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아빠
    2026-01-30
    검색기록 지우기
  • 의인
    2026-01-30
    검색기록 지우기
  • 수분
    2026-01-30
    검색기록 지우기
  • 환승
    2026-01-30
    검색기록 지우기
  • 석유
    2026-01-3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0,753
  • “고용안정 약속 지켜달라” 삭발한 인천공항 보안검색 노동자들

    “고용안정 약속 지켜달라” 삭발한 인천공항 보안검색 노동자들

    집회 열고 직원 30여명 삭발 참여“사측이 직접 고용 채용 절차 강요실직 위기 내모는 졸속 정규직 전환”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직접고용 전환 과정에서 실직 위기에 처한 인천공항 보안검색 노동자들이 서울 도심에서 단체 삭발식을 열고 고용 안정 약속을 지켜 달라고 요구했다. 인천공항 보안검색서비스 노조 등 한국노총 산하 노동단체들은 13일 서울 중구 청계천 예금보험공사 앞에서 ‘인천공항 비정규직 부당해고 집회’를 열고 “노동자들을 실직 위기로 내모는 졸속 정규직 전환을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집회에는 인천공항 여객보안검색 요원과 야생동물통제 요원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공민천 인천공항 보안검색서비스노조 위원장은 “보안검색 요원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인천공항을 방문해 약속한 고용안정을 믿고 있었다. 하지만 공사는 노동자들이 요구한 적도 없는 직접 고용 채용 절차를 강요하고, 탈락하면 해고하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고 주장했다. 공 위원장은 “공사와 정부는 자신들의 실적을 쌓기 위해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졸속으로 직고용 전환을 강행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보안검색 직원들의 고용안정 약속을 지켜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집회에서는 단체 삭발식도 열렸다. 실직 위기에 놓인 보안검색 요원과 야생동물통제 요원 30여명이 항의의 뜻으로 단체 삭발에 참여했다. 한 여성 노동자가 긴 머리를 자르며 눈물을 흘리자 집회 참석자들 사이에서는 울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날 삭발한 야생동물통제 요원 이종혁씨는 “십수년 동안 공항에서 근무했는데 갑자기 시험을 보라고 하더니 실직 통보를 받았다. 대통령이 약속한 고용안정은 대체 어딨는가”라고 물었다. 이씨는 “세 아이의 아빠이자 한 가족의 가장인데,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정부와 공사는 노동자들의 고용안정을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앞서 공사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계획에 따라 공항소방대(211명)와 야생동물통제(30명), 여객보안검색(1902명) 등 생명·안전과 밀접한 3개 분야 2143명을 직접 고용하겠다고 발표하고 관련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공사는 2017년 5월 12일을 기준으로 이전에 입사한 사람은 절대평가 방식의 직고용 적격심사 절차를, 이후에 입사한 사람은 공개 채용 절차를 밟게 했다. 최근 공사는 이 과정에서 탈락한 공항소방대원과 야생동물통제 요원 47명을 해고하기로 결정했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서울교육청 ‘아빠찬스’ 시민감사관 의혹 사실로 드러나

    서울교육청 ‘아빠찬스’ 시민감사관 의혹 사실로 드러나

    시민감사관 아빠가 딸을 시민감사관에 추천해 위촉 서울시교육청 감사관 소속 공익제보센터 직원이 딸을 시민감사관으로 위촉했다는 이른바 ‘아빠 찬스’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11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서울교육청 시민감사관 위촉 및 수당 지급 적정 여부’ 감사 보고서를 공개했다. 공익제보센터 상근 시민감사관 A씨의 딸 B씨가 회계 분야 비상근 시민감사관에 위촉돼 특혜 논란이 일었고, 교육청이 지난 4월 감사를 청구한 바 있다. 감사 결과 A씨는 B씨가 딸인 것을 숨기고 센터 내부에 자신의 업무를 보조하는 비상근 시민감사관으로 B씨를 추천한 사실이 확인됐다. 통상 시민감사관은 종합·특정감사나 고충 민원·진정·비위고발 사안 공동조사 등에 참여하기 때문에 교육행정과 법률 등에 전문성과 경험을 갖춘 회계사나 퇴직 교원이 맡아왔다. 그러나 B씨는 대학 졸업 후 보험회사에 18일간 고용된 것 외에 고용 이력이 없었다. 딸 B씨는 아버지가 운영위원장인 한 시민단체에서 무급 위촉직 간사로 5년여간 활동한 경력이 있었다. 공익제보센터 민원감사 담당자인 A씨는 서류심사 전 내부 회의에서 “시민단체 간사 B씨가 이 단체 추천으로 지원했다”며 B씨를 민원감사 전담 보조 인력으로 뽑자는 의견을 냈다. B씨가 딸인 것은 물론 그가 시민단체 정식 직원이 아닌 무급 위촉직 간사였다는 사실을 숨기고 의견을 낸 것이었다. 시민단체가 B씨를 추천했다는 것도 사실과 달랐다. 면접심사에서 ‘B씨에게 회계 자격증이 없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B씨는 내부추천을 받았다고 밝혔다. 면접위원들은 센터 내부 사정을 존중하자며 B씨의 점수를 조정했고, 이를 몰랐던 센터장은 B씨를 비상근 시민감사관으로 위촉했다. 감사원은 서울시교육감에게 A씨를 징계하고 B씨에게 청탁금지법 등 위반에 따른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도록 이런 사실을 관할 법원에 알리라고 통보했다. 이에 대해 A씨는 감사원이 관련 조례와 법령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며 재심의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A씨는 “정부의 블라인드 채용 지침 등을 보면 가족관계를 밝히는 것이 오히려 불공정성 논란에 휘말릴 수 있다”며 “추천서는 양식이 공고문에 첨부되지 않아 단체등록증을 첨부했고, 단체가 회의를 통해 추천한 사실을 사무국장이 진술했다”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학대받는 아동 살린 위탁 부모, 편견·친권·지원 부족에 눈물

    학대받는 아동 살린 위탁 부모, 편견·친권·지원 부족에 눈물

    지난 5월 부모로부터 학대당하고 쇠사슬로 목이 묶여 있다가 탈출한 경남 창녕의 아홉 살 소녀 A양은 구조 직후 “큰아빠에게 데려다 달라”고 요청했다. A양이 말한 ‘큰아빠네’는 2015년 2년간 A양을 맡아 키운 위탁가정이었다. 학대가 일상인 친가정에 돌아갈 수 없고, 달리 머물 곳도 없는 A양에게 위탁가정은 자신을 안전하게 품어주고 사랑을 준 진짜 가족이었다. 9일 경남아동보호전문기관 등에 따르면 A양은 부모와 즉각 분리된 후 입소했던 학대아동보호쉼터에 머물고 있다. 상습 특수상해, 감금, 상습 아동 유기·방임과 상습 아동학대 혐의를 받는 A양 부모의 첫 공판은 오는 14일 창원지법 밀양지원에서 열린다. 창녕군 등은 A양을 원 위탁가정에 다시 맡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A양이 큰아빠라고 부르던 위탁부모 측도 A양이 원한다면 재위탁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위탁가정은 A양처럼 학대나 방임 등 친가정에서 위기에 처한 아이를 안정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수단이지만 혈연 중심의 한국 사회에서는 생소한 개념이다. 마음을 다해 아동을 보호해도 “피도 안 섞인 남 아니냐”는 편견에 위탁 부모들은 마음의 상처를 입곤 한다. 위탁 부모들은 지방자치단체마다 제각각인 위탁 가정에 대한 지원도 너무 부족하다고 본다. 친부모의 권한이 워낙 강해 위탁 부모는 아이 통장도, 여권도 만들 수 없는 제도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가정위탁 중 일반가정위탁 8.2%뿐 서경숙(이하 가명·52)씨는 7살 지우를 7년째 가정위탁으로 돌본다. 지우는 8개월 때 모텔에 방치된 채로 발견됐다. 서씨가 아니었다면 지우는 시설로 보내질 예정이었다. 서씨는 “방치됐던 기억 때문인지, 지우가 밤에도 잠을 못 자고 심리적으로 힘들어 해서 한동안 심리치료를 받았다”며 안쓰러워했다. 지우의 친엄마와 가끔 연락이 닿지만 이미 다른 가정을 꾸린 친엄마는 지우를 데려갈 형편이 안 된다. 서씨는 지우가 어느 정도 자라면 지우의 의견을 묻고 정식으로 입양할 절차를 밟을 생각이다. 지우는 가끔 ‘나는 왜 오빠와 성이 다르냐’고 서씨에게 묻는다. 아이의 물음보다 더 곤혹스러운 건 주변의 시선이다. 관공서 공무원들조차 지우가 옆에서 다 듣고 있는데도 “관계가 어떻게 되느냐. 그래서 친엄마는 아니라는 거냐?”, “위탁모가 뭐 하는 건가”라는 식의 반응을 보일 때도 있다고 서씨는 전했다. 부모가 아닌 타인이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편견과 싸우는 일이다. 그 때문인지 대부분의 가정위탁은 친족 관계에서 이뤄진다. 위탁가정은 ▲조부모가 양육하는 대리양육 가정위탁 ▲친인척에 의한 가정위탁 ▲혈연 관계가 없는 일반가정위탁 ▲영아나 학대피해아동 등을 돌보는 전문가정위탁과 일시가정위탁 등으로 나뉜다. 2018년 기준으로 대부분이 대리양육(66.7%)과 친인척 양육(25.1%)이다. 서씨와 같은 일반가정위탁은 2018년 기준 8.2%에 불과했다. ●강력한 친권 때문에 법정대리인 한계 실질적으로 아동을 보호하는 위탁부모지만 법적 권한은 지극히 제한적이다. 위탁부모들은 아동의 예금 통장도 쉽게 만들 수 없다. 김미영(이하 가명·50)씨는 서로 다른 가정에서 온 중학생 딸과 초등학생 아들을 위탁하고 있다. 김씨는 “여권을 만들고 보험에 가입하는 것도, 애들이 아파서 수술을 시켜야 할 때도 위탁부모는 법정대리인이 아니라며 보호자로서의 역할을 다하지 못한다”고 했다. 이어 “법정대리인이 되는 일 역시 친부모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조건이 까다롭다”면서 “(위탁부모들이 함께 만나는) 자조모임에 나가보면 위탁가정에 맡기는 아이들 중 친부모와 연락이 되지 않은 경우가 많아 더욱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위탁가정이 어려움을 겪는 배경에는 강력한 친권이 있다. 위탁부모가 법정대리인으로서의 자격을 얻으려면 친권 상실 절차부터 밟아야 한다. 1년 이상이 걸리는 경우가 많은 데다 준비과정도 지나치게 복잡하다. 아동권리보장원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경우 친권이라는 고유 영역이 지나치게 강력해 위탁가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많다”면서 “외국에서는 보호조치가 되는 아동의 경우 친권은 유지하면서 아동을 보호하는 지자체 등에서 아동에 대한 대리권을 위임받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사정 때문에 가정위탁지원센터는 친가정과 위탁가정 간의 관계를 조율하는 데 많은 노력을 쏟는다. 세이브더칠드런 산하 대구가정위탁지원센터 관계자는 “위탁가정과 친가정이 직접적인 소통을 하다 갈등이 생기면 아동의 불안 장애 및 행동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 친부모가 연락을 끊고 아이를 만나지 않는 경우도 있다”면서 “문제 상황을 예방하고 위탁아동이 안정적으로 양육될 수 있도록 중재자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가정위탁, 국고지원 사업으로 환원해야 가정위탁사업은 2005년부터 지방이양사업으로 진행되고 있다. 지자체 재원의 한계로 전문가정위탁 제도를 아예 운영하지 않는 곳도 있고 지자체별로 양육보조금 등 재정지원의 차이도 크다. 전문가정위탁은 만 2세 이하 영아나 학대피해아동, 경계선 지능아동 등 전문적이고 특별한 보살핌이 필요한 아동을 위한 제도지만, 실제로는 경기와 부산 등 전국 4곳에서만 제대로 시행되고 있다. 양육보조금의 경우 올 4월 기준 지역별로 월 12만~20만원 수준에 그친다. 아동용품 구입비는 지역에 따라 100만원(서울·1회 지급)에 이르는 경우도 있지만 아예 지급되지 않는 지역도 있다. 아동권리보장원 관계자는 “지원금 역시 지자체별로 차이가 있다는 점을 고려해 가정위탁사업을 국고지원 사업으로 환원하는 것에 대한 충분한 논의과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위탁가정에서 위안받는 아이들 갈 길이 멀지만 위탁부모들은 “가정위탁제도가 있어 다행”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 제도 덕에 지금의 아이들을 만날 수 있었다고 믿기 때문이다. 김미영씨가 위탁 중인 딸 세영이는 친할머니 손에서 자라다가 갑작스럽게 할머니가 돌아가신 뒤 김씨 품으로 왔다. 세영이의 친아빠는 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라 세영이를 돌볼 가족이 없었다. 김씨는 “세영이가 엄마와 아빠가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해한다. 그간 엄마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해 왔다더라”면서 “특별히 아이에게 잘해주는 것은 없지만, 엄마와 아빠라는 자리만 지켜줘도 아이는 행복감을 느낀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가정위탁 의사를 밝힌 예비위탁부모 숫자는 보호필요아동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지난해 11월 기준 예비위탁부모 숫자는 264명에 불과하다. 2018년 말 기준 보호필요아동은 3918명이다. 보호가 필요한 대부분(62.5%)의 아이들은 단체보호시설로 보내진다. 아동권리보장원 관계자는 “예비위탁부모 확보를 통해 보호필요아동의 가정보호 조치가 높아질 수 있도록 지자체와 함께 예비위탁부모 발굴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위탁부모인 김씨는 “상처받은 아이들을 돌보는 일에 선뜻 용기가 나지 않을 수 있다”면서 “사랑과 관심을 주면서 기다리면 아이들은 금방 긍정적으로 변한다. (위탁부모가 되고 싶은 분들이) 너무 어려워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의 따뜻한 사랑과 관심을 받고 자란 아이들이 커서 또 사회에 사랑을 베푸는 사람이 될 거라 확신한다. 위탁가정에 대해서도 사회가 좋은 시선으로 봐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글 사진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수문 열렸는데 의암댐서 왜 작업했나… 아빠의 ‘억울한 죽음’ 진상규명해 달라”

    “수문 열렸는데 의암댐서 왜 작업했나… 아빠의 ‘억울한 죽음’ 진상규명해 달라”

    희생자 딸 靑국민청원… 경찰 경위 조사춘천시 “수초섬 작업지시 안 했다” 반박3명이 숨지고 3명이 실종된 강원 춘천시 의암댐 선박 전복 사고의 원인을 두고 진실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경찰이 피해자 휴대전화와 차량 블랙박스 분석에 들어가면서 관련 수사에 속도가 붙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의암호 희생자의 딸이 “아빠의 억울함을 풀어 드리고 싶다”며 진상규명을 요구했고, 이번 사고의 책임을 지고 춘천시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글도 올라왔다. 9일 경찰과 춘천시청 등에 따르면 경찰은 실종자 가족들이 제출한 피해자 휴대전화와 차량 블랙박스를 분석과 함께 춘천시청과 업체 관계자들을 상대로 인공 수초섬 유실 방지 작업 경위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 8일 경찰정 내 폐쇄회로(CC)TV와 의암댐 인근 CCTV에 대한 분석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한 상태다. 앞서 지난 6일 오전 11시 34분쯤 춘천시 서면 의암댐 상부 500m 지점에서 인공 수초섬 고박 작업을 하던 고무보트와 춘천시 행정선, 경찰정 등 선박 3척이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물에 빠진 7명 중 1명은 구조됐고, 3명은 숨진 채 발견됐다. 3명은 아직 실종 상태다. 경찰은 특히 의암댐 수문이 열린 상태에서 무리하게 수초섬 고박 작업이 이뤄진 경위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춘천시는 작업 지시를 내리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반면 실종자 가족 및 유가족들은 공사 중지를 지시한 문서 유무에 대해 춘천시가 확실하게 답하지 않고, 수초섬 관리 책임도 업체에 떠넘기고 있다고 맞서고 있다. 이런 가운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재수 춘천시장의 사퇴와 진상조사를 촉구하는 글도 등장했다. 또 이번 사고로 사망한 기간제근로자인 A씨(69)의 딸이 “수문까지 열려 있는데 조그만 배를 타고 일을 하러 간다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느냐”며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한편 사고수습대책본부는 이날 오전 6시부터 헬기 10대와 보트 72대, 소방·경찰·장병·공무원 등 인력 2558명을 동원해 실종자 3명에 대한 구조·수색을 진행하고 있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이효리 “결혼 8년차, 임신 계획 중...한약 먹고 있어”

    이효리 “결혼 8년차, 임신 계획 중...한약 먹고 있어”

    가수 이효리가 임신을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8일 오후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에서는 그룹 싹쓰리가 ‘주간 아이돌’에 출연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진행자 광희는 싹쓰리에게 겨울 시즌송을 낼 계획이 있는지 물었다. 이에 싹쓰리 멤버들은 크리스마스 시즌송에 이야기를 꺼냈고, 유두래곤은 “상순이에게 겨울 시즌송 하나 부탁했다”고 말했다.그러던 중 린다G는 “크리스마스 때요? 임신 계획이 있는데 애기가 안 생기면 참여하겠다”며 갑작스러운 고백에 유두래곤과 비룡을 당황하게 했다. 린다G는 “지금 한약을 먹고 있다”면서 “결혼 8년 차인데 임신 이야기가 자연스러운거다. 그때까지 안 생기면 출격하겠다”고 덧붙였다. 아이 둘 아빠인 유두래곤과 비룡은 챙겨줄 것이 있으면 말하라며 린다G를 응원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용산구 육아종합지원센터, 비대면 부모 교육 실시

     서울 용산구가 코로나19 장기화를 맞아 다양한 부모 교육을 선보인다.  용산구 육아종합지원센터는 멋진아이 유레카, 영유아 성교육, 아빠놀이 등 온라인 교육을 실시한다고 7일 밝혔다.  멋진아이 유레카는 생각을 여는 질문하기, 위험한 칭찬과 위대한 칭찬 등을 다룬다. 10일 오전 10시부터 12일 오후 4시까지 선착순 100명을 모집한다. 수강 이후에 13일까지 별도 신청서를 내면 자녀를 위한 놀이키트인 긍정화분 키우기도 받을 수 있다.  영유아 성교육은 영유아기 성교육의 중요성, 올바른 성지식, 사례별 성교육 방법을 알려준다.  아빠놀이는 영유아 자녀를 둔 아버지를 대상으로 한다. 영유아기 아빠 역할의 중요성, 영유아기 발달 특성과 놀이방법, 상호작용법에 대해 소개한다. 27일 오후 6시까지 선착순 30명을 모집한다. 센터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개인상담, 언어·미술치료, 소그룹 교육을 제하고 기존 대면 프로그램은 대부분 취소된 상황”이라며 “우선 비대면 강좌 위주로 시설을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용산꿈나무종합타운 2층에 자리한 용산구 육아종합센터는 유아체험실, 영아체험실, 수유실, 부모 모임 공간, 육아지원 프로그램 공간 등을 갖췄다. 현재 일부 프로그램을 제외하고 운영이 중단된 상태며, 추후 개방 여부를 재검토한다.  최경선 용산구육아종합지원센터장은 “신뢰받는 어린이집 운영, 행복한 영유아와 부모, 아이를 함께 키우는 지역사회 조성을 위해 센터가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코로나19 상황에 맞춰 시설 운영을 단계적으로 정상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예쁘지 않은 걸 어쩝니까” 전설은 그렇게 시작됐다

    “예쁘지 않은 걸 어쩝니까” 전설은 그렇게 시작됐다

    할리우드 스타 메릴 스트리프 일대기 다뤄1976년 영화 ‘킹콩’의 오디션장에서 생긴 일화다. 한 여배우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영화 쪽에서 일한 경험은 전무했고, 미국 뉴욕의 연극 무대에서만 활동하던 그였기에 영화계에서는 사실상 무명이나 다름없었다. 외모 역시 전형적인 미인은 아니었다. 금발이긴 했지만 도드라진 광대뼈와 매부리코의 조합은 당시 기준으로는 ‘여배우’란 찬사를 보내기에 부족한 것이었다.그를 본 이탈리아 출신의 제작자는 영어가 아닌 이탈리아어로 이렇게 불평했다. “진짜 못생겼네. 뭘 ‘이런 걸’ 데려왔어!” 한데 공교롭게도 대학에서 이탈리아어를 공부한 그 여배우는 이탈리아어로 이렇게 쏘아붙였다. “기대만큼 예쁘지 않아서 죄송한데요, 어쩝니까? 보시는 게 다인데.” 그러고는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그가 바로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배우 메릴 스트리프다.‘퀸 메릴’은 71세 고령에도 여전히 할리우드의 워너비 스타로 자리를 지키고 있는 메릴 스트리프의 일대기를 다룬 평전이다. 연예 담당 기자 출신의 저자가 오롯이 연기에 천착해 온 메릴 스트리프의 생애를 다양한 출연작과 함께 소개하고 있다. 각각의 영화에 얽힌 뒷이야기들, 감독이나 출연자들과의 에피소드, 여러 할리우드 스타들과의 친소 관계 등 삶의 여러 이야기들이 버무려져 있다. 그의 본명은 메리 루이즈 스트리프다. ‘메릴’은 그가 어린아이였을 때 아빠가 붙여 준 별명이다. 어릴 때부터 연기에 재능을 보인 그는 대학 시절부터 줄곧 연극 무대 주변을 맴돌았다. 뉴욕 맨해튼에서 가난한 연극배우 생활을 하던 그가 영화배우로 데뷔한 건 1977년 ‘치명적 계절’이다. ‘이런 걸’이라는 대접을 받은 오디션 이후 1년 만이었다. 이후 40여년간 60편이 넘는 영화에 출연하며 왕성한 활동을 이어 오고 있다.그는 흔히 ‘아카데미의 여왕’이라 불린다. 아카데미상 최다 노미네이트(21회) 기록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수상으로 이어진 건 3회다. ‘소피의 선택’(1982)과 ‘철의 여인’(2011)으로 여우주연상, ‘크레이머 대 크레이머’(1979)로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아카데미 전초전 격인 골든글로브에 노미네이트된 횟수는 이보다 더 많다. 2017년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무례는 무례를 낳고, 폭력은 폭력을 선동한다”며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 대통령 당선인에게 직격탄을 날린 일화는 지금도 여러 사람의 입을 통해 회자된다. 대개의 배우들이 40대를 넘어서면 주연 자리에서 내려오기 마련이다. 한데 메릴은 여전히 주연이다. 말 많은 영화계에서 신념을 지키고 당당함을 잃지 않으면서도 적지 않은 재산까지 모았다. 성격파 배우로서는 보기 드문 경우다. 그러니 돈에 관해 유난히 집착이 심한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 “할리우드에서 가장 과대평가된 여배우”라며 질시의 글을 날린 것도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반핵, 환경, 여성 등의 분야에서도 정의로운 싸움을 벌였던 그는 2015년 한 여자대학 졸업식에서 이런 말을 남겼다. “여자들이 남자들보다 연기를 잘합니다. 왠지 아세요? 우리는 그래야만 하거든요. 수천 년 동안 여성들이 생존해 온 방법이 있습니다. 여성들의 생존전략이란 바로 자기보다 힘이 센 남자들에게 그들이 관심 없어 하는 사실들을 깨닫게 해주는 것이었어요. 연기는 열려 있는 가능성입니다. 가장(假裝), 혹은 연기는 사실상 아주 가치 있는 삶의 기술이고 우리 모두가 하고 있는 일입니다.” 손원천 선임기자 angler@seoul.co.kr
  • [어린이 책] ‘정상 가족’ 아니면 어때 친구 있어 외롭지 않아

    [어린이 책] ‘정상 가족’ 아니면 어때 친구 있어 외롭지 않아

    미래와 이랑이는 같은 유치원과 초등학교를 다니고 줄곧 같은 반이었다. 집도 가깝고 생일까지 같다. ‘절대 다시 만날 수 없을 만큼 친한’ 절친이지만 서로의 모든 것을 알 수는 없는 법. 어느 순간 미래는 이랑이의 일상에 뭔가 변화가 생겼음을 감지한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의 소원을 말하는 TV 프로그램인 ‘소원이 주렁주렁’이 미래네 반 아이들을 촬영하러 온다. 김다노 작가의 동화 ‘비밀 소원’은 ‘정상 가족’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난 아이들의 집을 비춘다. 알고 보니 이랑이는 부모님이 별거해 저녁 시간을 보내려 태권도 학원을 다닌다. 미래는 할머니, 비혼주의자 이모와 산다. 이모는 아빠 엄마 이상의 역할을 하고, 할머니는 가족을 지키려 헌법을 공부한다. 같은 반 친구 현욱이네 아빠는 야구선수였다가 지금은 가사일에 전념하고 있다. 미래의 노력 끝에 ‘소원이 주렁주렁’에 출연한 이랑이는 말한다. “제 소원은 우리 가족이 모두 행복하게 사는 거예요. 어떻게 살든 상관 없어요.”(101쪽) 어른들의 일로 상처도 많았을 법한 아이들이지만, 그 안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마음가짐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거기에 17년 마음을 세심히 살피며 배려하는 ‘절친’들의 존재가 있어 이랑이는 외롭지 않다. 이야기는 제1회 나다움어린이책 창작 공모에서 대상을 받았다. 만화 ‘열세 살의 여름’을 펴낸 이윤희 작가가 그렸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27년, 9778일을 교도소에 보낸 뒤 무죄 선고받은 中 52세 남성

    27년, 9778일을 교도소에 보낸 뒤 무죄 선고받은 中 52세 남성

    중국 남동부 장시성의 한 교도소에서 무려 27년의 옥살이를 한 남성이 살인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 받고 자유를 찾아 걸어나왔다. 지난 1993년 경찰에 고문을 당해 두 소년을 살해했다고 거짓 자백을 하고 1995년 사형 선고를 받은 장유환(52)이 주인공이다. 그는 무려 9778일을 복역해 중국에서 잘못된 판결을 받고 가장 오래 옥살이를 한 사람으로 기록됐다고 영국 BBC와 아시아뉴스 닷 잇이란 매체가 5일(현지시간) 전했다. 검찰은 그의 자백이 일관되지 않으며 원래 사건의 실체와도 여러 모로 일치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재심을 결정했다. 고등법원은 그의 유죄를 증명할 만한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며 무죄를 선고하면서 억울한 옥살이를 배상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고 판시했다. 그는 전날 교도소를 걸어나와 83세 어머니와 전 부인을 감격적으로 끌어안았고 현지 매체들은 이를 집중 보도했다. 11년 전 이혼하고 지금은 다른 남성과 재혼한 전 부인 송샤오뉴는 두 아들의 아빠인 장유환의 무죄를 증명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마침내 그를 반갑게 끌어 안았다. 송샤오뉴는 “법원의 선고를 듣고 매우 기뻤다”고 말했다. 목수였던 장유환은 1993년 10월 장시성의 성도 난창의 한 마을 저수지에서 두 소년의 사체가 발견되자 용의자로 몰려 곧바로 구금됐다. 1995년 1월 난창 법원은 사형을 선고하면서 2년을 복역하면 종신형으로 감형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그는 고문 끝에 거짓 자백을 했으며 자신은 무고하다고 계속 주장했다. 교도소에서 재심을 탄원하는 서류를 보낸 것만 600통이 넘었다. 그의 항소는 받아들여지지 않다가 지난해 3월 고등법원은 재심을 받아들였고, 같은 해 7월 검찰은 장유환이 살인을 저질렀다는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며 무죄를 구형했다. 중국 경찰이 잠을 안 재우고, 담뱃불로 지지거나 때리는 등의 고문으로 거짓 자백을 유도하는 일이 많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과거에는 자백 만으로도 충분히 기소하고 유죄 판결을 받아낼 수 있었지만 2010년부터 이를 근절하려는 움직임이 시작됐다. 이제 사형 선고를 받은 재판은 반드시 대법원의 심리를 받아 승인을 받도록 했고, 용의자의 자백에만 의존하는 기소를 하지 않으려는 움직임이 자리를 잡았다고 방송은 전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사법부 얘기이고, 아직도 여러 지방의 경찰들은 사건을 해결하라는 상부의 압박에 용의자를 만들어내거나 반체제 인물이나 위구르인 같은 소수인종 출신들을 박해하는 수단으로 악용하고 있다. 또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이 벌어지면 불법 구금하는 일이 종종 있다. 아울러 중국이사법체계 개혁이 공산당 일당 독재에 위협이 될 만한 사람들보다 형사 재판 피의자들 처우를 개혁하는 데 더 중점을 두고 있음도 부인할 수 없다고 방송은 지적했다. 변호인은 장유환과 상의해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정작 그는 복역 기간이 너무 오래 돼 “바보처럼, 완전히 사회와 단절된 것처럼 느껴진다”고 털어놓았다. 관영 텔레비전에서는 이 소식을 전하며 시진핑 국가주석이 과거에 했다는 발언을 다시 소개했다.“잘못을 바로잡는 일은 결코 늦는 법이 없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아들 물건 모두 기부!”…아빠 차 몰래 운전한 14세 소년이 받은 벌

    “아들 물건 모두 기부!”…아빠 차 몰래 운전한 14세 소년이 받은 벌

    아빠의 자동차를 몰래 운전한 14세 소년이 공개적인 반성의 글을 쓴 것은 물론 소지품까지 모두 이웃에게 기부하는 벌을 받았다. 지난 4일(당시 현지시간) 미국 폭스뉴스 등 현지언론은 잘못을 저지른 것에 대해 부모로부터 '참교육'을 받은 엔젤 마르티네즈(14)의 사연을 보도했다. 애리조나 주 피닉스에 사는 엔젤이 '사고'를 친 것은 지난 1일로 그의 부모는 결혼기념일을 맞아 라스베이거스로 여행가 집을 비운 상태였다. 당시 아빠의 SUV 차량을 세차 중이던 엔젤은 무모한 행동을 벌였다. 엔젤은 "문득 차로 동네를 한바퀴 돌면 차체가 다 말라있을 것이라 생각했다"면서 "운전면허증이 없지만 꼭 운전해보고 싶었다"고 털어놨다.이렇게 차량에 올라탄 소년은 그러나 과속을 하다 경찰에 적발됐고 이 사실은 부모에게 통보됐다. 이후 부모가 아들에게 내린 벌은 일반적인 가정의 부모와 많이 달랐다. 아들의 방에 있던 침대와 TV, 옷, 신발 등 모든 소지품을 집 밖에 내어놓은 것. 여기에 '부모님 차를 훔쳐 과속했다'는 내용의 글이 씌여진 팻말과 함께 아들은 집 밖으로 쫓겨났다. 엔젤의 아버지인 라몬은 "오늘 아들 방은 100% 비워졌고 모두 물품은 이웃들에게 나눠줄 것"이라면서 "아들이 운전하다가 누군가를 다치게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이웃들에게 사과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아들은 한동안 바닥에서 혹은 소파에서 잠을 자겠지만 좋은 교훈이 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흥미로운 점은 아들의 반응이다. 엔젤은 "좀 이상하기는 하지만 정당한 벌이라고 생각한다"며 고개를 떨궜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산소호흡기 떼면 안돼” 딸의 병상 지키다 질질 끌려나간 아빠

    “산소호흡기 떼면 안돼” 딸의 병상 지키다 질질 끌려나간 아빠

    잉글랜드 북동쪽에 사는 한 아버지가 딸의 연명 치료를 더 이상 하지 못하겠다는 병원 의료진에 맞서 딸 곁을 지키다 경찰관들에게 질질 끌려나간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이런 일을 겪은 사람은 의사 아빠 라시드 압바시. 어떤 법적 근거를 들어 강제로 아버지를 떼내고 경찰이 체포하게까지 했느냐는 BBC의 질의에 병원 측은 이렇다할 답변을 하지 못했다고 4일(현지시간) 전했다. 그의 여섯 살 난 딸 자이납은 두 살 때 걸린 돼지독감 후유증에다 보통 어린이 치매라 불리는 니만 픽 병을 앓고 있었다. 병원 의료진은 살 가망이 없다며 생명유지 장치를 떼내자고 했는데 둘 다 의사인 부모들은 병원 측의 판단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사실 병원측이 처음 연명 치료를 중단하자고 한 것은 2년 전이었다. 자이납의 폐가 망가져 의료진은 “이제 딸을 놔줄 때가 된 것 같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부모들은 여전히 딸이 괜찮은 삶의 질을 누리고 있다며 거부했고 약간의 치료를 받은 뒤 퇴원해 집에서 지냈다. 병원측이 부모들을 치료에 끼어들어 왈가왈부하는 보호자로 낙인 찍은 것도 부모들과 병원의 갈등을 깊게 했다. 그러다 지난해 여름 자이납의 상태가 나빠지자 다른 병원에 입원했다. 압바시는 “다 끝났다는 똑같은 소리를 들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병원측이) 결단력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경찰까지 불러다 우리 부모들을 앉혀놓고 25분 정도 회의를 하는 것 같더니 자신들이 산소호흡기와 (음식과 물을 공급하는) 튜브를 떼내 숨지게 하기로 결정했다고 얘기하더라”고 말했다. 그런데 그 전의 병원 측 말은 달랐다. 며칠에 걸쳐 조금씩 산소호흡기 연결을 끊어 혹시라도 생존이 가능한지 확인하겠다고 했다는 것이다. 그날 갑자기 그렇게는 못하겠다고 하면서 산소호흡기를 단번에 떼내겠다고 했다. 그는 회의는 형식적인 것이고, 그 사이 의료진이 딸 병실에서 일을 벌이겠구나 느꼈다고 했다. 해서 벌떡 일어나 병실로 갔더니 직원이 막아서더라는 것이다. 약간의 실랑이가 벌어졌다. 병원은 노섬브리아 경찰에 신고해 경관들이 도착했다. 압바시는 딸의 손을 꼭 잡고 있었는데 병원과 경찰은 그에게 물러서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법원 명령서나 체포영장을 제시하라고, 그러지 않으면 갈 수가 없다고 버텼다. 그 자리를 떠나면 다시 돌아올 수 없고 딸의 호흡기는 떼내질 것이란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었다. 한 경관이 오른쪽 뒤에서 다가와 자이납의 손가락을 잡고 있는 그의 손을 빼낸 뒤 와락 뒤에서 감싸안았다. 다른 경관은 그를 바닥에 끌어내렸다. 경관들은 두 다리를 한 쪽씩 잡아 그를 휠체어에 앉힌 뒤 병실 밖으로 데려나갔다. 그를 기소하거나 어떤 식으로든 법적 조치가 취해진 것은 없었다. 결국 자이납은 그 일이 있은 지 4주 뒤에 숨을 거뒀다. 압바시는 “우리는 여전히 악몽 속에 살고 있다. 누군가 내 딸에게서 튜브를 떼내고 내게 수갑을 채우는 듯한 느낌이 들어 한밤중 소스라치게 놀라 깨어나곤 한다”고 말했다. 병원 측은 “환자와 가족들을 위해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은 필수적인 일”이라며 “가족들의 바람을 존중하고, 어린이의 목숨이 다하는 순간에 접근할 수 있도록 지지하고, 그런 일이 평화롭고 존중받는 식으로 보장되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발혔다. 노섬브리아 경찰은 “우리는 한 남성이 병원 직원을 공격했으며 폭력이나 욕설을 하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것이었다. 그와 가족들이 아주 힘든 시간이었다는 점을 인지하면서 우리 임무는 모든 관련된 이들의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다. 우리는 민사 소송의 여지가 있는지 들여다보는 과정이라 더 이상 언급하는 일은 적절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김재우♥조유리, 생후 2주 만에 떠난 아들 고백…“더 웃을 것”

    김재우♥조유리, 생후 2주 만에 떠난 아들 고백…“더 웃을 것”

    개그맨 김재우 조유리 부부가 아들을 생후 2주 만에 하늘로 떠나보낸 사연을 처음으로 고백했다. 3일 방송된 SBS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에서 김재우 조유리 부부는 즉흥 차박캠핑을 떠났다. 두 사람은 함께 캠핑장을 꾸미고 ‘SNS 스타 부부’답게 다양한 인증 사진을 남기는 등 알콩달콩한 모습으로 보는 이들의 부러움을 자아냈다. 이후 캠핑의 꽃 캠프파이어 시간. 데리고 나와 준 김재우를 향해 고마운 마음을 드러낸 조유리는 “여기 오니까 너무 좋다. 그런데 너무 아쉬운 건…”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에 김재우는 “무슨 생각하는지 안다. 보고싶지. 나도 보고싶어”라며 아내의 마음을 단번에 알아챘다. 쉽게 말을 잇지 못하는 두 사람의 속사정에 대해 궁금증이 증폭된 가운데, 이어진 인터뷰에서 두 사람은 그동안 밝히지 못했던 사연을 힘들게 고백했다. 2018년 인스타그램을 통해 임신 소식과 태교일기를 공개하며 많은 이들의 축하를 받았던 이들 부부는 출산을 앞두고 돌연 소셜미디어 활동을 중단해 팬들의 걱정을 산 바 있다. 이날 김재우는 “결혼 5년 만에 천사 같은 아들이 생겼다. 이름은 아내처럼 자랐으면 좋겠다는 의미로 ‘김율’이라고 지었다. 제 목소리로 처음 불러본다”며 덤덤하게 아들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는 임신 7개월 때 아이의 상태가 안 좋다는 것을 알게 됐음을 밝히며 “그래도 ‘긍정적으로 이겨내자’는 마음으로 힘을 내기 시작했고, 아내와 나를 빼닮은 율이가 세상에 태어났다. 너무 예뻤다. 제 인생에 가장 행복했던 2주였다”고 아이가 2주밖에 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음을 알려 안타까움을 자아냈다.조유리는 오랜 시간 속사정을 밝히지 못했던 이유에 대해 “못 받아들이겠더라. 아이가 옆에 없다는 걸 인정하는 것 같아서 오빠한테 ‘내가 좀 더 괜찮아질 때까지만 기다려줘’라고 했다”면서 “그러니까 자기가 하던 모든 일을 다 하차하고 제 옆에서 저만 돌봐줬다”며 자신을 위해 묵묵히 기다려 준 김재우를 향해 고마운 마음을 드러내며 눈물을 흘렸다. 김재우는 “다시는 울지 않으려고 한다”며 직접 차를 운전해서 아이의 마지막을 배웅하던 순간을 회상했다. 김재우는 “룸미러로 아들을 안고 있는 아내를 봤는데 그때 아내가 절 보고 웃어줬다”며 울컥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본인 인생에서 가장 힘들 때 절 보고 웃어준 거다. 그때 ‘얘한테 정말 많이 웃어줘야지’ 다짐했다. 그래서 그 이후로는 웬만하면 아내한테 웃는 모습 보여주려고 하고 있다”고 해 보는 이들의 마음을 먹먹하게 했다. 조유리는 “그 많은 사람들 중에서 나를 찾아주고 좋아해줘서 그게 제일 고맙다”며 깊은 부부애를 드러냈다. 방송 이후 김재우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저희와 같은 일을 겪으신 혹은 겪고 계신 분들께. 여러분들의 가슴속 뜨거운 불덩어리가 꺼지는 날은 분명 올거에요. 저희 역시 아직이지만 한발 한발 용감하게 나아가고 있는 중입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힘들 때 가장 많이 보게 되는 건 배우자의 얼굴입니다. 그 사람을 위해서 부디 많이 웃어주세요. 시간이 지나 저희의 마음도 여러분의 마음도 괜찮아지는 날이오면 그땐 우리 서로의 등을 두드려주며 칭찬해주자구요. 지금까지 아주 잘 해왔다고 그리고 이미 세상에서 가장 멋진 엄마 아빠라고”라며 같은 아픔을 겪고 있는 부부를 향한 응원을 전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여기는 베트남] 갓난아기 품에 안고 ‘오토바이 택시’ 모는 아빠의 사연

    [여기는 베트남] 갓난아기 품에 안고 ‘오토바이 택시’ 모는 아빠의 사연

    갓난아기를 품에 안고 ‘오토바이 택시’를 모는 아빠, 최근 베트남 호치민에서 화제가 되는 인물이다. 사연의 주인공은 38살의 응웬 쭝 히우. 그는 8개월 된 아들을 품에 안고 호치민에서 그랩바이커(Grab Biker, 오토바이 기사)로 일하고 있다. 그랩바이크는 오토바이 뒷좌석에 앉아 목적지까지 데려다주는 ‘오토바이 택시’다. 과거 그는 은행 대출을 받아 과감히 개인 사업에 도전했지만, 사업 실패로 거의 전 재산을 잃게 됐다. 아내와 함께 작은 단칸방을 빌려 갓난아기를 돌보고 있지만, 당장 생계를 이어가기 위해 닥치는 대로 일을 하고 있다. 최근 그의 아내는 슈퍼마켓의 영업 사원으로 일하게 됐고, 그는 그랩바이커로 일을 시작했다. 문제는 자녀들을 돌봐 줄 손길이 부족하다는 것. 큰아들은 그의 부모님께서 돌봐주기로 하셨지만, 70세가 넘은 연로한 나이에 노점상을 하면서 둘째까지 맡기기는 무리였다. 결국 그는 둘째를 품에 안고 오토바이에 오르게 됐다. 아기띠, 기저귀, 우유, 레인코트, 타월 등 온갖 아기용품을 오토바이에 싣고, 아이를 품에 안은 채 오토바이를 운행한다. 뜨거운 자외선에 아기가 지치면 잠시 그늘에서 쉬었다가 다시 오토바이에 오른다. 더 큰 문제는 우기로 접어들면서 종종 쏟아지는 폭우에 아기가 젖는 것이다. 아무리 레인코트를 입혀도 매서운 폭우에 온전히 아기를 보호하기는 힘들다. 작렬하는 태양의 더위와 매서운 폭우에 아기가 자지러지게 울면 그는 서글퍼진다고 말한다. 그는 “다른 방도가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면서 “아기가 너무 많이 울면 일을 접고 집으로 돌아간다”고 전했다. 게다가 많은 손님들이 오토바이 기사의 품에 아기가 있는 것을 보고 놀라서 탑승을 거부하기도 한다. 그래도 그의 모습에 안타까움을 느끼면서 응원하는 사람들이 있어 힘이 된다고 전했다. 일부 승객들이 그의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는데, 이에 대한 찬반 여론이 팽팽하다. 일부는 “위험하고, 승객에게도 거부감을 준다”면서 부정적 의견을 보이는 반면, 일부는 “부성애가 느껴지면서도 안타깝다”는 반응이다. 그는 “집안 형편이 어려워 아기를 안고 일을 할 수밖에 없다”면서 “어떻게 하면 아기가 편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돈을 벌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날마다 밤잠을 설친다"고 말했다. 이종실 호치민(베트남)통신원 litta74.lee@gmail.com
  • 美 할머니 코로나 완치 후 재활센터 입원, 간병인이 53년 전 헤어진 여동생

    美 할머니 코로나 완치 후 재활센터 입원, 간병인이 53년 전 헤어진 여동생

    미국 네브래스카주에 사는 도리스 크리펜(73) 할머니는 지난 5월 몸이 좋지 않자 독감이겠거니 했다. 몸이 차츰 약해지는 것 같더니 침대맡에서 졸도해 팔을 다쳤다. 병원 응급실에 실려 가 그곳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한 달 가까이 치료를 받아 완치돼 음성 판정을 받고 퇴원했다. 하지만 부러진 팔은 쉬 낫지 않았다. 해서 주도 링컨에서 자동차로 한 시간쯤 떨어진 던클라우 가든스 재활센터 및 요양원에 입원했다. 어느날 재활센터에서 20년 동안 간병인으로 일해 온 베브 보로(53)는 무심코 입원 환자 명단을 훑어보다 낯익은 도리스 크리펜이란 이름을 발견했다. 갓난 아기였을 때 헤어진 배다른 언니 이름이었다. 보로는 “‘맙소사, 이건 우리 언니야’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놓았다. 그 긴 세월 애타게 찾아 다녔던 언니가 뜻하지 않은 순간에 나타난 것이었다고 CNN 방송이 3일(현지시간) 전했다. 같은 아버지와 다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나이 차이가 스무 살이나 나는 자매는 네브래스카주에서 함께 성장했지만 53년 동안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었다. 배다른 자매는 서로를 애타게 찾았다고 했다. 배다른 자매가 그럴까 싶기도 한데 사연이 있었다. 아버지가 크리펜의 어머니와 살고 있을 때 생후 6개월 밖에 안된 보로 등 다섯 아이를 주 당국이 강제로 입양시켰던 것이다. 지난달 27일 보로는 아무것도 모르는 크리펜에게 여동생이란 사실을 털어놓기로 했다. 크리펜은 당시 들을 수가 없어 보로는 흰 칠판에다 아버지의 이름을 적었더니, 크리펜도 자기 아버지라고 확인했다. 보로는 자신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나도 그래요! 우리 아빠 눈을 닮았어요”라고 말했다. 크리펜은 “의자에서 굴러 떨어질 뻔했다. 눈물을 멈출 수 없었다. 여동생을 찾았다니 기쁘기만 했다. 어릴적 헤어져 53년이 됐다. 난 그애를 껴안아줬다”고 말했다. 크리펜은 여러 차례 보로의 행적을 추적했으나 실패했다고 했다. 보로 역시 열네 명이나 되는 형제자매들을 찾으려 했다고 했다. 이제 보로는 크리펜을 자기 가족에 소개하려 한다고 했다. nion. 크리펜은 자신이 코로나에 감염돼 아팠던 것이 가족들에게로 이끌었다며 “은총”이라고까지 했다. 그녀는 동생 손을 꼭 붙잡고 “이걸로 모든 것을 보상 받았다”고 말했다. 보로는 언니에게 “우리 둘의 눈은 아버지 눈 그대로에요”라고 말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씨줄날줄] 남편 캐디, 아내 캐디/김상연 논설위원

    [씨줄날줄] 남편 캐디, 아내 캐디/김상연 논설위원

    골프 캐디가 언제 생겼는지에 관해 가장 유력한 설은 스코틀랜드 여왕이자 세계 최초의 여성 골퍼였던 메리 스튜어트(1542~1587년) 얘기다. 5살 때부터 프랑스 궁정에서 자란 메리 여왕은 라운드를 할 때 귀족 자제 출신인 프랑스 육군사관학교 생도들을 경호원 겸 경기보조원으로 대동했다. 생도는 프랑스어로 카데(Cadet)라고 하는데, 이게 훗날 캐디(Caddy)가 됐다는 것이다. 프로 골프에서 캐디는 단순한 경기보조원이 아니라 전우에 가깝다. 클럽 선택에서부터 거리 계산, 바람의 방향과 세기, 그린 컨디션까지 선수의 플레이와 직결된 모든 정보를 알려 줄 뿐 아니라 선수가 흔들릴 때는 심리적 안정까지 도와주기 때문이다. 드넓은 골프장에서 피를 말리는 경쟁을 펼칠 때 골퍼 옆에 있는 우군은 캐디 한 명밖에 없다. 누구보다 선수의 장단점과 성향을 잘 알고 선수와 운명을 같이한다는(캐디는 보통 상금의 10%를 갖는다) 점에서 캐디는 가족 같은 존재일 수 있다. 그래서인지 가족이 캐디를 맡는 경우가 특히 한국 골퍼들 사이에서 많다. 가장 흔한 건 ‘아빠 캐디’다. 지난 5월 박현경 선수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메이저 대회에서 생애 첫 우승을 거머쥐었을 때 제일 먼저 포옹한 사람은 옆에서 캐디로 함께한 아버지 박세수씨였다. 드물지만 엄마 캐디도 있다. 배상문 선수의 어머니 시옥희씨는 캐디로서 20㎏ 넘는 무거운 골프백을 메고 오랜 세월 아들을 동반했다.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전염병은 가족 캐디의 범위를 확장시키고 있다. 지난달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시즌 개막전에 나선 ‘낚시꾼 스윙’ 최호성 선수를 동반한 캐디는 아내 황진아씨였다. 최 선수는 “같이 생활하는 아내는 (감염 위험성으로부터) 가장 믿을 수 있지 않나”라고 했다. 이제는 남편 캐디도 등장했다. 지난 2일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대회에서 박인비 선수의 캐디는 남편 남기협씨였다. 호주 출신 캐디가 코로나19 탓에 한국에 오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이보미 선수의 남편이자 배우 김태희씨의 동생인 배우 이완씨도 이번 주말 오렌지라이프 챔피언스트로피 박인비 인비테이셔널 대회에서 아내의 캐디로 ‘데뷔’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선수의 전속 캐디 역시 일본에서 입국하지 못하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스윙할 때 골퍼는 어떤 기분이 들까. 박인비 선수는 “5개월 만의 출전이라 긴장했는데 남편이 옆에 있으니 긴장감이 안 들었다”고 했다. 최 선수는 “말을 굳이 하지 않아도 통하고 좋은 점이 참 많은데 설명이 잘 안 된다”고 했다. 원래 사랑은 설명이 잘 안 되는 법이다. carlos@seoul.co.kr
  • [조영학의 번역과 반역] 차별금지법, 동성결합, 동성결혼

    [조영학의 번역과 반역] 차별금지법, 동성결합, 동성결혼

    얼마 전 대학생 딸이 물었다. 아빠는 동성애를 어떻게 생각해? 난 잠시 생각하다가 이렇게 대답했다. 탕수육을 예로 들어 보자. 아빠는 소스를 부어서 먹고 너희는 찍어서 먹지? 하지만 취향이 다르다고 서로를 비난할 수는 없는 것 아니겠니? 딸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아빠가 성소수자들을 비난하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딸아, 아빠도 네게 편견이 없어서 기쁘단다. 성소수자를 향한 혐오에 가장 효과적으로 대응한 사례는 다음과 같다. 지인이 공중목욕탕에 갔을 때였다. 한 노인이 한참 성소수자를 맹비난하더니 지인에게 이렇게 묻더란다. “당신 자식이 호모라면 좋겠우? 솔직히 싫잖아?” 지인은 노인을 바라보며 씩 웃었다. “물론 제 아들이 동성애자가 되길 바라지는 않습니다. 그렇다 해도 제 아들이 동성애자라고 손가락질하는 놈이 있으면 가만 두지 않겠습니다.” 정의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발의됐다. 2007년 참여정부에서 ‘차별금지법안’이 보수기독교 단체의 반대로 무산된 이후 벌써 발의만 여덟 차례라는데 이번에도 통과는 쉽지 않은 모양이다. 성소수자에 대한 반감과 오해, 편견이 여전한 탓이다.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 이후 모든 차별에 반대한다며 퍼포먼스까지 펼쳤던 미래통합당도 성소수자 조항을 빼고 논의하자며 한발 빼고 있다. 미국의 유력한 대선주자인 조 바이든은 2012년 TV 토론에 나가 동성결혼의 합법화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중요한 것은 사랑입니다. 여러분은 누굴 사랑합니까? … 결혼 당사자가 레즈비언이든 게이든, 남녀든 상관없습니다.” 조 바이든에게 선수를 빼앗기기는 했지만 버락 오바마 역시 재선을 앞두고 동성결혼의 정당성을 받아들였다. “게이든 레즈비언이든 누구나 공정하고 동등하게 대접받아야 한다.” 그는 성소수자 공동체를 위해 보다 광범위한 평등이 필요하며 동성결합(civil union)을 넘어 동성결혼을 인정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미국은 그 고백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오바마는 재선에 성공했다. 개인적으로 흥미로운 부분은 ‘동성결합’이다. 미국은 대부분 주에서 동성의 결합을 법적으로 인정하고 있다. 동성결혼까지는 아닐지언정 동성 부부의 권리를 거의 모두 법으로 보호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시아에서도 일본과 대만 등이 지역별로 동성결합을 법으로 인정한다. 우리는 차별금지법 하나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아직 소개되지 않았지만, 2013년 네뷸러상을 수상한 SF소설 ‘2312’는 흥미로운 전망을 내놓았다. ‘2312’는 2312년 즈음 지구와 우주의 생태가 어떻게 변화하고 운영될 것인가를 과학적, 사회적으로 추리한 이른바 ‘하드SF’다. 저자 킴 스탠리 로빈슨에 따르면 미래 세계에서는 수명 연장, 질병 치료 등의 이유로 성 이미지를 얼마든지 선택할 수 있다. 그는 선택 가능한 범주를 다음과 같이 나열했다. “여성, 남성, 자웅동체, 암수모자이크, 남녀추니, 양성애자, 혼성애자, 간성애자, 무성애자, 거세자, 비성애자, 미분화자, 게이, 레즈비언, 호모, 성도착자, 동성애자, 다성애자, 복합성애자, 변성애자, 버다치, 히즈라, 두 개의 영혼….” 동성애를 인정하는 순간 나라가 큰일날 것처럼 호들갑이지만 성소수자를 바라보는 시선은 이미 많이 여유로워졌다. 우리는 TV에서 홍석천, 하리수를 스스럼없이 만나고,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에 열광했다. 미국을 위기에 빠뜨린 인물은 동성결혼을 인정하자는 오바마, 바이든이 아니라 오히려 극심한 차별주의자인 트럼프다. 비록 가설이지만 킴 스탠리 로빈슨의 미래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믿는다. 이미 성전환 수술이 가능하지 않은가. 세상은 이렇게 미래와 다양성을 향해 나아가건만 우리는 여전히 답답한 인습과 편견과 남녀차별 수준에 머물러 있다. 속된 말로 후지다.
  • 코로나도 못 멈춘 그랜저 ‘대박 질주’

    코로나도 못 멈춘 그랜저 ‘대박 질주’

    하이브리드 풀옵션급 값 5000만원 미만동급 수입차의 절반 밑도는 합리적 가격 부드러운 선 강조한 매력적인 디자인처음 ‘망작’ 평가받다 “독창성 뛰어나”‘아빠차’서 ‘오빠차’로… 구매 연령 확산 하루 평균 428대, 3분마다 1대씩 팔려“그랜저가 도대체 뭐기에 이렇게 잘 팔릴까.” 현대자동차 준대형 세단 그랜저의 대박 행진은 자동차 업계 최대 수수께끼다. 지난해 10월 부분변경 모델 디자인이 처음 공개됐을 때 업계에서는 ‘망작’(망한 작품)이란 평가가 나왔고, 현대차 내부에서도 견해가 엇갈렸다. 하지만 그랜저는 예상과 달리 신차 홍수 속에서도 매달 판매 1위를 굳건히 지켰고, 현대차가 코로나19 여파를 버텨내는 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무엇이 그랜저를 사게 하는 것일까. 3일 현대자동차에 따르면 그랜저는 지난 7월 1만 4381대가 팔리며 어김없이 승용차 내수 판매 1위에 올랐다. 지난해 11월 이후 9개월 동안 단 한번도 왕좌를 내주지 않았다. 월평균 1만 2840대, 하루 428대로 3분에 1대씩 팔렸다. 기아차·메르세데스벤츠·BMW 3사를 제외한 다른 국산·수입차 브랜드의 1년치 판매량을 그랜저 단일 모델로 한 달 만에 팔아치운 셈이다. 그랜저가 독주 체제를 갖출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로는 ‘합리적인 가격과 수입차에 버금가는 상품성’이 꼽힌다. 추가 품목을 넣지 않은 ‘깡통’ 모델은 중형 세단 가격 수준인 3294만원, 하이브리드 모델에 웬만한 선택 품목을 다 집어넣어도 5000만원이 채 되지 않는다. 동급 수입차와 비교하면 반값 수준이다. 그러면서도 품목은 수입차 못지않다. 차체 길이는 벤츠 E클래스, BMW 5시리즈보다 60~70㎜가량 더 길다. 일부 논란이 있었던 외부 모습은 차츰 ‘듣도 보도 못한’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인식됐다. 고객들도 “처음엔 이상했지만 보면 볼수록 묘한 매력이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 그랜저가 과거 딱딱한 느낌의 ‘아빠차’에서 부드러운 선을 강조한 ‘오빠차’로 변신하면서 구매 연령층이 확대됐 다. 국내 자동차 시장도 코로나19 충격파에서 차츰 회복되는 분위기다. 현대차 7월 판매 실적은 지난해 7월 대비 12.5% 줄었다. 지난 6월 대비 감소폭은 10% 포인트 줄었다. 내수 판매는 28.4% 늘었지만, 해외 판매에서 20.8% 감소했다. 기아차는 전년 대비 3% 감소하는 데 그쳤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3분마다 1대씩 팔리는 ‘그랜저’… 이유 있는 독주

    3분마다 1대씩 팔리는 ‘그랜저’… 이유 있는 독주

    그랜저, 7월 1만 4381대 ‘불티’“합리적 가격에 뛰어난 상품성”외부 디자인도 ‘듣보’ 독창적 인식 “그랜저가 도대체 뭐기에 이렇게 잘 팔릴까.” 현대자동차 준대형 세단 그랜저의 대박 행진은 자동차 업계 최대 수수께끼다. 지난해 10월 부분변경 모델 디자인이 처음 공개됐을 때 업계에서는 ‘망작’(망한 작품)이란 평가가 나왔고, 현대차 내부에서도 견해가 엇갈렸다. 하지만 그랜저는 예상과 달리 신차 홍수 속에서도 매달 판매 1위를 굳건히 지켰고, 현대차가 코로나19 여파를 버텨내는 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무엇이 그랜저를 사게 하는 것일까. 3일 현대자동차에 따르면 그랜저는 지난 7월 1만 4381대가 팔리며 어김없이 승용차 내수 판매 1위에 올랐다. 지난해 11월 이후 9개월 동안 단 한번도 왕좌를 내주지 않았다. 월평균 1만 2840대, 하루 428대로 3분에 1대씩 팔렸다. 기아차·메르세데스벤츠·BMW 3사를 제외한 다른 국산·수입차 브랜드의 1년치 판매량을 그랜저 단일 모델로 한 달 만에 팔아치운 셈이다. 그랜저가 독주 체제를 갖출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로는 ‘합리적인 가격과 수입차에 버금가는 상품성’이 꼽힌다. 추가 품목을 넣지 않은 ‘깡통’ 모델은 중형 세단 가격 수준인 3294만원, 하이브리드 모델에 웬만한 선택 품목을 다 집어넣어도 5000만원이 채 되지 않는다. 동급 수입차와 비교하면 반값 수준이다. 그러면서도 품목은 수입차 못지않다. 차체 길이는 벤츠 E클래스, BMW 5시리즈보다 60~70㎜가량 더 길다. 일부 논란이 있었던 외부 모습은 차츰 ‘듣도 보도 못한’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인식됐다. 고객들도 “처음엔 이상했지만 보면 볼수록 묘한 매력이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 그랜저가 과거 딱딱한 느낌의 ‘아빠차’에서 부드러운 선을 강조한 ‘오빠차’로 변신하면서 구매 연령층이 확대된 것도 판매량 상승에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 국내 자동차 시장도 코로나19 충격파에서 차츰 회복되는 분위기다. 현대차의 7월 판매 실적은 지난해 7월 대비 12.5% 줄었다. 지난 6월 대비 감소폭은 10% 포인트 줄었다. 국내 판매는 28.4% 늘었지만, 해외 판매에서 20.8% 감소했다. 기아차는 전년 대비 3% 감소하는 데 그쳤다. 국내 판매는 0.1%, 해외 판매는 3.7% 줄었다. 감소폭은 지난 6월 대비 10% 포인트 낮아졌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무대서 딸 추락사했는데 김천시 2년간 사과 한마디 없었다

    무대서 딸 추락사했는데 김천시 2년간 사과 한마디 없었다

    “제가 처음 이 싸움을 시작할 때 주변에서는 ‘개인이 국가를,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싸워 이기는 건 불가능하다. 어차피 넘을 수 없는 산이다’ 이런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잘못이 있다면 대통령이라도 아이들 앞에 무릎 꿇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바로…인간으로서의 도리이기 때문입니다.” 유난히 살가웠던 딸의 죽음과 지난한 법정다툼 과정을 설명하면서도 담담한 태도를 지켜온 박원한(55)씨의 목소리가 떨리기 시작했다. 깊은 한숨 뒤에 그의 입에서 힘겹게 나온 말은 ‘인간으로서의 도리’였다. 촉망받던 스물셋 성악도 딸을 황망히 떠나보낸 박씨는 2년 가까이 경북 경산에서 법원이 있는 서울까지 왕복 650㎞ 거리를 오가며 법정에 서고 있다.취재진과 재판 방청객, 그리고 피고인의 지지자들까지 몰려 유난히 혼잡했던 지난달 16일, 서울 서초동 법원청사 한편에는 지방에서 올라온 박씨와 그의 가족들도 조용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박씨와의 인터뷰는 청사 내 카페에서 진행하기로 했지만 변호인 사무실로 옮겨 진행했다. 조국(55)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57) 교수 관련 재판과 사법농단 재판 등 굵직한 재판이 몰리면서 박씨에게는 청사 안에서는 마음 놓고 하소연할 공간조차 허락되지 않은 탓이다. ●딸 잃고 왕복 650㎞ 오가며 법정투쟁 이날 박씨는 아내와 처제와 함께 서울고등법원을 찾았다. 맏딸 송희씨의 죽음으로 시작된 재판의 항소심에 참석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의견을 진술하기 위해서다. 딸의 죽음에 대해 해당 지자체인 김천시의 책임을 묻는 재판에서 이미 1심 법원은 시의 책임을 상당 부분 인정했지만, 김천시가 불복하면서 박씨 가족의 싸움도 이어졌다. 곧 맏딸의 2주기를 맞지만 박씨 가족의 시간은 여전히 딸이 세상을 떠난 2018년 9월 6일에 멈춰 있었다. “기쁘면 기쁘다고, 슬프면 슬프다고 감정 표현에 참 솔직한, 다정하고 책임감 강한 딸이었죠. 다른 집 맏이들과는 달리 엄마 아빠에게도 소소한 감정도 잘 표현하고, 동생에게도 늘 친구 같은 언니였습니다….” 장녀로서 가족에 대한 책임감이 강한 탓이었을까. 박씨는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윽박질러서라도 2년 전 딸의 선택을 막아내고 싶은 심정이다. 가족과 떨어져 서울에서 홀로 생활하며 성악을 전공해 온 송희씨는 2018년 8월 대학원 마지막 학기 개강을 앞두고 지방의 한 오페라 공연 조연출직 아르바이트 제안을 받았다. 대학원을 마친 뒤 지도교수의 조언에 따라 독일로 유학을 떠날 계획을 세운 송희씨는 유학 자금도 마련하면서 실제 공연 제작과 무대에 대한 경험도 쌓기 위해 제안을 받아들였다. 송희씨가 참여한 작품은 호남오페라단의 창작 오페라 ‘달하, 비취오시라’ 김천 공연이었다. 성악가로 도약하기 위한 디딤돌로 택한 선택이 인생의 마침표가 될 줄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2018년 9월 6일에 멈춘 가족의 시간 송희씨는 그해 9월 7일 공연을 이틀 앞둔 5일 저녁 공연장인 김천문화회관으로 내려가 공연팀에 합류했다. “당장 하루 뒤면 무대에 올려야 하는데 딸이 와서 보니까 무대 세트가 예전에 만든 그대로라 색도 바래고 보수가 필요한 상황이었던 거예요. 누구도 나서지 않으니 딸이 ‘제가 하겠다’며 나섰더라고요. 송희가 어두운 극장에서 홀로 무대 세트 도색작업을 한 뒤 전체적으로 확인하려고 몇 걸음 뒷걸음 치는 순간 7m 아래로 떨어진 거죠.” 송희씨는 추락 직후 인근 병원 응급실로 옮겨졌고, 이후 경북대병원 중환자실로 후송됐지만 10일 새벽 뇌출혈로 숨을 거뒀다. 경찰 조사와 법원 판결문 등에 따르면 송희씨가 작업할 때에는 무대와 지하 연주자들의 공간을 연결하는 승·하강 리프트는 무대 쪽으로 올려진 상태였다. 그러나 송희씨 혼자 작업 중인 상황에서 리프트는 지하로 내려졌고, 당시 공연장 작업자 누구도 송희씨에게 이런 사실을 알려 주지 않았다. 리프트는 작동 시 이를 알리는 램프와 비상경보 등도 작동해야 했지만 모두 고장 나 작동하지 않았다. “딸이 거기서 혼자 작업 중인데 누군가 리프트를 내린다면 당연히 알렸어야 하지 않나요. 공연장 측은 1시간 이상 해야 하는 안전교육도 제대로 하지 않고, 사고가 나자 안전교육을 했다며 뒤늦게 현장 관계자들에게 안전교육 확인 서명을 받았더라고요. 당시 딸은 응급실에서 사경을 헤매고 있는데 현장 책임자는 ‘산 사람은 살아야 하지 않겠냐’며 하지도 않은 안전교육 확인서나 받으러 다닌 거죠.” 사고 당시 공연장 측 대응을 떠올리던 박씨는 깊은 한숨으로 치미는 분노를 삭였다. 1심 법원은 지난 1월 김천시 소속 7급 공무원인 김천문화회관 무대감독 송모(57)씨와 오페라단 무대감독 홍모(42)씨의 사고 책임을 인정하며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금고 10개월, 징역 8개월(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박씨 등 유족은 김천시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도 제기했고, 관련 재판부 역시 김천시의 사고 책임을 인정했다. 다만 피해 책임 비율은 김천시 80%, 피해자 20%로 제한했다. 사실상 피해자 쪽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에서 이긴다고 죽은 딸이 돌아오는 것도 아니고 이렇게까지 법정싸움을 할 생각은 없었다”는 박씨는 재판 과정에서 책임 회피를 넘어 유족 측에게도 큰소리치는 김천시 측을 보면서 “용서는 없다”고 마음을 굳혔다. 박씨는 “1심 재판 초반에는 김천시 관계자들이 우리에게 잠시 목례라도 했는데 이후부터는 알은척도 안 하고, 김천시 측 변호인은 법원 복도에서 유족들 들으란 듯이 큰 소리로 ‘자기(송희) 혼자 실수해서 난 사고다’, ‘무대감독도 피해자다’라는 식으로 떠들더라”면서 “처음부터 김천시가 책임지는 모습으로 나섰다면 서로가 이렇게 힘든 과정까지 오지 않고, 나도 그들의 잘못을 용서할 마음이 있었지만, 이제는 끝까지 싸우겠다는 생각뿐”이라고 말했다. ●송희씨의 죽음, 예술인 연대로 이어져 박씨는 딸이 세상을 떠난 지 2년이 되도록 김천시 측의 누구한테도 사과 한마디 받지 못했다. 이는 박씨가 지자체라는 국가기관을 상대로 싸우는 결정적 이유이기도 하다. “국가기관에서의 사고로 한 젊은이가 희생됐는데 시장뿐만 아니라 어떤 누구도 사과 한마디가 없었어요. 피해자 가족에게 관심조차 두지 않는 것은 우롱하는 것과 마찬가지죠. 우리 가족을 끝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 긴 싸움을 이어 가고 있습니다.” 송희씨의 죽음은 늘 열악한 환경 속에서 위험과 싸워야 했던 예술인들의 연대로 이어졌다. 예술인들을 중심으로 결성된 ‘박송희씨 사고사망사건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6월 1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천시의 항소 취소와 관련 기관들의 사과 및 배상, 재발 방지 방안 마련 등을 촉구했다. 박씨도 이 자리에서 함께 목소리를 냈다. 목회자의 길을 걷고 있는 박씨에게는 새로운 소명이 생겼다. 채 피우지도 못하고 떠난 딸의 꿈을 위한 길이기도 하다. “저도 송희에 앞서 성악을 전공한 예술인으로 살아왔기 때문에 다시는 송희와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간절함이 있습니다. 딸의 사고를 계기로 예술인들이 연대하고, 젊은 예술인들이 안전에 대해 걱정하지 않고 공연에만 집중할 수 있는 세상이 올 수 있도록 돕는 게 이제 제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성악가 꿈꾸던 딸 무대서 추락사…법정투쟁 아버지의 분노

    성악가 꿈꾸던 딸 무대서 추락사…법정투쟁 아버지의 분노

    “제가 처음 이 싸움을 시작할 때 주변에서는 ‘개인이 국가를,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싸워 이기는 건 불가능하다. 어차피 넘을 수 없는 산이다’ 이런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잘못이 있다면 대통령이라도 아이들 앞에 무릎 꿇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바로…인간으로서의 도리이기 때문입니다.” 유난히 살가웠던 딸의 죽음과 지난한 법정다툼 과정을 설명하면서도 애써 담담한 태도를 지켜온 박원한(55)씨의 목소리가 떨리기 시작했다. 깊은 한숨 뒤에 그의 입에서 힘겹게 나온 말은 ‘인간으로서의 도리’였다. 촉망받던 스물셋 성악도 딸을 황망히 떠나보낸 박씨는 2년 가까이 경북 경산에서 법원이 있는 서울까지 왕복 650㎞ 거리를 오가며 법정에 서고 있다. 취재진과 재판 방청객, 그리고 피고인의 지지자들까지 몰려 유난히 혼잡했던 지난달 16일, 서울 서초동 법원청사 한편에는 지방에서 올라온 박씨와 그의 가족들도 조용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박씨와의 인터뷰는 청사 내 카페에서 진행하기로 했지만 변호인 사무실로 옮겨 진행했다. 조국(55)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57) 교수 관련 재판과 사법농단 재판 등 굵직한 재판이 몰리면서 박씨에게는 청사 안에서는 마음 놓고 하소연할 공간조차 허락되지 않은 탓이다. 딸을 잃고 왕복 650㎞를 오가며 법정투쟁 이날 박씨는 아내와 처제와 함께 서울고등법원을 찾았다. 맏딸 송희씨의 죽음으로 시작된 재판의 항소심에 참석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의견을 진술하기 위해서다. 딸의 죽음에 대해 해당 지자체인 김천시의 책임을 묻는 재판에서 이미 1심 법원은 시의 책임을 상당 부분 인정했지만, 김천시가 불복하면서 박씨 가족의 싸움도 이어졌다. 곧 맏딸의 2주기를 맞지만 박씨 가족의 시간은 여전히 딸이 세상을 떠난 2018년 9월 6일에 멈춰 있었다. “기쁘면 기쁘다고, 슬프면 슬프다고 감정 표현에 참 솔직한, 다정하고 책임감 강한 딸이었죠. 다른 집 맏이들과는 달리 엄마 아빠에게도 소소한 감정도 잘 표현하고, 동생에게도 늘 친구 같은 언니였습니다….” 장녀로서 가족에 대한 책임감이 강한 탓이었을까. 박씨는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윽박질러서라도 2년 전 딸의 선택을 막아내고 싶은 심정이다. 가족과 떨어져 서울에서 홀로 생활하며 성악을 전공해 온 송희씨는 2018년 8월 대학원 마지막 학기 개강을 앞두고 지방의 한 오페라 공연 조연출직 아르바이트 제안을 받았다. 대학원을 마친 뒤 지도교수의 조언에 따라 독일로 유학을 떠날 계획을 세운 송희씨는 유학 자금도 마련하면서 실제 공연 제작과 무대에 대한 경험도 쌓기 위해 제안을 받아들였다. 송희씨가 참여한 작품은 호남오페라단의 창작 오페라 ‘달하, 비취오시라’ 김천 공연이었다. 성악가로 도약하기 위한 디딤돌로 택한 선택이 인생의 마침표가 될 줄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2018년 9월 6일에 멈춘 가족의 시간 송희씨는 그해 9월 7일 공연을 이틀 앞둔 5일 저녁 공연장인 김천문화회관으로 내려가 공연팀에 합류했다. “당장 하루 뒤면 무대에 올려야 하는데 딸이 와서 보니까 무대 세트가 예전에 만든 그대로라 색도 바래고 보수가 필요한 상황이었던 거예요. 누구도 나서지 않으니 딸이 ‘제가 하겠다’며 나섰더라고요. 송희가 어두운 극장에서 홀로 무대 세트 도색작업을 한 뒤 전체적으로 확인하려고 몇 걸음 뒷걸음 치는 순간 7m 아래로 떨어진 거죠.” 송희씨는 추락 직후 인근 병원 응급실로 옮겨졌고, 이후 경북대병원 중환자실로 후송됐지만 10일 새벽 뇌출혈로 숨을 거뒀다. 경찰 조사와 법원 판결문 등에 따르면 송희씨가 작업할 때에는 무대와 지하 연주자들의 공간을 연결하는 승·하강 리프트는 무대 쪽으로 올려진 상태였다. 그러나 송희씨 혼자 작업 중인 상황에서 리프트는 지하로 내려졌고, 당시 공연장 작업자 누구도 송희씨에게 이런 사실을 알려 주지 않았다. 리프트는 작동 시 이를 알리는 램프와 비상경보 등도 작동해야 했지만 모두 고장 나 작동하지 않았다. “딸이 거기서 혼자 작업 중인데 누군가 리프트를 내린다면 당연히 알렸어야 하지 않나요. 공연장 측은 1시간 이상 해야 하는 안전교육도 제대로 하지 않고, 사고가 나자 안전교육을 했다며 뒤늦게 현장 관계자들에게 안전교육 확인 서명을 받았더라고요. 당시 딸은 응급실에서 사경을 헤매고 있는데 현장 책임자는 ‘산 사람은 살아야 하지 않겠냐’며 하지도 않은 안전교육 확인서나 받으러 다닌 거죠.” 사고 당시 공연장 측 대응을 떠올리던 박씨는 깊은 한숨으로 치미는 분노를 삭였다. 1심 법원은 지난 1월 김천시 소속 7급 공무원인 김천문화회관 무대감독 송모(57)씨와 오페라단 무대감독 홍모(42)씨의 사고 책임을 인정하며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금고 10개월, 징역 8개월(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박씨 등 유족은 김천시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도 제기했고, 관련 재판부 역시 김천시의 사고 책임을 인정했다. 다만 피해 책임 비율은 김천시 80%, 피해자 20%로 제한했다. 사실상 피해자 쪽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에서 이긴다고 죽은 딸이 돌아오는 것도 아니고 이렇게까지 법정싸움을 할 생각은 없었다”는 박씨는 재판 과정에서 책임 회피를 넘어 유족 측에게도 큰소리치는 김천시 측을 보면서 “용서는 없다”고 마음을 굳혔다. 박씨는 “1심 재판 초반에는 김천시 관계자들이 우리에게 잠시 목례라도 했는데 이후부터는 알은척도 안 하고, 김천시 측 변호인은 법원 복도에서 유족들 들으란 듯이 큰 소리로 ‘자기(송희) 혼자 실수해서 난 사고다’, ‘무대감독도 피해자다’라는 식으로 떠들더라”면서 “처음부터 김천시가 책임지는 모습으로 나섰다면 서로가 이렇게 힘든 과정까지 오지 않고, 나도 그들의 잘못을 용서할 마음이 있었지만, 이제는 끝까지 싸우겠다는 생각뿐”이라고 말했다. 예술인들이 안전한 세상 만드는 게 새로운 소명 박씨는 딸이 세상을 떠난 지 2년이 되도록 김천시 측의 누구한테도 사과 한마디 받지 못했다. 이는 박씨가 지자체라는 국가기관을 상대로 싸우는 결정적 이유이기도 하다. “국가기관에서의 사고로 한 젊은이가 희생됐는데 시장뿐만 아니라 어떤 누구도 사과 한마디가 없었어요. 피해자 가족에게 관심조차 두지 않는 것은 우롱하는 것과 마찬가지죠. 우리 가족을 끝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 긴 싸움을 이어 가고 있습니다.” 송희씨의 죽음은 늘 열악한 환경 속에서 위험과 싸워야 했던 예술인들의 연대로 이어졌다. 예술인들을 중심으로 결성된 ‘박송희씨 사고사망사건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6월 1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천시의 항소 취소와 관련 기관들의 사과 및 배상, 재발 방지 방안 마련 등을 촉구했다. 박씨도 이 자리에서 함께 목소리를 냈다. 목회자의 길을 걷고 있는 박씨에게는 새로운 소명이 생겼다. 채 피우지도 못하고 떠난 딸의 꿈을 위한 길이기도 하다. “저도 송희에 앞서 성악을 전공한 예술인으로 살아왔기 때문에 다시는 송희와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간절함이 있습니다. 딸의 사고를 계기로 예술인들이 연대하고, 젊은 예술인들이 안전에 대해 걱정하지 않고 공연에만 집중할 수 있는 세상이 올 수 있도록 돕는 게 이제 제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