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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빠 고마워요” 한강 사망 대학생이 아버지와 나눈 대화

    “아빠 고마워요” 한강 사망 대학생이 아버지와 나눈 대화

    “아빠 고마워요.” “잘 놀다올게요.” “사랑합니다.”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가 엿새 만에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손정민(21)씨는 생전 아버지가 선물해준 이모티콘을 쓰면서 사랑한다고, 고맙다고 이야기하던 아들이었다. 손정민씨의 아버지 손현씨는 2일 블로그에 ‘아들과의 대화’라는 제목으로 아들을 추억했다. 손씨의 아버지는 “오늘은 장례 2일째입니다. 드디어 입관을 했습니다. 한강물속에서 혼자 외로웠을 아들을 생각하면 괴롭지만 예쁘게, 예쁘게 해줬습니다. 이제 제 아들과의 대화를 남기고자 합니다. 제가 받고싶은 이모티콘을 선물한뒤로 그걸 써주면 너무 고마웠습니다”라고 적었다. 아버지가 공개한 카카오톡 대화에는 ‘아빠 사랑해요’라는 이모티콘이 자주 등장했다. 손정민씨는 아버지가 좋아하는 이모티콘을 쓰며 감사하다고 말했다. 아버지는 ‘아들 본과 들어가니까 열심히 지내서 기특하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다. 자랑스런 아들, 할머니가 다시 입원하셔서 병원에서 잘 것 같다. 내일 저녁에 보자’라고 말했고, 아들은 사랑한다고 내일 보자고 답했지만 끝내 그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아버지는 “세상에서 제일 사랑스러웠던 아들과 이제 같이 여행은 못가지만 아내와 다짐했습니다. 이 집에서 영원히 살면서 아들방을 똑같이 유지하기로... 이제 이 블로그의 정민이 게시판은 이런 용도로 사용하고자 합니다. 관심있으신 분들은 언제나 환영합니다”라며 글을 마무리했다.아버지는 자식 잃은 슬픔 속에서도 시신을 처음 발견한 민간구조사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민간구조사 차종욱 씨는 언론에서 실종 소식을 접하고 자발적으로 수색에 나섰고, 지난달 30일 수색견과 함께 반포 수상택시 승강장 근처에서 시신을 발견했다. 감사의 메시지를 보낸 유족 측은 장례절차를 마치는 대로 민간구조사를 찾아 직접 인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정밀 부검 결과가 나올 때까지 2주 이상 걸릴 걸로 보고, 손씨의 마지막 행적을 찾기 위한 주변 CCTV 확인과 휴대전화 분석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사망추정 시간인 지난달 25일 새벽 2시부터 4시 반 사이 손씨를 목격한 사람을 수소문하고 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불난 집 앞에서 웃는데 사진 원본 6억원에 팔린 ‘미친 사연’

    불난 집 앞에서 웃는데 사진 원본 6억원에 팔린 ‘미친 사연’

    불 난 이웃집을 배경으로 미소짓고 있는 소녀를 담은 사진 원본이 찍힌 지 16년 만에 6억원에 팔렸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사진 원본이 갖고 있는 대체 불가성을 이제야 제대로 평가받았기 때문이다. 2005년 1월의 어느 토요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미베인 시의 한 주택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대원들이 훈련을 위해 일부러 불을 낸 것이었다. 이웃에 살던 네 살 소녀 조이 로스는 가족과 함께 집 밖으로 나와 이 모습을 지켜봤다. 아마추어 사진작가였던 조이의 아버지 데이브가 카메라를 보라고 했고, 조이는 아빠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모르는 사람은 괴이한 미소라고 느낄 수도 있는 사진이다. 조이의 사진은 ‘재앙의 소녀’란 제목이 붙으며 인터넷 ‘밈’(Meme)으로 자리 잡았다. 밈은 인터넷 놀이문화의 하나로 다양한 상황에 맞게 합성되고 변형되는 사진이나 그림, 음악, 문구 등을 의미한다. 한국의 ‘짤’(짤방) 문화와 비슷한 맥락이다. 조이의 사진은 각종 사고 현장을 차용한 유머 소재로 쓰였다. 예를 들어 이 사진에 “시끄러운 음악을 듣던 이웃. 이제는 그럴 수 없게 됐다”는 문구를 넣어 마치 이웃집에 자신이 불을 지른 것처럼 표현하거나, 조이의 얼굴에는 ‘신’(God)을, 불이 난 집에는 ‘2020년’이라는 문구를 합성해 신이 코로나19로 2020년을 없애버린 것처럼 표현하는 식이다. 조이는 일간 뉴욕 타임스(NYT) 인터뷰를 통해 “사람들이 내 사진을 얼마나 창의적으로 이용하는지 보는 게 즐거웠다”며 “매번 새로운 끔찍한 사건들이 터질 때마다 내 사진이 합성되는 것을 보면서 나도 몇 번 웃었다”고 했다. NYT는 지난 29일(현지시간) 16년 전 찍힌 이 사진의 원본이 온라인 경매에서 180이더(암호화폐 이더리움의 단위)에 낙찰됐다고 보도했다. 1이더는 이날 한국 암호화폐 거래 사이트 코인원 시세 기준 약 325만원이어서 180이더는 약 5억 8000만원이 된다. NYT에 따르면 이제 스물한 살이 된 조이가 이 원본을 매물로 내놓았다.인터넷 밈 문화로 떠돌던 사진의 원본이 6억원가량의 가치를 인정받은 배경에는 블록체인과 여기에서 파생된 대체불가능 토큰(Nonfungible Token) 기술이 있다. NFT는 그림이나 영상 따위에 붙이는 일종의 꼬리표다. 기존의 디지털 복제 방지 기술과 달리 블록체인 기술로 이뤄져 복제나 변형이 불가능한 고유성을 갖게 된다. 사진이나 그림 등 디지털 요소에 희소성이 부여되는 것은 NFT 덕분인 셈이다. 특히, NFT 꼬리표가 붙은 디지털 요소는 소유자와 거래 이력까지 기록돼 최근 새로운 블록체인 기술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조이도 NFT의 대체 불가능성에 주목했다. 16년 전의 원본 사진을 경매에 올린 이유에 대해 조이는 “한 번 사진이 온라인에 퍼지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NFT를 통해 원본 사진을 증명하는 일이 밈으로 자리 잡은 자신의 과거 사진을 통제하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설명인 셈이다. 디지털 요소가 엄청난 가격에 팔린 것은 조이의 사진이 처음은 아니다. 최근엔 소셜미디어 트위터의 최고경영자(CEO) 잭 도시가 날린 최초의 트윗이 290만 달러(약 32억 7000만원)에 판매돼 많은 눈길을 끌었다. 조이는 이번에 사진 원본을 경매해 얻은 수익을 대학 학자금 상환과 자선단체 기부에 쓰겠다고 밝혔다. 그녀는 “사람들이 밈을 즐겨 인기를 끈 것이 하나이고, 인터넷이 내 사진을 간직하고 인기를 끌고 그럴 듯하게 만든 것도 사실인데 내겐 너무 미친 일이다. 이 모든 경험에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영상] ‘칼치기’로 고3 여고생 사지마비 가해 운전자 2심도 금고 1년 [이슈픽]

    [영상] ‘칼치기’로 고3 여고생 사지마비 가해 운전자 2심도 금고 1년 [이슈픽]

    검사 4년 구형…판사 “초범·보험금 지급 감안”피해자 가족 “법, 당하는 사람만 불쌍” 분통靑청원 21만명…“국민 법감정과 너무 달라”고3 여고생, 끼어든 차량에 버스 급정거로 버스 맨뒷좌석에 앉으려다 튕겨 나와 요금통에 부딪혀 목뼈 골절, 사지마비 판정 주행 중인 시내버스 앞에 갑자기 끼어드는 ‘칼치기 사고’로 버스에 타고 있던 당시 고등학생 3학년 여학생이 전신마비를 당하게 한 운전자가 항소심에서도 1년의 금고형을 선고받았다. 피해자 가족은 사고 당시 구급차가 왔을 때도 차량에서 내리지 않고 병문안도 오지 않는 등 진심 어린 사과조차 하지 않은 가해자를 엄벌해달라고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올렸지만 재판부는 초범이고 가족들에게 보험금이 지급됐다는 등의 이유로 해당 양형을 선고했다. 검찰, 징역 4년 구형했으나 1심 금고형재판부, 처벌전력·보험가입 여부 참작 창원지법 형사3부(장재용 윤성열 김기풍 부장판사)는 29일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59)씨에게 원심과 같은 금고 1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2019년 12월 16일 진주시 한 도로에서 자신의 렉스턴 SUV 차를 몰다 시내버스 앞으로 갑자기 끼어들어 충돌사고를 유발했다. 이 사고로 버스 맨 뒷좌석에 앉으려던 당시 고3 여고생이 앞으로 튕겨 나와 동전함에 머리를 부딪혀 목이 골절되고 사지마비가 되는 중상해를 당했다. 1심 재판에서 검찰은 A씨에게 징역 4년을 구형했으나, 법원은 처벌 전력과 보험 가입 여부 등을 참작했다며 금고형을 내렸다. 재판부는 “이 사고로 피해자가 사지마비 되고 타인의 도움 없이 일상생활이 불가능해졌으며 가족들은 강력한 처벌을 탄원한다”면서 “그러나 초범이고 가족들에게 보험금이 지급된 점 등을 고려하면 1심은 합리적 범위 내에서 양형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항소심마저 1심 판결과 달라지지 않자 방청석에서 이를 지켜보던 피해자 가족들은 허탈한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가해자는 1년 살다 나오면 되지만가족은 죽을 때까지 아이 돌봐야” 일부 가족들은 눈물을 훔치며 억울하고 분한 마음을 토로하기도 했다. 피해자 아빠는 “가해자는 1년 살다 나온 뒤 인생을 즐기면 되지만 우리는 죽을 때까지 아이를 돌봐야 한다”면서 “우리나라 법은 당하는 사람만 불쌍하게 된 것 같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피해자 언니는 “1심 판결 뒤 엄벌해달라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려 20만명이 넘는 사람들로부터 동의까지 받았는데 달라진 게 아무것도 없다”면서 “국민 법 감정과 너무 다른 판결이 나와 답답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靑 청원서 “가해자, 찾아오지도 진심어린 사과조차 안해…몰랐단다” 피해자 가족, 靑 청원서 억울함 토로 지난해 11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진주 여고생 사지마비 교통사고, 사과 없는 가해자의 엄중 처벌을 요구합니다’란 제목으로 올라온 청원은 20만명을 훌쩍 넘기며 답변 요건을 충족했다. 청원인은 “2019년 12월 16일 경남 진주에서 시내버스 앞으로 무분별하게 끼어든 차량으로 인해 막 버스에 탑승한 고3 여학생이 요금통에 머리를 부딪쳐 목이 골절되면서 사지마비 판정을 받았다”면서 “8번의 긴 공판 끝에 가해자에게 내려진 선고는 고작 금고 1년형이었다. 그마저도 곧바로 항소장을 제출한 가해자의 뻔뻔한 태도를 알리기 위해 다시 한 번 청원 글을 올리게 됐다”고 밝혔다. 청원인은 “동생은 여전히 손가락 하나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하며 긴 병원 생활로 극심한 스트레스와 우울증까지 겹쳐 신경정신과 약을 먹고 있다”면서 “건강하고 밝았던 동생의 인생이 한 순간에 무너졌고, 행복했던 한 가정이 파탄났다. 고3 졸업식을 앞두고, 대입 원서도 넣어 보지 못한 동생은 꿈 한번 펼쳐보지 못한 채 기약 없는 병원 생활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가해자는 1년이 되도록 단 한번도 찾아오지 않았으며 진심 어린 사과조차 하지 않았다”면서 “단 한번도 만나자고 제의한 적도 없으며, 동생이 어느 병원에 입원 중인지 궁금해 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가해자는 선고 기일을 앞두고 법원에 공탁금을 걸어 자신의 죄를 무마시키려고 하는 안하무인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비판했다. 청원인은 “이런 파렴치한 가해자에게 검사님은 4년을 구형했지만, 판결은 금고 1년형이었다”면서 “가해자는 피해자가 아닌 판사님께 반성문을 제출하고 용서를 빌었으며, 이 판결조차 불복하여 곧바로 항소했다. 수감 이후 가해자의 부인에게서 처음으로 연락이 왔는데 가해자 가족은 사고 사실조차 몰랐다고 항변했으나 사건 기록의 공소장 우편 송달자는 배우자로 검색됐다”고 꼬집었다.“20살 동생, 사지마비로 대학생증 아닌 중증 장애인카드 받아 평생 간병 의지” 이어 “법정에서도 버스기사에게 자신의 죄를 전가하고, 일말의 반성 없이 형량만 낮추려는 가해자와 거짓말을 일삼는 가해자 가족을 절대 용서할 수 없다”면서 “‘가해차량이 버스 앞으로 갑자기 끼어들지 않았다면’, ‘승객이 탑승하자마자 버스가 바로 출발하지 않았더라면’, ‘버스기사가 승객의 착석 여부를 확인하고 출발했더라면’ 동생이 건강하고 행복한 20살의 인생을 누리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더더욱 피가 거꾸로 솟는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청원인은 “올해 20살이 된 꿈 많은 소녀는 대학생증 대신 중증 장애인카드를 받게 됐고, 평생 간병인 없이 하루도 살아갈 수 없다”면서 “가해자로 인해 아무 잘못이 없는 학생이 한순간에 사지마비가 됐지만, 가해자는 피해자에 대한 미안함과 양심의 가책 없이 오로지 자신의 형량만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이 저희 가족을 더욱 힘들게 한다”며 응당한 처벌을 내려 유사한 피해자가 나오지 않게 해달라고 촉구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영상이랑 똑같이 해줘”…어린 딸들 수년간 성폭행한 아빠

    “영상이랑 똑같이 해줘”…어린 딸들 수년간 성폭행한 아빠

    두 딸 7세·8세부터 수년간 성폭행성관계 동영상 보여주며 “똑같이 해달라”법원 “평생 큰 상처”…징역 10년 선고 미성년자인 두 딸을 수년간 성폭행한 친부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제11형사부(재판장 박헌행)는 친족 관계에 의한 강제추행, 13세 미만 미성년자 위계간음, 아동학대 등 혐의로 기소된 A(43)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아동학대 및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각 40시간 이수,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복지시설 등 취업제한 10년도 명령했다. A씨는 큰딸 B양이 만 8세였던 2016년부터 지난해 중학교에 입학하기까지 대전 중구 자신의 집에서 신체를 만지고 유사성행위를 강요하는 등 강제로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작은딸 C양을 상대로는 C양이 만 7세였던 2018년 유사성행위를 하다 성폭행했고, 지난 1월에는 성관계 동영상을 보여주면서 “똑같이 해달라”며 C양을 또다시 강간했다. A씨는 딸들이 요구를 거부하면 침대 위로 내동댕이치는 등 학대하기도 했다. 이는 집에 있는 동생 걱정에 피해 사실을 알리지 못했던 B양이 결국 경찰에 신고하면서 드러났다. 재판부는 “어린 두 딸을 성적 쾌락의 해소 대상으로 여겨 추행하고 간음했고, 피해자들은 평생 큰 상처를 안고 살아야 한다”며 “가장으로서 보호막이 아닌 두려움과 공포의 존재가 됐고, 큰딸의 신고가 아니었다면 더 큰 고통을 받았을 것으로 보여 엄벌이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만 벌금형을 제외한 범죄 전력이 없고, 죄를 뉘우치고 반성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영상] “아빠 가지마세요” 침몰 잠수함 승선길 가로막았던 2살 아들

    [영상] “아빠 가지마세요” 침몰 잠수함 승선길 가로막았던 2살 아들

    둘째 아이 탄생을 앞둔 장교, 결혼 2개월 차 신혼 장병 등 인도네시아 잠수함 침몰 사고로 숨진 승선원 53명의 사연이 속속 전해지고 있다. 개중에는 승선길을 가로막는 2살 아들을 뒤로하고 잠수함에 올랐다가 목숨을 잃은 아버지의 이야기도 있어 안타까움을 더한다. 24일 트리뷴뉴스는 잠수함을 타러 가는 아버지에게 집에 있어 달라고 애원하던 아들의 모습이 담긴 가슴 아픈 영상이 등장했다고 전했다. 해당 영상에는 잠수함 탑승자 중 한 명인 이맘 아디(29) 중위 아들이 아버지의 승선길을 가로막는 장면이 담겨 있다. 아디 중위의 2살 난 아들은 아버지가 나가지 못하도록 방문 앞을 지키고 섰다. 한 손으로는 문고리를 붙잡고, 다른 한 손으로는 침실을 나서려는 아버지를 다시 안으로 밀어 넣느라 분주했다. 아디 중위가 화장실에 가야 한다며 어르고 달래보았지만, 아들은 “아니, 안돼, 안돼”라며 거듭 떼를 썼다. 잠수함을 타면 또 얼마간 아버지를 보지 못할 거란 걸 아는 아들은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늘어졌다.부모와 떨어지기 싫어 출근길을 가로막곤 하는 여느 아이들과 다를 바 없는 모습이지만, 아디 중위의 마지막을 생각하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가지 말라는 아들의 애원을 뒤로하고 배에 오른 아디 중위는 잠수함과 함께 바다로 가라앉았다. 이날의 실랑이를 끝으로 아들과 영영 작별하고 말았다. 아디 중위의 아버지 에디 수지안토는 “아들은 잠수함을 탈 때마다 가족에게 안전을 기원해달라고 부탁했다. 어디에 있든 항상 소식을 전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잠수함이 발리 앞바다 해저에서 발견되기 전까지는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고 밝혔다. 마지막 순간, 승선을 만류하던 아들을 떠올렸을 아디 중위 생각에 유가족은 가슴이 미어진다. 아디 중위의 아버지는 “보통은 아들이 다녀오겠다고 말하면 그걸로 그만이었다. 그런데 손자가 그날따라 유난히 아들을 붙잡았다”고 설명했다. 마치 사고를 예감이라도 한 듯 유난스러웠던 그 날을 떠올리기 싫어 그저 우연에 부칠 뿐이라고 말했다.독일산 재래식 1400t급 잠수함인 KRI 낭갈라 402는 지난 21일 오전 3시 25분 발리섬 북부 96㎞ 해상에서 어뢰 훈련을 위해 잠수한 뒤 실종됐다가, 수심 838m 지점에서 세 동강 난 채 발견됐다. 잠수함에 타고 있던 병사 53명은 전원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 구조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던 유족들은 이제 시신 수습만이라도 해달라며 눈물로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희생자 수습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인도네시아 군 당국은 물론 세계 각국의 잠수함 전문가들이 관련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2017년 병사 44명을 태우고 실종된 아르헨티나 해군 잠수함 ‘ARA 산후안’호도 1년 만에 해저 907m 지점에서 동체를 발견했으나 인양에는 끝내 실패했다.이번 사고의 원인을 두고 인도네시아 군 수뇌부는 '내부파'(內部波·internal wave) 가능성을 지목했다. 28일 일간 콤파스 등에 따르면 이완 이스누르완토 해군 소장은 "잠수함이 위쪽에서 내부파에 맞았다면, 빠르게 밑으로 하강했을 것"이라며 "자연과 싸울 수 있는 인간은 없다"고 전날 기자회견에서 말했다. 인도네시아 군 당국이 말하는 내부파는 바닷물의 밀도가 서로 달라 생기는 경계면에서 일어나는 파동을 말한다. 낭갈라함 선체가 발견된 발리 북부 해상과 롬복 해협 사이에는 해수 밀도 차이가 존재한다. 이완 소장은 "200만∼300만㎥의 해수가 강타했다고 생각해봐라. 어떤 누가 그것을 견딜 수 있겠느냐"며 "낭갈라함은 13m 잠수한 뒤 내부파에 맞았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여객기와 달리 잠수함에는 블랙박스가 없는 데다, 선체 인양도 쉽지 않아 정확한 침몰 원인을 규명하는 것은 극히 제한적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세상 단 1개 뿐…어린 딸 위해 코로나 차단 책상 만든 목수 아빠

    세상 단 1개 뿐…어린 딸 위해 코로나 차단 책상 만든 목수 아빠

    "이제야 좀 안심이 되네요." 자신이 만든 책상에 앉아 수업을 받는 딸을 흐뭇한 얼굴로 지켜보던 이렇게 말하며 살짝 웃어보였다. 중미국가 엘살바도르의 목수 아빠가 튼튼한 가림막이 설치된 나무책상을 제작해 학교에 기증했다. 아빠가 딸을 위해 손수 만들어 학교에 넣어준 엘살바도르 유일의 책상이다. 지극한 딸 사랑으로 화제가 된 주인공은 엘살바도르의 지방도시 델가도에 살고 있는 윌리암 로페스. 로페스는 2021년 학기가 시작되면서 밤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다. 변이 바이러스의 출현으로 코로나19로 인한 어린이 사망자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학교에 가는 6살 딸을 걱정해서다. 로페스는 "엘살바도르의 사정은 다른 중남미 국가에 비해 나은 편이지만 감염병은 삽시간이 번질 수 있는 게 아니냐"며 "확실한 안전시설이 없는 학교에서 공부하는 게 불안했다"고 했다. 고민하던 로페스는 결국 손수 대응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목수인 그는 바이러스 차단을 위해 확실한 가림막을 세운 책상 제작에 돌입했다. 나무로 만든 책상에 틀을 세워 정면과 좌우 3면에 가림막을 설치한 이른바 '안티바이러스' 책상이다. 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가림막을 설치한 테이블이나 책상은 이제 낯익은 물건이 됐지만 엘살바도르는 이런 기물이 보급되지 않고 있다. "없으면 만들어야지." 이런 생각으로 목수가 어린 딸을 위해 톱과 망치를 손에 든 셈이다. 지독한 바이러스를 완벽하게(?) 차단하기 위해 로페스는 최대한 두꺼운 유리를 가림막으로 사용했다. 그가 가림막으로 세운 유리는 두께 3mm짜리다. 로페스는 "혹시라도 몰라 유리가게에서 가장 두꺼운 유리를 구해달라고 부탁해 사용했다"고 말했다. 3면에 가림막을 세운 책상을 만드는 데 든 비용은 115달러, 원화로 약 12만8000원 정도다. 로페스는 "뉴스를 보니 선진국에선 학교에 이런 책상들을 들여놓고 있는데 엘살바도르에선 아무리 찾아도 가림막이 있는 책상이 없었다"며 "다행히 직업이 목수라 직접 제작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그는 "책상을 학교에 넣어주고 나니 이제야 좀 안심이 된다"며 "이제는 국가가 나서서 안전시설을 제작해 공급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중남미에선 최근 어린이도 결코 코로나19에서 안전하지 않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브라질에선 "공식적으론 코로나19 어린이 사망자가 850여 명이지만 코로나19로 사망한 9살 미만 어린이만 해도 최소한 2000명 이상"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중남미 언론들은 "어린이는 코로나19에 걸리지 않는다는 잘못된 인식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며 어른들의 경각심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매일 아침 발코니에” 틱톡 스타 된 호주 야생 귀요미 새들

    “매일 아침 발코니에” 틱톡 스타 된 호주 야생 귀요미 새들

    “요 귀여운 녀석들이 매일 아침 발코니에 날아와 사랑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니 멜버른으로 돌아가야 할지 고민돼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덮치기 전에 호주 여성 카트리나 스미스는 멜버른의 도시 생활 밖에 몰랐다. 갑갑한 도시의 집에서 봉쇄되는 일이 두려워 그는 과감히 짐을 꾸렸다. 빅토리아주 서프 코스트의 한 주택을 임대해 살게 됐다. 숲 가까이에서 지내며 재택 근무를 하는 편이 훨씬 낫겠다고 생각했다. 어느날부터 아침마다 발코니에 새들이 날아오기 시작했다.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렸는데 녀석들의 앙증맞은 움직임, 지저귀는 재미있는 소리들을 담을 수 없어 틱톡을 찾았다. 틱톡은 생전 해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그야말로 대박이 났다. 카트리나는 어느날 아침 일어나보니 밤새 50만개의 댓글이 달려 있기도 했다고 돌아봤다. 네 마리의 쿠카부라(kookaburra, 웃음물총새) 가족들을 엄마가 누구이고 아빠는 누구인지 다 소개해준다. 요녀석들의 울음 소리를 들으면 왜 웃음물총새라 하는지 금방 알 수 있다. 야생에서 늘 딱붙어 다니는 붉은관유황앵무(galah)들의 애정 행각을 부러워한다. 큰장수앵무(australia king parrot)와 큰유황앵무(sulphur-crested cockatoo)들의 매력도 빼놓을 수 없다. 이따금 어울리는 꽃으로 장식도 해주고 어울리게 영상도 찍는다. 그러니 사람들이 더 좋아했다. 전 세계 사람들이 이 귀여운 새들에 열광하는 이유는 당연히 코로나 우울감에 젖어 있기 때문이라고 영국 BBC는 27일(현지시간) 전했다. 사람들은 이들이 묘한 생기와 활기를 불어넣어준다고 입을 모은다. 팔로워가 수백만명에 이르고 이들의 모습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팬들까지 생겨났다. 카트리나는 상당한 고민을 떠안았다. 원래 이 집을 거처로 삼은 것은 임시 방편이었다. 하지만 새들이 사랑스럽기도 하고 늘어난 팔로워 때문에 갑자기 그만 두고 멜버른으로 돌아갈 수도 없는 노릇이다. “모르겠다. 몰라”라고 하면서도 그녀는 “아마도 틱톡 등에 콘텐츠 올리는 일을 계속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https://www.bbc.com/news/av/world-australia-56883027 카트리나의 유튜브 채널 ‘Birds of oz’ https://www.youtube.com/channel/UCHxm6U5QqWr97M2XM5xO4xA
  • [열린세상] 결혼의 목적/김하늘 라이스앤컴퍼니 대표

    [열린세상] 결혼의 목적/김하늘 라이스앤컴퍼니 대표

    어느 날이었다. 부인과 검진을 받기 위해 동네 친구에게 산부인과를 추천해 달라 하니 “불임 증명서 때문에 나도 알아보는 중이야”라는 답을 받았다. 졸업, 재직, 가족관계, 국세 완납 등 다양한 증명서를 발부받은 적은 있으나 ‘불임 증명서’라니, 생전 듣도 보도 못한 서티피케이트(Certificate)다. 그녀에게 사정을 물었다. 결혼 7년차인 친구 부부는 딩크족, 즉 비출산을 선택했다. 어떠한 이상 및 비정상 요인이 있어서가 아니다. 친구 부부는 두 사람만의 홀가분한 결혼 생활을 선택하고 가족 및 친지에게 설득을 시도했지만 통하지 않아 선험자들이 납득될 만한 최선의 방법으로 부부의 선택을 변(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나 역시 같이 사는 사람이 있다. 개도 있다. 지천명을 바라보는 11살 연상의 남편과 암컷 갈색 푸들과 ‘동거동락’ 중이다. 두 생물과 함께 산 지 올해로 4년째다. 같이 밥을 먹고 대소변을 누고 산책을 하고 방귀 냄새를 맡고, 이렇게 푸닥거리며 사니 그새 서로 정이 제법 들었다. 세 식구는 매일 밤 산책을 하며 적어도 일주일에 이틀은 요리를 하거나 별식을 먹으며 주말엔 망원시장에 나가 장을 본다. 이러한 일련의 활동은 가족으로서 평안한 관계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생활 양식이다. 우리 부부 역시 자녀가 없다. 앞으로도 없을 가능성이 지대하다. 그래서 종종 ‘자녀 대신 반려견을 키우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을 받는데 아니다. 우리 부부는 그녀에게 엄마 혹은 아빠를 자처하지도 않는다. 두 발이 달렸든, 네 발이 달렸든 우리는 반려의 주체 혹은 대상 그 자체 그저 우리가 정한 가족일 뿐. 생물학적이든 의미로든 가족 내에 부모와 자식 관계가 꼭 존재해야 할 당위는 아직 찾지 못했다. 하지만 우리 역시 임신과 출산을 종용당하면 외력으로 해결할 수 없는 핑곗거리를 둘러댄다. 결혼 전 우리 부부는 각각 결혼 적령기를 맞이하면서 결혼이 목적인 만남도 시도해 봤고, 각자의 연인과 결혼적합성 탐색을 위해 한 집에 같이 살아도 봤고, 결혼을 코앞에 두고 도망쳐 봤다. 이제 와 가족이라는 자가를 이루기 위해 셋방살이를 해 왔다고 우스갯소리를 하며 소회를 말한다. ‘연애의 목적’이라는 영화 제목은 마치 ‘음식쓰레기’처럼 애초에 만나면 안 되는 단어의 조합이며, 연애의 목적에 흔히들 응답했던 결혼은 연애의 목적이 될 수 없다고. 연애는 사랑 그 자체만으로 의미가 있으며 결혼을 목적으로 둘 수 없다고. 연애, 즉 사랑은 그 자체만으로 충분하건만, 우리는 관계를 정의하고 답을 찾기 위해 애를 썼다고. 그렇다면 결혼은 다를까. ‘결혼의 목적’은 무엇일까. 많은 사람이 연애의 목적을 결혼이라 답해 버리는 것처럼 결혼의 목적은 부모가 되는 것일까? ‘아이가 없으면 대체 부부 사이에 어떤 대화를 어떻게 나누느냐’, ‘개를 키우는 것으로 자식의 자리가 위로되느냐’, ‘부부 사이 좋은 게 얼마나 갈 줄 아느냐, 한 치 앞을 모르는 세상 애를 낳아 부부 권태기에 대비해야 한다’, 심지어 ‘인간은 씨를 뿌리는 데 생의 의무가 있으며 OECD 국가 중 저출산 속도가 1위인 마당에 가장 손쉬운 애국 방법이다’ 등 가지가지의 질문과 훈계를 듣는다. 이토록 다채로운 오지랖을 종합하자면 결혼의 본질과 목적은 ‘애를 낳아 기르는 것에 있고, 이것은 부부 금실이 시원치 않을 때 리뉴얼하기에 좋은 수단일 뿐 아니라 번식을 통해 삶의 허무를 위로받고 국가에 이바지하는 것’쯤이다. 이건 몹시 그럴듯한 공허한 헛소리가 아닐 수 없다. 결혼은 두 성인이 만나 애정을 가지고 부부생활을 해 나가는 것만으로 족하며, 출산도 비출산도 나름의 살 궁리 중 하나다. 아이를 낳아 봐야 어른이 된다면 나는 그런 어른이 되지 않겠다. 비출산은 부정, 이상, 부족에서 비롯되는 게 아니라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독립적 선택이다. 어느 노랫말처럼 연애는 필수, 결혼은 선택이며, 이후 부모가 되는 일 또한 선택이다. 삶은 이지선다, 사지선다의 객관식이 아니라 평생 써 내려가야 하는 논술시험 같은 것 아닐까. 가르쳐 주는 대로 사는 게 아니라 다가오는 것을 알아차리고 자신만의 답을 찾아가며 사는 편이 덜 허무하지 않을까. 삶에서 겪으면 나쁘기만 한 경험은 없지만, 그렇다고 꼭 겪어야 하는 경험은 없다. 결혼도 출산도 그렇다.
  • 자치구 최초 임신부 무료 가사돌봄… 맘편한 성동

    자치구 최초 임신부 무료 가사돌봄… 맘편한 성동

    영유아 부모 등 50여명 비대면 참여정 구청장, 불편사항 즉각 검토 약속이달부터 ‘육아톡톡’ 전화상담 지원‘아이맘건강센터’서 원스톱 서비스“둘째 임신 중에 첫째 아이 돌보기가 너무 힘들었습니다. 임신 중, 또 출산해서도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복지 서비스가 생겼으면 합니다.”(금호동 장지희씨) “성동구는 지난해 6월부터 서울시 자치구 최초로 임신부 가사돌봄 지원사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출산 후에도 이어질 수 있도록 검토하겠습니다.”(정원오 성동구청장) 서울 성동구 육아종합지원센터에서 지난 22일 열린 ‘온라인 육아토크쇼’ 현장. 두 아이를 키우는 장씨의 제안에 정 구청장이 답하자 화면 너머로 박수가 쏟아졌다. 성동구는 코로나19로 인해 장기간 아이 돌봄에 지친 영유아 부모들과 육아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소통하는 육아토크쇼를 개최했다. 비대면으로 진행됐지만 영아를 둔 엄마와 아빠, 할아버지 등 50여명이 화면을 가득 메워 현장의 열기가 달아올랐다. 참가자들은 “유아차를 끌고 다니기 힘들다”, “놀이터가 부족하다”, “행당동 어린이꿈공원에 아이들이 뛰놀 때 엄마들이 쉴 수 있도록 벤치 또는 햇빛 가리개를 설치했으면 좋겠다” 등의 의견을 냈다. 참가자들의 의견을 경청한 정 구청장은 “불편함이 있다면 개선하도록 하겠다”며 즉각 검토를 약속했다. 이 밖에도 구는 다양한 육아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 구는 이번달부터 임신·출산·보육 등 다양한 육아정보를 한 번에 상담할 수 있는 ‘성동 육아톡톡(TALK TALK)’을 운영 중이다. 흩어져 있는 육아정보를 통합해 상담해주는 서비스로, 전화 한통으로 육아에 필요한 정보를 쉽게 알 수 있다. 육아종합지원센터 상담전화(070-7178-9224) 또는 홈페이지(ccic.sd.go.kr) 게시판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 특히 임신·육아 관련 방대한 정보들을 문서로 정리된 안내문이 아닌 친절한 육아전문상담원의 목소리로 안내한다. 게시판 질문답변 코너를 만들어 온라인 상담도 가능하도록 했다. 구는 2019년 문을 연 ‘성동아이맘건강센터’를 통해 임신 준비부터 출산·육아까지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난해 6월부터 서울시 자치구 최초로 임신부 가사돌봄서비스도 운영 중이다. 1일 4시간, 총 4회 임신부 가정에 방문해 청소와 세탁 등 가사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사업이다. 신청은 동 주민센터나 여성가족과로 하면 된다. 정 구청장은 “다양한 생활밀착 서비스를 제공해 육아가 행복한 보육 특별도시 만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싱가포르 법원 친딸 유린한 EU 국민에 곤장 24대와 징역 28년형

    싱가포르 법원 친딸 유린한 EU 국민에 곤장 24대와 징역 28년형

    유럽연합(EU) 국가의 국민으로 싱가포르 영주권을 갖고 있는 44세 남성이 친딸을 7년 반 동안 성폭행한 혐의로 26일(이하 현지시간) 곤장(笞刑) 24대와 함께 28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싱가포르의 태형은 다른 동남아 이슬람 국가와 달리 채찍질이 아니라 우리의 곤장 형에 가깝다. 공교롭게도 지적장애가 있는 며느리를 상습 성폭행한 70대 시아버지에게 광주지방법원이 달랑 징역 5년을 선고한 사실이 27일 알려졌는데 엄정한 법 집행이란 관점에서 생각할 거리를 제공한다. 싱가포르 법원으로부터 중형을 선고 받은 이 남성은 지금은 13세인 친딸을 2011년부터 2019년까지 본인의 계산에 따르면 10~20차례 범했다고 진술했다. 성폭행은 아니지만 차마 입에 담지 못할 행동을 강요한 것은 그보다 훨씬 많았다고 했다. 재판부는 친딸을 범하면서 동시에 딸의 친한 친구에게 딸의 포르노 영상을 보내는 등 죄질이 극히 좋지 않다고 중형을 선고한 이유를 밝혔다. 다만 이 남성이 어느 나라 국적인지와 신원 등은 딸의 보호를 위해 공개하지 않았다고 야후! 뉴스는 전했다. 마비스 치온 판사는 “얼마나 이 소녀가 취약한 상태였는지 덧붙이지 않을 수 없다. 그 짓이 시작됐을 때 소녀는 혼자 샤워하는 것을 겁낸 갸냘픈 아이였다. 그리고 그 짓이 멈춰졌을 때 방안의 팬 소리가 괴이하게 들린다며 잠자러 가는 일을 두려워할 정도로 연약한 아이였다. 이 사건의 가장 비극적인 점은 바로 친아버지에 의해 어린 시절의 순진무구함을 강탈당한 점“이라고 분개했다. 이어 아이는 아빠를 사랑한다는 편지를 여전히 쓰고 있다고 검찰이 선고 날에도 얘기하더라고 덧붙였다. 치온 판사는 “이 사건의 또다른 비극은 소녀가 자신을 보호할 줄 알았던 사람의 먹잇감이 됐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의 남성은 유죄를 인정했으며 소녀는 트라우마가 생길까봐 가급적 법정에 나와 진술하는 일을 최대한 줄였다. 남성은 범죄 전력도 없었으며 소아성애 증상을 진단받지도 않아 그토록 오랜 기간 범행을 이어갈 수 있었다. 그는 해외에서 결혼한 뒤 2008년 싱가포르로 이주, 공장 매니저로 일해 왔으며 2019년 6월 딸의 친구가 경찰에 고발하고 부인이 음란한 문자와 동영상을 전송하거나 받은 사실을 확인해 유죄를 인정하기에 이르렀고 얼마 뒤 이혼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나우뉴스] “저는 임신한 27세 아빠입니다” 트랜스젠더 출산 초읽기

    [나우뉴스] “저는 임신한 27세 아빠입니다” 트랜스젠더 출산 초읽기

    스페인 사상 최초로 아빠의 복중에서 자란 아기가 탄생한다. 아빠가 아기를 낳는 것도 공식적으로는 사상 처음이다. 출산을 앞둔 스페인의 트랜스젠더가 최근 스페인의 한 방송에 출연, 임신 사실을 공개했다. 여자로 태어났지만 남자의 삶을 선택한 루벤 카스트로(27)가 바로 그 주인공. 카스트로는 스페인 TV 텔레싱코의 한 프로그램에 출연해 “저는 27살 루벤입니다. 지금 임신 중이구요”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TV 카메라 앞에 선 루벤은 얼굴만 보면 영락없는 남자였다. 특히 귀 밑으로 수염까지 기르고 있어 우연히 마주치면 그의 성별을 의심할 사람은 없을 것 같았다. 하지만 그는 생물학적으로는 여자이기 때문에 임신이 가능했다. 루벤은 “아기를 갖고 싶어 생물학적 (가임) 능력을 제거하지 않았다”며 “덕분에 꿈꾸던 아기를 가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스페인에서 여자에서 남자로 변신한 트랜스젠더의 임신은 루벤이 최초다. 적어도 공개적으로 알려진 트랜스젠더의 임신은 그가 사상 처음이다. 루벤은 이에 대해 “스페인 최초라는 타이틀을 갖게 됐지만 모르긴 해도 나 같은 경우가 더 있지 않을까 싶다”며 “따가운 시선이 부담스러워 임신이나 출산을 공개하지 않은 사람(트랜스젠더)들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루벤이 특별한 조명을 받는 이유는 또 있다. 그는 현재 다큐멘터리를 제작 중이다. 트랜스젠더의 임신을 주제로 한 다큐다. 루벤은 “남자가 임신을 하고 보니 병원에 다니는 것부터 시작해 어려운 점과 곤란한 점이 한둘이 아니더라”며 “다큐를 통해 이런 문제들을 사회에 알리려 한다”고 말했다. 임신 39주차인 그는 “어려움이 많았지만 임신은 정말 놀라운 경험인 것 같다”며 “정말 예쁜 나날, 믿기 어려운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다큐에서 그는 이런 심경도 그대로 풀어낼 생각이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선 뚜렷하고 확고한 입장을 견지했다. 루벤은 “(비록 내가 임신을 하고 출산을 하게 되지만) 태어나는 아기에게 나는 (엄마가 아니라) 아빠”라며 임신과 출산으로 인한 성적 정체성 혼란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영상] “도와주세요!” 美꼬마 외침에 총알 질주한 ‘미스터 천사’ 택배기사

    [영상] “도와주세요!” 美꼬마 외침에 총알 질주한 ‘미스터 천사’ 택배기사

    미국 택배기사가 ‘천사’라는 이름값을 톡톡히 해냈다. 24일 CNN은 도와달라는 어린이 외침에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려간 택배 기사의 영웅담을 전했다. 일리노이주 오크파크 지역에 사는 맥스 프랫(4)은 얼마 전 큰일을 치를 뻔했다. 부모를 거들겠다며 집으로 오는 택배를 나서서 챙기곤 하던 꼬마는 45㎏에 육박하는 짐을 옮기려다 그만 상자에 깔리고 말았다. 프랫은 “항상 제가 택배를 받아요. 하지만 이번에는 제가 옮길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어요. 계단에서 굴러떨어질까 봐 무서웠어요”라고 CBS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18㎏짜리 꼬마는 몸무게 2배를 훌쩍 넘는 상자에 깔려 중심을 잃고 말았다. 그때, 어디선가 등장한 택배기사가 번쩍 상자를 들어 올렸다. 순식간에 대문까지 온 택배기사는 집에 있던 어머니보다도 빠르게 아이 안전을 확보했다. 프랫의 어머니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2살 딸을 돌보다 아들이 도와달라고 소리치는 걸 듣고 헐레벌떡 뛰어 내려갔다. 그때는 택배기사가 벌써 아이를 구해주고 난 뒤였다”고 말했다. 사건 이후 도어캠(대문 카메라)를 돌려보고 나서야 정확히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게 됐다고도 말했다. 꼬마네 집 도어캠에는 지난 17일 배송을 마친 택배기사가 도로를 반쯤 건너 맞은편에 대놓은 택배차량으로 향하다 “도와주세요”라는 꼬마의 외침을 듣고 뒤를 돌아 총알처럼 질주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거의 자동 반사적으로 달려온 그 덕에 꼬마는 특별한 부상 없이 위기를 넘겼다. 프랫의 아버지는 “그는 두 번 생각 하지 않았다. 심지어 달리는 자동차도 신경 쓰지 않았다. 그냥 질주했다. 멋있었다”며 고마움을 드러냈다.택배기사 마르코 앤젤은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라며 멋쩍어했다. 앤젤은 “나도 아들이 있다. 누구라도 그 상황에서는 그렇게 했을 것”이라면서 “그런 사고를 목격하면 ‘부모 모드’, 완전한 ‘아빠 모드’로 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영웅으로 불리는 걸 부담스러워했다. 하지만 꼬마에게 그는 ‘아이언맨’에 버금가는 영웅이다. 벌써 ‘패키지맨’이라는 별칭까지 만들어 부르고 있다. 꼬마와 꼬마의 부모는 CBS가 마련한 화상연결 자리를 통해 택배기사와 다시 만나 “이름(앤젤)처럼 당신은 우리에게 ‘천사’”라고 감사를 전했다. 그러면서 택배회사 측에 이달의 기사 선정 등으로 택배기사의 선행을 널리 알려주기를 부탁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베스트셀러] 애니 인기에… 日만화 ‘귀멸의 칼날’ 완결판 출간 즉시 1위

    [베스트셀러] 애니 인기에… 日만화 ‘귀멸의 칼날’ 완결판 출간 즉시 1위

    172만 관객을 동원한 일본 애니메이션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의 인기를 반영하듯 서점가에서도 일본의 인기 만화 시리즈인 ‘귀멸의 칼날 23’이 출간하자마자 1위에 올랐다. 이 책은 해당 시리즈의 완결판이다. 23일 교보문고가 발표한 4월 셋째 주 온·오프라인 종합 베스트셀러 집계 순위에 따르면 ‘귀멸의 칼날 23’의 판매 비중은 여성(68.1%)이 남성(31.9%)보다 높았다. 주 구매층은 20대 여성(28.4%)과 10대 여성(15.8%)이었다. ‘귀멸의 칼날’은 주간 소년 점프에서 연재된 시대극 판타지 장르의 일본 만화다. 다이쇼 시대, 숯을 파는 마음씨 착한 소년이 도깨비에게 가족이 몰살당한 후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극 중 욱일기가 등장하면서 국내에서 논란이 되기도 했지만, 한국에서는 2017년 9월 단행본이 첫 출간 돼 지난 21일 완결판이 공개될 정도로 인기를 끄는 작품으로 알려졌다. 교보문고는 국내에서 애니메이션 개봉 이후 더욱 주목을 받아 시리즈 전체가 인기몰이했다고 분석했다. 2014년 ‘미생’ 이후 오랜만에 만화 분야가 종합 1위를 차지했다고 한다. 아쿠타미 게게의 ‘주술회전 14’는 출간과 함께 5위를 기록했고, 오다 에이치로의 ‘원피스 98’은 전주보다 15계단 하락하긴 했지만 28위를 기록하는 등 일본 만화가 눈에 띈다. 이밖에 나태주 시인이 최근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그가 쓰거나 엮은 시집들의 순위도 올랐다. ‘꽃을 보듯 너를 본다’는 83계단 상승해 15위를 기록했고, 시 분야 베스트셀러 20위 이내로 보면 9종의 시집이 이름을 올랐다. ●교보문고 4월 셋째 주 베스트셀러 순위 1. 귀멸의 칼날 23 (고토게 코요하루·학산문화사) 2. 질서 너머 (조던 피터슨·웅진지식하우스) 3. 달러구트 꿈 백화점 (이미예·팩토리나인) 4. 제12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전하영 등 7명·문학동네) 5. 주술회전 14 (아쿠타미 게게·서울문화사) 6. 주린이가 가장 알고 싶은 최다질문 TOP 77 (염승환·메이트북스) 7. 흔한남매 7 (흔한남매·아이세움) 8. 설민석의 한국사 대모험 16 (설민석·아이휴먼) 9.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1 (로버트 기요사키·민음인) 10. 마지막 몰입: 나를 넘어서는 힘 (짐 퀵·비즈니스북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여기는 호주] 생후 9개월 딸 안고 투신한 비정한 아빠 충격

    [여기는 호주] 생후 9개월 딸 안고 투신한 비정한 아빠 충격

    남호주 유명 관광지중 하나인 '위스퍼링 월' 위에서 한 아버지가 자신의 생후 9개월 된 딸을 안고 뛰어 내려 두명 모두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호주 ABC뉴스, 9뉴스등 현지 언론은 지난 21일(이하 현지시간) 오후 속보성 뉴스로 이 사고를 보도했다. 해당 사건은 처음에 사고인지 혹은 자살인지 정확한 사고 경위가 보고되지 않았지만 사건 발생 하루가 지나 가정폭력 관련사건으로 그 실체가 들어나면서 호주 전체가 충격을 받고 있다. 사건은 지난 21일 오후 4시 30분경 남호주 바로사 밸리에 위치한 위스퍼링 월에서 발생했다. '위스퍼링 월'(속삭이는 벽)은 36m 높이의 포물선 모양의 댐으로 댐 한쪽에서 속삭이듯 하는 목소리가 140m 떨어진 다른 쪽에서도 들리는 포물선 효과 현상으로 유명하다. 당시 이 포물선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자녀들을 데려온 가족 단위의 관광객들은 한 남성이 댐위의 난간에 아이를 안고 서있다가 댐 아래로 떨어지는 모습을 목격했다. 아이들이 포함된 이 관광객들은 전문 정신치료를 요할 정도의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신고를 받은 응급구조대는 신속한 환자 이동을 위해 헬리콥터까지 출동시켰지만 응급구조대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해당 남성은 사망했고 아기에게는 심폐소생술을 시도했지만 안타깝게도 역시 현장에서 사망했다. 하루가 지난 22일 남호주 경찰은 해당 남성이 헨리 쉐퍼드슨(38)으로 아이의 아버지이며 사망한 아기의 이름은 코비임을 발표하며 가족의 허락하에 희생된 아기의 사진을 공개했다.쉐퍼드슨은 이미 여러차례 그의 아내에게 가정폭력과 가해 위협을 해 그의 아내로부터 200m 접근 금지 명령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 당일 그는 애들레이드 법정에서 접근 금지명령 관련 법정 다툼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일 법정에서 나온 쉐퍼드슨은 코비를 데리고 사라졌고 아기의 엄마가 경찰에 신고했지만 아기의 죽음을 막지는 못했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매우 슬프면서도 끔찍한 사고로 희생당한 아기의 엄마와 가족, 친구들에게 위로를 전한다"며, "가정폭력을 예방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임을 약속 하기도 했다. 이언 패럿 남호주 경찰국장은 "가정폭력으로 인한 비극적 사건"이라며 "현장에서 정신적 충격을 받은 어린이들을 포함한 시민들에게 전문적인 정신과 치료를 지원할 것"임을 알렸다. 한편 아기의 사진이 남겨진 쉐퍼드슨의 SNS계정에는 성난 시민들의 비난글이 폭주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경태 시드니(호주)통신원 tvbodaga@gmail.com
  • 플로이드에게서 떨어지라 말했던 9살 최연소 증인 “자부심 느껴”

    플로이드에게서 떨어지라 말했던 9살 최연소 증인 “자부심 느껴”

    조지 플로이드 살해 혐의로 기소된 전직 경찰관 데릭 쇼빈이 유죄 평결을 받은 가운데, 최연소 증인으로 법정에 섰던 소녀가 기쁨을 드러냈다. 21일(현지시간) 어머니와 함께 ABC뉴스에 출연한 주데 레이놀즈(10)는 “자부심을 느꼈다”며 평결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레이놀즈는 지난 달부터 진행된 데릭 쇼빈 재판에 검찰 측 증인으로 나섰다. 법정에 선 45명의 증인 가운데 가장 어렸지만 “경찰이 플로이드의 목을 짓누르는 걸 보며 슬프고 화가 났다”고 정확히 증언했다. 소녀의 증언은 첫 변론을 이끈 인권변호사 제리 블랙웰의 마무리 발언에서 중요하게 사용됐다. 프로보노로 쇼빈 기소팀에 합류한 블랙웰 변호사는 배심원단에게 “결국 복잡한 사건이 아니”라면서 “여러분들이 결정해야 할 문제는 너무 간단해서 어린이도 이해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블랙웰 변호사는 “당시 9살이었던 소녀가 ‘그(조지 플로이드)에게서 떨어져’라고 말했을 땐 이미 모든 상황을 이해한 것”이라면서 “그에게서 떨어지라는 말이 상식적일 만큼 명확한 상황이었다”고 설득했다. 결국 배심원단은 20일 2급 살인, 2급 우발적 살인, 3급 살인 등 쇼빈의 모든 혐의에 대해 만장일치로 유죄 평결을 내렸다. 집에서 부모와 함께 TV로 평결문 낭독을 지켜봤다는 레이놀즈는 “엄마는 우리가 변화를 만들었다고 말씀하셨어요. 아빠는 우리가 이겼다고 했고요. 자부심 같은 게 들었어요”라는 소감을 전했다. 플로이드 최후 순간 카메라에 담은 사촌언니도 "플로이드, 우리가 해냈어요"레이놀즈는 플로이드가 사망한 지난해 5월 25일 사촌언니 다넬라 프레이저(18)와 간식을 사러 갔다 사건을 목격했다. 프레이저가 공유한 플로이드의 마지막 순간은 그의 죽음이 전 세계로 알려지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역시 지난 달 재판에 증인으로 나선 프레이저는 “공포에 질리고 겁먹고 목숨을 애원하는 한 남자를 봤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프레이저는 “조지 플로이드가 ‘숨 쉴 수 없어요’, ‘제발 좀 놔주세요. 숨 쉴 수가 없어요’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 울면서 엄마를 찾았다. 마치 자기가 끝났다는 것을 아는 것 같았다”고 증언했다.플로이드를 놔주라는 군중의 애원에 쇼빈이 어떤 반응을 보였느냐는 물음에는 “그저 우리를 쳐다봤다. 차가운, 냉혹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는 우리가 뭐라고 하는지에 신경 쓰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고 말한 바 있다. 유죄 평결 이후 프레이저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조지 플로이드, 우리가 해냈다. 정의가 이뤄졌다”며 벅찬 감정을 드러냈다. 배심원단 평결 이후 미네소타주 교정시설인 오크 파크 하이츠 교도소에 수감된 쇼빈은 구체적인 형량을 정하는 법원의 최종 선고를 기다리고 있다. 미네소타주 법률상 쇼빈은 산술적으로 최대 75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양형 규정에 따라 쇼빈이 전과가 없는 초범이라는 점 등이 참작되면 형량은 다소 줄어든 40년 가량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저는 임신한 27세 아빠입니다” 트랜스젠더 출산 초읽기

    “저는 임신한 27세 아빠입니다” 트랜스젠더 출산 초읽기

    스페인 사상 최초로 아빠의 복중에서 자란 아기가 탄생한다. 아빠가 아기를 낳는 것도 공식적으로는 사상 처음이다. 출산을 앞둔 스페인의 트랜스젠더가 최근 스페인의 한 방송에 출연, 임신 사실을 공개했다. 여자로 태어났지만 남자의 삶을 선택한 루벤 카스트로(27)가 바로 그 주인공. 카스트로는 스페인 TV 텔레싱코의 한 프로그램에 출연해 "저는 27살 루벤입니다. 지금 임신 중이구요"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TV 카메라 앞에 선 루벤은 얼굴만 보면 영락없는 남자였다. 특히 귀 밑으로 수염까지 기르고 있어 우연히 마주치면 그의 성별을 의심할 사람은 없을 것 같았다. 하지만 그는 생물학적으로는 여자이기 때문에 임신이 가능했다. 루벤은 "아기를 갖고 싶어 생물학적 (가임) 능력을 제거하지 않았다"며 "덕분에 꿈꾸던 아기를 가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스페인에서 여자에서 남자로 변신한 트랜스젠더의 임신은 루벤이 최초다. 적어도 공개적으로 알려진 트랜스젠더의 임신은 그가 사상 처음이다. 루벤은 이에 대해 "스페인 최초라는 타이틀을 갖게 됐지만 모르긴 해도 나 같은 경우가 더 있지 않을까 싶다"며 "따가운 시선이 부담스러워 임신이나 출산을 공개하지 않은 사람(트랜스젠더)들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루벤이 특별한 조명을 받는 이유는 또 있다. 그는 현재 다큐멘터리를 제작 중이다. 트랜스젠더의 임신을 주제로 한 다큐다. 루벤은 "남자가 임신을 하고 보니 병원에 다니는 것부터 시작해 어려운 점과 곤란한 점이 한둘이 아니더라"며 "다큐를 통해 이런 문제들을 사회에 알리려 한다"고 말했다. 임신 39주차인 그는 "어려움이 많았지만 임신은 정말 놀라운 경험인 것 같다"며 "정말 예쁜 나날, 믿기 어려운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다큐에서 그는 이런 심경도 그대로 풀어낼 생각이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선 뚜렷하고 확고한 입장을 견지했다. 루벤은 "(비록 내가 임신을 하고 출산을 하게 되지만) 태어나는 아기에게 나는 (엄마가 아니라) 아빠"라며 임신과 출산으로 인한 성적 정체성 혼란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씨줄날줄] 의무격리 장병 도시락/임병선 논설위원

    [씨줄날줄] 의무격리 장병 도시락/임병선 논설위원

    군대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700명을 넘겼다는 시기에 마침 휴가를 마치고 귀대한 자녀가 있는 부모라면 억장이 무너질 사진이 여럿 공개됐다. 지난 2월부터 장병 휴가가 정상화되면서 휴가를 다녀온 병사들은 기침이나 발열 등 증상이 없어도 PCR 진단 검사를 받고 14일 동안 예방적 차원에서 격리되는데, 그 기간에 형편없는 도시락이 제공되는 일이 폭로된 것이다.  지난 18일 페이스북의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 드립니다’ 페이지에 51사단 예하 여단 소속이라고 밝힌 A씨가 격리 기간에 받은 도시락 사진을 올리면서 “다른 곳은 식사가 어떤 식으로 나오는지 궁금하다”고 적었다. 흰 쌀밥에 김치, 양파와 오이 절임, 닭볶음 등 반찬이었다. 자세히 보면 닭고기는 두 점. 한 칸은 덩그러니 비어 있었다. 다른 도시락 사진은 터무니없이 적은 양의 쌀밥과 옥수수와 게살 샐러드, 김치 등뿐이다. 세 번째 도시락은 밥과 국, 고기볶음, 깍두기와 소시지 세 쪽씩, 포장용 구이김이 다였다.  그는 “핸드폰 반납하고 TV도 없는데 밥까지 이런 식이니 감방(교도소)이랑 뭐가 다르죠. 휴가 다녀온 게 죄인가요”라고 되물었다. 이 게시물에 달린 댓글들에는 그런대로 먹을 만하다는 반응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A씨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털어놓았다.  지난 5일 국방부는 격리 장병의 도시락 용기 소재를 플라스틱에서 천연 펄프로 바꿔 오염도 줄인다고 자랑했는데 정작 내용물이 문제였던 것이다. 12사단 소속이라고 밝힌 이는 120여명이 먹어야 하는데 햄버거 빵이 60개만 지급돼 취사병들이 하나를 반으로 갈라 120개로 만들었다고도 폭로했다.  지난 1월 기준 장병 한 명의 하루 급식비는 지난해 8493원에서 3.5% 오른 8790원이다. 한 끼에 2930원꼴이다. 편의점 두어 곳을 들렀더니 3800원이면 고기 반찬 등 제법 구색을 갖춘 도시락을 구입할 수 있었다. 단체급식이면 가격을 훨씬 낮출 수 있을 것이다. 한 해 군인 급식에만 1조 6000억원이 들어간다는데 금쪽같은 내 자녀가 이렇게 부실한 도시락으로 2주를 견딘다면 엄마아빠들의 가슴이 타들어 갈 것 같다.  육군은 어제 입장문을 내 “51사단의 경우 격리인원 급식과 관련해 더욱 세밀한 관심을 기울이고 12사단은 부식 청구 및 수불체계를 정밀 점검해 개선하겠다. 장병 가족 및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훈련에서 열외라 해도 나라를 지키는 사병들이다. 군의 자존심이 국격이다. 국방부는 해당 부대의 문제점은 없는지 소상히 살핀 뒤 혹여나 비리 때문에 이런 형편없는 급식이 제공된 것은 아닌지 밝히고, 부모들에게 충실히 설명해야 한다.
  • 각종 논란 잊었나…장제원 아들 “날 까면 대깨문”

    각종 논란 잊었나…장제원 아들 “날 까면 대깨문”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빚었던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의 아들 래퍼 노엘(20·장용준)이 활동을 재개하며 “날 까는 사람들은 거의 대깨문(문재인 대통령 지지자)”이라는 발언을 해 논란이 되고 있다. 노엘은 음주운전과 운전자 바꿔치기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고 지난해 6월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전 소속사 인디고 뮤직과 전속계약을 종료하고 1인 레이블을 설립했다. 지난 2월 부산 길거리에서 폭행 시비에 휘말리기도 한 노엘은 19일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을 켜고 팬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노엘은 “앨범 나오면 사람들이 욕할 텐데 마음가짐은?”이라는 질문을 받고 “댓글을 안 본다. 그 사람들은 그 사람들 나름대로 열심히 살 거다.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라고 답했다. 노엘은 “저를 까는 사람들은 거의 대깨문이기 때문에. 대깨문들은 사람이 아니다. 벌레들이다”라며 “뭔 상관이야”라고 말했다. 노엘은 “우리 아빠(장제원)한테 DM(다이렉트 메시지) 보내지 마라. XX 온다고 하더라”고 부탁했다. 엠넷 ‘쇼미더머니6’ ‘고등래퍼’ 등에 출연해 얼굴을 알린 노엘은 당시에도 조건만남을 암시하는 글이 발견돼 중도하차했다. 노엘은 “순간의 호기심으로 트위터를 통해 저급한 말을 내뱉었지만 그러한 방식으로 만남을 가진 적은 없다”며 사과했다. 집행유예 기간 중 새 앨범을 낸 노엘은 “돌발적인 순간들의 감정을 음악으로 담아내 신(Scene)의 글리치(Glitch)를 완성시켜 나가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라고 홍보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죽을 만큼 아팠을 때 결혼을 결심했죠’ 보호종료아동 6년차 허진이씨

    ‘죽을 만큼 아팠을 때 결혼을 결심했죠’ 보호종료아동 6년차 허진이씨

    어떤 분들은 “스무살이면 어른 아니야 사실은. 너무 많은 지원을 하고 있는 거 아니야”라고 하시더라고요. 하지만 어른이 없다라는 거 내가 어떤 마음의 위로와 안정감을 줄 수 있는 존재가 없다라는 거, 그쵸 물 한 모금 마실 수 없는 사막을 걷고 있는 기분이라는 거를 많은 분들이 당사자 얘기를 통해서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올해로 보호종료 된 지 6년 차를 맞이한 허진이 씨(26). 그는 아름다운재단 ‘열여덟 어른 캠페인’을 통해 허진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자신과 같은 아픔을 가진 아이들에게 그가 받았던 여러 혜택과 기회들을 그들도 받을 수 있도록 여러 현장에서 다양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시설을 퇴소했을 당시, 말 그대로 보호가 ‘종료’된 허씨는 시설뿐만 아니라 동생들과의 연락도 스스로 끊었다. ‘난 이제 시설 사람이 아니다. 이제 정말 자유인이다’란 선포였다. 자립정착금 500만 원도 두 달 만에 탕진했다. 사고 싶은 거, 먹고 싶은 거, 가고 싶은 곳에 대해 억눌렸던 욕구를 너무 빨리 해소하려 했던 결과였다. ‘이렇게 행복해도 될 일인가’라고 늘 친구들에게 말하고 다녔던 그 행복은 돈이 바닥나는 순간 잔인한 삶으로 그녀에게 돌아왔고 자신의 선택과 결정에 책임을 지울 수밖에 없다는 냉혹한 현실을 깨닫게 했다. 죽을 만큼 아팠을 때 결혼을 해야겠다는 결심을 했고 지금은 한 남자를 만나 결혼한 지 3년이 됐다. 그는 시설 퇴소 후의 자유로움에서 느꼈던 ‘이렇게 행복해도 될 일’이 또다시 찾아왔다고 말한다. 하지만 더 이상 두 번의 실패는 없다. 시설에서 충분히 받지 못했던 사랑도 이젠 한 남자의 아내로서 온전히 받을 수 있게 됐고, 혼자 있을 때 느꼈던 어떤 무기력과 무책임했던 삶도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는 시설에서 강연할 때, 수줍지만 진심으로 자신의 주변을 계속 맴돌며 관심을 받고자 했던 아이들이 잊히지 않는다고 했다. 그 아이들이 자신들의 삶을 정말 잘 살고 싶어하는 마음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런 마음을 잃지 않고 살아갈 수 있도록 돕고 싶은 이유기도 하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Q) 처음 입소한 시설에 대한 기억 제 기억은 시설에서부터 시작해요. 시설에서 많은 친구들과 서로 의지하고 재밌게 놀았던 기억이 많아요. 그들 안에서 위로와 힘을 얻고 좋은 마음을 느끼며 자랐고 제 상황에 대해 불안하거나 무서운 마음은 없었던 거 같아요.  (Q) 가정의 진짜 의미를 어떻게 알았나 시설에서 단체로 놀이공원을 갔어요. 주변에 제 또래 친구들이 다들 솜사탕 하나 들고 양손에 엄마, 아빠 손을 잡고 있는 모습을 보고 ‘왜 나는 다른 삶을 살고 있지’라는 질문을 던지고 ‘아, 저 모습이 원래 가정의 모습일 수 있겠구나’라는 걸 알게 된 거 같아요. 너무 어린 나이였기 때문에 혼란스럽다기보다는 그 친구들은 내가 가지지 못한 걸 가진 거에 대해 그냥 부러운 마음이었던 거 같아요. (Q) 왜 나의 엄마는 바뀔까?라는 의문 유치원 때 저를 돌봐주셨던 ‘엄마’가 초등학교 올라가면서 보이지 않게 됐죠. 양육자가 바뀌게 된 거였거든요. 그래서 유치원 때까지 돌봐주셨던 ‘엄마’에 대한 그리움이 컸죠. 그래서 ‘엄마, 빨리 돌아와 달라, 보고 싶다’고 손편지를 쓰기 시작한 거죠. 언젠가는 볼 수 있겠지 하는 마음으로. 물론 그 편지들은 보낼 곳이 없었고 그냥 쌓여만 간 거죠. 그분을 진짜 엄마라고 생각한 거죠. 물론 나를 낳아주었겠지가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내가 생각하는 나의 엄마인데 ‘어디로 갔을까’ 하는 배신감, 외로움 그리고 보고 싶은 마음에 편지를 썼던 거 같아요. 하지만 양육자가 계속 바뀌게 되면서 ‘아, 내 엄마가 아니었구나’라는 걸 깨닫는 순간 그 편지가 의미 없어졌죠.(Q) 시설 안에서 친구들과의 관계 친구들과의 관계는 좋을 수밖에 없었어요. 저희끼리는 친구라는 표현보다는 가족이라는 말을 굉장히 많이 했어요. 슬픈 일을 당하면, 내가 느끼는 감정을 친구도 똑같이 느껴봤기 때문에 친구 이상의 감정을 느끼면서 19년을 살아왔기 때문에 정말 끈끈했던 거 같아요. (Q) 시설 너머의 사회에서 느낀 첫 편견 시설이 워낙 컸어요. 학교는 물론 생활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이 갖춰져 있었어요. 그래서 외부활동할 수 있는 경험은 많지 않았던 거 같아요. 유일하게 학교 밖으로 나갈 수 있는 기회는 학교끼리 체육대회를 할 경우였죠. 줄넘기 대회를 해서 우승했는데 정작 돌아오는 건 ‘저 친구들은 부모님이 안 계시는 아이들이라 맨날 할 수 있는 게 줄넘기 연습밖에 없어서 이건 거겠지’라는 말이었어요. 물론 질투심으로 한 말이었을 텐데 저희한테는 큰 상처였죠. 그런 편견을 듣게 되니깐 ‘아, 나는 이 울타리 안에서만 안전할 수 있구나’라는 마음이 굳어지게 되는 거죠. (Q) 퇴소가 다가올수록 심정은 어땠는지 주변에서 응원해주고 격려해주는 분들이 많았어요. 새로운 시작을 잘 할 수 있도록 물질적인 도움을 주시는 분들도 많았고요. 사실 저는 다른 친구들보다 물질적, 정서적인 지원을 많이 받는 편이었어요. 운이 좋은 편이었죠. 그래서 조금은 희생적이고 배려를 많이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죠. 그 상황을 잘 알고 계신 한 선생님께서 곧 퇴소할 저를 불러놓고 ‘이젠, 너 답게 살아라. 너가 하고 싶은 대로 살아라’라고 말씀하셨죠. 그때 굉장히 눈물이 많이 났어요. 왜냐면 제가 양보, 배려하면서 느꼈었던 외로움을 당시엔 아무도 못 알아주는 걸로 알았는데 그 선생님께선 항상 저를 바라봐 주셨던 거죠. 너무 큰 위로가 됐었어요. (Q) 캐리어 하나의 공간이 남을 정도로 적은 짐 보통 시설에서는 자기 게 없어요. 교복, 체육복, 생활복, 운동화나 양말 같은 것도 다 물려서 입고 신었죠. 제가 곰돌이 그려져 있는 양말을 신고 싶다고 살 수 있는 게 아니었으니깐요. 그러다보니 막상 시설에서 나올 땐 앨범, 챙겨주신 이불, 겨울 코트 그리고 당장 생활에 필요한 것들만 챙겨서 나오니깐 굉장히 큰 캐리어를 주셨는데도 그 안에서 소리가 날 정도로 짐이 적었어요. (Q) 정착지원금 500만 원이란 돈… 500만 원이란 돈이 많고 적음을 논의하기 전에 이 돈이 자립에 정착하는 데 잘 쓰이고 있는가가 더 중요한 본질인 거 같아요. 저는 그 돈을 ‘꽁돈’처럼 정말 두 달 만에 탕진했어요. 사고 싶은 거 다 사고, 먹고 싶은 거 다 먹고, 가고 싶은 거 다 갔죠. 시설에서는 그러지 못했던 걸 ‘자유’를 만끽하게 되니깐 통제가 안 됐던 거죠. 근데 사실은 그러라고 준 돈은 아니잖아요. 친구들한테 이 돈은 앞으로의 삶을 살아가면서 자립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주는 돈이란 인식을 잘 심어줄 필요가 있을 거 같아요. (Q) 퇴소 후의 생활은 학업은 뒷전이었죠. 학교 안 가는 걸 친구들한테 자랑할 정도였으니깐요. 그런 일탈이 굉장히 기분 좋았어요. 그러나보니 성적관리도 안 돼 장학금도 못 받고 기숙사에서도 쫓겨나고 고난이 시작된 거죠. 그렇게 해보고 싶은 거 다 해보며 엉망진창의 삶을 느꼈지만 그 시간은 정말 짧았어요. 수중에 돈이 떨어지면서 내가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했던 방탕한 삶의 결과는 잔인하고 가혹함으로 완전히 뒤바뀌게 된 거죠. 고시원 생활도 하고, 친구들한테 돈 빌리면서 욕도 얻어먹고 그러면서 내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스스로 배우게 됐던 거 같아요. 그때부터 적금도 시작하고 공부도 열심히 하면서 지금의 이런 순간이 온 거 같아요. (Q) 자립 후 가장 서러웠을 때는 제 선택에 대해 어느 누구에게도 조언을 구할 수도, 같이 책임을 져 줄 수 있는 사람도 없다는 걸 느꼈을 때가 가장 서러웠던 거 같아요. 부모님이 계셨으면 이 고통을 같이 나눌 수 있었을 텐데 나에겐 그런 존재가 없네, 라며 많이 슬퍼했죠. 정말 죽고 싶을 만큼 아플 때 누군가의 도움을 바라고 연락처를 훑어봐도 연락할 사람이 없을 때도 그랬죠. 그래서 그때 빨리 결혼해서 가정을 이뤄야겠다고 결심한 거 같아요. 지금은 결혼한 지 3년이 다 돼가는 데 너무 좋아요.(Q) 퇴소와 동시에 시설과 연을 끊은 경우가 많은지 저도 그랬어요. 난 시설 사람이 아니다. 난 이제 자유인이다, 라는 표시로 연락을 끊었어요. 열심히 놀고 싶은 이 마음을 누구에게도 방해나 간섭받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기 때문이었죠. 아무래도 시설 선생님과 관계가 계속돼 있으면 ‘공부는 잘하니, 성적은 어떻니’라는 연락이 계속 오게 되잖아요. 또 하나는 시설에 있는 동생들에게 좋은 귀감이 되어야 한다,라는 선생님들의 얘기가 저에게 부담스러웠던 거 같아요. 제가 봐도 잘 사는 거 같지 않았거든요. 그러다보니깐 후배들한테 제 모습을 전해주지 않았으면 좋겠다라는 마음에서 제가 스스로 연락을 거부하게 된 거죠. (Q) 동기생 중 극단적 선택한 친구들... 같은 해에 3명의 친구를 떠나보냈어요. 한 친구는 교통사고로 두 친구는 자립이 좀 힘들었나봐요. 저도 유목민처럼 생활하다 보니깐 제 짐들이 여기저기 분산돼 있었거든요. 극단적인 선택을 한 친구 집에도 제 짐이 있었죠. 그 친구로부터 짐을 가져가 달라는 연락이 왔지만 저는 제 사정만 그 친구한테 이해시키려고 하고 짐을 찾아가지 않고 다음에 찾아가겠다고 말하고 연락을 끊었죠. 그러고 나서 일주일 뒤에 전화 세 통이 와 있더라고요. 또 짐 찾아가 달라는 거라 가볍게 생각하고 말았는데 그 다음날 그 친구 소식을 듣게 된 건죠. 나중에 이 친구가 다른 이유로 그런 안타까운 선택을 하게 된 걸 알았지만, 내가 이 친구의 짐을 더 무겁게 한 게 아닌가 하는 마음에 굉장한 죄책감을 느꼈었어요. (Q) 자신이 사회에 잘 적응하게 된 원동력은 저한테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주는 좋은 분들이 주위에 많았고 운도 좋았던 거 같아요. 정부나 민간지원에서 성적이나, 아르바이트 수입, 부양의무 등 애매한 기준 미달로 지원에서 소외되는 친구들이 굉장히 많거든요. 저는 그 친구들과 좀 달라 지원을 많이 받게 됐고 제 삶을 계획하고 더 좋은 목표를 향해 갈 수 있었지만 그런 기회를 얻지 못하는 친구들도 많거든요. 내가 지금 이렇게 웃을 수 있고, 사람들에게 내 얘기를 당당하게 할 수 있었던 건 제가 받았던 좋은 기회들과 운이 있었기 때문이다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죠. 그래서 제가 받았던 좋은 기회들이 그런 친구들한테 뻗어나갈 수 있게 내가 목소리를 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고 어떤 역할을 해야겠다라는 생각에 ‘열여덟 프로젝트’ 캠페인을 하게 된 거죠.(Q) 결혼을 해서 가정을 꾸렸는데 너무 행복해요. 학생 때 선생님이 꿈이 뭐냐고 물으면 결혼하는 거라고 했어요. 빨리 가정을 이뤄야만 제 속에 있는 에너지를 더 잘 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계속 남 탓만 하는 무기력한 삶이 싫었고 그런 여지를 없애고 싶었죠. 왜냐면 결혼 전에는 내가 잘 안 될 때마다 ‘나는 부모가 없기 때문이야’, ‘시설에서 자랐기 때문이야’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 걸 끊어내기 위해선 가정이 있으면 된다라는 생각을 했어요. 가정을 이루고 제2의 삶을 살게 되니깐 정말 제 삶에 대해 스스로 책임을 지게 되고 힘든 것도 잘 견뎌낼 수 있는 힘이 생기게 된 거 같아요. 또 시설에서는 한 선생님의 사랑을 스무 명의 아이들이 나눠 가져야 했어요. 하지만 선생님이 아무리 노력을 한다 해도 스무명 이 한 사람이 주는 사랑을 나눠 가져야 하잖아요. 그런 거에 대한 목마름이 있었어요. 나를 좀 더 봐줬으면 좋겠고 다른 아이한테 가는 시선을 질투하고 했어요. 그래서 친구를 미워하게 됐었고요. 지금은 신랑이 저한테만 모든 사랑을 쏟아줘서 그 사랑을 온전히 저만 가질 수 있어서 너무 좋아요. (Q) 자립 준비하는 보호종료아동에게 하고 싶은 말 ‘열여덟 어른 캠페인’을 통해서 자립에 필요한 정보와 ‘너희는 혼자가 아니야’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어요. 물론 상황이 비슷한 친구들이 있다, 라는 의미도 있지만 공공적인 측면에서 친구들의 자립을 위해 정부나 민간에서 지원받을 수 있는 사업들이 많이 있다라는 걸 알려줌으로써 ‘자립은 혼자 하는 게 아니다’라는 걸 말하고 있는 거예요. 제가 자립을 하게 됐을 땐, 모든 어려움과 그것에 대한 책임을 제 자신이 온전히 짊어져야만 했고 자립의 적응 여부가 개인의 역량이나 의지문제라고만 생각했었죠. (Q) 정부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정부에서든, 민간에서든 많은 관심을 가져 주시고 있어요. 몇 주 전엔 국무총리님과 보호종료아동의 현실에 대해 얘기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거든요. 그만큼 많은 관심을 받고 지원사업들이 생겨나고 있죠. 하지만 문제는 경제적인 지원에만 집중되고 있어요. 경제적인 지원을 아무리 많이 해도 정서적인 부분이 채워지지 않으면 결국은 또 어떤 공허함을 채우는 데 그 돈이 쓰여지겠죠. 친구들이 겪은 어려음에 대해 심도 있는 관찰을 해주고 단순히 돈으로 그런 친구들이 겪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구나,라는 것을 많은 분들이 공감해 줬으면 좋겠어요. (Q) 꿈과 소망이 있다면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못 한다’란 속담처럼 제가 어려웠을 때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했던 것처럼 그 시절을 계속 간직하고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현재의 이 순간을 살아가고 있는 저와 같은 아이들과 친구들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글 박홍규 기자 gophk@seoul.co.kr 영상 박홍규, 문성호, 김형우 기자 sungho@seoul.co.kr
  • “우리 아빠 번호는… “ 차 유리 깨고 칭찬받는 아이의 사연

    “우리 아빠 번호는… “ 차 유리 깨고 칭찬받는 아이의 사연

    길에서 사고를 친 스페인 어린이에게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덩달아 부모에게도 "진짜 훌륭한 아들을 두었다"는 축하메시지가 쇄도하고 있다. 미소를 자아내는 사고가 발생한 곳은 스페인 세비야의 팔로마레스데리오. 자동차공업사 '카우로'의 직원들은 최근 오전 일을 마치고 점심 후 오후 작업을 위해 공업사로 복귀하다가 뒷유리가 파손된 자동차를 발견했다. 수리를 위해 차주가 맡기고 간 해치백 차량을 공업사 밖에다 세워 두었는데 누군가 유리를 깬 것이었다. 유리는 완전히 금이 간 채 양쪽에 큰 구멍이 난 상태로 나름 큰 사고였다. 관리 소홀로 꼼짝없이 공업사가 피해를 배상해야 할 상황이었지만 깜짝 놀라 달려간 직원들은 누군가가 현장에 남긴 메모를 보게 됐다. 그리고는 흐뭇한 미소를 짓게 됐다. 누가 봐도 아직은 서툰 어린아이의 글씨였지만 메시지는 어른스러웠다.공책을 찢어 남긴 메모에는 '고의가 아니었는데 선생님 자동차의 유리를 깨고 말았습니다. 저는 알레한드로(이름)라고 합니다. 죄송합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이어 '우리 엄마 전화번호 XXXXXXXX, 우리 아빠 전화번호 XXXXXXXX'라고 부모의 연락처가 차례로 표기돼 있었다. 자신에겐 경제적 능력이 없으니 부모님에게 전화를 걸면 피해배상 처리를 해주겠다는 메시지였다. 어린아이의 솔직하고 현명한 대처는 공업사 직원들이 파손된 차량과 메모를 사진으로 찍어 소셜미디어에 올리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공업사는 "우리가 사는 사회에는 반달리즘만 있는 게 아니라 이렇게 반듯하게 자라는 아이들도 있다"며 "아이에게 훌륭하게 키워내고 있는 가정에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고 축하메시지를 보냈다. 사건이 알려지자 인터넷에선 아이와 부모에게 격려와 축하의 메시지가 쇄도했다. 한 네티즌은 "인간은 누구나 실수를 하지만 대응하는 법은 각각"이라며 "알레한드로, 지금처럼 자라거라. 넌 정말 멋진 사람이 될 거야"라고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또 다른 네티즌은 "공업사가 전화번호를 가리지 않았더라면 내가 직접 부모에게 전화를 해서 축하를 드리고 싶다"며 정말 아이를 훌륭하게 키워냈다고 부모를 칭찬했다. 한편 공업사 관계자는 "아이의 엄마에게 전화를 거니 이미 아들에게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고 하시더라"며 덕분에 사건이 잘 처리됐다고 말했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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