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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화이트리스트 한국 제외 의견 수렴… “압도적 찬성”

    각의 의결 후 이르면 새달 16일 시행 자국 기업의 수출 절차 간소화 대상에서 한국을 제외하기로 한 일본 정부가 이를 위해 필요한 전체 과정의 9부 능선을 넘어섰다. 법령 개정 요건을 갖추기 위한 요식행위였던 자국 내 의견 수렴이 24일 마감되면서 이제 일본 각의(국무회의)의 최종 결정만 남게 됐다. 이론상으로는 빠르면 다음달 16일부터 시행이 가능하다. NHK는 이날 “일본 정부가 수출 관리 우대조치(간소화) 대상국에서 한국을 제외하기로 방침을 굳혔다”며 “경제산업성은 한국의 향후 대응을 지켜본다는 입장이기는 하지만 수출무역관리령(시행령) 개정을 위한 작업을 진척시켜 이르면 다음달 중 한국을 대상 국가에서 제외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일본은 이달 1일 한국에 대한 3개 반도체 관련 소재 수출 규제를 발표하면서 동시에 한국을 자국의 수출 간소화 적용 대상인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법령 개정안도 고시했다. 이를 위해 그동안 자국 내 의견 수렴을 실시해 왔다. NHK는 “수출 관리에 관한 사안으로 이례적인 규모인 1만건 이상이 접수됐으며 일반인들로부터 들어온 의견은 대부분 이번 조치에 찬성하는 내용”이라고 전했다. 의견 수렴이 끝났기 때문에 다음 수순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주재로 열리는 각의 의결이다. 여기에서 새 시행령이 확정되면 발효는 그로부터 21일 후다. 일본의 각의가 통상 화·금요일에 열리기 때문에 이론상으로는 26일 결정·공포하고 다음달 16일부터 시행이 가능하다. 그러나 1만건이 넘는 의견들에 대해 최소한의 분류 및 입장 정리 등을 해야 하기 때문에 당장 26일 각의 통과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다음주 각의 통과 및 다음달 말 시행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NHK는 “우대 대상에서 제외되면 한국으로의 수출은 중국, 인도 등에 대한 수출과 동일하게 취급돼 군사 전용(轉用)의 우려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수많은 품목에 대해 경제산업성으로부터 개별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일본이 한국을 실제로 화이트리스트 국가에서 제외할 경우 식품과 목재를 뺀 거의 모든 부문이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생각나눔] 노동계 ‘NO일본’ 조직적 동참… “日 노동자와 연대” 목소리도

    [생각나눔] 노동계 ‘NO일본’ 조직적 동참… “日 노동자와 연대” 목소리도

    택배·마트노조 “배송도 안내도 안 하겠다” 무조건 일제 불매운동 향한 우려 시선도 “아베에 맞서는 양심적 세력과 손잡아야”일본제품 불매운동에 노동조합이 조직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노동계 내부에서는 무작정 불매운동에 동참하기보다는 아베 신조 정권과 맞서 싸우는 일본 내 노동자·시민단체와 연대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조는 24일 서울 용산구 롯데마트 서울역점 앞에서 ‘마트노동자 일본제품 안내 거부 선언’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기완 마트노조 위원장은 “마트노조는 3대 대형마트(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에 일본제품 판매 중단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면서 “우리는 지금부터 일본 상품에 대한 안내를 중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마트 원주점에서 주류를 담당하는 김영주 롯데지부장은 “하루 400개 나가던 아사히 맥주가 요즘은 50개 정도로 줄었다”고 말했다.택배연대노조 등도 이날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니클로 배송 거부 등 범국민적 반일 물결에 동참한다”고 밝혔다. 택배 노동자들은 자신이 담당하는 배송 구역에서 유니클로 로고가 찍힌 물품을 확인하면 배송하지 않겠다는 거부 의사를 표현하고 회사에 통보할 방침이다. ‘택배 노동자들은 유니클로를 배달하지 않습니다’라고 적힌 스티커도 차에 붙이기로 했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불매운동에 노조가 집단적으로 참여하는 것에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노동계 관계자는 “혹여 불매운동의 대상이 되는 기업에 속한 일본 노동자들이 아베 정권과 맞서고 있다면, 그런 기업의 물건까지 불매해야 하는지 의문”이라면서 “오히려 전범기업인 미쓰비시를 변론하고 기업들의 노무관리를 해주는 한국의 대형 로펌 김앤장이 대기업과 계약을 하지 못하도록 압박하는 게 더 낫지 않으냐”고 제안했다. 일본 기업이 만든 제품이라는 이유로 무조건 불매운동을 펼치는 것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나현필 국제민주연대 사무국장은 “유니클로는 중국과 인도네시아 하청 업체 노동자들의 노동권을 탄압한 나쁜 기업이기도 하다”면서 “노동자들의 보이콧 운동은 국경과 민족을 넘어 탄압받는 이들과 연대하기 위해 이뤄져 왔다. 그래야 설득력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일본 시민단체는 지난해 말 인도네시아 유니클로 하청공장에서 해고된 노동자의 일본 원정 투쟁을 도왔다. 유니클로처럼 국제적으로 연대해 싸워야 하는 기업의 제품을 거부하는 것은 옳지만, 모든 일본 기업을 상대로 불매운동을 한다면 일본 내 양심적인 시민 및 노동자들과는 어떻게 연대할 수 있느냐는 지적이다. 일본의 레미콘, 덤프트럭 운송노동자들이 소속된 전일본건설운수연대노조와 20년 가까이 연대를 해 온 민주노총 건설노조는 불매운동 대신 지난 6일 일본 오사카 경찰본부 앞에서 항의 집회를 하고 투쟁기금 20만엔(약 220만원)을 전달했다. 운수연대노조 간부들이 아베 정권 아래에서 연이어 구속되는 등 전후 최대의 노조 탄압을 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노조 관계자는 “일본 내 평화세력과 연대하고 있는 노동자들의 싸움에 관심을 갖고 이들과 연대할 방법을 더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한국 수출우대 제외’ 日국민 “대부분 찬성”…정부, 철회촉구

    ‘한국 수출우대 제외’ 日국민 “대부분 찬성”…정부, 철회촉구

    일본이 수출심사 과정에 우대혜택을 주는 국가(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기 위한 절차를 강행하고 있다. 이 조치에 대한 국민 의견조사에서 1만여건의 의견이 접수됐고, 대부분 일본 정부의 방침처럼 “찬성한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우리 정부는 24일 일본의 수출규제와 백색국가 제외 방침이 부당하다며 즉각적인 철회를 촉구하는 내용의 의견서를 일본 정부에 보냈다. 일본은 지난 1일 한국에 대한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의 수출규제를 발표하면서 한국을 수출 절차 간소화 혜택을 주는 27개국의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법령 개정안을 함께 고시했다. NHK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가 개정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 결과 이례적으로 1만건이 넘는 의견이 모였다. 이 방송은 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이번 조치에 찬성하는 내용이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전했다. 경제산업성은 법령 개정을 위한 작업을 진행해 이르면 다음달에 한국을 우대 조치 대상국에서 제외할 것으로 NHK는 전망했다. 반도체 소재에 대한 수출규제는 지난 4일부터 단행됐지만, 한국 대법원의 징용배상 판결 등에 대한 사실상 보복 조치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 22일 자국에 주재하는 각국 대사관 직원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대대적인 여론전을 펼쳤다. 일본이 한국을 실제로 백색 국가에서 제외하면 식품과 목재를 뺀 거의 모든 부문이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 아베 신조 총리는 22일 기자회견에서 백색 국가 제외 방침에 대해 “수출관리에 대해 말하면 바세나르 체제 등 국제 루트 하에서 안보를 목적으로 적절한 실시라는 관점에서 운용을 재검토한 것으로 대항 조치가 아니다”라고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요미우리신문이 지난 22~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반도체 소재의 수출관리를 엄격히 한 일본 정부의 대응에 대해 ‘지지한다’는 응답이 71%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17%였다. 정부는 24일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를 즉각적으로 철회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의 의견서를 일본 정부에 보냈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지난 1일 일본 경제산업성이 입법예고한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에 대해 대한민국 정부 의견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15쪽 분량의 정부 의견서는 성 장관 브리핑 직전에 일본 경제산업성에 이메일로 송부됐다. 성 장관은 “한국의 수출통제 제도 미흡, 양국간 신뢰관계 훼손 등 일본 측이 내세우는 금번 조치의 사유는 모두 근거가 없다”며 “양국 간 경제협력 및 우호관계의 근간을 흔드는 중차대한 사안에 대해 사전 협의도 없이, 입법예고한 것에 대해 한국 정부는 다시 한번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말했다. 성 장관은 이어 “한국 정부는 일본 정부에 강력하게 촉구한다”면서 “이미 시행 중인 반도체 소재 3개 품목에 대한 근거 없는 수출 통제 강화조치는 즉시 원상 회복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려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 역시 철회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성 장관은 그러면서 “양국 기업과 국민들은 지난 60여년 이상 발전시켜 온 공생·공존의 한일 간 경제협력의 틀이 깨어지는 것을 결코 바라지 않는다”며 “한국 정부는 이번 문제 해결뿐 아니라 미래 지향적 관계 발전을 위해 언제, 어디서든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의견서에서 “일본은 한국의 재래식 무기 캐치올(상황허가) 통제가 불충분하다고 하지만 이는 한국의 수출통제 제도에 대한 이해 부족에 기인한다”며 “재래식 무기 캐치올 통제를 도입하지 않은 국가도 일본 백색국가에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일본이 한국의 캐치올 통제 제도만을 문제 삼는 것은 명백하게 형평성에 어긋나는 차별적 조치”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양국 수출통제협의회가 개최되지 않았다고 해서 일본이 한국의 수출통제 제도를 신뢰 훼손과 연관시키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는 점도 지적했다. 백색국가 중에서 일본과 정기적인 협의체를 운영하는 국가는 소수에 불과하고 협의체가 없는 국가조차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조치를 취한 사례가 한번도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것은 국제 규범에 어긋나며, 글로벌 가치사슬과 자유무역에 심각한 부정적 영향이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사설] 일본 수출 규제 부당성, 국제 여론전 총력 기울여라

    세계무역기구(WTO) 일반이사회가 어제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렸다. 산업통상자원부 김승호 신통상질서전략실장이 수석대표로 참석해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를 국제사회에 알릴 예정이다. WTO 이사회는 164개 전체 회원국 대표가 중요 현안을 논의·처리하는 자리다. 일본 외무성과 경제산업성도 그제 자국 주재 외국 대사관 직원에게 ‘보복이 아닌 수출관리 체제 재검토’라는 자체 입장을 강변하는 설명회를 여는 등 대대적으로 국제 여론전을 벌이고 있다. 정부는 일본 측 논리의 허구성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등 여론전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 일본의 수출 규제로 한국 반도체 등의 생산이 중단되면 전 세계 첨단산업 분야의 공급망에 균열이 생긴다는 점도 국제사회에 적극 알려야 한다. 다행히 세계의 주요 언론들이 일본의 조치에 대해 비판적인 기사와 칼럼을 쏟아내고 있어 한국 정부에 힘이 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사설에서 수출 규제의 실제 목적은 일제 강제징용에 대한 한국 대법원의 배상 판결에 보복하는 데 있다며 아베 신조 총리는 정치적인 분쟁을 해결하려고 통상 조치를 오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과 LA타임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등도 자유무역의 가치 수호자를 자처하며 혜택을 누려 온 일본이 위선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취지로 비판했다. 국제사회의 비판에도 일본 정부는 오늘까지 한국을 수출심사 우대 대상인 화이트리스트(전략물자 수출 시 통관절차 간소화 혜택을 주는 안보상 우호 국가 목록)에서 제외하기 위한 의견 수렴 절차를 마칠 계획이다. 이후 각의를 거쳐 이달 말쯤 법 개정안을 공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화이트리스트가 적용되는 전략물자는 1100여개에 달한다. 이럴 경우 반도체 소재 3개 품목에 단행된 수출 규제는 우리 산업 전 분야로 확대된다. 일본이 정치를 통상에 연계했다는 점에서 명분은 한국에 있다. 정부와 민간은 모두 한국에 우호적인 국제여론 조성을 위해 전방위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 희비 엇갈린 ‘포스트 아베’ 주자들… 스가 웃다

    희비 엇갈린 ‘포스트 아베’ 주자들… 스가 웃다

    최장수 관방 스가 지원후보 당선 영광 지난 21일 실시된 일본 참의원 선거 결과를 통해 이른바 ‘포스트 아베’ 주자들도 희비의 쌍곡선을 탔다. 포스트 아베는 2021년 9월 아베 신조 총리가 임기를 마치고 물러나면 누가 그 뒤를 이어 ‘자민당 총재 겸 총리’를 맡을지를 언급할 때 쓰는 표현이다. 이번에 가장 극명하게 명암이 엇갈린 두 사람은 기시다 후미오(62) 자민당 정조회장과 스가 요시히데(71) 관방장관이다. 아베 총리가 후임으로 가장 마음속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기시다 정조회장은 자신이 이끌던 파벌 소속 현역의원 4명이 이번에 히로시마현, 아키타현, 야마가타현 등에서 줄줄이 고배를 마시는 수모를 당했다. 반면 역대 최장수 관방장관으로서 존재감을 키워 온 스가 장관이 지원한 후보들은 대부분 당선의 영광을 안았다.기시다 정조회장은 특히 파벌의 아성인 히로시마에서 과거 참의원 의원회장까지 지냈던 현역 중진 미조테 겐세이 전 국가공안위원장이 같은 당 신인 가와이 안리에게 고배를 든 것이 큰 상처로 남게 됐다. 가와이 후보를 지원한 인물이 스가 장관이라는 점에서 충격은 더 컸다. 열세에 있던 가와이 후보는 스가 장관의 지원 이후 지지율이 20% 가까이 상승하며 전세를 뒤집었다. 차기 주자 중 한 명인 이시바 시게루(62) 전 간사장도 이번 선거에서 별로 존재감을 보이지 못했다. 지난해 9월 아베 총리와 자민당 총재 경선에서 맞붙었을 때 자신을 지지했던 다케시타파 후보의 지원유세 외에는 모습을 찾기 어려웠다. 많은 후보가 아베 총리의 눈 밖에 나 있는 그와 연결되는 것을 꺼려 유세 지원 요청을 하지 않은 탓이다. 선거를 통한 스가 장관의 존재감 부각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4월 지방선거 때도 자민당 내 각 파벌의 영수들이 지원했던 후보들이 줄줄이 낙선할 때 그가 지원한 후보들은 홋카이도와 가나가와현에서 무난히 지사에 당선됐다. 그동안 늘 “나는 총리 자리에 전혀 관심이 없다”고 말해 온 그가 이번 참의원 선거를 계기로 한층 커진 정치적 무게감을 앞으로 어떻게 활용할지 주목된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신각수·최상용 前주일대사 “한일 타협 여지 있다”

    신각수·최상용 前주일대사 “한일 타협 여지 있다”

    ‘한일 관계가 힘든 상황이지만 양국 정상의 발언을 분석할 때 외교적 해결 가능성은 분명히 있다.’ 23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서울신문 광화문라운지 포럼 ‘지금, 한일 관계를 생각한다’에 참석한 신각수 법무법인 세종 고문과 최상용 고려대 명예교수는 이런 메시지를 공통적으로 밝혔다. 두 사람은 주일본대사를 역임했다. 신 전 대사는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과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가 얽힌 현 상황에 대해 “복합다중골절 상태”라고 정의했다. 그는 “과거에도 한일 간 5~6번의 위기가 있었지만 대부분 과거사였다”며 “하지만 지금은 영토·지정학·국민감정 등이 겹쳐 복잡해졌다”고 설명했다. 배경으로는 역사교육을 중시하는 한국과 근대사를 배우지 않는 일본의 인식 격차 증대, 경제 격차의 축소, 잃어버린 20년을 통한 일본의 보수우경화, 한일 간 소통 통로의 축소 등을 꼽았다. 그러나 그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진전된 안을 가져오라고 한 것은 타협의 여지가 있다는 의미”라며 “문재인 대통령도 한국의 제안(한일 기업의 자발적인 기금 마련)이 최종적인 게 아니고 발전시킬 용의가 있다고 표현했다”고 말했다. 이에 최 전 대사는 “아무리 어려워도 한일은 외교적 협상으로 갈등 사안을 해결해 온 경험이 있다”며 “두 정상이 힌트를 보냈으니 정부는 양국의 불일치 속에서 접점을 내기 위해 노력하고 정부 안을 빨리 만들어야 한다”고 동의했다. 그는 지난 21일 열린 일본의 참의원 선거 결과에 대해서는 “반한 감정이 우려할 정도로 반영되지 않았고, 국정과제 1호인 개헌 동력이 주춤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한일 갈등의 주요 변수로 부상한 미국의 관여에 대해 신 전 대사는 “일이 나기 전에 (미국의 관여를 위한 노력을) 했어야 한다. 일이 난 다음에는 비용도 크고 효과도 적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미국이 한일 관계 악화를 막는 기능은 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신 전 대사는 “일례로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 절차 간소화 국가)에서 빼는 조치를 동결하게 하고 한국에 구체적 방안으로 협의를 시작하라고 한다면 미국 자국의 이익도 있고, 한일 갈등을 푸는 데도 이익이 된다”고 설명했다. 최 전 대사는 “외교 역량을 민족주의화하지 말고 국가이익의 관점에서 치밀하고 조용하게 접근해 주기를 바란다”고 정부에 당부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日, 한국 뺀 주일외교관 모아놓고 “韓수출규제 보복 아냐” 여론전

    日, 한국 뺀 주일외교관 모아놓고 “韓수출규제 보복 아냐” 여론전

    NHK “20여명 참가…수출관리 점검 차원 강조”WSJ, FT “자유무역 혜택 누리던 日의 위선” 비판 WTO이사회, 日수출규제 정식의제 상정 전날 홍보일본 정부가 당사국인 한국을 뺀 자국에 주재하는 각국 주일 외교관들을 대상으로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강화가 보복이 아니라며 대대적인 여론전을 펼친 것으로 전해졌다. 양국의 특수한 역사적 배경 속에 지난해 10월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손해배상 판결에 대해 경제보복으로 인지한 외신들의 호된 비판이 이어지자 일본이 주무기인 ‘외교’로 자기 방어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과정에서 승리하기 위해 WTO 일반이사회에 적극적인 홍보 전략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외신 등에 따르면 23일 아사히신문은 “외무성과 경제산업성이 지난 22일 대한(對韓) 수출규제에 대해 제3국의 주일 대사관 직원을 모아 설명회를 개최했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 4일부터 한국의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 디스플레이 소재 등에 대해 수출규제를 대폭 강화했다. 보도에 따르면 약 1시간에 걸쳐 진행된 설명회에선 이번 조치에 대해 ‘일본 내 수출관리 체제의 재검토’라는 기존 일본 정부의 주장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대외적으로는 수출규제가 강제징용 판결에 대한 대항(보복) 조치가 아닌 수출관리 체제 점검 차원이라고 강변하고 있다. 아사히는 외무성 담당자를 인용해 설명회에 수십개국이 참가했다고 전했다. 교도통신은 이번 설명회에 대해 “국제사회에서 규제 강화는 징용공 소송 문제에 대한 대항 조치라는 반응이 있어 ‘보복이 아니라 안보를 목적으로 한 수출 관리’라는 일본 입장을 전달해 이해를 얻는 것이 목적”이라고 전했다. 교도는 수출규제가 자유무역에 반한다는 점에서 한국이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검토하고 있는 점도 그 배경에 있다고 설명했다. 외무성 담당자는 “주요국과 정확한 정보를 공유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교도는 외무성을 인용해 설명회에서 외무성과 경제산업성의 담당자가 “조치는 적정한 수출관리의 재검토”라면서 ‘징용공 소송’을 둘러싼 한일 대립은 관계없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참석한 각국 대사관 측에서는 한일 대립에 관한 견해를 요구하는 의견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산케이신문 역시 “외무성과 경제산업성이 22일 도쿄도 내에 있는 각국 대사관을 대상으로 수출관리 강화에 관한 설명회를 합동으로 열었다”고 보도했다. 산케이도 외무성을 인용해 수십개국의 대사관 담당자가 참가했다고 덧붙였다. NHK는 외무성과 경제산업성이 각국 대사관 직원 약 20명을 외무성에 모아 이번 조치를 포함해 일본의 수출관리 제도에 대해 실무적 설명을 했다고 전했다. 이번 설명회는 수출규제 대상국이자 통상갈등 당사국인 한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 대사관 직원들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일본 언론의 보도대로라면 일본 정부가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에 대해 비판 여론이 국내외에서 이어지는 가운데 본격적으로 국제 여론전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특히 설명회 개최는 최근 블룸버그 통신, 월스트리트저널(WSJ),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서방 유력 언론매체가 일본 아베 신조 정권이 한국을 상대로 단행한 통상보복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는데 따른 ‘방어’ 시도로 보인다.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22일 ‘한국을 상대로 한 아베 신조(일본 총리)의 가망 없는 무역전쟁’이라는 사설을 통해 일본의 수출규제를 ‘어리석은 무역 보복’이라고 비판하며 해제를 촉구했다. 통신은 “일본 지도자는 정치적 분쟁에 통상무기를 끌어들이지 말았어야 했다”며 참의원 선거에서 승리한 아베 총리가 가장 먼저 할 일은 “일본이 이웃국 한국을 상대로 시작한 어리석은 무역전쟁에서 빠져나오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미국 WSJ와 영국의 FT 역시 이달 초 자유무역의 가치 수호자를 자처하며 오랫동안 혜택을 누려온 일본이 한국을 상대로 위선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취지로 비판했다. 이번 설명회는 또 23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둔 세계무역기구(WTO) 일반이사회에서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를 정식 의제로 다루기 하루 전에 열린 것이라는 점에서 일본 정부가 국제 여론전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유력하게 제기된다. 한편, 일본은 22일 도쿄 주재 한국 특파원들을 대상으로 정부 당국자가 수출규제 조치의 이유에 대한 설명회를 이례적으로 개최했으나 녹취나 사진 촬영을 허용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2000자 인터뷰 23]기미야 “韓, 2+1 日에 제안해야 타협 가능성 생겨”

    [2000자 인터뷰 23]기미야 “韓, 2+1 日에 제안해야 타협 가능성 생겨”

    현상 변경하려는 쪽은 한국, 협정 지키고 대법 판결 존중하는 묘안 내야 아베 정부, 한국을 반드시 우군으로 보지 않아 문재인 정권, 일본 설득 노력 아쉬워 대체 어려운 낡은 65년 체제 한일, 불완전 보완하는 노력을   “아베 정권은 한국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계속해서 한국을 압박할 것이다. 최대 고비는 일본 기업의 한국 내 자산 현금화 시기가 될 것이다” 한국 전문가인 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는 23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현상 변경을 하려는 게 한국 측이기 때문에 청구권협정도 지키고, 대법원 판결도 존중하는 묘안을 한국이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기미야 교수와의 일문일답 내용. Q: 일본의 참의원 선거가 끝났다. 자민당, 공명당의 연립정권이 과반수 확보에는 성공했으나 개헌 발의에 필요한 3분의 2 의석에는 미치지 못했다. A: 일본 선거는 예상 밖의 결과가 나오기 힘들다. 한마디로 평가하면 연립정권이 국민의 지지를 받았다는 것이다. 거꾸로 말하면 연립 정권에 대항할 야당 세력이 거의 없다는 것이 확실하게 드러난 선거이기도 했다. Q: 아베 신조 총리가 개헌을 계속 추진할 것으로 보는가. A: 아베 총리가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선 뭔가 모멘텀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 중의 하나가 개헌이다. 문제는 분명하게 개헌을 한다고 하면 잡음이 생긴다. 연립 파트너인 공명당이 개헌을 꼭 하고 싶어하는 게 아니다. 진지하게 개헌에 나서면 아베 정권이 어려워지는 딜레마가 있다. 개헌하지 않는다면 지지세력의 이탈이 예상되기 때문에 레임덕을 막기 위해서도 일정한 개헌 드라이브는 지속될 것이다. Q: 7·21 선거 이후 일본의 대한국 조치는 보다 체계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많다. 한국에서도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가 만나 ‘범국가적 비상협력기구’를 만들어 대응하기로 했다. 청와대 안보실장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의 폐기도 언급했다. 한일의 강 대 강 대결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데. A: 아베 정부로선 한국이 적절한 대응을 하지 않으면 계속해서 조치를 취할 수 밖에 없다. 올해 연말이 될지, 내년 초가 될지 모르지만 최대 고비는 강제징용 판결의 피고인 일본 기업의 한국 내 자산이 현금화되는 시점이 될 것이다. 그 전까지는 일본 정부는 현금화 사태가 발생하면 큰 일이 난다고 협박 수단으로서 조치를 취할 것이다. 그 조치는 한국 경제에 피해를 보게 할 위험성이 있다. 한국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렵겠지만 일본이 볼 때 ‘현상 변경’을 하려는 것은 한국 측이다. 징용공 문제에 관해서 한국 정부가 일본 정부를 납득시킬 수 있는 전향적인 ‘2+1’(한국정부, 한국 기업+일본 기업에 의한 해결)이라는 틀이 필요하다. 2+1을 일본 정부가 수용할지 모르지만 적어도 한국 정부가 그런 자세를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 타협 가능성이 생긴다. Q: 일본의 7.4조치가 강제동원 배상 판결과 관련된 보복적 성격이 있는 것 뿐만 아니라 일본이 한국에 대해 평소 가지고 있던 군사안보상의 문제점을 제기했다는 의견이 있다. 즉,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서 일본의 존재를 각인시키기 위한 측면도 있다는 견해도 있는데, 어떻게 보는가. A: 7·4 조치가 보복이라고 하면 국제적 지지를 얻기 어렵기 때문에 안전보장상의 조치라고 일본 정부가 포장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거기에서만 그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아베 정부 행보를 보면 일본의 안보에서 한국의 위치를 어떻게 규정할지 고민하고 있는 게 보인다. 즉 한국을 반드시 우방으로 보지 않는 사고를 갖고 있다. 한국이 남북 및 미중관계 속에서 애매한 위치를 계속 고집하면 일본도 한국에 대해서 뭔가 해야 한다는 사고인 것이다. 그렇지만 궁극적으로 평화 프로세스는 일본 안보 측면에서 바람직하다. 문재인 정부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추진하면서 일본의 안보나 평화에 피해를 주지 않겠다, 그러니 협력하자고 하는 자세를 보여줄 필요가 있었다. 문재인 정부의 외교 노력이 모자랐다. Q: 한국 정부는 지난 6월 19일 ‘1+1’(한일 민간기업의 자발적 출연금에 의한 보상금 지급) 방안 이외에는 그 어떠한 외교적 대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일본 정부가 한국 정부에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A: 대법원 판결과 상충하는 해법을 내놓으라고 하면 한국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일본도 이런 요구를 100% 관철시키기 어렵다는 것을 알아야 하지만, 아마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는 한국이 1965년 청구권협정을 지키되, 한국 국내도 납득시킬 묘안을 내달라는 것 아니겠는가. 현상 변경을 하려는 게 한국인데 일본이 먼저 어떤 안을 제시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Q: 불완전한 65년 청구권협정, 즉 ‘65년 체제’의 보완, 혹은 ‘65년 체제의 안정화’가 거론된다. 식민지배의 불법성, 개인 청구권에 관한 한일의 일치하지 않는 부분을 일치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다. 65년 체제를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A: 65년 체제는 지금까지 원형 그대로 지속된 게 아니다. 한일이 협조하면서 보완해 살아남았고 유지돼 왔다. 그런 노력을 앞으로는 못하겠다면 모를까, 65년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보완하는 게 가장 현실적이다. 65년 체제 낡았다고 하지만 대안이 있는가. 한국 정부와 사회, 일본 정부와 사회가 합의하고 새로운 체제를 만들 수 있으면 이상적이다. 하지만 한일 정부 및 사회가 65년 체제를 대체할 합의를 하기는 아주 어렵다. Q: 65년 체제에서 보완할 부분이라면. A: 80년대 한일 안보 경협이 있었고, 아시아여성기금, 위안부 합의 등의 노력이 있었다. 아시아여성기금과 위안부 합의는 실패했지만 구 체제를 깨고 새 체제를 바랄 수 없기 때문에 청구권협정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2018년 10월 30일 대법원 판결을 존중하면서도 타협할 수 있는 창의적인 대안이 한국에서 나와야 한다. Q: 미국의 한일 중재 움직임을 어떻게 보는가. A: 한일의 보도에 괴리가 있다. 한국에서는 미국의 개입을 바라고 있고, 미국이 한국에 유리하게 개입해 줄 것이라는 것이다. 제가 갖고 있는 정보에 따르면 7·4 조치는 미국의 지지, 묵인에 따른 것이다. 물론 이 정보가 일본 정부가 의도적으로 흘리고 한국을 견제하는 것일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미 관계에 관해서는 문재인 정부가 중요하지만 미국이 전개하고 있는 중국과의 패권경쟁 구도에서 한국이 분명한 위치 설정을 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미국은 한국이 중국의 패권 추구에 일정 부분 기여하는 부분이 있다고 의심하는 것 같고, 그래서 중국과의 관계를 정리해 주기를 바란다. 한국은 미국이 중립적 입장에서 관여해 주기를 원하는 것 같은데 미국은 미중 대결구도에서 한국의 위치를 재설정하기 위해 일본 조치를 묵인하고 있다고 보는 게 가장 냉정한 판단일 것이다. 황성기 평화연구소장 marry04@seoul.co.kr
  • [사설] 아베 총리의 ‘전쟁 가능 국가’ 개헌 추진 반대한다

    지난 21일 일본 참의원 선거는 집권당인 자민·공명당이 의석의 과반수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아베 신조 총리의 승리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아베 총리 필생의 과업인 헌법개정안 발의에 필요한 3분의2 의석을 얻는 데는 실패했다는 측면에서는 ‘절반의 승리, 절반의 실패’였다. 일본 참의원은 6년 임기의 국회의원을 절반씩 나눠 3년에 한 번 선거를 치른다. 아베 총리는 지난 3년간 개헌 동조 세력인 일본 유신회 소속 참의원까지 합쳐 참의원과 중의원에서 각각 개헌 발의에 필요한 3분의2 의석을 확보했으나 개헌 발의를 하지 못했다. 자민당 내부는 물론 연립정권을 구성하는 공명당조차 개헌 반대 세력이 있는 데다 많은 국민이 ‘평화헌법’의 핵심인 9조 개정에는 여전히 거부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자민당은 헌법 9조의 ‘전쟁 포기’, ‘군대 보유 금지 및 교전 불인정’에 손대려 했으나 공명당마저 반발하자 이 항목을 놔두고 ‘자위대 명기’로 후퇴했다. 하지만 개헌의 물꼬가 터지면 살금살금 개헌 폭을 넓힐 것이라는 게 주변국의 우려다. 아사히신문이 지난 5월 초 일본의 ‘헌법기념일’ 전후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개헌의 기운이 높아졌다’고 응답한 사람이 22%에 불과한 반면 ‘그렇지 않다’는 사람은 72%였다. 수많은 인명이 희생된 참혹한 전쟁을 겪은 일본인이 아직도 다수 생존해 있는 일본에서는 패전 이후 70여년간 평화와 공존을 가능케 한 평화헌법에 손을 대려는 시도에 대한 불신감이 뿌리 깊다. 일각에서는 이번 선거로 개헌선을 확보하지 못한 만큼 2021년 9월까지가 임기인 아베 정권에서 개헌 논의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진단한다. 하지만 일본 내 개헌 추진세력을 가볍게 봐서는 안 된다. 아베 총리는 투표 종료 직후 “제대로 (개헌을) 논의하라는 국민 소리를 들었다. 국회에서 논의를 기대한다”면서 야당인 국민민주당의 이름을 들어 노골적으로 협력을 호소했다. 즉 정계개편을 통한 개헌 시도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를 견제라도 하듯 도쿄·아사히·마이니치신문 등은 7월 22일자 사설에서 “무리한 개헌 논의 하지 말라”고 주문했다. 아베 총리가 원하는 개헌은 일본을 전쟁이 가능한 나라로 대전환하는 것이다. 그러나 20세기 초 일본의 식민지배와 침략전쟁에 당한 아시아 국가들로서는 일본이 전쟁 가능한 나라로 복귀하는 것은 악몽이 아닐 수 없다. 대중국 봉쇄라는 명분을 미국이 앞세우더라도 그렇다. ‘개헌 발의선’ 확보에 실패한 참의원 선거 결과에도 우리가 경계의 끈을 늦추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우상’ 요시다 정한론 가슴에 품고…아베의 21세기판 침탈 야욕

    ‘우상’ 요시다 정한론 가슴에 품고…아베의 21세기판 침탈 야욕

    1910년 8월 29일 밤 서울 남산 기슭 통감관저. 한일병합조약 체결을 자축하는 연회가 열렸다. 첫 총독 데라우치 마사타케는 경복궁을 향해 술잔을 들었다. 어줍잖은 하이쿠(일본의 단형시) 한 줄이 흘러나왔다. “고바야카와 다타카케, 가토 기요마사, 고니시 유키나가가 살아 있었다면 과연 오늘 저녁 저 달을 어떻게 보았을까.” 1592년 조선을 정복하려다 실패한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장수들이었다. 전임 통감 이토 히로부미의 심복이 하이쿠를 이어받았다.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땅속에서 깨워 보이리라, 조선 산 높이 오르는 일본 국기를.” 데라우치는 도요토미와 그 장수들 그리고 이토에게 ‘조선 병탄’을 자랑하고 싶었던 것이다. 일본의 한반도 침탈의 역사는 한 번도 끊이지 않았다. 기록된 것만 조선조까지 무려 1000회 이상이다. 663년 4만여 명 이상을 동원해 신라와 전투를 벌였고, 760년에는 발해에 신라 침공을 유혹하기도 했다. 고려 실록엔 600여건의 왜구 침략 기사가 실려 있고, 조선왕조실록엔 312건이 올라 있다. 침탈의 주력은 일본의 서남단 지금의 야마구치현(옛 지명 조슈번)이거나 구마모토, 가고시마현(옛 지명 사쓰마번)이었다. 이 중에서도 조슈번은 특별했다. 이토 히로부미는 물론 1, 2대 조선 총독이 모두 조슈번 출신이었다. 조슈번은 외지고 작았지만, 특유의 공격성으로 막부를 무너뜨리고 메이지유신에 성공했다. 유신 이후 총리만 무려 8명이나 배출해 하나의 벌(閥)족을 이뤘다. 두 번째로 많은 도쿄는 4명뿐이다. 한국에서 대통령 12명 중 5명을 배출하고, 정부 수립 후 70년 가운데 40여년을 집권한 ‘TK’(대구·경북)와 비슷하다. 군벌이 주력이었다는 점도 같다. 다만 조슈번 벌은, 무작정 권력만 추구한 ‘TK 벌’과 달리 나름의 이념과 책략이 있었다. 그 스승은 요시다 쇼인. 지난 17일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우호적으로 인용했다가 망신을 당한 인물이다. 지금도 야마구치현에선 그에게 ‘선생님’이란 경칭을 쓰지 않으면 바로 외면당한다. 그가 제시하고 가르친 책략이 바로 정한론(征韓論·조선정복론)과 ‘일본 굴기’다. 조슈번에는 사이코데이(채향정)라는 130년 전통의 요정이 있다. 지금은 문화재로 지정돼 있지만, 메이지유신 이후 100여년간 일본 요정 정치의 꽃이었다. 거기엔 박정희 군사정권 실세들을 불러들여 한일협정을 성사시킨 사토 에이사쿠 전 총리의 별실도 있다. 채향정의 대연회장인 오히로마에는 좌우 벽을 따라 묵서가 20여점 걸려 있다. 기도 다카요시, 이토 히로부미, 야마가타 아리모토, 이노우에 가오루, 미우라 고로 등 ‘정한’(征韓)의 주역과 현대의 기시 노부스케와 그의 동생 사토 그리고 아베 신조 등이 그 필자다. 아베의 묵서 내용은 “적연부동”(寂然不動). 2007년 참의원 선거에서 참패해 불과 1년 만에 총리직을 내려놓은 아베 신조는 자신의 지역구(시모노세키)에 머물며 채향정을 드나들었다. 숭배하는 인물의 신조가 빼곡하니, 권토중래를 꿈꾸기에 알맞은 곳이었다. 아베가 묵서를 가져온 것은 2009년 9월. 다시 출사를 알리는 내용이었다. “마음은 조용하고 편안하고, 동요하지 않는다.” 그는 곧 도쿄로 올라간다. 아베는 2012년 총선에서 승리하면서 두 번째로 총리가 된다. 그때 내건 슬로건이 ‘강한 일본’, 현재 한일 관계를 흔드는 책략이다. 아베는 총리가 되고 전격적으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 1차 집권 때 참배하지 않은 것을 두고 ‘통한의 극치’라고 했다. 이어 평화헌법 개정 추진과 전쟁 가능한 국가 만들기, 역사 왜곡, 도덕 교과서 부활 그리고 지금의 한국에 대한 경제적 침탈이 뒤따랐다. 그런 아베가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 요시다 쇼인이다. 그는 외조부 기시로부터 요시다 쇼인과 그의 수제자 다카스기 신사쿠의 이야기를 자장가처럼 들으며 성장했다고 자랑처럼 말하곤 했다. 아베 할머니의 할아버지(외고조부)는 요시다 쇼인의 제자 오시마 요시사마다. 1894년 일본군 8000명을 이끌고 경복궁을 점령한 자다. 이토와 오시마가 조선 정벌에 앞장섰다면, 기시는 일제의 괴뢰 만주국 창설의 주역이었다. 기시는 A급 전범으로 체포됐지만, 재판도 받지 않고 3년 만에 출소해 ‘쇼와의 요괴’로 불리며 일본 정계를 주물렀다. 아베의 할아버지 아베 칸은 조슈번 향리에서 ‘현세의 요시다 선생’이라고 불렸다. 아베의 이름 신조(晉三) 가운데 ‘신’, 아버지 이름 신타로 가운데 ‘신’은 요시다의 수제자 신사쿠에서 따왔다. 요시다의 ‘지성’(至誠)은 아베의 정치적 신념이 됐다. 아베는 “지성이면 움직일 수 없는 것이 없다”는 그의 말을 입에 달고 다녔다. 2006년 8월 자민당 총재 경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했던 “사무라이 된 자, 그 뜻(志)을 세워야 그 뜻한 바, 기(氣) 또한 따른다”는 말도 요시다의 말이다. 새로 출간된 도덕 교과서엔 요시다의 이런 이야기가 등장한다. 2013년 8월 총리가 된 뒤 현역으로는 처음으로 요시다 묘소를 참배했다. 무릎을 꿇고는 이렇게 다짐했다. “올바른 판단을 하겠다.” 요시다는 1830년 조슈번의 하급무사 집안에서 태어나, ‘존왕양이’를 위한 과격한 행동으로 수감된다. 금고 상태에서 송하촌숙(쇼카손주쿠)이라는 학당을 만들어 인근의 젊은이들을 가르쳤다. 그때 지은 ‘유수록’엔 그 내용이 잘 담겨 있다. ‘왕조가 바뀌는 중국과 달리 황손이 만세일계를 이루는 일본이 우월하다.’ ‘신성이 있은 연후에 창생이 있다.’ ‘조선의 나라들은 덴노(일왕)의 속국이었으나 국체(덴노 중심체제)의 쇠퇴와 함께 교만해졌다.’ 요시다의 몽상적 역사 인식은 이런 결론에 이른다. “국체가 손상된 도쿠가와 막부 시기에는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조선 정벌이 신성의 도에 부합하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신공황후(3한을 정벌했다는 신화 속 인물)나 히데요시야말로 황도를 밝게 하고 국위를 신장한 것으로서, ‘신주의 광휘’다.” 요시다가 수감됐을 때 미국와 프랑스가 함포를 앞세워 개항을 압박했고, 막부는 이에 굴복했다. 요시다는 ‘국난 극복’의 책략을 다음과 같이 제시했다. “疆域(강역)을 소중히 하고 조약을 엄히 지켜 二虜(이로·미국과 러시아)를 제어하고, …쉬운 조선을 취(取)하고, 만주를 꺾고, 지나(支那)를 누르고, 인도에 臨(임)함으로써 진취(進取)의 세를 펴고, 이로써 退守(퇴수)의 기반을 굳히고, 신공과 히데요시의 나라가 달성하지 못한 바를 이룩해야 한다.” 그 세례를 받은 자들의 면면은 이렇다. 다가스키 신사쿠는 자타가 인정하는 수제자로 막부 타도의 1등공신이다. 이토는 그를 “동하면 우레 같고, 발하면 풍우 같았다”고 평가했다. 기도 다카요시는 사이고 다카모리, 오쿠보 도시미치와 함께 메이지유신의 3걸. 조슈 군벌의 수장으로 ‘일본 육군의 교황’이었던 야마가타 아리모토는 청일전쟁 때 조선군 사령관이었다. 아베의 외고조부 오시마는 청일전쟁 전날 경복궁을 점령해 조선을 청일전쟁의 교두보로 만들었다. 이토 히로부미는 일본의 총리대신을 2차례 역임하고, 조선에 을사늑약을 강제한 뒤 초대 통감이 됐다. 이노우에 가오루는 운요호사건을 일으켜 조선에 불평등조약을 강제한 뒤 주한 공사를 역임했으며, 그의 후임 미우라 고로는 부임하고 불과 한 달 뒤 명성황후 살해를 지휘했다. 가쓰라 다로는 미국으로부터 조선의 병탄을 묵계받은 가쓰라·태프트 조약의 주역이었으며, 다나카 기이치는 총리 시절 중국 침략을 기획했고, 데라우치와 하세가와 요시미치는 1, 2대 조선 총독이었다.요시다는 1858년 막부의 2인자 마노베의 암살계획을 추진하다가 체포돼 형장으로 끌려가면서 편지를 보낸다. “민초들을 산처럼 일으켜 체제를 바꾸라.” 이른바 ‘초망굴기’(草莽起)다. 유신을 주도하고, 힘을 길러 조선부터 인도차이나까지 집어삼킨 뒤 미국과 맞붙고, …제자들은 그 길을 갔다. 아베의 ‘강한 국가’도 그 연장이다. (평화헌법) 체제를 뒤엎어, 쉬운 나라부터 취하려는 것이 아니고 무엇일까. 경제적 침략을 앞세워 우리 정부를 친일 정권으로 바꾸려는 것은 1894년 외고조부 오시마가 군대를 앞세워 했던 짓과 다르지 않다. 논설고문 kbc@seoul.co.kr
  • 조국 “한국 대법 판결 비방은 무도한 일”

    조국 “한국 대법 판결 비방은 무도한 일”

    靑 “발언 가능한 사안, 공식 입장 아니다” 與내부 “정서 대변” “갈등 확산” 엇갈려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22일 “한국의 일부 정치인과 언론이 한국 대법원 판결을 비방·매도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일지 몰라도 무도(無道)하다”고 비판했다. 조 수석은 페이스북에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전날 참의원 선거 직후 인터뷰를 소개하며 “이는 1965년 한일청구권 협정에 대한 한국 정부의 입장과 2012·2018년 한국 대법원 판결의 취지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것”이라며 이렇게 주장했다. 조 수석은 지난 13일 밤 페이스북에 ‘죽창가’를 언급한 이후 40여건의 글을 올리며 대일 여론전의 선봉 역할을 하고 있다. 조 수석은 이날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 아베 내각과 일본 우경화의 본질을 파헤친 저널리스트 아오키 오사무의 책 ‘일본회의의 정체’를 들고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이런 조 수석에 대해 보수야권이 비판을 쏟아내고 있지만 여권은 대체로 조 수석을 옹호하는 기류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청와대의 공식 입장은 아니다”라면서도 “법리적인 문제는 법조인으로서 민정수석이 충분히 발언을 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도 라디오에서 “오죽했으면 그럴까 하는 생각”이라며 “국민이 가진 비분강개의 정서를 대변하는 것 아닌가 한다”고 했다. 강훈식 의원도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나서면 공식 발언이 되고, 한일 전면전으로 보일 것”이라며 “(조 수석이) 더 적극적으로 얘기하는 것이 대통령의 공간을 넓히는 것”이라고 했다. 반면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은 “공직자로서 갈등을 오히려 확산, 심화시키는 역할은 적절하지 않다. 한일 관계는 굉장히 복잡 미묘한 문제이기 때문에 이분법적으로 단정해 표현하기는 어렵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고노 만난 볼턴…“한일 긴장 논의”

    고노 만난 볼턴…“한일 긴장 논의”

    볼턴 “폭넓은 의제에 대해 생산적 논의” 블룸버그 “日, 어리석은 무역전쟁” 사설일본을 방문한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이 22일 야치 쇼타로 일본 국가안보국장을 만나는 등 한일 갈등에 대한 미 정부의 본격적인 ‘관여’가 시작된 가운데 블룸버그통신 등 미 언론은 일본의 한국 수출규제를 ‘어리석은 무역전쟁’이라고 비판했다. 볼턴 보좌관은 이날 야치 국장 및 고노 다로 외무상과 면담한 후 “폭넓은 의제에 대해 매우 생산적인 논의가 이뤄졌다”고 말했다고 산케이신문 등이 전했다. 이들이 논의한 의제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교도통신 등은 “징용노동자 배상 판결 문제와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 강화 등으로 대립이 심화하고 있는 한일 관계에 관해서도 의견을 나눈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교도통신은 일본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 “볼턴 보좌관과 고노 외무상이 징용 문제와 스마트폰·TV용 반도체·디스플레이 패널 제조에 사용되는 물질에 대한 일본의 한국 수출 제한 결정에 따른 한일 간 긴장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또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 안전을 확보한다는 명분으로 결성을 추진 중인 호위연합체에 일본이 참여하는 문제와 더불어 징용 배상 등으로 대립하는 한일 관계를 놓고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블룸버그통신은 21일(현지시간) ‘한국을 상대로 한 아베 신조(일본 총리)의 가망 없는 무역전쟁’이라는 사설에서 일본의 수출규제 해제를 아베 총리의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블룸버그는 “아베 총리가 참의원 선거 승리로 많은 사안에 정치적 장악력을 얻었다”면서 “그 가운데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일본이 이웃인 한국을 상대로 시작한 어리석은 무역전쟁에서 빠져나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일본의 수출규제를 ‘정치 보복’이라고 비판하면서 “아베 총리가 정치적인 분쟁을 해결하려고 통상조치를 남용하고 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즐겨 쓰는 ‘약자 괴롭히기’ 전략을 모방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4석 모자라도 ‘개헌 야욕’ 못 버린 아베…한국엔 더 세게 나간다

    4석 모자라도 ‘개헌 야욕’ 못 버린 아베…한국엔 더 세게 나간다

    강경 일변도로 보수세력 결집 노릴 듯 선거 후 첫 회견도 ‘신뢰’ 거론 한국 압박 “아베, 文정부 불신해 갈등 표출” 해석도 日 “한국 전략물자 관리 부실” 또 억지아베 신조 총리가 이끄는 일본의 집권 자민당과 공명당 연립여당이 지난 21일 치러진 참의원 선거에서 과반 의석을 차지하며 안정적인 정권기반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기존보다 의석이 줄어들며 개헌안 발의선인 3분의2 의석 확보에는 실패했지만, 이는 6년 전 역대급 승리에 따른 기저효과에 의한 것으로 여당은 결과에 반색하는 분위기다. 아베 총리가 자신의 임기 만료(2021년 9월)까지 남아 있던 가장 중요한 관문을 통과한 가운데 이번 선거 결과가 수교 이후 최악에 빠진 한일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베 총리는 연일 한국에 대한 비난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21일 밤 TV 개표방송에 출연해서는 “한국이 한일 청구권협정 위반 상황에 대한 제대로 된 답변을 가져오지 않으면 건설적인 논의가 안 될 것”이라며 뜬금없이 위압적인 발언을 뱉어냈다. 22일에도 참의원 선거 이후 가진 첫 기자회견에서 ‘신뢰의 문제’를 거론하며 한국을 거듭 공격했다. 일본의 한일 관계 전문가들은 자국 정부의 한국에 대한 강경 기조가 완화될 가능성은 앞으로도 상당 기간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도 그렇고, 한국도 당장 돌파구를 마련할 상황이 아니라는 점에서 외려 더 나빠질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도 많다. 도쿄의 한 소식통은 이날 “이달 시작된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강화에 대해 일본 내부에서도 비판적 여론이 상당했고, 선거를 앞두고 아베 정부가 이를 적잖이 의식했던 게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선거라는 장애물이 사라진 만큼 앞으로는 좀 더 강하게 한국에 공세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도 아베 총리가 한국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더 적극적으로 표출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말 광개토함과 자위대 초계기 레이더 조준 문제가 터졌을 때 아베 총리가 ‘영상을 공개하라’고 직접 지시한 것 등을 놓고 한국에서는 곧 있을 지방선거·참의원 선거를 겨냥해 그러는 것이라고 했지만, 반드시 그것 때문만은 아니었고 아베 총리 본인이 한국에 대해 갖고 있는 불신이 가장 큰 요인이었다”면서 “그런 성향이 선거가 끝났다고 해서 바뀔 이유는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아베 정권의 무리한 개헌 추진도 한국에 대한 공세의 수위를 높일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자민·공명 연립여당을 포함한 ‘개헌세력’의 수가 헌법 개정안 발의 의석(164석)에 4석 못 미치는 가운데 보수세력을 결집하기 위해서는 한국에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것이 유리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 정부는 수출규제 강화에 대해 억지 주장을 이어 가고 있다. 수출 분야를 담당하는 일본 정부 고위당국자는 한국 특파원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자청한 뒤 “군사적 목적으로 전용할 수 있는 전략물품에 대한 수출규제를 강화키로 한 것은 한국의 전략물자 관리체계가 충분히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그는 한국 대법원의 징용배상 판결과 이번 수출규제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직접적 인과관계를 부인하면서도 “한일관계에 영향을 주는 데는 다양한 요인이 있다”고 말해 사실상 관련성을 시사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文 “日 절대 우위분야 극복…할 수 있다” 靑 “답 요구한 아베, 최소한의 선 지켜야”

    文 “日 절대 우위분야 극복…할 수 있다” 靑 “답 요구한 아베, 최소한의 선 지켜야”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지금까지 우리는 가전·전자·반도체·조선 등 많은 분야에서 일본의 절대 우위를 하나씩 극복하며 추월해 왔다”며 “우리는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일본 수출규제 조치와 관련, “국제분업체계 속에서 평등하고 호혜적 무역을 지속해 나가기 위해선 산업 경쟁력 우위 확보가 필수적이란 것을 다시 한번 인식하게 됐다”며 이렇게 밝혔다. 문 대통령은 지난 8일과 15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일본의 경제보복 의도와 논리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등 선명한 ‘대일 메시지’를 내놓았다. 이날은 공개발언에서 ‘일본’을 한 차례도 언급하지 않았지만, 오히려 ‘극일’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자유무역 질서를 훼손하는 기술 패권이 국가 경제를 위협하는 상황에서도 신기술의 혁신 창업이 중요한 해법이 될 수 있다”며 “특히 부품·소재 분야 혁신 산업과 기존 부품·소재 기업의 과감한 혁신을 더욱 촉진하겠다”고 했다. 이어 “정부는 지금의 어려움을 기회로 삼아 부품·소재 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제조업 혁신을 위해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중소기업이 국산화 기술을 갖추거나 제품 개발에 성공해도 공급망에 참여하지 못해 사장되는 경우가 적지 않았는데 정부와 대·중소기업이 함께 비상한 지원 협력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전날 일본 참의원 선거 직후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한일관계와 관련해 ‘한국이 먼저 답을 가져와야 한다’고 한 데 대해 “지금까지 제대로 된 답변을 하지 않았는지 묻고 싶다”며 “한일 양국 간 미래 협력을 위해서라도 최소한의 선을 지키며 최선의 노력을 하는 게 양 국민을 위해 해야 할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전날 밤 아사히TV 개표방송에서 ‘한국에 정상회담을 요청할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에 “한국이 청구권협정 위반 상황에 대한 제대로 된 답변을 가져오지 않으면 건설적인 논의가 안 될 것”이라고 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아베 “한일 최대문제는 약속 준수 여부”

    아베 “한일 최대문제는 약속 준수 여부”

    아베 신조(얼굴) 일본 총리는 22일 “현재의 한일 관계를 생각할 때 가장 큰 문제는 국가 간 약속을 지키느냐 그렇지 않으냐는 것”이라며 재차 한국을 비난했다. 아베 총리는 전날 치러진 참의원 선거 결과와 관련해 이날 오후 자민당 본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일 관계에 대한 질문에 “신뢰의 문제”를 강한 어조로 언급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해 10월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관련해 “한일 청구권협정에 위반하는 행위를 한국이 일방적으로 함으로써 국교 정상화의 기초가 된 국제조약을 지키지 않고 있다”면서 “그 외에도 위안부 합의를 비롯해 양국 간 국제 약속을 한국이 일방적으로 깨뜨린 만큼 우리로서는 한국이 먼저 약속을 지켜 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참의원 선거에서 헌법 개정안 발의 최소 요건(전체 의석의 3분의2) 확보에 실패한 아베 총리는 정계 개편을 포함해 개헌을 위한 총력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전체 의석의 절반인 124석을 대상으로 한 이번 선거에서 자민당·공명당 연립여당은 총 71석(자민당)을 얻어 기존 의석과 합해 총 141석을 보유하게 됐다. 그러나 이는 아베 총리가 추진하는 개헌을 위해 필요한 164석에 23석이 부족한 것이다. 개헌 지지 성향의 ‘일본 유신의 회’ 등을 합한 이른바 ‘개헌세력’으로 범위를 넓혀도 160석에 불과해 4석이 모자란다. 이에 더해 자민당이 협력을 기대해 온 국민민주당(제2 야당)이 퇴조하고 개헌에 강하게 반대해 온 입헌민주당(제1 야당)이 약진한 것도 큰 악재다. 도쿄신문은 “당초 아베 총리의 목표였던 2020년 개헌은 불가능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 21일 밤 개표가 진행되면서 개헌 발의선 유지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자 TV에 출연해 “국민민주당 중에도 개헌 논의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분이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호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이에 대해 “국민민주당을 끌어들임으로써 개헌에 반대하는 야권을 분열시키고, 개헌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연립여당 공명당을 다그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아베에 ‘주권’ 언급했던 문 대통령, 어느 때보다 단호”

    “아베에 ‘주권’ 언급했던 문 대통령, 어느 때보다 단호”

    윤영찬 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페이스북 글평창 동계올림픽 한일정상회담 뒷얘기 전해 최근 한일 양국 간 갈등 국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두 정상 모두 단호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 가운데 윤영찬 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지난해 한일정상회담에서의 문 대통령의 일화를 다시 꺼냈다. 윤영찬 전 수석은 22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아베 총리가 지난해 2월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 참석 차 방한해 문 대통령과 한일정상회담을 가졌을 때의 일을 회고했다. 당시 한미연합사령부는 남북 화해 국면에서 키리졸브 연습과 독수리 훈련을 평창 동계올림픽·패럴림픽 이후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아베 총리는 지난해 2월 9일 올림픽 개막식 직전에 열린 한일정상회담에서 “한미 군사훈련은 예정대로 진행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이 문제는 우리의 주권의 문제이며, 내정에 관한 문제”라고 반박했다고 당시 그 자리에 배석한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언론에 전한 바 있다. 이에 대하 윤영찬 전 수석은 “당시 정상회담은 일촉즉발의 분위기였다”면서 “미국에서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일본에서는 아베 총리가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했고, 행사 직전 한일정상회담이 열렸다”면서 “보통 이런 잔칫날에는 주변국 정상들은 주최국 정상을 격려하고 덕담을 주고받는 것이 상식적이지만 그날의 분위기는 달랐다”고 설명했다. 윤영찬 전 수석은 “아베 총리는 한미 군사당국이 북한의 평창 올림픽 참가를 견인하기 위해 한미 군사훈련을 연기하기로 한 것이 불만스러웠던 모양”이라면서 “이날 (정상회담에서) 아베 총리는 한미 훈련을 연기할 단계가 아니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이 문제는 우리 주권의 문제이고 내정에 관한 문제다. 아베 총리께서 직접 거론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반박을 했다”면서 이때 문 대통령의 표정이 어느 때보다 단호했다고 전했다.윤 전 수석은 “저녁 개막식 포토 세션이 5시 30분부터 시작됐으나 아베 총리는 6시 15분에야 나타났다. 참모들은 문 대통령이 포토 세션에 안 나가면 어쩌나 긴장도 했다”면서 “(하지만) 문 대통령은 밖으로 나가 아베 총리와 펜스 부통령을 반갑게 맞았다”고 설명했다. 윤영찬 전 수석은 이어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조치로 한일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면서 “저는 일제 강점과 분단으로 이어진 한반도의 비극에 대한 이웃나라 일본, 특히 아베 총리의 공감 능력 부족이 원인을 제공했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윤영찬 전 수석은 “일본 참의원 선거가 끝났다. 아베 총리에겐 아쉽겠지만 연립여당은 개헌 발의선 확보에 실패했다”면서 “한반도 긴장 상태 지속, 대결주의적 한일 관계 조성 등 아베 총리의 불온한 시도는 이제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한국이 먼저 답 가져와라” 아베에 靑 “최소한의 선 지켜라”

    “한국이 먼저 답 가져와라” 아베에 靑 “최소한의 선 지켜라”

    청와대는 22일 일본 참의원 선거 직후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악화하는 한일관계와 관련해 ‘한국이 먼저 답을 가져와야 한다’고 말한 데 대해 “최소한의 선을 지켜야 한다”고 비판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아베 총리의 언급에 대해 “지금까지 제대로 된 답변을 하지 않았는지 묻고 싶다”며 “한일 양국 간 미래 협력을 위해서라도 최소한의 선을 지키며 최선의 노력을 하는 게 양 국민을 위해 해야 할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고 대변인은 “강제징용 문제에 대해서는 대법원 판결 등을 근거로, 대북 밀반출 주장에 대해서도 유엔 제재위원회 검토를 받자고 일본 측에 설명해왔다”며 “‘한일관계는 과거와 미래라는 투트랙으로 가자’는 우리의 입장을 누차 말해왔고 그에 대한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언급했다. 그는 “지금까지 외교적 노력을 해왔고 지금도 진행 중이고 앞으로도 물론 해나갈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고 대변인은 “일본 측이 수출규제 조치와 관련해 안보 문제라고 했다가 역사 문제라고 했다가 다시 안보 문제라 했다가 오늘 또다시 역사 이슈를 언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아베 총리는 참의원 선거 직후 아사히TV 개표방송에 출연해 ‘한국에 정상회담을 요청할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에 “한국이 청구권 협정 위반 상황에 대한 제대로 된 답변을 가져오지 않으면 건설적인 논의가 안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자민당 등 집권 연립정부가 과반을 차지한 일본 참의원 선거 결과와 관련해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일본 선거에 대해 우리 정부가 평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만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오늘 아침 청와대 회의에서도 언론을 모니터링하는 차원의 공유 정도만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낙연 국무총리의 역할론과 관련해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여야 5당 대표와 회동 때 ‘특사를 보내는 것만이 해결책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며 “지금도 같은 입장”이라고 밝혔다. 일본 전범 기업의 배상책임을 인정한 대법원 판결 취지에 따라 피해자 단체 측이 미쓰비시중공업 등에 대한 국내자산 매각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 정부가 대화에 나설 의사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피해자들의 동의, 국민적 수용성이 최우선이 되어야 한다는 데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항일페북’ 조국 “대법원 판결 비방 한국인 무도하다”

    ‘항일페북’ 조국 “대법원 판결 비방 한국인 무도하다”

    일본 경제보복과 관련해 여론전에 나선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또 페이스북을 통해 ‘강제징용 배상판결’을 문제삼는 한국 정치인과 언론을 비판했다. 조 수석은 22일 “”한국의 일부 정치인과 언론이 한국 대법원의 판결을 비방·매도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일지 몰라도 무도(無道)하다“고 비판했다. ‘무도’는 말이나 행동이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도리에 어긋난다는 뜻이다. 조 수석은 이번 글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참의원 선거 후 아사히TV에 출연해 ”한일 청구권협정은 한국과 일본이 전후 태세를 만들면서 서로 협력하고 국가와 국가의 관계를 구축하자는 협정이다. 이런 협정에 대해 위반하는 대응을 하는 것은 유감“이라고 언급한 것을 소개했다. 조 수석은 ”이는 1965년 한일청구권 협정에 대한 한국 정부의 입장과 2012년 및 2018년 한국 대법원 판결의 취지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국가에서 야당·언론·학자 등 누구든 정부와 판결을 비판할 수 있다“며 ”현재 한국 사회에서 누가 보복이 두려워 비판을 못 하고 있는가. 2019년 한국의 언론자유 지수는 미국이나 일본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렇지만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사법)주권이 타국, 특히 과거 주권침탈국이었던 일본에 의해 공격받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 정부의 입장에 동조하거나 이를 옹호하는 것은 차원이 다른 일“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조 수석은 지난 13일 밤 페이스북에 ‘죽창가’를 소개한 것을 포함해, 이날까지 9일 동안 페이스북에 40여건의 게시물을 올리며 일본 경제보복 사태에 대한 여론전을 이어가고 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사설] 참의원 선거 치른 아베 총리, 한일 갈등 풀어라

    아베 신조 총리 정권의 중간평가 성격을 띤 일본 참의원 선거 투표가 어제 끝났다. 이날 오후 8시 NHK가 발표한 출구조사에 따르면 아베 총리가 이끄는 집권 자민당과 공명당이 개선(신규) 의석(124석)의 과반을 확보했다. 또 헌법 개정에 긍정적인 일본 유신회 등을 합쳐 개헌 발의선인 3분의2 의석(164석)에 근접할 것으로 보도됐다. 아베 총리는 이번 선거에서 개헌 발의 가능 의석을 확보하기 위해 한국에 대한 경제보복 카드를 들고나왔다. 정치와 무역 등 경제 활동은 분리하는 것이 지난 수십년간 국제경제를 발전시켜 온 근간이었는데 아베 총리가 이를 무시했다. 일본 정부가 무역을 보복 수단으로 들고 나온 것은 자유무역의 이념을 훼손한 것이다. 아베 총리는 지난달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자유롭고 개방된 경제가 국제 평화와 번영의 기반”이라고 선언했지만, 이틀 만에 한국 반도체산업에 핵심적인 부품에 대한 수출 규제 조치를 발표했다.  세계 경제는 품질과 가격에서 비교우위를 가진 품목을 각자 생산한 뒤 무역으로 주고받는 공존 시스템에 의존하고 있다. 소니와 파나소닉 등 일본 TV 제조사의 상당수는 한국제(디스플레이) 패널을 사용하고 있다. 애플의 아이폰 등 미국과 중국의 기업들도 스마트폰과 컴퓨터에서 한국제 반도체와 패널을 사용하고 있다. 한국의 반도체 생산이 줄면 일본에 부메랑으로 돌아오는 것은 물론 각국 기업의 생산에 지장이 발생하면 일본이 국제사회에서 비판을 받게 된다.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신호(7월 20일자)에서 “넓게 보면 일본의 자해는 무모하다”면서 “일본의 수출 규제는 경제적으로 근시안적”이라고 보도했다.  일본이 수출 규제를 포괄적으로 완화해 주는 ‘화이트 국가 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면 한국 정부는 대항 조치로 다음달 말에 만료되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파기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이 높다. 양국 정부의 지루한 감정싸움은 결국 양국 기업들에 피해를 입히고, 상대 국민에 대한 혐오만 키울 뿐이다. 일본 소재 업체들은 주가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서울신문이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18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불매운동에 참여하겠다’는 응답이 72%였다. 한국은 제조기술, 일본은 소재기술을 발전시키며 동반자적 관계를 맺고 성장했다. 양국의 갈등이 심화하면 공멸밖에 없다. 참의원 선거를 마친 만큼 아베 총리는 강제징용에 대한 해법을 한국 정부와 성실한 협상을 통해 찾아야 할 것이다.
  • [사설] 일본 수출규제 개입 시사한 트럼프, 한일 중재 적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9일(현지시간) 일본의 대한국 수출 규제 조치와 관련해 “한일 정상이 둘 다 원하면 관여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침묵을 깨고 처음으로 개입을 시사한 발언이다. 미국 정부가 그동안 한미일 3국 협력을 강조하면서도 한일 양국이 풀어야 할 문제라고 선을 그어 왔다는 점에서 진일보한 발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이 관여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해 아베 신조 일본 총리로부터는 중재 요청을 받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일 정상이 둘 다 원하면’이라는 전제를 달아 개입 시기를 재는 듯한 인상을 주지만, 한일 갈등을 공개 언급한 것은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우리는 이번 주가 트럼프 대통령이 중재에 나설 적기로 평가한다. 한일 갈등의 향배를 결정할 중대 일정이 빼곡하기 때문이다.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은 지난 19일 “지금의 어려운 일한 관계는 한국에 의해 발생했다. 앞으로 필요한 조처를 강구해 나가겠다”며 책임을 우리 정부에 떠넘기고 추가 보복의 뜻을 내비쳤지만, 외교를 내치로 활용한 일본 참의원 선거가 어제 끝났다. 이에 청와대는 다음달 24일까지 연장 여부를 결정하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파기까지 가능성을 열어 놨다. 또 늦어도 23일까지 안보 우방국인 ‘화이트 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려는 일본 정부의 법령 개정 철회를 촉구하는 의견서를 제출한다. 23~24일에는 세계무역기구(WTO) 일반이사회에 일본의 수출 규제를 정식 의제로 상정해 부당성을 국제사회에 알릴 예정이다. 북한 비핵화와 동북아의 평화, 미중 무역분쟁 등을 해결하려면 한미일 공조 체제가 굳건하게 유지돼야 한다. 때마침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이번 주 한일 양국을 연쇄 방문하는 만큼 다양한 한일의 의견이 수렴돼야 한다. 일본의 수출 규제가 미국 기업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도 인식해야 한다. 미국은 수출 규제의 부당성을 지적하는 한국 정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일본의 경제보복을 중재하는 데 적극적으로 역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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