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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경기 연속골, 부활 노래 손흥민

    2경기 연속골, 부활 노래 손흥민

    사우스샘턴과 FA컵 경기 선제골 터뜨려23일 노리치시티전 이어 2경기 연속골팀은 1-1로 비기며 2월 6일 재경기 예정‘손세이셔널’ 손흥민(28)이 설날 축포를 쏘아올렸다. 손흥민은 긴 골 가뭄을 끝낸 사흘전 노리치시티전에 이어 2경기 연속골을 터뜨리며 그간 부진에서 서서히 벗어나고 있는 조짐이다. 토트넘은 26일 새벽 영국 세인트 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20시즌 잉글랜드 축구협회(FA)컵 4라운드(32강전) 사우샘프턴과의 원정경기에서 손흥민이 선제골을 넣었으나 동점골을 허용하며 1-1로 비겼다. 시즌 12호골을 기록한 손흥민은 팀 공격에 앞장서며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전반 8분 델레 알리의 패스를 받아 상대 골 에어리어 왼쪽 모서리에서 파 포스트를 노리고 왼발 대각선 슛을 날렸으나 골문을 살짝 빗나갔다. 전반 27분에 아쉬운 장면이 나왔다. 지오바니 로 셀소가 날린 왼발 중거리슛이 사우샘프턴의 골문을 갈랐으나 앞서 상대 문전에서 쓰러졌다가 일어나던 손흥민의 발을 스치며 들어가는 바람에 비디오 판독을 거쳐 오프사이드가 선언되고 말았다. 토트넘으로서는 대니 잉스 등을 앞세운 사우샘프턴의 공세에 밀리던 상황이라 더욱 아쉬움이 남는 순간이었다. 후반 10분 토트넘은 이날 측면 공격수로 선발 데뷔전을 치른 제드송 페르난데스를 빼고 에릭 라멜라를 투입하며 분위기 전환을 꾀했다. 곧바로 골이 나왔다. 후반 12분 상대 페널티 지역 오른쪽 바깥에서 라멜라의 패스를 받으며 페널티 지역 안쪽으로 진입한 손흥민이 대각선 골포스트를 노리며 왼발로 공을 깔아찼고, 상대 골키퍼 손을 피한 공은 그래도 골문 안쪽으로 빨려 들어갔다. 선제골 이후 토트넘은 조금 더 수비적으로 돌아섰는 데 이게 악수가 됐다. 더욱더 거세진 사우샘프턴의 공세에 휘말렸고, 후반 41분 결국 소피앙 부팔에게 동점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토트넘은 후반 막판 손흥민이 선제골과 비슷한 위치에서 패스를 받아 슛을 날렸으나 오프사이드가 선언됐고 또 손흥민이 얻어낸 프리킥을 로 셀소가 찼으나 크로스바 위로 뜨고 말았다. 토트넘과 사우샘프턴은 오는 2월 6일 재경기를 치른다. 손흥민은 2월 3일 맨체스터 시티와의 프리미어리그 홈경기에서 재차 골 사냥에 나선다. 한편, ‘슛돌이’ 이강인이 뛰고 있는 스페인 프로축구 발렌시아는 이날 라리가 경기에서 조르디 알바의 자책골과 막시 고메스의 골을 묶어 리그 1위 FC바르셀로나를 2-0으로 완파했다. 이강인은 아쉽게도 벤치를 지켰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文대통령 라디오서 설 인사, 12분간 전화 인터뷰 [종합]

    文대통령 라디오서 설 인사, 12분간 전화 인터뷰 [종합]

    라디오 방송 깜짝 출연..국민께 새해 인사 문 대통령 “지난해 하노이 회담 결렬 특히 아쉬워”문재인 대통령이 설 연휴 첫날인 24일 라디오 방송에 깜짝 출연해 설 인사를 전했다. 전화 인터뷰에서 지난해 가장 아쉬웠던 일로 2월28일 열린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불발을 꼽았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SBS 라디오 ‘아름다운 이아침 김창완입니다’에 12분간 전화로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행복하고 편안한 명절 보내시라”고 인사했다. 문 대통령은 먼저 국민께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행복하고 평안한 명절 보내시라”고 인사했다. 지난해 10월 모친을 먼저 떠나보낸 문 대통령은 “어머니가 안 계신 설을 처음 맞게 됐다”면서 “어머니 부재가 아프게 느껴진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표했다. 문 대통령은 또 한 청취자가 전한 모녀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서 “사연을 보낸 분처럼 ‘엄마 정말 사랑해요’라는 말이라도 제대로 한 번 한 적이 없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제가 대학에서 제적당하고 여러 번 구속, 체포되고 심지어 변호사가 되고 난 후에도 체포돼 구금된 적이 있었다”며 “그럴 때마다 (어머니가) 얼마나 걱정하셨겠느냐. 정치에 들어서고 난 후 기쁜 일도 있었겠지만, 정치 한복판에서 많은 공격을 받으니 늘 조마조마하게 생각했다. 불효를 많이 했다”고 떠올렸다. 이어 문 대통령은 “어머니가 흥남에서 피난 올 때 외가는 한 분도 못 왔는데 2004년 이산가족 상봉 행사 때 선정돼 금강산에서 여동생을 만났다. 그게 평생 최고의 효도가 아니었나 싶다”며 “상봉 행사 후 헤어질 때 얼마나 슬퍼하시던지 생전에 고향에 꼭 모시고 간다고 약속드렸는데 지키지 못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가장 아쉬웠던 일로 “우리 국민 삶이 더 나아지지 못한 것도 아쉽지만 특히 아쉬운 건 북미대화가 잘 풀리지 않았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노이 정상회담이 빈손으로 끝난 게 무엇보다 아쉽다”면서 “북미대화가 좀 진전이 있었더라면 한반도 평화도, 남북협력도 크게 앞당길 수 있었고 명절이면 이산가족께도 희망을 드릴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크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어제 아내와 함께 장을 봤는데, 장사하는 분들은 설 대목도 어렵다고 하더라. 싸고 맛있는 농산물 많이 사드셨으면 좋겠다”고 덕담을 건넸다. 이어 “무엇보다 안전운전하고, 떡국 한 그릇 넉넉히 나누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으면 한다”며 “명절에도 바삐 일해야 하는 분들 많은데, 수고해주시는 분들께 고맙다는 인사를 드린다”고 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68번 째 생일을 맞았다. 김창완 DJ가 선물로 노래를 띄워주겠다고 하자 문 대통령은 김창완·아이유의 노래 ‘너의 의미’를 골랐다. 문 대통령은 “(김창완 DJ)가 20년간 (라디오 진행을) 한결같이 해줘 존경스럽다”며 “나이 들면서 더 편안해지는 거 같아 큰 위로를 줘. 그게 김창완씨의 의미가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이성민 “이번 설 연휴 영화 보실 땐 꼭 ‘조미모남’ 하세요”

    이성민 “이번 설 연휴 영화 보실 땐 꼭 ‘조미모남’ 하세요”

    국정원 요원부터 박정희 前대통령까지설 영화 2편 동시 개봉·브라운관도 점령 “‘박통’ 싱크로율 위해 손가락까지 따라해” 올 설 연휴 극장가는 이성민(52)을 빼놓고 말할 수 없다. 국가정보국 요원으로 분한 ‘미스터 주’, 박정희 전 대통령을 모티브로 한 ‘박통’ 역을 맡은 ‘남산의 부장들’이 연휴를 앞둔 지난 22일 동시 개봉했다. tvN 드라마 ‘머니게임’에서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열연하며 브라운관까지 점령했다. “남들이 보면 욕할 텐데, 촬영한 시점도 다 다른데 어떻게 몰려가지고… 참 민망합니다.”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기자들과 만난 이성민은 머쓱한 듯 머리를 긁적였다. 사라진 외교 특사 팬더의 행방을 쫓는다는 내용의 ‘미스터 주’는 한국 최초로 동물과 대화할 수 있다는 설정을 가미한 영화다. 바로 그 시도가 이성민의 마음을 움직였다. “‘쥬만지’(1995)처럼 외국 영화들에선 굉장히 익숙한 소재인데 한국엔 없었죠.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전에 없던 시도를 하면서 그가 가장 중점을 뒀던 건 ‘앙상블’이다. 함께 팬더를 쫓는 개 ‘알리’하고도, 컴퓨터그래픽(CG)하고도, 다른 인물 배우들과도 연기 앙상블을 맞춰야 했다. “사람이면 말로 설명해 가며 할 수 있는데, 살아 있는 동물이니까 늘 긴장했다”는 그는 쓰러진 알리가 계속 움직이는 바람에 어이 없어서 즉흥 연기를 했던 것이나, 공 하나를 두고 동물들과 대화하는 듯 연기했던 얘기를 신나게 풀어냈다. 동물 영화를 찍는 노하우도 생겼다. “후반 작업으로 동물들 목소리를 더빙하고 그걸로 CG를 만들었는데 오히려 이걸 선행했으면 영화가 더 풍성해지지 않았을까 싶어요. 촬영을 먼저 하니까 CG 동물들이 특징적 행동을 하는 것에 대한 리액션이 없어서 아쉽더라고요.” 흥행에 성공해서 후속편을 찍게 되면 김태윤 감독에게 그렇게 조언할 참이다. 1979년 박 전 대통령 사살 40일간의 이야기를 그린 ‘남산의 부장들’에서 이성민은 우민호 감독이 꼽은 가장 ‘싱크로율’(일체감)이 높은 캐릭터다. “사극 속 인물도 아니고,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인물을 맡은 건 처음이에요. 워낙 유명한 배우들이 그 역할을 했었기 때문에 그 한계를 뛰어넘어야 한다고 생각했죠.” 싱크로율을 높이기 위해 특수분장으로 대통령의 귀와 입을 모사하고, 직접 ‘박통’의 옷을 제작했던 이에게서 옷을 맞췄다. 그는 “악수할 때 손을 높게 들지 않는 것, 뒷짐 질 때의 손가락 모양까지 세심하게 따라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다작에 지칠 법도 하지만 늘 전작에 대한 ‘아쉬움’ 때문에 다음을 기약하게 된다는 이성민은 요즘 ‘조미모남’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닌다. “아침에는 ‘미스터 주’, 저녁에는 ‘남산의 부장들’”이라고 홍보하느라. “아이들과 함께하면 ‘미스터 주’, 부모님 모시고는 ‘남산의 부장들’” 식으로 연신 두 영화를 짝짓더니 “‘미스터 주’의 유일한 반려작은 ‘남산의 부장들’”이라며 우스개를 던졌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세습 공천’ 논란 문석균 결국 불출마

    ‘세습 공천’ 논란 문석균 결국 불출마

    4·15 총선 의정부갑 출마 포기 선언 여권 관계자 “이 정도 논란 생각 못한 듯”문희상 국회의장의 아들인 문석균 더불어민주당 의정부갑 상임부위원장이 23일 결국 4·15 총선 출마를 포기했다. ‘세습 공천’ 논란이 총선 판세를 흔들 악재로 떠오르자 당 지도부가 전방위 압박을 가했고 결국 두 손을 든 것이다. 이번 논란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의 입시 비리 의혹을 계기로 ‘공정’이 화두로 떠오른 한국 사회에서 ‘정치인은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새로운 질문을 던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문 상임부위원장은 보도자료를 내고 “선당후사의 마음으로 미련 없이 제 뜻을 접으려고 한다”며 “아쉬움은 남지만 이 또한 제가 감당해야 할 숙명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부터 다시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정진하겠다”며 “성원해 준 모든 분, 특히 의정부 시민과 당원 여러분께 감사하고 송구한 마음 표현할 길이 없다”고 했다. 문 상임부위원장은 지난 11일 ‘그 집 아들’ 출판기념회를 통해 아버지의 지역구인 경기 의정부갑 출마를 선언했다. ‘아빠 찬스’를 활용한 세습이란 비판이 이어졌음에도 그는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지역 주민과 당원의 선택을 받겠다”고 항변했다. 이후 민주당 전략공천관리위원회는 의정부갑 지역을 전략공천 대상지에 포함시켰다. 특히 문 상임부위원장이 아들을 서울 한남동 국회의장 공관에 전입신고한 문제까지 불거지자 당내에서도 공개 비판이 나오기 시작했다. 김해영 최고위원은 지난 2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부모가 현재 국회의원으로 있는 지역에서 그다음 임기에 바로 자녀가 같은 정당 공천을 받아 출마하는 것은 국민 정서상 납득하기 어렵다”고 공개 저격했다. 설훈 의원도 이날 BBS라디오에서 “용기 있게 정리하고, 당에 누를 덜 끼치는 쪽으로 결단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수 있다”고 했다. 정치권에서 아버지 지역구를 물려받아 의원이 된 경우는 적지 않다. 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은 아버지 고 정석모 전 의원의 지역구를 다음 총선에서 바로 물려받아 배지를 달았다. 현역 의원 중 9명이 몇 년 공백을 두는 방식으로 아버지의 지역구 또는 인근 지역구를 받았다. 하지만 ‘공정’의 가치가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치러지는 이번 총선에서 문 상임부위원장의 출마는 판세에 균열을 빚는 대형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여권 내에서 끊이지 않았다. 여권 관계자는 “그도 출마 선언을 하면서 이 정도 논란이 일 것이란 생각은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그만큼 사회 분위기가 바뀌었다. 당도 국민의 대표가 어떤 사람인지 다시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세습·투기·선거개입 의혹까지…논란 후보에 민주당 ‘어찌할꼬’

    세습·투기·선거개입 의혹까지…논란 후보에 민주당 ‘어찌할꼬’

    ‘지역구 공천 세습, 부동산 투기, 선거개입 의혹까지…’ 더불어민주당이 4·15 총선에 출마하려는 논란의 후보들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2016년 20대 총선까지만 해도 민주당이 야당이었기 때문에 인물 찾기에 어려움을 겪었다면 이번에는 여당으로서는 치르는 총선이기에 출마하겠다고 찾아오는 인물들이 넘쳐나 고민이다. 다만 사람은 넘쳐나도 다양한 의혹으로 구설수에 휘말린 이들이 민주당의 이름을 달고 출마하겠다고 하면서 총선의 ‘악재’가 될지 노심초사하는 상황이다. 문희상 국회의장의 아들인 문석균 민주당 의정부갑 상임부위원장은 23일 4·15 총선 출마를 포기했다. 문 상임부위원장은 보도자료를 내고 “선당후사의 마음으로 미련 없이 제 뜻을 접으려고 한다”며 “아쉬움은 남지만, 이 또한 제가 감당해야 할 숙명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문 상임부위원장이 아버지인 문 의장 지역구인 경기 의정부갑에 출마하려 하자 당 안팎에서는 ‘정치 세습’이라며 거센 비판이 나왔다. 세습 논란만이 아니라 문 상임부위원장이 아들을 한남동 의장 공관에 전입신고한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여론이 악화되자 당내에서도 그의 출마를 공개 비판했다. 김성환 당대표 비서실장은 “최근 우리 사회에 공정의 가치가 많이 높아져 있어 일단 당의 우려, 국민의 정서를 의장과 당사자에게 전달했다”며 “본인이 현명한 결정을 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했다. 김 실장의 말은 곧 이해찬 대표의 의중을 전한 셈이다. 문 상임부위원장이 스스로 불출마 결단을 내리라는 신호나 마찬가지였고 결국 문 상임부위원장은 뜻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는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도 민주당에 부담 요소가 되고 있다. 전북 군산 출마를 선언한 김 전 대변인은 투기 논란이 일어난 서울 동작구 흑석동 상가주택 건물을 매각한 뒤 차익을 모두 기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4·15 총선의 최대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김 전 대변인의 투기 의혹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다는 점이 민주당의 고민이다. 이 때문에 민주당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는 김 전 대변인의 4·15 총선 예비후보 적격 여부에 대해 두 차례나 결론을 내지 못하고 또 심사를 계속하기로 했다. 김 전 대변인이 불출마를 결단해야 한다는 의미나 마찬가지라는 해석도 있다. 당 관계자는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해 여론이 좋지 않아 부담이 되는 건 사실이지만 당이 나서서 출마 여부에 대해 뭐라고 할 수는 없지 않겠나”라며 “공천관리위원회에서 추후 공천 및 후보 자격 심사를 같이하게 되면서 결론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서울 강서갑 출마를 고민하는 정봉주 전 의원도 민주당에서는 난감하다는 눈치다. 정봉주 전 의원은 성추행 의혹을 보도한 기자들의 명예를 훼손하고 무고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뒤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다만 민주당은 정 전 의원이 1심에서 무죄를 받았지만 논란이 끝난 게 아니라는 점에서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정 전 의원은 22일 당 교육연수 뒤 기자들과 만나 출마 여부에 대해 “당 지도부와 설 연휴 안에 만나봐야 될 것 같다”고 했다. 검찰 수사 대상인 후보들도 있다. 청와대 하명수사 및 선거개입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는 송병기 전 울산시 경제부시장과 황운하 전 울산지방경찰청장에 대해 당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는 ‘계속 심사’ 판단을 내렸다. 하명수사 의혹 등에도 민주당의 이름을 달고 선거에 나서도 괜찮을지 좀 더 따져봐야 한다는 의미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지역구 세습 논란’ 문 의장 아들 문석균 결국 출마 포기

    ‘지역구 세습 논란’ 문 의장 아들 문석균 결국 출마 포기

    “지금부터가 다시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정진”‘지역구 세습’ 논란을 빚은 문희상 국회의장의 아들 문석균 더불어민주당 의정부갑 상임 부위원장이 23일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문 부위원장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 “선당후사의 마음으로 미련 없이 제 뜻을 접으려고 한다”며 “아쉬움은 남지만 이 또한 제가 감당해야 할 숙명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지금부터가 다시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정진하겠다”며 “성원해 준 모든 분, 특히 의정부 시민과 당원 여러분께 감사하고 송구한 마음 표현할 길이 없다”고 덧붙였다. 문 부위원장은 아버지인 문 의장이 6번 당선된 지역구에 출마하면서 ‘지역구 세습’ 논란에 직면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의정부갑 지역을 전략공천 대상지에 포함하면서도 경선 지역으로 돌릴 수 있다는 여지를 남기기도 했다. 그러나 김해영 최고위원은 지난 20일 “부모가 현재 국회의원으로 있는 지역에서 그다음 임기에 바로 그 자녀가 같은 정당의 공천을 받아 출마하는 것은 국민정서상 납득하기 어렵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김성환 당대표 비서실장도 22일 문 부위원장 문제와 관련해 “최근 우리 사회에 공정의 가치가 많이 높아져 있어 일단 당의 우려, 국민의 정서를 (문희상) 의장과 당사자에게 전달했다”며 “본인이 현명한 결정을 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서울 민주당 의원도 23일 BBS 라디오 ‘이상휘의 아침저널’ 인터뷰에서 “용기 있게 정리하고, 당에 누를 덜 끼치는 쪽으로 결단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이슬기 기자의 볼까말까]설 영화 3대장을 분석한다

    [이슬기 기자의 볼까말까]설 영화 3대장을 분석한다

    설 대목을 앞두고 일제히 개봉한 한국 영화 세 편을 소개한다. 가족들과 보든 혼자 보든 아주 약간의 가이드가 되길 바라며.●미스터 주: 엉성하지만 착한 애 드디어 한국에서도 동물과 대화한다는 설정의 실사 영화가 등장했다. 그것도 오랜 기간 관련 분야 공력을 쌓아온 미국 할리우드 영화의 개봉에 뒤이어. 이성민과 셰퍼드 종의 개 ‘알리’가 주연한 영화 ‘미스터 주’다. 영화는 국가정보원의 베테랑 요원인 주태주(이성민 분)가 군견 알리와 함께 중국에서 특사로 파견된 팬더의 행방을 쫓는다는 내용이다. 여기서 갑자기 얻게 된 동물과 소통하는 능력이 엄청난 힘을 발휘한다. 러닝 타임 113분 중 앞의 1시간은 지루하다. 동물이 말을 한다는 비현실적인 설정이 힘을 얻기 위해서는, 숨쉴 새 없이 웃음 포인트가 터져 나와야 하는데 영 느슨하다. 부장 검사, 국회의원 등 고위직 전문 배우였던 이성민의 좌충우돌 연기는 어딘가 모르게 익숙치 않고, 팬더 탈 쓰고 슬랩스틱을 벌이는 후배 요원 역의 만식(배정남 분)은 안타까우리만치 민폐 캐릭터다. 이 공백을 메우는 것이 다채로운 동물 목소리 캐스팅이다. 평생 쳇바퀴만 굴리는 햄스터 역에 이순재, 기막히게 로또 번호를 점찍는 흑염소 역에 이선균, 근육질 수컷 고릴라를 밝히는 암컷 고릴라 역의 이정은 등은 싱크로가 높다. 이성민이 극찬해 마지 않았던 알리의 연기도 볼만하다. 아쉬움이 많지만, 영화의 착한 메시지만큼은 새겨들을 만하다. 영화 후반부, 딸이 데려온 고양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던 비정한 아빠 주태주의 개과천선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반려동물을 키운 경험이 있거나 현재 함께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영화 후반부, 한 줄기 눈물 방울이 흐를 법하다. 이성민 스스로도 “애들 영화”라 한 만치, 아이들 손 잡고 보기 좋겠다. 별점 ★★●히트맨: ‘용두사미’ 액션 코미디 ‘방부제 액션 스타’ 권상우가 이번에는 골방 웹툰 작가가 됐다. 절대 평범한 작가일 리 없다는 관객들의 의심처럼 이 작가, 과거가 화려하다. 국정원에서 비밀리에 키워 온 암살요원 ‘방패연’의 일원 ‘준’이 그의 과거다. 어렵사리 국정원에서는 탈출해 자신의 꿈이었던 만화가의 길을 가지만, 흥행 참패 악플 폭발. 쉽지가 않다. 그가 술김에 맘 놓고 그린 그 시절에 관한 웹툰은 아내(황우슬혜 분)의 클릭 한 번에 업로드되고 그 만화로 준은 일약 ‘히트맨’이 된다. 동시에 숨겨뒀던 과거도 팝업되면서, 국정원과 그의 소싯적 숙적 모두 그를 쫓는다. 믿고 보는 권상우표 액션은 웹툰적인 상상력이 가미되면서 더욱 화려해졌다. ‘방패연’의 리더였던 천덕규(정준호 분)와의 천연덕스러운 코믹 연기도 보는 재미가 있다. 그러나 중후반부부터 해도해도 너무한 헐거운 경비의 국정원과 시종일관 고함만 버럭버럭 지르는 보스 형도(허성태 분)의 존재는 안쓰럽다. 여기서부터 급격히 서사에 힘을 잃으면서, 몰입도가 떨어진다. 아내와 어린 딸을 지키려는 준의 고군분투와 가족애까지는 알겠는데, 가족중심주의가 지나쳐 혼자 사는 천덕규 같은 인물을 희화화하는 장면에서는 눈살이 찌푸려진다. 영화가 끝나도록 머리를 맴도는 대사 하나, ‘방패연’ 꿈나무를 물색하기 위해 찾아온 덕규에게 어린 준이 하는 말이다. “만화를 그리면 기분이 좋아져요.” 결국 ‘하면 기분 좋은 일’을 따라 살려던 준이 겪는 풍파가 영화의 골자다. 희대의 유행어 “이렇게 입으면 기분이 조크든요”를 떠오르게 한다. 별점 ★★☆●남산의 부장들: 스포의 사전 인지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남산의 부장들’은 1979년, 박정희 전 대통령이 총격으로 사망하기까지, 40일을 그린 영화다. 여기까지는 전혀 흥미가 안 생긴다. 한국인이라면 어느 정도는 다 알고 있는 내용이라고 생각하니까. 그런데 여기에 이병헌, 이성민, 곽도원, 이희준을 얹으면? 얘기가 달라진다. ‘남산의 부장들’은 올림푸스 신전에 오른 그리스 신들의 대전을 보는 듯 이들 연기가 주는 팽팽함이 영화를 압도한다. 박 대통령에게 방아쇠를 당긴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을 모티브로 한 김규평 역을 맡은 이병헌의 연기는 시시각각 다른 얼굴을 내비친다. 김형욱을 모티브로 한 박용각 전 중앙정보부장 역의 곽도원은 외모부터가 흑백 사진 속 실존 인물과 거의 똑같다. 박통을 연기한 이성민은 전혀 다른 외모임에도 뉘앙스와 아우라로 실존 인물을 떠올리게 하는 독특한 존재감을 지녔다. 영화는 독특하게 그들끼리는 ‘혁명’이었던 5·16 군사정변 등을 말하면서도 그 흔한 회상신이 전무하다시피 하다. 그 굴곡진 역사를 배우들의 대사로만 처리한다. 제공되는 각 배역들의 전사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탓에 김규평이 박통을 살해하기까지, 이해가 덜 되는 측면도 있다. “관객들에 질문을 던지기 위해 감독님이 일부러 차갑게 연출한 것 같다.” 청와대 경호실장 곽상천을 연기한 이희준의 말을 상기하면 마지막 장면까지 어느 정도 수긍이 된다. 다 아는 내용으로 영화를 만들어도 재밌다, 스포의 사전 인지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는 걸 보여 주는 영화다. 영화의 결말 뿐이 아니라 과정 자체도 영화니까. 별점 ★★★★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속보] ‘세습공천 논란’ 문석균 출마 포기

    [속보] ‘세습공천 논란’ 문석균 출마 포기

    ‘지역구 세습’ 논란의 중심에 선 문희상 국회의장의 아들 문석균 더불어민주당 의정부갑 상임 부위원장이 23일 보도자료를 내고 “선당후사의 마음으로 미련 없이 제 뜻을 접으려고 한다”며 “아쉬움은 남지만 이 또한 제가 감당해야 할 숙명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흰머리 만들고 뱃살 유발시키는 스트레스 없는 설 연휴를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흰머리 만들고 뱃살 유발시키는 스트레스 없는 설 연휴를

    이제 하루만 지나면 설 연휴가 시작됩니다. 올해는 연휴 중간에 주말이 끼어 있다 보니 쉬는 날이 그리 길지 않아 아쉬움이 많습니다. 짧은 연휴이지만 이번 설에도 ‘민족 대이동’이나 ‘주차장이 된 고속도로’라는 상투적인 말들이 어울릴 정도로 많은 분이 고향을 찾겠지요. 한바탕 귀성전쟁을 치르고 난 뒤 오랜만에 만난 가족과 친지들은 앉자마자 ‘결혼 안 하니’, ‘아이는 가질 거니’, ‘취직 준비는 잘 되니’ 등의 덕담(?)을 던질 겁니다. 오랜만에 만난 반가움에 던지는 말이라지만 듣는 사람의 스트레스는 극에 달할 수 있습니다. 그런 말을 듣고 있노라면 어떤 칼럼에서 말한 것처럼 ‘설이란 무엇인가’라고 되묻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일입니다. 화를 삭이고 명절 음식을 마구 먹다 보면 불어나는 체중 걱정 때문에 스트레스는 한층 더해지는 최악의 상황이 만들어지기 십상입니다. 설 연휴를 악몽으로 만들 수 있는 스트레스와 뱃살에 대한 놀라운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미국 하버드대 의대, 매사추세츠공과대(MIT), 브로드연구소, 매사추세츠종합병원, 보스턴아동병원, 다나파버 암연구소, 하워드휴스 의학연구소, 브라질 미나스레라이스 연방대, 상파울루대 공동연구팀은 스트레스가 어떻게 머리카락을 하얗게 만들고 탈모에 이르게 하는지를 밝혀내고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 23일자에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은 검은색 털을 가진 생쥐들에게 하루 4시간씩 5일간 극심한 스트레스를 준 뒤 털 색깔과 세포변화를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스트레스가 모낭에서 색소형성 줄기세포를 공격해 털 색깔을 빠르게 탈색시키고 털 굵기도 가늘게 만들어 탈모로 이어진다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스트레스는 교감신경계를 자극하고 그 때문에 과다분비된 특정 신경전달물질이 색소형성 줄기세포를 공격해 죽이거나 변형시켜 제 기능을 못하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기존에 알려진 것처럼 탈모, 탈색이 스트레스 호르몬으로 알려진 ‘코티솔’이나 면역체계 교란 때문에 생기는 것이 아니라는 설명입니다. 연구팀은 도시괴담에서 흔히 등장하는 공포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사람이 하루 만에 머리가 하얗게 변하는 것도 실제로 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학연구소, 웁살라대 의대, 팔룬종합병원, 단데리드종합병원 공동연구팀은 복부비만은 다발성 심장마비의 핵심원인이며 뇌졸중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를 유럽심장학회에서 발행하는 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유럽 예방심장학회지’ 21일자에 실었습니다. 지금까지 복부비만이 단발성 심장마비의 확실한 원인이라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었지만 심장마비 재발의 직접적 원인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연구팀은 스웨덴 심장질환 치료평가 데이터베이스에서 2005~2014년에 처음 심장마비를 일으켜 병원을 찾은 2만 2882명을 대상으로 약 4년간 추적조사를 했습니다. 연구팀은 두 번째, 세 번째 심장마비나 뇌졸중은 흡연, 당뇨병, 고혈압, 혈중지질, 체질량지수(BMI)보다 허리둘레, 즉 복부비만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확인했습니다. 이번 설 연휴는 오랜만에 보는 가족과 친지, 친구들 서로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감정과 건강을 해치는 덕담보다는 마주 보고 따뜻하게 손 한 번 잡아 주며 마음으로 안부를 묻는 그런 명절이 됐으면 합니다. edmondy@seoul.co.kr
  • 봉준호 美 인터뷰 “송강호 오스카 남우조연상 후보 불발 실망”

    봉준호 美 인터뷰 “송강호 오스카 남우조연상 후보 불발 실망”

    봉준호 감독 美 인터뷰가 공개됐다. 미국 매체 할리우드 리포트는 21일(현지시간) ‘기생충’ 봉준호 감독과 나눈 인터뷰를 공개했다. 이 인터뷰에서 봉준호 감독은 배우 송강호의 남우조연상 후보 불발에 실망감을 드러냈다. 봉준호 감독은 먼저 아카데미 시상식 6개 부문 후보에 오른 소감을 묻자 “특히 기술 부분을 인정받은 것 같아 매우 기쁘다”면서도 “우린 모두 송강호가 남우조연상에 노미네이트 될 거라 생각해 조금 실망했다. 송강호는 영화 전체를 아울렀다. 그가 항상 영화와 함께 있는 것 같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지난 1월 20일 오전 10시(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26회 미국배우조합상 시상식(Screen Actors Guild Awards, SAG)에서 최고 영예에 해당하는 앙상블상(Cast In A Motion Picture)을 품에 안았다. 시상식 수상소감이 화제가 된 것과 관련해선 “난 어떤 SNS도 하지 않는다. 그러나 사람들이 나에 대해 이야기하는 게 기쁘다”며 “기사를 읽고 미국의 젊은 관객들이 영화를 진정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을 알았다. 그건 매우 좋은 일이다”고 전했다. 봉준호 감독은 HBO와 함께 ‘기생충’을 TV 시리즈로 제작하기로 결정한 이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봉준호 감독은 “영화는 두 시간 러닝타임의 한계가 있다. 근데 영화에서 보여지는 장면 사이에는 많은 이야기가 있고, 각 캐릭터들의 전사들도 있다. 난 정말 5~6편의 영화를 통해 자유롭게 그런 생각들을 해보길 원했다. 잉마르 버그만 감독 작품 ‘화니와 알렉산더’는 극장 버전과 TV 버전이 있다”며 “TV 시리즈는 더욱 질 높고 확장된 영화로 만들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성전환’ 하사 “지지해 준 소속부대 감사”…전역 결정엔 법적 대응

    ‘성전환’ 하사 “지지해 준 소속부대 감사”…전역 결정엔 법적 대응

    ‘성전환 전역 결정’ 변희수 하사, 스스로 신상 밝혀“최전방 남아 나라 지키는 군인으로 계속 남고 싶다”군인권센터, 인사소청·행정소송 등 법적 대응 방침군 복무 중 성전환 수술을 받았다는 이유로 22일 전역 결정이 내려진 육군 하사가 스스로 신상을 공개하며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또 군의 결정에 아쉬움을 표하는 한편 자신의 결정을 지지해 준 소속 부대에 감사를 표했다. 육군 5기갑여단 변희수 하사는 이날 군인권센터에서 스스로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자신의 소속 부대와 이름도 밝혔다. 변희수 하사는 집 근처 인문계 고등학교 진학 대신 고향에서 먼 전남 장성의 부사관 특성화고에 진학할 만큼 어린 시절부터 나라와 국민을 수호하는 군인이 꿈이었다고 말했다. 성 정체성에 대한 혼란을 품고 있으면서도 국가에 충성하는 군인이 되고자 하는 마음 하나로 기숙사 생활부터 부사관학교 양성 과정, 초임 하사 시절의 어려움을 이겨냈다. 그러나 그는 성 정체성 혼란에 따른 정신적 한계에 부닥쳤다고 털어놨다. 이대로라면 간절한 꿈이었던 군 복무를 지속할 수 없겠다는 고민이 커져갔다. 결국 수도병원 정신과에서 진료를 받기로 결정했고, 진료·상담 결과 마음의 짐을 쌓아두지 말고 적극적으로 해결하라는 조언을 받으면서 성별 정정 과정을 밟기로 마음을 먹었다. 소속 부대에 정체성을 밝히는 것은 그에게 커다란 두려움이자 풀어야 할 숙제였다. 그러나 소속 부대에서는 곧바로 현역부적합심의를 진행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를 지지하고 응원해줬다. 변희수 하사는 “저의 군 생활 전체가 훌륭했다고 하긴 어렵지만 (훌륭한 군인이 되고자 하는) 결심이 섰다”면서 “주특기인 전차 조종에서 기량이 늘어 2019년 초반 소속 대대 하사 중 유일하게 ‘전차 조종’에서 A를 받았다”고 말했다. 또 참모부서로 보직이 변경된 뒤에는 공군참모총장 상장도 받았다. 그는 “소속 대대에서도 부담이 될 수 있는데도 성전환 수술을 위한 국외여행 허가를 승인해줬다”면서 “성전환 수술 이후에도 계속 복무할 수 있도록 상급부대에 권유했고, 상급부대인 군단에서도 육군본부에 같은 의견을 제출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자리를 빌어 저를 믿고 응원해주셨던 소속부대장님, 군단장님, 소속부대원, 모든 전우들에게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변희수 하사는 “계속 복무를 할 수 있게 된다면 용사들과 같이 취침하며 동고동락했고, 그 생활을 직접적으로 경험한 유일한 여군이 될 것”이라면서 “적재적소에 배치가 되면 그 시너지 효과 또한 충분히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군이 트랜스젠더 군인을 받아들일 준비가 미처 되지 않았지만 제가 사랑하는 군은 계속해 인권을 존중하는 군대로 진보 중”이라면서 “저를 포함해 모든 성소수자 군인들이 차별받지 않는 환경에서 각자 임무와 사명을 수행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성전환 수술을 받은 뒤 군단장이 그에게 ‘계속 복무를 하겠느냐, 아니면 부대 재배치를 원하느냐’라고 물었다고 한다. 변희수 하사는 “최전방에 남아 나라를 지키는 군인으로 계속 남고 싶다”고 답했다고 했다. 그는 “성별 정체성을 떠나 나라를 지키는 훌륭한 군인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모두에게 보여주고 싶다. 그 기회를 달라”고 덧붙였다. 군인권센터는 전날 인권위의 권고에도 군이 이날 전역 결정을 내린 데 대해 “단 1초도 우리 군 안에 트랜스젠더의 존재를 허락할 수 없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비판하며 전역 처분에 대한 인사소청, 행정소송 등 법적인 대응을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고유정 전 남편 살해’ 부실수사 논란 경찰서장 견책 처분

    ‘고유정 전 남편 살해’ 부실수사 논란 경찰서장 견책 처분

    당시 제주동부경찰서장 지난달 말 견책 처분사건 초기 실종확인·현장보존 등서 부실 지적고유정의 전 남편 살해 사건의 부실수사 논란과 영상 유출 등으로 지적을 받았던 당시 제주동부경찰서장(현 제주지방경찰청 정보화장비 담당관)이 경징계를 받았다. 22일 제주경찰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고유정 사건 수사를 지휘했던 박기남 전 서장은 지난달 견책 처분을 받았다. 견책은 경징계에 해당하는 처분으로 6개월간 승진 등이 제한된다. 박 전 서장은 고유정 사건 초기 부실수사 논란과 함께 고유정 체포 영상의 무단 유출 문제 등으로 감찰을 받았다. 견책 징계는 지난달 말 징계위원회에서 결정됐다. 지난해 8월 경찰청 진상조사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제주동부서 수사팀은 지난해 5월 26일 고유정의 전 남편 A(당시 36세)씨 실종신고를 접수한 뒤 범행 장소인 펜션까지 갔으나 인근 CCTV 위치만 파악하고 범행 내용을 뒤늦게 확인했다. 이에 대해 진상조사팀은 “고유정 수사팀이 고유정의 거짓말에 휘둘려 시간을 허비했다”면서 “CCTV 확인 우선순위 판단 등에 아쉬움이 있다”고 밝혔다.또 범행 장소 현장을 보존하지 않았고, 고유정을 긴급체포할 당시 이번 사건의 결정적 단서였던 졸피뎀의 존재도 인식하지 못한 점도 문제로 꼽혔다. 졸피뎀은 현 남편이 경찰에 전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서장은 고유정이 충북 청주에서 체포될 당시 영상을 일부 언론에 일방적으로 공개해 공보 규칙 위반 논란도 지적받았다. 사건 관련 영상 제공은 피의자 인권 문제 등의 이유로 본청, 지방청 등 내부 논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당시 고유정 사건을 수사했던 제주동부서 형사과장과 여성청소년과장은 경고 처분을 받았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서울신문 보도 그후] ‘미투’ 간호사 A씨…“성희롱만 인정한 법원, 아쉽지만 사용자 책임 인정해 다행”

    [서울신문 보도 그후] ‘미투’ 간호사 A씨…“성희롱만 인정한 법원, 아쉽지만 사용자 책임 인정해 다행”

    간호사에게 “가족끼리 키스하는 것 아니냐”는 발언한 전문의법원, “성희롱에 해당한다”수술방 신체접촉에는 “고의 인정 안돼” 판단법원이 수술 도중 의사와 간호사의 신체 접촉 이후 의사의 부적절한 발언이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보고 의사는 물론 해당 대학 병원에도 손해배상 의무가 있다고 결론 냈다. 다만 수술방에서의 신체 접촉은 고의적인 성추행을 할 여건이 아니라는 점에서 성추행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피해자 A씨는 22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판결문을 읽고 속상했지만 사용자 책임을 법원이 물었다는 점은 다행”이라고 말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93단독 박창희 판사는 지난 17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 간호사 출신 A(35)씨가 외과 전문의 B교수와 병원을 상대로 낸 민사소송에서 “B씨와 병원이 공동으로 5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앞서 A씨는 2013년 이후 수술실에서 B교수에게 수차례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해왔다. <2019년 9월 24일자 서울신문 보도 참조> 수술을 집도하는 B교수 옆에서 카메라를 잡는 역할을 한 A씨는 B교수가 팔꿈치로 자신의 가슴을 건드렸다고 주장했다. 이후 함께 학술대회에 참석했다가 이어진 술자리에서 B교수는 A씨에게 “그 정도는 괜찮지”, “가족처럼 편한데 가족끼리 키스하는 것 아니냐”등의 부적절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발언 이후에도 수술 도중 신체접촉을 느낀 A씨는 B교수는 물론 병원을 상대로도 소송을 냈다. 문제 제기 이후 8개월 간 4차례 부서 이동을 하는 등 병원과 동료들의 방관적 태도도 A씨에게는 상처가 됐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수술방에서 벌어진 신체 접촉은 성추행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레지던트와 다른 간호사 등 여러 명이 함께 있는 장소로 쉽게 해당 의사가 고의적 성추행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취지다. 다만 이후 성희롱적 발언은 인정했다. “(A씨가) 성적 수치심을 느낄 표현에 해당한다”고 결론 냈다. “문제제기 후 임의적인 부서이동 외에 다른 조치가 없었고 이동시킨 부서 중에는 B교수와 자주 마주치는 곳도 있었다”는 A씨의 주장도 인정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A씨는 “’미투’ 이후에도 인식 개선이 덜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어 “’수술방에서 고의적 접촉이 있을 수 없다’는 이번 판결이 앞으로 비슷한 사건에서 가해자들이 빠져나갈 구실을 만들어준 것 같아 아쉽다”고 덧붙였다. 또 A씨는 “7달 동안 4번이나 임의적으로 부서 이동이 됐고 그 과정이 내게는 고통이었는데 인정받지 못해 안타깝다”면서 “’미투’를 결심한 피해자들이 설 자리가 한정되어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토로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컨트롤타워 없는 분양가 상한제…성냥갑 아파트만 찍어낼 수밖에”

    “컨트롤타워 없는 분양가 상한제…성냥갑 아파트만 찍어낼 수밖에”

    5곳, 바뀌어야할 규제로 ‘상한제’ 꼽아 혈세 낭비 강박에 ‘헐값 SOC’도 비판 금융·법률 등 해외 사업지원 부족 호소 집값 급등 원인으론 ‘공급 부족’ 많아정부의 ‘12·16 역대급 집값 잡기 대책’에 이어 전월세 상한제, 다주택자 종부세 강화 등 하루가 멀다 하고 부동산 규제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친 집값’ 대책을 세우려면 실효성 등을 따져 보기 위해서라도 ‘시장 공급자’인 건설사의 목소리도 들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에 서울신문은 현재 건설사들을 힘들게 하는 정부 규제와 시장이 바라보는 부동산 정책 문제가 무엇인지 주요 건설사(삼성물산, 대림산업, 대우·현대·롯데·GS·포스코·SK·쌍용·효성건설) 10곳을 대상으로 21일 긴급 설문조사를 했다. 건설사 10곳 중 5곳은 ‘바뀌어야 할 정부 정책’으로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꼽았다. A건설사는 “분양가 자율화 당시 조경, 커뮤니티 시설 등 특화설계를 통한 ‘아파트 고급화’로 도시개발에 이바지한 면도 크다”면서 “하지만 이제는 주택 품질·외관 디자인 향상을 포기하고 ‘성냥갑 스타일’로 갈 확률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B건설사도 “새 아파트 선호나 대도시 집중현상은 가속화될 것이므로 유효한 도심지 공급 대책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분양가를 제대로 관리하려면 통일된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왔다. 지금은 분양가 상한제는 지방자치단체가, 고분양가 관리는 주택도시보증공사가 담당한다. ‘헐값 정부공사’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C건설사는 “정부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을 맡으면 기획재정부 등이 ‘혈세 낭비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관행적으로 공사비를 삭감한다”면서 “공사 기간이 늘어났는 데도 사무소 운영 등 간접비를 제대로 주지 않는 것도 일종의 갑질”이라고 비난했다. D건설사는 “업체 손실을 기반으로 한 ‘최저가 입찰 제도’를 유지하는 것도 문제”라면서 “설계나 디자인의 미래 가치나 개발 가능성은 따지지 않고 무조건 ‘옵션 없이 제일 싼 깡통차’만 내놓으라는 식이라 장기적으로 건설 발전을 가로막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건설사들은 해외 지원에 대한 아쉬움도 토로했다. 해외 수주를 위한 개발사업 초기 단계 시 지원 프로그램이 부족하거나 조건 문턱이 높다는 것이다. E건설사는“금융 조달, 현지 법률 등에 대한 지원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또 해외 공사 특성상 노동 환경이 천차만별인데 무조건 주 52시간제를 지키라고 요구하면 해외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호소도 나왔다. ‘집값 급등의 직접적인 원인’을 묻는 질문(중복 가능)에 ‘주택 공급 부족’(6표)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풍부한 유동자금’(4표), ‘규제로 인한 풍선효과’(3표), ‘고분양가·기타’(0표) 순이었다. G건설사는 “내 집 마련을 희망하는 수요는 변함없는데 도심 지역 재개발·재건축 조건은 까다롭고 공급은 부족하니 당연히 집값이 오르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정부가 내놓을 추가 대책’에 대해 대다수 건설사는 ‘9억 미만 대출 규제 확대’, ‘분양가상한제 추가 지정’, ‘보유세 강화’, ‘재건축 연한 확대’나 ‘재개발 이주비 제한’ 등을 꼽았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신라는 무슬림 포용했는데… 지금은 차가운 시선 아쉬워”

    “신라는 무슬림 포용했는데… 지금은 차가운 시선 아쉬워”

    “알라(하느님)의 말씀인 쿠란에는 ‘누구에게도 종교(이슬람교)를 강요해선 안 된다’고 쓰여 있습니다. 아무리 교리가 좋아도 억지로 신앙을 믿게 하면 행복할 수 없기 때문이죠. 무력으로 종교를 이식하려는 극단주의 무장단체들은 무슬림이 아닙니다. 그들은 알라의 말씀을 지키지 않는 자들이라는 사실을 아셔야 해요.” 우리 민족 최대 명절인 설을 앞둔 지난 17일. 인천의 명물인 구월동 도매시장 거리의 한 건물에 자리잡은 ‘인천평화성원’에서 조촐하게 무슬림 예배가 진행됐다. 이날은 금요일로 전 세계 이슬람 신자들의 합동 예배일이다. 한국에서는 금요일이 평일이다 보니 무슬림이 예배에 참석하기가 쉽지 않다. 이날 성원에 온 신자는 모두 5명. 머리에 ‘이마마’로 불리는 모자를 쓰고 설교대에 앉아 아랍어로 능숙하게 예배를 이끄는 이가 눈길을 끌었다. 바로 박동신(34) 이맘. 한국인이다. 이맘은 무슬림 종교 공동체를 이끄는 지도자로 기독교의 신부나 목사에 해당한다. 최근 이슬람 국가인 이란이 미국과 전쟁 직전 상황까지 치닫는 갈등을 빚고 있던 터라 그의 설교가 더욱 가슴에 와닿았다. 그는 지난해 말 우리나라 사람으로는 처음으로 이슬람 성원을 열었다. 무슬림이라고 하면 ‘알카에다’ 등 테러조직이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를 외치는 모습을 떠올리는 대한민국에서 어떻게 이슬람 신자로 살겠다고 마음먹었는지 궁금했다. 그에게서 직접 ‘무슬림으로 사는 법’을 들어 봤다.●“목사 꿈 접고 이슬람에서 해답 찾아” 기원전 17세기 인류 문명의 중심이던 메소포타미아 우르에 살던 아브라함(생몰연대 미상)에게 자신을 유일신으로 칭하는 ‘야훼’가 나타났다. 유일신은 “고향을 떠나 미지의 땅에서 새 민족을 세우라”고 명했다. 아브라함은 그의 말에 순종해 팔레스타인 가나안 지역에 정착했다. 이 이야기로 시작하는 신앙을 학계에서는 ‘아브라함 계통의 종교’라고 부른다. 유대교와 기독교(가톨릭·개신교), 이슬람교가 대표적이다. 세 종교는 모두 같은 신을 믿는다. 신자 수는 기독교 24억명, 이슬람교 18억명, 유대교 1500만명 정도로 전 세계 인구(약 77억명)의 절반이 넘는다. 이 가운데 이슬람교는 선지자 무함마드(570~632)를 신의 마지막 사도로 여기는 종교다. 무슬림은 아담과 이브, 아브라함, 모세 등이 본래 이슬람 신자였다고 본다. 박씨의 하루는 기도로 시작한다. 보통 오전 5시쯤 잠에서 깨 깔개 위에서 절을 하며 “알함두릴라”라고 되뇐다. 아랍어로 ‘찬양한다’는 뜻이다. 다른 무슬림과 마찬가지로 하루 다섯 번 이슬람의 성지인 메카(사우디아라비아)를 향해 기도한다. 그는 ‘함양 박씨 문원공파’로 부산에서 태어난 토종 한국인이다. 목사가 되는 것이 꿈이었지만 존재에 대한 의문이 풀리지 않아 고민이 컸다고 한다. 오랜 방황 끝에 그 해답을 이슬람에서 찾았다고 말했다. “아버지는 안식교를 믿으셨고 어머니도 장로교 신자셨어요. 친척들의 종파도 다양했습니다. 어려서부터 기독교 안에서 자랐어요. 하지만 성경에는 분명 모순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20대가 돼서도 이 문제가 풀리지 않아 많이 힘들었어요. 결국 ‘나무보다는 숲을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아브라함 계통의 종교들을 차근차근 살폈습니다. 본래의 하느님을 온전히 드러낸 종교는 이슬람이라는 결론을 얻을 수 있었죠. 2009년 12월 한국 이슬람교 중앙성원(이태원)을 통해 입교했습니다.” ●10년 가까이 중동 유학… 어머니도 개종 무슬림이 되긴 했지만 ‘열정만으로 진리에 도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박씨는 1년 뒤 한국을 떠나 유학길에 올랐다. 터키(2011~2012)를 시작으로 사우디아라비아(2012~2015), 요르단(2015~2017), 이집트(2017~2019) 등을 다녔다. 대학과 모스크 등에서 아랍어와 이슬람 교리를 습득했다. 현지에서 돈을 벌며 공부하다 보니 시간도 길어졌고 어려움도 컸단다. 하지만 ‘덕이 있으면 외롭지 않고 반드시 돕는 이가 있다’고 했던가. 마지막 목적지인 이집트에서 만난 한 퇴직군인이 이역만리에서 고군분투하는 박씨가 안쓰러웠던지 크고 작은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나중에는 자신의 딸까지 소개해 줬다고 한다. 지금의 아내인 올라(28)씨다. “이슬람교를 믿게 되면서 제 삶은 180도 변했습니다. 진정한 한 분의 신을 섬기며 쿠란에 기록된 선행을 행하자 삶이 긍정적으로 바뀌었고 진정한 행복도 느끼게 됐어요. 처음에는 가족들의 걱정이 컸습니다. 지금은 돌아가신 아버지의 반대가 특히 심했죠. 하지만 ‘부모에게 최선을 다하며 짜증을 내거나 질책하지 말라’는 쿠란의 구절을 지키며 변화된 모습을 보여드리자 결국 아버지도 제 종교를 인정해 주셨어요. 어머니는 저를 따라 무슬림이 되셨죠.” 지난해 아내와 한국으로 온 박씨는 어머니가 사는 인천에 터를 잡고 가정 예배를 시작했다. 2013년 그가 개설한 유튜브 채널 ‘한국이슬람방송’ 등을 보고 무슬림 출신 이주 노동자들이 하나둘 찾아왔다. 신자가 많은 날에는 30명 가까운 무슬림이 박씨의 집을 방문했다. 예배 공간이 부족해지자 지난해 말 자비로 조그마한 사무실을 빌려 인천평화성원을 세웠다. 우리나라에 50~60곳의 이슬람 성원이 있지만 한국인이 세우고 직접 운영하는 성원은 거의 없다. 2009년 이슬람교에 입교한 지 정확히 10년 만에 이룬 성과여서 의미가 남다르다고 그는 자평했다. 물질적으로 풍요롭지는 않지만 마음만은 누구보다도 부자인 것 같다며 흐뭇해했다. ●천년 넘은 이슬람교와의 역사 원래 이슬람교는 우리 민족과 가까웠다. 845년 중동의 지리학자 이븐 쿠르다드비가 쓴 ‘왕국과 도로 총람’에는 “상당수 아랍인들이 신라를 동경해 한반도로 이주했다”고 적혀 있다. 고려시대에도 무슬림 수만 명이 벽란도와 개성 일대에 모여 살았는데, 이들은 ‘예궁’이라는 모스크를 짓고 종교 활동도 했다. 고려가요 ‘쌍화점’에도 무슬림이 등장한다. 쌍화란 튀르크계 만두의 일종이다. 고려 여인이 쌍화점(만두 가게)에 음식을 사러 들어갔더니 무슬림 주인이 그의 손을 덥석 잡으며 유혹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우리나라의 국호인 ‘코리아’는 당시 무슬림 상인들이 고려를 부르던 아랍어다. 금속활자와 고려 인삼도 무슬림이 전 세계로 퍼뜨렸다. 조선왕조실록에는 세종이 수시로 무슬림 지도자를 초청해 쿠란을 낭송하고 기도를 올리게 해 국가의 안녕을 바랐다는 기록이 나온다. 한국 이슬람교 중앙성원 등에서 추정하는 한국인 무슬림은 3만 5000명 정도다. 하지만 하루 다섯 번 예배를 보고 평생에 한 번은 다녀와야 하는 메카 순례를 경험한 ‘진짜’ 무슬림은 몇 백명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에서 이슬람교에 대한 차가운 시선을 극복하고 신자로 살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방증이다. “과거 중동에서 건설 붐이 일었을 때 일부 공사는 무슬림만 참가할 수 있었거든요. 이때 한국인 노동자들이 사업상 이유로 대거 입교했다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한국에 와서도 종교 활동을 이어가는 것 같지는 않아요. 이맘은 종교 공동체에서 추대 형식으로 선출되기에 무슬림 수십~수백명당 한 명씩 나오게 돼 있어요. 한국인 무슬림이 3만명이라면 한국인 이맘도 수백명은 돼야 정상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 한국인 이맘은 저를 포함해 3명에 불과해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뜻이죠.” ●세계는 기독교와 이슬람교 간 화해 분위기 현재 세계는 조금씩이나마 기독교와 이슬람교 간 화해를 모색하고 있다. 가톨릭 수장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틈날 때마다 “아브라함의 하느님을 믿는 형제들”이라며 무슬림을 언급한다. 영국에서는 일부 성공회 교회가 금요일마다 이슬람 신자들에게 예배 공간을 빌려준다. 다만 한국에서는 신자 수 기준 세계 2위 종교를 위험하다고만 여기는 것 같아 아쉬움이 크다고 그는 전했다. “진정한 이슬람에는 강요가 없습니다. 헌금도 요구하지 않아요. 이슬람 교계에서도 모두가 힘을 합쳐 테러리즘 근절에 앞장서고 있어요. 한국인들이 이슬람교를 받아들이지 않는 건 개인의 선택이자 권리이기에 존중합니다. 다만 이슬람 세계에 대한 학문적인 연구 등을 객관적으로 검증하고 토론할 수 있는 사회 분위기만큼은 꼭 마련됐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중동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은 세계화 시대에서 대한민국이 지속적으로 성장 발전할 좋은 전략이 아닐까 싶습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건설사를 힘들게 하는 규제 물었더니...

    정부의 ‘12·16 역대급 집값 잡기 대책’에 이어 전월세 상한제, 다주택자 종부세 강화 등 하루가 멀다 하고 부동산 규제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친 집값’ 대책을 세우려면 실효성 등을 따져보기 위해서라도 ‘시장 공급자’인 건설사의 목소리도 들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에 서울신문은 현재 건설사들을 힘들게 하는 정부 규제와 시장이 바라보는 부동산 정책 문제가 무엇인지 주요 건설사(삼성물산, 대림산업, 대우·현대·롯데·GS·포스코·SK·쌍용·효성건설) 10곳을 대상으로 21일 긴급 설문조사를 했다. 건설사 10곳 중 5곳은 ‘바뀌어야 할 정부 정책’으로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꼽았다. A건설사는 “분양가 자율화 당시 조경, 커뮤니티 시설 등 특화설계를 통한 ‘아파트 고급화’로 도시개발에 이바지 한 면도 크다”면서 “하지만 이제는 주택 품질·외관 디자인 향상을 포기하고 ‘성냥갑 스타일’로 갈 확률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B건설사도 “새 아파트 선호나 대도시 집중현상은 가속화 될 것이므로 유효한 도심지 공급대책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분양가를 제대로 관리하려면 통일된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왔다. 지금은 분양가 상한제는 지방자치단체가, 고분양가 관리는 주택도시보증공사가 담당한다. ‘헐값 정부공사’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C건설사는 “정부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을 맡으면 기획재정부 등이 ‘혈세 낭비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관행적으로 공사비를 삭감한다”면서 “공사기간이 늘어났는데도 사무소 운영 등 간접비를 제대로 주지 않는 것도 일종의 갑질”이라고 비난했다. D건설사는 “업체 손실을 기반으로 한 ‘최저가 입찰 제도’를 유지하는 것도 문제”라면서 “설계나 디자인의 미래 가치나 개발 가능성은 따지지 않고 무조건 ‘옵션 없이 제일 싼 깡통차’만 내놓으라는 식이라 장기적으로 건설 발전을 가로막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건설사들은 해외지원에 대한 아쉬움도 토로했다. 해외 수주를 위한 개발사업 초기 단계 시 지원 프로그램이 부족하거나 조건 문턱이 높다는 것이다. E건설사는“금융 조달, 현지법률 등에 대한 지원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또 해외공사 특성상 노동환경이 천차만별인데 무조건 주 52시간을 지키라고 요구하면 해외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호소도 나왔다. 미세먼지 등 특수상황을 고려해달라는 주문도 있었다. F건설사는“미세먼지 저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으로 공사기간이 줄어드는데 공정률이 25% 이상 지면되면 사고사업장으로 분류돼 피해를 본다”며 “건설사업장 공정률에 따라 제도를 완화했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집값 급등의 직접적인 원인’을 묻는 질문(중복가능)에 ‘주택공급 부족’(6표) 응답이 가장 많았다.이어 ‘풍부한 유동자금’(4표), ‘규제로 인한 풍선효과’(3표), ‘고분양 및 기타(0표) 순이었다. G건설사는 “내집마련을 희망하는 수요는 변함없는데 도심 지역 재개발·재건축 조건은 까다롭고 공급은 부족하니 당연히 집값이 오르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정부가 내놓을 추가대책’에 대해 대다수 건설사는 ‘9억 미만 대출 규제 확대’, ‘분양가 상한제 추가지정’, ‘보유세 강화’, ‘재건축 연한 확대’나 ‘재개발 이주비 제한’ 등을 꼽았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청년 정치인 국회 입성 땐 세단 줄고 킥보드 늘 것”

    “청년 정치인 국회 입성 땐 세단 줄고 킥보드 늘 것”

    “21대 진영논리 벗어나 세대교체 이뤄야…문희상 아들 ‘세습’ 공정인지 묻고 싶다”“검은색 고급 세단이 줄고 따릉이와 전동킥보드가 늘어날 겁니다.” 청년을 위한 정당을 표방하는 미래당 김소희(36) 공동대표는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 한 카페에서 진행된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청년 정치인들이 국회에 입성하면 어떤 점이 가장 먼저 변할 것 같으냐’는 질문에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국회가 굉장히 넓은데도 킥보드를 타고 다니는 의원은 한 명도 없다는 점을 들어 ‘국회가 노쇠했다’는 것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김 대표는 “21대 총선에서 ‘여야심판론’을 넘어 진영논리와 이념에서 벗어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정치의 세대교체를 이뤄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2017년 탄생한 미래당의 원내 진입 가능성은 낮게 보면서도 20~40대 정치인이 의원 정수 300명 중 20명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비례만큼은 전부 2040으로 채워야 한다”면서 “국회 각 상임위원회에 한 명씩이라도 들어가 청년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청년정책을 통합·체계적으로 추진하도록 하는 ‘청년기본법’이 지난 9일 국회에서 통과된 데 대해 반가움을 표하면서도 아쉬움을 숨기지 않았다. 김 대표는 “청년 정치인이 20명만 있었어도 국회 개원 후 청년기본법이 더 빨리 통과됐을 것”이라며 “제도가 자리를 잡고 새싹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이 4년 늦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50~60대 국회의원들이 청년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는 없다고 했다. 독재라는 거악과 싸우며 ‘동지 아니면 적’이란 이분법적 논리에 익숙한 시대를 살아온 기성세대는 ‘조국 사태’ 때도 청년들에게 “서초동이냐, 광화문이냐”만 주로 물었다는 게 김 대표의 생각이다. 김 대표는 “기성 정치와 진영논리에 지친 청년들의 목소리를 청년 정치인들이 연대해 키워 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문희상 국회의장의 아들인 문석균(49)씨의 ‘세습정치’ 논란에 대해서도 “대형마트를 그대로 인수받으면서 창업했다고 한다”며 “(미래당처럼) 손수 어렵게 일군 조그마한 가게를 옆에 두고, 창업했으니 경쟁하자는 것이 공정인지 묻고 싶다”고 꼬집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울산시, 송병기 경제부시장 직권면직 처분

    울산시, 송병기 경제부시장 직권면직 처분

    ‘청와대 하명수사·선거개입 의혹’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이 직권면직됐다. 울산시는 14일 오후 3시 인사위원회를 열고 송 부시장에 대한 직권면직 의견청취의 건에 대해 논의한 결과 현 상황에서 직무를 수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직권면직을 의결했다. 시는 경제부시장 공석에 따른 업무 공백을 최소화하려고 김노경 일자리경제국장을 직무대리로 지정했다. 별정직 공무원인 송 부시장은 대통령령인 ‘지방 별정직 공무원 인사 규정’에 따라 직권면직 처분을 받았다. 이 규정은 ‘징계 또는 징계부가금(공금 횡령 등에 대한 변상) 사유가 있으면 직권으로 면직하거나 징계 또는 징계부가금 부과 처분을 할 수 있다’고 명시해놓고 있다. 송 부시장은 울산 남구갑에 출마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그는 그동안 검찰 수사 과정에서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려고 총선에 출마하겠다는 의지를 주변에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총선 출마도 쉽지 않다. 현재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데다 정치적 기반도 없기 때문이다. 송 부시장은 이날 시청 업무 게시판에 도종환 시 ‘흔들리며 피는 꽃’을 소개하며 올린 ‘사랑하는 동료 여러분’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모든 아쉬움을 뒤로 하고 이제 저는 떠난다”며 “저로 인한 동료들의 계속되는 어려움과 울산호의 흔들림을 더는 두고 볼 수 없기 때문”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박지원 “보수대통합 추진은 하지만 어려울 것… 문제는 박근혜”

    박지원 “보수대통합 추진은 하지만 어려울 것… 문제는 박근혜”

    “탄찬파·518 북한폭도설 세력 여전… 보수대통합 전망 어둡다”“4+1 위력으로 검찰개혁·선거제 개편·민생법안 처리” 자평北 김계관 ‘南 설레발’ 언급… “너무 심해 기분 나빠”박지원 대안신당 의원이 14일 “추미애 법무부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만나서 협력해서 좋은 검찰개혁을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추 장관이 제 생각보다도 센 검찰 고위직 인사를 단행했지만, 검찰은 항명파동 없이 수용하고 있다”고 진단한 뒤 “임명권자인 문재인 정권의 성공, 또 두 분을 위해서라도 법무부장관과 검찰총장이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 의원은 이어 “검찰이 지금까지 검찰권을 과다하게 행사한 것을 부인할 수는 없고, 청와대에 대해 포괄적 압수수색 영장을 내준 사법부도 문제”라면서 “국민이 바라는 건 검찰이 정당한 수사를 하되 먼지털이식, 인권을 침해하고 국민 행복을 파손하는 수사는 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을 중심으로 한 보수통합 논의가 시작된 가운데 박 의원은 “추진은 되겠지만, 통합이 될지 전망은 어둡다고 본다”고 내다봤다. 박 의원은 유승민 새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이 제시한 ‘보수재건 3원칙’(탄핵의 강 건너기, 개혁보수로 나아가기, 새 집 짓기)을 장애요인으로 평가했다. 박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 잘못 됐다고 주장하고, 5·18 민주화운동을 아직도 북한 폭도가 일으켰다고 믿는 세력과 연대하기 힘들 것”이라면서 “박근혜 탄핵의 정당성을 인정하는 통합이 이뤄지면 한국당 내 친박 세력이 나가는 등 분열될 것”이라고 했다. 역으로 바른미래당 잔류파, 민주평화당, 대안신당 등의 통합 움직임에 대해 박 의원은 “망하면 길이 보인다”면서 “이 3개 당은 망해가고 있는 중이어서 여전히 서로 대표가 되려고 하고, 자신의 당이 중심이 되려 하지만 더 망하면 (통합을) 추진하게 될 것”이라고 제시했다.전날 검·경수사권 조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것을 박 의원은 “4+1 합의의 성과물”이라고 자평했다. 박 의원은 “문재인 정권 출범 직후 논의됐던 진보세력 연정이 이뤄졌다면, 187석을 확보해 국회선진화법 개정, 법과 제도에 의한 (사회)개혁, 개헌까지 성공했을 것”이라면서 “그 기회를 놓치고 지난 2년 동안 한국당에 발목잡혀 법과 제도에 의한 개혁을 아무 것도 못했지만 이번 4+1 합의로 검찰개혁, 선거법 개편, 정세균 신임 총리 인준까지 무난하게 마쳤다”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또 “황교안 한국당 대표의 무능, 그의 리더십 부재로 큰 개혁이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북한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생일 축하 친서를 직접 받았다. 남한은 끼어들지 말라”고 면박을 준 상황에 대해 박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리 따로 친서를 보냈다고 언질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표시했다. 이어 박 의원은 북한 김계관 외무성 고문의 ‘설레발’ 발언에 대해 “이 따위 용어를 쓰는 (북한이) 정상국가 가려면 멀었다”고 비판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호르무즈 파병’ 한일 상반된 결정 왜

    ‘호르무즈 파병’ 한일 상반된 결정 왜

    日, 이란과 사전 정지작업… 국제사회 기여 노려 韓, 파견 최대 미뤄… “日 참고 조만간 결론 낼 것”호르무즈 파병을 두고 한국은 결정을 최대한 미루는 반면 일본은 해상자위대 파견을 실행에 옮기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앞서 미국은 지난해 6월 호르무즈해협에서 유조선 피격 사건이 발생하자 이란을 배후로 지목하고 민간 선박 안전 항행을 위해 우방국에 호위연합체 동참을 요구했다. 지난해 12월 각료회의에서 호위함 1척과 P3C 초계기 2척으로 구성된 총 260명 규모의 해상자위대 독자 파병을 결정한 일본은 지난 11일 해상자위대를 파견했다. 일본의 신속한 결정은 이란과의 관계를 위한 사전 외교적 노력에 집중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아베 신조 총리는 지난해 6월과 같은 해 12월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을 만났다. 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은 “파병은 현실적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는데 그 과정에서 한국도 이란과의 외교적 노력을 더 기울였어야 했다는 아쉬움이 있다”며 “일본 사례를 참고한 독자 파병 방안이 조만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물론 일본의 정치적 의도도 영향을 미쳤다. 군 관계자는 “일본은 평화헌법을 개정해 보통국가 군대를 보유하기 위해 자신들이 국제사회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은 고심을 거듭하는 모양새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13일에도 “현재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북핵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미국의 협력이 절실한 데다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 협상과 관련 동맹에 대한 기여도를 강조하기 위해서는 어떤 형태든 참여가 불가피하다. 하지만 파병이 이뤄지면 이란과의 관계 악화는 물론 중동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재외국민과 기업의 안전도 위협받을 수 있다. 일본이 미국 주도 호위 연합체에 참여하지 않고 ‘조사·연구’ 목적 호위함 1척만 파견하기로 한 것도 같은 이유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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