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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학전소극장/서동철 논설위원

    김민기를 좋아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국가권력이 예술가의 자유를 허용하지 않던 시대에 그는 누구보다 강력히 저항했지만, 자유가 허락되는 순간 저항의 방향을 돌렸다는 것이다. 엄혹했던 유신시대 ‘금관의 예수’나 ‘공장의 불빛’이 권력과 자본에 대한 직접적 항거였다면, 1990년대 ‘지하철1호선’은 그보다 훨씬 폭넓은 우리 사회의 모순에 대한 자기반성이었다. 그는 저항가요의 대명사인 ‘아침이슬’의 작곡가라는 이미지 하나만 이어가는 것으로도 ‘민주화운동의 문화적 아이콘’으로 오래도록 거만하게 영웅행세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하찮다면 하찮은 소극장 뮤지컬 제작자, 그것도 어린이·청소년 음악극 제작자를 자임하면서 무대의 전면에서 뒤편으로 지금도 물러앉아 있다. 개인적 영예에 연연하지 않고 공동체의 미래를 걱정하는 그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또 하나는 김민기가 우리말과 서양음악의 리듬을 조화시키는 데 가장 뛰어난 능력을 발휘한 작곡가라는 것이다. 세계적인 한류바람을 불러일으키고는 있지만 아이돌 가수들의 랩이 종종 어색하게 느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원산지의 랩이 미국식 영어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영어뿐 아니라 예술가곡의 원류인 독일어나 프랑스어는 관사가 발달한 데다 어순도 달라 우리말을 서양음악의 리듬에 자연스럽게 얹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우리 가곡이 전성기를 구가한 1970~1980년대 이 문제는 음악계의 중요한 과제였지만, 이상에 근접하게 풀어낸 사람은 이른바 클래식 작곡가가 아닌 김민기였다. 갓 스무살이던 1971년 발표한 첫 앨범에 실린 ‘친구’와 ‘아하 누가 그렇게’는 높은 수준의 음악성 이전에 가사와 리듬의 콤비네이션이 오늘날 기준으로도 놀랍다. 록뮤지컬 ‘지하철1호선’의 요람이었던 서울 대학로의 학전그린소극장이 문을 닫는다고 한다. 1996년부터 2008년까지 3232회 공연해 65만명의 관객을 모았고, 어린이 뮤지컬 ‘모스키토’와 ‘의형제’를 초연한 곳이기도 하다. 또 다른 활동공간인 학전블루소극장이 건재한데도 안타까움을 표시하는 목소리가 많은 것은 김민기의 인생 2막이라고 할 수 있는 소극장 뮤지컬 운동이 거둔 성취가 그만큼 뚜렷하기 때문일 것이다. 대표적 문화지구의 대표적 소극장이 쫓겨나는 이유가 기업의 사옥이 들어서기 때문이라는 것도 어이없는 일이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런 변화가 은근한 기대도 불러일으킨다. 그가 가진 태생적 저항정신에 불을 질러 음악 인생의 3막이라고 할 수 있을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계기로 작용했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가져 본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폐쇄적 우리문화·본인 한국이해 부족 탓

    4일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의 전격 사퇴는 과거 우리나라를 찾았던 해외 석학 및 성공한 한국계 인사의 실패가 또다시 반복됐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금까지 해외 인사로서 우리나라로 건너와 공직을 맡았던 ‘역두뇌 유출’의 대표적인 경우는 2004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으로 부임했던 미국의 로버트 러플린 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를 들 수 있다. 그는 교수평가와 학사제도 개혁 등의 정책으로 학내 반발을 산 끝에 불과 2년 만에 사퇴했다. KAIST는 러플린 전 총장의 후임으로 한국계 미국인인 서남표 메사추세츠공대(MIT) 석좌교수를 2006년 영입했다. 서 전 총장 역시 MIT 기계공학과장과 미과학재단(NSF) 부총재를 역임한, 미국에서도 석학으로 꼽히는 인물이었다. 서 전 총장은 정년보장 교수제 개혁, 영어강의 전면 도입, 기부금 유치 등으로 한 때 ‘대학개혁의 전도사’로 평가받았다. 연임에도 성공했다. 하지만 2011년 학생들의 잇단 자살과 학내외 반대여론에 부딪히면서 ‘불통의 아이콘’으로 전락, 지난 2월말 사퇴한 뒤 미국으로 돌아갔다. 2009년 8월에는 미 캘리포니아 로스엔젤레스대 석좌교수였던 한홍택 교수가 정부 출연연구소인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최초의 외국인 원장으로 취임했다. 8개월에 걸쳐 공을 들인 결과였다. 하지만 한 전 원장은 인사 갈등과 직원 채용 과정의 문제점 등으로 원내에서 신망을 잃었고, 1년만에 스스로 물러났다. 전문가들은 해외 인사 기용의 계속된 중도하차는 본인들의 한국사회에 대한 이해 부족과 외부인에 폐쇄적인 한국적 문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서 전 총장이나 한 전 원장은 인생의 대부분을 미국에서 보내, 한국인이라기보다는 미국인의 사고방식을 갖고 있었다”면서 “조직이 반발할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에도 서툴렀고, 결국 오해가 커졌다”고 밝혔다. 반면 우리 사회의 포용력 부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정부출연연의 한 관계자는 “1960~70년대에는 애국심에 호소하는 것만으로 고국에 돌아와 평생을 바치는 과학자들이 많았지만, 시대가 변했다”면서 “영입한 사람에게 원하는 것은 한국에서 찾을 수 없는 능력인데, 한국적 가치를 공유하자고 덤비는 것이 문제”라고 밝혔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軍 문민화 반대…보수적 軍心의 ‘아이콘’

    軍 문민화 반대…보수적 軍心의 ‘아이콘’

    남재준 국정원장 후보자는 노무현 정부의 첫 육군참모총장(36대)으로 일했지만 ‘군 문민화’에 반대하며 끊임없이 노무현 전 대통령과 대립한 보수적 군심(軍心)의 ‘아이콘’ 같은 인물이다. 육군참모총장으로 재직하던 2004년에는 군 검찰을 국방부 산하로 옮기는 군 사법 개혁 방안을 비판하며 “고려시대 무신(武臣) 반란 사건(정중부의 난)은 무인들을 무시하고 문인들을 우대한 결과”라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빚기도 했다. 그는 당시 병력, 복무 기간 단축에 반대했고 주적 개념을 놓고 노 전 대통령과 대립했으며 국방부 장관 입각 제의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까다로울 정도로 청렴하고 군인정신이 투철해 ‘선비’ ‘생도 3학년’이란 별명까지 얻었다. 현역 시절 부하들과 회식 후 마무리로 ‘애국가’를 부르며 눈물을 쏟아낸 일화도 있다. 선친의 영향을 받아 한시에 능통하고 골프를 즐기지 않으며 주어진 임무에 전력투구하는 성격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총장 재임 중 장성 진급 비리 의혹에 휘말려 2005년 4월 사실상 불명예 전역하는 등 상반된 행적으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당시 군 검찰은 육군이 2004년 10월 단행한 준장 진급 심사에서 남 국정원장 후보자와 근무한 경험이 있는 진급 대상자 15명 중 10명이 진급했고 (남 후보자와 관련 있는) 사조직 인맥들도 다수 진급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그를 진급 비리의 몸통으로 지목했다. 경춘고속도로가 착공되기 직전인 2004년 11월 강원 홍천군의 밭 510㎡를 사들여 부동산 투기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받고 있다. 남 후보자 부인이 매입한 이 지역은 경춘고속도로 개발이 예정되면서 공시지가가 3배 넘게 뛰었다. 그러나 남 후보자 측은 “3년 전부터 주말농장으로 쓰고 있다”며 투기 의혹을 부인했다. 박근혜 대통령과는 2007년 대권 후보를 뽑는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내 경선 때 국방안보분야 특보로 정책 조언자 역할을 하며 처음 인연을 맺었다. 육사 25기 동기인 강창희 국회의장이 그를 박 대통령에게 연결해 줬다는 말도 있다. 18대 대선에서도 새누리당 대선캠프에서 국방안보분야 특보로 활동해 진작부터 새 정부 주요 요직에 하마평이 오르내렸다. 남 후보자에 이어 육군참모총장직을 맡은 사람이 육사 27기인 김장수 국가안보실장 내정자다. 김 내정자를 박 대통령에게 소개해 준 이도 남 후보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으로는 부인 김은숙(64)씨와 2녀가 있다. ▲서울(69) ▲배재고 ▲육사 25기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제36대 육군참모총장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공부하며 즐기는 박물관 여행

    공부하며 즐기는 박물관 여행

    강원도 영월은 박물관의 고을이다. 20여개의 박물관이 밀집돼 있다. 민화, 사진 등 ‘기본’ 아이템부터 지도, 곤충 등 아이들의 눈길을 끌 만한 아이템들이 ‘널려’ 있다. 이뿐 아니다. 경북 포항의 로보라이프뮤지엄 등 지역별로 독특한 박물관이 산재해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3월에 가볼 만한 곳’으로 선정한 각 지역의 이색 박물관을 소개한다. [강원 영월] 박물관 20곳 줄지어 보는 고을 영월이 박물관의 고장으로 거듭난 것은 2005년부터다. 당시 행정자치부(현 행정안전부) 1기 신활력사업의 하나로 박물관 고을 육성 사업이 지정되면서 다양한 박물관이 속속 들어서게 됐다. 최근에도 인도미술박물관 등이 문을 열며 박물관 러시를 이어 가고 있다. 영월엔 특히 아이들에게 유익한 박물관이 많다. 그 가운데 조선민화박물관은 조선 시대 민화 3000여점을 소장하고 있다. 현대 민화 100여점 등 300여 작품은 상설 전시된다. 민화를 목판에 그리거나 판화로 찍어 보는 등 다양한 체험 활동을 할 수 있다. 2층에는 어른들만 출입이 가능한 춘화 전시관도 마련돼 있다. ▲가는 길 영동고속도로→중앙고속도로 신림 나들목→88번 지방도→영월. 영월군 문화관광과(www.ywtour.com) 370-2037(이하 지역번호 033). ▲맛집 주천리 다하누촌은 토종 한우를 싼 가격에 제공하는 한우 전문 상가다. 정육점에서 원하는 부위의 한우 고기를 사다 인근의 지정 식당에서 조리해 먹는 방식이다. 372-0121. 주천묵밥은 도토리묵밥과 메밀묵밥이 별미인 집. 372-3800. ‘꼴두국수’는 가난했던 시절 물릴 정도로 먹어 ‘꼴도 보기 싫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신일식당이 유명하다. 372-7743. ▲주변 볼거리 단종의 묘소인 장릉, 험준한 절벽으로 둘러쳐진 청령포, 서강이 휘돌아 치며 한반도 지형을 만들어 낸 선암 마을, 큰 칼로 절벽을 쪼개다 만 듯한 기묘한 형태의 선돌 등이 유명하다. [경북 포항] 생활 로봇 한자리서 만나보는 미래 공간 로봇이 보편화된 미래 사회는 어떤 모습일까. 경북 포항의 한국로봇융합연구원 1층에 조성된 로보라이프뮤지엄은 로봇을 활용한 주거 생활과 미래 로봇 환경을 구현한 박물관이다.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평상시 로봇을 접하기 어려운 데다 전시물을 직접 만지고 조작해 볼 수 있어 아이는 물론 어른들도 흥미로워한다. 전시된 로봇 중에는 가정이나 산업 현장에서 실제 이용되는 것도 있다. 물개 로봇 ‘파로’는 병원이나 양로원에서 심리 치료용으로 쓰인다. 가장 인기 있는 로봇은 ‘제니보’다. 지능형 로봇 강아지로, 스스로 돌아다니고 감정 표현을 하며 코끝에 부착된 카메라를 통해 주인을 알아보고 애교도 부린다. ▲가는 길 경부고속도로→김천 분기점→익산포항고속도로→포항 나들목. 포항시 관광진흥과(phtour.ipohang.org) 270-2371(이하 지역번호 054). ▲맛집 포항에서만 맛볼 수 있는 모리국수는 일종의 잡어 칼국수다. 여러 사람이 ‘모디가(모여) 먹은 국수’란 사투리가 변해 모리국수가 됐다. 국수에 아귀와 물메기, 대게 다리 등 각종 해산물을 넣고 칼칼하게 끓여 낸다. 구룡포항 얼음공장 뒤 ‘까꾸네’가 많이 알려졌다. 276-2298. 동림횟집(247-6700), 재성회대게식당(276-2252) 등에서 회와 대게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주변 볼거리 내연산 계곡과 보경사, 오어사, 호미곶 등은 전국구 관광 명소다. 동빈 내항에는 비운의 천안함과 동일한 기종의 포항함이 전시돼 있다. 하옥계곡은 때묻지 않은 자연미가 살아 있다. [충북 진천] 문화재급 고대 범종의 종소리 진천종박물관은 세계적으로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한국 범종에 대한 연구와 수집, 전시 등의 기능을 담당하는 종 전문 박물관이다. 성덕대왕신종, 상원사 동종 등 한국의 종은 물론 전 세계의 독특한 종과 장식품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특히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맥이 끊긴 밀랍 주조 공법으로 복원복제한 문화재급 고대 범종들이 즐비하다. 박물관은 2층으로 조성됐다. 1층에는 복제된 문화재급 고대 범종들이 전시돼있다. 통일신라, 고려, 조선을 대표하는 종이 무려 7000여개나 된다. 2층엔 세계의 종 전시실이 마련됐다. ▲가는 길 중부고속도로→진천 나들목→좌회전→성석사거리 우회전→벽암사거리 좌회전→백곡저수지 방향 직진→장관교 지나 좌회전→종박물관. 진천군 문화체육과(www.jincheon.go.kr) 539-3623(이하 지역번호 043). ▲맛집 느티나무집은 민물매운탕과 닭백숙을 잘한다. 532-5534. 엄나무에걸린닭은 누룽지를 활용한 닭·오리죽으로 이름났다. 532-8200. 두부촌(533-9946)은 깻잎두부보쌈, 곰가내(532-0767)는 쌀밥 정식이 맛있다. ▲주변 볼거리 진천을 상징하는 것은 농다리다. 농다리는 돌을 원래의 모양 그대로 투박하게 쌓았다. 듬성듬성 구멍도 뚫렸고, 발로 밟으면 삐걱대기도 한다. 그 상태로 1000년 세월을 견뎌 왔다. 김유신 탄생지와 태실, 보탑사, 정송강사(충북도기념물 9호), 덕산양조장(등록문화재 58호) 등도 둘러볼 만하다. [전남 순천] 한평생 모은 뿌리 깊은 문화유산 순천시립뿌리깊은나무박물관은 ‘샘이깊은물’ 등을 창간하며 한국 잡지사에 큰 획을 그은 고 한창기 선생이 평생 수집한 문화유산을 전시한 공간이다. 선생이 창간한 잡지 ‘뿌리깊은나무’에서 이름을 따왔다. 선생이 생전 수집한 우리 문화재는 무려 6500여점에 이른다. 박물관은 이를 유물 전시실과 야외 전시 공간으로 나눠 전시하고 있다. ‘정순왕후국장반차도’ 등 문화재급 유물도 있지만, 서민 생활용품도 제법 많다. 박물관 주변의 백경 김무규 선생 고택도 멋들어지다. 1920년대에 지어진 건물로 구례에 있던 상류층 양반집을 옮겨 왔다. ▲가는 길 호남고속도로 승주 나들목→승주 방면 우회전→서평삼거리 우회전→낙안읍성 방면 857번 지방도→낙안읍성 주차장→뿌리깊은나무박물관. 순천시 관광진흥과(tour.suncheon.go.kr) 749-4221(이하 지역번호 061). ▲맛집 전주산들청국장(725-6447)은 진한 청국장이 일품이다. 송광사 진입로의 길상식당(755-2173)은 산채정식, 별량면 일출길의 전망대가든(742-9496)은 짱뚱어탕을 잘한다. ▲주변 볼거리 박물관 지척에 낙안읍성이 있다. 남문까지 길게 이어진 성곽 길과 초가집, 흙길 등 온통 누런빛이 감도는 읍성의 풍경이 예스럽다. 금전산 자락의 금둔사는 매화로 유명한 절집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일찍 꽃을 피운다는 납월홍매가 이 절집에 있다. 순천의 아이콘은 역시 순천만자연생태공원이다. 갈대 데크를 따라 용산전망대까지 다녀오는 것은 순천 여행의 필수 코스다.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 김지운 감독 “낯선 할리우드… 슈워제네거는 든든한 지원군”

    김지운 감독 “낯선 할리우드… 슈워제네거는 든든한 지원군”

    “영화의 흥행 여부를 떠나 할리우드 시스템의 전 과정을 거쳐 준수한 오락영화를 만들어냈다는 데 만족합니다. 할리우드에서도 언어 이전에 영화적인 소통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는 좋은 계기였다고 생각해요” 영화 ‘라스트 스탠드’로 할리우드에 첫 진출한 김지운(49) 감독. 최근 서울 광화문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국내 할리우드 진출 1호 감독이라는 수식어에 대한 소감을 묻자 이렇게 밝혔다. “영화 ‘장화홍련’ 이후 할리우드의 연출 제의를 받았지만 전작과 비슷한 분위기의 영화를 만들기를 원해 계속 거절했었죠. 그런데 ‘악마를 보았다’ 이후 감독으로서 원하는 위치에 왔지만 정작 행복하지 않고 정체된 느낌이 들었어요. 그래서 환경을 바꿔보고 싶다고 생각한 터에 할리우드 진출을 결심한 거죠” 예상은 했지만 할리우드는 만만치 않았다. 그는 “감독이 모든 결정권을 가진 한국과 달리 할리우드에서는 제작자, 주연배우들을 일일이 설득해야 했다. 그 과정에서 잘릴 각오로 밀어붙여서 찍은 장면도 있다”고 말했다. 현장 스태프 문화의 차이도 낯설기만 했다. “한국에서는 가족적인 분위기가 강하지만 미국은 상당히 분업화돼 있습니다. 특수 분장을 할때 한국은 너 나 할 것 없이 달려들어 일을 마치지만 미국은 의상, 헤어, 분장, 와이어 담당이 한 사람씩 일을 마친 뒤 다음 사람이 작업을 하는 식이죠.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책임 소재가 분명하고 스태프들의 프로의식이 강한 편입니다. 감독보다 수입이 더 많은 조감독들도 있습니다. 한국도 스태프들의 처우가 더욱 개선되야 합니다” 이번 할리우드 행에 한국의 촬영감독과 음악 감독, 현장 편집기사와 동행한 김 감독. 그는 “현장에서 한국의 편집기사가 빠른 손놀림으로 순식간에 편집을 끝내고 함께 모니터하는 것을 보고 할리우드 배우와 제작자들이 혀를 내둘렀다”면서 “이번 현장의 히트 상품이었고 한국의 수준 높은 제작 기술을 보여줄 수 있어 뿌듯했다”면서 웃었다. ´라스트 스탠드´는 10년만에 컴백한 아널드 슈워제네거의 복귀작으로 주목을 받았다. ‘할리우드의 액션 아이콘’인 주연배우와 함께 일하는 부담감도 있지만 슈워제네거는 그의 든든한 지원군이 돼줬다. “처음에 할리우드 시스템에 적응을 못해 강박감은 큰데 작업 속도는 안 나서 너무 괴로웠어요. 그런데 슈워제네거가 나서서 감독은 아티스트니까 고민할 시간을 줘야한다고 자신감을 주면서 중반 이후 여유를 찾고 나중에 현장 주도권이 제게 넘어오는 것을 느꼈죠. 슈워제네거에게 아버지적인 정서를 연기에 반영하도록 조언했고 그도 점점 감독으로서 저를 의지하는 것이 느껴졌어요. 그는 온몸이 부상병동이었지만 엄살 안 피우고 액션 연기를 소화하는 훌륭한 배우였습니다” 김 감독은 국내에서 단편 영화 2편과 장편 1편을 쉴 새 없이 작업한 뒤 다시 할리우드 영화에 도전할 계획이다. “이번 작품에서 50%밖에 제 스타일을 반영하지 못해 두 번째 작품에서는 제대로 실력을 발휘해야죠. 배우의 표정을 가장 아름답게 담는 감독이 되고 싶어요”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글로벌 시대] 정보기술 융합으로 미래 성장동력을/김문주 재미 특허전문가·팔로알토 인스티튜트원장

    [글로벌 시대] 정보기술 융합으로 미래 성장동력을/김문주 재미 특허전문가·팔로알토 인스티튜트원장

    지난 20년 동안 큰 성장동력이던 정보기술(IT)의 추진력이 2010년 이후 예전 같지 않다. 이 흐름은 실리콘밸리의 벤처투자 동향에서도 읽을 수 있다. 징가, 페이스북에 대한 투자 매력이 떨어졌고 IT산업의 아이콘인 애플·마이크로소프트사의 수익 증가세도 주춤거린다. 이는 IT산업이 성숙 단계에 들어서 급속 성장이 더는 가능하지 않다는 증거다. 투자 회수 사이클은 5~6년이며, 투자 추세는 20년 앞을 내다본 다른 신기술로 집중되고 있다. 2011년에 70억명을 넘긴 세계 인구는 매년 8000만명씩 증가하고 있다.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중국에만 1억 3000만명이 넘는다. 고령인구는 한국 11%, 미국 13%, 유럽연합(EU) 17%로 그 비율이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실리콘밸리 전문가들은 산업의 구조가 근본적으로 바뀔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년간 산업의 엔진이던 정보기술산업이 새로운 두 가지 산업으로 재탄생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하나는 IT와 의료건강서비스(HT)의 융합 분야다. 미국에서 HT로 소비하는 비용은 1인당 8300 달러(2010년 기준)이고, 매년 15%의 급증세를 보인다. 인구의 증가와 고령화에 따라 IT를 이용한 새로운 HT산업이 떠오른 이유다. 이 분야는 생명과학, 의료과학·시스템, 건강생명관리 등이 IT와 접목된 새로운 산업, 즉 ‘IT-HT 융합기술’이다. 새로운 컴퓨터 분석기술을 이용, 빅 데이터에서 정보를 뽑으면 신약개발, 새로운 질병치료, 질병방지 등에 응용할 수 있다. 센서와 같은 스마트디바이스를 이용한 건강관리, 신속한 의료지원시스템의 자동화 등과 같은 새로운 창업도 요즘 추세다. 글로벌 시대의 IT-HT는 한 나라의 국경을 넘어 세계에서 실시간에 전달되는 변화를 감지·분석하고, 개방적 혁신 방식으로 변환되고 있다. 또 다른 유망산업은 IT와 에너지기술(ET)의 융합. 에너지 소비가 급증하면서 새 에너지원의 발굴과 IT를 이용한 효과적인 에너지 전송 및 절약 기술이 중요해졌다. 에너지 소비량은 5년마다 배가되는 것으로 예측되며, 실리콘밸리는 수년 전부터 IT와 청정에너지기술의 융합 분야에 투자해오고 있다. 최근엔 여기에 환경보호 기술이 더해져 새 시장을 열어가고 있다. ‘IT-ET 융합’은 신재생에너지와 배송기술에 주목해야 한다. 신재생에너지는 태양광·풍력·지열·바이오에너지, 수력발전, 해양·수소·연료에너지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이들의 합산 발전량은 전체 에너지의 10% 정도. 하지만 새 에너지 개발은 석유 매장량의 한계를 대비한 산업으로 투자·개발이 지속될 전망이다. 기존 에너지의 배송과 절약기술도 각광 받고 있다. 송전으로 낭비되는 전기량은 총 발전량의 40%를 넘는다. 각 가정에 배달된 에너지의 40%는 대기로 유출된다. 그래서 스마트그리드를 넘어선 에너지 주문형 기술, 계량기 센서를 이용한 전력 절약기술 등 에너지 최적화 산업이 성장세를 탈 것이다. IT-BT(생명기술)와 IT-HT 등 융합으로 창출되는 새 기술은 수백 가지다. 매일 새 기술이 연구·개발되고, 이를 중심으로 투자와 일자리 창출이 한창이다. IT로 인한 산업혁명을 보았듯, 향후 20년간 이런 새 융합산업에서 새 기업을 만들어내야 한다. IT와 스마트폰을 위주로 성장한 한국의 산업을 차세대 첨단산업으로 전환하려면 실리콘밸리형 비즈니스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 추억의 게임 ‘다마고치’ 이렇게 바뀐다

    추억의 인기 게임 ‘다마고치’가 스마트 폰으로 돌아온다. 일본의 완구 제조회사인 반다이사가 1996년 11월 시판한 휴대용 전자 애완동물 사육기인 ‘다마고치’는 일본은 물론 해외에서 폭발적인 판매량을 보여 미국 뉴욕에서 1997년 5월달에 단 3일간 3만 개가 팔리는 경이적인 판매고를 올렸고, 1999년 1월까지 75만개의 판매실적을 올린 히트 상품으로 전세계적으로 7800만개가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다마고치는 실제 애완동물을 키우듯 달걀 모양의 액정화면 속에서 시간에 맞춰 먹이를 주고 같이 놀아주고 배설물도 치워야 하는 전자게임으로 한국과 미국 등에서는 수업 방해를 우려해 학교에서 다마고치 휴대 금지령이 내려질 정도였다. 최근 뉴욕 데일리메일 등 미국언론들에 따르면 반다이 사는 ‘다마고치 L.i.f.e’(Love Is Fun Everywhere).라는 애플리케이션을 구글 플레이와 애플 스토어를 통해 출시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다마고치는 일본어의 알을 뜻하는 ‘다마고’와 지켜보다라는 의미의 영어 ‘워치’(watch)의 합성어이다. 다마고치 애플리케이션은 오리지널 다마고치 게임 외에 다양한 새 기능도 추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다이사와 함께 다마고치 앱을 개발한 싱크 비츠의 CEO 나루오 우치다는 “다마고치는 1990년대 Y세대의 아이콘이었고, 우리는 무료 앱을 통해 그시대의 향수와 또다른 즐거움을 돌려주고 싶다”고 밝혔다. 인터넷 뉴스팀
  • [서울광장] 민주당, 미얀마에 길을 물어라/구본영 논설실장

    [서울광장] 민주당, 미얀마에 길을 물어라/구본영 논설실장

    미얀마(버마) 민주화의 ‘아이콘’ 아웅산 수치여사. 평창 동계스페셜올림픽 참석차 이달초까지 한국에 머문 그의 행보는 퍽 뜻밖이었다. 야당투사답지 않게 교민들을 만났을 때조차 자국의 민주화 구상에 대해 입도 뻥긋하지 않았다. 대신 어느 곳에서나 미얀마의 경제 발전에 대한 강렬한 열망을 드러냈다. 그는 서울대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으면서 “한국은 민주화와 경제성장 모두를 이뤄낸 국가”라고 부러워했다. 의례적 공치사는 아닌 듯했다. 1970년대 초반만 해도 우리의 형편이 미얀마와 별반 차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당시 이회택·차범근이 최고인 줄 알았던 축구 팬들은 이따금 한국팀이 버마팀에 속절없이 무너지던 장면을 지켜보지 않았는가. 미얀마의 내리막길은 1962년 쿠데타로 집권한 군사정부가 버마식 사회주의와 폐쇄정책을 고수하면서 비롯됐다. 서울올림픽이 열린 1988년, 수치가 이끈 민주화 운동으로 맞은 짧은 ‘양곤의 봄’은 친위 쿠데타로 끝났다. 이후 국제적 고립의 심화로 미얀마는 아시아 최빈국으로 전락했다. 그러던 미얀마는 2011년 역사적 전기를 맞는다. 군 출신이지만 선거로 집권한 테인 세인 대통령이 확실한 개혁·개방의 깃발을 들면서다. 그는 정치범 석방을 단행하고 노조를 인정했다. 특히 “수치의 집권 기회를 차단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의 가택 연금도 해제했다. 한국을 찾은 수치가 굳이 민주화 일정을 입에 올릴 까닭도 없었던 셈이다. 대선 패배 후 민주통합당이 ‘멘붕’(멘털 붕괴)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당내에선 “친노 후보인 문재인의 한계 때문이라느니, 안철수가 흔쾌히 도와주지 않은 탓이라느니”하는, ‘네 탓’ 공방만 무성하다. 하지만 대선 패배의 원인을 둘러싼 ‘친노 대 비노’의 공방은 번지수를 한참 잘못 찾고 있는 느낌이다. 참여정부 청와대 정책실장이었던 변양균의 진단이 외려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그는 “민주당이 이념의 틀에 갇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실용주의를 제대로 구현하지 못했다”고 했다. 노 전 대통령이 추진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제주 해군기지 프로젝트를 뒤엎어 다수 국민을 실망시켰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지난해 총선 전부터 한·미 FTA 발효 중단에 당운을 걸었다. 지도부가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와 함께 우르르 미국 대사관 앞으로 몰려가 종주먹을 들이대기도 했다. 총선 후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는 민주당의 이런 행태가 패인임을 정확히 꼬집었다. 즉, “민주당이 총선에서 패배한 것은 (국민들이) ‘당신들은 반대하는 것 잘하니 야당이나 하라’고 한 것 아니겠느냐”는 힐난이었다. 민주당은 최 교수의 쓴소리에 귀를 기울였어야 했다. 집권하려면 민주 대 반민주 구호에만 기대지 말고 대안정부로서 실력을 보여줘야 한다는 충정에 공감했어야 했다. 설마 우리의 민주화 수준이 미얀마보다 낮다고 착각하지 않았다면 말이다. 얼마 전 수치는 김대중도서관에서 가진 간담회에서 자국 교민들로부터 우레와 같은 박수를 받았다고 한다. “(집권 후) 미얀마도 (한국처럼)경제 발전을 이룩하면서 고유 문화도 지켜나갈 것”이라고 말한 대목에서였다. 쇄국으로 인한 미얀마의 ‘잃어버린 50년’에 대한 깊은 성찰이 느껴지는 장면이다. 하기야 멀리 볼 것도 없다. 우리의 반쪽인 북한도 미얀마처럼 문을 닫아 걸어 주민의 삶을 도탄에 빠뜨리지 않았는가. 개방 이후 아연 활기를 띠고 있는 미얀마 경제를 보면 한·미 FTA 등 우리가 선택한 세계화 노선에 대해 회의를 품어야 할 이유는 없다. 민주당이 ‘불임(不姙)정당’의 처지에서 벗어나려면 가야 할 길은 자명하다. 우선 자아도취적인 선악 이분법에 매몰돼 습관적 반대는 일삼지 말아야 한다. 자원은 없고 사람은 넘쳐나는 대한민국의 활로를 열 진취적 대안도 보여줘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민주당은 5년 후에도 ‘제2의 안철수’에게 기대는 신세일는지도 모르겠다. kby7@seoul.co.kr
  • [서울광장] 김용준이 부끄러워해야 할 진짜 이유/김종면 수석논설위원

    [서울광장] 김용준이 부끄러워해야 할 진짜 이유/김종면 수석논설위원

    지난주 국무총리 후보직에서 물러난 김용준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사퇴 사흘 만에 자신에게 쏟아진 각종 의혹을 해명하며 격정을 토해냈다. 가정파탄 직전까지 갔고 가족은 충격을 받아 졸도를 했다고 한다. 민망한 집안 사정까지 초들며 뒤늦게 해명에 나선 심정이 오죽하겠는가. 하지만 의혹을 해소하기엔 역부족이었다. 구체적인 반박자료도 내놓지 않고 억울함만을 호소했으니 ‘대책 없는 양반’이란 꼬리표만 하나 더 붙었다.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면 아무리 신상털기 ‘도살장 청문회’라고 해도 두려울 게 없을 텐데, 부동산 투기 의혹 등 자신의 도덕성 문제로 검증 문턱에서 스스로 주저앉고서 도대체 뭐가 그렇게 억울하다는 것인지….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알 만한 사회 원로가 네가 옳으니 내가 옳으니 따따부따하는 모습이 참으로 안쓰럽다. 이미 경구가 돼 버린 “꽃이 지기로서니 바람을 탓하랴”라는 시구도 들어보지 못했는가. 검증의 야속함을 탓하기 전에 제 허물부터 살펴야 한다. 정말 억울하게 낙마했다면 눈물 많고 정 많은 국민이 알아서 울어준다. 하지만 지금 국민은 값싼 동정의 눈물조차 허락하지 않는다. 가슴에 분노와 허탈만 남았다. “나는 장애인으로서 사회에 진 빚이 많다. 불우 청소년과 장애인에게 사랑의 빚을 갚으며 살아갈 것이다”라고 한 사람이 누구인가. 도덕성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김 위원장은 그 빚을 갚기는커녕 씻을 수 없는 정신적 상처와 좌절만 안겨줬다. 장애인에 대한 편견의 벽만 두껍게 했다. 그럼에도 어깨 처진 그들을 향해 변변한 사과 한마디 하지 않았다. 총리에 지명된 것만도 영광이라고 감읍할 때가 아니다. 내 도덕의 키가 왜 이 정도밖에 안 되나 곡읍을 해도 시원찮을 판이다. 부끄러움을 좀 배웠으면 좋겠다. 탐욕을 숭배하는 자의 사전엔 만족이란 말은 없나보다. 여기저기 늘어놓은 부동산이 어찌 그리 많은가. 김 위원장이 달콤한 땅 등속을 그러모으던 1970년대는 한창 부동산 투기바람이 불던 때다. 그런가 하면 ‘난쟁이’로 표상되는 의지가지없는 사람들이 철거현장 한편에서 쪼그리고 밥을 먹던 모멸과 박탈의 시대다. 법과 원칙을 수호하는 법관으로서 사회적 약자의 처지를 조금이라도 헤아려 봤는지 의문이다. 고릿적 얘기라고 덮어 둘 일이 아니다. 공직후보를 제대로 골라내기 위해선 과거의 불편한 진실도 수면 위로 끄집어내야 한다. 그것이 국민 눈높이고 시대정신이다. 부와 권력과 명예를 향한 욕망의 바벨탑은 그예 무너지고 말았다. 김 위원장은 더 이상 장애인의 우상도, 희망의 아이콘도 아니다. 시대의 어른으로 존경받긴 틀렸다. 그런데 그는 지금 왜 거기 그 자리에 있는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또 인수위원장이라니, 총리 자격은 없어도 인수위원장 자격은 있다는 것인지 묻고 싶다. 착각해선 안 된다. 인수위원장은 총리보다 상징성이 더하면 더했지 결코 덜하지 않다. 새로 출범하는 정부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 그 자체다. 인수업무를 떠나 국민의 사표가 될 만한 도덕적 품격을 지닌 인물이 그 자리에 있어야 한다. 흠 많은 사람이 엉거주춤 눌러앉아 있다면 국민이 인수위를 어떻게 바라보겠는가. 천산지산할 것 없다. 임기가 단 하루 남았어도 당장 그만둬야 한다. 인수위원장 자리를 비워두고 자계(自戒)의 거울로 삼는 게 훨씬 낫다. 장애인 총리 실험은 250만 장애인에게 크나큰 희망을 갖게 했지만 안타깝게도 실패했다. 그 책임의 태반이 자신에게 있음을 모르지 않을진대, 김 위원장은 행신을 바로 해야 한다. 인수위원장직 유지 여부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뜻에 따르겠다는 식의 ‘책임을 내세운 무책임’은 국민을 우습게 보는 것이다. 국민은 아무것도 모르는 것 같지만 다 안다. 그래서 무섭다. 아직 갈무리할 명예가 남아 있다면 하루라도 빨리 역사의 무대에서 내려와야 한다. 책임을 지지도 묻지도 않는 나쁜 풍조가 확산되지 않을까 두렵다. jmkim@seoul.co.kr
  • “KAIST, 10년 내 세계 톱10… 한국 다시 안 올 것”

    “KAIST, 10년 내 세계 톱10… 한국 다시 안 올 것”

    한때 한국 대학 개혁의 전도사로 불리며 온 국민의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학생들과 교수의 자살 사건이 이어지며 ‘불통의 아이콘’으로 전락했다. 지난 몇 년간 우리나라 대학 사회에서 서남표(78)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총장만큼 낙차 큰 굴곡을 겪은 사람이 또 있을까. 이사회, 교수·학생 등과 대립각을 세우며 버티다 결국 두 번째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오는 23일 한국을 떠나는 그가 5일 기자들과 만났다. 사실상의 퇴임 간담회다. 매사추세츠공과대(MIT) 기계공학과 학장, 미국과학재단(NSF) 부총재 등 화려한 경력을 앞세워 반세기 만에 돌아온 고국에서의 6년 7개월은 서 총장에게 어떤 의미가 있었을까. 그는 자신이 주도한 카이스트의 현재에 대해 강한 자부심을 나타냈다. 서 총장은 “카이스트는 분명히 잘될 것이고 5~10년이면 세계 톱 10 대학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농담조로 “난 하나부터 열까지 다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젊은 교수들을 대거 영입해 카이스트의 미래를 준비한 것을 자신의 가장 큰 성과로 꼽았다. 그는 “카이스트에는 현재 젊은 교수가 350명이나 되는데 미국이 경제 위기로 사정이 좋지 않았던 때 적극적으로 영입한 결과”라면서 “좋은 사람들이 많다”고 강조했다. 또 “(온라인 전기차나 모바일 하버 같은 자신의 사업에 대해) 교수라는 사람들이 안 된다고 하니까 언론도 믿게 되고 모두가 안 된다고만 얘기했다”면서 “하지만 2년 만에 모두 현실화됐고 전 세계에 이런 일을 해낸 대학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두 사업은 이제 학교의 손을 떠나 사업화 단계로 접어들었고 미래가 밝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아쉬운 점으로는 ‘문화를 만들지 못한 것’을 꼽았다. 세계 일류 대학이 되기 위해서는 말로 표현되지 않는 독특한 문화(학풍)가 필요하지만 이는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게 아니라고 했다. 본인도 만들어내지 못했다고 했다. 문화를 바꾸기 위해서는 세대가 바뀌어야 하며 앞으로 분명히 바뀔 수 있다는 격려도 전했다. 자신을 퇴진으로 이끈 학내 갈등에 대해서는 억울함과 섭섭함을 숨기지 않았다. 서 총장은 “모든 것은 행동으로 보여야 하는 것인데 사실이 아닌 것을 가지고 달려드는 사람들이 많았다”면서 “결론을 눈으로 보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23일 아침에 한국을 떠나면 다시는 오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학생들의 자살 사건 등에 대해서는 뚜렷한 언급을 피했다. 2년 만에 퇴임한 전임 로버트 로플린 총장에 대해서는 “세상을 다르게 볼 수 있다는 점, 좋은 대학을 만들기 위해서는 시각을 바꿔야 한다는 것을 카이스트에 심었다”고 평가했다. 후임으로 선출된 강성모 캘리포니아 산타크루즈대 교수에 대해서는 “간접적으로만 아는데 잘할 것”이라면서 “떠나는 사람은 떠나는 것이고, (후임자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서 총장은 앞으로 하고 싶은 일로는 ‘책 쓰기’를 꼽았다. 그는 “카이스트 얘기라기보다는 미국에서 공부를 시작했을 때부터 카이스트 시절까지의 경험담에 대한 책을 한 권 쓰고, 이노베이션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을 담은 책도 쓰고 싶다”고 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시장 점유율 10% 넘긴 수입차들 올해도 고속 질주하나

    시장 점유율 10% 넘긴 수입차들 올해도 고속 질주하나

    지난해 수입차는 역대 최대 판매 대수 기록을 달성하며 내수 점유율 10%를 넘어섰다. 즉 지난해 판매된 차량 10대 중 1대가 수입차일 정도로 국내 시장을 무서운 속도로 파고들고 있다. 4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2012년 수입차 판매는 13만 858대로 전년대비 24.6% 성장했다. 이는 현대·기아차 등 국내업체가 마이너스 성장을 한 것과 대비를 이룬다. 올해도 수입차 업계는 40여종의 신차를 선보이며 한 단계 도약을 꿈꾸고 있다. 최근 마케팅인사이트는 점유율 증감 추이와 변화도 분석을 통해 수입차 점유율이 올해 11.5%, 2014년 13.3%, 2015년 15.3%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수입차 업계의 선전은 국내 업체들이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지 못했기 때문”이라면서 “당분간 다양한 차종과 프리미엄 서비스로 무장한 수입차의 질주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는 어떤 차가 국내 소비자에게 인기를 끌까. 각 업체 최고경영자(CEO)에게 직접 들어봤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본질에 충실한 차 렉서스GS” 나카바야시 히사오 토요타코리아 사장은 올해의 차로 렉서스 ‘뉴 제너레이션 GS’를 꼽았다. 나카바야시 사장은 “보면 멋있고, 타면 즐겁고, 사면 만족하는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의 본질에 충실한 차가 바로 렉서스 GS”라면서 “고객은 렉서스의 가치를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GS는 렉서스가 ‘진정한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로서 ‘렉서스의 새로운 무대를 열겠다’는 강한 의지를 바탕으로 5년의 개발 기간을 거쳐 탄생한 모델이다. 차량을 구성하는 전 분야를 원점부터 재검토해 첨단 드라이빙, 안전 기술의 적용, 역동성 있는 스타일링, 소재와 디테일의 고급화 등 운전자와 동승자의 오감을 만족하게 할 수 있는 각종 편의사양을 갖췄다. 나카바야시 사장은 GS의 매력을 ‘이율쌍생’(二律雙生)으로 꼽았다. 최고급 세단에 걸맞은 편안한 승차감을 확보하기 위해 차체 치수가 커졌음에도 이것으로 인해 운전하는 즐거움이 손상되어서는 안 된다는 상반되는 요소를 잘 조화시켰다는 것이다. 또 운전자의 조작에 정확하게 반응하는 ‘감성을 울리는 주행’이야말로 GS 모델에서만 느낄 수 있는 최고의 호사라고 했다. 나카바야시 사장은 “퍼포먼스와 디자인, 안락함, 편의성, 효율성, 안전 그리고 주행성능 등 모든 측면에서 이전보다 한 차원 높아진 뉴 제너레이션 GS는 비교할 수 없는 품위와 품질을 가졌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뉴 제너레이션 GS에는 직분사 방식의 V6 2.5 4GR-FSE 엔진과 V6 3.5 2GR-FSE 엔진을 장착했으며 복합연비 기준으로 GS 250 모델이 9.9㎞/ℓ, GS350은 복합 9.5㎞/ℓ다. 가격은 5950만~7690만원이다.●“스포트백은 외관도 아우디의 걸작” “뉴 아우디 A5 스포트백은 높은 효율성과 운전의 기쁨이 잘 조화된 모델이다.” 요하네스 타머 아우디 코리아 사장은 올해 주목할 모델로 뉴 A5 스포트백을 꼽았다. 쿠페의 감성적인 스타일과 세단의 안락함 등을 갖춘 뉴 A5 스포트백은 최첨단 터보 직분사 2.0 TDI 디젤 엔진과 최적의 변속 시점을 잡아주는 7단 S-트로닉 변속기의 조합으로 177마력에 최고속도 222㎞, 15.0㎞/ℓ(복합 연비 기준)를 자랑한다. 또 풀타임 사륜구동인 콰트로 시스템으로 안전성을 한 단계 높였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타머 사장은 스포트백의 디자인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다. 그는 “새롭게 디자인된 싱글프레임 그릴과 헤드라이트, 넓은 차 폭과 낮은 지상고 등으로 미끈한 실루엣과 강인한 인상을 주는 외관만으로도 아우디의 걸작임을 알 수 있는 모델”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또 “인체공학적 디자인과 최고급 마감재 등으로 아우디의 장인정신을 느낄 수 있는 차량”이라면서 “활동적인 30~40대가 선택하면 후회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 A5 스포트백은 앞좌석뿐만 아니라 뒷좌석도 넉넉한 공간을 자랑한다. 필요에 따라 뒷좌석을 접을 수 있어 기본 480ℓ에서 뒷좌석을 접었을 때 최대 980ℓ까지 적재용량이 늘어난다. 또 14개의 스피커와 10채널 앰프 등 최고의 음악을 제공하는 뱅앤올룹슨 사운드 시스템과 20GB 하드디스크와 주크박스 기능이 내장된 3세대 멀티미디어 기능, 시프트 패들 등 다양한 편의 장치로 무장했다. 가격은 5840만~6290만원이다. ●“한국소비자에 딱 맞는 차 DS5” 시트로엥의 공식 수입원인 한불모터스 송승철 대표이사는 “많은 자동차가 럭셔리와 프리미엄을 표방하고 있지만, 단순히 차량의 가격, 크기만으로 프리미엄을 말할 수는 없다”면서 “DS5는 개성 있는 라이프 스타일을 추구하는 한국의 소비자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크로스오버 세단을 표방하는 DS5는 섬세하고 우아한 디자인이 가장 두드러진다. 송 대표는 “우아하고 품격 있는 세단의 장점에 스타일리시하고 실용적인 4도어 쿠페의 매력을 고루 갖추고 있다”면서 “다이내믹한 드라이빙 퍼포먼스, 탑승자를 고려한 다양한 안전 및 편의 장치, 친환경적 요소 등 모든 면에서 프리미엄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것”이라고 DS5에 대한 애정을 쏟아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의 의전차량으로도 유명한 DS5는 2.0 HDi 직렬 4기통 디젤 엔진과 6단 변속기의 조화로 최고 출력 163마력에 복합연비 14.5㎞/ℓ를 실현했다. 외관은 전면부의 커다란 공기 흡입구와 헤드램프에서부터 이어지는 전면부의 크롬 장식 등으로 프랑스의 개성 있는 매력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실내 공간은 비행기의 콕핏(조종석)을 닮은 운전석과 고급 가죽 및 크롬 장식으로 마무리한 D자형의 스티어링휠(핸들)이 인상적이다. 프리미엄 하바나 가죽시트를 사용했고 오디오는 전문 브랜드인 데논의 최상급 하이파이 시스템을 장착했다. 가격은 4350만~5190만원이다. 송 대표는 “프랑스 자동차의 다양한 개성과 장점을 소비자들이 직접 느껴본다면 프랑스 감성에 푹 빠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폴로는 올 수입차시장 다크호스” “2000만원대 착한 가격과 뛰어난 승차감, 경제성을 고루 갖춘 신차 폴로가 올해 수입차 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오를 것이다.” 박동훈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은 오는 4월 출시할 폴로를 올해의 최고 기대주로 꼽았다. 이는 2000만원대의 가격에 실용적인 소형 해치백 모델로 내수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겠다는 전략이다. 폴로는 현재 독일 시장에서 골프와 파사트에 이은 판매 3위를 기록 중인 인기 차종이다. 특히 1975년 출시 이후 개성 넘치는 디자인과 새로운 주행감각, 운전의 재미로 소형차 시장의 아이콘으로 등극했다는 자부심도 적지 않다. 수상 경력도 화려하다. ‘2010 유러피언 올해의 차’와 ‘올해의 슈퍼미니’에 이어 2012 JD 파워 아시아 퍼시픽 선정 ‘최고의 프리미엄 콤팩트카’ 등을 받기도 했다. 또 안전성 면에서는 유로 앤캡(NCAP) 충돌 시험에서 별 5개를 획득했다. 박 사장은 “작다고, 가격이 싸지만 뛰어난 성능을 자랑하는 소형 해치백 차량”이라면서 “폴로는 1.6ℓ TDI 디젤 엔진과 7단 변속기(DSG)가 조화를 이뤄 주행 성능과 연비 등 두 마리 토끼를 잡은 합리적인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폴로의 가격은 2000만원대로 책정될 것으로 보여 국산 준중형차와의 대결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폭스바겐은 올해 폴로와 골프 등 신차를 앞세워 지난해보다 30% 이상 증가한 2만 3000대를 판매한다는 목표다. 박 사장은 “골프가 국내 해치백 시장의 상징적인 제품이 된 것처럼 폴로 또한 소형 해치백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경쟁력 높은 차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뉴3시리즈 베스트셀링카로 부상” “착한 가격에 BMW의 진정한 가치를 느낄 수 있는 뉴 3시리즈가 올해 베스트셀링 카로 떠오를 것입니다.” 김효준 BMW코리아 사장은 지난해 5시리즈가 베스트셀링 모델이었다면 올해는 뉴 3시리즈가 바통을 이어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 사장은 “뉴 3시리즈야말로 BMW가 추구하는 ‘진정한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가장 잘 표현한 모델”이라면서 “성능과 디자인 철학까지도 1세대부터의 정통성을 이어오는 한편, 앞으로 추구하는 미래 이동 수단의 청사진을 잘 담아낸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BMW는 사륜구동인 320d xDrive와 풀 하이브리드 모델인 액티브하이브리드3 등을 동시에 출시하면서 3시리즈의 14개 모델을 완성했다. 그만큼 소비자의 선택 폭을 넓히고 상품성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뉴 320d와 320i는 트윈파워 터보 엔진과 8단 변속기 조합으로 최고 출력 184마력에 복합연비 18.5㎞/ℓ를 자랑한다. 또 3.0ℓ 가솔린 엔진과 전기 모터를 장착한 액티브하이브리드 3는 최고 출력 340마력에 시속 100㎞를 불과 5.3초 만에 도달, 기존 하이브리드 차량의 이미지를 확 바꿨다. 김 사장은 “전 세대보다 더욱 향상된 고성능 엔진과 단단하면서 앞뒤 균형이 잘 맞는 차체, 후륜구동 시스템 등이 뉴 3시리즈가 대표적인 스포츠 세단으로 불리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차체가 커졌음에도 알루미늄 소재 등으로 차체 경량화와 공기저항을 최소화하는 에어로 다이내믹 기술과 프론트 휠 주위의 공기순환 상태를 개선하는 에어커튼 기술 등을 통해 한결 뛰어난 핸들링과 민첩성을 구현했다. 가격은 4430만~5570만원. ●“유럽 담아낸 미국차 포커스 디젤” 정재희 포드코리아 대표는 “유럽을 담아낸 미국 차가 바로 ‘2013 포커스 디젤’”이라면서 “동급 최고의 연비와 다양한 편의 장치로 소비자들을 사로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포커스 디젤은 2012년 상반기 세계 판매고 1위를 기록한 월드 베스트셀러이자 포드의 대표 준중형 모델이다. 글로벌시장에서 이미 검증을 끝낸 차종인 셈이다. 2.0ℓ 듀라토크 TDCi 디젤 엔진과 6단 파워시프트 변속기 조화로 복합연비 17.9㎞/ℓ를 자랑한다. 정 대표는 “포커스 디젤은 경쟁 차종인 폭스바겐 골프 2.0ℓ TDI보다 출력이 더 높으면서도 연비는 오히려 더 앞선다”면서 “국내 출시된 준중형 차종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자랑했다. 또 최고출력 163마력과 최대토크 34.7㎏·m의 뛰어난 주행 성능도 자랑이다. 엔진 저회전 영역에서도 충분한 힘과 가속력을 제공할 뿐 아니라 한층 진보된 듀얼 클러치 6단 파워시프트 변속기와 토크백터링 시스템(코너링에서 바퀴의 속도를 제어하는 장치)으로 부드러우면서도 한층 역동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디젤 차량 특유의 소음과 진동을 잡았으며 세련된 실내 인테리어와 역동적인 외관 등이 장점이다. 2990만~3090만원의 착한 가격도 포커스 디젤의 무기다. 정 대표는 “높은 연비와 고출력, 첨단 사양을 갖춘 ‘포커스 디젤’은 포드가 한국 시장에 처음 선보이는 준중형급 디젤 전략 모델”이라면서 “독일 현지의 우수한 기술력으로 생산된 ‘포커스 디젤’이 국내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수입 준중형 디젤 시장에 새로운 강자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부드러운 캡틴’ 별명… KAIST ‘소통’ 택했다

    ‘부드러운 캡틴’ 별명… KAIST ‘소통’ 택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이사회(이사장 오명)가 오는 22일 학위수여식을 끝으로 물러나는 서남표 총장의 후임으로 강성모(68) 미국 캘리포니아 샌타크루즈대(UC샌타크루즈) 교수를 선임했다. 강 신임 총장은 캘리포니아 머시드대(UC머시드) 총장을 지내는 등 미국에서 가장 성공한 한인 교수이자 소통을 강조하는 부드러운 리더십의 소유자로 알려져 있다. 학생과 교수의 잇단 자살과 신입생 모집 미달 사태 등 ‘소통 부재’의 위기를 맞고 있는 KAIST가 난국 타개와 대학개혁 지속을 위해 ‘미국 대학 소통의 아이콘’을 선택한 것이다. KAIST 이사회는 3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222회 임시이사회를 열어 강 교수를 제15대 KAIST 총장으로 선임, 교육과학기술부에 승인을 요청했다. 임기는 23일부터 4년이다. 경신고를 졸업한 강 총장은 연세대 재학 중이던 1970년에 미국으로 건너가 페어레이디킨슨대와 뉴욕주립대 대학원을 거쳐 캘리포니아 버클리대에서 전자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AT&T 벨 연구소 연구원으로 있으면서 32비트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면서 과학자로서 이름을 알렸다. 이후 일리노이 어바나샴페인대 전기·컴퓨터학과장과 UC샌타크루즈 공대 학장 등을 지내면서 전자공학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으로 평가받고 있다. 2007년에는 UC머시드대 총장으로 취임하며 한인 최초로 미국 4년제 대학 총장이라는 타이틀도 거머쥐었다. UC계열 9개 대학 중 가장 늦은 2005년에 개교한 UC머시드는 강 총장 부임 당시 총장과 교수, 학생들 간의 반목으로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었다. 강 총장은 재임 첫날 “학생들의 의견을 직접 듣고 대화를 나누겠다”면서 총장실을 개방했고, 지나가는 학생을 붙잡아 차를 마시며 얘기를 나누는 등 열린 자세로 화제를 모았다. 이때 ‘부드러운 캡틴’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24일 TV 하이라이트]

    ■현장르포 동행(KBS1 밤 11시 40분) 엄마의 가출과 아빠의 알코올 중독으로 오갈 데 없는 원일이와 동생 형준이에게 3년이 넘는 시간 동안 집이 되어 주었던 보육원. 하지만 스무 살이 되는 원일이는 보육원을 떠나야 한다. 그렇게 퇴소를 시작으로 동생과 아빠까지, 세 식구가 함께 살고 싶은 원일이는 월세방 보증금 모으기에 나선다. ■삼생이(KBS2 오전 9시) 금옥의 명령으로 봉무룡이 지어준 보약을 대신 먹게 된 삼생은 설사를 하게 되고, 봉무룡은 삼생에게 체질에 대해 설명해주면서 새 보약을 지어준다. 사기진은 자꾸만 가까워지는 삼생과 봉무룡에 안전부절못한다. 게다가 막례로부터 봉출이 약초를 팔러 서울에 갈 거라는 전화를 받게 되자 심한 불안에 사로잡힌다. ■불만제로 UP(MBC 밤 8시 50분) 요즘 엄마들의 로망인 해외 명품 유모차. 그 중에도 노르웨이의 S사 유모차는 선호 1순위다. 안전하고 편하다고 입소문이 났기 때문이다. 한편 P 인터넷쇼핑몰에서 구매하면 시중 매장가 160여만원짜리 유모차도 90만원에 구입 가능하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유모차는 수개월째 깜깜무소식이라는데….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SBS 밤 8시 50분) 세상이 놀랄 만한 신(新) 자린고비가 등장했다. 30년째, 지갑 한 번 열어본 적 없다는 오늘의 주인공 홍송자 할머니는 강릉 바닥에서 이미 소문 자자한 구두쇠다. 그런데 패션만큼은 그 누구도 따라올 자가 없다. 발목까지 오는 롱드레스에 깔맞춤 챙 모자까지 화려함으로 중무장한 할머니의 일상을 엿본다. ■세계테마기행(EBS 밤 8시 50분) 일본 홋카이도 천혜의 자연과 그 자연이 선물한 풍요로움을 만나 본다. 전국 연어 어획량의 88%를 차지하는 홋카이도의 앞바다는 풍요 그 자체다. 이처럼 풍부한 연어 어획량 덕분에 이곳은 연어요리가 잘 발달할 수 있었다. 그 중 1880년에 설립되어 120년 전통을 자랑하는 연어요리 전문점을 찾아가 본다. ■건강버라이어티-올리브(OBS 밤 11시 5분) 유쾌한 토크와 운동, 퀴즈를 통해 연예인들의 건강한 삶의 비법을 알아보며, 명의들이 직접 출연해 건강한 삶에 도움이 되는 비법을 공개한다. 이번 주는 섹시 아이콘 개그맨 곽현화와 함께 과민성대장증후군에 대해 알아본다. 과연 건강한 몸을 타고났다는 그녀의 건강 상태는 안전할까. 이 프로그램은 방송사 사정에 따라 바뀔 수도 있습니다. KBS 02-781-1800 MBC 02-780-0015 SBS 02-2113-3190 OBS 032-670-5000 EBS 02-526-2000 서울신문STV 02-777-6466
  • 전지현 “결혼 후 연기에 자신감 생겼어요”

    전지현 “결혼 후 연기에 자신감 생겼어요”

    2001년 영화 ‘엽기적인 그녀’의 엄청난 성공은 전지현(당시 20세)을 ‘20대의 아이콘’으로 만들었다. 극장보다는 TV광고에서 만나기가 쉬웠다. 좀처럼 사생활이 노출되지 않은 탓에 ‘연예인이 봐도 연예인 같은 사람’으로 통했다. 이후 10여년 동안 공포(‘4인용 식탁’), 판타지액션(‘블러드’), 멜로(‘데이지’ ‘내 여자 친구를 소개합니다’) 등 다양한 장르에 도전했다. 그래도 대중은 여전히 ‘엽기적인 그녀’의 ‘그녀’로 기억했다. 어느새 그녀도 서른셋. 또한, 한 남자의 여자가 됐다. 류승완 감독의 ‘베를린’(31일 개봉)은 그의 필모그래피에 특별한 영화가 될 듯싶다. 아픔을 간직한 베를린 주재 북한대사관 통역관 련정희 역을 맡았다. 류 감독이 “물 같은 배우다. 어떤 그릇에 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앞으로 전지현이 얼마나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된다”고 극찬할 정도였다. 전지현은 23일 서울 명동의 한 카페에서 기자들과 만나 “배우란 직업이 실제 경험했던 일만을 연기할 수는 없다. 다만, 자신감이 생기니까 거침없이 표현할 수 있었다. 아무래도 ‘베를린’ 촬영 직전에 결혼한 게 컸다. 어른의 반열에 들었다는 느낌이었다. 스스로도 그렇고, 주위 사람들도 날 그렇게 대했다”고 털어놓았다. 련정희는 시나리오 단계에서 신인여배우의 역할에 불과했다. 하지만 전지현이 캐스팅되면서 비중이 커졌고, 그는 날이 바짝 오른 수컷들의 스파이 액션에 미묘한 감정을 불어넣었다. 전지현은 “류 감독님과 오래전부터 일해 보고 싶었기 때문에 비중과 관계없이 선택했다. 다만, 감독님이 여배우와 작업한 경험이 많지 않아서인지 충분히 친해지지 못한 건 아쉽다. 한 작품을 더 했으면 좋겠다. 그땐 액션 장면을 많이 주셨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1998년 TV드라마 ‘내 마음을 뺏어봐’로 데뷔했으니 어느덧 16년차. 전지현은 “어릴 때부터 일을 시작해서 일에 올인하고 싶지는 않았다. 일이 전부가 되면 일이 없을 때 너무 힘들다. 나란 사람이 사라지는 느낌이랄까. 지금도 일을 좋아하지만 1순위는 아니다. 나의 행복이 먼저”라고 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함께할 친구가 있어 세상 두렵지 않아”

    “요지와 같은 젊은 세대는 거품 경제가 붕괴된 뒤 청춘 시절을 보내고 있다. 좋은 자리는 기성세대가 모두 독점해 버리고, 정규직으로 일하기도 어려웠다. 극도의 취업 빙하기가 계속되었다.”(253쪽) 거품경제가 무너진 20여년 전 일본의 모습은 오늘날 한국 사회와 놀랍도록 닮았다. 명문대를 나와도 절반이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빈곤과 기회의 불평등에 시달리는 젊은이들은 신자유주의로 방향을 튼 사회에 끊임없이 불만을 터트린다. 아쿠타가와상과 함께 일본에서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인 나오키상 수상 작가인 이시다 이라(53)가 2011년 발표한 청소년 소설 ‘날아라 로켓파크’(양철북 펴냄)는 이 같은 혹한기를 헤쳐 나가는 두 소년 요지와 간타의 얘기를 담았다. 두 소년은 돈이 없으면 자유로워질 수도, 정당해질 수도 없는 현실에 너무 일찍 눈을 뜬다. 휴대전화 게임 회사인 ‘로켓파크’를 세우고 모바일 게임업계의 아이콘으로 떠오르는 과정은 기존 청소년 소설에서 쉽게 접할 수 없던 독특한 소재다. 가끔 방송에서 본 고교생 사업가나 청년 최고경영자(CEO)의 얘기를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이 같은 설정은 성공과 좌절 속에서 다시 찾은 소중한 것들에 대한 깨달음을 강조하기 위한 장치에 불과하다. 두 소년은 성공의 마천루에서 거대한 음모에 휘말리며 추락한다. 모든 것을 잃고 목숨까지 위태롭게 되지만 인생의 가치를 되찾는다. “평생 함께할 친구 한 명만 있으면 인생은 두렵지 않아”란 두 소년의 다짐처럼. 소설은 오늘날 한국 사회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 적나라하다. 학교 또한 어른들의 논리가 지배하는 사회다. 절대 평등하지도, 자유롭지도, 정의롭지도 않다. 아이들은 자신보다 약한 상대를 동정하는 법이 없고 괴롭히고 난 뒤에는 통쾌해한다. 요지와 간타가 마주한 사회도 역시 마찬가지다. 다섯 살 때부터 단짝인 두 소년은 남다른 아픔을 안고 산다. 간타는 발달 장애로 다른 사람의 기분을 잘 헤아릴 수 없고, 요지는 생계를 위해 긴자의 술집에서 일하는 엄마 때문에 늘 수군거림의 대상이 된다. 17세 때 게임기를 사기 위해 찾은 아키하바라 전자상가에서 마주친 불량배들과의 다툼은 이들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는다. 간타를 지키려고 몸싸움을 벌이다 요지가 그만 불량배의 허벅지를 칼로 찌른다. 가난 때문에 제대로 된 변호사를 구할 수 없던 요지가 모든 비난을 뒤집어쓴다. 촉망받던 영재인 요지는 이때부터 간타와 아르바이트에 매달리고 100만엔(약 1200만원)의 종잣돈을 모아 창업에 성공한다. 거친 세상에서 펼치는 힘찬 도전, 성공과 좌절 속에서 다시 찾은 소중한 것들을 다룬 성장 소설이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범죄·화재 신고’ 스마트폰앱 내놔

    ‘범죄·화재 신고’ 스마트폰앱 내놔

    범죄, 화재 등의 긴급 상황 발생 지점을 원스톱으로 신고할 수 있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서비스가 8일부터 실시된다. 국토해양부는 위급 상황이 발생하면 경찰청, 소방방재청, 해양경찰청, 산림청 등 유관 기관과 바로 연결하는 위급 상황 통합신고 앱 ‘스마트 구조대’를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그동안은 위급 상황을 신고해도 기지국 전파 정보를 이용했기 때문에 신고자의 정확한 위치를 알 수 없거나 설명하기 어려워 신속하게 대응하는 데 한계가 따랐다. 지난해 4월 경기 수원시 주택가에서 발생한 여성 살인 사건은 경찰이 현장에 출동하고도 신고자의 정확한 위치를 확인하지 못해 신고자가 목숨을 잃은 경우다. 이번에 개발한 앱은 신고자가 화재, 구조, 범죄, 납치, 폭행, 성폭력, 산불 등 19개 유형별 아이콘을 누르면 전화 또는 문자메시지로 원스톱 신고된다. ‘긴급전화’ 아이콘을 누르면 사고, 신고 지점의 정확한 위치를 보면서 경찰서와 통화할 수 있다. ‘긴급문자’ 버튼을 누르면 사고 유형과 사고 지점의 주소가 담긴 지도가 관계 기관으로 보내진다. 서비스는 안드로이드 계열의 스마트폰에 우선 제공되며 향후 모든 기종의 스마트폰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중용·탕평의 케네디, 됨됨이 따진 박정희…朴, 인사 벤치마킹

    중용·탕평의 케네디, 됨됨이 따진 박정희…朴, 인사 벤치마킹

    “케네디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앞으로 보여 줄 인사 스타일에 대해 박 당선인의 한 측근 인사는 이같이 강조했다. 이 인사가 언급한 존 F 케네디 대통령은 미국을 대표하는 ‘정치 아이콘’이다. 대통령직을 수행한 기간이 2년(1961~1963년)에 불과했지만, 미국 역사상 가장 존경받는 대통령으로 꼽힌다. 인사 등에서 보여 준 통합의 리더십 때문이다. 케네디 대통령은 수많은 교수들을 관료로 임명하는 이른바 ‘중용 인사’를 펼쳤다. 학문 분야에서 이미 전문성을 인정받은 미국 동부 아이비리그 대학의 교수들을 백악관 보좌관 등으로 임명한 뒤 자신이 시대 정신으로 내세운 ‘뉴프런티어’ 정책 등을 주도하게 했다.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 하버드대 교수를 자신의 보좌관으로 기용한 게 대표적이다. 케네디 대통령은 또 정적까지 포용하는 ‘탕평 인사’도 보여 줬다. 민주당 대통령 후보를 놓고 경합했던 애들라이 스티븐슨을 유엔대사에 임명했다. 국무부 장관에 딘 러스크, 국방부 장관에 로버트 맥나마라 등 공화당 성향의 보수 인사들도 대거 중용했다. 실제 박 당선인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인선 과정에서 9개 분과별 인수위원 22명 중 16명을 전·현직 교수들로 채웠다. 한광옥 전 민주당 대표를 인수위 국민대통합위원장에 앉히는 등 탕평 인사의 첫 단추도 뀄다. 박 당선인의 한 측근은 “박 당선인이 케네디 대통령과 유사한 인사 원칙을 보여 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역대 정권을 끈질기게 괴롭힌 문제가 바로 크고 작은 인사 실패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박 당선인은 ‘코드 인사’와 ‘회전문 인사’ 등의 논란을 차단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김영삼·김대중 정부 때는 ‘연고주의 인사’가 기승을 부렸다. 노무현 정부에서는 진보 진영 인사들을 중용하는 ‘코드 인사’ 논란을 낳았다. 이명박 정부도 ‘고소영(고려대, 소망교회, 영남 출신) 내각’, ‘영포 라인’(경북 영일·포항 출신) 등의 오명을 썼다. 여기에는 ‘박정희식 용인술’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 당선인은 자신이 만난 사람들에 대한 인상 등을 기록하는 ‘인사 수첩’을 적극 활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보여 줬던 모습과 닮은꼴이다. 박 당선인 측 인사는 “박 전 대통령은 신문이나 방송을 통해 괜찮다는 생각이 드는 사람이 있으면 오찬 등을 함께 한 뒤 됨됨이를 봐 뒀다가 나중에 필요할 때 찾아 썼다고 한다”면서 “이때 능력 이상으로 거품이 끼어 있는 것은 아닌지, 자신과 함께 갈 수 있는 인물인지 등 두 가지를 봤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 “박 당선인도 잘 알려지지 않았어도 능력이 뛰어난 인사들을 끊임없이 찾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박 당선인의 탕평 인사를 뒷받침할 제도적 장치로는 정치쇄신특위가 신설을 예고한 기회균등위원회가 될 전망이다. 특정 지역·대학 출신 등이 과도하게 편중되지 않는지 등을 점검하고 바로잡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또 인수위는 적재적소의 인재를 포진시키기 위해 현 정부 들어 폐지된 중앙인사위원회와 같은 독립적 인사전문기구를 부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경찰, 국정원 여직원 재소환… “상당한 수사보완 필요”

    경찰, 국정원 여직원 재소환… “상당한 수사보완 필요”

    국가정보원 여직원 김모(29)씨의 불법 선거운동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은 4일 김씨를 재소환해 10시간 가까이 강도 높은 수사를 벌였다. 경찰은 추가 수사를 위해 김씨를 조만간 다시 소환할 예정이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김씨를 상대로 지난해 8월 말부터 12월 11일까지 인터넷 사이트인 ‘오늘의 유머’(오유)에서 16개의 아이디로 대선 관련 글에 추천·반대 아이콘을 99회에 걸쳐 누른 경위 등을 캐물었다. 경찰은 김씨 노트북에서 나온 아이디가 김씨 본인 것인지, 직접 찬반을 표시했는지, 배후에 국정원 등의 조직적인 지시가 있었는지를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피의자를 신문해보니 수사 보완이 상당히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상당한 수사보완이 필요하다는 것은 김씨가 의사표시를 한 웹사이트 ‘오유’의 특징때문이다. ‘오유’는 아이디, 닉네임(별명), 이메일 주소만 입력하면 실명인증 없이 누구나 중복가입할 수 있다. 김씨는 지난해 8월 말 이후 순차적으로 아이디 16개를 만들었고, 이때 사용한 이메일은 모두 주민등록번호가 필요 없는 ‘야후’의 계정이었다. 외국에 서버를 둔 포털사이트인데다 최근 국내에서 사업을 철수해 경찰로선 16개 아이디가 모두 김씨의 것인지도 확인하기 어려운 상태다. 이 아이디는 다른 3개의 사이트에서도 발견됐지만 대선과 관련한 흔적은 없었다. 게다가 진보성향 사이트인 ‘오유’ 한 곳에서만 집중적으로 ‘흔적’이 나온 이유도 의문점으로 남아있다. 이 같은 의문점이 구체화되면서 대선을 사흘 앞두고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한 경찰에도 비난여론이 재점화됐다. 경찰은 지난달 16일 오후 11시 “김씨의 하드디스크 두 개를 분석한 결과, 특정 후보에 대한 비방 댓글을 단 흔적이 없다”고 발표했다. 그리곤 대선이 끝난 지난달 20~21일 하드디스크에서 나온 아이디·닉네임 40개를 일일이 구글링(인터넷 검색)해 ‘오유’에 의사를 남긴 행동을 발견했다. 서울경찰청에서 하드디스크 분석결과를 받은 즉시 구글링을 했다면 대선 전에 ‘찬반표시’까지 포함된 중간수사 결과 발표가 가능했다는 지적이다.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 국정원 여직원 ID 16개로 대선글에 99회 찬반 표시

    불법 선거운동 의혹을 받고 있는 국가정보원 여직원 김모(28)씨가 대선 관련 인터넷 게시물에 99차례에 걸쳐 추천·반대 의견을 표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3일 김씨가 지난 8월 말부터 지난달 11일까지 특정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대선과 관련된 94개 게시글에 추천·반대의 아이콘을 누르는 방식으로 99차례 의견 표명을 했다고 밝혔다. 이 커뮤니티는 지난 대선 때 문재인·안철수 전 후보를 지지하는 글이 주류를 이뤘던 진보성향의 유머사이트다. 경찰은 “김씨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을 옹호하는 성향의 의견 표명을 했지만 반대로 문재인 전 후보 쪽을 클릭한 것도 꽤 있었다”면서 “아직 특정한 경향이나 패턴을 보였다고 하기는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찬반 의견표명 외에 김씨가 직접 댓글을 단 정황은 포착되지 않았다. 해당 커뮤니티는 아이디, 닉네임(별명), 이메일 주소만 입력하면 실명인증 없이도 회원가입이 가능하다. 김씨는 지난해 8월 28일 이후 순차적으로 16개의 아이디를 만들었으며 아이디를 만들 때 사용했던 이메일은 모두 주민등록번호가 필요 없는 ‘야후’의 계정이었다. 경찰은 공무원 신분으로 추천이나 반대를 한 것이 공직선거법 적용 대상인지 법리 검토를 하고 있다.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 [동·서양 문화속의 뱀] 혐오스럽고 차가운 외모에 선입견… 신화 속 지혜의 상징·불사의 존재랍니다

    [동·서양 문화속의 뱀] 혐오스럽고 차가운 외모에 선입견… 신화 속 지혜의 상징·불사의 존재랍니다

    저, 나름 요즘 트렌드 ‘갑’입니다. 얼굴은 날렵하게 쭉 빠진 것이 딱 V라인입니다. 몸매는 언제든 요염하게 S라인을 뽑아낼 수 있습니다. 이게 얼마나 매혹적이었으면 저를 본떴다면서 만들어낸 이미지들이 어쩌면 하나같이 허리를 배배 꼰 것들일까요. 그런데 다들 별 감흥이 없는 표정이시군요. 아차, 제목과 이미지를 먼저 보셨겠군요. 그래서 그렇게 다들 뱀눈을 하고 절 쳐다보고 계셨군요. V라인? S라인? 웃기고 있네. 저 Y라인 혓바닥으로 대체 무슨 요사스러운 말을 하고 있는 거야 하면서요. 사랑해 달라고는 안 할게요. 그래도 억울한 거는 알아주세요. 전 늘 그냥 이랬거든요. 뱀눈만 해도 그렇습니다. 우리 눈엔 눈꺼풀이 없고 투명한 비늘만 덮여 있는 데다 시력도 아주 약해요. 그러니 늘 한 방향으로 열심히 봐야 합니다. 눈 감으면 코 베어 간다는 세상, 그렇게 두 눈 똑똑히 뜨고 있어봤자 5m 정도 앞만 보고 삽니다. 눈의 조건이 달라 그런 건데, 열심히 바라보는 걸 두고 꼬나본다 그러시면 섭섭합니다. 거기다 우린 귀도 안 좋다고요. 겉귀, 가운데귀 없이 속귀만 있거든요. 그래서 공기의 파동인 음파는 거의 못 느낍니다. 피리 소리에 맞춰 야들야들 춤추는 걸 봤는데 무슨 소리냐고요? 고백하자면 피리 소리에 몸을 맡긴 게 아니라 상대방 움직임을 본 겁니다. 그 길쭉한 것에서 소리가 나왔다는 소리조차 알아듣기 힘든 소리일 뿐입니다. 그 대신 땅에서 나오는 희미한 진동만큼은 귀로 기막히게 느낄 수 있답니다. 다가오고 멀어지고, 방향을 저리 틀고 이리 틀고 하는 그 느낌만큼은 귀신같이 알아듣는 답니다. 눈도 귀도 신통치 않으니 혓바닥이 Y라인이 된 겁니다. ‘야콥슨 기관’이란 말 들어보셨습니까. 코의 이중대쯤 되는데 공기 중의 미세한 냄새를 통해 사물을 인식하도록 도와주는 기관입니다. 이게 입안에 있으니 혀를 열심히 날름거리면서 바깥 정보를 전달해줘야죠. 먹을 것은 어딨는지, 나를 해칠 동물이 혹시 가까이 와있는 건 아닌지, 혹시 제 피앙세가 저기 있는 건 아닌지…. 잊지 마세요. 당신네 사람들도 야생에 던져지면 가장 발달하고 예민해지는 감각이 후각이란 걸요. 야생이란 그런 겁니다. 그렇다고 날름대는 Y라인 혓바닥을 두고 고상한 품격이 느껴진다고 말해주길 바라는 건 아닙니다만. 잽싸게 다가와서 독이빨로 확 물고 가지 않느냐고요? 에이, 그런 건 우리 세계에서는 먹고 살려다 보면 한가지씩 다 있는 부분이지요. 너무 야멸차게 굴지 마세요. 솔직히 다큐 같은 곳에서 눈길을 끌기 위해 당신네 사람들이 너무 과장한 부분도 있어요. LA레이커스에서 뛰는 NBA 농구선수 코비 브라이언트의 별명이 아프리카에 사는 뱀 이름을 따서 ‘블랙 맘바’더군요. 아주 유능한 공격수니까 뱀 중에서도 가장 독하고 빠르다는 블랙 맘바에다 비유한 거겠죠. 그럼에도 자꾸 절 가지고 뭐라 그러는 걸 보면, 저 은근하고 알싸한 반전 매력 같은 게 있나 봐요. 오죽했으면 서정주 시인이 이런 얘길 했더라고요. “돌팔매를 쏘면서, 쏘면서 / 사향 방초 길 저 놈의 뒤를 따르는 것은 / 우리 할아버지의 아내가 이브라서 그러는 게 아니라 / 석유 먹은 듯… 석유 먹은 듯…” 쫓아내려고 돌팔매질 했을까요, 아니면 너무 따라다니고 싶어 그런 핑계를 대야만 했을까요. 인기, 그거 겪어보면 알겠지만 좀 피곤한 데가 있어요. 그래서 나다닐 때 되도록 조용히 나다닌 답니다. 배를 땅에 딱 붙여서 스르륵 왔다 사라지고, 어느날 허물만 남긴 채 새로운 모습으로 변한 뒤 사라져 버리고, 기나긴 겨울이 오면 땅 속으로 스며들어 사라져줍니다. 그땐 몰랐어요. 이게 더 기름을 끼얹은 꼴이 될지는. 아이돌이 신비주의 전략을 쓴 것도 그 때문이었나봐요. 전 그냥 쿨했을 뿐인데, 당신네 사람들은 제가 무슨 부활, 재생, 숨겨놓은 어떤 비결, 지혜 이런 것의 아이콘이라 하더군요. 그래서 프랑스 철학자 자크 데리다가 말한 ‘파르마콘’이란 표현이 우리에겐 딱인거 같아요. 약이면서 독인, 독이면서 약인 묘한 경계의 상태. 절체절명의 순간, 삼키기도 뱉기도 모호한 존재. 지하세계와 지상세계를 오가는 우리와 비슷하잖아요. 괜한 말 아니에요. 궁합 볼 때 흔히 뱀띠와 소띠가 어울린다고들 말씀하시잖아요. 그게 왜 그런 줄 아세요. 탁 물어서 독을 쏘아주는 게 다른 동물들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지만 소에게는 은근히 몸을 데워주고 활성화시켜주는 효과가 있어서 그렇다잖아요. 서양도 마찬가지예요. 고대 그리스 의술의 신은 아스클레피오스예요. 이 사람 상징이 뭔 줄 아세요? 휘휘 뱀 한 마리가 감아 올라간 지팡이에요. 잿더미에서 구원받은 사람이라 허물 벗는 우리가 친근했나봐요. 지금도 이 지팡이는 세계보건기구(WHO)나 군의관 휘장의 상징물로 쓰인 답니다. 병원이나 약국을 뜻하는 상징이기도 하고요. 독 품은 뱀이 치료의 상징이라니 재밌지 않나요. 더 피곤한 건 절 자꾸 당신네 인간들이 만든 문명의 상징으로 치켜세운다는 겁니다. 그리스신화에서 헤르메스는 지혜의 상징이죠. 그의 상징은 뱀 두 마리가 몸을 꼰 지팡이, 카두케우스지요. 창세기도 생각해보세요. 나쁜 뱀이 꼬드겼다는 일방적 주장만 빼면, 결국 뱀으로 인해 마침내 인간의 역사가 시작된 겁니다. 동양의 창세기인 여와와 복희 얘기는 더 직설적이에요. 이들의 모습은 아예 ‘교사’(交蛇)로 묘사되어 있어요. 얼굴과 상반신 정도만 당신네 사람 형상이고, 그 아래는 우리 형상이지요. 그것도 여와와 복희가 배를 맞대고 꼬리를 끝까지 뱅뱅 서로 말고 있는 모습, 그러니까 교(交)하고 있는 모습으로 그려둔 거지요. 그런데 잘 보세요. 여와와 복희가 들고 있는 게 대개는 가위, 줄자, 컴퍼스처럼 당신들의 문명을 상징하는 도구들이에요. 진정한 세상의 시작, 문명의 생성은 우리 덕분이라나요. 역사가 시작된 이후로도 위태로울 때면 우리의 도움을 받았어요. 아테네 왕 에릭토니오스라는 사람이 있어요. 지혜의 신 아테나의 아들이죠. 그 시대의 지혜가 뭐였겠어요. 전쟁과 무기였죠. 쇠를 주무르고 새로운 전차 같은 걸 만들어내고 하는 그런 기술들이 바로 인간의 문명인 거죠. 그렇게 신출귀몰하는 에릭토니오스를 두고 전쟁터에서 뱀처럼 스르르륵 다닌다더라, 태어났을 때 아예 하반신이 뱀이었다더라, 성인이 돼서도 늘 뱀이 그의 곁을 지켜준다더라 하는 말들이 따라다녔지요. 우리나라도 그래요. 신라 경문왕,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얘기로 유명한 그 왕이지요. 삼국유사에 이런 대목이 있어요. “경문왕의 침전에는 저녁마다 무수한 뱀들이 모여들므로, 궁인들이 놀라고 무서워서 쫓아내려고 했다. 그러나 왕은 ‘나는 뱀이 없으면 편안히 자지 못하니 금하지 말라’고 했다. 왕이 잘 때는 뱀이 혀를 내밀고 왕의 가슴을 덮어줬다.” 우리를 이불 삼아 잤다는 것인데, 이게 즉위 초기 불안했던 경문왕의 정치적 상황을 나타낸다는 해석이 따라붙어요. 정민 한양대 교수는 왕의 배를 덮은 건 뱀이 아니라 왕의 혀라고 해석하기도 하는데, 어쨌든 중요한 점은 뱀이 수호신 역할을 했다는 거죠. 저로선 이런 상황이 참 곤혹스러워요. 미워하는 듯 치켜세워 주시니 말이에요. 그래도 전 착하니까 도움이 된다면 얼마든지 제 능력 빌려 드릴게요. 잊지는 마세요. 저는 약이기도 한 독, 독이기도 한 약, 매혹적인 파르마콘이라는 걸. 그걸 얼마나 적당하게 잘 쓰느냐는 바로 당신네 인간들의 지혜에 달렸겠죠. 2013 계사년 한번 도전해 보세요.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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