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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은 체제 ‘체육 강국’ 과시·‘엘리트 탈북’ 차단 다목적 포석

    김정은 체제 ‘체육 강국’ 과시·‘엘리트 탈북’ 차단 다목적 포석

    北 이미지 개선 비공식 다각 접촉… ‘金, 특별지시’ 가능성·이행 주목 북한이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리는 하계올림픽 개막식 참가를 위한 대표단의 단장으로 ‘권력 핵심’ 인물인 최룡해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을 보낸 것은 북한 대내외 상황을 감안한 다목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재확인됐듯 ‘국제사회 대 북한’ 구도가 분명해진 상황에 전 세계인의 시선이 집중되는 올림픽 현장에서 체제를 홍보하는 한편 실세인 최 부위원장이 직접 현장을 방문해 최근 빈발하는 ‘엘리트 탈북’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목적도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최 부위원장의 리우행은 명목상 그가 북한의 체육 관련 사업을 총괄하는 국가체육지도위원장직을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정·군 핵심 인사들이 대거 위원으로 포함된 국가체육지도위원회는 이번 리우올림픽 참가를 위한 선수 육성 사업을 펼쳐 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 부위원장은 1989년 세계청년학생축전 준비위원장을 맡았고 조선축구협회 위원장, 조선청소년태권도협회 위원장으로 활동하는 등 체육계 경력도 적지 않다. 북한 김정은 체제가 강조하는 ‘체육 강국’의 의지를 대외에 과시하고 국제사회의 이목을 끌기에 적합한 인물인 셈이다. 최 부위원장의 일정은 개막식을 제외하고는 알려져 있지 않다. 다만 권력 실세이자 대외 인지도가 높은 그가 직접 리우 현장을 방문하는 만큼 뭔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특별지시’를 받아 이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 부위원장이 리우에서 우호 관계에 있는 국가 대표단 등을 중심으로 북한의 이미지 개선을 위한 비공식 접촉을 다발적으로 벌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일각에서는 최 부위원장의 리우행이 잇단 엘리트 탈북과 관련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4월 중국에서 벌어진 북한 해외 식당 종업원들의 집단 탈북을 시작으로 최근 ‘고위층 탈북설’까지 잇따르는 등 북한 체제에 이상기류가 계속 감지되고 있다. 31일 통일부에 따르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 2270호 채택 이후인 올 2분기의 탈북자 수는 407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가량 급증했다. 특히 최근에는 장성급 인사의 정치적 망명설과 함께 홍콩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 참가했던 북한의 18세 수학 영재가 망명을 신청했다는 현지 언론의 보도가 나오는 등 나름의 선별을 거친 엘리트층의 이탈 조짐이 확산되고 있다. 군 장성 탈북설 등이 사실로 밝혀지면 나름대로 북한 사회에서 성공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던 집단들의 분열과 동요가 상당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번 리우올림픽에 북한은 육상과 수영, 탁구, 레슬링, 양궁, 체조, 역도, 유도, 사격 등 9개 종목에 31명의 선수를 출전시켰다. 선수 상당수는 우리 국군체육부대에 해당하는 ‘4·25체육단’ 소속인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이들이 올림픽 도중 ‘돌발 행동’을 벌이면 북한 엘리트 사회는 더 동요할 수 있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김정은 집권 이후 체제 공고화 목적으로 계속된 당과 군 고위층의 숙청을 보며 ‘나도 언제든 신변에 위해를 받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북한 내부에서 증폭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도 “김 국무위원장이 집권 이후 보여 줬던 통치 방식의 문제,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 속에서도 성과를 독려하는 고위층에 대한 내부적 압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현상으로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사설] 탈북 영재 한국행, 외교 당국 총력 기울이라

    북한이 4차 핵실험 이후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 국면에서 북한의 18세 수학 영재를 비롯해 장성급 인사 등의 망명 요청 소식이 심심치 않게 들린다. 북한 주민의 탈북이 일반적으로 경제적 기회를 찾아 나선 ‘생계형’ 탈북이라면 최근 불거진 일련의 사건은 북한 중산층 이상의 엘리트 계급의 동요를 시사한다는 시각이 많다. 북한 수학 영재의 경우 홍콩에서 열린 국제수학올림피아드 대회에 참가했던 학생으로 알려졌다. 이 대회에 세 차례 출전한 리정열군과 두 차례 출전한 리명혁군 등 2명 중 한 명이라는 관측이 나도는 가운데 홍콩 명보(明報) 등 현지 언론들은 대회 폐막식 직후인 지난 16일 저녁 숙소에서 실종됐고 이후 한국 총영사관에 망명 신청을 했다고 보도했다. 과학기술강국을 목표로 내걸고 있는 북한에서 장래가 촉망되는 수학 영재가 탈북에 나선 것은 국제사회의 제재로 극도로 고립된 상황에서 자신의 미래를 걱정했을 것이란 추론이 가능하다. 하지만 문제는 탈북자들의 한국행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홍콩은 1997년 중국으로 주권이 반환된 뒤에도 2047년까지는 영국 식민지 때의 정치, 입법, 사법 체제를 유지하는 특별행정구역이다. 일국양제(一國兩制) 원칙에 따라 홍콩기본법의 적용을 받지만 외교와 군사 문제는 중국 정부가 결정한다. 북·중 간은 강제송환 조약을 체결한 상황이고 탈북자의 난민 신분을 인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중국 정부가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와 관련해 한·중 간 외교 갈등이 확대일로에 있다. 최근 폐막된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에서 보듯 중국은 ‘북한 껴안기’를 통해 불만을 한국 정부에 표출하고 있고 경제 보복 가능성도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과거에도 탈북자 문제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이라 우여곡절이 많았다. 한·중 관계가 불편하거나 북·중 관계가 개선되는 시점에서 탈북자들의 한국행이 좌절됐고 북송으로 이어진 사례도 적지 않았다. 중국이 사드 갈등을 빌미로 인도주의적 접근을 포기하고 정치적 압박용으로 탈북자 문제를 활용해서는 안 된다. 중국은 한국민들의 감정을 건드리는 치졸한 외교에서 벗어나야 하고 우리 외교 당국은 중국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18세 수학 영재 등 탈북자들의 한국행을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 [사설] 中 실익 없는 ‘사드 몽니’로 체면 구길 텐가

    중국이 사드의 한반도 배치 결정에 못마땅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최근 끝난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도 중국은 정색을 하고 반발하는 모습을 보였다. 사드는 북한의 핵무기와 이 가공할 무기를 실어 나를 미사일이 한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데 따른 자위권적 조치다. 1200㎞ 정도인 사드 레이더의 탐지 범위에 영토의 일부가 들어가는 중국의 심사가 편할 리 없다는 것은 이해하고도 남는다. 하지만 자신들은 탐지 거리가 5500㎞에 이르는 초대형 장거리 조기경보 레이더를 이미 2008년부터 가동하고 있지 않은가. 그러니 누가 봐도 중국의 반발이 설득력 있다고 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한국에 대한 경제 보복으로 의심을 사기에 충분한 조짐이 여기저기서 나타나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은 그제 중국 장쑤성의 부성장과 만나기로 했지만, 중국 측이 갑작스럽게 취소해 회동이 무산됐다고 한다. 방통위 부위원장은 장쑤성 부성장과 방송 콘텐츠 교류 및 공동 제작 활성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중국 측이 불과 이틀 전 “갑자기 베이징 일정이 생겨 만날 수 없다”고 통보했다는 것이다. 국제 교류의 관행에서 벗어나도 크게 벗어났다는 점에서 보복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방송위 안팎에서는 한류 콘텐츠 수입 정책을 총괄하는 중국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이 전과 다른 자세를 보이고 있는 데 따른 우려도 적지 않다고 한다. 우리 가수들의 중국 공연이 난관에 부딪히고 있는 것은 물론 방송사와 프로그램 제작사들도 콘텐츠 판매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중국 칭다오 시는 대구 ‘치맥 축제’에 확실치 않은 이유를 들어 불참 의사를 통보했다. 모두 사드의 한반도 배치 결정이 내려진 이후 일어났으니 우연으로만 돌리기는 어렵다. 국제 관계에서 국익이 결정적으로 침해됐다고 생각할 때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는 것은 당연하다. 중국도 핵심 이익이 중대한 도전에 직면할 때마다 적극적으로 경제 보복에 나섰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중국 지도부는 사드의 한반도 배치 목적이 생존권 확보에 있지 결코 이웃 나라 국익을 침해하는 데 있지 않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새겨야 한다. 방송 콘텐츠 교류의 불발은 중국의 미래 관련 산업의 발전을 오히려 저해하고, ‘치맥 축제’ 불참 역시 세계적인 ‘맥주 도시’ 칭다오에 불이익으로 작용할 뿐이다. 주요 2개국(G2)의 한 축으로 올라선 중국이 아닌가. 명분도 없고 실리도 없는 일에 몽니를 부려 체면을 구길 이유는 없다.
  • 北, ARF 의장성명 뒤집기 실패

    외면 당한 리용호 좌석 변경 ‘굴욕’ 北, 또 난수 방송… 공작원용인 듯 북한 핵·미사일에 대한 우려를 담은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의장성명이 회의 폐막 다음날인 27일 채택되자 이에 불만을 품은 북한이 성명 문구 수정을 시도했다가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관계자는 29일 기자들과 만나 “북한은 ARF 의장성명 발표 후 의장국인 라오스에 강한 불만을 제기했는데 라오스가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올해 ARF 의장성명에는 핵실험 일자가 명시됐고 북한 핵·미사일에 대한 우려와 북한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준수를 촉구하는 내용까지 포함됐다. 우리 정부가 강조해 온 내용이 사실상 모두 반영되자, 북한 측은 외교전에서의 ‘완패’를 막기 위해 친북 국가이자 올해 의장국인 라오스를 통해 자신들의 뜻을 관철시키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 라오스는 전날 오전 문안 수정을 위한 회의 일정을 공지했으나 점심 즈음 회의가 취소됐다고 알렸다. 북한을 달래기 위해 형식적으로 회의를 소집한 뒤 다른 회원국 등의 반발을 근거로 다시 취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라오스는 북한과의 양자 협의에서 “모든 회원국이 동의했고 이미 발표된 문안이라 수정할 수 없다”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리용호 외무상은 이번 ARF에서 중국 왕이 부장과의 밀착을 과시했지만 다른 참가국들로부터는 ‘왕따’에 가까운 외면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5일 환영 만찬에는 한 외교장관이 리 외무상과 가까이 앉을 수 없다며 라오스 측에 자리 변경을 요구해 좌석 배치가 바뀌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북한은 이날 또다시 난수 방송을 재개했다. 북한 평양방송은 정규 보도를 마친 오전 1시 15분(한국시간)부터 12분간 여성 아나운서의 목소리로 “27호 탐사대원을 위한 원격교육대학 수학 복습과제를 알려드리겠습니다”라며 “459페이지 35번, 913페이지 55번…”과 같은 식으로 다섯 자리 숫자를 읽었다. 북한은 난수 방송을 중단한 지 16년 만인 올해 이를 재개해 이날까지 총 세 차례 방송했다. 이에 대해서는 “선전 또는 교란 목적일 것”이라는 분석과 함께 “실제 공작원의 재방송 요청에 따른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됐다.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심리전이라면 굳이 똑같은 내용을 반복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리용호, 北 핵실험·미사일 발사 규탄한 ARF 의장 성명에 ‘침묵’

    리용호, 北 핵실험·미사일 발사 규탄한 ARF 의장 성명에 ‘침묵’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참석 차 라오스를 방문 중인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북한의 핵실험·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우려를 밝힌 ARF 외교장관회의 의장성명에 ‘침묵’으로 일관, 우회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냈다. 리 외무상은 28일(현지시간) 오전 8시 40분쯤 숙소인 라오스 비엔티안의 D호텔 1층에 아침식사를 하기 위해 수행원들과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리 외무상은 “전날 나온 ARF 의장성명을 어떻게 보느냐”, “북한의 로켓 발사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안 위반이라고 밝혔는데 어떻게 보느냐”는 등을 묻는 연합뉴스 기자의 질문에 답변하지 않은 채 식당 안으로 들어갔다. 전날 한국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가볍게 미소를 짓던 것에 비해 다소 굳은 표정이었다. ARF 의장국인 라오스가 전날 공개한 의장성명은 “(ARF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한 각국) 장관들은 유엔 안보리 결의들을 위반한 북한의 2016년 1월 6일 핵실험, 2016년 2월 7일 로켓 발사, 2016년 7월 9일 탄도미사일 발사를 포함한 현 한반도 상황 전개에 대한 우려를 공유했다”는 내용(8항)을 담고 있다. 취재진의 질문에 침묵으로 일관한 리 외무상의 반응을 놓고 ARF 의장성명에 북한의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 등에 대해 우려하는 내용이 담긴 데 대한 불편한 심기를 반영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북한은 의장성명에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문제를 반영하려 했으며,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에 대한 비판적인 언급도 포함되길 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 외무상은 ARF 폐막 후 이틀째 라오스에 체류 중이지만 그의 구체적인 일정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리 외무상은 전날 수행원 등과 비엔티안 시내 식당에서 식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 외무상은 지난 26일 “우리나라를 못살게 굴고 해치려 하는 미국은 몸서리치는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며 강경 발언을 쏟아내며 추가 핵실험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北 5차 핵실험 위협만 받고 끝난 ARF

    2016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이 그제 가시적인 외교적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마무리됐다. 우리나라는 이번 회의에서 중국과 러시아를 비롯, 북한에 우호적인 회원국들에 사드 배치의 불가피성을 설명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외교 무대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이 주도하는 패권의 틈바구니에서 우리나라가 설 자리는 없었다. 지난해에 이어 의장성명에 회원국들이 북한의 잇단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도발을 우려하고, 6자회담 재개를 촉구하는 구체적인 내용을 담아 체면치레를 했다. 중국은 우리가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사드 배치에 반감을 드러냈고, 미국은 사드 문제에서 한 걸음 물러선 모습이었다. 북한은 사드 배치 결정으로 벌어진 한·중 관계의 틈을 비집고 핵실험의 정당성을 선전하며 고립에서 탈피하려 안간힘을 썼다. ARF의 최대 관심사인 의장성명은 폐막 하루가 지나서야 채택됐다. 남중국해를 둘러싼 영해 분쟁 등 현안들을 놓고 회원국의 입장이 첨예했기 때문이다. 미국이 남중국해 영해 문제를, 중국이 사드 배치 문제를 이슈화하면서 두 패권국에 끼인 우리나라는 난처한 처지에 놓였다. 우리는 남중국해 이슈에 중국의 입장을 고려해 중립을 지켰다. 그런데도 중국과 러시아는 의장성명 초안에 사드 배치 관련 내용을 포함하려 해 이에 대응하느라 진땀을 뺐다고 한다. 안일한 대응으로 혹을 떼려다 되레 혹을 붙인 격이다.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은 리용수 북한 외무상과 같은 비행기를 타고 라오스에 입국한 뒤 리 외상에게 친밀감을 과시했고, 윤병세 외교부 장관에게는 사드 배치에 따른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윤 장관의 발언 중에 손사래를 치거나 턱을 괴는 등 비신사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그는 지난 24일 라오스에 도착한 직후 윤 장관을 만나 “최근 한국의 행위는 양국의 상호 신뢰의 기초에 해를 끼쳤다”며 사드 배치에 노골적인 불쾌감을 드러냈다. 윤 장관은 “국가 안위와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자위적 방어 조치”라고 설득했으나 그는 귀담아 들으려 하지 않았다. 우리는 ARF에서 보았듯이 외교 무대에서 사드에 관한 한 중국을 설득하기가 쉽지 않다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중국의 비협조는 북한이 추가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을 감행해도 무력적인 방법 외에는 효과적인 대북 제재 수단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북한이 중국을 믿고 5차 핵실험을 감행하면 한반도의 위기 상황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갈 수도 있다. 최악의 상황을 피하려면 외교적으로 더욱 정교한 전략과 지혜가 요구된다. 중국이 남중국해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사드 문제를 의도적으로 이용했다는 낙관론도 있지만 현재로서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게 중요하다. 우리나라의 사드 외교는 성공적이지 못했다. 방어용 사드 배치가 외교 무대에서 우리에게 걸림돌로 작용해서는 안 될 일이다.
  • 北, 새달 ‘을지연습’ 빌미로 핵실험·미사일 도발 우려… 정부 “경계 강화 중”

    북한 리용호 외무상이 지난 26일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에서 ‘추가 핵실험 여부는 미국의 태도 여하에 달려 있다’고 언급하면서 북한이 5차 핵실험을 포함한 대미·대남 도발에 나설지에 정부 당국이 더욱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북한이 다음달 예정된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한·미연합연습을 빌미로 특대형 도발에 나설 수도 있어 정부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27일 “북한이 UFG를 빌미로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며 “정보자산을 총동원해 경계를 강화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정부 당국은 ‘중국의 편들기’가 북한의 무모한 도발을 부추길 것을 우려하고 있다. 중국은 최근 미국과 ‘남중국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로 대립하면서 북한을 대미 공조 카드로 쓰겠다는 의도를 노골화하고 있다. 중국과의 교역이 대외무역에서 90%를 차지하는 북한으로서는 미·중 갈등으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균열이 발생하는 것을 늘 노려 왔다. 북한은 중국의 편들기에 힘입어 제재 국면에서 한숨 돌린 뒤, 핵실험이 미국으로부터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한 대응책이며,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이를 해소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논리를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핵보유국 지위를 보장받겠다는 의도도 숨기지 않고 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ARF 이후 韓 외교 ‘확고한 포지션’ 있나

    “평화적 해결·주권 존중 같은 원칙 있어야 G2 눈치 안 봐”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이후 우리 외교가 시험대에 올랐다는 진단과 관련,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27일 이번 ARF에서 중국이 보인 반응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원칙에 따라 설득 작업을 계속해 나갈 것을 주문했다.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는 “우리가 안보 이익을 택할 때는 중국과의 마찰을 계산하고 이런 부분을 감내하기로 한 것으로 지금 한·중 갈등은 충분히 우리가 예상한 범위”라면서 “중국의 반응에 너무 민감해하거나 과장할 필요 없이, 중국 외교가 중시하는 체면과 위신을 고려해 단기적으로 이해를 구하는 작업을 계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덕민 국립외교원장도 “중국 측의 현란한 제스처가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중국이 대화 채널을 그대로 유지했다는 건 사드로 한·중 관계를 악화시키고 싶지는 않다는 신호로 읽힌다”고 분석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분쟁의 평화적 해결, 주권 존중 같은 원칙을 지키는 외교를 하지 않으면 매번 사안마다 분열할 수밖에 없다”면서 “확고한 포지션이 없으면 사안마다 미·중의 눈치를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이 사드를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제 구축의 일환으로 이해하고 있는 만큼 오해를 불식시킬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김흥규 아주대 중국정책연구소장은 “현재 들여오기로 한 사드 1개 포대는 북핵 대응 목적이라고 설명하면 정당화될 수 있지만 중요한 건 추가 배치나 기술개량에 대해서는 앞으로 국회 비준 절차 등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사드 외교를 계기로 중국을 압박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아이디어도 나왔다. 이재현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중국은 사드 문제를 얘기할 때 사드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생각해 보라고 하는데 우리도 똑같이 중국에 남중국해에서의 군사행동이 평화와 안정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되물을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예상 깨고… ‘북핵’ 충실 반영… ‘친북’ 라오스서 韓외교 성과

    예상 깨고… ‘북핵’ 충실 반영… ‘친북’ 라오스서 韓외교 성과

    北 미사일 발사까지 직접 거론… 유엔 안보리 2270호 준수 촉구 작년보다 구체화… 수위 강해져 ‘사드 외교전’ 추후에도 공 들여야 27일 우여곡절 끝에 채택된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 의장성명에 포함된 북핵 관련 문구는 지난해보다 상당 수준 구체화되고, 그 수위 역시 상승했다. 특히 올해 초 북한의 제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 구체적인 도발 행위를 거론한 데다 북한을 향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준수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로써 남북한이 라오스 현지에서 벌인 치열한 외교전에서 우리 정부가 우위를 점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당초 올해 ARF 의장성명은 상당 기간 진통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의장성명은 참가국들의 의견을 모두 반영해 만장일치 형식으로 채택된다. 때문에 쟁점이 많으면 문구 조율에만 며칠씩 걸린다. 지난해와 2014년에는 나흘이 걸렸고, 2012년에는 남중국해를 둘러싼 갈등으로 성명 채택 자체가 무산되기도 했다. 올해는 북핵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남중국해 등 ‘메가톤’급 이슈들이 즐비한 탓에 단시간 내 성명 채택이 어려울 것이라는 게 외교가의 대체적인 기류였다. 특히 대표적인 친북 국가인 라오스가 올해 의장국을 맡은 탓에 북핵 관련 강도 높은 문구를 넣기는 힘들 것으로 관측됐다. 하지만 성명이 예상 외로 빠른 시간에 채택됐으며 북핵 관련 내용도 충실히 반영됐다. 외교부 관계자는 “쉽지 않은 상황이었는데 우리가 반영코자 하는 요소들이 사실상 충실히 포함됐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외교부 관계자는 “현장에서 사전 양자 협의 등을 통해 북한 핵·미사일에 대한 주의를 환기시키고 미·일·호주 등과 견고한 공조를 이뤄 왔던 것이 만족스런 결과를 도출한 배경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성명에 담긴 “장관들은 한반도의 평화·안정·안보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갈등을 평화적으로 조정할 필요성을 강조했다”면서 “장관들은 긴장을 완화하고 그 어떠한 비생산적 행동(any counter-productive moves)도 자제할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했다”는 내용에서 진일보한 표현을 성명에 담아냈다. 아울러 올해 성명에 중·러가 주장한 사드 관련 내용이 포함되지 않은 것도 적잖은 성과로 평가된다. 다만 중·러가 최근 유엔에 한반도 사드 배치를 반대한다는 내용의 공동 성명을 제출하는 등 연합전선을 펴고 있어 앞으로도 ‘사드 외교전’에는 계속 공을 들여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 리용호 외무상은 이날까지 현지에 남아 문구 조율에 관여했지만, 우리 정부와 동맹국들의 공조를 넘는 데 사실상 실패했다. 우리 정부에서는 김형진 외교부 차관보가 남아 현장을 지휘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ul.co.kr
  • ARF 의장성명 “북핵·미사일 우려”… ‘사드’ 언급 없었다

    남중국해 평화적 해결 재확인 남북한을 비롯해 6자 회담 당사국이 모두 참석한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는 27일 북한의 핵·미사일 등 한반도 상황에 대한 우려를 공유했다는 표현이 담긴 의장성명을 진통 끝에 채택했다. ARF 폐막 하루 만이다. 우리 정부가 우려했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관련 표현은 의장성명에 포함되지 않았다. 당초 ‘고전’을 예상했던 우리 외교당국으로서는 최상의 성과로 평가된다. ARF 의장국인 라오스가 이날 공개한 의장성명은 “장관들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인 북한의 1월 6일 핵실험과 2월 7일 로켓 발사, 7월 9일 탄도미사일 발사 등을 포함한 한반도의 현 상황 전개에 우려를 공유했다”고 밝혔다. 의장성명은 이어 “장관들은 이 지역의 평화와 안보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평화적 방식의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아세안의 지지를 재언급했다”면서 “대부분의 장관은 북한이 안보리 결의 2270호를 포함한 모든 관련 안보리 결의를 준수하고, 모든 관련 측이 평화적 한반도 비핵화의 추가적 진전을 위해 역내 평화 안보를 유지하고 6자 회담의 조기 재개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는 데 공통의 노력을 기울일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또 “이들 장관은 인도주의적 우려에 대응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사드 한반도 배치 관련 문안의 포함 여부를 놓고는 한·미 대표단이 강력한 공동 전선을 펼쳤던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 관계자는 “북한 등 일부 국가가 집요하게 사드 배치를 비난하는 문구를 포함하고자 시도했지만 관련 양자 접촉과 문안 교섭을 통해 반영되지 않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최대 이슈 중 하나였던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서는 “상호 신뢰를 증진하고 활동 수행에서 자제력을 발휘하며 상황을 더 복잡하게 만들 수 있는 행동을 피하고, 당사국이 유엔해양법협약을 비롯한 국제법에 따라 분쟁의 평화적 해결을 추구할 필요성을 재확인했다”는 문구가 들어갔다. 27개 ARF 참가국은 전날 ARF 리트리트 및 총회에서 의장성명 문구를 두고 치열한 외교전을 벌였다. 특히 북핵과 사드, 남중국해 등을 둘러싸고 이견이 커 폐막 직후 성명을 채택하지 못 했고 문구 조율이 이날까지 이어졌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씨줄날줄] 달라이 라마 효과/오일만 논설위원

    [씨줄날줄] 달라이 라마 효과/오일만 논설위원

    국제무역에서 ‘달라이 라마 효과’라는 용어가 있다. 티베트 분리독립을 추진하는 달라이 라마를 만나면 그 국가는 중국에 경제 보복을 당한다는 뜻이다. 독일 괴팅겐대학의 안드레아스 폭스와 닐스 헨드릭 클란 교수가 ‘국제무역에서의 달라이 라마 효과’라는 연구를 통해 제기한 학설이다. 시진핑 주석의 전임자인 후진타오 시대 달라이 라마를 만나면 해당국의 대(對)중국 수출은 무조건 감소했다. 구체적으로 장관급 각료의 경우 무역 감소폭은 8.5%였고 대통령급이 만나면 16.9%로 대폭 줄어들었다. 두 교수가 159개국의 사례를 통해 조사한 결과다. 2008년 프랑스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중국의 반대를 무릅쓰고 달라이 라마와 만난 일이 있었다. 중국은 이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중국과 프랑스 사이에서 진행됐던 에어버스 항공기 150대 구매 협정을 무산시켰다. 프랑스 외무부는 “하나의 중국 정책과 티베트가 중국 영토의 통합된 일부분이라는 것을 재확인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사실상 백기 투항이었다. 달라이 라마 효과는 중국의 핵심 이익과 관련이 깊다. 핵심 이익에 대한 정의는 다소 모호하지만 후진타오 정권 시절 당시 다이빙궈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상세한 설명을 했다. 2000년 제1차 미·중 전략경제대화를 통해서다. 그는 사회주의 체제 유지와 국가 안보와 영토·주권 수호, 경제·사회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발전을 중국의 3대 핵심 이익으로 제시했다. 하나의 중국 원칙(대만 문제)과 티베트·위구르 분리독립, 서구식 다당제 반대, 남중국해 및 센카쿠 영토 분쟁 등이 해당한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지난 1일 중국 공산당 창당 95주년 기념식에서 “그 어떤 외국도 우리가 핵심 이익으로 거래할 것으로 기대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2010년 노벨상위원회가 중국의 반체제 인사 류샤오보를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하자 중국은 노르웨이 연어 수입을 금지했고 2010년 9월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분쟁이 격화될 당시 일본이 중국 어선의 선장과 선원을 억류하자 즉각 희토류 수출을 중단시킨 것도 같은 맥락이다. 최근 대구 치맥페스티벌에 참가하기로 했던 중국 칭다오시가 불참을 통보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배치를 둘러싸고 중국의 경제 보복이 아니냐는 보도가 적지 않다.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의 날 선 공세도 예사롭지 않다. 중국 정부는 사드 배치와 관련해 핵심 이익이라고 단언하지 않았지만 시 주석은 이미 ‘전략적 안보 이익을 훼손했다’고 규정했다. 중국이 국제 시선 때문에 대놓고 경제 보복을 하지 않더라도 다양한 카드를 갖고 우리를 흔들 가능성은 크다. 오일만 논설위원 oilman@seoul.co.kr
  • [사설] 사드 배치 늦더라도 성주 제3후보지 검토하길

    정진석 원내대표를 비롯한 새누리당 원내지도부가 어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예정 지역인 경북 성주군을 방문했다. 그는 현지 주민 간담회에서 “성주군민·경북도·미군·새누리당과 대화의 주체들이 모두 참여하는 성주 안전협의체를 구성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만시지탄이나 집권 여당이 군 당국을 포함한 정부와 지자체 간 대화의 가교역을 맡기로 했다니 다행이다. 부디 건설적 대화를 통해 국가적 안보 과제와 나름의 이유가 있는 성난 지역 민심 사이에서 최적의 접점이 찾아지기를 기대한다. 한·미 양국이 주한 미군 사드 배치를 결정하자 중국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그끄저께 저녁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이 열린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윤병세 외교장관을 만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신뢰 훼손” 운운하는 거친 언사를 쏟아냈다. 이런 반응의 연장선상에서 중국의 경제 보복 가능성도 제기된다.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고 한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상황에서 대놓고 보복을 하지는 못하겠지만, 우리 경제가 티 안 나고 속으로 멍들게 제재를 기도할 순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은 어제 관영 CCTV로 ‘중국판 사드’ 격인 ‘훙치19’ 미사일의 요격 성공 장면을 공개했다. 중국의 이런 이율배반적 행태야말로 주한 미군 사드 배치가 불가피함을 역설적으로 입증한다. 더욱이 북한의 핵·미사일 기술은 실전 배치를 코앞에 둘 정도로 고도화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민을 보호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있다면 제시해 달라”고 했지만, 사드 배치는 더는 미룰 수 없는 고육책인 셈이다. 그러나 지역민들 입장에선 아닌 밤중에 홍두깨 격일 수 있다. 군 당국이 사드를 성주군 성산리의 방공기지에 배치하기로 하면서 인구가 희소한 농촌 지역임을 고려했다고 한다. 그러나 가뜩이나 개발에서 소외된 곳에 기피시설을 들여놓겠다고 하니 주민들의 상실감만 커진 형국이다. 정부는 사드 도입을 먼저 결정하고 톱다운 방식으로 배치 지역을 발표했지만, 지방자치의 성숙을 기대했다면 순서를 바꿨어야 했다. 국가 안보를 위해 짐을 떠맡는 주민들에게 안전에는 큰 문제는 없더라도 상응하는 반대급부를 약속하며 미리 양해를 구해야 했다는 것이다. 사실 사드 레이더의 전자파에 대한 우려는 과장됐을 수도 있다. 성주보다 좁은 면적에 4배나 많은 인구가 밀집된 괌에 사드 배치 이후 건강 민원이 별반 제기되지 않았다니 말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제부터라도 정부·여당이 지역 민심에 더 적극적으로 귀를 기울여야 한다. 정부와 경북도가 인구가 더 적은 염속산과 까치산 등 성주 내 제3후보지를 놓고 협상을 벌였다고 한다. 설령 작전 효용성이나 비용 측면에서 적합하지 않아 보이더라도 일도양단으로 폐기할 게 아니라 한·미 양국이 정밀 조사를 하는 등 주민들에게 끝까지 성의를 보여 주기 바란다.
  • [ARF 폐막] 북핵 급한데 사드 발목… 정부, 美·中 사이 ‘균형 외교’ 기로에

    [ARF 폐막] 북핵 급한데 사드 발목… 정부, 美·中 사이 ‘균형 외교’ 기로에

    26일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을 끝으로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2박 3일간 벌어진 연쇄 다자외교 일정은 모두 막을 내렸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이 기간 동안 각종 다자·양자회담에 참석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적 공조를 강화하는 데 외교력을 집중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둘러싼 한·중 갈등, 남중국해 문제로 대립이 격화된 미·중 사이에서의 균형외교 등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는 상황이다. 윤 장관은 라오스 방문 기간 동안 미·중·일을 비롯, 15개국 외교장관과 회담을 열어 북핵 문제 해결과 대북 제재 이행에 대한 협조를 요청했다. 윤 장관은 지난 24일에는 살름싸이 꼼마싯 라오스 외교장관과의 회담에서 “올해 아세안 의장국으로서 이번 아세안 관련 외교장관 회의를 통해 국제사회의 분명한 대북 메시지가 발신될 수 있도록 협조를 당부한다”고 밝혔다. 북한과 가까운 라오스가 올해 ARF 의장국을 맡으면서 의장 성명에 우리 정부가 기대하는 수준으로 북핵 관련 내용이 반영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 하지만 우려한 대로 이날 의장성명 논의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특히 중국과 러시아가 의장성명 초안에 사드 배치 관련 내용을 포함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여 정부가 대응에 진땀을 뺀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NHK 방송은 이날 의장성명 초안에 사드 배치와 관련해 “복수의 외무장관이 계획에 우려를 표명했다”는 언급이 담겼다고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이날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중·러가 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반대한다는 내용이 담긴 공동성명을 지난 8일 유엔에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중·러가 역내 이슈였던 사드 문제를 유엔 차원의 문제로 확산시키기 위해 연합 전선을 펴고 있는 셈이다. 지난 24일(현지시간)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중국 왕이 외교부장은 사드와 관련한 불편한 감정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향후 중·러가 협력해 사드 문제를 계속 물고 늘어지면 우리 외교당국의 부담도 상당히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ARF로 남중국해 문제 역시 중재판결만으로 일단락될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 분명해졌다. 중국은 미·일·호주 등 연합 전선의 압박을 받았지만 아세안 국가들을 규합해 아세안 외교장관회의 공동성명에 헤이그 중재판결 관련 문구를 삽입하는 것을 막아냈다. 결국 우리 정부는 이후에도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해 미·중 사이에서 ‘줄타기’를 이어 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ARF 폐막] “北, 책임 있는 핵보유국”… 리용호 기세등등 회견

    [ARF 폐막] “北, 책임 있는 핵보유국”… 리용호 기세등등 회견

    냉랭한 한·중 틈새 파고들기도 북한이 한국과 중국 간 한반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촉발된 갈등을 놓치지 않고 틈새를 파고들고 있다. 중국의 동참으로 채택된 대북 제재 결의안에 대한 배신감도 뒤로 하고, 대미·대남 공동전선을 구축하는 모양새다. 특히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에서 중국을 연결 고리로 자신들의 핵개발의 정당성을 확보하고 ‘한·미·일 대 북·중·러’ 신(新)냉전구도를 형성함으로써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를 완화시키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 참석을 위해 라오스를 방문 중인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26일 “조선반도 비핵화는 미국이 하늘로 날렸다”며 책임을 미국에 돌렸다. 북측 대표단의 이 같은 자신감은 사드 배치로 한·미와 대척점에 서 있는 중국이 북한을 이례적으로 환대하면서 기존과 달라진 분위기를 감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리 외무상은 이날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의 국립컨벤션센터(NCC)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책임 있는 핵보유국으로서 우리가 실질적 위협을 당하지 않는 한 (핵무기를)함부로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정은 동지께선 당대회에서 미국이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고 그다음에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고 남조선에서 모든 무장 장비와 군대를 철수해야 한다고 천명했다”며 “이것이 우리로서는 유일한 방도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리 외무상이 지난 24일 라오스 도착 후 북핵 등 현안에 대해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북한으로서는 명확한 반미 구도를 형성해 중국을 자신들의 편으로 묶는 것이 대북 제재에 균열을 가져오는 가장 빠른 방법이라고 판단한 듯이 보인다. 앞서 북한 노동신문은 ARF가 열리기 하루 전인 지난 23일에도 “사드 배치가 그 누구의 ‘핵 및 미사일 위협’ 때문이라고 하지만 그것은 임의의 순간에 공화국과 주변 나라들에 핵 선제공격을 가해 세계를 제패하려는 흉악한 기도를 가리기 위한 서푼짜리 기만술책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北 리용호 “5차 핵실험, 美 태도에 달렸다”

    남중국해·사드 등 폭넓게 논의 의장성명 채택 밤늦도록 진통 남북을 비롯해 6자 회담 당사국 외교 수장들이 모두 참석하는 유일한 다자회의인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이 26일 막을 내렸다. 하지만 참가국들 간에 의장성명 문구를 둘러싸고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성명 채택에 진통이 이어졌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이날 라오스 비엔티안의 국립컨벤션센터(NCC)에서 열린 ARF에서 북한 핵미사일의 위협이 과거 어느 때보다 엄중하다는 사실을 지적하면서 국제사회가 일치되고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장관은 ARF 직후 기자들과 만나 “상당히 많은 나라들이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대한 비판과 우려, 규탄하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엄격히 이행할 수 있는 발언을 해주도록 요청했고 대부분의 나라 외교장관들이 그런 요구에 적극적으로 협조했다”고 밝혔다. 윤 장관은 ARF에 앞서 이날 개최된 아세안+3(한·중·일) 외교장관 회의와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서도 북핵 문제 해결 및 대북 제재 협력을 촉구했다. 반면 북한 리용호 외무상은 ARF 직후 기자회견을 열어 “추가 핵실험은 전적으로 미국의 태도에 달렸다”면서 5차 핵실험 가능성을 거론하며 국제사회에 위협을 가했다. 이날 ARF에서는 남중국해 문제 및 한반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 등 현안에 대한 의견도 폭넓게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ARF 의장성명에 사드문제 포함되나…정부, 가능성에 촉각

    ARF 의장성명에 사드문제 포함되나…정부, 가능성에 촉각

    회원국들 문안협상, “북핵문제엔 공감대”…北, 대북 적대시정책 포함 시도할듯 남북한을 비롯한 27개국이 참여하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가 26일 외교장관 회의를 열고 있는 상황에서 회의 결과 문서인 의장성명에 어떤 내용이 담길지 주목된다. 의장국 라오스는 이날 오후(현지시간) 열리는 회의에서 북핵 등 한반도 문제와 남중국해 등 다양한 역내 정세 현안에 대해 각국 외교장관들이 밝힌 내용을 정리해 성명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각국은 라오스가 마련한 의장성명 초안에 의견을 제기하며 문안 협상을 벌이고 있다. 특히 중국 등이 의장성명 초안에 주한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관련한 내용을 포함시키려는 움직임이 있어 우리 정부가 긴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NHK 방송은 의장성명 초안이 사드 배치 문제와 관련해 “복수의 외무장관이 계획에 우려를 표명했다”라고 언급,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중국의 주장을 담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드’라는 용어를 언급하지 않더라도 중국과 러시아가 최소한 사드 배치를 시사하는 간접적 표현을 포함시키려 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대해 정부 당국자는 “문안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도 “현재까지는 (다자) 회의에서 사드에 관해서 직접적으로 거론되지는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드 배치 문제가 실제 성명에 포함된다면 강력한 대북 메시지도 희석될 수 있는 만큼 정부는 문안에서 사드 관련 내용을 빼는 데 심혈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정부 소식통은 “(북핵 위협이라는) 본질이 아닌 것이 들어가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북한과 전통적 우호관계를 가진 라오스가 의장국으로서 재량권이 크다는 점도 우리에게 부담이다. ARF는 회원국인 북한의 목소리도 반영되기 때문에 통상 강력한 대북 메시지가 들어가기가 어려운 환경이다. 그러나 협상 과정에서 초안이 수차례에 걸쳐 회람되면서 내용이 바뀐다는 점에서 실제 문안이 어떻게 나올지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한국과 미국이 강력하게 반대하는 만큼 실제 최종 성명에 반영되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시각도 정부 안팎에 있다. 정부 당국자는 문안 협상 상황과 관련해 “실제 모여서 협의하는 것은 오늘부터”라며 “ARF 회의가 끝나고 나면 회의 결과를 반영하는 문안 협의를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연초 4차 핵실험과 장거리미사일 발사를 감행한 상황에서 북핵과 관련해 이전 회의보다 진전된 문안이 나올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북한은 ‘핵개발은 대북 적대시정책 때문’이라는 기존 주장을 올해도 의장성명에 포함시키려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말레이시아가 의장국을 맡은 지난해 ARF 의장성명은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장관들은 긴장을 완화하고 그 어떠한 비생산적 행동도 자제할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했다”며 대부분의 외교장관이 북한에 안보리 결의상 모든 관련 의무의 완전한 준수를 촉구했다고 기술한 바 있다. 올해 의장성명 초안에는 북한의 ‘핵 개발 및 사실상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대부분의 외교장관이 중대한 우려를 표명했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NHK는 전했다. 정부 당국자는 성명의 북핵 문안과 관련,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24일 한중 외교장관회담에서 ‘대북 결의는 엄격히 이행한다’고 한 점을 들며 “북핵 문제에 관해서는 대부분 공감대가 있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총성 없는 외교전쟁 무대’ ARF란…北 참여 유일 다자협의체

    ‘총성 없는 외교전쟁 무대’ ARF란…北 참여 유일 다자협의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외교 수장들이 총출동하는 다자 안보 협의체인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은 매년 ‘총성 없는 외교전쟁’이 펼쳐지는 무대이자 ‘전쟁터’이다. 올해는 라오스의 수도 비엔티안에 있는 국립컨벤션센터(NCC)에서 열리고 있다. ARF는 1994년 역내 정치·안보 문제를 논의할 목적으로 아세안(ASEAN)의 확대외무장관회의(PMC)를 모태로 출범했다. 27개 회원국은 필리핀, 베트남, 태국, 라오스 등 ASEAN 10개국과 한국,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대화상대 10개국, 북한과 몽골 등 기타 7개국으로 구성돼 있다. 북핵 문제 등 한반도 정세와 남중국해 문제, 테러·폭력적 극단주의 대응 등이 의제로 다뤄진다. 북한이 참여하는 역내 유일의 다자협의체라는 점에서 남북한의 외교전쟁 무대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미국과 중국이 남중국해 분쟁 등 역내 안보 문제로 충돌하는 경향도 보인다. ARF를 계기로 동아시아정상회의(EAS), ASEAN+3(한·중·일), 한-ASEAN, 한-메콩 등 ASEAN 관련 다자 회의체의 외교장관회의도 연쇄적으로 개최된다. EAS는 동아시아 공동체 형성을 위해 동아시아연구그룹(East Asia Study Group: EASG)이 권고한 26개 협력사업의 하나로 2005년에 출범했다. 회원국은 ASEAN 10개국과 한국,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호주, 뉴질랜드, 인도 등 18개국이다. 연례 정상회의와 외교장관회의가 있으며 △에너지 △금융 △교육 △보건 △재난관리 △ASEAN 연계성 등 6개 협력 분야를 중심으로 각료급 및 고위급 협의채널이 신설되는 추세다. ASEAN+3는 ASEAN이 1997년 12월 아시아 금융위기 해결 방안 등 논의하기 위해 한·중·일 3개국 정상을 동시에 초청한 것을 계기로 발족했다. 한-ASEAN 외교장관회의는 양측 간 협력상황을 점검하고, 향후 협력방향과 비전을 공유하기 위해 1997년부터 매년 개최되고 있다. 2011년에 출범한 한-메콩 외교장관회의에는 한국,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태국, 베트남 등 6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미 “사드, 연합방위력 향상 기여…중국과 더 소통”

    한미 “사드, 연합방위력 향상 기여…중국과 더 소통”

    中 사드반발 국면서 ‘동맹 강력’ 재확인…연내 ‘2+2’ 개최 논의 주한미군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에 대한 중국의 반발이 어느 때보다 거세진 상황에서 한국과 미국의 외교수장이 만나 사드의 군사적 효용성을 재확인하는 한편, 중국과의 소통을 강화하기로 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25일 오후(현지시간)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등 아세안(ASEAN) 관련 회의가 열린 라오스 비엔티안의 국립컨벤션센터(NCC)에서 회담했다. 이날 비엔티안에서 북중이 ARF 무대에서는 2년 만에 회담을 개최하며 밀착을 과시한 것에 맞춰 한미가 한미동맹의 공고함을 재확인하는 모습이 연출됐다. 외교부 당국자는 회담 후 기자들과 만나 “양 장관은 이번 주한미군 사드 배치 문제에 대한 동맹 차원의 결정을 평가하고, 이것이 한미 연합방위력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고 밝혔다. 양 장관은 전날 있었던 한중 외교장관회담과 수전 라이스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방중(25∼26일)을 거론하며 “사드 배치 발표 이후 한미 양국의 중국에 대한 협의와 관련해 중요한 소통의 계기가 되고 있다”고도 평가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사드 배치 이후에도 한미 양국이 중국과 소통을 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런 기회가 더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당국자는 전날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한중 외교장관회담에서 사드 배치에 보인 반응에 대해 “미측의 평가는 특별히 없었다”고 말했다. 왕 부장은 사드 배치 결정에 대해 “최근 한국 측의 행위는 쌍방(양국)의 호상(상호) 신뢰의 기초에 해를 끼쳤다.이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직설적으로 항의한 바 있다. 윤 장관은 이날 회담 모두발언에서 “현재 우리는 북한 등으로부터의 핵심적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우리의 동맹이 어느 때보다도 강력하며 깊고 넓다는 매우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북핵 위협과 한미동맹의 강력함을 언급한 것은 사드 문제 등으로 국제사회의 대북 공조가 흔들린다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에서 한미동맹의 결속력을 과시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케리 장관은 “어떤 경우에도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는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결코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은 시간을 낭비하는 대신,국제사회에 대한 위협이 결국 스스로에 대한 위협으로 돌아오고 있음을 깨달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특히 양 장관은 도발을 계속하는 북한이 비핵화의 길로 나올 때까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압박 모멘텀을 유지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와 관련해서는 중국과 러시아를 북핵 공조로 계속 강력하게 견인하는 방안에 초점이 맞춰졌을 것으로 보인다. 다른 외교부 당국자는 “내일 있을 동아시아정상회의(EAS) 및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등의 계기를 국제사회에 북핵불용 의지를 보여주는 기회로 삼자는 것이 오늘 논의의 핵심 내용”이라고 소개했다. 양 장관은 올해 안에 미국 워싱턴에서 양국 외교·국방장관 ‘2+2’ 회의를 개최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외교·국방 2+2 회의가 올해 열리면 4차로, 직전 회의는 2014년 10월 워싱턴에서 열렸다. 케리 장관은 아세안 관련 회의의 뜨거운 감자인 남중국해 문제를 거론했으나 “가볍게 언급됐다”고 외교부 당국자는 밝혔다. 이날 있었던 북중 회동도 구체적으로는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中 ‘사드 중단’ 아니라 ‘북핵 중단’ 압박해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사드의 주한 미군 배치 결정에 정색을 하고 반발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제 밤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의 회담에서 “한국 측의 행위는 양국 상호 신뢰의 기초에 해를 끼쳤다”면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외교적 수사를 최대한 걷어 낸 이례적으로 직설적인 표현이다. 그러면서 “한국 측이 어떤 실질적 행동을 취할지에 대해 들어 보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뜯어 보면 ‘이렇게 강력하게 요구하는데도 사드 배치를 강행하려 하느냐”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본다. 어느 때보다 강력한 압박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사드 배치 결정에 따른 중국의 편치 않은 심정을 아주 이해하지 못할 바 아니지만, 실제로 외교 무대에서 몽니를 부리고 나섰다니 유감스러운 것은 오히려 우리다. 중국이 사드 배치에 압박 수위를 높이는 것은 선후 관계에 혼돈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주지하다시피 사드는 북한이 핵무기와 이 가공할 무기를 실어 나를 미사일을 개발하고 우리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데 따른 자위권적 조치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럼에도 중국은 원인 제공자인 북한에는 강력한 제재를 말로만 강조할 뿐 미지근하게 대응한다는 의심을 사고 있다. 여기에 왕이 부장은 ARF 참석차 라오스로 가는 길에 보란 듯이 베이징에서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같은 비행기를 탔다고 한다. 비엔티안에서도 두 사람은 같은 호텔에 머물고 있다는 소식이다. 북한과의 관계 개선에 나설 수도 있음을 암시하려는 의도겠지만, 중국이 추구하는 대국적 외교 행보와는 거리가 멀다. 중국은 북한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만큼 모든 분야에서 북한의 중국에 대한 의존도는 높다. 중국이 대북 제재라는 국제사회의 대의(大義)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면서 북한은 더더욱 관영매체와 대외선전매체를 총동원해 ‘남남갈등’을 부추기고 있다. 한 단체가 엊그제 내놓았다는 ‘성주에 사드가 배치되면 군 주민의 절반 이상이 밀집돼 있는 읍지구 수많은 사람들의 생명 안전과 생계에 엄중한 위험이 조성된다’는 내용의 성명은 기가 막힐 뿐이다. 북한의 관변 단체에 핵·미사일과 사드 배치의 선후 관계를 되물을 이유는 물론 없다. 하지만 중국이 외교 채널로 북한 관변단체 수준의 억지 논리를 국제무대에서 내세우는 것은 안쓰럽다. ARF에는 어제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기사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이 합류했다. 연초 북한의 제4차 핵실험 이후 6자회담 당사국 외교 수장이 모인 것은 처음이다. 생산적인 자리가 되려면 중국은 물론 러시아도 문제의 본질인 북핵을 외면하고 사드라는 변죽만 울려서는 안 될 것이다. ARF는 사드 배치가 아닌 북한에 핵과 미사일을 포기하게 만드는 자리가 돼야 한다. 누구라도 우리 국민의 생존이 달린 사드 문제를 21세기 신냉전의 도화선으로 삼지 말아야 한다.
  • 中, 아세안 ‘남중국해 외교전’ 일단 승리

    베트남·말레이 등 관련국은 반발 중국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당사국이 많이 포함된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흔들기에 성공했다. 아세안 외교장관들이 진통 끝에 공동성명을 냈으나 중국의 영유권 주장에 대한 비판이나 중국의 주장을 무력화한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 판결에 대한 반응 등 핵심 문구가 빠졌기 때문이다. 25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아세안 외교장관은 연례 외교장관회담 이틀째인 이날 남중국해 분쟁 등에 대해 원론적인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은 “우리는 최근 진행되는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며 “남중국해에서 평화와 안정, 안전과 항행의 자유가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PCA 판결이나 중국의 영유권 주장에 대한 입장은 성명에 포함되지 않았다. PCA에 소송을 제기해 유리한 판결을 끌어낸 필리핀과 분쟁 핵심 당사국인 베트남 등은 이런 내용을 성명에 담아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친중 국가인 캄보디아가 적극적으로 반대하면서 회담은 교착상태에 빠졌다. 결국 전날 3차례 회의에 이은 25일 긴급회의를 거치고도 아세안의 ‘전원합의’ 의사결정 원칙 앞에 무너진 필리핀은 요구를 접었고 중국은 공개적으로 캄보디아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지난 24일부터 태국, 싱가포르, 브루나이 외교 수장과 연쇄 회동하며 아세안이 한목소리를 내는 것을 필사적으로 막았다. 아세안은 남중국해를 둘러싼 문제에서 공동성명 발표에 실패하면서 회원국 간 불신이 커지면서 위기를 맞게 됐다. 베트남은 성명을 통해 “남중국해 문제는 아세안 회원국의 연대를 검증할 수 있는 시험대였지만 외교장관들은 중심적인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반발했다. 중국의 압력에 불만을 품었던 말레이시아의 외교장관은 아예 회담에 불참하고 사무국장을 대신 참석시켰다. 싱가포르에 본부를 둔 동남아연구소의 말콤 쿡 연구원은 “캄보디아가 아세안을 마비시키고 회원국 간의 연대와 결집력을 훼손했다”면서 “아세안은 남중국해 문제의 중심부에서 주변부로 밀려났다”고 분석했다. 미국, 일본, 호주는 중국을 협공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 줄리 비숍 호주 외교장관은 3개국 전략대화를 열고 PCA 결정을 수용하라고 중국에 촉구했다. 한편 왕 부장과 기시다 외상 간 중·일 양자회담에서는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졌다. 기시다 외무상은 “PCA 판결을 수용하지 않는 중국의 주장을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왕이 부장은 “분쟁 당사국이 아닌 일본은 개입하지 말라”고 맞섰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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