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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익위 이동신문고 밀착취재] 그의 해법은 ‘전화 한방’이 아니라 ‘현장’이었다

    [권익위 이동신문고 밀착취재] 그의 해법은 ‘전화 한방’이 아니라 ‘현장’이었다

    허름한 대문 너머에서 여명(黎明)을 등지고 나타난 그는 무슨 전사(戰士) 같았다. 점퍼와 모자, 목도리, 청바지, 운동화를 갑주로 두르고 한 손에 서류가방을 든 그에게서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고관대작의 아우라(aura)는 포착되지 않았다. 그는 허연 입김으로 검은 공기를 가르며 집 앞에 대기중인 은색 카렌스 승용차에 올랐다. 이 시퍼런 전사를 실은 차의 요란한 시동 소리에 서울 은평구 구산동의 궁벽한 골목길이 전율했다. “올 들어 가장 춥다.”는 위협적인 뉴스가 라디오에서 흘러나왔다. 시계는 아침 7시1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과의 ‘고난의 여행’은 지난 17일 이렇게 시작됐다. 이 위원장이 지역 민원을 직접 듣는 ‘이동 신문고’ 행사에 나선 건 이날이 취임 후 세번째였다. 1박2일 동안 경기 화성과 안산을 도는 일정이었다. 2시간여를 달린 이 위원장의 차가 화성시청에 진입하는 순간 기자는 지금 얼마나 힘센 인물을 취재하고 있는지를 분명하게 깨달을 수 있었다. 시민들이 추운 날씨에 ‘실세’에게 호소하는 민원을 적은 현수막을 들고 줄지어 서 있었던 것이다. 시청 대회의장에서 펼쳐진 이동 신문고는 ‘암행어사 출두’의 현대판이라 할 만했다. 10여명의 조사관이 이미 ‘출두’해서 시민들의 개별민원을 상담하고 있었다. 바인더형 수첩을 든 이 위원장은 단상 앞 중앙에 자리를 잡았다. 이윽고 집단민원을 제기한 쌍방이 위원장의 양 옆으로 모였다. 시장은 긴장한 표정으로 위원장 옆에 자리했다. 하지만 이 위원장의 ‘영광’은 여기까지였다. 민원의 대문을 여는 순간 ‘아수라’가 펼쳐졌다. 지역 민원은 대개 개발에 대한 찬반과 같은 외피를 입고 있었지만, 결국 본질은 ‘돈’이었다. 재산권이나 보상금, 생계라는 원초적 욕망을 좇아 달려드는 이들에게 ‘실세 권익위원장’은 최후의 희망이자 동아줄이었다. 처음엔 자못 예의를 지키던 민원인들은 결국 자제력을 잃고 벌떡 일어나 이 위원장의 머리 위에서 고성을 주고 받았다. 다행히 여의도 정치판에서 잔뼈가 굵은 이 위원장은 거친 민원의 파도 위에서 몸의 균형을 잡았다. “이것은 여기서 당장 결론낼 사안이 아니다.”거나 “이것은 관계부처와 협의해 곧 결과를 알려주겠다.”는 맞춤식 ‘판결’로 아비규환을 갈무리하고 매듭지었다. 말로만 듣던 ‘전화 한방의 즉석 해결’은 없었다. 난해한 민원은 “현장을 가보자.”는 제안으로 출구를 모색했다. “말만 듣고 서류만 보면 느낌을 정확히 알 수 없다.”는 그의 일성에 일정에 없던 현장 방문이 추가됐다. 그의 차가 비포장 도로를 털털거리며 달릴 때 그 뒤로 이해관계자 수십명이 탄 차량 14대가 줄지어 따르는 장관이 펼쳐졌다. 시화 방조제 공사로 생계가 막힌 어민 50여명과의 회동은 이날 그에게 던져진 가장 난감한 일정이었다. 연탄난로가 놓인 비닐하우스에 몰려든 주민들의 눈엔 인간성을 결여한 관료주의에 대한 불신과 원망이 미만(彌滿)해 있었다. 그 압도적인 민원의 군단에 둘러싸인 위원장은 몇몇 직원들만 옆에 거느린 채 위태로운 ‘일자진’(一字陣)으로 맞섰다. “다른 편으로 가는 유일한 길은 통과하는 것뿐이다.”라는 헬렌 켈러의 말은 이럴 때 소용되는 것일까. 숨막힐 듯한 긴장을 이 위원장은 다음과 같은 말로 통과해 나갔다. “억울한 거 있으면 오늘 다 말씀하세요.” 단단히 품고 있던 ‘억울’이란 단어를 위원장이 먼저 꺼내자 표정이 누그러진 주민들은 봇물처럼 민원을 쏟아냈다. 같은 얘기가 수없이 반복됐지만, 위원장은 말을 끊지 않았다. 비닐하우스를 나와 바로 차에 오를 줄 알았던 이 위원장이 “주민들이 사는 집을 직접 보고 싶다.”면서 발걸음을 달동네로 돌리자, 반신반의하던 주민들은 그제서야 믿음이 가는 눈치였다. “그냥 가버릴 줄 알았는데 정말 잘됐다.”면서 눈물을 글썽이는 사람도 보였다. 제도나 시스템이 미처 어루만지지 못하는 변화무쌍한 인간사는 결국 사람이 그 허점을 보완할 수밖에 없다는 엄중한 진리가 그들의 눈물이 담고 있는 의미라 할 만했다. 추운 날씨에 살인적인 강행군으로 저녁 6시쯤 어촌의 한 마을회관에 도착했을 때 기자는 거의 탈진상태였다. 5000원짜리 저녁을 먹으면서 이 위원장은 기자에게 “힘들어요? 그럼 지금 서울로 올라가든가.”라고 약을 올렸다. 오기가 발동해서 “이왕 시작한건데, 끝을 봐야죠.”라고 응수했다. 밤 9시 모든 일정을 마친 이 위원장은 마을회관 2층에 마련된 숙소에 손수 이부자리를 깔았다. 숙박료가 2만원인 이 곳엔 공동샤워장이 있었지만 기자는 으슬으슬한 외풍에 엄두가 안나 고양이 세수에 발만 씻었다. 요를 깔고 누웠는데 방바닥은 펄펄 끓고 이불 위로는 외풍이 쌩쌩 틈입했다. 등에선 땀이 났고 코에선 콧물이 났다. 18일 아침 7시에 식당에서 만난 이 위원장은 “추워서 자다가 깨서 이불을 2개 덮고 잤다.”고 했다. 이날 안산시청 상담장에서 이 위원장은 단체민원을 해결했다. 하지만 ‘전화 한 방의 힘’이 아니라 사전에 숱하게 협상이 오간 끝에 이날 최종 결론이 난 사안이었다. 그는 이어 반월공단과 사할린 동포 거주지, 빈곤아동센터 등 다양한 현장을 돌며 민원을 들었다. 그러고 보니 ‘권익’의 영역은 ‘국민’의 그것과 똑같은 면적이었다. 오후 5시 마지막 일정을 끝내고 귀경하는 이 위원장이 작별의 악수를 건네며 “어때요. 따라와 보니까.”라고 물었다. 이렇게 답했다. “꼭 군대 전역하는 기분입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강혜정 “‘걸프렌즈’로 ‘세다’는 편견 깨고 싶어”

    강혜정 “‘걸프렌즈’로 ‘세다’는 편견 깨고 싶어”

    강혜정을 가장 빛나게 하는 것은 시원한 웃음으로 대변되는 당당함이다. 남들 시선을 신경 쓰지 않을 것 같은 강혜정의 당당함은 ‘올드보이’의 미도, ‘연애의 목적’의 홍, ‘웰컴 투 동막골’의 여일 캐릭터 등을 통해 자신만의 선 굵은 연기스타일로 표출됐다. 하지만 그 아우라가 지나쳐 관객들은 아직도 강혜정을 ‘센’ 이미지로만 기억한다. 그런 강혜정이 로맨틱 코미디 ‘걸프렌즈’에서 미워할 수 없는 진상녀 ‘송이’ 역으로 이미지 변신을 시도했다. 최근 삼청동의 한 까페에서 기자와 만난 강혜정은 여전히 당당했고 한결 여유로웠다. ‘걸프렌즈’는 한 남자를 공유하다 절친한 친구가 되는 세 여자의 발칙하고 유쾌한 섹시 코미디다. 사실 강혜정이 올해 ‘걸프렌즈’에 앞서 출연한 ‘우리 집에 왜 왔니’와 ‘킬 미’도 장르는 로맨틱코미디다. 하지만 강혜정은 “캐릭터에 접근할 때 응어리가 있는지 없는지에 따라 달라진다.”며 “전작에서의 캐릭터는 상처를 가슴에 앉고 있는 인물이었지만 송이는 마음속의 상처가 부각되는 인물이 아니다.”고 차이점을 설명했다. 강혜정의 말처럼 송이는 전작들과 달리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엉뚱하고 사랑스러운 캐릭터다. 배역의 무게감을 덜어서일까 강혜정은 거의 모든 장면에 등장하는 강행군을 펼쳤음에도 “매일 매일 촬영하니까 스태프가 된 듯한 느낌이 들기도 했지만 편하게 촬영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 영화를 통해 강혜정은 센 역할만 한다는 편견이나 그런 역할을 기다렸던 팬들의 기대를 무너뜨린 것 같아요. 개인적으론 저도 이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생각해요. 촬영 전에도 충분히 잘 할 수 있다고 생각은 했지만 촬영을 마치고 나니까 제 자신이 더 기특하게 여겨졌어요.(웃음)” 함께 출연한 배우들이 대부분 또래였다는 것도 강혜정이 편하게 촬영에 임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다. 까불기에 딱 좋은 입장이었다는 강혜정은 “난 내성적이지도 않고 까칠한 편이어서 주변 사람들을 불편하게 한다. 그래야 내가 편하다.”며 웃었다. 남편인 타블로가 다 받아주는지를 묻자 강혜정은 “그래도 남편 앞에선 안 까칠하다.”며 “사람들이 타블로가 히스테릭하다고 하는데 난 전혀 못 느낀다. 다만 좀 예민하긴 한데 그건 덕목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예쁘다.”고 자랑을 늘어놨다. 자랑할 남편이 생겼지만 강혜정에게 이번 영화 ‘걸프렌즈’는 미혼 시절의 마지막 작품이다. 결혼을 했다고 해서 연기에 변화는 없을 것 같다는 강혜정은 “들어오는 작품이 같을지 그게 가장 큰 변수다.”며 웃었다. 상황이 바뀌었어도 변하지 않은 확실한 것 한 가지는 바로 일 욕심이다. 강혜정은 “출산까지는 사이즈 변화가 클 테니까 간간이 짧게 들어오는 일들은 할 수 있다. 사실 난 노는 것을 좋아해서 의도적으로 일 욕심을 내야 한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연기에 대한 욕심과 의지야말로 한 남자의 부인이자 한 아이의 엄마가 될 강혜정이 여전히 대한민국 대표 여배우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여자로서, 엄마로서 그리고 여배우로서 더욱 당당해질 강혜정이 기대된다. 서울신문NTN 정병근 기자 oodless@seoulntn.com / 사진=이규하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한화 한대화 신임감독 ‘그가 그리는 독수리의 꿈’

    한화 한대화 신임감독 ‘그가 그리는 독수리의 꿈’

    “김성근 감독과는 ‘악연’이죠. 선수 때 많이 속 썩였어요. 개막경기가 SK전인데 문학구장에서 합니다. 꼭 구경 오세요.” 한대화(49) 한화 신임감독은 ‘야구의 신’이라 불리는 김성근 SK 감독과의 인연을 거침없이 규정했다. 그를 상대로 이기는 경기를 하겠다고 장담했다. 지난 11일 한국야구위원회가 주관하는 골든글러브 시상식을 몇 시간 앞두고 서울 강남에서 한 감독을 만났다. 밝은 회색 양복 차림에 로맨스 그레이의 한 감독은 양복 속에 175㎝, 75㎏의 잘 관리된 몸매가 숨어 있는 듯한 것이 영화배우 리처드 기어를 연상시켰다. 골든글러브 7회 수상의 스타플레이어 출신 감독이란 아우라가 보태졌지만 충청도 사투리에 전라도 사투리가 뒤섞인 말투는 마음씨 좋은 큰형님 같아 인터뷰는 시원시원했다. ●‘야신’과 맞서다 60일 임의퇴출 설움 대전고 출신으로 연고지에서 감독을 맡은 소감에 한 감독은 “선수 때 고향에서 못 뛰고 막 돌아다니다 이제야 왔구나 싶어 감격스러웠다. 하지만 감독되자마자 구녕(구멍 사투리)들을 크게 뚫어놓아서 축하를 받아야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하며 얼굴을 살짝 찡그렸다. 거포인 김태균과 이범호가 자유계약선수(FA)로 일본으로 빠져나간 탓이다. 동국대 감독을 6년이나 했지만 프로야구 감독은 올해 처음이다. ‘한대화’란 이름을 들으면 팬들은 1982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9회 말 일본을 상대로 3점짜리 홈런을 뽑아낸 동국대 4학년생을 기억한다. 그는 활동했던 팀에서 늘 ‘해결사’였다. 그는 김성근 감독과의 악연을 유독 강조했다. 악연은 OB에서 시작됐다. 지금 돌아보면 신인 때 적응을 못한 것. 83년 입단해 .272 성적을 올렸는데 연봉이 1원도 안 올랐다. 한 감독은 “다음해 .238로 성적이 나빠졌는데 100만원을 올려줬다. 어린 마음에 기분이 좋더라. 스토브리그 때 새벽에 대전 보문산에서 뛰고 훈련하다 그해 겨울 간염에 걸렸다. 1~2월 훈련을 못 나갔는데, 구단에서 월급을 안 줘서 맘이 상했다.”고 회고했다. 김성근 감독에게 그는 신생팀 한화로 보내 달라고 했다. 해태로 가라는 것을 뻗대다가 프로야구 사상 처음으로 60일간 임의퇴출 선수로 공시됐다. “야구 그만하겠다.”고 해놓고는 전북 대둔산에서 47일간 도끼질, 해머질 등 맹훈련을 했다. 해태 이적 첫해 성적이 잘나오게 되자 산에서 동계훈련하는 것이 대유행이 됐다. 올해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며 재기에 성공한 최희섭의 원조였던 셈이다. ●“태균·범호 공백 다른 선수에겐 기회” 한화와 3년 계약을 맺은 한 감독은 올해 ‘한대화식 야구’를 보여 주기는 어렵다고 솔직히 말했다. 현재 한화의 고민은 올해 영입한 용병투수 2명을 포함해 5선발을 꾸릴 수 있느냐는 것. 선발에서 무너지지 않는다면 쉽게 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한 감독을 말한다.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팀이 되겠다는 것이다. 한화의 팀컬러가 자잘한 작전 야구를 안 한다고 하지만, 요즘 추세는 기동력의 야구인 만큼 주루 플레이도 강화할 생각이다. 한 감독은 “한 베이스라도 더 가려고 하는 선수들의 마음 가짐이 중요한 만큼 발 느리다고 말뚝 박아 놓고 있으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한 감독은 “김태균·이범호가 없는 것이 다른 선수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면서 “꼴찌 한 기억을 잊고, 쉽게 무너지지 않는 팀으로 성적을 내보자는 각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해외 빅밴드 몰려온다

    해외 빅밴드 몰려온다

    갖가지 록 페스티벌이 지난 여름을 시원하게 만들었다면, 이번 연말연시는 거물 밴드들이 잇따라 내한해 뜨겁게 달굴 예정이다. 특히 사상 처음으로 한국 음악 팬과 직접 대면하는 밴드들이 수두룩해 비상한 관심을 끈다.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밴드’로 꼽히는 건스 앤 로지스(GNR)가 가장 먼저 포문을 연다. 새달 13일 오후 7시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공연을 갖는다. GNR가 한국을 찾는 것은 결성 24년 만에 처음이다. GNR는 한때 트레이시 건스와 LA건스를 만들었던 액슬 로즈(보컬)를 중심으로 라면 머리가 트레이드 마크인 슬래시(기타), 이지 스트래들린(기타), 더프 매케이건(베이스), 스티븐 애들러(드럼)가 뭉쳐 1985년 결성됐다. 1987년 데뷔 앨범 ‘애피타이트 포 디스트럭션’을 통해 ‘웰컴 투 더 정글’, ‘패러다이스 시티’, ‘스위트 차일드 오 마인’ 등을 히트시키며 스타덤에 올랐다. 드러머를 바꾸고 키보디스트 디지 리드를 영입해 1991년 내놓은 두 장짜리 앨범 ‘유즈 유어 일루전’에서는 ’돈트 크라이’와 ‘노벰버 레인’, 영화 ‘터미네이터2’ 주제가 ‘유 쿠드 비 마인’ 등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고, GNR는 단숨에 최고 밴드의 자리에 올랐다. 음악 팬들의 가슴을 자극하는 발라드도 빼어났지만, 정통 하드록에 가까운 사운드를 들려주며 세계를 주름잡았던 GNR는 그러나, 1993년 이후 멤버들이 각자의 길을 가며 깊은 잠에 빠졌다. GNR가 다시 꿈틀댄 것은 지난해. 로즈가 새로운 멤버들로 새 GNR를 꾸려 신작 ‘차이니스 데모크라시’를 발표했던 것. 1993년 리메이크 앨범 ‘스파게티 인시던트’ 이후 무려 15년 만이었다. 아쉽게도 로즈와 슬래시의 콤비 플레이를 맛볼 수 없지만, 록 공연에서는 보기 드물게 외국 스태프만 70명이 입국하고, 무게가 70t에 달하는 장비가 공수될 예정이라 벌써부터 역대 외국 밴드 내한 공연 가운데 최고 공연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전설의 그루브 황제’ 미국 펑크(Funk) 밴드 어스 윈드 앤드 파이어(EWF)가 뒤를 잇는다. 17일 오후 8시 서울 코엑스 대서양홀에서 내한 공연을 펼친다. 이들 역시 결성 약 40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을 찾는다. 1971년 데뷔한 EWF는 아프리카, 라틴, 디스코, 펑키, 솔, 리듬 앤드 블루스, 재즈 리듬까지 총망라하며 혁신적이면서도 빈틈이 없는 사운드로 지구 상에서 가장 역동적이고 흥겨운 음악을 들려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셉템버’, ‘부기 원더랜드’, ‘애프터 더 러브 해즈 곤’, ‘레츠 그루브’ 등은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명곡. 미국의 양대 대중음악상인 그래미상 10회, 아메리칸뮤직어워드 4회 수상에 빛나는 EWF는 흑인 음악의 선구자, 음악의 교과서로 추앙받으며 전 세계적으로 9000만장의 음반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새해 첫 순서는 감성적이면서도 강렬하고 중독성 있는 멜로디, 깊이 있는 노랫말로 전세계적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브리티시록의 간판인 뮤즈의 몫이다. 새해 1월7일 오후 8시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무대에 오른다. 현재 최고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밴드인 만큼, 이번 방문은 처음이 아니라 세 번째다. 매튜 벨라미(기타·보컬), 크리스 볼첸홈(베이스), 도미니크 하워드(드럼) 등 3인조로 결성된 뮤즈는 1999년 앨범 ‘쇼비즈’로 데뷔할 당시 라디오 헤드의 ‘짝퉁’이라는 혹평을 받기도 했으나 2003년 3집 ‘앱솔루션’이 대성공을 거두며 아우라를 가진 밴드로 거듭났다. 2006년 4집 ‘블랙 홀스&레블레이션스’는 발매 일주일 만에 전 세계에 110만장 가까이 팔려나갔고, 지난 9월 발매한 새 앨범 ‘더 리지스턴스’도 현재까지 140만장이 판매됐다. 뮤즈는 국내에도 충성도가 높은 골수팬들이 상당히 많은 편. 팬들이 ‘1-2-1-3’ 박수를 치는 진풍경을 연출하는 ‘스타라이트’, 국내 휴대전화 광고에 삽입된 ‘타임 이즈 러닝 아웃’, 영화 ‘트와일라잇’에 삽입된 ‘슈퍼매시브 블랙홀’ 등 대표곡을 연주하며 장엄하고 드라마틱한 무대를 선사할 예정이다. 새해 1월18일 오후 8시에는 네오 펑크(Punk)의 맏형 그린데이가 역시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무대에서 국내 팬들을 열광시킬 예정이다. 역시 첫 내한 공연이다. 빌리 조 암스트롱(보컬·기타), 마이크 던트(베이스), 트레 쿨(드럼) 등 3인조로 꾸려진 그린데이는 1994년 메이저 데뷔 앨범이자 통산 3집인 ‘두키’로 세계 대중 음악의 흐름을 바꿨다. 얼터너티브 록이 한창 유행하던 시기에 ‘바스켓 케이스’, ‘웬 아이 컴어라운드’ 등을 히트시키며 1970년 대 이후 펑크 붐을 다시 일으킨 것. 이른바 네오 펑크 시대를 열며 국내 인디 록 신의 태동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후 예전 성공에 견줄 만한 작품을 보여주지 못했으나 2004년 미국 부시 행정부를 꼬집는 7집 ‘아메리칸 이디엇’이 그래미상에서 최우수 록 앨범으로 선정되고 전세계적으로 1500만장이 팔리는 등 흥행과 비평에서 모두 성공하며 화려하게 재기했다. 지난 5월 5년 만에 발표한 신작 ‘트웬티퍼스트 센추리 브레이크 다운’으로 제2의 전성기를 이어가고 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책꽂이]

    ●이미도의 아이스크림 천재영문법(이미도 지음, 파우스트 펴냄) 영화 번역가이자 스토리 디자이너인 저자가 학습용 만화의 새 지평을 열었다. 콘텐츠를 만화에 국한시키는 것이 아니라 영화, 드라마 등으로 확장시켜 중국, 일본 등 해외에 수출하는 판권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1권 ‘백살공주와 일곱 아이돌’을 시작으로 모두 30권 정도 나올 예정이다. 1만원. ●고딕 불멸의 아름다움(사카이 다케시 지음, 이경덕 옮김, 다른세상 펴냄) 유럽여행 하면 빠지지 않는 고딕 대성당. 웅장한 스케일과 스테인드글라스의 오묘한 매력을 자랑하는 고딕 건축의 탄생과 수난·부활의 과정을 정리했다. 1만 3000원. ●한국전래동화의 새로운 해석(노제운 지음, 집문당 펴냄) 전래동화 다섯 편을 골라서 프로이트와 라캉을 동원해 정신분석학적으로 접근했다.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바친 심청이는 왜 맹인잔치를 열었는지, 육식동물인 호랑이는 왜 그렇게 집요하게 떡을 요구했는지 등 질문을 던지며 논증하고 있다. 1만 4000원. ●들리지 않는 진실(아이린 칸 지음, 바오밥 펴냄) 세계 최대 인권단체인 국제앰네스티의 수장 아이린 칸 사무총장의 작품. 30년간 세계 곳곳의 인권유린 현장을 누빈 경험을 바탕으로, 최악의 인권문제인 ‘빈곤’을 본격 조명했다. 전쟁이 양산한 난민, 살 집조차 빼앗긴 슬럼가 주민 등, 가난함이 숙명처럼 붙어 다니는 이웃들을 위해 칸은 주체성을 되살리는 빈곤퇴치 사업을 주장하는데…1만 5000원. ●마이클 잭슨에서 데리다까지(박정자 지음, 기파랑 펴냄) 아우라, 키치, 시뮬라크르, 해체 등 쉽게 쓰이지만 정작 어려운 단어들을 최대한 쉽게 설명하고자 했다. TV드라마 ‘미워도 다시 한 번’, 박찬욱의 영화 ‘박쥐’, 마이클 잭슨과 노무현의 죽음 등, 우리가 일상적으로 만나는 현상들을 통해 포스트구조주의 등 현대 철학과 최신 미학이론을 설명한다. 1만 4000원.
  • 서혜정 “스컬리 목소리로 코믹영상 더 돋보인다네요”

    서혜정 “스컬리 목소리로 코믹영상 더 돋보인다네요”

    “영화 보기 전 화장실엔 다녀오셨죠? 남자는 대부분 소변을 보다 쉬야가 튀면 슥슥 비벼 닦고 손에 물을 대충 묻혀 머리를 넘기고 그냥 나가요. 여자는 대부분 휴지를 뜯어 변기에 깔고 기마자세로 볼 일을 보고 발 끝으로 레버를 내리고 손을 닦아요. 그런 남자는 순결한 손으로 김밥이나 팝콘을 건네요. 오. 마이. 갓. 대참사가 일어났어요. 혹시 지금 남친이 손으로 팝콘을 먹여주고 있지는 않나요?” 케이블 채널 tvN의 비공개 코미디 프로그램 ‘롤러코스터’가 인기다. 특히 남자와 여자의 행동과 사고의 차이를 다룬 콩트 ‘남녀탐구생활’이 그 중심에 있다. 그동안 기록한 최고 시청률이 2.5%. 지상파 시청률로 치면 20~30%에 달하는 수치다. 지상파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이 식상해진 상황에서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것. 일상 생활에서 남자와 여자의 생각과 행동의 차이를 비교해 보는 것은 어찌 보면 단순한 아이디어일 수 있지만 시청자들로부터 100% 공감대를 이끌어내고 있다. 작가들의 디테일하면서도 재기발랄한 대본, 몸을 사리지 않는 정형돈과 정가은의 연기도 인기에 한몫하고 있다. 무엇보다 ‘남녀탐구생활’의 인기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는 내레이션이다. 등장인물의 행동과 대사까지 대부분 내레이션으로 처리해 무성영화의 변사를 연상케 한다. 다른 점이 있다면 감정을 뺀 멀쩡한 목소리로 해설한다는 것. 코믹한 영상과 기계적인 내레이션이 묘한 조화를 이루며 인기 상승 요인이 되고 있다. ●최고 시청률 2.5%…지상파로 치면 20~30% 미국 드라마 ‘X파일’ 한국어 더빙 버전에서 스컬리 목소리를 맡아 잘 알려진 성우 서혜정(47)이 이 내레이션을 맡고 있다. 최근 서울 여의도에서 만난 그녀는 “예능 프로그램은 처음”이라면서 “스컬리를 통해 지적이고 이지적인 목소리 이미지가 있었는데, 그래서 캐스팅된 것 같아요. 재미있는 영상에 이 같은 목소리가 보태지며 즐거움을 일으키는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녀의 톡특한 내레이션을 담은 ‘남녀탐구생활’은 확실한 아우라를 구축했다. 네티즌의 패러디 동영상을 물론, 지상파 TV와 라디오 프로그램에서도 패러디 코너가 봇물을 이루고 있고, 서혜정에게도 광고 제의가 밀려들고 있다. 색다른 제작 방식이 내레이션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대개 성우들은 영상을 보며 녹음하지만, ‘남녀탐구생활’은 정반대다. 먼저 내레이션을 녹음하고, 여기에 맞춰 연기자들이 연기를 한다. 생경한 작업 방식이 처음에는 너무 어색했다고 한다. 막연하게 감독의 설명만 듣고 목소리 연기를 했고 모니터링을 하고 난 뒤에야 비로소 감을 잡았다고. 처음에는 한 회 내용을 녹음하는 데 2~3시간 걸리고 2~3차례 다시 녹음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머릿속에 장면이 그려지기 때문에 대개 1시간 안에 끝낸다고 한다. “연기자들이 대사 없이 몸으로만 연기하니까 녹화장이 유별나게 조용하다고 해요. 성우로서 제 개성을 다 살려놓고, 연기자가 그것을 바탕으로 연기를 하니까 내레이션이 돋보이는 것 같습니다. 사실 어떻게 저렇게 만들 생각을 했을까 감탄스럽죠. 참신한 아이디어를 낸 감독과 맛깔스러운 글을 쓰는 작가 덕분에 저는 거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셈이지요.” ‘이런 된장’, ‘제기랄’ 정도는 애교. 욕을 은근히 비튼 ‘우라질레이션’, ‘스리랑카 십장생’ 등 오랜 성우 생활 동안 처음 입에 올리는 단어들도 많다. 서혜정은 “무슨 말인지 몰라서 주변에 물어보고 배우기도 했어요. 이제는 어느 정도 익숙해져서 실생활에서 ‘킹왕짱’이라든가 ‘개념을 밥말아 먹어요’ 등을 사용하기도 해요.”라고 말하며 웃음을 터뜨렸다. 요즘은 아들과 밤늦게 홍대 앞을 산책하기도 한다고 했다. 트렌디를 놓치지 않고, 감각에 있어서 앞서 나가야 한다는 생각에 젊은 친구들이 나누는 대화를 직접 들어보고 익히기 위해서다. 정가은 목소리를 이전에 맡았던 애니메이션 ‘세일러문’의 마스 목소리로 낸다거나 정형돈 목소리를 최대한 펑퍼짐하고 게을러 터진 이미지를 줄 수 있게 목소리를 변화시켜 내레이션을 하는 부분은 서혜정의 창작물. 그녀는 “계속 같은 톤으로 내레이션을 하다 보니 변화를 주고 싶어 시도했는데, 시청자들이 재미있어 하는 것 같아 다행입니다.”라고 말했다.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성우라는 직업으로 옮겨졌다. 예전과는 달리 요즘에는 라디오 드라마도 거의 없어지고, 외화 더빙 작업도 줄어들며 성우의 활동 영역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 “이제 터닝 포인트를 잡는 게 성우들의 과제죠. 성우라는 울타리의 중심에 있는 선배로서 후배들을 위해서 활동 영역을 넓혀 나가야 한다는 사명감과 책임감이 많아요. 그래서 개인적으로 제 옷이 아닌 것 같은 작업이 있더라도 더 열심히 하게 되죠.” 그래서인지 서혜정의 목소리를 여기저기서 들을 수 있다. 루브르박물관의 한국말 서비스가 그녀의 목소리다. 타이완 국립박물관에서도 조만간 서혜정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국립묘지 안장식 과정에서 나오는 시낭송과 114에서 전화번호를 말해주는 목소리, 국세청 ARS, 삼성·현대·롯데그룹 등의 ARS 목소리도 서혜정이다. MBC ‘별이 빛나는 밤에’ 등 라디오 프로그램에 고정 출연하기도 하고, 교통방송 주말 음악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한다. ●신경숙 소설 ‘엄마를 부탁해’ 오디오북 참여 최근에는 신경숙 소설 ‘엄마를 부탁해’의 오디오북 보이스 디렉터를 맡기도 했다. “원래 저 혼자 글을 읽는 방식이었는데, 대화 부분에서 동료들의 참여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출판사에 요청해 함께 작업하기도 했어요. 사실 7~8년 전에 한국 단편소설 100편을 오디오북으로 만드는 사업을 했다가 시장이 형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의욕만 넘친 탓에 성과가 좋지 않았어요. 하지만 오디오북 같은 분야도 개척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또 성우들이 꾸리는 스피치 아카데미 등 해보고 싶은 일이 너무 많아요.” 서울예대 1학년 때 시험삼아 응시한 KBS 성우 시험에 덜컥 붙고난 뒤 벌써 27년이나 목소리 연기자의 길을 걸어온 그녀는 “엄마의 팔, 다리를 베고 함께 라디오 드라마를 듣던 어린 시절부터 성우를 꿈꿨죠. 꿈을 이룬 뒤 후회하거나 힘들었던 적이 없어요. 항상 행복합니다. 다시 태어나도 성우를 하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서혜정은 뼛속까지 천생 성우였다. 글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사진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 나를 비워 세상 담고 천년 깨워 만년 잇고

    나를 비워 세상 담고 천년 깨워 만년 잇고

    다완(茶碗)이라고 부르는 그릇의 정겨운 다른 이름은 찻사발(沙鉢)이다. 한국인에겐 다완보다 사발이 더 익숙하다. 우리나라 전통 도자기에는 아름다운 순수 한글 이름도 있다. 남자 밥그릇은 사발이라고 불렀지만 뚜껑이 달린 여자 밥그릇은 ‘옴파리’라고 불렀다. 김치를 담거나 찬그릇으로 사용하는 사발보다 조금 작은 그릇은 ‘보시기’라고 하고, 간장 등 장종류를 담는 그릇은 ‘종지’라고 한다. 목이 긴 호리병으로 못생긴 술병의 이름은 ‘멍텅구리’다. 생김새보다 술이나 물이 많이 들어가지 않는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사기그릇의 깨진 조각은 ‘사금파리’. ●조선사발 선구자 故 신정희 선생 장남 사기장 신한균(49)은 이렇게 한국 도자기와 관련된 아름다운 이름들이 생명력을 잃고 사라져가고 있다고 한탄한다. 한국의 도자기가 과거의 영광을 찾지 못하고 사양길에 올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흔히 도자기 만드는 사람을 예술가라는 의미로, 격조를 높여 도예가라고 부르지만 신 사기장은 그런 명칭을 사양한다. 전통 조선사발의 선구자인 고(故) 신정희 선생의 장남인 그는 “나는 장인의 아들로 태어나 사기 장인으로 살아왔고, 죽을 때도 장인으로 죽을 것”이라고 다부지게 말한다. 신정희 선생은 전통의 맥이 끊어지고 있던 조선의 사발을 완전히 재현해 낸 최초의 사기장이다. 어려서 흙을 조물락거리고 15살에 물레질을 시작한 신 사기장은 젊어서는 명지대에서 무역학을 전공하고 연세대에서 MBA를 마친 뒤 28살부터 본격적으로 그릇을 만들기 시작했다. 신 사기장이 오는 10월6~18일 서울 충무로 신세계백화점 본점 신세계갤러리에서 ‘천년을 이어온 그릇’전을 연다. 우리 그릇의 원류를 복원·계승한 명품 다기와 사발을 전시한다. 한국인의 인식 속에 한국은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도자기의 나라’다. 고려 때는 비색의 청자로, 조선시대 때는 순결한 백자로 이름을 날렸고 일본은 두 차례의 왜란을 통해 조선의 도공들을 납치해야 할 만큼, 지금으로 치면 반도체 기술만큼이나 중요한 세라믹 기술을 가지고 있었다고 말한다. 신 사기장이 거듭 강조하듯 16세기 이전에 섭씨 1200도 이상의 고온에서 유약을 바른 표면이 매끄러운 자기를 만들어낸 나라는 중국과 한국이 거의 유일했다. 그러나 요즘 한국의 주부들은 생활 도자기나 명품 도자기로 서구의 브랜드인 포트메리온·로열덜튼(영국)이나 로열 코펜하겐(덴마크), 빌레로이앤보흐·마이센(독일), 리모지 하빌랜드(프랑스) 등을 사랑한다. 토기를 만들던 그들이 중국 본차이나에 자극을 받아 18세기에 이르러서야 자기를 굽는 법을 익혀 현재는 세계를 주름잡게 됐다.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로 알려진 일본의 노리야케의 탄생도, 막부에서 정책적으로 도자기를 국부의 원천으로 삼아 수출을 주도해 나가면서 일본 도자기가 한국 도자기를 추월해 나간 흔적으로 해석할 수 있겠다. 그러나 현재 한국 도자기의 현실은 신 사기장이 우려하고 걱정할 정도로 초라하지 않나 싶다. 국내 대기업에서 나오는 생활 도자기의 디자인은 독창적이고 한국적이라기보다는 어디서 본 듯한 디자인이 적지 않다. 반면 경기 이천과 광주 등 전통가마에서 나오는 전통 도자기는 현대적 해석 없이 답습한 경우가 적지 않다. 전통적인 도자기 기법을 복원한다는 차원에서 신 사기장도 답습이란 비판을 비껴가지는 못한다. 하지만 그는 청자의 비색을 재현하거나 조선의 달항아리를 베껴내는 데만 애쓰지는 않는다. 전통을 복원하는 가운데, 자신의 예술적 감성과 새로운 발견을 고스란히 작품으로 담아보려고 노력한다. 이번 전시에 나타나는 달항아리는 유약과 불의 사용을 통해 빚는 일반적인 달항아리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일본 국보급 도자기 원류는 모두 한국” 비오는 날 산에 가서 발자국을 남기고, 그 발자국이 또렷하게 남아 있는 흙을 파서 그릇을 만든다든지, 유약으로 억새풀 재를 발굴해 낸다든지, 그릇의 굽에 유약을 바르지 않고 굽는 함경도식 도자기 제작법을 발굴하는 등은 그의 몫이었다. 우리가 흔히 일본식 자기 제작기법이라고 평가하는, 유약을 흘러내리게 하는 방식도 조선 도공들이 흔히 쓰던 제작기법이라고 한다. 신 사기장은 “일본 국보 기자에몽 이도, 도요토미 히데요시에게 바쳤다는 일화가 있는 일본 중요 문화재 쓰쓰이쓰쓰 이도 등의 원산지가 모두 한국”이라면서 “그러나 한국에서 이도는 그저 막사발로 불리며 제대로 된 이름조차 없어 안타깝다.”고 말한다. 그는 최근 ‘사발, 자신을 비워 세상을 담는다’(아우라 펴냄)는 책도 펴냈다. 이 책은 조선사발의 가치와 아름다움, 쓰임새, 종류, 일화를 담고 있다. 그는 이 책에서 이도다완을 ‘황도사발’이라고 부르자고 제안한다. 일본 다도문화학회장 다니 아키라가 함께 썼는데, 다니는 이 책에서 “일본에서 쓰이는 조선사발은 조선 사기장들이 만들었으나 일본 사기장들의 미의식이 덧대어진 결과물”이라는 평가도 했다. (02)310-1921 문소영 홍지민기자 symun@seoul.co.kr
  • [뮤지컬 리뷰] 오페라의 유령

    [뮤지컬 리뷰] 오페라의 유령

    역시 ‘명불허전’이다. 8년 만에 돌아온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한국어 공연은 오랜 기다림을 충분히 보상할 만큼 매혹적이고 감동적이었다. 23일 서울 잠실 샤롯데극장에서 개막한 공연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변화는 무대와 객석의 밀착도다. 2001년 초연 당시 LG아트센터나 2005년 내한공연때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오페라의 유령’을 본 관객이라면 맨 뒷좌석에 앉아서도 마치 카메라 렌즈를 줌인한 것처럼 눈앞에 확 다가온 무대에 놀랄 만하다. 뮤지컬 전용극장의 장점이다. 덕분에 1t 무게의 대형 샹들리에가 13m 높이에서 객석으로 곤두박질치고, 유령이 크리스틴을 배에 태워 안개 자욱한 지하 호수로 노를 젓는 대목처럼 극중 가장 스펙터클한 장면들이 한층 역동적으로 다가왔다. ●맨 뒷좌석서도 무대 가깝게 느껴 화려한 오페라하우스와 유령의 음산한 지하 은신처를 넘나들며 긴박하게 펼쳐지는 유령과 크리스틴, 라울의 사랑 이야기는, ‘그 밤의 노래’‘바램은 그것뿐’ ‘생각해줘요’ 등 귀에 익은 멜로디에 실려 때론 동화처럼, 때론 마법처럼 관객의 마음을 흔들었다. 극중극으로 삽입된 오페라와 발레, 그리고 가면무도회 같은 화려한 볼거리는 지루함을 느낄 틈을 주지 않았다. 유령, 크리스틴, 라울의 세 주역을 나눠 맡은 여섯 배우의 기량은 공연 초반이라 온전히 평가하긴 이르지만 전반적으로 기대에 부응한다. 윤영석(유령)·김소현(크리스틴)·홍광호(라울)와 양준모·최현주·정상윤이 팀을 이뤄 당분간 공연할 예정인데 어느 팀을 선택하든 크게 실망할 일은 없을 것 같다. ●어느 팀 선택해도 만족할만 배우에 따라 배역의 느낌이 조금씩 다르긴 하나 극 전체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다. 양준모의 유령은 악마적 본성을 표현할 때 더 돋보이고, 윤영석의 유령은 자기 연민에 빠져 괴로워하는 모습이 모성본능을 자극한다. 김소현의 크리스틴이 사랑스럽다면, 최현주의 크리스틴은 우아하고, 홍광호의 라울은 열정이 도드라진 반면 정상윤의 라울은 기품이 느껴진다. 칼롯타역의 윤이나, 최주희를 비롯해 김봉환, 서영주, 김영주 등 조연들의 안정적인 연기도 좋다. 초연 7개월간 관객 24만명의 흥행신화를 이룬 명작의 아우라는 녹슬지 않았다. 개막 전 이미 5만장의 티켓이 팔렸다. 초연 때 선판매 6만장에 비하면 적지만 어려운 경제 상황을 감안하면 대단한 티켓 파워다. 하지만 시장 환경은 만만치 않다. ‘뮤지컬 산업이’란 말조차 낯설던 2001년과 비교하면 지금은 경쟁작이 너무 많다. 두세 달 반짝 공연이 아니라 11개월 장기 공연을 앞둔 ‘오페라의 유령’의 가장 큰 숙제다. 2010년 8월8일까지. 4만~14만원. (02)501-7888.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詩를 통한 삶의 진실 접근 고민해야”

    “詩를 통한 삶의 진실 접근 고민해야”

    “시는 어떤 위치에 있다 하더라도 인류를 위해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겁니다. 우리 시인들은 이 시를 가지고 ‘삶의 진실’에 얼마나 더 접근할 수 있는가를 늘 고민해야 합니다.” 제14회 김달진문학제가 한창이던 지난 19일 경남 진해 앞바다를 순항하는 크루즈선상에는 남해의 바닷바람도 식힐 수 없는 열기가 가득 찼다. 문학제 행사의 일환으로 황동규(71) 시인이 나선 선상 문학특강 현장. 자리를 잡고 앉은 사람들은 면면 모두가 내로라하는 시인들이었지만, ‘삶의 진실’을 이야기하는 노시인의 열강에 이들의 눈은 마치 ‘문학청년’들처럼 반짝거렸다. 전국에서 시인과 문학지망생 200여명이 참여한 이 자리에서 시인은 ‘문학의 아우라’를 주제로 문학의 본령과 함께 자신이 걸어온 문학의 길을 되짚었다. 그는 자신의 데뷔작인 ‘즐거운 편지’를 쓸 때 일을 회상하며 “그 작품은 짝사랑하던 연상의 여인을 생각하며 쓴 것인데, 쓰고 나니 처음 생각과는 달리 이별의 당위성을 노래하는 글이 돼 있었다.”고 말을 꺼냈다. 그러면서 “오히려 내 생각대로가 아니라 시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는 길, 거기에 삶의 진실이 있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노시인은 특강을 마치면서 “선상에서 이런 기회는 처음”이라면서 “다음에는 우주선에서 (문학특강을)해 보겠다.”고 말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특강에 이어서는 시낭송이 뜨거운 분위기를 이어갔다. 역대 김달진 문학상 수상자인 김명인, 조정권, 이하석, 이영춘 시인이 자작시를 낭송했고, 또 계명대 송명진 교수의 색소폰 연주, 창원대 변세원 교수의 바리톤 공연도 이어졌다 김달진문학제는 문인들만의 잔치가 아니다. 이 행사에는 진해시 초등학생 50여명도 함께하며 시인의 꿈을 키웠다. 이들은 신현득·이서린 시인이 진행하는 ‘시야, 놀자’ 프로그램에 참여해 시를 함께 읽었고, 선상 백일장에서 동심의 문장을 뽐내기도 했다. 한편 선상 행사와 별개로 문학제 기간 동안 진해 일원에서는 김달진 시인을 기리고 문학의 활성화를 위한 각종 행사가 개최됐다. 앞서 6일에는 월하전국백일장이 열렸고, 마산·창원·진해 어린이들이 함께하는 동화구연대회, 김달진 시인 생가·문학관 방문 행사, 역대 김달진문학상 수상 시인 특별 시화전, 문학심포지엄 등이 개최됐다. 또 김달진문학관은 문학전문지 ‘시애(詩愛)’를 김달진문학제 특집호로 꾸며 관련 자료를 수록하고 김달진문학상 및 젊은시인·평론가상, 월하지역문학상, 월하진해문학상 수상자들을 집중 조명했다. 행사 마지막날인 20일에는 진해시민회관에서 이들 수상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시상식이 열렸고, 소리꾼 장사익의 공연을 끝으로 김달진문학제는 내년을 기약했다. 불교와 시를 통해 평생동안 ‘삶의 진실’을 추구했던 월하 김달진(1907~1989년) 선생을 기리는 이 문학제는 시사랑문화인협의회가 주최하고 서울신문, 진해시, 경남대학교 등이 후원한다. 본래 문학상 시상만 하던 것이 지난 1996년부터 다양한 문화행사를 겸한 문학 테마 축제가 됐다. 선생의 고향인 진해시의 후원에 힘입어 지금은 ‘봄에는 군항제, 가을에는 김달진문학제’라고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울 정도로 지역은 물론 문단의 대대적인 행사가 됐다. 시사랑문화인협의회 회장 최동호(고려대 교수) 시인은 “앞으로 더 의미있고 위상에 맞는 문학제로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진해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임수정, 마리끌레르 선정 ‘아름다운 女배우’

    임수정, 마리끌레르 선정 ‘아름다운 女배우’

    배우 임수정이 한국 여배우로서는 유일하게 마리끌레르 창간 200호 특집 화보의 모델이 됐다. 임수정은 창간 200호를 기념해 발간된 마리끌레르 10월호에서 ‘가장 마리끌레르와 닮은 아름다운 여배우’로 선정되며 카메라 앞에 서는 기쁨을 누렸다. 마리끌레르 화보 촬영 관계자는 임수정이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답게 자신만의 아우라와 아름다움을 표출하며 우아한 모습을 담아냈다고 전했다. 한편 임수정은 오는 10월 부산 국제영화제에서 영화 ‘푸켓’을 시작으로, 12월에는 영화 ‘전우치’로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영화 전우치’에서 임수정은 가냘픈 외모 속에 감춰진 도발적 매력을 가진 여인으로 변신, 강동원과 러브라인을 선보이게 된다. 사진 = 마리끌레르 10월호 서울신문NTN 최정주 기자 joojoo@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주목할 만한 공연 | 인디국악이 모였다

    국악을 하며 함께 살기를 꿈꾸는 ‘젊은국악연대’의 <모여놀기 프로젝트 2>가 7월 1일부터 19일까지 문화일보 홀에서 펼쳐졌다. 작년, 국악을 통해 모여놀기를 시도한 이들의 2번째 프로젝트. 첫 번째는 가곡과 줄 풍류 등 전통음악과 새로운 창작음악을 바탕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정가악회의 <정가악회, 중남미 문학과 만나다>. 시조창과 중남미 문학의 낭독이 묘한 조화를 이룬다. 그 열기를 이어 판소리를 이용해 국악 뮤지컬을 선보이는 국악뮤지컬집단 타루의 <판소리, 애플그린을 먹다>, 한국의 전통장단을 토대로 세계인들이 공감할 월드뮤직을 선보이는 이스터녹스의 <한국의 장단 위에 쓰는 새로운 신화>, 세계무대를 향하는 프로젝트 시나위의 신명나는 콘서트 <JOY>, 현대적인 연희극의 창작을 지향하는‘연희집단 The광대’의 <양반 나가신다>, 일렉트로닉 국악을 선보이며 젊은 관객층을 확보하고 있는 ‘키네틱국악그룹 옌’의 <옌’s 라틴아메리카 음악노트>가 관객들을 맞이했다. 퓨전국악, 국악뮤지컬, 음악극, 전통연희, 가야금중주 등 국악으로 할 수 있는 다양한 공연이 날짜를 달리하여 펼쳐졌다. 기존에 알고 있는 지루한 이미지를 깨고 새롭고 발랄한 인디국악의 진수를 선보여 지루할 틈이 없다. ‘젊은 국악연대’는 국악을 좋아하는 젊은 국악인들의 모임. 2008년 초부터 모임의 취지에 공감하는 젊은 국악인들이 하나 둘 모여 결성하게 된 이 모임은 정가악회, 키네틱 국악그룹 옌, 국악뮤지컬집단 타루, 연희집단 The광대, 프로젝트 시나위, 이스터녹스, 아우라, 태동연희단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이 모인 이유는 단순하지만 명쾌하다. “지금 현재 이 땅에서 국악을 하며 자체적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을 찾고 싶다”는 것이 그것이다. 국악을 통해 함께 살아 있음을 느끼고 싶은 이들은 ‘모여놀기 프로젝트’ 외에도 각 팀 별 음악작업 교류, 현 시대의 국악계 논단 및 방향성을 모색할 수 있는 세미나 및 심포지움 개최 등 다양한 방향으로 대중들에게 접근할 예정이다. 또한 관객 개발을 위한 방법으로 다양한 공연 및 문화체험의 기회를 제공하는 데 있어서 젊은국악연대의 찾아가는 상설 공연과 이들의 문화학교 등을 만들 계획이고 해외공연 유치와 국제공연 문화 페스티벌에 참가하여 국외 활동을 통한 국악의 저변 확대를 실현한다. 마지막으로 젊은 국악지원센터를 마련해 신생되는 국악팀을 위한 운영시스템 및 노하우를 지원하는 계획도 구상 중이다. 중요한 것은 이들의 ‘모여놀기 프로젝트’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모여놀기 프로젝트’에는 그야말로 다양한 국악팀이 참가한다. 정가악회 <정가악회, 중남미 문학과 만나다> “정가악회, 중남미 문학과 만나다”는 문학, 음악, 춤, 이야기로 꾸며져 있다. 중남미 5개국(멕시코, 페루, 칠레, 아르헨티나, 브라질)의 문학과 한국의 전통예술이 만나 빚어내는 앙상블은 관객들을 몽환의 세계로 인도한다. 타루 <판소리, 애플그린을 먹다> 배꼽 빠지게 웃긴 국악 뮤지컬이다. 옴니버스로 펼쳐지는 타루의 “판소리, 애플그린을 먹다”는 독특한 두 색깔의 작품 [과자이야기]와 [조선나이키]로 구성되었다. 꽃게랑과 오감자의 운명적인 만남과 사랑을 다룬 [과자이야기]는 여름을 시원하게 해줄 비장의 무기. [조선나이키]는 70년대 나이키 신발을 갖고 싶어 하는 한 아이의 해프닝을 극화시킨 작품이다. 키네틱 국악그룹 옌 <옌’s 라틴아메리카 음악노트> 다양한 인접예술과의 만남 속에 일렉트로닉 국악을 선보이며 젊은 관객층을 확보하고 있는 키네틱국악그룹 옌은 해외 공연 전 과정 (공연 준비 과정, 해외공연, 여행, 공연 중 창작의 과정, 문화교류, 현지인 인터뷰 등)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기록해 이번 공연을 통해 영화 상영과 더불어 남미의 정서를 담은 옌의 신곡도 발표한다. 이스터녹스 <한국의 장단 위에 쓰는 새로운 신화> 전통장단의 멋과 신명을 보여주는 시간. 전통장단의 위대함을 세계에 전달하고자 기획한 이스터녹스의 공연작품은 기본 장단뿐만 아니라 6채, 7채, 5채, 타령, 화청장단, 우질굿, 좌질굿 등 다양한 민속음악 장단들을 토대로 한 창작음악들을 음악적 구성요소로 하고 있다. 연희집단 The광대 <양반 나가신다> 전통적인 마당극의 플롯 구성과 권선징악의 이야기 속에 현대 사회의 우리 세태를 맛깔스러운 대사로 유희적이고 해학적으로 그려낸 창작 연희극 <양반 나가신다>는 안동 하회별신굿의 이매, 고성오광대의 양반, 봉산탈춤의 사자, 진도 다시래기의 장사치 등 각각의 캐릭터 속에 전통연희의 맛이 느껴져 절로 어깨춤이 난다. 프로젝트 시나위 <JOY> 이 시대의 굿, 이 시대의 전통의 즐거움을 보여주는 신명나는 콘서트. 진도 씻김굿과 경기도 당굿, 동해안 별신굿 등 장단에 기반을 두고 다양한 장단 변화와 성음, 탁월한 연주력으로 이 시대의 굿, 이 시대의 전통을 모색한다. 공연문의: 02-6381-4500 (빵과 물고기 프로덕션)
  • 낯설지만 영롱한 티베트 이야기

    달라이 라마로 상징되는, 탄압받는 망명정부의 치열한 독립운동이 진행되는 곳, ‘오래된 미래’처럼 경건하게 구도하는 라마불교 승려들, 종교적 계율 속에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소박한 사람들이 있는 땅. 티베트의 이미지는 대단히 제한적이다. 신문의 국제정치면, 또는 TV 다큐멘터리, 서구의 책 등에서 쌓은 이미지가 대부분이다. 이런 단선화된 인식 환경에서 티베트 출신으로 중국 본토 문단은 물론 세계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아라이(阿來)의 연작 소설집 ‘소년은 자란다’(아우라 펴냄)가 나왔다. 소설은 바깥에서 애써 보고자 하는 티베트의 단면만이 아닌, 티베트의 자연과 역사, 사람들의 생활과 종교, 고민, 불안, 희망, 욕망 등을 꾸밈없이 덤덤하게 풀어내고 있다. 비 갠 뒤 나뭇잎 위를 굴러다니는 빗방울처럼 청량한 느낌의 감각적인 문체는 티베트의 자연과 질박한 사람들을 노래하기에 딱 맞는다. 화려한 색깔은 뺀 맑은 수채화처럼 담백한 작품들 열세 편이 모여 있다. 따로따로 읽어도 좋고, 마치 장편소설인 듯 순서대로 읽어도 좋다. 아라이가 1998년에 쓴, 마오둔 문학상 수상작인 ‘색에 물들다’는 이미 2년 전 국내에 소개되며 티베트 문학의 정수를 선보인 바 있다. 10년 남짓이 흘렀지만 티베트 사람들에게 쏟는 애정은 더욱 두터워졌고, 애정 담뿍 담긴 문장은 세밀한 변화도 놓치지 않는 섬세함까지 가미됐다. 티베트와 떼놓을 수 없는 라마교 얘기는 여러 작품에서 등장한다. ‘라마승 단바’는 1957년 중국의 침략, 대학살 뒤 강제 환속(還俗)된 비구승 단바의 얘기다. ‘라싸의 높디높은 궁전 안에 있던 대 라마(라마교의 고승)들은 재빨리 외국으로 떠나버린’ 뒤 속세에서 ‘전직 라마’를 모시며 살던 단바는 다시 종교의 자유를 얻고 사원으로 돌아가 이미 충분히 세속화된 라마들 틈바구니에서 수행 정진을 계속한다. 거센 외침은 아니지만, 티베트의 아픈 역사와 수행심을 잃고 물질에 연연하는 라마에 대한 비판을 또박또박 짚는다. ‘소년 시편’에서도 환속한 라마 외할아버지와 그의 제자인 외삼촌은 바뀐 현실에 적응하며 양을 치는 노동을 기꺼이 마다하지 않게 된다. 순수한 소년의 눈에 비친 사촌누나, 나병에 걸린 여인 등 소박하고 아름다운 이웃들이 있다. 또한 표제작 ‘소년은 자란다’(원제 거라창다·格長大)에서도 모자란 듯 순박한 여인 쌍단과 그녀의 사생아 아들 거라의 가슴 먹먹하면서도 아름다운 이야기가 담겨 있다. 열세 작품 모두 티베트 지춘(機村) 마을에 사는, 혹은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로 일독하고 나면 구름 위에 있는 듯 높은 곳의 티베트가 눈높이쯤으로 사뿐히 내려와 있음을 느낄 수 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지붕뚫고 하이킥’ 오늘(7일) 첫방송…관전 포인트는?

    ‘지붕뚫고 하이킥’ 오늘(7일) 첫방송…관전 포인트는?

    두 자매의 성장기를 통해 따뜻한 유머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MBC 일일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이 오늘(7일) 첫 방송된다. ‘거침없이 하이킥’의 연출을 맡았던 김병욱 PD 후속작으로 방송 전부터 큰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지붕뚫고 하이킥’은 강원도 산골에서 아빠와 살던 스무 두 살, 아홉 살 자매가 서울에 와서 겪게 되는 성장 드라마이자 유쾌한 코미디다. 다음은 ‘지붕뚫고 하이킥’을 더 재미있게 볼 수 있는 관전 포인트. 1. 이번에는 ‘서사(이야기)’다. 김병욱 PD는 “이번에는 ‘서사’로 웃음을 유발하겠다.”는 기획의도를 전하며 전작들과 달리 캐릭터가 아닌 이야기를 먼저 풀어나갈 계획을 밝혔다. “억지 상황, 억지 웃음이 아닌 이야기 속에 코미디를 담아 줄거리를 파악하고 따라가면 더 재미있다.”고 살짝 귀띔했다. 2. 배우와 ‘캐릭터’도 눈여겨 보자. 시트콤은 등장인물의 성격을 파악해야 개인들의 사소한 행동의 의미가 파악되고 웃음이 유발된다. 김병욱 PD는 “캐스팅의 기준으로 고참 배우는 기존의 이미지를 비트는 방식을 선호하고, 젊은 배우는 막 생겨나기 시작한 그 배우의 아우라를 살리는 방식을 쓴다.”고 극을 이끌어가는 노하우를 전했다. 이를 초점에 맞춰 처음 시트콤에 도전하는 정보석, 오현경의 연기 변신, ‘우결’ 황정음과 ‘천명공주’ 신세경이 어떤 캐릭터를 연기하는지 관심 있게 지켜본다면 재미가 배가될 것. 3. 신애와 해리의 선악대결 이영철 작가는 제작발표회에서 “아역인 신신애(서신애 분)와 정해리(진지희 분) 두 소녀가 펼쳐낼 선악구도를 관심있게 지켜봐 달라.”고 말한 바 있다. ‘지붕뚫고 하이킥’은 산골소녀 신애의 눈으로 본 현대 사회의 모습이 이야기의 주된 흐름을 이룬다. 부시맨이 콜라병으로 현대 사회를 보듯, 아홉 살 신애는 콜라와 양변기, 아이스크림과 과자를 통해 서울을 받아들인다. 산골에서만 살아온 신애의 눈에 비친 서울은 그 자체가 현대문명에 대한 객관적이고 직설적인 비판이다. 반면 이순재의 외손녀 여덟살 정해리는 외모에 불만이 많고 질투심 많고 신경질도 많은 아이다. 신애를 구박하는 해리의 연기가 눈 여겨 볼 만 한다는 게 제작진의 전언. 그밖에도 이순재 김자옥의 애정표현, ‘배우가 힘들어야 관객이 즐겁다’는 이순재의 연기 투혼도 시청자들이 빼놓지 않고 감상해야 할 포인트다. 김병욱 PD는 “희극과 비극은 손바닥 하나 차이라고 생각한다. 지독한 비극은 동시에 희극이다.”면서 “‘지붕뚫고 하이킥’에는 비극과 희극의 접점이 있다.”며 극 안에서 페이소스를 느끼길 바란다는 당부도 덧붙였다. 사진 = 초록뱀미디어 서울신문NTN 김예나 기자 yeah@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36회 한국방송대상 시상식…‘무한도전’ 2관왕 쾌거

    36회 한국방송대상 시상식…‘무한도전’ 2관왕 쾌거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진행된 제 36회 한국방송대상 시상식에서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이 2관왕을 차지했다. 오후 3시10분부터 110분간 열린 이날 시상식은 KBS 한석준, 김경란 아나운서, MBC 한준호, 최현정 아나운서, SBS 염용석, 박은경 아나운서 등 3사 아나운서 6명이 공동으로 진행을 맡아 눈길을 끌었다. 무대에 함께 등장한 6명의 아나운서들은 릴레이 형식으로 110분간 이어진 한국방송대상 시상식을 진행했다. MC들은 “한국방송대상 시상식은 방송사 이름과 상관없는 방송 전체의 축제다. 방송 3사가 이렇게 함께 참여하는 유일한 시상식이기도 하다.”고 시상식을 소개했다. 이날 시상식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MBC ‘무한도전’이 작품상에 해당하는 TV부문 연예오락상과 개인상에 해당하는 TV 연출상을 김태호 PD가 수상하면서 2관왕을 차지한 것. 김태호 PD는 지난 5년 동안 ‘무한도전’을 이끌었던 공로를 인정받아 TV 연출상을 수상했다. 평소 남다른 패션센스를 발휘하는 김태호 PD는 이날 블랙의 레게머리를 선보였다. 김태호 PD는 “‘무한도전’ 제작하는 100명의 스태프를 대신해서 감사드린다. 올해로 5년째 되는 프로그램이지만 본 방송을 본 적이 거의 없다.”면서 “항상 부끄럽다. 나는 10%의 가능성만 가지고 현장에 나오고 멤버들이 잘 이끌어준다. 너무 고맙다.”고 겸손한 입장을 드러냈다. 이어 “하반기 라인업도 많이 기대해 달라. 얘기하면 혼난다고 했지만 사랑하는 아내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수상소감을 마무리했다. SBS로 생중계된 제36회 ‘한국방송대상’은 대상을 수상한 KBS 다큐멘터리 ‘누들로드’ 비롯해 작품상 28편, 개인상 26인에 대한 시상이 진행됐다. 하지만 코미디언 부문의 김준호와 탤런트 부문의 김명민은 개인 사정으로 불참해 대리 수상했다. 또 이날 수상자들을 축하하기 위해 화려한 축하무대가 열렸다. 그룹 소녀시대, MC몽, SG워너비의 축하공연과 배우 최불암, 홍수아, 가수 이승기, 윤아, 은지원, 야구해설가 허구연, 코미디언 강유미, 안명미 등이 시상자로 참석했다. -다음은 36회 ‘한국방송대상’ 수상자 리스트 <작품상> 대상 KBS ‘누들로드’ 이욱정 장편드라마 TV부문 KBS ‘대왕세종’ 전우성 중단편드라마 TV부문 SBS ‘바람의 화원’ 장태유 연예오락 라디오부문 KNN ‘노래하나 얘기둘’ 문근해 연예오락 TV부문 MBC ‘무한도전-봅슬레이 도전 특집 1, 2, 3편’ 김태호 문화예술 라디오부문 KBS ‘행복한 국악여행-한민족방송 특별기획 국악교육프로젝트’ 김은정 문화예술 TV부문 제주MBC HD 다큐멘터리 25부작 ‘제주 문화 상징 100선’ 김지은 어린이청소년 라디오부문 EBS ‘아름다운 밤 우리들의 라디오’(아우라) 손희준 어린이청소년 TV부문 SBS 성장다큐 ‘내 마음의 크레파스’ 김재영 취재보도 라디오부문 MBC ‘김성수의 뉴스포커스’ 정경수 취재보도 TV부문 MBC ‘뉴스데스크-신영철 대법관 재판개입 특종보도’ 이정은 심층보도 라디오부문 KBS ‘뉴스초점’ 홍지명 심층보도 TV부문 KBS ‘소비자 고발-90회 충격! 베이비파우더에서 석면 검출’ 전수영 다큐멘터리 라디오부문 MBC ‘한국대중음악, 시대를 걷다’ 김나형 다큐멘터리 TV부문 MBC ‘북극의 눈물’ 허태정 생활정보 라디오부문 EBS ‘라디오 멘토 - 부모’ 한진숙 생활정보 TV부문 KBS ‘과학카페’ 이강주 지역취재보도 라디오부문 CBS전남방송 ‘감시되지 않는 살인가스 COE’ 박형주 지역취재보도 TV부문 대구MBC ‘낙동강 1,4-다이옥산 검출 특종 및 연속보도’ 조재한 지역심층보도 라디오부문 CBS전북방송 특집 2부작 ‘AI 기획리포트-잔인했던 봄, 그리고 앵무새의 경고’ 김용완 지역심층보도 TV부문 대전MBC 보도특집 다큐멘터리 2부작 ‘끝나지 않은 재앙’ 최기웅 지역다큐멘터리 라디오부문 KBS창원방송총국 ‘성범죄 보고서-소녀를 위한 나라는 없다’ 손윤희 지역다큐멘터리 라디오부문 대구방송 라디오 개국 11주년 특집 3부작 ‘소리의 힘’ 전병준 지역다큐멘터리 TV부문 KBS부산방송총국 HD 해양기획 5부작 ‘배(船)’ 최영송 지역다큐멘터리 TV부문 KBS대전방송총국 ‘호모오일리쿠스 3부작’ 김문식 지역생활정보 라디오부문 KNN ‘미시타임’ 문근해 지역생활정보 TV부문 KBS창원방송총국 ‘소화제-책으로 통하는 세상 書로書로’ 이지윤 특수대상 KBS ‘러브 인 아시아’ 허완석 뉴미디어 MBC 플러스 미디어 ‘조선과학수사대 별순검 시즌2’ 이홍철 <개인상> 공로 SBS 안국정 전 SBS 부회장 지역공로 대구MBC 박영석 ‘시사토론’ 등 제작 및 진행, 각종 토론 프로그램 기획 보도기자 MBC 권순표 ‘시사매거진 2580’ ‘2580 Questions’ 스포츠제작보도 KBS 김춘길 2008 베이징올림픽 중계 등 카메라기자 KBS 김대원 ‘시사기획 쌈’ 등 아나운서 KBS 유애리 1R ‘집중 인터뷰’ 등 진행자 EBS 추천 김종석 ‘모여라 딩동댕’ 앵커 CBS 김현정 ‘김현정의 뉴스쇼’ 등 라디오 연출 MBC 이석헌 ‘Hi-Five 허일후입니다’ TV 연출 MBC 김태호 ‘무한도전’ 미술 SBS 신승준 SBS 드라마 스페셜 ‘카인과 아벨’ 조명 KBS 이위찬 ‘퀴즈 대한민국’, ‘콘서트 7080’ 등 영상그래픽 KBS 강한석 ‘대왕세종’ 등 기술 SBS 최상담 2008 베이징 올림픽, 월드컵 중계방송 등 촬영 진주MBC 김정근 다큐멘터리 ‘지리산’ 영상제작 KBS 한상정 ‘퀴즈 대한민국’ 등 음악 KBS 손지명 ‘영상포엠 내마음의 여행’ 등 작가 SBS 추천 정지우 ‘가문의 영광’ 성우 KBS 추천 안경진 ‘라디오극장’ 외 코미디언 KBS 2TV 김준호 ‘개그콘서트’ 등 탤런트 MBC 김명민 ‘베토벤 바이러스’ 신인탤런트 MBC 이상윤 ‘사랑해, 울지마’ 가수 CBS SG워너비 ‘사랑해’ 등 신인가수 장기하와 얼굴들 ‘싸구려 커피’ 등 국악인 이광수 ‘KBS 국악 한마당’ 등 국제행사부문 EBS 성기호 EIDF 운영 서울신문NTN 김예나 기자 yeah@seoulntn.com / 사진=현성준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인형극 ‘정선아리랑’ 전국에서 만난다

    인형극 ‘정선아리랑’ 전국에서 만난다

    강원 정선의 ‘정선아리랑’이 인형극으로 만들어져 4일부터 전국을 돌며 공연을 펼친다. 정선군은 31일 지역 전문예술단체인 아라리인형의집의 ‘인형극 정선아리랑’이 충남 서천, 경북 경주 등 전국 5개 지역에서 공연된다고 밝혔다. 정선아리랑을 인형극으로 새롭게 만들어 노인복지시설을 중심으로 찾아다니며 색다른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4일 충남 서천군 어메니티복지마을 서천군노인복지시설 공연을 시작으로 ▲제주 다을노인복지센터(10일) ▲경북 경주시 불국성림원 노인복지시설(18일) ▲양양 낙산사상락원 노인복지시설(24일) ▲전북 군산시 군산노인종합복지관(11월11일) 등 전국 5개 지역 노인복지시설에서 마련된다. 공연 내용은 정선의 아우라지 강을 사이에 두고 서로 사랑하는 각시와 총각이 큰 장마에 강물이 불어 애만 태우다 총각은 돈을 벌기 위해 뗏목을 타고 떠나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는 얘기를 줄거리로 한다. 아라리인형의집 관계자는 “인형극이라고 하면 어린이들을 위한 공연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번 공연은 소리 전수자들의 노랫소리와 함께한 극이 진행돼 어린이들뿐만 아니라 어르신들까지,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어 관람 폭이 넓다.”고 말했다. 한편 폐교된 정선 북평초교 나전분교 자리에 있는 ‘아라리 인형의 집’에는 평강공주, 바보 온달, 흥부 놀부 등 전래 동화에 나오는 인형을 비롯해 러시아·프랑스·독일 등 20여개 국가의 인형 200여점이 전시돼 있다. 정선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주목할 만한 공연|인디국악이 모였다

    주목할 만한 공연|인디국악이 모였다

    국악을 하며 함께 살기를 꿈꾸는 ‘젊은국악연대’의 <모여놀기 프로젝트 2>가 7월 1일부터 19일까지 문화일보 홀에서 펼쳐졌다. 작년, 국악을 통해 모여놀기를 시도한 이들의 2번째 프로젝트. 첫 번째는 가곡과 줄 풍류 등 전통음악과 새로운 창작음악을 바탕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정가악회의 <정가악회, 중남미 문학과 만나다>. 시조창과 중남미 문학의 낭독이 묘한 조화를 이룬다. 그 열기를 이어 판소리를 이용해 국악 뮤지컬을 선보이는 국악뮤지컬집단 타루의 <판소리, 애플그린을 먹다>, 한국의 전통장단을 토대로 세계인들이 공감할 월드뮤직을 선보이는 이스터녹스의 <한국의 장단 위에 쓰는 새로운 신화>, 세계무대를 향하는 프로젝트 시나위의 신명나는 콘서트 <JOY>, 현대적인 연희극의 창작을 지향하는‘연희집단 The광대’의 <양반 나가신다>, 일렉트로닉 국악을 선보이며 젊은 관객층을 확보하고 있는 ‘키네틱국악그룹 옌’의 <옌’s 라틴아메리카 음악노트>가 관객들을 맞이했다. 퓨전국악, 국악뮤지컬, 음악극, 전통연희, 가야금중주 등 국악으로 할 수 있는 다양한 공연이 날짜를 달리하여 펼쳐졌다. 기존에 알고 있는 지루한 이미지를 깨고 새롭고 발랄한 인디국악의 진수를 선보여 지루할 틈이 없다. ‘젊은 국악연대’는 국악을 좋아하는 젊은 국악인들의 모임. 2008년 초부터 모임의 취지에 공감하는 젊은 국악인들이 하나 둘 모여 결성하게 된 이 모임은 정가악회, 키네틱 국악그룹 옌, 국악뮤지컬집단 타루, 연희집단 The광대, 프로젝트 시나위, 이스터녹스, 아우라, 태동연희단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이 모인 이유는 단순하지만 명쾌하다. “지금 현재 이 땅에서 국악을 하며 자체적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을 찾고 싶다”는 것이 그것이다. 국악을 통해 함께 살아 있음을 느끼고 싶은 이들은 ‘모여놀기 프로젝트’ 외에도 각 팀 별 음악작업 교류, 현 시대의 국악계 논단 및 방향성을 모색할 수 있는 세미나 및 심포지움 개최 등 다양한 방향으로 대중들에게 접근할 예정이다. 또한 관객 개발을 위한 방법으로 다양한 공연 및 문화체험의 기회를 제공하는 데 있어서 젊은국악연대의 찾아가는 상설 공연과 이들의 문화학교 등을 만들 계획이고 해외공연 유치와 국제공연 문화 페스티벌에 참가하여 국외 활동을 통한 국악의 저변 확대를 실현한다. 마지막으로 젊은 국악지원센터를 마련해 신생되는 국악팀을 위한 운영시스템 및 노하우를 지원하는 계획도 구상 중이다. 중요한 것은 이들의 ‘모여놀기 프로젝트’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모여놀기 프로젝트’에는 그야말로 다양한 국악팀이 참가한다. 정가악회 <정가악회, 중남미 문학과 만나다> “정가악회, 중남미 문학과 만나다”는 문학, 음악, 춤, 이야기로 꾸며져 있다. 중남미 5개국(멕시코, 페루, 칠레, 아르헨티나, 브라질)의 문학과 한국의 전통예술이 만나 빚어내는 앙상블은 관객들을 몽환의 세계로 인도한다. 타루 <판소리, 애플그린을 먹다> 배꼽 빠지게 웃긴 국악 뮤지컬이다. 옴니버스로 펼쳐지는 타루의 “판소리, 애플그린을 먹다”는 독특한 두 색깔의 작품 [과자이야기]와 [조선나이키]로 구성되었다. 꽃게랑과 오감자의 운명적인 만남과 사랑을 다룬 [과자이야기]는 여름을 시원하게 해줄 비장의 무기. [조선나이키]는 70년대 나이키 신발을 갖고 싶어 하는 한 아이의 해프닝을 극화시킨 작품이다. 키네틱 국악그룹 옌 <옌’s 라틴아메리카 음악노트> 다양한 인접예술과의 만남 속에 일렉트로닉 국악을 선보이며 젊은 관객층을 확보하고 있는 키네틱국악그룹 옌은 해외 공연 전 과정 (공연 준비 과정, 해외공연, 여행, 공연 중 창작의 과정, 문화교류, 현지인 인터뷰 등)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기록해 이번 공연을 통해 영화 상영과 더불어 남미의 정서를 담은 옌의 신곡도 발표한다. 이스터녹스 <한국의 장단 위에 쓰는 새로운 신화> 전통장단의 멋과 신명을 보여주는 시간. 전통장단의 위대함을 세계에 전달하고자 기획한 이스터녹스의 공연작품은 기본 장단뿐만 아니라 6채, 7채, 5채, 타령, 화청장단, 우질굿, 좌질굿 등 다양한 민속음악 장단들을 토대로 한 창작음악들을 음악적 구성요소로 하고 있다. 연희집단 The광대 <양반 나가신다> 전통적인 마당극의 플롯 구성과 권선징악의 이야기 속에 현대 사회의 우리 세태를 맛깔스러운 대사로 유희적이고 해학적으로 그려낸 창작 연희극 <양반 나가신다>는 안동 하회별신굿의 이매, 고성오광대의 양반, 봉산탈춤의 사자, 진도 다시래기의 장사치 등 각각의 캐릭터 속에 전통연희의 맛이 느껴져 절로 어깨춤이 난다. 프로젝트 시나위 <JOY> 이 시대의 굿, 이 시대의 전통의 즐거움을 보여주는 신명나는 콘서트. 진도 씻김굿과 경기도 당굿, 동해안 별신굿 등 장단에 기반을 두고 다양한 장단 변화와 성음, 탁월한 연주력으로 이 시대의 굿, 이 시대의 전통을 모색한다. 공연문의: 02-6381-4500 (빵과 물고기 프로덕션)
  • 크라잉넛 6집앨범 ‘불편한 파티’로 3년만에 컴백

    크라잉넛 6집앨범 ‘불편한 파티’로 3년만에 컴백

    매일매일 TV 속엔 어지러운 세상만이(‘빈자리’) 있고, 신문은 보기만 해도 고문(‘귀신은 머하나’)이다. 세상은 끝이 없는 어둠 속으로 우리들을 데려간다. (‘불편한 파티’) 딱 3년 만에 세상에 던진 6집 앨범에서 크라잉넛은 이렇게 노래하고 있다. 앨범 제목은 세 번째 트랙에서 따온 ‘불편한 파티’다. CD 북클릿에 아예 ‘불편’에 대한 사전 해설을 달아놨다. 최근 홍대 인근에서 만난 박윤식(보컬), 이상면(기타), 한경록(베이스), 이상혁(드럼), 김인수(키보드)는 불편을 뜻하는 온 세상의 언어를 모두 모아 보려고 했는데 시간이 부족해 생략했다고 껄껄 웃는다. 강 건너 불구경 하듯이 파티를 벌이고 신나게 놀기에는 세상이 너무 불편하지 않은지 이야기하고 싶었단다. 무엇이 크라잉넛을 불편하게 만들었을까. 영어학원, 미술학원, 수학·과학 영재교육, 복장단정, 예의범절, 엘리트 코스, 학연·지연·혈연에 낙하산, 하늘 높이 쌓여가는 쓰레기, 돈이 돈을 먹는 세상, 올라 서면 권위, 멀어져 가는 정의사회 구현, 무관심 등등 숨이 차올라 일일이 헤아리기가 힘들 정도다. ●직접 작사·작곡·프로듀싱·레코딩 작업까지 이상혁은 “우리가 세상에 대해 심각하게 고뇌하고 걱정할 만한 위치는 아닌 것 같지만 이번 앨범 가운데 몇 곡에선 세상을 있는 그대로 그려 보려고 했어요. 어떻게 해석하든 그것은 팬들의 몫인 것 같아요.”라고 설명했다. 귀신의 직무유기를 질타한 크라잉넛에게 귀신이 잡아 갔으면 하는 사람들을 꼽아 달라고 했더니, “정치하는 사람들 모두”라고 입을 모으며 웃는다. 이상면은 “요즘 김연아 선수처럼 신나고 감동적인 뉴스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어요. (정치인들이) 프로레슬링하듯 싸우는 것을 보면 정말 답답하죠.”라고 덧붙였다. 물론 크라잉넛은 심각함에 매몰되지 않는다. 펑크와 로큰롤로 신나게 달리는 게 이들의 본능이다. 한경록은 “우리는 팬들과 공감하려는 것이지 계몽시키려는 게 아니에요. 그럴 수도 없고요. 우리 음악을 듣고 유쾌, 통쾌해져서 피로를 날려버렸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즉흥적으로 만든 곡들을 모았다는 이번 앨범에 대해 그 어느 때보다 자신감이 흘러 넘친다. 역대 앨범 가운데 가장 만족스럽다고 했다. 기본적으로 해왔던 작사·작곡·프로듀싱 외에 레코딩 작업까지 손수 했기 때문. 그야말로 완전 자립형 앨범인 셈이다. 거창하지는 않지만 색다른 시도를 하며 크라잉넛의 아우라를 가장 진하고 여유롭게 담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아트록적인 색채의 대작 ‘골드러시’는 녹음하는 데만 4~5달이 걸렸다고. 5집 활동을 하며 모은 자금으로 레코딩 장비를 구입해 연습실을 녹음 스튜디오로 만들었다며 은근한 자랑도 곁들였다. 스튜디오 이름이 ‘토바다’란다. 무슨 뜻인지 한번 상상해 보자. 힌트는 이들이 ‘주당’이라는 점이다. 10대에 밴드를 시작해 인디 1세대 바람을 일으켰던 크라잉넛. 어느새 30대에 접어든 고참 밴드가 됐다. 뒷물결이 치고 나오고 있어 위기감을 느낀다고 너스레를 떨지만 기분은 좋다. 박윤식은 “소비적이고 획일적인 음악이 많아지다 보니 식상한 팬들이 인디를 찾았고, 이런 상황에서 다양하고 음악성 있는 인디 음악이 나오다 보니 중흥기가 온 것 아닐까요. 아이돌도 필요하고 인디도 필요한 거죠. 이제는 공존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 같아요.”라고 이야기했다. 고참 밴드로서 후배들을 위해 어떤 일을 할 수 있겠냐고 물었더니, 공연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일년에 적어도 200회 이상 라이브 무대를 꾸리는 이들은 함께 무대에 서는 게 후배들을 돕는 길이라고 했다. 특히 ‘크라잉넛쇼’를 통해 여러 밴드와 공연하며 서로 듣고 배우고 나누며 시너지를 모으고 있다고 설명했다. ●새달 5일 6집 발매 기념 공연 이번 앨범은 후배들의 손길로 더욱 빛난다. 어렸을 때 예솔이로 유명했던 이자람이 ‘가련다’에서 박윤식과 듀엣을 이뤘고, 킹스턴루디스카가 브라스 연주를 해줬다. 럭스의 원종희도 ‘착한 아이’와 ‘귀신은 머하나’의 뮤직비디오를 찍으며 거들었다. 세상이 정해 놓은 ‘착한 아이’의 기준에 길들여진다고 무조건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하는 크라잉넛. 그럴 바에는 차라리 철들기를 거부한다며 이들은 계속 달린다. “14년 동안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면 초심을 잃지 않고 있는 것이죠. 반면 변한 게 있다면 처음에는 막 달렸는데, 이젠 폼나게 달린다는 것 정도가 아닐까요. 하하하. 9월5일 6집 발매 기념 공연을 해요. 딱 한 차례만 할 거예요. 시원하게 한판 벌이고 한잔하려면 두 번 하기가 힘들 거든요. 하하하.”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저자 서명 담긴 책은 상호존중이자 소통”

    “저자 서명 담긴 책은 상호존중이자 소통”

    “저자서명본 책은 상호 존중과 소통 그 자체입니다.” 시인 고은, 소설가 김훈·신경숙 등 문인에서부터 탤런트 김혜자·최불암 등에 이르기까지 그의 ‘소통’은 만만찮은 아우라를 보인다. 10일부터 ‘책을 건네다-저자서명본’展이 열리는 서울 삼성출판박물관에서 만난 김종규(70·박물관협회 명예회장) 관장은 전시된 작품들을 하나하나 소개하며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좋은 인간관계”라고 강조했다. ●구상·박경리 등 100명 서명본 한자리 그는 “좋은 관계란 서로 나를 낮추고 상대를 높이는 관계”라면서 “책서명이 바로 그런 관계를 보여주는 좋은 예”라고 했다. ‘책을 건네다’展은 저자의 친필 서명이 담긴 출판물을 모은 이색 전시. 모두 김 관장이 직접 인연을 맺었던 각계 인사 100명의 것이다. 사실 소장본이야 더 많지만, 그 중 일부만 가려 뽑았다고 한다. 가장 오래된 1972년 효당 스님에게 받은 ‘원효대사반야심경복원소(元曉大師般若心經元疏)’부터 최근 출간된 신작 소설도 있다. 100명의 면면은 너무 다양하고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사람들. 하지만 서명에는 모두 ‘선생님께 드림’이라는 뜻의 공손한 말이 붙어 있다. 김 관장은 그런 것이 바로 “상호존중이자 소통”이라고 설명한다. “거기에는 졸저(拙著)라고 써서 자기를 낮추고, 드림, 혜존(惠存) 등 겸양의 표현으로 상대를 높입니다. 우리의 바람직한 소통의 문화는 서명본, 증정본 등을 통해 꾸준히 이뤄져 온 것이지요.” 그는 그러면서 “요즘은 자기만 잘났다고 여기고 남을 존중하지 않아 많은 문제가 생긴다.”고 덧붙인다. 인연의 결과인 만큼 책마다 사연도 많다. 저자 100명 중 이미 10명 정도는 세상을 떠났는데, 그는 특히 시인 구상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 의형제가 많았던 구상 시인의 마지막 의동생이 자신이었는데, 이 전시의 주제처럼 구 시인은 늘 “인연을 살려 쓸 줄 알아라.”라는 말을 김 관장에게 자주 했다고 한다. 김 관장은 인지 찍는 도장을 맡길 정도로 서로 신뢰가 깊었던 박경리 선생과의 인연도 언급했다. 또 책을 낼 때마다 서명본을 보내오는 도올 김용옥 선생과의 친분도 털어놨다. ●내년엔 MB 등 정치인 책도 전시할 계획 그는 “100명밖에 전시를 못해 아쉽다.”면서 “10년 후까지도 100명씩 이 전시를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한다. 일단 내년에는 올해 전시품을 제외하고 다시 특별전을 열 계획이라고 한다. 그때는 올해 여러가지 오해(?)를 사기 싫어 제외했던 이명박 대통령 등 정치인들의 것도 포함할 예정. 10일 4시 개막식은 90명의 주인공들이 와서 박물관을 둘러보는 것으로 대신한다. 강의실 입구 한쪽에는 그가 서명의 주인공들과 만나 소통했던 흔적이 사진으로 남아 있다. 한편 상설전시실에는 근대 문예잡지 등 각종 옛 서적이 전시돼 있다. 관람료 성인 3000원. 토·일·공휴일 휴관. 12월31일까지. 글 사진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폐도로·폐철도 관광효자 노릇 톡톡

    폐도로·폐철도 관광효자 노릇 톡톡

    버려진 도로와 철도가 지역의 효자 관광자원이 되고 있다. 도로 직선화와 터널 개설 등으로 쓸모없게 됐지만 트레킹족과 등산객, 자전거 동호인들이 몰리고, 청소년들의 극기 체험장소로 인기를 끌고 있다. 기적 소리가 끊긴 폐 철도는 레일바이크로 관광객을 끌어들여 지역경제에 기여하는 중요 관광자원으로 자리 잡았다. 자치단체들마다 활용방안을 찾는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심지어 철길을 새로 만들어 레일바이크 시설을 추진하는 곳도 있다. 전국의 성공적인 폐 도로 이용 사례를 살펴본다. ●한적한 폐 도로 레포츠·극기체험 명소로 자리 매김 강원 속초~인제를 넘나드는 미시령 옛길은 청소년들이 도보 행진을 하며 극기체험하는 장소로 인기를 끌고 있다. 내설악에서 외설악으로 이어지는 이 길은 설악의 자연을 고스란히 지켜보며 7~8시간씩 걸을 수 있어 각광을 받고 있다. 동해 바다를 조망할 수 있어 야간 걷기코스로 더 인기를 끌고 있다. 방학인 요즘 초·중·고생들이 매일 200~300여명씩 찾는다. 미시령 터널길이 뚫리며 인제 용대리~속초간 고개 정상을 넘는 도로가 차량들의 왕래가 거의 없는 한적한 길이 되면서 2~3년 전부터 생긴 새로운 풍경이다. 옛 영동고속도로 대관령구간은 트레킹과 자전거 등을 즐기는 관광객이 전국에서 모이는 레포츠도로로 변신했다. 대관령에서 강릉시 성산면 어흘리까지 이어지는 이 도로는 주변에 관광자원이 많아 서너지효과까지 있다. 하루 평균 700~800명씩 찾는다. 해마다 열리는 ‘대관령 힐 클라이밍’ 산악자전거 대회와 단풍걷기대회에는 2000~3000명씩 찾아 성황을 이룬다. 강원도는 옛 영동고속도로를 따라 산촌체험관과 케이블카를 설치하고 겨울 관광객을 위해 봅슬레이 코스도 추진 중이다. 충북 옥천군은 지난해 옥천읍 대천리와 소정리를 연결하는 국도 4호선 폐 도로에서 400m의 포도터널을 조성했다. 포도 750그루와 수세미, 조롱박 등을 심어 관광객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연말연시에는 그림과 사진을 전시하는 문화행사도 연다. ●폐 철도 이용한 레일바이크 산골을 부촌으로 폐 철도를 이용해 산골마을이 부촌으로 변한 곳도 있다. 강원 정선군은 폐 철도에 레일바이크를 접목시켜 관광상품으로 탈바꿈시켰다. 옛 정선선 철도를 이용해 북면 구절리역~아우라지역까지 7.2㎞ 구간에 설치된 정선레일바이크는 요즘도 성수기와 비수기를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관광객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4년 가까이 운행한 결과, 수입만 80억원에 이른다. 지역경기 파급효과는 220억원이 넘는 것으로 분석된다. 강원 춘천시도 경춘선 강촌 일대를, 삼척시는 해안을 따라 레일바이크를 만들어 관광자원화할 계획이다. 광주 도심을 가로지르는 경전선 폐선부지는 ‘푸른 길’로 탈바꿈된다. 지난 2000년 광주역~남광주역~효천역에 이르는 10.8㎞의 경전선이 없어지면서 푸른 길 조성이 진행 중이다. 2012년까지 나머지 폐선부지 5.4㎞에 나무 34만그루를 심어 공원 숲을 조성하고, 보행과 자전거도로·웰빙체육 공간·야외음악당 등을 조성한다. 대구 동구는 금호강의 신암동과 지저동을 연결하는 아양철교를 리모델링해 대구 명소인 동촌유원지와 연계해 새로운 명소로 만들 예정이다. 전국종합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Let’s Go]정선의 숨겨진 매력 속으로

    [Let’s Go]정선의 숨겨진 매력 속으로

    ‘강원랜드 오셨죠? 얼른 역 창구로 가서 돌아가는 기차표 끊어 놓으세요. 진짭니다.’ 강원도 정선군 고한역 화장실 한 쪽 벽에 쓰인 낙서다. 실제로 이 말을 흘려 듣지 않은 이는 최소한 집까지 돌아갈 수는 있었을 것이다. 설령 지갑에는 천원짜리 한 장 남아 있지 않을지라도 말이다. 1960~70년대 강아지도 돈을 물고 다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흥청거리던 석탄산업 역군들의 도시가 아니었다. 갓난애기 기저귀 빨래에서도, 수도꼭지에서 흘러 나오는 물에서도, 탄광 새벽작업조 출근길 한쪽 풀더미에 맺힌 아침이슬에서도, 어디를 둘러봐도 검은 탄가루가 묻어나던 진회색의 도시 또한 아니다. 또한 1980년 4월 누구는 폭동이라고 불렀고, 또 누군가는 항쟁이라고 불렀던 암울했던 ‘사북 사태’의 흔적 역시 이제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음은 물론이다. 지금 정선은 제 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곳곳에 식당과 매점, 여관, 사우나, 전당포, 차량정비센터 등이 밤새워 불을 밝히는 곳으로 바뀌었다.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만든 것이 바로 카지노로 대표되는 강원랜드다. 누군가에게는 대박의 희망으로, 또 누군가에게는 빈털터리의 쓰라림으로 남아 있는 강원랜드. 그러나 정선을 카지노로만 즐기려 한다면 절반 이상의 매력은 놓치는 셈이다. 정선에서 뚜벅뚜벅 걸으며 즐길 거리는 너무나도 많다. ●레일바이크와 농촌체험 어때요 정선군 남면 남동리 ‘개미들 마을’이 있다. 지장천이 굽이치는 마을 곳곳에 뿌려진 옥수수 밭고랑마다 개미들이 기어다니고 그 개미들보다 이곳 사람들이 부지런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농촌체험이 가능한 곳이다. 지장천에서 유유히 노니는 송어, 미꾸라지를 잡아볼 수도 있고, 971m의 그리 높지 않은 백이산에서 원시의 자연을 만끽해 볼 수도 있다. 마을 뒷산처럼 보이지만 백이산에 발걸음을 들이면 동굴탐사와 암벽등반, 트레킹 등 고산준봉 못지않은 원시림에 들어선 듯 풀잎 하나, 나무 한 그루, 온갖 멧새들의 지저귀는 소리가 콘크리트에 지친 도시인들을 편안케 한다. 마을 한 바퀴를 돌며 푸근한 산천을 보게 해주는 트랙터 유람차가 개미들마을의 명물이다. 트랙터에 나무로 만든 유람용 달구지를 매달았다. http://gemi.mygohyang.net (033)591-4141 또한 레일바이크는 예약하지 않으면 탈 수 없을 만큼 각광받는 정선의 최고 히트상품이다. 구절리역에서 아우라지역까지 7.2㎞에 이르는 철로 위를 2인용 또는 4인용 철로 바이크로 달린다. 오르막길이 없어 자전거보다 힘들 게 없다. 살짝만 페달을 밟아도 금세 기본 속도를 내준다. 힘들면 한 사람씩 돌아가며 밟고 다른 이들은 노추산, 송천계곡. 오장폭포 등 아름다운 풍경을 즐기면 된다. 예약 관련 문의는 정선군청(033-560-2361~3)을 통해 가능하다. 지난 겨울 스키 천국이었던 백운산은 여름을 맞아 또다른 천국이다. 40여종의 야생화가 지천에 피었다. 노랑벌꽃, 수염패랭이꽃, 루핀, 데이지 등 사람의 손에 의해 뿌려진 야생화들이지만 자연스레 색색의 군락을 이루며 하얗게 노랗게 물들이고 있다. 곤돌라를 타고 올라온 마운틴 탑에서 야생화를 한껏 즐긴 뒤 2.2㎞의 레일 위에서 즐기는 알파인코스터는 하이원 스키장을 한여름에도 찾아야 할 이유를 설명해 준다. 오르락 내리락 아찔함을 즐기는 알파인코스터는 한 번에 1만 5000원(어른)이다. 그러나 절정으로 치닫는 야생화를 즐기기 위해 굳이 곤돌라를 타야 할 필요는 없다. 백두대간의 전경을 만끽하면서 약 1시간 30분 오르면 해발 1426m의 백운산 정상 마천봉에 도달한다. 등산로 주변에는 봄에는 엘레지, 오랑캐꽃, 등근풀제비꽃 등이, 여름에는 개쑥부쟁이, 개불알꽃, 노루오줌, 개망초 등 다양한 꽃이 형형색색 옷을 입어 가히 천혜의 산책로다. ●‘식객’ 속 운암정의 고풍스러운 환생 운암정이 10일 문을 연다. 드라마 ‘식객’을 촬영했던 세트장을 아예 전통음식점으로 차린 것이다. 혹시라도 김래원(식객의 주인공 성찬 역)을 좋아해서 그의 흔적을 찾고자 한다면 실망할 수도 있다. 비록 이름은 빌려 왔지만 드라마의 명성을 빌려온 것이 아니라 원작(만화)에서 얘기하는 전통 음식의 복원 공간으로서 자리매김됐기 때문이다. 원작 만화 속 ‘운암정’이 전통 궁중음식을 재현하는 곳이라면 현실 속 운암정은 한정식과 궁중음식의 중간쯤 된다. 궁중음식의 대중화를 꾀하기 위한 ‘준(準) 궁중음식’이라고 해야 할까. 이를 위한 노력은 눈에 쉬 드러나지 않아도 여러 형태로 묻어난다. 10년된 된장, 고추장 및 20년된 간장에 햇장을 섞었고 미네랄과 유기산, 핵산이 풍부한 장을 쓴다. 또한 5년 동안 간수를 뺀 소금, 버섯, 새우, 멸치가루 등 천연 조미료 만을 사용했다. 여기에 음식 재료의 성격에 맞춰 식기도 맞춤형으로 준비했다. 메뉴는 가장 저렴한 한우육회골동반(궁중 비빔밥)이 3만 5000원이니 결코 싸지는 않다. 지난밤 카지노에서 대박이 터지지 않았을지라도 큰 마음 먹고 한 번쯤 즐겨볼 만한 가치가 있다. 특히 여름철 보양음식은 운암정의 야심작이다. 3년 전부터 식용이 허용된 오소리를 주재료로 한 ‘소웅보양진상’(16만원)과 도축되기까지 유황을 6㎏ 이상 먹여서 키운 ‘진짜 유황오리’로 만든 ‘홍삼유황오리진상’(12만원)은 운암정이 한껏 힘을 준 최고급 음식이다. ●“강원랜드 슬기롭게 즐기세요” 카지노는 오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영업을 한다. 일확천금의 꿈으로 대박을 노리다가는 쪽박찬다는 것은 불문가지(不問可知)다. 현금카드는 아예 집에 두고 가라. 또한 현금은 본인이 몽땅 써버려도 감내할 수 있을 만큼만 지갑에 넣고 가라. 혹시 행운의 여신이 자신에게 붙어 어느 만큼 돈을 땄다면 카지노 입장 시간이 5분이 됐건, 30분이 됐건 자리를 박차고 나와야 한다. 그리고 딴 돈은 불로소득인 만큼 주위 사람들에게 기분 좋게 써라. 처참하게 돈을 잃는 사람은 크게 두 부류다. 처음에 돈을 딴 사람들과 그 잃은 돈을 만회하려는 사람들이다. 다시 한 번 명심하자. 카지노는 돈을 따러 가는 곳이 아니라 게임을 즐기러 가는 곳이다. 게다가 강원랜드라면 카지노 외에도 매력이 즐비하지 않은가. ●여행수첩 ▲가는 길 서울에서 출발할 경우, 경부·중부고속도로(신갈·호법분기점)→영동고속도로(만종분기점)→중앙고속도로(제천 나들목)→38번 국도를 타면 영월 지나 정선에 도착한다. 태백선 기차는 청량리역에서 고한역까지 하루 일곱 차례 다닌다. ▲먹을 거리 정선 고한읍내에서 자동차로 오를 수 있는 가장 높은 고개로 알려진 함백산 만항재(1330m)를 오르다 보면 정상에 거의 다와서 왼쪽으로 ‘함백산 토종닭집’이 있다. 대표메뉴 토종닭 백숙과 닭볶음탕이 맛있다. (033)591-5364. 글 사진 정선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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