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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19) 1923년 일본인들의 정감록 처형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19) 1923년 일본인들의 정감록 처형

    ‘대일본제국의 애국적 지식인’ 호소이 하지메(細井肇). 호소이 하지메란 일본인이 있었다. 그는 한일합병(1910년)을 전후해 ‘동경아사히신문’과 ‘한일전보통신사’ 기자로 다년간 한국에 체류했다. 갓 일본제국의 식민지로 편입된 한국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호소이는 흥미를 느꼈고 나름대로 많은 ‘연구’도 했다. 그런 호소이에게 1919년의 기미독립운동은 전혀 뜻밖의 사태였다. 무지렁이로 보였던 한국인들이 수백만 명씩이나 길거리로 뛰쳐나와 독립을 요구할 줄 그는 미처 몰랐다. 한낱 정치군인에 지나지 않는 조선총독이 그걸 짐작 못했던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나 당당한 한국전문가 호소이 자신도 사태를 전혀 예견하지 못했다는 것은 자존심 상하는 일이었다. 독립만세운동이 좌절되자 한국엔 예언서 ‘정감록’이 더욱 인기를 끌었다. 대한독립이 박두했다는 둥, 신천지가 열릴 거라는 둥 갖가지 소문과 예언이 한반도를 뒤덮을 지경이었다. 특히 1921년부터는 계룡산을 중심으로 숱한 신흥종교단체들이 등장해 위세를 떨쳤다. 겉으론 종교를 표방했지만 은연중 독립을 향한 열망을 드러내고 있었다. 이런 사정을 파악한 조선총독부는 정감록 비상이 걸렸다. 1922년 겨울, 호소이는 비공식적인 통로를 통해 조선총독부의 부탁을 받았다. 예언서 정감록을 죽이라는 것이었다. 동경의 자택 서재에 틀어박혀 호소이는 깊은 고민에 빠졌다. 한반도는 우리 대일본제국에 무엇인가. 제국의 용맹스러운 장졸(將卒)들이 목숨 바쳐 강적 청나라도, 러시아도 연달아 무찌른 다음 어렵게 얻어낸 제국의 새 영토가 아닌가. 저 버러지 같은 한국 놈들은 천황폐하의 신민이 된 영광을 모른다. 놈들은 감히 독립을 바라고 있다. 훈련된 군대도 총칼도 없이 맨주먹으로 일어서려는 무지막지한 저들의 맨주먹을 쇠뭉치로 둔갑시키는 것은 독립에 대한 부질없는 열망이다. 거기 불 붙이는 부싯돌이 바로 정감록이다. 그렇다면 나는 무슨 수를 써서든 정감록을 처단할 것이다. 나 호소이로 말하면 천황폐하의 뜻에 언제나 기꺼이 순종하고 순수한 대일본제국 신민의 고귀한 혈통에 무한한 자긍심을 느끼는 위대한 제국의 충량한 신민이 아닌가. 우리 대일본제국으로 말하면 단일하고 순수한 혈통이 천만대를 두고 이어져온 아름다운 나라. 그에 비할 때 이른바 저 한국 놈들은 어떤가. 놈들은 우선 생리학적으로 열등하다. 혈액만 하더라도 한국 놈들의 피는 ‘거무칙칙하고 더럽다.’ 그렇기 때문에 이조 500년 동안 피비린내 나는 당쟁이 일어나 수많은 인명이 살상됐지만 나라꼴은 늘 엉망이었다. 당연한 일이다. 한국 놈들은 유전인자 자체가 불순하고 열등하다. 따라서 놈들에게 밝은 미래란 있을 수가 없다. 오직 천황폐하의 자애로운 품속에 있을 때만 그들은 행복을 바랄 수 있다. 이런 점들을 나는 이미 두 권의 저서에서 명확히 입증했다.‘조선문화사론(朝鮮文化史論)’과 ‘조선 문제의 근본적 해결(朝鮮問題の根本的解決)’이 그것이다. 한국에 대한 나의 전문적인 연구는 대일본제국의 영광을 위해 바쳐질 것이다. 실용성이 없는 학문은 어떤 이유로도 합리화될 수 없다. 대일본제국의 발전을 위해, 무지하고 악랄한 한국 놈들의 순화를 위해 나의 저술은 두고두고 쓰일 만한 것이다. 탁상공론으로 걸핏하면 양심을 들먹이는 비겁하고 위선적인 놈들이 있어 훗날 나 호소이를 대일본제국의 어용학자(御用學者)라고 불러도 좋다. 제국의 영예를 위한 나의 일편단심은 그럴수록 더욱 밝게 드러날 것이다. ●정감록을 죽이는 묘책 호소이는 묘안을 찾기 위해 좀더 생각했다.‘도무지 정감록이란 무슨 책이냐. 조선시대 위정자들도 몹시 두려워했던 책이 아니냐. 위정자들은 정감록을 소지하거나 퍼뜨리는 일체의 행위를 범법 행위로 간주했다. 그런데 혹독한 금압 조치에도 불구하고 정감록은 널리 퍼져나갔다. 지금 반도의 덜떨어진 한국 놈들이 감히 독립을 바라는 것도 다 그놈의 정감록 때문이다. 막으려 해도 막을 수 없다면 차라리 공개하라. 그렇다, 금단의 예언서 정감록을 죽이는 방법은 공개하는 것이다. 그러면 정감록은 신비함을 잃게 된다. 신비성을 잃어버린 정감록이라면 이미 반쯤은 죽은 거나 다름없다. 또 하나. 기왕에 공개할 바엔 정감록의 정본(正本)을 만드는 거다. 바로 이 호소이가 대일본제국의 정치적 이익에 봉사할 정감록의 정본을 결정한단 말이다. 총독부에서 수집해 놓은 정감록의 이본들을 자세히 살펴 그 가운데서도 정치적 선동성이 별로 없는 텍스트를 골라 공개하는 것이다. 필요하다면 그 텍스트에 살짝 손을 댈 수도 있다. 아주 심하게 손을 대면 조작했다는 소리를 듣는다. 영악하고 의심 많은 한국 놈들을 상대로 하는 일인 만큼 더욱 주도면밀해야 한다. 나는 정감록을 순화시킬 뿐이다. 이것은 변조나 개작이 아니다. 나는 대일본제국과 천황폐하를 위해, 한반도와 한국 놈들의 안전과 평화를 위해 정감록을 편집하는 것이다. 정말이지 잊지 말아야 될 일이 또 있다. 이렇게 교묘한 수단을 부려 김을 빼놓더라도 한국 놈들은 순화된 나의 정감록을 다시 개악하거나 제멋대로 해석할 우려가 있다. 놈들은 워낙 피가 더럽기 때문에 제멋대로니까. 그들의 망령된 행위를 막기 위해 내가 취할 수 있는 조치는 없을까. 그래, 예방주사를 놓자! 정감록은 이래서 진짜 믿을 것이 못 된다. 이런 식으로 계몽적인 비평을 잔뜩 써 가지고 독자 놈들의 배를 채우는 것이다. 정감록의 대가 호소이가 만든 정감록 정본의 맨 앞에 실린 비판을 읽게 하자. ●동경판 정감록에 대한 불만 대일본제국의 충량한 신민 호소이는 이미 수집된 정감록 이본들을 널따란 책상 위에 펼쳐놓고 수술을 시작했다. 일제는 이미 오래 전에 광개토대왕비문까지도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변조했다. 정본이 따로 존재할 리도 없던 정감록을 개작하는 것쯤이야 호소이에겐 식은 죽 먹기였다. 그의 솜씨와 애국심은 참으로 대단해 불과 몇 달 만에 ‘정감록비결 집록’이란 제목의 책을 출간했다. 한국인들에겐 억압의 상징인 일본의 수도 도쿄에서 정감록을 죽이기 위한 음모가 결실을 맺은 날은 1923년 2월15일이었다. 이것이 사상 최초의 정감록 인쇄본이다. 도쿄판 정감록은 인기가 대단했다. 초판으로 몇 부를 찍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출간된 지 약 보름 만에 제3판을 제작할 정도였다. 도쿄판은 아마 일본에서도 상당히 팔렸겠지만 주로는 ‘식민지 조선’에서 소비됐을 것이 뻔한 이치였다. 호소이가 바란 것도 바로 그 점이었다. 도쿄에서 만든 정감록으로 한국의 정감록 세계를 평정한다는 목표는 어쩌면 단시일 내에 달성될 듯도 하였다. 도쿄서 들어온 정감록이 잘 팔려 나가자 한국의 출판계도 들썩이기 시작했다. 정감록을 찍어내면 돈이 된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일각에선 호소이의 민족성 비판에 강한 불만이 제기되었다. 내놓고 맞싸울 형편은 안 되었지만 정감록까지도 ‘그 잘난’ 일본인의 손으로 다듬어진 책을 봐야 되는가 하는 강력한 반발이 없지 않았다. 동경판의 뚜껑을 열어본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은 경악했다. 호소이는 무지한 한국 사람을 계몽한답시고 무려 50쪽이나 되는 정감록 비평을 썼다. 정감록의 허구를 낱낱이 파헤치고 나아가 한국 사람의 타고난 ‘야만성’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그 논지는 대개 이런 식이었다. 한국인들은 태초부터 불합리한 사고방식에 사로잡혀 아직도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가련한 한국 민족의 정신적 미성숙은 그들이 정감록과 같은 미신에 맹목적으로 빠져 있다는 점만으로도 충분히 증명된다. 이렇게 유치하고 야만적인 성격이 한국민족의 본성이다. 국제적으로 저열한 한국의 민족성은 어디서 비롯됐을까. 한반도의 역사 및 지리적 조건이 빚어놓은 결과다. 당시 유행하던 지리적 결정론을 빌려 호소이는 ‘미개한’ 한국인을 질타했다. 귀신을 숭배하고 점치기를 좋아하는 풍습은 당시 일본사회에서 더욱 성행했다. 그러나 일본민족의 위대성을 맹신한 호소이의 눈에는 그런 현상이 들어올 리가 없었다. ‘야만적’인 한국인까지도 호소이는 마음속 깊이 사랑했던 것일까. 그는 하루바삐 정감록 신앙에서 한국인을 구출하여야만 된다고 믿었다. 합리적이고 발달된 현대 일본사회의 참된 구성원이 되기 위해서 한국인은 정감록 신앙을 포기해야 된다. 이것이 호소이의 변(辯)이었다. 그러나 1923년 동경판 정감록을 간행한 진짜 목적은 다른 데 있었다. 대일본제국의 번영을 위해 정감록이라는 정치적 폭탄에서 뇌관(雷管)을 제거하는 것이었다. 동경판이 제3판에 돌입한 지 보름 정도 지난 1923년 3월19일 김용주가 편찬한 정감록이 독자들에게 선을 보였다. 편찬에 나선 김용주는 호소이와는 전혀 다른 태도였다. 그는 정감록의 내용에 대해 아무런 비평도 보태지 않았다. 딱히 정감록을 옹호하지는 않았으나 이것은 호소이에 대한 무언의 항변이었다. 굳이 김용주가 정감록을 신앙하였다거나, 민족주의자였다고 주장하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가 정감록에 대해 아무런 비평을 가하지 않은 데는 호소이의 지나친 악평에 대한 반발심이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그밖에도 김용주에게는 정감록을 비판하지 말아야 할 두 가지 이유가 더 있었다. 첫째, 당시 많은 한국인들은 정감록의 내용을 틀림없는 예언으로 믿고 있었다. 식민지의 힘없는 지식인에 불과했던 김용주로서는 대중의 그러한 열망에 굳이 찬물을 끼얹을 이유가 없었다. 설사 그가 남다른 애국심의 소유자는 아니었다 하더라도 대한독립이 된다고 믿고 있는 동포들의 기대심리를 비난할 필요는 없었다. 둘째, 단순히 책을 많이 팔기 위해서라도 잠재적인 독자들의 희망을 꺾어서는 안 됐다. 김용주의 편집 태도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이 무엇이었는지는 알 수 없다. 호소이에 대한 반감을 비롯해, 독립에 대한 기대와 상업적 목적이 골고루 다 작용했을 수도 있겠다. 어쨌거나 김용주는 정감록의 신빙성에 대하여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은 채 또 하나의 정감록을 세상에 내놓았다. 그것은 한성판이라 불릴 만했다. 한성판엔 매우 흥미로운 점이 있다. 내용을 살펴보면 동경판과 공통되는 부분도 상당하지만 그렇지 않은 부분이 적지 않았다. 두 판본이 내용 면에서 차이를 보이게 된 것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매사를 곧이곧대로 순진하게 받아들이는 입장에선 민간에 퍼져 있던 허다한 비결 가운데 어느 것은 호소이만, 또 다른 것은 김용주만 수집해서 자연히 그렇게 됐다고 할 것이다. 실제 정감록은 수백 년 동안 필사본으로 암암리에 전파되었기 때문에 각자의 수집본이 서로 다를 수가 있다. 그렇다면 동경판과 한성판에 공통으로 등장하는 비결들은 어떻게 된 것인가. 그야 물론 좀 더 널리 퍼져 있던 유명한 예언서로 보아야 옳을 것이다. 전국 어디에나 광범위하게 퍼져 있어 누구나 손쉽게 수중에 넣을 수 있는 그런 대표적인 예언서 말이다. 나는 이런 입장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전적으로 동의하지는 않는다. 동경판을 편집한 호소이가 매우 국수주의적이었단 점을 다시 한 번 상기해볼 필요가 있다. 그는 수집된 정감록을 모두 출판하는 데 목적을 두지 않았다. 일본의 국익에 도움이 되는 것, 달리 말해 진인출현이나 대한독립의 메시지가 약한 ‘순화된’ 비결만을 선별적으로 알리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었다. 그는 ‘고약한’ 내용의 예언까지 인쇄에 부칠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김용주는 달랐다. 그는 도쿄본의 상당수를 답습하면서도 도쿄본에 실리지 못한 다른 비결들을 많이 포함시켰다. 김용주는 호소이가 정감록의 정본을 만들려고 한 의도를 정확히 꿰뚫어보았기 때문이다. 그는 도쿄판이 정감록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하고자 했다. 진짜 정감록은 훨씬 더 위험한, 폭발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는 점을 암시하고자 했다. 그러나 가장 ‘위험한’ 정감록을 출간하지는 못했다. 총독부의 검열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결국 호소이의 뜻대로 되다 당연히 김용주의 정감록을 찾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것은 조선총독부의 의도와 배치된다. 일본인들이 보기에 김용주의 한성본이 딱히 위험한 것은 아니었다. 그래도 눈에 거슬리는 점이 없지 않아 조만간 도태되어야만 될 책이었다. 1937년 중·일전쟁이 터지자 식민지 한국의 정세는 한결 경색됐다. 이른바 전시총동원체제가 작동돼 비상시국이었다. 엄격한 사상통제와 감시가 일상화되는 가운데 정감록에 대한 통제도 한 단계 더 나갔다. 그 무렵 새로운 정감록이 나왔다. 현병주의 ‘비난정감록진본’이었다. 마침 경성에서 나왔기 때문에 이를테면 경성본이라 부를 만하다. 그런데 해명돼야 할 문제가 있는 책자였다. 우선 표면상 출간연도가 미상이란 점이 문제다. 책의 간행지를 ‘경성(京城)’이라고 표기해 놓은 점으로 미루어 볼 때 식민지시기 서울에서 나온 것은 틀림없다. 경성본이 나온 시기를 좀더 구체적으로 알아내기 위해 나는 본문의 표기법을 자세히 분석했다. 문장의 구조와 맞춤법이 현대의 격식에 가깝다. 그런 이유로 나는 경성본의 간행시기를 1930년대 중반 이후로 확신한다. 경성본은 내용면에서도 앞서 간행된 한성본과 상당한 차이가 있다. 경성본은 정감록이 사실무근의 허망한 책자라는 논설을 싣고 있다. 편자 현병주는 정감록의 가치에 대해 직접적인 판단을 보류한 김용주와는 달랐다. 하지만 현병주가 단순히 일본인 국수주의자 호소이를 추종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그는 정감록의 허구성을 비판하였을 뿐 문제의 궁극적인 원인을 한국인의 저열한 민족성에서 찾지는 않았다. 또 하나 언급하고 싶은 점은 현병주가 비결의 내용 중에서 자신이 동의하지 못하는 대목에 대해 일일이 비판을 가했다는 점이다. 예컨대 비결의 본문에 길지(吉地)에 피난을 가더라도 피난 시기에 따라 생명을 건지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는 부분이 있다. 현병주는 바로 그 구절의 끝에 괄호를 치고는 “생명을 건지는 땅 중에도 종종 생명을 건지지 못하는 곳이 있다.”고 비꼬는 투로 주석을 붙였다. 이와 같이 조목조목 정감록의 내용을 비판함으로써 현병주는 정감록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려 했다. 호소이의 정감록 말살 의도는 현병주에 이르러 더욱 공교해졌다. 나는 현병주가 친일파였는지 여부를 알지 못한다. 다만 정감록에 대한 총체적 불신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정감록을 출간했다는 점에서 현병주는 호소이의 완벽한 후배다. 현병주는 좀더 중요한 점에 있어서도 호소이의 전통을 계승했다. 나는 지금 경성본에 실린 비결의 내용을 문제로 삼고 있다. 구체적으로 말해 호소이는 35종의 선별된 비결을 공개했다. 김용주는 그보다 16종이 더 많은 51종을 간행했다. 그런데 경성본에는 25종만 실려 있다. 현병주는 호소이의 동경본과 김용주의 한성본에 공통적으로 나오는 비결로 한정했다. 결과적으로 말해 그는 호소이가 간행한 비결의 일부만이 정감록의 정본이라는 인식을 심는 데 기여했다. 호소이가 공개한 35개의 비결 가운데 25종은 광복 이후 간행된 여러 정감록에도 빠짐없이 등장한다.20세기 후반부터 한국사회에서 정감록에 관심을 가진 사람은 누구나 호소이의 비결을 정본으로 대접하게 됐다. 그렇게 된 줄이나 제대로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푸른역사연구소 소장)
  • 배용준 日광고호감도 톱10

    |도쿄 이춘규특파원|‘욘사마’ 배용준의 ‘광고 호감도’가 일본에서 처음으로 톱10에 진입했다고 아사히신문이 18일 전했다. CM종합연구소가 지난해 4월부터 지난 3월까지 1년간 일본에서 방송된 광고를 상대로 수도권 남녀 1500명에게 호감도를 물은 결과 배용준은 처음으로 탤런트 종합부문 10위, 남자부문 6위에 각각 올랐다. 남성 5인조 그룹 ‘스마프’가 8년 연속 탤런트부문 1위를 차지했다. taein@seoul.co.kr
  • 뮤지컬에도 ‘한류바람’

    뮤지컬에도 ‘한류바람’

    드라마, 영화, 가요에 이어 뮤지컬에도 한류의 조짐이 일고 있다. 지난 11일 일본 도쿄에서 개막한 신시뮤지컬컴퍼니의 ‘갬블러’(연출 임영웅)가 사전 예매율 85%를 기록하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안산문화예술의전당이 기획한 국악뮤지컬 ‘반쪽이전’도 지난 주 도쿄와 히다치시에서 6회 전석 매진공연을 펼쳤다. 국내에서 제작된 ‘갬블러’가 일본에서 공연되는 것은 이번이 두번째.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대회 기념으로 13개 도시 순회공연을 한 바 있다. 일본 민주음악협회, 마이니치신문, 아사히방송 등의 공동주최로 성사된 이번 공연은 2002년보다 두배 이상 높은 12억원의 개런티를 받고 한달간 9개 도시에서 28회 공연한다. 신시뮤지컬컴퍼니에 따르면 이번 ‘갬블러’ 열풍의 주역은 배우 허준호. 영화 ‘실미도’와 드라마 ‘호텔리어’‘올인’등이 일본에서 상영되면서 한류 스타로 떠올랐다. 실제 공연장을 찾는 관객의 상당수는 30대 이상 중년 여성들이고, 이들 사이에 허준호의 인기는 대단하다는 것. 현지 관계자들은 한국 배우들의 뛰어난 역량에 감탄하며 앞으로 한국 뮤지컬을 지속적으로 일본에 소개할 것이라는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갬블러’는 그룹 ‘알란파슨스프로젝트’에서 활동한 작곡가 에릭 울프슨이 만든 독일 뮤지컬로 카지노에서 벌어지는 갬블러와 쇼걸, 카지노 보스의 사랑과 배신, 성공과 좌절을 다루고 있다. 국내에선 허준호, 남경주 주연으로 99년 초연됐다. 이번 공연에는 허준호외에 이건명 정선아 서지영 등이 참여하고 있다. 반쪽 얼굴로 태어난 아기에 관한 전래설화를 소재로 한 국악뮤지컬 ‘반쪽이전’은 지난 10일과 11일 이틀간 도쿄 신주쿠의 블랙텐트 이와토극장에서 전석 매진을 기록한데 이어 14일,15일 이바라키현 히다치시에서도 4회 공연을 모두 성황리에 마쳤다. 지난 연말 일본 극장 관계자들이 한국을 방문해 직접 공연을 관람한 뒤 개관 공연작으로 초청했다. 안산문화예술의전당 관계자는 “한류 열풍으로 일본인들 사이에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꼭두각시 놀음을 차용한 전통연희 양식의 ‘반쪽이전’이 인기를 끈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개성·뉴욕 채널 가동] 남북·북미 핵위기 해소 대화 ‘물꼬’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남북 대화와 북·미 대화는 어떤 상관 관계를 갖는 것일까? 남북이 16일부터 이틀간 개성에서 차관급 회담을 열기로 합의한 데 이어 북·미 간에도 ‘뉴욕 채널’을 통한 대화가 이뤄진 것으로 확인되는 등 북한 핵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대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남북대화와 북·미대화간 상승효과 기대”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은 남북 대화와 북·미 대화가 동시에 이뤄지는 상황에 대해 “나쁘지 않은 흐름”이라면서 “플러스 효과가 나올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남북대화와 북·미대화의 동시 진행이 “서로 상충되거나 깎아먹는 식의 효과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면서 “긍정적 요소가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소식통은 “지나친 과잉 해석을 해서는 안된다.”면서 ▲남북대화는 비료지원 ▲북·미대화는 6자회담 재개라는 두가지의 성격이 다른 움직임이라고 지적했다. 이 소식통은 특히 북한이 남북대화를 통해 비료만 받고 핵 문제는 논의하지 않는 ‘먹고 튀려는’ 움직임을 보일 경우 오히려 마이너스 효과가 나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남북관계와 북·미관계는 제로섬? 반면 워싱턴의 다른 소식통은 남북대화와 북·미대화가 동시에 이뤄지는 것이 오히려 바람직한 신호가 아닐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과거의 경험으로 볼 때 남북한과 미국은 전형적인 ‘3각 관계’로 ▲김대중 정부 시절처럼 남북관계가 좋으면 북·미관계(한·미관계)가 나빴고 ▲북·미관계가 상대적으로 괜찮았을 때는 남북관계(한·미관계)가 악화됐다는 것이다. 노무현 정부 초기에 일부에서는 “북·미간에 직접 대화가 이뤄진다면, 한국 정부가 거기서 소외돼도 좋다.”는 식의 주장까지 나온 적이 있다. 그러나 지난 90년대 초 1차 북한 핵 위기 당시 제네바 합의 과정에서 철저하게 소외되고 경수로 건설비만 떠안았던 한국 정부가 또다시 그같은 치욕을 되풀이한다면 여론의 분노를 견디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은 “남북관계는 북한이, 북·미관계는 미국이 칼자루를 쥐고 있다.”고 말해 한국 정부의 입지가 매우 취약함을 시사했다. 16일부터 열리는 남북 차관급 회담에서 우리 정부가 비료 제공 등 북한에 대한 경제적 지원을 약속할 경우 한·미관계가 악화될 수 있고, 그것이 다시 북·미관계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유연한 입장은 우리측 요청 따른 것” 미 국무부의 동아태국 당국자와 북한 유엔대표부의 한성렬 차석대사가 전화로 대화했다는 일본 아사히신문의 14일자 보도에 대해 국무부측은 사실을 확인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미 접촉 사실을 한국 정부 당국자가 확인했고, 국무부측도 앞서 ‘뉴욕 채널’을 이용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에 북·미간 접촉은 앞으로도 계속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지난해말 이후 중단했던 북한과의 뉴욕채널을 통한 접촉을 재개하는 등 다소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은 “북한에 대한 근본적인 입장을 바꾸기는 어렵더라도 긍정적 조짐이 보이면 긍정적으로 화답해 달라.”는 우리측 요청을 받아들인 것이라고 정부 관계자는 설명했다. dawn@seoul.co.kr
  • 日, 안보리 진출 막판 ‘올인’

    일본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 야망이 결실을 거둘 가능성이 차츰 높아지고 있다. 유엔 주재 한국대표부의 한 관계자는 12일(현지시간) “일본과 독일은 현재 110개국으로부터 (상임이사국 진출에 대한) 지지 의사를 확보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두 나라와 인도, 브라질 등 이른바 ‘G4’의 안보리 확대 결의안은 18개국 안팎의 동의만 더 얻으면 다음달 유엔 총회를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일본 정부는 16일부터 사흘 동안 세계 각국에 파견돼 있는 일본대사 120여명을 본국으로 소환, 최종 점검에 나설 예정이다. ●확대 반대 ‘커피클럽’ 40∼50개국 불과 유엔의 한 외교소식통은 이날 “안보리 확대에 이렇다할 입장을 정하지 못한 국가들을 상대로 일본과 독일이 총공세를 펴면서 G4 확대 결의안이 총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고 밝혔다. 총회에서 결의안이 통과되려면 191개 회원국의 3분의2인 128개국의 지지를 얻어야 하는데 현재 한국과 이탈리아 등 안보리 확대에 반대하는 ‘커피클럽’은 40∼50개국에 불과하다. 나머지 부동표를 겨냥한 로비전에서 일본과 독일의 ‘금품 로비’가 힘을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총회를 통과한다고 해서 G4가 곧바로 상임이사국에 진출하는 것은 아니다. 회원국 3분의2 이상의 찬성을 얻어 유엔헌장을 개정해야 하고 회원국 3분의2 이상이 국내 비준 절차를 마무리해야 한다. 여기에다 마지막 관문이 하나 더 있다. 상임이사국이 거부권을 행사하거나 회원국 3분의1 이상의 국내 비준이 부결되면 일본 등의 상임이사국 진출 꿈은 날아가게 된다. 커피클럽측은 지난 10일 비공개협상에서 G4측에 중국이 자신들을 지지한다고 말한 것으로 인도 국영 PTI통신이 보도했다. G4의 확대 결의안은 4개국 외에 아프리카 2개국을 더해 상임이사국을 6개국 늘리고 비상임이사국을 4개국 늘리는 방안이다. 신규 상임이사국의 거부권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기존 상임이사국과 같은 권리와 책임을 갖는다.’는 표현이나 ‘원칙적으로 보유한다.’와 같은 애매한 표현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요미우리신문이 이날 보도했다. 신문은 당초 ‘6+3’이 고려됐으나 동구권을 포용하기 위해 ‘6+4’로 결정됐다고 덧붙였다.G4는 다음주 중 영국과 프랑스 등 지지 국가들에 이같은 결의안을 제시한 뒤 다음달 초 총회에 상정할 계획이다. ●사상 유례없는 대사 소환령 일본 정부가 총 122명의 해외 주재 대사들 가운데 이라크를 뺀 대사 대부분을 소환,16일부터 사흘 동안 도쿄에서 회의를 갖는다고 아사히신문이 13일 보도했다. 신문은 이같은 사상 유례없는 대사 소환령은 안보리 진출을 위한 막바지 외교전을 앞두고 각국의 지지 의사를 확인, 표로 연결하는 전략을 최종 점검하는 한편 대사들의 ‘군기’를 다잡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美·日, 中겨냥 ‘공동작전’ 짠다

    |도쿄 이춘규특파원|주일미군 재배치 문제를 협의 중인 미국과 일본 정부가 일본 유사시를 대비한 ‘공동작전계획’과 일본 주변사태의 발생을 상정한 ‘상호협력계획’ 작성에 본격 착수할 방침이라고 아사히신문이 12일 보도했다. 공동작전계획과 상호협력계획은 한반도 유사시와 중국-타이완간 양안전쟁 발발 등 일본 주변사태 발생시 일본 정부가 미군에 제공할 공항과 항만, 민간시설 지정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전했다. 양국 실무진들은 이같은 방침에 이미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그동안 미국의 군사전략에 본격 참가함으로써 예상되는 미군 지원에 대한 부담 증가와 중국의 반발 등을 의식해 소극적으로 대처해 왔으나, 지난 2월 양국 외무ㆍ국방장관회담인 안전보장협의위원회(2+2)에서 공통전략 목표에 합의한 이후 빠른 진전을 보이고 있다. 양국은 미군 재배치 문제를 공통전략 목표 설정→역할 및 임무분담→개별기지 재배치 등 3단계로 나눠 추진하기로 했으며 현재 2단계인 역할 및 임무 분담을 협의 중이다.6월에 열리는 안전보장협의위원회에서 공동문서를 교환한 후 공동작전계획과 상호협력계획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그러나 양국이 타이완 사태에 대한 군사작전계획을 수립한 것은 처음이어서 중국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리자오싱 중국 외교부장은 최근 “일본은 군사·안보면에서 타이완 문제에 말려들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경고한 바 있다. 양국은 한반도 유사시에 대비해 이미 ‘5055’라는 작전계획은 작성해 놓고 있다. 미·일 양국이 이처럼 계획 작성을 서두르는 데는 북한 핵문제의 악화가 깔려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물론 미·일 양국간에 이견도 예상된다. 일본 정부는 유사시 미군이 사용할 수 있는 시설을 미리 정해 놓아 미군기지 부담을 경감하고, 기지 수도 줄일 생각이지만 미국측은 오키나와 주둔 미군 해병대기지를 포함, 기지 축소는 어렵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 taein@seoul.co.kr
  • 창원 12만평 ‘복합단지’ 조성

    창원 12만평 ‘복합단지’ 조성

    경남 창원에 ‘집적도시’ 개념을 도입한 초대형 복합단지가 개발된다. 부동산 디벨로퍼사 ㈜도시와 사람은 창원 두대동 일대 12만평에 집적도시 ‘The City7’(조감도)을 조성키로 했다고 11일 밝혔다. 다양한 공연 및 전시 관람이 가능한 컨벤션센터(6월 개장 예정)와 연계하여 43층짜리 초고층 주거단지 4개동(1060가구)과 300실 규모의 특급호텔, 쇼핑센터, 엔터테인먼트 시설, 방송국 등의 업무시설까지 들어서는 복합단지로 조성된다. 단지 조성이 완료되면 국내 최초의 초대형 복합단지로서 관광 자원의 활용은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집적도시란 업무에서부터 쇼핑, 문화, 오락 등 생활 전반의 기능을 도시 한 곳에서 해결할 수 있는 미래형 도시 개발 형태. 다양한 생활 편의시설이 주거단지에 들어서 원 스톱 생활이 가능하다. 문화·관광시설까지 들어서 도시 활성화도 꾀할 수 있다. 대표적인 집적도시인 일본 도쿄 ‘록본기힐’(Roppongi Hills)은 840가구의 아파트와 아사히 방송국, 극장, 호텔, 문화센터 등 다양한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다. 도시와 사람 하창식 대표는 “일상 생활을 도시 한 곳에서 해결할 수 있는 원 스톱 라이프가 가능한 국내 최초의 집적도시로 가꾸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새달 8일 방콕 北·日戰 붉은악마 원정응원

    다음달 8일 북한과 일본의 2006독일월드컵축구 아시아 최종예선 B조 4차전이 열리는 태국 방콕의 길거리가 ‘붉은 악마’와 ‘울트라 닛폰’의 응원 함성으로 뜨겁게 달궈질 전망이다. ●울트라 닛폰과 거리대결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양 응원단이 국제축구연맹(FIFA)의 징계 조치에 따라 북·일전이 펼쳐질 방콕 라자망갈라 국립경기장과 가까운 시암스퀘어에서 길거리 응원을 계획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 벌써부터 북한전의 중계·응원을 준비하며 방콕을 아예 ‘홈구장’처럼 활용하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지상파 중계권을 가진 TV아사히가 생중계하며, 일본의 축구 서포터스 ‘울트라 닛폰’은 대규모 방콕 원정 응원단을 조직해 대형 모니터 앞에서 길거리 응원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붉은 악마’의 벤치마킹인 셈이다. ●동포애차원 원정 추진 이 소식이 전해지자 ‘붉은 악마’ 역시 ‘방콕 원정대’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현재 월드컵 최종예선 3전패로 40년 만의 본선 진출 가능성이 옅어지고 있는 데다 일방적 응원, 익숙한 그라운드 조건 등 홈경기의 많은 이점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불리한 처지에 놓인 북한에 대해 ‘동포애’를 표시하자는 차원이다. ‘붉은 악마’ 김용일 원정특위 위원장은 “한국도 최종예선 A조 우즈베키스탄전(6월3일)과 쿠웨이트전(9일),11일부터 이어지는 네덜란드 세계청소년축구대회 등 겹치는 일정이 고민스럽긴 하지만 태국 현지 붉은 악마 회원들과 교민들을 주축으로 응원을 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도요타, 왜 현대차 띄울까

    도요타, 왜 현대차 띄울까

    일본 도요타 자동차의 최고 경영진이 연일 현대자동차를 극찬하고 있다.“가장 무서운 경쟁상대”라는 말도 서슴지 않는다. 업계 전문가들은 고개를 갸우뚱한다. 현대차의 품질이 도요타에 버금갈 정도로 급성장한 것은 사실이지만 매출규모나 수익성을 종합적으로 놓고볼 때 비교상대가 되기에는 아직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누구보다 이 점을 잘 알고 있는 도요타가 왜 갑자기 ‘현대차 띄우기’에 나선 것일까. ●도요타의 꿍꿍이 도요타자동차의 도요타 소이치로 명예회장은 최근 한국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현대차가 디자인과 성능이 뛰어나 미국과 캐나다에서처럼 일본에서도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일본 아사히 신문은 얼마전 현대차의 뉴그랜저(프로젝트명 TG)를 ‘렉서스(도요타의 고급차 브랜드) 킬러’라고 치켜세웠다. 그러나 현대차(기아차 포함)의 1인당 매출액은 2003년 말 35만 7268달러로 도요타의 30%(119만 2808달러)에 불과하다.1인당 영업이익(2만 5750달러)은 더 열악한 24%(10만 5115달러) 수준이다. 세계 순위로 따져도 도요타는 지난해 747만대를 팔아 3위를 차지한 반면 현대차는 도요타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336만대로 8위에 그쳤다. ●“혼자 당할순 없다”? 업계는 도요타의 ‘현대차 띄우기’를 고도의 계산된 행동으로 보고 있다. 세계 1·2위인 미국 GM과 포드차가 최근 투기등급으로 전락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일본차의 독주에 대한 경계심이 미국내에 확산되자 한국차를 끌어들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악의 경우 “일본차만 당할 수 없다.”는 계산이 깔려있다는 것이다. 실제 미국은 1980년대 일본경제가 급성장하자 환율을 급격히 조정해(플라자합의) 일본을 어렵게 했었다.1995년에는 도요타의 고급차에 100% 보복관세를 매겨 무역마찰을 빚기도 했다. 최근 미국 자동차업계가 GM·포드의 위기를 빌미로 아시아국가에 통화절상 압력을 높여줄 것을 의회에 요구해 미국이 제재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대차 사장 “아직 갈길 멀다” 현대차 최한영 전략조정실장 겸 마케팅본부장(사장)은 10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현대차의 품질이 크게 개선된 것은 사실이지만 생산성은 일본의 절반, 미국의 3분의2에 불과하다.”면서 “세계 빅5를 따라잡으려면 아직도 갈 길이 멀다.”고 털어놓았다. 최 사장은 “앞으로 4∼5년 죽어라 노력해 세계 6위(올해 7위)로 올라선다는 목표를 내부적으로 세워놓았지만 양적 성장보다는 브랜드가치와 수익성 등 질적인 내실 다지기에 주력할 방침”이라면서 “최근 3년간 도요타는 10.5%의 판매증가율을 보인 반면 현대차는 7.3%에 그쳤는데도 도요타가 현대차를 위협적인 존재로 부각시키고 있어 저의가 다소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징용희생자 유골 100위 우선반환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 정부가 2차 세계대전 중 강제징용돼 일본기업에서 중노동을 하다 사망한 조선인 유골 100위를 한국측에 우선 반환할 방침이라고 아사히신문이 9일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조선인 민간인 희생자 유골의 실태조사를 위해 당시 조선인을 고용했던 공장과 탄광 등 100여개 기업에 지난달 조사표를 보냈으며 이후 2개 사로부터 유골 100위의 안치장소를 보고받았다. 100위는 희생자들의 징용근무지 인근인 동일본 지역의 사찰 등에 임시 안치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 자료를 통해 유골의 당사자가 조선인 출신임은 확인됐으나 유족을 비롯한 연고자의 유무는 확인되지 않았다. 일본 정부는 이달 중 양국 심의관급 당국자 협의를 갖고 100위의 우선 반환 방법을 모색하기로 했다. 당초 8월쯤 일괄반환하기로 했으나 기업마다 징용경위와 사망사유, 유골 보존상태 등이 크게 달라 유골이 유형별로 정리되는 대로 돌려보내기로 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2차대전 당시 강제 징용됐던 조선 민간인은 70만여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taein@seoul.co.kr
  • 北핵실험설 흘리던 미·일 언론 돌변 “北허세·美조작 가능성”

    ‘북한 핵실험 임박설’,‘미국의 북한 선제공격 준비설’ 등을 연일 보도하며 긴장감을 높여왔던 미국과 일본 언론의 태도가 바뀌고 있다. 북한이 핵실험 가능성을 부각시킴으로써 협상력을 높이려는 것 같다는 분석에 무게를 두고 있다. 미국이 북핵 정보를 왜곡·조작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9일 북한이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다는 관측이 미국으로부터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으려는 북한의 ‘허세’이거나 미국의 ‘정보조작’이라는 견해가 있다고 보도했다. 미 정부 당국자는 핵실험 후보지에서 이상한 움직임이 있지만 “핵실험을 보여줘 협상에 활용하려는 것인지, 진짜 실험을 하는 것인지, 단순 탄광 공사인지 확인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특히 신문은 미국의 정보조작설과 관련,‘핵실험 준비’를 뒷받침하는 견해가 잇따라 흘러나오는 것은 중국이 위기를 느끼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고 전했다. 북한의 ‘6월 핵실험설’에 대해서도 6월은 남북정상회담 5주년이 되는 시점인데다 노무현 대통령의 미국 방문이 검토되고 있어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할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최근 ‘북한이 길주에서 본격적으로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 파문을 일으켰던 뉴욕 타임스도 8일(현지시간) “핵 실험설 등 북핵 관련 정보의 부풀리기나 왜곡일 수 있다.”고 입장을 바꿨다. 신문은 미 행정부와 정보기관들이 이라크 대량살상무기(WMD) 정보를 왜곡했던 예를 들며 “북한 관련 정보도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에 조작하기 쉽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 행정부 안에서 요즘 북한 핵실험이 가까워졌다는 정보들이 언급되고 있지만, 한 개 이상의 정보기관은 위성사진이나 보고서에 특별히 새로운 정보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 AP통신은 국방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 북한이 핵실험을 할 가능성은 있지만 미 정찰위성을 역이용할 수도 있을 만큼 영리하다고 전했다.AFP통신은 일부에서 핵실험을 모니터하는 데 필요한 전자장비가 위성에 포착되지 않은 점에 주목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부 등 북핵 문제에 대한 강경대처를 주장해온 일본 관료들 역시 북한의 핵실험에 대해서는 목소리를 낮추고 있다. 호소다 히로유키 일본 관방장관은 9일 북한 핵실험설에 대해 “확인하지 못했으며, 절대 아니라거나 그렇다고 말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장택동기자 외신종합 taecks@seoul.co.kr
  • 日 결혼 희망연령 33.1세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 20∼30대의 결혼 희망연령이 남자는 33.9세, 여자는 32.2세로 조사됐다고 아사히신문이 8일 전했다. 메이지야스다 생활복지연구소가 지난 2월 도쿄를 비롯한 수도권에 사는 20∼30대 중 독신자 1376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이처럼 ‘지각결혼’을 원하는 성향이 뚜렷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2003년 일본 당국의 인구 통계에서 평균 초혼 나이는 남자 29.4세, 여자 27.6세였다. 조사에서 남자의 86.5%, 여자의 91.1%가 각각 결혼을 원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결혼할 만큼 이성을 깊게 사귄 적이 없다는 사람이 70%를 웃돌았다. 청혼의 경험도 남자 9.4%, 여자 3.0%에 그쳤다. 이성과의 만남을 기대하지 않는다는 ‘비관파’가 남자 25.1%, 여자 18.2%에 달했다. 연구소는 “조사 대상이 수도권인데다 젊은세대여서 결혼보다는 일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상대적으로 강했다.”면서도 “수도권의 이러한 지각결혼관은 수년 뒤 전국에 파급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taein@seoul.co.kr
  • “고이즈미 올해도 신사 참배”

    |도쿄 외신|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는 올해에도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할 것이라고 고이즈미 총리의 측근인 나카가와 히데나오 의원의 말을 인용, 교도통신이 8일 보도했다. 교도통신은 나카가와 의원이 TV 아사히 프로그램에 출연해 “나는 고이즈미 총리가 신중하게 때를 판단해 올해도 야스쿠니 신사에 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했다. 나카가와 의원은 이어 “만약 야스쿠니 문제가 해결된다 해도 일본·중국 관계가 극적으로 향상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현대家 ⑨-KCC 그룹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현대家 ⑨-KCC 그룹

    KCC 하면 아직도 생소하게 느끼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페인트 ‘숲으로’ 하면 ‘아∼’하고 고개를 끄덕인다. 금강고려화학의 영문 첫글자를 아예 사명으로 정한 KCC는 조금만 속을 들여다보면 우리네 삶과 매우 밀접한 기업이다.KCC 제품 없이는 집을 지을 수 없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유리, 창호재, 바닥재 등 웬만한 건축자재는 거의 다 만든다.“없는 것은 시멘트와 철골뿐”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다. 1958년 8월, 스물두살의 대학생이 “장형의 유학 제의를 뿌리친 채” 직원 일곱명을 데리고 서울 영등포에 ‘금강스레트공업주식회사’를 세운 게 KCC그룹의 출발이다. 땀에 흥건히 젖어 ‘슬레이트’를 직접 찍어내던 대학생 사장이 바로 오늘날의 정상영(69) 명예회장이다. 현대그룹 창업주인 고 정주영 명예회장(왕 회장)의 막내동생이기도 하다. “왕 회장의 형제나 자식들은 대부분 크든 작든 기업체를 떼어 받았지만 정 명예회장은 오롯이 혼자 힘으로 기업을 일으켰다. 공장의 벽돌 한 장, 물빠지는 배수로 위치, 못 하나까지 직접 얹고 정하고 박았다.” 정 명예회장과 30년 가까이 동고동락해온 한 임원의 얘기다.KCC가 짧은 시간 안에 급성장할 수 있었던 데는 ‘현대’라는 확실한 납품처 덕도 있었지만, 밑바닥에서부터 시작한 창업주의 저력을 빼놓을 수 없다. KCC그룹은 지난해 1조 9000억원의 매출과 1300억원의 순익을 올렸다.KCC건설(옛 금강종합건설), 코리아오토글라스(자동차유리 생산업체), 고려시리카(유리원료 제조사), 금강레저(골프장 운영업체) 등 7개 계열사 모두가 흑자를 내고 있는 재계 서열 29위(공기업 제외)의 알짜그룹이다. 특히 건축·산업자재 부문에서는 2위와의 격차를 갈수록 넓히며 독주하고 있다. 자산규모는 4월1일 현재 3조 5300억여원으로 현대백화점그룹(3조 7800억원)과 비슷하다. ●왕회장도 꺾지 못한 막내의 고집 그 자신 “공부가 싫어 소학교 졸업장이 전부가 된 것이 아니었기에, 아우들은 유학 아니라 그 이상도 해주고 싶었던”(자서전 ‘이 땅에 태어나서’ 가운데) 왕 회장은 동국대 경영학과에 다니던 막내동생 상영(SY)도 유학보내려 했다. 그러나 SY는 “나도 내 사업을 하겠다.”며 고집을 피웠다. 왕 회장의 한마디가 곧 법이었던 현대가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현대가 사람들은 “막내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말한다. 그렇게 유학자금을 불모지나 다름없던 건자재 사업밑천으로 털어넣은 SY는 “통금시간(밤 12시)에 맞춰 퇴근하고 해제 사이렌(새벽 4시)에 맞춰 출근”했다. 운도 따라주었다. 때마침 새마을운동이 일어나면서 초가 지붕이 속속 슬레이트 지붕으로 바뀌었고, 금강스레트는 찍어내기가 바쁘게 팔려 나갔다. 제법 돈이 모이자 젊은 상영은 슬몃 욕심이 생겼다. 당시 인기있었던 초콜릿시장 쪽을 기웃댔다. 그러나 이번만큼은 장형의 호된 꾸지람이 돌아왔다.“초콜릿은 네가 아니어도 할 사람이 많다. 이왕 사업을 할거면 국가경제에 도움되는 것을 하라.” 정신이 번쩍 든 SY는 이때부터 건축·산업자재 국산화에 매달리며 한 우물만 팠다. 변변한 기술 하나 없이 선진국이 장악하고 있던 도료(74년), 유리(87년), 실리콘(2003년) 사업에 차례로 진출했다. 다들 “무모하다.”며 말렸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13년이나 걸려 완공한 전주의 실리콘공장은 SY의 뚝심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 그룹을 이끌고 있는 정몽진(45) 회장은 언젠가 사석에서 “전후복구사업과 수입대체 사업으로 국가경제에 이바지했다는 아버지의 자부심은 큰아버지(왕회장)에 못지 않다.”고 말했다. 불같은 성정도 비슷하다. 왕 회장에게 혼쭐나 넋이 나간 현대건설 임원이 출입문 대신에 캐비닛 문을 열고 들어갔다는 일화가 유명하듯,KCC에는 한 임원이 정 명예회장에게 야단맞던 도중에 기절한 실화가 ‘전설’처럼 전해 내려온다. 아들들이 소신껏 일하도록 부러 13층 회장실에는 출근하지 않는 정 명예회장은 대신 지방공장 순시로 ‘취미’를 바꿨다. 전국 13개 시·도에 모두 공장이 한 곳씩 있어 발길 닿는 대로 불쑥 들러 젊은 날 자신이 직접 들여놓은 설비들을 살펴보곤 한다. ●5개국어 능통한 정몽진 회장 SY는 아들만 셋을 두었다. 지난 2000년 그룹 경영을 장남인 몽진씨에게 넘겨주고 자신은 명예회장으로 물러 앉았다. 이 해는 그룹의 양축인 ‘금강’(슬레이트 등 무기화학 전문)과 ‘고려화학’(페인트 등 유기화학 전문)이 합병돼 매우 중요한 시기였다. 장남에 대한 정 명예회장의 신뢰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정 회장은 미국 조지 워싱턴대 MBA(경영학 석사) 출신이다. 귀국후 1991년 고려화학 이사로 경영에 합류했다. 예나 지금이나 비즈니스 영어는 그룹 안에서 그를 따라올 사람이 없다. 영어뿐 아니라 중국어, 러시아어 등 5개 국어에 능통하다. 중국 곤산의 페인트공장 준공식 때는 유창한 중국어로 식사를 해 현지인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실리콘 기술 개발을 위해 해외 과학자들과 담판을 벌일 때도 통역 없이 직접 설득에 나섰다. 이런 그를 보고 정 명예회장은 임원들에게 “어떻게 하면 외국어를 저렇게 잘 하는 거야.”라고 했다고 한다. 물론 왕 회장을 닮아 칭찬에 인색한 정 명예회장은 아들 앞에서는 일절 그런 내색을 하지 않았다. 정 명예회장이 그룹의 기반을 닦았다면 정 회장은 ‘3대 키워드’로 제2 도약을 노리고 있다. 첫번째 키워드는 해외다. 국내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현재 3곳(중국 2, 싱가포르 1)인 해외 생산공장을 앞으로 3년 안에 5개를 더 지어 8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환경 파괴를 대체할 차세대 성장산업인 실리콘과 건자재 유통도 핵심 키워드다.“유통을 빼앗기면 이름없는 하청업체로 전락한다.”는 것이 정 회장의 지론이다. 한 임원의 얘기다.“명예회장님은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는 스타일이다. 그러다보니 다소 보수적이다. 반면 회장님은 해외유학파답게 세계시장의 변화와 큰 흐름을 빨리 읽어낸다.” 장남 특유의 카리스마가 있으면서도 세 아들 가운데 가장 털털해 친화력이 좋다. 한때 고려대 ‘막걸리 시범조교’로 활약했던 술 실력을 바탕으로 해마다 경기도 여주 남한강변에서 임직원들과 삼겹살 소주 파티를 벌이곤 한다. 요즘에는 위장이 나빠져 와인으로 주종을 바꿨다. ●SY의 또다른 자부심 둘째 아들 몽익 둘째 아들 몽익(43)씨는 미국 시러큐스대학에서 경영정보시스템(MIS)을 전공했다. 이어 조지 워싱턴대학에서 국제재정학 석사학위를 땄다. 그는 이 전과정을 4년만에 끝마쳤다. 금강과 고려화학 합병 직후 시너지 효과가 일어나도록 경영시스템을 새로 구축한 주역이 바로 그다. 최근에는 사무실 기기를 최신 오피스용 가구로 교체하고 소프트웨어도 업그레이드시켰다. 그룹의 보이지 않는 경쟁력을 강화시켜온 덕분에 올 2월 KCC 대표이사로 승진했다. 물론 직급은 총괄 부사장으로 같은 대표이사인 형보다 아래다. 입사(89년 금강)는 형보다 2년 빠르다. 적절한 긴장관계를 통해 건전한 경쟁을 이끌어내려는 정 명예회장의 의도가 엿보인다.KCC 지분을 몽진(17.7%)-몽익(8.82%)-몽열(5.29%) 세 아들에게 모두 나눠준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풀이된다. 정 부사장은 형보다 더 꼼꼼한 편이다. 과묵해서 임원들이 말붙이기를 다소 어려워한다. 의외로 운동은 형제들 가운데 가장 좋아하고 잘한다. 고등학교 때는 전국체전에서 승마로 금메달을 따기도 했다. 농구·스키·수영 실력도 프로급이다. 골프는 싱글(핸디 10)에 가깝고 엄청난 장타다. 반면 정 회장은 운동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대신 클래식이나 재즈 등 집에서 음악 듣는 것을 좋아한다. 정 회장이 동생 얘기가 나오면 사석에서 곧잘 하는 얘기가 있다.“딜(deal)은 아무래도 내가 좀 더 강하다. 그러나 디테일은 동생을 따라갈 수가 없다. 내가 협상을 통해 골격을 세우면 그 골격에 맞게 디테일을 짜는 것은 몽익이다.” 유난히 용산고 출신이 많은 것도 KCC가의 특징이다. 막내 몽열씨를 빼고는 3부자(父子)가 모두 용산고를 나왔다.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도 용산고 출신이다. 모교에 대한 정 명예회장의 애정은 유명하다. 장남 몽진씨가 이른바 ‘뺑뺑이’로 용산고에 배정됐는데도, 발표난 그 길로 친구들에게 한 턱 냈을 정도다. 용산고에 승마반도 만들어줬는가 하면 농구 코트까지 지어줘가며 허재 등을 영입, 오늘날의 ‘농구 명문’으로 키워냈다. 몽진씨와 몽익씨는 고등학교-대학교(고려대)-대학원(조지 워싱턴) 동문이기도 하다. ●‘스위첸’ 성공시킨 ‘리틀 정상영’ 셋째 아들 몽열 89년 미국 FDU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스물여섯살의 나이에 고려화학에 입사한 셋째 아들 몽열(41)씨는 97년 금강종합건설 상무가 되면서 ‘물고기가 물을 만난 듯’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자타가 인정하는 ‘건설 체질’이다. 공사판에서 소주잔 기울이기를 좋아하고, 낭만도 아는 기분파다. 그러나 한번 화가 나면 브레이크가 걸리지 않는다. 그룹 임직원들이 정 명예회장 다음으로 무서워하는 존재다. 정 회장도 “우리 형제 가운데 아버지를 가장 많이 닮은 아들이 막내”라며 “몽열이가 화나면 나도 무섭다.”고 농반진반 얘기할 정도다. 작고 단단한 체구나 사업 수완도 아버지를 빼닮았다. 2003년 사장으로 승진한 몽열씨는 주택사업 시장에 과감히 뛰어들었다. 그리고 2년 만에 ‘스위첸’(아파트)과 ‘웰츠타워’(주상복합)를 유명 브랜드 반열에 올려놓았다. 여기에는 정 사장의 정보기술(IT) 지식도 한몫 했다. 컴퓨터학을 전공한 그는 일상생활은 물론 기업 경영에도 IT를 일찌감치 접목시켰다. 선진국형 전산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돈을 아끼지 않았고, 공사를 맡은 주택의 소프트웨어에도 “유별날” 만큼 공을 들였다. 덕분에 KCC건설은 도급순위 32위, 신용도 9위의 중견업체로 성장했다. ●‘창업동지’ 조은주 여사 현대가의 가풍이 그렇듯 정 명예회장은 연애결혼을 했다.“큰형님 회사(현대건설)를 드나들면서 경리팀의 동갑내기 아가씨에게 반해” ‘작업’을 건 것이 결혼까지 이어졌다. 조은주(69) 여사다. 서울 진명여고를 나온 조 여사는 당시 이화여대에 합격해 놓고도 등록금이 없어 직장생활을 하고 있었다. 독립군이었던 외할아버지의 뒤를 이어 군인이 된 아버지가 6·25전쟁 때 전사하면서 가세가 기울었다고 한다. 결혼 후에도 조씨는 ‘대학생 사장’을 남편으로 둔 덕분에 물일을 손에서 놓지 못했다. 슬레이트공장 인부들의 밥이며 새참은 으레 그의 몫이었다. 직원들 식사를 지어 나르는 일은 그후로도 20년 넘게 이어졌다. 지금도 서울 서초동의 구사옥에서 근무하는 고참 직원들 가운데는 사원식당에서 밥을 짓는 조 여사의 모습을 기억하는 이가 적지 않다. ●큰며느리는 음대… 셋째며느리는 미대 자유연애로 결혼한 정 명예회장은 아들들의 ‘사랑’에도 너그러웠다. 몽진씨는 서울대 음대에서 플루트를 전공한 홍은진(41)씨와 ‘소개팅’으로 만나 결혼했다. 홍씨는 한때 아이스크림 ‘퍼모스트’로 유명했던 옛 퍼모스트유업 사장의 딸이다. 전자부품회사인 ‘퍼시픽 컨트롤스’ 홍준 사장이 처남이다. 그렇다면 소개팅 주선자는 누구일까. 다름아닌 사촌형 정몽윤 현대해상 이사회 의장이다. 음악을 좋아하는 사촌동생에게 친구의 처제인 음악도를 엮어준 것. 정 의장과 죽이 맞아 처제를 소개팅 장소로 내몬 이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치과 주치의이자 성균관대 교수인 임순호 박사다. “연애할 때 플루트를 불어주던 모습에 반해 결혼했다.”는 정 회장은 “그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며 “결혼후에는 한번도 플루트를 들어보지 못했다.”고 투덜대곤 한다. 내로라하는 재벌 집안과의 혼사는 몽익씨에 이르러 이뤄졌다.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여동생인 정숙씨의 딸 최은정(42)씨가 부인이다. 가톨릭 계통인 일본 성심대학 교육심리학과를 나왔다. 최씨의 언니 은영씨는 조수호 한진해운 회장과 결혼했다. 조 회장이 몽익씨의 손위동서인 셈이다. 막내 몽열씨는 큰형수의 영향을 받았는지 서울대 미대를 나온 이수잔(35)씨와 결혼했다. 독특한 이름 때문에 외국인이라는 오해를 받지만 한자이름이다. 중소기업체를 운영하는 장인이 ‘쌓을 잔( )’자를 썼다고 한다. 여자들의 사회활동을 싫어하는 가풍 탓에, 큰동서와 마찬가지로 결혼과 동시에 그림을 접었다. 막내 며느리답게 활달한 편이다. ●‘숙부의 난’ 할 말 많지만… 정 명예회장은 조카 며느리인 현대그룹 현정은(고 정몽헌 회장의 부인) 회장과 경영권 다툼을 벌였었다. 현대가 사정에 밝고 당시 분쟁에도 깊숙이 개입했던 한 관계자는 “이 문제에 대한 명예회장님의 생각은 분명하다. 현 회장의 외가를 포함해 정씨 집안 사람이 아닌 제3자가 큰형님이 평생을 바쳐 일군 현대를 넘보려 한다면 용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현대상선 등 관련 지분을 팔지 않고 계속 갖고 있는 것은 이를 위한 최후의 보루다.”라고 설명했다. 자금난에 시달리던 정몽헌 회장에게 200억원을 조건없이 내준 것이 ‘의리’가 아니라 ‘경영권을 염두에 둔 계산된 행보’라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대꾸할 가치도 없다.”고 일축했다. 이어지는 그의 얘기. “지나간 상처를 다시 헤집고 싶지는 않다. 명예회장님도 더이상 언급하지 말라며 함구령을 내리셨다. 다만 이 말만은 하고 싶다. 명예회장님은 장조카인 고 정몽필 인천제철 사장이 아버지(왕 회장)와의 갈등으로 방황할 때 형님 눈치 보지 않고 우리 회사 부사장 자리를 선뜻 내줬다. 또다른 조카가 외환위기로 자금난에 시달릴 때 70억원을 조건없이 빌려준 분도, 몽헌 회장이 군 복무를 6년이나 할 때 뒤를 봐준 분도, 명예회장님이었다.” ●“숫자는 기본” 전문 경영인들 건장한 체격의 김춘기(59) KCC 대표이사 사장이 단연 첫손에 꼽힌다. 정몽진 회장이 “(그룹에)꼭 필요한 분”이라고 언급한 이다.75년 고려화학으로 입사해 꼬박 30년을 KCC와 함께했다. 특히 영업쪽에서 잔뼈가 굵었다. 마당발 인맥과 철저한 고객관리로 KCC의 영업력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을 받고 있다. 말단사원에서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이력도 흔하지는 않지만 ‘국가대표 스키선수’라는 경력이 더욱 눈길을 끈다. 강원도 강릉에서 나고 자란 그는 중학교때 우연히 본 스키영화 ‘백령의 왕자’에 푹 빠져 스키선수가 됐다. 대학생(경희대)때는 동계 유니버시아드와 올림픽 대회에도 국가대표 선수로 출전했다. 그러나 취직과 동시에 “스키는 깨끗이 잊었다.”고 김 사장은 털어놓았다. 꼼꼼함은 모든 임원들의 공통점이지만 김 사장은 유난히 치밀하고 숫자에 밝다.“노력은 능력을 앞선다.”는 게 30년 직장생활의 신조다. 김 사장의 좌우 양쪽으로는 정몽진 회장에 버금가는 영어 실력으로 수출을 책임지고 있는 김영호(55·부사장) 해외본부장과 전문 무기화학 지식으로 제품 개발을 책임지고 있는 정복동(58·부사장) 생산기술본부장이 포진하고 있다. 금강레저 박연구(51) 대표와 고려시리카 이성수(53) 대표는 대학 졸업장 없이도 성공할 수 있음을 보여준 대표적인 전문인력들이다.“학교 공부는 다소 게을리했을지 몰라도 추진력과 친화력은 (전교 1등보다)훨씬 낫다.”는 KCC의 독특한 사풍이 반영된 결과다. 코리아오토글라스 주원식(62) 사장과 금강화공의 한상기(57) 중국 곤산·신세균(55) 베이징 법인장,KCC 박성완(47) 싱가포르 법인장 등은 전문 기술인맥의 계보를 잇고 있다. 일본 아사히글라스 출신의 시마나가 모토야스(61) 부사장 등도 KCC를 떠받치는 핵심 인력들이다. hyun@seoul.co.kr ■ 정상영 일가 ‘밥상머리 교육’ 정상영 명예회장의 세 아들 부부는 한주 걸러 일요일 오후 5시면 어김없이 아이들을 데리고 서울 이태원 본가를 찾는다. 온 가족이 저녁식사를 같이 하기 위해서다.“밥상머리 교육이 중요하다.”며 자식들과 아침식사-사실상 새벽밥-를 함께 했던 왕 회장에 비하면 며느리들의 부담이 한결 덜하다. 음식도 각자 집에서 ‘주특기’ 한가지씩을 싸들고 와 끓이기만 하면 된다. 며느리들의 음식솜씨에 얽힌 재미있는 일화 한 토막. 정 명예회장은 며느리를 들이면 반드시 반년씩 데리고 살았다. 그래야 가풍도 익히고 속정이 든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대학 내내 플루트만 불다온 큰며느리가 음식을 잘 할 리 만무했다. 둘째며느리에게 기대를 걸었다. 요리학원을 다녔다는 재벌가의 둘째며느리는 “듣도 보도 못한 음식”을 내놓았다. 견디다 못한 정 명예회장은 급기야 “이러다가 굶어죽겠다.”며 하소연했다고. 그 며느리들이 ‘사원식당 주방장’으로 명성을 날렸던 시어머니의 특별지도 아래 지금은 ‘선수’가 됐음은 물론이다. 정 명예회장은 자식들에게 매우 엄격하다. 그 영향을 받아 정몽진 회장도 미국 시민권을 갖고 있는 아들 명선(11)군을 굳이 외국인 학교나 사립학교가 아닌 집 부근의 일반 공립학교에 보내고 있다. 학교도 자가용을 태우지 않고 걸려서 보낸다.“어렸을 때부터 보통사람, 못사는 사람의 삶도 느껴봐야 한다.”는 지론에서다. 다만 큰딸 재림(15)양은 미국에서 초등학교를 다니다 귀국해 “성적 스트레스를 주지 않으려” 외국인 학교에 보냈다. hyun@seoul.co.kr ■ 정 명예회장 ‘씨름꾼 경영론’ 왕 회장이 ‘빈대의 철학’으로 유명하다면 정상영 명예회장은 90년대 중반 ‘씨름꾼 경영론’으로 회자됐다.“씨름은 씨름꾼에게 맡겨야 한다.”는 단순 명쾌한 논리였다. 정 명예회장은 “씨름꾼이 아닌 사람이 씨름판에서 승리하기 어렵듯 기업간의 경쟁은 기업가에게 맡겨야 한다.”며 기업 경영의 자율성을 강조했다.KCC그룹의 사시인 ‘맡은 자리의 주인이 되자’도 이와 맥을 같이 한다. 이는 왕 회장의 지론이기도 하다. 지역 거상들이 장악하고 있던 총판(판매실적에 관계없이 물건값 선지급) 체제에 맞서 팔린 만큼만 대금을 지급하는 코카콜라식의 ‘루트 세일’을 도입해 유통 혁명을 일으킨 것이나, 당시로서는 ‘생뚱맞기’ 그지없는 슬레이트 홍보영화를 만들어 275개 시·군에 배포해 선풍적인 인기를 끈 것도 큰형에게 영향받은 ‘발상의 전환’이었다. 이렇듯 정 명예회장에게 있어 왕 회장의 존재는 절대적이었다. 형이라기보다는 아버지에 가까웠다. 그도 그럴 것이 나이 차이만 스물 한살이었다. 조카인 정몽구 현대차 회장과는 두살밖에 차이나지 않는다. 젊었을 때 잠깐 초콜릿사업에 눈돌린 것 외에는 한번도 한 눈을 팔아본 적이 없는 그가 1970년 8월 현대차 부사장으로 홀연히 옮겨간 것도 “와서 미수금 70억원을 해결하라.”는 장형의 한마디 때문이었다. 이자까지 회수해주고 다시 KCC로 돌아왔을 때는 1년 반이 흘러 있었다. 훗날 정 명예회장은 “중요한 시기에 내 사업에 공백을 가져 아쉬워한 적은 있었어도 불평한 적은 한번도 없었다.”고 회고했다. 여기에는 다른 주장도 존재한다. 왕 회장이 세간에 알려진 것처럼 막내동생을 가까이 대했던 것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KCC측은 펄쩍 뛴다. 한 임원의 얘기다. “92년 대선 패배 이후 두문불출하던 왕 회장이 다시 산업현장에 모습을 나타낸 것은 95년 KCC의 여주 유리공장 3호기 점화식에서였다. 또 거동이 심하게 불편해지기 전까지 왕 회장이 거의 매일같이 들러 골프를 친 곳이 금강CC였다. 라운딩 멤버는 언제나 정상영 회장이었다. 인간적으로 좋아하지 않았다면 왕 회장 성격에 이런 일이 가능했겠는가.” 정 명예회장도 세상 사람들의 짐작 이상으로 장형에게 극진했지만, 왕 회장 역시 막내동생에게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는 설명이다. hyun@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 (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김성곤차장 안미현·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日약탈 북관대첩비 한국에 반환 가능성

    |도쿄 이춘규특파원|일제에 의해 100년 전 약탈돼 일본 야스쿠니신사에 방치돼온 임진왜란 승전비인 북관대첩비(北關大捷碑)가 한반도로 반환될 가능성이 있다고 아사히신문이 8일 보도했다. 신문은 일본 정부가 반환을 위해 야스쿠니신사와의 중개역할에 착수하기로 했으며 신사측도 “한국과 북한이 조정을 이루고 일본정부가 정식 요청하면 응하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은 지난 6일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외무장관회의에서 마치무라 노부타카 일본 외상과 회담을 갖고 “반환이 실현되면 양국뿐 아니라 남북관계의 개선에도 기여한다.”며 반환을 공식 요청했다. 마치무라 외상도 “신사 측과 대화하면서 성의를 갖고 중개하겠다.”고 답했다. taein@seoul.co.kr
  • 日 개헌여론 8년새 10%P 상승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의 현행헌법 시행 58주년인 3일 언론들은 “개헌해야 한다는 여론이 늘어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제1야당인 민주당이 개헌보다는 ‘정권교체’에 집중한다는 입장이어서 일러야 2010년쯤 개헌이 실현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2000년 출범한 중·참의원 헌법조사회는 지난달 각각 개헌안 보고서를 마련했다. 아사히신문이 지난달 24·25일 전국 유권자 3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면접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쟁포기를 담은 헌법 개정 필요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56%가 “필요하다.”고 대답했다. 개헌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지난 1997년 46%에서 2001년 47%,2004년 53% 등으로 계속 높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반대로 ‘고칠 필요가 없다.’는 응답은 33%로 지난해 조사 때의 35%보다 2%포인트 낮아졌다. 반대여론은 97년 39%,2001년 36%로 갈수록 낮아지는 추세다. 조사에서는 또 헌법과 자위대의 관계에 대해 ‘자위대는 지금대로 좋지만 헌법을 개정해 존재를 명기해야 한다.’는 대답이 58%였고 12%는 ‘보통의 군대로 해야 한다.’고 답변해 70%가 어떤 형태로든 헌법에 자위대의 존재를 명기해야 한다는 생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개헌 찬성론이 높아진 것은 정계가 개헌지지 세력인 자민당과 민주당의 양당체제로 재편되고 자위대의 해외활동이 늘어나는 등 정치상황의 변화가 중요한 요인인 것으로 분석된다. 언론들은 그러나 당분간 개헌 전망은 낮은 편이라고 내다봤다. 마이니치신문은 “개헌 여론이 늘어나고 있지만 개헌을 위해서는 국회의원 3분의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그러나 제1야당인 민주당 내에 개헌에 대한 열의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또 “민주당이 ‘헌법제언’을 채택했지만 이것은 ‘정권 준비정당’으로서의 방향성을 보여준 것일 뿐”이라고 분석했고, 자민당도 개헌보다 정권유지를 더 중요한 과제로 인식하고 있어 개헌논의를 어렵게 만드는 요소라고 덧붙였다. taein@seoul.co.kr
  • 美 “日핵연료 재처리 허용” 논란

    美 “日핵연료 재처리 허용” 논란

    |도쿄 이춘규특파원·서울 임병선기자|5년마다 열리는 핵확산금지조약(NPT) 평가회의가 2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개막된 가운데 미국을 중심으로 한 핵보유국과 비핵보유국의 입장 차가 워낙 커 거친 입씨름으로 일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평가회의를 앞두고 북한과 이란의 핵무기 개발 문제와 미국의 신형 핵무기 개발 추진으로 비핵보유국의 반발이 거세질 것이라는 점은 진작부터 예견돼 왔다. 여기에 미 행정부가 일본·독일 등 핵 비보유 5개국에만 핵연료용 우라늄 농축을 허용할 것이라는 언론 보도가 겹쳐지면서 이번 회의가 자칫 1970년 발효 이래 35년간 지속돼온 NPT 체제를 와해시키는 계기가 될지 모른다는 위기감마저 커지고 있다. ●개막 당일까지 의제 선정 못해 27일까지 190개 회원국 대표가 참여하는 이번 평가회의를 앞두고 한달 남짓 계속된 조직위 주최 예비모임에서 의제 선정을 위해 노력했으나 개막 당일까지 뚜렷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당초 이번 회의는 핵비확산과 핵군축 이행 점검, 국제원자력기구(IAEA) 안전조치, 소극적 안전보장(NSA), 비핵지대 등 전통적 의제 외에 북한과 이란의 핵문제,NPT 탈퇴조항 재해석 등을 새로운 쟁점으로 다룰 것으로 점쳐졌다. 그러나 북한과 이란을 겨냥,NPT 위반국에 대한 제재 조항을 강화하고 최종 선언문에 이들 나라의 핵개발 중단과 포기를 촉구하는 내용을 삽입하려던 미국의 뜻은 일단 벽에 부딪힌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특별결의 형태로라도 이를 관철시키려 했지만 조직위 관계자들은 북한을 6자회담에 복귀시키려는 외교적 노력이 진행 중인 점을 감안, 신중히 대처하자고 일단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러시아, 중국, 영국, 프랑스 등 핵보유국은 북한(2003년 1월 선언)처럼 일방적으로 NPT를 탈퇴할 경우 제재 조치를 강화하고 평화용과 무장용으로 혼용되는 민감한 핵기술을 엄격히 통제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이미 이같은 장비를 갖춘 10개국 외에 다른 나라가 보유하는 일을 철저히 막겠다는 구상이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이란을 필두로 한 비핵보유국들은 미 정부가 핵실험 금지 조약을 거부하고 새로운 핵무기 개발과 개량을 추진하는 것이 진짜 핵확산 요인이라고 지목하고 핵보유 5개국은 점진적인 핵군축 약속부터 이행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미국과 영국의 2중잣대 일본 아사히신문은 2일 미국 정부가 일본과 독일, 네덜란드,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5개 비핵보유국에 한해서만 핵연료용 우라늄 농축을 허용하기로 방침을 세웠다고 보도해 회원국간 대립에 기름을 끼얹을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사용후 연료에서 플루토늄을 추출, 핵연료 재처리를 하는 농축ㆍ재처리공장(아오모리현 롯카쇼무라 소재)을 보유하고 있는 일본에만 우라늄 농축을 허용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져 차별과 불공정 논란이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도 이날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100억파운드(19조원) 이상을 들여 군 잠수함 4척에 각각 16기씩 장착된 전술 핵무기 ‘트라이던트’의 2024년 폐기 시한을 앞두고 차세대 신형 미사일 도입을 은밀하게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영국은 미국과 함께 이란이나 북한의 핵 프로그램 중단을 촉구해 왔기 때문에 비보유국들의 공격에 빌미를 제공할 것으로 점쳐진다. ●카터도 “미국이 핵군축 약속 이행부터” 지미 카터 전 미 대통령도 이날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에 기고한 글에서 “NPT가 붕괴 위기에 처하게 된 데는 어느 나라보다 미국의 책임이 크다.”고 비판했다. 그는 “미국 지도자들은 이라크, 리비아, 이란, 북한의 핵위협으로부터 세계를 보호한다는 명분을 내세우면서도 자신들은 NPT를 이행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신무기 실험 및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모든 핵보유국이 핵 선제공격 금지를 선언해야 하지만 이 역시 미국이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며 냉전시대 대량살상 무기 폐기를 위해 미국이 러시아와 협상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taein@seoul.co.kr
  • [국제플러스] “러, 북핵 안보리 회부 동의”

    러시아는 6자회담이 결렬될 경우 유엔 안보리에서 대북제재를 논의하는데 동의한다는 뜻을 미국에 전해왔다고 아사히신문이 1일 미국 정부관계자와 6자회담 관계자 등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워싱턴발로 보도했다. 미국은 6자회담 재개를 추진하되 “현재의 상황을 좌시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이다. 북한에 압력을 가하거나 유엔으로 넘기는 두가지 방안 중 양자택일하도록 중국을 압박할 태세다. 미국 정부 고위관계자는 “러시아, 영국, 프랑스는 북핵문제의 안보리 협의를 용인하는 입장”이나 “중국이 아직 반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 TV 맞수’ 해외 시사프로 격돌

    TV 맞수’ 해외 시사프로 격돌

    지상파 라이벌 MBC와 KBS가 봄철 개편에서는 국제 시사 프로그램으로 한판 승부를 벌인다.MBC의 ‘W’와 KBS의 ‘특파원 현장보고, 세계를 가다’가 그것. 두 프로그램 모두 서방 선진국 언론의 시선이 걸러지지 않은 채 국내 시청자에게 그대로 전달되던 기존 국제 뉴스 형식에서 벗어나고자 한다.‘우리의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우리의 땀이 밴 국제 뉴스’를 만들어 내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W’가 시사교양국 프로듀서들의 손으로 빚어지는 반면,‘특파원‘은 보도국 국제팀 기자들에 의해 만들어지는 차이를 보이고 있어, 어느 쪽이 먼저 본격 국제 시사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보다 친근하게 보다 깊게 먼저 포문을 여는 것은 29일 밤 11시45분을 시작으로 매주 금요일 시청자를 찾아가는 MBC의 ‘W’. 이름부터 튄다. 월드 와이드 위클리(World Wide Weekly)의 첫 글자를 땄다. 첫 방송분에서 보듯 인도와 파키스탄의 분쟁 지역인 카슈미르 지역을 찾아가는 등 평소에 시청자가 접하기 힘든 제3세계 이야기도 적극적으로 다룰 계획이지만, 주된 화두는 역시 세계 속에서 바라본 한반도다. ‘효순·미선 여중생 사망 사건’의 후일담으로 가해자 마크 워커 병장을 수소문 끝에 미국에서 찾아내 “사고후 매일 그 생각이 나 잠을 제대로 못자고 있다.” 는 솔직한 심경을 들어 본다거나, 차기 아이템으로 마련하고 있는 이라크 전에서 사망한 한국계 미군의 이야기 등은 이러한 맥락을 밟고 있다. 팔방미인 최윤영 아나운서를 단독 진행자로 내세워 시청자에게 국제 뉴스에 대한 친근감과 신뢰도를 높이며 활기를 불어 넣는다. 특히 29일에는 최 아나운서가 일본 TV아사히 국제부 엔도 기자와 ‘독도와 한·일 외교전’을 주제로 위성 통신으로 의견을 나누게 된다. 이후에도 위성 대담 등으로 한국인과는 다른, 외국인들의 관점을 짚어보는 기회도 자주 마련할 계획이다. 한홍석 책임 프로듀서는 “우리 국민은 의외로 해외 뉴스에 관심이 적다.”면서 “먼나라 이야기라는 고정 관념을 깨고 지루하지 않게, 하지만 심층적이고 균형적인 국제 감각을 키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순수 국제 뉴스 매거진 선언 새달 5일부터 매주 목요일 밤 자정에 방영되는 KBS의 ‘특파원‘는 9개국 11개 지국 해외 특파원들이 현지 밀착 취재로 그 주의 화두를 정리한다. 늦게 출발하지만, 주간 편성으로는 ‘W’에 하루 앞서 나가게 된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순회 특파원이라는 기동팀을 꾸려 국제 뉴스의 사각 지대인 분쟁 지역이나 오지 등을 집중 조명한다는 것. 또 국내 뉴스에 한 다리가 걸쳐진 해외 뉴스 보도를 배제하고, 순수하게 국외에서 일어나는 사건에 초점을 맞춘다는 점이 ‘W’와 다르다. 첫 회에는 중국이 내놓은 반분열법과 관련해 타이완 최북단 금문도를 찾아, 중국과는 구별되는 타이완 현지의 목소리를 듣고, 인도네시아 쓰나미(지진·해일) 피해 지역의 5개월 후 현재 모습을 담아낸다. 또 종족 간 학살 사태로 30만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아프리카 수단 다르푸르 지역을 한국 언론으로는 처음으로 찾아가 살펴보는 심층 르포도 후속으로 준비했다. 진행은 대중적인 인기가 있는 아나운서나 외부 인사가 아니라, 이라크 현지 취재 등의 경험이 있는 국제팀 소속 이영현 기자에게 맡겨졌다. 제작 책임을 맡은 김헌식 기자는 “친근한 국내 뉴스의 연장선상에 놓인 국제 뉴스를 담고 있는 ‘W’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질 수도 있다.”면서 “철저하게 객관성을 유지한다면, 감성적으로 한 쪽으로 치우칠 수 있는 피디 저널리즘을 바탕으로 한 ‘W’와 차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총리 야스쿠니참배 중지를” 48%

    |도쿄 이춘규특파원|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가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그만두어야 한다는 일본 여론이 크게 상승했다고 아사히신문이 25일 보도했다. 이 신문이 중국과 일본 정상회담 다음 날인 24일 전국 성인 남녀 808명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고이즈미 총리가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그만두는 것이 좋다.’가 48%로 ‘계속하는 것이 좋다.’(36%)를 웃돌았다. 지난해 11월 양국 정상회담 직후 같은 조사에서는 참배 반대와 찬성이 각각 39%,38%로 팽팽했었다. 이처럼 참배 반대 여론이 높아진 것은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가 중ㆍ일관계 회복에 걸림돌이라는 인식이 확산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정상회담에서 “역사문제에서의 반성을 실제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고 고이즈미 총리에게 주문한 것에 대해서는 ‘납득할 수 없다.’가 71%로 ‘납득할 수 있다.’(19%)를 크게 앞섰다. 또 중국의 ‘반일감정’이 고조되는 것에 중국의 역사교육이 ‘영향을 미쳤다.’는 의견도 80%에 달했다. 아울러 3년 뒤 베이징(北京)올림픽 개최에 불안을 느낀다는 답변도 61%나 됐다. tae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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