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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론] 다시 시험대에 선 박근혜 외교/양기호 성공회대 일본학과 교수

    [시론] 다시 시험대에 선 박근혜 외교/양기호 성공회대 일본학과 교수

    임기 후반 박근혜 정부의 실용외교가 정착되면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남북한은 8·25 합의대로 제20차 이산가족 상봉을 성공리에 마쳤고, 민간 교류도 확대될 전망이다. 3년 6개월 동안 중단됐던 한·중·일 정상회의도 재개됐다. 박 대통령은 중국 경사론 우려에도 불구하고 9월 3일 열병식 참석으로 중국의 한·중·일 회담 참가 약속을 받아 냈다. 10월 16일 워싱턴 방문과 한·미 정상회담에서 언급한 대로 냉각된 한·일 관계를 복원시켰다. 11월 1일 한·중·일 정상은 매년 3자회담 정례화,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추진, 북한 비핵화 촉구와 6자회담 재개라는 상당한 성과를 일구어 냈다. 박 대통령의 뛰어난 외교 행보는 동북아 지역 리더로서 이미지를 국내외에 각인시켰다. 한·일, 한·중 양자 간 회담도 성과가 적지 않았다. 한·일 정상이 3년 5개월 만에 만난 것은 만시지탄이지만 다행이 아닐 수 없다. 위안부 해법을 포함해 한·미·일 안보협력, 한국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참가와 일본인 납치 문제, 양국 청소년 교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의제를 다루었다. 아베 신조 총리는 위안부 문제를 인식하고, 조기에 타결하기로 합의했다. 특히 한·중 정상회담은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두었다.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직접 국회를 방문해 한·중 FTA 비준을 촉구했다. 한·중 경제협력을 중국 내륙, 중앙아시아, 유럽까지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기반시설 연결과 무역투자 확대, 제3국 시장 공동개척 등 구체적인 협력안도 나왔다. 거대한 대륙을 경제공동체로 묶어 북한 개방을 유도하는 한국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와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가 만난 것이다. 박근혜 정부의 3대 외교정책으로서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동북아 평화 구상, 유라시아 이니셔티브가 본격적으로 시동된 것이다. 그러나 걱정이 더 늘었다. 만남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본격적인 협상이 시작된 것이다. 말하자면 한국 외교의 시험대는 이제부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들어 미국 오바마 정부의 아시아 회귀가 본격화되고 있다. 미국은 남중국해와 관련해 중국의 해양 진출 반대,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 북한 비핵화에 대해 강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4일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제3차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 회담은 미·중 간 정면충돌로 공동선언문조차 내지 못했다. 남중국해 진출에 반대하는 미국·일본·필리핀과 중국·캄보디아 간 갈등이 표면화됐다. 주요 2개국(G2) 체제에 낀 한국은 언젠가 비용을 지불해야 할지 모른다. 미국이나 일본이나 한국의 분명한 입장을 요구하고 있다. 일본 자위대 진입에 한국의 사전 동의 전제만으로 미·일 양국을 설득할 수 없다. 북한 미사일이 주일 미군 기지를 공격해 미군, 자위대, 민간인 살상이라는 최악의 사태가 발생할 경우 일본 자위대는 북한을 원점 타격할 수도 있다. 일본의 안보법제 통과 이후 구체적인 시나리오를 상정하고 한국군과 주한·주일 미군, 일본 자위대 간 공조와 역할을 확인해야 한다. 씨름판 한복판으로 걸어 나가고 있는 셈이다. 한·일 간 최대 쟁점인 위안부 문제를 조기에 해결하기로 합의한 것은 일단 성과였다. 그러나 내년 선거 일정과 평균 연령이 90세인 피해자들을 생각하면 내년 상반기까지 타결을 시도해야 한다. 한·일 양국 정상이 정치적 결단을 내려 외교적인 해법을 모색하는 것 말고 다른 방안이 없다. 북한의 위험한 실험은 당분간 유예됐지만,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는 조만간 터져 나올 가능성이 높다. 첩첩산중을 어떻게 헤쳐 갈 것인가. 내정과 달리 외교 면에서 국책 실패는 돌이킬 수 없다. 신중히 판단하되 다음 세 가지 원칙을 지켜 나갔으면 한다. 첫째, 한국의 국력은 구한말 수준이 아니다. 중견국 한국의 위상을 가지고 자신감 넘치는 동북아 외교를 주도해야 한다. 둘째, 미·중 G2 체제에서 나 홀로 한국은 버겁고 위태하다.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공유하는 한·일 양국이 손을 잡는 것이 훨씬 낫다. 위안부 해법에 매달리지 말고 길게 봐야 한다. 셋째, 한국의 외교 입지 확대와 유연한 대응을 위해 한·중·일, 한·미·일 등 다자간 네트워크를 적극 추진해 가는 것이다.
  • [뉴스 분석] ‘남중국해’ 미국편 든 韓국방… 한국 기조 변화왔나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지난 4일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제3차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Plus)에서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 미·중 당국자 앞에서 미국의 손을 분명히 들어주며 일각에서는 우리 외교 기조에 변화가 온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9월 한·중 정상회담,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에서 보여 준 G2(미·중) 사이 균형 외교가 남중국해 갈등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 안팎의 대체적인 입장은 다르다. 외교는 ‘중립’을 표방하더라도 안보는 ‘미국’과 긴밀히 협조하는 정부 기조가 그대로 드러난 것일 뿐이란 평가다. ●정부 관계자 “韓국방 발언 기존 입장” 대부분 정부 관계자는 이번 한 장관의 발언에 새로울 게 없다고 말한다. 외교부 관계자는 5일 “한 장관의 발언은 기존에 정부가 여러 차례 밝힌 입장 그대로”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남중국해 내 항행과 상공 비행의 자유는 어느 나라나 다 얘기하고 있다”며 한 장관 발언에 무게를 두지 않았다. 한 장관 발언이 새삼 주목을 받은 것은 최근 남중국해 문제에 관한 우리 정부의 태도 때문이다. 이 문제가 미·중 간 최대 갈등 요소로 떠오르자 우리 정부는 관련 입장을 밝히는 데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지난 2일 한·일 정상회담 이후 일본 외무성은 아베 신조 총리가 회담에서 이 문제를 꺼냈다고 공개했지만 청와대는 아무 언급을 하지 않은 게 대표적이다. 이에 정부가 남중국해 문제를 애써 외면하며 힘겹게 ‘전략적 중립’을 이어 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하지만 이 문제는 안보 이슈의 성격도 강한 만큼 국방부에서 균형적 입장을 내놓기가 어렵다는 게 정부 안팎의 얘기다. 외교는 한·미, 한·중 관계가 ‘윈윈’할 수 있지만 안보는 결국 적과 동지가 구분될 수밖에 없는 ‘제로섬게임’이기 때문이다. 특히 강력한 한·미 동맹을 유지하면서 안보 이슈에 중립을 지킨다는 건 앞뒤가 안 맞는다는 얘기도 나온다. 당국자는 “ADMM이 지역 안보 회의인데 남중국해 문제보다 긴박한 안보 이슈가 어디 있느냐”며 “당연히 피해 갈 수 없는 문제”라고 말했다. ●21일 ASEAN 회의서 재거론 가능성 비슷한 상황은 이달 예정된 다자회의에서 다시 연출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안보 이슈를 주로 다루는 오는 21~22일 동남아국가연합(ASEAN)+3 정상회의에서 이 문제가 본격적으로 재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미·중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상황에 중립 유지는 전략상 필요하긴 하다”면서도 “선택이 필요한 국면이 가속화, 강화될 텐데 언제까지 이런 식의 균형이 먹힐지 모른다”고 밝혔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새출발 한·일 관계] 관계악화 파장과 해법

    한국을 찾는 일본인 관광객 등 방문자 수가 올해 200만명을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4일 한국관광공사 도쿄사무소에 따르면 한류 열기 속에 2012년 351만 9000명까지 치솟았던 방한 일본인 규모는 2013년 274만명, 지난해 228만명으로 가파르게 줄었다. 한·일 관계 냉각이 가장 큰 이유였다. 방한 일본 관광객들은 2013년에 17%, 2014년 22% 각각 줄어 같은 기간 엔저 영향으로 해외에 나가는 일본인 관광객 전체 감소 평균이 2013년 5.5%, 2014년 3.3%인 데 비해 무려 3배에서 7배까지나 더 많이 준 셈이다. 일본인들의 한국에 대한 태도를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 2013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일왕에 대한 사과 요구 등을 계기로 양국 관계가 나빠지면서 절정이던 한류는 사그라졌고 대신 혐한·반한 저술과 강연 활동 등이 ‘히트 상품’이 됐다. 백화점 진열대에서 한국 상품들이 슬그머니 사라졌고, 국내 한 휴대전화 업체 점유율은 한 자릿수로 내려앉았다. 도쿄 코리아타운인 신오쿠보 지역은 그사이 한국인 가게들이 20% 가까이 문을 닫았다. 오영석 신주쿠한국상인연합회장은 “한인 상점의 매출이 한창때의 절반 이하”라고 말했다. 재일동포 단체인 민단의 한 간부도 “지난 3년여 동안 한국인을 겨냥한 ‘헤이트스피치’까지 나오는 지경”이라고 지적했다. 관계 악화가 경제에 주는 악영향은 무역액 변화에서 더 명확하다. 2011년 1000억 달러대를 돌파했던 무역액은 2014년 858억 달러로 쪼그라들었다. 대일 수출만 볼 때도 2013년 10.7%, 2014년 7.2% 각각 줄어들었고, 올해는 지난 8월까지 19.4%나 감소했다. 엔저를 감안하더라도 감소세가 가파르다. 한 일본 경제 전문가는 “중국 경제의 감속 현상 속에 한국 기업들의 위험 분산을 위한 경제적 다변화가 더 필요한 상황”이라며 “한·일 기업의 제3국 공동 진출, 인재 교류 등 정상회담의 합의 사항을 구체화하고 내실을 다져 나갈 때”라고 말했다. 3일자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가입으로 자유무역협정(FTA)에서 일본을 앞섰던 한국의 위기감이 크다”며 3년 반 만의 정상회담 실현의 배경에는 경제적 요인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한국을 방문한 아베 신조 총리 또한 ‘한국의 TPP 참여 검토 동향을 관심 있게 보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국의 TPP 가입 요청에 일본은 일본산 수산물 수입 규제를 해결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산케이신문이 보도하기도 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한·일, 위안부 입장 달라” … 아베, 연내 타결 신중론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한·일 정상회담에서 조속히 해결하기로 합의한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양국 입장이 달라 ‘연내’라고 잘라 말하기 힘들다”며 유보적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민당의 다니가키 사다카즈 간사장은 4일 총리 관저에서 아베 총리와 회동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신중론’을 펼쳤다고 교도통신과 마이니치신문 등 일본 언론들이 전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다니가키 간사장과 회동한 자리에서 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한국 측에서는) 연내라는 말도 있으나 양측의 기본적 입장이 다르다”며 “연내로 잘라 버리면 (기한을 설정하면)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시간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일각에선 아베 총리가 벌써부터 조기 해결에 소극적인 입장으로 돌아선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날 열린 집권 자민당 외교부회 등의 합동 회의에서도 “군 위안부 문제가 한일청구권협정에 의해 최종 해결됐다는 기존 입장을 견지하라”, “일본이 양보해선 안 된다”는 의견이 쏟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의원들은 “일본 정부의 군 위안부 관여를 인정한 ‘고노 담화’가 오히려 일을 키웠다”는 주장까지 제기했다. 서울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日, 위안부 지원금 확대 검토

    일본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사업에 대해 정부 지원금을 연 1억엔대로 늘리고 지원 프로그램을 다양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3일 “일본 정부가 1965년 한·일 협정으로 일본 정부의 법적 책임은 소멸됐고 관련 개인의 청구권 문제도 해결됐다는 입장이지만 기본 인권을 유린당한 여성에 대한 인도적 지원에 충실한다는 측면에서 이 같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일본 정부가 이번에 서울에서 진행된 한·일·중 3국 정상회의 및 한·일 정상회담의 후속 조치를 준비하면서 이 같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가 위안부 관련 민간기구에 재정 지원을 확대해 나가는 것은 인도적인 차원의 배려를 강조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특히 2007년 해산된 아시아여성기금의 활동을 잇는 후속 활동을 확대하겠다는 의미로 이해된다. 그러나 신문은 일본의 사죄나 책임 인정 등 위안부 문제의 해법과 관련, 한국 정부의 입장과는 여전히 차이가 있어 협의 진전에 난항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도쿄의 외교 소식통들은 “일본 정부가 주한 일본대사가 직접 피해자들을 면담하고 유감을 표하는 방식도 함께 고려 중”이라면서 일본 측은 이 문제에 대한 한국 측의 최종 해결의 보증 등을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아베 신조 총리가 종전 70주년 담화 등에서 여성 인권이 훼손되는 일이 없는 세기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약속한 이상 새로운 지원 방식 등 제3의 해결책이 제시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가 공식적으로 군과 정부의 위안부 모집 및 운영 등에 대한 개입을 인정하지 않고 있어 아베 총리의 사과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일본 외무성은 올해 1500만엔 등 아시아여성기금 해체 이후 2008년부터 군 위안부 피해자를 지원하는 비영리조직(NPO)들을 위한 지원금을 책정하고 있다. 이들 NPO는 피해자들에게 의약품 및 생필품 등을 지원하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신문은 이와 함께 내년도 한·일·중 3국 정상회의는 의장국인 일본이 하반기가 아닌 상반기로 개최 시기를 조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일정대로 되면 박근혜 대통령은 내년 상반기에 취임 이후 처음 일본을 방문하게 된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새출발 한·일 관계] ‘최대 난관’ 과거사 어떻게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으로 한·일 두 나라는 3년 5개월 만에 관계 정상화의 분위기 속에 새 출발선에 다시 섰다. 두 정상은 지난 2일 회담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조기 타결을 목표로 협상을 가속하기로 했다”는 합의 등을 이뤄내는 등 수교 50주년을 계기로 미래 지향적인 관계 구축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이를 계기로 올 들어 재개되기 시작한 장관급 회담 등 전방위적인 교류 협력이 활발해질 전망이다. 특히 아베 총리는 오는 15~16일로 예정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18~19일 열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등을 활용해 후속 정상회담을 하는 데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연내에 한·일 정상회담이 개최될 가능성도 열려 있다. 그러나 양국의 관계 진전의 입구에는 역사 문제 특히 일본군 위안부 문제라는 장애물이 버티고 서 있다. 양측 시각차는 팽팽하다. 일본 측은 정부의 관여를 입증할 자료가 없다면서 1965년 한·일 협정으로 일본의 법적 책임은 끝났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이번에 일본 정부는 이에 대한 재정 지원을 통해 2007년 해산된 아시아 여성기금의 후속 사업을 확충하고, 주한 일본대사가 위안부 피해자들을 면담하고 유감을 전하는 방식을 조합하는 ‘제3의 길’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문제가 청구권 협상의 대상에 포함되지 않고, 피해자 및 한국 국민이 납득할 만한 해결책을 내놓으라는 우리 측 입장과는 격차가 크다. 한국 측은 위안부가 식민지 지배와 비인도적인 불법 행위의 피해자라는 일본 정부의 인정을 통해서만 명예 회복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두 정상의 ‘고독한 정치적 결단’이 가능할지가 관건이다. 아사히신문이 3일 “한·일 모두 국내 설득이 (합의 이행의) 불안한 요소”라고 지적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아베 총리는 이 문제를 한국과 타협하는 과정에서 국수적인 지지층을 설득해야 하고, 박 대통령도 위안부 지원단체 등 시민단체들의 요구를 수용하면서 이해시켜야 하는 데 그 모두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일본 정부관계자는 이날 “한국 여론의 반발로 일방적으로 합의가 뒤집히지 않도록 ‘최종 해결’에 대한 보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본 측은 주한 일본대사관 앞의 소녀상 등의 철거도 함께 주장하고 있다. 지난 2일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가 가장 길게 1시간 가까이 할애됐다는 사실 자체가 역사 갈등의 핵심이고 풀기 어려운 사안임을 보여준다. 역사 문제 직시에 대해 3국 정상이 어느 정도 공감대를 형성했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지난 1일 아베 총리와 중·일 정상회담을 하면서 “역사를 직시하고 거울로 삼는다는 정신에 입각해 정치적 민감한 문제를 적절하게 처리해야 한다”는 말은 우리가 하고 싶은 말이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이런 입장을 지난 2일 일본과의 정상회담 모두 발언에서 “오늘 회담이 아픈 역사를 치유할 수 있는 대승적이고 진심 어린 회담이 되어서 양국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는 소중한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는 말속에 함축해 전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World 특파원 블로그] 한·일 관계의 현주소 보여준, 밥

    한·중·일 3국 정상회의와 각국별 양자 정상회담으로 서울이 동북아 외교의 중심이 됐던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2일까지 일본 언론의 이목도 서울에 쏠려 있었다. NHK 등의 경우 저녁 뉴스 메인 앵커가 서울로 날아와 중국 베이징과 일본 도쿄에서 출장 온 기자들과 함께 현장 방송을 진행하며 관련 뉴스를 전했다. 3년 반 만의 3국 정상회의,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박근혜 대통령의 첫 한·일 정상회담 등 관심거리도 많았지만 그 가운데 몇몇 일본 TV 등 언론들은 한국을 방문한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와 아베 총리의 활동을 비교하며 의전 차이 등을 은연중에 부각시켰다. 한 민영방송은 박 대통령이 리 총리와는 지난달 31일 개별 만찬을 하면서 아베 총리와는 점심만 할 예정이라고 전하며 일정, 의전 등을 비교하기도 했다. 1박 2일 체류 일정 동안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개별적인 오찬, 만찬은 이뤄지지 않았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3일 “회담 뒤 오찬을 요구했지만 의전 관례 등을 이유로 한국 측이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불만스럽게 말했다. “당초 31일 3국 정상회의를 열기로 했다가 중국 측의 요구로 리 총리의 방문 일정이 잡히면서 3국 회의와 아베 총리의 방한 일정이 하루 늦춰지게 됐다”고 볼멘소리도 했다. 우리 정부 관계자들은 “리 총리는 공식 방문이어서 별도 만찬이 준비됐고, 아베 총리는 3국 정상회의 참석차 온 실무 방문이어서 관례상 주최국 정상과의 오·만찬이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베 총리의 청와대 회담이 끝난 시간은 점심시간 직전인 오전 11시 45분쯤이었다. 아베 총리도 귀국 뒤 BS후지TV에 출연한 자리에서 이에 대한 ‘여운’을 남겼다. 그는 “(한국 쪽에서) 따뜻한 대접을 해 주려는 마음을 느꼈다”면서 “회담 뒤 청와대를 나오면서 (박 대통령이) ‘앞으로 일정이 어떻게 되나요’라고 묻길래 ‘밖에 불고기를 먹으러 갑니다’라고 했더니 ‘(박 대통령이) 아 그래요’라며 순간 놀란 표정으로 ‘아베씨, 불고기를 좋아하셨군요’라고 말하더라”고 전하기도 했다. 일본에선 3~4년 전부터 중국위협론 속에서 혐한론과 한국 때리기가 유행한 적이 있었다. ‘한국의 중국 경사론’에 대한 격렬한 반응이 확산되기도 했다. 이번 회담의 의전과 일정 잡기 진통은 불신의 벽과 높이를 상징한다. 한·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두 국민의 상처와 오해를 치유하고, 전략적 차이 속에서도 상황을 관리할 대화와 제도의 틀을 만드는 데 활용할 때임을 이번 회의는 보여줬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美 ‘韓·日 위안부 문제 협의 가속화’ 환영

    미국 국무부가 2일(현지시간)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서울에서 열린 정상회담을 통해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조기 타결하기 위한 협의를 가속화해 나가기로 한 것에 대해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엘리자베스 트뤼도 국무부 공보국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한·일 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 “우리는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이(위안부 문제)와 같은 민감한 이슈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가속화하는 데 합의했다는 소식을 환영한다”고 답했다. 트뤼도 국장은 또 한·중·일 정상회의에 대해서는 “3국 간 관계를 증진시키기 위한 그들의 노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워싱턴의 아시아 전문가들 평가는 엇갈렸다. 앨런 롬버그 스팀슨센터 연구원은 “한·일 정상이 이번 회담을 계기로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력할 것이라는 점에는 의문이 없다”며 “다만 앞으로 충분한 정치적 의지가 발휘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주문했다. 스콧 스나이더 미국외교협회(CFR) 연구원은 “한·일이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합의한 것은 지난해 헤이그 핵 안보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나온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양국이 다음 단계로 나아가려는 정치적 의지가 아직 부재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점심 대접 못 받은 아베, 꽃등심·갈비로 식사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지난 2일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과의 한·일 정상회담을 마친 뒤 서울 종로구 관훈동에 있는 한식집 경복궁에서 벳쇼 고로 주한 일본대사 및 수행원 등 8명과 오찬을 같이 했다. 총리 일행은 1인분에 6만 5000원짜리 꽃등심세트 9인분과 3만원짜리 양념갈비 5인분을 주문해 먹었다. 이들은 갈비를 하나도 남기지 않고 다 먹었으며 클라우드 맥주 세 병을 곁들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9명의 오찬 비용은 약 75만원으로 추산된다. 이들을 수행하는 또 다른 5명은 별도의 방에서 식사를 했다. 아베 총리 일행이 식당에 머문 시간은 2시간 가까이 됐으며 약 1시간 동안 식사를 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그냥 앉아서 환담을 나눴다고 종업원들은 전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식당에 머문 시간은 정상회담과 같은 1시간 45분 남짓이었다”고 전했다. 아베 총리는 식당 직원들에게 일본어로 “맛있었다”며 “다음에 한국을 방문하면 꼭 다시 들르겠다”며 인사를 건넸고 수행한 대사관 관계자가 이를 통역해 줬다고 식당 직원들은 전했다. 예약은 지난달 31일 주한 일본대사관이 했으며 대사관과 지리적으로 가까워 이 식당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요미우리신문은 “‘아베 총리를 후대하면 한국 여론이 반발할 수 있다’고 한국 정부가 판단해 아베 총리와 박 대통령의 오찬이 ‘무산’됐을 것”이라는 일본 정부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또 이런 맥락에서 공동 기자회견이나 합의 사항 등을 명기한 공동 문서 등이 발표되지 못했고, 정상 간의 식사도 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교도통신은 “최소한 오찬 초대는 받을 것으로 예상했던 일본 측이 오찬 없는 일정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면서 “지난달 28일 정상회담 개최 일정을 발표한 뒤로도 정상회담 뒤 오찬을 둘러싼 양측 논의는 막판까지 계속됐다”고 전했다. 반면 국수주의 성향의 산케이신문은 “한국 측이 사전 협의 때 ‘아베 총리가 박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타결 시한을 올해 안으로 정한다면 오찬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조건을 걸었으나 일본 측이 거절했다”고 보도했다. 아베 총리는 주변에 “점심 따위로 국익을 깎아낼 수는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산케이는 덧붙였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서울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투트랙 외교로 가는 건 맞지만 위안부 성과 없어 뼈아프다”

    “투트랙 외교로 가는 건 맞지만 위안부 성과 없어 뼈아프다”

    ■ 전문가가 본 한·중·일 정상회의 전문가들은 2일 한·중·일 정상회의를 통해 3국 간 대화테이블을 복원했다는 점에 의미를 뒀다. 이를 바탕으로 정부가 외교적 입지를 강화하고 동북아 정세 역시 한·중·일 간의 완만한 발전을 내다봤다. 반면 한·일 정상회담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진전을 보지 못한 것은 예상한 결과라면서도 아쉬움을 나타냈다. 조세영 동서대 일본연구센터장은 “한·일 관계가 좋지 않고 중·일 관계 역시 남중국해 문제 등으로 긴장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한·중·일이 한자리에 모여 접점을 확인하고 불씨를 꺼뜨리지 않은 데 의미를 둬야 한다”며 “향후 획기적인 관계 진전은 없겠지만 3국 정상회의를 이어 가며 최악을 막는 안전판 역할을 하도록 이어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원덕 국민대 일본학연구소장은 “3년 6개월 동안이나 중단됐던 한·중·일 정상회의를 한국이 주도적으로 복원시킨 것은 외교적 주도권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평가할 만하다”면서 “3국 정상회의를 정례화하기로 한 것도 한·중이나 한·일과 같은 양자 구도가 아닌 다자 구도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매우 유리한 구도”라고 말했다. 박인휘 이화여대 국제학부 교수도 “미국과 중국의 패권 다툼 등 동북아의 국제질서가 변환되려는 시점에서 한국이 한·중·일 3국회의를 통해 독립성과 자율성을 일정 부분 확보한 것”이라며 “다만 확장된 외교적 공간을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채워 나가야 할지 좀더 정교한 콘텐츠를 마련하기 위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양기호 성공회대 일본학과 교수는 “이번 3국 정상회의를 통해 박근혜 외교가 실용적인 측면을 강화했으며 향후 동북아 정세 역시 긍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라고 말했다. 도시환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은 “한·중·일 3국의 무역액 규모가 세계 10위권에 드는 강국임에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논의가 구체화되지 않는 상황에서 3국 정상이 FTA 협상 가속화 노력을 가하기로 한 것은 눈에 띈다”고 말했다. ■ 전문가가 본 한·일 회담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양자 정상회담에서 위안부 문제를 비롯한 현안에 대해 논의했지만 해결책을 찾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박 교수는 “박 대통령이 과거사와 안보·경제 등 상호 호혜적 분야를 분리 접근하는 투트랙 외교로 가는 것이 정답이라고 하더라도 우선순위를 뒀던 위안부 문제에 대한 성과가 없어 아쉽다”고 말했다. 김흥규 아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오랫동안 한·일 관계를 정체시켰던 위안부 문제를 둘러싼 해법치고는 실망스러운 수준”이라며 “양국 지도자가 미국을 의식해 관계 개선에는 합의했지만 양국 외교장관과 정상회담에서도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것은 뼈아프다”고 말했다. 조세영 센터장은 “위안부 문제의 해법은 도출하지 못했지만 일단 경색됐던 한·일 관계가 정상회담을 계기로 관리국면으로 전환됐다”면서 “한·일 간에 위안부 문제와 같은 민감한 이슈가 해결되지 않는 한 획기적으로 발전하긴 힘들겠지만 안보 측면 등을 고려할 때 협력적 관계라는 대전제 아래 대일 관계에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어렵사리 정상회담의 물꼬를 튼 만큼 자연스럽게 향후 한·일 정상회담 등을 개최해 난제를 풀기 위한 모멘텀을 살려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 소장도 “위안부 문제 등은 정상이 한 번 만나 속시원히 해결될 수 없는 문제인 만큼 앞으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등 다양한 다자 무대에서 정상회담 등을 통해 해결을 촉구하면 된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9차례나 열린 국장급 협의나 외교장관 회담, 정상회담 등을 하고도 위안부 문제의 해법을 도출하지 못했다면 3년 가까운 시간 동안 무엇을 했느냐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두 배로 길어진 1시간 단독회담… ‘위안부 해결 의지’만 피력

    두 배로 길어진 1시간 단독회담… ‘위안부 해결 의지’만 피력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2일 정상회담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해결 의지’를 강조하는 수준에서 뜻을 모았다. 아베 총리가 이 문제에 대한 해결 의지를 피력했다는 점은 성과로 볼 수 있지만 구체적인 방법은 언급되지 않아 빠른 시일 내에 해결책을 도출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위안부 실질적 해결 도출은 미지수 이날 회담에서 위안부 문제와 관련된 성과는 양국 정상이 관련 협의를 ‘가속화’하기로 했다는 정도다. 하지만 그나마도 김규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의 결과 브리핑에서는 가속화를 위한 신규 채널 가동 등 구체적 방안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이 없었다. 따라서 이번 회담 결과의 모멘텀을 어떤 식으로 유지해 실질적인 해결을 이뤄낼지는 짐작하기 힘든 상황이다. 다만 입장 차가 뚜렷한 마당에 이날 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이견’ 대신 ‘합의’에 방점을 찍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실제 이날 위안부 문제 등을 의제로 한 단독정상회담은 예정된 30분보다 2배나 길어진 1시간 동안 이어졌다. 여기서 양국 정상은 위안부 문제에 대해 다각도의 논의를 진행했을 것으로 보이나 결과 발표는 양국의 해결 의지를 강조하는 식으로 정리됐다. ‘조기 타결’ 언급도 박 대통령이 최근 일본 언론에 강조한 ‘위안부 문제 연내 타결’에 아베 총리가 어느 정도 호응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당장은 기존 국장급 채널 활기 띨 듯 양국 정상이 가속화에 합의한 만큼 당장은 기존 채널 중심의 논의가 활기를 띨 전망이다. 우선 지난해 4월부터 지난 9월까지 9차례 진행된 국장급 협의가 좀더 밀도 있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또 좀더 고위급의 협의 채널이 신설될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각종 다자회의를 계기로 양국 외교장관 간 의견 교환도 활발히 이뤄질 수 있다. 하지만 결국 양국 정상 차원의 결단이 내려지지 않은 상황에 실무급 협의 등에서 구체적 해결책이 나오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양국 외교장관은 지난 1일 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위안부 문제에 대한 막판 조율에 나섰지만 기존 입장만 재확인했고 국장급 협의 역시 지금껏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world 특파원 블로그] 中, 아무리 日과 관계 험악해도… 외교무대 ‘中→日→韓’ 호명 속내는

    지난 1일 청와대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리커창 중국 총리의 공동 기자회견은 동시 통역으로 진행됐다. 그런데 리 총리 통역 때 이상한 점이 발견됐다. 리 총리는 계속해서 ‘중·일·한 3국’이라고 말하는데 통역사는 고집스럽게 ‘중·한·일 3국’이라고 바꿔서 전달했다. 일부 국내 언론은 통역사의 호명 순서를 리 총리의 실제 발언으로 여기고 중국이 한국을 예우하기 위해 일본보다 앞세웠다고 해석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중·일 3국이 동시에 참여하는 외교 행사에서 중국의 호명 순서는 예외 없이 ‘중→일→한’이다. 이번 정상회의에서도 리 총리는 물론 중국 외교부, 관영 매체, 경제지, 심지어 해외에 서버를 둔 반중국 매체들도 이 순서를 바꾸지 않았다. 중국과 일본의 관계가 아무리 험악해도 한국이 일본에 앞서 호명된 적은 없다. 사실 이번 3국 정상회의의 공식 명칭은 ‘한·일·중 정상회의’다. 주최국인 한국을 맨 앞에 두고 차기 개최국과 차차기 개최국을 차례로 붙이는 게 관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 언론도 공식 순서를 무시하고 습관대로 ‘한·중·일 정상회의’라고 썼다. 호명 순서는 부르는 사람 마음이지만, 일본보다 중국이 중요하다는 의식이 우리 저변에 깔렸음을 부인할 수 없다. 일본 언론도 습관대로 ‘일·중·한 정상회의’로 표기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 서방 언론 대부분은 ‘중·일·한’으로 썼는데, 영국 BBC 기사에서는 ‘일·중·한’으로 돼 있었다. 한국이 ‘말석’인 것은 마찬가지다. 호명 순서가 무슨 상관이냐고 물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한·중·일 3국의 협력 사업을 위해 4년 전 서울에 설치된 국제기구 명칭이 ‘3국 협력 사무국’이 된 이유가 각 나라가 서로 앞자리를 차지하려고 해 결국 국가명을 붙이지 못했다는 사실을 돌이켜 보면 외교에서 호명 순서는 꽤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베이징 외교가에선 ‘미·중’이 아닌 ‘중·미’가 자연스럽게 나와야 진정한 친중파라는 소리도 있다. ‘중·일·한’ 또는 ‘일·중·한’으로 굳어진 외교 언어에서 가운데 자리를 꿰차는 길은 국력을 역전시키는 방법밖에 없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껄끄러운 주제’까지 긴밀하게 대화… 총 100분 회담 뒤 오찬은 끝내 생략

    2일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단독회담에는 일본 쪽에서는 하기우다 고이치 관방부(副)장관과 야치 쇼타로 일본 국가안보국장 등이 동석했다. 하기우다 부장관은 아베의 최측근 인사로 역사 인식에 관한 한 아베 총리와 가장 가까운 인물로 평가된다. 야치 국장은 최근 중국을 방문해 아베 총리의 방중 교섭을 담당하기도 했다. 우리 쪽에서는 주일대사 출신 이병기 비서실장과 윤병세 외교부 장관 등이 배석했다. 양쪽 배석자 모두는 각각 두 정상의 최측근이어서 대화의 밀도에서는 장애가 없을 만큼 긴밀한 대화를 나눴을 것으로 관측됐다. 청와대는 ‘화기애애’라는 표현이 회담 분위기에 맞느냐는 질문에 “상호 관심사에 대해 솔직하고 진지한 분위기”였다고 밝혔다. 논의의 범위 역시 ‘껄끄러운’ 주제로까지 확대된 듯 보인다. 공식적으로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 정도가 공개됐지만, 아베 총리는 일본 기자들과 만나 “여러 가지 현안에 관해 일본이 말할 것, 주장할 점을 말했고, 한국 측의 조기 대응을 촉구했다”고 말했다. 일제 징용 피해자가 일본 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이나 전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 재판 문제 등을 거론했음을 시사한 것이다. 북한 급변 사태 시 일본 자위대의 한반도 진출 범위 논란이나 안보법제 등 다른 현안도 논의됐을 것으로도 관측된다. 우리 측도 다양한, 민감한 주제를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확대회담 입장 때 두 정상의 표정은 완전히 비공개로 진행된 단독회담에서 ‘성과’가 있었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점에서 주요 관심사였다. 이때 적어도 ‘어둡지는 않은’ 표정이 포착되면서 나름의 생산적인 대화가 오간 것 아니냐는 전망을 불러왔다. 박 대통령은 아베 총리에게 자리를 안내했다. ‘성과랄 게 있느냐’는 질문에 한 외교 관계자는 “대화시간이 길어지지 않았느냐”고 답했다. 한·일 정상회담은 예정시간을 20분가량 넘겨 98분간 진행됐고 이날 두 정상은 105분간 만났다. 청와대에서는 회동시간이 길어질 것이 예상되면서 점심 대접에 대한 의견이 제시되기도 했지만, 촉박한 시간 등 제반 여건 때문에 오찬은 끝내 생략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날 두 정상은 공히 ‘신뢰’를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확대회담에 앞서 “일본에도 한·일 관계는 진실과 신뢰에 기초해야 한다는 ‘성신지교’(誠信之交)를 말씀하신 선각자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저는 외교에서 신뢰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했고, 아베 총리는 “저는 예전부터 일·한 관계를 개선하고자 생각해 왔으며 그러기 위해 정상 차원에서 솔직하게 의견 교환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얘기해 왔다”고 강조했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韓·日 “위안부 조기 타결 위해 협상 가속화”

    韓·日 “위안부 조기 타결 위해 협상 가속화”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2일 각각 취임 후 처음으로 양국 간 정상회담을 갖고 “올해가 한·일 국교 정상화 50주년이라는 전환점에 해당되는 해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가능한 한 조기에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타결하기 위한 협의를 가속화하도록 지시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박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위안부 문제가 양국 관계 개선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면서 “위안부 문제가 피해자들이 수용할 수 있고 우리 국민이 납득할 만한 수준으로 조속히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김규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 전했다. 아베 총리도 회담 후 일본 기자들에게 “올해는 국교 정상화 50주년임을 염두에 두고 가급적 조기 타결을 목표로 협상을 가속화한다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진 확대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오늘 회담이 아픈 역사를 치유할 수 있는 대승적이고 진심 어린 회담이 되어서 양국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는 소중한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미래지향적 일·한 관계의 새로운 시대를 구축하기 위해 박 대통령과 함께 노력하고자 한다”며 과거사에 대한 언급 없이 미래만 강조했다. 아베 총리는 회담 종료 후 일본 기자들과 만나 “미래지향의 협력 관계 구축에 있어 미래세대에 장애를 남기는 일이 있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북핵 문제에 대해 한·일 및 한·미·일 3국 협력을 계속해서 강화하고 다자 차원에서도 북핵 문제 대응을 위한 양국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지난달 타결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한국이 참여하기로 결정을 내리면 협력하기로 했으며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F)에서 메가 FTA 협력에 이르기까지 각종 경제 현안에 대해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한편 정상회담 이행 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고위급 협의체를 만들기로 했다. 정부 차원에서 양국 기업 간의 제3국 공동 진출을 지원해 나가기로 했으며 청년인재 교류도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두 정상은 이날 오전 10시 5분~11시 45분 단독 회담과 확대 회담을 합쳐 1시간 40분 동안 회담을 가졌다. 두 나라 정상 간 양자회담은 2012년 5월 이명박 전 대통령과 노다 요시히코 전 총리 간의 회담 이후 3년 5개월여 만이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사설] 한·일 정상, 점진적 관계 개선 위한 첫발 뗐다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간의 첫 정상회담은 너무도 어렵게 성사된 만남치고는 감동 있는 드라마를 보여 주지 못했다. 한·일 정상회담의 걸림돌이었던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을 비롯한 과거사 문제와 관련, 아베 총리의 그릇된 역사관은 예상했던 대로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다만 두 정상이 1시간 이상의 밀도 있는 논의 끝에 위안부 문제의 조속한 타결을 위해 양국 간 협의를 가속화하기로 합의한 점은 평가할 만하다. 어렵사리 한·일 관계 정상화의 첫발을 뗀 만큼 이제는 일본 측이 성의 있는 모습을 보여 주길 간절히 기대한다. 올해 한·일 국교 정상화 50주년을 맞았지만 두 나라는 오히려 최악의 국면을 이어 갔다. 지난 50년간 꾸준히 발전해 온 양국 선린 관계는 최근 몇 년간의 대립과 반목으로 크나큰 골이 생기고야 말았다. 이제는 그 골을 메워야만 한다. 두 정상이 위안부 문제를 가능한 한 조속히 타결하기로 합의한 것도 특별한 의미가 담긴 국교 정상화 50주년을 그대로 흘려보내지 말자는 다짐이자 약속으로 해석하고 싶다. 올해가 가기 전에 위안부 문제 타결이라는 낭보가 전해진다면 그보다 뜻깊은 국교 정상화 50주년 이벤트가 없을 것이다. 밀도 높은 협의로 성과를 내야만 한다. 물론 그동안 9차례의 국장급 협의에서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한 위안부 문제가 급거 이견을 해소하고 타결될 수 있을지는 현재로서는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위안부 문제에 대한 법적 해결이 마무리돼 사과나 보상을 할 이유가 없다는 일본 정부의 입장이 너무도 완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문제를 털어내지 못한다면 양국 관계는 언제라도 발목을 잡힐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일본 측은 알아야만 한다. 박 대통령도 아베 총리에게 “위안부 문제가 양국 관계 개선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조속한 해결을 촉구하지 않았는가. 두 나라 간에는 공유할 가치와 협력의 공간이 널려 있다는 사실은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확인됐다. 북핵 문제에 대해 양국 및 한·미·일 3국 협력을 계속해서 강화하기로 합의했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우리가 참여 결정을 내릴 경우 협력하기로 했다. 정치 관계 경색에도 불구하고 활발했던 인적 교류의 확대 필요성에도 두 정상은 공감했다. 안보, 경제,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이 협력할 일이 쌓여 있다. 일본 정부가 과거사 문제에서 진정성 있는 자세만 보여 준다면 양국 관계는 그야말로 순풍에 돛 단 격으로 순항할 수 있을 것이다. 한·일 두 나라는 구동존이(求同存異·차이를 인정하고 같음을 추구한다)보다는 동주공제(同舟共濟·같은 배를 타고 함께 강을 건넌다)의 관계가 돼야만 한다. 과거사 문제에 대한 인식 차이를 빠른 시일 내에 최대한 좁혀 같은 배를 타고 동북아 평화협력 체제 구축을 위해 손을 맞잡아야만 한다. 양국 관계가 과거사에 발목이 잡히는 한 협력의 길은 멀어질 것이다. 이번 첫 정상회담을 계기로 두 나라 정상 간 만남은 계속되겠지만 어제의 다짐을 아베 총리가 이행하지 않는다면 신뢰는 깨질 수밖에 없다. 일본 측의 전향적 입장 전환을 촉구하는 이유다.
  • 아베 “남중국해 한·미·일 공동 대응을” 朴 “국제 규범 따라 평화적 해결을”

    2일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간의 정상회담에서는 북핵 문제부터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F) 등에 이르기까지 양국 간 협력 방안이 다양하게 논의됐다. ●남중국해 아베 총리는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한 한·미·일 간의 공동 대응을 거론했고, 이에 박 대통령은 “관련 합의와 국제 규범에 따른 평화적 해결”과 “지역 평화와 안정에 영향을 미치는 행동의 자제” 등 우리 정부의 입장을 거듭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아베 총리가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해 “자유로운 바다를 지키도록 한국이나 미국과 연대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하기우다 고이치 관방부장관의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이에 대해 박 대통령은 “남중국해 지역은 우리 수출 물동량의 30%, 수입 에너지의 90%가 통과하는 중요한 해상 교통로로서 우리의 이해관계가 큰 지역”이라며 “이에 따라 동지역에서의 항행과 상공 비행의 자유가 보장돼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박 대통령은 “분쟁은 관련 합의와 국제적으로 확립된 규범에 따라 평화적으로 해결돼야 하며, 남중국해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영향을 미치는 행동을 자제할 것을 국제회의 등 여러 계기를 통해 촉구해 오고 있다”고 말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FTA·TPP·RCEF 한·중·일 FTA와 RCEF는 협상을 가속화하고 조속한 타결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TPP에 대해서 박 대통령은 “양국 통상협력 관계를 TPP에서도 이어가자고 제의했고, 아베 총리는 “한국 측의 TPP 참여 검토 동향을 관심 있게 보고 있다”며 협력 의사를 표명했다. TPP 창립 회원 12개국 가운데 일본과 멕시코는 한국과 FTA를 맺지 않고 있어 한국이 TPP에 참여하려면 일본의 협력이 중요하다. 상품·서비스·투자 분야 등에서의 이견으로 본격적인 양허 협상을 개시하지 못하고 있는 한·중·일 FTA 협상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한·중·일 FTA가 타결되면 유럽연합(EU)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 이어 인구 15억명, 국내총생산(GDP) 기준 3위 규모(16조 4000억 달러·약 1경 9000조원)의 단일경제권이 탄생하게 된다. 또 두 정상은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단가 인하에 협력하기로 했다. 일본과 한국은 LNG 수입이 세계 1, 2위다. 미국은 단위당 2달러 수준으로 수입하지만, 우리는 9달러를 지불하는 등 가격 불균형이 심각한 상황이다. ●제3국 공동진출·인력교류·LNG 양국 정부 차원에서의 제3국 공동 진출을 활성화하기로 했다. 두 나라는 인도네시아 LNG, 멕시코 만자니오 LNG 공동개발 등 공동 진출 경험이 있다. 기후변화 협약 등 글로벌 이슈에 대해서도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우리 산업통상자원부와 일본 경제산업성 등 양국 정부 간 고위급 협의회 구성에 합의했다. ●기타 양측 간에는 산케이 전 서울지국장 재판과 수산물 수입금지 문제에 대한 논의도 오간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대해 정부 당국자는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현안들에 대해 솔직한 대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주변국 갈등 해결 의지 공감대… 아베 ‘마이웨이’ 한숨 돌렸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이번 한국 방문을 통해 주변국들과 관계 개선 의지를 과시하고 갈등은 대화를 통해 해결하자는 공감대를 얻어냈다. 역사 문제를 둘러싼 한·중과 동시에 대치하던 대립 구도 및 고립에서 일단 한숨 돌린 셈이다. 또 한국, 중국과 각각의 개별적인 대화 통로를 복원하고 한·중과의 교류 활성화를 제도화한 것도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아베 총리는 2일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가진 첫 정상회담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조속한 해결을 위한 교섭 가속화에 합의함으로써 이 문제에 보다 전향적인 자세를 취할 수 있게 됐다. 완고한 역사 수정주의자라는 인상에서 벗어나 대화와 관계 개선을 강조하는 모습을 부각시킨 계기가 됐다. 아베 총리가 이날 정상회담 직후 “내년 일본에서 정상회담을 이어나가고 싶다”며 일본은 대화와 관계 개선을 원한다는 메시지를 빠뜨리지 않은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특히 한·미·일 안보 동맹의 균열을 걱정하며 한국과 일본에 대해 각각 관계 개선을 주문해 온 미국에도 체면치레할 수 있는 상황을 마련한 셈이기도 했다. 미국은 최근 중국을 염두에 둔 ‘아시아재균형 정책’ 등을 추진하면서 동북아 안보협력의 고리인 한·일 간의 불화를 심각하게 여겨 왔고 역사 문제를 둘러싼 양국의 외교전에 대해 고심해 왔다. 일본은 이런 문제를 어느 정도 불식시킬 수 있게 됐다. 아베 총리는 일본 국내를 향한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한·일 정상회담 직후 그는 “다양한 현안들에 대해 일본이 주장해야 할 점에 대해 말했다”면서 “한국 측의 조기 대응을 촉구했다”고 강조했다. 한국인 징용 피해자들이 일본 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 산케이신문 전 서울지국장 재판 문제 등을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역사 인식에 대한 한·중과의 온도 차는 여전히 존재했지만 이를 수면 아래로 가라앉히고 미래지향을 전면에 내세워 협력의 틀을 강화한 것은 의미 있는 성과다. 아베 총리가 한국에 머물렀던 것은 30시간 남짓이지만 최근의 어느 외국 방문 때보다도 외교적으로나 국내적으로 소득이 적지 않다는 게 일본 언론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아베 총리는 삐걱거리던 한국 및 중국과의 관계를 어느 정도 다독거리면서 내치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정권교체때 ‘골대 이동론’에 “합의땐 또 문제제기 말아야”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2일 정상회담에 대해 일본 언론들은 “3년 반 만의 첫 회담”이란 점을 강조하면서 “두 나라가 이를 기점으로 관계 개선을 향하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 정상 간 “수뇌 회담”을 지속하기로 했음도 부각시켰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 기존 일본 정부의 입장을 바꾼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회담 후 귀국해 BS후지 TV에 출연한 자리에서 “군 위안부 문제는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에 따라 완전하고 최종적으로 해결됐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협상 가속화에 박 대통령과 의견 일치를 본 사실에 대해 질문받자 이 같은 전제를 밝힌 뒤 “양국 국민이 (해결책에 대해) 완전히 납득하는 것은 어렵다”면서도 “그 와중에 협상을 진행해 일치점을 찾는 것은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한·일 현안에 대한 한국의 입장이 정권 교체에 따라 변한다는 주장인 이른바 ‘골대 이동론’에 대해 질문받자 “서로 합의하면 다음에는 이 문제를 다시 제기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이 문제가) 양국 관계 발전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인식 아래 미래지향적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장래 세대에 장해가 되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했다”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도 이날 낮에 가진 기자회견에서 “일본의 입장이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 바로 일본의 입장”이라고 확인했다. 아베 총리는 또 “(한국 쪽에서) 따뜻한 대접을 해주려 하는 마음을 느꼈다”며 “(한·일·중 정상회의 후의) 만찬에서도 그랬고 여러 장소에서 그런 마음을 느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마지막 (한·일) 정상회담 후 청와대를 나오면서도 (박 대통령이) ‘앞으로 일정이 어떻게 되나요’라고 묻길래 ‘밖에 불고기를 먹으러 갑니다’라고 했더니 (박 대통령은) ‘아 그래요’라며 외부의 보통 식당에서 식사하는 데 대해 조금 놀라워했다”고 소개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박근혜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취임후 첫 정상회담

    박근혜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취임후 첫 정상회담

    박근혜 대통령이 2일 오전 청와대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취임후 처음으로 정상회담을 가졌다. 안주영 기자 jya@seoul.co.kr
  • [사설] 한·중·일 협력복원 구체적 실천으로 이어져야

    3년 6개월 만에 한·중·일 정상회의가 어제 청와대에서 열렸다. 이번 3국 정상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동북아 평화협력을 위한 공동선언을 채택하는 가시적 성과를 도출했다. 3국 정상은 공동선언을 통해 동북아평화협력 구현과 공동번영을 위해 경제·사회 협력 확대, 지속 가능한 개발 촉진과 3국 국민 간 상호 신뢰 및 이해 증진 및 지역, 국제사회의 평화·번영에 공헌 등 5대 협력 방안에 합의했다. 3국 협력의 청사진을 제시한 것이다. 이날 합의한 사안을 구체적으로 보면 한반도에 긴장을 조성하거나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어떤 행동에도 반대하며,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의미 있는 6자회담이 조속히 재개되도록 노력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 한·중·일 3국 정상회의를 정례화하고 정부 간 신규 협의체 설립을 추진하기로 했으며, 3국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가속화하는 동시에 전자상거래를 위해 디지털 시장의 단일화에도 합의했다. 2020년까지 3국 간 인적교류를 3000만명으로 늘린다는 목표도 나왔다. 갈등의 핵심인 역사문제와 관련해서 3국 정상은 “역사를 직시하며 미래를 향해 나아간다는 정신을 바탕으로 관련 문제들을 적절히 처리하자”는 절충선을 택했다. “과거가 미래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된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 3국 정상은 회의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3년 반 만에 개최된 이번 회의를 계기로 3국 협력이 완전히 복원됐다”고 평가한 점도 눈에 띈다. 항구적인 지역의 평화·안정과 공동번영을 구축하기 위해 경제적 상호의존과 정치 안보상의 갈등이 병존하고 있는 현상을 극복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한 것이다. 이번 3국 정상회의는 역사와 영토 문제로 갈등과 대립으로 얽혀 있던 동북아 지역이 과거의 질곡을 딛고 화해와 협력을 위해 첫걸음을 내디뎠다는 의미가 크다. 언제까지나 과거에 얽매여 반목과 갈등으로 공존공영의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는 3국 정상의 강력한 의지가 투영된 것이다. 3국의 국내총생산(GDP)을 합하면 16조 달러로 전 세계 경제 총액의 20%를 차지할 정도로 규모가 커졌다. 이번에 합의한 것처럼 한·중·일 FTA를 성사시키면 ‘동북아 시장통합’이란 의미 있는 미래를 열어갈 수 있다. 공동 번영을 위해 역사와 외교·안보 분야에서의 갈등이 3국의 경제협력을 가로막는 이른바 ‘동북아 패러독스’ 현상이 이번 회의를 계기로 사라지기를 기대한다.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3국 정상이 한두 번 만나 복잡하게 얽힌 현안을 단번에 해소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3국 정상은 “역사를 직시하고 미래를 지향해 나간다는 정신으로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이번 합의를 구체적인 실천으로 이행해야 한다. 말의 성찬으로 끝나지 말고 동북아 평화협력체제 구축을 위한 구체적 성과가 나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실타래처럼 얽힌 과거사나 외교·안보 문제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풀어가면서 경제협력과 인적교류 등에서 협력의 토대를 만들어가는 상생의 정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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