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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해룡 감독 “아픈 역사 되돌아보는 계기 되길”

    안해룡 감독 “아픈 역사 되돌아보는 계기 되길”

    “시골장터에 가면 욕쟁이 할머니들 만날 수 있지 않나요? 일단 만나면 맛있는 거 얻어먹고 기분 좋게 돌아올 수 있지요. 송신도 할머니도 비슷하다고 보면 됩니다. 일본에 계신 욕쟁이 한국 할머니가 온다고 생각하고 보러 왔으면 좋겠습니다.” 다큐멘터리 영화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를 만든 안해룡(48) 감독은 마치 어느 매력적인 할머니를 소개하는 어투로 작품을 소개했다. 재일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의 삶을 다룬 다큐 영화가 무겁고 숙연하기보다 친숙하고 밝게 그려진 데는 안 감독의 내공이 크게 작용했다. 안 감독은 10여년 이상 사할린 잔류 조선인, 일본군에 의한 강제연행자·노동자, 일본군 위안부 등 재외 동포의 삶을 영상 매체로 기록해 온 영상 저널리스트다. 그가 2005년에 ‘재일 위안부 재판을 지원하는 모임’으로부터 송 할머니에 대한 기록물을 만들어 달라는 제안을 받게 된 데도 이같은 이력의 힘이 컸다. 2007년 완성한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는 그의 첫 장편영화 데뷔작이다. “처음에 지원모임으로부터 받은 제안은 10여년 재판투쟁의 기록자료들을 정리해 달라는 것이었어요. 하지만, 내부적인 정리에 그치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많은 이들에게 알리기 위해서라도 영화로 만들자고 제안했습니다.” 지원모임은 3개월에 걸친 논의 끝에 동의했고, 감독은 기획을 시작했다. 지원모임에서 건네받은 자료는 60분짜리 비디오 테이프 50개와 녹음자료 등이었다. 안 감독은 직접 일본 지식인과 변호사, 지원모임 인터뷰 등을 진행해 부족한 부분을 보완했다. 송 할머니와 지원모임이라는 이야기의 두 축도 그가 생각해 냈다. “위안부 관련 영상물들이 이미 많이 나왔기 때문에 다른 형태를 고민했지요. 그래서 송 할머니와 지원모임의 관계가 시간이 지나는 동안 어떻게 변화하고 발전했는지를 담게 됐습니다.” 그럼에도 기본적으로 중심축은 ‘송 할머니의 캐릭터’라고 감독은 말한다. “송 할머니는 본질을 꿰뚫는 통찰력과 언어표현력이 굉장히 뛰어난 분이시지요. 게다가, 위안부 생활 7년간에 대한 또렷한 기억, 피해에 관한 발언들이 지닌 내용적 힘 등이 설득력과 감동을 더했습니다.” 지난해 4월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선보이긴 했지만, 한국에서 관객을 만나기까지는 많은 어려움을 넘어야 했다. 다행히도 영화진흥위원회의 ‘2008 하반기 아트플러스시네마네트워크 개봉지원작’으로 선정돼 3500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었다. 안 감독이 준비하고 있는 다음 작품은 지난해 영진위 제작지원을 받은 ‘무도(가제)’라는 다큐영화. ‘왜 무술을 하는가.’란 화두을 따라가는 이야기로, 올해 안에 완성할 계획이다. 글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사진 손형준기자 boltagoo@seoul.co.kr
  • 재일 위안부 할머니 10년에 걸친 소리없는 투쟁

    재일 위안부 할머니 10년에 걸친 소리없는 투쟁

    ‘재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가 주인공이란 말에서 떠올릴 법한 어두운 이미지는 어디에도 없다. 어느 쾌활한 할머니의 힘있고 정감어린 호통과 노래가 있을 뿐이다 26일 개봉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감독 안해룡)는 위안부 피해자로서 줄곧 일본에서 생활해 온 송신도(87) 할머니와 그녀를 돕는 일본 시민들의 10년에 걸친 재판투쟁을 담고 있다. 하지만 영화는 딱딱한 기록물이 아니라 따뜻한 감성다큐에 가깝다. 집회나 기자회견 등에서 할머니가 펼치는 거침없는 증언과 좌중을 휘어잡는 노래, 할머니와 지원모임의 발전적 관계와 상처의 치유 등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워낭소리’를 이을 수작으로 꼽히는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는 관객의 예상을 뛰어넘는 지점에서 감동을 자아낸다. 눈물을 주체할 수 없되 동정의 눈물이 아니요, 역사 및 정치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내되 어느 한쪽을 향한 미움·분노와는 차원이 다르다. ●송신도 할머니 10년간 재판과정 담아 “다시는 전쟁을 일으키지 마세요. 전쟁 때문에 조선인만이 아니라, 중국인만이 아니라, 모두 어떤 나라 사람이든 모두 죽었어. 그러니까 전쟁을 다시는 일으키지 마세요.”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를 이끌어가는 원동력은 다름아닌 송 할머니의 통찰력과 호소력이다. 자신의 피해를 넘어서서 역사와 사회의 진실을 밝히는 발언들은 질곡의 세월을 관통해온 경험이 담겨 있기에 더욱 절절히 다가온다. 1922년 충남에서 태어난 송 할머니는 16세 때 부모가 정한 결혼이 싫어 혼례 첫날밤 집을 나왔다. “전장에 가면 결혼하지 않고도 혼자 살 수 있다.”는 말에 속은 할머니는 1938년 일본군에 끌려가 중국 중부 무창의 한 위안소에서 ‘위안’ 행위를 강요당했다. 거부는 소용없었다. “싫다고 하면 얻어 맞고, 이유 모를 빚도 지고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몰랐어.” 옆구리와 넓적다리에 남은 칼로 베인 상처, 팔에 새겨진 가네코(子)라는 문신, 군인에게 맞아 찢어진 고막 등은 당시의 상황이 얼마나 끔찍했는지를 보여준다. 그 사이 사내아이 둘을 낳았다. 하지만 위안소에서는 도저히 키울 수가 없어 중국인에게 맡겼다. 1945년 일본 패전 뒤, 일본 군인의 꼬드김으로 그를 따라가지만, 하카타항에 도착하자마자 버림받고 만다. 그러다 우연히 재일조선인 하재은을 만나 그의 미야기현 집에 머무르게 된 뒤, 평생 그를 아버지로 모시게 된다. 송 할머니를 세상으로 이끌어 낸 것은 바로 일본 시민이었다. 1992년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군의 관여를 입증하는 정부 문서가 발견되자, 일본의 네 시민단체는 ‘위안부 110번’이라는 핫라인을 개설한다. 이때 익명의 제보자가 송 할머니의 이야기를 알려오고, 이들 시민단체는 이듬해 ‘재일 위안부 재판을 지원하는 모임’을 결성한다. 이렇게 해서 1993년 4월5일 일본 국회와 총리의 공식 사죄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생존해 있던 재일 위안부 피해자의 최초이자 유일한 제소였다. 이 법정싸움은 10년 뒤인 2003년 대법원 판결까지 모두 패소로 끝이 났다. 하지만, 할머니는 말한다. “여러분, 정말로 나는 재판에 져도 마음은 지지 않았어요. 미야기현에 돌아가도 큰 배에 탄 마음으로 여러분의 얼굴 보아서, 살아있는 동안에는 어떻게든 살 거예요.” ●딱딱한 기록물 아닌 감성 다큐…‘워낭소리’ 이은 수작 2005년, 지원모임은 할머니와 함께했던 소송과정과 강연 등의 자료를 정리하기 위해 안해룡 감독에게 작업을 부탁했다. 자료를 검토한 안 감독은 영화화를 제안했고, 이를 받아들인 지원모임은 곧 제작비 모금활동을 시작했다. 1년동안 일본 전역에서 6000만원이 모였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영화는 2007년 8월 도쿄에서 첫선을 보였으며, 최근까지 80여곳, 8000여명의 일본 관객을 상대로 상영이 이뤄졌다. 지원모임은 지금도 한 달에 한 번씩 할머니의 근황과 위안부 소식 등을 담은 회보를 내고 있다. 국내 개봉되는 한국어 번역판에서는 배우 문소리의 내레이션을 만날 수 있으며, 수익금의 일부는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 건립에 기증된다. 글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그래픽 이혜선기자 okong@seoul.co.kr 사진 인디스토리 제공
  • “양성평등 앞당긴 도시문화의 상징”

    한국인에게 아파트는 무엇일까. 전체 국민의 절반 이상이 아파트에 살고, 국민 70%가 아파트에 살기를 희망하는 나라에서 아파트는 부의 원천, 차별적 지위의 상징이 된 지 오래다. 전상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가 펴낸 ‘아파트에 미치다-현대한국의 주거사회학’(이숲 펴냄)은 아파트 선호가 유별난 한국 사회에서 아파트가 지니는 사회문화적 함의를 들여다본 책이다. “아파트를 단순한 주거공간의 의미를 넘어서 현대 한국사회를 분석하는 일종의 내시경으로 간주한다.”는 저자의 말에서도 드러나듯, 책은 아파트를 창구 삼아 한국사회의 총체적 측면을 두루 살펴본다. ●‘아파트 천지’ 부정적 시각엔 반대 저자는 ‘아파트 천지’ 현상을 지레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에 반대한다. 그는 한국 아파트에 대한 최초 박사학위 논문이 2004년 프랑스 출신 학자 줄레조에 의해 쓰여진 사실을 지적하며 “아파트 공화국 대한민국에 대한 연구가 우리 학계에서 먼저 발원하지 못했다는 점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한다. 그는 아파트 거주 확산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바탕 위에서 달라진 사회현상을 포착한다. 샤워의 일상화로 여성의 자궁경부암이 급감하고, 그림을 걸 수 있는 공간이 많아져 미술시장 판도에 영향을 끼쳤으며, 아파트 덕분에 한국이 인터넷 강국으로 부상한 것 등을 소개한다. 하지만 아파트의 확산으로 익명성이 심화된 것도 사실이다. ‘내 집’의 상징인 문패가 사라진 데서 드러나듯, 아파트 내부에 자신의 정체성을 숨기는 일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아파트 문화가 가족 구성원 사이 평등한 관계를 촉진했다는 해석도 흥미롭다. 남성의 공간이었던 사랑방이 가족공간인 거실로 흡수되고, 여성의 공간인 부엌이 주방으로 격상돼 가족 모두에게 열린 공간으로 됐다는 것이다. 문단속이 쉬워져 주부들의 외출이 한결 자유로워진 점도 여권 신장의 하나로 이해된다. ●안전성·환금성 뛰어나 계속 늘어날 듯 그렇다면, 지금 같은 아파트 전성시대는 얼마나 오래갈까. 저자는 “적어도 당분간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아파트가 수익성·안전성·환금성이 뛰어나며, 전 국민을 서열화시키는 차별성이 있기 때문이란다. 게다가 “고급아파트 거주는 중산층 이상이 되기 위한 일종의 자격증 혹은 ‘스펙’과 같은 것이 돼버렸다.”고 상기시킨다. 하지만, 아파트의 고가화를 이데올로기적 관점으로 접근하는 대목에서는 고개가 갸우뚱거려진다. 저자는 아파트 사회의 높은 진입장벽이 “좌파 진보 평등주의 이데올로기가 쉽게 파급될 수 있는 온상을 제공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아파트 문제에서 생기는 불만과 서러움의 목소리를 뜬금없이 이데올로기적 잣대에 결부시키는 것으로 설득력이 떨어진다. 저자의 말대로라면, 무주택자들은 모두 ‘좌파 진보 평등주의 이데올로기의 온상’으로 몰아가야 할 것인가라는 의문이 싹트는데, 그렇게 보긴 힘들지 않을까. 그러면서 저자는 또한 “좌파 포퓰리즘의 득세를 막아 대한민국 체제의 안정적 확대재생산을 담보하기 위해서라도 주택정책이 달라져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이 말은 ‘주택 분배체제를 시장의 자유에 맡기지 말고 인위적 수정을 가해야한다.’는 이야기와 같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앞서 ‘좌파 진보 평등주의 이데올로기’ 파급을 우려한 저자의 입장과는 배치된다는 점에서 자가당착에 빠졌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1만 2000원.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저우룬파 “김치맛·한국인 열정 변함없네요”

    “김치의 맛과 한국사람들의 열정은 변함 없는 것 같습니다.” 영화 ‘드래곤볼 에볼루션’(감독 제임스 왕)을 홍보하기 위해 방한한 홍콩의 영화배우 저우룬파(周潤發)가 18일 낮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그가 한국을 찾은 것은 1994년 영화 ‘화기소림’ 이후 15년 만이다. “예전에는 김포공항으로 입국했는데, 이번에는 인천국제공항으로 들어왔습니다. 서울이 훨씬 더 세련되고 현대적으로 변모했네요.” SF액션영화 ‘드래곤볼 에볼루션’은 손오공과 그의 친구들이 7개의 구슬을 찾아, 지구를 지배하려는 악당 피콜로 세력에 맞서는 내용을 담고 있다. 1984년 출간돼 전세계적으로 2억부가 팔린 토리야마 아키라의 만화 ‘드래곤볼’이 원작. 여기서 저우룬파는 무천도사역을 맡았다. 영화에 출연한 동기를 묻자 저우룬파는 “처음에는 내키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매니저이자 멘토이자 용돈을 주는 사람인 아내가 비싼 가방을 사고 싶다고 해서 출연을 결정하게 됐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1980년대 ‘영웅본색’, ‘첩혈쌍웅’ 등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저우룬파는 최근 할리우드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그는 ‘홍콩 느와르 영화에 다시 출연할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에 “홍콩영화의 제작환경이 옛날같지 않다.”면서 “하지만, 앞으로 한국, 일본 등 다른 나라와 홍콩이 공동제작하는 느와르 영화가 있다면 기꺼이 다시 도전해 보고 싶다.”고 설명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연출을 맡은 제임스 왕 감독과 주인공 손오공 역의 저스틴 채트원, 부르마 역의 에미 로섬, 야무치 역의 박준형, 치치 역의 제이미 정, 피콜로 역의 제임스 마스터스도 함께 참석했다. ‘드래곤볼 에볼루션’은 새달 12일 전세계 최초로 한국과 일본에서 동시 개봉된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이춘규 선임기자 글로벌 뷰] 솔솔 피어나는 경제 낙관론

    지구촌 경제위기에 대한 비관론이 해를 넘겼지만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다. 한국경제도 3월 위기설 등 위기경보가 계속되고 있다. 지구촌 소비자들의 불안과 시름도 깊다. 하지만 최근 올봄 경기가 바닥을 칠 것이란 낙관론을 제기하는 전문가들이 속속 나오고 있어 현실화 여부가 주목된다. 일본 교세라의 이나모리 가즈오(77) 창업자는 최근 기업들의 해고 바람을 질타하고 고용 유지를 촉구하면서 “낙관적일지 모르지만 지금의 불황은 길게 가지 않고 봄이 오기를 참고 기다리면 소비도 회복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언론에 밝혔다. 이나모리는 첨단소재 기업 교세라, 통신업체 KDDI 등을 창업한 카리스마형 경영자로 현재는 경영일선에서 비켜서 있다. 미국 대형 경영컨설팅업체 AT카니의 폴 라디시너 회장은 미국 경제의 지나친 비관론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닛케이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내후년에는 인터넷이 가전, 자동차, 상점 등을 연결하는 유비쿼터스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고 전망했다. 이것이 성장과 투자 기회를 높여 생산성과 생활질의 비약을 가져온다고 봤다. 그러면서 수출주도형 경제인 중국, 한국, 일본에 조언했다. 중국에는 의료, 교육, 사회복지, 먹거리 안전 등 국내에 투자기회가 많다며 내수확대를 주문했다. 한국은 에너지효율 향상 기술에 장점이 있으니 투자를 집중하고, 일본은 고령화 문제 해결을 위한 첨단기술 우위를 활용하라고 말했다. 미쓰비시UFJ증권 경기순환연구소 시카노 다쓰시 이코노미스트도 올봄 경기가 바닥을 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눈앞의 경기 후퇴가 깊어지고 있지만 봄에 바닥을 치고, 상반기에도 불황 기운이 강력하게 지속되겠지만 방향으로서는 회복세를 탈 것이라고 주간 이코노미스트를 통해 설명했다. 즉 ‘미 주택착공 감소폭도 줄어들고 주택착공 건수도 증가로 돌아선 곳이 많다. 뉴욕연방은행 조사의 제조업경황지수가 지난 1월 전월대비 상승으로 돌아섰고 필라델피아연방은행 조사에서도 제조업 경황지수가 2개월 연속 상승했다. 봄 이후 미국 등 각국 재정정책이 실제 경제에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예상했다. 원유가격 급락 효과도 봄이 오면 점차 반영될 것으로 봤다. 우리나라에서도 예상보다 빠른 1·4분기에 경기가 바닥을 칠 수 있다는 전문가 의견이 잇따르고 있다. taein@seoul.co.kr
  • ‘워낭소리’ 성공했지만 갈길 먼 독립영화

    ‘워낭소리’ 성공했지만 갈길 먼 독립영화

    독립 다큐멘터리영화 ‘워낭소리’의 ‘대박’에 이은 ‘낮술’의 선전에도 독립영화계의 한숨은 그치지 않고 있다. 한 두 작품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독립영화의 제작 여건은 여전히 열악하기 그지 없는 데다, 관련 지원 정책은 오히려 축소·폐지되는 등 제작 현실이 더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진흥위원회는 2000년부터 해마다 5억원의 예산을 들였던 홍보·마케팅 지원사업을 올해부터 폐지했다. ‘워낭소리’도 이 사업의 대상자로 선정돼 4000만원의 지원금을 받은 바 있다. 독립영화인들은 “제작여건을 보면 ‘워낭소리’가 흥행에 성공한 것도 거의 ‘로또 당첨’에 가깝다고 보면 된다.”면서 “독립영화 관련 예산이 확대되진 못할망정 삭감되거나 정책이 실종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한국독립영화협회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워낭소리’의 고영재 PD도 “독립영화와 관련해 중장기적인 진흥정책이 필요하며, 정책을 만들 때도 일방적으로 공표할 것이 아니라 여론수렴과정을 충분히 거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론 수렴 거친 중장기 진흥정책 필요 멀티플렉스 극장의 개봉 시스템에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다. 멀티플렉스가 제작비나 마케팅 비용, 스타급 배우 출연 여부로 상영작을 결정해 저예산 독립영화들이 관객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 자체가 적다는 것이다. ‘워낭소리’ 배급사인 인디스토리 남희승 씨는 “7개관으로 시작한 ‘워낭소리’도 처음에는 멀티플렉스 극장이 대부분 상영을 거절해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보통 독립영화는 상영관 1개로 시작하는 경우도 있고, 늘어 봤자 서울지역 5개관에 그치는 사례도 많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CGV 홍보팀 윤여진 씨는 “CGV는 ‘워낭소리’ 개봉 전부터 2주차에 CGV 무비꼴라쥬에서 개봉하기로 이야기가 돼있었다.”면서 “‘워낭소리’의 흥행에 멀티플렉스에서의 상영이 많은 기여를 했다는 데서도 드러나듯, 멀티플렉스도 독립영화에 관객만남의 기회를 많이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양성영화 복합상영관 건립에 기대 커 이같은 상황에서 지난 13일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 독립영화인들과 간담회를 가진 뒤, ‘독립영화 인큐베이팅 시스템’의 필요성을 언급해 실현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 장관은 “현행 지원 제도에서 떨어진 사람에게도 인큐베이팅 지원을 해줘 클 수 있는 길을 마련해주는 것이 필요하겠다.”며 실무자들에게 정책 마련을 지시했다. 이어 지난 15일 ‘워낭소리’를 관람한 이명박 대통령도 “만화영화와 독립영화를 함께 상영하는 전용관을 확충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해 현재 사업 중단 중인 ‘다양성영화 복합상영관’ 건립이 다시 추진될지 주목된다. 독립·예술영화계의 숙원인 ‘다양성영화 복합상영관’은 제3기 영화진흥위원회가 영화진흥기금 250억원과 서울시 예산 250억원을 들여 건립하려던 것으로, 현재의 4기 영진위가 들어서면서 올 영화진흥기금 예산안에서 관련 예산이 빠지는 등 표류하고 있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워낭소리 꿈의 100만 돌파 눈앞

    ■ 흥행 포인트 점검해보니 지난달 15일 개봉한 독립 다큐멘터리영화 ‘워낭소리’가 한 달 만에 전국 관객 70만명을 돌파하며 ‘꿈의 100만’ 고지를 눈앞에 두고 있다. 또 독립 장편 극영화 ‘낮술’도 개봉 10일 만에 1만명을 넘어섰다. 이에 따라 독립영화들의 잇단 흥행 비결이 무엇인지 각계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16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가입률 98%)에 따르면 ‘워낭소리’(감독 이충렬·제작 스튜디오 느림보)는 15일까지 전국 관객 71만 7885명을 모은 것으로 집계됐다. ‘워낭소리’ 배급사인 인디스토리 측은 “지금 같은 추세라면 이르면 오는 21일쯤 관객수 100만명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개봉 당시 7개 스크린으로 시작한 ‘워낭소리’는 현재 상영관이 전국 217개 스크린으로 확대됐다. ‘워낭소리’가 이처럼 예상 밖의 흥행을 보이게 된 데는 입소문의 힘이 크다. CGV 홍보팀 관계자는 “최근 ‘워낭소리’ 같은 독립영화는 물론 ‘과속스캔들’ 등 상업영화도 인위적인 홍보보다 관객들의 입소문이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관람률이 높은 것도 한 요인이다. 그는 “‘워낭소리’를 보고 감동한 20~30대 관객이 부모님을 모시고 와서 다시 보는 등 두세 번 보는 사례가 많다.”고 전했다. 다양한 취향의 관객을 고루 만족시키는 점도 한몫했다. 인디스토리 홍보팀 관계자는 “‘워낭소리’는 소와 팔순 농부의 30년 우정, 부모님에 대한 죄책감과 고향에 대한 향수 등 여러 가지 감상 코드를 담고 있다.”면서 “그동안 한국영화계에 진솔하고 따뜻하면서도 모든 연령대가 감상할 수 있는 영화가 드물었는데 그 목마름을 ‘워낭소리’가 채워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저예산 독립영화 ‘낮술’(감독 노영석) 역시 전망이 밝다. ‘낮술’ 배급사인 영화사 진진에 따르면 지난 5일 개봉한 ‘낮술’은 15일 관객 수 1만명을 돌파했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베를린 영화제 금곰상 ‘슬픈 모유’

    제59회 베를린영화제 금곰상의 영예는 페루 영화 ‘슬픈 모유’(The Milk of Sorrow)에 돌아갔다. 틸다 스윈튼 베를린 영화제 심사위원장은 14일(현지시간) 복합 영화관 베를리날레 팔라스트에서 거행된 시상식에서 클라우디아 요사(32) 감독의 이 영화가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최우수 작품상인 금곰상에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슬픈 모유’는 임신 중 강간이나 학대를 당한 여성의 모유를 통해 아이에게 전염되는 괴질환에 관한 이야기를 통해 페루에 테러, 정치 폭력이 난무하던 1980년대 강간으로 고통받은 페루 여성들을 조명했다. 특히 이 작품은 페루 영화 사상 처음으로 베를린 영화제 주 경쟁부문에 올라 금곰상을 수상했다. 남우주연상은 2005년 영국 런던 지하철 테러 사건을 영화화한 ‘런던 리버’에 출연한 말리 출신 배우 소티귀 쿠야테에게 돌아갔다. 여우주연상은 은곰상인 심사위원 대상을 차지한 ‘다른 모든 사람들’에 출연한 오스트리아 배우 비르기트 미니흐마이어가 받았다. 한편 한국은 비공식부문의 포럼섹션에서 상영된 김소영 감독의 ‘나무없는 산’이 ‘그리스도교회상’(에큐메니컬상)을 수상했고, 이숙경 감독의 ‘어떤 개인날’은 중국 영화 ‘마선생의 시골진료소’와 공동으로 아시아영화진흥기구상(넷팩상)을 받았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물 만난 그, 물 오른 연기…영화 ‘마린보이’ 주연 김강우

    물 만난 그, 물 오른 연기…영화 ‘마린보이’ 주연 김강우

    “매일 매일이 전쟁이었어요.”‘마린보이’(감독 윤종석·제작 리얼라이즈픽쳐스, 15세 관람가) 촬영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이 한마디에서 드러났다. 지난해 여름에 찍었으니 반년이 훌쩍 지났건만, 김강우(31)는 아직 ‘마린보이’의 자장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듯 했다. 지난 5일 개봉하자마자 ‘마린보이’가 기록한 ‘주말 국내 박스오피스 1위’는 이같은 맹투가 낳은 달콤한 결과다.해양·범죄 스릴러 ‘마린보이’는 도박으로 억대 빚을 진 전직 국가대표 수영선수 천수(김강우)가 위험한 덫에 빠지는 이야기다. 국제 마약 비즈니스의 대부 강 사장(조재현)이 빚을 갚아주는 조건으로 ‘마린보이’가 돼줄 것을 요구하는 것. ‘마린보이’는 비엔나 소시지처럼 포장한 마약을 ‘몸 안’에 숨긴 채 바다 속을 헤엄치는 마약운반책을 말한다. 김강우는 마린보이가 되는 천수 역을 맡았다. “수영을 아예 못했어요. 물을 무서워했거든요. 그래서 영화를 준비하면서 꼬맹이처럼 처음부터 배웠어요. 초반에는 매일 발차기만 했죠. 물속 잠영 장면이 많아서, 발차기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아마추어인 게 금방 탄로날 수 있었거든요.” 촬영 들어가기까지 3개월 가까이 죽어라 수영 연습만 했다. 맡은 역할이 역할이니 만큼, 완벽하게 자유형을 구사할 줄 알아야 했다. 스쿠버 다이빙 연습도 했다. 물 안에서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을 때까지 계속 물 안에서 생활했다. 덕분에 ‘실미도’에 출연하면서 벼락치기로 땄던 스쿠버 다이빙 자격증도 업그레이드했다. 몸을 만들기 위해서 헬스도 병행했다. 식탁은 닭 가슴살과 야채, 고구마, 과일로만 채웠다. “말도 안되는 일이었지만, 무조건 해야 했죠. 배우의 숙명이라고 생각해요.” 하기야 ‘태풍태양’의 인라인 스케이트, ‘식객’의 요리 등 이미 전작들에서도 각종 전문직의 모습을 능수능란하게 선보였던 그다. 그럼에도 이번 작품은 특히나 더 힘들었단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설마 이 정도일 줄은 몰랐어요. 촬영하는 4개월 동안 살이 죽죽 빠졌어요. 콘티나 여건상 대역을 쓸 수 없어서 어려운 액션도 직접 해내야 했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수중 촬영을 한 뒤, 응급실에 실려간 적도 있어요. 어느 순간에는 ‘나 이러다 죽는구나.’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그가 등장하는 장면 하나하나에서 녹록지 않은 치열함, 땀방울, 열정이 뚝뚝 묻어나는 건, 그야말로 온몸을 던져 젊음의 절정을 연기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상처럼 영화 분위기가 내내 심각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주인공 천수의 심리를 따라가는 것이 흥미진진한 여정으로 다가온다. 강 사장의 손아귀로부터 벗어나려 했던 천수가 마약단속반 김 반장(이원종)에게 체포되면서 강 사장을 잡기 위한 미끼가 돼줄 것을 강요받고, 느닷없이 강 사장의 정부로 보이는 유리(박시연)가 끼어들면서 미묘한 감정싸움이 벌어지는 등 크고 작은 반전들이 곳곳에 비치돼 있다. 복잡한 흐름에도 지루함을 느끼지 않을 수 있는 건 단연 낙천적이고 쿨한 천수 캐릭터의 몫이 크다. “감독님과 처음부터 의견일치를 본 것이 바로 ‘유희정신’이었어요. 천수는 어느 순간에도 유머를 날릴 수 있는 밝은 캐릭터예요. 극의 전개상으로도 다른 캐릭터들이 강하고 세기 때문에, 천수까지 진지해지면 이야기 균형이 깨질 수도 있었죠. 천수는 전 재산을 잃어도 다시 일어서고, 위기 상황에서도 좋아하는 여자와 사랑에 빠질 수 있는 인물이에요.” 2002년 영화 ‘해안선’으로 데뷔한 이후, 주로 모범적이고 성실한 인물들을 연기해온 김강우에게서 새로운 면모를 발견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실생활에서는 천수 이미지와 비슷한 점이 많아요. 그래서 지금 제 나이대, 제 일상에서 길어올린 말투들이 많이 들어갔어요. 애드리브도 많이 썼죠.” 하지만 실제 자신의 성격이 어떤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단다. 친하지 않은 사람들에게선 ‘과묵하다.’는 말을, 친한 사람들에게선 ‘여리고 정 많다.’는 말을 듣는단다. 하지만 배우로선 오히려 이점이라고 여긴다. “자의식이 세거나 자신의 성격을 규정짓기 시작하면 연기 생활이 굉장히 힘들 것 같아요. 자신의 모습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테니까. 나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모르기 때문에 연기하면서 ‘내게 이런 면이 있구나.’ 알아가는 보람을 누릴 수 있는 것 같아요.” 조만간 김강우는 또 한번의 변신을 감행한다. KBS 2TV ‘꽃보다 남자’ 후속드라마인 ‘남자이야기’에서 악역을 맡는 것. “대기업 2세로서 M&A를 즐기는 기업사냥꾼이에요. 겉은 부드럽지만, 속은 잔인한 이중적 캐릭터죠.” ‘마린보이’는 이번 베를린영화제(15일 폐막) 유러피안 필름 마켓에서 터키에 판매되는 등 국제적으로도 관심을 끌고 있다. 무엇보다 신선하고 차별화된 소재, 국내 최대 규모의 수중액션에 매료될 관객이 많을 듯하다. 인터뷰를 마치고 일어섰던 김강우가 다시 돌아와 당부하듯 덧붙이는 이야기에서, 그가 왜 한국영화계를 이끌 기대주로 꼽히는지 새삼 고개가 끄덕여진다. “저희 영화가 박스오피스 1위를 했다고 해서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는 게, 영화시장에서 한국영화 파이가 많이 줄었기 때문이에요. 영화현장에 가보면 예전보다 힘이 많이 빠졌다는 게 절실히 느껴져요. 전체 제작편수도 많이 줄었다고 하잖아요? 어떤 때는 외화라는 거대한 공룡과 싸우는 느낌이 들기도 해요. 꼭 저희 영화뿐만이 아니라, 관객분들이 한국영화에 좀더 애정을 많이 가져주셨으면 좋겠어요.” 글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베를린 필름마켓 한국영화 인기

    지난 5일 개막되어 15일까지 열리는 제59회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국내 영화들이 거둔 판매실적이 쏠쏠하다. 영화 ‘쌍화점’의 제작사 오퍼스픽쳐스는 영화제 기간 동안 열린 유러피안 필름 마켓(EFM, 12일 폐막)에서 유하 감독의 ‘쌍화점’이 스페인과 태국, 체코, 슬로바키아 등 7개국에 판매됐다고 13일 밝혔다. ‘쌍화점’은 지난해 개봉 전에 열린 제29회 아메리칸 필름 마켓에서 이미 일본, 독일, 베네룩스 3국 등에 선판매된 바 있다. 오퍼스픽쳐스 관계자는 “해외 바이어들이 동양적 아름다움과 파격적 스토리가 돋보이는 수작이라는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30일 개봉한 ‘쌍화점’은 11일까지 전국 382만여명을 동원, 400만 고지 달성을 바라보고 있다. CJ엔터테인먼트도 유러피안 필름 마켓에서 올 상반기 개봉 예정작인 ‘박쥐’와 ‘마더’, ‘해운대’를 선판매했다고 밝혔다. CJ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박찬욱 감독의 신작 ‘박쥐’와 봉준호 감독의 ‘마더’가 루마니아에 팔렸고, 쓰나미를 소재로 한 윤제균 감독의 ‘해운대’가 말레이시아·싱가포르·터키·체코 등 4개국에 판매됐다.”고 말했다. 이뿐만 아니라, 현재 국내 상영 중인 윤종석 감독의 ‘마린보이’가 터키에 팔렸으며, 과거 개봉작인 ‘검은집’과 ‘밀양’은 호주에, ‘복수는 나의 것’은 독일에 판매되는 성과를 거뒀다. 파인컷이 판매를 대행한 ‘추격자’는 남미와 폴란드·체코 등 동구권에 판매됐으며, ‘서양골동양과자점’과 ‘울학교 ET’는 태국에 팔렸다. ‘눈에는 눈,이에는 이’는 동구권과 태국에 팔리는 성과를 거뒀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할리우드식 연애 ·결혼·가정 3色 보고서

    할리우드식 연애 ·결혼·가정 3色 보고서

    ‘연애’, ‘결혼’, ‘가정’. 2월 중순에 찾아온 할리우드 영화 세 편은 인생의 당연한 수순처럼 여겨지는 이들 주제에 관해 각기 다른 해석을 들려준다. 지난 12일 개봉한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와 19일 개봉하는 ‘레볼루셔너리 로드’, ‘말리와 나’가 그들이다. ■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 - 아홉남녀의 밀고당기는 연애이야기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He’s Just Not That Into You)’는 밸런타인 데이를 겨냥해 만든 로맨틱 코미디물. 연애·결혼을 둘러싼 아홉 남녀의 심리전이 주된 내용이다. 7년간 사귄 베스(제니퍼 애니스톤)와 닐(벤 애플렉)은 결혼 여부를 두고 실랑이를 벌인다. 지지(지니퍼 굿윈)는 소개팅 후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고, 그런 지지에게 알렉스(저스틴 롱)는 따끔한 훈수를 둔다. 벤(브래들리 쿠퍼)은 우연히 만난 안나(스칼렛 요한슨)에게 설렘을 느끼고, 제닌(제니퍼 코널리)은 남편 벤의 일거수 일투족을 의심한다. 필요할 때만 자신을 찾는 안나 탓에 헷갈려하는 코너(케빈 코널리), 귀가 얇은 탓에 ‘삽질’만 반복하는 메리(드류 베리모어)가 보는 이들까지 가슴을 졸이도록 한다. ‘섹스 앤드 더 시티’의 작가 그레그 버런트와 리즈 투칠로가 집필한 동명 연애지침서를 영화화한 만큼,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에는 연애 노하우가 즐비하다. 기존 로맨틱 코미디물에서 봤음 직한 전형적 설정과 뻔한 반전에 실망을 느낄 관객도 있을 듯. 하지만, 화려한 캐스팅을 보는 재미에 더해 관객 스스로 적극적인 의미 부여를 해낸다면, 단순한 팝콘 무비 이상의 가치는 충분할 성싶다. ■ 레볼루셔너리 로드 - 1950년대 美격변기…결혼의 의미 조명 ‘레볼루셔너리 로드(Revolutionary Road)’는 타임지 선정 현대문학 100선에 꼽히기도 한 리처드 예이츠의 동명 소설(1961년)이 원작이다. 세계적 흥행작 ‘타이타닉’(1997년)의 커플 리어나도 디캐프리오와 케이트 윈즐렛이 주연해 보석 같은 명연기를 선사한다. 영화는 뉴욕 맨해튼 교외지역의 한 가정을 비춘다. 겉으로는 행복하기 짝이 없는 부부 사이에 보이지 않는 균열이 똬리를 틀기 시작한다. 아내 에이프릴(케이트 윈즐렛)은 배우의 꿈을 포기한 것을 후회하고, 프랭크(리어나도 디캐프리오)는 지루한 직장일과 안정된 가정에 권태를 느낀다. 둘은 새로운 삶을 찾아 파리로 이민갈 것을 결정하지만, 에이프릴이 세번째 아이를 임신하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진다. ‘아메리칸 뷰티’, ‘로드 투 퍼디션’ 등을 통해 미국 중산층의 삶을 신랄하게 풍자한 샘 멘데스 감독은 ‘레볼루셔너리 로드’에서 1950년대 미국 급변기에 나타난 인간군상과 결혼생활에 뷰파인더를 들이댔다. 원작에 충실한 영화는 사랑과 결혼의 본질, 현대사회 속 여성과 남성의 역할, 가족이란 이상향과 현실의 부조화 등에 대해 심도 깊은 시선을 보여준다. ■ 말리와 나 - 사고뭉치 강아지 통해 깨닫는 가족의 소중함 ‘말리와 나(Marley & Me)’는 2006년 큰 인기를 끌었던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데이비드 프랭클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할리우드 스타 오언 윌슨과 제니퍼 애니스톤이 주연을 맡았다. 칼럼니스트 존(오언 윌슨)은 어느날 제니(제니퍼 애니스톤)와의 결혼과 신문사 취직이라는 행운을 동시에 거머쥔다. 새로운 가족을 맞길 바라는 제니와 달리 존은 아직 아빠가 될 마음의 준비가 돼 있지 않다. 그런 그에게 친구 세바스천은 집에 개를 들이라고 조언한다. 충고에 따라 존은 제니에게 선물로 강아지 말리를 선물하는데, 말리는 매일같이 말썽을 일으킨다. 덕분에 둘은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고, 말리의 이야기를 쓴 존의 칼럼은 유명세를 탄다. 영화는 표면적으로는 사고뭉치 개를 중심으로 일어나는 좌충우돌을 그리고 있다. 하지만, 이면에는 보다 다층적인 해석의 여지가 풍부하다. 식구나 다름없는 말리 덕분에 깨닫는 가족의 소중함, 풋내기 신혼부부가 부모가 되면서 겪는 혼란과 정신적 성숙 등 평범한 삶에서 느낄 법한 고민과 교훈이 가득하다. 전반부가 두 남녀에게 고르게 비중을 두었던 데 반해, 후반부는 주로 남자 주인공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여주인공의 심리묘사가 부족한 것이 아쉽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안중근 의사의 옥중 저술 ‘동양평화론’ 아시나요

    정확히 100년 전인 1909년. 안중근 의사가 하얼빈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했다. 안 의사는 이듬해 여순감옥에서 순국했다. 하지만 요즘 중·고등학생들은 안중근 의사의 존재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니, 올해가 의거 100주년을 맞은 해라는 것도 아는 사람이 많지 않을 것이다. 김삼웅 전 독립기념관장의 ‘안중근 평전’(시대의창 펴냄)은 이같은 시기에 큰 의미를 지닌다. 그는 ‘백범 김구 평전’, ‘단재 신채호 평전’, ‘만해 한용운 평전’ 등에 이어 7번째로 이 평전을 펴냈다. 안중근 의사를 안다고 자처하는 사람들도 그가 국채보상운동, 교육사업, 의병전쟁, 단지동맹 등 수많은 구국운동을 벌였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안 의사가 옥중에서 저술한 ‘동양평화론’은 세계평화주의자로서의 면모를 여실히 보여주는 논문으로 남아 있다. 사형 집행 날짜를 연기해 주겠다던 일제가 약속을 어기는 바람에 비록 미완성에 그치고 말았지만 말이다. “동아시아 현재와 미래의 평화구도와 공동체의 모델로 인식되는, 대단히 선구적인 제안으로 평가받는다.”는 저자의 말처럼, ‘동양평화론’은 일본의 속성에 대한 진단, 제국주의의 침략논리 등을 기술하고 있다. 하지만 동양평화의 주체를 일본으로 보는 등 사상적 한계점 역시 드러낸다. 그럼에도 안중근 의사가 주창한 동양평화에 대한 지론은 현 시점에서 적용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한·중·일이 공동으로 동양평화회의를 구성할 것, 국제분쟁지인 여순을 중립화해 동양평화회의 본부지로 삼을 것, 3국 공동 개발은행을 설립해 공동화폐를 발행할 것 등 그가 제안한 주장들은 유럽공동체 EU를 연상시킬 정도이다. 안 의사는 사형을 언도받고서도 항소하지 않았다. 이는 “구차하게 목숨을 부지하고 싶지 않을 뿐”이라는 자신의 의지와 “큰일을 하였으니 목숨을 아끼지 말라. 일본 사람이 너를 살려줄 까닭이 없으니 비겁하게 항소 같은 것은 하지 말라.”는 어머니의 뜻이 맞물렸다고 한다. 선각적 지도자가 탄생할 수 있었던 인간적 배경, 암흑의 시대 한 가운데서도 잃지 않은 고결한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무엇보다, 안 의사를 객관적·사실적으로 알 수 있게 하는 점이 이 책의 미덕이다. 하얼빈 의거와 이후 공판투쟁 때의 행적, 처형 전후에 대한 여러 사람의 증언 등을 역사적 사료와 기록을 통해 보여준다. 순국 이후 국내외에서 쏟아진 전기, 시문 등도 그의 영향력을 짐작케 한다. 1만 7800원.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한국은 언제나 따뜻한 매력 넘쳐”

    2004년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로 국내 팬 사이에서 인기몰이를 했던 일본 배우 이케와키 지즈루(28)가 ‘오이시맨’(감독 김정중, 제작 스폰지)을 들고 왔다. 5번째 방한. 11일 서울 압구정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한국에 대한 애정을 감추지 않았다.“한국의 매력은 항상 즐겁고 따뜻한 분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는 점이에요. 한국 음식들을 다 좋아하는데, 특히 국물이 항상 함께 나오는 점이 좋아요.”19일 개봉하는 ‘오이시맨’은 국내 배우 이민기, 정유미와 이케와키 지즈루가 출연하는 작품으로, 일본 홋카이도에서 우연히 만난 남녀가 음악을 공통분모로 서로의 상처를 치유해 간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케와키 지즈루는 홋카이도 몬베츠에서 민박집을 운영하는 메구미 역을 맡았다. 이케와키 지즈루는 이날 오후 늦게 출국했다.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충남 폐광주변 중금속 오염 심각

    충남도 내 폐광 주변 토양과 수질이 인체에 유해할 정도로 중금속에 오염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충남도에 따르면 환경부의 2008년 폐금속 광산 토양오염실태 조사결과, 도내 16개 폐광 가운데 12곳의 토양과 하천에서 비소와 니켈, 아연 등 중금속이 토양오염 및 수질환경 기준을 초과했다. 토양이 오염된 곳은 공주시 남산·마암철·금계광산, 보령시 대영광산, 예산군 삼당광산, 천안시 대흥·천안제일광산, 청양군 비봉·청양광산, 태안군 소원금광산, 홍성군 금기광산 등 11개 광산에 이른다. 이 곳에서 255건이 기준치를 초과한 가운데 니켈과 비소가 각각 133건과 109건으로 가장 많이 검출됐다. 카드뮴과 아연은 각각 6건, 5건이 검출됐다. 수질은 갱내수 10곳, 하천수 92곳, 지하수 66곳 등 모두 168곳에 대한 조사가 이뤄져 3개 광산 8개 지점에서 수질 기준을 초과했다. 토양은 대부분 논과 밭 등 농경지로, 하천수나 지하수는 농업용수로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주민들이 식수로 쓰는 곳도 있다. 충남 홍성과 보령 등에서는 폐 석면광산 주변 상당수 주민들이 폐질환을 앓거나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최근 파문이 일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3無 불놀이’ 재앙 부른다

    대보름 맞이 들불축제·달집태우기 등 민속행사가 안전사고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9일 발생한 경남 창녕군 화왕산 참사에서 보듯, 한해의 액운(厄運)을 막기 위해 이어지는 행사가 오히려 ‘재앙’이 되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 정월 대보름 민속 행사인 들불축제와 망월놀이, 달집태우기 등은 대도시에서부터 시골까지 전국 자치단체들이 경쟁적으로 열고 있다. 마을별로 행사를 여는 곳도 많다. 그러나 화재 등 안전대책을 갖추고 행사를 여는 곳은 그다지 많지 않다. 아차 하는 순간 대형 산불이나 화재로 번질 위험을 안고 있다. 세워둔 안전대책도 소수의 행사진행 요원이나 산불진화대 등에 의지하는 실정이어서 대형 사고에는 속수무책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10일 “야외에서 하는 행사 때 불 놓기 여부를 결정할 풍속이나 관람객과의 안전거리 기준, 화재시의 체계적 방재 대응 매뉴얼 등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당장 화왕산 사고 여파로 제주 들불축제는 안전에 비상이 걸렸다. 12일부터 14일까지 열리는 들불축제는 제주도 최대의 겨울 축제로 화왕산 억새 태우기에 버금가는 규모다. 제주시 애월읍 봉성리 해발 110m 새별오름(기생화산)의 억새와 목초지 등을 불태우는 들불축제에는 관광객 등 30만명이 참석한다. 제주도는 안전요원 추가 배치, 새별오름 입구 철조망 설치, 뒷불이 꺼질 때까지 입산 통제, 방화선 구축 등 안전대책을 강화해 예정대로 행사를 펼칠 예정이다. 그러나 자칫 대형 산불로 번질 위험을 안고 있다. 서울 25개 자치구 등 수도권지역 곳곳에서도 쥐불놀이 등 정월 대보름 행사가 열려 달집태우기와 아이들의 쥐불놀이가 이어졌지만 단속의 손길은 어디에서도 없었다. 설상가상 깡통에 담은 쥐불을 1개에 1500원을 받고 파는 장사꾼까지 등장해 아연케 했다. 대구·경북지역에는 정월대보름 달집태우기 행사가 잇따라 열렸다. 그러나 안전에는 무관심이다. 해마다 대형 달집태우기 행사를 하는 경북 청도군은 몰려드는 관광객에 비해 안전요원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군은 9일 청도천변에서 높이 20m, 지름 12m 규모의 초대형 달집을 태웠지만 화재 방재가 허술했다. 400여년 전통의 강원 삼척지역의 대보름 행사도 9일 10만여명의 시민과 관광객이 모인 가운데 펼쳐졌지만 안전요원은 소방서·산불진화대 등 50여명에 불과했다. 전북지역에서도 해마다 당산제, 풍년 기원제 등 대보름 행사를 열지만 안전 대책이 소홀하기는 마찬가지다. 이같은 행사는 해를 거듭할수록 지자체들 사이에 경쟁적으로 늘고 있다. 겨울철 이렇다할 이벤트를 마련하지 못하는 데다 주민들에게도 한해의 희망을 심어주겠다는 의도에서다. 전문가들은 “지방선거가 1년여 앞으로 임박하면서 단체장들이 더 경쟁적으로 인기를 끌 수 있는 주민행사를 열고 있다.”며 “지방자치가 민선 5기에 접어들면서 주민을 즐겁게 하는 것도 좋지만 안전에 우선을 두고 행사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전국종합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영화 ‘작전’은 한국사회·속물근성 유쾌한 풍자

    고만고만한 인생에서 궤도를 갈아 타고픈 강현수(박용하)는 주식에 도전한다. 마침내 프로 개미가 돼 수천만원을 손에 쥐지만, 아뿔싸! 그가 건드린 것은 조폭 출신 황종구(박희순)의 작전주였다. 반강요로 황종구 세력에 합류하게 된 현수. 이내 나라를 뒤흔들 만한 600억원 헤비급 작전에 휘말리게 된다. 이 와중에 상류층 자산관리자이자 자금책인 유서연(김민정), 엘리트 출신 증권브로커이자 작전계의 에이스인 조민형(김무열) 등이 등장해 쫓고 쫓기는 작전 레이스를 펼쳐 나간다. ‘작전’은 한국에서는 드물게 주식을 소재로 한 영화다. 이 미덕이 아깝지 않게 영화에는 현대 사회, 속물 근성에 대한 통쾌한 풍자가 가득하다. 이호재 감독이 “2년여의 취재를 바탕으로 시나리오를 썼다.”고 밝힌 데서 드러나듯, 주가조작과 관련, 실제로 있을 법한 사건을 촘촘히 엮어 지루할 새가 없다. 주식을 잘 몰라도 흐름을 따라 가는 데 큰 무리가 없다는 점도 장점이다. 하지만, ‘럭셔리’ 조폭이 폭력적 면모를 드러낼 때의 전형성이 눈에 거슬린다.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없는 건 사실이지만, 많은 부분을 한번에 종결하려다 보니 깊이 있는 묘사가 아쉽다. 짧고 굵은 역할을 맡은 김민정의 연기도 흡입력이 부족하다. 18세 관람가.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박희순,주식 영화 ‘작전’서 대한민국 1% 꿈꾸는 조폭출신 CEO로

    박희순,주식 영화 ‘작전’서 대한민국 1% 꿈꾸는 조폭출신 CEO로

    “누구나 돈·권력·명예에 대한 욕망이 있잖아요? 그것도 한탕·한방으로 대박의 꿈을 이루고 싶은 욕망…. 이 영화는 이런 유혹 자체가 허무하다는 것을 낄낄대고 웃으면서 느낄 수 있는 영화예요.” ●‘있는 척 아는 척 잘난 척’하는 조폭 CEO 인터뷰 ‘작전’이라도 짜온 걸까. 자신이 주연한 영화 ‘작전’(감독 이호재·제작 영화사 비단길, 12일 개봉)을 간단히 소개해 달라고 하자, 배우 박희순(39)의 입에서는 이내 유수 같은 답변이 흘러 나온다. “단지 조폭만이 아니라, 척 하고 사는 게 몸에 배어 있는 부류, 특권층으로 가려는 욕망이 큰 사람들을 공통적으로 풍자한다고 보면 돼요.” 작전이든 아니든, 영화를 보고서도 약간 미심쩍었던 부분들이 단번에 해소되는 기분이다. “처음 대본을 받고는 너무 전문적이거나 고리타분하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을 가지고 읽었어요. 하지만, 주식을 전혀 모르는 저도 재미있을 정도로 이야기를 쉽게 풀어 놨더라고요. 그래서 ‘관객들도 내가 처음 접한 것처럼 받아들이겠구나.’ 싶어서 출연을 결정하게 됐어요.” ‘보스상륙작전’, ‘가족’ 등에서 이미 조폭 연기를 해본 터라 다시 조폭 역할을 맡기 망설여졌던 것도 사실이라는 박희순. 하지만, 이번에 맡은 조폭 출신 CEO 황종구는 그저 과격하고 무식하기만한 조폭이 아니었다. 그의 의견을 반영해 좀더 야망 큰 인물로 거듭났기 때문이다. “편법과 반칙이 난무하는 세상을 겪었기 때문에 대한민국 상위 1%가 되어야겠다는 욕망을 강하게 가진 캐릭터예요. ‘있는 척 아는 척 잘난 척’ 하는 모토는 제가 스스로 정했죠.” 영어 콤플렉스가 있는 황종구가 “오케이, 거기까지!”를 남발하는 것도 그의 아이디어다. 어떻게 이런 절묘한 애드리브를 생각해 냈을까. “원래 대본에는 딱 한번 나오는 대사였어요. 캐릭터 구축에 도움이 될 것 같아 계속 쓰면 좋겠다고 의견을 냈죠.” 주식 관련 영화인데, 혹시 주식에 관심을 갖게 되진 않았을까. 하지만, ‘작전’ 이전에도 이후에도 주식에는 전혀 손댄 적이 없단다. “재테크할 만한 여윳돈도 없는 데다, 통장에 들어온 돈 그대로 내버려 두는 방임형 인간이라서….”(웃음) 영화는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이 매겨졌다. “15세는 무난할 거라 봤는데 의외였어요. 모방범죄가 걱정된다는 논리라면 오히려 18세 이상을 못 보게 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이런 안타까움도 감추지 못했다. “우리나라 영화 중에 시사성을 가진 영화가 참 드물어요. 현재의 경제·정치 상황에 대해 가장 자유롭게 풍자할 수 있는 분야가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그런 시도가 거의 없죠. 어쩌다 있을라치면 검열에 걸려 버리고. 너무 제한이 많은 것 같아요.” 또 한 사람의 주연 박용하는 극중에서 주식 작전에 뛰어 들며 박희순과 살기등등하게 대립한다. 하지만 실제 현실 속 박희순과 박용하는 이 영화를 통해 친해진 훈훈한 사이다. 박용하는 얼마 전 한 인터뷰에서 박희순에 대해 ‘자기만 알고 지내고 싶은 형’이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기도 했다. ●“늘 새롭게 재발견되는 배우 되고 싶어요” 박희순은 “그건 박용하가 맑은 심성을 가졌기 때문”이라며 되레 칭찬을 늘어 놓는다. “주변을 두루두루 잘 살피는 친구예요. 촬영 중간에 스태프 한 분이 모친상을 당했는데, 아무도 모르고 있었어요. 혹시 방해될까봐 일부러 알리지 않은 거죠. 그런데 박용하가 어떻게 알아 가지고선 연락을 다 돌렸어요. 감독님은 물론 배우들이 다 함께 조문을 갔죠. 쉽지 않은 일인데, 참 가슴 뭉클했어요.” ‘작전’으로 연기파 배우로서의 입지를 한층 공고히 다진 듯 보이는 그. 어떤 배우라는 얘기가 가장 기분이 좋을까. “재작년 ‘세븐데이즈’ 때 ‘재발견된 배우’라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때는 ‘발견은 그만 좀 하고 활용을 좀 해.’라고 농담조로 얘기했었는데, 나중에 생각해 보니 굉장히 좋은 얘기였어요. 새로운 걸 찾아서 모험하고 있다는 말이 되니까. 늘 새롭게 재발견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글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사진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 “남자들의 바보스러움, 제 경험담 녹여 표현”

    “남자들의 바보스러움, 제 경험담 녹여 표현”

    의뭉스럽거나 능글맞거나…. 영화 ‘낮술’을 보고 떠올린 감독의 이미지는 이랬다. 하지만 웬걸. 직접 만난 노영석(33) 감독은 털털하고 겸손했다. 몇몇 질문에서는 쑥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작품과의 공통분모라면 진솔함과 유쾌함 정도라고 해야 할까. 어느 실연남의 잊지 못할 강원도 여행기, 제작비 단돈 1000만원, 해외영화제의 러브콜 쇄도 등 데뷔작으로 뜨거운 화제를 낳고 있는 노 감독을 서울 소격동 카페에서 만났다. →영화를 보면서 내내 웃음이 끊이지 않더라. 주제가 뭔가. -남자들의 바보스러움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 예를 들어, 예쁜 여자가 사진 찍어달라고 했을 때와 그렇지 않은 여자가 말 걸었을 때 남자가 보이는 표정의 간극, 그 간사함이 우습지 않나. 그런 남자들의 본능이나 심리를 그대로 보여 주고 싶었다. ●“술먹는 장면 많고 일탈 기분 들어 낮술로 제목” →본인의 경험담이 많이 들어 있다고 들었다. -경험담을 극화시켰다고 보면 된다. 군대에서 휴가 나왔다 복귀할 때, 곁에 여자가 앉을까봐 항상 음료를 두 개씩 사들고 버스를 타곤 했다. 또 기차에서 어떤 아주머니가 옆에 앉아서 계속 성가시게 말을 건 적이 있는데, 만약 예쁜 여자가 물어 봤다면 내가 어떻게 반응했을까 상상해 봤다. 영화 속 인물들처럼 정선역에서 펜션까지 실제로 걸어가기도 했고, 정선버스터미널에서 ‘봄날은 간다’ 촬영지 표지를 보고 앉아서 사진을 찍기도 했다. →제목이 왜 ‘낮술’인가. -제목은 시나리오 다 쓰고 맨 마지막에 달았다. 낮술 먹는 장면이 많은 데다 단어 자체도 재밌었다. 일탈의 기분이 들기도 하고. 또 낮술 먹으면 부모도 못 알아 본다고 하지 않나. 그런 점이 정신없는 이야기에 잘 어울린다고 봤다. →서울대 미대 공예과 95학번이다. 처음에 어떻게 영화에 관심을 갖게 됐나. -중학교 때 애니메이션에 빠지면서 관심을 갖게 됐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음악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음악 실력이 모자랐고 미술에도 관심이 있어 미대를 갔다. 음악은 대학 때 내내 준비를 해서 2003년 졸업한 뒤 기획사에 데모 앨범을 돌리기도 했다. 하지만 반응이 없어서 ‘재능이 없나 보다.’ 싶었다. 그래서 바로 영화 쪽으로 마음을 돌렸다. →영화 시작하고서도 아픔을 많이 겪었다고 들었다. -2004년부터 시나리오를 써서 여러 공모전에 응모했는데 계속 떨어지더라. 또 충무로 연출부에 들어가 볼까 했는데, 나이가 많아선지 번번이 안 된다고 하더라. 2005년 한겨레 연출학교를 나와서도 한국영화아카데미에 지원했는데 작품이 없어선지 탈락했다. 2006년 영화아카데미 특차가 생겨서 지원했는데 면접에서 또 떨어졌다. →‘낮술’의 전반적인 제작과정이 궁금하다. -시나리오를 쓴 건 2006년 8월쯤이다. 독립영화제작지원에 응모했는데 떨어졌다. ‘낮술’은 쓸 때부터 어떻게든 영화로 만들어야겠다고 마음 먹은 작품이었다. 떨어지니 마음이 오히려 홀가분했다. 그해 10월부터 슬슬 소품·술·옷 등을 준비했다. 촬영은 2007년 1월에 14일 동안 11회차에 걸쳐 했다. ●“범죄물·애니메이션에도 도전하고파” →영화 속 모든 곡을 직접 작곡·편곡했다고 들었다. 그 중에서도 메인곡 ‘알코올 댄스(Alcohol dance)’의 분위기가 참 독특하다. -짐 자무시 영화 ‘브로큰 플라워’에 에티오피아 재즈가 나오는데, 괴상하기도 하고 뽕짝 느낌도 나면서 굉장히 좋더라. 그런 분위기의 음악을 한번 넣어 보고 싶어서 ‘엽기녀 란희’가 이어폰으로 듣는 노래에 그 곡을 쓰게 됐다. →홍상수 감독 작품과 비교하는 사람들이 많다. 어떻게 생각하나. -‘생활의 발견’을 보면서 이렇게 영화를 만들어 봐도 재밌겠다는 생각을 했던 건 사실이다. 알게 모르게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홍 감독의 영화와 달리 내 영화는 가벼운 코미디 느낌이란 점에서 많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해외영화제 때 외국인들 반응이 열광적이었다고 들었다. -껴안는 사람도 있고 소주 도수를 물어 보기도 했다. 그리스 테살로니키 영화제 때 한 부자(父子)도 인상적이었다. 그리스 여행 마지막 날이었던가 본데, Q&A 시간에 10대 중반으로 보이는 아들이 일어나 “이 영화를 보게 돼서 너무 기쁘다. 여행 끝을 이걸로 마무리할 수 있어서 고맙다.”고 했다. →지난 5일 개봉했다. 잘 될 것 같나. 앞으로 작품 계획도 궁금하다. -독립영화이지만 어려운 영화가 아니니까, 가벼운 마음으로 많이들 보러 왔으면 좋겠다. 빚만 안 질 정도로 보러와도 좋겠다.(웃음) 앞으로는 드라마나 범죄물 등 장르물을 해보고 싶다. 또 언젠가는 애니메이션을 꼭 한번 해보고 싶다 글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사진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 독립영화 “요즘만 같아라”

    독립영화 “요즘만 같아라”

    최근 ‘워낭소리(사진 위)’, ‘낮술’ 등 관객동원에서 웬만한 상업영화를 능가하는 저예산 독립영화들이 대거 등장해 극장가에 새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국내외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은 이 작품들은 일반 관객에게 선보이기가 무섭게 뜨거운 입소문을 타면서 큰 반향을 얻고 있다. 지난 달 15일 개봉한 이충렬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워낭소리’는 이미 각종 신드롬을 낳았다. 손익분기점인 5만명을 2주 만에 돌파하고 개봉 3주 만에 10만 관객을 돌파했다. 한국 독립다큐멘터리 사상 최고기록인 14만명을 이미 뛰어넘은 데 이어 일요일에는 20만명을 넘어설 기세이며, 30만명 돌파도 가뿐하리라는 전망이다. 국내에서 개봉한 독립영화로 역대 최고 기록을 가진 작품은 22만명을 동원한 아일랜드 음악영화 ‘원스’다. ‘워낭소리’는 개봉 당시만 해도 상영관이 전국 7개관에 불과했다. 하지만, 4주 만에 개봉관은 무려 10배에 가까운 70여개로 확대됐다. 6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예매율 집계 1위, CGV 및 인터파크 예매율 1위 등 각종 집계를 봤을 때 더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선댄스영화제에서 높은 공감도를 얻어냄에 따라, 서울 인디스페이스(중앙시네마 3관)에서는 영문자막본 상영도 시작했다. 국내외 영화제에서 잇달아 초청받고 3월 미국 개봉을 앞둔 노영석 감독의 데뷔영화 ‘낮술’도 ‘워낭소리’의 흥행을 뒤이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일 개봉을 전후해 평단과 일반 관객의 폭발적 찬사로 당초 5개관에서 13개관으로 이미 확대 개봉했으며, 점차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 일고 있다. 이밖에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의 법정투쟁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가 이달 26일 개봉된다. 또 최근 로테르담국제영화제에서 최고상인 ‘VPRO 타이거상’을 수상한 양익준 감독의 ‘똥파리(아래)’도 오는 4월 국내에서 개봉될 예정이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재일 조선인 2세의 눈으로 본 韓·日 현재

    “진보적인 한국 사람들마저도 고향, 가족, 국가, 민족, 성, 죽음, 아름다움 같은 문제들에 대해서 아직까지 기존의 사회 통념에 사로잡혀 있는 듯 보인 것이 무척 의외였다.” ‘고통과 기억의 연대는 가능한가?’(철수와영희 펴냄)는 이같은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재일 조선인 2세인 저자 서경식씨는 지난 2006년 4월부터 2008년 3월까지 도쿄경제대학에서 연구휴가를 얻어 한국에 머무르는 동안 강연이나 세미나에서 발표한 내용들을 책으로 묶었다. “한번은 생활해보고 싶었다.”는 한국에서 동포라는 이유로 성급하게 일체감을 추구하기보다 ‘타자’라는 차이를 인정하면서 진득하게 찾아낸 대화와 연대의 길에 진폭 넓은 공감을 느낄 수 있다. 디아스포라(이산민족)의 입장에서 본 ‘국민’은 어떨까. 저자는 일상적 사고방식 에 내면화된 ‘국민’이란 개념을 다른 시각에서 들여다볼 것을 권유한다. 저자에 따르면 한국 국민 대다수는 조국, 고국, 모국이 일치하지만 이는 다수자의 등식일 뿐이다. 1951년 교토에서 태어난 저자만 해도 ‘조상의 땅’을 가리키는 조국과 ‘국민으로 소속한 나라’를 뜻하는 모국은 한국이지만, ‘태어난 고향’을 말하는 고국은 일본이라는 것이다. 이런 인식이 중요한 이유는 ‘국민’이 타자를 배제하는 틀이 되기 때문이다. 식민지 시대 이후 동아시아, 중국 동북, 일본 등지로 흩어진 사람들이 대한민국이란 국가가 생길 때 배척당한 것, 1945년 패전 후 일본이 재일 조선인이나 재일 타이완인의 선거권을 박탈한 것 등이 이를 드러낸다. 무엇보다 한국과 일본 사회의 비교에 눈길이 간다. 저자는 90년대 이후로 우경화·반동화 일변도로 몰락해온 일본을 한국이 빠른 속도로 닮아가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세 대통령을 거쳐 이명박 시대에 이르렀는데, 지금이 바로 한국판 ‘시라케 시대’가 왔다고 명명하고 싶다.”고 말한다. ‘퇴색하다.’는 뜻의 일본어 ‘시라케’는 정치에 냉소적인 일본 70년대 학번 세대를 지칭하는 말. 저자는 일본에 있을 당시 “사회적 활기가 차 있다.”고 봤던 한국 사회에 실제로 기거하면서 “환상이 깨졌다.”고 토로한다. 민주화, 노동 해방, 민족 통일이라는 가치들에 대한 치열한 고민은 어디 가고, 모두가 생활 보수파가 돼 자기정당화, 현실 타협만 일삼는 모습 등에서 큰 실망을 느꼈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다문화주의와 국가이익, 베트남전쟁과 우리의 책임, 컴퓨터 첨단기술과 노예화 등에 대해서도 예리한 질문들을 던져본다. 책의 궁극적인 목표점은 섣부른 ‘답의 공유’가 아니라, 포기하지 않는 ‘물음의 공유’다. 이는 “참된 지적태도는 자신을 기존관념의 지배에서 해방시켜 정신적 독립을 얻어내는 것”이라는 저자의 신념과도 맞닿아 있다. 1만 4000원.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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