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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런 것까지 알아야 해?…하수구 저널리즘과 알 권리의 경계

    이런 것까지 알아야 해?…하수구 저널리즘과 알 권리의 경계

    1997년 8월 31일 프랑스 파리에서 교통사고로 숨진 다이애나 스펜서 전 영국 왕세자비. 이미 찰스 왕세자와 이혼한 뒤였지만 그녀를 향한 대중의 관심은 높았고, 그녀는 교통사고로 생을 마감하는 순간까지도 파파라치의 카메라를 피해 다녀야만 했다. ● 다이애나 사망 20주기, 공인의 사생활 보도 논란에 불 지핀 언론 지난 31일로 다이애나 사망 20주기를 맞았다. 그러나 그녀는 여전히 편히 쉴 수 없다. 언론이 끊임없이 자신의 삶을 헤집고 들춰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6일 영국 준공영방송 채널4가 방송한 ‘다이애나 다큐멘터리’는 공인의 사생활 보호와 언론의 국민 알 권리 보장 논란에 불을 지폈다.해당 다큐멘터리는 다이애나가 생전 연설 능력 향상을 목적으로 찍은 영상으로 구성됐다. 여기에는 찰스 왕세자와의 불화, 왕실 경호원과의 불륜, 그리고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의 갈등 등이 솔직하게 담겨있다. 다이애나 측근들은 사생활 침해라며 방영 취소를 요구했다. 유족이 받을 상처도 염려했다. 그러나 채널4는 “역사적 의미가 있다”는 명분으로 예정된 날짜에 방송을 밀어붙였다. 그러나 영국 공영방송 BBC는 이보다 10년이나 앞선 2007년 다이애나의 사생활이 담긴 영상을 입수하고도 공개하지 않았다. 채널4의 판단과 달리 아무리 공인이더라도 그저 사생활에 대한 것이라면 ‘공적 가치’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공인의 사생활과 알 권리라는 두 가치의 충돌은 우리나라에서도 종종 논란의 대상이 됐다. 공인의 사전적 의미는 ‘공직에 있는 사람’을 뜻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대중에게 이름이 알려진 사람’ 정도로 통용된다. 그래서 연예인이나 운동선수 등이 음주운전을 하거나 폭력 시비에 휘말리면 ‘공인으로서’ 잘못을 사죄한다. ‘알 권리’는 법에 명시된 개념은 아니지만 통상 국민이 정치·사회·경제 등 공적인 영역에 대한 정보에 접근하거나 이를 요구할 권리 등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표현의 자유를 명시한 헌법 제21조에 근거해 알 권리를 국민이 요구하고 국가가 지켜야 할 헌법적 가치로 두고 있다. 우리 사회는 공인의 정의 자체도 광범위하면서도, 공인의 사생활은 그저 알 권리 보장이라는 주장에 짓눌리며 발가벗겨졌다. 최근의 사례로는 MBC 시사교양 프로그램 ‘리얼스토리 눈’의 배우 송선미 남편 장례식장 몰래카메라 방송이 대표적이다. 송씨는 피살된 남편의 장례식과 관련해 언론에 보도 자제를 요청했고, 대부분의 매체가 요청을 받아들였지만 해당 프로그램 제작진은 장례식장에 몰래 출입해 영상까지 담아 방송했다.방송 직후 MBC와 제작진은 여론의 거센 뭇매를 맞고서야 유족에게 사과하고 논란이 된 장면을 삭제했다. 이는 단순히 과잉취재·보도 논란을 넘어 우리 사회가 바라보는 공인에 대한 관점이 점차 사전적 의미와 가깝게 좁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 과거에 비해 언론 보도에 비판적인 수용자가 늘어나면서 사생활 보호에 대한 대중의 요구 또한 커졌음을 시사한다. ● 프랑스 “사생활이 공직과 무슨 상관?” 공인의 사생활 보도 논란과 관련해 주목 받는 국가로는 프랑스가 꼽힌다. 대체적으로 개인 생활과 공직자로서의 능력은 분리해서 본다. 프랑수아 미테랑 전 대통령은 1981년과 1988년 두 차례 당선될 정도로 프랑스인들의 신망을 얻었다. 1984년 주간지 파리 마치는 그에게 혼외 딸이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 그러자 다른 언론사들의 비판이 잇따랐다. 르몽드는 “그래서 어떻다는 말이냐”라고 반문했다. 르 피가로도 ‘하수구 저널리즘’이라면서 사생활 보도를 비판했다. 올해 프랑스 대통령으로 당선된 에마뉘엘 마크롱은 39세다. 그의 부인 브리지트 트로뉴는 현재 64세로 마크롱과는 25살 차이가 난다.마크롱이 고등학교 재학 시절, 스승과 제자 사이로 만났다. 트로뉴는 당시 기혼 상태였다. 아이가 셋이었고, 그중 맏이는 마크롱과 같은 학년이었다. 한국사회에선 부도덕하게 보일 수 있는 관계가 프랑스에선 전혀 문제 되지 않았다. ● 채동욱의 혼외자, 그리고 여성 대통령의 사생활 한국에서는 공인의 사생활 보호와 알 권리 충돌에 있어 이중 잣대가 적용되는 등 아직 확립된 문화는 없다. 정치권 혹은 언론의 이중 잣대는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자 논란과 세월호 참사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 논란에서 두드러졌다. 조선일보는 2013년 9월 6일 1면 기사를 통해 채동욱 당시 검찰총장에게 혼외 아들이 있다고 보도했다.채 총장이 고위공직자의 적합성을 판단하는 인사청문회에서 이를 밝히지 않았으며 혼외 관계의 여성과 아들이 사는 집의 전세자금을 마련해줬다면 재산 허위 신고에 해당한다고도 지적했다. 이는 검찰총장 업무와 직접적 연관성은 떨어지지만, 여론의 비난이 빗발쳤다. 초등학생 아들이 다니는 학교 생활기록부까지 까발려졌다. 당시 검찰은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에서 당선되는 과정에 국가정보원이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는 의혹을 수사하고 있었고, 정치권의 갖은 외압을 채 총장이 직접 막으며 수사팀을 이끌었지만 황교안 법무부 장관까지 나서서 채 총장 감사를 지시하면서 결국 자리에서 쫓기듯 물러났다.이후 검찰 수사와 법원 재판을 통해 ‘채동욱 혼외자’ 보도에 앞서 박근혜 정부 청와대가 조직적으로 개입한 것으로 드러났지만, 채 전 총장은 이미 부도덕한 공직자로 낙인찍힌 뒤였다. ‘대통령 혼외 딸’ 보도 이후 프랑스의 상황과는 대조되는 대목이다. ● “대통령이기 전에 여성 사생활 있다”는 궤변 채 전 검찰총장 혼외자 보도에는 깊이 개입했던 박근혜 정부는 국민적 관심이 박근혜 당시 대통령으로 향하자 정반대의 입장을 취했다. 대한민국 권력 서열 1위인 대통령의 평일 집무시간 행적에 대한 언론과 국민의 물음에는 철저하게 입을 닫았다. 2014년 4월 16일 오전 10시 31분 세월호가 진도 앞바다에 완전히 침몰했지만 박 대통령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찾은 시간은 오후 5시 15분이었다. 그 7시간 동안 박 대통령이 세월호 승객 구조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어떠한 지시를 내렸는지는 지금까지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후 박 대통령 탄핵심판 변호를 맡은 유영하 변호사는 ‘대통령의 7시간’ 등과 관련한 의혹에 대해 “대통령이기 전에 여성으로서의 사생활이 있다는 것도 고려해 달라”고도 했다. 그러나 대통령은 국민 생명권을 보호할 책무가 있다. 이는 헌법재판소의 “직책을 성실하게 수행할 의무는 탄핵 심판의 판단 대상이 아니다”라는 판단에 따라 탄핵에 직접 인용되지는 않았지만, 탄핵 사유로 거론될 만큼 중대한 일이었다. ● 공론화를 통한 조정이 필요한 시점 공인의 사생활 보호와 알 권리 보장에 대한 자의적 선택에 대해 공론화를 통한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는 게 학계의 중론이다. 이택광 경희대 영미문화전공 교수는 “한국은 지금까지 국민의 알 권리가 절대적 명제처럼 보장됐다”는 점을 지적했다. 알 권리를 내세워 선정적이고 비도덕적 보도를 일삼는 황색 저널리즘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공론화를 통한 조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반면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부 교수는 “공직자의 경우 보도 내용이 권력에 대한 견제와 감시에 조금이라도 효용이 있다고 판단된다면 사생활이라도 보도할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신문협회의 ‘신문윤리강령 및 실천 요강’에는 “공익을 위해 부득이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개인의 사생활을 보도·평론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되어있다. 또한 “공인의 사생활을 보도·평론하는 때에는 절제를 잃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는 가이드라인도 존재하지만 사실상 사문화 된 게 우리 언론의 현실이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삶과 죽음 교차하는 병원…‘환자’ 아닌 ‘사람’을 그리다

    삶과 죽음 교차하는 병원…‘환자’ 아닌 ‘사람’을 그리다

    병원의 사생활/김정욱 글·그림/글항아리/344쪽/1만 6000원병원은 하루에도 수십 번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장소다. 그래서 병원 내부의 삶은 바깥의 삶보다 몇 배는 긴박하다. 특히 한때는 ‘인간의 손이 닿지 않는 땅’(No man’s land)이라 불렸던 복잡한 뇌를 다루는 신경외과는 더욱 그럴 것이다. 환자가 걸어 들어와 누워 나가는 일이 비일비재한 이곳에서 근무하는 한 30대 젊은 의사는 전쟁터처럼 치열한 일터에서 마주한 다양한 삶의 표정을 글과 그림으로 남기기로 했다. 죽음을 피부처럼 맞대고 사는 의사로서 환자와 보호자들의 마음을 읽고 혹여 목숨 앞에서 무뎌질 수 있는 자신을 다잡기 위해서다.신간 ‘병원의 사생활’에는 대학 시절부터 그림을 그려 온 신경외과 전공의 4년차 김정욱(32)씨가 수술이 끝나거나 잠깐 틈이 날 때마다 그린 70여컷의 그림과 단상들이 담겼다. 저자는 인턴 시절 응급실에서 이동실 침대에 누워 있는 두통 환자의 벌거벗은 발을 보고 본격적으로 그림일기를 그리기 시작했다. 얇은 이불 밖으로 빠져나온 환자의 맨발을 바라본 저자는 환자의 고통스러운 심경보다는 환자가 양말이나 신발을 신지 못한 사실에 주목하는 자신이 끔찍했다. 그런 자신을 잊지 않기 위해 그 장면을 그림으로 남긴 것이 기록의 시작이다. 원활하지 못한 순환과 계속되는 수액 치료에 퉁퉁 부은 환자의 얼굴, 항암 치료가 끝났지만 퇴원하지 않는 한 할머니가 병실에 앉아 있는 모습, 악성 뇌종양에 걸린 생후 10개월 된 아기의 새까만 눈동자, 춥고 낯선 수술방에 누운 환자의 동공에 비친 무표정한 자신의 모습, 추석 연휴에 고향에 가지 못하는 환자와 보호자들을 위해 카트에 싣고 다니며 직접 나눠 준 초코파이, 환자의 상태와 예후에 대해 설명하는 자신의 앞에서 꼭 잡은 보호자의 두 손…. 뇌를 만지는 일이 곧 환자의 마음을 만지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은 저자의 따뜻한 마음이 책 곳곳에 오롯이 담겼다. 저자의 시선은 병에 걸려 죽음과 싸우고 있는 ‘환자’가 아닌 인생에서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는 ‘사람’을 향한다. 손 위에 올려진 수술용 가위의 무게를 느끼고, 아이를 병으로 떠나보낸 부모에게 ‘좋은 의사가 되겠다’는 말을 건네는 저자의 다짐이 가볍지 않게 다가온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文대통령 “저출산·일자리 예산은 성장예산”

    문재인 대통령은 31일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에 대해 ‘복지예산 증가, 성장예산 감소’라는 식으로 평가하는 것은 과거 시대의 낡은 관점”이라며 “저출산, 일자리, 격차 해소에 드는 예산은 복지예산이면서 성장예산”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보건복지부·고용노동부·여성가족부 핵심정책토의에서 “새 정부는 국민에게 투자하는 것이 국가의 미래를 위한 길이자 경제를 살리는 길이라는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고용과 복지를 늘리면 성장이 이뤄진다는 것은 허황된 생각’이란 보수 야당의 비판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일자리·보육·교육·주거·의료 등 모든 분야에서 국민의 삶을 바꾸는 정부의 역할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특히 “아동수당을 새롭게 도입하고 의료의 국가 책임성을 강화하는 일, 국공립 어린이집을 늘리고 돌봄 서비스를 확대하는 정책을 차질 없이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장시간 노동을 개선해 부모에게 아이를 돌볼 여유를 주고, 일과 삶의 균형을 찾는 것도 중요한 과제”라면서 “장시간 노동을 강요했던 법과 제도의 잘못된 관행을 개선하고, 근로감독 강화도 강력하게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업무보고에 앞서 문 대통령은 세종청사 식당에서 다자녀 공무원들과 식사하며 고충을 듣고 “임기 내에 아이 세 명 이상부터는 대학교까지 국가가 책임지겠다는 정책을 제대로 완비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22일부터 이어진 부처별 업무보고는 이날로 사실상 마무리됐으며, 새 정부 들어 장관급으로 승격된 중소벤처기업부 업무보고는 부처 출범식을 겸해 다음달 별도로 열린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이런 것까지 알아야 해?…하수구 저널리즘과 알 권리의 경계

    이런 것까지 알아야 해?…하수구 저널리즘과 알 권리의 경계

    1997년 8월 31일 프랑스 파리에서 교통사고로 숨진 다이애나 스펜서 전 영국 왕세자비. 이미 찰스 왕세자와 이혼한 뒤였지만 그녀를 향한 대중의 관심은 높았고, 그녀는 교통사고로 생을 마감하는 순간까지도 파파라치의 카메라를 피해 다녀야만 했다. ● 다이애나 사망 20주기, 공인의 사생활 보도 논란에 불 지핀 언론 지난 31일로 다이애나 사망 20주기를 맞았다. 그러나 그녀는 여전히 편히 쉴 수 없다. 언론이 끊임없이 자신의 삶을 헤집고 들춰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6일 영국 준공영방송 채널4가 방송한 ‘다이애나 다큐멘터리’는 공인의 사생활 보호와 언론의 국민 알 권리 보장 논란에 불을 지폈다.해당 다큐멘터리는 다이애나가 생전 연설 능력 향상을 목적으로 찍은 영상으로 구성됐다. 여기에는 찰스 왕세자와의 불화, 왕실 경호원과의 불륜, 그리고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의 갈등 등이 솔직하게 담겨있다. 다이애나 측근들은 사생활 침해라며 방영 취소를 요구했다. 유족이 받을 상처도 염려했다. 그러나 채널4는 “역사적 의미가 있다”는 명분으로 예정된 날짜에 방송을 밀어붙였다. 그러나 영국 공영방송 BBC는 이보다 10년이나 앞선 2007년 다이애나의 사생활이 담긴 영상을 입수하고도 공개하지 않았다. 채널4의 판단과 달리 아무리 공인이더라도 그저 사생활에 대한 것이라면 ‘공적 가치’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공인의 사생활과 알 권리라는 두 가치의 충돌은 우리나라에서도 종종 논란의 대상이 됐다. 공인의 사전적 의미는 ‘공직에 있는 사람’을 뜻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대중에게 이름이 알려진 사람’ 정도로 통용된다. 그래서 연예인이나 운동선수 등이 음주운전을 하거나 폭력 시비에 휘말리면 ‘공인으로서’ 잘못을 사죄한다. ‘알 권리’는 법에 명시된 개념은 아니지만 통상 국민이 정치·사회·경제 등 공적인 영역에 대한 정보에 접근하거나 이를 요구할 권리 등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표현의 자유를 명시한 헌법 제21조에 근거해 알 권리를 국민이 요구하고 국가가 지켜야 할 헌법적 가치로 두고 있다. 우리 사회는 공인의 정의 자체도 광범위하면서도, 공인의 사생활은 그저 알 권리 보장이라는 논리에 짓눌리며 발가벗겨졌다. 최근의 사례로는 MBC 시사교양 프로그램 ‘리얼스토리 눈’의 배우 송선미 남편 장례식장 몰래카메라 방송이 대표적이다. 송씨는 피살된 남편의 장례식과 관련해 언론에 보도 자제를 요청했고, 대부분의 매체가 요청을 받아들였지만 해당 프로그램 제작진은 장례식장에 몰래 출입해 영상까지 담아 방송했다.방송 직후 MBC와 제작진은 여론의 거센 뭇매를 맞고서야 유족에게 사과하고 논란이 된 장면을 삭제했다. 이는 단순히 과잉취재·보도 논란을 넘어 우리 사회가 바라보는 공인에 대한 관점이 점차 사전적 의미와 가깝게 좁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 과거에 비해 언론 보도에 비판적인 수용자가 늘어나면서 사생활 보호에 대한 대중의 요구 또한 커졌음을 시사한다. ● 프랑스 “사생활이 공직과 무슨 상관?” 공인의 사생활 보도 논란과 관련해 주목 받는 국가로는 프랑스가 꼽힌다. 대체적으로 개인 생활과 공직자로서의 능력은 분리해서 본다. 프랑수아 미테랑 전 대통령은 1981년과 1988년 두 차례 당선될 정도로 프랑스인들의 신망을 얻었다. 1984년 주간지 파리 마치는 그에게 혼외 딸이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 그러자 다른 언론사들의 비판이 잇따랐다. 르몽드는 “그래서 어떻다는 말이냐”라고 반문했다. 르 피가로도 ‘하수구 저널리즘’이라면서 사생활 보도를 비판했다. 올해 프랑스 대통령으로 당선된 에마뉘엘 마크롱은 39세다. 그의 부인 브리지트 트로뉴는 현재 64세로 마크롱과는 25살 차이가 난다.마크롱이 고등학교 재학 시절, 스승과 제자 사이로 만났다. 트로뉴는 당시 기혼 상태였다. 아이가 셋이었고, 그중 맏이는 마크롱과 같은 학년이었다. 한국사회에선 부도덕하게 보일 수 있는 관계가 프랑스에선 전혀 문제 되지 않았다. ● 채동욱의 혼외자, 그리고 여성 대통령의 사생활 한국에서는 공인의 사생활 보호와 알 권리 충돌에 있어 이중 잣대가 적용되는 등 아직 확립된 문화는 없다. 정치권 혹은 언론의 이중 잣대는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자 논란과 세월호 참사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 논란에서 두드러졌다. 조선일보는 2013년 9월 6일 1면 기사를 통해 채동욱 당시 검찰총장에게 혼외 아들이 있다고 보도했다.채 총장이 고위공직자의 적합성을 판단하는 인사청문회에서 이를 밝히지 않았으며 혼외 관계의 여성과 아들이 사는 집의 전세자금을 마련해줬다면 재산 허위 신고에 해당한다고도 지적했다. 이는 검찰총장 업무와 직접적 연관성은 떨어지지만, 여론의 비난이 빗발쳤다. 초등학생 아들이 다니는 학교 생활기록부까지 까발려졌다. 당시 검찰은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에서 당선되는 과정에 국가정보원이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는 의혹을 수사하고 있었고, 정치권의 갖은 외압을 채 총장이 직접 막으며 수사팀을 이끌었지만 황교안 법무부 장관까지 나서서 채 총장 감사를 지시하면서 결국 자리에서 쫓기듯 물러났다.이후 검찰 수사와 법원 재판을 통해 ‘채동욱 혼외자’ 보도 과정에는 박근혜 정부 청와대가 조직적으로 개입한 것으로 드러났지만, 채 전 총장은 이미 부도덕했던 공직자로 낙인찍힌 뒤였다. ‘대통령 혼외 딸’ 보도 이후 프랑스의 상황과는 대조되는 대목이다. ● “대통령이기 전에 여성 사생활 있다”는 궤변 채 전 검찰총장 혼외자 보도에는 깊이 개입했던 박근혜 정부는 국민적 관심이 박근혜 당시 대통령으로 향하자 정반대의 입장을 취했다. 대한민국 권력 서열 1위인 대통령의 평일 집무시간 행적에 대한 언론과 국민의 물음에는 철저하게 입을 닫았다. 2014년 4월 16일 오전 10시 31분 세월호가 진도 앞바다에 완전히 침몰했지만 박 대통령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찾은 시간은 오후 5시 15분이었다. 그 7시간 동안 박 대통령이 세월호 승객 구조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어떠한 지시를 내렸는지는 지금까지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후 박 대통령 탄핵심판 변호를 맡은 유영하 변호사는 ‘대통령의 7시간’ 등과 관련한 의혹에 대해 “대통령이기 전에 여성으로서의 사생활이 있다는 것도 고려해 달라”고도 했다. 그러나 대통령은 국민 생명권을 보호할 책무가 있다. 이는 헌법재판소의 “직책을 성실하게 수행할 의무는 탄핵 심판의 판단 대상이 아니다”라는 판단에 따라 탄핵에 직접 인용되지는 않았지만, 탄핵 사유로 거론될 만큼 중대한 일이었다. ● 공론화를 통한 조정이 필요한 시점 공인의 사생활 보호와 알 권리 보장에 대한 자의적 선택에 대해 공론화를 통한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는 게 학계의 중론이다. 이택광 경희대 영미문화전공 교수는 “한국은 지금까지 국민의 알 권리가 절대적 명제처럼 보장됐다”는 점을 지적했다. 알 권리를 내세워 선정적이고 비도덕적 보도를 일삼는 황색 저널리즘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공론화를 통한 조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반면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부 교수는 “공직자의 경우 보도 내용이 권력에 대한 견제와 감시에 조금이라도 효용이 있다고 판단된다면 사생활이라도 보도할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신문협회의 ‘신문윤리강령 및 실천 요강’에는 “공익을 위해 부득이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개인의 사생활을 보도·평론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되어있다. 또한 “공인의 사생활을 보도·평론하는 때에는 절제를 잃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는 가이드라인도 존재하지만 사실상 사문화 된 게 우리 언론의 현실이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살충제 계란 파동의 핵심/박찬구 정책뉴스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살충제 계란 파동의 핵심/박찬구 정책뉴스부 선임기자

    “이것은 짜증이 아니라 질책입니다.”살충제 계란 파동은 한풀 꺾인 듯하지만 이낙연 총리의 발언은 관가 주변에서 계속 회자되고 있다. 임기를 막 시작한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국회 답변에서 업무 미숙을 문제 삼은 총리의 질책을 짜증이라고 표현한 것도 상식을 넘어선 일이지만, 총리가 공식 석상에서 짜증이 아니라 질책이라며 여러 차례 면박을 준 것도 예사로운 일은 아니다. 이를 두고 어떤 이들은 농조로 짜증이냐 질책이냐를 따지며 행간을 곱씹기도 하고, 또 어떤 이들은 계란 파동의 본질이 곁가지 레토릭 한마디로 희화화되고 마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드러내기도 한다. 훗날 2017년 여름 살충제 계란 파동은 이 총리의 레토릭으로 기억되고 복기될지도 모를 일이다. 사실 이번 계란 파동에서 정부는 초동 대응 단계부터 부처 간 엇박자와 혼선으로 국민 불안을 가중시켰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데 실패했다. 농장 계란은 농림축산식품부, 판매 계란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 이원화된 관리 체계에 국민이 어리둥절해하는 사이 서로 다른 통계와 자료가 쏟아지면서 불쾌지수를 높였다.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농장이 몇 곳이고 어디인지….’ ‘달걀 껍질 표시를 믿어도 되는 것인지….’ 농림부와 식약처가 제각각 서로 다른 정보와 메시지를 던질 때마다 소비자는 혼란스러웠고 그만큼 불신도 깊어졌다. 불신은 이내 불안으로 이어졌다. ‘한 달 뒤엔 살충제 성분이 몸 밖으로 배출된다 하니 그냥 먹어도 될는지….’ ‘매일 2.6개씩은 괜찮다고 하는데 그러면 3개는 안 되고 2개는 되는 것인지….’ 부모가, 아이가, 나 자신이 안전하고 무탈할 것이라는 확신을 정부는 심어 주지 못했다. 정부의 위기 대처 능력이 거의 ‘낙제점’에 가까웠다고 해도 박한 평가는 아닌 듯싶다. 혼란이 커지고 위기가 확산된 책임에서 총리와 총리실 또한 자유로울 수 없다. 따지고 보면 위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그 책임의 중심에 총리가 있고 총리실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권력의 파이를 키우는 것만이 책임총리의 본질은 아니다. 국민의 안전한 삶을 책임지고 보호하는 국정 컨트롤타워의 역할에 충실하는 것이 총리의 가장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의무 아니던가. 지난 정부에서 식약처를 당초 보건복지부 외청에서 총리실 소속으로 격상시킨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돌이켜 보면 이번 사태의 초동 단계에서부터 총리와 총리실이 문제의 본질과 심각성, 파장을 제대로 분석, 진단하고 국민 앞에 직접 나섰다면 적어도 ‘부처 간 엇박자’니 ‘따로 국밥’이니 하는 이류, 삼류의 행태가 연출되는 일은 없었을 테다. 살충제 계란 관련 태스크포스(TF)를 총리실에 꾸리고 모든 메시지의 창구를 총리실 TF로 일원화했다면 시민들의 불신과 불안은 한결 덜했을지 모른다. ‘그것이 짜증이든 질책이든’ 당장 밥상에 계란을 올려야 할지, 말아야 할지 하루하루 식단을 걱정해야 하는 시민 입장에서는 권력 집단 내부의 입씨름이나 수사(修辭)일 뿐이다. 본질은 짜증과 질책이 아니다. 컨트롤타워의 부재와 소통의 실패, 이로 인한 시민 안전의 위협이 이번 사태의 핵심이다. ckpark@seoul.co.kr
  • 신한금융 첫 全계열사 유연근무

    신한금융 첫 全계열사 유연근무

    캐피탈은 육아기 단축근무제 우리·기업 등 은행권에 확산 신한은행에서 일하는 박혜영(38·여·가명) 과장은 한 주에 이틀은 6살 딸을 유치원에 데려다 주고 오전 10시에 출근한다. 그는 “아침에 아이 얼굴도 제대로 못 보고 부랴부랴 출근한 적이 많았는데 자율출퇴근제 덕분에 삶에 여유가 생겼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부터 신한은행에서 스마트근무제를 시행한 덕분이다. 유연근무제는 출근 시간과 장소를 탄력적으로 조정해 ‘일·가정 병행’이라는 사회적 요구를 실현하는 것이다. 최근 이 제도가 금융권에 확산되고 있다.신한금융그룹은 오는 9월 1일부터 전 계열사가 유연근무제를 시행한다고 30일 밝혔다. 신한은행을 포함해 신한금융 그룹사는 2만 6000명의 직원을 대상으로 출퇴근 시간을 자유롭게 조정하는 ‘자율출퇴근제’를 실시한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은 펀드관리팀의 야간 근무자를 대상으로 다음날 출근 시간을 오후 1시로 조정하기로 했다. 신한캐피탈은 임신한 직원이나 초등학교 저학년 자녀를 둔 직원을 대상으로 근무시간을 단축하는 ‘육아기 단축 근무제’를 실시한다. 신한데이타시스템은 오후 6시에는 사무실 컴퓨터를 끄는 ‘셧다운 캠페인’을 진행한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이날 “1998년 분당 아파트촌 지점장으로 일할 때 오전 10시 30분이 지나야 주부 고객이 나타나는 현상에서 지역의 특성에 맞게 직원 근무시간도 조절할 필요를 느꼈다”면서 “지점장 등 은행 간부들의 능력평가 항목에 유연근무제의 정착 여부를 넣었다”고도 했다. 제도 정착에 강력한 의지를 보인 것이다. 그 결과 신한은행이 지난해 7월 은행권 최초로 도입한 스마트근무제는 직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지난 1년간 신한은행 전 직원이 자율출퇴근제를 이용한 건수는 83만여건이다. ‘스마트 재택근무’는 250여명의 직원이 3900여건 활용했다. 사무실 대신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일할 수 있는 ‘스마트워킹센터’ 이용 건수는 5000여건으로 나타났다. 유연근무제는 은행권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2~4월 시범 실시했던 유연근무제를 지난 5월부터 전 영업점으로 확대했다. 직원들은 출근 시간을 오전 8시 30분, 9시 30분, 10시 30분 중 자유롭게 선택한다. IBK기업은행도 지난 3월 본부 전 부서로 유연근무제를 확대하고 영업점은 시범 운영한다. 그러나 스마트재택근무, 스마트워킹센터 등은 아직 보완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IBM은 최근 재택근무를 폐지했다. 1993년 재택근무(원격근무)를 실험적으로 도입했지만, 재택근무가 업무 집중도를 낮추고 회사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선도적인 신한은행도 재택근무 이용 건수는 아직 저조하다는 평가다. 또 영업점 직원은 사용하기 힘들어 본부 직원 위주로 사용했다는 점도 개선되어야 한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매달 교육혁신 난상토론 여는 마포구

    서울 마포구는 오는 11월까지 매달 교육 혁신을 위한 난상토론의 장이 마련된다고 29일 밝혔다. 이른바 ‘마포혁신교육지구 의제별 포럼’은 5개 주제를 다룬다. 앞서 올 6월 열린 포럼에서는 혁신교육을 다뤘다. 30일 오후 3시 월드컵로 212 마포구청 4층 시청각실에서 개최되는 포럼 주제는 진로교육이다. 다음달부터 월 1회 교육복지, 문화예술, 마을방과후활동을 차례로 논의한다. 구는 지역주민과 함께 정기적인 포럼을 열어 교육에 관한 다양한 의제를 토론하고 혁신교육의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하기 위해 포럼을 시작했다. 지역의 청소년, 교사, 학부모 등 주민 누구나 참여하고 있다. 진로교육 포럼에서는 서울시립청소년직업체험센터인 하자센터의 황윤옥 센터장이 발제를 맡았다. ‘일과 삶의 미래, 일자리, 일거리, 일머리의 전환’이라는 주제로 발표한다. 혁신교육지구 청소년위원장, 마포진로직업체험지원센터장, 홍익여중 진로부장, 또보자마을학교 운영위원이 차례로 주제와 관련된 사례를 소개할 예정이다. 포럼에 참석하려면 마포혁신지구 실무지원단을 통해 사전 신청해야 한다. 포럼이 진행될 동안 아이돌봄 서비스도 함께 지원된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워킹맘 선호하는 공립어린이집 450개 신설… 1곳당 8억 지원

    워킹맘 선호하는 공립어린이집 450개 신설… 1곳당 8억 지원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은 ‘거시’보다는 ‘미시’ 접근에 가깝다는 평을 받는다. 쉽게 말해 디테일에 강하다는 얘기다. 이번 정부가 출범 후 처음 짠 나라 살림 가계부의 제목도 ‘내 삶을 바꾸는 2018년 예산안’이다. 국민 개개인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생활밀착형 사업에 공을 들인 흔적이 역력하다. 맞벌이 부부가 눈치 보지 않고 아이를 늦게까지 맡길 수 있는 공립어린이집을 450개 확충한다. 신혼부부가 집 걱정 때문에 출산을 미루지 않도록 정부가 교통이 편리한 지역의 빌라나 아파트를 사들여 월 15만원에 임대해준다. 몰카(몰래카메라) 피해자, 대형버스 졸음운전, 미세먼지 경유차, 데이트 폭력 등 안전사고를 줄이기 위한 예산도 마련됐다.어린이집이 부족해 대기인원이 많은 지역 등에 공립어린이집 450개가 새로 생긴다. 공립어린이집은 민간시설보다 비교적 아이를 늦게까지 맡아주고 서비스 질이 높다는 인식이 있어 맞벌이 부부가 선호한다. 공립어린이집은 올해 3219개로 전체 어린이의 12% 정도가 다닌다. 문재인 정부는 이 비율을 임기 내에 40%로 높이겠다고 공약했다. 공립어린이집 1곳을 개설하는 데 올해는 4억 3000억원을 지원했지만 내년부터는 최대 7억 9000만원이 지원된다. 공공형 어린이집 150개도 새로 생긴다. 부모가 퇴근하기 전까지 양육 공백이 생길 때 이용하는 시간제 돌봄서비스도 강화된다. 아이돌보미가 식사, 놀이, 등하원 등을 도와주는 서비스다. 지금은 연 480시간만 이용할 수 있지만 내년부터 600시간까지 쓸 수 있다. 소득 수준에 따라 정부 지원과 본인부담액이 달라지는데, 모든 소득계층에 대한 정부 지원 비율이 5% 포인트 높아진다. 돌봄수당도 올해 시간당 6500원에서 내년 최저임금 수준인 7530원으로 인상된다. 홈페이지(idolbom.go.kr)에서 회원가입하거나 읍·면·동 주민센터에서 상담받으면 된다. 신혼부부 매입주택이 5000가구 보급된다.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 70% 이하(3인 기준 342만원)인 결혼 5년 이내 부부 또는 예비부부가 신청 대상이다. 기존 임대주택인 ‘행복주택’은 36~45㎡ 크기로 아이를 키우기엔 너무 비좁다는 불만이 있었다. 정부는 역세권 등 교통이 편리한 지역의 50㎡ 이상 아파트나 다세대 주택을 사들여 시중 전세가의 30% 수준으로 임대할 계획이다. 임대보증금 650만원에 월세 약 15만원만 내면 된다. 소득이 적은 1인 여성이 안심하고 살 수 있도록 여성 전용 임대주택도 첫선을 보인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역세권의 원룸이나 오피스텔을 사들여 고친 뒤 빌려주는 방식이다. 생계·의료급여 수급자 또는 아동시설 퇴소자가 1순위 대상자다. 임대료는 신혼부부 매입주택과 같은 수준으로 책정될 예정이다. 북한 이탈주민에게 지급되는 주거지원금은 올해 1300만원에서 1600만원으로 인상된다. 지원 대상은 지난해 기준 1416명 정도다. 대형버스와 화물차 15만대에 졸음운전을 막을 수 있는 경고장치가 대당 50만원씩 지원된다.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고 차선을 이탈할 때 경고해주는 장치와 전방에 차량 등 장애물을 감지해 충돌을 예방하는 장치를 의무적으로 달도록 할 방침이다. 지원대상은 길이 9m 이상 승합차량(버스)과 총중량 20t 초과 화물·특수차량이다. 총 192억원의 예산이 편성됐다. 국토교통부는 이번 사업으로 대형 교통사고 건수는 47%, 사상자 수는 25%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어린이의 건강보호를 위해 노후 통학차량 1800대를 액화석유가스(LPG) 신차로 바꾸면 정부가 대당 500만원의 보조금을 준다. 어린이집 통학에 주로 쓰는 콤비버스는 휘발유·LPG 차량에 비해 미세먼지 배출량이 28배 이상 높아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데이트 폭력, 스토커, 가정폭력 피해자를 보호하는 영상보안시스템(CCTV) 설치 예산이 올해 1억 7000만원에서 내년 3억 7000억원으로 늘어난다. 신변보호 대상자 주거지에 CCTV를 설치하고 위급상황이 발생하면 경찰서 상황실에 경보음과 동시에 CCTV 화면이 팝업으로 뜨도록 할 계획이다. 각 경찰서 청문감사관실에 신청할 수 있다. 몰카 등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도 지원해준다. 상담과 영상물 삭제 비용 지원 등에 7억원이 처음 편성됐다. 전통시장 화재감지시설 설치비도 지원된다. 최근 노후 시장에서 대형화재가 잇따라 발생하자 나온 대책이다. 총 점포의 50% 이상 신청한 시장을 대상으로 개별 점포당 80만원 한도에서 총 비용의 70%를 지원한다. 시내버스 2만 4000대에 공공 와이파이가 설치된다. 이동통신망 대신 와이파이를 쓰면 통신비를 아낄 수 있다. 내년 하반기부터 시작해 2021년까지 구축된다. 내년 20억원을 시작으로 2024년까지 총 481억원이 투입된다. 중소기업 근로자 7만명에 최대 10만원의 국내 여행자금도 제공한다. 프랑스의 ‘체크바캉스’ 제도를 본 떴다. 단 근로자와 기업이 각각 휴가비의 절반과 25%를 내야 한다. 중위소득 50% 이하 가정의 초·중·고생에게 지급하는 교육급여는 대폭 인상된다. 초등생 학용품비 5만원이 신설돼 11만 6000원이 지원되고, 중고생은 16만 2000원을 받을 수 있다. 에너지 취약계층의 난방연료 구입 바우처는 올해 평균 9만 5000원에서 내년 10만 2000원으로 인상된다. 노인·영유아·장애인·임산부·중증질환자가 포함된 중위소득 40% 이하 생계의료급여 수급가구가 대상이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강서 주민 삶에 스민 ‘10분 도서관’

    강서 주민 삶에 스민 ‘10분 도서관’

    “One little two little three little Indians….” 지난 24일 오후 3시 30분 서울 강서구 화곡4동 주민센터 내 강서영어도서관의 한 교실에서는 귀에 익숙한 영어 노래가 흘러나왔다. 영어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한 예닐곱 살 아이들 12명이 미국 민요 ‘열 꼬마 인디언 소년들’(Ten Little Indian Boys) 리듬에 맞춰 귀여운 율동을 하며 노래를 불렀다. 노래가 끝나자 강사와 아이들은 영어로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간간이 강사가 우리말로 설명을 곁들이긴 했지만 50분간 진행된 수업은 영어가 주를 이뤘다.교실 밖 넓은 공간에는 책꽂이마다 영어 책들로 가득했다. 유아·어린이 동화부터 청소년·성인용 인문서적까지 다양했다. 곳곳에서 부모와 아이가 함께 영어 동화를 읽고 있었다. 일곱 살 아들과 자주 이곳을 찾는다는 원은지(39·마곡동)씨는 “아이들이 읽을 수 있는 영어 책도 많고, 영어 실력을 키울 수 있는 프로그램도 풍부하다”며 “동네마다 도서관이 잘 갖춰져 있어 아이들 교육에도 좋다”고 했다. 강서구의 도서관이 양적·질적으로 진화하고 있다. 지역 내 어느 동네에서나 걸어서 10분이면 도서관에 도착할 수 있는 ‘10분 도서관’을 구축했고, 단순히 책을 빌리거나 공부만 하던 데서 벗어나 다양한 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거듭났다. 10분 도서관 조성은 노현송 강서구청장이 2012년 야심 차게 추진한 ‘1동 1도서관’ 사업의 성과다. 구는 동 주민센터, 경로당, 복지관, 교회, 아파트 공용시설 등 자그마한 공간이라도 허용되는 곳에 작은도서관을 지속적으로 만들었다. 그 결과 사업 초기 전무했던 작은도서관은 5년 만에 26곳이나 문을 열었다. 구립도서관도 4곳에서 8곳으로 늘었다. 사립시설까지 합하면 관내 도서관은 70곳이 넘는다.30일에는 화곡1동에 솔뫼작은도서관이 개관한다. 구 관계자는 “솔뫼도서관 개관을 통해 민선6기 공약사업 중 하나인 ‘35개 공공도서관 조성’을 달성하게 됐다”며 “불과 5년 만에 구축한 10분 도서관은 ‘교육도시 1번지 강서’를 만드는 데 밑거름이 되고, ‘꿈을 여는 교육도시’ 구현을 앞당기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했다. 질적으로도 향상됐다. 도서관마다 ‘아빠와 함께하는 독서캠프’, ‘작가와의 만남’, ‘놀면서 배우는 독서토론’, ‘성우가 읽어 주는 그림책’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사고력 체스’, ‘감성 캘리그래피’, ‘영화로 배우는 영어’, ‘어린이 음악대’, ‘사진 기초반’ 등 문화체험강좌도 많다. 구 안팎에서 호평을 받는 상생 프로그램도 적지 않다. 화곡8동 곰달래도서관의 장애인식개선 프로그램 ‘마음이 따뜻해지는 힐링 라이브러리’가 대표적으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편견을 없애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학생들의 진로 문제도 함께 고민한다. 각 도서관에 청소년들의 진로 설계를 돕는 ‘강서진로주치의’를 운영, 학생들이 진로주치의와의 주기적인 상담을 통해 꿈을 키울 수 있도록 했다. 도서관 운영 전문화에도 주력하고 있다. 작은도서관에는 도서관마다 사서 1명을 상주토록 해, 주민들에게 수준 높은 도서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12년 도서관학교를 개설, 해마다 도서관 자원봉사자들의 전문성도 키우고 있다. 올해도 자원봉사자 100여명이 9월 한 달간 북큐레이션, 책 보수 등 체계적인 교육을 받는다. 노 구청장은 “오늘날 도서관은 주민들의 평생교육, 여가생활, 소통과 교류, 건강 등을 책임지는 복지서비스 공간 역할을 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지역 내 재개발·재정비 구역의 기부채납, 공공시설 유휴 공간 발굴 등을 통해 도서관을 계속 늘려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박능후 장관 “비정규직 해소돼야 저출산 위기 극복”

    박능후 장관 “비정규직 해소돼야 저출산 위기 극복”

    “건보료 인상률로도 재원 조달…맞춤형 보육 개선대책 마련중”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28일 세종시의 한 식당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갖고 “비정규직 해소가 저출산 문제 해결의 출발점”이라며 청년에게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 현 정부의 저출산 대책의 핵심이라고 밝혔다.박 장관은 “지금까지 저출산 대책의 가장 큰 문제는 정부가 지엽적인 대책에만 치중했다는 것”이라며 “젊은 부부들이 아이를 안 갖는 건 직장과 거주지가 불안하고 현재의 삶을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관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래서 직업을 안정시키고 양육비 부담을 덜어 줘야 한다”며 “지금 나에게 ‘우리 사회가 풀어야 할 문제가 뭐냐’고 의견을 묻는다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만들어 줘야 한다’고 말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월 200만원을 받는 정규직 근로자가 300만원을 받는 비정규직 근로자보다 더 아이를 잘 갖는다”며 “5~10년의 미래를 계획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막대한 복지비 지출과 관련한 우려에 대해서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에 30조 6000억원이 들어가지만 법에 정해진 국고지원과 건강보험기금 활용이 제대로 이뤄지면 연간 3%대 건강보험료 인상률로도 재원을 조달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아울러 증세에 대해서는 “페널티를 주는 방식으로 세금을 부과하면 성공하지 못한다”며 “건보 보장성 강화 등 복지 확대를 위해 증세할 계획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보육체계를 종일반(하루 12시간)과 맞춤형(하루 6시간)으로 이원화한 제도는 개선할 뜻을 분명히 했다. 박 장관은 “맞춤형 보육을 도입해 절약한 예산이 160억원”이라며 “줄인 예산은 얼마 되지 않고 사회적 논란과 학부모 걱정, 사회적 비용이 훨씬 커 여러 개선 대책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행복한 결혼 생활? 12년차 여성이 밝힌 ‘비결’ 화제

    행복한 결혼 생활? 12년차 여성이 밝힌 ‘비결’ 화제

    미국에 사는 한 여성이 최근 결혼 11주년을 기념해 오랫동안 결혼 생활을 유지해온 비결은 “없다”면서 “단지 매일 같이 노력하는 것”이라고 밝혀 화제를 일으켰다. 미국 투데이닷컴 등 외신은 27일(현지시간) 최근 페이스북에서 화제를 일으킨 미국 플로리다주(州) 탬파베이에 사는 세 아이의 어머니 니키 페닝턴(32)의 게시글을 소개했다. 지금까지 원본 게시글에서만 11만 명이 ‘좋아요’ 등의 반응을 보이고 댓글 3만7000개 이상을 유발하고 공유된 횟수도 12만7000회를 넘긴 이 게시글에서 페닝턴은 최근 결혼 11주년을 맞이한 것을 두고 몇몇 친구가 자신에게 남편과 행복하게 결혼 생활을 이어가는 비밀을 공유해달라는 부탁에 글을 남기게 됐다고 밝혔다. 페닝턴은 남편 저어드(31)와 13년 전 친할아버지의 소개로 교회에서 처음 만나 2년 뒤 결혼했다. 그리고 두 사람은 지금까지 딜런(7)과 코헨(5), 그리고 닐(3) 등 세 아들을 낳았다. 그녀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난 ‘화가 난 채 잠들지 않는다’나 ‘우리가 집을 나설 때 항상 서로에게 사랑한다고 말한다’와 같은 전형적인 답변은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11년 전 우리가 아이들을 낳기 전 저어드가 얼마나 자주 소파에서 잤는지 아는가? 그가 얼마나 자주 ‘사랑해’라는 말없이 집을 나섰는지 아는가?”라면서 “가끔 아침마다 그가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은 모두가 여전히 자고 있을 때 나를 자게 놔두고 집을 나서는 것뿐이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결혼 생활을 오랫동안 유지하는 비결은 비결이 전혀 없다는 것”이라면서 “단지 매일 일어나면 계속해서 다시 노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페닝턴이 ‘다시 노력하라’는 말은 부부로서 직면하게 되는 어려움을 솔직하게 이해하고 공유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부부에게 지금까지 가장 큰 어려움은 6년 전 그녀의 어머니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던 일이었다. 그녀는 “그 일은 우리에게 충격이었다. 우리는 아무것도 준비해둔 것이 없었다”면서 “슬퍼하고 있는 나와 그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난관을 마주해야 했다”고 회상했다. 이에 대해 그녀는 “배우자의 짐을 덜어줄 수는 없겠지만 배우자가 어려움에서 벗어나길 원할 때 당신은 기꺼이 함께 있어 줘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젊은 부부들은 확신이 없고 부정적인 성향을 지닐 가능성이 높다. 이들은 ‘당신은 할 수 없다. 힘들 것’이라고 말한다”면서 “그렇지만 난 이들이 ‘힘들겠지만 된다면 정말 좋을 것 같다’고 말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살면서 겪게 되는 힘든 시기는 당신이 결혼해서 일어난 것이 아니라 삶 자체가 원래 힘들기 때문”이라면서 “난 그들이 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사진=니키 페닝턴/페이스북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손녀에게 ‘공주 드레스’ 만들어준 할머니 화제

    손녀에게 ‘공주 드레스’ 만들어준 할머니 화제

    어느 날 손녀딸이 그려놓은 그림을 본 할머니는 한 가지 생각을 떠올렸던 것 같다. 그림에는 손녀가 입고 싶어 하는 공주 드레스가 그려져 있었는데 할머니가 이를 실제로 만들어 선물한 것이다. 이런 사연이 인터넷상에 공개돼 화제를 일으켰다. 26일(현지시간) 미국 소셜사이트 레딧닷컴에 따르면, 한 남성이 자기 딸에게 자신의 어머니이자 딸아이의 할머니가 만들어준 공주 드레스를 촬영한 사진을 딸이 그린 그림과 함께 공개했다. 이 남성은 “직장에서 집에 돌아와 보니 할머니가 손녀에게 공주풍 드레스를 만들어준 것을 보고 매우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그래서 원래 딸이 그린 그림과 할머니가 만들어준 드레스를 모두 사진으로 찍어 여기(레딧닷컴)에 공개했다는 것. 또 그는 할머니가 만든 드레스를 보고 직접 그림으로 그려봤다며 그림 한 장을 함께 공개했다. 해당 게시물에는 “너무 예쁘다”, “기뻐하는 아이 표정에 즐거워졌다”, “너무 멋진 할머니다”, “이 드레스는 보물이 돼서 아이가 크면 자기 딸에게 물려줄지도 모른다” 등의 호평이 이어졌다. 이밖에도 어떤 이들은 비슷한 추억을 공유했다. 한 남성은 “내 할머니도 슈퍼히어로가 되겠다던 내게 옷을 만들어줬다. 그걸 입고 자주 아버지에게 자랑하려고 뛰어가기도 했다”면서 “지금 할머니는 거의 걸을 수 없어 요양원에서 지내고 계시는 데 추억을 떠올리게 해줘 고맙다”고 말했다. 또 다른 남성은 “난 네다섯 살 때 할머니에게 스파이더맨 의상을 만들어달라고 했지만 만들어준 것은 스파이더맨과 달라 입지 않았었다. 지금 그때로 돌아간다면 그걸 입을 것이다”면서 “할머니는 지난 2009년 세상을 떠나셨지만 내 삶의 멋진 추억으로 남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에 사진이 퍼지고 사람들의 칭찬이 이어지자 아이 역시 기뻐하고 있는 것 같다. 이후 공개된 사진 한 장에서 아이는 “감사하다”는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환하게 웃어 보였다. 사진=레딧닷컴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의지로 좌절 넘었다…美 백인 빈민의 기적

    의지로 좌절 넘었다…美 백인 빈민의 기적

    힐빌리의 노래/J D 밴스 지음/김보람 옮김/흐름출판/428쪽/1만4800원 책을 읽기 전에 ‘힐빌리’(hillbilly)의 의미부터 알아보자. ‘힐빌리’는 미국의 쇠락한 공업지대를 가리키는 ‘러스트 벨트’(rust belt) 지역의 가난하고 소외된 백인 하층민을 가리키는 표현이다. 교육수준이 낮고 정치적으로 보수적인 시골사람을 뜻하는 ‘레드넥’(red neck)이나 ‘화이트 트래시’(white trash) 같은 비하적 표현과 맥을 같이한다.‘힐빌리의 노래’는 힐빌리 출신으로 미국 최고 명문 예일 로스쿨을 졸업하고 실리콘밸리의 전도유망한 사업가가 된 32세 청년 J D 밴스의 회고담이다. 젊은 나이에 회고담이라니 좀 의아하지만 성장기라고 하기엔 담고 있는 내용은 너무나 묵직하다. 계층과 가정환경이 가난한 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무기력증에 빠진 백인 하층민들의 문제를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지난해 6월 미국에서 출간돼 대통령선거에서 백인 하층 노동자 계층이 도널드 트럼프를 지지한 이유를 설명하는 책으로도 주목받았다. 뉴욕타임스는 책을 ‘트럼프의 승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여섯 권의 책 중 하나’로 꼽기도 했다. 밴스는 오하이오의 철강 도시 미들타운과 캔터키 남동부의 탄광촌 잭슨을 오가며 ‘시궁창 같은’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가 사는 세상은 ‘비이성적인 행동으로 가득한 곳’이었다. 스코틀랜드계 아일랜드인 출신 애팔래치아 사람들인 외가 쪽은 시비가 생기면 언쟁을 생략하고 바로 방아쇠를 당기는 유형이었다. 약물중독에 빠진 어머니와 돈 때문에 일찍이 양육을 포기한 아버지, 수없이 바뀌는 어머니의 동거인들, 소외와 가난과 마주하며 목표의식도 없이 정신적 빈곤 속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불행 중 다행으로 그는 다혈질에 괴팍한 성격을 지녔지만 손자를 지극히 아끼는 외조부모와 누나 등 가족 덕분에 안정을 찾고 고등학교 졸업후 해병대에 자원입대해 자립심과 자신감을 키운다. 제대 후 그는 오하이오주립대학을 졸업하고 예일대 로스쿨에 합격해 ‘아메리칸 드림’을 이뤘다. 밴스는 서문에서 “이런 일(성공)이 나와 같은 환경에서 자란 대부분의 아이에게는 쉽게 일어나지 않는 일이기에 이 책을 썼다”고 밝히고 있다. 통계적으로 그와 같은 환경에서 태어나고 자란 아이들의 미래는 비참하다. 운이 좋으면 수급자 신세를 면하는 정도고, 운이 나쁘면 헤로인 과다복용으로 사망한다. 그는 “나 역시 비참한 미래를 앞둔 아이들 중 하나였다”면서 “자포자기 직전까지 간다는 게 어떤 느낌인지, 어쩌다 그런 상황까지 가게 되는지, 가난한 사람들의 인생에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정신적·물질적 빈곤이 자녀에게 어떤 심리적 영향을 미치는지를 다른 사람들이 이해하길 바랐다”고 적었다. 그는 책을 통해 윤리와 문화의 붕괴, 가족해체, 미래에 대한 체념, 소외와 가난으로 점철된 가족사와 자신의 어린 시절을 진솔하게 드러냄으로써 무관심 속에 버려졌던 힐빌리의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그는 가난을 대물림하며 피폐한 삶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힐빌리 문제의 본질을 ‘학습된 무기력’에서 찾는다. ‘내가 내린 결정이 앞으로의 인생에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현상이다. 저자의 경우 해병대 입대가 변화의 계기가 됐다. 절대 할 수 없다고 생각한 일들을 배워 나갈 때마다 조금씩 자신을 향한 믿음이 생겨났다. 그는 “기대할 것이라고는 없는 미들타운의 환경부터 혼란이 끊이질 않는 집안 상황까지 인생은 내게 내 힘으로는 바꿀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고 가르쳤다”면서 “집에서 ‘학습된 무기력’을 배웠다면 해병대에서 ‘학습된 의지’를 습득했다”고 말한다.그는 “미국 백인 노동자계층의 상당수가 나와 마찬가지로 산골 사람이다. 그리고 우리 산골 사람들은 여전히 안녕하지 못하다”고 단언한다. 저자는 마법처럼 이 문제를 해결할 공공정책이나 획기적인 정부 프로그램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자신 같은 환경에 놓인 아이들의 앞길을 가로막는 요소가 무엇인지 먼저 이해한 뒤 정책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3살 아들 갑작스레 잃은 아빠가 건넨 절절한 교훈

    3살 아들 갑작스레 잃은 아빠가 건넨 절절한 교훈

    한 아빠가 끔찍히 아끼던 어린 아들에게 작별인사를 한지 벌써 1년하고도 엿새가 지났다. 고작 3년을 함께했을 뿐인 아이였다. 아빠가 토해내듯 밝힌 머리 속에, 가슴 속에 남은 절절한 회한의 내용이 화제다. 24일(현지시간) 영국 미러에 따르면, 잉글랜드 남동부 이스트서식스주(州) 헤이스팅스에 살던 휴이(3)는 지난해 8월 18일 뇌출혈로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다. 갑작스런 아들의 죽음은 아빠 리처드 프링글과 가족들의 삶을 엉망으로 만들어버렸다. 리처드는 “휴이는 온화하고 상냥하고 너무나 사랑스러운 아이였다. 지루한 것을 재미있게 만드는 밝은 아이였다. 아들의 뇌에 문제가 있었지만 잘 견뎌내고 있었다. 출혈 가능성이 5%였는데 불행히도 그 5%의 가능성이 현실로 벌어지며 아들은 결국 살아남지 못했다”며 슬퍼했다. 아빠는 현지 언론을 통해 휴이의 사진 몇 장을 공개했다. 한때의 평범한 일상을 담은 사진이 이제는 아빠 리차드에게 보물 같은 귀중한 추억이 되었다. 그는 “유이는 3년이란 짧은 시간 동안 우리에게 평생 잊을 수 없는 기억들을 남기고 떠났다”며 아들의 죽음을 되돌아보며 비극을 통해 배운 교훈을 공유하고 싶어했다. 다른 부모들이 자녀와의 일상을 너무 당연한 일로 받아들이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그가 공개한 교훈 첫 번째는 하던 일을 멈추고 단 몇 분만이라도 아이들과 놀아줘야 한다는 사실이다. 당신에게 내일, 혹은 다음주 등 언제든 항상 시간이 있는 것 같지만 지금 이 시간은 결코 기다려주지 않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그는 가능한 많은 사진과 영상을 기록해두라 전했다. 언젠가 당신이 가진 전부가 될지도 몰라서다. 세 번째는 돈을 소비하지 말고 시간을 소비하기다. 산택도 좋고 수영도 좋고 야영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아이들이 정말 원하는 건 함께 무언가를 하는 것이다. 실제로 리처드는 아들에게 사준 것보다 함께 했던 것만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네 번째는 가장 단순한 것, 단순한 시간을 소중히 하는 것이다. 잠자리에 드는 시간, 동화책을 읽어주거나 함께 저녁을 먹는 일, 일요일을 함께 보내는 일 등 그는 아들과의 평범하게 보낸 시간들이 특별히 그립다고 전했다. 그리고 항상 사랑한다고 말해주고 입맞추는 것도 잊지 말라고 언급했다. 마지막 작별키스나 인사가 될지도 몰라서다. 마지막으로 그는 아이가 하는 재미있는 말, 귀여운 행동, 아이의 모든 것을 일기로 쓰라고 당부했다. 일기는 모든 것을 기억할 수 있는 방법이자 나이가 들어서도 영원히 되돌아보고 간직할 수 있는 추억이다. 무엇보다 리처드는 아이가 자라서 결혼하는 모습을 본다면 축복을 받은 것이라며 그 사실을 평생 잊지 말라고도 언급했다. 그의 절절한 교훈들은 실제 소셜미디어에서 2000개가 넘는 ‘좋아요’를 받았고 1만건 이상 공유되면서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미어지게 만들었다. 사진=미러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文대통령 복지부 깜짝 방문…과로 순직한 사무관 자리 ‘물끄러미’

    文대통령 복지부 깜짝 방문…과로 순직한 사무관 자리 ‘물끄러미’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복지부 복지정책관실을 깜짝 방문했다.공무원들과 반갑게 인사하고 ‘셀카’도 찍었던 문 대통령은 과로 순직한 김모 사무관이 근무한 자리에서는 한동안 물끄러미 바라보는 등 침통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날 오후 보건복지부가 들어서 있는 정부 세종청사 10동이 갑자기 떠들썩해졌다. 기획재정부와 공정거래위원회, 금융위원회로부터 업무보고를 받게 돼 있던 문 대통령이 업무보고에 앞서 예고도 없이 복지부 복지정책관실을 방문했기 때문이다. 뒤늦게 문 대통령 방문 소식을 들은 공무원들은 복도로 몰려나왔다. 이들은 대통령과 반갑게 인사하고 ‘셀카’를 찍기도 했다. 이날 방문은 복지부 내에서도 극소수 간부만이 알고 있었다. 문 대통령은 기초생활보장 취약계층 지원, 노숙인 복지, 취약계층 의료급여 등 격무로 유명한 이곳 직원들을 격려하기 위해 ‘깜짝 방문’을 계획했다. 복지정책관실을 행선지로 고른 또 다른 이유는 올해 1월 세 아이를 둔 ‘워킹맘’으로 일하다가 휴일 출근 중 청사에서 순직한 김 모 사무관이 근무한 부서가 이곳이기도 해서다. 당시 문 대통령은 SNS에 “과로로 숨진 여성 공무원의 소식에 또 한 번 가슴이 무너진다”는 안타까운 마음을 표하기도 했다. 복지정책관실로 들어선 문 대통령은 직원들의 안내를 받아 김 사무관이 앉아서 일하던 자리로 향했다. 문 대통령은 침통하고 무거운 표정으로 한동안 그곳을 뜨지 못한 채 물끄러미 자리를 쳐다봤다. 김 사무관과 일하던 동료들과 마주 앉은 문 대통령은 “업무보고를 받으러 내려오는 길에 김 사무관 자리를 들러보고 싶었다”면서 “그나마 이른 시일 내 순직으로 인정돼 다행스러운데 같은 부서 분들이 가슴이 아플 것 같다”고 위로했다. 문 대통령은 “새 정부가 복지 정책에 관심을 쏟고 있어서 업무가 더 늘지 않았을까 걱정된다”면서 “여러분에게 짐이 되지 않을까 해서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다”고 말했다. 직원들은 김 사무관의 순직 후 휴일 근무를 줄이고 유연 근무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배석한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복지 공무원들 복지를 책임지지 못 하면 국민복지를 어떻게 책임지겠나”라고 웃으면서 말하고 “국·과장님들, 직원들 연차 휴가 다 사용할 수 있도록 보장해주실 건가요”라고 묻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한 직원으로부터 ‘다른 부처에 비해 인원이 20∼30%가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복지국가로 가면서 복지 업무가 늘어나서 그런 것 같다”며 직무평가 분석 등으로 인력을 재배치하는 방안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비교적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이야기가 오간 가운데 자신을 ‘골드미스’라고 소개한 한 직원은 “임신과 육아를 하는 직원뿐만 아니라 저처럼 미혼인 직원도 휴식 있는 삶을 함께할 수 있게 배려해달라”고 건의했다. 문 대통령은 세 자녀를 둔 다른 남성 직원의 이야기를 들을 때는 “아빠들의 육아휴직 사용 실태는 어떤가”라며 남성 육아휴직에 관심을 보였다. 이 직원이 ‘(육아휴직 급여가) 150만원으로 인상된다는 얘기를 듣고 마음이 놓였다’고 하자 문 대통령은 “대통령 덕분”이라고 웃으며 농담을 건넸다. 문 대통령은 “상급자가 싫어하지 않더라도 ‘내가 가면 다른 동료들이 일을 떠안아야 한다’고 생각해 휴직하기가 쉽지 않다”며 “등을 떠밀어서라도 육아휴직을 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에게 “아이 세 명부터는 출산부터 졸업까지 책임지겠다고 한 제 공약을 기억하셔야 한다”며 “적당한 시기에 아빠의 육아휴직 사용률도 부처별로 받아보라”고 지시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신세경 “물 공포증 있어, 샤워하다가도 놀라” (인터뷰①)

    신세경 “물 공포증 있어, 샤워하다가도 놀라” (인터뷰①)

    “사람들은 어떤 힘으로도 살아요. 그게 사랑이면 더 좋겠죠.” ‘하백의 신부 2017’이 종영한 지 일주일이 채 되지 않은 어느 날. 서울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신세경은 아직 극 중 캐릭터인 소아를 떠나 보내지 못한 모습이었다. 소아가 행복한 결말을 맞이해서인지 인터뷰 내내 신세경의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번졌다. ‘하백의 신부 2017’은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스핀오프 드라마다. 수국(水國)의 차기 왕 하백(남주혁 분)은 왕 즉위식에 필요한 신석을 찾기 위해 신석이 있는 인간계에 온다. 하백의 옆에는 대대로 신을 섬기도록 맹세한 종의 후손 소아(신세경 분)가 있다. 수많은 어려움을 이겨 낸 두 사람은 소아가 생을 마감할 때까지 인간계에서 해피엔딩을 맞았다. Q. 작품을 끝낸 소감이 궁금하다. 개인적으로는 연기하기에 편안하고 재미있었던 작품이었어요. 소아 캐릭터가 좋았던 점은 설득력이 있었다는 거에요. 우리가 사는 모습을 살펴봐도 씩씩하다가도 무너지고 그러잖아요. 소아도 항상 밝거나 어두운 캐릭터가 아니어서 좋았어요.Q. 소아와 하백의 사랑이 신계가 아닌 인간계에서 이뤄졌다. 만족하는지? 기존 판타지 드라마의 전형적인 구조에서 차별화 돼서 더 아름답다고 생각해요. 사실 인간 세상에서 하백은 신력을 잃었기 때문에 백수일 뿐이잖아요. 소아는 하백이 수국의 차기 왕이기 때문에 좋아했던 게 아니거든요. 부귀영화를 누리길 원했다면 수국 왕비 자리를 차지했겠죠. 하지만 소아에게 하백은 깜깜한 집의 불을 켜주는 따뜻한 존재였어요. 소박한 소망이 소아와 정말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어요. Q. 아직 소아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 같다. 차기작을 바로 들어가지 않는 이상 작품을 천천히 떠올리는 편이에요. 보고 싶은 장면이 있으면 다시 보기도 하고, 부족한 부분을 발견하기도 해요. 캐릭터를 벗기 위해 노력하는 건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이에요. Q. 이번 작품이 신세경 씨에게는 의미가 남다른 것처럼 보인다. 소아가 어느 한 남자의 도구처럼 쓰이지도 않았고, 누군가를 위해 희생하지도 않아서 좋았어요. 마음의 상처를 치유해가는 과정이 빈틈없이 전개됐다고 생각해요. 스토리가 탄탄해서 연기할 때도 더 편했고요. 그래서 이번 작품에서 제 얼굴이 더 좋아 보이는 것 같아요. Q. 소아와 비슷한 점이 있다면? 주변 사람들에게 많은 영향을 받고 사는 점? 소아는 주변의 어려운 사람들에게 관심이 많은 아빠 때문에 자신만 생각하며 이기적으로 살겠다고 우기는 캐릭터잖아요. 하지만 생각과는 다르게 사실 주변 사람들에게서 자유롭지 못해요. 주변 사람들을 신경 쓸 수 밖에 없는 아이죠. 그런 부분이 저랑 닮은 것 같아요. 제가 (소아와 같은) 트라우마가 있는 건 아니고요. (웃음) Q. 극 중 소아는 요리를 못 하던데, 평소 요리 실력은 어떤가? 요리 정말 좋아해요. 사실 거의 유일무이한 취미에요. 김밥 정말 좋아하는데, 도시락을 싸는 장면에서 김밥 옆구리를 일부러 터뜨리느라 힘들었어요. 하지만 무엇보다 신세경이 소아와 닮은 것은 물 공포증이 있다는 점이다. 극 중 소아는 삶을 포기하려 물에 뛰어든 적이 있기 때문에 물을 두려워한다. 신세경은 과거 수영을 배우지 않고 물놀이를 갔다가 물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겼다고 말했다. 그런 그가 ‘물’이 키워드인 이번 작품을 왜 선택하게 됐는지 궁금했다.Q. 이번 작품을 선택한 이유가 있나? 물 공포증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처음에 작품을 할지 말지 고민했던 이유도 물 때문이었어요. 가끔 샤워하다가도 놀랄 만큼 (물 공포증이) 심해요. 사전 미팅할 때 작가님과 감독님께 솔직하게 말씀드렸어요. 그래서 촬영하면서 한 번도 머리 끝까지 물에 들어간 적은 없어요. 요즘 촬영 기술이 많이 좋아졌어요. Q. 그 외에 힘들었던 점이 있었다면? 운전하는 장면 촬영이 힘들었어요. 면허는 있는데 운전을 잘 못하거든요. 그래서 유독 운전하는 신을 찍을 때마다 연기에 집중을 못했어요. 로맨틱코미디 장르 치고 운전신이 많기도 했고요. 그런데 다행히도 연출부에서 안전에 정말 많이 신경 써 주셨어요. 덕분에 촬영을 잘 마칠 수 있었어요. (인터뷰 ②에서 이어집니다. ▶신세경 “남주혁과 호흡 충격적…은총 키스 가장 기억에 남아”)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죽은 딸 생일 날, 딸 출산한 엄마…운명적 만남

    죽은 딸 생일 날, 딸 출산한 엄마…운명적 만남

    앨리스 가이스트(29)는 매년 8월 4일이면 미국 위스콘신주에 있는 리버사이드 공원에서 고작 다섯 달의 짧은 삶을 마치고 떠난 딸 젠타비아 웨스트의 생일을 기려왔다. 그러나 올해 앨리스는 딸의 추모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뜻밖에 찾아온 손님’ 때문이었다. 23일(현지시간) 미국 NBC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죽은 딸의 생일날 앨리스는 예상치 못한 출산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출산 당일 날 가이스트는 여느 때처럼 가족들과 친지, 친구들과 공원에 모여 죽은 딸 젠의 4번째 생일을 기릴 예정이었다. 그런데 그날따라 심한 복통과 극도의 피로를 느꼈다. 결국 참다못한 가이스트는 딸의 추모식 직전 남자친구 캐시디 렉터(24)와 병원을 찾았다. 그리고 몇 시간 후 가이스트는 2.8㎏의 아이를 낳았다. 가이스트와 렉터 둘 다 눈치채지 못했던 임신이었기에 딸아이 ‘미라’의 탄생은 숨이 멎는 듯한 충격이었다. 가이스트는 “임신 9개월 동안 어떠한 증상도 알아차리지 못했다. 미라가 놀라울 정도로 조용해서 그랬던 것 같다. 젠을 잃은 후 또 다른 아이는 갖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만약 미라가 우리에게 올 줄 알았다면 나는 9개월 동안 전전 긍긍하며 지냈을 것 같다”고 출산 소감을 밝혔다. 렉터도 “출산 당시 놀라울 정도로 침착했던 딸은 마치 우리가 자신을 반길 준비가 전혀 되어있지 않음을 예상한 것 같았다”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어 “미라의 탄생은 이해할 수 없기도 혹은 설명할 수도 없는 기적처럼 느껴졌기에 우리 부부는 딸의 이름을 기적을 뜻하는 미라클(Miracle) 줄임말인 ‘미라’(Mira)라고 지었다. 그것은 이유를 말할 수 없는 운명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가이스트의 임신은 처음이 아니다. 젠이 태어나기전 아들 제키아 가이스트(8)를 낳았고, 2013년 둘째 딸 ‘젠’을 낳았지만 젠은 중이염을 앓다 2014년 1월1일 태어난지 5개월만에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다. 이들 커플은 매년 죽은 딸과의 약속을 이번에는 지키지 못했지만, 9월 3일로 연례모임을 미뤄 추모식과 출산 축하 파티를 동시에 진행하기로 했다. 가이스트는 “앞으로도 젠은 우리의 일부이자 우리의 기억 속에 함께 살아갈 것”이라며 딸을 잊지 않을거란 의지를 밝혔다. 사진=엔비씨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릴리안 생리대 부작용 논란…“아이들 기저귀는 안전?” 소비자 불안↑

    릴리안 생리대 부작용 논란…“아이들 기저귀는 안전?” 소비자 불안↑

    깨끗한나라에서 만든 릴리안 생리대의 부작용 논란이 확산되면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생리대 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차는 기저귀에도 유해 성분이 있을 가능성을 우려하는 엄마들이 많다.24일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는 생리대 부작용에 이어 아이 기저귀의 안전성을 묻는 글들이 잇따르고 있다. 기저귀는 영·유아들이 매일 쓰는 제품인 만큼 아이를 둔 엄마들의 걱정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 여성은 “‘릴리안’ 생리대 제조사에서 기저귀도 만들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계란에 이어 생리대까지 왜 다 안전하지 않은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쉬었다. 다른 여성은 “기저귀 흡수력이 좋을수록 화학물질이 많이 들어갔을 것 같다”며 “생리대는 한 달에 1주일 쓰지만, 아이들은 기저귀를 365일 차고 있어 더 위험한 것 아닌가 싶다”고 걱정했다. 또 다른 여성은 “기저귀가 생리대보다 더 걱정이다”라며 “외출할 때 외에는 집에서 천 기저귀를 삶아 써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생리대 유해성분 얘기는 나오는데 기저귀는 아무 얘기가 없어 답답하다’거나 ‘앞으로는 독일 기저귀만 써야 할 것 같다’는 의견도 있었다. 소비자들이 불안해하는 이유는 생리대와 기저귀의 원리와 목적이 습기를 흡수하는 것으로 비슷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생리대에 들어있는 유해한 물질인 ‘휘발성유기화합물’의 경우 생리대를 속옷에 고정하는 접착제 부분에서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아이 기저귀에도 생리대와 비슷한 접착제 부분이 있어 소비자들의 우려가 가중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문지애 득남, 누구 닮았나? ‘5년 열애 MBC사내커플’ [전문]

    문지애 득남, 누구 닮았나? ‘5년 열애 MBC사내커플’ [전문]

    문지애 득남 소식이 전해졌다. 문지애, 전종환 부부가 22일 득남했다. 22일 문지애의 소속사 FNC 관계자는 “문지애씨가 22일 오후 1시 50분 서울의 한 산부인과에서 아들을 순산했습니다. 산모와 아이는 모두 건강하며, 가족 및 지인들의 축복 속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습니다”고 밝혔다. 문지애는 출산 후 소속사를 통해 “건강하게 나오기만을 바랐고, 아이를 만나 기쁘다. 많이들 축하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출산 임박 전까지 제작 거부 아나운서 동료들의 기자회견을 지켜봤다. 함께 하지는 못하지만 멀리서나마 지지와 응원을 보낸다”는 소감을 전했다. -다음은 공식입장 전문 안녕하세요, FNC엔터테인먼트입니다. 방송인 문지애씨와 관련한 기쁜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문지애씨가 22일 오후 1시 50분 서울의 한 산부인과에서 아들을 순산했습니다. 산모와 아이는 모두 건강하며, 가족 및 지인들의 축복 속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습니다. 문지애씨는 출산 후 “건강하게 나오기만을 바랐고, 아이를 만나 기쁘다. 많이들 축하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출산 임박 전까지 제작 거부 아나운서 동료들의 기자회견을 지켜봤다. 함께 하지는 못하지만 멀리서나마 지지와 응원을 보낸다”는 소감을 전했습니다. 방송인으로서의 삶과 더불어 새 생명을 맞이한 문지애씨의 앞날에 따뜻한 관심과 응원을 보내주시길 바랍니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월드피플+] 3살 손녀에게 장기 기증한 60세 친할아버지

    [월드피플+] 3살 손녀에게 장기 기증한 60세 친할아버지

    태어나면서부터 몇 시간 밖에 살지 못할 거란 예상을 한몸에 받았던 여자 아이가 친할아버지의 특별한 선물로 삶의 고비를 넘겼다. 영국 더썬, 미러, 데일리스타 등 외신은 20일(현지시간) 잉글랜드 웨스트 미들랜드주 서튼 콜드필드에 사는 할아버지 존 파월(64)이 자신의 손녀 페니(3)를 살리기 위해 신장을 기부한 사연을 소개했다. 2013년 12월 미숙아로 세상밖에 나온 페니의 미래는 암담했다. 비정상적인 신장, 만성적 폐질환과 심장에 두 개의 구멍을 갖고 태어나 의사들은 페니의 죽음이 시간 문제일 뿐이라고 믿었다. 스스로 숨쉬게 될 수 없을 거라고 여겨졌던 페니는 그러나 기적을 보여주었다. 중환자실을 11번이나 방문했지만 의사들의 암울한 예측과 달리 모든 위기를 끝끝내 넘겼다. 그러다 지난해 6월 아빠 스튜어트(39)는 딸이 새로운 신장 없이는 5살을 넘기지 못할 거란 말을 들었다. 가족들 모두 검사를 받았고 그 결과, 페니와 똑같은 희귀 혈액형을 가졌던 할아버지 존만 이식이 가능했다. 아픈 손녀딸을 누구보다 사랑하고 아꼈던 할아버지는 6월 21일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자신의 신장 한 쪽을 도려냈다. 수술을 마친 할아버지는 “손녀딸에게 장기를 기증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 나란 걸 알자마자 작심했다. 생각할 필요도 없는 쉬운 결정이었다. 어떤 할아버지라도 똑같이 했을 것”이라고 겸손히 말했다. 이어 “페니가 태어났을 때부터 아들에게 손녀를 안전하고 건강하게 지킬 수 있다면 집이나 재산을 팔아서라도 무엇이든 할 것이라고 말했기에 내 결정을 후회하지 않는다. 아들의 아이를 구하기 위해 아빠로서 줄 수 있는 선물이기도 했다. 나이가 들었지만 손녀에게 도움이 될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밝혔다. 이틀 만에 회복한 할아버지는 퇴원해서 손녀가 있는 병원을 찾았다. 페니는 아직 걷지 못했지만 여전히 밝고 장난기로 가득했다. 아직은 6개월마다 폐정맥 검진을 받으러 병원을 가야하지만 의료진들은 페니가 정상적이고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을거라고 보았다. 존의 아들 스튜어트는 “아버지께 감사하단 말로는 부족하다. 살아있는 한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아버지가 주신 선물 덕분에 딸이 전보다 더 에너지 넘치고 더 많이 웃는다”며 진심을 표했다. 그는 또한 아버지와 딸의 수술을 무사히 마친 의료진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사진=더썬, 데일리스타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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