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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2
  • 전력·통신·에너지·건설 분야 남북 경협 ‘블루오션’

    북·미 정상회담 이후 남북 경제 협력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산업계도 분야별로 준비에 분주하다. 사회간접자본(SOC)인 전력, 통신, 에너지 등은 남북 경협의 첫 단추이자 블루오션으로 꼽힌다. 도로·철도, 토목시장이 열린 건설업계 역시 잰걸음을 하고 있다. 전력은 공단 조성, 철도 연결에 앞서 필수 인프라로 꼽히지만, 북한은 현재 만성적인 전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13일 통계청에 따르면 북한의 연간 발전량은 2016년 기준 2390GWh로 남한(5만 4040GWh)의 4.4%에 불과하다. 기본 발전설비가 부족한 데다 노후화도 심각해 발전소 신규 건설, 송·배전망 보강이 시급하다. 탈원전·탈석탄 정책으로 인해 국내 시장 확대가 벽에 부딪혔던 발전업계로선 숨통이 트일 수 있다. 통신 분야는 개성공단에 들어설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시작으로 광통신망, 위성 통신방송망 확장이 기대된다. 앞서 지난 8일 청와대, 통일부, KT, 현대아산 등으로 구성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추진단은 개성공단 현지 점검을 벌였다. 2016년 2월 개성공단 폐쇄 당시 함께 폐쇄됐던 유선통신망도 곧 보수될 전망이다. 통신 3사 중에서는 KT가 가장 적극적이다. 과거 국가 기간통신망을 구축한 경험을 최대한 살려 위성을 이용한 통신방송망까지 투입할 기세다. KT는 지난달 초 임원급으로 구성된 남북협력사업개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통신 지원 준비에 돌입했다. 대북사업 재개 즉시 통신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목표다. 위성전문 자회사인 KT SAT(샛)을 통해 위성을 이용한 통신방송망 구축도 검토하고 있다. KT 샛이 지난해 발사한 통신방송위성 무궁화위성 7호와 5A호는 북한은 물론 동남아시아와 중동 지역까지 커버할 수 있다. 북한은 휴대전화의 경우 이집트 오라스콤 등을 이용해 인트라넷처럼 한정된 공간 안에서 사용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 역시 일부 기관을 제외하고 외부와 차단된 자체 내부망 ‘광명’을 이용한다. 이런 이유로 케이블·위성을 통한 통신방송망 구축은 그야말로 열린 시장이다. 다만 SK텔레콤, LG유플러스는 “정치적 리스크가 큰 만큼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며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에너지 투자도 기대된다. 북한에 매장된 철광석, 무연탄, 석회석, 금 등 42개 광물의 잠재가치는 3000조원으로 추산된다. 협력이 본격화되면 향후 10년간 약 45조원의 수입 대체 효과가 기대된다. 정촌, 단천 지역 자원산업단지 조성 사업이 급물살을 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형 건설사들도 TF를 마련하는 등 발 빠른 대응에 나섰다. 도로·철도 건설은 물론 개성공단 2단계 등 공단 개발, 신도시 건설 등에 업계는 기대감을 높이는 눈치다. 대우건설은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전략기획본부 내 별도 ‘북방사업지원팀’을 신설하고 정보 수집에 나섰다. GS건설, 삼성물산도 각각 남북 경협 TF를 조직했다. 현대건설, 포스코건설은 아직 별도 팀을 꾸리진 않았지만 사업 참여를 타진 중이다. 특히 현대산업개발은 경기 파주시 운정신도시 서패리 일대에 보유한 약 50만㎡ 부지 개발을 위한 내부 검토에 들어갔다. 정유·화학업계는 한반도를 관통하는 파이프라인 건설 등에 주목하고 있다. 다만 정보통신(IT) 업계는 관망하는 분위기다. 첨단 산업은 안정적인 전력 공급 등 기반시설이 필수적인 이유로 후발주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재계 관계자는 “장기적으로는 자동차를 비롯해 휴대전화, 가전, 인터넷 등 모든 IT 업종에서 북한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것”이라면서 “경협이 본격적인 단계에 들어서면 남북 시너지 효과가 기대 이상 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홍철 거수경례, 세차장 직원 출신, 아시아 주목할 선수들

    홍철 거수경례, 세차장 직원 출신, 아시아 주목할 선수들

    축구 대표팀의 홍철(27), 김민우(28·이상 상주), 주세종(27·아산 무궁화단)이 영국 BBC의 관심을 끌었다. 러시아월드컵에 진출한 아시아 다섯 나라의 이색 선수들을 소개하고 있다. F조에 속한 대한민국 수비수이자 미드필더인 이들은 경기에 앞서 국가 연주 때 거수 경례를 붙이는 재미난 장면을 보여주게 된다고 했다. 셋 모두 병역 의무를 이행 중이기 때문이며 한국에선 28세가 되기 전에 병역 의무를 다해야만 대표팀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다고 전했다. 나아가 주세종은 프로축구 FC서울에서 내년까지 아산 무궁화단에 임대됐고, 홍철과 김민우는 수원 블루윙스에서 상주 상무로 임대됐다고 했다. 나아가 한국은 디펜딩 챔피언 독일을 비롯해 멕시코, 스웨덴과 F조 경기를 벌인다고 소개했다. 방송이 소개한 이들 가운데 이란의 골키퍼 알리레사 베이란반드(25·페르세폴리스)은 러시아로 향하는 골키퍼 셋 가운데 가장 경험이 많은데 세차장에서 4륜구동차를 닦는 일을 했던 특이한 경력이 돋보인다. 193㎝ 큰 키를 활용했던 것이다. 양치기 유목민 가정에서 태어나 의류공장이나 피자가게에서 일하는 등 밤일을 주로 했다. 12경기를 치르며 11경기를 무실점으로 막아 2회 연속 월드컵 진출에 도움을 줬다. 이란은 스페인, 포르투갈, 모로코와 B조에 속했다. 일본 수비수 나가토모 유토(32·갈락타사라이)는 국제 무대에 널리 알려진 인물이며 일본 대표팀 가운데 100회 이상 A매치에 출전한 셋 중 한 명이다. 일본 여배우 타이라 아이리와 결혼한 사실을 비교적 덜 알려져 있는데 이탈리아 프로축구 인터 밀란 소속으로 경기가 없는 날 산시로 스타디움 투어를 가이드했다가 그라운드에서 청혼했다. 당시 터키 프로축구 갈락타사라이에서 임대된 신분이었다.4년 전 브라질월드컵에서 좌절했던 16강 진출을 노리는 일본은 폴란드, 세네갈, 콜롬비아와 함께 H조에 편성됐다. 사우디아라비아 미드필더 압둘라 알카이바리(21·알샤밥)는 지난해 2월에야 프로 선수로 데뷔했다. 리야드에 연고지를 두고 있는 알샤밥은 잉글랜드 프로축구 에버턴 선수였던 케빈 시디와 마이크 뉴웰이 한때 몸담았던 팀이다. 시디는 1990년 월드컵에서 잉글랜드를 격파하는 아일랜드공화국의 득점자로 유명한데 뉴웰이 축구국장으로 일할 때 그 밑에서 유스 코치를 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14일 러시아와 공식 개막전을 치르며 이집트, 우루과이와 함께 A조에 속했다. 호주 대표팀의 수비수 밀로스 데게넥(24·요코하마)은 유스 시절 호주 17세 이하, 세르비아 19세 이하 대표팀을 경험한 뒤 성인 대표팀으로는 호주를 택했다. 크로아티아에 거주하는 세르비아계 가정에서 태어났는데 코소보 내전 때 이웃 슬로베니아의 베오그라드로 달아나 난민으로 지냈다. 2000년 시드니에 도착한 그는 “어렸지만 사람이 결코 봐선 안될 것들을 봤다”고 말했다. 당시 “두 개의 가방에 옷과 신발, 400달러가 가진 것의 전부였다”고 돌아봤다. 이어 마음에서 우러나 호주 국적을 선택했다. 내게 모든 것을 준 이 나라에 은혜를 갚고 싶다”고 말했다. 호주는 프랑스, 페루, 덴마크와 C조에 포함됐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잃을 게 없다… 그래서 두려움도 없다

    잃을 게 없다… 그래서 두려움도 없다

    세네갈 비공개 평가전 0-2 패 “끊임없는 실험만 계속” 지적에 申 “하나의 만들어가는 과정” 훈련 성과엔 “90점 주고 싶다” 스웨덴 경기 분석 자신감 충만도“오스트리아 사전캠프에서의 훈련 성과에 만족한다. 90점 정도는 줄 수 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12일(이하 한국시간) 결전의 땅에 첫발을 디뎠다.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레오강을 떠나 독일 뮌헨공항을 경유해 이날 밤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입성했다. 대표팀은 이곳에 베이스캠프를 차리고 오는 18일 밤 9시 니즈니 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펼쳐지는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F조 스웨덴과의 첫 경기를 준비한다. 대표팀은 전날 오스트리아 그뢰디히 다스골트베르크 슈타디온에서 열린 세네갈과의 비공개 평가전에서 0-2로 졌다. 이로써 오스트리아에서 진행된 두 차례 평가전을 1무1패로 마무리했다. 두 나라 모두 전력 노출을 꺼려 관중과 미디어, 중계 없이 진행된 경기에 황희찬(잘츠부르크)이 허벅지 부상 여파로 결장하면서 장신 공격수 김신욱(전북)과 에이스 손흥민(토트넘) 투톱을 가동했다. 좌우 날개로는 이승우(엘라스 베로나)와 이재성(전북)이 배치됐고 주장 기성용(스완지시티)과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이 중앙 미드필더로 호흡을 맞췄다. 포백 수비는 왼쪽부터 김민우(상주)-김영권(광저우)-장현수(FC도쿄)-이용(전북)이 늘어섰고 주전 김승규(빗셀 고베) 대신 조현우(대구)가 골키퍼 장갑을 끼었다. 전반 37분 오른쪽 풀백 이용을 빼고 고요한(FC서울)을 투입해 마지막 테스트를 했다. 전반을 0-0으로 마친 한국은 후반 세네갈 공세에 무너졌다. 후반 10분 은다아예에게 선제골을 얻어맞은 뒤 32분 코나테에 페널티킥으로 한 골을 더 내줬다. 이승우 대신 정우영(빗셀 고베), 김신욱 대신 주세종(아산)을 투입하며 반전을 노렸지만 하릴없었다. 신 감독은 경기 뒤 레오강에서 진행된 사전캠프 결산 인터뷰를 통해 지난 3일부터 9일 동안 진행한 담금질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신 감독은 훈련 성과에 만족하냐는 질문에 “시설이나 환경은 100점을 줄 수 있지만 경기를 뛰러 왔다 갔다 하는 부분, 이동에서는 좋지 않았다. 교통편이 들어가면 80점 정도로 깎일 수 있다”며 경기 외적인 부분을 언급한 뒤 훈련에 대해선 90점을 매겼다. 신 감독은 ‘실험을 계속한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선 “무엇을 많이 실험했는지 모르겠지만 스웨덴 한 팀과 경기하는 게 아니다. 스웨덴과 좋은 경기를 하더라도 멕시코, 독일이 남아 있다. 세 경기를 모두 해야 한다”면서 “밖에서 보는 사람들은 실험한다고만 이야기한다. 그것은 실험이 아니다. 이 선수를 쓰면서 다음에 어떻게 쓰고, 선수 교체를 어떻게 할지 구상하고 있다. 하나의 만들어 가는 과정”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세네갈전 소득에 대해선 “세네갈은 스웨덴과 같은 4-4-2를 쓰지만 플레이 스타일이 다르다. 세네갈이 가진 스타일보다 가상 스웨덴을 생각하며 경기했다”면서 “세네갈 선수들이 워낙 스피드가 좋고 파워가 좋아 일대일 개인 마크에서 힘들었다. 사디오 마네 등 양쪽에서 스피드 있는 돌파를 추구해 수비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프리킥과 코너킥 등 세트피스 득점 전략과 관련해선 “기회가 왔을 때 좋은 신장을 가진 스웨덴, 멕시코를 상대로 세트피스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라며 “비장의 무기로 골을 넣는다는 건 아니다. 오늘도 세트피스는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었다. 경기 내용이 유출될 수 있어 기본적인 세트피스만 했다. 본 시합에 들어가면 높이가 좋은 스웨덴 선수들을 상대로 세트피스하겠다”고 설명했다. 월드컵 첫 상대 스웨덴과의 대결에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스웨덴 경기를 보고 왔고 경기 영상도 10게임 정도 봤다. 제 눈으로 직접 확인했기 때문에 패턴을 선수들에게 인식시키고 있다”며 “상대 선수들을 제대로 못하게 하고 어떻게 득점할 수 있을지 잘 만들면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웨덴 플레이메이커인 에밀 포르스베리(라이프치히)에 대한 각별한 경계심도 드러냈다. 그는 “(포르스베리는) 왼쪽 윙포워드이지만 경기 때는 섀도 스트라이커라고 보면 된다”면서 “측면에 있는 건 90분 중 10분도 안 되고 나머지 80분은 중앙에 들어와 플레이한다. 나도 인지했고, 우리 선수들도 익힌다면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남북 경협 운명, 北 북미 합의서 이행 수준 따라 결정

    남북 경협 운명, 北 북미 합의서 이행 수준 따라 결정

    6·12 북·미 정상회담이 우호적으로 마무리되면서 그동안 막혀 있던 대북 인도적 지원과 남북 경협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다만 정부 의지에 따라 인도적 지원은 당장 가능하지만, 대북 제재 결의 해제가 걸려 있는 남북 경제협력 부분은 좀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민간단체가 준비하는 대북 인도적 지원은 이날 회담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됨에 따라 곧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최강 현대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대북 인도적 지원은 법이 아니라 북한을 둘러싼 한국 내 정치 상황과 분위기가 문제였다”면서 “북·미 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나게 되면 자연스럽게 풀린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대북 제재 결의안 어디에도 인도적 지원을 막는 부분은 없다”면서 “정부와 시민단체의 대북 인도적 지원은 곧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9월 국제기구를 통한 대북 인도적 지원금 800만 달러(약 85억 7200만원)를 편성했지만 집행을 미뤄 왔다. 통일부는 12일 북·미 정상회담 결과와 지원의 시급성을 감안한다는 태도를 보여 왔다. 이날 회담이 성사됨에 따라 논의를 시작할 전망이다. 정부뿐 아니라 국내 비정부기구(NGO)도 대북 지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민간 차원에서 매월 북측 관계자와 미팅을 하는 굿네이버스는 북·미 회담 이후에 지원 방향과 시기, 내용 등 세부사항을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월드비전, 기아대책, 한국YWCA연합회 등도 식량이나 어린이 분유 지원 등을 준비하고 있다. 반면 남북 경협은 북·미 간 합의서에 따른 이행 로드맵에 따라 운명을 맞이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미국 입장에서는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따라 단계적으로 대북 제재를 해제할 것”이라면서 “북한이 합의서 내용을 이행하는 수준에 따라 남북 경협도 점진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난달 2일 기자간담회에서 “남북 경제협력은 국제사회의 합의와 (대북제재 해제 등) 진행 상황에 맞춰 차분하고 질서 있게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평화와 번영에 대해서 공동의 협력을 한다’는 내용은 경제 부분에서의 장벽을 풀 수 있는 관계 정상화를 전제하는 이야기”라면서 “유엔 안보리 제재나 미국의 독자 제재가 풀리는 상징적 조치가 보이면 우리도 충분히 남북 경협에 나설 수 있는 부분이 생긴다”고 전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6·12 북미 정상회담] 트럼프, 김정은에게 “워싱턴 오시라”…백악관 우선 거론

    [6·12 북미 정상회담] 트럼프, 김정은에게 “워싱턴 오시라”…백악관 우선 거론

    성사 땐 北최고지도자 사상 최초 마러라고 리조트도 유력 후보지 “비핵화 위해 평양보다 좋은 카드” “시점은 이르면 7월·늦으면 11월”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 후 김 위원장을 미국 워싱턴으로 초청할 뜻을 밝히면서 이제 시선은 2차 북·미 정상회담으로 쏠린다. 다만 양측이 공개한 합의문에는 추가 정상회담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생략돼 있어 일정과 장소는 양측 실무진의 논의에 따라 최종 확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싱가포르 센토사섬의 카펠라호텔에서 열린 합의문 서명식을 마친 뒤 “우리는 여러 차례 만나게 될 것이다. 김 위원장을 워싱턴으로 초청한다”고 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마지막 악수를 나누면서 “워싱턴으로 초청해도 되겠나”라고 직접 묻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번에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다”, “6월 12일은 과정의 시작“이라고 말하는 등 후속 회담의 가능성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워싱턴’을 언급만 만큼 2차 회담 장소로는 우선 백악관이 거론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김 위원장을 미국으로 초청할 경우 그 장소가 백악관이냐 아니면 대통령 소유 휴양지인 플로리다 마러라고냐”라는 질문에 “아마도 백악관에서 먼저 시작할 것”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만약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초청에 응하면 북한 최고 지도자의 사상 첫 미국 방문이 된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전례가 없지만 김 위원장의 최근 행보에 비춰 볼 때 방미가 아예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다”라면서 “비핵화 의지에 대한 언론의 주목을 받기 위해서라도 워싱턴은 평양보다 좋은 카드”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별장이자 ‘겨울 백악관’으로도 불리는 마러라고 리조트 역시 여전히 유력한 후보지라는 분석도 나온다. 반대로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북한으로 초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김 위원장은 지난달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친서를 전달하면서 7월 중 평양에서의 2차 정상회담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초청에 응해 평양에 간다면 역시 현직 미국 대통령으로선 처음으로 북한 땅을 밟는 사례가 된다. 전직 대통령 중에서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2009년 8월 억류된 미국 여기자의 석방을 위해 평양을 찾아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면담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인 시나리오가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제재 대상 국가를 방문하는 것을 꺼릴 수 있다. 2차 회담 시점은 이르면 7월, 늦어도 11월 전에는 성사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 부원장은 “1, 2차 회담 시점의 간격이 좁을수록 양국이 합의한 내용을 빨리 실현하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매개체로 비핵화 프로세스를 서둘러 밟아 나가려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11월로 예정된 미국 중간선거와 가을로 예정된 남북 정상회담 날짜도 향후 북·미 정상회담 일정에 변수로 꼽힌다. 미국 중간선거는 대통령에 대한 중간 평가 성격을 띠고 있어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그전에 1차 회담에서 매듭짓지 못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1차 회담에서는 한반도 비핵화와 북한 체제 보장에 합의했지만 구체적인 로드맵과 ‘시간표’는 도출하지 못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북미회담 평가, 전문가 마다 엇갈려... 기대 못미쳐 vs 포괄적 합의

    북미회담 평가, 전문가 마다 엇갈려... 기대 못미쳐 vs 포괄적 합의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의 결과물인 공동성명에 대해 전문가들은 12일 다소 엇갈린 평가를 했다. 북미관계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담고 있는 합의서라는 분석이 있는가 하면 미국이 줄곧 말해온 기대치에 못 미친다는 지적 등이 나왔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성명은 과거 미소·미중 정상회담에서 봤을 때도 미국 행정부에서 할 수 있는 최고의 권위를 가진 것”이라며 “조속한 시일 안에 후속 실무회담을 개최하기로 한 것은 공동성명에 대한 이행을 빨리 구체화하겠다는 양 정상의 의지가 담긴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양 교수는 다만, “구체적인 이행 대상이 들어가지 않은 것에 대해 문제 제기가 나올 수 있다”면서 “이번 북미 합의는 최선의 합의서는 아니지만, 차선의 합의는 된다”고 말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공동성명에 대해 “말 그대로 포괄적”이라면서도 “북미 정상의 공동성명은 북미관계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담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현재는 (북미 간) 우선 신뢰를 만들어가야 할 때”라면서 “욕심을 내 상대방에게 과도한 요구를 하기에 앞서, 먼저 신뢰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북미 모두 인식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동성명은 끝이 아니라 단지 시작이고 출발점일 뿐”이라며 “튼튼한 신뢰를 바탕으로 북한의 비핵화와 체제보장 모두 속도를 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제언했다. 그러나 이번 북미 공동성명에 미국이 줄곧 노력해온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 비핵화’(CVID)란 문구가 명시되지 못한 것을 지적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비핵화 합의문 자체로는 9·19 공동성명보다도 퇴보했다”면서 “핵 검증문제와 미국이 줄곧 이야기한 CVID도 반영하지 못한 낮은 수준의 합의에 머물렀다”고 지적했다. 신 센터장이 말한 9·19 공동성명은 2005년 북핵 6자회담의 결과물로, 북한이 모든 핵무기와 현존 핵 프로그램을 포기할 것과 조속한 시일 안에 핵확산금지조약(NPT)과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안전조치에 복귀할 것을 공약했다는 문안이 들어 있다. 그는 “총평하자면 매우 실망스럽다”며 “트럼프 행정부가 가장 협상력이 높은 현시점에서 결과물이 이 정도 수준이면 대북 비핵화 협상은 점점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고 예단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북미정상회담의 결과물이 애초 기대했던 구체성을 충족하지 못했다”면서 “후속 고위급회담의 성과가 바로 나타나지 않으면 이번 공동성명이 상당히 퇴행적이라고 평가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CVID 뿐 아니라 북한의 체제안전보장을 조약을 통해 법적으로 보장하는 시간이 필요하므로 이번에 다 담을 수 없었던 것 같다”면서 “(공동성명에 CVID가 명시되지 않은 것은) 미국의 뜻이 관철되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정상회담에서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 공약과 미국의 대북 안전보장 제공 공약을 등을 담은 공동성명 형식의 4개 항의 합의문에 서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비핵화 담판 낙관적… 北인권 문제는 장기적으로 다뤄야”

    “비핵화 담판 낙관적… 北인권 문제는 장기적으로 다뤄야”

    비핵화 수순·CVID 합의가 관건 구체적 일정 나오면 시사하는 바 커 합의문 속 관계 개선 의지가 중요 中, 한국처럼 개입 시기 가늠 중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되기 전날인 11일 오후 싱가포르 스위소텔스탬퍼드호텔에서 열린 한국언론재단(KPF) 언론포럼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비핵화 담판’에 대해 조심스럽게 낙관했다. 또 북 인권 문제의 경우 이번 정상회담보다는 향후 장기적으로 다뤄야 한다고 제언했다. 포럼은 2시간가량 진행됐으며 김준형 한동대 국제어문학부 교수, 김지윤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원, 존 델러리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 숀 호 싱가포르 난양기술대학교 국제학 연구원 등이 자리했다. 토론회의 진행은 안나 피필드 워싱턴포스트 도쿄·서울 지국장이 맡았다. 김 교수는 “북·미 정상회담은 성공적일 것”이라며 “다만 얼마나 구체적인 수준에서 합의를 이룰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호 연구원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모두에게 다시 찾아오지 않을 기회이기 때문에 기본적 합의는 도출될 것으로 본다”며 “향후 장애물이 기다릴 수 있고, 진정성 있는 합의가 될지도 확실치 않지만 조심스레 낙관해 본다”고 말했다. 다만 델러리 교수는 “성공적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성공할 것이라고 해선 안 된다”고 과도한 낙관을 경계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정상회담의 ‘성공 기준’에 대해 양 정상이 ‘비핵화 타임라인’(수순)과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에 합의할지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김 선임연구원은 “노동신문이 김 위원장의 싱가포르행을 보도할 정도로 김 위원장이 이번 정상회담에 사활을 걸고 있다”며 “3개월, 6개월 등의 기간마다 구체적인 일정이 나온다면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또 그는 사회자가 김 위원장이 이번 정상회담에 참석하는 이유를 묻자 “북한 인민의 생활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외국과 해외 기업에서 투자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델러리 교수는 이번 회담의 성공 기준이 CVID의 유무보다 양 정상이 도출할 합의문에 담긴 ‘관계 개선 의지’라고 말했다. 그는 “사실 일부 미국인은 CVID가 합의문에 포함돼도 그때는 북한을 어떻게 믿냐고 다른 말을 할 것”이라며 “결국 양 지도자가 어떻게 소통하는지를 봐야 하며, 북·미 관계의 변화로 성공을 가늠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주한미군 철수나 규모 철수 문제에 대해서는 “당장은 거론되지 않겠지만 평화 정착 상태를 선행적으로 생각해 볼 필요는 있다”며 “북한도 막대한 국방비가 지속적으로 들어가는 상황이 경제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언젠가는 남북이 동시에 군축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 외 북·중 정상회담에 대한 한국의 기대를 설명해 달라는 질문에 김 교수는 “한국은 사실 굉장히 조심스레 결과를 기다리고 있고 신중하게 행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을 평화 프로세스의 일부로 보고 있고 이 문을 통과해야 다음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며 “일각에서 현재 한국이 패싱(소외)됐다고 보는데 이번 정상회담의 결과에 따라 다시 주도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선임연구원도 “한국 국민에게 비핵화가 매우 중요한 문제지만 결국 이 과정을 지나 종전선언, 평화협정까지 이어져야 할 것”이라며 “향후 한국이 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북한의 비핵화 과정에 개입할 것이냐는 문제에 대해서는 모든 전문가들이 ‘중국이 개입 시기를 가늠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호 연구원은 “김 위원장이 국적기가 아닌 중국의 에어 차이나 항공기를 타고 싱가포르에 왔다는 것을 노동신문이 보도했다”며 “북·중은 상호 이해관계에 따라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중국은 한반도 문제에서 배제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교수는 “현재는 완전히 새로운 판이 벌어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중국도 한국 정부처럼 개입 시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김 선임연구원도 “중국은 이번 회담이 성공하든 실패하든 바로 개입할 것”이라고 전했다. 델러리 교수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이번 정상회담 이후에 중국에 간다는 소식이 있고, 트럼프 대통령도 꾸준히 시진핑 국가주석에게 역할을 했다면서 감사하다고 했다”며 “남·북·미 3국이 비핵화 구도를 끌어가고 있지만 비핵화 과정에서 중국도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인권 문제에 대해서 북·미의 첫 만남에서 다뤄지는 것은 좋지 않다는 데 동의했다. 김 교수는 “북 인권 문제는 언젠가 다뤄야 하지만, 미국은 베트남에서도 인권 문제를 가장 먼저 제기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델러리 교수는 “미국이 접하는 북 인권은 북한에 대한 정보가 많이 없고 ‘개방적인 김정은’이 없을 때의 문제였다”며 “그간 수많은 비판을 했지만 북 인권은 개선되지 않았기 때문에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 선임연구원은 “통상 미국은 국교를 정상화할 때 항상 인권 문제를 다뤘고, 따라서 향후 북·미 수교 시 인권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적당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호 연구원도 “인권은 매우 중요한 문제지만 미국에 가장 중요한 문제는 북한의 비핵화”라며 북·미 간 여러 의제들 중에 최우선 순위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싱가포르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비스트’ vs 전용차… 김정은, 美와 대등한 정상국가 연출

    ‘비스트’ vs 전용차… 김정은, 美와 대등한 정상국가 연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싱가포르 방문 모습을 보면 북한이 미국에 비해 작은 나라라는 인상을 지우고 대등하게 보이도록 최대한 연출한 기색이 역력하다.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싱가포르에 도착한 순간부터 선보인 의전은 단순 경호 차원을 넘어 ‘정상국가’의 면모를 보여 주기 위한 고도의 연출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가장 눈에 띄는 것은 김 위원장이 북한에서 공수해 온 전용차 ‘벤츠 S600 풀만 가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번 싱가포르 방문을 비롯해 해외 순방 때마다 전용차를 공수하듯 김 위원장도 같은 방식으로 회담장까지 이동하기로 한 것이다. 보통 한 나라 정상이 외국을 방문하면 해당 국가에서 제공하는 차를 이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유독 미국 대통령은 ‘비스트’(야수)라고 불리는 전용차를 타는 것이 관례처럼 굳어졌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11일 “전용차를 이용하면 도청의 위험이 없어서 보안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장점까지 있다”면서 “김 위원장이 전용차를 공수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과 대등한 관계로 보이려는 ‘이미지 메이킹’과 기본적인 안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전용차를 둘러싼 경호 인력과 차 뒷문에 붙은 황금색 국무위원장 마크도 김 위원장의 위상을 높이려는 상징으로 꼽힌다. 지난 10일 김 위원장이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를 만나고자 숙소를 나서자 검은 양복을 입은 12명의 북한 경호원이 바로 근접 경호에 나서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비밀경호국(SS) 요원 등의 경호를 받을 것이 확실한 상황에서 눈에 보이는 경호 강도까지도 밀리지 않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밖에 북·미 정상회담을 맞아 북한 내 핵심 인사가 대거 김 위원장과 동행한 점도 의미심장하다. 면면을 보면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리수용 노동당 국제담당 부위원장, 이용호 외무상 등 주요 참모는 물론 최측근으로 백두혈통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을 비롯해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까지 싱가포르에 동행했다. 현지 대사관 직원을 포함하면 100명 안팎의 대규모 수행원이 동시에 움직이는 것으로 보이는데 남북 정상회담 당시 50여명보다 두 배가량 늘어난 수치다. 트럼프 대통령도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 등 핵심 참모들을 수행원 명단에 모두 포함시켰다. 12일 정상회담에서는 양국 정상이 마주할 식단과 사진 촬영 시 자세가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양국 정상의 오찬 모습이 공개될지 아직 불분명한 가운데 북·미 어느 한쪽에 치우치는 인상을 주지 않도록 아예 싱가포르 전통 식단이 제공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또 두 정상 간 키 차이를 감안해 기념사진을 앉아서 찍을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키는 190㎝ 안팎으로 김 위원장보다 20㎝가량 큰 것으로 알려졌다. 신 센터장은 “적어도 김 위원장이 정면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우러러보는 듯한 장면은 피하려고 할 것이 분명하다”면서 “악수를 할 때도 마주 보기보다 취재진 쪽으로 방향을 틀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남북 정상회담 때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키가 비슷해 사진 촬영 당시 자세가 크게 부각되지 않았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세기의 담판, 예상 성적표 셋

    세기의 담판, 예상 성적표 셋

    ① CVID 조약 맺고 종전 선언 ② 이견 심해 대화 계속만 합의 ③ 초반 결렬… 군사위협 재현12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 결과는 어떻게 나올까. 양측이 비핵화와 체제 보장·경제 지원을 ‘빅딜’하는 최상의 시나리오에서부터 얼굴을 붉히며 파국을 맞는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상정해 볼 수 있다. 북·미 정상회담 결과를 세 가지 시나리오로 예상해 봤다. A+ 최상의 시나리오는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미국의 체제안전 보장·경제 지원의 맞교환에 양 정상이 합의하는 경우다. 미국이 요구해 온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와 북한이 요구해 온 체제 보장·경제 지원이 딱 맞아떨어져 ‘빅딜’이 성사되는 그림이다. 이 경우 합의문이나 공동보도문이 유력하지만 ‘조약’ 형태로 맺어진다면 구속력도 담보할 수 있다. 이렇게 된다면 남북 관계 및 한반도 평화 정착도 급속히 진전될 것으로 보인다.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12일이나 13일에 당장 남·북·미 종전선언이 어렵다 해도, 정전협정 기념일인 오는 7월 27일에는 현실화될 가능성이 크다. 남북 정상이 판문점 선언에서 ‘연내 종전선언’을 명시한 것을 감안하면 시간표가 크게 당겨진다. 이후 3자(남·북·미) 또는 4자(남·북·미·중) 평화협정 체결을 통해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정착 상태로 가게 된다. 한국의 충실한 중재자 역할과 조율 성과도 크게 인정받게 된다. 구체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핵탄두·핵물질·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초기 반출에 합의하면 크게 성공한 협상이다. 하지만 북한이 비핵화 완료 시한을 미국이 원하는 대로 2020년으로 정하거나 불능화 이상의 조치를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협상이 될 수 있다. 북한은 북·미 수교, 테러지원국 지정 등 제재 완화, 종전선언 중 일부를 보상으로 제공받을 수 있다. 결국 정상회담에서 북 비핵화와 미 보상 조치가 일괄 타결될지가 핵심이다. 물론 향후 이행 단계에서 북핵 사찰 범위·강도 등의 걸림돌이 남아 있다. 하지만 이번 정상회담은 비핵화 과정에서 첫 발걸음이기 때문에, 양측이 큰 틀에서 서로의 의지를 신뢰하는 것이 ‘성공의 조건’이다. B 두 정상이 이견을 보이면서 특별한 합의 없이 다음 대화만 기약할 정도로 북·미 정상회담을 마무리할 수도 있다. 서로가 첫 회담을 탐색전으로 이용하는 셈이다. 그래도 역사적인 만남이 이어지면서 향후 비핵화 로드맵이 합의될 수 있는 가능성이 남아 있기 때문에, 실패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이 경우는 두 정상 모두 자국 내 여론이 부담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핵협정을 탈퇴한 상황에서 이보다 낮은 수준의 협상은 외려 독이 될 수 있다. 반트럼프 진영을 설득하려면 북한의 파격적인 비핵화 조치를 끌어내야 한다. 김 위원장도 핵·경제 병진노선을 포기하고 경제 집중 노선을 택한 상황에서, 충분한 보상 없이 핵을 내줄 경우 군부의 반발이 우려된다. 역사적으로 형성된 ‘불신의 골’도 탐색전이 필요한 이유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결과는 최상의 시나리오와 크게 다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오랜 시간이 걸리고 남북 관계도 살얼음판을 걷는 상황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 즉 한반도 평화 상태가 급진적으로 진전되기보다 완만하게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한국의 중재 및 조율 역할은 외려 더욱 중요해질 수 있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최상의 시나리오라면 북·미는 향후 한국을 통해 소통할 필요성이 줄어든다”며 “반면 중간 시나리오라면 한국은 여러 주변국과의 외교적 활동을 늘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F 최악은 정상회담이 아예 깨지는 경우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일 “1분이면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알 수 있다”고 말한 것처럼 양 정상 간 신뢰는 아직 확립되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가능성은 아주 적다. 이미 김 위원장이 비핵화 의지를 밝혔고 풍계리 핵실험장을 선제적으로 폐기하는 등의 조치도 완료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수차례 외교적 해법을 이어 갈 것임을 시사했다. 그럼에도 추후 회담도 열리지 않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발생한다면 미국의 대북 군사위협이 거론될 수 있다. 지난해 12월의 상황이 재현되는 것이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는 지난 7일 서울신문 ‘광화문라운지’에서 “미국은 지난해 군사 행동을 할 용의가 있었고 펜타곤(국방부)에 준비를 시켰다”며 “지난해 12월쯤 펜타곤은 1차적으로 11가지 군사옵션을 전부 준비했다고 얘기했고, 올해 3월까지 (군사적) 방안을 갖고 나오기로 했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경우 남북 관계도 바로 전면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4일 군사긴장 완화를 얘기할 장성급 남북 군사회담, 아시안게임 공동참가를 논의할 18일 체육회담, 8·15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위한 22일 적십자회담이 줄줄이 취소된다는 의미다. 한국도 반전을 꾀할 중재 방법을 찾기가 크게 힘들어진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 위원장도 비핵화 의지가 있고 트럼프 대통령 역시 판을 깰 경우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에 북·미 정상회담의 파행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서울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인권 지킨 50년… ‘참여정부 인권위원장’ 최영도 변호사 별세

    인권 지킨 50년… ‘참여정부 인권위원장’ 최영도 변호사 별세

    참여정부에서 국가인권위원장을 지낸 원로 법조인 최영도 변호사가 지난 9일 별세했다. 80세.최 변호사는 50여년을 인권 변호사로 활동했다. 1992년 대한변호사협회 인권이사 겸 인권위원장을 역임했고, 1995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회장으로 선출됐다. 민변 회장으로 활동하며 양심수 석방과 한총련 수배자 해제 등 인권 보호 활동을 벌였다. 2001년 국가인권위원회 출범을 주도했으며, 2004년 제2대 국가인권위원장에 임명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페이스북에 “최영도 변호사님의 별세 소식을 듣고 빈소를 찾아뵙지 못하는 안타까움에 글을 올린다”면서 “선배님은 엄혹했던 독재정권 시대 1세대 인권변호사로서 후배들에게 변호사가 걸어 갈 길을 보여 주는 표상이셨다”고 적으며 조의를 표했다. 이어 “좋은 법률가를 뛰어넘는 훌륭한 인격을 저도 본받고 싶었지만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경지였다”면서 “참여정부에서는 국가인권위원장을 역임하셨는데, 그것이 그분께 큰 고통을 안겨 드렸던 것이 제게는 큰 송구함으로 남아 있기도 하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 “제가 선배님을 더욱 닮고 싶었고 존경했던 것은 클래식 음악과 미술에 대한 깊은 소양과 안목이었다. 특히 전통 불교 미술에 대한 조예는 전문가 수준이었다”면서 “선배님은 평생 수집하신 원삼국시대, 통일신라, 고려·조선시대의 문화재급 토기 1500여점을 십수년 전에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해 우리 토기 문화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귀중한 연구 자료를 사회에 남겨 주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문화재가 국외로 유출되는 것이 너무 안타까워 변호사를 하며 번 돈을 모두 거기에 쓰셨다니, 우리 전통문화에 대한 사랑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고 덧붙였다. 유족은 효상·윤상·현상씨 3남.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발인은 12일 오전 7시 30분, 장지 충남 천안공원. (02)3010-2000.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미분양 아파트 위험지역 확대… 충청→수도권 ‘북상’

    미분양 아파트 위험지역 확대… 충청→수도권 ‘북상’

    서울·수도권 인기지역 이외 싸늘 충청, 세종 빼고 미분양 고착지역 악성 준공후 미분양 2500여가구 화성·평택도 이달 관리지역 지정 지방선거 후 분양 봇물… 더 늘듯 미분양 아파트 위험지역이 확대되고 있다. 남부지방에 집중됐던 미분양 아파트가 충청 지역을 지나 점차 수도권으로 확산하는 추세다. 분양 물량은 증가했지만, 주택시장 침체로 서울·수도권 일부 인기지역을 빼고는 청약 열기가 식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중도금 집단대출 규제, 1순위 청약자격 강화 등도 미분양 아파트 증가 원인으로 분석된다.충청 지역은 세종시를 빼고는 아파트 미분양 지역으로 굳어지고 있다. 최근 신규 아파트 공급이 감소했음에도 주택시장 불황으로 팔리지 않은 아파트가 감소하지 않아서다. 집을 다 지어 놓고도 팔리지 않은 준공 후 미분양 물량도 늘고 있다.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충청지역 미분양 아파트는 충남 9435가구, 충북 4398가구, 대전 943가구 등이다. 충남에서는 미분양 아파트가 서북부 지역에 몰려 있다. 천안시에만 팔리지 않은 아파트가 3516가구나 되고 이웃한 아산시에도 미분양 물량이 523가구에 이른다. 서산시 1345가구, 당진시 964가구, 예산군에도 576가구가 주인을 찾고 있다. 이 중에는 입주를 시작하고도 팔리지 않은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도 많다. 예산군 미분양 아파트 576가구는 전량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이다. 당진시 512가구를 비롯해 천안시 457가구, 아산시 325가구가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로 남아 있다. 충북에서는 청주시에 집중됐다. 2078가구로 충북 전체 미분양 물량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다. 충주시(604가구)와 음성군(614가구)도 도시 규모에 비해 미분양 아파트 물량이 많다. 음성군 미분양 물량 가운데는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가 452가구나 된다. 충주시도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이 277가구를 차지한다. 대전은 유성구를 중심으로 미분양 아파트 943가구가 있다.경기 지역도 미분양 아파트가 줄지 않아 주택건설 업체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화성·평택시도 이달부터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지정했다. 미분양 관리지역은 미분양 아파트가 500가구 이상인 시·군·구를 대상으로 미분양 아파트 증감 추이를 보고 HUG가 지정한다. 이에 따라 수도권 미분양 관리지역은 김포·이천·용인·안성시를 포함, 6곳으로 늘었다. 관리지역으로 지정되면 아파트, 주거용 오피스텔 공급 사업자는 부지를 사들일 때 분양보증 예비심사를 받아야 한다. 이를 어기면 HUG가 분양보증을 거절할 수도 있다. 경기도 미분양 아파트 물량은 9003가구로 지난해 말(8783가구)과 차이가 없지만 신규 아파트 공급이 주춤했던 것을 고려하면 물량이 증가하는 추세다. 가장 많은 곳은 남양주로 1719가구에 이른다. 남양주는 지난해부터 미분양 아파트 물량이 2000여가구 안팎을 기록하고 있다. 이 밖에 김포시 1436가구, 안성시 1363가구, 화성시 903가구, 용인시 792가구 등이 미분양 아파트다. 악성 미분양 아파트도 늘고 있다.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 물량이 경기도에서만 1765가구에 이른다. 불 꺼진 아파트가 많은 곳은 남양주시 502가구, 고양시 379가구, 용인시 357가구, 평택시 155가구 등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미분양 아파트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주택시장이 침체하고 있지만 아파트 분양 물량은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건설업체들이 상반기 분양 계획을 지방선거 이후로 대거 미뤘기 때문에 하반기에는 미분양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러시아계 중도 입학생 몰려와… 농촌학교 수업 진행 힘들어요”

    “러시아계 중도 입학생 몰려와… 농촌학교 수업 진행 힘들어요”

    “옛 소련 국가 학생들이 물 밀 듯이 중도 입학해 수업 진행이 무척 힘들어요. 한국말을 못 알아들어 눈만 멀뚱멀뚱 뜬 학생이 많습니다. 더러는 구글 번역기를 보면서 수업을 듣기도 하죠. 원래 수업시간에는 휴대전화를 쓸 수 없지만 선생님도 사정을 아니 눈감아 줄 수밖에 더 있나요.” 충남 아산시 신창초등학교 A 교사는 8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올해만 벌써 1학년 22명을 비롯해 모두 47명이 우리 학교에 중도 입학했다”며 갖가지 어려움을 호소했습니다. 농촌 총각이 베트남, 캄보디아 등 다른 나라 신부와 국제결혼해서 낳은 다문화가정 자녀가 농촌 학교에 많은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요즘 외국인 부부가 한국 근로자로 취업하면서 데려온 자녀, 이른바 ‘중도 입학’ 학생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대도시도 적잖지만 신생 기업이 많이 입주한 농촌에 이런 현상이 더 도드라집니다.신창초엔 현재 외국인 130여명이 재학 중입니다. 전교생이 490여명이니 26%를 웃돕니다. 우즈베키스탄, 벨라루스 등 옛 소련연방 7개국 아이들입니다. A 교사는 “2014년 전까진 중국 국적 학생 3명 정도만 중도 입학해 전교생이 360여명이었는데 이후 러시아계 학생이 갑자기 늘었다”며 “인근 현대차 아산공장 부품 협력업체와 신창농공단지에 취업한 외국인 자녀들”이라고 했습니다. 임금이 자기 나라보다 높아 모국 친인척과 이웃까지 불러 모으고, 그들이 자녀를 데려와 빚어진 일입니다.1학년은 한 반 20여명 중 6~7명에 이를 만큼 올 들어 더 늘었습니다. 중도 입학생이 한 반의 30%로 매우 높은 비율입니다. ●학습 경험 없는 저학년은 가르치기 너무 벅차 이 학교는 올해 급히 ‘한국어 랭귀지스쿨’인 예비학교를 하나 더 늘렸습니다. 이 과정을 원하는 중도 입학생이 80명 정도로 급증해 2개 반을 운영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이죠. 이곳에선 이중언어 강사가 온종일 한국어를 가르칩니다. 학교는 또 올 신학기부터 방과후 수업으로 ‘다문화 이주자활용 외국어교육’을 도입했습니다. 1, 2학년이 주요 대상이지만 고학년도 원하면 들을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엔 40명이 있습니다. 빠르면 3개월, 늦으면 2년까지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도 있지만 수업 시간에 헤매기는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신창초 B 교사는 “중도 입학생은 한국어를 잘해도 직각삼각형 등 용어를 몰라 많이 당황한다. 교사가 이를 설명하느라 진땀을 뺀다”고 했습니다. 이어 “담임교사가 ‘야, 교실에서 떠들지 마’라고 소리를 쳐도 중도 입학생 대부분이 알아듣지 못해 멈추지 않는다”며 “그래서 한국어를 잘하는 중도 입학생이 통역을 하기도 하고, 이마저 답답해 러시아어를 배우는 교사도 있다”고 귀띔했습니다. 가장 어려운 과목은 국어입니다. 한국어 표현이 다채로워서입니다. 고학년은 사회 과목을 힘들어한다고 합니다. 역사와 사회 규범·시스템이 크게 달라서죠. B 교사는 “중도 입학생은 수학은 물론 전 과목 다 힘들어한다”고 털어놨습니다. 공부를 잘하는 학생도 있지만 상당수 중도 입학생은 시험을 치르면 백지 답안지를 내거나 제목을 그대로 베껴 제출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합니다. 특히 모국에서 입학 전에 건너와 학습 경험이 전무한 저학년은 모국어로든, 한국어로든 가르치는 것 자체가 벅차다고 합니다. 문제는 예비학교까지 만들어 한국어를 가르쳐야 하느냐는 논란입니다. 일부 교육계 인사는 “자신이 원해서 온 외국인에게 굳이 우리 예산으로 우리말을 가르쳐야 하느냐”고 지적합니다. 하지만 김영숙 충남도교육청 장학사는 “한국에선 중학교까지 의무교육으로 전 과목을 다 가르쳐야 하는데 언어장벽 탓에 아예 이수할 수 없어서 선제적 지원으로 한국어 예비학교를 운영하는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박석준 배재대 한국어문화학과 교수도 “단순 외국인이라면 몰라도 장차 귀화인을 교육하는 공교육 개념으로 바라봐야 한다”며 “미국 등도 외국에서 온 학생들에게 ‘제2 언어로서 영어’(ESL) 과정을 무료로 교육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학기 시작 후에도 중도 입학생 계속 늘어 학부모와의 상담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부모 중 한 명이 고려인인 가정도 많지만 한국어를 모르기는 똑같습니다. 학교 안내문은 러시아어로 번역해 보낸다 해도 대면 상담은 큰 장벽에 부딪힙니다. 러시아어를 잘하는 사람을 수시로 동행하기 어려워 학부모나 교사가 휴대전화로 ‘3자 통화’를 시도하기도 합니다. 충남외국인주민통합지원콜센터 황세경 팀장은 “교사와 상담하던 외국인 학부모가 ‘선생님과 상담 중인데 도통 뭔 말인지 모르겠다’고 도움을 요청하는 긴급 전화를 자주 받는다”고 합니다. 또 “60%는 충남 학교 학부모들이지만 나머지는 경기, 경남 등에서 걸려와 전국 방방곡곡에서 벌어지는 일인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교육부는 올해 전국 195개 학교에서 모두 221개 학급의 예비학교를 운영 중이라고 했습니다. 지난해 179개 학급에서 40여개 학급이 늘었습니다. 안산 외국인마을을 낀 경기도가 65개 학교 70개 학급으로 가장 많고 충남 20개 학교(20개 학급), 서울 17개 학교(19개 학급), 부산 13개 학교(15개 학급) 등입니다. 그러나 학기 시작 뒤에도 중도 입학이 끊이지 않아 계속 늘어나는 상태입니다. ●이중언어 자격 있는 강사 농촌엔 잘 지원 안 해 이 때문에 교실난이 심각합니다. 김동옥 신창초 교장은 “포화 상태인 중도 입학생 때문에 컴퓨터와 영어를 가르치는 특별실과 보건실을 없애고 교무실도 두 칸에서 한 칸으로 줄였다. 복도를 좁히고 심지어 공터에 컨테이너 교실을 지어 7개 공간을 더 만들었다”고 소개했습니다. 아울러 “그런데도 교실 부족으로 예비학교 정원이 반당 15명을 훌쩍 넘어도 2개 학급밖에 운영을 못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더이상 공간을 확보할 곳이 없어 장애학생 등을 위한 특수학급도 만들지 못하는 처지인데 교육청 등 관련 기관에선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습니다. 학생들은 대부분 한 학년 정도 낮춰 한국 학교에 중도 입학합니다. 김 교장은 또 “중도 입학생이 교실에서 자기들끼리 러시아 말로 떠드는 등 심각한 학습권 침해로 한국 학생을 전학 가게 만들기 시작했다”고 혀를 찼습니다. 중도 입학생끼리 놀아도 될 정도로 많아진 것입니다. 김 교장은 “한국말 습득이 더딘 이유”라며 안타까워했습니다. 학교에선 결국 중도 입학을 원하는 학부모에게 ‘더이상 한국어를 가르칠 여건이 안 되니 각자 알아서 하라’고 예비학교에 수용하기 어렵다는 뜻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유엔 아동권리 협약은 이주 아동의 교육권을 보장하도록 하고 있으나 현실과 동떨어진 것입니다. 집이 대부분 신창초 근처인 학부모로서는 난감한 일입니다. 이곳은 당초 순천향대 학생이 몰려 살던 원룸촌인데 대학 옆에 새 원룸촌이 형성되고 수도권 전철이 대학 근처까지 들어오면서 비어 가던 것을 이들이 채웠습니다. 월세가 싸 25만원 정도면 원룸을 얻어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낯선 타국에서 근처 학교 놔두고 먼 학교로 아이를 보내 한국어를 배우게 해야 하니 심란한 것이죠. 끝내 일부 학부모는 신창초에서 4㎞쯤 떨어진 신광초로 자녀를 중도 입학시켰습니다. 이 학교 중도 입학생도 20명을 웃돌죠. ●일반·예비학교 따로 운영 양측 학습권 보호해야 강사 구하기도 어렵답니다. 농촌에선 이중언어 자격 강사를 찾기 어렵고 주거환경이 열악해 잘 오지 않습니다. 신창초엔 인근 순천향대 한국어교육원에서 한국어 자격증을 딴 우즈베키스탄인 등 4명이 강사로 일하고 있지만 여전히 부족한 실정입니다. 아산에 공장을 둔 삼성전자 등 기업이 강사를 지원하고 한국 학생들과 어울릴 수 있도록 탁구부를 운영하게 도울 정도입니다. 신창초 C 교사는 “중도 입학생이 20~30명일 땐 감당할 수 있었는데 100명을 넘기면서 학습지도가 불가능할 지경”이라면서 “일반 학교와 예비학교를 별도 운영해 한국 학생과 중도 입학생의 학습권을 모두 보호해야 한다”고 확실한 대책을 요구했습니다. 교육부는 시·도 교육청과 함께 예비학교 운영 등 정책을 펴고 있지만 아직 미흡합니다. 이가원 교육부 사무관은 “경기, 충남, 경북을 중심으로 중도 입학생 증가 속도가 너무 빠르고 한국어 교육 여건이 안 되다 보니 입학 거부 사태도 생긴다”면서 “강사의 정규직화에 따른 재정 부담 등 여러 어려움이 있지만 좀더 거시적인 시각에서 해법을 찾아야 할 때인 것은 맞다”고 했습니다. 아산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새달 대학병원 6곳 2인실 23만→ 8만원대로

    새달 대학병원 6곳 2인실 23만→ 8만원대로

    병·의원은 제외…대학병원 더 몰릴 듯다음달부터 서울대병원을 비롯한 6개 대학병원의 2인실 병실료가 평균 23만원대에서 8만원대로 크게 낮아진다. 환자가 전액을 부담하던 2·3인실 병실료에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보건복지부는 8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상급병실 건강보험 적용 방안’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다음달부터 대학병원급인 상급종합병원 2인실에 입원하는 환자는 병실료의 50%, 3인실은 40%만 내면 된다. 종합병원은 본인 부담률이 40%와 30%로 더 적다. 병실료는 간호등급별로도 차이가 있다. 간호등급 1등급 기준으로 2인실 비용은 평균 23만 8000원에서 8만 9000원으로 62.6% 저렴해진다. 3인실은 평균 15만 2000원에서 5만 3000원으로 부담이 65.1% 줄어든다. 현재 간호등급 1등급 기관은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서울성모병원, 분당서울대병원 등 6곳이다. 간호등급 2등급인 전국 32개 병원은 2인실 비용이 평균 15만원 4000원에서 8만 1000원으로, 3인실은 평균 9만 2000원에서 4만 9000원으로 줄어든다. 환자 부담이 가장 많이 줄어드는 곳은 종합병원 ‘최고가 2인실’이다. 23만 7000원에서 3만 5000원으로 환자 부담이 무려 85.2%(20만 2000원) 감소한다. 상급종합병원 최고가 2인실은 27만 2000원에서 8만 1000원만 내면 된다. 종합병원 이상 2·3인실 환자 부담액은 한 해 3690억원에서 1871억원으로 절반까지 줄어든다. 복지부는 중증·응급환자 수가를 20~50% 인상해 의료기관의 손실을 일부 보전해 준다. 다만 종합병원보다 급이 낮은 병·의원 2·3인실에는 건강보험을 적용하지 않아 대형병원 쏠림 현상이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복지부는 병·의원 2·3인실 건강보험 적용 여부를 연말까지 검토하고, 내년엔 1인실에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추진단 오늘 방북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추진단 오늘 방북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추진단이 8일 개성공단을 방문해 현장점검을 실시한다. 개성공단 폐쇄 이후 2년 4개월 만의 우리 국민의 방문이다. 통일부에 따르면 남측은 지난 5일 북측에 추진단 방문 일정을 제안했고, 북측은 이에 동의했다. 추진단은 총 14명으로 단장은 천해성 통일부 차관이 맡았고 청와대와 현대아산, KT, 개성공단 지원재단 관계자 등이 포함됐다. 추진단은 이날 오전 8시30분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CIQ)에서 북측으로 출경해 남북교류협력협의사무소와 직원숙소,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 관련 시설과 장비 등을 점검하고 오후 5시쯤 CIQ를 통해 입경할 예정이다. 현지 점검 때에는 북측 관계자들도 참가할 것이며 이때 필요한 실무협의를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통일부 관계자는 전했다. 정부는 현장 방문 결과를 토대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시설 개보수 및 임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가동을 준비하며 북측과 필요한 협의를 계속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남북은 지난 1일 열린 고위급회담에서 ‘4·27 판문점 선언’에서 설치하기로 합의했던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의 장소를 개성공단 내로 구체화하는 데 합의한 바 있다. 개성공단에 우리 국민이 방문하는 것은 2016년 2월 이후 처음이다. 당시 정부는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이유로 개성공단 가동중단을 결정했고 직후 북한이 공단을 폐쇄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 개성공단 기업인들이 ‘공장이 무단으로 가동되고 있는지 확인하겠다’며 방북을 신청한 바 있지만 정부가 승인하지 않았다. 한편 정부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성공단 내 설치가 개성공단 재개 문제와는 상관이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간 이식한 두 청년… 간이식 전문의·간호사 되다

    간 이식한 두 청년… 간이식 전문의·간호사 되다

    말기 간질환으로 생사의 기로에 선 아버지에게 자신의 간을 기증한 학생 두 명이 한 병원에서 간 이식 환자를 돌보는 의사와 간호사로 성장해 화제다.7일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화제의 주인공은 이 병원 간이식외과 병동에서 근무하는 외과 전문의 최진욱(왼쪽·31)씨와 간호사 형민혁(오른쪽·25)씨다. 두 사람의 몸에는 15㎝가 넘는 수술 흉터가 있다. 아버지를 위해 간을 기증한 효도의 표시다. 이 병원 서관 10층에 위치한 간이식 병동에서 두 사람은 환자들과 동병상련의 아픔을 아는 의사, 간호사로 통한다. “간을 이식한 아버지가 지금은 건강하게 일상생활을 즐기고 계신다”는 말 한마디에 환자들이 큰 용기를 얻기 때문이다. 최씨는 고등학교 3학년이던 2006년 1월 3일 간경화를 앓던 아버지를 위해 자신의 간 일부를 기증했다. 당시 간 이식 수술은 세계적 권위자인 이승규 간이식·간담도외과 교수팀이 집도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간 질환으로 고생하던 아버지를 지켜보면서 늘 의사가 되는 꿈을 꿨다. 이에 2013년 울산대 의대를 졸업한 뒤 서울아산병원에서 인턴과 외과 전공의 과정을 마치고 올해 3월부터 간이식·간담도외과에서 전문의로 근무 중이다. 형씨는 대학교 1학년이던 2014년 1월 29일 간암으로 생사의 기로에 선 아버지를 위해 자신의 간 일부를 기증했다. 형씨도 이 교수팀이 수술을 집도했다. 그는 2013년 서울대 간호학과에 진학해 지난해 7월부터 간이식 병동에서 정식 간호사로 근무하고 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올 6·15 남북공동행사 무산…南민간단체 서울광장서 행사

    6·15 공동선언 발표 18돌을 기념하고자 남북이 공동 행사를 갖는 방안이 사실상 무산됐다. 6·15 남북 공동선언 실천 남측위원회는 민간단체 차원의 행사를 오는 15일 서울 시청광장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정부 관계자는 7일 “고위급회담 합의문에는 6·15를 의의 있게 기념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문서 협의를 하겠다고 했는데 남북이 기념행사를 하는 건 사실상 어렵다”며 “현실적으로는 지금 공동행사를 하기 어려울 거 같다”고 밝혔다. 정부는 당초 남북 공동행사에 보수단체를 비롯한 다양한 민간단체의 참여 방안을 검토하기도 했다. 그러나 남북 모두 오는 12일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비롯해 14일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 18일 체육회담, 22일 적십자회담 등 주요한 회담 일정이 이어지면서 사실상 공동 행사를 개최할 여력이 없었다는 분석이다. 한편 정부는 지난 1일 남북 고위급회담 합의에 따라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추진단이 오는 8일 북측 개성공단을 방문해 현지 점검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남측 추진단은 천해성 통일부 차관을 단장으로 청와대와 현대아산, KT, 개성공업지구 지원재단 등 14명으로 구성됐다. 추진단은 남북교류협력협의사무소 및 숙소, 관련 시설과 장비 등을 점검할 예정이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내일부터 지방선거 사전투표... 각당 막바지 유세에 총력

    내일부터 지방선거 사전투표... 각당 막바지 유세에 총력

    6·13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D-6’이자 사전투표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7일, 여야 지도부가 표심잡기 경쟁에 한층 더 고삐를 죈다. 특히 사전투표가 사실상 당락을 좌우하는 결정적인 요소인데다, 사전투표율이 꽤 높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는만큼 여야는 지지층을 투표장으로 이끌어내는데 총력을 기울일 태세다. 여당 지도부는 이날 광역단체장 선거 호조 분위기를 이어가 전통적으로 약세였던 강원도 기초단체장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선다. 반면 ‘공중전’에 전념하기로 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공식 회견 외 유세 일정을 이날도 잡지 않은채, 김성태 원내대표만 지원유세를 벌인다. 바른미래당 지도부는 각각 수도권·중원과 영남, 민주평화당은 수도권·호남 일대 등 전략 지역·후보 중심의 유세전을 이어간다. 정의당은 수도권 대학을 거점으로 유세전을 진행하며 지지세가 강한 젊은층 공략에 나선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속초·양양·강릉 등 강원지역을 순회하며 기초단체장 후보들의 지원유세를 펼친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익산·임실·남원·장수 등 전북 지역을 돌며 기초단체장 후보 지원유세전을 진행한다. 홍준표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리는 서울외신기자클럽 간담회에 참석한다. 이 자리에서 주요 현안, 선거 전망 및 전략, 특히 최근 자신이 불을 붙인 서울시장 야권 후보 단일화 및 야권 재통합 등 정국 이슈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전망된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재보선 격전지인 충북 천안을 찾아 지원유세를 벌인 후, 경기지역으로 이동해 안성·안산 지원유세를 벌인다. 바른미래당은 박주선 공동대표는 서산·당진·아산·천안 등 충남, 파주·고양 등 경기지역을 방문한다. 유승민 공동대표도 대구·부산을 찾아 김형기 대구시장 후보, 이성권 부산시장 후보 및 부산 기초단체장 후보 등 주요 후보 집중 유세전을 계속한다. 조배숙 평화당 대표는 이날 서울 서초·동대문구·중구 일대를 돌며 서울 기초단체장 후보 유세전에 집중한다. 장병완 원내대표는 기반 지역인 호남에서 종일 유세전을 펼친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선거를 앞두고 이슈로 떠오른 ‘최저임금법’ 개정 관련 기자회견 진행 및 청와대 앞 항의 농성장을 방문하고 수도권 대학 일대를 돌며 지지를 호소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로고송·율동 자제… 현충일 차분한 유세전

    로고송·율동 자제… 현충일 차분한 유세전

    추미애 천안·아산 방문 강행군 한국당 공식일정 없이 숨고르기 유승민 대구 다시 찾아 총력전 제63회 현충일이자 6·13 지방선거를 1주 앞둔 6일 여야는 차분하고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도 핵심 지역을 중심으로 치열한 선거 유세를 이어 나갔다.이날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현충일 추념식에는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 조배숙 민주평화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참석했다. 지난달 31일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이후 여야 5당 지도부가 한자리에 모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추념식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퇴장할 때 정당 대표 등 내빈들은 모두 기립한 반면 홍 대표는 홀로 앉아 있다 뒤늦게 일어나 눈길을 끌기도 했다. 추 대표는 “호국 영령이 아니었더라면 오늘의 대한민국은 없었다”면서 “이분들의 뜻을 기리는 것은 민주주의를 지키고 민생을 지키고 평화와 통일의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홍 대표는 페이스북에 “애국 열사분과 그 후손이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는 사회는 정상적인 나라가 아니다”라면서 “한국당은 그분들의 희생이 자유 대한민국을 지키는 보루가 되었다는 것을 깊이 인식하고 그 후손의 삶을 국가가 책임지도록 배전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여야 지도부는 추념식 이후 유세를 재개했지만 로고송과 율동은 자제하고 연설만 진행하는 등 차분한 선거 운동을 벌였다. 전날 충북과 대전에서 유세를 하고 하룻밤 묵은 추 대표는 오후부터 충남 천안과 아산을 돌며 양승조 충남지사 후보 등을 지원하는 강행군을 펼쳤다. 한국당은 잠시 숨 고르기에 나섰다. 지난 3일 유세 중단을 선언한 홍 대표는 추념식 참석 외에 공식 일정을 잡지 않았다. 홍 대표 대신 유세에 나섰던 김성태 원내대표 역시 현장 일정을 생략하고 선거 지원 업무를 봤다. 바른미래당 유 대표는 자신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대구를 지난주에 이어 다시 방문해 유세를 벌였다. 조 대표 등 평화당 지도부는 공략 지역인 광주와 전남, 전북에 흩어져 후보들을 집중 지원했다. 정의당 이 대표도 추념식 참석과 참배를 마치고 대전에서 유세에 나섰다. 서울시장 후보 등 시·도지사 후보들은 일정을 최소화하고 보훈에 집중한 선거 운동을 이어 갔다. 민주당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는 6·25참전유공자회 서울지부를 방문했다. 한국당 김문수 후보는 국회에서 서울시 정책 공약을 발표하는 것 외에 어떠한 일정도 잡지 않았다. 바른미래당 안철수 후보는 경기 성남시 현충탑에 참배하는 것으로 이날 일정을 시작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美 “연내 핵탄두·핵물질 모두 반출” vs 北 “핵물질만 먼저”

    美 “연내 핵탄두·핵물질 모두 반출” vs 北 “핵물질만 먼저”

    美 “모두 반출해야 비핵화 의지 2년뒤 대량살상무기·인권 해결” 北 “일부 반출로 실천 의지 충분 美 약속이행 보면서 단계적 조치” 비핵화·체제보장 큰틀 합의 속 CVID·영변 사찰 합의문 추진북·미 간 판문점 실무회담에서 미국 측이 북한 측에 올해 안으로 핵탄두와 핵물질을 모두 반출한 뒤 2020년까지 핵무기, 생화학무기, 모든 탄도미사일의 폐기와 인권 문제의 해결을 완료하는 로드맵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북측은 우선 핵물질부터 반출해 비핵화 의지를 보인 뒤 미국의 체제보장 약속 이행 과정을 보면서 핵탄두의 반출과 탄도미사일 폐기 등을 단계적으로 이행하겠다는 입장으로 맞선 것으로 전해졌다. 완성된 핵무기와 달리 핵물질은 핵무기를 만들기 전 단계의 고농축우라늄(HEU)이나 플루토늄 등을 의미한다.이에 따라 미국이 북한의 이 같은 ‘핵물질만 우선 반출’ 입장을 받아들일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을 만난 뒤 단계적 비핵화를 수용하는 듯한 언급을 한 바 있다. 반면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4일 “판문점 (실무회담)에서 의미 있는 진전이 있었다”고 했는데, 그것이 북측의 일정한 양보를 뜻하는지도 관심이다. 북·미 관계에 정통한 서울의 외교 소식통은 6일 “지난달 27일 첫 판문점 실무회담에서 미국 측은 먼저 핵탄두를 반출하고 2020년까지 비핵화 조치를 끝내되 핵무기·핵물질을 포함해 모든 탄도미사일, 생화학무기도 폐기하고 인권 문제도 해결하기를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날 바로 평양으로 돌아간 북측 대표단은 28~29일 실무회담에 응하지 않았다. 이후 김 부위원장이 특사로 방미했다”고 밝혔다. 다만 김 부위원장이 들고 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에 비핵화 이행 방식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친서 전달 후에도 판문점 실무회담에서 의제 조율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6일에도 여섯 번째 판문점 실무 협상이 열렸다. 외교 소식통은 “미국은 핵탄두 반출에 큰 의미를 두고 있지만, 북한은 핵물질 일부 이전을 선호하고 있다”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외 중·단거리 미사일 등도 폐기하는 부분과 생화학무기 폐기, 인권 문제 등도 회담 석상에 올릴 수 없다는 입장으로 안다”고 말했다. 양측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 목표와 북한 영변 핵시설을 감시할 사찰단 수용 등을 북·미 정상회담 합의문에 명기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막판 협상에서 중대한 비핵화 조치, 비핵화 완료 시한, 비핵화 대상 등에도 합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도 비핵화와 보상을 교환한다는 영속성이 보장돼야 추후 회담에 나설 것이기 때문에 이번 정상회담에서 구체적인 수준은 아니어도 공동선언문이나 발표문이 도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이틀 뒤면… ‘신’의 베스트 11

    이틀 뒤면… ‘신’의 베스트 11

    7일 볼리비아·11일 세네갈전 주전 가동… 수비 경쟁 심할 듯 차두리 코치 스웨덴 재파견 검토베스트 11은 사흘 훈련을 거쳐 볼리비아와의 평가전부터 가동된다. 오는 14일(이하 현지시간) 개막하는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월드컵에 참가하기 위해 사전 캠프를 차리는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근교 레오강에 3일 오후 입성한 한국 축구대표팀은 훈련 첫날부터 베스트 11을 확정하기 위한 테스트에 나섰다. 레오강 크랄레호프 호텔에 여장을 푼 23명의 태극전사와 코치진은 첫날 밤을 보낸 뒤 4일 오후 첫 훈련을 소화했다. 신태용 대표팀 감독은 온두라스, 보스니아와의 두 차례 국내 평가전에서 했던 실험을 접고 7일 볼리비아(공개), 11일 세네갈(비공개)과의 두 차례 평가전을 통해 주전 찾기에 매달린다. 그는 이미 3일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하면서 두 나라를 상대로 베스트 11을 가동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사흘밖에 시간이 없어 집중력과 효율을 바짝 올려야 한다. 현재 대표팀 주전 자리가 확정된 곳은 투톱과 미드필더 정도다. 손흥민(토트넘)과 황희찬(잘츠부르크)은 두 차례 국내 평가전에서 인상적인 플레이를 펼쳐 합격점을 받았고 대안도 마땅치 않다. 김신욱(전북)은 어디까지나 조커다. 4-4-2 포메이션의 2선 왼쪽 측면엔 이승우(엘라스 베로나), 오른쪽 측면엔 이재성(전북)이 나설 가능성이 높다. 이승우는 온두라스전에서 앞선 손흥민과 유기적인 움직임을 보이며 시너지 효과를 보였다. 다양한 자리에 쓸 수 있는 이재성도 위치 변경 가능성만 있을 뿐, 주전 자리는 거의 확정됐다. 미드필더로는 패스 감각이 좋은 정우영(빗셀 고베)과 기성용(스완지시티)이 유력하다.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이 도전장을 내민 가운데 주세종(아산)과 문선민(인천)은 교체 요원으로 낙점될 가능성이 높다. 가장 불확실한 포지션은 수비다. 무려 10명의 수비수가 주전 자리를 다툰다. 왼쪽 윙백엔 박주호(울산) 기용이 유력한 가운데 홍철과 김민우(이상 상주)가 경합하고 있다. 오른쪽 윙백은 고요한(서울)과 이용(전북)이 싸운다. 센터백 두 자리는 김영권(광저우 헝다), 오반석(제주), 윤영선(성남), 장현수(FC도쿄), 정승현(사간도스)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주전 골키퍼는 월드컵 경험이 있는 김승규(빗셀 고베)가 주전으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김진현(세레소 오사카)과 조현우(대구)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다. 한편 대표팀은 18일 F조 조별리그 1차전 상대인 스웨덴 전력 분석에 열중하고 있다. 차두리 코치를 스웨덴이 10일 페루와의 마지막 평가전을 치르는 예테보리에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차 코치는 지난 1일 전주에서 열린 보스니아와의 평가전 때 스톡홀름에 파견돼 2일 스웨덴과 덴마크의 평가전을 지켜봤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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