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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육식곤충’ 잠자리 “모기가 맛있다”

    ‘육식곤충’ 잠자리 “모기가 맛있다”

    장마가 끝나고 불볕 더위가 이어지는가 싶더니 게릴라성 집중호우가 맹위를 떨치고 있다. 대표적인 여름철 곤충인 잠자리와 모기가 자라는 데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여건이다. 이 때문에 잠자리와 모기, 모기와 인간으로 이어지는 천적관계를 감안하면 한바탕 ‘여름 전쟁’을 예고하고 있다. ●살아있는 모기약, 잠자리 너울너울 네 날개로 날아다니는 잠자리가 제철을 맞아 도심을 누비고 있다. 매년 초여름부터 가을에 이르기까지 하늘을 뒤덮는 잠자리떼가 올 여름에는 유난히 많아 보인다. 장마가 끝난 뒤 불볕 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예년보다 기온이 4∼5도가량 높아 번식력이 왕성해졌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잠자리가 아스팔트 도로나 자동차로 달려드는 현상을 자주 목격할 수 있다. 이는 수만개의 홑눈으로 이뤄진 잠자리의 눈에서 착시현상의 일종인 ‘편광현상’이 발생, 교미를 마친 잠자리가 알을 낳으려고 하기 때문에 빚어진다. 즉 잠자리들은 강렬한 태양빛에 의해 이글거리는 아지랑이로 인해 아스팔트나 차량을 산란장소인 물 주변으로 착각하는 것이다. 물구나무를 선 잠자리도 곧잘 눈에 띈다. 잠자리는 파충류처럼 체온 조절이 되지 않기 때문에 뜨거운 태양빛을 피하려고 지면과 수직으로 물구나무를 선다. 햇볕에 닿는 면적을 최소화하기 위한 나름의 생존전략인 셈이다. 또 잠자리는 이른바 ‘육식 곤충’이다. 주로 모기, 파리, 각다귀, 물고기 알 등을 잡아먹어 사람에게는 이로운 곤충이다. 특히 여름밤 모기 때문에 밤잠을 설치는 사람들이 많은 요즘에는 잠자리는 ‘살아 있는 모기약’이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아시아 지역에 주로 사는 좀잠자리의 경우 여름 한철 동안 1만㎡의 공간에서 무려 100㎏의 모기를 먹어 치운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게다가 잠자리는 생물진화론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생명체다. 진화론에서는 물 속에서 생겨난 생명체가 육지로 올라오면서 아가미 호흡이 폐 호흡으로 바뀌게 된다. 물에 사는 잠자리 유충은 아가미로 호흡을 하다가 탈피를 위해 뭍으로 올라오면서 어느 순간 폐 호흡을 시작한다. ●모기 번식의 엉뚱한 피해자, 인간 올 여름에는 이처럼 모기와 천적관계인 잠자리가 늘었으니 밤잠을 안심하고 잘 것으로 기대해서는 오산이다. 최근 집중호우가 계속되면서 모기의 생육조건이 좋아져 오히려 ‘모기와의 전쟁’을 치러야 할 판이다. 모기는 알을 낳아 유충(장구벌레)과 번데기의 단계를 거쳐 성충이 되는데 약 1∼2주가 걸린다. 기온이 높으면 이 기간이 짧아진다. 또 모기는 화장실이나 싱크대처럼 물이 고여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마다하지 않고 알을 낳을 준비가 돼 있어 비가 내린 뒤에는 모든 땅이 모기의 산란장이 될 수 있다. 모기 한 마리가 낳는 알의 수는 평균 100∼400개이며 여름 동안 10∼15번 알을 낳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하급수적 증가’라는 표현을 실감할 수 있다. 모기는 원래 식물의 즙이나 과즙, 이슬을 먹고 산다. 다만 교미를 마친 암컷이 수정란을 갖게 되면 동물성 단백질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동물의 피를 빨아 먹는다. 암컷 모기는 한두 번 피를 먹은 뒤 4∼7일 만에 알을 낳기 시작한다. 따라서 모기 번식의 피해자 중 하나가 인간인 것이다. 모기에 물리면 가려운 이유는 무엇일까. 모기는 두 개의 주둥이가 있다. 아랫입술에 해당하는 털처럼 가느다란 주둥이로 사람의 살갗을 쏘고 나서 윗입술로 피를 빤다. 이때 피가 응고되지 않도록 타액을 흘려보내며, 이것이 바로 바로 가려움의 원인이 된다. 타액의 양이 많지는 않지만 모세혈관에 이물질이 들어오므로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것이다. 또 밤잠을 설치게 만드는 모기의 앵앵거리는 소리는 목이 아니라 날개에서 난다. 모기는 초당 600번까지 날개를 친다. 초음파 모기 퇴치기는 이런 모기의 소리와 특성을 이용한 것이다. 산란기에 이른 암모기는 수모기를 피한다. 모기 퇴치기는 수모기의 날개가 만들어내는 1만 2000∼1만 7000㎐ 대역의 초음파를 발생시켜 ‘흡혈의 주범’인 암모기를 쫓는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열섬 식히는 도시의 오아시스 “나무야 고맙다”

    열섬 식히는 도시의 오아시스 “나무야 고맙다”

    뜨거운 여름, 콘크리트 숲으로 둘러싸인 도시는 숨막히는 공간이다. 늘어선 빌딩이 바람길을 막아 온갖 오염물질이 떠도는 더운 공기를 가둔 탓이다. 이같은 열섬(Heat Island) 현상은 도시화와 도시개발에 따른 필연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가로수와 도시공원내 작은 숲은 도시를 생태적으로 지탱해 주는 빛나는 존재일 수밖에 없다. 오염물질을 들이키고 맑은 공기를 내뿜는, 그러면서 쉴 곳도 넉넉하게 제공하는 나무의 덕목은 오래 전부터 칭송받아 왔다. 그렇다면 잘 자란 나무 한 그루는, 좋은 숲은 어느 정도의 가치와 효용을 지닐까, 가로수와 녹지공간을 어떻게 가꾸어야 할까. 국립산림과학원은 이런 물음에 대답하는 ‘도시숲의 환경형성 기능’ 연구결과를 최근 내놓았다. ●산림과학원 3년간 대구 숲 조사 산림과학원은 지난 2002년부터 3년 동안 대구시의 가로수와 도시공원내 녹지를 대상으로 도시숲의 유형과 특성, 환경에 기여하는 나무의 효용가치 등을 조사했다. 우선 사람과 생태계에 베푸는 나무의 구실은 놀랍기까지 하다. 플라타너스로 불리는 양버즘나무 가로수 한 그루(높이 8m, 줄기 지름 25㎝)가 들이키는 대기중의 이산화탄소(CO3/8) 양은 하루 평균 4㎏에 이른다. 광합성을 하면서 내뿜는 산소량은 3㎏ 정도.“양버즘나무 한 그루가 성인 4명이 맘껏 숨쉴 수 있는 산소를 제공하는 셈”(산림과학원 성주한 박사)이라고 한다. ●가로수 한그루가 성인 4명 산소 공급 증산작용으로 나뭇잎에서 새나오는 수분의 환경개선 효과도 지대하다. 양버즘나무는 하루 360g의 수분을 방출하는데, 이로써 제거되는 대기중의 열에너지가 22만kcal(킬로칼로리)에 이른다.15평형 에어컨 8대를 5시간 동안 가동하는 효과다. 나무의 이런 기능은 실제 온도변화 측정을 통해서도 확인됐는데, 한여름 대구 두류공원내 녹지와 나지에서 디지털온도계를 이용해 기온을 잰 결과, 녹지가 맨땅보다 2.6∼6.8도의 기온 저감효과를 보였다.“나무야, 고맙다.”는 말이 절로 나올 법하다. 연구팀은 위성영상 측정을 통해 대구시의 열섬 현상 지도를 그려냈는데, 도시공간의 특성에 따라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빌딩이 밀집한 도심 한 가운데의 아스팔트와 콘크리트 등의 표면온도는 40도까지 치솟은 반면 잘 가꿔진 도시숲 공간에서는 20도 아래로 떨어졌다. 산림과학원 권진오 박사는 이를 두고 “도시숲이 초록우산을 받쳐든 것이라면 그외 지역에서는 햇볕이 그대로 내리쬐는 온돌 위에 서 있는 것과 같다.”고 비유했다. ●도시숲, 야생동물까지 배려해야 산림과학원은 이번 연구를 통해 “가로수와 도시숲의 수목이 도시의 대기환경개선과 온도저감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구체적으로 확인됐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우선은 도시에 나무를 많이 심어야겠지만 동시에 숲가꾸기를 통한 ‘좋은 숲’ 조성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도시숲이 더욱 숲다워져야 한다는 얘기다. 나무가 주는 혜택은 사람만 대상으로 하는 것은 아니다. 새와 곤충 등 야생동물이 깃들고 먹이를 구할 수 있도록 하는 서식처 역할까지 해내야 비로소 생태적 완결성을 갖추게 된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우리나라 가로수와 공원 등 도시숲은 대부분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편이다. 시민에 대한 휴식처 제공 등의 측면에 초점을 맞추고 식생도 사람의 미관을 주로 고려했기 때문이다. 대구시의 가로수와 도시공원의 조류·곤충 서식실태 조사에서도 이같은 현상이 그대로 나타났다. 연구팀이 지난해 6월 한달 동안 현장을 살펴본 결과, 도로변에 한 줄로 심은 가로수에선 새가 10마리를 밑도는 선에서 관찰됐다. 그러나 인도를 끼고 양쪽으로 늘어선 곳(신천대로변)에서는 최고 300여마리 가량으로 늘어났다. 곤충도 마찬가지다.‘시민휴식공간’ 개념에 치우친 곳(달성·국채보상기념공원)은 은신처와 산란처가 부족해 4과 6종만 발견된 반면 같은 도심이지만 주변 야산과의 연계 등을 고려한 곳(두류·범어공원)에선 59과 70종의 곤충이 서식했다. 권 박사는 “새들이 곤충을 잡아먹고, 나무에 둥지를 틀 수 있게 하려면 한 줄 가로수로는 부적합하고, 나무들이 마주보고 서 있는 수림대가 조성되어야 한다. 나아가 서식처에서 번식까지 할 수 있도록 하려면 다각형 형태의 녹지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도시숲의 형태뿐 아니라 수종에 대한 면밀한 고려도 요구된다. 권 박사는 “다른 지역에 대한 조사결과가 뒷받침돼야 하겠지만 대구지역의 경우 느티나무와 소나무 그리고 잔가지가 많이 뻗어있는 가시나무 종류가 새들이 둥지를 틀기 쉬운 수종인 것으로 조사됐다.”면서 “생물서식을 위해 도시내 녹지와 숲의 구조적 개선이 필요하며, 향후 연구에선 효과적인 수종이 어떤 것인지를 검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산림과학원은 대구시에 이어 올해는 부산·광주시를 대상으로 도시숲의 역할과 기능 등을 조사하고 있다. 내년부터 대전과 울산, 인천 등으로까지 확대한 뒤 오는 2008년까지 관련 연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지금 그곳은] 성북구 길음뉴타운

    [지금 그곳은] 성북구 길음뉴타운

    한여름 폭염에 아스팔트가 녹아내리던 지난 2일 늦은 오후. 만원 지하철 4호선을 타고 길음역 지하도에 발을 내딛자 차량이 내뿜는 열기로 숨을 쉬기가 힘들었다. 서울 성북구 길음동 길음뉴타운 2·4구역으로 가는 왕복 4차선 삼양로는 벌써부터 빽빽이 막혀 있었다. 학원을 마치고 돌아가는 아이들과 시장 바구니를 든 아주머니들로 가득 찬 마을버스는 손 잡을 곳도 마땅치 않았다.‘21세기 첨단 주거공간’ 뉴타운으로 가는 길은 여전히 ‘80년대’였다. ●21세기형 친환경공간 ‘각광’ 뉴타운 사업은 청계천 복원 사업과 함께 ‘이명박호’의 최대 역점사업으로 손꼽힌다. 길음뉴타운은 지난 2002년 10월 은평구 은평, 성동구 왕십리뉴타운과 함께 1차 뉴타운 대상지로 선정됐다. 길음동 642번지 일대 28만 7000여평에 1만 4100가구가 들어선다. 재개발 8개 구역과 재건축 3개 지역으로 나뉘어 개발된다. 지난 4월 서울 뉴타운 가운데 처음으로 2구역 대우 푸르지오아파트와 4구역 대림 e-편한세상아파트에 입주가 시작됐다. 현재 4300여 가구가 들어왔다. 내년 5·6구역,2008년 7∼9구역이 입주한 뒤 2011년 개발이 완료된다. 길음뉴타운은 이미 새로운 주거 공간으로 각광받고 있다. 삼각산을 배경으로 차가 아닌 사람이 길의 주인이 되는 보행자 중심 단지로 지어졌다. 특히 2단지와 4단지를 관통하는 인수로는 가로 공원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특히 2단지 대우아파트는 최근 한국토지공사와 한국주택협회 등이 주최한 ‘살기좋은 아파트’ 선발대회에서 종합대상까지 수상했다. 단지 내에 산책로, 인공폭포, 연못, 벽화 등 친환경적 시설을 많이 조성한 덕분이었다. ●교통 수준은 ‘80년대’ 그러나 ‘보행자 중심’이라는 점이 정작 주민들에게는 큰 불편으로 다가오고 있다. 길음뉴타운의 출입로는 왕복 4차로인 삼양로와 왕복 2차로인 인수로 두 개 뿐이다. 이미 재개발이 진행되던 이곳을 뉴타운 사업지로 추가 선정했기 때문에 기존 인프라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이 지역에서 교통 체증은 일상이 됐다. 출·퇴근 시간에는 삼양로와 인수로가 차로 가득찬다. 우회로인 정릉길도 자정을 넘겨서까지 지체될 정도다. 나머지 단지에 주민들이 모두 입주하고, 인근 미아리뉴타운까지 개발되면 이 지역의 교통 문제는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될 전망이다. 대우아파트에 사는 주부 서지현(34)씨는 “걸어서 20분 거리인 길음역까지 아침에 버스를 타면 30분 이상 걸린다.”면서 “마을버스도 3개 노선에 불과해 오전 8시를 넘기면 버스에 탈 자리도 없다.”고 말했다. 인프라 부족은 아파트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우, 대림아파트 로열층 33평형의 시세는 3억원,41평은 4억원을 겨우 넘기고 있다.2001년 당시 평당 분양가인 600만원보다 70% 정도 올랐지만 입주 뒤에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땅값만 500만원 이상 오른 한남, 천호뉴타운 지역과 비교해도 저조한 편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당초 보행자 중심 도시로 계획된 터라 교통 문제는 불가피하다.”면서 “2008년까지 인수로를 확장하고 경전철을 건설하면 교통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원주민 없는 뉴타운 원주민 재정착률이 2·4구역 평균 10%에 머물고 있다는 것도 문제다. 재개발지구의 평균 재정착률이 20% 대인데 비해 턱없이 낮은 수치다. 생활 환경을 개선한다는 뉴타운 사업이 도리어 지역 주민들을 내쫓고 있는 셈이다. 4구역 재개발조합장인 이종완(72)씨는 “80% 이상의 주민들이 분양가를 견디다 못해 삼양동, 미아동 등 주변이나 양주, 의정부 등 외곽으로 밀려났다.”면서 “결과적으로 재개발의 과실이 토박이가 아닌 외부 사람들에게 돌아간 셈”이라고 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영등포구청 광장 공원으로 탈바꿈

    영등포구청 광장 공원으로 탈바꿈

    서울 영등포구청 광장이 ‘녹색 공원’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영등포구는 지난 6월부터 5억원의 예산을 들여 구청 광장에 휴식공간을 만들고 담장을 철거한 자리에 산책로를 조성하는 등 ‘구청 공원화 1단계 사업’을 마무리했다고 3일 밝혔다. 구는 380여평의 광장 일부에 느티나무 등 19종 3640그루를 심고 벤치를 설치했다. 또 청사를 둘러싼 담장을 모두 철거하고, 청사 뒤편의 100m 구간에는 점토 벽돌을 깔아 ‘조약돌 산책로’를 조성했다. 구는 내년에는 광장 자체를 공원화하는 ‘구청 공원화 2단계 사업’을 실시, 광장의 아스팔트를 모두 걷어내고 주차장은 지하에 설치할 계획이다. 구청인근에 있는 3500여평 규모의 당산공원과 함께 울창한 숲이 조성될 전망이다. 구 관계자는 “삭막하기만 했던 구청 광장이 녹색광장으로 변해 주민의 품으로 돌아가고 있다.”면서 “구청 공원화 사업을 통해 좁은 보도와 무질서한 주·정차 등으로 발생했던 교통사고의 위험도 줄어 들었다.”고 말했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섬, 파島에 실려온 그리움…

    섬, 파島에 실려온 그리움…

    새벽바람을 타고 북녘의 장산곶에서 수탉의 홰치는 소리가 꿈결인 양 들리는 곳. 자욱한 안개사이로 손을 뻗으면 금방이라도 잡힐 듯 솟아있는 기암괴석. 사방을 둘러봐도 온통 파란 바다뿐인 서해의 마지막 섬 백령도. 그 옛날 황포돛배에 몸을 싣고 울렁울렁 흔들리기를 보름해야 닿을 수 있던 섬, 백령도는 아직도 그때의 순수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고고한 자태의 두무진 바위들, 파도와 자갈이 만들어 내는 오케스트라를 감상할 수 있는 콩돌해변 등 때묻지 않은 자연과 까나리, 해삼, 멍게 등 맛있는 해산물이 가득한 백령도를 우리가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거친 파도를 헤치며 백령도로 떠나자. 글 사진 백령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인천항에서 쾌속선으로 4시간30분이나 달려야 도착할 수 있는 섬 백령도. 태곳적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천하제일의 절경 백령도 여행의 백미는 누가 뭐래도 두무진(頭武津).‘투구를 쓴 장군들이 회의하는 모습을 닮았다.’하여 이름 붙여진 이곳 기암들은 짙푸른 바다에서 70여m까지 하늘로 치솟아 올라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백령도 북서쪽 2㎞정도 절경을 이루고 있는 두무진을 제대로 보려면 유람선을 이용한 해상관광이 적격이다. 두무진 포구에서 유람선에 올랐다.‘쿵짝∼쿵짜짝’ ‘뽕짝’의 가요소리 드높게 배는 두무진 포구를 출발한다. 임진왜란 당시 의병장으로 큰공을 세운 이대기가 ‘늙은 신의 마지막 작품’이라고 칭찬했던 선대암을 기점으로 두무진의 진면목이 눈에 들어온다. 줄줄이 이어져 있는 크고 작은 바위에 잠시 넋을 잃는다. 파란 바다를 따라 찬연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름 모를 바위들의 위엄. 우리나라에서 최고라 해도 과찬이 아닐 듯싶다. 또 바위마다 느껴지는 세월의 흔적. 세찬 파도와 바람에 시달려 할머니의 주름진 손처럼 깊은 골이 패어있는 모습에 또 한번 탄성이 나온다. 선대암을 지나 장군바위, 물개바위, 말바위, 대감바위, 남근바위, 병풍바위, 쌍굴바위, 촛대바위 등 갖가지 사연을 지닌 바위들의 형상이 다양하다. 자세히 그들의 얼굴을 들여다보면 삼라만상의 모습들이 그 안에 있다. 세파에 지쳐 힘들어하는 나의 모습, 고통과 슬픔에 몸부림치는 우리의 얼굴이 그곳에 있다. 하얀 물보라를 일으키는 파도의 시달림을 받으면서 끝까지 생명의 끈을 놓지 않는 질긴 그들의 삶이 우리와 같지 않은가. 하지만 그의 주름진 얼굴 사이에도 생명이 살고 있었다. 까만 가마우지와 하얀 괭이갈매기. 가끔씩 나타나는 물범 또한 위로가 되었으리라. 어느덧 배는 다시 항구로 들어간다. 전세계 어디에도 이런 바위들의 모임은 없을 것이다. 두무진에는 슬픈 전설이 전해져 온다. 우리나라 사람이면 누구나 알고있는 효녀 심청이 아버지를 위해 몸을 던진 인당수가 바로 여기다. 심청이 몸을 던졌다가 연꽃으로 환생했다는 전설 속의 연봉바위는 그 옛날 중국으로 가던 상선들이나 사신들이 처음으로 기착했던 곳으로 전해진다. 유람은 40분 정도 걸린다. 어른 8000원. 문의 (032)836-1448. ●비행기가 착륙하는 모래사장 백령도의 관문인 용기포부두에 내리면 왼쪽으로 모래사장이 시원스레 펼쳐져있다. 천연기념물 391호인 사곶해수욕장은 길이 3.7㎞로 언뜻 보면 일반 해수욕장과 다를 바 없는데 석영이 부서져 형성된 모래바닥이 아스팔트만큼이나 단단하다. 한국전쟁 당시에는 비행기가 오르내려 천연비행장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하지만 10여년전 백사장 뒤로 담장을 설치하면서 펄이 생기기 시작해 명성이 퇴색하고 있다.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는 인간의 욕심 때문에 세계적인 명소가 서서히 사라져 가고 있다는 생각에 가슴 아프다. ●파도와 콩돌의 절묘한 하모니 백령도의 숨겨놓은 자랑은 콩돌해안. 천연기념물 392호인 이곳은 오군포 포구에서 1㎞에 걸쳐 형성돼 있다. 콩돌을 가지고 나오면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는 문구가 그 귀중함을 알려준다. 먼저 ‘크르르 좌르르’ 파도가 칠 때마다 구르는 콩돌소리가 여느 해수욕장에선 좀체 들어보지 못한 노래다. 콩돌 또한 다른 지방의 것과는 다르다. 흰색, 갈색, 회색, 적갈색, 청회색 등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색깔들이다. 또 크기도 계란만한 것에서 콩알만한 것까지 다양하다. 자연이 빚어낸 색채예술의 극치를 보여준다. 파도가 거칠어 수영을 즐기기는 어렵지만, 피서철에는 찜질을 즐기고 물놀이를 하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심청의 자취를 찾아 심청이 아버지 눈을 뜨게 하기 위해 공양미 삼백석에 몸을 던진 인당수, 심청이 환생했다는 연봉바위, 연꽃이 밀려왔다는 연화리. 곳곳에서 심청의 효심을 볼 수 있다. 심청전의 무대였던 사실을 기리기 위해 인당수와 연봉바위가 동시에 내려다보이는 곳에 심청각을 만들었다. 그 안에는 심청전과 관련된 판소리, 영화, 고서, 음반 등을 볼 수 있고 날씨가 좋으면 장산곶이 손에 잡힐 듯 보인다. 이밖에도 초기 기독교 역사가 정리되어있는 중화동교회, 사곶과 회동 사이 820m를 이어 막아 형성된 인공호수인 백령호앞에 하늘거리는 수풀더미도 볼 만하다. ●사곶냉면, 꼭 먹어보세요 백령도의 해산물은 자연산이다. 육지에서 워낙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양식을 구해오기가 오히려 더 힘들단다. 백령도에서 꼭 맛봐야 할 음식은 까나리액젓으로 국물을 내는 사곶냉면(032-836-0559)이다. 추천 메뉴는 반냉면. 물냉면 육수를 반쯤 넣고 비빔냉면 다대기를 올린 것으로 맛이 그만이다. 면발 또한 즉석에서 뽑아 아주 부드럽다. 또 짠 김치와 굴, 홍합 등을 만두 속에 넣어 빚은 짠지떡은 두메칼국수(836-0245)가 오리지널. 어른 손바닥만한 만두는 ‘둘이 먹다 하나 죽어도’란 말을 실감케한다. ●더욱 가까워진 백령도 3000t급 만다린호가 운항해 날씨의 영향을 덜 받는다. 온바다의 데모크라시5호와 진도해운의 백령아일랜드호가 하루 한차례 인천연안부두에서 출발한다. 기존 선박은 소청도와 대청도를 거쳐 백령도에 도착한다. 소요 시간은 4시간 가량. 만다린호는 속도가 느린 편이지만 백령도까지 직항해 운항시간은 비슷하다.8월15일까지는 10% 할증된 성수기 요금을 받는다. 만다린호 일반실 5만 6500원, 일등실 6만 2000원, 데모크라시5호·백령아일랜드호 4만 7900원. 문의는 온바다(032-884-8700), 진도해운(888-9600). 전화나 인터넷으로 배편을 예약해야 한다. ●어디서 자나 백령도에는 아직 호텔급 숙소가 없다. 옹진모텔(836-8001), 이화장모텔(836-5101) 등 10여개의 장급 여관이 있다. 마을마다 3∼8실 규모의 민박을 겸하는 집들도 많다. 백령면사무소(836-1771). ●현금지참 필수 백령도는 섬이 크기 때문에 걸어서 여행하기는 무척 어렵다. 또 택시비가 비싸 택시를 이용하기보다는 패키지 상품을 이용하는 편이 훨씬 저렴하고 편리하게 여행을 할 수 있다. 민박집에서 자전거를 빌려 타고 섬을 돌아보는 것도 좋다. 섬에는 신용카드를 이용할 수 있는 곳이 별로 없다. 주말에는 현금인출기로 서비스를 받을 수 없으므로 현금을 충분히 가지고 가는 것이 낭패를 면할 수 있는 길이다. 까나리여행사(888-1911), 서해여행사(836-1101).
  • [독자의 소리] 도로는 재떨이가 아니잖아요/이학구

    요즘 걷기 운동이 유행이다. 나도 이삼십분 걸리는 거리는 걸어다닌다. 하루는 시내 도로가 아닌 교외로 나가는 길을 걷게 되었다. 차도의 도로변 아스팔트가 끝나고 잡초가 많은 흙길을 걸으면서 깜짝 놀랐다. 온통 색 바랜 담배꽁초들이 수없이 나뒹굴고 있었다. 화학 섬유질의 담배꽁초 필터들은 좀처럼 산화되거나 분해되지 않는다. 수년 아니 수십년을 그 자리에서 그렇게 있을 것이다. 승용차를 타고 가다 보면 왼손 팔꿈치를 차창 틀에 걸친 채로 담배를 즐기는 운전자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상당수가 담배꽁초를 그냥 도로에 던져 버린다. 이렇게 버려진 꽁초는 차량의 소용돌이 바람에 날려 결국 도로변으로 밀려서 쌓이게 된다. 사람들이 별로 걷지 않는 길에 쌓인 담배꽁초는 대부분 운전자들이 버린 게 틀림없다. 흡연으로 인한 건강의 피해에 대해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꼭 피워야 한다면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장소에서 피우고, 담배공초를 깔끔하게 처리하도록 하자. 이학구(전북 김제시 원평초등학교 교감)
  • [건강칼럼] 햇볕도 잘 쬐자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한낮의 뜨거운 햇빛은 아스팔트를 이글거리게 만드는가 하면 열대야로 잠을 못이루게도 한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선탠족들이 나서 아름다운 몸매를 과시하며, 오일 바른 몸을 까맣고 반질반질하게 태운다. 과연 이렇게 피부를 태우는 것이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선탠은 동전의 양면처럼 선과 악을 동시에 갖고 있다. 좋은 쪽으로는 칼슘의 흡수를 돕는 비타민D를 활성화시켜서 골다공증을 예방하거나 치료하기도 한다. 또 정신을 안정시켜 숙면을 이루게 하며, 면역력을 증강시켜 감기에 걸리는 것도 예방한다. 그러나 지나치면 1∼2도의 화상은 예사로 입을 수 있다. 또 피부 탈수를 촉진해 주름살을 늘리는가 하면 세포의 노화를 재촉하기도 한다. 특히 경계해야 할 점은 햇빛이 피부암을 초래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햇빛 속의 강력한 자외선은 피 속의 활성산소를 증가시키는데, 이 활성산소는 일종의 발암물질로, 쇠가 산화되면 녹이 슬듯 우리 몸을 산화시켜서 각종 질병 및 암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작용하는 것. 특히 멜라닌 색소가 적은 사람, 즉 피부가 하얀 사람일수록 햇빛에 의한 피부암에 걸릴 확률이 높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그 위험도를 줄일 수 있을까? 첫째는 강한 햇빛이 내리쬐는 정오∼오후 2시 사이에는 선탠을 피하는 것이 좋다. 둘째, 천천히 조금씩 태워야 한다. 셋째, 강력한 햇빛은 백내장을 일으키므로 선글라스를 쓴다. 넷째, 타기 쉬운 얼굴이나 어깨 부위 등은 1시간 전에 미리 자외선 차단제를 충분히 발라둔다. 다섯째, 간간이 오일과 수분을 몸에 발라준다. 여섯째, 활성산소를 없애는 항산화제가 풍부한 과일이나 야채를 충분히 섭취하거나 항산화비타민을 복용한다. 일곱째, 선탠 후에는 충분히 피부를 관리해준다. 순식간에 피부를 태워 곤혹스럽게도 하는 여름의 땡볕이지만 잘만 이용하면 선탠 미인도 되고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자, 햇빛 속으로 나가자! 햇빛 보약을 온몸으로 받기 위해!
  • [서울이야기] (16) 바람길 이용한 대기환경 개선

    [서울이야기] (16) 바람길 이용한 대기환경 개선

    10년 전쯤 운명적인 사랑을 주제로 하는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이라는 영화가 국내에서 개봉돼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은 적이 있다. 그러나 연일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요즈음, 또 다른 ‘잠 못 이루는 밤’이 계속돼 시민들이 열병을 앓고 있다. 이제는 꽤 친숙한 용어로 자리 잡은 열대야(熱帶夜·야간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인 날의 밤)이지만, 이는 지난 40년 동안에 걸친 도시개발의 후유증 가운데 하나이다. 열대야는 한낮에 강한 열을 받은 콘크리트 빌딩과 아스팔트 도로에서 밤에도 계속 복사열이 뿜어져 나오는 가운데, 초속 3m 미만의 약한 바람이 불면서 뜨거운 공기가 대기 중에 정체되면서 나타나기 때문이다. 도시개발의 이상증후군은 여기에만 머물지 않는다. 서울은 온실효과에 의한 기후변화 현상과 유사한 열섬효과에 의해 이미 오래 전부터 평균 온도가 상승하여 왔다. 지금과 같은 고밀 개발수요가 지속된다면, 도시기후의 변화는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서울 대기오염의 주된 오염원인 자동차의 지속 증가로 오염물질 배출은 늘어나고 있다. 이에 반해, 한강변과 산 주변의 고층 아파트군, 인공물(아스팔트, 콘크리트 등)로 뒤덮인 지표환경은 도시대기의 원활한 순환을 가로막아 스모그(smog), 시정장애(視程障碍)현상을 발생시키고, 도심을 외곽 녹지대보다 쉽게 더워지게 함으로써 도시열섬현상을 일으키고 있다. 그 만큼 도시개발 과정에 환경요소를 배려하는 노력이 미흡했기 때문이다. 결국 쾌적한 주거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기후조건을 고려한 도시계획이 하루빨리 도입돼야 한다. ●서울의 바람길과 대기환경 서울은 북한산, 인왕산, 도봉산, 우면산, 불암산 등 크고 작은 26개의 산이 도시 외곽을 둘러싸고 있다. 많은 구릉과 산악이 산재해 토지의 기복이 심한 전형적인 분지형 도시이다. 이러한 지형은 대기오염물질의 확산이 용이하지 못한 특성이 있다. 그리고 서울은 경제활동의 주축이 되는 대지와 도로의 점유율이 47.0%를 차지하는 고밀 개발 대도시 형태로서, 오염물질의 배출량이 적정 환경용량을 초과해 대기환경 개선의 이중고를 안고 있다. 더욱이 고밀 개발은 오염물질의 대기 정체를 유발해 대기환경이 악화되는 간접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여건을 극복하고, 대기오염을 개선하는 하나의 방법이 바로 바람길을 만드는 것이다. 현재까지 서울에서 바람길을 고려한 도시계획은 아직까지 초보단계이다. 청계천 복원사업을 통해 도심에 바람길을 확보한 사례가 처음이며, 이를 시작으로 왕십리 뉴타운 개발사업과 같은 대규모 도시계획사업에 앞으로 체계적으로 적용될 예정이다. 다만 최근 서울시 환경영향평가 대상사업의 심의과정에서 고층건물 신축사업에 의한 바람길 영향을 평가하는 정도이다. 향후 서울의 바람길 지도가 만들어지면 자연지형·건물배치 및 개발현황 등을 고려한 환경친화적 도시개발사업을 추진하거나, 바람길 조성에 의한 대기오염 확산으로 대기오염에 의한 시민건강 피해를 예방할 수 있게 되어, 도시계획은 과거에 비해 전혀 다른 모습으로 바뀌어질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주거·상업지는 가능한 한 대규모 주택단지나 고층화보다는 주변지역의 여건이나 바람 흐름을 고려한 토지이용계획이 수립되게 된다. 원활한 바람 통로를 만들기 위해 토지이용계획 수립과정에서 건축물의 배치, 층수, 건물의 간격 등을 적절하게 조절할 수 있게 된다. ●바람길을 활용한 도시계획 독일 슈투트가르트시가 대표적인 사례 도시이다. 슈투트가르트시는 북동쪽을 제외하고 3면이 높은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에 위치해 있다. 초당 평균 풍속이 0.8∼3.1m로 다른 지역과 비교하면 바람 흐름이 느리다. 제2차 세계대전 이전만 하더라도 독일에서 번창하던 공업도시로서 경제적 번영을 누렸으나, 공장 굴뚝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으로 시민의 건강이 위협받곤 했다. 이런 까닭에 슈투트가르트시는 2차세계 대전이후 파괴된 도시를 재건하면서 바람길을 도시 및 건축계획에 반영하고 있다. 특히 도시 외곽 산지에서 생성돼 도심으로 불어오는 찬 공기 흐름을 자연스럽게 도심 반대방향으로 불어갈 수 있게 바람길을 열어 놓고 있다. 청정지역으로부터 막힘없이 불어오는 찬 공기는 과밀 개발지역인 도심을 시원하게 할 뿐 아니라, 대기환경이 악화된 지역의 공기를 청정하게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찬 공기가 대기오염물질과 혼합돼 주거지역으로 이동될 수 있으므로, 지역개발 계획을 추진할 경우 찬 공기 흐름을 파악하고, 이를 정량적으로 분석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와 같이 찬 공기의 적절한 활용은 슈투트가르트시 도시개발 수준의 결정과 쾌적한 생활공간 조성의 기본 전제가 되고 있다. ●환경도시 도쿄 만들기 ‘열섬 도시 도쿄는 지구온난화의 선두에 있다(Heat Island Tokyo Is in Global Warming’s Vanguard)´ 이는 2002년 여름 ‘뉴욕 타임스’의 헤드라인 기사이다. 현재 도쿄의 연평균 기온은 과거 100년간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온 상승(지구 평균 약 0.6도)의 5배에 해당하는 약 3도 정도 상승했다고 한다. 열대야 관측일수는 1975년 15일 전후였으나,2000년 이후 최근에는 30일을 초과하고, 일 최고 기온이 30도 이상인 한여름이 더욱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지구 온난화의 속도를 크게 앞지르는 도쿄의 여름철 열 환경은 시민의 불쾌감을 높이며, 건강이상 증후군을 낳고, 집중 호우의 발생빈도 증가에도 영향을 미쳐, 시민의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이러한 도시열섬 현상은 지표면 피복의 인공화(건물 및 도로포장), 녹지·수면의 감소, 인공배열(에너지 소비)의 증가 등에 의해 주로 발생한다. 또한 도시화에 의한 빌딩 증가, 중·고층화 등과 같은 도시구조가 열섬현상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도쿄는 녹화 추진, 수환경 보전, 순환형 도시조성 등과 관련된 대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나, 좀처럼 열섬현상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 열섬현상은 포장도로 및 건축물 증대에 의한 열의 흡수, 에어컨·자동차 등에서의 인공배열 증대, 빌딩위주의 도시구조 문제 등 각종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열섬대책은 지구온난화 대책, 자동차 교통대책 등과 맥락을 같이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환경 부하가 적은 도시조성 차원에서 그 중요성이 한층 부각되고 있다. 도쿄시는 바다에 면한 지리적 특성으로 인하여, 하절기에는 도쿄만에서 도심으로 해풍이 불어와 따뜻한 대기가 바람에 의해 이동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 이에 도쿄시는 바람길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해풍 및 하천의 바람을 도심부로 효과적으로 유입시켜 도시의 온도를 낮추는 바람길의 확보 및 이용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도쿄만 및 하천, 대규모 녹지에 의해 차가워진 공기를 효과적으로 내륙풍과 연결하기 위해 가로의 복원을 확대하고 가로수 등에 의한 녹화를 꾀하며, 바람통로의 확보 등 대기 흐름을 고려한 도시계획을 검토·추진할 예정이다. ●서울의 바람길, 어떻게 만들고 활용할 것인가 일반적으로 도시에서 바람길의 하류에 해당하는 지역은 대기오염물질의 이동경로에 있기 때문에 그다지 양호한 주거지역이라고 할 수 없다. 바람의 흐름이 정체되는 지역은 더욱 그러하다. 그러나 이용 가능한 토지가 부족한 도시에서 주거지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기에, 비록 풍하 지역이라고 하더라도 주거지 선택에서 무조건 배제하기가 쉽지 않다. 다만 참고할 사항은 주거지를 선택함에 있어 공공시설 접근도, 학군, 프라이버시 보호, 전망, 소음, 대기오염 등 많은 선택요인이 있으나, 향후 쾌적한 주거생활공간이 더욱 중요시 됨에 따라 바람의 순환이 어느 정도 확보되고 있는가를 면밀히 살펴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러한 기본인식은 이제부터라도 바람·온도·습도와 같은 도시기후 인자는 도시계획과정에서 사전에 충분히 고려되어야 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기후요소를 고려한 도시계획은 결과적으로 더욱 안락한 도시환경 창출, 에너지 소비 절약, 대기오염 개선 등과 같은 장점을 가져다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독일·호주 등 선진 외국의 경우 이미 도시 기후의 변화 조건을 고려한 도시계획 절차 및 단지설계 지침 등이 도입·추진되고 있음이 단적인 사례이다. 이와 같이 도시환경의 특성을 고려한 새로운 도시계획 수요가 첨예한 관심사항으로 대두됨에 따라, 종래의 도시계획과정의 혁신이 필요함을 대변하게 된다. 이는 최근 들어 논의되고 있는 지속가능한 도시개발 전략을 수립하기 위한 기본전제 조건으로서 ‘바람길을 고려한 도시계획의 도입과 활용’이 관심을 갖게 되는 연유이다. 서울시민의 삶의 질 향상뿐만 아니라 환경친화적 서울시 도시계획의 추진을 위해서는 먼저 주거·상업지는 가능한 한 대규모 주택단지나 고층화보다는 주변지역의 여건이나 대기의 흐름을 고려한 토지이용계획이 수립되어야 한다. 다시 말해 지역간 대기온도차 등을 이용해 녹지와 물, 오픈 스페이스의 네트워크를 추진함으로써 산이나 바다로부터 신선한 공기가 흐르는 길을 만들어, 도심에 신선한 공기를 받아들이도록 하는 ‘바람길 도입 도시계획’이 필요하다. 향후 서울시 도시 기후를 보전하고 쾌적한 도시공간을 창출하기 위해 자연기후 순환시스템을 면밀히 살펴볼 것을 제안한다.
  • [길섶에서] 고무장화/이목희 논설위원

    오래전에 좀 비싼 신발을 신었던 적이 있다. 바닥이 송아지 가죽이었다. 카펫 위를 사뿐사뿐 걸을 때는 발이 무척 편하고, 폼이 났다. 하지만 아스팔트 길을 만나면 신바닥이 닿는 느낌이 그대로 전해졌다. 특히 비오는 날에는 젬병이었다.“취재기자에게는 맞지 않는 신발이구나.”라는 생각에 고무바닥을 덧대는 촌스러움을 감수했다. 운동을 겸해 요즘 지하철을 애용하는 편이다. 역까지 걸어 가고, 계단을 오르내리다 보면 운동이 꽤 된다. 그런데 고무바닥임에도 구두가 왠지 불편하다. 비가 퍼붓는 날은 더 문제다. 구두가 축축해지는 것은 둘째치고, 우산을 써도 바짓단이 흠뻑 젖을 때가 있다. 바짓단을 걷자니 코미디프로의 영구같이 될 것 같고, 고무장화를 신으면 사람들이 이상하게 쳐다볼 것 같고…. 최근 북한에서 패션장화가 유행이라고 한다. 우리도 1960,70년대에는 장화가 호사의 하나였다. 장화를 신고 물웅덩이에서 철벅거리면 아이들이 둘러서서 부러워했다. 혹시 해서 신발장을 뒤져봤지만 어른 것은 물론, 아이용 장화도 없었다. 있어도 신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이제서야 장화를 자랑스러워하는 북한 사람들이 문득 부러워졌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30년전보다 30% 많아진 서울비

    30년전보다 30% 많아진 서울비

    어떤 것이든 정도가 지나치면 문제가 된다. 비도 예외일 수 없다. 비가 적게 내리면 가뭄이 들어 물이 부족하고, 너무 많이 내리면 홍수가 나서 침수피해를 일으켜 시민들의 재산과 심지어는 생명까지 앗아간다. 서울시를 관통하는 한강에서는 과거 수차례 대홍수가 발생해서 엄청난 재산피해를 입혔고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다. 옛날부터 홍수는 바로 한강의 홍수를 의미했지만 도시화가 거의 완료되고 수방대책이 수립되어 있는 지금은 홍수피해의 현상도 많이 달라졌다. 서울시에는 30년전보다 강우량이 30%가량 더 내리고 있다. 또한 불투수층의 확대 등으로 배수시설 확대를 통한 치수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홍수피해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가정에서부터 지붕에 내리는 빗물을 받은 뒤 재사용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 집중호우란? 올해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집중호우에 의한 홍수피해로 애를 태우는 주민들과 피해를 복구하느라 분주한 사람들의 모습을 안타깝게 지켜보게 된다. 홍수피해에 관한 분석자료들은 최근 발생하는 홍수피해의 주된 원인을 돌발성 집중 호우로 파악하고 있다. 아무리 배수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어도 비가 돌발적으로 공간적, 시간적으로 집중해서 내릴 때는 홍수피해 방지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서울시의 경우 비가 내리는 일수는 줄어들고 있지만 집중호우의 발생 횟수는 증가하고 있는 추세여서 장마시기에 홍수피해의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비는 내리는 형태, 계절 및 지역에 따라 여러 이름을 갖는다. 홍수란 비가 많이 와서 하천이 넘치거나 땅이 물에 잠기게 될 정도의 많은 물을 말한다. 오랫동안 걸쳐서 내리거나 그쳤다가 다시 내리기를 반복해서 계속되는 비를 장마라 하고, 짧은 시간 동안에 많은 비가 내리는 것을 호우라 하며, 이 호우가 지형적인 영향 등으로 어느 지역에 집중될 때의 비를 집중호우라 한다. 집중호우는 보통 1일 강우량이 연강우량의 10% 이상일 때이거나 1시간당 30㎜ 이상의 비가 올 때를 나타낸다. 1시간당 30㎜라고 하는 것은 비가 올 때 물컵을 놓아두면 1시간 동안 물컵에 3㎝정도 담겨지는 비의 양이다. 우리들은 청각이나 시각으로도 시간당 강우량의 정도를 판단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시간당 5∼10㎜ 강우에서는 보통의 빗소리로 들리지만 30∼50㎜에서는 양동이로 붓는 것처럼 세차게 내리는 것을 느낄 수 있다. ■ 홍수피해 규모 최근의 홍수피해는 한강 등과 같은 하천의 범람에 의해 발생하기보다는 돌발성 집중호우가 발생할 때 지형적 여건으로 빗물을 해결할 수 없는 지역과 저지대를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다. 서울시에서 홍수는 1950∼1960년대까지 10년에 1번 발생하고,1970년대 들어서는 5년에 1번, 그리고 1980년대 이후에는 3년이나 4년에 1번으로 발생하고 있다. 주요 특징으로는 홍수 발생주기가 빨라지고 있으며 규칙적으로 발생하기보다는 불규칙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홍수에 의한 피해는 과거에도 있었고 근래에도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고려 인종 때에는 한강에 큰 홍수가 발생해 인가가 묻히고 떠내려가기가 헤아릴 수 없었으며, 조선조 태종 7년(1407년 5월)에 대홍수가 발생하여 산사태와 하천 범람으로 성안까지 물이 넘쳐 많은 인명피해가 있었다는 기록이 있다. 또한 1925년에는 대홍수로 한강인도교 수위가 12.26m까지 상승해 물이 한강제방 위로 넘쳐 사망자가 404명에 이르고 가옥 유실 및 침수가 수만호에 달하는 큰 피해가 있었다.1930∼1940년대에도 하천제방과 하수도가 정비되어 있지 않아 홍수 발생시 무방비로 침수피해를 당했다. 최근 20년 동안 1984년,1987년,1990년,1998년,2001년에 홍수가 발생해 큰 피해를 입었다. 특히 2001년 7월 14∼15일 이틀 동안 기록적인 집중호우가 발생해 막대한 홍수피해를 겪었다. 장마기간에 연강수량의 70%에 해당하는 852.1㎜(평년은 233㎜ 정도 발생)의 비가 내려 최근 30년 동안 세번째로 많은 강수량을 기록하였다. 특히 7월 15일 새벽 2시 20분∼3시 20분 동안 관악구에 내린 1시간 최대강우량 156㎜는 지난 1998년 7월 31일 순천에서의 시간당 최대 강우량 145㎜를 상회하는 1000년 이상 빈도의 강우에 해당되는 많은 양이었다. 서울시의 빗물배제가 1시간당 74㎜로 정비되어 있는 것을 고려하면 2001년의 홍수피해는 어쩔 수 없는 자연재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홍수 피해액에서는 1998년이 약 514억원으로 가장 많고,2001년도 약 219억원,1984년 203억원으로 나타났다. 사망자 수는 1984년 41명,2001년도 40명,1987년도 39명이었다. 그리고 건물피해 동(棟) 수는 2001년 약 1만 94375동,1998년 약 1만 40386동,1984년 약 1만 34964동으로서 2001년 7월 홍수피해의 규모가 가장 크게 나타났다. 특히 2001년 7월 홍수로 인한 복구액은 1361억원으로서 우리나라 전체 복구액의 7.3%를 차지했으며, 복구액과 재산피해액을 합하면 총피해액은 1580억원이 된다. 그러나 사망자 및 부상자들과 그 가족들의 피해정도를 고려하면 피해액은 추산액보다 훨씬 상회하게 되며, 이것으로 한해의 집중호우에 의해 발생하는 피해액이 얼마나 큰지를 어림잡을 수 있다. ■ 강우양상의 변화 어느 도시의 강우변화를 살펴볼 때 일반적으로 제시되는 것이 연강우량, 연강우일수, 시간강우량, 집중호우 발생률 등이다. 우리나라는 강우량이 연도별로 750∼1680㎜로서 차이가 많으며, 계절별로 여름인 5∼9월까지의 4개월간 강우 집중도가 62%로 프랑스 40%, 일본 47% 등 선진 외국에 비해 편중돼 있다. 서울시의 강우 특성은 과거에 비해 전체적인 강우량이 증가한 가운데 집중호우도 증가하는 경향이다.1970년대에 연간 1231.5㎜에서 2000년대에는 1595.3㎜로 30% 증가한 현상이 이를 잘 설명해준다. 특히 1990년대에 들어서서는 수차례의 집중호우에 의하여 연평균강우량이 증가하였다. 또한 집중호우에 해당하는 1시간당 30㎜ 이상인 강우도 1970년부터 현재까지 총 97회가 발생했으며 연대별로 점점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1960년대 1.7회,1980년대 2.2회,1990년대에는 3.8회,2000년대에 4.0회의 집중호우 횟수가 이런 현상을 잘 보여주고 있다. ■ 홍수피해의 발생 원인 그럼 서울시에 홍수를 일으키는 주요원인은 무엇인가. 최근 빈번하게 발생하는 홍수는 기후변화와 토지이용변화가 큰 원인이라 할 수 있다. 기후 변화가 집중호우를 발생시키고 토지이용변화는 지표면을 불투수면으로 바뀌게 하였다. 우리나라는 하절기에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으로 고온 다습하고, 대륙과 태평양을 지나는 몬순의 영향으로 기후변화가 불규칙, 여름철에는 폭우를 동반하는 태풍이 내습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구온난화현상이 가중되어 집중호우가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구온난화에 대해서 우리나라의 연평균 기온은 기상관측을 시작한 1908년 이래 불규칙적이지만 꾸준히 상승하였으며, 서울시는 개발되기 이전의 1960년대에 비하여 1.24도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기상변화와 집중호우의 발생건수는 통계적으로 연관성이 있다. 그러나 어느 지역에 집중호우가 내리더라도 비가 내린 장소에서 땅속으로 대부분 스며들게 되면 지표면으로 흐르는 비의 양이 줄어들게 되어 아무리 저지대라고 해도 침수피해를 상당히 줄일 수 있다. 서울시는 토지이용변화에서 총면적 605.5㎢ 중 불투수면적률이 1962년에 7.8%에 불과했으나,1960년대 후반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1970년에는 18.6%로 증가했다. 그 후 꾸준히 증가하여 1982년에 37.2%가 되었고 2001년 현재에는 47.1%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는 외곽지역의 산림지역을 제외하면 시가화지역은 불투수면적률이 80%이거나 그 이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를 들면 서울시에 100에 해당하는 비가 왔다면 도시화되기 전인 1960년대에는 90% 이상의 비가 땅속으로 스며들었지만, 현재는 지표면이 아스팔트와 같은 불투수면으로 포장되면서 80% 이상의 비가 지표면으로 흘러 저지대로 일시에 유입되어 홍수피해를 일으킬 수 있는 것이다. ■ 홍수피해를 줄이기 위한 노력 서울시는 지금까지 하천정비, 빗물펌프장 정비 및 증설, 하수관거 정비, 홍수 예·경보시스템 구축 등을 통하여 자연재해 특히 홍수로부터의 피해를 경감시키고자 꾸준히 노력을 기울인 결과 홍수재해가 상대적으로 감소되었다. 또한 하수관거는 강우시에 시간당 74㎜에 해당되는 비를 배제하도록 정비되어 있다. 빗물배제의 정비수준은 나라별 도시에 따라 비가 내리는 양상과 지표면에서 비가 흐르는 특성이 다르지만 외국의 경우와 비교하면, 일본의 도쿄 시간당 50㎜, 미국 시카고 73㎜의 정비기준과 비교하면 서울시가 결코 시간 강우량의 우수배제능력이 적게 정비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집중호우에 의한 홍수피해는 크게 증가하고 있으며 그 형태도 다양화되고 있다. 최근 몇년 동안에 돌발성 집중호우에 의해 발생한 홍수피해를 기후변화에 의해 일어나는 이상 강우이고 피해를 자연재해라고 여겨왔다. 그러나 이상강우가 이렇게 자주 발생한다면 이제는 정상적인 기후현상이고 정상적인 강우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더욱이 장마기간의 집중호우는 점점 증가하는 경향을 나타내고 있으므로 적절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앞으로도 우리들은 집중호우가 발생할 때마다 홍수피해와 막대한 복구비를 지불해야 할 것이다. 과거에는 홍수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던 지역도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같은 양의 비가 내려도 대부분이 지표면으로 흘러내리는 비의 양이 증가함으로써 저지대 등이 침수되고 있다. 개발에 의해 토지가 불투수면으로 바뀌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서울시 전체가 강우시 지표면으로 흐르는 비의 양을 최대한 줄일 수 있는 빗물관리구조로 전환되어야 한다. 집중호우에 의한 홍수피해 문제는 이제 서울시만의 과제가 아니다. 행정, 기업, 시민들이 협력하여 내리는 비를 가능한 지표면으로 흐르지 않고 땅속으로 스며들도록 침투시설(침투통, 침투측구, 침투트렌치, 투수성포장)과 빗물저류시설과 빗물이용시설을 주거지, 상업지 등의 도심지 적소에 설치하여야 한다. 무엇보다도 각 가정에서는 비가 스며들 수 있는 정원을 만들고, 강우시 지붕에 내리는 빗물을 홈통에 연결된 1∼2㎥ 정도의 통에 저장하여 마당 청소용수나 조경용수로 사용하는 시민들의 적극적인 행동이 요구되고 있다. 집중호우에 의한 홍수피해를 줄이기 위해서 시민 모두의 협력이 필요한 시기인 것이다.
  • ‘청풍영월’에 빠져볼까

    ‘청풍영월’에 빠져볼까

    ■ 코흘리개 삼식이는 어떻게 변했을까 누구에게나 한번쯤 다시 돌아가고 싶은 어린 시절의 소중한 추억이 있다. 코흘리개 옆집 친구와 마을 앞 개울가에서 물고기를 잡으며 물장난을 치고, 밤하늘을 가득 수놓은 별을 헤아리며 감자를 구워먹던 그 시절. 요즘처럼 목을 죄어오는 아스팔트 복사열과 희뿌연 스모그가 티없이 맑았던 어린 시절의 풍경을 더욱 그립게 만든다. 아이들에게 아빠와 엄마의 어린 시절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것도 못내 아쉽다. 그렇다면 청정한 강물이 흐르고, 때묻지 않은 자연이 그대로 숨쉬는 강원도 영월군으로 떠나보자. 영월은 잃어버린 어린 시절과 닮은 곳이다. 순박한 시골 풍경은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어린시절로 돌아간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 보석처럼 반짝이는 밤하늘의 별도 가슴에 품을 수 있다. 어린이들에겐 꿈과 희망이, 어른들에겐 동심의 세계가 펼쳐지는 영월에서 어린 시절의 소중한 추억을 되새겨 보는 것은 어떨까.(사진 한반도지형) 영월 글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타임머신을 타고 어린시절로 ‘진달래 먹고, 물장구 치고, 다람쥐 쫓던 어린 시절….’ 영월군 서쪽 끝에 있는 ‘밧도네 마을’은 ‘어린시절’이라는 노래를 절로 흥얼거리게 만든다. 노란 금계화가 길가에 늘어선 마을에 들어서자 30년 전 초등학교 시절로 돌아간 듯 가슴이 벅차 오른다. 태기산과 치악산에서 내려온 주천강이 마을을 바깥으로 돈다 해서 붙여진 밧도네 마을. 친숙한 마을 지명만큼이나 예스럽고 아름답다. 폐교를 활용해 만든 이 곳의 비산체험학교(033-374-1251·www.bisanschool.com)는 어린시절 추억을 되살려 주는 곳. 흙내음이 코끝을 간지르는 학교에 들어서자 이승복 동상과 책 읽는 소녀의 동상이 새삼 새롭게 다가온다. 청소시간마다 친구들과 왁스를 칠해 문지르던 교실 나무바닥과 복도에선 잠시 초등학교 시절의 추억을 만난다. 이 학교는 폐교된 도천초등학교 주천분교를 원용석(47)·김은선(42)씨 부부가 3년 전 교육청으로부터 임대받아 꾸몄다. 원씨는 계절마다 감자캐기, 옥수수따기, 모내기 등 농사체험과 물고기 잡기 등 생태체험을 맡고, 김씨는 꽃누르미(압화)를 가르친다. 꽃누르미는 김씨가 학교 주변에 피어나는 갖가지 들꽃을 따서 말려 두었다가 열쇠고리와 목걸이, 액자, 옆서 등을 만드는 것이다. 벽면을 가득 메운 작품들은 저마다 고운 꽃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작품들은 자연이 만든 한폭의 풍경화다. 학교 앞을 흐르는 주천강에는 반두(양 끝에 막대기를 대어 두 사람이 맞잡고 물고기를 몰아 잡도록 된 그물)를 들고 물고기를 잡는 아이들의 재잘거림이 흥겹다. “와∼ 많이 잡혔네!” 이태규·이상용·탁성곤·김찬우(9·주천초 2년)군 등 4명의 아이들이 학교를 마친 뒤 곧바로 강으로 달려왔다. 태규와 상용이가 ‘풍덩 풍덩’ 발로 물을 튕기며 고기를 몰고, 성곤이와 찬우는 반두를 들고 있다가 때를 맞춰 반두를 올린다. 반두에는 영화 제목으로 유명해진 쉬리와 통가리, 피라미 등 10㎝ 남짓한 물고기 5∼6마리가 걸려 오른다. “에이, 쉬리만 잡히네….”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잡을 수 없는 물고기인 쉬리만 연신 올라오자 아쉽다는 듯 놓아 준다. 물고기 잡기에 싫증난 아이들은 곧이어 물놀이를 시작했다. 반두를 내팽개치고 옷을 입은 채 수중보에서 물미끄럼을 타는 데 여념이 없다. 아이들의 고기잡이를 도와주던 원씨는 “차분하게 어린 시절 추억을 되살릴 수 있는 다양한 체험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이 곳은 아이들도 좋아하지만 어른들이 어린 시절 향수를 느낄 수 있어 더 즐거워한다.”고 전했다. 체험료는 한 가지당 5000원, 여름 방학기간 중에는 사전에 예약을 해야 한다. ■ 마루에 올라 별을 보다 ●별하나의 추억과 잃어버린 나를 찾아서 영월에서는 어느 곳에서나 별을 볼 수 있다. 특히 해발 799m의 봉래산 별마로 천문대(374-7463·www.yao.or.kr)에서는 많은 별을 가슴에 품을 수 있다. 별마로천문대는 별과 마루(정상), 로(고요할 로)의 합성어로 ‘별을 보는 고요한 정상’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시민 천문대다. 인간이 가장 쾌적함을 느낄 수 있다는 ‘해피 700’에 위치한 천문대는 봉래산을 수십여바퀴 휘감으며 곡예운전을 해야 정상에 도착한다.800㎜ 반사망원경으로 낮에는 태양 흑점을 관찰할 수 있고, 밤에는 목성, 달이 떠있는 별천지를 관찰할 수 있다. 이 곳은 연간 관측일수(쾌청일수)가 196일로 우리나라 평균 116일보다 훨씬 많아 국내 최고의 관측 여건을 가지고 있으며, 주변에 광해(방해하는 빛)와 관측의 최대 적인 습기가 없어 최적의 관측 여건을 자랑한다. 특히 망원경으로 별을 보지 않더라도 산꼭대기에 쏟아지는 별을 보며 호젓한 낭만을 즐길 수 있다. 이 곳에서 바라보는 영월시내의 야경 또한 일품이다. 부모와 함께 온 이하민(6·경기 용인시 수지읍 베아제 유치원)양은 “반짝이는 별들이 너무 아름답다.”며 망원경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천문대는 월요일과 공휴일 다음달 휴관하며, 입장료는 성인 5000원, 청소년 4000원이다. 영월은 특히 아이들이 좋아하는 박물관이 많다. 대표적인 박물관은 책박물관(372-1713). 폐교에 세워진 이 박물관은 박대헌씨가 사비를 털어 만들었다. 이 곳에선 어디에서도 구하기 힘든 60∼70년대 초등학교 교과서를 비롯해 1925년 조선총독부가 발간한 서적, 한국문학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책 수만권이 빛바랜 모습으로 빼곡하게 들어서 있다. 성인 2000원, 어린이 1000원. 이밖에 곤충박물관(374-5888)과 다음달 개관하는 사진박물관 등도 둘러보면 좋다. ●신비한 천혜비경 자연속으로 영월은 유명한 동강의 어라연 말고도 자연이 만들어낸 갖가지 천혜 비경을 간직하고 있다. 인기 명소는 ‘한반도 지형’. 선암마을 건너 숲속의 전망대에서 보면 마을 풍경이 신기할 정도로 한반도 지도를 그대로 닮았다.5년 전 사진작가가 발견해 사진을 인터넷에 올리면서 유명해졌다고 한다. 서강을 끼고 동쪽은 높은 절벽에 나무가 울창한 반면 서쪽은 경사가 완만해 평지에 가까워 ‘동고서저’의 한반도 지형도 그대로이며, 북쪽으로는 백두산, 남쪽으로는 장기곶까지 똑같다. 영월은 무엇보다 조선 6대 임금인 단종이 숙부인 수양대군에 의해 비운의 죽음을 맞이한 고장. 곳곳에서 단종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단종이 유배길에 쉬어간 군등치 고개를 넘어 가면 단종 무덤인 장릉(370-2619)과 유배지인 청령포(370-2620)가 있다. 단종은 1457년 봄에 영월 청령포에 유배되었고 그해 10월 사약을 받고 죽었다. 단종이 죽어도 시신을 거두는 이가 없자 영월 호장 엄흥도가 시신을 거둬 모신 곳이 장릉이다. 장릉 소나무가 모두 장릉을 향해 고개를 숙여 신비롭다. 입장료는 성인 1200원. 장릉에서 남쪽 방향으로 10분만 차를 타면 청령포가 나온다. 청령포는 단종이 유배됐던 창살 없는 감옥. 삼면은 서강이 휘감아 흐르고 육지와 이어진 한쪽면은 수직절벽으로 이뤄져 있다. 섬은 아니지만 배를 타야 도달할 수 있다. 청령포 한가운데에 위치한 관음송은 600살 먹은 30m 높이의 소나무. 당시 단종의 비참한 모습을 보고, 들어 관음송이라 불렸다. 청령포 숲은 지난해 11월 산림청에서 선정한 ‘아름다운 천년의 숲’에 뽑혔다. 도선료 400원을 포함해 입장료는 1300원. 이 곳에서 차로 10분쯤 거리에 신선암이라 불리는 선돌이 있다. 선돌은 말 그대로 서있는 돌. 밑에서 굽이굽이 흐르는 서강 줄기와 어우러지면서 동양화를 보는 느낌을 준다. 아침에는 강 안개에 젖어, 오후에는 석양에 잠겨 전혀 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밖에 태백산 줄기의 험산준령이 빚어낸 태고적 신비를 뽐내는 우리나라 최고의 계곡인 칠랑이계곡과 김삿갓 계곡을 비롯해 고씨동굴 (천연기념물 219호)과 김삿갓 유적지 등에서는 시원한 여름을 느낄 수 있다. ● 알고가세요 영월은 서울에서 승용차로 2시간30분 거리에 있다. 중앙고속도로 제천IC를 빠져나와 38번 국도를 따라 가면 영월읍으로 갈 수 있다. 밧도네 마을은 신림IC에서 88번 지방도를 따라 주천면 방향으로 가면 된다. 먹을거리로는 태백과 정선, 평창 등 해발 700m 이상에서만 자생하는 나물에다 들기름과 콩, 표고버섯 등 각종 재료들이 들어가 독특한 맛을 내는 ‘곤드레밥’이 미식가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읍내 중앙로 농협군지부 맞은편에 자리잡은 청산회관(374-2141)은 모녀가 대를 이어가며 운영하고 있는 한정식집으로 지난 97년부터 곤드레밥을 특색 음식으로 내놓기 시작했다. 가격은 1인분 6000원. 가족단위 숙박시설은 다소 부족하지만 읍내 모텔과 여관이 깨끗하다. 민박요금 예고제 마을인 밧도네 마을은 4인실이 성수기에 4만원 정도다. 영월군청 문화관광과 (033) 370-2542.
  • [서울이야기] (12)대기 환경의 현주소와 개선 방향

    [서울이야기] (12)대기 환경의 현주소와 개선 방향

    지구상의 어떤 생물도 공기 없이는 단 몇 분도 살아갈 수 없을 정도로 공기는 생명을 지탱하는 데 매우 귀중하다. 인간을 포함한 동물의 호흡과 식물의 광합성에 필수적인 것이 공기이기 때문이다. 최근 시민의 참살이(웰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공기청정기는 건강보호 혼수 품목에서 빠뜨릴 수 없을 정도로 구매의 우선 순위에서 앞자리를 차지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청정하늘(Blue Sky)’ 만들기에 시민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계기가 되고 있다. 서울도 예외는 아니다. 문제는 최근 서울시 정책수요의 우선순위를 묻는 설문조사에서 대기환경 개선에 대한 시민의 열의는 매우 높으나, 향후 개선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확신을 갖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만큼 서울의 공기는 쉽게 치유되기 어려운 구조적인 한계상태일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개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시민들은 인식하고 있다. 이를 입증하듯, 서울의 미세먼지(PM10) 오염도는 과거에 비해서는 크게 개선됐지만 구조적인 한계 등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회원국의 수도 가운데 가장 열악한 수준이다. ●깨끗한 공기, 특화 집중관리가 바람직 시민이 서울의 환경수준을 실제 체감하고 평가하는 기본적인 척도는 미세먼지(PM10) 오염이다. 북한산에 올라 서울 도심을 바라보면 희뿌연 안개 같은 모습을 보거나, 남산에서 사방을 멀리 볼 수 없을 정도로 시계(視界)가 흐린 것은 미세먼지 때문이다. 서울의 미세먼지 오염농도는 2002년 76㎍/㎥,2003년 69㎍/㎥ 수준이었으나,2004년 61㎍/㎥로 최근에 대폭 개선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선진 외국도시에 비해서는 높은 수치이다. ‘인간적인 도시, 세계속의 서울’을 표방하는 서울시는 이제 대기환경 개선대책을 총체적으로 과감히 추진하여야 하며, 환경정책 가운데 최우선 과제로 추진해 나가야 할 시점이다. 그러나 대기환경의 개선은 난제 중의 난제다. 자동차 배출가스, 특히 미세먼지(PM10)와 질소산화물(NOx)의 배출량 저감, 시내버스 등 경유사용 자동차를 천연가스(CNG) 버스로 교체하는 일, 경유사용 대형 청소차량의 연료를 전환하는 일, 자동차 도장·정비업소 및 주유소 등에서 배출되는 휘발성유기화합물질(VOCs) 방지시설의 설치 시기를 앞당기는 일 등 어느 것 하나 쉬운 일이 없기 때문이다. 그 만큼 남산을 멀리서도 볼 수 있는 날 수를 증대시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특히 서울시의 경우 자동차에 의한 대기오염물질 배출비중이 70%를 상회하고 있다. 이러한 오염물질 배출비중은 점차 증가하는 추세여서, 향후에도 자동차는 서울의 대기오염을 악화시키는 주된 원인으로 인식되고 있다. 게다가 자동차 수요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계속 늘어난다는 전망뿐이니 문제이다. 소득수준의 향상, 주 5일 근무제 실시 등으로 인한 여가 수요의 증가는 자동차 소유·운행 수요를 더욱 증대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자동차가 유발하는 대기오염에 의한 건강영향을 우려하는 시민의 인식에 부응하고, 자동차로 인한 대기오염 영향을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 이와 관련하여 서울시에서는 향후 수도권 대기환경 개선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2005년 이후부터 ‘서울시 대기환경개선 시행계획’을 수립·추진하고, 이의 일환으로 저공해 자동차 의무구입 및 운행촉진 대책을 적극적으로 수립·추진할 예정이다. 물론 중앙정부에서도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촉진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여 저공해 자동차 보급에 높은 관심을 두고 있다. 이와 보조를 맞추어, 향후 서울시는 저공해 자동차의 보급을 촉진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고, 이와 관련된 제반 지원대책을 다양하게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현재 운행자동차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의 배출량을 저감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매연여과장치(DPF; Diesel Particulate Filter)의 부착, 경유엔진의 LPG개조 등과 같은 저공해화 지원사업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신규 저공해자동차의 구입 및 보급을 촉진하기 위한 법적·제도적 기반조성, 그리고 친환경자동차의 운행을 용이하게 할 수 있는 시민참여 유도방안 등을 모색함으로써, 장차 서울시 자동차 대기오염 배출비중을 효과적으로 낮출 수 있는 시행방안을 찾는 과감한 노력도 요구된다. ●환경 개선 서울시와 시민간 역할분담이 필요 대기환경 개선대책을 서울시의 최우선 환경정책과제로 추진하여, 시민들로 하여금 안심하고 마음껏 마실 수 있는 청정한 공기를 제공함은 다름 아닌 서울시의 일차적인 몫이다. 시민의 환경욕구를 만족시키는 책무는 행정서비스 공급주체인 서울시에 있다. 이와 함께 깨끗한 공기는 더 이상 자유롭게 호흡할 수 없으며,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비용지출이 전제되어야 하는 공공재산으로의 인식이 확산되어야 한다. 이 경우 시민들도 깨끗한 공기를 유지·보전하기 위해서는 수혜자로서의 위치뿐만 아니라 사회구성원의 공동복지를 위한 의무자로서의 기능도 담당해야 한다. 예를 들면, 자동차 운전자들이 도로변 보행자 등에게 건강상 위해를 가할 수 있는 자동차 대기오염을 ‘창 밖의 오염’으로 인식하여 ‘나 몰라라.’ 하는 등 일상의 무관심에서 벗어나야 한다. 즉, 불필요한 자동차 운전을 삼가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등의 환경적 사고를 가지는 것이 시급하다. 한편으로 서울시도 자동차 대기오염을 개선하기 위한 규제대책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시민이 자발적으로 대기환경 개선에 동참할 수 있도록 유도·지원하는 정책의 발굴에도 한층 관심을 집중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대기환경 개선주체를 서울시·시민 상호간 배타적인 2분법적 관점에서 역할을 구분하였던 종래의 시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즉 서울시와 시민이 공동으로 대기환경을 개선하고자 하는 발상전환과 노력이 전제되어야만 서울의 대기환경을 개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 대기환경 개선을 위한 기본원칙이 지켜져야 서울의 대기환경을 개선하고자 하는 발상전환을 바탕으로, 향후 대기환경 개선정책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선진 외국의 대기환경 개선 정책사례처럼 몇 가지 원칙이 정립돼야 한다. 먼저, 오늘날 대도시 대기오염문제는 다양한 원인에서 비롯되고 있다. 그 양상 또한 복잡하기 때문에 환경문제의 핵심을 올바르게 파악하고 대처하기 위해서는 통합 및 특화관리의 지혜가 필요하다. 통합관리의 범주는 중앙-지방정부, 정부-민간, 교통-환경부문 등과 같이 대기환경관리 주체별·정책대상별 유기적 협력이 환경문제 해결의 기본전제가 된다. 특히 서울의 자동차 대기오염 비중이 절대적임에 비추어, 서울시 교통계획은 저공해자동차 보급사업과 함께 환경계획과의 연계 추진이 시급하다. 또한 시민의 직접적인 체감오염도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도시의 대기환경 특성에 맞는 특화 관리가 바람직하다. 예를 들면, 서울의 경우, 미세먼지 오염에 대처하기 위한 수단으로써 도로변 먼지청소 시스템(Roadway Cleaning System)과 같은 특화사업 추진을 해야한다. 그리고 지역주민과 지방자치단체가 상호 협력자로서 지역복리의 증진을 도모하는 것이 지방자치제라고 하면, 환경자치제는 지역의 환경 수준을 개선하기 위한 자치단체와 주민간 협력과정이다. 이에 서울의 환경자치제는 종래의 중앙정부 주도의 다소 정형화된 환경관리 방식에서 벗어나, 지역특성을 고려한 배출규제 및 유도와 같은 서울시 중심의 주민 밀착형 환경관리 방식을 의미한다. 다만 환경자치를 구현하기 위한 정책결정은 서울시·기업·시민의 수평적 의견교환 및 참여과정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또한 서울시 대기환경문제의 해결원리는 문제의 정확한 판단과 이에 상응한 개선대책의 수립에 기본바탕을 두어야 한다. 환경문제의 즉시 대응과 사전예방은 기본적으로 환경정보의 공개를 통하여 공동의 관심사항을 풀어나갈 수 있도록 다중의 지혜를 구하고, 한편으론 환경문제를 정확히 진단하고 대처하기 위한 의사전달체계가 명확하여야 한다. 향후 남산에서 인천 앞바다를 볼 수 있는 대기환경을 만들기 위해 2005년부터 2014년까지 10년 동안 추진될 예정인 ‘수도권 대기환경 개선 특별대책’은 이러한 접근 방법에 기초하여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세계속의 환경도시로 태어나기 위한 또 다른 조건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지구환경의 변화 영향과 아울러 지역 또는 도시 차원에서도 규모는 작으나 도시열섬, 열대야 증가 등과 같은 기후변화 현상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 도시는 그간의 개발과정에서 녹지면적이 감소하고, 반면에 자동차 통행량이 집중되고, 아스팔트와 콘크리트 포장면적이 늘어나, 에너지 축열 및 기온상승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는 세계 주요 도시가 모여 지역 기후변화에 공동으로 대응하는 배경이 되고 있다. 최근에는 도시의 환경경쟁력이 국가의 환경경쟁력 수준과 직접적으로 연계되어 인식되고 있는 경향이다. 이러한 움직임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한 노력으로써, 자치단체 중심의 온실가스 감축이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다. 이미 서울시는 ‘서울의제 21’ 수정작업을 거의 마무리한 상태이며,7월 중 공개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새롭게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시민·기업·서울시 차원의 행동원칙이 제시되어 있다. 그런데, 한 가지 유의할 사항은, 서울시 환경개선은 종래의 미세먼지, 이산화질소 등과 같은 일반오염물질 배출저감에 의한 대기환경 개선과 병행하여 이산화탄소(CO2) 온실가스를 동시에 감축해야 하는 이른바 이중효과(co-benefit) 전략을 수립·추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특히 서울의 대기오염은 자동차에 의한 기여도가 매우 높기 때문에 미세먼지와 이산화질소 오염도를 낮추며, 또한 온실가스 배출량을 함께 저감할 수 있는 저공해 자동차운행 촉진이 서울 대기환경 개선의 이중효과를 달성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 다행히 기후변화협약 및 유엔 지속가능위원회에서도 저공해 자동차 보급을 지구 온난화 방지 및 도시지역 대기환경 개선에 대한 효과적인 대안으로 권고하고 있다. 저공해 자동차는 환경성뿐만 아니라 안전성도 비교적 우수한 것으로 입증되고 있다. 저공해 자동차는 휘발유 또는 경유 자동차에 비해 거의 모든 대기오염물질을 현저하게 적게 배출하기 때문이다. ●남산에서 인천 앞바다를 볼 수 있는 대기환경을 기대 서울의 대기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 간과할 수 없는 것이 또 있다. 대기오염물질을 직접 배출하는 자동차, 공장의 굴뚝 등을 관리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한편으로는 오염물질의 배출을 더욱 증가시키도록 만드는 도시의 양적 개발패턴을 경계해야 한다. 이는 과거의 도시개발 경험에서 보듯이, 자동차 통행수요를 더욱 증대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서울시는 향후 교통·환경·생태·문화·경제 등 다양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상호 연계되어, 지속 가능한 도시발전의 명제에 한층 부합하기 위한 추가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도시계획과 환경계획을 통합하기 위한 ‘기후조건을 고려한 도시계획’, 도시의 에너지 소비절약 및 생태공간을 제공하기 위한 ‘친환경 주거단지계획과 녹지공간의 조성’ 등이다. 이제 시민이 안심하고 호흡할 수 있는 청정한 대기환경 수준을 만들어, 언제라도 남산에서 인천 앞바다를 볼 수 있고, 수도 서울이 걷고 싶은 도시로서 거듭 태어날 수 있는 날이 조만간 오기를 기대한다. 김운수 서울시정개발연구원 도시환경연구부장 연구위원
  • [독자의 소리] 교통표지판 가리는 가로수 정비를/김승철

    가로수는 공해와 병충해에 강하고 겨울에 낙엽이 져 음습함이 없어야 하며, 도시의 미관을 아름답게 하는 등의 조건을 갖춰야 한다. 주말과 휴일에 지방도와 국도를 따라 여행하다 보면 싱그러운 초록으로 장관을 이룬 가로수에 도로교통표지판이 가려져 주행속도를 조절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뒤따르던 차량들까지 위험해지는 등 종종 낭패를 보게 된다. 특히 비가 오거나 차량통행이 많은 시간대에 가려진 교통표지판으로 인해 교통사고나 불편을 겪기 일쑤다. 겨울에는 낙엽이 떨어져 크게 장애물이 되지 않지만, 잎이 왕성한 시기엔 미처 느끼지 못했던 불편함이 있는 만큼 가로수의 가지치기도 용의주도해야 할 것이다. 공기를 정화해주고 아스팔트 열기를 식혀주는 가로수에 우리 모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도로변으로 기울어졌거나 이정표가 가려진 부분은 관리자에게 알려 주어 통행차량에 사고위험이 없도록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김승철<인천 남구 중안8동>
  • [생각나눔] 9억들인 청계천광장 석재길 하이힐 여성엔 ‘덫’

    [생각나눔] 9억들인 청계천광장 석재길 하이힐 여성엔 ‘덫’

    ‘도심 미관이 먼저일까, 보행권이 먼저일까.’99일 뒤면 시민들에게 선보이는 청계천 시작부의 청계천 광장 차도가 ‘하이힐’을 신은 여성들에게는 ‘공공의 적’이 되고 있다. 이는 다름 아닌 청계천 시점부 청계광장 주변 왕복차도에 깔아둔 ‘박석(薄石)’때문이다. 서울시는 현재 가로·세로 10㎝의 화강석으로 청계광장부터 청계천 첫번째 다리인 모전교까지 170m 구간 왕복차도를 포장하고 있다. 포장비만 9억원으로 아스팔트에 비해 훨씬 비싸다. 시 관계자는 “국내산 화강석·전벽돌 등을 이용해 바닥을 꾸미는 청계광장과 연속적인 느낌을 줄 수 있는 데다 때로는 차 없는 거리를 만들어 모전교까지 이르는 공간을 광장처럼 이용하기 위한 것”이라고 공사 목적을 설명했다. 석재포장 또는 일명 ‘페이빙 스톤(paving stone)’공법이라고 불리는 이 방식은 자연미를 강조해 조경효과가 뛰어난 장점이 있다. 도심 차량의 속도를 줄일 수 있어 최근 주목받는 도로포장법 가운데 하나다. 또한 빗물 투과율이 높고 도시열섬 효과를 방지하는 등 생태적 효과도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독일의 베를린 포츠담광장, 서울시청 뒤뜰 등에도 이 방식이 적용됐다. 이같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시민, 특히 여성들의 불만의 소리가 높다. 비용도 비용이지만 박석이 여성들이 신는 하이힐과는 천적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광화문 주변을 자주 찾는 대학생 김새미나(23·여)씨는 “보기에는 좋을지 몰라도 길을 건널 때는 종종 구두굽이 돌틈에 끼어 불편하다.”면서 “굽이 금방이라도 부러질 것 같은 느낌이 들 때도 있다.”고 말했다. 광화문 인근 회사에 다닌다는 오혜진(29·여)씨 역시 “안전이 우선시되는 횡단보도는 평평하게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공사가 끝나면 박석 사이에 돌가루와 작은 돌 등이 촘촘히 메워져 통행에 불편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회사원 이정혜(25·여)씨는 “굽이 높은 구두를 신고 시청 뒤뜰을 걷는 것도 어렵다.”면서 “이대로 공사가 끝나면 여성들에게는 상당히 건너기 어려운 길이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공사비용은 물론 중국산 석재에 대한 비판여론도 제기된다. 모두 3200㎡를 포장하는 이번 공사에는 100㎡당 2800여만원씩, 모두 9억원이 투입된다.100㎡당 공사비가 150만원인 아스팔트에 비해 18배 이상 비싸다.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광릉숲 주말개방 해? 말아?

    광릉숲 주말개방 해? 말아?

    ‘산림생태계의 세계적 보고(寶庫)’인 경기도 포천 광릉숲 국립수목원의 주말개방 여부를 놓고 논란이 거세다. 주 5일제 시행으로 여가 패턴이 바뀌면서 지난 1997년부터 숲 보전을 위해 8년째 계속돼온 주말 폐쇄조치를 바꿔 주말이나 휴일에도 개방해 달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일부 시민단체는 네티즌과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주말·휴일 개방 캠페인을 펴고 있다. 수목원 홈페이지에도 이에 찬성하는 글들이 계속 늘고 있다. 경단체는 수목원 생태훼손을 우려, 원칙적으로 이에 반대다. 그러나 8년전 주말폐쇄를 이끌어낸 환경단체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수목원 생태보전을 담보할 수 있는 보완조치가 전제되면 부분적 주말개방에 찬성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주말개방 가능성이 커지고는 있지만 현재까지 수목원·주민·환경단체나 자치단체 등은 이 문제에 대해 아무 것도 합의하지 못했다. 2년 후인 오는 2007년 6월엔 기존 광릉숲 관통도로의 폐쇄를 전제로 진행중인 우회도로 건설도 끝난다. 자칫하면 우회도로까지 건설하고도 광릉숲 환경파괴의 주 원인인 관통도로의 폐쇄나 주말개방 여부를 결정짓지 못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더 늦기 전에 정부차원의 해결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광릉숲을 사랑하는 시민의 모임’(광사모) 이상천 집행위원장은 국립수목원이 ‘생물자원의 보존과 연구’뿐 아니라 ‘국민에 대한 산림생태 교육’을 목적으로 세워졌음을 지적한다.“정부가 광릉숲을 지켜내야 할 의무와 권리가 있다면, 국민들 역시 자유롭게 관람할 권리가 있다.”는 것이다. 이씨는 “보전의 중요 주체인 지역사회나 현지 주민의 동의가 없는 일방적 규제중심의 환경정책은 불행한 결과를 빚을 것”이라고 말한다. 광사모는 지난해 주말개방의 전 단계로 광릉숲 관통도로에 ‘차없는 거리’를 시범적으로 운영해 보자는 제안을 내놨다. 또 현재 하루 5000명인 1일 입장 허용인원을 주말에는 줄이는 방안도 언급했다. ●차없는 거리·입장 허용인원 줄이기 등 제안 광릉숲 일원에서 카페나 레스토랑 등을 운영하는 주민들은 경기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말개방에 적극 찬성한다. 포천시 소흘읍 직동1리 수목원 입구에서 굴비구이집을 운영하는 김경중(60)씨는 “주말개방이 조속히 결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교편을 잡다 은퇴, 고향인 이곳에 사는 박희찬(67)씨도 주말개방에 찬성이다. 박씨는 “수목원 소나무의 송충이를 잡고 산불 한번 안나게 지킨 건 주민들이었다.”며 “주말폐쇄 후 지역 경제에 어려움이 가중됐고 개발도 늦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10년 전 전원주택을 짓고 정착한 이모(48·여·직동리)씨는 “주로 견학생들이나 관광객이 단체로 버스를 타고 오는 평일에 비해 주말엔 일가족이 승용차로 몰려들어 혼란이 걷잡을 수 없을 것”이라며 주말개방에 ‘절대 반대’ 입장을 내비쳤다. ‘광릉숲 보전 민관협의회’ 포천지역 주민대표인 박춘범(직동 2리 이장)씨는 “차량통행 제한이나 주말개방 등은 수목원 보호에 공을 세우고도 재산권 행사에는 불이익을 받고 있는 주민들을 위해 공원이나 편익시설 등 필요한 지역개발사업과 연계, 단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광릉숲 보존협회 조상희 부회장은 “97년 주말폐쇄 이전 주말의 광릉숲 관통도로는 자동차로 10여㎞를 가는 데 8시간이 걸릴 만큼 믿기지 않는 일이 현실로 벌어졌다.”고 말한다. 조씨는 “산림청과 수목원이 다시 주말개방으로 선회한다면 광릉숲 보전에 대한 시민적 여망을 정부 당국이 앞장서서 와해시켰다는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주말개방 악몽 재연 우려 조씨는 “아예 안식년을 도입, 일정 기간 관람을 전면 금지하고 관통도로의 아스팔트를 모두 걷어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주5일 근무제와 관련된 주말 개장은 잠재적 희망자가 엄청나 예약 신청이 쇄도할 것”이라며 “주말 입장 재개를 거론하기 전에 대형차량의 통행을 제한하고 궁극적으론 관통도로 폐쇄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조씨는 “이같은 조건이 충족돼도 적어도 주말방문객은 당일 또는 며칠간 ‘산림생태학교’ 등에 입교, 관람자격을 얻기 위한 배타적 교육프로그램을 이수토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립수목원 권양계 보호계장은 “주말개방은 혼란을 피하기 위해 주차장 시설이 필수적이다.”고 말했다. ●협공받는 국립수목원 국립수목원측은 관통도로의 양쪽에 각각 320면 정도의 주차장을 두고, 관통도로엔 관람객이 도보로 걷거나 장기적으론 무공해 셔틀버스 등을 이용해 수목원에 입장한다는 계획을 구상했다. 권 계장은 그러나 주차장 시설계획에 대해서는 수목원의 예산 확보난 등을 들어 “지역주민간에 주차장 시설이 도움이 된다는 인식을 갖고 민간주도로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포천시 신태식 도로계장은 “국립수목원과 주차장 시설에 관한 공식협의가 전혀 없었다.”며 “포천시가 재원을 대거나 운영주체가 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양주시의 입장도 마찬가지다. 광릉숲 보존협회 조 부회장은 “국립수목원은 이미 해당 부지에 대한 내부 검토를 끝내고도 자가당착적 태만과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주민들 역시 주말개방 여부를 결정짓지 못하고, 선결과제인 주차장 확보에도 소극적인 국립수목원측에 대해 불만을 점점 높여가고 있다. 포천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산림생태계 세계적 보고 광릉수목원 국립수목원이 속한 광릉숲은 1468년 조선조 세조왕릉 부속림으로 지정된 이후 530여년간 자연 원형이 보존된 세계적 학술연구 보존림이다. 세계에서 유례를 찾긴 힘들만큼 천연상태로 보존된 온대낙엽활엽수림이고, 단위면적당 국내 최대의 생물다양성을 자랑한다. 자생식물 904종, 포유류 15종, 곤충류 2439종, 조류 105종, 거미류 256종, 어류 34종, 양서류 10종, 버섯류 462종 등 4225종의 토종 생물자원과 연구·시험용으로 식재된 외래식물 2000여종 등 6200여종이 서식하고 있다. 특히 광릉물푸레·광릉요강꽃·광릉골무꽃·참비비추 등 광릉 특산식물과 크낙새·쇠부엉이·까막딱따구리·큰소쩍새와 장수하늘소·하늘다람쥐 등 20여종의 천연기념물이 있다.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지정이 추진되고 있다. 1990년대 초부터 본격적으로 주변에 난개발이 시작돼 현재 300곳에 육박하는 카페나 식당,3곳의 모텔 등이 들어섰다. 더구나 죽엽산과 수리봉 사이에 관통도로를 포장 개통시키면서 방문차량과 단순 통과차량, 레미콘 트럭까지 폭증해 매연 등의 피해를 입히고 있다. 광릉숲을 관통하는 98번 국지도 5㎞ 구간에는 차량 배기가스로 수령 150년 이상된 전나무 496그루 중 150여그루가 고사했다. 수생 동·식물의 서식처이자 이동로인 봉선사천은 폐수로 오염됐고, 업소의 네온사인 조명은 날파리와 곤충을 숲에서 끌어냈다. 지난해 초엔 벌목꾼과 밀렵꾼들이 숲에 잠입, 고로쇠·헛개·느릅나무 등 희귀목을 밑동째 잘라냈고 개구리를 무차별 포획하거나 짐승용 올무나 덫을 설치해 놓은 현장이 발견되기도 랬다. 이에 따라 지난 97년 정부는 광릉숲 종합보전대책을 마련했다. 주말개방은 평일개방(월∼금요일)으로 변경됐고 한때 연간 120만명에 이르던 방문객은 크게 줄었다. 896억원을 들여 포천시 소흘읍 이동교리∼내촌면 진목리간 7.86㎞ 구간에 4차로 우회도로를 건설, 국지도 98번 광릉숲 관통도로를 폐쇄키로 했다. 산림욕장을 폐쇄하고, 야생동물원도 이전하기로 했다. 하수처리장을 건설하고, 주변개발을 억제하기 위해 완충지역을 설정해 절대보전지구 땅은 매입하고 개발을 제한하기로 했다. 국립수목원을 설치하고 문화재보호구역을 확대하는 방안도 세워졌다. 특히 다음 달 1일부터는 관통도로에 8t 이상 화물차량의 통행이 금지돼 단속이 시작된다. 환경단체와 주민들은 국립수목원이 광릉숲 훼손에 가장 큰 책임이 있다고 비판한다. 당초 크낙새·장수하늘소가 살던 숲 중심부에 수목원 건물들을 지어 입주한 자체부터 잘못됐다는 것이다. 광릉숲의 훼손과 오염은 종의 축소로 이어져 문화재청과 성신여대 생태조사단의 지난해 합동조사 결과, 크낙새·검독수리·광릉요강꽃, 구렁이·장수하늘소 등이 하나도 발견되지 않았다. 포천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어두운 매혹 ‘누아르 고전’에 빠지다

    “누아르 고전을 한자리에서!” 서울 종로구 낙원동의 서울아트시네마(구 허리우드 극장)는 16일까지 ‘클래식 누아르 특선’ 상영회를 마련한다. ‘누아르 영화’(Film Noir)란 1940∼50년대 미국의 B급 범죄영화에 프랑스 평론가들이 훗날 이름을 붙여 만들어진 장르. 어두운 화면, 염세적인 분위기가 이 장르영화의 전형이다. 이번 상영회에는 최초의 필름 누아르로 꼽히는 1941년작 ‘말타의 매’(존 휴스턴)를 비롯해 하워드 혹스의 ‘빅 슬립’, 마이클 커티스의 ‘밀드레드 피어스’, 스탠리 큐브릭의 ‘킬링’ 등 누아르 고전 10편이 선보인다.www.cinemathequeseoul.org (02)3272-8707. 다음은 상영작품 세부목록. ▲말타의 매(The Maltese Falcon,1941, 존 휴스턴) ▲밀드레드 피어스(Mildred Pierce,1945, 마이클 커티스) ▲빅 슬립(The Big Sleep,1946, 하워드 혹스) ▲네이키드 시티(Naked City,1948, 줄스 닷신) ▲아스팔트 정글(The Asphalt Jungle,1950, 존 휴스턴) ▲디오에이(D.O.A,1950, 루돌프 마테) ▲푸시 오버(Pushover,1954, 리처드 콰인) ▲사냥꾼의 밤(The Night of The Hunter,1955, 찰스 로튼) ▲킬링(The Killing,1956, 스탠리 큐브릭) ▲성공의 달콤한 향기(Sweet Smell of Success,1957, 알렉산더 매켄드릭)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줄이 보약” 줄넘기 국민적열풍

    “줄이 보약” 줄넘기 국민적열풍

    직장인 이준구(35·인천 작전동)씨는 ‘줄넘기 마니아’다. 아침 6시면 아파트 공원에 나가 30분 동안 줄을 넘는다.1년째 계속 하면서 몸무게도 7㎏이나 뺐다. 하루 2000번씩 넘고 난 뒤 먹는 아침밥은 꿀맛이다. 이씨는 “줄넘기는 다리는 물론 팔까지 움직이는 전신운동”이라면서 “몸이 가쁜하니까 매일매일이 상쾌하다.”고 설명했다. 초등학교 운동장에 머물러 있던 줄넘기가 웰빙 열풍을 타고 국민 스포츠로 발돋움하고 있다. 누구나 쉽게, 좁은 공간에서 할 수 있다는 장점 덕분이다. 최근 협회 등을 통해 수준 높은 줄넘기를 배울 수 있는 기회도 넓어지고 있다. ●줄넘기 수백 종류로 ‘진화’ 줄넘기는 말 그대로 줄을 넘는 운동이다. 달리기와 함께 가장 대중적인 종목이다.‘운동이라고 보기 어렵지 않느냐.’는 편견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그러나 줄넘기는 엄연한 생활체육 종목이다. 한국줄넘기협회(jumprope.or.kr), 한국줄넘기교육원(jumprope.co.kr) 등 협회와 교육 기관도 구성돼 있다. 인터넷에서 활동하는 동아리 숫자만 100여곳이 넘는다. 종류도 다양하다. 한국줄넘기협회에서 정한 기본 스텝만 해도 가장 기본적인 양발 모아뛰기 외에 점프한 순간에 양 발을 두드리는 ‘발로 두드리기 뛰기’, 한 번은 옆으로 돌리는 ‘옆으로 떨쳐뛰기’ 등 15가지나 있다. 발전된 스텝 종류도 한 번 뛸 때 줄을 두 번 돌리는 ‘2중 뛰기’, 뛸 때마다 한 발씩 내미는 ‘앞으로 흔들어 뛰기’ 등 37가지나 된다. 한국줄넘기협회 김태헌(30) 사무국장은 “한 사람이 하는 방법만 100가지가 넘고, 변형한 것까지 포함하면 수백가지”라면서 “멈추는 동작도 20여가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각광받는 음악줄넘기 최근 각광을 받는 분야는 음악줄넘기. 음악에 맞춰 줄넘기를 하면서 즐겁게 여러 가지 발·손동작을 하거나 춤을 추는 것을 말한다. 외국에서는 리듬줄넘기, 줄넘기 에어로빅이라는 명칭으로 80년대부터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기존의 줄넘기는 단조로운 양발모아뛰기 중심이었다. 그러나 음악줄넘기는 음악에 맞춰 다양한 스텝과 줄돌리기 방법이 적용된다. 무한대의 응용이 가능하게 된 셈이다. 음악줄넘기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줄돌리기 방법은 되돌려뛰기다. 줄을 넘지 않고 옆으로 돌리기만 한다. 어떤 템포에도 적용할 수 있으면서도 우아하고 화려한 모습을 연출할 수 있다. 운동 효과도 상당하다.2중 뛰기처럼 힘들지 않으면서도 전신 운동이 가능하다. 또 행진곡이나 댄스곡 자체가 신체활동을 자연스럽게 유도하고, 춤을 춘다는 쑥스러움 없이 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이밖에 두 명이 마주보고 서서 두개의 줄을 돌리고 다른 한 명이 줄을 번갈아 넘는 ‘더블더치’, 두 명이 함께 넘는 ‘차이니즈 휠’ 등 다양한 줄넘기 방법이 소개되고 있다. ●동호회, 협회 등에서 교육 일반인들이 가장 쉽게 줄넘기 운동을 할 수 있는 방법은 동호회를 찾아가는 것이다. 지역별로 한두 개씩은 결성돼 있어 찾기 어렵지 않다. 전문 교육 기관에서 교육을 받을 수도 있다. 음악줄넘기는 한국줄넘기교육원에서 배우면 된다. 지역별 지회에서 정기적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좀 더 전문적으로 배우고 싶다면 한국줄넘기협회의 지도자강습회에 참여하면 된다.10여년째 매달 한 번씩 열리고 있다. 강습 시간에 따라 1급(30시간),2급(15시간),3급(8시간)의 자격증을 준다. 교사들이 주로 수강하지만 일반인들도 들을 수 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줄넘기 요령 줄넘기 운동은 줄넘기와 신발만 있으면 어디서든 할 수 있다. 폴리염화비닐(PVC)로 된 줄로 하면 잘 꼬이지 않아 편하다. 손잡이도 나무보다 가벼운 플라스틱으로 된 게 좋다. 줄의 길이는 가운데를 밟고 양 끝을 올렸을 때 명치까지 닿으면 무난하다. 줄넘기 가격은 함께 뛰는 사람 숫자와 용도에 따라 다르지만 1만원 안팎 수준이면 무난하다. 신발은 앞창이 두껍고 쿠션이 좋은 조깅화가 적당하다. 줄넘기는 제자리에서 위아래로 뛰는 운동이라 발목과 무릎에 부담이 많이 간다. 딱딱한 아스팔트나 시멘트 보다는 나무나 땅바닥에서 뛰어야 한다. 또 발 앞쪽으로 가볍게 뛰는 게 부담이 덜하다. 줄넘기를 할 때의 자세는 조깅과 유사하다. 몸을 약간 숙인 채 양 팔을 겨드랑이에 붙이고 뛴다. 이때 손목 만으로 줄을 돌리는 게 좋다. 줄넘기 전후의 스트레칭은 필수다. 줄넘기의 운동 효과는 다른 운동보다 훨씬 크다.30분을 하면 1시간을 조깅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그만큼 스스로에게 맞는 수준으로 조절해야 하다. 보통 땀이 나고 약간 피곤할 때까지 하면 적당하다. 또 한 번에 많이 뛰는 것보다 중간에 충분히 쉬면서 하는 게 낫다. 대신 음악줄넘기는 중급자 이상이 시도해야 한다. 심장이나 관절이 안 좋은 사람들도 과도한 줄넘기는 금물이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서울 야경, 카메라촬영 명당을 잡아라

    서울 야경, 카메라촬영 명당을 잡아라

    직장인 장진부(31·문정동)씨는 요즘 서울 야경의 ‘유혹’에 사로잡혀 있다. 주말 해가 서쪽으로 기울기 시작하면 사진기를 들고 한강 시민공원과 남산을 오른다. 그곳에는 연보랏빛으로 물든 하늘과 정겨운 불빛들이 기다리고 있다. 장씨는 대학 때 사진 동아리방에서 살던 ‘아마추어 사진작가’. 최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서울의 빛’ 사진전을 보고 서울의 야경에 매료됐다.“마흔살 이전에 작은 사진전을 여는 게 희망”이라고 말할 정도다. 디지털카메라의 대중화와 서울의 압축성장, 그리고 더욱 밝아진 야경.2005년 서울의 모습을 포커스에 담으려는 이들이 늘어나는 요즘 추세의 필요충분조건이다. 더구나 서울시가 만들고 있는 사진 찍기 좋은 장소인 ‘포토 아일랜드’가 점차 늘어나는 것도 일반인 ‘작가’들에게는 희소식이다. ●포토 아일랜드서 서울 야경의 매혹에 빠진다 포토 아일랜드는 지난 2002년부터 조성되기 시작했다. 포토 아일랜드는 아스팔트로 둘러싸인 도심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녹지대 ‘섬’이다.‘포토 존’이라는 글씨나 표지 위에 서서 셔터를 누르면 그 지역의 좋은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지금까지 숭례문 앞을 시작으로 ▲흥인지문 ▲석촌호수 ▲남산 북측 ▲동작대교 등 5곳이 생겼다. 숭례문과 흥인지문 포토 아일랜드는 주야를 가리지 않고 한국의 대표적인 문화재인 이곳과 도심을 찍을 수 있다. 석촌호수에서는 주로 주간에 송파나루와 호수의 전경을 볼 수 있다. 서울의 모습은 낮보다는 밤에 활짝 피어난다. 동작대교 위와 남단은 한강의 야경을 가장 아름답게 담을 수 있는 곳으로 전문가들에게 손꼽히는 곳이다. 해질녘 이곳에서 서쪽을 향하면 노을빛에 물든 한강과 63빌딩 등의 모습을 함께 담을 수 있다.10월 열리는 불꽃축제를 가장 잘 잡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북쪽으로는 서울타워와 도심을 넉넉히 안은 남산이 한 눈에 들어온다. 남산 북쪽산책로 중턱에 북쪽으로 나 있는 포토 아일랜드는 북한산과 도심의 따뜻한 불빛들을 포커스에 담을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올해 추가로 조성될 곳은 청와대 앞 열린무대와 남산 남측이다. 청와대와 인왕산의 전경을 맘껏 찍을 수 있는 곳이다. 남산 남측 포토 아일랜드에서는 한강과 강남의 전경을 담을 수 있다. 내년에는 여의도 윤중로에도 포토 아일랜드가 지어질 예정이다. 서울시 도시디자인과 관계자는 “시민들의 반응이 좋으면 40여곳의 후보지를 대상으로 포토 아일랜드를 점차 늘려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강 둔치·북한산 등 그 외도 많아 일반인들이 쉽게 갈 수 있는 ‘명당’은 한강 둔치 주변이다. 최근 한강 다리의 야간조명 설치작업이 진행되면서 한강 다리들은 밤마다 온갖 빛깔을 내뿜고 있다. 한강변을 따라 서 있는 ‘무지개띠’와 강물에 비친 야경을 담는 것 자체가 ‘작품’이다. 관리인의 허락을 받으면 주변 아파트나 건물에 올라가 찍는 게 더 좋다. 동작대교 등 다리 위에서 서쪽을 향해 렌즈를 돌리면 온갖 색깔로 물드는 석양과 한강의 전경도 잡을 수 있다. 선유교 등이 있는 여의도 옆 양화지구도 사진 찍기에 좋다. 북한산과 인왕산 등도 전문가들이 뽑는 장소다. 구기동 등 등산로를 따라 올라가다 언덕이나 구릉에서 보면 서울 도심과 서울타워가 한눈에 보인다. 서울을 소개하는 야경 사진의 대부분이 이 부근에서 찍힌다. 단, 청와대 주변도 함께 나오는 바람에 사진 촬영이 금지돼 있어 사전 허가가 필요하다. 남한산성 서문 정상에서 줌으로 당겨 찍으면 강남의 좋은 야경을 얻을 수 있다. 관악산에서는 서울 서남부, 응봉산에서는 한강과 강남을 담을 수 있다. 이밖에도 서울성곽 주변과 가회동 한옥마을에서는 단층집 등 정겨운 서울의 풍취를 느낄 수 있다.63빌딩 전망대도 한강 주변을 잡기에 적격이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해지기 전후 1시간이 최고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멋있는 사진은 대부분 야경이다. 대신 일반인들이 찍기에는 수월하지 않다. 그러나 어디에나 길은 있는 법. 전문가들이 말하는 ‘디지털 카메라 초짜 야경 찍는 법’을 소개한다. 아무 조작 없이 디카로 야경을 찍으면 거뭇하게만 나온다. 노출 시간이 짧아 카메라에 빛이 제대로 들어오지 않기 때문이다. 방법은 노출 시간을 늘려주는 것이다. 디카에는 별이나 달 표시가 있다. 버튼을 그쪽으로 맞추면 카메라가 알아서 노출 시간을 길게 가져간다. 아니면 10초에서 30초까지 노출 시간을 수동으로 늘려줘도 된다. 또 삼각대 등 카메라를 고정할 수 있는 장비가 필수적이다. 노출 시간이 긴 만큼 흔들림이 크다. 야경 사진은 해지기 전후 1시간이 가장 아름답다. 이때 하늘은 연보랏빛으로 물든다. 또 경관의 디테일이 아직 남아 있는 데다 불빛까지 반짝이면서 아름다운 풍경이 연출된다. 대신 완전히 컴컴해지면 불빛 외에 다른 풍경은 잘 나오지 않는다. 카메라의 화소는 큰 의미가 없다.200만 화소 이상으로도 괜찮은 야경을 찍을 수 있다. 단, 전문가급 사진을 찍고 싶으면 500만 화소 이상의 디카를 사용해야 한다. 특히 필름을 대신해 빛을 이미지로 바꿔주는 CCD는 저속 셔터로 오래 사용하면 흰 반점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서울야경 전문작가 안연수씨 “세계 어디를 다녀도 서울만큼 야경이 아름다운 도시가 없어요.” 서울시 주택국 도시디자인과 안연수(49) 주임의 명함에는 ‘한국사진작가협회 회원’이라는 글씨가 적혀 있다. 안씨는 카메라를 들고 밤이면 서울 곳곳을 찾는 서울야경 전문 작가이다. 안씨가 공복을 입은 것은 지난 1984년. 관악구청 건축과 기술직 9급으로 공무원 생활을 시작했다. 사진은 83년부터 인연을 맺었다. 독학과 동우회 활동으로 배우기 시작했지만 95년 뉴욕사진전문대(NYIP)를 수료하는 등 이론과 실기를 겸비했다. 지난해 8월에는 개인사진전도 열었다. 95년부터 5년마다 하는 ‘서울모습 사진 기록화 사업’에 뛰어든 것은 97년부터다. 전해에 만든 사진집 홍보를 시작하면서 서울 야경에 빠져들었다. 안씨는 “평소에는 일반 자연 풍경도 많이 담았지만 업무를 시작하면서 자연스레 서울의 야경을 주로 찍게 됐다.”고 떠올렸다. 2000년 두번째 사업 때는 직접 사진기를 들고 서울의 곳곳을 누볐다. 그해 열린 사진전에서 안씨의 작품도 같이 실렸다. 이달 초 세번째 사업의 발표회로 열린 ‘서울의 빛’ 전시에서도 다리 야경을 중심으로 작품을 선보였다. 안씨에게 서울의 야경은 현실에 존재하는 가장 아름다운 피사체이다. “대부분 지하나 지상 낮은 곳에서 다니기 때문에 서울 야경의 진면목을 알지 못해요. 이번 전시회를 하면서도 사람들이 ‘서울의 밤이 이렇게 아름다운 줄 몰랐다.’고 놀라더군요.” 안씨가 느끼는 서울 야경의 변화는 점차 환해졌다는 것이다.97년부터 시작된 서울시의 야간경관개선사업 결과 전에는 깜깜하던 한강이 한층 밝아지면서 아름다운 야경이 펼쳐졌다. 그러나 밝은 곳은 너무 밝고, 어두운 곳은 여전히 어둡다는 게 문제다. 명동이나 동대문의 대형 의류상가는 일반 거리보다 2∼3배 이상 밝아 ‘시각 공해’ 수준이다. 반면 덕수궁이나 경복궁 등 우리 고유 문화 유산의 야간 조명은 여전히 미흡하다. 비싼 전기료를 이유로 설치해 놓은 야간 조명시설을 활용하지 않는 민간시설도 많다. 안씨는 “고궁의 조명 시설을 확충한 뒤 야간 개장을 하면 훌륭한 문화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면서 “앞으로는 오래된 시의 사진 자료를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하는 작업에 힘을 보태고 싶다.”고 밝게 웃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세상에 이런일이]手프의 진실

    |로스앤젤레스 연합|웬디스 칠리수프 속의 사람 손가락은 아스팔트 회사 직원의 것이었다. 칠리수프 그릇 속에서 손가락이 나왔다고 주장, 미국 패스트푸드업체 ‘웬디스’를 곤경에 빠뜨린 여인은 산업재해로 잘린 남편 친구의 손가락을 이용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 인터넷판은 13일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경찰 발표를 인용, 수프 속 손가락은 애나 아얄라(39)의 아스팔트 보수 회사에서 일하는 남편 하이메 플라스첸시아(43)의 친구로부터 받은 것이라고 보도했다. 롭 데이비스 새너제이 경찰국장은 “진실이 드러나기 시작했다.”며 “여러 실험에서 손가락이 친구 것임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지난 3월22일 새너제이의 한 체인점에서 칠리수프를 먹다 손가락이 나와 기겁을 했다며 아얄라가 소송을 제기, 궁지에 몰렸던 웬디스 북미지역 영업담당 톰 뮐러 사장은 “지금까지 드러난 증거로 볼 때, 우리의 결백이 완전히 입증됐다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환영했으며 경찰도 수사과정에서 패스트푸드 체인점의 과실이 없음을 확인했다.‘손가락 사기단’ 부부는 현재 감옥에 있다.
  • [토요일 아침에] 등불을 들고 종로 네거리에 서서 / 원철스님 조계종 포교원 신도국장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연등행렬의 일원으로서 지난 8일 동대문운동장에서 종로를 거쳐 우정국로를 함께 걸었다. 그런데 차를 타거나 혹은 보행로를 걸으면서 지나쳤던 그 거리가 아닌, 또 다른 생경함으로 닿아왔다. 인도에서는 부분적으로 보이던 것들이 8차선 아스팔트 중앙선 위에 서 있으니 종로거리 전체가 한눈에 들어왔다. 내가 어느 위치에서 사물을 보느냐에 따라 모든 것이 다르게 보인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평범한 사실이지만, 그걸 실제로 확인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진 것이 개인적으로 얻은 소득이라면 소득이라 하겠다. 늘 현실에 매몰되어 눈앞에 떨어진 일의 처리에 급급하다 보면 어느새 나도 모르게 전체는 망각하기 마련이다. 종로거리를 가로막고 차지한다는 것은 권위주의 시절 국가원수 나들이나 군사퍼레이드 혹은 그 반대로 1970∼80년대 스크럼을 짠 대학생들이나 할 수 있는 일종의 ‘권력적 행위’였다. 요즘 같은 다양화한 시대에는 ‘문화권력’‘환경권력’‘노조권력’이란 말까지도 심심찮게 등장하는 실정이니 혹여 이게 ‘종교권력’으로 남들에게 비쳐질까 적이 조심스럽다. 승용차를 몰고 나왔다가 영문도 모른 채 마냥 통제를 기다리다가 교통방송으로 급히 채널을 맞추던 씁쓰레한 기억을 남들에게 전가시켜야 하는 까닭이다. 그러기에 오랜 시간 길을 차단함으로 인하여 생기는 불편함을 상쇄하고도 남을 문화적 부가가치를 창출하여 시민들에게 돌려주어야 한다는 책임감이 또 다른 부담으로 어깨를 짓누른다. 다행이도 연등축제는 600년 역사의 고도 서울을 더욱 볼거리가 다양한 전통문화도시로서의 위상을 유감없이 발휘토록 하는 데 일조를 해왔다. 해마다 해외 방문객의 참관이 늘어가더니, 이제 국내 모든 축제를 통틀어 외국인이 가장 많이 참여하는 행사로 자리매김되었다. 이는 테마 자체가 국제적 경쟁력을 갖추고 있음을 증명해 보인 것이라 하겠다. 그 이유는 박제된 행사가 아니라 신라·고려시대의 연등회가 조선을 거쳐 오늘까지 면면히 이어진, 생활 속에 살아 있는 세시풍속으로서의 생명력 때문일 것이다. 특히 개인용 팔각등은 동양에서도 우리나라에만 있는 고유의 디자인임을 이번에 다시 알게 되었다. 절집은 각 산중마다 독특한 문화가 있다. 이를 가풍(家風)이라고 부른다. 중국 선종은 오가칠종(五家七宗)이라고 하여 각기 독특한 수행문화를 꽃피웠다. 우리나라의 각 사찰 역시 나름대로 독자적인 전통을 지켜왔고 또 가꾸어 나가고 있다. 그런 저변문화들은 연등 속에 반영되기 마련이다. 뭔가 젊고 참신한 면을 강조하는 연등이 있는가 하면, 서구적인 듯하면서도 동양의 미를 한껏 드러내는 퓨전등도 더러 보인다. 붉은색 톤의 오방 빛깔을 통하여 전통의 담지자로서 위상을 한껏 강조한 등불도 보인다. 연등이 단순하게 일률적으로 정형화된 틀이 아니라 그 절 나름대로의 사세(寺勢)와 문화적 안목의 결합체로 나타난 것이다. 고대희랍의 철학자 디오게네스는 한낮에도 “어둡구나! 어둡구나!”하면서 등불을 들고 다녔다. 이는 모든 사람들이 참으로 밝혀야 하는 자기 내면세계의 반조(返照)는 게을리 한 채, 외형적인 것만 추구하고 바깥으로만 치닫는 풍토의 만연을 경계하는, 노 선지자의 대중을 향한 연민이기도 하다. 등불은 자기를 태워서 주변을 밝힌다. 이는 희생과 봉사의 뜻이다. 등불은 어둠을 밝음으로 바꾸어 준다. 이는 지혜의 빛으로 온 세상을 밝혀가라는 의미이다. 참 등불은 믿음으로 심지를 삼고 자비로 기름을 삼으며 생각으로 용기(容器)를 삼는다. 그 빛으로 부(富)에 대한 지나친 욕심과 명예에 집착하는 어리석음과 이웃에 대한 무관심을 되돌아보라는 메시지를 해마다 이맘때면 우리에게 전해주고 있는 것이다. 올해도 내 몫의 연등을 켜면서 이렇게 발원해본다. 이 정성 다하여 연등을 올리오니 온누리를 두루 밝게 비추게 하소서. 내 이제 스스로 등불이 되게 하여 모든 이의 어둔 맘이 밝아지게 하소서. 원철스님 조계종 포교원 신도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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