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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버스토리-대중문화 시장 주무르는 ‘스마트 팬덤’] 흥행 부진한 스타 다독이는 팬… 호텔방 몰카 찍어 괴롭히는 광팬

    [커버스토리-대중문화 시장 주무르는 ‘스마트 팬덤’] 흥행 부진한 스타 다독이는 팬… 호텔방 몰카 찍어 괴롭히는 광팬

    ‘팬은 스타를 닮아간다.’ 연예기획사 관계자들이 요즘 입을 모으는 말이다. 스타의 성향에 따라 팬덤의 성격이 달라지는 경우가 많고, 가수나 배우 등 장르에 따라 팬덤의 활동 영역도 다르다. ‘스마트 팬덤’으로 팬들의 정보교류가 빨라지고 욕구도 그만큼 더 다양해졌다. 연예기획사에서는 팬들만 관리하는 팬매니저나 팬 관리 부서를 따로 두고 이들의 요구에 발빠르게 대처한다. 빅뱅, 2NE1 등 개성 강한 아티스트들을 둔 YG 소속 가수들의 공연장에 가면 유독 예술적 성향이 강한 팬들이 몰려든다. YG엔터테인먼트의 관계자는 “나이대는 10대부터 다양하지만 패션에 관심이 많고 예술적 성향이 짙은 팬들이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개인적이고 자유분방한 팬들은 스타의 위기 앞에서는 한마음으로 뭉친다. 2011년 빅뱅은 대성의 교통사고로 중대 위기에 직면했다. 이때 빅뱅의 팬들은 똘똘 뭉쳐 이들이 MTV 유럽뮤직어워드에서 한국 최초로 수상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황민희 YG 과장은 “당시 전 세계의 팬들이 합심해 네티즌 투표에 참여했고, 빅뱅은 압도적인 표 차이로 북미 대표였던 브리트니 스피어스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당시 수상으로 멤버들은 컴백에 큰 힘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스타와 팬덤은 함께 성숙해 가는 공생 관계다. 팬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와 봉사활동을 함께 하면서 사회 공헌의 의미를 배워 나간다. 대부분의 기부나 봉사활동은 스타들의 권유나 그들과 함께 하겠다는 의지에서 비롯된다. 10~20대 팬층이 두꺼운 아이돌 그룹 비스트가 대표적이다. 윤두준이 ‘일밤-단비’에서 아프리카에 우물을 지어주는 봉사 활동에 참여하자 그의 팬들은 이후에도 꾸준히 아프리카 봉사 활동에 나섰고, 양요섭은 평소 팀 내에서도 소아암 어린이 돕기 활동에 앞장서 ‘개념 아이돌’로 불린다. 특히 양요섭은 최근 방송된 KBS 2TV 예능 프로그램 ‘해피투게더’에서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을 돕는 팔찌를 차고 나왔고 한순간에 팔찌를 구입하려는 팬들이 몰려 서버가 다운되기도 했다. 빅뱅의 멤버인 태양과 지드래곤은 자신들의 생일을 앞두고 SNS에 “마음만 고맙게 받겠다. 대신 좋은 일에 써달라”며 사회 기부를 독려하기도 한다. 팬덤은 젊은 층의 전유물이 아니다. 아이돌 가수나 배우의 경우 20~40대 팬들이 폭넓게 포진해 있고 이들의 세심한 활동이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 상당한 주부 팬까지 확보한 이들은 스마트 기기의 발달로 더욱 세심하고 적극적인 팬덤으로 든든한 지원군을 자처한다. 가수 김범수는 콘서트를 앞두고 ‘겟 올라잇 서포터즈’를 모집했는데 10명 정원에 수백명이 몰려들었다. 30~40대 누님 팬들이 몰렸고 이들은 직접 SNS를 배워 김범수의 공연 소식 등을 리트위트하는 열성을 보였다. 재력을 갖춘 50~60대 팬덤도 영향력이 크다. 한 대형 가수의 소속사 관계자는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의 신보를 수십장 사서 직원들에게 돌리는 사장님이나 판매가 부진한 시야 장애석을 단체 구입해 직원들의 문화 체험 기회로 삼아 일석이조를 노리는 기업 회장님도 있다”고 귀띔했다. 배우들의 팬덤은 작품을 기반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가수들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조용한 편이다. 하지만 세 과시보다는 직접적인 도움을 주려는 실속형 팬들이 많다. 영화배우들의 팬들은 자신이 응원하는 스타의 영화가 개봉되면 첫주에 관객수를 올려주기 위해 영화관을 통째로빌려 작품을 관람하는 전술을 구사하기도 한다. 배우의 작품이 흥행에 실패하거나 스타의 공백기가 길어질 때도 팬덤은 끊임없이 움직인다. 이준기의 팬들은 그의 군 제대 후 컴백작 ‘아랑사또전’이 예상보다 저조한 시청률로 막을 내렸는데도 달동네에 연탄나르기 봉사활동을 함께 하며 끈끈한 유대감을 자랑했다. 비의 팬클럽은 그의 입대 중에도 데뷔일에 맞춰 언론사에 떡을 돌렸다. 걸그룹 원더걸스의 팬덤은 친언니나 가족처럼 다정다감한 것이 특징이다. 소속사 관계자는 “국내활동 공백기에도 온라인 중심으로 활동하며 원더걸스 멤버들을 응원해 준다”고 말했다. 배우에게만 팬덤이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 종영한 드라마 ‘상어’의 경우 이례적으로 연출자인 박찬홍 감독의 팬클럽이 움직였다. 이들은 박 감독의 캐리커처가 그려진 단체 티셔츠와 도시락, 음료 등을 들고 촬영 현장을 찾았다. 박 감독의 전작 ‘부활’ ‘마왕’을 거치며 10년 넘게 인연을 맺어온 팬들이다. 이들은 촬영장 주변과 화장실 청소까지 도맡았다. 드라마 관계자는 “감독의 작품을 변함없이 응원하는 팬들이 있어 정말 고맙고 힘이 났다. 아무리 힘들어도 그런 날엔 피로가 싹 풀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똑똑해진 팬덤에는 그늘도 있다. 팬덤이 진화한 만큼 부정적 파급력도 커졌다. 팬덤 내부에서도 자정 노력을 기울이지만 그보다는 스타에 대한 맹목적 애정이 문제가 되기도 한다. 한 스타배우의 소속사 관계자는 “배우 A의 팬들이 드라마에 함께 출연한 다른 배우에 대한 비방글을 올려 피해를 본 적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초 한 아이돌 그룹이 해외에서 불성실한 인터뷰로 논란이 되자 한 극성팬이 “온라인에서 이 그룹에 대한 자살 서명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는 허위 글을 올려 동정론을 이끌어 내려 했던 것도 단적인 예다. 팬덤 간의 소모적인 싸움도 반복된다. 다양한 아이돌 그룹이 동시에 출연하는 대형 콘서트의 경우 좌석 경쟁 때문에 상호 비방전이 이어지기도 한다. 이런 행사 뒤에는 트위터 등 온라인을 통해 “B그룹의 팬들이 C그룹의 팬을 무차별 폭행했다더라”는 근거 없는 소문이 퍼지기도 한다. 한 아이돌 그룹 소속사 관계자는 “어떤 작품이 물망에 올랐더라도 회사 내부적인 스케줄에 따라 출연하지 않는 경우도 있는데 회사로 전화를 걸어 경쟁 팀과 비교하면서 출연 여부까지 일일이 간섭하는 막무가내형 팬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인터넷상에서 비대해진 팬덤의 영향력 행사로 시장이 왜곡될 우려도 있다. Mnet 아시아 뮤직 어워드, 서울 드라마 어워즈 같은 시상식의 투표 참여 등에 특정 팬덤의 조작 논란이 반복되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지상파 가요 프로그램의 순위 선정 기준에 유튜브 동영상 조회수가 포함되면서 논란은 점차 가열되고 있다. 해외의 팬덤도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대표적인 것이 저작권 침해다. 자체 자막 제작을 통한 드라마 공유에만 열을 내면서 저작권이나 공식 수입 자료 등은 철저히 무시하는 것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과 태국에서 유통 중인 국산 콘텐츠 가운데 음악과 영화의 불법 콘텐츠 비율은 90%를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시아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한 남성 배우의 소속사 대표는 “해외에서 상대배우 매니저나 보조 출연자로 둔갑해 나타나기도 하고 호텔에 수술용 내시경을 몰래 카메라로 넣는 사생팬이 여전히 존재한다.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 및 일본 팬들 등 사생팬들도 비슷한 양상으로 변해가는 것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日 만행에 죽고 망언에 운다… 亞 5개국 위안부 피해자들의 증언

    日 만행에 죽고 망언에 운다… 亞 5개국 위안부 피해자들의 증언

    1992년 1월부터 매주 수요일 서울 종로구 중학동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수요집회가 7일 1086회를 맞았다. 그사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는 56명으로 줄었다. 지난 5월 하시모토 도루 일본 오사카 시장은 위안부가 필수적이었다는 망언을 했다. 고통은 여전하지만 일본의 반성은 요원하다. KBS 1TV ‘KBS 파노라마’는 광복절을 맞아 8일과 15일 밤 10시 2부작 다큐멘터리 ‘끝나지 않은 전쟁, 일본군 위안부’를 방송한다. 국내외의 문서와 증언을 통해 일본군이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위안부를 모집, 운영하고 은폐했다는 사실을 밝힌다. 1편의 주제는 ‘아시아의 피해자들’이다. 제작진은 5개국에서 만난 위안부 피해자 30여명의 증언을 통해 일본의 만행을 고발한다. 태평양 전쟁의 격전지였던 팔라우에 위안부로 동원된 강무자(가명)씨는 “언니들 중 일부가 아래가 아파서 몸을 안 주고 칼로 군인을 죽이려고 달려드니까 일본 장교들이 언니들을 데려가 보란 듯이 자궁에 총을 쏘고 젖통을 베어내기도 했다”고 증언한다. 중국의 위안부 피해자 만애화는 세 차례나 위안부로 끌려가 밤낮없이 성폭행을 당하고 고문까지 받았던 사실을 진술한다. 인도네시아의 위안부 피해자 에마 카스티마는 병을 얻어 걷기도 힘들지만 가난 탓에 치료는 생각조차 할 수 없는 현실을 보여 준다. “이미 체념했다”는 그는 촬영 보름 후 세상을 떠났다. 제작진은 아시아 곳곳에 남아 있는 위안소도 찾는다. 중국 상하이에 있는 ‘다이살롱’은 해군을 위해 설치한 일본 최초의 위안소다. 전쟁이 장기화되고 교전 지역이 확대되면서 일본은 중국 난징에 2000평 규모의 위안소를 지었고,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에서는 주민들의 건물을 빼앗아 위안소로 사용했다. 팔라우에는 한 번 동원되면 탈출하기 어려운 무인도의 동굴에 위안소를 짓기도 했다. 제작진은 연일 망언을 쏟아내는 하시모토 시장과 ‘무라야마 담화’로 잘 알려진 무라야마 도미이치 전 일본 총리 등을 만나 위안부 문제의 현재를 다양하게 짚는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리듬체조 국대 1호 김지영 한국인 첫 상위심판 맡아

    리듬체조 국가대표 1호인 김지영 국제심판이 이달 말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 한국인 최초의 ‘상위 심판’으로 활약한다. 상위 심판은 일반 심판들의 채점이 공정하게 이뤄졌는지 총괄 감독하는 역할이며, 김지영 심판은 기술을 체크하는 난도 부문을 맡았다. 20년 경력의 김 심판은 지난달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1급 자격을 따낸 데 이어 상위 심판까지 선임되며 국제체조연맹(FIG)에서 실력을 톡톡히 인정받았다.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와 김윤희가 메달 꿈을 부풀리는 가운데, 김 심판도 한국 체조의 위상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18세 프랭클린, 6번 가른 金물살

    ‘여자 펠프스’ 미시 프랭클린(18·미국)이 금메달 6개를 따내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선수권 여자 최다관왕에 올랐다. 3관왕 쑨양(중국)은 남자부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고 2019년 대회를 유치한 한국은 씁쓸하게 빈손으로 돌아섰다. 프랭클린은 5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막을 내린 대회 마지막 종목인 여자 혼계영 400m에서 미국의 첫 번째 배영자로 나서 금메달(3분53초23)을 합작했다. 지난해 런던올림픽에서 4관왕(동메달 1개)에 올랐던 프랭클린은 이번 대회에 출전한 7개 종목 중 자유형 100m(4위)를 제외한 전 종목에서 정상에 섰다. 배영 100m·200m, 자유형 200m, 계영 400m·800m에 이은 대회 6번째 골드. 프랭클린은 5관왕을 차지했던 트레이시 컬킨스(미국·1978년), 리비 트리켓(호주·2007년)을 넘어 세계선수권 한 대회 가장 많은 금메달을 딴 여자 선수가 됐다. 남자 중에는 마이클 펠프스(미국)가 2007년 멜버른대회에서 7관왕에 오른 적이 있다. 쑨양(중국)은 이날 자유형 1500m 결승에서 자신의 세계기록(14분31초02)에 크게 뒤진 14분41초15로 금메달을 챙겼다. 자유형 400m·800m에 이어 아시아 선수 최초로 3관왕에 올라 남자 MVP를 꿰찼다. 세계대회에서 남자 자유형 중장거리 세 종목을 석권한 선수는 그랜트 해킷(호주·2005년 몬트리올) 이후 쑨양이 두 번째다. 한국은 백수연(강원도청)과 양지원(소사고)이 여자 평영 200m 준결승에 진출해 각각 10위와 14위를 차지했을 뿐 나머지 종목에선 예선조차 통과하지 못하고 돌아섰다.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 [이슈&이슈] 25일 개막 충주세계조정선수권대회

    [이슈&이슈] 25일 개막 충주세계조정선수권대회

    충주세계조정선수권대회가 오는 25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8일간 충북 충주시 탄금호 국제조정경기장에서 펼쳐진다. 일본에 이어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열리는 이번 대회는 사상 최대 규모로 치러질 전망이다. 4일 현재 유럽 34개국, 아시아 18개국, 아메리카 12개국, 아프리카 13개국, 오세아니아 3개국 등 80개국이 참가 의사를 밝혀 왔다. 그동안 가장 많은 나라가 참가한 대회는 2011년 슬로베니아(68개국) 대회다. 조직위원회의 노력으로 이번에는 그동안 세계조정선수권 대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우간다와 코트디부아르도 참가할 예정이다. 리비아, 튀니지, 알제리 등도 참가를 검토하고 있어 80개국 2300명의 선수를 참가시키겠다는 조직위원회의 목표는 무난하게 달성될 것으로 보인다. 참가국은 오는 12일 최종 확정된다. 충주댐과 충주조정지댐 사이에 생긴 인공호수인 탄금호에 자리 잡은 경기장 시설은 세계 최고를 자랑한다. 총 672억원이 투입됐다. 선수들이 힘차게 물살을 가를 탄금호 국제조정경기장의 총코스 길이는 2250m다. 수역 폭은 287m에서 366m 사이다. 8개 정규 레인 108m 폭을 충분히 소화하고 남는다. 부대시설로는 그랜드스탠드, 피니시타워, 마리나센터, 보트하우스, 수상중계도로를 갖추고 있다. 1100명이 동시에 관람할 수 있는 그랜드스탠드는 조정경기의 활주 모습을 형상화했다, 연면적 3270㎡ 부지에 2층 규모로 건설됐으며 내부에는 조직위원회 사무실, 회의실, 통신실, 방송실, 미디어센터 등이 입주한다. 충주 탑평리 7층 석탑을 본뜬 피니시타워는 215㎡ 부지에 지상 3층의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로 지어졌다. 1층은 통제실, 2층은 심판실, 3층은 방송실로 쓰인다. 마리나센터는 도핑센터와 의료시설, 식당, 마사지실, 샤워실, 선수 운동실 등으로 이용되며 보트하우스는 조정경기용 배 200대를 보관하게 된다. 가장 눈에 띄는 시설은 생생한 경기 장면을 안방에 전달하기 위해 세계 최초로 수상에 설치한 부유식 중계도로다. 방송 중계용 차량이 이동할 수 있도록 고강도 콘크리트로 제작됐으며 폭은 7m, 총길이는 1.4㎞나 된다. 지난해 경기장을 방문한 국제조정연맹 임원들은 “탄금호 국제조정경기장의 시설과 디자인은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최고 수준”이라고 극찬한 바 있다. 선수단을 위한 편의시설에는 조직위의 정성이 듬뿍 담겨 있다. 선수단이 머물 숙박시설은 23곳 1979실이 이미 확보됐다. 휠체어가 드나들 수 있도록 문턱이 없고 화장실에 안전바가 있는 장애인 객실과 키가 큰 선수들이 사용할 장신 침대도 마련됐다. 미국과 영국, 호주 등이 총 7개의 장애인 객실을 예약했고 장신 침대는 영국이 12개, 호주가 4개를 신청했다. 조직위는 지난해 충주에서 개최된 런던올림픽 조정 아시아예선대회의 참가자 가운데 생후 5개월 된 딸을 데리고 출전한 선수가 있었던 점을 감안해 아기 침대와 베이비시터도 준비했다. 식당은 10곳이 마련돼 하루 5700명분의 음식 준비가 가능하다. 또한 종교와 기호도 등을 고려한 다양한 식단도 짜 놓았다. 급식 안전을 위해 충주시 보건위생과가 매일 식자재 위생안전 검사를 하고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식중독 신속검사실을 운영한다. 대회 기간 동안 100여대의 버스가 투입돼 공항과 선수단 숙소, 숙소와 경기장 간을 운영하고 경기장 주변 도로 11개 노선의 확포장 공사가 대회 개막 이전에 모두 마무리된다. 자원봉사자는 통역을 도울 360명 등 총 800명을 선발했다. 조직위는 자원봉사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대회 기간 매일 10명에게 친절봉사상을 줄 계획이다. 참가국별로 2명의 도우미가 배치돼 선수단을 수행하고 각종 정보도 제공할 예정이다. 입장료는 예선경기 일반인 기준 그랜드스탠드석 1만원, 일반석 7000원, 자연석 5000원이다. 그러나 예매권 5만 2000장이 모두 팔려 나가 조직위는 추가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개막식은 ‘세상이여 물골을 울려라’를 주제로 대회 하루 전인 24일 오후 7시 30분 탄금호 조정경기장 수상 무대에서 펼쳐진다. 조직위 전원건 기획본부장은 “아시아권에서 비인기 종목인 조정을 널리 알리기 위해 대회 기간 중에 공군비행단 에어쇼, 취타대 공연, 우륵국악단 협연 등 다양한 이벤트도 마련했다”면서 “지구촌 최대의 물 축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충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째깍째깍…시계가 돌자 유럽은 근대로 갔다

    미국의 문명 비평가 루이스 멈퍼드는 “증기기관이 아니라 시계가 근대산업의 핵심 기계”라고 단언했다. 13세기 후반 유럽에 최초의 기계식 시계가 등장했다. 그 이전에도 해시계나 물시계와 같이 시간을 측정하는 기구가 있었지만 동력 시계가 만들어진 것은 유럽이 처음이었다. 그러면 왜 아시아가 아닌 유럽이었을까. 전문가들은 그 까닭을 흑사병이라는 거대 재앙으로 인한 노동력 급감으로 유럽 문명이 더욱 기계지향적으로 변해갔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인간의 힘을 기계의 힘으로 대체하고자 하는 경제적인 토양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대포와 범선, 제국’의 탄생을 통해 세계를 지배한 것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이 책은 이와 연관된 인간의 현실을 깊이 있게 탐구한다. 1338년 여름 갤리선 한 척이 베네치아를 떠나 동방으로 향했으며, 이 배에 실린 여러 물건들 중 기계식 시계가 하나 실려 있었다는 사실, 그리고 유럽이 기계를 아시아로 수출하기 시작했다는 내용 등 그동안 아무도 집중하지 않았던 운명적인 사건 등을 상세히 다루고 있다. 또한 기술사를 들여다보는 것이 아니라 본질적으로 경제와 사회의 역사에 대한 탐구이며 사람들과 그들의 성향, 사회적 가치체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기계 시계의 탄생이 과학 혁명과 산업혁명에 미친 영향을 평가하면서 언뜻 무관해 보이는 시계와 대포가 역사적으로는 커다란 연관이 있었으며, 놀랍게도 유럽 최초로 시계를 제작했던 사람들이 다름 아닌 대포 장인이었다는 등의 흥미로운 사실들을 펼쳐 보인다. 기계식 시계의 발전사도 언급하고 있다. 초창기 거대한 공공 시계였던 기계식 시계는 15세기 태엽이 동력으로 등장해 크기가 작아지면서 가내용 시계와 회중 시계로 발전했고, 16세기에 들어서면 유럽 신흥 부유층의 사치품으로 인기를 누린다는 사실 등이다. 이때부터 시계 장인은 대포 장인보다 보석 세공인에 가깝게 개념이 바뀌었으며 시장이 확대되면서 시계 제조업 중심지가 생겨났다고 설명한다. 김문 선임기자 km@seoul.co.kr
  • [피플 인 라운지] 여자 루지 1세대 최은주&성은령

    [피플 인 라운지] 여자 루지 1세대 최은주&성은령

    “야식 먹을 시간이에요.” 밤 9시 30분이 되자 처녀들은 바빠졌다. 루지 국가대표팀 성은령(21·용인대)은 익숙한 손놀림으로 가스레인지에 물을 올렸다. 쫄깃한 라면 면발을 후루룩 먹고 밥까지 말아 ‘폭풍 흡입’했다. 최은주(22·대구한의대)는 “한 달 안에 68㎏까지 찌워야 돼요”라며 바로 단백질 보충제를 들이켰다. ‘살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루지대표팀 ‘여자 1세대’ 최은주, 성은령을 25일 강원 평창 알펜시아에서 만났다. 풋풋하고 뽀얀 아기 얼굴과 달리 몸집은 한눈에 봐도 다부졌다. 떡 벌어진 어깨와 팔 근육에는 군살 하나 없었다. 하지만 둘은 루지 세계에서 왜소한 축에 든다. 180㎝에 70~80㎏를 넘나드는 서양 선수들과 경쟁하기에는 턱없이 가볍다. 약 1500m의 슬라이딩 트랙을 썰매에 누워서 내려오는 루지는 무거울수록 가속도가 붙어 유리하다. 0.001초에 순위가 갈리는 걸 감안하면 단 1㎏도 아쉽기만 하다. 가녀린 우리 선수들은 국제 규정에 따라 납 조끼를 입어 무게를 보완하지만 내 몸 같은 편안함이 없는 건 당연하다. 최근 루지대표팀과 평창까지 5년간 장기 계약한 슈테펜 스켈(독일) 코치는 선수들을 보자마자 “평창에서 메달 따고 싶으면 무조건 68㎏까지 찌워라. 못 하겠으면 피겨장으로 가라”고 엄포를 놨다. 60㎏ 초반 몸무게인 선수들은 그래서 먹고 또 먹는다. 살을 빼는 다이어트와 마찬가지로 살을 찌우는 것도 힘들다. 성은령은 “무게는 늘려야 되는데 먹는 건 안 들어가니까 일단 쑤셔 넣고 토할 때도 있었어요. 월·금요일마다 몸무게를 재는데 안 늘면 속상하고 진짜 화나요”라고 말했다. 최은주도 “밥은 한 공기 반씩 먹고 웨이트트레이닝 할 때 단백질 보충제 먹고 밤에는 치킨, 라면, 피자를 돌려 가며 먹어요. 엄청 배부른데 그래도 무거워져야죠”라며 웃었다. 한창 예뻐 보이고 싶을 나이에 몸집을 불리게 만드는 루지의 매력은 뭘까. 최은주는 “처음에는 스피드가 재미있었는데 요즘엔 피니시라인에서 브레이크 잡으면서 올라올 때 쾌감이 느껴져요. 슬라이딩 코스마다 모양, 얼음 상태 등이 다 다른 것도 정복하는 맛이 있고요”라고 했다. 일반인이 보기엔 그냥 누워서 멀뚱히 내려오는 것 같은데 세심한 조종법이 있단다. 시속 100㎞를 넘는 속도로 ‘번개’같이 내려오면서도 커브를 돌 때마다 양손에 힘을 줘 썰매 바닥의 날을 미세하게 다룬다. 코스에 따라, 얼음 상태나 날씨에 따라, 날을 어떻게 갈았는지에 따라 힘을 주는 강도, 타이밍, 길이 등이 전부 다르다고 설명했다. 성은령은 “몇 명밖에 못 해본 운동이니까 사람들이 ‘루지가 왜 좋아?’라고 물어보는 것도 뿌듯하고요”라고 털어놨다. 처음부터 루지에 빠진 건 아니다. 단거리 육상선수였던 최은주는 2010년 선발전을 통해, 태권도 선수였던 성은령은 이듬해 선발전에서 태극마크를 달았다. 둘 다 교수의 추천으로 선발전에 도전했는데 인터넷에 ‘루지’를 쳐 보니 2010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사망한 그루지야 루지 선수 기사만 가득했단다. 당시 휘슬러 슬라이딩센터의 코스 설계가 다소 위험했는데 개막 전 연습하던 그루지야 선수는 속도를 이기지 못해 트랙에서 튕겨 나가 죽었다. 최은주는 “루지를 검색하는데 죽은 선수 동영상밖에 없더라고요. 부모님께서도 사고를 아셔서 반대가 심했어요”라고 회상했다. 걱정이 응원으로 바뀌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최은주는 그해 겨울 아시안컵 주니어에서 여자부 금메달을 따내며 가족을 강력한 후원자로 만들었다. 2011, 2013년 아시안컵 여자부 은메달도 그의 차지였다. 2011년 태극마크를 단 성은령도 그해 아시안컵 주니어 금메달을 땄고 올해 휘슬러세계선수권에서는 팀릴레이 10위로 새 역사를 썼다. 한여름 아스팔트에서 바퀴 썰매를 타며 써낸 위대한 성적표다. 2014소치올림픽 출전도 코앞에 성큼 다가왔다. 내년 1월에 올림픽 티켓이 결정되는데 전망은 매우 밝다. 이창용 루지대표팀 헤드코치는 “우리 위에 있는 세 명 정도를 꺾으면 되는데 2013~14시즌 국제대회에 출전하면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는 포인트”라고 전했다. 소치행이 확정되면 ‘썰매 3종목’ 루지, 봅슬레이, 스켈레톤을 통틀어 한국 여자 최초의 올림픽 출전이 된다. 성은령은 “여자 썰매 최초로 올림픽에 나갔다고 역사에 이름을 새기는 거잖아요”라고 흥분했다. 경사도 겹쳤다. 대한루지연맹은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 출신의 스켈(장비 담당), 페그 로버트(기술 담당) 코치 두 명과 2018평창올림픽까지 계약을 맺고 선수들의 기량 향상에 발벗고 나섰다. 루지 선진국인 독일에서 태어나 2003년부터 캐나다 코치를 맡았던 로버트는 “유럽, 아메리카, 아시아 세 대륙의 루지 기술을 합쳐서 사고를 쳐 보자. 한국인의 강인한 근성과 체력에 우리 기술이 합쳐지면 못할 게 없다”고 힘을 실었다. 스켈은 썰매의 날 관리 노하우를 차근차근 전수하고 있다. 덕분에 2018평창올림픽에 대한 ‘장밋빛 희망’이 가득하다. 최은주는 “2016년에 코스가 완공되는데 많이 연습해서 꼭 메달을 따고 싶어요. 루지 발전을 위해 이 한 몸 바칠 겁니다”라고 말했다. 성은령의 당돌한 한마디도 인상적이다. “외국 애들은 썰매, 헬멧, 유니폼에 스폰서 패치가 가득한데 정말 부럽더라고요. 저희 앞으로 더 잘할 거니까 후원해 주세요. 루지도, 기업도 같이 쑥쑥 클 거라고 약속해요.” 글 사진 평창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용어 클릭] ■루지(Luge)는 유럽 알프스 산맥에서 즐기던 썰매놀이가 스포츠로 정착된 것으로, 얼음으로 굳혀진 1000m 이상의 코스를 내려오는 경기다. 13~16개의 커브를 굴곡 없이 빠르게 내려오는 게 관건이며 1000분의1초까지 시간을 측정해 순위를 가린다. 1964년 인스부르크 동계올림픽 때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소치올림픽에는 남자·여자 1인승, 남자 2인승, 팀릴레이 등 4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다.
  • 사망한 김종학 PD와 함께한 스타들…배용준·채시라·김희선·고현정·송지나

    사망한 김종학 PD와 함께한 스타들…배용준·채시라·김희선·고현정·송지나

    ‘태왕사신기’, ‘모래시계’, ‘신의’ 등의 연출한 김종학 PD가 23일 경기도 성남 분당의 한 고시텔에서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그와 함께한 당대의 스타들도 그의 죽음을 애통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김종학 PD는 1977년 MBC PD로 입사한 뒤 수많은 히트작을 만들어 스타 PD로 불려 왔다. 김종학 PD는 1991년 MBC 창사특집 드라마 ‘여명의 눈동자’로 채시라, 최재성, 박상원, 고현정 등을 스타로 키워냈다. 이어 1995년 SBS 드라마 ‘모래시계’가 대히트를 치며 고현정, 최민수를 국민배우로 거듭나게 했으며 이정재 역시 이를 통해 얼굴을 널리 알렸다. 1998년 작품 ‘백야 3.98’에서는 이병헌, 심은하, 신현준, 송혜교, 유준상 등 현재 대스타로 활약 중인 여러 배우들과 손을 잡았다. 1998년 김종학프로덕션을 설립한 뒤 선보인 공포 블록버스터 드라마 ‘고스트’에서는 장동건, 김민종, 명세빈, 박지윤 등이 열연했다. 2002년 국내 최초 HD드라마 ‘대망’에서 장혁, 이요원, 손예진, 조민수 등 ‘꿈의 캐스팅’을 이뤘고 2007년 ‘태왕사신기’에서 ‘아시아의 스타’ 배용준, 문소리 등은 물론 신예 이지아를 발굴해 여주인공으로 삼아 스타로 만들었다. 김종학 PD가 직접 연출한 마지막 작품 ‘신의’(2012)에서는 이민호, 김희선, 유오성, 이필립 등과 함께 했다. 배우들 외에 스타 작가 송지나를 빼놓을 수 없다. 송지나 작가와 김종학 PD는 1987년 드라마 ‘퇴역전선’부터 김종학 PD와 함께 호흡을 맞춰 ‘선생님, 우리 선생님’(1988), ‘우리 읍내’(1988) 등에서 각각 작가와 연출을 해오다 ‘여명의 눈동자’(1991)에서 성공을 거뒀다. 이어 ‘모래시계’(1995)를 대히트시킨 뒤 ‘대망’(2002), ‘태왕사신기’(2007), ‘신의’(2012)까지 단짝을 이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여의도의 재구성

    여의도의 재구성

    한강 위에 뜬, 알고 보면 엄연한 섬. 수상 레포츠와 63시티, IFC에서의 몰링까지, 극과 극 피서가 가능한 곳. 땡볕 더위와 열대야를 이겨낼 강력한 처방전으로 여의도를 추천한다. ■River 여의도 한강공원을 즐기는 세 가지 방법 낮에는 따사로운 인간적인 공원, 밤이 오면 뜨거워지는 반전 있는 공원! 여의도 한강공원을 즐기는 방법은 무궁무진하다. 섬 둘레를 자전거로 돌아보거나 요트나 유람선을 타고 여유를 즐겨 보자. 선선해진 밤이면 잔디밭 위에서 재즈 선율에 빠져 보는 것도 좋다. 자전거 하이킹 즐기기 여의도는 한강에 떠 있는 제일 큰 섬이다. 섬 반쪽 면은 샛강에, 나머지 반쪽 면은 한강 물길에 접해 있고 공원 역시 샛강생태공원과 한강공원으로 양분돼 있어 풍광이 사뭇 다르다. 한강 자전거족들이 여의도를 사랑하는 이유도 이런 다양한 매력 때문. 두 공원을 거쳐 여의도를 한 바퀴 돌아보는 데는 1시간 남짓이면 충분하다. 자전거는 마포대교와 원효대교 밑에서 빌릴 수 있다. 여의도역으로 오는 경우 여의도공원에서 대여하고 반납해도 된다. 원효대교에서 시작해 63빌딩을 바라보며 달리면 곧 좁은 샛강이 나온다. 노량진과 여의도를 사이에 두고 흐르는 샛강은 제법 길게 이어지는데, 빌딩숲 사이로 억센 생명력을 자랑하는 무성한 갈대숲이 놀랍다. 또 습지 속으로 들어가 야생초 화원, 버들숲, 여의못 등을 데크 위로 걸어 볼 수 있어 좋다. 샛강 생태공원은 여의도 둘레의 절반인 3~4km에 달하기 때문에 자전거를 타고 돌아보는 것이 좋다. 물길이 모인 방문자센터 앞 여의못을 걸어 본 후 국회의사당 방향으로 달리거나, 여의도 공원을 가로지르면 다시 한강공원으로 돌아갈 수 있다. 마포대교 아래에는 시원한 분수와 물이 흐르는 ‘물빛광장’과 ‘피아노물길’, 한강공원에서 가장 넓은 잔디밭인 ‘너른 광장’, 시원한 음료로 해갈할 수 있는 ‘빛의 까페’와 편의점이 있다. 여의도한강공원┃찾아가기 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에서 도보 3분, 지하철 5, 9호선 여의도역에서 도보 10분 여의도한강공원 주차장 마포대교남단, 순복음교회 앞, 샛강 성모병원 앞, 샛강 여의 2교 밑 등 5개 구역 운영시간 오전 9시~밤 11시 주차비 1일 1만5,000원(공휴일 무료) 자전거 대여소 마포대교 남단 1개소, 원효대교 남단 1개소, 여의도공원 5개소 대여비 1인용 3,000원(1시간 기준, 초과 15분당 500원), 2인용 6,000원(1시간 기준, 초과 15분당 1,000원) 문의 02-416-4440 강변의 밤, 낭만 만끽하기 여름이면 여의도 한강공원은 늦은 밤까지 더위를 피해 나온 사람들로 북적인다. 저녁 노을이 번진 잔디밭 위에 앉아 곳곳에서 들려오는 음악 소리를 듣고 강바람을 맞고 있으면 마음마저 시원해진다. 한강의 노을을 즐기는 최고의 방법은 유람선이다. 매일 저녁 7시30분 ‘라이브유람선’과 ‘디너뷔페크루즈’가 원효대교와 마포대교 사이 선착장에서 출발한다. 선상에서 라이브공연 또는 호텔식 뷔페를 즐기며 밤섬과 선유도, 서울의 야경과 반포대교의 달빛 무지개 분수를 볼 수 있어 운치가 있다. 7월 말부터 8월에는 매주 토요일 저녁 7시30분, 환상적인 불꽃을 쏘아 올리는 ‘불꽃유람선’도 운항한다고. 유람선을 타기 어려운 경우에는 마포대교 위에 있는 무료 해넘이 전망대에 가보자. 서강대교 방면으로 탁 트여 있는 공중 전망대라 스포츠 중계석 못지않은 넓은 시야를 자랑한다. 해질녘이면 사람들은 물빛무대 앞으로 속속 모여든다. 물속에서 떠오르는 물방울을 형상화한 반돔형 무대에선 매주 수, 금요일과 토요일, 실력 있는 밴드들의 라이브 재즈 공연이 펼쳐진다. 금요일에는 재즈공연 후 영화 상영도 이어져 여름밤 시민들의 감성을 채워 줄 예정이라고. 밤이면 여의도에 밀집한 방송국들의 야외 촬영도 심심찮게 진행된다. 물빛무대 공연┃일정 매달 홈페이지 게재 www.floating-stage.com 여의도 한강 유람선┃운영시간 오전 11시~오후 8시40분 이용요금 1만2,000원(일반)~6만5,000(디너뷔페) 문의 02-3271-6900 www.elandcruise.com ▶travie info 여의도에서 ‘물빛’ 프러포즈 드라마에서나 볼 법한 무대 위 공개 프러포즈. 일반적으로라면 비용이 많이 들겠지만 여의도 한강공원 물빛무대에서는 무료로 가능하다. 한강사업본부 홈페이지(hangang.seoul.go.kr)에서 미리 신청하면 매주 목, 금, 일요일 저녁 8시 혹은 9시에 프러포즈 이벤트를 진행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신청자는 추억이 담긴 커플 사진과 프러포즈 영상, 세레나데를 준비하면 되고, 한강사업본부에서는 영상 만들기부터 당일 공원에 사람들을 모아 축하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까지 적극적으로 도와준다. 수상 레포츠 도전하기 여유 있게 더위를 피하고 싶다면 너른 강 위로 가 보자. 수상보트와 웨이크보드는 짜릿한 스피드로 보는 사람마저 시원하게 만든다. 운전사와 함께 보트에 탑승하는 수상보트는 주로 여성들이 즐긴다. 시속 40km로 물 위를 바람처럼 달리다가 순식간에 유턴하는 기술은 묘기에 가까울 정도. 웨이크보드는 수상스키의 보드 버전이라고 보면 된다. 물속에 빠져가며 온몸으로 한강을 느끼는 조금은 과격한 스포츠지만 균형 감각만 있으면 하루 만에 쉽게 배울 수 있다. 바다에서 주로 보던 요트도 여의도 앞 한강변에는 심심찮게 떠다닌다. 요트를 빌려주고 교육도 시켜 주는 ‘서울마리나 클럽 & 요트’가 국회의사당 앞에 위치해 있기 때문. 한강은 바다처럼 파도가 심하지 않기 때문에 초보자들도 쉽게 입문할 수 있고 비용도 저렴하다. 무동력 1인 요트인 딩기요트부터 8인용 크루저 요트까지 다양하게 배울 수 있으며, 체험프로그램을 통해 기본기를 익히고 직접 강 위로 나가 실습해 볼 수 있다. 딩기요트의 경우 일정시간 동안 교육을 이수하고 나면 면허가 없어도 대여해서 스스로 운항해 볼 수 있다. 바람의 방향이나 강도에 따라 움직여 윈드서핑처럼 스릴 만점이다. 여러 명이 같이 타는 크루저 요트는 돛을 피고 바람의 힘으로 움직이지만 입출항시 약한 마력의 보조엔진을 사용한다. 크루저 요트의 경우 선장이 운항하는 배 자체를 임대하거나 개인적으로 승선해 볼 수 있다. 요트나 수상보트보다는 얌전하고 유람선보다는 다이내믹한 것으로 수상 콜택시도 있다. 여의도공원 내 3군데에서 탑승할 수 있는데, 미리 예약하면 태워서 목적지에 데려다주는, 말 그대로 물 위의 택시다. 방화대교에서부터 잠실까지 총 18개 선착장 중 원하는 곳에서 타고 내릴 수 있어 편리하다. 1시간 내외로 한강을 유람하는 코스 상품을 이용하거나 한 대를 통째로 빌려 개인 유람선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이외에도 여의도 한강공원에서는 개인 장비를 이용한 낚시나 카약 등도 가능하다. 단 캠핑을 할 땐 주의가 필요하다. 한강공원에서 천막 이외 텐트로 캠핑하는 것은 사실상 불법이라고. 파라다이스 수상레저┃이용요금 모터보트 3만원부터(1~3인, 10분 내외), 수동 오리배 1만5,000원(2~4인, 40분), 자동 오리배 2만원(2~4인, 40분) 이랜드크루즈 수상스키·웨이크보드┃대여료 2만5,000원(10분) 강습+대여비 6만원(4시간), 수상오토바이(5만원, 10분 *조정 자격증 소지자 본인이거나 동승만 가능) 문의 02-3271-6948 서울마리나 클럽 & 요트┃이용요금 체험프로그램 3만원(1인, 2시간), 크루저 요트 승선 1만5,000원(1인, 1시간), 크루저 요트 렌탈 12만원(8인, 1시간) 문의 02-3780-8400 www.seoul-mariina.com 수상택시┃이용요금 여의도~잠실 기준 9만원(7인, 40분) 탑승장소 여의도119, 여의나루역, 서강대교남단(국회의사당 앞) *탑승 전 예약 필수 문의 1588-3960 www.pleasantseoul.com ■City 여의도 안의 또 다른 도시 63시티 학창시절 한 번쯤은 가봤을 법한 63시티. 아쿠아리움과 전망대를 갖춘 63시티는 바다와 하늘이 가진 가장 낭만적인 요소들을 한데 모아놓은 곳이다. 63스카이아트, 왁스뮤지엄, 씨월드. 이중 하나만 보더라도 일상의 지루함을 날려 버리기 충분하다. 바다의 신비, 63씨월드 63씨월드는 1985년 개관한 우리나라 최초의 수족관이다. 당시 여의도 한가운데에서 들여다본 바다 속 세계는 많은 이들에게 경이로움과 충격을 안겼다. 400여 종 2만여 마리에 달하는 해양생물을 볼 수 있어 여전히 서울 구경 일번지로 꼽힌다. 국내 여러 아쿠아리움 중에서도 63씨월드는 관객과 가장 가까운 아쿠아리움이다. 하루 종일 기발한 이야기와 캐릭터로 웃음을 주는 다양한 수중 공연이 펼쳐진다. ‘매직 물범 해리와 로니’(1일 4회)에서는 자전거를 타고 농구를 하는 물범을, ‘슈퍼 물개 오디션’(1일 3회)은 캘리포니아 물개들이 흥겨운 음악에 맞춰 깜찍한 율동을 선보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국가대표 출신 연기자의 ‘수중 발레’(1일 6회)도 놓쳐선 안 될 공연이다. 이외에도 수조 위가 뚫려 있어 눈앞에서 펭귄을 볼 수 있는 터치풀장, 투명 강화 수조 위를 걸으면 발아래에서 상어와 가오리가 노니는 모습이 고스란히 들여다보이는 ‘스릴워터’도 재미있다. 공중에서 맛보는 힐링, 63스카이아트 63빌딩 최고층인 60층에는 63스카이아트가 있다. 해발 264m에 자리잡은 자타공인 ‘세계에서 가장 높은 미술관’이라고. 63시티 개관 때부터 전망대였던 공간을 2008년 미술관으로 탈바꿈했는데, ‘Kitty S’전, ‘13세기 그림으로 떠나는 여행’전 등 팝아트부터 순수 회화 전시까지 매년 3개의 테마를 주제로 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미술관으로 바뀌었지만 전망대의 기능도 여전하다. 사방이 전면 창으로 되어 있어 여의도와 한강을 다양한 각도에서 감상할 수 있다. 시간을 내어 미술관 옆 스카이아트 카페에서 차 한잔을 즐겨 보자. 인천 앞바다까지 이어지는 한강의 아름다운 물길과 서울의 부감을 보고나면 스카이아트가 지닌 가장 진귀한 소장품은 바로 이 풍광이 아닐까란 생각이 든다. 오바마와 어깨동무, 왁스뮤지엄 63왁스뮤지엄은 국내에서 최초로 개관한 밀랍인형 박물관이다. ‘명예의 전당’, ‘최후의 만찬’, ‘화가의 방’, ‘스타 리뷰’, ‘공포체험관’, ‘스포츠 스타’ 등 총 10개의 섹션에 약 70여 점의 밀랍인형이 전시돼 있는데, 순간순간 움찔하게 될 정도로 손가락 마디 위의 털 하나, 눈동자 동공마저 진짜 사람 같다. 이곳은 거의 ‘인증샷’을 위한 박물관이다. 평소 흠모하던 세계적인 지도자들과 슈퍼스타들, 예술가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기 때문. 가장 흥미로운 곳은 ‘최후의 만찬관’이다. 3년에 걸쳐 제작한 이 작품은 2000년대 초, 베를린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열린 ‘밀랍인형 역사인물전’에서도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이렇게 감쪽같은 작품들을 만든 사람은 세계적인 밀랍인형 제작자 ‘마자쓰키 사토루’다. 할리우드 스타들이 그의 손에 자신의 밀랍인형이 제작되는 것을 영광으로 여길 정도로 거장의 반열에 오른 아티스트로 현재까지 1,000여 점에 이르는 작품을 제작했다. 최근 만든 김수환 추기경의 밀랍인형도 만나 볼 수 있다. 놀라운 임팩트, 63아트홀 63빌딩 지하 1층에 위치한 63아트홀은 공연장 겸 영화관이다. 거대한 아이맥스 스크린이 펼쳐진 극장에서 초대형 뮤지컬과 3D 아이맥스 영화를 상영한다. 현재 비보이 뮤지컬 <마리오네트>가 오픈런으로 공연 중이다. 심장을 가진 인형과 이들을 보살피는 인형사, 그리고 악한 마법사의 이야기인데, 실로 매달아 조작하는 꼭두각시 인형(마리오네트)의 몸짓을 비보잉을 통해 사실적으로 표현해냈다. 흥미로운 이야기와 음악, 비보이 그룹 익스프레션 크루Expression Crew의 안무가 인상적이다. ▶travie info 63시티를 방문할 때는 패키지 티켓을 구입하면 훨씬 저렴하다. big3 3만3,000원(씨월드, 스카이아트, 아이맥스, 왁스뮤지엄 중 3가지 선택), big4 3만8,000원(씨월드, 스카이아트, 아이맥스, 왁스뮤지엄), big5 4만8,000원(big4+뮤지컬) ■Mall 여름에는 역시 몰링malling! 여름 더위에 정공법으로 맞서는 야외 스포츠보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선호한다면 여의도에서 IFC몰 만한 곳이 없다. 지난해 8월에 오픈해 개장 1년을 앞두고 있는 여의도 IFC몰은 쇼핑, 외식, 영화 관람이 한꺼번에 가능한 복합쇼핑공간. 하루 종일 있어도 지겨울 틈이 없다. 인터내셔널쇼핑몰인 IFC몰에는 국내외 유명 패션 브랜드, 화장품 브랜드 등 110여 개 상점이 입점해 있다. 바나나리퍼블릭, 마시모두띠, 스트라디바리우스, 버쉬카, 풀앤베어 등 백화점에만 입점하는 해외 패션 브랜드도 많다. 특히 패션 피플들의 발길을 끄는 곳은 국내 1호 매장으로 문을 연 홀리스터. 캘리포니아 해변의 바에 와 있는 듯한 독특한 인테리어, 화려한 컬러와 무늬의 여름 옷들로 인기를 끌고 있다. 쇼핑이 있는 곳에 먹거리 또한 빠질 수 없다. IFC몰 지하 3층에는 맛집들이 즐비하다. 대기 줄이 문 밖까지 이어지는 ‘제일제면소’, 일본식 화로구이 전문점 ‘와세다야’, 아시아 퓨전 레스토랑 ‘어니스트 키친’, 파스타와 피자가 있는 ‘꼬또’는 특히 인기다. 지하 3층에 위치한 엠펍MPUB은 영국펍을 표방하는 세계맥주 전문점이다. 점심에는 런치뷔페를 즐길 수 있고, 저녁에는 다채로운 라이브 공연이 열린다. IFC몰 CGV에는 국내 최초로 시도한 ‘시네마 스트리트’가 있다. 9개 상영관이 마치 가게처럼 늘어서 있고, 펍과 서점, 인터넷존, 영화마니아들을 위한 가게가 있어 영화 관람 외에도 여유롭게 쉬며 문화를 즐길 수 있다. IFC몰 | 주소 여의도동 국제금융로10 찾아가기 지하철 5호선, 9호선 환승역인 여의도역과 무빙워크로 바로 연결 개관시간 오전 10시~밤 10시 문의 02-6137-5000 www.ifcmallseoul.com ■Education 당일치기 여의도 유학 국회의사당과 방송사, 대기업 본사가 밀집한 한국의 맨해튼 여의도. 여의도에는 숨겨진 교육의 장이 많아 아이들과 함께 견학하기 좋다. 미래의 에디슨을 꿈꾼다면? LG사이언스홀은 국내 최고 수준의 민간 과학관이다. 지난 2010년 전시물을 첨단 아이템으로 전면 교체하며 업그레이드를 마쳤고, 과학기술처의 공식 과학관으로도 등록됐다. 아이들에게 과학에 대한 꿈을 심어 주기 위해 설립한 곳인데 LG의 사업 분야를 토대로 전자, 화학, 통신 등 과학시설을 아이들이 쉽게 체험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사이언스드라마’ 존에서는 마치 교육방송을 보는 것처럼 연극 배우들이 무대에 나와 과학 실험을 보여 주며, ‘바디스토리’ 존에서는 세포만화경, DNA퍼즐, 아들딸 게임 등을 통해 세포와 유전에 대해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관람을 위해서는 방문 2주 전까지 반드시 인터넷 예약을 마쳐야 한다. 평소에는 13인 이상 단체만 관람 가능하며 매월 1, 4주 토요일 전일, 1, 3, 5주 토요일 오후, 방학기간(7월19일~8월16일)에는 개인 관람도 가능하다. 7세부터 13세까지 입장 가능하며 관람 시간은 2시간 내외다. LG사이언스홀 | 주소 여의도동 20 LG트윈타워 서관 3층 이용요금 무료 개관시간 오전 9시~오후 6시(평일), 오전 9시~오후 5시(주말) 문의 02-3773-1053 www.lgscience.co.kr 참고 체험활동지 발급 가능 우리나라 정치의 현장이 궁금하다면? 국회의사당은 여의도를 대표하는 건물 중 하나다. 지하 1층 지상 7층, 석조건물인데 단일 의사당 건물로는 동양에서 제일 커, 남북통일이 되더라도 불편 없이 사용할 수 있는 규모라고 한다. 국회의사당 견학은 초등학교 고학년, 중학생 이상에 적합하다. 뉴스에서만 보던 국회의사당을 직접 눈으로 보고, 안내원의 설명을 들으며 우리나라의 주요 법과 정책이 결정되는 과정, 국회 활동에 관해 공부할 수 있다. 국회 입구의 헌정기념관을 먼저 방문한 후 국회의사당으로 가면 좀더 이해하기 쉽다. 헌정기념관은 역대 국회, 국회의장의 활동, 세계 여러 나라의 국회 모습을 전시하고 있으며 국회 모습을 배경으로 가상체험 사진을 찍을 수 있다. 20인 이상 단체는 미리 신청하면 직접 국회의원이 되어 법을 만드는 ‘의정활동’을 체험해 볼 수 있다. 헌정기념관은 자유 관람이며 국회의사당 견학을 위해서는 국회 홈페이지에서 방문 3일 전까지 예약을 마쳐야 한다. 개인별로 견학이 가능하며 주말에는 10명 이상이 모일 경우에만 국회의사당 관람이 가능하다. 단, 국회 본회의가 열리는 날은 국회의사당을 관람할 수 없다. 국회의사당 | 주소 여의도동 의사당대로 1 참관시간 오전 9시~오후 6시(평일), 오전 9시~오후 5시(주말) 문의 02-788-3656 memorial.na.go.kr 참고 체험활동지 발급 가능 *무료 셔틀버스 운행 오전 9시~오후 4시20분(12시20분, 12시40분, 공휴일은 운휴), 배차간격 20분, 여의도역 3번 출구 앞→국회의사당 안내실 앞 <1박2일> 같은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면? 장래 프로듀서나 아나운서를 꿈꾼다면 KBS 방송체험관(KBS On) 방문은 좋은 동기 부여가 될 것 같다. KBS 본관에 마련된 방송체험관과 방송역사박물관을 직접 둘러보며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4층 방송체험관에서는 KBS 주요 프로그램들을 멀티 터치스크린으로 감상하고 가상 스튜디오, 9시 뉴스 앵커코너, 3D 입체영상관 등을 관람하게 된다. 블루스크린이 준비된 가상스튜디오에 들어가면 인기 어린이 프로그램 속에 등장한 듯 합성이 된 사진을 찍어 본 후 홈페이지에서 다운받을 수 있다. 어린이들은 후토스, 유후 등 평소 좋아하던 캐릭터와 촬영도 해보고, 구름빵 3D 애니메이션을 보고 직접 더빙도 해볼 수 있다. 9시 뉴스 앵커 코너에서 근사하게 뉴스 원고를 읽어 보는 것도 멋진 추억이 된다. 5층 방송역사박물관은 1927년부터 시작된 한국방송의 역사를 담고 있다. 또한 스튜디오 시창을 통해 라디오와 TV프로그램 제작과정도 직접 관찰할 수 있어 유익하다. 개인의 경우 예약 없이 자유관람이 가능하며, 11인 이상 단체일 경우 인터넷에서 예약한 후 해설원의 인솔을 받아야 한다. KBS 방송체험관 | 주소 여의도동 18 이용시간 오전 9시30분~오후 5시30분 문의 02-781-2224~5 office.kbs.co.kr/hall 참고 전시관 관람 스태프만 인증 가능 ■Restaurant 여의도 미식 탐험 땅값 높고, 물가 높기로 대한민국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여의도. 하지만 주머니 사정 따라 알뜰하게 또는 품격 있게 선택이 가능하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구름 위 로맨틱한 식사 레스토랑 겸 와인바 ‘워킹온더클라우드’는 63시티의 스카이라운지 역할을 한다. 워킹온더클라우드 최고의 메뉴는 59층에서 보는 서울의 야경. 유러피언 레스토랑인 ‘가든레스토랑’에서는 유럽 정원의 아늑함을, 창가를 향해 좌석을 배치한 ‘와인바’에서는 300여 종이 넘는 세계 와인을 즐길 수 있다. 환상적인 전망뿐 아니라 맛으로도 뒤지지 않는다. 최근에는 세계적인 미식 가이드지 <자갓 서베이>와 국내 미식 가이드북 <블루리본 서베이>에 우수 레스토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오후 5시까지는 바에서 차와 음료도 판매하며 주말과 공휴일에는 밤 12시까지 운영한다. 드라마틱한 프러포즈를 계획 중이라면 패키지를 추천한다. 63빌딩 관람 후 코스요리와 와인을 즐기고, 빔프로젝터로 영상 프러포즈를 할 수 있는 ‘씨크릿 프러포즈’, 코스요리에 꽃다발과 와인, 케이크를 준비해 주는 ‘러브패키지’ 등 미리 예약하면 이용 가능하다. 실제로 <내조의 여왕> 등 드라마 속 프러포즈의 단골 명소라고. 워킹온더클라우드 | 주소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60 63빌딩 59층 영업시간 오전 11시30분~밤 10시 가격대 런치코스 6만3,000원부터, 런치파스타세트 3만2,000원부터 문의 02-789-5904 갈비가 만두를 만났을 때 마포만두에서는 특허까지 받았다는 갈비만두를 맛볼 수 있다. 만두소는 양념한 갈비살을 참나무숯으로 직접 구워 만들었다고. 숯불갈비 특유의 향과 육즙, 간장 양념이 잘 배합돼 느끼하지 않다. 김치만두나 잔치국수와 같이 먹으면 좀더 개운할 듯. 또 다른 특별 메뉴는 계란밥이다. 계란에 참기름, 양념간장, 깨소금을 얹은 추억의 음식. 직장인들을 위해 아침메뉴로 팔기 시작한 것이 인기를 얻게 됐다고 한다. 마포만두 | 주소 | 여의도역점 여의도동 26-19 서여의도점 여의도동 17 영업시간 24시간 가격대 갈비만두 3,000원, 계란밥 3,000원 문의 여의도역점 02-783-5159, 서여의도점 02-782-2014 벨기에인이 운영하는 본토 와플 빠뜨릭스Patrick’s 와플은 이미 여의도 일대에는 맛 좋기로 소문이 파다한 집. 간이매점 같은 조그만 가게이지만 벨기에인 형제가 직접 운영한다. 벨기에 와플 기계로 즉석에서 구워내는데, 겉은 바삭하고 달콤하면서도 속의 빵은 결이 살아 있어 매력적이다. 와플은 오리지날 벨지안 와플, 아이스크림 와플, 생크림와플 세 가지를, 음료는 따뜻한 아메리카노와 핫쵸코를 판매한다. 포장만 가능하다. 빠뜨릭스Patrick’s 와플 | 주소 | 1호점 여의도동 53-11 상아빌딩 1층 2호점 여의도동 37 아일렉스상가 1층 영업시간 오전 11시30분~오후 7시(주말 휴무) 가격대 와플 2,100원부터 문의 1호점02-3775-0608, 2호점 070-4111-4548 프랑스의 맛과 분위기에 취하는 수많은 팬들을 거느린 여의도 유명 베이커리 ‘폴Paul’이 여의도 메리어트호텔 1층에 ‘브리오쉬 도레Brioche Doree’로 재탄생했다. 고풍스런 테이블과 의자, 샹들리에, 높은 파티셰 모자를 쓴 직원들을 보면 ‘프렌치’한 분위기에 흠뻑 빠진다. 크로와상 등 기본적인 빵에서부터 산딸기, 사과 등을 넣어 만든 타르트와 길쭉한 모양의 케이크 에끌레흐 등까지 달콤한 디저트로 입맛을 돋우기 좋다. 브리오쉬 도레 | 주소 여의도동 28-3 메리어트호텔 1층 영업시간 오전 7시~밤 10시 가격대 크로와상 2,300원, 사과 타르트 8,500원 문의 02-2070-3000 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Travie writer 도선미
  • 오키나와에는 상어가 산다

    오키나와에는 상어가 산다

    island okinawa 수족관을 천천히 걷는 것만으로도 바닷속을 유영하는 듯한 기분이 드는 곳이다. 8m 길이의 고래상어와 가오리가 헤엄치는 대형 수조는 단일 수조로는 세계에서 가장 큰 4층 건물 높이다. 고래상어도 물론 최대급이다 가족의 복수를 위해 사랑하는 여인에게조차 칼끝을 겨누는 남자와 치명적 사랑 앞에 흔들리는 여자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로 김남길과 손예진, 하석진, 이하늬 등이 주연을 맡았다 오키나와에는 상어가 산다 드라마 <상어>에 등장하는 이국적인 바다풍경과 리조트. 그 배경은 청정한 해양환경과 독특한 문화로 유명한 오키나와다. 찍으면 그림이 되는 그곳 5월 말부터 방영되고 있는 김남길, 손예진 주연의 KBS2 드라마 <상어>는 오키나와 현지에서 촬영이 이루어졌다. 극 중에서 주인공 김남길(한이수 역)과 하석진(오준영 역), 손예진(조해우 역)의 집안은 호텔과 리조트 사업을 하는 설정. 제작사는 이에 알맞은 장소를 물색하다가 일본에서 리조트와 관광산업으로 가장 발달한 곳이 오키나와라는 점에 착안하여 오키나와 현지 로케를 결정했다는 후문이다. 촬영은 지난 5월11일에서 16일까지 5박6일간 오키나와 현지에서 진행됐으며 4회분부터 8m 길이의 대형 고래상어가 살고 있는 추라우미수족관, 슈리성에서 소매치기를 당한 이하늬(장영희 역)가 김남길을 만나게 되는 장면, 요미탄 아리비라 호텔 수영장 장면 등이 방영됐다. 하반기에도 오키나와의 풍경을 담은 또 한 편의 영화가 기다리고 있다. 7월 이후 개봉 예정인 한국영화 <프라이빗 섬>도 지난 4월 오키나와의 이시가키섬 등에서 현지 촬영을 진행했다. 배우 손은서, 신소율이 주연을 맡았으며 20대 여성들의 비밀스런 여행기를 수려한 영상미로 그려냈다는 평가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번 영화를 맡은 한상희 감독은 2007년 이준기와 미야자키 아오이가 주연을 맡아 화제가 된 한일 합작영화 <첫눈>으로 데뷔했으며 2011년에도 이시가키섬을 배경으로 영화를 촬영했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일본이 아닌 일본의 섬 일본 최남단에 자리한 오키나와현은 일본 사람들도 누구나 한번쯤 가보고 싶어하는 휴양지다. 40여 개의 유인도와 수많은 무인도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가운데 규모가 제일 큰 것이 오키나와 본섬으로, 현청 소재지인 나하시도 이 섬에 자리한다. 도쿄에서 비행기를 타고 오키나와에 도착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3시간여. 서울에서 가는 시간(2시간 30분)보다 길다. 오키나와는 나하시 기준, 연평균 기온이 섭씨 22.3도에 달하는 ‘남국’이다. 청정한 자연환경 때문에 최근에는 일본내 이주민도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에서는 신혼여행지의 이미지가 강했던 오키나와는 최근 들어 가족여행지, 휴양지로 다시 부각되고 있다. 실제로 2012년 오키나와를 찾은 한국인 방문객 수는 역대 최고인 4만5,000명이었다. 숨은 공신은 역시 항공편의 증가다. 21년 동안 가교 역할을 해온 아시아나항공과 더불어 진에어가 나하로 신규 취항했기 때문이다. 오키나와를 여행할 수 있는 길이 하나에서 두 개로 확장된 셈이다. 항공료나 여행상품의 가격도 당연히 저렴해졌다. 부속섬을 사랑하는 사람도 부쩍 늘었다. 올해 3월7일에는 부속섬인 이시가키섬에 신공항이 문을 열면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나란히 임시로 비행기를 띄우기도 했다. 이시가키섬에는 클럽메드 카비라가 자리하고 있다, 한국인 여행자들이 늘어나면서 현지에서도 한국에 대한 관심과 호감이 늘어나고 있다는 후문. 이시가키섬 나카야마 요시타카Nakayama Yoshitaka 시장에 따르면 현지 주민들이 한국인을 환대하기 위해 한국어를 배우고 있으며 한국어 가이드북도 자체 제작했다. 작은 섬들의 합창 오키나와 여행은 이시가키섬을 기점으로 이리오모테섬, 다케도미섬 등 점점이 박힌 보석 같은 섬을 두루 즐겨야 완성된다. 이리오모테섬은 이시가키섬에서 뱃길(타이완 방향)로 1시간 정도 거리에 있다. 이리오모테섬의 중요한 방문지는 광활한 맹그로브 숲과 커다란 물소가 있는 유부섬인데, 특히 이곳의 맹그로브는 지구상 가장 서쪽에 있는 맹그로브숲 중 하나여서 생물학, 지리학적으로도 가치가 있다. 유부섬은 이리오모테섬에 달린 작은 육계도로 섬 사이는 1km도 안 되는 거리인데, 그 사이를 검은 물소가 끄는 커다란 달구지가 오간다. 발걸음이 느려 둔해 보이지만 힘이 좋고 성실해 이 지역 사람들에게 귀한 대접을 받는 것이 이 물소들이다. 이시가키섬에서 배로 20분 거리에 있는 다케도미섬에서는 낮에도 별을 볼 수 있다. 별모래 해변이라고 불리는 섬 북쪽의 백사장에는 별 모양의 산호가 산재해 있다. 얼핏 보면 좁쌀 크기의 모래 같지만 자세히 보면 반짝이는 별 모양을 하고 있다. 슈리성은 류큐왕국 최초로 통일 왕조를 수립한 쇼하시가 정치와 행정의 중심지로 삼았던 곳. 1429년에 등장한 통일 왕국인 류큐왕국은 작고 약했지만 일본도 중국도 아닌 하나의 독립된 나라였다. 1879년에 오키나와현이 될 때까지는 그랬다. 독립왕국인 류큐왕국은 무역을 통해 일본, 중국, 우리나라의 영향을 받게 된다. 해서 슈리성을 보면 독특하게 이국적이다. 중국의 색채가 강렬하면서도 일본이 오묘하게 꿈틀거린다. 성 안에는 국왕의 집무실인 슈리성 정전, 성의 정문인 슈레이문, 안전을 기원하며 제를 지낸 소노햐안우타키 석문 등 볼거리가 많다. 오키나와 전쟁 당시 소실된 슈리성은 1992년에 복원됐으며, 지난 2000년에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이시가키섬은 오키나와의 부속섬으로 본섬인 나하보다 한적한 편이다. 클럽메드 카비라가 이곳에 있다. 리조트 여행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이시가키섬을 추천한다. 올해 3월7일에는 이시가키 신공항이 문을 열기도 했다 글 트래비 사진제공 에넥스텔레콤 annextele.com
  • 이영섭·노영백 대표이사 IBK ‘명예의 전당’ 입성

    이영섭·노영백 대표이사 IBK ‘명예의 전당’ 입성

    IBK기업은행은 ‘제10회 기업인 명예의 전당’ 헌정자로 이영섭(왼쪽·73) ㈜진합 대표이사와 노영백(오른쪽·64) ㈜우주일렉트로닉스 대표이사를 선정했다고 21일 밝혔다. ‘기업인 명예의 전당’은 회사를 초우량 기업으로 성장시켜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한 기업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기업은행이 2004년 제정, 지금까지 26명이 이름을 올렸다. 이 대표는 35년간 자동차용 볼트·너트만 생산해 회사를 세계적인 자동차 부품기업으로 키웠다. 1억 달러 수출의 탑, 은탑산업훈장, 국가생산성대상 등을 받았다.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브레이크 관련 부품을 국산화했다. 노 대표는 미국과 일본에서만 생산하던 초정밀 커넥터를 국내 최초로 자체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2010년 세계적인 경제 전문지 포브스아시아가 선정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200대 유망 중소기업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창조경제의 첨병은 기업이다] 대한항공

    [창조경제의 첨병은 기업이다] 대한항공

    대한항공은 차세대 항공기 도입을 통해 글로벌 항공업계 경쟁에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하늘 위 호텔’로 불리는 A380 기종을 비롯해 신형기 보유 대수를 꾸준히 늘리고 있다. 2011년 사상 최대 규모인 16대의 신형기를 도입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14대를 들여왔다. 올해는 A380을 비롯해 여객기 7대와 화물기 2대 등 모두 9대를 도입할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고효율·친환경 항공기를 확대해 창사 50주년이 되는 2019년까지 200여대 수준으로 늘릴 방침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차세대 항공기를 대거 도입해 경쟁력을 높인 결과, 장거리 노선과 일등석·프레티지석 부분에서 수익이 증가하고 있다”며 “끊임없는 투자와 새로운 시장 및 서비스 개발 등을 통해 창조경제에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신시장 개척에도 적극적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 장기화에 따른 수요 위축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신성장 시장을 개발하기 위해서다. 특히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등지에서 노선을 적극 발굴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1월 베트남 다낭, 4월 런던 게트윅에 이어 6월 아프리카의 대륙 핵심 거점 도시인 케냐 나이로비에 동북아시아 최초로 직항 항공편을 투입했다. 그해 9월에는 미얀마 양곤, 11월에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와 제다를 잇는 직항편을 신규로 운항했다. 올해 3월 스리랑카 콜롬보와 몰디브를 잇는 직항 항공편 운항도 시작했다. 국제항공동맹체 스카이팀에서도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야구 입문 50년…살아 있는 전설의 타자 백인천

    [김문이 만난사람] 야구 입문 50년…살아 있는 전설의 타자 백인천

    다 알지만 지구는 둥글다. 해와 달도 둥글다. 그리고 공도 둥글다. 그렇다면 우주에서 가장 완벽한 모형은 둥근 것일까. 아마도 그렇지 않을까. 원은 고대 이집트 피라미드 건축에서 기원을 찾을 수 있다. 수레바퀴를 이용해 힘의 균형, 힘의 극대화를 추구하면서 문명의 발전을 가져왔다. 뉴턴의 물리학적 측면에서도 원은 힘의 균형을 가장 잘 나타내는 도형으로 여긴다. 수박, 토마토, 사과 등 대부분의 맛있는 과일이 둥근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둥글기 때문에 이변도 많이 생긴다. 특히 스포츠에서는 더욱 그렇다. 야구 경기에서는 어떨까. 공도 둥글고 방망이도 둥글다. 파울도 많고 땅볼도 많다. 그러나 둘 다 제대로만 맞으면 큰 이변이 생긴다. 경기를 뒤집는 홈런이다. 까닭에 야구에 열광하는 팬들이 많아지고 있다. 국내 프로야구의 높아진 수준도 있지만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는 추신수나 류현진 선수의 경기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이기면 짜릿하고 지면 안타까워한다. 에라, 비오는 날 공통분모나 다름없는 야구 얘기나 실컷 해 보자. 전설의 타자가 있다. 우리나라 프로야구 역사상 4할 1푼 2리. 아직도 그 기록은 깨지지 않고 있다. 주인공은 백인천(70)씨다. 그가 올해로 야구에 입문한 지 50년이 됐다. 비록 현역은 아니지만 여전히 영원한 야구 선수처럼 살아간다. 야구장을 직접 찾기도 하고 집에서 TV를 시청하면서 국내외에서 활약하는 후배 선수들을 열심히 응원한다. 우리나라 홈런의 역사를 잠깐 살펴보자. 1960년 6월 제15회 청룡기쟁탈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서울시 예선에서 경동고와 휘문고가 맞붙었다. 경동고의 선공으로 시작된 경기에서 4번 타자 겸 포수로 출전한 백인천 선수는 3회 초 휘문고 투수 이명우의 볼을 받아쳐 왼쪽 담장을 훌쩍 넘기는 투런 홈런을 터뜨려 세상을 놀라게 했다. 이 홈런은 서울운동장 야구장 개장 이래 고교 선수가 터뜨린 첫 홈런이 됐다. 이후 백인천 선수는 국가대표로 활약하면서 명성을 날렸다. 1962년 1월 타이완에서 열린 제4회 아시아선수권대회에 출전해 쑹산(宋山) 구장에서 홈런을 쳤다. 이 역시 쑹산구장 개장 이후 첫 홈런이었다. 주최 측은 홈런상으로 은 트로피를 수여했고 홈런공이 떨어진 지점에 기념패를 박아 백인천의 홈런을 기렸다. 이 대회 이후 백인천은 1963년 일본 프로야구계에 진출했고 곧바로 3할대를 유지하는 수위 타자가 됐다. ‘프로야구 일본 진출 1호’인 그는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멸시를 받으면서도 일본 프로야구 생활 18년간 타격왕과 최다 2루타, 최다 3루타 등의 기록을 세운다. 40세 때에는 한국으로 귀국해 MBC청룡에서 감독 겸 선수로 뛰어 4할 1푼 2리의 시즌 타율 기록을 세웠고 아직도 경신되지 않고 있다. 뿐만 아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원년 최다 안타, 타격왕, 득점왕, 최고 출루율, 최고 장타율도 기록하고 있다. 그는 현재 한국프로야구은퇴선수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다. 지난 12일 오전 경기도 일산 자택에서 전설의 타자를 만났다. 아파트 입구에서 동호수를 찾아 헤매고 있을 때 백씨와 마주쳤다. 동네 헬스클럽에서 막 운동을 마치고 나오는 중이라고 했다. 엘리베이터를 같이 타고 집으로 올라갔다. 자연스럽게 건강에 대한 얘기부터 나왔다. “제가 프로야구 생활을 한 지 벌써 50년이 됐네요. 현역 선수로 뛴 20년 동안 얻은 것도 많고 잃은 것도 많습니다. 이제는 건강해지는 프로선수가 되려고 합니다. 1996년에 뇌경색으로 쓰러져 삼성의료원에 입원했거든요. 그때 프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새삼 알았습니다. 휠체어에 의지한 채 절망 속에 허덕이다가 건강에 대한 답을 찾았습니다. 야구에 미쳤듯 운동에 미치자고 스스로 다짐했습니다. 이젠 보다시피 이렇게 다 좋아졌어요.” 그의 집 안에는 현역 시절 야구공이며 배트, 모자, 각종 트로피 등이 진열돼 있었다. 건강을 과시하듯 MBC청룡 시절 4할 타율을 기록했던 배트를 꺼내 왕년을 회상하면서 스윙 자세를 취한다. 과연 운동만으로 그의 건강이 회복됐을까. 물었더니 침과 운동 요법을 병행하면서 구운 소금을 꾸준히 섭취했단다. 1년 전에 다친 고관절도 다 붙었고 뇌경색으로 가물가물했던 기억력도 완전히 회복했다며 웃는다. 18년 가까이 건강 찾기에 공들인 끝에 지금은 골프도 치고 사그라졌던 근육도 되살아나고 있다고 했다. 나이 70이지만 다시 청년으로 돌아간 기분이라며 팔뚝 근육을 자신 있게 드러내 보인다. 야구 얘기로 화제를 바꿨다. 한국 프로야구의 수준에 대해 “여러 가지로 발전했지만 섬세한 면에서 아직 부족하고 프로답지 않은 경우가 더러 있다”고 평가했다. 자신의 현역 시절과 달라진 것이 있다면 공의 반발력이 훨씬 좋아졌다고 했다. 이 때문에 번트를 잘 안 하고 한 방 날리는 것을 자주 노린다는 것이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있는 한국 출신 선수들에 대해서는? “외국에 나가면 길게 가는 선수가 있고 짧게 가는 선수가 있습니다. 박찬호는 밑바닥(마이너리그)부터 출발해 오래갈 수 있었고 추신수도 그렇습니다. 일본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도 2군부터 시작했습니다. 밑바닥에서 고생한 경험 때문에 오래갈 수 있었지요.” 요즘 타율이 내려앉은 추신수 얘기를 꺼냈더니 “타율은 바뀌지만 타점과 홈런은 안 바뀐다”고 하면서 원 포인트 레슨을 한다. 추신수는 5월까지만 해도 타율이 3할 3푼 3리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2할대로 떨어졌다. 백씨는 한국야구 최고의 이론가나 다름없다. 가장 큰 문제는 타격할 때 발사 자세에서 배트를 쥔 손이 떨어지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추신수는 전형적인 어퍼스윙 타자이기 때문에 밑에서 위로 퍼 올리는 타격을 합니다. 이런 유형의 타자들은 장타력을 지녔지만 체력적 부담이 크게 됩니다. 시즌 초반 체력에 문제가 없을 땐 홈런과 타율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5월에는 3할대 타율과 7개의 홈런을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경기 수가 늘고 원정의 피로가 겹치면서 퍼 올리는 타격 자세는 부담을 주게 됩니다.” 그러면서 배트를 쥔 손이 떨어지는 것, 지나치게 넓은 보폭, 어깨가 먼저 열리는 자세에서는 결코 좋은 타격을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는 살인적인 경기 스케줄을 잘 견뎌내야 살아남는다고 했다. “홈런보다 정확도를 높이는 쪽이 추신수에게 바람직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배트를 쥔 손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몸쪽 공을 좀 더 공략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류현진 선수에 대해서는 어떤 지적이 나올까. “류현진도 원정 경험을 잘 견디는 것이 관건이다. 팬들은 이기길 바라지만 상대가 있다. 프로는 냉정하며 그에 따른 정신력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야구 중독자가 돼야 한다. 심한 중독자가 돼야 꽃을 피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에서 뛰고 있는 이대호 선수에 대해서는 “성격도 좋고 비교적 적응을 잘하고 있다. TV를 통해 경기를 쭉 지켜보고 있다”면서 일본 감독들이 대부분 후배인데 만나면 힘도 좋고 수준이 높아졌다는 얘기를 듣는다고 말했다. 한국 야구의 수준과 관련해서는 “거의 일본과 비슷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야구 인생 50년을 회고한다. “처음 일본 갔을 때 일본 무대에서 통할 수 있을까 많은 걱정을 했습니다. 아침마다 ‘야구 중독자가 되자’고 몇 번이고 다짐했습니다. 방망이에 무거운 쇠붙이를 붙이고 계속 스윙 연습을 했습니다. 제가 그걸 개발했는데 요즘에는 많은 후배 선수들이 그렇게 하더군요. 결국 일본에서도 통할 수 있었습니다. 후회 없는 야구 인생이었습니다.” 지금까지 4할 타자는 미국에 4명이 있고, 일본에는 없다. 그만큼 그의 기록은 대단하다고 할 수 있다. 타자와 투수의 대결에서 누가 유리할까 물었더니 “그건 모릅니다. 잘 맞은 공도 수비수가 잡아 버리면 아웃되는 것이 아니냐”며 웃는다. 그의 고향은 평북 철산이다. 아버지가 중국에 사업차 갔을 때 출생했고 3세 때까지 중국에 살다가 북한에서 유치원을 다녔다. 광복 이듬해 해주를 통해 바닷길로 가족들과 함께 월남했다. 장충초등학교에 다니다 한국전쟁 때 피란을 갔고 졸업은 효제초등학교에서 했다. 중학교는 성동중학에 입학했다가 경동중학교에서 야구를 하는 친형의 권유로 전학을 했다. 그가 야구를 하게 된 계기가 된다. 이후 경동고에 진학하면서 야구 선수로 두각을 나타냈다. 광복 후 고등학생으로는 최초의 홈런을 친 선수가 됐다. “그때부터 야구에 미쳤다고 할 수 있습니다. 소질은 별로 없었어요. 스포츠는 반복 연습입니다. 집에서 타이어 매달고 연습하다 보니 팔에 힘이 생기더군요. 시간만 되면 공을 쳤죠. 나중에는 저절로 신 나더라구요.” 그는 1983년 선수 생활을 은퇴했다. 그리고 2002년 롯데 감독을 끝으로 야구장을 떠났다. 지금은 건강 관리에 전력을 쏟고 있다. 앞으로 야구 아카데미를 만들어 야구팬, 그리고 야구 꿈나무들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말한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1982년 당시 4할 1푼 2리를 기록했던 방망이를 들고 지그시 미소를 짓는다. 선임기자 km@seoul.co.kr ◆백인천은 누구 1943년 중국 장쑤(江蘇)성 우시(無錫)시에서 태어났다. 3세 때 북한 철산에서 유치원을 다녔다. 광복 이듬해 가족들과 함께 월남했다. 성동중학에 입학했으나 경동중학으로 전학하면서 야구 방망이를 잡게 됐다. 1960년 경동고 시절 서울운동장에서 개장 이후 첫 홈런을 쳤다. 1962년 타이완에서 열린 제4회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쑹산(宋山)구장 개장 첫 홈런 타자가 됐다. 1963년 일본 프로야구 진출 1호 선수가 됐다. 일본에서 타격왕과 최다 2루타, 최다 3루타 등의 기록을 세운다. 한국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귀국해 MBC청룡에서 감독 겸 선수로 뛰었다. 이때 기록한 4할 1푼 2리의 시즌 타율(80경기)은 현재까지 경신되지 않고 있다. 이후 LG 트윈스, 삼성 라이온즈, 롯데 자이언츠의 감독을 역임했다. 1999년과 2006년에는 각각 SBS와 tvN에서 야구 해설위원으로 활동했다. 현재 건강 관리에 힘쓰면서 한국 프로야구은퇴선수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다. 이영민 타격상(1959년), 대한체육회 대한민국 최우수선수상(1962년), 일본 프로야구 수위 타자, 베스트나인(1975년), 일본 프로야구 올스타전 출장(1967, 1970, 1972, 1979년), 한국 프로야구 최우수감독상(1990년) 등을 받았다.
  • 부동산시장 약세 맞지만 연말까지 지켜봐야…

    부동산시장 약세 맞지만 연말까지 지켜봐야…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은 4·1 부동산대책이 반짝 효과로 끝났다는 시장의 반응에 대해 “연말까지 지켜봐야 한다”며 일시적인 ‘충격요법’을 쓰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지자체와 갈등을 빚고 있는 행복주택과 관련해서는 젊은 층이 거주하고 커뮤니티, 편의시설 등의 여러 시설이 들어가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라며 “보완책과 다양한 인센티브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 장관과의 인터뷰는 지난 12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10층에서 이뤄졌다.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사고가 아무래도 국가 신인도에 영향을 주지 않겠나. 재발 대책이 있어야 할 것 같은데. -그렇다. 지금 8개 국적 항공사에 대해 특별 안전점검을 하도록 지시했다. 8월 중순까지 안전점검을 한 후 결과를 참고해 종합적인 항공 안전대책을 수립하려 한다. 종합적이라고 하는 것은 항공기나 조종사 등 항공과 관련된 제반 사항들을 전체적으로 들여다보겠다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항공과 관련해서는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수준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이를 유지하기 위해 자세히 종합적으로 들여다봐야 한다. →사고 원인을 놓고 한·미 양국이 갈등을 빚는 것으로 비치고 있다. 조종사 과실을 부각하는 듯한 데버러 허스먼 미국 교통안전위원회(NTSB) 위원장의 브리핑이 도마에 올랐다. -허스먼 NTSB 위원장은 파악한 사실을 얘기한 것이고, 이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여지가 있다고 생각된다. 정확한 사고 원인을 알려면 블랙박스, 음성기록장치 등을 종합적으로 판독해야 한다. 조종사, 승무원의 증언도 객관적인 데이터와 맞추고 난 뒤라야 전체적인 결과가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현재 상황에서 어떤 쪽이 그럴듯하다고 주관적으로 판단할 수는 있겠지만 그것은 사고 원인의 실체와 관계 있을 수도 있고, 무관할 수도 있다. 원인이 정확히 무엇인지는 시간을 두고 객관적, 과학적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항공도 항공이지만 철도나 기존의 사회간접자본(SOC)이 노후화돼 대형 사고가 우려된다. 대책은 있나. -철도, 항공, SOC는 조금씩 다르지만 유사한 부분도 있다. 사고는 나지 않는 게 중요하지만 사고가 발생했다면 초기에 잘 대응해서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철도, 항공, SOC 관련 매뉴얼이 2577개다. 5월부터 전체 매뉴얼을 점검했다. 현장에서 매뉴얼을 잘 숙지해 돌발 사태가 발생했을 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본부뿐만 아니라 지방청, 산하 기관 등의 전체 직원을 대상으로 매뉴얼 숙지 정도를 점검했다. 앞으로도 문제점을 계속 보완할 것이다. SOC 투자가 본격적으로 이뤄진 때가 1960, 1970년대 이후이기 때문에 현재 시점에서 보면 오래된 SOC가 많은 게 사실이다. 30년 이상 된 SOC가 전체의 11%쯤 되고 10년쯤 지나면 30년 지난 SOC 비율이 25% 가까이 올라간다. 기본적으로 SOC의 수명을 길게 만드는 것을 강구해야 하고, 유지 관리 체계도 개선해야 한다. →안전 분야 매뉴얼을 다듬는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말해 달라. -시설물 6만개에 대한 안전점검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A등급부터 E등급까지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 97~98%는 안전한 단계인데 점점 노후화되면 바꿀 부분은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 박달재터널 안을 지나던 버스가 전소된 사건이 있었다. 버스가 터널에 들어선 뒤 불꽃이 일어났는데 이를 곧바로 인지해서 몇십초 만에 사람들을 모두 터널 밖으로 대피시켰다. 버스는 전소됐지만 한명도 다치지 않았다. 매뉴얼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5월에 전체 점검을 했고 담당자들이 철저히 숙지토록 했다. 전체 매뉴얼 2577개 하나하나에 요약한 내용을 1페이지 붙여 숙지하도록 했고 훈련도 하고 있다. 매뉴얼대로 하면 사고 가운데 90% 이상은 안 날 사고였다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4·1 부동산대책이 반짝 효과로 끝났다는 게 시장 반응이다. 7월부터 거래절벽도 현실화되고 있다. 거래 활성화를 위한 특단의 대책은 생각해 봤나. -주택 가격 측면에서 보면 6월부터 약세로 돌아선 것은 맞다. 거래량을 보면 6월까지 증가하다가 7월 들어 급격히 감소한 것도 사실이다. 7월부터 비수기라는 점을 감안해야겠지만 많이 줄어든 건 틀림없다. 그렇다고 이 시점에서 특단의 대책을 준비해야 하는가, 하는 것은 달리 봐야 한다. 생애최초주택구입자 취득세 면제, 양도세 면제 등의 기한이 연말까지다. 4·1 부동산대책에서 정한 단기적 대책 기한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이고, 법이 통과되지 않아 시작도 안 된 부분도 많이 있다. 일단은 4·1 부동산대책의 성과가 어떻게 되는지, 주택시장 전체를 놓고 볼 때 장기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하는지, 당분간 지켜보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전국 미분양 아파트가 8만 가구를 넘고 있다. 건설업체나 은행의 돈이 여기에 묶여 있는 것도 사실이다. 1가구 2주택, 3주택 제한을 풀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검토는 할 수 있지만 이론적으로 필요한 것과 현실적, 사회적으로 용인될 수 있는 부분이 다르다. 현실화하는 것이 쉬워 보이지는 않는다. →주택 관련 세제는 어떻게 되나. -기획재정부에서 종합적으로 검토한다고 했으니 진행 상황을 보고 필요하면 의견을 내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해외 건설 덤핑 문제는 국가적으로 보면 손해다. 어떻게 해야 하나. -덤핑은 민간 업체 사이의 문제이기 때문에 정부가 직접 개입하기는 어렵다. 개입하면 아마도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위배될 것이다. 민간에서 자율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 →행복주택에 대한 견제구가 많다. 다른 땅에 지을 수는 없나. -그동안 임대주택 공급이 효과적으로 안 된 여러 가지 이유 중 하나가 도시 외곽에 대규모 단지를 지을 경우 거주하는 사람들의 통근이 어렵다는 점이다. 그래서 별로 효과가 없었다. 행복주택 개념은 도심의 교통이 편리한 곳에 짓자는 것이다. 대규모 단지로 공급하면 여러 사회적 갈등과 어려운 문제가 발생한다. 따라서 가구 수를 줄여 만들어 보자는 것이었고, 철도역사라든지 유수지, 사용하지 않는 국공유지 등을 이용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관점에서 행복주택을 기획했다. 이는 임대주택 공급의 좋은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지하철역사 위를 복합 개발해서 임대주택과 상가를 두면 임대주택에 사는 사람들은 지하철을 타고 출퇴근할 수 있다. 사회 초년생의 주거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이들과 신혼부부 등에게 우선 싸고 교통 편리한 곳에 주택을 공급하자는 목적이었기 때문에 개념 자체는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지역에서 걱정을 하지만 젊은 계층이 임대주택에 거주하고 여러 커뮤니티 시설, 편의시설, 공원·체육시설 등이 복합적으로 들어가면 통상적으로 생각하는 임대주택과는 훨씬 다른 개념일 것이다. →현실적으로 지자체의 반발이 심한데. -계속해서 설득하고 있다. 이미 발표된 것도, 향후 발표할 지구도 지역에서 염려하는 부분들을 커버할 수 있도록 보완책을 제시할 것이다. 각종 인센티브도 생각하고 있다. 적절한 접점을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으로 어떻게 설득하고 어떻게 접점을 찾겠느냐 하는 부분은 지금으로선 말하기 어렵다. 현재 가다듬고 있다. →철도 경쟁력 도입 방안을 놓고 코레일과 대립하는 것으로 비치고 있다. -6월 말 철도산업 발전 방안을 발표했다. 장기적으로 철도산업 전체를 어떤 방향으로 가져갈 것이냐를 놓고 코레일 간부와 노조, 전문가들을 많이 접촉했다. 여객사업 부문에서 수서발 KTX를 어떻게 할 것이냐가 논쟁의 초점인데 수서발 KTX는 자회사 형태로 가져가겠다는 것이다. 형태는 코레일 30%, 연기금 70% 출자로 하되 민간에 지분이 매각되지 않도록 장치를 마련하겠다고 말씀드렸다. 과연 민간에 매각하지 않는다고 보장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포인트다. 처음부터 계약할 때 민간에 지분을 매각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정관에 지분을 매각하려면 5분의4의 찬성이 있어야 매각하게 한다는 내용을 규정하는 식으로 이중삼중의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유수의 법무법인에 법률 자문을 받았는데 이 정도면 지분 매각이 불가능하다는 법률 검토를 받았다. 진정성을 가지고 설명드리겠다. 정리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털 80만개 고릴라… 4년 전엔 불가능해 연출 거절했죠”

    “털 80만개 고릴라… 4년 전엔 불가능해 연출 거절했죠”

    “사람의 눈은 기가 막히게 예민해서 0.1%만 어색해도 금방 알아차립니다. 진짜 같은 고릴라를 만들고 싶었어요.” 국내 최초의 100% 3D 영화 ‘미스터 고’로 올여름 극장가를 기대와 긴장으로 채우고 있는 김용화(42) 감독. 제작비 225억원, 제작 기간이 4년이나 되는 대형 프로젝트를 완료하고 개봉(17일)을 앞둔 그에게선 남김없이 정열을 쏟아낸 이의 여유가 느껴졌다. 3D로 만들어진 고릴라 링링은 마치 눈앞에서 살아 움직이는 듯 바람에 날리는 털 한올한올까지 생생하다. 그를 지난 12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한국영화에선 전례가 없는 프로젝트였다. 도전한 계기는. -영화 ‘국가대표’(2009)를 막 끝낸 뒤 원작 만화 ‘제7구단’의 판권을 갖고 있던 절친한 대학 동기에게서 연출 제의를 받았다. 아이템은 마음에 들었지만 당시는 합성하는 수준의 국내 기술로는 살아 움직이는 고릴라를 3D로 만드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기에 거절했다. 그런 사연이 있었는데, 나중에 거짓말처럼 투자사(쇼박스)에서 다시 의뢰가 왔다. 그때 이건 ‘김용화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김용화 영화’란 무슨 뜻인가. -적당한 감정의 깊이를 갖고 있고 기술적인 완성도가 있는 영화다. 야구하는 고릴라를 떠올렸을 때 관객의 절반은 재밌다고 생각하고 나머지는 그 방법에 대해 의구심을 가졌을 거다. 비주얼로 생생히 재현하면서 시각적 쾌감과 정서적 체험을 한 번에 주고 싶었다. 물론 적절한 풍자도 함께다. →80만개의 털로 둘러싸인 고릴라는 100% 순수 자체 기술로 완성됐다. 사재(30억원)를 털어 3D 촬영 및 제작이 가능한 전문 스튜디오까지 차렸는데. -영화에 등장하는 고릴라는 1000컷이나 된다. 스크린에 활용할 수 있는 퍼(털) 제작 기술을 보유한 할리우드 스튜디오는 픽사 등 단 3곳이다. 하지만 이곳들도 500컷 이상은 꺼리는 데다 이미 유명 감독들의 3D 영화 라인업이 꽉 차 있었다. 그래서 아예 3D 회사를 직접 차렸고, 4년여의 기술개발을 거쳐 직접 디지털 퍼 제작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덕분에 할리우드 예산의 10분의1(120억원)로 3D 고릴라를 만들 수 있었다. 고릴라가 입고 있는 옷의 질감을 살리고 3만명의 관중이 타이밍에 맞춰 각각의 동작을 조절하는 시스템도 소프트웨어를 직접 개발해 구현했다. →3D로 만들 때 가장 초점을 둔 부분은. -적정한 부피감과 자연스러움이다. 두 개의 카메라로 찍는 리그(rig) 방식을 활용해 3D로 인한 시각적 피로감을 덜게 했다. 육중한 고릴라가 뛸 때나 중력에 가속도가 붙었다가 섰을 때 바람의 영향에 따라 변화하는 털의 움직임까지 섬세하게 표현하려고 했다. 특히 한낮의 느낌으로 표현하는 것은 어려웠다. 털의 밀도에 따라 난반사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고릴라가 등장한 기존의 할리우드 영화 ‘킹콩’과 ‘혹성탈출’보다는 기술적으로 더 나아야 된다고 생각했다. →고릴라와 인간의 교감을 부각시킨 영화다. 어떤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었나. -고릴라가 등장하는 모든 장면에서 관객과 교감하고 싶었다. 영화는 15세 소녀 웨이웨이(쉬자오)와 고릴라 링링의 성장기가 주를 이룬다. 소녀는 자신이 고릴라를 먹이고 키웠다고 생각하지만 결국 고릴라가 자신의 곁에 있어 준 거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웨이웨이에 감정이입을 하기 쉽지만 링링의 관점에서 보면 더 슬픈 이야기다. →링링과 성동일이 마주 앉아 막걸리를 마시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연출할 때 가장 힘들었던 점은. -한 컷에 3000만원이 드는 3D 고릴라를 여러 번 찍을 수는 없기 때문에 입체적으로 콘티를 만들어 최대한 누수를 막았다. 고릴라 대역 배우가 모션 캡처 수트를 입고 높이를 맞춘 뒤 부피를 감안해 한 장면을 최소 두 번씩 찍었다. 관객에게 가상의 캐릭터에 몰입하게 만드는 건 모험이기도 했다. 그러나 감독으로서 지금은 특별한 시점이다. 위기와 기회가 공존한다. 타성에 젖지 않고 한국영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 보고 싶다. →전작 ‘미녀는 괴로워’(2006)도 중국에서 흥행했다. 이번에도 중국에서 5000개의 스크린에 걸릴 예정이다. -중국과 합작 단계부터 고민을 했다. 중국뿐만 아니라 아시아 동시 배급이 목표였기 때문에 한국적 정서를 강조하기보다는 보편성을 가장 큰 목표로 잡았다. 이 때문에 과도한 감정 표현이나 신파 요소는 자제했다. →극장가에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공세가 강한데 자신 있나. 앞으로 국내 3D 영화의 가능성을 어떻게 보나. -입체 효과와 기술적인 부분에서는 할리우드와 비교해도 자신 있다. 돈이 많다고 3D로 1000컷을 소화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동양적인 정서도 적절히 내포돼 있다. 3D 입체 영화를 당장의 돈벌이 아이템으로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산업적으로도 잘 접목시켜 완성도 있는 영화를 선보여야 미래가 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기고] 혈맹 한국과 호주, 아태시대를 이끄는 동반자/김봉현 주호주대사

    [기고] 혈맹 한국과 호주, 아태시대를 이끄는 동반자/김봉현 주호주대사

    지난 4일 서울에서 한국과 호주 간의 외교·국방장관 합동 회의가 개최되었다. 이를 외교용어로 ‘2+2’라고 한다. 지금까지 한국이 ‘2+2’ 회의를 개최한 나라로는 미국이 유일했으며, 이번에 호주가 그 두 번째가 된다. 호주는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한 직후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파병을 결정하였고, 호주의 파병 결정은 다른 나라들의 파병을 촉발시킨 중요한 결정이었다. 이러한 전통을 기반으로 한국과 호주는 외교·국방협력을 발전시켜 왔다. 지난해 10월 양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으로 나란히 당선되었으며 , 지난 2월 북한의 제3차 핵실험에 대응하여 단호하고 단합된 행동을 보여 주었다. 또한 호주는 박근혜 정부의 대북 정책인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와 동북아 평화협력구상도 적극 지지하고 있다. 이번 ‘2+2’ 회의에서 양국은 한반도 미래에 대하여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하였다. 한국과 호주는 경제, 통상 분야에서도 매우 중요한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우선 호주는 면적이 거의 미국, 중국과 비슷하며 엄청난 양의 자연자원을 가지고 있다. 우라늄, 철광석, 아연 및 니켈의 매장량은 세계 최대이며 구리와 유연탄의 매장량은 세계 2, 4위를 각각 기록한다. 한국이 소비하는 광물자원의 40%를 호주에서 수입한다. 한국과 호주의 교역량은 2012년 322억 달러로, 한국은 호주의 4대 교역국이며 호주는 한국의 7대 교역국이다. 현재 교섭 중인 양국 간의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되면 교역과 투자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우리 기업은 호주 북서부 바다에서 가스 채굴 사업을 수주하였다. 채굴한 가스는 특수선박을 이용해 바다에서 직접 액화하는데, 이 특수선박은 한국이 최초로 건조하였다. 이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수행되면 우리의 조선 산업은 새로운 블루오션을 맞이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올해에 우리 기업은 철광산, 도로 건설 및 항구 건설을 패키지로 연결한 57억 달러 규모의 철광산 개발 프로젝트(EPC 방식: 엔지니어링, 구매 및 건설)를 수주했다. 나아가 호주는 1994년부터 ‘창조 국가’(Creative Nation)라는 보고서를 기초로 창조산업을 육성하고 있으며, 앞으로 우리와 창조경제의 파트너로서뿐만 아니라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지역으로서 협력이 더욱 증진될 것이다. 이와 함께 양국은 인권 등 보편적 가치를 존중·공유하고 있으며 이를 확산시키기 위해 국제사회에서 협력하고 있다. 특히,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위원장으로 호주의 대법관 출신인 마이클 커비 판사가 임명되었다.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호주 측의 기여가 기대된다. 러드 호주 총리는 21세기에 호주는 아시아 국가로서 정체성을 더욱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아시아 국가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번에 서울에서 열린 ‘2+2’ 회의는 이러한 호주의 노력이 반영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 호주는 우리와 가치를 공유하면서 정치, 경제, 국방 등 모든 분야에서 긴밀하게 협력해 나갈 것이며 이를 통하여 21세기에 아시아를 함께 이끌어 나가는 동반자가 될 것이다.
  • ‘미스터 고’ 제작기간 3년 6개월·제작비 225억원… 베일 벗은 화제작

    ‘미스터 고’ 제작기간 3년 6개월·제작비 225억원… 베일 벗은 화제작

    올여름 최대 화제작으로 꼽히는 영화 ‘미스터 고’가 지난 8일 언론 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총 제작 기간 3년 6개월, 제작비 225억원이 투입된 이 작품은 한국 최초의 ‘풀 3D’ 영화다. 고릴라 링링은 김용화 감독이 사재를 털어 만든 ‘덱스터 스튜디오’에서 국내 순수 기술로 만들어졌다. 영화는 15세 소녀 웨이웨이(서교)가 빚을 갚기 위해 링링과 한국행을 택하고 링링이 한국 프로야구에 정식으로 데뷔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17일 한국 개봉을 시작으로 중국의 5000여 3D 상영관을 비롯해 아시아 10여 개국에서 대규모로 개봉된다. 이를 통해 한국 영화의 기술력과 스토리의 힘도 본격 시험대에 오른다. [UP] 빛난다, 3D로 빚은 킹콩 타자 기술적 성취를 빼고 ‘미스터 고’를 이야기할 수는 없다. 고릴라 링링은 진짜 같다. 링링이 등장하는 장면이 1000컷에 가깝지만 몰입을 방해하는 부분은 찾기 어렵다. 3D 효과도 할리우드에 전혀 뒤지지 않는다. 객석을 향해 날아오는 야구공 때문에 관객은 무심결에 고개를 숙이게 된다. 무엇보다 모두 국내 기술이다. 내용은 원작과 크게 다르지만 허영만 화백의 상상력은 스크린에 그대로 재현된다. 한국 영화는 기술뿐 아니라 이를 바탕으로 새롭게 창조할 수 있는 캐릭터와 이야기도 얻은 셈이다. 여러 번 상찬받아 마땅한 진전이다. 이야기가 전형적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거꾸로 말하면 이야기의 전형성은 대중적인 매력을 갖췄다는 뜻도 된다. 서커스단의 고릴라가 야구 선수가 된다는 설정은 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 좋아할 수 있는 소재다. 신파조의 이야기도 한국 관객의 정서에 나쁘지 않다. 김용화 감독의 전작 ‘미녀는 괴로워’와 ‘국가대표’도 치밀한 구조를 갖춘 작품은 아니었지만 각각 662만명과 848만명의 관객을 끌어들였다. 조연들의 호연을 보는 기쁨도 크다. 무엇보다 반가운 것은 ‘메종 드 히미코’와 ‘마이웨이’로 국내 관객에게도 친숙한 일본 배우 오다기리 조의 카메오 출연이다. 야구 해설위원으로 출연하는 마동석도 중간중간 ‘깨알 같은’ 재미를 선사한다. 야구 선수 류현진과 추신수도 깜짝 출연한다. 야구를 소재로 한 것도 강점이다. 타석에 서는 족족 홈런을 날리는 킹콩 타자의 엄청난 타격력은 야구 팬의 판타지를 만족시킨다. 극중 실제 이름으로 등장하는 두산 베어스의 팬이라면 더욱 즐겁게 볼 수 있다. [DOWN] 헐겁다, 허술한 스토리 어떤 완벽한 기술도 인간의 감정까지 만들어 낼 수는 없다. ‘미스터 고’는 그런 어려움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 영화다. 가장 큰 문제점은 드라마의 약화로 인한 캐릭터 구축의 실패다. 야구하는 고릴라라는 소재는 볼거리 면에서 큰 장점이지만 동시에 드라마로 풀어 내는 데 섬세함이 요구된다. 가뜩이나 생소하고 대사도 없는 동물을 주인공으로 앞세우는 데는 위험 부담이 따르기 때문이다. 영화는 도입부부터 삐걱대기 시작한다. 웨이웨이와 링링이 돈을 벌기 위해 한국에 오는 과정 이후의 전개가 개연성이 떨어지고 스토리 라인이 탄탄하게 받쳐 주지 못해 흡인력도 부족하다. 에피소드가 제대로 다듬어지지 못하고 이음새도 헐겁게 묘사된 탓이다. 인간과 동물의 교감이 자연스럽게 녹아들지 못해 관객들이 감정 이입할 대상을 찾지 못한다. 밀도가 떨어지고 부자연스러운 스토리텔링은 3D로 만들어진 고릴라에 생명력까지 불어넣지는 못했다. 글로벌 프로젝트의 전형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어정쩡한 색깔도 영화에 거리감이 느껴지게 하는 요인이다. 중국 시장을 염두에 둔 영화지만 변희봉, 김희원 등 국내 배우가 중국어로 연기하고 서교가 어설픈 한국어로 연기하는 장면은 적잖은 이질감을 느끼게 한다. 일본 에이전트로 오다기리 조까지 등장하지만 한·중·일의 모든 관객을 만족시키기에는 이야기의 힘과 보편성이 다소 떨어진다. 스크린에 자주 등장하는 협찬사들의 과도한 간접광고(PPL)도 영화에 몰입하지 못하게 하는 요소 중 하나다. 진일보한 한국의 3D 기술력은 칭찬받을 만하지만 할리우드 눈높이에 맞춰진 관객들의 까다로운 입맛까지 맞출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이은주·배경헌 기자 erin@seoul.co.kr
  • “디지털·아날로그 한몸으로 이뤄지는 새 형태 ‘어머니 몸’ 같은 책 고민해야”

    “디지털·아날로그 한몸으로 이뤄지는 새 형태 ‘어머니 몸’ 같은 책 고민해야”

    지난 3일 개막한 일본의 도쿄국제도서전은 규모 면에서는 후발 주자인 중국의 베이징국제도서전에 밀리고 있지만 세계 제2의 출판 시장을 자랑하는 ‘출판 대국’답게 전세계 출판 경향을 한자리에서 조망하는 것으로 여전히 주목받고 있다. 20회를 맞은 올해는 특히 1994년 첫 행사부터 매년 참가해온 한국이 처음으로 주제국(주빈국)으로 초청돼 의미가 더욱 크다. 최근 국내의 무라카미 하루키 신작 열풍에서 엿볼 수 있듯, 아직은 한·일 양국 간 출판 교류의 불균형이 심각하지만 드라마·가요에 이어 ‘출판 한류’의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조심스럽게 흘러 나오고 있다. 주제국 행사의 하나인 ‘한·일 출판 포커스’ 세미나에 참석한 백원근 한국출판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아직은 한·일 간 저작권 무역 역조가 심해 당장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하긴 어렵지만 일본도 점차 한국 책을 소개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어 장기적으로 ‘출판 한류’를 기대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30년 가까이 한·일 출판 교류에 힘써온 일본 출판평론가 다테노 아키라는 “일본에선 황석영·신경숙 작가가 비교적 많이 알려졌고, 최근에는 공지영 작가가 주목받고 있다”면서 “이번 행사가 김애란 등 유망 신진 작가들을 널리 소개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역대 주제국관 중 최대인 500㎡ 규모의 한국관에는 일본 출판사 관계자들과 일반 관람객들의 호기심 어린 발길이 이어졌다. 조선통신사부터 시작된 양국의 문화 교류를 조명한 ‘필담창화 일만리’와 한국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을 안내하는 ‘한국의 세계기록유산’ 등의 특별전시를 유심히 살펴보는 이들이 많았다. 한·일 양국의 번역 도서 50종씩을 전시한 ‘한·일출판교류전’에도 인파가 몰렸다. 다이닛폰출판사에 근무하는 요타 와나가와는 “한국에서 번역된 일본 책들이 많아서 놀랐고, 책 표지 등이 다른 점도 흥미롭다”고 말했다. 주제국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한·일 양국을 대표하는 석학들의 대담이었다. 4일 오후 열린 이어령 전 문화부장관과 다치바나 다카시 도쿄대 특임교수의 대담은 ‘디지털 시대, 왜 책인가’를 주제로 시대를 뛰어넘는 책의 본질적 가치, 효용과 더불어 디지털화 시대에 걸맞은 책의 변화 등에 대한 통찰력 있는 분석과 전망을 제시해 큰 관심을 모았다. 이 전 장관은 “입시를 위한 강압적인 독서 교육이 책읽는 즐거움과 감동을 빼앗고 있다”고 지적한 뒤 “내 인생 최초의 책은 문자로 적힌 책이 아니라 어머니의 자궁을 통해 오감으로 전해지던 생명의 책이었다. 디지털 시대에 ‘어머니의 몸’ 같은 책, 즉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한몸으로 이뤄지는 새로운 형태의 책을 만드는 것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100여권의 저서를 쓴 저술가인 다치바나 교수는 “최근 2400자 원고 하나를 쓰기 위해 수십 권의 관련 서적을 사서 읽었다”고 개인적 경험을 소개하면서 “책을 읽는 사람이 줄고 있다고 하지만 여전히 책을 즐겨 읽고 만드는 사람들은 존재하며, 이러한 책의 재생산이야말로 국가의 문명을 유지하는 기반”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3일 오후 열린 김우창 고려대 명예교수와 일본 사상가 가라타니 고진의 대담도 열띤 호응을 이끌어냈다. 30년 지기인 이들은 서로에 대한 깊은 이해와 신뢰를 바탕으로 양국의 정치적 차이점과 동아시아 문명의 보편성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들은 “유교 문화의 핵심 정신, 즉 민심을 천심으로 여기는 전통을 되살려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6일까지 열리는 이번 도서전에선 오정희, 한강, 김연수, 김애란 등의 국내 작가들이 ‘한국 문학을 말하다’ ‘여성의 자의식과 문학’ ‘문학에 있어서의 소통이란’ 등을 주제로 일본 작가들과 문학 대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한·일 양국 출판인들의 학술 세미나도 마련된다. 글 사진 도쿄 이순녀 기자 coral@seoul.co.kr
  • KT, 국내 첫 유럽 LTE 데이터로밍 서비스

    KT는 국내 최초로 스위스에서 롱텀에볼루션(LTE) 데이터로밍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3일 밝혔다. KT가 시작하는 유럽지역 LTE 데이터로밍 서비스는 스위스 이동통신사업자인 스위스콤과의 협력을 통해 제공된다. 이에 따라 KT 고객은 스위스를 방문할 때 본인의 LTE 폰으로 쉽게 로밍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스위스콤은 630만명의 이동전화가입자와 170만명의 인터넷 고객을 보유하고 있다. KT는 아시아 최대 모바일 사업자 협력체인 커넥서스(CONEXUS)와의 협력을 통해 홍콩, 싱가포르에서 LTE 데이터로밍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LTE 데이터로밍 이용 요금은 3G 데이터로밍과 동일하게 통신사 중 가장 저렴한 패킷당 3.5원이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피플 인 라운지] 한국인 첫 히말라야 14좌 무산소 완등 김창호 대장

    [피플 인 라운지] 한국인 첫 히말라야 14좌 무산소 완등 김창호 대장

    “(성호) 어머님이 물으시더군요. ‘너 또 히말라야 갈 거지?’라고요. 제가 차마 답을 못했습니다. 그랬더니 어머님이 그러시더군요. ‘가겠지? 그렇겠지?’” 지난 5월 20일 에베레스트(8848m) 정상을 밟아 한국인 첫 히말라야 14좌 무산소 완등의 마침표를 찍은 김창호(44) 2013 한국 에베레스트-로체 원정대장이 3일 서울 중구 태평로의 한 음식점에서 뒤늦은 귀국 보고회를 가졌다. 김 대장의 14좌 완등은 고(故) 박영석 대장이 2001년 첫 테이프를 끊은 뒤 한국인으로는 여섯 번째(오은선은 칸첸중가 등정 논란)이자 처음으로 산소통에 의지하지 않은 채 이룬 것이어서 각별하다. 여기에 인도 벵골만에서 갠지스강을 거슬러 156㎞를 카약으로, 콜카타에서 네팔 툼링타르까지 893㎞를 사이클로, 베이스캠프까지 162㎞를 트레킹한 뒤 에베레스트를 등정한 최초의 무산소, 무동력, 무폐기물 등반으로 의미를 더했다. 또 하나, 예지 쿠쿠츠카(폴란드)의 7년 11개월 14일을 7년 10개월 6일로 단축시킨 최단 기간 완등이었다. 하지만 장한 행보는 하산 과정에서 운명을 달리한 서성호 대원의 비극으로 제대로 조명받지 못했다. 김 대장은 “정상에 머물렀던 2시간의 기억이 마치 오래된 영화필름처럼 뚝뚝 끊어졌다 이어지면서 1분 남짓으로만 남아 있다”고 털어놓았다. 80여일의 일정을 소화하느라 체중이 15㎏ 정도 빠져, 베이스캠프에서 그를 만난 한국 에베레스트 초등 30주년 기념 드림원정대의 한 대원은 피골이 상접한 모습이었다고 썼다. 어깨 쪽 살이 많이 빠져 실제보다 커 보인다고 너스레를 떨던 김 대장은 이제 몸은 어느 정도 추슬렀지만 5년 동안 8000m급 11개 봉우리를 함께 올랐던 서 대원이 옆에 없는, 슬픔이란 단어로 표현하기 어려운 상처는 채 극복되지 못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한 달여가 흘렀지만 이게 현실인지, 아니면 희박한 공기 속에서 내가 만들어낸 가상인지 구분이 잘 안 된다”는 독백이 허허롭기만 했다. 김 대장은 “성호가 2006년 봄 북동릉(중국령 티베트)을 통해 이미 에베레스트에 올랐고 워낙 체력이 뛰어난 친구라 이내 극복할 줄 알았다”며 “이런 비극이 발생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고 돌아봤다. 더욱이 일행은 서 대원에게 인공산소를 쓸 것을 계속 권했지만 본인이 거부했다고 전했다. 하산 도중에라도 인공산소를 쓰면 무산소 등정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점 때문에 그랬을 것으로 짐작된다고 했다. 김 대장은 오는 8일 고인의 49재가 열리는 부산의 한 사찰로 내려갈 예정이라고 했다. 후원사인 몽벨은 부산산악연맹과 함께 고인을 추모하고 청소년들에게 탐험과 도전 정신을 고취시키는 사업을 전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장은 공기 속 산소 용존량이 30%대로 떨어지는 해발고도 8500m 이상에서 무산소 등반을 고집하는 이유를 묻자 “2007년 5월 에베레스트 정상 공격을 하루 앞두고 오희준, 이헌조 대원의 시신을 수습하느라 포기했다. 이때 다시 에베레스트에 도전한다면 자연의 순환을 보여주듯 바다에서 산으로 오르겠다고 결심했다”며 “인간의 힘만으로 고봉을 발 아래 두는 것이 초등학생 정도가 생각하는 원초적인 탐험의 의미에도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카약 때문에 인도의 하천법을, 사이클 때문에 인도와 네팔의 도로교통법 등을 준수하면서 탐험을 준비하느라 아주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이전에 올랐던 가장 높은 봉우리가 K2(8611m)였던 만큼 에베레스트가 더 높은 240m 구간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몰라 늘 두려웠다고 털어놓은 김 대장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성호 추모사업에 힘을 쏟겠다”고 밝힌 그는 “이제 고봉보다 창의적 고도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어떻게 오를 것인가에 초점을 맞춰 산소나 고정 로프, 셰르파 등의 도움을 받지 않고 새로운 루트나 미답봉에 도전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산을 잘 모르는 이들과 소통하고자 강연에도 힘을 쏟고 싶다는 뜻을 비쳤다. 2000년부터 여덟 차례에 걸쳐 1700여일 동안 파키스탄 히말라야 지역을 탐사했다. 1년 동안 방에 틀어박혀 자료를 모으고 7개 부족어의 단어를 외운 일은 유명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늘 꼼꼼히 모든 일정을 기록하는 산악인으로 유명한데 지금도 국내 산악인들이 파키스탄 히말라야 지역을 오르기 전 그를 찾아 조언을 구한다. 집에는 산과 관련된 책만 3000권이 있다고 했다. “후배들이 무산소 등정에 도전하겠다면 많이 생각해 보라고 권하겠다. 내가 원래부터 고산이나 거벽 등반 같은 수직 여행보다 카라코람 지역을 혼자 훑는 수평 여행에서 더 큰 즐거움을 느끼곤 했다”고 털어놓은 김 대장은 “파미르 고원에서 주먹만 한 별똥별이 떨어지는 장면을 바라보던 기억을 늘 떠올린다”고 읊조렸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김창호는 누구 ▲1969년 9월 15일 경북 예천 출생 ▲1988년 서울시립대 무역학과 입학하며 산에 입문 ▲1993년 트랑고타워로 거벽 첫 도전 ▲2000년부터 여덟 차례 나홀로 1700여일 카라코람 탐사 ▲2005년 낭가파르바트 루팔벽으로 14좌 첫 등정 ▲2012년 5월 대학 후배와 결혼 ▲2013년 에베레스트 무산소 14좌 완등 ▲한국대학산악연맹 이사, 히말라야 카라코람 연구소장, 몽벨 자문위원 ▲2005년 월간 사람과 산 알파인 클라이머상, 2006년 대한산악연맹 대한민국 산악대상, 2007년 한국산악회 황금피켈상, 2007년 한국대학산악연맹 올해의 산악인상, 2012년 제7회 황금피켈상 아시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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