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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은 남편 동상 세우고 신당 차려 신으로 숭배하는 인도 여성

    죽은 남편 동상 세우고 신당 차려 신으로 숭배하는 인도 여성

    죽은 남편의 동상을 신처럼 떠받드는 인도 여성이 현지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14일 인도 ANI 통신을 비롯해 인디아타임스, 인디아투데이 등은 죽은 남편을 신으로 섬기는 여성의 사연을 전했다. 안드라프라데시주 프라카삼 포딜리만달에 사는 파드마바티(43)는 2007년 비극적인 교통사고로 남편을 잃었다. 남편의 죽음으로 큰 상심에 빠져 있던 그녀는 얼마 후 아들과 남편 친구에게 특별한 부탁을 했다. 죽은 남편을 기릴 수 있도록 신당을 차리고 동상을 세워 달라는 호소였다. 그렇게 만들어진 신당에서 그녀는 매일 같이 남편 동상에 대고 기도를 올린다. 매일같이 신에게 바치는 숭배 의식 ‘푸자’를 행하고, 제물을 바친다. 주말과 보름달이 뜨는 날에는 남편 이름으로 마을 주민에게 무료 배식을 하기도 한다.현지언론이 공개한 영상에는 대리석으로 만든 남편 동상 앞에 양손을 모으고 기도하는 그녀의 모습이 담겨 있다. 화환을 목에 건 동상 주변으로는 형형색색 꽃들이 흩뿌려져 있다. 죽은 남편을 모신 신당에 들인 아내의 공이 적지 않아 보인다. 파드마바티는 “남편이 죽고 나서 며칠 후 꿈에 나타나 신당을 차려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머니가 아버지를 신처럼 떠받드는 것을 보고 자랐다. 나 역시 어머니를 따라 모범이 되고 싶었다”고 밝혔다. 죽은 남편을 신으로 모신 신당이 있다는 소문이 돌자, 지역 곳곳의 예배자 발걸음도 이어졌다. 현지언론은 각지에서 몰려든 예배자가 부부를 위해 기도를 올리고 간다고 전했다.인도는 지배 종교인 힌두교를 비롯해 기독교와 이슬람교, 시크교, 조로아스터교 등 다양한 종교가 혼재해 있다. 소부터 원숭이, 기형아까지 인도인들이 섬기는 신만 3억3000개에 달한다는 얘기도 있다. 이처럼 죽은 가족을 신으로 숭배하는 사례도 종종 등장한다. 앞서 텔랑가나주 나발가의 한 마을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에슈와르라는 이름의 청년은 2013년 사망한 양부의 동상을 세우고 작은 신당을 짓고 그곳에서 살며 양부 이름으로 봉사의 삶을 살고 있다. 청년은 아이가 없었던 양부가 남동생 손자였던 자신을 입양해 키워준 것을 고맙게 생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 [포토인사이트] 문재인 대통령, 미 의회 코리아스터디 그룹 대표단 접견

    [포토인사이트] 문재인 대통령, 미 의회 코리아스터디 그룹 대표단 접견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청와대 본관에서 아미 베라, 영 킴 의원 등 미 의회코리아스터디그룹(CSGK) 공동 의장 등 대표단을 접견하고 있다. 2021.7.9
  • 빙하의 눈물… 여의도 250배 사라진다

    빙하의 눈물… 여의도 250배 사라진다

    20년간 세계 빙하 21만곳 변화 계산 연평균 251~ 283GT 사라지고 있어 美 센트럴파크 341m 높이로 덮을 양 해수면 20㎝ 높아지는 데 24% 영향 “온난화-빙하 연구, 해수면 상승 대응”지난 22일은 51회 ‘지구의 날’이었다. 올해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주도로 한국과 중국, 러시아 등 38개국 정상과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등이 글로벌 기후변화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화상으로 모였다. 이들은 2050년까지 탄소배출 ‘0’(제로)인 탄소중립을 달성하고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섭씨 1.5도로 제한한다는 목표를 재확인했다. 과학자들은 이제는 단순한 선언이 아니라 강도 높고 실질적인 행동이 필요할 때라고 밝히고 있다. 지구가 점점 뜨거워지면서 회복 능력을 잃어 가고 있다는 경고등이 곳곳에서 켜지고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 툴루즈대 지구물리·해양학연구실(LEGOS), 그루노블 알프스대, 스위스 취리히연방공과대(ETH), 스위스 연방 산림·눈·환경연구소, 프리부르대, 취리히대, 영국 얼스터대, 노르웨이 오슬로대, 노르웨이 국방연구소, 캐나다 노던브리티시컬럼비아대, 하카이 과학연구소 공동연구팀은 최근 20년 동안 예상보다 더 심각하게 전 지구적으로 빙하가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분석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 4월 29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빙하가 얼마나 빠른 속도로 사라지고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전 세계 빙하 질량 변화를 분석했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운용하고 있는 과학위성 ‘테라’의 입체 영상을 활용했다. 테라는 지구 환경과 변하고 있는 지구 기후 시스템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1999년에 발사된 관측위성으로 5개의 관측 기기를 장착하고 있다. 이 중 ‘아스터’는 지면에서 뿜어져 나오거나 반사되는 열을 감지할 수 있는 장치로, 가시광선부터 적외선 영역까지 14개의 서로 다른 파장의 빛을 감지해 고해상도의 입체 영상을 찍을 수 있다. 연구팀은 2000년 1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전 세계에 분포된 빙하 21만 7175곳을 찍은 59만 5204장의 아스터 입체 영상과 다른 장치로 찍은 위성영상 11만 1439장을 이용해 개별 빙하의 높이와 면적, 부피, 질량 변화를 계산했다. 그 결과 지난 20년 동안 빙하는 연평균 251~283GT(기가톤·1GT=10억t)이 사라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1GT의 얼음은 서울 여의도(290만㎡)보다 큰 미국 뉴욕 센트럴파크(341만㎡) 전체를 341m 높이로 덮을 수 있는 정도다. 매년 이것의 250배 이상 되는 얼음이 사라지고 있다는 말이다. 최근 20년 동안 빙하 손실은 산업화 이후 해수면 상승에 24% 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연구팀은 추정했다. 1901년부터 2020년까지 전 세계 평균 해수면은 20㎝가량 상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 평균기온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하로 묶는다면 해수면 높이는 2100년까지 평균 0.4m까지만 높아지겠지만, 1.5도를 넘는 경우 2100년에는 0.8m, 2300년쯤에는 4.48m나 높아지게 된다. 연구를 이끈 ETH 토목·환경·공간계측공학과 로메인 휴고넷(빙하학) 교수는 “이번 연구는 지구상 존재하는 거의 모든 빙하를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IPCC 보고서나 기존 유사한 연구들에 비해 분석의 정확도가 훨씬 높아졌다”고 말했다. 휴고넷 교수는 “지구온난화 정도에 따라 빙하의 녹는 방식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이번 연구 결과를 근거로 해수면 변화 추이를 예측한다면 수자원 관리와 해수면 상승에 더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핵잼 사이언스] 4억8000만 년 전 불가사리 가장 오래된 조상 찾았다

    [핵잼 사이언스] 4억8000만 년 전 불가사리 가장 오래된 조상 찾았다

    바닷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불가사리는 사실 역사가 꽤 깊은 동물이다. 불가사리를 포함한 극피동물은 5억 년 전 캄브리아기에 그 조상이 처음 등장했다. 극피동물은 아주 오래전 불가사리아문과 바다나리아문, 그리고 성게와 해삼을 포함한 성게아문의 세 그룹으로 나뉘어 현재까지 기본적인 형태를 유지하면서 번영을 누리고 있다. 하지만 극피동물이 어떤 과정을 거쳐 세 그룹으로 분화했는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의 아론 헌터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모로코의 고생대 지층에서 놀랄 만큼 보존 상태가 우수한 원시 불가사리 화석을 발견했다. 이 화석은 4억8000만 년 전 오르도비스기의 것이지만, 불가사리 화석으로는 예외적으로 미세 구조까지 생생하게 보존되어 연구팀을 놀라게 만들었다. 칸타브리기아스터 페조우타엔시스(Cantabrigiaster fezouataensis)로 명명된 이 고대 불가사리는 누가 봐도 불가사리로 분류할 수 있을 만큼 현생 불가사리와 흡사한 외형을 지니고 있으나 사실 불가사리와 바다나리의 특징을 동시에 지닌 원시적인 극피동물이다.연구팀은 미세 구조까지 잘 보존된 화석 덕분에 칸타브리기아스터가 첫 인상과는 달리 현생 불가사리가 지닌 신체 특징의 60%가 없으며 오히려 바다나리와 닮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런 점을 생각하면 칸타브리기아스터는 불가사리류와 바다나리류의 진화와 분화 과정을 보여주는 중요한 화석이라고 할 수 있다. 바다나리를 닮은 불가사리의 조상은 이런 과정을 거쳐 별 모양 형태를 지닌 현생 불가사리로 진화했을 것이다. 불가사리는 이름처럼 여러 차례의 대멸종을 거치면서도 죽지 않고 계속해서 번영을 누리고 있으며 심지어 인간에 의해 수많은 동식물이 위기인 현재도 여전히 번성하고 있다. 현생 동물문의 대부분은 고생대의 첫 시기인 캄브리아기(5억4200만~4억 8830만 년 전)에 등장했다. 갑작스럽게 폭발적으로 생물종이 늘어났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이 시기를 캄브리아기 대폭발이라고 부른다. 다음 시기인 오르도비스기(4억8830만~4억4370만 년 전)에는 전 시대에 나타났던 동물문이 다양하게 분화해서 더 복잡한 생태계를 이뤘는데, 이를 오르도비스기 생물 다양화 사건(great Ordovician biodiversification event, GOBE)이라고 부른다. 불가사리류의 조상 역시 이 시기에 등장했을 것으로 여겨졌으나 사실 그 기원이 명확하지 않았다. 이번 발견은 불가사리 진화의 잃어버린 고리를 찾았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와우! 과학] ‘한반도 3배’ 남극 주요빙하 2곳, 붕괴 속도 “어느때보다 빨라”

    [와우! 과학] ‘한반도 3배’ 남극 주요빙하 2곳, 붕괴 속도 “어느때보다 빨라”

    남극 대륙의 두 주요 빙하가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붕괴하고 있다는 사실이 위성 사진을 분석한 결과로 밝혀졌다. 국제 전문가 연구팀은 서남극 아문센해역에 있는 파인아일랜드와 스웨이츠라는 이름의 두 빙하가 붕괴의 길을 걷고 있다고 경고했다. 두 빙하는 노르웨이 면적 크기로 한반도보다 3배 정도 더 크며, 남극 대륙에서도 가장 동적인 특징을 지닌 빙하에 속한다. 이는 두 빙하가 녹으면서 지금까지 전 세계 해수면의 약 5%를 높이는 원인이 됐기 때문이다. 만일 두 빙하가 주변 해역의 온난화 탓에 완전히 소실한다면 지구의 해수면은 1m 정도까지 상승할 것이다. 따라서 파인아일랜드와 스웨이츠라는 두 빙하가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를 예측하는 것은 지구 온난화가 진행되고 있는 우리 지구의 미래 바다 모습을 이해하는데 꼭 필요하다.이번 연구에 참여한 네덜란드 지구과학자 스테프 레미트 델프트공대 교수는 “파인아일랜드와 스와이츠에서 실제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밝히기 위해 여러 다른 위성에서 이미징 데이터를 입수했다”면서 “우리는 빙붕(바다 위에 떠 있는 빙하)의 전단(剪斷) 주변부에서 구조적 손상을 발견했는데 이는 빙붕이 서서히 갈라지고 있는 것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현재 빙붕은 교통정체에 걸려 속도가 느린 자동차와 약간 비슷하다. 빙붕은 그 뒤에 있는 모든 얼음이 속도를 줄이게 강제하기 때문”이라면서 “일단 빙붕이 사라지면 더 내륙 쪽에 있는 얼음이 밀려 나오는 속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고 이는 결국 해수면을 더 빠르게 상승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빙하가 갈라져서 생긴 좁고 깊은 틈인 크레바스의 크기가 지난 20년 동안 빠르게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성 자료는 유럽우주국(ESA)의 크라이오샛(CryoSat)과 코페르니쿠스 센티넬-1(Copernicus Sentinel-1)뿐만 아니라 미국항공우주국(NASA) 및 미국지질연구소(USGS)의 랜드샛(Landsat) 프로그램과 NASA 테라 위성에 탑재된 아스터(ASTER) 카메라 등 다양한 임무에 의해 수집된 것이다. 연구팀은 빙붕과 빙하의 지형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파악하고 얼음이 움직이는 속도를 평가했는데 이 속도에서 손상된 주변부의 영향을 모형화할 수 있었다. 또다른 연구 저자인 오스트리아 환경지구관측정보기술(ENVEO·Environmental Earth Observation Information Technology)의 토머스 나글러 박사는 “이런 균열은 되먹임(feedback) 과정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빙하가 약한 부분부터 손상되면서 이는 더 많은 빙붕의 붕괴 속도를 높이고 퍼져나가며 약해져 더 많은 빙붕이 더 악화해 빙붕이 더 빨리 붕괴하기 시작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말했다.ESA에서 크라이오샛 임무를 담당하고 있는 마크 드링크워터 박사는 “이 연구 결과는 빙붕 후퇴와 빙상 질량 손실 그리고 해수면 변화의 모형 예측에 그런 되먹임 과정을 포함해야 한다는 절박한 필요성을 강조한다. 우리는 서남극 대륙의 상당량 빙하가 현지 기후 변화의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사실 최근 한 연구는 빙하의 24%가 급속도로 얇아지고 불안정하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다.이어 “이런 새로운 결과는 이 피해가 얼마나 빨리 일어나고 있는지를 강조하고 파인 아일랜드와 스웨이츠 빙하가 그 어느 때보다 취약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호(9월 14일자)에 실렸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미국 대선 후보가 노르웨이어 할 줄 안다고? 그래서 뭐 어째?

    미국 대선 후보가 노르웨이어 할 줄 안다고? 그래서 뭐 어째?

    내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 나서려는 이들이 다른 나라 언어를 배우고 있어 눈길을 끈다. 두 언어를 하는 것이 대선 후보로서 플러스가 되는 것만은 아니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것은 미국 유권자들이 소스라치게 놀란다는 사실이라고 영국 BBC가 23일(현지시간) 전했다. 한글로도 출간된 ‘카불의 책장수’를 쓴 노르웨이 프리랜서 작가 아스네 자이어스타드는 지난주 텍사스의 음악 축제에서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으로 대선 출마를 준비하는 피트 부티기에그를 소개받았는데 노르웨이 말로 노르웨이 문학에 대한 얘기를 건네 깜짝 놀랐다고 트위터에 털어놓았다. 사우스벤드의 억양이 있긴 했지만 노르웨이어 실력이 빼어나 놀랐다면서도 “왜 미국인이 노르웨이어를 배우려는 거지?”라고 의아해 했다고 했다. 부티기에그는 노르웨이 최고의 작가 에를렌 루의 작품을 원어로 읽어보고 싶어 했다. 자이어스타드의 트윗은 다양한 정치 스펙트럼의 반향을 낳았다. 지난해 번역본이 나온 ‘전문가와 강적들(The Death of Expertise)’의 톰 니콜스는 “지적 호기심에 대한 각별한 얘기”라며 “현재 백악관 거주자와는 완전 상반된 것”이라고 비꼬았다. 니콜스나 트럼프 지지자나 대선 출마 희망자가 노르웨이어를 배우려는 것은 낯설게 받아들여진다. 트럼프 고문이었던 마이클 카푸토는 “노르웨이어를 배워 노르웨이 책을 읽을 수 있다는 사실 때문에 그에 대해 알고 싶어졌다”고 적었다. 사실 부티기에그의 어머니 앤 몽고메리는 언어학자다. 그는 언어 속에서 자라나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몰타, 아랍, 다리(아프가니스탄과 조로아스터 영향권) 말도 할 줄 안다고 선거참모 리스 스미스는 말했다. 공화당이나 민주당이나 부티기에그가 언어를 배우려 하는 것을 재미있게 받아들이고 있지만 미국인들은 대체로 다른 나라나 언어에 대한 관심이나 호기심이 현저히 떨어진다. 퓨리서치에 따르면 유럽 학생의 90% 이상은 학교에서 다른 언어를 배우는데 미국에서는 20%로 뚝 떨어진다. 이래서도 지도자가 다른 언어를 할 수 있다고 하면 사람들은 화들짝 놀란다.선거철이면 민주당 후보들은 스페인어를 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우곤 한다. 텍사스 출신 민주당 후보 베토 오루크와 뉴저지주 상원의원 코리 부커는 스페인어 광고를 시작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도 동생 제프만큼은 아니지만 짤막하게 할 수 있어 대통령으로선 예외적이었다. 버락 오바마 전, 도널드 트럼프 현 대통령은 영어만 한다. 다른 나라 정치인들과 지도자들은 더 잘한다. 케빈 러드 전 호주 총리는 만다린어를 잘 알고, 제레미 헌트 전 영국 외무장관은 일본어 연설이 가능하며, 닉 클레그 전 영국 부총리는 네덜란드어가 유창하고 스페인어 연설도 잘 한다.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는 프랑스어를 했는데 영어 액센트 때문에 비웃음을 샀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독일어를 아주 잘하고 영어도 곧잘 하지만 실수라도 할까봐 자제한다. 다른 언어를 구사하는 대선 후보는 손해를 보곤 한다. 2015년 공화당 경선 경쟁자였던 제프 부시를 가리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 있는 동안은 영어를 말해 모범을 보이셔야지”라고 비아냥댔다. 이민 반대와 담장 건설을 주창하던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운동 전술에 그의 스페인어 구사 능력은 맞춤한 먹잇감이 됐다.민주당 후보들일수록 이런 추잡한 공격에 민감해지곤 한다. 해서 프랑스어를 잘했던 존 케리 전 민주당 대선 후보는 이런 능력을 감추려 했다. 엘리트주의자처럼 비쳐 보통사람과 거리가 있는 사람처럼 보이는 게 싫었으며 공격 소재로 활용될 수 있다는 걱정이 앞섰기 때문이다. 니콜스에 따르면 프랑스어를 할줄 아는 미국인이라면 ‘지적인 척 구는 위선자’로 낙인찍힐 가능성이 높다. 2012년 공화당 경선 과정에도 프랑스어를 할 줄 아는 미트 롬니 후보가 비슷하게 당했다. 경쟁자 중 한 명은 너무 유약해 보여 케리를 이길 수 없다는 동영상을 제작했다. “절반은 노르웨이인”이라고 스스로를 밝히는 공화당 선거 전략가는 부티기에그의 언어 능력은 존중할 일이지만 그렇게 해서는 선거를 이기지 못한다고 조언했다. 내셔널 민주당 트레이닝 위원회를 이끄는 켈리 디트리히는 “민주당 지지자들은 세 언어, 열두 언어, 한 언어를 쓰던 관심 없다. 그들이 관심있는 것은 트럼프를 이길 것인지 뿐”이라고 말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페르시아에서는 춘분이 새해 첫날, 3억명이 손꼽아 기다리던 날

    페르시아에서는 춘분이 새해 첫날, 3억명이 손꼽아 기다리던 날

    이 푸른 행성에 사는 70억 가운데 20분의 1에 조금 못 미치는 3억명이 오늘 축제에 빠져든다. 21일은 춘분인데 페르시아력으로 새해 첫날이다. 그레고리력에 따르면 2019년인데 페르시아력에 따르면 1398년이 된다. 물론 기원을 따지면 페르시아 제국 이전 조로아스터교에 뿌리를 두고 있어 춘분을 새해 첫날로 삼은 관습은 3000년 이상 이어졌다. 페르시아력의 새해 첫날은 누루즈(Nowruz)라고 한다. 글자 그대로 ‘새로운 날’이다. 이란을 비롯해 타지키스탄, 터키, 이라크, 아제르바이잔, 아프가니스탄, 심지어 러시아와 인도 등 많은 나라에서도 앞뒤로 2주 동안 축제를 즐긴다. 학교나 관공서는 모두 문을 닫는다.여행 다큐멘터리 같은 것을 통해 많이 본 것처럼 누루즈 전주의 수요일에는 ‘처허르샨베 수리’가 진행되는데 자갈을 쌓아 모닥불을 놓고 그 위를 뛰어넘는다. 지난해의 액운을 떨쳐내고 새해를 산뜻하게 맞는 축제다. 불을 숭상했던 조로아스터교의 흔적이 아닌가 싶다. 불을 뛰어넘은 뒤 “자르디예 만 아즈 토, 소르키예 토 아즈 만”이라고 외친다. 지금 갖고 있는 아픔이나 걱정 따위 던져버리고 새해에는 복된 일만 있으라는 새해 덕담이다. 많은 나라들이 누루즈를 즐기지만 각자 자신들이 원조라고 내세운다. 예를 들어 터키 동부 쿠르드족은 누루즈를 페르시아 문화의 유산이라고 얘기하면 화를 버럭 낸다. 집 밖에서는 불 위를 붕붕 날아 다니고, 집 안에 들어오면 얌전하게 카펫을 깔고 그 위에 하프트신을 차린다. 하프트는 페르시아로 일곱을 뜻하며 신은 아랍문자 S를 뜻한다. 따라서 S로 시작하는 일곱 가지 음식을 차려 조상의 음덕을 기린다는 뜻이다. 2008년 미국 백악관에 차려지기도 했다. 마늘(시르), 사과(시브), 식초(세르케), 올리브(센제드), 전통 디저트 사마누, 새싹채소(사브제), 붉은 열매 수막 등이다. 여기에 거울이나 금붕어가 들어 있는 어항, 쿠란, 이란을 대표하는 시인 허페즈의 시집을 놓기도 한다. 주위에 이란 등 위에 열거한 나라들에서 온 친구들이 있다면 오늘 인사말이라도 건네보자. 누루즈 무바라크(해피 뉴이어)!!!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IS도 불태우고 싶다” 성노예 야지디 여성들, 부르카 불태웠다

    “IS도 불태우고 싶다” 성노예 야지디 여성들, 부르카 불태웠다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끌려가 성노예로 살다가 자유의 몸이 된 한 야지디족 여성이 입고있던 부르카를 벗어 불태우며 IS의 전투원들 역시 이렇게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13일(현지시간) 최근 쿠르드·아랍연합 시리아민주군(SDF)이 SNS상에 게시한 한 영상에 담긴 이 같은 모습을 소개했다.영상에는 미국의 지원을 받는 시리아민주군(SDF)에 의해 IS에서 벗어난 야지디족 여성들의 모습이 담겼다. 이들 여성은 IS의 강요에 의해 입어야만 했던 부르카를 벗어 던지고 불태워버렸다.이 중에서 이스라(20)라는 이름만 공개된 한 여성은 자신이 다른 야지디족 여성들과 함께 어떻게 IS 전투원들에게서 벗어날 수 있었는지 설명했다. 아스라는 “그들(IS 전투원들)이 내게 부르카를 강제로 입게 했을 때 난 숨이 막히는 것만 같았다. 입고 싶지 않았지만 그들은 그렇게 하지 못하게 했다”면서 “그들은 모든 여성은 부르카를 입어야 한다고 말했었다”고 회상했다. 이와 함께 “혼자 있을 때는 부르카를 벗었다. 그들은 내게 ‘이 상태로 밖에 나가지 마라. 이 모습으로 남자들 앞에 나타나지 마라’고 경고했다”면서 “하지만 난 혼자 있을 때마다 부르카를 벗곤 했다”고 설명했다.또한 “이제 난 IS를 벗어났고 부르카를 벗어 불태워버림으로써 없앴으니 신께 감사드린다”면서 “다에시(IS를 지칭)를 데려와 부르카처럼 불태워 버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IS는 지난해 8월 야지디족이 모여 사는 이라크 신자르를 공격했다. 이때 대부분 남성은 사살돼 한꺼번에 파묻혔고, 거의 6500명에 달하는 여성과 아이들은 생포돼 노예로 팔려나갔다. 어린아이들은 우리 돈으로 60만원에 팔렸는데 아이를 낳을 수 없는 부부들이 사들여 이슬람교도로 키웠다. 좀 더 나이가 있는 소년들은 IS 전투원으로 훈련받았고 전투에 적합하지 않은 소년들은 개인 노예로 팔렸다. 그리고 10대 여자아이들과 여성들은 성노예로 팔렸다. 쿠르드어를 쓰는 야지디족은 기독교와 이슬람, 그리고 고대 페르시아 종교인 조로아스터교가 혼합된 전통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많은 이슬람 종파가 야지디족을 이교도로 간주했고, 이라크인 다수는 이들을 사탄 숭배자로까지 오인했다. 오토만 제국 시기인 18~19세기 야지디족은 수차례 학살 피해를 보기도 했다. 이에 따라 IS의 광신자들은 야지디족을 사탄 숭배자로 여기며 이들을 죽이거나 성폭행해도 또는 고문이나 학대를 가해도 된다고 굳게 믿고 있다. 현재 IS의 최후 거점인 바고우즈 마을에서는 IS를 몰아내기 위한 전투가 한창이다. 시리아민주군(SDF)은 지난주 민간인들이 피할 수 있도록 공격을 중단했으며 이번 주 다시 공격을 재개했다. 그리고 IS 전투원 약 3000명을 생포할 수 있었다. 이에 대해 IS는 인터넷상에 이번 공격을 ‘홀로코스트’로 지칭하며 급진주의자들에게 자신들이 곧 패배할 것에 대한 복수로 해외에서 테러를 감행할 것을 요구했다. IS는 한때 시리아 알레포 외곽에서 이라크 바그다드에 이르는 드넓은 영토를 통제했지만, 지금은 곧 무너질 단 하나의 도시로 전락했다. 사진=AP 연합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또 다시 IS 테러…아프간 카불 최소 29명 사망 52명 부상

    또 다시 IS 테러…아프간 카불 최소 29명 사망 52명 부상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테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아프간 현지 언론들은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자폭테러로 적어도 29명이 숨지고 52명이 다쳤다고 전했다.이번 테러는 21일 이슬람 시아파 사원인 카르테사키 사원 근처에서 발생했다. 아프간 내무부와 보건부에 따르면 이날 정오쯤 테러범이 사키 사원으로 들어가려다 실패해 중도에 폭탄 조끼를 터뜨렸다고 밝혔다. 내무부는 테러범의 주변에 사원으로 향하던 시민들이 많아 희생이 컸다고 덧붙였다. IS는 자신들이 이번 테러를 저질렀다고 연계 선전매체인 아마크 통신을 통해 밝혔다. IS는 이란에서 새해 첫날로 삼는 ‘노루즈’를 축하하는 행사가 아프가니스탄에서도 열리는 것을 노려 이 같은 만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 이란에서는 조로아스터교의 전통을 이어받아 매년 춘분(3월 21일)을 한 해의 시작으로 삼아 연휴를 즐긴다. 아프간도 이란의 영향을 받아 마찬가지로 21일을 전후해 많은 행사가 열린다. 그러나 IS 등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은 노루즈를 기념하는 것을 ‘이슬람적이지 않다’며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아프가니스탄은 반복되는 테러와 내전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탈레반과의 내전이 17년째 이어지는 것에 이어 2015년부터는 IS까지 아프간으로 세력을 넓히면서 테러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 1월 27일에는 탈레반 연계조직인 하카니 네트워크가 한 것으로 추정되는 테러가 카불 도심에서 발생해 100명 이상이 숨진 바 있다. 이어 이틀 뒤에는 IS 무장대원들이 카불에 있는 마셜 파힘 국방대학을 공격해 아프간 군인 11명이 숨지고 16명이 다쳤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선자의 신화로 문화읽기]겨울을 밀어내는 밝은 빛 이야기

    [김선자의 신화로 문화읽기]겨울을 밀어내는 밝은 빛 이야기

    혹독한 겨울이었다. 영하 15도를 오르내리는 추위가 지속적으로 이어지다 보니 몸도 마음도 저절로 움츠러들었다. 머리가 얼어 버릴 것 같은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걷다 보면 고운 분홍색 매화가 피어나는 따뜻한 봄날이 저절로 그리워지곤 했다. 그런데 설이 지나면서 햇살이 한결 밝아졌다. 창밖을 물끄러미 내다보고 서 있노라면 마치 봄이 온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된다. 신기한 일이다. 설이 지나면 언제나 그렇듯 햇살의 빛깔이 달라지니, 중국에서 사람들이 설을 ‘춘절’(春節)이라고 부르는 것이 다 이유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춘절’이 지나고 대보름이 오면 중국 사람들은 집집마다 거리마다 환한 불을 밝힌다. 대보름 밤을 밝히는 그 등불들이 얼마나 화려하고 아름다웠는지에 대한 묘사는 12세기 무렵의 송나라 때 문헌에도 이미 등장하니, 보름날 등불을 켜는 습속은 중국에서도 오래된 전통이라 하겠다. 그 습속이 일찍이 서역에서부터 들어온 것이라고 말하는 학자들도 있는데, 어쨌든 중국에서는 대보름날 등불을 켜는 습속 때문에 그날을 ‘등절’(燈節)이라고도 한다. 그런데 등불을 켜는 것은 한족만의 습속은 아니다. 만주족에도 그런 습속이 있었다. 다만, 그것이 얼음등불이라는 것이 다르다. 가장 추운 1월이면 만주 지역인 헤이룽장성(黑龍江省)의 하얼빈(哈爾濱)에서는 ‘빙등절’(氷燈節)이라는 축제가 열린다. 원래 그들에게는 집집마다 마당에 작은 등을 켜 두는 습속이 있었다고 하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그 규모가 점점 커졌고, 요즘은 중국을 대표하는 축제 중의 하나가 됐다. 빙등절이 시작되면 전 세계에서 수많은 사람이 몰려든다. 하얼빈 시내를 흐르는 쑹화(松花)강의 얼음을 잘라 내어 거대한 얼음집들을 만들고 그 안에 형형색색의 등불을 켜 두니, 영하 30도의 추운 도시가 갑자기 눈부신 동화 속의 겨울왕국으로 변하는 것이다. 그뿐인가? 방향을 서쪽으로 틀어 멀리 신장위구르자치구의 카자흐족이 사는 지역으로 가 보면 그곳에서부터 카자흐스탄을 지나 이란에 이르기까지 중앙아시아 여러 민족에게 널리 퍼져 있는 새해 명절 습속이 눈에 띈다. 춘분에 거행되는 그 명절은 ‘나우르즈’ 혹은 ‘나브르즈’라고 하는데, 빛이 어둠을 물리친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춘분은 기나긴 겨울이 마침내 지나고 낮의 길이가 밤보다 길어지기 시작하는 때이니, 빛의 힘이 어둠을 누르기 시작하는 날이다. 그것은 빛을 숭배하는 고대 페르시아의 조로아스터교에 뿌리를 둔 명절로서 거슬러 올라가 보면 ‘어둠에 대한 빛의 승리’라는 종교적 교의에 바탕을 두고 있다. 실제로 카자흐족 신화에 보면 최초의 세상에 악마들이 판치고 다니면서 세상을 파멸 직전까지 몰고 갔는데, 그것을 막기 위해 여신들이 내려와 악마들과 처절한 싸움을 벌였다고 한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텡그리(천신)가 더이상 참을 수 없어 악마들을 향해 분노의 화살을 날려 악마들을 쫓아버렸다고 하는데, 번쩍이는 눈부신 빛을 보여 주는 번개가 바로 천신의 화살이라고 한다. 만주족의 신화에서도 머리가 아홉 개 달린 강력한 어둠의 신 예루리를 몰아내는 것은 빛으로 대표되는 천신 압카허허와 바나무허허, 와러두허허 세 여신이다. 혹독한 겨울의 한가운데에서 행해지는 대보름 등절과 하얼빈 만주족의 빙등절, 그리고 중앙아시아 여러 민족에게 전승되는 나브르즈 명절 등은 중앙아시아에서부터 중국 대륙을 가로질러 만주 지역까지 전해지고 있는 빛에 대한 숭배의식과 관련이 있는 명절들이다. 따지고 보면 우리나라 대보름날의 중요한 습속 중 하나인 ‘쥐불놀이’ 역시 빛과 불의 축제가 아닌가. 불을 피워 그 환한 빛으로 어둠을 밝히며 사악한 기운을 몰아내고, 다가오는 한 해의 풍요와 안전을 기원하는 것, 그것은 유라시아 대륙의 가장 오래된 종교 관념에 바탕을 둔 습속인 것이다.
  • [최준식의 거듭나기] 중국 유감

    [최준식의 거듭나기] 중국 유감

    나는 요즘 학교에서 인터넷으로 외국에서 한국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국 문화를 강의하고 있다. 이번 학기는 중국 푸단대의 한국학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화상 강의를 하고 있는데 수주 전에 강의를 시작하려 하니 인터넷 접속이 안 되었다. 황급히 중국에 알아보니 공산당 대회를 한다고 인터넷 접속을 다 차단했단다.대회는 그다음 주였는데 벌써 차단한 것이다. 할 수 없이 강의는 포기했고 그다음 주는 아예 대회 기간이라 또 수업을 하지 못했다. 이런 일을 당하고 나니 황당했다. 21세기 중반에 세계 최고 강국을 꿈꾸는 나라에서 이런 독재국가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 발생했으니 말이다. 알다시피 중국에서는 페이스북이나 유튜브 같은 사이트들이 모두 차단되어 있다(물론 열 방법이 있기는 하지만). 또 외국 SNS 앱도 안 된다고 한다. 이런 게 대국의 면모일까? 이런 식으로 국민들을 통제하는 것은 전근대적인 발상 아닐까? 한국인들은 이번에 사드 문제로 중국의 민낯을 더 자세히 볼 수 있었다. 중국은 전혀 대국답지 않았다. 한국 기업을 제재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국민들의 한국 여행을 막고 한국 방송 프로그램을 보지 못하게 했으며 한국 연예인들을 퇴출시키는 등등 자잘한 것 가지고 국민들을 통제하는 모습이 안쓰럽기까지 했다. 이런 중국의 모습을 보면서 나는 ‘중국이 저럴 나라가 아닌데…’ 하면서 내내 아쉬워했다. 내게 중국은 장자(莊子)를 배출하고 선불교를 창안한 멋진 나라이다. 나는 중국의 철학자 가운데 장자를 가장 좋아하고 종교사상 중에는 선불교를 제일 선호한다. 특히 장자의 무위(無爲) 철학과 대(大)자유정신은 전 세계 지성사에 빛나는 것이다. 장자의 사상은 고스란히 선불교에 녹아 있다. 선불교는 중국인들이 세계에 선사한 최고의 선물이다. 이 불교는 중국인이 아니면 만들어낼 수 없는 천하의 명품이다. 선불교는 대승불교와 노장사상이 융합되어 나온 것이다. 인도의 최고와 중국의 최고가 만났으니 명품이 안 될 수 없다. 조금 더 자세히 말하면 선불교는 불교의 이름을 빌렸지만 정신적으로는 장자에 가깝다. 불교에서는 좌선이라는 수행법만 빌려온 것이다. 선불교는 천하의 명품이라 그 콧대 높은 서양에도 파고 들어갔다. 백인들은 자존심이 강해 다른 사상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것을 유일하게 뚫은 게 불교이고 특히 선불교는 아직도 서양에서 인기가 높다. 이 사정은 한국도 마찬가지이다. 한국 불교는 선불교가 중심으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조계종은 중국의 임제 선사의 맥을 잇고 있다고 하니 그렇게 말할 수 있다. 이런 불교가 나온 것은 당나라 때이다. 문화적인 맥락에서 중국사를 보면 당나라 때가 최고였다고 할 수 있다. 가장 국제적인 왕조였고 그래서 사회가 아주 개방적이었다. 당시에 중국에 기독교(경교)가 들어와 성행했고 조로아스터교의 분파(명교) 역시 많은 사원을 두었다고 하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믿을까? 경교(景敎)는 로마에서 이단으로 지목된 네스토리우스파가 세운 종파이고 명교(明敎)는 마니교가 중국에서 표방한 이름이다. 선불교는 바로 이런 개방적인 분위기에서 태동한 것이다. 그런 기풍에서 세계 문화의 두 중심인 인도와 중국이 융합되면서 선불교 같은 인류 지성사의 금자탑이 나온 것이다. 그런데 만일 당시 당나라 정부가 인도 불교 같은 외래 사상은 안 된다고 유입을 차단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또 인도로부터 들어오는 모든 정보를 당나라 정부가 통제했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당연히 수많은 인류에게 빛을 선사한 선불교는 태동하지 못했을 것이다. 중국은 앞으로 분명히 경제나 군사적으로 세계 최강국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과 같은 통제 체제로는 이전 중국의 찬란한 문화나 사상을 다시 꽃피울 수 없다. 나는 중국이 당나라 때의 모습을 회복했으면 하고 바라는데 언제 그 소원이 풀릴지 모르겠다.
  • [성장 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 산다] 10년 만에 노인취업률 23%P 증가...독일은 어떻게 일터를 늘렸나

    [성장 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 산다] 10년 만에 노인취업률 23%P 증가...독일은 어떻게 일터를 늘렸나

    2005년 독일의 55세 이상 인구의 취업률은 45.5%에 불과했다. 당시 유럽연합에서는 2010년까지 이들의 취업률을 50%까지 끌어올리자는 목표를 세웠으나 독일은 여기에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10년 뒤, 독일의 노인 취업률은 23% 포인트나 증가한 68.6%을 기록했다. 노인의 일자리는 독일의 전체 실업률을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내리는 데에도 기여했다. 성공 배경에는 노인 재취업 프로젝트인 ‘50 플러스 관점’(Perspective 50 Plus)이 있다.50 플러스 프로젝트는 독일 정부가 2005년부터 10년간 지원한 노인 고용 프로그램이다. 보통은 일회성이거나 3~5년 만에 끝나는 프로그램이 대부분이지만 50 플러스는 각 지역 사회의 적극적인 호응으로 성공을 거두면서 10년 동안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았다. 사실 정부에서 노년층 실업 문제를 고민한 데에는 연금 재정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1990년대만 해도 젊은 사람들이 더 많이 일할 수 있도록 50대 근로자들의 명예퇴직을 장려했었지요. 그러나 생각만큼 젊은이들의 일자리는 늘어나지 않았고 조기 은퇴자들이 많아지면서 정부는 연금 지출이 너무 많아지게 된 겁니다.” 이 프로젝트를 직접 기획하고 총괄해온 사회적 비즈니스 컨설팅 회사(gsub) 대표 라이너 아스터(사진·62) 박사는 “정부는 정년이 10년 씩이나 남은 이들을 다시 고용 시장으로 이끌 필요가 생겼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독일의 정년은 67세다. 이 프로그램에는 10년간 273만 7000여명이 참여했다. 또 132만 5000명의 노인들이 재취업에 성공했다. 전국 93개 잡센터 시작했던 이 프로그램은 420개의 잡센터로 크게 확대됐다. 이처럼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로 아스터 박사는 지역 사회의 네트워크와 잡센터의 역할을 꼽았다. 잡센터 코치들은 해당 지역의 특성을 고려해 기업과 구직자들을 이어주는 ‘스피드 데이팅’을 열기도 하고, 구직자 컨설팅도 하며 기업과 구직자 간에 훌륭한 다리 역할을 했다. 정부는 노인을 고용한 기업들에게 월급의 최대 75%까지 지원했다. 하지만 노년층 인턴십 등을 운영한 기업들은 오히려 정부의 지원을 받지 않고 이들을 고용한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아스터 박사는 설명했다. 그는 “중앙 정부가 일방적으로 프로그램을 만들고 실행시켰다면 결코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정부는 예산만 지원하고, 모든 아이디어와 실행 방식은 현장에 가장 밀접한 잡센터와 지역 사회에서 유기적으로 협력하면서 네트워크를 마련한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독일 정부는 10년간 25억 유로(약 3조 2000억원)을 지원했다. 글·사진 베를린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김선자의 신화로 문화읽기] 세상에서 가장 밝으면서 가장 어두운 것은

    [김선자의 신화로 문화읽기] 세상에서 가장 밝으면서 가장 어두운 것은

    “세상에서 가장 밝으면서 동시에 가장 어두운 것은 무엇일까요?” 여신이 묻는다. 자신과 혼인하고 싶다는 남자에게 여신이 이런 알쏭달쏭한 수수께끼를 낸 것이다. 어두우면서 동시에 밝은 것이라니, 도대체 그것이 무엇이란 말인가. 어려운 문제였지만 여신과 혼인하겠다는 일념으로 오랜 세월 동안 답을 찾아다닌 남자가 마침내 대답했다. “그것은 사람의 마음이오.” 참으로 지혜로운 대답이다. 사람의 마음속에는 그렇게 빛과 어둠이 공존한다. 그래서 모든 종교의 경전에는 일찍부터 빛과 어둠의 대립에 관한 이야기가 등장했다. 기독교나 이슬람, 불교보다 더 오래된 종교인 조로아스터교의 경전 ‘아베스타’와 ‘분다히슨’을 보면 그 바탕에는 빛과 어둠의 대립 구도가 깔려 있다. 빛의 신 아후라 마즈다와 어둠의 신 아흐리만은 끊임없이 대립한다. 생각해 보면 기독교나 이슬람, 불교도 빛의 종교다. 신은 언제나 밝은 빛과 함께 등장한다. 그리스 신화의 제우스도, 인도 신화의 인드라도 빛의 신이다. 중국 윈난성 나시족의 신화에서도 빛의 신은 어둠의 신과 전쟁을 하며, 만주족 신화에서도 빛의 여신은 세상을 지키기 위해 어둠의 신과 길고 긴 싸움을 한다. 이처럼 유라시아 대륙의 거의 모든 곳에는 빛의 신과 어둠의 신이 대결하는 신화가 예외 없이 등장한다. 물론 마지막에 승리하는 것은 빛의 신이지만 쉽게 이기는 것은 아니다. 어둠의 신을 몰아내려고 지난한 투쟁의 과정을 거쳐야 하고, 그 과정에서 죽을 고비를 몇 번이나 넘긴다. 영웅 코드가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영화들을 보아도 영화가 시작되자마자 선한 주인공이 이기는 경우는 없다. 빛의 세력은 영화가 계속 되는 내내 어둠의 세력에게 쫓기다 영화가 끝날 무렵이 돼서야 마침내 승리를 거둔다. 그런 공식은 영웅 코드가 들어 있는 대부분의 영화에 적용된다. 어둠의 세력은 그렇게 끈질기고 힘이 세다. 신화 속에서도 빛의 신은 어둠의 신에게 이기지만, 그렇다고 빛의 신이 완벽한 승리를 거두는 것은 아니다. 어둠의 신은 결코 소멸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니, 소멸하기는커녕 언제든 기회만 있으면 돌아온다. 그래서 사람들은 치유의 힘이 있는 식물을 태워서 연기를 피워 올려 주변을 정화하고, 불을 피워서 환한 빛을 만들어 내어 어둠의 신이 돌아오는 것을 차단한다. 이란 야즈드에 있는 조로아스터교 사원의 영원한 불도 그래서 지금까지 타오르며, 티베트나 윈난 지역에도 빛을 상징하는 하얀 돌에 대한 신앙이 있다. 사실 우주를 구성하는 물질 중 암흑 물질과 암흑 에너지가 96%나 된다고 하는데, 악의 세력이 그토록 강한 것도 어찌 보면 우주의 법칙이 그러하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하지만 아무리 강한 어둠이라고 해도 한 줄기 빛은 그 어둠을 무너뜨린다. 그래서 신화 속의 빛은 언제나 지혜를 상징한다. 어둠의 신은 사람들이 지혜를 갖는 것을 원치 않는다. 그래야 자신의 뜻대로 세상을 다스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세상을 어둠과 무지로 채우려고 한다. 그렇기에 어둠을 물리치고 세상을 빛으로 채우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고 긴 과정이 필요하다. 지나간 겨울 사람들이 촛불을 들고 광장으로 나온 것은 세상을 지혜의 빛으로 채우고자 하는 소망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빛이 이제 조금씩 세상을 밝혀 가고 있다. 그러나 잊지 말아야 한다. 어둠은 의외로 강하며 엄청난 생명력을 갖고 있다는 것을. 빛이 조금만 힘을 잃으면 어둠은 즉시 돌아온다. 우주를 구성하는 원리가 빛과 어둠이듯 세상에는 언제나 빛과 어둠이 나란히 존재한다. 빛의 힘이 강할 때 어둠은 잠시 밀려나 있을 뿐이다. 앞의 신화에서 보았듯 우리의 마음속에도 빛과 어둠은 공존한다. 그 속에서 우리가 선택해야 할 것은 세상을 밝히는 위대하고 영원한 빛, 즉 지혜다. 정의로운 세상을 향해 열려 있는 집단지성의 지혜로운 눈빛은 영원한 불이 돼 어둠 세력의 귀환을 막을 힘이 될 것이다.
  • [열린세상] 진실은 유물에 있다/강인욱 경희대 사학과 교수

    [열린세상] 진실은 유물에 있다/강인욱 경희대 사학과 교수

    흔히 고고학이라면 전시실의 찬란한 황금을 떠올리지만, 정작 대부분의 고고학자는 땅속에서 산산조각 난 토기 조각을 닦고 맞추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 박물관 전시실에서 쉽게 지나치기 쉬운 토기들이지만, 그들이 전시되기 전에는 그 위치를 일일이 기록하고 연구실로 가져온 후에 흙을 제거하고 조각을 맞추어서 다시 예전의 그릇으로 복원한 끈기 있는 고고학자의 노력이 숨어 있다. 고고학의 목적은 보물이 아니라 다양한 시간과 공간 속에서 살았던 사람들의 모습을 밝히는 데 있다. 유물 조각 하나하나가 모여서 그릇이 맞추어지면 고고학자들은 다시 그 유물들을 모아서 시대와 지역에 따라 과거의 문화가 어떻게 변천됐는지를 연구한다. 이렇듯 사소하게 보이는 유물들이 모여 거대한 과거의 모습을 완성한다. 찬란한 황금 유물도 예외는 아니다. 지금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적인 황금 보물인 아프가니스탄 황금유물전에는 틸랴테페에서 발굴된 금관을 비롯해 유물 2000여점이 전시되고 있다. 이 유물들을 온전히 꺼내서 우리 품으로 가져온 고고학자들의 노고가 숨어 있다. 틸랴테페를 발굴한 러시아 고고학자 빅토르 사리아니디(1929~2013)는 평생을 중앙아시아의 모랫바람을 견디며 실크로드의 유적을 발굴한 고고학자였다. 그는 틸랴테페에서 조로아스터교(배화교)의 유적을 발굴하다 우연히 황금의 무덤을 발굴하는 행운을 맛보았다. 하지만 중앙아시아에서 겨울을 지내 본 사람들이라면 그 차디찬 모랫바람을 견디며 수천 점의 금 부스러기를 발굴하고 정리하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 것이다. 게다가 황금 유물은 대부분 얇게 금박을 입히거나 자잘한 알갱이를 붙인 것들이어서 붓질을 조금만 세게 해도 바스러지기 십상이다. 그는 혼신의 힘을 다해 황금 부스러기 하나도 빠짐없이 고스란히 발굴해 냈고 일일이 복원했다. 더욱이 사리아니디는 자기가 발견한 황금 유물 자료를 전 세계에 알리고 어떠한 조건도 없이 그 유물을 모두 아프가니스탄에 주고 왔다. 이집트의 미라나 트로이의 황금 유물 같은 위대한 발굴품이 서양으로 반출된 것과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그럼에도 탈레반 시절에 유물이 사라지자 서방의 사람들은 사리아니디가 훔쳐 갔다며 억울한 누명을 씌웠건만 그는 불평 한마디 없었다. 그리고 2003년에 카불의 지하 창고에서 틸랴테페의 유물이 다시 발견되자 사리아니디는 70대 중반의 노구를 이끌고 직접 아프가니스탄으로 가서 유물을 감정하고 자신의 모든 자료와 사진들을 조건 없이 아프가니스탄 관계자들에게 모두 주고 떠나갔다. 그는 생전에 언론에서 틸랴테페에 대해 인터뷰를 요청하면 ‘그런 상황이라면 어떤 고고학자라도 한 점이라도 잃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했을 것’이라며 손사래를 칠 뿐이었다. 한국에서도 40년 전 신안 앞바다의 침몰선이 발견됐을 적에 국내에서는 제대로 잠수를 해서 유물을 발굴할 사람이 없었다. 당시 급히 파견된 해군 해난구조대의 잠수 장교들은 자신의 몸을 아끼지 않고 파란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수중 발굴에 대한 지식은 거의 없었지만 오로지 유물에 대한 열정으로 수천 번을 잠수한 그들 덕에 신안의 유물들은 우리의 품에 돌아왔다. 사실 돌아보면 고고학뿐이겠는가. 유물 속에 숨어 있는 보이지 않는 고고학자들의 노력처럼 우리 사회도 보이지 않게 움직이는 사람들에 의해 움직인다. 매주 토요일 수백만 개의 촛불이 모여서 하나의 목소리를 내는 광경을 보면 마치 땅속에 묻혀 있던 수많은 토기 조각들이 복원돼 하나의 거대한 역사를 보여 주는 과정처럼 느껴졌다. 촛불 시위에서 평범한 사람들의 감동적인 연설과 촌철살인의 문구들을 보면서 진정한 역사의 원동력은 우리 모두에게 있음을 다시 느낄 수 있었다. 흔히 과거에는 소수의 왕과 귀족들이 노예를 거느리며 살았을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200만년 인간의 역사에서 그런 시절은 기껏해야 5000년도 안 된다. 인류의 역사는 소수의 권력자가 아니라 각각의 개인이 유기적으로 모여서 지혜를 모았기에 가능했다. 유물들 하나하나가 모여서 역사를 이루듯이 거대한 국민의 함성이 진정한 역사를 만들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 [아하!우주] ‘베들레헴의 별’은 별이 아니었다!

    [아하!우주] ‘베들레헴의 별’은 별이 아니었다!

    예수가 팔레스타인의 유다 땅 베들레헴에서 태어났을 때, 동방박사 세 사람이 별을 따라와 예수를 경배했다는 내용이 성서에 나온다. 이 별이 과연 어떤 별인가를 알아내기 위해 수천 년 동안 과학자와 신학자들이 골머리를 앓아왔지만 뚜렷한 정설을 만들어내지는 못했다. '크리스마스 별'이라는 이름을 얻은 이 별은 사실 별이 아니라는 주장이 천문학적 연구를 통해 제기됐다. 지난 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이 보도에 따르면 역사적, 천문학적, 성서적 자료나 기록들을 종합적으로 검토·연구한 결과, 기원전 6년에 일어난 이 천문현상은 사실 태양과 목성, 달, 토성이 양자리에 위치해 만들어진 희귀한 행성들의 정렬이라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천문학에서 별이라 할 때는 태양과 같은 항성, 곧 붙박이별을 가리키며, 떠돌이별인 행성들은 포함되지 않는다. ​따라서 엄밀한 의미에서 지구는 별이 아니다. 미국 노트데임대학 천문학부의 이론천체물리학자인 그랜트 매튜 교수는 '베들레헴의 별'에 대해 10년 이상 연구해왔다. 매튜 교수는 "크리스마스 별에 대한 많은 천문학자들과 신학자, 역사가들이 여러 해 동안 숙고해왔지만, 언제 어디서 그 별이 나타났는지, 어떻게 보였는지 알지 못했다"면서 "수십억 개의 별들 중 어떤 별이 그 옛날 그렇게 빛날 수 있었을까. ​현대 천문학이 역사적인 그 천문현상을 밝힐 수 있는 열쇠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예수 탄생일 밤 베들레헴에 나타난 천문현상은 태양과 목성, 달, 토성이 양자리에 정렬하고, 금성은 물고기자리, 수성과 화성은 반대편인 황소자리에 있었던 일종의 희귀한 행성 정렬이다. 기원전 6년에 이 같은 행성 정렬이 일어났을 때, 양자리는 춘분점에 위치해 있었다고 한다. 고대 바빌론과 메소포타미아의 조로아스터교 사제인 세 명의 동방박사들은 이 같은 천문현상을 유다 땅에 새로운 왕의 탄생을 알리는 징조로 받아들였다. 매튜의 해석에 따르면, 목성과 달은 특별한 운명을 가지고 태어난 왕의 탄생을 상징하며, 토성은 생명을 상징한다고 한다. 그리고 양자리가 춘분점에 위치하는 것은 봄이 시작된다는 뜻이다. 그는 "동방박사들은 이 같은 천문현상을 동쪽에서 보고는 유다 땅에 새 왕의 탄생을 알리는 징조로 보고 별을 따라왔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행성들의 정렬은 아주 드문 천문현상으로 1만 6000년 후에나 다시 볼 수 있게 된다. 하지만 그때는 춘분점이 양자리에 위치하지는 않을 것이다. 한 50만년 안에는 '크리스마스 별'과 같은 천문현상이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밝히는 매튜 교수는 이 같은 연구 결과를 책으로 내기 위해 집필하고 있는 중이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페르시아 종교서 찾은 미륵신앙 흔적

    페르시아 종교서 찾은 미륵신앙 흔적

    지도에서 사라진 종교들/도현신 지음/서해문집/304쪽/1만 3900원 역사 속에 등장한 수많은 종교들 중 사라졌거나 남아 있더라도 교세가 미약한 종교들을 다뤘다. 사라진 혹은 사라져가고 있는 신앙과 종교가 세계사에 미친 영향을 살피고, 사라져간 종교들의 흔적이 오늘날 종교와 우리 삶에 어떻게 남아 있는지 고찰했다. 수메르와 바빌론 등 메소포타미아 신앙부터 짚었다. 메소포타미아 신앙은 그리스 신화에 비하면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유대교에 큰 영향을 끼쳤다. 유대교는 오늘날 전 세계 38억명이 믿고 있는 기독교와 이슬람교의 뿌리다. 저자는 “메소포타미아 신앙을 알면 유대교와 기독교, 이슬람교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페르시아의 조로아스터교와 여기서 파생된 미트라교, 마니교도 자세히 조명했다. 특히 한국, 중국 등 동아시아 민중 봉기에 적잖은 영향을 준 미륵 신앙을 비중 있게 다뤘다. 저자는 “미륵은 고대 페르시아에서 숭배하던 태양신 미트라에서 유래한 말”이라며 “미트라교는 로마를 거쳐 동서무역로를 통해 동양으로 전파돼 미륵 신앙의 원형이 됐다”고 설명했다. 저자는 2013년 출간한 ‘지도에서 사라진 사람들’을 집필할 때 이 책을 구상했다. 훈족, 거란족, 에트루리아인 등 역사 속으로 사라지거나 근근이 명맥만 유지하는 민족들의 유산을 파악하는 과정에서 종교도 집단이나 민족 운명에 따라 다양한 변화를 겪은 것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그는 “역사라는 기본적 틀 속에 종교, 문화, 신화, 지리, 인류학 등이 담긴 종합인문 교양서”라며 “종교와 신에 대해, 그리고 인간의 심리와 문화, 세계 역사에 대해 알고자 하는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니사, 아할테케… 고대 파르티아의 추억에 젖다

    중앙아시아 남단에 있는 투르크메니스탄은 우리에겐 다소 생소한 국가다. 지난달 걸그룹 에이핑크의 멤버 정은지가 신곡을 소개하면서 “투르크메니스탄에서 일하고 있는 아빠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했다”고 언급해 주목을 받았지만 어떤 나라인지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투르크메니스탄을 대표하는 이미지는 유럽에서는 ‘파르티아 사법’(射法·말을 탄 채 몸을 돌리며 활을 쏘는 사법), 동아시아에선 ‘한혈마’(汗血馬·하루에 천리를 가는 말) 정도다. 그러나 1991년 구소련의 해체와 함께 독립한 투르크메니스탄은 파르티아 제국의 수도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니사’ 유적 등 헬레니즘을 상징하는 많은 유적이 남아 있는 곳이다. 내년 9월 열리는 아시아 실내무도대회를 앞두고 들썩이고 있는 투르크메니스탄을 다녀왔다.지난 6일 투르크메니스탄 정부가 개최한 아시아 실내무도대회 개막 500일 전 기념행사가 열린 곳은 니사 유적지였다.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아할테케’. 한 소년이 한혈마를 데리고 니사 성채에서 내려오는 장면이었다. 투르크메니스탄이 해외 언론인들과 각국 정부 관계자들에게 자랑하고 싶은 국가적 자존심인 니사 유적과 한혈마, 두 가지를 결합한 공연이다. 니사 유적지는 투르크메니스탄 수도 아시가바트에서 서쪽으로 15㎞가량 떨어진 곳에 있다. 코베트다크 산맥이 바라보이는 산기슭에 넓게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기후와 상수원 모두 수도를 삼기에 적당하다. 이곳을 바탕으로 파르티아 제국은 기원전 3세기 중반부터 서기 3세기까지 고대 서남아시아를 무대로 동서 교역을 장악하며 번성했다. 니사 유적지는 2007년 유네스코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 20세기 들어 본격적인 발굴을 시작하면서 다양한 건축물 유적을 찾아냈다. 유적지는 왕궁인 5각형 내성, 이른바 ‘옛 니사’와 바깥쪽 상업·거주 지역인 외성, 이른바 ‘새 니사’로 나뉜다. 내성은 진흙과 벽돌로 20m 높이 벽을 쌓고 그 안쪽으로 정원과 신전, 탑, 방 같은 구조물을 배치했다. 왕실 기둥을 비롯해 연회장으로 썼던 ‘붉은 방’, 조로아스터교 원형 사원 흔적 등이 지금도 남아 있다. 니사 유적지가 세계사에서 중요한 것은 이곳이 바로 알렉산더 대왕이 이끈 동방원정을 계기로 동서문화가 융합하며 헬레니즘 문화를 만들어낸 중심지였기 때문이다. 조로아스터교 사원과 그리스 신상이 공존하고 그리스식 양조법에 따라 포도주를 빚은 흔적이 남아 있다. 동서교류사 권위자인 정수일 박사는 한 글에서 니사 유적지가 바로 헬레니즘의 산실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안서도호의 푸른 호마(胡馬), 만리를 뛰는 한혈마를 이제 보았네. 장안의 장사들이야 감히 타 보기나 하랴, 번개보다 더 빠른 걸 세상이 아는데. 푸른 실로 갈기 딴 채 늙고 있으니, 언제나 서역 큰길을 다시 달릴까.’당나라 시인 두보가 지은 ‘고도호총마행’(高都護聰馬行)은 고구려 유민의 후손이었던 고선지 장군이 아끼던 한혈마를 소재로 했다. 피 같은 땀을 흘린다는 한혈마는 동아시아에서 천리마의 대명사다. 그 한혈마의 후손들이 현재 투르크메니스탄에서 천연기념물로 귀한 대접을 받고 있는 아할테케다. 아시아 실내무도대회 기념행사에서도 전통의상을 입은 의장대 수십명이 아할테케를 타고 행진하는 장면을 연출했다. 소련에서 독립한 뒤 외교 무대에선 영세 중립국으로서 독자적 생존을 모색하고 있는 투르크메니스탄은 내년 9월 열리는 제5회 아시아 실내무도대회를 통해 국가적 위상을 높이려 한다. 천연가스 매장량 세계 4위인 지하자원을 갖고 있지만 최근 수송로를 장악한 러시아와의 관계가 불편해지면서 발생한 경제적 어려움을 탈피하자는 국내외 정치적 목적도 있다. 아시아 실내무도대회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가 실내 아시안게임과 무도 아시안게임을 통합해 주최하는 국제 스포츠 행사로 4년에 한 번씩 열린다. 제4회 대회는 인천에서 열렸다. 댄스스포츠, e스포츠, 당구, 볼링, 체스, 바둑을 비롯해 태권도와 킥복싱, 무에타이 등 다양한 종목을 포함하고 있다. 특이한 점은 아시가바트에서 만난 시민들은 하나같이 “내년에 아시안게임을 개최한다”고 말한다는 점이다. 2014년 인천에서 열렸고 2018년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우리가 익히 아는 아시안게임과 아시아 실내무도대회가 별개 대회라는 건 별로 의미가 없어 보인다. 중요한 건 1991년 독립 이후 처음으로 자신들이 주체가 돼 개최하는 대규모 국제 스포츠 행사이기 때문이다. 글 니사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니사, 아할테케… 고대 파르티아의 추억에 젖다

    니사, 아할테케… 고대 파르티아의 추억에 젖다

    중앙아시아 남단의 생소한 국가… 구소련 해체 뒤 영세 중립국으로실내무도 대회로 독자 생존 모색 지난달 걸그룹 에이핑크의 멤버 정은지가 신곡을 소개하면서 “투르크메니스탄에서 일하는 아빠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했다”고 하면서 잠깐 주목받은 정도를 빼면 투르크메니스탄은 우리에게 이름조차 생소한 게 현실이다. 중앙아시아에 위치한 투르크메니스탄을 대표하는 이미지는 유럽에서는 ‘파르티아 사법’(射法·말을 달리면서 몸을 뒤로 돌려 활을 쏘는 기술), 동아시아에선 ‘한혈마’(汗血馬·피땀을 흘린다는 천리마) 정도다. 하지만 투르크메니스탄은 파르티아 제국의 수도였던 ‘니사’ 유적지 등 헬레니즘을 대표하는 역사가 살아숨쉬는 독특한 매력으로 가득한 곳이다. 내년 9월 열리는 아시아 실내무도대회를 앞둔 투르크메니스탄을 다녀왔다. 지난 6일 투르크메니스탄 정부가 개최한 아시아 실내무도대회 개막 500일 전 기념행사에서 하이라이트는 한 소년이 ‘아할테케’ 이른바 한혈마를 데리고 니사 성채에서 내려오는 장면이었다. 투르크메니스탄이 해외 언론인들과 각국 정부 관계자들에게 자랑하고 싶은 국가적 자존심인 니사 유적과 한혈마 두 가지를 결합했다. 니사 유적지는 투르크메니스탄 수도 아시가바트에서 서쪽으로 15㎞가량 떨어진 곳에 있다. 코베트다크 산맥이 바라보이는 산기슭에 넓게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기후와 상수원 모두 도읍지로 적당하다. 파르티아 제국은 기원전 3세기 중반부터 서기 3세기까지 고대 서남아시아를 무대로 동서 교역을 장악하며 번성했다. 강력한 기병 전력을 무기로 기원전 53년 카르헤 전투에서 로마군에게 치욕적인 패배를 안겨주기도 했다. 유네스코는 2007년 니사 유적지를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 20세기 들어 본격적인 발굴을 시작하면서 다양한 건축물 유적이 드러났다. 유적지는 왕궁인 5각형 내성, 이른바 ‘옛 니사’와 바깥쪽 상업·거주 지역인 외성, 이른바 ‘새 니사’로 나뉜다. 내성은 진흙과 벽돌로 20m 높이 벽을 쌓고 그 안쪽으로 정원과 신전, 탑, 방 같은 구조물을 배치했다. 니사 유적지가 세계사에서 중요한 것은 이곳이 바로 헬레니즘 문화를 만들어낸 동서문화의 용광로였기 때문이다. 조로아스터교 사원과 그리스 신상이 공존하고 그리스식 양조법에 따라 포도주를 빚은 흔적이 남아 있다. 동서교류사 권위자인 정수일 박사는 한 글에서 니사 유적지가 바로 헬레니즘의 산실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안서도호의 푸른 호마(胡馬), 만리를 뛰는 한혈마를 이제 보았네. 장안의 장사들이야 감히 타 보기나 하랴, 번개보다 더 빠른 걸 세상이 아는데. 푸른 실로 갈기 딴 채 늙고 있으니, 언제나 서역 큰길을 다시 달릴까.’ 당나라 시인 두보가 지은 ‘고도호총마행’(高都護聰馬行)은 고구려 유민의 후손이었던 고선지 장군이 아끼던 한혈마를 소재로 했다. 피 같은 땀을 흘린다는 한혈마는 동아시아에서 천리마의 대명사다. 그 한혈마의 후손들이 현재 투르크메니스탄에서 천연기념물로 귀한 대접을 받는 아할테케다. 아시아 실내무도대회 엠블럼도 아할테케를 형상화했다. 투르크메니스탄을 구성하는 5대 부족 중 가장 규모가 큰 부족 이름도 아할테케다. 소련에서 독립한 뒤 외교 무대에선 영세 중립국으로서 독자 생존을 모색하는 투르크메니스탄은 내년 9월 열리는 제5회 아시아 실내무도대회를 통해 국가적 위상을 높이려 한다. 천연가스 매장량 세계 4위인 지하자원을 갖고 있지만 최근 수송로를 장악한 러시아와 관계가 나빠지면서 발생한 경제적 어려움을 탈피하자는 국내외 정치적 목적도 있다. 아시아 실내무도대회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가 실내 아시안게임과 무도 아시안게임을 통합해 주최하는 국제 스포츠 행사로 4년에 한 번씩 열린다. 제4회 대회는 인천에서 열렸다. e스포츠, 당구, 볼링, 체스, 바둑을 비롯해 태권도와 킥복싱, 무에타이 등 다양한 종목을 포함하고 있다. 특이한 점은 아시가바트에서 만난 시민들이 하나같이 “내년에 아시안게임을 개최한다”고 말한다는 점이다. 각종 시설 건설비로만 50억 달러를 쓰는 그 ‘아시안게임’과 2014년 인천에서 열렸고 2018년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우리가 익히 아는 아시안게임과 다르다는 건 별로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1991년 독립 이후 처음으로 자신들이 주체가 돼 개최하는 대규모 국제 행사이기 때문이다. 글 사진 니사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종교 초월한 경전 전문 번역가 정창영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종교 초월한 경전 전문 번역가 정창영

    성인들의 참뜻을 알고 싶어 경전을 집어 든다. 하지만 너무 어려워서 그냥 덮는다. 사전을 뒤적이며 읽어 보지만 무슨 말인지 도통 이해되지 않아 쉽게 포기한다. 한글 번역본이지만 우리글이 아닌 것 같을 정도로 어려워서다. 많은 사람이 이런 경험을 했을 것이다. 그런데 종교·철학 전공자도 어렵다는 경전을 쉽게 번역하고 풀어 쓰는 데 몰두한 전문가가 있다. 종교 경전 10여권을 번역, 해석하고 저술한 정창영 선생을 충남 보령 성주산 계곡 전원주택 작업실에서 만났다. →신학대를 나왔다. 불교·동양철학에 관심을 갖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 -우연이었다. 신학대 3학년 때로 기억한다. 선택과목으로 종교학을 들었는데 개괄적으로나마 다양한 종교가 전하는 메시지를 접할 수 있었다. 불교 경전, 힌두교 경전을 처음 맛보았다. 이때 힌두교의 중요한 성전 중 하나인 ‘바가바드기타’를 알게 됐다. 기독교 집안에서 자라 뿌리까지 기독교 신자였기에 바가바드기타는 엄청난 충격이었다. 어리석은 얘기 같지만 ‘다른 종교에도 메시지가 있구나’ 하는 것을 깨닫는 순간이었다. 첫 문장을 읽는 순간 가슴에 확 와 닿는 무엇이 있었다. →가슴을 울린 그 무엇은. -나 스스로 특정 종교에 둘러싸인 좁은 울타리에 갇혀 있다는 것을 알았고 그때부터 다른 종교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 바가바드기타를 이해하기 위해 우리말 경전을 찾았지만 헛수고였다. 우리말로 번역된 경전이 없으니 영어 번역본이라도 구하려고 무진 애를 썼다. 어렵게 불교 전문 서점에서 영어 번역본을 구했다. 인도 대통령을 지낸 저명한 분이 번역한 경전이었는데 문장이 참 수려했다. 그게 인연이 돼서 경전 연구에 빠지게 됐다. →당시 국내 번역본이 전혀 없었나. -함석헌 선생이 바가바드기타를 번역하고 강의했다. 반가워서 읽어 봤는데 사실 너무 어려웠다. 영문본보다 더 어려웠다. 번역본이 너무 어려워 공부를 더해 우리말로 옮겨 보고 싶은 욕망이 생겼다. 일상적인 언어로 일반인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번역본을 내놓고 싶은 욕망이 굴뚝처럼 솟아올랐다. 이때가 신학대 4학년 때다. 경전의 참뜻을 여러 사람에게 알리고 싶었지만 제대로 된 번역본이 없었다. 이따금 나온 번역본은 원본보다 더 어려웠다. 이런 건 아니다 싶어 경전 번역에 뛰어들었다. →신학대를 졸업하고 자연스럽게 목회의 길을 걸었던 것으로 안다. -목회 활동을 7년 정도 했다. 그러면서도 불교, 힌두교, 심지어 조로아스터교 등에도 관심을 가졌다. 아마 기독교 공부보다 이들 종교 공부에 더 빠졌던 것 같다. 다른 종교의 경전을 해석하면서 공부하다 보니 그곳에도 주옥같은 메시지가 넘쳐흐른다는 것을 알았다. 동시에 목회 활동에 대한 반성도 있었다. 목회는 남을 가르쳐야(설교) 하는데 그럴 자격이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봤다. 그래서 목회를 접고 새롭게 관심을 갖게 된 분야에 파고들어 보자는 생각을 했다. 20대 후반~30대 중반이었다. 목회 활동을 접은 것은 저술과 경전 번역에 매진하기 위해서였다. →쉽지만은 않았을 것 같은데. -당장 먹고살 길이 막막했다. 목회 활동을 그만뒀으니 수입이 끊겼다. 그러던 차에 잘 알고 지내던 목회자가 기독교 잡지사를 소개해 줘 편집장 일을 맡았다. ‘몇 푼이라도 월급을 받으면서 생활할 수 있겠지’ 하는 생각이었다. 사실 편집장이 뭔지도 모르고 시작했다. 이때 성서 연구도 열심히 했는데 현대어 성서 번역팀에 합류했다. 신학자들이 번역해 오면 원본과 대조, 놓친 부분을 체크해 토론하고 보충하는 일을 3년 정도 했다. 그러나 성서 번역만으로는 먹고살 길이 없어 일반 번역도 병행했다. 조직 문화에 어울리지 못하는 성격이다. 그래서 낙향해 경전 번역만 하겠다고 마음먹었다. 전문 직업으로서 번역을 택했던 것이다. 열심히 했다. 원고지 쓰던 시절이었는데 얼마나 일을 많이 했는지 손가락 마디가 45도로 휠 정도였다. →동서양을 넘나들고 종교를 초월해 경전을 번역했다. 경전이 주는 메시지는 다른가. -백그라운드는 개신교지만 종교 관계없이 경전에 손을 댔다. 수십 권의 번역·저술에 매달렸지만 특정 종교에 빠지지 않고 편협된 시각을 버리려고 했다. 그래서 특정 종교를 넘어 다양한 경전을 접할 수 있었다. 종교가 다르더라도 경전이 주는 메시지는 ‘비슷하다’가 아니라 ‘같다’고 해도 된다. 도덕경이나 붓다의 가르침이나 예수님의 메시지 등이 모두 한길로 통한다는 것을 알았다. 종교에 따라 강조점이 약간 다를 뿐이지 진리를 가르치려는 이야기다. →그런데도 종교, 이념을 놓고 다툼이 계속되고 있다. -인간이 사용하는 언어가 대화의 장벽이다. 기독교는 하나님이라고 하는데 불교는 불성이라고 한다. 힌두교는 브라만이라고 하는데 같은 존재의 상태다. 다만 언어 표현을 놓고 오해가 생기고 분쟁으로 이어진다. 모든 종교가 추구하는 수준이 다 같지는 않다. 전체를 보지 못하고 특정 층(수준)만 들어 종교를 이야기하다 보면 상대방을 이해하지 못하고 나아가 우월성을 따지고 싸움으로 이어진다. 서로 다른 종교라도 최상위층에 도달하는 정신이나 철학은 같다고 본다. →종교가 무엇이냐고 묻는다. 경전에 답이 있던가. -종교는 진리다. 근본을 가르치는 것이 종교다. 진리는 종교마다 다 있다고 본다. 흔히 종교가 주는 메시지는 사랑이라고 하는데 이는 중간 단계의 계층이 추구하는 메시지다. 사랑에는 감정이 실린다. 하지만 종교의 최상위층은 감정을 초월한다. 부처나 예수의 말씀을 평면에 놓고 모든 사람에게 적용하려다 보니 저항이 생기고 문제가 생긴다. 예를 들어 불교 반야심경은 최고 수준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경지가 최고조에 오른 제자 사리자에게 주는 메시지였으니 일반인에게는 얼마나 어렵겠나. 불경 안에도 수많은 층의 메시지가 있듯이 모든 종교가 그렇다. 종교마다 서로 배척할 것이 아니라 다름을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최근 손을 댄 경전이 있나. -법구경을 잡아들었다. 널리 회자되고 친숙해 불자가 아닌 사람이 번역한 법구경을 내려고 한다. 법구경은 부처의 가르침을 모은 책이다. 그 안에는 초등학생에게나 해당하는 도덕 같은 말씀부터 최상층의 사람이 받아들일 수 있는 말씀까지 들어 있다. 법구경 안에서 최상의 말씀은 전체의 10분의1에 불과하다. 신앙생활을 시작하는 사람에게 주는 메시지가 대부분이다. 쉽게 풀어 쓰는 데 목적을 뒀다. →종교 경전에 매달리는 특별한 이유는. -그동안 나온 번역서는 대부분 교계에 있는 분, 아니면 철학자들이 번역했다. 그래서 표현 대부분에 그분들 세계의 언어를 사용했다. 일반인이 그 책을 읽으려면 또 공부해야 한다. 부처님이 활동할 당시는 종교로서의 불교가 성립되지 않았던 때다. 일반인을 상대로 진리를 전파하려고 했던 분이다. 예수님 활동 당시에도 기독교는 없었고 복음서도 없었다. 성경도 없었다. 모두 일반인을 상대로 얘기한 것이지 않나. 그러니 일반인으로서 경전을 번역할 자격이 있지 않나. 수준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말씀을 잘 전달할 수 있는 경전을 내고 싶다. 밑줄 그어 가며 확실히 이해하지는 못해도 ‘그런 것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번역본을 내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경전이 주는 메시지를 모든 사람이 조금이나마 쉽게 받아들이는 데 보탬이 됐으면 한다. →종교 비교 관련 서적 출간이나 토론에 나갈 생각은 없나. -종교를 놓고 논쟁을 하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다. 비교하는 것 자체가 위험하다. 토론하다 보면 싸움으로 이어진다. 에피소드가 있다. 경전 번역서가 나오고 대학 강의를 하다 보니 여러 곳에서 당시 한창 방송에서 인기를 끌었던 유명한 철학자 김모 교수와 토론을 붙여 보자는 얘기도 있었다. 하지만 종교, 경전이 주는 메시지를 놓고 토론할 경우 진리를 도출하는 경우를 보지 못했다. 그래서 거절했다. →천문에도 관심이 많다. 미신이라는 비판도 있지 않나. -천문(天文)은 하늘의 글이다. 천체물리학(과학)을 천문이라고 하는데 이는 잘못이다. 천문 해석은 논리적인 통계 학문이라고 본다. 사주처럼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갖고 있는데 이를 쉽게 풀어 쓸 생각으로 접근했다. 별은 한 곳에 박혀 있지 않다. 모든 행성이 다 그렇듯이 늘 움직인다. 천문은 맞다, 안 맞다의 영역이 아니다. 이해하는 영역이다. 별자리에 따른 인간 성격유형 분류는 통계로 증명한다. 칼 융(의사, 심리학자)도 천문을 기본으로 인간의 성격유형을 분류한다. 글 사진 보령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정창영은 경전 전문가, 천문 해석가로 유명하다. 1955년 충남 연기군 전동(세종시) 출생. 서울신학대 졸업. 어려운 경전을 일반인 시각으로 해석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종교와 나라를 넘나들며 고전을 쉬운 우리말로 옮기는 일을 직업으로 여기고 있다. ‘바가바드기타’, ‘도덕경’, ‘열자’, ‘예언자’, ‘동양정신과 서양정신의 결혼’, ‘성경에 관한 논쟁’, ‘탈무드’, ‘파탄잘리의 요가수트라’, ‘티벳 사자의 서’ 등 20여권의 번역서와 저서가 있다. 동시에 ‘별들에게 물어봐’라는 책을 내면서 천문 해석가로도 활동 중이다.
  • 당신과 보낸 4000년… 난 언제나 진리였‘닭’

    당신과 보낸 4000년… 난 언제나 진리였‘닭’

    치킨로드/앤드루룰러 지음/이종인 옮김/책과함께/480쪽/1만 9500원 당신들은 저를 제대로 모릅니다. 그저 제 가슴을 탐하고, 다리를 보며 침을 흘릴 뿐이죠. 당신들의 건강을 염려하며 세상의 빛을 보지도 못한 제 자식들을 희생시키고 있습니다. 네? 누구냐고요? 맞습니다. 저는 닭입니다. ‘불금의 파트너’, ‘치맥’, ‘1인1닭’ 등의 우스꽝스러운 말을 만들어 가며 당신이 사족을 못 쓰곤 하는 닭입니다. 저희 동료들은 지구상에 남극대륙과 바티칸시티를 제외하면 모든 공간에 존재하고 있습니다. 무려 200억 마리입니다. 당신네 인간 개체의 세 배가 넘는 숫자죠. A4 종이 한 장도 안 되는 공간에서 햇볕도 쬐지 못한 채 한 달 남짓한 시간에 다 큰 모양새를 갖추다 보니 골격이 발육을 따라가지 못해 제대로 걷지 못하기 일쑤였고, 항생제 주사 맞으며 고기로 바뀌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악몽 같은 현실이 문제지만요. 인간들은 매년 전 세계에서 1억t의 닭고기와 1조개 이상의 달걀을 소비합니다. 약간 뜨끔하시나요? 뭐, 좋습니다. 오로지 당신들의 영양공급 혹은 입맛 충족을 위해 품종 자체가 개량된 결과니까요. 대신 이것만은 알아주세요. 저의 원래 모습은 이렇지 않았습니다. 또 당신들 인간과 저의 관계 또한 처음부터 이렇지는 않았습니다. 40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제가 걸어왔던 위대한 오디세이아를 이제 말씀드릴게요. 저의 여정을 탐구하면서 인간의 역사도 되짚어 볼 수 있을 겁니다. 저의 조상은 동남아시아 밀림에서 800m 정도 되는 골짜기는 가뿐히 날아서 건너다녔던 붉은 멧닭인 ‘적색야계’입니다. 제 조상들은 태국을 거쳐 인도를 지나, 다시 메소포타미아 문명 발생지인 중동을 가로지른 뒤 유럽 대륙으로 진출했습니다. 바다를 헤엄칠 수는 없었지만, 원주민들의 배를 타고 하와이 군도, 이스터섬, 중국, 한국, 일본까지 곳곳으로 퍼져 갔습니다. 물론 적색야계는 멸종위기종이긴 해도 여전히 동남아 밀림에서 은밀한 삶을 계속 이어 가고 있습니다. 조상들의 여정은 고됐지만 그 시절 저희들은 인간들의 동반자 역할이자 추앙받는 존재로서 참 보람찼습니다. 기원전 6세기 바빌론에서는 ‘왕들의 새’로 통했고, 신성(神性)을 띤 동물로 여겨졌습니다. 페르시아와 조로아스터교에서는 수탉을 ‘악마와 마법사에 저항하기 위해 창조됐다’며 경배했습니다. 이슬람교 또한 마찬가지였고요. 또 게르만의 무덤에서 일본의 사원에 이르기까지 저는 아시아, 유럽 여러 지역에서 빛, 진리, 부활을 알리는 상징이었습니다. 좋은 시절이었죠. 고대 그리스의 위대한 인간 소크라테스가 독배를 마신 뒤 죽기 직전 남긴 마지막 말 또한 저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소크라테스는 친구 클리톤에게 “이보게, 아스클레피오스에게 수탉 한 마리를 빚졌는데 잊지 말고 갚아 주게나”였습니다. 아스클레피오스는 의신(醫神)입니다. 그가 의술을 행하는 데 중요한 재료가 저였기 때문이죠. 저의 고기, 뼈, 내장, 깃털, 볏, 육수, 알 등은 고대 처방전에서 편두통, 이질, 불면증, 천식, 우울증, 변비, 화상, 관절염 등을 치유하는 약이 됐습니다. 오죽하면 ‘살아 있는 약상자’라고 불렀겠습니까? 지금까지도 인플루엔자 백신 개발의 핵심 소재이기도 하고요. 그뿐인가요. 닭은 가금류로서는 최초로 게놈(유전체)이 모두 해독됐습니다. 모든 유전정보가 다 해독되면서 진화생물학, 분자생물학에도 기여했습니다. 공룡의 황제 티라노사우루스 렉스의 단백질 서열과 닭의 단백질 서열이 일치한다는 사실을 몇 년 전 발견하기도 했죠. 이는 조류와 공룡 간의 진화과정 및 관계를 알 수 있는 단서를 제공했고, 공룡학계의 오랜 논란을 종식시켰습니다. 짧게 줄여도 이 정도입니다. 어쨌든 저의 냉엄한 현실은 여전히 ‘치맥’ 신세죠. 오늘 저녁 다시 저를 마음껏 즐기셔도 좋습니다. 다만 파란만장했던 4000년의 여정은 당신들과 함께한 위대한 길이었음을 기억하며 조금만 더 저와 뭇 생명에 대한 존중의 마음을 품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여전히 너른 마당, 나아가 정글과 숲으로 돌아갈 것을 꿈꾸고 있음도 함께 기억해 주시길 바랄 따름입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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