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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인 드론·플라잉 보드 시험비행 길 열린다

    유인 드론·플라잉 보드 시험비행 길 열린다

    이르면 다음달부터 사람이 타는 유인 드론이나 1인승 초경량 비행장치(플라잉 보드)의 시험 비행이 가능해진다. 또 불법 어업 단속처럼 공공 목적의 경우 사전 승인을 받지 않아도 드론(무인 항공기)을 띄울 수 있도록 규제가 완화된다.정부는 31일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를 열고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 전환 과제 진행 상황’을 점검·발표했다. 네거티브 규제란 법률에서 금지한 행위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모두 허용하는 규제 체계다.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가 출시될 때 이를 먼저 허용하고 필요할 경우 나중에 규제하는 방식이다. 우선 국토교통부는 유인 드론 등 새로운 형태의 비행장치도 시험 비행을 할 수 있도록 올해 안으로 허가 요건, 절차 기준 등을 신설할 계획이다. 오성운 국토부 항공기술과장은 “미국, 유럽 등 항공 선진국은 도심지에서 사용 가능한 개인비행체 연구·개발이 활발히 진행 중”이라며 “우리나라도 새로운 비행장치 관련 연구·개발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불법 어업 감독, 연안 관리 등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이 공공 목적으로 긴급하게 드론을 띄워야 할 경우 유선 통보 후 즉시 비행이 가능하도록 절차를 개선하기로 했다. 또 지금은 아스팔트와 시멘트 콘크리트만 일반 도로포장 재료로 사용할 수 있지만 앞으로는 성능이 우수한 폴리머나 플라스틱 포장 등 신소재도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벤처 투자가 가능한 업종 범위를 사행산업 외 모든 업종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보고했다. 현재 금융, 보험업, 숙박업 등은 창업투자회사 투자 금지 업종으로 규정돼 있다. 이에 중기부는 사행산업 등 미풍양속에 현저히 어긋나는 경우를 제외하고 모든 업종에 대한 투자를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이태원 중기부 규제혁신과장은 “정보기술(IT) 기술과 결합된 숙박·임대업, 모바일 소셜카지노 게임 등도 벤처투자가 활성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의병 홍범도·시인 윤동주가 통탄할 너무 매끈히 덧입힌 ‘그날들의 흔적’

    의병 홍범도·시인 윤동주가 통탄할 너무 매끈히 덧입힌 ‘그날들의 흔적’

    러시아 크라스키노에서 중국 옌볜조선족자치주 훈춘시로 가려면 러시아, 중국 세관을 차례로 거쳐야 한다. 수백여m를 사이에 두고 두 곳은 극명히 비교된다. 낡고 허름한 러시아 세관에 비해 중국 세관은 최신 지문 인식 기계를 도입했고, 규모 역시 수십 배나 된다. 비포장도로도 중국으로 들어서면 매끈한 아스팔트로 바뀐다. 달라진 중국의 모습을 새삼 느낀다.지난 24일 훈춘시에서 하루를 보내고 투먼시로 이동했다. 이곳에서 1시간 정도 더 가면 왕칭현 봉오동이다. ‘봉오저수지’라는 한글과 한자를 함께 적은 간판을 지나 10여분을 더 걸어가니 매끈한 화강암으로 만든 ‘봉오동 기념비´가 나온다. 2013년 투먼시 인민정부가 세운 것으로, 글씨 윗부분에 중국을 상징하는 붉은 별 문양이 붙었다. 그 뒤로 100m 정도 떨어진 흙바닥에 1993년 만든 낡은 기념비가 적벽돌 주춧돌을 그대로 드러낸 채 방치돼 있다.두 기념비는 문구가 조금 다르다. 새 기념비는 봉오동전투에 관해 “중국 조선족 반일무장이 여러 민족 인민들의 지지하에 처음으로 일본 침략군과 맞서 싸워 중대한 승리를 거둔 규모가 비교적 큰 전투”라는 부분을 추가했다. 두 개의 기념비에서 중국의 역사관을 어렴풋이 느낄수 있다. 기념비 왼편 계단을 올라 비탈길을 10분 정도 더 가면 봉오동 전적지를 볼 수 있다. 1970년대 후반에 댐을 만들며 많은 지역이 수몰됐지만, 그나마 저수지 너머로 당시 전투지가 남아 있다. 1919년 3·1 만세운동 이후 연해주를 비롯해 간도와 만주에서 수많은 독립군 부대가 일어났다. 이들은 두만강과 압록강을 넘나들며 일본군과 전투를 벌였다. 일본 정규군과 싸워 최초로 승리한 전투가 바로 봉오동 전투다. ‘나는 홍범도´로 불리는 의병장 홍범도가 이끄는 부대와 난무의 대한국민회군, 최진동의 군무도독부가 연합한 ‘대한북로독군부’가 산에서 매복하다 두만강을 건너 독립군을 추격한 야스가와 지로 소좌가 이끄는 일본군 19사단의 ‘월강 추격대대’를 격파했다. 당시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일본군 전사 157명, 중상 200여명 독립군 전사 4명, 부상 2명이라고 발표했다. 다만 이 숫자에 관해서는 의견이 여전히 갈린다. 버스를 타고 80㎞를 달려 옌지시로 향했다. 한 식당에서 옌볜에서 가장 유명한 역사학자로 꼽히는 김성호(67·전 조선력사연구소장) 옌볜대 명예교수를 만났다. 그는 1980년대 평양 김일성종합대학 역사학부에서 근현대사를, 1990년대는 인하대에서 조선근현대사를 공부해 박사 학위를 받은 독특한 이력이 있다. 그에게 봉오동전투 일본군 사상자 수가 왜 불명확한지 묻자 “하나의 역사를 두고 조선, 미국, 중국, 일본이 다 다르게 말했다. 자기 나라에 맞게 부풀리거나 줄이는 사례가 당시에는 흔했다”는 답이 돌아온다. 그는 김좌진 장군의 ‘청산리전투’에 관해서도 “당시 독립신문이 일본군 2000명이 죽었다고 했다. 그런데 그 장소에 직접 가 봤나. 2000명이 누울 자리 있던가”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과거와 달리 지금도 정권이 앞장서서 그런 식으로 주장하면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남북이 갈라진 지금 역사 인식을 통해 분단 사관을 극복해야 한다”며 “안중근 의사, 일본군 위안부, 항일투쟁 등 남북 역사학계가 함께할 수 있는 주제부터 다뤄야 한다”고 충고했다.옌지시에서 룽징시를 향해 1시간 정도 더 달리면 명동학교가 나온다. 명동학교는 ‘간도 대통령’으로 불린 민족운동가 김약연이 세운 학교다. 그는 1908년 간도 명동으로 이주해 한인 집단 촌락을 건설하고, 명동학교를 세워 인재를 길렀다. 윤동주를 비롯해 문익환, 나운규, 송몽규 등이 이곳에서 공부했다. 1929년까지 모두 1200여명의 졸업생이 나왔다. 졸업생 가운데 가장 유명한 이는 윤동주다. ‘명동’, ‘윤동주 생가’라고 쓰인 큰 안내돌을 돌아 마을로 들어가면 가장 먼저 윤동주 생가와 마주한다. 1932년 윤동주가 용정 은진학교에 진학하면서 다른 사람에게 팔려 허물어졌던 것을 1994년 복원했다. 윤동주는 명동소학교, 은진중학교를 거쳐 평양의 숭실중학교에 편입해 공부했다. 독실한 기독교인으로 신사참배를 거부하고 자퇴해 1941년 연희전문학교 문과를 졸업했다. 이후 일본 도쿄 릿쿄대 영문과에 입학했다가 교토 도시샤대 문학부로 전학했다. 넉넉한 집안에서 태어나 일본 유학까지 했지만, 항일독립운동으로 1943년 일본 경찰에 체포돼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생체실험을 당하다 옥사했다.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게 살기를 바랐던 민족시인의 향취를 이곳에서 느끼긴 어려웠다. 명동촌은 봉오동 전적지와 마찬가지로 ‘연변조선족자치주중점문물보호단위’로 지정돼 관리 중이다. 집 인근에 윤동주의 시가 적힌 금색 조형물이 군데군데 박혀 있었다. 이곳에서 200여m 정도 떨어진 명동학교는 너무 번듯하게 새로 지어놔 어색하기까지 했다. 명동학교에 들어가니 교실에 윤동주 인형을 만들어 사진 촬영용으로 쓰고 있었다. 준수한 얼굴의 인형을 바라보며 실소가 났다. 명동학교의 옛 모습은 간데없고 인공적인 느낌이 물씬 나는 값싼 관광지를 찾은 느낌만 들었다. 현지 가이드가 ‘중국은 돈 되는 것이라면 뭐든 한다’며 농담을 건넸지만 웃을 수가 없었다.명동학교를 나와 가곡 ‘선구자’의 배경이 된 룽징시 비암산의 일송정으로 향한다. 버스를 타고 산 정상까지 오르며 조잡한 관광물을 계속 마주쳐야 했다. 일송정 역시 울긋불긋한 정자로 탈바꿈한 지 오래다. 독립운동가들이 바라보며 울분을 달래고 마음을 다잡았던 해란강이 시야에 들어온다. 흔적만 남은 러시아의 항일독립운동 유적지, 중국풍으로 바뀐 중국의 항일독립운동 유적지를 돌아보니 가슴이 답답해진다. 해를 등지고 산에서 내려오며 ‘우리는 그동안 무얼 했나’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글 투먼·룽징(중국)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땅이 꿈틀꿈틀’ 인도네시아 강진의 충격적인 모습

    ‘땅이 꿈틀꿈틀’ 인도네시아 강진의 충격적인 모습

    마치 땅이 살아있기라도 한 듯하다. 땅 속 깊숙한 곳에서 영화 속에나 등장할 것 같은 거대한 괴물이 금방이라도 솟구쳐 나올 기세다. 지난달 28(현지시각)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을 강타한 7.5 규모의 강진과 6m에 달하는 쓰나미의 위력으로 엄청난 수의 목숨을 앗아간 당시의 생생한 모습이 영국 동영상 공유사이트 라이브릭이 공개했다. 거리 폐쇄회로(CC)TV에 고스란히 녹화된 영상은 과히 충격적인다. 영상 속, 잠잠한 아스팔트 도로가 조금씩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한다. 가로등과 바닥이 갈라지기 시작한다. 곳곳에 심한 균혈이 나기 시작한다. 영상 속 한 여성은 땅이 요동치며 갈라지자 마치 그 위에서 춤을 추는 듯 움직임을 보이며 몸의 균형을 잡지 못한다. 땅바닥이 잠잠해지는가 싶더니 다시 움직인다. 주위에 있던 고양이 한 마리도 위험을 느끼고 어디론가 쏜살같이 도망가는 모습이다. 다행히 영상 속의 지역은 땅 바닥이 갈라지는 것으로만 마무리 된 듯 보인다. 하지만 인도네시아에 닥친 강진과 쓰나미의 영향으로 현재까지 수천명의 사상자와 21만 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했다고 알려졌다.사진 영상=뉴스WTF/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갑자기 땅이 푹… 싱크홀에 빨려 들어간 시민 2명 무사

    갑자기 땅이 푹… 싱크홀에 빨려 들어간 시민 2명 무사

    길을 걷던 행인 2명이 갑작스럽게 생긴 싱크홀에 그대로 빠지는 충격적인 장면이 CCTV에 고스란히 포착됐다. 25일(현지시간) 더 선 등 외신은 24일 터키 남동부 디야르바키르에서 발생한 싱크홀 사고를 보도했다. 건물 밖 CCTV에 찍힌 영상에는 여성 두 명이 건물 앞 도로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담겼다. 이들은 근처 보건소에서 근무하는 의사와 간호사로, 근무를 마치고 퇴근하던 중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이 잠깐 걸음을 멈추고 이야기를 하던 중 갑자기 땅 꺼짐 현상이 발생했다. 두 여성은 아무런 대처도 못 한 채 그대로 땅 밑으로 빠졌고, 도로 잔해더미들이 그들을 덮쳤다. 사고가 일어나자마자, 주변에 있던 시민들은 곧바로 현장으로 달려와 아스팔트 더미를 헤집고 여성들을 찾아냈다. 먼지투성이의 잔해에서 빠져나온 두 여성은 가벼운 부상만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과 소방관들은 해당 지역을 봉쇄하고 싱크홀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사진·영상=글로벌 뉴스/유튜브 김민지 기자 mingk@seoul.co.kr
  • 충북지역 포트홀 급증

    충북지역 포트홀 급증

    충북에서 최근 5년간 4만건에 가까운 포트홀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포트홀은 아스팔트 포장 표면이 움푹 떨어져 나간 것으로 차량파손과 교통사고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1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이은권(대전 중구) 의원에 따르면 도내에서 발생한 포트홀은 2014년 6711건, 2015년 7862건, 2016년 8221건, 2017년 8133건, 올해 8월 현재 7981건 등 모두 3만8908건으로 집계됐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발생하는 포트홀이 지난해보다 크게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지역별로는 청주시에서 발생한 포트홀이 2만1922건으로 가장 많았다. 뒤를 이어 충주시 3349건, 음성군 2482건, 보은군 904건, 제천시 527건, 영동군 461건 등이다. 도내에서 5년간 포트홀로 발생한 교통사고는 44건으로 조사됐다. 이 의원은 “포트홀 발생원인 중 강수량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충북은 올 여름 평년보다 적은 309.7mm를 기록했지만 포트홀 발생수가 증가했다”며 “철저한 예산 집행과 도로관리가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글 사진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2018 서울미래유산 그랜드투어] 천재시인 이상의 삶 뒤편, 민족주의자 이상을 만나다

    [2018 서울미래유산 그랜드투어] 천재시인 이상의 삶 뒤편, 민족주의자 이상을 만나다

    서울신문이 서울시 및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18 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23회 서울의 문학2(이상의 날개) 편이 제25호 태풍 ‘콩레이’가 한반도를 강타한 지난 6일 빗속에서 진행됐다. 전날 밤새 비가 내린 데다 당일 오전 내내 만만찮은 강수량이 예보된 상태여서 행사 취소 여부를 묻는 문의가 쇄도했다. 이 와중에 “고&고!”를 외친 데는 세 가지 믿는 구석이 있었다. 첫째 서울신문사 측의 과감한 투자로 도입한 고가의 오디오가이드시스템이 효자 역할을 해줄 것이고, 둘째 지난해 25회와 올해 22회까지 47회를 진행했지만 단 한 번도 날씨가 말썽을 피운 적이 없다는 ‘근거 있는’ 믿음이 작용했다. 셋째 만약의 경우에 대비, 통의동 보안여관과 지난달 문을연 공평도시유적전시관 등 실내에서 비를 피한다는 나름대로의 대비책도 세워놨다.서울미래유산을 사랑하는 사람들 40여명이 궂은 날씨에 아랑곳없이 모여들었다. ‘가을비 우산 속에’ 요절한 천재시인 이상의 흔적과 작품을 찾아 떠나는 여행을 오히려 즐겼다. 이날 오전 10시 사직동 주민센터 정자 앞을 출발한 투어단은 사직동 이상의 출생지~통인동 이상의 집~통의동 보안여관~경복궁 조선총독부 터~이상이 다녔던 수송동 옛 보성고등학교 터~오감도가 실린 옛 조선중앙일보 터~동헌필방~옛 화신백화점 터~소공동 옛 낙랑파라 터~날개에 등장하는 옛 미쓰코시백화점 터를 순례했다. 강영진 해설사의 노련한 해설이 돋보였다. 형형색색의 우산과 비옷차림으로 시작한 답사는 맑게 갠 가을 하늘을 바라보며 산뜻하게 마무리됐다. 시인 김지하는 “이상을 아는 사람은 많다. 그러나 이상을 아는 사람은 없다”라고 말했다. 우리가 안다고 생각하는 이상은 허상이다. 이상은 단순한 경성의 모더니스트가 아니라 열렬한 민족주의자였다. 난해한 작품과 여성편력, 괴짜 행동을 통해 본색을 감췄을 뿐이다. 그렇다면 이상(李箱)이라는 이상(異常)한 필명 뒤에 숨은 김해경이 품은 민족의식의 실체는 무엇이었을까.이상은 대한제국이 국권을 잃은 1910년 8월 29일 서울 사직동 165번지에서 태어나 식민통치가 절정을 이룬 1937년 4월 17일 일본 도쿄의 병원에서 27살의 짧은 여정을 마감했다. 그의 삶 궤적은 식민지 서막에서 시작돼 한복판에서 끝났지만 조선인이라는 민족적 자각이 강했다. 부인 변동림(화가 김환기와 재혼 후 김향안으로 개명)에 따르면 이상은 일제에 강한 저항감을 갖고 있었고, 자신이 조선인이라는 사실을 늘 의식했으며, 한복을 즐겨 입었다. 이상을 중심으로 ‘좌본웅 우태원’이라고 할만한 ‘절친’ 소설가 박태원이 남긴 ‘이상의 편모’라는 회상기에서도 이상은 한복차림으로 나온다. 변동림은 자신과 첫 만남에 이상이 밤색 두루마기를 입고 나왔다고 회상했다. 혜화동에서 살던 시절 한복을 입으면 일경에 불심검문당하는 것을 극단적으로 불편해했다고 한다. 우리에게 익숙한 봉두난발이나 파이프를 입에 문 데카당스한 모습과는 다르다. 기이한 행적이나 극단적 일탈에서는 볼 수 없었던 장면이다. 1937년 2월 12일 일본 유학 중이던 이상은 일본경찰에 체포됐다. 구인회 멤버이자 납북시인 김기림에 따르면 이상의 하숙집 책상 위에 불온 책자가 놓여 있었고, 이상이라는 ‘이상한 이름’을 사용했고, 노트에 불온한 내용을 적어놨다는 게 좌익사상범으로 몰린 이유였다. 풀려난 지 한 달여 만에 유명을 달리했는데 폐결핵 환자에게 감방의 냉기는 결정적 사인이었다. 윤동주와 마찬가지로 이상 또한 민족주의자로서 최후를 맞았다. 이상은 단순한 불령선인(불량한 조선인)이 아니라 민족 저항 작가였다. 이상은 건축가였다. 경성고등공업학교 건축과를 수석졸업, 총독부 내무국 건축과 기사로 근무하면서 조선건축회지 ‘조선과 건축’ 표지도안 현상모집에 당선되기도 했다. 1926년 경성고공에 입학, 1933년 총독부를 그만둘 때까지 7년 동안 촉망받는 건축가로 살았다. ‘이상한 가역반응’, ‘조감도’, ‘삼차각설계도’, ‘건축무한육면각체’ 같은 시의 제목이나 내용은 건축가의 삶과 경험이 묻어 있다. 돌연변이의 이단아로 살아가기 전까지 세상이 부러워하는 멀쩡한 건축가였다. 그러나 건축은 화가가 되고 싶었던 이상의 대안이었다. “난 말야, 그림을 그리고 싶었어, 어릴 때부터 그림에 미쳐 있었으니까.” 이상의 경성고공 입학기에는 그림에 대한 갈망이 나타나 있다. 보성고등학교 교내 미술전람회에서 수상할 당시 미술교사가 최초의 서양화가 고희동이었다. 서촌 자락 고희동의 집과 이상의 집은 지척에 있었다. 이상이 남긴 건축물은 없다. 실명이 거의 쓰이지 않는 이상의 대표작 ‘날개’에 등장하는 단 2개의 고유지명은 경성역(서울역)과 미쓰코시백화점(신세계백화점)이다. 이 중 미쓰코시백화점 옥상은 날개의 무대로 쓰였다. 연애담이나 퇴폐적인 일상이 아니라 자신을 옥죄는 일제의 감시와 통제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내면의 몸부림이 담겼다. “나는 걷던 걸음을 멈추고 그리고 어디 한번 이렇게 외쳐보고 싶었다./날개야 다시 돋아라./날자. 날자. 날자. 한 번만 더 날자꾸나/한 번만 더 날아보자꾸나.”라고 썼다. 이상은 표면적으로는 1920~30년대 경성 모더니즘의 절정을 누린 전형적인 ‘아스팔트 키드’였다. 여러 편의 문제작 중 자신의 인생을 정리한 ‘종생기’에서 “나는 벼를 본 적이 없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건축가 출신답게 경성이라는 도시 공간 속 건축물을 작품소재로 삼았다. 그가 전성기를 보낸 1920~30년대 경성은 조선총독부, 경성역, 조선은행(한국은행), 경성부청(서울시청) 같은 근대건축의 아성이었다. 철골과 시멘트 화강암으로 이뤄진 현대성의 거대한 상징물이 건축물이었다. 인간 이상을 이야기할 때 화가 구본웅과 소설가 박태원을 빠뜨릴 수 없다. 세 사람의 관계항이 이상의 인생을 완성하는 퍼즐 조각이다. 세 사람은 동행했다. 사직동에서 태어나 통인동에서 자란 이상과 필운동에서 나고 자란 구본웅은 필생의 동반자였다. ‘꼽추 화가’와 ‘폐병쟁이 괴짜 시인’으로 유명했다. 이상이라는 필명은 구본웅이 선물한 그림도구가 든 상자에서 비롯됐다. 이상은 감사의 표시로 자신의 아호에 ‘상자 상(箱)’자를 넣겠다고 약속했다. 이상이라는 이름은 “이(李)씨 성을 붙이면 나름대로 묘한 여운도 있어 좋겠다”라는 두 사람의 의견일치에 따라 탄생했다. 기생 금홍이를 만난 것도, 다방 제비를 연 것도, 이상에게 창문사 직장을 알선한 것도, 파이프를 문 이상의 초상화 ‘우인의 초상’을 그려준 사람도 모두 구본웅이었다. 이상의 최후를 지킨 부인 변동림도 구본웅 계모의 동생이었다. 나이 어린 이모를 4살 아래 친구에게 소개한 것이다. 이상이 남긴 ‘차(且)8씨의 출발’은 구본웅에게 바친 헌시였다. “사실 차8씨는 자발적으로 발광하였다.”에서 차8은 구본웅의 성씨 구(具)자를 파자한 것이다. 구보 박태원과도 붙어살다시피 했다. 구보의 대표작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이 조선중앙일보에 연재됐을 때, 이상은 하융이라는 필명으로 삽화를 그렸다. 다방과 술집을 전전하면서 인생과 문학예술을 논했다. 두 사람의 작품세계는 이때 완성됐다. 이상은 구보의 결혼피로연 방명록 첫 장에 ‘면회거절 절대반대’라는 호소문을 남겼다. 언론인이자 작가 조용만은 ‘구인회 만들 무렵’에서 “이상과 구보는 짝패였다”고 기록했다. 살아생전의 이상을 “우리가 가진 가장 뛰어난 근대파 시인”이라 평했고, 사후에는 “우리가 가졌던 황홀한 천재”라고 극찬했던 시인 김기림은 이상의 죽음으로 한국문학이 50년 후퇴했다고 아쉬워했다. 글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 원장 사진 문희일 연구위원 ●다음일정:강동(광나루길) ●일시:10월 13일(토) 오전 10~12시 ●집결장소:지하철 5호선 광나루역 2번 출구 앞 ●신청(무료):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futureheritage.seoul.go.kr)
  • 中 문화혁명 때 파괴된 삼학사비, 복제비마저 잡목에 묻힌다

    中 문화혁명 때 파괴된 삼학사비, 복제비마저 잡목에 묻힌다

    우리 민족 최대 치욕 중 하나를 꼽는다면 ‘삼배구고두’(3번 절하고 9번 머리를 조아리는 항복 의식)로 불리는 1636년 병자호란 때 인조의 남한산성 항복이다. 이때 침략국 청나라에 항복하거나 청과 화의를 맺는 것을 끝까지 반대하다 중국 선양(瀋陽)으로 끌려가 처형된 세 신하 오달제·홍익한·윤집이 있었다. 이들의 충절 및 절개를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삼학사비’가 선양 외곽 한 창고와 풀숲에 방치돼 잊혀 가고 있다. 역사를 망각하면 미래가 없다고 한다. 선양에 방치된 삼학사비를 지난 22일 찾아봤다.●요녕발해대학 설립자 천문갑 학장 숨져 폐교 아스팔트 도로를 벗어난 택시는 덜컹거리며 10분여 인적이 끊긴 선양시 허핑구 경진로 재개발지역으로 깊숙이 들어갔다. 막다른 길에 다다르자 왼쪽으로 폭 6m 철문이 나타났다. 그 너머로 예쁘장한 5층짜리 건물이 보였으나, 가까이 다가설수록 손질이 많이 필요해 보였다. 조선족이 설립하고 운영하는 중국 내 유일한 ‘요녕발해대학’ 본관이다. 설립자인 천문갑(조선족 과학자) 학장이 2009년 지병으로 숨지면서 문을 닫았다. 철문 안으로 들어서자 50대 후반 남성이 본관 안으로 안내했다. 쇠사슬로 잠금장치를 한 낡은 여닫이 쌍문을 열고 들어서자 작은 복도가 나왔다. 복도 양쪽 가득 종이 상자가 쌓여 있다. 왼쪽은 매점이다. 상자를 치워 가며 복도 끝 오른쪽 방문 앞에 이르자, 비로소 ‘전시실’이란 푯말이 보였다. ●발견된 비신은 요녕발해대학 전시실에 보관 잠기지 않은 문을 열고 들어서자, 벽면 가득 사진과 설명문이 붙어 있다. 그 한가운데 비스듬히 깨져 나간 육중한 비석이 붉은 테이블보 위 유리관 안에 누워 있다. 삼학사비다. ‘비두’라 불리는 머리 부분은 중국 문화대혁명기(1966~1976년) 때 훈허강변에 버려진 뒤 발견되지 않고 있고, 몸체 격인 ‘비신’만 발견돼 보관 중이다. 13년 전 사비를 털어 이 전시실을 꾸민 김용규(60) 전 요녕발해대학후원회 비서실장이 전등을 켜고 삼학사비 앞에 서서 한참을 묵념했다. 착잡한 그의 표정에서 삼학사가 느꼈을 망국의 설움이 보이는 듯했다.건물 밖으로 나와 왼쪽 풀숲을 더듬거리며 들어가 보니 거대한 비석이 나타났다. 높이 390㎝, 가로 83㎝, 두께 26㎝의 삼학사비 복제비이다. 2005년 허창무 한국정신문화연구원 교수와 계룡건설 도움으로 2개의 복제비를 만들었다. 1기는 그해 6월 국내로 옮겨져 8월 31일 천안 독립기념관 ‘겨레의 큰마당’에 세웠으며 다른 1기는 지금의 위치에 자리잡았다. 농가의 주춧돌로 사용될 뻔했던 원비(비신)는 앞서 봤던 요녕발해대학 내 전시실 유리관 안에 보관하고 있다. 복제비가 세워진 곳은 13년 전 깔끔했던 공원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아카시아 등 잡목과 사람 키보다 높게 자란 잡초로 뒤덮여 있다. 정문 경비원이나 학교 관리원이 한 시간이면 정리정돈할 수 있을텐데 안타깝다. 대학 설립자 유가족들이 삼학사와 삼학사비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청태종은 1636년 조선을 침략해 2개월 만에 남한산성 삼전도에서 인조의 항복을 받아냈다. 철군할 때 약 60만명의 우리 백성을 포로 또는 노예로 끌고 갔다. 당시 조선 인구는 200만명 내외로 추정된다. 소현세자 부부와 봉림대군 부부, 항복하거나 화친을 반대한 오달제·홍익한·윤집 등 신하 셋(삼학사)도 선양으로 끌려갔다. 신하가 되라며 고문하고 회유하다 뜻을 이루지 못하자 처형했다. 청태종은 그러나 삼학사의 굳은 충절과 절개에 감동해 ‘삼한산두’(三韓山斗)라는 휘호를 내리고 비와 사당을 세워 매년 제를 지내 삼학사의 넋을 위로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삼한’은 조선을 의미하고 ‘산두’는 삼학사의 정신이 태산처럼 크고 북두칠성처럼 변함없이 빛난다는 뜻이다. 청태종이 세운 비는 세월이 흘러 청이 멸망하면서 사라졌다가 일제강점기인 1933년 오달제 선생 후손 등에 의해 머리 부분이 발견돼 1935년 10월 항일운동의 한 방법으로 다시 중건됐다. 이후 모택동 집권 후 문화대혁명을 거치며 다시 파괴돼 선양을 가로지르는 훈허강에 버려진 것으로 전해진다.●3년치 급여 털어 비신 구입… 재중건 뜻 못이뤄 한동안 잊혔던 비는 1990년 비신 부분이 중국 농민에 의해 발견됐다. 중국인이 밭갈이하다 발견한 바위를 주춧돌로 사용하려다 글자가 새겨져 있는 것을 알고 문밖에 내놨다. 중국 에서는 글이 새겨진 돌은 집 안에 두지 않는다. 길을 지나던 조선족 교원이 비문을 보고 중국 당국에 보관해 달라고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삼학사가 중국의 역사가 아니다”라는 이유로 거절됐다. 다행히 당시 랴오닝대학 교수이자, 중국 조선족과학자협회 천문갑 부이사장이 3년치 급여를 들여 구입해 보관해 오다 1992년 요녕발해대학을 설립하면서 지금의 위치로 옮겼다. 천 학장은 선양 일대 동포 유지들을 모아 삼학사비 재중건 등을 위해 노력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주변 도움으로 복제비 2개만 만드는 데 그쳤다. 김 전 비서실장은 “순국열사들의 행적을 찾고 기억하는 것은 후손들의 마땅한 책무”라며 안타까워했다. 글 사진 선양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최영주 서울시의원, 강남구 재건마을 ‘화재에 강한 서울 안전마을’ 현판제막식 방문

    서울시의회 최영주 의원(더불어민주당, 강남3)이 9월 20일 오후 재건마을에서 열린 ‘화재에 강한 서울 안전마을’ 현판제막식에 방문했다. 이날 행사에는 최 의원을 비롯해, 강남구의원 2명, 강남 소방서장, 의소대 대원 20여명, 주민 등 약 50여명이 참석했다. ‘화재에 강한 서울 안전마을’은 화재 없는 안전마을의 시민 자율 화재대응역량 강화를 목표로 50세대 이상 주택지역에 조성된다. 강남 소방서에는 12,150천원의 예산이 배정되어, 재건마을 협소골목에 ‘보이는 소화기’를 설치하고, 소방차 진입 통행로를 개선하는데 집행됐다. 재건마을은 강남구 개포로25길 32 일대로 대부분의 주택이 샌드위치판넬, 합판, 떡솜, 아스팔트루핑으로 지어졌다. 지난 2011년 6월에는 전체 98가구 중 72가구가 전소할 정도의 대형 화재가 발생한 바 있다. 이에 서울시는 재건마을의 화재 취약성을 보완하기 위해 2013년 11월 재건마을을 화재 없는 안전마을로 지정하여 소화기, 단독경보형감지기, 보이는 소화기, 물탱크 등의 설치를 지원했다. 이번 행사는 재건마을에 추가로 소방시설을 확보하고, 소방차 진입로를 표시(Fire Lnae)하여 ‘서울 안전마을’ 현판을 달고, 주택용 소방시설 기증·설치 및 소방․전기․가스 합동점검, 주민 대상 심폐소생술 및 주택용 소방시설 사용법 교육 등으로 진행됐다. 행사에 참석한 최영주 의원은 강남구 구의원 시절 재건마을 화재로 인해 많은 주택이 소실되어 마음이 아팠다고 전하며, 그간 강남구와 서울시, 강남소방서, 의소대의 노력으로 재건마을이 화재취약지역에서 화재에 강한 안전마을이 된 것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또한 “앞으로 자치구에서 지원할 부분에 대해서는 강남구의회에 협조를 요청하여 지원하고, 시에서 예산을 받아 지원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서울시의원으로서 확실히 챙기겠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빗물 재활용 ‘수원 레인시티 프로젝트’ 폭염·가뭄속에 돋보였다

    빗물 재활용 ‘수원 레인시티 프로젝트’ 폭염·가뭄속에 돋보였다

    올 여름은 사상 유례없는 폭염과 가뭄으로 전 국토가 몸살을 앓았다. 온열환자기 속출한 것은 물론 저수율감소 등으로 각종 작물이 큰 피해를 입었다. 도심은 열섬효과에 따른 열대야 현상 등으로 한증막을 방불케했다. 지자체에서는 폭염으로 이글이글 끓는 열을 조금이라고 낮추기 위해 도로 물뿌리기거나 인공냉각구역을 설치 하는 등 폭염 대책에 총력을 기울였다. 이런 가운데 경기 수원시의 ‘레인시티 프로젝트’가 다시금 조명을 받고 있다. ‘레인시티 프로젝트’는 빗물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고 도시 곳곳에서 모아 재활용하는 것이다. 지하수와도 연계해 거대한 물순환 시스템을 만들게 된다. 안정적인 물 공급, 침수 피해 예방 등 다양한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수원시의 레인시티 프로젝트는 올 여름 적지 않은 효과를 발휘했다. 폭염이 지속되면 열섬현상이 뒤따른다. 이는 도심 기온이 교외보다 높아지는 현상으로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발생하게된다.수원시는 열섬현상을 잡기위해 시 전역 아스팔트 도로에 물을 뿌려 도시 온도를 낮췄다. 살수차 12대를 동원해 하루 618t의 물을 시내 주요 도로 등 62개 노선, 총연장 176km 구간에 뿌렸다. 수원시 관계자는 “아스팔트 도로에 물을 뿌리면 도로와 주변 온도를 2~3℃가량 낮출 수 있다”면서 “도심 열섬화 현상을 완화하고, 도로면 변형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미세먼지 농도까지 낮춰 대기 질 개선도 기대할 수 있다. 도로에 뿌리는 물은 주로 상수재처리수와 하수 재이용수를 사용하지만, 그동안 모아둔 빗물이 큰 도움이 됐다. 레인시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빗물저장소에 보관하고 있는 물을 재활용한 것이다. 수원월드컵경기장은 지붕과 바닥에 내리는 빗물을 지하 2만 2000t 규모의 빗물 저장시설에 저장해 경기장 잔디용수, 노면살수 용수 등으로 사용하고 있다. 연간 1만 8000t의 빗물을 재활용 하면서 2500만원 가량의 수돗물 절감효과를 보고 있다.장안구 조원동 수원종합운동장 지하에도 1만t 규모의 빗물 저장 시설이 설치돼 주경기장과 kt위즈파크 야구장 등의 조경용수, 청소용수, 노면 청소차 급수용 등으로 공급하고 있다. 수원시는 2013년 ‘레인시티 수원 선언’을 발표한 후 곳곳에 빗물이용시설을 설치해 시내에 7만 7000t을 저장할 수 있는 빗물시설을 만들었고, ‘중수도(물 재이용 시설) 설치사업’으로 빗물과 중수도를 연계했다. 빗물 재활용 사업은 공공시설을 중심으로 시작해 각 가정에서 빗물을 모아 사용하는 ‘빗물 저금통’으로 발전하고 있다. 시는 빗물을 재활용하기 위해 개인 주택 등에 빗물 저금통을 설치하면 500만원 범위에서 설치비를 지원하고 있다. 이훈성 수원시 환경국장은 “레인시티 사업은 도시 전반 걸쳐 자연 상태에 근접한 물 순환 구조와 빗물 재활용 인프라를 만드는 사업이다. 이는 도시 물순환 회복은 물론 시민과 자연이 행복한 환경수도 수원으로 나아가는 핵심 지표가 되었다”고 강조했다. 수원시의 ‘스마트 레인시티’ 사업은 세계적 권위의 국제 환경상인 ‘2018 에너지 글로브 어워드 국가상’(Energy Globe National Award)을 받았다. 또 (사)한국지방정부학회가 주관하는 ‘2017 지방정부 정책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중 에너지 글로브 어워드는 오스트리아 트라운키르헨 시에 있는 환경재단 에너지 글로브가 1999년 제정한 상이다. 해마다 유네스코(UNESCO)와 유엔환경계획(UNEP)의 협조를 받아 세계 곳곳에서 추진되는 환경 관련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에너지 효율 향상, 재생 에너지 활성화를 비롯해 지구 환경보전과 지속 가능한 발전에 기여한 사업을 선정해 시상한다. 시는 도시 전반에 걸쳐 작동하고 있는 자연친화적 물 순환 시스템을 2018년부터 IoT(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 최첨단 기술과 연계하는 ‘스마트 레인시티 수원’ 사업을 통해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빗물은 중요한 수자원이지만 우리는 소중함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물 재이용은 저탄소 녹색성장을 선도할 대표적 친환경산업(제3의 물산업) 분야로 발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에너지 절감을 달성하는데도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부산 도시열섬 통합관리 시스템 구축…장 단기 폭염대책 마련

    부산시가 여름 폭염에 대비해 장 단기 폭염 대책을 마련한다. 부산시는 지역별로 다르게 나타나는 열섬의 특성을 파악하고 통합관리를 위해 도시열섬 통합관리 시스템을 구축 하는 등 장 단기 폭염 대책을 마련 추진한다고 6일 밝혔다. 부산시는 도시열섬 통합 관리 시스템 구축을 위해 지난 7월 시내 주요지점의 기상관측 네트워크 확충 사업을 완료했으며,보건환경연구원의 실시간 데이터 수집 및 분석 시스템을 11월까지 개발해 내년부터 운영할 예정이다. 또 하수처리수(5억7747만6000t/년) 재이용률도 2016년 25.9%에서 2020년에는 30%까지 늘린다. 하수처리수를 도로 먼지 제거용,소방용,비산먼지사업장 살수용,수목 식재용,조경 용수 등으로 활용하고 민간 사업장에도 무상으로 공급해 도시 열섬을 완화하고,폭염을 식혀주는 도심 수변공간,녹지공간 등도 확충한다. 부전천,초량천 등 주요 하천의 물길을 복원하고 사하구 일대에 2027년까지 100억원을 들여 22만5000 그루의 나무를 심어 수림대를 조성한다. 금정구 도시철도 1호선 구서역 일대에는 ‘쿨 페이브먼트’ 사업을 추진한다. ‘쿨 페이브먼트’는 검은색 아스팔트 대신 햇빛을 반사해 열을 발산하는 회색의 특수 도료를 칠하는 사업이다. 부산시는 환경부의 기후변화 적응 선도 시범사업 대상지에 선정돼 확보한 3억원을 들여 특수 도료를 칠할 예정이다. 취약시설과 무더위 쉼터 등의 옥상에 시공하는 ‘쿨 루프’ 사업도 매년 확대한다. ‘쿨 루프’는 태양열 반사효과가 높은 차열 페인트를 칠해 건물의 실내온도를 평균 3∼4도 정도 낮추는 효과가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 부산발전연구원 등 연구기관과 함께 지역 특성에 맞는 맞춤형 폭염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며 “최근 5년간 발생한 폭염과 열대야에 따른 피해현황을 지역별로 분석해 체계적이고 실효성 있는 폭염 대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서른 살 ‘서리풀’ 예술축제 들썩

    서른 살 ‘서리풀’ 예술축제 들썩

    오페라·연극·음악제 등 공연 풍성 3년간 경제적 파급효과 536억원 조은희 구청장 “젊은 예술인 모여 마음껏 재능 꽃피우는 계기 되길”서울 서초구가 오는 8일부터 16일까지 반포한강공원 등지에서 서른의 서초 ‘젊음으로 하나 되다’를 주제로 지역 축제인 ‘2018 서리풀페스티벌’을 개최한다고 3일 밝혔다.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축제는 주민 참여가 중심이지만 서초의 예술·문화 인프라를 잘 살릴 수 있도록 예술의전당 사장인 고학찬 서리풀페스티벌 조직위원장, 박기현 서초문화원장 등 22명의 전문가들도 힘을 모았다”고 말했다. 조 구청장은 청와대 행사기획비서관·문화관광비서관 출신답게 민선 6기 구청장 첫 취임 이듬해부터 주민참여형 축제를 시작했다. 한국형 에든버러 축제를 지향하며 지난 3년간 52만여명, 536억여원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낸 것으로 추정된다.실제로 축제의 키워드는 참여다. 마지막 날인 16일 반포한강공원 세빛섬에서 펼쳐지는 ‘스케치북’과 ‘퍼레이드’ 등 참여형 행사가 하이라이트다. 세빛섬 입구에서 유선형의 한강변 산책로까지 총 3800㎡의 아스팔트를 도화지 삼아 어린이와 가족이 함께 분필 9만 4000개로 그림을 그리고, 이어 개그맨 박명수의 진행으로 한강 일대 800m 산책길을 따라 18개 팀 530여명이 행진하는 퍼레이드가 장관을 이룰 예정이다. 프랑스 마을로 통하는 서래마을이 있다는 점에 착안해 올해로 10년째 이어지는 반포서래한불음악축제는 한국과 프랑스가 문화로 화합하는 장이다. 지난해 프랑스 앨범 판매량 1위 뮤지션인 ‘카로제로’의 초청 공연이 40분간 이어진 뒤 인순이, 백지영, 박상민 등 국내 인기가수가 무대를 채운다. 음악제가 끝나면 같은 시간, 같은 자리에 함께한 시민들이 어우러지는 행사 피날레인 만인대합창에서 ‘젊은 그대’를 개사해 서른 번째 생일을 맞는 ‘젊은 서초’를 노래한다. 특히 라보엠, 카르멘 등 유명 오페라의 아리아를 쉽게 즐길 수 있는 오페라 갈라쇼, 예술의전당 일대가 전국 최초 ‘음악문화지구’로 지정된 것을 기념한 서초동 악기거리 모노드라마, 예술의전당 신세계스퀘어 야외무대에서 한국형 오페라인 ‘판오페라’를 선보이는 ‘서초골 음악회’ 등도 준비됐다. 이외에도 1970~80년대를 재연한 어르신들의 교복 퍼레이드, 견주와 반려견이 함께 무대에 오르는 반려견 축제, 서리풀페스티벌 사진공모전 등도 열린다. 조 구청장은 “가족, 연인, 친구 등 많은 시민들이 함께 오셔서 축제의 주제인 젊음의 열기를 만끽하시길 바란다”면서 “서초 축제가 청년들에게 꿈과 행복을 주고 젊은 예술인들이 대한민국의 문화 예술을 꽃피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60년 전 묻어둔 비극, 풀꽃이 먼저 싸매주었네

    60년 전 묻어둔 비극, 풀꽃이 먼저 싸매주었네

    저 앞의 끝 간 데 없이 이어진 초지가 평강고원이랍니다. 아직은 닿을 수 없는 북한 땅이지요. 시선을 가까이에 두면 초록빛 철원평야가 다가섭니다. 눈앞의 풍경 중 어디까지가 남한 땅이고 어디서부터가 북한 땅일까요. 철책에서 쉬어 가는 잠자리는, 쩌렁쩌렁 울어 대는 매미는 어디에서 날아온 걸까요. 강원 철원의 소이산 생태숲 녹색길 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광은 미답의 땅, 북한을 그려 보게 합니다. 녹색길이 특별한 것은 지뢰구역 철조망 옆을 걷다가 북녘을 마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말보다는 생각이, 달뜬 걸음보다는 차분한 사색이 어울리는 길이지요. 북녘을 향한 그리움을 부려 놓을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길은 걸어 볼 가치가 있습니다.철원은 한국전쟁의 흔적이 또렷이 남아 있는 땅이다. 소이산 생태숲 녹색길은 평화전망대나 제2땅굴 같은 안보 관광지에 비해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그 대열에 이름을 올릴 만하다. 해발 362m의 작은 산은 남한 땅과 북한 땅을 가득 품는다. 소이산은 한국전쟁 후 60여년 동안 민간인통제구역이었다. 2010년에 통제구역에서 해제된 뒤에도 지뢰 때문에 일반인들은 접근할 수 없었다. 그동안 전쟁의 폭격에 황폐해진 산은 스스로를 치유했고, 사람 손을 타지 않은 자연은 원시림 같은 울창함을 되찾았다. 그러던 2012년, 철원군과 육군부대가 힘을 합쳐 4.8㎞ 길이의 소이산 생태숲 녹색길을 열었다. 길 끝에서 바라보는 북녘 땅은 자연스레 통일의 꿈을 꾸게 한다. 숲길이 주는 미덕도 빼놓을 수 없다. 녹진한 풀 향을 맡고 묵은 낙엽을 밟으며 자연이 낸 길을 따른다. 시간에 맞춰 한 장소에서 다음 장소로 이동해야 하는 대개의 안보관광지와 달리, 이곳에선 머물고 싶은 만큼 머물고 바라보고 싶은 만큼 바라볼 수 있다.●전쟁이 남긴 구멍 난 상처 노동당사 철원이 1946년에는 북한 관할구역이었다는 사실을 아시는지. 노동당사는 해방 후부터 한국전쟁 전까지 북한이 조선노동당 당사로 쓴 건물이다. 늦여름 햇덩이가 내리쬐는 낮에도 건물에는 스산한 기운이 감돈다. 신축 당시 성금이라는 명목으로 한 리(里) 당 쌀 200가마씩 거두었다는 이야기, 기밀 유지를 위해 공산당원 외에는 건축에 참여하지 못했다는 이야기, 공산주의를 반대하던 사람들이 이곳에서 고문을 당했다는 이야기, 혹은 영문도 모르고 끌려온 사람들이 다시는 돌아가지 못했다는 이야기 등이 전설처럼 전해진다. 전쟁 중 폭격으로 건물 대부분이 파괴돼 지금은 네 면의 벽체와 군데군데 골조만 남아 있다. 건물 뒤는 앞보다 훨씬 처참하다. 외벽이 거의 무너져 내려 기다란 파이프가 건물을 지탱하는 상태다. 벽에는 깊게 팬 탄알 자국이 무수하다. 손 한 뼘 되는 간격으로 총알의 흔적이 이어진다. 밤중에 노동당사 주변을 지나는 군인들이 조금이라도 이상한 낌새가 보이면 그곳에 총을 난사했기 때문이란다. 부서지고 구멍이 뻥뻥 뚫린 건물은 남과 북의 서글픈 현실을 말해 준다. 신청 후 단체로 움직이는 철원의 다른 안보관광지와 달리, 노동당사는 민간인통제선 밖에 있어 특별한 절차 없이도 갈 수 있다. 노동당사 맞은편에 소이산이 보인다.●철조망 따라 핀 ‘지뢰꽃’… 소이산 생태숲 아래부터 위로 천천히 고개를 든다. 산수국이 핀 땅, 철조망, 지뢰라고 쓰인 삼각형 표지판, 철조망 안팎을 오가는 잠자리, 새파란 하늘. 숲길 옆으로 철조망이 끝없이 이어진다. 소이산 생태숲 녹색길의 첫 번째 구간은 1.3㎞ 길이의 지뢰꽃길이다. 지뢰와 꽃이라니 얼마나 상반되는 조합인가. 철원 출신의 시인이 쓴 시 ‘지뢰꽃’에서 이름을 따왔단다. ‘지뢰 지대로 출입을 절대 금함.’ 철조망에는 무시무시한 경고문이 붙어 있다. 그렇다. 철조망 안은 아직 지뢰 지대다. 지뢰가 있다 한들 뿌리 내리고 잎을 틔우려는 자연의 생명력을 막을 순 없다. 도심 가로수처럼 때 되면 모양을 가다듬어 주지 않는 데도 철조망 안 수풀은 제 알아서 자라 푸르기만 하다. 어떤 나무는 가로로 누워 자라다가 철조망에 막혀 가지 뻗을 곳을 잃었다. ‘지뢰꽃’의 한 구절이 스쳐 간다. “저 꽃의 씨앗들은/ 어떤 지뢰 위에서/ 뿌리내리고/ 가시철망에 찢긴 가슴으로/ 꽃을 피워야 하는 걸까” 산수국, 벌개미취, 하늘말나리, 노루오줌, 맥문동…. 소담한 꽃들이 철조망 따라 피어나 스산한 마음을 달래 준다.●철원평야 뒤 백마고지까지 파노라마 뷰 두 번째 구간인 생태숲길이 시작되면 철조망이 걷혀 시야가 트인다. 너른 들판에 농촌 마을이 눈에 들어온다. 지뢰밭을 일궈 세운 대마리 마을이다. 1968년 민간인통제선 북쪽의 농지를 개간한다는 계획에 따라 반공정신이 투철한 제대 군인과 지역 주민들 150가구가 모여 마을을 이뤘다. 농지를 개간하다가 지뢰가 폭발해 팔다리를 잃은 이들도 있다고 한다. 평화로워 보이기만 하는 마을에는 쉽게 짐작할 수 없는 사연이 있다. 40분 정도 좁다란 숲길을 오르면 마지막 구간인 봉수대 오름길이 나온다. 온통 아스팔트 도로다. 산에 웬 아스팔트 길인가 싶겠지만 이곳에 주둔하던 군인들이 군 작전로로 닦아 놓은 길이다. 소이산은 최근까지 군사적 요지였다. 철원평야를 비롯해 주변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지형 때문이다. 한국전쟁 당시에도 이곳을 차지하기 위한 전투가 치열했다고 한다. 봉수대 오름길은 산으로 따지면 깔딱 고개다. 걷는 맛이 적은 아스팔트 길인 데다가 경사가 가팔라 숨이 가쁘다. 고진감래. 옛말에 틀린 것 하나 없다고 묵묵히 걸어 전망대에 오르면 선물 같은 풍경이 기다린다. 너른 철원평야 뒤로 백마고지, 김일성고지, 아이스크림고지 등이 360도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전망대 유리판에 지명이 적혀 있어 눈앞의 풍경과 지명을 하나하나 맞춰 볼 수 있다. 낮은 언덕 세 개가 삼자매봉, 삼자매봉 뒤의 봉우리가 백마고지, 저긴 김일성고지, 저 아득한 초원이 평강고원…. 열흘 동안 열두 번의 전투를 하며 심한 포격을 받은 탓에 산등성이가 하얗게 벗겨졌다는 백마고지는 여전히 허옇다. 사람에게나 자연에나 전쟁의 상흔은 오래도록 지속된다. 끝을 알 수 없이 광활한 평강고원 너머 북한의 산 능선이 흐릿흐릿하게 이어진다. 예쁜 꽃도 아니고 눈부신 일몰도 아니지만 그리운 땅이라는 이유만으로 하염없이 바라보고픈 풍경이다. 소이산에 다녀간 이들의 메시지가 전망대 앞 밧줄에 묶여 바람에 나부낀다. “동생과 제가 싸우지 않도록 평화를 주세요. 평화 통일을 이룰 수 있게 해 주세요.” 한 아이에게는 동생과 싸우지 않는 것이 평화다. 한 국가에는 갈라진 두 땅이 하나가 되는 것이 평화다. ‘평화’라는 거창한 단어를 읊조리게 되는 곳, ‘통일’이라는 거대한 주제를 돌아보게 되는 곳, 이곳은 소이산 생태숲 녹색길이다.●시간과 자연이 빚은 주상절리 ‘송대소’ 소이산 생태숲 녹색길의 출발지인 노동당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송대소가 있다. 30m 높이 현무암이 수직 절벽을 이루고 절벽을 휘감는 물줄기가 깊은 소(沼)를 이룬 곳이다. 절벽은 다각형 기둥으로 뒤덮여 있다. 30만년 전, 화산 폭발로 흘러내린 용암이 식으며 수직 틈이 생겼고, 풍화작용이 일어나며 여러 모습으로 갈라진 것이다. 이것이 바로 송대소 주상절리다. 송대소는 멀리서 볼 때와 가까이서 볼 때, 저마다의 감흥이 있다. 멀리서는 깎아지른 듯한 수직 절벽과 S자로 돌아 나가는 한탄강이 한눈에 담긴다. 절벽이 수면에 비치는 모습은 시 한 수가 절로 나올 법한 풍광이다. 가까이서 보려면 인내심이 필요하다. 한탄강 얼음 트레킹을 할 수 있는 계절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한겨울에 꽁꽁 얼어붙은 한탄강을 걸으면 주상절리의 기이한 모양을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다. 4~8각형의 다각형 기둥이 있는가 하면 널빤지처럼 넓적한 판도 있다. 수십만년의 시간과 비바람이라는 자연이 빚은 합작품이다. 내비게이션에 ‘송대소’를 치면 정확한 주소가 나오지 않는다. 멀리서 송대소를 잘 볼 수 있는 곳이 있다. 모닝캄빌리지 펜션 옆 나무데크다. 모닝캄빌리지 정원 한편에 나무 계단이 있는데, 시야가 탁 트여 송대소와 S자로 흐르는 한탄강을 훑을 수 있다. 글 이수린(유니에스 여행작가) 사진 장명확(사진작가) ■여행수첩(지역번호 033) →가는 길:서울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신평화로를 거쳐 평화로와 연신로를 지난다. 신평화로로 가다 소요산사거리에서 좌회전 후 평화로를 따라 25㎞가량 직진한다. 신서교차로에서 ‘철원, 도산리’ 방면으로 우회전하고 연신로를 따라간다. 노동당사삼거리에서 ‘관인, 철원읍사무소’ 방면으로 우회전해 금강산로에 다다르면 노동당사다. →맛집:철원은 유독 매운탕 집이 많다. 물살이 거센 한탄강에서 난 민물고기 맛이 좋기 때문이다. 고석정 입구에 있는 임꺽정가든(455-8779) 역시 민물매운탕을 잘한다. 고석정과 한탄강 등 철원의 명소와도 가깝다. 삼정콩마을두부집(455-9284)은 두부전골, 두부청국장 등 각종 두부 요리를 한다. 가게에서 국내산 콩을 직접 삶고 갈아 속이 편안하다. →잘 곳:한탄리버스파호텔(455-1234)은 고석정, 삼부연폭포 등 철원의 대표 관광지와 가깝다. 게르마늄 온천 사우나와 실내 온천 풀장이 있어 물놀이를 하기에 좋다. 백마고지역에서 차로 10분 거리의 학마루 철원펜션(010-6711-0818)은 한탄강에서 수상 레저를 즐길 수 있다.
  • “사람의 생명 살리는 기업 추구”...강소기업 ‘스마트 에어챔버’

    “사람의 생명 살리는 기업 추구”...강소기업 ‘스마트 에어챔버’

    최근 고속도로와 일반도로에서 2차 추돌사고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경기도내 벤처기업이 개발한 차량 충격흡수장치가 주목받고 있다. 24일 한국도로공사 등에 따르면 안성시 소재 (주) 스마트 에어챔버는 충격에너지 흡수장치 기술, 특수목적 차량 제작기술, 최첨단 센싱·자동모니터링 기술 등 IoT(사물인터넷)를 기반으로 한 도로유지관리 토털 솔루션 기업이다. 2010년 회사설립이후 ‘도로안전 향상’을 목표로 연구개발을 한 결과 충격흡수 및 도로안전 분야의 핵심기술 특허 23건을 보유한 강소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차량충격흡수장치는 고속도로와 일반도로에서 사고처리나 도로유지 보수작업 중 갑작스러운 후면 추돌사고로 작업자와 추돌차량 탑승자가 다치거나 죽는 일을 막고자 개발됐다. 한국도로공사가 2016년 국회 국토해양위원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07∼2011년 고속도로 유지보수 작업 현장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는 모두 258건이었으며, 이로 인해 도로보수원 등 84명이 사망했다. 최근에는 충남 아산시 둔포면 신남리 43번 국도에서 개 포획 요청 신고를 받고 출동한 두 명의 소방교육생이 25톤 트럭의 추돌사고로 밀린 소방펌프 차량에 치여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스마트에어첨버는 이런 추돌사고를 방지하고자 열가소성 우레탄을 소재로 한 충격흡수장치를 개발했다. 이 제품은 추돌 시 충격에너지를 적절한 공기압으로 흡수해 작업자와 추돌차량 운전자 모두를 보호한다. 최적의 충격흡수 기능을 발휘하는 우레탄의 점성을 찾는데 20여 년의 연구 기간이 걸렸다. 이 기술을 가진 기업은 스마트에어챔버가 전세계에서 유일하다. 노면청소차와 덤프트럭 등 작업 차량 뒷부분에 부착하거나 도로 방호 울타리에 설치하는 등 다양한 형태로 사용한다. 트레일러 형태의 이동식 작업보호 안전차는 가변형 충격흡수 방호벽이 16m 길이로 늘어나면서 만든 공간 안에서 작업 인부들이 마음놓고 보수작업을 할수 있다. 국토부의 실차충돌시험에 합격해 성능을 인정받았다. 지난해 서울시, 국토교통부, 한국도로공사, 부산시설관리공단, 충청남·북도, 인천대교, 보험개발원 등 19개 기관, 지자체, 민간단체에 700여개의 제품을 납품했다. 멕시코와 캐나다에도 18대를 팔았으며, 올해는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나이지리아, 인도와 수출협상중이다. 제품에 대한 성능과 효과에 대한 입소문이 나면서 올해는 총 500∼600개 제품이 판매될 전망이다.스마트에어챔버의 또 다른 주목할 제품은 포트홀 보수차량이다. 아스팔트 포장의 표면이 움푹 떨어져 나가 패인 구멍을 뜻하는 포트홀(pothole)은 ‘도로 위 폭탄’으로 불릴 정도로 교통사고 유발의 주요 원인이다. 지난해 삼성교통안전연구소가 발표한 2013∼2016년 서울의 도로에서 발생한 포트홀은 연평균 4만 4619건이다. 한해 발생한 포트홀의 면적은 7만135㎡로, 축구장 11.7개에 해당한다. 보통 지자체가 민간에 위탁해 보수하고 있는데, 포트홀이 발견되거나 신고되면 차량과 작업 인부 서너 명이 출동해 25분가량 길을 막고 보수한다. 그러나 스마트에어챔버의 포트홀 보수 차량은 보수 시간을 2분으로 획기적으로 단축했을 뿐 아니라 차량 운전사 1명이 모든 것을 다 한다. 보수시간이 2분으로 짧고 인부가 도로에 나와 작업하지 않아도 돼 교통사고 위험도 거의 없다. 스마트에어챔버가 지난해 10월 캐나다 기업을 인수한 뒤 빅데이터 축적을 위한 IT(정보통신) 기능을 추가해 한단계 제품을 업그레이드했다. 포트홀 보수 차량은 이미 멕시코, 캐나다, 아르헨티나, 미국에 40대를 팔았다. 한국에도 국토부와 도로공사 등에 18대를 납품했다. 차량 충격흡수장치와 포트홀 보수차량의 판매가 증가하면서 스마트에어챔버의 매출액도 설립 첫해 5억원에서 지난해 64억원으로 급증했다. 올해는 해외수출 등이 추가되면서 3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스마트 에어챔버 윤경원 대표는 “도로유지 관리와 교통사고 예방을 통한 생명보호는 전 세계의 공통된 관심사”라면서 “4차산업을 활용한 도로안전 토털 플랫폼을 구축해 해외에 수출하는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특파원 생생 리포트] 열사병에 쓰러지는 농민공… 고온수당은 ‘그림의 떡’

    [특파원 생생 리포트] 열사병에 쓰러지는 농민공… 고온수당은 ‘그림의 떡’

    인구 170만명의 공업도시 중국 랴오닝성 번시는 여름 평균기온이 20도 중반에 불과했지만 지난 7월 39.6도의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 열사병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이 일주일에 20명이 넘을 정도였다. 이들은 대부분 야외 또는 통풍이 잘 안 되는 환경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었다. 중국 대륙이 올여름 고온에 몸살을 앓았지만 지구온난화 현상으로 인해 앞으로 더 뜨거워질 전망이다.중국 기상국은 19일 지난 7월 중국 대륙 전체의 평균기온은 22.9도로 전년보다 1도 상승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중국 전역에서 최고 기온 기록을 갈아치운 지방 기상국은 24곳에 이르렀다. 지린성에서 간쑤성에 이르는 100개 지방 기상청이 35도 이상의 고온을 기록했다. 7월 한 달 동안 35도 이상 고온을 기록한 날이 6.1일에 이르렀고 2.1일은 최고 고온 기록을 넘어선 찜통더위를 보였다. 지구온난화 현상이 이대로 계속되면 4억명 이상이 거주하는 중국 화베이평원 일대는 2070년 농부들이 바깥에서 일할 수 있는 임계점 이상으로 온도가 상승할 것이라고 네이처지는 진단했다. 저장성 하이닝시에서는 34도를 기록한 고온에도 많은 건설현장 노동자들이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일해야만 했다. 기온이 비교적 낮은 이른 오전과 저녁으로 노동시간을 배분하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고온수당도 지급되지 않았다. 저장성은 6~9월 야외에서 일하는 노동자에게는 월 300위안(약 5만원)의 고온수당을 온도와 관계없이 지급하도록 했다. 하지만 쥐장건설에서 운영하는 빌딩 건설 현장의 노동자들은 아무도 고온수당을 받지 못했다. 중국의 건설현장 노동자들은 시골에서 온 농민공(이주노동자)들로 일하는 지역의 후커우(호적)가 없는 임시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고온수당을 받지 못해도 고용주에게 맞서 이의를 제기하지 못한다. 쥐장건설에서 일하는 현장 노동자 예(36)는 “나는 일사병을 겪지 않았지만 동료들은 어지럼증이나 구토 증상을 많이 보였다”며 “그늘이나 에어컨이 있는 곳에서 쉬지 않는다면 일사병을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고온으로 랴오닝성에서는 68만t의 해삼이 집단폐사했고 선양에서는 에어컨 판매가 매년 3500%씩 증가했다. 허난성에서는 길을 건너던 남성이 도로 아스팔트가 녹는 바람에 옴짝달싹 못하는 일도 벌어졌다. 중국에서는 35도 이상의 고온이 3일 연속 계속되면 폭염으로 규정하는데 중국 국가기후센터는 2025년이면 여름철 폭염이 발생하는 날이 절반이 넘을 것으로 내다봤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보도블록, 낭비의 상징이라 욕하지 말라

    보도블록, 낭비의 상징이라 욕하지 말라

    “한국의 보도블록 종사자들은 쉽게 돈을 벌 수 있어 좋겠네요.”일본 보도블록 생산업체 임원이 과거 서울을 방문해 한국의 보도블록 상황을 보고했다는 말로 책은 시작한다. 보도블록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예산 낭비와 부실 시공이라는 꼬리표. 해마다 보도블록 공사로 아까운 세금을 낭비하고 있다고 너도나도 지적하지만 정작 보도블록 자체에 대해 관심을 갖는 사람은 없다고 저자는 꼬집는다. 2007년부터 서울시 도로관리과, 보도환경개선과, 도로포장연구센터 등에서 근무하면서 도로포장 정책 수립과 기술 연구를 해 온 저자는 ‘보도블록 전문가’다운 시선으로 보도블록의 모든 것을 뜯어 본다. 표제가 위트 있다고 해서 책의 무게까지 가벼운 것은 아니다. 저자는 부실 공사가 만연한 이유를 들여다보며 건설업계의 관행을 날카롭게 비판한다. 과거 정부가 수주 능력이 취약한 중소기업을 보호한다는 취지에서 관급자재 직접구매 제도가 실시됐고 그로 인한 저가 납품 강요, 저품질 제품의 공급 등이 벌어진 부작용을 지적한다. 좋은 제품을 고를 줄 모르는 공공기관의 비전문성, 리베이트 관행, 보도블록 업체들의 카르텔 등 악순환이 반복되는 지점을 짚어 낸다. 편리성과 기능만을 따진다면 보도에도 블록 대신 아스팔트를 설치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한다. 그러나 개발의 시대가 지나고 ‘보행자 중심 도시’를 표방하는 현재의 개념에서는 편리성보다 안전성, 기능보다 정서적 교감에서 앞선 보도블록이 필수다. 지표면 온도를 낮추는 효과가 있는 차열블록, 물 빠짐을 기본으로 한 투수블록, 시각장애인용 점자블록, 도시 미관에 운치를 더하는 점토블록 등 책에서 보여 주는 보도블록의 세계가 흥미롭다. 책을 다 읽고 나면 무심코 지나치던 거리가 새롭게 보일지도 모른다. 책은 일본 보도블록 시공의 장인 정신, 2300여년의 세월을 이겨 낸 이탈리아 아피아 가도, 영국의 공존도로 등을 통해 배울 점을 모색한다. 사람이 다니라고 만들어 놓은 보도 위에 오토바이와 차가 다니고, 공사 등을 이유로 무거운 사다리차가 올라가는 등 관행을 돌아보고 불법인지도 모르는 이용자의 무감각한 인식을 꼬집는다. ‘바닥으로부터의 변화’가 도시와 사회를 바꿀 수 있다고 믿는 저자의 애정 어린 비판이 느껴진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쌀딩크’ 박항서, 열악한 아시안게임 훈련장에 쓴소리

    ‘쌀딩크’ 박항서, 열악한 아시안게임 훈련장에 쓴소리

    23세 이하(U-23) 베트남 남자 축구대표팀을 이끄는 박항서 감독이 오는 18일 개막하는 제 18회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의 미흡한 준비상태를 지적했다. ‘베트남의 영웅’인 박 감독은 지난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선수권 대회에서 동남아시아 축구 역사상 처음으로 준우승 신화를 썼다. ‘베트남 히딩크’, 베트남에서 쌀이 많이 나는 것에 빗댄 ‘쌀딩크’, ‘마법사’ 등의 별명을 얻으며 현지에서 국민적 지지를 받고 있다. 박 감독은 지난 11일(이하 현지시간) 대표팀과 함께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입성했다. 일본, 파키스탄, 네팔과 함께 조별리그 D조에 속한 박 감독과 베트남 대표팀은 도착하자마자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혔다. 열악한 훈련 환경 때문이다. ‘테 타오’, ‘베트남넷’ 등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베트남 대표팀은 12일(현지시간) 예정된 공식훈련을 부득이 취소해야 했다.아시안게임조직위원회에서 마련해 준 훈련장은 호텔에서 48km 떨어진 거리에 있었다. 도로 사정이 원활하지 않아 차로 달려도 2~3시간은 족히 걸리는 곳이었다. 선수들의 체력 저하를 우려한 박 감독은 결국 훈련 취소를 조직위에 통보했다. 대신 선수들은 호텔 근처 아스팔트 도로 위에서 몸을 풀어야 했다. 베트남 대표팀은 우여곡절 끝에 호텔에서 8km 떨어진 삼성전자 인도네시아법인의 찌까랑 공장 운동장을 대체 훈련장으로 구했다. 이동거리는 짧아졌지만 운동장 상태는 말이 아니었다. 잔디는커녕 바닥조차 평평하지 않았다. 울퉁불퉁하고 딱딱한 흙바닥에서 연습을 하다간 다칠 위험이 컸다. 결국 박 감독은 운동장 입구에 딸린 작은 인조잔디 경기장에서 선수들을 지도했다. 이날 박 감독은 베트남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미흡한 아시안게임 준비 상태에 불만을 나타냈다. 그는 “훈련장소가 너무 멀고 흙투성이였다. 다행히 삼성전자의 도움으로 좁지만 훈련 공간을 얻었다”며 “어제 훈련을 못한 게 아쉽다. 하지만 앞으로가 더 문제다. 조추첨부터 훈련장까지 이번 아시안게임 축구 경기 준비 상태가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박 감독은 14일 첫 예선 상대인 파키스탄의 전력분석을 마쳤으며 목표는 승리라고 자신했다. 그는 “파키스탄 대표팀이 지난 7월 바레인 전지훈련에서 현지 프로축구팀과 2경기를 치른 영상을 분석했다“며 ”감독은 4월에 부임한 브라질 사람이고 와일드카드로 출전한 23세 이상 선수 몇 명은 덴마크 3부 리그에서 뛰고 있다”고 말했다.박 감독은 “우리팀은 사기가 충만하다. 부상자 없이 좋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며 “목표는 매 경기 승리하는 것이다. 매 경기를 결승전이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겠다. 베트남 국민들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모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02위의 베트남으로선 같은 조에 속한 일본(61)이 가장 힘겨운 상대다. 그러나 네팔(161위)과 파키스탄(201위)이 아시아 최하위권의 실력이라 조 2위까지 주어지는 결선 진출 티켓을 노려볼 만하다. 베트남이 조 2위로 결선에 오른다면 E조의 강력한 1위 후보인 한국과 16강에서 맞붙을 가능성이 있다. 박 감독은 앞서 11일 자카르타 공항에서 만난 한국 취재진에게 “조별리그 통과가 우선이다. 한국과 대결하게 된다면 피할 생각은 없다. 제대로 맞붙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서울광장] 국회 없다… ‘풀뿌리’에 보내는 편지/송한수 부국장·사회2부장

    [서울광장] 국회 없다… ‘풀뿌리’에 보내는 편지/송한수 부국장·사회2부장

    이따금 ‘멍때릴’ 필요도 있다고 한다. 요즘처럼 땅바닥에 눈을 꽂고 다닐 땐 절로 그렇게 된다.엊그제 사연은 이랬다. 날씨 탓이거니와 부러 의식하지 않고도 ‘멍때리며’ 퇴근하는 길이었다. 구둣발을 내딛는 곳마다 참 느낌이 엇갈렸다. 청계천 초입 청계광장엔 눈을 즐겁게 하는 일들이 줄을 잇는다. 대기업과 싸워 비록 무너지지만 품질에서, 가격 경쟁력에서 결코 뒤지지 않는 사회적기업 제품들이 손님을 유혹하고 있었다. 그다음엔 다른 언론사 앞이다. 희끄무레한 어둠 속에 여럿이 목청껏 멸공(滅共)을 외친다. ‘인샬라’(In Salah)다. 결국 어떤 일이든 신(神)의 뜻이란다. 그러면서 자기네 속내를 슬쩍 덧칠하지 않았나. 하나님 뜻을 어겨 나라가 망하게 생겼단다. 어지럽다. 도통 모르겠다. 가뜩이나 한껏 달궈진 아스팔트 위에서 몸뚱아리는 한결 뜨거워졌다. 한 종교를 깎아내릴 생각은 병아리 눈곱만큼도 없다. 반공(反共)이 국민과 국가를 살리는 길이라니. 멀리는 초·중학교 무렵에나 들었을까. 아무튼 몇몇이 지나가는 이들에게 전단지를 건넨다. 그런데 뿌리치는 인파엔 아랑곳하지 않는다. 클로징 멘트는 차라리 서럽다. 메아리가 통 없어서다. “내일 다시 뵙겠습니다.” 걷다가도 자꾸 뒤를 돌아보게 된다. 그 무얼 말하려는 것인지. 또 고개를 내젓는다. 이제 광화문광장 차례다. 세월호 단체들을 기웃하며 지난다. 그러곤 곧 드문 풍경을 만난다. 무궁화 분재 1200여개로 광장을 꽉 채웠으니 말이다. 나라꽃 무궁화 전국축제에 출품할 작품들이란다. 하양, 파랑, 빨강 등 색깔도 꽤 다양하다. 눈길이 가는 까닭은 정작 무궁화에 있진 않다. 바로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무궁화 아래 한데 모였다는 점에서다. 상생, 협력을 떠올린다. 전라북도를 첫머리로 대구광역시, 서울특별시, 경기도, 인천광역시, 충청북도, 대전광역시, 강원도, 전라남도, 경상남도, 부산광역시, 충청남도, 광주광역시, 울산광역시…. 진짜 이렇게 손을 맞잡고, 머리를 맞대어 멋진 일들을 벌인다면 얼마나 좋겠나 싶다. 그 어느 누가 부인할 텐가. 가깝게는 1980년대와 한참 다른 시대다. 올해 지방자치 부활 14년째를 맞았다. 더러는 아예 폐지하자고 맞선다. “좁은 땅덩이에 무슨 지방자치냐”는 항변이다. 그러나 아니다. 시계를 거꾸로 돌릴 순 없다. 길을 나선 바에야 성공해야 한다. 알찬 열매를 맺어야 한다. 반드시 희망을 안겨야만 한다. 국민들의 명령이다. 우리 지자체를 응원한다. 먼저 전라도 정도(定道) 1000년을 응원한다. 고려 현종 9년(1018년)에 기원한다니 기념할 만하다. 전라남도, 전라북도, 광주광역시를 응원한다. 또한 달구벌과 빛고을 악수가 따습다면 참 반갑겠다. 둘을 아우르는 ‘달빛 동맹’을 응원한다. 아름다운 만남이다. 대구광역시와 광주광역시를 응원한다. 가야문화권 협력을 응원한다. 경상남도, 경상북도, 전라북도, 김해시, 함안군, 창녕군, 고성군, 합천군, 고령군, 남원시를 응원한다. 지자체 이름을 쭉 읊는 덴 다른 까닭도 숨었다. 스스로 대의기관, 입법부라고 떠들어 대는 국회를 겨냥해서다. 하다 하다 별별 꼴을 다 보이고 있다. 이른바 ‘특수활동비’와 얽혔다. 이젠 애들도 “무슨 대단한 특활이냐”고 비꼰다. 차마 입길에 올리기에도 아까울 판이다. 어느 국회의원 출신 단체장도 “허 참”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무궁화를 낮잡아도 곤란하지만, 무궁화를 가꾼다고 애국은 아니다. 나라를 위해 어떻게 일하는가로 따지는 게 옳다. 태극기를 흔든다고 꼭 애국이 아닌 것과 한가지다. 국회의원 배지를 빛내는 무궁화가 안쓰럽게 비친다면 깊이 되새겨야 한다. 국회는 ‘학습된 무기력’(Learned helplessness)에서 언제쯤이나 벗어날지 모르겠다. 이제는 지자체들이 주권자를 대표, 대변할 때다. 2019년 전국체육대회(체전) 100돌 행사를 북한의 평양직할시와 함께 펼치려는 서울특별시를 응원한다. 1000만 시민을 보듬느라 비지땀을 쏟는 25개 기초지자체를 응원한다. 종로구, 중구, 용산구, 성동구, 광진구, 동대문구, 중랑구, 성북구, 강북구, 도봉구, 노원구, 은평구, 서대문구, 마포구, 양천구, 강서구, 구로구, 금천구, 영등포구, 동작구, 관악구, 서초구, 강남구, 송파구, 강동구에 박수를 보낸다. onekor@seoul.co.kr
  • [애니멀구조대] 꽃마차 끌고 해수욕장 달리던 말 이야기

    [애니멀구조대] 꽃마차 끌고 해수욕장 달리던 말 이야기

    폭염이 이어진지 한 달이 되어 갑니다. 예년이면 32도 정도만 되어도 ‘참 덥다’는 생각을 하곤 했지만 올해는 37도, 38도를 웃도는 날이 계속 이어지며 이제 더위에 만성 적응하는 제 몸을 느낍니다. 더위에 사람들이 쓰러지는 사례가 일상적인 소식처럼 들려옵니다. 제 주변의 동료들도 여럿이 열사병으로 인해 병원에 실려 갈 정도였으니까요. 살인적인 더위가 언제쯤 멈출까요? 더위가 힘든 것은 비단 사람뿐만이 아닙니다. 동물도 마찬가지지요. 아니, 실은 동물은 사람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들지요. 집도 없이 묶여 뙤약볕을 그대로 받고 있는 마당 개들, 물 한 모금조차 평생 구경도 못하며 양철지붕 아래 뜬 장에서 죽지 못해 견디는 개농장 개들, 움막 같은 실내 공간 속에서 숨이 턱턱 막혀 죽어가는 강아지 공장과 공장식 축산 속의 돼지와 닭들... 살인적인 더위에 사람과 동물 모두 힘든 시간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농장동물들은 더위에 집단 폐사하고 있다는 심각한 뉴스가 심심찮게 보도됩니다. 가만히 갇혀만 있어도 죽어나가는 이 무더위에, 일까지 해야 하는 동물들이 있습니다. 상상만으로도 끔찍합니다. 아니, 그 고통이 상상조차 되지 않습니다. 여기 매일 밤 온 몸에 땀이 배이고 숨이 차 헉헉대고 절뚝이는 아픈 다리로도 억지로 일을 해야만 하는 동물이 있습니다. 바로 꽃마차를 끄는 말들입니다. 관광지에 휴가 온 사람들의 잠시 잠깐의 즐거움을 위해 밤새도록 물 한 모금 마시지 못한 채 마차를 끌어야 하는 것이 그들의 일상이자 일생입니다. 지방의 한 해수욕장. 온 거리에 퍼질 정도로 시끄러운 경음악 소리를 내며 번쩍거리는 불빛으로 치장한 꽃마차 한 대가 늦은 밤까지 힘겹게 달립니다. 마부의 명령에 앞만 보며 달려야 하는 검은 말. 말의 등에는 무거운 무쇠덩이가 얹혀 있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힘겹게 움직이는 꽃마차가 규칙적으로 들썩입니다. 검은 말이 다리를 심하게 저는 탓입니다.관절염 탓인지 퉁퉁 부은 다리를 절며 마차를 끄는 말의 발굽에는 편자조차 붙어 있지 않습니다. 온 몸에 땀이 흠뻑 밸 정도로 한 바퀴를 간신히 돌고 나면 또 다음 손님이 기다립니다. 2017년 여름에 케어가 구조했던 베컴이라는 검은 말의 사연입니다. 2017년 케어 동물구호팀은 제보를 받은 다음 날 바닷가로 출발했으나 당일은 꽃마차 말을 만날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일주일 후 말은 다시 바닷가에 나타났고 다리를 절며 마차를 끌기 시작했습니다. 케어는 마차를 중단시키고 아픈 말에게 일을 시키는 마부에게 항의하며 말을 구하기로 하였으나 마부는 매입비를 요구하였습니다. 다리를 다쳐 꽃마차로 이용할 수도 없는 말이었지만 그냥 내어주지는 않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마부는 말이 더 이상 마차를 끌지 못하는 상태가 되면 고기로 팔 생각이었습니다. 죽을 때까지 꽃마차를 끌어야 하는 말들의 마지막은 결국 도축장이었던 것입니다. 케어는 오랜 설득 끝에 다친 상태로도 꽃마차를 끌어야 했던 검은 말을 마침내 구조하였습니다. 구조 후 검진 결과 심각한 관절염이라는 판정을 받았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일을 심하게 해서 관절염이 생겼고 점점 심각해지는 상태이며, 지금 당장 뛰는 것을 중단하고 걷는 것조차 되도록 하지 말아야 하는 상태라는 것이었습니다. 구조가 안 되었더라면 얼마 안 가 도로에서 쓰러졌겠지요. 몇 해 전 구조한 삼돌이처럼 말입니다. 노쇠한 말이 끌던 경주의 꽃마차. 평균수명을 훌쩍 넘어 선 삼돌이는 결국 폭염 속에서 마차를 끌다 아스팔트에 쓰러져 생을 마감했었을 것입니다. 우리는 관절염 걸린 검은 말을 구조하여 아픈 다리가 얼른 나아서 잘 뛰라는 의미에서 축구 황제의 이름을 따 베컴이라 이름도 붙였습니다. 베컴과 삼돌이는 다행히 케어에 의해 구조되어 건강을 되찾고 더 이상 일을 하지 않아도 되는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더 이상의 베컴, 삼돌이, 그리고 삼돌이와 함께 구조되었던 경주 꽃마차를 끌던 세상 떠난 깜돌이를 구조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을 만들어야 합니다. 불필요한 동물학대를 막아야 합니다. 법으로도, 제도로도 만들 수 있지만 가장 쉽고 빠르고 간단한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우리 모두가 불필요한 동물 이용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꽃마차를 타지 않으면 더 이상의 꽃마차 말들은 나오지 않을 것입니다. 해수욕장에서 이 폭염에 꼭 말을 타야 할까요? 단순한 오락거리로 동물을 이용하지 말아 주세요. 즐길 거리가 너무나 많은 현대 사회에서 불필요한 동물 오용과 남용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동물권단체 케어는 전국의 꽃마차를 금지시킬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미 케어는 서울, 경주, 진해 등 전국 3곳의 꽃마차를 없앴습니다. 한편 꽃마차 금지법이 제정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 꽃마차 말들을 구조하여 보호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말은 다른 동물에 비해 관리 비용도 많이 들어 구호활동에 어려움이 많습니다. 케어의 꽃마차 저지 활동에 앞으로도 많은 관심을 보내주세요. *꽃마차로부터 벗어난 베컴 : 대부대모 결연하기 http://fromcare.org/archives/34183 동물권단체 케어 박소연 대표 soyounpark@fromcare.org
  • 부산지역 지자체 폭염과의 사투... 폭염대피소 운영 등 다양한 대책 추진

    부산지역 지자체 폭염과의 사투... 폭염대피소 운영 등 다양한 대책 추진

    재난수준으로까지 불리는 폭염이 계속되는 가운데 부산지역 지자체들이 폭염과의 사투를 벌이고 있다. 8일 부산지역 구·군에 따르면 기장군은 장기간 폭염에 대응해 9개 읍·면사무소 강당을 취약계층 폭염 대피소로 24시간 운영하고 있다. 65세 이상 기초생활보장 수급자,홀몸노인,장애인 등 취약계층이 대상이며 폭염 해제 시까지 운영할 계획이다. 9일부터 관내 도서관 2곳의 어린이실을 24시간 개방한다.폭염 대피소에는 2∼3인용 텐트와 매트,침구류,선풍기,생수 등을 비치해 놓았다. 마을경로당 274곳을 주민 쉼터로 24시간 개방하고 에어컨,선풍기,냉장고,생수 등을 지원하고 있다. 기장군은 또 지난 3일부터 폭염 경보가 해제될 때까지 24시간 폭염 비상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부산남구도 지난 3일부터 관내 175개소 경로당을 야간 개방하는 한편 냉방비를 추가 지원하고 있다.남구는 예년과 같이 7,8월에 걸쳐 30만원의 냉방비를 지급하고 있으나 추가로 10만원을 더 지급하기로 했다. 구청 홈페이지 및 SNS 등을 통해 폭염대비 행동요령과 무더위쉼터 현황을 홍보하고 있다. 부산동구는 지난 1일부터 주민센터 12곳을 평일 오후 8시(주말 오후 6시)까지 무더위 쉼터로 운영하고 있다. 또 구청 야외 광장에 가로 9.8m, 세로 7.5m 사각 어린이 물놀이장을 설치해 지난 1일부터 운영해 어린이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달말까지 한 달간 운영한다.7세 이상 초등학생이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으며 미취학 아동은 보호자를 동반하거나 구명조끼를 착용하면 가능하다. 부산 연제구도 최근 기록적인 폭염이 장기화함에 따라 폭염피해 예방에 발 벗고 나섰다. 연제구는 9월 30일까지를 폭염대책기간으로 정하고 상황관리반, 건강관리지원반, 등 폭염대책 팀을 운영한다. 구청장을 비롯한 간부공무원들은 경로당, 사회복지시설 등 폭염 취약계층을 방문해 시설 운영 실태를 점검하고 건설?건축 공사장 안전관리 및 휴식시간제 이행 확인 등 현장 중심의 예찰활동을 벌이고 있다. 거동이 불편하거나 홀로 사는 어르신들의 폭염 피해 예방을 위해 독거노인 생활관리사와 방문간호사 등 44명을 ‘폭염재난도우미’로 지정해 안부 전화와 방문 점검 등을 통해 건강상태도 집중 관리하고 있다. 영도구는 절영로 인근 주민 및 흰여울문화마을 찾는 관광객들의 편의를 위해 지난 1일부터 ‘무료 냉방셔틀버스’를 운영 하고 있다. 평일 하루 평균 300여명이 이용할 정도로 호응이 좋으며, 특히 주말은 흰여울문화마을 관광객 때문에 이용객이 더욱 많다. 부산진구는 무더위 쉼터로 사용되는 지역 경로당 263곳(마을 경로당 146, 아파트 경로당 117)의 개방 시간을 지난 6일부터 오후 7시에서 오후 10시로 연장했다. 2012년 여름부터 야간 무더위 쉼터로 운영하던 부산진구 노인장애인복지관은 올해에도 매일 오후 7시30분부터 다음 날 오전 8시까지 개방하고 있다. 이밖에 지자체들은 관내 보행자가 많은 건널목 등에 더위를 피할 그늘막을 긴급 설치하고 폭염으로 인한 아스팔트 변형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주요 간선로에 살수차를 운행하고 있다. 최형욱 부산동구청장은 “지속하는 폭염에 주민들의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고말했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고작 100원 때문에?” 맥도날드 라이더가 피켓을 든 진짜 이유

    “고작 100원 때문에?” 맥도날드 라이더가 피켓을 든 진짜 이유

    “찜통 속 만두의 심정을 이해”‘하의는 청바지’ 규정 없애야“100원 폭염수당은 인간 존중”“더운 시간 배달 중단이 목표”“프라이팬 위의 연기처럼 아스팔트 위로 아지랑이가 어지럽게 올라온다. 머리에서부터 겨드랑이 발 끝까지 땀이 흐르고 습기로 가득 찬다.(…)하늘 위의 태양, 땅 위의 에어컨 실외기가 내뿜는 열기, 그 열기를 감싸는 도시의 건물과 이산화탄소가 어우러져 ‘찜통 속 만두’의 심정을 이해하게 된다”(7월 23일 박정훈씨 페이스북) 연일 이어지는 폭염 속에 거리로 나선 이들이 있다. 햄버거를 집으로, 회사로 배달해주는 맥도날드 ’라이더‘. 이들이 시위에 나선 이유는 단돈 100원 때문이다. 전 알바노조위원장으로 맥도날드 라이더로 일하는 박정훈씨는 지난달 25일부터 맥도날드 본사와 서울 시내 주요 매장을 돌며 오토바이 배달 노동자를 위한 폭염대책을 마련해달라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요구사항은 이렇다. ▲무조건 청바지를 입도록 한 현재 복장규정을 없애고 시원한 하의 유니폼을 지급해줄 것 ▲폭염특보시 배달구역을 제한할 것 ▲배달 한 건당 폭염수당 100원을 지급할 것 ▲머리를 모두 가리는 헬멧 대신 여름에는 절반만 가리는 ’하프헬멧‘과 선캡을 부착하고, 아이스스카프, 얼음조끼 등 여름용품을 줄 것 등이다. 맥도날드는 폭우나 폭설이 내릴 경우 배달구역을 제한한다. 비나 눈이 많이 오면 배달 한 건당 기타수당 400원에 100원을 더 지급한다. ‘재난급’ 폭염에도 이같은 규정이 적용돼야 한다는 게 박씨의 주장이다. “고작 100원 때문에 시위를 하는 것이냐”는 물음에 박씨는 이렇게 대답했다. “사실 100원은 액수로는 의미 없는 돈입니다. 안 받아도 그만이죠. 받고 싶은 것은 노동자에 대한 존중이자 사람에 대한 존중입니다.”(7월 28일 박씨 페이스북)대부분의 라이더는 폭염 수당 100원 추가로 안 줘도 되니 살인적인 폭염에는 배달을 하지 않게 해달라고 요구한다고 박씨는 전했다. “‘폭염수당 100원, 내가 줄께’라고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 마음 감사합니다. 그런데 더운 시간에 배달을 막는 것이 진짜 우리의 요구사항입니다.” 배달이라는 노동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최저임금 중심의 기본급을 보장하고 수당은 지나치게 올리지 말아야 사고를 막을 수 있다는 게 박씨의 생각이다. “배달 건수를 많이 채우려고 위험을 무릅쓰는 일은 없게 해야 합니다. 최저임금 1만원은 좋은 요구사항이지만 폭염수당 1000원은 위험한 이유입니다.”(7월 29일 박씨 페이스북)박씨와 익명의 라이더, 노동 시민단체 등은 6일 서울 종로구 한국맥도날드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본사에 면담요청서를 전달하려 했지만 우편으로 보내라며 문전박대를 당했다. 박씨는 맥도날드의 폭염 시 배달지침이 나올 때까지 1인 시위를 이어갈 계획이다. 롯데리아·버거킹·도미노피자·피자헛 등의 배달업무 종사자들과 뜻을 모아 ‘라이더 유니온’도 만들기로 했다. 라이더 유니온 준비를 위한 오픈카톡방은 라이더유니온 준비를 위한 오픈카톡방(https://open.kakao.com/o/gUHf80T)에서 참여할 수 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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