는 큰아들인 유기다. 비록 성년이지만 심약한 데다 채씨로부터 암살 위협까지 받고 있다. 보호가 절실한 상황이다. 이전 민법에서는 유기와 같은 경우 한정치산(限定治産)이나 금치산(禁治産) 선고를 받아야 후견인을 선임할 수 있었다. 법원이 공식적으로 ‘정신적으로 부족한 사람’이라고 판단해 줘야 한다. 그렇게 되면 유기에게는 법원의 선고 자체가 낙인(印)이 될 수 있다. 아버지를 대신해 형주를 물려받겠다는 사람이 정신적으로 부족하다는 선고를 받아야 하다니. 후견인을 선정해 보호해 주겠다는 취지에 어긋난다. 우리 민법도 2013년 7월 1일부터 새롭게 성년후견제도를 도입했다. 성년 후견은 질병이나 장애, 노령 등으로 정신적인 후원이 지속적으로 필요한 사람을 돕기 위한 제도다. 본인, 배우자, 검사, 지방자치단체장 등이 청구하면 법원에서 후견인을 선임한다. 성년 후견은 정신적인 제약을 요건으로 하므로 신체적으로 불편하다는 것은 이유가 되지 않는다. 신체적인 불편은 도우미나 편의시설 설치 등으로 해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유기처럼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는데, 심리적으로 불안하다는 이유만으로는 후견인을 선임할 수 없다. 그렇다면 불쌍한 유기를 도울 방법은 없을까. 결론적으로 법원의 관여 없이 유기와 유비 둘이서 후견 계약을 맺으면 된다. 후견 계약으로 유기의 재산 관리나 신상 보호에 관한 사항을 유비에게 위탁하고 대리권을 수여하면 된다. 다만 후견 계약은 법원의 관여가 없다 보니 약간의 제약이 있다. 먼저 공정증서로 체결해야 한다. 또 후견인을 선임하는 데 감독인을 두어야 한다. 후견인이 된 유비가 유기에게 불리한 행위를 할 경우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유비가 후견인이 된다면 채씨 입장에서는 껄끄러울 수밖에 없다. 유표의 유언에다 신하들의 지지까지 업은 유비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유표로서는 유기의 후견인으로 매우 적절한 인물을 지명한 셈이다. ●유기를 후계자로 지명한 유언장 유언은 유언자가 사망하는 동시에 효과가 생긴다. 유언에 의해 유언자는 사후에도 자신의 의사를 실현하고, 자신의 의지대로 재산을 처분하게 된다. 하지만 유언도 법률행위이다 보니 형식과 내용에 제한이 있다. 유표가 남긴 유언은 적법한 것으로 판단할 수 있을까. 먼저 형식 면에서 보면 유언은 다섯 가지 중 한 가지 형식으로 해야 한다. 가능한 형식은 자필증서, 녹음, 공정증서, 비밀증서, 구수증서 등이다. 유언자가 의사를 정확히 밝히고, 신중하게 유언하도록 만든 장치다. 유표는 자필로 유언장을 작성했다. 일단 형식상으로는 적법해 보인다. 또 유언은 숨겨 놓은 아이가 있는데 가족관계등록부에 올려 달라든지(認知), 친아들로 돼 있지만 실제로는 친아들이 아니라든지(親生否認) 하는 가족 관계에 관한 사항, 재산의 처분이나 상속, 유언의 집행에 관한 사항 등에 대해서만 할 수 있다. 유표는 자필 유언장에 ‘후계자를 유기로 한다’고 기재했다. 어떻게 보면 내용상으로 유효한 사항에 관한 유언이 아니라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후계자가 된다는 것은 유표가 다스리는 형주 지역에 대한 모든 재산적 권리를 준다는 의미도 있다. 상속에 관한 사항을 정한 것으로 보아 적법하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유종의 입장에서는 억울하다. 유표가 유언 없이 사망했다면 형인 유기와 같은 비율로 재산을 상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채씨도 상속인이 된다. 즉 채씨 1.5, 유기 1, 유종 1의 비율로 상속이 된다. 즉 유표의 재산이 35억원이라면 채씨가 15억원, 유기와 유종이 각각 10억원씩 받게 된다. 그런데 아무리 장자라고 해도 유기에게 모든 재산을 다 주다니. 이 경우 채씨와 유종은 유류분(遺留分)을 주장할 수 있다. 유표의 유언에도 불구하고 법정 상속분의 전부가 아니라도 절반인 7억 5000만원과 5억원을 챙길 수 있는 것이다. ●계모 채씨가 유언장을 위조 안 했다면 여러 모로 불만이었던 채씨는 오빠인 채모와 공모해 유언장을 위조했다. 두말할 것도 없이 사문서위조죄가 성립한다. 유언장이 효력을 잃는 것도 당연하다. 그런데 여기에 또 하나의 제재가 더해진다. 유언서를 위조한 사람은 상속인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제1004조 제5호). 만일 채씨가 유언장을 위조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될까. 이 경우에도 채씨는 상속을 받을 수 없다. 같은 순위 상속자인 유기를 살해하려고 했기 때문이다(제1004조 제1호). 채씨는 가만히 있었으면 받을 수 있는 7억 5000만원의 유류분마저 상속받을 수 없다. 욕심이 지나쳐 자신에게 주어진 몫도 가질 수 없게 된 것이다. 양중진 법무부 법질서선진화과장(부장검사) [용어 클릭] ■유류분(遺留分):상속재산 중 유언과 관계없이 상속인에게 인정되는 최소한의 몫. ■한정치산(限定治産):정신적인 문제 등으로 판단 능력이나 결정 능력이 부족한 사람. ■금치산(禁治産):정신적인 문제 등으로 판단 능력이나 결정 능력이 없는 사람.
  • 신부가 신랑 들러리의 가슴에 청진기를 갖다댄 이유

    신부가 신랑 들러리의 가슴에 청진기를 갖다댄 이유

    신부가 신랑 들러리의 가슴에 청진기를 갖다댄 사연이 먹먹하다. 신랑보다 한참 어려 보이는 들러리는 2년 전 세상을 떠난 아들의 심장을 이식받은 이였다. 그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무려 4800㎞를 비행해 식장을 찾아온 것이었다. 알래스카주에 사는 신부 베키 터니는 약혼자 켈리(40)와 지난 7일(현지시간) 결혼 예식을 진행하다 깜짝 놀랐다. 2년 전 총기 오발 사고로 스무살 꽃다운 나이에 세상을 떠난 아들 트리스턴은 심장 등 여러 장기를 여러 사람에게 나눠줬는데 심장을 이식받은 제이콥 킬비가 들러리로 깜짝 등장한 것이다. 킬비와는 여러 차례 전화 통화는 했지만 그를 직접 만난 것은 처음이었다. 그녀는 사위가 조용한 가운데 킬비의 가슴에 청진기를 갖다대고 아들의 심장 뛰는 소리로 세상에 둘도 없는 축하 인사를 들었다. 켈리는 영국 BBC와의 인터뷰를 통해 “4~5개월 전부터 그녀를 서프라이즈해주려고 킬비와 계획했다. 그는 아주 멋진 젊은이”라며 “우리는 모두가 장기 기증을 결심할 수 있도록 만들고 싶었다. 그 일은 생명을 구하고 우리 삶을 영원히 바꿀 수 있다”고 덧붙였다. 킬비도 “아주 있을 법하지 않은 경험이었다. 가슴 따듯하고 믿기지 않을 만큼 감동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무엇보다 모두 사랑이며 두 가족이 함께 뭉쳤다. 베키와 난 연결됐고 지금 여기 알래스카를 찾았지만 언제나 이 가족과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키 터니는 제이콥에게 “최고의 선물을 주셨다. 가장 놀라운 서프라이즈였다. 트리스턴의 심장을 간직해주셔서 감사하고, 또 여기 오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신랑 켈리는 트리스턴이 앉을 자리를 비워두고 다음의 글귀를 놓아두었다. “엄마 결혼식 날 전 천국에 있어요. 제가 뭘 해야 하죠? 엄마와 함께 지내기 위해 지상으로 내려갈게요. 그러니 자리 하나만 비워두세요. 절 보실 수는 없겠지만 거기 있을 거예요.” 이 사연은 온라인에 화제가 됐고 특히 장기 기증자나 수혜자 가족들에게 감동을 안겼다. 한 페이스북 이용자는 “다른 가족들에게 새 삶을 주셔서 감사해요. 저 역시 심장을 이식받은 어린 아이의 엄마랍니다. 소중한 아들을 잃으신 것은 매우 애석하지만 진실로 당신의 세계가 무너지던 순간에 다른 이에게 목숨과 희망을 주신 것에 대해서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사함을 느낍니다. 한 엄마로부터 다른 엄마에게로. 고마워요”라고 적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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