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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만3600개 섬들의 유혹… ‘환상의 섬 나라’ 인도네시아 관광

    1만3600개 섬들의 유혹… ‘환상의 섬 나라’ 인도네시아 관광

     인도네시아 관광하면 떠올리는 곳이 발리다. 특징적인 볼거리가 별로 없는 수도 자카르타와는 달리 발리는 우리나라 신혼 부부들이 허니문 여행지로 많이 찾는 까닭이다. 하지만 발리보다 더욱 멋지고 아름다운 관광지가 인도네시아에는 적지 않다. 1만 3600개가 넘는 각각의 섬들에는 저마다 색다른 풍미와 신비감을 간직한 채 세계인들을 유혹한다. 인도네시아 동부의 플로레스 섬이 그 대표적이다. ‘반지의 제왕’ 등 영화에서 가상의 종족 ‘호빗’으로 알려진 소인족 ‘호모 플로레시엔시스’가 살았던 플로레스 섬은 태고의 신비함이 감춰져 있다. 현지에서는 뱀처럼 생겼다고 해서 ‘누사니빠’라고 부른다. 선사시대의 문화유산과 전통 마을, 다양한 동굴 탐험, 트레킹, 수중 다이빙 등 다양한 에코 투어(생태관광)을 마음껏 누려볼 수 있는 곳이다.  플로레스 섬의 서쪽 끝에 자리한 자그마한 항구도시 라부안 바조는 매력 덩어리 그 자체이다. 연푸른 바다 위에 열대수가 가득 들어찬 작은 섬들이 두둥실 떠 있는 풍경은 아름답고 평화롭기가 그지 없다. 세계에서 가장 큰 파충류인 코모도드래곤(코모도왕도마뱀)이 어슬렁거리며 돌아다니는 코모도 국립공원이 자리잡고 있는 라부안 바조의 작은 섬들은 트레킹과 스노클링, 수중 다이빙을 만끽하거나 아름다운 해변의 고운 모래밭에서 일광욕을 즐기며 숨가쁘게 돌아가는 도시생활에서 벗어나 힐링하려는 지구촌 관광객들이 감탄을 자아낸다. 라부안 바조는 작은 어촌 마을에 가깝지만 갖가지 산호초와 형형색색의 열대어 등 250종이 웃도는 동·식물과 1000종이 넘는 수많은 어종들을 만나볼 수 있을 만큼 자연 경관이 빼어나다. 전통시장에서는 시골 특유의 따뜻함과 정겨움, 순진함이 묻어나고, 포장이 안된 울퉁불퉁한 도로는 산과 어우러져 한 폭의 수채화를 만들어낸다.  라부안 바조는 배를 빌려 인근 섬으로 나가 수중 다이빙과 스노클링을 마음껏 맛보거나 하얀 모래 해변에서 일광욕을 즐기려는 이들로 늘 북적거린다. 주변 해안의 수심 깊이가 들쭉날쭉한 점이 이곳의 가장 큰 미덕이다. 수심이 얕은 지역과 깊은 지역이 골고루 배치돼 초보자부터 마니아에 이르기까지 한 자리에서 흥미로운 스노클링을 즐길 수 있다. 이 덕분에 얇은 수심에서 떼를 지어 몰려다니는 작은 형형색색의 작은 물고기부터 수심 깊은 곳에 둥지 튼 다 큰 대형 어류들까지 노니는 수중 생물의 장관을 목격할 수 있다. 물 속에 들어가면 최고의 볼거리는 산호다. 물고기들이 서식하기 알맞은 환경을 만들어준 산호들은 그 자체로 황홀한 자태를 연출한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산호 안에 숨어 있는 산호 색깔과 비슷한 작은 물고기를 만나는 것도 흥미거리다. 스노클링을 위해 찾은 이곳에 일광욕에 흠뻑 빠져들 만큼 아름다운 해변은 덤이다. ‘핑크비치’로 불리는 황홀한 빛깔의 모래가 펼쳐져 있는 것이다.  핑크비치라고 불릴 만큼 아름다운 산호 모래는 색다른 추억을 선사하기에 충분하다. 라부안 바조의 주변 해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핑크비치는 푸른 빛의 바다와 산호, 분홍빛 모래를 감상하며 수영을 만끽할 수 있다, 스노클링으로 본 산호가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파도에 휩쓸려 조각나고 이것이 모래와 뒤섞인다. 붉은 산호는 모래에서도 색깔이 그대로 남는데 바로 이 산호 가루가 해변을 분홍빛으로 보이게 한다. 국제자연보호기구인 자연보호협회에서 산호초 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을 만큼 풍광이 뛰어나 스노클링과 수중 다이빙을 즐기는 이방인들이 많이 찾는다. 산호 모래를 제대로 보고 싶다면 멀리서 바라보는 것이 좋다. 멀리서 바라볼수록 푸른 바다의 색깔과 분홍빛까을 띠는 모래가 절묘하게 대조를 이뤄 이색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날카로운 산호와 조개 껍질이 조각난 형태인 탓에 맨발로 해변을 걸을 때 주의해야 한다. 인도네시아의 산호 모래는 다른 지역과 달리 보드랍고 고운 입자를 자랑한다. 붉은 산호는 적었지만 모래 찜질, 모래성 쌓기 등을 즐기는데 부담이 없고 맨발로 산책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라부안 바조에서 둘러볼 수 있는 특별한 관광지로는 코모도 섬이다. 코모도 섬을 향해 쏜살 같이 나아가던 조그마한 배가 일순 멈춘 뒤 하얀 모래 해변이 바라보이는 얕은 연푸른 바다에 닻을 내린다. 원초적인 상태로 잘 보존된 바닷 속은 이 일대의 또다른 눈요기감이다. 이곳에서 멀리 떨어지 않은 발리섬 인근 해변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보존 상태가 훌륭한 생태계로 눈이 호강한다. 커다란 조개와 화려하고 아름다운 산호, 거북이, 그리고 조금 더 깊은 바다로 나아가면 가오리와 상어 등의 어류들도 수시로 만난다. 아쉬움과 미련을 뒤로 하고 코모도 섬으로 달려간다. ‘공룡과 가장 가까운 파충류’, ‘세계에서 가장 큰 도마뱀’ 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코모도드래곤이 살고 있는 곳이다. 다 자라면 길이 2~3m, 무게도 70~140㎏나 되는 거구의 코모도드래곤은 마치 전설 속의 용과 악어가 합쳐진 듯한 생김새를 지녔다. 꼬리가 길어서 몸길이 가운데 60% 정도를 차지한다. 이 지역에 사는 원주민들을 통해 전설처럼 내려오던 이 ‘용’의 존재가 세상에 처음 알려진 것은 1910년. 네덜란드 식민지 관리인 리위테난트 스테인 반 헨스브뢰크가 섬을 탐험하던 도중 2.2m짜리 거대한 파충류를 사로잡으면서 이 파충류가 코모도드래곤, 실제로는 거대한 도마뱀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드래곤이라고 불릴 만큼 겉보기에는 도마뱀보다는 ‘용’에 가깝다. 길고 두툼한 꼬리로 한 번 치면 사람의 다리뼈 정도는 쉽게 부러뜨린다. 몸집이 거대해 움직임이 둔할 것 같지만 수영도 잘하고 이동할 때는 개처럼 빠르다. 입안에 2.5㎝의 날카로운 이빨을 지니고 있지만, 평소에는 이빨을 잇몸 속에 완전히 감추고 있다가 사냥감을 물 때만 드러낸다. 가장 무서운 것은 코모도드래곤의 침에 들어 있는 치명적인 세균들. 한 번 물리면 50가지가 넘는 세균의 독이 온 몸에 퍼져 용케 도망을 치더라도 하루 이틀 만에 죽음에 이른다. 사람도 예외는 아니다. 사람을 물어뜯는 장면은 실제로 목격된 바 없지만 현지 주민들은 실종되면 코모도드래곤을 제1 용의자로 지목한다. 코모도드래곤은 뼈까지 먹는 식성을 가지고 있어 잡아먹히면 시체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무시무시하다. 덥고 건조한 곳을 좋아하는 까닭에 탁 트이지 않은 건조한 초지와 사바나, 저지대의 열대림에 주로 서식한다. 인도네시아의 수많은 섬 중에도 코모도와 린카, 갈리모탕, 파달 섬 등 5개의 지역에만 살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코모도드래곤을 천연기념물, 이들이 서식하는 코모도 섬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했다. 코모도 섬은 1991년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코모도 섬 관광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코모도 국립공원의 코모도드래곤을 만나보는 일이다. 국립공원은 코모도와 린카, 빠다르의 3개의 큰 섬을 비롯해 그 주변의 작은 섬들로 구성돼 있다. 총 면적은 1817㎢이고, 육지 면적은 603㎢에 이른다. 섬에 도착해 공원 사무실로 가 등록을 한 다음 가이드를 배정받아 코모도드래곤 탐험에 나선다. 사무실 근처에서 걸어다니는 어린 것들은 도마뱀처럼 작고 날씬해 그다지 무섭지 않다. 다 큰 것은 무섭게 생겼지만 대부분 잠에 취한 듯 꼼짝 않고 엎드려 있다. 2009년 나무열매를 따던 현지인이 코모도에게 물려 죽은 사건을 포함해 몇 년에 한 명씩 희생자가 나오고 있다는 것이 현지 가이드의 얘기다. “가장 위험한 건 코모도드래곤들이 뭔가 먹고 있을 때에요. 그럴 때는 절대 자극하면 안 됩니다. 먹이를 먹을 때는 아주 예민하고 난폭해진 상태니까요.” 그러나 애석하게도 코모도드래곤은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코모도 섬에서는 호신용으로 보이는 기다란 막대기를 든 가이드와 함께 여러 명이 움직인다. 트래킹 중에 코모도드래곤은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사람들이 자주 다니는 길에 나타날 리도 없겠거니와 해가 쨍쨍 내리쬐는 한 낮에는 체온 유지를 위해 숲속이나 동굴에 들어가 열을 식히고 있을 것이다. 지구촌에서 유일한 그들의 낙원에서 한가하게 노니는 코모도드래곤들의 모습이다.  여행 팁  라부안 바조로 가기 위해서는 우선 발리로 가야 한다. 대한항공과 가루다인도네시아항공 등이 발리 직항편을 운항한다. 인천에서 6시간 소요. 발리에서 라부안 바조까지 가는 방법은 3가지. 발리에서 라부안 바조·코모도 공항까지의 항공기 이용, 발리나 쿠팡에서 라부안 바조 항구까지 페리호 이용, 마지막으로 엔데나 마우메레에서 라부안 바조까지의 육로 여행도 가능하다.   글사진 라부안 바조(인도네시아)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박보검 아이린, ‘뮤직뱅크’ 최장수 MC 자축했는데..‘환상 케미’ 아쉬워

    박보검 아이린, ‘뮤직뱅크’ 최장수 MC 자축했는데..‘환상 케미’ 아쉬워

    박보검 아이린의 ‘뮤직뱅크’ MC 하차 소식이 아쉬움을 주고 있다. 박보검 아이린은 최근 ‘뮤직뱅크’ MC 1주년을 기념하는 등 오랜시간 호흡하며 남다른 ‘케미’를 보여줬기 때문. 지난달 6일 방송된 KBS2TV ‘뮤직뱅크’에서 배우 박보검과 레드벨벳 멤버 아이린은 MC 1주년을 맞아 시청자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이날 ‘뮤직뱅크’에서 박보검은 아이린과 시청자들에게 “함께해줘서 너무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아이린 또한 “박보검과 ‘뮤직뱅크’ 식구분들, 예쁘게 봐주시는 많은 시청자분들도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박보검은 “여러분들의 사랑이 아니었다며 1주년을 채우지 못했을 것”이라고 덧붙이며 거듭 감사를 전했다. 박보검은 ‘뮤직뱅크’ MC 1주년을 자축하며 최장수 MC의 소원을 이뤘지만 약 13개월 기록으로 결국 하차하게 됐다. 박보검 아이린이 진행하는 마지막 ‘뮤직뱅크’ 방송은 24일이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독립유공자 딸’ 이도필 할머니 父 유언 따라 5000만원 기부

    ‘독립유공자 딸’ 이도필 할머니 父 유언 따라 5000만원 기부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독립유공자 고 이찰수씨의 딸인 이도필(82) 할머니가 17일 경남보훈동부지청을 통해 만기된 적금 5000만원을 기부한다고 15일 밝혔다. 37세부터 가족 없이 홀로 지내며 막노동과 식당일, 빌딩 청소 등으로 생계를 이어온 이 할머니는 “못 배운 아쉬움이 큰 데다 불우이웃을 도우라는 아버지의 유언도 있어 가정 형편 때문에 공부하기 어려운 어린이들을 지원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재단은 할머니의 기부금으로 어린이 20명에게 장학금 250만원씩 전달할 계획이다.
  • 소문만 요란했던 공공개혁… 구체적 실행 차기 정부로

    소문만 요란했던 공공개혁… 구체적 실행 차기 정부로

    이번에 마련된 공공기관 기능 조정안은 구조개혁을 위한 ‘정면 돌파’라기보다는 ‘절충과 타협’에 가깝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력 감축이나 자산 매각처럼 반발이 예상되는 민감한 주제는 에둘러 넘어갔을 뿐 아니라 구체적인 실행은 다음 정부의 몫으로 미뤘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14일 에너지 분야 조정안을 발표하면서 대한석탄공사와 한국광물자원공사를 단계적으로 구조조정한다고 밝혔다. 석탄공사의 경우 사실상 문을 닫는 것으로 방침을 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폐지는 아니다”고 주장했다. 탄광 지역과 서민들의 반발을 의식해서다. 정부 관계자는 “공공기관 기능 조정안의 수위를 놓고 막판까지 이견이 충돌했다”면서 “개혁 의지를 의심받지 않으려면 ‘10년 내 폐지’처럼 못을 박아야 하는데 노동자나 지역 사회 반발이 불 보듯 뻔해 우회적으로 표현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기능 조정안에는 추진 과제를 언제까지 실행하겠다는 로드맵도 빠졌다. 석탄공사의 연차별 감산과 정원 감축은 올 하반기부터 시작하고, 8개 에너지 공공기관 상장도 내년부터 시장 상황을 봐 가며 추진한다는 식이다. 이렇다 보니 정부가 공공개혁을 강조하는 청와대에 성의를 보이는 차원에서 생색내기 대책을 내놓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산업부 일각에서는 기재부가 책상머리에서 산업 현장과 동떨어진 방안을 고집한다는 불만이 일기도 했다.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는 “에너지 공기업 개혁은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조선업 구조조정보다도 더 어려운 과제”라면서 “청와대가 컨트롤타워가 되어 경제부처를 이끌고 정권 초기에 추진해야 효과가 극대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광서 전남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도 “정부가 제시한 공공개혁의 방향은 옳지만 때를 놓쳤다는 아쉬움이 있다”면서 “정권 말로 가고 있는 데다 여소야대 상황이어서 정책을 밀어붙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 참석한 한 위원은 “자본 잠식에 만성적자에 시달리는 석탄공사에 대해 구조조정을 본격적으로 착수했다는 점에서 나름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또 오해영’ OST 벤, 화보 공개…서현진만큼 “러블리+시크”

    ‘또 오해영’ OST 벤, 화보 공개…서현진만큼 “러블리+시크”

    아담한 체구와 올망졸망한 이목구비. 그래서인지 7년차 가수 벤은 아직도 사랑스러운 소녀 같다. 그런 그가 노래를 시작하면 미처 상상하지 못했던 맑고 풍부한 목소리에 눈을 씻고 다시 바라보게 된다. 작은 체구와 상반되는 파워풀한 보컬은 그에게 ‘리틀 이선희’라는 타이틀을 안겨다 주었다. 그런 그가 연이은 OST 음원의 성공에 힘입어 ‘차세대 OST의 여왕’의 자리까지 노리고 있다. 드라마 ‘또 오해영’의 OST ‘꿈처럼’의 주인공 벤과 bnt가 두 번째 만남을 가졌다. 그는 ‘Let’s do it’을 콘셉트로 진행된 이번 화보를 통해 평소와 다른 시크한 매력과 은은한 섹시미를 연출했다. 조금은 어색할 것만 같았던 붉은 립스틱도 완벽하게 소화하는 성숙해진 그의 모습에 스태프들이 탄성을 금치 못했다는 후문이다. 색다른 모습을 보일 수 있어서 즐거웠다는 그는 다음 촬영 때는 펑키하거나 청순한 모습도 보여주고 싶다며 각오를 드러내기도 했다. ‘꿈처럼’으로 음원차트 1위를 장식하며 큰 사랑을 받고 있는 그는 발매 전까지만 해도 이렇게 인기를 얻을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는 “제 앨범을 냈을 때보다 더 많은 축하를 받았고 오랫동안 음원차트 1위도 해봤어요”라며 들뜬 모습을 보였다. 어딜 가도 자신의 노래가 나와서 감격스럽다고 말하는 그의 말처럼 촬영장에서도 그의 노래가 계속 리플레이됐다. 실제로 ‘또 오해영’의 애청자이기도 한 그는 드라마 속 자신의 노래를 들으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고 한다. 서현진, 오해영이 자신의 감정을 털어놓으며 오열하는 순간 나온 ‘꿈처럼’의 첫 가사 ‘나만 홀로 느낀 황홀함일까’가 배우의 감정을 그대로 전달해줬기 때문. 자신의 노래를 듣고 운 것이 처음이라는 그는 가사를 정말 잘 써주신 것 같다며 작사가에게 공을 돌렸다. ‘오 마이 비너스’의 ‘Darling U’, ‘오 나의 귀신님’의 ‘STAY’, ‘너를 기억해’의 ‘안아줘요’ 그리고 이번 ‘또 오해영’의 ‘꿈처럼’까지 연이은 OST음원의 성공으로 대중들은 그를 백지영을 잇는 차세대 OST라고 부르고 있다. 그는 이런 반응에 대해 “’OST의 여왕‘이라는 호칭은 너무 어색하고 부담스럽다”며 “하지만 그런 수식어로 인해 더 많은 OST 제의가 들어오면 좋을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전했다. 최근 그는 김준수의 새 앨범의 ‘스위트멜로디’에서 그와 입을 맞췄다. 평소 벤의 팬인 김준수가 회사를 통해 콜라보레이션 제의를 한 것. 벤은 이에 대해 “중학교 때 열광하던 선배님의 연락을 받고 깜짝 놀랐고 내 팬이라는 소리를 듣고 영광스러웠다”고 전했다. 꿈꾸는 것만 같았다던 그의 작업은 김준수의 노래에 그의 목소리를 입힌 달달한 곡으로 완성됐다. 그는 “선배님을 볼 수 있을까 기대했는데 미리 녹음 마치셔서 볼 수 없었다”며 아쉬움을 전하기도 했다. 이제껏 많은 가수들과 함께 작업한 그는 가장 호흡이 잘 맞는 파트너로는 임세준을 꼽았다. 오랫동안 임세준이 작업하는 모습을 지켜봤고 임세준 역시 벤의 음악 색깔을 잘 찾아주고 이끌어주는 편이라며 그 이유를 전하기도 했다. 앞으로 같이 작업해보고 싶은 이로는 에디킴을 꼽았다. 그와 달달한 곡을 함께 해보고 싶다며 다음에 만나면 먼저 콜라보레이션 제의를 해보고 싶다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지난 앨범에서 발라드가수 이미지를 벗고 ‘루비루’로 댄스가수로의 변신을 시도한 그. 다음 앨범에도 또 다른 모습, 색다른 모습을 보이고 싶다며 각오를 전하기도 했다. ‘꿈처럼’의 인기에 기대어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잘 준비해서 가을쯤 새 앨범으로 찾아갈 것이라며 앨범 발매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경연 프로그램인 ‘퍼펙트 싱어’ 그리고 OST 음원으로 큰 인기를 얻었지만 정작 정규앨범으로는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지는 못했다. 이에 대한 질문에 그는 “그래서 ‘꿈처럼’의 좋은 반응에 더 어리벙벙했다. 이 인기에 힘입어 내 앨범도 잘 됐으면 좋겠다”고 솔직한 대답을 전했다. 이어 하나의 운인 것 같다며 “이렇게 열심히 하면 좋은 곡이 나오고 그러면 내 앨범도 사랑받지 않을까”라며 웃었다. 그는 연관검색어에 언제나 등장하는 자신의 키에 대한 이야기도 거침없이 솔직한 답변을 들려줬다. “고등학교 때는 작은 키 때문에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아서 울면서 부모님께 하소연을 하기도 했다”는 그. 노래하는 건 좋아했지만 작은 키 때문에 자신감이 없던 그는 자신이 가수가 될 것이라고도 생각지 못했다. 그래서인지 데뷔 초기까지만 해도 자신감이 없었고 이는 그의 노래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작고 아담한 체구는 지금의 귀여운 벤의 이미지를 확고하게 했고 그로인해 많은 사랑을 받게 됐다. 그 과정에서 그는 자신감을 얻었고 단점을 장점으로 변화시켰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니 작은 키도 득이 된 것 같다. 예전에는 자신감이 없어 킬힐만 고집했지만 이제 있는 내 모습 그대로 보여드려도 괜찮은 것 같다”고 대답하는 그의 모습이 눈부시게 밝다. 어느덧 데뷔 7년차, 벤은 아직도 욕심내고 있다. “그동안 내 곡, 내가 보여드리고 싶은 곡을 대중에게 보인 기회가 별로 없었다. 그래서 더 음악적 욕심이 생긴다. 더 많은 노력을 해서 음악적으로 더 보여주고 싶다”는 그. ‘복면가왕’에서 가면을 쓴 채 사람들이 기존의 이미지를 떠올리지 못하도록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그의 말처럼 언제나 다른 음악으로 대중을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지연 인턴기자 julie31080@seoul.co.kr
  • [김남경의 예술마을 기행] 경북 영천 별별미술마을

    [김남경의 예술마을 기행] 경북 영천 별별미술마을

    미술작품 48점·우리동네박물관·조각공원…소통·교감하다 경북 영천시 화산면 가상리, 화산리, 귀호리 일대는 평범한 농촌 마을이다. 봄이면 복사꽃 살구꽃 피고, 여름이면 복숭아와 포도가 익어 가고, 가을이면 누렇게 들판이 물든다. 딱 동요 ‘고향의 봄’에 나오는 그런 고향의 모습을 하고 있다. ‘잘 만들어진 벽화마을과 미술관이 영천에 있더라’는 소문을 듣고 이 마을을 처음 찾아간 것은 2012년, 아직 겨울이던 2월 초였다. 이 마을에 대한 첫 번째 공공미술 프로젝트가 끝났던 때다. 당시 미술관보다는 마을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미술 작품들이 마을의 고즈넉한 분위기와 어우러져 있었지만 조금은 낯설어 보이기도 했다. 그날 유독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마을 초입의 ‘우리동네박물관’이었다. 옛 마을회관이었던 작은 건물이 마을의 역사와 현재가 담긴 마을사 박물관으로 변신했다. 마을의 역사, 관혼상제, 집과 건축물, 사계절 풍경, 사람들과 강아지, 고양이들이 전시의 주인공이었다. 어린 아이부터 어르신들까지, 마을 사람들 사진이 걸린 메인 전시홀을 보고 있노라니 가슴이 먹먹해졌다. 처음엔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생소해하던 마을 주민들이었지만 우리동네박물관이 완성되자 가장 좋아했다고 한다. 평범한 자신의 삶이 하나의 전시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은 묘한 자긍심을 안겨줬다. 이제는 마을 주민 누구나 장날 나들이 가듯 화장을 하고 동네 마실에 나선다. 낯선 이들이 물어도 적극적으로 마을에 대해 얘기해 준다. 두 번째 방문은 같은 해 봄 4월이었다. 아이와 함께였다. 마침 미술관은 휴관이었다. 아이는 옛 운동장이었던 조각공원을 신나게 뛰어다녔다. 공원은 언제든, 누구에게나 열려 있었다. 시안미술관의 변숙희 관장은 미술관 개관 2년째인 2005년, 1000만원이나 들여 달았던 정문과 담장을 없앴다. 누구나 미술관에 들어왔다. 누구나 관람할 수 있는 공연도 자주 열었다. 주말 나들이 명소로 먼저 입소문이 났다. 조각공원에 돗자리 펴고 앉은 이들의 30% 정도만 유료 미술관에 입장할 뿐이었지만 관람객 수는 계속 늘어났다. 이는 미술관이 도전적인 기획전시를 갖게 하는 원동력이 됐다. 세 번째 방문은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기사가 연일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을 때였다. 서울은 지하철마저 한가롭게 느껴질 정도로 침체된 주말이었는데 시안미술관 조각공원에서는 많은 가족 단위 여행자들이 주말을 즐기고 있었다. 막 더위가 시작되는 6월, 옛 초등학교 시절부터 그 자리를 지켜 왔던 울창한 양버즘나무들이 깊은 그늘을 만들어 주고 있었다. 시원한 그늘 아래에서 유유자적하게 오후를 보내기에 그만이었다. 비옥한 토지 덕에 복숭아 농사 등이 잘돼 한때는 지금의 시안미술관인 화동초등학교 학생 수가 400명에 이를 정도로 번화하기도 했다. 이후 산업화의 바람을 타고 여느 농촌처럼 쇠퇴의 길을 걸었다. 학교는 1999년 폐교됐다. 늘어나는 빈집만큼이나 마을 사람들의 마음에도 구멍이 뚫렸다. 2011년 공공미술 프로젝트 ‘신몽유도원도’가 진행됐다. 이 일대에 48점의 미술 작품이 생겼다. 우리동네박물관도 그때 생긴 것이다. 세 마을을 합친 동네 이름도 ‘별별미술마을’이라고 붙여졌다. 농촌의 순수성을 살리며 예술의 옷을 새로 입었다. 관도 협력했다. 문화해설사 서담규씨는 “작품을 만든 작가들은 ‘소통’과 ‘교감’을 중요시하며 마을의 과거와 현재, 미래, 사람과 자연에 대해 작품으로 표현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이 프로젝트는 민, 관, 전문가가 서로 조화를 이룬 대표 사례로 꼽힌다. 마을을 찾는 관람객도 점차 늘었다. 변 관장은 손사래를 치지만 사립미술관들 사이에서는 시안미술관이 유일하게 흑자를 내는 미술관으로 소문이 났다. 올해 이곳을 다시 찾았다. 마을은 그새 변해 있었다. 미술관 옆에 깔끔한 매점이 들어섰고 새로 지은 회관 건물엔 세미나, 민박 시설도 보태졌다. 마을 길 안쪽까지 아스팔트로 포장이 됐다. 미술작품들은 비교적 관리가 잘되고 있었으나 없어진 것도 생겼다. 무엇보다 우리동네박물관이 방치되는 듯해 아쉬웠다. 관리할 사람이 없다는 것이 이유였다. 마을이 뜨기를 고대했건만 막상 뜨고 나니 이제 마을 정착이 쉽지 않아졌다고 주민들은 걱정한다. 지난달 20일 시안미술관에서는 마을 주민 대표들과 작가, 시 관계자들이 모여 올해 공동의 프로젝트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 그동안의 아쉬움들을 보완할 새로운 프로젝트가 오는 7월 2일 시작된다. 주민들과 작가, 방문객들이 교감하며 좋은 작품을 남기고 서로 자긍심을 갖게 하는 것이 주목표다. 모두가 만족하는 마을 만들기라는 균형 잡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그래도 지속 가능한 별별미술마을이 부디 성공적인 사례로 계속 남아 주기를 바란다. 글 사진 여행작가 enkaykim@naver.com ■여행수첩(지역번호 054) →가는 길:영천시외버스터미널에서 화산, 가상리행 버스를 이용한다. 하루 7회(편도) 가상리행 버스가 있다. 택시는 약 1만원이면 마을 입구 미술관까지 데려다준다. 시안미술관(338-9391)은 오전 10시 30분~오후 6시 문을 연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 →함께 가 볼 만한 곳:해발 1124m의 보현산은 대한민국에서 연중 가장 별을 잘 볼 수 있는 곳으로 꼽힌다. 정상에 천문대가 있다. 산 아래 마을 입구에 세워진 과학관은 일반인이 언제라도 방문해 고성능 카메라로 별이나 태양 등을 볼 수 있도록 한다. 임고서원은 포은 정몽주를 기리기 위해 설립된 서원이다. 은행나무가 노랗게 물드는 가을이면 더욱 멋지다. 포도가 유명한 영천은 7월 중순부터 영천와인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직접 포도를 따 와인을 만들어 보고 유명 와인농장도 방문한다. 까브스토리(335-7070)를 비롯해 17개의 와이너리가 있다. 프랑스나 호주의 와이너리와 비슷한 분위기가 인상적이다. →맛집:별별미술마을 내 식당은 마을 주민회에서 운영하는 매점이 유일하다. 잔치국수 등을 판다. 영천시외버스터미널의 편대장영화식당(334-2655)은 전국 최고의 육회 맛집 중 하나로 꼽힌다. 우둔살을 일일이 손으로 손질해 살코기만으로 육회를 만든다. 파와 깨, 참기름만 넣어 만든 육회에 상추무침을 넣어 비비는 비빔밥(1만 7000원)이 일품이다. 소고기된장찌개(9000원)도 맛있다.
  • [서울 핫 플레이스] 왕도길 따라 걷다보면… ‘2000년 古都’ 백제와 마주한다

    [서울 핫 플레이스] 왕도길 따라 걷다보면… ‘2000년 古都’ 백제와 마주한다

    서울 송파구에 가면 2000년 전 백제 최고 전성기를 이끈 근초고왕의 숨결이 살아 있다. 10여㎞에 이르는 한성백제 왕도(王都)길은 왕이 살았던 풍납토성에서 시작해 ‘한국의 피라미드’라 불리는 석촌동 고분군까지 이어진다. 한성백제의 500년간 수도였던 송파구에서는 일본 고대문화의 지도자 역할을 한 백제인의 수준 높은 안목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올림픽공원의 낮은 언덕이 이어지는 산책로는 바로 백제 몽촌토성입니다. 여름에는 녹음이 우거져서 시원하고 세상이 온통 하얗게 변한 겨울 설경도 일품이지요.” 박춘희 송파구청장은 사계절 내내 다채로운 한성백제 왕도길의 풍경 자랑에 여념이 없다. 왕도길은 지하철 5호선과 8호선이 만나는 천호(풍납토성)역에서 시작된다. ●풍납토성 ~ 석촌동 고분군 약 10㎞·3시간 도보 출발! 40년 전통시장인 풍납시장에서 어묵과 핫바를 한입 베어 물고 3시간 정도 걸리는 10㎞ 길이의 왕도길 여정을 떠나보자. 어묵 500원, 핫바 1000원의 저렴한 가격에서 도깨비시장으로 시작했던 풍납시장의 인심을 느낄 수 있다. 경당역사공원은 풍납토성이 한성백제의 왕이 살았던 왕성이란 사실을 입증하는 곳이다. 백제인들은 부여의 시조인 동명왕과 천지신에게 제사를 지냈는데 제사 터가 바로 경당역사공원이다. 제사에 썼던 것으로 추정되는 말머리뼈와 깨진 토기 등이 여기서 발견됐다. ●풍납토성 3만여점 백제 유물… 2000년 된 고도 입증 풍납토성은 수도 서울이 600년 역사의 도시가 아니라 2000년 된 고도임을 입증하는 핵심적인 곳이다. 1997년 아파트 공사를 하면서 쏟아져 나온 3만여점의 유물은 무려 2000년 전 한성백제 시대의 것들이었다. 한성백제는 백제가 건국돼 지금의 공주인 웅진으로 수도를 옮기기 전까지 약 500년간 현재의 송파구에서 번성했다. 서울시는 ‘기약 없는 사업’으로만 여겨졌던 풍납토성 발굴에 2020년까지 5137억원의 예산을 집중 투입해 속도를 내고 있다. 2017년 한양도성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면 2020년에는 백제유적인 풍납토성과 몽촌토성을 역시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는 것이 목표다. 예산은 주민보상에 우선 투입된다. 풍납토성은 둘레 3.5㎞, 너비 40m, 높이 10m의 국내 최대 토성이지만 현재는 빽빽한 아파트 숲을 둘러싼 언덕일 뿐이다. 풍납초등학교 옆의 왕궁 핵심지역으로 추정되는 지역의 단독주택을 사들여 본격적으로 발굴 작업에 들어가게 된다. 아파트를 짓다 유물이 나오면 땅을 사들이는 방식으로는 언제 풍납토성을 복원할지 기약이 없기 때문이다. ●몽촌토성 어디서 사진 찍어도 ‘인생샷’ 남길 명당 풍납토성에서 이어지는 몽촌토성은 올림픽공원 안에 있다. 올림픽공원은 파크텔 앞의 칠지도 조형물, 몽촌역사관, 움집터, 한성백제박물관 등 백제의 문화를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올림픽공원의 나홀로나무는 어디서 사진을 찍어도 ‘인생샷’을 남길 수 있는 최고의 ‘출사’ 장소로 손꼽힌다. 1996년 드라마 ‘애인’으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나홀로나무 뒤편으로 완만하게 이어지는 구릉도 바로 몽촌토성이다. 한성백제박물관은 토성과 한 몸이 된 모양과 흙을 켜켜이 쌓은 토성 건축 방식을 형상화한 외벽으로 눈길을 끈다. 흙을 층층이 쌓은 듯한 모습의 외벽은 한성백제의 시조인 온조의 어머니 소서노의 고향 중국 이연에서 나오는 철평석이다. ●한성백제박물관·몽촌역사관에 모인 백제의 단면 풍납토성, 몽촌토성, 석촌동 고분군에서 발견된 한성백제 시대의 유적과 유물이 한성백제박물관에 모여 있다. “충남 공주 무령왕릉에서 나온 것과 같은 화려한 금관이라도 나와야 할 텐데….” 송파구에 묻힌 백제의 역사가 조명받길 바라는 송파구청 관계자의 아쉬움이다. 금관은 없지만 한성백제박물관에 전시된 금제귀걸이, 금동신발과 꾸미개 등이 화려한 백제문화의 단면을 전한다. 백제의 배를 복원한 박물관 디자인은 해상강국 백제의 풍모를 담고 있다. 박물관 로비에는 풍납토성 단면이 실사 크기로 재연되어 방문객을 압도한다. 성벽 단면과 흙으로 성을 쌓는 백제인의 모습이 그대로 살아 있다. 몽촌역사관은 2012년 한성백제박물관이 건립되기 전까지 풍납토성과 몽촌토성에서 발굴된 백제 유물을 전시했던 곳이다. 현재는 어린이 체험박물관으로 백제인들은 무엇을 먹고 놀았는지, 화장실은 어땠는지 등 다양한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는 살아 있는 역사교육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움집터 전시관은 몽촌토성에서 나온 12곳의 움집터 가운데 4곳을 재연했다. 전시관 자체가 거대한 움집 모양이다. 백제인들은 육각형 모양의 움집에 화덕을 설치해서 생활했다. 농사를 짓고 밥을 먹는 백제인의 모습이 마치 사극 드라마를 보듯 모형으로 생생하게 꾸며졌다. ●석촌동 고분군 ‘한국의 피라미드’ 돌무지무덤 백제인의 무덤인 방이동 고분군과 석촌동 고분군은 확연하게 대비되는 외양으로 눈길을 끈다. 방이동 고분군은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언덕 모양의 무덤이라면, 석촌동 고분군은 백제 초기의 대표적인 무덤 형태인 돌무지무덤이다. 납작하고 네모난 모양의 돌을 계단 모양으로 층층이 쌓은 석촌동 고분군은 한 변의 길이가 약 50m에 달해 한반도 최대 크기를 자랑한다. 고구려 장군총보다 훨씬 커서 백제 최고 전성기를 이끈 근초고왕의 무덤이란 설이 있으며 ‘한국의 피라미드’가 별명이다. 현재는 3단밖에 남아 있지 않지만 그 규모만으로 당시의 위용을 짐작할 수 있다. 4기의 고분이 발굴된 방이동 고분군도 한 고분의 지름이 10~19m에 이를 정도로 거대하다. 고분 가운데 하나는 석실까지 들어갈 수 있어 백제인이 어떻게 잠들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현재는 한성백제박물관의 특별전시 ‘백제 신라, 무덤이야기’전에서 재연된 방이동 고분의 내부를 둘러볼 수 있다. 박 구청장은 “매년 10월에는 한성백제왕도길 걷기 행사와 한성백제문화축제가 열려 백제문화를 맛볼 수 있고, 올림픽공원은 산책하기만 해도 몽촌토성을 걸을 수 있다”며 “송파구에서는 2000년 전의 서울이 살아 있다”고 강조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이호준 시간여행] 완행열차와 함께 떠난 것들

    [이호준 시간여행] 완행열차와 함께 떠난 것들

    해마다 6월이면 기차 여행을 떠난다. 녹음이 세상을 환하게 밝히는 계절, 산천은 스스로 그림을 그리고 노래를 부른다. 들판을 열어젖히며 달리는 기차의 창을 스치는 풍경은 얼마나 가슴 설레게 하는지. 이 무렵에는 자동차보다 기차를 타고 가는 여행이 훨씬 행복하다. 산들은 금방 머리를 감고 나온 새댁처럼 싱그럽고 강물은 노래하며 완보(緩步)로 흐른다. 강둑에는 미루나무 여린 잎들이 바람 따라 깔깔거리며 몸을 뒤챈다. 낮은 언덕에는 예배당 종탑이 우뚝 서 있다. 가슴을 활짝 열어젖히면 뎅뎅 푸른 종소리가 들판을 달려와 안길 것 같다. 간이역에서 내려 가르마처럼 뻗은 논길을 걸어가면 산 아래 낮게 엎드린 집에서 허리 굽은 어머니가 마중 나올 것 같다. 기차가 시골 역에 들어서면 사람 사는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다. 주름이 깊어 나이를 짐작하기 어려운 노인 하나가 누군가 기다리고 있다. 열차가 서고 젊은 여인과 서너 살 정도 먹어 보이는 아이가 내린다. 노인의 얼굴에 순식간에 환한 꽃이 피어오른다. 고단으로 찌든 삶 어디에 저런 미소가 숨어 있을까. 시집간 딸과 손자가 다니러 온 모양이다. 할머니를 발견한 아이가 뒤뚱거리는 걸음으로 달려간다. 노인도 마주 달려간다. 걸음이 둔할수록 상봉의 감동은 웅숭깊다. 만남이 있는 곳에는 헤어짐도 있기 마련. 아빠와 엄마, 그리고 꼬마 형제가 기차에 오른 뒤 플랫폼에는 노인만 남았다. 노인은 떠나는 자식들을 향해 연신 손을 흔든다. 화살처럼 내리꽂히는 뙤약볕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손짓마다 이별의 아쉬움이 진하게 배어 있다. 하지만 얼굴 가득 피어난 미소는 끝내 지워지지 않는다. 6월의 여행은 가능하면 천천히 달리는 기차를 타고 간다. 역마다 서는 기차라야 제맛이 난다. 검은 연기를 내뿜던 증기기관차는 퇴역한 지 오래고 완행열차 자체가 시간의 뒷전으로 밀려났지만, 그 이름에 담긴 그리움은 여전히 살아 있기 때문이다. 시골 풍경 속을 지나다 보면 완행열차가 누비던 날들이 더욱 그리워진다. 그때의 기차는 민초들의 기쁨과 아픔까지 싣고 오갔다. 돈벌이를 찾아 도시로 가는 처녀도, 푸른 꿈을 품고 서울로 가는 청년도 기차를 타고 고향을 떠났다. 그 시절의 완행열차는 요즘의 기차처럼 안락하지 않았다. 자리 하나에 여럿이 끼어 앉기도 하고 통로에 아무렇게나 주저앉으면 그게 내 자리였다. 시큼한 땀 냄새와 억센 사투리도 함께 길을 떠났다. 손수건에 싸 온 삶은 달걀을 나눠 먹고 사이다 하나로 여럿이 갈증을 달래기도 했다. 그런 풍경 역시 옛날이야기가 됐다. 속도 경쟁에서 밀려 소박한 삶을 실어 나르던 열차도, 정겹던 풍경도 우리 곁을 떠났다. 하지만 나는 이렇게 빠르게 달리는 세상이 어지럽다. 분침과 초침에 쫓기는 삶 속에서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은 얼마나 많은지.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면서 무조건 달려야 하는 일상 속에서는 나 자신조차 들여다볼 기회가 없다. 정신없이 돌아가는 톱니바퀴 속의 부품으로 전락한 채 한세상을 쫓기다 갈 뿐이다. 천천히 가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다. 각박한 세상살이에서 한발 비껴나 본래의 나를 찾고 싶을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게 완행열차다. 그 열차 어딘가에는 오래전에 잃어버린 꿈이 길게 누워 있을 것 같다. 6월이면 느리게 달리는 기차를 타는 이유다. 시인·여행작가
  • [건축가 황두진의 무지개떡 건축을 찾아서] 서울역 길모퉁이서 바라본 ‘도시의 살풍경’

    [건축가 황두진의 무지개떡 건축을 찾아서] 서울역 길모퉁이서 바라본 ‘도시의 살풍경’

    전쟁의 상처…서울의 관문…재건의 망치소리… #한국 최초의 주상복합 건축으로 평가 1953년 7월 27일, 한국전쟁이 끝났다. 이미 그 전부터 폐허가 된 수도 서울로 사람들이 모여 들고 있었다. 개전 초기에 한 번 그리고 1·4 후퇴 때 한 번 수도를 빼앗긴 뒤 다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특히 중공군의 춘계공세를 막아 낸 1951년 이후 전선은 주로 최전방에서의 국지전 양상으로 형성되었고 후방은 비교적 빨리 일상을 회복할 수 있었다. 원래 서울에 살았던 사람들, 이북에서 부산, 거제 등으로 피란왔다가 대한민국에서 정착할 곳을 구하던 사람들, 그리고 교육과 취업의 기회를 찾던 사람들이 서울로 몰려들었다. 기차가 그들을 서울역에 토해 놓고 나면 아직 전쟁의 상처가 가시지 않은 도시의 살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그러던 1950년대 후반, 드넓은 역전 광장의 북쪽 길모퉁이에 재건의 망치 소리와 함께 4층 건물 하나가 올라가고 있었다. 훗날 관문빌딩으로 불리게 될 그리고 어떤 자료에 의하면 한국 최초의 주상복합 건축으로도 평가될 건물이었다. 일제강점기에 숭례문 앞 남지(南池)가 메꿔지지 않았다면 그 한구석에 모습이 살짝 비쳐졌을지도 모른다. ‘서울역 앞 상가주택’은 이렇게 전쟁의 폐허 속에서 태어났다. 개발시대의 기록문화는 참으로 어처구니없을 정도다. 도면을 구하는 것은 거의 하늘의 별 따기다. 결국 직접 가서 부딪혀 봐야 한다. 건물 안에 식당이 있으면 뭐라도 시켜 먹으면서 슬슬 말을 붙여 본다. 부동산 사무소에 가서 양해를 구하고 이런저런 질문을 던지는 것도 도움이 많이 된다. 이 건물의 답사도 그런 과정을 거쳤다. 건물명이 관문빌딩이라는 것도 이렇게 알게 되었다. 다만 현지의 증언을 절대적으로 믿는 것은 금물이다. 객관적 사실과 대조할 필요가 있다. 그런 점에서 이 건물은 당혹스러운 경우였다. 왜냐하면 증언 중에 이 건물이 상가주택이었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내용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그 반대였다. - 이 건물에서 사업을 한 지 30년이 넘었는데 주거가 있었다는 이야기는 들은 적이 없다. - 만약 그랬으면 상층부에 화장실 같은 것이 남아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 - 이 건물은 일본인들이 지었다고 알고 있다. - 작년에 서울시에서 지주들을 모아 재건축을 결정해 조만간 새로 지을 것이다. 이런 이야기만 들으면 완전히 헛다리를 짚은 것 같다. 그러나 여러 자료를 종합해 보면 그 내용을 선뜻 받아들이기 어렵다. 게다가 30년 전에 입주했다고 해도, 그 당시 이 건물은 이미 서른 살 가까운 나이였다. 그러니 지금의 입주자들이 이 건물의 옛날 모습을 정확히 알기란 어렵다. 결론적으로 이 건물이 상가주택으로 지어졌다는 객관적 증거는 많다. 게다가 그것은 아주 큰 계획의 일부였다. 대강의 경과는 이렇다. 전후 복구 과정에서 당시 대통령 이승만의 지시로 남대문 일대를 우선적으로 재건하게 되었다. 수도 서울의 관문이라는 이유였다.(관문빌딩이라는 이름이 예사롭지 않다.) 지금이야 이 일대를 수도의 관문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없지만 철도 의존도가 높았던 시대였으니 이해가 된다.(한반도의 통일이나 이에 준하는 상황이 되면 다시 한 번 서울역과 함께 이 일대의 위상도 달라질 것이다.) 당시 각료들이 이에 대한 방안으로 제시한 것이 남대문 일대를 포함한 서울시내 13곳의 간선도로변에 소위 ‘상가주택’을 짓는 것이었다. 대통령이 그 현장을 돌아보는 사진이 전해지기도 한다. 총력을 다해 사업을 진행한 결과 1964년 서울에 93동의 신축 상가주택이 들어섰다. 아직도 남아 있는 것들 중 하나가 바로 이 서울역 앞 상가주택, 일명 ‘남대문로 5가 역전 시범상가주택’인 것이다. #시대를 앞선 개념 특이하게도 ‘상가주택 건설요강’을 지킨다는 전제하에 이 방대한 프로젝트의 건축비에 대한 융자를 제공했다. 그 요강은 지금도 참고할 만하다. 기술적인 내용이 많으나 그중 특기할 것은 다음과 같다. -철근 콘크리트 구조의 4층 건물. -1, 2층은 점포, 3, 4층은 주택. -벽체는 벽돌이나 콘크리트, 혹은 블록. -바닥과 지붕은 콘크리트, 혹은 PSC(pre-stressed concrete) 들보. -도로변은 타일 이상의 외장재, 다른 방향은 모르타르 뿜기. -3, 4층은 양면 캔틸레버, 즉 외팔보(한쪽에 기둥 없이 벽에서 튀어나온 보). -변소는 수세식. -옥상에 난간 설치. 주거와 일반 도시 기능을 한 건물에 수직적으로 갖춘다는 무지개떡 건축의 기본적인 조건 대부분이 이 안에 들어가 있다. 특히 흥미로운 것은 3, 4층의 양면 캔틸레버 규정이다. 1, 2층의 점포 위로 주택을 튀어나오게 하라는 것이다. 그러면 비나 눈이 올 때도 별다른 불편 없이 점포 앞을 걸어 다닐 수 있다. 저층부의 후퇴된 부분에 간판이 달릴 것이므로 간판으로 인해 건물 전면이 혼잡스럽게 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또한 점포의 소음이 주택으로 전달되는 것을 어느 정도 방지하는 부수적인 효과도 기대할 만하다. 간단한 규정인 것 같지만 도시 건축의 여러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매우 좋은 방식이다. 싱가포르 구도심의 아케이드 지역이 바로 이런 원칙을 지키고 있다. 안타깝지만 건물 저층부의 이런 문제를 자발적으로 해결하는 경우는 요즘도 별로 없다. 심의에서 강제로 지적해야 마지못해 따르는 경우가 많다. 그 결과 건물 입구에 차양 등이 덕지덕지 붙으면서 건물의 외관은 물론 전체 도시 경관을 망치는 일이 흔하다. 그런데 지금으로부터 무려 50년도 넘은 이전에, 게다가 전쟁 복구 기간 중에, 이런 참신한 내용이 정부에 의해 공표되고 이에 따라 사업이 진행되었다니. 희열과 아쉬움을 동시에 느끼게 되는 대목이다. 무지개떡 건축의 기본 개념이 이렇게 구체적인 문자 기록으로 남아 있다는 것이 희열이라면, 그 영향력이 도시 전체로 충분히 확산되지 못했다는 것은 아쉬움이다. 기록 이야기는 이쯤 하고 현재의 모습을 좀더 충실히 들여다보기로 한다. 건물의 위치야 당시 그대로일 수밖에 없지만, 외관은 거의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변했다. 건립 당시의 모습을 담은 사진이 아니었으면 같은 건물이라고 단정하기도 어려웠을 것이다. 건물 양 끝부분에 원래의 외벽이 노출되어 있는데 자세히 보면 당초의 외벽 재료가 벽돌이었던 것을 알 수 있다. 가운데 부분이 알루미늄 복합 패널로 덮여 있을 뿐 아니라 대형 입간판이 들어서 완전히 원래 모습을 잃어버렸다. 계단실은 모두 여섯 개가 있다. 그중 지하로만 내려가는 것이 네 개, 2층으로 올라만 가는 것이 하나, 지하와 상층부를 모두 연결하는 것이 두 개다. 결국 3, 4층까지 연결되는 계단은 단 두 개다. 후면에 편복도가 있지 않고서는 주거가 한 층당 겨우 4채만 있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렇다면 전체 건물 규모로 보아 주거의 규모가 상당했을 것인데 그 사실 여부는 안타깝지만 원도면을 구하기 전까지는 알 수 없다. 당시 사진을 자세히 보면 2, 3, 4층의 대형 유리창 뒤에 가벽 같은 것이 서 있는 게 보이는데 그 일부가 현재 상태에서도 발견된다. 남쪽에서 쏟아지는 햇살 혹은 거리의 소음을 막기 위한 조치인지, 아니면 다른 목적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다. 단열이 되지 않는 창호 프레임에 복층이 아닌 단판 유리가 끼워져 있었을 것이므로 소음이나 냉난방 등에 있어서 당시의 거주 환경이 그리 좋지는 않았을 것이다. 다만 햇살이 밝게 들어오는 커다란 창문 안의 실내 풍경은 상당히 근대적이지 않았을까. 현재 저층부에는 식당, 카페, 직업소개소, 마사지 업소 등이 있고 지하에는 맥줏집, 식당, 노래방 등이 있다. 특이한 것은 상층부인데 부동산, 문서감정원 등과 함께 고시원과 원룸텔 등이 있다. 사람이 잠을 자는 곳이라는 점에서 준주거시설이라고나 할 이 시설들이 원래 주거의 존재를 암시하는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 건물 안에 들어가 보면 일단 계단실이 아주 좁다. 게다가 계단이 돌아가는 방향이 제각각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건물의 가운데 부분이 곡선이고 양쪽 부분은 직선인데 그 연결 부위에 계단실이 있기 때문에 묘하게 각을 이루는 공간들이 만들어진다. 건물은 4층인데 입구의 안내판을 보면 5층이 있다. 숨어 있는 층이 하나 더 있는 것은 아니다. 많은 건물에 4층이 없는 것과 같은 이유다. 즉 불길하다는 이유로 4층을 생략하고 5층으로 건너뛴 것이다. # 참신한 디자인 건립 당시의 사진은 지금 보아도 상당히 참신하다. 특히 2, 3, 4층의 창문을 서로 엇갈리게 배치한 것은 파격적인 디자인이다. 교통량이 많은 대로변 모서리의 건물이므로 역동적인 움직임을 표현한 것이 아닐까라는 즐거운 상상을 하게 한다. 보다 전문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이처럼 창이 엇갈리는 디자인은 이 외벽이 건물의 하중을 받는 내력벽이 아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근대건축의 선구자인 르코르뷔지에가 말한 소위 ‘자유로운 입면’의 개념을 보여 주는 예다. 옥상은 어떤 용도로 사용되었는지 알 수 없으나, 계단실과 연결된 옥탑이 있고 주변에 난간이 있는 것으로 보아 위에서 언급한 건설 요강을 충실히 따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외관상 상가가 1층에만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은 요강과 다른 부분이다. 요강을 지키지 않은 또 다른 부분은 바로 주거 부분을 돌출시키라는, 즉 캔틸레버에 대한 규정이다. 1층과 나머지 층이 거의 같은 면으로 연속되어 있다 보니 햇살을 막고 비를 긋기 위해 1층 부분은 거의 예외 없이 차양이 설치되어 있다. 작은 디테일 하나가 얼마나 큰 차이를 가져오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1950년대 말이면 서울역 앞에 고층빌딩이라고는 하나도 없이, 탁 트인 풍경 너머로 저 멀리 관악산까지 시원하게 보였을 것이다. 남쪽을 향해 시원하게 뚫린 저 커다란 창문 안에는 어떤 사람들이 살았으며, 또 어떤 삶의 풍경이 펼쳐지고 있었을까. 주거로서의 만족도는 어떠했을 것이며 사람들은 이 건물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었을까. 당시의 실내 사진이나 기록을 언젠가 접하게 되기를 간절히 기대한다. 조만간 재건축된다는 것이 주민들의 증언이지만 이 귀중한 도시건축의 한 선례를 잘 복원하여 상가주택으로 다시 활용하면 어떨까 상상해 본다. (서울시립대 박철수 교수의 블로그인 ‘살구나무 아랫집’을 참조했습니다.)
  • ‘박뱅’ 박병호, 침묵 깨고 19경기 만에 홈런···시즌 10호

    ‘박뱅’ 박병호(30·미네소타)가 19경기 만에 홈런포를 가동해 마침내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했다. 동시에 두 자릿수 홈런을 쏘아올린 4번째 국내 메이저리거에 이름을 올렸다. 박병호는 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타깃필드에서 열린 미프로야구(MLB) 탬파베이와의 홈경기에서 4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해 1대1로 팽팽하던 3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좌월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박병호는 볼 카운트 1볼-1스트라이크에서 상대 좌완 선발투수 드루 스마일리의 3구째 슬라이더(약 119㎞)를 잡아당겨 왼쪽 2층 관중석 난간을 맞고 떨어지는 큼지막한 홈런으로 연결했다. 지난달 14일 클리블랜드와의 경기에서 8, 9호 홈런을 연달아 쳐낸 후 아홉수에 허덕이던 박병호는 무려 23일, 19경기 만에 침묵을 깨고 화려하게 비상했다. 이로써 박병호는 한국인 메이저리거로는 최희섭, 추신수, 강정호에 이어 4번째로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한 선수가 됐다. 최근 2경기 연속 무안타 침묵에서도 벗어난 박병호는 나머지 타석에서는 안타를 쳐내지 못하며 5타수 1안타 1타점으로 이날 경기를 마쳤다. 시즌 타율은 0.217(166타수 36안타)을 유지했다. 하지만 박병호의 홈런에도 불구하고 미네소타는 이날 5대7로 패하면서 3연패에 빠졌다. 미네소타는 템파베이와의 4연전을 1승 3패로 마쳤다. 박병호는 이날 3회말 짜릿한 손맛을 본 뒤로 4회말 2사에서 포수 파울 플라이로 아웃된 데 이어 6회말 네 번째 타석에서도 아쉬움을 남겼다. 탬파베이는 4대4로 맞선 6회말 2사 2루에서 3번 조 마우어를 거르고 4번 박병호를 선택했다. 박병호에게는 자존심이 크게 상할만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박병호는 탬파베이의 두 번째 좌완 투수 에라스모 라미레스를 상대로 볼 카운트 1볼-2스트라이크에서 4구째 바깥쪽 직구(약 153㎞)에 헛스윙 삼진을 당하며 고의사구의 수모를 되갚는데 실패했다. 이후에도 박병호는 5대5 동점이 된 8회말 2사에서 탬파베이의 세 번째 좌완 투수 하비에르 세데뇨에게 2루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옥중화’ 한국 체코 평가전에 결방 ‘아쉬움 달래줄 비하인드컷 공개’

    ‘옥중화’ 한국 체코 평가전에 결방 ‘아쉬움 달래줄 비하인드컷 공개’

    ‘옥중화’ 측이 결방 아쉬움을 달래줄 촬영장 비하인드 스틸을 공개했다. 탄탄한 스토리와 찰진 캐릭터, 스펙타클한 영상등 다양한 볼거리로 시선을 사로잡는 MBC 창사 55주년 특별기획 ‘옥중화’(연출 이병훈/ 극본 최완규/ 제작 ㈜김종학프로덕션)측이 오늘(5일) ‘한국 체코 축구 국가대표팀 친선 경기’로 결방한 ‘옥중화’의 아쉬움을 달래고자 그동안 공개하지 않았던 촬영장 비하인드 스틸을 전격 공개했다. 공개된 스틸에는 ‘옥중화’ 배우들의 일거수일투족이 담겨있어 이목을 집중시킨다. 가장 먼저 해맑게 브이 포즈를 취하고 있는 진세연(옥녀 역)-쇼리(천둥 역)가 눈에 띈다. 두 사람은 극 중 절친답게 촬영장에서도 돈독한 사이임을 입증하고 있다. 만나면 웃음이 그치지 않는 두 사람은 해맑은 미소와 함께 촬영 인증샷을 남기고 있는 것. 더욱이 진세연은 광대를 하늘 높이 솟아 올리며 쇼리와의 촬영에 즐거워해 시선을 모은다. 이어 진세연-고수(윤태원 분)의 훈훈한 케미가 돋보이는 촬영장 비하인드 컷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두 사람은 윤유선(김씨 부인 역)과 촬영 전부터 리허설을 준비하고 있는데, 고수가 깨알 같은 애드리브를 날려 상대 배우인 윤유선과 진세연의 웃음보를 터트린 모습이다. 더욱이 고수도 웃음을 참지 못하며 윤유선-진세연과 함께 박장대고 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그런가 하면 진세연은 촬영장 곳곳에서 웃음을 터트리는 모습이 포착돼 촬영장 분위기 메이커임을 입증한다. 진세연은 고운 한복을 입고 수줍게 웃음을 터트리는가 하면, 곽민호(기춘수 분)의 모자에 달린 깃털에 빵 터져 하회탈 웃음을 지은 것. 촬영장 곳곳에서 쾌활한 웃음으로 해피 바이러스 전파하는 진세연의 모습은 보는 이들까지 힘을 불끈 솟게 만들 정도다. 이 외에도 정은표(지천득 역), 오나라(황교하 역)는 쉬는 시간에도 지친 기색 하나 없이 항상 즐거워하고 있다. 이에 누구 하나 빠짐없이 언제나 즐거운 에너지가 가득한 ‘옥중화’ 촬영장 비하인드 스틸이 시선을 고정시킨다. ‘옥중화’ 제작진은 “’옥중화’ 촬영 현장은 언제나 유쾌하다. 그런 만큼 배우들끼리의 연기 호흡도 최고다”라고 밝힌 뒤 “최고의 분위기와 호흡으로 최선을 다해 촬영을 하고 있는 만큼 더욱 풍성한 볼거리로 찾아뵐 수 있을 것이다. ‘옥중화’에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한편 ‘옥중화’는 옥에서 태어난 천재 소녀 옥녀와 조선상단의 미스터리 인물 윤태원의 어드벤처 사극으로, 사극의 살아있는 역사 이병훈-최완규 콤비의 2016년 사극 결정판. 매주 토, 일 밤 10시에 방송된다. 사진=김종학프로덕션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이지혜 ‘슈가맨’ 출연 인증샷 “반샵은 반응을 좀 더 볼게요” 서지영 빼고?

    이지혜 ‘슈가맨’ 출연 인증샷 “반샵은 반응을 좀 더 볼게요” 서지영 빼고?

    샵 이지혜가 ‘슈가맨’ 출연 소감과 함께 인증샷을 공개했다. 이지혜는 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아 그때로 잠시 행복했어요. 보미도 잘했고 딘딘도 잘하고 우리 스크니도 너무 잘했다. 슈가맨 너무 좋아요 감사해요. 반샵은 반응을 좀 더 볼게요”라는 글과 함께 한 장의 사진을 게재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지난 31일 방송된 JTBC ‘투유 프로젝트-슈가맨’에 출연한 샵 이지혜와 장석현, 복원맨으로 함께한 래퍼 딘딘과 에이핑크 보미의 모습이 담겨 있다. 네 사람은 샵의 ‘스위티’ 의상을 입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원년 멤버 이지혜와 장석현, 일일 멤버 보미와 딘딘으로 구성된 ‘반샵’은 슈가맨 복원 특집 콘셉트에 맞게 과거 샵이 활동했을 당시 모습을 거의 그대로 재현했다. 이날 ‘슈가맨’에서 네 사람은 샵의 ‘스위티’를 비롯해 수많은 히트곡 무대를 선보였다. 서지영은 육아로, 크리스는 미국에서 진행 중인 사업으로 함께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한편 샵은 1998년 1집 앨범 ‘The Sharp’으로 데뷔해 ‘스위티’ ‘가까이’ ‘텔미 텔미’ ‘내 입술 따뜻한 커피처럼’ 등 많은 히트곡을 남기며 사랑받았다. 그러나 멤버 이지혜 서지영 간의 불화설 등이 불거지며 2002년 10월 그룹을 해체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우리동네 흥겨운 축제] 神·인간의 만남 승화시키는 1000년 축제… 강릉이 들썩인다

    [우리동네 흥겨운 축제] 神·인간의 만남 승화시키는 1000년 축제… 강릉이 들썩인다

    ‘신과 인간의 만남’ 1000년 축제 강릉단오제(중요무형문화재 13호)가 화려하게 막이 오른다. 음력 5월 5일을 전후한 이달 5~ 12일(양력) 8일간 강원 강릉 남대천 단오장 등 시내 곳곳에서 펼쳐진다. 백두대간 대관령에서 시작한 신(神)과의 교감이 강릉 단오장으로 이어져 신명 나는 한바탕 축제로 승화된다. 올 단오제는 작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열리지 못했던 아픔을 달래고자 더욱 다채롭고 풍성하게 마련됐다. 모두 12개 분야 75개 프로그램이 선보인다. 일제강점기와 6·25전쟁 때도 열리며 1000년 동안 면면히 맥을 이어 온 단오제가 지난해 간단한 행사로 끝나 아쉬움이 컸던 탓이다. 2005년 유네스코 인류 구전 및 세계무형유산 걸작으로 등재된 강릉단오제가 더이상 멈춰서는 안 된다는 절박함도 있다. ‘단오와 몸짓’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단오제는 신을 향한 몸짓, 나와 당신을 위한 몸짓, 세상의 모든 몸짓으로 의미를 나누었다. ‘신을 향한 몸짓’은 산세가 험하고 자연재해가 자주 발생하는 강릉지역 주민이 예부터 신에게 정성껏 제례를 지내던 풍습이 단오제의 태동이라 보고 있다. 지금도 신주를 빚고, 단오굿을 펼치는 것은 신에게 나와 가족의 안녕을 비는 몸짓이다. ‘나와 당신을 위한 몸짓’은 농사를 끝내고 본격적인 무더위가 오기 전 단오(수릿날)를 맞아 서로 한바탕 즐기며 또다시 힘을 얻는다는 의미가 있다. 어울림의 문화답게 신통대길 길놀이와 국내 유일의 무언 가면극인 관노가면극, 단오제 체험촌이 있다. ‘세상의 모든 몸짓’은 민속놀이 등으로 잊히는 전통을 만나고, 전국 최대 규모의 난장과 국내외 무형문화재 공연·전시를 통해 세상 모두가 하나가 되자는 취지다. 이렇듯 강릉단오제는 신과 인간의 교감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단오제의 시작이 되는 신주빚기부터 단오제의 마지막 행사인 송신제까지 이어지는 33일 동안의 모든 행사는 신과 인간의 한바탕 신명 나는 한판 놀이다. 산신제에 등장하는 대관령산신은 신라 김유신 장군을 모델로 하고 있다. 김유신 장군이 화랑시절 대관령에서 무예를 닦은 것이 인연이 돼 강릉지역 주민들에게 ‘대관령 산신’으로 추앙받고 있다. 통일신라시대 고승 범일이 당나라에 유학하여 불법을 전수받고 나서 귀국해 강릉 구정면 굴산사지에 머물며 강원 영동지역의 불교중흥에 크게 영향을 주었다. 이것이 계기가 돼 강릉단오제의 주신인 대관령국사성황으로 모시고 있다. 홍제동 대관령국사여성황사도 범일 국사와 사랑을 나누었던 정씨를 모델로 하고 있다. 이런 신들을 사람들 세상으로 모셔와 축제로 승화한 것이 강릉단오제다. 단오제는 단오날 꼭 한 달 전에 신주빚기로 시작된다. 주민에게 십시일반 거둔 신성한 쌀을 갖고 지금의 강릉대도호부관아 칠사당에서 단오제보존회 제례부 회원들이 모여 단오제에 사용할 술을 담근다. 올해 단오제는 지난달 11일 이미 신주 빚기를 끝냈다. 이후 열흘 뒤 대관령 산신제와 함께 대관령국사성황제, 봉안제가 이뤄진다. 봉안제는 대관령국사성황을 모셔와 홍제동 국사여성황사와 합방하는 행사다. 이때 대관령국사성황은 대관령에 자생하는 단풍나무를 신목으로 정해 신목잡이가 베어 들고 국사여성황사까지 이동하게 된다. 모든 행사는 지난달 21일 있었다. 이렇게 모신 국사성황과 국사여성황사는 보통 보름 안팎의 합방을 끝내고 영신제를 시작으로 강릉 단오장 굿당으로 옮겨진다. 8일간의 굿판과 함께 본격 단오제가 시작되는 신호이다. 올해 단오제 영신제는 이달 7일 펼쳐진다. 영신제를 끝내고 국사성황신 부부의 위패와 신목을 굿당으로 모시는 영신행차는 강릉지역 시민들이 청사초롱(단오등)을 들고 행사에 함께 참석하며 축제 분위기를 한껏 돋운다. 신을 맞이하려고 단오등을 들고 영신행차를 뒤따르는 강릉 주민들의 길놀이 퍼포먼스 ‘신통대길 길놀이’는 장관을 연출한다. 마을마다 보통 1년을 준비하며 참석해 한국 길놀이의 진수를 보여주는 행사로 꼽힌다. 특히 올해는 강릉의 몸짓이라는 주제로 좀더 역동적이고 풍성하게 치를 예정이다. 굿당으로 모셔진 국사성황과 국사여성황사는 단오제가 끝날 때까지 유교식 제사인 조전제를 통해 아침마다 사람들의 알현을 받게 된다. 또 이 기간 굿과 관노가면극 등 다양한 볼거리가 펼쳐져 신과 인간들의 한판 어울림이 매일 펼쳐진다. 강릉단오제를 찾은 관광객들은 축제 기간 다양한 행사를 보고, 즐기고, 체험하고, 맛볼 수 있다. 신주빚기· 대관령산신제· 영신제· 조전제 등 지정문화재 행사를 비롯해 ‘단오의 몸짓 날개를 달다’를 주제로 펼쳐질 기획공연, 사물놀이· 관노가면극 등 중요무형문화제 공연이 알차게 선보이는 전통연희 한마당이 행사기간 내내 거방지게 열린다. 특히 ‘춤· 단오 그리고 신명’을 주제로 역동적이고 활기찬 강릉단오제의 에너지를 발산하는 ‘굿 위드어스’ 기획공연이 추천 볼거리다. 굿이 가진 여러 예술적 요소를 춤으로 재구성했다. 이번 단오제는 몸짓이라는 주제에 맞게 중요무형문화재 공연, 교류와 초청공연도 몸짓이나 춤 위주의 프로그램으로 대부분 채워졌다. 청소년가요제 등 청소년어울림한마당, 중국 길림성· 몽골 튜브도· 프랑스 공연단의 해외 초청공연도 선보인다. 프랑스 가나 지역의 전통음악과 민속춤을 볼 수 있는 가나 페스티벌, 몽골의 전통음악 ‘흐미’를 선보이는 몽골 튜브도, 중국 지린성, 일본 지치부시 등의 전통공연을 비롯해 다문화 체험촌과 가요제 등 세계와 소통하는 강릉단오제를 선보인다. 단오체험 행사로는 수리취떡 맛보기, 단오신주 맛보기, 창포 머리감기, 관노탈 그리기, 단오 캐릭터 탁본하기, 단오부채 그리기, 단오차(茶)체험, 한복입기 체험, 단오 컬러링체험, 오륜주머니 체험, 신주교환, 관노탈 목걸이 만들기 등이 다채롭게 열려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무엇보다 한복 체험을 통해 우리 전통에 대한 깊은 애정을 보여줄 예정이다. 한복 입기 체험, 한복 사진 콘테스트, 신통대길 길놀이에 한복 입은 시민과 단체의 참여, 한복 풍류단의 한복 퍼레이드와 한복인 팸투어 등을 진행한다. 그네와 씨름 등 다채로운 전통놀이도 빼놓을 수 없다. 시민들이 행사에 참여하는 신주미 봉정행사, 신주빚기 체험행사, 단오 소원등(燈) 행사, 주민자치센터 발표회도 열린다. 특히 강릉단오제의 영원한 볼거리인 군웅 장수굿, 관노가면극, 신통대길 길놀이, 불꽃놀이, 강릉사투리경연대회도 인기 프로그램이다. 전주 세계소리축제, 정선 아리랑제, 인천 부평풍물대축제, 제주 탐라문화제 등 강릉단오제에서 또 다른 축제를 만날 수 있다. 국가무형문화재인 송파산대놀이, 양주소놀이굿, 평택농악, 수영야류, 은율탈춤 등 국가무형문화재를 한곳에서 볼 수 있다. 임상술 강릉시 홍보계장은 “청소년에게 강릉 DNA를 심을 수 있는 단오 골든벨, 아세안 스쿨투어, 청소년가요제, 관노가면극 인형극, 한·중·일 세계시민교육 페스티벌 등 젊어진 강릉단오제도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연정 강릉시 단오문화계장은 “강릉단오제에서 강릉의 전통문화와 생태환경, 관광산업의 창조적 연계를 찾아 2018 동계올림픽이 성공적인 문화올림픽이 될 수 있도록 지역 문화예술 발전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면서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창조적 콘텐츠를 발굴해 세계인들이 함께 어울리는 축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강릉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현장 블로그] 목줄 안 한 강아지 치었다면, 누구 책임일까

    목줄을 하지 않은 강아지가 도로에 뛰어들어 교통사고가 났다면 주인 책임일까요, 운전자 책임일까요. 이 사건을 재조사 중인 서울 강북경찰서가 고민에 빠졌습니다. 주인은 강아지의 부상으로 심적 충격을 받았고 수술비로 90만원을 부담했습니다. 운전자는 목줄을 안 한 주인 때문에 교통사고가 났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김모(58)씨는 지난 1월 21일 오전 8시쯤 애완견(1년생 슈나우저)과 강북구에 있는 자택 인근을 산책했습니다. 이때 운전자 박모(49)씨도 자신의 차로 출근 중이었죠. 박씨가 회사 정문 앞에서 좌회전을 하기 위해 시속 30㎞로 속력을 줄이던 순간에 차로를 가로지르며 달리던 김씨의 애완견이 운전석 차문을 들이받았습니다. 급정거를 한 박씨는 창문을 열고 애완견 주인으로 보이는 A씨에게 “목줄을 안 채우면 어떡하냐”고 말하며 회사 주차장으로 들어갔답니다. 하지만 A씨는 개 주인이 아니었고 당시 멀리서 사고를 목격한 개 주인 김씨가 황급히 뛰어와 강아지를 급히 병원으로 옮겼습니다. 목격자 A씨는 박씨의 차 번호를 확인해 김씨에게 전달했고요. 이후 김씨는 사고가 난 강아지에 대한 구호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박씨를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경찰은 대물조치불이행 혐의로 박씨를 입건했고 검찰은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박씨는 억울함을 호소했습니다. “김씨가 개 수술비 90만원을 변상하라고 해서 거절했더니 경찰에 신고한 겁니다. 목줄도 안 채우고, 진짜 피해자는 난데 가해자 취급을 받았어요. 너무 답답해서 화병이 났고 개가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악몽에 시달려 정신과 치료까지 받았습니다.” 참고로 동물보호법에 따르면 애완견 소유자는 개를 등록하고 밖에 데리고 나올 때는 목줄을 채우고 배설물을 즉시 수거해야 하며 어기면 과태료 5만원을 물어야 합니다. 박씨는 이달 초 서울경찰청에 탄원서를 냈습니다. 서울경찰청은 강북경찰서에 재조사를 지시했죠. 박씨는 지난 4월 김씨를 상대로 500만원 상당의 손해배상청구 소송도 냈습니다. 그는 기소유예 처분에 대해 헌법소원도 제기하겠다고 하네요. 책임 공방에 앞서 김씨가 강아지의 목줄을 했다면, 박씨가 우선 다친 강아지를 병원으로 옮겼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애완견 1000만 마리 시대입니다. 법적 공방보다 모두의 주의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금융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 산다] 4~5단계 거쳐야 ‘OK 사인’… “창의성은 결재 도중 죽는다”

    [금융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 산다] 4~5단계 거쳐야 ‘OK 사인’… “창의성은 결재 도중 죽는다”

    美월가선 창의성이 최고의 덕목 결재라인 거치며 아이디어 사라져 증권정보업체 씽크풀은 2007년 로봇이 자동으로 기업 공시 정보를 분석해 정리하는 인공지능(AI) 콘텐츠를 개발했다. 이 로봇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365일 24시간 체크하며 새로운 공시 정보가 올라올 때마다 알고리즘에 따라 기사 형식으로 기업 정보를 분석했다. 애널리스트의 수고를 덜고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당시로선 획기적인 시스템이었다. 하지만 증권가는 이 로봇의 출현에 시큰둥해했다. 초기에는 대우증권(현 미래에셋대우)만이 도입했을 뿐 다른 증권사는 모두 외면했다. 김동진 씽크풀 대표는 “리서치센터를 중심으로 ‘애널리스트가 하면 되는 일을 왜 로봇에 맡기느냐’는 강한 반발이 있었다”며 “국내 금융사는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것에 매우 보수적인 문화가 있다”고 말했다. 씽크풀의 AI 시스템은 최근 이세돌과 알파고(구글 AI)의 대결로 로보어드바이저(로봇+투자전문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씽크풀은 과거 개발한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해 주식 종목 분석은 물론 주문까지 하는 로봇 ‘라씨’(RASSI)를 지난 3월 출시해 큰 호응을 얻었다. 우리나라의 로보어드바이저 산업은 자산운용 규모만 200억 달러(약 23조원)인 미국에 비해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과거 AI 시스템을 선제적으로 도입할 기회가 있었지만 외면하다가 이제야 너도나도 ‘로봇’을 외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행 등에 근무하다가 창업해 10년째 로보어드바이저 개발에 몰두하고 있는 김 대표는 “최근 금융당국 고위층과 각 사 경영진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인지한 것 같지만 그 아래 실무진은 법이나 규정 해석 등에서 여전히 유연성이 부족하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일선 금융업 종사자들은 금융당국과 경영진이 겉으로만 개혁을 부르짖을 뿐, 틀에 박힌 조직 문화는 바꿀 의지가 없다고 주장한다. 성과만을 강조하는 조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고객을 속이더라도 실적을 올려야 하고 무조건 상사의 의견을 따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관료제 문화가 여전하다보니 “창의성은 4~5단계에 이르는 결재 도중 죽는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한 카드사는 신사업 진출과 대형 제휴사업 등에 관해 독자적인 처리 권한이 없다. 모(母)그룹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것이다. 팀장이 올린 결재는 본부장과 사장 승인을 받았더라도 그룹에서 최종적으로 ‘오케이’ 사인이 떨어져야 추진된다. 이 카드사 관계자는 “결재가 길게는 한 달이나 소요되는 데다 그룹에선 사업성보다 그룹 전체 이미지에만 중점을 두는 경우가 많다”고 털어놨다. 서울 여의도 점포에 근무하는 한 시중은행 입사 7년차 A씨는 지난 3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출시된 이후 밤 11시가 넘어야 퇴근한다. 자신에게만 100건 가까운 ISA 가입 할당량이 떨어져 오래전 연락이 끊긴 친구에게도 전화하고 있다. A씨는 “지점장이 새로 부임하면 알게 모르게 학연과 지연으로 얽힌 부하들을 끌어오는 등 여전히 전근대적인 문화가 남아 있다”며 “이런 현실 속에서 일반 직원들이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내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고용 불안과 실적 압박도 사기를 떨어뜨리고 창의성을 가로막는 요인이라고 금융노조는 지적한다. 지난 겨울 은행과 증권, 카드, 보험에선 6000여명이 희망퇴직 등으로 회사를 떠났다. 한 증권사는 인사평가에서 D등급을 받은 직원에 대해 자녀 학자금과 의료비 지원을 중단하는 등 복지정책도 축소하는 추세다. 김경수 사무금융노조 대외협력국장은 “성과주의 도입과 구조조정 압박이 강해지다보니 동료 간의 경쟁의식이 심해지고 있다”면서 “상사는 부하를 노하우 전수 대상으로 보지 않고 자신을 밀어낼 경쟁자로 간주한다”고 지적했다. 이런 풍토 속에서 창의성이 제대로 발휘될 수 있겠느냐는 반문이다. 툭하면 정권 입맛에 맞는 ‘낙하산’이 내려오고 수장이 바뀔 때마다 앞서 벌인 사업을 수도꼭지 잠그듯 중단하는 것도 문제다. KB금융의 경우 어윤대 회장 시절 200억원을 투자해 대학생 특화점포인 락스타(Star)를 만들었지만 어 회장이 퇴임한 후 대부분 폐쇄하거나 통폐합시켰다. 결국 KB금융은 헛돈만 쓴 셈이다. KDB산업은행도 강만수 회장 시절 소매금융 확대를 위해 행원이 직접 고객을 찾아가는 다이렉트 뱅킹을 적극 도입했다. 3년간 8조 2000억원의 일반 고객 자산을 예치하는 등 나름의 성과를 거뒀으나 강 회장 퇴임 후 다이렉트 뱅킹은 사실상 폐기처분됐다. 한 은행원은 “오너나 정부 눈치를 보는 최고경영자가 연임을 위해 당장 눈에 띄는 단기 실적에만 치중하는 탓에 창의적인 사업이 추진되지 못한다”고 말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사설] ‘청문회법’ 거부권 때문에 협치 포기해선 안 돼

    국회 상임위원회가 소관 현안에 대해 청문회를 열 수 있도록 한 국회법 개정안(상시 청문회법)에 대해 정부가 27일 임시국무회의를 열어 재의 요구안을 의결했다. 아프리카 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전자결재로 이를 재가했다. 박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지난해 6월 정부 시행령에 대한 국회의 수정·변경 권한을 강화한 국회법 개정안에 이어 두 번째다. 황교안 국무총리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상시 청문회법에 대해 “위헌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입법부가 행정부에 대해 새로운 통제 수단을 신설하는 것으로서 권력 분립 및 견제와 균형이라는 헌법 정신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모든 업무가 청문회 대상이 될 수 있어 행정부의 업무 마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하지만 이번 거부권 행사는 상시 청문회법 시행으로 예상되는 부작용만 너무 부각시켰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청문회 개최는 정부 정책과 행정을 감시하고 견제하기 위한 국회의 고유권한이다. 이에 대한 거부권 행사는 국회의 기본권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 지난 총선에서 청와대와 여당은 일방통행식 국정 운영에 대해 유권자들의 심판을 받았다. 여소야대 국회는 청와대와 국회, 여당과 야당의 협치를 바라는 민의의 결과물인 것이다. 거부권 행사는 이런 민의와 거리가 있다. 얼마 전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불허에 이어 협치를 어렵게 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당장 야당의 반발이 예사롭지 않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비상대책위 회의에서 “여당과 청와대의 반응이 졸렬하고 유치하다”고 날을 세웠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도 “청와대 회동 뒤 보였던 협치 가능성이 계속 찢겨 나가고 있다”고 격하게 반응했다. 더민주는 19대 국회의 사실상 마지막 날 거부권을 행사한 것에 대해 입법권 침해 소지가 있다며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국회 본회의 개최를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게 했다는 시각에서다. 19대 국회 종료와 함께 상시 청문회법의 자동 폐기 여부에 대해선 여야의 시각이 엇갈린다. 우·박 원내대표와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상시 청문회법을 재의결하기로 합의했다. 반면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19대 국회에서 의결한 법안을 20대 국회에서 재의결하는 것은 법리에 맞지 않다”며 불가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국회 사무처는 “어떤 결정도 내린 바 없다”며 조심스러워하고 있다. 결국 여야는 20대 국회 시작과 함께 상시 청문회법 자동 폐기와 재의결 문제로 극심한 갈등을 빚을 가능성이 커졌다. 하지만 이 문제로 시급한 민생 현안 처리에 발이 묶이는 상황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역대 최악이라는 19대 국회에 이어 20대 국회에서마저 여야가 약속했던 협치는커녕 다투는 모습부터 보인다면 국민 불신만 커질 것이다. 다행히 우 원내대표는 상시 청문회법 문제가 원 구성 협상 등에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신속한 원 구성과 함께 국회가 민생에 힘을 쏟는 모습을 보여 주기를 기대한다. 청문회법 하나 때문에 국민이 명령한 협치를 포기할 수는 없다.
  • 팝의 여제 33년, 마돈나 ‘삶의 220장면’

    팝의 여제 33년, 마돈나 ‘삶의 220장면’

    오 마이 마돈나/미셸 모건 지음/성문영 옮김/뮤진트리/460쪽/2만 1000원 미국 빌보드 차트 기준으로 넘버원 싱글 12개를 포함해 톱 10에 든 노래가 무려 38개다. 넘버원 앨범만 해도 모두 8장. 지난해 57세의 나이에 발표한 정규 13집 ‘레벨 하트’도 앨범 순위 최고 2위에 오르며 현재진행형 인기를 과시하고 있다. 빌보드 성적만으로는 비틀스에 이어 2위. 데뷔 이후 현재까지 33년간 전 세계 음악 시장에서 팔아치운 음반은 3억장을 넘어섰다. 여성 뮤지션으로는 독보적이다. 요즘 한창 유행하는 걸크러시라는 단어의 원조, 팝의 여제라는 수식어가 조금도 어색하지 않은 마돈나에 대한 이야기다. 1980년대 성적 매력을 앞세워 성공한 스타에 머물지 않고 늘 새로운 도전에 나서 배우, 감독, 작가, 디자이너 등으로 다방면에서 활약하며 스스로 문화 현상이 됐다. 수많은 후배 뮤지션들에게 영감을 불어넣었으며 ‘마돈나학’이 생겨났을 정도. 이 책은 그녀의 삶과 경력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220장면을 골라 일련의 사진과 각각에 대한 상세한 해설을 곁들인 화보집이다. 저자는 마돈나 데뷔 때부터 잡지 표지, 책, 앨범, DVD를 찾는 데로 모았고, 투어를 여섯 차례나 본 ‘자생적’ 마돈나 전문가다. 아직까지 마돈나의 라이브 공연이 한국에서 이뤄진 적이 없는데, 국내 팬들이 그러한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달랠 수 있는 책이다. 팝칼럼니스트 성문영이 번역을 맡아 전문성을 높였다. 성문명은 책 말미 해설에서 “지치는 법 없고 자기 확신이 투철하며, 스스로의 동기 부여에 능한 이 욕망의 여인은 결국 자신이 지금까지 해온 그 어떤 음악보다도 자신의 인생 자체를 예술로 만들었다”고 마돈나를 평가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潘, 강도 높은 대권 시사에 술렁이는 정치권·외교가·충청권

    새누리 “야당이 겁먹은 것 같아” 문재인·안철수, 별도 언급 꺼려 외교부 “결심 섰을 것” 기대·우려 충청권 “기회가 되면 당연히 출마”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지난 25일 대권 출마를 강력 시사하면서 정치권은 물론 외교가와 고향 충청권까지 술렁이고 있다. 예상보다 이른 시기에 기대보다 높은 강도의 발언이 나오면서 ‘반기문 대망론’에 대한 기대감과 더불어 반대 진영의 비판적 목소리 역시 강해진 모양새다. 총선 이후 뒤숭숭하던 새누리당은 활기가 도는 분위기다. 특히 친박근혜계와 충청권 인사들은 한껏 고무된 모습이다. 홍문표(충남 홍성·예산) 사무총장 대행은 26일 “야당이 (반 총장에) 겁을 먹은 것 같다. 아직 결심도 안 섰는데 견제를 하는 걸 봐서 우리 당에 오면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 총장 출마 시 경쟁자가 되는 김무성 전 대표는 “총장 재임 중에 확실한 말씀을 할 수 없지. 이해해 줘야지”라고 발언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의 안민석 의원은 반 총장 배출에 노무현 정부의 역할이 컸다는 점을 들어 “반 총장은 노 전 대통령 묘소를 찾고 인간적 도리를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대구에서 당선돼 대선 주자 반열에 오른 김부겸 당선자는 “반 총장님은 국내 정치를 뛰어넘는 국제적 지도자 역할을 하길 바란다”며 “여야를 넘어서는 포지션을 가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도 “총장직을 성실히 이행할 수 있게 국민들이 도와주는 게 좋다”며 “야권에서 특별히 대응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경남 양산에 머무르고 있는 문재인 전 대표는 따로 반응은 내놓지 않았다. 문 전 대표 측은 “이 사안에 코멘트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도 “드릴 말씀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반 총장의 ‘친정’인 외교부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반 총장이 대권을 거머쥐면 외교관들이 빛을 볼 수 있지만, 너무 일찍 의지를 내비쳐 역풍이 불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직원들은 정치적 발언에 조심하면서도 한편으론 “줄을 진작에 잘 섰어야 했다”는 아쉬움 섞인 농담도 한다. 한 외교부 관리는 “임기가 끝나기 전, 적어도 차기 총장이 선출될 때까지는 이도 저도 아닌 입장을 유지할 거라 생각했다”며 “조심스러운 사람이 그 정도로 강한 발언을 했으면 뭔가 결심이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충청권도 술렁이고 있다. 반 총장 고향인 충북 음성군 원남면 상당리의 임승순 이장은 통화에서 “대선 출마 의사를 내비쳐 조금 놀랐지만 주민들은 충청도와 이 동네를 위해 출마를 바라고 있다”며 “대통령이라는 것은 하늘이 내려 주는 건데 기회가 되면 당연히 해야 한다는 얘기가 많다”고 전했다. 김학철(충주시) 도의원은 “충청인들 속마음이야 반 총장의 출마를 바라지 않는 사람이 있겠느냐”며 “큰일에 누가 될까 아직 조심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서울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서울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음성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프로야구] ‘SK 킬러’ 또 통했다

    [프로야구] ‘SK 킬러’ 또 통했다

    NC 토종 에이스 이재학(26)이 ‘SK 킬러’ 본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이재학은 25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SK와의 KBO리그 경기에 선발 등판해 8과3분의1이닝 동안 무실점 완벽투로 5-0 승리를 이끌었다. NC는 3연승을 질주하며 선두 두산에 이어 단독 2위를 굳게 지켰다. 이재학은 이날 탈삼진만 무려 12개를 솎아내 개인 최다 탈삼진 타이를 이뤘다. 이재학은 2013년 7월 31일에도 SK를 상대로 9이닝 동안 12개의 탈삼진을 뽑아내며 생애 첫 완봉승을 일궜다. 시즌 5승째를 따낸 이재학은 SK전 통산 16경기에서 7승2패, 평균자책점 2.21을 기록하며 SK에 유독 강한 면모를 이어갔다. 이날 117개의 공을 던진 이재학은 개인 통산 두 번째 완봉승에 도전했지만 불과 3분의2이닝을 남겨두고 마운드를 박민석에게 넘겨 아쉬움을 줬다. 시즌 6승째를 노린 SK 선발 김광현은 6이닝 동안 114개의 공을 뿌리며 3피안타 3실점(1자책) 4탈삼진으로 역투했지만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했다. 이재학은 7회 2사까지 ‘노히트’ 행진을 벌이며 올 시즌 최고 피칭을 과시했다. 정의윤이 좌전 안타를 허용하기 전까지 단 한 개의 안타도 내주지 않았다. 정의윤의 타구도 뜬공 처리될 수 있었으나 좌익수 김종호가 마지막 순간 슬라이딩 캐치를 시도하다 공이 글러브에 맞고 튀는 바람에 2루까지 허용했다. NC는 3-0으로 앞선 8회 SK 세 번째 투수 박민호를 상대로 나성범, 테임즈가 연속 타자 홈런을 터뜨려 승리를 굳혔다. 대구에서는 삼성이 박한이의 결승타에 힘입어 KIA를 6-3으로 누르고 3연패의 늪에서 벗어났다. 삼성 선발 웹스터는 7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다. 롯데는 울산에서 LG를 2-1로 힘겹게 꺾었고 시즌 4번째 선발 전원 안타를 기록한 ‘선두’ 두산은 잠실에서 kt의 맹추격을 뿌리치고 13-10으로 이겨 2연승했다. 두산은 역대 두 번째로 3만 8000안타를 달성하기도 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강남역 살인이 부른 ‘소수자 혐오’ 심층 기획 필요”

    “강남역 살인이 부른 ‘소수자 혐오’ 심층 기획 필요”

    “산업 구조조정 관련 Q&A 기사 유익…가습기 살균제 수동적 보도 아쉬워” 서울신문 독자권익위원회(위원장 박재영 서울대 행정대학원 객원교수)는 25일 서울 중구 태평로 본사 회의실에서 제84차 회의를 열고 ‘산업 구조조정’, ‘가습기 살균제 사태’, ‘강남역 여성 살인사건’ 등의 보도에 대해 평가했다. 이상제(한국금융연구원 기획협력실장) 위원은 “그동안의 산업 구조조정 관련 기사에는 정리에 드는 비용, 국책은행의 책임 등 이슈들이 주로 다뤄졌다”며 “1997년 외환위기는 ‘금융 위기’였지만 지금은 이전에 겪어 본 적 없는 ‘실물 위기’로, 글로벌 산업과 연계돼 있기 때문에 실물 분야를 자세히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김광태(온전한 커뮤니케이션 원장) 위원은 “서울신문 지면을 통해 6차례에 걸쳐 산업 구조조정에 대한 Q&A 기사를 게재해 유익했다”며 “다만 좀더 크게 키워 일반의 이해를 도왔으면 좋았을 텐데 지면 크기나 배치에서 아쉬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홍현익(세종연구소 안보전략연구실장) 위원은 파편적인 기사가 아닌, 전 세계적으로 위기에 놓여 있는 우리 경제 전반을 다루는 기획기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성장과 분배, 인구절벽 문제, 수출 대책, 기업 구조조정, 공정한 경쟁, 창의적 인재 배출 등 지금의 경제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 의식을 담은 기획기사를 보도해 달라”고 밝혔다. 김영찬(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위원은 ‘강남역 여성 살인 사건’과 관련해 “강력범죄에 대한 종합대책 등 후속보도도 중요하지만, 우리 사회 전반에 여성을 포함한 소수자에 대한 혐오 정서가 번지고 있다는 본질적인 문제를 다뤄야 한다”며 “서울신문이 문제 의식을 갖고 심층적인 기획보도를 할 것을 제안한다”고 했다. 유경숙(세계축제연구소장) 위원은 “대기업들의 문화 콘텐츠 갤러리에 대해 ‘미술관일까, 홍보관일까’를 짚어보는 기사를 실었는데 문제성과 유익성을 함께 다룬 좋은 기사였다”며 “독자들에게 단순한 팩트를 전해주는 것보다 관련 업계의 관계자들이 생각해 보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광태 위원은 “서울신문이 가습기 살균제 사고를 다룬 것은 2011년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의 유해성 판단 기사가 나왔을 때가 처음인데 1년이 지난 후에도 ‘피해자 입증 어려워’, ‘분쟁 제자리’ 등의 내용만 담았다”며 “피해자 입장에서 추적보도를 하지 않고 문제 의식 없이 수동적으로 움직인 것 같아 아쉬웠다”고 지적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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