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아열대성
    2026-05-28
    검색기록 지우기
  • 하얼빈
    2026-05-28
    검색기록 지우기
  • 영앤리치
    2026-05-28
    검색기록 지우기
  • 보완대책
    2026-05-28
    검색기록 지우기
  • 김홍철
    2026-05-28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52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40)동해의 심장 왕돌초의 비밀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40)동해의 심장 왕돌초의 비밀

    동해는 깊다. 불과 100여m만 나가도 심해의 절벽이다. 그래서 동해 심해저는 서남해에 비해 어족 자원의 종류가 다양하지 못하다. 그런 면에서 바다 위로 우뚝 솟은 울릉도나 독도의 의미가 각별하다. 더 동쪽으로 나가면 갑자기 너른 대륙붕과도 같은 대화퇴가 나타나 고기들이 바글거린다. 그러나 이런 곳 말고도 일반에게 덜 알려진 해저 비경이 또 하나 있으니 울진 후포에서 불과 23㎞ 떨어진 왕돌초(王乭礁)가 그곳이다. ‘숨어있는 진주’, 아니면 비로소 자태를 드러낸 ‘수중 금강산’이라고 명명해도 틀리지 않다. 줄도화돔 떼가 줄지어 봉우리를 거슬러 올라가고 봉우리에는 감태와 대황, 미역, 우뭇가사리 등이 자란다. 부드러운 붉은꽃 산호가 꽃밭을 이루는데 수심 40m 지점에는 돌산호도 보인다. 물고기들은 이곳에 알을 낳는다. 양식 멍게가 아닌 자연산 멍게도 곳곳에서 자태를 드러낸다. 성게, 소라 등은 말할 것도 없다. 숨 넘어가도록 아름다운 절경. ●울진 후포서 23km 여의도의 10배 ‘산호꽃밭’ 울진군에서는 이곳을 아예 ‘동해의 심장’이라며 대대적인 홍보에 나선다.3개의 거대한 수중 봉우리를 거느린 채 동해의 거센 파도 속에 숨을 죽이고 있다. 남북으로 긴 형상을 하고 있으며 서쪽은 급경사, 동측은 비교적 완만한 경사다. 남북간 54㎞, 동서간 21㎞이며, 면적은 여의도의 10배 정도나 된다. 암반의 퇴(堆·bank) 형태를 취하고 있다. 한수당자연환경연구원 한상복 박사는 “통상 암초를 뜻하는 초(礁)는 작은 장애물을 말하는데, 이곳은 해산(海山·Sea Mount)의 꼭대기 부분이므로 왕돌해산으로 부르는 것이 적당하다.”는 견해를 내놓기도 한다. 주민들은 ‘왕돌짬’이라 하는데,‘짬’은 튀어나온 돌을 지칭하는 토속어다. 일제시대나 그 이후의 어떤 수로지(水路誌)에도 등장하지 않다가 1990년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왕돌초’라는 이름으로 등재됐다. 이곳도 전설의 섬 이어도처럼 동해 어민들 간에 구전되어 왔다. 선대부터 왕돌초에서 대구나 임연수를 잡아온 삼창호 선주 오정환(48)씨는 “본디 후포항 위쪽의 거일리 어민이 자망으로 왕돌초를 개척해서 처음으로 알려졌다.”고 증언한다.‘왕돌’이란 사람이 발견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본격적으로는 1953년 무렵, 바다로 들어간 머구리에 의해 전모가 드러난 이래 1960년 무렵부터 출어가 시작되었다. 동력선으로는 1시간30여분이면 닿지만, 무동력선으로는 2시간 반 이상이 소요되는, 결코 가깝지 않은 곳인지라 뒤늦게 이용되기 시작하였다. ●반세기전 머구리에 속살 드러내 좁은 해역임에도 불구하고 수온분포가 복잡하다. 북서쪽은 북한한류, 남동쪽은 동한난류 영향권이다. 좁은 해역에 이처럼 수온이 전혀 다르게 나타나기에 한류와 난류어종이 모두 존재한다. 실제로 아열대성 어종부터 한대성 어종까지 생물생산력이 무척 높은 곳이다. 동해수산연구소 연구에 따르면, 이 인근에 출현하는 어종은 모두 40여종에 이른다. 어류는 물론 연체동물류 두족류 갑각류 극피동물류 등이 모두 포함돼 있다. 그 가운데 대표 어종은 개볼락 불볼락 임연수어 활놀래기 샛돔 부시리 인상어 자리돔 등이다. 또 미역치 자리돔 인상어 망상어 놀래기류와 쥐치 등은 연중 서식하고 있다. 아열대성 어류인 줄도화돔 파랑돔 거북복은 고수온기에만 나타나 수온에 따른 어종의 흥망성쇠를 말해 준다.2003년 8월에 실시한 조사에서 수백마리씩 무리를 이룬 난류어종 부시리(방어류)의 회유,1월 조사에서는 한류성 어종인 임연수가 확인돼 난·한류의 계절적 추이가 첨예한 곳임을 증명하고 있다. 종다원성의 보고라는 의미다. 북쪽 봉우리는 북짬, 중간봉우리는 중간짬, 남쪽 봉우리는 남짬이라고 부른다. 북짬은 샛짬, 남짬은 맞짬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찬 바람인 샛바람과 더운 바람인 맞바람에서 유래했다. 기상변화 양상이 물속에도 똑같이 반영되어 샛짬, 맞짬이 이뤄진 셈이다. 샛짬은 거친 물살 때문에 해초들이 붙질 못해 맨 바위로 남아있는데, 이곳에 내린 그물이 바위에 걸려 쉽게 찢기는가 하면 어족의 종류도 다르다. 그러나 어류의 남획은 이곳이라고 예외가 아니다. 어획 강도가 높은 삼중자망과 통발, 잠수기어업 등이 연중 이뤄져 무분별한 남획으로 어족이 급감하는 추세다. ●난·한류 추이 첨예한 종다원성의 보고 울진군 자망협회 소속 어민 오정환씨는 “자망은 45년전 무렵부터 시작되었는데, 씨알 굵은 임연수와 불볼락이 굉장히 많이 잡혔습니다. 제가 처음 시작한 1990년도에도 임연수어, 쥐치, 방어 따위가 다량으로 잡혔고요.”라고 증언한다. 겨울 김장철만 되면 알 차고 씨알 굵은 임연수가 산란장을 찾아 수심이 제일 얕은 높은봉우리의 수심 6∼30m 지점까지 몰려들었다.1마리에 1㎏이 넘을 정도로 큰 임연수가 잡히곤 했는데 6∼7년 전부터는 높은봉우리까지 고기가 올라오질 않아 수심 30∼50여 m에서 잡아 올린다. 그만큼 어족자원이 대폭 줄었다는 증거이다. 월별 주어종을 설펴 보면,1∼4월은 대게,4월초에는 왕돌초 주변의 수심 얇은 곳에서 참가리와 한치,5∼7월까지는 임연수와 대구 및 잡어,7∼8월에는 쥐치와 방어가 주종을 이루는 가운데 간혹 혹돔 능성어 등이 보이며,9∼12월까지는 임연수와 대구 조피볼락(우럭) 가자미류 등이 많이 잡힌다. 삼척에서 영덕까지는 자망 통발 채낚기 등이 이뤄지고 있는데, 특히 왕돌초 중심부에는 울진군의 기성면, 평해읍, 후포면 지선의 어민들이 진출해 조업을 한다. 심각한 문제는 분해되지 않는 합성섬유 그물이 뒤얽혀 바다를 장악하고 있다는 점. 수중 정화사업이 벌어지지만 개인이 제거하기에 역부족인 엄청난 크기의 폐그물이 왕돌초를 뒤덮기 시작했다. 폐그물은 유령고기잡이(Ghost Fishing)를 하게 마련이어서 해양생물이 얽혀들며, 얽힌 생물은 미끼가 되어 다른 생물이 또다시 걸려드는 재앙이 반복된다. 천하의 수중 절경 왕돌초에 서서히 인간이 만든 재앙의 그림자가 한발한발 다가서고 있는 중이다. 예전 목(면사)그물을 쓰던 시절에는 폐그물이 자연 분해되었으나 나일론 같은 합성섬유의 발명과 더불어 값싸고 반영구적인 그물이 대대적으로 보급되면서 바다를 휘감기 시작한 것. ●인간이 만든 재앙의 그림자 한발한발 드리워 무분별한 낚시와 스쿠버 다이빙으로 인한 자연경관 및 어족 감소도 심각한 지경이다. 이곳에는 다이버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어 인근에서 손쉽게 다이버들을 만날 수 있다. 마침 답사에 나섰을 때도 후포 연안에서 다이버대회가 열리고 있었다. 주업으로 어업에 종사하는 어민과 ‘취미’로 잠수하는 다이버 간의 화해와 바다사랑의 뜻을 되새기는 계기라고 주관자인 전재경 박사와 수중세계 이선명 대표는 설명했다. 다이버들이 후포 연안을 자주 찾아오는 까닭은 그만큼 바다생물이 다양하고 풍광이 수려해서이다. 그러나 ‘취미’를 위해 환경훼손이라는 반대 급부를 감당해야 하는 현상에 관해 책임있는 설명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바다에 관한 ‘무한대의 책임’을 느껴야 하지 않을까.‘즐기는 만큼 책임을 지라.’고나 할까. 물론 남획에 몰두하는 어민도 연대책임에서 면죄될 수는 없으리라. 울진군이 바다목장화 지역으로 선정되면서 많은 예산이 배정돼 바다관광화도 촉진될 전망이다. 왕돌초는 수산과학 관측지란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이어도해상과학기지와는 또 다른 차원에서 동해를 연구·관찰함으로써 바다정보를 집중화시킬 수 있는 방안이 모색되어야 한다. 현재는 해양수산부에서 세운 부표만이 외롭게 떠있어 장소 표시와 등대역할을 하고 있을 뿐이다. 오랫동안 왕돌초에의 열정으로 답사단을 안내해 온 국립수산과학관 동해수산연구소 양용수 박사는 “자연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의 왕돌초에 과학기지가 건설되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피력했다. 우리가 먹는 어종은 사실 제한적이다. 가령 게불도 과거에는 징그럽다며 전혀 먹지 않았다. 동해 심해저에도 이같이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은 어족자원의 보고가 숨어 있다. 양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이 600∼1000m의 심해저 자원을 탐색한 결과, 청자갈치 분홍꼼치 먹갈치 가시베도라치 등이 관찰되었고, 분홍새우도 다량 어획되었다. 이 가운데 분홍새우는 판매가치가 있지만 나머지는 모두 ‘버리는 물고기’들이다. 버려야 하는 그 물고기들도 양만 많다면 하다못해 어묵이라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일본이 동해 심해저에서 끌어올린 다양한 생물체로 신약개발에 몰두하고 있다는 사실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하겠지만 그러나, 불행하게도 동해 심해저연구센터는 직원이라야 고작 2명뿐이다. ●천연기념물로 지정 후손에 고스란히 물려줘야 왕돌초가 ‘동해의 심장’이니 만큼 그 심장의 박동력으로 우리가 해낼 수 있는 것 또한 무한대다. 그런 만큼 심장에 위해를 가하는 일은 당연히 금물이다. 왕돌초는 더 이상 ‘숨어있는 진주’가 아니다. 이곳의 실태는 방송사와 다이버들의 수중촬영을 통해 전모가 공개되었다. 과학자들의 연구도 집중되고 있으며 해마다 왕돌초 관련 심포지엄도 열리고 있다. 경북도청 김병묵 해양수산과장은 “울진군이나 경북만의 심장이 아닙니다. 동해에 이런 거대한 바다속 비밀지대가 있다는 것을 전 국민이 알아야 합니다.” 전국민이 왕돌초를 알아야할 이유는 분명하다. 육상에 있었더라면 당연히 천연기념물이겠지만 불행하게도 사람들은 ‘육지것’, 심지어는 날아다니는 ‘하늘것’까지 천연기념물로 지정하면서도 막상 바다 밑에 있는 ‘보물’은 박대하기 일쑤다. 이 아름다운 바다속 풍광을 후손들에게 고스란히 물려주어 그들이 활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 지금, 우리는 어떤 ‘긴급 행동’을 취해야 할까.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16) 서귀포 보목항의 자리잡이배 테우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16) 서귀포 보목항의 자리잡이배 테우

    1985년 10월4일,제주도 화북의 해신당에서는 도항제(渡航祭)가 열렸다.‘고대 제주항로 테우 조사단’이 화북을 출발했다.원초적인 고기잡이 배 테우를 복원하여 옛 뱃길에 도전함으로써 ‘한반도~제주도’의 고대 항로를 규명해보려는 시도였다.탐라와 육지부의 교류경로,해로 변천사와 유배길 조사도 이루어졌으니,배이름도 격에 맞게 ‘물마루’로 명명되었다.노르웨이 탐험가 T 헤위에르달이 남미에서 폴리네시아군도를 향하여 전통배를 타고 떠난 콘티키(Kontiki)호의 대탐험에 비할 바는 못되지만,테우를 활용한 최초의 모험이리라.물마루호는 서귀포시 보목동에 남아 있던 여섯척 중에서 선발되었다. ●테우와 자리잡이의 원조, 보목동 8월 중순 제주도를 찾아,‘서귀포칠십리 바다사랑회’를 이끌면서 수중탐사와 환경보존에 애쓰는 이원석 회장에게 테우와 자리 조사 안내를 부탁하였더니 약속이나 한 듯 보목동으로 이끈다.보목동이야말로 테우와 자리잡이의 원조이기 때문.대부분의 제주도 포구에서 테우로 자리를 잡아왔겠지만 보목만큼 그 전통을 이어가려는 곳은 보지 못하였다. 보목에서는 매년 테우로 자리를 잡는 ‘자리돔큰잔치’를 열어왔다.보목의 자리돔큰잔치는 관광객은 물론이고 인근 주민들도 사라져간 테우가 그리워서라도 몰려든단다.청년들의 보존 움직임도 활발해서 ‘보목섶섬 수중환경보호지킴이’(회장 강대환)를 조직하여 테우도 복원하고 전통어법 재현에도 힘쓰고 있다.덕분에 보목동에 가면 언제든지 테우를 볼 수 있다.그러나 한라산의 귀한 구상나무로 만들던 테우는 사라졌고 일본산 삼나무 테우들로 대체되어 조금은 안타깝다. 몇년 전의 일.제주도민들이 감귤을 들고서 북한을 집단방문한 적이 있었다.일찍이 북에 정착하게 된 제주 출신 노인 한 분을 만나게 되어 말문을 트다가 제일 먹고 싶은 것이 무언가를 물었다고 한다.그런데 노인은 허다한 먹을거리를 제치고 ‘자리젓이 그립다.’고 하였다.초년의 입맛은 일생을 간다고 하였으니 자리젓의 아른한 향취가 50년 넘게 이어진 셈이다. 사실 ‘자리강회’,‘자리물회’,‘자리구이’ ‘자리젓갈’ 등 자리 없는 제주도 식단은 왠지 빈자리 같다.활기 넘치는 강진국 마을회장은 우리 일행에게 “자리를 좋아한다니 절반은 제주사람으로 인정해 줍세.”라고 너스레를 놓았다.자리를 모르고서 제주도 먹을거리를 논하지 말지어다! ●고향을 지키는 고기, 그래서 이름도 ‘자리’ 오키나와에서 한반도 남해안 일부에까지 여기저기서 발견되는 아열대성 자리는 붙박이로 한군데서 일생을 마친다.서귀포 외돌개에서 보목 앞의 섶섬에 이르는 난류대를 특히 좋아한다.보목에서는 ‘겨울에 눈이 오면 개가 죽는다.’는 속담도 있다.모든 물고기가 자유롭게 먼바다를 나돌고,모든 새가 먼하늘을 나돌 것 같지만 그런 상상은 시나 노래에서나 가능하다.자리에게도 엄연히 따스한 집이 있고 그리운 고향이 있다.자리는 자신이 태어난 따스한 곳에서 가능한 한 떠나질 않는다.그래서 이름도 ‘자리’다. 보목에서는 앞의 섶섬 동쪽에 동군자리,서쪽에 서군자리,서쪽 해변에 리알자리,지귀섬의 자귀자리,쇠소각 냇물이 흘러나오는 쇠소각자리 등의 ‘자리밭’이 유명하다.어민들은 이들 자리밭을 정확하게 포착하여 테우를 들이밀어 자리를 낚는다.경계없는 바다같지만 엄연히 바다밭이 경계를 가른다.섶섬 주변에서는 섬그늘에 모여든다면,민물이 흘러들어 기수대를 형성하는 쇠소각에서는 감미로운 민물을 마시려고 몰려든다.그래서 똑같은 바다이지만 매양 동일한 바다는 없다.문전옥답만 강조하는 육지중심 사고와 다르게 기름진 바다밭의 해양중심 사고로 바라본다면 바다마다 전혀 다른 색깔을 연출하며 다가올 수밖에 없다. 밭이 다르면 같은 배추종자도 맛이 다르기 마련.보목과 우도의 자리가 같을 수 없으며,고산의 자리는 성산의 자리와 다르다.같은 보목 내에서도 여(암초)의 상태에 따라 자리의 색감과 생김새,심지어 맛까지 다르다.절기에 따라서도 알이 찬 알찬자리,자잘한 쉬자리,산란하고 난 다음에 잡히는 거죽자리 등등 이름도 다르고 맛도 다르다.조류가 센 곳에서 노는 가파도자리는 뼈가 굵어 물회용에는 어울리지 않아 구이용에 적합하다.뼈가 부드럽고 맛이 고소한 보목의 자리는 구이보다도 물회나 강회에 어울리니 같은 제주도 내에서도 제각각인 셈이다. ●더위 푸는 덴 물회, 술안주엔 구이 얼마전 경남 삼천포에서 자리구이를 맛보았다.횟집 주인 왈,“수온이 높아지니 여기까지 자리가 찾아드네요.”라고 했다.이제 자리는 차츰 북상을 하여 남해 해안가에서도 자신들의 자리를 마련한 것 같은데 남해안의 자리가 어떤 격식을 갖추고 있는가는 아직 감이 덜 잡힌다. 자리는 먹는 취향과 장소,시간에 따라서 맛도 다르다.복중의 더위풀이에는 시원한 자리물회가 그만인데 자리구이는 술안주로도 맞춤이다.자리젓국은 멸치젓과 더불어 제주민이 가장 보편적으로 먹는 젓갈.그런데 제주도 바깥에서는 똑같은 자리물회라도 당최 제맛이 나지 않는다.독특한 향을 내는 제피잎을 잘게 썰어넣어야 국물이 한결 시원해지는데 싱싱한 제피잎을 구할 재간이 없기 때문이다.독특한 맛을 내는 제피잎 없는 자리물회는 사실 정통식이 못된다. 한때 구두미포구,서래포구,큰개머리,배개포구 등 전통적인 포구에서 25척에 이르는 테우들이 국자같이 생긴 국자사둘로 자리를 잡았다.자리만으로도 충분히 생계가 유지되었다.1명이 수경으로 물밑을 감시하면 2명이 그물을 드리워 조류에 떠들어오는 자리를 낚았다.배를 타지 않고 갯바다밭의 ‘덕’에서 자리를 잡는 덕자리사둘,동그란 모양의 사둘을 도르래의 힘으로 드리우거나 올리며 낚아가는 가장 보편적인 어법이었던 동고락사둘도 행해졌다. ●자리잡이·해초 채취… 전천후 다목적 배 그러나 GPS로 바뀌면서 배도 발동선으로 바뀌었으니 전통 테우 자리잡이도 한폭의 사진으로만 남은 셈이다.‘자리 삽서(사세요).’라고 외치며 마을길을 나다니던 아낙들의 외침소리도 더 이상 들을 수 없게 되었다.전통어법은 사라졌으나 자리잡이의 경제적 이득은 여전히 높아서 지금도 보목의 살림살이를 살찌우게 한다. 테우는 자리잡이에만 쓰였던 배가 아니다.전천후,다목적이었으니 해초 채취에도 요긴했다.바다마을 사람들은 기름진 해초 없이는 푸석푸석한 화산토에서 농사를 지을 수가 없었다.해초 채취에 테우가 더할나위 없이 요긴했으니 해초를 그득 싣고 돌아오는 풍경 역시 화학비료에 떠밀려서 저 멀리 사라지고 말았다. 테우는 물마루호의 실험에서도 확인되었듯이 제주민의 해상교통에 절대적인 수단이었다.탐라의 고대 대외교류도 테우에 의존하였다.삼국지동이전에 이르길,“배를 타고 왕래하면서 물건을 사고판다.”고 하였으니,테우를 이용한 교역이 일찍부터 이루어졌다.독일인 겐테(S.Genthe)는 ‘제주도탐험과 동해 중국에서의 표류’란 표류기에서,테우의 위력을 이렇게 묘사하였다. ●어떤 파도에도 끄떡없는 이음새 영접하기 위해 보낸 배는 이상한 배였다.보트도 아니고,카누나 속을 파낸 통나무도 아니었다.뱃전이나 배의 구조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는 거대한 뗏목이었다.거센 파도라는 어쩔 도리 없는 조건 때문에 적응법칙에 따라,예컨대 동인도의 마드라스 해안의 파도 때문에 불가피하게 만들었던 것과 비슷하게,기상천외의 물건이 만들어졌음이 이내 밝혀졌다.거칠고 격렬하게 출렁이며 크고 육중하게 굴러오는 사나운 파도가 끊임없이 그 선박을 덮쳤다.막힌 보트라면 금방 물이 가득 차서 뒤집힐 것 같았다. 그러나 튼튼한 이음매의 큼직한 틈새가 있어서 부딪치는 파도의 위력을 무력하게 만드는 큼직한 통나무들로 엮어 만든 듬성듬성한 이 선대(船臺)는 어떤 경우에도 물이 차서 뒤집힐 리가 없었다. 제주도는 두말할 것도 없이 섬이다.중요 물자는 배로 움직였다.전통시대에 일주도로·관통도로가 없었음은 당연한 일.‘한국전쟁의 기원’을 쓴 미국의 브루스 커밍스도 광복 당시의 빈약한 교통로를 이렇게 말했다.“ 섬을 둘러싼 좁은 도로가 있었을 뿐이다.1940년대 당시 제주시에서 섬을 횡단하여 서귀포로 가는 도로는 부설되지 않았다.” 조선시대의 사정은 더욱 어려웠으리라. ●맥 잇는 마을 있어 그나마 위안 테우는 사라졌어도 테우를 복원해서 끝내 이어가겠다는 마을이 있음은 일말의 위안이 된다.신혼여행객도 태우고,문화관광특구도 만들어 당찬 마을로 가꾸겠다는 결의에 가득찬 것을 보니,법고창신(法古創新)의 의연한 길을 모색하는 듯하여 감개무량이다.비록 배는 낡고 덜 효율적이지만 전통을 살려서 미래의 바다로 가꾸어 나간다는 바다살림의 의지는 바로 문화적 종다원성을 지키려는 안간힘이기도 하다. 해변가로 유별나게 솟구친 가파른 ‘제지기오름’에 오르니 보목포구가 한눈에 들어온다.절대보호구역인 섶섬의 자연경관적 가치에 관해서는 무엇을 더 논하랴.관광객에게는 눈요기에 불과한 섶섬이지만 자리돔에게는 대를 이어 살아가고 있는 ‘붙박이 자리’임을 애써 기록하고 돌아온다.자신의 자리를 찾지 못하고 동분서주하면서 유목민의 삶을 살아가는 도시민에게 섶섬의 자리들은 제 자리를 찾아갈 것을 가르치는 것만 같다.
  • [2002 길섶에서] 가을 빛깔

    여름 어느날 모처럼 느긋하게 창 밖을 내다보다가 저멀리 푸릇푸릇했던 산이 검푸른 빛을 띠고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란 적이 있다.그럴 때면 무얼하며 살기에 계절이 지나는 것도 모르나 하고 자책한다. 세상살이에 쫓기면 계절의 변화를 보지 못한다.허겁지겁 아침 출근 길에,밤늦은 퇴근 길에 어디 길섶의 풀과 꽃,가로수에 눈길을 줄 여유가 있던가. 귀로는 계절이 바뀌었다는 얘기를 듣고,몸도 기온의 변화를 알지만,눈으로는 느끼지 못한다.마음이 닫혀 있기 때문이다.잠시 가로수에 눈길이 머물더라도 계절의 빛깔과 향기는 음미하지 못한다. 태풍이 기승을 부린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가을이 한창이다.아열대성 기후로 바뀌어 가을이 더 짧아졌다고 한다.올해엔 붉은 빛깔이 칙칙한 검은 빛깔로 변해 가을이 저만큼 가버린 뒤 뒤늦게 후회하지 말자.이번 주말 다른 것 다 제쳐버리고 가을 속을 달음박질이나 해볼까. 황진선 논설위원
  • [녹색공간] ‘노아 홍수’ 현실이 될 수도 있다

    “‘노아 홍수’가 현실로 나타날 수 있다.” 유사종교의 종말론이 아니라 독일의 기상학자 모이프 라티프가 한 말이다.미국의 기상 전문가 로버트 디킨슨(조지아 대학) 교수도 비슷한 말을 했다. 디킨슨 교수는 “화석연료 소비를 현격히 줄이더라도 앞으로 100년간 지구온난화는 지속될 것이며 그로 인해 금세기중 지구 온도가 섭씨 1.4∼4.7도 올라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엔 경제사회국은 요하네스버그,지구정상회의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지구온난화와 관련있는 기후변화 조짐들이 명백해졌다.”고 지적했다.그 근거로 아시아와 아프리카 지역에 극심한 가뭄과 홍수가 빈발하고 해수면이 상승하는 현상을 들었다. 이 경고들은 호사가들의 예언이 아니라 바로 우리 앞에 나타난 현실이다.강릉을 비롯한 전국의 태풍 루사의 피해는 무얼 말하는가.200명이 넘는 인명과 5조원의 재산을 앗아간 태풍 피해에 대해 전문가들은 하천의 직선화가 문제라는 둥 산의 절개각도가 획일적이라는 둥 다양한 지적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문제의 곁가지에 불과하다.강릉지방에 8월31일 하루에 내린 897.50㎜의 비는 1904년 기상관측 이래 최대의 강우량이다.8월 말 김해지방의 500㎜, 8월 초 경기도 양평 일대에 내린 평균 273㎜의 호우도 마찬가지다.석달 동안 내릴 비가 일주일 새에 쏟아졌다니 그야말로 천재지변인 것이다. 왜 이런 재앙이 오는가.기상청은 한반도 기후가 아열대성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한다.1971년부터 2000년까지 30년 동안 기후변화를 그 이전 30년과 비교할 때 연 평균 기온이 0.1도가량 높아졌고 여름철 열대야 현상이 많아진 것이 그 예다.강수량도 전체 평균은 8㎜가 늘었지만 최다강수량이 갱신된 곳이 24곳이나 되고 시기적으로도 8월에 집중돼 국지성 집중호우 양상을 띠고 있다는 것이다. 한반도의 기상이변은 지구적 현상이다.세계기상기구(WMO) 발표에 의하면 올해 전세계 홍수 피해는 80개국에서 사망 3000여명,이재민 1700여만명,재산피해는 물경 300억달러(36조원)에 이른다.과학자들은 이를 태평양 동부 해역의 수온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진 데서 오는 엘니뇨 현상이라고 설명한다. 예측가능한 재해(災害)는 천재(天災)가 아니다.그런데 올 여름 지구촌의 폭우는 게릴라처럼 출몰했다.700명의 사상자를 낸 중국 북서부 산시(陜西)성,서부 사막지대의 폭우는 상습 침수지역인 양쯔강 유역과는 거리가 먼 곳이었다.600여명이 사망한 인도의 물난리,100년 만의 폭우로 200억달러의 재산피해를 냈다는 유럽의 경우도 때와 장소,그리고 강우량 면에서 예측불허의 재앙이었다. 기상학자들 발표에 의하면 20세기 100년 동안 지구의 온도가 섭씨 0.7도 높아졌다.과학자들이 유엔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위원회(IPCC)에 제출한 보고에 따르면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의 양은 2050년이면 산업혁명 이전의 두 배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그렇게 되면 북극과 남극의 얼음 60%가 녹는다는데 남극의 얼음만 다 녹아도 지구의 해수면이 60m 상승한다고 한다. 노아 시대에 40주야로 내린 홍수는 ‘땅에 가득한 인간들의 강포’가 자초한 형벌이었다.그렇다면 오늘의 인류는 어떤가.인간의 탐욕은 자연 질서를 흔들어 놓았다.지구의 평균기온을 높이고 삼림을 벌거숭이로 만들었다. 우리는 지금 그 업보를 받고 있으며 여기서 크게 각성하지 않으면 더 큰 재앙이 기다리고 있다.지구정상회의에 참석한 정상들이 한 말이다. 김재성 논설위원
  • [사설] 기후변화 대책 세워야

    기후가 변하고 있다.몇년 사이에 여름철 열대야,겨울철 온난화 현상이 심해지고 잦은 국지성 집중호우로 피해가 늘고있다. 전반적으로 ‘아열대성 기후’의 특성을 보이고 있는것이다. 기상청에 의하면 최근 30년(1971∼2000년)의 연평균 기온이 종전 30년(1961∼1990년) 연평균 기온에 비해 0. 1∼0.5도 가량 높아졌다고 한다.특히 산업화·도시화로 서울 등 대도시의 상승 폭이 다른 지역에 비해 커 겨울철의경우 서울·대구·포항 0.9도,부산 0.8도,인천·강릉·광주·울산 0.7도씩이나 올라갔으며 제주도는 최저기온이 0도이하인 날이 20일이나 줄었다. 여름에는 최저기온이 25도 밑으로 떨어지지 않는‘열대야현상’이 더욱 많아졌다.농촌에서 공장지대로 변한 울산은열대야 기간이 10일이나 늘어났다.서울은‘최장 열대야 지속일수’가 6일에서 14일로 2배 이상이나 증가했다.강수량은 크게 늘지 않았지만 예측불가의 집중호우도 기후 변화의특성중 하나다. 기후 변화는 우리나라만의 현상이 아니다. 우리와 비슷한 시기에 중국,일본,말레이시아 등 동아시아전역에서 집중호우가 내렸으며 이같은 변화는 세계적인 현상이기도 하다. 기후변화 자체에 대해서는 우리만의 별도 대책이 있을 수없다.특히 화석연료를 많이 사용하는 산업 선진국들의 적극적인 노력이 요구된다.우리는 우리대로 ‘지구촌 차 없는날’등 국제적인 캠페인에 적극 참여는 물론 승용차 부제운행,대중교통 이용 등 시민의 참여가 더욱 필요하다.배기가스에 경계선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노력한 만큼 우리의 하늘은 좀 더 맑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기후변화는 기후협약 등을 통해 세계가 함께 풀어야 할 과제지만 기후변화에 대비하고 그 피해를 줄이는 것은 우리몫이다.가장 시급한 것은 기상예보 능력을 높이는 일이다. 보조댐 건설,도로 및 수로의 침투성 소재 개발,빗물을 가뒀다가 활용하는 생태친화적 도시설계 등 장기계획에 투자를아끼지 말아야 한다.
  • [해양한국 장보고에서 21세기까지](24)남제주 종묘시험장

    무분별한 남획과 국제어업질서의 변화,산업화에 따른 연안오염으로 어업생산여건은 악화 일로에 있다.기르는 어업의 육성이 시급한 시점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신품종 어류의 개발과 수산자원의 조성이다. 제주도 남제주군 남원읍 위미리의 국립수산진흥원 남제주수산종묘시험장(장장 李正義)은 고갈된 우리 바다를 풍요롭게 가꾸고 우리 수산업의 경쟁력을키울 차세대 양식품종을 개발하는 현장이다. 종묘(種苗)생산동,종(種)보존동,선발사육동,산란제어동 등 각 기능별로 분류된 연구동에는 참돔,돌돔,넙치,조피볼락,쏨뱅이,큰민어 등 동중국해와 우리나라 남쪽 바다에서 주로 서식하는 물고기 23종이 어종별·연령별로 수조를 가득 채우고 있다. “종묘는 나무로 치면 묘목과도 같습니다.알을 만들어 어린 물고기를 만드는 것은 하루 아침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안정적으로 어미를 사육,양질의수정란을 확보하는 것에서 비롯됩니다.”남제주시험장 양상근(梁相根)연구실장은 장기적인 안목으로 새로운 양식 어종을 발굴하고 해당 어종에 대한 생태·생리학적 특징을 파악,우량 종묘를인위적으로 생산하는 것이 종묘시험장의 핵심업무라고 설명한다. 이곳에서 생산된 종묘는 연안자원 조성을 위해 방류되거나 양식어가에 분양된다.올 한해만도 참돔 10만마리,돌돔 13만마리,큰민어 10만마리를 생산해방류 및 시험 분양했다.잘 키운 어미에서 나온 이들 3종의 수정란 5,800만여개를 전국 66개 양식장에 무상분양했다. 종묘시험장에서는 큰민어나 독가시치처럼 지역 특성에 맞는 신품종 양식어종을 개발하는 것 외에 특정 어류를 여러 세대에 걸쳐 키워 가면서 좋은 품종을 식별,거듭 교배함으로써 인위적으로 품종개량을 시도한다.생산성이 높은 우량 종묘를 얻기 위한 것으로 전문용어로는 선발육종(選拔育種)이라고한다. 노르웨이의 연어와 일본의 참돔이 성공적인 선발육종 사업의 결과로 꼽힌다. 남제주시험장의 경우 참돔과 돌돔,큰민어를 이런 목적으로 장기간 키우고 있다. 양식 측면에서는 가치가 없지만 생태적으로 의미가 있는 고유어종을 보존하는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양실장은 “연안어장의 오염이 심해지고 외국산종묘들이 지속적으로 반입될 경우 우리 연안에 살고 있는 고유종이 멸종될가능성은 그만큼 커진다”며 “종묘시험장에서는 지속적인 양식에서 올 수있는 유전적인 열성화에 대응하고 우리 연안 환경에 맞는 어종을 개발하기위해 우수한 형질의 국내 어종 보존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국립수산진흥원 산하 종묘시험장은 15곳(도립 3곳 포함).지금까지 45종의새로운 품종에 대한 양식종묘 생산기술이 개발됐다. 신품종 개발의 목적은 성장이 빠르고 내병성이 강하며 맛과 색깔 등에서 기존 품종보다 뛰어난 품종으로 개량하는데 있다. 현재 강릉시험장에서는 강원 연안의 해역에 적합한 한해성 신품종인 코끼리 조개와 동해안의 자연산 바윗굴에 대한 대량종묘생산 방법을 개발 중이다. 울진시험장에서는 은어,전복,쥐노래미의 종묘양산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태안시험장에서는 피조개와 비단가리비,키조개 등 패류 양식어가의 소득원이될 신품종의 인공종묘생산 연구가 한창이다. 정부는 기르는 어업의 기반시설이자 자원조성의 선도적 역할을 하는 종묘시험장을 오는 2004년까지 매년 15개소씩 늘려 모두 90개로 확충할 계획이다. 함혜리기자 lotus@ ■바다목장이란 어떤것인가 바다가 갖고 있는 생산잠재력을 무궁무진하다.이를 극대화시켜 필요한 식량자원을 지속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바다목장이 21세기 안정된 식량공급을 위한 대안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바다목장은 바다를 육상의 목장이나 농장으로 간주해 무차별 남획으로 고갈돼 가는 어패류를 가축이나 농작물과 같이 사육·관리하면서 안정적으로 확보해 간다는 구상에서 출발했다. 기존의 가두리 양식장처럼 물고기를 가두는 것이 아니라 넓은 바다를 물고기들에게 울타리없는 초원처럼 제공한다.해당 해역에 적합한 고급 어·패류를 육성해 방류한 뒤 이들 어패류가 멀리 이동하지 않고 그 해역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어장환경을 조성해 준다.자연상태의 환경에서 어패류를 기르는새로운 개념의 생산시스템이다.바다목장의 최종적인 목표는 여러 종류의 어패류가 공존하면서 증식을 지속해 나가는복합형 배양시스템의 구축이다. 한국해양연구소 안희도(安熙道)책임연구원은 “자원의 고갈을 막고 어민의소득을 증대시키기 위해서는 연근해 생물자원에 대한 관리기술의 고도화가급선무”라며 “바다목장 시설이야말로 21세기의 미래식량자원으로서 수산자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첩경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다목장에는 물고기를 한곳에 모을 수 있는 음향시설과 자동먹이 공급장치,초음파탐지기,인공 수중림 등이 설치된다.바다목장 시설의 유지 관리에는여러가지 복합적인 제어기술이 요구되며 개발과 실용화에는 막대한 자금이소요된다.때문에 국가적인 차원의 지원하에서만 가능하다. 우리나라도 지난 98년부터 9개년 계획으로 총 연구비 300여억원을 들여 경상남도 통영 해역에 시범적으로 바다목장화 연구개발사업을 추진 중이다.악화된 어업구조를 개선하고 연안생물자원을 종합적으로 개발해 보자는 의도에서다.통영시 산양면 일대 해역은 동·서·북쪽 3면이 크고 작은 해면으로 둘러쌓인 지형적인 특성과 연평균 섭씨 15도의 수온 등이 바다목장의 최적지로 꼽힌다. 해양수산부는 오는 2004년까지 통영을 포함해 동·서·남해 및 제주도 등 5개 지역에 바다목장을 시범적으로 개발운영할 방침이다.이어 2010년경에는우리나라 전 연안에 10여개의 바다목장을 조성,2011년에는 기르는 어업을 통해 전체 수산물 생산량의 49%를 생산할 계획이다. 제주 함혜리기자 ■[인터뷰] 남제주 수산종묘시험장 李正義박사 국립수산진흥원 남제주수산종묘시험장장 이정의(李正義·42)박사는 최근 고수익 신품종으로 떠오르고 있는 큰민어의 종묘생산과 양식기술 개발을 국내최초로 성공시킨 장본인이다.16년째 물고기의 생태와 종묘생산 기술을 연구중이다. 우리나라의 바다고기 양식은 넙치와 조피볼락(우럭) 등 몇몇 어종에 국한돼 있다.이 때문에 다양한 소비자들의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할 뿐 아니라 양식어민들은 홍수출하에 따른 가격폭락 등으로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다.그는 “품종을 다양화시키기 위해 상품성이 높은 새로운 양식어종의 개발이 시급하다”고 말했다.그가 고급 양식어종 개발대상으로 꼽은 것이 큰민어다.야생의 물고기를 키워 알을 받고 부화시켜 키운다는 것은 생각처럼 간단하지 않은 작업이다.알이 부화돼 종묘로 될 때에는 밤을 새우기 일쑤다. 산소가 조금이라도 부족하면 순식간에 애써 키운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한다. 일본에서 수입된 종묘 200여마리를 분양받아 사육을 시작한 지 7년만인 지난 해에 자연산란 및 종묘생산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하지만 한번 기술개발에 성공하면 그 효과는 기하급수적입니다.올해 전국 35개 양식장에 무상분양한 큰민어 수정란이 805만개인데 수정란의 부화 가능성을 25%라고 쳐도 경제적 가치는 165억원정도라는 계산이 나옵니다.” 내년부터는 큰민어가 주요 양식어종으로 정착,연간 약 1,000t이 생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박사가 이끄는 시험장 연구팀은 올해 제주연안의 정착성 해산어류인 ‘독가시치’의 인공종묘 생산기술 개발에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독가시치는 제주도 연안과 동중국해,동남아시아에 분포하는 난류성 어종으로 입이 작은 것이 특징.“기존의 해산어류 종묘생산 방식을 탈피,야외수조에서 식물성과 동물성 플랑크톤을 혼합배양하면서 생태계를 조성시켜 먹이사슬이 자연스럽게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환경친화적인 방법을 적용했습니다.” 그는 독가시치 양식기술을 어업인들에게 이전해 소득원으로 보급시키고 이번에 개발된 새로운 종묘생산 모델을 능성어,자바리,붉바리,범돔 등 아열대성 고급어종의 종묘생산에 적용시키는 2단계 연구도 계획하고 있다.이박사는 “연안의 수산자원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며 “자원을 인위적으로 생산,자원을 회복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제주 함혜리기자
  • 환경파괴 초래한 인류에 보내는 경고장

    과연 기후가 바뀌고 있는가.그렇다면 기후 변화는 인류에게 어떤 재난으로다가올까.또 우리가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최근 지구 곳곳에서 홍수와 가뭄 등이 잇따르면서 생태계의 대혼란으로 인한 인명 및 재산피해가 늘어나고 있다.엘니뇨 라니냐현상 등으로도 설명되지않는 이같은 기상이변은 또다른 대형 참사를 예고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도 겨울철 삼한사온 현상이 사라지고 남부지역은 아열대성 기후로 변한지 오래다.최근 경기 북부를 비롯한 전국은 이상기후로 인한 홍수 등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 사이언스 북스가 펴낸 ‘기후변동’은 기상문제가 초미의 관심사로 등장한이 시기에 기상변화의 개념과 대처 방법을 기술한 값진 책이다. 이 책은 대기과학과 기상학 전문가들이 밝혀낸 이론에 바탕을 두고 기상변화의 요인 등을 자세히 설명해준다. 또 인간의 환경파괴 활동의 결과로 파생된 오존층 파괴,지구 온난화,대도시의 광스모그현상,산성비 등으로 수십년내에 전 지구상 생명체에 ‘미중유’의 재난이 닥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한다. 아울러 이러한 현상을 과학자들은 얼마나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지를 알려주고,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 스스로 무엇을 해야하는지에 조언한다. 이 책은 모두 8장으로 구성돼 있다.기후변화 상태를 이해하기 위해 지구를하나의 시스템으로 보고 기후의 변화를 철저하게 분석한다.이와 함께 암석,방사성 동위원소,나무의 나이테 등의 분석을 통해 대기의 진화과정을 재구성했고 수십년,혹은 수백만년 뒤의 미래를 예측하고 있다. 책의 장점은 전문적인 분야를 일반인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냈다는 데 있다.지구환경을 걱정하는 이들로 하여금 문제의 핵심을 이해하고 이에 대한 해법을 찾아가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저자는 폴 크루첸과 토머스 그레델.폴 크루첸은 지난 95년 성층권 오존의파괴 메커니즘을 규명한 공으로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대기화학의 권위자이고토머스 그레델은 환경학자이다. 서울대 해양학과 김경렬교수와 한국외국어대 이강웅교수가 옮겼다.값 1만8,000원. 정기홍기자 hong@
  • 파초일엽 서식 현장 조사키로/환경부

    환경부는 27일 멸종된 것으로 분류된 아열대성 상록 양치식물인 「파초일엽」이 제주도 서귀포시 섭섬에서 일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다음 달초 제주도에 조사단을 파견,현지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파초일엽이 자생지에서 자체 증식 또는 복원된 것이 확인되면 특정 야생 동·식물로 지정해 보호하고 97년도 환경백서에 이를 반영할 계획이다.〈노주석 기자〉
  • 한반도 온실화 급속 진행/지구의 날 맞아 「과학평가 보고서」나와

    ◎1백여년간 섭씨1도 상승… 세계평균치의 2배/2천년대 후반 세계 해수위 평균 50㎝ 올라/이산화탄소가 주범… 대체에너지 개발 시급 산업화에 따른 대기오염으로 지구의 온실화 현상이 가속화돼 세계 곳곳은 기상이변을 맞고 있다.우리나라도 이같은 변화에 예외일 수 없다. 지난 22일은 「지구의 날」이다.지구변화에 관한 정부간패널(IPCC)은 이날을 맞아 제2차 과학평가 보고서를 내고 2000년대 후반 이산화탄소가 2배로 증가하면 전세계의 온도가 1∼3.5도(평균2도) 상승하고 해수위는 15∼95㎝(평균50㎝)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이에 따라 인류가 1만년동안 경험해 보지 못한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리나라의 온실화 진행은 세계평균치를 웃돌고 있다.기상청은 지난 1백년동안 우리나라의 기온이 세계평균 상승치인 0.5도의 배에 이르는 1도가 높아졌다고 분석했다.이같은 온도상승은 산업화가 급속히 진행된 후반기에 변화폭이 높았다. 기상전문가들은 이같은 온실화로 2000년대에 우리나라 기후가 아열대성으로 변하게되고 강수량이 20%이상 많아지며 해수면이 증가하게 될것이라는 가상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있다.이로 인해 생물체와 농업에 상당한 피해와 자연생태계의 변화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지구의 대기는 99%가 질소와 산소로 형성돼 있고 나머지 미량의 수증기(H₂O)이산화탄소(CO₂)메탄(CH₄)아산화질소(N₂O)오존(O₃)염화불화탄소(CFCs)등이 포함돼 있다.그런데 지구의 온실효과를 일으키는 기체는 다량의 질소와 산소가 아니라 미량의 가스들이다. 이 가운데 수증기가 온실화에 가장 영향이 크지만 이는 기후 시스템내에서 결정되므로 인위적 요인에 좌우되지 않으며 오존은 태양의 자외선을 차단해 주는 매우 중요한 기체지만 대류권에서의 온실효과에는 상대적으로 기여도가 적다. 인위적인 온실기체로는 지난 30년대 발명품으로 등장,에어콘 냉장고등의 냉매및 발포제로 널리 쓰이기 시작한 염화불화탄소(프레온가스)의 경우 세계적으로 규제를 강화하고 대체물질의 개발로 앞으로는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또 메탄과 아산화질소는 자연생태계에서 발생하는율이 크며 1차산업에서 유발하고 있으나 그렇게 심한 정도는 아니다. 문제는 석탄등 화석연료와 휘발유등의 에너지공급원이 되고 있는 이산화탄소다.바로 이산화탄소를 억제하거나 또는 열효율을 높이는 대체 에너지만이 지구의 온실화를 막을 수가 있다.이에 따라 전세계는 청정연료의 개발및 대체 에너지에 의한 열효율제고를 서두르고 있다.또한 이를 근본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정책적인 방안들도 분주하게 이뤄지고 있다. 기상청 기상연구소 조하만 응용기상연구실장은 『기본적으로 중요한 과제는 지구온난화 문제들에 존재해 있는 과학적 불확실성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우선적으로 기상관측을 강화해 이 자료를 바탕으로 기후변화의 영향평가를 통한 범국제적인 정책적 대응방안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김앙섭 위원 깨끗한 산하지키기 운동본부〉
  • 이스라엘 와이즈만연 「청소년 센터」(G7으로 가는 길:22)

    ◎과학의 궁금증 실제 실험·실습으로 푼다/수학 올림피아 등 과학캐프 굵직한 것만 10여개/한해 학생 2만5천명·세계적 과학자 2백명 참가/1964년 학생 30명으로 출발… 국제적 교육센터 부상 이스라엘의 수도 예루살렘에서 서쪽으로 56㎞.늘씬한 자태의 아열대성 식물들이 지중해의 정취를 흠뻑 전해주는 해안도시 르호보트에는 이스라엘의 대표적인 자연과학 연구소인 와이즈만 연구소가 자리잡고 있다. 와이즈만연구소는 세계 최고 수준의 유태계 과학자들이 수시로 들러 노하우를 쏟아놓고 가는 국제적인 연구기관이다.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하며 석·박사 학위를 수여하는 대학원을 병설해 놓고 있는 것도 이 연구소의 특색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와이즈만 연구소의 독특한 점은 「청소년 활동부」(Youth Activities Section)라는 독립 부서를 운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여름캠프 세계적 호응 연구소 뜰에서 어린이들이 뛰노는 광경은 아무래도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그러나 이 연구소 소장 하임 하라리박사는 『그것이야말로 와이즈만 연구소가 추구하는 정신과 목표에 정확히 일치하는 일』이라고 말한다.그는 『이스라엘의 미래는 전적으로 인적 자원,즉 차세대의 교육과 창의력에 달려 있다는 것이 우리 모두의 일치된 생각』이라면서 『청소년 활동부는 이같은 생각의 구체적인 한 실천방법』이라고 설명한다. 청소년 활동부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과학을 느끼고 만지며 즐기면서 도전하고 성취하는 꿈의 동산이다.이스라엘의 차세대들은 이곳에서 과학자들을 직접 만나 과학이 무엇인가,과학자들은 어떻게 사는가를 보고 느낀다.화학약품 냄새도 맡아보고 실험 기술도 익힌다. 와이즈만연구소의 세계적인 핵물리학자였던 고 아모스 데샬리트 박사는 일찍이 1964년 이곳에서 청소년 캠프를 열기 시작했다.청소년들의 과학교육에는 과학적 열정과 영감을 지닌 과학자들이 직접 관여해야 한다는 신념에서였다.그는 자연에 대한 청소년들의 호기심에 응답해 주는 것이 자연과학을 탐구하는 연구소의 목적과도 일치된다고 보았다.처음 이스라엘 청소년 30명으로 시작된 여름캠프는 미국 버클리,매사추세츠 공과대학등의세계적 과학자들의 뜨거운 공감을 얻어내 5년 만에 국제적인 캠프로 확대된다.마침내 1972년에는 그의 뜻을 계승해 「청소년 활동부」가 연구소의 공식 조직으로 설립되고 본격적인 활동이 펼쳐지기에 이르른다. 청소년센터는 47년의 역사가 담긴 연구소의 깊은 숲속에 자리잡고 있다.푯말이 붙어있는 입구를 지나면 활짝 꽃을 피운 오렌지 나무들과 추상조각처럼 보이는 거대한 구조물이 방문자들을 맞는다.「그래비트램」이란 이름이 붙여진 이 구조물은 금속 파이프가 마구 뒤엉킨 탑모양의 전시물로 중력의 작용을 입증해 보이는 과학 전시물이다. 청소년센터는 이와같은 과학실험 전시물들이 설치된 「야외 과학 공원」(The Garden of Science)과 청소년들의 숙박및 교육 시설인 「과학마을」(Science Village),행정동 등으로 이뤄져 있다. ○과학기술자 성장 계기 이곳에서 실시되고 있는 프로그램은 32년 전통의 청소년 과학캠프를 비롯해서 국제 여름캠프,주간 과학클럽,현장 과학학교,과학전람회,수학올림피아드,과학강연회,통신 수학교실등 굵직한 것만도10여 개에 이른다. 청소년 과학캠프와 국제 여름 캠프에는 이스라엘 청소년 30명과 세계 20개국의 과학영재 80명이 각각 참가,여름방학 2주동안 과학 탐구활동을 벌인다.교수1명당 2∼3명의 학생이 소그룹을 형성해 체계적인 「연구」(Reasearch)경험을 가지는 것은 물론 예루살렘등지로 여행을 하면서 이질적인 문화와 지식의 교감을 통해 창의력을 증진시킨다. ○전시물 1백점 증설 주간 과학클럽은 초·중·고 학생들이 개인 단위로 가입하는 특별활동 프로그램으로 1주일에 1회씩 방과후에 과학자들을 직접 만나 토론을 하거나 실험을 한다.광학·플라스틱·전자공학·천문학·기상학·의학·수학등 모든 과학분야에서 주제별,수준별로 클럽이 결성돼 클럽 숫자만도 70개가 넘는다. 현장 과학학교는 교사의 인솔하에 한 반 전체가 1일 코스로 이곳에 입교,학교 교육에서는 받을수 없는 과학 체험을 하는 프로그램이다.예를 들면 레이저광학,카오스 이론같은 최신 물리학이나 O·J 심슨의 혈흔분석에 사용된 PCR기법(효소중합 유전자분석법)같은 첨단과학은 아무리 좋은 교사라도 이를 즉각 입수해 수업에 반영하기는 힘들다.그러나 이같은 문제에 대한 궁금증은 이곳에선 간단히 풀리며 학생들은 실제 실험을 통해 이를 확인해 볼수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날 생물 실험실과 물리학 실험실,세미나실에서는 각기 다른 학교에서 온 청소년들이 실험과 토론을 하고 있었다.또한 야외 과학공원에서는 팔레스타인 지역에서 온 아랍계 학생들이 「태양열 난로」 「달나라 산책」등 과학 전시물을 직접 작동해 보며 물리학 공부를 하고 있어 모든 시설물들이 활발히 가동되는 것을 볼수 있었다. 청소년 프로그램 책임자인 모셰 리시폰 청소년 활동부 부장(물리학박사)은 『한햇동안 청소년 2만5천명,과학자 2백명이 우리 프로그램에 참여한다』면서 『프로그램에 참가했던 청소년들중 대부분이 과학에 대해 깊은 인상을 받으며 실제로 상당수는 과학기술자로 성장해 산업계와 연구소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와이즈만 연구소 청소년 활동부는 이제 이스라엘의 국운이 걸린 하이테크 산업을 끌고 나갈 과학 꿈나무 육성의 한 모델로 확고히 자리 잡은 모습이다.청소년 활동부는 영국으로부터 3백만달러를 기부 받아 과학 공원의 전시물을 현재 30점에서 앞으로 1백점으로 늘린다는 계획 아래 추가 공사가 한창이다.오는 97년 11월 이 계획이 완료되면 이곳은 이스라엘 최초의 본격적인 야외 과학박물관으로서 더 많은 청소년들의 사랑을 받게 될것이 분명하다. ◎인터뷰/전문가/청소년 활동부 부장/“「청소년센터」는 미래에 대한 투자”/창의적 사고·지도력 갖춘 하이테크 꿈나무 육성 모셰 리시폰 와이즈만 연구소 청소년 활동부 부장은 32년전 고 아모스 데샬리트 박사가 첫 과학캠프를 열었을 때부터 함께 청소년 과학운동에 참여해온 물리학자이다.72년 청소년부 설치이후 줄곧 부장직을 맡고 있는 그에게 이곳의 운영방법과 성과등을 들어본다. ­방대한 시설을 운영하자면 예산이 많이 필요할텐데 조달방법은­. ▲경상비는 교육부에서 25% 정도를 지원하고 나머지는 연구소와 학부모가 부담한다.사업 예산은 연간 1백60만달러 정도이다. ―연간 2백명의 과학자들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데 불평은 없나. ▲오히려 그 반대다.과학자들은 과학 탐구에 대한 그들의 열정을 과학에 관심을 가진 젊은이들과 공유하는데서 큰 만족을 느낀다.또 와이즈만 연구소의 과학자들은 상아탑에 은둔하지 않고 사회참여를 중요시하는 전통을 갖고 있다.2명의 이스라엘 대통령이 이 연구소에서 나온 것이 이를 입증한다. ­교육 내용은. ▲학교교육의 한계를 보완하는 것이다.첫째,내용면에서 기존 교과서가 다루지 못하는 첨단분야,매스컴이나 과학잡지들에 소개되는 흥미진진한 최신 과학 이슈를 다룬다.또 예전에는 없었던 새로운 과목,즉 신경과학·유전공학·생물물리 처럼 두 과목 이상이 합해 이뤄지는 신종 과학(학제적 교육)도 이곳에서만 접할수 있다. 둘째,「연구」와의 만남을 중시한다.이곳에서는 맞고 틀린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질문이 중요하다.질문은 가정과 추측의 출발점이다.대답은 교과서에서 찾는게 아니라 사색·실험·분석을 통해 찾아진다.우리는 어린이들이 상상력을 발휘하고 실수를 통해 배울 기회를 갖는 창의적이고탐구적인 접근을 강조한다.과학의 묘미는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우리는 어린이들에게 실험실의 연구자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문제를 발견하고 풀어나가며 진짜 연구프로젝트에 참여하도록 하는 것보다 과학의 참맛을 더 효과적으로 전달할 방법은 없다고 생각한다. ­청소년센터에 대한 평가는. ▲일단 한 프로그램에 참여해본 어린이는 대체로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여러 프로그램을 통해 이곳과의 관계를 계속한다.개중에는 과학자로서 성공한 사람도 많으며 과학자가 된 중요한 계기로 이곳에서의 경험을 지적하곤 한다.대부분의 이스라엘 대학들도 우리 뒤를 따라 비슷한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결론적으로 청소년센터는 미래에 대한 과학기술계의 투자라고 할수 있으며 창의적인 정신과 야망,지도력을 키워줌으로써 국가에도 큰 기여를 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한국 청소년도 캠프에 참여한 적이 있나. ▲중국·일본은 있었지만 한국은 없었다.지난해 우주소년단 어린이들이 이곳을 방문한 적은 있다.한국 청소년들도 국제캠프에 참가해 주길기대한다.
  • 중 해남성을 가다:1(변화하는 아태)

    ◎중국의 하와이/성전체가 경제 특구… 개방 선도/88년 성 독립후 연8∼20% 고성장 구가/주식제 도입 등 서방 못잖은 자유경쟁/정부간섭 철저 배제… 내지기업의 “부러운 미래상” 사회주의 시장경제를 내세우며 3년째 두자리수의 고속경제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중국.그중에서도 성 전체가 경제특구인 최남단 섬,해남성은 가장 활기찬 경제개발의 현장이다.아열대성 기후에 자연풍광마저 멋지게 어우러져 「중국의 하와이」로 불리는 이곳은 각종 산업개발과 더불어 우리나라 제주도식 관광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이곳의 변화와 발전 모습을 이석우 북경특파원의 현지취재를 통해 시리즈로 소개한다. 북경이 아직 대륙의 찬바람에서 채 벗어나지 못하는 3월,중국 최남단 해남도에선 아열대의 따가운 햇살이 한여름임을 말해준다.이곳에 발을 내딛기가 무섭게 눈에 들어오는 것은 거리의 야자나무와 코코넛열매들.거리에서 부딪치는 시민들의 모습도 북경등 다른 중국의 도시와 사뭇 다르다.작은 키에 낮은 코,둥글고 까무잡잡한 얼굴들­남태평양에서자주 보던 원주민들과 흡사하다고나할까.그래선지 이곳을 가리켜 「중국의 하와이」,「중국의 제주도」라고 부르는게 더욱 더 그럴 듯해 보인다. 택시기사를 불러 얘기를 건네보았으나 북경어가 잘 통하지 않은 것도 이국적인 맛을 더해준다.이곳에서는 지난 49년 공산화이래 중앙의 강력한 보통어(북경어)교육이 시행됐지만 7백20만 성주민 가운데 80%가량의 해남토박이들은 여전히 이 지방 말인 해남어를 일상언어로 사용하고 있다.지역방송과 중앙TV에서도 해남어 방송에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거리를 누비는 일제 오토바이 물결은 이곳이 중국이라기 보다는 차라리 베트남이나 태국에 가깝다는 생각을 들게 한다.지리적으로도 통킹만 건너편엔 베트남이 자리잡고 있다.그런가 하면 시민들의 활기찬 움직임이나 화려한 옷차림,하늘로 치솟은 고층건물,아우디등 외제차의 물결은 작은 홍콩을 연상케도 한다. ○구시가 스페인풍 신화로,박애로,장제로등 30년대 포르투갈과 스페인자본등으로 건설했다는 고풍스런 구시가지들은 현대식 고층건물에 자리를 내주고 있고 재개발시행을 알리는 대형간판과 함께 철거를 기다리고 있다.해남성 외사판공실의 오사존처장은 『긴축정책이 시행된 지난93·94 2년동안의 건축면적이 1천만㎡를 넘는다는 사실도 이곳의 개발열기를 보여주는것』이라고 말한다. 이 섬의 전체면적은 3만4천㎦로 남한의 3분의1,경상남북도와 제주도를 합쳐놓은 것보다 조금 더 넓다.낡은 건물과 붉은 황토밭뿐이던 빈곤지역이 지난 88년 광동성의 직할지에서 성으로 독립하면서 성전체가 경제특구라는 프리미엄을 업고 요즘 중국에서 가장 뜨겁게 개발붐이 일고 있는 것이다. 오처장은 『개혁·개방 7년만에 외국투자액은 38억달러,외국기업은 8천여개,중국 내지기업 1만8천여개가 상륙했다』고 밝히고 지난해 경제성장률 12.2%,성으로 분리된뒤 매년 8∼20%의 고속성장을 거듭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중국내에서 시장경제의 상징인 광동성보다 광범위한 경제적 자유를 누리는 중국 최고의 경제자유지대가 바로 이곳인 것 같다.생존법칙은 완전경쟁.내지처럼 기업에 이래라 저래라 하는 정부의 간섭은 제도적으로배제돼 있다.정부의 불간섭이 원칙인 만큼 국내기업에 대한 보호도 존재치 않는다.모지군부성장도 빠른 변화와 성장의 원천은 해남성 전체가 21세기 중국 개혁을 위한 「실험구역」이라는데 있다고 강조한다. ○전문경영인 정착 정부의 불간섭원칙과 함께 주식제 도입이 21세기의 제3단계 개혁을 위한 주요 경제실험중 하나다.새로 설립되는 주요 기업은 모두 주식회사.국영기업의 개조가 중국경제의 현안이 되고 있는 가운데 국영기업을 주식제로 바꾼뒤 이를 외국기업에 매각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효율을 높이는 실험이 북경 영도층의 관심아래 이곳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귀띔이다. 해남 화방국제석유화공유한공사처럼 아예 투자부터 경영까지 모두 외국자본에 맡겨버린 곳도 있다.주강실업,신능원,남양선무,해득제약창,김반공업등 해남의 내로라하는 5개 대표기업들의 주식은 이미 홍콩주식 시장에 상장됐다. 주식제와 양면을 이루는 전문경영인제도도 해남성 실험의 주요 내용중 하나다.기업의 운명과 종업원의 채용및 해고,임금수준,경영방식등에 관한 전권을 쥐고 책임을 맡는다.기존 국유기업은 주식제로 「개조되고」 주식은 중국은행·중국공상은행등이 소유,경제적 효율을 높이는 방법도 널리 행해지고 있다. ○성정부 독자결성 성내 기업들의 자율권과 함께 해남은 중국 전역에서 성 정부에대한 중앙정부의 입김이 가장 적게 미치는 곳이다.총투자액 2억위안(원)이하의 건설사업과 기술개발 부문의 프로젝트는 중앙정부의 허가없이도 성정부 자체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또 3천만달러 이하의 해외차관 프로젝트사업도 성 정부 차원에서 독자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바로 이러한 시도가 21세기 중국의 지방과 중앙관계를 시사하는 모델이 아니겠냐고 해구시 인민대외우호협회 장문상비서장은 반문한다. 해남성 정부 대외판공실의 번선민부처장은 「작은정부,큰사회」,「기업등기등 각종 행정업무의 간소화」,「세금징수제도의 개선」등이 해남 효율을 끌어올리는 견인차였다며 이것이 바로 내지기업들의 미래상이라고 강조했다.
  • 황해북도:상(새로쓰는 북녘 지리지)

    ◎사리원시 부근에 「스커드미사일」기지/서흥벌은 대표적 곡창… 봉산미 밥맛 “일품”/인구 9만의 송림시엔 제철기업소 들어서 황해북도는 재령강을 경계로 나누어진 해방당시 황해도의 북동부 지역을 영역으로 하고 있다.따라서 재령강 서남부 지역은 황해남도로 편입되었으며 개성직할시에도 일부 지역을 넘겨주었다. 과거 황해도는 관내도·서해도·풍해도·한주 등으로 불리어 왔으며 황해도로 불리게 된 것은 1417년부터. 황해도라는 도명은 당시 황주목과 해주목이란 고을 이름에서 각각 첫 글자를 따다 붙인 것으로 전해져 오고 있다. 1954년 10월에 황해도가 남·북도로 갈라졌으며 그후 개성시가 직할시로 승격되면서 황해북도에 속해 있던 장풍군과 판문군이 개성직할시에 흡수되었다.그 결과 황해북도는 현재 2개 시(사리원 송림),14개 군(차회 행정구역표 참조)만을 거느리고 있다. 1991년말 추계로 상주 인구는 약 1백63만명,면적은 8천7㎦. 황해북도의 도소재지이자 수도 평양의 남쪽 관문이기도 한 사리원시는 해방 전에는 봉산군의 군소재지였으나 1947년 6월 봉산군으로부터 분리되어 시로 승격되었으며 1954년 10월 황해도가 남·북도로 갈라지면서 황해북도의 도소재지가 됐다. 그후 1973년 봉산군에 속해 있던 미곡리 만금리 어수노동자구가 사리원시에 편입되어 현재는 33개 동·리로 구성되어 있다. 상주인구가 약28만8천명으로 알려진 사리원시에는 서흥강을 막아 건설한 운하가 시 복판을 지나고 있으며 정방산과 경암산 기슭에는 두 개의 큰 호수가 자리하고 있다. 시 중심부의 여러 거리에는 고층의 다층주택(아파트)과 5∼6층짜리 공공건물·학교·대규모 공장들이 들어서 있다.문화시설·의료시설은 물론 도내의 대학들도 거의다 사리원시에 몰려 있다. 주요 대학은 리계순대학(전 사리원제1사범대학)사리원대학(전 사리원제2사범대학)동선대학(전 사리원교원대학)강건대학(사리원의학대학)계응상대학(사리원농업대학)지질대학 등이며 이밖에 40여개의 각급 교육기관이 있다.최근의 정보에 따르면 시 부근에 스커드 미사일기지가 있으며 이미 36기가 작전배치 됐다고 한다.송림시는 상주인구 약9만6천명의 중급 이하 도시.「황철」이라 불리는 이곳의 황해제철연합기업소는 김책제철연합기업소와 쌍벽을 이루는 북한의 대표적인 흑색금속기지의 하나로 꼽힌다. 1967년 10월에는 시내 사포2동 일부가 떨어져나가 새마을동으로 합동되는 등 수차례의 동·리 개편을 거쳐 현재는 24개 동·리를 거느리고 있다. 옛부터 소나무가 많아 「송림」이란 이름이 붙여졌으나 용광로가 필수적인 제철시설이 들어서면서 「용해공거리」등 여러 거리가 생겨나기도. 송림시에는 근로자들의 자녀들을 맡아기르는 대형 탁아소인 「송림애기궁전」(약1천5백명 수용)이 있으며 8가구용 2층식 도시형 소형주택(우리의 연립주택과 흡사)이 많이 들어서 있다. 「송림식살림집」이라 불리는 이 주택은 1969년 건축자재를 절약하기 위해 북한당국이 시범적으로 송림시에 짓기 시작한 주거형태인데 그이후 북한내 여러도시에 보급되었다. ○해발 5백m 이하 지세 비교적 높은 북동부지역을 제외하고 황해북도는 전체 면적의 91%가 해발 5백m이하의 저산성 지세로이루어져 있다.도내에서 가장 높다는 하람산의 해발도 1천4백85m에 불과하다. 도내에는 강동산줄기의 끝부분과 아호비령산줄기,언진산줄기,정방산줄기,멸악산줄기가 뻗쳐 있다. 도의 서부에 비교적 널찍하게 자리잡은 벌판에서 많은 알곡 수확이 이뤄지고 있는데 황주군의 녹새벌·황주언덕벌(2백㎦),재령강 연안의 봉산나무리벌·태상벌·재령벌,서흥강 하류의 서흥벌 등이 대표적인 곡창지대. 강·하천은 별로 길지 않은 편으로 대동강과 지류인 재령강,남강,그리고 예성강,임진강의 물줄기에 속하는 하천이 흐르고 있다. 재령강을 막아서 만든 북한 최대의 저수지 은파호(2천6백여㎦)를 비롯한 서흥호등 80여 저수지가 건설되어 웬만한 가뭄에는 관개용수의 걱정이 없다는 게 북한 당국의 선전이다. 산림은 약 78%가 송림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식물의 종류는 비교적 다양한 편이어서 가문비나무 분비나무 들쭉나무 등의 한대성 식물로부터 으름덩굴 감나무등 아열대성 식물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분포상을 보이고 있다.배기찬 연구위원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