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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조현민 갑질과 칼피아 악연/김성곤 논설위원

    [씨줄날줄] 조현민 갑질과 칼피아 악연/김성곤 논설위원

    조현민(35) 대한항공 전무의 갑질 불똥이 국토교통부로 옮아 붙고 있다. 미국 국적자인 조 전무가 2008년부터 불법으로 6년간 진에어 등기이사에 올라 있는데도 국토부가 이를 파악하지 못한 것은 물론 이후 세 차례나 바로잡을 기회가 있었지만, 그냥 넘어가면서 국토부와 대한항공의 유착 의혹까지 사고 있기 때문이다.급기야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지난 18일 내부 감사를 지시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국토부 담당과인 항공정책과가 자료를 통해 ‘과거에는 항공법령에 등기이사 변경 등에 관한 보고의무 조항이 없었다’고 해 김 장관의 화를 돋우었다는 후문이다. 항공사업법 제9조 등에는 ‘국내항공운송사업 면허의 결격사유’ 중 하나로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면 임원이 될 수 없다고 돼 있는데도 말이다. 국토부에서는 “자매가 주기적으로 일을 저질러 속을 썩인다”면서 “이젠 악연”이라고 볼멘소리를 한다. 대한항공과 국토부가 처음부터 악연이었던 것은 아니다. 대한항공 전신은 국영 대한항공공사다. 이를 1969년 베트남에서 건설업 등으로 돈을 번 고 조중훈 회장이 인수했다. 교통부는 주무 부처로서 국적항공사를 키우는 데 일조했다. 항공 관련 조직을 신설할 때도 대한항공 직원들이 상당수 실무진으로 합류하기도 했다. 교통부는 1994년 건설부와 합쳐진 뒤 오늘날 국토교통부로 이어져 오고 있다. 이런 밀월(?) 관계가 위협받은 것은 1988년 아시아나항공이 출범하면서부터다. 두 항공사는 노선 배분 문제 등으로 치열하게 맞붙었다. 황금노선 확보에 사업의 성패가 달렸기 때문이다. 정치권 줄 대기는 물론 흑색선전도 난무했다. 이때 나온 게 ‘칼피아’(KAL과 마피아의 합성어)다. 또 당시 교통부가 자리 잡고 있던 서울 중구 봉래동을 빗대 교통부를 ‘대한항공 봉래동 출장소’라며 비웃기도 했다. 최근에는 2014년 12월 조현아(44ㆍ현 칼호텔 사장)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회항 사건으로 칼피아가 부각됐다. 당시 국토부가 부실 조사를 했다는 이유로 감사와 수사를 받아 조사 내용을 흘린 조사관이 구속되고, 일부 공무원이 징계를 받았다. 이번 감사가 수사로 이어질지는 알 수 없다. 문제는 공무원들의 자세다. 관리·감독 관청과 기업은 업무 과정에서 끊임없이 교감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경계는 분명해야 한다. 선배의 친밀도가 후배에게 전해져서도 안 된다. 공직사회 내 잘못된 ‘내림 문화’다. 항공분야에 근무한다고 해서 ‘우리’라는 개념이 심중에 자리 잡아서는 안 된다. 업무를 떠나 ‘대한민국 국민의 공무원’이기 때문이다. sunggone@seoul.co.kr
  • [비즈카페] ‘갑질’ 대한항공 국적기 박탈 가능할까

    [비즈카페] ‘갑질’ 대한항공 국적기 박탈 가능할까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의 ‘물벼락 갑질’ 파문이 커지면서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대한항공의 국적기 자격을 박탈하라“는 국민청원이 계속 올라오고 있습니다.●“태극 문양도 빼라” 국민청원 쇄도 2014년 ‘땅콩 회항’ 사건에 이어 오너 일가가 나라 망신시키는 것을 더는 보지 못하겠다는 겁니다. 회사 이름에 들어간 ‘대한’과 ‘Korean’도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회사 로고의 태극 문양도 빼야 한다는 청원도 쇄도하고 있습니다. 이런 국민청원은 받아들여질 수 있을까요. 17일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의 설명을 종합하면 ‘국적기 자격’ 박탈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국적기라는 게 특별한 자격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국적기는 ‘국적 항공기’의 준말로, 법률·행정적으로 구속력 있는 의무나 혜택은 없습니다. 단지, 외국 항공사와 구분하기 위해 편의상 사용하는 말이지요. 따라서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해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등 6개 저비용항공사(LCC)도 모두 국적사입니다. 국적사 자격을 박탈하려면 국토부가 국내·국제 항공운송 면허를 취소할 때에야 가능합니다. 항공운송 면허가 취소되면 대한항공은 모든 항공 영업활동을 할 수 없게 됩니다. 면허 박탈은 항공 관련법이 정한 사유에 해당돼야 가능합니다. 국토부 관계자는 “오너 갑질은 항공 면허 박탈 사유에 해당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항공운송면허 취소때만 ‘박탈’ 가능 대한항공 회사 이름에서 ‘대한’이나 ‘Korean’을 빼거나 태극 문양 삭제도 대한항공의 자발적 선택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정당하게 상표권 등록을 마친 민간기업의 사명과 로고를 정부가 강제로 사용하지 못하게 할 수 없기 때문입다. 대한항공 외에도 대한전선, 대한해운 등이 ‘대한’을, 한국타이어, 한국콜마 등이 ‘한국’을 회사 이름에 사용하고 있습니다. 태극문양은 상황이 다소 다릅니다. 상표법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국기·국장과 유사한 상표’는 상표등록을 할 수 없게 돼 있긴 합니다. 하지만 이 역시 제한적으로 적용됩니다. 태극기가 아닌 태극이나 괘 문양은 국기로 인식되지 않을 정도로 분리하면 사용에 제약이 없다는 게 특허청의 설명입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국제선 유류할증료 또 인상

    유가 상승 영향으로 국제선 유류할증료가 한 달 만에 다시 오른다. 이에 따라 다음달 발권하는 국제선 항공권에는 이동 거리에 따라 편도 기준 최고 5만 6100원의 할증료가 붙는다. 1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5월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4단계에서 5단계로 이달보다 한 단계 오른다. 국제선 할증료는 지난해 5∼9월 0단계를 유지해 부과되지 않다가 그 해 10∼12월 매달 한 단계씩 올랐고, 올해 2∼3월에도 5단계까지 갔다. 그러다 국제유가가 하락하면서 이달에는 전달보다 1단계 내린 4단계가 적용돼 최고 4만 6200원이 부과되고 있다. 유류할증료는 싱가포르 항공유 평균값이 갤런당 150센트 이상일 때 단계별로 부과한다. 그 이하면 매기지 않는다. 현재 싱가포르 항공유 평균값은 배럴당 81.66달러, 갤런당 194.43센트로 5단계에 해당한다.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멀리 가는 여행객이 더 많은 금액을 내는 ‘거리 비례 구간제’ 방식이다. 대한항공은 다음달부터 거리에 따라 최저 7700원부터 최고 5만 8300원의 할증료를 부과한다. 아시아나항공은 8800원부터 4만 9500원을 적용한다.국내선 유류할증료는 3개월 연속 동결돼 4400원이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심상정 “대한항공 일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야”

    심상정 “대한항공 일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야”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17일 최근 대한항공 총수 일가 전체 문제로 확대된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 갑질 논란과 관련 “도덕성 없는 대한항공 일가는 일선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촉구했다.심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4년전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을 제대로 처벌했다면 오늘날 조현민 전무의 갑질은 없었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수년전 ‘땅콩 회항’으로 논란을 빚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에 이어 동생인 조현민 전무는 최근 소위 ‘물벼락 갑질’로 사회적 공분을 일으켰다. 이와 관련 심 의원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항공은 국민들의 안전을 책임지고 운송을 책임지는 대표적인 공공기관이기 때문에 관련법을 통해 항공안전법을 철저히 해야 한다”며 “항공사 재벌의 일탈에 대해서 한없이 관대한 이유를 국민이 궁금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국적인 조현민 전무와 관련해선 “특히 법적으로도, 불법 등기 이사로 6년 이상 재직할 수 있는 건 관리감독기관인 국토부의 도덕성 해이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이와 관련한 응분의 법적조치가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심 의원과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한 대한항공 직원들도 정부를 향해 기업 오너의 ‘갑질’을 강력 처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한항공 한 직원은 “땅콩회항은 조현아 구속으로 마무리됐지만 조현아는 얼마의 시간이 흐른 뒤 다른 회사의 임원으로 복귀했다”며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은 십수년간 여 승무원에게 성적 수치심을 일으킬 행동으로 ‘미투’(Mee too) 운동이 일었지만 국민의 공분을 살 뿐 금세 잊히고 있다. 솜방망이 처벌로 끝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지혜 “대한항공과 작별..갈아탄다” 조현민 전무 갑질 저격

    이지혜 “대한항공과 작별..갈아탄다” 조현민 전무 갑질 저격

    그룹 샵 출신 방송인 이지혜가 대한항공 조현민 전무의 갑질 논란에 대해서 일침했다.이지혜는 16일 인스타그램에 “이제 대한항공과 작별해야 할 것 같다. 안녕. 아시아나로 갈아타야지”라는 글과 함께 해당 항공사 비행기 사진을 게재했다. 사진 속 손을 흔드는 스튜어디스들의 모습으로 자신의 마음을 위트있게 대변했다. 앞서 조현민 전무가 회의 중 광고대행사 팀장에게 컵의 물을 뿌렸다는 ‘갑질’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조 전무의 대한항공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자신의 불찰에 대해 사과하면서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는 “물을 뿌린 게 아니다. 밀친 것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조 전무의 욕설이 담긴 음성파일까지 공개되면서 국민적 공분이 일고 있다. 앞서 조현민 전무의 대한항공 조현아 전 부사장은 기내에서 박창진 사무장을 폭행하고 항공기를 되돌리게 한 이른바 ‘땅콩회항’ 사건으로 국민적 비난을 받았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스튜어디스는 ‘반드시’ 치마만 입어야 할까?

    스튜어디스는 ‘반드시’ 치마만 입어야 할까?

    이 물음에 대한 답이 나왔다. 영국 인디펜던트 등 해외 언론의 28일 보도에 따르면 홍콩 케세이퍼시픽과 자회사인 드래곤에어는 모든 여성 승무원(스튜어디스)에게 바지 유니폼을 입는 것을 허가한다고 밝혔다. 전 세계에서 여성 승무원에게 바지 유니폼을 입게 하는 항공사는 더러 있지만 많은 편은 아니다. 국내의 경우 진에어 등 일부 항공사는 바지 유니폼을 허가하지만 대형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은 여전히 바지유니폼에 대한 의무지급을 시행하지 않고 있다. 케세이퍼시픽항공은 1946년 창사 이례로 여성 승무원들에게 반드시 치마만 착용할 것을 요구했다. ‘바지를 입을 자유’에 대한 요청이 처음 나온 것은 2014년이었다. 당시 유니폼을 새롭게 디자인하는 과정에서, 승무원 조합은 성희롱 증의 추행을 막고 더욱 편안하게 일할 수 있도록 바지를 입을 수 있게 해달라고 공식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자회사인 드레곤에어에서도 같은 요청이 터져 나왔다. 여성 승무원들은 짧은 치마를 입은 채 좌석 선반에 수하물을 올리는 과정에서 불쾌한 일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속적인 노조의 요청에 케세이퍼시픽과 드래곤에어 사측이 손을 들었다. 현지시간으로 지난 29일 드래곤에어 승무원협회 부회장인 폴라인 마크는 “우리는 회사 측이 두 항공사의 여성 승무원에게 바지와 치마 중 유니폼을 선택할 수 있게 한 결정을 환영한다”면서 “이는 여성 직원들에게 더욱 다양한 선택권을 줄 뿐만 아니라 직원들을 보호하는데도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번 결정에는 ‘함정’이 있다. 케세이퍼시픽과 드래곤에어 측은 여성 승무원에게 바지 유니폼을 지급하는 시기가 약 3년 뒤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유니폼을 새롭게 디자인하는 시기에 맞춰, 바지 유니폼을 지급하겠다는 방침이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인터뷰] ICRC 한국사무소 대표가 전하는 ‘분쟁지역의 참상’

    [인터뷰] ICRC 한국사무소 대표가 전하는 ‘분쟁지역의 참상’

    “전쟁의 파괴력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엄청나” 서울신문과 함께 하는 ICRC사진전이 온·오프라인 상에서 개최되고 있는 가운데 1863년에 설립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국제 인도주의 기구인 국제적십자위원회(ICRC)의 한국사무소 요르고스 요르간타스(Georgios Georgantas) 대표를 만났다. 그에게서 무력 분쟁지역 속 피해자들의 뼈아픈 고통과 ICRC의 임무와 활동에 대해 묻고 이번 서울신문과 함께 준비한 사진전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국제적십자위원회, 국내에서는 그 이름이 생소하다. 어떤 기구인가? ICRC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인도주의 기구로, 설립된 지 올해로 155년이 되었다. ICRC의 탄생은 인류가 최초로 인도주의 활동을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이행하고자 하는 시도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 ICRC 설립 이전에는 주로 개인 자선가들이 활동을 했었다. 지난 155년간 ICRC는 전장에서 부상당한 전투원들을 돕는 구호단체에서 다양한 인도주의 사업을 실행하는 기구로 거듭났고, 임무도 보다 광범위해졌다. 오늘날 ICRC는 무력충돌과 기타 폭력의 피해자들에게 보호와 원조를 제공하는 기구로 알려져 있고 전쟁 중 민간인 보호를 목표로 하는 법인 국제인도법을 개발하고 보급하는 역할도 맡고 있다. 국제적십자위원회는 각국에 있는 적십자사(한국의 경우 대한적십자사)와는 별개의 기구이지만 필요 시 함께 지원활동을 펼치기도 한다. Q. 세계 각국의 무력 분쟁지역에서 어떤 일들을 하나? ICRC의 임무는 분쟁 지역 피해자들을 돕는 것으로, 이들을 위한 매우 다양한 보호 및 원조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주요 활동으로는 ∆군사작전 모니터링을 통한 국제인도법 위반행위로부터의 민간인 보호 ∆분쟁 중 억류된 자 및 전쟁 포로 등 방문 ∆분쟁 중 헤어진 가족간 연락 재개 ∆실향민을 비롯한 분쟁 피해자들에게 식량, 식수 등의 생존 필수품 제공 ∆분쟁 피해자들의 위생 상태 개선 ∆외과 수술 및 신체 재활 치료를 포함한 의료 서비스 제공 등이 있다. Q. 서울신문과 함께 하는 이번 ICRC 사진전의 의의는? 앞서 언급했듯, ICRC는 아직 한국 대중들에게 생소한 기구다. 더욱이 한국인들에겐 지구 반대편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무력충돌에 관한 뉴스가 잘 와 닿지 않을 수 있다. 또한 전장 한 복판에서 불과 몇 분 만에 모든 것을 잃는다는 게 어떤 느낌인지 상상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따라서 이 전시는 두 가지 목적을 지니고 있다. 첫째는 인도주의적 측면에서 분쟁이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는 것이고 둘째는 ICRC가 분쟁으로 고통 받고 있는 피해자들을 어떻게 돕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다.Q. 사진전 제목이 ‘Torn Apart: 산산조각난 세상’이다. 사진전의 주제는 무엇인가? 전쟁의 파괴력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엄청나다. 사람들의 삶 구석구석, 그 영향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 분쟁 중 사랑하는 사람을 잃을 수 있고, 부상을 당할 수 있으며 신체 일부가 절단될 수도 있다. 또한 집과 모든 재산을 두고 피난해야 할 수도 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가족과 친구와 헤어지기도 하고 또 납치 또는 구금되어 고문을 당할 수도 있다. 즉 평범함을 상실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사진전의 제목은 전쟁으로 사람들의 삶이 송두리째 바뀌고, 평범한 일상이 산산조각난다는 뜻을 담고 있다. Q. 세계 속 분쟁지역들은 어떤 나라들이 있는지? 불행히도 오늘날엔 모든 대륙에서 분쟁이 일어나고 있다. 그 정도에는 차이가 있겠지만 세계 모든 지역이 영향을 받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은 특히 더 길고 격렬한 분쟁으로 고통 받고 있다. 아프리카의 콩고민주공화국,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및 남수단과 같은 국가에서는 극빈곤, 만성적 저개발, 분쟁의 장기화 등의 악조건들이 겹쳐 사람들의 삶을 견디기 힘들게 만들고 있다. 중동에서는 시리아, 이라크, 예멘의 전쟁이 수백만 명의 삶을 앗아갔고 살아 남은 사람들에겐 끝이 안 보이는 고통을 선사하고 있다. 물론 아시아나 유럽 또한 예외가 아니다. 미얀마의 위기 상황이나 우크라이나의 분쟁 또한 해결되려면 갈 길이 멀었다. Q. 분쟁지역의 상황들이 생각보다 훨씬 끔찍하다. 어떤 문제들을 겪고 있나? 보통 분쟁을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희생,죽음이다. 이것은 분쟁이 사람들에게 미칠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이고 심각한 영향이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남은 자들이 더 불행하다는 말을 한다. 한 편으론 이 말이 이해가 된다. 분쟁으로 폐허가 된 도시나 마을 혹은 실향민 캠프에 가서 짧게는 하룻밤 사이 삶이 풍비박산 나버린 사람들을 만나면 나도 역시 먼저 세상을 떠난 사람들이 오히려 더 나은 건가라는 슬픈 생각을 하게 된다. 개인적으로는 분쟁 상황에서 무엇보다 고통스러운 건 가족이나 친척의 행방을 알 수 없는 때인 것 같다. 가족의 소식을 기다리며 사람들은 서서히 시들어간다. 사랑하는 이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 권리는 신성한 것이고 이는 반드시 존중되어야 한다.Q. 지금 이 순간, 분쟁지역 중 ICRC의 활동이 가장 활발한 곳은? 2018년도 기준 ICRC의 활동이 가장 활발한 곳은 시리아, 남수단, 예멘 그리고 이라크이다. 이 네 개 국가에서 활동하는데 사용되는 예산은 ICRC 전체 예산의 30% 정도에 해당된다. ICRC는 총 예산의 41%를 아프리카에서, 그리고 31%를 중동에서 사용한다. 비록 ICRC가 전 세계적으로 80개가 넘는 많은 국가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이 수치들은 대부분의 자원이 분쟁이 가장 격렬하고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는 곳에 집중적으로 투입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Q. 각 나라에서의 구호활동에 애로사항이 있다면? 오늘날, 분쟁 지역에서의 인도적 지원 활동은 매우 복잡한 이슈다. 인도적 지원을 실제로 현장에서 실시하기 전에 고려해야 할 사항들(분쟁의 요소, 상황, 영역 등)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많은 요소들 중에서 인도적 활동을 실시하기에 가장 필수 적인 두 가지를 꼽자면, 즉 이 두가지 요건들이 성립되지 않으면 인도지원 활동은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이는 바로 접근성과 자원이다. 접근성은 분쟁을 야기시키는 모든 단체들이 ICRC의 존재와 활동을 인정하고 분쟁지역에서의 구호 활동가들의 안전이 보장되어야만 확보될 수 있다. 두 번째로 자원에 대한 것은 조금 더 설명이 필요할 것 같아 구체적 예를 들어보겠다. 다른 모든 것들과 마찬가지로, 인도적 지원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많은 비용이 발생한다. 아주 멀리 떨어져 있는 접근이 어려운 장소에서 격렬한 분쟁이 일어나 많은 부상자들이 있다고 상상해보라. 만약 육로를 통해 의사를 보내고자 한다면, 목적지까지 도착하는데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고, 의사가 도착하기 전에 사람들은 목숨을 잃게 될 것이다. 이런 경우엔 항공 전세기를 현장으로 보내야 할 텐데, 그러려면 많은 비용이 소요된다. 그렇다면 우리는 구호 요원을 현장으로 보낼 수 없는 걸까? 혹은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일에 대해서 너무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살릴 수 없다고 말할 수 있을까? 또한, 자원은 돈 뿐만이 아니라 더 많은 것을 의미한다. 특히, 인적자원은 자금만큼이나 중요하다. 위와 같은 경우에서, 만약 구호요원을 현장으로 보낼 필요한 돈이 다 준비가 되었다 하더라고, 의사가 없다면 부상자를 위해 해 줄 수 있는 일도 없을 것이다. 다시 질문에 대한 답으로 돌아가서, 정리해서 얘기한다면 다음 네 가지로 답변하고 싶다. 분쟁지역에 대한 접근성, 보안, 인도적 지원 자금, 인적자원, 이 네 가지는 인도적 지원활동을 효율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우리가 반드시 극복해야 하는 사항이다.Q. 사진전 Part 6. ‘니아닌의 이야기’의 안타까운 사연을 접했다. 이런 일들이 실제로도 많을 것 같은데… 니아닌의 이야기는 정말 안타깝다. 니아닌은 내가 앞에서 언급했던 분쟁이 일어나고 있는 세계의 몇몇 지역들 중, 특히 아프리카를 떠올리게 한다. 분쟁과 갈등은 그 자체만으로도 너무나 끔찍한 일 이지만, 이미 극심한 빈곤과 다른 많은 문제들이 있는 국가에서 일어나게 된다면, 그 상황은 더욱 더 참혹해진다. 내가 아프리카 에서 일했을 때의 일이 기억난다. 한번은 정부군과의 대치 상황에서 심각한 부상을 입은 소년병을 도와야 하는 상황이 있었다. 만약 24시간안에 수술을 하지 않는 다면, 그 소년은 생명을 잃게 되는 심각한 상황이었다. 나는 함께 일하는 동료들과 소년을 살리기 위해서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했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유일하게 의사가 있는 곳인 수도로 가기 위해서는, 정부군 입장에서 보면 ‘적군’인 소년의 이동을 위해 통행 허가가 필요했고, 비행기를 마련해야 했으며, 도착하는 때에 맞춰 병원의 모든 것들이 준비되도록 조율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 다음날 아침 이 모든 것들은 준비된 듯 보였고, 비행기는 소년을 수도 병원으로 이송시킬 채비가 다 된 것 같았다. 그런데, 갑자기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아프리카의 몇몇 나라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활주로 같은 것이 없고, 특히 이렇게 아프리카 시골의 작은 마을들은 활주로라 부를 수 없는 흙바닥에 이착륙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 그러한 엄청난 폭풍우가 쏟아지게 되면 금방 땅이 진흙으로 바뀌고, 물이 넘쳐나 착륙이 불가능한 상황이 되어 버린다. 하여, 수술은 하루 늦춰질 수 밖에 없었고, 소년을 살릴 수 있는 확률은 낮아져만 갔다. 이 모든 과정을 최선을 다하여 준비했던 직원들은, 이렇게 어려워져만 가는 상황에 좌절했다. 하지만 정말 감사하게도, 소년은 우리 생각보다 강했고, 그날 밤을 견뎌냈다. 결국 다음 날, 비행기는 착륙에 성공했고, 무사히 소년을 수도로 이송시킬 수 있었다. 소년은 병원에 도착한 뒤, 다리 절단 수술을 받았고, 결국 한쪽 다리를 잃게 되었다. 그 과정을 지켜본 동료들과 나는 소년이 한쪽 다리로만 남은 일생을 살아가야 한다는 생각에 매우 안타깝고 슬퍼 하고 있었는데, 정작 소년은 미소를 지으며 우리에게 감사인사를 건넸다. 나는 아직도 소년이 수술실에서 휠체어를 타고 나오면서 보여주었던 미소를 기억한다. 몇 달 뒤, 우리는 그 소년을 ICRC 가 운영하는 인근 나라의 외과 센터로 이송했고, 후에 소년이 의족을 하고 다시 걸을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을 들었다. 이 이야기는 내게 많은 것을 깨닫게 해 주었다. 그것은 바로 사람들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강하며, 아주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힘듦을 이겨내고, 적응하여 살아나가는 존재라는 것이었다. Q. 사진전을 보는 이들에게 주고 싶은 메시지는? 나는 사진전을 본 이들이 사진전을 본 후, 어떤 부분에 있어서는 충격을 받거나, 이해하기 어려운 점도 있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에게 충격적으로 느껴지는 이 사진들이, 어떤 나라 사람들에게는 매일매일 겪어야 하는 일상인 것이 사실이다. 사진전을 통해 보는 이러한 활동들이 ICRC가 그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노력하는 것이고, 또한 이것은 ICRC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의 도움이 필요한 일이라는 것도 기억해 주었으면 한다.Q. 앞으로도 ICRC 는 세계 분쟁지역에서 어떤 활동을 펼쳐나갈지? 앞서 언급했던 바와 같이, ICRC 는 오랜 시간에 걸쳐 점진적으로 많은 프로그램들을 발달시켜 왔다. 처음에는 전쟁에서 부상당한 병사를 치료하는 하나의 활동으로만 시작했던 구호 활동이 지금은 수십 가지의 다양한 프로그램과 활동들로 이어지게 됐다. ICRC 는 분쟁으로 인한 희생자들의 고통을 경감시키기 위한 새로운 방법이 필요할 때마다, 그 방법을 모색하고 더 나은 프로그램들을 개발하여 왔다. 그 예로, 무기오염방지 프로그램을 들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은 처음에는 분쟁 지역에서의 지뢰나 불발탄 등의 위험을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한 단순한 위험 인지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시작하게 되었으나, 지금은 이런 불발 병기 제거방법에 대한 실직적인 훈련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ICRC 는 앞으로도, 분쟁상황에서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더 나은 방법을 모색하고 개발할 것이다. 예를 들어, 너무나 긴 시간 동안 다수의 분쟁들이 지속되어 오면서, 아동 대상 교육이 붕괴되었다. 이것은 아주 심각한 문제라는 것을 모두 인지하고 있을 것이다. 이렇듯, 교육에 대한 접근은 우리가 앞으로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한 부분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앞으로도 ICRC는 급변하는 분쟁 상황에 적절하고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하여, 인도적 지원활동을 상황에 맞게, 그리고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 손진호 기자 nsaturu@seoul.co.kr
  • 아시아나 “돈 되는 건 다 팔자”…CJ대한통운 주식도 처분

    아시아나 “돈 되는 건 다 팔자”…CJ대한통운 주식도 처분

    일각 “박삼구 무리한 M&A 유동성 위기”아시아나항공이 서울 광화문 금호아시아나 사옥 매각에 이어 CJ대한통운 주식도 처분한다.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만큼 ‘돈 되는 건 다 팔아’ 재기하겠다는 몸부림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연이은 자산 매각으로 총 5000억원 규모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아시아나항공은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보유 중인 CJ대한통운 주식 73만 8427주를 935억원에 처분했다고 밝혔다. 자기자본의 9.11%에 해당한다. 아시아나항공은 CJ대한통운 주식을 시장이 열리기 전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했다. 이로써 아시아나항공의 CJ대한통운 보유 지분은 1.75%(40만주)로 줄어들었다. 지난 14일 도이치자산운용과 광화문 사옥 매각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한 데 이어 자본 매각까지 나선 것이다. 아시아나가 현금 확보에 뛰어든 것은 유동성 위기 탓이다. 한때 급격히 몸집을 불리느라 그룹 재무 사정이 악화됐고 주축인 아시아나항공마저 주춤하면서 총부채가 4조 4000억원대로 불어났다. 이 가운데 절반인 2조 182억원의 만기가 연내 도래한다. 6월이 만기인 차입금 규모도 최대 60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말 기준 아시아나의 현금성 자산은 1100억원에 불과하다. 건물을 판 금액 중 아시아나 지분 80% 몫인 3000억~4000억원과 CJ대한통운 주식 매각대금 935억원을 합쳐야 상반기 유동성 위기를 간신히 넘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박삼구 회장의 과욕이 부른 무리한 인수합병(M&A)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을 도로 뱉어 내고 금호타이어 재인수도 불발되는 등 ‘승자의 저주’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박 회장이 향후 재무구조 개선과 경영 효율화에 주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뜨거운 감자’ 광주 軍공항 이전, 지방선거 앞두고 더딘 걸음

    ‘뜨거운 감자’ 광주 軍공항 이전, 지방선거 앞두고 더딘 걸음

    광주광역시 광산구 ‘광주 군공항’ 이전 문제가 지역의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광주공항은 수원과 대구 공항 이전 속도에 비해 다소 더디게 진행 중이다. 6·13 지방선거가 코앞에 닥친 탓에 공항 이전 문제의 공론화도 쉽지 않은 형편이다. 그러나 이 문제가 현 정부의 국정과제에 포함된 데다 최근 호남고속철(KTX)의 무안공항 경유 확정 등 주변 여건이 개선되면서 긍정적으로 풀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광주시는 지난해 9월 ‘군공항이전 적정지역 조사분석 용역’ 중간발표를 통해 해남·무안·영암·신안 등 전남도 내 4개 지역을 적정 후보지로 꼽았다. 앞서 2013년 ‘군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이 국회를 통과했다. 광주공항 이전이 지난 대통령 선거공약에도 포함됐다. 이에 따라 국방부도 예비 이전 후보지 선정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최근 경기 수원공항은 화성으로 예비이전후보지가 선정됐고, 대구공항은 경북 군위군과 의성군 등 2개 지역이 이전후보지로 결정됐다. 광주공항 이전 문제 역시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 다소 주춤한 상태이지만 조만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이전사업 방향 광주시와 국방부는 2014~2028년 5조 7000여억원을 들여 다른 지역에 새로운 공항을 건설하기로 하고 후보지 물색에 나섰다. 지금의 광주공항은 한국전쟁 중인 1951년 공군 제1전투비행단 창설과 함께 문을 열었다. 이후 1964년 민항기가 취항했고, 1995년 국제공항으로 승격되면서 중국과 동남아 노선도 연결됐다. 그러나 2008년 무한공항 개항으로 국제공항 업무가 이관되고, 2015년 4월 호남고속철 개통으로 승객이 급감했다. 현재는 아시아나항공이 하루 두 차례 광주~김포를 운항하며 명맥을 잇고 있다. 대부분 노선은 광주~제주에 집중돼 있다. 민항기와 활주로를 공동 사용하는 군공항은 훈련기 위주로 운영되고 있다. 그런 만큼 소음 민원이 꾸준히 야기돼 왔다. 군공항 인근 아파트단지 주민의 집단 소음피해 소송이 이어지는 등 이전 압박에 직면해 있다. 광주시는 이에 따라 2014년 군공항 이전을 건의하고, 2년 뒤인 2016년 국방부로부터 타당성을 승인받았다. 지난해엔 군공항이전사업단을 신설하고 군공항 이전 지원조례를 제정, 공포했다. 시의회도 ‘군공항 이전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국가 차원의 지원확대를 요구하고 나섰다. 시는 민선 5기 때까지는 ‘군공항 이전, 민공항 유지’ 정책을 고수했으나 6기 때는 민항기 이전에도 유연한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이는 광주공항과 무안국제공항의 통합에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실제로 지난해 한 해 동안 광주공항 이용객은 95만 9386명으로 전년(78만 5941명) 대비 21.1% 증가했다. 무안국제공항은 15만 6379명으로 전년도 19만 4616명보다 19.6% 감소했다. 무안공항은 국제공항이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휴가 성수기를 제외하면 주차장과 여객터미널이 텅텅 빌 정도로 이용객이 부족한 실정이다. 광주전남연구원은 최근 호남고속철도를 연계한 무안국제공항이 활성화되면 2025년에는 이용객이 270여만명으로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광주공항과 통합 시 시너지효과가 기대되는 분석이다. 윤장현 광주시장은 이와 관련, “민·군 공항을 함께 묶어 이전하는 데 찬성한다”며 “무안공항 활성화를 위해 일본과 중국 정기노선 취항을 돕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국방부 역시 광주공항 이전 후보지 관련 용역을 마치고 후보지 선정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새로운 공항 부지를 광주공항보다 2배 가까이 넓은 15.3㎢(약 463만평)로 계획하고 있다. 소음 완충지역 3.6㎢(약 110만평)를 포함해 주변 지역 소음과 고도 제한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구상이다. 이전 절차를 보면 국방부가 이전후보지를 선정한 뒤 광주시와 공동으로 이전 주변지역 지원계획을 수립한다. 이어 주민들의 투표를 거쳐 찬성으로 결론 나면 해당 자치단체가 군공항 유치를 신청한다. 국방부는 그 결과를 토대로 이전부지를 최종적으로 확정한 뒤 사업 시행에 나선다. ●이전부지 주변지역 지원사업 이낙연 국무총리는 올해 초 지역 언론인과의 합동 인터뷰에서 공항이전 문제와 관련해 “전남의 단체장과 주민들이 열린 마음으로 바라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즉 전남도가 군공항을 군사시설로만 볼 것이 아니라 민간공항 이전과 지역발전을 위한 각종 지원책 등을 면밀히 살필 필요가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최근 정부가 호남고속철이 무안공항을 거치도록 노선을 변경하면서 광주공항과의 통합도 가시화되고 있다. 대구공항의 경우 최근 군위군과 의성군이 유치 경쟁을 통해 2곳 모두 이전후보지로 선정됐다. 이들 지역은 주민 투표 등을 거쳐 늦어도 오는 10월 말까지는 최종 후보지가 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지자체는 각각 “인구 감소로 군이 존폐 위기를 맞고 있다”며 군공항 이전을 통해 지역발전을 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국방부는 이처럼 광주·전남지역에서도 후보지 유치 분위기가 조성되면 올 안으로 예비 이전후보지를 선정할 계획이다. 내년엔 이전 주변지역에 대한 지원계획 수립과 이전부지를 최종적으로 확정한다. 지원 대상은 이전부지 지역과 소음 영향도 80웨클 이상인 주변 지역이다. 웨클은 항공기가 이착륙할 때 발생하는 소음도에 운항 횟수, 시간대, 소음의 최대치 등에 가산점을 줘 소리 크기만을 나타내는 단위인 데시벨과 다르다. 국방부는 해당 지역에 국비 등 4500여억원을 들여 ‘지역 특화 도시’를 조성한다. 이주민과 군인가족을 위한 주거·교육·편의 시설을 갖춘 ‘행복마을’을 만든다. 지역발전기금 조성과 문화·관광·복지 등 맞춤형 사업을 발굴한다. 도로, 상하수도, 실버주택, 농산물가공공장, 태양광 발전설비 등 기반시설 확충과 관련법에 따른 주민 우선 고용 등 일자리도 늘린다. 국방항공유지정비창, 항공훈련센터 등도 유치해 주민 취업 기반을 넓힌다. 군공항 이전에 따른 경제적 파급 효과도 눈에 띈다. 생산유발은 ▲이전사업 4조 8299억원 ▲지원사업 2916억원 등 5조 1215억원에 이른다. 부가가치 1조 8010억원, 고용 3만 8479명으로 각각 분석됐다. ●반대 난관 극복이 관건광주시는 지난해 9월 군공항이전 적정지역 조사분석 용역 중간발표에 이어 무안·신안·해남·영암 등 전남의 4개 군에 대한 주민 설명회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군공항이전사업단은 당시 해당 지방자치단체를 방문해 주민설명회 등을 추진했으나 주민 등의 반대로 무산됐다. 특히 이들 후보지 가운데 무안과 해남은 단체장이 공석이라서 관련 논의조차 어려운 상태이다. 또 6·13 지방선거를 앞둔 다른 지역 단체장들 역시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중재’ 역할을 할 전남도 역시 도지사 권한대행 체제다. 이런 탓에 광주 군공항 이전에 대한 공론화 작업이 제자리걸음이다. ‘주민설명회’가 열린다 해도 지역과 인근 지역, 주민 간 의견이 한데 모이지 않으면 또 다른 갈등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일부에서는 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접근방식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지역의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정치적 이해관계 등으로 군공항 이전이 진척되지 못하고 있다”며 “신고리 5·6호기 건설과정에 적용된 공론화 조사 방식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한 뿌리인 광주·전남이 머리를 맞대고 상생 차원에서 노력을 기울인다면 빠른 시일 안에 해결책이 나올 것으로 본다”며 “주민과 단체장, 지방의회 등이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나누는 기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비행 중 조종실서 말다툼한 아시아나 기장 결국 ‘해고’

    비행 중 조종실서 말다툼한 아시아나 기장 결국 ‘해고’

    비행 중인 여객기 조종실에서 말다툼을 벌인 아시아나항공 기장이 해고됐다. 해고된 기장과 함께 언쟁을 벌인 다른 기장은 사직했다.13일 국토교통부와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지난해 9월 20일 인천을 떠나 로마로 가던 아시아나 항공기 조종석에서 갑자기 다툼이 벌어졌다. 이륙 6시간 후 기장끼리 조종을 인수인계하는 과정에서 언쟁이 벌어진 것이다. 인천∼로마 등 장거리 노선은 안전을 위해 기장 2명, 부기장 2명 등 총 4명이 조종석에 탑승해 1팀씩 교대로 운항을 책임진다. 교대 시에는 통상 기장끼리 항공기 상태와 비행 상황 등을 인수인계한다. 조종 차례가 된 A 기장이 B 기장에게 인수인계를 요구했지만, B 기장은 운항 중이라는 이유로 부기장에게 인수·인계받으라고 했고 이에 A 기장이 반발하면서 언쟁이 벌어졌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200명이 넘는 승객이 탄 여객기 조종실에서 운항 안전을 책임져야 할 기장들이 다투는 일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며 “자칫 말싸움이 커져 몸싸움으로 번질 경우 안전에 치명적인 상황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사건이 알려지자 아시아나항공은 즉시 해당 기장과 부기장을 상대로 진술을 받고 안전 규정 위반 여부를 조사했다. 국토부 역시 아시아나항공 본사와 국토부 등에서 해당 기장 2명과 부기장 2명 등을 불러 사실관계를 파악했다. 국토부는 조사 결과 두 기장이 운항 승무원으로 준수해야 할 안전·운항 관련 규정을 위반했다고 보고, 두 사람 모두에게 45일 업무정지 처분을 사전고지했다. 두 사람은 국토부에 소명서를 제출했고, 국토부는 조만간 소명서를 심사해 두 사람에 대한 최종 처분을 내릴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인사위원회를 열고 A 기장을 해고했다. B 기장은 자진 사직하는 방식으로 회사를 떠났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110년 전 그날처럼… 장미 든 여성들 “참지 않겠다”

    여성단체들 ‘미투’ 연대 물결 “사회 전반 강간문화 뿌리 뽑아야” 시민 2000여명도 광화문 모여 “성폭력 반대 시끄럽게 떠들자” 세계여성의날인 8일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운동이 더욱 거세게 물결쳤다. 전국 도심 곳곳에서 여성단체들이 잇따라 집회를 열고 ‘미투 지지’를 표명했다. 한국여성의전화는 이날 오전 서울 광화문을 비롯한 시내 곳곳에서 미투 운동에 대한 연대와 지지를 상징하는 하얀 장미 5000송이를 시민들에게 나눠줬다. 미투 운동 지침과 성폭력 피해 관련 상담과 사법 제도 이용법 등의 안내서도 배포했다. 여성의전화 조재연 활동가는 “오늘 행사를 통해 성폭력이 일부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구조적인 인권 침해의 문제라는 것을 인식하는 계기가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중구 명동 YWCA회관 앞에서도 한국YWCA연합 회원들이 장미를 들고 성폭력 근절을 위한 법·제도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가두행진을 벌였다.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도 미투 지지 물결이 이어졌다. 한국여성연극협회 회원들은 이곳에 모여 “연극의 본질을 기만한 성폭력 가해자들을 처벌하라”고 규탄했다. 이들은 석고로 만든 남성 얼굴 모양의 탈을 높이 들고 대학로 인근을 행진했다. 연극 연출가 최강지(69)씨는 “저 탈은 가해자들이 더이상 가면을 쓰지 말라는 뜻 아니겠느냐”면서 “연극계를 비롯한 사회 전반의 성 문제가 싹쓸이돼야 한다”고 성토했다. 전국여성노동조합도 ‘최저임금 UP! 성별임금격차 OUT! 성차별 NO!’를 주제로 중구 서울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세계여성의날 기념대회를 열었다. 나지현 여성노조 위원장은 “여성들은 임금, 승진 등의 차별 속에서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성문제에 제대로 대응할 수 없었다”면서 “이제는 참지 말고 성희롱, 성폭력, 성차별은 안 된다고 시끄럽게 떠들기 위해 거리로 나왔다”고 말했다. 여성노조는 이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광화문광장에서 주최한 전국여성노동자 대회에 합류했다. 이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2000명(경찰 추산 1000명)이 함께했다. 미투 연대를 상징하는 검은색 가면을 쓴 참가자들은 ‘#Me Too’라고 쓰인 피켓을 들고 “미투! 위드유!”를 크게 외쳤다. 봉혜영 민주노총 여성위원장은 “새로운 성폭력 피해자와 목격자들의 폭로가 이어지고 있는 이때 연대와 지지를 더 크게 보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성평등 모범 조합원상을 수상한 최현희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조합원은 “미투 운동이 언론을 통해 충격적이고 놀라운 것인 양 보도되고 있지만, 대부분의 여성은 놀라지 않고 있다”면서 “그만큼 보편적이고 공기처럼 당연하게 일어나던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투를 지지하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단순히 피해자를 안타까워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사회에 뿌리 깊게 자리잡은 강간 문화를 바꿔 나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후 행진 중 여성노조 등은 금호아시아나 빌딩 앞에 멈춰 ‘직장 내 성폭력’이라고 쓰인 대형 플래카드를 찢는 퍼포먼스도 진행했다. 최근 여성 승무원들의 폭로로 성희롱 논란이 불거진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에 대한 항의로 풀이된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인천공항 면세점 임대료 갈등 장기화 조짐

    “국적 항공 T2로 옮겨 매출 급락 구역별 차등 등 산정방법 개선을” 최악 경우 연쇄 철수 가능성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T1) 면세점 임대료를 둘러싼 인천공항공사와 면세사업자 사이의 갈등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업계 1위 롯데면세점이 철수를 결정한 데 이어 인천공항공사가 제시한 ‘일괄 인하안’에 신라, 신세계 등 다른 사업자들도 강하게 반발하고 나서면서 최악의 경우 연쇄 철수 가능성까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롯데가 위약금 납부 과정에서 공사의 인하안을 받아들이면서 상황은 더욱 복잡한 양상을 띠게 됐다. 4일 면세점업계에 따르면 최근 롯데면세점은 인천공항공사의 ‘27.9% 임대료 인하안’을 받아들여 1879억원의 위약금을 내고 철수를 신청했다. 앞서 공사는 신라, 신세계, SM면세점 등 T1 면세사업자들에게 기존 임대료 대비 27.9%를 일괄 인하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지난 1월 18일 제2여객터미널(T2)이 개항하면서 줄어든 T1 이용객의 감소 비율만큼 임대료를 낮춰 주겠다는 것이다. 면세사업자들은 즉각 반대하고 나섰다. 하지만 롯데가 수용하면서 다른 사업자들이 고민에 빠졌다. 공사는 “다른 사업자에게 인하 폭을 더 늘려주면 (롯데와) 형평성이 맞지 않다”며 강경한 태도다. 다른 면세사업자들은 “롯데는 이미 계약 해지를 결정한 데 따른 수순이라 별개로 봐야 한다”고 맞선다. 업계는 공사가 국적사와 외항사 고객의 객단가(1인당 매출)를 고려하지 않고 고객 수만 단순 비교했다고 주장한다. 한 면세점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 등 국적 항공사가 T2로 옮기면서 빈자리는 저비용항공사(LCC)와 외항사 등이 메꿨다”면서 “국적 항공사와 LCC 이용객의 면세점 구매력은 3배 가까이 차이 나기 때문에 실제 매출 하락세는 이용객 수보다 훨씬 크다”고 말했다. 아시아나가 탑승장을 동편으로 옮기면서 서편 구역의 사업자들이 상대적으로 더 큰 타격을 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임대료를 구역별로 차등 책정하는 등 전반적인 임대료 산정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공사가 계속 고(高)자세를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는 “이르면 이달 말 롯데의 후속 사업자를 선정해야 하는데 그 정도의 자금이나 사업능력을 갖춘 업체가 한정적이기 때문에 공사도 어떻게든 협상 테이블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아시아나항공, ‘더 높이 더 멀리’… 창립 30주년, 아름다운 비상

    아시아나항공, ‘더 높이 더 멀리’… 창립 30주년, 아름다운 비상

    아시아나항공은 국내외 전문 기관의 좋은 평가를 받으며 글로벌 항공사로 성장을 이뤘다. 올해 창립 30주년을 맞아 2018년 경영 방침을 ‘아름다운 비상(飛上) 2018’로 정하고 신성장 동력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아시아나항공은 신기재 도입으로 기재 경쟁력을 강화해 고객 만족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현재 전 세계 항공사가 보유하고 있는 항공기 중 최신예 기종인 A350을 지속적으로 도입·추진해 5년 후인 2022년에는 총 32대의 장거리 여객기를 확보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19개의 장거리 노선을 운영함으로써 장거리 노선의 공급을 전체 좌석 공급량의 60% 선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단거리 노선은 자회사인 에어서울, 에어부산과의 역할 분담을 통해 네트워크 경쟁력을 유지·강화하고, 단거리 전용 기단도 효율이 높은 차세대 항공기 A321NEO로 교체한다. 아울러 장거리 노선 비즈니스 클래스는 180도로 펼 수 있는 침대형 좌석 제공과 함께 기내 와이파이와 휴대전화 로밍 등을 서비스한다. 노선도 업그레이드한다. 오는 5·8월에 각각 이탈리아 베네치아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신규 취항해 유럽 노선을 확장할 예정이다. 4월 말부터는 시카고 노선 증편을 시작으로 전 미주 노선을 매일 주 7회 운항한다. 아시아나항공은 화물사업 부문에서 화물기 운항을 탄력적으로 조절하고 있다.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는 베트남 시장을 전략적 거점으로 육성하는 한편 ▲반도체 장비 등 프로젝트 화물 유치 ▲글로벌 화주와의 제휴 확대 ▲인도·중남미 같은 신흥시장 제휴 네트워크 확대 등을 통해 화물 판매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있다. ●4차 산업사회 과제 지속 추진 아시아나항공은 체질 개선과 기단 교체 작업 외에도 4차 산업사회를 맞아 ‘챗봇서비스’(Chatbot Service)와 하이브리드 비콘 활용 ‘위치기반서비스’를 시행해 고객 상담 및 공항 대기시간을 줄이는 등 서비스 개선에 나서고 있다. 더불어 예방정비시스템, 시장·수요 분석시스템(AMDS), 노선·기재 분석시스템, 차세대 화물시스템(iCargo) 등을 발전시켜 빅데이터에 근거한 합리적인 의사결정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운항 첫해 두 개의 국내선 노선만을 운항했던 아시아나항공은 이제 매년 2000만명을 수송하는 글로벌 대형 항공사로 발돋움했다. 특히 설립 후 13년만인 지난 2001년 누적 승객 수송 실적 1억명을 달성한 데 이어 8년만에 2억명, 7년만인 2016년 6월에 3억명을 달성했다. 연간 국제선 탑승객 역시 2010년부터 6년 연속 1000만명을 넘기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1988년 아시아나항공의 설립과 함께 시작된 복수 민항 시대의 개막으로 해외여행의 문턱이 낮아졌다”면서 “당시 연간 수송객 1200만명에 불과했던 국내 항공 시장 규모가 오늘날 연간 1억명 이상을 기록할 만큼 높은 증가세를 이룬 것은 아시아나항공이 영향을 줬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김태곤 객원기자 kim@seoul.co.kr
  • [사설] 사회 도덕률 바꿀 더 많은 #미투를 기다리며

    성추행 의혹이 잇따라 폭로된 유명 연극연출가 이윤택씨가 “피해를 본 당사자들에게 진심으로 사죄한다”면서 “법적 책임을 포함해 어떤 벌도 달게 받겠다”고 공개 사과했다. 이씨는 지난 14일 김수희 극단 미인 대표의 ‘미투’(#Me too·나도 당했다)로 성추행 사실이 처음 폭로된 직후 자신이 이끌던 극단 연희단거리패를 통해 대리 사과를 하고, 현업에서 물러나는 것으로 사태를 무마하려고 했다. 하지만 곧바로 유사한 피해를 본 당사자들의 증언이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철저한 진상 규명과 처벌을 촉구하는 청와대 청원까지 등장하자 결국 공식 석상에서 고개를 숙였다. 이윤택씨가 공개 사과를 하고, 법적 처벌을 받겠다고 한 것은 마땅히 해야 할 처신이다. 우리는 앞서 유명 원로 시인 ‘En’의 성희롱 행각을 고발한 최영미 시인의 미투를 지지하면서 문화예술계 내부의 남성중심적 문화와 그릇된 권력관계가 성폭력 문제의 본질이며, 잘못된 관행을 청산하려면 가해자의 진심 어린 반성과 공개 사과가 전제돼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예술과 창작이라는 미명 아래 자행되고, 용인돼 온 성범죄를 더는 용납하지 않겠다는 내부 고발자들과 이들을 지지하는 여론의 결집된 힘이 이씨를 공개 사과하도록 압박한 결과다. 그러나 이씨가 성추행은 시인하고 성폭행은 부인하면서 법의 판단을 받겠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당사자가 반발하면서 또 다른 논란이 예상된다. 유체이탈 화법도 비난을 샀다. 재작년 가을 ‘문단 내 성폭력’을 필두로 불씨가 당겨졌던 문화예술계 성폭력 폭로 운동이 들불로 번지지 못하고 사그라졌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에게 끝까지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는 점을 이씨의 사과는 역설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서지현 검사의 용기 있는 고백으로 1년 반 만에 다시 촉발된 성폭력 폭로 운동은 검찰, 정계, 재계, 문화예술계, 언론계 등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다. 자고 나면 터져 나오는 각계각층 미투의 고통스러운 외침을 마주할 때마다 국민이 느끼는 충격과 분노, 자괴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한 달에 한 번씩 여승무원을 만나 손을 주무르거나 껴안은 사실이 드러났고,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은 해마다 여직원만을 불러 골프대회와 장기자랑대회를 여는 등 ‘여직원 황제골프’를 즐겼다는 폭로도 나왔다. 곪은 부위는 터트려야 낫는다. 누군가 나서서 외치지 않으면 일탈은 관행으로 포장되고, 범죄는 특권으로 둔갑한다. 여승무원의 미투가 있었기에 “내 불찰이고 책임”이라는 박삼구 회장의 사과가 나올 수 있었다. 지금까지 드러난 미투 사례만 봐도 성폭력이 특정 분야, 조직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한국 사회 전반에 만연한 구조적인 문제라는 점이 확실해지고 있다. 제도적 보완책과 더불어 자정 노력이 절실하다. 그러려면 더 많은 미투와 공개 사과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 아시아나 창립 30돌 ‘세계로 가는 아름다운 길 ’

    아시아나 창립 30돌 ‘세계로 가는 아름다운 길 ’

    아시아나항공이 창립 30주년을 맞아 14일 새 슬로건을 발표했다. 새로운 30년의 길을 닦자는 의미에서 ‘세계로 가는 아름다운 길’로 정했다.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은 이날 서울 강서구 아시아나타운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아시아나의 창립은 27년간 이어진 국내 항공시장의 독점 체제를 무너뜨려 시장에 경쟁의 새바람을 불러일으켰다는 의의가 있다”면서 “경영 정상화를 통해 미래로 도약하는 항공사를 만들자”고 임직원을 독려했다. 이어 새 슬로건에 대해 “고객, 투자자, 임직원 등 이해관계자들과 아름다운 동행을 하고 더 넓은 세계로 나가는 항공사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은 30주년을 기념해 15∼16일 인천공항에서 ‘포춘쿠키’를 나눠주고 기념사진도 찍어 준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박삼구 회장, 성추행 논란에 대해 사과

    박삼구 회장, 성추행 논란에 대해 사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최근 불거진 아시아나 여승무원 신체접촉 논란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박 회장은 지난 12일 아시아나항공 인트라넷에 회사 창립 30주년을 앞두고 직원들을 격려하는 글을 올리며 최근 논란에 대해 언급한 뒤 “전적으로 내 불찰이고 책임”이라면서 “불편함을 겪은 직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매월 첫째 주 목요일 타운을 방문해 새벽에 출근하는 승무원들과 타운에서 근무하는 직원들, 교육받고 있는 훈련생을 만났다”며 “승무원은 비행 전 브리핑 룸 외에는 만날 수 없기 때문에 가장 많은 직원을 만날 수 있는 오전 6시 40분경을 방문 시간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보도를 보면서 나의 타운 방문으로 비행 준비에 불편함과 마음의 불편함을 입은 직원이 있었다는 것은 전적으로 나의 불찰이고 책임”이라며 “다시는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성폭력을 고발하는 ‘미투’(me too) 운동이 사회 전반으로 확산하면서 박 회장의 여승무원 성추행 의혹이 나온 것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박삼구 아시아나 회장, 승무원 신체접촉에 “내 불찰” 사과

    박삼구 아시아나 회장, 승무원 신체접촉에 “내 불찰” 사과

    여 승무원들과의 부적절한 신체접촉으로 논란이 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12일 사과했다.박 회장은 이날 아시아나항공 내부통신망에 창립 30주년을 앞두고 직원들에게 보낸 편지 형식의 글을 올렸다. 그는 최근의 논란에 대해 “전적으로 내 불찰이고 책임”이라며 “불편함을 겪은 직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리고 다시는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2002년 그룹 회장이 되어 타운(본사)을 떠난 후, 매월 첫째 주 목요일 타운을 방문해 새벽에 출근하는 승무원들과 타운에서 근무하는 직원들, 그리고 교육받고 있는 교육훈련생들을 만났다”고 논란의 ‘격려 행사’ 배경을 소개했다. 이어 “일정한 사무실과 근무장소가 없이 스케줄에 따라 출퇴근하는 운항·캐빈 승무원은 비행 전 브리핑 룸 외에는 만날 수 없기 때문에 가장 많은 직원을 만날 수 있는 오전 6시 40분경을 방문 시간으로 정해 매월 한번 타운을 방문했다”고 했다. 그는 “최근 보도를 보면서 나의 타운 방문으로 비행 준비에 불편함과 마음의 불편함을 입은 직원들이 있었다는 것은, 나의 방문으로 발생한 일이므로 전적으로 나의 불찰이고 책임”이라고 사과했다. 이어 “이 자리를 빌려 불편함을 겪은 직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 다시는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박 회장은 “이번 사태를 보면서 직원들 간에 갈등과 반목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모든 책임은 내게 있으니 아시아나 가족 모두 서로 이해하는 아름다운 사람들이 될 수 있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앞으로도 직원 모두 힘을 합쳐 새로운 30년을 준비하자고 격려하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회장으로서 더욱더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노력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수천 아시아나 사장 “장거리 노선 항공사 도약”

    김수천 아시아나 사장 “장거리 노선 항공사 도약”

    A380 등 장거리용 32기 도입 “2022년까지 장거리용 항공기 32대를 확보하는 등 장거리 노선 중심의 네트워크 항공사로 도약하겠다.”창립 30주년을 맞은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이 밝힌 미래 전략이다. 김 사장은 6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출입기자 간담회를 열고 A380, A350 등 최첨단 기종 도입과 장거리 노선 강화로 아시아나의 새로운 30년을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아시아나는 올해 4월과 7월 A350을 1대씩 추가 도입하는 것을 시작으로 2022년까지 장거리용 항공기 32대를 확보해 장거리 노선을 19개로 늘릴 계획이다. 이를 통해 장거리 노선의 공급을 전체 좌석 공급량의 60% 선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장거리 노선 경쟁력은 A380, A350 등 도입을 통해 강화한다. A350은 B777 기종보다 연료효율이 20% 이상 우수하다. 장거리 노선에서 손익을 개선하는 게 쉽지 않지만, 연료효율이 우수한 기체를 도입하면 수익성 확보에도 유리할 것으로 김 사장은 기대했다. 신규 노선도 늘린다. 아시아나는 이미 올해 5월 베네치아(이탈리아), 8월 바르셀로나(스페인)에 각각 신규 취항하기로 확정했다. 아시아나가 단독 취항하는 인천∼베네치아 노선은 아시아에서 유일한 직항 노선이 된다. 아시아나항공의 이런 변화는 저비용항공사(LCC)의 급성장과 외항사의 공격적 마케팅으로 경쟁이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단거리 노선에서도 수익성을 높이고자 연료 효율이 높은 차세대 A321-NEO 항공기로 기종 전환을 추진한다”고 소개했다. 안전에 대한 투자도 강화한다. 2013년 야마무라 아키요시 부사장을 영입해 안전보안실의 위상을 높인 아시아나는 예방 안전시스템 구축에 집중, 2015년부터 비행자료(FOQA)를 활용해 운항승무원 교육을 하고 있다. 2016년 11월에는 회사의 모든 안전정보를 통합·관리하는 시스템을 개발해 현장에 적용했다. 2015년 4월 이후 항공사고나 준사고가 한 건도 없었다는 게 아시아나 측 설명이다. 김 사장은 “창립 30주년을 맞은 올해 반드시 경영정상화 작업을 성공적으로 완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박삼구 회장 성추행 논란’ 묻자 아시아나 “시간을 갖고 지켜봐달라”

    ‘박삼구 회장 성추행 논란’ 묻자 아시아나 “시간을 갖고 지켜봐달라”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박삼구 회장이 여성 승무원들에게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했다는 의혹이 최근 제기된 바 있다.직장인들의 익명 게시판 애플리케이션 ‘블라인드’에는 박삼구 회장이 거의 매달 첫째주 목요일 오전 7시 30분쯤 서울 강서구 아시아나항공 본사를 찾아 여승무원들을 만나는 과정에서 이들을 껴안거나 손을 주무르는 행동을 했다는 글들이 여럿 올라왔다. 특히 파트장이나 본부장 등 아시아나항공 관리자들은 박삼구 회장이 승무원들을 향해 양팔을 벌리면 ‘달려가 안겨야 한다’고 교육했다는 제보도 있었다. 이러한 가운데 아시아나항공이 6일 창립 30주년을 맞아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기자간담회에는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이 참석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가 사전에 “30주년 기념식 취지에 맞는 질문을 해 달라”고 부탁했지만, 박삼구 회장의 승무원 성추행 논란에 대한 질문이 안 나올 수 없었다. 질문이 계속 이어지자 아시아나항공 측은 “시간을 가지고 지켜봐달라”고 답했다. 최근 아시아나항공 노동조합이 이번 논란과 관련해 경영진의 쇄신을 요구했을 때에도 회사 측은 구체적인 답변은 피했다. 대신 “폭넓게 깊게 살펴보고 있다”면서 “지금은 어떠한 얘기도 성급한 판단이 될 수 있다. 우려가 큰 만큼 잘 살펴보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여러 요소들이 복잡하고 살펴야 할 일들이 굉장히 많다. 섣부른 판단과 언급을 할 만한 시점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진지하고 책임 있게 살펴보고 있고, 또 앞으로 살펴보겠다”면서 구체적인 답변을 에둘러 피해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파, 폭설에 제주공항 항공기 결항 속출

    한파, 폭설에 제주공항 항공기 결항 속출

    사흘째 내린 많은 눈으로 제주국제공항의 항공기 운항이 차질을 빚고 있다.5일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에 따르면 오전 6시 35분 기준으로 제주에서 김포로 가려던 아시아나 OZ8900편이 결항하는 등 오전 8시까지 출·도착 6편이 연결 항공편 문제로 결항했다. 또 기체에 언 얼음 등을 제거하는 제빙(除氷) 작업과 얼음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방빙(防氷) 작업 등으로 8편이 지연 운항했다. 눈보라와 연결 항공편 문제에 따른 지연 운항은 계속 발생하고 있다. 한국공항공사는 전날 밤부터 이날 항공기 운항 시각 전인 오전 6시까지 제설장비를 동원, 활주로에 쌓인 눈을 치웠다. 이로 인해 활주로는 정상 운영되고 있다. 제주공항에는 강풍과 대설특보가 내려지고 윈드시어(돌풍)특보가 발효됐다. 앞서 전날에는 제주∼광주·군산 노선 항공편 22편이 광주와 군산 현지의 기상 악화로 결항했다. 2편은 제주공항에 내린 눈과 강풍으로 착륙하지 못하고 회항했다. 또 269편이 지연 운항, 승객 불편이 발생했다. 공항공사는 이날 오전 1시 기준, 공항 여객청사에 250명가량의 체류객이 발생, 체류객 매뉴얼에 따라 모포와 매트리스를 지원했다. 제주공항 관계자는 “6일까지 폭설이 예보돼 항공기 운항 차질로 인한 승객 불편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며 공항에 오기 전 항공사에 항공기 운항 여부를 문의할 것을 당부했다. 공항공사는 제주지방항공청과 폭설에 대비한 비상대책반을 가동, 안전운항과 승객 불편 최소화를 위한 비상근무에 들어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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