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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휘트니 휴스턴 사망에 월드스타들의 애도 이어져

    휘트니 휴스턴 사망에 월드스타들의 애도 이어져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팝의 디바’ 휘트니 휴스턴을 향한 월드스타들의 애도가 끊이지 않고 있다. 국내에서 휘트니 휴스턴과 함께 또 한 명의 팝의 디바로 꼽히고 있는 머라이어 캐리는 “친구의 충격적인 사망 소식에 눈물이 흐른다. 그녀는 이 세상을 아름답게 해준 가장 훌륭한 목소리를 가진 사람으로, 우린 그녀를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캐나다의 아이돌 스타인 저스틴 비버 역시 “뉴스로 소식을 접한 뒤 믿을 수 가 없었다. 최고의 목소리를 가진 한 사람이 이제 막 사라졌다. 그녀가 편히 잠들기 바란다.”고 전했다. 크리스티나 아길레라는 “우리는 또 하나의 전설을 잃고 말았다.”며 안타까워했고, 가수와 배우로 활동중인 제니퍼 로페즈는 “이 시대 최고의 목소리를 잃었다. 그녀의 가족을 위해 기도한다.”고 밝혔다. 엘튼 존 역시 지난 주말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밀리언달러 피아노 쇼’에서 휴스턴을 언급하며 “그녀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녀와 오랜 시간 음악 작업을 해온 소니뮤직 측은 13일 공식 발표문에서 “휘트니 휴스턴은 시대의 가수들에게 많은 영감이 되고 전 세계 수백만의 팬들에게 기쁨을 가져다 준 시대의 아이콘이자 탁월한 재능을 가진 아티스트였다.”고 회상했다. 이어 “아리스타(Arista)레코드 레이블과 함께 음악 일생을 살아온 그녀는 소니뮤직의 가장 중요한 식구이기도 했다.”면서 “그녀는 영원히 기억 될 것이다. 그녀의 딸을 비롯한 가족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전했다. 한편 영화 ‘보디가드’ 주제곡으로 국내 팬들에게도 익숙한 휘트니 휴스턴은 현지 시간으로 지난 12일 베버리힐튼 호텔 4층 객실 욕조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하지만 부검을 통해서도 정확한 사망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며, 갑작스러운 죽음에 많은 팬들이 애통함을 쏟아내고 있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아카데미 후보작 한 자리에

    오는 26일(현지시간) 열리는 제84회 아카데미영화상 후보작들을 미리 만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 CGV의 다양성영화 브랜드인 무비꼴라쥬는 23~26일과 3월 2~4일 CGV 압구정에서 ‘2012 아카데미 기획전’을 개최한다. 이 기획전에서는 작품상 등 11개 부문 후보에 오른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휴고’, 감독상 등 10개 부문에 오른 장 뒤자르댕 주연의 ‘아티스트’를 상영한다. 또한 4개 부문 후보에 오른 ‘헬프’,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이민자’, 장편 애니메이션 부문 후보인 ‘치코와 리타’, 이란 영화로는 이례적으로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오른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 등 모두 6편이 관객들과 만난다. 이 중 가장 눈길을 끄는 작품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박빙의 대결을 벌이고 있는 ‘휴고’와 ‘아티스트’다. 제69회 골든글로브에서도 감독상을 수상한 ‘휴고’는 1930년대 파리의 기차역에서 시계관리를 하며 살아가는 고아 소년 휴고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판타지물. 또한 전미(全美) 감독조합상을 수상한 ‘아티스트’는 무성영화계 최고 스타였던 남자와 새로운 시대의 아이콘이 된 여배우의 운명적 사랑을 그린 흑백무성영화다. 아울러 3월 첫 주말에는 역대 아카데미 수상작 가운데 최고의 작품을 소개하는 ‘베스트 오브 오스카’ 특별전이 열린다. CGV 다양성영화팀의 강기명 팀장은 “본 기획전을 통해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리기 전인 2월 마지막 주말에는 주요 후보작을 감상하며 상의 향방을 가늠해 볼 수 있고, 수상 결과가 발표된 후인 3월에는 아카데미 수상작과 안타깝게 후보에 머문 작품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세한 상영작 정보는 CGV 홈페이지(http://www.cgv.co.kr)를 참조하면 된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3일 TV 하이라이트]

    ●소비자 고발(KBS1 밤 7시 30분)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가 좋아하는 국민 먹거리 삼겹살. 우리나라의 1인당 삼겹살 소비량은 연평균 9㎏에 이를 정도다. 그런데 메뉴판에 적힌 중량보다 양이 부족한 것 같다는 소비자들의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 소비자와의 가장 기본적인 약속인 정량. 과연 돼지 고깃집들은 메뉴판에 표시한 1인분 정량을 제대로 지키고 있을까. ●의뢰인 K(KBS2 밤 7시 55분) 남자 봉씨는 나이트에 갔다가 일명 부킹으로 여자 하씨를 만났다. 봉씨는 청순한 외모에 상냥한 말투로 얘기하는 그녀에게 호감을 느낀다. 그녀도 봉씨에게 호감을 느꼈는지 선뜻 그에게 연락처를 건네줬다. 다음 날 두 사람은 레스토랑에 들어가 코스 요리를 주문한다. 그렇게 그들은 와인 몇 잔을 마시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게 되는데…. ●위험한 여자(MBC 오전 7시 50분) 소라는 아침부터 지원의 오피스텔을 찾아간다. 연숙은 집으로 찾아온 지원에게 앞으로 유라와 거리를 뒀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한편 소라는 자신과는 안 된다고 말하는 지원에게 애당초 유라와는 만나지 말아야 했다고 말한다. 그러고는 지원에게 유라에게 가겠다면 자신은 진실을 밝힐 수밖에 없다고 애원한다. ●궁금한 이야기 Y(SBS 밤 8시 50분) 푸른 도포와 삿갓, 그리고 푸른 신발 차림으로 다니며 하늘의 계시로 담배꽁초를 줍는다는 정도령. 남쪽으로부터 난세의 영웅이 온다는 정감록의 정도령이 자신이라고 주장하는 남자다. 그는 올해 63세의 김영일씨다. 그가 담배꽁초가 버려진 길만 따라 걸은 지 30여년. 왜 이것이 사명이라고 하는 것인지 그의 이야기를 들어 본다. ●금요극장(EBS 밤 12시 5분) 팔레스타인 여인 살마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경계에서 레몬 농장을 가꾸며 혼자 산다. 어느 날 이스라엘 국방장관 부부가 살마의 이웃에 이사를 오고, 며칠 뒤 그녀는 장관 부부의 안전을 위해 레몬 농장을 없애야 한다는 통보를 받는다. 이에 살마는 레몬 나무를 지키기 위해 이스라엘 대법원에 결정을 취소해 달라고 요청한다. ●건강 버라이어티 올리브(OBS 밤 11시 10분) 섹시 아이콘 김지현과 개미 허리의 종결자 개그우먼 김미연이 출연해 여전한 섹시미를 보여 준다. 또한 김지현과 김미연은 ‘스타 건강검진’ 코너를 통해 여성 최대 관심사인 피부 검진을 받았다. 그 결과 김지현·김미연 모두 건강 신호등에 황색불이 들어 온다. 과연 그녀들의 피부에 무슨 문제가 생긴 것일까.
  • 故스티브 잡스 흉내낸 타이완 태블릿 광고 논란

    故스티브 잡스 흉내낸 타이완 태블릿 광고 논란

    지난해 10월 세상을 떠난 故스티브 잡스를 떠올리는 태블릿PC 광고가 등장해 논란이 되고 있다. TV방송용으로 제작된 이 광고는 잡스의 트레이드 마크인 검은 터틀넥과 청바지를 입은 한 남자가 등에 천사의 날개를 붙인 채 등장해 한 태블릿 PC를 선전한다. 이 광고를 선보인 업체는 타이완의 전자회사인 액션 일렉트로닉스(Action Electronics). 최근 출시한 안드로이드 기반의 자사 제품인 ‘액션 패드’를 홍보하기 위해 이같은 광고를 제작한 것.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누가봐도 잡스로 보이는 고인(故人)을 엉뚱하게도 생전에 가장 싫어했던 안드로이드 제품을 들고 홍보에 이용한다는 점 때문이다. 광고에서 잡스를 연기한 남자는 타이완의 코미디언으로 “새로운 세대의 패드를 소개한다.”며 프레젠테이션을 시작한다. 특히 “내가 마침내 다른 태블릿을 쓰게돼 신에게 감사드린다.”는 말로 광고를 끝맺는다. 이 광고에는 ‘애플’이나 ‘스티브 잡스’라는 언급이 전혀없으나 공개되자 마자 논란을 일으켰다. 이에 대해 액션 일렉트로닉스의 홍보담당자 첼시 첸은 “잡스가 생전에 좋은 제품들을 내놨기 때문에 그런 이미지가 다른 제품 판매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아직 이 광고에 대해 애플 측과 잡스 유족의 별다른 언급은 없는 상태다. 한편 고인이 된 잡스를 허락없이 마케팅에 이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최근 중국 인형 제조사 인아이콘스는 잡스의 외모 뿐 아니라 청바지, 검정 터틀넥 스웨터까지 완벽하게 재현한 인형을 출시한다고 발표했다가 유족들의 반발로 계획을 철회한 바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영화프리뷰] ‘아티스트’

    [영화프리뷰] ‘아티스트’

    1920년대 무성영화 시대의 최고 스타 조지 밸런타인은 출연작마다 대박을 터뜨린다. 하지만 유성영화가 등장하면서 그가 설 자리는 좁아진다.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은 무성영화의 아이콘이던 그를 탐탁지 않아 했다.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한 그는 “유성영화는 깊이가 없다.”며 재산을 털어 무성영화 ‘사랑의 눈물’을 제작한다. 감독과 주연까지 겸한다. 공교롭게 같은 날 개봉한 라이벌 영화는 신인 시절 조지와 운명적 만남을 가졌던 여배우 페피의 첫 주연작 ‘애교점’. 조지의 영화는 참담한 실패를 거두지만, 페피의 데뷔작은 인산인해를 이룬다. 새달 16일 개봉하는 ‘아티스트’는 흑백 무성영화다. 현란한 3차원(3D) 화면, 고막을 찢을 듯한 굉음에 익숙한 요즘 관객에겐 불편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잠시뿐이다. 시력을 잃으면 청각이 발달하듯, 대사를 귀담아 들을 필요가 없어진 관객은 자연스럽게 배우의 표정과 눈빛, 몸짓에 집중하게 된다. 대사의 여백에는 80인조 오케스트라의 아름다운 음악이 촘촘히 채워진다. 지루한 ‘예술영화’일 거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주·조연의 완벽한 앙상블, 웬만한 사람보다 빼어난 연기력의 애완견 어기, 절로 발을 구르게 만드는 흥겨운 탭댄스 등 영화란 엔터테인먼트가 간직한 근본적인 매력을 새삼 깨닫게 한다. 제69회 골든글로브 영화상 3개 부문을 휩쓴 데 이어 새달 열리는 제84회 아카데미영화상 10개 부문 후보로 오른 까닭을 알 만하다. 21세기의 무성영화라는 무모한 도전을 현실로 구현한 건 미셸 아자나비슈스 감독의 뚝심이다. 그는 “무성영화는 멜로드라마를 표현하기에 가장 이상적인 형식이다. 채플린 영화라고 하면 흔히 코믹한 장면을 떠올리지만, 고아일 뿐 아니라 눈이 먼 여주인공이 나오는 순수한 멜로다. 가슴 아픈 이야기인데 웃음이 나는, 딱 그런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불가능한 프로젝트에 동참한 이들은 감독과 각별한 관계다. 클라크 게이블의 현신처럼 보이는 뒤자르댕은 ‘OSS 시리즈’ 주인공을 맡아 감독과 인연을 맺었다. 열쇠공으로 생계를 꾸리며 20대 중반부터 술집과 카바레에서 코미디 연기를 갈고닦은 뒤자르댕에게 조지 역은 ‘맞춤옷’이나 다름없다. 그는 “말이 곧 짐이 된다는 걸 깨달았다. 내 몸으로 할 수 있는 표현을 굳이 말로 할 필요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박스오피스모조에 따르면 1500만 달러의 제작비가 투입된 ‘아티스트’는 세계에서 3374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미국의 평점사이트 로튼토마토닷컴은 영화의 신선도지수를 97%로 평가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JIMF, 강남서도 열린다

    제천국제음악영화제(JIMF)가 짧은 시간에 뿌리를 내린 건 음악영화라는 차별화된 콘셉트는 물론 호반 무대에서 벌어지는 실력파 음악가의 공연 덕분이다. 8월 충북 제천의 추억을 간직한 영화팬이라면 특별히 끌릴 축제가 찾아온다. ‘마리끌레르필름페스티벌+제천국제음악영화제’가 새달 1~3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CGV 청담씨네시티에서 열리는 것. 8편의 상영작 중 우선 눈길이 가는 작품은 작곡가 구스타프 말러(1860~1911)의 말년을 그린 독일영화 ‘구스타프 말러의 황혼’이다. ‘위대한 예술가와 만만치 않은 재능의 아내’의 대표적인 조합인 구스타프와 알마는 19살의 나이 차를 딛고 결혼하지만, 10년 만에 파국으로 치닫는다. 설상가상 알마는 ‘바우하우스’의 설립자인 5살 연하의 건축가 발터 그로피우스와 사랑에 빠진다. 고통에 빠진 말러가 프로이트에게 상담을 받으러 가면서 두 거물의 만남이 이뤄진다. 아울러 라틴아메리카의 어머니로 추앙받는 전설적인 여성 디바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 ‘메르세데스 소사: 칸토라’(2009), 선천적 왜소증(골형성 부전증)으로 키 1m, 몸무게 29㎏에서 성장이 멈췄지만, 재즈계를 평정했던 위대한 피아니스트의 일대기를 그린 다큐멘터리 ‘미셸 페트루치아니, 끝나지 않는 연주’(2011), 프랑스 문화 아이콘의 젊은 시절을 담은 극영화 ‘내사랑 세르쥬 갱스부르’(2009) 등도 놓치면 후회할 법하다. 홍대 인디신의 간판 뮤지션들도 대거 모습을 드러낸다. 첫날에는 지난해 제천 청풍호반 무대를 뜨겁게 달궜던 브로콜리너마저를 필두로 스웨덴 여가수 이다 그랜도스-리, 인디밴드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가 막을 올린다. 2일에는 신나는 섬, 장재인과 함께 한국 록음악의 살아 있는 전설 김창완 밴드가 바통을 이어받는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色…너, 정체가 뭐냐?

    色…너, 정체가 뭐냐?

    “전혀 안 그렇게 보일 줄 알았어요.” 시침 뚝이다. 척 봐도 한국적인, 민화적인 요소들이 잔뜩 모여 있는데 작가는 아니라고 한다. “아마 한국 사람에게 익숙해 보인다면 그건 아이콘 때문이 아니라 색감 때문일 거라고 봐요.” 작품에 구체적으로 들어가 보니 복잡해진다. “저게 한국에서 따온 거 같죠? ‘펜실베이니아 더치’에서 아이디어를 따온 거예요. 그 사람들이 쓰는 민속적 도안에서 따온 거죠.” 독일계 이민자들이 미국에 모여 사는, 아직도 마차를 타고 맨발로 걸어다니면서 기계문명을 배척하고 농업에 파묻혀 사는 그곳이다. 부채모양을 가리키자 “미국에서도 장례식에 저런 모양의 부채를 쓴다.”고 답한다. 전통방식으로 물들인 나염방식의 천을 집어들자 “그건 타이다이라고, 미국에서 반전운동의 상징물과도 같은 천”이라는 답이 돌아온다. 온전히 한국적이고, 온전히 미국적인 게 대체 뭐냐는 얘기다. 오는 3월 11일까지 서울 종로구 삼청동 아라리오갤러리에서 개인전 ‘스프링필드’(Springfield)를 여는 문지하(39) 작가다. 문 작가는 대학, 대학원 졸업 뒤 미국으로 건너갔다. 해외에 나가면 애국자가 된다. 정체성 문제 때문이다. 13년간 미국에 살다 보니 한국어 발음도 슬쩍 굴러가려고 한다. 허나 그곳 사람들은 작가를 아시아계로 규정한다. 무얼 해도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여전하다. “너는 어디서 왔니(Where are you from?).” 작가의 작품은 이에 대한 응답이다. 그런데 약간 삐딱하다. 작가의 대답은 질문과 동일한 “Where are you from?”이다. 나의 정체성을 규정짓는 너의 정체성은 도대체 어디서 왔느냐는 반문이다. 정체성에 대한 강한 부정, 그리고 혼종성에 대한 강한 기대가 담겨 있다. 모든 선택은 이에 따른다. 매체는 종이다. 번지고 스며들고 섞이는 매체다. 아예 천이나 다른 소재들을 찢어다 붙이기도 한다. 다만 연결부분을 매끄럽게 하기 위해 무척 신경 쓴다. 섞되 섞인 것 같지 않게, 자연스럽게다. 작품에는 수많은 다양한 아이콘들이 등장한다. 한국 것 같기도 하면서 중국이나 일본풍이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서양적이기도 하다. 기법도 마찬가지다. “잭슨 폴록의 액션 페인팅처럼 흥겹게 작업한다.”는 작가의 말을 실감할 수 있는 부분도 있고 팝아트로 유명한 로이 리히텐슈타인처럼 작업한 부분도 있지만, 전체적 구도는 동양 산수화다. 그런데 색은 거침없다. 작가는 “아마 저처럼 무식하고 용감하게 다양한 색을 다 쓰는 작가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색깔이 의미하고자 하는 바도 한번 뒤섞어버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런데 검은색은 절대 안 쓴단다. “동양인이라 수묵을 썼다.”란 기계적 도식을 던져버리고 싶어서다. 이렇게 한데 뒤죽박죽 다 섞어둔 세상에다 작가는 스프링필드라는 이름을 붙였다. 스프링필드는 미국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동네 이름. 봄날의 정원처럼 아름다운 마을이라는 의미다. 차이와 분별의 경계를 지우고 서로가 서로에게 스며든 그곳이 도화세계이자 유토피아가 아닐까. 출신을 질문받은 작가가 출신을 되묻는 이유다. (02)723-6190.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소득 2만弗 넘으면 ‘행복도’ 더 안 오른다

    한 때 ‘747’이 유행이었다. 많은 사람을 태우고 곧장 하늘로 치솟아 오르는 점보기의 이미지가 경제성장이었다. 지금으로선 가망 없지만, 실제 성취됐다 한들 우리는 정말 행복했을까.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내는 계간지 ‘민주’ 2012 신년호에 실린 이정전 서울대 환경대학원 명예교수는 ‘패러다임의 전환 - 성장에서 공존과 행복으로’라는 글에서 ‘아니오.’라고 답한다. 사실 아니오라는 대답은 쉬워 보인다. 돈에 연연하거나 집착하지 말고 마음이 풍요로운 삶을 살라는, 자기합리화에 쓰라는 건지 약 올리는 건지 헷갈리는 어법은 늘 있었다. 이 교수의 접근법이 다른 것은 이를 경제학적으로 풀었다는 데 있다. 이름 붙이자면 ‘행복친화적 성장’이다. 먼저 돈 많이 벌었다고 행복한가. 미국은 1945년부터 2000년까지 1인당 국민소득이 3배 가까이 올랐다. 하지만 전국여론조사본부에 축적된 자료를 뒤지다 보니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국민의 비율은 변동이 없었다. 일본은 1958년에서 1991년까지 1인당 국민소득이 6배나 증가했는데 행복하다는 대답은 비슷한 비율로 나왔다. 왜 그럴까. 로널드 잉글하트 미국 미시간대 교수가 소득과 행복감 사이의 상관관계에 대해 각국의 통계를 모아 분석해 봤더니 기준점이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라는 결론이 나왔다. 2만 달러 이하일 때 경제성장이 이뤄지면 행복도가 급격히 올라간다. 그런데 2만 달러를 넘어서고 나면 경제가 성장해도 행복도는 그리 변동이 없거나 오히려 줄어들었다. 잉글하트 교수는 이를 ‘경제성장 효용 체감의 법칙’이라고 부른다. 30평대 아파트, 중형차, 대형TV 같은 중산층의 아이콘들이 처음 마련했을 때와는 달리 지속적으로 감흥을 주지 못하는 까닭이다. 우리나라도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에 접어들었다. 747이 달성되지 못했지만, 달성됐다 한들 행복은 늘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경제성장의 약발이 떨어질 때”가 된 것이다. 그러면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2만 달러가 평균치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2만 달러 이상의 사람들은 소득이 늘어봐야 행복이 늘지 않는다. 우리 사회 2만 달러 이하의 소득자들을 2만 달러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그래야, 사회의 행복도는 증가한다. 이 교수는 “통계적으로 보면 우리 국민 태반이 연소득 2만 달러 아래 묶여 있다. 행복친화적 성장은 이들에게 안정적 일자리를 제공하고 소득을 끌어올리는 것이다.”라고 결론짓는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미란다 커, 원더우먼 완벽 변신 화제

    미란다 커, 원더우먼 완벽 변신 화제

    세계적인 모델 미란다 커(28)가 코믹북 유명 캐릭터인 ‘원더우먼’으로 완벽 변신해 화제다. 23일 호주 일간 프레이저코스트 크로니클 등 외신에 따르면 미란다 커가 최근 패션 주간지 그라지아 호주판의 커버 촬영을 위해 원더우먼 복장을 입고 화보 촬영에 임했다. 미란다 커는 호주의 패션 디자이너 알렉스 페리가 직접 디자인한 원더우먼 복장을 하고 촬영에 나섰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미란다 커는 금빛 수갑과 별 문양 머리띠, 빨간 부츠는 물론 호주 국기를 망토로 활용해 완벽한 연출로 눈길을 끌고 있다. 그라지아 호주판 측에 따르면 오는 26일 ‘오스트레일리아 데이’(Australia Day·호주의 건국 기념일)를 맞아 발행되는 이번 잡지 모델로 호주를 대표하는 미란다 커를 세우게 됐다. 편집장 캘리 허쉬는 “미란다 커는 호주의 아이콘”이라면서 “비즈니스 우먼이자 아내이며 어머니인 그녀는 우리의 원더우먼”이라고 말했다. 영화배우 올랜도 블룸과 결혼한 미란다 커는 지난해 아들 플린을 출산했음에도 완벽한 몸매로 재기에 성공, 빅토리아시크릿 무대에 다시 서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 미란다커 원더우먼 화보 촬영 영상 보러가기  사진=그라지아 호주판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스티브 잡스 꼭 닮은 중국산 인형 결국…

    스티브 잡스 꼭 닮은 중국산 인형 결국…

    유족들의 허락없이 애플의 창업자 故스티브 잡스 피규어(인형)를 시판할 예정이었던 중국 업체가 결국 생산을 중단했다. 중국 인형 제조사 인아이콘스는 최근 잡스의 외모 뿐 아니라 청바지, 검정 터틀넥 스웨터까지 완벽하게 재현한 인형을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잡스의 유가족과 애플 측은 “애플의 로고, 이름 또는 유사한 어떤 장난감도 불법”이라고 강하게 반발해 논란에 휩싸였다. 현재까지 시중에 나와있는 잡스 피규어 가운데 가장 닮은 꼴인 이 인형은 논란이 확대되며 큰 인기를 끌었지만 결국 폐기될 운명에 처했다.   탠디 청 인아이콘스 대표는 15일 성명을 통해 “우리에게 위법이라는 인식은 없지만 유가족의 감정을 배려해 피규어의 생산 및 판매를 전면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어 “나 자신은 여전히 잡스의 팬이며 유가족에게 불쾌감을 안겨주게 된 점은 결코 본의가 아니다.”라며 사과했다. 당초 인아이콘스는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 예약을 받고 오는 2월 부터 잡스 피규어를 99.99달러(약 11만원)에 판매할 예정이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새 음반] ‘모르나’ 아이콘 에보라 베스트 앨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숨진 지난해 12월 17일, 월드뮤직의 큰 별이 졌다. 서아프리카의 작은 섬나라 카보베르데 공화국 출신의 ‘맨발의 디바’ 세자리아 에보라가 주인공이다. 1988년 데뷔앨범부터 2006년 발표한 10집 앨범 ‘바다를 향한 기원’까지 그가 남긴 최고의 노래들을 리마스터링해 2장의 CD에 담은 베스트앨범 ‘에센셜 세자리아 에보라’가 나왔다. 고인의 마지막 흔적이 묻은 앨범은 ‘Sodade’(향수) ‘Beijo De Longe’(멀리서 하는 키스) ‘Sombras Di Distino’(운명의 그림자들) 등 명곡들을 망라했다. 에보라는 아무리 빠른 리듬도 콘트랄토(여성의 최저음역)로 부르는데, 이를 악물고 울음을 삼키듯 서럽고 애잔하다. 밤에 불을 꺼놓고 들으면 눈물이 주룩 흐를 법하다. 1975년 독립하기 전까지 500년 동안 포르투갈의 지배에 놓였던 조국의 슬픈 역사와 처절한 가난 속에서 생존을 위해 노래했던 개인사가 중첩됐기 때문일 터. 또한 에보라는 월드뮤직의 한 장르로 굳어진 ‘모르나’(Morna)를 상징하는 가수다. ‘슬퍼하다’라는 뜻의 영어 ‘Mourn’에서 유래했으니 분위기를 짐작할 법하다. 아프리카 토속 리듬에 포르투갈의 파두(Fado), 브라질의 서정 음악 모디냐(Modinha), 영국 뱃사람들이 부르던 노래가 뒤섞였다. 이 앨범은 모르나의 결정판으로 봐도 손색이 없다. 소니뮤직.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지금&여기] 막장으로 가는 KAIST 서신정치/박건형 사회부 기자

    [지금&여기] 막장으로 가는 KAIST 서신정치/박건형 사회부 기자

    구성원 모두 “소통 부재가 가장 큰 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서로의 주장을 듣는 방식은 성명서뿐이다. 허심탄회하게 얘기할 생각은 아예 없는 듯싶다. 몇 개월째 의혹 제기와 사퇴 요구, 해명만 난무하고 있다. 한국 과학을 대표하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최근 모습이다. 지난해 봄 KAIST는 재학생들과 교수의 자살 사태로 개교 이후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혁신비상위원회가 꾸려졌다. 서남표 총장은 눈물까지 보이며 “모든 결정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자살 파문이 잦아들자 서 총장은 “위원회가 권한을 지나치게 간섭하고 있다.”며 일부 대책을 거부했다. 교수협의회는 국정감사를 앞둔 지난해 9월 다시 행동에 나섰다. 언론에 이메일 성명서를 보내기 시작했다. ‘총장에게 보내는 공개 질의서’라는 이메일은 온라인 전기차와 모바일 하버에 대한 총장의 특허권 보유, 대학평의회 구성, 이사 선임절차 개선 등을 시리즈로 다뤘다. 현재까지 교수협이 낸 성명서는 20여통, 역시 이메일을 통해 발표된 학교 측의 해명자료도 같은 숫자다. ‘서신정치’는 마치 ‘치킨게임’ 같다. 교수협은 최근 임용된 김모 교수가 서 총장을 임명한 전임 부총리의 아들이고, 비정상적인 절차였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학교 측은 교육과학기술부에 스스로 감사를 청구하면서 “서 총장을 끌어내리기 위한 교과부와 오명 이사장의 수”라고 맞섰다. ‘혁신의 아이콘’이라며 대통령까지 극찬했던 KAIST에는 분란과 음해만 남은 듯하다. 교수협의 성명에는 한 가지 메시지만 있다. 총장 퇴진이다. 학교 측의 장황한 반박에는 퇴진 불가만 있다. 한 발짝 떨어져 지켜보는 이들은 안다. 서 총장과 교수들이 추구하는 것은 진실이 아니라 자리싸움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한쪽이 양보하지 않으면 모두 파국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다. 극단적이다. 서 총장이든, 교수들이든 한쪽은 결단을 내려야 한다. 언제까지 학생들에게 학문에 대한 지식을 가르치는 대신 꼴사나운 스승들의 싸움을 보여 줄 셈인가. kitsch@seoul.co.kr
  • 민주 선거인단 지원쇄도… 후보들 ‘희비’

    민주통합당의 새 지도부를 뽑는 경선에 참여하기를 희망한 선거인단이 3일 오후 2시 30분 기준으로 27만명을 돌파했다. 오전까지만 해도 24만명이었는데 3만명이 몇 시간 만에 새로 선거인단 등록을 한 것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오늘만 28만명에 육박하고 막판에 20만명이 더 몰려 7일까지 50만명 달성이 가능할 것 같다.”고 관측했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옛 민주당 당원 12만명을 더해 60만명 정도의 선거인단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민주당이 전당대회 흥행 기준점으로 잡았던 40만명을 크게 웃도는 숫자다. 선거인단의 93% 이상은 모바일 투표를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당대회장 현장 투표는 7%에 불과했다. 오종식 민주당 대변인은 “결국 모바일 투표가 당락을 결정한다고 보면 된다.”며 “지도부 선출에 결정적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선거인단이 급증하면서 후보들의 희비도 엇갈리고 있다. 지역 기반의 의미가 없어지고, 당원 지지도보다 대중적 지지도가 당락에 주는 영향이 더 커졌기 때문이다. 호남권에 든든한 기반을 두고 있는 박지원 후보도, 통합 이미지로 옛 민주당과 시민통합당의 고른 지지를 받고 있는 한명숙 후보도 승리를 자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 후보 측은 “상대적으로 시민통합당 쪽 후보들이 유리할 수도 있지만, 1인 2표제가 적용되니 불리하다고만 볼 수는 없다.”며 “통합의 아이콘 이미지를 강화하면 고른 지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중적 인지도가 높고 젊은 층의 지지를 받고 있는 문성근·박영선·이인영 후보는 모바일 투표의 최대 수혜자가 될 전망이다. 선거인단 증가 속도가 너무 빨라 연령별 분류가 어렵지만 모바일 기기에 익숙한 젊은 층이 대거 모바일 투표를 신청했을 가능성이 높다. 세대 보정도 젊은 당의 이미지를 구축하고 당 쇄신을 위해 젊은 층의 의견이 좀 더 반영되는 구조로 짜여질 예정이다. 지역 보정은 7%에 불과하다. 당 관계자는 “당의 전통을 봤을 때 대부분 호남 선거인단이 수도권보다 많았는데 지금은 수도권이 70%로 압도적”이라며 “영남의 숫자도 예전에 비해 엄청나게 성장했다. 역대 이런 경우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 약혼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왼쪽·48)이 곧 재혼할 것으로 보인다. 조던은 지난 3년여간 교제해 온 쿠바계 미국인 모델 이베트 프리에토(오른쪽·32)와 크리스마스인 지난 25일 약혼식을 올렸다고 조던의 대변인이 29일(현지시간) 밝혔다. 결혼 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한다. 1980~90년대 미 프로농구(NBA) ‘시카고 불스’에서 활약하며 NBA의 아이콘으로 군림했던 조던은 현재 ‘샬럿 밥캐츠’ 농구팀의 공동 구단주다. 프리에토는 26일 샬럿 밥캐츠 농구경기장 관중석에서 조던의 친구들, 프로야구 뉴욕양키스 선수 데릭 지터 등과 나란히 앉아 경기를 관람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쿠바 태생으로 오랫동안 모델로 활동해 온 프리에토는 스페인 가수 훌리오 이글레시아스의 아들 훌리오 이글레시아스 주니어와 한때 사귀었으며, 10년 전에는 법원에 파산신청을 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조던은 2006년 이혼한 전 부인 주아니타 바노이와의 사이에 제프리(22), 마커스(20), 재스민(18) 등 2남 1녀를 두었다. 그는 이혼 당시 바노이에게 1억 6800만 달러(약 1937억원)의 위자료를 지불해 화제가 됐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美 공화경선 D-3 후보 분석] (끝)미셸 바크먼

    [美 공화경선 D-3 후보 분석] (끝)미셸 바크먼

    미셸 바크먼 연방하원의원(미네소타주)의 4살 차 의붓여동생 라페이브는 똑똑한 언니 바크먼을 ‘숭배’하며 자랐다. 하지만 그녀는 바크먼이 5년여 전부터 동성(同性) 결혼 금지에 적극 앞장서는 것을 보고 큰 상처를 받았다. ●기독교인 지지로 정계진출 5년만에 대선출마 라페이브가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바크먼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라페이브는 당시 바크먼에게 편지를 보냈지만 답장이 오지 않았다고 지난 13일 워싱턴포스트에 밝혔다. 바크먼은 강경 공화당 노선을 비타협적으로 고수하는 ‘철(鐵)의 여인’이다. 의료보험 확대 반대, 낙태 반대, 동성 결혼 반대, 증세 반대 등 민주당 노선의 대척점에 바크먼의 주장이 몰려 있다. ●신변위협에도 주장 안꺾는 ‘신념의 여인’ 그녀는 학교에서 진화론과 함께 창조론도 가르쳐야 한다는 주장도 한다. 민감한 이슈에 거침이 없는 만큼 적도 많다. 한창 동성 결혼 금지 주장에 앞장설 때 그녀는 신변 위협을 느끼고 아이들을 피신시킨 적도 있다. 그래도 주장은 후퇴하지 않았다. 워런 리머 미네소타주 상원의원은 “당신이 보수주의자라면 바크먼을 사랑할 테고, 진보주의자라면 미워할 것이다. 그녀한테는 중간지대가 없다.”고 말한다. 바크먼은 무려 23명의 아이를 입양하는 등 공화당의 가치를 몸소 실천하는 모습도 보인다. ● 아이 23명 입양… 공화 가치 직접실현 바크먼이 아무도 못 말리는 ‘신념의 여인’이 된 데는 성장 배경과 관련이 있다. 14살 때 아버지가 가족을 버리고 떠나 어머니와 함께 생계의 막다른 골목에 몰리면서 ‘안전’의 중요성을 절감하게 됐다. 공부도 잘하고 치어리더로도 활동하던 17살 고교시절 할로윈데이 밤에 그녀는 교회에 들른 뒤 집에서 기도를 하다 영적 체험을 했고, 이를 통해 세상에 맞설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다고 한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정치에 대한 꿈이 뒤따랐다. 바크먼이 중앙정계에 데뷔한 지 불과 5년여 만에 대선 출마를 결행할 수 있게 된 건 달변과 함께 공화당 지지층의 근간인 기독교 복음주의자들의 열렬한 지지 때문이다. 바크먼이 만약 미국 대통령이 된다면 미 행정부는 전 분야에 걸쳐 매우 보수화될 것이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베컴, 연장전

    미국에서 뛰고 있던 잉글랜드 축구의 ‘아이콘’ 데이비드 베컴(36·LA갤럭시)이 다시 유럽 축구무대로 돌아갈 전망이다. 이번엔 프랑스다. 30일 영국 언론들은 베컴이 프랑스 프로축구 르 샹피오나의 파리생제르망과 총 1250만 파운드(약 223억원)의 계약이 성사되기 직전이라고 밝혔다. 계약 조건은 18개월 동안 주급 16만 파운드인 것으로 알려졌다. 1993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베컴은 2003년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해 화려한 전성기를 달렸다. 그리고 2007년 미국프로축구 LA갤럭시로 옮겼고, 베컴의 미국생활이 선수 생활을 정리하는 과정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베컴은 모든 이들의 예상과 달리 비시즌 때마다 이탈리아 세리에A의 AC밀란에 임대돼 전성기 못지않은 기량을 뽐내는 등 유럽축구 무대와 인연을 이어 왔다. 그 결과 베컴이 LA갤럭시와 계약이 끝나는 대로 유럽으로 복귀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돌았다. 이와 함께 베컴 자신도 자국에서 열리는 2012년 런던올림픽에 선수로 출전하고 싶다는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혀 왔다. 그런 베컴에게 발 빠르게 접근한 것이 파리생제르망. 이미 2개월 전부터 파리생제르망이 베컴에게 접근한다는 보도가 심심찮게 나왔고, 2주 전에는 프랑스 스포츠 전문 레퀴프에서 파리생제르망과 베컴의 협상이 95% 이상 진척됐다는 보도가 나올 정도였다. 그런데 주목할 점은 파리생제르망의 베컴 영입이 팀의 브랜드를 높이는 차원의 ‘사업’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지난 시즌 리그 4위에 올랐던 파리생제르망은 현재 12승4무3패(승점 40)로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다. 큰 이변이 없는 이상 2012~13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 진출이 확실시되는 상황이다. 큰 대회를 치러야 하는 만큼 경험이 많고, 선수단을 이끌 수 있는 카리스마를 갖춘 베테랑이 필요했던 것이다. 스페인·미국에 이어 프랑스에서 베컴의 축구인생 세 번째 도전이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한편 파리생제르망은 유벤투스, AC밀란, 첼시 등을 이끌었던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과도 계약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성경에서 길어낸 수사의 깊은 맛

    동서양을 통틀어 최고의 베스트셀러라는 성경. 근본주의 개신교는 성경 자구에서 한 치의 어긋남도 용납할 수 없다는 ‘문자주의’를 고집한다. 비단 근본주의를 떠나 많은 개신교 신자들에게 성경은 어길 수 없는 경외의 대상이다. 그런가 하면 이 성경은 일반인들에겐 그저 ‘관심 없는 기독교의 경전쯤’으로 인식되기 일쑤다. 그 경외와 무관심의 간극을 좁힐 길은 없을까. 성경을 대하는 인식의 간극은 흔히 해석의 오류에서 생겨난다고 한다. 성경 원어의 난해함과 그로 인한 번역이며 풀이의 엇갈림이다. 개신교의 많은 교파가 생겨난 바탕도 바로 그것이다. 그렇다면 성경을 문학적 텍스트로 본다면 그 간격을 어느 정도는 해소할 수 있지 않을까. 초대 문화부 장관을 지낸 이어령 박사가 낸 책 ‘빵만으로는 살 수 없다’(열림원 펴냄)는 바로 그 성경 읽기의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해 눈길을 끈다. 이 박사가 이 책에서 도전한 성경 읽기는 다름아닌 성경 속 아이콘을 문화사적으로 풀어내는 시학적 독서법이다. 문학 강의뿐만 아니라 기호학 분야의 걸출한 전문가답게 책에서는 그의 해박한 지식이 어김없이 드러난다. ‘신학(神學)에서 ㄴ 받침 하나만 빼면 시학(詩學)이 된다.’는 저자는 무엇보다 시나 소설을 읽듯이 성경을 읽으면 어렵던 말들이 더 가까이 다가온다고 말한다. 성경에는 시학에서 주로 쓰는 수사법이 가득하기 때문에 이를 염두에 두고 읽어야만 성경이 감춰 둔 섬세한 맛을 느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성경 속 수사의 깊은 맛을 볼 때 성경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고 성경을 둘러싼 오랜 갈등과 오류까지 지울 수 있다는 지론답게 책에는 그 ‘성경시학’의 흥미로운 풀이가 넘쳐난다. 예를 들어 주기도문의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옵시고’라는 구절을 보자. 잘 알려졌듯이 영어 성경에는 그것이 일용할 빵(daily bread)으로 돼 있다. 저자는 성경 속 빵은 양식 전체나 의식주의 모든 물질적 생활을 상징하는 제유적 의미로 쓰이고 있지만 빵처럼 식탁에 매일 오르는 음식물을 어쩌다가 명절 잔칫날에나 먹는 떡으로 옮긴다면 어떻게 되겠느냐고 반문하다. 결국 단어 하나가 아니라 성경의 수사 구조 전체가 망가지고 만다는 오류의 지적이다. ‘부자가 천국에 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구멍으로 들어가는 게 더 쉬우니라.’라는 구절의 해석도 흥미롭다. 낙타의 히브리어 표기는 ‘gamla’이고 밧줄은 ‘gamta’인데 두 단어의 철자가 비슷해서 ‘밧줄’을 ‘낙타’로 잘못 번역했다고 설명한다. 결국 저자는 ‘책 뒤에 붙이는 남은 말’에서 “생활과 문화 코드가 다른 사람들이 성경을 읽는다면 어떻게 될까.”라고 물은 뒤 “그 생각을 적은 것이 이 작은 책”이라고 설명한다. 1만 7000원.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 연말엔 ‘힙합’이 대세…리쌍·DJ DOC 콘서트 등 대거 포진

    연말엔 ‘힙합’이 대세…리쌍·DJ DOC 콘서트 등 대거 포진

    콘서트 업계의 최대 성수기인 12월의 막바지인 연말 공연에 힙합 장르의 강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2011년을 마감하는 12월 30, 31일 ‘리쌍극장 앵콜 콘서트’, ‘DJ DOC와 18년 파티’, ‘파이스트 무브먼트’ 및 일렉트로닉, 힙합 뮤지션들이 대거 참여하는 ‘하이라이트 페스티벌’ 등이 줄지어 막을 올리며 힙합 콘서트가 연말 공연의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CJ E&M 콘서트 사업부 측은 “크리스마스에는 연인들을 위한 발라드 공연이 강세라면, 한 해를 마감하는 연말에는 송년 파티를 목표로 한 신나는 공연을 선호하는 추세”라면서 “기획 단계부터 이런 트렌드를 감안해 날짜를 배정한다.”고 설명했다. 2007년부터 연말 공연을 열어 온 DJ DOC는 ‘연말 공연 보증수표’란 명성처럼 올해도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 ‘DJ DOC와 18년 파티’는 데뷔 18주년을 기념하는 전국투어로 지난 12월 17일 수원 공연 당시 4천석이 매진되는 기록을 세운 바 있다. 이 공연에서 정재용과 김창렬은 90년대를 풍미한 뮤지션들에 대한 오마쥬로, 듀스를 완벽 재연해 큰 호응을 받았다. 올 한 해 음원 시장을 장악한 ‘리얼 대세’ 리쌍은 하반기 전국투어까지 모두 매진시키며 2011년을 리쌍의 해로 만들었다. ‘리쌍극장 앵콜콘서트’ 는 전국 투어 당시 게스트로 참여했던 무한도전 멤버들이 또 한번 우정의 무대를 선사할 지에 대해서도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특히 리쌍은 지난 12월 초 LA에서 개최된 ‘M-Live by CJ’ 해외 공연에서도 절정의 인기를 확인하며 글로벌 음악시장의 흥행 아이콘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파이스트무브먼트와 박재범을 필두로 세계적인 일렉트로닉+힙합 뮤지션들이 대거 참여하는 ‘하이라이트 페스티벌’도 연말 파티의 명소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올해 처음 선보인 인도어 뮤직 페스티벌 ‘하이라이트 페스티벌’은 같은 날 개최되는 ‘카운트다운 서울 @타임스퀘어’와 함께 겨울철 페스티벌 문화를 이끌고 있다. 이번 공연은 파이스트무브먼트를 위해 박재범이 신곡 첫무대를 선사하겠다고 밝혀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CJ E&M 콘서트 사업부 측은 “5-6년 사이 콘서트 문화가 본격적으로 대중화되면서 취향, 분위기, 상황에 맞는 콘서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올해는 ‘음악 예능’의 붐까지 더해져 콘서트 업계가 35% 성장했다.”면서 “관객들의 수요가 증가하는 만큼 공연에도 전략적인 기획이 더욱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고전 인물로 다시 읽기] (37) 질풍노도의 아이콘 ‘괴테’

    [고전 인물로 다시 읽기] (37) 질풍노도의 아이콘 ‘괴테’

    18세기의 끝자락, 독일의 청년들은 자신의 영혼이 세상과 불화한다고 느꼈다. 종교전쟁과 30년전쟁 등 장장 2세기에 걸친 소란 상태를 접고 독일은 간만에 평화를 맞이했지만 청년들은 도리어 미칠 지경이었다. 여전히 구시대의 귀족이 지배하는 강력한 신분제 사회에서 그들은 갈 길을 잃었다. 부모 세대들은 출세를 강요했고, 귀족과 법률가들은 궁정생활에 몰두할 뿐 어떤 비전도 제시하지 못했다. 새로운 삶, 자유와 독립의 길은 어디 있는가. 당시 청년들은 ‘망령을 본 것도 아니고 아버지의 원수를 갚아야 할 것도 아닌데’ 하나같이 햄릿의 독백을 암송했고, 망령에 찬 분위기와 망한 영웅들의 이야기, 비극적 로맨스에 탐닉했다. 말 그대로 ‘질풍노도’의 시대. 괴테가 24세에 발표한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바로 이 거대한 폭풍우의 한가운데 선 청년의 이야기다. ●질풍노도에서 부르는 노래 베르테르는 낯선 고장을 떠돌던 중 로테라는 여인을 사랑하게 된다. 하지만 그녀는 이미 약혼한 상태. 좌절한 베르테르는 새로운 삶을 시도해 보지만 허례허식으로 가득 찬 사회에 더욱 절망한다. 당시 독일의 청년들은 베르테르를 자신의 대변자로 느꼈다. 마음만이 “모든 행복과 불행의 원천”이라는 베르테르의 목소리는 계몽주의적 이성에 반발하고 자연과 순수한 마음으로의 회귀를 외치던 독일 젊은이들의 목소리였다. 그들은 베르테르와 함께 절망했다. 그들 모두 베르테르와 같은 병을 앓고 있었던 것이다. 이 병은 한편으로는 위선과 가식으로 점철된 구세대가 만든 것이었고, 또 한편으로는 자신의 열정을 쏟아낼 어떤 출로도 만들어 내지 못한 베르테르 자신이 만든 것이었다. 베르테르는 로테에게 모든 열정을 쏟아부었지만, 그녀는 어떤 출구도 찾지 못한 베르테르의 열정이 도달한 막다른 골목이었다. 외부와 교감하지 못하는 열정은 결국 내파하여 베르테르를 죽음으로 몰아갔다. 당시의 괴테 역시 그랬다. 그는 아버지로 대표되는 구세대에 대한 반항심으로 넘쳤고, 두 번에 걸쳐 배반당한 사랑에 절망한 상태였다. 그러니까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절망에 빠진 자신의 문제를 바라보기 위해 괴테 스스로가 시도한 가상 여행이자 저 자신에게, 아니 길을 잃고 주저앉은 세상 모든 젊은이들에게 보내는 작은 선물, 깊은 공감의 노래다. 베르테르는 자살하지만 괴테는 살아간다. 1776년, 아우구스트 대공의 초청으로 신흥 공국 바이마르의 추밀외교관으로 일하게 된 괴테에게 온갖 업무들이 쏟아졌다. 그는 엄밀한 규칙과 질서가 작동하는 세계에 적응해 질풍노도기의 자기중심적 태도에서 벗어나고자 했다. 그러나 1786년, 그는 돌연 10년간 머물렀던 바이마르를 빠져나와 이탈리아로 떠난다. 갇혀 있던 열정이 그를 어린 시절부터 꿈꾸었던 고전의 세계로 이끌었던 것이리라. 괴테는 다짐한다. 나 자신을 기만하지 말자. 부지런히 배우면서 나 자신을 수양시키자. 지중해의 자연은 괴테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폐허가 된 폼페이 유적, 팔라디오의 건축물, 미켈란젤로와 라파엘의 그림들은 그를 울렸다. 편협한 시선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기존의 방식대로 사물을 포착하기를 멈추고 사물을 있는 모습 그대로 보는 것이 중요하다. 괴테의 마음에 풀 한 포기, 돌 조각 하나, 무엇보다 무너진 과거의 잔해들이 어떤 ‘전체’로서 새롭게 들어왔다. 낡은 것과 새로운 것, 위대한 것과 하찮은 것, 자연과 예술이 빚어내는 질서와 조화의 세계. 이탈리아는 괴테에게 새로운 시각과 관점을 선물했다. 약 2년 뒤 바이마르로 돌아온 괴테는 한층 단단해져 있었다. 그는 바이마르 국정에 참여하여 광산사업과 문화 예술 업무에 집중했다. 그러다 천한 신분 출신인 크리스티아네와 동거해 아이를 낳았고, 고전적이면서도 관능적 사랑으로 충만한 ‘로마의 비가’를 발표했다. 사람들은 괴테가 타락했다고 비난했다. 베르테르의 음울함을 벗어 버리고 시대적 습속을 무시한 이 중년의 사내를 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괴테는 흔들리지 않고, 그에게 새로운 빛을 보여 주었던 예술 및 자연과학 연구에 힘을 쏟기 시작한다. 이 무렵에 일어난 프랑스 혁명이 독일 청년들을 뒤흔들 때도 정작 괴테는 담담했다. 전체의 조화와 사물의 유기적 변화, 발전을 믿었던 그에게는 오히려 혁명에 수반되는 폭력과 유혈사태가 저주스럽기만 했다. 바스티유의 파괴와 루이 16세 처형에 환호하는 사람들에게 괴테는 당부한다. 스스로의 삶에 충실하라. 1792년, 프랑스 혁명군이 독일을 침공하자 바이마르의 공무원이었던 괴테 역시 출정에 동참해야 했지만, 그는 전장에서도 관찰자로서의 태도를 견지하면서 이렇게 질문한다. 폭력 없는 혁명, 평화로운 변화란 진정 불가능한가. 이런 문제의식은 실러와의 만남으로 심화된다. 실러 역시 혁명을 회의하며 ‘미적 교육’을 통한 인간 성장의 길을 모색하고 있었던 것. 두 사람은 공히 고대에서 그 길을 찾고자 했다. 그들은 1000통이 넘는 편지를 교환했고, ‘크세니엔’을 비롯한 공동작업에 착수한다. 특히 자연 전체의 고려 속에서 개별적인 것을 해명하려는 괴테의 비전에 끌렸던 실러는 그것이 작품으로 형상화될 수 있도록 괴테를 도왔다. 실러가 죽자 괴테가 “내 존재의 절반을 잃었다.”고 했을 만큼 실러는 또 다른 괴테였다. 실러와의 교류 속에서 탄생한 ‘빌헬름 마이스터의 수업시대’(1796)에서 괴테는 인간의 삶이란 결국 ‘수업’이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우리 삶에 무엇이 닥쳐올지는 알 수 없으나, 모든 것들의 상호작용 가운데서 한 송이 꽃이 피어나듯 인간 역시 온갖 사건과 관계들 속에서 성장한다는 것이다. ‘인류’니 ‘자유’니 하는 사명들은 내려놓고 오직 내적 충동에 몸을 맡긴 채 당당히 세상 속으로 향하라. 모든 것은 “오직 모든 사람을 합해서만”, “모든 힘을 통합함으로써만” 성장한다. 주인공 빌헬름이 그의 연극체험과 ‘탑의 결사’라는 공동체와의 만남을 통해 성장했듯이 괴테는 실러와 헤르더, 셰익스피어, 호메로스, 그리고 이탈리아의 무수한 사물,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성장했다. 중년의 괴테는 그렇게 모든 만남이 그를 성장시키는 위대한 사건일 수 있음을 깨닫는다. ●“순간이여, 너는 참으로 아름답다” 세상은 여전히 소용돌이쳤다. 1806년, 프랑스 황제로 등극한 나폴레옹은 전 유럽을 압박했고, 라인동맹 가입을 거부하는 프로이센을 공격했다. 괴테는 홀로 남아 피난민들과 약탈자들로 혼란한 바이마르를 지켜보았다. 사람들은 그가 나폴레옹의 총애를 받으며 프랑스에 대해 침묵하고 있음을 비난했다. 하지만 “증오심이 없는데 어떻게 무기를 들 수 있겠나.”라며 전체와의 관계 속에서 삶을 바라보았던 괴테는 민족적 편견이 만들어내는 선악 시비에 동요하지 않았다. 조국을 사랑하는 방법은 오히려 그러한 편견들을 제거하는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는 묵묵히 바이마르 예술극장을 꾸렸고 예술과 고전, 자연의 탐구를 멈추지 않았다. 60살이 넘어 출간한 ‘색채론’과 ‘동물의 변형’에는 노년의 괴테가 깨우친 자연의 비밀이 담겨 있다. 그리고 ‘파우스트’. 사람들은 신과 같이 자연을 향유하고자 하였던 파우스트 박사가 인간의 한계에 절망하여 악마 메피스토펠레스의 꼬임에 빠졌다고 말한다. 하지만 파우스트는 악마와 계약하여 “자유로이 자연의 혈관 속을 흐르며 창조적으로 신의 삶을 향유”할 수 있었다. 오류와 시도, 성공과 실패, 선과 악은 약동하는 생명의 에너지가 매순간 만들어 내고 또 무너뜨리는 한 가지 형태일 뿐 우리를 힘들게 하는 것은 이 순간적인 것들에 의미를 부여하고 지속시키고자 하는 열망이다. 그러한 열망 너머 자연의 힘에 몸을 맡긴 자, 영원히 푸른 소나무로 살리라. 괴테는 오래 살았다. “사랑했고 증오했고 무관심했던 사람들과 왕국들, 수도들”보다도, “젊을 때 씨뿌리고 심은 숲의 나무들”보다도. 그는 그 모든 것들의 삶과 죽음을 지켜보아야 했다. 때로는 아팠고, 분노하고 절망한 날들도 적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깨닫는다. “순간이여, 너는 참으로 아름답구나!” 부패는 생명의 한 과정이며 죽음은 탄생이다. 가장 천한 것, 가장 혼란하고 절망스러운 것 속에는 언제나 아름다운 것들이 함께 있으니, 이 혼돈 속을 첨벙거리며 계속 가는 것, 그 자체가 우리들의 숙명이며 또한 참된 기쁨이다. 그러니 부디 살아가기를, 천천히, 하지만 멈춤 없이 길을 나서기를. 우리, 세상 모든 베르테르들에게 주는 괴테의 가르침이다. 박수영 남산강학원 연구원
  • 내셔럴리그 MVP 라이언 브론, 금지약물 파문

    내셔럴리그 MVP 라이언 브론, 금지약물 파문

    충격적인 일이다. 2011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중부지구를 30년만에 우승으로 이끈, 그리고 올 시즌 리그 MVP에 오른 라이언 브론(28)이 도핑테스트에서 양성반응을 보여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미국 스포츠전문 채널인 ESPN은 11일(한국시간) “30년만에 밀워키를 지구 우승으로 이끈 MVP 라이언 브론이 경기력 향상 약물 테스트에서 양성반응을 보여 50경기 출전 금지 징계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아직 브론측은 중재를 통해 반론을 펼치고 있어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공식 발표를 미루고 있다. 브론의 변호사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이번 케이스는 라이언이 완벽한 무죄이고 그가 규정을 위반할 의도가 전혀 없었음을 증명하는 아주 특별한 환경적 요소들이 있다.” 며 ”라이언은 이전에도 규정을 어긴 적이 없다. 불행하게도 기밀을 유지해야하는 까닭으로 더 이상 자세한 얘기는 할 수 없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라이언이 무죄임은 확실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몬티리올에 위치한 세계반도핑기구에 재검사를 의뢰한 상황이며 약물이 브론의 호르몬에 자연적으로 발생한 것인지 아니면 의도적으로 약물을 주입한 것인지를 확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러한 반론 제기는 그동안 있어 왔던 ‘약물 선수’들이 처음 발각됐을때 보여준 반응과 흡사하다는 점에서 별다른 이슈는 끌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고소와 고발이 빈번한 미국 사회의 인식을 감안하면 브론의 약물복용 사실을 쉽사리 언론을 통해 노출할리 없고 그 파장 역시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기에 없는 사실을 ESPN에서 언급했을리 없다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확실하지 않은 사실을 언론에서 무책임하게 발표했을리 없다는 뜻이다. 물론 아직 브론측에서 이러한 사실을 극구 부인하고 있기에 앞으로 있을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공식 발표 때까지 기다리는 것도 중요하다. 브론의 약물복용 소식은 밀워키 팬들에겐 충격과도 같은 일이다. 20대 후반의 나이로 리그 MVP를 수상했던 아이콘이자 향후 밀워키의 심장으로 기대했던 선수의 약물 소식은 날벼락과도 같은 일이기 때문이다. 이미 메이저리그는 배리 본즈(전 샌프란시스코)를 위시해 로저 클렌멘스(전 양키스)와 알렉스 로드리게스(양키스) 그리고 매니 라미레스(전 보스턴) 등 시대를 풍미했던 대 선수들의 약물 파동으로 인해 걷잡을수 없는 불신에 휩싸인 적이 있다. 세계 최고의 리그라는 메이저리그가 갖고 있는 프라이드는 물론 우월감 역시 치명적인 손상을 입었던 것도 “메이저리그는 약물리그”라는 편견이 생겨나면서부터 시작된 일이다. 이러한 편견을 없애고자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근래 들어 도핑테스트에 대한 강화를 실시하였고 시즌 중에도 여러차례에 걸쳐 기습적인 도핑테스트를 실시한바 있다. 하지만 브론의 약물복용 사실이 진실로 밝혀질 경우 걷잡을 수 없는 불신은 피할길이 없어 보인다. 리그 MVP를 수상했던 선수마저 이러한 부정한 일을 저질렀다는게 상식적으로 있을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라이언 브론은 여타의 슬러거들처럼 보디빌더를 연상케 하는 몸매가 아니다. 호리호리한 체격이지만 정교함과 장타력을 동시에 겸비한 스프레이 히터로서 타구를 때리는 임팩트 지점이 좋기로 정평이 나 있는 선수중 한명이다. 업라이트 스탠스(Upright Stance)가 지닌 장점인 낮은 공을 공략하는 특유의 메커닉, 그리고 좁은 스탠스지만 스윙의 각도 뿐만 아니라 공을 쫓아가는 타격 능력 역시 최고의 선수중 한명으로 손꼽혔다. 하지만 배리 본즈가 그러했듯 이젠 약물이 꼭 선수의 몸매 변화에만 국한된게 아니라는 점에서 브론의 사례는 충격과 함께 약물이 지닌 본질적인 의미를 다시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약을 복용하면 크게 3가지 부분에서 신체의 변화와 함께 기량 향상에 있어 촉매제가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첫째는 근육 성장에 있어 가속도가 붙어 근력이 향상된다. 근육을 자주 쓰면 파워는 생기게 돼 있지만 피로도에 따라 적절한 휴식이 반드시 필요하다. 162경기를 소화해야 하는 메이저리그 경기일정 상 근력이 필요할때와 휴식이 필요할때가 구분돼야 하는데 약을 복용하면 근육의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에 대한 쉼표가 없어지게 된다. 둘째, 스윙 스피드다. 약을 복용하면 선구안이 좋아진다고 하는데 이것은 배트 스피드와도 밀접한 연관성을 띠고 있다. 선구안이란 것도 따지고 보면 투수가 던진 공을 어느 지점에서 판단하고 스윙의 시동을 시작할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다. 즉 배트 스피드가 빨라지게 되면 공을 보다 더 오랫동안 관찰하며 스윙을 해도 늦지가 않기에 자연적으로 선구안이 향상되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셋째는 체력적인 향상이다. 야구는 긴 페넌트레이스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스포츠다. 한경기에 모든 힘을 쏟는게 아니기에 나름 페이스 조절과 함께 적절한 체력 안배를 해야 한다. 하지만 약을 하게 되면 이러한 체력적인 손실은 줄어 들게 돼 체력적으로 힘든 시기가 그만큼 적어져 기록 향상은 여타의 선수들에 비해 월등해질수 밖에 없다. 약물이 선수의 기량 자체를 모두 끌어 올리는 것은 아니지만 야구 뿐만 아니라 기타 스포츠에서도 엄격하게 규정하고 있는 것도 이때문이다. 브론 측은 이번 사건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공식 발표가 있을때까지 추이를 지켜봐야 하는 것도 무죄추정 원칙에 근거한다면 납득할만 하다. 양쪽의 말을 모두 들어봐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도핑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만약 브론의 약물 복용 사실이 근거 없음으로 밝혀졌을시 이 사실을 최초로 보도한 ESPN 기자들에게 소송을 걸어야 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맷 캠프(다저스)가 불쌍해 보이지 않으려면 어찌됐든 이 사건은 결말이 날때까지 지켜보며 판단을 해도 늦지 않을듯 싶다. 올 시즌 브론은 타율 .332(2위) 33홈런(6위) 111타점(4위)의 성적을 기록하며 캠프를 제치고 내셔널리그 MVP를 수상한바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야구통신원 윤석구 http://hittin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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