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아빠
    2026-06-21
    검색기록 지우기
  • 태풍
    2026-06-21
    검색기록 지우기
  • 뺑소니
    2026-06-21
    검색기록 지우기
  • 주인
    2026-06-21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0,941
  • “현 정부 잘해 과반 만들어 줘야” vs “지역구 민원 해준 게 뭐 있냐”

    “현 정부 잘해 과반 만들어 줘야” vs “지역구 민원 해준 게 뭐 있냐”

    헬리오시티 2만여명 재선거 후 새로 전입 사전투표율 27.8%… 후보보다 정당 중시 부동층 “종부세 공약 비교해서 투표할 것”서울 송파을은 전국 253곳 선거구 중 동일 인물이 최단 기간 리턴매치를 벌이는 지역 중 하나로 더불어민주당 최재성 후보, 미래통합당 배현진 후보가 초박빙 혼전을 이어 가고 있다. 2018년 6월 재선거에서 맞붙었던 두 사람은 불과 2년 만에 송파을 주민들의 심판을 다시 받게 됐다. 2018년 첫 대결에서는 3선 중진의 최 후보가 보수진영 분열에 힘입어 정치신인 배 후보에게 24.76% 포인트(2만 6832표) 차 압승을 거뒀다. 하지만 이번에는 민주당과 통합당 모두 송파을을 마지막까지 예측이 힘든 ‘최후의 격전지’로 꼽을 만큼 오차범위 내 접전이다. 당락은 국내에서 아파트 분양사업이 시작된 이래 단일 단지 최대 규모인 가락동 헬리오시티에서 갈릴 것으로 보인다. 2018년 6월 재선거 후 9510가구가 입주했고 2만여명의 인구가 늘었다. 송파을 유권자 23만여명의 10%에 이르며, 그중 원주민 비율은 30%에 불과하다. 결국 새로 전입한 ‘뉴페이스’들의 선택이 관건이란 얘기다. 헬리오시티에서 공인중개사사무소를 운영하는 박모(62)씨는 13일 “입주민들 대부분이 지식과 부의 수준이 중간 이상”이라며 “조국(전 법무부 장관) 이런 것들 다 안다”고 말했다. 이어 “헬리오시티가 재건축 후 등기도 안 되고 여러 가지 문제가 있어서 국회의원인 최재성에게 요청을 많이 했는데 반영된 게 하나도 없다는 분위기”라고 했다. 또 “주변에 바꿔야 한다고 얘기하는 사람이 많은데 여론조사를 보면 민주당이 너무 높게 나온다”며 “그래서 투표 안 하려던 사람들도 더 하러 가겠다고 한다”고 전했다.유모차에 아이를 태우고 반려견과 단지를 산책하던 이모(35)씨는 “강북에 살다가 지난해에 이사를 와서 첫 투표”라며 “친구들이 강남 가면 이제 민주당 안 찍는 거 아니냐고 했는데 그렇게 안 되더라”고 말했다. 사전투표를 마쳤다는 이씨는 “맘카페에 올라오는 선거 이야기도 열심히 봤는데, 후보보다는 당에 따라서 갈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누구를 택할지 결정하지 못했다는 김모(37)씨는 “둘 다 종부세(종합부동산세)를 어떻게 한다는 건지를 모르겠다”며 “가진 거라고는 평생 대출 갚는 일만 남은 이 집 하나”라고 했다. 김씨는 “최 후보가 1주택자는 종부세 기준을 올린다고 했다는데 민주당은 또 아니라고 했다고 하고 뭐가 맞는지 잘 모르겠다”며 “종부세 공약을 다시 비교해 보고 투표할 것”이라고 했다. 송파구 전체 주민의 27.79%가 사전투표를 마친 가운데 주민들은 각양각색의 이유를 들어 지지 후보의 승리를 자신했다. 가락동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강모(44)씨는 코로나19로 매출이 3분의1가량 줄었다면서도 정부·여당 대응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15일 본투표에서 ‘민주당 후보’에게 투표할 것이라는 강씨는 “현 정부가 잘하고 있으니까 과반을 만들어 줘야 한다”며 “대구에 사는 장인어른도 정부 칭찬을 많이 하고 열한 살 아들도 아빠 누구 찍을 거냐며 민주당 찍으라고 했다”고 민주당의 압승을 예상했다. 오후 2시쯤 잠실새내역 사거리에서 진행된 최 후보의 유세를 못마땅한 표정으로 지켜보던 최모(57)씨는 “어제 이낙연이랑 민주당 사람들이 잔뜩 온 것도 봤는데 꼴 보기 싫다”며 “지난번에는 배현진이 낙하산으로 와서 인기가 없었는데 지금은 아니다. 사전투표 때 온 가족이 배현진을 찍고 왔다”고 말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일용직 아버지가 의대 합격한 딸에게 아웃백 사주던 날

    일용직 아버지가 의대 합격한 딸에게 아웃백 사주던 날

    지독했던 가난을 딛고 일어선 학생의 사연이 감동을 주며 화제가 되고 있다. 페이스북 익명 페이지 ‘연세대학교 대나무숲’에는 지난 10일 연세대 의대생의 글이 올라왔다. A씨는 “오늘 태어나서 처음 아웃백에 갔다”며 운을 뗐다. 어릴 적 사고로 어머니를 잃고, 당시 여덟 살이었던 언니와 다섯 살이었던 자신을 키우기 위해 일용직 노동자로 공사판에 나갔던 아버지에 대해 소개한 A씨는 “우리를 없게 키우지 않기 위해 아빠는 피눈물을 흘렸지만 애석하게도 아빠 피눈물의 대가는 크지 않았다. 세 식구가 죽지 않고 살 정도였다”고 말했다. A씨는 초등학교에 막 입학했을 무렵 ‘가난’이 무엇인지 알게 됐다고 적었다. A씨는 “집 벽에 곰팡이가 피지 않을 수 있단 것을, 집에 신선한 과일이 준비돼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집에 미끄럼틀을 놓을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고 설명했다. A씨의 언니는 집안 사정 때문에 대학 진학을 포기해야 했고, 상고에 진학했다. A씨는 “중학교 때 전교 1등을 했다. 내 재능이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희망이 현실로 다가온 첫 번째 순간이었다”며 고등학교 첫 시험에서 전교 2등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학원 하나 안 다니고 나라에서 주는 돈으로 문제집을 사서 전교 2등을 한 것에 대한 자부심이 컸다. 계속 공부하면 우리 가족에게 많은 돈을 벌어다 줄 수 있겠다는 생각에 기뻤다”고 했다. 기쁨도 잠시 A씨의 아버지는 건설현장에서 사고를 당해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게 됐다. A씨는 “당장 나 하나 일을 안한다면, 1년에 한 번 새해를 맞아 다 같이 모여 먹는 두 마리에 8000원짜리 바싹 마른 전기구이 통닭을 못 먹게 되는 정도의 가난으로 끝날 일이 아니란 것을 깨달았다”고 설명했다.A씨는 언니가 목이 쉴 때까지 울던 자신을 안아주면서 “어떻게든 언니가 돈 벌어올 테니 너는 공부해서 개천에서 용 한번 제대로 나라”며 토닥였고, 언니의 배려와 헌신에 학업에 더욱 매진할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그렇게 A씨는 수능에서 만점에 가까운 성적을 거뒀다. 그는 “국어 2점짜리, 지구과학 2점짜리에 X표가 쳐져 있는 가채점표를 붙들고 온 가족이 목놓아 울었다. 아버지는 그렇게 가자고 조르던 아웃백 한 번 못 데려다준 못난 애비 밑에서 잘 커줘서 너무 미안하다”며 울었다. 연세대 의대생이 된 A씨는 과외를 해 번 돈으로 밀린 월세 300만원을 갚고 남은 돈 400만원을 아버지와 언니에게 반반 나눠줬다. A씨는 “오늘, 아빠가 아웃백을 사줬다. 인생의 한 줄기 빛이 열린 우리 모두의 모습이 너무나도 행복해 보였다. 우리 아빠, 우리 언니에게 생일이 아니라, 새해 첫날이 아니라, 무슨 특별한 날이 아니라 그냥 아무 이유 없이 먹고 싶으니까 아웃백에 가서 4인 랍스터 세트를 시켜 먹을 수 있는 인생을 선물해 주기로”라며 글을 마쳤다. 이 사연은 현재 4만2000개에 이르는 ‘좋아요’를 받고 4200회 공유되며 적지 않은 울림을 주고 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그들의 시선] 나눔의 삶을 실천하는 행복한 구두수선공 김병록씨

    [그들의 시선] 나눔의 삶을 실천하는 행복한 구두수선공 김병록씨

    “구두수선집을 운영하는 행복한 사람, 김병록입니다” 구두수선공 김병록(61)씨는 스스로를 ‘행복한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인터뷰 내내 ‘행복’을 강조한 그는 “내가 행복해야 남들도 행복할 수 있다. 그래서 나 스스로 행복해지려고 노력한다”며 미소를 지었다. 김씨가 말하는 행복의 의미와 그의 굴곡진 인생 이야기를 듣기 위해 지난 7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있는 그의 구두수선집을 찾았다. 김씨는 11살 때부터 구두를 닦기 시작했다. 아버지를 일찍 여인 그는 어머니가 재혼한 뒤 계부의 폭력과 괴롭힘에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냈다. 견디다 못한 김씨는 결국 어린 나이에 가출을 결심했다. 그의 나이 9살, 초등학교 2학년 때였다. 집을 나와 길거리 노숙을 전전하던 소년 김군은 생계를 위해 구두 닦는 일을 선택했다.“계부의 시달림을 피해 집에서 도망쳤습니다. 길거리 노숙생활을 하던 중 어떤 형의 도움으로 구두를 닦기 시작했습니다. 나이가 어렸기 때문에 (구두)통을 메고 다니며 구두 닦는 일 밖에 할 수 없었지요. 그 시절을 생각하면, 눈물이 앞을 가릴 정도로 가난과 부모님의 그리움을 품고 살았습니다.” 생계와 씨름하면서도 그는 야학을 다니며 배움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그는 “그 시절 따뜻한 위로를 많이 받았다. 낮에는 구두를 닦고 밤에는 야학에서 공부했다. 힘들었을 텐데도 누나와 형 같은 대학생들이 꾸준히 공부를 가르쳐줬다”며 “그분들 덕분에 글을 배웠다. 정말 고마웠다”고 말했다. 김씨가 보낸 바로 이 시간이 차곡차곡 쌓여 그가 ‘행복한 사람’이 되겠다고 결심한 이유가 되었다. “그분들에게 받은 도움을 언젠가 보답해야겠다고 마음속으로 다짐했어요. 진짜 어려운 분들, 나를 필요로 하는 분들의 손이라도 잡아줄 수 있는 사람이 되겠다는 생각으로 살았습니다. 그때부터 내 형편에 따라, 내 힘이 닿는 데까지 (봉사활동을)한 거예요.”그렇게 김씨는 긴 시간 다양한 방법으로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1996년부터 헌 구두를 수선해 어려운 이웃에게 나눠줬고, 헌 우산을 수리해 버스 정류장에 비치함으로써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또 이발 기술을 배워 요양원이나 장애인시설 등을 방문해 이발 봉사를 하고 있다. 2010년부터는 고속도로 톨게이트 등에서 뒤차 돈 내주기, ‘행복 릴레이’ 캠페인 등을 하고 있다. “봉사를 하는 원동력은 간단합니다. 내가 행복해지기 때문이에요. (봉사를) 할수록 행복합니다. 그 순간이 바로 행복입니다. 또 이발을 해드리고 나올 때면, 사우나를 끝내고 나올 때, 몸이 개운한 것처럼 마음이 상쾌하고 개운합니다. 봉사하는 전날에는 설레기도 해요.” 김씨는 최근 통 큰 기부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달 23일 코로나로 아픔을 겪는 이웃을 위해 써 달라며 7억여원의 땅(경기도 파주시에 있는 임야 1만평, 시가 5억~7억원)을 파주시에 기증했다. 자신의 노후를 생각해 마련한 땅이었다. 그는 “나라가 위급한 상황인데 내 땅이 무슨 소용이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나라가 위기일 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면 행복하다. 집사람도 잘했다고 해서 마음이 편하다”고 밝혔다.김씨는 최근 큰딸을 출가시켰다. 현재는 아내와 작은딸, 다운증후군을 앓는 1급 지적장애인 아들과 행신동의 20평짜리 아파트에 살고 있다. 그는 자식들에게 남겨줄 수 있는 건 물질의 풍요로움이 아닌 마음의 풍요로움이라고 강조하며, “어린 아이들과 함께 봉사를 다녔다. 마음과 정신을 물려받았으면 한다. 그게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유일한 유산”이라고 덧붙였다. 김씨는 아이들이 어릴 때 구두 닦는 아빠를 부끄럽게 생각해 마음의 상처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아이들은 성장하면서 그의 일을 점점 특별하게 이해했고, 가장 큰 힘을 주고 있다. 그는 “큰딸 같은 경우, 면접에서 ‘구두 닦는 일을 하면서 멋진 일을 하고 계신 아빠가 자랑스럽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고 했다. 매우 행복했다”며 환하게 웃었다. 끝으로 김씨에게 가족과 넓은 평수의 집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은 안 해봤냐고 물었다. 간명하게 “아니”라고 답한 그는, “사람의 욕망과 욕심은 끝이 없다. 수백 평, 수천 평을 가진 사람도 더 가지고 싶은 마음일 것 같다. 나는 지금 행복하고, 현재 상황에 만족한다”며 “앞으로 이웃사랑 실천을 꾸준히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영상 박홍규, 문성호, 김형우 기자 gophk@seoul.co.kr
  • [월드피플+] 우한서 56일 의료봉사 후 ‘백발’로 변한 간호사의 사연

    [월드피플+] 우한서 56일 의료봉사 후 ‘백발’로 변한 간호사의 사연

    56일 의료 봉사 기간 동안 백발 노화 과정을 경험한 한 남성에게 이목이 집중됐다. 화제의 주인공은 중국 후베이성(湖北) 우한 시 일대에서 코로나19 의료 자원봉사자로 활동했던 간호사 왕번슈에 씨(40)다. 왕 씨는 지난 2월 4일부터 이달 1일까지 총 56일 동안 우한시 소재의 장한병원(江汉方舱医院)에서 남성 간호사로 무상 의료 지원을 해왔다. 해당 병원은 우한시 소재 최대 규모의 야전병원으로, 그는 이 병원의 유일한 남성 간호사로 파견됐다. 현지 언론을 통해 공개된 왕 씨는 올해 40세의 구이저우(贵州) 출신의 간호사다. 그는 지난 2월 4일 새벽 야간근무를 마친 직후 온라인을 통해 모집 중이었던 우한시 의료 자원봉사자 공고문을 접하고 해당 지역 의료진으로 지원했다. 당시까지만 해도 왕 씨는 자신의 고향인 구이저우에 소재한 퉁런구급센터(铜仁玉屏急救中心)에서 간호사로 재직하면서 가족들과 함께 평범한 직장인 생활을 이어왔다. 하지만 지난 2월 4일 새벽 우한 시 코로나19 전용 병원 의료진으로 지원, 그는 불과 56일 만에 흑발이었던 머리카락이 백발로 변하는 경험을 하게 됐다. 왕 씨는 우한 시 의료 자원봉사를 떠났던 당일 가족들의 배웅을 거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올해 4세의 어린 딸과 늦은 밤 헤어지는 순간 딸이 우는 것을 지켜볼 자신이 없었다”면서 “더욱이 연로한 부모님께서 최근 들어와 유독 건강이 좋지 않으셨다. 이런 가족들의 개인 사정 탓에 우한으로 의료 지원을 떠나는 날 아내에게 양해를 구하고 난 후 혼자 발길을 옮겼다”고 회상했다. 왕 씨는 당시 우한 시에 도착한 이후 약 3일 동안의 의료진 행동 규범과 수칙 등의 교육을 받았다. 이후 그는 우한 시 중심에 소재한 장한병원에 파견, 코로나19 전용 병동에서 총 21명의 격리 입원 환자 간호를 담당했다. 그의 주요 업무는 낮 동안에는 21명의 환자가 입원한 병동을 찾아가 약을 투여, 늦은 밤과 새벽에는 환자들의 체온을 측정한 뒤 기록, 관리하는 것이었다. 왕 씨는 “장한병원은 주로 코로나19 경증 환자를 치료하는 곳이었는데, 비교적 가벼운 증상을 가진 환자들이었지만 확실한 치료제가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많은 환자들이 불안한 하루를 보내곤 했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가장 기억에 남는 환자들은 일가족 4인이 모두 확진 판정을 받은 경우였다”면서 “일가족 4명 중 가장 최초로 감염된 환자는 자신이 가족들을 아프게 만든 전염의 원인이었다는 점에서 큰 죄책감에 시달렸다”고 회상했다. 이어 “이 환자는 가족들이 코로나19 증세가 악화될 때마다 줄곧 자신이 죽어야 마땅하다는 말을 하는 등 극단적인 상황에 이르는 경우를 자주 목격했다”고 기억했다. 실제로 당시 병동 내에서 입원 치료를 받았던 환자 중 상당수가 치료제 부재 상황에 대한 극단적인 공황 상태에 빠진 경우가 상당했다는 설명이다. 왕 씨는 이 같은 병동 내부 분위기에 대해 “상당수 의료진들이 적절한 치료제가 부재한 상태에서 환자들의 심리적인 치료를 병행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나 역시 매일 아침과 밤 두 차례에 걸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극복할 수 있다는 믿음과 자신감을 심어주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전에 발병하지 않았던 새로운 바이러스인 코로나19 치료의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는 환자 스스로 살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라면서 “이 같은 책임감 탓에 흰머리가 점점 더 많아진 것 같다”고 웃음을 보였다. 이후 왕 씨가 우한 시 격리 병동을 떠나 고향으로 돌아간 것은 지난 1일이다. 이 날은 그가 고향을 떠나 우한의 의료자원을 시작한지 56일이 됐던 날이다. 하지만 고향으로 돌아온 왕 씨를 알아보는 사람은 그의 아내와 부모님 등 소수에 불과했다. 왕 씨는 “우한에서 의료 활동을 하는 기간 중에도 가장 보고 싶었던 사람이 우리 딸이었다”면서 “고향 집에 도착한 직후 가장 먼저 딸 아이를 찾아갔는데, 백발이 된 머리 탓인지 딸이 나를 알아보지 못하고 어리둥절해 했다”고 말했다. 불과 56일 동안의 의료 활동 과정 중 백발로 변한 왕 씨를 한 눈에 알아보지 못했던 것. 왕 씨는 “하지만 한 참 동안을 망설이던 딸 아이가 아빠 목소리 만큼은 단번에 알아들었다”면서 “백발로 변한 모습에 대해 많은 주목과 관심을 보여준 이들에게 감사하다. 고향에 있는 가족들에게 무사히 돌아올 수 있어서 기쁘다”며 웃음을 보였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아내·아들 살해 비정한 아빠” 진주 50대 구속 기소

    “아내·아들 살해 비정한 아빠” 진주 50대 구속 기소

    10일 창원지검 진주지청에 따르면 부부싸움 중 흉기를 휘둘러 아내와 아들을 숨지게 하고 딸을 크게 다치게 한 혐의(살인·살인미수)로 강모(56) 씨를 구속 기소 했다. 강 씨는 지난달 12일 오전 6시쯤 경남 진주시 상평동 집에서 흉기로 아내(51)와 중학생 아들(14)을 살해하고 고등학생 딸(16)에게 중상을 입힌 혐의를 받는다. 범행 후 인근 함양군으로 달아난 강 씨는 사건 발생 사흘 만인 지난달 14일 오후 경찰에 검거됐다. 경찰은 빈집에서 쌀 포대를 덮고 웅크린 채 누워 있던 강 씨를 붙잡았다. 가정폭력 전력이 있는 강 씨는 금전 문제 등으로 갈등을 빚으면서 아내, 자녀들과 별거해 왔다고 전해졌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액자 속 가족 같은, 동네 친구 같은… 혼자 살지만 서로를 잇다

    액자 속 가족 같은, 동네 친구 같은… 혼자 살지만 서로를 잇다

    서울에서 여자 혼자 산다는 건 꽤 많은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일이다. 집을 구할 때 주변에 유흥업소나 숙박업체는 없는지, CCTV는 곳곳에 설치되어 있는지, 출입문은 안전한지 꼼꼼히 따져야 한다. 이웃에 사는 낯선 남성의 시선과 남성 수리 기사가 무심코 건넨 말 한마디에도 경계를 늦출 수 없다. 사소한 것에도 신경을 곤두세우며 살아야 하는 탓에 불안은 시시각각 찾아든다. 그뿐이랴. 집값이 오르면 어렵사리 구한 거처를 또다시 옮겨야 한다. 한곳에 정착했다는 느낌을 받기 어려운 건 어쩌면 당연하다. 그래서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이방인처럼 늘 공중에 뜬 채 부유하는 것 같다. 이럴 때 가까운 곳에 나의 걱정과 고민을 털어놓고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친구나 동료가 있다면 그 사실만으로도 큰 위로가 될 터다.서울 은평구에 거주하는 1인 가구 여성들이 모여 ‘은평시스터즈’라는 모임을 만든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비싼 집값 때문에 당산에서 밀려나고 마포에서 밀려나 지척에 있는 은평에 다다른 이들은 ‘미지의 세계’였던 이 동네에서 그렇게 귀중한 인연을 만났다. ‘여성 1인 가구’라는 공통점 아래 모인 이들은 때때로 가족이나 친구들과도 나눌 수 없는 도시생활의 외로움과 나홀로 가구의 고충을 서로 털어놓곤 했다. 혼자 살지만 곳곳에 있는 동네 친구들과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 덕분에 비로소 내가 사는 동네임을 실감한다. 은평시스터즈는 2018년 말 은평문화재단이 마련한 여성 1인 가구 공론장에 모인 사람들이 꾸린 모임이다. 공론장이 끝난 후 ‘우리들만의 공동체를 만들어 보자’는 의견이 나오면서 지금의 형태를 갖추게 됐다. 당시 20~40대 여성 20여명으로 출발했던 모임의 회원은 현재 50명으로 늘었다. 꾸준히 회원 가입 문의가 들어오고 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탓에 잠정적으로 공식 활동을 중단한 상태다. 볕 좋은 날 불광천에 모여 담소를 나눌 날을 고대하고 있는 은평시스터즈의 운영진 김예진, 김은평(활동명), 김지혜씨를 만났다. 한 달에 한 번 모이는 느슨한 관계이면서도 서로에겐 둘도 없는 버팀목인 ‘자매들’의 끈끈한 우정에 대해 들어 봤다. -각자에게 ‘은평시스터즈’는 어떤 의미인가요. 정의를 해 보자면요. 김예진 저한테는 말 그대로 ‘동네 친구들’이에요. 반상회 같은 거죠.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 내가 좀더 깊숙이 자리잡게 하는 기반 같은 존재죠. 제가 은평구로 오기 전 (영등포구) 당산에서 2년간 살았는데 그땐 제가 살고 있는 공간 자체를 별로 인식하지 못했어요. 놀고 싶으면 홍대처럼 다른 곳에 가야 한다고 생각했죠. 지금은 집 앞에만 나가도 내가 좋아하는 공간이 있고 내가 말을 건넬 수 있는 좋은 사람들이 있죠. 김은평 은평시스터즈는 ‘내가 단단하게 뿌리내릴 수 있게 해 주는 토양’이에요. 저는 서울이 고향이지만 어쩐지 고향이 없다는 느낌이 들거든요. 항상 둥둥 떠다니는 느낌이랄까요. 그런데 이곳에 온 뒤 저를 보신 아빠가 저한테 ‘은평에 완전 정착했구나’라는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동네 친구가 있다는 건 사실 그런 의미인 거죠. 내가 무슨 일을 당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고 같이 슬퍼해 주고 걱정해 줄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느낄 수 있거든요.김지혜 전 부산 사람인데 처음 은평에 왔을 때 서울이 아닌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어요. 서울에 왔을 때 종종 갔던 홍대에서 느낀 차가운 이미지가 아니었고 동네 사람들이 살갑더라고요. 또 은평시스터즈를 만나면서 ‘아, 나만 이런 게 아니구나’ 하는 동질감을 느끼게 되니 든든하더라고요. 저에게 은평시스터즈는 ‘평소엔 느슨해 보여도 힘들 때 힘을 발휘하는 잘 키워 둔 코어 근육 같은 존재’예요. -은평시스터즈에 합류한 이후 혼자 살 때 느꼈던 고충을 해결한 경험이 있으신가요. 김지혜 혼자 사기엔 양이나 가격이 애매한 식자재나 생필품을 함께 구매해서 저렴하게 필요한 만큼만 나눌 수 있어서 좋아요. 그 전에는 과일이나 야채, 그 외의 식료품을 살 때 대량으로 사야만 싸게 살 수 있는 것들은 아예 구매를 포기하거나 사더라도 다 못 쓰고 버리는 경우가 있었거든요. 또 집을 수리할 때 필요한 공구를 주민센터에서 빌릴 수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직장인 특성상 주말 아니면 갈 수가 없어서 제겐 있으나마나한 서비스였어요. 은평시스터즈 회원이 되고 나서는 근처에 사는 시스터분들이 시간에 관계없이 선뜻 빌려주셔서 정말 좋았어요. 이런 사소한 부분까지 서로 나누면서 의지할 동지가 있어 물질적으로 많이 갖고 있지 않아도 이상할 정도로 든든한 느낌을 가지고 살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은평시스터즈가 모여서 하는 일이 거창한 건 아니다. 한 달에 한 번 다양한 주제로 정기 모임을 열고 때때로 일부 회원들끼리 즉석 만남인 ‘번개’를 하기도 한다. 혼자라서 할 수 없는 일들 혹은 혼자 해도 되지만 여럿이 함께하면 더 좋은 활동을 두루 하고 있다. 예컨대 수박처럼 혼자 사면 다 먹기엔 부담스러운 과일을 나누거나 비건 요리도 함께 해 먹는다. 불광천에서 자전거를 타거나 북한산에 오르고, 럭비와 클라이밍처럼 평소 접하기 힘든 운동도 함께 시도한다.-그동안 함께했던 활동 중 기억에 남는 게 있다면요. 김은평 저는 단체 운동을 배워 본 적이 한 번도 없거든요. 학교 때 족구, 배구, 농구 이런 종목을 배우긴 했지만 자세만 배우고 경기를 하진 않잖아요. 지난번에 럭비를 같이 배우면서 직접 미니 게임도 해 봤는데 어지러울 정도로 힘들었지만 좋았어요. ‘남자들이 이래서 다들 축구를 하는구나’ 싶기도 하더라고요. 김지혜 은평시스터즈들이랑 동네 탐방을 했었는데 진관사랑 은평한옥마을, 사비나미술관을 함께 구경했었어요. 불광천 따라 자전거를 타다가 김밥 먹고 얘기하는 것도 너무 재밌고 즐겁더라고요. 김예진 저는 이런 활동들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모임에 참석했던 사람들 중 마음에 맞는 사람들끼리 다른 모임을 또다시 여는 게 좋더라고요. 예를 들면 클라이밍 모임은 그 뒤에 뜨개질 모임으로 이어지고 그분들끼리 술 모임도 하고 계속 연결되더라고요. 은평구가 어떤 곳인지 잘 모르고 온 사람들이 대부분이지만 이 안에서 안정감을 느끼게 된다는 게 좋죠. 은평시스터즈의 활동이 대외적으로 알려지면서 회원들은 종종 청년 관련 정책 토론회나 좌담회 등에 참석하곤 한다. 몇몇 자리에서 마주했던 1인 가구에 대한 기성 세대의 시선은 여전히 불편할 때가 많다. 한 공론장에서 마주한 남자 교수는 같은 자리에 있었던 은평시스터즈 회원들을 바라보며 “솔직히 여성 1인 가구에 중요한 건 예쁜 카페랑 케이크가 아니냐”고 말하기도 했다. 여성 1인 가구의 삶을 보기 좋게 폄훼하는 발언이었다. 또 1인 가구는 결혼 전에 잠시 스쳐 지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여전히 3~4인 가족을 한 가구의 기준이라고 생각하는 까닭이다. -현재 1인 가구 정책 중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요. 김지혜 사람들은 저희를 1인 가구 청년이라고 보지 않는 것 같아요. 잠재적으로 결혼을 할 거라고 생각하죠. 어떤 사람들은 ‘쟤 비혼한다고 저러지만 나이 들고 아쉬우면 남자 찾아서 결혼할 거야’ 이런 이야기들도 쉽게 하잖아요. 김은평 국가의 시선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아요. 그러니까 4평, 5평짜리 임대주택이 계속 나오는 거겠죠. 김지혜 최근에 서교동에 행복주택 공고가 떴었는데 화가 나더라고요. 방 두 개짜리는 대부분 신혼부부용이고 혼자 사는 사람이 들어갈 수 있는 건 셰어하우스뿐이더라고요. 혼자 사는 청년은 방을 여러 개 가질 권리도 없는 건가요. 1인 가구도 얼마든지 넓은 공간을 사용하고 싶은데 아예 기회조차 주지 않는 것 같아요. 김은평 1인 가구도 다양한 스펙트럼이 있잖아요. 각자 1인 가구가 된 이유도 성별 따라 다르고 세대별로도 다르거든요. 청년은 청년만의 이유가 있고, 중년과 노년의 이유 역시 다르고요. 그래서 하나의 1인 가구 정책만으로는 애매한데 현재 주거 정책이나 복지 정책은 가족의 생애 주기에 맞춰져 있잖아요. 그래서 저는 가족에 대한 기존의 생각부터 해체해야 된다고 봐요. -지역 사회나 정부에 여성 1인 가구로서의 목소리를 내는 활동도 의미 있을 것 같은데 어떤가요. 김예진 사실 변하지 않을 거라는 걸 잘 알고 있지만 ‘우리가 여기에 있다’고 저희의 존재를 계속 말하는 건 중요한 것 같아요. ‘너희는 언젠가 결혼할 거니까’, ‘너희는 지금 불안정하고, 결혼하면 안정을 찾을 수 있다’는 시선을 버리고 4인 가족 기준으로 지정되어 있는 정책들이 좀더 포괄적으로 개인들을 포함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김지혜 회원 전체의 의견을 모아서 대외적인 의견을 표출한 적은 아직 없어요. 개인적으로 항상 믿고 뽑았던 정치인들이 공약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모습만 봐 와서 믿음이 거의 없는 상태라 사회적인 목소리를 내는 것에 회의적이에요. 하지만 혼자서는 회의적일지 몰라도 시스터 여럿과 뭉쳐서 계속 작은 목소리라도 내다 보면 영향력을 조금이라도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은 가지고 있습니다.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연장되면서 은평시스터즈의 활동도 중단된 상태다. 운영진은 코로나19가 잠잠해질 때를 대비해 어떻게 하면 동네에서 그동안 못 해 본 일들을 더 재미있게 할 수 있을지 머리를 맞대며 궁리하는 중이다. 단순히 친목을 도모하며 네트워크를 단단히 하는 것 말고 외부와의 접점도 넓힐 계획이다. -향후 어떤 활동을 계획하고 있으신지요. 김예진 올해 제가 제일 하고 싶은 건 기업과 많은 대화를 해 보는 거예요. 모 기업에서 1인 가구를 대상으로 하는 요리 강좌를 열었는데 반응이 좋았어요. 그것처럼 스포츠 브랜드와 협업해서 동네 달리기 같은 러닝클럽을 한 번 열어 보고 싶어요. 여성 기업과 함께 여성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도 마련해 보면 좋을 것 같아요. 또 1인 가구의 니즈를 반영할 수 있도록 기업들에 저희의 존재를 알리고 싶어요. 예를 들면 식자재가 주로 4인 가구 위주로 나오기 때문에 많이 버리게 되거든요.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서 1인 가구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기획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요즘 기업들에 제안 이메일을 많이 보내고 있는 중입니다. 저희 같은 사람들이 늘어나고 기업 쪽에 저희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기회가 많아지면 기업 쪽에서도 1인 여성 가구를 보다 적극적으로 고려하지 않을까요. 그래서 저희의 목소리를 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이 모임을 잘 유지해서 이번 해에도 시스터들과 둥글둥글 이 지역에서 잘살고 싶습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삼성전자 엄마·아빠는 좋겠네… 5월 말까지 ‘주 4일 근무’ 허용

    삼성전자 엄마·아빠는 좋겠네… 5월 말까지 ‘주 4일 근무’ 허용

    삼성전자가 육아 부담이 큰 직원들을 대상으로 5월 말까지 두 달간 ‘주 4일 출근’을 허용하기로 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어린이집·유치원의 휴원 등으로 육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직원들의 고충을 해결하기 위한 조치다. 9일 삼성전자는 전체 공지의 이메일을 보내 소비자가전(CE)과 정보기술·모바일(IM) 부문의 일부 임직원들이 일주일에 한 번씩 휴무를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주 40시간 근무를 이미 다 채웠다면 굳이 5일을 다 나오지 않고 하루 쉴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모두가 쓸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육아 부담이 있는 임직원에 한해 부서장과의 협의를 거쳐 신청할 수 있다. 이번 조치는 5월 말까지 계속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원래 하루에 최소 4시간 이상씩 주 5일 근무하는 것이 원칙이었는데 이를 한시적으로 폐지했다. 기존 제도를 좀더 유연하게 해 편의를 봐준 것”이라며 “코로나19로 아이를 돌보는 데 어려움을 겪는 임직원들을 위해 시행되는 것이기 때문에 어린 자녀가 없는 이들은 해당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시범 운영해 보고 만약 반응이 좋다면 주 4일 근무제를 상시화하는 것도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주 5일 근무도 처음엔 걱정이 많았는데 지금은 완전히 정착됐다”면서 “코로나19 사태가 다양한 근무 방식을 고민하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나 삼성전기, 삼성SDI 등에서는 아직 주 4일 근무에 대한 공지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삼성전자에서 선제적으로 주 4일 근무를 시행하기로 한 만큼 다른 계열사에서도 이를 고려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 계열사의 한 직원은 “삼성전자의 소식을 접한 뒤 ‘우리 회사는 주 4일 근무를 시행하지 않느냐’고 물어보는 이들이 있었다. 문제가 없다면 다른 계열사에서도 안 할 이유가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삼성전자 이외 국내 주요 기업 중에서는 엔씨소프트가 4월 한 달간 한시적으로 주 4일 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다. 카카오는 기존의 재택근무를 유지하면서 조직별로 주 1회 순환 출근하는 방식을 이날부터 도입해 코로나19 확산을 예방하고 육아에 어려움을 겪는 ‘엄마·아빠’들을 배려했다. 이 밖에 상당수의 대기업들은 임신부 혹은 아이를 맡길 곳이 없는 임직원이 원하면 재택근무나 휴가를 허용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육아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일의 능률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기업별로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삼성전자 엄마·아빠는 좋겠네…5월 말까지 ‘주 4일 근무’ 허용

     삼성전자가 육아 부담이 큰 직원들을 대상으로 5월 말까지 두 달간 ‘주 4일 출근’을 허용하기로 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어린이집·유치원의 휴원 등으로 육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직원들의 고충을 해결하기 위한 조치다.  9일 삼성전자는 전체 공지의 이메일을 보내 소비자가전(CE)과 정보기술·모바일(IM) 부문의 일부 임직원들이 일주일에 한 번씩 휴무를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주 40시간 근무를 이미 다 채웠다면 굳이 5일을 다 나오지 않고 하루 쉴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모두가 쓸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육아 부담이 있는 임직원에 한해 부서장과의 협의를 거쳐 신청할 수 있다. 이번 조치는 5월 말까지 계속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원래 하루에 최소 4시간 이상씩 주 5일 근무하는 것이 원칙이었는데 이를 한시적으로 폐지했다. 기존 제도를 좀더 유연하게 해 편의를 봐준 것”이라며 “코로나19로 아이를 돌보는 데 어려움을 겪는 임직원들을 위해 시행되는 것이기 때문에 어린 자녀가 없는 이들은 해당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시범 운영해 보고 만약 반응이 좋다면 주 4일 근무제를 상시화하는 것도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주 5일 근무도 처음엔 걱정이 많았는데 지금은 완전히 정착됐다”면서 “코로나19 사태가 다양한 근무 방식을 고민하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나 삼성전기, 삼성SDI 등에서는 아직 주 4일 근무에 대한 공지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삼성전자에서 선제적으로 주 4일 근무를 시행하기로 한 만큼 다른 계열사에서도 이를 고려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 계열사의 한 직원은 “삼성전자의 소식을 접한 뒤 ‘우리 회사는 주 4일 근무를 시행하지 않느냐’고 물어보는 이들이 있었다. 문제가 없다면 다른 계열사에서도 안 할 이유가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삼성전자 이외 국내 주요 기업 중에서는 엔씨소프트가 4월 한 달간 한시적으로 주 4일 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다. 카카오는 기존의 재택근무를 유지하면서 조직별로 주 1회 순환 출근하는 방식을 이날부터 도입해 코로나19 확산을 예방하고 육아에 어려움을 겪는 ‘엄마·아빠’들을 배려했다. 이 밖에 상당수의 대기업들은 임신부 혹은 아이를 맡길 곳이 없는 임직원이 원하면 재택근무나 휴가를 허용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육아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일의 능률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기업별로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코로나에 가족돌봄휴가비 신청 6만건 넘어…1인당 최대 50만원

    코로나에 가족돌봄휴가비 신청 6만건 넘어…1인당 최대 50만원

    하루 5만원씩 최장 10일 받을 수 있어이미 휴가 쓴 사람도 추가 5일 비용 혜택맞벌이 부부, 최대 100만원까지 지급여성 신청 69%…예산 증액 530억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한 유치원·초등학교의 휴원·휴교 조치로 집에서 자녀를 돌봐야 하는 직장인이 늘어나면서 올해 도입된 가족돌봄휴가 비용 신청이 6만건을 넘어섰다. 정부는 가족돌봄휴가 비용 지원 기간을 기존 최장 5일에서 10일로 늘려 1인당 최대 50만원을 받을 수 있게 했다. 9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노동부가 가족돌봄휴가 비용 신청을 받기 시작한 지난달 16일부터 이달 8일까지 모두 6만 18건의 신청이 접수됐다. 8일 하루에만 2431건이 몰렸다. 가족돌봄휴가는 올해 1월부터 시행하고 있는 개정 남녀고용평등법에 따른 제도로, 긴급하게 가족을 돌봐야 하는 노동자가 최장 10일 동안 쓸 수 있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개학 연기로 가족돌봄휴가 수요가 급증했다. 정부는 무급휴가인 가족돌봄휴가를 쓰는 노동자의 경제적 부담을 고려해 만 8세(초등학교 2학년) 이하 자녀나 만 18세 이하 장애인 자녀를 둔 노동자가 개학 연기 등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가족돌봄휴가를 쓸 경우 휴가 비용을 지급하고 있다.정부는 이날 제4차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가족돌봄휴가 비용 지급 기간을 최장 10일로 확대하기로 했다. 지급액은 하루 5만원으로 유지했다. 노동자 1인당 받을 수 있는 가족돌봄휴가 비용이 최대 25만원에서 50만원으로 늘어난 것이다. 맞벌이 가정의 경우 부부 합산으로 최대 100만원을 받을 수 있다. 지금까지는 노동자 1인당 최장 5일 동안 하루 5만원씩 지급했으나 유치원의 무기한 휴원과 초등학교의 온라인 개학으로 유치원생과 초등학생이 집에 머무르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가족돌봄휴가 비용 지급 기간을 늘릴 필요성이 제기됐다. 정부의 이번 조치는 이미 가족돌봄휴가를 쓴 노동자에게도 소급 적용된다. 10일의 가족돌봄휴가를 다 쓴 노동자는 5일에 해당하는 휴가 비용을 추가로 받게 된다는 얘기다.정부는 가족돌봄휴가 비용 예산에 예비비 316억원을 투입해 530억원으로 증액했다. 약 12만 가구가 가족돌봄휴가 비용 지원의 혜택을 볼 것으로 정부는 예상한다. 노동부에 따르면 이달 7일까지 가족돌봄휴가 비용을 신청한 5만 3230명 가운데 여성 비율은 69.0%에 달했다. 신청 사유는 휴원·휴교에 따른 자녀 돌봄(97.2%)이 대부분이었다. 가족돌봄휴가 비용 신청 방법 등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은 노동부 웹사이트와 페이스북, 육아 포털 ‘아빠넷’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노동부 상담센터(전화 1350)에서 상담받을 수 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이보희의 TMI] 갑자기 대학생 딸이 생긴다면

    [이보희의 TMI] 갑자기 대학생 딸이 생긴다면

    어느 날 갑자기 대학생 딸을 가진 부모가 됐다. 비록 출산의 고통도, 육아 전쟁도, 입시 지옥도 치르지 않았지만 맑고 바른 심성의 대학생 딸이 생겼다. 배우 진태현·박시은 부부의 이야기다. 진태현·박시은은 2010년 드라마 ‘호박꽃 순정’을 통해 만나 5년의 열애 끝에 2015년 결혼했다. 평소 선행을 많이 하는 이들 부부는 지난해 대학생 딸 입양 소식을 전해 세간을 깜짝 놀라게 했다. 입양 자체도 어려운 일이지만, 더욱이 성인을 입양하는 경우는 흔치 않은 일이다. 두 사람은 신혼여행으로 간 제주도 보육원 봉사활동에서 당시 고등학생이던 지금의 딸을 처음 만났다. 이후에도 이모, 삼촌으로 지내며 인연을 계속 이어 왔고 서로에게 소중한 존재가 됐다. 그리고 이들은 진짜 가족이 되기로 했다. 부부는 입양을 결심한 이유에 대해 “어른이 돼서도 부모가 필요하다”고 했다. 졸업을 하고 취직도 해야 하고 결혼도 해야 하는데 가정을 꾸리기 전까지 혼자서 해야 할 일들이 너무 많다는 것. 세상에 혼자가 아니고 사랑하고 지지하는 엄마 아빠가 늘 뒤에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다고 했다.생각은 쉽지만 실천은 쉽지 않다. 이들은 늘 행동으로 그들 안의 사랑을 증명했다. 지금의 딸과 인연을 맺은 보육원과도 교류를 이어 가고 있으며 ‘기부 라이딩’, ‘브리지 바자회’ 등 다양한 기금 마련 행사를 통해 도움이 필요한 이웃들에게 온정을 전달했다. ‘2018 서울사회복지대회’에서 서울시장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들 부부는 배우 차인표·신애라 부부의 뒤를 이어 ‘연예계 대표 선행 부부’로 자리매김 중이다. 차인표·신애라 역시 마음으로 낳은 딸 두 명을 두고 있다. 신애라는 입양에 대해 “다양한 가족의 형태 중 하나일 뿐”이라며 “입양아는 버려진 아이가 아니라 지켜진 아이다. (여건이 되지 않는 상황 속에서도) 아이가 세상에 태어날 수 있도록 끝까지 지킨 것”이라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기도 했다. 진태현과 박시은은 현재 SBS의 관찰 예능 프로그램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에 출연 중이다. 해당 프로그램에서 이들은 딸과의 자연스러운 일상을 공개했다. 식탁에 둘러앉아 일상을 함께 나누고 생일, 졸업식 등 특별한 날들을 함께 기뻐하며 축하했다. 여느 평범한 가족의 모습이었다. 딸은 ‘동상이몽2’와의 인터뷰에서 “저도 두 분처럼 도움이 필요한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해마다 많은 아동들이 부모의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입양되거나 양육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이 세계 12위인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유일하게 해외 입양을 보내는 나라이기도 하다. 진태현·박시은 부부의 따뜻한 울림이 입양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 본다. boh2@seoul.co.kr
  • [길섶에서] 기계치/장세훈 논설위원

    손재주가 없다. 평소 단추를 끼우는 게 가장 하기 싫은 일 중 하나로 여길 정도다. 뭉툭한 손끝 탓으로 돌린다. 기계치이기도 하다. 손만 댔다 하면 멀쩡한 기계도 탈이 나는 그런 부류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손재주가 없는 기계치들의 특징이 몇 가지 있다. 우선 매뉴얼을 잘 읽지 않는다. 이리저리 만져 보다 손을 들기 일쑤다. 복잡하고 다양한 기능엔 관심이 없고, 기본적인 기능 한두 가지만 주로 쓴다. 다양한 기능과 뛰어난 성능에 혹해서 기기 구입을 결정했다는 점에서 과소비가 아닐 수 없다. 대부분의 기기는 무리한 힘을 가하면 안 되는데, 제품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싶으면 힘으로 해결하려 든다. 올바른 사용법을 익히는 것을 귀찮아하거나 어렵게 여기다 보니, 남들보다 기기를 오래 사용하는 경우도 극히 드물다. 물론 기계치로 산다는 것 자체를 불편하게 느끼지는 않는다. 문제는 딸아이 눈에는 “하기 싫어서”, “생각하기 귀찮아서”와 같은 핑계로 보이나 보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으로 함께 보내는 시간이 늘면서 딸아이가 손재주를 요구하거나 기기를 다뤄 달라고 할 때가 적지 않다. “친구 아빠들은 다 해준다는데”라면서 고개를 떨구면 없던 손재주도 생긴다. 이런 나를 보면 헛웃음이 절로 난다. shjang@seoul.co.kr
  • [부희령의 다초점 렌즈] 어느 봄날

    [부희령의 다초점 렌즈] 어느 봄날

    뭐니 뭐니 해도 봄은 빛의 계절이다. 봄은 반짝인다. 호수의 잔물결이, 바람에 흔들리는 창백한 매화 꽃잎이, 그 꽃잎이 그림자를 드리운 하얀 시멘트 도로가 반짝인다. 호숫가 벤치에 앉아 올려다본 새로 돋은 나무눈들도 초록별처럼 빛난다. 그 아래로 반짝이는 티아라를 쓴 어린 여자애가 지나간다. 아빠를 부르며 달려가는 아이의 뒷모습을 눈으로 따라가 본다. 젊은 아버지가 뒤돌아보고, 옆에서 자전거를 끌고 가던 남자애도 함께 뒤돌아보고, 두 사람은 동시에 여자애를 향해 빨리 오라고 소리친다. 주말이나 휴일이 아님에도 공원에는 사람이 많다. 아이들로 북적이는 풍경도 사뭇 낯설다. 어느 동네나 평일 낮에 공원을 산책하며 마주치는 사람은 대부분 중년 여성이나 노인들이다. 분홍, 노랑, 파랑 헬멧을 쓰고 자전거와 킥보드를 타는 아이들, 줄넘기를 하는 아이들, 부모 주위를 빙빙 돌며 저만큼 뛰어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아이들을 지켜보고 있노라니 아이들이 바로 화사한 봄이다. 다른 어느 해 봄보다 유독 올봄이 이렇듯 더 반짝이고 화사하게 느껴지는 것은 역설적으로 벌써 여러 달 동안 전 세계를 불안과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코로나19 때문이다. 이 눈에 보이지 않는 미생물은 익숙한 일상을 뒤바꾸기 시작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 자가격리, 확진환자 등등 어쩌면 평생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을 낱말들이 우리 주위를 맴돌면서, 늘 하던 여행이나 이동을 멈추면서, 수많은 환경보호 시위들이 이루지 못했던 매연이나 공기 오염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집 안에서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가족들은 서로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됐고, 남아도는 시간 속에서 그동안 알지 못했던 자기 자신에 대해 깨닫기도 했다. 정치적으로는 서방의 강국들이 시리아, 리비아, 예멘에서 이루지 못했던 휴전 혹은 전투 중지 같은 일들이 일어났고, 알제리 군대가 못 막아 내던 리프 지역 시위에 종지부를 찍게 만들기도 했다. 세계 정상의 대기업들이 못 한 일도 해냈다. 세금 낮추기 혹은 면제, 무이자, 투자기금 끌어오기, 전략적 원료가격 낮추기 등등, 모두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가 해낸 일들이다. 문득 시골에 살던 과거를 돌아본다. 4월 5일 식목일 즈음에는 무엇을 했던가. 경기도 북쪽, 봄이 그리 빨리 오지 않던 곳이라 땅이 조금씩 갈라지기 시작할 무렵이고, 비로소 열무나 상추 씨앗을 뿌렸던 것 같다. 그 시절에는 바이러스가 뭔지, 자가격리가 뭔지 아무 생각 없이 살았다. 돌이켜 보면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지금은 어떤 시절인가. 가장 행복한 것도, 가장 불행한 것도 아닌 시간이다. 비록 바이러스는 세상을 불안으로 몰아가지만 아버지와 딸, 어머니와 아들 사이의 연민과 사랑은 더 깊어지는 시절 아닌가. 언제 죽음이 등 뒤에서 다가올지 몰라 더 아름답고 소중한 시절. 아이들은 여전히 푸른 공원에서 뛰어놀고 있다. 저 아이들이 자라나 우리가 살던 세상과 다른 세상이 됐을 때, 먼 훗날 그 시절 사람들은 코로나19의 시절을 어떻게 기억하게 될까.
  • “저축은 바보 같은 짓… 금·은·비트코인 사라”

    “저축은 바보 같은 짓… 금·은·비트코인 사라”

    세계적 베스트셀러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의 저자로 유명한 로버트 기요사키가 “미국 달러화의 시대는 끝났다. 이제 금과 은, 비트코인을 사라”고 조언했다. 코로나19 사태로 미국이 양적완화(QE)를 재개하면서 화폐 가치가 크게 떨어질 거라는 이유에서다. 5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기요사키는 최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달러 화폐의 종말이 온다. 저축하지 말라”며 이처럼 조언했다. 앞서 기요사키는 지난 1일 트위터에 글을 올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QE를 실시하면서 수조 달러 규모의 화폐를 찍어 내고 ‘제로 금리’를 시행하는 마당에 저축은 바보 같은 짓”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가 마음만 먹으면 찍어 낼 수 있는 미국 달러화는 갈수록 구매력이 감소할 것이다. 정부와 중앙은행에 대한 믿음이 사라지는 순간 종잇조각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짜돈’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반면 그는 금과 은을 ‘신의 돈’, 비트코인 같은 암호화폐를 ‘사람의 돈’이라고 지칭하며 중앙은행 지폐보다 더 신뢰할 만한 자산이라고 했다. 기요사키는 올해 1월 한 인터뷰에서도 “모든 자산군 가운데 은이 가장 저평가된 최고의 투자 대상”이라며 은 가격이 온스당 40달러로 오를 때까지 계속해서 매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은 현물 가격은 온스당 15달러를 밑돌고 있다. 일본계 미국인인 기요사키는 1997년 부자들의 투자 전략을 소개한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를 출간해 명사로 떠올랐다. 지금도 미국 내 유명 재테크 교육 전문가로 활동 중이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예쁜 척, 착한 척 안 하는 여자…로맨스 없어도 ‘공감 백배’

    예쁜 척, 착한 척 안 하는 여자…로맨스 없어도 ‘공감 백배’

    “나약하고 순정 바치는 캐릭터들 답답”‘순정만화·이성애 연애’ 소재에서 탈피액션 학원물 여자 주인공에 환호·몰입외모·경제 문제 고민하는 인물엔 공감현재를 살아가는 여성의 이야기 주목국내 상업 만화시장 변화의 흐름 감지 최모(27)씨는 최근 가상의 한 여자고등학교를 무대로 한 웹툰에 푹 빠졌다. 문제아만 모아 놓은 ‘막장’ 학교에서 교복 입은 학생들은 툭하면 쌈박질을 한다. 교실에서, 급식실에서 학생들은 거친 말과 욕설을 주고받으며 주먹을 날리고 발길질을 한다. 한주먹 하는 주인공은 이 학교에 전학을 오자마자 복도에서 상급생한테 코피가 터지도록 맞는다. 상급생들만 사용하는 화장실 칸을 사용했다는 이유였다. 웹툰 ‘이대로 멈출 순 없다’의 한 장면이다. 거친 욕설을 하고 폭력을 행사하는 학생들이 등장하는 학원물 만화는 흔했다. 주인공은 하나같이 남자였다. 폭력은 남자다운 모습으로 강조됐고 멋있는 것으로 미화됐다. 여자 캐릭터는 없거나 큰 비중을 차지하지 못했다. 폭력의 대상 또는 보호를 받는 대상으로만 그려졌다. 최씨는 “제가 본 웹툰은 여자 학생들끼리 치고받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 줄 뿐 그 누구도 미화하지 않는다”며 “그동안 학원물 만화는 남성들의 세계로만 여겨졌는데, 여성인 나도 이런 세계에 몰입할 수 있고 여성들에게도 이런 세계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최근 여자 캐릭터가 많이 등장하고 여성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다룬 웹툰이 2030 여성들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여자가 주인공인 만화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순정만화, 이성애 중심의 연애를 소재로 한 작품이 대부분이었다. ●나약하기만 한 여자 주인공은 ‘지긋지긋’ 박모(31)씨는 “순정만화에서 여자 주인공은 혼자선 아무것도 못 하고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나약한 존재로 묘사됐다. 또 잘생긴 남자들에게 순정을 바치는 인물로 그려졌다”면서 “그런 캐릭터가 답답하고 불편하다”고 말했다.박씨는 웹툰 ‘퀴퀴한 일기’를 즐겨 본다. 작중 화자를 통해 작가의 일상을 그린 작품이다. 박씨는 이 웹툰에서 인상적인 대사가 무엇이었는지 묻자 ‘더 나쁜 년이 되도록 하여라. 네가 애매한 나쁜 년이라 마음이 무거운 것이야’라는 대사를 꼽았다. “살면서 하기 싫은 일인데 해야 하고, 남들 앞에서 착한 사람인 척 해야 하고…. 사회에서 요구하는 성 역할이 저를 힘들게 해요. 어렸을 때 ‘여자는 얌전하고 조신해야 한다’는 말을 많이 들었고, 다른 사람들이 모두 ‘예’라고 답하는 상황에서 ‘아니요’라고 하면 이상한 아이라는 시선을 받았어요. 지금도 여자들이 자기주장을 하면 ‘드세다’, ‘기가 세다’고 부정적으로 말하잖아요. 남자들한테는 ‘자신감 있어 보인다’고 하고…. 웹툰 속 대사처럼 차라리 ‘나쁜 년’이 돼서 거절도 할 줄 알고, 제 솔직한 감정을 말하면 덜 힘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박씨의 말이다. 한솔(30)씨는 웹툰 ‘집이 없어’에 등장하는 여자 캐릭터 ‘김마리’ 편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작품 속에서 김마리는 초등학교 4학년 때 할머니한테 “이제 엄마가 없으니까 마리가 엄마 대신이야. 아빠랑 오빠 밥, 마리가 잘 차려 주고 잘 챙겨 줘야지”라는 말을 들었다. 이후 마리가 학교에 다녀온 후 항상 어질러진 집을 청소하고 아빠와 오빠를 위해 저녁상을 차리는 장면이 이어진다. 고등학교 2학년이 된 김마리는 아빠에게 기숙사 사용을 허락해 줄 것을 호소하지만, 아빠는 “장조림 맛있네. 역시 마리가 이런 데에 확실히 재능이 있어”라고 말한다. 한솔씨는 “‘네가 기숙사를 가면 오빠 밥은 누가 차리고 빨래는 누가 하느냐’는 아빠의 말에 마리가 ‘어차피 거기는 내 기숙사가 아니었다’며 체념한다. 그런데 마리의 고모는 마리에게 ‘넌 네가 원하는 곳은 어디든 갈 수 있다’는 말을 했다. 그 말이 제 마음을 울렸다”고 전했다.●자신의 삶 앞세운 캐릭터가 사랑받는다 청년 여성들은 자신의 삶을 앞세운 여자 캐릭터가 나와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웹툰을 선호하는 분위기다. 성공회대 석사 학위 논문 ‘청년 여성의 일상 문화정치-비혼 여성의 일상 웹툰 소비와 수용을 중심으로’의 저자 김솔희씨는 지난해 8~9월 20·30대 여성 43명(40대 여성 1명 포함)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을 진행했다. 설문 항목 중 하나가 즐겨 보는 웹툰에서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는 누구이며 왜 그 캐릭터를 좋아하는지 묻는 질문이었다. 43명 중 38명(88%)이 각 웹툰의 여자 주인공을 가장 좋아한다고 답했다. “안 예쁘고 안 섹시하고 안 상냥하고 안 귀여운 여자라서”, “주인공으로서 주체성을 가지고 극을 이끌어 가는 힘이 충분해서”, “당당한 감정 세포들이 좋아서”, “재능은 있지만 외모와 경제적인 문제 등으로 위축된 여성에게 공감이 돼서” 등이 그 캐릭터를 좋아하는 이유였다. 논문을 쓴 김씨는 “최근 웹툰에는 좌절하고 방황하고 실패하는 여성이 등장한다. 예쁘고 착하게만 그려졌던 정형화된 이미지에서 벗어나 다양한 성격의 인물이 등장하는 데 청년 여성들이 쾌감을 느끼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정서적 학대나 폭력, 차별을 경험한 여성 캐릭터가 등장하는 웹툰도 나오고 있다. 박씨는 “아직도 우리 사회는 가정폭력을 그 집안의 문제로만 치부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가정폭력은 국가가 안전을 책임져야 할 일이기 때문에 지금처럼 쉬쉬하고 감출 게 아니라는 점, 피해자가 위축되거나 자책할 일이 아니라는 점을 사람들에게 알린다는 면에서 이런 문제가 웹툰 소재로 다뤄진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19 만화 이용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웹툰을 선택할 때 남성들은 ‘인기순’, ‘가격’(유료인지 무료인지) 등을 고려하는 반면 여성들은 ‘소재·줄거리’를 상대적으로 더 고려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작품에 등장하는 여성 캐릭터 수보다 그 작품이 여성 캐릭터를 어떻게 묘사하고 등장시키는지가 여성 독자들에겐 중요하다. 한솔씨는 “기본적으로 여성 캐릭터가 등장하면 남성 캐릭터가 등장할 때와 비교해 공감의 폭과 깊이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면서도 “여성 캐릭터가 많이 나온다 하더라도 성적 대상화가 되거나 여성 신체 일부를 부각하는 장면이 다수 나오는 작품은 싫다. 결국 작가가 여성 캐릭터를 어떻게 그리고 어떤 여성 서사를 보여 주는지가 핵심”이라고 밝혔다. 로맨스가 없는 여성의 이야기에 주목하지 않는 상업 만화 시장에 균열을 내는 시도도 주목받는다. 청년 여성 작가 12명이 모여 만든 프로젝트팀 ‘총명기’는 최근 “현재를 살아가는 여성, 나아가서는 앞으로 살아갈 여성의 이야기”를 담아낸 책 ‘여명기’를 펴냈다. 국내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텀블벅’에서 목표 후원액을 300만원으로 설정했는데 최종적으로 1억원이 넘는 후원금이 모였다. ‘총명기’ 팀은 “오랫동안 슈퍼 히어로라고 하면 쫄쫄이를 입은 백인 남성의 이미지가 바로 떠오르게 됐고, 영웅의 전형이라고 하면 역시나 백인 남성이 떠올랐던 것처럼 미디어에 누가 대표되는가, 어떤 얼굴이 나와서 무슨 말을 하는가는 엄청나게 중요한 문제”라며 “얼마나 많은 소수자와 여성의 목소리가 반영되고 대표되는가도 사실 같은 문제”라고 설명했다. “여성들이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고, 나의 목소리가 결코 의미 없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내가 겪는 부당함이나 고통이 나만의 것이 아니라는 것도요. 그래서 보다 많은, 더욱 다양한 여성의 이야기가 어떤 형식의 미디어로든 더 많이 나오길 원합니다. 희극과 비극을 가리지 않고 정의롭고 친절하고 사악하고 나약하고 그 외 모든 인간의 원형을 담은 여자의 이야기들요.”(‘총명기’ 팀)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미우새’ 이태성, 10살 아들과 유치한 말싸움 ‘철부지 아빠’

    ‘미우새’ 이태성, 10살 아들과 유치한 말싸움 ‘철부지 아빠’

    배우 이태성 모자가 ‘미운 우리 새끼’에 새롭게 합류한다. 5일 방송되는 SBS ‘미운 우리 새끼’에는 이태성 모자가 출연한다. 최근 진행된 녹화 스튜디오에 등장한 이태성의 어머니는 처음 섭외 소식을 듣고 “우리 아들은 100점인데, 왜 ‘미운 우리 새끼’에서 연락 왔는지 모르겠다”며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잠시 후 공개된 이태성의 일상을 지켜보던 어머니는 “미우새 맞다”고 돌변해 녹화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날 ‘미운 우리 새끼’ 최초 ‘싱글 대디 미우새’로 등장한 이태성은 10살 아들과 함께 보내는 하루를 꾸밈없이 공개한다. 특히 이태성은 “아빠는 젊은이가 아니고, 아재다”고 말하는 아들과 유치하게 말다툼을 벌이거나 아들의 연애사를 꼬치꼬치 캐묻는 등 철부지 아빠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동시에 아들을 세심하게 챙기는 친구 같은 아빠의 매력도 뽐낼 전망이다. 특히 아들에게 점수를 따기 위해 비장의 무기까지 준비했다고 전해져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를 지켜본 ‘母벤져스’는 ‘미우새’ 최초로 아들에 손자까지, 탄식은 물론 분노 2단 콤보가 폭발했다는 후문이다. 한편, SBS ‘미운 우리 새끼’는 이날 오후 9시 5분에 방송된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슈돌’ 나태주 만난 연우, 필살기 3종 세트에 감격 ‘눈물’

    ‘슈돌’ 나태주 만난 연우, 필살기 3종 세트에 감격 ‘눈물’

    트로트 가수 나태주가 연우와 만난다. 5일 방송되는 KBS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슬기로운 육아생활’이라는 부제로 시청자를 찾아온다. 그중 도플갱어 가족 경완 아빠와 연우-하영 남매는 도심 속 특별한 공간으로 캠핑을 떠난다. 도플갱어 가족의 즐거운 캠핑 현장에는 트롯 가수 나태주가 깜짝 방문한다고 해 시청자들의 기대를 수직 상승시키고 있다. 공개된 사진에는 환한 미소를 짓고 있는 연우, 하영 남매와 나태주가 보인다. 이어 나태주의 태권 트롯 무대를 1열에서 감상하는 도플갱어 가족의 놀란 표정이 시선을 강탈한다. 마이크를 들고 현란한 발차기를 선보이는 나태주의 모습이 그가 어떤 무대를 선보이고 있는지 호기심을 자극한다.이날 경완 아빠는 아이들과 함께 특별한 곳으로 캠핑을 떠났다. 이들의 목적지는 도심에 위치한 루프탑 캠핑장. 아이들은 캠핑장에서 보이는 탁 트인 서울 전경에 즐거워했다. 특히 기분이 좋아진 하영이는 캠핑 내내 환한 미소를 선보이며 모두를 심쿵하게 했다는 후문이다. 또한 캠핑장에는 태권 트롯의 선구자 나태주가 깜짝 방문했다. 연우의 꿈이자, 롤모델인 나태주는 연우를 위해 직접 도플갱어 가족을 찾아왔다고. 1열에서 나태주의 무대를 감상한 연우는 감격한 나머지 눈물까지 흘렸다고 해 이들의 만남에 궁금증이 더해진다. 이와 함께 연우는 나태주로부터 태권도 필살기 3종 세트를 배웠다고. 발차기, 주먹 지르기, 카리스마 눈빛까지 3종 세트를 마스터하며 자신의 꿈인 나태주에 한 발짝 다가서는 연우의 이야기에 기대가 높아진다. 한편,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이날 오후 9시 15분에 방송된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풀꽃’ 나태주 시인의 첫 동시집 ‘엄마가 봄이었어요’

    ‘풀꽃’ 나태주 시인의 첫 동시집 ‘엄마가 봄이었어요’

    ‘풀꽃’으로 널리 알려진 나태주 시인이 첫 창작 동시집 ‘엄마가 봄이었어요’(문학세계사)를 펴냈다. 등단한 지 50년 만이다. 나 시인은 43년 간 초등학교에서 교편을 잡으며 많은 아이들을 만났다. 시인의 인생에서 아이들은 가장 중요한 삶의 가치이자 행복이었다. 시인은 처음 펴내는 동시집에서 아이의 마음으로 아이들 한 명, 한 명에게 눈을 맞추며 미소를 건넨다.‘엄마가 봄이었어요’에 수록된 동시들은 대부분 스마트폰에 한 손 검지타법으로 써내려 간 시다. 시인은 차를 마시며, 산책을 하며 매 순간마다 떠오르는 시상들을 그 때 그 때 스마트폰에 메모한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고,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던 대표시 ‘풀꽃’처럼 사물을 자세히, 오래 들여다 본 흔적들이다. ‘엄마가 봄이었어요’에 수록된 시들은 그의 다른 시들처럼 여전히 간명하고 직관적이다. ‘둥글다/붉다/안아주고 싶다/우리 엄마.’(‘사과’ 전문) 시는 사람의 마음을 예쁜 말로 표현한 글이며, 될수록 길이가 짧고 단순해야 한다는 그의 신조가 동시에도 그대로 반영돼 있다. 그래서 그는 성인시, 동시, 시조 등 시의 다양한 갈래를 나타내는 말들과 상관없이 그저 ‘시’라고 부르면 된다고 말한다. ‘여름방학 숙제로/일기 쓰기//그날은 아무것도/쓸거리가 없었어요//‘우리 집은 아빠가 초등학교 선생님/근근이 먹고 산다’//장난감 사달라 조를 때마다/엄마가 들려주시던 말//담임 선생님이 보시고/빨간 줄 쳐서 일기장 돌려주셨어요//빙그레 웃으시며/아무 말씀도 안 하셨어요.//’ ‘일기 숙제―초등학교 2학년 일기장’이라는 제목이 붙은 이 시를 보면 동시와 성인시의 구분이 불필요하다는 시인의 말이 와닿는다. 아이의 마음을 가지면 어른도 아이가 된다는 말을, 75세 노(老) 시인이 직접 입증해 보이는 시집이다. 116쪽. 1만 2000원.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일상 속 깨달음, 모두의 마음에 닿기를

    일상 속 깨달음, 모두의 마음에 닿기를

    다독임/오은 지음/난다/280쪽/1만 4000원 “은아, 신문에 실린 글은 성별, 나이에 상관없이 누구나 읽을 수 있는 글이잖아. 이번 글은 좀 어렵더라.” 시인의 아빠가 말한다. 시인은 마음을 고쳐먹었다. “그때부터 나는 내 안의 모든 부기를 빼려고 애썼다.”(8쪽, 작가의 말) 오은 시인의 산문집 ‘다독임’은 2014년부터 올해까지 신문 지면에 연재한 글들을 주요 축으로 한다. “언어 탐구와 말놀이를 통해 사람의 삶에 대한 진정성 있는 성찰을 이끌어 내고 사람의 내면을 다각도로 이야기한다”는 평을 들었던 시인의 시에 비해 훨씬 쉽다. 아빠의 말처럼 모두의 마음에 가닿고자 더욱 정성스럽게 자신을, 주변을 들여다본 글이기 때문이다. 그 시기 세월호, 총선 등 굵직굵직한 일들과 함께 일상의 얘기들을 담았다. 특히 일상 속에서 깨달음을 건져 올리는 시인의 시선이 반짝인다. 가령 ‘귀여움은 ‘또’라는 상태를 염원하게 만든다’는 글은 ‘귀여움이 세상을 구원한다’는 오랜 명제의 이유를 알게 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몸을 동그랗게 만 고양이를 본 시인은 내친김에 온갖 고양이 사진을 들췄다. 힘들 때마다 귀여운 것을 찾는다는 시인은 귀여움은 “또 보고 싶고 또 만나고 싶은 것”이며 “달아나거나 닳는 것이 아니”(201쪽)라고 말한다.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도 실린 산문 ‘이유 있는 여유’에서는 처한 상황과 마음 상태, 두 가지 현상으로 여유를 살핀다. 시인이 주로 언급하는 여유는 ‘기꺼이 무리를 하겠다는 마음, 굳이 그렇게까지 하고 싶은 의지’(108쪽)에 가깝다. 우리가 습관적으로 말하는 ‘여유가 없다’의 기원을 되새기게 한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우린 맞고 살았다” 폭력아빠 살해한 아들 집행유예

    “우린 맞고 살았다” 폭력아빠 살해한 아들 집행유예

    아들 “잘못 인정, 그동안 학대당했다”어머니·여동생 나와 아들에 선처 요구법원, 이례적 감형에 집행유예 선고 아버지를 폭행해 숨지게 한 30대 남성이 국민참여재판에서 집행유예를 받았다. 1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마성영)는 전날 존속상해치사 혐의로 구속기소 된 이모(31)씨에 대한 국민참여재판이 열렸다. 법원은 패륜적인 범죄이며 죄질이 중하지만 남성이 가정폭력의 피해자인 점과 사건 직후 아버지를 살리기 위해 애쓴 점 등을 고려해 실형을 선고하지 않고 집행유예로 선처했다. 이모 씨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받았다. 존속상해치사죄는 5년 이상의 징역형이 최소기준인데, 재판부는 형을 한 차례 감경한 후 집행유예를 선고한 것이다. 이날 9명의 국민배심원단이 함께했고, 배심원단 중 6명이 집행유예를 하자는 의견을 냈다. 이씨는 지난해 12월 10일 함께 술을 마시던 아버지의 가슴과 옆구리 등을 수차례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았다. 아버지를 때린 사실을 숨기고 신고한 이씨는 시신에 폭행당한 흔적이 있는 것을 수상히 여기고 수사에 나선 경찰에 덜미를 잡혀 아버지의 장례식장에서 긴급체포됐다. 재판부는 “폭행을 가해 아버지를 사망에 이르게 한 점에서 범행 자체가 패륜적이고, 죄질이 중하며 반인륜적이라서 비난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이씨의 아버지가) 폭언·폭행을 일삼았고, 이후 이씨가 홀로 아버지를 돌본 점, 범행 후 119에 신고하고 아버지를 살리기 위해 응급조치 한 점 등은 유리한 정상”이라고 전했다. 이씨 측 변호인단은 대부분의 공소 사실을 인정했지만, 사망한 아버지가 이씨와 여동생, 어머니에게 지속적으로 가정폭력을 행사했던 사정을 전했다. 증인으로 나선 이씨의 어머니인 김모(54)씨는 증언을 하다 여러 차례 눈물을 흘렸다. 어머니는 “아들이 어렸을 때부터 남편이 저에게 폭행을 가하고 하는 것을 다 봐왔다. 저 때문에 아들이 대신 벌을 받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며 “아들이 잘못한 것 맞지만, 사실을 다 떠나서 아들이 저렇게 된 데 대해 남편이 너무 밉다”고 말했다. 또 어머니 김씨는 “딸이 ‘오빠가 아버지에게 맞아 머리에 피를 흘리고 있다’고 해 택시를 타고 집에 가니 아들이 무릎을 꿇은 채 머리에 피를 흘리고 있었다. 애 아빠는 술에 취한 채 빨랫방망이로 아이 머리를 계속 쥐어박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아들이 성장해 아버지보다 체격이 좋아진 이후에도 아버지가 폭력을 가하면 그대로 맞고 있었다”면서 “아빠가 (폭력을 휘두르는 등) 그래도 말대꾸하거나 대든 적이 없고, 속 한번 썩인 적이 없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실제로 이씨 측 변호인은 최후변론에서 “이씨는 초등학교 때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한 번도 말썽을 일으킨 적이 없다. 고등학교 3학년 때는 성적우수 장학금을 받았을 정도다”고 말했다. 이씨의 여동생 이모(29)씨도 “이씨는 착하고 대인관계가 좋았으며, 무엇보다 아버지의 폭력으로부터 어머니와 저를 지키려고 애썼다”며 재판장에 선처를 요구했다. 또 이씨는 “오빠가 집에서 이러고 있지 말고 나가서 살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중학교 때 늦게 들어갔는데 아버지가 쇠자를 가지고 오라고 해 가져다드리니 갑자기 종아리를 대라고 했다”며 “피멍이 들 때까지 맞았다”고 말했다. 이씨도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 여러 차례 폭행을 당해왔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검찰의 구형 이후 최후진술에서 “아버지에게 죄송하다는 말씀드린다”며 “저의 잘못된 행동으로 돌아가시게 한 점에 대해 매일 후회하며 깊이 반성한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배심원단의 평의 결과를 전달받고 최종적으로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배심원의 다수 의견을 고려하고 여러 정황을 참작해 집행유예를 선고해 선처한다”고 밝혔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애니멀 픽!] 한우리 두가족…오랑우탄과 수달 일가의 ‘꽃피는 우정’

    [애니멀 픽!] 한우리 두가족…오랑우탄과 수달 일가의 ‘꽃피는 우정’

    오랑우탄 가족과 이웃 수달 가족이 사이좋게 어울리며 노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미국 CNN에 따르면, 벨기에 파이리다이자 동물원은 사육중인 영장류들의 삶의 질을 유지하기 위해 고안한 한 프로그램의 일부분으로 다른 동물들과 함께 지내도록 하고 있다. 동물원 측은 “동물들은 항상 신체적, 감정적, 정신적으로 활동적이고 즐겁고 바쁘게 도전적인 상황과 마주해야 한다”고 말했다.이런 방법 중 하나로 작은발톱수달 일가족은 오랑우탄 가족인 24세 아빠 우지안과 15세 엄마 사리 그리고 3세 아들 베라니가 사는 사육장을 가로지르는 강에서 살고 있다. 동물원 대변인은 “이들 수달은 오랑우탄 섬으로 올라와 자신들보다 크고 털이 많은 이들 영장류와 함께 노는 것을 매우 즐긴다”면서 “특히 우지안과 베라니는 수달 이웃들과 강한 유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덕분에 양측 모두 매일 즐겁게 보낼 수 있게 돼 실험은 성공적”이라고 덧붙였다. 이들 오랑우탄 가족이 이 동물원에 온 시기는 2017년이며, 이미 겜파라는 이름의 수컷과 신타라는 이름의 암컷 오랑우탄이 살고 있다. 오랑우탄은 인간과 DNA의 97%를 공유하므로 계속해서 유대를 쌓아야 하고 많은 관심을 받아야 하는데 사육사들은 이들과 온종일 마인드 게임과 수수께끼 그리고 퍼즐 등의 놀이를 하며 이들의 지능을 높이기 위한 훈련을 하고 있다고 이 대변인은 설명했다.한편 동물원 측은 인도네시아에 사는 야생 오랑우탄의 개체 수가 줄어드는 것을 막기 위해 서식지인 보르네오섬에 나무 1만1000그루를 심어 숲을 복원하기 위한 모금 운동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파이리다이자 동물원 제공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