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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2025-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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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RF 폐막] “北, 책임 있는 핵보유국”… 리용호 기세등등 회견

    [ARF 폐막] “北, 책임 있는 핵보유국”… 리용호 기세등등 회견

    냉랭한 한·중 틈새 파고들기도 북한이 한국과 중국 간 한반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촉발된 갈등을 놓치지 않고 틈새를 파고들고 있다. 중국의 동참으로 채택된 대북 제재 결의안에 대한 배신감도 뒤로 하고, 대미·대남 공동전선을 구축하는 모양새다. 특히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에서 중국을 연결 고리로 자신들의 핵개발의 정당성을 확보하고 ‘한·미·일 대 북·중·러’ 신(新)냉전구도를 형성함으로써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를 완화시키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 참석을 위해 라오스를 방문 중인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26일 “조선반도 비핵화는 미국이 하늘로 날렸다”며 책임을 미국에 돌렸다. 북측 대표단의 이 같은 자신감은 사드 배치로 한·미와 대척점에 서 있는 중국이 북한을 이례적으로 환대하면서 기존과 달라진 분위기를 감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리 외무상은 이날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의 국립컨벤션센터(NCC)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책임 있는 핵보유국으로서 우리가 실질적 위협을 당하지 않는 한 (핵무기를)함부로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정은 동지께선 당대회에서 미국이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고 그다음에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고 남조선에서 모든 무장 장비와 군대를 철수해야 한다고 천명했다”며 “이것이 우리로서는 유일한 방도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리 외무상이 지난 24일 라오스 도착 후 북핵 등 현안에 대해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북한으로서는 명확한 반미 구도를 형성해 중국을 자신들의 편으로 묶는 것이 대북 제재에 균열을 가져오는 가장 빠른 방법이라고 판단한 듯이 보인다. 앞서 북한 노동신문은 ARF가 열리기 하루 전인 지난 23일에도 “사드 배치가 그 누구의 ‘핵 및 미사일 위협’ 때문이라고 하지만 그것은 임의의 순간에 공화국과 주변 나라들에 핵 선제공격을 가해 세계를 제패하려는 흉악한 기도를 가리기 위한 서푼짜리 기만술책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北 리용호 “5차 핵실험, 美 태도에 달렸다”

    남중국해·사드 등 폭넓게 논의 의장성명 채택 밤늦도록 진통 남북을 비롯해 6자 회담 당사국 외교 수장들이 모두 참석하는 유일한 다자회의인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이 26일 막을 내렸다. 하지만 참가국들 간에 의장성명 문구를 둘러싸고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성명 채택에 진통이 이어졌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이날 라오스 비엔티안의 국립컨벤션센터(NCC)에서 열린 ARF에서 북한 핵미사일의 위협이 과거 어느 때보다 엄중하다는 사실을 지적하면서 국제사회가 일치되고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장관은 ARF 직후 기자들과 만나 “상당히 많은 나라들이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대한 비판과 우려, 규탄하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엄격히 이행할 수 있는 발언을 해주도록 요청했고 대부분의 나라 외교장관들이 그런 요구에 적극적으로 협조했다”고 밝혔다. 윤 장관은 ARF에 앞서 이날 개최된 아세안+3(한·중·일) 외교장관 회의와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서도 북핵 문제 해결 및 대북 제재 협력을 촉구했다. 반면 북한 리용호 외무상은 ARF 직후 기자회견을 열어 “추가 핵실험은 전적으로 미국의 태도에 달렸다”면서 5차 핵실험 가능성을 거론하며 국제사회에 위협을 가했다. 이날 ARF에서는 남중국해 문제 및 한반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 등 현안에 대한 의견도 폭넓게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ARF 의장성명에 사드문제 포함되나…정부, 가능성에 촉각

    ARF 의장성명에 사드문제 포함되나…정부, 가능성에 촉각

    회원국들 문안협상, “북핵문제엔 공감대”…北, 대북 적대시정책 포함 시도할듯 남북한을 비롯한 27개국이 참여하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가 26일 외교장관 회의를 열고 있는 상황에서 회의 결과 문서인 의장성명에 어떤 내용이 담길지 주목된다. 의장국 라오스는 이날 오후(현지시간) 열리는 회의에서 북핵 등 한반도 문제와 남중국해 등 다양한 역내 정세 현안에 대해 각국 외교장관들이 밝힌 내용을 정리해 성명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각국은 라오스가 마련한 의장성명 초안에 의견을 제기하며 문안 협상을 벌이고 있다. 특히 중국 등이 의장성명 초안에 주한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관련한 내용을 포함시키려는 움직임이 있어 우리 정부가 긴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NHK 방송은 의장성명 초안이 사드 배치 문제와 관련해 “복수의 외무장관이 계획에 우려를 표명했다”라고 언급,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중국의 주장을 담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드’라는 용어를 언급하지 않더라도 중국과 러시아가 최소한 사드 배치를 시사하는 간접적 표현을 포함시키려 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대해 정부 당국자는 “문안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도 “현재까지는 (다자) 회의에서 사드에 관해서 직접적으로 거론되지는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드 배치 문제가 실제 성명에 포함된다면 강력한 대북 메시지도 희석될 수 있는 만큼 정부는 문안에서 사드 관련 내용을 빼는 데 심혈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정부 소식통은 “(북핵 위협이라는) 본질이 아닌 것이 들어가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북한과 전통적 우호관계를 가진 라오스가 의장국으로서 재량권이 크다는 점도 우리에게 부담이다. ARF는 회원국인 북한의 목소리도 반영되기 때문에 통상 강력한 대북 메시지가 들어가기가 어려운 환경이다. 그러나 협상 과정에서 초안이 수차례에 걸쳐 회람되면서 내용이 바뀐다는 점에서 실제 문안이 어떻게 나올지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한국과 미국이 강력하게 반대하는 만큼 실제 최종 성명에 반영되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시각도 정부 안팎에 있다. 정부 당국자는 문안 협상 상황과 관련해 “실제 모여서 협의하는 것은 오늘부터”라며 “ARF 회의가 끝나고 나면 회의 결과를 반영하는 문안 협의를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연초 4차 핵실험과 장거리미사일 발사를 감행한 상황에서 북핵과 관련해 이전 회의보다 진전된 문안이 나올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북한은 ‘핵개발은 대북 적대시정책 때문’이라는 기존 주장을 올해도 의장성명에 포함시키려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말레이시아가 의장국을 맡은 지난해 ARF 의장성명은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장관들은 긴장을 완화하고 그 어떠한 비생산적 행동도 자제할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했다”며 대부분의 외교장관이 북한에 안보리 결의상 모든 관련 의무의 완전한 준수를 촉구했다고 기술한 바 있다. 올해 의장성명 초안에는 북한의 ‘핵 개발 및 사실상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대부분의 외교장관이 중대한 우려를 표명했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NHK는 전했다. 정부 당국자는 성명의 북핵 문안과 관련,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24일 한중 외교장관회담에서 ‘대북 결의는 엄격히 이행한다’고 한 점을 들며 “북핵 문제에 관해서는 대부분 공감대가 있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총성 없는 외교전쟁 무대’ ARF란…北 참여 유일 다자협의체

    ‘총성 없는 외교전쟁 무대’ ARF란…北 참여 유일 다자협의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외교 수장들이 총출동하는 다자 안보 협의체인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은 매년 ‘총성 없는 외교전쟁’이 펼쳐지는 무대이자 ‘전쟁터’이다. 올해는 라오스의 수도 비엔티안에 있는 국립컨벤션센터(NCC)에서 열리고 있다. ARF는 1994년 역내 정치·안보 문제를 논의할 목적으로 아세안(ASEAN)의 확대외무장관회의(PMC)를 모태로 출범했다. 27개 회원국은 필리핀, 베트남, 태국, 라오스 등 ASEAN 10개국과 한국,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대화상대 10개국, 북한과 몽골 등 기타 7개국으로 구성돼 있다. 북핵 문제 등 한반도 정세와 남중국해 문제, 테러·폭력적 극단주의 대응 등이 의제로 다뤄진다. 북한이 참여하는 역내 유일의 다자협의체라는 점에서 남북한의 외교전쟁 무대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미국과 중국이 남중국해 분쟁 등 역내 안보 문제로 충돌하는 경향도 보인다. ARF를 계기로 동아시아정상회의(EAS), ASEAN+3(한·중·일), 한-ASEAN, 한-메콩 등 ASEAN 관련 다자 회의체의 외교장관회의도 연쇄적으로 개최된다. EAS는 동아시아 공동체 형성을 위해 동아시아연구그룹(East Asia Study Group: EASG)이 권고한 26개 협력사업의 하나로 2005년에 출범했다. 회원국은 ASEAN 10개국과 한국,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호주, 뉴질랜드, 인도 등 18개국이다. 연례 정상회의와 외교장관회의가 있으며 △에너지 △금융 △교육 △보건 △재난관리 △ASEAN 연계성 등 6개 협력 분야를 중심으로 각료급 및 고위급 협의채널이 신설되는 추세다. ASEAN+3는 ASEAN이 1997년 12월 아시아 금융위기 해결 방안 등 논의하기 위해 한·중·일 3개국 정상을 동시에 초청한 것을 계기로 발족했다. 한-ASEAN 외교장관회의는 양측 간 협력상황을 점검하고, 향후 협력방향과 비전을 공유하기 위해 1997년부터 매년 개최되고 있다. 2011년에 출범한 한-메콩 외교장관회의에는 한국,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태국, 베트남 등 6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미 “사드, 연합방위력 향상 기여…중국과 더 소통”

    한미 “사드, 연합방위력 향상 기여…중국과 더 소통”

    中 사드반발 국면서 ‘동맹 강력’ 재확인…연내 ‘2+2’ 개최 논의 주한미군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에 대한 중국의 반발이 어느 때보다 거세진 상황에서 한국과 미국의 외교수장이 만나 사드의 군사적 효용성을 재확인하는 한편, 중국과의 소통을 강화하기로 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25일 오후(현지시간)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등 아세안(ASEAN) 관련 회의가 열린 라오스 비엔티안의 국립컨벤션센터(NCC)에서 회담했다. 이날 비엔티안에서 북중이 ARF 무대에서는 2년 만에 회담을 개최하며 밀착을 과시한 것에 맞춰 한미가 한미동맹의 공고함을 재확인하는 모습이 연출됐다. 외교부 당국자는 회담 후 기자들과 만나 “양 장관은 이번 주한미군 사드 배치 문제에 대한 동맹 차원의 결정을 평가하고, 이것이 한미 연합방위력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고 밝혔다. 양 장관은 전날 있었던 한중 외교장관회담과 수전 라이스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방중(25∼26일)을 거론하며 “사드 배치 발표 이후 한미 양국의 중국에 대한 협의와 관련해 중요한 소통의 계기가 되고 있다”고도 평가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사드 배치 이후에도 한미 양국이 중국과 소통을 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런 기회가 더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당국자는 전날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한중 외교장관회담에서 사드 배치에 보인 반응에 대해 “미측의 평가는 특별히 없었다”고 말했다. 왕 부장은 사드 배치 결정에 대해 “최근 한국 측의 행위는 쌍방(양국)의 호상(상호) 신뢰의 기초에 해를 끼쳤다.이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직설적으로 항의한 바 있다. 윤 장관은 이날 회담 모두발언에서 “현재 우리는 북한 등으로부터의 핵심적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우리의 동맹이 어느 때보다도 강력하며 깊고 넓다는 매우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북핵 위협과 한미동맹의 강력함을 언급한 것은 사드 문제 등으로 국제사회의 대북 공조가 흔들린다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에서 한미동맹의 결속력을 과시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케리 장관은 “어떤 경우에도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는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결코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은 시간을 낭비하는 대신,국제사회에 대한 위협이 결국 스스로에 대한 위협으로 돌아오고 있음을 깨달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특히 양 장관은 도발을 계속하는 북한이 비핵화의 길로 나올 때까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압박 모멘텀을 유지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와 관련해서는 중국과 러시아를 북핵 공조로 계속 강력하게 견인하는 방안에 초점이 맞춰졌을 것으로 보인다. 다른 외교부 당국자는 “내일 있을 동아시아정상회의(EAS) 및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등의 계기를 국제사회에 북핵불용 의지를 보여주는 기회로 삼자는 것이 오늘 논의의 핵심 내용”이라고 소개했다. 양 장관은 올해 안에 미국 워싱턴에서 양국 외교·국방장관 ‘2+2’ 회의를 개최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외교·국방 2+2 회의가 올해 열리면 4차로, 직전 회의는 2014년 10월 워싱턴에서 열렸다. 케리 장관은 아세안 관련 회의의 뜨거운 감자인 남중국해 문제를 거론했으나 “가볍게 언급됐다”고 외교부 당국자는 밝혔다. 이날 있었던 북중 회동도 구체적으로는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中 ‘사드 중단’ 아니라 ‘북핵 중단’ 압박해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사드의 주한 미군 배치 결정에 정색을 하고 반발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제 밤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의 회담에서 “한국 측의 행위는 양국 상호 신뢰의 기초에 해를 끼쳤다”면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외교적 수사를 최대한 걷어 낸 이례적으로 직설적인 표현이다. 그러면서 “한국 측이 어떤 실질적 행동을 취할지에 대해 들어 보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뜯어 보면 ‘이렇게 강력하게 요구하는데도 사드 배치를 강행하려 하느냐”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본다. 어느 때보다 강력한 압박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사드 배치 결정에 따른 중국의 편치 않은 심정을 아주 이해하지 못할 바 아니지만, 실제로 외교 무대에서 몽니를 부리고 나섰다니 유감스러운 것은 오히려 우리다. 중국이 사드 배치에 압박 수위를 높이는 것은 선후 관계에 혼돈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주지하다시피 사드는 북한이 핵무기와 이 가공할 무기를 실어 나를 미사일을 개발하고 우리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데 따른 자위권적 조치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럼에도 중국은 원인 제공자인 북한에는 강력한 제재를 말로만 강조할 뿐 미지근하게 대응한다는 의심을 사고 있다. 여기에 왕이 부장은 ARF 참석차 라오스로 가는 길에 보란 듯이 베이징에서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같은 비행기를 탔다고 한다. 비엔티안에서도 두 사람은 같은 호텔에 머물고 있다는 소식이다. 북한과의 관계 개선에 나설 수도 있음을 암시하려는 의도겠지만, 중국이 추구하는 대국적 외교 행보와는 거리가 멀다. 중국은 북한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만큼 모든 분야에서 북한의 중국에 대한 의존도는 높다. 중국이 대북 제재라는 국제사회의 대의(大義)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면서 북한은 더더욱 관영매체와 대외선전매체를 총동원해 ‘남남갈등’을 부추기고 있다. 한 단체가 엊그제 내놓았다는 ‘성주에 사드가 배치되면 군 주민의 절반 이상이 밀집돼 있는 읍지구 수많은 사람들의 생명 안전과 생계에 엄중한 위험이 조성된다’는 내용의 성명은 기가 막힐 뿐이다. 북한의 관변 단체에 핵·미사일과 사드 배치의 선후 관계를 되물을 이유는 물론 없다. 하지만 중국이 외교 채널로 북한 관변단체 수준의 억지 논리를 국제무대에서 내세우는 것은 안쓰럽다. ARF에는 어제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기사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이 합류했다. 연초 북한의 제4차 핵실험 이후 6자회담 당사국 외교 수장이 모인 것은 처음이다. 생산적인 자리가 되려면 중국은 물론 러시아도 문제의 본질인 북핵을 외면하고 사드라는 변죽만 울려서는 안 될 것이다. ARF는 사드 배치가 아닌 북한에 핵과 미사일을 포기하게 만드는 자리가 돼야 한다. 누구라도 우리 국민의 생존이 달린 사드 문제를 21세기 신냉전의 도화선으로 삼지 말아야 한다.
  • 윤병세·케리 “사드, 한·미 방위력에 기여… 中과 소통 늘릴 것”

    북·중 회담, 韓에 이례적 공개 한·일 ‘북핵 불용’ 공조 맞불 위안부 10억엔 출연 교환한 듯 윤병세·리용호 “반갑습니다” 남·북 외교 휴게실서 조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을 하루 앞둔 25일 라오스 비엔티안 국립컨벤션센터에서는 한·일, 한·미, 북·중 외교장관 회담이 잇달아 개최됐다. 전날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둘러싼 양국 간 갈등이 부각된 직후 각각 우호 관계에 있는 한·미·일과 북·중이 따로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하면서 양 진영의 대립 구도가 선명해지는 모양새가 됐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존 케리 미국 국무부 장관은 회담에서 사드의 군사적 효용성을 재확인하고 중국과의 소통을 강화하기로 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회담 후 기자들과 만나 “양 장관은 사드 배치에 대한 동맹 차원의 결정을 평가하고 이것이 한·미 연합 방위력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면서 “사드 배치 발표 이후 중국에 대한 협의와 관련해 중요한 소통의 계기가 되고 있다고도 평가했다”고 전했다. 미측은 이날 자리에서 전날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사드 배치에 보인 격한 반응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윤 장관은 또 이날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과 지난해 12·28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 이후 처음으로 만났다. 회담에서 윤 장관은 오는 28일 출범할 화해·치유재단(위안부 피해자 지원 재단)의 설립 준비 상황을 설명했다. 양측은 일본 정부의 출연금 10억엔(약 107억원)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구체적인 출연 시점 등은 추후 국장급 협의에서 논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외교부 관계자는 “소녀상 문제는 전혀 언급이 없었다”고 전했다. 일본 측은 또 사드 배치 결정에 대해 지지의 뜻도 재확인했다. 한·미·일이 사드 배치와 북핵 문제를 두고 공조 체제를 더욱 분명히 한 셈이다. 이런 가운데 북·중은 2년 만에 외교장관 회담을 개최해 국제사회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례적으로 한국 언론에 공개된 회담 모두 발언에서 왕이 부장은 리용호 북한 외무상의 취임을 축하하면서 “중·조 관계를 비롯한 공동 관심사에 깊이 있는 의견을 교환하려 한다”고 말했다. 리 외무상도 “적극 협력하는 외교 관계를 맺고 싶다”고 화답했다. 왕이 부장은 회담 후 성과를 묻는 국내 취재진의 질문에 “좋았다”고만 답했다. 이 자리에서는 북핵 관련 논의도 오갔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5월 말 방중 당시 북한 리수용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은 중국 당국자들 앞에서도 ‘핵·경제 병진 노선’을 고수하는 모습을 보였다. 북측은 이날도 핵미사일 개발의 정당성을 강조하는 목소리를 냈을 가능성이 크다.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최근 사드 배치로 북한의 전략적 가치가 커진 상황이라 이날 북한을 포용하는 듯한 유연한 입장을 취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편 남북 외교장관은 이날 휴게실에서 조우했지만 의미 있는 대화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관계자는 “휴게실을 나가는 리 외무상 일행과 마주치자 윤 장관이 먼저 ‘반갑습니다’라고 인사를 했고 리 외무상도 ‘반갑습니다’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韓엔 대립각·北엔 밀착 ‘노골적인 中’

    韓엔 대립각·北엔 밀착 ‘노골적인 中’

    왕이, 윤병세 장관 발언 도중엔 손사래·턱 괴는 등 ‘외교적 결례’ 중국이 한반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 이후 노골적으로 우리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사드 배치 결정 후 처음 열린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중국 왕이 외교부장은 격앙되고 직설적인 표현까지 동원하며 우리 정부를 압박했다. 반면 북한과는 25일 2년 만에 북·중 외교장관 회담을 개최하는 등 밀착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중국의 대(對)한반도 정책에 변화가 온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온다. 김흥규 아주대 중국정책연구소장은 “중국이 보복에 나서지 않을 것이란 낙관론이 있었지만 현재는 중국 지도부 차원에서 문제 제기를 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왕이 부장은 전날 회담에서 사실상 사드 배치 중단을 요구하며 윤병세 외교부 장관의 발언에 손사래를 치거나 턱을 괸 채 이야기를 듣는 등 ‘외교적 결례’에 가까운 행동까지 했다. 늦은 시간에 중국 대표단 숙소까지 찾아간 한국 측에 작심하고 무안을 준 셈이다. 반면 이날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는 1시간가량 회담을 개최하며 친선을 과시했다. 북측 대표단 관계자는 “이번 접촉은 두 나라 사이 정상적인 의사소통의 일환으로 진행된 것”이라며 “외무상들이 조·중(북·중) 쌍무 관계 발전 문제를 토의했다”고 밝혔다. 왕이 부장과 리 외무상은 공개 일정 중에도 서로 축사를 건네고 악수를 하는 등 우호 관계를 과시하는 듯한 제스처를 자주 취했다. 중국은 시진핑 국가주석 취임 이후 ‘한반도 신균형자론’ 기조에 따라 한반도 정책을 펼쳐 왔다. 중국몽(夢) 실현을 위해 미국과의 대립이 불가피한 상황에 북한뿐 아니라 한반도 전체를 완충지대로 삼자는 전략이다. 이에 중국은 한·중 관계 개선에 힘을 써 왔지만 사드 배치 결정 이후 갈등을 부각시키며 북한을 끌어안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그럼에도 북핵이 있는 한 북·중 관계가 과거로 돌아갈 수는 없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중국이 이번에 우리 정부와 대립각을 세운 건 사드뿐만 아니라 남중국해 갈등을 염두에 두고 우리 정부를 압박하는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중국은 대북 제재를 충실히 이행할 것이어서 북·중이 전통적 관계를 회복할 순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윤 장관은 이날 일본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 존 케리 미국 국무부 장관과 외교장관 회담을 가졌다. 일본과 미국 측은 이번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및 아세안 관련 연쇄 회의에서 국제사회의 ‘북핵 불용’ 메시지 확산에 협력하기로 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사드’ 배치에 中 왕이 “신뢰에 해끼쳐”···윤병세 “중국 겨냥 안해”

    ‘사드’ 배치에 中 왕이 “신뢰에 해끼쳐”···윤병세 “중국 겨냥 안해”

    주한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결정에 대해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쌍방(양국)의 호상(상호) 신뢰 기초에 해를 끼쳤다”며 유감의 뜻을 표명했다. 왕이 부장은 24일(현지시간)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이 열린 라오스 비엔티안의 한 호텔에서 윤병세 외교장관과 약 1시간 동안 한중 외교장관회담을 가지면서 한반도 사드 배치에 강한 유감의 뜻을 전달했다. 한중 외교장관 회담은 한미 양국의 지난 8일 사드 배치 결정 발표 이후 처음이다. 왕이 부장은 “우리가 동료이기 때문에 의사 소통을 미리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한중 관계를 수호하기 위해서 한국 측이 “어떤 실질적 행동을 취할지에 대해 들어보려고 한다”고 요구했다. 왕이 부장이 언급한 ‘실질적 행동’은 주한미군 사드 배치를 중단할 것을 사실상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외교부는 25일 “한국의 사드 배치가 반드시 중한(한중) 양국의 상호신뢰를 훼손시킬 것”이라는 왕이 부장의 발언을 소개했다. 왕이 부장은 “사드는 결코 단순한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 틀림없는 전략적 문제”라면서 “사드가 끝내 한국에 배치될 경우 한반도 정세와 지역 안정, 중한(한중)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조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왕이 부장은 또 “한국 측이 중국의 정당하고 합리적인 관심에 진정성 있게 응해주고, 이해득실을 따져보며 신중에 신중을 기해 심사숙고한 다음 행동하기를 재차 권고한다”면서 “양국의 좋은 관계가 가져올 양호한 형세를 소중히 여기기를 함께 당부한다”고 윤 장관을 향해 호소했다. 그러나 윤 장관은 “국가 안위와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자위적 방어 조치로서 주한미군 사드 배치를 결정했으며, 이는 책임있는 정부로서 당연히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외교부 당국자가 전했다. 이 당국자는 사드가 중국 등 제3국을 겨냥하지 않는다는 점 등 우리의 기존 입장을 윤 장관이 재차 밝히면서 “(윤 장관이) 사드 배치가 중국의 전략적 안보 이익을 왜 해치지 않는지에 대해 상세하고 당당하게 설명했다”로 전했다. 왕이 부장과의 회담에서 윤 장관은 ‘장작불을 빼면 물을 식힐 수 있고, 풀을 뽑아 없애려면 그 뿌리를 뽑아야 한다’는 뜻의 고사성어인 ‘추신지불(抽薪止沸), 전초제근(剪草除根)’을 인용했다. 문제의 근원이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에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또 고사성어 ‘산을 만나면 길을 트고, 물을 만나면 다리를 놓는다’라는 뜻의 고사성어인 ‘봉산개도 우수탑교’(逢山開道 遇水搭橋)를 언급하며 “양국이 여러 도전에 직면할 수 있지만 특정 사안으로 관계가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도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사드·북핵 창조적 해법 발휘해야 할 ARF 외교

    어제부터 북한이 참여하는 유일한 역내 다자협의체인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이 본격적으로 막이 올랐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노골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명하는 중국과 핵과 탄도미사일 도발을 일삼는 북한, 아시아에서 힘의 우위를 유지하려는 미국 등 6자회담국 외교 수장들이 한자리에 모여 치열한 외교전에 돌입했다. 우리 정부는 이번 회의를 통해 북핵·미사일 도발을 규탄하는 유엔 안보리 결의의 충실한 이행을 촉구하는 의장성명을 채택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최근 폐막된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의 모멘텀을 이어 간다는 구상이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출국에 앞서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 문제, 남중국해 문제, 테러 문제 같은 아주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들이 논의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사드와 남중국해 문제로 더 복잡해진 정세와 이번 ARF 의장국이 북한과 중국에 가까운 라오스라는 점에서 녹록한 상황은 아니다. 윤 장관은 아세안 각국을 포함해 25일 한·미, 한·일 회담을 갖지만 한·중 외교장관 회담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사드 배치와 관련, 양국의 불편한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북한은 사드 배치를 통해 다소 소원해진 한·중 관계의 틈을 비집고 들어오려는 갖은 책략에 골몰할 것이다. 핵보유국 지위 확보를 위해 이런 외교·안보적 지형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한·미 대 중·러, 또는 한·중 간 갈등 구도로 몰아갈 가능성이 크다. 지금 한국 외교는 사드 배치와 남중국해 분쟁, 북핵 문제가 중첩적으로 얽히면서 심각한 딜레마에 빠졌다. 중국과 러시아를 끌어들여 북한을 압박함으로써 핵·미사일 문제를 해결한다는 외교·안보 전략이 심각한 난관에 봉착한 것이다. 군사 주권과 자위권 차원에서 결정한 사드 배치는 중국과 러시아의 격한 반발은 물론 고립된 북한의 입지만 강화시키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심혈을 기울여 구축한 유엔 대북 제재망이 허물어질 위기에 처해 있고 냉랭했던 북·중 관계에 복원의 에너지를 불어넣은 꼴이 된 것이다. 우리는 이번 외교무대를 통해 북핵 저지와 함께 사드 배치가 북핵을 겨냥한 전략적 조치임을 중국에 이해시키면서 지속적인 한·중 협력을 추진해 나가도록 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한반도에 서서히 닥쳐오는 신냉전 구도가 정착되지 않고 우리가 주도적으로 국익을 창출할 수 있는 창조적 외교 해법을 이번 ARF 외교 무대에서 도출해야 한다.
  • 사드·남중국해 긴장, 北제재 영향 미치나

    사드·남중국해 긴장, 北제재 영향 미치나

    한·미·일 vs 북·중·러 구도 강화 對北제재 공조 결속 약화 우려 속 북핵·한국외교 방향 가늠자 될 듯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남중국해 문제로 동북아의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24일 남북을 포함해 6자 회담 당사국 외교수장들이 모두 라오스에 집결하면서 외교가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26일까지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등 연쇄 회의는 향후 북핵 문제를 포함한 우리 외교의 향방을 가늠하는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쇄 회의의 관전 포인트는 먼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모멘텀이 어느 정도 유지되느냐다. 지난 3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 2270호 채택 이후 이어진 대북 제재 공조는 최근 사드 및 남중국해 문제로 ‘한·미·일 대 북·중·러’의 대결 구도가 강화되면서 결속력이 약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정부는 지난 16일 막을 내린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에서 강력한 북핵 규탄 내용이 담긴 의장 성명이 나온 것을 근거로 “중·러의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말하지만 상황이 녹록지만은 않다. 올해 ARF 행사는 친북 국가인 라오스가 의장국을 맡아 성명을 작성하는 데다 리용호 외무상을 위시한 북측의 공세 역시 만만찮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 회원국들의 관심이 사드와 남중국해에 집중되면 상대적으로 북핵 문제는 등한시될 우려도 있다. 남북 외교장관이 조우할지도 관심사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전날 출국 당시 리 외무상과의 회동에 대해 “계획 중에 있는 것은 없다”면서도 “다자회의 중에 마주칠 가능성은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남북 간 대화 채널이 완전히 차단된 상황에 남북 외교장관이 조우할 경우 북측이 대화 재개 등을 위한 준비된 메시지를 던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둘은 25일 환영만찬 및 26일 ARF 회의에서 마주칠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북·중 외교장관 회담도 향후 정세를 가늠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이날 북·중 외교장관은 같은 비행편으로 입국했지만 장관 회담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북·중 외교장관 회담의 개최 여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리 외무상은 고개를 끄덕이는 듯한 제스처만 취했고 중국 왕이(王毅) 외교부장은 “알려 줄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 달라”며 미묘한 여운을 남겼다. 북·중은 2014년 ARF에서는 회담을 했지만 지난해에는 회동이 불발됐다. 이런 가운데 올해 회담이 다시 성사된다면 최근 급물살을 타고 있는 북·중 관계 개선에도 속도가 붙게 된다. 외교 소식통은 “리 외무상 출국을 주북 중국대사가 전송하고, 북·중 대표단의 숙소와 비행편도 같았다”면서 “당국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한밤에 만난 韓·中 외교장관 ‘사드 설전’

    한밤에 만난 韓·中 외교장관 ‘사드 설전’

    왕이 “한국의 행위, 양국 신뢰 해쳐” 윤병세 “北 이외 제3국 겨냥 아니다” ARF 개막… 남북 전방위 외교전 북핵 문제를 둘러싼 남북 외교당국의 전면전이 시작됐다. 남북 외교수장은 24일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을 비롯한 연쇄 회의가 열리는 라오스 비엔티안에 도착해 6자 회담 당사국 및 아세안 지역 외교장관들을 상대로 전방위 외교전에 돌입했다. 두 수장은 26일까지 라오스에서 북핵에 관해 서로에게 우호적인 여론 조성을 위해 외교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그 결과에 따라 추후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모멘텀이 어떻게 이어질지도 정해질 전망이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이날 비엔티안에 도착해 밤늦게 한·중 외교장관 회담을 개최했다. 지난 8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 이후 중국의 감정이 악화된 뒤 처음으로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과 마주한 자리였다. 이 자리에서 윤 장관은 사드는 북한 핵미사일에 대한 방어적 조치이며 제3국을 겨냥한 게 아니라는 점을 거듭 강조하며 대북 제재에 관한 협력을 부탁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왕이 부장은 “최근 한국의 행위는 양국의 신뢰에 손해를 끼쳤다. 이에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한국이 우리 사이의 식지 않은 관계를 위해 어떤 실질적인 행동을 할지 들어보려고 한다”며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왕 부장이 ‘실질적인 행동’을 언급한 것은 주한미군 사드 배치 프로세스를 중단할 것을 사실상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사드 배치 프로세스가 한중 양자관계까지 해를 끼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윤 장관은 이에 대해 “양국관계가 긴밀해질수록 여러가지 도전이 있을 수 있다”며 “그동안 양국이 깊은 뿌리를 쌓아왔기 때문에 극복하지 못할 사안들이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서 상호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사드 배치 원인인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 해결을 위해 중국의 역할이 필요함도 우회적으로 지적했다. 북한 외무상으로서 이번 ARF에서 ‘데뷔 무대’를 갖는 리용호 외무상은 이날 중국을 경유해 입국했다. 국제사회의 주목을 한몸에 받고 있는 리 외무상은 이날 왕이 부장과 같은 비행편인 중국 쿤밍(昆明)발 동방항공을 이용해 라오스에 입국하며 친선을 과시했다. 왕 부장은 윤 장관과 회담을 하기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오늘이나 내일 만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가능성이 있다”(It‘s possible)고 답했다. 이날 오전까지도 한·중 외교장관 회담 일정을 확정 짓지 못했던 우리 외교당국으로서는 북한 측에 허를 찔린 셈이다. 리 외무상은 26일까지 북한 핵미사일 개발의 정당성을 강조하는 행보를 이어 갈 것으로 관측된다. 외교부 관계자는 “ARF 회의는 남북 외교수장이 모두 참석하는 유일한 지역 행사라 외교 전면전이나 다름없다”면서 “현장은 물론 외교부 본부에서도 전방위로 양자 회담 등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親北’ 라오스가 의장국인 ARF… 대북제재 공조 시험대

    의장성명에 ‘북핵 포함’ 쟁점 北 리용호 외무상 참석할 듯 26일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는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공조 의지를 확인하는 시험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및 남중국해를 둘러싼 역내 갈등이 격화된 데다 ‘친북 국가’로 알려진 라오스가 의장국을 맡아 북핵 문제에 관한 강도 높은 의장 성명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미지수다. 외교부 관계자는 20일 기자들과 만나 ARF 의장 성명에 북핵 문제를 포함하는 것을 두고 “올해는 어려움이 더욱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회원국 사이에서는 의장 성명의 1차 초안이 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장 성명은 초안 회람 과정에서 회원국들이 내놓은 입장과 ARF 회의 당일 회원국 장관들의 발언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작성된다. 회원국 전체의 입장을 반영하는 합의 시스템이기 때문에 회원국 간 갈등이 첨예한 이슈는 포함되기가 힘들다. 즉 우리나라가 북한 핵미사일에 대한 고강도 비난을 의장 성명에 넣으려 해도 북한의 반대 탓에 쉽지 않다는 얘기다. 특히 올해는 북한에 우호적인 라오스가 의장국을 맡아 상황이 더 어려워졌다. 외교부 관계자는 “최종적으로 성명 문안을 쓰는 게 의장국인데 의장국은 재량을 발휘할 수 있는 부분이 현실적으로 있다”면서 “큰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ARF에는 북한 리용호 외무상을 비롯, 6자 회담 당사국의 외교장관들이 모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각국 대표가 어떤 형태로 회담을 진행할지 관심이 쏠린다. 특히 남북, 북·미 간 대화가 중단된 상황에 리 외무상이 윤병세 외교부 장관 및 미국 존 케리 국무장관과 조우할지도 관심사다. 윤 장관은 이번 회의를 계기로 각국 장관들과 양자 회담을 가질 계획이다. 하지만 사드 배치로 감정이 상한 중국 측과의 회담 개최 여부는 아직 불투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 관계자는 “물리적으로 시간이 어떻게 될지 봐야 한다”면서 “양자회담 추진 여부를 내부적으로 협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北, 26일 아세안안보포럼 참석… 남북 외교전 정면 승부 펼칠 듯

    北, 26일 아세안안보포럼 참석… 남북 외교전 정면 승부 펼칠 듯

    北, ASEM 북핵 규탄 성명 반발 제11차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가 마무리되면서 외교가의 시선은 오는 26일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쏠리고 있다. 이번 ARF에는 북한 리용호 신임 외무상이 이끄는 북측 대표단의 참석이 확실시돼 국제사회를 상대로 한 남북 외교당국의 정면 승부가 벌어질 전망이다. 외교 소식통은 18일 “ARF를 앞두고 북측도 대표단이 묶을 숙소를 현지에 잡았다”면서 “리 외무상이 참석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라오스 비엔티안에서는 26일 ARF 외교장관회의에 앞서 이번 주말부터 외교 일정이 줄줄이 이어진다. 23일 아세안+3 고위급회의(SOM)와 동아시아정상회의(EAS) 고위급회의를 시작으로 24, 25일에 참석국 간 양자 회담이 연쇄적으로 벌어진다. 26일에는 아세안+3 외교장관회의와 EAS 외교장관회의, ARF 외교장관회의가 연속해서 열린다. 최근 한반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 및 남중국해 문제 등으로 동북아의 긴장도가 높아졌지만 ASEM에서 중·러는 대북 제재 의지가 변함 없음을 재확인했다. 또 북핵 개발을 강력 규탄하는 의장 성명도 채택됐다. 이에 북측은 “조선반도(한반도) 정세를 더욱 격화시키는 무분별한 처사”라며 반발했다. 하지만 ASEM과 달리 ARF에서는 이 같은 결과를 이끌어내기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회원국이 된 2000년부터 매년 ARF에 대표단을 보내 우호적인 아세안 국가들을 대상으로 핵미사일 개발의 정당성을 강조해 왔다. 올해 회의는 뛰어난 영어 실력과 유연한 외교 스타일을 가졌다는 리 외무상의 데뷔 무대이기도 해 참석국들도 북한 대표단을 주목할 것으로 관측된다. 또 북한은 최근 평양 주재 아세안 국가 대사들을 상대로 북핵, 사드, 인권 제재 등 현안에 대한 정세 설명회를 잇달아 여는 등 여론전을 펼쳐 왔다. 이 외교 소식통은 “친북 국가로 알려진 라오스가 ARF 의장국이라는 점도 당국으로서는 부담”이라면서 “의장 성명이 순조롭게 채택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한·미, 대북 압박 국제사회 공조 폭넓게 조율

    北 핵능력 고도화·사드 배치 등중·러 대북제재 협력 견인 논의 한국과 미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가 15일(현지시간) 미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만나 하반기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 공조 제고 방안을 협의했다고 외교부가 17일 전했다. 양국 6자회담 수석대표인 김홍균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성 김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이번 협의에서 “북핵·북한 문제 전반에 대해 상세하고 심도 있는 논의를 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양측 대표는 최근 한반도 상황 전반에 관해 평가를 공유하고 이를 바탕으로 하반기 북핵 외교 방향을 폭넓게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북한이 지난 9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를 또다시 감행하고, 지난달 22일 무수단(화성10)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에서 기술적 진전을 이루는 등 핵 능력 고도화를 계속하는 데 따른 대책방안을 논의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또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주한미군 배치 결정, 중국의 패소로 끝난 필리핀·중국의 남중국해 중재재판 결과 등으로 중국·러시아와의 대북제재 공조가 이완될 가능성에 대해 평가를 교환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관련해 한·미는 “대북제재·압박을 통해 북한을 비핵화의 길로 이끌어 내기 위한 관련국들과의 협력을 유지·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외교부는 밝혔다. 또 북한 비핵화가 양국뿐만 아니라 관련국들과 국제사회 전체의 공통 목표라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굳건한 한·미 연합방위능력을 바탕으로 대북 억지력을 강화해 나가는 가운데 북한의 어떤 추가 도발에도 국제사회와의 공조하에 더욱 강력한 대응 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지속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외교부는 설명했다. 남중국해, 사드 문제로 미·중을 축으로 한 역내 대립구도가 강화되는 중에도 중국과 러시아의 대북제재 협조를 강력하게 견인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때문에 양측은 중·러를 포함한 관련국들이 집결하는 오는 26일 라오스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 회의, 9월 중국 항저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에서의 대응 방향도 협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美·中에 끼인 한국… “평화적 해결” 중립론

    한·미 당국의 사드 배치 결정에 이어 중국과 필리핀 간 남중국해 중재재판 결과까지 나오면서 국제사회의 시선이 이를 둘러싼 미·중 간 패권다툼으로 급속히 이동하고 있다. 올 하반기 줄줄이 예정된 다자외교 무대에서도 사드와 남중국해 문제들이 주요 이슈로 다뤄질 전망이어서 북핵 해결 및 대북 제재 공조의 모멘텀을 이어 가야 하는 우리 외교 당국의 고민이 커지게 됐다. 정부는 남중국해 중재재판 결과에 대해 13일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내고 “판결에 유의하면서 이를 계기로 남중국해 분쟁이 평화적이고 창의적인 외교 노력을 통해 해결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항행과 상공비행의 자유, 분쟁의 평화적 해결 등 그간 이어 온 중립적 입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이는 사드 배치로 중국의 감정이 상한 상황에 동맹국 미국은 물론 대북 제재의 ‘열쇠’를 쥔 중국 역시 포기할 수 없는 외교 당국의 고민이 담긴 부분이기도 하다. 일단 정부는 사드나 남중국해 문제로 미·중 갈등이 심화되더라도 대북 제재 공조 체제가 무너질 가능성은 없다고 보고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 문제들과 대북 제재는 별개의 문제”라면서 “중국이 사드 등을 이유로 대북 제재를 그만두는 일이 벌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당국에서도 국제사회의 시선이 사드와 남중국해 등으로 촉발된 미·중 대결 구도에 쏠리면서 북핵 공조에 대한 주목도가 떨어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당장 15~16일 몽골에서 열리는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에서 중·러 측과 만나면 주요 의제는 사드가 될 가능성이 크다. 또 오는 26일 라오스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는 아세안 국가들이 주로 모이는 만큼 남중국해 문제가 사실상 최대 이슈로 부각될 전망이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사드 오후 3시 공식 발표] 중국, 러시아 반발···고조되는 동아시아 긴장

    [사드 오후 3시 공식 발표] 중국, 러시아 반발···고조되는 동아시아 긴장

    정부가 13일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를 경북 성주군 성주읍 성산리에 배치하기로 최종 발표함에 따라 전부터 한반도 사드 배치에 반대해온 중국과 러시아의 반발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과 러시아는 지난 8일 한·미 양국이 사드 배치 결정을 발표한 직후 사드 도입 절차를 중단할 것을 한목소리로 요구한 바 있다. 중국은 외교부 성명과 훙레이(洪磊) 외교부 대변인의 정례브리핑, 한·미 주중대사 초치 등을 통해 한·미가 사드 배치 절차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러시아도 외무부 성명을 통해 “비극적이고 불가역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숙고하지 않은 행동을 하지 않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미 양국은 배치 결정 발표 닷새 만에 최종 부지까지 발표하며 사드 배치를 본격화했다. 우리 정부가 부지 발표로 한 단계 더 나아감에 따라 중국과 러시아도 공식적으로 반발 또는 대응 수위를 높일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이를 의식한 듯 국방부는 “사드는 어디까지나 북한의 탄도미사일 공격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며 사드 레이더는 중국 미사일을 탐지·추적할 능력도 없다”고 밝혔다. 성산리에 배치될 사드 레이다는 사격통제용으로 적 미사일이 목표물을 향해 하강하는 종말 단계에서 이를 탐지·추적하기 때문에 탐지 거리가 600∼800㎞에 그친다. 이 레이다가 성주에 배치되면 북한 대부분 지역이 탐지망에 들어가지만 중국의 경우 산둥 반도 끝부분과 북중 접경 일부 지역만 탐지망에 걸린다. 다만 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미국이 동아시아에 새 미사일방어(MD) 거점을 구축, 역내 ‘전략적 균형’을 파괴하는 것으로 간주하는 중국과 러시아의 관점에서는 별반 차이 없이 느껴질 수도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중국, 러시아가 사드배치의 영향으로 북한의 전략적 가치를 더 높게 인식하게 되면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압박 공조가 이완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앞서 북한은 사드 배치 결정 발표 다음 날인 지난 9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했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과 러시아도 유엔 안보리(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를 충실히, 전면적으로 이행하겠다는 것을 수차례에 걸쳐 공약한 바 있다”면서 사드와 대북 제재는 별개의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향후 사드 갈등은 사실상 중국의 패소로 끝난 필리핀·중국 간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문제 재판 결과와 맞물려 동아시아의 긴장을 더욱 고조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오는 15∼16일 몽골에서 열리는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오는 26일 라오스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등은 사드·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를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 등 주요2개국(G2)을 양축으로 한 역내 갈등 구도가 여실히 부각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시진핑 축전 한 통… ‘고립’ 북한에 숨통?

    시진핑 축전 한 통… ‘고립’ 북한에 숨통?

    국무위원장 추대 김정은에게 노동신문 1면 보도 친선 과시 지난달 최고인민회의에서 국무위원장으로 추대된 북한 김정은에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개인 명의로 축전을 보냈다. 며칠 사이 북·중이 서로 축전을 주고받으며 대외에 친선을 과시하는 듯한 모양새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일 시 주석이 김 위원장에게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국무위원회 위원장에 추대된 것에 대해 열렬한 축하를 보낸다”는 내용의 축전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시 주석은 축전에서 “중조(중국과 북한) 친선은 두 나라의 공동의 귀중한 재부(財富)”라면서 “중국 측은 조선 측과 함께 두 나라 사이의 전통적인 친선협조 관계를 끊임없이 발전시킴으로써 두 나라와 두 나라 인민들에게 복리를 가져다 줄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중국공산당 창건 95돌을 맞아 시 주석에게 축전을 보냈다. 이틀 사이 북·중 지도자들이 서로 축전을 주고받은 셈이다. 보통 사회주의 정당 간에는 주요 행사 시 축전을 보내는 게 관례다. 하지만 다소 달라진 분위기도 감지된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당대회 당시 시 주석의 축전은 신문 7면에 작게 게재했지만 이번에는 1면을 할애해 보도했다. 기관지의 보도 행태만 봐서는 올 초 북한의 4차 핵실험 및 중국의 대북 제재 동참으로 관계가 악화됐던 때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는 셈이다. 이에 최근 북·중 관계가 어느 정도 회복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당대회 직후 방중한 북한 리수용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은 시 주석에게 김 위원장의 구두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중국은 유엔에 대북 제재 이행 보고서를 제출하는 등 제재에 동참하면서도 대화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오는 12일 상설중재재판소(PCA)의 판결이 예정된 남중국해 문제를 둘러싼 미·중 갈등이 커지자 대응 카드로 중국이 대북 레버리지 확대에 나선 것이란 분석도 적지 않다. 북한은 4차 핵실험 이후 국제적 고립이 심해지면서 최근 쿠바 등 우호국들을 대상으로 외교전을 펼치며 활로를 찾으려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북한은 특히 오는 26일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대화 분위기 조성 및 핵보유국 지위 획득을 위한 여론전을 대대적으로 펼칠 것으로 보인다. 외교 소식통은 “이번 ARF는 북한 리용호 외무상의 데뷔무대라 어느 때보다 치열한 남북 외교전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6·15선언’ 16주년 거꾸로 간 남북시계

    통일부 남북공동행사 방북 불허 남북교류 선언 채택 전으로 회귀 남북 정상이 ‘화해·협력의 시대’를 선포한 6·15남북공동선언이 채택된 지 15일로 16주년을 맞지만 남북관계는 유례없는 ‘빙하기’를 지나고 있다. 최근 북한은 계속해서 대화 제스처를 보내고 있지만 우리 정부는 제재 기조를 분명히 하고 있어 상당 기간 대치 국면이 이어질 수밖에 없는 모양새다. 올해 6·15는 남북관계 개선에 별다른 모멘텀을 제공하지 못한 채 지나갈 것으로 보인다. 북한 노동신문은 14일 “조국의 통일을 위해 6·15 기치보다 더 좋은 표대는 없으며 우리 민족끼리의 정신보다 더 위력한 무기는 없다”며 합의 이행을 촉구했다. 그러나 정부는 6·15 관련 민간 차원의 남북 공동행사도 개최를 불허했다. 앞서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는 개성에서 열리는 행사에 참가하겠다며 방북을 신청했으나 정부가 반려하자 이날 “개성에서 가까운 경기 파주시 임진각에서 민족통일대회를 열겠다”고 물러섰다. 통일부 관계자는 “제재 국면에 북측과 초청장 등 문서 교환을 승인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2000년 6·15선언 채택 이후 남북은 개성공단을 비롯한 각종 협력 사업을 진행했다. 그러나 2008년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건, 2010년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등 도발에 정부가 5·24대북제재 조치로 맞서면서 교류는 대폭 축소됐다. 특히 올 초 북한의 4차 핵실험 등에 정부가 개성공단 전면 중단으로 맞서면서 남북관계는 2000년 이전으로 돌아간 상태다. 북한은 지난달 제7차 노동당 대회 이후 ‘남북 군사당국회담’을 거론하며 대화 분위기 조성을 꾀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선(先) 비핵화’ 원칙을 내세웠고 전날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 개원식 연설에서 ‘대화 불가 방침’을 재천명하며 당분간 대화 가능성은 ‘제로(0)’에 가까운 상황이 됐다. 남북관계 개선을 통한 국면 전환이 불가능한 상황에 북한은 당분간 중국을 중심으로 한 ‘물밑 외교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다음달 라오스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도 주목된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북한 리용호 신임 외무상의 조우가 예상되는 포럼에서 북한은 다시 대화 공세에 나설 수 있다. 북방한계선(NLL) 침범, 사이버테러 등으로 계속 긴장을 조성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안보전략연구실장은 “중·러가 대화를 거론하는데 북한이 제재에 굴복할 것이라고는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제재를 하면서도 대화를 검토하며 돌파구를 찾지 않으면 우리가 낭패를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안보리 결의 후 남북 외교수장 한자리… ‘의미있는 메시지’ 촉각

    안보리 결의 후 남북 외교수장 한자리… ‘의미있는 메시지’ 촉각

    尹외교, 북핵·北 인권 압박 예고… 위안부 타결후 첫 발언도 관심 北 리수용 외무상 참석 전망… 리 “COI 보고서 무효” 기조연설 남북 국면전환 채널가동 주목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제31차 유엔 인권이사회와 군축회의 참석을 위해 1일 출국했다. 인권이사회에는 북한 리수용 외무상도 참석할 것으로 알려져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따른 고강도 제재가 이어지는 상황에 남북 외교장관이 의미 있는 만남을 가지게 될지 주목된다. 윤 장관은 2일(현지시간) 인권이사회에서 기조연설을 한다. 2년 만에 인권이사회에 참석하는 윤 장관은 북한 인권 문제를 집중 성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안보리 결의를 즈음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대한 제재에 이어 인권 차원에서도 북한을 압박하는 셈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올해는 최경림 주제네바 대사가 인권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어 우리 정부의 인권 외교를 알리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리 외무상은 윤 장관에 하루 앞서 이날 기조연설에 나섰다. 리 외무상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북한 인권 문제를 적극 방어했다. 북한은 지난달 15일 마르주키 다루스만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북한의 반인도적 범죄에 관한 보고서를 인권이사회에 제출하며 궁지에 몰린 상황이다. 리 외무상은 지난해 연설에서는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의 최종보고서가 탈북자의 허위 증언에 근거한 것이므로 무효라고 주장했다. 특히 관심사는 2일까지 이어지는 고위급 회기 동안 윤 장관과 리 외무상이 단순 조우 이상의 만남을 가질 수 있을지다. 남북 외교장관은 지난해 8월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잠시 마주치며 악수를 나눴지만 별다른 대화를 나누진 않았다. 현재 남북 간 대화 채널이 모두 끊어진 상황에 외교장관 사이에 의미 있는 메시지가 오간다면 새로운 국면의 실마리를 찾을 수도 있다. 한편 이번 인권이사회는 지난해 12·28 한·일 일본군 위안부 협상 타결 이후 위안부 문제가 처음 거론되는 국제무대라는 점에서 윤 장관 위안부 관련 발언의 수위에도 관심이 쏠린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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