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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시 집권후기 경제성적표 성장률 3.8%로 개선 ‘우쭐’

    |뉴욕·워싱턴 연합|역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집권 후반기의 경제성적이 전반기보다 좋았던 현직 대통령은 예외없이 재선에 성공했으며 이 현상이 되풀이된다면 올해 선거에서 조지 부시 현 대통령이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18일 한국은행 뉴욕사무소(소장 이정식)의 ‘미국 대통령 선거와 경제’ 보고서에 따르면 2차 대전 이후 현직 대통령으로서 재선에 성공한 드와이트 아이젠 하워,린든 존슨,리처드 닉슨,로널드 레이건,빌 클린턴 등 5명은 한결같이 후반기 경제실적이 전반기보다 좋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오는 11월 대선에서 재선에 도전하는 부시 대통령의 경제성적은 재선 성공 대통령들의 경향에 가깝다. 부시 대통령 재직 전반기 경제성장률은 1.4%에 불과했으나 올해 1·4분기까지의 후반기 성장률은 3.8%로 개선됐다.실업률은 5.3%에서 5.8%로 약간 높아졌으나 신규고용은 전반기 235만명 감소에서 후반기 113만명 증가로 돌아섰다. 예일대 경제학과의 레이 페어 교수는 경제성적과 대통령 당선여부간 관계를 수량적으로 정형화한 모델을 활용해 이번 대선에서 부시 대통령이 58.7%를 득표해 재선에 성공할 것으로 예측했다.케리와의 양자 대결로 이뤄질 경우 동률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 [월드 이슈] “자연적인게 안전” 美대체치료 인기

    미국에서 대체치료가 인기다. 미국의 보완대체의약국립센터(NCCAM)가 2002년 기준의 질병통제센터 국가건강 인터뷰 설문을 분석,지난달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인들의 36%가 병원치료가 아닌 보완대체치료를 시도해 봤다고 답했다.이중 28%는 전통적인 치료가 자신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았다며 보완대체치료에 전폭적인 신뢰를 보였다. 이번 조사는 18세 이상 성인 3만 1000명을 대상으로 했다.NCCAM이 보완대체치료로 27개 항목을 제시하고 사용여부를 물었다.침 척추요법 한약재 식이요법 외에도 비타민 대량 사용 등이 포함됐다. 조사결과 미 국민의 5분의 1은 약초와 효소 등 건강보조제를 먹고 있다.건강보조제 중에는 인디언들이 독사나 벌레에 쏘였을 때 약으로 썼던 식물 에크나시아가 40%로 가장 많았고 인삼(24%) 은행(21%) 마늘(19%) 등 순이었다. 12%가 의학적 효과를 기대하고 단전호흡을 하고 명상(8%) 요가·마사지(5%) 식이요법(4%) 등도 실행하고 있다. 환자들은 등 목 머리의 불편함을 치료하고 싶어했고 관절염 감기 불면증 위장장애 정서불안 우울증 등의 질병에서도 선호도가 높았다.고혈압 콜레스테롤과다 폐경 천식 당뇨는 물론 암치료에도 대체치료가 적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를 주도한 리처드 나힌 박사는 “사람들은 자연적인게 안전한 것이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며 인기 이유를 밝혔다. 여성일수록,고학력일수록,입원경력이나 흡연경력이 있을수록 보완대체치료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했다.비타민요법과 기도에 있어서는 백인이나 아시아계보다 흑인이 더 많이 쓰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12%만이 허가받은 의료진에게서 보완대체치료를 받는 것으로 드러나 의료보건체제의 허점을 드러냈다.스탠퍼드 의대 명예교수인 왈라스 샘슨은 조사 자체가 세금의 낭비라고 비난하는 등 보완대체치료 자체에 대한 일부 의료진의 반발도 거세다. 그러나 대체치료가 미국인의 건강관리체계를 구성하는 요소라는 점을 인정,관련 연구를 진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대체치료 연구를 진행중인 데이비드 아이젠버그 하버드 의대 교수는 대체치료가 일시적인 유행인지,효능은 있는지,안전한 지를 비롯해서 의료소비자의 비용부담 증감 여부를 따져봐야한다고 충고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함혜리특파원 유럽은 지금] ‘노르망디 60돌’ 美·佛 화해의 장 될까

    ‘사상 최대의 작전’으로 불리는 노르망디 상륙작전 6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프랑스 북서부 해안도시 캉(Caen)을 중심으로 한 노르망디 일대에서 성대하게 열린다. 1944년 6월6일 미·영 연합군이 첫발을 내디딘 아로망쉬 해변에서 오는 6일 거행될 기념식에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토니 블레어 영국총리,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등 노르망디 상륙작전과 직간접으로 연관된 국가의 정상 17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특히 프랑스는 올해 기념행사에 패전국인 독일의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를 독일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초대했다.독일은 10년 전인 1994년 열린 노르망디 상륙작전 50주년 기념행사에 초대받길 원했으나,레지스탕스 출신인 프랑수아 미테랑 당시 대통령의 반대로 무산됐다.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과 슈뢰더 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6일 저녁 열리는 평화를 위한 공동 추모식은 이번 행사의 하이라이트가 될 전망이다. 이라크전을 계기로 외교갈등을 빚고 갈라선 미국과 프랑스가 이번 행사를 통해 화해의 움직임을 가속화할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다.프랑스는 이라크 전쟁 때 반전진영의 선봉에서 미국의 전쟁 도발을 비난,두 나라의 외교관계는 2차대전 후 최악의 상황을 초래했었다.프랑스는 미국에 화해의 제스처를 보이고 있으나 앙금이 말끔히 가시지 않은 상태다.부시 대통령은 프랑스의 초청에도 불구하고 기념식 참석 여부를 상당히 늦게 통보,불편한 심기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행사 참석에 앞서 시라크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은 5일 저녁 엘리제궁에서 정상회담을 갖는다. 미국의 아이젠하워 총사령관과 영국의 몽고메리 대장 지휘 아래 감행된 노르망디 상륙작전은 2차대전을 연합군의 승리로 이끄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작전 개시 이후 80일 동안 계속된 전투에서 수만명의 연합군이 죽거나 다치거나 실종됐으며,레지스탕스와 시민들도 수없이 목숨을 잃었다.노르망디에서 1944년 6∼8월 독일군도 20만명이나 사망했다. 이번 60주년 기념 행사의 조직위원장인 브락 드라페리에르 제독은 “아군이든,적군이든 자유를 위해 값비싼 희생을 치렀다.”며 “우리는 역사를 되새기며 평화의 소중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lotus@seoul.co.kr˝
  • 백선엽 예비역 대장 소장 역사기록 육군 기증

    휴전회담 당시 한국측 대표를 맡았던 백선엽(84) 예비역 대장이 반세기동안 소장해 온 휴전협정 의정서와 라오스 파병계획 등 군 관련 역사 기록물 836건을 육군에 기증한다. 육군은 29일 계룡대에서 남재준 육군 참모총장 등 군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의장행사 및 역사 기록물 기증식을 갖는다. 이번에 기증되는 자료는 휴전협정 당시 중요 제안록과 라오스 파병계획,아이젠하워 대통령에게 보고한 한국군 현대화계획 등 문서 193건을 비롯해 사진자료,이승만 대통령의 서신·훈시문,교범·교재·책자,연설문과 보고서,비망록 등 총 41종 836건이다. 기증자료는 백 장군이 6·25전쟁 당시 1사단장 재직 시절부터 연합참모본부 의장을 지낼 때까지 직접 다뤄온 기록들로,당시 상황을 재조명하고 분석할 수 있는 자료들이다.특히 라오스 파병계획은 1950년대 이승만 대통령이 미측에 정정이 불안하던 라오스에 파병을 제의하면서 그 대가로 한국군 20개 사단을 35개로 늘리겠다는 제안을 한 것으로,미측의 거부로 파병은 불발에 그쳤지만 역사적 가치가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 육군 기록정보관리단은 기증된 자료들에 대해 전문보존처리작업과 역사적 가치에 대한 분석평가 작업을 거친 후 마이크로필름 사본과 데이터베이스 파일로 제작할 예정이다. 평남 강서 출신인 백 장군은 만주봉천 군사학교를 졸업한 뒤 1946년 국방경비대에 입대했고 1950년 6·25전쟁 당시 휴전회담 한국대표,한국군 최초의 육군 대장,연합참모본부 의장 등을 역임했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분식회계 6개社 검찰고발

    회계처리 기준을 어기고 매출액을 부풀리는 등 재무제표를 엉터리로 작성한 GPS·신일산업·룸앤데코 등 6개사가 금융감독당국으로부터 검찰 고발 등의 제재를 받았다. 금융감독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25일 정례회의를 열고,GPS㈜와 ㈜씨피엔 등 2개 법인과 함께 GPS의 전 대표이사 등 3명,씨피엔 전 대표이사 2명,신일산업㈜ 대표이사 1명,㈜룸앤데코 전 대표이사 1명 등 7명을 검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증선위는 또 ㈜와이지-원 법인과 ㈜피씨디렉트 대표이사 1명을 검찰에 통보했다.증선위는 검찰에 고발되거나 통보된 5개 기업 및 전·현직 임원에 대해 유가증권발행 제한,감사인 지정,과징금 부과,해임 권고 또는 해임 권고 상당 등 제재도 함께 부과했다.이밖에 회계처리 기준을 실수로 위반한 유니보스아이젠텍㈜에 대해서는 경고조치하고 감사인을 1년간 지정하는 제재를 했다.증선위는 이와 함께 이들 기업을 감사한 삼경·안진·신한·삼정·삼일·삼화 등 6개 회계법인과 12명의 공인회계사에 대해서도 손해배상 공동기금 추가 적립,특정회사 감사 제한 등의 제재를 내렸다. 김미경기자 chaplin7@˝
  • 지금 제주는 유채꽃 세상

    이맘때 제주는 계절이 둘이다.한라산 산록엔 은백색 겨울이 한창이지만,성산의 해안엔 노란빛 봄이 고운 때깔을 뽐낸다.남쪽에서 불어오는 해풍이 한결 부드러워져서인가.서귀포 앞바다의 산홋빛 물색이 한결 짙어졌다.매섭게 몰아치는 늦추위에 육지는 여전히 동토의 나라지만,제주는 이렇게 계절의 색깔이 다르다.겨울에서 봄으로,봄에서 겨울로.계절을 넘나드는 제주 나들이에 나서 보자. “윗세오름의 구상나무 군락지에 가보세요.눈꽃이 장난이 아닙니다.” 대장정투어 대표 김병욱씨의 말에 지체없이 한라산으로 향했다.계획된 코스는 한라산 남서쪽의 영실∼윗세오름 구간.전날 밤 내린 눈으로 영실까지 가는 99번 도로(1100도로)는 아예 눈밭이다.1100고지 지점 가까이 이르자,스노체인을 장착한 차량만 통과시킨다.렌터카 트렁크를 여니 다행히 체인이 있다. 영실휴게소 앞에 차를 세우고 등산화에 아이젠을 착용했다.휴게소부터 30분 정도 노송림 및 키 큰 활엽수지대가 이어진다.적설량이 엄청나다.몇 차례 내린 눈이 겹겹이 쌓여서 등산로엔 제법 단단하게 길이 났다.그러나 조금만 벗어나면 허벅지까지 쑥 빠지는 통에 깜짝 놀라기 일쑤다. 활엽수림을 벗어나자 오른쪽으로 절벽 위에 바위들이 뾰쪽뾰족 솟은 영실기암이 자태를 드러낸다.일명 ‘오백나한’ 바위다.산자락엔 어른 키에도 못 미치는 관목들이 솜이불을 덮어쓴 양 하얗게 펼쳐져 있다. 구상나무 군락은 윗세오름 못 미쳐 해발 1600m 지대에 20분 정도 이어진다.이곳 구상나무들은 키가 원래 3∼4m 정도에 이르지만,엄청난 적설량 때문에 반쯤 잠긴 상태.깊은 눈더미 틈으로 간간이 비치는 파란 이파리들이,죽지 않고 살아있음을 보여주려고 애쓰는 것 같다. 구상나무숲을 지나자 거센 바람에 눈가루가 사막의 모래처럼 날린다.10m 앞도 제대로 안보 일 정도.지난 여름엔 구상나무 군락지에서 윗세오름 대피소까지 15분밖에 안 걸렸는데,이날은 30분이 더 걸렸다.윗세오름 대피소도 눈에 반쯤 잠겼고,인기척도 없다.기상이 여의치 않을 경우 웬만하면 구상나무 군락지에서 발길을 돌리는 것이 현명할 듯하다. 영실∼윗세오름 코스는 평상시 왕복 4시간쯤 걸리지만 겨울엔 5시간 정도 잡아야 한다.백록담 주변은 지금 휴식년제가 시행되고 있어 윗세오름∼백록담 구간은 출입할 수 없다. 봄을 찾아나섰다.뭐니뭐니 해도 제주의 봄은 성산일출봉 남쪽의 유채밭에서 가장 완연하다.유채는 키가 7할 정도 자란 듯한데,꽃망울은 절반 이상 터졌다.이곳은 샛노란 유채 물결 너머 성산일출봉을 배경으로 한 제주의 가장 대표적인 야외 스튜디오.그래서 신혼부부들이나 연인들은 기꺼이 ‘스튜디오 사용료’를 1000원씩 내고 포즈를 취한다.하지만 날이 제법 춥고,꽃도 만개하지 않아서인가,이날은 돈을 받는 스튜디오 사장(밭주인)들이 한 사람도 눈에 띄지 않는다. 성산에서 남쪽 신산리에 이르는 해안도로로 차를 몰았다.차창을 여니 바다 내음 가득한 해풍이 얼굴을 때린다.뺨이 얼얼하면서도 그다지 한기가 느껴지지 않는다.분명,어제 윗세오름에서 맞던 칼바람이 아니다. 바다도 봄을 타고 있다.제주 바다의 트레이드 마크인 산홋빛 물색이 한결 짙어졌다.시간만 허락된다면 비양도 앞바다와 우도 산호세해수욕장으로 달리고 싶다.연둣빛 물감을 탄 듯한 그곳의 물색은 정말 장난이 아니다.해안도로변엔 벌써 들풀이 파릇파릇 돋아나고,길 너머 밭엔 채소가 파랗게 자란다.성급한 놈은 노랗게 꽃을 피웠다.멀리서 보면 초원으로 착각하기 쉬운 마늘밭도 이맘때의 볼거리.제주 어디를 가나 들판에 마늘밭이 지천이다. 제주의 도로변은 동백 천지다.특히 서귀포시,남원읍 이면도로변에 많고,대부분의 가정집 안마당에도 서너 그루쯤은 자란다.11월부터 피기 시작한 제주의 동백은 사실 겨울꽃이나 다름없지만,그래도 육지에서 건너간 이방인에겐 소담스럽게 핀 진홍색꽃이 봄의 이미지로 다가온다.돌담 너머 발그스름한 얼굴을 내민 동백은 제주의 또 다른 봄풍경이다. 글 제주 임창용기자 sdragon@ ■ 이렇게 가면 돼요 ●교통 한라산 영실코스는 제주공항 99번도로(1100도로)를 타야 한다.공항에서 영실휴게소까지 30분 정도 소요.한겨울엔 1100고지 주변과 영실휴게소 입구로 이어지는 길이 폭설로 자주 통제되기 때문에 꼭 체인을 준비해야 한다.성산 일출봉 주변 유채밭은 공항에서 순환로인 12번 도로를 타고 동쪽으로 40분 정도 가야 한다.버스를 이용하려면 제주종합터미널(064-756-0389)에서 성산행,또는 영실행 버스를 타면 된다.문의 제주도관광협회(064-742-8661). ●숙박 및 렌터카 2월은 비수기여서 비교적 저렴하게 제주 여행을 즐길 수 있다.항공편이나 숙박,렌터카 등을 묶어서 판매하는 패키지를 이용하면 비행기 요금으로 숙박 및 렌터카 비용까지 해결할 수 있다.제주 전문 여행사인 대장정투어(1577-4241)의 경우 서울~제주 왕복 항공편과 펜션 2박,차량 렌트(매그너스 LPG·54시간)를 묶어 4인 가족 기준 1인 16만 8000원에 이용할 수 있다.2월 말까지.출발일은 매주 화·수·목요일.항공편을 따로 마련했다면 숙박,렌터카는 미리 예약하자.숙박(1박)+렌터카(24시간)를 묶어 10만원 이하에 이용할 수 있다. ■ 나물부침개 녹차수제비 봄맛 제주에 사는 한 지인의 강력한 추천으로 한라산 북쪽 관음사 입구의 ‘산소리’란 전통다원을 찾았다. 차와 몇 가지 안되는 음식 맛이 너무 독특하다는 게 그의 추천 이유. 사찰에서 내는 전통차야 어느 곳이나 정갈하고 향도 좋지만,음식은 도대체 무엇이 독특하다는 걸까.더구나 음식은 차 손님을 위해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만 낸다고 했다. 순우리밀차수제비,녹차야채부침개,흑임자죽,들깨죽,산소리한과.음식 메뉴가 단출하다.부침개를 맛보며 허기를 달래고 나서 수제비를 드시라고 다원장 정두련씨가 권한다.잠시 후 나온 부침개는 꼭 풀밭을 옮긴 듯하다.우리 밀을 빻은 밀가루에 녹차가루를 섞은 반죽을 철판에 깔고 그 위에 녹찻잎,느타리,표고,당귀,신선초,샐러리 등을 얹어 지져냈다고.파란 빛깔만큼이나 풋풋한 향이 입안 가득 맴돌면서 입맛을 돋군다.부침개를 먼저 먹으라는 이유를 알 것 같다. 수제비 반죽의 성분도 부침개와 같다.다만 국물을 만드는 게 정씨의 노하우다.무와 다시마,버섯을 비롯한 몇 가지의 재료를 넣어 우려낸다고 할 뿐 더 이상의 방법에 대해선 입을 다문다. 사찰 직영이지만,운영자로서 그만의 노하우를 모두 밝힐 수는 없단다. 다만 마늘,파,부추,달래 등 사찰에서 금하는 오신채(五辛菜)는 넣지 않고 들깨가루를 듬뿍 뿌린다고 한다.맛이 참 부드러우면서 고소하다.하지만 자극성 강한 맛을 선호하는 이들은 입맛에 맞지 않을 듯싶다.검은 깨를 갈아 멥쌀과 찹쌀을 섞어 쑨 흑임자죽은 검지만 고운 빛깔과 함께 맛이 참 고급스럽게 느껴진다. 수제비 5000원,흑임자죽 5000원,부침개 4000원.몇 가지 다과와 함께 나오는 작설차는 4000원.(064)724-2285. 성산일출봉 입구의 등경돌식당은 해물전골과 뚝배기에 해물을 푸짐하게 넣어 주기로 유명한 곳.해물전골을 시켰다.오분재기,가리비,딱새우,조개,성게,꽃게,깐새우,바지락 등 10여가지의 해물에 쑥갓 등 야채를 넣어 한 냄비 끓인 게 보기만 해도 시원한 맛이 느껴진다. 제주에선 뚝배기에 끓인 해물뚝배기가 더 유명하지만 해물이 푸짐하기로는 해물전골이 더 낫다.해물전골은 냄비별로 둘이 먹을 만한 2만원짜리와 3∼4명이 먹기 적당한 3만원짜리 두 가지.해물 뚝배기는 8000원.(064)782-3991. ■해수사우나 ‘풍덩’ 여행피로 ‘싹’ 제주의 청정 바닷물과 녹차를 이용한 해수사우나도 이용할만 하다.해수사우나는 제주 전역에 5군데 정도 있는데,그중 공항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제주시 외도2동 해변에 위치한 ‘해미안’이 유명하다. 12번 순환도로를 타고 서쪽으로 10분 정도 가면 이호해수욕장을 지나 왼쪽에 나온다.시원스럽게 출렁이는 물결을 바라보며 해수사우나를 즐길 수 있는 곳.특히 노천탕에 몸을 담그면 제주 특유의 거센 해풍을 맞으며 즐기는 맛이 그만이다.건물 위층에 있는 콘도형 민박도 이용할 수 있다.(064)713-2001. ■제주 봄여행에 면세쇼핑까지 유~후~ 제주공항 면세점은 국내 여행객이 면세품을 살 수 있는 유일한 곳.그래서 제주에선 사실상 가장 인기 있는 쇼핑명소로 꼽히는데,비수기인 2월을 맞아 다양한 이벤트를 펼치고 있다. 화장품 코너에선 불가리 향수를 1개 이상 구입하면 남성샤워젤과 로션,향수 세트 또는 여성샤워젤과 바디로션세트를 덤으로 준다.부르주아 휴대용 파우더(6g)를 사면 리필제품(5g)을 두개 증정하며,랑콤 향수 시향 이벤트도 연다. 양주코너에선 구입 제품에 따라 골프 가디건,골프화,여행용 백,손목시계를 끼워주며,시음행사도 한다.또 밸런타인데이(14일)를 맞아 초콜릿 구입액에 따라 초콜릿 등 다양한 선물도 준다.(02)212-4584. ˝
  • 떠나볼까-횡성의 겨울

    강원도 횡성은 사계절중 겨울 나들이가 특히 잘 어울리는 곳.눈이 풍부하고,스키장,휴양림 등이 많아 한 겨울에도 나들이객들이 항상 붐빈다.험하디 험한 치악산 정상에 올라 온통 하얗게 변한 세상의 가운데 선 듯한 희열을 느껴보자.청태산 자연휴양림을 찾아 스릴 넘치는 산악스키에 도전해도 좋다.뽀얗게 연기를 피우며 숯을 굽는 참숯가마들을 찾아가 건강에 그만이라는 숯가마찜과 참숯 삼결살 구이 맛을 볼 수 있다면 금상첨화.겨울의 한복판,강원도 횡성을 찾았다. ●첫번째 이야기…청태산 휴양림 “산악스키의 매력은 ‘자연의 맛’이죠.긴 시간의 줄서기,리프트,잘 다져진 슬로프 등으로 대변되는 인공 스키장에선 도저히 느낄 수 없는 것이죠.” 강원도 횡성군 청태산 자연휴양림.서울서 산악스키를 타러 왔다는 김명주(31)씨의 산악스키 예찬은 끝이 없다.리프트가 아닌,두 다리의 힘으로 헉헉 숨소리를 내며 자연설 쌓인 임도를 오르는 김씨와 그의 친구들의 모습에서 야성이 엿보인다.청태산 자연휴양림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산악스키학교가 상설 운영되는 곳.대한산악스키협회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지난달 15일부터 2월 말까지 운영중이다. 스키는 5㎞의 순환 임도(林道)에서 즐긴다.휴양림 주변으로 이어져 있는 임도는 경사가 가파르지 않고,오르막 내리막이 적절히 반복돼 일반인들이 스키를 즐기기에 적당하다. 올해는 적설량이 지난해보다 적지만 스키를 타기엔 별로 불편함이 없다.스키 경험자들은 처음엔 스키장의 다져진 눈에 익숙해 약간 어색하다.그러나 수북하게 쌓인 자연설을 헤쳐나가다 보면 이내 산악스키에 익숙해진다.눈보라를 일으키며 소나무숲 사이의 임도를 달려 내려오는 기분은 표현하기 어려을 만큼 상쾌하면서 짜릿하다. 내리막이 있으면 오르막이 있는법.스키를 신은 채 끌듯이 올라가기도 하고,V자 걸음을 걷기도 한다.뒤로 미끄러지지 않도록 산악스키엔 일반 알파인 스키와 다른 전문 바인딩을 쓴다.발 뒤꿈치가 바닥에서 떨어져 쉽게 올라갈 수 있다.또 스키 바닥엔 인조가죽에 털을 붙인 ‘씰’을 부착한다.뒤로 미끄러지는 것을 방지해준다. 스키학교에선 강태용(36) 학교장을을 비롯한 10여명의 강사들이 스키강습을 실시한다.강씨는 대학교 때까지 크로스컨트리 선수로 활약했다. “체력이 좋은 10대,20대가 많이 올 것 같지만 실제로는 30대에서 가장 많이 즐깁니다.여성도 꽤 많아요.” 스키학교엔 스키 숙련자 및 초보자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숙련자는 업 다운 요령 등에 대한 간단한 설명만 들으면 별도의 강습 없이 곧바로 임도에서 스키를 탈 수 있다.초보자는 평지에서 걷기 및 산악에서 타기 등에 대해 2∼4시간 교육을 받아야 한다. 렌털료는 2만원.스키와 바인딩,부츠,폴,씰 등 장비 일체가 준비돼 있다.강습료는 단체일 경우 1인 3만원,가족 또는 개인별로 받으면 1인 8만원.문의 대한산악스키협회(02-573-9048). 대한산악연맹도 3박4일 일정의 산악스키캠프를 19∼22일,3월4∼7일 두차례 연다.참가비는 장비 일체와 숙박,식사,보험료,강습 등을 모두 포함해 34만원.장비 지참시 32만원.강습과 투어는 용평리조트 및 대관령,소황병산 일대에서 진행된다.문의 대한산악연맹(02-414-2750,016-9591-1531). ■산악 스노보드도 색다른 맛 청태산 자연휴양림에 갔다가 우연히 별난 젊은이를 보고 참 놀랐다.스노보드를 타고 좁은 등산로를 따라 유유히 내려오는 사람이 있었기 때문.북부지방산림관리청이 관할하는 청태산 휴양림 직원 최종수(28)씨.보드 마니아인 그는 틈만 나면 청태산에서 보드를 탄다고 했다. “올핸 눈이 적게 와 타는 맛이 작년보다 덜해요.좁은 등산로를 따라 쏜살같이 내려오다 보면 스릴감이 끝내줍니다.” 너무 위험하지 않으냐,다져지지 않은 자연설에 보드가 빠지지는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제 개인 생각일 수 있지만 사람에 부닥치기 일쑤인 스키장 슬로프보다 오히려 덜 위험하게 느껴져요.청태산 자체가 워낙 완만하기도 하고요.”라고 답한다. 보드는 원래 다져진 눈이 아닌 자연상태의 눈에서 즐기기 위해 개발됐다고 그는 설명했다.폭이 좁은 스키는 자연설에 빠지기 쉽지만,보드는 웬만해선 빠지는 경우가 없다고. 최씨를 옆에서 지켜본 휴양림 소장 남해인씨도 최근 보드를 탄다.등산로엔 아직 못 올라가지만 휴양림내 완만한 경사지에서 기술을 익히며 ‘등산’ 을 준비하고 있는 것.남씨는 “일단 슬로프가 아닌 곳에선 스키든,보드든 그 맛이 너무 색다르다.”며 어서 최씨처럼 보드를 메고 산에 오를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두번째 이야기…치악산 구룡사 ‘계속 올라갈까,그냥 포기하고 돌아 내려갈까?’ 치악산에 처음 오르는 이들은 십중팔구 이같은 고민에 빠진다.눈이 쌓여 등산로가 미끄러운 요즘 같은 겨울엔 이같은 고민이 더욱 커지게 마련.치악산은 그만큼 험하다. 하지만 가쁜 숨을 몰아쉬며 한 굽이를 돌 때마다 새롭게 다가오는 치악의 산세는 반복되는 고민속에서도 쉽게 발길을 돌리지 못하게 한다.거친 여정 후의 상쾌함을 맛보고 싶다면 치악산이 제격이 아닐까. 험하지만 정상까지 가장 거리가 짧은 구룡사∼비로봉(1288m) 코스를 택했다.영동고속도로 새말IC에서 구룡사 아래 주차장까지 걸린 시간은 차로 10분 정도.여기서 다시 10분 이상 걸어야 구룡사 원통문에 닿는다. 원통문 너머 사찰까지는 금강송 군락지.아득하게 높이 자란 수백년 수령의 금강송들이 절 입구까지 빽빽하게 들어서 있다.이곳 금강송은 조선시대 궁궐의 황장목으로 쓰여 일반인의 벌목을 금지하는 황장금표(강원도 지방기념물 제30호)가 표지로 남아 있다.하얀 눈옷까지 입고 늘어선 금강송들은 구룡사 겨울풍경의 백미다. 구룡사에 얽힌 전설이 재미있다.신라 문무왕때 지금의 대웅전 터에 연못이 있었고 그 안에 용 9마리가 살았다.의상대사는 터가 좋은 연못을 메워 절을 지으려고 용들과 도술시합을 했다.용들이 먼저 솟구쳐오르자 뇌성벽력과 함께 산들이 모두 잠겼으나,의상은 비로봉과 천지봉에 줄을 걸어 배를 매놓고 그 안에서 잠을 잤다고 한다.이어 의상이 부적 한 장을 그려 연못에 넣자 물이 부글부글 끓어올랐고,용들은 뜨거워 날뛰며 달아났다. 사천왕문을 지나 돌층계를 오르니 보광루다.그런데 누각 아래를 지나 마당 너머 보여야 할 대웅전이 보이지 않는다.지난해 9월 원인 모를 화재가 발생해 전소됐다고 한다.빗살문과 정자(井字)문,그리고 내부의 겹층 닫집이 아름답기로 유명했는데…. 구룡사 위로 이어진 구룡계곡과 큰골을 따라 세렴폭포까지 이어지는 등산로는 넒고 평탄하다.중간중간 구룡소,선녀탕,세렴폭포 등 명소들이 자리잡고 있다.계곡은 꽁꽁 얼어붙었다.얼음속으로 이따금씩 희미하게 물소리가 새어나올 뿐,계곡은 적막하기 그지없다. 본격적인 산행은 세렴폭포를 지나서부터.사라리병창길을 지나 비로봉으로 오르는 길을 택했다.수백개의 계단과 바위 길이 상당히 가파르다.가끔씩 나무에 매어놓은 밧줄이나 잡목 뿌리를 잡고 산에 오르길 30여분.등줄기에 후줄근히 땀이 흐른다. 해발 800m 이상 올라가니 발목까지 올라오는 눈 때문에 조금만 한눈을 팔아도 발이 미끄러진다.아이젠을 착용했어도 상당히 조심스럽다. 8부 능선에 이르면 비로소 처음으로 시원하게 아래를 조망할 수 있는 지점이 나온다. 오른쪽으로 천지봉과 태기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왼쪽으론 투구봉,토끼봉이 한눈에 들어온다.정면엔 사다리병창 아래로 구룡사가 손마닥만하게 자리잡고 있다.정상에 올라가기가 힘에 부친다면 여기까지만이라도 올라와야 치악의 산세를 반쯤은 감상할 수 있을 것 같다. 이곳에서 정상까지 30분 남짓 강행군한 끝에 비로봉 정상에 올랐다.칼바람이 부는 정상 위엔 돌탑 3개가 나란히 쌓여 있다.그 와중에 양지바른 곳에 자리잡고 라면을 끓여 소주를 마시는 이들이 눈에 띈다. 비로봉 정상에서 보는 조망은 치악산 산행의 압권.비로봉은 북쪽의 삼봉∼투구봉∼토끼봉으로 이어지는 능선과 남쪽의 향로봉으로 이어지는 능선,북동쪽의 천지봉,태기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즉 3개의 능선이 모이는 곳.사방을 둘러보아도 더 높은 산은 보이지 않고,멀리 눈 덮인 산자락들이 새파란 하늘과 맞닿아 파노라마처럼 돌아간다. 주차장∼구룡사∼사다리병창∼비로봉 코스는 왕복 7시간 정도 필요하다.내려올 때 걸리는 시간을 감안해 세렴폭포 부근 통제소에서 오후 1시 이후엔 입산을 통제한다. 글 치악산(원주) 임창용기자 sdragon@ ●세번째이야기…숯가마와 삼겹살 치악산 인근 횡성과 원주 일대엔 참숯을 구워내는 숯가마들이 많다.산행이나 스키를 즐긴 후 숯가마를 찾으면 참숯 굽기 구경은 물론 숯가마 찜질과 참숯 삼겹살 구이를 맛볼 수 있다. 구룡사 입구에서 나와 횡성군 우천면 방향으로 20여분쯤 가면 6번 도로 왼쪽으로 ‘강원둔내참숯마을’이 나온다.온통 눈으로 덮인 산자락 한 편에 자리잡은 숯가마 굴뚝에서 하얗게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양이 참 아름답다. 숯을 굽는 과정은 간단치 않다.벽돌과 흙으로 만든 숯가마 안에 토막낸 참나무를 가득 채운 뒤 4∼5시간 불쏘시개로 불을 붙인다.이후 참나무는 4일 동안 스스로 탄다.5일째 되는 날 온통 새빨갛게 변한 불덩이들을 기다란 부삽으로 퍼내 흙구덩이에 파묻는다.이틀 정도 흙속에서 잠을 재운 뒤 꺼내면 가볍고 단단한 참숯이 나온다. 숯을 꺼낸 숯가마는 찜질방으로 최고 인기.가마속 온도가 70도 정도 되면 들어갈 수 있다.서울 고덕동에서 왔다는 50대 남성은 “숯가마 찜질이 주는 상쾌함은 도시의 첨단 찜질방이 도저히 따라올 수 없다.”며 시간만 나면 숯가마를 찾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들어가 보니 따끈함이 느껴지면서도 전혀 끈적거림이 없는 게 일반 찜질방과 차이가 느껴진다. 숯가마 밖은 영하 10도 내외.숯가마 입구에 매단 거적을 밀치고 나오면 산골의 찬바람이 몰려들지만,한기보다는 시원함이 느껴진다.마치 온탕과 냉탕을 오가듯 숯가마를 서너번 들락거리다 보니 1시간이 훌쩍 지나간다.요금은 5000원.가운은 빌려준다.샤워실이 따로 없어 수건으로 땀을 닦아내거나 바람에 말려야 한다. 이곳에서 빠질 수 없는 게 참숯 삼겹살 구이.숯을 꺼낼 때 쓰는 부삽에 삼겹살을 깔고,시뻘건 숯이 가득 든 가마에 3초 동안 넣었다 뺀다.일명 ‘삼초구이’로 불리는 삼겹살 구이법.하지만 실제로는 서너번 넣었다 빼야 먹기 좋게 적당히 익는다. 고소한 삼겹살 맛도 맛이려니와 먹을 때 콧속에 스며드는 참숯향이 향기롭다.이같은 삼초구이는 손님이 적거나 특별한 경우에만 가능하고,보통은 참숯을 피운 화덕에 석쇠를 놓고 삼겹살을 구워먹는다.1근(500g)에 1만원.주인이 내주는 신김치를 곁들여 먹으면 더 맛있다.(033)342-0949.다양한 용도의 참숯과 목초액도 구입할 수 있다.(033)342-0949. ‘강원참숯’도 숯가마찜질로 유명한 곳.강원둔내 참숯마을에서 6번 도로를 타고 횡성 방향으로 가다가 정금리에서 우회전해 13번 도로를 타고 5분 정도 가면 나온다.(033)342-4508.이밖에 우천면 오원리의 ‘경원참숯’(033-342-0413),서원면 유현리의 ‘서원참숯’(033-344-5508)에서도 숯가마찜질을 할 수 있다. 글 횡성 임창용기자 sdragon@ ■구룡사 가는 길 ●교통 영동고속도로 새말나들목에서 빠져 우회전해 42번 국도(원주 방면)를 탄다.2㎞쯤 가면 학곡리 3거리가 나온다.여기서 개울을 따라 좌회전해 4.5㎞쯤 가면 구룡사 입구에 닿는다.원주역,시외버스터미널에서 구룡사 입구까지 시내버스가 있다.동신운수(761-3135). ●숙박 치악산장(731-8539),옥스포드산장(731-5678),피닉스산장(343-1555),코레스코(343-8978) 등 치악산 주변으로 여관과 산장이 많다.비둘기민박(731-3934),구룡민박(732-5667) 등 구룡사 입구의 80여가구가 민박도 친다. ■ 청태산 가는 길 ●교통 영동고속도로 둔내IC에서 빠져 6번도로를 타고 둔내면 방향으로 가다 보면 시내 못 미쳐 오른쪽으로 청태산휴양림 가는 길(17번도로)이 나온다.휴양림까지 이정표가 잘 표기돼 있다.둔내IC에서 휴양림까지 20분 정도 소요. ●숙박 숙박은 휴양림내 ‘숲속의집’이 쾌적하고 편하다.숙박료는 평형에 따라 1만 5000원(4평형),4만 4000원(7평형),5만 5000원(9평형),7만원(17평형).겨울에도 1개월 전 인터넷(www.huyang.go.kr)을 통해 예약해야 할 정도로 인기가 좋다.따라서 주말은 숙박하기가 하늘의 별따기.그러나 평일엔 빈 방이 있기 때문에 예약을 못 했더라도 숙박할 수 있다.휴양림 숙박이 여의치 않으면 성우리조트 인근의 여관이나 민박을 이용하면 된다.(033)343-9707. ■겨울산행 주의할 점 겨울산엔 눈이 많이 쌓여 있고 기온이 매우 낮으므로 세심한 준비와 주의가 필요하다.아이젠,방한복과 방한모,방수 등산화 및 장갑은 기본.옷이 젖을 경우에 대비해 여벌의 옷도 하나쯤 챙기자.등산화 속으로 눈이 스며들지 않도록 행전(스패츠)도 필요하다.비상식량과 물도 준비하자. 눈이나 비 등 해당지역의 기상특보 여부도 확인하자.기상청 홈페이지(www.kma.go.kr)를 참조하면 된다. ■ 산악스키대회 열려요 오는 15일 청태산 자연휴양림내 순환 임도에서 ‘제3회 산림청장배 산악스키대회’가 열린다.출발점에서 30초 간격으로 개별 출발해,최단 시간에 거리별 코스를 완주해 도착한 시간기록으로 순위를 결정한다. 남·여별로 주니어부,청년부,장년부,단체부로 나뉘어 진행되며,부문별 시상도 한다.산악스키 장비는 렌털이 가능하다. 참가신청은 대한산악스키협회 홈페이지(www.mountski.org)에서 신청서를 다운로드해 이메일(mounski@monutski.org),또는 팩스(02-573-9058)로 해야 한다. ˝
  • 올림픽홀, 내년 오페라홀로 변신/오페레타 ‘박쥐’ 1월11일까지 공연

    새해에는 대중음악전용 올림픽홀이 오페라 공연장으로 ‘데뷔’한다.운동장과 체육관에 이어 ‘오페라극장 밖 오페라’에 대한 또 하나의 실험이다. 뉴서울오페라단이 요한 슈트라우스의 오페레타 ‘박쥐’를 1월9일부터 11일까지 서울 잠실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공연하는 것.지난해 8월 완공된 올림픽홀은 고정식과 이동식 수납식 회전식 등 4249석의 다양한 객석을 갖춘 대중음악 전용공연장이다. 올림픽홀의 ‘박쥐’는 음악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운동장과 체육관 오페라와는 조금 다르다.일단 음향 의자 난방 화장실 등의 관람편의 시설부터 운동장·체육관보다 뛰어나다. 무엇보다 티켓값 부담을 크게 줄인 ‘한국형 오페라’다.15만원짜리 비싼 좌석이 있지만,2만원,3만원, 4만원,5만원짜리 등 좌석이 다양하다.조금만 부지런을 떨면 더욱 싸게 감상할 수 있다.매일 현장에서는 3만원짜리 300장을 1만원으로 깎아준다. ‘왈츠의 왕’이라는 요한 슈트라우스의 ‘박쥐’는 빈 스타일 오페레타의 선구적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음악과 환락의 도시빈에서 벌어지는 귀족사회의 좌충우돌식 로맨스와 코미디를 다룬,즐거움이 가득한 작품이다. ‘작은 오페라’라는 뜻의 ‘오페레타’는 시대적 상황이나 공연이 이루어지는 장소의 성격에 따라 자연스러운 연출을 허용한다.이번 공연에서도 이런 특징은 잘 나타날 것 같다.무도회 장면에 최근 각광받는 비언어퍼포먼스 ‘난타’를 등장시킨 것.19세기 빈 분위기와 한국적이고 현대적인 ‘난타’를 한 무대에 올리는 모험적 팬 서비스가 성공을 거둘지도 관심거리다. 예술총감독 홍지원,연출 김홍승.신동렬 지휘 프라임 필하모닉.팔케에 바리톤 박제승과 이광희,아이젠슈타인에 테너 황태율,로린린데에 소프라노 김숙은 오은경 이승희,아델레에 소프라노 박상영 김수정 이명규 등이 출연한다. 9일과 10일은 오후 7시30분,11일은 오후 5시에 공연을 시작한다.(02)3461-3460. 서동철기자 dcsuh@
  • 눈부신 서리꽃 세상/’상고대’ 한창 핀 덕유산 산행

    겨울산에 가면 두가지 꽃이 핀다.하나는 가지마다 소담스럽게 쌓인 눈꽃이고,다른 하나는 ‘상고대’로 불리는 서리꽃이 그것이다.눈꽃이야 야외 아무데서나 쉽게 볼 수 있지만 상고대는 고산지대,그것도 특별한 기후 환경에서만 볼 수 있는 귀한 겨울꽃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 덕유산은 상고대가 한창이다.무주리조트 스키 슬로프 꼭대기인 설천봉에서 향적봉,남덕유산으로 이어지는 등산로를 따라 하얗게 상고대가 피었다.길 옆의 싸리숲과 철쭉 나뭇가지에도,기품있게 자란 주목과 구상나무 이파리에도,미처 푸르름을 감추지 못한 길가의 풀잎까지.그저 형상을 갖추고 있는 모든 나무와 풀엔 어김없이 상고대가 꽃을 피웠다. ●따뜻한 날엔 오전 11시이전 올라야 감상 상고대는 청명한 겨울밤에,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 대기중 수증기가 나뭇가지 등에 달라붙어 얼면서 생기는 현상.그래서 나무서리,즉 수상(樹霜) 또는 수빙(樹氷)이라고도 하고,안개가 얼어붙는다는 뜻에서 무빙(霧氷)이라고도 한다. 덕유산은 우리나라에서 아이들과 함께 상고대 산행을 즐길수 있는 몇 안되는 산 중의 하나다.최고봉인 향적봉 높이가 1614m에 달하지만 산행 기점인 설천봉(1525m)까지 편안하게 관광 곤돌라를 타고 올라갈 수 있다.곤돌라 탑승료는 왕복 1만원,편도 6000원. 설천봉부터 향적봉까지는 등산로가 비교적 평탄하다.조금 가파른 곳은 나무계단까지 만들어 놓아 서너살짜리 아이들이 오르기에도 부담이 없다. 향적봉 정상은 밋밋하다.소담스러운 눈꽃과 상고대를 보며 올라와선지 나무와 풀이 없는 정상 모습은 황량한 느낌마저 준다.누군가 쌓아놓은 돌탑들이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조금이나마 덜어준다.정상에 서니 사방이 탁 트였다.어디를 둘러보아도 온통 산 뿐,산 틈새로 손바닥 만한 마을이 몇 개 보일 듯 말듯하다.남덕유산,적상산,마이산,가야산,무등산,계룡산은 물론 지리산 천왕봉까지 시야에 잡힌다.봉우리와 능선이 겹쳐지며 이어지는 준엄한 산세가 경탄을 자아낸다.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 고사목 볼거리 향적봉에서 남덕유산(1507) 가는 길엔 상고대가 터널을 이루고 있다.마치 사방이 하얀 서리로 덮인냉동창고에 들어온 느낌.상고대는 기온이 영하로 유지되면 하루종일 볼 수 있지만 영상으로 올라가면 녹는다.따라서 날씨가 따뜻한 날엔 늦어도 오전 11시 이전까지 올라가야 감상할 수 있다. 능선길 주변엔 고산성 수목인 주목과 구상나무 등이 군락을 이뤄 운치를 더한다.나무 모양과 이파리 생김새는 분명 다르지만,무게와 기품이 느껴지는 건 둘이 똑같다.덕유산 주목은 재질이 단단하여 예전에 마패(馬牌)로 쓰였다고 하는데,현재 300∼500년 수령의 주목 1000여 그루가 자생하고 있다. 이파리는 없지만 여전히 살아 있는 듯한 주목 고사목(枯死木)도 볼거리.주목은 ‘살아서 천년,죽어서 천년’이라는 찬사가 붙어다닌다.오히려 이파리 없이 몸체와 굵은 가지만 남은 고사목이 더 멋스럽다는 이들도 있다.껍질이 떨어져 나가고 단단한 속살이 더 굳어져 반들반들 윤이 나는 고사목 감상은 덕유산 산행의 또 다른 재미다. 상록교목인 구상나무는 해발 1000m 이상에 자생하는 희귀식물로,지리산,가야산,한라산 등지에 자생한다.덕유산에는 향적봉을 중심으로 자생하고 있다.특히 설천봉 곤돌라 승강장 옆 레스토랑 뒤편 산자락엔 비죽비죽 뻗은 구상나무 가지에 눈이 소복소복 쌓인 풍광이 볼 만 하다. ●‘무주 中하얼빈 빙등축제' 색다른 재미 가족 산행으로는 설천봉을 출발,향적봉,중봉을 지나 백암봉에서 돌아오는 코스가 무리가 없다.왕복 3시간쯤 잡으면 된다.아이가 없다면 구천동 계곡을 따라 백년사를 거쳐 향적봉에 오르는 길을 따라가보자.왕복 6시간 쯤 걸린다.좀 험난하긴해도 빼어난 계곡의 설경이 넋을 잃을 만큼 아름답다. 어떤 코스로 가든 아이젠은 꼭 착용하는게 안전하다.또 해발 1500m가 넘는 아고산지대이기 때문에 기온이 평지보다 10도 정도 낮고 바람도 세게 불므로 방한복과 장갑,모자 등을 단단히 갖추어야 한다. 산행후엔 무주리조트에서 개최중인 ‘무주중국하얼빈 빙등축제’ 행사장에도 들러보자.중국 빙설 예술의 역사가 깊은 하얼빈의 작가들이 제작한 다양한 빙설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직경 13m,높이 8m,길이 70m의 만리장성 등을 포함한 작품들이 8개 전시구역에 설치돼 있다.얼음속에다양한 빛깔을 내는 전등을 설치해 환상적 분위기를 연출했다.입장료 1만원. 무주 글·사진 임창용기자 sdragon@ 가이드 ●가는 길 대전∼진주 고속도로 개통후 서울에서 무주까지 3시간이면 간다.경부고속도로 대전 회덕 분기점을 지나 조금만 더가면 나오는 무주·판암 방면 대진고속도로로 갈아타야 한다.무주IC에서 빠져 진안 방면으로 좌회전한 뒤 적상 삼거리에서 좌회전,사산 삼거리에서 다시 좌회전해 치목터널과 구천동터널을 지나면 무주리조트가 나온다.구천동 계곡은 무주리조트를 지나 10분쯤 더가면 나온다. ●숙박 무주리조트(063-322-9000)내에 콘도와 호텔이 있다.주말엔 예약이 거의 불가능하다.덕유산 자연휴양림(063-322-1097)도 묵을 만 하지만 역시 예약이 만만찮다.사정이 여의치 않으면 무주읍내 여관이나 덕유산 인근 콘도형 민박 등을 알아보는 것이 좋다.인터넷 ‘아이러브무주’(www.ilovemuju.co.kr)에 들어가 보면 깨끗한 숙박지를 안내받을 수 있다. ●상고대 피는 명산 태백산(강원 태백·1567m)은 주목 군락지에 핀 상고대와 눈꽃이 황홀한 곳.교통이 편리하고 등반로도 완만해 많은 인파가 몰린다.유일사∼주목단지∼천제단∼망경사∼당골 코스가 좋다.4시간 소요. 백덕산(강원 영월·1350m)도 눈꽃과 함께 상고대가 유명한 산.문재∼사자봉∼백덕산∼먹골재∼호헌교 코스를 따라가면 5시간쯤 걸린다.수림이 우거진 소백산(충북 단양·1440m)은 눈꽃과 상고대 지대가 넓고 정상 조망이 좋다.어의곡리∼비로봉∼삼거리∼천동골로 이어지는 코스(4시간쯤 소요)가 좋다.한국등산중앙회(02-2274-7710)에 문의하면 겨울 산행 정보를 알려준다. 식후경 무주엔 민물고기를 넣고 죽을 끓이는 어죽이 유명하다.담백하고 소화가 잘돼 예부터 선조들이 냇가에서 멱을 감으며 즐겨 해먹던 음식이라고 한다. 무주리조트 직원에게 물어보니 무주읍 내도리의 ‘큰손식당’을 추천한다.외지인들은 잘 모르지만 어죽에 관한 한 현지인들이 최고로 인정하는 식당이라고 자신있게 말한다. 무주읍내에서 내도리로 빠지는 길을 따라 내도교,후도교를 건너 뒷섬마을에 이르니 큰손식당 간판이 붙은 외딴집이 보인다.읍내에서 10여분 거리. 어죽을 시켰더니 10여분 뒤 빙어튀김을 한 접시 내놓는다.서비스란다.바삭바삭 씹히는 맛이 고소하다.음식을 시킨후 20여분이 지나서야 뚝배기에 담긴 어죽이 나온다. 어죽의 재료는 자가미다.남대천 등 무주지역의 맑은 물에서 많이 나는 민물고기다.다음은 주인이 말해주는 어죽 끓이는법. 자가미 내장을 빼고 손질해 푹 삶아서 뼈를 발라낸다.자가미 삶은 국물에 쌀을 넣고 끓이면서 고추장을 푼다.쌀이 익을 때 쯤 수제비를 떠 넣으면서 대파,다진마늘,생강 등을 넣고 기호에 따라 후춧가루를 첨가한다. 구수하고 진한 맛에서 깊이가 느껴진다.4000원.서넛이 먹을 만한 자가미탕은 2만 5000원이다.어죽만 한그릇 시켜도 빙어튀김 한 접시는 덤으로 준다.(063)322-3605.
  • 동심 통해 본 전쟁과 인간의 이중성/윤흥길 연작 전쟁소설 ‘소라단 가는 길’

    중견작가 윤흥길이 최근 낸 ‘소라단 가는 길’(창비 펴냄)은 시골 초등학교 동창생들의 추억담을 릴레이식으로 풀어낸 연작소설이다.작품은 환갑을 눈앞에 둔 동창생들이 개교 40년 기념 홈커밍행사로 내려가는 버스 속 장면을 묘사한 ‘귀향길’로 열린 뒤 올라오는 모습을 그린 ‘상경길’로 닫힌다.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소품으로 그린 셈이다.그 속을 주인공 9명의 기억이 메우고 있는데 그 바닥엔 늘 ‘한국 전쟁’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우고 있다. ●환갑 앞둔 동창생들의 어린시절 회상 “세상물정 모르던 천진한 시절에 몸으로 겪은 끔찍한 전쟁의 기억이 마치 백지 위에 뿌려진 먹물처럼 한장면 한장면 뇌리에 시커멓게 새겨져 있다가 수십년만에 다시 모교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활동사진으로 생생히 되살아난 모양이었다.”(26쪽) 작가는 이미 장편 ‘장마’에서 소년 ‘동만’의 눈으로 전쟁의 상처를 탁월하게 그린 적이 있다.이번 연작은 한 아이의 눈이 아니라 9명의 시선을 통해서 전쟁을 모자이크식으로 채색한다.다른 장소에서 만나는 9명의 표정 하나하나에 작가는 직접 전흔(戰痕)을 그려넣기도 하고 전쟁으로 일그러지는 동심을 새겨 넣으며 리얼리티를 확보한다. ‘묘지근처’는 작가의 대표작 ‘장마’와 비슷한 분위기의 작품.국군으로 전쟁에 나간 셋째 아들을 기다리는 할머니의 모습을 소년 유만재의 회상으로 들려준다.또 표제작은 이기곤의 기억에 기대 누이를 그리워하는 전쟁고아 박충서의 애절한 심정을 담고 있다. 윤흥길은 나아가 가파른 이념 대결이 동심에 상처를 입히는 모습(‘큰남바우 철둑’),전쟁에 동원되고 이용된 이들의 비극(‘안압방 아자씨’‘아이젠하워에게 보내는 멧돼지’)을 애틋한 시선으로 감싸 안는다. 이런 작품들을 통해 작가는 우리 시대의 대표적 리얼리스트답게 전쟁을 몸소 겪은 세대들만이 가진 기억을 끄집어내면서 황량한 전쟁의 와중에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인간의 얼굴을 세밀하게 그리고 있다.이에 대해 문학평론가 정호웅은 “전쟁통 어린아이들의 일상을 통해 6·25전쟁에 접근하는 연작소설인데 그들의 악몽과 공부와 놀이 속에서 죽음을,인간관계의 비정함을,세계의 폭력성을 알게 해준다.”며 “작가가 빚는 신성의 언어는 원혼의 한을 푸는데 그치지 않고 그로 인해 생겨난 우주의 아픔,부조화까지 바로잡는 힘을 지녔다.”고 말한다. ●극한 상황서 피어나는 희망 다뤄 “작품중 6편의 내용이 직접 체험한 사실”이라는 작가는 작품에 담으려는 뜻을 이렇게 들려준다.“극한 상황에서 인간의 진면목이 나타납니다.전쟁의 악마성만이 아니라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에 몰린 인간의 숨은 모습을 다룸으로써 오히려 전쟁의 잔혹함을 더 반어법적으로 드러낼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종수기자 vielee@
  • 책 / 링컨처럼 서서 처칠처럼 말하라

    윈스턴 처칠은 혀 짧은 소리와 말더듬을 극복하고 분위기를 압도하는 명연설로 국민의 마음을 움직였다.‘20세기 최고의 연설가’인 그는 대조법을 즐겨 사용했다.“만약에 현재와 과거가 화합하지 못한다면 틀림없이 미래를 상실한다.”거나 “패배에 응답하는 방법은 한가지밖에 없는데 그것은 바로 승리다.” 같은 말이 그 대표적인 예다.운율이야말로 최고의 화술 비법.처칠은 사회주의자들을 운율을 살려 이렇게 정의했다.“사회주의자들은 해괴한 숫자(decimals)와 복잡한 단어(polysyllables)를 과용하는 전문 지식인들(intellectuals)이다.” 그는 운율의 비결을 익히 알고 있었던 것이다. ‘링컨처럼 서서 처칠처럼 말하라’(제임스 C 흄스 지음,이채진 옮김,시아출판사 펴냄)는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강력한 리더십을 구축하고 한 시대를 이끌었던 리더들의 화법의 비결을 구체적 사례를 들어 소개한다. 저자는 아이젠하워·닉슨 등 역대 미국 대통령 다섯 명의 연설문 작성에 참여했던 리더십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저자에 따르면 권위와 파워야말로 대중연설의 알파요 오메가다.위대한 지도자들은 하나같이 나름의 권위와 힘이 깃든 대중 커뮤니케이션 기법을 터득했다. 사람들이 흔히 암송하는 연설 중의 하나가 에이브러햄 링컨이 1863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남부 도시 게티즈버그의 국립묘지에서 한 게티즈버그 연설이다.시인이자 전기작가인 칼 샌드버그는 이 연설을 ‘위대한 미국의 시’라고 불렀다.허스키한 목소리와 사투리를 고민하던 링컨은 핵심을 찌르는 간결한 말로 동의를 이끌어냈다.“국민의,국민에 의한,국민을 위한 정부”.기억에 남는 것은 이처럼 짤막한 말이다.링컨은 노예제 확대를 반대하며 “나는 노예가 되고 싶지 않듯이 주인도 되고 싶지 않다.”는 말을 남겼다.링컨은 한낱 시골뜨기 취급을 당했지만 역사상 가장 훌륭한 대통령 가운데 한 명이 됐다. 리더들은 전혀 예기치 않은 방식으로 대중의 반응을 이끌어낸다.1986년 베를린회의에서 레이건 대통령은 고르바초프 서기장에게 어떤 말을 했을까.그는 어떤 외교적 수사도 애매모호한 관료적 용어도 사용하지 않았다.레이건은 “고르바초프 서기장,베를린 장벽을 무너뜨려 주시오.”라고 요구했다.새 역사를 준비하는 말을 해야 할 시점임을 간파하고 예상을 깨는 말로 상황을 장악한 것이다. 침묵은 때로 말보다 소리가 크다.리더들은 종종 의도적인 침묵을 이용한다.나폴레옹은 누구보다 침묵의 카리스마를 적절히 활용한 인물이다.그는 출정에 앞서 병사들을 모아놓고 처음 수십 초 동안 아무말도 하지 않고 주위를 둘러보는 방법을 택했다.그러면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병사들은 나폴레옹이 그때마다 거인처럼 커지는 느낌을 받았다. 탁월한 웅변가였던 히틀러 또한 전략적 침묵의 대가.당시 영상자료를 보면 히틀러가 베를린 광장에 모인 수천명의 군중을 앞에 두고 아무 말없이 콧수염과 이마를 매만지며 원고를 검토하는 장면이 나온다.그렇게 5분쯤 지나면 사람들은 히틀러의 행동 하나하나에 신경을 곤두세우게 된다.히틀러는 이때 속삭이듯 말한다.“우리는 평화를 원합니다.” 저자는,침묵은 종종 카리스마를 창조하고 신뢰감을 높여주는 ‘연설의 액자’ 구실을 한다고 강조한다.9500원. 김종면기자 jmkim@
  • 책 / 백악관에서 그린까지

    -정승구 옮김 ‘가장 멋진 폼은 존 F 케네디’‘부시 부자는 에어로빅 스윙’‘가장 규칙을 지키지 않는 골퍼는 빌 클린턴’ 미국 뉴욕타임스의 탐사보도 전문기자인 돈 반 내터 주니어가 쓴 ‘백악관에서 그린까지’(원제 First Off the Tee,정승구 옮김,아카넷 펴냄)는 미국 역대 대통령들의 골프 백태를 다룬 흥미로운 책이다. 골프는 유일하게 심판이 없는 스포츠.그만큼 명예와 신뢰를 중시한다.골프는 자신의 얼굴을 비춰보는 냉정한 거울이자 인내를 측정하는 도구라 할 수 있다.미국 역대 대통령들은 과연 이런 골프 본연의 정신에 얼마나 충실했을까.미국 27대 대통령 윌리엄 H 태프트에서 43대 조지 W 부시에 이르기까지 미국 100년의 역사에는 17명의 대통령이 존재했다.정치성향과 성격은 모두 달랐지만 이중 14명에겐 공통점이 있었다.골퍼였다는 점이다.저자는 미국 대통령과 골프의 뗄 수 없는 관계를 밝히며 대통령 각자의 독특한 골프 스타일을 설명한다. 미국 대통령 중 맨 처음 골프를 본격적으로 친 사람은 태프트다.시도 때도 없이 백악관을몰래 빠져 나와 골프장을 찾곤 한 태프트는 마치 스모 선수가 야구방망이를 휘두르는 듯 스윙 폼이 우스꽝스러웠다.부드럽고 정확한 스윙과 깨끗한 경기로 역대 대통령 중 ‘베스트 플레이어’로 꼽힌 대통령은 케네디.그러나 ‘부자 취미’인 골프가 민중의 챔피언을 갈망하는 자신의 이미지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 그는 자신이 골프를 즐긴다는 사실이 알려지는 걸 무척 싫어했다.이에 반해 드와이트 아이젠아워 대통령은 백악관 잔디밭에 퍼팅 그린을 만들어 놓을 정도로 공개적으로 골프를 즐겼다.그는 집무실에서 골프화를 싣고 다니며 백악관 마루에 수많은 골프화 자국을 만들어내기도 했다.레이건 대통령은 골프를 자주 치지 않았다.그는 어느날 처음으로 전설적인 ‘오거스타 내셔널’을 찾았다.하지만 무장괴한 납치극이 골프장에서 벌어지는 바람에 역사적인 라운딩은 16번 홀에서 중단되고 말았다.냉전시대 정치상황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부시 일가에 골프는 거의 한 세기 동안 이어져 내려온 ‘가업’과 같은 것이다.미국와 영국 아마추어 팀이 격년제로 벌이는 ‘워커 컵’은 미국 골프협회 회장을 지낸 부시 전 대통령의 외할아버지가 만든 대회다.부시가에서는 자신들이 하는 골프경기를 종종 ‘속도 골프’‘에어로빅 골프’‘파워 골프’‘카트 폴로’라고 부른다.‘준비된 골프’를 치는 부시 부자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속도다.그들은 언제나 3시간 안에 18홀을 돈다. 골프 습관은 대통령의 정치성향을 반영한다.워런 하딩,린든 존슨,리처드 닉슨,빌 클린턴 대통령 등은 임의로 멀리건(mulligan,타수에 넣지 않는 샷)을 사용하는 등 규정을 잘 지키지 않은 인물로 손꼽힌다.좋은 점수를 올리기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은 클린턴은 멀리건 샷을 남발해 ‘빌리건’이라고 불렸을 정도.또 29대 대통령 하딩은 당시의 금주령을 무시하고 늘 ‘취중골프’를 즐겼던 것으로 전해진다. 월터 먼데일,마이클 듀카키스,밥 돌,앨 고어 등 골프를 치지 않은 최근의 대통령 후보들이 골프에 남다른 애정을 보인 경쟁자들에게 선거에서 패배한 사실도 눈길을 끈다.카터는 선거에서 제럴드 포드를 이기며 골퍼 후보를 물리친 유일한 논 골퍼(non-golfer) 후보로 기록됐다.이 책은 골프라는 프리즘을 통해 최고 권력자의 인간적 면모뿐 아니라 미국 현대정치사의 단면도 엿보게 한다.1만 8000원. 김종면기자 jmkim@ **끝** (대 한 매 일 구 독 신 청 2000-9595)
  • [씨줄날줄] 하이눈

    미국 서부의 작은 마을 헤이들리빌.1870년 어느 일요일 아침,시계는 오전 10시4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보안관 윌 케인(게리 쿠퍼)은 5년의 임기를 마치고 아름다운 여인 에이미(그레이스 켈리)와 결혼식을 올리고 마을을 떠나려는 참이다.그런데 그가 투옥시켰던 악당들이 복수를 하러 온다는 전보를 받는다.그는 악당들과 싸우기로 결심한다.마을 사람들에게 협조를 호소하지만 아무도 선뜻 나서지 않는다.악당들이 탄 기차는 정오에 도착할 예정이다.운명의 시간이 가까워질수록 보안관은 불안한 고독에 빠진다.그러나 보안관은 영웅적인 투혼으로 악당들을 물리친다.미국 서부 영화의 걸작 ‘하이눈(High Noon)’의 줄거리다. 명장 프레드 지네먼 감독의 흑백영화 하이눈은 세월이 가도 그 빛은 바래지 않는다.게리 쿠퍼의 고독한 영웅상과 그레이스 켈리의 청초한 아름다움은 많은 영화팬의 가슴속에 남아있다.이 영화가 미국 대통령들이 가장 좋아하는 작품으로 밝혀져 화제다.‘대통령의 영화들’이라는 TV 다큐멘터리에 따르면 지난 50년간 백악관에서 가장 많이 상영된 최고의 인기 영화는 하이눈이라고 한다.클린턴 전 대통령은 무려 20번이나 봤고 아이젠하워 전 대통령도 3번이나 관람했다고 한다. 미국 대통령들은 왜 하이눈을 가장 좋아했을까.홀로 악당들을 물리치는 보안관에서 자신들의 이상적인 모습을 찾고 싶어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그들은 이 영화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싶어했는지도 모른다.대통령은 최고의 권력을 누리고 있는 만큼 홀로 무거운 책임감도 느낀다.김영삼 전 대통령은 ‘대통령의 자리는 외롭고 고독한 자리’라고 했다.많은 대통령들이 절대적 고독감을 말한다.대통령 집무실은 ‘고독의 섬’으로 비유되기도 한다.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회고록에서 “지도자가 도전에 직면했을 때 개성이 강한 지도자는 자기 내면 속으로 들어가 자신에게 모든 것을 건다.”라고 말했다.대통령은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스스로 결단을 내릴 때가 많다.그래서 대통령은 늘 고독하다.대통령은 또 누구에게도 의존하지 말아야 하기 때문에 고독해야 한다는 말도 있다.미국 대통령들은 하이눈을 보며 고독한 영웅이 되고 싶어했는지도 모르겠다. 이창순 논설위원
  • “맥아더 대선후보 막으려 아이젠하워에 출마부탁”/ 트루먼 前대통령 일기공개

    |워싱턴 연합|6·25전쟁중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을 해임했던 미국의 제33대 대통령 해리 트루먼이 대통령 재직시절에 맥아더가 대통령후보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자신이 부통령후보가 돼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장군을 대선에 출마시키는 것을 검토했던 사실이 10일 밝혀졌다. 미 국립문서보관소는 이날 이 내용이 담겨져 있는 트루먼 전 대통령의 일기를 공개했다. 일기에 따르면 트루먼은 1947년 7월25일 아이젠하워 당시 육군 참모총장과 “맥아더와 그의 우월성 콤플렉스에 대한 토론”을 나누던 중 그같은 제의를 했다. 트루먼은 일기에 “맥아더가 공화당 전당대회가 필라델피아에서 열리기 직전 로마의 개선식을 연출하며 돌아올 것으로 예상했다.”며 “나는 만약 그(맥아더)가 그렇게 한다면 아이젠하워는 민주당 대통령후보지명에 나서는 것을 발표해야 하며 나는 기꺼이 부통령이 되겠다.”고 썼다. 그는 또 “(이 경우)나는 이 커다란 흰 감옥 즉 백악관에서 나와 행복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안보없이 경제발전 어려워 韓美관계 더욱 공고히 해야 / 다음달 27일로 정전협정 50주년 맞는 백선엽 장군

    ‘전우의 시체를 넘고 넘어 앞으로 앞으로 낙동강아 잘 있거라 우리는 전진한다∼.’ 83세의 백선엽(白善燁) 장군은 지금도 ‘전우∼’의 노랫말을 정확히 외운다.만주군 활동,빨치산 토벌대장,6·25때 낙동강 다부동 전선 사수와 평양 최선봉 입성,살아 있는 전설의 백전노장 등등.파란과 곡절의 세월만큼 뒤따르는 수식어도 많다. 노(老)장군은 매년 이맘때면 회한과 상념에 빠져든다.숱한 아비규환이 담긴 흑백필름이 어김없이 그의 뇌리속을 때린다.먼저 간 전우의 얼굴이 생각나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가슴을 쥐어짜는 통한을 뼛속 깊이 느껴보기도 한다.때론 국립묘지로 달려가 동료의 이름을 목놓아 불러보기도 한다. 노장군에게 이유를 묻자 “너희들은 잘몰라.산자의 몫을 망각해서는 안되지.”라고 알듯말듯 말꼬리를 흐린다. 다음달 27일이면 6·25전쟁 정전협정 50주년을 맞는다.핑계삼아 노장군에게 정중히 인터뷰를 요청해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뜰에서 만났다.시계바늘을 50여년 전으로 돌렸다. ●잊지 못할 요정 래봉장 51년 7월10일 오전 10시.개성의 99칸 한옥 요정인 래봉장(來鳳莊).정전협정을 위한 첫 테이블이 마련됐다.미 극동군해군사령관 조이 제독(중장)이 남측 수석 대표,백선엽 소장이 한국측 대표로 참석했다.북측에서는 남일 조선인민군참모장과 이상조 조선인민군전선사령부 참모장,덩화(鄧華)조선인민지원군 부사령관 등이 참석했다.적과의 첫 만남,서로 총부리를 겨눈 대치상황 때문인지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첫 대사는 “회담은 하되 전투는 계속된다.”는 조이 제독의 말이었다. “래봉장은 99칸의 기와집이었어.일부는 파괴돼 있었고 멀쩡한 칸은 공산군 간부들이 숙소로 사용하고 있더군.서로 싸움질하다가 만났기 때문에 으르렁대는 냉랭한 분위기였지.북측은 북쪽에,남측은 남쪽 테이블에 앉았는데 말이야,북쪽 테이블이 남쪽보다 약간 높았어.신경이 쓰이더군.그래서 아군측 테이블 깃발의 높이를 약간 높이 세웠더니 그들도 금방 높이더군….” 이후 회담에는 백선엽,이형근 소장에 이어 육군참모차장 유재흥 소장 등 5명의 한국군 대표들이 차례로 참석했다.회담 장소도 개성 래봉장에서 판문점으로 옮겨졌다. 백 장군은 “당시 회담에 참석해 보니 남일 수석대표는 중공군의 눈치를 자주 봤다.”면서 “모택동이 회담을 실질적으로 지휘하고 주은래가 물밑 외교작전을 펼쳤다.”고 회고했다. ●아이젠하워와 담판 승부 휴전회담이 한창이던 1953년 5월 백 장군은 미국을 방문했다.51년 제5순양함대 사령관으로서 함포사격을 지원했던 미 해군성 전략기획국장 알레이 버크 제독을 만났다.버크 제독과는 래봉장 휴전회담 대표였던 인연도 있었다.그는 백 장군에게 “아이젠하워의 휴전 방침은 이미 굳어졌다.아무리 이승만 대통령이 반대해도 안된다.”고 여러차례 귀띔했다.한국이 미국으로부터 어떤 보장을 얻어 내지 못한다면 한국의 장래는 위태롭다고까지 했다. 내친 김에 백 장군은 이튿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아이젠하워 대통령과 단독 면담했다.아이젠하워는 “한국전쟁을 종식시키는 것이 나의 선거 공약”이라고 말했다.백 장군은 “그렇다면 안보와 경제발전을 담보하는 획기적인 조치가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주장했다.그러자아이젠하워는 월터 스미스 국무차관을 만나 협의해 보라고 대답했다. “한·미상호방위조약은 그렇게 해서 출발했지.그러나 미국은 휴전 이전에 한·미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하면 공산군측이 휴전협상을 결렬시킬 것을 우려했어.귀국후 이승만 대통령에게도 이같은 분위기를 전달했더니 매우 흡족해하셨지.그해 6월25일 국무부 극동담당 차관보인 월터 로버트슨이 한국에 특사로 파견돼 한·미방위조약에 대한 세부 사항을 이승만 대통령과 본격적으로 협의하게 됐지.” ●“주한미군 철수주장은 언어도단” 최근 일부에서 제기하는 주한미군 철수문제에 대해 노장군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일축한 뒤 “어찌 안보보장없이 경제발전이 가능하고 또 외국인들이 우리나라를 찾아오겠는가”.라고 반문했다.노장군은 또 “요즘처럼 어려울수록 한·미동맹관계를 공고히 해야 한다.”면서 “부시 정부는 자국의 청년들이 해외에서 더이상 피를 흘리는 것을 원치 않고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고 역설했다.그는 또 미군의 한강 이남 재배치는 철수 전단계일 수도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최근 발생한 북한어선의 NLL 침범에 대해서도 “북한의 저의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인데 꽃게니 뭐니 운운하고 있다.”면서 굳건한 한·미동맹은 북한의 핵무장보다 더욱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노병은 결코 죽지 않는다 노장군은 1920년 평안남도 강서에서 태어났다.평양사범,만주군관학교,군사영어학교,1사단장,군단장,육군참모총장,한국군 최초의 육군대장을 지낸 전쟁 영웅이다. 노장군은 고령에도 불구하고 운동,강연,외부인 접견 등 어느것 하나 마다하지 않는다.주한미군 관계자들과 만나도 통역없이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할 정도며 기억력도 뛰어나다. 최근에 노장군을 상징하는 몇몇 행사가 있었다.지난 5월6일 ‘백선엽장군 리더십상’을 주한미군에서 제정했다.5월18일 노장군은 메릴랜드 한국분교에서 러포트 주한미군사령관과 함께 명예박사학위를 받았다. “내가 5년전 6·25전쟁 50주년기념사업회위원장을 맡아 지금까지 많은 일을 했지.다음달 27일 전쟁기념관으로 와.27m높이의 한국전쟁기념탑 준공식이 있을 거야.건강? 특별한 거 없어.일찍 자고,웃으며 사는 거야.마누라 해주는 밥 잘 먹고….” 김문기자 km@
  • 작곡가 코플랜드·기자 레스턴·관리 등 美저명인사 다수 증인대에 / 매카시 청문회 비공개 녹취록 ‘햇빛’

    미국 상원은 지난 1950년대 전반 오도된 ‘반공 선풍’을 불러일으킨 조지프 매카시 상원의원의 청문회에 관한 4000여쪽에 이르는 비공개 녹취록을 공개했다. 워싱턴포스트 등 미 언론의 6일 보도에 따르면 녹취록에 기록된 400여명의 증인들 중에는 50년대 미국 사회의 저명인사 다수가 포함돼 있다.작곡가 아론 코플랜드와 뉴욕타임스 기자 제임스 레스턴,가수 겸 배우 폴 로버슨의 부인 에슬란다 구드 로버슨이 그 면면들이다.심지어 당시 집권당이었던 미 공화당의 정부 관리들과 장관들까지도 매카시가 쳐놓은 덫을 벗어나지 못했다고 한다. 위스콘신주 상원의원이었던 매카시는 1953년부터 1954년까지 소련과의 냉전 아래서 상원의 상임 조사소위원회 위원장을 맡으면서 매카시 광풍을 주도했다. 녹취록을 정리한 역사가 도널드 리치는 매카시가 ‘빨갱이 사냥’을 벌인 숨은 의도를 따지기 이전에 그 수법의 무모함에 초점을 맞췄다.매카시와 그의 고문 로이 콘은 비공개 청문회의를 주로 이용해 무리하게 혐의를 뒤집어 씌우는 데 급급했다는 것이다. 이때문에 매카시의 공산주의자 색출 작업은 종종 ‘마녀사냥’이란 비판을 불러일으켰으며,중상모략적인 공격을 의미하는 ‘매카시즘’이란,당시로서는 신조어를 낳았다. 특히 리치는 매카시가 비공개 회의를 선호한 것은 증인들이 논리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밝히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했다.매카시는 공개적으로 윽박지를 수 있는 증인들에게만 관심을 보였다고 것이다. 미 국무부 소속 외교관인 블라디미르 투메노프의 경우가 매카시의 마구잡이 공세의 전형적인 사례다.이스탄불의 러시아 대사관에서 러시아인 부모로부터 태어났다는 이유로 매카시로부터 소환됐기 때문이다. 비공개 청문회에서 투메노프는 “1917년 러시아 혁명 직후에 이스탄불에는 백러시아측 공관과 공산정부의 공관이 병존하고 있었다.”고 증언했다.그의 부모는 반공산당파였다면서 매카시를 공박한 것이다. 작곡가 코플랜드도 공개 회의에 소환되지 않았던 증인 중 1명이었다. 매카시 전기 ‘너무도 어마어마한 음모’를 쓴 텍사스대학의 사학과 교수인 데이비드 오신스키는“이같은 비밀회의는 누군가를 제물로 삼기 위한 ‘표적 회의’나 다름없다.”고 말했다.실제로 1930∼1940년대 미 정부내에 공산주의자들이 일부 침투했지만 매카시가 청문회를 벌일 당시에는 이미 정리가 된 상태였다는 게 오신스키의 부연설명이었다. 일례로 매카시는 에슬란다 구드 로버슨이 흑인의 투표권을 규정한 수정헌법 15조를 거론하고 자신에게 불리한 증언을 거절할 수 있는 수정헌법 5조를 입에 올리자 매우 화를 냈다.오신스키는 “증인들이 5조를 언급하면 ‘5조공산주의자’들이라고 몰아세우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고삐 풀린 미친 말처럼 내달리던 매카시의 광풍도 1954년 미군내 공산주의자들을 찾기 시작하던 무렵 퇴조의 조짐을 보였다.군 출신인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매카시의 저열한 전술을 알리기 위해 청문회가 방송에 중계되도록 하면서부터다. 엉터리 빨갱이 사냥꾼 역할은 그에게도 상당한 스트레스였는지도 모른다.그는 1954년 상원 조사소위원회 위원장직을 사임해야 했고,수년간의 폭음으로 인한 간염으로 1957년 47세라는 젊은 나이에 사망했다. 구본영기자 kby7@
  • [외교관 통신] 김일수 주영공사

    ‘부시의 푸들’이라는 비난까지 들어가며 미국의 대 이라크전을 함께 치르고 있는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지난 20일 대 이라크 개전 이후 시민들의 거센 반전 압력을 받고 있다.지난달 런던에선 100만명이 모인 가운데 반전 시위가 열렸다.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였다.그럼에도 그는 결국 자국 군대의 4분의1에 달하는 4만 5000명의 병력을 대 이라크 전에 파병했다.자신이 소속된 노동당 의원의 3분의1이 반대하는 가운데 야당인 보수당의 지지로 하원에서 이라크전 참전안을 관철시킨 것이다.블레어 총리가 이같은 악조건 속에서 미국의 동맹국 역할에 충실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영국과 미국의 관계는 소위 ‘특수관계(special relations)’로 불린다.자조적인 해학을 즐기는 영국인들은 특수관계라는 용어가 미국보다는 영국에서 더 자주 쓰인다며 영·미 관계는 특수관계가 아닌 짝사랑의 관계일 뿐이라고 하기도 한다.그러나 양국 관계를 무엇으로 규정하든 간에 그 내용을 보면 영·미 관계는 특수 관계임에 틀림이 없다. 영국은 미국의 식민 모국이었고 19세기 초 영·미 전쟁 당시에는 미국의 수도 워싱턴을 점령,불을 지른 나라이기도 하다.신생 미국이 유럽의 구질서와 그 영향력으로부터 미대륙을 격리시키기 위해 먼로 독트린을 발표했을 때 가장 염두에 둔 나라는 당시 최고의 해군력을 지니고 있던 영국이었다.20세기 들어 세계 대전을 겪으면서 양국 관계는 역전됐다. 미국은 두 차례나 독일의 군사력 앞에 위기에 처한 영국을 구원했다.2차 대전 후 미국 주도의 국제 질서가 형성되어 갔지만 영국이 미국에 대해 오랫동안 지니고 있던 식민 모국으로서의 우월감에 대한 환상이 마지막으로 깨진 계기는 1956년 수에즈 운하 사건이었다.영국과 프랑스가 담합,수에즈 운하를 점령하려던 계획은 무산됐다.결정적인 이유는 당시 미국의 아이젠하워 정부가 이러한 영·불의 군사 작전을 이집트의 민족 자결주의에 반한 식민제국주의로 규정해 지지를 거부했기 때문이다.수에즈 운하 사건 이후 영국의 대미 정책은 미국의 주도권을 인정하고 미국과의 동맹·협력 관계를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전환되었다.영국은 걸프전,보스니아·코소보 사태,아프간 전쟁은 물론 이번의 대 이라크 전쟁에 이르기까지 베트남 전쟁을 제외한 미국의 모든 전쟁에 전투 병력을 파견,동참하는 가장 실질적인 군사 동맹국이다.양국 정보 기관간 긴밀한 정보 교환과 상호 협력은 프랑스를 비롯한 다른 나라들이 샘을 낼 정도다.경제적으로도 양국은 상호 투자액 합계가 4500억달러로 서로에 있어 최대 투자국이다.양국간 교류는 공식적 정부 인사 교류 인원만도 연 5만명이 넘을 정도다. 정치,경제,군사,정보,문화 등 분야에서 영·미간 각별한 관계는 영국의 유럽공동체 참여에 장애가 될 정도였다.영국은 공동체 창설 후 20여년이 지난 1973년에야 가입했다.영국 내에도 영·미 특수관계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있다.영국 장래는 유럽 통합에 있는데 미국과의 특수관계가 장애가 된다는 주장이다.그러나 영국 정부의 입장은 명쾌하다.영국은 영·미 특수 관계가 미국과 유럽을 연결시키는 교량 역할을 함으로써 미국과 유럽 대륙을 위해 모두 유익하다고 여긴다. 블레어 총리가 미국과 손을 잡고 이라크전을치르는 것은 사담 후세인 제거에 대한 신념이나 미국에 대한 맹종 의식만이라고 하기는 어렵다.특히 냉정,침착이 국민성의 모토인 영국이 감정에 치우쳐 미국을 지원한다고 말하기는 더욱 쉽지 않다.결국 영국은 미국과의 협력이 자신의 국익에 유리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이다. 영국은 경제적으로 미국과 거의 공동 운명체에 있을 뿐 아니라 영국의 유럽 연합내 발언권은 다른 요소도 있지만 미국과의 친밀한 관계에 기인하는 부분이 많다.실제 영국은 GDP 규모에서 전통적인 경쟁자인 프랑스를 처음으로 앞질러 세계 4위의 경제 대국이 되었다.북아일랜드 문제가 해결의 가닥을 잡고 북아일랜드 공화군(IRA)의 테러가 옛일로 여겨지게 된 데는 냉전 종식 환경 속에서 미국과의 협조 관계를 이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이 큰 몫을 했다. ●김일수(金一秀·48) 서울대 경제학과,미국 1등 서기관,동구1과장,러시아 참사관,사우디 공사참사관,구주국 심의관
  • 백악관 출입 92세 할머니 기자 새라 맥클렌든 사망

    직설적이고 정곡을 찌르는 질문들로 역대 미국 대통령들을 난처하게 만들었던 백악관 최고령 출입기자인 새라 맥클렌든(사진)이 8일(현지시간) 워싱턴의 한 병원에서 92세의 일기로 사망했다.폐렴과 충혈성 심장병을 앓고 있던 그의 정확한 사망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지난 56년 동안 백악관을 드나들며 프랭클린 D 루스벨트 전 대통령에서부터 조지 W 부시 현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10명의 대통령을 지켜본 맥클렌든은 질문의 날카로움뿐 아니라 고함치듯 묻는 태도로도 유명했다. 그는 생전에 자신의 (대통령에 대한)공격적인 태도가 텍사스에서만 발행되는 소규모 신문사 소속이면서 백악관의 몇 안되는 여성 출입기자라는 불리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었다. 1996년 발간된 회고록 ‘대통령님,대통령님’에서는 국가 지도자들에게 공격적으로 나가는 것이 자신의 임무라며 “내가 택한 기자라는 직업은 조국과 국민,대중의 이익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최상의 기회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나서기 좋아하고 논쟁적인 기질은 그를 결코 무시할수 없는 존재로 만들었다.존 F 케네디 행정부 시절 국무부 운영에 대해 꼬집었다가 케네디로부터 노골적인 비난의 소리를 들었지만 이후 케네디는 “의식하지 않으려 해도 그가 신경쓰인다.”고 털어놨다. 여성차별법에 관한 법무부 보고서의 보도자료 배포 요구를 묵살한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을 상대로 11차례 끈질기게 요청,결국 레이건 대통령이 두 손을 들게 만들기도 했다.이를 두고 당시 워싱턴포스트는 “(대통령이)한 여기자의 구두(口頭) 매복 공격에 당했다.”고 평했다. 또 한명의 여성 백악관 출입기자 출신인 헬렌 토머스는 맥클렌든이 “아이젠하워 전 대통령의 이마에 핏줄을 서게 만들기로 유명했다.”고 했으며,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무슨 말을 할지 몰라 항상 존경과 두려움이 뒤섞인 감정으로 그를 기자회견에 불렀다.”고 회상했다. 텍사스 타일러에서 9남매 중 막내로 태어난 맥클렌든은 미주리대를 졸업한 뒤 1930년대 몇몇 신문사를 거쳐 44년 필라델피아 데일리 뉴스의 워싱턴 지국으로 자리를 옮겼다.2년 뒤 자신의 이름을 딴 ‘맥클렌든 뉴스 서비스’를 설립해 백악관 출입을 계속해 왔다. 박상숙기자 alex@
  • 네 정신에 새로운 창을 열어라/아방가르드와의 신선한 만남

    “이제 세상에 새로운 것은 없다.”는 보르헤스의 결론을 굳이 빌릴 것도없겠다.통제불능의 유행과 스캔들이 새로운 사유의 허리를 괴물처럼 뚝뚝 잘라먹는 현대.모방과 복제와 답습에 아방가르드가 짓눌린 지 오래인 오늘.간단없이 새로운 사유를 해야 한다고 전방위에서 담금질하는 책은 그래서 더반갑다. 민음사가 펴낸 ‘네 정신에 새로운 창을 열어라’(최승호 등 지음)는 현대지성·예술계를 움직인 전위적 사상가와 예술가 30명을 내세워 ‘아방가르드 정신’을 찾자고 채근한다.미래를 소유하기 위해 한순간도 닻을 내리지 않은 책 속 등장인물들의 면면은 다양하다.랭보나 카프카 같은 고전적 개념의아방가르드에서부터 프랑스 누벨바그를 이끈 장 뤼크 고다르,해체주의 건축철학을 실천하는 피터 아이젠만 등 이 순간에도 실험을 멈추지 않는 현재형의 아방가르드까지.필진의 스펙트럼도 그에 못잖게 다채롭다.시인 최승호·김혜순·김승희·신현림,문학평론가 박철화·박성창·서동욱,소설가 함정임·원재길,화가 김병종·김미진 등 저마다 다양한 관심사로 창조적 미래를 좇는 30∼40대 논객 30명이다. 책을 열면 조각가 알베르토 자코메티의 앙상하게 뼈만 남은 청동 여인상이먼저 반긴다.시인 최승호가 자코메티의 조각 앞에서 받은 영감을 날카롭고능란한 수사로 거침없이 쏟아낸다. 다음 순간 바통을 이어받은 소설가 함정임은,20년 남짓한 연주 경력으로 세상을 놀라게 한 피아니스트 글렌 굴드의 천재성과 실험정신으로 초점을 옮긴다.바흐의 ‘골트베르크 변주곡’을 천재적으로 연주하기까지 굴드가 견지한 삶의 철학은 “세상 속에 있으되,그러나 세상에 속하지는 않는 것”이었다.“예술은 정신적 초월의 세계이므로 물질세계와 모든 권력구조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고 웅변한 굴드였다. 책의 매력은 아방가르드 대표주자들의 삶과 사상이 보기좋게 정리됐다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글쓴이의 접근방식에 따라 읽는 재미도 각양각색이다.화가이자 소설가인 김미진은 팝아티스트 앤디 워홀의 삶과 작품세계를 한편의 매끈한 단편소설로 묶어낸다.1960년대 초반 캠벨수프 깡통과 마릴린 먼로의 이미지 작업으로 하루아침에 유명해진 워홀의 전위정신은 어디서 나왔을까.워홀의 작업실을 찾아간 가상의 인물 ‘나’는 말한다.“(워홀은)너무 일상적이라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부분을 건드린 거예요.그가 주목한 것은 사라지는 것과 기호화된 이미지로 남는 것 사이의 아이러니예요.” 멕시코 최고의 벽화가 디에고 리베라의 여인으로 각인된 여류화가 프리다칼로.소아마비에 거듭된 낙태 등 불운으로 얼룩진 칼로의 격정적 삶을 돌아보는 길목에서 시인 김승희는 문득 자기고백을 하기도 한다.“여성의 육체를 남성 욕망의 응시가 아니라 주체적인 여성 시선으로 냉혹하리만큼 리얼하게 바라본 혁명적인 화가”라고 칼로를 정의한 뒤 “그녀에게서 나는 여성이자기의 상처를 말하는 법을 배웠다.”고 말한다. 지식과 예술에서 전위에 섰던 인물들의 삶을 입체적으로 조명하는 작업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롭다.20세기 초현실주의를 이끈 앙드레 브르통,현대 사진예술의 개척자 만 레이,현대 시 언어를 바꿔놓은 천재 아르튀르 랭보,세계를라틴아메리카 문학으로 빨아들인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순서없이 잡히는 대로 펼쳐 읽어도 좋다.분방한 사유에 삶을 맡긴 30명의아방가르드 주자들이 분주히 다시 움직인다.삶이 밋밋하다는 독자들을 위해진부한 일상의 창가에 새로운 창문 하나를 뚫어주고자.3만원. 황수정기자 sjh@
  • [기고] 원자력, 평화적 이용때만 ‘진가’

    북한 핵 문제가 또다시 불거지고 있다.북한이 영변핵 이후 새로운 핵개발프로그램을 진행시켰다는 사실은 그 내용의 전말을 떠나 원자력계에 몸담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북한 핵문제의 돌출은 한반도 평화정착에 걸림돌이 되는 것은 물론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이 가져다주는 긍정적 요소에 대한 국민인식을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우려된다.일반인들의 머릿속에 원자력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히로시마 원자폭탄이다. 20세기 과학기술의 산물로 막대한 에너지를 갖고 있는 원자력이 맨 처음 무서운 살상 무기로서 전쟁에 이용된 것은 매우 불행한 일이었다.그러나 원자력은 평화적 이용 등을 통해 인류복지 증진에 크게 기여해 왔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1953년 12월 미국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UN에서 평화를 위한 원자력(Atomic for the Peace) 계획을 발표하고,이어 원자력 에너지의 평화적 활용을 위한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설립됨으로써 원자력은 이후 제3의 불로서 풍부한 전력을 생산 공급하는 전력원으로 뿐만 아니라 방사선 치료,동위원소 이용 등 다양한 분야에서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기술자립만 이루면 무한한 개발과 이용이 가능한 원자력은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청정에너지로서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가장유력한 에너지원으로 많은 장점과 이점을 지니고 있다.체르노빌 원전사고 이후 한동안 침체되었던 원자력발전은 화석에너지의 고갈과 기후변화협약에 대비한 현실적인 대안 에너지로서 새롭게 재평가받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은 에너지 빈국의 경우 국가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도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은 필요하다.세계 최초의 원폭 피해 국가이면서 우리나라와 에너지 사정이 비슷한 일본의 경우 전후 이래 줄곧 원자력 자원확보를 통한 에너지 자립 달성이라는 원자력개발 정책을 강력히 추진하여 오늘날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다. 현재 북한 신포에서는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가 추진하고 있는 경수로 건설사업이 한창 진행중에 있다.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북한 경수로는 우리 기술로 개발된 한국표준형 원전으로 건설되고 있다.현재 신포 건설현장에는 우리의 건설인력과 기술진들이 상당수 상주하고 있으며 건설인력과 물자를 수송하기 위한 선덕∼양양간 직항로도 개설된 바 있다. 핵폭탄 개발 의혹이라는 부정적 대치상황을 넘어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의 대표적 형태인 원자력발전소 건설지원으로 이어진 북한 핵문제는 결과적으로 한국표준형 원전 제공을 통해 남북교류의 활성화와 우리 원자력 기술의 우수성을 대내외에 알리는 좋은 계기가 되었으며,나아가 남북간 교류와 협력,화해무드 조성에 기여함으로써 원자력의 긍정적 이미지를 한껏 드높이는 뜻깊은 사업이 되었다. 1994년 10월 미국과 북한간에 체결된 제네바 기본합의에 따르면 북한에 2000㎿급 경수로 발전소를 지어주는 대신 흑연감속로 등 북한의 핵 관련 시설을 동결하는 것으로 돼 있다.북한이 그동안 핵개발 프로그램을 계속 추진해 왔다면 제네바합의를 깨뜨린 것이 되어 앞으로 북한 경수로 건설사업마저 불투명한 상태다. 원자력은 평화적으로 이용할 때 그 참가치가 빛을 발할 수 있다.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이 가져다주는 인류문명의 혜택은 파멸과 죽음을 상징하는 핵폭탄이라는 부정적 이미지 너머에 있다.또다시 불거진 북한 핵문제가 한반도평화와 번영을 해치는 방향으로 이어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뿐이다. 이태섭 원자력문화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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